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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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83호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라이드시 한국계 시의원 2명 탄생.. 호주 최초 송강호 이어 한정태 당선 확정 치열한 선호도 배분 경쟁, 중국계 사이몬 조우 제압

스트라스필드 노동당 강세 7명 중 3명 당선, SI 2명

동포사회 경사, 중국계 커뮤니티 실망감 라이드시 12명 중 자유당 6, 노동당 5, 무소속 1 분포 시드니의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 우드가 있는 라이드시에서 한국계 시 의원이 2명 탄생했다. 호주 전역의 지자체 선거에서 한국 계 후보 2명이 한 시에서 동시에 당선 된 것은 라이드시 웨스트워드가 처음 이다. 이스트우드 일대 한인 커뮤니티 에게 큰 경사로 인식된다. 반면 라이드시에 한국계보다 중국계 유권자들이 훨씬 많은 상황에서 중국 계 시의원은 한 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는 점에서 중국계 커뮤니티는 실망감 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월4일 NSW 지자체 선거(Local Government elections) 중 라이드 시의 웨스트워드(West Ward)에서 노 동당의 송강호(Charles Song) 후보가 당선된데 이어 최종 선호도 배분 결과, 자유당의 한정태(41, Daniel Han) 후 보가 21일 당선 확정됐다. 변호사로 활동하는 노동당의 송 후 보는 웨스트워드에서 제롬 락살 시의 원(전 시장)과 함께 출마해 2쿼터 이상 을 득표하며 바로 당선이 확정됐다.

투데이 한호일보

자유당 시의원 당선자 6명이 라이드 지역구 주의원인 빅토 도미넬로 NSW 장관(왼쪽 세 번째)의 축하를 받았다

한 후보는 치열한 선호도 배분 경쟁 을 통해 중국계인 사이몬 조우(Simon Zhou) 후보(무소속 시의원)를 제압했 다. 15차 이상의 선호도 배분 결과, 최 종 표차는 452표였다. 라이드에서 고교 교사(과학)로 10년 이상 재직 중인 한정태 시의원 당선자

[특집] 2021 호주 10대 뉴스

2 & 4면

[인터뷰] ABC 드라마 주인공 배우 임바다

9면

[인터뷰] 서울시립미술관 박가희 큐레이터

10면

[커뮤니티] 동포 작가 5인 합동 출판기념회

11면

[인터뷰] 호주 수영 유망주 조슈아 추 콜렛(추지수)

12면

[문학지평] 이마리 오지 여행기, 시 장정윤

22면

22일 이스트우드한인상우회 연말 모임에 참석한 트렌튼 브라운, 한정태, 송강호 시의원(왼쪽부 터)

는 지난 4월초 라이드-이스트우드클 럽(Ryde-Eastwood Club)에서 한인 커뮤니티포럼(Korean Community Forum)을 주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첫 도전에서 한인 밀집 지역인 라이드 시에서 당선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21일 당선 확정 후 “관심과 성 원 정말 감사드린다. 빛 진 마음으로 열 심히 뛰어보겠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 혔다. 23일 이스트우드한인상우회 연말 모 임에 송강호, 한정태 신임 시의원과 트 렌튼 브라운 시의원(자유당)이 참석해 인사를 했다.

송 시의원은 “주요 정당의 한국계 후 보 2명이 시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라이 드시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일을 하는데 더욱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드시(시의원 12명)의 선거 결과 는 자유당 6명, 노동당 5명, 무소속 1명 (로이 마지오)이다. 5년 전보다 자유당 은 2명, 노동당은 1명 늘었다. 자유당 이 2명이나 늘어난 것은 3개 워드의 선 호도 경쟁에서 녹색당 후보 2명과 무소 속 후보 1명을 제압하며 당선자 2명을 추가해 가능했다. 5년 전 2명 당선됐던 녹색당은 이 번에 당선자가 없었다. 이스트워드에 서 선호도 배분 결과, 자유당의 소피 라라-왓슨후보가 크리스토퍼 고든(녹 색당, 전 시의원) 후보보다 433표 차 이로 당선됐다. 센트럴워드에서도 자 유당의 슈웨타 데슈판데 후보가 코스 민 루카(녹색당) 후보와 932표 차이로 당선됐다. 5년 전 노동당의 락살 시의원과 동반

출마해 당선됐던 피터 김 전 시의원은 무소속으로 재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한편 또 다른 한인 밀집 지역인 스트 라스필드에서 7명의 시의원 중 노동당 이 3명 당선되는 강세를 보였다. 당선 확정 시의원은 다음과 같다: - 넬라 홀(Nella HALL: NHI) - 카렌 펜사빈(Karen PENSABENE, 노동당) - 매튜 블랙모어(Matthew BLACK MORE, 스트라스필드 무소속(SI) - 샤랑간 마헤스와란(Sharangan MAHESWARAN, 노동당) - 라지 다타(Raj DATTA, 노동당) - 벤자민 카이(Benjamin CAI, 무소속) - 샌디 레디(Sandy REDDY, SI) 스트라스필드에서 단독 출마한 한 국계 후보 바네사 김은 우선 득표에서 785표를 얻어 0.32쿼터를 획득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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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호주 10대뉴스

기술개발 위주 ‘호주식 기후변화’ 대응.. 국내외 혹평 일색 ‘오커스’ 출범으로 호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 ICAC 조사..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전격 사퇴 2020년에 이어 2021년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진통과 우여곡절이 참 많 은 한 해였다. 델타 변이 감염 확산으 로 NSW주는 3개월반동안 록다운 조 치를 취했다. 연말 오미크론 변이로 하루 최다 감염 기록을 경신 중이다. 글래스고 기후변화 총회 직전 호주 정부가 저탄소 기술투자 위주의 기후 변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국내외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대세였다. 연초엔 정치권에서 호주판 미투운

동이 폭발하면서 사회 전반에 거센 파장을 초래했다. 9월 호주-미국-영 국의 안보파트너십 오커스(AUKUS) 가 출범하면서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을 세웠다. 인기가 높았던 글래디스 베레지클 리안 NSW 주총리가 ICAC 조사와 관련, 10월1일 주총리에서 전격 물 러났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도 미니크 페로테트 주총리 시대가 열 렸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델타’ 이어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호주 강타 NSW 12월23일 신규 5715명.. 연일 최다 감염 기록 경신 중

“저탄소 기술투자로 대응”.. 호주식 기후변화

광역 시드니 106일 록다운 후 종료 백신 접종률 70% 도달하며 ‘단계적 규제 완화’ 12월 3차 감염, 23일 5천명 넘어 급증 추세 지속

6월 26일부터 광역 시드니, 울 릉공, 블루마운틴, 센트럴코스트 에 델타 변이 감염이 확산하자 9

주 록다운에 돌입했다. 록다운은 무려 석달반(106일)동안 지속됐 고 NSW의 코로나 2차 백신 접종 률이 70%에 도달하면서 10월 11 일부터 종료됐다. NSW 주정부 는 백신 접종률 80%, 90% 도달 시점에 따라 3단계 규제 완화 로 드맵을 진행했다. 12월 15일 최 종 단계의 규제를 완화했다.

200억불 로드맵 발표, 국내외 반응은 부정적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세계 최하위권 평가 호주 정부가 탄소 배출량 감축 을 위한 200억 달러 규모의 기술 투자 로드맵을 제시했다. 10월 스 콧 모리슨 총리는 205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공표하고 호주의 장기 배출 감축 원칙을 확 정했는데 핵심은 기술개발 투자 이고 세부 감축 일정과 소요 예산 등 주요 내용은 없었다. 호주의 기후 정책은 기후변화대

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에서 63개국 중 한국, 러시아, 카자흐 스탄, 사우디 아라비아와 함께 최 하위권 그룹(58위)으로 평가됐다. CCPI는 온실가스 배출(40%), 재생에너지(20%), 에너지 소비 (20%), 기후 정책(20%) 등 4가지 부문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 긴다.

NSW 코로나 ‘3차 감염’ 급증 오미크론 여파.. 12월말 최다 감염 기록 경신 중 NSW가 12월 중순부터 신 규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 추 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17 일 2천명, 21일 3천명을 넘 어섰고 23일 5,715명으로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 중이 다.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면 서 코로나 검사 인원도 다시 늘고 있다. 22일부터 15만 명을 넘어섰다. NSW 주정부는 실내 마스 크착용 의무화와 영업장 방

문자의 QR코드 스캔 재도입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페로테트 주총리는 “감염 사 례보다 중환자실 입원 숫자 가 중요하며 이를 기준으로 규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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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2021 호주 10대뉴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전격 사퇴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ICAC 부패 조사 관련, 정계 은퇴

호주판 ‘#미투운동’ 거센 물결 출렁 3월 ‘정의를 위한 시위’ 전국 수만명 참석

브리타니 히긴스(왼쪽)와 정의를 위한 시위를 주도 한 제나인 헨드리 교수

연초 호주에서 #미투운동의 확 산으로 여성 차별과 불공정 대우 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며 거대한 사회적 이슈가 됐다. 3월15일 호주 전역에서 수만 명이 성별에 근거한 폭력과 작 업장 괴롭힘 종식을 촉구하면서

3월 정의를 위한 시위(March 4 Justice rallies)를 전개했다. 또 한 호주인권위원회 성차별위원장 은 의회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에 서 낙제 평가를 하고 10여개의 건 의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전 NSW 주총리

퇴했다. ICAC는 10월 중순 그 녀와 전 연인 관계였던 데릴 맥 과이어 전 NSW 주의원 재직 시 절 스포츠단체 지원금 부당 수 혜 등 부정부패(직권 남용 등)에 관련됐는지 여부를 청문회를 통 해 조사하고 있다.

브리즈번 2032 올림픽 개최 확정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퀸즐랜드 주도인 브리즈번이 확정됐다. 앞서 호주에서는 멜 번(1956년), 시드니(2000년)에 서 올림픽이 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월 브리즈번을 올림픽 우 선 협상 도시로 선정했고 일본

호주-미국-영국 안보파트너십 ‘오커스’ 출범 호주 핵추진 잠수함 구축.. 프랑스 계약취소 강력 반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보리 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커스 출범을 공동 발표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가 10월 1일 주총 리직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정계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NSW의 공직자 사정기관인 ICAC(독립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부패, 청탁 행위 개입 여부에 대한 조 사 대상이 됐다는 발표 직후 사

9월 중순 호주, 미국, 영국 정부가 3국 안보동맹 ‘오커스 (AUKUS security alliance)’를 출범시켰다. 오커스의 핵심 중 하 나는 호주가 미국과 영국으로부 터 기술 지원을 받아 핵추진 잠수 함을 구축하는 것이다. 아태지역 에서 팽창하는 중국을 겨냥한 목

적의 오커스 출범으로 호주 정부 는 프랑스 국영기업 네이발 그룹 과 체결했던 디젤 추진 잠수함 건 조 프로젝트를 일방적으로 파기 했다. 이에 프랑스가 강력 반발했고 그 결과로 호주-프랑스 관계는 역대 최악이 됐다.

도쿄(138차 총회)에서 열린 집 행위원회도 만장일치로 이를 결정했다. IOC는 경기장의 84%를 기존 시설로 이용하겠다는 비용 절 감 계획, 호주 정부·퀸즐랜드 주정부·호주 국민의 강력한 지 원 등을 높게 평가했다.

브리즈번시 전경

도미니크 페로테트 최연소(39세) NSW 주총리 취임 가족 및 개인 책임 강조하는 종교적 보수주의자

도미니크 페로테트 NSW 주총리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의 주총리 사퇴 후 도미니크 페 로테트 전 재무장관이 신임 NSW 주총리로 선출되면서 NSW의 최연소(39세) 주총리 가 됐다. 5일 NSW 자유당 당권 표 대결에서 압승(39:5)을 거두 며 주총리로 선출된 그는 교 육과 기회, 가족과 개인의 책

임을 강조하는 종교적 보수주 의자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낙태, 동성결혼 합법화, 안락사 허용에 모두 반대한다. 12명 형제자매가 있는 가톨 릭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변호 사인 부인 헬렌과 6명의 자녀 를 둔 가장이다. 시드니 북서 부의 한인 밀집지역인 에핑 지 역구에서 당선됐다.

페이스북 호주서 ‘뉴스 차단’ 파문

페이스북

2월 18일 페이스북이 모든 호주 뉴스 웹사이트에서 뉴스 콘텐츠 공유를 차단했다. 페이 스북은 호주 정부의 ‘뉴스미디 어협상법’ 추진에 반발하며 호 주 사용자들의 뉴스 서비스 접 근을 차단했다. 해당 법안은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IT 대기 업들이 뉴스 콘텐츠에 대한 사

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내용 을 담고 있다. 갈등 한 주 후 호 주 정부와 페이스북은 뉴스 제 공자는 ‘합당한 뉴스 사용 대 가’를 받고 페이스북은 플랫폼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화 해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페이 스북은 뉴스 사용료 규모-대 상에 대한 결정권도 확보했다.

계속된 ‘백신의무화 반대’ 시위

백신의무화 반대 시위

지난 9월 멜번에서 건설현 장 근로자들의 백신접종 의무 화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열려 빅토리아 건설 현장이 2 주동안 폐쇄됐다. 11월 20일 전국 주도에서 수만 명이 모여 ‘백신 접종의 무화 반대’를 요구하는 ‘자유

시위 행렬’에 가담했다. 백신 접종 반대론자인 크레이그 켈 리 연방 의원(호주연합당)이 시위 연사로 나서 연방과 주/ 준주 정부의 백신접종 정책을 강력 성토했다. 12월 12일에도 여러 주도에 서 추가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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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23일 신규 감염 NSW 5715명, 빅토리아 2005명 매서운 기세.. 연말 모임 늘며 급증 우려 21일 15만, 22일 16만명 이상 검사 받아

지난 10일(12월 14-23일) NSW(검은색)와 빅토리아의 신규 감염 현황

호주의 코로나 신규 감염이 매서운 기세로 매일 크게 늘고 있다. 연말연초 연휴기간 중 가족, 친지들의 모임이 급 증할 것이기 때문에 더욱 늘어날 것으 로 우려된다. 23일 신규 감염자는 NSW 5,715명 으로 5천명을 넘어섰다. 1명이 숨졌다. 빅토리아주는 신규 2,005명을 기록했

고 10명이 숨졌다. 그 외 는 퀸즐랜드 369명, ACT 준주 85명, 타즈마니아 26명, 노던준주(NT) 10 명 순이다. 22일보다 1,952명 껑충 뛴 23일 NSW에서 감염 사례 급증과 더불어 미완 치 감염자 2만7,093명 중 입원 치료 347명(+45명) 과 중환자실(ICU) 환자도 45명(+5명)으로 늘었다. 이중 13명은 산소호흡기 가 필요한 상태다. 백신 미접종 상태로 기 저질환을 갖고 있던 40 대 남성(시드니 서부)이 웨스트미드병원에서 숨

졌다. NSW의 23일 신규 5,715명은 지역 별로 시드니 남동부 보건구역(South Eastern Sydney LHD) 1,186명, 헌 터뉴잉글랜드 976명, 시드니 시티 841 명, 시드니 남서부 704명, 시드니 서 부 691명, 시드니 북부 514명, 센트럴 코스트 199명, 네피안블루마운틴 136

2021 동포 주요 뉴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명, 일라와라 숄헤이븐 123명, NSW 북부 102명, NSW 서부 65명, 미드노 스코스트 59명, 머럼빗지 23명, NSW 남부 14명, NSW 내륙서부(Far West LHD) 5명, 교도소 1명 순이다. 누적 확진자는 11만2,307명으로 늘었다. 21일(화) 자정을 기준으로 NSW 백 신 접종률은 1차 94.9%, 2차 93.5%를 기록했다. 12-15세 아동의 접종률은 1 차 81.5%, 2차 78.2%를 기록했다. 22일 16만471명, 21일 15만1,443명 이 검사를 받았다. 감염 급증과 관련, 도미니크 페로테 트 NSW 주총리는 병원과 소매 영업 장 방문시 큐알코드 체크인(QR code check-ins)을 재도입 하고 15분만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는 신속안티젠검 사(rapid antigen tests: RAT) 킷의 무료 공급을 검토 중이라고 22일 말했 다. 15일부터 종료된 체크인은 접촉자 추적에 도움을 준다. 22일 16만471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감염자와 PCR 검사 대기자 급증으로 NSW 검사장은 방문자들로 인산인해 를 또 교통혼잡을 이루고 있다. 한편, 빅토리아주는 미완치 감염자 1 만4,801명 중 398명 입원 치료 중이며 72명은 중환자실에 있다. 이중 39명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상태다.

송강호, 한정태 라이드시 한국계 시의원 2명 당선 호주 최초로 한국계 시의원 2명이 한 시에서 당 선됐다. 12월4일 거행된 NSW 지자체선거에서 한 인 밀집 지역인 라이드시의 웨스트워드에서 송강 호 후보(노동당)와 한정태 후보(자유당)가 당선됐 다. 라이드시에는 한국계보다 중국계 유권자가 훨 씬 많은데 이번 선거에서 중국계는 당선자를 못냈 다. 웨스트워드 최종 선호도 개표에서 한 후보가 중국계인 사이몬 조우 후보(시의원)보다 452표 차 이로 당선됐다. 한정태 시의원 당선자(왼쪽) 송강호 시의원 당선자(오른쪽)

문재인 대통령 호주 국빈 방문 한호관계 ‘포괄적 전략 파트너’로 격상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3박4일 일정으로 호주를 국 빈 방문했다. 양국간 자원, 에너지 공급망 협력, 한 국산 방산 분야 대호주 수출 확대, 한호 수교 60주년 을 맞아 한호관계를 ‘포괄적 전략 파트너’로 격상 등 이 방문 목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시드니 호텔 앞에 서 또 시티 세인트메리대성당 조명 행사 때 호주 동 포들의 환영을 받았다. 코로나 상황으로 동포간담회 등 여러 행사가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정상회담 후 양국은 탄소중립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최창환씨 3년8개월만에 석방 NSW 고법 3년6개월형 판결.. 형기 만료

NSW 고법에 출두하는 최창환씨

호주 시민권자인 시드니 동포 최창환(62,Chan Han Choi)씨가 7월 말 3년8개월만에 ‘자유의 몸’ 이 됐다. NSW 고법은 앞서 유엔과 호주의 대북제재 법규 위반 혐의에서 일부 유죄를 인정한 최씨의 형량을 3 년6개월로 결정했다. 체포 후 구금부터 가택연금 기 간이 형기(3년반)를 넘었기 때문에 최씨는 형기를 마 쳤고 가석방에서도 풀려났다. 2017년 12월 이스트우드에서 체포된 최씨는 정식 재판(유죄판결)없이 시드니의 롱베이교도소에 거의 3년동안 구금됐다가 지난해 11월 가석방됐고 시드 니 남서부의 한 주택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최씨가 정식 재판 없이 장기 수감되자 호주 정부는 국내외에서 ‘인권유린’이란 비난을 받았다. 당뇨 환 자인 최씨는 수감 기간 중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 는 등 건강 문제로도 고통을 당했다.

골드코스트 8세 소녀 테드 강연.. 폭발적 인기로 세계 1위

호주 골드코스트 8세 소녀의 7분 프레 젠테이션이 세계적인 지식 공유 플랫폼 ‘테드 토크’(Ted talk, 이하 테드)에서 올 해에 가장 인기 있는 강연으로 선정됐다. 몰리 라이트(Molly Wright)의 ‘어떻 게 모든 어린이가 5살까지 잘 성장할 수 있을까’(How every child can thrive by five)’ 강연은 테드 웹사이트에서 약 490만 조회, 소셜미디어에서 5,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테드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테드 발 표대에 오른 몰리는 쟁쟁한 유명 인사들 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강연 시점에는 일곱 살이었던 몰리는 미국 시인 어맨다 고먼(Amanda Gorman), 심리학 교수이자 유명 작가인 애 덤 그랜트(Adam Grand), 신경과학자

리사 제노바(Lisa Genova) 등의 거물들 을 당당히 눌렀다. 몰리의 강연은 호주 자선단체 ‘민더루 재단’(Minderoo Foundation)이 의뢰했 다. 이 강연은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두뇌 발달 과정에 어떻게 관여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몰리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된 핵심적 인 조언 중 하나는 “부모들이 스마트폰 을 내려놓고 아이들과 실제로 교류하라 는 주문”이었다. 몰리의 어머니인 앨리 라이트(Ally Wright)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 계 사람들이 몰리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 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회신을 받 았다고 기뻐했다. 이 강연은 영화 ‘위대한 쇼맨’의 감독 마이클 그레이시가 연출했으며, 유니세 프(UNICEF)가 후원했다. 33개 언어로 번역된 몰리의 강연은 테 드 웹사이트, 유튜브 등에서 한국어로도 볼 수 있다. 몰리는 “2022년에는 조기 교육, 야생 동물, 독서 등을 주제로 한 더 많은 대중 강연에 열중할 거예요. 저는 독서를 좋아 해요”라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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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 방 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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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 이젠 호주 아동용 드라마에도

단독 인터뷰 ABC iview & ME(아동채널) 통해 방영 보컬 전공 8학년생, 8살때부터 뮤지컬 출연 경력 “연기 ·음악 잘하는 배우로 헐리우드 진출 희망” 호주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흥미 진진한 스파이 드라마가 등장했다. 한인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풀어나가 는 ABC방송 아이뷰(IVIEW) 드라마 <본 투 스파이(Born to Spy)>. 주인공 ‘박 민’ 역을 맡은 한국계 배 우 임바다(영어명 Ocean Lim)는 고 교 8학년생으로 학교에서 보컬을 전 공하고 있다. 한호일보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인기 드라마 ‘슬의’ 스타 중 노래와 연기를 모두 잘 하는 인기 배우 조정석, 이동휘가 롤모델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언제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했나?

