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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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87호

2022년 2월 4일 금요일

“호주의 ‘유학생 일용품 취급’ 정책.. 이젠 중단되어야 ” 남호주대 낸시 아서 연구처장 “팬데믹 계기 제도 개선” 촉구 “비자 불확실성도 문제, 투자해야 호주에 남아” 2년간 호주 유학 반토막.. 캐나다·영국·미국 급증

팬데믹과 국경봉쇄의 여파로 호주 유학생의 수가 반토막이 난 작금의 상 황에서 호주가 유학생에 투자하지 않 으면 미래의 시민과 숙련 기술자를 잃 을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의 경고가 나 왔다. 낸시 아서(Nancy Arther) 남호주대 연구처장(dean of research)은 “팬데 믹 2년 동안 호주 유학생의 수가 절반 으로 줄어들었다. 이를 계기로 호주 경 제와 사회에서 유학생이 차지하고 있 던 중요한 위치가 확인됐다”고 지적했 다. 팬데믹 시작 전인 2019년 기준으로 외국인 유학생은 호주 경제에 403억 달 러를 기여했고 약 25만 개의 국제 교육 분야에서 일자리를 지원했다. 지역사회와 기업체들은 유학생의 소 비력과 그들이 제공한 노동력이 그리 웠다. 호주는 국내 노동력만으로 인력난을 절대 해소하지 못했다. 정부는 유학생

의 근로시간 제한을 풀고 학생비자 신 청비를 환급해주는 단기 유인책을 내 놓기도 했다. 상황이 바뀌면 종전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이 초래한 입학, 국경봉쇄, 검 역 요건 등에 대한 혼란과 불확실성은 예비 유학생이나 졸업생의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서 연구처장은 “유학생들은 고등 교육을 받고 기술을 갖춘 졸업생들을 구하는 다른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 일 부는 이미 캐나다처럼 국경이 개방된 국가들로 넘어갔다”고 지적하고 “이 국가들은 취업 비자로의 전환에 대한 복잡성은 덜고, 확실성은 키워서 (유학 생에게) 양질의 국제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첼 연구소(Mitchell Institute)의 국가별 신규 학생 비자 발급 통계를 보 면, 2020년 9월부터 캐나다, 미국, 영 국의 유학생 숫자가 급상승했지만 호 주의 유학생 숫자는 꾸준히 감소했다.

5개 영어권국가 유학생 현황

여러 선진국들이 인재를 유치하려는 흐름은 외국인이 교육, 취업, 영구 이 주를 위해 어느 나라를 선택할지에 대 한 기회를 늘리고 있다. 아서 연구처장은 “호주를 포함한 많 은 국가가 낮은 출산율, 팬데믹에 의한 이민 감소, 숙련 기술자 부족을 해소하 기 위해 유능한 졸업생 유치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외국인 유학생은 선호되는 이민자 그룹”이라고 설명했 다. 하지만 그는 “(호주에서) 유학생 들은 대학교육과 노동시장의 일용품

호주 해외관광객 전면 개방.. 언제쯤일까? 모리슨 총리 “조심스럽게 낙관” 불구 일정 제시 못해

작년 11월 1일부터 해외거주 호주인들의 귀국이 허용됐다.

“병원 대처 상태가 관건, 부활절 이전 희망” 거의 2년동안 국경을 꽁꽁 걸어 잠궜던 호주가 언제부터 외국인들 의 여행 규제를 없애고 자유 방문을 허용할까? 스콧 모리슨 총리는 1일 캔버라 내셔날프레스클럽(NPC) 초청 연 설에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cautiously optimistic)”고 말하 면서도 일정을 공개하지 못했다. 또 종전처럼 백신 접종률 80% 이상 등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부활절(4월15-18일) 훨씬 이전(well before Easter) 가 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번엔

투데이 한호일보

“규제 없는 자유 여행이 재개될 경 우, 병원(특히 중환자실)에 어떤 영 향을 줄지를 보건 당국이 예측해달 라고 요구했다. 빠르게 안전하게 개 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은 병원의 대처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 위주로 답변했다. 지난 1월31일 앨런 조이스(Alan Joyce) 콴타스 그룹 CEO는 “호주 의 현행 국경통제는 이치에 맞지 않 는다. 해외 입국자 감염보다 국내 감염이 훨씬 많은 상황에서 호주인 들의 출입국은 허용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이 금지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하 며 국경통제 규정 변경을 촉구했다. 호주는 작년 말부터 해외 거주 호 주인들의 귀국과 뉴질랜드, 싱가포 르, 한국, 일본 방문자의 입국을 허 용했다. 인력 부족난이 심각해지자 유학생과 기술이민자, 워킹홀리데 이비자 소지자 들의 입국을 권장하 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지금까지 (국경 통제 이후 개방 정책은) 매우 성공 적인 개방이었다. 다음 단계는 완 전 개방일 것인데 결정 전 병원 대 처 상황을 확신해야 한다. 큰 압박 에도 불구하고 호주는 지금까지 매 우 잘 해왔다. 특히 NSW와 빅토리아에서 오미 크론 감염 확산의 정점을 보면서 이 제 전면 개방 기회를 모색할 시점이 다.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의 ‘조심스런 낙관’이 언제일지에 대해 현재로는 알 길이 없다. 각주/준주 보건 당국은 해외 사례를 참조하면서 완전 개방에 대 비할 것인데 아직은 이에 대해 예상 조차 어렵다. 한편, 제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는 “호주에 있는 뉴질랜드인들은 이 번 달부터 귀국할 수 있을 것이고 관 광객들의 입국은 7월 전에 허용될 것”이라고 3일 발표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특집] 2021년 전기차 판매 3배 급증

2면

[이슈(정치)] 연립 지지율 하락과 5월 총선 향방

4면

[커뮤니티] 이스트우드 한인상권 ‘코리아타운’ 지정 추진 6면 [부동산] 멜번 단독 중간가격 100만불 넘었다

9면

[인터뷰] 브리짓 사크 스트라스필드보선 자유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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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버리는 의류, 패션 환경공해 문제 심각

21면

(commodities) 취급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팬데믹 초반 스 콧 모리슨 총리는 잡키퍼를 제공하면 서 유학생들은 당연히 제외했고 이들 에게 서둘러 귀국을 종용했다. 이제는 부분적 유인책으로 호주 입국을 희망 하고 있다.

2년동안 유학생 체류 현황

요동치는 이민정책도 유학생이 호주 를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서 연구처장은 “유학생이 호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호주 경제와 사회에 그들의 많은 기여를 인정하고 그들의 잠재력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내외에서 학생, 피고용인, 미래의 동 료로서 그들을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모리슨 정부가 3월 중 발표한 2022년도 예산안에서 긍정 적인 유학생 정책을 포함할 지 확실하 지 않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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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2021년 전기차 2만4천여대 판매.. 전년대비 3배 이상 급증 호주 주요 8개대협의체(Go8) ‘해외 학위 인정 글로벌협약’ 비준 촉구 “이민자들 자격 보다 낮은 직업 선택 빈번” 호주 학위 해외 인정 ‘윈윈 효과’ 기대 테슬라 모델3

MG ZS SUV

‘테슬라 모델3’ 1만5천여대 1위, 중국 MG ZS SUV 1388대 2위 호주 신차 시장 점유율 2.39%, 다른 선진국 15-25% 1일 발표된 전기차협회(Electric Vehicle Council: EVC) 통계에 따 르면 2021년 호주에서 2만4,078대의 전기차(EVs)가 판매됐다. 전기차에 는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전기차(battery and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s)가 모두 포함됐다. 2020년 판매 대수 6,900대보다 3 배 이상 많이 팔렸다. 주별로는 NSW 7,430대, 빅토리아 6,396대였고 ACT 준주는 거의 1천대 판매에 육박 했다. 지난해 팔린 신차 중 전기차는 2.39%를 점유했다. 2020년 점유율 은 0.78%였다. 다른 나라 점유율 15∼25%과 비교하면 호주는 여전히 전기차 후발 주자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 신장에는 주정 부의 환급, 할인 경쟁, 가격 하락세 가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중 테슬라가 1만5,054대의 모델 쓰리 (Model 3s) 판매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호주에서 팔린 5만 달러 미 만 전기차 모델로 중국산 MG ZS SUV가 1,388대 판매로 2위를, MG HS 모델($46,990)이 4위를 차지했 다. 그 외 미쓰비시 아웃랜더(Mitsubishi Outlander), 현대 아이오닉 (Hyundai Ioniq), 닛산 리프 (Nissan Leaf), 미니 쿠퍼(Mini Cooper) 모델이 톱 10에 들었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 는 640만대로 전년 대비 26% 급증했 다. 중국이 전체에서 12%를 점유했 다. 북미와 유럽도 판매가 증가한 반 면 일본은 부진했다. 전기차협회의 베이야드 자파리 (Behyad Jafari) CEO는 “호주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에 인센티브가 없고 연료효율성 표준이 빈약(poor fuel efficiency standards)하다”라고 지 적하고 “연방 정부가 전기차 환급제 도(EV rebates)를 도입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많 은 운전자들이 전기차 구매 옵션을 검 토 중인데 연방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있으면 결정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 망했다. 자파리 CEO는 “다른 선진국 들처럼 호주 정부도 연료-효율성 표 준에 따른 환급 정책을 도입해야하며 호주는 반드시 전기차의 리더가 되어 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공급과 지원책에서 모리슨 정부는 미온적인 대응으로 비난을 받 아왔다. 그러나 앵거스 테일러 산업, 에너지, 배출감축 장관은 “호주인들 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구매로 옵션 을 변경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과 도 시권에 필요한 충전 인프라스트럭쳐 투자로 이같은 변경을 권장 중이다. 호주의 자유무역협정 확대로 국내 최 상위 판매 5개 모델 중 4개는 수입 관 세(import tariffs)가 면제돼 운전자 들의 부담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디젤과 휘발류 연소 차량을 점진적 으로 퇴출할 계획인 유럽은 2030년부 터 신차 시장의 100%를 전기차 판매 로 계획하고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파리에서 열린 2019년 유네스코 총회

호주 주요 8개대학협의체(Group of Eight universities: Go8)가 연 방 의회의 국제조약 상임위원회 (joint standing committee on treaties)에 제출한 건의서에서 연 방 정부에게 ‘대학교육 관련 자격 인정 글로벌 협약 (Global Convention on the Recognition of Qualifications concerning Higher Education)’의 비준을 촉 구했다. Go8는 “이 조약에 비준하면 기술 이민자들은 해외 대학 학위/자격증 을 호주에서 보다 쉽게 인정받을 것 이다. 또한 호주에서 공부하는 외국 인 유학생들에게 호주 취득 학위를 다른 나라에서 쉽게 인정받을 것이 라는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비준 촉구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이민자들이 종종 그들의 기 술 수준보다 훨씬 낮은 직업을 선택 한다고 블룸버그가 지적한 바 있다. 호주에서 해외 학위나 자격증을 제 대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9년 유네스코(UNESCO: 유 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서명 국 가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으 로 학위를 상호 평가하는 글로벌 조약(Global Convention on the Recognition of Qualifications concerning Higher Education) 을 채택했다. 유엔 조약은 세계의 대학교들 사이에서 국제협력 증진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노르웨이 가 2020년 5월 첫 비준국이 됐다. 국제적으로 500만명 이상의 유학 생들이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다. 지난 20년 사이 이 숫자가 거의 3배 급증했다. Go8는 “현재 호주 의료 인력의 30%와 많은 엔지니어들이 해외에 서 훈련 받은 전문직이다. 팬데믹 이전 약 1만6천명에서 2만명의 엔 지니어들이 매년 호주에 임시 또는 영주권 비자로 입국했다. 유학생들 이 호주 대학 엔지니어 졸업생 중 절반 이상을 점유한다.”고 밝히고 “기술이민자들의 해외 학위가 호주

에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 조약 비준이 그 중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호주통계국(ABS)에 따르면 지난 10년동안 호주에 입국한 이민자의 약 70%가 호주 도착 전 대학 학위 를 취득했다. 80%가 학사 이상 학 위를 소지한 고학력자다. 전공분야별로 관리(경영) 및 경제 25%, 엔지니어링 관련 테크놀로지 19%, 보건/의료 12%, 정보 테크놀 로지(IT) 12% 순이다. 72%는 현재 직업에서 전공 학위 를 사용 중이다. 90%가 이민 전 자 격/학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조사됐 다. 최근 이민자들 중 35%는 호주 에서 대학 공부를 한 학생들이다. 그러나 최근 애들레이드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기술이민프로그 램 중 많은 최근 이민자들은 그들이 기대했던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남호주 거주 기술이민자 1700명 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3% 는 “그들의 기술과 능력을 활용하 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밝혀 졌다. 44%는 비자 신청 당시와 다 른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의 기술이민 프로그램에서 상당한 불균형(mismatch)이 있으며 이는 국가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큰 자원 낭비인 셈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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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정 치 )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5월 총선 향방 ‘3월 연방예산안’에 크게 좌우될 것” 〈뉴스폴〉 정당별 우선 지지율 41:34 노동당 우세 자유-국민 연립, 모리슨 지지율 동반 추락 총리 업무수행 불만족 58%, 만족 39%.. 2020년 2월 이후 최악 실업률 개선 등 경제, 안보 이슈로 반전 모색 예상

5월 총선이 있는 2022년 초반 스콧 모 리슨 총리의 새해 첫 출발이 불안하다. 노 동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 고 총리의 업무 수행 만족도는 급격히 떨 어졌다. 호주 여론조사 기관들의 1월 조사 결과 는 정부 여당에 여론지형이 불리하게 형 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스폴의 1월 25-28일 여론조사(1,500 명 대상) 결과, 양당 선호도에서 자유-국 민 연립이 44% 대 56%로 노동당에 크 게 뒤졌다. 2018년 9월 조사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모리슨 총리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 정 평가는 39%(-11%), 부정 평가는 58%(+6%)로 마이너스 19%를 기록했 다. 2020년 1월 이후 최악의 여론조사

결과다. 앤소니 알바니 즈 야당대표의 만족도 는 43%(+4%), 불만족 43%(-2%)로 넷 제로 수 준이다. 총리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 에서는 여전히 모리슨 총 리가 앞섰지만 알바니즈 야당대표와 격차가 작년 12월 9%(45:36) 우위에 서 불과 2%(43:41)로 좁 혀졌다. 다자 구도(정당별 1차 지 지율)에서 노동당 지지율은 41%로 3% 올 라 34%로 떨어진 자유-국민 연립에 승기 를 잡았다. 연립의 이같은 지지율 추락은 말콤 턴불 총리 퇴출 사태를 초래한 2018년 9월 당권 분쟁 이후 최하 수준이다. 녹색당은 11%로 1% 상승했고 폴린 핸 슨의 원내이션은 3%로 변동이 없었다. 기타 군소 정당 및 무소속 지지율은 11% 로 2% 하락했다. 만약 이 여론조사 결과가 총선에 그대 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151석의 하원 의석 중 25석의 당락이 변경되면서 노동 당이 94석, 자유-국민 연립이 51석을 차 지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다. 노동 당이 과반을 넘어 전체 의석수의 약 3분 의 2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리슨 정부는 12월 말과 1월 초에 지

지율이 회복되기를 바랐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 공급망 붕괴, 신속항원검사 부족, 해외 여행 확대 지연, 조코비치 비 자취소(강제 출국) 파문 등이 악재로 작 용했다. 뉴스폴 조사는 1월에 전국 여론조사 를 실시한 리졸브 스트라티직(Resolve Strategic), 로이 모건(Roy Morgan), 이센셜 리서치(Esential Research)와 비교해 모리슨 총리 또는 정부 여당에 대 한 지지율이 다소 낮게 잡혔다. 정부와 야당의 고위인사들은 뉴스폴 전국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구의 여론 지 형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다만 노동당 의원들은 총리의 지지율 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반기고 있다. 총리 선호도에서 앤소니 알바니즈 야 당 대표는 모리슨 총리를 앞서지는 못 했지만 2% 차이로 가까이 따라잡았다. 2021년 초에는 40%까지 차이가 벌어졌 었다. 한편,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 관은 “오미크론 변이나 신속항원검사와 같은 사안은 총선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 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채 널나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가 선 거일에 이야기할 쟁점들은 오늘 아침에 얘기할 쟁점들과 매우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유권자의 시선을 경기 회복, 실업률 하락 등 여당에 유리한 주 제로 신속히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다. “5월 총선이 3월 연방 예산안에 달려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예산은 당연 히 총선 대비용으로 편성될 것이다. 모리 슨 총리에게 불리해진 여론을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반전 기회일 수 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팬데믹 극복, 경제 회복.. 누가 더 나을까?

뉴스폴의 주요 이슈별 유권자 반응

유권자 33% 노동당, 32% 연립 ‘팽팽’ 구도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 며 경제를 회복하는데 집권 자유-국민 연립과 야당(노동 당) 중 어느 정당이 더 나은 지에 대한 질문에 유권자들의 33%가 알바니즈와 노동당을, 32%는 모리슨과 연립을 지지 했다. 이 이슈에서 처음으로 노동당이 연립을 앞섰다. 뉴스폴 여론조사에서 유권 자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 제 회복(38%), 고용 창출과 경 제 성장(26%), 기후변화 대응

(21%), 아태지역에서 중국 위 협 대처(10%) 순이었다. 호주에서 연일 수만명의 감 염자가 나오면서 코로나(오미 크론) 확산에 대한 걱정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퀸즐 랜드 유권자들은 38%가 누 구를 찍을지 결정하는데 코 로나 사태가 가장 중요한 이 슈(most pressing issue)라 고 답변했다. NSW는 35%, 빅토리아는 32%가 같은 답변 을 했다.

보다 나는 경제관리자(better economic manager) 질 문에서 연립(33%)과 노동당 (31%)의 지지율이 대등해져 종전까지 연립의 비교 우위 강 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주 별로 NSW와 퀸즐랜드는 연 립 38%, 노동당 29%였고 빅 토리아는 연립 26%, 노동당 33%였다. 기후변화 정책에서는 예상 대로 유권자의 41%가 노동당 을, 21%만이 연립을 지지했 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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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이스트우드한인상권 ‘코리아타운지구’ 지정 추진 ‘라이드시의회 동의안’ 1월31일 만장일치 통과 한정태 시의원 제안, 송강호 시의원 재청.. 안건 주도 '로우 스트리트 동쪽(Rowe Street East)' 지정 예상 ‘준비위원회’ 발족, 6월말 계획 보고 예정

【1월31일 통과된 동의안 전문】 제안: 한정태 시의원 재청: 송강호 시의원 로우스트리트 이스트 한인상권에 곧 완공될 주차 빌딩

party)를 구성하도록 결정했다. 준비 위원회는 6월30일까지 마스터플랜과 예산안을 마련해 시의회에 제출할 계 획이다. 이스트우드 한인 상권에는 숙원 사 업인 주차빌딩이 곧 완공될 예정인데 앞으로 ‘코리아타운 지구’로 설정되면 상권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 로 기대된다.

한정태(왼쪽), 송강호 시의원

호주 최대 한인 밀집 지역인 시드니 의 이스트우드 한인상권이 ‘코리아타 운 지구(Koreatown precinct)’로 지 정된다. 라이드 시의회는 1월31일 한국계 인 한정태 시의원(Councillor Daniel Han, 자유당)이 제안한 이 동의 안(motion)을 만장일치(12명 시의 원 전원 찬성)로 통과시켰다. 같은 한 국계인 송강호 시의원(Councillor Charles Song)이 재청자로 참여해 두 시의원들이 적극 주도, 협력하는 모습 을 보였다. 한 시의원은 제안 발언에서 “이스 트우드 전철역 앞 로우 스트리트 동쪽 (Rowe street Eastern side) 상가 지 역은 지난 20여년동안 한인 업소가 급

증했다. 이곳의 소규모 비즈니스 중 한 국계 업소가 약 90%를 차지한다. 이 지역은 비공식적으로 이미 ‘코리안 사 이드(Korean side)’로 불리고 있다. 이 동의안은 자유당의 시의회 선거 공 약 중 하나로 가능한 빨리 제안하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시의회에 제출된 동의안의 취지는 “수십년동안 한인 업소들의 창업으 로 지역 상권이 발전해 온 것을 인정 하면서 로우 스트리트 이스트(Rowe Street East)를 ‘코리아타운 지구’로 설정해 이스트우드의 발전을 증진하 자는 것”이다. 라이드 카운슬은 이를 위해 한정태 시의원이 위원장, 송강호 시의원이 부 위원장을 맡는 준비위원회(working

라이드 지역신문 TWT의 ‘코리아타운 명칭 관련’ 보도

라이드 카운슬(12명 시의원)에 2명 의 한국계 시의원이 당선되면서 참신 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편, 지역 신문인 TWT(더 위클 리 타임즈)는 2일 ‘라이드시의회 깜 짝 동의안: 이스트우드센터 코리아타 운 개칭 예정(Ryde “이스트우드센터 코리아타운 개칭 추진” Council Surprise move: Eastwood 지역신문 보도 오해 소지 남겨 Centre to be Re“로우스트리트 서쪽이 이스트우드센터” named Korea Town!)’이란 제목 이스트우드 한인상우회의 한 관계 으로 이 소식을 전했는데 제목부터 오 자는 “새 시의회가 출범하면서 활발한 해의 소지를 주고 있다. ‘로우스트리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인 상권 트 이스트’를 이스트우드 센터로 보 지역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는 아 도했기 때문이다. 은행과 쇼핑센터 등 이디어가 빠르게 추진됐다. 상권 활성 더 많은 업소들이 몰려있는 이스트우 화를 위해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환영 드 플라자 인근의 로우스트리트 서쪽 했다. 상권을 ‘이스트우드 센터’로 인식하는 한정태 시의원은 2일 한인상우회 회 것이 이곳에서는 상식이다. 원들의 공동 카톡방에 “선거 공약을 한인 업소가 많은 기찻길 건너 로우 빨리 행동에 옮길 수 있어 감사할 따름 스트리트 이스트 지역은 흔히 ‘코리안 이다.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큰 의 사이드’로 불려왔다. 따라서 ‘이스트 미가 있다. 그동안 주차문제와 코로나 우드 센터를 코리아타운으로 개명할 사태의 영향으로 힘들었던 이스트우 계획’이라는 보도는 충분히 오해를 살 드 상권이 여러 계기로 꼭 다시 힘차게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a) 라이드카운슬은 다음 사 항을 인정한다: * 이스트우드의 로우스트리 트 동쪽은 한인 업소의 집중 으로 시드니에서 가장 크고 가장 뚜렷한 한국적 문화 배 경의 상권으로 오랫동안 인 정받아 왔다. * 호주 한인 커뮤니티는 호 주, NSW와 라이드시의 경 제 및 문화적 번영에 상당히 기여했다. * 지구 설정은 라이드 경제 에 상당히 기여하고 모든 배 경의 호주인들의 화합과 문 화교류 증진을 도울 것이다. (b) 카운슬은 이스트우드 비 즈니스 커뮤니티, 주민들, 다 른 관계자들과 함께 준비위원 회를 구성한다. 이 준비위원회 의 위원장은 한정태 시의원, 부 위원장은 송강호 시의원이 맡 는다. (i) 이스트우드 로우스트리트 동쪽에 ‘코리아타운’ 지구의 경계를 설정한다. (ii) 지구 설정 후 눈에 띄는 코리아타운 지구를 만들기위

한 표지판, 경계 설정, 동판 과 다른 시설 공사를 위한 마 스터플랜을 개발한다. (iii) 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로우 스트리트 동쪽의 길거 리 모습 옵션, 교통 흐름 등 을 추가 조사하기 위해 마스 터플랜에 대한 커뮤니티 의 견을 수렴한다. (iv) 현행 조달 계획의 일환 으로 2022년 6월 30일까지 적절한 예산안을 마련해 시 의회가 검토하도록 한다. (v) NSW 지리적 명칭위원 회(Geographical Names Board)에 코리아타운 명칭 을 등록하고 카운슬에 결과 를 보고한다. (vi) 프로젝트를 완공하면서 준비위원회와 함께 과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초 청장을 보내 코리아타운 공 식 런칭을 준비한다. (c) 라이드시의회는 행정총 국장(General Manager)에게 이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준비 위원회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 하도록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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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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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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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Property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멜번, 단독 중간 가격 100만불 돌파 시드니 139만불, 브리즈번 81만불 1월 전국 집값 1.1% 올라, 브리즈번 2.5% 작년말 잠깐 주춤했던 호주 주도의 주택 가격이 올해 1월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어로직(CoreLogic)의 자료에 따 르면, 지난 1월까지 12개월 동안 전 국 부동산 가치는 22.4% 껑충 뛰었다.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 다. 현재 호주의 단독주택 중간 가격 (median house prices)은 2021년 초 보다 약 13만 달러 더 높다. 올해 첫 달에 전국 주택 및 아파트 가 격은 1.1% 상승했다. 작년 말 시드니 와 멜번의 부동산 가치는 하락하는 양 상을 보였었다. 멜번의 단독주택 중간가격은 한 달 간 0.5% 올라 100만 2,464달러를 기록 해 처음으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대신 아파트 중간 가격은 0.4% 하락한 62만 4,158달러로 집계됐다. 시드니의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1월 에 0.8% 오른 138만 9,948달러다. 아 파트 중간 가격은 83만 7,640달러로 0.1% 올랐다. 브리즈번 주택 시장이 강세를 보였 다. 1월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80만 9,813달러로 2.5%나 올랐다. 전국에 서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퀸즐 랜드주 주도의 주택 가격은 1년 동안 32.3% 폭등했다. 캔버라에서는 2개월 연속으로 단독 주택 중간 가격이 100만 달러 선을 유 지했다. 한 달 동안 1.8% 상승한 중간 가격은 103만 2,331달러다. 애들레이드의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2.3% 오른 63만 6,853달러다.

