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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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92호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K-트럼프’윤석열 어퍼컷 날리며 젠더로 한국을 분열시키다 <시드니모닝헤럴드> 치열한 접전 야당 승리 <비비시> “한국: 보수 후보 대통령 당선” <로이터> “성별 전쟁 속에서 치러진 선거” 호주 유력지 시드니모닝헤럴드 (SMH)와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서구의 주요 언론들은 3.9 한국 대 통령 선거에 대해 “한국의 분열된 정치 지형과 성별 대립 등을 드러내면서 치 열한 접전 끝에 1% 미만의 차이로 보 수 후보(윤석열 국민의 힘)가 당선됐 다”고 보도했다. 9일 헤럴드지는 “어퍼컷 날린 K-트 럼프, 한국을 성별로 가르다(Throwing uppercuts, ‘K-Trump’ candidate divides South Korea on gender)‘란 제목으로 한국 대선을 보도했 다. 이 신문은 “윤 후보 지지자들 중 젊

은층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 실정에 대한 강한 불만이 이념보다 더 중요했다. 정권 교체에 대한 갈망이 젊 은층 남성들에게 확산된 배경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비비시> 방송은 10일 “윤 당선자의 승리는 결정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득표율) 1%도 안 되는 차이로 대통령 에 당선되었는데 이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에서 얼마나 정치가 심하게 분열 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 다. 방송은 윤 당선자가 여성가족부 폐 지를 주장하고 저출산 원인은 페미니 즘 탓으로 돌리는 듯한 주장을 한 적이

외신이 보도한 윤석열 당선인의 선거 유세 모습

있다고 덧붙였다. 비비시 방송은 또 로라 비커(Laura Bicker) 서울특파원의 ‘윤석열은 누구 인가 소개‘ 기사를 첨부했다. 윤 당선 인이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 속했고 검찰총장 출신이며 여가부 폐

시드니도 휘발류값 ‘리터당 $2시대’ 임박 애들레이드, 퍼스 이미 $2.22로 올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여파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호주에서도 휘발류값이 계속 오르 고 있다. 지난 주 전국 평균 무연 휘 발류값은 리터당 183.9센트였는데 글로벌 가격 상승으로 호주에서 곧 리터당 $2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이미 애들레이드와 퍼스 소비자 들은 무연 휘발류를 리터당 $2.20 이상으로 지불하고 있다. 9일 시드 니 일부 지역도 리터당 $2.20, 멜번 일부 주유소에서도 리터딩 $2 가격 을 공지했다. 이런 추세라면 몇 주 안에 리터당 $2.50까지 육박할 것으 로 우려된다. 호주유류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Petroleum)에 따르면 지난 주 전국 평균 휘발류값은 리 터 당 183.9센트로 3.3센트 올랐다.

유 수입 금지 뉴스와 더불어 7% 이 상 올랐다. KPMG의 사라 헌터(Sarah Hunter) 선임 경제분석가는 “계속 된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세 계 유류 시장에서 막대한 불안감을

유가 앙등은 곧바로 항공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앨런 조이스 콴타스 그룹 CEO는 경제 전문지 AFR의 비즈니스 서밋(Business Summit)에서 “부활절이나 연말 휴가를 예약할텐데 현재 상황으로

9일 시드니 일부 $2.20, 멜번 $2 판매 항공요금, 교통비 등 ‘도미노 효과’ 불가피 이는 이번 주 미국과 영국의 러시아 산 원유 수입 금지 발표 이전 가격이 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의 11%를 보 유하고 있다. 이 조치를 발표하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국도 유 가 상승이 예상된다. 자유를 수호하 는 비용을 치러야 할 것(defending freedom is going to cost)”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 원유 (Brent crude oil price)는 배럴당 미화 $130에 육박했다. 러시아산 원

투데이 한호일보

주고 있다. 배럴 당 미화 $140에 근 접했던 유가가 몇주 동안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AMP 캐피탈의 쉐인 올리버 (Shane Oliver) 수석 경제분석가 는 “현재 유가가 리터당 15-20센트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고 9일 밝혔 다. 코먼웰스증권(CommSec)의 크 레이그 제임스(Craig James) 선임 경제분석가도 이에 동의하면서 “리 터당 $2.10 또는 $2.20을 보는 게 멀 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는 항공유 값 인상으로 비행기 티켓 값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 했다. 그는 약 8% 상승을 예상했다. 유가 상승은 호주처럼 대중교통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유일한 운송 수단이 차량의 이동 비용이 점 점 더 지속불가능(unsustainable) 해진다는 의미다. 거의 경제 전반에 가격 인상 압박 을 준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막대 할 수 밖에 없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이슈(경제)] 우크라발 공급 충격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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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치)] 알바니즈 야당대표 ‘협의정치’ 공약

4면

[특집(부동산)] 시드니 단독 중간가격 $2m 진입 동네

6면

[부동산] 2021년 83만4천건 부동산 거래

9면

[인터뷰] 보체스 체일레스티움 김태수 지휘자

10면

[인터뷰] 호주한인극단 임기호 대표

11면

[칼럼] 김지현의 10대 자녀양육 칼럼(7회)

13면

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대북 강경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보수 야당 윤석열 후보가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 각종 스 캔들 그리고 젠더 전쟁 속에서 치러진

아퍼컷 날리며.. 시드니모닝헤럴드지 9일 한 국 대선 기사

치열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에 올라 탔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에 빠진 국민의

힘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며 ”대 립적인 정치로 악명 높은 한국에서 ‘복 수의 순환’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수 야당 윤 석열 후보가 부패와 부정 의혹으로 얼 룩진 선거에서 치열하게 싸운 끝에 근 소한 차이로 승리했다”고 전했다. 신문 은 “비평가들은 윤 당선자의 선거 스타 일에 대해 ‘케이(K)-트럼피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도 전했다. 서구 언론들은 대부분 보수적 윤 당 선자 취임 뒤 대북 정책을 포함한 한국 외교 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봤다. <로 이터>는 “이재명 후보 패배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 들을 포함한 문 대통령의 레거시(유산) 에 의구심을 던진다”고 전했다. <로이 터>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거론하며 “새로운 대통령은 아마도 평 양과 거의 즉각적 위기 (국면)에 직면 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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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경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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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발 ‘공급 충격’ 으로

“물가 더 오를 것” 필립 로우 RBA 총재 ‘원자재 가격 폭등’ 경고 “기업 생산가, 소비자 물가 상승 ‘도미노 효과’ 우려”

필립 로우(Philip Lowe) 호주중앙 은행(RBA) 총재(사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 세계에 인플 레이션의 새 물결을 몰고 올 것”이라 고 경고했다. 그는 9일 AFR 비즈니스 서밋 연설 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물가, 특히 원자재(commodities) 가격을 끌어올리는 새 공 급 충격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 공급 충격은 중앙은행의 목표 치를 넘어서는 인플레이션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우 총재는 “이는 지난 20년 동

안 많은 선진국 경제의 특징이었던 저인플레이션 심리가 바뀌기 시작할 위험이 있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은 더 지속적이고 광범위할 것이며, 더 큰 통화 정책으로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물가가 계속 오른다 고 믿기 시작하면, 각국의 중앙은행 들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도전할 수 있어서 ‘중대한 문 제’가 된다고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은 러시 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에도 이 미 높아져 있었다.

고유가 여파로 국내외 항공료도 인상 전망

이번 전쟁은 원유, 가스 등 주요 원 자재 가격을 폭등시켰다. 원유와 발 전용 석탄의 가격은 40% 상승했고, 니켈, 알루미늄 등 금속 가격은 경우 에 따라 더 큰 폭으로 올랐다. 로우 총재는 “유럽 국가들에게 상 품 가격의 상승은 교역조건과 국민 소득에서 부정적인 충격이다. 이것 만으로도 경제 활동이 둔화될 것”이 라고 예상했다. 다만 호주는 가격이 오르고 있는 원자재들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에 미칠 즉각적인 영향은 유럽 과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호주의 자원 기업 들에는 유리한 조건이겠지만, 휘발 유 등 필수재 가격을 올릴 수 있어서 소비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호주 동부의 홍수 사태 역시 과일, 채소 등의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것 이다. 로우 총재는 “이는 가계 예산을 잠 식하고 많은 기업의 비용을 상승시 키며, 일부 영역의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4%대 물가상승률을 조 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는 또 올해 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콴타스 “평균 7% 상승” 예측 “수요 회복 경쟁으로 큰 폭 증가는 자제할 듯” 국제유가 급등으로 항공 운임도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 콴타스 항공의 앨런 조이스 최고경영자는 “올해 초 배럴당 미화 $73였던 원유 가격이 러시아의 우 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13년 만에 최고치인 $179로 치솟았다. 고유가

가 지속되면 항공 운임이 평균 7% 가량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 에 따르면 여름 동안 국내선 운임 은 크게 하락했다. 코로나 타격으 로부터 빠르게 회복하려는 항공사 간의 가격경쟁과 신생 저가 항공사

렉스(Rex Airlines)의 등장 때문 이다. 하지만 2월 시드니와 멜번,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간 항공권이 $10∼20가량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연료비는 항공 비용 의 약 25%를 차지한다. 현재 국제 선의 경우 연료는 더 들지만 여객 수요가 현저히 낮은 운임 인상이 불 가피한 실정이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Virgin Australia)의 제인 흐들리카 최고경영자는 “모든 항공사가 수 요 회복을 위해 경쟁하고 있기 때 문에 비용이 들더라도 요금은 낮게 책정할 것”이라며 “약간의 항공료 인상은 있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저렴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콴타스의 조이스 CEO는 “자사 의 위험대비 정책에 따라 2분기까 지 연료사용량의 90%, 3분기 50%, 4분기 30%가 고유가로부터 보호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콴타스 주가는 지난주 11% 하락 한 $4.52에 장을 마감하며 전 세계 항공사들의 주가 하락을 반영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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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정 치 )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협의의 정신으로 각계 포용해 경제 재건할 것”

앤소니 알바니즈 야당대표 ‘봅 호크 개혁 성공 모델’ 강조 “기후, 젠더 논쟁 미루고 국익증대 우선 집중해야”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해 집 권할 경우, ‘협의의 정신(spirit of consensus)’으로 각계를 포용해 경 제를 재건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야당대표 (사진)는 경제지 ARF(오스트레일 리안 파이낸셜리류) 컨퍼런스를 통 해 유권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강조 할 계획이다. 그는 “150억 달러 규모의 재건 펀 드(reconstruction fund)로 성장 을 지속하고 교육과 훈련, 기후변 화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할 것이며 이를 통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노동당의 전성시대‘로 불린 지 난 1983년부터 1996년까지 봅 호 크와 폴 키팅 총리 시절처럼 나라를 단합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유권 자들에게 분명히 전달할 것이다. 우리는 성장과 고용 창출이란 공 동 목표를 위해서 봅 호크 총리가 연방-주정부, 산별노조, 재계와 민 간단체 등을 참여시키는데 이용한

‘협의의 정신’을 반드시 재발견해 야 한다. 호크 전 총리는 근로자들 의 급여 상승만이 아닌 산업계를 위 한 강력한 이윤 증대 등 모든 참여 자들에게 혜택을 준 개혁을 중재했 다. 경제개혁과 더불어 메디케어 와 퇴직연금 같은 기념비적인 사회 적 업적도 도입해 전국민에게 혜택 을 주었다. 그 결과로 30년동안 지 속된 경제 성장의 토대를 일궜다. 2022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한 다면 호크와 키팅이 남긴 교훈대로 협의 정치로 나라의 번영을 주도하 겠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3월 29일 총 선 전 예산안 발표 후 5월 21일 이 전 총선을 단행할 계획인데 아직 총 선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알바니즈 야당 대표는 지난 2019 년 총선 당시 노동당(빌 쇼튼 야당 대표 시절)의 실책을 반복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노동당은 총선 패배 후 네거비트 기어링(negative gearing) 부분 폐지로 세수를 확대

하려는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 노동당의 150억 달러 재건 펀드 에는 국내 제조를 활성화하고 호 주산 구매 정책 (buy Australian policy)으로 제조업을 지원하는 내 용도 포함됐다. 기후변화정책에서 노동당은 2030년까지 43% 감축을 목표로 추 진하며 신규 전선과 재생에너지 전 력 지출로 60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0년 10월 약속한 62억 달러 보육비 지원 외 46만5천명에게 무 료 TAFE 코스를 제공하고 2만명의 신규 대학 증원을 지원한다. 생산성 증대, 경제와 고용 성장 활성화, 저 렴한 재생에너지 이용으로 경제를 전환할 수 있다. 알바니즈 야당대표는 “나는 혁명 (revolution)을 제안하는 것이 아 니다. 나는 모든 호주인들에게 혜 택을 주는 방법에서 부를 창출하는 국가적 프로젝트의 부활(renewal) 을 기대한다. 우리는 이것을 할 수 있다. 첫 단계는 기후와 문화적 논 쟁을 뒤로 놓고 국익에 대한 것에 우선 집중하는 것이다.”라고 주장 했다. 반면 모리슨 총리는 AFR 컨퍼런 스에서 세금 감면과 주요 프로젝트 건설을 강조했다. “호주인의 대부분(94%)이 1달러 소득에서 30센트 이상의 한계 요율 (marginal rate of tax)의 납세를 부담하지 않을 것이다. 전임 노동당 은 집권 기간 중 시드니 서부공항 (Western Sydney Airport) 건설 에 벽돌 한 장 놓지 않았다. 연립 정 부는 건설에 착수해 공정의 25%를 추진 중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푸틴 설득할 유일한 지도자는 시진핑” 고틀립센 평론가 “러시아 경제 붕괴하면 유럽 확전 위험” “세계 안정 위협하는 푸틴.. 최선의 희망은 중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 한 경제적 파급이 세계 안정을 위협하 고 있는 가운데, 중재자 혹은 조정자 역할을 언급한 중국의 향후 움직임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 정상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 시아 대통령의 광폭 행보를 저지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재 를 요청했고, 중국은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7일 중재자 혹은 조정자 역할을 처음으로 언급 했다. 이틀 후, 중국은 프랑스, 독일과 3 자 정상회담을 갖고 분쟁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찾는 모든 협상을 지지

하기로 했다. 중국이 실제로 중재에 나설 것이냐 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호주 경 제평론가 로버트 고틀립센(Robert Gottliebsen) 디 오스트레일리안지 칼럼니스트는 “중국의 중재가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강화되고 있고, 물가는 급등할 조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영국도 동참했다. 유럽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3분의 2로 줄이고,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이미 많이 올라버린 국제 유가 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 고 있다. 고틀립센은 “현재의 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에 불러일으킬 결과는 추가 상승을 떼놓고 보더라도 심각하다” 며 “극심한 불경기는 거의 확실하다” 고 전망했다. 경제 제재의 반대급부인 인플레이 션은 미국과 유럽 소비자의 지출을 억 누를 것이다. 미국의 경우, 2월 소비 자물가지수가 7.8%로 보고됐다. 고틀립센은 “전쟁이 장기화하는 과 정에서 러시아의 경제가 붕괴하기 시 작하면 유럽으로 전쟁이 확전될 수 있 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는 앞으로 일어날 경제 적 위험을 가중시킬 이러한 상황을 두 려워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중국이 러시아 침공 반대 노선에 서지 않으면 세계인의 분노가 중국을 향해 중국 상 품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고, 이를 극복 하기 위해 서구권의 번영을 필요로 한 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중재를 고려 할 이유가 있다는 논리다. 고틀립센은 “푸틴을 물러서도록 설 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만, 세상에 있다면 시 주석일 것이다. 유 엔(UN)을 통한 중국의 중재가 최선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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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 부 동 산 )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시드니 동네 6백여개 중 26%

‘단독 중간가격’ 200만불 넘어 이스트우드·라이드·체리브룩·크로이든·파이브독 등 2015년 100만불 → 6년 후 200만불, 작년만 20% 이상 폭등 광역 시드니 지역(Greater Sydney area)에 있는 약 658개 동네(suburbs) 중 단독주택 중 간가격(median house price) 이 200만 달러를 넘은 곳이 26% 로 늘어났다. 도메인(Domain)의 2021년 10-12월 분기 집값 통계(동네별 최소 50개 이상의 매매 기록)에 따르면 시드니는 2021년 20% 이상의 집값 폭등으로 단독 중 간 가격이 200만 달러 이상인 지 역이 크게 늘어났다.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우 드(Eastwood), 라이드(Ryde), 노스라이드(North Ryde), 메 트라빌(Matraville), 카링바 사우스(Caringbah South) 등 이 200만 달러 클럽에 진입했 다. 북서부 체리브룩(Cherrybrook)과 글렌헤이븐(Glenhaven), 남부의 블레이크허스 트(Blakehurst)와 울루웨어 (Woolooware), 이너 웨스트 의 크로이든(Croydon)과 파이 브독(Five Dock)도 이에 포함 됐다. 광역 시드니의 중간 가격이 처 음으로 100만 달러에 도달한 시 기가 2015년이었다. 지금은 중 간 가격 100만 달러 이상은 시 드니의 60% 지역에 해당한다.

시드니에서 2021년 10-12월분기 중간 가격 200만불 도달 지역

라이드의 낡은 단독주택이 12월 212만달러에 매각됐다

10년 전인 2011년 시드니 노 스쇼의 부촌인 모스만(Mosman)의 중간 가격이 225만 달 러였다. 당시 브론테(Bronte), 울라라(Woollahra), 로즈베이 (Rose Bay)는 200만 달러에 약 간 못 미쳤다. 현재 울라라의 중 간 가격은 425만 달러, 브론테 는 545만 달러다. 시드니의 웨스트페난트힐스 (West Pennant Hills), 크로 머(Cromer), 모나베일(Mona Vale), NSW 북부 해안가 바이 런베이(Byron Bay)는 2021년 초 이미 평균 가격 200만 달러 를 넘어섰다. 도메인의 연구책임자인 니 콜라 파월 박사는 “작년 시드 니의 중간 가격이 160만 달러 로 급등하면서 급변 추세를 보 였다. 200만 달러 이상이 종전 에 노스쇼어, 노던비치, 시티와 동부 지역, 이너 웨스트에 집중 됐었지만 이젠 시드니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COVID-19

COVID-19 Forest Lo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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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erbury

Sydney Olympic Park

Marrickville

Redfern

Camperdown

vaccination.slhd.nsw.gov.au

Korean

Croydon

한 예로 노스 라이드(중간 가 격 220만 달러)와 라이드(중간 가격 209만 달러)는 지난해 50 만 달러 이상 가격이 올랐다. 약 200만 달러 가격으로 이 지역에 서 시장 진입선의 매물(entrylevel homes)을 봐야 하는 상황 이다. 라이드에 허물고 새 집을 지어야 하는 매우 낡은 상태인 단독 주택(침실 3개) 이 지난해 12월 212만 달러에 매각됐다. 중개업소 맥그라스 라이드 (McGrath Ryde)의 마이클 다 울링(Michael Dowling) 중개 인은 “200만 달러에 단독주택 을 찾는다면 약 500평방미터 대 지에 대체로 수리되지 않은 오 래된 집(older home, often unrenovated)을 봐야 할 것이 다. 대지 모양이 직사각형이 아 니거나 큰 길 가의 단독도 거의 200만 달러에 팔린다. 넓은 대 지의 개발 가능성이 있는 블록 은 약240-250만 달러 선에서 시 작한다. 단독의 가격 폭등으로

시드니 남부 카링바 사우스의 침실 2개 단독주택(대지 600평방미터)이 작년 12월 205만 달러에 팔렸다

타운하우스 또는 아파트에서 단 독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던 젊 은 부부들은 1년사이 다시 아파 트 시장으로 제한되는 상황에 놓였다”라고 설명했다. 라이드 인근 노스 에핑(North Epping, 199만 달러), 센트럴 코스트의 맥마스터 비치(MacMasters Beach, 198만7천 달 러), 시드니 남부 오틀리(Oatley, 198만2천 달러), 이너 웨 스트의 포리스트 롯지(Forest Lodge, 197만6천 달러)도 200 만 달러에 육박했다. 시드니 남부 서덜랜드 샤이어 (Sutherland Shire)의 카링바 사우스(중간 가격 205만 달러) 의 대지 600평방미터, 침실 2개 있는 단독주택이 작년 12월 205 만 달러에 매각됐다. 울루웨어 (Woolooware)도 200만 달러 를 넘어섰다. 인근 해안가 지역인 부라니어 (Burraneer)는 작년 90만 달러 가 폭등하며 300만 달러를 넘

었다. 시드니에서 이너 웨스트의 버치그로브(Birchgrove), 노 던비치의 노스 발골라(North Balgowlah), 아발론 비치 (Avalon Beach), 노스쇼의 케 머레이(Camerray), 채스우 드(Chatswood)는 중간 가격 이 작년 300만 달러를 넘었다. 클로벌리(Clovelly), 노스 본 다이(North Bondi), 울라라 (Woollahra)는 400만 달러 클 럽이 됐다. 도메인의 파월 박사는 “주택 시장에서 열기가 다소 식기 시 작했고 신규 공급이 증대되면서 수요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바이 어들에게 더 기회가 생기고 있 지만 올해도 가격 상승세가 이 어질 전망이다. 대체로 고가 지 역에서 약세 현상을 보인 후 가 격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옮기 는 ‘잔물결 효과(ripple effect)’ 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Money&Property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

집값 폭등한 2021년 83만4천건 부동산 거래 전년대비 약 32% 껑충, 동부 3개주 각각 22만건 이자율 상승 예상하며 ‘재융자’ 급증 디지털 부동산 결제 플랫폼(digital property settlement platform) 펙사(PEXA)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집값이 폭등한 2021년 83만4,008채의 부동산이 거래돼 전년대비 31.8% 급증했다. 작년 호주 부동산의 거래 잔금결제(sale settlements) 총액은 6,887 억 달러로 1년동안 2510억 달러나 껑충 뛰 었다. 2020년 대비 57.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급증 현상은 20년래 최대 집값 앙 등과 2년동안 팬데믹 영향이 컸기 때문이 다. 주별로는 NSW에서 22만8,657건, 빅 토리아 22만495건, 퀸즐랜드 23만2,824건 (+40.8%)의 거래가 성사됐다. 한편, 2021년 모기지 고객 36만3,978명이 홈론을 재융자(refinancing)해 2020년보다 28% 급증했다. 주별로는 NSW 10만1,203건 (전년 대비 +15.2%), 빅토리아 10만6,048건

(+3.6%), 퀸즐랜드 4만8,768건(+12.4%) 순 이다. 오스트레일리안 금융그룹(Australian Finance Group: AFG)의 데이비드 베일리 (David Bailey) CEO는 “많은 사람들이 2년 전 고정 금리(fixed-rate home loan)에서 이제 낮은 이자율의 변동금리(lower variable rate loans)로 이동하고 있다. 조만간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을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비교 웹사이트 캔스타(Canstar)의 스티븐 미켄베커 CEO는 “많은 홈론 고객들 이 이자율 인상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실제로 이자율이 인상되면서 홈론 상환 부담 이 커질 경우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줄 수 있 다“고 우려했다.

우크라 침공‘나비효과’로 집값 고공행진 가능성? 제이슨 머피 분석가 ‘경제 불확실성 증폭’ 강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 발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금리 인상 을 막아 주택 시장 호황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제이슨 머피(Jason Murphy) 경제분석가는 한 칼럼에서 “호주 의 주택 가격이 기록적인 폭으로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주 집값은 팬데믹 이후 급격히 치솟았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1%나 올 랐다.

주별 부동산 거래 현황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브리즈번 대홍수.. 주택 시장 열기 못 식혀 피해 지역 집값 2-3년 하락 후 다시 반등 국경 개방 후 해외 구매자도 급증 추세 퀸즐랜드주 남동부에 휘몰아친 폭우 와 홍수도 불붙은 브리즈번의 주택 시 장을 잠재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리즈번의 홍수 취약지대의 일부 주택들은 11년 만에 물에 잠겼지만, 일 부 홍수 피해 지역의 중간 주택 가격은 11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도메인(Domain)의 자료에 따르면, 그레이스빌(Graceville)과 세인트 루 시아(St Lucia)는 2011년 대홍수 이후 12개월 동안 중간 주택 가격이 1.5%, 3.7%씩 빠졌다. 하지만 2021년 12월 까지 두 지역의 집값은 각각 107.7%, 101.3% 올랐다. 11년 전 홍수 피해가 심각했던 교외 인 웨스트 엔드(West End)의 경우에

는 1년 만에 중간 주택 가격이 7.5% 올 랐다. 지난해 말까지는 87.4% 상승했 다. 도메인(Domain)의 연구 책임자인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경제분 석가는 “홍수 피해 지역의 집값은 단 기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다. 그러나 브 리즈번의 견고한 주택 시장이 장기적 으로 집값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전망 했다. 그는 “누군가가 침수된 집을 팔려고 하는 경우 영향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실 부동산 가격은 상당히 탄력적”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수가 일부 판매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지만 브리즈번 시장의

위치를 무시할 수 없다. 시장은 뜨겁 고, 부동산 수요가 많아, 회복할 수 있 는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중개업체 PRD의 수석 경제 분석가 디아스와티 마디아스모(Diaswati Mardiasmo)도 “역사적 자료에 따르면, 홍수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

은 교외 지역에서도 홍수 이후 1년에 야 하락세를 보였고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는 계속됐다”고 말했다. 브리즈번 부동산 컨설턴드 웬디 러 셀(Wendy Russell)은 국경이 다시 열 리면서 해외 구매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러셀은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에 서의 문의와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며 “개인적으로 국제 고객 기반이 작년 보다 확실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레이 화이트 뉴팜 지점(Ray White New Farm)의 매트 랭커셔(Matt Lancashire) 대표는 “싱가포르와 홍 콩에서 돌아오는 국외 거주자 행렬과 시드니와 멜번 구매자들의 북쪽으로 의 이주 현상이 정말로 강력했다”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RBA는 그동안 “실제 인플레이 션이 2~3% 목표 범위 안에서 지속 가능하게 될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 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여기서의 실제는 소비자물가지 수(CPI) 자체보다는, CPI 품목에 서 농산물, 석유류 등 외부 요인에 의한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뺀 근 원 인플레이션(underlying inflation)에 가깝다. RBA는 CPI가 3%를 훌쩍 넘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휘발윳값과 식품값을 올리

“RBA 저금리 기조 유지 전망” 이러한 시장 과열은 호주중앙은 행(RBA)이 고수한 0.1%라는 초저 금리 기조와 공격적 채권 매입이 부추겼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즉, RBA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 작하면 주택 시장의 열기가 다소 식을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머피 경제분석가는 RBA가 이자율 인상에 유보적이라 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8일, RBA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불확실성의 새로운 주요 원 인”이라며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 하고 “RBA이사회는 호주의 인플 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 인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시하 면서 인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 혔다. 머피 경제분석가는 ‘인내할 준비 가 돼 있다’는 점을 ‘RBA의 금리 동결 의지’로 해석했다.

