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69호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국경봉쇄 18개월 → 호주 인구증가 멈춰 3월말 기준 1년간 3만5700명 늘어, 연간 증가율 0.1% 자연증가 13만1천명, 이민유입 -95,300명 호주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경이 봉쇄된지 18개월이 지났다. 그 결과는 16일 통계국(ABS)이 발표한 호주 인 구의 정체로 나타났다. 올해 3월31일 기준으로 호주 인구는 약 2570만명으로 1년동안 0.1% 증가 에 그쳤다. 2019년 1-12월의 인구 성 장률은 1.5%였다. 1-3월 분기에 2만1 천명(0.1%) 증가했고 연간으로는 3만 5,700명(0.1%) 늘었다. 1년동안 자연증가(출생자에서 사망 자를 뺀 수치)는 13만1천명으로 전년 도보다 5,400명(4.0%) 감소했다. 자연 증가는 출생자 29만3,500명, 사망자 16만2,500명으로 전년도보다 4% 하 락했다. 출생률 감소로 인해 5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순해외이민유입(net overseas mi-
NSW 백신 접종률 2차 50% 육박, 1차 80% 넘어서
gration: NOM)이 마이너스 9만5,300 명을 기록해 전년도보다 33만4,600명 (139.8%)이나 줄었다. 국경 봉쇄가 주 원인이다. 11만5천명이 해외에서 입국 했고 21만300명이 호주에서 출국한 차 이가 마이너스 9만5,300명이다. 빅토 리아주의 이민자 출국이 가장 많았는 데 지난해 100일 이상 록다운이 진행 된 것과 연관이 크다. 멜번에 거주하 던 유학생들과 임시체류자들이 대거 출국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1년동안 자연증가 는 13만1천명이었지만 순해외이민유 입이 마이너스(-95,300)를 기록하면서 3만5,700명 인구 증가에 그친 것. 호주 에서 NOM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46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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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준주별 인구 동향
9월 15일 기준으로 NSW의 백신 접종률이 1차 80.7%, 2차 49.6% 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1차 69.8%, 2차 44.7%였다. 퀸즐랜드와 서호주의 접종률이 1 차 60% 미만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 다. 두 주의 2차 접종률도 아직 40% 를 넘지 못한 상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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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인구 분기별 증가율
시드니 코로나 감염 곡선 ‘안정화’ 추세 감염 재생산지수 1.3 이후 꾸준히 감소
록다운 12주 차에 들어선 광역시 드니(Greater Sydney) 지역의 감 염 곡선이 마침내 평평해지고 있다 는 분석이 나왔다. 빅토리아주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전염병학자 캐서린 베 넷 교수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 이 후 4만2,511 명의 지역사 회 감염자와 210명의 사망 자를 낸 델타 변이 바이러 스의 ‘감염 재 생산지수’(reproductive number) 가 1.3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확진자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1로 안정돼가 고 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단일 확진자 가 다른 사람을 몇 명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 이상이면 확진
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NSW 일 일 확진자 수는 11일(1,599명) 정점 을 기록한 후 일 주일여 만에 하루 1,200명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 일 기준 7일 평균은 하루 1,430명에 서 1,395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 난 6월 델타 변이 확산 이후 처음으
종률에 따라 병원 입원이 필요한 중 증환자 수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 상했다. 한편, 13일 주정부는 글리브 (Glebe)와 워털루(Waterloo), 레 드펀(Redfern) 등 인구 밀도가 높 은 시드니 이너웨스트 지역 감염 확 산세에 대한 우려 를 나타냈다. 1일 이후 레드펀에서 는 109명의 확진 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79명(72%) 이 최근 6일 내 감 염된 사례였다. 워털루와 제트랜드(Zetland)에 서도 이달 확진자 125명 중 77명 (62%)이 최근 6일간 발생하는 등 이 들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 증하고 있다.
하루 평균 확진자 1,430명→1,395명
시드니 이너웨스트 확진자 급증세 ‘우려’
투데이 한호일보
로 나타난 감소 추세다. 16일 신규 감염은 1,351명이었고 12명이 추가 로 숨졌다. 앞서 NSW 보건부는 확진자 수 가 이번 주에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시드니 핫스팟 12 개 지역 내 급증하고 있는 백신 접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이슈] 노동당 낙하산 공천 파문
2면
[이슈] 미.영.호주 ‘오커스안보파트너십’ 출범
4면
[인터뷰] 인스타툰 작가 박하
6면
[부동산] 팬데믹 호주 집값 상승 이유는?
9면
[커뮤니티] 화제의 보이그룹 ‘루미너스’
12면
[문학] 재외동포문학상 체험수기 가작
17면
[문학지평] 이마리 단편 동화, 장정윤 시
22면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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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및 호주 백신 접종률 및 신규 감 염 현황(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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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정 치 )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크리스티나 키닐리 ‘낙하산 공천’은 ‘시대착오’ 노동당 시드니남서부 ‘파울러 연방지역구’ 후보 선정.. 파문 예상 “백호주의 의회정책 고수” 비난 확산 베트남계 투 리 변호사 “지역사회 대변 기회 상실”
크리스티나 키닐리 연방 상원의원(노동당)
NSW 주총리를 역임한 크리스티 나 키닐리(Kristina Keneally) 연 방 상원의원이 시드니 남서부 파울러 (Fowler) 연방 지역구 의 노동당 후보 로 공천을 받아 하원에 진출하려는 계 획이 노동당 안팎에서 논란을 초래하 고 있다. 이 논란의 핵심은 일종의 ‘낙하산 공 천(parachute candidate)’에 대한 반발이다. 키닐리 상원의원은 시드니 노던비치에서 살고 있으며 남서부 지 역인 파울러 선거구와는 연관이 거의 없다. 전통적으로 노동당 후보가 강세 였던 ‘텃밭’이란 점 때문에 이 지역구 를 선택했다.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많 은 파울러 지역구에서 문화, 인종적 다 양성을 무시한 노동당 지도부의 처사 가 공격을 받고 있다. 키닐리 상원의원 하원 진출 배경은?
키닐리 전 NSW 주총리는 지난 2017년 시드니 북서부 한인 밀집 지 역(이스트우드, 에핑, 라이드 등)인 베 네롱 보궐선거(Bennelong byelection)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 후 노동당의 샘 다스티 야리(Sam Dastyari) 상원의원이 중 국의 이익을 대변했다는 이유로 정치 권에서 파문을 초래하면서 상원의원 직에서 전격 퇴출됐다. 이 와중에 노 동당내 우파 계보(right faction)인 키닐리가 다스티야리의 상원의원직을 계승했다. 2019년 총선 후 재선된 키닐리 상원 의원은 야당 상원 원내 부대표로 승진 했다. 노동당 당내 서열 4번이 된 키닐 리 상원의원은 야당 내무부 담당으로 피터 더튼 당시 내무장관과 의회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해 당 안에서 긍 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노동당 여성 의원들 중 중
진급인 키닐리 상원의원과 데브 오닐 (Deb O’Neill) 상원의원이 노동당 우 파 계보 소속이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NSW 노동당 상원 공천 1순위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는 점이다. 키닐리 의원 이 노조의 강력 지지를 받는 오닐 상원 의원에게 밀려 오닐 의원이 우파의 1 순위, 키닐리 의원이 우파의 2순위가 됐다. 노동당 공천에서 우파의 1순위 가 1번, 좌파의 1순위 후보가 2번을 받게되고 키닐리 의원은 당선 안정권 이 아닌 3번을 배정받는 상황에 처한 것. 이에 노동당 우파는 계보 안에서 일 종의 정리 작업으로 키닐리 상원의원 의 하원 출마를 결정했고 크리스 헤이 즈 의원(MP Chris Hayes)이 정계를 은퇴하는 시드니 남서부의 파울러 지 역구를 선택했다. 지난 주 우파는 계보 미팅에서 키닐 리의 파울러 공천을 승인했다. 파울러 에서는 우파 계보가 후보를 선정하면 지역구(지구당)에서 추인하는 톱-다 운 공천 관행이 계속돼 왔다. 키닐리 상원의원은 “나는 사퇴한 다 스티야리 후임으로 우연히 상원의원 (accid ental senator)이 됐다”라고 주장하며 하원으로 옮기는 것을 정당 화했다. 그러나 파울러의 현역 의원인 헤이 즈는 그의 후임으로 베트남 난민(보트 피플)의 후손인 투 리(Tu Le) 변호사 를 적극 추천했었다. 그는 “젊은 여성 인 투 리 변호사는 매우 능력 있고 지 역사회의 열정적인 활동가로서 노동당 가치에 적합한 후보”라고 지지했다.
우파 계보가 시드니 노던비치에 거 주하는 키닐리 상원의원을 시드니 남 서부 파울러 지역구의 차기 후보로 승 인하자 “낙하산 공천을 위해 지역사회 에서 인정받은 예비 후보가 소외됐다 (sidelined)”는 점이 부각되면서 노동 당 안팎에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시드니 남서부의 파울러 연방 선거 구는 호주에서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구 중 하나로 문화, 인종적으로 다양한 연방 선거구 다. 카브라마타, 캔리베일, 리버풀, 란 스베일, 워윅팜 등을 포함한다. 카브라마타는 호주 최대 베트남 커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야당 대표(왼쪽)와 투 리 변호사
투 리 변호사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좌절하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유 권자 중 이민자와 난민 출신이 4분의 3 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다문화 배경을 가진 후보의 공천이 타당하고 합리적 인 결정이다. 노동당은 공천에서 지역 사회를 더 잘 대변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 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노동당에서 유일한 이슬람계 여성 의원인 앤 알리 의원(MP Anne Aly) 은 “노동당이 다문화 정신을 훼손하면 서 다양성과 포용성에서 위선을 드러 냈다. 립서비스만 했을 뿐”이라고 강 력한 어조로 비난했다. 파울러 연방 지역구는 어떤 곳?
뮤니티가 몰려있는 지역으로 베트남 계인 투 리 변호사가 노동당 공천을 받 기위해 상당한 노력을 경주해왔고 현 역 의원의 지지까지 받았지만 일종의 낙하산 공천으로 후보 자리에서 밀려 나간 모양새가 됐다. 파문이 커지자 앤소니 알바니즈 야 당 대표가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미국 출생인 크리스티나 키닐리 전 주 총리를 ‘이민자 성공사례 (a migrant success story)’라고 추켜세우고 “노동당은 다문화주의 정당(party of multiculturalism)”이라고 강변했 다. 그러면서 그는 공천 경쟁자인 투 리 변호사에게는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며 “계속 지역사회 에서 활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보다 ‘정치적 다양성’ 낙후 호주는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문 화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그러나 네 나 라의 정계를 비교하면 의원들의 문화, 인종적 다양성에서 호주가 가장 뒤처 진다. 호주 인구 중 비유럽계(21%)와 원 주민(3%)이 전체의 24%를 점유한다. 2018년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ssion) 조사에 따르면 연방 의 원의 4.1%가 비유럽계이며 원주민계 는 1.5%에 그쳤다. NSW와 빅토리아 주 의회에서는 의원의 9%와 10%가 비유럽계 및 원주민계다. 파울러 지역 구의 유권자 중 16%만 호주 또는 영국 계(Australian or English)다. 백인 일색인 호주 정치권이 ‘백호주 의 의회정책(white Australian Parliament policy)’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 문이다. 영국 내각에는 리쉬 수낙(Rishi Sunak) 재무장관(Chancellor of the Exchequer), 프리티 파텔(Priti Patel) 내무장관(Home Secretary) 등 이민자 배경의 정치인들이 다수 포 진해 있다. 베트남계가 많은 파울러 연방 지역 구에서 비영어권 이민자 출신 정치인 이 주요 정당의 공천을 받기까지 호 주 의회는 여전히 ‘유럽계 백인들만 의 리그’로 머물 것이다. 크리스티나 키닐리 상원의원의 낙하산 공천은 시 대를 역행하는 파행으로 비난 받아야 한다. 또 노동당은 이런 구시대 관행 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집권당의 꿈이 요원하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해 야 할 것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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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외 교 국 방 )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미·영·호주, 새 안보파트너십 ‘오커스(AUKUS)’ 출범
미국, 영국, 호주 정상들이 16일 오커스 안보파트너십 출범을 알렸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6일 오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과 화상 정상 회담을 갖고 ‘오커스 안보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미·영,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 이례적 지원 안보기술 협력, 중국 견제 새 협의체 의미
미국과 영국, 호주가 15일(호주 시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 출범에 합의하고 호주의 핵추 진 잠수함(nuclear-powered submarine fleet) 보유를 지원키로 했다. 16일 오전(호주 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스 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화상으로 공동 참여한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지
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노력 의 일환으로 미국, 영국과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오커스는 호주, 영국, 미국의 국가명을 딴 명칭이다.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 관료 간 회의 와 관여는 물론 사이버, 인공지능, 수중 능력 분야의 협력 촉진, 정보기술 공유 의 심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과 영국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합의하면서, 프랑스 네이벌 그룹을 통한 차세대 잠 수함(사진) 교체 사업은 취소될 예정이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직후 출범 한 오커스 안보파트너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을 규합해 중국 견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 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미국이 인도태평양 국가가 아닌 영국을 참여시킨 배경에는 세 나라 모 두 영어권이며 영국과 호주가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 관계라는 점을 중시 한 것으로 보인다. 미·영·호주 3개국 은 또 영미권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 의 주축 국가이다. ‘태평양안전보장조약’으로도 불리 는 ‘앤저스 방위조약(Australia, New Zealand, United States Security: ANZUS Treaty)’이 올해로 70주년이 지만 1986년 미국과 뉴질랜드의 군사 동맹조약이 효력을 상실하면서 현재는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과 호주의 군사 동맹체제로 전환된 상태이다. 오커스의 출범은 사실상 앤저스를 대 체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같은 영
어권인 뉴질랜드 대신 영국이 참여했 다. 3개국은 가장 오래된 동맹 관계로 오커스 파트너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 국을 견제하며 세 나라의 능력을 강화 하고 연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오커스의 첫 구상으로 호주의 핵 추 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결정됐다.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3국의 유 관 팀들로 회의체를 꾸려 18개월간 공 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이로써 호주가 2017년부터 프랑스 방산기업 네이벌 그룹(Naval Group) 과 계약해 추진해 오던 차세대 잠수함 교체 사업(900억 달러 규모)은 취소될 예정이다.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이 지원 하는 계획과 관련, 바이든 행정부의 고 위 관계자는 “‘극도로 민감한’ 기술이 며 많은 측면에서 미국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 이라고 설명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대중 포위’ 동맹 규합 속도내는 미국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지원까지 동원
호주-미국 군사훈련(틸리스만 사브르)에서 축사를 하는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렁에서 발을 빼자마자 대중 포위를 위한 동맹 규합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오전(호 주시간) 백악관에서 영국·호주와의 새 안보파트너십(AUKUS) 체결을 발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화상으로 동 참했다. 영국·호주 등 전통적 핵심 동맹과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위한 새 안 보협의체를 결성하며 이례적으로 호 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 지원까지 결 정했다. 그간의 ‘지원 불가’ 원칙까지 깨면서 대중 군사력을 강화하고 동맹 의 동참을 독려하는 셈이다. 한국 정 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AUKUS 결성을 역사적 조치로 치켜세우며 21세기와 미래의 위협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동맹에 투자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라 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력 분야로 사 이버 공간과 인공지능(AI), 양자 (Quantum) 기술, 수중 영역 등 중요 기술과 군사능력을 지목했다. 미 정
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장거리 타격 능력도 협력 분야로 꼽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미국이 영국 과 함께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키로 한 점이다. 1958년 영국을 제외하고는 내주지 않았던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지원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중국 견 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력 강 화 및 동맹 규합에 두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무게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 이다. 이로써 호주는 프랑스 네이벌 그룹에 의존하려던 차세대 잠수함 교체사업 을 취소하고 미국과 영국의 지원을 받 아 핵추진 잠수함으로 국방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24일 워싱턴에 서 미국, 일본, 인도 정상과 함께 첫 대면 ‘쿼드’(Quad) 회담을 갖는다. 마이든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 연 설과 22일 소집한 화상 백신 정상회 의 등 각종 일정 역시 일정 부분 중 국 견제에 초점을 두고 진행될 것으 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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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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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터 뷰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인스타툰으로 호주 농장생활, 쉐어 경험 알려주는
노란 토끼 ‘박하’ 작가 호주워킹홀리데이 준비하는 한국인들 도움 주고자 연재 시작 퀸즐랜드 카불처 딸기농장통해 ‘농업의 중요성’ 재인식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계획하는 한 국인들은 주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을 검색하는 것에서부터 준비를 시작 한다. 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노란 토 끼 캐릭터가 알려주는 워킹홀리데이 를 인스타툰으로 스크롤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호주 워홀 일상 인스타툰 작가 ‘박하’, 그녀는 누구인가? ‘박하정’이라는 본명에서 시작된 별 명 ‘박하’를 사용하는 그녀는 퀸즐랜 드주의 ‘카불쳐(Caboolture)’에서 딸 기 픽킹을 하며 인스타툰을 연재하고 있다. 카불쳐는 워홀러들에게 ‘악명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유독 앞니의 크기가 크고 튀어나온 탓에 본인을 닮은 ‘토끼’ 캐릭터를 앞 장세워 호주 워홀러의 현실을 그려내 고 있다. 농장에서 쉽지 않은 육체노 동, 타국에서의 생활 등을 모두 그려 낸 몸과 마음의 체력은 어디서부터 온 것인가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카불쳐의 딸기 시즌은 6월부터 시작 된다. 그 말인즉슨, 9월인 지금이 하이 피크 시즌이라는 것이다. 주 5일, 아침 6 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고강도의 육 체노동을 해야 한다.
를 준비하는 분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처음 호주에 올 때 블로 거, 유튜버 분들이 올려주는 정보가 큰 도 움이 됐다. 그리고 호주에서의 보내는 나 의 청춘을 ‘기록’하는 이유도 있다.”라고 말했다.
“카불처에서 딸기를 따다가 너무 힘들 어 울면서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한국인 워 홀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농 장에서의 육체노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 다. 그중에서도 딸기는 픽킹이 꽤 까다로 운 작물에 속한다.” “나는 의외로 농장 일이 잘 맞고, 업무 성적으로도 나쁘지 않다. 재미있기도 하 고 하루를 끝내고 돌아오면 뿌듯함도 느 낀다” 하루 종일 육체노동을 하는 것만으로 도 피로도가 엄청날텐데, 일상을 드로 잉하고 인스타툰으로 연재하는 일을 지 속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어느 작가분 께서 ‘작가님 만화 열심히 봤더니 이제 바 로 워홀 다녀와도 될 것 같아요.’라는 댓글 이 기억난다. 인스타툰을 지속적으로 연재 하는 이유는 앞으로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박 작가는 한국에선 좀처럼 한 분야 에 정착하지 못하고 디자이너, 공예, 책 콘텐츠 기획 등 여러 일에 도전했 다. ‘내가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은 지 찾고 싶었고 그래서 정착이 어려웠 다.’고 말했다. “경력은 안 쌓이고, 주변을 돌아보니 자리를 잡아서 안정적인 생활권에 들어 간 친구들을 보면서 막막한 마음이 들었 다. 인스타툰에서 그렸듯이 탈출구가 필 요했고, 도망치듯이 호주로 떠나온 느낌 도 있다. 만약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를 잡고 생활하고 있었다면 30세가 넘어 서 호주로 오는 결정을 하지 못했을 것 이다. 포기해야 할 것 들이 적었기 때문 에 수월하게 결심할 수 있었다.” 그는 애니메이션 특성화 고등학교 를 진학해 2D, 3D 애니메이션 제작, 영상 기획과 촬영, 편집등을 열심히 배웠다. 이후 서울여대에서 콘텐츠 디 자인을 전공하며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어렵고, 숙제와 같다 고 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표현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그리면 되니까. 그러다가 고 등학교 때부터 전공으로 그리다보니 부 담도 되고, 더 이상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냥 누가 보던, 뭐라고 하든 말든, 못 그리건 말건 개의 치 않는다. 전시회를 하는 것도 아니니 까 나만의 공간에 나를 그려내고 있는 중 이다. 그러다 보면 그림도 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하하)” 본인의 인스타 툰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내용은 ‘나는 농장에 맞을까 공 장에 맞을까?’ 편이라고 했다. “코로 나가 끝나고 호주로 오게 될 워홀러들에 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내용이다. 나 는 고기 공장에서 일주일 만에 도망쳐 나 왔다. 하지만 농장은 2년 가까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 잘 맞는지 고민하기
에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답은 아니겠 지만.” ‘기록’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느 냐는 질문에 “나는 기록의 습관을 가지 고 있는 사람이다. 평소에 사진을 많이 찍는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 지만, ‘기록’은 남는다. 먼 훗날 나의 호 주 생활을 돌아볼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라도 더 기록하려고 노력 중이다. ” “작년 연말에 아이패드 프로와 펜슬 을 일시불로 구매했다. 구매하면서 나에 게 걸었던 조건은 ‘그림을 그려서 인스 타그램에 연재하기’였다. 거금을 들여서 스스로와 한 약속이기 때문에 멈추지 않 고 기록한다” 박 작가는 인스타툰 연재를 하면서 생산적인 사람으로 변했다고 했다. “연재를 하지 않았다면 쉬는 날에는 분 명 잠을 자거나, 뒹굴뒹굴하면서 지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무언가를 발견하 면 그냥 지치지 않고, 사진이나 영상으 로 남겨둔다. ‘나중에 연재할 때 써먹어 야지’하면서. 그래서 인스타툰을 연재하 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 으면 오늘의 인터뷰도 없을 것 아닌가?” 쉐어생활, 농장 노동자의 삶, 언어 의 장벽 등 호주에서 모두가 한 번쯤 은 겪어보았을법한 사례들을 귀여운 캐릭터로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는 박 작가의 인스타툰은 많은 구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나의 취미는 매일 잠들기 전 웹툰을 보 는 것이다. 영감을 얻기 위해 보는 것은 아 니지만 다른 작가들이 그리는 그림, 콘텐 츠들을 보면서 배워가는 것들이 크다. ” 딸기 시즌이 끝나면 블루베리 픽킹 을 위해 지역을 이동할 계획이다. “호주에 오니 가장 크게 변한 생각은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나는 이럴 나 이가 아니야.’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부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 다. 앞서 말했듯이 농장 일이 체질에 잘 맞아서 농업과 관련된 공부를 생각 중이 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일을 하며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 분야인지도 깨닫게 됐다. 가능하다면 호주에서 영주권을 획득 하는 것이 목표이다. 쉬운 여정은 아니 겠지만. 코로나가 끝나서 한국에 들어가 게 된다면, 타투 수업도 들어 보고싶고, 보고 싶은 가족,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 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너무 기다 리고 있다.” 최근에는 ‘제로 웨이스트’ &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이 많다는 박 작가가 한 호일보에 그려준 그림이다. 쉽지 않은 농장 생활을 통해서 비전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내며 많은 사람 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선물하는 ‘박하 작가’의 연재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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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택가격 팬데믹 이전보다 19% 껑충, 주가는 10% ↑ “집값 안정화, 세금, 용도변경 등 땅값 영향 요인 줄여야” 로우 RBA총재
지난 1년 전국 250개 동네 중간 가격 20만불 이상 상승
“이자율 몇 년 더 최저 수준 유지 예상” “NSW의 델타 변이가 호주의 경제 회복을 지연시켰지만 회복 과정이 탈 선되지는(derailed) 않았다. 집값 앙 등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지만 집값 억제는 RBA가 할 일이 아니다.”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14일 아니카재단(Anika Foundation) 연례 연설을 통해 “호주 경제가 회복 순항 중 6월부 터 NSW의 델타 변이로 타격을 받 아 7-9월 분기는 상당 부분 위축될 것이다. 이 위축은 일시적일 것이며 10-12월 분기는 경제 상승이 이어질 것이며 호주의 경제 회복은 올 후반 기의 전국 백신 접종률에 달려있다. 호주 경제는 내년 중반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복귀가 예상된다. 해외 변 이 전염 위험이 큰 변수가 될 수 있 다”고 분석했다. 로우 총재는 팬데믹 기간에서 화 두 중 하나인 호주의 집값 상승과 관
련, “RBA의 저금리 정책이 현재의 집값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우려를 이해한다. 고금리 정책을 펼치면 집 값 인상을 억제할 수 있지만 일자리 감소, 급여 상승률 하락의 역효과를 줄 수 있다.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는 방법은 주택 가격에서 큰 비중인 땅 값(land value)에 영향을 주는 구조 적 요인들을 타깃으로 정하고 해소를 해야 한다. 구조적인 요인에는 네거 티브기어링(negative gearing) 등 현행 세무제도, 사회보장제도, 개발 계획 및 토지 용도 규제(planning and zoning restrictions), 신축 주 택 형태, 교통 네트워크 형태 등이 포 함되는데 이 요인들은 RBA의 통화 정책 영역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시장에서 왜 내년 RBA 의 최저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된다. 급 여가 최소 연간 3% 이상 상승할 때,
50만불 이상 오른 24개 지역 대부분 N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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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및 연간 주도별 집값 동향
또 인플레이션이 2-3% 안에 머무를 때, RBA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다.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 조건은 2024 년 이전 충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국(ABS)에 따르면 4-6월 분 기에 호주 집값은 6.7% 상승해 지 난 18년래 최대 분기별 상승률을 기 록했다. 전국 주택가격 중간값이 83 만5,700 달러로 석달만에 5만2,600 달러 상승했다. 1년 전 전국 집값 중 간값은 68만9,400 달러였다.
