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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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93호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호주 5개 주도 세계서‘주택 구매 가장 어렵다’ 〈데모그라피아〉 ‘최악 톱20’에 모두 포함돼 2021년 호주 8개 주도 집값 24% 폭등 결과 2위 시드니 가구소득 15.3배, 멜번(5위) 12.1배 1위 홍콩, 애들레이드(14위),

브리즈번(17위), 퍼스(20위) 시드니(2위)와 멜번(5위)을 비롯 호 주 5개 주도가 2021년 세계에서 집을 구매하기 가장 어려운(least affordable cities to buy a home) 톱 20 도 시에 포함됐다. 애들레이드가 14위, 브 리즈번 17위, 퍼스가 20위에 랭크됐다. 데모그라피아(Demographia)의 2022년 국제 주택매입여력(International Housing Affordability 2022 Edition)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시드 니의 중간 단독가격(median house price)은 평균 가구소득(average household income)의 무려 15.3배

로 시드니는 1위인 홍콩(23.2배) 다음 으로 2위를 차지했다. 캐나다의 밴쿠 버(13.3배), 미국 산호세(12.6배), 호 주 멜번(12.1배)이 3-5위로 톱 5에 올 랐다. 톱 20 안에 포함된 호주의 애들레 이드(8배), 브리즈번(7.4배), 퍼스(7.1 배)도 집값이 가계 소득의 7배를 넘어 ‘여력이 매우 악화된(severely unaffordable)’ 상황이다. 호주 8개 주도의 집값은 2021년 평균 24% 폭등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구입이 가장 어려운 상 태다.

데모그라피아의 2021년 주택 매입 여력 최악 톱20 도시

호주인 85만명‘세컨드 잡’돈벌이 나서 작년 10-12월 기준.. 석달 전보다 10만명 껑충 “풀타임 일자리 줄고 생활비 압박 커져” 호주인 중 높은 급여의 풀타임 근 로자가 줄면서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multiple job holders) 이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커지는 생활비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주업 외 부업으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 이다. 이번 주 통계국(ABS) 발표에 따 르면 2021년 10-12월 분기 중 85만 명의 호주인이 세컨드 잡을 갖고 일 을 했다. 이 수치는 7-9월 분기보 다 거의 1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호주인 16명 중 1명 비율에 해당한 다. ‘멀티풀 잡 홀더’가 13.1% 증 가했다. 2개 이상의 일을 하는 비율이 높은 분야는 보건 및 사회적 지원(health care and social assistance), 사 무 및 지원 서비스(administrative and support services), 교육 및 훈련(education and training)의 3개 산업이다. 호주노총(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ACTU)의 샐리 맥마누스 위원장(secretary Sally McManus)은 “2개 이상의 일을 하 는 사람들의 기록적 증가는 유가 와 공과금, 주거비(모기지 상환 또 는 임대비) 등을 비롯한 생활비 앙 등으로 주업 외 다른 일을 해서 수 익을 보태야하는 상황에 처한 근로 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상황

투데이 한호일보

산업별 세컨드 잡 가진 사람 현황(2021년 9월 & 12월 분기 비교)

이 그만큼 절박(desperate)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근로 및 단체 조직학(work and organisational studies) 전문가인 시드니대 경영 대학원의 안젤라 녹스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Angela Knox) 는 “상당수 호주인들이 풀타임과 정 규직의 부족으로 필요한 생활비를 벌기위해 여러 개의 일을 하고 있 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하루하루 상 황에 따라 달라지는 불안정한 임시 직(precarious, casual work)”이 라고 지적했다. 호주 미래근로연구소(Australia Institute Centre for Future Work)의 그렉 제리코 정책국장 (policy director Greg Jericho)은 “여러 해동안 2개 이상 일자리를 잡 는 호주인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 고 있다. 이는 풀타임 일자리가 줄 었고 매우 부진한 급여 상승 때문이 다. 급여 상승이 생활비 앙등을 따

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BS 통계에 따르면 12월 분기 급여 상승 률은 0.7%로 물가상승률(1%) 보다 낮았다. 제리코 교수는 “부업을 갖는 사 람(secondary jobs) 증가는 고용시 장이 건강하지 못하다(unhealthy labour market)는 신호다. 불안정 한 일자리와 저임금 파트타임 직종 이 증가했다. 고용주들은 경비 감축 방법의 일 환으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정 부가 공공 분야의 급여 상승을 제 한한 것을 따라하고 있다“고 설명 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공 공 분야의 급여 상승 제한을 폐지하 고 물가인상률을 감암한 급여 상승 을 보장해야한다. 급여 상승이 물가 인상률정도라면 실질적으로 상황 악화된(worse off) 것“이라고 말했 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이슈] 2021년 근로자 실질 소득 하락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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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모리슨, 14년래 전현직 총리 중 신뢰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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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랜드] 골드코스트 대형건설사 콘데브도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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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동부 시드니 울루물루 재개발 신청

9면

[커뮤니티] 27일 ‘하모니 투게더’ 행사

10면

[인터뷰] 사진 작가 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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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낙관주의자 장수하는 이유는?

21면

시드니 전경

데모그라피아 보고서의 저자인 휴스 톤 소재 도시개혁연구소(Urban Reform Institute)의 웬델 콕스(Wendell Cox) 선임 연구원은 “전체적으 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집값 구매 여력이 매우 악화 (60%)됐다. 동시에 매입 여력이 있거 나 중간 단계로 여력이 있는(affordable or moderately affordable) 시 장은 거의 3분의 2 가량 줄었다. 이런 환경에서 많은 중저소득층 가 구의 생활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됐고 앞으로도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전 망했다. 호주 금융그룹 AMP 캐피탈의 쉐인 올리버(Shane Oliver) 수석 경제분석

가는 “집값이 연간 22% 폭등한 상황에 서 중간 소득층의 주택 시장 진입이 매 우 어려워졌다. 물가상승률이 오르고 이자율도 곧 인상될 것이란 전망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도메인 집값 통계(Domain data)에 따르면 2021년 시드니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160만 달러로 33.1%, 멜번은 110만 달러로 18.6% 폭등하면서 시드 니와 멜번의 구매 여력은 역대 최악 상 태다. 올리버 분석가는 “만약 향후 1년 반사이 두 도시의 집값 10-15% 하락한 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매입 여력은 악화된 상태(unaffordable)일 것”으로 전망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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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작년 근로자 실질소득 $832 하락” “임금상승률(2.3%)이 인플레(3.5%)에 뒤졌기 때문” ACTU “필수 분야 직종 상황 더 악화”

“2021년 호주 평균 근로자들의 생 계가 1년 전보다 약 $800 뒤처졌다.” 호주노총(ACTU)의 미셸 오닐 (Michele O'Neil) 회장은 15일 호주 연구소(Australia Institute) 연설 에서 “지난해 평균소득이 6만 8,000 달러였던 근로자의 평균 수입이 사 실상 $832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실직 소득의 후진은 임금상 승률이 물가상승률(CPI)을 따라잡 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국(ABS) 에 따르면, 2021년 소비자 물가는 3.5%, 임금은 2.3% 올랐다. 급여상 승률이 1% 이상 인플레이션에 못 미 쳤다. 오닐 회장은 “충격적이게도 팬데 믹 기간에 일선에서 나라를 지켜온 많은 근로자들에게 더 나쁜 상황”이

라고 지적했다. 보건·사회지원 근로자의 실질급 여는 $967, 운송·우편·창고 근로 자는 $1,497, 교육·훈련 근로자는 $1,362, 행정 및 지원 서비스 근로자 는 $1,185 줄었다는 것이 ACTU의 분석이다. ACTU는 실업률이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이 뒤따라 오지 못한 이유를 부분적으로 업무의 임 시직화(casualisation)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풀타임과 정규 직은 줄고 비정규직 일자리는 늘고 있다. 오닐 회장은 “생계비 문제는 9년의 저조한 임금 인상, 근로자의 권리 및 조건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 현 연립 정부에서의 임시직과 불안정 고용의

증가 등으로 인해 악화됐다”고 주장 했다. 하지만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 무장관은 “노조나 노동당의 임금에 대한 강의는 듣지 않겠다”며 “노동 당이 마지막에 집권했을 때 실질임 금은 떨어졌고 실업률은 5.7%로 올 랐다”고 비교하며 반박했다. 그는 “정부의 감세 조치로 팬데믹 이후 1,150만 호주인에게 290억 달 러 이상을 손에 쥐게 하여 열심히 일 하는 호주인이 더 많은 수입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가계 가처분소득은 팬데믹 이전 수 준에서 11.1% 증가해 강세를 유지하 고 있다. 이 기간에 물가는 4.4% 이 상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예고된 연료 및 식품 가격 상승은 가계를 더 압박 할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주 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 이나의 분쟁으로 식량 및 사료 가격 이 8∼20%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 했다. 호주의 무연휘발유(unleaded petrol) 가격은 리터당 2달러 20센트 를 넘어섰다. 호주 라보리서치(RaboResearch) 의 스테판 보겔(Stefan Vogel) 대표 는 “전쟁이 단기에 중단되더라도 공 급망 붕괴와 제재가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 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올해 개인의료보험료 평균 2.7% 오른다

톱 5 개인의료보험사 보험료 인상 계획

80% 시장 점유 톱 5는 3% 인상 팬데믹 2년간 보험사 20억불 지출 절감 4월 1일부터 호주의 개인의료보 험료(private health insurance premiums)가 2.7% 오른다. 지난 5년 평균 인상률 4.09%보다 2022 년 인상률이 낮게 책정된 이유는 코 로나 팬데믹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처음으로 개인의료보 험료가 연간 물가인상률(inflation rate; CPI)보다 낮게 인상됐다. 최 근 물가인상률은 2021년 12월 분 기를 기준으로 3.5%였다. 매년 CPI보다 개인의료보험료가 높게 오르는 주요 이유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늘고, 가입자들의 연

령도 늘고, 의료복지가 개선되는 것 때문이다. 그라탄연구소 (Grattan Institute)의 보건 담당 국장인 스티븐 더켓 (Stephen Duckett) 박사는 “많은 소비자들이 평균 물가상승 률을 경험하지 않는 것처럼 다수의 의료보험 가입자들은 2.7%의 평균 인상률을 경험하는 않을 것”이라 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개인의료보험 시장의 80.4%를 점유하는 톱 5 보험사들은 평균 3% 이상 인상하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메디뱅크 프

라이빗(26.9% 점유)은 3.1%, 2 위인 부파(Bupa, 25.4% 점유) 는 3.18%를 인상한다. 3, 4위인 HCF(11.7%)와 nib(9.2%)는 각각 2.72%, 2.66%를 인상한다. 5위인 HBF(7.2%)는 3.62%를 올린다. 메디뱅크, 부파, HBH 가입자 인 전체의 60%는 3.3%의 인상률 이 적용되는 셈이니 평균 2.7%보 다 높게 부담한다. 따라서 대다수 의 개인의료보험 가입자들이 평균 이상을 부담한다고 말 할 수 있다. 또 일부 보험사들은 4월1일보다 인상을 늦춘다. 메디뱅크(Medibank), nib, AIA는 9월 1일, 교 사의료보험(Teachers Health)은 10월 1일, HCF는 11월 1일로 늦 춰진다. 파인더 닷 컴 닷 에이유(Finder. com.au)의 의료보험 담당 팀 베넷 (Tim Bennett) 수석 연구원은 “코 로나 팬데믹 기간이 개인의료보험 사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시기였 다. 정부의 병실 확보 정책으로 선 택적 수술(elective surgeries)이 줄었고 록다운 장기화로 가입자들 이 집을 떠난 시간이 줄어 엑스트 라 신청도 줄었다. 2020년과 2021 년 보험사들이 약 20억 달러의 지 출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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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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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60% “모리슨 총리 건방져” 〈뉴스폴〉

“모리슨, 알바니즈 총리선호도 첫 동률”

앤소니 알바니즈 야당대표(왼쪽)와 스콧 모리슨 총리

40%만 “신뢰”.. 14년간 전현직 총리 중 최저 38% “알바니즈 건방져”, 신뢰도 44% 지난 14년 동안의 호주 전현직 총리 중 스콧 모리슨 현총리가 ‘신뢰도가 가 장 낮은 총리(least trusted prime minister)’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최근 뉴스폴(Newspoll)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국지 디 오스트레 일리안(The Australian)지는 “유권 자 5명 중 3명(60%)은 모리슨 총리가 건방지다(arrogant)라고 밝혔다. 앤 소니 알바니즈 야당대표에 대해서는 38%가 건방지다”라고 지적했다. 또 5명 중 2명(40%)만이 모리슨 총리가 ‘신뢰할 만 하다(trustworthy)고 답 변했고 44%가 알바니즈 야당대표가 신뢰할 만 하다라고 답변했다. 유권자들은 “모리슨 총리가 알바

니즈 야당대표보다 더 경험이 있고 (more experienced) 결정적인 리더 (decisive leader)라고 보고있지만 그 는 보살핌이 부족(less caring)하고 더 건방지고(more arrogant) 훨씬 더 국민들과 교감이 부족( significantly more out of touch with people)하 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총선은 5월 21일로 예상되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이 알바니즈 야당대표에게 친근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상 당수는 알바니즈 야당대표에 대해 결 정을 하지 않은 상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3월 9-12일 전국 유권자 1,520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뉴스폴 여 론조사 결과, 양당 구도에서 노 동당이 자유-국민 연립을 5545% 앞서 종전과 동일했다. 우 선 지지율(primary vote)에서 도 노동당(41%)과 연립(35%)의 차이는 변동이 없었다. 녹색당은 8%로 1% 하락했다. 반면, 총리 선호도(better prime minister)에서 스콧 모리 슨 총리와 앤소니 알바니즈 야당 대표가 처음으로 동등한 비율을 나타냈다. 알바니즈가 야당대표 가 된 이후 처음이다. 2주 전 모 리슨 총리의 선호도가 42-40% 으로 약간 앞섰지만 이젠 동률 이 됐다. 업무 수행 만족도에서 모리슨 총리의 만족도는 41%로 2% 더 하락했고 불만족은 55%로 -14% 상태다. 알바니즈 야당대표의 만 족은 44%로 2% 상승했고 불만 족은 42%로 +2%를 기록했다.

채널 9의 60분과 인터뷰를 한 앤소니 알바니즈 야당대표

양당 구도 노동당, 55-45% 연립 앞서 여야 대표의 만족도에서 모리슨 총리가 -16%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모리슨 총리의 지지율 부진은 최근 퀸즐랜드 동남부와 NSW 북부의 홍수 대란에서 연 방 정부가 늑장 대응으로 비난을

받은 점도 한 몫 했다. 또한 러시 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속 화된 유가 앙등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도 정부에게 마이너스 요인 이 되고 있다. 나인(Nine)이 13일 방영한 60 분(Sixty Minutes)에서 알바니

즈 야당 대표는 “나는 승리에 목 말라 있다(I’m hungry to win).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총선 승리에 대한 단단한 각오를 밝혔 다. 최근의 유가 폭등과 공급난 등 생활비(cost of living) 앙등 이 슈가 총선에서 핫 쟁점일 될 수 있다. 짐 챠머스 야당 재무담당 의원 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분명히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경 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전쟁 이전부터 유가가 상승했고 실질 급여는 하락했다. 스콧 모 리슨 총리와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은 마치 생활비 앙등이 없다는 시늉을 하고 있다. 노동 당은 가정이 직면한 생활고 압박 을 완화하기위해 여당과 크로스 벤치(무소속 및 군소정당)와 건 설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 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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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 퀸 즐 랜 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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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빌드 이어 콘데브도.. 대형 건설사 연속 파산 인력난에 건자재비용 폭등 ‘2중고’ 겹쳐

골드코스트의 대형 건설사 콘데브가 파산했다

골드코스트의 대형 건설업체 콘데브(Condev)가 파산을 선언 하고 청산인을 임명했다. 골드코 스트와 브리즈번에서 18개의 프 로젝트를 수주한 회사라는 점에 서 후유증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회사의 소유주 트레이시 마레 (Tracy Marais)와 스티브 마레 (Steve Marais)는 “개발업자들 과 해결책을 찾지 못해 마음이 아 프다”라고 전했다. 스티브는 “우리는 콘데브의 직 원 가족들, 자영업자들, 제휴업 체들에게 엄청나게 큰 충격을 주 었다”며 “안타깝게도, 향후 비즈 니스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만 장일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고 설명했다. 트레이시는 16일 ‘워렐스 솔벤

시 앤 포렌식 회계법인’ (Worrells Solvency and Forensic Accountants)을 청산인으로 임 명했다고 발표했다. 트레이시는 “건설업계가 최근 몇 년 동안 퍼펙트 스톰’을 겪어 왔지만 최근의 홍수가 결정타였 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를 완료하기 위해 우리의 전체 비용을 할애하면 2-5월은 청구 서 결제가 가능하다. 6월이 되면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마레 부부의 유일한 선택은 청산인을 선임하는 것이었다” 라고 거든 데릭 크로닌(Derek Cronin) 변호사는 “현재 회사가 지불 능력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이 결정은 건자재 비용의

기하급수적 상승 등 점점 어려워 지는 시장 상황에 따른 예측을 기반으로 내려진 것”이라고 주 장했다. 호주 대형 빌딩 소유주와 개발 회사를 대변하는 PCA(Property Council of Australia)의 매튜 슈나이더(Matthew Schneider) 회장은 “호주 건설업계가 지난 18개월 동안 매우 힘든 기 간을 보냈다. 공급망 문제로 건 축 자재 비용의 상승을 촉진했 고, 건설 시장에서 충분한 노동 력을 확보할 수 없었던 것도 어려 움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건설업 단체인 MBA (Master Builders Association)는 노동력 부족과 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더 많은 건설사 가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건설산림광산에너지노조 (CFMEU) 마이클 라바(Michael Ravbar) 퀸즐랜드 위원장은 올 해 초 건설사 프로빌드(Probuild) 파산 이후 이 업계에 더 큰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은 일자리 를 잃을 것이고 불행히도 다른 건설업자와 계약자들이 연쇄효 과로 파산할 수 있다. 강력한 규 제와 정부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많은 일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 었을 것이다. 업계 전체가 이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퀸즐랜드, 전기차 구매 ‘3천불 보조금’ 지급

차 값5만8천불 미만 … 7월 1일부터 신청 “3년간 4500만불 지원 , 충전소 설치 1천만불 투자” 퀸즐랜드 주정부가 5만 8,000달러 이하의 전기차를 구입하는 주민에게 3,0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나스타시아 팔라쉐이 주총리는 ‘퀸즐랜드 무공해 자동차 전략 20222032’ (Queensland Zero Emission Vehicle Strategy 2022-2032)을 발 표하면서, 향후 3년 동안 보조금으로 4,500만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 혔다. 또한 주정부는 더 많은 충전소를 설 치하기 위해 1,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이번 보조금은 최대 5만 8,000달러 가격의 새 전기 자동차를 구입했을 때 만 지급된다. NSW주의 상한이 6만

8,000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다. 이 가격에 시판되고 있는 전기차는 현대의 아이오닉과 코나, 닛산의 리 프, MG의 ZS 에센스, BYD의 신형 아토가 있다. 마크 베일리 퀸즐랜드 교통장관은 “주정부가 비싼 차량을 쉽게 살 수 있 는 사람에게는 보조금을 주지 않기를 원했다. 이 보조금이 제조업체로 하여 금 더 싼 가격대의 모델을 더 많이 공 급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퀸즐랜드주에 등록된 전기차의 수 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수는 적다. 작년 1월 2,862대가 등록됐는데 현재는 약 8,000대가 운행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조금은 올해 7월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하여 리베이트 형식으로 지급된 다. 퀸즐랜드주 교통부(Department of Main Roads and Transport)가 신청서를 접수한다. 상한선 내에만 있다면 16일 이후에 구매한 모든 전기차에 이번 혜택이 적 용된다.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휘발유나 디 젤 차량의 유류비보다 전기차 충전비 가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 평균적인 자동차 운전자는 연 간 13,400km를 운전하며 작년 4월 기 준 휘발윳값으로 약 1,400달러를 지출 했다. 동일한 거리를 전기차로 운전한 다면 전기 요금은 약 502달러 나온다. 태양열 패널을 이용하여 가정에서 충 전할 경우, 연료비는 더욱 줄어든다. 주의 자동차 등록세도 내연기관 차 량 등록세보다 낮아 유지비에서도 유 리 하다. 하지만 전기차의 가격이 기 존 차량보다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초기 구매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 점이 있다. 전기차협회 (Electric Vehicle Council)에 따르면, 전기차 주행비는 km당 약 70% 저렴하다. 배터리 팩이 전기 비용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배터리 가격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 상되며, 전기차 가격이 함께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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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2021년 3월 18일 금요일

코로나·독감 동시 감염.. 겨울철 ‘플루로나’ 우려 전염성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 확산세 지속 세계 곳곳 동시 감염 늘어나 “백신 접종, 마스크 등 개인위생 준수로 예방해야”

남반구인 호주에서 겨울철이 다가 오면서 독감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동시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 다. 현재 호주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기존 오미크론(BA.1)의 하위 변위인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감염이 급증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말경

NSW의 신규 확진자의 90%가 스텔 스 오미크론 감염자로 분류될 것으로 예측된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최초의 오미크 론보다 전염성이 최대 1.5배 더 강력 하지만 중증도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곧 다가 올 독감 시즌과 맞물려 환자 수가 급 속도로 늘어나면 병원 체제 마비 등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 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사스 바이러스(SARS-CoV-2)는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보다 습하고 추 운 공기 중에 더 오래 생존할 수 있 는데, 추운 겨울에 사람들은 대체로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실내 공간에서 어울리기 때문에 감염 확산세가 걷잡

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브라질 등 에서 코로나와 독감에 동시 감염되는 일명 ‘플루로나’(독감 flu와 corona 의 합성어)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역 규제 완화와 소극적인 코로나·독감 백신 접종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 석이 제기되고 있다. 2019년 호주에서는 31만3천여 명 이 독감에 감염돼 953명이 사망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한 2020년 독 감 환자는 2만1,200명으로 급감, 37 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2021년에 는 598명이 감염됐고 11월까지 사망 자는 없었다. 연방 최고의료부자문관인 소냐 베 넷 교수는 “돌파·중복 감염을 예방하 려면 백신 접종과 더불어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 거리 두기, 실내 마스크 착 용 등 팬데믹을 통해 배운 교훈을 실 천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17일 호주 코로나로 23명 숨져.. 누적 5,662명 신규 감염 NSW 약 2만명 포함 4만7천여명

호주 코로나 누적 사망 현황

16일(수) 오후 4시까지 하루 동안 호주 전역(남호주, NT 준주 제외) 에서 23명이 코로나로 숨졌다. 주 별로는 퀸즐랜드 10명, 빅토리아 7 명, NSW 5명, 서호주 1명 순이다. 호주의 누적 사망자는 5,662명으로 늘었다. 6개 주/준주의 신규 감염은 4만 7,400명을 기록했다.

