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11015

Page 1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73호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록다운 기간 중 소비자 지출 증가 분야는? 온라인 도박, 음식택배, 전자게임 급증 작년 급등한 가구, 오피스용품 구매 증가 없어 반려동물, 소비자전자용품, 주류 지출 2년 연속상승

2021년 록다운 기간 중 시드니와 멜 번의 소비자들은 온라인 도박, 물건이 나 음식 등 택배(home deliveries), 전 자 기기/게임(electronic gadgets)에 많은 돈을 지출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 의 록다운 기간 중 가구/살림 도구 (homewares)와 재택근무에 필요한 오피스 기기(office equipment) 매입 열풍은 반복되지 않았다. 최근 록다운 기간 중 양대 도시의 온 라인 게임 지출은 평균 수준보다 무려 329% 껑충 뛰었다. 작년 록다운 기간 중 도박 지출(팬데믹 이전보다 215% 급증)을 능가했다.

또 다른 팬데믹 붐 산업은 택배로 2021년 록다운 기간 중 지출이 팬데믹 이전보다 203% 증가했다. 콘설턴시 기업 액센추어(Accenture)와 신용업체 일리온(illion)은 익 명의 소비자 수십만명의 주별 은행 거 래를 분석해 실시간 지출 추적 프로그 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밝 혀진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2020년 록 다운 기간 중 소비자 전자용품, 반려동 물, 주류 지출이 급증했는데 2021년에 도 반복됐다. 그러나 가구와 오피스 기기의 지출 은 올해 록다운 기간 중 늘지 않았다. 앤드류 챨튼(Andrew Charlton) 엑

2020년 & 2021년 시드니 & 멜번 록다운 기간 중 항목별 지출 증가율

“백신 미접종 고객과 마찰 시 경찰 신고” 주정부 당부 비필수 영업장 미접종자 출입 금지

“시간·자원 낭비 말고 당국에 맡기도록” 사업장 백신 규제 위반 벌금 5천불, 개인 1천불 NSW 정부가 비필수 영업장에 출 입하지 못하는 백신 미접종자들의 악의적 횡포를 우려하며 문제가 발 생할 경우, 즉각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 폴 툴 NSW 부총리는 록다운 해 제 후 영업을 재개한 사업주들에게 출입 제한에 대한 불만을 공격적으 로 표출하는 고객을 마주하게 되거 나 백신 미접종자의 규제 위반 행위 를 적발하면 경찰에 반드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11일 록다운 규제 완화에 앞서

투데이 한호일보

NSW 정부는 비필수 영업장을 대상 으로 고객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 하고 미접종자는 출입을 금지하라 는 공중보건 지침을 내렸다. 툴 부총리는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자 신의 선택이 다른 이에게 해를 가 하거나 영업을 방해해선 안된다”라 며 “만약 이로 인해 고객과 대치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시간과 자 원을 낭비하지 말고 곧장 경찰을 부 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 했다.

그는 이어 백신 미접종자들은 ‘상 식적으로’ 접종자들에 비해 각종 서 비스 이용이나 활동, 자유가 제한적 인 이유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전 했다. 믹 풀러 NSW 경찰청장은 “우리 경찰은 지역사회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주민들의 백신 접종 확인을 위해 순찰을 돌 것”이라며 “특히 금 주엔 업소 출입자를 단속하는 데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업주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직 원이나 고객을 영업장에 들이면 최 대 벌금 5천 달러, 백신 접종 사실 을 위조하거나 속이는 등 방역 규제 를 위반한 개인은 1천 달러의 벌금 을 물게 될 수 있다. 홍수정기자 hong@hanhodaily.com

[이슈] 비난 받는 호주 정부 기후변화 대책

2면

[이슈] NSW, 퀸즐랜드 주정부 녹색수소 투자

4면

[이슈] ‘애봇 대만 발언’에 중국 발끈

6면

[부동산]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 지역

10면

[칼럼] 한정태 칼럼 “게임 왜 할까?”

15면

[리빙] 호주도 ‘부스터샷’ 접종 권유

21면

[문학지평] 박기현 시, 테리사 리 단편소설

22면

3배 이상 급증한 온라인 도박

센추어 사장은 “전국적으로 온라인게 임 지출은 2020년 록다운 이후 급증했 다. 소비자들이 주머니 속에서 포커 머 신(poker machine in their pocket) 을 발견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설 명했다. 여행비, 문화 유흥비 등의 절약이나 정부 보조금 등으로 저축이 는 상태에 서 집안에 머물며 지루해진 소비자들 중 일부는 새로운 온라인 게임에 빠졌

다. 반려동물 지출도 2년 연속 증가했 다. 2021년 팬데믹 이전보다 66% 높은 수준으로 2020년보다 늘었다. 2020년 록다운 기간 중 소비자 가 전 지출은 160%, 올해는 150% 상승 했다. 반면, 록다운으로 여행, 리크리에이 션, 핏트니스, 엔터테인먼트 지출은 큰 타격을 받았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A2

이 슈 ( 기 후 변 화 )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넷제로가 배출 제로는 아냐.. 에너지 믹스 필요” 테일러 에너지장관 “기존 산업, 일자리 보호하며 배출 감축 추진” “2050년 넷제로 계획 중심은 테크놀로지투자와 국제 협력” 경제계 “모리슨 정부, 11월 기후변화총회 전 목표 선언해야” 압박

앵거스 테일러 연방 에너지 겸 배출 감축장관이 12일 CEDA 초청 연설에서 호주의 기후변화 대책을 설명 했다

“넷제로가 배출 제로는 아니다(net zero is not zero emissions). 호주 는 주요 산업을 보호하고 낮은 전기세 를 보장하기위해 반드시 재생에너지와 전력 에너지공급을 적절하게 혼합해 야 한다. 연방 정부는 넷제로 배출(net zero emissions) 행진에서 고배출산 업의 경쟁력을 위태롭게 만들지 않을 것이며 호주 지방을 지탱하는 (광물자 원) 수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12일 독립 정책논의 기구인 호주경 제개발위원회(Committee for Economic Development of Australia: CEDA) 초청 연설에서 앵거스 테일 러(Angus Taylor) 연방 에너지 및 배 출감축 장관(Energy and Emissions Reduction Minister)은 스콧 모리슨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이처럼 요약 했다. 11월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시작하는

유엔기후변화총회(COP26)를 앞두고 모리슨 정부는 연립 여당의 새로운 감 축 정책을 확정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 다. 대체로 자유당은 일부 반대가 있지 만 2059 넷제로 채택을 수용하는 입장 인 반면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은 찬반 으로 당론이 분열돼 있다. 국민당 대표 인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가 당론 규합 에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기후총 회가 불과 2주 남은 시점에 연립 여당 이 분열상을 보이면서 모리슨 총리의 참석 여부도 여전히 미정 상태다. 테일러 장관은 “가스 수입 의존도 높 은 영국에서 가스 공급이 큰 제약을 받 았고 바람이 오랫동안 불지 않아 풍력 발전을 못해 에너지 위기에 봉착했다. 가정의 전기요금도 12%나 올랐다. 지 난 연초 미국 텍사스주가 에너지대란 으로 큰 곤경을 겪어야 했다”고 최근 영 미의 에너지 공급 실패 사례를 거론하

고 “정책 결정자들이 신빙성(reliability, 확실성)과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을 당연시할 때 무슨 일이 생기 는지를 우리가 목격했다. 호주(남호주) 에서도 비슷한 경종이 울린 바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에너지시장운영공사(Australian Energy Market Operator)는 “2040년까지 호주는 1만9천 MW(메 가와트)의 안정적인 전력 수요(on-demand reliable power)가 필요할 것” 으로 추산했다. 테일러 장관은 “호주는 장기간 농업, 중공업, 자원 등 전통적 산업을 통해 막 대한 번영을 누렸다. 이런 산업이 심각 하게 손상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그 럴 필요도 없다. 호주의 최대 경제적 강점의 일부를 파괴하는 것을 피하기위해 호주는 반 드시 실질적인 넷제로 계획을 채택해 야 한다. 합리적인 넷제로 방향을 가 진 합리적인 넷제로 목표(sensible net zero goal with a sensible net zero pathway)가 호주의 자원산업, 중공 업, 농업을 위한 미래를 창출할 것”이 라고 주장했다. 질의응답(Q&A)에서 그는 “연립 정 부는 과거 여러번 선거에서 거부된 탄 소세(carbon tax)를 검토한 적이 결코 없다. 호주엔 나쁜 행동 또는 나쁜 산업 (탄소배출 기업)에 비용을 부과해야 한 다는 강박관념(망상, obsession)이 있 다. 우리는 채찍보다는 당근을 좋아 한 다. 왜냐하면 채찍은 중산층 호주인들 이 부담해해야하기 때문”이라면서 탄 소세 도입에 반대할 것임을 재확인했

다. 그는 “탄소세는 전기세를 올릴 것 이기 때문에 우리는 탄소세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오고 어 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최대 관건은 테 크놀로지의 발전”이라고 주장했다. 테일러 장관은 2주 후 열리는 유엔기 후변화총회에서 북반구와 인도태평양 국가 지도자들에게 수소와 암모니아 수출국으로 호주 잠재성을 강조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호주 산업, 특히 가정 과 중소기업의 부담 가중을 원하지 않 는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주력하면 서 동시에 강력한 경제, 생산성, 배출 감축을 추진할 것이다. 호주 정부는 테크놀로지투자로드 맵(Technology Investment Roadmap)과 국제 협력을 2050년 넷제로 계 획의 중심에 놓을 것이다. 2030년까지 클린 수소(clean hydrogen), 탄소 포 집과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토양 탄소(soil carbon), 장기 저 장 기술, 생물연료(biofuels) 등 저배출 테크놀로지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 할 것이며 최소 800억 달러의 총투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컨퍼런스에서 재계 리더들은 2050년 넷제로 배출 일환으로 호주 정부에게 보다 야심찬 2030년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도록 주문했다. 호주 대기업을 대변하는 주요 경제단체인 호주경제인 연합(Business Council of Australia: BCA)은 가정용 에너지 비용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배출을 반드시 상 쇄해야하는 배출 기업 숫자의 확대를 요구했다. 팀 리드(Tim Reed) BCA 회장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야기되는 비용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 하며 테일러 장관의 테크놀로지 의존 주장을 반박했다. 2030년까지 배출을 2005년 수준보

다 26-28%를 줄이는 것이 호주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다. 이 목표는 미국과 캐 나다 등 여러 선진국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리드 BCA 회장은 "회원사들 과 심도 있는 논의 후, 다른 선진국들 과 비슷한 수준인 2030년의 46-50% 감 축을 모리슨 정부에게 제안했다”고 밝 혔다. 호주에서 남호주가 1950년대 거의 원자력발전소를 신설할 뻔했다. 토마 스 플레이포드(Thomas Playford) 당 시 남호주 주총리는 우라늄을 통해 원 자력발전을 하자고 주장했다. 최근 여 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거의 3분의 2가 민간용도의 원자력산업을 지지했다. 사용하지 않는 석탄 화력발전소 부지 에 핵발전소를 신축할 수 있고 기존 전 력 공급망을 이용하면 된다. 핵폐기물 은 안전하게 재사용될 수 있다. 연방 연립여당의 수장들인 자유당의 스콧 모리슨 총리와 국민당의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는 글래스고 콘퍼런스를 앞두고 이번 주 호주의 장기 배출감축 전략을 공식 논의한다. 이와 관련, 테일러 장관은 “모리슨 정 부는 절대적으로 전통적 일자리와 산 업을 보호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기후 변화는 글로벌 해결책을 요구하는 글 로벌 문제이기 때문에 호주도 다른 나 라들의 넷제로 달성에 협력할 필요가 있다. 호주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한 실 질적 진로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달 성해야 하는 길이며 이것이 반드시 글 로벌 해결책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호주의 2050 넷제로 목표 채 택에 반대하는 기류가 컸던 국민당 의 원들 사이에 변화가 있다는 주장이 나 왔다. 국민당의 다렌 체스터(Darren Chester) 의원은 12일 “지난 2개월 사이 분위기가 바뀌었다. 상당수가 찬 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찬성 가능성이

95%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나비 조이스 국민당 대표와 충돌하 며 당내 의원총회 참석을 거부하고 있 는 체스터 의원은 ABC 라디오와 대담 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스콧 모리슨 총 리가 넷제로 목표를 당론으로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 논객 페타 크레들린의 넷제로 반대 주장(디 오 스트레일리안지 10월14일자 칼럼)

이같은 연립 여당내 분위기 반전과 관련, 토니 애봇 전 총리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페타 크 레들린(Peta Credlin)은 14일자 전국 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지에 모리슨 총리 의 넷제로 목표 채택(예상)을 강력 비난 했다. ‘모리슨의 넷제로 변신으로 우리 가 어둠에 놓일 것(Morrison's switch to net zero leaves us in dark)’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그는 “호주가 넷제로 를 채택하면 에너지 대란으로 큰 고통 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강력 반대 분위기를 조성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 HANHO KOREAN DAILY

전면광고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A3


A4

이 슈 ( 에 너 지 )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NSW를 세계의 녹색수소 거점으로 만들 것” 페로테트 주총리, 30억불 규모 ‘녹색 수소 전략’ 발표 포테스크미래산업(FFI) 파트너로 참여 2050년까지 800억불 민간 투자 유치 추진 도미니크 페로테트 NSW 주총리가 800억 달러의 민간 투자와 1만 개 이 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녹색 수소 전 략을 발표했다. 이 녹색수소 전략에 는 광산 부호인 앤드류 포레스트 포 테스크철강그룹(FMG) 회장의 포테 스크미래산업(Fortescue Future Industries: FFI)이 파트너로 참여 한다. 페로테트 주총리는 13일 매트 킨 NSW 재무 겸 환경장관과 포레스트 회장과 함께 30억 달러 규모의 청정 에너지 전략을 공개했다. 이 전략은

탄소배출이 많은 석탄 등 화석에너 지를 수소로 대체하는 청사진인 셈 이다. 그는 “우리는 세계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 미래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NSW주가 최첨단에 서 서 이곳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리더 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30억 달러의 이 투자가 800 억 달러 이상의 민간 투자를 활용하 고 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 경 제의 규모를 6억 달러 이상 증대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13일 도미니크 페로테트 NSW 주총리가 녹색수소전략을 발표했다. 매크 재무 겸 환경장관(왼쪽)과 앤드류 포 레스트 FMG 회장(오른쪽)이 함께 했다

폴 툴(Paul Toole) NSW 부주총리 는 “NSW 지방에서 수소 허브를 만

들 수 있는 특별 활성화 구역(special activation precincts)이 확인됐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이 전략을 통해 주정부가 NSW의 미래 에 투자하고 있다”고 반겼다. 내륙 지방의 거점 도시인 파크스 (Parkes), 와가와가(Wagga Wagga), 헤이(Hay) 등이 재생 에너지 구 역(renewable energy zones)으로 지정됐다. 킨 장관은 “수소가 저탄소 경제에 동력을 공급할 연료가 될 것”이라며 “NSW주를 세계의 녹색수소 수도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정부가 일라와라(Illawarra)와 헌터(Hunter)에 초점을 맞 춰 수소 산업 성장을 꾀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800억에서 2,700억 달러 의 민간 투자가 NSW주에 유치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킨 장관은 수소가 “가정에 동력을 공급하고, 집을 난방하고, 요리를 하 고, 차를 운전하기 위해 쓰이는 가스 혹은 가스와 같은 것을 대체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전략에 근거해 우리 가 해야 할 일은 수소 가격을 낮춰서 가스, 휘발유, 디젤 등의 가격보다 더 경쟁력이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 했다. 포테스크철강그룹(FMG) 창업자 인 앤드류 포레스트 회장은 재생에 너지로 전환을 망설이는 정치인들과 정부들을 향해 “유권자에게 선택권 을 주어야 한다. 유권자의 미래를 부 정하지 말고, 경시하지 말고, 그들에 게 선택권을 주라”고 요청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퀸즐랜드 글래스톤에 수소생산장비공장 신설 퀸즐랜드 주정부 - FFI 10억불 민관 협력사업 추진 아나타니아 주총리 “수소는 퀸즐랜드주의 미래” 앤드류 포레스트 “호주 녹색에너지시장 돌파구될 것”

아나스타시아 팔라쉐이 퀸즐랜드 주총리(오른쪽)와 앤드류 포레스트 FMG 회장

퀸즐랜드주에서 세계의 녹색수소 생산력을 두 배로 증강하는 10억 달 러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광산 부호인 앤드류 포레스트(Andrew Forrest) 포테스크철강그룹 (Fortescue Metals Group: FMG) 회장은 “FMG의 자회사인 포테스크 미래산업(Fortescue Future Industries, 이하 FFI)이 퀸즐랜드주 중부(Central Queensland)에 세계 최대의 녹색수소 장비 제조 시설을 세 울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글래드 스톤 서부 알도가(Aldoga)에 건설될 1억 1,400만 달러의 규모의 녹색수소 장비 제조 공장으로 이 프로젝트는 포 문을 연다.

글래스톤의 수소생산장비공장 신설 계획

아나스타시아 팔라쉐이 퀸즐랜드 주총리는 10일 성명을 통해 “이번 프 로젝트는 주정부와 FFI이 맺은 협력 사업의 일환이다. 이번 협력 사업이

글래드스톤을 녹색수소 생산에 필수 적인 전해조 제조를 위한 세계 최고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수소는 퀸즐랜드주의 미래의 일부이며 이것은 퀸즐랜드주를 녹색 재생에너지 분야의 강자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레스트 회장은 지난달 녹색수소 기구 ‘GH2’를 출범시켰다. 이 기구의 목표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의 4분의 1을 녹색수소로 충당하는 것이 다. FFI는 2030년까지 연간 1,500만 톤의 녹색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 를 철강 등 중공업 부문의 탈탄소화 를 위해 공급할 계획이다. ‘1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6단 계 계획의 첫 단계인 이 시설은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건설 단계에서 는 120명분의 일자리, 운영 단계에서 53명분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 상된다. 이 시설은 연간 2기가와트(GW)를 생산하는 수소 전해조(전기분해장치) 를 제조한 2023년까지는 첫 전해조를 생산하여 수출 준비를 마치겠다는 것 이 FFI의 방침이다. 이 전해조는 물 에서 수소를 분리하여 탄소배출없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포레스트 회장은 “세계의 녹색수소 생산력을 두 배로 늘리고, 호주 녹색 에너지 시장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 고 자신했다. 그는 녹색수소 시장이 2050년까지 미화 12조 달러의 수익 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 HANHO KOREAN DAILY

전면광고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A5


A6

이 슈 ( 정 치 )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시진핑은 붉은 황제”.. 애봇, 대만 방문해 작심 비난 홍콩, 위구르 이슈, 인도 국경분쟁 등 민감 사안 거론 중국 발끈, 환구시보 “싸울 준비해야 할 것” 경고

토니 애봇 전 호주 총리가 차이 잉원 대만총통을 예방했다

대만을 방문한 토니 애봇 전 호주 총리의 도발적인 대중국 발언에 중국 이 단단히 뿔이 났다. 스콧 모리슨 총 리는 ‘사적인 방문’으로 선을 긋는 모 양새지만, 중국 측에서는 추가 무역 제재를 넘어 전쟁까지 시사하는 날 선 메시지가 나왔다. 애봇 전 총리는 지난 10일(금) 차이 잉원(Tsai Ing-wen) 대만 총통과 외 교장관이 참석한 한 국가안보 포럼에 서 ‘호주와 대만의 연대’를 강조하며, 중국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새로운 붉 은 황제(the new red emperor)’로, 중국을 ‘불량 국가(bully)’로 낙인찍 어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에 더해 홍콩 민주주의 탄압, 신 장 위구르족 인권 유린, 중국-인도 국

경 분쟁 등 중국이 외교적으로 민감 하게 다루는 사안을 노골적으로 건드 렸다. 애봇 전 총리는 “베이징은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조 약을 파기하고, 100만 명 이상의 위 구르인을 강제 수용소에 가두고, 자 국민에 대한 사이버 첩보 활동을 강 화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붉은 황제 숭배를 위해 대중적인 인사들을 제거하고(cancelled), 히말라야에서 인도 군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동중국해에서 (영유권) 주장자들 위압하고, 대만에 더 겁을 주기 위해 (중국 군용기를) 출 격시켰다”고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애봇 전 호주 총리 의 발언이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

(the one-china principle)’에 반하 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분개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호주 정치인 개개인의 언사는 극도 로 터무니없고, 옳고 그름을 완전히 혼동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나온 말들이 대립을 부추긴다”고 지 적했다.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정부보다 더 강 경한 어조로 호주에 경고장을 날렸다. 차이나데일리는 한 사설에서 호주 수출업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무역 제 재를 암시했다. 사설은 “중국과의 무 역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인 호주는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 가장 민감한 신경을 집요하게 쿡쿡 찌르고 있다” 며 “캔버라 정치인들이 중국에 점점 더 적대적인 언행을 하는 가운데, 최 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환구시 보)는 후시진(Hu xijin) 편집장의 논 평을 통해 애봇 전 총리와 호주가 중국 의 위협을 계속해서 과장한다면 “싸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 편집장은 “호주는 대부분의 군 함을 본토 주변에 배치할 수 있고, 젊 은 호주군인에게 ‘민주주의를 수호하 는 가치 있는 죽음’을 선사할 수 있 다”며 “호주군은 남중국해에서 목숨 을 헛되이 쓴 최초의 서방국가의 군 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위협했다. 모리슨 총리는 12일 “애봇 전 총리 는 개인(시민) 자격으로서 대만을 방 문했다. 그의 대만 방문 전 그와 어떠 한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무려 ‘280억불 손배 소송’ 낸 파머.. 최종 패소 “청구 권리 종결한 서호주 특별법 유효” 대법원 만장일치 판결 맥고완 주총리 "기념비적인 승리" 환영 서호주 주정부를 상대로 무려 280억 달러의 배상금을 받아내 려 했던 광산부호 클라이브 파머 (Clive Palmer)가 소송에서 최종 적으로 패소했다. 대법원은 13일 파머 또는 그의 회사 ‘미네랄로지(Mineralogy)’ 가 주정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종결하는 서호주의 특별법이 유효하다고 만장일치로 서호주 승소 판결을 했다. 파머는 콜린 바넷(Colin Barnett) 전 서호주 주총리(자유당)가 지난 2012년 미네랄로지의 발모랄 사우스 철광석 프로젝트(Balmoral South iron ore project)를 승 인하지 않자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는 “서호주 주정부의 결정으 로 이 프로젝트를 중국 회사에 넘 길 수 없어서 막대한 재정적 손실 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파머의 이같은 행동에 맞선 서호 주 주정부는 파머가 퀸즐랜드주 고 등법원에 중재를 요청했을 때 서둘 러 그의 제소를 막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파머는 이 서호주의 특별법

이 퀸즐랜드주에 거주하는 그를 차 별하는 위헌적인 법이라고 항의했 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법이 파머가 다른 주에 거주한다는 것을 근거로 차별을 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가 퀸즐랜드주가 아니라 서호 주에 거주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실 질적인 법 집행에 있어 차이가 없 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파머는 소송 초기 서호주 주정부 에게 약 28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는 것을 부인하면서 그 액 수를 숨기려 했다. 하지만 서호주 주정부는 파머가 최소 277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는 것을 보여주는 법원 문서를 의 회의 면책특권을 활용해 공개했다. 서호주 주정부 측 변호사는 “주 전 체의 예산과 맞먹는 규모의 부채를 제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제 안이 보상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합 의됐고 회사가 찬성하는 2014년 중재판정이 효과가 없다고 명시 한 법 조항도 문제가 없다고 판시 했다.