매입 필요한 20% 계약금도 껑충 ▲

시드니 1년새 21만 → 30만4천불 급증

주도별 단독주택 중간 가격. 2022년 1월. 코어로직 통계

코어로직의 팀 로리스(Tim Lawless) 연구 책임자는 “주택시장이 지난 해 말에 우리가 본 것과 비슷한 흐름으 로 2022년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가치는 여전히 폭넓게 상 승하고 있지만 2021년 초만큼 빨리 오 르는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 부양책의 축소, 구 매 여력 악화,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 상승세, 그리고 최근에는 약간의 신용 조건 강화와 지난해 마지막 분기의 매 물 급증이 성장 여건을 완화했다”고 분 석했다.

지방의 주택가격이 주도보다 많이 올랐다. 1월 한 달간 1.8%, 분기 동 안 6.3% 상승했다. 주도의 경우, 1월 0.8%, 지난 3개월 동안 2.6% 올랐다. 지난 12개월 동안, NSW의 지방 단 독주택 중간 가격은 31% 뛰었다. 타즈 마니아는 29.7%, 퀸즐랜드는 26.1%, 빅토리아 지방은 23.8% 상승했다. 팬데믹 기간에 단독주택 수요가 늘 고 주거 밀도가 낮아지면서 단독주택 중간 가격과 아파트 중간 가격의 격차 는 28.3%로 크게 벌어졌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금융권도 초개인화 시대.. ‘자동차 핀테크’ 약진 드라이바(Driva), 30여개 대출 사전 승인 서비스 제공 “소비자와 딜러 모두 이익” 활성화 예상 코로나 팬데믹이 자동차 시장의 판 도를 흔들면서 차 핀데크 시장이 부상 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에 수요가 올랐던 자동 차 시장을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한 번 더 달궜다. 신차 공급의 부족이 만 든 공백을 중고차 시장이 메우고 있다. 무디 분석(Moody’s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가격은 21% 폭 등했다. 팬데믹 이전에 비해 중고차 가 격이 36% 급등했다는 보고도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공급이 충분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2022년 중반까 지는 중고차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으 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소비자들의 자

동차 구매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도 록 유인했다. 핀테크들은 데이터 분석, 간소한 절차, 맞춤화된 서비스로 시장 을 공략하고 있다. ‘드라이바’(Driva)는 초개인화 융자 매칭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대출 경험 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자동차 핀테크 다. 자동차 구매 희망자들은 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30개 이상의 호주 대출 업체로부터 대출 사전 승인(pre-approved loans)을 받을 수 있다. 드라이바의 AI 알고리즘은 은행 명 세서, 국세청(ATO), 퇴직연금 기금 등 의 자료를 분석하여 소비자 개인에게 완전히 최적화된 융자 옵션을 제공한

다. 드라이바가 이렇게 제안한 옵션의 이자율은 대출 과정 중간에 변경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대출업체는 신용평 가를 완료한 후 종종 이율을 상향 조 정해 이용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즉, 소비자는 드라이바에서 여러 대 출업체가 제안하는 융자 옵션을 정확 하게 비교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는 수천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 릴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과 비교의 폭

이 넓어지고, 보다 합리적인 거래를 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딜러에게는 융자로 판매되는 자동차 의 비율인 금융 침투율(finance penetration)을 높여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호주에서는 신차의 90%가 융자를 끼고 판매된다. 그런데 딜러들은 그동 안 판매량의 30%만 융자를 통해 팔아 왔다. 드라이바에 따르면, 금융 솔루션을 이용한 딜러들이 금융 침투율을 50% 이상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드라이바는 자동차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고객에게 더 투명한 금융 서비 스를, 딜러에게 풍부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호주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시드 니. REA 통계에 따르면 단독주택 중간 가격(median house price) 이 150만 달러에 육박했다. 코어로 직 통계로는 139만 달러로 차이를 보인다. 약 1년 전인 2020년 12월 100만 달러였다. 이같은 가격 폭등으로 주택을 매 입하는데 필요한 20% 계약금(de-

저축이 부분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 더라도 주택 매입 희망자들에게 이 같은 계약금 급증은 감당하기 어려 운 상황이다. 집값이 살 수 있는 매입자의 경 제적 여력을 훨씬 넘어서면서 현재 의 집값 폭등 시대에 정부의 인센 티브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캔버라 5만6천불, 호바트·멜번 4만3천불 올라 posit)이 20만9,500달러에서 30만 4,000달러로 불과 1년 사이 10만 달러나 껑충 뛰었다. 시드니 외 다른 주도의 계약금 도 모두 가파르게 상승했다. 캔버 라는 5만6,000달러, 호바트는 4만 3,275달러, 멜번은 4만3,000달러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외 여행 이 거의 불가능했던 이유로 가계

임대비 앙등, 생활비 상승 압박, 저금리 지속으로 저축은 더 어려워 졌다. 더욱이 최근 물가상승은 상 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2021년 휘 발류 6.6% 상승을 필두로 생필품 가격이 3.5%나 올랐다. 공급난 등 요인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올들어 식품비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 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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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3일 호주 코로나 사망자 84명 NSW 38명, 빅토리아 34명, 퀸즐랜드 9명 NSW 2578명 입원 치료 중, 160명 중환자실

주별 사망자 현황

3일 호주 전역에서 코로나 환자 중 84명이 숨졌다. 주별로는 NSW 38명, 빅토리아 34명, 퀸즐랜드 9명 순이다. NSW에서 남성 22명과 여성 16명이 숨져 누적 사망자가 1,489명으로 늘었 다. 연령별로는 50대 2명, 60대 4명, 70 대 9명, 80대 13명, 90대 10명이다. 사

망자의 백신 접종 상태는 3차 접종 3명, 2차 접종 24명, 1차 접종 1명, 미접종 9 명이다. 현재 NSW의 코로나 감염자 중 2,578명이 입원 치료 중인데 160명은 중환자실(ICU)에 있다. 이중 68명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상태다.

3일 NSW의 신규 감염자는 1만 2,632명(PCR 검사 5,485명, 신속항원 검사(RATs) 7,147명)을 기록했다. 누 적 PCR 확진은 83만9,412명이고 1월 13일부터 누적 RAT 양성 반응은 27만 874명으로 집계됐다. 〈주별 신규 감염 현황〉 NSW: 38명 사망, 신규 감염 1만2,632명. 2,578명 입원 치료, 160명 중환자실 빅토리아: 34명 사망, 신규 감염 1만 2,157명. 752명 입원 치료, 82명 중환자실 퀸즐랜드: 9명 사망, 신규 감염 8,643명. 749명 입원 치료, 71명 중환자실 남호주: 1명 사망, 신규 감염 1,583명 226명 입원 치료, 18명 중환자실 타즈마니아: 1명 사망, 신규 감염 656명. 23명 입원 치료, 2명 중환자실 ACT 준주: 신규 감염 529명 노던준주(NT): 1명 사망 서호주: 신규 감염 19명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NSW 학교 방역 마스크·자가검사 지침 교직원과 고등학생 마스크 착용 ‘의무’, 초등학생 ‘권장’ 주 2회 등교 전 RAT 검사 체계 시행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학생과 교직 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마스크 착용 및 신속항원검사(RAT) 검사 방역 수칙이 수립됐다.

우선 고등학생들은 모든 실내 환 경에서 의료용(medical-grade) 마 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가져오지 않거나 분실한 경우, 학교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제

공받을 수 있다. 식사와 운동, 악기 를 연주할 때와 물리적 거리 두기가 가능한 실외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K∼6학년 초등학생은 마스크 착 용이 ‘강력히 권장’(strongly encouraged)되며, 초·고교 교직원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NSW 교육부는 학생과 교직원 대 상으로 개학 후 첫 4주간 주 2회, 등 교 전 RAT 검사 방침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학교에 자가진단 키트를 무료 보급했으며 학교 측에서는 개 학 전 각 가정에 키트를 배포했다. 코로나 감염 증상이 있거나 RAT 결과 양성이 나왔을 경우엔 음성 판 정이 나올 때까지 격리해야 한다. 코로나 감염으로 격리를 마친 학생 과 교직원은 28일간 RAT 검사에서 면제된다. 가정 밀접접촉자 (household close contact)로 분류된 학생은 7 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못말리는 호주인 ‘닭고기 사랑’ 물류난 불구 소비량 ‘육류 중 최고’ 50년간 닭 도축량 5배 껑충, 소 6.6% 감소 “사육자동화, 높은 회복력으로 저렴한 가격 유지 장점” 오미크론 확산으로 발생한 육류파 동 속에서 닭고기의 인기가 재조명되 고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이 빚은 물류 난으로 육류가 몇 주동안 품절 사태를 맞았다가 최근 복구되고 있다. 닭고기 공급 부족으로 일부 KFC 매장은 일시 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호주통계국(ABS) 자료에 따르면 호 주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 3대 육류 중 닭고기의 소비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고기 생산량은 감소했지 만 닭고기는 수십 년간 가파른 성장곡 선을 그렸다. 가축 도축량 도표를 보면 1972년 이후 반세기 동안 소 도축량은 6.6% 감소했지만 닭은 503.9% 증가했다. 양(lamb)은 12%, 돼지는 22.9% 늘 었다.

닭고기 인기가 월등히 높은 원인은 가격에 있다. 닭고기는 1990년대 때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불과 10%가량이 인상됐을 뿐이다. 소고기 와 돼지고기 가격은 동기간 2배 이상 뛰었다. 닭고기가 저렴한 이유는 소와 달리 닭은 성장주기가 짧고 사육환경 조성 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축사환경 모 니터링, 사료 관리 등의 자동화가 가 능하고 병아리가 어른 닭으로 성장하 는 데에 5∼6주밖에 걸리지 않아 생산 이 급감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 또한 육류 중 닭고기는 탄소 배출량 이 가장 적다. 소고기 1kg이 생산하는 탄소량은 닭고기 1kg의 10배에 달한 다. 실험실 배양 쇠고기가 극적인 변화 를 가져오지 않는 한 닭고기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빅토리아, RAT 생산설비 구축.. 연 5천만개 생산 계획 진단 도구 제조사 ‘루모스’와 협력 4월 100만개, 7월 300만개 생산 돌입 예정 빅토리아 주정부가 폭발적인 신속 항원검사(RAT) 진단 키트 수요 대응 을 위한 역내 제조시설 및 혁신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주정부는 호주 의약품 외 제조사 인 루모스 다이어그노스틱스(Lumos Diagnostics)와 의료기기 혁신개발 업체 플래닛 이노베이션(Planet Innovation)과 손을 잡고 빅토리아주 에 RAT 키트 생산 시설과 연구센터 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미 캐나다와 유럽 시장을 대상으 로 RAT 키트를 제조하고 있는 루모 스는 호주 식품의약처(TGA)의 승인 을 받는 즉시 4월부터 월 100만개, 7 월 이후엔 300만개의 RAT 키트를 생 산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풀(full) 가 동에 돌입하는 10월부터는 연간 최대 5,000만개의 키트 생산을 목표로 하 고 있다. 빅토리아 정부는 소비자 수요 충족

을 위해 향후 몇 달간 루모스로부터 수백만 개의 키트를 우선 공급받기로 협의했다. 루모스 생산시설은 RAT 외에도 각 종 전염병과 열대질환, 만성질환, 생 식건강 등에 대한 진단 도구를 제작 할 수 있도록 구축될 예정이다. 게다 가 혁신 허브를 통해 역내 스타트업과 연구개발원,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제품개발 및 생산과정을 지원할 계획 이다. 이번 사업으로 최소 7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빅토리아 정부는 코로나바이 러스 치료법 연구를 가속하기 위해 2 억6,85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2024년까지 남반구 최초의 mRNA 백신 제조시설 설립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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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 인 터 뷰 )

2022년 2월 4일 금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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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필드보선 브리짓 사크 자유당 후보

“이너시티 교통, 주택, 환경이 주요 아젠다” 브리짓 사크 자유당 후보

2일 부재자 투표가 진행된 스트라스필드 타운홀 앞

2년 전 딸 숨진 교통사고 후 인생 바뀌어 20년 금융업 경력.. “충실한 커뮤니티 대변자될 것” “내가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사랑, 관 심, 사고 희생자 가족에 대한 보살핌과 우정, 인류애 등을 돌려주고 싶다. 정치 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 티를 대변하는 성실한 메신저가 되고

자 한다.” 2일 부재자 투표가 진행 중인 스트라 스필드 타운홀에서 만난 브리짓 사크 (Bridget Sakr) 자유당 후보는 커뮤니 티와의 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12일(토) NSW에서 스트라스필드

(Strathfield), 윌로비(Willoughby), 베가(Bega), 모나로(Monaro)의 4개 지역구에서 보궐선거(by-elections) 가 열린다. 4개 보궐선거 중 시드니 북부 윌로비 는 자유당 텃밭이다. 글래디스 베레지 클리안 주총리의 정계 은퇴로 공석이 됐다. NSW 남부의 베가와 모나로는 집권당인 자유당 또는 국민당 후보들 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스트라스필드는 노동당의 조디 맥 케이(Jodi McKay) 의원이 작년 10월 NSW 야당대표를 물러나면서 정계 은 퇴를 발표해 공석이 됐다. 4개 보궐선 거 지역구 중 시드니 이너웨스트인 스 트라스필드만 여야 대결이 치열할 것 으로 예상된다. 한인 상권 밀집 지역인 스트라스필드 보궐선거에서 자유당의 브리젯 사크 후보와 노동당의 제이슨 얏-센 리(Jason Yat-Sen Li) 후보가 경합 중이다. 사크 후보는 2년 전 시드니 북서부 오틀랜드에서 만취한 4WD운전자가 일으킨 대형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윤 화 사망자의 부모다. 당시 아이스크림 을 먹으며 보도를 걷다가 4WD가 길을 덮치면서 4명의 초등학생들이 숨져 큰 충격을 주었다. 한 가족에서 3명의 자

녀들과 이들의 친척인 사크 후보의 딸(베로니크, 당시 11세)이 현장에서 숨졌다. 이 사고를 계기로 사크 후 보는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 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 인 사크는 가해자인 음주운 전 범죄자를 용서하고 그를 위해서도 기도를 하겠다는 말로 사회에 상당한 반향을 남겼다. 20년동안 파이낸스 회사 를 운영했던 사크는 비극적 인 사고 후 회사를 매각한 바로 다음 날 자유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녀 가 오래동안 살고 있는 스트라스필드 의 보궐선거 출마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금융업 사업자였고 주부인 내가 정 계에 뛰어든 것은 어쩜 소명인지도 모 르겠다. 지역구에서 교통안전, 주택개 발과 녹지 확보, 커뮤니티 상권 부흥이 나의 주요 아젠다가 될 것이다.” 사크 후보는 한인들의 근면성과 깊은 신앙심 등을 호평하며 “자주 만나 한인 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서 “내 아 들도 스트라스필드에서 코리안 바비큐 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 중 한 명”이 라고 말했다. 시드니의 집값 앙등과 주택난에 대해 그는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점에서 통제가 불가능하다. 재택근무가 상당 히 보편화됐으니 가격 부담이 덜 한 시 드니 외곽이나 주변 도시에서 집을 마 련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이라고 설 명했다. 그는 오랜 금융 서비스 경험을 토대 로 주의회에 진출하면 주거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정책 개발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한국왕복항공권’ 행운의 주인공은..? 한국관광공사 시드니지사 응모이벤트 진행 1월 29일부터 2월4일까지 설날 맞아 한국 관광 홍보

한국관광공사 시드니지사가 한 인 동포들의 고국방문과 한국 관 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국행 응 모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파 격적으로 한국행(시드니발 인천 행) 이코노미 왕복 항공권을 경품 으로 내 건 이번 이벤트는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2월 1일)을 기

념하며 각종 이벤트도 함 께 진행한다. 웨스트필드 시드니 피 트 스트리트 몰(Westfield Sydney Pitt Street Mall) 입구에 설 치된 행사장 외벽 QR코 드를 통해한국관광공사 시드니지사의 이뉴스레 터 가입 및 항공권 응모 가 가능하다. 점심 시간대 인 정오부터 오후 2시 행 사장에서는 한복을 입은 초롱이 색동이 인형이 이 벤트 응모자와 함께 사진 을 촬영한다. 태극선, 한 복 향낭주머니 만들기 키 트, 킹덤프렌즈 볼펜, 타투스티커 등 소정의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30일(일) 시티의 직장 인과 행인들의 눈길을 끌면서 한 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 홍보와 함 께 태극선, 향낭주머니등을 배포 했다.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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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WEEKLY NEWS 오미크론 타격받은 산업.. NSW 10억불 지원 계획 연매출 5천만불 미만, 1월 40% 손실 대상 2월 중순부터 신청, 예술계 8천만불 지원

매트 킨 NSW 재무장관

NSW 주정부가 “오미크론 감염 확 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본 산업에 게 10억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29 일 발표했다. 연매출(turnover) 5천만 달러 미 만인 기업이 1월 중 매출이 40% 감 소한 경우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자 격 있는 사업체는 2월 중순부터 지원 을 신청할 수 있다. NSW 주정부는 주당 급여(weekly payroll)의 20%, 최대 주당 5천 달러까지 지원할 계획

이다. 신속항원검사(rapid antigen tests) 진단 키트 구매도 지원할 예정 이다. 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예술산업 의 티켓 판매 보장으로 약 8천만 달러 를 지원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수수 료 환불(Small Business Fees and Charges Rebate) 계획은 현행 2천 달러를 3천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 환불 확대에는 신속항원검사 비용 50% 보조가 포함됐다.

매트 킨 NSW 재무장관은 “소상공 인들에게 지난 몇 개월동안 힘든 기간 이었지만 종합적 비즈니스 패키지 지 원으로 위기를 넘기도록 도울 것”이 라고 밝혔다. 도미니크 페로테트 주총리는 “오미 크론 확산기에 산업계가 예상보다 잘 대응하고 있다. 우리가 초기에 회복 한 것처럼 최근 도전도 강력하게 헤 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킨 장관은 “연방 총리와 재무장관 으로부터 재정 지원이 없는 점에 실 망했다. 연방 정부가 옆으로 비켜선 채 남에게 맡기고 있다(stepping aside)”고 비난했다. NSW 야당은 “주정주의 지원 계획 은 너무 늦었고 지원 규모가 너무 작 다(too little, too late)”고 비난했다. 웨스 램버트(Wes Lambert) 호주 식당케이터링연합(Restaurant and Catering Australia) 대표는 “NSW 주정부의 지원금을 환영한다. 연방 정부도 지원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 장했다. 그러나 사이몬 버밍행 연방 예산 장관은 “팬데믹 기간 중 연방 정부 는 NSW 가족과 사업 지원으로 630 억 달러를 이미 지원했다”고 30일 반 박했다. 고직순 기자

노인요양산업 근로자 $800 보너스 준다 2∼5월 최대 $400씩 2차례 지급 모리슨 총리 “팬데믹 위기 속 ‘진정한 영웅’들” 노조 “고질적 저임금, 인력 부족 해결 못 해”

연방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의 취약 부문인 노인요양산업 근로자들에게 최대 $800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1일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지난

2년간 지속된 팬데믹의 진정한 영웅 은 최전방 의료·노인 요양 인력들”이 라며 “이들의 노력과 헌신적인 보살 핌이 없었다면 코로나 대응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너스는 1회 최대 $400씩 2월과 5 월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될 계획이다. 약 2억9,000만 달러 규모의 예산으로 노인요양시설 종사자 23만4,000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여기에는 요양보 호사를 비롯해 식당 및 청소 직원 등 도 포함된다. 지급 금액은 근무시간 에 따라 다르다. 앞서 주거형 노인요양시설의 요양 사들은 팬데믹 초기인 2020년 7월과 8월, 11월 3차례에 걸쳐 $800의 보너 스, 가정 돌봄 요양사는 $600 보너스 를 지급받았다. 이번 정부 발표는 노인 요양 부문 근로자의 임금을 25% 인상해야 한다 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 왔다. 노인요양노동조합(UWUAC) 의 캐롤린 스미스 조합장은 “보너스 방침은 환영하지만, 노인 요양 업계 의 저임금, 인력 부족 등의 고질적 문 제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미흡하다” 홍수정 기자 고 지적했다.

‘신속항원검사’ 키트 폭리 행위 불만 3,900건 접수 도매 가격 $4~$11 불구.. 개당 $20-$30 판매 “약국 1309건, 주유소 781건 편의점/슈퍼마켓 764건” ACCC 발표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ACCC)가 신속항원 검사(rapid antigen tests: RAT) 진 단 키트의 폭리 행위(markup)에 대 해 “하루 평균 121건의 불만을 접수 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경고했다. ACCC의 로드 심스 위원장(Chair Rod Sims)은 “일부에서 여전히 개 당 $20∼$30의 높은 가격에 판매하 고 있다. 이같은 폭리는 정당화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진단 키트의 평균 도매 가격(average wholesale

price)은 $3.82에서 $11.42 사이다. 1월 26일까지 ACCC에 접수된 3,900여건의 불만 중 1,309건이 약 국 관련이고 781건은 주유소, 764건 은 편의점, 담배판매점 또는 슈퍼마 켓 관련이다. 한 예로 개별 IGA 슈퍼 마켓과 BP 주유소 관련 불만이 각각 133건과 72건이었다. 심스 위원장은 “이 이슈와 관련해 공익 차원에서 ACCC는 50개 이상의 공급 회사들에게 경고를 하고 가격을 올린 이유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심한 사례는 관련 위반자들의 명단을

공개해 망신(name-and-shame)을 줄 수 있다. 판매 가격은 반드시 재고 물량과 도매 비용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ACCC는 또 재판매(re-selling), 패키지 분리(package splitting), 미 승인 키트 판매 등에 관한 소비자 고 발 정보를 연방경찰(AFP)과 식약청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패키지 분리 판매는 설명서가 제대로 전달되 지 않기 때문에 불법이다.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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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노조 “맥도널드, 10분 유급 휴게시간 거부” 72개 매장, 350명 직원 ‘권리침해’ 주장.. SDA, 1억불 체불임금 소송 제기 맥도널드 대변인 “올바른 휴게시간 제공” 반박

10분 유급 휴식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에 참여한 맥도널드 직원 조나산 워싱톤

소매유통업근로자연맹(SDA) 노 조는 직원에게 법정 휴게시간을 제 공하지 않은 맥도널드를 상대로 1 억 달러의 체불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ABC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근 로자를 대변하는 SDA는 맥도널드 의 ‘심각한 권리 침해’로 피해를 본 350명의 직원을 위해 소송을 시작 했다. SDA 노조는 맥도널드가 근무 교 대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물 마시 는 시간 등을 휴게시간으로 계산해 직원들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10분

의 휴게시간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피해 사실을 접수했다. 조쉬 피크(Josh Peak) SDA 노 조위원장은 “많은 젊은 근로자들은 프랜차이즈 업체나 맥도날드가 그 들에게 고의로 거짓말을 했다고 생 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처우를 그저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산업 근로기준(Fast Food Award)은 4시간 이상 근무 시 10분, 8시간 이상 근무 시 10분 씩 2회의 유급 휴게시간을 근로자 에게 보장한다. 피크 위원장은 “맥도널드는 호주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용주인데 가 장 취약한 근로자층을 속여왔다”고 비난했다. SDA는 호주 맥도널드 매장의 15%를 소유하고 있는 다국 적 모회사 맥도널드(McDonald’s) 를 상대로 쟁송을 하고 있다. 피크 위원장은 소송에 참여하는 근로자들이 호주 전역의 72개 사업 장에 고용돼 있다고 밝혔다. 맥도널드의 대변인은 “직원들에 게 직장법을 준수하기 위해 올바른 휴게시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 명하고 “우리는 이전의 단체협약 (Enterprise Agreements)과 패 스트푸드산업 근로기준 등 관련 고 용법에 따른 우리의 의무를 매우 유 념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근로자의 권리와 급여를 올바로 받을 수 있도 록 우리 식당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 다”고 ABC에 말했다. 또한 이 대변인은 “현재 (SDA의) 주장은 놀랍기도 하고 실망스럽기 도 하다”며 “우리는 직원들과 그들 이 사업의 성공에 기여하는 큰 공헌 을 높이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연방법원은 아직 공판기일을 확 정하지 않았다. 이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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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2년 2월 4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늙으막이 육아’

“모리슨은 완전 미치광이” 내각 누구의 코멘트일까?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스콧 모리슨 총리의 전임자인 말 콤 턴불 전 총리는 후임자에대해 “모리슨이 내게도 여러 번 거짓말 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상습적 거 짓말쟁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1일(화) 캔버라의 내셔날프레스 클럽(NPC) 초청 연설에서 예상치 않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연 설자는 모리슨 총리였다. 네트워크 텐(채널10) 방송의 피터 반 온셀른 (Peter van Onselen) 정치부장이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전 NSW 주총리와 한 익명의 연방 정부 장 관이 주고받은 텍스트 메시지에서 모리슨에 대해 ‘완전한 미치광이(a complete psycho)’라는 코멘트가 있었다”라고 폭로하며 이에 대해 아는지를 질문했다. 당연히 장내가 술렁댔다. 모리슨 총리는 “그런 텍스트에 대해 모른다”라고 답변했다. 반 온 셀른 기자는 “2년 이상 된 이 메시 지는 여름 산불위기(2019-20년) 때 보낸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이 산 불 위기 때 모리슨 총리는 몰래 가 족과 함께 하와이로 여름휴가를 떠 났다가 국민들의 원성이 커지자 급 거 귀국해 사과를 해야 했다. 미치광이 코멘트와 관련, 자유당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여러 정치인들이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부인 발표가 줄을 이 었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그 런 메시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had no recollection of such messages)”고 1일 부인했다. 이어 마리즈 페인 외교장관, 폴 플레쳐 통신장관, 자유당 중도 계 파의 수장인 사이몬 버밍햄 예산장 관, 린다 레이놀즈 정부서비스 장 관(Government Services Minister), 수잔 리 환경장관, 앤 러스 톤 사회서비스장관 등 베레지클리 안 전 주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연 방 장관들이 “나는 그런 텍스트를 보낸 적 없다”며 모두 부인 행렬에 나섰다. 그렉 헌트 보건장관은 반 온셀른 기자에게 텍스트를 보낸 장관이 누 구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바나 비 조이스 부총리는 2일 탬워스에 서 “누군지 신분이 곧 드러날 것이 니 자진해서 나와 해명하라”고 압 박했다. 갑자기 불거진 ‘텍스트 메시지 누설 파문’은 총선을 앞둔 자유당 내 계보간 알력(factional brawl) 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현 재 NSW 자유당은 여러 연방 지역 구의 공천을 놓고 계보간 다툼이 치 열하다. 한 자유당 중진 의원은 모리슨 총리에 대한 험담 텍스트 누설은 ‘조직화된 공격(an orchestrated hit)’이라고 말했다. 의도된 총리 공격은 모리슨을 총선(5월 예상) 전 총리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기 위 함이다. 유권자들이 모리슨의 리더 십에 대해 신뢰를 상실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모리슨 총리와 자유-국민 연립 여 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뉴 스폴 여론조사 결과 양당 구도에서 노동당이 56:44로 연립을 크게 앞 섰다고 발표됐다. NPC 연설 다음 날(2일) 모리슨 총리는 여러 미디어와 인터뷰를 해 야 했다. 선라이즈(채널 7) 인터뷰 에서 그는 “나에 대한 험담(nasty things about himself)을 듣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말하 면서 베레지클리안 주총리 재임 시 절 그녀와의 관계가 매우 좋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다른 인터뷰에서 베