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밀 선 물 가격은 무려 두 배나 뛰었다. 하지만 RBA는 근원 인플레이션 도 3.2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 다. 2023년에 공급 문제가 해결되 고 소비 패턴이 정상화된 후에 약 2.5%로 감소한다는 전망이다. RBA는 “세계적인 발전에 따른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CPI 인 플레이션은 이것보다 더 높게 치솟 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미루어 머피 경제분석가는 “RBA는 CPI가 3%를 넘어도, 근 원 인플레이션이 3%를 넘더라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 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저금리가 주택 가격을 떠 받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이는 전 쟁이 주택 호황을 연장할 수 있다 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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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1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 HANHO KOREAN DAILY |

종 합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호주 동부 사상 유례없는 폭우의 원인은? 태평양 수온 변화 ‘라니냐’, ‘남반구 극진동’ 현상 결합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 더욱 악화” “라니냐 ‘정점’ 지나 가을 즈음 소멸 전망”

최근 몇 주 동안 지속되고 있는 역대 급 강우량이 호주 동부 지역을 황폐화 시키고 있는 와중에 당분간 계속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 많은 비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호주 강우량은 소위 ‘기후 진

동’(climate oscillation)이라 불리는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우선 태 평양의 수온이 변동하는 현상인 엘니 뇨-라니냐 ‘남방진동’(ENSO), 그리 고 강한 서풍이 남북으로 이동하는 ‘남 반구 극진동’(SAM), 인도양 동서 해

수면 온도 차가 벌어지는 ‘인도양 쌍극 자’(IOD) 현상이다. 호주 동부 강우량에 대한 연구 결과, 대부분의 비가 코랄해(Coral Sea)와 타즈만해(Tasman Sea) 등 인근 동해 안 바다에서 증발한 습기로부터 온다 는 사실이 발견됐다. 여기에 기후 진 동이 발동하면 수분 공급량이 크게 변 화하면서 홍수나 가뭄이 발생한다. 라 니냐 기간에는 더 많은 습기가 바다에 서 육지로 운반되고, 남반구 극진동 기 간에는 강한 서풍이 남쪽으로 이동해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호주 동부로 유 입된다. 해당 연구는 겨울과 봄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지만 현 강우량 분석 결 과 라니냐 현상과 남반구 극진동 현상 이 결합한 효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 도양 쌍극자는 연중 이맘때 활동하지 않으나 지난해 봄 평년보다 습한 기후 에 영향을 미쳤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향후 라니냐와 엘니뇨 등의 기상이변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현상을 줄 이려면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획 기적으로 감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편, 현재 역대급 폭우에 영향을 주고 있는 라니냐 현상은 정점을 지나 가을 즈음이면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변화의 영향과 보험사의 빅데 이터 활용으로 홍수와 산불 위험 지 역에 거주하는 주택 보유자들의 보험 료가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퀸즐랜드주와 NSW의 일부 지역은 홍수의 여파로 수십억 달러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보험 계리사협회(Actuaries Institute)는 이에 따른 시장실패로 인해 ‘악순환’ 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협회의 일레인 그레이스 (Elayne Grace) 최고경영자(CEO)

는 AI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제공 하는 세분화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보험 가입 고객의 프로필을 더 잘 이 해하고 가격을 정확히 책정할 수 있 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CEO는 10일 통계국과 호주중앙은행(RBA)이 주최한 콘퍼 런스에서 “보험료가 더는 평균치에 머무르지 않고 그 폭이 더 커질 수 있 다”고 경고했다. 그는 “보험료가 덜 저렴해지면서 결과적으로 보험을 줄 이거나 보험에 아예 가입하지 않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위험도가 모 든 보험사의 수용범위를 초과하면 보 험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 다. 예를 들어, 일부 주택 소유자는 집 을 산불에 잘 견디는 구조로 보수하 여 위험도를 경감할 수 있지만, 기후 변화 등으로 자연재해의 강도와 빈도 가 증가하는 지역이라면 보험 선택권 을 부여받지 못할 수 있다. 그레이스 CEO는 “데이터의 가용 성이 높아지면 통제 불가능한 위험을 식별하고, 세부 가격을 책정하여 ‘부 당한’(unfair) 가격 책정으로 인식될 수 있는 상황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 다”고 말했다. 보험계리사협회는 시장이 실패했을 때 정부의 역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이라는 극단적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조금에 기대어 예방조치를 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 낮은 보험료를 저 평가로 간주하여 높은 보혐료를 내는 행위, 더 적어질 보험 풀과 그에 따른 보험료 상승 등이 포함된다. 그레이스 CEO는 고위험 지역에 건 물을 세우도록 하는 인센티브들이 이 러한 결과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 적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NSW 70대 남성 일본뇌염바이러스로 숨져 빅토리아 60대 남성 이어 두 번째 JEV 사망 빅토리아에 이어 NSW에서도 일 본뇌염 바이러스(Japanese encephalitis virus: JEV)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NSW 보건부는 지난 2월 13일 숨 진 그리피스(Griffith)의 70대 남

성이 부검 결과 JEV로 숨졌다고 9 일 발표했다. 이 남성은 NSW에서 세 번째 감 염 사례다. 지난 달 28일 빅토리아 주 60대 남성이 JEV로 숨졌다. 다 른 2명의 NSW 감염 사례는 NSW

웨스트팩, 사내 성희롱 예방을 위한 ‘기업책임법’ 제안 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 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회사 의 대응에 대한 만족도가 지난 2 년간 38%에서 30% 미만으로 떨 어졌다. 여성 5명 중 1명(21.4%) 은 지난 12개월 동안 직장에서 차 별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는데 이 는 2년 전(14.3%)보다 증가한 수 치다. 호주다양성위원회(DCA)의 리 사 애네스 회장은 “대부분의 기 업이 ‘긍정적인 의무’가 처리 곤 란한 복잡한 환경을 조성하고 기 업의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책임지는 일 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 적했다. 마이클리아 캐시 법무장관실에 서 발행한 자문서에는 “현행 성 차별금지법은 고용주가 부당한 차별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를 내 포하고 있으며 WHS법은 고용주 가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 서 성차별금지법 개정이 법적 틀 에 복잡성과 불확실성, 중복성을 야기하진 않을지 검토하고 있다” 고 밝혔다.

보복, 불이익 방지위해 ‘방관금지규정’ 도입 “불만제기 시스템보다 사전적 예방조치 필요”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해 정 부보다 기업이 우선 앞장서야 한 다는 주장이 나왔다. 웨스트팩(Westpac) 은행 그 룹 임원인 크리스틴 파커는 “기 업들은 사내 성차별 문제와 관련 해 기존의 불만 제기 시스템에서 탈피해야 한다. 성희롱을 당하거 나 목격했어도 보복 또는 불이 익이 두려워 입을 열지 않는 경 우가 많다”며 “웨스트팩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방관금지’(nobystander) 규정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업무환경안전 ’(WHS) 에 대한 고용주 책임과 같이 성 희롱을 예방할 ‘긍정적인 책 임’(positive onus) 또한 질 수 있도록 성차별금지법(Sex Discrimination Act)을 개정할 것 을 권고했다. 여성 공무원 3,000명을 대상으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홍수·산불 위험지역’ 주택 보험료 오를 것 “위험도 높으면 보험 가입 거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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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의 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남성과 아동으로 지난 7일 감염이 확인됐다. 향후 더 많은 검사를 통 해 추가 감염자가 나올 것으로 예 상된다. 현재 NSW, 빅토리아, 퀸 즐랜드, 남호주의 4개주에서 JEV 가 발견됐다. 모기를 매개체로 사람에게 감염 되는 JEV는 2월 호주에서 처음으

“차 침수 대비.. 3가지 필수 장비 준비해야” 물 속 유리창 깰 ‘비상용 망치’, ‘방수 손전등’, ‘비상담요’ 위급 상황 차 안에서 쓸 수 있는 위치에 두어야

물 속에 빠진 차에서 탈출하는데 필요한 비상용 망치, 방수전등, 비상 담요

NSW와 퀸즐랜드에서 작년에 이어 올초 대홍수로 곤욕을 치르 고 있다. 올해 홍수로 두 주에서 숨진 희생자가 21명이다. 예상치 못한 홍수가 발생했을 때 3가지 장비가 있으면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 왔다. 호주도로안전재단(Australian Road Safety Foundation: ARSF)의 설립자인 러셀 화이트 (Russell White)는 “물에 잠긴

차량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차 유리창을 깰 수 있는 ‘비상 탈출 용 망치(emergency hammer)’ 가 필수 아이템”이라며 “차 유리 창은 일반 힘으로는 깨기 힘들다. 차 안에 비상용 망치를 구비해두 면 위급 상황 때 유리창을 쉽게 깰 수 있다. 단, 트렁크가 아닌 언 제든 손에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상 탈출용 망치가 없다면 대안으로 머리 받침대를

사용할 수 있다. 받침대에 달린 뾰족한 금속 부분으로 유리창을 부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긴급대피장비업체인 에바큐라 이프(Evaculife)의 브루스 브롬 리(Bruce Bromley) 대표는 비 상용 망치 외에도 방수 손전등 (waterproof flashlight)과 비 상 담요(outdoor survival, foil, blankets)도 위급 상황이나 생존 에 중요한 물품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물에 젖어도 작동 가능한 손전등을 차 안에 항시 준비해두 도록 한다. 은박 비상 담요는 날 씨가 악화할 경우 체온을 유지하 는 데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수 비상사태를 겪은 후 에야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게 되 어 안타깝다”며 “가정용 화재경 보기에 대한 주의사항은 많이 알 고 있지만 차량 관련 정보는 매 우 제한적이다. 더 늦기 전에 주 요 정보를 숙지하고 예방에 힘써 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퀸즐랜드 소방긴급구조대 (QFES)의 존 코컷 부대장은 “홍 수는 발생 즉시 위기상황이기 때 문에 예방이 치료보다 우선이다.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항시 주위 를 잘 살피고 늘 조심할 것”을 당 부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로 발견됐다. 보건 당국은 가급적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촉 구하고 있다. JEV는 발병률이 1% 에 불과하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 홍수로 습지가 늘어나면서 더욱 모 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 다. 보건 당국은 돼지 농장 근로자들 에게 JEV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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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음악인과 관객의 열정이 사회를 위한 ‘희망의 씨앗’이기를 희망”

공연을 한 성악가들이 함께 인사를 했다

한호일보 인터뷰

김태수 보체스 체일레스티움 총감독 겸 지휘자

비영리 오케스트라단 ‘보체스 체 일레스티움(Voces Caelestium, 천상의 목소리란 뜻의 라틴어)’이 지난 2월 27일(일) 시드니 채스우드 더 콩코스(The Concourse) 메인 홀에서 제 8회 자선음악회(charity concert) 오페라 갈라를 성황리에 공연했다. 이 오케스트라단은 지난 7년동안 자선공연을 통해 옥스팸 호 주, 국경없는 의사회, 호주 세계자 연보호기금, 컴패션 오스트레일리 아 등 많은 비영리 단체들을 위해 5 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공연 후 보체스 체일레스티움의 김태수 총감독 겸 지휘자와 인터뷰 를 가졌다.

지난 달 하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극심한 폭우로 NSW 주 중북부 일대를 비롯해 퀸즐랜드 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역에서 안타까운 인명 피해와 함께 상당한 재산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달 말까지 이 같은 폭우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경고에 따라 앞으로 이재민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수십 년 만의 폭우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고통을 생각할 때입니다. 이웃의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온 호주의 ‘마이트십’은 다문화 국가 형성 및 발전의 기반이었습니다. 우리 한인 커뮤니티 또한 이 같은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드니한인회는 이달 말까지 한인사회 각계의 정성을 모아 극심한 어려움과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자 합니다. 우리 한인사회 각 단체, 개인 등 동포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합니다.

8년째 자선콘서트 성료.. 올해 첫 펀딩조달 공연 기획 중 수준급 오케스트라 지휘하는 28세 한국계 총감독 “준비 과정 예산 초과하면 사비 충당 원칙 고수” ▲ 최근 8회 자선콘서트를 마쳤는데 올해 콘서트는 어떠했나요? 좋았던 점과 아쉬움이 있다면.." “올해 콘서트는 정신질환 환우들을 돕는 비욘드 블루( Beyond Blue)를 돕 는 공연인데 저희 최고 기록인 $14,000 이상을 전달할 듯합니다. 여러모로 가 장 성공적인 공연 중 하나였던 것 같습 니다. 특히 세계적인 명성의 이용훈 테 너와 카라 손(손현경) 소프라노, 호주 에서 맹활동 중인 최찬양 메조 소프라 노, 사이몬 김(김창환) 테너, 이나라 테 너님들께서 함께 해주셔서 더욱 뜻 깊 은 공연이 됐습니다.

독창을 하는 이용훈 테너

오랜 팬데믹 공백 후 올린 공연이라 그 자체만으로 큰 감격이었고 감사드 립니다. 음악도 염려되는 부분들이 있 었는데 나름 잘 연주가 됐고 모두 즐길 수 있는 곡들로 구성돼 좋았던 것 같습 니다. 제 욕심보다 더 완성도 있는 음악 을 보여드리지 모습이 항상 아쉽습니 다. 미숙함을 깨닫고 항상 겸손해야 함 을 배웁니다.”

▲ 공연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 가요? “너무나 좋아해 주시죠. 사실 현장에 서 느껴지는 희열과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죠. 호주 한인 중에 이 정도 스케 일의 공연을 꾸리는 단체는 쉽게 찾아 보기 어려우실 거에요. 물론 저희 오케 스트라가 한인단체는 아니지만 단장인 제가 한인이니까요. 공연에 한번 오신 분들은 다음 해부 터 지속적으로 오시기도 합니다. 티켓 가격($35)과 관련해 사실 큰 기대를 안 하셨다가 저희 연주에 크게 감격하고 놀라고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 게 큰 공연을 어찌 준비하셨냐고 신기 해하시는 분들도 많구요. 관객 중 한인 비중이 많아졌습니다. 스폰서 중 대부 분이 한인 기업들이 많아서 그런 듯합 니다.“ 첼리스트이면서 지휘를 전공한 김태 수(28) 총감독은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 께 자체 운영되는 공연을 만들어보자

해서 자선공연을 시작하게 된 것이 보 체스 체일레스티움을 창간한 동기다. 개인적으로 그의 사춘기 시절 신앙 때 문에 겪은 어려움도 연관됐다. 현재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음악 전 공자이거나 활동 중인 전문 음악인들 로 구성돼 있다. 합창단도 있지만 팬데 믹 때문에 아쉽게 합창은 프로그램에 서 빠졌다. “연주자 모두 소중하고 감사한 분들 인데 1회 공연부터 함께 오케스트라단 을 꾸려 나가고 있는 두 친구들인 파블 레 카지치(Pavle Cajic)와 스테파니 리

게만 의지해 나아가기에는 무리가 있 습니다. 펀딩 조달이 시급하고 또 단 체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잦은 공 연만큼 좋은게 없기도 하구요. 다만 이 런 공연을 하려면 또 다시 후원이 어 느 정도는 필요하지요. 일단 공연 규 모와 방향성을 잘 잡고 이것을 어떻게 계획하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 습니다.” 석사를 지휘로 전공한 김태수 지휘 자는 멕시코계 미국인 마에스트로인 에두아르도 디아스무뇨스(Eduardo Diazmunoz)에게 사사를 받았다. 그는 시드니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독창을 하는 손현경 소프라노

베라(Stephanie Livera)는 가장 고마 운 동료들입니다. 파블레는 중고교, 대학 시절 함께 해 온 친구로 오케스트라단의 작곡 및 편 곡은 물론 행정적인 업무도 맡고 있습 니다. 스테파니는 사정이 있어 이번 공 연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정말 특별한 친구입니다.“

▲ 공연장, 리허설 등 상당한 경비가 필요할텐데 어떻게 충당하나요? “경비는 모두 후원금을 받아서 충당 합니다. 강당 대여비, 악보 값, 보험 등 많은 곳에 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후원은 저희에게 생명과도 같죠. 그럼 에도 예산이 초과되면 단돈 $100 이든 $1000 이든 저희 주머니를 털어서 충 당합니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초 창기부터 지켜온 저희의 규칙입니다. 지키기 힘들고 미련하지만 이것이 저 희의 양심이고 그 양심을 지킬 때 비로 서 저희가 하는 일이 더욱 귀하게 쓰임 받는다고 확신합니다.” ▲ 향후 자선 콘서트 외 다른 계획이 있나요? “자선 공연 외에 올해 처음으로 자 선 공연 자금 마련을 위한 공연을 계획 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하고 있는 자 선 공연 곡들이 스케일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사실 기존 후원하시는 분들에

있는데 누나 김연희씨는 바이올리니 스트로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Opera Australia)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보체스 체일레스티움의 콘서트 마스터이다. 김 지휘자는 몇몇 학교에 서 음악교육과 스트링 앙상블과 오케 스트라 지휘를 하고 있으며 첼로 티칭 도 한다. 광복절에 한우리 사물놀이 팀과 함 께 시티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하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이 활동도 최근에는 하지 못했다.

▲ 음악인/문화예술인으로서 한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 다면.. “문화를 감상하는 한인들이 점점 많 아지고 있음에 새삼 감사함을 느낍니 다. 하지만 더욱 그 수가 늘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문화 활동은 남녀노 소, 인종, 종교와 무관하게 모두를 하 나로 아우르는 유일한 매개체일 것입 니다. 저와 저희 오케스트라는 음악을 담당하는 문화인으로서 저희만의 예 술로 여러분께 다가갈 것이며 이를 통 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수익금을 전달 할 것입니다. 좋은 일을 하려고 모인 음악인들과 관객 여러분의 문화 활동 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저희가 사는 세상과 사회를 향한 자그마한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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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공연 ‘보잉보잉’ 연습 시작 연말 한국 장착뮤지컬 ‘빨래’ 기획

다음은 임기호 대표와 일문일답.

▲ 2014년 ‘메시지 뮤지컬’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호주한인 극단 (AKTC)까지 설립했는데.. “2014년 ‘메시지 뮤지컬’을 시작할 때는 호주 교민, 가족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연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적 이었다. 처음에는 뮤지컬 공연만 하다 가 연극, 뮤직 콘서트까지 제작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호주한인극단(AKTC - Australia Korean Theatre Company)으로 단체명을 변경하고 총 15편 정도의 작품을 만들었다.”

▲ ‘너는 특별하단다’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유 아 스페셜(You Are Special)’은 어떻게 영감을 얻 을 수 있었나? “이 동화책(너는 특별하단다)은 읽 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책의 내 용은 간단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생각이 들 었고 창작 뮤지컬 대본을 만들기 시작 했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몇몇 인 물들을 만들어 냈다. 동화에는 펀치넬 로, 엘리, 루시아가 주인공으로 등장 한다. 이번 뮤지컬에는 시장, 시장 부 인 그리고 폴과 스타클럽이라는 아이 들을 등장시켜 재미 요소를 극대화했 다.”

▲ 언제부터 연출, 감독 일을 시작했 나? “한국에서부터 공연 무대에 서는 것 이 자연스러웠다. 교회 행사 무대에 올 랐던 것이 기회가 되어 청소년 극단, 지역 극단을 거쳐 대학로 극장에서 활 동할 수 있었다. 20대, 한창 무대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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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했 다.”

8년 전 창단 15편 작품 공연 대학로 배우 활동 후 기획, 연출로 전환

지난 2월 19일(토) 노스라이드 예 술학교 커뮤니티센터(North Ryde School of Arts Community Center) 에서 호주한인극단(AKTC, 대표 임기 호)의 창작 뮤지컬 ‘유 아 스폐셜(You are special)’이 감동적인 메시지와 위 로를 전달하며 성황리에 공연됐다. 2회 전석 매진 사례였다. 올해로 8년째를 맞는 호주한인극 단의 임기호 대표가 맥스 루케이도의 <너는 특별하단다> 원작 동화를 기반 으로 각색, 연출, 음악으로 ‘창작 뮤지 컬’이라는 새 장르에 도전하면서 호주 의 한인 극단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 시했다.

커 뮤 니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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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시기에 ‘야맹증’이 심하게 오는 바 람에 더 이상 무대에서 연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때부터 다른 사람을 무 대에 올리는 일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기획과 연출로 방향을 바꾸었다.”

▲ 공연 문화 환경이 매우 척박한 호 주 동포사회에서 호주한인극단을 창 립한 이유는? “이민, 유학 생활을 하는 교민들에 게 삶의 활력을 더해주고 싶었던 것 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많 은 동포들이 호주에 살면서도 한국 드 라마, 영화를 선호한다. 이유는 ‘문화 적인 공감대 형성’ 때문이라고 생각한 다. TV, 휴대폰 영상을 넘어서 라이브 로 진행되는 연극, 뮤지컬이 큰 공감대 를 형성한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 었다.”

▲ 뮤지컬 감독을 하려면 ‘촉수’가 잘 발달되어야 한다고 한다. 연출, 배우, 음악 등 신경 쓰고 이끌어가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무대를 위해 열정을 쏟는 그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 금하다. “스스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레벨을 측량한다. 개인적으로 ‘목사’이기 때 문에 교회 사역과 뮤지컬 이외에는 거 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축적된 에너지

임 감독은 작년 3월, ‘망막색소변성 증’ 판정과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 병 은 동공 주변의 시신경이 죽어가서 서 서히 시력을 잃게 되는 병이다. 진단 을 받은 후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 가장 불편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펀치넬 로’의 마음을 몸소 느꼈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 냈다. 주변 사람들에게 금별(찬사)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금별을 몸에 붙이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이런 일을 겪으니 내 몸에는 점표만 가득히 붙어있는 기분이었다. 다행히 작품을 준비하고, 완성의 모양을 갖춰가면서 스스로 많이 회복됐다. 개인적으로는 성경을 읽고 느낀 점들을 기록하면서 내 몸에 붙어 있는 점표, 내가 갖고 싶 었던 금 별들을 내려놓는 시간들이었 다.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시력이 남아 있어서 감사 하다.”

‘너는 특별하단다’ 원작에 재미요소 극대화 “다양한 책 읽으며 상상력 크기 키워야” 한호일보 인터뷰

임기호 호주한인극단(AKTC) 대표

▲ 창작 뮤지컬 ‘유 아 스페셜’을 통 해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 지는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나 금별을 받으려고 노 력하고 점표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 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 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누구나 어떤 위대 한 업적이 없어도 소중한 존재이며, 별 표가 붙었다고 너무 잘난척하지 말고, 점표가 붙었다고 너무 낙담하지 말라

가족들은 연습실이나 집에서나 늘 공연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은 신랄 하게 부모들의 디렉팅에 대한 피드백 을 전한다.

▲ 호주에서 뮤지컬 배우 또는 연출 의 꿈을 키우는 청년들에게 격려의 한마디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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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가지고 두 가지 일에 올인한다. 뮤 지컬 감독을 하면서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은 ‘책’이다. 많은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에 할애하고, 그런 시간들이 쌓 여서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아직도 다 이어리 속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글들도 많다. 이런 것 들이 내 안에서 분명하게 정리, 축적되면 배우들과 함 께 소통하며 작품을 만들어낼 때에도 막힘없이 부드럽게 진행할 수 있다.” 호주의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으로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공연기획 단계에서는 2곳의 장소 에서 총 6회 공연을 생각했다. 그러다 가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공 연장을 1곳으로 옮기고 공연 횟수도 2 번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티켓은 좌석 의 50% 만 앉을 수 있는 제한이 있었 지만 공식 포스터를 붙이기도 전에 매 진이 됐다. 그리고 놀랍게도 공연 전 날에 다시 전 좌석을 오픈할 수 있게 되면서, 남은 좌석들도 모두 매진됐다. 그동안 공연을 보지 못하셨던 관객분

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 김나리 음악감독, 펀치넬로 역을 맡은 임하늘, 럭셔리 역을 맡은 임바 다. 가족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 는 것은 어떤가? “온 가족들이 함께 공연을 기획하고, 무대에 오르는 건 특별하다. 많은 사람 들이 우리 가족이 특이하고, 특별하다 고 말한다. 먼저, 아내 김나리 교수는 한국에서 작품을 하면서 만났다. 워낙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었기 때문 에 탐이 났던 사람이다. 첫째 하늘이는 어린 시절부터 무대에 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마, 아빠가 작업을 할 때 피아노 밑에 담요 를 깔고 잠을 자면서 자연스럽게 뮤지 컬 공연을 체험했고, 하이 스쿨 때 처 음으로 함께 무대에 서서 공연을 했다. 둘째 바다는 8살때부터 공연팀 앙상블 로 활동을 했다. 작년에는 호주 방송국 ABC의 ME에서 제작한 어린이 드라마 ‘본-투-스파이(Born-to-spy)’ 주연으 로 출연하면서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보는 만큼, 아는 만큼 성장한다”라 고 말하고 싶다. 극단에서 오디션 공지 를 하면 많은 분들이 문의를 한다. 그 런데, 정작 오디션에 오는 사람은 절반 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신 분들 가 운데에도 참여하는 작품에 대하여 거 의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관심이 있다면 찾고, 연구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만 연습을 하지 말고, 작 품 전체에서 이 노래가 갖는 위치와 힘 을 알아야 한다. 작곡가나 감독의 의도 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 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다양한 분 야의 책을 읽으며 지식과 상상력의 크 기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 향후 기획하는 공연과 비전이 있 다면? “6월 10일부터 공연되는 연극 <보잉 보잉>이 연습에 들어갔다. 한국의 대 표적인 코미디 연극을 통해서 젊은 분 들에게 큰 웃음을 전달할 계획이다. 2021년 연극 라이어의 연출을 맡았던 이진호 연출이 이번 작품을 맡고 있다.