4-6월 분기 NSW 중간 주택가격은 109만3,100 달러로 8만1,800 달러 상승했다. 그 뒤로 ACT(89만1,700 달러), 빅토리아주(89만1,500 달러) 순이다. 집값이 팬데믹 시작 전보다 19% 상승했고 호주 주가는 약 10% 올랐 다. NSW와 빅토리아주의 장기 록다 운으로인해 7-9월 분기 총 근무 시 간은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주택공급, 필요성이 아닌 ‘개발 이익’에 좌우” “인프라 투자, 개발승인 일원화 등 정부 역할 필요” 집값 앙등으로 ‘매입여력’ 크게 악화.. 대책 시급 수십년래 집값이 최고 상승하고 주 택소유율이 하락하자 연방 정부가 주 택매입여력(housing affordability) 및 공급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호주 주택 및 도시연구소(Australia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 AHURI)의 커틴대 연구소장 인 스티븐 로울리 교수는 연방 정부에 게 제출한 제안에서 “주요 인프라스트 럭쳐 프로젝트 투자와 개발 승인의 일 원화, 개발비용 감축이 정부가 주택공
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국적으로 많은 주택이 건설 된 반면 공급이 고르게 분산되지 못했 다. 집값이 상당히 저렴한 지역에서 많 은 개발이 있었지만 시티에서 가까운 지역은 공급이 매우 부족했다. 수요가 높은 지역은 충분하게 건설 되지 못해 록다운 기간동안 가격 앙등 을 부채질했다. 기존 주택 공급이 부족 한 이유로 특히 시드니와 멜번 단독주
택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설명 했다. 그는 “기존 주택 시장에는 공급이 충 분하지 않아 단기 가격 앙등을 초래했 다. 기존 주택시장에서 집을 팔고 살 매 물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시장에 집을 팔려고 내놓기를 꺼리게 된다. 이런 공 급 부족이 악화되면서 ‘일종의 악순환 (a vicious circle)’이 지속됐다”고 분 석했다. 로울리 교수는 “궁극적으로 주택 공 급은 개발 프로젝트의 수익성(profitability of developments)에 의존했 다. 주택 시장은 공공 주택 건설이 거
의 없어 거의 전적으로 민간 업체에 의 존하는 상황이다. 연방, 주/준주, 지방 정부는 개발회사들이 주택을 신축할 수 있도록 경제적 확실성 제공 등 기여 할 역할이 있다. 정부가 수익을 높일 수는 없지만 확 실성을 높일 수는 있다. 지연을 줄이는 효율적인 개발기획제 도, 개발 확실성을 높이는 인프라스트 럭쳐 투자, 개발 비용 감소 방안, 세무 제도 재조정(restructuring tax contributions) 등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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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중간가격 최대 상승 톱7 지역
톱 10 바이런베이, 노스브릿 지, 팜비치, 브론테 순 도메인(Domain)의 주택가격 보고서(House Price Report)에 따르면 호주 전국 집값 중간 가격 (national median house price) 이 95만6천 달러로 1년동안 18.8% 나 급증했다. 4-6월 분기에만 5.8% 올랐다. 리얼이스테이트 닷컴 닷에이유 (realestate.com.au) 통계에 따르 면 전국적으로 1년동안 지역 중간 가격이 20만 달러 이상 오른 동네 (suburbs)가 250개에 달한다, 이 중 24개 동네는 매월 5만 달러씩 상 승했는데 대부분(88%)이 NSW에 속해 있다. 1년동안 지역 중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동네는 NSW 북부 인기 해안가 휴양 도시인 바이런 베이 (Byron Bay)로 중간 가격이 2020 년 141만 달러에서 2021년 270만 달러로 무려 128만 달러나 폭등했 다. 매월 10만 달러씩 올랐다는 의 미다.
그 뒤로는 2-10위에 노스브릿지 (Northbridge), 팜비치, 브론테, 킬라라, 시포스, 버라니어(남부 서 덜랜드), 이스트 린필드, 글렌노리 (시드니 북서부), 모스만 순으로 시 드니 노스쇼어와 동부 부촌들이 다 수를 차지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모닝톤 페닌 슐라(Mornington Peninsula) 의 소머스(Somers)가 50만 달러 이상 올랐다. 멜번 해안가 지역인 블랙 록(Black Rock)과 블레어고 우리(Blairgowrie)도 40만 달러씩 상승했다. 퀸즐랜드에서는 선샤인 코스트 의 선샤인비치(Sunshine Beach) 가 70만 달러 올랐고 타즈마니아에 서는 샌디 베이(Sandy Bay)가 20 만9천 달러 상승했다. 서호주 강변 지역 달키스 (Dalkeith)는 49만5천 달러, 해안 가 코트슬로(Cottesloe)는 46만 달러 올랐다. 통계국(ABS)에 따르면 분기별 로 1만명이 도시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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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16일 NSW 신규 1,351명 감염.. 12명 숨져 빅토리아 514명, ACT 15명 6월 중순 이후 NSW 210명 사망
NSW와 빅토리아주 9월 감염 현황(검은색 NSW, 파랑색 빅토리아)
15일(수) 오후 8시까지 하루동안 NSW의 지역사회 신규 코로나 감염 자는 1,351명을 기록했다. 기존 감염 자 중 12명이 숨졌다. 빅토리아주는 514명, ACT 준주는 15명의 신규 감염자를 기록했다. 80대 여성(시드니 서부), 50대 남 성(시드니 서부)이 웨스트미드병원 에서. 40대 남성(시드니 서부)과 70 대 여성(시드니 서부)이 네피안병원 에서, 60대 남성(시드니 서부)과 60
대 남성(시드니 남서부)이 노던비치 병원에서 각각 숨졌다. 또 80대 여성 (시드니 남서부)이 콩코드병원에서, 60대 여성(시드니 남동부)이 프린스 오브웨일즈병원에서, 70대 남성(시 드니 남서부)이 켐벨타운병원에서, 60대 여성(시드니 남서부)은 자택에 서 숨졌다. 웨스트미드병원에서 숨진 90대 남 성(시드니 서부)은 하디 길드포드요 양원(Hardi Guildford Aged Care
Facility)에서 감염됐다가 사망했다. 이 요양원 감염자 중 두명이 숨졌다. 시드니에서 델타변이 발병이 시작 된 지난 6월 16일 이후 NSW에서 210 명이 숨졌다. 누적 사망자는 266명으 로 늘었다. 16일 신규 1,351명은 거주지별로 시드니 서부 보건구역(Local Health District:LHD) 453명, 시드니 남서 부 337명, 시드니 시티 163명, 시드 니 남동부 154명, 네피안 블루마운틴 59명, 일라와라 숄헤이븐 44명, 시드 니 북부 37명, NSW 서부 27명, 센트 럴코스트 23명, 헌터뉴잉글랜드 16 명, NSW 남부 3명, NSW 내륙서부 (Far West LHD) 2명, NSW 북부 1 명, 18명 교도소 순이다. 6월 중순 이후 NSW의 지역사회 감 염자는 4만2,511명으로 늘었고 NSW 누적 확진자는 4만8,152명이 됐다. 미완치 감염자 중 1,23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231명이 중환자 실(ICU)에 입원해 있다. 이중 108명 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상태다. 15일 12만9,266명, 14일 13만 7,498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14일 기준으로 NSW의 백신 1차 접 종률은 80.1%, 2차 접종률은 48.5% 를 기록했다. 누적 접종 백신은 845만 6,255정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기상대 “올 봄·여름 ‘라니냐’ 올 확률 두 배”
올 봄·여름 엔소현상 예상
호주 동부, 폭우·홍수 위험 커져 호주는 봄(9-11월)과 다가올 여 름(12-2월)에 폭우와 홍수에 대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대 (Bureau of Meteorology : BOM) 는 14일 라니냐(La Niña)가 올해 중 에 발생할 확률을 50%로 예측하면 서 라니냐 단계를 ‘주의’로 상향 조 정했다. 이는 통상적인 확률의 두 배에 해당한다는 뜻이며 라니냐 현 상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을 보장 하지 않는다. 라니냐는 열대 지방의 태평양에 서 발생하는 해수면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한다. 기상대는 엘니뇨-남방진동 (ENSO 또는 엔소)이 현재는 중립 이지만, 몇 달 동안 동태평양의 수
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엔소(El Niño-Southern Oscillation)는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대양- 대기간의 기후 현상을 의미한 다. 엘니뇨(El Niño) 및 라니냐(La Niña)는 열대 지방의 태평양에서 발 생하는 해수면 온도의 급격한 변화 를 의미한다 호주 기상대의 7개 기후 모델 중 5개 모델이 11월과 12월에 라니냐 기준치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엔소 현상의 3단계 중 하나인 라 니냐 현상은 호주 동부를 평년보다 더 습하게 만든다. 라니냐는 봄·여 름 계절에 호주 북부와 동부 지역에 강우 확률을 평균 이상으로 높인다. 폭우와 홍수의 위험성도 덩달아 커
진다. 2011년의 라니냐는 브리즈번 (Brisbane), 투움바(Toowoomba), 로키어 밸리(Lockyer Valley) 등 호주 동부 해안 지역에 엄청난 홍수를 몰고 왔다. 하지만 모든 라니냐 현상이 심각 한 결과를 낳지는 않다. 지난 여름 에도 라니냐 시기를 거쳤는데, 평 년보다 더 습한 기후로 돌아와 환 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1974년과 2011년의 악명높은 라니냐 해에 훨 씬 못 미쳤다. 기상대의 앤드루 왓킨스(Andrew Watkins) 기후학자는 “2010-12년의 라니냐는 관측 이 래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던 반면 2020-21년 라니냐는 기껏해야 보 통 수준이었다. 올 여름의 라니냐 도 그다지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홍수가 발생할 위험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불행히도 이미 물에 흠뻑 젖은 풍경 위에 수개월간 비가 내리 면 홍수 위험이 증가한다. 토양, 강, 댐들이 그만큼 많은 물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주 남서부는 상황이 다 르다. 인도양의 따뜻한 물이 호주 남서부로 향하는 구름대에 수분을 공급하고 있지만, 이 비구름이 남쪽 으로 흘러가 호주 땅에 다다르지 못 할 수도 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출처 불명 기부금 받은 포터 장관, 정치인 투명성에 대한 모욕” 포터 “ABC상대 명예훼손 소송비 일부 결제” 턴불 전 총리 강력 비난, 야당 “백지신탁 정체 밝혀져야”
총리 시절의 말콤 턴불(오른쪽)과 당시 법무장관이던 크리스천 포터
말콤 턴불 전 총리가 ‘익명의 백지신 탁(blind trust)’을 이용해 ABC와의 명 예훼손 소송 비용을 충당한 크리스천 포터 산업·과학·기술장관(전 법무 장 관)의 행동을 ‘투명성에 대한 충격적인 모욕’이라고 책망했다. 턴불 전 총리는 15일 ABC 라디오와 대담에서 “포터 장관이 소송 비용을 대 기 위해 출처를 모르는 기부금을 받았 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총리 재임 시절 그를 법무장관으로 발탁한 결정은 잘못이었다”라고 말했다. 포터 장관은 13일 이해충돌을 방지하 기 위해 의무적으로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는 ‘이해관계 등록부’(Register of Members' Interests)를 갱신했다. 여기에서 그는 “법률서비스신탁(Legal Services Trust)으로 기재된 백지 신탁이 (소송) 수수료 일부를 기부했다.
잠재적 수혜자인 본인은 이 신탁의 운 영과 자금에 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 었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턴불 전 총리는 “이것은 공 직생활에 있어서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모든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고 질타했다. 그는 “포터의 주장은 전직 법무장관 인 한 호주 각료가 기부자를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채로, 외관상으로는 기부 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을 위한 선물을,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도 괜찮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턴불 전 총리는 “정치인이나 정당은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돈을 받을 수 없 다”고 확언했다.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쉬 프 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포터 장관 이 기부금을 받은 방식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그가 규정 에 따라 기부금을 공개했다고 옹호하고 “크리스천 포터의 변호팀에 관한 요점 은 그가 납세자의 돈을 사용하지 않았 다는 것이고 그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무장관 출신인 야당의 마크 드레퓌 스(Mark Dreyfus) 연방 하원의원은 국민들은 누가 정치인에게 자금을 기부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인은 누가 이 신탁을 설립 했는지, 누가 자금을 댔는지, 그들이 얼 마나 기부했는지, 그리고 이 기부금으 로 어떤 대가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는 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Australia)의 세레 나 릴리화이트(Serena Lillywhite) 대 표도 이 자금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 혀져야 한다는 대열에 합류했다. 앤소니 알바니즈 야당 대표는 “지금 은 스콧 모리슨이 행동을 취해야 할 때” 라며 “이 행동은 정확하게 우리 정치제 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종류의 일”이라고 비난했다. 총리실의 대변인은 포터 장관이 각료 품위 기준(Ministerial Standards)을 위반했는지 관련 부처에 의견을 요청했 다고 밝혔다. 포터 전 법무장관은 현직 각료의 과 거 성폭행 의혹을 담은 편지가 총리에 게 전달됐다는 기사와 관련해 ABC방 송과 언론인 루이스 밀리건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했다. 해당 기사는 포터 장관의 이름을 명 시하지 않았지만, 포터 장관은 공개적 으로 그 각료가 자신임을 밝히며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5월 말, 포터 장관과 ABC는 명예훼 손 소송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중재 비용은 ABC가 부담했고 손해배상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싱가포르항공, 호주행 항공편 취소.. “호주 정부 탓” 10~12월 운항 예정 수십편 중단 “호주 국경 개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 싱가포르 항공이 호주행 항공편 운 항 취소에 대한 결정을 호주 정부의 탓으로 돌렸다. 최근 싱가포르 항공은 10월과 12월 사이 수십 편의 싱가포르∼호주 간 항 공기 운항을 취소하면서 크리스마스 이전에 귀국을 희망하던 재외 호주인 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싱가포르 항공 대변인은 “호주 정부 로부터 연말 국제선 입국자 수 제한 해
제에 대해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했다. 항공기 운영난이 가중됨에 따라 불가 피한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국내 18세 이상 성인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단계적 으로 국경을 재개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 과정에서 귀국 가능한 호주인 인원 제한 해제, 관광객과 유 학생, 이민자 등의 외국인 유입을 다 시 허용하고 국내인에 대한 출국 제한
도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경 재개방과 관련된 규제 완화 시기와 단계별 세부사항이 명확 하지 않아 여행사 및 항공업계에 혼선 이 야기되고 있다. 싱가포르 항공 대변인은 “추후 호주 정부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제공받고 국제선 운항 보장에 대한 확신이 들면 취소했던 항공편을 재개할 의향이 있 다”고 전했다. 현재 싱가포르 항공은 호주행 항공 기를 하루 2편 운항하고 있는데 편당 탑승객 수는 12∼25명에 그치고 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호주노총 “새 노사관계법, 임시직 노동자에 충격 우려” ‘12개월 후’ 영구직 전환 분쟁 소지 내포 스콧 모리슨 정부가 재정립한 노 사관계의 변화가 임시직 근로자와 고용 안정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 고 노조들이 우려하고 있다. 올해 초 통과된 연방정부의 노사 관계법 개정안은 임시직에 대한 정 의를 세우면서 고용주와 피고용인 사이의 관계와 그에 따른 각각의 의 무를 공식화했다. 표면적으로 이 법은 임시직 근 로자에게 고용 12개월 후 영구직 (permanent work) 전환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 영구직이 되면 임시직을 위한 25%의 법정할증임금 ‘캐주얼 로 딩’(casual loading) 대신 유급휴 가, 병가, 육아휴직 등의 혜택을 받 을 수 있다.
하지만 노조들은 이러한 노사관 계의 변화가 실제로는 임시직 근로 자들의 입지를 약화시켰다고 주장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이 건축업, 제조업 등 13 개 분야의 근로기준(award)에 영향 을 끼쳐 영구직 전환 시기를 6개월 에서 12개월로 늘렸다는 것이다. 호주노총(ACTU)의 샐리 맥마누 스(Sally McManus) 위원장은 14 일 “노사관계 옴니버스 법안에서 직접 나온 이 결정은 임시직 노동자 의 권리에 엄청난 충격이다. 모리슨 정부는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으며, 노동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 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ACTU는 노사관계의 변화가 업 무 자체의 특성보다는 계약에 중
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맥마누스 위원장은 “새 규정 하에 서는 근로기준에 따라 일하는 노동 자가 정규 시간으로 일하고, 최대 1 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근무자 명단 을 가지고 있고, 회사에 수개월 동 안 몸담았더라도 그들은 상사들에 의해 계속 임시직으로 간주될 수 있 다”고 지적했다. 고용주는 12개월 뒤에 ‘합리적인 경영상의 이유’에 따라 임시직의 영 구직 전환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이 조항이 분 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직원이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다. 이는 전국의 임시직 근로자들이 모리슨 정부가 주도한 노사관계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사안이 될 수도 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팬데믹 장기화.. ‘온라인 북클럽’ 인기 상승 “코로나 현실 벗어나고픈 갈망 해소” 전세계 SNS 독서 모임 증가 추세 집에만 있어 갑갑한 코로나 록다 운 탈출의 한 방편으로 온·오프라 인 ‘북클럽’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 지고 있다. 북클럽이란 책을 읽은 감상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독서 토론 모임을 뜻한다. 골드코스트 브로드비치 (Broadbeach)에서 서점과 북클 럽을 운영하는 지나 마틴(Gina Martin)은 “코로나 이후 북클럽 의 인기가 높아졌다. 주로 여성들 이 큰 관심을 보인다”라며 “보통 크리스마스 전엔 논픽션 도서가 인기였으나, 코로나 팬데믹의 현
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 때문 인지 최근 소설책의 인기가 두드 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코스트 도서관에는 150개 가 넘는 무료 북클럽 키트가 마련 돼있다. 키트 안에는 10권의 도서 와 함께 토론에 도움이 되는 질문 예시가 들어있다. 북클럽 개발 담 당자 다니 왓슨은 “최근 북클럽 키 트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 인기 도서의 경우 6개월간 예약이 벌써 다 찼다”고 밝혔다. 유명인사들도 소셜미디어를 통 해 북클럽 트렌드에 적극 동참하 는 추세다. 미국 토크쇼 진행자 오
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의 북클럽에 가입된 회원 수는 무려 60만 명이다. 할리우드 스타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 의 북클럽 회원 수는 200만 명이 넘는다. 틱톡 해시태그 #bookclub은 무려 60억 이상의 조회 수 를 기록했다. 글로벌 디지털 북클럽 플랫폼 ‘투게더 위 리드’(Together We Read)에서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선정된 도서를 일정 기간 내 읽고 온라인 상에서 토론을 나눌 수 있는 자리 도 마련된다. 도서뿐 아니라 전자 신문과 잡지 등 다양한 읽을거리 도 제공된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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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록다운 외출금지로 더 쓸쓸한 시드니 한가위 178개 공관에 20대 ‘대통령선거 재외선관위’ 설치 -호주 캔버라 대사관, 시드니 총영사관, 멜번 분관 3개 설치 -내년 2월 23~28일 대선 재외투표 준비 -1월8일까지 국외부재자 신고와 재외선거인 등록(변경) 신청
쌀, 음식 나눔운동.. 훈훈한 미담 전해져 코로나 장기 록다운으로 시드니에서 올해 추석(9월 21일)은 더욱 쓸쓸한 한가 위를 보내게 됐다. 광역 시드니에서 12개 우려 대상 지자체(일명 핫스팟)는 집 반 경 5km 이동 제한이 있어 그야말로 ‘집 에 콕 갇혀 있어야’ 하는 신세다. 이처럼 쓸쓸한 분위기의 추석을 앞두고 동포사회 일각에서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 을 전하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부동산투자그룹 베터라이프(Better
life Property Group, 대표 노현상)는 록다운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동포 들을 위해 2000kg 쌀 나눔운동을 조용 히 전개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웹사이트(https://betterlifeproperty.com.au/2000kg-쌀나눔) 를 통해 선착순 30명 신청을 받아 한 가정에 1회(10kg)를 전달한다. 또 이스트우드 상가에 있는 엄마분식도 무료 나눔을 진행하고 있다. 계란 12개짜
리 3팩, 어묵 1kg 1팩, 물만두 한팩 이렇 게 3가지를 한세트로 묶어 힘든 가정이나 어려운 청년들에게 무료로 전달한다. 엄마분식의 이승호 사장은 “록다운으 로 인해 매출이 현저히 줄어 어려움이 있 지만 주변에 쌀을 사지 못하는 가정 등 더 힘든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나마 도움 이 되기 위해 준비했다. 너무 작은 도움 이라 부끄럽지만 추석을 앞두고 작게나 마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15일(수)까지 약 30명이 신청했고 16 일까지 신청을 받아 금, 토 이틀에 걸쳐 신청자들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호주시드니성시화운동본부는 경 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50 을 송금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외에 도 한인 식당 등 지역주민들을 위해 나눔 의 손길들이 이어져 훈훈한 추석 분위기 를 조성하고 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4인조 보이그룹 『루미너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가 본격적인 재외선거 관리에 돌입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 월10일부터 전 세계 178개 공 관에 제20대 대통령선거 재 외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 고, 중앙선관위 청사에 재외 선거 상황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선 거관리위원회 설치 공관은 대 사관 112개, 총영사관 46개, 분관 13개, 출장소 6개로 총 178개다. 재외선관위는 2022년 4월 8일까지 운영되며, 재외투표 소 운영 등 투표관리, 선거범 죄 예방·단속, 선거관리사무 감독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재외선관위는 중앙선관위가 지명하는 2명 이내의 위원과 국회에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 당이 추천하는 각 1명, 공관 의 장이 추천한 1명으로 구성 된다.
하지만 전쟁, 폭동 등으로 인해 주재국의 정세가 불안 한 △주아프가니스탄이슬람 공화국한국대사관 △주리비 아한국대사관 △주예멘공화 국한국대사관과 최근 신설되 어 재외선거 관리기반을 갖추 지 못한 △주시드니한국총영 사관브리즈번출장소 등 총 4 개 공관에는 재외선관위를 설 치하지 않는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2022년 도 대선에 참여하는 재외선거 를 치르기 위해 내년 1월8일 까지 국외부재자 신고와 재외 선거인 등록(변경) 신청을 받 고, 내년 1월19일부터 28일 까지 재외선거인명부를 작성 할 계획이다. 이후 재외선거 인명부를 확정하고 내년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재외투표 를 실시한다. 투표지는 국내 로 회송돼 국내 투표지와 함 께 3월9일 대통령선거일에 함 께 개표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글로벌 대형 신인’ 탄생 예감 호주 출신 ‘스티븐 김’ 서브보컬 & 랩 담당
4인조 신예 보이그룹 루미너스(LUMINOUS)를 향한 글로벌 관심이 뜨겁 다. 13일 소속사 바른손더블유아이피는 “대만을 비롯한 태국, 미국 등 해외의 주 요 매체들이 지난 9일 데뷔한 루미너스 (영빈, 수일, 스티븐, 우빈)와 첫 번째 미 니앨범 ‘YOUTH (유스)’를 집중 조명하 며 뜨거운 호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 다. 야후 대만을 비롯한 사과일보, 자유시 보, 나우뉴스, MSN 등 대만의 주요 음악 매체 및 매거진은 루미너스에 대해 ‘무서
운 성장세가 기대되는 신인’이라 높게 평 가하며 그들의 데뷔 소식을 알렸다. 대만 의 유명 예능 프로그램인 ‘쇼비즈 완전오 락’의 공식 SNS 채널도 루미너스의 데 뷔 행보를 언급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태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 벌 해외 매체 또한 9일 정식 데뷔 전부터 글로벌 아티스트로 자리 잡을 루미너스 를 주목하며 다양한 기사들을 쏟아냈다. 이외에도 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매 체와의 인터뷰도 연이어 예정되어 있는 만큼 루미너스가 앞으로 선보일 글로벌 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루미너스는 지난 9일 정오 데뷔 앨범 ‘YOUTH’ 발매와 함께 타이틀곡 ‘RUN (런)’의 뮤직비디오 본편을 공개하며 데 뷔 직후 공식 홈페이지 마비라는 이례적 인 화제성을 몰고 온 데 이어 해외 매체 에서 주목하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로 떠 오르며 또 한 번 대형 신인의 탄생을 예 감케 했다. 타이틀곡 ‘RUN’의 뮤직비디오 영상 은 공개된 지 4일 만에 300만 뷰에 가까 운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다시 한번 독보 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대중의 이목을 끌 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를 비롯한 다수의 케이팝 아티스트 보컬 트 레이너로 활동해온 바른손더블유아이피 의 김성은 대표가 제작한 보이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이어온 뜨거운 관심은 해외 로 전해지며 글로벌 매체들의 인터뷰 취 재 요청 또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데뷔 이틀 만에 해외 매체가 주목하며 글로벌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루미너 스의 행보에 높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한편, 지난 9일 첫 번째 미니앨범 ‘YOUTH’를 발매한 루미너스는 14일 오 후 SBS MTV ‘더쇼’에서 첫 데뷔 무대 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업 올 나잇’ 작사작곡한 스티븐 김 호주에서 10학년을 마친 스티븐 김은 2015년 JYP에서 캐스팅됐고 2년 후 바 른손 WIP로 옮겨 올해 9월 9일 데뷔했다. 스티븐은 앞서 발매된 프리 데뷔 앨 범 ‘꿈을 꾸는 루미너스’ 수록곡 ‘Up all night’(업 올 나잇)에서 작사, 작곡, 편 곡을 맡아 음악적 역량을 과시했다. 팀 에서 서브 보컬과 랩 두 가지 포지션을 소화하는 만능 멤버로서 이제 글로벌 팬 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루미너스는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빛’이라는 의미인데 각 멤버들이 이 시 대의 청춘을 대변하는 ‘빛과 같은 벗’으 로서 음악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스티븐은 ‘열정의 빛’, 즉 불을 상 징하며 가장 화려한 매력을 선보일 예 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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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자족하는 삶
미국과 국민당 사이 샌드위치된 ‘스코모’ 1.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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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우리의 생활과 경 제에 실존적인 위협(existential threat)을 주고 있다는 증거가 더 욱 분명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허리케인 아이다가 강타한 수 해 피해 지역을 방문하며 한 말이 다. 허리케인 아이다는 많은 인명 피해 (최소 46명 이상 사망)와 막 대한 재산 손실을 냈다. 바이든 대 통령은 미국에서 빈번해진 극단적 인 기상이변의 원인이 기후변화 때 문임을 분명히하면서 다음 주 유엔 총회 연설과 쿼드(Quad: 미국, 호 주, 일본. 인도) 정상회의에서도 기 후변화를 주요 아젠다로 다룰 예정 이다. 미국에서 올해 여름철에만 1억 명 이상이 극단적인 날씨로 고통을 받았다. 11월 글래스고 기후총회 (Glasgow climate conference) 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로 결정했 고 다른 나라들도 움직이도록(대응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 방문을 앞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어 보인
스콧 모리슨 총리와 국민당 대표인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왼쪽)
다. 이제 호주가 행동으로 기후변 화 대책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바 이든 대통령의 눈에 모리슨 총리는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회의론자이 거나 대응을 게을리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호주는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 국, 영국과 함께 ‘오커스(AUKUS) 안보파트너십’을 16일 체결했다. 안보 이슈와 함께 중요한 기후변화 아젠다에서 호주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두 동맹국들과 다른 목소리 를 낼 수 있는 여지는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호주에서 10-11월 코로나 록다 운이 완화되면 스콧 모리슨 총리는 보건과 경제 이슈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그는 “호주가 코 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것이 매 우 중요하며 다음 단계는 어려울 것 이다. NSW에서, 다음으로 빅토리 아주에서 상황 변화를 목격할 것이 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두 주의 병 원 특히 중환자실이 큰 압박을 받 을 것이다. 감염자수 증가도 큰 도 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의 기술적 불황(another technical recession) 위험 을 초래할 수 있는 코로나 위기 외 모리슨 총리는 11월 글래스고 총회 를 앞두고 호주의 기후정책 재조정 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가 호주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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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호주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자 동맹국인 미 국이 호주 정책의 변화를 지켜보며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호주-미국 정상의 통화 에서 기후변화는 거론되지 않았 다. 아프간 철수, 70주년을 맞는 ANZUS조약, 24일 워싱턴에서 열 릴 쿼드 정상회의(QUAD meeting)에 대화가 집중됐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번 주 워싱 톤에서 열리는 호주-미국 외교국 방장관(2+2)회의 AUSMIN에서 아젠다 중 하나다. 이어 24일 열리 는 4개국(호주 미국 일본 인도) 쿼 드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 는 모리슨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 게 기후정책을 설명할 기회를 갖는 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리슨 총리 에게 2030년 감축 폭표 상향 조정 과 가능한 조기에 2050년 넷제로 선언을 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 상된다. 호주가 타깃을 능가했다고 자부심을 갖는다면 왜 목표를 상향 조정하지 않는가라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기후정책 을 강화하라는 미국의 압박과 기후 변화 대응에 미온적인 입장인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the Nationals)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고 운 신의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16 일 오커스 안보파트너십 출범으로 그 폭이 더 좁혀졌다.