뉴질랜드, 4월 12일부터 호주인 ‘무격리 입국’ 허용 2년 만에 국경 개방… 다른 나라는 5월 1일부터 도착일, 6일차 신속항원검사 받아야 아던 총리 “관광업 재개와 빠른 경제회복” 기대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2년간 국경을 봉쇄해온 뉴질랜드가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 다. 16일 제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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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주별 사망 및 신규 감염 현황〉 * NSW: 5명 사망. 1,036명 입원 치 료 중, 34명 중환자실. 신규 감염 2만87명(7,739명 PCR, 1만2,348명 신속항원검사(RAT) * 빅토리아: 7명 사망. 197명 입원 치료 중, 23명 중환자실 신규 감염 9,752명 * 퀸즐랜드: 10명 사망. 263명 입원

개와 함께 뉴질랜드 경 제가 빠르게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역사적으 로 호주인이 뉴질랜드 해외입국자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호주 학 교 방학에 맞춰 개방 시 기를 결정했다”며 “다 가오는 겨울 스키 시즌 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

는 백신 접종(2차) 완료자를 대상으 로 호주인은 4월 12일부터, 비자 면 제 협정국의 관광객은 5월 1일부터 격리 조치 없이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국경을 개방해도 안전하다 는 보건당국의 조언에 따라 봉쇄정 책을 한 단계 완화하기로 한 것”이 라며 “이번 조치로 관광업계의 재

치료 중, 19명 중환자실. 신규 감염 7,190명 * 서호주: 1명 사망. 140명 입원 치 료 중, 4명 중환자실. 신규 감염 7,151명 * 타즈마니아: 25명 입원 치료 중, 3명 중환자실. 신규 감염 1,909명 * ACT 준주: 39명 입원 치료 중, 3 명 중환자실. 신규 감염 1,311명 17일까지 NSW의 누적 코로나 사 망자는 2,001명으로 2천명을 넘어 섰다. 16일 4만7,495명이 PCR 검사를 받았다. PCR 검사를 통한 누적 확 진자는 100만7,619명으로 100만명 을 넘어섰다. 1월 13일 이후 신속항원검사 양 성반응은 52만3,822명을 기록했 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했다. 입국예정자는 출국 전 코로나 검 사를 받아 음성 결과를 제출해야 한 다. 그 후 뉴질랜드 도착 당일과 6 일차 2차례에 걸쳐 신속항원검사 (RAT)를 실시해야 한다. 만일 양 성 결과가 나오면 보건 당국에 신 고하고 추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후 10일간 자가격리해 야 한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COVID-19

COVID-19 Forest Lo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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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erbury

Sydney Olympic Park

Marrickville

Redfern

Camperdown

vaccination.slhd.nsw.gov.au

Korean

Croy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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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8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Money&Property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동부 시드니 ‘울루물루’ 재개발 시동 윌리암-포브스 스트리트 코너 6,500평방미터 부지 시드니시티카운슬에 10층 주상복합 개발 신청 시드니 CBD와 유흥가 킹스크로스 (ings Cross) 사이의 1.4km 간선 도로 인 윌리암 스트리트(William Street) 일대의 울루물루는 흔히 ‘깨진 꿈 의 도로(the boulevard of broken dreams)’라고 불린다. 3개의 지하 터널과 여러 간선 도로들 이 교차하는 이곳은 시드니 시티 지역 에서 차량 소통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 나로 개발이 정체된 상태에 있다. 3개 도로 터널 중 가장 먼저 건설된 이스턴 디스트리뷰터(Eastern Distributor) 개통 이후 최대 규모의 재개 발 계획이 시드니시티 카운슬에 최근

접수됐다. 윌리암과 포브스 스트리트 (William and Forbes streets) 코너 에 있는 6500 평방미터 대지에 아파트 229세대와 상가가 있는 주상복합 10층 빌딩 개발안(이 약 1억6천만 달러 규 모)이 신청됐다. 현재 이 부지는 자동차 렌탈회사 베 이즈워터 카 렌탈(Bayswater Car Rental)과 다국적 담배제조회사인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ritish American Tobacco)가 임대 중이다. 부지 소유주인 HSN의 라피 아슐린 (Rafi Assouline)과 레벨 부동산그룹 (Rebel Property Group)의 알렌 린

시드니시티카운슬에 울루물루의 윌리암-포브스 스트리트 코너 부지 개발계획이 접수됐다

츠(Allen Linz)가 개발을 신청했다. 토지 소유주 아슐린은 2020년대 중반 해당 부지를 1억8500만 달러에 매입 했다. 올드 핏츠로이 펍(Old Fitzroy

pub)과 킹스크로스역에서 매우 가까 운 거리에 10층 아파트가 신축되면 인 근 울루물루의 낮은 집 위로 시티와 하 버 전망을 제공한다.

모스만 저택 3,300만불 매각.. 시드니‘노스쇼 최고가’기록 발모랄 언덕‘스탠리 애비뉴’소재 3층 호화 저택 시드니 북부의 부촌인 모스만(Mosman)에서 3천300만 달러의 노스쇼 최 고가 판매 기록이 나왔다. 모스만에서는 해안가 호프타운 애 비뉴(Hopetoun Avenue)의 워터프 론트 저택이 몰려있는 골든 트라이앵 글(Golden Triangle) 또는 옛 상인 재력가들의 저택(historic merchant mansions)이 있는 클리프톤 가든 (Clifton Gardens)에 고가 주택들이 많은데 발모랄에서 최고가 기록이 나 왔다. 다링포인트, 더블베이, 버클루즈 등 시드니 동부 부촌 외 지역에서 3천만 달러 이상 거래는 거의 없었다. 모스만의 발모랄 언덕(Balmoral slopes)에 있는 스탠리 애비뉴(Stanley Avenue) 소재 마조리와 트레버 콘웨이(Marjorie and Trevor Conway) 가족의 호화 저택이 14일(월) 3300만 달러로 매각됐다. 대지 1200평방미터의 3층 호화 저택

설계사 리차드 프란시스-존스 (Richard Francis-Jones)가 1층에 는 소매점과 식당, 옥상 정원(rooftop garden)으로 설계했다. 그는 써

노스쇼 최고가 기록을 세운 모스만 스탠리 애비뉴의 호화 저택

은 맨리 일대의 빼어난 전망을 제공한 다. 건평 750평방미터에 5베드룸 스위 트(모두 마블 욕실), 4개 거실, 홈오피 스, 실내체육관, 13m 난방 수영장과

스파, 사우나, 엔터테인먼트와 홈바 등이 있다. 이 집은 지난 2015년 항공 법 자문가 콜린 테인(Colin Thaine)이 1230만 달러로 매각했다. 현 소유주 콘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통계국 “작년 10-12월분기 호주 집값 4.7% 올라” 브리즈번 9.6% 1위, 시드니 4.1%, 멜번 3.9% 작년 10-12월분기 호주 집값 4.7% 상승.. 브리즈번 9.6% 최고

리힐스 네이버푸드 센터(Surry Hills Neighbourhood Centre), 다링 쿼 터(Darling Quarter), 브로드웨이의 신축 UTS대학 센트럴 빌딩(Central building) 설계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이스트 시드니에서 다른 부동산 소 유주들과 개발업자들도 신규 개발을 구상 중이며 시드니 시티카운슬과 협 의 중이다. NSW 교통부도 윌리암-파 머 스트리트(William and Palmer streets)에 큰 대지를 갖고 있다. 시드니 재개발 자문 싱크탱크인 시 드니 위원회(Committee for Sydney)는 “킹스크로스가 발전하려면 3 개 도로 터널 외 여러 차선의 간선 도로 의 교통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자문 을 한 바 있다.

웨이 가족이 최근 전면 개보수 공사를 단행했다. 콘웨이 부부는 두바이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인터-딜러 브로커(interdealer brokers) 중 하나인 트래디션 (Tradition)의 임원이다. 인터-디러 브로커는 개인이 아닌 브 로커 딜러, 딜러 은행 및 기타 금융 기 관 간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전문 금 융 중개자(specialized financial intermediary)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2021년 10-12월 분기에 호주 8 개 주도 집값이 4.7% 상승했다 고 통계국 (ABS)이 15일 발표 했다. 7-9 월 분기의 상승률은 5%, 4-6 월 상승률 은 6.7%였 다. 지난해 ▲ 주도 월별 연간 증감률 1년동안 8 개 주도 집값은 평균 23.7% 올랐 다. 10-12월 분기에 주도 중 브리 즈번이 9.6%로 상승률이 가장 높 았다. 그 뒤로 애들레이드(6.8%), 호바트(6.5%), 캔버라(6.4%), 시 드니(4.1%), 멜번(3.9%), 퍼스

(2.9%), 다윈(1.5%) 순이었다. 지 난 1년 상승률은 호바트가 29.8% 로 주도 중 가장 높았고 그 뒤로 캔 버라 28.8%, 브리즈번 27.8%, 시 드니 26.7%(단독 32.9%, 아파트 15.5%), 애들레이 드 23.9%, 멜 번 은 20%, 퍼스 15.7%, 다 윈 13% 순 이었다. 10-12월 석달동안 시드니의 집값 평균(mean dwelling price) 은 120만7,200 달러로 4만7,700 달러 상승했다. 시드니 다음으로 캔버라(ACT)가 97만9,600 달러, 멜번 95만6,100 달러 순이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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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경계협상, 시드니(Negotiating Borders, Sydney)≫ 스트리닝 행사(3월24일), 아트 포럼(3월23일) ≪경계협상, 시드니 (Negotiating Borders, Sydney)≫ 일시: 2022년 1월 28일(금∼3월 29일 (화), 주중 10am-6pm 장소: 주시드니한국문화원 (Ground floor, 255 Elizabeth St. Sydney 2000) 무료관람 웹사이트: https://www.koreanculture.org.au/negotiating-borders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이하 문화원)에 서 진행 중인 ≪경계협상, 시드니(Negotiating Borders, Sydney)≫ 전 연 계 스크리닝 행사가 아트스페이스(Artspace), 내셔널 아트 스쿨(National Art School), 문화원, 리얼디엠지프로 젝트(REAL DMZ PROJECT) 협력으 로 내셔널 아트 스쿨에서 개최된다. 이번 스크리닝은 내셔널 아트 스쿨의 매주 목요일 저녁 프로그램(NAS NEO) 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장영혜와 마크 보주(Marc Voge)로 구성된 웹 아티스 트 그룹 장영혜중공업의 신작 <우리의 디엠지> 및 여성 북한이주민의 모습을 담은 임흥순의 북한산, 작곡가 윤이상의 ‘더블 콘체르토’를 모티브로 남북 정상 회담의 순간을 포착한 박찬경의 비행,

아르헨티나 아티스트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Adrián Villar Rojas)가 강원 도 철원군 양지리 마을에 머물며 촬영한 전쟁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등 DMZ에 대한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이 담 긴 영상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스크리닝 하루 전 진행되는 아 트 포럼에서는 참여 작가 중 한 명인 아 드리안 비야르 로하스가 라이브 영상으 로 함께 한다. 내셔널 아트 스쿨의 저녁 행사(NAS NEO)는 5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며, 스크리닝 프로그램 외에도 아 트 워크샵과 야외 공연, 음료부스까지 다채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행사별 세 부 사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armony Together(함께 화합하며)’ 행사 ‘하모니 주간’ 맞아 ‘다문화 오찬’ 3월 27일 리드컴 ‘세인트 요아킴성당’

3월 27일(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까지 리드컴 소재 세인트 요아킴 가톨릭 교회 홀(St Joachim Catholic Church Hall, 2 Mills Road, Lidcombe)에서 ‘Harmony Together(함께 화합하며)’ 행사가 열린다.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많은 리드컴에 서 다문화와 화합을 증진하고 호주 사회 소속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오찬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행사는 한호문화교류협회(AKCEA: 회장 김혜영)가 주관하며 실버워 터 소재 시드니대교구 한인성당(주임 신 부 곽승룡 비오)도 참여와 후원을 한다. 2022년 하모니데이는 3월 21일(월)이 고 21-27일은 하모니 주간(Harmony Week)이다. * 행사 문의: info@akcea.org.au

≪스크리닝 프로그램(Screening Program)≫ 일시: 3월 24일(목) 오후 5시 30분 – 8시 장소: 내셔널 아트 스쿨, 셀 블록 씨어 터(National Art School, Cell Block Theatre, 156 Forbes St, Darlinghurst) 작가: 박찬경, 임흥순, 전소정, 아드리 안 비야르 로하스, 장영혜중공업 무료, 참가 신청 링크 웹사이트: https://www.artspace. org.au/program/public-programs/2022/public-program-realdmz-project/ ≪아트 포럼(Art Forum)≫ 일시: 3월 23일(수) 오후 12시 45분 - 1 시 45분 장소: 내셔널 아트 스쿨, 셀 블록 씨어 터(National Art School, Cell Block Theatre, 156 Forbes St, Darlinghurst) 작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무료 웹사이트: https://nas.edu.au/calendar-of-events/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월드옥타 시드니지회 정기 총회 성료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60여명 참석, 13일 스트라스필드골프클럽 임의석 회장 “시드니 지회, 록다운 불구 큰 성과” 3월 13일(일) 스트라스필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월드옥타(World OKTA: 세계한인무역 협회) 시드니지회(회장 임의석)의 2021년 정 기총회가 성료됐다. 옥타 회원 60여 명이 참 석했고 오프라인으로도 행사가 동시에 진행 됐다. 월드옥타 장영식 회장의 신년 인사와 천용 수 본부 명예회장의 축사 후 사업 보고에서 임의석 시드니지 회장은 “록다운으로 활동의 제한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적극 적인 참여 덕분에 시드니지회는 2021년 역대 최고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GBC 교육과 플래티넘 클럽 같은 네트워킹 모임의 성장과 함께 재무 시스템 보안 등의 성과가 시드니지회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라 고 평가했다. 임 회장은 “2022년도에는 시드 니지회의 또 다른 성장과 함께 대양주 8개 지 회의 균형 있는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

했다. 2부에 회원들의 지사화 사업 및 회원사 사 업 아이템에 대한 소개, 신입회원 소개 등이 이어졌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월드옥타는 1981년 모국의 경제발전과 무역 증진 및 해 외시장 진출에 기여하고 범세계적 한민족 경 제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세계 한인 경제인 들이 결성한 단체이다. 68개국 143개 지회, 7,000여 명의 정회원과 23,000여 명의 차세 대 회원을 보유하면서 재외동포 중심 경제단 체로 성장했다. 지난 18년간 해외차세대 청 년 인재들을 대상으로 ‘차세대무역스쿨’을 개최하여 무역 인력 2만여명을 양성했다. 월드옥타 시드니지회의 회원 또는 차세 대 회원 가입을 원하면 world.okta.syd@ gmail.com으로 연락하면 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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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8일 금요일

“사진은 기록 그 자체.. K-포토 문화 호주에 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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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Y photo studio (맨위) 그리고 오픈과정

지소연 작가 부부

한호일보 인터뷰

지소연 사진작가

시드니 첫 ‘셀프 사진관’ 그레이 포토스튜디오 창업 가족, 반려동물 사진 고객도 많아 셀프 웨딩촬영 준비 중

사진 작가 지소연(32)씨가 시드니 스 트라스필드에 첫 셀프 사진 스튜디오인 ‘그레이 포토스튜디오(GREY photo studio)’를 오픈했다. 호주에 K-포토의 저력을 보여주기위해 문을 연 이 스튜디 오는 지 작가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 너지가 가득찼다. 다음은 지소연 작가 와 일문일답.

▲ 어떻게 호주에서 셀프 포토 스튜디 오를 오픈할 생각을 했나? “한국에서는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 라도 오늘의 나와 우리를 기록하는 사 진 문화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심 지어 할머니랑 길을 가다가도 포토부스 가 있으면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게 낯 설지 않을 만큼 굉장히 다양한 브랜드 의 셀프 사진관, 포토부스들도 있다. 더 군다나 요즘은 K-팝,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의 위상이 해외에서도 피부에 와닿 게 느끼고 있는데 K-포토 문화를 호주 에 전파하고 싶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호주에 셀프사진을 메인으로하는 ‘셀프 사진관’이 없었다. 그래서 냅다 만들어 버렸다.” ▲‘그레이 포토스튜디오 (GREY photo studio)’란 이름을 붙였는 데.. “처음에는 흑백 사진 작업만 했다. 흑 과 백이 섞인 GREY photo studio라는 이름이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해서 그렇 게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컬러 촬영 도 하고 있지만 회색은 조화롭게 어떤 색과도 잘 어우러진다. 나도 사진을 찍 으러 오는 고객분들과 조화롭게 어우러 지고 싶은 마음에 이름을 변경하지 않 고 계속 사용하고 있다. 언제 누구로부 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지만, 스튜디오 에서 촬영을 한 고객분들이 SNS에 사 진을 올릴 때 ‘’여러분 모두 그레이 하세 요’ 라는 멘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외 국 고객들은 “Great Grey photo studio” 라고 말장난도 많이 남겨준다. 고 객분들께서 직접 만들어 준 이런 멘트에 대한 애착도 크다.” ▲ 그레이 포토스튜디오만의 특별함 은 무엇인가? “발랄함이다. 남녀노소, 반려동물 가

리지 않고 모두 사진을 즐길 수 있고, 다 양한 색상의 배경지와 다양하고 알록달 록한 소품으로 모두 발랄하게 사진을 찍 을 수 있다.”

▲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스튜디오를 셀프 인테리어했다고 들었다. “맞다! 셀프 사진은 주로 내가 도맡아

하며, 반려동물이나 인물 프로필 사진 은 남편이 담당한 다. 하루 종일 붙어 서 일하지만 한 번 도 싸우지 않았다. 남편이 많이 참아 주는 편이다. 그리 고 스튜디오를 오 픈하겠다는 아이 디어가 생각난 이 후로 장소 계약, 오 픈까지 한 달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 다. 갑작스럽게 스 튜디오를 오픈하 게 돼서 인테리어 를 업체에 맡길 자 본도, 시간도 부족 해서 A부터 Z까지 손수 만들고, 뜯고, 붙였다. 전문가들 이 보기에 많이 부 족할 수 있겠지만, 공간 구석구석 우 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보 니 우리 부부에게 는 너무나도 소중 한 곳이다.”

험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처음 스튜 디오를 시작할 때에는 공간상의 이유로 인물 셀프 사진만 작업했었다. 기획 단 계에서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 을 수 있는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었 다. 틈틈이 준비해서 반려동물 동반 촬 영도 가능하도록 공간을 업그레이드 했 다. 반려동물 친구들이 예쁘게 단장하 고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가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큰마음 먹고 방문해 주는 털 뭉치 친구들을 더 예쁘 게 담아내고자 ‘반려동물 증명사진 서 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 지소연 작가의 호주 정착기가 궁금 하다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지쳐서 그만 뒀다. 이후 어학연수 등 한국에 붙 어있지 못하고 계속 해외로 돌아다녔 다. 그러던 중 ‘여행은 지출뿐인데 돈을 벌면서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었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오면서 ‘당연히 1년으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 이란 생각에 초기에 농장에서 세컨드 비

GREY photo studio 인스타그램

“스튜디오를 다녀간 고객들, 다녀갔던 동물 친구들 사진, 동영상 보는 게 삶의 낙이 됐다”

▲ 처음에는 셀프 스튜디오로 시작해 서 지금은 증명사진, 프로필 사진 그리 고 반려동물 증명사진까지 작업한다. 이런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 “무한한 욕심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 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템들을 계속 생 각해 내고 실현시켜서 고객들이 직접 경

자를 땄다. 그 후 퀸즐랜드 북부 타운즈 빌에서 일을 했는데 새로 오픈하는 케 언즈 레스토랑 지점에서 매니저로 일했 다. 비자가 끝나가던 무렵에 남편을 만 났다. 둘 다 해외에서 더 경험하고자 했 고 호주의 날씨, 분위기가 너무 좋아 이 렇게 호주에 남게 되었다.”