레지클리안 전 주총리가 모리슨 총 리에대한 텍스트에서 ‘a horrible man(끔찍한 남자)’란 부정적인 코 멘트를 한 것이 드러났다. 2일 경합 지역구 중 하나인 시드 니 서부의 맥쿼리(Macquarie)를 방문한 모리슨 총리는 “문제된 코 멘트를 한 장관은 지금 내각에 없 다는 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누구인 지 조사할 필요가 없다. 총선을 앞 두고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일자 리, 안보, 보건, 복지”라고 말하며 텍스트 파문에서 화제를 돌리려고 노력했다. 자유당 안에서 중도파와 보수파 는 당 노선(정책)과 관련해 오랜 다 툼을 해 왔다. 특히 공천 경쟁이 ‘밥 그릇 싸움’이기 때문에 갈등이 더 욱 커진다. 현재 NSW의 도벨, 파 라마타, 베네롱, 휴즈 지역구에서 자유당 공천이 결정되지 않았다. 이 지역구들은 모리슨 정부가 재집 권하려면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하는 선거구들이다. 총선 전 여러 악재가 계속되고 지 지율이 추락한 상황에서 집권 자유 당은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흔들 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NSW 자유 당내 계보(보수파)의 수장 중 한 명 이자 모리슨 총리의 측근 중 한 명 인 알렉스 호크 이민장관은 “NSW 자유당(지구당)에서 투표로 공천을 결정하든지 아니면 연방 개입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작년 후반 오커스 (AUKUS) 안보네트워크 출범으로 호주의 프랑스 잠수함 계약 파기와 관련한 언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사적으로 주고받 은 텍스트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호 주 미디어에 흘려 공격 수단으로 활 용한 전력이 있다. 자유당 안에서 텍스트 메시지 누설의 부메랑이 이 제 모리슨 총리를 공격하고 있다. ‘모리슨은 완전 또라이’라는 한 전직 연방 장관의 2년 전 텍스트를 미디어에 누설한 것은 NSW 자유 당이 얼마나 혼란상태에 있는지를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호주 정치 도 ‘진흙탕 싸움’을 하면서 팬들(유 권자들)에게 웃음 소재를 주는 가 운데 욕도 먹고 있다. 누가(어쩐 전 직 장관이) 이처럼 용감무쌍한 코 멘트를 현직 총리에게 날렸는지 궁 금해진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Max Han

Jason J. Koh

주소 Suite 103, L1, 5 Rider Boulevard, Rhodes NSW 안내 02 8876 1870 e메일 info@hanhodaily.com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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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집 자 문 김석원, 송기태, 승원홍, 최성호

기집

기자/편집 양다영

디 자 인 실 장 윤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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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

자 자 홍수정, 이용규, 김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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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의 지인들로 부터 코로나에 걸려 격리한다는 소식이 빈번하더니 큰 아들 이 회사에서 확진이 되어 집에서 격리 를 시작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 더니 이틀 후 며느리도 확진 판정이 나 왔다고 하니, 느닷없이 갓 백일을 넘긴 손자를 우리가 떠 안게 되었다. 외출 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 아들은 엄마와 모든 협상(?)을 마치고, 자신들 이 집에서 격리 할 동안, 당분간 갓난 아들을, 최고의 안전지대로 여기는 할 아버지 집으로 피난을 보내기로 한 것 이다. 어느새, 집에는 현관에서부터 잔뜩 아기 용품이, 이삿짐 옮기 듯 실어 나 르다 남겨진 비닐 백과 가방이 이곳 저 곳 흩어져 있다. 부엌과 거실 아들들이 출가 후 비어 있던 이방 저방엔 욕조와 간이 침대, 여러 개의 젖병과 분유통들, 기저귀와 장난감으로 빈틈이 없고 엎어 져 놀 수 있도록 큰 패드를 깔아 놓으 면 겨우 한 발 디딜 틈도 없다. 아예 집 에 갖다 놓은 차에는 아기 시트와 유모 차까지 실리고, 입구부터 크고 작은 육 아 용품으로 숫자를 세기도 어렵다. 방 을 지나고 복도를 지날 때도 발꿈치를 들고 고양이 걸음을 걷고, 행여 잠이 깰 까, 음악도 전화 벨도 묵음으로 전환되 었다. 집에서 여유롭게 점심도 저녁도 해 먹던 것은 이미 사치스런 로망이 되었 고, 아들을 닮아 침을 많이 흘리는 7킬 로 남짓 자그만 손자가 둘만 지내던 고 요하던 집안에 들어 오면서, 자기 공간 에 안주 할 틈도 없이 온통 아기의 일거 수 일투족이 신호가 되고 신경이 초집 중 되고 만다. 머리가 큰 손자는 이제 간신히 목을 가누고, 틈틈이 와서 아이 를 보던 일일 단기 방문 수준과 달리, 밤 낮 없이 먹이고 놀리우고 재우고 칭얼 거리면 안아서 달래고, 오줌이고 똥을 싸면 닦아내고 새로 기저귀를 갈아줘야 한다. 피부가 약하니, 더위로 벌겋게 된 팔과 다리가 접히는 곳마다 약을 발라

줘야 하고 수시로 우유를 새로 타야하 고 우유 병을 소독해야하고, 옷을 갈아 입히고 침 받이를 갈아주고 저녁이 되 면 미지근한 물을 알맞게 양을 맞춰서 목욕도 시켜줘야 한다. 아내 혼자서 하 기 힘든 무거운 것을 옮기고, 쉴 틈 없 이 부르면, 의사 앞의 간호사처럼 군소 리 없이, 개별 타스크의 골든 타임을 놓 치지 않게 신속하게 잔심부름을 수행해 야 한다. 그렇게 안고 재우다 보면, 시 간이 언제, 어떻게 흐른지 모른다. 겨우 며칠을 보는 것인데, 예전에 어떻게 우 리 아이들을 키웠는 지 서로 얼굴을 쳐 다보며 반문을 한다. 다행히 손자는 졸릴 때를 빼고는 칭 얼 거리지 않고 잘먹고 잘 잔다. 품에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얼굴도 빤 히 쳐다보고 겨드랑이에 쳐박고 문지르 다, 어느새 색색 숨을 몰아쉬며 팔에 안 겨 잠이든다. 우유 냄새, 이곳 저 곳 침 흘린 시큼한 냄새, 포동한 얼굴, 더워서 유아복 사이로 내놓은 팔다리에 접힌 살들이 사랑스럽기 짝이없다. 트렁크 에 유모차를 싣고 바닷가에 가면 지나 가는 사람들이 피부가 하얗고 눈이 큰 아이를 보며, 너무 예쁘다며 사랑스런 눈길을 보낸다. 아들이 어렸을 때도 종종 그런 소리 를 들었다. 아내는 “내가 애를 데리고 나가면 애 한번 보고 나한번 보고 아빠 가 미남이신가 봐요.. ”했다며 “사람들 이 그렇게 대 놓고 욕을 하더라”며 웃는 다. 아들이 사랑스러우니 개의치 않는 넉살이 생긴 셈이다. 외가의 조카는 이제 두살 반이 됐는 데, 집안 전체의 인물 평은 ‘못 생기기 짝이 없는데 귀엽기 짝이 없다’이다. 그 런데 그 아빠는 ‘ 객관적으로 봐서 우리 애가 미인이다’라는 자신 만의 특별한 인물평을 갖고 있다. 자신의 딸이기 때문에 사랑스럽고 사 랑스러우니 예쁘게 보이기 때문이다. 알랑드 보통이 그의 책에서, 사랑하기 때문에 아름 다운 것인가 ? 아니면 아

름답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이성에 관해서는 다를 수 있겠지만, 자식에 대해서는 사 랑 하기 때문이라는 확고한 답을 택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들 부부는 하루 이틀을 고생하더니 금새 몸이 정상으로 돌아와 홀리데이를 지내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수시로 전 화를 해왔다. 매일 분신처럼 곁에 있던 아들이 보고 싶으니 화상 통화도 하고 힘드시지 않냐며 방안없는 안부도 물어 왔다. 이제 십여일이 지나 음성 판정을 받고, 어제 드디어 아들과 이산 가족 신 세를 벗어나 자신들의 집에서 오랜 만 의 상봉을 했다. 챙겨야 할 짐이 두 차 나 되고 아기 용품도 많이 빠지긴 했지 만, 겨우 갓난 아이 하나가 없는 것인 데 집안이 썰렁하다. 살갑던 손자의 빈 자리가 크다. 사랑 하기 때문에 또 보 고 싶다. 신이 우리를 자녀라 부르 듯, 사랑하 기 때문에 또 보고 싶어 하는, 그 아버지 의 마음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정원일(공인회계사)

wi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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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형법 칼럼 하명호 칼럼

억울한 사건 형사 전문 변호사로 많은 사건을 접 하다 보면, 본인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억울하다”며 울분을 토하시는 의뢰인 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기소가 되었다”, “영어로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내 주장이 묵살 되었다”, 심지어 “경찰에게 인종차별 을 당했다” 등.. 특히 이민자에게 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보 기에 실제로 억울하게 당하신 분들도 있고 전혀 억울할 일이 아닌 경우도 있 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다룰 내용은 최근에 진행되었던 재판에 관한 것인데, 의뢰 인으로서는 ‘억울하다’는 감정을 충분 히 느낄만한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은 어느 늦은 저녁 시간에 한 음 주 운전자가 몰던 자동차가 의뢰인 집 앞에 주차되어 있던 의뢰인의 차를 치 면서 시작됩니다. 의뢰인과 가족들이 차가 부딪히는 큰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고, 사고가 난 것을 발견하였습니 다. 운전자와 대화를 하다가 술냄새를 맡은 의뢰인의 딸이 경찰에 신고를 하 였습니다. 이때 같은 스트릿에 사는 다 른 30대 남자가 한손에 술병을 들고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는 의뢰인의 딸 에게 경찰을 부르지 말고 그냥 해결하 라고 하였고 의뢰인의 딸은 이를 거부 하면서 시비가 붙게 되었습니다. 19세 밖에 되지 않은 이 여성은 이 상황이 두 려워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그 남자는 계속해서 쫓아오며 소리를 질렀습니 다. 이 상황을 본 의뢰인의 아내가 그 남자에게 조용히 하고 집으로 들어가라 고 소리를 지르자 그 이웃 남자는 의뢰 인의 아내를 밀쳤습니다. 이를 목격한 의뢰인은 격분하여 이웃 남자를 밀쳤는 데, 오히려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당해 쓰러졌고 이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습 니다. 의뢰인은 너무 분한 나머지 다시 일어나서 그에게 뛰어가 둘은 길거리에 서 난투를 벌였습니다. 이 때 경찰이 도 착하여 상황이 종결됩니다. 경찰은 당시 길거리에 있던 목격자들 에게 진술을 받았으나 의뢰인의 아내와 딸에게는 진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의 뢰인과 이웃 남자는 경찰서에서 조사 를 받았는데, 조사 후 경찰은 의뢰인만 ‘Affray’ 라는 죄목으로 기소를 하고 이 웃 남자는 아무 기소 없이 풀어 주었습 니다. ‘소란’으로 번역되는 ‘Affray’ 란, 어 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기물을 파손하거 나 소리를 지르며 폭력적인 행위를 하

거나 여러 명이 집단으로 싸움을 함으 로써 주변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행위 에 적용되는 죄목입니다. 일반적으로 두 명이 싸웠을 때, 누가 먼저 폭력을 행사했는지 확실하지 않아서 두 명 다 기소를 할 때 이 죄목이 사용되고는 합 니다. 본 사건도 폭행으로 기소를 하기 에는 애매한 점이 많아서 ‘Affray’ 로 기소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상 한 것은, 경찰이 상대방 남자는 기소하 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본 사건으로 인해 이가 부 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는데 혼자 가해 자로 기소까지 되어서 참 억울하다며 제게 호소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설 명을 듣고 기소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 해를 하자, 본인이 참았어야 하는 상황 인데 다시 뛰어가 난투를 벌인 것이 잘 못한 점이라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물론 제 관점으로는 유죄 인정을 하지 않고 사건을 다퉈 볼 여지가 있었으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의뢰인은 유죄을 인정하고 재판을 빨리 마무리하 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50대 중년 남성인 이 의뢰인은 성격 이 차분하고 인품이 좋은 분으로 보였 지만 Affray 라는 죄목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이기 때 문에 자칫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 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담당 판사에 게 의뢰인이 전과도 전혀 없을 뿐만 아 니라 평생 이러한 사건에 연루되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이웃 남성이 자신 의 아내와 어린 딸에게 폭력적인 행동 을 저지르는 것을 보고 순간 이성을 잃 게 되었던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하였습 니다. 담당 판사가 이러한 저의 논리에 수 긍하는 것으로 보이자, 저는 판사의 반 응을 살피면서 변론을 이어갔습니다. 의뢰인이 잘못한 것은 이웃 남자가 의 뢰인의 아내를 처음 밀쳤을 때 바로 한 행동이 아니라 한번 폭력이 오간 후 다 시 상대방에게 달려 들었던 행동이고, 그 때 참았어야 했지만 싸움을 지속한 것에 대해 의뢰인은 상당히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말로 저의 변론을 마 쳤습니다. 모든 내용을 들은 판사는 자신이 이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였다며 오히 려 의뢰인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였습니 다. “얼마나 화가 나는 상황이었을지 충 분히 이해가 된다. 누군가가 내 딸에게 소리를 지르고 아내를 폭행한다면, 누 구에게나 당연히 큰 분노가 생길 것이 다. 그러나 술에 취해서 본인과 상관도

없는 일에 끼어드는 사람은 어떻게 해 도 멈출 수가 없으니 그냥 무시하는 것 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라고 말 하였습니다. 또한 판사는 담당 검사에 게 “상대방 남자가 왜 함께 기소되지 않 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까 지 하였습니다. 재판 결과는 ‘Conditional Release Order without conviction’ , 즉 전과 가 남지 않는 자숙 명령 4개월이었습니 다. 저의 15년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심각한 죄목에서 이렇게까지 약한 처벌을 받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최소 사 회봉사명령과 함께 전과 기록이 남을 것을 예상했었는데 예상보다도 훨씬 좋 은 결과를 받아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저 또한 판사가 의뢰인의 억울한 처지 를 헤아려 주어 이와 같은 판결을 내린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감사한 마음까 지 들었습니다. 이와 같이 살다보면 운이 나쁘게 억 울한 일을 당할 수는 있지만, 나 혼자 가지고 있는 억울한 마음을 적절한 방 법으로 판사에게 전달하는 것은 변호사 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불리 한 상황을 타개해나가기 위해서는 관련 사건에 대한 경험이 많은 변호사를 선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강현우 변호사 H&H Lawyers 파트너 변호사 공인 형법 전문 변호사

면책공고: 본 칼럼은 작성일 기 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 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 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 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 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 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 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 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 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 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 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 시기 바랍니다.

‘오스트레일리아데이’ 날짜 변경 여론 커져 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 속 에 올해 1월 26일 ‘호주의 날(Australia Day)’을 맞이했다. 작년에는 NSW주에서 코로나 사 망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델타 변 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 급속 확산 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29일까지 사 망자만 700명에 이른다. NSW의 코 로나 누적 사망자는 3일까지 1,489 명으로 늘었다. 최근 매일 30여명 안 팎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 는 행사는 중단되었지만 전국 400여 장소에서 130개국에서 온 이민자들 1만6.000여명이 호주시민권을 받았 다. 그 외에도 주민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전통적인 호주의 날 모습이 재현됐다. 사실 호주 국민은 원주민을 제외 하면 모두 이민자였고 후손들이기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데이는 이민 자의 날이기도 하다. 호주는 1901년 1월 1일 영국으 로부터 자치권을 이양 받아 완전한 독립 국가를 이룩했지만 호주 시민 권 개념이 없이 영국 시민(British Subjects)으로 계속 남아 있다가 1945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인 100여만명이 호주로 이민을 오면서 부터 이들은 위해 1949년 처음 ‘시 민권 수여식’이 수도 켄버라에서 거 행됐다. 이때 시민권을 받은 사람 은 7명이다. 노르웨이, 프랑스, 스 페인, 구 체코슬로바키아, 덴마크, 구 유고슬라비아인이었다. 아서 칼 웰(Arthur Calwell) 당시 이민장관 은 이들을 호주 시민으로 따뜻이 맞 아 주었다.

현재 노동당 여성 및 교육담당인 타냐 플리버섹(Tanya Plibersek) 연방 의원은 “나의 아버지(슬로베 니안)는 전쟁의 배고픔과 공산 치하 에서 많은 어려움을 당했는데 호주 로 이민을 와서 콴타스항공에 근무 하면서부터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 었다. 시드니에 집을 마련했고 자녀 들도 좋은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민 1세대는 말이 통하지 않는 호주 사 회에서 많은 어려움을 당했지만 자 녀들은 주류사회에 진출했다.”고 말 했다. 이제 호주 인구는 10명 중 3명이 이민자들이고 시드니나 멜번은 이 민자들이 40-45%를 차지한다. 잉글랜드 죄인선단이 1788년 1월 26일 시드니코브에 도착한 날 영국 정부는 그리 대수롭게 보지 않아 기 념식이 없었다. 다만 NSW 주정부 가 1935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데 이(Australia Day)’라고 부르며 기 념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호주 원주민들이 시드니에 모여 ‘침 략일(Invasion Day)‘로 규탄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영국 출신 외 이민자들이 크게 늘 어나자 연방 정부는 1984년이 되 어서야 오스트레일리아데이위원회 (The Australia Day Committee)‘ 를 만들고 여러 가지 절차를 논의했 으며 1994년에 1월 26일을 국경일 로 정했다. 1967년 국민투표 이후 원주민들 을 호주 유권자로 인정하고 투표권 을 수여했다. 호주 정부는 케빈 러 드 총리 시절(2007년)에서야 ‘빼앗 긴 세대(Stolen Generations)’ 관 련 원주민들에게 국가 사과를 했다. 매년 원주민 지원금으로 300억 달 러의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거대한 금액이다. 원주민들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오스트레일리아데이 날짜 를 변경하도록 요구하는 압력이 커 지고 있다. 원주민이 아닌 호주인들 의 참여도 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2;1 비율로 날짜 변경을 반 대하지만 점차 바뀔 것으로 예상된 다. 호주 사회에서 침략일에 대한 사 과와 날짜 변경에 대한 공감대가 매 년 커지고 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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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2년 2월 4일 금요일

독자의 편지

한국일보 칼럼

A15

36.5°C

단명했던 장면 내각제 정부가 생각난다 누가 수영장 물을 빼려고 하나 또 고국 정치 이야기다. 내 1차 관심 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지적과 비판인 데 내가 사는 여기 한인사회에 대하여 는 과거 많이 썼었다. 달라진 건 없고 친구만 잃었다. 호주사회에 대하여 호 주 미디어에 쓰고 싶은 게 많지만 시간 낭비로 끝날 수 있어 못한다. 아래 쓰 는 내용은 고국에서 잘 듣지 못하는 이 야기다. 고국의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온 소 식에 따르면 여권이 이번 대선에서 야 당이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서 이원제 내각제 정부를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 을 몰래 추진하고 있단다. 막강한 대통 령의 권력을 대폭 축소하고 현 집권 세 력의 보호막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해외에 사는 아웃사이더로서 그 진위 에 대하여 할 말이 없다. 그러나 평소 내각책임제 옹호론자로서 정계에서 심 심하면 약방의 감초처럼 거론되는 헌법 개정을 이왕 하겠다면 역사가 길고 이 미 실효가 증명된 영국식 내각책임제를 도입하기 위하여 했으면 좋겠다. 만약 우리 정치제도가 그거였더라면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이 감방에 갈 리도 없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만들 어 주었다는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친북정책도 없었을지 모른다. 나는 반세기도 훨씬 전에 대학 정치 학과를 다니면서 웨스트민스터시스템 (런던 탬스강변에 우뚝 선 웅장한 영국 의 국회의사당(The Palace of Westminster)에서 나온 말)으로도 불리는 이 제도를 배워 안다.

영국의 웨스터민스터 의사당

그리고 우연이지만 영국을 모국으로 부르고 그 나라 정치와 사회제도를 그 대로 따라 하는 호주에서 반평생을 살 면서 막내가 가 있는 그 나라도 여러 번 가 지내 봤다. 알다시피 캐나다와 뉴질 랜드 역시 그 제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임기 없는 통치자

는 건데 중요한 건 국민의 수준일 것 같다.

11개월 간의 내각제 실험

장면 국무총리

우리와는 다르게 사회가 매우 안정적 이다. 총선거가 아주 조용히 치러진다. 우리와 다른 변수로서 지정학적 여건과 좋은 전통을 가꾸고 따르는 앵글로 색 슨류의 국민성을 고려해야겠지만 제도 자체에 장점이 많다고 믿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도 그 정치다. 앞서 네 명의 전직 대통령과 관련, 말 해본 가정법은 내각책임제 아래 최고통 치자인 총리(영국과 몇 개 다른 유럽 국 가의 경우는 국가 원수로서 왕이 있지 만 그건 상징적 자리다)에게는 임기(任 期)라는 게 없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현직 총리로서 인기가 떨어지면 코 커스(Caucus, 나라마다 명칭이 다르 나)라고도 불리는 소속 당내 수뇌부 안 지도자 경쟁(Leadership challenge) 이라는 과정을 거쳐 수시로 자리를 내 놓아야 하기도 하고, 큰 정책 수행이 국 민의 반대에 봉착하여 어려워질 때는 내각을 해산하고 재신임을 묻는 총선거 를 거쳐 그 자리를 유지하거나 물러나 야 하니 통치자가 탄핵을 받거나 법정 에 설 때까지 기다릴 일이 안 생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도 그렇다. 비 판론자들에 따르면 그간 많은 실책을 하였다는건데 내각책임제에서라면 그 는 벌써 물러 앉아 5년의 임기를 채우 느라 나라에 오래 누를 끼치지 않았을 것 아닌가. 북한과의 평화체제 구축이라며 외교 적으로 낭비한 막대한 돈과 시간은 어 떤가.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한탄한 노무현 대통령도 내각제에서라면 그런 비참한 말로로 가기 전 그만 두었을 것 아닌가 싶다. 지금의 대선 정국을 보면 누가 청와 대에 입성하든 정치적 불안정은 계속될 것 같다. 내각제의 교과서적 단점은 잦 은 정권교체로정치와 사회가 불안하다

유진오 전 고려대학 총장이 기초한 대한민국 초대 헌법안은 바로 내각책임 제로 되어있었다. 이걸 북한의 공산 정 권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막강한 정 부가 필요하다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 이 비토해버린 것이다. 3대째 이 자리를 지킨 이 대통령은 독 재와 부정 선거의 원성 속에서 일어난 1960년 4.19 학생 운동으로 하야(下野) 해야 했고, 그 해 6월 15일부터 군사 쿠 데타가 일어난 다음해 5월 16일까지 윤 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 체제의 웨스 트민스터 시스템이 한국 헌정사상 처음 으로 실시되었었다. 그러나 두 정치인 간의 알력과 남북 협상을 부르짖으며 거리에 쏟아져 나 온 학생들로 사회가 불안했고, 이를 빌 미로 일어난 이른바 5.16 군사혁명으로 이 정치 실험은 11개월이란 짧은 기간 으로 끝나고 말았다. 아쉽다. 너무 성 급한 국민성, 민족성 말이다. 조금 참 고 더 오래 해봤으면 한국의 정치와 사 회는 지금보다 더 안정되지 않았을까? 내가 기억하는 그때 정치인, 학자, 지 식인들은 지금과는 달리 훨씬 순수하 고 양심적인 인물들이었다고 생각한 다. 그때야말로 강력한 미국의 핵우산 아래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방위 태세 에 있던 남한을 북한이 감히 밀고 내려 왔겠는가.