그리고, 연말에는 뮤지컬 <빨래> 를 기 획 중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창작 뮤지 컬 <빨래>를 통해서 이민 사회에 공감 대를 만들고 싶다. 힐링 뮤지컬 <You are Special> 앙코르 공연도 준비 중 이다. 극단의 가장 큰 비전은 자체 공 연장을 갖는 것이다. 언제든지 한국 공 연을 보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면 공연

장에서 볼 수 있도록 하며, 더 많은 창 작 공연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You are Special> 뮤지컬을 사랑해 주시고, 많은 격려와 응원해 주신 관객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좋은 공 연문화로 보답할 것을 약속한다.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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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1. 창작뮤지컬 <You Are Special>을 이 끈 호주한인극단 2. 창작뮤지컬 <You Are Special>에 출 연한 배우들. 3. <라이어라이어> 공연모습. 4. <넌센스>에 출연 한 배우들. 5. 창작뮤지컬 <You Are Special> 공연 6. <사운드오브뮤 직 >공연 ▶ 임기호 대표와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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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한국일보

기고

칼럼

새 정부의 5년은?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를 보고

언제나 세상은 말세라고 하는 말 이 있었더랬다. 그게 몇 천 년 전에 도 있었던가 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좋은 날이 지금, 오늘이 듯이 세상에서 가장 걱정 많고 할 일 많은 때도 오늘, 올해, 이번 정 부이다. 새로 대통령이 뽑히면 패 자는 승복하고 승자는 포용해야 한 다.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되지 않 았어도 당선자를 존중하고 협조해 야 한다. 국론을 통합하는 길이 그 것이라고 너도 나도 말한다. 옳은 말이다. 그래선지 개표가 다 끝나 기도 전에 패자는 쿨하게 승복하고 축하하며 떠났다. 승자가 포용하는 일만 남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오 전 개표율 100% 기준, 윤석열 국 민의힘 후보 득표율 48.56%, 이재 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7.83%)라 고 밝혔다. 차이는 겨우 0.73%이 다. 최종 투표율은 77.1%로 잠정 집계됐다. 선관위는 9일, 투표 공 식 종료 시각인 오후 7시 30분 기 준,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의 투 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선거인 수 4419만7692명 가운데 3405만9714 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 다. 앞서 사전투표율이 36.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지난 2017 년 19대 대선 최종투표율(77.2%) 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왔지만, 오 히려 이보다 0.1%포인트 낮았다. 20대 대통령이지만 사람으로는 13번째라고 한다. 정말 뜻밖의 인 물이 혜성같이 등장해 대통령이 되 었다. 아마 본인도 그 운명을 몰랐 을 것이다. 부하직원이라고 우습게 여기던 사람들은 민망하고 거북스 러울 것이다. 공신은 후보단일화에 응한 안철수 후보다. 단일화 후에 역풍이 불었거나 완주할 줄 믿고 지 지한 사람들 중의 상당수가 반발을 한 것 같다. 그래도 단일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야당의 표가 분산되어 야당이 패하는 것은 불을 보는듯하 다. 남은 일은 아직도 거대 다수인 여당의 의원들이 협조를 잘 해 줄 까 하는 의문이다. 시민들은 수준 이 높다. 발목을 잡고 다리를 걸면 총선에서 심판을 할 것이다. 당선 자와 인수위원들도 공약을 재고해 야 한다. 충분한 검토 없이 표를 얻 기 위해 내건 공약이라면 재검토하 고 보완하는 것이 옳다. 여당후보는 호남에서 놀라운 지 지가 나왔고 이는 대구와 경북의 야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당후보 지지율보다 훨씬 더 높다. 지역감정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한 다는 느낌이다. 여당후보는 수도권 에서 우세를 해서 동서가 갈라진 느 낌이다. 40대와 50대는 60대 이상 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빙 의 승부가 있기는 했다. 그러나 이 번 선거처럼 가슴을 졸이며 개표 방송을 보는 국민들은 없었을 듯 싶다. 두 야당후보의 막판 단일화 가 되자 사전선거에서 호남은 놀라 운 결속을 보였다. 그럴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나 지역감정은 호남에서 여전히 못 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조건은 특이하다. 열 강들 틈 사이에서 시달려 왔다. 기 술이 있었을 때는 지켜냈지만 국력 이 약해서 당한 고통은 피와 눈물, 목숨이었다. 가까이는 일제에 당한 36년, 자 력으로 국권을 찾지 못했었다. 러 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 을 보며 나는 섬뜩하고 몸서리 쳐 지는데 국민들이나 당선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기술이 패권 을 주도하고 첨단기술이라야만 나 라를 지키고 먹고살 수 있기에 거 기에 전념하면 좋겠다. 바이러스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지원하고 보조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료약 개발에 집중지원 하면 어떨까도 싶다. 그리되면 치 료도 하고 돈을 벌게 될 것 아닌가? 잘 나가던 원자력이 탈원전 5년에 뒷걸음을 쳤다. 위험하단 말도 일 리는 있지만 우선은 그것이라야 문 제를 해결한다. 기름 한 방울 안 나 는 나라인줄을 알아야 한다. 당장 은 유가와 전기료 인상을 어찌할까 싶다. 이에 대하여 현 대통령은 어 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몰랐거나 오판했다고 해도 무능이다. 알지만

공약이라 밀고 나갔다면 참 나쁜 사 람이다. 어쨌거나 반성하고 사과하 면 좋겠다. 사드 배치로 중국의 성질을 잘 보 았다. 사드 같은 것을 우리 스스로 개발했더라면 달라졌을 것이다. 새 정부에 부탁한다. 원자력 잠수함을 시작하라. 탄두중량 2톤이 넘고 중 국과 러시아 전역을 도달하고도 남 을 미사일을 개발하라. 지금의 해 군 병력을 늘이지 않고도 운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한국형 항모 를 개발하라. 해킹에 대비한 전문 가를 특별히 양성하고 관리해야 한 다. 정말로 필요한 사이버 전사들 이다. 군사정보뿐만 아니라 산업기 술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뭐 가 문제인가? 과도한 복지지출보 다 이런 데에 돈을 쓰고 개발한 것 은 또 수출하면 된다.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소리는 목 구멍을 밀고 오지만 차마 말을 못 하겠다. 여차하면 개발할 수 있도 록 다른 준비를 다하면 좋겠다. 우 리가 자주국방을 한다는데 누가 무 슨 소리를 하겠는가? 나는 지난 선거에서 찍은 사람이 당선되었다. 그러나 대 실망이다. 이번선거에도 찍은 사람이 당선되 었다. 미리 말하지만 다음 선거에 는 야당후보를 찍을 생각이다. 물 을 자주 갈아야 한다. 안 그러면 썩 는다. 다만 새 대통령과 여당이 80 점을 넘으면 계속 지지할 것이다. 조기조(Kijo Cho)* * 조기조: 경남대학교 경영학과 대 학원 학장을 역임하고 ‘스마트 폰 100배 활용하기’ 저자로도 알려진 조 기조 교수는 한국일보 하와이 전문가 칼럼을 통해 디지털 시대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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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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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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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의 임기 5 년은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 있어서 절체절명의 참으로 막중한 시기이다. 1970년대 후반 중진국권으로 진입한 한국이 중진국권 진입 반세기가 되는 2020년대 후반까지 선진국권으로 도약 하지 못하면 한국은 이른바 ‘중진국 함 정’에 매몰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중진국 함정’이라 함은 ‘후진국권으 로부터 중진국권으로 진입한 국가들이 종전의 후진국 상태에 비해 크게 개선 된 중진국 상태에 만족하여 발전의 노 력을 더 이상 지속하지 않음으로써 중 진국 진입 반세기가 될 때까지 선진국 권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영구히 중진국 권에 정체되어 있거나 때로는 후진국권 으로 추락하게 되고 마는 현상’을 말한 다. 1960년대 초 중진국권에 있던 26개 국 중 일본과 아일랜드가 1980년대 선 진국권으로 복귀하고 싱가포르가 유일 하게 1990년대에 선진국권으로 도약했 을 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9개국이 계속 중진국권에 정체되어 있고 4개국 이 후진국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한국이 중진국 함정에 매몰되지 않고

선진국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일부의 인식 부터 불식돼야 한다. 선진국이라 함은 인류사회의 발전과정에 있어 앞서가는 국가를 말하는데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 의 인간적인 기본 삶이 보장되고 모든 국민이 각자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 다 풍요롭고 쾌적한 삶을 향유할 수 있 어야 한다. 오늘날 선진국의 조건을 충 족하는 국가는 모두 20개국이며, 이들 은 2011~2020년 평균 미경상달러 가 격 1인당 국민소득(1인당 국내총생산) 이 모두 4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한 국은 선진국의 두 가지 조건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1인당 국 민소득은 2만8,918달러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지만, 새 정부의 임기 5년 은 한국이 중진국 함정에 매몰되지 않 고 선진국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초 를 확립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마지막 시간이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선진 화를 위한 범국가적 비상한 노력을 체 계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한국 경제혁신 10개년 계획(2022~2031)’을 수립, 새 정부에

인계해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착수, 추 진해 가도록 해야 한다. 인수위는 산하 에 정부 경제부처 과장급들로 소위원회 를 만들고 학계 인사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계획 수립에 착수하면 2개월 내 에 계획을 충분히 완성할 수 있을 것이 다. 또한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계획을 추진, 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얼마든 지 수정하고 보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일보)

박재윤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전 재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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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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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10대 자녀양육 칼럼

흔한 부모들의 오해 – 첫번째 (7회) 10대 아이와 격랑을 건너는 법 우리 세미나에 오시는 부모님들이 많이 꼽는 참가 이유는 ‘사춘기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싶어서’이다. 그 걱정도 이해는 된다. 10대의 아이들은 알 수 없 는 존재일 때도 있지만 부모님들이 미 리 너무 걱정하거나 설레발을 칠 필요 는 없다. 잘 모르는 울퉁불퉁한 도로를 갈 때는 천천히 가면 된다. ‘자연스러 운 성장통’을 겪으면서 아이들은 자라 기 때문이다. 두 번의 칼럼에서 부모들 이 흔히 갖는 오해, 미신 몇 가지에 대 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오해 1. 내가 지금 아이의 기분을 수용하면 아이의 버릇이 나 빠진다. 아이와 대립하고 있을 때 아이의 감 정을 받아주기는 쉽지 않다. 약속시간 이 지나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아야 하 기에 화를 내는 아이의 표정을 보면서 세미나에서 배운 대로, “네가 화가 났 구나. 그럴 수 있지.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어.”라고 말하면 아이가 내는 부 당한 화를 인정하는 거고 잘못된 아이 의 행동이 옳다는 의미라고 흔히 생각 들 하신다. 한마디로 부모가 진다고 보 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아이의 감정은 아이의 것이므로 우리의 허락을 받아 야 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에는 옳고 그 름이 없다. 그러므로 어떤 감정이라도 가능하다고 인정하고 수용하자. 이것 은 아이의 버릇을 나빠지게 만들지 않 는다. 오히려 아이는 부정적인 것이라 도 자신의 고유한 감정이 인정을 받으 면 앞으로 그 감정을 인식하고 통제할 힘을 기르게 된다. 옆으로 밀어 두고 안 으로 묻어 둔다고 부정적인 감정이 없 어지진 않는다. 쌓였다가 위험하게 폭 발하기도 한다. 이렇게 말하자. “네가 화가 났구나. 그럴 수 있지.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

#오해 3. 아이가 나쁜 행동 을 하는 것은 친구 를 잘못 사귀어서 이니 친구들을 감 시해야 한다.

어.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다. 폰은 내 일 다시 주겠다”라고 하면 된다. 다투 지 마시라. 아이들의 감정은 인정, 기 분은 수용해 주고, 행동은 이미 약속한 것을 실행에 옮긴다.

#오해 2. 아이는 계속 배워 야 하기 때문에 훈계를 쉬면 안 된다. 물론 아이의 뇌는 성장 중이고 배움 에는 끝이 없다. 우리는 아이가 끊임없 이 교훈을 받아들이고 매 시간 학습해 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0대 의 아이들에게 학습은 그렇게 일어나 지 않는다. 과장되게 말해서 부모가 하 는 말의 90%는 아이들의 귀에서 잔소 리로 치환되어 튕겨나가고 있다. 그래 도 10%는 알아듣겠지 하면서 잔소리 의 폭탄을 퍼붓지 마시라. 아이는 부모 와 대화를 하기 싫어하고 점점 더 사이 는 멀어진다. 연결감은 끊어진다. 아이와 함께할 때, 지금이 가르침 을 줄 순간(teaching moment)인지, 유대감을 강화시킬 순간(connecting moment)인지 구별해야 한다. 10대 아이와 대면할 때는 거의 대부분이 연 결감을 키우는 순간이라고 보면 얼추 맞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와 서 “이제 클로에(Chloe)와는 진짜 끝 이야. 너무 실망이야!”라고 했다. 부모 로서 올바른 리액션은 무엇일까?

1. 또, 또 싸웠니? 너랑 걔는 궁합 이 안 맞나 보다. 2. 뭘 또 그렇게 말해. 네가 조금 혼란스러운 거지. 내일 되면 생각 달 라질걸. 3. 친구들이랑은 사이좋게 지내야 지. 네가 뭐 잘못한 거 없어? 세 가지 중에 하나의 답을 고르신 분

고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야기를 하 다가 대부분의 10대 아이들은 답을 찾 아간다. 부모가 교훈을 직접 주지 않아 도 된다. 하긴, 술도 담배도 마약도 처음에는 누군가의 소개가 있다. 나쁜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 이 만나는 세상을 다 차단하거나 필터 로 거르거나 멸균을 할 수는 없다. 호주 에서 이민자 입장에서 뼛골빠지게 비 싼 돈 내고 사립학교를 보내도 이런 일 은 피할 수 없다. 심지어는 홈스쿨링을

해도 아이들은 사이버에서 위험해지기 도 한다. 한마디로 우리는 이 시대에 아 이들을 온실 속에서 가둬 놓고 키울 수 는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연결감이 답이다. 부모와 아이 가 커넥션이 단단하다면 아이는 돌아 올 곳이 있다는 것을 항상 알고 있으며 위험해질 상황에서 그 위험을 캐치하 고 거절할 수도 있다. 또래의 압박도 견 딜 수가 있다. 무엇보다 부모와 유대감 이 강한 아이들에게는 유혹의 손길이 덜 온다. 가출한 아이가 쉽게 위험에 빠지는 것은 아이에게 뒤가 없다는 사실이 바 로 간파당하기 때문이다. 든든한 뒷배 경의 부모가 되자. 돈이나 사회적지위 가 아니라 ‘네가 하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라는 강한 신뢰로. 다음 칼럼에서 풀어 볼 오해들 –‘아이 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아이의 뇌는 어른의 뇌같이 작동한다’

필자 소개: 김지현(Mina Kim) 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여기에는 답이 없다. 아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릴 것이다. 1. ‘궁합이 안 맞는다’는 것은 아이가 어떤 아이라고 판단을 내려버 리는 것이고 ‘또, 또’라는 것은 이번 행 동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잘 싸우는 아이라고 단정 짓는 말이다. 물론 아이가 친구와 화해를 하게 되면 머쓱해지는 말이기도 하다. 2. ‘혼란스 러운 거다’라는 말은 친구에게 실망하 거나 혐오하게 된 아이의 감정을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해 주지 않고 부모의 해법을 바로 내세우는 것이다. 3. ‘친구 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유치원 때 배

운 거다. 아이가 모를까? 친구와 갈등 이 생기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는 가 르침을 주고 싶은가? 본인에게 적용하 시라. 그 말이 틀려서가 아니라 이 상황 은 티칭 모멘트가 아니라 커넥팅 모멘 트이기 때문이다. 먼저 이렇게 반응하자. “이런, 클로에랑 안 좋은 일이 있었 구나. 속상하겠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줄 수 있어?” 항상 아이의 감정을 일단 수용하고 이야기를 더 청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부모와 연결되어, 부모 앞이 안 전하다고 느끼고 ‘글쎄 클로에가..’하

호주 부모교육 라이선스 프로그램 Tuning into Teens, 미국 라이선스 Circle of Security 교육 이수. 현재 NSW릴레이션쉽스 오스트레일리아 www.relationshipsnsw.org.au 에서 6주 과정 10대 자녀 양육 세미나 진행. * 이 칼럼의 내용은 멜번 대학(University of Melbourne)에서 개발한 Tuning into Teens의 교육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질문이나 의견은 아래 이메일 혹은 트위터로 해주세요. nodvforkorean@gmail.com, 트위터@nodvfor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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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48화)

‘미래를 담보하는 것들’ 공교롭게도 제1성전이라 불리는 솔 로몬 성전과 제2성전인 헤롯 성전이 무 너진 날이 유대력 니산월(태양력3-4 월) 9일로 동일하다. 유대인들의 종교, 문화,민족적 상징성을 모두 담고 있는 성전이 무너진 것은, 포로로 잡혀가거 나 나라없이 나그네가 되어 세계를 떠 다니게 된 수치스런 고난의 역사를 의 미한다. 이는 또한 국민과 주권과 영토 의 상실로 인한 국가의 소멸을 말한다. 어느 국가든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생 기고 사라지는 것이 역사의 이치이지 만, 2000년동안 없어졌던 나라가 다시 세워지고 그들의 문화와 언어가 존속 된 것은 세계사에 드문 일로 유대 민족 의 지속성을 손 꼽는다. 이 민족은 오랜 세월, 나라없는 설움과 핍박과 대량살 상 속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 남게 되었 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안에 대해 “ 왜 처음부터 이런 제사가 제시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과 한편, 제사가 곧 이스라엘의 종교적 중심인데, 어떻게 유대교가 그것없이 존속할 수 있었는 가라는 질문이다. 거기에 대한 탈무드 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3. 인식의 변환

유대인의 자선

마야 문명의 잔재

유대인의 기도

1. 사라진 문명들 인류 학자들은 어느 문명이든 인식 적 한계점에 도달하고 거대한 문화를 창출하지만 현재를 미래에 연결하지 못할 때 소멸돼 왔다고 지적한다. 남미 의 마야 문명은 웅장하고 앞선 문명의 흔적을 남기고 있지만, 현대에서 종족 을 감추고 사라져 버렸다. 그들은 BCE 2600년부터 CE900여년까지 약3500 여년 동안 존속했던 남미의 거대 문명 이다. 그들은 그릇과 자기, 직물, 건축 과 농업, 심지어 복잡미묘한 원형의 달 력체계와 천문학, 기상에 대한 발전된 문명을 창출하였다. 자신들만의 문자 와 수학적인 시스템도 갖추었다. 더 나아가 그들은 농경을 유지할 저수지 와 댐과 운하와 제방도 건설해 두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의 위대한 문명 은 하루 아침에 역사에서 갑자기 사라 져 버렸다. 많은 설들이 있지만 역사 학자들은 8-9세기 사이에 마야인들이 갑자기 자 취를 감추었다고 입을 모은다. 오랫동 안의 가뭄과 인구과잉이나 서로를 죽 이거나 전염병 또는 기근 등의 복합적 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지 만 지금까지 분명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35세 기동안 오랫동안 존속된 문화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소멸된 것이다. BCE 63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없어진 폼페이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경관과 로마 귀족들의 별장으로 화려 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타락한 성적 지향적 상업과 문화를 담고 있던 곳이 지만 소멸되었다. 강하고 화려했던 로마 제국의 멸망 처럼, 13세기의 캄보디아의 크메르 문 명도 사회 속의 내재한 여러 난제를 풀 지 못하고 인지적 과부하와 사회 시스 템의 붕괴로 무너져 버렸다. 현실의 난 제는 늘상 존재하고, 흔히 일상이라 간 주된 문제는 다음 세대로 해결 방안을 미루고, 이양된 문제로 급급하는 것이 반복된 역사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미래를 위한 선택 크메르와 마야 문명역시 신을 숭배 하는 제사를 지냈다. 고고학자들은 끔 찍한 인간 희생 제물에 대한 방대한 증 거를 발견했는데, 이들은 인간의 삶의 문제에 대한 합리적 결과를 도출해 내 지 못하고 성난 신을 근근히 달래는 정 도에 급급해 오고 있었다. 유대인들에

미스테리의 마야문명

멸망한 폼페이의 복원

폼페이의 화려한 문화 흔적

크메르 문명의 잔재

유대인의 회당

유대인의 토라 공부

인들에게 여섯가지의 속죄의 방안을 제시하였다. 먼저, 그는 호세아 선지 자가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 지 않는다는 구절에서 인애 곧, ‘친절’ 은 속죄의 대안이 된다고 보았다. 둘 째, 말라기1:11절에서 모든 이방에서 드리는 모든 제물이 나의 이름으로 찬 양될 것이라는 구절에서 학자들의 토 라 연구(미나홋100a)도 역시 제물로 속죄를 얻게 할 것(타닛 27b)이라고 보 았다. 셋째는, 호세아14:2 절의 “우리 가 수송아지를 대신하여 입술의 열매 를 주께 드리리이다” 라는 구절로 기도 가 순순한 봉헌제물이라고 보았다(Y. Berakhot 8d). 네번째는, 시편59:19

에서 “하나님의 제사는 상한 심령이 라”는 구절에서 회개가 예루살렘에 올 라가 성전을 짓고 토라에 안수해 제단 에 드리는 제물(레위기 Rabba7:2)로 간주했다. 다섯번째는 금식이다. 사람 이 금식하는 것은 지방을 태우고 피를 쏟는 것과 같으므로 (버락홋17a) 속죄 제물로 여겼다. 여섯번째는 환대를 꼽 았다. 성전이 있는 한, 제단은 이스라 엘을 속죄하고, 이제 타인을 위해 베푸 는 상은 스스로를 속죄(버락홋55a)한 다고 가르쳤다. 놀라운 것은 과거의 전 통에 얽매이지 않고, 요나안 자카이 같 은 인물은 과감하게 최악의 미래에 대 비한 사고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

게도 2차 성전파괴가 있기전 이미 폼 페이의 파괴 등과 같은 재해와 바르코 바의 세력이 로마 제국의 권력에 저항 하는 누적된 시대적 문제가 있었다. 그 저 일상의 일들로 누군가 맡아하리라 는 막연한 사고를 하는 그룹이 있었지 만, 반면에, 현재를 지탱하는 미봉책이 아니라, 민족 생존의 급박한 위기가 다 가 올 때, 희생 제사를 대신할 인식적 변화를 추구하는 집단이 있었다. 바리새인의 후손인 라반 요나안 자 카이는 유대인들이 제사 없이 어떻게 속죄를 할 수 있을까에 고심하였다. 그 는 성전을 잃고 멸망하고 나라없이 살 길을 찾아 나그네처럼 흩어지는 유대

선지자와 현자들과 중세의 유대인 지성들은 “제사는 마음과 심령의 상징 적 행동의 표출이고 이는 얼마든지 다 른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 이라 고 간주했다. 그래서 기도와 성경 묵상 과 기부와 친절과 남을 대접하는 것으 로 하나님의 뜻과 속죄의 의미에 다다 를 수 있는 것이라고 인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범 유대인들의 인식의 변화는 과거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성전대신 회당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성경 연 구와 유대인의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 는 학교가 세워질 수 있는 근간을 마련 하게 되었다. 탈무드는, 이것이 거대한 문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비극에 대해, 미래의 문제를 오늘 해결한 위대 한 업적이라고 칭송한다. 이는 급급하 게 현재의 피난처를 찾기보다 드러나 지 않고, 내실있는 인식의 변화로 미래 를 건축한 현자들의 지혜가, 제사를 대 신하는 속죄 방안을 창출했고, 이는 오 랜 핍박과 고난의 세월동안 유대 민족 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끝내 국 가와 민족과 언어를 회복하는 역사를 이루어 낸 것이라 읽혀진다. 여전히 세상은 전쟁과 전염병과 홍 수와 같은 재난으로 뒤 덮여 있지만, 새 로운 대통령을 맞이 하는 우리의 조국 도 현실적인 난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더욱 멋진 미래를 창출해 가는 현자들 의 지혜가 왕성한 새로운 도약이 되면 좋겠다. 샬롬!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정 치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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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 26만 표차로 5년만에 정권 교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고 있다

윤석열(62)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 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거센 정권 심판 민심이 정권안정 여론을 누른 결 과다. 의회 경험 없는 대통령 당선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이다. 검 사 출신 대통령 당선도 최초다. 윤 당선인은 개표가 98.15% 진행된 10일 오전 4시 현재 48.6%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을 확정했다. 개표 시작 8 시간 만이다. 47.8%를 얻은 이재명 더 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불과 0.8%포 인트, 약 26만 표 앞선 신승이다. 건국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가장 적은 득표 율 차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4%를 기록했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 분노 민심이 뜨 거웠던 서울에서 50.3%를 득표하며 승 기를 잡았다. 보수 텃밭인 대구ㆍ경북 에서는 70% 넘는 지지를 받았고, 부 산ㆍ울산ㆍ경남과 충남ㆍ북, 강원에서 도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정 치적 안방인 경기를 비롯, 제주와 세종 에서 50% 넘는 지지를 받고 호남에서 80%대 몰표를 받았으나 역전에는 역부 족이었다. 윤 당선인의 승리로 1987년 이후 10 년 주기로 반복된 보수와 진보의 정권 교체 패턴이 깨졌다. 민주당은 촛불 혁 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 한 이후 5년 만에 정권을 내놓게 됐다. 이 후보는 인물론을 앞세워 맹추격 했 으나, 강고한 정권심판 민심을 넘지 못 했다.