마크 맥고완 서호주 주총리

마크 맥고완 서호주 주총리는 “대법원의 승소 판결은 기념비적 인 승리”라고 환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클라이브 파 머는 몇 번이고 우리 주를 무너뜨 리려고 시도했다. 처음에는 서호 주 주민을 안전하게 지켜준 단단한 주경계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다음에는 충격적인 손해배상 청구 를 시작했고 결국 패소했다”라는 코멘트를 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승리는 우리 주정부가 서호주 주민 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 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존 퀴글리(John Quigley) 서 호주 법무장관은 “280억 달러의 청구액은 서호주에 사는 모든 남 녀, 어린이, 아이를 상대로 한 1만 2,000달러를 요구한 소송이었다” 라고 비난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 HANHO KOREAN DAILY

전면광고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A7


A8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Money&Property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아파트 투자 ‘공급과잉 지역’ 유의해야 바이어 에이전트 〈바이어즈바이어즈〉선정 NSW 스코필드, 라우지힐, 고스포드 빅토리아 박스힐, 풋츠크레이, 사우스 멜번 퀸즐랜드 브로드비치, 남호주 애들레이드 시드니와 멜번 등 대부분의 호주 주도에서 향후 24개월동안 신축 아 파트의 공급과잉(oversupply)이 예 상되는 지역 중 시드니 북서부와 멜 번 이너 시티가 가장 위험한 곳으로 지적됐다. 바이어 에이전시인 ‘바이어즈 바이 어즈(Buyers Buyers)’의 도론 펠레 그(Doron Peleg) CEO는 관련 통계 를 발표하며 주택 매입자들, 특히 투 자자들에게 공급과잉 지역에서 신축 아파트 매입을 경고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호주 주택

시장은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나타 내고 있다. 단독주택은 가격이 급등 했지만 아파트 가격은 정체되거나 일 부 지역에서는 하락했다. 단독주택 은 올해만 가격이 17.6% 올랐다. 아 파트 시장의 침체는 1년 8개월동안 국경봉쇄로 인해 유학생과 방문자 등 이 격감하면서 임대 수요가 크게 줄 었기 때문이다. 펠레그 CEO는 “호주에서 2개의 부동산 시장(two-speed property market)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 다. 공급과잉 지역의 임대 아파트는

전국 아파트 공급과잉 위험 지역 톱 10

지힐 일대는 신흥 주택단지 건설 붐 이 지속되고 있다. 시드니가 아닌 센 트럴코스트 지역인 고스포드(Gosford)는 28%(1,619세대) 증가가 예 상된다. NSW에서 스코필드와 라우 지힐, 고스포드 세 지역이 전국 톱 10 에 포함됐다. 그 외 NSW 톱 7 리스트에 제틀랜 드(1110세대), 리버풀(893세대), 에 핑(806세대), 버우드(552세대)가 포 함됐다. 빅토리아주에서는 박스힐(1833세 대)에 이어 풋츠크레이(Footscray, 1431세대). 사우스 멜번(South Melbourne, 1056세대)이 전국 톱 10에 포함됐다. 퀸즐랜드에서는 브 로드비치(Broadbeach, 1244세대), 남호주에서는 애들레이드(964세대) 가 포함됐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소비자 신뢰지수’ 5주 연속 상승세

켄터베리 10층 아파트 ‘붕괴 위험’ 논란

ANZ-로이 모건 조사 9-10일 105.6p

전문가 경고 후 주정부 긴급 안전점검 실시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상승, 멜번은 하락

오랜 기간동안 세입자가 없어 비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공급과잉 지역에서 신축 또는 앞으 로 분양될 오프-더-플랜 매입(offthe-plan purchases)은 주의가 필 요하다”고 경고했다. 바이어즈 바이어즈가 발표한 ‘호 주 아파트 투자자 위험 톱 10 지역 (Top 10 ‘danger zones’ for unit investors in Australia)에는 시드 니 북서부 스코필드(Schofields, 2 년 신축 3,397세대)와 멜번 박스힐 (Box Hill, 1833세대), 퍼스의 수 비아코(Subiaco, 1798세대)가 1-3 위를 차지했다. 특히 스코필드는 기 존 물량의 115.7%가 2년 안에 신축 될 예정이다. 인근 라우지힐(Rouse Hill)도 88%(1,274세대) 증가가 예 상된다. 시드니 메트로 노스웨스트 전철이 북서부에 연결되면서 라우

11일부터 시드니의 록다운 종료로 소매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10월 9-10일 조사한 ANZ-로이 모 건(Roy Morgan)의 소비자 신뢰지수 (Consumer Confidence)가 11일부터 광역 시드니의 록다운 종료에 힘입어 105.6포인트로 1포인트 오르며 5주 연 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광역 시드니는 11일부터 106일의 장기 록다운이 종료

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반면 멜번 은 여전히 록다운이 지속되고 있다. 105.6포인트는 1년 전(97.7포인트) 보다 7.9% 높지만 2021년 주중 평균 (weekly average)인 108.3포인트보 다는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 록다운이 없었던 브리즈번

과 애들레이드의 소비자 심리지수도 상승했다. 그러나 앞으로 2주 더 록다 운이 지속될 멜번은 하락했다. 호주인의 27%(-2% 포인트)는 가 계가 작년보다 재정적으로 좋아졌다 (better off’ financially)고 답변했다. 비슷한 수치인 26%(-1% 포인트)는 작 년보다 ‘재정적으로 악화됐다(worse off financially)’고 밝혔다. 또 36% (불변)는 1년 후 재정적으로 좋아질 것 으로, 14%(불변)는 나빠질 것으로 전 망했다. 호주 경제 전망에 대해 17%(+1% 포 인트)는 ‘좋아질 것(good times)’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많은 23%(-2% 포 인트)는 ’나빠질 것(bad times)‘으로 전망했다. 또 37%(+1% 포인트)는 지금이 주 요 가구제품을 ‘구매하기에 좋은 시기 (good time to buy)’로, 30%(-3% 포 인트)는 ’구매에 나쁜 시기(bad time to buy)‘라고 답변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시드니 남서부 켄터베 자이다. 지난 10일 소 리(Canterbury)의 한 10 유주협회에서 고용한 층 아파트에 대한 붕괴 위 건설 엔지니어는 해당 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건물에서 구조 주정부는 입주자들을 대 적 견고성 결여, 전단 피시키지 않기로 했다. 벽의 불규칙성, 기본 13일 데이빗 챈들러 구조재의 부재, 건물 NSW 빌딩커미셔너는 아뜨리움(atrium) 내 앞서 붕괴 위험이 제기 부 결함 등이 발견됐 된 아파트 건물을 대상으 다며 매우 심각한 붕 로 공공사업자문(Public 괴 위험에 있다고 경 Works Advisory) 조사 고했다. 관들이 긴급 안전점검을 챈들러 커미셔너 “당장은 안전, 장기 모니터링 필요” 소유주협회가 제출 시행한 결과, 당장 안전 한 안전점검 보고서 개발사 토플레이스 “위험 경고 보고서 부정확” 반박 상의 위험(no immediate 를 검토한 토플레이스 safety risk)은 없다는 보 는 성명을 통해 “보고 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Street)에 위치한 276세대 규모의 서 내용의 추정 사실과 정보는 분명 로서는 문제없지만, 주민들의 지속 10층 아파트 단지는 부동산 개발사 하지 않은(plainly wrong) 것으로 적인 안전 보장을 위해 추가 점검 및 토플레이스(Toplace)가 6년 전 완 부정확한 결론(incorrect conclu장기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부 공됐다. 토플레이스는 최근 건축 중 sions)을 도출하고 있다”고 반박했 연했다. 구조적 결함이 발견돼 긴급 보수·보 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켄터베리 찰스 스트리트(Charles 강에 들어간 캐슬힐 아파트 개발업


A10

종 합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14일 신규 NSW 406명, 빅토리아 2,297명 최다 기록 두 주 각각 6명, 11명 숨져 NSW 2차 접종률 17일(일) 80% 달성 예상

13일(수) 오후 8시까지 NSW 의 지역사회 신규 코로나 감염자 는 406명을 기록했다. 6명이 숨 졌다. 빅토리아주의 신규 감염자는 2,297명으로 호주에서 단일 최다 감염 기록을 세웠다. 11명이 숨져 7월부터 델타 변이 감염 누적 사 망자가 125명으로 늘었다. ACT 준주의 신규 감염자는 46 명이고 1명이 숨졌다.

NSW에서 6명(남 성 3명, 여성 3명)이 숨졌다. 연령별로는 60대 2명, 80대 2 명, 90대 2명이다. 지역별로는 시드니 남서부 2명, 울릉공 1명, 네피안 1명, 시 드니 서부 1명, 시드 니 남동부 1명이다. 숨진 6명 중 3명 은 백신 미접종 상 태였고 2명은 1차 접종을 받았다. 2 차 접종을 받은 80 대 남성은 리치몬드 소재 혹스베리 리빙 요양원(Hawkesbury Living Aged Care Facility)에 서 감염됐다가 숨 졌는데 기저 질환을 갖고 있었다. 이 요 양원 발병으로 7명이 숨졌다. 60대 남성(시드니 남서부)은 켐 벨타운병원에서 감염됐다가 숨졌 는데 기저질환자였다. 이 병원 발 병으로 5명이 숨졌다. 시드니에서 델타 변이가 시작 된 6월16일 이후 454명이 숨졌고 펜데믹 이후 누적 사망자는 510 명으로 늘었다. 14일 신규 감염자 406명은 지 역별로 헌터 뉴잉글랜드 보건

구역(Local Health District: LHD)이 103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시드니 남서부 62명, 시 드니 서부 61명이었다. 다른 보 건구역이 시드니 남서부와 서부 를 능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드니 시티 53명, 시드니 남동 부 31명, 네피안 블루마운틴 24 명, 일라와라 숄헤이븐 22명, 센 트럴코스트 18명, 시드니 북부 9 명, NSW 서부 8명, 미드노스코 스트 3명, NSW 북부 3명, 머림 빗지 2명, NSW 남부 2명, NSW 내륙 서부(Far West LHD) 1명, 교도소 1명 순이다. 6월 중순 이후 NSW의 지역사 회 감염자는 6만4,522명으로 늘 었고 해외 귀국자 중 1명이 감염돼 누적 확진자는 7만202명이 됐다. 미완치 감염자 중 711명이 입원 치료 중인데 143명이 중환자실에 있고 이중 75명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상태다. 13일 8만5,133명, 12일 10만 5,508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 다. NSW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 은 12일(화) 자정을 기준으로 1 차 91.1%, 2차 76.5%를 기록했 다. 12-15세 아동은 1차 71%, 2 차 23.3%의 접종률을 기록했다. 17일(일)경 2차 백신 접종률이 8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정부는 14일 다음 주로 2차 규 제 완화를 앞당길지 여부를 결정 해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NSW 2차 ‘다이닝 & 디스커버’ 바우처 발행 계획 ‘실외다이닝패키지’로 5천개 식당 5천불씩 지원 “경기 부양, 감염위험 낮은 실외 다이닝 격려”

NSW 주정부는 12월부터 요식업 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기 부양책 으로 $50 바우처(Dine & Discover vouchers)를 추가 보급할 계획이다. $25 짜리 2장의 바우처는 모든 18세 이상 NSW 거주자들에게 제공된다. 식당과 카페, 영화관, 시어터, 박물

관, 리크리에이션 활동 등에 이용될 수 있다. 첫 바우처는 480만명 이상이 사용 해 4억3천만 달러의 경제 효과를 주 었다. 1차 바우처는 소비자 당 평균 $15을 더 지출하는 소비 효과를 가져 왔다.

서비스 NSW 어플리케이션 통해 12월 중 제공될 2차 바우처와 관련해 주정부는 2억5천만 달러의 경비를 부 담할 예정이다. 주정부는 또 6,600만 달러의 ‘실 외다이닝패키지(alfresco dining package)’도 제공할 것이라고 14일 발표했다. 이 패키지는 요식업의 경 기 부양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 험성이 낮은 실외 다이닝을 격려하는 것이 목적이다. 빅토 도미넬로 서비스부 장관은 “5 천개 요식업체를 대상으로 식당 앞 길거리 다이닝(curb-side dining), 펍 스타일의 코티야드(pub-style courtyards) 또는 다른 실외 다이닝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업소별로 5천 달러의 지원금(grant)을 제공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지원금은 선착순 방식(on a first come first served basis)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화이자 감염 예방률 5개월 후 47%로 약화”.. 미국 연구 결과 AZ백신 델타 변이 보호력 2주 만에 67%로 감소 중증·사망 예방효과는 20주간 95% 항체 수치 감소율 연령과 비례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중증과 사망률을 줄이는데 성과는 있 지만, 감염에 대한 백신의 보호력은 시간 경과에 따라 약화한다는 연구 결 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에서 델타 변이가 지배적

이었던 올해 5월과 8월 사이 35만 건 이상의 코로나 진단검사 결과를 분석 한 결과, 2차 접종 2주 후 아스트라제 네카(AZ) 백신의 효능은 평균 67%, 화이자는 80%로 떨어졌다. 시간이 지 나면서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다소 더

빠르게 감소했으며, 4,5개월 이후엔 두 백신의 효능 수준이 비슷해졌다. 백신 접종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이 스라엘, 미국 등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 한 미국인 34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 구에서 백신의 보호 능력이 5개월 동 안 88%에서 47%로 떨어졌다. 면역력 감소 속도나 비율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AZ 백신 2차 접종 2주 후 효능은 34세 미만의 경우 73%, 35 세 이상은 54%로 떨어졌다. 65세 이 상의 항체 수치 감소 속도는 더욱 현 저했다. 그럼에도 희소식은 코로나 백신이 시간이 지나도 중증 및 사망률 예방에 는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영국 국립보건기관이 최근 발표한 예비연구 결과, 백신 접종 10주 후에 도 병원 입원 및 사망률에 대해 상당 한 수준의 보호력을 제공했다. 이는 백신 접종 후 20주가량 중증 및 사망 으로부터 95%의 예방효과를 발휘한 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NSW 공립학교 학생 15년간 20% 증가 예상 학생 급증 11개 지역, 사회적 취약계층 자녀 다수 거주 전 과목 교사 부족현상, 수학·과학 가장 심각

NSW 공립학교 등록 학생 숫자가 향후 15년간 20% 늘어날 것으로 예 상되는 가운데 교사 부족 현상이 심해 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NSW 교육부의 예측자료에 따르면 시드니 11개 지방정부 지역(LGA)의 학생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 됐다. 여기에는 캔터베리-뱅크스타

운과 블랙타운, 캠벨타운, 더 힐스, 라이드, 파라마타, 펜리스, 리버풀 등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이 많은 지역도 포함됐다. 이 중 컴버랜드와 베이사이드 지역 의 공립학교 학생 수는 2배 이상 늘 어날 전망이다. 특히 컴버랜드의 경 우, 학생 수가 2036년까지 103% 급

증해 약 4만 명이 되는데, 해당 증가 율의 3분의 2가 2026년에 달성될 것 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학생 수요를 감당하기 위 해서는 1만 여명의 교사가 추가로 필 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학생 수 급 증이 예상되는 11개 지역 중 5곳에 충 원이 필요한 신규교사 수는 향후 15 년간 각 1천명, 컴버랜드는 1천5백명 이다. 그러나 현재도 NSW 교사 부족 문 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NSW 교육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교직 선택률 감 소, 고연령층 인력 증가, 학생 수 급증 등이 교사 부족 현상의 주원인으로 지 적됐다. 이는 호주 전국, 모든 학교 부 문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수 학과 과학, 특수교육 과목 교사 인력 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한편, NSW 교육부 대변인은 주요 과목에 양질의 교사를 지속적으로 공 급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향후 4년간 교사 공 급 전략에 책정한 예산 액수는 약 1억 2,500만 달러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 HANHO KOREAN DAILY

전면광고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A11


A12

주 간 인 기 뉴 스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WEEKLY NEWS ‘비자는 취소, 이유는 비밀..?’ 황당한 이민법 개정안 정부 “질서 유지 위해 필요” vs 노동당 “법치주의 위배” 인권위, 법률단체 “비자 취소 불구 이의제기 봉쇄 우려” 반대

연방 정부의 이민법 개정안이 통과 되면 비자를 취소당한 이민자들은 이 유도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호주를 떠 나야할 수도 있다. 가디언지(The Guardian) 호주판 에 따르면, 현재 의회 정보·안보공동 위원회에 상정된 ‘이민 및 시민권 법 개정안’(Migration and Citizenship Legislation Amendment)의 입법 논의가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정부가 외국 사법기관과 호주 정보기관의 기밀 정보(protected information)를 사용하여 비자를 취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 함됐다. 이 경우 당사자는 취소 근거 로 해당 정보가 이용됐다는 사실을 인 지할 수 없다. 법원의 정보 사용 역시 엄격히 제

한된다. 정부는 정보 공개 여부를 결 정하기 전에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 만 참석하는 비공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법이 규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기밀 정보를 외부에 누설한 사람은 누구든 지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내무부는 이 법안이 “신원조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민자들에 의한 위험을 관리함으로써 호주 사회의 안 전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노동당)은 정부 법안이 “기본적으로 법치주의와 맞지 않는 다”며 확고히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법률단체와 인권단체도 “이 법안이 부정확하거나 악의적인 정보, 잘못 해 석된 정보 등으로 인해 비자가 취소된 사람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막 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망명자지원센터(Asylum Seeker Resource Centre)의 캐롤린 그레 이던 변호사는 “이주자와 난민이 정 부의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눈가리개 를 하고 양손이 뒤로 묶인 채로 싸우 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법 개정

에 반대했다. 호주인권위원회와 유엔난민고등판 무관사무소(UNHCR)도 의회 정보·안 보공동위원회에 이민법 개정안이 부당 하고 위험하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호주인권위는 “정부의 법안이 개인 의 자유가 위태로운 때에는 정부로 하 여금 비밀 증거에 의지하도록 허용해 서는 안 된다는 법 원칙에 완전히 위 배된다”고 주장했다. ▲호주인권위원회 개정법안 관련 건의안: https://humanrights.gov.au/sites/ default/files/migration_and_citizenship_amendment_strengthening_information_provisions_bill_2020_ submission3_19feb2021_0.pdf 호주 정부는 국가안보정보법(National Security Information Act) 에 따라 기밀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일련의 권한을 이미 가지고 있다. 전국의 이민법 전문가로 구성된 비자취소워킹그룹(Visa Cancellations Working Group)은 “균형을 잃은 이 개정안은 개인과 지역 사회 에서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만큼 불온한 비밀 체제을 강제할 것”이라 고 경고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더 자세한 기사 원문은 www.hanhodaily.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NSW ‘2단계 규제완화’ 조기 시행 검토 이번 주말경 2차 접종률 80% 도달 예상 “주정부, 18일로 앞당길지 여부 결정할 것” NSW의 코로나 백신 2차 접종률 이 예상보다 빠르게 80%에 근접하 면서 주정부는 10월 25일 2단계 규 제 완화를 18일로 한 주 앞당길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NSW 백신 접종률은 12일(화) 자정을 기준으로 1차 91.1%, 2차 76.5%를 기록했다. 12일 도미니크 페로테트 주총리 는 “빠르면 이번 주말경 2차 접종률 이 80%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우 리는 접종률 목표(70%, 80%) 도달 다음 월요일 규제 완화를 할 것이라 고 누차 강조해 왔다. NSW를 가능 한 빨리 열기를 원하지만 안전도 당 연히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정부가 앞서 발표한 약속을 지 킬 경우, 접종률이 이번 주말 80%

에 도달하면 25일(월)보다 한 주 빠 른 18일(월) 2단계 규제 완화 조치 가 시행될 수 있다. 이 경우 다음 주 부터 NSW 안에서 여행에 제한이 없어질 수 있다. 주정부는 14일(목) 종전의 ‘위기 내 각(crisis cabinet)’으로 불린 ‘코로 나 및 경제회복위원회(COVID and Economic Recovery Committee) 미팅을 갖고 다음 주로 규제 완 화를 앞당길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 이다. 조기 시행 여부는 15일(금) 발 표될 수 있다.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 감염자 증 가 지역은 광역 시드니 안에서는 라 켐바, 메릴랜드, 허버셈, 펀치볼, 길 드포드, 플럼프톤이고 지방에서는 쎄스녹, 월게트, 사우스 그라프톤

등이다. 한편, NSW 보건부는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close contacts) 중 바 이러스 감염자에게 노출되기 최소 2주 전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격 리 기간(isolation period) 14일에 서 7일로 단축한다”고 13일 발표했 다. 보건부가 텍스트 또는 전화로 밀 접 접촉자라고 통보를 한 경우나 코 로나 감염 우려 장소(COVID-19 case locations and venues of concern)에 지적된 날과 시간대에 방문한 경우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다. ▲ 보건부 웹사이트 참조: https://www.nsw.gov.au/covid-19/rules/self-isolation#tocclose-contacts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코로나 영업손실 ‘직접 연관성’ 증명해야” 연방법원 판결 ‘영업지장’ 보험약관 ‘팬데믹 해당 여부’ 논란 “록다운,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손실보상 불가” 해석

8일 연방법원(Federal Court)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의 영 업손실을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없 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날 법원은 영업지장(business interruption) 보험계약 약관 9건 의 검토를 위해 제기된 시범 사례 (test case)에서 대부분의 조항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발생한 재정 적 손실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결

했다. 로펌 모리스 블랙번(Maurice Blackburn)의 수석 변호사 조시 메넨은 “피보험자 입장에서 불리한 판결이다. 손실보상 청구가 아예 불 가한 건 아니지만, 그 영역이 상당 히 좁아졌다”라며 소비자 옹호자로 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영업지장(BI) 보험약관은 팬데믹 기간 동안 논란의 여지를 불러일으 켰다. 보험사들은 BI 정책은 팬데

믹을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 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팬데믹 발생 당시 체결돼있 던 BI 보험계약은 약 25만 건, 추산 된 잠재적 손실보상금은 총 100억 달러 규모다. 시범 사례의 쟁점은 어떤 조건 에서 ‘영업 부진’(downturn in trade)이 성립되는지 여부였다. 재 판부는 정부의 록다운 명령이 충분 한지, 기업 내 코로나 감염 사례가 발생했어야 하는지 등을 검토했다. 결국 법원의 해석은 해당 약관에 따른 보상금 청구는 사업장 내 또는 인근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와 영업손실을 일으킨 정부의 규제 간 의 직접적 연관성(direct connection)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정부의 록다운이나 전반적인 경 기침체로 인한 손실만으로는 연관 성이 부족하다는 해석을 의미한다. 보험사의 손을 들어 준 이날 연방 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 절차가 이 미 진행 중이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올여름 날씨.. “열대성 폭풍우 빈번” 예보 동·북부 지역 평년 이상 강우량 예상 산불 및 폭염 위험은 중간 수준일 듯

11일 기상대(BOM)가 발표한 봄, 여름철 장기 기상 전망에 따르면 올 해에는 폭우를 동반한 열대성 폭풍 등 악천후가 잦을 것으로 예보됐다. 반면 여름철엔 고온다습한 환경으 로 예년보다 산불 발생 위험은 낮을 전망이다.

호주 서부의 ‘인도양 쌍극자 현상 (Indian Ocean Dipole: IOD)’과 북부 해수 온도 상승, 동부의 라니 냐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열 대성 저기압과 평년보다 높은 강우 량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일부 저 지대 지역, 특히 강 유역은 홍수 위 험이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여름철 폭염은 여전할 것으로 전 망됐다. 지구온난화와 라니냐 등으 로 인해 고온다습한 폭염이 밤낮없 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 많은 비가 오리라 예상되기 때 문에 혹독한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

는 날은 예년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 다. 호주에서는 매년 10월 산불(bush fire) 시즌이 시작됐다. 그러나 전반 적으로 지난 몇 시즌에 이어 앞으로 도 많은 비가 예보돼 올해 대형 산 불 위험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 된다. 여름철 극심한 가뭄과 건조한 날씨로 최악의 대형 산불 사태가 이 어졌던 2019∼20년 시즌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른 풀 산불(grass fire) 은 여전히 위험해 주의가 요구된다. 비를 맞고 빠르게 자란 풀이 단 며칠 만 고온 건조한 날이 이어져도 금세 바짝 마르기 때문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 HANHO KOREAN DAILY |

오 피 니 언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문명의 배반자

록다운, 무능한 대응책.. 모두 ‘네버 어게인!’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최근 한 미주 동포와 카톡 대화 중 필자가 “시드니에서 집 반경 5km 이상 외출이 금지됐었다. 석 달 이상 미용실 등이 문을 닫았고 식당은 테이크어웨이만 허용됐다” 라고 호주 록다운 실태를 전했다. 이에 그 미주 동포는 “미국 같았으 면 벌써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라 며 “어떻게 호주 국민들은 그런 상 황을 고분고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아하다”라고 반문했다. 필자도 이번 주초 어렵사리 미용 실에서 이발을 했다. 넉달 만이었 다. 한편으로 이해를 하면서도 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했는지 잘 납 득이 되지 않았다. NSW 주에서는 지난 106일 동 안의 2차 록다운 기간 중 미용실과 타투팔러(tatoo parlor)가 같은 항 목으로 취급됐다. 두 업종의 이용 도를 비교하면 쉽게 차이를 알 수 있지만 한가지 잣대인 ‘전면 봉쇄’ 로 거의 모든 것을 규제했다. 지난 1일 글래디스 베레지클리 안 주총리가 ICAC 부패 의혹 조사 와 관련해 전격 사퇴했다. 그는 역 대 주총리들 중 가장 탁월한 리더 중 한 명이란 호평을 받으면서 갑 작스런 사퇴를 아쉬워하는 시민들 이 많았다. 특히 노후 인프라스트 럭쳐 개선 등에서는 당연히 인정 받 을만 했다. 자유당에서는 존 하워 드 전 총리 이후 최고의 찬사가 이 어졌다. 연방 정치권 진출을 권유 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비영어권 이민자 후손의 정계 퇴 진이란 점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베레지클리안은 아르메니아계 2세 였고 거의 동시에 물러난 존 바릴 라로 전 NSW 부주총리 겸 국민당 대표는 이탈리아계 후손이었다. 주 총리와 부주총리 모두 이민자 후손 들이었는데 두 명이 동시에 물러났 다. 베레지클리안 전 주총리는 코로 나 대응에서 2020년에는 상당히 잘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델타 변이’ 대응에서는 여러 문제 가 노출됐다. 특히 초기 대응에서 록다운 발표 시점이 늦어져 골든타 임을 놓쳐 사퇴 악화의 빌미를 제 공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비 난이 나오자 그는 “나는 단 한 건의 결정도 후회하지 않는다”라는 기 고만장한 발언을 해 실망감을 주기 도 했다. 그 발언의 진의가 ‘주총리 재직 시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점 이었더라도 이런 시건방진 말은 하 지 말았어야 했다. 광역 시드니의 2차 록다운 기간 중 규제도 문제가 많았다. 한 예로 앞서 언급한 미용실 관 련이다. 미용실이 필수(essential) 업종은 아니더라도 106일동안 타 투팔러와 같은 분야로 전면 규제를 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처사였다. 시드니 동부 더블베이 소재 조 베 일리 미용실에서 직원과 고객 등 12명이 델타 변이에 초기 감염된 것을 계기로 NSW 주정부는 미용 실을 ‘감염 핫스팟’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보다 실리적인 조치를 취했 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미용실을 한 달 정도 영업 봉 쇄 후 종사자들(대부분 20-50대 연 령층)부터 백신 우선 접종 그룹에 포함시켜 일부 규제(1회 이용 30분 제한 등)를 하면서 부분적인 서비 스를 먼저 허용했어야 했다. 선별적 대안 없이 모든 소매업을 한가지 잣대로 봉쇄해버리는 것만 이 능사가 아니다. 당국이 디테일 한 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능한 행 정을 펼치면 시민들의 고생이 커진 다. 델타 변이 초기 대응에서 호주는 한동안 우왕좌왕 헤맨 뒤 몽땅 문 닫아버리고 석 달 이상 봉쇄한 것 이 유일한 대책이었다. 올해 호주 정부는 코로나 대책에 서 헛발질이 빈번했다. 백신 접종 초기에 백신 공급 다변화를 무시한

A13

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올인 했 다가 국민들의 거부감 확산으로 애 를 먹었다. 또 연방과 주정부들의 이견으로 전문 격리시설 신설도 불발돼 1년 반 이상 호텔 격리를 지속해 왔다. 주목적이 투숙용이지 전염 환자 격 리용이 아닌 호텔은 환기 등 제한이 많아 공기전염에는 속수무책이다. 호주처럼 자연환경이 양호한 나 라에서 간이 기숙사 형태로 주도에 대규모 격리시설을 신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 시설 신축을 놓 고 입씨름으로 세월을 보냈다. 자 유-국민 연립이 집권하는 연방과 노동당이 집권하는 빅토리아, 퀸 즐랜드, 서호주 주정부들의 알력과 불신이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정략적 이해관계가 우선이었고 국 민 보건은 후순위였다. NSW주가 106일 동안의 록다운 을 종료하면서 도미니크 페로테트 신임 주총리는 “다시는 이같은 일 이 반복되지 않아야 하고 그런 일 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록다 운은 베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며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인구 2천만명 이상인 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감염자 발 병을 통제하지 못한채 인구 500만 명이 넘는 두 도시(시드니와 멜번) 가 석달 이상 전면 봉쇄를 하고 시 민들의 이동을 철저히 제한한 나라 는 호주가 유일할 것이다. 시드니 에서 일부 지역은 야간 통행금지조 차 발동됐다. 국경이 1년반 이상 전 면 봉쇄됐고 그것도 부족해 주/준 주 경계 봉쇄로 이동도 크게 제한됐 다. 오죽하면 호주 안에 5개 이상의 나라가 있다는 말이 나왔을까? 해 외에서는 이런 호주를 ‘코로나 독 재국가’로 부른다, 부끄러운 호칭 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지시를 잘 따르는 국민성 덕분에 호주는 백신 접종률이 지난 3-4개월 사이 급증했다. NSW주는 이번 주말경 2차 접종률이 8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앞으로는 전면 록다운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더 불어 툭하면 일괄 통제를 꺼내드는 정부의 무능한 행정도 줄어야 한 다. 록다운, 국경 및 주/준주경계 봉쇄, 무능한 행정 모두 ‘네버 어게 인!(Never Again!)’이다.