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skim1935@gmail.com

설 연휴 마지막 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 나19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상의 한 부분이 돼가고 있음을 체감한다. 세 계보건기구(WHO)의 경고에도 노 르웨이가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 를 철폐하기로 했다니 ‘포스트 코로 나 시대’가 머지않은 듯도 하다. 코 로나를 완전히 종식시키는 ‘엔드 (End) 게임’이 아니라 코로나가 끝 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엔드리스 (Endless) 게임’의 시작 말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이 남긴 상처는 크다. 극단적 선택 이 잇따르고 있는 자영업자 문제부 터 심각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말 624조9,000억 원이던 자 영업자 금융권 부채는 지난해 3분기 887조6,000억 원으로 29.6%(162조 7,000억 원) 급증했다. 빚을 내서 근 근이 버텨왔다는 뜻이다. 학교 폐쇄 장기화로 계층 간 교육격차가 더 벌 어진 문제는 두고두고 우리 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보건 위기는 산 업 간 계층 간 불균형 문제로 이미 전이됐다는 건 여러 통계로 확인된 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격차 해소를 위한 기본소득 도입과 증세 논의가 활발 한 이유다. 전 세계 ‘슈퍼 리치’ 102 명은 지난 17일 다보스 세계경제포 럼(WEF)에서 공개서한을 통해 “사 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우 리 같은 부자들에게 당장 세금을 부 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취약계층을 도와야 한다는 ‘정치적 올바름’ 차원이 아니라 그것 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계산에 서다. 실제 복지 정책에 관해 인색 하기로 유명한 미국의 경우 ‘코로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0월 백악관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에 서 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 구제법’을 통해 실업자에게 매주 600달러의 실업 보조수당을 지급했 던 효과를 톡톡히 확인하고 있다. “ 그렇게 돈을 주면 누가 일하겠어”라 는 ‘퍼주기 논란’이 무색하게, 미국 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7%로 1984년(7.2%) 이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발 빠 르게 태세전환을 준비하는 지금, 우 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나. 대선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국민 통 합이나 미래를 위한 비전은 눈을 씻 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주장하는 합리적 근거조차 내놓지 않고 던진 ‘ 여성가족부 폐지’나 “국민이 잘 차 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 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 등 혐오와 배제의 언어만이 노 골화하고 있다. 2014년 차상위 계층에 정부가 의 료보험을 제공하는 ‘오바마 케어’를 도입했을 당시 미국의 일부 주들은 연방보조금을 거부하면서까지 저항

했다. 흑인이나 이민자 등 세금을 내 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혜택을 나 눠주는 건 낭비라는 게 명분이었지 만, 인종주의 성향이 강한 보수적 백 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 택이었다. 미국의 공공정책 전문가 해더 맥 기는 이를 ‘수영장 물 빼기 정치’라 고 정의 내렸다. 1950년대 미국 전 역에는 2,000개가 넘는 공공 수영장 이 있었는데, 인종차별 폐지로 흑인 들이 공공 수영장을 함께 쓸 수 있게 되자 그 꼴은 볼 수 없다며 수영장 물을 모두 빼버린 데서 유래한 말이 다. 그 결과 개인 수영장을 만들 만 큼 부유한 일부 백인을 제외하곤 백 인들도 수영할 곳을 잃고 말았다. 수 영장 물 빼기 정치에서 승자는 없다. 이동현 기자(한국일보) * 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 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 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 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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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44화)

신년의 덕담 - ‘용서’ 구정을 맞이 하며 우리 모두는 분주 하리만큼 카톡과 우편으로 새해 인사 를 받는다. 새해를 맞으며,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것은 동서 고금 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전통이 아닐 수 없다. 새해가 되면 으레, 각 개인, 가 정 또는 회사와 단체의 미래를 향한 거 창한 출사표를 던진다. 하지만 실제 복 을 받기에 처해진 현실이 거리감이 있 다고 생각 될 때때로 기대와 현실 사이 에서 괴리감의 불편을 경험하곤 한다. 탈무드는 새해에, 변화와 축복과 행복 을 꿈꾸는 출발점에 부담스런 ‘용서’를 덕담으로 전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

1. 용서 ▲

탈무드 학자들은 창세기에 드물게 등장 하는 ‘용서’의 사건이 있는데 그 것은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고 기 근으로 곡식을 구하러 왔다가 형제들 을 만나 오랜 앙금을 풀고 용서하는 장 면이라고 말한다. 이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요셉의 책략으로 동생 베냐민의 곡식자루에서 총리의 은잔이 발견되고 베냐민이 포로로 잡히게 되고 모두가 죽게 될 처지가 되자 유다가 나서 자신 이 기꺼이 종으로 잡히고 동생을 자유 롭게 풀어주고자 하는 구명 운동에서 요셉은 유다의 변화를 확인하게 된다. 동생을 팔아 넘기는 주모자 였던 22여 년의 세월을 지나 변화한 것을 보고 요 셉은 그제서야 자신의 정체를 속 시원 히 밝히고 상황은 반전을 맞이한다. 요셉은, 그 때 형제들에게 왜 자신 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몄고 종으로 팔 아 넘겼는지, 보디발의 종이되고 심지 어 감옥에 투옥된 일들에 대한 것을 따 지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죄책감 을 덜어주고 심지어 애굽에 자신이 오 게 된 것은 형들의 책임이 아니라 궁극 적으로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위로 했다. 그리고 아버지 야곱이 죽고난 후에도, 혹시나 자신들에게 앙심을 풀 지 않고 위해를 가하지 않을까 전전긍 긍하는 형들에게 “당신들은 나를 해하 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요셉의 용서- 형들과의 화해

얽매이는 것에서도 도피처를 마련해 주고 있는 셈이다.

3. 용서 그리고, 새로운 미래 ▲

이스라엘 백성과 금송아지 우상

요셉의 테스트와 유다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 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당신들 은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하고 그들 을 간곡한 말로 위로 하였더라(창세기 50장19-20)”고 말하고 있다. 요셉은 더 이상 이 사건이 사람들의 일이 아니 라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을 고 백하고 있다. 탈무드는 요셉이 억울함 과 고난을 경험하고 도달한 용서의 결 론은 “용서 받는 자보다 용서하는 자 를 더욱 높인다”는 원리를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랍비 마이모니데스는 “율법은 사람 이 고집이 세거나 완고해서 화해하지 못하는 것을 금한다”고 가르치고, 반대 로 사람은 남을 쉽게 진정시킬 수 있어 야 하고 가볍게 화를 내서는 안된다”라 고 강조했다. 탈무드의 학자들은 창세 기가 전체 성경의 ‘첫번 째 원리들’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말한다. 실제 창세 기는 두드러지게, 사람들 간의 관계를 강조하고 분노와 적의, 반목과 불화의 깊이와 인간의 감정 속에서 화해를 도 출해 내고 있다. 이는, 다시 한번 토라 가 사람들 간의 용서의 원리를 조명하 고 있음을 발견하게 한다.

2. 사람에 대한 용서 탈무드는 “욤키푸르(속죄일)에는 사 람에게 지은 죄가 아니라 하나님에 게 지은 죄를 속죄 한다(미슈나, 요마 8:9)”고 가르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속죄일은 신년을 시작하고 열흘 째 되

는 날이다. 9일 동안은 사람들에게 용 서를 구하고, 그것이 충족 된 후, 신에 게 용서를 구하고 생명책에 그들의 이 름이 기록됐음을 안도하게 된다. 용서 의 기본적인 지침은 상대에게 피해를 입힌 것을 보상하고, 상처 입힌 것을 인 정하고 나서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표 명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가해 를 하고도, 모자라거나 혼돈이 돼서 깨 닫지 못하는 경우에는 경건한 사람의 기본을 따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다. 다른 말로 하면 즉시 용서하라는 말 이다. 탈무드는 만약 다른 사람이 아직 용서할 수 없는 경우에 율법은 적어도 두번 더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명문화 하고 있다. 세 번까지 용서를 구했는데도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자신의 책 임이 아니라고 간주한다. 인생을 온통 죄책감으로 채워 사는 것이 바른 가르 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탈 무드는 사람들간의 용서를 장려하기위 해서, 진정성만 있다면 내내 죄책감에

요셉의 용서 이야기는 요셉과 형제 들간의 화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큰 반향을 일으킨다. 탈무드의 현자들은 바로 이 사건이 출애굽과 이 스라엘 민족의 출생을 위한 서곡이라 고 부른다. 성경에는 형제들의 갈등이 패턴처럼 등장 하는데, 아담의 첫 아들인 가인과 아벨의 형제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이 삭과 이스마엘, 야곱과 에서, 그리고 요셉과 형제들의 살인모의와 인신매 매의 입에 담기 끔찍한 사건들과 화해 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랍비들은 역사 적, 심리학적으로 가족이 나아가 사회 와 민족을 이루는 만큼, 가족과 형제들 이 평화롭게 함께 살지 못한다면 안정 된 나라와 결집된 국가를 기대할 수 없 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현자 마이모니데스는 “용서와 그에 따 른 계명은 뒤끝을 남기지 않는다”라고 가르쳤다. 사람이 계속 불만을 갖고 있으면 결 국 복수를 하게 된다. 진정한 ‘용서’는 뒤끝을 버리고, 쓴 마음이 지워지고 더

이상 기억되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 라고 조언한다. 사람이 용서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 고, 그 결과는 분리와 당파, 분열, 그리 고 끝없는 국가적 분쟁과 갈라짐을 초 래한다. 그래서 탈무드는 요셉의 용서 가 바로 창세기와 출애굽기를 잇는 다 리로 인식한다. 그리고, 한 사람으로부 터 가족들로, 사회와 민족에 이르기까 지,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뒤끝 없는 용서를 배워야 한다고 조언 한다. ‘용서’로 시작하게 하는 신년에는, 과 거로 부터 새 길을 가게하려는 신적 지 혜가 담겼다. 샬롬!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24

인터뷰 인 터뷰

2022년 2월 4일 금요일

20 2 022 2 년 1월 28일 일 금요일 2022년

정 치

A17

조영태 ●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조 논설위원

“차기 대통령, 저출산 해결하려면 청년 수도권 집중 해소 힘 쏟아야”

-���몒���픦 ���믊 ‘핳앦핆묺���몒’펞 푾읺빦 않 핆묺캏핂 폖캏쫂삲 틺 찮읂멚 팓 쁢 멑픊옪 빦���빦 푾엲많 ���삲. 펂쎉 멚 많빦. “통계청의 직전 장래인구추계가 나 온 게 2019년이다. 그때 인구가 2028년 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것으로 돼있 었는데, 이번 추계에서 벌써 인구 감소 가 시작된 걸로 나왔다. 감소 시점이 거 의 9년 빨라진 거다. 그만큼 인구변동이 예측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 기다. 그런데 인구변동에는 출산율 하 락 등에 따른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청 년인구의 수도권 집중, 급격한 고령화와 고령자 수명 연장, 외국인 유출·입, 연령 구조 변화 등을 모두 포괄한다. 이 모든 내용들의 전반적 변동이 예상보다 급격 히 진행되고 있어 비상한 상황이라고 보 고 있다.” -핂쩖 ���몒펞쁢 ���옪빦19 폏픒 짦폏 삲몮 삲. 2020뼒 킪핟쇪 ���옪빦19많 핳믾 핆묺���몒펞밚힎 폏픒 훒 잚��� ��� 멚 핟푷몮 핖빦. “인구변동은 주로 출생, 이동, 사망에 따라 일어난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여 기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봐야 한다. 역사적으로 20세기 초 스페인독감 땐 산모와 영·유아들이 많이 사망했고, 그 반작용으로 독감 직후 출산율이 급반 등했다. 반면 이번 코로나19는 주로 노 령층에 희생이 집중돼 출산율 반등은 없 었다. 대신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용이 위축되면서 미래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 감이 커졌다. 그 결과 주력 출산 연령층 인 30~35세의 출산율 하락이 가속화하 는 양상이다. 또 코로나19가 인구 이동 에 미친 영향으로 주목되는 건 지방 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더 악화해 일자리가 고갈되면서 여성 등 청년층의 서울·수도 권 유입이 되레 늘었고, 그 결과 도시 밀 집에 따른 청년층의 출산 기피 현상이 심 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때문 에 외국인 유입이 급감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핺 핆묺퓒믾 캏핂 ���앦  칺 ·몋헪헏 핳픎. “적절한 대응을 못 하면 영향은 전반 적으로 급격히 나타날 것이다. 당장 학 생수 감소로 대학은 구조조정 필요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정부 주도 구조 조정이 거의 진전되지 못했기 때문에 조 만간 매우 거칠고 급격한 위기에 직면하 게 될 것이다. 사실 학생수만 생각하면 궁극적으론 전국에 30개 정도의 지역거 점 국립대학교 정도만 있어도 대학교육 에 문제가 없을 정도다. 군 병력 조정 문 제도 조만간 대두될 것이다. 노동시장 역시 매우 큰 변동을 겪게 될 것이다. 지 금이야 일자리가 없어 난리지만 2026년 부터 시작해서 2030년까지는 25~34세 연령대가 100만 정도 빠진다. 그렇게 되 면 기업들이 필요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진다. 근년 들어 일본 기업들이 필요한 대졸 인력을 못 구해 모시기 경쟁을 벌 이는 현상도 나타났지만, 그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정년 연장 논의를 서두르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서울·수 30

어느 나라에서도 청년들의 희망 정착지 가 우리나라처럼 수도 한 곳에 집중되 는 경우는 없을 거다. 그게 최저 출산율 로 이어졌다고 본다. 따라서 인구 편포 를 해소하는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지난 12월 9일 발표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 따르면 지난해 말 5,184만 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70년엔 3,766만 명으로 격감하고, 100년 후인 2120년엔 지금의 절반에도

-2005뼒쭎��� 힎펻뮮짪헒픒 멶뺳 ‘킮솒킪’ 10뫁핂 묺���쇞픊빦, 콚믾픦 핆

훨씬 못 미치는 2095만 명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이전 추계에서 2028년으로 예측됐던 인구 감소 시점은 9년 가까이 앞당겨졌다. 인구 감소를 비롯한 급격한 인구 변동은 우리 사회·경제 전 부문에 걸쳐 대지진 못지않은 파장을 일으킨다. ‘인구지진’이라는 용어가 생긴 이유다. 하지만 유력 대선후보들 중 누구도 적극적인 인구대책을 공약으로 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응태세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교원 교수는 한국일보 [논담]에서 “최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은 우리나라의 인구변동이 예상보다 훨씬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드러낸다”며 “향후 10년간 정책대응이 나라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도권 집중이 계속되면 지방 집값은 버블 붕괴 수준의 하락을 맞는 반면 서울 집 값은 더 올라 부동산 양극화도 심화할 수 있다. 인구변동의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비한 유기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이 유다.”

인구변동 급격하게 진행 중 2030년부터 인구절벽 몰아칠 것 코로나탓 인구변동 양상 격화 복지재정^연금재정 등 대책 절실

인구정책, 보육^양육에 맞춰 실패 -핆묺 맞콚,  캫칾펾옇핆묺 믗맞펞 편중분포 해소 위한 지방발전이 싾읆 몋헪컿핳 펺엳 퓒���픒 푾엲쁢 졷 인구정책 개선의 출발점 돼야 콚읺솒 헏힎 팘삲. 자족적 지방거점도시 구축 바람직

“나는 생각이 약간 다르다. 분석을 해 보면 명목 생산연령 감소가 사회의 경제성장 여력 위축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생산연령이 감소 하면 고령층이 생산활동에 편입될 수 도 있다. 정년 연장이나 퇴직 후 일자리 를 구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다. 중요한 건 그런 게 가능하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 제성장 여력은 이제 노동력 같은 요소 투입에 주로 의존하지도 않는다. 오히 려 생산성 향상 등이 중요해졌다. 물론 전체 경제성장 여력이 유지된다고 해 도, 생산에서 소외되는 인구의 문제나 양극화 문제는 별도로 남는다고 봐야 한다.”

-몮옇핆묺 믗흫펞 싾읆 쫃힎핺헣 쭎샂 믗 흫핂빦 펾믖핺헣 몮맖 슿펞 샎 푾엲읊 쫂쁢 킪맏픎. “당연히 국가재정이나 연금재정 압 박이 급격히 고조될 것이다. 벌써 그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나. 연금문제 만 해도 기금재정 위기를 막으려면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의 연금개혁이 시급 하다. 아울러 연금 수급 시점을 늦추는 대신, 정년 연장을 통해 수급 시점 지연 만큼 대상자들이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다고 정년이 연장되는 고령자들이 기업의 임 원과 간부직 같은 걸 그대로 유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의 연공서열 체제도 함께 변화해야 하는 이유다. 대 기업에서는 이미 그런 방향의 직제 개편 을 진행하면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문제는 국가 차원의 준비가 미흡한 현 실이다.” -��� 헣솒삲. ���옪빦19 폏픒 짦폏 삲힎잚 2022뼒 ���칾퓶 흫많켆 헒 폖���핂 찥빦맢몮, 핆묺 5,000잚 졓 쭣묂 킪헞픎 9뼒핂빦 찶않힖 멑픊옪 쭒컫쇞

급격 고령화^생산인구 부족 맞아 그래도 이민정책은 해결책 아니다 고령자들을 정년연장 통해 생산인구로 편입시키는 게 현실적

6,000

장래 인구 추계 (단위: 만 명) 5,184 5,120 5,150 4,955 4,736 5,015 4,287

5,000

4,333

4,000

3,224 3,000

2020

저서 ‘인구 미래 공존’(북스톤 발행)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인구문제 대응을 제 안한 인구사회학자 조영태 서울대 보건 대학원 교수는 “이대로라면 경제활동 의 주축인 25~29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2030년부터 ‘인 구절벽’의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며 “향 후 10년간 대응책이 나라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주장한다.

2,000

고위 중위 저위

4,438 3,766 3,153

1970 1990 2010 2030 2050 2070

연령계층별 인구 구성비 (단위: %) 65세 이상

15~64세

0~14세

15.7

72.1

12.2

2020년

34.4

56.8 8.8

2040

46.4

46.1 7.5

2070 자료: 통계청

삲. 믆맒픦 핆묺헣���뫊 믆멚 킲 풞핆 픒 잞틎삲졂. “그동안 인구문제라고 하면 주로 출 산문제로 봤다. 옛날에도 가족계획이 출 산이었고,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대두된 인구정책 역시 다시 출산정책으로 회귀 했다. 그게 잘못된 접근이라고 본다. 앞 서 말한 대로 인구변동은 출생, 이동, 사 망 등의 상황을 모두 포괄하는 문제다.

그런데 출산이라는 매우 협소한 시각으 로 문제를 판단했다. 그렇다 보니 노무 현 정부 이래 최근까지 인구정책은 보육 과 양육에 맞춰져 왔고, 현 정부 들어 젠 더 요소가 포함된 정도에 불과했다. 요 컨대 인구문제는 인구의 증감 같은 특정 요소가 독립변수로 작동하는 게 아니 라, 이동이나 사망 같은 다른 요소와 상 호 영향을 주는 매우 유기적인 문제인데, 그걸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정책이 없었 기 때문에, 그동안의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힎믖 헣쭎혾힏 ���몒펞컪쁢 칺·몋헪헏 폏픒 맞팖 묞퓯쭎��� 힎짷뮮짪헒 펞 핂읂믾밚힎 맏 쭎���픦 헣���펞 핆묺줆 헪 쪎쿦읊 헪믾몮 짦폏 잚 혾힏핂 펔힎 팘빦. “사실 그런 기능을 할 만한 조직이 없 다. 그나마 그런 역할을 하려고 만들었 던 게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 회’인데, 위원장인 문재인 대통령조차 회 의에 단 두 번 참석할 정도로 실질적 기 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대통 령의 인식이 약했던 거고, 위원회에도 부 처 업무에 개입할 권한과 기능이 거의 없 었다. 현실적으로 그런 기능을 작동시킬 만한 조직은 그래도 기획재정부인데, 기 재부가 인구문제를 통찰하고 효율적으 로 움직일지는 역시 미지수다. 차기 대통 령이 좀 더 적극적 인식을 갖는다면, 지 금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보다 실 질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든지, 인구문 제에 입각해 미래를 기획할 새로운 조직 을 가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핆묺줆헪쁢 핂쩖 샎컮픦 훊푢 핂큖많 쇮 잚젾, 믆엕멚 쇊퍊 삲몮 쫆삲. 핂핺 졓, 퓲컫폂 슿 훊푢 샎컮훊핞슲픦 뫎엶 뫃 퍋픒 찒묞 많삲졂. ㅈ“지금 상황대로라면 2030년엔 사회 의 모든 분야에서 인구절벽 파장이 휘몰 아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 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대 통령이 적극적 행동에 나선다면 인구절 벽의 양상을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그 저 복지를 늘리겠다는 식의 접근에 그친 다면 인구문제의 미래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아쉽게도 이재명 후보든, 윤석열 후보든 인구문제와 관련해 적극 적인 공약을 내놓지는 않은 것 같다. 다

만 윤 후보는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공 약을 내놓은 뒤 인구문제는 일자리, 경 제, 수도권 인구 집중 등 굉장히 많은 다 른 문제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매 우 중요한 이슈라는 인식을 표명했다. 그나마 유기적 인식을 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복지 패러다임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칾퓶 앋 샎픟���픎 짿퍋핂 줂핆 멑 맧삲. 짾몋핂 펂싢펞 핖삲몮 쫂쁢많. “그간 정부의 정책진단이 적확하지 못 했다고 본다. 정부는 우리나라 초저출 산 현상의 원인으로 양육과 보육여건 의 미비, 사교육비나 주거비용 부담, 일 자리 여건 미흡, 젠더 불평등 등을 꼽으 면서 마치 각개전투 하듯 개별요인 개선 을 위한 정책을 펴왔다. 이런 분석이 아 주 틀린 건 아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 다. 예컨대 보육환경은 15년 전에 비해 지금 훨씬 좋아졌다. 그런데 출산율은 떨어졌다. 또 주거비용 얘기하는데, 지역 부동산 값은 상대적으로 매우 싸다. 그 런데 지역의 출산율 역시 떨어진다. 젠더 불평등 문제 역시 훨씬 안 좋았던 과거에 되레 출산율은 높았다. 나는 이 모든 변 수 외에,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그 치열한 경쟁을 견디려 는 생존본능이 집단적으로 작동함으로 써 출산을 기피하려는 사회심리가 작동 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서울 일극화에 따라 청년들의 서울 집중이 심화한 게 경 쟁 압박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실제 서 울 출산율은 2020년 0.64였는데 지난 해엔 더 떨어졌을 것이다. 결국 우리나 라의 저출산정책은 보육, 교육, 주거 등 에 대한 복지 차원의 대응에 집중함으로 써 정책대응의 폭을 매우 좁게 잡은 셈 이다.” -���칾퓶 헪몮읊 퓒 ���믾 헣쭎많 많솧 퍊  킺헣��� 짷픎. “인구학자 맬서스의 연구에 따르면 출산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인구밀 도다. 밀도가 높고 경쟁이 심해지면 출 산율이 떨어진다. 나는 우리나라의 출 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가 장 중요한 원인을 편포, 즉 인구의 편중 분포라고 본다. 우리 청년들은 당장 어 디에서 살 건 정착하기 원하는 지역을 물 어보면 대부분 서울이다. 대만 싱가포 르 홍콩 같은 도시국가가 아닌 전 세계

묺 힎짷쭒칾뫊읊 뺂힎쁢 좉 멑픊옪 많쇪삲. “당시에 왜 10개를 만들었고, 왜 나주 같은 곳에 한전 등 주요 공공기관이 대 거 내려가도록 했는지 등 두 가지를 짚 어볼 필요가 있다. 전국에 골고루 10개 만든 건 혁신도시 성공이나 인구 분산 실효성에 앞서 또다시 지역정치 논리가 작동한 셈이다. 나주에 그토록 공을 들 인 건 낙후 지역에 공공기관을 더 많이 보내 극적인 효과를 내보려는 의도 같 은 게 작용했다고 본다. 그렇다 보니 억 지로 자원은 나눠놨지만, 제대로 정주여 건을 갖추고 서울 인구를 흡수할 만한 도시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당시에 좀 더 과학적으로 진짜 인구 분산이 되려면 어떤 자원을 어 디에, 얼만큼 구축할 거냐에 대해 연구 를 더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또 서울처럼 고층아파트를 대뜸 지을 게 아니라,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 단지 등의 주거단지를 구축하는 등 차별화 한 삶의 양상을 구축할 필요도 컸다고 본다.” -킮솒킪 칺옎읊 짦컿 쌚, 핆묺픦 컪 풆 힟훟픒 킲힖헏픊옪 퐒 ���믾 헣쭎 픦 힎펻뮮짪헒���픒 헪팖삲졂. “기계적 균형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고 본다. 나주의 경우 당초 수용 인구 목표를 8만 명인가로 잡았는데, 지금 고작 3만 명 선에 불과하다. 서울과 수 도권으로 몰리는 인구를 지방에 분산 시키려면 기존 지방도시를 확대해 산업 인프라부터 교육 여건에 이르기까지 자 족적 시스템을 형성할 수 있는 지방 거 점도시를 구축하는 건 어떨까 한다. 다 만 그런 도시를 인구가 감소하고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10개씩 만 들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1~2개 정도로 시작하는 게 현실적이다. 그런 맥락에 서 차기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부울경 메가시티나, 충청 메가시티 등을 좀 더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메가시티 방식의 지방 거점도시가 구 축되면 주변지역도 재생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캫칾많쁳핆묺 ���샇픒 퓒 헏믇 핂짊헣 ���픦 푢컿솒 헪믾쇦몮 핖삲. 헏믇헏 핂 짊헣���핂 샃핂 쇮 쿦 핖빦. 킪믗삲졂 핂짊헣���픒 펂쎉멚 짢붢퍊 쁢많. “기본적으로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 아들이는 이민정책이 국내 인구상황에 대한 좋은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 당 장 고령화가 급격하고 생산가능인구가 부족해지는 건 맞다. 하지만 생산가능 인구가 줄면 차라리 정년 연장 등을 통 해 고령자를 생산가능인구에 편입시키 는 게 현실적이고, 연금문제 해결 등에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지금 정년 연장을 위한 체제개편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뜸 외국인 이민을 대량 수용 할 경우, 자칫 사회적 갈등 요인만 추가 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MZ세대 등 우리 후세들은 외국인에 대한 인식도 뚜 렷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 인식의 변 화에 맞춰 내국인의 해외 유출과 외국인 유입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때가 오지 않 을까 한다.” 장인철 논설위원