종이 한 장 차 신승에 정국 격랑 예고 정국은 격랑에 빠지게 됐다. 국민의 힘은 10%포인트 차 대승을 자신했지 만, 개표 결과에 나타난 민심은 윤 당선 인과 국민의힘에도 무거운 경고를 보냈 다. 윤 당선인의 젠더 갈라치기 선거 전 략을 여성과 중도층이 심판한 결과다. 유리한 선거 구도에서도 압승 기회를 놓침에 따라,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인 채로 오는 5월 출범하는 새 정부가 국 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5년 만에 민심의 불신임 통보를 받은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력 한 쇄신 요구에 직면했다. 패배 책임 소 재를 두고 내분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 다. 최종 투표율은 77.1%로 집계됐다. 전국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3,407 만1,400명이 투표한 결과다. 탄핵 여 파로 투표율이 치솟은 2017년 대선 (77.2%)에 근접한 기록이다. 역대 최고 치를 찍은 사전투표율(36.93%)이 최종 투표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 라는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9일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는 윤 당선인과 이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초접전을 벌였다. KBSㆍMBCㆍ SBS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서 윤 당 선인은 48.4%, 이 후보는 47.8%를 기 록했다. JTBC가 단독으로 실시한 출

구조사에서 윤 당선인과 이 후보 예상 득표율은 각각 47.7%, 48.4%로 나타 났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남성 유권 자들은 윤 당선인(50.1%)에게 이 후 보(46.5%)보다 많은 표를 몰아 준 반 면, 여성 유권자들의 선택은 윤 당선인 (46.6%)보다는 이 후보(49.1%)였다. 특히 20∼50대 여성 유권자들이 결집 해 윤 당선인의 반(反)성평등 기조를 심 판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효표 '30만'… 득표차 24만보다 많았다 10일 오전 6시 18분 제20대 대통령 선거 개표가 완료됐다. 개표 시작 10시 간 만이다. 2시간 전 이미 당선을 확정 지었던 윤석열 당선인의 최종 득표율 은 48.56%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 선 후보의 총 득표율은 47.83%. 득표 차는 오전 4시 26만표에서 24만표로 줄 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최종 득표수는 1,639만 4,815표로 집계됐다. 이 후보는 1,614 만7,738표를 얻었다. 앞서 윤 당선인 은 개표가 98.15% 진행된 오전 4시 약 48.6%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2.37%다. 지역별로 보면 윤 당선인은 인천·경 기·세종·호남·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 역에서 승리했다. 서울에서의 득표율 은 50.56%로 이 후보와는 4.83%포인 트차다. 윤 당선인은 대구와 경북에서 는 각각 75.14%, 72.76%를 얻어 이 후 보를 수월히 따돌렸다. 이 후보는 광주 (84.82%), 전남(86.1%), 전북(82.98%) 에서 압승했으나 결국 승기를 잡진 못 했다.

'당선 수락' 윤석열 "위대한 국민의 승리... 제대로 보답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밤이 아주 길었다"고 대선 승리 소감을 밝혔 다. 윤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이날 오 전 3시 57분쯤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지지자들 앞에서서 "여러분들 주 무시지도 못하고 이렇게 나와 계신지 몰랐다"며 짧은 소감을 내놨다. 윤 당 선인은 "그동안 응원에 감사드린다. 고 맙습니다. 시민 여러분"이라고 말한 뒤 차량에 탑승해 국회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로 이동했다. 윤 당선인은 등장에 국민의힘 인사들 은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며 기립 박수를 쳤다. "와아!" 하는 함성도 쏟아 졌다. 윤 후보는 일일이 감사 악수를 하 며 기쁨을 나눴다.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정권 교체 만세!"를 연달아 세 번 외치 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참 뜨겁고 열정적인 대 선 레이스였다"며 "애써 주신 국민의힘

당직자, 국회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선 결 과는 저와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의 국 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 의 승리"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마지막까지 멋지게 뛰 어 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도 감사 드 린며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제 경쟁은 끝났으니 모두 힘 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모 두 하나가 되자"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을 하면 서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국민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 해야 하는지 등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새 정부를 준 비하고 대통령직을 맡으면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 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또 "국민의힘과 국민의 당이 빠른 시일 내에 합당을 마무리하 고 더 외연을 넓혀 더 많은 국민의 지지 를 받는 성숙한 정당이 되도록 노력 하 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를 많 이 도와 주시길 부탁드린다. 제대로 보 답하겠다"고 했다.

'패배 인정' 이재명 " 모든 게 제 부족함 탓… 윤석열 당선인 축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 일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축하의 인사 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당사를 찾아 승복 연설을 통해 "윤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 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 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성은 이재명, 남성은 윤석열... 승부의 키는 '수도권'이 쥐었다 두 후보가 사상 초유의 혼전을 벌인 것은 최대 부동층으로 꼽혔던 2030세 대 여성, 수도권 표심이 '깜깜이 선거' 이전(이달 2일 이전 실시) 조사와 비교 할 때 큰 폭의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중 누구도 '최대 승 부처' 수도권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 지 못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급부상한 '젠 더 이슈'로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표 심이 확연히 갈린 것도 특징이다. 20대 여성 표심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아닌 이 후보 지지로 쏠리면서, 이 후보 가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여성 표심을 싹쓸이했다

2050 여성, '남성 노골적 구애' 외면 상반된 20대 남녀 표심은 이번 대선 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윤 후보는 선 거운동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 고죄 처벌 강화 등 젊은 남성을 겨냥한

정책을 적극 제시했다. 반면 이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민주당 소속 전 직 광역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에 고 개를 숙였고, "여성안심 대통령이 되겠 다"며 막판 젊은 여성 표심 잡기에 사활 을 걸었다. 두 후보의 이 같은 전략은 출구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0대 이 하 남성에서 윤 후보는 58.7%의 압도 적 지지로 이 후보(36.3%)를 따돌렸고, 30대 남성에서도 윤 후보는 52.8%로 42.6%에 그친 이 후보를 앞섰다. 윤 후 보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이다. 역효과도 나타났다. 60대 이상을 제 외한 전 연령대에서 이 후보가 여성들 의 선택을 받으면서다. 20대 여성에서 이 후보가 58.0%로, 윤 후보(33.8%) 를 24.2%포인트 차로 따돌렸는데, 40 대 여성에서도 이 후보 60.0%, 윤 후 보 35.6%로 24.4%포인트 격차를 보였 다. 두 후보 사이에서 막판까지 고민하 던 여성들이 '노골적인 남성 구애' 전략 을 편 윤 후보 대신 이 후보를 선택했다 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령별로 윤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이 후보는 전통적인 콘크리트 지지층인 40대와 50대에서 각각 우세했다. 다만 20대는 남녀 표심이 갈리면서 이 후보 는 47.8%, 윤 후보는 45.5%으로 박빙 이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녀를 합 산한 20대 표심은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왔던 것과 다른 결과다.

수도권 '부동산 민심'은 여전히 매서웠다 10일 2시(개표율 82.6%) 기준 득표 율은 윤 후보가 48.69%, 이 후보가 47.74%였다. 개표 시작 6시간 30분이 지났지만 여전히 1%포인트 안팎의 접 전을 펼쳤다. 개표율이 50%가 되기 전까진 윤 후 보는 이 후보에게 밀렸다. 윤 후보가 개표 초반 힘겨운 싸움을 한 건 전체 유권자 절반이 몰린 수도권에서 이 후 보가 예상보다 선전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2시 기준 서울에서 4.97%포인 트 앞섰지만, 이 후보의 정치적 터전 인 경기와 인천에선 각각 4.28포인트, 1.36포인트 뒤처졌다. 정치권에선 현 정부 들어 집값 폭등 의 영향이 가장 컸던 수도권 표심이 '정권교체'를 외친 윤 후보로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도권에서의 두 후 보 격차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4·7 서 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 힘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17% 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것을 감안하면 윤 후보의 득표율은 아쉬운 수치다. 이 후보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 에 대한 거듭된 사과와 파격적인 주택 공급 확대 공약이 성난 부동산 민심을 누그러뜨리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발 휘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또다른 '캐스팅보트' 지 역으로 꼽힌 충청에선 이 후보를 밀 어내며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오전 2 시 기준 윤 후보는 충북에서 51.06%, 충남에서 51.29%를 기록해, 44.78%, 44.77%씩을 얻은 이 후보를 앞섰다.

위기감 커진 호남은 李로 결집 윤 후보는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

와 경북에서 각각 75.35%, 73.08%를 얻어 21.46%, 23.54%를 얻은 이 후 보를 크게 따돌렸다. 다만 사실상 양 자 구도로 치러졌던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80%을 넘는 득표 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 든 수치다. 대구·경북(TK) 민심이 경 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를 냉정하게 외 면하진 않은 셈이다. 반면 호남에서 30%대 득표를 자신 했던 윤 후보는 광주와 전북, 전남 모 두 10% 초반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 다. 선거 막판 전격적으로 이뤄진 야 권 단일화로 위기감이 커진 민주당 지 지층이 이 후보로 강하게 결집한 결과 란 분석이 나온다.

종로 최재형·서초갑 조은희 등 재보선 5곳 모두 野 당선 제20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5개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뽑는 재보 궐선거는 대선에 가려 큰 관심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해당 5개 지역구 중 3 곳이 더불어민주당, 2곳이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것이 사실상 5곳 모두 10 일 모두 사실상 국민의힘 쪽으로 넘어 가면서 수적으로 열세였던 국민의힘 은 일단 의석수에서 힘을 얻게 됐다. 우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 1 번지’ 종로에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 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 면 10일 오전 1시 기준으로 개표율이 45.2%인 가운데 최 전 원장이 46.6% 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무소속인 김영종 후보가 34.9%를 얻어 최 전 원 장 뒤를 이었다. 최 전 원장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퇴로 공석 이 된 서울 종로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 마하며 민주당 후보가 아닌 민주당 출 신 무소속 후보와 혈투를 벌였다. 최 전 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 고 1986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후 꾸준히 법복을 입고 판사생활을 했 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에 의 해 감사원장으로 발탁됐지만, 정부가 조기 폐쇄 결정을 한 월성 원전 1호기 에 대해 감사하며 문제점을 지적하면 서 정부와 대립했고, 결국 작년 6월 감 사원장직을 사퇴했다. 7월 국민의힘 에 입당해 당의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 으나 10월 컷오프에서 탈락했고, 이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경선에서 지 지하기도 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당의 종로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조은희 당 선인은 재선 서초구청장 출신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 25개 서울시 구청장 중 24곳을 싹 쓸이한 가운데 유일한 야당 구청장으 로 당선돼 상징적인 의미도 컸다. 하 지만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위해 구 청장 임기를 남겨두고 지난해 말 자진 사퇴했다. 이 때문에 당의 공천 과정 에서 ‘5% 감점’ 페널티를 받았는데도 당원 50%·여론조사 50%로 치러진 경선에서 과반을 획득해 결선 없이 후 보로 확정됐다. 신문사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 고 1998∼1999년 김대중 당시 대통 령 비서실에서 행사기획·문화관광 비서관으로 일했다. 2007년엔 이명 박 당시 대통령 후보 캠프와 대통령

직인수위 전문위원을 거쳤다. 이후 2008∼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재임기에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정 무부시장으로 근무했다. 특히 여성으 로선 최초의 서울시 부시장으로 발탁 됐다. 2014년부터 구청장으로 재직하 는 동안 파라솔 형태의 그늘막, 조명 을 매립한 활주로형 횡단보도 등을 도 입한 것이 호평을 받으면서 ‘서초의 일꾼’ ‘행정의 달인’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 선 서울시장 후보로도 도전했다. 충북 청주상당 국회의원 재보궐선 거에선 정우택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 오전 1시 기준 개표율이 32.9% 인 가운데 정 후보가 56.3%를 얻으며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섰다. 정 후보 는 정통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1991 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을 지냈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충 북 진천음성 지역에서 당선되며 정치 권에 입문했다. 같은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06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로 당선됐지만, 재선에는 실패했다. 이후 청주상당으로 지역구 를 옮겨 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경기 안성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선 김학용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 오전 1시 기준 김 후보는 54.0%(5만 2389표)를 득표해 당선이 확실한 것 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구는 이규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바람에 공석이 된 곳이다. 민주당은 책임론을 통감한다며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 았다. 이 지역구에서만 내리 3선을 했 던 김 후보는 2020년 21대 총선에선 이 전 의원에게 자리를 넘겨줬지만 이 번 선거를 통해 4선 의원으로 국회에 복귀했다. 과거 21대 총선 직전 김 후 보가 4선 국회의원이 된다면 당 원내 대표직이나 경기도지사, 당 대표직 등 중책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의 퇴직금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치러진 대구 중남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출 신 임병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이 지역구에 무공천을 선 언한 후 야권 무소속 후보들이 다수 출 마했지만 임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뚫 은 셈이다. 임 후보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 당과 새누리당 출신으로 대구 남구청 장을 세 차례 역임하는 등 지역 내에 서 지지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온 인물 이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지 역 실정에 밝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2020년에도 대구 중남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지만 곽상도 전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해 뜻을 접어야 했다.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을 탈 당했다. 임 후보가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 성한 후엔 국민의힘에 복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권영세 국민의힘 사 무총장이 복당 불허 방침을 세웠지 만, 이준석 당 대표가 최근 “소명과 당 에 대한 기여 의지 등을 파악한 뒤 대 구 당원과 시민들의 의사를 중요하게 받아들여 판단하겠다”며 사실상 복당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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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획

20대 대선 국민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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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단일화^사전투표$ 반전에 반전 거듭했다 ‘깜깜이’ 대선 가른 7개의 결정적 장면들 초박빙 출구조사 결과만큼이나 제20대 대선은 여러모로 ‘깜깜이’였다. 비전과 정책 대결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네거티브와 갈라치기 정치만 횡 행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오명을 얻을 만큼 혼탁한 대선이었다. 판

세도 오리무중이었다. 양강 대선 후보 지지율은 마지막까지 접전을 이어 가며 역대급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롤러코스터 타듯 숨 가쁘게 출렁였던 3·9 대선 레이스의 변곡점을 일곱 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정리해봤다.

① 李^尹 대장동 녹취록 중 유리한 대목 꺼내 서로 “네가 몸통” 네거티브의 시작과 끝엔 대장동이 있었다. 대장동 의혹은 경기 성남 판 교 대장지구 개발사업 이익금 상당액이 ‘화천대유’ 등 특정 민간 업체에 돌 아가면서 불거진 특혜 논란이 핵심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점 을 겨냥해 “이재명 게이트”라며 총공세를 펼쳤다. 사업 실무 담당자가 배 임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것도 ‘이재명 책임론’을 키웠다. 대장동 의 혹은 대선 레이스 내내 이 후보를 따라다녔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뽑혔지 만, 컨벤션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대장동 수렁은 깊었고, 지지율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이 후보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후보 선출 직후 열린 이른바 ‘대장동 국감’에 나와 야권의 공세를 맞받 았다. 민주당은 “윤석열 게이트”라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 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봐주기 수사로 대장동 대출 비 리를 덮었다는 의혹 등을 역공의 재료로 삼았다. 여야는 대선 막판까지 각 자에게 유리한 대목만 강조된 녹취록을 꺼내들어 상대 후보가 대장동 ‘몸 통’이라며 열을 올렸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 대연동 남구청, 심상 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⑥ 대선 엿새 앞두고 야권 단일화$ “안철수 또 철수” 비난도

② 尹, 전두환 옹호 발언에 ‘개 사과’까지$ 거듭된 실언 논란 의회·행정 경험이 없는 ‘정치신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입길에 오르며 위기를 자 초했다. 대표적인 게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파문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 주 민주화운동 유혈진압)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전 두환 옹호 발언을 두고 대선주자로서 부적절했다는 지 적이 거셌다. 더 큰 문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였

다. 윤 후보는 무성한 비판에도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 하겠다”는 뜻이었다며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유감 표명 은 발언 이틀 후에야 나왔다. 하지만 윤 후보 측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이른바 ‘개 사과’ 사진 이 올라오면서 국민적 공분이 들끓었다. 윤 후보의 문제 성 언행이 거듭될 때마다 지지율은 흔들렸다.

대선을 엿새 앞둔 3일 새벽 전격 성사된 야권 단일화는 막판 대선 레이스 를 단숨에 집어삼켰다. “단일화는 결렬됐다”며 손사래 쳤던 안철수 국민 의힘당 대표가 본인의 말을 뒤집고 윤석열 후보와 전격 손을 잡은 명분은 “더 좋은 정권교체”였다. 전날 밤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지지를 호소하 던 안 대표는 단일화 발표 직후 후보직에서 곧장 물러났다. 이로써 대선은 이 후보, 윤 후보, 심 후보 3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단일화 파괴력을 두고 여야의 해석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에선 대선 막판 이슈 주도권을 잡았다고 고무된 반면 민주당은 단일화 역풍에 기대를 걸었다. 안 대표가 다당제 등 새 정치 소신을 버리고 또 철수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을 부각시키면서다. 대 선 결과에 따라 ‘정치인 안철수’의 미래도 요동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③ 국민의힘 집안싸움 골몰$ 갈 길 바쁜 윤석열의 발목 잡아 국민의힘 내홍 사태도 갈 길 바쁜 윤 후보의 발목을 번번이 잡았다. 지난해 11 월 5일 후보 선출 이후 두 달이 넘도록 제1야당은 집안싸움에만 골몰했다. 선대 위 운영을 둘러싸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세력과 이준석 대 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간의 권력다툼이 원인이었지만, 윤 후보의 허약한 리 더십도 근본적 문제로 꼽혔다. 컨벤션 효과로 치솟았던 지지율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취해 오만해진 국민의힘을 향한 경고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 율이 치고 올라온 것도 이즈음이었다. 파국으로 치달은 위기에 윤 후보의 선택 은 홀로서기였다. ‘김종인 없는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사퇴 위기까지 내몰렸던 이 대표를 먼저 끌어안으며 ‘원팀’을 선언했다. ‘정치인 윤석열’의 첫 시험대였고, 윤 후보는 이후 다시 지지율 상승세를 탔다.

3일 새벽 후보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한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단일화 공동기자회견을 연 뒤 손을 맞잡고 만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④ 법인카드 유용$ 허위 경력 의혹$ ‘배우자 리스크’ 눈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 혜경씨는 ‘과잉의전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였고, 윤석열

후보만큼 후보 배우자가 주목받았던 이례적 대선이었다. 양강 대선 후보 공히 배우자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먼저 논란이 불거진 건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였다.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지원서에 경력과 수상기록을 부 풀려 기재했다는 의혹이 시작이었다. 김씨는 처음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 “모든 게 제 불찰”이라며 자세를 낮췄지만, 이 른바 ‘7시간 통화’로 불거진 무속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여러 의혹이 남아 있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는 갑질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 혹에 휩싸였다. 김씨의 약 심부름 등 사적 업무를 지원했고, 경 기도 법인카드로 소고기와 초밥을 구입해 배달했다는 경기도 공무원의 폭로가 나오면서다. 김씨도 “공과 사의 구분이 분명 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지적 이 나왔다. 두 사람은 공식선거운동 내내 등판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아래 사진)씨도 허위경력 의혹 등에 사과했다. 이한호 기자·뉴시스

⑦ 사전투표 역대 최고 투표율$ 총체적 관리 부실로 대혼란 4, 5일 실시된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투표율(36.93%)을 기록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격리자 대상 사전투표가 중앙선거 관리위원회의 총체적 관리 부실로 대혼란에 빠졌다. 유권자들이 크게 분노한 건 직접 투표 원칙이 흔들렸다는 데 있다. 사전투표에 나선 확진·격리자는 임 시기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했는데, 공직선거법 규정상 이들을 위한 별도의 투 표함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임시 보관함으로 비닐봉 지, 플라스틱 바구니 등이 무작위로 동원되면서 불신은 더욱 커졌다. 선관위 는 본투표에선 확진·격리자들도 일반 기표소에서 똑같이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꿨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강윤주 기자

⑤ TV토론 네거티브 판쳐$ 심상정 ‘1분 마무리 발언’ 화제 TV토론도 판세를 가르는 주요 변수였다. 시 청률이 39%(지상파 3사 주최, 첫 TV토론)에 달할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후보의 정책 과 자질을 검증해보겠다는 유권자들의 열망과 달리 일부 후보들은 TV토론을 네거티브 무대 로 활용했다. 마지막 TV토론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대통령에 당선돼도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질 거냐”(이재명), “대선이 반장선 거입니까. 이거보세요”(윤석열)라며 서로 언성 을 높이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진흙탕 싸움에 서 눈에 띈 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다. 그는 1 분 마무리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권리예산 확보,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 망과 관련한 특검을 촉구하며 큰 울림을 줬다.

사전투표 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사전투표소 측이 준비한 확 진자·격리자용 투표용지 종이박스.

독자제공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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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 표 행사$ 코로나도 산불도 네거티브도 못 막은 투표 열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도,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34만 명이라는 최악의 확산세 도, 내 손으로 새 지도자를 뽑겠다는 유권자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9일 치러 진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77.1%로, 5년 전 19대 대선의 77.2%에 육박했다. 출구 조사 결과까지도 초박빙으로 나타날 만큼 치열한 여야 유력 후보 간의 경쟁구도가 투표열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권자들은 주민센터를 비롯해 학교나 도서관 심지어 카페, 사회체육 시설, 자동차 영업소 등 관할 주소지 내 다양한 장소에 설치된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선거 사무원들은 방호 용 장갑과 마스크, 페이스쉴드를 착용했고, 유권자들도 체온 측정과 손 소독 후 비닐장갑을 낀 채 기표소로 향했다. 엿새째 대형 산불이 이어진 경북 울진 지역 이재민들도 불탄 신분증을 대체 할 증명서를 발급받아 인근 투표소를 찾았다. 코로나19 확진 및 격리자 투표 는 사전투표 당시 관리 소홀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날 우려와 걱정 속에 조심 스럽게 진행됐다. 일부 투표소에선 일반인과 확진자의 동선이 겹치거나 확진 자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또다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뜨거웠던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소 풍경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홍인기 기자 사진으로 본 20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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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분다리전통시장 북카페도서관에 마련된 천호제3동 제4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시민들이 9일 줄 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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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광진구 한 안경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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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고령 유권자 박명순(118) 할머니가 9일 광주 북구 문흥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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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청구동 주민들이 9일 청구초등학교 야구부 실내훈련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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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을 짚은 유권자가 9일 부산 수영구 남천제2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6. 안내견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시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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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9일 서울 용산구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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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비트코인

우크라 전쟁 속 ‘평화를 위한 무기’로$ 암호화폐의 힘!

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금융시장도 요동을 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일부를 국제결제망 ‘스위프트’에서 축출했다. 제재를 받은 러시아는 이제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대금을 달러 또는 유로화로 결제받기 어렵게 됐다. 당황한 러시아 시민들은 ATM기 앞으로 달려가 돈을 찾으려 아우성이다. 특히 주목할 건 암호화폐 시장이다. 러시아에선 비트코인은 10%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가 하면,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이용해 경제제재를 피하지 못하도록 암호화폐

탈출수단이 된 암호화폐

2.

우크라이나 돕자… 암호화폐로 5500만 달러 모금

3.

달러, 유로 무기화… 러시아, 스위프트 축출

‘도큐멘팅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으로 국경을 벗어난 덴마크 기자의 얘기를 소개했다. 덴마크 기자 일행은 ATM

우크라이나 전쟁은 역사상 첫 ‘암호화폐 전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쟁 반대’의 깃발을 든 반러세력들은 크립토

러시아는 세계 2위 산유국이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40%에 달한다. 개전 초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기기에서 모든 현금이 인출돼 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암호화폐를 쏟아붓고

경제 제재에서 이 부분을 고심했다. 러시아를 국제 결제 망

비트코인으로 중고자동차를 구매해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있다. 암호화폐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합법화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스위프트에서 제외시키면 러시아도 고통스럽지만, 미국과 유럽도 국제 유가 상승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직면하게

인해 러시아의 달러화와 유러화 자산이 동결된 것을 빗댄 말이다.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헬리오스 펀드의 웹마스터 역시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폴란드로 탈출에 성공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후 10만 2,000개 이상 주소에서 5,500만 달러가 넘는

된다. 그럼에도 서방은 결국 러시아 중앙은행과 시중 은행을

미국은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이용해 제재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제재에 동참할 것을

그는 평소 직장 동료의 조언을 따라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채워뒀다. 은행 ATM기가 닫히거나 봉쇄된 상태에서

암호화폐가 우크라이나에 기부됐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USDT 지갑으로 들어온

스위프트 망에서 축출했다. 러시아는 달러, 유로로 수출입 결제를 할 수 없게 됐다.

요구했다. 중앙화 거래소들은 대부분 제재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비트코인이 없었다면 그는 아마도 재산을 가지고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국경을 넘은지 2시간 뒤 전쟁 수행 능력이 있는 젊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는 것이 봉쇄됐다.

암호화폐만 1,300만 달러다. 국가가 암호화폐로 지원을 받는다는 내용도 큰 의미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지갑주소를 공개하고 지원을

중국도 국제 금융 결제 분야에서는 달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서둘러 개발한 것도 달러 패권 주의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중 하나다. 국제적인 금융

개입 지갑에 보관하고 키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의 허락 없이도 비트코인을 꺼내 쓸 수 있다. 아프카니스탄

요청해 암호화폐로 지원을 받은 첫 국가가 되는 것을 기꺼이 자임했다. 지난해 법정화폐로 받아들인

결제 망을 누가 컨트롤하느냐가 세계 경제를 좌우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국가 권력이 정치적 이유로 특정 기업, 특정 개인에 대해 암호화폐를 제한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미카일로 페도로프 부총리는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러시아 사용자 계좌를 찬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치인 뿐 아니라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의해 점령된 날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황급히 공항을 통해 탈출했다. “차 4대 현금 꽉채운 아프간 대통령, 못 실은 돈 활주로 버리고 탈출”이란 기사가 나왔다. 물론 달러다. 그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엘살바도르에 이어 또 다른 국가가 비트코인과 손을 잡은 것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선 이번 전쟁이 정부 통화에 대한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우월성을 입증할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도덕적, 기술적, 철학적,

일반 러시아 사용자들에 대해서도 사보자주(방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서방의 금융 제재가 러시아 국민 전체에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라는 통로까지 완전히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크라켄 CEO 제시 파월은 “우크라이나의 요구는

경제적인 부분에서 그렇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어 한다.