▲ 스튜디오와 고객 사진에서 느껴지 는 분위기가 지소연 작가의 정체성과 많이 닮아있다. 어린 시절은 어땠나?

“그렇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우 리 부부가 바빠서 티는 잘 못 내지만 둘 다 개그욕심이 강하다.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관심받는 것도 좋아한 다. 이런 우리의 성격이 스튜디오에 녹 아든 게 아닐까? 어린 시절에는 매해 장래희망이 바뀌었다. 아나운서, 초등 학교 교사, 대통령 등.. 꿈을 크게 가져 야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 국은 연극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또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레이 포토스튜디오는 편하게 놀러 올 수 있는 곳으로.. 나 역시 친근한 사진관 언니, 누나로 기억되고 싶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다면? “오픈 초기에 할머니, 엄마, 딸 이렇 게 세모녀가 오셨다. 사진을 너무 재밌 게 잘 찍으셨고, 제일 큰 액자도 맞춰 가 셨다. 처음에는 또래 친구들만 와서 사 진을 찍었는데, 지금은 연령에 관계없 이 정말 다양한 분들이 방문을 하신다. 그분들이 물꼬를 터주신 느낌이라 특히 기억에 남는다.”

▲ 지소연 작가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 인가? “‘기록’ 그 자체이다. 어느 순간부터 글이든 사진이든 기록하지 않는 기억은 쉽게 흩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사진들을 뒤적이면서 ‘아! 그때 이런 일 도 있었지, 그때 이런 친구들이랑 함께

했었지.’ 하고 희미하게 남아있는 기억 들을 다시 뚜렷하게 해줄수있는 기록이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스튜디오 운영의 구체적인 비 전이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스튜디오가 생각보 다 더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오 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시드니에 계신 플 로리스트 분과 함께 셀프 웨딩촬영을 준 비 중이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안에 스 튜디오 내부와 촬영에 관련된 무언가가

크게 바뀔 예정이다. 빨리 고객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제 막 구체화시키고 있는 단계라서 아 직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GREY 스튜디 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업데이트 되는 소식들을 보실 수 있다.” <주소> basement suite101/30-34 Churchill Ave, Strathfield <이메일> photostudio.grey@gmail.com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rey.photostudio/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A12

오 피 니 언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시론

금요 단상

대통령의 진심

위기 상태의 지도자 리더십과 모리슨 총리의 한계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2022년은 아직 4분이 1이 지나가 지 않았지만 연초부터 큰 이슈가 꼬 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2년 이상 지속되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 국 제적 공급망 위기와 물가 앙등, 러 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세계 전쟁 위협, 호주 퀸즐랜드 동 남부와 NSW 북부 전례없는 최악 의 홍수 피해 등.. 호주에서는 2019-20년 여름 산 불 위기(대화재)부터 작년과 올해 3 월의 홍수 대란으로 3년 연속 거센 자연재난이 닥쳤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산불보다 홍수가 기후변화와 연관성이 크며 매년 반복되는 조짐 을 보이는 것이다. 수만채의 가옥 이 파손되면서 수재민들에게 막대 한 물적, 정신적 피해를 주었다. 향 후 홍수 위험 지역은 보험가입이 어 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지난 산불 위 기에 이어 올해도 재난대응에서 구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설수에 올랐다. 3년 전 국가 위기 상황의 산불 대란 중 몰래 하와이 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호된 질 책을 받고 귀국한 해프닝은 그의 재 임 기간 중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 은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에는 재 난 선포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비난 을 받았다. 또 재난 지원도 정치적 인 고려를 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 다. 이에 항의하며 NSW의 자유당 소속 상원의원(캐서린 쿠삭)은 “실 망감 때문에 사퇴할 것”이라고 발 표했다. 모리슨 총리는 올해 홍수 대응 속 도와 관련해 물질적 자원의 한계를 지적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 나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핵심 역 할은 왜 우리가 실패했는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함께하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 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최근(3월 15일) 3주년을 맞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처지 모 스크 대학살 테러(Christchurch massacre) 발생 당시 제신다 아던 (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 의 대응은 정치 지도자의 위기 대 처에서 ‘롤모델’이란 평가를 받는 다. 그는 무슬림 여성 복장을 하고 피해 커뮤니티 곁에 오래 머무르며 피해자들을 위로하며 함께했다. 이 런 피해자 위주의 슬픔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의식(sense of shared grief and shared identity)이야 말로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보여 주여야 할 ‘리더십 모델’인 셈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떠나 지 않고 러시아 침공에 맞서고 있 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를 지키면서 비디오로 국민들 과 세계에 “우리가 여기에 있다. 우 리 군인들, 시민들, 우리 모두 여기 에 있다. 우리는 끝까지 저항하며 싸울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해 국 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두 지도자의 사례는 ‘Being one of us(우리, 피해자의 일원이 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지도자 가 우리를 대변한다고 믿을수록 신 뢰감이 커지고 그를 따르려는 경향 이 커지는 것이다. 그런 반면 모리슨 총리의 위기 리 더십은 아쉽게도 부정적이다. 상당 수 호주인들에게 “아마도 그는 우 리와 함께하지 않을 것”으로 인식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와이 가족 여행에 대한 비난과 관련, 모리슨 총리는 당시 행동을 방어하면서 억울하다는 뉘앙스로 ‘내가 호스를 들지 않는다(I don’t hold a hose)‘라고 말했다. ‘내가 직접 산불을 끄러 나서지 않는다’ 는 의미였을 것이다. 하와이에서 귀국한 모리슨 총 리가 산불 진화 대원들을 격려하 러 NSW 사우스 코스트를 방문했 을 때 한 자원봉사 소방대원(중노 년 남성)이 총리의 악수 손길을 거 부해 화제를 모았다. 이 장면에서 본 것처럼 상당수 국민들은 모리슨 총리의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방 식’을 거부한다. 아던 총리가 크라이스트처치 테 러 현장에서 환자 운반용 들것을 들지 않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 이우에서 로켓 발사기를 들지 않았 다. 호주 국민 누구도 모리슨 총리 가 산불 진화용 호수를 들기를 기 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뉴질랜드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두 지도자들이 그런 행위를 한 것 과 같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우리의 일부’라는 동지 의식과 공 감대, 진정성이 국민들을 단합시키 는 힘이다. 모리슨 총리에게는 그 런 면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그동 안 보여진 모리슨 총리의 동지 의 식은 정치 및 종교적 지향성이 같 은 계층을 위한 ‘매우 편협한 울타 리 만들기’였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Max Han

Jason J. Koh

주소 Suite 103, L1, 5 Rider Boulevard, Rhodes NSW 안내 02 8876 1870 e메일 info@hanhodaily.com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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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집 자 문 김석원, 송기태, 승원홍, 최성호

기집

기자/편집 양다영

디 자 인 실 장 윤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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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홍수정, 이용규, 김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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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회의 차 미국 동부를 다녀왔다. 뉴욕과 워싱턴에 다른 일행들과 함께 회의를 참석하고 며칠간 동부를 함께 둘러보는 여정이었다. 여행을 다니며 든 가장 큰 생각은 더 이상 미국이 부럽 지 않다는 것이었다. 예전 높고 화려한 빌딩과 잘 만들어진 가전 제품과 세련 되고 기능이 뛰어난 차들을 보며, 멋지 다는 생각과 규모와 기세에 눌려 우리 는 언제나 쫒아 갈까 부러운 마음이 늘 있었다. 인천 공항을 거쳐 뉴욕 공항에 도착하니 고작 요거였었나하는 의구심 과 우리가 일궈 놓은 규모와 세련됨이 금새 비교가 되었다. 물론 국제 공항을 제한적으로 운용하는 시기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다른 동남아 국가를 다녀 간 한국 방문 때에도 그저 이름만 세계 경제 10위권이 아니라 그 것을 담당하고 주도하는 젊은 세대들의 실력과 매너에서도 세계인의 관심의 차 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들이 자연 과 학과 산업 뿐만 아니라 미디어에서, 문 화와 예술 뿐만아니라 KPOP에서도 확 연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 기간동안 특히 미디어에 많이 등장한 몇 명의 국가 수장들의 이름이 있었다. 그 한 명은 러시아의 공격을 받 고 EU가입과 나토 가입을 서방에 호소 하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 키 대통령 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오 랜세월 동안 러시아의 황제로 군림하는 악명 높은 ‘ 블라디미르 푸틴’이다. 더 이상 미국 대통령의 이름은 세상 사람 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 다. 푸틴은 이번 우크라이나를 무력 공 격한 전쟁으로 인해 서방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공공연한 적이 되었다. 이 전쟁 은 마치 사자가 작은 토끼 한마리를 사

냥하 듯 세계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 고 쉽게 잡아 먹으려 시작한 공격이었 지만 예상치 못한 반격에 주춤하고 전 세계로 부터 싸잡아 비판을 당하는 지 경이 되었다. 거기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소박한 결단과 EU와 서방을 향한 그의 연설과 인터뷰가 큰 영향을 끼쳤 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외신과의 기자 회견에서 “죽음은 모두에게 두려운 것 이지만 나는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 나는 결코 숨지 않는다.” 는 명언을 남겼다. 군용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나온 그는 ‘특별하고 비범한 국민이 자신이 결단력을 발휘할 수 있 는 이유’라고 공언했다. 그가 EU에서 한 연설 중 ‘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있는 것을 보고 싶고, 그것이 공정한 것이라 고 믿는다’ 고 말했다. ‘우리는 살기위 해 싸우고 생존이 가장 강력한 동기’라 고 강조했다. 원고도 없이 설파한 그의 연설에 통역자가 감격해 목이 메는 모 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진심어린 연 설에 EU 외교관들이 일어나 기립 박수 를 보냈다. 많은 회원국들이 우크라이 나를 지원하고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타임지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 이나를 수호하고 세계를 통합시켰다고 보도했다. 또 의회 연설에서 ‘삶이 죽음 을 이길 것이며 빛이 어둠을 이길 것이 라고 발언한 것도 기사에 담겼다. 그는 코미디언 출신이지만, 그를 만난 주한 국 우크라이나 전 대사는 그가 명석하 고 진정 용기있는 지도자라는 것을 부 각시켰다. 젤렌스키는 한국의 산업화 와 민주화가 그의 모델이라는 것을 미 디어에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이 기간에도 세계인들을 감동 시키는 젤렌스키의 입을 통해서도 부러 움의 대상이 되는 나라로 각인되고 있 다. 그는 진심어린 말들은 불안과 공 포로 휩싸인 국민들에게 함께 죽기까 지 싸우자는 변환을 주도하는 동기 부 여가 되었다. 세상의 억압받는 사람들 에게도 공포로 부터 용기를 얻을 수 있 는 과장되지 않은 진심을 보여 주었다. 여행을 하는 지난 2-3주 동안에도, 세상은 전쟁과 전염병과 홍수와 산불 로 점철된 불안과 공포가 평화와 행복 을 압도하는 소식들로 가득차 있다. ‘삶 이 죽음을 이기고 빛이 어둠을 이길 것’ 이라는 지도자의 진심어린 말 한 마디 는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바라 볼 수 있는 인생의 반전을 기대하게 한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곧 한국의 대선에 서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다. 그는 앞으 로 5년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야 한 다. 비록 어려운 문제가 산재하지만, 국 민만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의 출사표가, 온 세상이 부러워 하는, 또 한 명의 대통령이 되는 진심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원일(공인회계사)

wi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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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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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재산권법 칼럼 독자의 편지

호주 의약품특허권의 권리기간 연장제도의 변화

해바라기 교수들

Ono Pharmaceutical Co, Ltd v Commissioner of Patents [2021] FCA 643

일반적인 장치나 기구, 소품 등과는 달리 의약품 발명의 경우 특허를 받더 라도 해당 발명이 적용된 제약이나 의 료기기가 정부의 허가를 받기까지는 실 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것 이 일반 제품과는 달리 제약이나 의료 기기는 인체를 상대로 사용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전혀 없거나 최소화되어야 하 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여러차례 임상 실험도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호주에서는 TGA라는 식약청 기관이 이러한 허가를 담당하는데 신청부터 최 종 승인을 받기까지 수년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허는 등록될 경우 20년 동안의 독점권을 부여받는데, 이 와 같이 TGA의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몇년을 허비해버리면 사실상 특허권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이 그 기간만큼 줄어 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의약품 특허의 경우 이러한 TGA 허가 과정에서 소요된 기간만큼 을 국가가 연장시켜는데, 이를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라고 합니다. 특허 권 존속기간 연장은 최대 5년까지 가능 한데, 충족되어야 하는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의약물질은 반드시 특허를 통해 실질 적으로 공개되어야 하며 특허청구범위에 포함된 것이어야 함 - 해당 의약물질을 포함하거나 해당 의 약물질로 구성되는 제품들은 반드시 호 주식약청 TGA의 데이터베이스인 ARTG 에 포함되어야 함 - 해당 물질의 특허 출원일로부터 첫 규제 승인일까지 최소 5년이상이 소요되 어야 함 최근 Ono Pharmaceutical Co, Ltd v Commissioner of Patents [2021] FCA 643사건은 이러한 존속기간 연장 시 어느날짜 기준으로 연장되는 기간을 산정해줄지에 대해 다뤘습니다. Ono사 의 호주특허 제 2011203119호는 PD-1 에 결합하는 모노클론항체 관련된 발명 으로 Ono사의 자체 제품인 ‘OPDIVO’ 와 타사의 제품인 ‘KEYTRUDA’에 모두 적용되었습니다. 두 제품 모두

TGA의 승인을 받았으나 타사 제품인 KEYTRUDA가 Ono사 제품인 OPDIVO보다 약 9개월 빠른 2015년4월16 일 승인을 받았습니다. Ono사는 존속기간연장을 최대로 받 기 위해 두 제품 모두를 근거로 호주 특 허청에 존속기간연장을 신청했습니다. Ono사의 선호안은 당연히 TGA 승인 일이 더 늦은 자사의 OPDIVO제품의 승인일을 기준으로 최장의 존속기간연 장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호주 특허청은 KEYTRUDA 가 특허와 관련하여 TGA에서 최초 승 인된 제품인 점을 들어 KEYTRUDA 의 승인일 기준으로 존속기간의 연장을 결정하였습니다. Ono사는 이에 불복하여 연방법원에 제소하였고, 법원은 호주 특허청의 결 정을 뒤집고 호주 특허청에 Ono사 제 품인 OPDIVO의 TGA승인일 기준으 로 다시 기간산정을 하라고 주문했습니 다. 사건을 주재한 Beach 판사는 특 허청이 관련 법 조문을 ‘지나치게 문자 그대로의 해석했다’고 지적하면서, 특 허권 존속기간연장제도의 주 목적은 특 허권자에게 일어난 손실을 보상해주는 취지임을 상기시켰습니다. 즉, 의약품 관련 당국의 승인지연으로 초래되는 독 점기간 단축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관련 조문을 융통성있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 습니다. 이렇게 유연한 방식으로 특허법 77조 를 해석한다면, 기간연장 산정의 기준 이 되는 당국의 승인일을 특허권자 본 인의 제품 최초 승인일로 보아야 한다 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그렇지 않 을 경우 특허권자가 당국에서 승인되는 모든 제품들을 모니터링하며 그 중에 자신의 특허와 관련된 제품이 승인되는 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므로 이 또한 명 백히 터무니없고 비합리적이라는 Ono 사의 주장에 동의했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호주의 의약품 특허 권자는 관련 특허물질이 적용된 타사 제품이 먼저 TGA의 승인을 받았더라 도 뒤늦게 승인을 받은 자사 제품의 승 인일 기준으로 특허권 존속기간연장을

신청할 수 있게 되어 수혜자가 되었습 니다. 또한, 호주 ARTG 데이터베이스 상의 타사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 링해야 하는 부담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판결에서는 특허권자와 상 업적 관련이 있는 라이센시나 스폰서의 제품이 먼저 TGA의 승인을 받았을 경 우 이를 기간산정 기준과 관련하여 최 초의 승인일로 볼 수 있는지에서는 명 확히 다루지 않아 모호함을 남겼습니 다. 연방 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호주 특 허청의 오래된 관행에 반하는 것으로, 특허청은 이에 항소한 상태입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시간이 갈수 록 고국과 해외 한인사회 간 뉴스와 영향력의 흐름(The flow of news and influence)의 방향은 전자에서 후자로의 일방향이 되고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여기로 흘러 들어오는 한국 뉴스와 읽을거리가 10 이라면 그 쪽으로 가 닿은 여기의 것은 거 의 없거나 1 이나 될까 말까이다. 왜 그런가는 독자들의 짐작에 맡긴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에 글에 따라 서는 여기에 조금 변화를 가져올 수 도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으로 요즘 은 쓰고 있다. 오늘은 한국에서 해바 라기처럼 지내다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거기로 자리를 옮겨 가는 교수 들 이야기다. 문재인 정권이 끝나니 그 안에 몸 을 담았던 교수들 가운데 몇 사람, 어떤 이가 캠퍼스로 돌아갈 지, 그 리고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권에 몇 사람, 어떤 교수가 들어갈 지 궁 금하다.

학자와 언론인의 사회적 책임

김현태 변호사

(H&H Lawyers 호주변호사, 상표변리사) Noel.Kim@hhlaw.com.au

면책공고: 본 칼럼은 작성일 기 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 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 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 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 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 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 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 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 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 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 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 시기 바랍니다.

아프리카 후진국이 아닌 적어도 선진국에서라면 학자와 언론인이 정권에 대거 진입하는 것은 아주 드

물고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도 한 국에서는 그간 이게 세계적으로도 기록적이었다. 왜 이 분야 전문인이 정권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바람직 하지 않은가? 이들 분야는 본래 직종이 갖는 사 회적 책임 때문에 정치와 관으로부 터 독립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 회정의와 기강의 제도적 보루는 사 법부이다. 보도를 보면 한국에서 이 게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렇다면 그 보루의 마지막 역할을 실질적으로 할 사회적 기능은 대학 과 언론이 맡아야 한다. 그런 고귀한 지식 공동체의 엘리 트들이 제발로 정권을 찾아 감으로 써 사실상 한 몸이 되어버린다면 대 학과 언론과 예술이 조선로동당 아 래에서 수발 노릇을 하는 북한과 뭐 가 다른가? 언론에는 그런 법이 없으나 대학 의 경우는 교수가 외도를 하고도 5 년인가 안에 돌아오면 재임명을 해 주는 규정이 있는 걸로 안다. 결론 적으로 필자는 이 규정은 철폐되어 야 한다고 제안하는 게 이 글의 목 적이다. 지금의 한국은 몇 가지 좁은 분야 를 빼고는 교수들 없이는 정치와 행

정이 지장을 받는 나라가 아니다. 그 리고 학자의 일차적 사명은 독립적 리서치다. 전문 지식 소지자를 말한 다면 이른바 폴리페서 말고도 해외 에서 제대로 학위를 받고 돌아와서 도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젊고 양심적인 인재들이 넘쳐난다. 이런 자리를 이들에게 제공한다면 나라 에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간 많은 정치 지향 학자들이 현 실 참여니,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 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느니, 현실 경 험을 갖느니 여러 구실을 들었지만 헛소리다. 정치와 관이 어떤 곳인 가? 일단 들어가면 똑 같아져버린 다. 이것도 한가지 큰 멜팅 팟(Melting Pot)현상이다.

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skim19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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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49화)

‘예사롭지 않은 땅의 의미’ 이스라엘이 1948년 다시 건국된 이 래로, 수 천년 역사 가운데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속속 이스라엘로 돌아가고 있다. 평생 살던 곳을 떠나 역이민을 하 는 숫자가 늘고 있고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민간과 협조해 서 정착촌을 곳곳에 세우고 있다. 유 럽과 아프리카, 인도와 중국, 심지어, 구 소련 지역인 우크라이나에서 살던 유대인들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 중에도, 난민 자격으로 귀환이 진행되 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나라이던 돌아오 는 자국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지극 히 당연한 국가의 책임이라 할 수 있는 데, 탈무드는 흩어진 유대인들이 이스 라엘 땅으로 돌아와야하는 특별한 이 유를 토라로부터 명시하고 있다.