싯달타(悉達多, 싯다르타)는 인도 가 비라국(迦毗羅國, 카필라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의 뜻은 ‘다방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장래 통치자의 내공을 준비하라는 의미다. 그는 자라나면서 그의 아버지인 정반 왕의 뜻을 거부하려는 언행을 보였다. 약육강식의 잔인한 생명 세계의 무자비 와 권력의 횡포에 대한 깊은 회의 때문 이었다. 불안해진 정반왕은 그의 마음 을 되돌려 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한다. 궁을 잘 지어서 모진 더위도 느끼지 않 게 하고, 저녁엔 기녀들을 모아 춤과 노 래로 밤을 지새운다. 어느 날 저녁, 태자 싯달타는 잠들어 있는 무녀들의 방안을 보게 된다. 진한 화장을 하고 갖은 교태를 부리면서 노 래와 춤을 출 땐 그럴듯하게 보였으나, 옷을 걷어붙이고 허벅지를 내놓고 코를 골며 잠꼬대까지 하면서 정신없이 자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을 본 그는 절레절 레 고개를 젓는다. ‘내가 저런 사람들 을 좋아하고 함께 손뼉을 치면서 놀았 다니…’ 그런 태자의 마음을 눈치챈 부 왕은 서둘러 결혼을 시킨다. 예쁜 여성 을 만나 자녀를 두게되면 그로 인한 애 착심이 출가의 뜻을 막지 않을까 해서 였다. 그의 부인이 아들을 순산했다는 소식을 들은 싯달 태자, 그는 멍하니 허 공을 바라보면서 독백을 한다. “오! 라 훌라!” 이 말은 ‘장애’라는 뜻으로 그의 아들의 이름으로 쓰여졌다. 일말의 애 정이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싯달타는 아무리 생각 해도 출가수행의 뜻을 포기할 수가 없 었다. 그의 나이 29살 되던 새벽에 마부 차익을 불러서 눈 덮인 히말라야 설산 으로 혈혈단신 수행 길에 접어든다. 흔 히 말하는 부귀와 공명이 보장된 왕권 을 버리고 그는 왜 홀로 그 깊은 산중으 로 들어갔을까? 생존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인도 사회 에서 수많은 철인과 수행자들을 만나서 많은 토론을 해 보았으나 한 사람도 성 에 차지 않았다. 전통적 이론의 답습과 관념적 희론으로는 그저 흉내만 낼 뿐, 자신이 희망하는 근원적인 문제 해결 은 어렵겠다고 판단한 그는 혼자서 6년 의 명상에 몰입한다. 어느 날 새벽 그는 그가 그토록 원했던 정각을 이룬다. 모 든 존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 게 바라볼 수 있는 진리적 안목을 갖춘 것이다. 작은 나라의 왕이 되어 오욕락 을 즐기려는 그 옹졸한 마음을 버리고,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출가하여 대도를 이룬 그는 불교의 창 시자가 되면서 삼계의 법왕이 되었으니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 있겠는가? 그가 발견한 진리의 요체는 연기론이 다. 모든 존재는 이것과 저것의 관계 속 에서 창조와 발전, 변화가 지속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는 중심 세력은 마음 이라는 한 생각의 오묘한 작용이다. 인 본주의가 핵심이 되는 불교의 원리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수많은 경전 중 대표격인 화엄경엔 이런 말씀이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불교의 가장 중요 한 핵심 내용을 알고 싶다면 이 세계의 모든 존재의 실상이 일체유심조(一切 唯心造)임을 잘 관찰하면 된다.“ 불교의 용어는 언제 들어도 아리송하 여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것을 쉽게 풀 이해서 부연한 글을 논서(論書)라고 한 다. 그 글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기신론 (起信論)이다. 믿음을 일으키게 하는 글 이라는 뜻의 이 책도 난해하고 딱딱하 긴 경전 못지않다. 그래서 붙은 별칭이 ‘깐깐 기신’이다. 인도의 마명이 지은 것의 한문 번역본을 다시 한글로 해석 하다 보니 어렵긴 매한가지다. 이 이론 을 가장 명료하게 해설한 분이 신라 때 의 원효대사이다. 불교는 마음이라는 오묘한 생각의 심층 심리를 다루는 분 야라 그냥 지나가는 생각으로는 도저히 그 기저에 깔려있는 깊고 복잡다단한 감정의 흐름을 분명하게 파악하기가 매 우 힘들다. 원효는 해골바가지 물을 맛 있게 먹게 된 것을 계기로 마음의 본성 을 깊게 깨달았기 때문에 기신론에 대 한 분명한 해설을 할 수가 있었다. 당시 그렇게 콧대가 높았던 중국의 고승들이 앞다투어 원효의 글을 보고서 감탄했다 고 하는 기록이 지금도 남아있다. 논서엔 일심을 주제로 내세우고 두 문을 열어둔다. 우리의 마음엔 진심과 망심의 두 가닥이 있다. 거기서 본질과 모습과 작용이 함께 나와 설친다. 그렇 게 되어 오염된 마음의 확산과 본질로 회귀하려는 양심적 작용이 복잡하게 전 개되고, 그것이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 키며 때론 전쟁과 살상을 일으키게 되 는 역사를 창조하게 된다. 그의 원동력 은 무지이며 무지는 진리를 모르는 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무지는 가없는 자 기 팽창을 추구하면서 그 목적지는 오 욕락의 성취이다. 재물, 애욕, 식욕, 권 력, 방탕이 그 중심 세력이다. 이 과정

에서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 권력을 연 장해 보려는 권모술수와 독재, 온갖 부 정과 부패가 잦아지면서 많은 문제를 양산한다. 이렇듯 일념을 앞세운 문명 의 급속한 발달은 편리함을 제공하는 반면에 균등하게 적용되어야 할 창조성 이 소멸되어 점점 더 물질과 문명에 기 대게 되고, 진심의 응용력은 점점 감소 해 간다. 코로나 역시 그런 피폐한 인간의 탐 욕에서 파생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 일지도 모른다. 거래가 단절된 6월부 터 지금까지 호미 하나로 땅을 파고 돌 을 골라내면서 겨우 한 평 크기의 토굴 을 만들었다. 그곳에 들어가면 가능한 한 핸드폰과 별거를 해야할 것 같다. 손 바닥 속에 세계 정보가 다 들어있고 손 가락만 까딱하면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 얼굴을 바라보면서 대화할 수 있는 좋 은 세상이 되었다. 반면에 코로나로 인해 비행기가 멈추 고 집 밖을 못 나가게 되는 이 불편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하면 좋을 까? 옛말에 인간의 마음이란 사랑을 극 대화하면 우주를 삼키고도 남을 수 있 지만, 탐욕을 채우기 위해 시기하고 질 투하는 생각은 바늘구멍에도 못 들어간 다고 했다. 지나친 발달과 편리함의 추 구는 인간의 본성을 훼손하고 공존의 상식을 허물어뜨릴 수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토굴에 들어가면 핸드 폰을 하루 3번씩만 만질 작정이다. 전 화기는 본채에 두고 토굴에서 지내다가 식사 때만 올라와서 전화나 문자 확인 하고 응대할 생각이다. 그 전엔 그래도 한국 소식은 일부라도 알면 좋지 않겠 나 하고 이곳저곳 유튜브를 들여다보았 는데 이제 그 소식을 끊은 지가 두 달이 되어간다. 진실과 상식에 어긋나는 게 워낙 많은 줄 알면서도 이젠 좀 나아지 겠지 하는 생각으로 가끔 기웃거려 보 았는데 이젠 아예 문을 닫아 버리기로 한 것이다. 영어가 안되니 호주 TV는 처음부터 안 봤고. 안 보면 궁금하고 보고나면 짜 증 나던 조국의 소식도 이젠 아예 끊어 버릴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덕지덕지 흙을 발라 만든 한 평의 토굴에 두더지 처럼 들어박혀 살려고 하니 나는 참으 로 문명의 배반자가 된, 이 시대의 낙오 자가 된 것이다. 문명의 배반자여! 그대 는 이 시대에 무엇을 희구하면서 땅굴 에서 먼산만 바라보고 있는가? 기후 스님(시드니 정법사 회주)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주소 570Blaxland Road, Eastwood NSW 2122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Max Han

안내 02 8876 1870

e메일 info@hanhodaily.com

한호일보의 한국 뉴스콘텐츠는 한국일보와 계약을 통해 제공됩니다. 한호일보의 운영 발행 및 기사내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한호일보에 있습니다. 외부기고나 칼럼의 경우 그 내용이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편 집 자 문 김석원, 송기태, 승원홍, 최성호

기집

기자/편집 양다영

디 자 인 실 장 윤경환

www.hanhodaily.com

Jason J. Koh

자 자 홍수정, 손민영, 이용규, 김형주

facebook.com/hanhodaily

twitter.com/Hanhodaily1


A14

칼 럼

라제기의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슛&숏 하명호 칼럼

‘오징어 게임’ 돈방석에 앉은 건 넷플릭스

1억 달러.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 그의 출연료다. 그는 영화 ‘나이브스 아웃’ 2, 3편에 나오는 대가로 이 어마 어마한 돈을 받았다. 1억 달러면 ‘기생 충’(2019) 같은 영화 8, 9편 정도를 만들 수 있는 금액이다. ‘나이브스 아웃’(2019)은 깜짝 히트 상품이었다. 제작비는 4,000만 달러인 데 전 세계 극장에서 3억1,100만 달러 를 벌어들였다. ‘나이브스 아웃’은 크레 이그와 크리스 에번스, 제이미 리 커티 스 등 유명 배우가 대거 출연했으나 블 록버스터 범 주에 들어가 지는 않는다. 제작비 4,000 만 달러 정도 면 할리우드 에선 중간 규 모에 해당한 다. 배급사는 메이저라 할 수 없는 라이 언스게이트였 다. 유명 소설 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 터리를 풀어 내는 이야기 만으로 관객 마음을 사로 잡았다. 적은 제작비로 큰 수익을 올린 영화 를 대형 영화사들이 놔둘 리 없다. 속편 을 두고 여러 영화사들이 경쟁을 펼친 끝에 넷플릭스가 ‘나이브스 아웃’ 2, 3 편의 판권을 차지했다. 넷플릭스가 지 불한 돈은 4억5,000만 달러다. ‘나이브 스 아웃’의 핵심 인물인 브누아 블랑을 연기할 크레이그에게 1억 달러를 안겨 줄 만도 했다. 돈에 있어서 할리우드는 우리를 여전히 깜짝 놀라게 한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 하며 수익 분배 논란이 일고 있다. 재주 는 ‘오징어 게임’이 넘고, 돈은 넷플릭 스가 챙겼다는 문제 제기다. 과연 온당 한 지적일까.

‘오징어 게임’은 제작사 싸이런픽쳐 스가 넷플릭스로부터 돈을 받고 드라마 를 완성한 후 넷플릭스에 납품하는 식 으로 만들어졌다. 넷플릭스는 제작비 의 10~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작사 에 추가로 준다. 드라마가 아무리 성공 해도 인센티브 같은 추가 이익은 없다. 넷플릭스가 이익을 공유하려 해도 근거 가 마땅치 않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한 달에 1만 원가량을 내고 콘텐츠를 무 한정 즐기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이 이용자 증가와 이용자 이탈 방지에 공

헌했을 텐데 똑 떨어지는 수치로 이를 파악하긴 어렵다. 눈을 돌려 기존 방송 시장을 살펴보 자. 국내 방송사들은 어느 드라마가 크 게 히트했을 때 이익을 제대로 나눈 적 이 없다. 국내 방송사들은 외주 제작사 들에게 터무니없이 적은 제작비를 주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제작사는 부족한 제작비를 메우고 추가 수익을 얻기 위 해 간접광고(PPL)에 매달려야 했다. ‘태양의 후예’(2016)에서 군인들이 틈 만 나면 특정 회사 홍삼 음료를 마셨던 이유다. 2004년 일본에서 ‘겨울연가’가 신 드롬을 일으켰다. ‘겨울연가’를 방송

한 NHK는 그 해 4,000억 원가량을 벌 었다. NHK가 방송 판권 확보를 위해 KBS에 지급한 돈은 7억 원 정도다. 일 본 최고 방송사에서 한국 드라마를 방 영하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던 시절이 니 KBS가 흥정을 잘못했다고 지적할 필요는 없다. ‘겨울연가’ 이후 일본에서 한류가 어떤 위상을 갖게 됐는지는 우 리 모두가 잘 안다.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영상산업이 얻게 될 막대한 이득 을 주목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을 둘러싼 논란에서 핵 심은 저작권이 다. 넷플릭스 는 국내 제작 사와 계약할 때 저작권을 독차지한다. ‘오징어 게임’ 도 마찬가지 다. 제작사가 저작권을 공유 할 수 있어야 속편이 만들 어지거나 부가 수익이 생겼을 때 추가 이익 을 가져갈 수 있다. 넷플릭 스가 시장에서 절대 강자이니 제작사가 목소 리를 내기 어려웠다. 때마침 넷플릭스 라이벌인 디즈니플러스가 다음 달 12일 국내 상륙한다. 게임의 룰은 언제든 바 뀐다. (한국일보)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드디어 ‘프리덤데이’ 현재까지 밝혀낸 코로나-19에 대 한 내용을 보면 다른 전염병은 초기 부터 증상이 뚜렷하여 환자를 일찍 발견 후 바로 격리를 시켜 다른 사람 의 전염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초기에 다른 감기와 같은 질병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현재로는 초기 격리가 어렵 다. 둘째는 20세기만 해도 인류를 3-5억명 이상 죽게 만든 천연두는 사람에게만 발병하지만 코로나-19 는 수백만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박쥐와 같은 동물에서도 살기 때문에 인류가 이를 박멸하여도 박 쥐에서 다시 변이를 만들어 인류를 공격할 수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전 염병은 한번 걸리다 나으면 평생 면 역을 유지하지만 코로나-19는 평생 면역을 유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 졌다. 현재 미국 질병통제본부(Communicable Disease Control: CDC)에 의하면 2달마다 주사 효과 가 6%씩 감소된다. 그래서 추가 접 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차 접종 으로도 부족해 3차 접종인 부스터샷 까지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근래는 델타 변이가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일부 학자들은 2 달마다 주기적으로 줄었다가 늘어 났다 하기 때문에 주의를 하라고 말 한다. 처음에는 사스(Sars)처럼 코 로나-19를 쉽게 보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없앨 수 없고 감기나 독감 처럼 ‘같이 살면서 대처하는(With COVID) 정책’을 이어가는 나라들 이 대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 예방 접종률이 70-90%에 도달해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도 지속되어야 한다. 선진국들은 백신 주사가 충분하 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상황이 다 르다. 전세계인이 백신접종을 하려 면 2030년이 되어야 하는 실정이라 그 안에 주사 맞지 않는 사람을 통 해 ‘돌연변이’가 생길지 모르는 일 이다. NSW주는 프리덤데이(Freedom Day) 전날인 10월 10일 16세 이 상 국민의 90.33%가 한번 주사를 맞았고 두 번 주사를 완료한 사람 은 73.53%였다. NSW는 12일 자정 을 기준으로 1차 접종률 91.1%, 2 차 76.5%을 기록했다. 이마도 17일 (일)경 2차 접종률이 8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접종률은 1차 83.6%, 2차 65.4%였다.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자유의 날’ 이 부여되자 수도인 오슬로우에서 축제 기분으로 술을 많이 마셔서 시 내가 온통 술주정꾼들로 득실댔다 고 한다. NSW 정부가 지나치게 빠르게 개방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물 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코로 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계속 줄고 있는 것이다. 예방 접종률이 높은 나 라일수록 사망자는 크게 줄고 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 HANHO KOREAN DAILY |

칼 럼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A15

한정태의 호주상식 & 교육칼럼 (11회)

게임과의 전쟁

1)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 2) 게임중독에 대한 해결책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흔들고 있 는 가운데 자본주의의 폐해 또는 인간 관계 등에 대한 여러 메시지가 드라마 에 담겼다. 자녀가 있는 학부모라면 일 단 ‘게임’의 ‘게’ 자만 들어도 몸서리가 날 정도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단어를 교육 자의 시각으로 한번 풀어 봐 드리고 싶 다.

게임의 정의 게임에 중독된 자녀들에 대한 해결 책을 찾기 전에 일단 게임이 무엇이며 왜 열광하는지를 자세히 이해해야 집 에서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알코올 중독을 도우려면 일단 알코올이 어떤 물질인지? 그리고 왜 마시기 시작하는 건지? 왜 계속하게 되는 건지? 등의 원인과 뿌리를 찾는 것이 먼저이듯이 말이다. 원래 ‘게임’이란 단어는 영어단어이 고 영어로 쓰는 그 의미는 방대하다. 어릴 때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게임부 터, 컴퓨터게임, 카드 게임, 모든 스포 츠 또는 올림픽까지 게임이라고 하며, 한 업계 분야를 일컬어 게임이라고도 쓴다. 예를 들어, ‘Hospitality game’ 이라는 표현은 한국말로 ‘요식업계 바 닥’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우리도 모르게 게임이라는 단어는 많 이 쓰이고 있다. 필자 생각에 이 게임이란 단어를 충 족시킬 수 있는 필수 요소는 세 가지로 보인다. 이 세 가지는 바로 ‘재미, 규칙

그리고 결과’ 이다. 이렇게 세 가지 요 소가 정확히 있으면 모두가 열광할 수 있는 게임이 되며 나아가서는 중독까 지도 일어날 만큼 흡입력이 강해진다. 아마 오징어 게임은 ‘인생’이라는 게 임에 ‘재미’라는 요소를 잃고 자본주의 사회의 규칙과 그에 대한 결과만을 중 요시 여기고 살아가는 현실 속의 우리 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 다. 아무튼, 자녀 교육으로 돌아와서 교 사와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이 단어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살펴보고, 교육학 에 비교하여 좀 풀어 해석해 보고 싶다. 그리하여 게임을 하는 자녀들 또는 남 편을 다시 한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해결책이 나올지 싶다.

교육학도 결국 게임이다! 필자는 약대를 나온 다음에 교육대

를 간 과학 교사이기 때문에 과학 과목 에 대한 이론은 교육대에서는 이수하 지 않았고 오직 교육학과 청소년 심리 에 대해 배우는 과정을 거쳤다. 그때 배 운 교육학의 기본, 그리고 현재 NSW 교사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필 수 요소를 종합해서 세 단어로 줄여보 면 바로 게임과 같이 ‘재미, 규칙 그리 고 결과’ 이다. 좋은 선생이 되고 아이들이 잘 배울 수 있게 하려면 첫째로, 수업을 ‘재미’ 있게 하여 그들의 흥미를 끌어내어야

한다. 인간은 사실 재미없으면 웬만한 일은 끈기 있게 못 한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본능인 것 같기도 하다. 물 론 어떤 사명감과 소신으로도 잘 할 수 있겠지만, 우리도 그건 어려운데 어린 자녀들한테 그런 성숙함을 바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든 재 미의 요소는 필수인 것 같다. 둘째, 십대 혈기 왕성한 아이들 30명 을 한 방에 가두어 놓고 뭔가를 하려면 ‘규칙’이 필요하다. 특히나 교육학에서 보면 남자아이들은 규칙 또는 반복적

인 루틴에 잘 반응한다고 나와 있다. 사 실, 레슨 안에서 소소한 루틴들이 있어 서 아이들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측이 가능해야 돌발 행동이 줄어들어 서로 피곤하지 가 않다. 그리고 어떤 행동은 잘된 행 동인지, 어떤 행동은 하면 안 되는 행동 인지 정도의 규칙은 상호 간에 사전 동 의가 있어야 하며, 이런 규칙과 울타리 가 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기능도 하 므로 수업에는 필수이다. 그리고 또 셋째, ‘결과’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긍정 또는 부정적 결과이다. 예전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 다면 틀린 것에 집중하고 야단을 맞았 던 것 같지만 여기서는 체벌이 없음으 로 잘한 행동에 대한 칭찬 극대화로 시 작해서 중간에 부족한 점을 살짝 짚어 주고 다시 믿음과 기대와 희망으로 덮 어주는 ‘긍정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라 고 한다. 그리고 또 결과에 대해 교육학에서 짚어주는 한 가지가 또 있는데, ‘신속 한 결과’의 중요성이다. 아이들은 공부 를 잘하는 아이든 못하는 아이든 일단 시험을 치고 나면 결과가 언제 나오는 지에 대한 재촉을 많이 한다. 잘했든 못 했든 결과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는 게 본능적이고 여기에서 동기 부여를 받고 앞으로의 행동도 정해진다. 그러 므로 시험을 치면 최대한 빨리 채점을 하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 교 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요즘 자녀들이 하는 컴퓨터 게임에 는 정말 신기하게도 이런 요소들이 너 무 완벽히 갖추어져 있다. 사실, 교육 을 게임화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니다. 요즘 컴퓨터 게임에는 ‘재미’의 요소는 물론이며, 그 안에서는 정확한 ‘규칙’이 존재 하며, 사회생활도 이루 어지며, 또한 게임이 끝난 후에 승패만

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게임 속에서 아 이의 퍼포먼스에 대한 분석 ‘결과’가 신 속하고 자세히 나온다. 아이들은 이것 을 서로 비교하기도 하며 또 앞으로 본 인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한다. 그리고 노력과 시간의 대가 를 게임 안에서 충분히 보장해준다. 그 러므로 여러 교육학자와 심리학자들이 교육학의 필수 요소로 여기는 세 가지 요소를 컴퓨터게임이 너무 잘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동안 이 록다운 세상에 게임을 안 하는 아이가 혹시나 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 현 실이다. 우리가 좋든 싫든 컴퓨터 게임은 우 리 아이들의 삶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고, 마치 코로나와 같이 사는 ‘위드 코로나’의 방법을 찾는 것 같이 ‘위드 게임’의 자녀 양육 방법을 찾는 것이 시 급하다. 다음 편에는 게임 중독과 ‘위 드 게임’ 의 해결책에 대해 함께 고민 해 보고 싶다.