합리적으로 이해가 간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민들에데 대한 깊은 존경에도 불구하고, 크라켄은 러시아 고객에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 막대한 기부금을 모았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침략자 푸틴이 전쟁을 선택했고, 이제 그와 러시아는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밝혔다. ● AP 뉴시스

암호화폐는 전쟁 시 누구에게든 모두 필요한 존재임이 입증됐다.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CEO 제시 파월은 “암호화폐는 만인의 돈(People’s Money)이며 평화를 위한 무기”라고 말했다. 있는 지 결정적인 장면 4개를 소개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재 동참” 요구 “러 고객들 계좌 동결 못해” 논란도

대한 계좌 동결은 법적인 요구가 아닌 한 시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당국이 트럭 시위대를 막기 위해 금융 제재를 가한 상황을 예로 들었다. 캐나다는 정부의 백신 의무 접종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은행 계좌를 동결한 바 있다. 파월CEO는 “캐나다에서 암호화폐는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금융 탈출구였다”고 말했다. 러시아인들도 마찬가지라는 것. 그는 “우리의 임무는 레거시 금융 시스템 밖의 개인에게 다리(브릿지)가 되어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 또는 정치적 요소가 아닌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인의 돈은 인류의 탈출 전략이며, 평화를 위한 도구이지, 전쟁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한우크라이나인들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시위를 열고 행진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전쟁에서 암호화폐가 어떤 역할을 하고

“러시아 맞서 우크라이나 돕자” 5500만불 넘는 코인 기부 온정

암호화폐 거래소도 제재 동참하라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인 마이클 세일러는 “오늘 현재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돈으로 쓰이는 것은 비트코인 뿐이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거래소들에게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ATM서 현금 다 빠져 인출 못해 비트코인으로 중고차 사서 탈출

4.

# 헒햏핂 뺁픎 쏞 빦픦 뽊햏 그렇다면 이번 전쟁이 책임이 있는 러시아 정치인, 기업에 대해 크립토 커 뮤니티가 자체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어떨까? 국가 권력이 아닌 자율 제재에 대해 디지털 자산시장 전문 매체 ‘블록미디 어’가 독자 대상 설문 조사를 했다. 원 칙적으로 찬성 31%, 원칙적으로 반대

29%, 제한적 찬성이 40%였다. 침공에 관련된 개인, 기업에 한정해서 암호화 폐를 쓰지 못하게 하자는 의견이 많았 다. 그러나 제재를 ‘원칙적으로 찬성한 다’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가 거의 비 슷한 비율의 답을 보인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암호화폐의 철학적 배경은 검열에 대한 저항, 즉 자유다. 국가 권력이 특

정 개인에 대해 암호화폐 네트워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안된다 는 것이다. 설문에 대한 독자 의견 중 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다. “한번이라도 선례를 남기면 좋지 않다.”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인 허가권을 갖고 있는 국가 권력의 요구 를 따를 수밖에 없다. 러시아에 대한 제 재 동참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된다.

만약 미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가 벌어졌다고 가정해보자. 미국 정부 가 법원 판결이나, 대통령 행정명령을 받아 시위 주동자의 암호화폐 계좌를 동결하라고 하면 미국의 암호화폐 폐거 래소들은 이 명령을 따라야할까. 우크라이나 사태는 암호화폐 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리는 역 할을 했다. 동시에 일부 중앙화 거

래소들은 국가 권력의 요구에 따라 특정 계좌를 동결하는 전례를 남기 게 됐다. 국가의 인허가에서 자유로 운 탈중앙 거래소와 탈중앙 금융(디 파이)이 ‘정치적 중립 이슈’에서 향 후 중요한 대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 최창환 프로메타 연구소 소장

경제

2022년 3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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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원유^가스 금수 vs 러, 원자재 수출 금지$ 원자재 전쟁 불붙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에 최후의 제재 수단으로 통하는 ‘러시 아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유 럽도 제한적으로나마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질세라 러시아는 원자재 수 출 금지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 양측의 극단적 조치에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 격이 폭등하는 등 세계 경제가 출렁이 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우 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 원유, 가스, 에너지의 미국 수입 금지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 경제의 주요 동맥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는 러 시아산 원유, 가스, 에너지 수입을 전면 적으로 금지한다”라고 밝혔다. 대(對)러 제재의 마지막이라는 원유

바이든 ‘수입 금지’ 최강의 카드에 EU^영국 등 대러 제재 잇단 동참 푸틴 “수출 금지 대상 이틀 내 발표” 원유^천연가스 포함될지 초미 관심 일각선 “원유 수출은 막지 않을 듯”

금수조치를 한 미국의 강수에 유럽 국 가들도 제한적이나마 동참하고 있다. 영국은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점차적으 로 줄여 올 연말까지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수입 규모 를 1년 안에 3분의 2를 줄이는 절충안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금수 조치가 유

럽 등 전 세계 동맹국들과의 사전 협의 를 거친 뒤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 는 그러면서 많은 동맹국들이 이번 제재 에 동참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이해한 다”고 말했다. 제재 동참 여부가 알려지 지 않은 한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전체의 약 5% 수준이다. 러시아는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 이자 3대 산유국이다. 미국과 영국은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이 3% 안팎에 그 친다. 휘발유와 디젤유까지 포함할 경 우 약 8%다. 이에 반해 EU는 원유의 약 27%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한다. EU 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은 전체의 40%를 넘는다.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 지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경우 에너지 가 격 상승은 물론 에너지 부족이라는 직 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유럽으로서

는 러시아를 옥죄면서 다른 에너지 확 보 방안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하는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러시아 원 유 수입 금지라는 제재를 추가하면서 러 시아는 자금 경색 심화로 경제에 치명상 을 입을 전망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아 랑곳하지 않고 “자국산 상품과 원자재 수출을 금지한다”며 즉각 맞대응 했다. 이어 “수출 금지 대상 품목 은 이틀 내 발표할 것”이라고 덧 붙였다. 러시아의 수출 금지 대상 에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 너지가 포함될지가 초 미의 관심이다. 다만 각종 경제 제재를 받

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남 은 ‘돈줄’이라는 점에서 수출 금지 대상 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 다. 지난해 러시아의 전 세계 원유·가스 제품 총 수출액만 3,381억8,000만 달러 (약 418조 원)에 달한다. 이는 러시아 국 내총생산(GDP)의 20%가 넘는다. 유럽 싱크탱크 T&E 윌리엄 토츠 연구원은 “푸틴의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원 유”라며 “자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원 유 수출을 막지 는 않을 것”이 라고 진단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11%를 차지하는 러시아 원유 공급이 순차적으로 막힐 가 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급등과 ‘오일 쇼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상 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6% 오르면서 123.70달러로 마감해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뱅크오 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 이 차단되면 5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원자재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는 니켈, 철, 구리 등의 가격이 일 제히 상승하고 있다. 강지원 기자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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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2022년 3월 11일 금요일

2022년 3월 10일 목요일

국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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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악몽 재연?$ “이틀내 전력망 복구 못하면 방사능 유출” 러시아軍 점령한 체르노빌 원전 전력 끊어져 임시 발전기로 버텨 IAEA “원전 모니터링 통신 끊겨” 인질로 잡힌 직원들은 안전 위협 “핵물질 냉각하는 시스템 멈추면 방사능 구름 유럽 전역 퍼질수도” 우크라 휴전 요구에 러시아 침묵 전 세계가 다시 방사능 공포에 휩싸였 다. 역사상 최악의 원전 참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에서 또다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러 시아군이 점령한 이곳에 전력이 끊겼고, 임시 발전기로 버티고 있지만 예비 전력 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겨우 48시간, 이틀뿐이다. 하루 빨리 전력이 복구되지 않으면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에 유출될 수 있어 1986년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 든 ‘체르노빌의 악몽’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격으로 쑥대밭 된 마리우폴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의 구 소련 미사일방어 조기 경보 레이더망 시설 앞에 방사능 경고 표지가 놓여 있다. 체르노빌=A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원자력규제 감독청(SNRI)은 페이스북에 “오전 11시 22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전력망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원전에 저장된 사 용후핵연료를 냉각시킬 전력이 끊겼다는 얘기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폭발 사 고 이후 전력 생산 기능을 상실했지만, 지 금까지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어 수백 년간 냉각시켜야 한다. 당장 디젤 발전기가 작동, 예비 전력이 공급되면서 방사능 유출은 없는 상황이 다. 다만 48시간뿐이다. 이 시간 안에 전 력망을 수리하지 못할 경우 핵 물질을

냉각하는 시스템이 멈추면서 방사성 물 질이 공기 중으로 유출돼 비산할 수 있 다. 국영 원자력공사인 에네르고아톰은 “방사능 구름이 바람을 타고 우크라이 나는 물론, 벨라루스, 러시아, 유럽 다른 국가로 퍼질 수 있다”며 “상황이 계속되 면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노출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현재 체르노빌 원전이 러시아 군의 손에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군은 개 전(開戰) 초기인 지난달 25일 체르노빌 원전 통제권을 빼앗고 직원 210명을 억 류했다. 당시에도 방사능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러시아 측은 “잘 관리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 수 없 는 이유로 전력이 끊기면서 핵 공포가 현 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계속되는 전투로 전력망을 복구하기 도 쉽지 않다는 점은 우려를 더 키운다. 러시아군을 설득하고 잠시라도 교전을 멈춰야만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이 를 위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일시 휴 전을 요구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

라이나 외무장관은 “푸틴의 야만적인 전쟁이 유럽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긴급히 전투를 멈 추고 전력 공급을 복구할 것을 촉구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은 이에 대해 가타부타 답변이 없다.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체르 노빌 원전 내 모니터링 장비의 통신이 끊 겼다며 “체르노빌의 악화하는 상황에 대 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는 경고 성명 을 냈다. 모니터링 장비는 방사성 물질 이 제 위치에 잘 보관돼 있는지 확인한 후 IAEA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전력망이 차단되고 통신이 끊기면서 체르노빌 원 전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않고 있다. 다만 IAEA는 트위터를 통해 “체르 노빌 사용후핵연료 저장고의 열부하 및 냉각수 분량은 전기 공급 없이도 열을 효과적으로 식히기 충분하다”고 설명 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군의 점령 이전 상황이다. 원전 직원들과 연락이 두절되 면서 현재 원전이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허경주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주요 도시들을 포위한 가운데 민간인 대피를 위해 협의한 ‘인도주의적 통로’마저 폭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포위 공격으로 인프라가 마비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7일 공동주택 건물이 폭격을 당해 폐허로 변해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美 상무장관 “러 제재 동참 않는 中기업은 문 닫을 것”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경고

中 반도체업체 SMIC 거론하며 “제품에 필요한 부품 공급 차단 러와 거래땐 中반도체 큰 타격” 中 “美, 권익 침해 말아야” 반발 미국이 러시아를 돕는 중국 기업에 철 퇴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최 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 궈지)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지나 러몬도(사진) 미 상무장관은 8일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 뷰에서 러시아에 반도체와 첨단 기술 수 출을 금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

미국 정보당국 “北, ICBM^핵실험 올해 재개할 수도” 美 ‘2022 연례 위험평가’ 보고서 북부사령관 “방어 가능” 자신감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올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 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함 경북도 길주 풍계리 핵실험장 정비 작업 이 이뤄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궤를 같이하는 지적이다. 북한이 최근 러 42

국 기업은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는 “미국의 대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에 불 복할 가능성이 있는 중국 기업들은 본질적 으로 폐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특히 중국 최대 반도 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언급하며, “이런 중국 업체들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미국 장비 와 소프트웨어 공급을 차단할 것”이라 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와 거래를 계 속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

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전면적 인 제재와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제 재에는 반도체를 포함해 특정 첨단 제품 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는 미국 기업뿐 아 니라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 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기술 을 사용한 경우도 포함한다. 이른바 해 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인데, NYT는 “FDPR에 따라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 트웨어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다수 중국 기업에도 대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 가 적용된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발표된 이후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와 컴퓨터 제조사 HP, 델

등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제품 판매 를 중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기 업 화웨이를 제재할 당시 FDPR을 적용, 화웨이가 해외로부터 반도체 칩을 납품 받지 못하도록 했다. NYT는 “이 조치는 성공가도를 달리던 화웨이의 모바일과 광대역 사업을 무력화했다”고 전했다. 러몬도 장관의 경고는 최근 중러 관 계가 더욱 돈독해지면서 중국이 러시아 의 제재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 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 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의 권익을 침해하지 말 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국 대통령선 거 등을 고려해 도발을 자행할 수 있다 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8일(현지 시간) 발간한 ‘2022 연례 위험평가 보고 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내 안보 환경을 재조정할 목적으로 핵실험 및 ICBM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DNI는 “김 위원장은 미국과 동맹을 겨냥한 핵·재래식 역량 확장 및 증진 노 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여전히 핵무기와 ICBM을 북한 내에서 자신의 전체주의적·독재적 통치를 보장 할 궁극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분 석했다. 또 김 위원장이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체제에 대한 현재 의 압박 수위가 근본적인 접근 방법에서 변화를 요구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지 않 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렌 밴허크 미국 북부사령관도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이 조만간 새 ICBM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밴허크 사령관은 “북 한이 작년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발사한 것은 김 위원장이 새 로운 ICBM을 비롯한 가장 성능이 뛰어 난 무기 시스템의 비행 시험을 곧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 면서도 “현재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BMD)능력은 ‘불량 국가’의 제한된 탄 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에 충분하다”

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미국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비 확산센터는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촬 영된 위성사진 비교 분석을 통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 건물을 건축하 고 있으며 기존 건물도 수리하고 있다 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날 미 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제프리 루이 스 동아시아국장은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은 변화가 최근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며 “2018년 5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을 폐쇄 조치한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서 목격된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풍계 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재개 준비가 되 려면 최소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 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폴란드 “美 통해 우크라에 전투기 전달” 美 국방부는 “확전될 우려” 제안 거절 우크라, 소련제 전투기 지원 요청 美 “설득력 있지만 위험한 판단” 獨도 제안 받고 “신중해야” 거절 폴란드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 라이나에 자국이 보유한 소련제 전투기 를 미국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측은 “너무 위험한 판단” 이라며 폴란드의 제안을 일축하는 대신 폴란드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 기로 했다. 독일도 같은 제안에 “전투기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고 거절했다. 8일(현지시간) 폴란드 외무부는 자 국 공군이 운용하던 28대의 소련제 미 그(MiG)-29 전투기를 미국에 즉각 인 도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전투기들을 독일의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배치하 겠다고 밝혔다. 폴란드가 전투기를 미 군에 인도한 뒤 미군이 우크라이나군에 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폴란드가 전투기 를 미국을 통해 간접 제공하는 것은 러 시아의 보복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군 지원은 전쟁에 개입하는 것으로 간 주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폴란드는 자국 보유 전투기를 무상 으로 제공하는 대신 미국에 “이에 걸맞 은 작전 능력을 갖춘 중고 항공기를 제 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를 넘기면 그 대가로 미국이 보유한 F-16 전투기를 제공해 군사력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지 미국 정부에 타진한 바 있다. 하지만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8 일 “폴란드의 제안은 설득력이 있지만 매 우 위험하다”며 “현재로선 해당 제안의 실질적인 근거가 없다”며 거절했다. 미국 측의 거절에 폴란드는 독일에도 이 같은 제안을 했지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경제적, 인도

폴란드 영공에서 소련제 전투기 미그-29기와 미 국산 전투기 F-16이 함께 에어쇼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적 지원을 아끼지않을 것”이라면서도 “전 투기 공급 등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 안이다”고 사실상 거절했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부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전 투기를 지원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러 시아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 나 자국 조종사들이 추가적 훈련 없이 도 바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소련제 미그-29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폴란드가 미그-29기를 지원해도 큰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다. 공군 전력은 전투기의 기체 성능이 매우 중요해 단순 히 양적으로 보충하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미그-29기 지원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는 없을 것” 이라며 “제공되는 미그-29기는 숫자가 많지 않고, 현재 러시아가 가동하는 전 투기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쉬운 먹잇감 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전투기 대신 패트리어트 미사 일을 배치 동맹국 보호에 나서기로 했 다. 미 국방부는 이날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포대 2개 를 폴란드에 파견했다. 미국 뉴욕타임 스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포대를 폴란드에 보내는 것은 폴란드와 미국 내에서 (러시아의 확전에 대한)두려움 이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 다”고 분석했다. 강지원 기자

신냉전의 신호탄? 모스크바 맥도널드 문 닫았다 ‘脫이데올로기’ 상징이라 충격 러시아인들 “마지막 빅맥 먹자” 수백m 줄 서$ SNS 통해 퍼져 스타벅스 “모든 영업활동 중단” ‘신냉전’을 알리는 상징인가. 패스트 푸드 체인 맥도널드가 진출 32년 만에 러시아에서 마지막일 수도 있는 영업을 마쳤다. 1970년대부터 구(舊)소련에 진 출해 영업망을 넓혔던 펩시콜라와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도 러시아에 서 철수한다. 이른바 러시아 ‘올리가르 히(신흥 특권 계층)’의 부를 드러냈던 사 치품 업체들도 속속 러시아를 떠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주 일 만이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널드 최고경 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직원들과 가맹점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러시 아 내 850개 점포에서 영업을 일시 중단 하기로 했다”며 “맥도널드는 상황을 계 속 평가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를 판 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내 종 업원 6만2,000명에게는 계속 급여를 지 급하기로 했다. 맥도널드가 2014년 동 부 우크라이나(돈바스) 사태 때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으로 일 부 매장을 폐쇄했을 때와 유사한 방침 이다. 우크라이나에서도 매장 100여 곳 을 모두 잠정 폐쇄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급여를 계속 지급하고, 500만 달러를 종 업원 원조기금으로 기부할 방침이다.

맥도널드 영업 중단 소식에 러시아인 들은 오전 10시 가게 문이 열리기 전부 터 마지막 ‘빅맥’을 먹기 위해 500m가 넘 는 줄을 선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등을 통해 퍼졌다. 드라이브스루 매장 앞 도로에도 800m쯤 되는 차량 대기 행렬이 포착되는가 하면,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경찰 병력이 배치되기 도 했다. 모스크바 맥도널드 매장은 탈(脫)이 데올로기 시대의 상징 격이어서 폐점의 충격이 크다. 맥도널드는 구소련 붕괴 (1991년 12월 26일) 1년여 전인 1990년 1월 30일 모스크바 중심 푸시킨광장에 첫 러시아(당시 소련) 매장 문을 열었다. 미국과 자본주의의 표상인 맥도널드가 모스크바에 입성한 것은 당시 미하일 고 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의 ‘페레스트로이 카(개혁)’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도 러 시아에서 모든 영업활동을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 는 성명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이유 없고 부당하며 끔찍한 공 격을 규탄한다”며 러시아 사업에 대한 로열티를 우크라이나의 구호단체에 기 부하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러시아 와 우크라이나에 13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이 중 직영 매장은 없는 것으 로 전해졌다. 러시아 내 매장은 쿠웨이트 자본이 운영 중이다. 김진욱 기자


A20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

위기 치닫는 시드니 임대대란… 개선 방안 없는 ‘만성적 실패’로 방치 2월 공실률 1.7%, 센트럴코스트는 0.4% 불과

‘성소수자 함께 빛나다’ 시드니‘마디그라’축제 성료

시드니-울릉공 중간 지역 등 외곽으로 밀려나 세입자들 1년치 선불, 시세 이상 오퍼 빈번 시드니 주택임대시장에서 공실률 (vacancy rate)이 2017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임대주택 부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 팬 데믹이 누그러지면서 임대 대란이 더 욱 악화되고 있다. 임대비 앙등으로 집 없는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포털 도메인(Domain)이 최 근 발표한 임대주택 공실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공실률은 1.7%로 2% 미만으로 하락했다. 호주 주도의 평균은 1.1%로 떨어졌 으며 호바트는 사상 최저치인 0.2% 를 기록했고 애들레이드(0.3%), 퍼 스(0.5%), 캔버라(0.5%), 브리즈번 (0.8%)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멜번이 2.1%로 가장 높았다. 도메인의 연구 및 경제학 담당 책 임자인 니콜라 파월 박사(Dr Nicola Powell)는 “호주가 임대 위기에 다 가서고 있다(Australia was on the verge of a rental crisis). 호바트와 애들레이드는 이미 위기 상태”라고 진 단했다. 그는 “지난 2년간의 국경폐쇄가 끝나 고 관광객과 그 외 임시 비자 소지자들 이 대거 호주에 입국할 것으로 예상돼 임대 수요가 급격히 반등할 것이기 때 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 적했다. 시드니 시티 지역은 임대비 상 승과 임대주택 구하기 경쟁으로 좀 더 넓은 공간과 저렴한 가격을 찾는 세입 자들과 투자자들은 외곽지역으로 옮겨 가야 했다. 시드니 남서부의 캄덴(Camden) 지 역은 2월 공실률이 0.2%(1월 0.3%)로 가장 낮았고 북서부의 리치몬드(Richmond)와 윈저(Windsor) 지역은 0.3% 를 기록했다. 이는 시드니에서 가장 낮 은 수준이다. 시드니 남서부 맥카서 소재 스톤부

5일 시드니크리켓경기장 진행, 관람자 4만명 육박

동산(Stone Real Estate Macarthur) 의 크리스 필프(Chris Philp) 사장은 “해당 지역은 광고할 필요성조차 없다. 지난 3개월동안 우리 부동산의 약 70% 가 시장에 광고되기 이전 임대가 됐다 (being leased off market). 각 주택마다 약 12건의 신청서가 남 아 있어 임대차 계약시 입주 희망자가 넘쳐나는 실정”이라고 임대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많은 세입자들이 시드 니 시티에서 벗어나 교외 지역으로 밀 려나기도 한다. 시드니와 울릉공 중간에 있는 신흥 개발지역인 타무르(Tahmoor) 또는 윌 튼(Wilton)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또 한 세입자들이 임대 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 임대료의 최대 12개월치 선 불을 오퍼하기도 한다. 경쟁이 매우 치 열하다”고 말했다. 시드니 북부에 있는 고스포드(Gosford)와 와이옹(Wyong)의 센트럴 코 스트(the Central Coast)도 공실률이 불과 0.4%로 임대난이 심각하다. 레이화이트 벤스빌 & 엠파이어베이 (Ray White Bensville and Empire

Bay)의 임대 책임자인 칼리 에더(Carley Eder)도 “시장에 임대 부동산이 계 속 추가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에더는 “예를 들어 지난 1월 12채의 임대 부동산이 올라오자마자 그중 8채 가 첫 토요일에 임대가 확정됐다. 임대 수요가 워낙 많아 매물이 나오자마자 계약이 성사된다”고 말했다. 그는 “왐버랄(Wamberal)에 있는 방 4개짜리 집은 새 카펫과 페인트 작업이 필요했음에도 한 임대 희망자는 $950 의 임대비를 제시했고, 또 다른 세입자 는 1년치 임대료 선불 결재를 제시했 다”고 과열 사례를 소개했다. NSW대학의 시티 미래 연구소(City Futures Research Centre)의 크리 스 마틴(Chris Martin) 선임 연구원은 “더 이상 이런 상황을 위기(crisis)라고 부르는 것도 충분치 않다. 민간 임대업 계의 만성적인 실패(chronic failure

of the private rental sector)다. 이 런 상황은 오랜기간동안 발생하고 있 는 고질적인 위기이며 저소득층이 점 점 더 임대비 부담에 시달릴 수 밖에 없 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 부동산이 시장에 추가되 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임대료 상한선 을 2%이내로 낮추는 등 서민주거안정 을 위해 임대료의 과도한 인상을 억제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NSW 세입자연맹(Tenants’ Union of NSW)의 레오 패터슨-로스(Leo Patterson-Ross) 대표는 “너무 오랜 기간동안 임대 위기가 지속돼 왔다. 폭 등한 임대비 외 많은 세입자들은 임대 주택에 살면서 열악한 냉난방 환경을 감수하고 있고 전기/가스/수도비를 부 담하면서 질병 악화 등 안전과 기본권 을 희생하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SCG에서 열린 2022년 시드니 마디그라

지난 5일 저녁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SCG)가 성소수자(LGBTQ) 퍼레이드 ‘마디그라’(Mardi Gras) 축제의 화려한 무지갯빛으 로 물들었다. 1978년에 시작해 올해 44주년을 맞이하는 마디그라가 ‘함께 빛나 다’(United We Shine)라는 주제 로 개최됐다. 퍼레이드를 관람하 기 위해 4만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 고 6,500여 명이 행렬에 참여했다. 주최측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 우려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시 SCG에서 행사를 진행했지 만 내년에는 세계 최대 성소수자 축제이자 남반구에서 최초로 열 리는 월드프라이드(WorldPride) 와 함께 본래의 시드니 시티 옥 스포드 스트리트에서 개최될 것 이라고 언급했다. 성소수자 커뮤 니티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각계 각층에서 참여하는 마디그라 퍼 레이드는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NSW 교통부, 호주 연방과학기술 원(CSIRO), 울워스, 리틀 크리에 이쳐 양조사, 호주 틱증후군 협회

(Tourette Syndrome Association of Australia), 정신건강 지 원 서비스 비욘드 블루(Beyond Blue), AFL 팀 시드니 스완스 (Sydney Swans) 등 여러 기관과 기업, 단체들이 동참했다. 행렬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비롯해 ‘여성과 흑 인에 대한 과도한 공권력 중단’, ‘성전환 청소년 차별 금지’, ‘레인 보우(성소수자) 가족 지지’ 등의 정치적이고 고무적인 팻말도 목 격할 수 있었다. 행사 진행자는 “우리 공동체가 인정받고 동등하 게 대우받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레이드는 각종 다채로운 공 연으로 이어졌다. 테임 임팔라 (Tame Impala)의 엘레펀트(Elephant) 커버송으로 열렬한 환호 를 자아낸 호주 인기 어린이 방송 의 ‘더 위글스’(The Wiggles) 밴 드는 “모든 사람과 가족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B22

travel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폭포와 개미집으로 둘러싸인 유명 한 리치필드 국립공원(Litchfield National Park)을 떠나 다윈(Darwin)으로 향한다. 노던준주(NT)의 행정 중심 도시다. 인구 숫자를 알아 보았더니 150,000명 가까이 된다. 외 떨어진 지역에 있는 도시로는 가장 큰 도시다. 다윈에 도착했다. 북쪽이 바 다로 가로막혀 더 올라갈 수 없는 호 주 최북단에 도착한 것이다. 열대 지 방에 버금가는 더위로 숨이 막히는 도 시다. 다윈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다. 그러나 야영장에 빈자리가 많다. 코 로나바이러스 때문일 것이다. 캐러밴 을 설치하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다. 내리쬐는 태양열이 강하다. 점 심을 준비하기에는 너무 지쳤다. 혹 시나 해서 한국 식당을 인터넷으로 찾 아보았다. 괜찮은 한국 식당 사진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 을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난다. 한국 식당에 도착했다. 바다에서 가 까운 곳에 있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식당이다. 오늘같이 더운 날에는 냉 면이 제격이다. 맥주로 일단 목을 축 이면서 메뉴를 본다. 그러나 안타깝 게도 냉면 혹은 더위를 식힐만한 음 식은 없다. 차선책으로 돌솥비빔밥을 주문했다. 에어컨 바람으로 실내가 선선해 먹을 만하다. 한국 냄새 물씬 풍기는 얼큰한 음 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식당을 나선 다. 식당 건너편에 있는 워터프런트 (Waterfront)라는 관광지를 둘러본 다. 바다 수영장은 사람으로 붐빈다. 인공적으로 파도를 만들어 즐거움을 배가하는 수영장도 보인다. 바다에는 악어가 서식하기 때문에 파도를 즐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날에는 박물관을 찾았다. 바다 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다윈 근처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물고기와 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넓은 전시관을 둘러본다. 다윈을 강타해 70명 이상이 목숨을 빼앗고, 많은 재산 피해를 준 태풍을 간접 경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전시관에서 특이한 경험도 한다. 박제로 되어 있 는 큼지막한 바다악어도 전시하고 있 다. 몸무게 780kg, 길이가 5.1m 되는 대형 악어다. 다윈을 다방면으로 소개 한 박물관이 마음에 든다.