지난주 토요일(9월 11일), 30도에 근 접한 쾌청한 날이었다. 뉴스에 본다이 비치 사진이 올라왔다. 해수욕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기마 경찰들이 모래 사장을 순찰하던 한 달 전과는 판이한 풍경이다. 조금 억울했고 많이 부러웠 다. 그곳은 나의 LGA(지자체)도 아니 고, 5Km를 훨씬 벗어나 있다. 나는 불 루마운튼과 본다이비치 사이에 끼어 있 는 수인(囚人)이다. 산에도 바다에도 못 간다. 그래서 지혜로움(智)과 어짐(仁) 이 자꾸 희박해 진다. ‘공황장애’가 뭔 지도 조금 이해가 된다. 그러다가 신문 기사를 통해서 100세 를 넘기신 김형석 교수의 질문을 받았 다. ‘목사님은 공자를 읽어 보셨습니 까?’ 곰곰이 생각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봤고, 오가며 이리 저리 단편적으로 읽었지만, 완독은 못 했다. 그래서 전자책을 다운했는데, 저 자 황희경이 쓴 서문에 ‘샤쩡여우(夏曾 佑)” 이야기가 나온다. 1912년 스위스 에서 귀국한 20대 제자 ‘천인커(陳寅 恪)’에게 말한다. “자네는 외국에서 좋 은 학문을 많이 배우고 돌아왔으니 정 말 축하할 일이네. 난 중국 책만 읽을 수 있고 외국 책은 읽지 못해. 하지만 난 중 국 책을 다 읽어 버렸어. 이제 더 볼만한 책이 없다네.” 20대의 천인커는 그 말 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70세 되기까지 는. 왜냐하면 중국의 옛 책(고전)은 수 십 종에 불과했고, 맘만 먹으면 깡그리 다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2. 산과 바다는 커녕, 근처 카페도 못 가 는 록다운 때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밥 먹는 일이 주된 업이다. 국수가 먹고 싶어 넷플릭스로 ‘파스타’ 란 한국 드라마를 봤다. 11년 전 방영 된 드라마인데, 공효진과 이선근이 주 연이다. 여기서 공효진은 ‘공블리’란 별 명을 얻었다. 공이라는 성에다가 사랑 스럽다는 ‘러블리’를 붙인 말이다. 그 래서 나는 요즘 아내를 ‘김블리’라 부른 다. 록다운 기간 뿐 아니라, 결혼 후 지 금까지 하루 3끼를 꼬박 제공해 줬기 때 문이다. 국수, 밥, 짜장면, 탕수육, 심지 어 라면까지 만들어 준다. 하여튼, 록 다운 기간 동안 넷플릭스와 친하게 지 내는데, 사실 그게 다 그거다. 드라마 나 영화의 특징은 ‘바보상자 신드롬’이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다. 재미는 그때 뿐이고, 남는 것은 별 로 없다. 괜히 시간만 지나간다. 그래 서 이 참에 공자의 논어를 제대로 읽어 보는 것도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거두절미하고, 공자의 제자가 물었 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 도 교만하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 공 자가 대답해 줬다. “괜찮기는 하나, 가 난한 가운데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 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사도 바 울이 예수님께 배운 것도 바로 ‘자족’이 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 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 기를 배웠노니”
3. 나는 자족하기 위해 문화생활을 한 다.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며, 하늘의 태양과 달과 구름을 보고, 향기 날리 는 꽃 사진을 찍으며, 내 생각을 온라인 으로 띄운다. 그러면서 선문답을 시작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 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머니”다. 그러나 돈은 내가 원하는 대로 주어지 지 않는다. 그래서 요새 가장 뜨거운 곳 이 증권시장이다. 어떤 사람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10배 이상의 이익을 얻었 다. 그래서 유튜브를 열면 “어떻게 주 식투자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가 득하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나를 ‘존 리’에게 이끌었다. 3만 원에 사서 440만 원에 팔았다는 주식투자의 전설. #유퀴즈에 나와서 유재석의 질문을 받았다. “부자는 뭡니까?” “음… 부 자는 내가 돈으로부터 독립하는 거예 요…” 나는 ‘유레카!’를 불렀다. 유튜브 를 더 이상 볼 필요가 없었다. 결국 부자 는 ‘자족하는 사람’이다. 돈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 삶. 돈이 절대적으로 필요 하지만, 돈에 눌려 사는 것이 아닌, 주 어진 환경에서 자족하며 사는 삶이 최 고다. 비록 그 환경이 처참하기 그지없 는 ‘지하 감옥’이라 할지라도.
능, 뛰어난 신체 능력, 무리 지어 다니 는 습성을 가진, 바다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영어로는 “Killer Whale”. 길이 9.8미터, 몸무게는 10톤에 근접한 다. 물론 그보다 더 엄청나게 큰 ‘대왕 고래’도 있다. 27미터 길이에 160톤까 지 나간다. 그럼에도 별다른 무기가 없 는 범고래가 최고의 포식자가 될 수 있 었던 것은, 뛰어난 지능과 사회성을 가 지게 진화했기 때문이다…라고 나무위 키는 전한다.
5. 우리는 지금 최고로 삼엄한 록다운을 경험 중이다. 죽을 지경이다. 그러나 기 후변화로 인한 “종말의 공포”가 휩쓸고 있는 현 상황에서, 록다운은 오히려 축 복의 기간이다. 우리가 소원하던 모든 것(돈,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가 끊겨 져도, 거뜬하게 살아남는 방법을 훈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 비법 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몇 개 안 되는 고전(Classic Books)에서 찾는다. 자 족하는 삶을 가르쳐 주는 논어를 보고, 성경도 읽는다. 그 중에는 내 아버님 말 씀도 포함되어 있다. 내가 30대쯤부터 아버님이 말씀하셨다. “자유롭게 살아, 재미있게 살아!” 60 중반을 넘기면서 비로서 그 말뜻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 했다. 그러면서 10월 말이면 열릴 ‘해방 의 날’을 기다린다. 그때쯤 이면 “돈 밖 에 모르는 이 잔인한 세상”에서, 좀 더 불혹(不惑)하고, 지천명(知天命)하며, 자족(自足)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소망을 가지고. 그 때쯤이면 본다 이비치도 가고, 불루마운튼도 가고, 비 행기타고 한국도 갈 수 있다는 소망을 가득히 품으면서..
4. 나이아가라 폭포의 캐나다 쪽 해양 공원에는 범고래 ‘키스카’가 산다. 그 가 수조관 벽에 자신의 몸을 마구 부딪 치는 모습이 영상에 떴다. 내부고발자 는 이렇게 말한다. ‘해양공원에서 마지 막으로 살아남은 범고래 키스카가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것을 관찰했다. 이 잔 인함은 끝나야 한다”. 범고래는 높은 지
김성주 목사 (새빛장로교회)
holypillar@gmail.com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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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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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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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이충재 칼럼 하명호 칼럼
‘욕받이 대통령’이 될 것인가 어차피 지금은 ‘백마 탄 초인(超人)’ 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다. DJ나 YS 같은 정치 거목은 언감생심이고, 노무 현 같은 정치적 이상주의자도 발아하기 힘들다. 사회 격변보다는 안정적 변화 를 원하는 시대의 흐름이 고만고만한 대통령을 배출하는 토양이다. 후보들이 난립하지만 선뜻 국가를 맡 길 만한 사람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진 영 간 대립이 어느때보다 격화하겠지 만 그래도 선택의 우선적 기준은 인물 이어야 한다. 국가 지도자의 자질과 능 력, 품격에 따라 나라의 앞날이 달라지 기 때문이다. 지난 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경 선 ‘1차 슈퍼위크’ 압승으로 이재명 경기지사는 유리 한 위치를 점했다. 하지만 탄탄한 지 지를 받고 있는 그 에게도 약점은 있 다. 굳이 이 지사의 사생활 문제를 거론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미 유권자들 의 판단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게 될 터 다. 그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은 주로 불 안정함을 이유로 꼽는다. “그가 대통령 이 되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보수층은 물론 일부 민주당 지지층에게 도 엿보인다. 그의 언행과 태도뿐이 아니다. 이 지 사가 내세우는 ‘기본시리즈’ 공약에 불 신을 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미래 담 론을 선점하고 공론의 장으로 이끈 것 은 의미가 있지만 현실로 옮겨질 수 있 을지에는 회의적이다. “당선만 되면 그 만”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사회 불평 등과 복지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 게 고치고 다듬어야 한다.
기로에 선 이낙연 전 대표의 위기는 네거티브와 손을 잡은 순간 배태됐다. 가장 네거티브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 이는 인사가 바로 자신이라는 점을 그 는 잊었다. 총리 시절 국회에서 보여준 안정감과 포용력이라는 장점을 왜 살리 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경선 불복론’이 캠프에서 나오도록 방치한 것도 그답지 않다. ‘의원 사퇴’라는 배수진은 적절치 않지만 그런 각오로 제모습을 찾는다면 실낱 같은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대중의 ’정권 교 체’ 열망을 등에 업은 유리한 조건이다. 그 맨 앞에 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상
대항마’로서의 존재감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 큐)’이라며 민주당에 퍼지던 미소는 싹 가셨다. 그러나 강경 보수에서 중도로, 심지어는 진보까지 기웃대는 돌변은 뜬 금없다. ‘뇌물 받고 벼랑에서 떨어진 대 통령’을 갑자기 ‘훌륭한 대통령’으로 추 어올리는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기는 어 렵다. 사형제 집행, 사시 부활, 모병제 실시 등의 공약은 즉흥적이라 신뢰가 떨어진다. ‘권력의지’는 중요한 대통령의 조건 이지만 대선 주자들에게는‘권력욕’만 보인다. 나름대로 구축한 경륜과 통찰 력, 품성 등의 강 점을 내세워 평 가받으려 하지 않고 경쟁자를 주저앉히는 데만 골몰하는 모습 이다. 유권자 부 동층이 역대 최 대를 넘는 것은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방증이 다. 국민의 눈높이는 저만큼 올라가 있 는데 대선 주자들은 한참 미치지 못한 다. 후보 각자가 대통령 될 자격이 있는 지부터 냉철히 자문하기 바란다. (한국일보)
경선 압승 이재명, 불안정감 떨쳐내야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넘을지 관건 ‘무야홍’ 홍준표 품위와 돌출 행동 약점 대방보다는 자신의 문제에 부딪혀 있 다. 사실 그를 지지하는 다수는 웬만한 하자(瑕疵)는 묻어둘 태세다. 그가 내세 운 가치인 ‘공정’과 ‘상식’의 토대가 허 물어지지만 않는다면 토론이나 공약을 후순위로 여길 만큼 맹목적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공고히 쌓아 올 린 성채는 위태롭다. 스스로의 의지로 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더 고약 하다. 공수처의 ‘고발 사주’ 의혹은 그 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는 뇌관이다. 국 민에게 호통을 치다시피 한 기자회견은 그 두려움의 반증이다. 권력에 저항했 던 정의와 공정이 자신과 가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는지가 생사를 가를 것 이다. 홍준표 의원의 급부상은 ‘윤석열의
이충재(한국일보 주필 )
‘록다운 해제’ 한 달 앞두고
바이러스를 비롯해 모든 생물은 한 때 흥하면 한 때 쇠해지는 생의 법칙이 있다. 코로나(Covid-19)도 쇠할 때가 되었다. 100년 전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도 1918년부터 3년 만에 없어졌다. 그 당시는 예방주사도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 아주립대의 모니카 간디 교수는 “9 월 중반이나 후반부터 확진자가 급 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쇠하는 데 동감 하지만 2022년 전반기까지는 확장 되다가 풍토병(Endemic)으로 서서 히 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2세 이상 전 국민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덴마크는 9월10일부 터 유럽에서 가장 먼저 완전히 모든 규제를 완화한 나라가 되었다. 코로 나 규제로 살아온지 548일 만이다. 50세 이상 인구의 절반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후부터 대중교통 마스 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데 이어 9 월 1일엔 공개모임 제한도 없앴다. 이후엔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 지 않아도 식당과 스포츠 경기장, 체 육관 등을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나이트클럽 출입까지 허용되 면서 그동안 시행했던 봉쇄 조치가 모두 사라졌다. 백신이 있는 이상 ‘코로나 바이러스’는 독감에 불과하 다는 이야기다. 영국, 싱가폴 등 세계 여러나라들 이 이 길을 택하고 경제발전에 매진
하고자 한다. 12주동안 록다운으로 고생하던 시드니 시민들은 2차 접종 률이 70%에 도달하는 날 그다음 월 요일(10월 18일 예상)부터 격리 나 실내 마스크 착용은 계속되지만 예 전처럼 상당히 자유롭계 생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0월 18일을 그 날로 계산하고 있 다. 약 한 달 남았다. 개업이 가까운 펍/호텔. 식당. 카페. 체육관, 이발 소 ,미용실 등은 정부가 규정한 자리 매김 준비에 바쁘고 ‘혹시나 백신을 접종하지 맞지 않는 손님이 오면 어 떻게 대치해야 하는지?’ 등 정부에 게 건의 중이다. 영업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백 신 접종을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에 대해 질문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 다. 16일 발표에 따르면 지역사회 신 규 감염자는 NSW 1,351명, 빅토리 아주 514명, ACT준주 15명, 퀸즐랜 드 1명 순이다. 시드니에서 델타 변 이 발병이 시작된 지난 6월 16일 이 후 NSW에서 210명이 코로나로 숨 졌다. 호주에서 매일 약 470명이 사망한 다. 18개월 동안 호주의 코로나 사망 자는 1,091명 정도이다. 2017년 호 주에서 유행성 독감으로 1,255명이 사망했고 해마다 암으로 인한 사망 자는 4만명이다. 코로나 관련 사망자를 계산한다 면 그리 대단한 문제는 아니다. 오
래 전부터 보수 진영에서는 미미한 죽음으로 통제령(Lockdown)을 내 려 경제를 망치는 일을 하지 말라“ 고 경고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으로 그의 이런 성향 때문에 세계에서 가 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작년 초창기 역학 전문가들은 시 드니에서만 5만명이 사망할 것이며 호주 전역에서 20만의 사망자를 추 산하기도 하였다. 현재 호주 총 사망자(9월12일 통 계)가 1,091명이다. 9월 12일 통계 에 따르면 세계 총 사망자는 4백64 만명(사망률 2.06%)에 이르고 아직 도 미국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 하여 67만명을 넘었다. 브라질 58만 명, 인도 44만명, 영국 13만명으로 게속 사망자를 내고 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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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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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태의 호주상식 & 교육칼럼 (9회)
학부모 면담회의 중요성
“영어도 잘 안 되는데 제가 꼭 학교에 가야 하나요?” 고교에서는 학부모 면담회가 대부분 학년마다 일 년에 두번씩 하게 된다. 학 교는 학부모에게 인터뷰 날짜가 다가 온다고 알리고 과목마다 선생과 면담 시간을 예약한다. 대체로 온라인 부킹 시스템으로 예약이 가능하며, 시간대 는 학교 수업이 마치는 3시부터 늦게는 8시까지 계속된다. 교사들은 이런 날은 많이 지친다. 거 의 12시간을 연결해서 학생들과 학부 모를 상대하며 말을 계속해야하는 날 이다. 하지만, 학부모 면담은 정말 학 생들 교육에 유익하다는 것을 알기에 모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다. 필자 는 10년째 교편을 잡으면서 한인 학부 모들에게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 분 중 하나가 바로 이 학부모 면담이기 때문에 지면을 빌려 생각을 나누어 볼 까한다. 필자가 고교 교사인 관계로 초등학 교에서 어떤 식으로 학부모가 교사와 의 면담에 참여해 왔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예상컨대 학생들이 어리기 때 문에 나름 학교에 더 관심을 보였으리 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셀렉티브 시험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자녀를 고교에 입학시킨 후에는 한 템포 느슨 해지기 마련이다. 7학년 부터는 학생 들이 스스로 등교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시름 놓고 싶은 마음도 충분 히 이해가 간다. 호주에서는 12살이라 는 나이를 지칭해서 ‘트웰비(Twelvie)’ 라는 용어를 쓰는데 한국어로 ‘중2병’ 과 같은 말이다. 숫자 13 부터 ‘Teen’ 이 들어가는 십대를 ‘틴에이저(Teenager)’라고 부르지만 12살은 아직 십 대도 아닌 시기여서 그런 말이 있는 것 같다. 이 ‘트웰비(Twelvie)들’의 특징 은 어린이에서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마치 세상을 다 아는 듯, 그리고 어른 과 맞먹으려 하는 행동이 보인다는 점 이다. 특히 교민 가정에는 이 시기에 서 사춘기로 이어지면서 부모가 영어 를 잘 못 할 경우 부모를 무시하는 상황 이 벌어질 수 있고, 갈등이 더 커질 가 능성도 있는 것 같다. 다른 이민자 가 정에서도 종종 보게 되는 문제가 이것 이다. 이렇게 학생이 부모보다 영어를 잘 하고, 부모는 호주에서 고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방심하는 순간에 학생들의 보이콧에 말려들기가 십상이다. 대부
분의 학생들은 학교의 행사들에 대해 부모한테 정확히 전달하지 않고 본인 에게 유리한 것만 전달하기 일쑤다. 예 를 들어, 조금만 학교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된다고 오늘 별 중요한 수업 없다 고, 또는 과제를 못 끝내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고 노트를 써달라고 한다. 그 리고 본인이 노트를 쓰고 부모한테 서 명만 해달라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운동회 또는 스쿨캠프 등에 대해 서도 학생들은 가끔 “엄마, 내 친구들 아무도 안 가. 엄마가 좋아하는 공부 잘 하는 줄리아 있지? 걔도 안가고 수잔 도 안 가. 그니까 나 집에서 쉬면서 공 부할래, 노트 써죠” 라고 하면 부모들 은 대부분 수업을 놓치는 것도 아니니 수긍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 잘 아시겠지만 여기서 꼭 짚 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학생들 이 과제를 다 못 끝냈다고 학교를 안 간 다는 이유를 댈 때와 운동회 또는 스쿨 캠프에 안 보내는 학부모들께 꼭 상기 (remind)시켜드리고 싶다. 고등학교 는 학문을 배우기 이전에 사회성 인간 을 만드는 곳이고, 대학점수를 따서 진 학하는 기능보다 청소년의 자아가 성 립되고, 여러 친구와 교류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 는 기능이 더 큰 곳이라 생각한다. 아무 리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했어도 사 회에서는 지식인이라고 인정해주지 않 는다. 왜냐하면 학문의 수준이 어쨌거 나 고교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똑 똑하고 능력 있어도 사람이 덜되면 쓸 모없다는 것을 어른이 된 우리는 잘 알 고 있지 않은가? 과제를 못 끝냈다고 자꾸 데드라인 을 못 맞춰도 도피할 방법이 있게 부모 가 습관을 들여주면, 대학 생활 또는 직 장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그리고 운동회나 캠프를 통해 평소 에 친하지 않던 친구들, 다른 반에 있 던 친구들과도 자연스레 조금씩 교류 를 해보며 없었던 사회성을 길러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꼭 보내 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학 생들이기에 다양한 추억거리를 만들 기회를 주는것이 부모의 임무라고 생 각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학부모 면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정보를 부모한테 전하지 않고 중간에서 보이
콧하고 부모는 면담회가 있는지도 모 른 채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보았 다. 학교에서는 집으로 우편으로 통지 를 하기도 하고 학생 편으로 편지를 보 내기도 하고, 요즘은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부모 가 능동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 면 여러가지 학교 행사를 놓치기가 십 상이다. 필자는 항상 학부모 면담이 기대되 고 기다려진다. 이유는 첫째, 학기 초 반에 특히 학생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무엇 을 가르치기 이전에 학생들 하나하나 가 누군지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중 요하다. 학부모를 만나서 면담을 5분 이라도 해보면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지게 된다. 사실, 십대 아이 들 30명이 있는 교실에서 교사의 입장
은 똑똑하고 발표 잘하는 학생과 말썽 피우는 학생에게 관심이 먼저 갈 수밖 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튀지 않고 얌전히 자기 할 일 잘하는 학생들 은 교사들 사이에서 일컫는 ‘투명 학생 (Invisible Student)’ 이 되어 버릴 수 있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의 소중한 아이가 잘하고 있는데 선생 눈에는 잘 들어오지도 않는 투명 인간 취급을 당한다고? 솔직히 투명 학생들 이름이 제일 나중에 외워지게 되는건 피할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지 만 만약 부모를 만나 학생에 대해 한번 대화를 해보고 나면 또 시각이 많이 달 라진다. 부모와 면담을 하게 되면 그 인 상이 남아있기 때문에 ‘투명 학생’을 더 잘 볼 수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고 관심 이 더 가게 되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둘째, 부모와 교사간의 솔직한 대화
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성적표에 기재하는 교사의 소견이다. 대부분의 교사는 글로 남겨 지는 성적표에 감흥 없는 건조하고 긍 정적이기만한 소견만 쓴다. 약간이라 고도 부정적으로 쓰게 되면 골치 아픈 상황이 너무 많이 벌어지는 탓에 이제 는 모두 무미건조한 말을 쓰는 것이 일 반화되어 버렸다. 하지만, 면담을 통해 서는 입장이 다르다. 얼굴을 보고 교사 들은 학부모의 눈을 보고 학생에 대한 솔직한 소견을 공유할 용기가 생긴다. 그 대화 내용이 약간 부정적이라도 사 실대로 전하고 부모와 함께 그 학생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음으 로 큰 도움이 된다. 내가 학부모라도 정 말 교사의 의견이 궁금할 것 같다. 내가 직접 못 보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내 아이는 과연 다른 아이들과 섞여 있 을 때 생활은 잘하고 있는지? 다른 아 이들은 내 아이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궁금할 것 같고, 결국 아이들을 매 일 지켜본 교사들에게 최대한 많은 의 견을 듣고 싶을 것 같다. 셋째 이유는 면담의 통해 보통 부모 와 협력 또는 동맹을 맺게 된다.이렇게 부모가 교사를 만나고 나면 골치 아픈 학생들의 행동이 좋아지곤 한다. 아마 도 어른들끼리 무언가 무언의 동맹을 맺은 것 같이 느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실 학생들을 예전 한국의 모습 같이 체벌 없이 잘 다루려면 교사의 입 장에서는 부모와의 협력이 정말 절실
하다. 그러나 현실은 한인 학부모는 대 부분 몰라서, 또는 영어가 안되니 별 의 미 없을 것 같아서 안 오는 경우가 너무 많아 보인다. 혹시나 그동안 고교 면담 회를 놓치거나 내 아이는 성적 잘 나오 니까 안 가도 되겠지 싶어서 내버려 두 었다면 꼭 빠지지 말고 참여하기를 권 유한다. 영어가 문제라면 학교에 통역 을 요청할 수 있다. 또는 주변 지인 중 통역을 해줄 친구분과 같이 갈 수도 있 다. 학생에게 이런 것까지 통역을 시키 지는 않았으면 한다. 한참 사춘기 학생 에게 학부모 면담은 어른인 부모의 권 리이며 동시에 의무이므로, 학생에게 그것까지 의지한다는 것도 왠지 부모 로서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 다. 사실, 가서 특별히 말 할 것도 없 다. 교사들은 보통 말하기 좋아하기 때 문에 그냥 “How is my son/daughter doing in your class?” 한마디만 던지면 선생 입장에서 부모한테 자녀 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을 술술 계속해 줄 것이다. 그냥 웃으며 “땡큐” 하고 오 더라도 부모로서 내 아이가 선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집중 받고 존중 받기 위 해 할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가 영어가 안돼도 아이의 교육 에 관심을 가지고 선생의 의견과 시각 을 존중하고 학교를 찾아와 준다는 것 은 그 아이는 귀한 자식이란 뜻으로 해 석된다. 그 누구도 남의 귀한 자식한테 절대 함부로 하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학부모 면담은 내 아이를 맡겨놓은 교 사에게 얼굴 도장만이라도 찍어도 서 로에게 도움이 되면서 결국 학생의 학 교생활에도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 이니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참 여하길 바란다.