BORN TO SPY는 어떤 드라마인가? “어느 날 아침에 엄마와 아빠가 사 라진 것을 알게 된 주인공 유나와 민 은 부모가 사라진 이유를 파헤칩니 다. 결국 부모님이 국제 스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함께 악당을 물리치 는 내용이에요.”

기를 좋아하고 노래와 연기를 멈추지 않아요.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 어가 뛰어난 캐릭터같아요. ‘민’과 저 는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민’처럼 저도 음악과 연기를 정말 좋아해요. 현재 학교에서 보컬을 전공하면서 여 러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있어요. 그 리고 매년 뮤지컬 무대에 올라서 연 기와 노래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극 중 연기한 ‘박 민’은 어떤 캐릭터인 가? “박 민은 예술적인 기질이 넘치고, 음악적 재능이 많아요. 특히 옷 만들

“8살 때 처음으로 뮤지컬 공연을 했 어요. 부모님을 따라서 첫 무대에 오 르게 되었는데 내가 가진 좋은 에너 지와 재능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 는 점이 무척 좋았어요. 그 후 호주 한인극단이 제작한 뮤지컬 <가스펠>, <쏠티와 함께 1.2>, <사운드 오브 뮤 직> 등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이어 호주 야구경기의 스페셜 아나 운서(질롱 코리아), 단편 영화(온 에 서) 등에도 출연하면서 지속적으로 배우 활동을 하고 있어요. 드라마 촬 영이 끝난 지금은 뮤지컬 <유 아 스페 셜(You are Special)> 을 준비 중 입 니다. 뮤지컬과 영화, 드라마에는 조 금 다른 느낌이 있어요. 아무래도 제 가 노래와 연기를 함께 하는 것을 더

ABC드라마 ‘본 투 스파이’ 주인공 임바다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하하. 하지만 여러 분야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해나 가고 있습니다.” 정말 재능이 많네요. 드라마 <본 투 스 파이(Born to Spy)> 주인공 배역 소 식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요? “호주한인극단(Australia Korean Theatre Company: AKTC)을 통해서 12-15세 남학생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프로필과 간단한 영상을 통해서 1차 오디션을 통과했 고 면접과 카메라 테스트를 진행했어 요. 마지막(6차) 오디션을 마치고 정 식으로 박 민 역할에 캐스팅이 되었다 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 기뻤죠. 그동안 무대에서만 연기를 했었는데 스크린 연기는 흥미롭고 새로운 도전 이었거든요.” 촬영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가 있다면.. “아무래도 가장 첫 촬영과 마지막 촬영이 기억에 남아요. 첫 장면을 찍 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을 때 그 떨 림과 설렘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리 고 마지막 장면의 촬영을 마치고 나올

때, 주변 모든 분들이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않으셨어요. 감동스럽고 동시 에 감사했습니다. 3회에서 1인 2역 장 면이 있어요. 나무와 사람을 반반씩 연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분장 시간 도 정말 오래 걸렸고 재미있는 역할이 어서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음식은 왜 더 맛있는지 모르겠어 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 드라마에 많 이 나오는 홍대와 이태원에 가족들과 함께 가서 음식도 먹고 여행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준 사람이 있 나요?

“ABC ME(어린이 방송채널)와 주 문형 비디오 및 캐치업 TV 서비스인 ABC 아이뷰(iview)에서 방영하는 ‘본 투 스파이(Born to Spy)’를 시 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문화 가 소개되는 드라마에 주연을 맡은 Ocean Lim(임바다)입니다. 많이 시 청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 습니다. 저는 내년 2월에 힐링 뮤지컬 <유 아 스페셜(You are Special)> 을 마치면 호주 기획사에 들어갈 예정이 에요. 호주와 한국에서 더 많은 작품 을 하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도 기 회가 되면 출연하고 싶습니다. 그리 고 저의 큰 꿈은 헐리우드의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에요. 할리우드에서 만 나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빠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말하 고 싶어요. 제가 배우라는 꿈을 꿀 수 있도록 지금까지 이끌어준 아빠에게 감사드려요. 그리고 이번 작품을 할 때는 호주 배우 조쉬 퀑 타트(Josh Quong Tart)가 처음부터 끝날 때까 지 연기 지도를 해주었습니다.” 촬영 후 가족, 한국에 대해 새롭게 느끼 게 된 점이 있다면?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좋 은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어 요. 가족이 함께하는 건 모두 즐거워 요. ‘스파이’도 가족이 함께하면 즐겁 지 않을까요? 그리고 촬영을 하면서 한국 음식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집 에서 먹기도 하지만 촬영장에서 먹는

연말인데 동포들에게 인사를 해주세요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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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 문 화 )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 AUSTRALIA』

한호일보 인터뷰

박가희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한호 수교 60주년’ 문화교류전 서울서 개막 ‘서울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 시드니’ 2년 공동 기획 서소문본관 오프라인 & 온라인 전시, 내년 3월6일까지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경로 탐색, 호주 문화 이해하는 메시지 전달 희망”

신종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으로 호주와 한국을 비롯한 세계가 다 시 긴장하는 가운데 팬데믹 상황에서 도 소통, 적응하는 새로운 방식의 중심 에 문화 예술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한 호 수교 60주년을 맞아 12월 14일부 터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 서소문 본 관에서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 LEARNING AUSTRALIA』 전시 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 시-NSW주 자매도시 40주년이기도 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박가희 큐레이

박 큐레이터는 “전시 가제 타이틀 로 호주를 여러 각도로 살펴보고, 배 울 수 있는 전시를 하자고 해서 ‘UN/ LEARNING AUSTRALIA’ 라고 지칭했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탈학 습’이라고 직역을 하기보다는 UN/ LEARNING 뜻이 ‘배운 것을 다시 비워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 문에 다시 한국어로 재번역을 했다. 전시 타이틀을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을 찾다가 GPS 내비게이션에서 경로를 이탈했을 때 경로를 재탐색한다는 표 현이 기존의 체계나 관습으로부터 의 도적으로 벗어나 다시 경로를 탐색한 다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호공동 기획 전시 준비에 약 2년이 걸렸는데 기간은 길었지만 진정한 교류전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 게되었다”고 말했다. “전시 초기 단계에 사전 조사 및 구 상을 위한 연구 방문(리서치 트립) 과 정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호 주의 국경이 전면 봉쇄되면서 약 2년 동안 화상회의를 통해서 준비했다. 매주 화상 대화에 크게 의존할 수밖 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상호 의존이

터는 “서울시립미술관은 2014년부터 2년마다 비서구권을 조망하는 시리즈 로 남미, 남아프리카, 중동을 살펴보 는 전시를 진행했다. 2021년은 한호 수교 60주년, 서울시-NSW주 자매도 시 40주년을 맞아 호주 전시를 기획 했다. 이번 전시는 ▶ 주목해야 할 작품 아태 지역의 한 축 을 이루는 호주의 예술가와 콜렉티브 로 호주 원주민 예 술센터 등 35명/팀 과 함께 기획했다. 팬데믹 시대의 교 류전이며 준비하는 과정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흥미로웠다”라고 소개했다. 서울시립미술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의 작품 관과 아트스페이 <무제(37°33’51.2”N 126°58’24.4”E)> 스 시드니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 서구식민주의가 어떤 관점으로 토착민과 그 는 『경로를 재탐 들의 역사를 바라보고 재현했으며, 어떻게 임 색합니다. UN/ 의적인 해석을 채워나갔는지 탐구하는 작품. LEARNING AUSTRALIA』라 는 독특한 타이틀 이 붙었다.

나 유대감이 강해졌다. 에너지 소모 는 어느 때보다 컸지만 교류전의 진 정한 정신을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 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 “호주의 예술은 일단 규모가 크다. 땅도 넓고 작업 스튜디오도 커서 대형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생각 이 든다. 또 무엇보다 ‘물질적’이다. 실제 자연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재료의 속성 등이 잘 드러 난다. ” 팬데믹으로 인해 소통과 교류의 장 이 제한적인 것 같지만 문화예술은 더 욱 활발해질 수 있고 언어를 초월해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게 한다. 개인 과 개인을 뛰어넘어 국가 간의 우호 관계 증진에도 기여한다. “이번 교류전 참여 작가들은 활동 가, 교육자들이기도 하다. 때문에 실 제 호주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중 요한 매개체가 된다.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지역,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는 것이 문화예술이 할 수 있 는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의 기관 의 제인 ‘배움’을 기획의 주요한 테마이 자 방법으로 삼은 이번 전시에서 우리

브룩 가루 앤드류(Brook Garru Andrew) 의 작품 <1945: WINHA-NGA-NHA 기억 MEMORY> SeMA Cafe+에 설치되어 있으며, 카페 벽 면을 둘러싼 마라라 굴라니 패턴들은 본래의 땅으로부터 빼앗긴 토착 유물과 원주민을 추 모하며, 문화유산을 돌보고 존중하는 법을 상 징화한다.

는 어떻게 서로를 새로운 마음으로 이 해하고 탐구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선입견을 갖고 있다. 호 주에 대한 상투적인 선입견이나 제한 적인 이미지는 캥거루, 코알라, 아웃 백, 광활한 대지 등일 것 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호주가 가진 클 리셰(cliché: 진부한 개념)같은 고정 된 이미지로부터 벗어나 호주를 경험 하는 다양한 경로를 마주하게 되고, 전시 이후에도 다른 각도로 호주를 상 상하거나 그려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전시는 오프라인에서만 이루 어지지 않고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 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고 대화를 나 눌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전시 자체와 작품을 현장에서 실제로 보는 경험 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 를 들어 전시의 어떤 단면적인 소스 만으로 VR(가상 현실)을 만들어서 재 현하는 것들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 각한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지역에서 해소할 수 없는 전시나 프로그램 또는 물리적으로 이동할 수 없는 노년층이 나 신체 조건이 다른 분들이 접근할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는 점은 정말 좋

은 방향성이고 교육적으로도 효율적 이지 않나 생각한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재탐색’하 게 된 호주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토착민인 원주민 이슈와 백인 식민의 역사를 발화하는 굉장히 다양한 목소 리라고 말했다. “내가 재탐색한 호주를 정말 많은 관람객이 보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란 다. 전시에 중심이 되는 정신은 끊임 없이 자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의 심하는 태도이다. 온라인이나 오프라 인으로 관람하면서 끊임없이 자기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질문하고 기 존의 틀에서 벗어나 어떤 것을 새롭 게 배울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관람 하면 좋겠다.” “언어를 뛰어넘어 미술작품을 통한 유기적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우리 는 서로를 더욱 이해해야하며 호주와 한국의 호의적인 관계를 정치 뿐만 아 니라 전 세대가 아울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지속적으로 만들 어내야한다.” ▶전시회 : 2021년 12월 14일부터 2022년 3월 6일까지 ▶장소 :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관람료 : 무료 세부 사항은 서울시립미술관 홈페 이지(https://sema.seoul.go.kr/) 참조.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소다 저크(Soda Jerk)의 <테러 눌리우스> 소다 저크의 54분짜리 영상 작품(2018)인 라틴어로 무주지를 뜻하는 ‘테라 눌리우스(Terra nullius)가 나의 취향을 저격했다. 1770년대 영국이 호주를 식민지로 삼으면서 발생한 역사적인 정치, 문화 등을 기존에 존재하는 파운 드 푸티지 (found footage,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일종)를 뒤섞어 풍자 하는 영상 전시이다. 식민주의자들의 무주지 논리를 조롱하는 동시에 성폭 력과 젠더 문제의식 등을 매드맥스풍으로 관람할 수 있다. 사회의 한 단면을 유머러스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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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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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껏 아름다워라..’ 호주 첫 종합문예지『문학과 시드니』창간 축하 행사 5인 작가 합동기념 출판기념회도 함께 진행

식전 행사로 오현영 영사가 2021년 (제22회) 재외동포 문학상 시 부문에 입 상한 유영재 작가, 수기 부문에 입상한 박지반 작가에게 상패를 전달했다. 또 시드니 한국문학작가회 장석재 회장이 2021년 동주해외신인상 수상자인 유금 란 작가에게 상패를 전달하며 축하했 다. 문학과 시드니 편집주간인 유금란 작가는 시드니 한국문학작가회로부터 올해의 공로상을 수상했다. 시드니 한국문학작가회는 호주에 서 처음으로 올해 종합문예지인 ‘문학 과 시드니’를 창간했다. 장석재 회장은 “어려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창간 문예 지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년 발행할 계 획이다. 이를 통해 시드니 거주 한인 작 가들의 작품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호주와 뉴질랜드 거주 작 가들과도 교류를 하며 소개할 예정”이 라고 밝혔다.

최옥자 수필집『나의 사과나무』 윤희경 시집『대티를 솔티라고 불렀다』 김인옥 시집『햇간장 달이는 시간』 이마리 소설『동학소년과 녹두꽃』 김대철 동화『나 박테리아야』소개 연말 시드니에서 의미있는 동포 문학 행사가 열렸다. 올해 창간된 종합 문예지 ‘문학과 시 드니’의 출간과 더불어 동포 작가 5명 의 작품집 합동 출판기념회가 12월 18 일(토) 페난트힐 커뮤니티센터(Pennant Hills Community Centre) 메 인홀에서 열려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 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책은 한껏 아름다워라’라는 주제로 시드니 한국문학작가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장석재 회장의 여는 말에 이어 오현영 영사(재외동포재단 시드니주재 관)가 축사를 통해 동포 작가들의 활동 을 격려했다.

티를 솔티라고 불렀다>를 소개했다. 강흥원 시드니한인회장의 축사 후 김 인옥 시인의 첫 시집 <햇간장 달이는 시 간>, 이마리 작가의 <동학소년과 녹두 꽃>, 김대철 작가의 <나, 박테리아>가 소개됐다. 작가들은 출간 계획과 결과, 책의 배 경과 내용 집필에서 애로사항 등을 밝 혔고 초대 손님 150여명이 큰 박수로 작가들을 격려했다. 시집을 낸 두 시 인들은 시적 정서와 뿌리 등에 대해서 도 소개했다. 올해 한국내 권위있는 출 판사를 통해 두 시집이 출판됐다는 점 에서 호주 동포 작자들의 작품이 한국 에서도 점차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한

작품집을 출간한 5명 작가들과 유금란 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 편집주간. 사진(왼쪽부터) 김대철, 윤희경, 이마리, 유금란, 최옥자, 김인옥씨.

오현영 영사가 재외동포문학상 수기 부문 수상자 박지반씨에게 상패를 전달했다

김 오 시인이 사회를 본 1부 행사에서 ‘문학과 시드니’ 유금란 편집인의 창간 호 발간 과정을 보고했다. 이어 5명의 시드니 동포 작가들이 인사말을 한 뒤 출간된 책을 소개했다. 최옥자 수필가가 5번째 수필집 <나의 사과나무>를, 윤희경 시인이 시집 <대

호일보는 윤희경, 김인옥 시인의 시집 출판을 소개한 바 있다. 이마리 작가의 신작 청소년 소설도 많은 관심을 모으 고 있다. 2부에서 참석자들이 식사를 함께하 며 담소를 즐기는 가운데 출간된 책 작 가 사인회가 이어졌다.

출판기념회 기념 사진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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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학업 충실 외 정말 좋아하고 추구하는 것 찾아볼 필요있어” 한호일보 인터뷰

산이 후원을 한다. 시드니 사립명문 녹스그래마 6년 전액 장학생으로 올해 고교를 졸업한 조슈아는 내년 본드대 장학생이 된 다. 연말을 앞두고 조슈아 추 콜렛(한 국명 추지수)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 뷰에는 조슈아의 어머니 추혜란(헬렌 추 콜렛)씨가 함께했다.

2020, 2021년 호주 대표 선발 호주 기록 2개 보유한 동포 3세 NSW 최초 ‘본드대우수수영장학생’ 선발 영예 추은택 전 시드니한인회장 손자 어머니 헬렌 추 테크놀로지 전문 로펌 대표 변호사

시드니의 동포 3세 수영 유망주 조슈아 추 콜렛(17, Joshua Chu Collett)군이 호주 최고 영예의 수

영장학생인 본드대우수수영장학생 (Hancock Prospecting Swimming Excellence Scholarship)으

한국계 호주 수영 대표 조슈아 추 콜렛(추지수)

로 선발됐다. 이 장학생 제도는 호주

최고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의 핸콕광

먼저 조슈아의 수영 활동을 소개해달 라 “조슈아는 10살 때부터 수영을 했 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면서 각종 NSW 및 호주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경 력이 있다. 자유형과 평형, 개인 혼영 에서 두각을 보이는 올라운드 수영 선 수다. 현재 2개의 호주 기록과 23개 의 NSW 대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2021년 호주 대표선수로 선 발됐다.” 죠슈아는 올해 호주수영협회 (Swimming Australia)로부터 특 정분야 우수선수(categorised athlete)로 선발돼 2024년 올림픽게임 준비를 위한 재정 지원을 받을 계획 이다. 국제적으로 수영 강국인 호주 에서 수영 종목 최고 기관인 호주수

과 연간 2만1천 달러의 활동비 등 지 원을 받으며 호주 최고 수영 코치들의 훈련을 받는 특전을 누린다. 조슈아군의 어머니 헬렌 추 콜렛 에게 “혹시 강압적이며 극성 교육을 상징하는 표현인 ‘타이거 맘(a tiger mom)’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했 다. 이에 그녀는 “나는 절대 타이거 맘은 아니지만 자녀 교육에 헌신하면 서 언제든 희생할 각오를 해온 ‘한국 계 어머니(a Korean mum)’라는 현 명한 답변이 돌아왔다. “조슈아가 어릴 때부터 수영을 아 주 좋아했고 훈련 과정에 대해 단 한 번도 불만을 제기한 적이 없다 조슈아 는 이같은 사랑과 열정을 통해 스포츠 를 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조슈아는 헬렌 추(한국명 추혜란) 와 다렌 콜렛 부부의 두 아들 중 장 남이다. 추혜란씨는 추은택 18대 시드니한 인회장의 딸로 44년 전(1977년) 호 주로 이민을 왔다. 추씨는 상법과 테 크놀로지법 전문 부티크 로펌(Chu Collett & Associated)의 대표 변호 사로 활동하고 있다.

영협회의 이같은 장래 성 인정은 놀라운 성과 이고 향후 발전 가능을 위해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교 시절 수영 외 학 업에서도 탁월하다고 들었다 “학업에서도 그는 상위권 학생이 다. 녹스그래마에서 고교 6년 전액 장학생(full scholarship)으로 학교 를 다녔다. 학교 수영팀 주장 겸 학생 회장(Captain of Swimming and School Academic Prefect)으로 뽑 혔다.” 하버드대학에서도 장학생 오퍼를 받 았는데 본드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호주의 수영프로그램은 세계수준 이고 호주수영협회가 직접 훈련을 담 당하며 세계 대회에 호주를 대표하도 록 돕는다.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면 호주 대표로 나서는데 어려움이 있 다. 하버드대학은 여러 분야에서 탁 월한 명성을 갖지만 퀸즐랜드에서 수 영 훈련이 호주 최고이며 세계수준의 코치진이 있는 본드대 진학이 나에게 는 최선의 옵션이다. 또한 사랑하는 가족과 너무 멀리 떨 어지고 싶지 않다. 가족의 적극적인 지원 때문에 내가 수영에서 그동안 성 공할 수 있었다.” 조슈아는 본드대학에서 생체의학 (Biomedical Science)을 전공한 뒤 3학년부터 물리치료 또는 의학(Doctor of Physiotherapy or Doctor of Medicine)을 전공할 계획이다. 매 년 호주에서 1, 2명만을 선발하는 본 드대수영우수장학생으로 학비 전액

추 회장의 데니스 추 건설회사 (Dennis Building Pty Ltd)는 작년 이스트우드에 오픈한 벤디고은행 이 스트우드지점 공사를 맡았다. 추혜란 씨의 오빠인 추 회장의 아들 추성민 (영어명 미첼 추)씨는 대한항공을 거 쳐 카타르항공에서 파일럿으로 근무 중이다. 호주 동포 파일럿 1호로서 한 호일보 전신인 호주동아일보에서 인 터뷰로 소개한 바 있다. 한국계 호주인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 은 메세지가 있다면.. “많은 한국계 호주인 학생들이 너 무 지나치게 학업에 집중하는 것을 봐 왔다. 이것이 부정적인 현상은 아니 지만 인생에는 학교 이상의 것이 있 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주변이나 남들을 행복하게 만드 는 의대나 법대 진학보다 열정을 찾 을 때 성공할 수 있다. 학업에 계속 충 실하돼 정말 좋아하고 추구하고 싶은 다른 것을 찾아보라는 메시지를 전하 고 싶다. 하나에 집중하는 것보다 균 형감으로 스스로에 대해 많은 것을 배 울 수 있다. 소수그룹(minority)이라 는 느낌조차 독창적(unique)이란 점 에서 좋다. 한국인들이 문화에서 인 정받는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한국 계라는 점에 자부심을 갖는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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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2021년 호주 ‘10대 뉴스’ 3대 키워드 2년 연속 코로나 사태, 기후변화, 오커스 출범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올해는 성탄절 이브에 한호일보 송년호를 냈다. 여느 해처럼 2021 년 10대 뉴스(2, 4면 참조)를 정리 했다. 올해 호주 10대 뉴스를 보면 광 역 시드니를 비롯한 NSW의 장기 (106일) 록다운과 오미크론 확산으 로 인한 NSW 코로나 감염 급증 사 태가 1, 3위에 올랐다. 2021년 종료 를 불과 한 주 앞둔 12월23일 NSW 의 신규 감염이 5,715명으로 연일 최다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같은 감염 확산으로 많은 국민 들은 또 다시 록다운의 악몽이 재현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같은 불 안 심리는 당연히 경제 활동에 부정 적인 요인이다. 올해 유례없는 장 기 록다운 조치를 취했던 NSW와 빅토리아주 정부들은 록다운 없이 위기를 극복할 방침을 거듭 강조하 고 있다. 11월초 유엔기후변화 총회가 열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린 올해 기후변화는 사회 전분야 에 걸쳐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스 콧 모리슨 총리가 총회 직전 2050 년 호주의 넷제로 목표 채택을 공 식 발표했지만 방법론에서는 호평 보다 혹평이 많다. 모리슨 정부는 구체적으로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 시하지 않고 테크놀로지 발전을 통 한 탄소배출 하락을 유도할 것이란 희망사항을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말장난’, ‘사기’라는 비난이 나왔고 기후변화대응지수 (CCPI) 평가에서 호주는 세계 최하 위권으로 추락했다. 내년 총선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지속적인(on-going) 아젠다로서 유권자들의 판단에서 주요 요인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모리슨 정부 는 경제관리의 상대 우위를 앞세우 며 경기 회복 실적 홍보에 열을 올 릴 것이다. 반면 노동당은 43%로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2021년 호주에서 자주 거론된 이 슈 중 하나는 ‘호주판 #미투운동’의 재점화다. 연초부터 호주 연방 의 사당 안에서 벌어진 여러 스캔들이 터져 나왔다. 호주인권위원회 산하 성차별위원장은 실태 조사에서 낙 제 평점을 매겼다. 이 이슈는 향후 지속적이고 제도 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 장 중요한 장애는 권력 배분에서 성 적 불균형이다. 직장내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하는 다수의 여성들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퇴직을 감수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에 쉬쉬하면서 은폐되어 온 것이 관행 이었다. 이런 관행이 유지된 이유 가 바로 권력과 힘의 불균형 때문 이다. 이어 중요한 화제는 호주-미국영국의 3자 안보네트워크인 오커 스 출범이다. 이를 통해 호주가 향 후 핵추진 잠수함을 갖게될 것이란 점에서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과정에서 호주 정부의 미 숙함도 회제였다. 프랑스와의 기존 계약을 일방 파기하면서 양국 관계