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A16

칼 럼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33화)

창세기의 반전 - 바벨 이야기 이번 주부터, 록다운이 완화 되면서 원상으로 회복되는 반가운 소리들이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눈에 띄 는 첫 번째 장면은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미장원이나 이발소 앞에 자 기 순서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는 것 이다. 이제, 지난 삼개월여 자란 머리 도 다듬고 식당에도 가고 바다도 볼수 있고 낚시도 가도, 등산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억압된 생활로부터 얻는 일상 의 자유에 대한 기쁨이 이처럼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모두 다 비슷한 모습으 로 살아가고 있다는 거창한(?) 인류애 적인 동질감도 솟아 오른다. 새삼 세 상에 좋은 것이 많이 있다는 기대치 않 은 설득력에 순전한 수긍이 실감 된다. ▲

반복되는 바벨의 역사

인간의 창조-미켈란 젤로

창조와 에덴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을 때의 원 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자유로우며 부족함이 전혀 없는 좋은 곳 이었음을 하나님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6일 동안 창조를 마친 신은 ‘보기에 좋았더라’ 라는 표현을 하 며 토라는 ‘토브-좋다’라는 히브리 단 어를 여러 번 반복 하여 기록하고 있다. 에덴은 먹을 것과 쉴 곳과 모든 피조물 과 평화를 이루며 심지어 창조주 하나 님과 함께 하는 더 할 나위 없는 선으로 가득한 안식의 장소 였다. 하지만, 이런 평화는 끝까지 유지되 지 못하고, 아담과 하와는 금지된 선악 과를 따먹고 에덴에서 쫓겨나고, 유리 하던 극도로 타락한 인간은 또 한번 노 아의 때에 세상을 다시 한번 깨끗게 하 는 홍수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맞이 하 게 된다. 지금처럼 방주 속의 긴 록다 운이 지나고 새로운 창조과 다를 바 없 는 새 세상을 맞이 했지만 다시금, 좋 은 세상은 그다지 오래 가지 못하고 또 한 번, 한 사건으로 파국의 전환점을 맞 이 하게 된다. 그것이 오늘 다루는 바벨 탑 사건이다.

바벨탑 사건 탈무드의 현자들은, 창세기에 등장 하는 바벨의 이야기는 고작 9절에 불 과하지만 이것이 담고 있는 문자적, 철 학적 의미와 반전은 대단하다고 평가 한다. 랍비들은 창조의 이야기를 비롯

인간의 욕망과 바벨탑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창 세기 11:3-4)” 라고 토라에 기록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

에덴과 인간, 천사의 책망 ▲

한 노아의 홍수는 하나님의 능력에 관 한 것이기 보다 여러번 반복적으로 말 하는 ‘좋다’라는 하나님의 선하심이 세 상을 향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정의한 다. 이는 하나님의 선하심이 세상에 배 어있다는 말이다. 곧 세상을 하나님이 선하게 창조하셨다는 것과 선한 세상 의 질서를 위해 기초적 경계를 두드러 지게 나타낸 것이 땅과 하늘을 분리한 것이라고 그들은 가르친다. 하늘과 땅 을 나누는 분리를 통해 인간이 인간이 며 신은 신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나타 낸 신의 의도와는 달리 인간은 스핑크

스나 피라미드, 인간이 신의 모습을 하 거나 신이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흉 내를 역사 가운데 심심찮게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탈무드는 율법을 통해서, 우 유(삶)와 고기(죽음)를 따로 먹고, 모 직(wool)과 면(linen)을 구분하고, 땅 에 씨를 뿌릴 때 여러 종자를 섞어서 뿌 리지 말아야 할 것을 주지하고, 분리 를 통해 세워지는 세상의 질서와 인생 의 축복을 강조한다. 시편(115:16)에 서도 “(시 115:16) 하늘은 여호와의 하 늘이라도 땅은 사람에게 주셨도다.”하

나치와 패망

고 속해진 영역이 다름을 표시하고 있 다. 이것은 존재론적인 근본으로 작용 하고 있다. 토라는 ‘하나님은 하나님이고 인간 은 인간’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의 확연 한 선을 긋고 있다. 그럼에도, 그 시대의 인간은 하늘에 닿아 보겠다는 야심적인 포부를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 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바벨탑을 세우려는 인간의 욕망은 하나님의 경계를 함부로 넘어선 죄가 되었다. 이를 보러 내려온 창조주는 인 간이 신이 되고자하는 가상한 의도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탈무드는 표현 한다. 이는 공산주의자들이 외치는 전 체주의의 첫번째 사례이며, 인간의 힘 으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여 한 언어 를 말하게 하고, 인본주의에 기초한 유 토피아를 건설하려는 야심으로 마치 신처럼 통치할 수 있으리라는 금도를 넘은 생각을 한 것이라고 랍비 나프탈 리 쯔비 야후다는 지적한다. 나치가 넘 보았던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하며, 수

많은 생명과 인권이 말살되며, 그들만 의 오만한 전체주의와 결정주의는 결 국 바벨이라는 이름으로 흑 역사의 기 록이 되었다. 결국 그 시대에 언어와 민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다시금 세상 은 파멸과 혼란 속으로 치닫게 되었다.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에 존경 받던 존 달버그 액튼(남작) 경은 “절대 권력 은 절대 부패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 겼다. 그는 그리스의 고대 도시 아테네 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 스와 같은 위대한 현인들을 배출했지 만, 권력자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소 유할 때, 그들의 양심이 부패하고 마음 이 강팍해지고, 자신들의 제국에 대한 혼란스러운 이념들은 결국 도덕적으로 부패한 권력의 영향은 제국전체를 파 국으로 몰아넣었다고 강조한다 (죠나 단 삭스). 탈무드는 하나님이 하나님일 때 비 로소 인간은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 고 가르친다. 그 말은 곧 하늘과 땅을 구분해서 생각할 때 인간은 비로소, 진 정한 인생의 주권자가 누구인지 인식 하게 된다는 말이다. 영국의 랍비 J 삭 스는 신의 창조의 의에 대한 존경이 멈 출 때 인간은 스스로를 파괴하게 된다 고 말한다. 권력과 물질에 대한 끝없는 집착과 허용되지 않는 신적 권한에 대 해, 인간이 겸손해야할 이유를 발견하 게 된다. 바벨은 인류의 첫 문명이었지 만 마지막이 되지 못했다. 이상국가를 꿈꾸며 시작 되었지만 끝은 악몽이 되 었다. 록다운이 풀리니, 무심했던 마음에 세상과 자연이 사뭇 친근하고 고맙다 는 자각이 든다. 모든 인생은, 결국 흙 으로 돌아가는 하나님의 피조물이다. 샬롬!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기획

6

대한민국 지속가능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솔루션

외교분과 <1>

전재성

이동률

▲현 국제정치학회장

▲현 현대중국학회 편집위원장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정치학 박사

정 치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 대북정책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한국외대 중국학과, 북경대 정치학 박사

美, 북한 요구 불명확하다고 판단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 매우 적어 北도 미중경쟁 속 전략 방향 모색

김정은, 전보다 中에 적극적이지만 중국은 미중 관계 어려워진 만큼 섣불리 북미대화 견인 노력 안 할 것

국민 합의 얻고 주변국과 조율돼야 정권 바뀌어도 남북관계 진전 계속 대미·대중외교와 대북외교 조화 과제

북핵문제, 美·中에 급한 이슈 아냐 北, 돌파구 없으면 도발 세질 수도 한국이 적극적 액션 취해야 할 때

A17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은 내년 대선을 맞아 한국일보가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나라 당면 현안에 대한 미래 지향적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정치 외교 경제 노동 기후위기 5개 분과별로 토론이 진행되며, 회의 결과는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고려대 사회학과, 영국 워릭대 국제정치학 박사

北 ‘남북정상회담’ 거론 노선 변화 文정부 마지막 카드로 판단한 듯 한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선언’ 언급 바이든 정부 대북인식 변화 성과 북미관계·평화체제 동시 합의해야 북한 비핵화 의지 끌어낼 수 있어

이정환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정치학 박사

이승주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연세대 정치학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정치학 ▲박사

日 기시다 총리 “조건 없이 北 대화” 납치문제 선결 안 내세운다는 취지 아베 정권 후기부터 나온 입장

교착상태 길어진 북미·남북 대화 초반 큰 의미 부여 땐 대화 재개 난망 처음엔 가능성만 열고 2단계 가야

한일 역사 갈등, 북일수교 장애 평화프로세스 日 관여 시점에 한일 관계도 미묘하게 고려해야

한국 외교, 대북 치우쳐 연속성 부족 다자 틀 안에서 인도적 협력 고려를 비핵화 이후 장기 비전도 고민해야

“北을 ‘성공한 아프간’ 모델로”$ 창의적 담론으로 美 설득해야 ☞ 1면에서 계속

“쭏 샎푆 뽆컮 헒힎잚, 쭏짆 샎 핺맪 펂엲풂 캏”

전재성 교수 최근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와 동시에 한국에 대해 유화 정책을 펴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18년의 성과를 레거 시로 남기고 싶은 열망이 있는 것 같다. 현 정 부도 남북관계에서 불가역적 성과를 얻으려 고 할 텐데, 내년 3월까지 진전이 있을까. 성기영 실장 최근 북한 발표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지난달 29일 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 회의 시정연설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노딜 후 시정연설에선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 을 가져오라”고 했지만 이번 시정연설에선 그 간 대남 성명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했던 남북 합의 이행 촉구가 사라지고 오히려 정상회담 까지 거론했다. 굉장히 큰 노선 전환이다. 내외 부적 요인이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종 전선언 제안에 대해 ‘문 정부의 마지막 카드가 아닌가’라는 내부 판단을 내리지 않았나 한 다. 종전선언 의제를 받는 대신 선결 조건(이 중기준,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내걸면서 공을 우리 쪽으로 다시 넘긴 모양새다. 대외적으로 는 중국 요인이 큰 듯하다. 지난달 왕이 부장 이 문 대통령 예방 때 “베이징올림픽이 남북관 계 개선의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는 데 중재자 위상을 과시하며 한반도 평화를 이 끌어간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안 정적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중국의 의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재성 미국 측 얘기를 보면, 지난해 7월 김여 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북미대화 개시 요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됐다 는 뭔가를 보여 달라 했는데 ‘대북 적대시 정 책의 실체와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이 요구하 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반응이었 다. 성김 대북특별대표의 언급대로 미국은 대 북 적대시 정책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계속 엇 박자가 나고 있다. 지난달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합동군사훈련 영구 중단과 전략무 기 반입 중지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그럴 생 각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은 ‘김정은의 도발 의 도는 명확하다. 핵 국가로 인정받으려 하고 그 와중에 한미 동맹을 이간시키고 내부를 결속하는 4D를 추구한다’고 보고 있다. 미 사일을 개발(Development)하고 이를 선 전하며(Demonstation) 외교 도구로 삼고 (Diplomacy) 국내 정치(Domestic)에 활용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 아 현재로선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은 매우 적 어 보인다. 바이든 정부 측도 두 가지 고려 사항이 있 다. 북핵 능력이 계속 증강될 경우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미사일 시험 발사가 가능해 중간선 거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또 북미 협상이 내년 초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중간선거 이후로 넘 30

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 프로젝트 외교분과 첫 회의에서 전재성(가운데) 위원장 을 비롯한 위원들이 차기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한지은 인턴기자

어가는데 바이든이 재선에 나서지 않으면 북 핵 문제가 우선 순위로 올라갈 일이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최근 빅터 차는 지금이 신뢰 구축 의 마지막 기회라며 인도적 지원이라도 하자 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북한은 안보 조치를 취해 달라는 거여서 그 중간쯤에 만남의 계기 가 있지 않으면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동률 교수 최근 북중 관계가 긴밀해진 측면 이 있다. 지난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과 북중조약 60주년을 계기로 북한이 훨씬 적 극적으로 다가갔다. 김정은 입장에선 시진핑 체제 강화에 편승해서 내부 체제를 다지려는 성격이 있다. 어쨌든 중국은 북한에 마지막 남 은 기댈 언덕이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을 도와 주면서도 굉장히 조심한다. 북한이 원하는 만 큼 전폭적으로 지원한 적이 없다. 중국 입장에 선 대미외교가 우선이다. 북핵 정책은 주 변수 가 아니다. 미중 관계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섣불리 북미 대화를 견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을 배제하자’는 태도는 위험하다. 우리 정부가 지난번 종전선 언 논의 때 중국을 뺀다는 메시지를 줘서 중국 이 크게 반발했다. “헪2 쩮빶옮 슿 쭏줆헪 멾 퓒 ���픦헏 샂옮 푢”

성기영 최근 북중 관계에서 북한이 적극적이 라는 데 동의한다. 그런데 북중 간 친서나 축 전을 보면 늘 강조하는 ‘선대로부터의 우호 친선‘외에 북한이 꼭 붙이는 게’ 새로운 정세 하에서의 사회주의 우호협력‘이다. 새로운 정 세란 미중 간 전략 경쟁의 고도화를 말한다. 미군의 아프간 철군 후 북한 외무성이 반미· 반제 연대를 강조한다. 여기엔 북한이 미중 갈등에 편승해 단기적 위기를 모면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요인이 상 당하다. 전재성 최근 북한이 무력 건설을 합리화하는 논리 중 특이한 것이 ‘동북아 국가들의 군비경 쟁 속에 우리도 방위개혁을 향상한다’이다. 남 북관계가 아니고 지역질서 속에서 군비경쟁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북한도 나름 미중경쟁 속에서 전략적 방향을 모색한다는 생각이 들 었다. 이와 관련해 윤영관 서울대 교수가 최근 미국 전문가들과의 회의에서‘북한을 제2의 베 트남으로 만들자’ 는 제안을 했다. 북미가 전 략동맹을 맺어서 북한을 중국을 견제하는 파 트너로 삼자는 것인데 국내에서 나왔던 얘기 를 이번에 꺼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미 국은 아직 그런 상상력이 없는 듯하다. 정책 자원을 쓸 여유도 없는 것 같다. 이동률 김정은의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축전을 보면 미중경쟁에서 전적으로 중국을 지지하지만 사실 전략적으로는 미국을 겨냥 한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 하지, 중국이 주 변수는 아니다. 미국이 거기 에 응답해 북미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면 오히려 트럼프 때처럼 중국이 굉장히 당황할 것이다. 이정환 교수 일본 입장을 살펴보면 미국에 편 승하고 국내 정치에 신경 쓰면서 북한에 요구 하는 패턴을 반복하다가 코로나 시대로 끝나 버린 상황이다. 기시다 신임 총리가 조건 없이 북한을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납치 문제의 선 결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취지는 아베 정권 후기부터 나온 입장이어서 긍정적 시그널이라 고 볼 순 없다. 일본에서 납치 담론 자체도 변 동이 있다. 20년 전에는 확고부동한 북한책임 론이었다면 지금은 관계자가 연로해져서 어 떻게든 대화를 트자는 얘기가 나온다. 일본 내 부적으로는 장애 요인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 다. 현재로선 한일 역사인식 갈등 문제가 북일 수교의 구체적 디테일에 장애를 주는 상황이 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일본이 관여하는 시점에서 한일 관계를 미묘하게 고려해야 하 지 않을까 싶다. “샎쭏헣���, 묻짊헏 픦많 핖몮 훊쪎묻뫊 혾퓶쇊퍊 힎콛많쁳”

전재성 노무현 정부 때 10·4선언으로 남북관 계가 진전됐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무효가 됐 다. 국민적 합의가 있고 주변국과 조율돼야 정 부가 바뀌어도 지속가능하다. 종전선언의 경 우 볼턴 회고록을 보면 싱가포르회담 직전 상

황이 좋았을 때도 미국은 상당히 회의적이었 다. 우리 정부가 스냅백(snap back·제재 복 원) 조항을 조건으로 제재 완화를 제안하지 만, 미국에선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 견도 있다. 스냅백이 가능하기 위해선 비핵화 검증 등 다양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스냅백 하나로 북미협상 전체의 동력을 얻기는 어렵 다. 종전선언, 경제완화, 비핵화 조치, 대북 지 원 등 어려운 문제를 패키지로 다뤄야지 이슈 별로 쪼개면 20년간 그랬듯 협상이 진전되기 힘들다. 이승주 협상 차원에서 보면 단계를 축소하 는 것이 성과를 낼 가능성을 높인다는 데 많 은 분들이 동의할 것이다. 다만 북미, 남북 대 화가 교착 상태여서 기술적 차원도 고려해야 한다. 초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 대 화 재개 자체가 어렵다. 처음에는 의미를 덜어 내 가능성을 열어 놓고 2단계에서 많은 내용 을 패키지로 넣고, 결론 같은 협상에서 공식 적으로 확인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생각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주요 당사국의 정치 일 정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 과의 협상은 잘되면 수익이 많지만 안 되면 리 스크가 크기 때문에 모두 상당한 부담을 안 고 있다. 현재 북한은 제재뿐만 아니라 가뭄과 코로 나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북한이 중국산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AZ)를 거부 했는데 남은 건 미국 백신이다. 이를 어떻게 인 도적 협력으로 전환시킬지가 중요한 포인트 다. 단기적으로 북미 양자 차원에서 백신을 매 개로 한 협력은 쉽지 않다. 지역 또는 다자 차 원에서 현실적 대안을 내는 게 중요한데 한국 이 일정한 역할을 해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야 한다. 성기영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6·12 싱가 포르선언 내용이 들어간 건 성과다. 바이든 정 부가 선거 기간 보여준 대북인식과 비교해 눈 에 띄는 부분이다. 향후 북미 논의가 열릴 때 싱가포르선언에 포함된 북미관계·비핵화·평 화체제 등을 동시에 놓고 큰 포괄적 합의를 이 룬 뒤 하나씩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니면 북한 을 끌어들이기 어려울 듯하다. 그게 북한의 비 핵화 의지를 조금이라도 끌어내는 방법일 것 이다. 종전선언과 관련해선 협상을 복원하기 위한 징검다리라는 정치적 의미 정도만 부여 하면 조금 공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이 종전선언 앞에 이중기준 철회 등 중대 과제 를 갖다 놓으면서 의미가 과다하게 부여됐다. 전재성 이중기준 철회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 다. 북한의 핵 개발과 한국의 무기 개발을 같 은 선상에 놓으면 북핵이 정당한 근거가 있 다는 걸 한국이 인정하는 격이니 보수나 미국 쪽에선 반발이 나온다. 현 정부 내 종전선언 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차기 정부 대

북 정책을 논의하면, 우선 완전한 비핵화 목 표 자체가 없어질 순 없다. 두 번째는 외교와 대북 정책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번 정부 는 외교보다 북한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이 제 기됐는데 대미·대중 외교와 대북 정책을 어떻 게 조화시킬지가 과제다. 문제는 바이든 정부 에서 북한 문제의 우선 순위가 낮다는 점이다. 미국 외교정책 전반이 오바마2.0보다는 트럼 프2.0 성격이 강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이 북한 문제에 창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적 은 상황이다. 차기 정부가 한미동맹 성과를 어 떻게 계승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몸값이 올라 가고 반대 급부로 미국에 창의적 접근을 요구 할 수 있다. 이동률 북한과 달리 미중엔 북핵 문제는 그렇 게 다급한 이슈가 아니다. 우리는 동계올림픽 이 기회라고 보지만 중국엔 시진핑 체제 다지 기가 빠르게 국내정치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 다. 반면 북한은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도 발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한국이 적극적으 로 액션을 취해야 할 상황 같다. 이승주 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보면 차기 정 부가 의지와 신념을 가져야겠지만 현 정부도 차기 정부가 정책을 지속할 만한 환경을 만들 어줘야 한다. 한국 외교정책에 대한 대외 이미 지는 연속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대북정책에 과도한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인데, 이를 상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지역협 력의 틀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 북한을 포함시 키는 방식을 고려할 만하다. 다자 틀에서 인도 적 협력을 할 경우 북미뿐 아니라 남북관계 개 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고 정책의 연속성도 담 보할 수 있다. 또 이런 교착상태에선 장기 비 전을 더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핵화 이 후 남북관계 설정, 북한 정상화 방안 등의 고 민이 필요하다. 전재성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 이슈는 네거티 브 어젠다다. 잘못 건드리면 터지는 ‘폭탄 돌 리기’인데 이를 포지티브 어젠다로 바꿔야 한 다. 예컨대 ‘제2의 베트남론’이 미국을 끌어내 는 방법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성공한 아프간 론’이다. 미국이 아프간을 정상국가로 만드 는 데 실패했지만,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드 는 데 성공하면 굉장한 성과가 될 것이란 담 론이다. 세 번째는 ‘새로운 세계질서론’이다. 민주주의 국가끼리만 정상회의를 하는데, 민 주주의 국가와 이익을 같이 하는 비자유주의 국가도 참여시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미 국도 성공한다는 담론이다. 이 중에서 미국이 하나를 채택하면 북한 문제가 긍정적 의제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아무리 어려운 일도 전력 을 쏟으면 일단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 러려면 대통령 어젠다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 스스로는 그런 생각을 못 하는 상황이기 때 문에 다음 정부가 그런 창의적 담론들을 제 안했으면 좋겠다.


A18 24

기 획 인터뷰 인 터뷰

2021년 금요일 20 2 021년10월 일 금요일 2021년 10월15일 8일

김동연 ● 전 경제부총리 김 논설위원

“대선 후보들 ‘공통공약’ 수렴해 누가 대통령 되든 이행 약속하자” 다. 대장동 사건을 보면서 전부 개혁 대상들 이 개혁한다고 나서고 있는 것 아닌가. 둘째, 정치권이 진영논리로 분열돼 평행선만 달리 고 있다. 셋째, 모범답안들이라도 여기저기 서 단편적으로 내놓는 것들은 결코 구조적 해법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제는 뭘 할 거 냐 보다 어떻게 할 거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구조적 해법 없이 전 국민에게 돈 나눠주고, 주택 100만 호 짓겠다고 한다고 양극화나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나.”

대선판이 또다시 진흙탕 싸움으로 기울 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고발 사주’ 의혹에 이 어, 이번엔 수천 억 원대 토건비리 사건인 성 남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며 더불어민주 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연루 여부를 두고 여야 간 극한 공방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인물의 치명적 비 리와 거짓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결격사유 다. 따라서 진흙탕 싸움이라도 피해 갈 수는 없다. 하지만 대선 캠페인이 온통 대선주자 들 간 서로 흠결을 물고 뜯는 편싸움에 매몰 되는 건 매우 위험하다. 실용적 경세가로서 제3지대 독자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대선판의 진 흙탕 싸움 전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각 대선 주자들이 시대정신 구현을 위한 ‘공통공약’ 추진에 나서 국가운영 비전과 정책 경쟁을 벌여보자고 제안한다. 대선주자로서는 사 상 처음으로 진영 간 공통공약 추진을 제안 한 배경과 취지, 계획 등을 김 전 부총리로부 터 들어본다. -샎컮훊핞옪쁢 ���픚픊옪 몋햏 훊핞슲 맒 ‘뫃 ���뫃퍋’픒 ���힒핞쁢 헪팖픒 뺖삲. 줂큶 퍦

밂많. “어떤 후보든 대선공약은 결국 우리 사회 가 나아가야 할 마땅한 전략적 비전과 방향 에 근거해 만들어진다. 그렇다 보니, 지금까 지 대선에서 공약, 특히 가장 중요하고 민생 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제부문에 있어서 각 대선주자들의 공약은 70~80%가 동일한 취 지와 목적을 가진 유사한 것들이었다. 따라 서 이번엔, 물론 각 캠프 대표도 참여하겠지 만, 중립적인 시민조직이 나서 1단계로 각 캠 프 공약 중 공통공약을 추려내고 어느 정도 까지 이행할지 목표를 설정한 다음, 2단계로 선거과정에서 협약에 참여한 후보들이 국민 앞에서 누가 당선되든 공통공약 이행을 약 속하자는 것이다.” -뫃���뫃퍋픒 ���힒졂 뫃퍋픦 ���쪒컿픒 쭎 맏쁢 헣���몋햏핂 많쁳멮쁢많. 쏞 펂썲 샎 컮훊핞슮 뫃퍋 핂펞 샎 픦힎쁢 샇펾 ��� 섾, 뭁핂 컮먾뫊헣펞컪 뫃���뫃퍋픒 ���엲 핂 퍋픒 퍊  핂퓮많 핖빦. “공통공약 이외의 부문에서도 차별적 정 책경쟁은 충분히 가능하다. 아울러 공통공 약을 추진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 다. 물론 대선주자들의 공약 이행 의지 자체 를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일단 당선 이 되면 정략적 이유 등으로 중요한 공약들 이 후순위로 밀려 공약(空約)으로 전락한 다. 문재인 정부에서 연금개혁 공약이 그랬 다. 반면 당선 못한 후보 진영에선 애초에 당 선자 측과 비슷한 공약을 냈음에도 불구하 고 정략적으로 당선자 측의 공약 이행에 발 목을 잡고 반대함으로써 중대한 공약 이행 이 무산되는 사례가 허다하다. 따라서 공통 공약 협약은 나중에 당선자 진영이든 경쟁 진영이든 주요 공약 이행을 견인하는 실질적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나라와 국민을 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핂핺졓·퓲컫폂 슿 맏 샎컮훊핞슲핂 퐒헒줂 핳 ���믾쪟���엊 헒컮픒 뿒찒몮 핖쁢섾, 쫆핆 픎 몋햏쫂삲쁢 뫃���뫃퍋 헪팖 슿 샎컮픒 혾퓶쁢 폲���큲않 힎핞���엊 풎힏핂쁢 슽 핆캏핂삲. 믆엕삲 쫂삖 뫊펾 샎컮픒 솓 핞헏픊옪 퐒훊 멂힎펞 샎 픦묺킺솒 헏힎 팘삲. 샎컮 ���잖 컮펆펞 재��� 뺆 헎컪 ‘샎 짊묻 믖믾 밶믾’(탲팲���큲 짪)펞컪 ��� 퐎 펾헣픒 펆믗 짢솒 핖펂컪 펾헣픒 헒헪옪 훊푢 샎컮훊핞퐎 얺삫젢핂 맧픎 샎슿 짷 킫픊옪 픒 ���쁢 멑 팒삖뺞쁢 뫎���솒 헏힎 팘삲. “창기병과 지휘자를 말씀하니, 유능제강 (柔能制剛)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 유도를 했는데, 유도의 기본정신 가운데 하나다. 부드러움이 능히 강함을 이긴다는 30