1. 땅을 더럽힌 결과 흔히 크리스천이나 이슬람이 개종을 하거나 세상을 정복해서 한 종교를 믿 어야 한다는 이유로 땅을 차지해야 한 다면, 유대교가 땅을 차지 해야하는 이 유를 중세의 지성인 나흐마니데스는 다소 의외인 레위기에서 그의 설명의 출발점을 찾고 있다. “(레 18:27) 너희가 전에 있던 그 땅 주민이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였고 그 땅도 더러워졌느니라(레 18:28) 너 희도 더럽히면 그 땅이 너희가 있기 전 주민을 토함같이 너희를 토할까 하노 라.” 이 말은 땅을 더럽히면 그 땅에서 너희를 쫓아 낼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는 말이다.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 시기와 AD 70년 예루살렘의 멸망을 통해 이스라 엘에서 더 살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것에 는 땅을 부패하게 만든 죄가로 인한 것 이라는 설명이다. 사람들이 안식일을 지켜야 하듯 땅도 안식을 수행해야 했 는데, 안식을 통한 회복과 성결의 계명 을 성실히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심판 의 결과인 것을 나흐모니데스는 상기 시킨다. 그래서 랍비들은 경전(Sifre)에서, “너희는 땅을 소유하고 거기에 살며, 모든 규례를 지켜야 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 이스라엘 땅에서 사는 것이 토라의 모든 계명을 지키는만큼 동일 하게 중요한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나 흐마니데스는 심지어 “ 땅을 떠나면 하

한 이상 더 이상 백성이 토라의 법에 얽 매이지 않는다”고 그들의 생각에 동조 했다. 왜냐하면, 유대 백성은 더 이상 그 이스라엘 땅이 없고, 사람들은 흩어 졌고, 유대왕이 아닌 이방왕의 통치를 받고 더 이상 그는 그들의 운명의 주권 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랍비들은 레위기26:44에 비 록 너희가 원수들의 땅에 있지만, 나의 언약을 깨뜨리지 않을 것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을 결혼 에 비유하며 “이혼은 없을 것”이며, 랍 비들은 “포로로 잡혀 갈 때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도 함께 따라 갔고 다시 그 의 땅으로 돌아와 그의 백성으로 살아 가게 할 것”임을 상기시켰다. 시온주의 의 긴 역사와 뿌리가 토라로부터 감지 되는 부분이다. 랍비들은 다음 구절이 그들의 떠돌이 삶동안 그리고 이스라 엘에서 보여주는 변함없는 그들의 역 할 임을 역설한다. “이 모든 것을 잘 준수하십시오. 그 러면 여러분이 지혜와 지식으로 다른 민족들에게 명성을 떨치게 될 것입니 다. 그들이 이 모든 법에 대해서 듣고 과연 이스라엘 백성은 지혜와 총명이 뛰어난 민족이구나! 하고 감탄할 것입 니다(신명기4:6).” ‘과연 그렇기도 하네’ 하고 수긍을 유 발하는 구절이다. 이스라엘 땅에 다시 금 하나님의 언약과 영광이 임재할 할 것을 신뢰하는 토라의 정신은 흩어진 수많은 백성이 약속의 땅으로 돌아오 게 하는 변환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하 겠다. 샬롬!

나님을 직접 만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방 땅에는 별이나, 천사나, 천체의 권 세를 중간 매개체로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것에 대해 유대인들 의 다른 반론제기를 소개하겠지만, 이 스라엘 땅에서 우상을 숭배하고, 계명 을 어겨 땅을 더럽히는 것에 대해서는 피할 수 없는 혹독한 심판이 있다는 것 을 분명히 각인시키고 있다.

2. 땅에서 축출 토라는 첫 책인 창세기가 시작되자 마자,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에덴에 서 쫓겨나고 그들의 첫 아들인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는 살인 사건으로 살 던 곳에서 쫓겨나 땅을 유리하는 장면 을 기록하고 있다. 노아의 때에는 사람 들이 더럽힌 땅을 홍수로 씻어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계획했지만 인간은 다 시 높아지려고 하늘에 까지 다다르려 고 바벨을 쌓자 그들을 다시금 한 곳에 서 살지 못하도록 흩어버렸다. 하지만 탈무드는, 노아의 시대에 의 로운 개인들이 자신들을 구원할 수는 있었지만 사회 전체를 구해 내지 못한 것을 민족적이고 국가적인 정의 구현 을 위해, 드디어 한 가정을 불러내는 데, 그들이 아브라함의 가족들이라고 지적한다. 탈무드는 아브라함의 중요성은 하나 님이 사회 전반에 대한 정의와 공의가 구현되는 꿈을 실현하는 인물로 삼았 고, 이 때로부터 유대인들은 세상 속에 모양과 질감에 있어 롤 모델이 되고, 가난하고 유약한 자들이 하나님의 주 권 아래 동일한 존엄성과, 법의 규정과 복지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하나님 의 의도임을 부각시킨다. 아브라함으 로 부터 4000여년 동안 세계 곳곳을 지 나며 이스라엘 민족이 축복과 또한 숱 한 핍박을 받았지만, 오직 한 곳, 이스 라엘에서 비로소 사회적, 문화적, 민족 적 정서와 토라로 비롯된 정의와 공의 의 공동체적 윤곽이 확연해 지는 곳이 라고 설명한다. 비록 수많은 적들과 제 국들에 둘려 쌓여 있지만, 이스라엘에 서의 유대교는 사회 모든 곳에서 일체 감을 갖게하고 학교와 회당과 집과 공 동체가 함께 신앙과 개인의 영혼의 드 라마가 쓰여지는 곳이라고 랍비들은 강조한다.

바벨론 포로

귀환하는 유대인

바벨

3. ‘리허설’로서의 계명 현자들은 나흐마니데스가 한 말을 빌어 “ 누구든 이스라엘 밖에 살게 되 면, 너희 스스로 구별되게 계명을 지키 며 살아야 한다. 이는 고대 유대인 남편 들이 잘못을 저지른 부인을 처가로 내 쫓으면서 “나중에 돌아왔을 때, 새로운 것이라고 느껴지지 않도록 그 집에서

노아의 방주

도 내내 집례 규정을 지키야 한다” 말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페 미니즘 위배 규정들이다. 또 다른 하나 의 미드라쉬는 에스겔서 “20:32, 너희 가 스스로 이르기를 우리가 이방인 곧 여러 나라 족속 같이 되어서 목석을 경 배하리라 하거니와 너희 마음에 품은 것을 결코 이루지 못하리라”하고 계명 을 지키지 않고서는 살 수 없을 것이라

는 것을 못박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 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지 켜야하는 리허설과 같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탈무드는 바벨론 포로로 간 유대인들이 “만약 주인이 종을 팔아 넘겼다면, 더 이상 종에 대한 권한이 없 는 것 아니냐”며, 선지자 에스겔에게 항변했다고 한다. 참으로 법에 민감한 유대인다운 발상이다. 이에 대해 스피 노자는 “이스라엘이 땅과 주권을 상실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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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기획

2022년 3월 15일 화요일

가상이지만 가짜는 아냐$ 메타버스 세상에도 ‘공간 계획’은 필요하다 <34> 메타버스 시대, 가상공간의 도시계획을 준비해야

김진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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푾읺쁢 핂짆 젢���쩒큲펞 캂몮 핖삲 메타버스(Me t a v e r s e)는 ‘가상’ 을 의미하 는 M e t a 와 ‘세계’를 일 컫는 Un i v e r s e 의 합성어다. 미국 의 비영리 미래예측 기술연구 단 체 인 ASF(Accelera tion St 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증강현 실(Augmented Reality), 일상기 록(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 등 4개의 유형으로 분류했다. 자동차 앞 유리에 각종 정보가 뜨는 HUD(Head Up Display)는 증강현실 메타버스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 리고 있다면 이미 일상기록 메타버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 우리에 게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메타버스는 아바타가 활동하는 거울세계와 가상세 계일 것이다. 거울세계란 실제 세계를 거울에 비친 것처럼 그대로 복사한 메타버스를 말한 다. ‘구글 어스(Earth)’ 같은 인터넷지도 서비스나 ‘메타폴리스(Metapolis)’와 같은 가상 업무공간이 여기 해당한다. 구글 어스는 실제 존재하는 땅과 건물, 도로 등을 가상공간에 옮겨놓고 다양 한 정보들을 더하여 보여준다. 부동산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직방 직 원들은 본인 대신 캐릭터가 메타폴리스 안의 사무실로 출근한다. 가상세계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 시대,인물 등을 통해 가상체험을 해 볼 수 있는 메타버스다. 이용자가 게임을 직접 만들어 친구들과 즐기는 로블록스 (Roblox)나 미래의 암울한 도시에서 용 병으로 살아가는 가상체험을 해보는 ‘사 이버펑크2077’ 같은 게임들이 있다. 비록 게임이라고는 하나 현실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세계를 창조해볼 수 있고, 미래의 디스토피아가 어떤 모습인가를 체험해볼 수 있어 귀중한 경험을 제공한다. 많캏핂힎잚 많힪쁢 팒삖삲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분신인 ‘아바 타(Avatar)’는 실제 인물과 연결돼 있 으므로 가상이지만 가짜는 아니다. 가 상의 공간에서 활동하지만 주인에 의해 조정되고 행동의 결과는 실제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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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서 꾸민 자산과 공간은 내 아바타가 활동하는 엄연한 세계 부동산 구매 메타버스 ‘업랜드’선 美 14개도시 집 가상화폐로 매매 재판매 땐 실제 달러로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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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은 캐릭터로 가상 사무실 출근 순천향대신입생 OT 메타버스서진행 아바타가 물건 사면 집으로 배달$ 실생활과 연결 될 미래 모습 많아 성인 콘텐츠 청소년 노출 제한 등 메타버스 내의 공간 계획도 시급

영향을 미친다.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플 랫폼인 ‘호라이즌 월드’에서 성범죄 피해 를 봤던 한 여성은 아바타 간의 일이었 지만 현실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 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호라이즌 월드 에서는 에드워드 홀이 제안한 사회적 거 리(Social distance)의 최소값인 4피 트(1.2m)를 아바타 간 거리로 설정해 신 체 접촉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메타버스 내의 자산도 가짜로 보기는 어렵다. 업랜드(Upland)라는 메타버스 에서는 미국 14개 도시의 부동산을 가 상공간에서 사고팔 수 있다. 이용자들 이 최초로 토지를 매입할 때는 가상화폐 인 UPX를 이용하지만 다른 이용자의 토지를 구입할 때는 대금을 달러로 지불 할 수 있고, 이 돈은 매도자의 계좌로 들 어간다. 메타버스에서 가상화폐로 구입 한 부동산을 재판매해 현실 세계의 돈 을 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업랜드상의 토지는 엄연히 현 실 세계에서 실제 소유자가 존재하므로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 만약 그 땅에 실제 있는 건물과 동일한 건물을 지어 이를 메타버스에서 거래하고 실질적으 로 수익을 낸다면 어떨까. 가상공간이니 까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만약 현실세 계에서 소유자의 허락 없이 어떤 건물과 똑같은 건물을 지어서 판다면 소송당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순천향대 2022학년도 신입생 메타버스 입학식 장면.

메타폴리스에서의 회의 장면.

네이버의 메타버스 ‘제페토(Zepeto)’ 안에서 내 아바타에 구찌 옷을 입히기 위 해서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가상세계라고 해서 사용자 가 구찌의 옷을 똑같이 만들어 제페토에 서 판매한다면 구찌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동일한 논리로 현실 공간을 그대 로 옮겨놓은 가상의 토지나 건물에 대해 서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샎���컿뫊 핳컿 직방은 사무실을 모두 없애고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공간에 모여 업무를 본다. 각자의 분신인 캐릭터들은 매일 아침 로비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

순천향대 제공

직방 제공

상공간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한다. 각 캐릭터의 머리 부분에는 동그란 원 안에 직원들의 얼굴이 실시간으로 전송 된다. 사무실이나 의자들이 아직은 정교 하지 않아 현실감이 높지는 않지만 업무 효율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 직원들의 대 체적인 평가다. 순천향대는 작년 신입생 오리엔테이 션을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에서 진행했 다. 학교 운동장을 가상공간에 구축하 고 신입생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입학식 에 보냄으로써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 었다. 메타버스 운동장에 모여 총장의 환영사를 함께 듣고, 동기들의 캐릭터들 과 채팅을 함으로써 입학식 분위기를 느

경제

낄 수 있었다고 한다. 직방과 순천향대 의 사례는 상황에 따라 메타버스가 대체 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버스는 확장성 측면에서도 가능 성을 보여준다.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 는 콘퍼런스, 전시회, 박람회, 아이돌 공 연이 좋은 예다. 2020년 9월 BTS가 ‘포 트나이트’라는 메타버스에서 신곡 ‘다이 너마이트’를 최초로 공개했을 때 1,230 만 명의 아바타가 함께 춤을 추며 즐겼 다. 현실에서는 어떤 공연장도 이런 규 모의 관중을 수용할 수 없다. 젢���쩒큲퐎 솒킪몒 메타버스와 도시계획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선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필 요한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유지하고 냉 각하기 위해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므로 전력공급이 원활한 곳에 위치해야 한다. 또한 수많은 사람의 개인정보뿐 아니 라 공공데이터들도 다량 저장돼 있어 정 수장만큼이나 보안이 중요하다. 그러므 로 앞으로 데이터센터를 주요 도시계획 시설로 지정하고 입지나 규모에 대한 구 체적 계획을 도시계획에 포함시킬 필요 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타버스 안에서의 도 시계획도 필요해 보인다. 지금은 각자 가 구축한 메타버스에서 크지 않은 가 상의 공간을 이용하는 수준에 불과하 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와 디바이스가 발 전하면 거대한 가상공간에 수억 명이 활 동하는 메가 메타버스가 출현할 수 있 다. 그렇게 되면 가상공간 내에서도 위치 (location)의 개념이 확고해지고, 그에 따라 서로 가까이 배치해야 할 용도와 분리해야 할 시설이 있을 수 있다. 메타폴리스에서 근무를 마친 아바타 가 퇴근길에 사무실 앞의 상가에 들러 장을 보면 집으로 배달이 되는 미래를 상정해보자. 최적의 시설배치를 위해서 는 그동안 발전시켜온 도시설계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부적절한 콘텐츠 를 메타버스 안에서 노출시키는 경우 ‘청 소년보호구역’을 지정해 성인들만 출입 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디지털트윈기술과 메타버스를 접목 하면 도시계획을 가상공간에서 실행하 고 아바타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 찰해 현실 공간에서의 도시계획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예 를 들어 새로 지어지는 주택이나 도로에 대한 아바타들의 선호나 이용률을 미리 살펴봄으로써 현실세계의 도시개발에 반영하는 것이다. 도시의 한정된 공간자원을 최대한 효 율적으로 이용하고자 노력해온 도시계 획은 메타버스 시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시대 가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고 유토피아에 가까워지려면 건강한 공간 질서를 부여 할 수 있는 기준과 기법을 마련하기 위 한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2022년 3월 12일 토요일

삼성^애플 이번엔 ‘중저가 스마트폰’ 전쟁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시장에서 치열 하게 격돌한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해는 중저가 스마트폰으로도 맞붙는다. 삼성 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 리즈가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 에 빠진 만큼 중저가 모델로 신뢰도 회복 을 노리고 있다. 반면 애플은 흔들리는 갤 럭시 소비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총력전 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캊컿헒핞, 17핊 맲얻킪A 킪읺흖 펆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 는 17일 ‘갤럭시 어썸 언팩’ 행사를 통해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 신 규 모델을 발표한다. 언팩에서는 5세 대 이동통신(5G) 기능이 탑재된 갤럭

다음주 5G 갤럭시A 시리즈 공개 ‘성능 저하’ 논란 후 선보이는 새 모델 침체 갤럭시폰 구원투수 될지 주목 고성능 칩 탑재한 아이폰SE도 59만원대로 이달말 국내 출시 삼성^中 제조사 가성비 경쟁해온 중저가폰 시장에 애플도 가세

시 A13·A23·A33·A53·A73이 공개될 전 망이다.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달 중 A33과 A55 모델이 먼저 출시될 것

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유럽과 인도, 중국, 남미 등에서 5G 중저가폰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삼성전자도 전략적으로 5G를 지원하는 갤럭시A 시리즈를 출시 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 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제품전시회 ‘CES 2022’에서도 갤럭시S 시리즈의 보급형 제품 갤럭시FE를 선보 인 바 있다. 중저가 모델이긴 해도 삼성전자는 GOS 논란 직후 공개하는 스마트폰 신 제품이라 입지 회복을 위한 반전의 기회 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갤럭시 A 시리즈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해온 만큼 신규 모델

의 성패는 올해 스마트폰 사업 성적표와 도 직결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 르면 갤럭시A12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 에서 5,180만 대가 판매됐다. 최상위 모 델 갤럭시S21 시리즈보다 2배가량 많은 판매량이다. 팮, 훟헎많 팒핂SE옪 컮뫃 다만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시장 공략 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대 라이벌인 애플이 새로운 보급형 아 이폰 모델을 선보였고 중국 제조사들의 가성비 전략도 여전하다. 애플은 지난 9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스페셜 이벤트’에서 자사의 첫 번째 5G 보급형 모델 아이폰SE를 공개했다. 중

삼성전자가 오는 17일 공개 예정인 중저가 5G 스마 트폰 갤럭시A53 예상 이미지. 렛츠로 디지털 제공

애플이 지난 9일 공개한 첫 5G 보급형 스마트폰 모 델 아이폰SE. 애플 제공

저가인 데도 최상위 제품인 아이폰13 시 리즈에 적용한 ‘A15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했다. 애플은 아이폰SE의 중앙처리 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 능을 아이폰8 시리즈 대비 각각 1.8배, 2 배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아이폰SE는 오는 25일 국내에서 출시된다. 출고가 는 59만 원부터 책정됐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이 주로 겨뤘는데, 애플까지 제 품군을 강화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 다”며 “이제 중저가폰도 가성비 중심에 서 성능 대결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GOS 논란 이후 일 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 제품 군 소비자들의 이탈 움직임도 보인다”며 “이 소비층을 얼마나 지킬지, 얼마나 흡 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송주용 기자


기 기획 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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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5일 화요일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남경 무용론, 편의점남, 공직 남풍$ 성별 바꿔본 이런 말 괜찮으세요? <남성 경찰>

거부하는 거 부하는 당신에게 당 펆옮픎 펺컿폲픦 컿믾삲. 폶않핆펞컪 빦폶 펺컿 찒읊 멎흫 펔핂 믆샎옪 짩팒턶 칺줆헪옪 ���푾몮, 핞펞멚 ‘○○뼎’않쁢 핂읒픒 삺팒 많핞많 팒삚 핞읊 ���삲. 폲픎 폶·폲않핆 펂싢펞컪않솒 퓒힎잚, 펆옮펞컪쁢  섢 퓒엳픒 많힒삲. 퓮짊컫 폲 펾묺많쁢 “펆옮펞컪픦 폲픎 칺읊  핂얾 픒 킇핆쁢, 팢줃헏핆 앋픦 펻픒  쿦 핖삲”몮 삲. 샎훟픒  ‘핂 헣솒 픎 뫪���삲’않쁢 핦좉쇪 킪믆뻞픒 쫂뺊 쿦 핖삲쁢 멑핂삲. 묻짊슲 펻킪 찒헏핂삲. 힎빪 묻많핆뭚퓒풞픦 혾칺펞컪 푾읺 칺픦 폲퐎 ���쪒픒 콚믾 퓒 짷팖픊옪 많핳 잜핂 봋 멑픎 ‘헣���핆·펆옮핂 폲읊 쭎���밆 쿦 핖쁢 핂빦 쫂솒 핞헪’(90.3%)폎삲. 믆잚��� 펆옮핂 폲읊 컮솧삲몮 쫂몮 핖삲쁢 픦짆삲. 묻핊쫂쁢 펺컿폲읊 샂팦먾빦, 픎믊 폲읊 쭎���믾쁢 묻뺂 펆옮픦 ���믊 쫂솒읊 몶않 ‘컿쪒’잚픒 짢붢쫲삲. 빽컲먾빦 퐁힎 팘픎 쫂솒않 쁞볂힎쁢많. 믆엕삲졂 퐪 핂헒펞쁢 줆헪헞픒 뿖������힎 좉픒밚.