는 최악으로 악화됐다. 호주 주총 리들 중 서호주의 마크 맥고완 주 총리와 함께 가장 인기가 높았던 글 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 리가 전격 사퇴하고 정계에서 은퇴 한다는 발표도 충격이었다. ICAC 역할 논쟁을 일으켰고 모리슨 총리 가 토니 애봇 전 총리의 시드니 지 역구(와링가) 출마를 적극 권유하 는 등 화제를 모았지만 본인의 고 사로 결국 무산됐다. 베레지클리안 의 정계 퇴진으로 NSW는 최연소 (39) 주총리(도미니크 페로테트)가 취임했다. 호주는 연초 상대적으로 백신 접 종이 늦었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임 참여로 현재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가 됐다. 22일 기준 으로 호주의 1차 접종률은 93.2%, 2차는 89.9%를 기록했다. NSW의 접종률은 1차 94.2%, 2차 92.6%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 런 반면 호주에서도 백신접종 의무 화에 반대하는 ‘자유 시위’가 9월부 터 매달 지속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 속에 추가 접종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백신접종 반대는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5 월 총선에서도 반대세력의 표결집 이 일부 지역구와 상원에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팬데믹 상황으로 동포사회 주 요 뉴스는 많이 줄었다, 다행이 연 말 좋은 뉴스가 겹쳤다. 문 대통령 의 호주 국빈방문이 어렵게 성사돼 한호 수교 60주년 끝자락에 한호관 계가 ‘포괄적 전략 파트너(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됐다. 또 한인 밀집 지역인 시드니의 라 이드시에서 한국계 시의원 2명이 탄생했다. 송강호 시의원(노동당) 과 한정태 시의원(자유당)이 당선 됐다. 라이드시에서 중국계가 한인 보다 몇배 많지만 우린 2명을 배출 한 반면 중국계 시의원은 한 명도 없는 상황이 됐다. 한쪽은 기대감 이 커지는 반면 다른 한쪽은 실망 감이 들 것 같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Max Han

Jason J. Koh

주소 Suite 103, L1, 5 Rider Boulevard, Rhodes NSW 안내 02 8876 1870 e메일 info@hanhodaily.com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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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집 자 문 김석원, 송기태, 승원홍, 최성호

기집

기자/편집 양다영

디 자 인 실 장 윤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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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

자 자 홍수정, 이용규, 김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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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는 것처럼 용서해 보세요 부활하신 예수께서“성령을 받아라!” 하고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주십니다. 성령은 선물입니다. 선물의 포장을 뜯 어보세요. 그 속에 자비의 열매, 용서가 살포시 들어있습니다. 용서는 무엇일까요? 용서는 높은 자 가 아래 사람에게 내려주는 관대함의 하사품이 아닙니다. 대상관계가 틀어 지기 이전처럼 나를 받아들이는 조건 없는 선물입니다. 그래서 성령의 선물 로서 용서가 지향하는 목표가 있습니 다. 그것은 불안과 두려움이 남아있던 곳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지니 는 것입니다. 바로 평화입니다. 용서 는 평화를 이루는 초대입니다. 그러므 로 용서를 받아야 평화롭습니다. 그런 데 용서를 구할 상대가 사라져 없다고 한 번 생각해보세요. 큰일입니다. 용서 받지 못한 체 평생을 살아야 하니까요. 그런 일이 우리 주변에 없기를 바라지 만 실재로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집니다. 예수님은 다락방에서 떨고 있는 제자 들에게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서로 용 서하면 그 열매, 곧 평화가 우리 안에 서 맺습니다. 그러므로 용서가 꽃이라 면 그 열매는 평화입니다. 사도들 머리 위에 불혀 모양의 성령이 내려왔습니 다. 불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합니다. 우 리의 삶은 성령의 불꽃 속에 들어가면 생명처럼 살아나고 성숙하여 겸손의 옷 을 걸치게 됩니다. 그래서 내 안에 임하 시는 하느님 사랑의 불, 성령께서 인간 의 영혼을 정화하고 거룩하게 변화하도 록 온전히 이끌어 주십니다. “태워버리는 불이시며 질투하시는 하느님”(신명 4,24)과의 접촉은 영혼을 정화시켜 줍니다. 내면의 불꽃이신 성 령은 영혼을 정화하고 우리를 성숙한

삶으로 이끌어 정신을 비추고 마음을 위로하십니다. 그러므로 성령께서는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용서와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그 순간 용서는 사람 을 수락하는 치유행위가 됩니다. 그래 서 자신이 하느님께 이미 용서받은 것 처럼 나도 상대방을 용서하면 됩니다. 성령께서 이미 내 안에서 움직이기 때 문입니다. 성령은 용서의 선물입니다. 하지만 나를 바꾸는 회심이 어려운 것 은 자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온전히 나를 만나려면 성령의 위로를 받으세요.

예수성탄의 주변 인물들을 보면 요셉 과 마리아, 엘리사벳과 즈카르야 그리 고 엘리사벳의 태속에 세례자 요한이 있습니다. 그들이 준비한 예수님 성탄 은 바로 성령에 순종한 겸손함이었습니 다. 겸손함은 자기 자신을 알아차림입 니다. 요셉, 엘리사벳, 즈카르야, 세례 자 요한 특히 마리아는 성령을 통한 예 수님 잉태소식을 천사께 그리고 성령에 가득차서 들었는데, 그 첫 자리가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는 은혜였습니다. 사람은 영(pneuma)과 혼(psyche) 그리고 몸(soma)의 3중 구조 단일체로 태어났습니다. 몸은 움직이고, 영은 기

도하고, 혼은 영과 몸 사이에서 갈 방향 을 선택합니다. 몸의 음식이 빵과 밥이 고, 몸을 위해 체력 운동을 하듯이, 혼 의 음식은 하느님 곧 영의 말씀이고, 혼 을 위한 운동은 내 안에서 영이 하는 기 도입니다. 말씀을 잘 알고 이해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마음 안에 말씀과 영만을 품고 있어도, 하느님께서 나를 지켜주시고 움직이십니다. 성탄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너무나 사 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 스도를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영에 의해 태어나신 기쁨의 축제 생일입니 다. 예수성탄의 주변 인물들이 영에 순 종하여 교만이 아니라 겸손의 복을 받 으셨듯이, 주님을 믿는 이들은 그들과 같이 영에 순종하도록 주님은 초대합니 다. 영에 순종하는 사람은 그래서 가난 한 자들과 코비드-19로 어려움에 처한 자에게 예수성탄의 축복을 나눕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끝없이 사람들을 용 서해 온 아픈 지구가 이제는 사람의 생 태적 회심인 삶의 구체적인 변화로 되 살아나는 새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곽승룡 비오 신부

(시드니대교구 한인성당 주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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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스토리 브릿지 하명호 칼럼

“올 한 해도 감사했습니다” 경제 활성화와 방역은 같이 갈 수 없나? “올 한해도 참 많이 감사했습니다.” 하게 해주는 진정 효과와 스트레스 해 라는 인사말로 2021년의 12월을 마감 소에 도움이 되고, 기관지 천식과 심장, 하고 싶다. 내가 아는 모든 지인들, 나 폐 기능 강화에 역시 도움을 주며, 혈 에게 힘이 되어준 자녀들, 그리고 큰 기 압 조절 및 콜레스테롤 개선에도 효과 쁨으로 다가온 외손녀의 탄생에 그저 가 있다고 한다. 건강을 도와주는 열대 감사한 마음만 가득하다. 우림 숲과 이웃해 살고 있으니 행운이 지난해부터 겪어온 코로나 역병으로 며, 자연으로부터 받는 혜택에도 감사 인해서 많이 위축되었고 심신이 피곤해 할 뿐이다. 졌었지만 잘 견뎌내었다. 또한 올해는 무성하고 싱그러운 초록 잎의 나무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하다는 의미를 제 들이 호위하듯 늘어선 강변길은 나의 대로 실감한 일 년이기도 하다. 무릎 뼈 발길을 가볍게 하고 늘 행복한 마음으 에 금이 가는 응급사고를 당해서 몇 달 로 채워준다. 집에 돌아와서 진한 허브 간 힘든 시간을 보냈으며,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 서 코로나 확진 학생이 나 와서 2주 동안 학교가 문 을 닫는 비상사태가 발생 했었다. 한 사람의 부주의 로 인해서 사회전체에 미 치는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일을 만들 수 있는지 확 인한 셈이다. 남을 배려 할 때에 나 자신도 역시 배려 받을 수 있다는 이치를 다 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기다리던 긴 여름 방학 ▲ 브리즈번 시티의 크리스마스트리 이 시작되었다. 나는 ‘아침 형 인간’이 아니라서 아침 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꽤 힘들어하는 향내 풍기는 목련꽃 차 한 잔을 만들어 편이다. 그래서 마음껏 아침 게으름을 마신다. 호흡기관이 신통치 않은 나에 피울 수 있는 방학을 아이들처럼 손꼽 게 손수 한 잎 한 잎 다듬어서 만든 귀한 아 기다리며, 학기가 끝나는 날짜에 빨 목련꽃차를 멀리에서 보내준 분이 있 간색 동그라미를 그려 놓았다. 하지만 다. Y시인의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며 오랜 시간 몸에 배어든 신체리듬의 시 건강을 열심히 보살펴야겠다는 다짐을 계는 방학의 시작을 느끼지 못한 채 이 해본다. 해마다 나이에 숫자 하나가 더 른 시간에 눈을 뜨게 만든다. 그 덕분에 보태지면 몸 여기저기에서 새로운 아우 새벽시간의 여유를 누리며 강변로를 따 성이 들려오는데 이 또한 삶의 기본 원 라서 보타닉가든에 있는 열대 우림나무 칙이라 여겨진다. 나는 이미 저물어 가 숲으로 산책을 나간다. 명상 프로그램 는 시간 속에 발을 내딛어서 하루하루 ‘숨이 주는 편안함’을 들으며 호흡운동 부딪히는 오늘을 소중하게 간직하려한 을 시작해본다. 키 큰 열대나무들 사이 다. 내일이 되면 내일에 주어질 시간 약 로 내려 비치는 햇살과 나뭇잎들이 뿜 속을 미리 가늠할 수 없어서이다. 어내는 물기 섞인 촉촉한 공기를 가슴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이제 갓 백일 속 깊숙이 들이마신다. 신선한 기운이 을 지낸 손녀의 사랑스런 모습이 담긴 몸속으로 스며들고 잠자고 있었던 탁한 사진 몇 장을 카톡으로 보냈다. 그녀는 숨이 서서히 빠져나오는 힘을 느낄 수 어느새 할머니 팔불출이 되어있는 나를 있다. 숨을 잠시 고르며 다시 긴 숨을 밖 은근 지적하면서 “한국에서 요즘은 손 으로 내 보내는 호흡 운동을 반복하게 주 자랑하면 돈 내고 밥 사야 한답니다. 되면 머리가 맑아진다. 내가 움직일 수 왜냐하면 젊은이들이 시집 장가를 안가 있는 행동은 살아있다는 증거가 되니까 니 손주 안아보기를 기다리는 부모들의 자꾸만 걸으려고 애를 써보는 것이다. 실망이 커서 그런 말을 한대요.” 실감나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정신과 는 말이다. 자녀를 키워서 한 가정을 꾸 신체건강 모두에 좋은 물질로 알려져 리고 사는 자녀들의 가정에 손주의 탄 있다. 가장 큰 효능으로는 심신을 편안 생을 기대하는 부모들의 기다림을 풍

자한 우스갯소리라고 생각한다. 손녀 를 안겨준 딸에게 감사하고 팔이 아파 도 손녀를 위한 도우미 역할을 자청해 서 하고 있다. 이 또한 나이 들어서 얻을 수 있는 인생의 진정한 기쁨이 아닌가.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시티 거 리에는 사람들의 물결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거리의 악사들은 노래를 부르거 나 특이한 악기들을 연주하며 시선을 끌어들인다. 그들이 가진 재능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고, 들 어주는 관객들도 즐거워한다. 나눈다 는 게 뭐 그리 큰일도 아니 고 내가 가진 것을 조금만 떼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 하며 산타클로스가 한번 되 어보는 거다. 이웃에게 베 푼 작은 것들이 모여서 우 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 다고 믿는다. 최근에 주일 미사가 끝나면 매주 다른 자선단체에서 와서 한인공 동체가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며 기부금 봉투 를 놓고 간다. 캄보디아의 미혼모 피난처를 짓는데 도 와달라며 호소하거나, 브리 즈번의 가난하고 외로운 이 웃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려 고 하니 기부를 해달라고 호소한다. 기독교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호주 사회에 살면서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마 음 편케 기부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 면 좋겠다. 사랑하는 마음과 실천하는 행동을 조화롭게 엮어나가야 진정한 크 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지 않 을까. 한해를 정리하고 마무리 할 수 있 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숫자 하나 더 늘어나는 내 삶이 내년에 도 감사의 풍요로움으로 채워지기를 기 도하는 마음이 된다.

황현숙(칼럼니스트) teresacho7378@hotmail.com

도미니크 페로테트 NSW 주총리 는 강력한 경제 회복을 추진하고 있 다. NSW의 감염자가 23일 5천명 을 넘어섰지만 아직 실내 마스크 착 용 의무화와 영업장 큐알코드(QR code check-in)의 재도입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경제 최우선 정책으로 11월 한 달 동안 약 18만명의 일자리가 생겼다. 연말 성수기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 로 NSW주의 경기가 크게 향상되고 있다. 국경개방으 로 이민자, 유학생 들의 도착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NSW에서 최근 신규 감염은 뉴캐 슬 지역의 나이트 클럽, 호텔과 펍 등을 중심으로 집 단 감염이 도화선 이 됐다. 수백명이 참석한 클럽 파티 로 뉴캐슬이 포함 된 헌터 뉴잉글랜 드 보건구역이 시 드니 남서부와 서 부를 제치고 한동 안 최다 감염 보건구역이었다. 그러 다가 22, 23일 시드니 남동부 보건 구역의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23 일 시드니 남동부는 1,186명으로 최 다를 기록했고 헌터 뉴잉글랜드가 976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시드니 시티 보건구역이 841명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시드니 노스쇼어 인 북부 지역도 514명으로 급증 추 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신규 감염 급증으로 여행, 호텔 및 파티장 예약에서 취소가 늘 고 있는 점이다. 영국의 조사에 의하면 신종 오미 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3배가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 델타 변이도 이전 변이보다 빠르게 전파되었는 데 이보다 3배가 빠르다고 한다. 그 런 배경으로 영국에서 8일 만에 신 규 환자의 54%을 차지했다. 홍콩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기관지 조직에서 바이러스 증가수 가 델타 변이보다 무려 70배 빨랐다 고 한다.

기쁜 소식은 인간의 폐(Lung)에 서 증가 속도는 델타 변이보다 10 배 느리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망자 는 호흡 곤란으로인한 산소 부족으 로 사망하는데 오미크론 변이 증식 이 아주 약해 사망자가 많이 발생되 지 않는다. 문제는 백신에 대한 효과는 전혀 구애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물론 영국에 서는 추가 접종자도 오미크론에 감

염되는 경우가 있지만 적어도 추가 접종으로 70%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호주 정부는 2차 접종 후 5개 월이 지나면 추가 접종을 하라고 권 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서 지난 17일 2만1 천2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세우는 등 코로 나 확산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지 난 16일 기준으로 미국의 최근 7일 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 확진자 는 2주 전보다 31% 증가한 12만4천 413명이었다. 7일간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도 20% 늘어난 6만8천400여명, 하루 평균 사망자도 23% 증가한 1천288 명이었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사무 실 출근 재개 계획과 크리스마스 파 티 등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스포 츠계도 경기 일정을 잇달아 취소하 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누적 사망자 가 80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 일주 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2주

전보다 20% 증가한 12만5천838명 (17일 기준)을 기록했다. 오미크론 변이 직격탄을 맞은 영 국은 하루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서 며 연일 최다 기록을 새로 쓰는 가운 데 런던시는 18일 ‘중대 사건’을 선 포하고 비상 체제에 들어 갔다. 당국 이 봉쇄를 강화하자 이에 맞서는 시 위도 속출했다. 런던 번화가인 옥스 퍼드 거리에서는 이날 반정부 시위 대가 집결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자유를 달라”는 등 구호를 외쳤다. 독일은 코로나 고위험 국가군에 영국을 추가하고, 오미크론 변이 유 입을 막기 위해 20 일부터 영국에서 오는 여행자들을 2 주간 격리하기로 하는 등 방역 강화 에 나섰다. 네덜란드는 19일 부터 다시 전국적 인 봉쇄에 들어간 다고 18일 밝혔다. 마르크 뤼터 네덜 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 덜란드는 다시 봉쇄에 들어간다”면 서 “이는 불가피하다. 오미크론 변 이로 유발된 5차 유행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 라 슈퍼마켓, 약국 등 필수 상점을 제외한 비필수 상점들은 1월 14일까 지 문을 닫는다. 연말 북반구 유럽이 오미크론 급 속 확산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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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독자의 편지

한국일보

대선 후 코드 인사가 걱정된다

지금 한국과 해외 거주 한국인의 관 심이 다가오는 한국 대선에 쏠리고 있 는 건 이해가 간다. 한국에서 대통령의 권력이 막강하고, 언론이 그 자리를 향 한 경쟁을 얼마고 부추기고 있어 그렇 다. 그러나 해외에서 사는 필자가 볼 때 누가 승자가 될 까보다 더 중요한 게 누 가 되든 기존의 정치사회의 구조적 문 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 망이다. 야당이 이기면 대북정책이나 좀 달라질까.. 대선 후 더 나빠졌으면 나빠지지 좋 아지지 않을 적폐 하나는 코드 인사이 고, 이번에도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 는 청와대의 새 주인은 선거 때 공약과 는 달리 갈팡질팡하기는 마찬가지거나 더 그럴 것이라는 것이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나는 노무현 대 통령 임기 중 야당 정치인들로부터 심 한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이른바 코드 인사(人事)의 코드란 말의 어원을 아직 도 정확히 모른다. 영어의 Chord 아니 면 Code일 텐데 아마도 후자가 더 맞는 것으로 짐작된다. 암호로 통하는 내부 자들 간의 소속감 또는 일체감말이다. 음악의 기본인 화음을 말하는 Chord 도 전혀 엉뚱하지는 않아 보인다. 통치 자가 자기 철학과 정책을 실천하자면 소리가 맞는 사람을 앉혀야 한다. 아니 면 불협화음만 낼 뿐 앞으로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사권자가 자 기 사람을 쓰는 코드 인사는 민간인이 야 물론, 정치에서도 어느 선까지는 필 수다.

전리품 우리와 같이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미 국은 이런 코드 인사를 선거에 승리한 대통령이 요직을 자기 사람으로 채운다 는 뜻으로 엽관제도(獵官, Spoils system)라고 부르며 한가지 오래 된 정치 관례가 되어 왔다. Spoils는 어떤 노력 에 대한 대가, 특히 승자에 돌아가는 전 리품(戰利品)이란 뜻이다. 과거 한국의 정권 가운데 이 전리품 을 챙기지 않은 정권은 물론 없었다.

그런데 왜 노무현씨는 유달리 코드 인 사 비난에 시달려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한탄까지 했을까? 하지만 이건 이 글의 목적이 아니다. 한국의 엽관제도는 미국이나 내가 사 는 호주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광범 위하게 이뤄져 행정관료제도는 말뿐이 어서 선거 때가 되면 늘 공무원들은 들 떴었다. 이번 대선 후 전망도 더 나쁘면 나빴지 좋아질 기미가 없다는 게 내 예 상이다. 새 정권을 인수하는 미국 대통령은 국무부장관을 위시한 국무위원과 비슷 한 고위직 참모와 해외 주재 대사와 같 은 별정직에 한하여 자기 당과 자기 사 람으로 바꾸는 게 보통이다. 그 숫자가 우리와 비교하여 어떤지 나는 통계를 댈 수 없다. 그러나 매 대선 후 마다 새로운 정권 의 입김이 임기와 관계없이 대부분 행 정부 간부와 정부 산하 기관과 국영 기 업체의 사장 자리에 미쳐온 과거 사례 를 보면 내부적으로 수치가 엄청났고 그 폐단은 또한 그랬다고 생각된다. 새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무원 자리 가 5만이니 10만이니 하는 풍문이 그 것이다.