제3지대 대선 출마를 선 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 리는 30일 한국일보 [논 담] 인터뷰에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실용 주의 미래전략을 내세우 며, 대선주자 간 ‘공통공 약’ 추진의 필요성을 역 설했다. 한지은 인턴기자

듯이다. 분명히 말씀 드린다. 기존 정치권에 숟가락 얹지 않고, 독자적으로 끝까지 뚜벅 뚜벅 대선 완주한다. 새로운 정치 해보겠다 는 의지가 없었다면 그동안 여야 양당에서 총선,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선 레이스 참여 요청 온 것들을 거절하지 못했을 거다. 협치 나 연정을 언급한 건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 령제의 승자독식구조가 계속되는 건 바람직 하지 않기 때문에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자 는 뜻에서 얘기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공 통공약에 함께하는 정당에 각료자원을 주 는 식의 협치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정을 전제로 선거에서 힘을 합치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적 대타협으로 ‘기회 확장 4^3^3 정책’ 추진 기득권서 과점해온 기회 나누는 ‘기회 공화국’ 건설 진보^보수 아우른 실용주의 전략으로 번영 일굴 것 양극화^부동산^일자리^신성장 해법과 방향 수렴해 시민들이 ‘공통공약’ 추리고 후보들이 이행 협약 공약 불이행^야당의 발목잡기 막아야 국가 미래 열려 토지보유세 동의하나 기본소득 재원 전용은 무리수 -퍟샇픎 샎컮펞컪 킇읺힎 좉솒 퍊샇픊옪 컪 퓮 헣���엳픒 펺헒 퓮힎삲. 힎잚 밎솧펾펞멚 멾힟쇪 힎힎핞슲픦 헣���헏 픦힎 퐎 폂잫픎 컮먾펞 퐒훊삲많 샇컮쇦힎 좉 졂 팒줂얾 쫂앚솒 펔핂 콚졆쇮 쿦솒 핖삲. 믆 읺큲���읊 펂쎉멚 맞샇 멂많. “이번에 대통령 출마를 하고 새로운 정치 를 시도하는 건 누군가는 해야 할, 꼭 필요 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정치가 한편으론 승자독식의 강고한 양당 구조하에서 진영논리와 편싸움을 벌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대장동 개발 비위에 드러난 것처럼 힘 있는 자들이 너나없이 공생적 협 력관계를 유지하는 기득권 카르텔로 작동 하면 대한민국의 장래가 없다. 그래서 정치 권의 승자독식 구조를 깨고, 정치판과 정치 세력을 교체하기 위해 나선 거다. 변혁을 위 해 이번 대선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 과정 에서 정치판과 세력을 바꿔보겠다는 국민의 열망과 에너지를 결집해 대선 이후에도 나아 갈 각오와 계획이 있다. 단기적으로 이번 대

선만 보고 시작한 게 아니다.” -뫃���뫃퍋 ���힒픎 펂썲 헣샇픦 뿒많 삲픚 헣 쭎읊 핂븚섢않솒 푾읺 칺많 짦슪킪 힎 퍊  킪샎헣킮뫊 헣��� 믊맒핂 홂핺삲쁢 캫 맏픒 믾짦픊옪  멑핂삲. 쫆핆픎 믆멚 줂펕 핂않몮 쫂쁢많. “공정과 정의가 거론되고, 부의 양극화나 부동산 문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모두 우리 앞에 던져진 시대정신을 의식한 정책 어 젠다들이다. 그런데 저는 이 모든 어젠다들 이 결국 ‘기회의 문제’로 수렴된다고 생각한 다. 그래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표현할 단어 역시 ‘기회’라고 본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기회와 연결된다. 우선 기회가 부족하다. 일할 기회, 사업할 기회, 공부할 기 회, 연애할 기회, 결혼해 자녀를 낳고 키울 기 회가 부족하다. 저성장인 데다 혁신이 부족 하다 보니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진 탓이다. 따라서 차기 정부는 즉각 혁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불러일으켜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 둘째는 기 회의 불공정 문제다. 어떤 청년들은 아빠찬 스, 엄마찬스로 넘치는 기회를 누리는데, 다 른 청년들에겐 작은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 지 않는다. 기회의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난 다. 그래서 가급적 고른 기회가 주어지도록 하는 나라는 만드는 게 절실하다. 앞서 말한 게 혁신과 역동성을 살려 더 많은 기회를 만 드는 얘기라면, 뒤의 얘기는 포용과 상생이 다. 또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에 아예 접근하 기 어려운 계층이 있다. 이런 분들에겐 기회 복지안전망을 통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 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러자면 기회라는 엄청난 분량의 물을 제 저 수지에 가두어 놓고 독차지하고 있는 기득 권의 둑을 무너뜨려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 는 기회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 -컿핳뫊 쭒짾픦 숞 잖읺 ���빊읊 핯멮삲쁢  줃픎 퍦믾���엊 슲잂 쿦솒 핖멮삲쁢 캫맏핂 슮 삲. “오랫동안 역대 정부가 그런 구호를 내세 운 건 결국 그게 경제정책의 정도이기 때문 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 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우리 경 제의 성장은 스타트업 같은 미래형 혁신 비 즈니스가 새로운 동력이 되어 견인해야 하 고, 분배는 양극화 구조의 개선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과 시스템 개편이 필요 하다는 얘기다. 옛날얘기의 반복으로 여겨지 지 않으면 좋겠다.” -‘믾뫃묻’픒 잚슲믾 퓒 묺���헏 헣���슲 솒 멾묻 뫃���뫃퍋픊옪 ���힒쇮 뫃칾핂 ��� 쫂

핆삲. 뫃퍋픊옪 펂썲 헣���슲픒 묺캏몮 핖 빦. “명장 축구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쓴다 고 한다. 기회공화국 실현을 위한 정책 역시 4^3^3이라는 숫자로 요약된다. ‘4대 기회 빅 딜’ ‘3대 기회 할당’ ‘3대 기회특권 해체’가 그 것이다. ‘4대 빅딜’은 더 많은 기회 창출을 위 해 일자리, 교육, 부동산, 정부 재정 등에서 대 립적 이해당사자들 간 사회적 타협을 정책으 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일자리의 경우, 일 자리 지원을 위한 보조금 예산을 스타트업 고용지원금으로 돌리는 타협을 예로 들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 4대 기업의 일자리가 70 만 개다. 그런데 3만5,000개 스타트업 기업 에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72만 개다. 스타트 업 일자리 보장제를 통해 10만 개의 스타트 업이 생겨난다면 2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 되는 식이다. 교육과 부동산, 정부 재정 씀씀 이에서도 그런 빅딜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내겠다.” -‘3샎 샇’뫊 ‘3샎 ���’쁢 펂썲 뺂푷핆많. “’3대 할당’은 일자리, 교육, 부동산에 적 용되는 기회할당정책이다. 예를 들면 일자 리 할당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지역인 재 할당제나 고졸인재 할당제, 또는 장애인 과 탈북주민 일자리 할당제가 확대돼야 한 다는 것이다. 교육 할당 역시 기회 편중을 보 정하는 입시 할당제를 얘기하는 것이고, 부 동산에서도 30~40대에 대한 청약기회 할당 을 늘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이런 정책은 역 차별 문제가 있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양극화, 교육 격차, 자산 격차와 세습 을 통한 기회의 편중을 완화하려면 일정 기 간과 수준에서 할당제가 확대돼야 한다는 얘기다. ‘3대 해체’는 승자독식의 기득권과 특권이 기회의 부익부 빈익빈을 낳는 구조이 므로 합리적 수준으로 기회특권을 해체하겠 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의 정치 적 특권, 권력기관 특권, 재벌 특권 등 3대 특 권이 해당된다. 대통령은 권력분산이 필요 하고, 국회의원은 선수 제한이나 국민소환 제가 도입될 필요가 크다. 아울러 검찰 등 권 력기관에 대한 합리적 개혁이나 재벌 특권 해 소도 더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믾쫆콚슫헪빦 ���뼒힎풞믖, 뮪헪맪 슿 삲 읆 샎컮훊핞슲핂 ‘줂펕픒 멮삲’쁢 뫃퍋픒 뺂쁢 섾 찒 ‘펂쎉멚 멮삲’쁢 섾 ���헞픒 숞 쁢 뫃퍋핆 멑 맧삲.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 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모범답안은 거 의 나왔고 다들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나. 첫째, 모범답 안을 알아도 기득권 카르텔이 실현을 막는

-쭎솧칾 줆헪퍊잞옪 핂쩖 샎컮펞컪 펺퍊 맒 많핳 쓶먾풂 헣��� 킇쭎���많 쇮 멑 맧삲.  쭎솧칾 퍟믇읊 퐒 믊쫆헏 쩣픦 빦 옪 펺샇 샎컮훊핞슲픎 묻���쫂퓮켆 슿 ���힎켆 킮컲 ���픊옪 뫃퍋픒 졶팒 많쁢 멑 맧삲. 펂썲 핓핳핆많. “부동산 문제엔 주거안정과 자산 양극화 완화라는 이중적 과제가 존재한다. 우선 주 거안정을 위해선 가격안정이 절실하고, 가 격안정을 위해선 신뢰할 만한 공급책으로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게 긴요하다. 단편 적으로 100만 호니, 200만 호니 공급책을 내는 건 임기 내에 실현이 어려운 거짓에 가 깝다. 물량 목표보다는 아까 부동산 빅딜 을 말했지만, 재건축^재개발을 민간에게 허 용하는 동시에 민간은 분양가상한제나 후 분양제, 또는 분양원가 공개 등에서 양보 를 하도록 하는 것, 공공부지나 보존가치 가 떨어지는 그린벨트를 공급에 활용하되 싼값 아파트를 공급하는 식으로 빅딜을 해 서 특별법을 통해 조기공급 청사진을 내는 게 중요하다. 다음으로 부동산 양극화 완 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1가구 1주택’ 원칙에 따라 주택 보유수에 따라 대출과 세제 등 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둬야 한다. 1주택 구 입을 위한 정부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대신 다주택자에겐 강력한 규제책을 통해 매물 이 출회되도록 유도할 것이다. 누진성을 강 화한 토지보유세 신설은 부동산 가격안정, 양극화 완화를 위해 진지하게 추진을 검토 할 만한 얘기라고 본다. 취지에 동의한다. 다만 세목 신설은 일방적으로 강행할 일이 아니다. 국민과 소통하며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며 진행해야 한다. 해당 세수를 기본소 득 재원으로 쓰자는 얘기도 있는데 무리한 얘기다. 설사 기본소득제가 도입돼도 재원 은 4차 산업 관련 부문 조세로 하는 게 맞 다고 본다.” -뫃���뫃퍋픊옪 ���힒 푢많 핖쁢 삲읆 헣 ���픦헪슲핂 섢 핖빦. “‘정부 과잉’을 해소할 공공부문 조직 및 정책 구조조정, 연금개혁 등은 반드시 추진 할 필요가 크다. 나는 문재인 정부의 어떤 정 책은 이어갈 가치가 있다고 보지만, 공공 비 대화나 연금개혁 공약을 외면한 건 무책임 하다고 본다. 다음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들 이다.” - 헣쭎 ���샎 몋헪쭎���읺옪컪 ‘몋헪 얺삲 핒 헒’픦 핒줂읊 잯팦삲. 힎잚 잚혿 잚  컿뫊펞 핂읂힎 좉 ��� 헣쭎읊 썮빺삲. 샎 ���옇핂 쇦졂 핦 쿦 핖삲쁢 핞킮맞픦 믊먾쁢 줢많. “우리 경제를 개혁하려는 시도는 국장시 절인 2005년 저성장,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 을 목표로 했던 국가전략 ‘비전 2030’ 보고 서를 만들었을 때부터 시작했다. 경제부총 리에 기용돼서도 같은 전략적 목표로 일했 다. 하지만 ‘혁신성장’이나 ‘소득주도성장’ 등 국정과제 곳곳에서 청와대의 정권 실세들과 충돌했다. 사퇴를 앞둔 2018년 11월의 국회 에서 “지금 상황은 경제적 위기라기보다는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고 했던 발언은 개혁 부진에 대한 나 자신의 진단이었고, 그 게 대선에 나서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두 번 실패했지만, 이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았 다고 자신한다.” 장인철 논설위원


18

i:n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글로벌 이슈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국 제

A19

브렉시트 후폭풍$ 각국 “주권 강화”$ 틈 벌어지는 EU 유럽의 정치·경제공동체 ‘유럽연합 (EU)’이 위기에 처했다. 현재 EU 회원국 은 27곳에 달하는데, 개별 국가들의 ‘주 권 강화’ 움직임이 잇따르는 탓이다. 이 미 지난해 1월 EU 품을 떠난 영국과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정을 둘러 싼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고, 극우 정권 이 들어서 있는 폴란드와 헝가리 등에서 는 EU법과 상충되는 국내법이 속속 도 입됐다. 유럽 각 나라의 내부 위기가 커 질수록 EU의 권한 및 위상도 약화할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브렉시트 담당 장관은 이날 포르 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한 국제행사에 참 석해 “EU가 브렉시트 협정을 수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역사

북아일랜드 내 통관검사 면제 등 英, 협정 수정 요구하며 EU 압박 극우 정권 들어선 폴란드^헝가리는 EU법 상충하는 국내법 속속 도입 정치통합 흔들 ‘폴렉시트’ 가능성

적 오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 EU의 브렉시트 협정 수정안 발표를 앞 두고 선제 공격에 나선 것이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2월 진통 끝에 브렉시트 협정을 타결했음에도 갈등을 빚어 왔다. ‘영국령이지만 EU에 남은’ 북 아일랜드에 적용된 통관 및 검역 절차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

다. 특히 두 지역 간 냉장육 등 식료품 통 관·검역이 대폭 강화되면서 영국-EU의 이른바 ‘소시지 전쟁’이 촉발됐다. 영국의 요구 사항은 크게 △북아일랜 드에서 판매되는 영국 상품에 대한 통관 검사 면제 △북아일랜드 관련 분쟁에 대 한 유럽사법재판소(ECJ) 결정권 철회 및 독립적 중재위원회 발족, 이렇게 두 가지다. 프로스트 장관은 이날 “북아일 랜드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건 영국 책 임이며, 필요시 ‘북아일랜드 협약 제16 조’를 사용할 수도 있다”며 재차 EU를 압박했다. 16조는 협약이 심각한 경제 적·사회적·환경적 문제를 초래할 경우 협 정 이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다. 일단 EU집행위원회는 ‘북아일랜드 내 영국 상품 통관검사 면제’에 대해선 그 범위를 ‘50% 이상’으로 넓히는 방안

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협 가 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관건은 ‘북아일랜드 문제와 관련해 ECJ는 개입하지 말라’는 요구에 대한 EU의 수용 여부다. 영국은 분쟁 조정에 서 ECJ 대신, 독립적 별도 기구를 만들 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U법 위반’ 을 들어 EU 측이 벌금 등을 부과할 가 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EU는 “단일시장 법규를 해석 하는 최상위 기관인 ECJ를 배제하는 건 전체 협정을 흔드는 문제”라며 결사 반 대하는 입장이다. 다니엘 페리 EU집행위 원회 대변인은 이날 “EU 단일시장에 법 적 일관성과 공정한 사업 환경을 제공하 기 위해서 ECJ의 감독은 필수”라며 “영 국의 (ECJ 철회)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영국 요구에 대해 “EU 영 향권에서 벗어나 개별국가로서의 주권 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하고 있다. 케이티 헤이워드 벨파스트 퀸스대 정치사회학 교수는 “영국이 EU와의 결 속력을 약화시키고, 자국 주권을 강화 하기 위해 브렉시트 협정 수정안을 강력 히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EU의 정치 통합도 흔들리 는 모습이다. 극우 세력이 집권한 폴란 드와 헝가리가 잇달아 EU법에 반하는 조치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최근 자국의 사법개혁안 에 대해 ECJ가 ‘EU법에 반한다’고 판 결하자 “폴란드 헌법이 EU법에 우선한 다”면서 반기를 들었다. 일각에서는 ‘폴 렉시트(Polexit·폴란드의 EU 탈퇴)’ 가 능성마저 거론된다. 강지원 기자

“2회 접종으로 충분” 모더나 ‘부스터샷’ FDA 승인 못 받나

부품 20만~30만엔 거래

도쿄=최진주 특파원

30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2일 런던 웨스트 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100주년 기 념 예배에 지팡이를 짚고 참석하고 있다. 올해 95세인 여왕은 2004년 무릎 수술 직후를 제외 하면 이날 처음 지팡이를 사용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희귀금속 부품 노려 日서 구형 프리우스 도난 사건 잇달아

일본 아이치현에서 도요타자 동차의 구형 프리우스( 사진) 차 량 도난이 잇따르고 있다. 차 바 닥에 부착된 ‘촉매 컨버터’가 이 유로 지목된다. 희귀 금속이 포 함돼 있는 이 부품은 시장에서 20만~30만 엔(약 210만~315만 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1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아이치현 나가쿠테(長 久手)시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 남성은 자신이 소유한 2007년형 프리우스를 맨션 주차장에서 도 둑맞았다. 차량은 도요타(豊田) 시에서 발견됐는데, 차 안의 예금 통장은 그대로 있었지만 부품인 촉매 컨버터가 사라진 채였다. 아 이치현 경찰은 다음 날 나가쿠 테 시내에서 번호판이 없는 승용 차 안에 놓인 촉매 컨버터를 발 견, 근처에 있던 자동차 정비회사 관계자(41) 등 2명을 이 승용차 와 프리우스 절도 혐의로 체포했 다. 경찰당국에 따르면 6월 이후 나고야시 동부와 그 주변에서 도 난당한 구형 프리우스만 30대에 이른다. 도요타에 따르면 촉매 컨버터 란 탄화수소 등 배기가스를 정 화하는 장치로, 고온에 노출돼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구 성이 높은 플래티넘과 팔라듐 등 희귀 금속이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나가쿠테시에서 도난 당한 차량은 노후해 중고차 시 세가 10만 엔에 불과했다. 하지 만 팔라듐 가격이 10년 전의 5배 까지 치솟는 등 희귀 금속 거래가 격이 급등하자 촉매 컨버터는 20 만~30만 엔에 거래돼 차량 가격 을 웃돌 정도로 비싸다는 설명 이다. 게다가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 는 기술 혁신 등으로 촉매 컨버터 에 포함되는 희귀 금속의 양이 줄 어들고 있어, 절도범들이 노후 프 리우스 차량을 집중적으로 노린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첫 지팡이 짚은 95세 薉여왕

이번엔 인도양서 ‘쿼드’ 합동훈련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Quad)’를 결성한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 해군이 12일 인도양 북부 벵골만에서 ‘말라바르 2021’ 2차 합동훈련 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오는 15일까지 나흘간 계속된다. 인도해군 제공

10월 디폴트 위기 벗어났지만$ 바이든 ‘산 넘어 산’ 미국 연방정부가 일단 디폴트(채무불 이행) 위기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게 됐 다.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부채 한도 상향’ 법안이 통과되면서 ‘2개월’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 대 통령 앞에 남은 과제는 산더미다. 사회 복지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당내 중도 파와 진보파의 대립이 심상치 않은 데다, 12월이 되면 부채한도 문제가 또다시 당면 현안으로 떠오르게 된다. 1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 (WP)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찬성 219 대 반대 206으로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일 시적으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미 정 부 부채 한도는 현행 28조4,000억 달러 (약 3경3,867조 원)에서, 12월 3일까지 28 조9,000억 달러(약 3경4,463조 원)로 늘어 나게 된다. 당초 유예 시한이었던 이달 18

공화당 “12월엔 추가 협조 없다” 두 달 후 디폴트 위기 재현 가능성 복지예산은 민주당 내서도 갈등

일 이전에 이 문제를 처리하면서 전 세계 가 우려했던 디폴트 위기는 피한 셈이다. 그러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이번 법 안은 두 달 가까운 시간을 번 데 불과하 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다시 부채 한도 증액 협상에 나서야 한다. 미치 매코널 공 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8일 “민주당이 또 다른 위기를 만들어 내고, 나에게 도움을 요청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부채 한도 문제와 관련, 12월에 추가 협조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10월 디폴트 위기’가 ‘12월 디폴트 우려’로 반복될 가 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또 있다. 당초 3조5,000억 달러(약 4,000 조 원) 규모로 잡았던 사회복지 예산안 을 놓고는 공화당의 반발뿐 아니라, 민 주당 내부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예산안은 의료·교육·아동 지원 및 기후변 화 대응이 목적인데, 탄소중립 달성·청정 에너지 정책 등 바이든 정부의 야심 찬 공 약 실현을 위해서는 통과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도·온건파인 민주당의 조 맨 친·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이 “3조5,000 억 달러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예 산 대폭 감축을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처지다. 현재 미국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 당이 각각 50석씩 양분하고 있다. 예산조 정 절차를 사용해 예산안을 처리한다 해 도 최소 5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 의원 이 모두 반대할 경우, 민주당 내에선 단 한 표의 이탈표도 나와선 안 되는 벼랑

끝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결국 사회복지 예산 안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이날 낸시 펠 로시 하원의장은 “3조5,000억 달러를 유지하지 못해 실망스럽다”면서도 “법 안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 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진보파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버니 샌더 스 상원의원은 “내가 본 모든 여론조사 는 사회복지 예산안에 대한 엄청난 지지 를 보였다”며 원안 고수를 촉구했다. 민주당 내분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 는다.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를 지 지했던 공화당의 반(反)트럼프 성향 전 략가 사라 롬웰은 전날 폴리티코 인터 뷰에서 “민주당과 바이든이 그 내용을 아무도 모르는 법안을 두고 싸움을 벌 이는 수렁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기자

日 자민당 실세 아마리 “소형 원자로로 노후 원전 재건축” 과거에도 재가동 주장한 ‘원전족’ 일본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실세’로 등장 한 아마리( 사진) 아키 라 자민당 간사장이 ‘원전족’ 본색을 드러 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노후 원전을 재가동할

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사 용해 재건축하자고 공론화 작업에 나 선 것이다. 아마리 간사장은 13일 보도된 니혼게 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대책 을 위해 에너지의 일정 비율을 (석탄 화 력이 아닌) 원전에 의지한다면, 더 기술 이 진전된 것으로 대체하는 발상이 필 요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SMR는 기 존 원전에 비해 출력이 작지만 건설 기

간이 짧고 안전성은 상대적으로 높아 미국과 프랑스 등 각국에서 적극 개발 중이다. 지난 12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앞으로 100억 유로(약 1조3,800억 원)를 투자해 SMR를 2030 년까지 여러 기 도입하겠다고 밝히기 도 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 국민의 여론이 원전 반대로 돌아서면서 일본 내에서는 노후 원전 재가동조차

큰 반대를 무릅쓰고 올해 처음으로 시 작됐을 뿐, 신설이나 재건축은 아직 거 론하기에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핵심 정치인이 소형 원자 로 도입과 원전 재건축 필요성을 주장 한 것이다. 아마리 간사장은 과거 경제 산업장관과 당 정조회장 등을 역임하면 서 정부 여당에서 원전 재가동 등 에너지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원 전족’으로 불린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모더나사 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나19) 백신이 부스터샷(백신 추가 접 종)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더나 백신 2회 접종 후 예방효과가 강하게 지속되고 있다 는 이유다. 되레 모더나는 자사 백신의 효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된다 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FDA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문 건에서 부스터샷 때문에 항체가 늘어 날 수 있지만 접종 전후의 항체 수준 차가 충분히 크지 않고 특히 많은 항 체를 보유한 접종자들의 경우에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서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이 필요하 지 않을 수 있는 이유로 애초 두 차례 접종 뒤 예방효과가 강하게 지속된다 고 밝혔다. 앞서 모더나는 애초 4주 정도 간격 으로 두 차례 접종되는 자사 백신을 투 여량을 절반 줄여 65세 이상 고령자와 고위험군에 한 차례 더 접종하는 방식 으로 부스터샷을 시행하겠다고 승인 을 요청했다. 이는 화이자-바이오엔테 크가 개발한 백신이 앞서 승인을 받아 시행하고 있는 부스터샷과 유사하다. 돌파 감염의 비율과 ‘델타 변이’에 대한 효과가 감소한다는 실제 현실의 증거, 2회차 접종 6∼8개월 뒤 중화항체의 수 준 저하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임상시험 결과 3회차 접종이 면역체계 반응의 지표 중 하나인 항체의 수준을 2회차 접종 이전보다 더 높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FDA 외부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 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14, 15 일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 승인 여부 를 검토할 예정이다. FDA는 자문위 의 권고를 대체로 받아들이지만 수용 이 의무는 아니어서 모더나 백신 부스 터샷 실제 접종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 의학 연구기관인 스크립스연구 소(TSRI)의 에릭 토폴 소장은 모더나 백신의 경우 자료가 제한적이고 부스 터샷이 실제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용 하는지도 깊이 파악된 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FDA는 이날 공개한 또 다른 문건에서 자문위에 모더나 부스터샷 도 화이자 부스터샷과 동일한 집단에 맞히는 권고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안 했다. 김진욱 기자