΍컿쪒 쭎맏 믾칺, 힟삶픒 뫃멷삲 우선 평범한 판결 기사를 ‘남성 판사’를 강 조해서 바꿔봤다. 남성 판사가 성범죄자를 풀 어줘도 남성 경찰이 성매매를 해도, 언론은 ‘남 성’임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남성의 잘못은 그저 ‘사람’의 잘못으로 치며 ‘남판사 무용론’ ‘남경 무용론’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방식이 물론 옳다. 개인의 잘못을 특정 집단의 잘못으 로 몰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성에게 는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Ύ펺몋픎 펺핞 핦좉, 빶몋픎 맪핆픦 핦좉? 남성의 실수는 개인의 문제가 되고, 여성의 잘못은 성별 전체의 비하로 이어지는 게 ‘경찰’ 기사의 특징이다. 2012년 ‘오원춘 사건’ 당시 피해자의 신고전화를 받고도 허술하게 대응 한 경찰이 피해자의 사망을 초래했다는 사실 은 법원도 인정했으나 이 사건에서 ‘남경 무용 론’은 나오지 않았다. 다른 사건에서도 경찰의 초동대응 부실을 꼬집는 기사는 흔히 나오지만, 성별을 언급하 고 문제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다만 경 찰의 성별이 여성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천 흉기난동 사건’에서도 이탈한 경찰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발칵 뒤 집혔다. 이어 선배인 남성 경찰도 함께 현장 을 떠났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비판 은 여성에게만 쏠렸고 ‘여경 무용론’까지 쏟 아졌다. 유민석 연구가는 “여경 무용론에는 여성은 능력이 떨어지고 열등하다는 숨겨진 전제가 있다”면서 “여성 경찰이라는 특정한 집단을 계속 부각시켜 문제를 여성이라는 집 단에 있다고 몰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신경 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경찰 등의 문제는 날것 그대로 커뮤니티에서 따와 보도 해서는 안 된다”며 “관련 문제제기가 왜 계속 되는지 사회적 맥락을 들여다봐야 한다”라 고 했다.

대낮 매장 화장실서 여학생 성폭행했는데 집행유예라니… 대낮 도심 대형 매장에서 생면부지 여학생을

남성은 개인, 여성은 집단 잘못

‘오원춘 사건’은 남성 경찰 단순 실수 ‘인천 흉기난동’ 땐 여경 전체에 뭇매 여성 열등하다는 숨겨진 전제 있어

굳이 필요하지 않은 단어에도 ‘녀’자 성적 이미지 강조하는 의도적 행태 가해자 관점서 피해자를 주목시켜

10명 중 2명꼴 여성 비율에도 ‘여풍’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뜻 깔려있어 남성이 사회 주류인 것을 ‘정상’으로 봐

또 나온 ‘여경 무용론’… ”흉기 휘두르는데 사라진 경찰” 최근 층간소음 갈등으로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공직 여풍’…지방직 과장급 23%가 여성 공직사회에서 강한 여풍이 불고 있다. 2021년

구속된 A씨가 검찰에 송치된다. A씨는 인터넷방송

상반기 지방직 과장급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2.7%를 기록했다. 서울시 9급 공무원 합격자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드러났다.

위반(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게

무용론이 다시 불거졌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민을 지키지 못하는 여경이 도대체 왜 필요하냐” “시민에게 여경이 아닌 경찰이 필요하다” 등의 글이

시신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기 혐의 등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쏟아졌다.

추가해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A씨는 제주시

100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에서 지방직 과장급은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

2021년 21.5%, 2022년 22.5% 이상을 여성으로

이면도로 옆 호박밭에서 B씨(39·여)를 흉기로 살해한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런데 올 상반기 지방직

혐의를 받고 있다.

과장급 여성 비율이 22.7%를 기록하며 이미 내년

7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중략)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문을 75차례나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피해자 탄원이

있더라도 죄질 등을 볼 때 양형은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2021.12.29·한국일보)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층간소음 사건이 빠르게 확산하며 ‘여경 무용론’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사건은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남판사가 또, 대낮 매장 화장실 성폭행범 풀어줬다 남성 판사가 대낮 도심 대형 매장에서

가운데서도 여성은 57.2% 차지하며 과반 합격자를

제주서부경찰서는 피의자 A씨를 강도살해,

A씨는 당초 강도질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기록했다.

목표치까지 달성하게 됐다. 올 상반기 중앙부처

벌어졌다. (중략) 이를 본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주장을

본부과장급(23.3%), 공공기관 임원(22.4%)

여경에 대한 논쟁은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왔지만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은 ‘여혐(여성

뒤집는 정황들이 포착됐다. A씨는 여성 BJ에게 고액

등에서도 여성 비율은 이미 올해 목표를 달성했다.

후원을 이어가다 모아둔 돈을 전부 탕진하고

(하략)

(2021.11.18·온라인 매체)

미러링 기사

(2021.9.29·경제전문지)

신용카드마저 정지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략)

(2020.9.10·종합 일간지) 미러링 기사

미러링 기사

또 나온 ‘남경 무용론’… ”흉기 휘두르는데 사라진 경찰” 최근 층간소음 갈등으로 일가족에게 흉기를

미러링 기사

“남성BJ 선물공세로 돈 탕진”… 제주 편의점歑 살인범 ‘계획범죄’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남성을 살해한

‘공직 남풍’… 지방직 과장급 23%가 남성 공직사회에서 강한 남풍이 불고 있다. 2021년 상반기 지방직 과장급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2.7%를 기록했다. 서울시

무용론이 또 나오고 있다.

휘둘러 다치게 한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체포

혐의로 구속된 A씨가 검찰에 송치된다. A씨는

9급 공무원 합격자 가운데서도 남성은 57.2%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과정에서 남성 경찰이 자리를 떠났다는 피해자

인터넷방송 BJ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후

차지하며 과반 합격자를 기록했다.

측 주장이 나와 남경 무용론이 다시 불거졌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28)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민을 지키지 못하는 남경이 도대체 왜 필요하냐” “시민에게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남경이 아닌 경찰이 필요하다” 등의 글이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7년간 취업

쏟아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피의자 A씨를 강도살해,

100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남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에서 지방직

시신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기 혐의

과장급은 2021년 21.5%, 2022년 22.5%

등을 추가해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상을 남성으로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A씨는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그런데 올 상반기 지방직 과장급 남성 비율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각종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 이면도로 옆

22.7%를 기록하며 이미 내년 목표치까지

호박밭에서 B씨(39·남)를 흉기로 살해한

달성하게 됐다. 올 상반기 중앙부처

아니다. 지난 9월에도 내연녀가 헤어질 것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층간소음 사건이 빠르게 확산하며 ‘남경 무용론’이 또다시 도마 위에

혐의를 받고 있다.

본부과장급(23.3%), 공공기관 임원(22.4%)

요구하자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올랐다.

제한도 명령했다. 남성 판사의 솜방망이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

협박한 4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30

“여성BJ 선물공세로 돈 탕진”… 제주 편의점㥍 살인범 ‘계획범죄’

BJ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위반(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 3회 > 알고 보면, 당신도 페미니스트

ΐ 기사 원본

경찰이 자리를 떠났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나와 여경

온라인에서 공분을 사면서 남성 판사

< 2회 > 여혐 기사, 미러링 해봤다

전혼잎 기자

다치게 한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체포 과정에서 여성

성폭행한 20대를 집행유예로 풀어줬다.

< 1회 > 여성을 지운 대선, 현실을 보세요

다’는 식의 기호학적 함의를 담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100대 기업에서 여성임원 비율은 4.8%에 불과하고 여성 국회의원은 19%이다. 주요 국가들과 큰 차이가 있다. 신경아 교수 는 “신입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늘어 남성이 채 용 목표제로 오히려 구제받을 정도지만, 결정 권을 지닌 직급에는 여성이 여전히 소수”라고 지적했다. 남성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상황을 ‘정 상’으로 보고, 여성이 진입하는 현상을 변수 로 여기는 시선도 깔려있다. 신 교수는 “한 국 사회에서는 고위직으로 갈수록 남성 일 색인 것이 정상적인 규범이고, 여성들이 들어 가면 불편하고 이질적으로 느낀다”라고 덧 붙였다.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한 20대가 실형이 아니라

생면부지 여학생을 화장실로 끌고 가

글 싣는 순서

ΐ10졓 훟 2졓핆섾 ‘펺컿 헒컿킪샎’? 유 리천 장 지수 가 경제협력개발 기구 (OECD) 꼴찌인데 한국 언론에서는 ‘여풍’ ‘여 성 전성시대’가 넘쳐난다. 10명 중의 2명이 여 성인데 ‘강한’ 여풍이라고 묘사한다. 이런 보 도는 사회에서 성평등이 이미 이뤄졌다는 착 시를 준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 교수는 “여성 전성시대 등의 표현은 ‘이만하면 충분하

Ώ 기사 원본

혐오)’이 아닌 치안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성평등 착시효과

사의 경우 736회 언급됐지만, 남교사는 100 회에 그쳤다. 남학생(2,658회) 역시 여학생 (4,612회)의 절반 정도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관계자는 “굳이 필요하 지 않은 단어에도 ‘녀’를 붙여 성적 이미지를 강 조하는 행태”라면서 “편의점 살인남(男)이 아 니라 편의점녀(女) 살인범으로 쓸 이유가 무엇 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흔한 OO녀, 드문 OO남

Ώ○○뼎쁢 힎잚 ○○빶픎 슪줊삲 여성 관련 이슈에 ‘○○녀’라는 표현을 쓴 보 도는 여성혐오라고 이미 2016년 한국언론진 흥재단 조사에서 70% 이상이 동의했다. 그러 나 언론의○○녀 타령은 현재진행형이다. 아래 원본 기사에서도 범죄를 저지른 이의 성별은 남성이지만 제목에서도, 기사 본문에 서도 강조되는 성별은 여성뿐이다. 피해자 여 성과 여성 BJ의 성별만이 기사에서 드러난다. 법무부에서는 지난해 피해자에게 ‘○○녀’와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일은 가해자 관점의 용 어로 피해자를 주목시키는 자극적인 표현이 라고 봤다. 성별을 드러내는 표현이라고 이해하려 해 도, 기사에서 남성을 일컬어 ○○남이라 쓰는 사례는 드물다.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 ‘빅카인 즈’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보도에서 여교

Ύ 기사 원본

΍ 기사 원본

혐오 부추기는 국내언론 보도 기사속 성별만 바꿔 문제점 분석

지난 8일 ‘세계 여성의날’ 114주년을 맞아 서울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날 정신 계승 성평등 운동회’에서 민주노총과 여성단체 소속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A씨는 당초 강도질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

2020년 9월엔 아내가 아이를 재우러 간 사이

벌어졌다. (중략) 이를 본 누리꾼들은

결과 A씨의 주장을 뒤집는 정황들이 포착됐다.

아내의 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분노했다. 남경에 대한 논쟁은 온라인에서

A씨는 남성 BJ에게 고액 후원을 이어가다

40대 남성이 뒤늦게 반성·합의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면했다. 누리꾼들은 “법원에 남성

끊임없이 이어져 왔지만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은 ‘남혐(남성 혐오)’이 아닌 치안

정지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사가 많아 이런 봐주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 “피해자를 지키지 못하는 판사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후략)

왜 필요하나”라고 지적했다.

모아둔 돈을 전부 탕진하고 신용카드마저

등에서도 남성 비율은 이미 올해 목표를 달성했다. (하략)


22

기획

2022년 3월 17일 목요일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기 획

A17

대선 여론조사 경마 중계식 보도 지양해 긍정적$ 공약 검증은 부족 한국일보 3040뉴스이용자위원회 핂빦펾 2월 한국일보는 거의 매일 1면에 대선 관련 기사를 다뤘다. 다른 언론사도 마 찬가지이지만, 대선후보 기사는 대부분 후보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받아쓰기 한다. 중요 발언들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는 코너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후보 공약을 비교하는 특집 기사를 여러 시리즈로 다뤘다. ‘내 삶의 공약 검 증한다’ 중 소상공인 자립정책, 징병, 일 자리와 노동자 보호, 주4일 근무제 시대 등은 주택이나 세금 문제 등에 비해 더 실생활에 가까운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2월 7일 자 윤석열 후보 인터뷰는 1면과 3면에 걸쳐 후보가 하고 싶은 발언을 충 실히 전달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2월 10일 자 1면 3면에 다룬 김혜경의 법인 카드 관련 논쟁은 다소 소홀하게 다뤄 졌다고 판단된다. 방역 관련해선 코로나19 사태가 급변 하며 정부의 정책과 대책이 우왕좌왕하 는 상황을 잘 지적했다. 다만, 마스크, 백 신, 자가진단키트 등의 정책에서 정부가 지속적인 문제를 보이는 구조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좀 더 다뤘으면 하는 바람 이 있다.

2풢 묻핊쫂 3040 쁂큲핂푷핞퓒풞쁢 ���옪빦19 칾픊옪 핆 쿦솒뭚 칺헏 먾읺 숞믾 4삶몒 킪펞 싾않 컪졂픊옪 힒쇞삲. 퓒풞슲픎 샎컮 뫎엶 쫂솒퐎 벦 맏핞 헒뫃 쭒퍊 ���������읊 많삲. 핂빦펾 컿킮펺샎 짆싢펂���쥲삖���핂켦뫊 묞쿦(퓒풞핳), 핂헣 묻읺컪��� 쭎핳, 혾푷쿮 ���뼒365 샎, 푾짆펾 푾읺 쩣윮칺줂콚 쪎칺, 폲켆푿 묻펆옮힒핺삶 ���핒펾묺퓒풞, 핂훎폏 캏졓샎 몋헪믖픃쭎 묞쿦, 퍟묻 젢싢���쩲��� 욶삩 싢엗���(많헣픦뫊 헒줆픦)많 ���펺삲. 대선후보 보도의 형식적 균형감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2월 18일 자 3 면 양강 대선후보의 유세 현장 기사에 첨부된 사진

이슈나 화제가 되는 공약을 집중 분석한 공약 줌인 코너.

을 보면, 한 후보의 사진 은 후보가 부각될 수 있

유세 사진 등은 균형감 소홀

도록 주변을 뿌옇게 시선 처리한 반면 다른 후보의 사진은 후보와 주변을 동

정부 코로나 대책 우왕좌왕

일하게 노출시켜 시선을 분산시키고 노마스크 모

공약 비교 분석한 시리즈 호평

습까지 담아 다른 느낌을 주었다.

구조적 원인 다뤄볼 필요 ‘치킨 공화국의 속살’ 보도 흥미 홈페이지, 기사 위주 정리돼 깔끔

핂헣 대선 기간 홈페이지 대선 정보 제공란 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각 조사별로 탭 이 구분되어 제공됐다. 조사를 클릭하면 다자대결과 양자대결로 구분이 되며 이 용자가 클릭을 통해 결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정 조사의 결과가 다자대결과 양자대결이 어떻게 서로 다 르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에는 편하 게 구성되어 있는 반면, 다자대결 혹은 양자대결의 결과를 각 조사별로 비교하 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대선2022’ 메뉴는 ‘후보자 정보’, ‘말, 말, 말’, ‘대선 뉴스’ 3가지 메뉴로 구성됐 다. 이 중 후보자 정보는 포털에서 검색 해서 나오는 정도의 생년월일, 재산, 학

력과 경력 정도의 정보만 제공되고 있어 서 아쉬웠다. ‘대선 뉴스’ 코너에선 뉴스 가 중복으로 제공되거나 후보별로 완전 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로 제시되고 있었 다. 차라리 이슈, 정책별로 구분되게 구 성해 줬다면 오히려 비교해서 보기 편했 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혾푷쿮 대선후보 보도 관련 형식적 측면에 서의 균형감 유지가 필요하다고 지난 번 회의에서 말씀 드렸다. 이후 보다 균 형감을 갖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지 만,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예 를 들어 2월 18일 자 3면 양강 대선후보 의 유세현장 기사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극명하게 갈린다. 한 후보의 사진은 후 보가 부각될 수 있도록 주변을 뿌옇게 시선처리했다. 다른 후보의 사진은 후

보와 주변을 동일하게 노출시켜 시선을 분산시켰고, 노마스크 모습까지 담아 다른 느낌을 주었다.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진입하 면서 국가차원에서의 돌봄과 물질적 지 원정책은 꼭 필요한 과제이다. 그에 못 지않게 중요한 것이 초고령사회에서 건 강한 노인들의 사회참여와 일자리에 대 한 문제이다. 2월 8일 자 14면 ‘인구와 경 제’ 연재의 ‘초고령사회의 신질서, 젊은 늙음이 사는 법’은 그런 차원에서 의미 가 있었다. 푾짆펾 지난 회의에서 대선후보 간 공약을 비 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되면 좋겠 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이를 반영해 대 선뉴스 란에 ‘대선후보공약경쟁’이라는 카테고리를 생성하여 공약 관련 뉴스들 을 모아 볼 수 있게 해 반가웠고 유익했 다. 다만 2022년 1월 22일 자 기사부터 확인할 수 있어 그 이전 대선 공약 관련

기사들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 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폲켆푿 1월 24일부터 2월 19일까지 종합면 과 정치면에 게재된 대선후보 관련 기사 148개를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한국일 보는 후보들을 균형 있게 다루려 노력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단순 동 정을 전달하는 기사와 정당의 동향을 전달하는 기사의 비중이 높다는 점은 다 음의 선거 보도 때 한번 생각해 볼 여지 가 있다. TV토론 내용을 요약하고 전문 가 평가 내용을 전달한 기사는 14건으 로 9.5%였는데,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 하고 분석하는 공약 검증 기사는 10건 으로 TV토론 관련 기사보다 수가 적었 다. 공약 검증 기사의 수가 기대에 비해 너무 적은 것 같았다. 그래도 단순 여론 조사 전달을 통한 경마식 중계를 지양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그 부분은 조금 나아진 것이 아니었나 싶다.

유권자의 실생활과 밀접한 공약을 다룬 ‘내 삶의 공약 검증한다’ 시리즈물.

핂훎폏 ‘공약 줌인’ 가운데 ‘대선주자들의 건 보 퍼주기’ 편은 후보들의 포퓰리즘에 따른 비현실적 공약에 대한 현실적 비 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윤석열표 검찰 공약 논란’은 비판적 분석 기사 로서 유권자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줄 수 있었다. 다만 형평성에 맞춰 각 후 보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공약에 대해 각각 심층 검증이 이루어지면 좋았을 것이다. ‘대체육, 너도 고기냐… 식탁 위 탄 소중립 갈등’은 대체육과 관련한 정 책, 시장 반응 등 심층적 분석 기사다. 한 번쯤 들어봤던 주제라도 이면에 있 는 심층 이슈를 분석하여 기사로 제시 하면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린워싱 탐정-리유저블컵? 일회용보 다 3, 4배 두꺼운 플라스틱컵일 뿐’은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이후 새로운 시 리즈 기획을 통해 무심코 지나칠 수 있 는 중요 이슈들을 심층 분석하여 진정

성 있는 ESG경영 키워드의 실질적 실 천방법을 탐색했다. 환경분야의 트렌 드 리더로서 한국일보의 훌륭한 이미 지를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좋은 사례 중 하나다. ‘치킨 공화국의 속살’ 탐사 보도는 주요 자영업 분야인 치킨 프랜 차이즈의 현실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 석한 기사로서 독자들의 흥미를 끌 고 있으며,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하여 대안을 모색하는 데 의의가 있었다. 퍟묻 한국일보 홈페이지는 여러 광고가 실 린 신문 지면에 비해 기사 위주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훨씬 깔끔한 느낌을 받는 다. 일반 포털 검색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화면의 경우 각종 광고 슬롯(slot)으로 짜증감을 불러일으키지만, 홈페이지를 통한 한국일보의 접속에서는 그러한 광 고 슬롯이 노출되지 않아서 좋다. 김영화 뉴스부문장

답을 찾는 기자들, 솔루션 저널리즘 더 좋은 세상은 가능할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이런 기대가 큰 독자들에게 뉴스를 읽고 보고 듣는 경험은 꽤 자주 고통이 된다. 세상이 점 점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를 뉴스창에 서 찾기가 어려운 탓이다. 자연스레 독 자에게 기자는 세상의 어두운 면을 고 발하고 폐부를 들추고 전쟁, 질병, 내분 등 나쁘다는 소식은 죄다 끌어다 전하 는 존재로 인식되기 쉽다. 언론계에선 이를 숙명이나 당연한 현실로 여기는 경우도 적잖다. 감시견을 자처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인과인데다, 언론인은 그저 냉정한 관찰자여야지 결코 선수 (player)가 돼선 안 된다는 믿음이 강 할수록 이런 광경에 별다른 회의를 갖 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고발 본능’에 독자들 이 무척 지쳤다는 점이다. 물론 “누군 가 이런 문제를 알리고 있어 다행이다”, “계속 힘내서 알려달라”는 성원도 있 다. 하지만 독자들이 늘 이렇게 성원하 기엔 문제적 고발도 적지 않다. 어쩌면 더 많다. 문제를 알려 세상을 개선하 려는 것인지 그저 분노를 유발해 장사 를 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보도, 한 숨이 푹푹 나오는 심각한 사회문제들 을 쭉 전시해놓고 “대안 마련이 시급 하다”라는 섣부른 맺음말로 허무하 게 마무리한 뒤 다음 고발거리를 찾아 떠나는 경우 등이 그렇다. 해법과 대안 은 ‘전문가, 국회, 정치권이 나서서 이제 42

연결리즘

‘중간착취의 지옥도’ 취재팀 노동자 피해 줄일 개선책 입법화 위한 노력 끝나지 않아

부터 열심히 찾아야 한다’는 식이다. 독 자의 뇌리엔 “어쩌라고?”라는 의문만 남는다. 이를 두고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저서 ‘문제해결 저널리즘’(인물과 사상 사 발행)에서 “더 많은 질문을 끌어내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저널리 즘”, “현상이 아니라 구조에 관심을 기울 이는 접근”,“답을 찾는 사람들의이야기 를 듣고 변화를 추적하면서 최선의 해법 을 모색하는 과정”으로서의 솔루션 저 널리즘의필요성을 강조했다. 언론도 억울한 측면은 있다. 어떤 문 제는 레거시 미디어에서조차 “여러분! 이 문제 진짜 심각해요. 내가 알 바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 지 않아요”라고 외치고 또 외쳐도 주 목받기 어렵다. 복잡한 이슈일수록 적 나라하다 싶을 정도로 파헤치고 나서 야, 해결 주체들이 마지못해 문제를 인 정할뿐더러 그 전 단계에서 모두가 이 런저런 핑계로 지칠 때도 많다. “반응이 너무 없는데 읽히고 있는 것일까?”(기 자), “이게 우리가 매번 이 정도로 다룰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보도한 남보라(왼쪽부터), 박주희, 전혼잎 기자가 지난해 2월 국회를 찾았다. 중간착취 근절을 위한 입법 관련 질의서를 각 의원실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오대근 기자

취재팀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모색한 해법들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국회와 고용노동부 에 보냈다. 또 이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돌려받은 답변서를 분석해 보도했다.