20 A18

여론 속의 여론 기 획

2022년 1월 29일 토요일

2022년 2월 4일 금요일

‘흑형’은 차별 55%, ‘c린이’는 차별 아냐 78%$ 어린이는 미숙하다는 편견 폲·���쪒핂 ‘맪핆픦 핞퓮’퐎 캏��� 쌚쁢 샎캏펞 싾않 짊맞솒 삺않 특정 집단에 대한 다양한 혐오·차별 표현을 제시하고, 해당 표현들은 들어 본 적 있는지, 예시로 제시된 표현들이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표현’이라고 생 각하는지, 그리고 ‘사실 여부와 관계없 이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표현’이라 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여성, 장 애인, 인종, 특정 연령에 대한 혐오·차별 표현을 들어본 적 있다는 응답이 80% 이상으로 다른 집단에 비교했을 때 노 출된 정도가 높았다. 혐오·차별 표현 자체에 대해서도 모든 표현에서 혐오·차별이라고 답한 응답 이 80% 이상으로, 전반적으로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런 표현을 써서는 안 된다’라는 응답 역 시 특정 종교에 대한 표현을 제외하고는 80% 이상으로 나타나, 혐오 표현에 대 해 거부하며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 타났다. 한국 사회에서 만 18세 이상의 시민들은 일상에서 혐오·차별 표현에 대 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반해, 혐 오·차별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해당 내용에 대해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혐오·차별이 개인의 자유와 상충할 때는 어떻게 생각할까? 사업주 가 특정 조건으로 가게에 입장을 제한하 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하 였다. 그 결과, 차별의 대상이 되는 집단 이 누구인지에 따라 ‘ 차별’ 대 ‘개인의 자유’ 의견이 달라졌 다. 장애인, 출신 지역, 경제적 상태, 외모· 신체적 조건에 따라 입장을 제한하는 것 에 대해서는 ‘차별이다’라는 응답이 84% 이상인데, 70세 이상 출입 불가, 7세 이하 30

“무럭무럭 자라서 ‘주린이’ 탈출해야죠.” “주린이를 위한 필독서”, “요린이를 위한 꿀팁”…. 처음 저 표현을 접했을 때 ‘참 재치 있다. 귀여운 신조어네…’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5살 아들의 말을 듣고 그런 생각을 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신발을 신겠다며 낑낑대던 아이는 도와주겠다는 내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며 말했다. “엄마, 잠깐이면 돼. 조금 걸려도 내가 잘할 수 있어.” 어린이는 어린이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존중받고 싶어 한다는 어느 책의 글귀처럼, 우리는 어린이를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대상으로만 ‘대상화’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징을 재치 있게 빗댄 거니까’, ‘귀엽고 친근하게 표현한 것이니까’ 괜찮은 것일까? 이번 기획조사는 어린이가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존재인지, ‘혐오·차별’ 대 ‘표현의 자유’ 그 경계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하였다. 지난해 12월 24~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차별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전혜진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책임연구원

요즘 유행 골린이^주린이^요린이$ 친근하고 귀여운 표현 느끼지만 어린이를 불완전 존재로 대상화 ‘노키즈존’도 ‘노^중년존’에 비해 차별^혐오 응답한 비율 큰 차이 어린이도 사회 속 엄연한 구성원 ‘친숙해서 괜찮아’ 인식 경계해야

출입 불가 등 특정 연령에 입장을 제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차별이다’라는 응 답이 60%로 낮아졌다. “뽆·훟뼒홂픎 헣 빦핂읊 핂퓮옪 ���쪒쁢 멑”… 뽆���흖홂펞 샎컮 뫎샎 어떤 연령에 대한 혐오·차별의 문제 보다 개인의 자유가 우선한다고 생각 한 것일까? 노키즈존과 노·중년존은 특 정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의 입장을 제한 하는 차별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데, 노키즈존과 노·중년존에 대해 사람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 들은 각각 어떻게 어떻게인식하 보았다. 먼저 노키즈존과 노·중년존은 노출도 자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2010년 이 후부터 생겨난 노키즈존의 경우 들어본 적 있다는 응답이 69%인데 반해, 지난해 처음 생겨난 노·중년존은 들어본 적 있 다는 응답이 24%에 그쳤다. 노키즈존 자체에 대해서는 ‘특정 나이 를 이유로 혐오하는 것이다’라는 응답이 37%, ‘특정 나이를 이유로 차별하는 것 이다’라는 응답이 44%에 그쳤으나, 노· 중년존에 대해서는 ‘혐오하는 것이다’라 는 응답이 60%, ‘차별하는 것이다’라는 응답이 68%에 달했다. 노키즈존에 대해 서는 ‘사실에 입각했다면 No라는 말을 특정인에게 붙여도 문제 되지 않는다’, ‘사업주의 영업의 자유이다’라는 응답 이 50%가 넘는데, 노·중년존에 대해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노·중년존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신조어이기 때문에 이런 상이한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아 니면 정말 어린이는 시끄럽고 성숙하지 않은 존재라는 사실에 입각했고, 노·중년존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결 과가 다른 것일까? 어쩌면 어린이라는

더 대하기 쉬운 것일까? 존재가 좀 더대하기쉬운 “ 픎 핆홓���쪒”… “O읾핂쁢 펂읾핂 ���쪒 팒삖뺞” 이번에는 신조어 ‘흑형’과 ‘O린이’를 비 교해 보았다. 두 신조어는 대상의 특징 을 친근하고 재미있게 표현해 유행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데, 두 신 조어에 대해 각각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지 살펴보았다. 두 신조어 모두 들어본 적 있다는 응 답이 60% 이상으로 노출도 측면에서는 유사하였다. 그렇다면, 각각의 표현에 대한 생각도 비슷할까? O린이는 차별 적인 표현이라는 응답은 22%에 그친 반 면, 흑형은 차별적인 표현이라는 응답은 55%에 달해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 해당 표현이 혐오인지에 대해서는 O린이에 대 해서는 18%, 흑형에 대해서는 44%가 혐 오 표현이라고 응답했다. 특징을 재미있 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는 응답은 O린이 에서는 79%로 흑형(55%)보다 24%포 인트나 높았다. 노키즈존, 노·중년존의 결과와 달리 노출된 정도에 차이가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O린이와 흑형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펂읾핂’펞 많힎쁢 폲·���쪒 줆헪 반핂 펞많힎쁢 ���쪒줆헪반핂 컿���쫞퍊 두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 사회 는 어린이에 가해지는 혐오·차별이 될 수 있는 표현이나 행위에 대해 덜 민감하게 인식하고, ‘그럴 수도 있는 것’ 혹은 ‘할 수 있는 말’로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 같은 요약에 대해 누군가는 응답 자의 다수가 혐오·차별이 아니라고 생각 하는데 굳이 왜 문제가 되는지 반문할지 도 모른다. 노키즈존은 ‘시끄럽고 피해 가 있는 게 사실이니 사업주의 영업 자유 일 뿐’, O린이는 ‘그저 재밌는 유머’일 뿐 인데 어째서 차별이냐고 말이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노 키즈존에 대해 “특정 연령으로 입장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 유가 없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한 바 있 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2013년 “식 당, 공원, 쇼핑몰 등 아동의 출입 제한 조 치는 아동을 ‘문젯거리’, ‘문제아’라는 인 식이 형성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아동에 대한 배제는 아동이 시민으로서 성장하 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를 표했다. O린이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이

완정 인하대 아동심리학과 교수는 O린 이라는 단어를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 도 듣게 되며, 이는 아동에게 자신이 나 약한 존재라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하여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아동에 대 한 차별과 혐오를 강화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홍성수 숙 명여대 법학부 교수 역시 지난해 5월 한 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O린이를 비하 하는 의도를 갖고 쓰는 경우는 없겠지 만, 어린이가 마치 모든 문제에 있어서 미 숙하고 초보자라는 인식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린이도 엄연한 인격적 주체로서 그 인권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숙하고 불완전 하다는 편견을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식 당이나 카페에서 특정 연령을 조건으로 ‘No’를 붙이는 것, 노·중년, 노키즈 모두 업소들의 분명한 피해 사실로부터 시작 된 점은 같다. 그런데 왜 중년에 대해서 는 일반화하여 차별하면 안 되지만 어린 이에 대해 일반화하여 차별하는 것은 괜 찮은 것일까? ‘흑형도 O린이도 특징을 재미있게’라는 시작은 같다. 그런데 흑 인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 에 흑형은 차별적 표현이지만, 왜 O린이 는 편견 조장이 아닌 단순한 유머일까? 노키즈존, O린이에 대한 논의는 어린 이라는 엄연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에 대 한 편견과 배제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를 ‘불완전하고 미 숙한 존재’로 대상화하여 편견을 조장 하는 것, 쉽사리 특정 구성원을 배제하 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어쩌면 괜찮다고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이 표현에 대해 더 경계하고 살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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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제

2022년 2월 4일 금요일

글로벌 이슈

2022년 2월 3일 목요일

‘우크라 위기’ 불안한 숨고르기$ 美, 동유럽에 3000명 추가 파병 협상안 ‘서면 교환’ 일주일 만에 美^러 외교장관 타협 모색했지만 백악관 “닭장 꼭대기의 여우 같다” 바이든은 폴란드 등에 파병 승인 푸틴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하면 크림반도 전쟁 일어날 수도” 경고 베이징올림픽 앞두고 충돌은 부담 美^러 당분간 협상 분위기 이어갈 듯 군사 충돌 직전 상황으로 치닫던 우 크라이나 사태가 외교와 전쟁의 고비에 섰다. 미국과 러시아가 협상안 서면 교 환에 이어 외교장관 전화 통화 등으로 대화를 이어가면서 전쟁 위기는 한풀 꺾 이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시작되 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국·프랑스와 의 정상회담 같은 외교 일정 때문에 러시 아가 당분간 직접적인 군사 행동은 자 제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그러나 미 국방부가 2일 미군 3,000명 동유럽 배 치 명령을 내리는 등 대치 상황은 이어지 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 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일 전 화 통화를 하고 양측의 협상안을 논의 했다. 러시아가 요구해온 안전 보장 관 련 서면 답변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 구(NATO·나토)가 지난달 26일 제시한 뒤 일주일 만의 협의였다. 하지만 당장 타협안이 도출된 것은 아니다. 통화 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신속하 고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블링컨), “(미국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닌 부차적 인 문제에만 집중했다”(라브로프) 같은 신경전만 계속했다. 게다가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 날 브리핑에서 “여우가 닭장 꼭대기에서 닭이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는 격”이라 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을 증강하 는 러시아를 여우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 다. 특히 조 바이든(왼쪽 사진) 대통령이 미군의 동유럽 추가 배치를 공식 승인했 다고 2일 미 국방부가 발표하며 다시 긴 장이 고조됐다. 이번 명령으로 독일·폴 란드에 2,000명, 루마니아에 1,000명 의 병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앞서 미 국은 러시아의 우 크라이나 침공 가

능성에 대비해 미군 8,500명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오른쪽) 러시아 대 통령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시화한 이후 현 상황에 대해 첫 언급 을 했다. 그는 1일 빅토르 오르반 헝가 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 에서 외교 협상 필요성을 내비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 크림반도 전 쟁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고했다. 외곽에서도 치열한 견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푸틴 대통령과 밀 월관계인 러시아 관리와 기업인을 표적 으로 하는 제재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침공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도 전통적 인 반(反)러시아 성향 국가인 폴란드에 다 영국까지 끌어들여 3자 협력 틀을 구 축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안보 불가분성’ 원칙 훼손 이라는 서한을 지난달 28일 미국, 유럽 국가 등에 전달한 사실을 이날 공개했 다. 안보 불가분성 원칙은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해 자국의 안보를 추구해서 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다만 단기간 내 전쟁이 발발할 가능 성은 줄어드는 분위기다. 미 뉴욕타임스 (NYT)는 “푸틴 대통령은 (첫 회견에서) 나토의 동유럽 주둔이 세계 평화를 위협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외교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라고 분석 했다. 러시아가 수천 마일 떨어진 곳의 부대를 이동시켜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 군사력을 증강하는 방식은 갈수록 비 용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또 중국의 잔치인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재를 뿌리는 우크라이 나 침공을 강행할 경우 부담도 크다. 여 기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 일환 으로 나토의 동유럽 핵심 기지인 폴란드 와 루마니아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러시 아 지상 발사 무기 상호 검증을 제안했 다는 미 블룸버그통신 보도도 나오는 등 협상 카드도 하나씩 등장하고 있다. 물론 겨울철 땅이 얼어 탱크 등 기갑부 대 이동이 용이한 2월 중하순 러시아가 실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하다. 웬 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26일 “푸틴 대통령이 지금부터 2월 중순 사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징후를 분 명히 봤다”고 주의를 환기한 바 있다.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허경주 기자

에콰도르 덮친 산사태… 최소 20명 숨져

1일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 인근 라 가스카 지역에 산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대가 희생자 시신을 옮기고 있다. 17시간 이상 폭우가 지속되면서 발생 한 대규모 산사태로 주민 등 20명 이상이 숨지고 10명 넘게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키토=AP 뉴시스

日 국회 ‘신장지구 인권 결의안’ 채택$ 中 “전범국이 무슨 자격” 발끈 주요 야당들까지 이례적으로 찬성 당도 찬성한 가운데 초당파적으로 결의 라는 특정 국가를 거명하지않고,‘비판’이 본 정부의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며 나 ‘비난’ 대신 ‘우려’라는 표현을 사용했 中 “악행 저지른 日, 내정간섭 말라” 를 통과시켰다. 일본 국회가 1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 벌어지는 중국에 의한 인권 침해 를 비판하는 결의안을 처리했다. 일본 중의원은 본회의를 열고 자민 공명 등 연립여당은 물론 입헌민주당, 일본유신 회, 국민민주당, 일본공산당 등 주요 야

유럽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문턱을 크게 낮 추며 ‘변이와의 공존’을 시도하고 있다. 전염력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몸살을 앓는 세계 각국이 연일 방역 고 삐를 조이는 것과 대비된다.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긴 하 지만 중증 환자는 오히려 줄면서 일 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해졌다는 게 규 제 완화 이유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 (WHO)는 ‘시기상조’라고 경고하며 우 려를 표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 면 노르웨이는 이날부터 대부분의 방역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번 결의는 “신장 위구르, 티베트, 남몽골, 홍콩 등에 서 종교의 자유 침해와 강제 수감을 비롯 한 심각한 인권 상황 우려가 나타나고 있 다”고 지적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한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결의안 통과에 신중했 던 공명당 등을 참여시키기 위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에 따르면 2일 자오리젠 대변인은 “일본 은 침략전쟁을 일으켰고, 인권 문제에서 도 악행을 저질렀다”며 “다른 나라의 인 권 상황에 이래라저래라 말할 자격이 없 다, 중국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는 것 으로, 성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지만 내용상 중국을 비판하는 인권 결의 안이란 것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중의원이 인권문제 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는 결의를 채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기자회견 에서“중국에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한다”는 것이일

도쿄=최진주 특파원

방역패스 폐지 등 유럽 ‘위드 오미크론’ 낙관 WHO “코로나 진화 중$ 규제완화 시기상조” 조치를 해제했다. 오후 11시까지였던 주 점 주류 판매는 시간 제약이 없어졌다. 의무 조치였던 재택 근무와 스포츠 경기 장 내 관중 인원 제한도 풀렸다. 노르웨 이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코로나19 검사 를 받지 않아도 된다. 확진자의 밀접 접 촉자는 5일간 매일 진단 검사를 해야 하 지만 격리를 할 필요는 없다. 덴마크는 한발 더 나아가 아예 모

든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폐지했다. 앞 으로 시민들은 대중교통, 상점, 레스 토랑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도 된다. 병원, 요양원 등에서만 착용이 권고된다. 백신 패스 제시나 감염 여부 를 확인하는 검사도 역사 속으로 사라 지게 됐다. 핀란드 역시 이날부터 코로 나19 방역 조치를 점차 완화해 이달 안 에 대부분 규제를 끝낼 예정이고, 오스

글로벌 이슈

2022년 1월 28일 금요일

트리아는 12일부터 일반 상점에 출입 할 때 방역 패스 제시 의무를 폐지하기 로 했다. WHO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 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일부 국가에서 오미크론 변이 증상이 덜 심각하다는 이유로 ‘전염 을 막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며 “그러나 바이러스는 위험하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 아 판케르크호버 코로나19 기술팀장 역 시 “규제 완화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진 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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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장 문서 답변 전달한 美 “공은 러시아 코트에”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충돌 직전 숨을 고르고 있다. 미국과 북대 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요구해온 안전 보장 방안을 서면으로 전 달했다.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민스크협정’ 4개국 외교참모가 마주 앉 은 협상 테이블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다 음 달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 직후 까지는 러시아가 군사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6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기자회견을 열어러시아에 미국 측 입장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앞서지난달 15일 러시아

“러 병력 철수 후 나토 군축 등 협의” 美^러외교회담 닷새 만에 공식 답변 러 외무 “美 답변에 긍정적 반응 없어” 우크라 위기 앞에 불안한 숨 고르기 佛^獨^러^우 “민스크협정 존중” 의사 오늘 마크롱^푸틴 정상회담도 가져 베이징올림픽까지 협상국면 가능성 는 나토의 동진 중단과 우크라이나의 나 토 가입 반대 요구 등을 담은 문서를 전달 했고 21일 미러외교장관 회담을 거쳐 닷새

만에미국이공식답변을 제시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안보를 저해하는 러시 아의 행동에 관한 미국과 동맹·우방 국가 의 우려가 포함됐다”며“러시아가 문서를 읽고 다음 조치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된 뒤세르게이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며칠 안 에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는 외교의 길을 제시했 다”며“문서는 그들 손에있고 공은 러시아 코트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우크라 이나 접경에 배치된 10만 명이상의 러시아 군병력선제철수를 요구하면서러시아 국 경 인근 미사일 배치나 군축 문제 등은 협 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우리는 다시 러시아에 손을 내밀어 대화 의 길을 통해 정치적 해결과 긴장 완화를 시도하지만 최악의상황에도 대비돼있다” 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측 서면 답변 수 령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라브로프 외 무장관이 “주요 이슈에 미국으로부터 긍 정적인 반응이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 27일 로이터통신이보도했다.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안보 요구에 대한 미국 의 반응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줬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아닌 부 차적인 문제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민스크협정 4개국 고위 외교참모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8시간 마라톤 협상 을 이어갔다. 이들은 2014년 러시아의 우 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동부 돈 바스 지역 휴전안을 담았던 민스크협정 의 ‘휴전 유지’를 존중하기로 하면서 2주 뒤 독일 베를린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 했다. 28일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 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도 연다. 협상 국면인 만큼 당분간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직접적인 공격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해석이 가능 한 대목이다. 다만 충돌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싱크 탱크 얄타유럽전략 화상대담에서 “우리 는 그(푸틴)가 아마도 지금과 2월 중순 사 이에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모든 조짐 을 분명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러 시아와 맞닿은 구소련 국가 에스토니아에 F-15 전투기 6대를 일시 배치하는 등 군사 대비태세긴장도는 여전하다. 반면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이 온 역량 을 쏟고 있는 동계올림픽기간에는 러시아 가 함부로 군사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 라는 예상도 있다. 중국도 미러양측에 올 림픽기간 휴전을 촉구했다. 워싱턴=정상원특파원

‘경쟁법’ 美, 반도체 공급망에 6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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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의료, 패션 폐기물 감축도 탄소배출만큼 중요” 호주인 매년 옷 등 27kg 무게 구입, 23kg 버려.. 연간 80만톤 엄청난 분량 SPA 브랜드 일회용 의료 양산도 큰 문제

부는 개발 도상국에 기부 형태로 제공 되지만 결국 의류폐기물은 기하급수적 으로 늘어나고 있다. 켈리 허시(Kellie Hush) AFC 선임 고문은 “의류 재활용의 경우에도 매우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며 전 세계적으 로 재활용이 가능한 의류 직물은 12% 에 불과하다. AFC는 100만 달러 보조 금 중 일부를 패스트패션 제조, 의류 폐 기 및 소비자 인식에 대해 17개월 이상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설 명했다.

“구매자가 제조업자에게 환경책임 질문 필요” 우리가 매일 입고, 신고 또 들고 다니 는 패션 관련 제품이 심각한 환경적 문 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호주는 SPA(패스트패션) 브랜드에 중독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매년 호주 인은 1인당 평균 27kg 무게의 새 옷을 구입하고 매년 23kg을 버린다. 전체적 으로 매해 80만 톤의 의류와 직물을 버 리고 그 중 90%가 매립된다.

수잔 리(Sussan Ley) 연방 환경부장관

수잔 리(Sussan Ley) 연방 환경부장 관은 지난 6월 전자제품, 플라스틱 용 기 및 어린이 카시트와 함께 의류 섬 유 폐기물을 국가 우선 순위 폐기물 목 록에 추가했다. 또한, 호주패션위원회 (AFC)에 패스트패션 문제 해결을 위해 1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했다. 그 만큼 의류 폐기물의 문제가 심각하다 는 반증이다. 재난 수준의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환경 보호는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 패션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에 발맞추어 수없이 많은 제품을 쏟아 내고 고스란히 엄청난 폐기물을 생산 해 내고 있다.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 아지면서 패션에 지출하는 금액이 줄

어들어 자연스럽게 의류 폐기물이 줄 어드는 긍정적 영향이 발생하기도 했 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 앤 컴패니(McKinsey & Company)의 2022년 패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비명품 패 션 판매는 2020년 20%가량 줄었다. 하지만 2021년 중반이 되자 억눌린 소비 욕구로 구매율이 반등하기 시작 했다. 미국은 2019년 팬데믹 이전 대비 5-10% 증가했으며 전세계적으로 팬데 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또다른 양상을 보 인다. 2020년 온라인 의류 시장은 전년 대비 빠르게 성장했으며 2021년에는 온라인 쇼핑에서 의류가 가장 높은 판 매율을 기록했다. 시드니의 UTS대학(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의 패션 및 섬유 디자이너인 마크 리우(Mark Liu)는 지 난 20년동안 패션 산업의 변화가 초래 가 된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주요 요소 로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과 디자이너들 이 무엇이 유행할지 제시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이 대중의 소셜 미디어와 검색 행동을 분석해 유행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은 무엇이 대중적 인기를 끌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대중 이 원하는걸 내놓는 방식으로 변화했 다”고 설명했다. 과거 생산자-유통업자-판매자-소비 자로 이어졌던 구조와는 달리 소셜 네 트워크와 결합해 소비자의 취향 별로 세분화해 기획부터 제작까지 진행되는 ‘좋아요 상거래(Like Commerce)’ 형 태로 유통환경이 변화되고 있다. 소비 자의 ‘좋아요(Like)’ 반응에 기반해 제 품이 기획된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3가지 유형이 있는데 C2C(Consumer to Consumer) 개 인 크리에이터가 상품에 대한 수요 확보 후 직접 생산해 유통하는 방식, D2C(Direct to Customer) 제조업자

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자사몰을 개설 하는 방식, H2H(Human to Human) 소비자 선호를 중심으로 제조사와 소 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 등으로 나 눌 수 있다. 쉬인(Shein)은 미국에서 아마존을 꺾고 패션 판매율 1위를 차지한 앱으 로 라이크 커머스의 대표적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중국 기업으로 기업가치는 300억달러에 달한다. 틱톡 등 SNS를 통해 고객의 선호 트 렌드를 파악하고 약 7일 이내 자체 제 작을 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대중이 원 하는 것을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 드와 다양한 소스를 통한 데이터를 결 합해서 디자인되기 때문에 성공률은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 리우는 “젊은 세대들은 매일 SNS 상 에 자신의 삶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트 렌드를 보여주고 싶어하기 때문에 패 션에 대한 일정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 다. 이러한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패 션 비즈니스 유통에도 변화가 추구되 며 더욱이 전세계 유통 네트워크를 기 반으로 저렴하게 판매가 가능해 큰 인 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쉬인에서 $3.76에 판매된 티셔츠는 초히트 상품이기도 했다. 이렇게 저렴 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폴리에스터 와 같은 값싼 직물을 사용하고 개발 도

상국에서 저임금으로 노동자들을 이용 하기 때문이다. 캘빈클라인(Calvin Klein), 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 아이조드 (IZOD) 등 제조업체가 에티오피아로 눈을 돌리는 것 역시 근로자 한달 급여 가 세계 최저인 US$26(호주달러 $37) 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는 법적으로 규정된 최저 임금이 없는 나 라다. 리우는 “유통업계의 변화는 물론 브 랜드가 각 시즌별로 새로운 제품을 내 놓으며 재고로 쌓이고 폐기물이 되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 로 저렴한 SPA 브랜드의 발전으로 마

치 일회용 같은 의류가 늘어나며 더 엄 청난 폐기물을 양산해 내고 있다”고 문 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큰 핵심 이슈가 되면서 의류 및 원단 사업 이 환경에 미치는 폐해에 대해 기업도 업사이클링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 지만 환경문제를 개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와 민간업체 등이 입지 않은 옷 을 처분하기 위해 자선단체 기부를 적 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결국 처리 할 수 없어 매립지로 보내는데 기부금 중 연간 1300만 달러의 비용이 들며 이 는 약 6만톤의 쓰레기에 해당한다. 일

허시는 또한 “소비자 개개인의 역할 이 중요하다. 의료 쇼핑을 할 때 재활 용이 가능한 재질로 제작되었는지, 정 말 필요한 제품인지 등 스스로에게 하 는 질문을 통해 현명한 구매를 해야 한 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구매자가 제조업체의 책임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시대라는 의미다. 그는 이어 “기업은 과잉 생산을 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니즈에 따라 제작하 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구매자가 제조업자에게 환경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현명한 소비가 이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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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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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책과 세상