A20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

호주도 이번 주부터 ‘부스터샷’ 추가 접종 시작 고령자, 면역취약계층 권유 1단계 대상 약 50만명 추산, 켈리 CMO “2차 완료 후 2-6개월 사이”

교수는 부스터샷 접종을 받지 못했다 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 조했다. 코로나백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 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세 계적으로도 부스터샷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2차 접종 한 달 뒤 면역력이 최고조가 된 이후 급격 하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부이 교수는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침입 물질을 없애는 B세포, T세포라 부르는 면역세포가 항체보다 장기적 인 보호력을 갖고 있어 중증으로 증상 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백 신 효과가 떨어져 감염이 되더라도 증 상은 감기 정도에 그쳐 심각한 증상으 로 악화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 설명했다.

mRNA 계열 화이자 또는 모더나 보급 호주에서도 고령자와 면역 취약계층 등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11일(월)부터 3차 이상의 추가 백신접종인 부스터샷 (Booster shots) 접종이 시작됐다. 호주 면역기술 자문그룹(ATAGI)은 백혈병, 암환자 등 면역 저하가 예상되 는 사람들은 보다 빠르게 면역이 감퇴 될 수 있어 추가 접종을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문단도 11일 (현지시간)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들에 게 추가 부스터샷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 를 위해 부스터 샷을 미뤄야 한다고 주 장해온 WHO가 입장을 바꿨다. 백신 접종 첫 대상자였던 고령자 그 룹의 모든 대상자가 포함되는 것은 아 니며 호주 정부는 약 50만명 정도를 부 스터 접종 첫 대상자로 보고 있다. 폴 켈리 연방 최고의료자문관(CMO) 은 지난 8일 부스터 접종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심각한 면역력 저하 그룹 이 1단계 최우선 그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혈액암 등 악성종양 환자를 비롯 장 기이식 및 줄기세포를 이식하거나 면 역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첫 번째 대상에 포함된다. 폴 켈리 박사는 “생체의 면역 체계 의 활성을 막거나 억제하는 약물인 스

테로이드제, 세포증식 억제제, 항체 제 제 등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부스터 샷이 먼 저 제공될 것이다. 부스터 샷은 2차 접 종 완료 후 2개월에서 6개월 사이”라고 설명했다. 1단계 부스터 접종 대상자인 경우, 2 차 완료 2개월 이후 6개월 이전 날짜로 예약이 현재 가능하다. 호주정부는 부스터 샷으로 mRNA (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인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사용한다. ATAGI는 부스터 샷은 2번째 접종한 백신과 동일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번째 접종한 백신이 모더 나였다면 부스터 역시 모더나를 선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스트라제 네카를 1,2차 접종했을 경우, 부스터샷 은 mRNA 계열인 모더나 혹은 화이자 를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켈리 박사는 이에대해 “만약 모더나 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라면 화이자로 대체할 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 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mRNA 계 열인 백신 접종으로 부작용을 일으킨 경우 등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스터샷 접종이 가능한 특별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렉 헌트 연방 보건부 장관은 “10월 안에 전국민 부스터샷 접종 프로그램 단계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면역력 저하그룹뿐만 아니라 의료종사자도 곧 포함될 것으 로 판단된다. 부스터 샷 확보량에 따라 시기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드니대학의 로버트 부이 백신학

“따라서 호주 국민들은 겨울 시즌 전 인 내년 3월정도 까지는 부스터 샷 접 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 성 질환을 앓고 있는 등 취약계층의 경 우는 문제가 된다. 앞으로 6개월 이후 겨울이 찾아오기 때문에 미국, 캐나다, 유럽, 이스라엘 등 부스터샷을 진행한 나라의 효과와 부작용 등의 사례를 살펴보고 호주에

적용하는 것도 더 효과적인 선택을 하 는데 유리할 것으로 본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부 스터샷을 도입하는 선제적 대응을 하 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초 하루 신 규 확진자 수가 만명을 넘으며 4차 유 행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후 봉쇄나 이동제한보다 백신 접종 이나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증명하는 ‘그린 패스’를 적용하며 백신 접종에 더 욱 속도를 냈고 부스터샷을 12살 이상 으로 확대해 약 40% 국민이 3차 접종 을 마쳤다. 현재 신규 확진자 수가 천명대로 줄 었으며 중증 환자수도 30%이상 감소했 다. 이에 이스라엘 연구진은 부스터 샷 을 접종하고 12일 이상이 경과한 그룹 의 경우 부스터 샷을 접종하지 않은 그 룹에 비해 코로나19 감염률이 11.3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위드 코로나(With COVID)’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백신을 주기적으로 맞아야 생활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현재 데이터로는 판단할 수 없는게 사 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켈리 박사 역시 “현재로서는 부스 터 샷으로 충분해 보이지만 추수 상황 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 했다. 부이 교수는 “불완전한 변이 복제는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서 더 쉽 게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면역 반응이 없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이 필 수”라고 강조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B22

literature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HANHO KOREAN DAILY |

문학지평 2021년도 지난해에 이어 재외 한인문학을 구성하는 호주 한인 동포 작가들의 글을 게재합니다. 필진은 시 부문에 박기현, 장정윤, 정예지, 양오승 (가나다 순), 그리고 단편 테레사 리, 동화 이마리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격주로 시 1편과 단편 및 동화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연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아테나 (2) 테레사 리 가로등 뒤에서 토막 난 다리 한 개가 툭 튀 어왔다. 맨살 다리였다. 오늘날 대다수의 충 동범죄가 약물중독이 그 원인라고 생각하다 놀라서 움찔했다. 부리나케 차문을 열고 튀 어나가다 그만 바닥에 떨어져 있던 담배를 밟고 말았다. 운동화발로 담배를 싹싹 문질 러 비비는데 번개처럼 여긴 한국이 아니고, 나는 더 이상 생활지도교사가 아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사건현장을 응시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가로등 뒤에 서 있던 누 군가가 스케이트보드 위에 올린 다리 하나 를 앞으로 불쑥 내민 것이었다. ‘무릎보호대’ 와 ‘가로등그림자’가 교묘하게 칼끝처럼 서 로 맞물려서 내 눈에 마치 토막 난 다리처럼 보였고, 뱀의 머리가 그려진 짙은 바탕의 스 케이트보드가 밤이라서 내 눈이 그만 착시 를 일으켰다. 목덜미를 긁으며 꼬리 내린 개처럼 차 안 으로 기어들어갔다. 무성한 가로수가 충분 히 차를 가리고 있었지만 주변을 두리번거리 며 CCTV를 확인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된 나는 크리넥스 한 움큼을 뽑았다. 카메라의 눈들만 남기고 휴대폰을 가렸다. 무음 닌자 캠 어플의 비밀번호를 푼 다음 옴짝달싹하지 않고 앉아서 액정을 지켜보았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대각선 10미터 전방 이 액정에 떴다. 나는 입을 딱 벌렸다. 상대 는 소녀였다. 옆얼굴을 보다가 다시 한 번 화 들짝 놀랐다. 아테나가? 설마하니! 그녀가 갑자기 허리를 접는 바람에 더는 확인할 길 이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그녀를 아테나라 고 단정해 버렸다. 그러자 본능적인 호기심 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친구지간일 수도 있어. 아냐, 두 사람의 하는 짓거리를 봐! 친구지간이라고 하긴 너 무 이상하잖아. 나는 혼잣말을 지껄였다. 액 정이 그들의 행동을 거짓 없이 보여주었다. 귓불을 꼬집자 전직의 직감이 살아나기 시작 했다. 일반적으로 친구지간이면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거나 총알보다 더 빠르게 조잘대기 마련이다. 하지만 둘의 행동은 눈을 닦고 보 아도 기이했다. 나는 못을 박듯 손가락에 힘 을 눌러 줌을 조절했다. 갈수록 둘의 행동거지가 내 마음을 불안 하게 흔들었다. 더구나 그곳은 푸시어(마약 딜러)가 판을 치는 구역이었다. 심지어는 열 살 미만의 아이들도 마약을 들고 거리로 나 선다고 풍문으로 들었으며,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경찰 사이렌 소리를 들을 때면 진저 리가 쳐졌다. 마약 상습자가 우글거리는 위 험한 구역에 숍을 낸 일을 후회하기도 했다. 윤선생을 원망할 때도 많았다. 왜, 녀석이 초조하게 손을 배배꼬다가, 어 깨를 움찔거리고, 그러다 한 쪽 다리를 떨어 대는지? 옆구리에 낀 스케이트보드를 메뚜 기처럼 까딱거리다가, 발바닥을 땅에 비벼 대며 허리를 비트는지? 녀석의 표정은 얼음처럼 꽁꽁 얼어 있었 다. 상대의 말에 귀를 곧추세우고 서 있는 소 년은 호기심과 두려움이란 두 가지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소년이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제발 옆구리에 끼고 있는 스케이트보드를 땅에 내리고 손살 같이 도망가! 나는 한 마디 교훈을 던지고 싶어서 숨통이 막힐 지경이 되었다. 마침내 소년이 옆구리에 끼고 있던 스케 이트보드를 탁, 하고 바닥에 내렸다. 내 직감 이 틀리지 않다면, 왼발을 보드에 올리고 오 른발로 콘크리트 바닥을 밀고 달려갈 차례였 다. 성능 좋은 카메라에 달린 눈들이 잡아주 는 소년의 행동을 보자 희망이 솟구쳤다. 땀 에 젖어 끈적거리는 액정을 휴지로 닦다 전 화벨 소리에 죄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빠! 어디야, 늦게 생겼잖아.

-어, ……어, 나, 나……, 곧 도착한다. ……금방, 지금 집 앞이야. 손가락을 떨며 거짓말로 둘러댔다. 껌뻑 껌뻑하더니 가로등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아테나가 맞았다. 파리한 불빛을 받은 아테 나가 선명하게 보였다. 나는 숨을 골랐다. 그 리고 내 직감에 스스로 감동했다. 아테나는 수시로 숍에 나타나 옷과 스케 이트보드와 신발 그리고 모자와 액세서리들 을 사갔다. 완벽한 곡선미를 가진 야릿야릿 한 다리, 또 도톰한 입술에는 항상 립글로스 가 반짝거렸고, 거기다 씀씀이가 헤퍼서 부 유한 집의 딸이라 생각했다. 비교적 아테나 브랜드만 구입하기에 그녀를 아테나로 기억 해 버렸다. 그녀는 요즘 세상에 흔치않은 꼬 깃꼬깃한 지폐로 지불하는 별난 단골고객이 었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아테나는 아빠에게 줄 선물이라며 제우스 브랜드 스노우보드 용 품을 사 가기도 했다. 언젠가는, 티브이에서 보았던 낯익은 의사가 숍에 들어왔다. 마약 중독자 재활센터에 수감된 아들을 방문하러 가는 길인데, 후디를 찾고 있다고 했다. 기이 한 우연처럼 마침 아테나가 손에 들고 있던 제우스 브랜드가 그가 찾는 사이즈였다. 의 사의 표정이 하도 간절해서 내가 나서서 아 테나를 설득했다. 아테나는 괜찮다며 미소 를 지었다. 평소에도 그녀는 웃기도 잘 웃고 입심도 뛰어났다. 아테나는 사건 전날, 문을 닫기 직전에 나 타나 뱀의 머리가 그려진 스케이트보드와 방 패와 창이 그려진 티셔츠 그리고 올빼미 연 속무늬 운동화를 사갔다. 그래서 기억이 생 생했다. 왁스와 휠도 함께 사간 것까지 잊지 않았다. 홍학의 다리 같은 아테나의 맨살다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가 걸음을 뗄 때마다 짧은 스커트가 들썩거렸다. 시간이 갈수록 ‘ 몰카’를 찍는 흥분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 는 내가 이상했다. 그때 맞은편에서 차 한대가 전조등을 번 득이며 달려오더니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납작 엎드렸다. “빌어먹 을! 불빛에 다들 도망갔겠군.” 중얼거리는 데 가래가 끓어올랐다. 물을 마시며 곰곰 생 각을 해보니 잘 된 일이었다. 식도를 타고 내 러간 미지근한 물이 얼마간 마음을 식혀주어 서 나는 마음 편하게 출발 할 수 있겠구나 싶 었다. 어찌되었든 한국소년이 위험한 상황 에서 구조되었으니까. 휴대폰의 전원을 끄기 전 구름 속으로 들 어가는 달을 힐끔 올려다보았다. 두 청소년 이 아직도 그곳에 있는 것이 눈에 띈 건 고개 를 아래로 내리면서였다. 둘의 모습이 마치 피카소의 추상화처럼……, 기형동물이 엉켜 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저기서 무슨 일이 일 어나고 있는 거지! 어떤 연상 작용을 동반한 섬뜩한 현기증이 일면서 갑자기 소년의 발밑 에서 세상이 비틀거리며 흔들렸다. 머리로는 충분히 알고 있지만, 직접 피부 로 느끼기 전까지는 어떠한 정화행동을 하 지 않으며, 아무리 무시무시한 위험이 다가 온다 한들 대부분 사람들은 그저 가만히 앉 아서 기다릴 뿐이라는 ‘가든즈 역설’이 기억 났다. 눈앞에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을 보 고만 앉아 있자니, 정수리에 강렬한 뇌우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담배를 한 개비 뽑았다. 더는 견딜 수 없 었다. 의자를 밀고 뒷자리로 넘어가 고개를 숙이고 담배에 불을 붙였지만, 맛이 꼭 화재 현장에서 연기를 들이마신 것만 같았다. 그 때서야 내가 손을 심하게 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동안 내 손가락이 세상을 뒤 흔들고 있었던 것을 알아내고 껄껄 웃고 싶 었다. 아테나가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마치 거

인처럼 팔 그림자가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그 바람에 꽉 쥐고 있는 그녀의 주먹 그림자 가 소년의 손에 닿아 있었다. 약기운이 뇌로 올라오는지 뒷골이 당겨서 뒤통수를 툭툭 때 려야 했다. 아테나가 움켜쥐고 있는 주먹에 흉기나 폭발물 같은 물질이 들어있다고 유추되어 나 는 튀어나가려고 했다. 그 물체를 당장 낚아 채야 한다는 전직의 책임감이 악몽처럼 무 겁게 다가왔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없 었다. 눈에서 축축한 것이 흘러내렸다. 눈물 이었다. 소년의 차림새는 아주 말쑥했다. 스케이 트보드에서 계속 발이 미끄러지는 꼴이 영 락없이 지금 스케이트보드 타는 법을 막 배 우기 시작한 초보 티가 났다. 보드를 마치 보 물처럼 겨드랑이 꽉 껴안고 있는 모양새도 부모를 졸라 갖게 된 첫 보드로 보였다. 고 급 브랜드의 형광 로고가 어둠 속에서 빛을 발했다. 하늘이 낳은 주황색 알 같은 달이 소년의 머리통에 후광을 드리워 똑똑해 보이게 했 다. 태권도 정도는 배웠을 것 같았고, 잘 하 면 누이동생 하나 정도는 있어 보였다. 남들 이 하는 것을 다 따라하고 싶어 하는 호기심 많은 유형일 것이고, 나이는 많아야 열두세 살, 아나 또래로 보였다. 나는 녀석을 한국인 으로 간주해 버린 상태였다. 남들에게 뒤질까봐 하늘의 달이라도 뽑 아 줄 것 같고, 아들이 너무나 귀해서 투명한 수족관처럼 들여다보고 일일이 간섭을 해야 만 마음이 놓일 부모 밑에서 자랄 것 같았다. 반면 본인은 일 거수 일 투족을 주시하는 부 모로부터 자유를 갈망하다 툭 하면 부모와 거래를 할 것이며, 안 된다고 호통을 치던 부 모는 돌아서서 고등어자반 뒤집듯 소년의 요 구를 들어줄 것 같았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 는 법이니까. 자식의 일이라면, 다 죽어가던 몸도 벌떡 일으킨다든가 우박만 떨어져도 하늘이 무너 졌다고 가슴을 쓸어내린다든가 할 것 같았 다. 이민 일세답게 뼈가 부러지기 직전까지 쪽잠을 자가며 일해서 소년이 의사나 변호사 가 되기를 바라며 뒷바라지를 할 것이고,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인생에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할 것 같았다. 현관문 밖에다 옹기종기 신발을 벗어놓 고, 앞마당 양지바른 터에는 깻잎을, 물기 많 은 터엔 미나리를, 숱 많은 초록 머리카락 같 은 부추는 화분에 각각 재배해서, 양파링 모 양으로 오징어를 썰어 넣고 부침개를 부쳐 먹는 집에서 살 것 같았다. 서양인에 비해서 왜소한 소년의 기를 죽 이지 않으려고 옷이며 신발, 학용품과 스포 츠 용품은 무조건 최고급 브랜드로 사줄 것 같았다. ……컴퓨터는 애플, 신발은 나이키, 티셔츠와 바지는 폴라……. 점심은 아시안 티를 내지 않으려고 꼭 샌드위치나 햄버거 를 싸줄 것 같아보였다. 막상 소년은, 고여 있는 물웅덩이처럼 더 디게 째깍거리는 시간 앞에서 온몸을 비비 꼬아대며, 하루빨리 어른이 되어 부모로부 터 자유를 찾고 싶어 할 것 같았다. 날마다 학교 앞에서 차를 대놓고 기다리는 부모 때 문에 친구들의 눈치를 살필 것이고, 어쩌다 길거리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내심을 감추려 고 용감무쌍한 제스처를 해 보일 것 같았다. -완전 망했어. 이제부터 아빠 안 믿어. 문자가 들어왔다. 1초가 급했다. 가긴 가 야 하는데 가지 못하는 나도 미쳐버리기 직 전이었다. -어쩌자고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이러고 있어. 딸이 기다리고 있는데. 하지만, …… 지금 가봐야 풋볼 경기는 이미 틀렸잖아. 혼잣말을 하는 자신이 어이가 없었다. 한 쪽에는 떠나야 한다는 마음이 또 한쪽에는

앞집 재인 할머니 박기현

박기현

캥거루문학회

호기심 가득한 욕망이 서로 싸웠다. 소년이 스케이트보드를 튕겨 올려 겨드랑 이에 꼭 껴안는 행동이 집에서 멀리 온 것이 라 짐작되었다. 반면 아테나는 거리를 돌아다 니며 누군가를 노리고 있다가 마침 소년을 만 난 것이었다. 아테나가 꾸미고 나온 모양새는 충분히 상습범으로 보였다. 그녀는 처음부터 확신에 차서 소년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한편 소년은 처음 당하는 일이라 두려웠지만 상대 가 소녀이기 때문에 겁쟁이 티를 내지 않으려 고 도망치지 못하고 노련한 척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0미터 전방에서 벌어지는 그 수작의 절차와 결과가 명료하게 유추되었다. 악착같은 아테나의 행동은 제우스로부터 총애를 독차지 할 것 같았다. 제우스는 핏줄 과 양육이란 두 밧줄로 딸을 당기고 늘리며,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조절할 것이고, 제우스 의 야망이 눈에 보이는 는 듯 했다. 부모마다 자식에게 거는 기대와 욕망은 각각 다르겠지 만 결론적으로 모두가 그들의 머리에서 튀어 나온 것일 테니까. 만약 내가 소년이라면 단호하게 스케이트 보드를 땅바닥에 탁, 떨어뜨려 재빨리 왼발을 보드 위에 올리고 오른발로 노를 젓듯 땅바닥 을 힘차게 밀치고 가버릴 것 같았다. 40mm

휠이 콘크리트 바닥을 긁으며 굴러가는 소리 도 잠시, 아테나가 따라잡지는 못할 테니까. 손을 올려 마른세수를 하자 얼굴이 아니라 거 친 바위를 만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타이밍을 기다렸다는 듯이 아테나가 미소를 띠고 소년에게 바짝 붙어서 따발총처 럼 쏘아댔다. 멋쩍어 하던 소년도 호기심을 물 리치지 못하고 주먹안의 그것을 받으려고 손 바닥을 펼치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몸에서 식 은땀이 흘러내렸다. 나도 더 이상 우두망찰하 (계속) 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테리사 리 소설가

15회 재외동포 문학상 소설대상, 11회 민초문학상 대상 수상소설집 <비단뱀 쿠니야의 비밀> <어제 오늘 내일>


22

LIFE

문화

| HANHO KOREAN DAILY

2021년 10월 13일 수요일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B23

600년 전 ‘미투’ 사건$ 중세 통해 현대를 고발하다 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부패하 고 도덕적으로 무너졌으며 여성혐오적 인 제도들, 사람들에게 그런 인식(부패 와 혐오)을 심어주는 것들을 지적하고 싶었다”며 “어떤 나쁜 사람, 대신 교회, 과학, 법원 같은 (제도화된)것들의 폐 단을 비판하려 했다”고 말했다. 코머 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기 괴 로워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이유 때 문에 영화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강 조했다.

새 영화 ‘라스트 듀얼’ 배우 맷 데이먼‫ۮ‬벤 애플렉‫ۮ‬조디 코머

���묺폎섦 숞 빶핞많 멾���읊 삲.

‘굿 윌 헌팅’후 25년 만에 의기투합

푾헣픒 묞윦삲 짦졷핂 탡폎몮,

1386년 프랑스 실화 사건 영화화 여성 혐오적 사회제도에 대한 비판

쇦솚잂 쿦 펔쁢 핊핂 쩚펂혚삲. 졷쿶 멂 숦픦 샎멾 멾뫊펞 싾않  펺컿픎 캄뫊 훋픚픦 믾옪펞 컪멚 쇪삲. 핞핆섾 많핞펞멚 뿒졓픒 틚풮삲쁢 찒빪픒 짩몮 핖몮, 핞킮픦 졷쿶픒 큲큲옪 힎��� 뭚읺혾��� 펔쁢 펺컿핂삲. 숞 빶핞쁢 졓폖읊 퓒 졷픒 멆펖삲힎잚 펺컿픎 펃풆픒 콚펾 짷쩣혾��� 잖쌓��� 팘삲. 1386뼒 앟큲펞컪 핖펖섦 핊. 600펺 뼒핂 힎빪 힎믖픎 뫊펾 삺않혚삲몮  쿦 핖픒밚.

조디 코머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에서 남편 친구에게 성폭행당하는 여성 마르그리트를 연기 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대가 리들리 스콧의 새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20일 개봉·청소년관 람불가)는 중세를 배경으로 현재를 돌 아본다. 여성 시점으로 바라본 역사를 빼어난 세공술로 스크린에 복원시킨다. ‘미투 시대’의 시대극이라고 할까. 10일 새벽 온라인 기자회견으로 만난 출연 배 우 맷 데이먼과 조디 코머, 벤 애플렉에 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25뼒 잚펞 뫃솧 핟펓줊 뺂뽡픎 40뼒힎믾 영화는 데이먼에게서 시작됐다. 그는 미국 작가 에릭 제이거의 책 ‘최후의 결 투: 중세 프랑스의 범죄, 스캔들, 결투 재 판에 관한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기고 싶었다. 프랑스 왕이 마지막으로 허락 한 공식 결투를 다룬 책이었다. 데이먼 은 40년지기 애플렉과 저녁식사를 하다 책 이야기를 꺼냈고, 애플렉이 작업에 동 참하겠다고 나서면서 영화화가 급류를 탔다. 두 사람은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 했다. ‘굿 윌 헌팅’(1997) 이후 20여 년 만 의 의기투합이었다. 데이먼은 “‘굿 윌 헌 팅’ 때 너무 비효율적으로 일해 시나리오 쓰기가 겁이 나서 이제야 다시 공동 작업 을 하게 됐다”며 “25년 동안 영화 일을 하며 자연스레 터득한 건지 이번엔 아주 효율적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할 수 있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속 자크(왼쪽)와 장은 친구였으나 서로 반목하고 한 사건을 계기로 목숨을 건 결투를 하게 된다.