HANHO KOREAN DAILY |

이강진의 시골엽서

호주 최북단 주도 다윈(Darwin) 도착 부두, 박물관, 민딜 비치 등 볼 곳 많은 행정 중심 도시 아열대 식물로 어우러진 다윈 식물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전 시관이다. 해양 무역을 상징하는 컨 테이너를 다용도로 활용하는 사례도 보여준다. 전시물 중에 컨테이너를 이용해 지은 건물이 시선을 끈다. 한 국에 있는 건물이라고 한다. 컨테이 너 건물에는 ‘오픈 스쿨’이라고 쓰여 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했으나 한국 을 만나면 반가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을 찾 아본다. 관광안내 책자를 보니 물고 기와 사람이 함께 지내는 관광지가 있 다. 물고기 먹이 주는 시간에 맞추어 찾아갔다. 주차장에 자동차가 많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아이들을 데 리고 온 가족이 대부분이다.

간에 맞추어 모여든 것이다. 색다른 경험에 빠져든다. 다윈에 왔으면 꼭 들려야 하는 해변 이 있다. 민딜 해변(Mindil Beach) 이다. 석양을 마주하면서 세계 각국 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유명한 관광 지다. 오늘은 해변에서 마켓이 열리 는 날이다. 저녁 시간에 마켓을 찾아 나섰다. 예상했던 대로 넓은 주차장 은 빈틈이 없다. 교통 안내원의 수신 호를 따라 멀찌감치 주차하고 해변으 로 걷는다. 마켓은 사람으로 붐빈다. 개성 있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화려한 단색의 의상을 전시한 가게가 보인다. 다윈 을 비롯해 주변 풍경을 담은 사진을 파는 가게도 있다.

는 음식을 찾지 못해 고민했지만, 이 곳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아 고 민에 빠진다. 거리의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고 해 변에 나가 석양을 기다린다. 백사장 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미소를 머 금고 시선을 고정한 엄마의 모습이 포 근하다. 연인끼리 술잔을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이 정겹다. 혼자서 자신만 의 삶에 젖어 황혼을 기다리는 동양 여자의 모습도 아름답다. 떨어지는 해가 바다와 하늘을 수 놓는다. 수없 이 보아온 황혼이지만 같은 풍경을 반 복하지 않는다. 매료될 수밖에 없다. 오늘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부두 (Stokes Hill Wharf)에서 시간을 보 내기로 했다.

유혹하고 있다. 옆에 있는 전시관이 시선을 끈다. 호주 대륙을 비행기로 다니며 환자를 돌보는 의사(Flying Doctor)와 일본군의 호주 공습을 보 여주는 전시관이다. 더위도 피할 겸 에어컨 바람으로 시원한 전시관을 찾 았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2차 대전 당시 일 본군의 공습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벽 을 장식하고 있다. 일본이 1942년 2월 19일에 250여 대가 되는 비행기로 다윈 을 폭격했다고 한다. (당시 사망자 236 명, 부상자 3-4백명) 폭격의 굉음과 진 동을 느낄 수 있도록 장치해 놓은 시설 에 올라가 전쟁의 두려움을 간접으로 나마 경험해 본다. 흥미로운 사진 앞에 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입체 영상을 체험하는 안경을 써 보 았다. 비행기를 타고 왕진하러 가는 의사가 되어 본다. 발아래 호주의 광 활한 대륙이 펼쳐진다. 유명한 국립 공원 상공을 날아가기도 한다. 호주 대륙을 누비는 의사 생활도 나쁘지 않 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이한 경 험을 많이 할 것이다. 전시관을 나와 부두에 있는 식당가 를 찾았다. 늦은 점심을 먹으며 바다 를 바라본다. 일본군 폭격기가 지금 내가 있는 상공을 누비며 폭탄을 퍼부 었을 것이다. 일본군 포로 사진이 어 른거린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리 라는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군사독재 시절, “우리는 민족중흥 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는

박물관에 박제로 만들어 전시된 바다악어.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더위를 식히기에 최적의 장소: 워터프런트(Waterfront)

관광객은 물론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많이 찾는 부 (Stokes Hill Wharf)

사람들로 붐비는 민딜 해변(Mindil Beach)에 있는 마켓

물고기들이 먹이를 찾아 사람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해변에서 술잔을 앞에 놓고 석양을 즐기는 사람들

박물관 건물을 나와 바다를 바라본 다. 백사장은 보이지 않고 너른 갯벌 만 펼쳐져 있는 황량한 해변이다. 박 물관에서 보았던 대형 악어가 서식하 기에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박물관 뜰에는 5개 정도의 컨테이 너가 줄지어 있다.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갔다. 이곳에는 컨테이너 내부를 전시관으로 만들어 놓았다. 호주 무 역의 많은 부분이 다윈 항구를 통해

잘 가꾸어 놓은 연못에서는 큼지막 한 게와 거북이들이 한가하게 노닐고 있다. 해변에는 수많은 물고기가 던져 주 는 먹이를 먹느라 어수선하다. 스피 커에서는 사람 사이를 오가는 물고기 를 소개하고 있다. 발을 적시고 바다 에 들어가 빵조각을 물에 담가 보았 다. 팔뚝 크기의 물고기들이 달려든 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식사(?) 시

젊은 일본 여자는 자신이 직접 그린 풍경화를 팔고 있다. 거리의 악사들 은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흥을 북돋 운다. 독특한 가게들이 어우러져 독 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음식 파는 곳을 둘러본다. 다양한 국가의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 이탈리아, 스페인, 태국은 물론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가 게도 있다. 여행하면서 구미에 당기

부두에는 관광객도 있지만, 다윈에 사는 주민도 많이 찾는 것 같다. 큼 지막한 물고기를 잡아 올린 강태공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다. 젊은 중국인 부부가 낚싯대를 바다에 담그 고 대어를 기다린다. 관광객을 태우 고 섬으로 떠나는 배들이 보인다. 거 대한 군함도 두 척이나 정박해 있다. 부두 한복판에는 거대한 관람차 (Wheel)가 천천히 돌면서 관광객을

일본 군인 사진이다. 전쟁 포로 (POW)라고 한다. 앳된 모습의 젊은 이다. 호주에 일본군 포로가 있었다 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전쟁관 옆에는 오지에 사는 주민을 찾아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급 비행기에 대한 소개가 장황하다. 같은 전시관에 사람을 죽이는 전쟁과 사람 의 생명을 살리는 전시가 함께 열리고 있다.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을 받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고국을 떠나 호주에 살고 있 다.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잠시 생 각에 잠겨본다.

필자: 이강진 kanglee699@gmail.com (자유 기고가, 뉴사우스웨일즈 Hallidays Point에서 은퇴 생활)


LIFE

| HANHO KOREAN DAILY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B23

[카스(CASS) 사회복지 칼럼 15]

“힘든 시간에도 언제나 함께 해요” 카스 서비스, 코비드-19 뚫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갖가지 질병이나 사고 등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이민자들의 경우 호주 복지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언어 문제까지 겹쳐 더 어 려움을 겪는다.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전문 복지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힘과 위로를 주고, 더 나아가 호주 사회로의 융합을 위한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뜻에서 마련되 었다. 이번 주에는 ‘위드 코로나’ 또는 ‘포스트 코비드-19’가 다가옴에 따라 팬데믹 상황 속에서 어떻게 카스 서비스가 지속되었는지 노인복지 부서 직원들과 고객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집으로 우송된 액티비티 자료 중 색칠하기를 통해 정서적 안정 및 집중력을 키울 수 있었다. 어르신들이 줌 운동 세션에 참가한 모습.

전 세계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코 비드-19 대유행은 다른 나라와 마찬 가지로 호주의 모든 분야에 깊은 영 향을 미쳤다. 누구도 예외없이 고통 을 겪는 시간들 속에서 노약자 등 사 회적 취약 계층은 더 심한 정신적, 물 질적 또 육체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카스는 다양한 서비 스를 통해 고객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 는 불편함과 외로움을 최소화하기 위 해 노력했다. 노인 복지 서비스 부서의 김연희 팀 장은 “이 어려운 시기에 가정에서 도 움이 필요한 분들을 지원하는 일은 이 전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록다 운 기간 밖으로 외출할 수 없는 상황 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서 직원들은 다양한 디지털 수

단을 활용하여 어르신들과의 의사소 통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원 프로그램 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라 고 설명했다. ‘줌(Zoom)’으로 연결, 단절 극복 특별히 코비드 기간 동안 외부와의 단절을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 을 한 것은 줌(Zoom)을 통해 이뤄지 는 프로그램이었다. 줌, 즉 ‘코비드 도우미’를 통해 고객들은 운동과 식 단 상담, 액티비티 등 다양한 활동을 온라인 상에서도 이어갈 수 있었다. 웨스트 라이드와 마라용 시니어 그 룹을 이끌고 있는 안영미 코디네이터 는 “줌 운동 세션은 2차 록다운이 시 작된 2021 년 8월부터 매주 열렸다. ‘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식단 상 담 세션’은 집에서만 머물러 답답하 던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 상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 이라 그런지 웃음 꽃이 떠나지 않았 다”고 줌 클라스의 분위기를 전했다. 자원봉사자로 온라인을 통해 운동 세션을 진행한 엘린(E&M wellness) 강사는 “어르신들이 따라하기 수월 한 동작 위주로 가르쳐 드렸고 수업 시간에 따라하기 힘든 분들에게는 개 별 동영상으로 아픈 부위 위주의 맞 춤 운동법을 별도로 알려드리기도 했 다. 꾸준히 하다보니 허리 등 아픈 곳 이 많이 편해졌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카스 메도뱅크 소셜 서포트 그룹과 누림 라이드 시니어 그룹 역시 시니어 건강 운동(밴드, 근력, 명상 요가, 낙

카스, NSW 홍수 재해 구제 위한 커뮤니티의 따뜻한 기부 촉구

상 예방, 뇌 운동)으로 시작했다. 또, 어르신들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도모하고 사회적 유대관계를 유지하 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퀴즈 및 게임, 실버 댄스, 전통 가요 부르기 등 줌 세 션을 통해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 행했다. 누림 시니어 그룹을 진행하는 그룹 코디네이터는 “어르신들이 젊은이들 이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줌을 통한 참여에 익숙하게 되어 여러 활동에 참 가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코비 드 기간의 큰 수확이다. 또 중요한 약 속이 있어서 외출 시 버스나 기차 안 에서 까지, 어느 분은 미장원에서도 참석하셨는데 최선을 다해 함께하려 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설 명했다. “록다운 기간 중에도 잊지못할 추억의 시간 가져” 특히 연로한 부모님들이 줌 세션 참 가를 즐겨하는 것을 본 자녀들의 호 응은 줌 세션의 또 다른 힘이 되었다. 누림 그룹에 참석하는 어느 어르신 의 딸은 다음과 같이 카스에 감사 편 지를 보내왔다. 그 일부를 소개한다. “평생을 부지런하게 살며 자녀 셋 을 잘 키워내신 올해 83 세의 어머니 는 2012 년 난소암으로 큰 수술을 받 았다. 항암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약 간의 말초 신경에 손상을 입어 행동 이 민첩하지는 못하지만 등산 모임이

나 카스 시니어 그룹을 즐겨 다니시 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유지하 신다. 이번 록다운 기간 중에는 집에 서 무료하게 지내실 어르신들을 위해 재미있는 게임과 신나는 율동 등 다양 한 프로그램을 줌으로 그대로 운영하니 그 시간을 너무나 기다리 셨다. 뇌 운동을 시작으로 손, 발, 온 몸을 다 사용하게 만들어 주니 너무나 유익했고 온라인 상에서지만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는 기쁨에 시작부터 웃 음이 떠나질 않았다. 나도 몇 번 참석 했는데 정말 어르신들에게는 갑갑한 시절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시간들 임을 공감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번 록다운 기간 중에 zoom 으로 함 께 했던 빙고 게임은 틀려도 실컷 웃 는 시간이어서 어르신들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이런 시 니어 그룹이 더 많아져서 한인 어르신 들이 집에서 무료하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고 노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 COVID-19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어려 운 시기에 서로를 사랑하며 기꺼이 도 움을 손길을 내미는 것은 정말 중요하 다. 비 온 뒤 햇살이 다시 비추듯 그렇 게 좋은 시간이 올 것을 믿고 기다리 자. 이것이 바로 다문화 호주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카스 칼럼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 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 QR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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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긴급 구호 진행

한국·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커뮤니티 함께 을 홍수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돕 기 위해 호주 자선 단체인 GIVIT로 전달한다).

- 기부 방법

다민족 사회복지 기관 카스 (CASS) 가 일천년 만에 발생한 극심한 홍수 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 을 돕기 위해 각 커뮤니티의 따뜻한 모금 기부를 촉구했다. NSW 북부 지역과 블루마운틴 저 지대의 일부 지역은 홍수로 현재 5 명이 사망하고 2천 채 이상의 가옥 이 파손된 ‘재난 수준’의 홍수를 경 험하고 있다. 피해 지역의 일부 학교는 잠정 휴 교된 상태이며 수천 명이 넘는 자원 봉사자들과 구조 요원들은 피해자 들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기 위해 헌 신하고 있다. 이러한 복구 작업은 수 주일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난으로 인해 수 많은 사람

들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되었다. 따 라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움의 손길을 제공함으로서 피해 자들로 하여금 커뮤니티가 함께 하 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에 카스에서는 홍수 재해 구제 활동에 참여하는 관련 기관에 기부 금을 전달하고자 모금 행사를 진행 한다. 기부금은 호주 국세청이 승인한 ‘카스 자선 기금(CASS Charity Trust Fund)’을 통해 관계 기관에 전달되며 2달러 이상의 기부금은 세 금 공제가 가능하다. 또한 세금 공제 를 위한 영수증이 지급될 예정이며 카스는 기부금 관련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또한 카스는 모금된 기부금

1. 카스 본사 직접 방문: Reception, 44-50 Sixth Avenue, Campsie NSW 2194 2. 체크(cheque): payable to에 ‘CASS Charity Trust Fund’라 적고 상기 주소로 우편 발송 3. 계좌 이체: ·계좌 이름: CASS Charity Trust Fund · BSB: 032 063 ·Account Number: 603 884 · Remarks: Flood Appeal 힘든 상황에 처한 우리의 이웃을 돌보는 마음, 즉 기부는 다른 사람 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변화시 킬 것이다. 카스 핫라인(02) 9789 4587 전화 후 한국어 선택 또는 웹사이트 https://casscare.org.au/publications/media-releases/ 방문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무력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 이나 아동과 여성을 위해 USD 30만 달러 규모로 1차 인도적 지원을 펼친 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를 무력 침공하였으며, 침공 첫날부 터 주거시설인 아파트와 아이들이 있 는 유치원까지 포탄이 떨어지며 도시 곳곳이 미사일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 하였다. 지난 3일 기준 유엔 난민기구 (UNHCH)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 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은 약 백

만 명으로 추정되며, 피해는 계속 커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제네바 사무소 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인접국 루마 니아에서 이재민들의 필요 조사를 실 시하고 있으며, 아동과 여성들을 위한 긴급 물품을 지원하여 최전방에서 피 란민 보호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효실 굿네이버스 호주 대표는 “이 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황이 매우 급 박하고, 심각한 만큼 전 세계 사람들 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한순간에 빼앗겨버린 일상을 버텨낼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본 긴급구호에 마음을 함께하여 주기를 바란다.” 이라고 말 했다. 후원은 하단의 캠페인 링크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 본 캠페인 후원금은 전액 우크라이나 긴급구호에 사용될 예정이며, $2 이상의 후원금은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https://gnau. kindful.com/?campaign=1183238 후원 문의 H. https://goodneighbors.org.au E. goodchange@goodneighbors.org.au P. 0416 030 381 / Kakao. GNAUS


B24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culture

2022년 3월 10일 목요일

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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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수놓을 빅리거들의 향연

4월 2일 개막하는 2022시즌 KBO리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국내외 슈퍼스타들의 가세로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왼쪽부터 SSG 김광현, 키움 야시엘 푸이그, KIA 양현종.

2022시즌 개막을 앞둔 KBO리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국내외 슈퍼스타 들의 가세로 흥행을 예감하고 있다. 국가대표 원투펀치를 이뤘던 양현종 (KIA)과 김광현(SSG)이 차례로 돌아 왔고, LA 다저스 주축 야수 출신 야시 엘 푸이그(키움)도 한국 무대를 밟았다. 여기에 은퇴를 미룬 추신수(SSG), 새로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선수들까지 역 대급 빅리거들의 잔치가 펼쳐질 전망이 다. 최근 수년간 해외 진출이나 은퇴 등 대형 선수들의 유출만 있던 프로야구에 모처럼 반가운 호재다. 마케팅 측면은 물론 고민하던 리그 수준 하락도 단번 에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명실상부 한국 야

국대 원투펀치 양현종^김광현 컴백 통산 6차례 맞대결 큰 화제 불러 추신수, 푸이그와 대결도 큰 관심 SSG 합류 이반 노바 90승 경력 두산 스탁은 101마일 파이어볼러 위기의 KBO “흥행 기폭제 기대”

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듀오다. 8일 SSG와 4년 최대 151억 원에 계약한 김 광현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통산 298 경기에 등판해 136승77패2홀드 평균자 책점 3.27의 성적을 냈다. 2019시즌을 마친 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 메이저리 그에 진출했다가 3년 만에 국내 복귀를 택했다. 앞서 2021시즌 텍사스 유니폼 을 입고 미국 도전에 나섰던 양현종도 지난해 12월 4년 최대 103억 원에 친정팀 KIA로 유턴했다. 양현종은 KBO리그 현역 최다승(147승) 투수다. 김광현과 양현종의 선발 맞대결은 큰 화제를 몰고 다녔다. 둘은 KBO리그에 서 통산 6차례 만났는데 김광현이 2승3 패, 양현종이 2승2패를 각각 기록했다.

가장 최근 만남은 2015년 9월 26일 광 주 경기로, 양현종이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김광현은 5.1이닝 5실 점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메이저리그를 풍미한 타자 추신수, 푸 이그의 맞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해 KBO리그에 진출해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건재를 과시 한 추신수, 류현진(토론토)의 절친으로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악동’ 푸 이그가 서로를 상대로 타석에서 어떤 장 면을 연출할지 벌써 야구팬들의 구미를 당긴다. 이들 외에 SSG에 합류한 이반 노바 도 메이저리그 통산 90승(77패) 경력 을 자랑한다. 두산의 로버트 스탁은 지

이반 노바

난해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에서 불 펜투수로 뛰며 직구 최고 시속 101마일 (162.5㎞)을 찍은 파이어볼러로 알려 져 있다. 빅리거들의 대거 합류로 위기에 놓인 KBO리그도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한국 야구는 지난 해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에 따른 역풍과 일부 선수 들의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등 의 일탈, 이어진 도쿄올림픽 참패 로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2016 년 8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정점을 찍었던 인기도 점차 하락했다. 코로 나19 시국 속에 관중 입장 제한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 2년간 정

규시즌 총 관중은 155만6,806명에 그 쳤다. KBO리그를 중계하는 스포츠전 문 케이블 방송사 4곳이 KBO와 10개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하는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천문학적인 중계권 경쟁의 매물이었던 프로 야구가 한순간에 애물단지 로 전락한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좋은 선수들 이 합류한 것만으로 흥행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KBO와 각 구단도 외면했던 팬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 이다”라고 전했다. 성환희 기자

추신수

맨체스터 더비 졸전 후폭풍$ 맨유, 역대급 리더십 위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축구 클럽 중 하나다. 알렉 스 퍼거슨이라는 명장의 지휘 아래 2010 년대 초반까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를 지배했다. 26년 재임 중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잉글랜드 FA컵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 등 총 38회의 트 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 의 은퇴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 같은 도 시의 맨체스터시티(맨시티)는 아랍에미 리트(UAE) 왕자 셰이크 만수르의 ‘오일 머니’에 힘입어 세계적인 구단으로 성장 한 반면 맨유는 퍼거슨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뒤쳐진 맨유에게 ‘맨 체스터 더비’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 다. 그래서인지 맨유는 더비 경기에서 만 큼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최근 2시즌 4번의 맞대결도 3 승1무를 거뒀다. 하지만 올 시즌 맨유는 완벽하게 무 너졌다. 첫 맞대결이던 11월 6일 0-2 패 배를 당한 데 이어 지난 7일 두 번째 맞 대결에서도 1-4 대패를 당했다. 내용도 충격적이었다. 경기 후반 맨유는 ‘볼 점 유율 21%’ ‘슈팅 0개’에 그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 은 “정말 창피한 경기력이었다. 그들은 이미 포기하고 그라운드를 걸어다녔다. 수치스럽다”고 했다. 세계적 축구 도시 맨체스터의 주인은 더이상 맨유가 아님 을 확인시켰다.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 맨유는 충격에 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맨체스터 더

SSG 제공·연합뉴스·뉴시스

여자 봄농구는 어느팀이 내일부터 마지막 6라운드 돌입 삼성생명 vs BNK썸 4위 대결 “코로나 대처 잘해야 PO 오를 듯”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가 7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네 번째 골을 허용한 뒤 자책하고 있 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지난 2시즌 4차례 맞대결 3승1무 올시즌엔 0-2 이어서 또 1-4 대패 게리 네빌 “수치스러운 경기였다” 호날두 돌아왔지만 랑닉 불안 여전 4위 멀어지면 무더기 이탈 가능성 비의 대패가 경종을 울리기보단, 팀을 더 좌절에 빠뜨린 모습이다. ‘레전드’ 크리 스티아누 호날두가 복귀한 시즌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호날두는 7일 맨체스 터 더비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물론, 팀 을 이탈해 고향 포르투갈에 가 있었다.