칼럼

문재인 정부의 외교 유산

위하여 말 잘하는 전직 정치인, 학자, 전문인, 재주꾼, 인기가 있다는 여성들 을 선거캠프에 얼마고 끌어들이는 걸 보면 말이다. 각 캠프마다 선거대책위 원장, 부위원장, 대변인, 부대변인, 총 괄상황실장, 정책실장 등 별의별 자리 이름들을 보면 엄청나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하지 않던가. 매번 작은 정부를 부르짖으면서도 거꾸 로 비대해지는 이유, 권력과의 줄대기 가 줄지 않는 이유가 그거 아닌가. 국 민은 누가 대통령이 될까 보다 누가 되 든 이런 정치 풍토에서는 별로 달라질 게 없다는 사실을 걱정해야겠다.

신복 부하들 한국에서 ‘내 사람’ 인사는 군사문화 가 지배한 박정회 정권 때 최고조에 달 했었다. 군출신 지휘관들이 정부와 국 영기업체에 옮겨가면서 여러 명의 신 복 부하들을 데리고 가는 게 대표적이 었다. 친인척과 정실 인사는 그 때도 있 었고 그후 이른바 문민정권에서도 계속 되었다. 이런 전근대적 인사는 민주화가 진행 되면서 국민의 감시를 받아 많이 줄었 다. 그러나 민주주의 꽃이라는 선거를 빌미로 역설적으로 비리 인사가 독버섯 처럼 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선거 를 도운 사람에 대한 논공행상(論功行 賞) 또는 보은(報恩) 인사가 그것이다. 이번 대선 과정을 보면 이게 도를 넘 을 것 같다. 한 표라도 더 긁어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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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skim1935@gmail.com

문재인 정부 임기가 다섯 달가량 남았다. 훗날 어떤 외교적 레거시 (유산)를 남긴 정부로 기억될지 전 망해 볼 만한 시점이다. 먼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임기 내내 사활을 걸었지만 결실을 맺진 못했다. 3번의 남북정상회담을 열었 다는 화려한 전적은 남겠지만, 3번 의 회담을 열고도 남북관계를 되레 후퇴시켰다는 평가는 아프도록 문 재인 정부를 따라 다닐 것이다. 종전선언 이라는 막판 뒤집기가 남 아 있긴 하다. 단, 어째서 인지 종전선 언의 당위성 을 강조하던 현 정부 당국 자들의 목소 리는 최근 급 격히 잦아들 고 있다. “조 만간 좋은 소 식이 있을 것 (최종건 외교 부 1차관 11 월 15일)”이 라고 했지만, 이후로는 감감무소식 이다. “연말 연초가 남북대화 불씨 를 살릴 소중한 시간(이인영 통일부 장관 11월 6일)”이라고 했지만 세밑 을 맞은 지금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 만한 어떤 징후 도 보이지 않는다. 종전선언 역시 문 재인 정부의 외교 유산 목록에서 이 미 멀어진 듯하다. 현 정부의 외교적 유산은 ‘동맹 외 교’에서 찾는 게 빠를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중국 견제 요구에 의외로 충 실히 호응해온 게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열린 문 대통령 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 담장으로 되돌아가보자. 문 대통령 은 한미동맹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 간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에서의 평 화 유지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적시 하는 크나큰 선물을 미국에 안겼다. 당시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한미 동맹의 역할 범위를 동북아는 물론 아세안(ASEAN)을 넘어 중남미까 지 전 세계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

국이 가는 곳에 한국도 따라가겠다 는 의지의 표명이다. 좀 더 적극적 으로 해석하면, 대만 해협 유사 시 주한미군 전력을 빼다가 대만에 투 입하겠다는 외교적 근거를 마련해 준 셈이다. 대만 문제는 한미 간 주요 군사 이 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 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 성명에도 명시됐다. 우리 국방부는 한미 군 당국 간 ‘대만해협’ 문제를 언급한 배경에 “군사적 함의는 없 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사적 함의

도 없는 말을 미국 국방부 장관이 굳 이 공동성명에 담을 리 없다. 대만 문제뿐인가. 과거 미국이 한 미동맹의 역할을 규정할 때 주로 써 왔던 ‘동북아 평화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란 표현은 현 정부 들어 시나브로 ‘인도•태평양 지 역평화의 린치핀’으로 대체됐다. 5G•반도체•배터리 등 미중 간 공 급망 패권의 핵심 기술에 대한 협력 에 속도가 붙은 것도 현 정부 임기 하반기에 서다. “미국과 중국은 선 택할 수 있 는 대상이 아니다”라 며 미중 갈 등 속에서 어느 한쪽 에 치우치 지 않겠다 고 했지만 실상은 미 국이 앞장 선 중국 견 제 대오에 그럭저럭 발을 맞추고 있었던 셈이다. “문재 인 정부는 반미(反美)”라는 보수 진 영의 비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러니다. 염원하고 염원했던 ‘한반도 평화’는 이뤄내지 못했지 만, 피하고 싶었던 반중 노선에는 결 국 발을 담갔다. “외교는 상대가 있 는 게임”이라고들 한다. 상대가 있 기에 내 뜻과 소신대로만 풀리기 쉽 지 않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에선 유독 더 그랬던 것 같다. (한국일보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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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41화)

‘적은 수의 비밀’ 사람들은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느 라, 얼마나 많은 직원을 가졌는지, 또 는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이 모이는 교 회이며, 사찰인지를 묻곤 한다. 숫자가 곧 위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 서 사람의 수는 종종 리더의 위상을 가 늠하고 스스로도 자랑을 일삼는 주제 가 되곤한다. 토라에는 때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유대인의 숫자를 세는 일이다. 왜 성경은 유대인의 숫자 세는 것에 조심 스러워 하는 것일까? 오히려 지 금 시대처럼 나라를 통치하는데 유익 한 것이 많을 것 같은데, 특히 유대인 의 수를 세는 것에 성경은 민감한 반응 을 나타내고 있다.

1. 다윗의 오해 성경은, 이스라엘의 추앙받는 왕 다 윗이 이스라엘 백성의 수를 계수 하고 자 했을 때 그의 군대 장관이 요압이 극 구 말렸던 것을 기록하고 있다. “요압이 왕께 아뢰되 이 백성이 얼마 든지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백 배나 더하게 하사 내 주 왕의 눈으로 보게 하 시기를 원하나이다. 그런데 내 주 왕은 어찌하여 이런 일을 기뻐하시나이까 하되(사무엘 하 24:3)”

다윗왕의 인구조사와 선지자 가드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윗은 요압의 말을 듣지 않고 인구조사를 시작하고 머지 않아 자신이 엄청난 잘못을 저지 르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성경은 “다윗이 백성을 조사한 후에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다윗이 여호와 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 를 범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간구 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 니라(사무엘하24:10)” 다윗이 이렇게 금방 자신이 미련했

다는 것을 후회하고 심지어 큰 죄로 여 길만큼 통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윗은 왜 이것이 큰 죄라고 생각한 것 일까? 다윗의 참회에도 불구하고 신은 선지자 가드를 통해 재앙이 임하게 될 것을 알리고, 결국 7만명이나 되는 생 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 다. 숫자를 세는 것이 왜 이토록 위험하 고 금기시 되는 것일까?

2. 현자들의 설명 반면, 하나님은 모세를 불러서 인구 조사를 실시하게 하는 장면이 출애굽 기 30장11-12절에 등장하는데, 이 때 는 각 사람이 배상금과 같은 속전을 반 세겔씩 내야하는 목적이 있었다. 성경 은 그외의 목적으로 인구조사를 하는 것이 재앙을 초래하는 것에 대해서는 함구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무드는 다 윗의 인구조사의 위험성을 이렇게 설 명한다. 랍비 라쉬는 숫자를 세는 것은 악령의 눈으로 볼 때 심각한 위험으로 가득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라이누 마 취야는 사람들이 카운트 될 때는 전체 로 간주되기 보다는 한 사람이 하나 하 나로 세어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 순간 각 사람은 개인이고 커뮤니티 로부터 분리되고, 혼자가 될 때 위협적

다윗의 인구조사

인 심판이 다가오는 상황에, 자신을 충 분히 보호하기에 버거운 위험에 빠지 게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랍비 스포노는 전쟁을 치르는 그 시대에, 사람을 세는 일은 누가 죽 었고 누가 아직 살았는 지를 파악하게 되고 나는 왜 살고 다른 사람들은 죽게 되었는가하는 근본적이고 복잡한 질문 을 유발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근 대에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거치 며, 왜 우리 민족이 이런 일에 휘말려 야 하며 내 가족들이 죽어가야하고 자

기드온의 300용사와 전쟁

신도 장담할 수 없는 생사의 기로에서, 과연 신은 살아 있고 그 신은 우리 민족 을 돌보는 신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

물을 마시는 군사들

문에 직면하게 되고 많은 유대인들이 해답을 얻지 못하고 신앙을 떠난 위험 성을 상기시킨다.

3. 하나님의 주권과 뜻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성경은 유대 인들이 큰 숫자의 민족이 아님과 하나 님의 주권과 통치의 의도를 다음과 같 이 소개하고 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 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니라 너희는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 라 여호와께서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

왼쪽부터 마르크스, 프로이드, 아인쉬타인

으로 말미암아, 또는 너희의 조상들에 게 하신 맹세를 지키려 하심으로(신명 기 7:7-8) “이 말은 유대인을 택한 것 은 오히려 작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 이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신의 주권과 뜻이 가장 중요한 이유 임을 명백히 밝 히고 있다. 유대인의 수를 계수하는 가장 큰 위 험은, 그들이 자칫 한 순간이라도 자신 들이 크다는 것을 믿을 때, 좌절과 절망 의 순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라 고 탈무드는 설명한다. 여러 탈무드의

현자들 뿐만 아니라 사회학자들도, 유 대인들은 숫자는 작지만 문명과 인류 에 여러 공헌을 해 왔다고 말한다. 유대

적은 수의 유대인들과 역할

인들 중에는 근대 물리학의 대가인 아 인쉬타인, 정신의학의 프로이드, 철학 의 위트겐스타인, 사회학의 더크하임, 경제의 밀튼 프리드만, 데이비드 리카 도, 칼 마르크스와 같은 세기적 인물들 이 있다. 헐리우드의 영화계와 음악계, 문학의 프로스트로부터 카프카에 이르 기까지, 법과 의료, 정치의 전영역에 걸쳐 공헌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노벨상 수상자의 약 25%가 유대 인이며, 의료 부문은 48명을 차지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미디안

노벨상

족속으로부터 무척 괴로움을 받을 때 ‘기드온’ 이라는 한 인물을 택하는데 기 드온 자신의 생각과 달리 그를 ‘용사’라 고 불렀다. 기드온이 불러 모은 군사들 에 대해 하나님은 네가 불러온 군대가 너무 많다. 그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라 고 명령할 때, 2만 이천이나 되는 군사 가 돌아가고 만명이 남게 되었다. 또 물 가에 이르렀을 때, “ 여호와께서 기드 온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물을 핥아 먹 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 안을 네 손에 넘겨 주리니 남은 백성은 각각 자기의 처소로 돌아갈 것이니라 ..(사사기7:7)” 하며,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9700명도 돌려 보내고 남은 300 명 만을 그의 군사로 삼아 승리하게 하 였다. 스스로 초라한 기드온과 이스라 엘의 생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신의 개입을 목도하고 놀라운 승리의 경험 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이다. 탈무드는, 유대인들 뿐만 아니라 온 인류를 향해, 사람의 방법에 의존할 수 록 하나님의 신비한 능력을 경험할 수 없는 악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비록 숫 자가 적어도 오히려 그것이 바로 비밀 의 열쇠인 것을 교훈한다. 벌써 크리스마스이고 한 해가 저물 어 간다. 한 해의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나의 성적표의 이면에는, ‘용사’로 칭 하는 하나님의 선명한 의도가 적혀있 다. 지금도 문제는,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다. 샬롬!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글로벌 이슈

2021년 12월 22일 수요일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i:n 국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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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 개입 땐 군사적 조치” 으름장에 나토는 “$” 나토 가입 포기 등 최후통첩 이후 연일 “신속히 답변해 달라” 재촉 나토, 군사충돌 우려에 속앓이만 러, 유럽 가스공급망 일부 중단도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라’는 러시 아의 재촉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가 이렇다 할 답변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리의 요 구를 나토가 거부할 경우 군사적 충돌 이 일어날 수 있다”는 초강경 경고를 보 낸 반면 나토는 러시아의 요구를 즉각 거부하지도, 그렇다고 수용하지도 못하 고 있는 형국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제를 풀기 위 한 러시아와 나토 간 협상이 시작됐다”면 서도 “나토 관리들은 러시아의 요구를 당 장 거부하기를 피하고 싶어 한다”고 서방 권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미국· 나토와 대립 중인 러시아는 동유럽권에 서 나토의 군사활동을 포기하라는 내 용을 골자로 한 ‘안전 보장안’을 지난 15 일 미국에 전달했다. 이 제안에서 러시아 는 나토를 향해 △우크라이나 등 동유 럽 및 중앙아시아에서의 군사 활동 중단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상호 영토 타격권 내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금 지 등을 요구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를 포함한 동구권 문제에 간섭하지 말 라는 일종의 최후 통첩이다. 러시아는 연일 나토를 향해 “답변을 신속히 달라”고 재촉하고 있다. 달라세 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0 일 “미국은 이번 사안을 천천히 진행시 키려 하지만, 우린 시급하게 처리할 필요 가 있다”며 신속한 답변을 재촉했다. 심 지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동료들의 명백히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적합한 군사·기술적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유 럽 군사활동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수용 여부를 두고 나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군사 퍼레이드에 나타난 단거리 전술 탄도 형 미사일 이스칸데르.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조치를 취하고, 비우호적 행보에 대해 단 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나토가 자신 들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군사 옵션을 사용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나토는 안절부절못하다. 러시아의 요 구가 괘씸하지만 이를 거부할 시 일어날 수 있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토의 한 고위 관계자는 FT에“러시아의 요구에 노(No) 라고 답하는 순간 러시아와의 더 이상의 협상 여지가 사라진다는 게 가장 큰 문 제”라고 토로했다. 최소 10만 명의 병력 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시켜 놓고 “우 리 제안을 거부하면 군사적으로 대응하 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러시아의제 안을 거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FT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어떻게 진 행하고 누가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나토 자체적인 합의도 없는 상황”이라고 나 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가 스 공급망 가동도 일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1일 “러시아에 서 벨라루스·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 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이 이날 중단됐다”고 독일 에너지 운송기업인 가스케이드를 인용해 보도 했다. 가스 공급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유럽 내 가스 가격 급등은 물론 주 요 도시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영빈 기자

쓰러지는 中 부동산 공룡들 헝다 이어 자자오예 ‘디폴트’ 채권 118억 달러$ 업계 두번째 경기침체에 연쇄 파산 우려까지 중국 부동산업체 자자오예(카이 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 다. 업계 2위 헝다가 공식 디폴트 상 태에 빠진 데 이은 부동산 공룡의 몰 락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달한다. 차이신 등 중국 매체들은 21일 “자 자오예가 지난 7일 4억 달러(4,767억 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도래했지만 원금과 1,293만 달러(154억 원)의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사실을 전날 밤 공시했다”고 전했다. 자자오예는 또 지난달 11일 2,988만 달러(356억 원), 12일 5,850만 달러(697억 원)의 채권 이자도 내지 못했다고 공개했 다. 회사가 갚아야 할 달러채 규모는 총 117억8,000만 달러(14조394억 원)에 달한다. 다만 이들 3건 외에 다른 채권에 대한 조기상환 요구는 아직 없는 상 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디폴트 를 선언하면 채권 기일 순서에 상관 없이 채권자 누구라도 채무를 갚으 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에 채권자와 협상을 통해 채무조정에 나서는 방 식이 일반적이다. 자자오예는 중국에서 25번째로 규모가 큰 부동산업체다. 반면 달러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자자오예 본사. 베이징=AFP 연합뉴스

채권만 놓고 보면 헝다에 이어 두 번 째로 빚이 많다. 다만 자자오예는 중 국 부동산업계 최초로 2015년 디폴 트를 선언한 전력이 있어 이번이 처 음은 아니다. 중국 부동산업계는 올해 들어 화양 녠, 신리, 당다이즈예 등 여러 업체가 디폴트를 내면서연쇄 파산 위기가 고 조된 상태다. 앞서 9일 헝다도 국제 신 용평가사 피치의 등급 강등을 계기로 공식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헝다의 채무는 360조 원에 달한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가 격 안정과 부동산 거품 제거를 위해 고강도 돈줄 죄기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둔화의 주원인으로 작용하자 내 년 최우선 경제정책 기조로 ‘안정 속 성장’을 내세우며 부동산 규제 완화 를 예고한 상태다. 그사이 중국 집값 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경제가 위 축된 상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 월 중국 신규 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0.3% 하락했다”며“월별 하락폭으로 는 2015년 2월 이래 6년 만에 가장 크 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오미크론에 다시 줄 서는 미국인

20일 미국 워싱턴의 한 소방서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국내 신규 확진자 70% 이상이 오 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고, 수도 워싱턴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에 출혈열까지$ 이중고에 시달리는 베이징올림픽 중국 산시성 시안이 ‘유행성 출혈열’로 초비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코로나19) 확산에 더해 악재가 겹쳤 다. 시안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을 앞두고 방역 리허설을 치른 곳이기도 하다. 당국은 유언비어를 차단해 민심 을 추스르는 한편, 감염병 이중고에 맞 서 겨울철 방역수위를 높이는 데 주력하 고 있다. 시안의 출혈열 첫 감염사례는 18일 확 인됐다. 당국은 “여러 명의 환자가 발 생했다”고 공지할 뿐 정확한 감염 규모 는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코로나 19 감염이 시작돼 57명의 확진자(무증 상 포함)가 발생해 주민 1,620만 명이 핵 산 검사를 받는 와중에 출혈열까지 덮 쳤다. 시안 당국은 21일부터 코로나 2 차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퍼진 시안 현지 모 습에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수백 명이 마치 군대 도열하듯 모여 트럭을 타고

中 시안, 방역 리허설 마친 후 확산 환자 발생 공지만, 규모는 비공개 SNS로 대규모 의료진 모습 퍼져 전문가들 ‘치사율 0.4%’ 강조에도 지역별로 편차 커 안심 못 할 상황 독감과 비슷$ 매년 수천명씩 발병

이동하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출혈열로 8,121명 이 감염돼 48명이 숨졌다. 2018년 감염 1 만1,966명, 사망 97명에 비하면 개선된 수치다. 하지만 시안은 상황이 다르다. 출혈열 환자가 2019년 965명에서 2020 년 1,834명으로 90% 폭증했다. 1980년 대 10%에 달했던 중국의 출혈열 치사율 이 현재는 0.4% 수준이라고 강조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불구, 지역별로 편 차가 크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인 셈이다. 출혈열의 주 감염원은 등줄쥐다. 초기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다. 시안 질병통제 센터는 “쥐에게 물렸거나 쥐가 접촉한 물 을 마시거나 배설물의 균이 호흡을 통해 전파된다”며 “사스나 코로나19 같은 사 람 간 감염위험은 없기 때문에 크게 긴장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양잔추 우 한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출혈열은 산시성에서 겨울철에 흔하게 발생한다” 면서 “감염대상도 농부나 농업산업 종사 자에 국한된다”고 가세했다. 불안심리는 애먼 딸기로 번졌다. 등줄 쥐가 주로 딸기밭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당국은 딸기 꼭지를 떼지 말 고 1, 2분간 물로 헹군 뒤 소금물에 5분 가량 담가달라고 당부했다. 딸기 자체 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불안 할 경우 깨끗이 씻어내면 된다는 것이다. 하필 시안이 감염병에 이중으로 뚫리 면서 중국은 곤혹스런 표정이다. 중국

은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앞서 9월 시안에 서 13일간 전국체육대회를 열고 방역망 을 시험 가동했다. 개막식에 운집한 4만 6,000여 명 가운데 일부를 제외한 대다 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을 정도로 자신 감을 보였다. 코로나 확진자가 430명에 육박한 7 월 도쿄올림픽과 달리 시안에서는 대회 기간 확진자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석 달 지난 시안의 처지는 정반 대로 바뀌었다. 20일부터 모든 유치원 과 학교 수업을 중단하고 직장인은 48 시간 이내 음성증명서를 소지해야 출근 할 수 있다. 시안에서 대입시험을 치르고 베이징으로 돌아온 고3 수험생이 18일 양성판정을 받자 수도 베이징도 다시 코 로나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온 지역 주민의 베이징 진입을 엄격히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대중 압박 수위 높이는 美, 이번엔 ‘티베트 조정관’ 임명 인권 탄압을 이유로 연일 중국을 압박 하고 있는 미국이 이번엔 중국 티베트 관 련 문제를 담당할 특별조정관을 새로 임 명했다. 홍콩 민주주의를 훼손한 중국 관 리 5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홍콩 입법 회(의회)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의 투표 보 이콧으로 친중 세력이 압승을 거둔 직후 나온 조치다.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며 미국인 4명 입국금지 등 맞대응 보복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0 일(현지시간) 민주주의·인권 문제를 담 당하는 우즈라 제야 국무부 차관을 ‘티 베트 문제 특별조정관’에 겸직으로 임명 했다. 이 자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 령 퇴임 이후 공석이었으나, 거의 1년 만 에 다시 채워졌다. 향후 티베트 인권 문 제도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선전포고 인 셈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국 정부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또 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티베트 지도자 사

블링컨 “中정부^티베트 대화 촉진” 친중 진영서 싹쓸이한 선거 겨냥 홍콩 주재 관리 5명 추가 제재도 中, 미국인 4명 제재 조치로 맞불 “내정간섭 말고 스스로 반성해야” 이에서 전제 조건 없는 실질적 대화를 촉 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종교·신념의 자유를 포함한 티베트인의 근본적 자유 와 인권을 존중하고, 티베트 고유의역사, 종교, 문화, 언어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 령한 뒤 1965년 시짱 자치구로 편입했 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 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티베트 독 립운동을 이끌어 왔다. 티베트는 신장 자치구, 대만, 홍콩, 남중국해 등과 함께 중국이 예민하게 여기는 이슈 중 하나다. 미 재무부는 홍콩 민주주의 훼손 문제

를 정조준했다. 이날 재무부 산하 해외자 산통제실(OFAC)은 홍콩 주재 중국 연락 판공실 소속 부주임 5명을 홍콩자치법에 따라 추가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미 올 7월 명단에 오른 상태인데, 제재 강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의미다. 제재 대 상자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인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된다. OFAC는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수많 은 야권 정치인들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 을 기다리고 있고 또 다른 인사들은 해외 로 망명했다”며 “우리는 중국 정부가 홍 콩에 보장된 권리와 기본적 자유를 존중 한다는 국제적 책무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잇따른 강공은 홍콩 선거 결 과에 맞선 대응 조치로 보인다. 앞서 19 일 홍콩 선거제 개편 이후 처음 치러진 입 법회 선거에서 중국이 의도했던 대로 친 중 진영이 전체 90석 중 89석을 싹쓸이 했다. 민주파 후보들은 출마를 거부하 거나 입후보 기회를 박탈당했고, 투표

율은 역대 최저인 30.2%에 그쳤다. 미국 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 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친중 진영이 장악한 홍콩 선거 결과는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중국도 즉시 ‘맞불’을 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 에서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 교자유위원회(USCIRF) 소속 인사 4명 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달 10일 미국이 신장 자치구 정부 전·현직 의장 등 4명을 제재한 것을 구실로 들었 다. 또 미국의 홍콩 관리 제재에 대해 “이 미 제재 명단에 포함된 이들을 다시 제재 한 것은 정말 황당하다”며 반발했고, 티 베트 특별조정관 임명건과 관련해 “미 국은 정치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자신의 인권 문제나 반성하라”고 맞받아쳤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은 내정 간섭 을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은 향후 상 황에 따라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 고 경고했다. 김표향 기자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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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8

여론 속의 여론

2021년 12월 18일 토요일

기 획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사람들은 평소 안전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면서 살고 있을까? 수시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안전에 위협이 될 만한 특별한 일이 있거나, 본인이나 주변에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안전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안전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리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11월 12~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을 점검해 보았다.