일이 맞아?”(매체 간부), “또 그 얘기야? 저 매체 이거 왜 띄우는 거야?”(독자) 이 런 핑계들이 맞물린 결과가 ‘해법실종 저널리즘’을 만드는 식이다. 불행 중 다행은 이를 바꾸려는 고민 들이 곳곳에서 꿈틀대고 있다는 점이 다. 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마이너리티 팀이 보도한 ‘중간착취의 지옥도’는 이 런 맥락에서 문제를 보다 집요하고 구 조적으로 드러내되 동시에 해결책과 대 안에 대해 더 충분히 말하고, 해결의 주 체들을 독려하는데 공을 들인 결과물 이었다. 학술적 혹은 전통적 의미의 솔 루션 저널리즘과는 결이 다른 대목이 있지만, 섣불리 새로운 ‘나쁜소식’으로 조명을 옮기기보다 관심을 놓지 않고 그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추적했다. 문

기록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독자들은 “이렇게 해결할 방법이 있긴 하네”라며 안도하 기도, “기자들이 이렇게 찾아갔는데도 저 정도면”하고 탄식하기도 했다. 답을 찾는 여정은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부 당한 현실을 보도했는데, 그 현실이 바 뀌지 않는 것만큼 기자들을 허탈하게 하는 건 없다”는 고민이 거듭 취재팀을 움직였다. 입법화를 위한 노력은 1년을 넘겨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흔치 않았던 시도라 뉴스룸 내부에서조차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하느냐”며 놀라 워하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애써 힘 겹게 착취 피해를 토로한 노동자들의 고통을 줄여줄 제도 개선이 아직 이뤄

제 상황의 전달 그 자체에 매달리기보 다 문제 해결의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 지, 그 주체는 누구인지 등을 집요하게 다뤘다. 남보라·박주희·전혼잎 기자로 구성 된 취재팀은 우선 노동자들의 삶과 급 여명세서에 천착했다. 콜센터 상담원, 경비원, 청소 노동자, 자동차 부품 업체 노동자 등 용역·파견 업체에서 거액의 월급을 떼이는 노동자 100명의 목소리 가 고스란히 한 줄 한 줄 콘텐츠에 담 겼다. 나아가 이 착취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을 묻고 살피고 종합하 고 추적했다. 전문가들과 고민하고 고 용노동부의 문을 두드렸고, 국회를 찾 았고, 청와대에 문의했고, 그 과정에서 거듭된 거절과 거부의 과정을 상세히

지지 못했다. 남은 숙제가 많다. 기자들 이 꾸준히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이 문 제의 해결 과정에 동참하는 일, 이런 보 도가 뉴스룸 일부의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기자들이 자신의 최전선에서 대안을 말할 수 있도록 뉴스룸의 구조 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나가는 일, 즉 뉴스룸을 시민의 것으로 되돌리는 일 등이다. 더 좋은 세상은 가능할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무엇’을 뛰 어넘어 ‘어떻게’의 답을 갈구하는 기자 들이 이곳 뉴스룸에서 숨쉬는 한, 뉴 스를 기다리는 독자들이 마지막 인내 심을 발휘해 기자들을 성원하고 답 찾 기에 동참하는 한, 답은 언제나 예스 (Yes)일 것이다. 김혜영 커넥트팀장


A1824

기 획 기획

2022년3월 3월18일 17일 금요일 목요일 2022년

‘이대남’ 전리품 된 여가부 폐지 공약$ 성평등 정책은 무력화 위기

‘펺컿많혿쭎쁢 빶뼎 뽊앎잚 퍊믾킪���젾 묻짊켆잚 빻찒 춞핂삲.’(2018뼒 9풢), ‘뫊솒 펺컿핆뭚 헣���픊옪 빶컿뫊 펺컿 맒픦 맖슿잚 킺쇦몮 펺컿푾풢훊픦많 킲쇦몮 핖삲.’(2020뼒 10풢) ���퐎샎 묻짊���풞 멚킪펞쁢 펺많쭎 힎읊 푢묺쁢 ���풞핂 1,500멂 핂캏 멎캗쇪삲. 펺많쭎쫂삲 틺 뮪졶많 ��� 삲읆 쭎���픦 힎���풞핂 믾벝퍊 100~200멂 헣솒 멎캗쇦쁢 멑뫊 찒묞졂 펺많쭎펞 샎 샎훟슲픦 짦맞픎 핂옎헏핂삲. 펺많쭎 힎옮핞슲픎 핺 펺많쭎많 빶뼎맖슿잚 핊픊���몮 헪샎옪 쇪 퍟컿슿���픒 뺂뽡힎 좉쁢 줂쁳 쭎���않몮 졷콚읺읊 뽠핂몮 핖삲. 밎샎훟 헣쭎펞컪 펺컿쭎않쁢 핂읒픊옪, 퍟컿슿 킲픒 퓒 ������픦 헣쭎쭎���옪 ���쩢(2001뼒) 펺많쭎쁢 잚슲펂힒 힎 20뼒 핂캏 엎힎잚 핞읺읊 핯믾쁢���뼣 컮먾 쌚잚 쇦졂 홂 뽊앎펞 킪삺읾삲. 샇핳 20샎 샎컮펞컪 ‘펺컿많혿쭎 힎’읊 뫃퍋 묻짊픦 퓲컫폂 쫂많 샇컮쇦졂컪 쭎���픦 홂콛 펺쭎읊 핳샂 쿦 펔멚 쇞삲. 힎빪 13핊 퓲컫폂 샎���옇 샇컮핆핂 “펻칺헏 콚졓픒 삲삲”젾 쭎��� 힎 짷���픒 핺핆힎잚 헣쭎혾힏쩣 맪헣픦 ���읊 휞몮 핖쁢 섢쭖펂짊훊샇픎 줊옮 펺컿삶���·킪짊삶���솒 맣멚 짦짪몮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정부서울청사의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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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성평등 전담부처 둔 나라 없다? 160개국이 독립부처

30

김대중 정부에서 만들어진 여성부 선거 때만 되면 존폐논란 시달려 文정부 미투^혜화역 집회 등 계기 젊은 남성들, 여성 편향 정책 비판

윤석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가족보호 별도 부처 신설해도 성평등 정책 크게 줄어들고 청소년^다문화가정 지원 주력할 듯

다른 부처와 협력할 일 많은데 초미니 부처로 수동적 스탠스 현실

안철수 “여러 정책적 방향 고민” 무조건 폐지 아닌 대안모색 시사도

헣���컿 앎펞 헣���뭚 뿖���쫂믾옪 펺많 쭎 힎옮 핞���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로 출발해 노 무현 정부에서 보육^가족 업무까지 넘겨 받으면서 여가부는 존재감을 키워갔다. 이명박 정부가 처음으로 부처 폐지를 시 도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여가 부는 여성권력을 주장하는 사람들만 의 부서”라고 주장했고 ‘작은 정부’라 는 국정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 해 여가부 폐지를 추진했다. 당시 여당 이던 민주당과 여성단체들의 반발로 가 족^청소년 업무는 보건복지부로 이관하 는 것으로 타협했으나 여성정책을 담당 하는 여성부는 예산이 20분의 1로 줄고 정원이 40% 축소되는 등 사실상 무력 화됐다. 가족업무를 복지부에서 다시 가져와 여가부로 개편됐으나 부처의 정체성은 20년 동안 갈팡질팡했다. 진보정부는 성평등을 강조했고, 보수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연장선에서 여성정책을 바라봤 기 때문이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유 승민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가 여가부 폐지론을 제기했으나 반짝 관심으로 그 쳤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 시 여가부 폐지론은 고개를 든다. 여성 학자들은 2016~2018년 진행된 격렬한 미투운동과 2018년 불법촬영범죄 동일 처벌을 요구하는 혜화역 집회 등 여성혐 오범죄에 분노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집 단적으로 터져나온 사태를 중요한 계기 로 본다. 좁아진 취업문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에 대한 불안^박탈감을 느낀 젊 은 남성 중심으로 여가부 책임론과 폐지 론이 힘을 얻게 된 것. ‘더 이상 여성들이 약자가 아닌데 여가부가 여성편향 정책 을 편다’, ‘페미니스트들의 주도하에 남 성혐오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여가부 라는 괴물 때문에 가능하다’ 같은 일방 적 주장들이 이 무렵부터 확산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잇따라 권 력형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여가부 장관 출신 여당의원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 해성 발언을 하는 등 권력형 성범죄를

두둔하면서 이에 실망한 여성들까지 가 세, 여가부 폐지론 확산에 방아쇠를 당 겼다. 이들의 범죄로 광역단체장 보궐선 거가 치러지게 됐지만 이정옥 당시 여가 부 장관이 국회에서 “국민 전체가 성인 지 감수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기회” 가 된다고 실언하고 이를 권력형 성범죄 로 규정하는 데 주저하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된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2020년 12월) 성인 998명을 대상으로 ‘서울^부산 전 시장의 성범죄 사건에 대 한 여가부의 대처’를 놓고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매우) 잘못 대처했다’는 응답 이 남성(68.4%)과 여성(66.4%) 모두 3 분의 2를 넘었다. 정부 부처가 모든 정치적 사안에 대 해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 도 나오지만 여가부의 편향된 정치적 행 보가 부정적 여론을 키운 건 사실이다. 이복실 전 여가부 차관은 “정현백 장관 의 혜화역 집회 참여, 주장의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윤지오씨에 대한 여가부 차관의 지원 등 부처 책임자들의 신중하 지 못한 행보가 여가부에 대한 부정적 여 론을 키우는 데 영향을 줬다”며 “지나치 게 정치권 눈치를 본 것이 자승자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올해 예산 1조4,650억 원으 로 정부 예산의 0.24%, 정원은 270명에 불과한 초미니부처다. 지자체장의 성폭 력 사건에 대해 해당 지자체에 시정 ‘권 고’밖에 할 수 없는 등 예산^인원^권한 의 한계도 분명하다. 그렇다 해도 소극 적 행보로 부처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면 서 젠더갈등을 악용하려는 정치권의 희 생양으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가부 장관정책보좌관을 지낸 A씨는 “여가부는 법무부, 경찰, 복지부 등 다른 부처와 협력할 일이 많은데 대체로 여가 부 공무원들은 다른 부처와 회의를 해 도 수동적^방어적 스탠스를 취한다”며 “장^차관이 욕을 먹더라도 책임지고 자 기 부처의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태도 를 보여주지 않은 결과 존재감 없는 부 처로 전락했다”고 외풍에 휩쓸리는 여 가부의 현실에 쓴소리를 했다.

‘여성가족부 같은 성평등 정책 전담 부처를 둔 나라는 별로 없다.’ 여가부 무용론과 폐지론을 제기하 는 이들의 주장이다. 이는 사실일까, 오해일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회 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성평등 정책 추진 기구가 설립돼있는 나라는 2020 년 현재 194개국이다. 170개국이었 던 2008년과 비교하면 꾸준한 증가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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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독립부처 로 운영하는 국가들이 증가세다. 한 국은 독립 부처인 여가부와 그외 교육 부, 고용노동부 등 8개 부처의 하부조 직인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존재하는 형태다. 각국의 성평등 추진기구 명칭을 여 성, 젠더, 성평등의 키워드로 구분할 경 우 여성이 포함된 국가가 70개국, 젠 더는 22개국, 성평등은 8개국이었다.

성평등 정책 추진 기구의 형태는 각 국의 정치^행정체계에 따라 제각각이 다. 우리나라처럼 부처 형태로 운영되 는 곳도 있지만 실, 국의 형태로 운영 되더라도 입법권을 갖고 있는 등 단순 히 비교하기는 어렵다. 조직형태는 독 립부처(부, 청) 형태가 160개국으로 가 장 많고 위원회형이 17개국, 하부조직 형(실, 국, 단 등)이 13개국, 기타 비정 부기구형이 4개국이다. 여성 및 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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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정의당 간 대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계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 국여성단체연합이 지난 10일 여가부 폐 지 공약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차기 정 부가 민주주의와 성평등 가치에 기반한 국정철학을 세우고 구조적 차별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 힌 이유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 연 대표는 “대부분의 부처들이 남성 중 심적 관점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상황에 서 다른 부처에 젠더평등 관점에서 정책 을 펼칠 수 있도록 권고하는 여가부 같 은 정부 부처가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이름이 무엇으로 바뀌어 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여성계는 여전히 성평등을 위한 우리 정부의 법^제도 정비가 미흡한 상황이라 고 본다. 예컨대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 지부, 고용노동부 등 8개 부처에는 양성 평등정책담당관이 배치돼 있는데, 정부

의 예산과 인사를 좌우하는 힘센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는 양성평등 정책담당관이 배치돼 있지 않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의 여가부 폐지공약은 전형적인 약자 때리 기 전략”이라며 “새 정부가 성평등 정책 을 약화시키기 위해 여가부를 폐지하고 출산 등을 장려하는 인구가족부처 등 으로 전환을 시도할 경우 여성들의 엄청 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는 앞으로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 의 움직임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자신들 을 지지해준 젊은 남성들에게 ‘전리품’을 안겨주기 위해서라도 여가부 폐지를 밀 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직을 폐지할 것인지 개편할 것인지 통폐합할 것인지 등 여가부의 개편 방안 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내에서도 갑론을 박이 나온다. 하지만 성평등 정책보다는 가족^인구정책을 집중하는 부처로 만들 자는 데는 국민의힘 내부의 입장은 비슷 하다. 최근 여가부를 부총리급 부서로

그러나 2008년과 비교하면 기구명칭 에 여성이 들어간 국가는 감소하고 기 타 및 젠더가 포함된 국가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히 여성을 위한다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젠더 관점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여가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조 주은 경찰청 여성청소년 안전기획관 은 “여성, 젠더를 앞세워 독립된 행정부 처를 유지시키는 건 한시적이며 장기적 으로는 전 부처가 젠더적 시각을 갖추 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 다. 그러면서 “부처에 여성이라는 이름 이 있다고 여가부 업무가 남성을 차별 하고 오로지 여성만을 보호하고 지원 한다고 주장하는 건 왜곡된 시각”이 라고 강조했다. 이왕구 논설위원

격상시킬 것을 주장해 주목받았던 조은 희 의원은 “인구절벽의 문제는 국가존 망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므로 특정부 처가 담당하기는 쉽지 않다”며 “양성평 등, 저출산문제, 아동과 가족문제, 초고 령사회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다룰 컨 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여가부의 발 전적 해체와 인구정책 부처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정책을 성별대립을 부추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가부 장 관을 지냈던 김희정 전 새누리당 의원은 “새 정부에서는 성별 간 대결구조로 바 라보는 현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 연령별 ^생애주기별로 구체적인 고민을 담아 정 책을 펼 수 있도록 여가부를 개편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정책, 성평등정책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산 하의 위원회로 이관하고 기존 여가부는 청소년^가족정책만을 맡거나 다른 부처 에 통폐합시키자는 제안도 꾸준히 나온 다. 하지만 위원회의 경우 입법권이 없고 예산과 조직이 없는 특성상 유명무실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 원장은 지난 14일 논란이 되고 있는 여 가부 폐지공약을 폐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폐기는 아니고 여러가지 정 책적 방향들에 대해 (당선인께) 보고 드 리고 그중에서 선택을 하도록 하시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수 위에서는 무조건적 여가부 폐지가 아닌 여러 대안이 모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왕구 논설위원


글로벌 이슈

2022년3월 3월 18일 금요일 2022년 17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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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키이우 찾은 동유럽 정상들 “나토, 평화군 파견해야” <폴란드·체코·슬로베니아>

“우크라는 우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량살상무기와 생화학무기를 투입할 수 젤렌스키와 만남서 지지^연대 밝혀 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탓이다. 러 시아가 나토를 직접 위협하는 상황에서

러 대량살상^생화학무기 사용 우려 더는 뒷짐지고 있을 수는 없게 됐다. 나토의 군사적 개입 한목소리 15일(현지시간)에는 마테우시 모라비 우크라이나에서 포성을 멈추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무 기 지원뿐 아니라 군사적 개입을 고려해 야 한다는 국제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접경 지역 나토^우크라이나군 훈련시설 을 폭격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안팎에 대

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페트르 피알라 체 코 총리,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 가 빗발치는 포탄을 뚫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 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지 난달 24일 개전 이후 외국 정상이 키이우 를 찾은 건 처음이다. 영국 BBC방송은 “군용기는 러시아가 도발로 간주할 여

지가 있기 때문에 정상들은 열차를 타고 목숨 건 여행을 했다”며 “회담 중에도 거 대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우리를 위해서도 싸우고 있다는 걸 안 다. 잔인한 침략자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존경한다”며 지지와 연대를 표 했다. 피알라 총리와 얀사 총리도 “우크 라이나인들은 유럽의 기본 가치를 수호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절대 혼자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나라 가 우크라이나에 특별히 동병상련을 느 낄 수밖에 없는 동유럽 국가라고 하더

라도,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의 정치 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이 자리에는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폴 란드 부총리 겸 집권당 법과정의당 대표 도 함께했다. 카친스키 부총리는 2008 년 러시아가 조지아를 침공했을 당시 위 험을 무릅쓰고 조지아를 찾았던 고 레 흐 키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의 쌍둥이 형제다. AP통신은 “폴란드의 실질적 지 도자인 그가 키이우에 왔다는 건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카친스키 부총 리는 기자회견에서 “나토 혹은 더 큰 국

제기구 차원에서 평화유지군을 우크라 이나에 파견해야 한다”며 “평화 유지 등 이 주요 임무지만 동시에 군대와 무기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와 생화학무 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러한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공격을 비롯해 러시아의 핵 위협도 여전하다. 안제이 두다 폴란 드 대통령은 13일 BBC방송 인터뷰에서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쓴다면 전쟁 판도를 바 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제

나토 회원국은 테이블에 모여 앉아 무엇 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역시 군사 개입을 고려해 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체코 싱크탱크인 유럽안보정책평가센 터 베로니카 비호바 부국장은 “나라를 지 키기 위해 매일 죽어가는 우크라이나인 들에게 나토가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만 주고 있다”며 “러시아 가 대량살상무기로 도발할 때 나토의 구 체적인 대응 방안을 러시아 측에도 분명 히 알리고 성명을 통해 대외적으로도 공 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표향 기자

“수천만 확진자 감당 못 해” 中 ‘제로 코로나’ 한계 고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네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수도 키이우를 찾은 야네즈 얀사(두 번째) 슬로베니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얀사 총리를 포함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세 번째) 폴란드 총리, 페트르 피알라(첫번째) 체코 총리 등 3개국 정상은 이날 유럽연합 대표 자격으로 키이우를 찾아 지지와 연대를 표시했다. 키이우=EPA 연합뉴스

우크라를 위해 말보다 행동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화상으로 캐나다 하원 연설을 한 뒤 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젤 렌스키 대통령은 “얼마나 많은 크루즈 미사일이 우리 도시에 떨어져야만 하느냐”며 우크라이나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거듭 요청했다. 오타와=AP 뉴시스

“러 미사일에 어린이 97명 살해됐다”$ 젤렌스키, 비행금지구역 거듭 촉구 반대 입장 캐나다 의회서 화상 연설 서 달라는 것이다. 젤렌스키는 미국 의회 환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어져야만 하느냐”고 설득에 나섰다. 앞 “당신들 가족이라면$” 감정에 호소 에서도 개전 이후 처음으로 화상 연결에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서 캐나다를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 美의회 상하원 합동 화상 연설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 통령이 캐나다 의회에서 화상 연설을 통 해 자국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 해 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 나

나서 미국의 더욱 적극적인 군사 지원을 끌어낼 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 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의회 에 중계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기념관, 학교, 병원, 주택까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미 97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살해했다”고 주의