“고관절 부상이었다”는 게 구단의 공식 적인 해명이지만 현지 언론들은 호날두 의 일탈 행동으로 보고 있다. 랄프 랑닉 맨유 감독대행이 자신을 맨체스터 더비 선발에서 제외하자 아예 영국을 떠나버 렸다는 것이다. 호날두는 9일 훈련장에 복귀해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랑닉 체 제 리더십엔 이미 균열이 갔다. 축구 원 로 프랭크 맥어베니는 “맨유에는 시즌 이 끝날 때까지 그냥 주전으로 뛰는 선 수들이 있다. 랑닉은 다음 시즌 감독이 아니다. 선수들이 왜 랑닉을 존경해야 하냐”고 일갈했다. 이어 “맨유에는 리

더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감독이 올 때 까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맨유는 13일 손흥민의 토트넘과 정규리그를 치른다. 이기면 챔 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주어지는 4위까 지 단번에 오를 수 있지만 지는 팀이 4위 권에서 멀어지는 일전이다. 이번 경기에 서 맨유가 패배할 경우 팀은 더욱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 선’은 맨유 가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할 경우 호날두를 비롯해 폴 포그바, 제시 린가드 등 16명이 팀을 떠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동순 기자

한 달 반 동안 휴식기를 가진 여자프 로농구(WKBL)가 11일부터 마지막 정 규리그 6라운드에 돌입한다. 플레이오 프(PO) 진출 4개 팀을 확정하는 중요한 일정이다. 9일 한국여자농구연맹에 따르면 WKBL리그는 1월 27일 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가 중단됐다. 국가대표팀 소집 일정과 20대 대통령 선거 때 일부 경기장 이 개표 장소로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 한 일정 중단이었다. 봄 농구를 할 팀을 결정하는 6라운드 는 11일 용인 삼성생명과 청주 KB스타즈 간 대결로 시작된다. 5라운드까지 팀 당 25경기씩 소화해 6라운드에선 팀 당 5경 기만 치르면 된다. 23승 2패를 한 KB스 타즈가 남은 일정과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2위아산 우리은행, 3위 인천 신한은행 등은 4위와 각각 8경기, 5 경기 차이가 나 사실상 PO 진출권을 거머 쥔 상태다. PO 대진은 1위와 4위, 2위와 3 위간 대결로 이뤄진다. KB스타즈와 챔 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대결해야 할 4위 팀이 누가 되느냐가 6라운드 최대 관심거 리다. 현재 4위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 승팀인 삼성생명인데, 5위 부산 BNK썸 과 1경기 차에 불과하다. 양팀이 맞대결 하는 17일 경기 승리 팀이 PO 진출에 한 층 유리하다. 상대 전적에선 삼성생명이 3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썸과 인천 신한은행이 1월 27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WKBL 제공

승2패로 앞서있다. 문제는 다른 프로 스포츠처럼 신종 코 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휴 식기에 6개 구단 중 4개 구단에서 확진자 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6라 운드에 돌입하면서 경기 당일 선수단 전 원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벌여야 하며, 엔트리 기준 9명 이상 선수를 확보 해야 한다. 연맹에선 다음달까지 리그를 끝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 6라운드 는 하루 2경기가 열릴 수도 있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은 “주축 선수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제 외된다면 선수층이 얇은 여자농구 특성 상 극복이 쉽지 않다”며 “결국 선수 관리 가 잘 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이 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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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이연숙의 젠더살롱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2022년 3월 5일 토요일 2022년 3월 4일 금요일

B25

가학적 性취향보다 불편한$ ‘사랑 갈망하는 여성’이라는 공식 <60> 할리퀸 로맨스에서 벗어날 순 없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둔 넷플릭스 구속·훈육·가학·피학의 BDSM 영화 ‘모럴센스’는 공개 전부터 ‘BDSM’ 성적 역할놀이 다룬 영화 ‘모럴센스’ 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국내에서 영상 위험한 모방 우려 여론 의식한 듯 화했다는 사실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 다. BDSM이란 ‘구속(Bondage)’, ‘훈육 ‘정상 연애’로 가는 과도기로 묘사 (Discipline)’, ‘가학(Sadism)’, ‘피학 (Masochism)’의 약어로, 일종의 ‘역할 독립적 페미니스트라는 주인공은 돈 많은 친척들이 허름한 집에기쁨을 사는 레이먼드에게 핀잔을 이성연애 준다. 화가 난 레이먼드는 악마 같은 존재와 기이한 계약을 한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테드 래소’는 미국 미식축구 감독이 영국 프로축구 감독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꿈꾸는 인물로 얻 전통적 놀이’를 통한찾아온다. 힘의 교환에서 는 성적 실천을 의미한다. BDSM은 자극적 포장지에 그쳐 참여자들 간 상호 합의가 포함되기만 한다면 어떤 ‘일탈적’ 행위도 허용된다. BDSM서 전통적 연애로 ‘귀의’결말 이러한 역할 놀이에는 우리가 흔히 연상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떠올리게 모럴센스에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목줄을 채우는 장면. 다음영화 캡처 하듯 ‘가죽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서로 맞 비혼 주장하는 페미니즘 물결 속 이들의 논리는 결국 모럴센스라는 ‘잘 이고 두 주인공의 ‘성적 취향’을 심문대 으로 치유된 두 사람이 더 이상 ‘역할 놀 고 때리며 즐기는 행위도 포함되고, 폭 여자가 사랑으로 남자 치유한다는 못된’ 재현물에 영향을 받은 누군가가, 에 올리는 회사 임원들은 어떤 의미에서 이’에만 의존하지 않고 ‘성인 남녀 간의 력 없이 오직 명령을 통한 지배와 복종의 특히 자신을 보호할 힘이 없는 젊은 여 수치와 모욕 주기라는 ‘수치 플레이(상 정상적인 섹스’라는 합의에 도달한듯한 수사를 주고받는 일종의 연극적 각본이 ‘할리퀸 로맨스’ 뻔한 판타지 답습 애니메이션 ‘더 하우스’ 드라마수치를 ‘테드 래소’ 모방적 행동을 통해 위험한 길로 대에게 포함되기도 한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이 주는시즌1 SM 행위의 일종)’ 장면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연인’이 된 에성들이 빠져든다. - 넷플릭스·1부작·15세 이상 - 애플TV플러스·10부작·12세 이상 빠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지금, 침대 위 엎치락뒤치락하는 지배와 상의 소위 ‘변태적’ 취향을 갖는 것은 최 모럴센스는 대선 토론이나 소한 BDSM의 영역에서는 놀랍지 않다. , 빪 Ώ헣묞 켆뫃쿮 픎퓮 ‘나 홀로 집 에는 계약도 합의도 없으니 당하는 사 복종의 힘겨루기는 ‘진짜’ 본론인 섹스의 에’ 같은 연말 특선 가족 영화, 세계문학 어차피 변태적이란 ‘정상적인 성행위’, 즉 람 미식축구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뿐 전희가 될 뿐이다. 애니메이션은 집에 대한 현대인의 욕 부유한 친척들이 방문한다. 집과 살 감독이 축구 폭력이 감독이 될 된다. 전집과 트위터만큼이나 모방적 행동을 이겠다. 남성과 여성의 일대일 정상위 이렇게 된 까닭은 모럴센스가 내세운 망을 반영하고 이를 꼬집는다. 현대인 림살이를 두고 한마디씩 한다.삽입 제법성교 살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구기라는 점 빼 유발할 수집은 있고 자기과시를 그러므로 해로울 를집안 제외한 모든 성적 행위에 해당되는 더구나 모럴센스의 스토리는 대부분 독립적인 ‘페미니스트’ 여성 주인공은 물 대부분에게 위한 수 있 고는 던 출신에다 교육을 받을 만큼 받수 공통점을 찾기 힘든 두 종목이다. 을 것이다. 식일왜 테니 말이다. 회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데, 중 론이고 아무도 BDSM을 원하지 않기 때 단이면서, 재테크를 위한 주요한 디딤 고선 후미진 곳, 허름한 집에서 사냐 영어 교사가 국어를 가르치는 이들 것과 비 퀴어 이론가이자 문화 인류학자인 게 누구도 제 시간에 것 같지 않 문이다. 여성 주인공은 BDSM을 통해 돌이다. 추억이 서려 있거나 몸과 마 고 타박한다. 슷한 상황. 코미디퇴근하는 드라마 ‘테드 래소’ 축구팀 팬들이 미식축구 감독의 영입을 반길 일레이먼드는 루빈이 말했듯, 우리생채기가 문화의 섹스/젠 다. 수 없으니 회사 내에서 ‘주인 BDSM 정상성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남 쉬는 곳이라는 마음에 난다. ‘더 하우스’는 집 하나를 두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음을 는 퇴근할 허황된 설정을 바탕으로 웃음을 빚 영국 쫂삲 섢 퓮인식은 칺 뺂약하다. 묂옻 오간다. 인간과 쥐,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리가 없다. 팬들은 테드 래소와 마주칠 때마다 욕 더 체계에서 (자신을 지배해 줄 파트너)’을 구할 수 들 같은 연애를 원한다. 그녀는 그에게 이런 비난을 둔듯 님 집 본연의 기능을의식적으로 외면하는 염두에 사람들에 만취해 숲을 이러한 떠돌다 ‘정상적인 누군가를 성행위’는 만난다. 어낸다. 넷플릭스 제공 설 섞인 비아냥을 쏟아낸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한,수 즉없는 “동성애, 밖에 없고, 불 꺼진 사무실에서 ‘플레이’ 사랑받기를 원하고 그가 개 짖는 소리 다소삶을 지루할무너뜨릴 정도로 교육적 게모럴센스는 집은 언제든지 수 부유한 건축가인데, 거부할 제 혼인한다. 관계가 문란한, 출산하지 빙자한 야근을 한다. 한국은 연간 근 를 내는 대신에 자기를 만져 주기를 원 인 태도로 ‘DS(지배와 있는 괴물 같은 존재라고복종이라는 애니메이션뜻)’ 를 안을 헌아닌, 집을 내놓으면 호화로운않 특수인형 이용한 스톱 모션 애니 ΍멷 맞솓 폏핓 짾몋펞쁢 픚졶많 만든 EPL홍보 영상 속 는,집을 상업적인 성교”는 ‘나쁜’ 것으로서 평균 1,908시간으로 OECD 한다. 그리하여 한때의 ‘섭남(복종하는 합의’와 은관계가 말하려얼마나 한다. ‘상호 세상이 물에 ‘안전’을 잠긴 미 바 로시간이 새 지어주고 세간을 새로 마련해재 테드 래소(제이슨 서디키스)는 미국 서디키스가 정교한 세공술, 은유는 난해한 편 생산된다. ‘좋음’과 ‘나쁨’이라는 도덕적 중 세 번째로 오래 무슨 일하면서 행 가상인물이 취향이 있는 남성)’은 결국 ‘사랑’을 운 탕에배경으로 두고 있는지, 여성 ‘에세머 회원국 래를 한 세그리고 번째 에피소드 주겠다고. 레이먼드는 덥석 받아들인 대학 미식축구 감독이다. 영문인 눈길 끌자 드라마화 웹툰(오른쪽)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영화 헬레나 본햄 카터 등 목소리 연기 가치 판단은 사회의가족과 지배 규범과 최하위권인, 처참한 삶의 질을 나름 해법을 제시하려 한다. 집은 많 복지수는 운하며 여자의 성적 판타지를 만족시켜 (SM 행위를 즐기는 사람)’가 얼마나 다. 새집이 거의해당 완성되자 이사 지 세계 최고 프로축구 리그인 영국 프 골든글로브 ‘모럴센스’(왼쪽)는 남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남자 에서 코미디 남우주연상 받아 가치 체계를 반영하므로 몇몇 자유주 자랑하는 국가다.AFC 모럴센스가 재현하 언제든 떠날노출되어 수 있는 곳, 발이 닿아 쉬 를 한다. 별다른 노력 없이 안락한 집에 리미어리그(EPL) 리치먼드 감독 줄 만큼의 ‘진짜 남자’가 된다. 일도 잘 은 위험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의 비밀을 알게 된 여자 주인공이 그의 ‘주인님’이 돼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의자들의 주장처럼 ‘개인의 취향’으로만 는그래서일까. 곳이 바로 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 는 자극적인 바로 서 살며 과시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이 BDSM보다 된다. 래소는더 축구에 대한 것이 경험이 전 하고 여자의 말도 잘 듣고 심지어 섹스 모럴센스로 인한 ‘BDSM 한다. 남을 수 있는애니메이션 성역은 존재할 수 없는 셈 낸다. 파국이 다가온다. 레이먼드는 가 려양지화’를 가. 옴니버스 ‘더 하우스’는 혀 없다. 영국 생활을 한 적이 없기도 하 그들의 노동 환경이 아닌가? 까지 잘하는 그는 모두의 이상적인 남 우려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팬들은 래소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도발 족의 영혼이 담긴 보금자리를 내놓고 이다. 어떤 섹스는 좋고기이하고 그래서 옳으며 라제기어디에도 영화전문기자 자친구다.AFC 그런 리치먼드 그에게 약간의 ‘변태성’ 는 대조적이게, 영화의 모방하 다. 래소가 선수들의 화합을 이끌어내 적응한다. ‘헒���헏 핂컿펾팮 없는 놈(Wanker)’이라며 적이다. 는 데 탁월한 하나’옪 이해가 를 어떤 섹스는 나쁘고 그래서 틀렸다는 허세에 젖어 새집에 입주한 대가를 치르 은 ‘재수 최후의 승리에 쾌감을 더해 줄 톡경 쏘 고 싶을 만큼 매혹적인 성애 묘사는 등 솚몮솚팒 멾묻감독이라고 래소는 관심과 애정 호칭 않는 파격 영입이다. 판단의 근거가 우리 삶을 이루는 물질 게 된다. 결국 모럴센스가 ‘유해’할 수 있다 멸하나 는 향신료일 따름이다. 그는어린 사랑을 위 장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어디서 협찬을 되지 받아들인다. 래소는 이 선수들의 영입소재 배경에는 팀을 망가트리려 적/정신적퓒 토대들과 한, 섹 그것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으로 해 그의 정체성의 일부인 취향을 무 (어 받은 것이 분명한 앙증맞은 SM 소도구 면 래소 ΍뫊킪읊 폏픒 연결돼있는  샎많 ★★★☆ 몰아보기 굴하지 않는다.이제 소탈한 성격으 레이먼드 가족은 이사한 집에서마찬가 기이 Ύ힟픎 핺칾 ���헏푷핆많, 쫂믖핞읺핆많 는 음모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새 구 시에도 스는 다른 모든 사적 행위들과 소재를 통해 차별화되려 느 정도는) 포기한다. 여자로 인해 들이 눈에 지수: 띌 뿐이다. 더구나 ‘환희에 찬’ BDSM이라는 (★ 5개 만점, ☆은 반개) 두 번째 에피소드는 의인화된 쥐들이 다가가 마음을 한 경험을 한다. 건축가는 집 구조를 계 단주 레베카(해나 배후다. 레 로 지로 지극히 공적이고 정치적인 행위인 영화의 의지(?)가워딩험)가 어떻게 뻔하고 시시 상처로부터 회복된연다. 남자는 더 이상 계약 표정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얼굴은 한 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사물의 미세한 래소는 승리에 목매지 않는다. 승리 속 바꾼다. 일층과 이층을 연결하는 계 주인공이다. 부동산 개발업자는 낡은 베카는 막 이혼한 남편 루퍼트로부터 것이다. 방식으로 BDSM을 재현하는지에 달 에도 ‘플레이’에도 집착하지 않고 바깥에 점 흐트러짐 없이 예쁘기만 해서, 그들의 한 변화를 하나하나 찍은 후 이를 연결해 움직 더 중요하 단의 위치가 자고 일어나면 둘러싼 바뀌는 식이 구단 경영권을 전 이전에 그렇기에 모럴센스를 SNS 집을 수리해 비싼 값에 팔려고 한다. 돈 것이다.이어받았다. 감독은 한 복수심에 인터뷰에서 서 손을팀의 잡고화합과 포옹을단결이 하는 등의 낯 간지 ‘플레이(SM 과연 누구특한 명에 려있을 임을 만들어내는행위)’가 제작기법을 활용했다. 생각한다. 스타플레이어의 다. 무슨 일인지 레이먼드와 아내 페니 남편이 애지중지하던 팀을 수렁으로 밀 다고 수 인형들을 이용한, 정교한한지 세공술만으로 상의 논의가 ‘BDSM의 양지화’에 집중 에 쪼들리는 그는 모든 것을 자신의 손 모럴센스를 통해 ‘남녀 관계의 정상성’ 럽도록 평범한, ‘일반적인 연애’의이기적 형식에 게라도 쾌락적이기나 의문이다. 도 눈이 즐겁다. 집에 대한 은유를 음산하게 플레이보다 선수끼리의 조화를 중시 는 사람처럼SM 행동한다. 어의문을 넣고 싶다. 레베카의 계획을 알아서 된실성한 것은 당연하다. 취향이 레이먼 있는 당 으로 처리하려 한다. 새 전자제품을 구 던지고자 했다지만, 영화는 인 순응한다. 사실, 만일 누군가가 모럴센스를 작 에 풀어내는데, 조금은 불편하고, 약간은 난해 입해 설치하고, 손수 인테리어까지 한 한다. 드는 벽난로에 집착하고, 페니는 재봉 실현해 줄 사람으로 축구 문외한인 래 사자든, 여성 억압의 문화적 형식으로서 이처럼 모럴센스는 여자가 남자를 정하고 따라하려 한다면, BDSM보다 오히려 BDSM을 진정한 사랑의 과도기 하다. 영국의 유명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회 다. 깔끔하게 단장한 집을 고객들에게 레베카는 승리를 최우선 틀에 매달린다. 소만 한 이가 없다. BDSM에 우려를 표하는 페미니스트든 할리퀸목표로 장르의두 구 더 문제적인 것이제작했다. 바로 ‘회사 내본괴롭힘’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우리 모두 변태 ‘고쳐쓰는’ 전형적인 사 넥서스스튜디오가 헬레나 공개하기 직전 문제가 발생한다. 벌레 지 않는 래소의 팀 운영 방침이 마음에 아이들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나 할 간에, 이들은 아는 사람들만 즐겨야 할 이 아닐까? 막 인턴에서 신입이 된 한 사 적인 구석이 하나쯤 있다는 메시지는 좋 조를 따르며, 내 남자의 사소한 흠 따 햄 카터, 매슈 구드 등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배우들의 진용이 제법 화려하다. 아르헨티불쌍하 하지만 래소의 방식이 조금 수 있는문화’가 일이 없다. 배고픔에 지쳐 미로있 들이 들끓어서다. 소독약을 뿌려 급하 Ύ핂믾쁢 훟푢 멑 구석이 변태 든다. ‘음지 넷플릭스라는 영향력 다. 그런데멑쫂삲 모럴센스의 어느 위는 교정해버리고야 마는팀을 진정한 사 원은 무뚝뚝한 여성 주인공에게 나 출신 세계적인 영화음악감독 구스타보 벌레들을 처치하고 고객들을 맞으 강하게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애당초 깨닫 같은 집을플랫폼을 헤매다 옛집과 꼭 닮은 공간 레베카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 씩 는 OTT 통해 공개되는 것을 게동명소설을 채로 남아있는가? 영화의 결말부 랑의 위대한 승리를 보여준다. 다 싶을 정도로 무시당한다. 시대착오 적인 원작으로 하는 영화 ‘그레이의 산타올라야가 음악을 담당했다.. 반응이 신통치 않다. 개발업자는 당황한다. 표방했던 한편으로는 래소의 매력 을 발견한다. 낡은 세간에 자신들의 장 나50가지 는다. 지나치다 싶게 낙관적이고 도전 불편하게 여긴다. 이르러 모럴센스는 진정한 사랑의 힘 고 ’ 포스터. 모럴센스가 BDSM이라는 적인 성희롱을 일삼는 꼰대 팀장은 물론 에 그림자 다음영화집 캡처 난감까지 찾아낸 후 안온한 시간을 보 을 팔지 못해 파산할지 모른다는 강박 을 즐기는 래소는 낯선 환경에 빠르게 에 빠져든다.

자기 과시^재테크 수단 돼버린 집 영혼을 팔고 내 집에서 길을 잃다

위험한 취향은 전통적인 이성연애의 관 계역학과 정상 섹스라는 안정적인 규범 을 위해 제거되어야 할 시련에 불과했 던 것이다. 아니, 일부 젊은 페미니스트 들을 중심으로 ‘비섹스’, ‘비연애’, ‘비결 혼’, ‘비출산’이라는 이른바 ‘4B(非)’ 실 천이 페미니즘 운동의 강령으로 부상 하고 있는 와중에, 무슨 ‘전통적인 이성 연애’로의 회귀인가? 애플TV플러스 펺컿픎 멾묻 팖헣헏 칺앟픒 풞삲?제공 여기서 우리는 ‘마미 포르노(엄마들이 보는 포르노라는 멸칭)’라 불리며 전 세 계적으로 열광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레 이의 50가지 그림자’(이하 그레이)에 대 한 에바 일루즈의 논평을 끌어 들여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모럴센스와 마찬 가지로 그레이 역시 BDSM을 통해 전형 적인 러브 스토리를 포장한다. 그들의 불확실한 사랑에 씌워진 BDSM이라는 , 맞솧 Ώ풑픚  큲  큲 형식은, 아픔감독이 그리고되기 아픔의 래소가“역할과 낯선 종목 위해통 제와땅에 합의의 경계를따로 약속해 주는 확실 낯선 온 이유는 있다. 아내와 성”을 제공함으로써 교착에 빠진 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서다. 조금현대 거 적 이성 관계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리를 두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 는 것이 에바 일루즈의 주장이다. 물론 기대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래소뿐 BDSM이 표상하는 남자 주인공의 만 아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인간관전 생애를 지배한 규칙들은 어차피 일생일 계에 미숙하거나 문제가 있다. 팀의 간 대의 사랑인 던스터)는 여자 앞에서 모두 무너지고 판 제이미(필 빼어난 실력을 말 것이다. 지녔고, 거부를 이뤘으나 거만한 성격 그레이의 흥행은 그런역시 대단한 남자에 때문에 외톨이다. 레베카 마찬가지 게 돈과 사랑받고 싶은 판타지를 여자 다. 권력을 지녔으나 애정가진 결핍에 들, 그리고 BDSM이라는 고통의 시달린다. 드라마는 완벽하지 않은 형식 사 을 삶의만나 기술로써 받아들이려는 람들이 빚어내는 웃음에다 여자들 잔잔 의감동을 존재를곁들인다.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이런 한 관점에서 보자면 페미니즘이라는 혁명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적 성해방의 도구가 가져다 준 무제한의 자율성이 여성들에게 마냥 환영받는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에바 일루즈는 일견 반(反)페미니즘적인 로맨스 소설인 그 몰아보기 지수: ★★★★ 레이의 (★ 5개인기를 만점, ☆은두고 반개) “페미니즘 혁명이 미 애플TV플러스가 2020년 공개한 드라마 꼬 완의 것으로 남았다는 반증”이라고 다. 미식축구감독이 EPL 축구팀 감독이 된 집기도 했다. 결국 그레이나 모럴센스 다는 황당한 설정은 미국 지상파 방송 나, 일견 ‘자극적인’ 포장지를 벗겨내고 NBC의 EPL 중계 홍보 영상에서 비롯됐 나면 그저 “안정적인 감정 다. 서디키스가 홍보 영상을 위해결속을 테드 래 이루 고소라는 싶다는 시달리는사람들 여자들의 가상갈망”에 인물을 만들었는데, 의 눈길을 끌자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졌 이야기일 뿐이다. 이 여자들을 내버려두 자극적이지 않게 소소한 웃음을 안긴 고다.‘4B’를 고집하는, ‘사랑 없는’ 페미니 다. 서디키스의 비음 섞인 고음이 낙천적인 즘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인물 래소와 잘 어울린다. 시즌2까지 볼

EPL축구팀 감독 된 미식축구 감독 불완전한 사람들이 빚어내는 웃음

수 있다. 서디키스는 시즌2로 지난 1월 열 린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TV 뮤지컬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시즌2 이연숙 작가미국배우 출연배우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조합(SAG)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최 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36년간 주연’ 비결은 넓은 연기 스펙트럼$ ‘애늙은이’ 김혜수의 마력 라제기의 의

‘배 배우’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 마 ‘소년심판’을 보며 눈동자가 좀 커 졌다. 배우 김혜수 때문이었다. 그가 연기하는 판사 심은석은 30대 후반으 로 추정된다. 유치원 다니는 자녀가 하나 있어서다. 결혼이 좀 더 늦었으면 40대 초반 정도일 거다. 김혜수의 생물 학적 나이와는 10년 정도 차이 나는 연 령이다.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 신의 나이보다 젊거나 늙은 배역을 맡 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영화니까’ ‘드 라마니까’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배 우의 외모가 배역과 거리감이 있어서 다. 김혜수와 심은석은 달랐다. 김혜수 가 심은석이고, 심은석이 김혜수였다. 김혜수의 나이를 새삼 떠올렸다. 데 뷔 시기가 자연스레 따라붙었다. 1986 년 영화 ‘깜보’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 30 30

다. 5공 시절, 서울 아시안게임, 체르노 빌 원전 폭발 사고… 당시와 연관된 단어를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아득해 진다. 1986년 태어난 이들이 30대 후 반, 심은석 또래다. 김혜수는 노화라는 단어와는 멀고도 먼 배우다. 김혜수는 연기를 시작한 16세 때부 터 성인 역할을 했다. 흔치 않은 일이 다. 이후 그는 2000년대 초반 잠시 부 침을 겪은 것을 제외하면 정상에서 내 려온 적이 없다. 줄곧 주연을 맡았고, 매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혜성 처럼 나타나 혜성처럼 사라지는 스타 들이 넘쳐나는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행보다. 비결은 뭘까. 연기 스펙트럼이다. 다 종의 장르에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 였다. 그를 스타로 끌어올린 KBS 사 극 ‘사모곡’(1987)부터 남달랐다. 17 세 김혜수는 성인 선배들 사이에서 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선시대 신 분제를 넘어 사랑을 지키려는 심지

김혜수는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소년범에 동정심도, 희망도 품지 않는 판 사 심은석을 연기했다. 김혜수는 금고 털이 펩시를 연기한 ‘도둑들’(2012)로 생애 첫 1,0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오른쪽)

굳은 여성 보옥을 통해서였다. 그는 KBS 드라마 ‘순심이’(1988)와 ‘세노 야’(1989) 등으로 다져진 이미지를 MBC 시트콤 ‘한지붕 세가족’(1992)이 나 ‘짝’(1994~1998)으로 깨곤 했다. 정 통 드라마에 강하면서도 웃음기 어린 연기에도 강세를 보였다. 김혜수는 영화보다 드라마에서 활

넷플릭스·쇼박스 제공

약이 두드러졌다. ‘첫사랑’(1993)과 ‘남자는 괴로워’(1995) 같은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으나 관객몰이와 는 거리가 멀었다. 한석규랑 호흡을 맞 춘 ‘닥터봉’(1995) 정도가 20대 시절 흥 행에 성공한 영화다. 2000년대 들어 ‘신 라의 달밤’(2001)과 ‘타짜’(2006)가 수 백 만 관객과 만나고, ‘도둑들’(2012)로

1,000만 관객의 희열을 맛봤으나 흥행 빈도는 낮은 편에 속한다. 한 국에서 여배우는 극한직업이 다. 나이가 들수록 한계가 명확하다. 20~30대 제법 인기를 모았던 배우라 도 40대 접어들면 주인공의 고모나 이 모 역할이 주로 맡겨지고, 50대가 되 면 더 나이든 역할이 주어지고는 한다. 여배우에게 유난히 가혹한 캐스팅 환 경에서 김혜수는 히트작이 연잇지 않 으면서도 1년에 1편꼴로 새 영화를 선 보여 왔다. 모두 주연작이었다. 영화 와 드라마에 매달려도 정상을 지키기 힘겨울 나이에 배우라는 주업을 벗어 나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김혜수 의 W’를 진행하기도 했다. 1993년부 터 지난해까지 한 차례(1998년)를 제 외하고 청룡영화상 시상식 진행을 맡 아 왔다. 김혜수와 협업한 적이 있는 어 느 영화제작자는 “김혜수 하면 관리와 진화라는 두 단어가 떠오른다”고 했 다. “로맨틱코미디에 무리해서 출연하