코로나 2년, 안전=건강 인식$ 바이러스^사이버범죄 향후 최대 위협 <21%>

팖헒 졂 썮폲읂쁢 멑픎 멂맣>칺멂칺몮>���옪빦19·힖쪟 뫎엶 쿪 우리들은 안전 하면 무엇을 떠올릴 까? 본 조사에서는 안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그리고 그 이미지가 긍정적인 것 인지 부정적인 것인지를 물었다. 응답자 들이 가장 많이 응답한 것은 ‘건강’으로 21%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사건사고 관 련’(18%), ‘코로나19·질병 관련’(17%), ‘안전수칙’(17%), ‘가정·가족’(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를 거의 2년 동안 이나 괴롭혀온 코로나19는 건강에 관한 우려를 갖게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건 강=안전’이라는 반사적인 인식을 갖게 한 것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안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세 번째로 코로나19 나 질병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두 번째로 많이 응답한 사건사고와 관련한 내용은 뉴스를 통해서 본, 혹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 나 사고에 대한 우려가 안전과 관련되 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전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 사람 중 55% 가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답해 가장 많았다. “팖헒펞 쭖팖맞픒 매몮 핖삲” 23%, 펺컿·헎콚슫��� 쭖팖맞 픟샃 뽠팒 현재 스스로가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지, 향후에는 어떠할 것인지를 물어보았 30

23% “평소 안전하지 않다” 느껴 안전 불안감은 男 18%, 女 27% 안전 부정 이미지 55%는 사건사고 30%는 미취학 영유아 가장 취약 노인^저소득층 등 체감할 수 있게 사회안전망 구축 계속 노력해야

다. 먼저 평소 생활에서 본인 스스로 안 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전체의 23%였고, 77%는 안전한 편이라고 답했 다. 향후 10년 뒤를 예상했을 때, 전체 응 답자의 45%는 지금보다 더 안전해질 것 이라고 답했고, 36%는 지금과 별 차이 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보다 더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전체의 12%였다. 종합해 보면, 현재도 안전하고 10년 뒤에도 지금과 별 차이 없거나 더 안전해 질 것이라고 답한 ‘안전낙관층’은 전체 의 64%였다. 현재는 안전하지 않지만, 10년 뒤에는 더 안전해질 것으로 기대하 는 ‘안전기대층’은 전체의 6%였다. 반면 현재도 안전하지 않고 10년 뒤에도 지

금과 별 차이 없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 고 답한 ‘안전위기층’은 전체의 16%, 그 리고 현재는 안전하나 10년 뒤에는 지금 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안전비 관층’은 전체의 7%였다. 전체 응답자의 23%가 현재, 혹은 앞으로의 안전에 불 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안전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남자(18%)보다는 여자(27%)에게서 많 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가구소득 에 따른 인식 차이이다. 가구소득이 낮 은 응답자의 안전불안감이 더 높았는 데,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응답자 중에서는 29%가 안전에 불안감 을 갖고 있었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 만~500만 원인 응답자에서는 이 비율이 24%로 낮아지고, 500만 원 이상인 응답 자 중에서는 14%만이 안전에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저소득층은 재난과 범죄로부터 스스 로를 보호할 자원과 정보, 인적 네트워 크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정부가 촘촘히 개입해 안전망을 구축해 줄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일수록 안전 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이번 조사 결 과는, 정부가 좀 더 책임감 있게 적극적 으로 취약계층의 안전을 보살펴주어야 함을 보여준다. 팖헒 ���퍋몒���, 짆��� 폏퓮팒퐎 펂읾핂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전에 취약하

<63%>

<45%>

고 보호가 필요한 계층은 누구일까? 우 리 사회에서 안전에 가장 취약한 연령 대 1순위를 물었을 때, 미취학 영유아라 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는 안 전에 취약해 보호가 가장 필요한 취약 계층에 대한 질문에서도 ‘미취학 영유아 및 어린이’라는 응답이 51%로 가장 높 았다. 대체적으로 안전에 가장 취약하면 서 보호가 필요한 계층은 미취학 영유 아와 어린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미취학 영유아나 어린이를 제외하고 는 노인들이 안전에 취약하면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노인들은 사 회에서 안전에 취약한 연령대를 묻는 질 문에서도 28%,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 을 물었을 때도 27%로 응답하였다. 칺핂쩒 쩢횒퐎 쪟뮮·짢핂얺큲많  많핳 퓒헏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안전을 위협받 고 있다고 느끼고 있을까? 본 조사에서 는 현재 우리의 안전에 위협을 주는 것 과 향후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 지 물어보았다. 먼저, 응답자의 79%는 현재 사이버 범죄로부터의 안전이 취약 하다고 응답하였고, 이어서 학교폭력으 로부터의 안전(76%), 병균이나 바이러 스로부터의 안전(57%), 물리적 범죄로 부터의 안전(54%)이 취약하다고 응답 하였다. 이 중 물리적 범죄로부터의 안전

에 대해 성별 인식 차이가 가장 두드러 지게 나타났다. 물리적 범죄로부터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은 여성 과 남성 간 20%포인트 정도 차이가 있 어서, 물리적 범죄에 대해서는 여성들의 우려가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우리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것으 로 예상되는 분야로 두 가지를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3%가 병균이나 바이러스라고 답했고, 이어서 사이버 상 범죄(45%), 교통안전(23%) 등의 순이었다. 두 개의 질문을 교차분 석해 보면, 현재 우리의 안전에 위협이 되 며, 향후에도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사이버 범죄와 병균·바이러 스로 나타났다. 생활 속에서 디지털 기 술의 영역이 커짐에 따라 우리가 눈치채 기 쉽지 않은 사이버 범죄가 점점 더 우리 의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인식, 현재 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코로나19 등 바이러스가 앞으로 도 우리의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인 식한 결과로 보인다. 팖헒 헪몮 퓒컮 많핞·���핒핞 ���쩚 맣, 킪컲·핳찒 ��� 훟푢 안전과 관련해 응답자들의 대부분 은 안전 관련 지침을 지키고(84%), 이용· 작업 지침을 준수하고 관리자의 지시를 잘 따르며(84%), 식품이나 제품 등을 사

용할 경우 유해물질 등을 확인하는 행 동(71%) 등을 평소에 잘한다고 응답하 였다. 본인의 안전 수칙이나 안전을 지 키려는 행동 수준이 높은 것 등이 스스 로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향후 우리 사회 내 안전 제고를 위해 서는 안전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 있는 가해자나 책임자에 대한 처벌(범죄 가해 자 처벌 60%, 안전사고 책임자 또는 가 해자 처벌 41%), 안전 관련 시설이나 장 비 확충(48%) 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안전에 대한 권한 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다수가 스스로를 안전하다고 인식하 고는 있었으나, 여자와 저소득층을 중 심으로 안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도 낮지 않았다. 여성, 어린이, 노인, 저소득층 등 안전에 취약한 사람이 체감 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에 계속해서 신 경을 써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대 표되는 바이러스, N번방과 해킹 등 사이 버 범죄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황인창 한국리서치여론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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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한민국 지속가능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솔루션

기후위기 분과 <3>

2021년 12월 23일 목요일

| 에너지 믹스: 재생에너지와 원전

기 획

A19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은 내년 대선을 맞아 한국일보가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나라 당면 현안에 대한 미래 지향적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정치 외교 경제 노동 기후위기 5개 분과별로 토론이 진행되며, 회의 결과는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홍종호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권필석 |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김영산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정혁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지혜 | 기후솔루션 변호사

산업부문, 건물·수송 비해 탈탄소 더뎌 탄소 가격 매겨 기업 변화 일으켜야

수소보다 재생에너지 확대 주안점을 산업 부문, 석유 원료 대체 R&D 필요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시장에 달려 정부 거시 목표 아래 인프라 구축을

전력공급 안정성 없이 탈원전은 무리 탄소감축량^에너지 공급 변수 따져야

현재 짓고 있는 원전 수명 감안하면 완전한 탈원전은 2084년 돼야 가능

文정부 최대 실책 ‘탈원전’ 용어 사용 실상은 단계적 감축$ 국민 오해 불러

수송 부문 전기^수소차 빨리 늘리고 건물 부문, 단열 강화 냉난방 억제

원전, 에너지 전환 보릿고개 넘는 역할 탈원전 방향 맞지만 속도조절이 문제

한번에 원전을 너무 급격히 줄이면 재생에너지^탈탄소 모두 놓칠 위험

원전 추가 건설은 사회적 수용 불가 기후 대응 골든타임 허비할 수 없어

재생에너지 저장할 배터리^석유의 전기화$ 기술적 대응에 탈탄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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펞뻖힎짇큲픦 훊���픎 핺캫펞뻖힎 정혁 교수 탈탄소 목표를 높게 잡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 핵심은 에너지 믹스다. 탄소시나 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전력 부문의 탈 탄소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인데, 원전 이야기

에너지 믹스 대원칙: 재생에너지가 중심 원전 정책

- 급격한 탈원전으론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실현 난망 - 원전 몇기 없앤다 식보단 재생에너지 확충 속도에 따라 원전 계획 조절해야 - 기존 원전 최대 활용, 신규 건설(신한울 3, 4호기 포함)은 자제

3.

기술적 대응

- 에너지저장기술: 재생에너지 핵심 요소, 연구개발 및 투자확충 - 전기화 촉진: 화석연료 직접 사용보다 전기로 바꿔 사용 - 건물부문 탄소중립: 단열 기준 강화로 냉난방 수요 억제 - 수송부문 탄소중립: 전기차 수소차 적극 확대

배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정부안 98.1

■전환(전력) ■산업 ■건물 ■수송 ■기타 ●단위 탄소배출량(MtCO2eq)

52.1

260.5

2.8

51.1

-41.3

9 9.2

6 6.2 51.1

6.2 2018년

MttC M CO2eq eq

269.6

0.0 00

MtC Mt CO2eq eq

칾펓쭎줆픦 섢싦 뽆엳 홍종호 교수 산업계에서 탄소중립위원회에 ‘탄소배출량을 당장 줄일 수는 없다’는 이야 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산업부문 탈탄소 속 도가 너무 빠르다는 불만인데, 사실은 산업부 문이 전환, 건물, 수송에 비해 속도가 더디다. 박지혜 변호사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인구당 철강 생산량 은 전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대부분 수 출용이다. 또 석유제품을 원료로 쓰는 산업 을 전환하는 것은 장소를 옮겨 생산한다거나, 30년 뒤쯤 아예 다른 산업으로 전환할지에 대 한 문제다보니 시간이 필요한 건 맞다. 다만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연구가 산업부문 자체 연구나 데이터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홍종호 교수 결국 탄소가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달린 문제 같다. 7월 나온 IMF 보고 서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선진국에서는 75 달러로 해야 한다면서 중진국은 50달러, 개도 국은 25달러로 차등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서든, 탄소세를 통해서 든 탄소에 대한 가격이 매겨지기만 한다면 기 업 입장에서도 신규 기술을 개발하거나 산업 을 접거나 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김영산 교수 탄소배출권거래제 자체는 시장 메커니즘에 의존하는 제도다. 시장이 작동하 지 않는 시스템에서는 그 제도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 현재 산업부문 시나리오를 보면 정부 가 세부목표를 세우고 산업부문에 달성의무 를 부과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거시정 책을 폈을 때 산업부문이 그렇게 전개될 것이 라는 전망인지 명확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일일이 산업별로 구체적인 감축량과 방안을 결정하고 지시하기보다는 정부가 전 체적인 목표와 거시적인 정책을 세우고 산업 부문이 스스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 법으로 감축을 실행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적응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본다.

1. 2.

(순배출량)

핺캫펞뻖힎 샎퐎 퓶 캏픦 숞 ��� 권필석 소장 탄소중립을 위해선 기술적으로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에너지 공급부문에 서 재생에너지가 크게 늘어나야 하고, 소비부 문에서 전기화 및 효율 향상이 필요하다. 정부 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재생 에너지 전력발전은 750테라와트(TWh) 이상 이다. 재생에너지 필요 설비용량으로 환산하 면 500~600기가와트(GWh)가량이다. 이 목 표를 달성하려면 연간 최소한 17~18GWh를 설치해야 한다. 태양광이 현재 연 3~4GWh 설 치되고 있으니, 적은 숫자는 아니다. 전기화(석유 석탄 등 연료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전기로 바꿔 사용하는 것)는 매우 중요 하다. 전기화는 각 부문의 배출 의무를 전력 부문으로 전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 쪽에 서 효율 향상도 이뤄나가야 한다. 건물부문의 탈탄소화 전략은 건물의 외벽, 창문 등 단열 기준을 강화해 냉난방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축뿐 아니라 기존 건물에도 효율을 높이기 위한 그린리모델링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전기화는 히트 펌프를 사용하면 효율이 향상돼 (가스 같은) 난방에 너지 사용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열저장장치 와 히트 펌프를 결합하면 잉여전력 발생 시 전 력을 열로 변환해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잉여전 력 문제도 해소된다.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수송 부문의 에너지소비량(419TWh) 가운데 99% 이상이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이 화석연료를 전기나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내연기관화를 통해 2050년 146.5TWh로 줄인다는 게 정부 시나리오인 만큼, 전기차와 수소차의 빠른 보급이 가장 중요하다. 에너지 효율면에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훨 씬 좋다. 석유연료로 1KWh당 1㎞를 달린다 고 가정하면 전기차는 1KWh당 6, 7km를 갈 수 있다. 반면 산업부문의 탈탄소화 전략은 보다 복 잡하고 까다롭다. 산업부문에서는 석유같은 화석에너지가 연료로서뿐만 아니라 원료로서 도 사용되고 있다. 원료로서 사용되는 화석에 너지를 탄소무배출 물질로 대체하려면 연구 개발의 시간이 필요하다. 산업부문의 정부안 을 보면 2018년 대비 2050년 에너지사용량이 1,729TWh에서 1,620TWh로 불과 6.3% 줄

탄소중립 위한 에너지 믹스 주요 제안

686.4

지난달 17일과 이달 13일 두 차례에 걸쳐 진 행된 회의에는 홍종호 교수, 김영산 교수 외에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 박지혜 변호 사 겸 기후솔루션 이사,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 원 교수, 한창만 한국일보 지식콘텐츠부 부국 장이 참석했다. 홍종호 교수 기후위기분과 세 번째 회의는 탄 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2050 에너지 믹스 및 수급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 우선 권필석 소 장께서 탄소중립 중요성과 실현가능성, 그리 고 전환(전력), 건물, 산업, 수송 등 각 분야별 에너지 수급 구성과 기술적 제도적 과제 등을 설명해주시기 바란다.

어든다. 이에 비해 독일은 20% 줄인다. 전력화 로 자연스럽게 산업부문의 에너지 효율이 향 상될 여지가 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제대로 반 영한 결과인지 의문이다. 종합해보면 가장 중요한 이슈는 첫째 재생 에너지를 많이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건물 수송 부문의 인프라도 많이 바뀌어야 한 다. 건물에서 가스난방을 규제할 시점이 가까 워지고 있다. 셋째, 재생에너지의 큰 변동성에 대응하는 유연성 기술의 발전이 중요하다. 무 엇보다 에너지저장장치로서 배터리에 많은 연 구개발이 필요하다. 수소 부문에서 앞서가려 욕심부리기보다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주안점 을 둬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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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A안

B안

-25.3

-25.3

-55.1 흡수원

이산화탄소 포집

-84.6

직접공기포집

-7.4

흡수 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홍종호 교수 2030년까지 탄소를 44%를 줄이 는 안이 있을 정도로 더욱 강화됐다. 그렇다 면 과연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 나갈 것인지, 원전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가 현재 한

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어차피 전력원은 몇 개 없다. 3대 전통 에너지인 석탄, 가스, 원전 그 리고 재생에너지인데 이들을 어떻게 믹스할 것 이냐다. 권필석 소장 외국의 시나리오를 봐도 2050년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가 메인이라는 점 은 확실한 사실이다. 그런데 재생에너지와 원 전은 모두 출력을 조절할 수 없는 경직성 자원 이다. 무릎 사이에 도가니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듯 전력의 수요공급을 맞추려면 바로 켜 고 끌 수 있는 유연성 자원이 필요하다. 재생 에너지가 많아지는데 원전까지 많으면 유연 성 자원을 별도로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풞헒 펻 쭎헣 쿦 펔펂 정혁 교수 경직성 관점에서 접근했는데, 탈탄 소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큼 속도 조절이 되느냐다. 탈원전이라는 것도 원전을 없애는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진행하 느냐는 속도의 문제다. 한 번에 원전을 없애자 는 식은 무리가 있고, 원전 사용을 줄이는 속 도의 문제 역시 탈탄소 목표 시기 안에 완수하 자는 것인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탈 원전을 주장하는 많은 그룹은 한 번에 다 없 애자는 이미지가 강하고 재생에너지로 대체하 면서 원전을 줄여나가는 병존 가능성은 말하 지 않는다. 전력 공급이 공급량과 공급 안정성 면에서 어떻게 될 것인지 시나리오가 정확히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탈원전을 말하는 건 무 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영산 교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전에 는 다들 원전 르네상스가 온다고 했다.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대안으로 원전을 많이 짓자는 얘기가 나왔던 것인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여론이 완전히 바뀌었다. 원전과 재 생에너지의 공통점은 탄소가 안 나온다는 점 과 경직성이다. 다른 점은 원전은 고장나지 않 는 이상 출력을 예측할 수 있지만 재생에너지 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변동성은 더 크다는 점 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원전이 인구밀집지 역에 모여 있어 서서히 원전에서 벗어나는 것이 방향성은 맞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는 2050 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굉장히 긴급 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재생에너지가 비싸 기 때문에 필요에 비해 공급이 못 따라가고 있 다. 또 재생에너지를 늘린다 해도 이를 소화할 만큼 계통(송배전망)이 발전하지 못한 상태 다. ‘에너지 전환 보릿고개’라고 부를 수 있는 데, 원전이 이 보릿고개를 넘겨주는 역할을 해 줘야 한다. 홍종호 교수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탈탄 소가 너무나 시급하고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 에 우선순위에 따라 원전이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겠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정혁 교수 에너지 경직성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에너지저장 기술진보가 관건인데 원전을 운 용하는 동안 에너지저장 기술을 발전시키는 시간도 벌 수 있다. 원전을 전환기의 에너지원 으로 봐야 한다. 너무 급격히 줄이면 재생에너

지 전환과 탈탄소를 모두 놓칠 위험이 있다. 권필석 소장 그런데 2030년에도 원전 비중이 여전히 23%다. 2020년대 중반까지 원전을 짓 고 지금 수준을 유지하다가 2050년에도 7, 8 기가 운용되기 때문에 급격히 줄인다고 보기 는 어렵다. 정혁 교수 원전 사용 비중의 적정성을 단순히 전력 비중 기준으로 보지 말고, 탈탄소화 과 정에서 필요한 전력 공급량과 안정성 확보 면 에서 어떻게 될지 보면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 고 본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나갈 수 있는 속도의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전환 비중 자체를 성과지표로 삼을 것이 아니 라, 다양한 전환 과정 시나리오하에서 에너지 공급량과 안전성, 그리고 탄소감축량, 이 두 가지 결과 변수를 성과지표로 보는 접근이 필 요하다. 풞헒 ���많 멂컲픎 줂읺 박지혜 변호사 지금 짓고 있는 발전소의 설계 수명 60년을 모두 허용했을 때 완전한 탈원전 은 2084년이다. 설계 수명을 다 쓰고 마치는 스케줄이라면 사실상 브리지 역할을 가정한 다고 볼 수 있고, 그 정도의 활용은 사회적으 로 수용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원전을 추 가로 건설하는 것은 건설에만 10년이나 소요 되고, 10년이라는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 을 원전 짓기에 허비할 순 없다. 영구핵폐기물 문제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사회적 인식 도 중요하다. 만약 원전을 내 집 옆에 짓는다 고 한다면 사람들이 ‘재생에너지라는 실현가 능한 대안이 존재하는데 내가 왜 그런 리스크 를 부담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홍종호 교수 지난 10월 글래스고 기후변화협 약 총회에서 인도 대표의 강한 반대로 ‘탈석탄 (phase out)’이 ‘단계적 감축(phase down)’ 이라는 완화된 표현으로 바뀌었다. 이번 정부 의 가장 큰 전략적 실책은 ‘탈원전’ 표현을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 탈원전은 2023년과 2025 년에 원전을 전부 없애는 독일이나 대만에서 쓰는 표현이다. 6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이 는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단계적 감축’이다. 정 부의 기후변화정책이나 원전정책에서 용어 하 나하나가 매우 중요한데, 적절하지 않은 용 어 선택으로 국민은 물론 전문가까지 오해하 고 있다. 원전을 새로 짓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바람 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차기 정부에 서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한 다면 우리 사회가 겪을 혼란과 분란은 이전과 는 비교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가 가동 되면 우리나라 원전은 최대 28기까지 늘어난 다. 그 상태에서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전 제하에 확대된 재생에너지가 전력을 충당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수명이 다한 원전을 줄여 나가는 것이 사회적 비용이 가장 적게 발생하 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수 명이 다한 원전의 연장 여부는 재생에너지의 확대 속도에 맞춰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본다.