었다”고 말했다. 주요 등장인물은 장 드 카르주(맷 데 이먼)와 자크 르 그리(애덤 드라이버), 마르그리트 카르주(조디 코머)다. 친구 사이인 장과 자크는 영주 피에르 달랑 송(벤 애플렉)에게 충성하는 기사인데 자크는 영주의 총애를 받지만 장은 찬 밥 신세가 되면서 우정에 균열이 일어난 다. 이후 장의 아내 마르그리트는 자크 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마르그리트는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데 침묵 대신 고발을 택한다. 장과 자크는 창과 칼을

들고 맞서게 된다. 영화는 장과 자크, 마르그리트의 시 선으로 동일 사건을 되짚는다. 장은 자 신을 용감하면서도 현명하고 아내를 지 극히 사랑한다고 여긴다. 자크는 스스 로를 의리가 있으면서 낭만적이라 생각 하고 마르그리트와는 사랑을 나눈 사 이라고 본다. 영화는 마르그리트의 입 장을 마지막에 배치해 두 남자와 전혀 다른 그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데 이먼과 애플렉은 여성의 시각을 제대 로 반영하기 위해 여성 작가 니콜 홀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프세너에게 “간청을 해서” 마르그리트 의 입장 부분에 대한 시나리오 작업을 맡겼다. 영화는 마르그리트가 제도와 인습에 억눌려 고통받는 모습에 주목한다. 마 르그리트는 성폭행을 고발하나 주변 시선은 싸늘하다. 권력자 피에르는 심 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주재하는 법정 에서 자크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인습 과 권력에 복종하는 사람들은 마르그 리트를 음해하기 바쁘다. 애플렉은 오 랜 시간 이어져 온 여성 차별에 대해 신

켆 칺앚 킪컮픒 ��� ���쁢 힒킲 구로사와 아키라(1910~1998) 감독 의 고전영화 ‘라쇼몽’(1950)을 연상시 키는 독특한 서술 방식 때문에 배우들 은 똑같은 상황을 세 번씩 연기해야 했 다. 코머는 “어떤 인물을 연기할 때는 다 른 인물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 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이번엔 한 사건 을 세 가지 시선으로 묘사하니 다른 배 우들이 나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고 려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 지 해보지 않은 연기라 가장 흥분이 된 부분이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고 도 했다. 스콧 감독의 합류는 데이먼의 아이디 어였다. 데이먼은 “‘마션’(2015)을 함께 작업하며 그가 영상을 어떻게 잘 다루는 지 알고 있었다”며 “연출을 의뢰하니 흔 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 ‘아르고’(2012) 등을 연출한 애 플렉은 “대가의 연출 방식을 모방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며 환히 웃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입양돼 30년 살았는데 추방? 美 이민정책 비인간성 꼬집었죠” 제2의 ‘미나리’ 꿈꾸는 한인 2세 저스틴 전 감독

오늘 개봉작 ‘푸른 호수’ 각본^연출^주연 입양인 시민권과 주체적인 삶 다룬 영화 세 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돼 30년 넘게 살았는데 당국이 갑자기 불 법체류자이니 한국으로 추방하겠다고 하면 어떡해야 할까.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13일 국내 개봉하는 ‘푸른 호수’는 이 같은 상황에 처한 입양인의 눈을 통해 미국의 불합리한 이민 정책을 꼬집는 작품이다. 지난 7월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시선 부문에서 처음 상영됐는데, 재미교포 2세인 저스틴 전 감독이 연출 과 각본을 비롯해 주연까지 맡아 화제 가 됐다. 12일 온라인 화상으로 국내 기자들과 만난 전 감독은 “부산국제 영화제는 2009년 패널로 한 번 참석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만 아니었어도 부산을 방문했을 텐데 아쉽다”고 인 사했다. 전 감독은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

에서 주인공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학 교 친구 에릭 역으로 출연해 국내에 처 음 얼굴을 알렸다. K팝 패러디 그룹 BgA의 일원이기도 하다. ‘푸른 호수’ 는 ‘맨 업’ ‘국’ ‘미스 퍼플’에 이은 그의 네 번째 연출작이다. 영화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돼 가족을 이루며 살다 가 갑자기 서류 문제로 추방 위기에 처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계 미 국인이 주인공이지만 방점은 ‘한국계 미국인의 삶’이 아닌 ‘입양인의 시민권 과 주체적인 삶’에 찍혀 있다. 전 감독은 앞서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 네마테크 상영 후 온라인으로 관객과 만나 “한인 2세로 살면서 주위에 입양 인 친구들이 많았다”며 “그들에게서 많 은 입양인들이 서류 한 장 없다는 이유 로 추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충 격을 받고 이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

영화 ‘푸른 호수’의 각본과 연출을 맡고 주연까지 겸한 한인2세 저스틴 전(오른쪽) 감독. 그는 “연출을 하다가 갑자기 감정을 잡고 연기까지 해야 돼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며 “직접 문신을 해야 하고 헬멧 없 이 오토바이를 타는 등 위험한 연기도 많아 직접 주인공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2000년 아동시민권법이 통 과되면서 해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 람들이 자동으로 시민권을 받을 수 있 게 됐다. 하지만 1983년 이전 출생해 입 양된 이들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현재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로 입양 과정에서 시민권 취득에 필요한 서류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경우가 해

당하는데, 18세 이전 파양됐거나 양부 모가 사망한 경우 불법체류자로 간주 돼 추방당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 나고 있다. 전 감독은 “내가 입양인이 아니어서 그들의 마음을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 “실제로 추방됐거나 추 방 위기에 몰린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이 야기를 듣고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 “거리를 두고 관찰하기 보다 그들의 삶에 정면으로 깊숙이 들 어가려고 조사를 오래 했다”면서 “진 실하고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 다”는 점도 강조했다. ‘푸른 호수’는 친부모와 양부모 그 리고 자신이 살아온 국가에서 버림받 으면서도 자신이 선택한 가정을 지키 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안토니오(저 스틴 전)의 기구한 삶을 따라간다. 안 토니오는 자신의 2세를 임신 중인 백인 아내 캐시(알리시아 비칸데르)와 아내 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제시 (시드니 코왈스키)를 지키기 위해 범죄 까지 저지르는 인물. “나 역시 러시아계 아내와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다”고 운을 뗀 전 감독은 “입양인은 대부분 선택권이 없는 삶을 살게 되는데 안토 니오는 자신이 선택한 가정을 꾸려간 다는 것, 영화 마지막 부분의 결정도 자 신의 선택에 따라 한다는 것을 강조하 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저스틴 전 감독은 영화를 찍는 이유 를 “사람들이 한국인인 우리가 누군

지,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우리가 세계를 보는 관점은 무엇인지 등을 보 다 감정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푸른 호수’는 관객들이 불공평하고 비인간적인 관 련 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하고 직접 행동에 나서 법이나 정책을 바꾸는 현 실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 에서 찍은 작품”이란 설명을 덧붙이기 도 했다. 전 감독의 차기작은 한국계 미국 작 가 이민진의 소설을 극화한 온라인 동 영상 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다. 지난 칸영화제에 ‘애 프터 양’으로 같은 부문에 초청됐던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 감독 코고나다와 함께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올 초까지 한국에서 배우 윤여정 등과 촬영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진정한 예 술가입니다. 함께 일하게 돼 운이 좋았 죠. 촬영할 땐 제가 틀린 점을 바로잡 아 주시기도 했어요. 대단한 배우입니 다. 함께 촬영했던 경험은 소중히 간직 할 겁니다.” 부산= 고경석 기자

사람ㆍ동물^건물$ 간결함 속 섬세함 줄리안 오피 개인전“일상이 새롭게 다가온다” 서울 국제갤러리서 30여점 전시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은 여성이 커피를 들고 길을 걸어간다. 걸음은 사 뭇 당당하다. 경쾌한 발걸음에 맞춰 묶 은 머리가 찰랑인다. 그 뒤엔 제법 덩 치가 있는 아저씨가 서류가방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사무직인지 목은 거북 목이다. 단순하게 표현돼 있지만 사람마 다 특징이 뚜렷한 이 작품은 영국의 대 30

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줄리안 오피의 ‘Daytime2’. 낮 시간에 관찰한 사람들 의 모습을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작업 한 결과물이다. 사람, 동물, 건물을 소재로 한 30여 점 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줄리안 오피의 개 인전이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열 리고 있다.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건물 전면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로 잘 알려진 그의 걷는 사람 시리즈를 비롯, 다양한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걷기와 같은 일상 적인 모습으로 형상화돼 있다. 간결하 지만 보면 볼수록 섬세함이 엿보이는 게 특징이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작가 는 상상만으로 작업하지 않는다. 철저 히 경험과 관찰 속에서 작업한다”며 “일 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설 명했다. 인물도 인물이지만, 배경에도 디테일 이 있다. 제목을 보지 않더라도 어떤 시 간대, 어떤 계절을 배경으로 삼았는지

국제갤러리 K2 1층의 전시장 전경.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다. 전시공간 K2의 1층이 도시의 사람들 로 구성돼 있다면, 2층은 동물 작품으 로 꾸며져 있다. 작가는 강아지, 새, 닭, 소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동물을 자 신만의 조형 언어로 표현했다. 빨강, 초

국제갤러리 K2 2층 전시장 전경.

록, 노랑 등 원색을 사용, 하나의 로고 또는 광고 표지판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을 소재로 한 작품도 눈길을 끈 다. 올해 제작한 ‘인천, 타워 2208’은 작 가가 3D 구글 지도를 통해 인천을 둘러 보고 만든 작품이다. 인천에 위치한 초

국제갤러리 제공

고층 건물에서 영감 받아 탄생시켰다. 직선이 많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영국 런던 중앙부 구시가지 건물에서 영감 받 아 작업한 시티 시리즈와는 대조를 이룬 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채지선 기자


B24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culture

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21

주장 무게 이겨낸 손의 연속골$ 중동 원정 체력관리는 숙제로 큲잚 섦 콞짊, 풢슪��� 핂 3뼒 잚픦 펾콛몶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원정 팀의 지옥’으로 불리는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 서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주장 완장의 무게감 때문 인지 대표팀에만 가면 골보다 패스에 집중하던 손흥민 은 10월 A매치 2경기에서 연속 골을 터뜨리며 ‘월드 클 래스’ 면모를 보여줬다. 다만 대표팀은 경기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로 동점골을 내주면서 앞으로 남은 4번의 중 동 원정에 숙제를 남겼다. 한국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 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집중력이 흔들리며 무승부에 그쳤지만, 손흥민의 선제 골은 앞으로 대표팀 경기에서도 월드 스타 ‘SON’의 활 약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줬다. ‘좆탆풎 핞앟’ 핂앎 퓮엋솒 좉 쑹픎 밎짊핺 쿦찒 손흥민은 세계가 인정하는 공격수다. 하지만 유독 대 표팀에서는 골이 터지지 않았다. 먼 이동 거리와 시차 적 응 문제도 있지만 주장 완장이 주는 무게감 때문이었다. 손흥민 스스로도 “대표팀에 오면 사람들이 내가 슈팅 안 한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그냥 주게 된다. 찬스 나면 애들한테도 때리라고 한다. 난 막상 때릴 생각을 못 한 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하지만 10월 두 경기에서 손흥민은 달랐다.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에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다. 7일 시리아전에 이어 이란전에서도 적극적인 슈팅에 나섰고 결국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A매치 2경기 연속 골은 2018 러시 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멕시코, 독일전 이후 3년여 만 이다. 통산 29번째 A매치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득점 순 위를 한국 축구 통산 9위로 끌어올렸다. 짦 믗멷 ���엳 헎펞솒 쁴픎 컮쿦 묞��� ���핂짛 김민재는 유럽급 피지컬에도 통하는 철벽 수비수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란은 사르다르 아즈문(제 니트)을 비롯해 메흐디 타레미(포르투), 알리레자 자한 바흐시(페예노르트) 등 유럽 무대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김민재는 몸싸움이 거친 이들 과의 경쟁에서도 편안한 수비를 보여줬다. 패스는 사전 에 차단하고 돌파는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 리그 에서 활약하는 이란의 에이스 아즈문을 꽁꽁 묶었다. 아 즈문은 한 번의 슈팅을 기록했을 뿐 매번 김민재에게 막 히다 후반 45분 교체됐다. 10월 두 경기에서 승점 4점을 추가한 한국은 이제 월 드컵 본선 진출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10경기 중 4경기 를 치른 가운데 승점 8점(2승 2무)으로 조 2위에 자리했 다. 강적 이란과의 다음 대결은 홈 경기여서 한시름 놨다. 퓮엋잚 몮힟쁢 쩲���, 빶픎 훟솧 풞헣펢 삲읊밚 다만 남은 4경기가 중동 원정이라 는 점은 변수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 서 후반전 급격한 체력 저하에 발목이 잡혔다. 공격수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둔해졌다.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활약한 이재성은 실점의 빌미를 줬다. 아자디 스타디움이 고 지대라는 점도 영향을 줬겠지 만 벤투 감독이 중동 원정의 체력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 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략은 성공했을지라 도 선수 체력 관리와 교 체 타이밍에는 실패했다. 일주일 사이 두 번의 시차 적응을 해야 하는 유럽파 선 수의 컨디션 관리는 이 전부터 지적됐던 문 제다. 하지만 벤투 감독 은 10월 홈과 원 정 경기 모두에서 유럽파 중심의 플 랜A만 가동했다. 그들이 지쳐 움직 임이 둔화했을 때에도 신뢰를 쉽게 거두지 못하며 교체 타이밍을 놓 쳤다. 대표팀은 내달 11일 아랍에미 레이트와의 홈 경기 이후 중동 원정 4경기를 치른다. 이들에 맞서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선 중동 원정에 맞춘 선수 단 운영의 변화가 필요 하다는 지적이 나온 다. 최동순 기자

손흥민이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란 선수와 볼다툼을 하고 있는 김민재. 테헤란=대한축구협회 제공

선수들이 지목한 우승 후보는 우리카드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7명 중 5명이 우리카드에 한 표 최태웅 감독 “우리를 조심하라” 16일 우리카드-대한항공 개막전 6개월간 프로배구 대장정 돌입 프로배구 2021-22시즌 V리그 남자 부 개막을 앞두고 7개 구단 사령탑과 각 팀 대표 선수들이 시즌 개막에 앞서 한 자리에 모였다. 선수들은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우리카드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은 1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7 개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가한 가 운데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지난 시즌 우 승팀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 독을 비롯해 신영철(우리카드) 석진욱 (OK금융그룹) 후인정(KB손해보험) 장 병철(한국전력) 최태웅(현대캐피탈) 고 희진(삼성화재) 감독이 참석해 이번 시 즌 준비 상황과 목표 등을 밝혔다. 7개팀 감독들은 어떤 팀을 가장 경계 하고 있을까. 석진욱 감독은 KB손해보 험을 꼽았다. 그는 “연습경기를 다 이기 고 있었는데, 어제 KB손해보험에 졌다.

13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2021-22 V리그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7개구단 감독들이 기념촬 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KB가 잘할 것 같더라. 선수는 케이타가 가장 경계가 된다”고 밝혔다. 이에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 는 후인정 감독은 “어제는 OK금융그 룹 선수들이 몸이 안 좋았던 것 같은데, 지난 경기에서는 우리가 졌다”며 “경계 하는 선수는 아무래도 레오”라고 맞불 을 놨다. 신영철 감독은 대한항공을 언급하며 선수가 아닌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거 론했다. 이어 장병철 감독은 현대캐피탈 과 허수봉이 경계 대상이라고 말했고,

지난해 최하위를 한 고희진 감독은 “모 든 팀이 경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태웅 감독은 “저희는 경계하는 팀 보다는 우리한테 물리지 않게끔 조심하 라고 전하고 싶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거울 보는 나 자신이 적군이라 생각한다”며 답을 피 했다. 선수들은 우승후보로 우리카드를 가 장 많이 지목했다. 아직 시즌이 개막되지 는 않았지만 그 동안 연습경기를 통해 상대의 전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

다. 스스로 우승후보로 찍은 나경복(우 리카드)을 포함해 최민호(현대캐피탈) 서재덕(한국전력) 황승빈(삼성화재) 김 정호(KB손해보험) 등 5명이 우리카드 에 한 표를 행사했다. 임동혁(대한항공) 과 조재성(OK금융그룹)만 자신의 팀을 우승후보로 예상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사상 첫 우승 을 노린다. 지난 8월 열린 컵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렀음에도 전반적 으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새 시즌을 맞는 7개 구단 감독들은 각 자의 각오를 ‘5자토크’로 표현했다. 고 희진 감독은 “봄 배구 가자”, 최태웅 감 독은 “조심해야지”, 장병철 감독은 “한 전 준비 끝”, 후인정 감독은 “다시 봄 배 구”, 석진욱 감독은 “OK 우승 읏”, 신 영철 감독은 “좀더 잘하자”라고 저마 다 재치있는 출사표를 던졌다. 토미 틸 리카이넨 감독은 “빠르고 스마트하면 서 효율을 높이는 배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V리그 남자부는 16일 인천계양 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우리카 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 장정에 돌입한다. 김기중 기자

휴스턴, 5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휴스턴이 5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 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에 진출했다. 휴스턴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 노이주 시카고 게런티드레이트필드에 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 전3선승제) 4차전에서 시카고 화이트삭 스를 10-1로 완파했다. 시리즈를 3승 1 패로 마무리한 휴스턴은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얼룩진 2017년 월드시리즈에 서 우승한 이후 5년 연속 챔피언십시리 즈 무대를 밟게 됐다. 챔피언십시리즈에 5년 연속 진출한 팀은 오클랜드(1971∼ 1975년), 애틀랜타(1995∼1999년)에 이 어 휴스턴이 역대 세 번째다. 상대는 보 스턴으로 2018년 이후 3년 만의 리턴매 치다. 당시에는 보스턴이 휴스턴을 4승 1패로 물리치고 여세를 몰아 월드시리

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1차전은 16일 휴 스턴의 홈인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 드파크에서 열린다. 휴스턴은 0-1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 에서 카를로스 코레아의 좌익선상 2타 점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2-1로 앞 선 4회초에는 선두 타자 카일 터커가 좌 전 안타로 출루한 뒤 잇따라 2루와 3루 도루에 성공했고, 1사 3루에서 마르틴 말도나도의 중전 적시타 때 홈까지 밟 았다. 호세 알투베의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알렉스 브레그먼의 중월 2 루타로 5-1로 달아났다. 6회와 8회 마이 클 브랜틀리의 적시타 2방으로 1점씩을 보탠 휴스턴은 9회 호세 알투베의 3점 포로 대승을 완성했다. 애틀랜타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

오클랜드^애틀랜타 이어 3번째 보스턴과 3년 만의 리턴매치 다저스-SF는 최종 5차전으로

휴스턴의 라이언 프레슬리가 9회말 마지막 아웃카 운트를 잡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환 호하고 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 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밀워키를 5-4로 따돌리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2년 연

속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애틀랜타는 4회 먼저 2점을 내줬으나 공수교대 후 2사 만루에서 에디 로사리 오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 다. 5회에도 2점씩 주고받은 두 팀의 승 부는 8회말 홈런 한 방으로 끝났다. 애 틀랜타의 주포 프레디 프리먼은 2사 주 자 없는 상황에서 밀워키 마무리 조시 헤이더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중월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벼랑 끝에 몰렸던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는 안방에서 열린 4 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를 7-2로 꺾고 디비전시리즈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몰고 갔다. 5차전은 15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다. 성환희 기자 30


culture

2021년 10월 9일 토요일 | HANHO KOREAN DAILY

여론 속의 여론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19 B25

코로나 잦아들면 ‘보복 여행’ 터진다$ 국민 76%가 “국내여행 더 늘 듯” 코로나19는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확진자의 증가, 감소가 반복되며 2년째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여행 경험률은 꾸준히 20% 이상을 유지하였으나(2019년 23.2%, 2018년 22.4%, 2017년 20.8%)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길은 막혀버렸다. 최근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일부 국가에서 자가격리 기간을 면제하며 해외 여행객을 허용하고 있으나 여러 번의 추가 검사와 비용은 오롯이 여행객 본인의 몫이다. 해외 여행이 어려운 현시점에 사람들은 국내 여행으로 여행의 갈증을 해소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전과 비교했을 때, 국내 여행 유형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될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달 10~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다.

묻뺂 펺 펻킪 ���옪빦옪 잜핂 퓒���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만 15세 이상 전 국 민의 국내 여행 경험률은 92.4%, 여행 횟수는 7.6회로 대다수가 1년에 한 번쯤은 국내 여행 을 다녀왔다. 그러나 2020년 국내 여행 경험 률은 86.4%, 여행 횟수는 5.0회로 줄어들었다 (2019, 2020 국민여행조사 기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2021년 의 여행 경험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 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사방법과 조사대 상, 여행에 대한 기준 등이 달라 국민여행조사 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만 18세 이상 남 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2021년 한 해 국내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는 응답은 50%, 여행 횟수는 2.4회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80%가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했을 때 국내 여행 횟수를 줄였다고 답했

고, 올 한 해 국내 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에서 도 64%는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했을 때 여 행지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 역시 많이 위축되어 있음을 보여 주는 결 과이다. 펺힎 멾헣 푢핆, 퓒캫·팖헒뫊 핯솒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왜 여행을 다녀 왔을까? 장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 해 집에만 있기가 답답해서 여행을 했다는 응 답도 46%를 차지했지만, 마스크 착용이나 손 소독제 사용 같은 개인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안전하다(52%)고 생각하거나, 사람이 적은 지 역 방문은 안전하다(43%)고 생각해 국내 여행 을 다녀왔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여행지를 결정할 때, 위 생·안전(63%), 해당지 역 방문하는 사람 수 (54%)를 코로나19 이 전보다 더 많이 고려했 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 은 반면, 전통적인 결정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경험자의 추천(20%), 여행 경비(23%), 볼거리(32%)를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이 고려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 로 낮았다. 여행을 떠남에도 불구 하고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사람과 의 접촉을 신경 쓰며 여행지를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많핳 핆캏 반펖섦 뫁, 맣풞솒퐎 헪훊솒 올해 국내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들 의 방문 지역은 강원(28%), 경기(20%), 경남(17%) 순이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는 강원(20%), 제주(12%), 경 남(11%) 등을 꼽았다. 특히 제주도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는 82%가 제 주도를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강 원도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는 72%가 강원도를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지로 꼽아 다른 지역에 비해 만족도가 높았다.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이 가 능해지면,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를 재 방문 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79%로 매우 높았다. 제한된 환경이었지만, 올 한 해 방문했던 여행지의 만족도는 전반 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캏핂 빦팒힒삲졂 묻뺂 펺 흫많 멑’ 국내 여행은 앞으로도 코로나19 상 황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사람들 은 안심하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기준 을 어떻게 잡고 있을까? 이번 조사 결과 에 따르면, 확진자 수 100명 이하로 유지 될 경우 전체 응답자의 74%가, 백신 접 종률이 80% 수준이 되면 전체 응답자의

“해외여행 증가할 것” 응답은 66% 불확실성 높은 해외보다 국내 적은 인원^실외^자가용 여행 선호 “여행지 맛집 식사 늘 것” 72% “코로나로 국내여행 줄였다” 80% 재작년 15세 이상 92%가 국내여행 올해에는 성인 절반만 국내여행 장소 결정 땐 안전>혼잡도>볼거리 기억남는 여행지 강원^제주^경남順 업계^방역당국, 위드 코로나 준비를

61%가 국내 여행을 다녀올 의향이 있다 고 답했다. 반면 확진자 수가 1,000명 이 하로 유지될 경우에는 33%만이, 백신 접 종률이 50% 수준이면 19%만이 국내 여 행을 다녀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추세와 10월 말 이후로 예상되는 단계적 일상 회복 과정을 감안할 때 확 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 은 거의 없고, 백신 접종률 80% 역시 정 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최대 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

는 이상 국내 여행 역시 계속해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가 나아진 이후의 상 황을 가정했을 때, 응답자의 76%가 코 로나19 이전보다 국내 여행이 증가할 것 으로 예상하였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보다 해외 여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 (66%)보다 높은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 고 언제 코로나19에서 벗어날지 모르는 해외보다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국 내를 여행하려는 수요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옪빦19 핂 ‘펺 킺읺 짪’ 폖캏 코로나19 상황이 회복된다면, 여행 유 형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다양한 여 행의 형태를 제시하고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어떻게 변할지를 물어보았는 데, 소규모 인원 여행(70%)이 단체·패키 지여행(61%)보다, 실외공간 방문(72%) 이 실내공간 방문(64%)보다, 자가용 여 행(72%)이 대중교통 여행(64%)보다 증 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다소 높았다. 코 로나19 이후에도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 을 최대한 낮추는 여행 유형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여행지 맛집에 서의 식사(72%)가 직접 조리·포장 등 숙

소 내에서의 식사(58%)보다 증가할 것 이라는 응답이 높은 것은 흥미롭다. 맛 있는 음식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고, 대체 불가능함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코로나19 회복 후의 상황을 가정하여 조사한 14개 항목 모두 ‘증가할 것이다’ 는 응답이 과반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어떤 형 태의 여행이든지 코로나19 이전보다 증 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여행 심리가 ‘보복 여행’으로 폭발할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결과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나 드는 요즘, ‘여행’이란 단어조차 조심스 럽다. 그러나 장기화된 코로나19와 강 도 높게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 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치고 답답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단계적 일상 회 복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는 더 이상 여 행에 소극적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개인 위생수칙과 방역수칙 준수 등 기본적인 준비에 더해, 여행·관광·요식업계 종사자, 방역당국 등이 모두 힘을 모아 안전하게 국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준비를 차근 차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지혜 한국리서치 여론1본부 과장

30


B26

LIFE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2021년 10월 12일 화요일

i:n

HANHO KOREAN DAILY |

라이프

15

167년 세월 동안$ ‘그랑크뤼클라세 1855’ 1등급 와인은 여전히 최고일까 ‘믆앟���윊(Grand Cru)’쁢 ‘쒾펂빪 솒짻’픒 씉쁢 잞핂삲. 푾쿦 퐎핆펞 핂 졓���핂 쭎펺쇪삲. 쫂읂솒 퐎핆뫊 쭎읂몮쁂 퐎핆펞컪 훊옪 쫊 쿦 핖삲. 슪줊힎잚 욶팒읂 퐎핆펞솒 믆앟���윊많 핖삲. 잞 핞���솒 펂엲풂 믆앟���윊쁢 칺킲 쫃핯믾 믆힎펔삲. 쭎읂몮쁂퐎 욶팒읂쁢 ‘솒짻’펞 믆앟���윊 슿믗픒 쭎펺삲. (욶팒읂 힎펻픦 ���읂 슪 쿚솒 2010뼒칾쭎��� 믆앟���윊많 쇦펖삲.) 샇펾 믆앟���윊 솒짻펞컪 캫칾쇪 퐎핆픦 슿믗 쏞 ‘믆앟���윊’삲. Ӝ1855년 작성된 그랑크뤼클라세 와인 목록. 파인와인스닷컴 캡처