2022년 2월 4일 금요일

2022년 1월 28일 금요일

HANHO KOREAN DAILY |

맥매스터 “美 전략적 자아도취로 북미 비핵화 협상 깨졌다” “2019뼒 2풢 쩮빶 뽆핂펞컪 폂읾 숞 쩖ퟆ 짆묻뫊 쭏픦 헣캏샂펞컪쁢 퍟���핂 몮 핖섦 폲많 쿦졂 퓒옪 슪얺빺삲(…) 엊 샎���옇픎 핞킮픦 캏 쁳엳뫊 몋헪헏 ���핂 훊쁢 퓒엳펞 샎 힎빦��� 킮픒 매몮 밎헣픎펞멚 핞킮픦 팒쩒힎핆 밎핊컿핂 쭏 훊짊슲픦 핞잋뫊 핂핃 ���푾컮, 믆읺몮 졓픦

배틀그라운드 H.R. 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교유서가 발행 704쪽 | 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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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대 백 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 매스터가 본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비 핵화 협상 실패의 주원인 중 하나는 ‘전 략적 자아도취’다. 정치학자 한스 모겐 소가 처음 언급한 전략적 자아도취는 이 세상을 오직 미국과 관련해서만 바 라보고 앞으로 일어날 일이 주로 미국 의 결단이나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고 가 정하려는 관점이다. 맥매스터에 따르면 이 같은 관점은 북한뿐 아니라 미국 외 교의 위험 요소인 러시아·중국·남아시아· 중동·이란과의 관계에서도 자주 목격된 다. 최근 번역 출간된 그의 책 ‘배틀그라 운드’는 백악관 근무 시절에 대한 회고 록의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미국 안보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깊은 통찰을 담은 분석서의 성격이 강하다. 2017년 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국가 안보보좌관을 지낸 맥매스터는 한국 언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러시아^중동 외교 등 미국 안보에 대한 냉철한 분석서

정책의 실효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한 국과 미국, 일본의 대북 정책 연계가 비 핵화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적 지지를 얻 을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외교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략 적 자아도취에 빠졌다는 그의 진단은 지난해 8월 미군이 철수한 뒤 아프가니 스탄에 펼쳐진 상황을 보면 고개를 끄 덕이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맥매스터 는 ‘남아시아’를 다룬 장에서, 아프간을 방문한 2017년을 회고하면서 “우리 직 원 중 일부가 철수와 대화 전략에 지나 치게 감정적으로 이입이 됐고 그 때문에 환상이 현실을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직원들 은 잔혹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아프간 에서 이슬람 토후국을 세우겠다는 목표 를 포기하고 새롭게 태어난 탈레반의 모

2017년 2월 20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업무를 시작한 허버트 맥매스터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악 수하고 있다. 팜비치=로이터 연합뉴스

습을 상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군 철수 후 아프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 반은 인권을 존중하는 정상국가를 약 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전략적 자아도취와 더불어 책을 관통 하는 또 하나의 개념은 ‘전략적 공감’이 다. 미국의 환상을 바탕으로 한 가정을 깨뜨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그는

장에 기여할 때 미국의 이익도 커질 수 있 다고 강조한다. 2017년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 실장과의 일화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한 국 386세대에 대한 자세한 묘사를 담는 등 폭넓은 경험과 지식이 돋보이는 책이 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대미 외교 점검 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한국 독자에게도 시사점이 많다. 김소연 기자

‘현실주의자’를 자처하며 미국 밖 군사 개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 게 “제대로 된 현실주의자라고 볼 수 없 다”고 꼬집는다. 그는 ‘해외에서 미국의 존재 자체가 적을 만들어 미국이 경쟁 지 역에서 철수하면 더 안전해진다’는 이들 의 주장이 오히려 전략적 자아도취의 대 표적 사례라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미국 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들의 국력 신

“아직도 비행기가 무섭다” 보광동 토박이들의 6^25 트라우마 서울 한복판에 한국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이 있다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 랫동안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해 왔던 작가 김여정은 용산구 보광동의 한 골목에서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상 처를 발견했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 를 공격하던 기억, 폭격을 피해 달아 나던 전쟁 트라우마를 공유하는 보 광동 토박이들이다. 작가는 2015년 겨울부터 보광동 골목에서 작은 카페 를 운영하면서 기억들을 채집해 이달 논픽션 ‘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 면’을 내놨다. 작가는 카페에서 우연히 전쟁의 기억 을 만났다. 야트막한 건물들이 언덕에 둘러선 마을은 재개발 바람에 휩싸여 있었다. 반평생을 함께하던 보광동 토 박이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마을에는 빈집이 조금씩 늘었다. 그나마 서울에 서도 저렴한 월세 때문에 떠나지 못하 는 세입자들이 카페를 찾았다. 이들이

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김여정 지음 은행나무출판사 발행 216쪽 | 1만2,000원

작가에게 상처를 보여주었다. 작가는 토박이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 을 별명으로 기록했다. 보광동에는 용산에서 미군과 일했 던 사람들이 많지만 ‘양키스’ 할아버지 는 특별히 영어를 잘했다고 작가는 전 한다. 보광동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 쟁의 참상을 털어놨다. 함께 자랐던 친 구와 형들은 좌익·우익 청년단으로 나 뉘어 싸움을 벌였다. 인민군은 일대를 점령한 이후 ‘반동’이란 누명을 쓴 마을 사람들을 체포해 어딘가로 데려갔고 그들은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우익청년단원이었던 큰형이 미군의 폭격에 목숨을 잃었다. 양키스

메타버스로 가는 이유, 뇌과학으로 풀다 메타버스 사피엔스 김대식 지음 동아시아 발행 160쪽 | 1만5,500원

쿵쿵 음악 소리가 울린다. 이곳은 보고 들을 순 있으나 만질 순 없는 공 연장,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여기선 공 간 제약이 없으니 트래비스 스캇, 아리 아나 그란데 같은 해외가수의 공연도 1열에서 관람할 수 있다. 누군가는 아 직 낯설다고 얘기하겠지만, 메타버스 는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온 ‘현실’이 다. 팬데믹은 불과 재작년만 해도 우 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일상에 가져다놨다. ‘메타버스 사피엔스’에서 뇌과학자 김대식은 인류가 디지털 대항해시대를 30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디지털은 뇌가 편하다고 느끼는 공간이 됐다. 특히‘아 이패드 세대’로 불리는 Z세대에게 디지 털은 공기만큼 익숙하고 당연한 존재 다. 저자는 “Z세대의 고향은 아날로그 현실이 아닌 디지털 현실, 즉 인터넷”이 라고 말한다. 인간의 자아는 이미 디지 털 현실로 나아갈 준비를 갖추고 있다 는 거다. 저자는 뇌과학, 인류학, 컴퓨터 과학으로 이를 증명한다. 메타버스는 백지에서 만들어 낸 새 로운 무언가가 아니다. 현실과 동떨어 진 가상세계도 아니다. 저자가 규정하 는 메타버스는 ‘또 하나의’ 현실이다. 다만 막 시작한 항해다보니 아직 따 라가야 할 항로가 남았다. 저자는 아 날로그적 몸에 갇힌 우리가 몸의 한계 를 극복하고 미흡한 메타버스 기술을 보완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소희 기자

김여정 작가가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당시에 촬영한 보광동. 보광동은 여러 구역 으로 나뉘어 차례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은행나무출판사

는 온전하지 못한 시신을 폐허에서 수 습해 드럼통에 넣고 화장했다. 억척스 럽게 살아남아 보광동 버스회사 이사 라는 명함을 달았지만 전쟁의 기억은 악몽처럼 수시로 양키스를 찾아왔다. 환각에 시달려 소리를 지를 때마다 아 내와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결국 버스회사 지분을 팔아치우고 인

사도 없이 도망치듯 가족과 함께 미국 으로 떠났다. 그가 한국에, 보광동에 돌아온 것은 30여 년이 지난 이후였다. 양키스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 친구 인 ‘투덜이 스머프’도 카페 손님이었다. 그는 용산 폭격이 절정에 달했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전투기가 하늘을 뒤 덮더니 용산 일대가 불바다로 변했다

우리 감각은 사회 질서 속에서 훈련된 것 감각과 사물 김은성 지음 갈무리 발행 352쪽 | 2만 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반 지하 집 특유의 냄새는 계급 불평등 을 상징한다. 신체 감각을 본능의 영 역에 가둬 두고 생각하곤 하지만 이 경 우 감각은 사회 질서 속에서 훈련되고 규율된 것이다. ‘감각과 사물’은 “사회 속에서 감각은 자연적이지도 자유롭 지도 않다”고 보고, 감각학과 물질문 화연구를 전통적 사회과학과 연결하 려는 시도다. 예컨대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정의 된 층간소음 기준에 따라, 아파트의 정상적 소음을 못 견디는 주민은 비정

상적 청취자다. 반면 정상적 청취자가 특정 소리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 소 리는 층간소음이다. 감각이 권력과 정 치를 행사하는 사례다. 책은 아파트 층간소음 외에도 신 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감시, 에너지 전환, 사회운동과 시 위 통제 등 한국 사회의 논쟁적 의제를 ‘감각’과 ‘사물’이라는 코드로 해석한 다. 감각과 사물은 도덕, 시민권, 권력, 공간, 정치, 경제 개념을 새롭게 재구성 한다. 코로나19로 장소에 대한 인식 은 도덕성을 띠게 됐다. 교회, 클럽, 노 래방 등 코로나19 감염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소를 방문하는 것은 부도덕 한 행위가 됐다. 저자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마음대 로 보고, 듣고, 만질 수 없다”며 “우리 의 감각은 사회 질서 속에서 훈련되고 규율된다”고 강조한다. 김소연 기자

는 이야기다. 마을 사람들이 십자가가 높게 달려 있으니 안전할 것이라고 생 각하고 피신했던 보광동 교회 역시 무 너져 내렸다. 투덜이 스머프는 “용산에 장맛비처럼 폭탄이 떨어졌어”라고 털 어놨다. ‘보광동 언니’의 집도 잿더미로 변했 다. 보광동 언니는 “한강에 빨래하러 나가는데 이 박사 처갓집 정찰기가 잠 자리처럼 우르르 떠서 시끄럽게 소리 를 냈어. (중략) 그러더니 B-29 폭격기 가 무겁게 비행해왔어.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데 어디 피할 곳이 없었어. 햇살 을 받아 반짝이는 폭격기를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동네 아주머니가 빨리 숨 으라고 소리를 질렀어”라고 돌아봤다. 작가는 두 토박이가 증언한 1950년 7월 16일, 미군 B-29 폭격기 47대가 폭 탄 1,504발을 용산 일대에 투하했다 고 썼다. ‘큰 꽃언니’ ‘작은 꽃언니’ ‘막내 꽃언니’ ‘예천 언니’ ‘파주 언니’ ‘원주 언 니’ 등 작가가 기록한 토박이들 가운데

많은 주민이 아직까지 비행기를 두려 워한다. 보광동의 기억은 점차 희미해져 간 다. 재개발 바람이 거세지면서 카페는 문을 닫았고 먼저 개발이 시작된 지역 에서는 보광동을 지우고 한남동이란 지명을 앞세운다. 토박이들은 이주하 거나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 보광동이란 마을이 있었고 거기에 전 쟁의 희생자들이 살았다는 사실이 세 상에서 잊힐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이야기를 모으고 글을 썼다고 작가는 전했다. “기록되지 않은 죽음과 상처들이, 그 고통스러운 역사의 증인들이 지금 여기 에 있었다. (중략) 미군 기지가 들어서 고 그 아래서 억척같이 살아남아 목소 리를 내고 있는 이들의 삶을 기록했다. 그것은 전쟁으로 억울하게 죽어간 수 많은 영혼과 전쟁의 트라우마에 시달 리고 있는 모두를 위해서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김민호 기자

英 팝아트 작가 호크니와의 따스한 대화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데이비드 호크니, 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시공아트 발행 280쪽 | 2만5,000원

예술기행서 ‘예술과 풍경’으로 유명 한 예술 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현존 화가 중 가장 몸값이 높은 작가로 꼽 히는 데이비드 호크니와 나눈 대화를 담았다. 호크니와 함께한 첫 책 ‘다시, 그림이다’에 이어지는 책이다. 영국에 서 나고 자라 미국에서 활동하던 호크 니가 프랑스의 자연과 햇빛에 반해 노 르망디의 시골 마을에 집과 작업실을 구하기로 결심한 2018년 말부터 코로 나19 확산 사태가 터진 이후인 2020 년 말까지 게이퍼드와 나눈 대화가 담겼다.

“따분하고 구식”인 잉글랜드를 떠 나 “천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호크니 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일찍 자 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일과 속에 서 성실하게 작업을 이어간다. 호크니 가 노르망디에 머물며 완성한 작품들 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호크니의 삶 속에서, 둘의 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춘 세상 속에 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 을 호크니는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 는 그의 낙천적인 인생관이 작품에 임 하는 자세부터 작품에까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서울 옥외 스크린에 상영된 ‘태양 혹은 죽음을 오랫동안 바 라볼 수 없음을 기억하라’가 어떻게 창 작됐는지도, 이 책을 읽으면 보다 선명 하게이해할 수 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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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B23

올림픽과 스포츠에 담긴 영적 영향력

이 글은 영국의 기독교세계관 전문매거진 빅피처 2번째 호에 기고된 ‘THE OLYMPIC GAMES AND THE SPIRITUAL POWER OF SPORTS’를 잡지출판처인 KLC 의 허락을 받아, 읽기 편하게 번역한 내용입니다. 저자 BJ Buys는 전 하키선수였고,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하키코치로 활동하고 있으며, 모두가 아무런 비판 없이 매달려 보게 되는 올림픽중계 속에 드려진 영적 그림자를 분별해 볼 수 있는 좋은 도전을 기대합니다. 편저자주 (위의 사진은 1958년 멜본올림픽 경기사진)

2021년 7월 23일, 전 세계에서 가 장 강하고, 빠르고, 강인하고, 건강한 최고의 선수들이 32번째 하계올림픽 에 경쟁하기 위해 모인다. 전 세계는 엄청난 순간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단련된 육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우아함, 경기를 통해 경험할 감동의 눈물, 거칠고 열정적이면서도 광기에 가까운 함성. 육체의 한계를 넘어서 12선수들의 용기와 강인함, 이들의 는 뛰어난 운동신경과 다양한 기술, 엄 청난 집중력과 피나는 노력을 목격하 게 될 것이다. 19세기 후반에 근대 올림픽을 창시 했던 피에르 드 쿠베르탱 (Pierre de Coubertine)은 고대 올림픽을 부활 시키며 올림픽의 공식 모토를 이렇게 제안한다.

든 것을 쏟아 붇는 이들을 보며, 여 러분은 이런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는 가? 왜? 저 선수들은 저렇게까지 경 쟁을 하는 걸가? 왜 저렇게 희생하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 올림픽을 위 해 4년동안 매일 7시간씩 뼈를 깎는 훈련 속에 노력을 기울이고, 온 몸을 혹사시키며 자기 전부를 쏟아붓는 헌 신의 이유 말이다. 현대 문화인류학자들은 스포츠는 인류 번식을 위한 활동의 형태라고 주장한다. 반면 마르크스 주의자들은 스포츠는 종교 같은 인민의 아편이 자, 부르주아계급의 배를 불리기 위 해 시작된 허울 좋은 행사, 무지한 프 롤레타리아를 종속 시키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모두 어느 정도의 일리는 있지만,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살펴 보면, 모두 틀린 주장들이다. 결승전 “Citius, Altius, Fortius! 에 패배했다고 수치심에 눈물을 흘리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 는 선수도 없고, 스포츠계의 이권 문 제가 심각하긴 하지만 선수들은 단지 탁월한 운동신경을 가진 올림픽대 돈 때문에 올림픽에서 경쟁하지는 않 표 선수들은 조국에 승리를 안기기 위 는다. 사람들이 스포츠를 참여해 경 해, 고통의 한계를 뛰어 넘는 피나는 쟁하는 이유는 단지 운동이나 돈을 위 노력으로 훈련된 사람들이다. 이들을 한 것이 아니란 뜻이다. 지도하는 감독이나, 곁에서 응원하는 스포츠에는 그 보다 더 깊고 강력한 이들도 협박에 가까울 정도의 열정 뭔가 가 있다. 성경은 이 질문에 구체 으로 응원하며, 선수들의 이름을 외 적인 답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스포 30대 후반 동갑내기 네 친구는 만나며 서로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인생은 우정만큼 간단치는 않다. 친다. 그런데 승리를 위해 자신의 모 츠의 역할과 힘은 철저하게 영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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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로지 그것을 “볼 수 있는 눈과 들을 수 있는 귀” (12:2)가 있어야만 깨달 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윗은 시편 78 편 2절에서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며 예로부터 감추어졌던 것을 드 러내려 하니” 라는 고백 속에서, 이 세상에 구원자로 오실 메시아(그리스 도)를 전한다. 실제로 다윗의 고백 처 럼,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이전까 지 인간이 보지도 이해하지도 못하였 던 놀라운 지식을 나타내셨다. 우리도 간략하게 나마 현대 세계에 서 스포츠의 참 모습을 이해하기 위 해서는, 올림픽의 기원인 고대 그리 스로 거슬러 올라 갈 필요가 있다. 고 대 그리스의 운동선수들과 시민들은 현대인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 었다. 현대 서구사회는 외부 압력 또는 힘 에서 벗어나 개인이 자기 삶의 뜻과 목적을 개척해 나가는 것을 최고 가 치로 삼지만, 고대 그리스도의 사람 들은 삶 가운데 답을 찾고자 하는 질 문자체가 달랐다. 그들의 삶의 목적 을 인도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죽음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죽음이라는 현실, 그 미지와 혼란의 세계는 고대의 정신을 사로잡았었다. 죽음의 본질, 더 나아가 이 무서운 현 영화사조아 제공 실을 넘어설 방법에 대해 더 집착했

“중심점 찾으면 무엇이든 세울 수 있어” 30대 후반 절친 넷, 새 삶 찾아 나서다 영화 ‘해피 아워’

- 왓챠·부작·15세 이상

30대 후반 네 사람은 절친이다. 여행 을 같이 다니고, 함께 강좌 듣기를 즐긴 다. 무슨 일이 있으면 단번에 달려 올 친 구들이다. 남다른 우정을 나누는 사이 지만 성격도, 직업도, 가정 환경도, 가치 관도 다르다. ‘돌싱’인 아카리(다나카 사치에)는 간호사로 일하고 직설적인 성격이다. 사쿠라코(기쿠치 하즈키)는 속내를 쉬 드러내지 않는 가정주부로 시어머니와 남편, 중학생 아들과 함께 산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후미(미하라 마이코)는 문화공간에서 큐레이터로 일 한다. 출판 편집자 남편과 살고 애는 없 다. 준(가와무라 리라) 역시 기혼으로 자녀가 없는 가정주부다. 네 친구는 서 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각자 말하 지 못할 고민이 있다. 이들은 준이 남편 과 이혼소송에 돌입하면서 인생의 소용 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헪샎옪 핦 캂몮 핖쁢 멆밚 준은 후미가 기획한 문화 행사에 참 여했다가 뒤풀이 자리에서 이혼소송 중 임을 친구들에게 갑작스레 고백한다. 준의 이혼소송은 힘겹다. 준이 부정 한 일을 저지른 데다 남편은 이혼할 생 각이 전혀 없다. 준은 사랑 없는 결혼 생 활에 종지부를 찍고 싶으나 남편은 여 전히 사랑한다며 요지부동이다. 준이 이기기 힘든 진흙탕 싸움을 자처한 건 홀로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친구들 역시 삶이 간단치 않다. 아카

준은 승산이 없음에도 진흙탕 싸움을 자처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당당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다. 영화사조아 제공

이혼소송 중인 친구가 던진 물음표 친구들도 삶을 되짚어 보는데$ 세계적 주목받는 하마구치 감독作 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으나 이 전 결혼의 상처가 발목을 잡는다. 사쿠 라코는 일중독자 남편과 소원한 사이 이고, 아이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 고 있다. 후미는 남편과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 세 사람은 행복을 위해 힘겨 운 생활을 자처한 준을 보며 자신들의 삶을 되짚는다.

인생을 살다 보면 홀로 중심 잡기가 필 요하다. 중심 잡기는 혼자 해내야 할 과 제에만 머무는 게 아니다. 주변과의 조화 를 감안한 중심 잡기 역시 절실하다. 준 은 남편과의이별을 통해 새로운 삶의 중 심 잡기에 나서고, 세 친구들 역시 관성적 인 삶을 뒤로 하고 새로운 중심을 찾으 려 한다. Ώ킲맞 많슫 샎칺퐎 핳졂슲 영화는 평범한 일상에서 비범한 순간 들을 포착한다. 네 친구의 사연을 매개 로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얻는 쾌감과 심적 고통, 의사소통의 즐거움과 소통 불가의 괴로움 등을 전한다. 등장인물 들이 대화하는 장면이 많다. 대사마다 폭발물이 내재된 듯 의미와 긴장감이 서 려 있다. 현실에서 마주할 만한 장면들 과 대화가 공감을 산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몰아보기 지수: ★★★★

Ύ훟킺 핯믾퐎 훊쪎뫊픦 혾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문화 행사 는 꽤 상징적이다. 강사는 의자를 한 발 로 세우는 시범을 보이며 강의를 시작한 다. 강사는 중심점을 찾으면 뭐든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행사 참여자들에게 각자 등을 맞대고 함께 일어서도록 하면 서 중심점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강 사의 말들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메 시지 같다(강사는 후반부 주인공들에게 결정적인 조언을 하거나 도움을 준다).

(★ 5개 만점, ☆은 반개)

일본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의 2015년 작 품이다. 하마구치는 최근 ‘드라이브 마이 카’(2021) 등으로 세계 영화계의 스포트라 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해피 아워’는 그 의 될성부른 떡잎을 관찰할 수 있는 수작이 다. 지난 연말 개봉해 전국 극장 3곳(25일 기준)에서 아직 상영 중이다. 하마구치가 왜 요즘 영화팬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는지 새 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상영시간은 318 분. 드라마 5, 6부작에 맞먹는 분량이다. 의 의로 시간이 빨리 흐른다.

서 내려온” 것으로, 대중들에게 힘을 돋우고, 공동체로 하나되어 생동감있 게 하고, 뇌세포를 활성화 시키고, 심 장박동을 힘차게 몰아간다. 이 영적 힘이야말로 선수들이 경쟁하고, 뼈를 깎고, 몸과 마음을 바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실제로 경기중에서는 목숨까 지도 바쳐질 정도였다. 다. 사실 스포츠의 목적과 기능은 이 다시 말해 스포츠 정신을 통해 죽음 죽음의 그림자와 무덤가 사이에서 나 을 넘어서려고 했던 것이다. 이들은 온 것이었다. 스포츠 정신을 통해 영생을 얻고, 죽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스포츠 경기 음을 넘어서 영원을 살았다. 에도 올림픽처럼, 자연이 담고 있는 그럼 이 정신은 무엇인가? 스포츠 영적 기운을 숭배하는 종교 의식의 요 의 기반, 기초 영적인 뿌리가 무엇이 소와 상징들을 담고 있었었다. 이 의 길래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능력 식은 질서정연한 삶의 일상으로부터 을 행사하고, 영향을 끼치고 조종하 벗어나 혼돈을 찬양하는 행사였고, 는가? 답은 승리의 영광이다. 한 헬 여러 상징 속에서 형이상학적 세계 라 시인이 말했듯이 “그들이 네 이름 를 경험하며 얻는 영적 에너지의 공 을 말하는 한, 넌 절대 죽지 않는다.” 급처였다. 이러한 스포츠 경기와 같 실제로 헬라의 군인, 운동선수, 시 이 치뤄지는 의식과 축제들은, 지금 민들은 ‘영광’이라는 신념에 매달려 의 올림픽 중계 처럼 지루한 일상으 살았다. 인생은 아가토스, 끊임없이 로부터 벗어나 재충전하는 데 필수적 존재 자체에 대적하고 분투하는 것 인 자리가 되었다. 실제로 영어 단 으로 이해되었다. 운동선수는 승리를 어 sport 의 근원은 고대 영어 단어 통해, 그의 가족과 응원했던 동족들 disport (멋대로 하다)인데, 이 또한 과 함께, 영원히 승리자로서 기록되 고대 프랑스어 desporte (레크리에 2022년 1월 28일 금요일 어 계속되는 인류의 기억속에 남는 영 이션, 재미/오락, 취미 등의 뜻) 으 생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로부터 파생 되었다. 여기 des는 ‘밑 일리아드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궁극 으로 또는 멀어지는’이란 의미의 라 적인 영광의 상징이었다. 그는 역사 틴어이며 porte는 ‘나르다’는 의미 상 가장 위대한 전사로서 높은 사회적 의 라틴어이다. 따라서 스포츠는 원 지위와 부를 뒤로하고 트로이 전쟁을 어적 의미를 그대로 살린다면 “심각 선택함으로 죽음을 향해 나간다. 그 함에서 내려오다” 라는 뜻이 있다고 에 따르면 “내 명성은 영원할 것이고 할 수 있겠다. 내 인생은 지속될 것이니, 이는 죽음 이처럼 스포츠 경기(의식)의 목적 의 재앙이 나에게 닿지 못함이니라” 은 경쟁, 게임, 엔터테인먼트가 다가 아킬레우스는 이 영광을 위해 찰나의 아니었다. 고대 세계관으로 나온 개 평온한 삶을 포기한다. 이 용기 있는 념으로서, 오웬 바필드는 이들의 ‘의 행동은 시인들과 신들이 영원히 기억 식의 본질은 자연현상의 저편에, 그 할 만큼 숭고한 모습이었다. 리고 나의 저편에, 나와 같은 본질의 그리고 운동선수들의 영광을 신처 영이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의식의 럼 떠받드는 의식의 마지막에는 다음 목적은 개인이 집단 속에서 자신을 잃 과 같은 의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 어버리는 경험, 그리고 이를 통해 위 로 희생 제물을 바치는 것이었다. 승 에서 언급한 영적 임재를 통해 상징 리한 선수는 금과 상아로 된 제우스의 적으로나 체험적으로 모두와 융화하 영상물 복원가 댄은 1994년 촬영된 비디오테이프를 디지털 일들과 마주하게제단 된다. 중 하 동상복원해 앞에괴이한 놓여진 72개의 거나 하나되는 것이었다. 이 영적 능 나 위에서 소를 제물로 바친다. 짐승 력은 스포츠라는 의식을 통해 “위에

의 피를 우묵한 잔이나 그릇으로 받는 데, 피 흘림은 영광의 영으로 가득 채 워지는 것을 상징했다. 그리고 피를 담음으로서 신성하게 된 컵 위에는 선 수의 이름이 기록되는 데, 이것은 시 간이 지나도 기억됨을 상징한다. 실제로 하키, 테니스, 축구 외에도 많 은 스포츠의 트로피들은 지금까지도, 이들 운동과 더 관계가 깊은 검, 갑옷, 바퀴가 아니라, 컵이나 그릇 또는 접시 다. 그릇과 컵은 고대 영광의 역사적 상 징이다. 세속적이고 영성을 잃어버린 현대사회가 까먹어 버린 상징 말이다. 당시 선수들은 성화를 들고 뛰고, 제단을 향해 원반과 창을 던지고, 제 단 앞에서 레슬링을 하고 복싱을 했 다. 승리와 함께 이 영광의 의식에 참 여하고, 그러므로 그들의 삶에서 영 광과 영생이 온전하게 경험되길 원했 을 것이다. 곧 있을 올림픽도 영적인 에너지와 승리를 통해 거머쥐는 영 광 (선수들에게 일종의 영생을 가능 케 하는)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변한 것은 없다. 그러나 성경은 항상 사람 이 만든 의식과, 영생을 향한 사람의 시도를 의심스럽게 본다. 성경에서는 이 ‘영광’을 대신해서 사용하는 단어 가 따로 있다. 고대 세계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강력하게 존재하 는 잘 알려지지 않고, 때때로 잊혀지 는 개념, 바로 idolatry 우상 말이다.