A20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

연말 휴무기간 코로나 감염 피하려면..? 파티장 마스크착용, 실내 환기 등 분별력 있는 행동 중요 취약계층 더욱 조심해야 일부 모임 검사 결과 요구 ‘부스터샷’ 중증 예방 효과.. 빠른 접종 권유 날씨가 따뜻해 지고 연말연시 휴가철 이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기대 하고 있다. 그런 한편 신종 오미크론 변 이의 급속 확산으로 여행이나 모임 계 획을 취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불안 하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내년 2월초 주경계 개방 계획인 서호주를 제외한 모든 주/준주 의 경계가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에 맞 춰 개방된다. 다른 주/준주를 방문하며 가족을 만나거나 연말 휴가를 만끽하 기 위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오미크론 감염 이 호주 전역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NSW주는 연일 하루 최다 기록을 경신 중이다. 22일 신규 감염자가 3,763명을 기록했다. 빅토리아주의 신규는 1563 명을 기록했고 6명이 숨졌다. 그동안 거의 감염자가 없던 퀸즐랜드와 남호 주도 급속 확산되고 있다. 휴가철인 연 말의 이런 상황과 관련, 전염병 전문가 들은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일이 있을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을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디킨대학(Deakin University)의 하산 발리 전염병학자는 “너무 오랜 기간동안 록다운 등 코로나로 인 해 많은 고통을 받았고 많은 제재를 감 수했기 때문에 이제 사회적 연결과 축 하를 즐길 필요가 있다. 너무 큰 두려움 을 가지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지만 분

별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취약계층인 노약자 등과 함 께 지낼 경우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 속도가 델타 변 이보다 훨씬 빠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좀 더 안전한 크리스마 스 연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공통적으로 몇가지를 조 언한다. 부스터를 맞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면 접종을 맞는 편이 좋다고 권고 한 다. 가능한 빨리.. 코로나로부터 자신 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로 서는 예방 접종이다. 연방 정부는 부스 터 접종 기간을 2차 완료 이후 6개월에 서 5개월로 단축했는데 이는 410만명 의 호주인들은 12월 31일까지 세번째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SW와 빅토리아주는 5개월을 4개월

로 더 단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2차 완료 후 3개월부터 부스 터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디킨대학의 캐서린 베넷(Catherine Bennett) 역학 석좌 교수(chair of epidemiology)는 “부스터 접종은 의 무사항은 아니지만 현재 많은 연구 결 과 감염과 중증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면서 조기 접종을 권고했다. 부스터샷을 대대적으로 실시한 이스 라엘 연구진에 따르면, 부스터샷은 감 염 예방 효과를 11배 높이고 중증 예방 효과도 20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자와 3차 부스터샷 접종자를 비교했을 때 부스터샷 접종자가 오미 크론에 대해 중화능력(바이러스를 죽 이는 능력)이 100배 높은 것으로 나타 났다. 베넷 교수는 “NSW에서는 델타변

이 확산 보다는 오미크론의 전염이 커 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백신이 중증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 주는 가장 좋은 방법”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 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2차백신 완료자는 오미크론으 로부터 중증에 대해서는 70% 보호를 받지만 감염에 대해서는 33% 밖에 보 호를 받지 못한다. 호주 연구진이 지난주에 발표한 예 비 자료에 따르면 부스터 샷을 맞은 경 우 감염에 대해 86%, 중증에 대해서는 98%까지 예방 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 발리 박사는 “날씨가 허락할 경우, 사 회적 모임은 실내 보다는 야외에서 하 도록 권장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코로나 전염은 사람이 많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에서 발생하 기 때문에 모임을 가질 경우, 야외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실내에 있다면 창문 을 열고 가장 큰 공간에서 시간을 갖는 편이 좋다. 또 수시로 환기를 위해 창문 을 열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손 위 생, 재채기 예절을 비롯해서 가능하다 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개인적 인 관리 역시 중요하다. 로얄멜번공대(RMIT)의 카일리 퀸 (Kylie Quinn) 백신 및 면역학 연구원 은 “개개인이 코로나 위험 요소와 주변 사람들의 노출 등을 아는 것이 중요하 다. 중증에 노출된 요인이 주변에 있는 지 친구나 가족 그룹에 있는지 등을 인 지하고 특히 65세 이상의 성인들과 면 역 결핍 환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 다. 행사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 석 전에 코로나 테스트를 받는 것도 하 나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다른 사 람을 위해서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약 간의 증상이 있는 경우, 본인 스스로 참 석하지 않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마스 크가 필수는 아니지만 추가적으로 보 호가 필요할 시에는 마스크 착용도 하 는 편이 좋다.”고 권유했다. 2차 백신을 접종하면 바이러스 전염 의 위험이 감소하지만 완전히 제거되 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 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도 참석하는 모임은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점에서 분별력 이 역시 요구된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B22

literature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문학지평

HANHO KOREAN DAILY |

2021년도 지난해에 이어 재외 한인문학을 구성하는 호주 한인 동포 작가들의 글을 게재합니다. 필진은 시 부문에 박기현, 장정윤, 정예지, 양오승 (가나다 순), 그리고 단편 테레사 리, 동화 이마리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격주로 시 1편과 단편 및 동화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연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브로큰힐 여행기 3회중 마지막회>

사막은 살아 있었어 글 이마리 그림 백경

시끄러운 앵무새처럼 날기 장정윤

다음날도 어제처럼 달린다. 길 따라 끝없이 쳐 진 철조망 줄이 이 황무지에 누구의 작업일까 궁 금했다. 옆 정보자의 말, 평생 사막에서 텐트치 고 먹고 자고 다음날도 철조망을 치는 직업이 있단다. 야생짐승과 차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 한 외롭고 힘든 작업이겠지만 임금이 어마어마 하다니 황야의 무법자처럼 도전해보실 분이 계 실지. 몇 달씩 길을 따라 오지에서 쇠줄만 치는 작업이며, 인간이라고는 접할 수 없는 사막에 서 텐트생활을 하며 눈뜨면 반복되는 고독한 싸 움을 해야 하는 방랑자의 삶이다. 그 직업의 고 독함을 즐길 줄 모르는 자는 절대 도전할 수 없 는 일. 사막의 외로움을 벗 삼고 뱀이나 야생동 물, 그리고 개미 등과도 친해야만 버틸 수 있는 작업이다. 개미 이야기가 나오니 떠오르는 게 있다. 이상 한 점은 퀸즐랜드까지 여행할 때는 웅장한 터마 이트(흰개미) 집 천지였으나 이곳 브로큰힐에서 는 터마이트 집은 한 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아 마 지층 형성 상 브로큰힐이 18억 년 전 해저의 마그마 분출로 어마어마한 용암이 흘러나와 이 룬 해저 퇴적층이 현재로 굳은 언덕으로 되어 그 럴지 모르겠다는 개인적인 상상도 해본다. 달리고 달려 남 호주 국경과 브로큰힐의 사막 서쪽 끝에 이를 즈음 실버톤에 도착한다. 이곳 은 예술가들의 열망과 영화제작자들의 아웃 백 을 담기 위한 열정, 그리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던 곳으로, 그런 애착이 없었더라면 유령마을 이 될 뻔한 곳이었다. 한 때는 광산 도시로 융성 했던 도로의 흔적과 대여섯 개의 갤러리, 그리 고 펍도 있다. 실버톤은 영화 Razorback, Mission Impossible ll, Mad Max 2 and Priscilla, Queen of the Desert의 배경이 된 진정 한 오지이다. 석양 무렵에 문디 문디 룩아웃(Mundi Mundi)에서 오지를 즐기는 이국적인 매력을 즐기실 분은 꼭 한 번 찾으시기를. 어쨌든 이 오지까지 조형물을 설치한 예술가의 노력은 인간의 위대 함을 말해주고도 남는다. 돈 안 되는 이곳에 자 신의 조형물 설치를 위해 헌신하신 미술가들에 게 존경과 찬사를 드린다. 조금 가다 붉은 황톳길 위에 겨우 발을 붙인 조그만 녹슨 양철집에 모두 놀란다. 이런 황무 지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인간일지 귀신일지 궁 금해 다가가니 ‘존 디논의 갤러리’라는 간판까 지 보인다. 사막의 무법자도 아니고 사막이 끝 나는 마지막 점에 외로이 서 있는 화랑이라니!

도시에서 생각하듯 멋진 화랑을 상상하면 큰 오산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호주는 곳곳에 정말 작고 초라해 이게 화랑인가 싶을 정도의 초라 하지만 진정 그림을 좋아하는 예술가들의 화랑 이 많이 있다. 손수 만든 몇 가지 그림과 소품만 을 늘어놓고 느린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 그들 은 그림이 팔려도 그만 안 팔려도 그만, 욕심 없 는 느긋한 그들의 삶이 진정 부럽기조차 하다. ‘존 디논 갤러리’로 달려 들어가니 인간 존 디 논이 야생화를 그리며 서 있다. 화려한 야생화 를 그리고 있는 예술가는 사람 좋아 보이는 중 년 아저씨다. 그는 어쩌다 양철로 만든 집에서 홀로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을까? 며칠씩 지나 가는 길손도 못 보는 이곳에서 그리는 그림은 무 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도대체 왜 이런 고독 한 삶을 선택했을까?

인간 이상으로 아니 성자처럼 보이는 평범한 아저씨로 보이지만 그는 진정 고독한 사막의 예 술가이다. 그의 작품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은 게 그림 값에 외로움을 견디는 값까지 추가해야 할 것만 같았다. 사는 사람, 파는 사람도 신경을 쓰 지 않는 고독한 공간에 흐르는 고독이 그리 고독 해보이지 않는 미묘함은 왜일까. 쓸쓸한 예술가 를 위하여 사진 한 컷을! 순순히 응하는 존 디논 을 가운데 두고 동양 여자 둘이 포즈를 잡았다. 싫지 않은 듯 반가운 얼굴로 순순히 응하는 사막 의 순진한 미술가의 눈이 참으로 맑았다. 브로큰힐의 숙소로 돌아갈 즈음 불타는 낙조 가 천지를 황홀하게 물들였다. 어린 손자가 빨 강 김칫국 같아 무서워 싫다던 말이 떠오른다. 오지의 낙조는 공기가 맑아 끓어오르는 황혼이 붉다 못해 지옥 불 같았다. 내 카메라로는 아름 답다 못해 처절한 낙조를 담을 자신이 없었다. 오지에 와서 자연의 괴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 끼는 순간이었다. 점점 검붉게 타는 동내를 뒤 로 하고 우리는 달린다. 오지여 안녕!! 돌아오는 길에 잠깐 들른 윌케니아,라는 작은 마을은 애버리진들을 강제로 모아 살게 한 곳이 다. 먼지가 푸석거리는 누렇고 벌건 사막 속의 윌케니아는 온통 애버리진만 기거하는 동네였 다. 푸른 시드니 쪽에서 터전을 빼앗기고 허접 한 오지로 밀려온 그들을 보니 몰락한 자들의 막 연한 슬픔이 엄습해왔다. 잠깐 주유소가 나타나 니 사람 사는 곳이라 반가워 차를 멈추었다. 이 동네에서 내려 시골 좀 둘러보려는 요량으로. 삽시간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애버리진 아이들 은 우리 차를 향해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괴성을 질러댔다. 반갑다는 소리인 듯 얼굴은 천진해보 였다. 어쨌거나 그 아이들은 피폐한 오지에서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묘한 존재였다. 우리 중 누군가가 말했다. “별로 기분이 안 좋아요. 문 열지 말고 빨리 가요.” 문명에서 소외된 원시성이 풍기는 그 마을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서둘러 그곳을 지났다. 그들 에게 죄를 지은 사람들을 대신한 미안함의 발로 였을까? 아니다, 사실 그들과 가까이하고 이야 기도 나누며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긴 하나 오 지 여행 중 그런 기회는 나에게 오지 않았다. 나 는 이론적으로만 그들의 처우에 대해 분개하고 흥분하며 그들 편에 서서 그들을 위한 글을 쓰 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비겁하고 옹졸한 내 능 력으로 가끔 눈에 뜨이는 그들에게 쉽사리 접근 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본 동양 족에게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폴짝거리며 쫓아오는 그들을 뒤 로 한 채 우리 차는 비실거리며 도망쳤다. 지금 도 가끔 그 때의 일이 부끄러움으로 남아있다. 최상급 고기는 더보(Dubbo), 최고급 포도주는 머지(Mudgee)에서 시드니로 오는 길에 꼭 들려야 할 곳은 더보와 머지. NSW 주의 최상급 육질이라더니 소문처 럼 더보의 고기는 신선하고 입안에서 살살 녹았 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머물게 된 숙소에서 고 기를 앞에 놓고 분석하기 바빴다. 결론은 소, 양 들이 무공해의 푸르른 목초지대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채식 주의자 에게 한 방 맞을 소리인지도 모르겠지만 더보 주위의 대목장 지대의 광활한 풍요로움은 호주 최대라고 해도 좋을 듯했다. 고기 맛을 다시 언 급하면 소들 화내며 떼로 몰려올지도 모르니 이 쯤 해두자. 또 하나 이 지역에서 꼭 들려야할 곳은 더보 NSW 주 최대 ‘더보 동물원’이다. 해리왕자와 메건이 하필 왜 이 더운 더보에 갔을까 의아스 러웠다. 역시 호주에서 가장 아프리카적인 곳이 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더보 동물원엔 사파리가 있어 버스를 타고 구경하는 것 외에도 전동카트 를 타고 동물원을 돌거나 개인차를 가지고 동물 원을 돌만큼 광활하다. 또한 동물과 친하고 싶 은 분을 위해 숙소인 방갈로가 동물원 안에 있

어 그곳에서 숙식을 하며 새벽에는 동물 밥 주 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런 숙소가 값이 엄청 비싸다는 것쯤은 참고하시 길, 더보에서 별보기 등 프로그램도 있다. 단 미 리 신청해야한다. 코비드 때문에 숫자를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밤별을 보고 사파리 동물구경 을 하라 권하고 싶다. 여기서 석회암동굴이 있 는 웰링턴이라는 곳도 강추한다. 예술가라면 그 곳에서 <가시나무새>로 유명한 콜린 맥컬로우의 기를 받아보시는 것도 권한다. 더보에서 1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한 머지 (Mudgee)에서 시드니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밤을 지내기로 했다. 문명세계와 가까워진다는 또 다른 즐거움과 더불어 귀가하기 전 머지 와 인 산지에서의 하룻밤은 상큼한 유혹이었다. 머 지 와인과 더보의 쇠고기, 양고기 바비큐로 머 지 펜션에서의 정찬은 평생 잊을 수 없을 황홀 하고 멋진 추억이 되었다. 고생과 긴장 속에 호 주 오지를 돌고 온 문명인(?)에게 고기 한 점 와 인 한 방울, 머지 베이커리의 곡식 빵은 신의 물 방울이자 목동들의 노력의 축제였다. 오지를 다녀오니 만사가 감사할 따름이라며 여자 둘이 신이 났다. 게다가 돌아갈 집이 있으 니 더욱 행복했다. 오지에서 한 방울씩 아껴 씻 던 뜨거운 샤워물의 짜릿한 행복감은 내 인생의 퍼즐에서 제일 큰 조각이 될 것이다.

머지에서 시드니로 들어서며 막연한 그리움 과 즐거움을 주는 예술품에 반해 빙그레 미소 짓 는다. 사열 받는 프랑스 장난감 병정처럼 늘어 선 각양각색의 기쁨이 가득한 우편함들이다. 빨 노 파 초록색으로 단장한 채 누군가를 기다리며 모여선 꼬마병정들의 사랑스러움에 넋을 놓는 다. 사람 냄새가 퐁퐁 솟는 우편함이 늘어선 걸 보며 우리는 행복해 한다. 역시 인간이 사는 곳 은 아기자기 아름답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접촉 을 바라는 마음에 인간사회의 포근함과 따듯함 이 절로 솟아난다. 제주도에 갔을 때 어느 폐교에서 우편함을 설 치해놓고 느리게 가는 손 편지를 쓰는 운동을 벌 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날로그시대의 종말 을 아쉬워하며 그들은 아직도 손 편지를 기다리 고 손 편지를 넣으며 과거를 체험하고 있었다. 한국에선 이미 다 사라진 우편함이, 여기 호주 에선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며 회상에 잠긴다. 왜 이렇게 모여 있는 걸까? 그렇지, 농장 사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에 이 우편함 덕분에 집배 원 아저씨는 수십 마일씩 달려야하는 수고를 면 제받는다. 느림을 맛보고 살았던 시절의 여유로 움과 낭만을 시드니 외곽에서 느낀다. 아직 이 런 오지의 고립된 삶을 즐기는 자연인들이 많은 호주가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아름다운 바다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오지를 가느냐고 사람들은 물었다. 나 자신도 반신반의 하면서 떠났던 브로큰힐, 언덕이 깨어져나간 듯 줄지어 서 있는 곳. 죽은 듯 보이는 오지 사막에 서 치열하게 생명이 살아 숨 쉼을 체험한 순간은 놀랍고 경이로웠다. 그 사막의 거친 마른 나무, 거친 돌, 누런 풀, 마른 흙 속에서도 삶의 향기가 꼬물거리며 용솟음치고 있었다. 누런 풀 속에 보 호색으로 변장하고 치열하게 숨어사는 산양이랑 캥거루의 강인한 생명력이 감동스럽고 존경스러 웠다. 마른 흙과 돌덩이도 제 나름의 의미를 가지 고 존재하는 지구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장정윤 시인 2007년 호주동아일보 신년문예 <철대문>으로 시 당선 2014년 한호일보 신년문예 <엄동이와 도깨비 방망이>로 희곡 당선 시집 <코알라의 난타>

그래, 사막은 살아 숨 쉬고 있 다. 그리고 영원히 살아 지구상 에 공존할 것이다. 인간이 사막 을 황폐시키지 않는 한,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은 말이다.