잖픒픦 많���많 몵 퐎핆픦 슿믗 의미가 다르지만 샴페인의 고장 샹파뉴에 도 그랑크뤼가 있다. 샹파뉴에서는 주로 구 매한 포도로 와인을 빚는다. 이 때문에 ‘마 을’에 등급을 매겨 포도값 기준을 정한다. 따 라서 샴페인의 그랑크뤼는 와인 등급이 아 니다. 정해진 포도값의 100%를 받을 수 있 는 그랑크뤼 마을의 포도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르도에서는 ‘샤토(와이너리)’에 그랑크뤼를 부여했다. 보르도 와인을 좀 더 자세히 보면, 그랑크뤼 뒤에 ‘클라세’를 붙여 ‘그랑크뤼클라세’라 한다. 그랑크뤼에 등급 을 매겼다는 뜻이다. 믆앟���윊���않켆 1855픦 켆몒 그랑크뤼클라세 1855(Grands Crus Classés en 1855).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 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다섯 등급으로 분 류한 레드 와인 61종, 그리고 특등급 1종과 두 등급으로 분류한 화이트 와인 25종으로 구성된 보르도 좌안의 등급 체계다. 1855년 에 만들어진 이래로 지금까지 167년간 거의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랑크뤼클라세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 17세기 중반에 이른다. 습지였던 보르도 메 독 지구에 물이 빠지자 당시 오브리옹의 성 공을 목격한 라피트, 마고, 라투르, 무통(당 시는 모통)도 이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했다. 1710년대에 이들 와인은 일반 와인보다 두 세 배 비싼 가격으로 유통되며 오브리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불과 몇십 년 만에 보 르도 대표 와인으로 우뚝 올라선 것이다. 다 만 오브리옹, 라피트, 라투르, 마고는 가격이 비슷했고, 무통은 조금 낮은 가격에 거래됐 다고 한다. 시장에서 와인 서열이 정해지고 있었다. 앟큲졓, 퐎핆 칾펓픒 슲삲 18세기 말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간 프 랑스 대혁명은 와인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 다. 국왕의 허가를 받아야만 포도밭을 만들 수 있는 1731년 법령이 혁명으로 폐기됐고, 세제가 개편되었다. 프랑스 전역에 포도밭 이 늘기 시작했다. 와인 시장도 덩달아 활발 해졌다. 그런데 보르도만큼은 사정이 달랐다. 온 건파인 지롱드당에 와이너리를 소유한 귀족 이 많은 때문이었다. 혁명의 불길 속에 이들 이 처벌당했다. 라피트 와이너리 소유주는 단두대에서 사형을 당했다. 살아남은 와이 너리도 높은 세금 압박을 받았다. 몰수되거 나 경매로 나오는 와이너리도 부지기수였다 고 한다. 새 세상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은 사람들 을 달뜨게 했다. 이렇듯 격변하는 시대에는

1855박람회 佛와인 우수성 알리려 샤토 지도에 급하게 등급을 표시 샤토 소유주가 바뀌며 맛^향이 변화 1등급보다 나은 2등급도 있지만 그랑크뤼클라세 등급은 견고히 유지 무통 로칠드, 1973년 1등급 승급은 그랑크뤼클라세 역사상 전무후무 현재 레드 61종, 화이트 26종으로 구성

지침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1815년 보르 도에서 대를 이어 중개상(Courtier)을 하 던 기욤 로통은 와인 가격과 평판을 취합해 와인 등급표를 만들었다. 그는 와인 4종(라 피트, 라투르, 마고, 오브리옹)을 1등급에 올렸다. 등급을 언급한 이들은 이전에도 있었다. 1723년 영국의 한 수입상도 와인 4종이 특 별하다는 기록을 남겼다. 1787년 미국의 토 머스 제퍼슨 또한 와인 4종이 훌륭하다는 시음 평을 남겼다. 이렇게 누적된 평가는 와 인 가격뿐만 아니라 포도밭 가격에도 영향 을 미쳤다. 퐎핂뻖읺 헎���픦 슿핳 전쟁이 지나간 자리가 그러하듯, 혁명이 지 나간 보르도에도 새로운 움직임이 꿈틀댔 다. 보르도 메독 지구에서는 부유한 상인이 나 신흥 귀족이 경매로 나온 와이너리를 속 속 인수했다. 이들은 샤토를 짓고 양조 시설 을 확충했다. ‘샤토(Chªteau)’는 ‘성(城)’을 뜻한다. 그 런데 이들이 세운 샤토는 ‘와이너리 저택’이 었다. 이들은 대부분 신흥 자본가였기에 귀 족 가문의 ‘유서 깊은 성’처럼 자신들의 ‘새로 운 저택’에 역사와 전통을 불어넣고 싶었을 것이다. 이때부터 샤토는 곧 와이너리를 의 미했다. 세간에 1등급으로 오르내리던 라피 트, 라투르, 마고, 오브리옹 이름 앞에도 이 윽고 샤토가 붙었다. 한편 1853년 나다니엘 드 로칠드 남작이 ‘브란느 무통’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샤토 (브란느) 무통 로칠드’가 탄생한 것이다. 이 즈음 무통 와인의 가격은 당시 최고급 와인 으로 인정받던 샤토 라피트(1868년 제임스 마이어 드 로칠드가 인수하기 전까지의 이 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나다니엘 남작이 무통을 인수하기 전인 1851년, 영국 런던의 크리스털궁에서 제1회 만국박람회가 열렸다. 그야말로 성공적으 로 치러진 국제 행사였다. 이에 자극받은 나 폴레옹 3세는 파리에 이 박람회를 유치했다.

그랑크뤼클라세 1855에서 유일하게 화이트 와인에서 특등급을 받은 샤토 디켐과 레드 와인 1등급 와인들. 왼쪽부터 샤토 디켐, 샤토 오브리옹,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라투르, 샤토 마고,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이너리 홈페이지 캡처 샤토 무통 로칠드는 1973년 그랑크뤼클라세 1855 역사상 처음으로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승격됐다. 1973년산 레이블은 그해 영면한 피카소의 그림 ‘바카날’로 장식했다. 샤토 무통 로칠드 홈페이지 캡처

2016년에 개관한 보르도 와인박물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파리 샹젤리제에 위치한 산업궁에서 1855년 파리박람회가 열렸다. 루이스 줄스 아노우트 작, ‘나폴레옹 3세의 만국박람회 개막’. 위키미디어

와인의 나라 프랑스 황제답게 프랑스 와인 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싶어 했다. 마침내 1855년 5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 지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산업궁에서 농 산물, 공산품, 공예품을 전시하는 박람회가 열렸다. 나폴레옹 3세는 박람회를 잘 치러 영국의 콧대를 꺾고 싶었다. 하지만 황제라고 해도 뭐든 다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 파리박람회 는 적자가 났다고 한다. 그런데도 와인의 역 사에는 큰 족적을 남겼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등급 체계인 그랑크뤼클 라세 1855가 이때 만들어졌다. 파리박람회 때로 돌아가 보자. 박람회 개 최가 확정되자 보르도시를 관할하는 지롱드 도청에 ‘지롱드를 대표하는 고급 와인을 보 내달라’는 공문이 전달된다. 박람회에 전시 할 품목이었다. 지롱드 도청은 지롱드 상공 회의소에 이를 위임했고, 곧 보르도 시장을 위원장으로 전문가 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힎솒펞 잲멶힒 슿믗 ‘보르도 전설’을 쓴 제인 앤슨에 따르면, 애 초 조직위원회에서는 와인을 레이블로 구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보르도 시장은 샤토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당연히 지도가 있으 면 재미도 있을 터, 아이디어는 다른 아이디 어를 낳았다. ‘지도에 등급별로 표시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그는 1855년 4월 5일 와 인중개인협회에 와인 목록을 등급별로 작성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람회 개막일이 40일 밖에 남지 않았을 때였다. 와인중개인협회에서는 레드 와인 57종 을 1~5등급으로 나누고, 화이트 와인 21종 을 특등급 1종에 나머지를 1~2등급으로 분 류한 목록을 작성했다. 이들은 13일 만에 완성한 이 목록을 지롱드 상공회의소에 전 달했다. 유 일 하 게 특 등 급( P r e m i e r C r u Supérieur)을 받은 와인은 화이트 와인으 로, 소테른 마을의 샤토 디켐이다. 레드 와인 1등급은 오랫동안 최상급으로 유통된 와인 4종(라피트, 라투르, 마고, 오브리옹)이었다. 당시 급부상한 무통 로칠드는 2등급의 첫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듯 그랑크뤼클라세 1855는 만들어지 는 과정이 부산했다. 보르도 지역 전체 와인 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었던 탓에 지금까 지도 공정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다만 시장 을 통해 누적된 데이터, 즉 150~200년 전부 터 거래된 와인 가격과 평판을 토대로 만들 어진 비공식 등급 체계가 존재했기에 짧은 기간에 등급을 매길 수 있었다. 급하게 만들어지기도 했거니와 ‘행사용’이 었기 때문에, 모두 머지않아 이 등급 체계가 바뀔 거라고 여긴 듯하다. 나다니엘 남작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겨 당시 1등급에 오르지 못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 다. “1등급은 될 수 없었고, 2등급은 내가 거 부한다. 나는 무통일 뿐이다.” 또 위원회의 실수로 목록에서 누락된 샤토 캉트메를르 가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그해 말 5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레드 와인이 58종으로 수정 되었다. 헖���쭎킺픦 칾줊, 줂��� 옪���슪 한편 샤토 무통 로칠드는 1855년의 치욕 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이들은 1등급에 이 름을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여러

박람회에 출품해 대상을 거머쥐었다. 1924 년엔 샤토 내 주병(와이너리에서 직접 와 인을 병에 담는 것)을 최초로 도입했다. 레 이블에 미술 작품을 사용하는 등 파격도 꾀했다. 마침내 1973년 무통 로칠드가 1등급으로 승급했다. 그랑크뤼클라세 1855 역사상 전 무후무한 사건이었다. 이를 기념해 1973년 산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엔 그해 영면한 피 카소의 그림 ‘바카날(Bacchanale)’이 인쇄 된 레이블이 붙었다. 레이블에는 이렇게 적혔 다. “나는 1등급이다. 나는 2등급이었다. 무 통은 변하지 않는다.” 서두에 소개했듯, 1855년 당시 58종이던 레드 와인이 지금은 61종이다(화이트 와인 은 현재 26종이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상 속이나 매매를 통해 샤토가 분할되고 흡수 되었기 때문이다. 그사이 포도밭을 확장한 샤토도 여러 곳이다. 1855년에 비추면 현재 샤토 4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샤토의 소유 주가 바뀌었다. 맪���펞컪 ‘푷’ 빪삲, 퐎핆솒 분명 와인 등급 체계는 여타 와인과 구별 해 품질을 보전하기 위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실제로 그랑크뤼 샤토들은 명성과 전 통을 잇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도 ‘변한’ 샤토가 있기 마련이다. 이른바 ‘슈퍼 세컨드’라 불리는 와인이 있 다. 등급이 낮은 와인이 등급이 높은 와인 이 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 칭하는 말이다. 2 등급 와인에는 이런 경우가 꽤 많다. 3등급 샤토 팔머, 5등급 샤토 린치 바주나 샤토 퐁 테카네 같은 와인도 그러하다. 이런 사정을 보면 등급 체계가 바뀔 만도 하다. 실제 등급을 조정하려는 시도도 여러 차례 있었다. 당시 등급에 들지 못했거나 후 발로 시작한 메독 지역의 샤토는 ‘크뤼 부르 주아’ 등급을 따로 만들었다. 보르도 지역임 에도 그라브와 생테밀리옹에는 다른 그랑 크뤼클라세가 있다. 로버트 파커 같은 평론 가도 자체 등급표를 만들어 발표한다. 그런데도 그랑크뤼클라세 1855는 아직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랑크뤼클라세 1855 와인 이름 앞에 모두 ‘샤토’가 붙은 걸 보면, 이 체계는 과연 무너지지 않는 ‘성’과 같 다는 생각도 든다. 성 밖에는 제각각 맛과 향이 다른 수많은 와인, 그리고 그만큼 입맛 이 다른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 말이다. 30


20

LIFE

| HANHO KOREAN DAILY

건강

2021년 10월 12일 화요일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B27

뇌졸중 치료 골든타임 ‘FAST 법칙’ 알아두세요 기온이 점점 내려가고 일교차도 무척 커졌다. 그러면 온몸을 순환하는 피가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뇌혈관이 막히거 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졸중(腦卒 中) 환자가 늘어난다. 뇌졸중은 한국인 사망 원인 4위이자 돌연사의 주범이다. 뇌졸중의 대부분은 뇌경색(87%)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 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고혈압이 있 으면 동맥경화가 가속돼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4~5배 높아진다. 뇌졸중이 생기면 목숨을 잃거나 반신 마비·언어 장애·의식 장애 등 심각한 후 유증이 남으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 요하다. 뾚몋캗, 솧잳몋많 많핳 ��� 풞핆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뇌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 되지 않아 뇌 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뇌경색은 △혈관 벽 내부에 지방 성분이 쌓여 동맥이 딱딱하게 굳어서 생기는 ‘동 맥경화성 뇌경색’ △부정맥과 심장판막 문제로 다른 혈관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 를 타고 이동해 뇌혈관을 막아서 생기는 ‘색전성 뇌경색’ △큰 혈관에서 파생되는 뇌의 미세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열공성 뇌경색’ 등이 있다. 뇌출혈은 △고혈압으로 뇌혈관이 터 지면서 뇌 속에 피가 고이는 ‘뇌 내 출혈’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 맥류(腦動脈瘤) 등 혈관이 터지면서 뇌 를 감싸는 지주막 아래 피가 고이는 ‘지

기온 떨어지며 뇌경색·뇌출혈 빈발 겨울엔 매일 아침 혈압 확인 필요 평균 160Hg 넘으면 위험 커져

뇌졸중 자가 진단법 ‘FAST 법칙’

치매 예방 수칙

ӝF(Face Dropping): 한쪽

얼굴 마비·언어 장애 등 자가 진단

ӝA(Arm Weakness): 팔다리

3권(勸) 3금(禁) 3행(行) 운동·독서·건강한 식사를

얼굴이 떨리고 마비된다.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진다.

증상 발생 땐 곧바로 응급치료를 골든타임에 혈전 용해제 투여돼야

ӝS(Speech Difficulty):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하다. ӝT(Time to call 119): 증상이 생기면 곧바로 119로 전화한다.

주막하 출혈’ 등이 있다. ���욚 1킪맒 쁴픊졂 쿦졓 3.6뼒 삶��� 이 중 동맥경화성 뇌경색이 가장 큰 발 병 원인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 가 가속돼 뇌졸중이 생길 확률이 4~5배 높아진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고혈압 환자는 약을 복용해도 평소보다 10㎜ Hg 이상 최고(수축기) 혈압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동규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는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평소 혈압 관 리가 잘 되더라도 매일 아침 혈압을 확 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균 혈압이 160㎜Hg를 넘어가면 뇌졸중이 생길 위 험이 커진다”고 했다. 허혈성 뇌졸중은 골든타임(발병 4.5 시간 이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야 피해를 최소화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 다.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경우에 따 라 24시간까지도 혈관 내 시술로 혈전 을 제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치 료법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의미를 잃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돼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4.5배 높아진다.

는다. 뇌졸중 치료가 1시간 늦으면 수 명이 3.6년이 단축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 조기 증상은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 △언어 장애 △시각 장애 △어지럼증 △극심한 두통 등이다. 이 중 한 가지 이상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면 즉시 대형 병원 응급실 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구체적인 증상을 숙지하기 어렵다면 ‘FAST 법칙’을 기억해둬야 한다. ‘FAST’ 란 ‘Face, Arms, Speech, Time to act’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Face’는 웃을 때 좌우 얼굴 모양이 다른지 살피는 것이다. ‘Arms’는 한쪽 팔다리만 힘이 약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Speech’는 환자가 말을 정상 적으로 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Time to act’는 이 중 한 가지 증상이 라도 의심되면 즉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치료 후 3분의 1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3분의 1은 후유 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나머지 3분의 1은 움직임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

퓮칾콚풂솧, 욶 30쭒 헣솒 붆훎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혈관을 망가뜨 리는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음식 은 싱겁게 먹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 는 것이 좋다. 특히 뇌졸중 위험 인자의 하나인 고혈압을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는 칼륨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 히 섭취한다. 고혈압을 개선하는 운동 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수영·속보·조 깅 등 유산소운동을 하루에 30분 정도 매일 꾸준히 한다. 고혈압은 뇌졸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위험 인자인 만큼 필요 시 약물로 혈압 을 떨어뜨려야 한다. 조경희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는 “뇌졸중 예방은 생활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뇌졸중 위험 요인인 당뇨병·고 혈압 환자나 가족력이 있거나, 고령자 등은 건강한 식습관으로 혈당·혈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다리가 근질근질‘하지불안증후군’$ 철분제 먹으면 호전 “다리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하다. 다리가 근질근질하거나 쿡쿡 쑤시는 느 낌이 든다. 다리를 쥐어짜거나 다리가 타 는 듯하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호소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참을 수 없는 충 동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학적 상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360만 명(7.5%)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수면 장애가 동반되는 비율은 220만 명 (60%)에 달할 만큼 비교적 흔하다.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 지고 움직이면 완화되기에 지속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생기 면 다리에 불편한 느낌이 들면서 불면증 이 생기고 우울증도 2~3배 높아지므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의 상당수가 정보가 많지 않아 단순 불면증이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철분이 부족해 생기는 하지불안증후군의 경우 철 분 제제를 먹으면 61% 정도가 증상이 호전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손·발 저림 또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등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디스크(추간 판탈출증)나 하지정맥류 등 다른 질환 으로 오인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등 을 전전하기도 한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을 치료해도 효과를 보 지 못한 이들 중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가 많다”며 “잠이 들기 전 지속적으로 다 리 쪽에 이상 감각 또는 통증이 발생하

면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 다”고 했다. 하 지불안 증 후 군 의 유 병률 은 6.5~8.3%로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적지 않다. 조규호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 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30~50세에 흔 하게 나타난다”며 “불면증의 주원인이 지만 잘 모르고 수면제 처방만 받는 사 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뇌 중추신경계에 철분이 부족하거나, 도파민 기능이 떨어 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의 10% 정도는 유전적 영향으로 발생하는 데, 가족력이 있으면 젊은 나이에도 발생 하고 증상도 심하다. 빈혈·만성콩팥병·당뇨병·말초신경염·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등 특정 질환 과 약물(항도파민제, 항히스타민제, 항 우울제)의 부작용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2차성 하지불안증후군). 특히 여성

의 경우 빈혈이 있거나 임신·수유·생리 등 으로 철분이 손실돼 발병하기도 한다. 이 같은 2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이라 면 콩팥 기능 검사, 철분 상태 평가, 저장 철(ferritin·세포에 저장된 철) 농도 등 의 혈액검사와 신경 전도 검사 등을 시행 하기도 한다. 소화제와 항우울제 등으 로 인해 발생하기도 해 자세한 병력 조 사가 필요하다. 진단은 다른 질병과 달리 혈액검사, X선 촬영 등으로 진단하지 않고 자세 한 문진(問診)으로 한다. 전홍준 건국 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증상 이 있으면 수면 장애의 진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 했다. 치료는 혈액검사로 저장철 수치를 확 인해 낮다면 빈혈이 없더라도 철분 제 제가 도움이 된다. 저장철 수치가 정상 적이고 증상이 심하면 항경련제·도파민

게티이미지뱅크

효현제 등으로 약물 치료를 한다. 저장 철 부족으로 인해 하지불안증후군이 생 겼다면 철분제를 먹으면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조용원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 교 수가 철결핍성 빈혈을 동반한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 29명을 대상으로 고용량 철분 주사(ferric carboxymaltose 1,500㎎)를 투여한 결과, 6주 후 철분 주 사 요법을 실시한 환자군에서 하지불안 증후군 증상과 수면의 질이 유의하게 호전됐다. 1년 뒤에도 환자의 61%가 추 가로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증상이 조절됐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예방하려면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침대에 오래 눕지 않으며 카페인 섭취와 과음을 피하 는 것이 좋다. 취침전에 가벼운 운동을 하 고, 다리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병을 피할 수 있다. 주차를 좀 떨어진 곳에 하고, 전화를 서서 받으며, TV 볼 때나 양치질할 때 양발 뒤꿈치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도 록 하자. 일할 때에도 꼭 앉아서 해야 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서서 하고, 동료 와의 연락이나 의사소통도 가끔은 이 메일이나 메신저 대신 걸어가서 대화 를 나누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또한 식사하러 가면서 걷고, 승강기 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 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퇴근할 때, 자동차 운전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 고, 출퇴근할 때 걷 는 시간이 늘어나면 하루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데 큰 도움 이 된다.

지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치 료제’다. 치매로 인한 심각한 장애에 이르는 기간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계 부 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처음에 최 저 용량을 복용하고 점차 용량을 늘 려 권장 유효 용량을 유지하면 안전 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개 발 중인 치매 치료제와 체외 진단용 의료기기의 제품화 성공률을 높이 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치 매 치료제·진단기기 제품화 기술지원 단’을 운영하며 연구 개발 초기부터 허가까지 단계별로 맞춤형 기술 지 원을 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 (FDA)은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 병)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조건부 허가했다. 국내·외에서 치매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 른 시일 안에 치매 치료제가 나와 치 매가 정복되기를 기대해 본다.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두의 희망이 다.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 바람직 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 다.나와 가족까지힘들어질 수 있는 치 매,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예방 수칙으 로 ‘3권(勸)·3금(禁)·3행(行)’을 제시 한다. 운동·건강한 식사·독서를 권 (勸)하고 음주·금연·머리 부상을 금 (禁)하며, 건강검진·가족 및 친구들 과의 소통·치매 정기검진은 반드시 행(行)하라는 것이다.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 기보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 습 관을 가지고 정기 진단과 함께 적극 적인 치료로 치매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호정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앉아 있는 시간 길어지면‘의자병’부른다 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38세 A씨는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고, 차의 운전석에 앉아 운전해 출근한 다음,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근무를 한다. 점심시간에 잠 깐 일어나지만 식당에서 또 앉아 식사 를 한다. 퇴근 후에도 식탁에 앉아 가족과 저 녁식사를 한 후 거실 소파에 앉아 TV 를 본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스마트폰 앱을 사용할 때도 앉아 있게 되고, 이전 에는 직접 다녀오던 은행 업무나 장보 기조차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이나 컴 퓨터로 처리한다. A씨의 하루 일과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의 연속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000 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단면 연구 에 따르면, 앉아 있는 시간이 3시간 미 만인 대상자는 15%, 3~5시간은 42%,

6~9시간은 25%, 10시간 이상은 18% 로, 앉아 있는 시간이 3~5시간인 경우 가 가장 많았다. ‘의자병’은 사실 의학 용어나 정식 진 단명은 아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 지고, 신체 활동량이 부족해진 현대인 에게 급증하는 질환을 통칭한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에너지 소비량 이 낮아져 비만·당뇨병·심혈관 질환뿐 만이 아니라 대장암·유방암·난소암·자 궁내막암 등 각종 암 발생 위험까지 높 아진다.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는 목·허리 등 근골격계 이상을 유발해 긴장성 두통· 요추염좌·추간판탈출증 등이 생길 위 험이 높아지며, 외로움·우울감이 생기 기 쉽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제한되 거나 단절되기 쉽다. 2011년 한 연구에서 긴 좌식 생활은 비만·당뇨병·암·심혈관 질환 등 34개

게티이미지뱅크

의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보 고했다. 2015년에는 한 연구진이 성인 의 앉아 있는 시간 분포에 대한 54개의 설문 조사 자료를 모아 사망률을 비 롯한 인구학적 정보와 연결해 메타 분 석했다. 그 결과, 5 4 개국에서 사망자의 3.8%가 3시간 이상 앉아 있는 생활 습 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 식 생활 습관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

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컸고, 유럽, 동부 지중해, 미주, 그리고 동남아시아 순이었다. 좌식 생활 습관이 사라지면 기대 여명이 0.20년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해도 긴 좌식 시간의 건강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업무나 휴식으로 앉 아 있는 동안에도 1시간마다 10분 정 도는 일어서서 잠시 걷는 시간을 가지 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작업할 때에도 30~60분마 다 10분 정도 일어서고 스트레칭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권장된다. 인체 공 학적으로 무리가 없는 자세로 앉는 것 도 중요하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몸 쪽에 가까운 곳으로 놓고, 어깨는 뒤 로 쭉 펴서 척추가 쭉 펴지는 자세로 앉는 것이 좋다. 작은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의자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 람이 후천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 해 기억·언어·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생기고 소중한 기억을 잃게 돼 치매 환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이 모 두 고통받는 질병이다. 국내 치매 환자는 지난해 기준으 로 84만 명(65세 이상)이며, 앞으로 매년 증가해 2050년에는 300만 명 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의 대표적 증상은 인지 장애 와 정신 행동 증상이다. 인지 장애는 시간과 계절 등을 구분하지 못하는 ‘방향감(지남력) 장애’, 말을 더듬거 나 부정확한 ‘언어 장애’, 가스레인지 사용법에 어려움을 느끼는 ‘실행 능 력 장애’, 늘 찾던 길을 잃는 ‘시공간 장애’ 등이다. 정신 행동 증상은 망 상, 환각, 우울증, 성격 변화 등이다. 현재 치매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도 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 만틴 등의 성분이다. 엄격히 말해 ‘인

순환신경계약품과장 30


B28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