민주홍

이 글은 로뎀나무아래 문화비평 커뮤 니티블로그 underb.info/blog 와 www. facebook.com/underbroom 에도 실렸습 니다. 미디어홍수시대에 기독교세계관 적으로 모든 미디어들을 걸러보는 훈련 장으로 마련된 문화비평 커뮤니티에 함 께 하고 싶은 분은 underb.info/reviewerguide 보시고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생활속의 신앙을 원하는 분들을 환영합 넷플릭스 제공 니다.

의뢰 받은 비디오테이프 복원했더니$ 뉴욕 낡은 아파트 둘러싼 기이한 공포 드라마 ‘아카이브 81’ 시즌1

- 넷플릭스·8부작·18세 이상

영상물 복원 일을 하는 댄(마머두 아 데이)은 어느 날 희한한 의뢰를 받는다. 오래전 화재가 난 아파트에서 발견된 비디오테이프를 디지털로 복원해 달라 는 요청이었다. 거금에다가 작업장까지 제공하겠다고 하니 댄으로서는 마다 할 일이 아니다. 수상쩍은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일을 맡긴 기업은 뉴욕 시내 빌 딩에 입주해 있는데, 무슨 일로 돈을 버 는지 알 수 없다. 기업 대표 데븐포트(마 틴 도노번)는 일 처리를 잘해달라고 부 탁하면서 기이하게도 정신적으로 문제 가 생기면 빨리 연락하라고 한다. 댄의 정신과 치료 이력 등 신상을 잘 알고 있 는 눈치다. 작업장은 외딴 숲에 있는 저 택이다. 휴대폰 통화가 안 되고, 인터넷 연결이 돼 있지 않다. 넷플릭스 드라마 ‘아카이브 81’은 시작부터 음산한 물음 표들을 던진다. ΍픦줆픦 찒싢폲… 줂큶 핊핂 댄이 복원하는 비디오테 이프는 멜로디(디나 쉬하비) 라 는 젊은 여성이 1994년 촬영한 내 용들이다. 댄은 작 업을 하며 어쩔 수 없 이 촬영 내용을 세세 히 보게 된다. 멜로디는 논문 자료 조사를 위해 뉴욕 낡은 아파트에 입 주해 주변 이웃들을 촬

외딴 작업장^초자연적 흑마술 등장 기존 공포 전통에 새 이야기 입혀 동명 팟캐스트영감받은심령 공포물 영했다. 인터뷰를 통해 아파트의 역사, 입주자들의 특징 등을 알아내 논문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멜로디는 조금씩 기이한 경험을 했 다. 아파트 6층은 폐쇄돼 있고, 함부로 올라갈 수 없다. 늦은 밤에는 괴이한 소 리가 들려온다. 음악인지 주문인지 알 수 없고 소름이 끼친다. 이웃들은 다들 뭔가 비밀을 지닌 듯하다. 이웃 주민인 대학교수 새무얼(에반 조너카이트)이 그나마 친절하게 대한다. 멜로디는 제 스라는 소녀와 친해지고, 그녀를 매개 로 주민들을 하나둘 인터뷰해 나간다. Ύ뫊먾퐎 핺많 잚빪삲 댄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멜로디 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생겼음을 안다. 댄 은 비디오테이프에서 섬뜩한 이미지를 발 견하기도 한다. 화재로 숨진 댄의 아 버지가 비디오테이프에 등장하는 점 이이상하기도 하다. 멜로디를 둘러싼 현실이 기이한 동시에 댄에게도 괴 이한 일들이 발생한다. 실재하 지 않는 공간이 작업장에 나타 나기도 하고, 댄은 멜로디와 댄이 복원한 영상물은 멜로디가 촬 영한 내용이다. 멜로디는 한 아파트에 대한 자료 수집을 위해 비디오카메라 를 항상 지니고 다닌다. 넷플릭스 제공

마주하기도 한다. 멜로디의 유령인지, 댄의 환각인지 알 수 없다. 비디오테이 프 속 멜로디가 겪는 일들이 무섭기도 하면서도 댄은 자신이 멜로디와 강하 게 연결돼 있음을 직감한다. Ώ킺핳 폳횒쁢 킺옇 뫃줊 드라마는 심령공포물이다. 초자연적 인 현상이 등장하고, 흑마술이 나온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며 의문을 더해간 다. 댄의 가족사는 멜로디가 겪은 일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집에 불이 나 댄 을 제외한 가족 모두가 숨졌는데, 무슨 음모가 있었던 걸까. 멜로디 주변 사람 들은 왜 하나같이 이상한 일들을 저지 르는 걸까. 매사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 는 것 같던 새무얼이 감춘 진짜 본 모습 은 무엇일까. 데븐포트는 왜 비디오테 이프를 복원하고 싶어하고, 그 일을 하 필 댄에게 맡겼을까.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몰아보기 지수: ★★★☆

(★ 5개 만점, ☆은 반개)

여러 의문부호들이 공포를 빚어내며 심장 을 죈다. 비디오테이프의 거친 입자, 흔들 리며 찍힌 촬영물들, 외딴 작업장 등만으 로도 한기가 느껴진다. 여러 공포물의 전 통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는 점이 흥미롭다. 아파트에 악마적 힘이 작용한

다는 내용은 ‘악마의 씨’(1968)를 닮았 고, 댄이 외딴 곳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작업하는 모습은 ‘샤이닝’(1980)을 연상 시킨다. 동명 인기 팟캐스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B24

2022년 2월 4일 금요일

culture

2022년 2월 3일 목요일

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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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오륜 완벽 버블 도쿄와 달라 공항^호텔^경기장까지 완벽 출입통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 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 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한가운데에서 도쿄 하계올림픽에 이어 열리는 두 번째 메가 이벤트다. 때가 때이니 만큼 이번 역시 축제 분위기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올림픽 준비에 임하는 모습은 사뭇 다르다. 도쿄올림픽은 어수선했 다. 개막 직전까지 연기가 논의됐고, 자 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컸다. 방역 관리도 허술했다. 올림픽 관계자와 일반 인들의 접촉을 막는 ‘버블 방역’을 공언 했지만, 곳곳이 구멍이었다. 당시 본보 가 머물렀던 신주쿠 주변 상인들은 기 자를 상대로 입국 첫 날부터 호객 행위 를 했다. 도쿄 시내로의 출입을 통제하 는 것도 졸음이 많은 자원봉사자 한둘 이 전부였다. 올림픽 방역은 사실상 개개 인의 양심에 맡겨졌다. 이와 달리 2일 베이징은 완전히 봉쇄 된 모습이었다. 이른바 ‘폐쇄루프’가 지 금까진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 7월 청 두 유니버시아드, 9월 항저우 아시안게 임 등 메가 이벤트가 이어지는 만큼 칼 을 갈고 준비한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드 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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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는 이번 올림픽의 관문인 서우두 국제공항부터 시작됐다. 유전자증폭 (PCR) 검사를 받고 공항 게이트를 통해 활주로에서 버스로 이동하기 때문에 일 반인과 마주칠 수 없다. 버스도 운전석 과 승객석 사이에는 칸막이가 있다. 미디 어 호텔은 2m가 넘는 펜스가 사방으로 둘러져 있고, 안팎으로 공안 십여 명이 경비를 서고 있다. 철문은 올림픽 버스 나 허가된 택시가 오갈 때에만 열린다. 15분 동안 편의점 이용이 가능했던 도 쿄올림픽과 달리 베이징은 외부 출입이 완전히 통제된다. 배달 음식을 시켜먹을 수도 없다. 일반인들을 마주칠 수 있는 것은 오직 창밖을 통해서다. 메인프레 스센터(MPC)와 베이징 국립경기장 등 걸어서 10여분 거리여도 이동은 차로만 가능하다. 일본은 자국 기준으로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는 입국 14일 이후부터 자유가 주어졌다면 중국의 폐쇄루프는 출국 때까지 계속된다.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자원봉사자들 과 올림픽 관계자들과의 접촉마저 ‘로 봇’으로 줄이려고 한 노력도 눈에 띈다. 각국 취재진이 모인 MPC 식당에는 햄버 거, 덮밥, 칵테일을 제조하는 로봇이 있 다. 음식 서빙도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통해 이뤄진다. 미디어 호텔의 복도를 수 시로 방역하는 것도 로봇이다. 호텔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룸서비스 이용을 권장하는데 룸서비스 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가져다 준다. 로 봇의 배쪽 문에서 음식을 받고 영수증에 서명을 해서 넣어두면 결제가 완료된다. 엘리베이터와 연동돼 있는 로봇이 각층 객실을 누빈다.

로봇 내세워 자원봉사자 접촉 최소화 “30~50% 유관중” 방역 성공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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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노력이 성공한 방역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의 감염 력은 도쿄올림픽 때보다도 더욱 강력해 졌다.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겨울이라 는 점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올림픽에 관중을 받기 로 결정한 것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 다. 크리스토퍼 두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올림픽 수석국장은 1일 “아직 정 확히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경기장 수용 규모의 3분의 1이나 절반에 해당하는 인 원이 입장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관중의 입장 허용도 검 토 중이다. 두비 국장은 “중국 내 외국인 집단 거주 지역이나 외교 채널을 통해 중 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올림픽 관전 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인들이 경기장에 들어선다면 방역 관리는 더 어 려워진다. 완벽한 폐쇄루프를 구축했다 는 자신감이 자칫 방역에 실패한 올림픽 이라는 오명으로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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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최동순 기자 ①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대한민국 선수단과 미디어 관계자들이 서우두 국제공항 폐쇄루프 내 지상 계류장에서 수하물을 찾고 있다. ②방호복을 입은 공항 방역 관계자들이 수하물을 함께 확인하고 있다. ③2m 높이의 펜스로 완전히 둘러싼 베이징 시내의 한 미디어 호텔. ④베이징 국립 경기장 인근의 올림픽 조형물. ⑤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 좌석에 거리두기용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⑥메인미디어센터(MMC) 구내식당 천장에 설치된 음식 서빙 로봇의 이동 경로. ⑦미디어 호텔에 비치된 방역 로봇 및 ⑧룸서비스 로봇. 베이징=연합뉴스·최동순기자

쇼트트랙 막판 담금질 “요즘 애들 긴장 안해요” 쇼트트랙은 한국 동계스포츠의 핵심 종목이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 기훈이 한국 최초 동계올림픽 금메달리 스트가 된 것을 시작으로 평창 대회까지 24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동계 효자종 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선 예전과 같은 성적을 내지 못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그건 외부의 시선일 뿐이다.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에 입성, 첫 날 휴식을 취했던 쇼트트랙 대표팀은 2 일 오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에서 3일 차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 바로 뒤에 훈련 일정이 잡혀 있는 중국 대표팀의 한국인 지도자 김선태 감독이 훈련을 지켜봤지만 한국은 아랑곳없이 속도를 높였다. 약 50분간의 스케이트 훈련이 끝난 뒤에는 선수들이 한데 모여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념사진(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기념 촬영 아이디어는 맏형 곽윤기(33· 고양시청)가 낸 것이었다. 밴쿠버, 평창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올림픽인 곽윤기는

이유빈 “누가 더 즐기냐에 달려” 홈 텃세에 “바람만 스쳐도 실격”

“그동안 올림픽을 돌이켜보면 놓치고 온 것들이 너무 많았다. 좋은 기억을 남겨주 고 싶어서 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얘들은 정신이 없을 테니까 제가 억지로 챙겨주 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련은 제가 터치 안 해도 너무 잘 하고 있다. 또 요즘 얘들은 긴장도 안 한다. 나만 너무 긴장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믹스드존에서 만난 이유빈(21·연세대) 도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이었다. ‘분위기 전환용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냐’라 는 취재진의 물음에 “분위기가 너무 좋아

서 전환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이유 빈은 “올림픽이 ‘축제’라고 하지만 폐쇄 된 채 대회를 치르다 보니 축제의 맛을 느 낄 수가 없어서 아쉽다”며 “얼마나 가라 앉지 않고 즐길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 같다.”고 강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계주선수로 참가 했던 이유빈은 이제 어엿한 1,500m 에이 스다. 전날 AP통신은 한국이 금메달 4 개를 따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유빈의 여자 쇼트트랙 1,500m 금메달을 예상 했다. 이유빈은 “보도를 알고 있진 못했 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예상한 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 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국의 홈 텃세는 우려스러운 대목이 다. 곽윤기는 “선수들이 중국에 대한 의 식을 많이 한다. 중국 텃세는 지난해 10 월 1차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때 이미 경험했다. 바람만 스쳐도 실격 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눌 정도로 판정에 대해서는 예민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베이징=최동순 기자

나성범^손아섭 새팀 첫 훈련$ 스프링캠프 스타트 KBO리그 10개 구단이 긴 겨울잠에 서 깨 본격적인 2022시즌의 출발 선상 에 섰다. 2년 연속 국내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구단들은 설날인 1일부터 전국 각지에 서 훈련을 시작했다. 한화·KIA·SSG가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롯데와 NC 는 2일부터 몸을 풀었다. 두산·삼성·LG· 키움은 3일, 디펜딩 챔피언 KT는 가장 늦은 4일부터 훈련한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프랜차 이즈 스타들의 활발한 이적이 이뤄진 만 큼 새 얼굴들의 첫 훈련에도 관심이 쏠 렸다. 정든 롯데를 떠나 4년 총액 64억원 에 NC행을 택한 손아섭은 2일 NC의 스 프링캠프 첫날 마산구장에서 새로운 동 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16년차 베테랑 이자 최소경기·최연소 2,000안타를 기 록한 리그 대표 강타자지만 낯선 환경 에서의 적응은 신인 시절 이후 처음이었 다. 손아섭은 “조금씩 다가가려고 노력 하고 있다”면서 “외야 훈련을 할 때 보 니 최고참이었다. 야수 중에서도 (양)의

10개구단 모두 2년째 국내에 차려 선의 핵심 박민우(0.3262)이며 2, 3위가 나성범 “아직 적응에 시간 필요해” 박건우(0.3259)와 손아섭(0.324)이다.

지 형 정도만 위더라. 서글프고 씁쓸했 다. 적은 나이가 아니구나”라며 이대호 등 선배가 많았던 롯데와는 사뭇 다른 선수단 구성임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손아섭과 함께 팀을 옮긴 박건우도 적 응에 나섰다. 두산의 중심타자였던 박 건우는 손아섭보다 열흘 먼저 6년 총액 100억원의 금액으로 NC에 새 둥지를 틀 었다. NC는 나성범(KIA^사진)을 보내 고 둘을 영입하면서 팀 컬러가 완전히 바뀌었다.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 자 중 리그 전체 타율 1위가 기존 NC 타

국가대표급 정교한 타선을 구축한 이 동욱 NC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파 악하면서 새 시즌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함평 KIA 챌린저스필드에 짐을 푼 KIA의 스프링캠프에선 단연 ‘150억 원의 사나이’ 나성범이 화제의 주인공이 었다. 2013년 NC의 창단 멤버로 데뷔 해 KBO리그 대표 타자로 성장한 나성 범이 고향팀 KIA에서 맞는 첫 훈련이었 다. 그는 “여러가지 모두 새롭고 되게 어 색하다. 유니폼도 그렇다. 새로운 친구, 동료들과 훈련했는데 아직 적응에 시간 이 필요할 것 같다. 빨리 선수들과 친해 지고 재미있는 캠프 기간이 됐으면 좋겠 다. 일단 처음이 중요하다. 첫 턴에서 빨 리 적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구단들은 활기차게 스프링캠프 를 시작했지만 벌써 5개 구단에서 확진 자가 나온 코로나19 확산세로 노심초 사하는 분위기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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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2. 다양성 빙고 게임 본 게임은 여러 명이서 진행하게 되는 데,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서 각 문화와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공유하면서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인지하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종에 상관없이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 해 우리는 각자가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 체임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 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

국제 모국어의 날 포스터 (사진 출처_ 유네스코

호주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 이지만, 무심코 길을 다니다 보면 영 어 이외에도 다양한 언어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혹시 얼마나 많은 언어 가 호주에서 사용되는지 짐작이 가시 나요? 2016년 통계에 따르면 호주에 서는 300개 이상의 언어가 쓰이고 있 다고 합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은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가 지정 한 국제 기념일로 매년 2월 21일에 기념 하고 있습니다. 1999년 11월 17일에 제 정된 국제 모국어의 날은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다언어의 사용, 그리고 각 각의 모국어를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지정된 기념일입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은 모국어를 지켜 내 기 위한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투쟁에 서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 파키스탄

중앙정부는 파키 스탄어인 우르두 어만 공식어로 채 택하였는데, 독립 전 동파키스탄(현 재의 방글라데시) 지역에서는 방글 라데시어인 벵골 어를 사용하고 있 었습니다. 그래 서 동파키스탄( 현재의 방글라데 시) 사람들은 벵 골어를 공용어로 채택할 것을 요구 하며 파키스탄 정 부를 상대로 대규 모 시위를 벌였는 데요, 정부의 무 력 진압으로 인해 희생이 따랐지만, 이후 벵골어가 공 용어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뤘습니 다. 이에 유네스코 는 이 투쟁을 기려 이날을 “세계 모국 어의 날”로 지정하였으며, 오늘에 이르 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모국어의 소중함 을 기억하며,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 는 기념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 는 이민자로 호주에서 살고 있기에 ‘모 국어의 소중함과 문화적 다양성의 존 중’은 더욱 피부로 와닿는 어젠다가 아 닐까 싶습니다. 문화 다양성은 광의적 으로는 각 나라의 인종, 언어, 종교, 관 습을 포함해서 미시적으로는 일상생활 에서 통용되는 규범, 터부(Taboo)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 래서 때로는 생각하지도 못한 영역에서 다름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오래된 갈 등인 로힝야 난민에서부터 최근에 있었 던 미얀마나 파키스탄 이슈들도 이러한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부터 촉발된 일들로 볼 수 있는데요. 더불어 2022년 1월 4일 화요일

사는 세상을 꿈꾸는 굿네이버스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음을 다시 한번 실감 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는 다양성의 사 회이지만, 여전히 호주 사회에서 언어 적 장벽이나 신분의 불안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때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 들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2년간 지속되 어온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호주 내 많 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생필품 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 다. 굿네이버스 호주는 “인종, 종교, 사 상과 지역을 초월하여 도움이 필요한 곳 은 어디든 달려간다”라는 굿네이버스 정신에 따라 시드니 내 거주하고 있는

B25

시드니 내 미얀마 커뮤니티 지원을 위한 자원봉 사자들의 모습

처럼 혼자 혹은 가족,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활동이지만 이런 활동들을 수행 하면서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다양성을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관용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게 됩니다. 문화적 다양성 포용을 장려하는 포스터 (사진 출 처_ 호주 인권 위원회

1.얼굴 그리기 한국에서 자란 저는 어린 시절 “살 색”이라는 말을 종종 듣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 살색은 옅은 분홍색에 가까 운 황인종의 색깔을 당연하게 지칭하 였지요. 하지만 “얼굴 그리기 활동”을 통해 피부색뿐만 아니라, 머리카락 색 상, 눈동자 색상을 다양하게 교차하며 그리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다양한 조 합을 통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익 히게 되지요.

3. 더불어 사는 모습을 나타내는 셀피 찍기 이 활동은 혼자 혹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인데요, 셀피의 주제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 가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인이 아닌 직장인 동료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다국어 문화를 이해하기 위 해 다른 언어를 공부하고 있는 모습, 혹 은 한 번도 도전해 보지 않은 새로운 나 라의 음식을 도전해 보는 모습도 가능 하겠지요. 본 활동을 통해 우리는 한 번 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우 리의 일상에 가까이 있는 “다양성”에 대 해 다시 한번 인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을 맞아, 아름다운 우리 언어 한국어의 소중함과 함께 다 시 한번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다 짐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다르지만, 그 다름의 풍요로움을 더욱 누리며 함께 더 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아요!

얼굴 그리기 활동의 예시 (사진 출처_ 몬테소리)

다양한 다민족 커뮤니티에 필요한 생필 품을 지원하고, 백신 접종 시 대중교통 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 두의 안전을 위해 택시 바우처를 제공하 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굿네이버스 호주의 지원은 특별히 미얀마에서 온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미얀마인이 아 니어도 미얀마 커뮤니티를 돌보고, 생 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죽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코로나와 미얀마 사태로 우리가 정서적으로 어려 울 때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 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 미얀마 커뮤니티 리더 샘 르윈 인터뷰 중 샘의 인터뷰는 저에게 우리가 왜 서 로를 돌보아야 하는지에 좋은 통찰력 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국적이나 인종 을 떠나서 인간으로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서로를 돌보 고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야 한 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시민으로 서로의 다양성을 존 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활동들을 몇 가 지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가볍게 게임

다양성 빙고 게임 예시 (사진 출처_Equality Guemsey)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Email: gnau@goodneighbors.org Phone: 0416 030 381 (이효실 국장)

건강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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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기억^보행 장애$ 치매 아닌 수두증일 수 있다” ‘인지장애 치료 전문가’인 박영호 분 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은 과다해진 뇌척수액을 제거해주는 수술이나 정기 적으로 뇌척수액을 배출하면 근본적 치 료가 가능하다”며 “질환이 어느 정도 진 행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므로 인지· 보행·배뇨장애가 있다면 곧바로 병원에 서 검진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박 교수 는 “정상압 수두증의 경우 수술로 증상 이 호전되며 완치 가능한 질환이고 고령 환자도 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성공률도 높다”고 덧붙였다. -헣캏팣 쿦숞흫핂앎. “우리 뇌는 두개골 안에서 뇌척수액 (뇌 거미막 밑 공간과 뇌실, 척추의 중심 관을 채우고 있는 액체)에 둘러싸여 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로 있다. 두개골이 뇌를 누르거나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뇌를 둘 러싼 뇌척수액이 완충 작용을 하기 때 문이다. 뇌척수액은 뇌실(腦室·c e r e b r a l ventricle)에 존재하는 맥락총(脈絡 叢·choroid plexus)이라는 부분에서 생성돼 뇌 주변을 순환한 뒤 거미막 융 모에서 흡수된다. 뇌척수액이 많이 생성 되거나 잘 흡수되지 않으면 뇌실 내 적정 량(120~150mL)을 유지하지 못하고 점 점 쌓인다. 그러면 뇌척수액이 주변 뇌 조직을 압

인지장애는 판단력·실행력 등 뇌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흔하다. 집중 력이나 기억 저하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 타난다. 배뇨장애의 경우 소변이 자주 마 렵고 갑자기 요의(尿意)를 느꼈을 때 참 기 힘들어 요실금으로도 이어진다. 그러 나 이러한 증상은 노년기의 척추·관절 질 환이나 전립선비대증 등 비뇨기계 질환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단하기 상 당히 까다롭다.”

전문의에게서 듣는다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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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기능 떨어지는 정상압 수두증 걷는 속도 느려지고 보폭 좁아져 알츠하이머^파킨슨병으로 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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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보호 뇌척수액 많이 쌓여 발병 CT^MRI로 뇌실 등 체크 진단 ‘션트 수술’하면 근본적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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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증 치료 전문가’인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 보행 장애가 생기면 대개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하기 쉬운데 수두 증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박해 보행·인지·배뇨장애를 유발한다. 이를 ‘정상압 수두증’이라고 한다. 이때 허리에서 뇌척수액 압력을 측정하면 압 력이 정상 범위에 있기에 ‘정상압’이란 용

어를 사용한다. 정상압 수두증은 일반 에게 생소하지만 70세 이상 고령층에선 100명 중 2명에게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훊푢 흫캏픎 펂썮많. “우선 걸음걸이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 이 좁아져 종종 걸음을 걸으며, 걸음이 불 안정해져 쉽게 넘어지는 보행장애가 있다.