이마리 작가

내륙 마니아 백경 그림작가

작가소개 : 그림 작가 백경선생은 청산에 묻혀 그림이 일상이고 일상이 예술인 자유로운 영혼. 이마리 작가와 호주의 붉은 흙을 좋아하는 성향이 맞아 3 회로 연재될 브로큰힐 여행 글에 그림으로 살아있는 자연의 혼을 불어 넣어주기로 단합하다. 센트럴코스트에 묻혀 사는 이마리 작가는 청소년 역사소설 <대장간소녀와 수상한 추격자들><동학소년과 녹두꽃> 에 이어 삼대 째 이어지는 독립군이야기 집필에 열을 쏟고 있으니 멋진 독립군의 탄생이 목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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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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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기관 카스 ‘제 1회 다문화 자원봉사자 감사 오찬 행사’ 성료 한국·베트남·인도네시아 자원봉사자 수료증 수여 도미넬로 장관, 크리스 박 한인의사 회장 등 내빈들 격려

‘카스 제 1회 다문화 자원봉사자 감 사 오찬 행사(CASS Inaugural Multicultural Volunteers’ Thanksgiving Luncheon)’가12월 9일(목) 오전 11시부터 라이드- 이스트우드 리그 클 럽에서 자원 봉사자와 커뮤니티 리더 포함, 사회 각계 인사 약 100여명이 참 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카스는 그 동안 코비드-19으로 많은 기념 행사가 취소된 상황이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제 1회 다문화 자원 봉사자 감사 오찬 행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했다. 카스의 성장에 다양한 모습으로 헌 신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표하는 것이 기관으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의 미다. 이날 행사에는 보 저우(Dr. Bo Zhou) 카스 회장과 빅토 도미넬로 (Victor Dominello) NSW 장관을 비 롯한 주요 인사들이 축하 인사를 전했 다. 이어 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자원봉사자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제 1회 카스 다문화 자원봉사자 감사 오찬 행사

크리스 박 한인의사회장(가운데)이 한인 자 원봉사자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저우 회장은 “자원봉사자들과 직원 들은 지난 40년 동안 카스의 지속적 인 성장에 기여한 중요한 두 축으로 특 히 최근 들어 중국과 한국, 인도네시 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빅토 도미넬로 장관(왼쪽)과 보 저우 카스 회장

이민자 스토리를 수록한 컨딩 ‘새로운 땅, 새 로운 나의 집’이 한국어로 출간됐다

문화적, 언어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 진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코넥트콜 서비 스(ConnectCall Service)’와 새로 개 설된 ‘넌 크라이시스 핫라인(H-Line

Non Crisis Hotline)’을 포함, 카스 운 영의 모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 를 차지하고 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 했다. 축사에서 빅토 도미넬로 NSW 서 비스부 장관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 들에게 매일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 는 카스는 내가 본 매우 휼륭한 기관 중 하나”라고 찬사를 표했으며 크리 스 박(Kris Park) 호주 한인 의사회 (KAMS) 회장도 한인 봉사자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 했다. 참석자들은 오찬과 함께 대화를 나 누며 그동안의 수고를 서로 격려하면 서 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 다양한 배경의 카스 시니어 그룹이 선 보이는 공연을 관람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40주년 기념 책자(CASS 40th Anniversary Souvenir Book)’와 이민자 스토리를 담은 ‘컨딩(Kending)’ 한국어 책 출간 기념 회도 함께 진행되었다. 영어와 중국어, 한국어 3개 언어로 구성된 ‘카스 40주년 기념 책자’와 호 주에서 정착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 민자 스토리를 담은 컨딩, 즉 ‘<새로운 땅, 새로운 나의 집: A Collection of Migrants’ Stories>’ 은 그동안 영어 와 중국어로 출간되어 왔으나 올해 처 음으로 한국어 판이 출판됐다. <기사 및 사진 제공: 카스>

카스, 캠시 이어 두번째 ‘에스퀴스(Asquith) 양로원’ 착공식 시드니 북부지역 양로원 건립 계획.. ‘획기적 발전 계기’ 의미 정재계 및 커뮤니티 리더 등 각계 인사들 축하 ‘카스 에스퀴스 양로원 신축 기공 식(Earth Turning Ceremony of CASS Asquith Project)’이 지난 12 월 6일(월) 다수의 연방 및 시의원 등 NSW 정재계 인사들과 한인 동포사회 리더를 비롯한 다민족 커뮤니티 지도 자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 데 혼스비 인근 지역인 에스퀴스(Asquith)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에스퀴스 양로원은 캠시에 이 은 카스의 두번째 양로원으로 한인들 이 특히 많이 거주하는 북부지역에 건 립 예정이어서 한인 커뮤니티에는 반 가운 소식이다. 이 날 행사장에는 보 저우(Dr Bo Zhou) 회장, 헨리 판(Henry Pan, OAM) 창립자 겸 명예 경영 대표, 렝 탄(Dr. Leng Tan)명예 회장을 비롯 한 다수의 카스 이사진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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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를 하는 보저우 카스 회장

또 폴 플렛처(Paul Fletcher, 호주 연 방 통신•도시 •예술부 장관), 쥴리 안 레서(Julian Leeser 연방의원), 토 니 버크(Tony Burke) 연방 의원, 연방

축사를 하는 폴 플레처 연방 통신장관

카스 에스퀴스양로원 기공식 카스 이사진과 내빈들

이민장관을 역임한 필립 러독(Philip Ruddock) 혼스비 시장, 체드릭 스펜 서(Cedric Spencer) 쿠링가이 시의원 도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동포 사회에서는 허정윤 KHCA(코 리안 헬스 & 커뮤니티 어시스트) 회장,

심 아그네스 시드니 한인여성회 회장, 승원홍 호주한인공익재단(KACS) 이 사장 등 다수의 한인 커뮤니티 리더들 이 참가해 축하했다. 기공식에서 보 저우 회장은 환영사 를 통해 “북부 지역 커뮤니티 어르신

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제 2의 양 로원 착공’은 카스의 역사와 발전에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일이다. 무엇보 다 카스가 오늘날 호주에서 대표적인 다문화 사회복지 기관으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 연방/ 주 정부, 지역사회 단체, 언론 및 각계 인사들에

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지난 40 년 동안 헌신해 온 자원 봉사자와 전현 직 이사회 임원들, 그리고 직원들에게 도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저우 박사는 또 “특별히 카스의 성장 에는 무엇보다 헨리 판 카스 창립자 겸 명예 경영 대표(Honorary Executive Director)의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판 명예 경영 대표는 자선 및 공공복 지 분야에서 헌신해 온 전 세계 중화권 리더들 중 8명에게 매년 수여하는 컴 패션상(Compassion Award)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컴패션 상금16만불 전액을 ’CASS Asquith RACF Project(카스 에스퀴스 양로원 건축)’ 건축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했 다. 한편, 기공식은 양로원 신축을 위 한 ‘첫 삽 뜨기 의식’ 후 한인 봉봉 그룹 을 비롯한 카스 다민족 시니어 그룹이 축하 공연을 했다. <기사 및 사진 제공: 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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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쿊앧 뫋퓲믾 켆쩖ퟆ 폺잊“팖 쇮 먾않 힎잚 솒헒” “사람들이 ‘너는 나이가 많아’ ‘이제는 퇴물이야’ ‘안 될 거야’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도 계속 도전 을 했고, 결국에는 해내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버텨내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해낼 수 있구나’ 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꼭 전해드리고 싶어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시상대에서 ‘시건방춤’을 추며 ‘깝윤기’로 눈도장을 받았던 당시 21살의 곽윤기 (32)가 어느덧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이 돼 2022 베이 징 동계올림픽에 나선다. 지난 17일 전화로 본보와 만 난 곽윤기는 “이번 올림픽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 며 사뭇 진지한 각오를 밝혔다. 밴쿠버 대회 쇼트트랙 계주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쇼트트랙 계주에서 아쉽게 4 위에 그친 뒤 한동안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잘하는 후배들이 너무 많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기량이 점점 떨 어지는 것도 느껴졌다. 대표팀 선발전에서 수차례 고배 를 마시며 스스로도 “이제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 다. 하지만 짜릿한 승부의 맛과 아직 경험하지 못한 금 메달에 대한 갈증은 그를 결국 생애 세 번째 올림픽으로 이끌었다. “뿒묺슮  쿦 핖삲쁢 잫 젢킪힎 훊몮 탄펂” ‘진짜’ 마지막 올림픽을 앞둔 곽윤기는 더 단단해졌 다. 하지만 “힘을 빼야 한다”고 자신을 다독인다. 그는 “각오가 남 다르다보니 평창 때는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이제 굳건한 각오보다 는, 돌아봤을 때 ‘그래도 다 쏟고 왔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을 돌아보면 정말 모든 순간 순간 후회 가 남아요. 경기뿐만이 아니에요. 제가 그곳에서 준비하 고 밥 먹고 잠자고 했던 모든 순간들이 조금씩 후회가 남는 것 같아요. 성적만 보고 준비했는데 성적이 없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나한테 남은 게 진짜 아무것 도 없구나’하는 기분이었죠.” 끈질긴 도전 끝에 다시 기회를 얻은 이번 올림픽의 목 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매일 오전 5시부터 밤 11시까 지 훈련과 휴식을 반복하며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다. 담금질 끝에 자신이 코로나19 시대의‘희망 메시지’가 되 는 순간을 꿈꾼다. 그는 “어떤 결과라도, 후회 없이 해내 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저의 스케이팅을 세계 사람들 에게 보여주고 싶다. 사람들이 제 경기를 보면서 저 선수 도 저렇게까지 해내는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 를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17잚 묺솓 퓮쩒옪 ‘컮쿦��� 훟몒’솒 푣킺 그동안 경기에만 매몰돼 즐기지 못했던 ‘축제’ 올림픽 을 한껏 느끼고 오고 싶은 욕심도 크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현장 분위기나 기운, 이 런 것들이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 놓친 것 같다. 마지막 인 만큼 이번에는 좀 주위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 선수촌 등 경기 뒷이야기를 담은 유튜브도 찍 어보려 한다. 이미 대한체육회 등에 선수의 유튜브 촬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요청한 상태다. 그 는 구독자 약 17만 명을 거느린 유튜브 채 널 ‘꽉잡아윤기’의 운영자다. 국가대표 선 수의 유튜브에 대해 처음에는 시선이 곱 지 않았지만 특유의 진정성으로 ‘운동선 수는 운동만 해야 한다’는 선입견에 맞 섰다.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은 후배들을 조명하고 쇼트트랙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지금은 동계 스포츠의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이 됐다. 이번에 메 달 을 따면 ‘메달 딴 유튜 버’라는 진기록도 생긴다. 그는 “최대 한 선수촌 의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노력하겠다. 밖에서는 상상만 할 수 있 는 공간이다. 그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면 제가 정말 잘 한 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독자 욕심은 없고, 쇼트트랙을 더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 쌚 … 폺잊 쭒퓒믾 벝 쁞빊멮삲” 베이징 올림픽은 이제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희망 가득한 올림픽이면 좋겠지만 아직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여자 쇼트트랙의 양대 산맥, 최민정과 심석희의 사이에 는 돌이킬 수 없는 금이 갔다. 예전처럼 ‘효자 종목’ 역할 을 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체한다. 맏형 곽윤기는 “팀원 모두 서로를 믿고 있으니 잘 헤쳐가리라 믿는다” 고 강조했다. “어수선하고 좀 힘든 상황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 믿어요. 한국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 때 더 잘 이겨 나가는 힘이 있어요. 그런 상황을 많이 봐왔잖아요. 어려 울수록 샛길로 빠지지 말고 우리의 길을 걸어야 해요. 우 리 팀원들은 너무 서로를 잘 믿고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잘 헤쳐갈 수 있을 거예요.”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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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3일 목요일

HANHO KOREAN DAILY |

깝윤기서 맏형으로$ “내 스케이팅 보여줄게”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베이징올림픽을 40여 일 앞둔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는 “버텨 내고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든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은 역주 중인 곽윤기(왼쪽). 브리온컴퍼니 제공

10개월 만에 10위에서 104위로$ 박성현 부활할까 올 시즌 마지막 4개 대회 컷 통과 경기 감각 되살려 그나마 다행 동계훈련은 아이언 샷 되찾기 내년 시즌 위해 마지막 담금질 지난 2월 23일(한국시간) 기준 세계 랭킹 10위였던 선수가 10개월 만인 12월 21일 104위로 추락했다. 국내 열성 골프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이름, 박성현 (28)이다. 박성현은 21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 계 랭킹에서 97위였던 전주보다 7계단 내려간 104위를 기록했다. 랭킹 포인트 1.21점에 그친 그가 100위권 바깥으로 밀린 건 국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0승을 거둔 후 미국여자프로골 프(LPGA) 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데 뷔 첫승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으 로 장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루키 시 즌 박성현은 23개 대회에 출전해 11차례 나 톱10에 오르는 놀라운 성적으로 신

10월 7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 1번 홀에서 박성현이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인왕과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휩쓸 었다. 1978년 낸리 로페스(미국) 이후 39 년 만에 나온 신인 3관왕이다. 역동적인 스윙과 비거리 270야드를 넘기는 호쾌한 장타, 강한 승부 근성으 로 LPGA 투어에서 2년6개월가량의 단 기간에 7승(메이저 2승)을 거두며 세계 1위까지 올랐던 박성현은 2019년 말 이 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뜻하지 않은

어깨부상이 찾아오면서 재활을 위해 4 개월가량 골프채를 아예 놓아야 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어까지 멈추면서 2020년 7월에야 필드로 복귀했지만 예 전 기량은 돌아오지 않았다. 호쾌한 스윙이 무기인 박성현에게 부 상은 치명적이었다. 통증으로 인해 스 윙에 변화가 생기면서 박성현의 장타 력,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 적중률 등 많

은 무기를 앗아갔고 자신감마저 짓눌 렀다. 그는 올해 19개 대회 출전해 10차 례나 컷 탈락했고, 톱10은 한 번도 없었 다. 올 시즌 부진에 대해 박성현은 “부상 때문에 경기를 많이 쉬었고, 연습을 많이 못한 상태에서 스윙이 많이 망가져 있었 다”고 말했다. 2019년 275.55야드(6위)를 기록했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올 시즌 263.24 야드(38위)로 눈에 띄게 줄었고 그린 적 중률은 64.51%로 134위로 떨어졌다. 60 타대를 기록한 라운드는 단 7번에 불과 했다. 결국 세계 랭킹도 곤두박질쳐 100 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시즌 마지막 4개 대회를 모두 컷 통과했고,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인 공 동 15위를 거두며 경기 감각을 되살렸다 는 점이다. 재기의 열쇠를 맞춰가고 있는 박성현 은 동계훈련 동안 체력 보강과 함께 아 이언 샷감을 되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박성현은 골프 인생의 큰 갈림길이 될 내 년 시즌을 앞두고 부활의 날개를 펼치기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김기중 기자

NC 강진성^LG 김재성, 보상선수로 두산^삼성行 강진성(28)과 김재성(25)이 자유계약 선수(FA)로 이적한 박건우(NC)와 박해 민(LG)의 보상선수로 각각 지목됐다. 두산은 보상선수 지명 마감일인 22일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강진성을 택했 다”고 밝혔다. 강진성은 2012년 신인드 래프트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NC에 입단했다. 2013시즌 종료 후 경찰야구 단에서 군 복무를 한 뒤 오랜 2군 생활 을 거쳐 2020년부터 NC 1군 붙박이 타 자로 활약했다. 1군 통산 성적은 362경 기 타율 0.273(995타수 272안타), 22홈 런, 128타점, 124득점이다. 강광회 심판 의 아들로도 주목을 받았다. 두산은 “내 야는 물론 양쪽 코너 외야 수비가 가능 한 강진성이 타석에서도 클러치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건우는 ‘A등급 FA’다. NC는 두산 에 직전 연도 연봉 200%와 금전과 보호 선수 20명을 제외한 1명 혹은 직전 연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박건우 의 2021년 연봉은 4억8,000만원으로 두산은 강진성을 택하면서 보상금 9억 6,000만원도 함께 받는다. 삼성도 LG의 우투좌타 포수 김재성 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박해민 역시 A 등급이기 때문에 삼성은 LG로부터 김 재성과 보상금 7억6,000만원(박해민 2021년 연봉의 200%)을 받는다. 김재 성은 2015년 LG 1차 지명으로 LG에 입 단, 1군에서 70경기 타율 0.132(76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을 남겼다. 삼성은 “김재성은 수비가 뛰어난 포수다. 경험 을 쌓으면 1군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며 “타격 부문에서도 빠른 배트 스피드 를 바탕으로 한 장타 생산 능력을 갖췄 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LG는 새 둥지를 찾던 김진성 (36)을 이날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진 성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강, 클러치 능력 기대 크다” 삼성 “김, 경험 쌓으면 1군 포수” LG, NC 마무리 투수 김진성 영입

강진성

김진성

SK(현 SSG)에 입단했지만 2006년 방 출됐다. 군 복무를 마친 뒤 2010년 입 단 테스트를 통해 넥센 (현)에 신고선 수로 입단했지만 두 번째 방출을 당했 다. 그러나 당시 신생팀 NC의 트라이아 웃에 응시해 기회를 잡았고, NC의 마 무리투수로 우뚝 서 성공 신화를 썼다.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3년 연속 10홀드 이상을 기록했고, 2017시즌엔 10승 6패 15홀드 평균자책점 3.61을 성 적을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 다. 2020시즌엔 한국시리즈 6경기 연속 등판해 무실점 3홀드로 팀의 우승을 이 끌었다. 2021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LG에서 새 출발 기회를 얻게 됐다. 김진성은 LG를 통해 “기회를 준 LG 에 감사하다”며 “현재 몸 상태는 좋고 스프링캠프 전까지 준비를 잘할 것”이 라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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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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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2021년 12월 21일 화요일

얼마 전 한 시음회에 참석했다.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리슬링 와인을 만드 는 독일의 와인 메이커 에곤 뮐러( -O WV 5ÄTTMZ ) 시음회였다. 에곤 뮐러 레이블 이 붙은 와인 병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 슴이 설레기도 했다. 독일에는 우수와인 생산자협회( >,8 >MZJIVL ,M]\[KPMZ 8Z¬LQSI\[_MQVOÄ\MZ) 라는 단체가 있다. 가슴에 포도송이를 품은 독수리가 이들의 상징이다. 병목과 레이블에 이 마크를 인쇄 한다. 에곤 뮐러 역시 VDP 회원이다. 에곤 뮐러 와인 병을 찬찬히 살폈다. 그 런데 레이블과 병목에 인쇄된 마크가 여타 VDP 와인과 달랐다. 병목에 에곤 뮐러의 독 특한 문장만 있을 뿐 독수리 마크가 보이지 않았다. 레이블 표기도 달랐다. 보통 독일 최 고급 와인의 레이블에는 마을 이름에 ‘er’를 붙이고 포도밭 이름을 연이어 적는다. 예를 들면, ‘Zeltinger Sonnenuhr’는 ‘첼팅 마 을의 조넨우어 포도밭 와인’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에곤 뮐러 레이블에는 마을 이 름이 없었다. ‘샤츠호프베르크 포도밭 와인’이라는 뜻으로 ‘er’가 덧붙은 이름 ‘Scharzhofberger’만 달랑 표기돼 있었 다. 에곤 뮐러의 셀러에서 직접 와인을 가져 온 와사향(와인을 사랑하는 향기로운 사 람들 동호회)의 ‘와인지기’ 님과 시음회를 주 관한 ‘Felona’ 님에게 까닭을 물었다. 이들 에 따르면, 최근에는 협회 로고 대신 자신 들만의 표지를 사용하는 생산자들도 있다. 에곤 뮐러처럼 특등급 포도밭의 와인일 경 우 마을 이름을 빼고 밭 이름만 표기하기도 한단다. 핞믾 짻펞컪 빦폶 솒옪잚… 솓핊 짊맒 퐎핆 픦 밞밞 믾훎 VDP는 1910년 설립됐다. 독일 13개 와인 산지의 200여 와이너리가 가입돼 있다. 엄격 한 기준을 만들어 공동으로 품질을 보장하 고 홍보를 하려는 목적에서 협회가 설립됐 다. 이 협회는 법적 공식기관은 아니다. 하지 만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 있는 와이너리들의 연합체이기 때문이 다. 그런 만큼 가입이 까다롭다. 원산지와 품종의 특성이 와인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자기 소유의 포도밭에서 나온 포 도로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 또 포도밭 전체 면적의 70% 이상은 리슬링이나 슈페터부르 군더(피노누아) 같은 독일 전통 품종을 심어 재배해야 한다. 현재 VDP 와인은 독일 전체 와인의 약 4%밖에 안 된다. 그만큼 품질이 보장된다. 협회에서는 1 9 71년 제정한 독일와인 법으로는 커버하지 못하는 중요한 기준 을 만들었다. 바로 ‘원산지’ 개념의 등급 체 계이다. 독일 와인법에서는 포도의 ‘당도’ 를 기준으로 최고급 와인의 등급을 가른 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프레디카츠바인 (8Z¬LQSI\[_MQV) 등급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등급 기준을 당도로 삼은 데에는 합 리적인 이유가 있다. 독일의 기후 조건에서는 포도의 당도가 쉽게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앟큲 ‘쿦헎몒믗’ ���몒퐎 삲읆 솓핊 퐎핆 생각해보면,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이나 부르고뉴에서는 샤토나 포도밭에 고릿적 부여한 등급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덕분에 포도 품질과 상관없이 와인 등급은 이미 정해져 있다. 물론 이 탓에 아무리 노력 해도 정해진 등급을 넘을 수도 없다. 적어도 ‘와인 계급’에 있어서 프랑스는 아직 중세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HANHO KOREAN DAILY |

기획

가슴에 포도송이 품은 독수리 와인 “신의 넥타르” 최고급 명성

가슴에 포도송이를 품은 독수리는 독일우수와인생산자협회(7%17FSCBOE%FVUTDIFS1S£EJLBUTXFJOH»UFS)의 마크다. VDP 와인은 전체 독일 와인의 4%를 차지한다. 그만큼 품질이 좋다고 봐도 무방하다. VDP 홈페이지 캡처

1910년 설립된 독일 ‘VDP 마크’ 13개 산지 200여곳 와이너리 가입 생산지 포도의 당도로 등급 세분화 VDP 와인, 독일 와인의 4%에 불과 달콤한 화이트 ‘블루넌’ 신드롬 덕 “독일 와인은 달고 싸” 편견 있지만 19세기 말엔 佛 와인보다 더 비싸 ‘독수리+GG’ 최고 드라이 와인 인증 반면 독일의 등급 체계는 수확한 포도의 성숙도를 검사해 등급을 정한 것이다. 노력 한 만큼 등급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공정 하고 합리적인가. 그런데 문제가 없지는 않 았다. 원산지를 기준으로 등급 체계를 세운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등급 기준과 체계가 다르다 보니, 외국인들이 보았을 때는 독일 와인의 기준이 외려 혼란스러웠다. 상품 측 면에서 보았을 때 이는 굉장히 불리할 수밖 에 없었다. VDP에서 새로운 등급 체계를 만 든 까닭이 여기에 있다. VDP는 협회 회원들의 포도밭만이라도 프랑스 부르고뉴처럼 테루아르 개념을 적 용해 등급을 구분했다. 포도밭 분류 작업은 약 10년 동안 진행되어 2012년 빈티지부터 다음과 같은 새로운 등급 체계를 적용했다.