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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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29화)
유대인들은 왜 새해에 금식을 할까? 유대인들은 새해가 시작되고 9일 동 안의 회개 기간이 지나면, 10일 째가 되는 날 25 시간동안 음식을 먹지 않 고 심지어 물도 마시지 않는 완전 금식 에 들어간다. 기도로 새해를 맞이 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왜 하나님 은 금식까지 해가며 새해를 맞이하게 하셨을까? 며칠 전 친구 랍비의 회당에서 줌으 로 연결한 미팅에서, 회중들에게 금식 을 위해 미리 물을 많이 마셔 두라고 권 고하면서도, 어렵고 힘든 내색을 하기 보다는 다분히 특별한 예식에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 다. 이 날은 평소 회당에 잘 오지 않는 세속적 유대인들을 포함해, 전 세계의 유대인 커뮤니티가 일년을 통틀어 회 당에 가장 많이 모이는 날이라고 한다. 온 국민이 금식하며 새해를 시작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는 것이 한편 신기 하기도 하다.
1. 변하지 않는 인간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듣고, 말한다. 이 말은 긍정적인 의미 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작용 하는 경향이 더 크다. 그래서, ‘사람은 잘 변하지 않으니 쉽게 믿거나 방심하 면 안된다’는 말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 다. 인간의 죄성과 욕망으로 점철된 타 락으로부터 벗어나고자했던 종교적 갈 망은 중세에, 여러 금욕주의적인 참회 의 형태로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나중 에 유대교의 하시디즘에서는 하나님이 진정 원하는 것은 기쁨의 예배와 삶인 것에 반해, 이러한 것들이 다분히 우울 증과 자기비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 적했다. 신이 인간을 바라보는 근본적 인 시각과 달리 인간은 자학하면서 변 화를 추구 했지만 그것이 빚어낸 결과 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랍비 제러 레비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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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
님이 주신 소중한 몸을 상하게 하는 외 형적인 가해가 핵심이 아니라 “생각하 는 것이 더럽고 악한 것이면, 이 곳도 쓸고 저 곳을 쓸어도 더러운 곳이 남 게 마련이므로, 단순하게 악한 것으로 부터 떠나고, 그저 선을 행해야 한다” 고 가르쳤다. 이는 악을 상대해서 이기 고자 애쓰는 것은 소용없고, 그곳에 젖 어 있는 생각과 환경을 피하고 완전히 동 떨어진 다른 편에 있는, 선한 생각과 환경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 하는 것이다. 신이 진정 원하는 올바른 절제 는, 억압과 헐벗음으로부터 죄인을 자 유케하려는 정의로 연결돼야 한다고 바로 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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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지 않은 아간의 최후
이방의 축복의 계명
계를 죽음으로 내던지고 오직 하나님 의 법정에 서서, 신의 용서를 받을 것이 라는 확신을 결코 버리지 않고, 믿음으 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속죄는 개인의 노력이나 방법 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신의 은 혜에 의한 것을 의미하고, 또한 금식은 결국, 하나님의 큰 은혜에 대한 자기 권 리 포기의 한 표현인 셈이다. 그러므로 금식은 금욕적이거나 율법적인 강제성 이 담긴 힘든 노역이기 보다, 속죄를 선 물로 받는 왕 앞에 나가기 위한 자발적 인 예복 점검과 같은 것이다. 신이 나 서 선뜻 참여할 득템의 약속인 셈이다. 3. 언약적 관계 속으로
2. 금식의 이유 대속죄일이 되기 전 날에, 죄수에게 사형이 집행되기 전에 마지막 식사를 하게 하 듯, 유대인들은 대속죄일 전날 인 에레브 욤기프르(Erev Yom Kippur)에, 죽음을 맞이 한다는 의미의 마 지막 식사를 갖는다. 그리고 이 때, 강 렬하게 다가온 절박한 죽음을 앞에, 침 대에서 죽음을 맞이하듯, 마지막으로 죄의 고백의 기도를 올리게 되는데, 이 는 마지막 음식을 먹다가 미처 속죄일 을 맞이 하지 못해 용서를 받지 못하고 죽을 수 있는 것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 이라고 한다. 그만큼 죄의 고백과 신의 용서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부터 모든 음식과 물을 차단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방어와 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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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속죄일의 회당
큰 물고기가 뱉어 낸 요나
미쉬나 토라의 저자이며 12세기 최 고의 현자라고 불리는 마이모니데스 는, 참회는 사람을 변화케 한다고 가르 쳤다. 후회를 통해 과거로부터, 현실에 서 죄의 거부를, 그리고 미래를 향하는 참회의 과정을 통하면 죄와 흠이 많은 사람도 변할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대 죄일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의 백성을 하나님과의 언약적 관계로 참여하게 하는 날이라고 설명한다. 대 속죄일은 은혜와 속죄의 성례적인 능 력이 백성들에게 흘러나오게 하고, 죄 로부터 용서의 신적 카타르시스를 경 험하고 다시금 신의 경지에 이르는 파 트너로 완성되는 날이라고 격려한다. 유대인들은 이 날에 요나서를 읽는 다. 원수의 나라가 하나님의 용서를 받
는 것을 싫어한 선지자가 도망다니다 결국 그 백성에게 회개를 외치고 축복 이 임하는 것을 그린 책이다. 유대인들 은 이 책을 읽으며 자신들이 이방인들 에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기를 기도하 지 않은 죄를 회개한다고 한다. 하나 님은 언약이 없는 이방인인데도, 그들 을 회개케 하시고 재앙이 아니라 축복 이 임하기를 원하는 분이다. 그래서 이 스라엘의 선지자 요나는 꼴통 짓을 하 며 도망다니고 대들고 불평했지만, 결 국 사람에게 원수로 보여도, 하나님은 손 때가 뭍은 니느웨 백성을 외면할 수 가 없었다. 죄와 상관없이 회개만 한다 면 축복이 임하게 하려는 신의 분명한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유대인들 은 이 때, 자신들의 용서를 감사하며, 이웃을 위한 자선을 결단한다. 이웃과 이방인들을 위해 자발적인 감사로 표 출되는 것이다. 로쉬하샤나와 욤키프르는 새해를 시 작하는 유대인의 세계관을 토라로 부 터 발견하는 출발점이다. 하나님과 하 나되는 영적 회복의 시간이며, 불편한 이웃과 화해하는 시간이며, 이웃을 사 랑하고자 다짐하는 시간이다. 팬데믹 으로 인한 제약과 불확실의 시기에도, 하나님의 토라는 여전히 풍성한 열매 와 밝은 미래에 대한 축복의 새 출발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 HANHO KOREAN DAILY |
문 학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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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재외동포문학상 체험수기 가작]
엄마, 세이 땡큐 (2) 쿠온이 말하는 한국적인 것의 절정 은 ‘빨리 빨리’다. 쿠온은 한국 김치는 좋아하지만 행동은 아빠를 닮아 호주 스타일 ‘느리게 천천히’이다. 이 차이 는 같이 여행할 때 잘 드러난다. 나는 하루에 많은 것을 하려고 일정을 꽉 채 워 아침부터 서두른다. 남편과 쿠온의 모토는 ‘하루에 한 가지’씩 하는 여유 있는 여행이기 때문에 내 마음은 항상 한 발 앞서 달린다. 어쩌다 쿠온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앉는 순간부터 답답해진다. 출발하기 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 다. 쿠온은 우선 좌석을 다시 조절하고 유리창도 한번 닦아준다. 그리고 휴대 폰을 한참 스크롤한 후 음악을 고른다. 음악이 둥둥둥 나오면 조금 들어보다 가 기분에 맞지 않으면 몇 번이고 바꾼 다. 몸이 덩실되는 음악이 나오면 그제 야 출발한다. 나는 운전석에 엉덩이가 닿으면서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고른다. 그래서 항상 마음이 바 쁘다. 쿠온은 집에서 요리를 할 때도 음 악을 준비하는 시간이 한참 걸린다. 야 채를 썰 때 듣는 음악과 볶을 때 듣는 음악이 다르다. 내가 빨리 시작하라고 닦달해도 쿠온은 음악을 들으면서 요 리를 하면 일의 기쁨이 2배가 된다며 선곡을 바꾼다. 내 속에서 불이 몇 번 씩 붙었다 꺼질 즈음에 식사 준비가 끝 난다. 요리는 입도 대기 전에 벌써 식 어있다. 호주인 남편과 쿠온이 싫어하는 나 의 ‘빨리 빨리’는 우리를 곤경에서 구 출해주었다. 아이슬랜드 여행을 마치 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우리는 얼어버 렸다. 출구까지 늘어서있는 체크인 줄 때문이다. 시간 여유를 두고 출발했지 만 렌트카를 돌려주는 데 오래 기다려 야했다. 갑자기 불어 닥친 아이슬랜드 관광 붐 덕분에 작은 공항이 더 이상 컨 트롤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말은 들었 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이대로 가다 간 비행기를 놓칠게 뻔했다. 내가 안절 부절 못하고 있을 때 남편과 쿠온은 어 쩔 수 없다는 듯 태연한 척하고 있었다. 이민국의 줄은 줄어들 줄 몰랐다. 내가 앞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양보해달 라고 하자고하니 남편은 모두 바쁜 사 람들이이니 차분하게 기다리자고 말했 다. 얌전하게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놓 칠 판이었다. 아이슬랜드의 날씨도 예 측불가지만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 걱정되었다. 전날 폭풍우 때문에 공항에 갔다 비행기가 뜨지 못해 돌아 온 여행자들을 식당에서 만났기 때문 이다. 나는 앞에 서있는 한 사람 한사 람에게 내 비행기 시간을 말하며 먼저 가도 되겠냐고 물었다. 대부분의 사람 들이 양보를 해주었다. 뒤에서 나를 모 르는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서있는 두 사람에게 손짓에게 ‘빨리 빨리’ 앞으로 오라고 했다. 체면 불구하고 머리를 휘 날리면서 앞서가는 나를 따라오던 그 들은 세관을 통과할 때까지 고개를 들 지 않았다. 그날처럼 열심히 뛴 날은 내 생애에 없으리라. 다행히 비행기는 놓 치지 않았다. 그 날 비행기를 놓쳤다면 비바람 부는 아이슬랜드로 다시 나가 야 했을 것이다. 다음 비행기를 탈 때까 지의 수고는 한국인 아줌마의 용기 있 는 행동으로 덜어진 셈이다. 그 후에도 우리 가족은 몇 번이나 나의 재치 있는 ‘빨리 빨리’로 위기를 모면했다. 쿠온이 손에 꼽는 또 한 가지 한국 아 줌마의 특성은 교육열이다. 한국 엄마 들뿐만 아니라 아시아엄마들 공통의 특징이다. 호주 사회에서 혹독하게 자 녀를 교육하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인 엄마를 ‘타이거 맘’이라 부른다. 넌 더 잘 할 수 있어, 넌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어, 더 나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 어, 더 괜찮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어 라며 더 잘하라고 자녀를 압박하는 게 아시아인 부모라는 통념이 아쉽고 부 끄럽기도 하다. 이민자로서 그 사회의 주류에 진입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 적을 잘 내는 방법밖에 없다는 이민자 부모의 심정에 공감하지만 공부만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교육은 유감이 아 닐 수 없다. 내 친구의 아들이 호주에서도 손꼽 히는 기업체의 사장이 됐다는 소식을 쿠온에게 기쁜 마음으로 전했다. “엄마 친구 아들이 대기업의 CEO 가 됐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일 이야.” 아무 속뜻 없이 쿠온에게 한 말이다. 할아버지 무덤에 대고 맹세할 수 있다. 그러나 쿠온은 한국 아줌마들은 사회 적인 성공으로 자식들을 평가한다며 빈정거렸다.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자 리에 올라서는 남의 자식을 부러워한 다는 것이다. 나는 다른 집 아이를 비 교해서 자극시킬 마음이 전혀 없었는 데 쿠온에게는 부담스러운 말이었다. 내가 원했던 엄마의 이상은 코끼리 엄
마처럼 옆에 서서 보호하고 격려해주 는 동반자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쿠 온에게 어떤 역할에 대한 기대를 내보 였을 수도 있다. 쿠온이 어렸을 때는 음 악학원도 열심히 데리고 다녔다. 그러 나 얼마 후 쿠온은 확실하게 음악을 하 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쿠온이 거절한 음악에서 내 인생의 한 페이지 가 찢긴 기분이 들었을 때 나는 알았다. 자식을 통해 다시 살고 싶은 내 꿈이 보 였던 것이다. 자식이 내 인생을 다시 살 게 하기위해 나는 내 시간과 쿠온의 시 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남의 집에 들여 놨던 한 발을 빼야했다. 엄마의 욕망을 위한 시간이 쿠온에게는 없었다. 그러 니 한국에서 내 부모가 나에게 교육을 시키며 기대했던 은근한 보상감이 내 게도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쿠온이 나를 한국적으로 규정하는 또 한 가지는 의사 표현이다. 자기 의 사를 뚜렷이 표현하는 서양식 교육을 받은 쿠온은 나의 침묵을 이해하지 않 는다. 서로 부딪치는 일이 생기면 바로 대화로 푸는 그로서는 감정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내가 답답할 수밖에 없다.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나는 입을 다물 어버리기 때문이다. 말로 흘려버리지 않으면 감정이 정체되어 관계가 썩어 버릴 수도 있다. 사실 나는 말을 많이 하는 것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도 좋 아하지 않는 편이다. 내 경상도 한국 가 족의 정체성은 말없음표이다. 그런 내 가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 화라고 생각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나 는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것보다 머릿속 생각의 방구 석에 앉아 화해의 시간을 기다렸다. 이 제 생각은 함께 나누는 대화라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내가 나서 서 표현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사실 말을 해도 잘 모르는데 어 떻게 말도 안하는 내 마음을 알아달라 고 할 수 있을까. 눈빛만 봐도 아는 것 이 절대 아니다. 돌려서 말해도 안 되 고 자세히 말해야 조금 알게 된다. 조 목조목 짚어가며 대화를 하면 오해도 풀리고 관계가 개선되기도 한다. 그래 서 말을 더 많이 하는 가족 안에서 자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관 계는 그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 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직도 배우는 중 이다.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얼마나 어 려운 일인가. 특히 바다를 건너 와서 만 난 다른 인종 다른 나라 사람을 가족을
두는 일은 타고난 성격조차 바꾸어야 만 가능하다. 쿠온의 친구 루카스의 엄마는 칠레 인이고 아빠는 아르헨티나인이다. 자 부심이 강한 아르헨티나인답게 루카 스의 아빠는 떠나온 고국이 얼마나 좋 은 나라인지 만날 때마다 강조한다. 호 주와 비교되는 아르헨티나의 우월함을 열성적으로 토해낼 때마다 그가 왜 호 주로 이민을 왔는지 궁금할 때가 있을 정도다. 몸만 호주에 있고 마음은 항상 고국에 살고 있다. 언젠가는 돌아갈 것 이라고 하는 데 그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다. 자식이 성장하여 그만의 가정을 이루고 독립할 때, 아니면 고국에 돌아 가 편안하게 먹고 살 정도의 경제적 풍 요를 갖추었을 때일 수도 있다. 고국을 떠난 이민자들은 항상 돌아갈 곳이 있 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곳 고향이 그들의 자존심이며 가슴 깊숙이 남아 있는 존엄함이다. 나의 선배들도 나이 가 더 들면 남은 생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양로원은 한국으 로 가고 싶다는 것이다. 호주 양로원에 서 매일 아침 빵과 버터를 먹을 수는 없 기 때문이다. 루카스의 부모는 호주에 삼십년 넘 게 살고 있지만 남미에서 살던 방식 그 대로 생활한다. 매일 고향에 있는 가족 이나 친구들과 비디오 통화를 한다. 음 식도 남미식이며 교류하는 친구들도 스페인어로만 말하는 남미사람들이 다. 다양한 인종들의 조화로 우뚝 선 호 주라는 큰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지가 모두 따로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중국인끼리 모여 사 는 동네로 모이고 한국인들 역시 그들 만의 그룹을 이룬다. 중국인들이 이십 오 퍼센트 이상이 되면 호주 백인들은 자연스럽게 그 동네를 떠나 백인들이 더 많은 동네나 아예 이민자들이 없는 시골 동네로 이사를 간다고 한다. 도서 관이나 헬스클럽 같은 공공시설도 마 찬가지다. 내가 다녔던 헬스클럽안의 줌바클래스에는 십 년 전만 해도 백인 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중국 이민자 들이 시드니의 집을 대거 구입하여 이 민을 온 후 클래스에는 중국인들이 늘 어났다. 중국인들이 사십 퍼센트 정도 까지 클래스를 차지하게 되자 백인들 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끼리끼리 모이는 민족 사회를 잘 섞 어놓은 것이 다민족 사회이다. 동양인 들만이 아니라 남미나 아프리카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만의 가지를 치고 산 다. 다양한 길이와 두께의 가지들이 뻗 은 큰 나무는 햇빛이 좋고 비가 잘 내리 면 아무 문제없이 잘 자란다. 그렇지만 태풍이 불고 산불이라도 나면 흔들리 고 꺾이고 떨어진다. 나 같은 이민자들 에게 나뭇잎이 떨어져도 살짝 그늘이 질까하는 불안이 생긴다. 코비드19같 은 불상사가 생기면 다른 인종을 의심 하고 다른 지역에 책임을 전가하는 현 상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존재 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던 벽이 서서 히 형태를 드러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기도 한다. 이러한 벽이 쉽게 금이 가 거나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나무가 튼 튼하기 때문일 것이다. 접촉이 편견을 없애듯이 상대를 잘 알게 되면 불신을 표현하기 전에 다시 생각하는 지혜가 생긴다. 호주에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고 알고 친해지면서 생긴 배려와 포용력이 내 편견을 대체 했다. 루카스의 부모는 선천적으로 유쾌한 바이러스를 타고난 사람들이다. 그들 과 어울리면 남미인 특유의 쾌활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나조차 정 신을 잃을 정도로 즐거워진다. 쿠온과 마찬가지로 호주에서 태어난 루카스는 이런 부모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랜 세 월을 호주 사회에 살면서 좀처럼 변하 지 않는 부모를 보면서 답답해한다. 호 주인 여자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루 카스는 그의 부모에게 공식적으로 불 만을 터뜨렸다. 루카스의 엄마는 아들 의 불만을 세 가지로 요약해서 나에게 말해주었다. 첫째로 남미 사람들은 너 무 말이 많고 시끄럽다. 다음은 주변 사 람들에 대한 예의가 없어서 창피하다 고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감사하다는 말을 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번째 불만에 나는 앗 하는 동질감을 느꼈다. 쿠온이 한국인 엄마에게 했던 불만이 기 때문이다. 남미도 한국처럼 감사하 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문화는 아닌 듯하다. 호주 사람들은 내가 감사한 일 도 자신들이 감사하다고 먼저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냥 쉬지 않고 입에서 나 오는 말이 ‘땡큐’이다. 내가 호주에 처 음 정착했을 때 ‘땡큐’라는 말을 의식적 으로 쓰려고 노력했다. 서양사회의 에 티켓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 생 각만큼 자주 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쿠온이 유치원에 다닐 때였다. 식탁 에서 내가 떨어뜨린 나이프를 쿠온이
주워주었다. 무심코 받아들고 식사를 계속하는 내 얼굴을 빤히 보며 쿠온은 또박또박 말했다. “엄마, 세이 땡큐!” ‘세이 땡큐’는 내가 어린 쿠온에게 가 르쳤던 말이다. 호주 부모들이 말을 시 작하는 아이들에게 항상 가르치는 말 이라 내 입에 배었던 말이었는데, 정작 써야할 때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도 제대로 실천 하지 못하는 엄마가 된 셈이다. 어릴 때 의 쿠온은 가게나 식당에서 내가 무의 식적으로 땡큐라는 말을 하지 않고 돌 아서면 옆에서 쿡쿡 찌르며 ‘세이 땡큐’ 라고 속삭여 나를 무안하게 했다. 남이 나를 위해 한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적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본다. 내 가 떨어뜨린 젓가락을 셀 수 없을 만큼 주워주었던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던가. 감사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깨닫게 된 지금 내 옆에는 엄 마가 없다. 감사를 느낄 때 오는 충만한 행복감은 고맙다는 말로 표현될 때 더 욱 커진다. 마음으로 감사하면서 말하 지 않는 것은 마음에도 없는 것과 마찬 가지다. 감사하는 마음은 반드시 표현 해야한다는 것을 아들에게 배웠다. 서 양인 아들이 한국인 아줌마에게 해준 가장 감사한 말은 ‘세이 땡큐!’이다.
박지반(Jivan Khelli) 작가 소개 - 경주 출생, 95년 호주 이주. - 소설 ‘자전거를 타고 온 연인’ 출간, - 에세이집 ‘미안해 쿠온, 엄마 아빠는 히피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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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획 인터뷰
2021년 금요일 2021년9월 월17일 9월 10일 금요일
김종대 ● 전 정의당 국회의원 논설위원 논설 논
“국방개혁은 민간이 주도해야$ 문민 국방장관 나올 때 됐다” 성추행을 당한 공군과 해군의 부사관이 2차 가해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원정군인 청해부대가 코로나에 집단감염됐는데도 백신 하 나 수송하지 못하는 군대. 연간 국가예산의 10%인 50조 원을 국방비로 쓰는 우리 군대의 현주소다. 세계 8번째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을 개발하는 국가의 국방부 장관은 연일 터지는 병영 내 성범죄와 방역· 경계실패의 책임을 지고 잇따라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중견 군사강국을 자랑하는 우리 군대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민 주·진보 진영의 대표적 국방 정책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국회의원은 “외 형적 성장에 부합하는 의식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군대의 척추가 고장 났다”면서 우리 군대가 첨단 정예군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초급간부인 부사관들이 희생당하는 구 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민관군 합동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전 의원을 만나 잇따라 발생하는 군대 성범죄 및 각 종 사건사고의 문제점과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을 진단했다.
숞 펺훟칺픦 훋픚픎 묾픦 ���힖 쪎 핞줆 쁢 몒믾 -퓯뫃묾픒 솚팒많젾 컿쩢횒 칺멂핂 짪 캫졂컪 묾픦 칺믾쁢 줊옮, 샎묻짊 킮왾 많 짢삳픊옪 ���앋삲. 퐪 핂얾 칺���많 짪캫몮 핖빦. “해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 릴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18년부터 성 범죄가 군대 내에 폭증했는데, 매년 1만 7,000명의 미군이 성폭력 사건으로 조 용히 군을 떠난다는 랜드 보고서가 최 근 나왔다. 문제는 신고 건수가 실제 성 폭력 사건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는 점이다. 4분의 3이 신고를 안 하거나 못하는 현실은 한국군도 똑같다. 해군 과 공군 여중사의 불행한 사건도 성폭 행 발생 3, 4개월 이후 신고를 하는 순 간 사건이 알려지고 2차 피해를 유발하 면서 조직 내에서 출구가 없이 고립되 는 식으로 전개됐다. 이번 사건은 특이 한 경우가 아니라 우리 병영 전반에 잠 재되어 있는 구조적 문제를 알려주는 신호에 불과하다. 신고되지 않은 더 많 은 병영 약자들을 감안하면 여중사의 불행한 사건은 우리 군이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않으면 곧 재난에 가까운 사 태를 맞이하게 될 거라는 일종의 신호 라 할 수 있다.” -���쭎샎펞컪 ���옪빦 힟삶맞폊 칺���많 짪캫 핳뫎핂 칺뫊쁢 핊솒 핖펖삲. 헣핂않쁢 맕 뫃맒펞컪 ���옪빦 칾픎 펂쁞 헣솒 폖캏 쿦 핖쁢 칺멂핆섾 폖짷 픒 힎 좉 핂퓮많 줂펕핆많. “최근 우리 군과 관련한 아주 대조적 인 두 건의 뉴스가 있었다. 아프가니스 탄에서 390명의 특별 협력자들을 구출 하는 작전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해 외 작전 능력이 이 정도로 발전한 건 10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반면 청해부대 코로나 철수는 기본이 안 된 작전인데, 어떤 면에서 우리 군대의 두 얼 굴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코로나 방역 대 책이 없었고 백신을 현지로 수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 무 엇보다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부대원 전 원을 수송기로 이송한 점이 유감이다. 안전지대로 귀항을 한다든지 선별 방역 을 하고 선별 격리를 한다든지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데도 함정을 버 리는 극약 처방을 했다. 전쟁이 나서 북 한군이 쳐들어오는데 부대에 전염병이 퍼졌다고 총을 버리고 도망을 가는 상 황과 다를 바 없다. 국민 여론이 방역 실 패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군이 중심을 잡지 못한 대표적인 사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핂쩖 헣쭎 슲펂컪솒 캊��� 졷컮 뮎쿪 30
칺멂핂빦 솧 펒 뮎쿪 칺멂 슿 몋몒 킲 칺멂픎 핕싾않 짪캫몮 핖삲. 묾샎 믾맣핂 핂힒 멑 팒삚많. “지난해 강화도의 탈북자 월북 사건 과 동해 목선 귀순 사건으로 해당 부대 사단장이 모두 보직 해임을 당했다. 조 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사단장 보직 해임 을 먼저 결정했는데 현명한 조치는 아니 다. 경계에 실패하면 지휘관 해임부터 하 는 게 관행이 돼 버렸는데, 병사들을 동 원해 광활한 지역을 물샐 틈 없이 경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과 학화된 경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구 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국방 안보 현실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후 진적인 사고 수습 방식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김종대 전 정의당 국회의원이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병영의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외형적으로 급성장한 군대가 그에 부합하는 인식의 변화를 동반하지 못해 후 진적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국방의 문민통제를 강조했다.