러, 바이든 등 13명 ‘입국 금지’ 제재 美는 “갈 일 없고 계좌도 없다” 일축 러, 캐나다 주요 인사 313명 포함 美, 벨라루스 대통령 제재안 추가 바이든 24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이 최고위급 인 사 개인 제재 맞불 작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미 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개 인 제재를 단행한 데 이어 러시아는 15일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자 체 제재 명단에 올렸다. 제재 불똥은 캐 나다와 벨라루스 등 미러 양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들로도 번지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 시아 입국 금지 대상으로 바이든 대통령 등 13명을 지정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 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외교안보 최고위급 인사는 물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서맨사 파워 미국국제개발처장도 포함됐다. 특히 바 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미국 대 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는 또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외 무·국방장관 등 캐나다 주요 인사 313

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은 “(제재 대상인) 우리 중 누구도 러시아 관광을 계획하 고 있지 않고, 누구도 러시아 은행 계좌 를 갖고 있지 않다”며 러시아의 제재를 괘념치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 라루스 대통령 제재안을 추가했다. 부인, 3명의 자녀와 함께 미국 내 개인 자산 동 결,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등의 제재안 이 부과됐다. 또 미 재무부는 인권 침해 등의 이유로 러시아인 4명과 기관 1곳을 제재하기로 했고, 국무부도 푸틴 대통령 최측근인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근위대 대장 등 러시아 국방부 최고위급 인사 11 명 신규 제재안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24일 유 럽 방문 계획도 공식 발표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와 EU 정상회의 참석이 주요 목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이 되 는 시점인 만큼 미국과 유럽의 공동 대 응 기조 확인,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 안 논의 등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승리하고 (스스로를) 지키고 생명을 살 리는 걸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과 정의”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폭격 을 멈추려면 자국 상공을 비행금지구 역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재차 요청하 면서 “여러분이 그렇게 할 때까지 얼마 나 많은 크루즈미사일이 우리 도시에 떨

(NATO·나토) 회원국들은 비행금지구 역 설정 시 전면적인 국제전 양상으로 커 질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제안 을 거부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만약 러시아 가 캐나다 밴쿠버를 포위하고 오타와 공항을 폭격하거나 토론토 CN타워를

공격한다면 캐나다인은 어떻게 반응하 겠느냐”라고 묻고 “당신과 자녀가 매일 오전 4시부터 폭발 소리를 듣는 걸 상상 할 수 있겠느냐”고 감정적인 공감을 유 도했다. 열정적인 연설을 하는 동안 의 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고 AFP통 신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오전 미국 상 ^하원 의원을 상대로도 화상 연설을 했 다. 김청환 기자

러, 우크라 공세 강화$ 젤렌스키 “나토 가입 어렵다” 개전(開戰) 21일째인 16일(현지시 간)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 나 주요 도시들에 러시아군의 집중 폭 격이 이어졌다.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러시아군 에 포위된 채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남동부 마리우폴에서는 500여 명이 인질로 붙잡혔다. 난민은 300만 명이 넘어섰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볼로디 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 입 포기’를 공식 언급하면서 꺼질 듯했 던 휴전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파울 로 키릴렌코 도네츠크주(州) 주지사 는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마리 우폴에서 주민 400명을 병원으로 몰 아넣었다”며 “병원에 있던 의료진과 환자 100명도 함께 붙잡혔다”고 밝 혔다. 16일째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 폴에서는 도심을 향한 무차별 폭격 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2,500명을 넘 어섰다. 마리우폴 시의회에 따르면 이 날에만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안팎에 100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했다. 시내 건물들은 폭격으로 80% 이상 불타

러, 마리우폴서 민간인 500명 인질 거리에 시신 쌓이고 건물 80% 파괴 키이우도 잇단 폭격에 사상자 속출 우크라 입장 선회 휴전협상 청신호 러“협상 쉽지 않지만 타협의 희망” 고 파괴됐으며, 거리에는 미처 수습하 지 않은 시신이 쌓여 있다. 마리우폴의 한 시민은 미 워싱턴포스트에 “도심 은 널브러진 시신들로 흡사 고기분쇄 기 같은 모습”이라며 “땅은 피로 흥건 하고 슬픔과 절망이 가득하다”고 절 규했다. 키이우도 전날 러시아군의 도심 주 거지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졌고, 이 날도 도심 아파트에 공격이 이어지면 서 2명이 다치고 수십 명이 대피했다. 중심부에서 15㎞ 지점까지 다가온 러 시아군이 장거리포로 아파트, 지하철 역 등 민간 거주지를 폭격하면서 민간 인 희생이 커지고 있다. 제2도시 하르 키우와 남부 요충지인 미콜라이우 등 에도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 졌다. 이호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개전 이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600 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됐다”며 “끊임 없는 공격으로 학교, 보육원, 병원 등 을 파괴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지지부진한 휴전협상은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이날 양국 대표단은 4 차 휴전협상을 재개한다. 젤렌스키 대 통령은 협상에 앞서 영국 런던에서 열 린 합동원정군(JEF) 지도자 회의에 영상으로 참석 “우크라이나가 나토 에 가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인정한 다”며 “우리가 나토의 열린 문에 들어 갈 수 없다면 새로운 형태의 방어체계 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해 온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 가입 철 회’로 입장을 바꾸면서 휴전협상에 청 신호가 켜진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 관이 이날 “협상이 쉽지 않지만 타협의 희망이 있다”며 “나토 확장을 제외하 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등 합의 에 근접한 매우 구체적인 문구들도 있 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비군 사화까지 요구하는 만큼 협상 걸림돌 도 여전하다. 강지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나19) 재확산으로 도시 곳곳을 봉쇄하 는 중국이 “수천만 명의 환자를 감당할 의료서비스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칭 링’(淸零)으로 불리는 강력한 ‘제로 코로 나’ 방역 정책의 우수성을 과시온 데 반 해 최근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자, 다른 국가들처럼 ‘위드 코로나’(일상회복)의 길을 갈 수 없는 속내를 고백한 것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6일 ‘중국의 방역은 여전히 드러누울 수 없다’는 제 목의 사설을 내고 “중국의 전염병 통제 가 다시 엄중하고 복잡한 도전에 직면했 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실시해온 적 극적인 통제 노력은 오미크론 변종 바이 러스 확산세에서도 여전히 효과적이라 는 점을 증명했다”며 “전염병 예방과 통 제의 끈을 지금 더욱 강화하지 않으면, 이전의 모든 노력은 허사가 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서방 언론은 중국의 칭 링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고, 국 내 일부 네티즌도 이 주장에 영향을 받 아 제로 코로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은 칭링을 내려놓는 대가 로 치러야 하는 막대한 목숨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인과 중국의 의료 체계는 수천만 명 이상의 감염자를 감당할 수 없고, (칭링을 포기할 경우) 정상적인 경제·사회 생활도 어려워질 것” 이라고 했다.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주 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열악한 중국의 의료 시스템을 거론한 것이다. 실제 이번 코로나19 확산세를 이끌고 있는 인구 2,400만 명의 지린성은 의료 인력·물자 부족으로 통제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린성은 동북 3 성 중 하나로 조선족 동포 밀집지역이 며, 남한 면적의 2배에 가깝다. 성내 2만 2,000여 개 병상을 갖춘 임시격리병원을 설치했지만, 이 달에만 1만3,0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또 다른 관영 매체인 차이나데일리 역 시 “지나치게 빠른 개방은 대규모 입원 과 긴장된 의료 시스템에 대한 충격을 줄 것”이라며 칭링 유지에 힘을 실었다. 장원홍 상하이 푸단대학교 화산병원 감염병과장은 “(칭링 해제가) 백신에 대 한 두려움으로 접종하지 않는 사람들 과 노인들에게 미칠 파장은 상상도 하 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코로나 확산 속 핵산검사 받으려 줄 선 ⚥ 다롄 주 민들. 다롄=로이터 연합뉴스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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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8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낙관주의자 더 오래사는 이유는..? 2019년 미국 연구 “장수에 11-15% 도움” 보스턴대 연구 “85세 이상 수명 큰 영향” “행동양식 조절 능력과 자신감으로 스트레스,어려움 효과적 회복” 르면 낙관주의는 평균 11-15% 정도 장 수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스턴 의과대학(Bos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원들이 30년동안 진행한 연구 결과에서 낙관 주의가 85세 이상까지 사는데 크게 영 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회경제적 지위, 건강상태, 우울증, 사회적 연대(social integration), 흡연과 음주를 포함한 모든 보 건 행태(health behaviours) 와는 무 관하다.

100세 시대가 되어가는 요즘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건강수명’이 중요시된다. 100세 넘게 살아도 병으로 누워서 세월을 보낸다 면 장수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2011년 두 명의 미국 심리학 교수들 은 무엇이 무병장수(無病長壽) 할 수 있 게 해줄 지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를 발 표했다. 일명 ‘장수 프로젝트(The Longevity Project)’로 불리기도 했으며, 오프 라 윈프리와 유명한 사회분석학자 말 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박사 역시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여 눈 길을 끌었다. 그것은 ‘낙천적 성격이 수명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통상 알려지고 분석돼 왔던 기존의 이념에 칼을 찌르는 내용 이었다. 연구진들은 명랑하고 낙천적인 아이 들은 자동차 사고나 익사 사고 등 위험 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장수 와 오히려 반대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 다는 것이다. 낙관적인 태도에 대한 긍정적 사고야

말로 장수를 향한 고루한 마법의 재료 였다고 연구진들은 말했다. 오히려 일 상적으로 해야하는 리스트가 오히려 더 많은 내일을 가져올 것으로 봤다. 112살까지 산 세계 최고령 여성에게 장수 비결에 대해 물어보면 “특별히 오 래 살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고 건강을 추구해 오지도 않았다. 그저 일상 생활 에 충실 했을 뿐”이라고 답변하는 등 비 슷한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 다. 하지만 그 고루한 방안인 낙관주의 (optimism)가 최고의 방책이라는 연 구는 계속 나오고 있다. 2019년 미국 국립과학원 연구논 문(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따

관주의와 건강의 연관성은 더욱 뚜렷해 진다”고 설명했다. 참여자들 중 장수를 하고 있는 대상자는 대체로 성실한 태 도와 삶에 대한 건강한 낙관론을 가지 고 있었다. 불건전한 낙관론의 부류로 는 로또 복권에 일주일치 월급을 다 쏟 아 붓는 경우를 들 수 있다. 2019년 해당 연구에 대한 논문의 공 동 저자인 르위나 리(Lewina Lee) 박 사는 낙관주의자들의 행동 패턴에 대한 두가지 이론에 대해 233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처음 설문 이후 14

과 역시 낙관주의자들은 기분이 나쁘 거나 스트레스 요인이 적다고 보고했 다. 그렇다면 낙관주의란 정확히 무 엇을 뜻하는가. 보스턴 연구원들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일반적 인 기대를 갖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성향은 주요한 결과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가 유리하게 진행 될 것이 라고 믿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낙관주의자들은 애초에 스트레스 를 받는 상황에 빠지는 것을 피하며 상황을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어려운

노출 가설(stressor exposure hypothesis)은 매일의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는 것을 낙관주의자들은 제안 함으로써 정서적 행복을 보존할 수 있 다는 것이다. 즉, 낙천적인 사람들은 애초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상황 속에 서 살아간다는 것이고 이는 감정적 혹 은 신체적으로 오는 손상을 제한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두 가지 이론에 관해 실제 연구 결

사회 행동 과학 교수인 로라 쿱잔스 키 박사(Dr Laura Kubzansky)는 “이 번 연구로 낙천적인 사람들이 스트레스 와 어려움에서 더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동양식을 조절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낙 관주의가 노인들의 수명을 연장하는데 주요한 심리사회적 자원이 될 수 있다 는 것을 뜻하며, 연구를 거듭할수록 낙

년 후 그들의 생활을 살펴본 뒤 8년동안 지속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두가지 이론 중 완충 가설(buffering hypothesis)은 높은 낙천성은 일일 스 트레스 요인에 대해 감정 반응성이 낮 고 회복 역시 빠르다는 것이다. 예를들 어 낙관적인 사람들은 집안일이나 교통 체증 혹은 말다툼을 할 때 많이 흥분하 지 않고, 그 상황에서 회복도 빠르게 하 는 편을 말한다.

감정선에서 현명하게 빠져 나올 수 있 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이는 단순 히 희망적인 생각이라기보다 일종의 자신감(confidence)으로 볼 수 있다 고 해석했다 하지만 낙관주의자들이 극심한 스 트레스를 받는 경우 비관론자보다 회 복력이 더 느렸다. 한번 심한 우울한 상황에 갇히면 잘 빠져나오지는 못하 는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B22

culture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HANHO KOREAN DAILY |

Spiderman: No Way Home 진정한 수퍼히어로는 누구인가

이 영화는 마블 스튜디오 존 왓츠 감 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세번째 작품으로 MCU (Marvel Cinematic Universe 마블 만화를 기반으로 한 영 화시리즈) 27번째 영화이다. 대개의 마 블 영화가 그렇 듯, 마블 스튜디오의 다 른 작품과 인물, 스토리, 주제 등을 공 유하여 거대한 서사를 이루기 때문에, 이전의 마블 영화를 잘 알수록 더 다양 하고 풍성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마블 영화 답게 우주의 차원이 깨지 고, 시공간이 거울 이미지 속에서 뒤 틀리는 장면, 주인공 스파이더맨가 악 역 간의 역동적 액션 등도 화려한 볼거 리를 제공하지만,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다중우주(multiverse)를 모

티브로 역대 스파이더맨 관련 인물들 이 한꺼번에 다 등장하여 관객들의 추 억을 만족시킨다. 좀 의존적 성격이 강 했던 주인공 스파이더맨은, 고독하지만 성숙하고 독립적인 인물로 등장하고, 전편에서 연인의 추락사 후 생긴 트라우 마에서도 치유되어 나온다. 여기에 과 거 악역들도 원래의 선한 모습으로 회 복되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인간미를 환기시킨다.

스토리 악당 미스테리오의 폭로로 정체가 공 개되 버린 피터 파커(톰 홀랜드 배역) 는 사람들의 비난과 주목 속에 친구 들까지 고통을 겪자 닥터 스트레인지

를 찾아간다. 여기서 마법으로 사람들 의 기억을 지우던 중 가족과 친구만 제 외하려다 잘못되면서 멀티버스(다중우 주)가 열리고 다른 우주들에서 스파이 더맨을 아는 모든 빌런들 (닥터 옥토퍼 스, 그린 고블린, 리저드, 일렉트로, 샌 드맨)이 한꺼번에 몰려 오는 위기에 빠 진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빌런들을 원 래의 우주로 돌려보내려 하지만, 그들 이 돌아가면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알 게 된 피터는 그들을 치료하려고 한다. 그러나 고블린의 공격으로 계획이 실 패하고 큰어머니 메이까지 죽음을 당 한다. 한편 네드의 마법으로 차원의 문이 열리면서 다른 우주의 스파이더맨들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이 등 장하고, 세 스파이더맨들이 만나 각자 의 상실과 고충을 이야기하며 서로 격 려한다. 스파이더맨들이 모두 의기투 합하여 마지막 싸움을 벌이는데, 차례 대로 빌런들을 제압하던 중 다시 고블 린의 공격으로 차원이 붕괴되어, 이제 스파이더맨 관련 빌런 외에도 모든 악 당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결국 스파 이더맨은 고블린과 싸워 이긴 후, 우주 를 구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자신의 기억까지 다 지워달라고 요청 한다. 그 결과, 빌런들과 다른 스파이 더맨들도 자기 우주로 돌아가고, 혼란 이 잠잠해지면서 모두가 피터의 존재 를 잊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돌아갈 집도, 가족도 친구도 없어진 피터는 자 취방에서 손수 만든 슈트를 입고 도시 를 활강한다.

메시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이다. ‘스파이 더맨’에서 피터의 큰아버지 벤이 남긴 이 말은, 모든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관 통하는 핵심주제이다. 이번 편에서도죽어가던 메이의 입에 서 이 말은 다시 환기되고, 스파이더맨 들의 대화 속에서도 계속 등장한다. 힘 이나 능력이 많은 사람은 그 힘과 능력 을 잘 사용해야 할 도덕성과 책임감, 희 생정신이 필요하다. 스파이더맨은 이 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책임감을 깨

닫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 람들과의 관계를 포기하는 희생을 받 아들인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정확 한 인식에서 나오는 자부심이 자기 희 생과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공급한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느껴야 할 책 임감과 별로 다르지 않다. 죽을 수 밖 에 없는 죄인이었던 우리가 큰 은혜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이 제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마블 영화 의 표현을 빌면 ‘신의 아들’)답게 불신 자와는 구별되는 삶을 살고 복음을 전 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 말씀처럼 이미 많이 받은 우리에게 하 나님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실 것이다 (눅12:48). 우리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 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한다. (마16:24) 이 영화가 다른 히어로영화와 구별되 는 점은, 주인공이 악당을 응징하려 하 기보다는 도우려 한다는 점이다. 대개 의 히어로 영화들은 폭력적인 악당에 맞서, 주인공이 분노와 복수심 속에 더 강한 폭력으로 악당을 응징한다. 언뜻 생각하면 정의가 이기는 것 같지 만 실제로는 악으로 악을 이기는 것 악 당의 악에 주인공의 악을 더하는 결과 를 낳는다. 악은 악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내면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 더맨은 빌런들을 제압하되, 치료자로 서 이들을 이전의 선한 모습으로 회복 시킨다. 악을 상대하지만 함께 악해지 지 않고 선을 지키는 것이다. 이는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21)” 는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그리스도인 은 악인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 라 이 땅에서 악을 줄이고 선을 늘려 나 가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내 안의 악과 싸워 이기는 것 이 중요하다. 죄 없는 자신을 죽이려 하 는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이 그러셨듯 이 우리는 악을 만났을 때에도 똑같이 악해지지 않고 끝까지 선을 지킴으로 써 진정한 의미에서 악을 이기는 사람 들이 되어야 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메이의 죽음 을 애도하던 피터는 “그들의 신념도 함 께 사라졌을까”라는 해피의 질문에 “ 그들에게 도움을 받은 모든 사람들이 그 뜻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한다. 죽 음이라는 인간의 한계 앞에서 유한함 을 극복하고 싶은 소망이 읽혀 지는 대 목이다. 사실 모든 히어로 영화들은 그런 한계 를 초월하고 싶은 소망의 표현이다. 각각의 히어로들은 인간의 힘, 지식, 감각, 중력, 시간, 공간, 죽음의 한계를

2022년 3월 14일 월요일

초월한 존재로 그려지고, 우리 모두가 그런 욕구가 있기에 이들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며 열광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진정한 히 어로를 알고 있다. 불치병을 고치고, 죽 은 사람을 살리고, 모든 것을 아시고, 물 위를 걷고, 풍랑을 잔잔케 하고, 인 류를 구원하고,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 아나셔서 지금도 영원히 살아 계시는 분, 즉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진정한 수 퍼 히어로이다. 이분은 상상 속의 캐릭 터가 아니라 역사 속의 실제 인물이다. 기독교인들도 다시 오실 울트라 수퍼 히 어로를 믿고 소망하는 광팬이 아닐까. 이창일

이 글은 로뎀나무아래 문화비평 커뮤 니티블로그 underb.info/blog 와 www. facebook.com/underbroom 에도 실렸습 니다. 미디어홍수시대에 기독교세계관 적으로 모든 미디어들을 걸러보는 훈련 장으로 마련된 문화비평 커뮤니티에 함 께 하고 싶은 분은 underb.info/reviewerguide 보시고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생활속의 신앙을 원하는 분들을 환영합 니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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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독점하는 OTT,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 새로 들어설 정부에서 가장 크게 바 뀔 것으로 보이는 문화 정책은 미디어 및 콘텐츠 산업 진흥과 관리를 위한 전담기 구 설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미디어혁신위원회 출범을 공약 으로 내걸었다. 역대 정부가 콘텐츠 관 련 정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 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세 곳에 나눠 맡겼다면, 윤 당선인은 하나의 컨 트롤타워를 세워 관리를 일원화하는 것 을 새 접근법으로 제시했다. 180도 달라 진 콘텐츠 산업 정책 기조로 온라인동영 상서비스(OTT)를 둘러싼 지적재산권 (IP) 독점 문제와 불공정 출연 계약 논란 등 공정거래 질서 확립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핟칺·핟몯많펞 헎핟뭚 팖 훎삲졂?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문화 주권’을 강조했다. 우리 콘텐츠 창작자의 권익 과 저작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성 공을 거뒀는데 IP를 넷플릭스가 독점하 면서, 정작 이 콘텐츠를 기획한 국내 제 작사가 수익을 낼 길이 꽉 막힌 데서 나 오는 이야기다. 실제 국내 드라마 IP는 일부 OTT에 갇혀 있다. 넷플릭스 등이 외주 제작사 에 제작비에 10~20%가량의 이윤을 더 한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의 저작권을

윤석열 당선인 ‘문화 공약’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은 지난해 9월 공개 후 17일 만에 1억 1,100만 유료 가입 가구가 시청했다. 넷

“미디어혁신위 만들 것” 콘텐츠 등 ‘문화 주권’ 강조 근로계약서 없이 촬영하는 일부 제작 관행 개선 나설 듯

플릭스 사상 가장 많 은 가구가 시청한 드 라마로 조사됐다. 세 계를 달군 이 드라마

코로나로 줄줄이 무너진 공연 기반 복구도 시급

의 지적재산권은 제 작사가 아닌 OTT 플 랫폼에 있다. 그래서 제작사는 따로 수익 을 낼 수 없다. 사진 은 ‘오징어 게임’ 촬영 모습. 넷플릭스 제공