지 않는 등 자기 나이에 맞게 커리어 관 리를 잘하면서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 며 배우로서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의 미에서다. 한 영화제작자는 김혜수에 대해 묻 자 “애늙은이”라고 짧게 평가했다. 50 대 초반 배우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식 이다. 김혜수에 대한 옛 인상이 아직 남 아 저리 표현했겠으나 곱씹어 보니 애 와 늙은이라는 양면성이 특별했다. 때 론 철 없이 보이는 어린 면모를 지니고 있으나 세상 보는 눈이 넓고 진지하면 서도 생각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은 사 람이란 의미로 여겨져서다. 세상물정 을 꿰뚫고 사는 비정한 여자 정 마담 (‘타짜’)을 연기했다가 사랑 앞에서 머 뭇거리는 로맨틱한 금고 털이 펩시(‘도 둑들’)로 변신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암흑가 보스(‘차이나타운’) 역할을 책 임지기도 한 김혜수의 연기 이력을 수 식하기에도 제격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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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김스시? 조선의 복쌈?$ 싼값이 미안한 김밥, 원조는 어디 집에서 일해 대부분의 끼니를 직접 해결하 지만 바쁜 날이면 주저없이 김밥의 신세를 진다. 아파트 상가의 유일한 음식점인 분식 집에서 한 줄에 2,000원. 주문을 넣고는 언제 나 몇 발짝 떨어져 김밥을 마는 손을 물끄러 미 바라본다. 저렇게 손으로 일일이 싸고 말 아서 완성하는데 고작 2,000원이라니. 김밥 값이 결국은 손값이라는 건데 이렇게 싸게 팔아도 되는 걸까? 몇 년 전 김밥집을 밀착 취재한 적이 있다. 새벽 다섯 시에 찾아가 밥짓기부터 완성된 김밥이 나오는 과정 전체를 관찰했는데 충 격을 받았다. 완성된 김밥을 써는 기계는 있 었지만 마는 건 기술을 갖춘 여성 인력들이 한 줄씩 해결하고 있었다. 김밥이라는 음식 의 정체성은 결국 사람만이 완성할 수 있는 것이구나. 세월이 흘러 2022년, 유튜브를 검 색하면 김밥 마는 기계를 볼 수 있다. 다만 밥을 펴고 김으로 싸주는 두 공정만 해결해 줄 뿐, 속재료는 사람이 직접 올려줘야만 하 니 빠르기의 차원에서는 숙련된 인력보다 결 코 낫다고 할 수 없었다. 그렇지, 김밥은 이런 음식이지. 며칠 전에 도 언제나처럼 책상에 앉아 감사하는 마음 으로 김밥을 열심히 욱여넣다가 문득 궁금 해졌다. 김밥은 대체 언제 어떻게 한국인 모 두의 음식으로 자리 잡은 걸까? 김밥은 대 체 어디에서 온 음식일까? 말하자면 기원이 궁금해져 인터넷을 뒤져보니 참으로 흥미로 웠다. 김밥이 일본에서 또는 국내에서 자체 적으로 비롯되었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려 있었다. 평론가로서 음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라고 믿는다. 역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떻게 이런 지면을 꾸려 나갈 수 있을까? 되 려 음식을 말할 때 역사가 남용되고, 그 결과 가장 중요한 맛을 논하지 않는 경향이 한국 사회에 있기 때문에 현재를 중시 여긴다는 말이다. 기원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느라 당 장 오늘 우리 입에 들어가는 김밥이 맛이 있 는지 없는지, 없다면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 지에 대한 담론을 제대로 형성 못하는 현실 이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조금은 이래도 좋 고 저래도 좋다는 마음으로 김밥의 기원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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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의

<25> 김밥의 기원 일제 강점기 도시락 기원설

1930년 신문기사 봄철 요리법에 에 으로 밥에 간을 하는 스시의 일종으로 는 두꺼운 일본김에 재료 넣고 마는 개 벚꽃 놀이용 김쌈밥 레시피 소개 김의 역사 근거 고유 음식론

삼국유사에 김을 먹었다는 기록에 록에 1650년경 전남 광양서 최초 양식 김에 싼 밥을 농사와 연관한 풍습 어 일본은 18세기 초에야 김을 먹어

한국인에게 김밥은 한 끼를 손쉽고도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 김밥 등이 전시돼 있다. 뉴스1

충무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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밎짳픦 핊쫆 믾풞컲 김에 대한 기록은 조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경상도지리지(1425)’와 ‘동국여 지승람(1530)’에 전라남도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품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의 주식 이 밥이므로 김을 밥에 싸먹지 않았을까 짐 작할 수 있지만 조선 시대에 김밥을 먹었다 는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게다가 김은 일제 강점기까지도 굉장히 귀한 식재료였으므로 김밥이 조선 시대에 보급되었다고 보기는 어 렵다. 뒤집어 말하면 일제강점기에 본격적으 로 김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김밥도 정착했다 고 볼 수 있다. 한편 일제강점기 사회 전반에 보급된 도 시락 문화도 김밥의 일본 기원설을 뒷받침 한다. 조선 시대에는 관청에서 식사를 제공 했던데 반해, 일제강점기에는 직원들이 점심 을 식당에서 먹거나 도시락으로 해결하게 되 었다. 학교 또한 아침에 등교해 점심 시간을 넘겨 수업을 받게 되면서 도시락이 필요해졌 다. 마지막으로 창경원 벚꽃놀이 등의 야유 회로 인해 도시락의 존재감이 전면에 부각되 었다. 외식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인

파가 엄청나게 몰렸으므로 도시락을 락을 싸와 서 먹는 게 훨씬 더 편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1930년 3월 7일자 일자 동아 일보에서는 ‘부인의 알아둘 봄철 요리법(2)’ 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야유회용 도시락 만 드는 법을 소개했다. ‘창경원에 꽃구경을 가 더라도 점심 때는 되고 식당을 들어가면 양 은 적고 비싸서 여건 불경제가 아닙니다. 집 에서 준비하여 가지고 가면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후략).’ 그리고 산도위치(샌드위 치)와 함께 ‘김쌈밥’의 레시피가 실려 있었다. ‘쌈밥(스시)으로 김쌈밥(노리마기스시)이 있습니다. 재료는 아사구사노리라고 하는 두꺼운 일본김으로, 조선김으로 쓰려면 두 장을 씁니다. 밥이 뜸이 들만 하면 따로 그 릇에 퍼고, 식초 한홉, 설탕 2숟갈, 소금 1숟 갈, 아지노모토 1숟갈을 섞어 밥에다 비빕니 다. 이것이 스시밥 짓는 것입니다. 표고를 물 에 불려 간하고, 계란은 지단을 부치며, 덴부 라고 하는 도미살을 분홍색으로 물들인 것 을 준비합니다. 발 위에 김을 놓고 김 가운데 계란, 표고, 덴부를 놓고 말아갑니다. 만 것 을 칼로 벱니다. 일본 빨간 장아찌를 잘게 썰

어 같이 먹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당시의 기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당시의 김밥이 비교적 잘 사는 계층의 음식이었다는 점이 다. 함께 소개한 샌드위치에 쓰이는 빵이나 버터, 잼도 그렇지만 아사구사노리라는 일 본 김, 표고버섯 등도 고가의 재료였기 때문 이다. 한편 두 번째로는 밥에 식초와 설탕 등으로 간을 했다는 점이다. 점이다 애초에 스시의 일종이라고 소개한 맥락에 충실한 조리법으 로, 일관적으로 신문 등에 등장했다가 1977 년에 이르러서야 변화를 겪게 된다. 1977년 3월 12일자 매일경제의 ‘봄놀이 채비 야외 도 시락’의 조리법에서 간하는 과정을 생략한 레시피를 소개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밥에 일본식으로 간을 하는 문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 었다. 1980년대에 초등, 아니 국민학교를 다 녔던 내 경험만 살펴 보아도 그렇다. 우리집 은 간을 하지 않은 밥을 썼지만, 소풍을 가 면 새콤달콤하게 간이 된 김밥을 심심치 않 게 얻어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할머니 세대, 즉 1910~1920년대생들

이 싸준 김밥은 대체로 간이 되어 있 는 편이었으니 싸가지고 온 급우들도 ‘김밥’ 이 아닌 ‘김초밥’이라 일컬었다. 요리책도 당시의 경향을 뒷받침해 준다 준다. 1982년 출간된 ‘삼성가정요리(삼성출판사)’ ( (삼성출판사 )’ 의 제20권인 ‘별미 밥과 별미 죽’에는 ‘굵은 김밥’과 ‘가는 김밥’이 실려 있는데 이름 자 체가 일본 음식인 후토마키와 호소마키를 직역한 것이다. 것이다 물론 밥을 식초와 설탕 등 으로 간한다거나, 일본식 생선 보푸라기인 오보로, 표고 등을 쓰는 것까지 100% 일본 식이다. 밎짳픦 묻 믾풞컲 김밥이 한국 고유의 음식이라는 주장은 김의 역사를 근거로 삼는다. 이미 ‘삼국유사 (1281)’에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본 초강목(1596)’에도 신라인들이 허리에 새끼 줄을 묶고 깊은 바다에서 김을 채취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고 한다. 한편 김의 최초 양식은 1650년경 전남 광양의 김여익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태인도에서 소나무와 밤나무 가지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김이

이처럼 일찍부터 존재한 존재 재한 가운데 우리에게는 있으니, 고유의 쌈 문화가 있으 으니, 김을 밥에 싸먹는 문화가 자연스레 존재했을 존재 재했을 거라 추론하는 것이다. 그런 논리를 뒷받침해주는 뒷받 받침해주는 음식이 있 복쌈이다. 으니, 바로 복쌈이다 다. 말 그래도 ‘복을 싸 서 먹는다’라는 의미의 의 복쌈은 정월대보름 에 복과 풍년을 기원하는 기원하 하는 의미로 먹는 별식 이었다. ‘열양세시기(1819)’와 ‘열양세시기((1819)’와 ‘동국세시기 배춧잎에 (1849)’에 의하면 배춧 춧잎에 김과 밥을 싸먹 ‘박점’, 는 음식이 ‘복과’, ‘박점 점’, ‘복쌈’이라는 음식으 로 존재했다. 김에 싼 복 복쌈을 많이 먹으면 볏 섬을 많이 한다고 해서 서 아침을 먹고 나와 친 구들에게 ‘나는 볏섬을 을 많이 먹었으니 올해 농사는 내가 최고가 가 된다’라고 자랑을 했 다고도 한다. 이때 밥 밥을 싸먹는 김은 손으 로 대강 잘라 먹었는데, 먹었 었는데, 칼이나 가위로 자르면 벼 목을 잘 잘라 농사를 망친다고 해서 경계했기 때 때문이다. 전라도 고창 에서는 ‘노적쌓 쌓기’라 해서 오곡밥을 ‘노적쌓기’라 지어 성주 앞 앞이나 장독대에 오곡밥 을 김에 싸서 서 갖다 올리는 풍습이 있었다. 짐 짐작할 수 있겠지만 노 적쌈을 많이 쌓아야 그해 농 사가 잘 된다고 믿었다. 우리에게 이런 역사가 우 있는 반면, 일본에서 김 있 을 먹은 시점은 우리나 라보다 훨씬 늦다. 오 라 후사쯔요이 박사의 ‘바 후 다 채소’라는 채 책에 따르면 일본은 18세기 초 초중반부터 김을 먹었 다고 한다.이처럼 우리 리가 김을 훨씬 더 일찍 한다. 이처럼 우리가 먹기 시작했으므로 김 김밥 또한 우리가 앞서 서 먹기 시작했다는 게 한국 기원설의 핵심 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초 기 김밥이 조선 시대 쯤에 쯤 일본으로 전해졌 고, 일제 시대에 새로운 운 형태로 우리나라에 역수입 된 것이라는 주장도 역수입된 주 있다. 마지막으로 김밥이 우리 고유의 음식이라 는 근거로 충무김밥이 있다. 무엇보다 초밥 처럼 밥에 간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 형 김밥의 유래 혹은 중요한 갈래라 주장하 는 것이다 것이다. 충무김밥의 유래에는 몇 가지 다 른 이야기가 있는데 핵심은 같다. 쉬는 것을 막기 위해 김밥과 반찬이 분리된다는 점이고, 그 주체만 조금씩 다르다. 가장 잘 알려진 이 야기에는 어부 남편과 아내가 등장한다. 남 편이 바다로 물고기를 잡으러 나갈 때 끼니 로 싸주었던 김밥이 밥과 찬으로 자연스레 분리되어 오늘의 형태로 정착되었다는 것이 다. 한편 다른 이야기에서는 통영의여객선 터 미널을 중심으로 왕래하는 이들을 위한 행 상들이 개발한 음식이라 소개한다. 이렇게 탄생한 충무김밥은 통영의 뚱보할매에 의해 ‘국풍80’에 출전하게 되면서 통영의 대표 음 식으로 자리 잡았다. 음식평론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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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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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2022년 3월 8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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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한 줄 알고 소화제만 먹었다간 자칫 돌연사 부를라 돌연사( c a r d i a c a r r e s t 또는 sudden cardiac death)는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나 1 시간 이내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돌연 사의 80%는 급성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한 해 1,000명당 1명꼴로 돌연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돌연 사는 모든 연령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40대 이후에 발생률이 증가한다. 오동 진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돌연사 원인 중 유전적 요인 등을 제외 한 75~80%는 생활 습관 개선과 정기검 진 등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숨차거나 가슴 뻐근한 심근경색 소화불량^구토 증상 나타날 수도 80%는 정기검진 등으로 예방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3대 기저질환 꾸준히 관리하고 “동맥경화 유발” 무조건 금연해야

폖짷헏 혾���잚 핦졂 80% 폖짷 돌연사는 80%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발생하기에 심근경색을 ‘돌연사의 주범’ 으로 부른다. 국내 심근경색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6.9%)을 웃도는 수치(9.6%)를 기록하 고 있다. 이 밖에 비대심근병증, 심전도 상에서 선천성 QT 연장 증후군, 우심실 형성 이상, 브루가다증후군 등 유전 질 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장이 갑자기 멎는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혈액이 뇌 등에 제대로 공급되 지 않아 의식을 잃게 된다. 응급조치를 재빨리 취하지 않으면 1시간 이내 목숨 을 잃을 수 있게 된다. 급성 심근경색은 발견 즉시 치료해도 사망률이 30~40% 가 넘고, 증상이 심각하면 1~2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동맥경화가 원인이다. 혈

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들러붙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져 혈액 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혈관 질환이다. 심장 근육에 혈 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고 딱 딱해지면 혈류 장애를 일으켜 협심증을 일으키고,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악화한다. 급성 심근경색의 주증상은 숨이 차거나, 가슴이 뻐근하거나 뜨겁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이다. 특히 ‘죽을 것 같은’ 흉통이 발생한다. 드물게 가슴 왼쪽이나 오른쪽, 배 부위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급성 심근경색의 증상 가운데 소화불 량, 가슴 답답함, 식욕 부진, 구토, 위 통 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 체증이나 위장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증상을 호소한 사람에게 “소화제 먹고, 좀 쉬라”고 했다가 땅을 치며 후회 한 경우가 있다. 특히 평소 심장 질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사람은 “체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폐경기 여성은 여성호르몬 감소로 심장 질환이 크게 늘어나는데, 급성 심근

평소 심장 질환 증 상이 없었는데 체 한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돌연사 를 일으킬 수 있는 급성 심근경색일 가능성을 의심해 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색 증상을 소화장애로 오인하기도 한 다. 이런 증상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되도 록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1시간 이내 치료해야 후 유증이 거의 남지 않는다. 시간이 더 이상 지체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처럼 심정지로 인한 돌연사는 담배 를 피우고 기저 질환(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을 가진 사람이나 평소 증상이 없는 유전성 부정맥(不整 脈·arrhythmia)의 환자에게 주로 나 타난다. 오용석 서울성모병원 순환기

내과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심정지 돌연사 중 유전성 부정맥이 원인일 때 가 14~15%나 된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07~2015년). 일본(10%)·서구(1~2%) 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라고 했다.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가족력 이 있으면 돌연사할 위험이 3~4배 높다” 며 “담배를 피우고 이상지질혈증·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 질환(만성질환)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 심근경색이 생길 위험이 6배 정도 높아진다”고 했다.

욶 30쭒 풂솧몮 샂짾 븘펂퍊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생 활 습관·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생활 습 관 관리는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 동’하는 것이다. 뭐든지 균형 있게 적당 히 먹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걱정 없이 푹 자면 그것이 바로 생활 습관 관리다. 동 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담배는 무조 건 끊어야 한다. 질병 관리란 심근경색의 위험 요인인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3대 기 저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이들 기저 질환자가 자신의 혈당·혈압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다간 자칫 심각한 심장 질환으로 이어져 돌연사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곽재진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는 “며칠 전이나 몇 개월 전부터 가슴 통 증, 호흡곤란, 두근거림, 피로감 등이 점 점 심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런 증상 만으로 돌연사를 예측하긴 힘들다”고 했다. 곽 교수는 “갑자기 쓰러진 환자를 발견하면 의식·호흡·맥박을 확인한 후 심정지가 의심되면 즉시 119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며 “병원으로 옮기기 전 까지 심폐소생술(CPR)과 주변에 비치 된 심장충격기(AED)를 환자에게 시행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사람은 약 먹는 걸 싫어하지 만 약보다 안전성이 검증된 것은 없다. 유행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찾기보다 질환 치료제를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 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브란스와 함께하는

가슴 위쪽 통증^불쾌$ 기능성 소화불량증! 과로^스트레스 줄여라 가슴 위쪽에 통증이나 불쾌감이 생겨 내시경검사를 받았는데 별다 른 이상이 없을 때가 많다. 궤양·종양 같은 특별한 기질적 소화기 질환이 없고 증상만 나타나는 것을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한다. Q.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란. “뚜렷한 질환이 없는데도 상복부 에서 시작하는 위장 증상이 만성적 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통틀어 말한 다. 인구의 4분의 1 정도가 겪을 정도 로 많다. 증상은 상복부 통증 증후 군과 식후 불편감 증후군으로 나눌 수 있다. 상복부 통증 증후군은 상 복부에 무언가 찌르는 듯한 통증과 타는 듯한 속쓰림 등이 나타난다. 식 후 불편감 증후군은 식후 위 내에 음 식이 묵직하게 계속 남아 있는 것 같 은 불편한 식후 포만감, 조금만 먹어 도 배가 꽉 찬 느낌인 조기 만복감, 상복부 팽만, 오심 등이 나타난다.” Q. 왜 발생하나. “위에서 음식물 배출이 늦어지거 나 위가 잘 이완되지 않거나, 통증에

팔^다리 혈압 차이 10% 이상이면 하지동맥폐색증 의심을 직장인은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등 같은 자세를 유지할 때가 많다. 오랫동안 동일한 자세를 취하면 다리가 붓고 아프 게 된다. 이를 다리 근육 문제로 여기기 쉽 지만 사실은 다리 혈관 문제일 수 있다. 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 수는 “앉아 있거나 누워있을 때는 증상 이 없다가 움직이거나 걸을 때만 통증이 나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하지동맥폐 색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고 했다. 하지동맥폐색증은 동맥경화로 하지 동맥이 막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 는 질환이다. 초기 증상이 척추 디스크 질환과 매우 비슷해 정형외과를 찾았다 가 혈관 문제를 알게 되는 환자도 많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통증 형태는 비슷하지만, 발생 양상은 다르다”며 “자세와 상관없이 통증과 당 김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 질환을 의심할

수 있고, 평소에는 괜찮지만 걸으면서 통증이 시작되면 하지동맥폐색증을 의 심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2008~2012년 2,044명을 대상으 로 연구한 결과, 한국인의 말초동맥 질 환 유병률은 4.6%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말초동맥 질환 위험 인자 는 나이가 10살 증가할 때마다 1.9배, 고 혈압 1.6배, 심혈관 질환 2배로 나타났 다”며 “심각한 만성질환이 있거나 오랜 기간 흡연을 해온 50대라면 가벼운 다 리 통증도 지나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동맥폐색증은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해도 휴식을 취하면 금방 좋 아져 단순히 무리한 것으로 생각해 지나 칠 때가 많다. 방치하면 다리 온도가 차 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으며 발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막힘이 더욱 심해지면 괴사되고 1년 이

움직이거나 걸을 때에만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 타난다면 다리 혈관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내 50%가 다리를 자르게 된다. 다리 절 단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지만, 진단 은 동맥경화 협착 검사로 쉽게 가능하 다.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양다리 혈압 을 동시에 측정해 발목에서 잰 혈압이 팔 에서 잰 위팔 혈압보다 10% 이상 낮으 면 하지동맥폐색증을 의심할 수 있다. 동일한 자세뿐만 아니라 기름진 식습 관, 흡연과 음주로 혈관에 콜레스테롤 이 쌓이면 나이가 들수록 종아리 근육이

줄어 혈액을 힘 있게 펌프질을 하지 못 하므로 발끝까지 돌아야 하는 피가 막 히거나 한곳으로 몰린다. 이때 다리에 피를 공급하는 장골동맥 (복부 대동맥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골 반 내에 위치한 큰 동맥)에 동맥경화로 혈전이 생기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장골동맥폐색증’이 생길 수 있다. 장골동맥폐색증은 척추관협착증, 허 혈성 대퇴 골두 괴사증과 증상이 비슷하 다. 그러므로 엉덩이 부위로부터 허벅지 쪽으로 이어지는 근육에 통증이 느껴지 는데 엉덩이관절과 척추 부위 이상이 발 견되지 않으면 이 질환을 의심해 살펴봐 야 한다. 질환 초기에는 엉덩이·허리·엉덩이관 절 부위가 아픈 정도이지만 방치하면 피 가 통하지 않은 부위의 말단 조직이 썩 게 돼 절단하게 된다. 말초동맥 질환은 혈관이 많이 막히지

않은 초기에 발견하면 항혈소판제, 혈 관확장제 등 약물 치료와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식습관, 생활 습관 개선으 로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으면 50% 이상 혈관이 막혔을 때가 많다. 막 힌 부위가 길어도 수술 위험성이 낮으면 본인 정맥이나 인조 혈관을 이용해 우회 수술을 진행한다. 그러나 혈관 질환 환 자는 만성질환을 동반할 때가 많아 수 술로 인한 합병증 가능성이 높아 시술 을 고려할 수 있다. 시술은 국소마취 후 풍선확장술(혈 관에 풍선을 넣고 풍선을 부풀려 혈관 을 넓혀주는 시술)이나 스텐트삽입술 (혈관에 그물망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 지는 것을 방지하는 시술)을 시행한다. 최근 죽종절제술(혈관 내벽을 깎아 넓 히는 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살찌는 부작용 부르는 약$ 대체 약물 찾으세요 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38세 남성이 최근 6개월간 5㎏ 이상 체중이 늘어 병원을 방문하였다. 6개월 전 갑자기 귀가 잘 안 들리고 이명과 현 기증이 생겨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고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열흘간 복용하 고 나서체중이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어떤 약은 부작용으로 몸무게가 늘 어날 수 있다. 체중 증가 메커니즘은 약물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식욕 을 자극하거나 공복감을 높여 식사량 이나 식사 빈도를 늘리기 때문일 수 있 고, 기초대사율을 낮추어 에너지 소비 가 감소하기 때문일 수 있다. 약물 복 용이 피로감이나 호흡곤란을 유발해 운동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일 수도 있 고, 몸속 수분이 잘 흐르지 않아 부종

을 유발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슐린, 경구 혈당 강하제 같은 당 뇨병 약물은 혈당 변동 폭을 높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저혈당이 발생하 면 식욕을 자극하게 된다. 일부 항정신 병 약물과 항우울제는 복용 기간과 약 물 용량과 약물 수에 비례하여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고혈압 약 중 일부 베타 차단제는 기초대사량을 4~9%까지 낮추고 체지 방 분해를 방해하여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복용자 중 20%에서 첫해에 10㎏ 이상의 체중 증 가를 유발한다고 한다. 피임약을 복용 하면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사실 체중 증가는 식사, 운동, 스트 레스, 질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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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될 수 있으므로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이 체중 증가 원인인지 여부를 확인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내 가 어떤 약을 복용한 시점부터 체중 증 가가 시작되었다면 그 약물을 체중 증 가 원인으로 의심할 수 있다. 담당 의사를 만나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중 체중 증가 부작용이 흔한 약 물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이다. 아울러 식사량이나 운동량 변화

는 없었는지 살펴보고, 병·의원에서 체 중 증가 원인이 될 수 있는 갑상선기 능저하증, 쿠싱증후군 등 질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약 복용으로 인한 체중 증가가 의심 되면 갑자기 약을 끊지 말고 담당 의 사와 상의해야 한다. 실제로 당뇨병 약물, 항우울제, 고혈압 약 가운데 체 중 증가를 초래하지 않는 대체 약물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항우울제 중에도 체중 증가 부작용이 없거나 오히려 체중 감소효과가 있는 항우울제가 있어 주치의와 상의하여 교체하는 것이 좋다. 베타 차단제 고혈압 약을 다른 계열 약으로 바꾸면 체중 증가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체중 증가 부작용이 적 은 다른 약으로 처방 변경이 불가능하

다면 약을 중단하였을 때의 위험과 체 중 증가로 인한 위험을 저울질하여 중 단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 약물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면 적극적인 식사 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체중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권고된다. 약 복용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예방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약 복용 을 시작할 때 의사와 상의해 체중 증가 부작용이적거나 없는 약을 택하는 것이 다. 체중 증가 부작용 가능성이 있지만 꼭 복용해야 하는 약 이라면 복용하면서 적극적으로 식사 조 절과 운동을 병행하 면 체중 증가 부작용 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가정의학과 교수

대한 역치가 낮거나 반응이 예민해 진 내장 과민성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또 위산, 식이, 면역, 만성 십이지장 염 증, 장내 세균, 만성 스트레스, 기타 유전·환경적 요인이 모두 복합적으 로 작용해 생긴다. 헬리코박터 파일 로리균 감염도 관계 있다.” Q. 진단과 치료는. “명치 근처에서 생긴 동통이나 불 편감이 6개월 이전부터 시작돼 최근 3개월간 상복부 통증이나 불쾌감이 지속되지만 내시경검사에서 증상을 일으킬 만한 기질적 질환이 없을 때 진단할 수 있다. 질환이 불규칙한 식사 습관, 과식, 짧은 식사 시간, 스트레스 등이 연관 돼 있어 이를 고치고 과로·스트레스 를 줄여야 한다. 본인이 먹었을 때 증 상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한다. 궤양 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소화 성 궤양 치료에 사용되는 위산분비 억제제나 제산제를 복용하고 식후 불편감이 있으면 위장 운동 촉진제 등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속 이 불편할 때마다 소화제·제산제를 먹으면 자칫 숨어 있는 기질적인 질 환을 키울 수 있어 의사 진단을 받아 약을 먹는 게 좋다.”

윤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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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8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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