文정부가 문민통제 못하는 건 자신감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 경제보다 안보민주화 추진했다면 보다 완결된 민주주의 됐을 것
고장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우리 군 대에 척추질환이 발생한 셈이다. 우수한 자원을 병사 출신에서 선발하고 부사관 에게 권한을 대폭 부여하는 제도적 개선 이 필요하다.”
윤일병 사건 뒤 인권^복지 나아져 -묾샎펞컪 맏홓 칺멂칺몮많 믊헖쇦힎 팘 초급간부 부사관에 하중 쏠려 픎 믊쫆헏핆 핂퓮쁢 줂펕핆많. 이제 부사관에 권한 대폭 부여해야
-묾칺몋���뫊 멎���, 쩣풞핂 ���콛핆 힒 헏 묾샎 칺쩣 킪큲���솒 줆헪헞픊옪 힎헏 쇪삲. ���믊 묻읊 ���뫊 묾칺힎짷쩣풞 ���콚퐎 묾칺콚쩣풞 힎 쩣팖핂 줆헪 읊 맪컮 쿦 핖픒밚.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민관군 합동 위의 당초 제안은 평시 군사법원 폐지였 다. 전시는 워낙 특수한 상황이라 군사 법원을 운영하더라도 평시는 민간법원 에 맡기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 굳이 평 시에 군사법원을 운용한다면 군사기밀 이나 상관 모욕 등 순수한 군사범죄로 국한하면 된다. 그런데 국회에서는 성폭 행 범죄와 사망사건, 입대 이전 범죄 세가 지만 민간법원에 넘기는 괴물 법안을 통 과시켰다. 사망사건이 변사인지 범죄와 연관된 것인지 구분도 안 될 뿐 아니라, 군대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대부분이 음 주운전이나 도박, 민간인 상대 불법행위 라는 현실을 도외시한 법안이다. 군사법 원법 개정은 새로운 비극의 시작이 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군사경찰과 민간 경 찰이 관할권 싸움을 하거나 책임을 떠넘 기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우리나라 국 방비가 세계 12위였는데 지금은 6위다. 조만간 일본을 제치고 5위로 올라간다. 핵추진 잠수함과 경항공모함에 잠수 함발사미사일(SLBM)까지 도입하면서 외형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그러나 외형적 성장에 부합하는 의식의 변화는 동반되지 않고 있다. 과연 이런 식으로 선진 군대가 될 수 있는가를 자문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이번에 두 명의 여중사가 죽음으로 그걸 일깨웠다고 본다.”
문정부 국방비 세계 12위→ 6위로 외형적으론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의식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아 성폭행 두 여중사 죽음이 일깨워 전작권 환수에 높은 3단계 검증벽 협의의 틀 자체를 환수로 바꿔야 미국이 지켜준다는 환상을 벗자 여군 간부 및 군무원 성폭력 실태 조사 ●2019년 국방부 자료, 1년간 피해 경험 조사
-믆엕삲졂 펂쎉멚 맪컮 쿦 핖픒밚. “공군 부사관 사건 이후 징계 등 처벌 받은 인원이 37명이나 된다. 사고가 터 지면 희생양을 찾아 책임부터 지우는 게 군대 문화다. 군대 용어로 시범케이스를 일벌백계한다는 취지인데 일종의 단체 얼차려랑 다를 게 없다. 국민 여론에 쫓 기는 전형적인 후퇴 작전으로 후진적인 군사문화의 잔재라 할 수 있다. 법적 정 의와 공정성 바탕의 문민화된 군대 문 화가 필요하다.” -쪟폏줆 맪컮잚 푆���삲 쫂삖 묾샎 믾맣 핂 핂힒삲쁢 푾엲솒 핊쭎펞컪 빦폲 몮 핖삲.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후 군은 병사 들의 인권과 복지 증진에 매달린 결과로 병사들의 인권 문제는 이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초급간부인 부사 관이 약한 고리가 됐다. 학력 수준이 높 아진 병사들은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지 휘관들은 부대관리를 위해 부사관에게 압력을 가하다 보니 모든 하중이 초급 간부로 몰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 성폭력 피해가 대부분 부사관 계급에서 발생하는 현상처럼 군대의 척추, 허리가
성폭력 경험
0.4%
0.1%
간부
6.7% 군무원
11.4% 성희롱 피해 경험 일반 근로자
14.2%
세계 주요국가의 국방비 비교 국가
국방비
GDP
미국
6,846
224,400
중국
1,811
141,000
사우디
784
7,790
영국
548
27,400
프랑스
523
27,100
일본
486
51,500
독일
485
38,600
러시아
482
16,400
한국
425
16,463
GDP 대비 국방비
3.19% 1.28% 10.06% 2.00% 1.93% 0.94% 1.26% 2.94% 2.43%
●2019년 기준 ●단위 억달러
줂믾���몒 몋햏픊옪 짆앦 뻲풚��� 헒햏 샎찒 콚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연간 우리 군 대는 50조 원의 국방비를 쓰는 세계 6 위의 강군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핵무 기 등 북한의 전략무기를 방어하기 위 해 탐지-식별-타격을 시스템적으로 연 결하는 킬체인 구축에 전력을 집중했 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육해공 각군이 개별적인 무기체계(플랫폼)의 첨단화 에만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첨단 네트 워크전을 대비한 전력 구축에는 실패했 다고 진단했다. -줆핺핆 샎���옇핂 묻짷맪 뫊헪옪 쭏 픦 헒얃줂믾읊 혾믾펞 줂엳쁢 ������ 핆픦 혾믾 헒엳솒 뫃퍋삲. 4뼒 솧팖
픦 컿뫊읊 많삲졂.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기라는 F-22 랩터와 F-35 전투기 사이에 데이터 통신 이 안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미군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다.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은 플랫폼 위주의 국방력 건설이 낳은 딜레마가 우리 군에서도 그대로 재연되 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괄목할 만한 국방예산 증대로 한국군의 무기 체계가 거의 800종에 도달했다. 이 정도면 거의 강대국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군의 명 품목이라는 K-9자주포를 보면 아직도 사격 통제 컴퓨터가 도스 체제에 머물러 있다. 해군 함정의 스크린도 가동에 20 분이나 걸리는 유리 브라운관이다. 육해 공군 사이에 데이터 통신은 기대할 수도 없다. 첨단 무기체계만 도입한다고 강군 으로 탈바꿈하는 건 아니다. 각군이 첨 단 무기체계에 매달리면서 플랫폼 경쟁 을 벌이면 한국형 킬체인은 점점 멀어져 갈 수밖에 없다.” -헒엳 쫂맣픒 퓒 묻짷찒 흫맣핂 솧쭏팒 픦 묾찒몋햏픒 많콛킪���삲쁢 푾엲솒 빦폶삲. “재래전에서 군비경쟁은 사실 의미가 없다. 미중 사이의 군비경쟁은 우주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19년 에 이미 우주군을 창설했고 중국이 우 주군을 겨냥한 달탐사를 본격화했다. 플랫폼을 현대화해서 미국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판단한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 과 항공모함이나 전투기와 직접 대적하 기보다 시스템을 공격하는 쪽으로 전략 방향을 틀고 있다. 무기체계의 현대화 보다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방면에서 경 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우리 군은 네트워크전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다.” -줆핺핆 샎���옇핂 뫃퍋 헒킪핟헒뭚 헒 솒 칺킲캏 핂쩖 헣뭚펞컪쁢 쭖많쁳 멚 쇞삲. 짆 픦읊 펂쎉멚 힒 쁢 멚 짢앚힏많.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의미는 미국이 이제 국내 재건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다. 더 이상 대외 군사 분쟁에 개입 못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도 미
국이 한국을 지켜줄 것이라는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한미동 맹을 신주단지처럼 외치고 있지만 동맹 을 강화시키고 싶어도 강화될 환경이 아 니다. 한미 사이에 전작권 전환의 조건으 로 3단계 검증의 허들을 만들어 놓고 있 으나 너무 높은 장벽이다. 우리가 자체 방어에 충분성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전 작권을 전환할 수 있는 체제로 협의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 -줆핺핆 샎���옇픦 묻짷맪 뫃퍋 훟펞 핒 믾 뺂 줆짊 묻짷핳뫎 핒졓솒 팒힏 킲쇦 힎 팘몮 핖삲. “전투원의 생명 가치가 총체적으로 증진되면서 새로운 군대를 만들어달라 는 게 국민의 요구다. 막대한 예산을 투 입하는 만큼 이제는 새로운 선진군대로 변화하라는 주문이다. 주권자의 준엄한 요구가 담긴 국방개혁은 민간이 주도하 는 게 맞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취임 이 후 7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대부분 군사적 전문성과는 아무 상관없는 사건 사고 때문이었다. 국민을 대리하는 국 방부는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군사작전의 최고 사령탑인 합참을 통제하는 기관이 다. 그런데 국방부가 군을 대리하다 보 니 군이 국민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상 황이 돼 버린 거다. 비교하자면 교사가 교육 정책을 짜고 경찰관과 검사가 사 법 정책을 주무르는 상황과 다를 바 없 다. 통제를 받아야 될 전문 집단이 정책 을 좌지우지하면서 국가 정책이 왜곡되 는데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국방이라고 본다.” -줆핺핆 샎���옇핂 묻짷픦 줆짊���헪읊 짎 펂쭧핂힎 좉 핂퓮쁢 줂펕핆많. “자신감 부족이 문제라고 본다. 역대 정권에서도 항상 권력은 군인을 줄 세우 고 싶어 했고 군인은 정치에 줄을 대고 싶어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인의 대표를 국방장관에 앉혀서 군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악순환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 경제민주화보다 안보 민주화를 추진했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보다 완결된 체제를 갖췄을 것이다.” 김정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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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2021년 9월 17일 금요일
2021년 9월 1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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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핵공격 지시 막겠다” 美합참의장 中에 두 차례나 전화 “리 장군, 저는 미국 정부가 안정적이 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당신에게 확신을 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당신네 를 공격하거나 어떤 움직이는 작전도 수 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 든 행정부에서도 미군 최고위 지휘관 자 리를 지키고 있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 그는 지난해 10월 30일 중국 합참의장 인 리줘청 장군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해야 했다. 당시는 11·3 미국 대선을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그가 전화를 건 이유는 ‘미국이 중국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중국이 믿고 있음을 암시 하는 정보를 검토한 뒤였다. 중국을 안 심시켜 전쟁을 막아야겠다는 판단이었
워터게이트 특종 우드워드 저서 ‘위기’서 트럼프 말기 혼란 폭로 인도태평양司 훈련 연기 권고 中엔 “공격하면 미리 알리겠다” 던 셈이다. “리 장군, 당신과 나는 5년 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우리가 공격한다면 내가 미 리 전화를 할게요. 놀라게 하지 않을 겁 니다.” 밀리 의장은 이런 말까지 하며 리 의장을 설득했지만 중국 측은 쉽게 수 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현지시간) 보도한 WP 부편집인 밥 우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1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 인종차별 반대시위대를 강 제 해산한 후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가는 길에 마크 밀리(오른쪽) 합참의장, 마크 에스퍼(가운데) 국방장관이 동행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드워드와 로버트 코스타 기자의 저서 ‘위기(Peril)’의 한 대목이다. 당시 미군 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트럼프 전 대통
령의 중국에 대한 호전적인 언사 등으로 중국이 미국의 군사 공격을 경계하고 있 었다는 게 저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밀리 의장은 지난 1월 8일 리 의장과 두 번째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 통령 지지자들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 입 사태(1월 6일) 이틀 후였다. 이날은 낸 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밀리 의장에게 전 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의 핵공격 지시 가능성을 우려했던 날이기도 하다. 대선 패배에 불복하고 정권 이양을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나오던 시기였다. WP는 밀리 의장이 이날 중국 등 동아 시아를 관장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연락해 군사훈련 연기를 권고했다고 전 했다. 고위 간부회의에서는 핵무기 발사 절차를 검토하며 ‘대통령도 명령을 내 릴 수 있지만 나도 관여해야 한다’는 식
의 핵전쟁 방지 안전장치도 마련해뒀다. 결국 같은 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퇴 임하면서 핵무기 발사를 지시할 수 있는 핵가방을 가져가는 바람에 소동이 일기 도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상황 은 안정됐다. 책에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말기 상황,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비 화,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뒷얘기 등 도 담겼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 게이트’ 스캔들 특종 기자인 우드워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 취재 등을 토대로 2018년 ‘공포(Fear)’, 2020년 ‘격 노(Rage)’를 펴냈다. ‘위기’는 세 번째 책 이다.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후쿠시마 원전 격납 용기 덮개서 “1시간내 사망” 강력 방사선 확인 폐로 작업 더 어려워질 듯
鮩훈련현장 찾은 대만 총통
군복 차림의 차이잉원(오른쪽 세 번째) 대만 총통이 15일 핑둥현 자둥의 고속도로 위에서 ‘한광훈련’의 일환으로 비상 이착륙 훈련을 수행한 전투기 조종사들을 엄지를 세 우며 격려하고 있다. 한광훈련은 중국군의 무력 침공에 대비한 연례 군사훈련으로 17일까지 계속된다. 자둥=AP 연합뉴스
바이든 “대면 정상회담 합시다” 시진핑 “$” 9일 통화$ 시진핑 확답 안 해 대신 “美 강경자세 완화를” 요구 조 바이든(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시 주석이 반응 을 보이지 않아 무산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FT 보 도에 따르면,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중 관계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직접 만나 정상회담을 열자는 제안을 건넸다. 하지 만 시 주석은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고, 그 대신 ‘미국이 중국에 대해 덜 강경한 어조를 취해 달라’고 요 구했다. 소식통은 FT에 “두 정상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위구르 자 치구와 홍콩 등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 압, 대만 문제 등을 비판하며 대(對)중국 강경 노선을 취해왔다. 이에 맞서 중국 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핵심 이익’ 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FT는 “이 통화로 미 정부 관계자들은 베이징 이 계속 워싱턴을 향한 강경 노선을 유 지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다만 다른 인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비록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하긴 했으나, 중국의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진 않았 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FT에 “백악관은 시 주석이 정 상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은 이유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문이라고 믿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 주 석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1월 미얀마 방문 이후로는 중국 밖으로 나 가지 않고 있다. 이번 통화 결과에 비춰 다음 달 열리 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 중 정상이 만날 확률도 더욱 낮아졌다. 다만 두 정상이 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화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강지원 기자
고노^이시바^고이즈미 트리오, 아베 영향력 넘어설 수 있을까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29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를 포기 하고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차기 일본 총리의 윤곽 이 고노 장관,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 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의 3 파전으로 좁혀졌다. 고노 장관이 이시 바 전 간사장과 손잡은 것은 아베 신 조 전 총리의 대척점에 선 것이어서, ‘고 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이 아베의 영 향력을 넘어설지 최대 관심 포인트로 등장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15일 오후 기 자회견을 열고 “개혁에 뜻을 둔 세력 이 나뉘지 않고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 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새로운 자 민당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 지로 환경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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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고노는 절대 안 된다” 입장 의원 표가 많은 결선투표 가면 아베 측이 기시다 지원 가능성
고노 장관 지지를 표명했다. 여론조사 1, 2위를 다퉈 온 고노, 이시바 연대에 이어 일본 국민에 호감도가 높은 고이 즈미 장관까지 합세하면서 ‘인기 트리 오’가 결성된 셈이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에 기시 다 전 정조회장은 불안한 기색을 드러 냈다.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4번 타 자를 3명이나 모은 것”이라면서도 “상 대가 누구든 내 자신이 무엇을 호소하 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 대방 움직임은 신경이 쓰이지만 자신 의 싸움에 헌신한다는 생각”이라고 덧
붙였다. 하지만 인기가 곧 당선을 보장 관을 공식 지지한 것도 “고노는 절대 하는 것은 아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을 안 된다”는 아베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우군으로 맞는 것은 아베 전 총리의 영 분석이다. 다만 호소다파는 “실제 투 향력이 강한 국회의원 투표에서 마이 표는 의원 각자의 판단을 존중한다” 너스 요인이 되는 ‘양날의 칼’이다. 1차 며 ‘자주 투표’ 방식을 채택했다.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고 의원 표 도쿄=최진주 특파원 가 많은 결선투표로 넘어가면, 아베가 지원하는 다카이치 전 장관이 기시다 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역전패가 유 고노 다로 력하다. 이런 분석을 의식한 듯, 기시 다파 내에선 고노-이시바 연합을 경계하면서도 내심 “우리에게 나쁘 지 않다”며 아베-아소 측의 지원을 이시바 시게루 기대하고 있다고 지지통신이 이 보도했다. 최대 파벌로 아베 전 총 리의 영향이 강한 호소다파 가 14일 기시다 전 정조 아베 신조 고이즈미 신지로 회장과 다카이치 전 장
일본의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사고가 발생한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원자로 격납용기 덮개 표면 부근에서 예상을 웃 도는 높은 방사선량을 확인했다고 14 일 발표했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규제위는 지난 9일 격납 용기 덮개의 상단부에 무 인 로봇을 보내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 과, 예상치보다 높은 시간당 1.2시버트 의 높은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두께 60 ㎝의 덮개 안쪽에 핵연료가 녹은 잔해 수준에 필적하는 오염원이 있는 것이 원 인이다. 보도에 따르면 덮개는 안쪽 노심에서 방사선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 든 지름 12m 정도의 철근 콘크리트제로 ‘실드 플러그’라고 불린다. 3겹으로 돼 있으며, 위로부터 첫 번째와 두 번째 층 사이에 사고 시 누출된 방사성 세슘이 대량으로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 오염원 의 방사선량은 애초 시간당 10시버트 이 상으로 추정됐다. 이는 사람이 옆에 있 으면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정도다.
하지만 규제위와 도쿄전력이 지난 9 일 원격 조종 로봇으로 덮개 맨 위 표면 에 있는 2개의 구멍(깊이 7㎝)에 선량계 를 꽂아 깊이 4㎝ 부근의 방사선량을 측 정한 결과 시간당 1.2시버트가 나왔다. 이를 기준으로 실제 오염원의 방사선량 을 추정하면 시간당 10시버트를 훨씬 웃도는 수십 시버트에 이를 것으로 추 정됐다. 이 덮개는 건물 상부에 있는 데다 한 겹당 150톤 전후로 매우 무겁고 방사 선 때문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 따라 서 폐로 작업 때 어떻게 해체할지 방법 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런 상황에 서 예상보다 더 강한 방사선량이 측정 됨에 따라 폐로 작업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도쿄전력은 “고오염 부분이 있는 것을 전제로 공법을 검토하겠다”고 설 명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 전의 폐로 계획을 네 번째 개정한 ‘5차 (수정) 로드맵’을 2019년 말 발표했다. 2031년에 1, 2호기의 연료봉을 다 꺼내 고 2041~2051년 폐로 작업을 완성한다 는 내용이지만, 비현실적이라는 전문가 평가가 많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아이티 대통령 암살 배후는 현직 총리? 檢 “연루 증거 확보” 기소 요청 총리는 검사장 해임$ 정국 혼란 지난 7월 초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 에서 발생한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해 현직 총리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아이티 검찰은 범행 연루 정황이 포착된 총리에 대한 기소를 판사에게 요청했고, 총리는 즉각 담당 검사장을 해임하며 맞불을 놨다. 초유의 대통령 암살 사건을 수사 하는 검찰, 그리고 정국 혼란 수습에 매 진해야 할 총리 간 대립이 사실상 전면전 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그사이 권력 공 백과 지진 피해로 시름하는 아이티는 더 욱 더 극심한 혼돈의 격랑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 스(NYT)에 따르면,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베드포드 클로 드 검사장은 “아리엘 앙리(사진) 총리가 조브넬 모이즈 전 대통령 암살에 연루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면서 담당 판 사에게 앙리 총리를 기소하고 출국 금 지 명령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은 이미 소환장도 발부한 상태다. 의사 출신인 앙리 총리는 모이즈 전 대통령 피 살 이틀 전 차기 총리 후보자에 지명됐 고, 사건 이후 클로드 조제프 당시 임시
총리와 자리를 놓고 다투다 국제사회 지지 속에 7월 20일 공식 취 임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 앙리 총리가 모 이즈 전 대통령 사망 직후인 7월 7일 오 전 4시 3분과 4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약 7분간 핵심 용의자 조제프 바디오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무부와 반 부패기구에 몸담았던 정부 관리 출신인 바디오는 올해 5월 윤리규정 위반으로 해고됐고, 현재 도주 중인 상태다. 문제 의 통화 당시 바디오는 대통령 사저 부 근에 있었고, 앙리 총리는 한 호텔에 머 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앙리 총리는 암살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 방침이 나오자 “심각한 행정상 과 실”을 이유로 클로드 검사장을 해임하 는 강수를 뒀다. 곧바로 새 검사장도 임 명했다. 물론 클로드 검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해도 ‘앙리 총리 기소’가 가능했 을지는 미지수다. 아이티 법은 사법당국 이 국가 수반의 승인 없이 고위 공무원 을 기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현 재 대통령이 공석 상태라 사실상 앙리 총리가 국가 수반 역할을 하고 있기 때 문이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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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7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30년 경력 시드니 일반의(GP) 자말 리피
은퇴 계획 미루고 이슬람커뮤니티 백신접종 앞장서 설득력 있는 홍보통해 ‘기피 분위기’ 없애 집 앞 대형 텐트 설치.. 약 1만5천명 접종 호주에서 많은 의료인들이 코로나 와 싸우기 위해 은퇴를 미루며 고군분 투하고 있다. 진정한 의료인의 모습을 보이는 사례 중 하나로 공영 ABC 방 송이 시드니 남서부의 일반의 닥터 자 말 리피(Jamal Rifi) 스토리를 최근 보 도했다. ▲ 닥터 자말 리피 스토리: https://ab.co/3EniW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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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경력 시드니 일반의(GP) 자말 리피
닥터 자말 리피는 은퇴 후 가족과 함 께 캠핑카를 타고 호주 전역을 여행하 는 계획을 준비했었다. 의료인으로 30 년간 달려온 고된 삶을 정리하고 자연 을 벗삼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 했 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발목을 잡았다. 은퇴를 미루고 캠핑 텐트 대신 코로 나 테스트를 위한 거대한 천막을 그의 집(병원)에 세웠고 많은 시간을 그곳에 서 지내고 있다. 일이 고되고 피곤할때면 캠핑카 팜플렛을 보며 코로나 팬데믹 이 후의 삶을 그리며 현재의 고통을 달래기도 했다. 중동계인 닥터 리피는 “팬데믹 으로 인해 한 명의 일손도 부족하 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구경만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간호사인 아들 파살 리피 (Faisal Rifi)를 포함해 팀 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마치 오케스 트라 지휘자가 된 것처럼 움직인 다고 말했다. 작년 2월 중 국 우한에서 코로나 발병 기사가 쏟 아지기 시 작했을 때 닥터 리피는 바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 을 직감했다. 특히 비영어권 이민자 등 취약계층이 많이 거 주하는 캔터베리-뱅크 스타운지역에 살고 있 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 그는 버닝스에 가서 대 형 텐트를 구입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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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 리피 팀이 지역사회 백신 접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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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대형 텐트 설치해 백종 접종을 위해 앞장섰다
잘 정리해놓았던 수술복을 다시 꺼내 입었다. 치명적인 델타 변종이 호주를 강타 한 6월 닥터 리피는 가능한한 빨리 많 은 사람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 가운데 많은 허위 정보가 지역사회로 유포되는 것 을 목격했다. 닥터 리피는 스콧 모리슨 총리와 개 인적으로 친분이 두텁다. 지난 2009년 PNG(파푸아뉴기니)에 있는 호주군 2 차 대전 산악 탈출로인 코코다 트레일 을 함께 걷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그러나 호주 정부의 백신 보급 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 고 있다. 그는 특히 정부의 광고 캠페인이 크
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 민자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캠 페인이 대부분이었다. 각 문화에 맞춰 미디어 전략을 개발했어야 했다”고 단 점을 꼬집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백신 접종에 대 해 아동의 불임 위험이 있다라며 서구 사회의 음모라는 거부 분위기가 강한 편이다. 또 서구 의료진이 아프가니스 탄에서 정부의 스파이 역할을 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음모론이 나돌기도 했 다. 이런 사실이 아닌 루머들이 백신 거 부 분위기를 더욱 세게 만들었다. 닥터 리피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 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을 때 심한 악플이 수없이 달리며 괴롭힘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다른 전문가들 과 함께 라디오에 출연하고 아랍어로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백신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한 지인이 코 로나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위험 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달 라고 요청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영 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그의 지인인 칼리드 엘 마스리(Khalid Elmasri)는 “큰 고통 을 겪으며 교훈을 얻었다. 백신을 맞지 않아 후회스럽다”라면서 기침으로 힘 겨워하며 말을 이어갔다 해당 영상은 하루만에 9천명 이상이 봤는데 이후 닥터 리피는 지역 주민들 로부터 백신접종 예약 방법에 대한 많 은 문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 주 금요일까지 리피 박사 팀은 1 만4,767명에게 백신 접종을 했다. 그는 7명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레바 논의 내전 속에서 자랐다. 그의 남동생 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 그 는 좋은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던 순간이었다. 루마니아에서 의학 공부를 하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나 호주에 정착하면 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뒤늦게 호주 의사가 됐다. 그는 최근 고향인 레바논 에서 이스라엘 자선프로젝트 로자나 (Rozana)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군사 재판소에서 반역자로 치부돼 불출석 재판을 통해 10년간의 중노동 선고를 받았다. “이슬람교는 나의 종교이며 호 주는 나의 나라가 됐다. 이슬람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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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인 아들 파살 리피(Faisal Rifi)
로운 사람이 되고 좋은 영향력을 미치 는 삶을 살기 위한 가르침이 근본이다. 레바논에서 유죄 판결 보도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 해당 사항에 대해서 변 호나 정보 요청 등을 받은 적이 없다. 내가 이스라엘을 위해 일한 적은 없다. 단지 좋은 유대인 사람들과 팔레스타 인 사람들을 위한 보건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코로나로 심각한 상황 일 때 인공호흡기를 보낸 적이 있다.” 그의 딸 네마트 카르부틀리(Nemat Kharboutli)는 “의료 행위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나라와 국경을 넘어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행위로 환자들을 돕는 것은 의무”라고 말했다. 레바논 시민들이 정부의 승인없이 이 스라엘을 방문하는 것은 불법으로 해 당 판결로 인해 닥터 리피는 친척을 만 나러 레바논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 가족과 함께 모국에도 갈 수 없는 상 황이 초래됐고, 은퇴 후 여유로운 휴가 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지 역사회에 코로나가 잠식될때까지 그 는 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 고 말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B22
literature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문학지평
HANHO KOREAN DAILY |
2021년도 지난해에 이어 재외 한인문학을 구성하는 호주 한인 동포 작가들의 글을 게재합니다. 필진은 시 부문에 박기현, 장정윤, 정예지, 양오승 (가나다 순), 그리고 단편 테레사 리, 동화 이마리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격주로 시 1편과 단편 및 동화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연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지지리의 기적 이마리 어젯밤 엄마는 귀신에 홀린 듯 걸음이 빨랐 다. 동생과 나는 허덕이며 엄마를 쫓아갔다. 슬리퍼가 종아리까지 진흙물을 튀겼다. ‘철벅 철벅!’ 엄마가 돌아보지도 않고 소리쳤다. “그만 집에 가... 계속 따라오면 가만 안...!” 장대비 속에서 엄마 목소리가 계속 끊어졌 다. 등줄기로 서늘한 기운이 흘러내렸다. 나 는 동생 손을 잡아끌며 소리쳤다. “그만 울어! 제발 집으로 돌아가자.” 울부짖던 동생이 빗속에서 떨고 있었다. “강리야, 우리가 돌아가야 엄마가 온다!” 동생 손을 잡아끌고 갔던 길을 돌아왔다. 뛰 면서도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개울가에 멈추 어선 엄마가 지하여장군처럼 서 있었다. 집에 오니 우리는 물에 빠진 생쥐가 되었다. 어둠속에서 빨간 담뱃불이 빛났다. 아빠가 현 관문 밖에 서서 중얼거렸다. “감기 걸릴라.” 나는 말없이 동생에게 수건을 내밀었다. 동 생은 젖은 머리를 털며 배고프다고 했다. 냉장 고를 열었지만 빼빼 마른 빵 조각이 전부였다. “빨리 먹기나 해.” 우리는 꾸역꾸역 식빵을 삼켰다. 그것은 마 른 나뭇잎처럼 퍼석거려 목이 메었다. 곧 잠이 든 동생은 꿈속에서도 가끔씩 흐느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는데 아빠가 들어왔다. 나는 잠든 척 돌아 누었다. 술 냄새를 풍기는 아빠 가 우리를 한참 내려다보았다. 얼마가 지났는지 눈을 뜨자 장마 후 여름햇 살이 눈부시다. 어젯밤 일이 꿈은 아니었다. 아빠 방에서 풍기는 시큼털털한 냄새랑 동생 얼굴에 마른 눈물자국이 그걸 말해주었다. 동 생을 깨울까 하다 그냥 가방을 멨다. 그래도 우리를 지켜보던 아빠에게 동생을 미루기로 했다. 학교 가기 전 엄마가 걷던 길을 걷는다. 엄마 가 있을 리 없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젖은 돌계단을 따라 개천으로 내려간다. 장맛비를 뒤집어쓴 시퍼런 돌들이 얼음처럼 미끄럽다. 두 번이나 넘어져 무릎에 피 먹과 풀물이 푸르 죽죽하다. 시퍼런 풀숲 아래로 쏟아지는 물이 콸콸 소리를 지르며 쓸려간다. 개울 앞 넙적 돌 위에 서니 눈앞이 부옇게 흐 려진다. 엄마가 서 있던 자리다. 행여나 했지 만 기적은 없다. 엄마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 다. 나는 어느새 학교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 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또 지각인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데 빛나가 다가왔다. “지지리!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네가 일등 으로 오다니! 막 교실로 들어가려던 나는 엉거주춤 섰다. 빈정대는 빛나 목소리가 날카로운 가시처럼 와 박혔다. 정말 내가 어떻게 일등으로 온 건 지 모르겠다. 항상 뒷자리가 내 단골자리였는 데. 우리 반은 지난달부터 일찍 온 순서대로 앉기로 했었다. 내 진짜 이름은 지해리다. 언제부턴가 반 애 들이 나를 놀리며 지지리로 불러댔다. 지지리 못하는 게 많다면서. 사실 내가 공부를 못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왕따 당할 정도로 못 된 아이는 아닌데 말이다. 빛나가 선생님 앞으로 팔랑거리며 나간다. 머리 위의 노란 리본이 춤을 춘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응, 노란 나비가 앉았나? 빛나 덕에 교실 이 환하네.” 예쁜 빛나는 더욱 빛나고 나는 졸은 쫄면처 럼 바짝 오그라든다. 잡초에 젖은 옷에서는 쉰 내까지 난다. 눈치를 보며 엉덩이를 들어 딸 려 올라가는 속옷을 잡아 내렸다. 그때 ‘탕탕 탕!’ 창문이 흔들렸다. 모두 놀라서 창문을 보 니 수찬이었다.