-펂쎉멚 힒삶·���욚빦. “뇌를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 기공명영상(MRI)으로 검사했을 때 뇌 실이나 뇌고랑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 졌다면 정상압 수두증일 가능성이 있 다. 이후 요추에서 뇌척수액 배액술을 통 해 뇌척수액을 30~50mL 빼냈을 때 증 상이 개선되면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 단한다. 정상압 수두증은 뇌 속에 과다 축적

된 뇌척수액을 밖으로 배출하면 근본적 인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으 로는 뇌척수액을 머리 밖으로 배출하는 우회로를 거의 영구적으로 삽입하는 ‘션 트(shunt) 수술’이 있다. 우리 뇌의 뇌실 이나 척수강 안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 한 뒤 이 관을 복강으로 연결해 과도한 뇌척수액이 복강으로 배출되도록 한다. 관에 압력 조정이 가능한 밸브가 연결돼 있어 의료진이 뇌척수액 배출량을 적절 히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션트 수술을 받 을 수 없거나, 뇌척수액 배액술(排液術) 효과가 수개월 이상 길게 지속된다면 뇌 척수액을 정기적으로 배출하는 것도 대 안이 될 수 있다.” -���잲쁢 ���욚많 쭖많쁳삲몮 팒쁢섾. “노년기에 인지·보행장애가 나타나면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여겨 병원을 찾 지 않거나 늦게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는 정확한 검사를 하지 않고 뇌영양 제만 복용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정상 압 수두증은 근본적 치료가 가능한 데 다 초기에 치료해야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는 뇌 척수액 배액술을 시행해도 큰 효과를 거 둘 수 없기에 인지·보행·배뇨장애가 나타 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정 상압 수두증이라면 빨리 치료하기를 권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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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2021년 5월 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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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쟁 종식 후 세금 폭탄$ 위기 몰렸던 보르도 와인의 반전 앟큲 퐣 욶핂 7켆쁢 짲핮픒 컲���삲. 팒������ 뫃핟핆 팚읺펞뽆읂퐎 팧훊 짿핟핂핞 뽆읂잫싢 뫃핟핆 읺 앪���헎뼅핂 멾삲쁢 콚킫 쌚줆핂펖삲. ‘멾쪒 힎 8훊짤펞 팖 쇦펖쁢섾 믆캖 핺삲삖!’ 퐣홚펞 팗팒 핖삲많솒 헣풞픒 먾삞삲많솒 쭖툳 핂 캫맏핂 빮 쌚졂 욶핂 7켆쁢 헒 짾푾핞핆 팚읺펞뽆읂많 뫦팆믾 힫핂 펔펖삲. Ӝ 오늘날 보르도에서 생산하는 클라레(Claret). 과거 영국에서는 보르도 와인을 클라레라 불렀다. 클라레는

프랑스어 클레레(Clairet)에서 온 말이다. 플라넷 보르도 홈페이지 캡처

헒���픦 핺, 핮 좉 슮 욶핂 7켆 곱씹을수록 배가 아팠다. ‘노르망디와 앙 주 땅을 상속받아 부모 덕에 꿰찬 녀석이 결 혼 상대라니!’ 둘이 결혼했으니 아키텐 땅까 지 합하면 그들의 영토는 광대하기 그지없 었다. 땅만 놓고 보면 도대체 누가 프랑스의 왕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헨리의 핏속에 흐르는 바이킹들은 스칸디 나비아반도에서 유럽으로 내려와 약탈을 일 삼던 노르만족이었다. 이들이 하도 골치 아 픈 나머지, 선대 왕이 제발 백성을 괴롭히지 말라고 떼어준 땅이 노르망디(노르만족의 땅) 아닌가. ‘그런 녀석 따위가!’ 잠들지 못하 는 밤이면 루이 7세의 머릿속은 다음과 같이 뒤죽박죽이 됐다. ‘헨리 1세(헨리의 외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인 노르만 족장 롤로는 서프랑크 왕 샤를 3 세에게 충성을 맹세했지. 그 대가로 봉신(주 군에게 봉사하고 대가로 봉토를 받는 사람) 이 되어 노르망디 공작으로 봉해졌고 말이 야. 윌리엄 1세(헨리의 외증조부)는 또 어떤 가. 바다 건너 잉글랜드를 정복해 왕위에 올 랐지. 프랑스 왕의 봉신인 노르망디 공작이 잉글랜드 왕이 된 게지. 듣자 하니 그들은 프 랑스 땅에 살면서 잉글랜드의 왕 노릇을 한 다지! 영어나 나불대는 섬나라 사람들이 그 들이 말하는 프랑스어를 알아듣기는 할까. 아니지, 이러다 정말 헨리가 잉글랜드 왕이 되는 건 아니겠지.’ 먿헣핂 킲옪… 뽡��� ‘퐎핆픦 헤훒’ 꿈이 절실하면 이루어지듯, 걱정도 깊으면 이루어진다. 루이 7세의 우려대로 2년 뒤 헨 리는 잉글랜드 왕좌에 오른다. 헨리 2세가 된 그는 곧 웨일스와 스코틀랜드까지 평정 한다. 결혼으로 얻은 알리에노르의 영지를 포함해 피레네 산맥까지의 광활한 영토가 헨리의 발밑에 놓인 것이다. 이 시기의 플랜 태저넷 가문의 나라를 앙주 제국 또는 플랜 태저넷 제국이라고 부른다. 앙주 제국의 노른자는 알리에노르가 가 져간 아키텐 땅이었다. 와인으로 거두어들이 는 세수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이러니 루이 7 세가 불면의 밤을 보내는 것도 당연했다. 어느 날 밤. 루이 7세는 아깝기 그지없는 아키텐의 와인으로 시름을 달래다가 결심한 듯 잔을 내팽개쳤다. 언제까지 배 아파만 할 까! 작심한 듯 루이 7세 역시 샹파뉴 백작의 딸 아델라와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 고 장차 왕위를 이을 왕자를 낳았다.  쟈 팒쩒힎읊 퓒 쫃쿦 부왕 루이 7세의 한 맺힌 과거를 듣고 자 란 필리프 2세는 복수를 계획한다. 플랜태저 넷 가문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부자간 갈등 이 여간 심한 게 아니었다. 내부갈등 유발이 라, 기막힌 계획이었다. 필리프 2세는 아버지 헨리 2세에게 불만이 많은 왕자를 부추겨 반 란을 도왔다. 막내 왕자 존에게는 형 리처드 1세가 십자군 전쟁 길에 나선 사이에 왕위를 찬탈하라고 충동질했다.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필리프 2세는 이 틈을 타 영주들을 회유하거나 전쟁을 벌 여 플랜태저넷 제국의 영토를 조금씩 빼앗았 다. 어느새 잉글랜드 왕 존은 영토의 대부분 을 프랑스에 빼앗기고 말았다. 잉글랜드 귀 족들은 부랴부랴 왕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마그나카르타(대헌장)를 존 왕에게 들이밀어 서명을 받아냈다. 참고로 당시 마 그나카르타에 참여한 런던시장 윌리엄 하들 경은 와인 업자였고, 그는 시의회 의원의 3분

선홍빛 장미색 중저가 와인의 산지 300년간 잉글랜드에 귀속됐다가 백년전쟁 막바지 프랑스가 되찾아 왕실 ‘괘씸죄’ 보르도에 높은 세금 양국 사이 시달리던 중저가 대명사 맛^향 끌어올려 ‘고품격 와인’으로

의 1을 와인 업자로 구성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아키텐 공국의 땅 가 운데 알짜배기인 귀엔 지방만은 잃지 않은 것이었다. 귀엔의 보르도 와인 상인들은 전 함과 군수물자를 지원하며 존왕의 힘이 되 었다. 사실 보르도 상인들 입장에서는 잉글 랜드가 최대 와인 시장이었으니 당연한 일 이었다. 뮎펢 힎짷, 쫂읂솒 퐎핆핂 컿핳 핂퓮 존 왕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라 보르도 에 세금 혜택이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더불 어 보르도 와인을 대거 주문했다. 이 무렵부 터 보르도 항을 중심으로 오늘날의 보르도 지역 곳곳에 포도밭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그런데 메독 지구 한 곳은 예외였다. 이 지역 은 강이 수시로 범람하는 습지대였다. 이런 땅이 훗날 프랑스 최고의 와인 산지가 될 거 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보르도 상인들은 보르도 와인의 특색을 살려 잉글랜드 시장을 공략했다. 맛이 가볍 고 색이 연한 데다 가격도 좋은 덕분에 보르 도 와인은 잉글랜드에서 인기가 좋았다. 와 인 빛깔이 선홍빛 장미색에 가까워 잉글랜드 사람들은 보르도 와인을 클라레(Claret) 라 칭했다. 클라레는 프랑스어 클레레 (Clairet)에서 온 말이다. 클라레의 인기가 치솟자 잉글랜드의 농가 는 포도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둠 즈데이북’에 따르면 한때 잉글랜드에도 상 업용 포도밭이 1,300여 곳이나 있었다. 그러 거나 말거나 와인을 만들어도 클라레에 밀 려 찾는 사람이 없으니, 잉글랜드에서는 포 도밭을 갈아엎어야 했다. 한편 땅이란 땅은 죄다 포도밭이 들어선 귀엔 지방은 유럽에서 최고로 부유했다. 잉 글랜드 전체의 세수보다 귀엔 지방의 세수 가 더 많았을 정도였다. 이러니 프랑스로서 도 귀엔 지방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뮎펢픒 숦얺탊 맖슿 그래도 시간은 흘러 어느덧 프랑스에 새 로운 왕조가 들어선다. 1328년 카페왕조 샤 를 4세가 후계자 없이 사망하자 뒤를 이어 4 촌인 필리프 6세가 즉위해 발루아 왕조를 열었다. 그런데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3세가 자신에게 프랑스 왕위계승권이 있다고 주 장하고 나섰다. 자신의 어머니가 샤를 4세 의 여동생이니 4촌인 필리프 6세보다 3촌 관 계인 자신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화가 난 필리프 6세는 이참에 귀엔 지방을 몰수하려고 했다. 에드워드 3세는 귀엔을 지 켜내야 했기에 프랑스 왕의 가신으로 충성 을 맹세하며 이 일은 일단락됐다. 그런데 프랑스가 잉글랜드와 사이가 안 좋은 스코틀랜드를 지원하자 에드워드 3세 는 플랑드르에 양모 공급을 중단했다. 플랑 드르는 당시 프랑스의 최대 세수원이자 모

전성기 앙주제국 영토(왼쪽)와 존 왕 때 모두 빼앗겨 보르도가 포함된 귀엔 지방만

루이 7세 시기(1180년)

필리프 2세 시기(1223년)

겨우 지켜냈다. 하지만 잉글랜드 전체에서 나오는 세수보다 이곳에서 나오는 세수가 더 많았다. 위키미디어

보르도

귀엔 지방 프랑스 국왕 직할지 |

잉글랜드령 |

프랑스 영주령 |

교회령

프랑스 보르도의 포도밭. 게티이미지뱅크

직 산업의 중심지인 터라 필리프 6세도 가만 있지 않았다. 오랜 기간 눈독을 들인 귀엔 지 방을 마침내 몰수해버린 것이다. 1337년 에 드워드 3세는 왕위 계승권을 재차 주장하며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했다. 백년전쟁이 시작 된 것이다. 에드워드 3세는 명목상으로는 왕위 계승 권을 내세웠지만 최고의 세수원인 귀엔 지방 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객관적 전력으 로 보면 감히 넘보지 못할 프랑스에 싸움을 건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잉글랜드의 선전포고를 받은 프랑스는 콧방귀를 뀌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격이랄까. 그런데 막상 전쟁이 벌어 지자 모두의 예상이 빗나가고 말았다. 장궁 을 든 잉글랜드 병사들이 쏜 화살에 프랑스 의 말들이 퍽퍽 쓰러졌고, 프랑스 기사들은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갑옷만 해도 무거운 데 땅마저 질척거리니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해 번번이 싸움에서 패했다. 잉글랜드는 승전을 이어갔다. 슬라위스 해전에서 프랑스군을 꺾은 데 이어 크레시 전투, 푸아티에 전투 등에서 잇달아 승기를

올리며 프랑스 땅을 휘젓고 다녔다. 푸아티 에 전투에서 잉글랜드군은 프랑스 왕 장 2 세를 생포하고 노르망디와 귀엔 지방을 탈 환한다. 프랑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잉 글랜드군의 약탈도 심한 데다 흑사병까지 돌아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다. 농민들이 들고일어난 자크리의 난으로 사회 혼란은 극으로 치달았다. 그나마 전염병 덕분(?)에 전쟁이 잠시 중단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이었다. 프랑스는 그 뒤로도 연전연패해 절체절명 의 위기에 처했다. 엎친 데 덮친다고 샤를 5 세의 뒤를 이은 샤를 6세가 정신병에 걸리자 부르고뉴파와 아르마냐크파가 권력을 서 로 장악하려고 내분이 일어났다. 이 틈을 타 잉글랜드 왕 헨리 5세는 아쟁쿠르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고 부르고뉴파와 손잡고 파리 까지 점령한다. 잉글랜드군은 기세를 몰아 프랑스군의 마지막 요새인 오를레앙 성을 포위하기에 이른다. 이때 잔 다르크가 등장 하여 오를레앙을 구하지 않았다면 프랑스 는 지도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핢삲읂���픦 슿핳, 뮎펢픒 쇦���삲 잔다르크는 부르고뉴파에 의해 잉글랜드 군에 넘겨져 마녀라는 판결을 받고 화형으 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잔 다르크 덕분에 기사회생한 프랑스인들은 그때부터 프랑스 라는 ‘국가’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이 생겼고 ‘애국심’이 고취되었다고 한다. 전쟁 막바지인 1451년 프랑스는 그토록 탐내던 귀엔을 되찾았다. 하지만 300년 동 안 잉글랜드에 속했던 귀엔 사람들은 프랑 스 국왕에게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 와인 업자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징수한 탓 이었다. 와인 업자들은 한술 더 떠 잉글랜드 에 도움을 요청했다. 마침내 1452년 잉글랜드군 총사령관 존 탤벗이 귀엔에 잉글랜드 깃발을 다시 꽂았지 만, 깃발은 얼마 나부끼지 못하고 뽑히고 말 았다. 결국 카스티용 전투(1453)에서 탤벗 은 전사했고 잉글랜드는 프랑스에 패하고 말았다. 116년 동안 이어진 전쟁이 프랑스 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이로써 귀엔 지방은 300년 만에 프랑스 땅이 되었다. 마지막 전장을 누빈 잉글랜드 기사 탤벗 은 과거 포로로 잡혔을 때 “프랑스를 향해 다시는 칼을 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 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카스티용 전투에 서 맨손으로 싸웠다고 한다. 장수가 칼 없이 전장에 나가다니$ 아무튼 기사로서의 명예 를 지킨 탤벗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와인도 생겼다. 보르도 생줄리앙 마을의 그 랑크뤼클라세 4등급 ‘샤토 탈보’이다. 훟헎많 쫂읂솒 퐎핆픦 짦헒 인고의 세월 끝에 되찾은 땅이었지만 프 랑스 국왕들은 보르도가 눈엣가시였다. 그 래도 ‘와인의 경제성’을 알았기에 잉글랜드 로의 와인 수출까지는 막지 않았다. 대신 높 은 세금을 매겨 왕실 곳간을 채웠다. 와인 상 인들은 잉글랜드에도 전보다 높은 관세를 내야 했다. 자연히 보르도 와인 가격이 2배 까지 오르더니 3배까지 치솟았고 수출량은 대폭 줄었다. 잉글랜드의 와인 상인 길드인 빈트너스 컴 퍼니 소속 수입상들은 보르도 와인을 대체 할 와인을 찾아 에스파냐 포르투갈 지중해 로 향했다. 보르도 상인들도 다른 판로를 뚫어 수출처를 다각화했다. 유럽 전역에 와 인을 수출할 수 있도록 국왕 허가를 받아 적 은 양이지만 쾰른, 함부르크, 브뤼헤, 에든버 러에까지 와인을 수출했다. 이후 보르도는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요 동치는 정치 상황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했 다. 당시 잉글랜드를 사로잡았던 보르도 와 인은 실은 양으로 승부하는 중저가 와인이 었다. 오늘날의 명성은 큰 위기를 겪으면서 품질을 높여 맛과 향이 좋은 와인으로 거듭 났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보르도의 역사 는 전쟁이 빚은 와인의 역사인 셈이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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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HANHO KOREAN DAILY

2022년 2월 4일 금요일

한국 간호학생이, 호주 간호사에게 물었다... ‘간호사 처우 장단점’ 번아웃으로 여행차 호주 온 장겸주 간호사 한국에서 5년, 호주에서 22년 도합 27년의 응급실 간호사 경력

“호주의 간호사들은 존중 을 받고 협력하는 분위기로 간호사가 의사의 조수라거 나 비서라고 생각하지 않는 다. 간혹 나이 든 의사들이 그런 태도를 보이면 굉장히 전근대적이라고 생각하고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 고 그런 태도에 대해서 옳지 않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수국이 피어있는 집 이진숙

- 간호사-환자의 비율을 지 켜준다고 하였는데 한국의 경우는 1:10-20↑(간호 사:환자)로 배정되고 있다. 호주의 경우는 간호사 1명 당 환자의 비율이 어떻게 되 는가?

27년차 응급실 장겸주 간호사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 모습이 많이 바뀌 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어딜 가나 일상 속 필수 용품이 되었으 며 백신 패스라는 개념도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세계의 노력에도 불구하 고 확진자의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전 세계의 수많은 의료 진들이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1951년에 제정된 국민의료법 에 적혀있는 간호사의 역할은 “의 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고 기재 되어 있다. 간호사의 근로 환경 개 선, 인권, 간호사의 모성보호 등이 하나도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법 으로 간호사의 다양성, 전문성 역 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70년 전 일제강점기 시대 법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현재의 법은 간호사 의 역할에 한계가 있을 뿐더러 법 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간호사들은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 고, 환자의 안전을 위해 적정 간호 사를 확보하거나 배치하는 것, 처 우개선의 기본 지침을 제정하고 재 원을 확보하는 것, 간호사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고, 조사 교육 의무 를 부과하는 것, 간호종합계획을 5 년마다 수립하고, 3년마다 실태조 사를 하는 것들을 원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아시아에서 유일 하게 간호법이 제정되지 않은 나 라는 한국 뿐이다. 간호법이 있는 호주는 한국과 어떤 차이점이 있 을까. 한국을 떠나 해외행을 선택 하여 호주에서 22년째 응급실에 근무하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 고 있는 장겸주 간호사와 서면 인 터뷰를 진행했다. - 한국에서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후 호주에서 근무하고 있는가? “그렇다. 한국에서 면허를 취득 하고 서울의 빅 5 병원에서 약 5

년 정도 응급실 경력을 쌓고 유 학을 왔다.”

병원이 마음에 들어 지원해 22년 째 다니고 있다.”

- 호주행을 결심하신 이유는 무엇 인지

- 응급실에서의 근무를 원하시던 이유가 있는지

“한국에서 너무 많은 환자를 보 면서 화장실도 못 가고 식사를 할 시간조차 없이 일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응급실이었기 때문에 끔찍했던 사망을 너무 많이 봤고, 제가 아끼던 소아과 환아들이 제 앞에서 세상을 떠나는 것을 너무 많이 봐서 번아웃(burn out)이 심 하게 와 한국을 떠나고 싶었다. 쉬 면서 전공 영어나 배워가자는 마 음에 유학을 오게 됐다”

“학생 때 드라마를 보면서 응급 실에서 일하면 멋지겠다고 느꼈 다. 그래서 응급실에 지원했고 응 급실로 발령이 났다. 다이내믹하 게 현장에서 사람을 살리는 일이 정말 보람되다고 생각했다. 서울 에 있는 큰 병원에서 일하면서 호 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엄청난 케 이스를 정말 많이 경험했는데 그 경험 덕분에 호주에 와서 일 잘하 는 간호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한국은 간호사 면허 취득을 위해 학사 학위와 1000시간의 임상 실 습, 국가고시 합격 등의 조건이 필 요하다. 호주는 간호사 면허 취득 을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

- 호주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느낀 호주 간호사의 장점은 무엇 인지

“한국에서 간호학과를 졸업한 경우 GE(Graduate Entry)과정 을 25년전에는 1년만 더 공부하 면 되었는데, 이제는 GE과정을 2 년동안 이수해야 한다. 한국에서 간호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경우라 면 3년의 학사 과정과 모든 과목 을 패스하고 800시간 이상의 실습 을 마치면 받는 공인 간호사(Registered Nurse-RN)를 호주 간호 및 조산사 위원회(The Nursing and Midwifery Board of Australia-NMBA)에 등록하면 정규 간호사가 될 수 있다.” - 호주에서 취업을 할 때도 응급실 간호사가 1순위로 원하던 부서였 는가? “전공이 응급실이다 보니 호주 의 응급실은 어떤지 궁금했다. 그 래서 에이전시를 통해 시드니에 있는 병원들을 다니며 응급실 경 험을 해보았고, 지금 다니고 있는

“간호사로서 전인 간호를 실천 할 수 있게 되는 점이 장점인 것 같 다.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게 아닌 환자를 위해 가능한 모든 전인 간 호를 제공한다. 그럴 때마다 호주 의 환자들이 참 행운이라는 생각 이 들면서 ‘우리 엄마도 이런 간 호를 받으면 너무 행복하겠다.’라 는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이런 간 호를 제공하게 되면 직업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아지게 되는 것 같다. 간호사 환자 비율이 대부분 지켜 져서 한국보다는 덜 힘들다는 것과 정년퇴직이 없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같은 직장 수간호사님이 76 세이신데 아직도 풀타임으로 일하 시고 계신다. 요즘은 100세 시대 이니 원한다면 20년은 더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지 호주에는 자녀들을 키워놓고 간호사에 도전하시는 분도 많은 편 이다. 무엇보다 장점은 간호사로서 존중받고 일한다는 것이다.” - 간호사로 존중받고 일한다고 하 셨는데, 한국과 비교하면 어떤 분 위기인가?

“주마다 다르지만 거주하 고 있는 NSW에서는 응급실 과 소아과는 1:3(간호사:환 자), 내과나 외과 병동은 1:4 이다. 이렇게 규정은 하고 있 지만 공립병원도 노인 요양 병동이나 일반 병동 같은 경 우 12-14명 정도의 환자를 돌보기도 하고 Senior RN, Junior RN, AIN이 함께 일 하기도 하는 등 간호사:환자 의 비율이 잘 지켜지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 그렇다면 호주에서 간호 사로 근무하면서 느낀 호주 간호사의 단점은 무엇이지? “호주 간호사들은 한국처 럼 국가고시를 치르지 않기 때문인지 실력 차이가 많이 난다. 대체로 취업 후에 일하 면서 끊임없이 공부를 해며 실력 을 쌓는 편이다. 따라서 지식이 충 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간 호사가 되기도 한다. 또한, 호주 의 의료는 한국에 비해 기술적으 로 많이 뒤처져 있는 듯한 면이 있 다. 현재 공립 병원에서 일하고 있 는데 공립병원의 경우 지원을 많 이 받지 못해서 의료 장비가 많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외상 센터에 MRI 기계가 한 대뿐인데 그것도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상 전문인데 CT 기계 또한 겨우 3-4대 있다.” - 한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느낀 한국 간호계의 개선해야 될 점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은 간호사들을 인격적으 로 존중하고 대우해 주기는커녕 간호사라는 고급인력과 그들이 가진 기술을 기업 병원들이 인정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한, 한국은 기업병원이 훨씬 많기 에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 는 거라고 생각한다. 최소의 비용 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것이 기 업인데 이 방법을 바꿀 이유가 없 기 때문이다. 여전히 해마다 태움 으로 자살하는 간호사가 뉴스가 나올때마다 한국에 있었던 26년전 과 달라진게 하나도 없는게 아닌 가 안타깝다. ‘간호사이니 당연히

벽돌로 지어진 old house앞에 제법 큰 수국나무가있다 . 꽃의 색 또한 그집 만큼이나 오해된듯 은은하면서 보통의 수 국과는 다른 빈티지한 느낌까지 들어 시선이 간다.

희생해야지’라는 존중감 없는 시 민의식과 병원의 태도에 너무 화 가 난다. - 호주의 병원에도 태움이 존재하 는지? “한국에서 말하는 태움은 딱히 없으나 왕따(bullying)라거나 보 이지 않는 인종차별은 있다. 그런 상황에선 법규와 지식을 통해 현 명하게 대처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룰과 간호법을 안다면 그 런 일을 당하지 않게 예방할 수 있 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직장은 일만 잘하면 되는 곳 이 아니라 잘 협력하고 사회활동 도 잘해야 하는 곳이다. 호주에서 역시 때론 사회 속 정치적 흐름도 잘 파악하고 흐름에 맞게 따라가 는 것도 사회생활의 중요한 한 요 소인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혹시나 심하게 왕따 혹은 인종차 별적 모욕을 심하게 당하고 있다 면 이직하는 것을 조언하고 싶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환영받으며 일 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 것을 더 추천한다. - 마지막으로 예비 간호사, 현직 간호사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한국에서만 간호사를 하겠다 는 생각보다는 국제 간호사로 서 글로벌하게 성장하겠다는 원

대한 꿈을 가지고 시작하셨으 면 한다. 간호사는 전문 직종이 며 세계 어디에서도 일할 수 있 다. 이제는 국내에서만 일하는 시기는 지났다. 세계는 똑똑하 고 성실한, 윤리적인 한국인 간 호사를 원하고 있다. 해박한 간 호지식과 기술은 직업의 기본이 니 전공과 더불어 영어까지 섭렵 하겠다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전 공과 영어를 같이 준비해서 국제 간호사에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의 2-3년 정도의 임상 경력 또한 해외에서 취직할 때 유리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생 각한다.”

장소희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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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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