●포도밭 분류 유형

사체 는 유사한 부르고뉴 등급

Grosse Lage (그로세 라게)

Grand Cru급

약 5%

Erste Lage (에르스테 라게)

Premier Cru급

약 10%

Ortswein (오르츠바인)

Village급

Gutswein (구츠바인)

Bourgogne regional급

에곤 뮐러가 샤츠호프베르크 포도밭에서 생산하는 와인과 레이블. 에곤 뮐러는 VDP 회원이지만 여타 와이너리와 달리 독수리 마크가 아닌 자신만의 표지(垥陎)를 병목에 사용한다. 레이블에도 마을 이름은 빼고 포도밭 이름 (Scharzhofberger)만 기입한다. 미스터와인 와인숍 홈페이지 캡처

폶빪 폏짩쁢 퐎핆 VDP는 또 다른 보완책도 마련했다. 바 로 ‘고급 드라이 와인 등급’이다. 앞서 언급 했듯 독일와인법에서는 등급 기준을 당도 로 삼는다. 그러다 보니 독일의 드라이 와인 은 품질이 좋은 데도 불구하고 스위트 와인 이 아닌 탓에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없었다. 최근 통계를 보면, 독일에서 생산되는 와 인 가운데 약 35%는 레드와인과 로제와인 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화이트와인이 90%였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레드와인과 로제와인의 비율이 갈수록 높 아지고 있다. 특히 슈페트부르군더로 만든 레드와인의 품질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이 와인의 비율 역시 눈에 띄게 높아지 고 있다. 실상은 이러한데도 많은 사람이 독일 와 인은 달다고만 생각한다. 고백하자면 필자 역시 편견이 있었다. 독일 와인은 죄다 달뿐 더러 화이트와인 일색이라고 말이다. 이런 편 견이 왜 생겼을까. 독일에는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 라에 널리 알려진 와인이 있다. 한때는 독일 수출 와인의 3분의 1을 차지하기도 한 ‘블 루넌(Blue nun)’이다. 블루넌은 독일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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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와인은 맛이 가볍고 저렴하다고 인 식되듯 말이다. 독일에도 수준급 와인은 많다. 19세기 말 세계 최대의 와인 수입국이었던 영국의 자료 를 보면, 와인으로 콧대가 높은 프랑스 와 인을 젖히고 독일 와인이 최고가로 거래됐 다. 부르고뉴 그랑크뤼 와인인 로마네(콩 티)와 샹베르탱은 130파운드, 클로 드 부조 는 150파운드인데 독일 와인은 200파운드 였다. 당시엔 자연에서 단맛을 얻기 어려웠 다. 단맛은 고귀한 맛으로 여겨져 독일의 잘 익은 포도로 만든 당도 높은 와인은 비쌀 수밖에. 독일의 고급 스위트 와인은 대부분 리 슬링 품종으로 만든다. 리슬링은 독일처 럼 포도 재배의 북방한계선인 북위 50도 에서도 재배할 수 있다. 날씨가 서늘한 탓 에 포도가 서서히 익으면서 향미가 응축 돼 높은 산도와 당도가 조화를 이룬다. 그 러니 이런 포도로 만든 와인을 누군들 좋 아하지 않겠는가.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비 싼 스위트 와인은 에곤 뮐러가 리슬링 품종 으로 빚은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BA, Trockenbeerenauslese)다. 아무튼, 독일에는 블루넌 말고도 수준 급 와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었 다. 더 나아가 스위트 와인뿐만 아니라 드 라이 와인도 많다는 점도 말이다. 달콤한 와인은 메인 요리보다는 주로 디저트용으 로 소비되는 데다가, 소비자들이 갈수록 달 지 않은 와인을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독일 에서 2000년 빈티지부터 드라이 와인을 나 타내는 용어를 추가한 데에는 이러한 배경 이 있다. 기존에는 드라이 와인의 맛을 ‘트로켄(드 라이)’과 ‘할프트로켄(세미드라이)’으로 나 누어 표기했다. 이 규정을 보완해 ‘클래식 (Classic)’과 ‘젤렉치옹(Selektion)’이라는 용어를 도입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 클래식 은 규정을 지켜 만든 고급 세미드라이 와인, 젤렉치옹은 규정이 더 엄격한 최고급 드라 이 와인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전통 용어 에 익숙한 탓인지 새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한편 라인가우 지역에서는 1999년 빈 티지부터 이 지역에서만 사용하던 최고 등 급이 있었다. 에르스테스 게벡스( -Z[\M[ /M_¬KP[ )로 1등급을 뜻하며 오직 리슬 링과 슈페트부르군더로 만든 드라이 와인 에만 부여됐다. 2018년 빈티지부터는 ‘알 쥐쥐(:// :PO /ZW§M[ /M_¬KP[)’로 대 체했다.

슿믗 솓핊 슪않핂 퐎핆, ‘GG’ 이러한 노력은 VDP의 최고급 드라인 와 인 등급 제정으로 이어졌다. 흔히 ‘쥐쥐(GG)’ 라고 부르는, 그로세스 게벡스( /ZW§M[ /M_¬KP[)다. 특등급 포도밭 그로세 라게 독일의 베스트셀러 와인 블루넌(Blue nun). 독일 와인은 가볍고 상큼하며 달콤한 화이트 와인만 있다는 (Grosse Lage)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드라 편견을 심어주기도 했다. 현재도 인기가 많아 ‘Blue 이 와인을 뜻한다. GG 와인은 지역에 따라 nun’ 상표로 다양한 품종과 스타일의 와인이 리슬링, 슈페트부르군더뿐만 아니라 다양 생산된다. 블루넌 페이스북 캡처 한 청포도와 적포도 품종으로 빚는다. 인헤센 지역에서 탄생한 달콤한 화이트 와 요컨대, 독일 우수와인생산자협회는 프 인이다. 랑스 부르고뉴처럼 포도밭을 테루아르에 이 와인의 이름은 원래 립프라우밀히 따라 등급화시켰다. 또 드라이 와인을 널리 (Liebfraumilch)였다. ‘성모의 모유(Milk 알리기 위해 최고급 드라인 와인 등급을 만 of Our Lady)’라는 뜻으로 리슬링, 질바너, 들었다. 독일 와인을 고를 때, 병목에 VDP 뮐러 트루가우 등 여러 품종을 섞어 만든 의 상징인 포도송이를 품은 독수리 로고 다. 향긋하고 상큼하며 달콤한 데 가 있으면 품질이 담보되는 고급 있 다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많았다. 와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 와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도록 ‘블 기에 GG 표시까지 있으면 특등 기 루넌’으로 이름을 바꿔 영국에 급 포도밭 포도로 만든 드라이 수출하면서부터 소위 대박을 와인이다. 와 터트렸다. 독일을 대표하는 베 몇 해 전 독일을 여행하면서 스트셀러 와인이 된 것이다. 최 에곤 뮐러의 포도밭 샤츠호프 에 GG 마크 근에는 ‘Blue Nun’ 상표를 단 베르크에도 들렀다. 아쉽게도 카베르네소비뇽, 돈펠더, 메를로, 리슬링, 아 와인은 맛볼 수 없었기에 포도밭 가장 높은 이스 와인, 스파클링 와인까지 생산될 만큼 곳에 올라 에곤 뮐러의 집을 바라보고는 발 인기 있다. 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에곤 뮐 러의 셀러에서 직접 가져온 와인을 마실 기회 가 생기다니! 시음 와인을 받아놓고는 시각, ? 솓핊 퐎핆픎 삲 삺삲몮 그런데 블루넌은 독일 와인 산업에 역효 후각, 미각 아니 여섯 감각을 모두 동원해 와 과도 가져왔다. 블루넌이 신드롬을 일으키 인을 ‘흡수’했다. 향과 맛의 다채로움, 깊이, 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독일 와인은 값싸고 균형, 여운. 그 어느 면에서도 결점을 찾아볼 달콤한 화이트와인 일색이라는 편견이 생긴 수 없는 와인이었다. 그 맛은 신들의 음료 넥 것이다. 마치 보졸레 지역에 수준급 와인이 타르에 비유한 앞선 애호가들의 평이 결코 여럿 생산되지만, 보졸레 누보의 인기 탓에 과장이 아니었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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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건강

| HANHO KOREAN DAILY

2021년 12월 21일 화요일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B27

폐암 예방, 담배부터 끊고 음식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도 피하세요 폐암은 ‘암 사망률 1위’인 데다 치료도 어려워 ‘더러운(dirty) 암’으로도 불린 다. 지난 16일 폐암 투병 중이던 개그맨 김철민이 세상을 떠나면서 폐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폐암은 매년 10만 명 이상 발생한다. 그런데 폐암으로 10만 명당 36.4명이 목숨을 잃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2020년 기준). 뒤를 이어 간암(20.6 명), 대장암(17.4명), 위암(14.6명), 췌장 암(13.2명) 순이다. 게다가 30%대에 불 과한 폐암 5년 생존율도 다른 장기로 전 이(4기 이상)돼 발견되면 8.9%로 뚝 떨 어진다. 전문의들은 “폐암은 85%가 흡 연 때문에 발생하기에 금연이 예방의 첫 걸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팢 85%많 펾 쌚줆펞 짪캫 폐암이 폐 자체에 발생하면 ‘원발성 폐 암’,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 돼 발생한 암은 ‘전이성 폐암’이라고 한 다. 암세포 크기·형태를 기준으로 ‘비소 (非小)세포폐암(85%)’과 ‘소(小)세포폐 암(15%)’으로 구분한다. 비소세포암은 비(非)편평 상피세포암(선암·대세포암) 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나뉜다. 편평상 피세포암이 흡연과 관련이 깊다. 폐암의 주원인은 흡연(85% 정도)이 다.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생 위험이 13 배나 올라간다. 간접 흡연도 영향을 끼 쳐 비흡연자보다 1.5~2배 높다. 그런데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 가운데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여 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은 담배를 피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6분의 1 정도로 줄인 것이어서 방사선 부작용이 적다. 폐 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55세 이상 가운데 30년 이상 매일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운 고위험군에게 우선적으로 매년 저선량 CT 검사를 권하고 있다.

암 사망률 1위로 매년 10만명 이상 발생 간접 흡연도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 1.5~2배 높아 여성 폐암 80% 이상이 비흡연 조리할 때 마스크 쓰거나 환기를

부동의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폐암을 예방하려면무엇보다 무엇보다담배를 담배를끊어야 끊어야한다. 한다. 부동의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폐암을 예방하려면

운 적이 없다. 간접 흡연과 음식 조리 때 발생하는 미세 먼지와 연료 연소물에 의 한 실내 공기 오염, 라돈 등 방사성 유 해 물질 노출, 기존 폐 질환 등이 원인으 로 추정된다. 미세 먼지도 세계보건기구 (WHO)가 보고한 1군 발암물질이다. 송승환 상계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부엌에서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 가 폐암 발생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추 측이 많다”며 “마스크를 쓰고 조리하거 나 환기를 자주하면 폐암 등 폐 질환 예 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석면·비소·크롬 등의 위험 요 인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공기 중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 방사성 유해 물질 등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 생한다. 폐암 가족력이 있어도 폐암 발생 이 3배가량 높다. 김주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 수는 “금연하면 폐암 위험을 낮출 수 있 는데 5년째부터 위험이 줄기 시작해 15 년 금연하면 1.5~2배로 낮아진다”고 했 다. 김 교수는 “폐암 발생 위험은 흡연 시 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 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다”고 설 명했다. 팢 흫캏 빦���빦졂 핂짆 캏샇 힒 폐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별다 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 발견이

게티이미지뱅크

어렵다. 폐암 환자 중 5~15%만 증상이 없을 때 진단한다. 폐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 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자각 증상으로 는 기침·객혈·가슴 통증·호흡곤란 등이 다. 또 성대 마비에 의한 쉰 목소리, 안면 또는 상지부종, 삼킴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흉곽 외 전이 증상으로 뇌 전이에 의한 두통과 신경 증상, 골 전이에 의한 골 통 증과 병적 골절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 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식욕부진, 허약감, 권태, 피로 등이 생길 수 있다.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방법은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다. 환자에게

졂펻 팢헪·헏 ���욚헪 콛콛 슿핳 폐암 치료는 면역 항암제가 표준 치료 로 자리 잡았다. 암 치료의 세계적 가이 드라인으로 불리는 ‘NCCN 가이드라 인’에서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표준 치료로 면역 항암제를 권고하고 있다. 세계폐암학회가 최근 발표한 면역 항 암제 1차 치료의 장기 생존 치료 성적을 보면 4기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가 1 차 치료로 면역 항암제 병용 치료 시 생존 기간이 기존 10.6개월에서 22개월로 2배 증가했고, 2년간 면역 항암제 1차 치료를 끝낸 환자의 80.4%가 4년간 생존했다. 국내 폐암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상 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 이 폐암의 경우 정밀 타격하는 표적 치료 제가 효과를 보인다. 1세대 ‘이레사(성분 명 게피티닙)’ ‘타쎄바(엘로티닙)’, 2세대 ‘지오트립(아파티닙)’ ‘비짐프로(다코미 티닙)’, 3세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렉 라자(레이저티닙)’ 등이 있다. 안진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 과 교수는 “3세대 표적 치료제가 나와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 중앙값(median OS)이 4년 정도 로 크게 늘었다”고 했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량이 너무 많다면 자궁에 혹이 생긴 자궁근종을 의심해봐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져 있다. 이런 이유로 에스트로겐 분비 가 활발한 가임기 여성이나 초경이 빠 를수록 자궁근종 위험이 증가한다. 반 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기 에는 발생 위험이 줄고, 근종 크기도 줄 어든다. 또한 에스트로겐 함유 피임약 복용, 폐경 여성의 호르몬제 복용, 과체중 및 비만 여성은 자궁근종이 생길 위험이 3

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궁근종은 발생 위치에 따라 △근 층 내 근종(자궁 근육층에서 발생) △장 막하 근종(자궁 바깥쪽 점막에서 발생) △점막하 근종(자궁 안쪽에 발생) △유 경성 근종(자궁 바깥쪽으로 줄기를 형 성해 매달린 듯 발생) 등으로 나뉜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무증상이고 3분 의 1 정도만 월경 과다 등의 증상이 나타 난다. 이재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 과 교수는 “월경 과다와 그로 인한 빈혈 등이 제일 흔한 증상이고, 월경 주기가 아닌데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근종 괴사, 염증성 변화 등 으로 인해 급성 통증이나 골반 통증을 일으키기도 하며, 근종에 의한 압박 증 세로 방광이나 요관을 눌러 배뇨 곤란· 빈뇨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단은 우선 골반 진찰을 시행하며,

초음파검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또 한 점막하 자궁근종 진단을 위해서는 생리식염수를 자궁강 내에 주입해가며 초음파검사를 하는 초음파 자궁조영술 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 밖에 컴퓨터단 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를 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자궁근종이 있어도 별 다른 증상이 없으면 정기검진만 받으 면 된다. 한관희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 수는 “자궁근종이 생겼지만 증상이 없 다면 6~12개월에 한 번씩 산부인과에서 정기검진해 근종 크기가 크게 변하지 않 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며 “다만 통증이 나 압박감, 과도한 출혈, 난임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법은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로

우리나라 국민의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 자가 며칠째 하루 7,000명을 넘고 있 고 위중증 환자도 연일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중에 확진자 1만 명, 다음 달에는 2만 명에 도달할 것으 로 예측할 정도로 증가세가 심각하다. 이 때문에 병원도 난리다. 코로나19 위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전담 중환자 실과 병실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기 때 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병원의 인적· 물적 자원을 떼어 코로나19 감염 환자 에게 제공해야 하기에 심장·뇌혈관 질 환 같은 다른 중증 질환자를 집중 치 료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전체 의료 시스템이 휘청거린다’는 30

일선 의사들의 걱정은 결코 엄살이 아 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위중증 환자 를 위해 중환자실과 병실을 따로 남겨 둘 수밖에 없으니 웬만한 환자는 가 정에서 치료를 해야 한다. 바로 재택 치료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이지만 의사 눈으로 볼 때 말이 좋아 재택 치 료지 그냥 집에서 지내는 것이나 마찬 가지다. 병이 저절로 회복되면 다행이 지만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맞 을 수도 있다. 의료인이 환자 상태를 상세히 살펴보고 돌봐 주지 못해 응급 사태에 대비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도구 는 체온계와 산소 포화도 측정기뿐인 데 그나마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위 험성이 큰 고령인은 이에 익숙하지 않 아 상태가 극도로 악화되기 전에 알아 챌 방법이 없다.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서울의료원 코 로나19 재택 환자 전담 응급센터로 이송하고 있다. 뉴스1

그런데 우리는 이미 이런 상황에 적 절하고 충분하게 대처할 수 있는 도 구가 마련돼 있다. 바로 ‘원격 모니터 링’이다. 환자와 멀리 떨어져 있는 모니 터링 센터에서 혈압·체온·호흡 수·산소 포화도 등 환자의 바이털 사인은 물 론, 가장 중요한 심전도를 실시간 모 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가 이미 갖춰져 있다. 국내 병원 내에서는 ‘텔레모니터링’ 이란 이름으로 원격 모니터링이 이미

시행 중이다. 병원 밖에서는 강원 원 주시에서 원격 모니터링을 시험적으 로 시행한 뒤 규제만 풀리기를 기다리 고 있다. 통신기술 발달로 어느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관리할 수 있다. 원격 모니 터링을 시행하는 초기 비용은 들겠지 만 우리 사회가 감당 못 할 정도는 아 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들 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한 번 상상 해 보라. 환자를 원격 모니터링하다가 경고 신호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으 로 이송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게 한다 면 한계에 도달한 중환자실과 의료 자원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부산의 60대 남성이 코로나 19 확진 후 재택 치료 대상자로 분류 돼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한 웨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0 만성 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우리 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다수가 심 장 질환(2위), 뇌혈관 질환(4위), 고 혈압 관련 질환(10위) 등 혈관 질 환이 차지했다. 최근 고령화와 서 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혈관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스텐트’가 널리 알 려졌다. 스텐트는 좁아진 혈관·위장관·담 도 등에 사용해 내경을 유지하고 혈 액·체액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의료 기기다. 가느다란 튜브 모양의 금속 선 그물망 형태다. 이 중 특히 관상 동맥용 스텐트는 심장근육으로 피 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좁아진 부 분을 넓혀서 협심증·심근경색·심장 마비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스텐트.

나뉜다. 약물 치료는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효능제(GnRH agonist)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자궁근종에 의한 월 경 과다를 조절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 자궁 내 피임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수술 치료는 크게 자궁근종절제술 과 자궁절제술이 있다. 자궁동맥색전 술,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 자궁근 종 동결용해술, 고강도 초음파 집속 술(HIFU·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e)로 치료하기도 한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 수는 “자궁근종이 자궁 내막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한데, 근종이 자궁 내 막에 붙어 있거나, 자궁 내막을 누르고 있거나, 자궁 내막 아래로 튀어나와 있 다면 크기가 작아도 생리 양이 상당히 늘어나므로 이럴 때에는 반드시 수술해 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코로나 재택 치료, 해법은‘원격 모니터링’ 헬스 프리즘

‘관상동맥 스텐트’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40대인데 생리량 많아지고 통증 심하다면$ 혹시 자궁근종?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이 40대 여성에 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건강 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6~2020 년 자궁근종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 현 황을 파악한 결과다. 자궁근종 질환의 연령대별 진료 인 원 구성비(2020년 기준)를 살펴보면, 전 체 진료 인원(51만5,000명) 가운데 40 대가 37.5%(19만3,000명)로 가장 많았 고, 50대가 32.1%(16만5,000명), 30대가 16.0%(8만2,000명)의 순이었다. 자궁근종 환자는 2016년 34만3,000 명에서 2020년 51만5,000명으로 17 만2,000명이 늘어나 연평균 10.7% 증 가했다. 자궁근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

좁아진 혈관 넓혀 심장 다시 뛰게 하는

어러블 심전계를 함께 제공받아 사용 하고 있었다. 이 환자에서 보건복지부 과제로 체온·산소 포화도뿐만 아니라 심전도·혈당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던 중 고신대병원에서 이상 소견을 조기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해 호전 된 일이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위중증 환자가 금세 줄어들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병 상은 계속 부족할 것이다. 이로 인해 사 회·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부담이 될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위험도가 낮 은 환자에게 믿을 만 하고 안전한 재택 치 료법을 제공해야 한 다. 원격 모니터링이 바로 그 해법이고 도 입을 더 이상 주저해 선 안 된다. 노태호 가톨릭대 명예교수 (노태호바오로내과 원장)

게티이미지뱅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상동맥용 스텐트를 혈관 내에 이식했을 때 안 전성, 혈관 확장 후 지탱하는 힘과 같은 성능을 검토하고, 새로운 원재 료를 사용한 경우나 스텐트에 약물 을 발랐을 경우에 임상시험 자료를 검토한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관 상동맥용 스텐트는 42건으로, 대부 분 부식저항력이 강한 코발트-크 롬 합금과 스테인리스로 제작된다. 시술 후 스텐트 내부로 혈관 세포 가 성장하지 못하도록 ‘시롤리무스’ ‘에베로리무스’ 등 면역 억제제 의약 품을 스텐트 표면에 코팅한 제품 도 있다. 스텐트 시술을 받았더라도 그것 이 심장 질환의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병 원을 방문해 의사 진료를 받고 약물 치료 등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시술 환자는 스텐트가 막혀 치명 적인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처 방에 따라 일정 기간 또는 계속 항 혈소판제를 적절히 복용해야 하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을 지속 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상 반응 이 발생하면 즉시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처방에 따라 적당한 운동, 식 이요법, 약물 치료를 꾸준히 병행해 야 한다. 앞으로 혈관 질환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스텐트 사용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 로 보인다. 만약 스텐트를 시술받으 면 꾸준하고 올바른 관리가 필요하 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이원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심혈영상기기과장


B28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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