“엄마아!” 유리창에 바짝 댄 수찬이 얼굴이 납작 만두 가 되었다. 빛나도 그 모습에 배꼽을 잡고 웃 었다. 납작 만두면 어떻고 둥글 만두면 어때. 어쨌든 난 수찬이 덕에 살았다. 선생님 외아 들 수찬이는 착한 애인데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순간 선생님 얼굴이 시커먼 먹지처럼 어 두워졌다. 수찬이가 복도로 사라진 후 선생님이 다시 나를 향했다. 항상 꼴찌로 오는 지지리가 최고 로 일찍 왔으니 뭔가 수상하기도 하겠지. 빛나 도 자꾸 나를 힐끗거렸다. 나는 빛나에게서 되 도록 멀리 의자 끝에 걸터앉았다. 고개를 드니 코앞에 수족관이 있다. 세상에 나, 그곳에 황색 금붕어가 노는 걸 처음 보다 니! 나는 항상 단골 지각이라 뒷자리가 지정 석인데다, 고기밥을 한 번도 주어보지 않았다. 날쌘돌이 아빠와 배불뚝이 엄마 금붕어가 껴안은 채 바위 밑으로 들어간다. 주위를 맴돌 던 새끼들도 꼬리를 물고 따라 들어간다. 새끼 들은 엄마를 놓칠까봐 안절부절 못한다. 앗! 엄마 아빠 붕어가 사라졌다. 허둥대던 새끼들 마저 없다. 건달 물풀만 김샌 듯 혼자서 흐느 적거린다. 시퍼런 물풀 아래 조약돌들이 강가에 있던 그 미끄러운 이끼돌처럼 푸르죽죽하다. 그때 빛나가 코를 막으며 소리쳤다. “선생님, 냄새 나요!” 나는 얼음놀이 때처럼 숨을 참고 정지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쉰내가 퍼져나갈 것만 같다. “그렇지, 이끼 때문이야.” 휴, 이번엔 선생님이 나를 살렸다. 나는 참 았던 숨을 내쉬었다. 선생님이 말했다. “이끼가 끼면 고기가 죽어.” “네, 선생님. 내일이 수족관 물청소 날이에 요.” “잊지 않았구나. 내일 방과 후 실시한다. 시 간 되는 친구들 함께 참여하도록.” 앗, 그러고 보니 엄마 얼굴에도 이끼가 끼었 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라며 나는 고개를 흔 들었다. 그때 깔깔대는 소리가 크게 다가왔다. 빛나가 국어책을 두드리며 종알거렸다. “지지리, 뭐해? 선생님이 너 이 동시 읽으 라 하시잖아.” 수십 개의 눈동자랑 선생님 얼굴이 확대되 어 다가왔다. “해리, 점심시간에 교무실로 와!” 따르릉 첫 교시 끝나는 종이 울린다. 아이들 이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한다. 나는 멍하니 수 족관만 바라본다. 앗, 엄마 금붕어가 나타났다. 배를 내밀고 으스대면서. 아빠 금붕어가 꼬리로 엄마 배를 다독인다. 새끼 금붕어들이 엄마 주위를 빙빙 돌며 황홀한 율동을 한다. 새끼 금붕어들은 참 좋겠다. 엄마가 절대 수 족관 밖으로 못 나갈 테 니까. 갑자기 주황색 금 붕어가 부옇게 보인다. 눈에 티끌이 들어간 것 도 아니면서. 개천으로 급히 내려가던 엄마의 모습도 그랬다. 그때가 엄마와 아빠가 큰 소리 로 싸운 후였다. 베게 가 날아다니고 TV 리모 컨이 깨졌다. 엄마 아빠 가 다툴 때면 돈, 학원비 소리가 튀어나왔다. 아 빠는 술 담배를 많이 하 다 어느 날 회사를 그만 두었다. 아니 회사를 그
만두어서 술 담배를 많이 한 건지도 모르겠다. 오전 수업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꼬르륵거리는 배꼽시계를 얼른 움켜쥔다. 나 는 나쁜 딸이다. 엄마가 가출을 했는데도 배가 고프다니. 교무실 밖에서 눈치를 보는데 선생 님이 손짓을 했다. 선생님 옆에 앉았다. “해리야. 집에 힘든 일이 있는 거 내가 다 알 아. 요즘 많은 회사들이 경제 위기를 겪고 있 지. 빨리 경제가 좋아져야 할 텐데.” 선생님이 내 무릎의 풀물을 보고도 못 본 척 했다. 그것이 창피하고 더 슬펐다. 참았던 눈 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해리야, 나랑 수찬이를 봐라. 세상에 걱정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힘들고 어려운 시간 을 잘 견뎌내야만 환한 미래가 있어.” 그때 교무실 창문이 쾅쾅거렸다. 수찬이가 하회탈처럼 너털웃음을 짓자, 선생님이 다가 갔다. 엄마 품에 안긴 수찬이는 온 몸을 흔들 며 팔을 꼬았다.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환 히 웃었다. “수찬이가 방과 후에 또 달리기를 하겠대. 패럴림픽에 나간다고. 기적이야, 기적.” 수찬이는 걷는 것조차 싫어했었다. 그러던 수찬이가 캐나다 패럴림픽 중계를 보며 달리 기를 시작했고, 노력을 거듭하다 대표로 뽑혔 다. ”해리야, 너 수업 내내 수족관만 들여다보 던데. 이끼 보았지? 돌멩이가 좁은데 갇혀서 멈춰 있으니 이끼가 끼는 거다.” “네∼” “그런데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낄 수 없단 다. 돌이 구르면서 때로는 쪼개져 제 몸을 깎 아내리고 거센 물살과 폭풍을 만나기도 해. 그 렇게 힘든 아픔을 참아내는 돌엔 이끼가 끼지 못해. 그건 기적이지. 기적은 저절로 생기지 않아. 스스로 노력해 만들어 가는 거야.”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끄덕 였다. “해리야, 목표를 정하고 네 자신을 돌처럼 굴려보는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그게 힘든 부모님을 돕는 일이지.” 얼마 후 오후 수업이 시작되었다. 내 맘속에 엄마가 들어와 앉았다. 나는 귀를 쫑긋하고 선 생님 설명을 열심히 들었다. 빛나가 고개를 갸 우뚱거렸다. “지해리, 너 오늘 뭐 잘못 먹었어? 웬 일?” 이번에는 지지리라고 부르지 않았다. 수업 후 다가왔다. “너 혹시 이 문제집 가질래? 두 권이나 있 어서.” 그걸 받아 가방에 넣었다. 빛나가 내 마음을 읽은 걸까. 운동장을 나오는데 수찬이가 트랙 을 달리고 있었다. 결승선 쪽에서 선생님이 두 팔 높이 초시계를 들어올렸다. 수찬이를 안을 듯 양팔을 벌린 엄마와 땀투성이 아들의 모습 이 마치 영화 같았다. 가슴이 뭉클해져 나도 교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케플러의 행성운동법칙 - 정신 역동적 시각에서 장정윤
장정윤시인 2007년 호주동아일보 신년문예 <철대문>으로 시 당선 2014년 한호일보 신년문예 <엄동이와 도깨비 방망이>로 희곡 당선 시집 <코알라의 난타>
집이 가까워지자 가슴이 쿵쾅거렸다. 엄마, 라고 외치며 무작정 안방으로 달려갔다. 역시 나 엄마는 없었다. 눈물이 쿡 솟구쳐 앞 이를 꽉 물었다. 아빠가 빠져나온 애벌레 껍질 모양의 이불에서는 구린 냄새가 지독했다. 코를 막은 채 창문을 활짝 열고 커튼을 젖혔다. 장마 후 따 가운 햇살이 살 속으로 콕콕 파고들었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나는 펑펑 울고 말았다. 엄마가 동생 강리랑 외갓집에 있단다. 아빠가 동생을 데리고 엄마를 찾아갔던 거다. 전화를 끊고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울 엄마가 온다!” 갑자기 삼손처럼 힘이 솟았다. 퀴퀴한 이불 을 불끈 들어 쨍한 햇볕에 널었다. 책상과 방바 닥에 빠득빠득 걸레질을 했다. 물을 틀어 설거 지도 쏴쏴 했다. 그리고 책상 위에 빛나가 준 문 제집과 책을 가지런히 펼쳤다. 집중이 잘 되는 게 기적이다. 가슴이 덜컹덜컹 설렌다. 엄마가 빨리 오면 좋겠다. 어느새 방싯 웃는 엄마 얼굴 이 보인다. 내일 학교에 일찍 가고, 수족관 물청소도 도 울 거다. 이끼가 끼면 고기가 죽는다.
제3회 한우리문학상 등단으로 동화쓰기 시작해 <코나의 여름> <구다이 코돌이><버니입호 주 원정대>등의 장편동화 출간과 현재 <캥거루소녀>출간을 앞두고 있슴. 최근 청소년역사소설 <대장간소녀와 수상한 추격자들>(2021.2)의 속편 <동학소년과 녹두 꽃> (2021.7)을 출간하였으며 시리즈로 계속 집필 중임. 이마리 전자우편 leemalhya.yahoo@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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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두자릿수 홈런 양현종 다시 마이너행
막이 올랐다 별들의 전쟁 PSG, ���큲읺믆 ��� ���펆 옪 퓒 젢킪 폏핓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유럽 축구 ‘별들의 전쟁’ 이 시작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복귀한 크 리스티아누 호날두(36)와 함께 14년 만의 챔피 언 탈환을 노린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첫 챔 피언 트로피를 위해 리오넬 메시(34)를 영입했다. 각국 유럽 리그 팀들도 언더독 반란을 준비하 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선 축구계의 ‘양대 산맥’ 호날두와 메시 모두가 움직이는 지각변동이 일 어났다. 그 원동력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 언스리그(UCL)였다. 호날두는 2018-19시즌 유벤투스(이탈리아) 로 이적한 후 번번이 UCL 결승행에 실패했다. 구 단의 경제 사정은 점차 안 좋아졌고 지난 시즌에 는 세리에A 우승에도 실패했다. 다시 한번 챔피 언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빅 클럽을 원한 호날두는 12년 만에 친정 맨유로 복귀했다.
토론토전 선발 출전 홈런 포함 2안타 탬파베이 2-0 승리, 토론토 5연승 저지 양현종 3경기 평균자책점 8.31 부진 탬파베이 최지만(30^위쪽 사진)이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최지만은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결승 홈런을 포 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최지만의 홈런은 첫 타석에서 터졌다. 2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최지만은 2볼 상황에서 상대 선발 호세 베리오스가 던진 149㎞ 직구를 우중 간 담장으로 넘겼다. 시즌 10호이자, 지난달 21 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7경기 만에 나온 홈런이다. 최지만은 이로써 개인 한 시즌 최다(19개) 홈 런을 기록한 2019년 이후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만들었다. 최지만은 2018년(10홈런)부 터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지만, 지난해 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팀당 60경기) 을 치르며 3개의 홈런에 그쳤다. 최지만은 4회 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 2루타를 쳤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과 이어지진 못했다.
탬파베이는 최지만의 결승 홈런으로 2-0으 로 승리해 토론토의 5연승을 저지했다. 케빈 캐 시 탬파베이 감독은 “스윙이 잘되고 있다. 오늘 상대 선발은 좋은 직구를 갖고 있어 정말 상대 하기 힘들었다”고 칭찬했다. 최지만은 지난달 19일 볼티모어전 이후 27 일 만에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며 시즌 타율을 0.236에서 0.242(219타수 53안타)로 끌어올렸 다. 햄스트링 부상을 극복하며 9일 복귀한 후 5 경기에서 16타수 1안타로 부진했으나, 이날 활 약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텍사스 양현종(33^아래)은 다시 마이너 리그로 강등됐다. 텍사스는 이날 우완 투수 드 루 앤더슨과 내야수 브록 홀트를 올리고 양현 종과 좌완 투수 웨스 벤저민을 산하 트리플 A 팀인 라운드록으로 내려 보냈다. 양현종은 2일 콜업된 후 3경기에서 4.1이닝 9 안타 4실점(평균 자책점 8.31)하며 부진했다. 최근 등판인 14일 휴스턴전에서는 2.1이닝 동 안 홈런 2개를 맞으며 2실점 했다. 양현종은 지난달 25일 팀 내 코로나19 확진 관련자 급증으로 빅리그에 복귀했다가 1일 다 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다시 하루 만에 재 호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즌 종료가 임박했고, 눈에 띄는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빅 리그 기회가 다시 주어지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 오고 있다. 박관규 기자 4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의 방크도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 영 보 이스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자신이 찬 연습 슈팅에 맞아 쓰러진 여성 진행요원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 호날두. 베른=EPA연합뉴스·AP뉴시스
세리 언니 가려 주세요, 누가 센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의 올 시즌 ‘최강자’ 박민지(23)와 상승 세의 ‘가을 여왕’ 장하나(29)가 한국 골 프의 ‘전설’ 박세리 초청 대회에서 우승 재대결을 펼친다. 이들은 17일부터 사흘간 충북 청주 시 세종 실크리버 컨트리클럽&갤러리 (파72^6,627야드)에서 열리는 OK저 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억 원^우승상금 1억4,400만 원)에 출 전한다. 박민지와 장하나는 올 시즌 KLPGA 투어의 흥행을 주도한 보증 수표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장 하나는 지난 12일 끝난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 이자 통산 15승째를 거뒀다. 통산 15 승은 KLPGA투어 현역 최다승이다. 우승상금 2억1,600만 원을 보태 자신 이 보유하고 있던 통산 최다 상금액을 55억629만6,712원으로 늘렸다. 장하나는 올 시즌 17개 대회에 출전 해 우승 2회 포함, 톱10에 13차례나 진 입하는 안정적인 샷감을 선보였다. 현 재 평균타수 69.7115타로 1위다.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장하나 는 지난해 1승과 2019년 2승을 모두 가을에 만들어냈다. 2013년 가을엔 이
최강자 박민지-가을여왕 장하나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서 맞대결 장, 톱10 13차례 평균타수 1위 현역 최다승, 강력한 우승 후보 박, 하반기 1승 추가 올시즌 6승 신지애의 최다승 기록도 가시권 대회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연달 아 제패하기도 했다. 과거 이 대회 성 적도 괜찮다. 7차례 출전했는데, 2013 년 우승을 포함해 5차례나 톱10에 들었다. KLPGA 투어 시즌 최고 상금 새 역 사를 쓴 박민지도 강력한 우승 후보 다. 박민지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서 공동 4위를 차지, 시즌 상금을 13억 3,330만7,500원으로 늘리며 2016년 박 성현(28)이 수립한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13억3,309만667원)을 뛰어넘었다. 2위 장하나와는 5억8,000만 원 이상 차 이가 날 만큼 압도적인 1위다. 대상포인 트도 2위 장하나에 53포인트 차 1위다. 박민지는 올 시즌 상반기에만 5승, 하반기에는 1승을 추가했다. KLPGA 투어에서 한 시즌 6승은 2016년 박성
현 이후 5년 만이다. 만약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2007년 신지애(33)가 세 운 한 시즌 최다승(9승) 기록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장하나와 박민지는 첫날 같은 조에 서 정면승부를 벌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서 활동하는 김효주(26)도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김효주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는 6위를 차지하며 한 달 가량의 휴식 후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올 시즌 김효주의 샷감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LPGA 투어 HSBC 위민 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톱10 에 네 차례 들며 상금순위와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올해의 선수 순위에서 전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조아연(21)은 타이틀 방어로 시즌 첫 승을 노린다. 주최사인 OK금융그룹의 비영리공익법인 OK배 정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골프장학 생’ 세리키즈 동기인 박현경(21)과 임 희정(21)도 시즌 멀티 우승을 위해 출 전한다. 시즌 2승을 거두고 있는 이소 미(22), 최근 상승 조짐인 최혜진(22), 시즌 1승을 거둔 이다연(24) 등도 우 승 경쟁에 가세한다. 김기중 기자
올 시즌 KLPGA 투어 ‘최강자’ 박민지(오른쪽)와 ‘가을여왕’ 장하나. 이들은 17일 충북 청주시 세종 실크리버CC에서 열리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 널에서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KLPGA 제공
빮숞, 옪 뽆잂 쿦 핖쁢 찓���엋 잶퓮 쫃뮎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이 메시를 영입 한 것도 이제는 숙원이 돼버린 UCL 우승 때문이 다. 에링 홀란드(도르트문트)와 함께 새로운 ‘빅 2’를 이루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23)를 본인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붙잡은 것도 UCL 우 승을 위해서다. 덕분에 팬들은 메시-네이마르-음 바페로 이어지는 ‘MNM’ 초호화 공격진을 볼 수 있게 됐다. 먼저 축포를 쏘아올린 것은 호날두다. 호날두 는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202122시즌 UCL 개막전 F조 조별리그 1차전 영보이 스(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최 전방 공격수 로 선발 출장 한 호날두는 전반 13분 왼 쪽에서 올라 온 브루노 페 르 난 데스 의 크로스를 골 키퍼 가랑이 사이로 통과 시키며 깔끔 하게 골을 완성했다. 역대 최다 UCL 출전 타이 기록(177회)을 세우며 쏘아올린 개인 통산 135 번째 UCL 득점이다. 잶퓮, 빮숞 컮헪몶펞솒 폏쫂핂큲펞 펻헒 메시는 16일 새벽 열리는 클럽 브뤼헤(벨기 에)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마우리 시오 포체티노 PSG 감독은 지금껏 아껴두었던 ‘MNM’ 조합을 이 경기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럽 각국의 클럽들은 호날두와 메시 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 터 언더독 반란은 시작됐다. 스위스 슈퍼리그 챔 피언 영보이스는 호날두의 선제골에도 불구하 고 맨유를 2-1로 제압했다. 경기장은 홈 팬들의 열광으로 노란색 물결을 이뤘다. 전반 35분 맨 유의 풀백 아론 완비사카의 레드카드 퇴장과 후 반 추가시간 제시 린가드의 백패스 실수가 있긴 했지만 영보이스는 자신들이 만만치 않은 클럽 임을 90분간 입증했다. 이밖에 지난 시즌 우승과 준우승을 거머쥔 첼시와 멘체스터 시티, 2019~20 시즌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 등이 아직 건재하다. 퓮엋 ���믇헒칺쁢 좉 쫊슽… ���큲 힒��� ���엋펔펂 태극전사를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독 일 라이프치히에서 뛰던 황희찬이 잉글랜드 프 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으로 이적하면서 유 럽파 선수들이 뛰는 챔스 진출 클럽은 없다. 대 신 한국의 대표 수비수 김민재(25·페네르바체)는 유로파리그를 통해 유럽클럽대항전 데뷔전을 치 를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은 유로파 하위 리그격인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 참여한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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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3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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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7일 금요일
21 B25
김소연 “앙투아네트 심정으로”$ 유진 “모성의 명암 연기 고통” 드라마 ‘펜트하우스’ 종방… 광기 연기 두 주역
김소연
<천서진 역>
20년 만에 다시 맡은 악역 스트레스로 혓바늘 돋고 악몽 “교도소서 백발 자르는 장면 가발 아닌 제 머리카락이었죠”
유진
<오윤희 역>
S.E.S. 출신으로 20년 차 배우 딸 안고 통곡하는 장면 등 열연 “섀도 싱어로 노래 부를 때 티 날 거 같아 큰 소리로 촬영”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아버지를 죽인 천서진(김소연)이 비를 쫄딱 맞고 집에 들어와 광기로 피아노 연주 를 하는 모습. 그가 꼽은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서 거울을 보며 단발로 싹둑 자른다. 후 두암에 걸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 소연은 성공을 위해 물불을 지는 상황이었다. 가발을 쓰고가리지 한 연기 않는 아나운서 역을 강렬하게 소화 가 아니었다. 9일 화상으로 만난 김소연 했다. 날카로운선고받고 이미지를3년 벗기 위해 은 “무기징역을 후 귀휴로 한동안 악역을 고사했던 김소연은 잠시 출소하는 내용의 대본을 받고20 ‘천 년 만에 다시 악역을 맡아 제2의 전 서진을 가발을 쓴 채 보내도 될까’란 묘 성기를 맞았다. 김소연은 "'펜트하우 한 감정이 들더라”며 “일주일 동안 고민 스' 시놉시스를 받고 출연을 고민했 하다 가발 쓰고 찍자는 감독님께 직접 는데, 상우 오빠(남편)가 '도전해 봐' 내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해 찍은 장 라고 한 말에 그간 내가 너무 안주하 면”이라고 말했다. 밖에 나와 멀리서 딸 려 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며 을 지켜보며 생을게임'을 마감한 천서진의 머리 "예전에 '왕좌의 보며 시즌을 는 곳곳이성장하는 하얗게 셌다. “마리 앙투아네 거듭하며 배우들을 보며 꿈 트가 프랑스 혁명으로 처형당하기 직전 꿨던 연기 욕심도 떠오르고, 그 희열 머리가 백발로 변했다고 하잖아요. 그 에 촬영하면서 울컥하기도 했다"고 래서 흰머리 분장을 해달라고 먼저 부탁 해 10월부터 '펜트하우스'를 이끈 두 고백했다. ‘핂쯚픦 했죠.” 김소연은 20뼒 잚펞 배우를 직전 화상으로 만 카메라 밖에서천서진에 김소연은‘진심’이었다. '순둥이'로 밎콚펾 종방 졶슮각각 멑’ 핂 났다. 유명하다. "정말재단을 잘해보겠습니다!" 극중 천서진은 차지하기 위해 팓펻 삲킪 솒헒 핂퓮 올해 27년차 배우는 두 손을 꼭 잡고 된다 ‘펜트하우스’ 마지막 회에서 천서진은 아버지를 사지로 몰고, 걸림돌이 '이브의 모든 것' 이후 해맑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의지를 불 허리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을 감옥에 며 친구도 절벽에서 밀어 버린다. 김소연 0년 만에 다시 악역 맡은 이유 태웠다. 극중 재산 상위 1%만 입주할 수 있는 헤라팰리스 펜트하우스의 주 '펜트하우스' 마지막 회에서 천서진 인이었던 배우의 다음 일정은 "멍 때 은 허리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을 감 리며 만화 보기"란다. "아, 이제 피아 옥에서 거울을 보며 단발로 싹둑 자른 노는 보기도 싫어요, 하하하." 다. 후두암에 걸려 머리카락이 한 움 "처음엔 고사했지만" 큼씩 빠지는 상황이었다. 가발을 쓰 “화가로서 실패해서요.” 전기아이돌의 영화 ‘토베 얀손’ 16일 개봉 원조 첫 악역 고 한 연기가 아니었다고 한다. 9일 화가로 활동하다 동화를 쓰게 된 이 화상으로 만난 김소연은 "무기징역을 “여성 관점으로 여성 예술가 삶을” 유를3년 묻자후토베 얀손은 씁쓸한 딸의 명문 예고 입시를 위해 남의 선고받고 귀휴를 받아 잠시 표정으 출 감독^시나리오 작가 등 모두 여성 로 이렇게 소하는 내용의말한다. 대본을16일 받고개봉하는 '천서진영화자식을 죽였다. 유진은 '펜트하우스' ‘토베 얀손’(15세 관람가)에 을 가발을 쓴 채 보내도 될까'란나오는 묘한 대에서 비뚤어진 모성으로 비극을 빚는 사로, 이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다. 누군가의 삶을 낭떠러지로 몰아 감정이 들더라"며 "일주일 동안 고민 ‘히트작’의 탄생그의 배경도 대사이기도 하다. 넣고않고, 들어간 학교에서 딸은자세히 예 하다 짐작하게 가발 쓰고하는 찍자는 감독님께 직접 정직한 제목이 말해주듯 영화는 대상 않는다. 수상을 앞두고 지옥의 문 내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해 찍은 장 핀술제다루지 7일 화상으로 유진 면"이라고 밖에‘무민’으로 나와 멀리서 ‘토베 얀손’은 서른 살의만난 얀손이 무명 란드의말했다. 국민 캐릭터 유명한을 밟는다. "헤라팰리스에서 설아(조수민)를 딸을 작가 지켜보며 생을 마감한 천서진의 1944년부터 부친이 세상을 토베 얀손(1914~ 2001)의 삶을 그은 화가였던 죽였다는 시실을 대본으로 뒤늦 머리는 곳곳이 하얗게 셋다. "마리 앙 무밀어떠난 1958년까지 14년의 삶을 그린다. 린다. 북유럽 설화 속 괴물이 원형인 게 알고 처음엔 납득이 어려웠고, 투아네트가 프랑스 혁명으로 처형당 대상 민은 서구권에선 동화와 만화, 애니메 얀손은 “예술가가 아니면 동정의작 가님과 많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이 하기 이션 직전 주인공으로 머리가 백발로 변했다는 얘 70여 년간 사랑받아 인” 집에서 “천재 아버지의 오점”인 딸 노력했다"며 자식을 삽 기가 온 있잖아요. 그래서 흰머리 분장다룬해하려 로 태어났다. 정치 "실제로 풍자 만화가로, 캐릭터. ‘토베 얀손’은 얀손을 키우는 입장에서 죽음을 앞둔 자식을 을 해달라고 먼저 부탁했죠." 김소연 화가로 재능을 조금씩 인정받지만 그 첫 번째 전기 영화다. 바라보는 극한의 연기가 너무 힘들었 은 천서진에 '진심'이었다. 지난 1일 폐막한 제23회 서울국제여 에겐 어디까지나 그림을 그리기 위한 다"고 고백했다. 학교 계단에서 피를 극중 천서진은 재단을 차지하기 위 성영화제 개막작으로 먼저 선보인 이 부업일 뿐이다. 예술가들 모임에서 만 흘린 채 의식을 잃은 딸을 안고 통곡 해 아버지를 사지로 몰고, 걸림돌이 영화는 성공한 예술가를 다룬 일반적 난 유부남 언론인 아토스 비르타넨과 하는 유진의 연기는 '펜트하우스' 명 된다며 친구도 절벽에서 밀어 버린 연인이 된 얀손은 삽화 의뢰로 알게 된 인 전기 영화와 결이 다르다. 감동적 성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다. 김소연은 남다른 광기로 패륜의 시장의 신스틸러였다. 딸이자 연극 연출가인 비비카 공 변주했다. 스토리의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지 유진은 시즌1에선 악역을 살인 증거를 없애 헬기를 타고 주단태(엄기준)와 천서 기 위해 휴대폰 유심칩을 씹어 먹는 진의 약혼식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모습과 피범벅이 된 손으로 집에 들어 시즌2에선 성대결절로 고음을 제대 와 눈을 희번덕거리며 피아노 건반을 로 내지 못하는 천서진의 섀도 싱어 두드린 '핏빛 연주'로 극의 공포가 굴 (무대 뒤에서 대신 노래 부르는 사람) 러갔다. 김소연은 "내 딸을 구해준 윤 로 나서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유진 희(유진)를 절벽에서 미는 대본을 받 찍을 차 때 배우 워낙이연희의 바람이 고 충격을 받았다"며 "'천서진에 번"헬기 공연은장면을 데뷔 17년 이연희 ‘리어왕’에서 1인 2역 너무 은 세 모든 소품이 날아가 아수라장에서 이입하지 말자'고 했는데 스트레스로 첫 연극 도전작이기도 하다. 정경호도 ‘엔젤스$’ 통해 도전 연기했다"며 "섀도 싱어로셋째 노래딸부를 입에 혓바늘이 돋고 악몽도 꿨다"고 이연희는 극중 리어왕의 코딜 “연극 출연 단발성 그친 사례 많아” 때 립싱크하면 티가 날 거 같아 진짜 촬영 뒷얘기를 들려줬다. 유심칩을 리아 역을 맡는다.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 큰 소리로 노래미모와 부르며 촬영했다"고 씹어 먹는 장면은 마임 연기였다고 한 랑하는 딸이자 지혜를 갖춘 여인 웃었다. 다. 김소연은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배우 이연희와 정경호 등 스크린 스타들 이다. 이연희는 왕의 익살스러운 조력자 유진은 1997년 그룹 S.E.S. 멤버로 많아 작가님이 생강 원액을 선물로 주 의연극 데뷔 소식이전해지면서 공연 팬의 역할을 하는 바보 광대역까지 맡아 1인 2 데뷔했다. K팝 1세대 아이돌로 큰 인 셨다"며 "찢어지는 소리가 나 소리 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기력이 날것으 역에 나선다. 성격이 전혀 다른 캐릭터들 기를 누린 그는 2002년 드라마 '러빙 르는 연기가 콤플렉스였는데, 이번에 로 드러나는 연극 장르 특성상 배우로서 을 표현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유'에 출연하며 배우로 새 길을 갔다. 조금 극복한 거 같다"며 웃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으로 검증을 받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미혼모('원더풀 라이프'·2005) 김소연은 1994년 청소년 드라마 인기를 배우 정경호도 국립극단이 12일 공연계에 따르면 다음 달 30일 와 억척모은 며느리('백년의 유산'·2013) '공룡선생'으로 데뷔했다. 1997년 영 서울 잇따라 명동예술극장에서 올리는 입지를 작품 ‘엔 부터 11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 역을 소화하며 배우로 화 '체인지'에서 천재지변으로 성별 젤스 인 동료 아메리카’(11월 26일~12월 26 토월극장에서 연극 ‘리어왕’이 다졌다. 배우 기태영과 결혼 그 이 바뀌어 남성으로 변한 뒤공연된다. 껄렁한 일)를두통해 연극에이런 도전한다. 퓰리처상 연기 경력 65년을 맞은 대배우 이순재가 리고 딸 출산. 순간들이 단층 연기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가 배 과 토니상 등을 올해 수상한 미국 극작가 타이틀 롤을널리 맡아 알린 화제가 있는장이 처럼 쌓이면서 20년차 배우 유토 우로 이름을 건 되고 2000년 진의 연기에도 자연스럽게 '살'이 붙 동건, 채림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이 었다. "진짜 엄마가 되고 보니 감정 이 브의 모든 것'을 통해서였다. 당시 김 “끝까지 막장이었는데, 가장 오랫동 안 열정적으로 본 황당함”(nab***). "끝까지 가장 오사 SBS 드라마막장이었는데, ‘펜트하우스’ 시청자가 랫동안 열정적으로 본 황당함" 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종방 소감이다. (na_b***). SBS전개로 드라마 전대미문의 막장 말도'펜트하 많고 탈 우스' 시청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 도 많았지만,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관 (SNS)에 올린 시즌3 종방(10일) 소감 심은 540일 동안 뜨거웠다. 시청률은 한 이다. 전대미문의 막장 전개로 말도 때 29%(3월·시즌2)까지 치솟았다. 배우 많고 탈도 많았지만, 드라마에 대한 들의 값진 연기가 화제의 땔감이었다. 김 시청자 관심은 540일 동안 뜨거웠다. 소연(41)은 천서진을 맡아 ‘악역 종결자’ 시청률은 한때 29%(3월·시즌2)까지 로 거듭났고, 유진(40)은 오윤희 역으로 치솟았다. 배우들의 값진 연기가 화 모성의 명과 암을김소연(41)은 극단적으로 보여줬 제의 땔감이었다. 천서 다. 지난해 10월부터 ‘펜트하우스’ 세시 진을 맡아 '악역 종결자'로 거듭났고, 즌을 이끈 두 배우를역으로 종방 직전 각각명화 유진(40)은 오윤희 모성의 상으로 과 암을 만났다.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지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천서진(김소연)의 섀도 싱어로 공연한 오윤희(유진). 유진이 꼽은 기억에 남는 장 면이다. SBS 제공
SBS 방송 캡처
은 남다른 광기로 패륜의 악역을 변주 했다. 살인 증거를 없애기 위해 휴대폰 입이 아무래도 편해진 게 아닐까 싶어 유심칩을 씹어 먹고, 피범벅이 된 손으로 요. '펜트하우스'는 도전의 의미가 컸 집에 들어와 눈을 희번덕거리며 한 ‘핏빛 어요. 소화할 수 없을더욱 것 같아 피아노처음엔 연주’로 극의 공포는 세게 고사했거든요." 굴러갔다. 김소연은 “딸을 구해준 윤희
하우스’ 시놉시스를 받고 출연을 고민 했는데, 상우 오빠(남편)가 ‘도전해 봐’ 무대한위말에 요정이었던 이제 일 라고 그간 내가유진은 너무 안주하려 하는 엄마다. 그는 남편과 동시에 작 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며 “예전 품 촬영에 게임’을 들어가지 않는다. 에 ‘왕좌의 보며 시즌을육아를 거듭하 서로 나눠 하기 위해서다. 며 성장하는 배우들을 보며 꿈꿨던 연기
으며 이해하려 노력했다”며 “실제로 자 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죽음을 앞둔 자식 일을극한의 하면 두 아이를 사 을"같이 바라보는 연기는 너무볼힘들 람이 없으니까요. 한 명이 일에 들어 었다”고 고백했다. 학교 계단에서 피를 가면 채 되도록 명은안고 작품을 하 흘린 의식을다른 잃은한딸을 통곡하 지 유진의 않기로연기는 얘기를‘펜트하우스’ 했어요. 아이들에 는 명장면
(유진)를 절벽에서 미는 대본을 받고 충 격을 받았다”며 “’천서진에 너무 이입하 지 말자’고 했는데, 스트레스로 입에 혓 바늘이 돋고 악몽도 꿨다”고 했다. 김소연은 1994년 청소년 드라마 ‘공 룡선생’으로 데뷔했다. 그가 배우로 이 름을 널리 알린 건 2000년 장동건, 채림 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을 통해서다. 당시 김소연은 성공을 위 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아나운서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날카로운 이미 지를 벗기 위해 한동안 악역을 고사했던 김소연은 20년 만에 다시 악역을 맡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소연은 “’펜트
욕심도 떠오르고, 그 희열에 촬영하면서 울컥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중 하나로 꼽힌다. 유진은 신스틸러였다. 시즌1에선 헬 기를 타고 주단태(엄기준)와 천서진의 약혼식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시즌2에 선 성대결절로 고음을 제대로 내지 못하 는 천서진의 섀도 싱어(무대 뒤에서 대신 노래 부르는 사람)로 나서 극에 긴장감 을 더했다. 유진은 “헬기 장면을 찍을 때 워낙 바람이 세 모든 소품이 날아가 아 수라장에서 연기했다”며 “섀도 싱어로 노래 부를 때 립싱크하면 티가 날 거 같 아 진짜 큰 소리로 노래 부르며 촬영했 다”고 웃었다. 유진은 1997년 그룹 S.E.S. 멤버로 데
“���픚펢 몮칺” ‘풞혾 팒핂솚’픦 팓펻 쪎킮 딸의 명문 예고 입시를 위해 남의 자식 을 죽였다. 유진은 ‘펜트하우스’에서 비 뚤어진 모성으로 비극을 빚는다. 누군 가의 삶을 낭떠러지로 몰아넣고 들어간 학교에서 그의 딸은 예술제 대상 수상 을 앞두고 지옥의 문을 밟는다. 7일 화 상으로 만난 유진은 “헤라팰리스에서 설아(조수민)를 밀어 죽였다는 시실을 대본으로 뒤늦게 알고 처음엔 납득이 어 려웠고, 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주고받
뷔했다. 2002년 드라마 ‘러빙 유’로 연 기 활동을 시작한 뒤 미혼모(’원더풀 라 게 중요한 시기고, 엄마든 아빠든 한 이프’·2005)와 억척 며느리(’백년의 유 명은 같이 있어 줘야 한다고 생각하 산’·2013) 역을 잇따라 소화하며 배우 니까요." 로서 입지를 다졌다. 동료 배우 기태영 양승준 기자 과 결혼 그리고 두 딸 출산. 이런 순간들 이 단층처럼 쌓이면서 올해 20년차 배우 유진의 연기에도 자연스럽게 ‘살’이 붙었 다. “진짜 엄마가 되고 보니 감정 이입이 아무래도 편해진 게 아닐까 싶어요. ‘펜 트하우스’는 도전의 의미가 컸어요. 처 음엔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 고사했거 든요.” 유진은 남편과 동시에 작품 촬영에 들 어가지 않는다. 육아를 서로 나눠 하기 위해서다. “같이 일을 하면 두 아이를 볼 사람이 없으니까요. 아이들에게 중요한 시기고, 엄마든 아빠든 한 명은 같이 있어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양승준 기자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 작가 얀손, 그녀의 열정을 뜨겁게 그리다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인 무민의 원작자인 토베 얀손의 삶을 그린 영화 ‘토베 얀손’ 중 한 장면. 얀손은 극 중 “내 길이 만화가인지, 소설가인지, 극작가인지, 화가인지 모르겠지만 모두 하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 로 그는 만화와 동화를 그리고 쓰면서도 평생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영화사 진진 제공
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비비카는 야릇한 인물. “네 그림도 좋지만 네가 그린 만화는 특별해”라며 얀손의 진 짜 재능을 끌어내주지만, 이기적이고 자유분방한 연애로 얀손에게 상처를 안긴다.
‘토베 얀손’은 얀손의 화려한 성공에 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대신 예 술과의 관계, 사랑하는 이들과의 관계 에서 그가 보이는 긴장과 불안, 희열과 좌절, 열정과 우울의 터널을 어떻게 통 과하는지 질풍 같은 감정의 여정을 보
여준다. 그 중심에는 실패한 사랑 이야 기가 있다. 자유분방하게 욕망을 드러내며 주 체적 삶을 살았던 얀손의 열정적인 삶 을 그리지만 전반적 정서는 불안하고 외롭다. 그렇다고 차갑게 가라앉은 공 기가 영화의 마지막까지 지배하는 건 아니다. 고독과 상처, 우울을 딛고 얀 손은 조금씩 성장하며 작가로서 자신 의 재능을 꽃피우고 새로운 사랑을 시 작한다. 영화 속 얀손이 상처와 술에 취해 추는 막춤과 실제 얀손의 행복한 춤을 각각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 면에 배치한 건 그러한 변화를 단적으 로 보여준다. ‘토베 얀손’은 여성의 관점으로 여성 예술가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 주목 할 만한 영화다. 감독, 제작자, 촬영감 독, 시나리오 작가 모두 여성이다. 자이 다 베리로트 감독은 “세상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자리를 찾아 헤매는 뛰어난 예술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소 개했다. 린다 베스베르그 촬영감독은 16㎜ 카메라의 거친 질감으로 20세기 중반의 유럽을 고풍스럽게 재현해내 며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얀손은 주위의 평가와 상관없이 평 생 화가로 살았다. 동성애에 대한 따가 운 눈초리 속에서도 죽을 때까지 그래 픽 아티스트였던 연인 툴리키 피에틸 라와 함께하며 사랑을 지켰다. 영화는 얀손과 피에틸라와의 관계가 시작하 는 것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영화를 제 작한 안드레아 로이터는 “얀손을 동화 책 읽어주는 나이 든 여성으로 생각하 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이 영화를 통 해 그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규범 에 도전하는 열정적이고 당찬 여성이 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스크린 스타들 연극 무대 데뷔$ 팬들 기대? 우려? 니 커쉬너의 대표작으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만연했던 1980년대 미국 사회를 풍자한 극이다. 정경호는 세련된 게이 프라이어 역을 맡아, 후천성면역결핍증 (AIDS·에이즈)에 걸린 동성애자의 애환 을 연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끝난 연극 ‘완벽한 타인’ 에는 배우 이시언이 바람둥이 남편 코지 모 역으로 무대 연기에 처음 나섰고, 배 우 정겨운은 4월 폐막한 ‘스페셜 라이어’ 에서 주인공인 택시기사 존 스미스를 연 기하며 주목받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만났던 스타 들의 연극계 진출은 연기 호흡이 긴 공연 을 통해 연기 역량을 키우는 노력으로 풀
이된다. 동시에 편집 없이 관객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공연 예술 특성상 연극 무대는 연기력검증 시험대도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연극 팬 사이에서는 스크린 배우들의 무대 참여에 대한 호오 가 갈린다. 톱스타를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어 반기면서도 일부 배우의 연기 역 량에 대한 선입견도 여전하다. 공연 애호 가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특정 배우의 연극 데뷔를 둘러싸고 “무 대 위 발성은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닌데 걱정된다”거나 “평소 연기력 보 면 소화 가능한 역할인지 모르겠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유명 배우들의 연극 데뷔 소식은
‘리어왕’과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연극 무대에 데뷔하는 배우 이연희(왼쪽)와 정경호. VAST엔터테인먼트·오름 제공
코로나19로 침체된 연극계에 활력을 불 어 넣는 효과도 있다. 다만 김명화 연극 평론가는 “스크린을 중심으로 활동했 던 배우들의 연극 출연은 단발성에 그친
사례가 많았다”면서 “해당 작품은 반짝 주목을 받겠지만 연극계 전체에서의 의 미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재진 기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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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7일 금요일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HANHO KOREAN DAILY |
오렌지 없는 오렌지와인$ 묘하게 중독되는 매니큐어 향 ‘반전의 연속’ ���믊 뺂���엂 퐎핆쿛핂빦 짢펞 많쫂졂 ‘폲엚힎 퐎핆’뫊 ‘빹’핂 뿖펞 잜핂 씖삲. 핂 숞 퐎핆핂 푢흦 ‘’컪핆힎, 힎빪 ���엊펞 캂 펆믗 쉲옪 뫎엶 힖줆픒 졕 ���옎 짩믾솒 삲. 젊헎, 폲엚힎 퐎핆픎 폲엚힎옪 잚슲힎 팘쁢삲. 옪헪 퐎핆뫊 캗핂찒킅 핂 퐎핆픎 샇펾 솒옪 잚슮삲. 2004뼒 폏묻픦 퐎핆 쿦핓펓핞 섾핂찒슪 찒많 캗맞픒 쫂몮 ‘폲엚힎 퐎핆’핂않 쭎읂핞몮 헪팖 쭧픎 핂읒핂삲. 믾쿮헏 푷펂옪쁢 짣캗픒 씮펂 ‘팾쩒 퐎핆(Amber Wine)’핂않 ���삲. 벛힖픒 벦 뻱펂 짪킪���믾 쌚줆펞 ‘벛힖ퟆ 짪쇪(skin fermented) 핂 퐎핆’, ‘벛힖 ���푷쇪(skin macerated) 핂 퐎핆’, ‘큲��� ������ 퐎핆(skin contact wine)’핂않몮솒 삲.
그런데, 분명 색은 로제와 비슷한데 ‘화이 트’ 와인이라니. 여기엔 이유가 있다. 로제 와 인은 레드 와인에 쓰는 적포도로 만든다. 로 제의 핑크 빛깔은 적포도 껍질에서 비롯한 다. 색으로만 보자면 화이트 와인은 청포도 로만 만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적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도 있다. 적포도 껍질을 제거하고 과육으로 주스를 내 발효시키면 화이트 와인이 된다. 반면, 화이트 와인의 한 종류인 오렌지 와 인은 청포도로만 만든다. 다만 레드 와인을 발효할 때처럼 껍질과 씨(때로는 줄기까지) 와 함께 수일에서 수주, 길게는 수개월 발효 한다. 껍질 침용 시간에 따라 황금색부터 분 홍빛 재색, 오렌지색, 호박색, 구리색까지 색 감이 달라진다. 물론 품종이나 빈티지, 양조 시 산소와의 접촉 여부 등 생산자의 양조방 식에 따라서도 색깔이 달라진다. 껍질에서 탄닌을 비롯한 페놀성 화합물 등 여러 성분 또한 추출되기 때문에 풍미도 달라진다. 이 러한 성분들은 와인의 구조감에 영향을 줄 뿐더러 와인이 산화되지 않도록 도와 색감 과 와인의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묻펞컪 퓮쇦믾밚힎 이렇게 만들어지는 오렌지 와인은 한마디 로 색, 풍미, 탄닌의 스펙트럼이 넓어 클래식 한 스타일에서 개성 넘치는 펑키한 스타일까 지 다양하다. 사람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리 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렌지 와인은 4~5년 전부터 한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이탈리아 북 부, 슬로베니아, 조지아를 중심으로 오스 트리아, 크로아티아에서도 생산했다. 요 즘은 유럽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생산하 고 있다. 초기 생산지에 ‘와인 발상지 조지아’를 언 급한 데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오렌지 와인 은 그곳에서 수천 년 전부터 만들었다.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와인이 아니다. 과거 조지아에서는 입구만 빼고 땅에 묻은 크베 브리(조지아식 암포라) 항아리에 으깬 포도 를 통째로 넣어 발효해 와인을 만들었다. 그 러다 소련의 지배를 받던 시절 이 전통 양조 법은 한동안 맥이 끊기기도 했다. 오렌지 와인의 메카라 불리는 이탈리아 북동부의 프리울리와 슬로베니아 서부의
와인 발상지 조지아서 수천년 전 생산 항아리에 으깬 청포도를 넣고 발효 2차 세계대전 후 한동안 양조법 잊혀 伊 그라브너^라디콘, 20여년 전 되살려 “결함투성이”“이상해” 혹평받던 와인 ‘부활’한 껍질 침용 화이트와인 인정 두 거장의 ‘리볼라 지알라’ 마셔보니 날카롭지만 깔끔$ 풍미 환상 ‘신세계’
고르슈카 브르다 지역 역시 사정이 비슷했 다. 기록을 보면, 이 지역에도 조지아와 비슷 한 방식으로 와인을 만드는 전통이 있었다. 1844년 마티야 베르토베츠라는 슬로베니 아의 성직자는 그의 저서 ‘슬로베니아의 와 인양조’에서 4~7일간 껍질째(적포도든 청포 도든) 침용해 발효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멾 ���컿핂” 찒 짩섦 ‘폲엚힎 퐎핆 팒쩒힎’ 하지만 20세기 급변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에 이 지역도 휘말리고 말았다. 양차 세계대 전과 냉전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동안, 이 지 역을 포함한 국경 마을들은 오스트리아·헝 가리제국이었다가 이탈리아와 유고슬라비 아로, 다시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로 바뀌 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역의 전통 와인 양조 법은 간신히 맥을 이을 뿐이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현대식 와인 양조법 이 들어오자 전통 방식은 시나브로 잊히고 말았다. 그러나 ‘정신만 살아 있으면 형체는 언제 든 부활한다’고 일찍이 박은식 선생이 말 씀하시지 않았던가. 이탈리아의 양조가이 자 슬로베니아 혈통인 ‘요슈코 그라브너’ 와 ‘스탄코 라디콘’은 술도가의 장인 정신 으로 전통 양조법을 연구했다. 마침내 20 여 년 전, 전통 양조법을 되살려 와인을 빚 어냈다. 특히 요슈코 그라브너는 현대적 방식으 로 ‘맑고 깨끗하고 아로마가 풍부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생산자였 다. 그가 만든 와인은 애호가는 물론 평론가 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렌지 와인은 청포도를 껍질째 수일, 수주, 수개월 동안 발효시켜 장기간 숙성시켜 만든다. 호박색을 띠어 앰버 와인, 껍질째 발효된 화이트 와인, 껍질 침용된 화이트 와인, 스킨 콘텍트 와인이라고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와인 발상지인 조지아의 크베브리(암포라 항아리). 수천 년 전부터 땅에 묻은 크베브리 안에 차차(Chacha·포도껍질, 줄기, 씨)를 넣고 발효 숙성시켜 와인을 만든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위키미디어
펫낫 시음회가 최근 서울 성수동의 내추럴와인바에서 열렸다. 펫낫은 페티앙 나튀렐의 준말로, 자연적으로 생긴 기포라는 뜻이다. 마인어스 인스타그램 (@mineus.seongsu) 캡쳐
오렌지 와인의 르네상스를 일으킨 두 거장인 요슈코 그라브너와 스탄코 라디콘의 ‘리볼라 지알라’로 만든 오렌지 와인. 김성실 제공 30
그러나 그는 자신만의 와인을 빚기 위해 프랑스 부르고뉴의 양조법을 배웠고, 1987 년에는 캘리포니아에도 방문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와인을 찾 을 수 없었다. 1994년, 문득 그는 ‘할아버지의 양조법’을 떠올렸다. 청포도를 껍질째 발효시키는 방 식이었다. 시험 삼아 이 방식으로 양조한 와 인을 맛본 뒤 그는 확신을 얻었다. 1997년부 터는 현대식 양조법을 버리고 대형 슬라보니 안 오크통과 친구에게 선물받은 조지아 크 베브리를 이용해 전통 양조법을 되살려 와 인을 만들었다. 그는 되살린 전통 양조법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2000년 조지아를 방문해 껍질 침 용 와인을 맛보고는 자신의 방식이, 자신의 와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조지아 의 크베브리를 프리울리의 오슬라비아까지 어렵게 공수해, 2001년부터는 크베브리에서 껍질 침용된 화이트 와인을 양조하고 있다. 게다가 토종 품종 ‘리볼라 지알라(=레불라)’ 에 공을 들여 자신의 와인을 완성해갔다. 지 금도 조지아에서는 크베브리 양조법을 서방 에 알린 그를 고마워한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람 살이는 ‘새옹(塞翁)의 말(馬’)이니까. 그라브 너의 와인을 맛본 이웃과 평론가들은 하나 같이 혹평했다. “전부 산화됐네” “불안정해” “결함투성이야” “이상해”. 이탈리아의 저명 한 와인 매체 ‘감베로로소’ 역시 “요슈코 그 라브너가 제정신이 아니다”며 끔찍한 평가 를 내렸다. 요슈코 그라브너는 그럼에도 고집스레 자신의 와인을 빚을 뿐이었다. 혹평하던 이 들도 하나둘 그의 와인에 관심을 보였다. 그
러더니 마침내는 숙성향과 풍미가 훌륭하다 는 평가가 나왔고, 지금은 없어서 못 팔 정도 로 인기가 있다. 요슈코 그라브너의 여정에는 함께하는 동 료들이 있었다. 국경 너머 슬로베니아의 생 산자들도 있지만, 같은 마을에서 와인을 만 들던 스탄코 라디콘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요슈코 그라브너와 더불어 오렌지 와인의 두 거장으로 꼽히는 동료이자 경쟁자였다. 스탄코 라디콘은 그라브너의 권유를 받 고는 자동차 정비일을 관두고 와인에 뛰어 들었다. 20년을 함께 한 둘은 비슷한 시기 에 ‘껍질째 발효한 와인’을 만드는 시도를 했 고, 첫 빈티지로 1997년산 앰버 와인을 동시 에 선보였다. 이들 덕분에 ‘부활’한 껍질 침용 화이트 와인은 오렌지 와인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얻어 지금에 이른다. 오렌지 와인은 대체로 공통된 향이 있다. 이를 두고 ‘숙성향이 나는 복합미’라고 말하 는 이들도 있고, ‘산화되어 결함이 있는 향’ 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이 향은 쉽 게 말해 ‘매니큐어 냄새’ 비슷하다. 오렌지 와 인 앰버서더인 한건섭 대표는 한 유튜브 채 널(저스트 드링크)에 출연해 이탈리아, 슬로 베니아, 오스트리아 오렌지 와인 생산자들 이 주축이 되어 여는 “OWF(Orange Wine Festival, 공식기관은 아님)에서는, 오렌 지 와인은 오렌지 껍질향과 매니큐어 향이 나야 한다”는 특징을 공유한다고 전하기 도 했다. 빮���옻힎잚 밢븢 ‘읺쫊않 힎팚않’ 잖켢쫲섢삖 필자는 최근 예의 두 거장의 오렌지 와인 을 시음할 기회가 있었다. ‘리볼라 지알라’ 품 종으로 만든 와인이었다. 사실 그동안 맛본 오렌지 와인은 색, 맛, 향, 품질이 천자만별인 데다가, 맛과 향이 오렌지 와인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의 평을 긍정하게끔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두 거장의 와인은 새로운 충 격이었다. 말 그대로 ‘신세계’를 발견한 느낌 이랄까. 오렌지 와인의 언뜻 산화된 듯한 ‘문제의 향’에서는 복합미와 균형감을 갖춘 발랄한 상큼함이 느껴졌다. 잔에 담긴 오일리한 구 리빛 오렌지 와인은 그윽하고 고요한 자태 를 뽐내는 가운데 천변만화(千變萬化)했다. 날카롭지만 깔끔한 산도, 입안을 꽉 조이는 탄닌과 미네랄리티, 은은한 매니큐어향과 오렌지껍질향은 물론이고, 레몬, 자몽, 사과, 새콤한 캔디, 복숭아, 살구, 바나나향에 이어 홍차향이 올라올더니 삼나무, 라벤더향이 풍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꿀향, 커피향이 그윽해질 무렵 바이올렛향을 담은 분 냄새 와 희미한 된장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여러 향이 번갈아 올라와 교차하면서 방 안을 채웠다. 오렌지 와인을 꺼리던 지인에
게도 맛을 보였다. 평소 같으면 질색할 법도 한데, 그날의 와인에서는 레드와인에서 나 는 체리향이 느껴진다며 강경하게 쳤던 바리 케이드를 슬그머니 물리는 표정이었다. 폲엚힎 퐎핆픎 펂싢컪 퍟혾밚 오렌지 와인의 신세계를 경험했으니, 오렌 지 와인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 두 가지는 짚 어야겠다. 첫째, 오렌지 와인은 내추럴 와인일까? 오 렌지 와인은 양조 방식의 한 종류일 뿐이다. 내추럴 방식으로 만드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즉, 둘은 동격이 아니다. 둘째, 오렌지 와인은 암포라나 크베브리 에서 양조할까? 아니다. 극히 소수의 와이너 리에서 그렇게 양조할 뿐, 대부분은 스테인 리스스틸 탱크나 커다란 오크통 등에서 양 조한다. 심지어 조지아에서도 10% 정도만이 크베브리에서 양조된다. 핞펾큲얺풂 믾, 빹 오렌지 와인에 취하기 전에 서두에 언급한 펫낫으로 넘어가자. 펫 낫( P é t N a t ) 은 ‘페티앙 나 튀렐 (Pétillant Naturel)’을 줄인 명칭이다. 페 티앙은 ‘기포’로 나튀렐은 ‘자연스럽게’로 번 역할 수 있다. 즉 ‘기포가 자연스럽게’ 생성된 다는 뜻이다. 발효 중인 와인을 병에 넣어 밀 봉해 발효를 마무리하면, 병안에 2~3기압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생기기 때문에 붙은 이 름이다. 비교적 탄산감이 약한 ‘약발포성’으 로 펫낫 대부분은 왕관 마개로 병을 막는다. 펫낫 역시 갑자기 등장한 와인이 아니다. 1531년, 프랑스 남부의 리무(Limoux) 지역 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발효가 끝났다고 여긴 오크통을 셀러에 보관했는데,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가자 오크통 속에서 재발효되어 자연스럽게 기포가 일었 다. 이 방식을 ‘앙세스트랄(선조들의 방식)’ 이라 한다. 지금도 리무에서는 전통 방식 그대로 와 인을 빚는 원산지가 있다. 블랑케트 메토 드 앙세스트랄(Blanquette méthode ancestrale) AOC이다. 블랑케트(모작) 품종을 선조들의 방식으로 빚은 와인이라 는 뜻이다. 앙세스트랄 방식으로 만든 펫낫 은 맛은 물론이고 마시는 재미도 있어, 호불 호 없이 인기가 많다. 아참, 펫낫은 화이트, 로제, 레드 뿐만 아니라 오렌지 와인으로도 만든다. 오렌지 와인과 펫낫은 수백 년, 수천 년의 역사를 넘어 21세기 우리에게 도달했다. 와 인이 인간에게 내린 자연의 선물이라고 한다 면, 두 와인은 전통을 빚어놓은 선조들의 선 물임에 틀림없다. 그러고 보면, 오래 두고 가 깝게 사귀는 벗이 친구만인 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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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HANHO KOREAN DAILY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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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000보만 걸어도 조기 사망 위험 70% 줄어든다 코로나19 유행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운동이 부족한 사람이 크게 늘었다. ‘건강을 위해 운동 좀 해야 하는 데’라는 생각은 많이 하지만 실천에 옮 기는 사람은 드물다. 이럴 때 손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 바로 ‘걷기’다. 걷기는 100개 넘는 근육을 움직여 긴장을 풀어 주고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 준다. 걷 기 운동을 하기 좋은 완연한 가을이다. 하루에 최소한 10분 정도만 ‘활기차게 걷기(brisk walking)’를 실천해보자. 뮪���헏픊옪 멅믾잚 솒 팣 5~10च Hg 썶펂혆 걷기 운동 효과는 매우 좋다. 중년에 하루 7,000보씩만 걸으면 조기 사망할 위험이 70%까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가 최근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연구팀이 38∼50 세 2,110명을 대상으로 2005∼2006년 가속도계를 착용한 뒤 10.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최소 7,000보를 걸으 면 그 미만으로 걷는 사람보다 10여 년 뒤 사망할 가능성이 50∼70% 낮았다. 연구팀은 “하루 1만 보가 건강한 걷기 운동 기준으로 종종 제시되지만, 1만 보 걷기가 사망 위험을 추가로 줄이는 데 별 관련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4,840명을 10년간 추적 조사 한 결과, 하루 4,000보 미만으로 걷는 사람을 기준으로 할 때 하루 8,000~1만
美 매사추세츠대 10.8년간 연구 1만보 걷기는 추가 효과 없어 규칙적실행땐 혈압 5~10Hg↓ 빠르게 걸어야 근육 활성화 발은 뒤꿈치가 지면에 먼저 닿게 3 정도 1주일에 3~4회 바람직
2,000보를 걷는 사람의 추적 기간 중 사 망 위험은 49%였고, 하루 1만2,000보 이상을 걷는 사람의 사망 위험은 35% 로 줄었다. 걷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혈압이 5~10㎜Hg 정도 떨어지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많아지고 중성지방은 적 어지므로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도 낮아진다. 걷기 운동은 또한 다리 근육을 단련 하며 관절 기능을 좋게 해 골밀도를 높 일 수 있다. 갱년기 여성이 걷기 운동을 하면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 고 근육량을 유지해줄 뿐만 아니라 체 중 감량 효과도 뛰어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매 주 150분 이상 보통 강도의 신체 운동, 75분 정도의 강도 높은 신체 활동을 권 고하고 있다. 5~10쭒 큲엖��� 슿 훎찒풂솧 퍊 걷는 것도 운동이다. 따라서 걷기 전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제대로 운동하기 어려운 요즘 하루 최소한 10분 정도만 투자해 활기차게 걷기 만 해도 건강을 다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에 맨손체조 등 준비운동을 통해 체온 을 적절히 높여 근육을 이완해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이효범 강동성심병원 정 형외과 교수는 “걷기 전에 반드시 5~10 분 정도 스트레칭해 무릎·허리 관절을 이완해야 한다”고 했다. 스트레칭은 허 리 무릎 다리 발목 목 어깨 팔 손 순으 로 한 동작을 15~30초 유지하면 효과 가 좋다. 스트레칭이 익숙하지 않다면 5~10분 간 제자리에서 뛰거나 가볍게 달리기를 한다. 걷기 운동을 한 뒤 아플 수 있는데, 이는 대개 잘 쓰지 않던 근육을 움직여서 생긴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증상이 사 라지지만 계속 아프고 불편하면 전문의
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 수는 “걷기를 할 때에는 KF94 마스크 가 아닌 KF80 마스크, 덴털 마스크나 비말 차단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 다”고 했다. 펂큺엏 멅힎 잞몮 찶읺 폲앦 멆펂퍊 걷기는 어슬렁거리며 그냥 걸으면 운 동이 되지 않는다. 빠르게 걸어야(속보) 온몸의 근육이 활성화되면서 영양소나 산소 소비량이 현격히 늘어난다. 따라서 군대 행진과 비슷할 정도로 ‘적극적으 로’ 빨리 오래 걸어야 좋다. 걷기는 속도보다 지속 시간이 중요
하다. 박윤길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 의학과 교수는 “45분 이상, 3㎞ 정도를 1주일에 3~4회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했다. 걷기의 올바른 자세는 양발 끝을 11 자로 두고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 를 뺀 정도를 유지하면 좋다. 배를 내밀 거나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게 아랫배 와 엉덩이에도 힘을 주고, 허리와 목은 곧게 펴되 턱은 약간 당겨 시선은 약간 올린 상태로 앞을 보아야 한다. 어깨는 자연스럽게 펴서 가슴을 가볍 게 앞으로 내밀어 체중이 약간 앞으로 쏠리는 듯하게 한다. 발은 뒤꿈치가 지 면에 먼저 닿도록 한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조금 두꺼운 면 양말과 밑창에 쿠 션이 충분한 운동화를 신어야 발이 지면 에 닿을 때 몸이 받는 충격을 줄이고 낙 상으로 인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비만이라면 걷기 운동을 할 때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가볍게 걸어야 한 다. 하지만 몸무게를 줄이려고 걷기 운 동을 한다면 30분 이상 지속해야 효과 가 있다. 한승훈 한양대 구리병원 재활의학 과 교수는 “비만인 사람이 걷기 운동을 시작한다면 평탄한 곳에서 10~20분 정 도로 시작해 시간을 점점 늘리면 좋다” 고 했다. 무릎 관절염 환자도 꾸준히 걸어야 관절염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무릎 관 절염 환자가 걷기운동을 할 때는 주 3~4 회를 넘지 말아야 한다.
붙이는 무통증 주사 마이크로니들 개발 중 코팅·용해형 등 5가지
어른이나 아이나 주사는 두렵 다. 주사 두려움 때문에 어른 중에 서도 주사 대신 먹는 약(경구제)을 처방받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렇게 주사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사람 머 리카락 굵기의 3분의 1 정도로 모 기 침만큼 가는 미세한 침을 이용 해 피부에 약물을 전달하는 ‘마이 크로니들 의약품’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파스처 럼 몸에 붙이면 미세 침이 피부에 미 세한 구멍을 만들어서 피부 내부에 약물을 투여하는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이다. 주사 바늘 때문에 생기 는 통증·감염 등을 막을 수 있고, 기 존 패치제보다 피부 투과율이 높아 효과적으로 우리 몸에 약물을 전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유방암 수술 후 붓고 아픈데$‘코끼리 팔다리’림프부종 탓? 우리 몸에는 혈관과 나란히 온몸을 순 환하는 림프관이 있다. 림프관은 노폐물 이 흘러가는 통로다. 정거장 역할을 하는 림프절이 겨드랑이와 골반, 서혜부(사타 구니)에 있으면서 우리 몸에서 생기는 노 폐물을 청소하고 면역기능도 담당한다. 림프액이 흐르는 림프관이 망가지면 림프액이 혈관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팔· 다리 등에 고여 퉁퉁 붓는다. 복부·목·머 리·얼굴·눈 등에도 생길 수 있다. 이를 ‘림 프부종’이라고 한다. 윤을식 고려대 안 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코끼리 팔다 리’로 불리는 림프부종 환자가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림프부종으로 병 원을 방문하는 환자도 지난 10년간 3배 이상 급증했다”고 했다. 림프부종은 선천적으로 림프관이 발 달하지 못했거나 수술·외상 등과 같은 후천적인 이유로도 생긴다. 림프부종이 생기면 통증·이상 감각 등과 함께 팔다 리가 비대해지고 감염이 반복된다. 림프부종이 악화하면 림프액 정체로
‘코끼리 팔다리’로 불리 는 림프부종 환자가 국 내에서만 10만 명 정도 로 추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인해 부은 팔이나 다리에 염증이 생기고 온몸에 감염돼 패혈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우울감·자신감 저하·대인기피증 등 정신건강 문제까지 발생해 삶의 질이 크 게 떨어진다. 림프부종은 유방암·자궁경부암 등 암 절제 수술 후 혹은 방사선 치료 후 많 이 발생한다. 특히 유방 절제술·림프절 절 제술·조직 검사를 받은 사람에게 발생률 이높다. 유방암의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의 22%,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의 6%에 서 수술을 고민해야 하는 정도의 심각 한 림프부종이 발생한다.
유방암 수술 후 발생한 림프부종의 경우 유방 절제술을 시행한 쪽의 팔 전 체가 붓는 것이 주증상이다. 통증과 팔 저림이 동반되기도 한다. 림프부종 초기에는 부종이 심하지 않 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운데, 초기에 는 림프관이 유연하게 늘어나 어느 정도 적응한다. 하지만 림프부종이 만성화되 면 림프관이 점차 동맥경화된 혈관처럼 딱딱하고 가늘어지면서 림프관이 제대 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림프부종이 악화되면 열감과 사소한 상처에도 감염돼 열이 나면서 패혈증으 로 악화할 수 있다. 특히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을 겪는 환자는 암 환자인 만 큼 면역력이 약해 감염이 생겼을 때 항생 제 치료를 적절히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위 협할 수도 있다. 림프부종은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할 수 있기에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초기에는 보 존적 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압박 붕대나 스타킹, 기계 등을 이용한 압박 치료, 마사지 요법, 완화 요법 등으로 팔에정체돼있는 림프액을 물리적으로 짜 내 부종을 줄여준다. 하지만 림프관이 제 대로 기능하지 못할 정도로 림프부종이 악화되면 보존적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문경철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교 수는 “림프부종이 심해 팔 이상 증상 및 잦은 염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림 프부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 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림프관을 실시간으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및 현미경을 이용해 0.6㎜ 이하의 혈관 봉합이 가능한 초미세 수술
의 성공률이 향상됐다. 수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림프부 종이 심하지 않으면 림프-정맥 우회술을 시행한다. 팔에서 3~4군데를 절개해 기 능이 남아 있는 0.3~0.6㎜ 정도의 림프 관을 찾아 림프액이 정맥을 통해 빠져나 갈 수 있도록 우회하는 수술이다. 림프 부종이 심하면 사타구니·상쇄골·겨드랑 이 등 다른 부위 림프절을 이식하는 수 술을 시행한다. 문경철 교수는 “림프부종 수술을 받 으면 20~30%가 완화됐다”며 “수술의 주 목적은 림프부종 완화도 있지만 악 화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암 환자 산정 특례 (본인 부담률 5~10%)를 받을 수 있다. 문 교수는 “최근에는 유방암 제거와 림 프절 절제술과 동시에 림프부종을 예방 하기 위한 목적으로 림프-정맥 우회술 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신의료술인 만큼 정부에서 건강보험 급여화를 검토 중”이 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건강한 식단, 멀지않은 곳에있다 헬스 프리즘 환자나 지인들에게서 건강에 좋은 식품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건강에 좋다는 ‘지중해 식단’ ‘구석기 식단’ ‘원 푸드 다이어트’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개 ‘하버드 건 강 식단(Harvard healthy diet)’ 을 권한다. 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식사를 한 접시에 담는다고 할 때 절반을 과일·채 소로 채운다. 남은 절반을 다시 2분의 1로 나눠 한 곳에는 현미와 같은 통곡 물, 남은 부분에 양질의 단백질을 담 는다. 양질의 단백질은 생선과 콩, 우 유와 유제품, 견과류 등이다. 여기에 물과 식물성 기름을 곁들이면 하버드 30
건강 식단이 완성된다. 이것이 왜 건강한 식단인지를 뒷받 침해주는 뉴스들이 최근 보도됐다. 제 목은 이렇다. ‘이 음식 자주 먹으면 실 명 위험 증가?’ ‘핫도그 한 개 섭취, 기대 수명 36분 단축’ ‘호두가 장수 비결? 기대 수명 증가에 도움’… 첫째 뉴스에서 실명 위험을 높이는 식품으로 ‘가공육, 정제된 곡물, 튀긴 음식, 고지방 음식’이 꼽혔다. 이를 자 주 먹으면 황반변성이 생길 위험이 3배 높아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고지방 등 혈액 속 노폐물은 몸의 여 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혈관을 막는 등 말썽을 일으키는데 이 중 하나가 눈의 황반 부위 혈관이다. 그러면 황반 주위 에 새 혈관이 엉겨붙으면서 시력이 떨
어지는데 이것이 황반변성이다. 황반 은 시세포가 밀집돼 시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은 시력 감소나 상실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반대로 과일과 채소, 생선과 올리 브유, 콩류, 견과류를 먹으면 황반변 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둘째 뉴스는 미국 미시간대 연구를 인용하고 있는데 가공육 1g을 섭취하 면 기대 수명이 27초가량 단축되는 것 으로 나타났다. 핫도그를 한 개 먹으면 가공육(61g) 때문에 기대 수명이 27분 단축되고, 소금과 트랜스지방에 의한 기대 수명 단축 9분까지 합쳐 수명이 36 분 짧아진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셋째 뉴스는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
학원 연구팀이 9만여 명을 20년간 추 적 관찰한 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이 에 따르면 주 5회 이상, 1회에 30g씩 호두를 먹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14% 줄었으며, 기대 수명은 1.3년 증 가했다. 이들 뉴스에 인용된 연구들을 요약 하면 챙겨 먹어야 할 것은 채소, 과일, 견과류, 생선, 식물성 기름, 콩, 유제품 등이다. 채소와 과일은 워낙 종류가 많으니 편식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 일과 채소는 각각 하루에 5종씩 먹는 것이 권장된다. 반면 섭취를 줄이거나 피해야 할 음 식은 가공육, 정제된 곡물, 육류, 소금, 설탕 등이다. 이들 식품이 심혈관 질환 위험, 사망 위험 등을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여러 연구들이 의학저널에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길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이 있 다. 도(道)는 가까이 있는데도 사람들 은 먼 곳에서 이를 찾으려 한다는 맹자 의 말씀에서 나왔다고 한다. 도가 가 까이 있듯이 건강한 식단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럼에도 건강한 식단을 실천하려 하지 않고, 몸에 좋 다고 하는 식품이 나 건강기능식품 등 을 찾아 먼 곳을 헤 매는 현대인이 너 무 많다.
마이크로니들 패치. 부산대기술지주회사 제공
달한다. 또한 전문 의료진의 도움 없이 스 스로 투여할 수 있어 의료 시설에 접 근이 어려운 사람이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이 부가가 치가 높은 유망 신기술로 평가받 으면서 제약기업들의 관심도 높아 지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고체형, 코팅형, 용해형, 공동형, 하 이드로겔형의 5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물과 결합한 미 세 바늘이 적용된 후 녹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이 가장 많이 개발되 고 있다. 아직 세계에서 마이크로니들로 허 가돼 시판되는 의약품은 없다. 하 지만 최근 들어 전통적인 의약품뿐 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 같은 바이 오 의약품에 활용하기 위해 현재 80 여 개의 임상 시험이 활발히 진행되 고 있다. 업계는 마이크로니들 관련 시장 이 연평균 6.5% 성장해 2030년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이크로니들 제품화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품질 가이드 라인’을 발간했다. 해당 가이드라 인이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적 극적으로 활용돼 조만간 마이크로 니들을 활용한 의약품이 나오길 기 대한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
손경훈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K내과 원장)
첨단의약품품질심사과장
B28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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