코로나19로 문을 닫 은 서울 서교동 홍익 대 인근 공연장 브이 홀 무대 모습. 주성민 전 브이홀 대표 제공

그래픽=강준구 기자

통째로 갖는 식(오리지널 작품 기준)으 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유명 드라 마 제작사의 대표는 13일 “중소 K팝 기 획사도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 앨범을 제 작하는데 이때 저작권은 작사, 작곡가

에게 돌아간다”며 “영화계도 투자자가 제작사와 수익을 나눠 갖지, IP를 일방 적으로 가져가지 않는다”며 일부 OTT 의 IP 독점을 문제 삼았다. 윤 당선인은 정책 공약집에서 “현 정부의 미디어 분

야 관련 산업적 정책 기조가 불명확했 다”며 “미디어혁신위로 산업의 경쟁력 제 고를 위한 공론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의 컨트롤타워를 세워 콘텐츠

산업에서 문화 주권을 효율적으로 관 리해 나가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 이 행은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가 ‘플랫폼의 IP 독점 금지’ 에 적극 개입하면, 해외 OTT가 한국 투자 철수로 맞불을 놔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한류 드라마를 기획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새 정부가 콘텐츠 산업 금융 규제 등을 완화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대안” 이라고 말했다. 몒퍋컪 펔쁢섾 쭎캏 핓픊졂?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지 원’도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이다. 불 합리한 계약 관행을 바로잡아 정당한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뼈대다. 일부 교양 및 예능 프로그램 제작 시 계약서 없이 촬영을 진행해 이 를 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 문체부가 2019년 ‘방송프로그램 제작 스태프 표 준근로계약서’ 지침을 마련했으나, 현 장에선 아직도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라 한계 가 명백하다. 계약서를 쓰지 않고 촬영하다 부상 을 입으면 산재보험 지원을 받을 수 없 고,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부작용 이 만만찮다. 김준모 한국방송연기자노 동조합 위원장은 “단역으로 출연하는

소위 생계형 배우들은 구두 계약을 하 는데, 방송 막바지에 출연료를 3분의 1 정도 깎자고 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촬 영을 할 수밖에 없다”며 “OTT 망 사용 료 문제만 다룰 게 아니라 K콘텐츠 산 업의 부조리한 근간을 들여다봐야 하고 ,이젠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지 적했다. 컪풆컪잚 25맪 뫃펾핳 뫎 새 정부가 고민해야 할 또 다른 과 제는 코로나19 로 무너진 문화 기반 복구다. 본보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와 공연장협회에 확인한 결과, 2020년 2 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코로나19로 취 소된 공연수는 1,301건으로 약 2,255 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만 무브홀 등 2 5개의 중소 공연장이 코로나1 9 로 줄줄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예술인의 금전 적 지원을 넘어 그들이 지속 가능한 창 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확 충하는 게 급선무다. 이규영 루비레코 드 대표는 “민간 공연장뿐 아니라 서울 음악창작지원센터도 폐관을 앞두고 있 다”며 “창작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 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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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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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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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7일 목요일

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올연봉 81억 김광현 “팬 성원에 보답할 것”

아! 옛날이여 벌써 두 시즌째다. 유럽 축구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했던 크리스티아누 호 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 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유럽 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8 강 문턱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둘 모두 팀을 바꿔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흘러버린 세월 탓일까. 쟁쟁한 별들의 무대에서 ‘마지막 한번’이라는 드라마는 이번에도 허락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6일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 래퍼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챔피언 스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아틀 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 0-1로 패 했다. 지난달 24일 원정 1차전에서 1-1 로 비기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맨유 였다. 팀도 상승세에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맨유는 안방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날카로운 기회는 번번 이 골키퍼 얀 오블라크의 선방에 막혔 다. 전반 41분 균형이 깨졌다. 주앙 펠 릭스의 힐패스를 받은 앙투안 그리에 즈만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안 모서리 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헤낭 로지가 골 지역 왼쪽에서 머리로 받아 넣으며 골 망을 흔들었다.

팀까지 옮긴 메시와 호날두 두 시즌 연속 챔스리그 8강 실패 호날두는 슈팅 한번 못 날려 메날두, 이제 정점에서 내려오나 호날두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 전해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90분 넘 는 시간 동안 수비진에 발이 꽁꽁 묶 여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사흘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모습과 180도 달랐다. 호날두가 12년 만에 친정 맨유로 복 귀한 이유는 챔피언스리그 때문이었 다. 그는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릴 빅클럽을 원한다”며 유벤투스(이탈리 아)를 떠났다. 하지만 오히려 호날두 는 이번 시즌 그 어떤 트로피도 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맨유는 이미 이 번 시즌 리그컵(카라바오컵)과 잉글 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는 32강에서 탈락했다. 유일하게 가능성이 있는 건 리그 우승이지만, 9경기를 남긴 상황 에서 1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70)와 승 점 차이가 20점에 달한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호날두라는 거물이 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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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쉬운 마음이 전 혀 없다.” 2년의 빅리그 생활을 접고 KBO리그에 전격 복귀한 김 광현(34·SSG^사진)은 아쉬움 보다는 좋은 성적과 함께 팬 들에 대한 보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16일 인천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 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0월 귀 국하고 나서 메이저리그 노사협상이 4개월 이 상 이어져 속앓이를 많이 했다”며 “최고 대우도 그렇지만 SSG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걸 강 조해 복귀를 결정했다. (류선규) 단장께서 네 가 필요하다고 얘기해줘 마음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김광현이 8일 SSG와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을 맺은 직후인 11일 메이저리 그 직장폐쇄가 풀렸고, 상당수 선수들이 빠르 게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다. 세인 트루이스와 2년 계약이 끝나면서 좋은 대우의 FA계약을 노린 김광현 입장에선 아쉬울 수 밖 에 없다. 일본 기쿠치 유세이의 경우 김광현보 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토론토와 3 년 3,600만 달러(약 447억 원) 계약하기도 했 다. 김광현은 “빅리그에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접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계약 다음날 직장폐쇄 가 풀리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기자회견에 앞서 가진 입단식에서 민경삼 대표로부터 빅리그 진출 전에 사용한 등번호 29번이 부착된 유니폼을 건네 받아 착 용했고, 추신수와 최정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김광현은 “미국에 있는 때 신수형이나 정이형이 ‘네가 와야 우리가 잘한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 다. 시즌 후 내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는 얘기 를 듣고 싶다. 이제는 내가 이끌고 갈 수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다음 주 중으로 시번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태다. 이날 오전에 도 불펜에서 60구를 던졌다. 김광현은 “(포수 를 앉혀두고) 두 번 투구를 했다. 어깨는 계속 유지해서 괜찮다. 하체 훈련이나 러닝 등이 부 족했지만 지금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광현은 올 시즌 81억원의 연봉을 받 는다. 기존 KBO리그 최고 연봉자였던 SSG 추 신수가 받는 금액(27억원)의 3배에 달한다. 나 머지 50억원은 이후 3년에 나눠 수령한다.

맨유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 오기도 한다. 메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파리 생제르맹(PSG)는 10일 스페인 마드리 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챔 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레알 마드리 드(스페인)와의 경기에서 1-3 참패를 당하며 종합 점수 2-3으로 탈락했다. 이미 충분한 스타 플레이어가 있고 매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프랑스 리그 1 우승을 거머쥐던 PSG가 메시를 영 입한 이유는 오직 챔피언스리그때문 이었다. 메시-네이마르-음바페로 이어 지는 ‘MNM’ 초호화 공격진을 구성해 유럽을 재패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선발 출 전한 메시는 실망스러웠다. 90분 동안 슈팅 2개에 그쳤고 공격 포인트도 올 리지 못했다. PSG는 메시를 영입하고 도 오히려 앞선 두 시즌(준우승·4강) 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팬들의 실망감도 컸다. 메시는 사흘 뒤 홈에서 열린 정규리그 보르도와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이끌고도 관중에 게 야유를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구 단이 1년 만에 메시를 방출할 것이라 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동순 기자

박관규 기자 유럽 축구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했던 파리 생제르맹의리오넬 메시(왼쪽)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8강 문턱에서다시 고배를 마셨다. 사진은 패배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메시와 호날두.

EPA 연합뉴스

세계 1위 메드베데프 윔블던 출전금지 위기

3연패^11위 추락$ 전북 21년 만에 4연패 위기

“푸틴 지지 안한다고 밝혀야 출전 검토” 느린 템포에 뻔한 공격 패턴 상대 수비수에게 읽힌 지 오래 닥공 사라져 5경기서 2골뿐 다음 상대 국대급 즐비 김천 상무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주목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시즌 초 반 예상 밖 부진에 빠졌다. 시즌 초반 이라지만 지난 5년간 K리그1 정상을 독점했던 전북이 강등권인 11위까지 추락했다는 것은 명백한 위기다. 전북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 단이다. K리그에서 전무후무한 5연 패를 달성한 최강 전북은 올 시즌에 도 어김없이 우승 후보 1순위였다. 하 지만 시즌 초반 최악의 출발을 했다. 1 승1무 이후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3연 패에 빠졌고 순위는 11위까지 곤두박 질 쳤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최근 전북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다. 느린 템 포와 뻔한 공격 패턴은 상대 수비에 게 읽힌 지 오래다. 포항 스틸러스, 울 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등 강팀들을 상대했다지만 전북의 3연패는 낯설기 만 하다. 결과보다 수치상 내용은 더 안 좋 다. ‘닥공’(닥치고 공격)이 장기인 전북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K리그1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전북의 백승호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은 올 시즌 5경기에서 단 2골에 그치고 있다. 5경기에서 슈팅 48개를 쏟아냈 는데, 유효 슈팅은 12개에 그쳤다. 지 난해 최다 득점(71골)을 자랑했던 전 북이라 믿기지 않는다.

지난 시즌 각각 15골씩 넣은 ‘외국인 쌍포’ 일류첸코와 구스타보가 아직까 지 무득점이다. 이들을 뒤에서 받쳐줄 2선 자원들도 전력에서 이탈했다. 팀의 핵심 선수인 한교원이 부상으로 현재

전북=연합뉴스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문선민도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외국인 선수 바로우는 아직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 전북은 공격이 장점인 팀이지만 지

난 시즌 최저 실점팀(2021년 37골)에 오를 만큼 수비력 역시 탄탄했다. 하 지만 올 시즌에는 수비진의 상황도 그 리 좋지 않다. 5경기에서 5골을 내줬다. 현재 전북의 수비진은 백퍼센트 전력 이 아니다. 측면 수비수인 이용과 이유 현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MVP인 홍정호 가 건재하지만 그를 보좌할 파트너가 부족한 상황이다. 반전이 필요하다. 3연패 충격에 휩 싸인 전북은 오는 25일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 막바지 영입에 열을 올리 고 있다. 대구 센터백 김우석과 미국 의 LAFC 풀백 김문환, 부산 아이파크 미드필더 김진규 등과의 접촉설 나오 고 있다. 전북의 다음 경기(19일 홈경기) 상 대는 스쿼드가 만만치 않은 김천 상무 다. 김천은 조규성과 권창훈 등 전 포 지션에 걸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 비해 빈 틈이 없는 팀이다. 전북이 김천을 넘지 못한다면 2001 년 이후 21년만에 첫 4연패 수모를 당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선두 울산 과의 승점차가 두 자릿수 이상으로 벌 어진다. 3연패의 부진에 빠진 전북이 김천 상무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만 들어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커지 고 있다. 김기중 기자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이 자 2021년 US오픈 챔피언인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사 진)가 6월 열리는 4대 메이저 테니스대회 윔블던에 참가하 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우크 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스포츠계의 제 재가 윔블던 대회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니겔 허들스턴 영국 체육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영국 국회 특별 위원회에서 메드베데프의 윔블던 출전에 관한 질문에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 개인의 경우에는 비자 문제도 있고 더 복잡하다”며 “누구도 절 대 (윔블던에서) 러시아 국기를 흔들 수 없다” 고 밝혔다. 윔블던은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 지 열린다. 앞서 국제테니스연맹(ITF)은 러시아와 벨라 루스 선수들의 국가와 국기 표시를 금지하면서 도 이들의 투어 활동과 메이저대회 출전은 보장 했다. 여기에 더해 영국은 개별 선수들이 블라디 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야 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정부와 윔 블던 측이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허들스턴 장 관은 “우리는 그들이 푸틴을 지지하지않는다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 노선에 대한 확신을 얻 기 위해 어떤 요구 사항을 시도해야 하는지 고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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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8일 금요일

가위 1- 할머니 소중한 잠깐의 틈

김별

이진숙 세계에서 빠져나왔다. “언니!! 언니! 일어나 봐요.” “무서운 꿈이라도 꿨어요?” 룸메이트 지수다. 눈물이 범벅 된 그녀는 잠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분명한 건 아직도 정수리에 남아있는 온기와 지긋이 내리 누르던 할머니 손의 감 촉뿐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가끔 할머니가 꿈에 나오긴했어도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곳은 빛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건 까마득히 높은 곳까지 이 어진 계단. ‘엄마의 자궁 속이 이런 느낌일까?’ 느껴본 적 없는 평온함이 밀려왔다. 온 세상이 하얀 빛으로 가득한 공간은 그 크 기조차 가늠이 되지 않았다. 두려움도 동요도 없이 한 계단씩 발을 옮겼다. 발 아래 계단에 시선을 고정하고 천천히 한 계단씩 오르던 그 녀는 하얀 고무신 한 켤레와 마주쳤다. 고개를 서서히 들었다. 고무신 위로 하얀 치마, 하얀 옷고름, 하얀 저고리, 구릿빛 피부에 굳게 다 문 입술, 내리 뜬 가는 눈, 은비녀로 반듯하게 쪽진 머리가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치매에 걸려 오랜 투병생활을 했던 할머니 는 돌아가시기 1년전부터는 거동도 할 수 없 게 되었다. 팔다리가 오그라붙고 욕창으로 고 통받았다. 마지막 모습이 너무 처참해서인지 가끔 꿈에서 만난 할머니는 고통에 신음하며 아기처럼 웅크리고 희란의 등에 업혀 계셨다. 그녀가 아주 어릴 때 치매에 걸리셨기 때문에 꿈속에서처럼 단정하고 고운 할머니 모습을 보는 건 유치원 이후 처음이었다.

할머니다. ‘아…할머니, 할머니!!’ 그 곳엔 십여 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서 계셨다. 놀라움과 설움이 몰려와 그대로 무너 지듯 주저 앉았다. 어쩐 일인지 아무리 목놓 아 불러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의 하얀 고무신을 붙잡고 소리 없이 눈물을 쏟 아냈다. 그 순간 희란의 머리를 지긋이 누르는 따스 한 손길이 느껴졌다. ‘괜찮다, 아가. 이제 괜찮아.” 다정하고도 또렷한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할머니!!! 할머니!!” 갑자기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듯 새하얀

희란의 기억 속 온전한 할머니에게선 언제 나 갓 빨아 풀을 먹인 이불 호청 냄새가 났다. 여름날 오후 대자리에 누워 무릎을 베고 낮잠 을 청할 때면 한 손으로 배를 쓸어 주시거나 부채질을 해 주시던 다정한 할머니. 그런 할 머니를 다시 볼 수 있어 희란은 뜻밖의 선물 을 받은 기분이었다. 시드니에 온 지 며칠 되 지 않아 모든 것이 낯설고 외로웠다. 무의식 이 그리운 그 시절 할머니를 불러왔는지도 몰 랐다. 하지만 그 날 이후 그녀에게 일어난 변 화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오랫동안 희란을 집요하게 괴롭혀온 증상들이 사라져버렸으니 까 말이다.

연일 비가 오는 날이 계속 되던날… 잠깐 비가 그친 틈에… 이때 빨리 나가 봐야해… 생김치 보단 묵은지가 깊은맛아 있듯이 깔끔하진 않지만 오 래 묵은듯 분위기 있는 옛집에 눈길이 간다

한국간호사 뽕남 갱의 슬기로운 호주응급실 생활기 (5) 뽕남 간호사가 심폐소생술 방에 서 훈련을 받고 막 일하기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마 약 중독자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왔다. 길거리에서 기절한 환자를 누군가 경찰에 신고해 구급차가 출동한 것이다. 문제는 의식이 있 긴 했지만, 파라메딕 paramedic 조차도 정맥 주사를 놓을 수가 없 을 만큼 마약을 많이 맞은 흔적을 가진 환자였다. 이 환자는 통증을 호소했고 응급실 심폐소생술 방으 로 바로 옮겨졌다. 응급실 의사들은 서로 붙어서 정 맥 주사를 놓고 피검사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 20년차 응급실 전문 의조차도 마약 중독자의 팔과 다 리를 아무리 뒤져도 제대로 된 정 맥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환자의 피부를 보니 온통 딱딱한 밤색 피 부와 정맥주사자리가 전부 굳어져 있어서 바늘이 들어가지도 않았 다. 두 응급실 의사들이 여기저기 를 뒤지고 정맥 주사를 찔러댔으 나 딱딱한 피부 때문에 바늘이 휘 기까지 했다. 환자는 찌를 때 마나 소리를 지르면서 절규했다. 열 번

이 넘는 정맥 주사 시도에 실패하 자, 응급실 전문의는 마취과 의사 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환자는 자기는 죽을 것 같다며 울기 시작했고 계속 실패하는 정 맥 주사 때문인지 더 서러워서 꺼 억 꺼억 대며 울기 시작했다. 5분 도 안 돼서 마취과 트레이닝 전 문의, 로버트가 심폐소생술 방으 로 들어왔다. 마취과 의사 로버트 는 이 환자를 안다면서 중심정맥 관 삽입도 쉬운 환자가 아니라고 말을 했다. 마취과 의사는 이 환자 에게 맞힐 정맥관을 가져오겠다며 수술방으로 돌아갔다. 뽕남은 이 모든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며 환 자의 피부를 유심히 관찰했다.

만, 호주에서 일한 지 겨우 1년 남 짓 된 응급실 간호사로서 응급실 전문의 와 마취과 의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마취과 의사까지 내려와서 고 민만 하는 이 상황에 너무 건방지 다고는 하지는 않을까?‘ 하지만 뽕남의 직관은 그 푸릇 한 것이 정맥임을 확신했다. 뽕남 은 안타까운 환자를 위해 용기를 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시니어 간호사에게 가서 조용히 말했다. “내가 한번 주사를 놔볼까? 나는 한국에서 어려운 환자를 많이 놔 봐서” 나는 미숙아도 주사를 많이 놓아본 적이 있어. 딱 한 번만 시도 를 해볼게. “

뽕남의 판단으로는 이 마약 중독 자 환자는 삐쩍 말랐고 탈수가 심 해서 눈도 퀭하고 입술도 말라 있 었다. 정맥이 보일 리가 없다. 그 런데 가만히 보니 이 환자의 오른 쪽 허벅지에 파란 정맥이 희미하 게 보이는 것을 관찰했다. 뽕남은 잠시 고민을 했다 ‘내가 한번 주사를 놓아보겠다 고 말을 할까…?’ 라고 생각했지

시니어 간호사는 토끼 눈을 뜨고 말했다. “정말? 지금 물불을 가릴때가 아니자나? 시도 해볼래?” 시니어 간호사가 왜 내게 허락 을 했는지는 기억은 안 난다. 아마 도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게 정 말 안타까웠을지도 모른다. 뽕남은 다른 의사들이 들어오기

전에 장갑을 끼고 아까부터 봐두 었던 오른쪽 허벅지의 살짝 푸르 른 정맥 같은 그 부분을 눌러보면 서 감을 느꼈다. ‘그래, 정맥 맞아, 살짝 텐션이 있어’ 다시 얼른 알코 올로 닦고 잠시 속으로 기도를 했 다. ‘한꺼번에 요….’

들어가게

해주세

뽕남은 피부를 살짝 당기면서 한 손으로 주사를 아주 부드럽게 한 방에 넣었다. 주삿바늘 끝에 피가 비췄다. ‘앗싸, 들어갔다’ 뽕남은 긴장 을 늦추지 않고 실리콘 투명바늘 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다행히 부 드럽게 잘 들어갔다. 보내야 하는 피검사를 위해 10ml 의 피를 뽑고 주삿바늘을 고정했다. 뒤에서 시니어 간호사가 탄성을 질렀다 ”오마갓 유알어 레전!!! Oh my God, you are a legend“ 뽕! 지금 바늘이 들어간 거 맞 지? Right?

시니어 간호사의 눈이 휘둥그 레 지면서 호들갑을 떨어도 뽕남 은 침착하게 얼른 검사 튜브에 피 를 집어넣고, 환자의 이름이 쓰인 스티커를 피검사 튜브에 붙였다. 그리고 시니어 간호사에게 미소를 보내주었다. 환자를 토닥거리며 말해주었다. “주사 들어갔어. 이제는 여러 번 안 찌를 거야 걱정 마 얼른 진통제 줄게 곧 나아질 거야“. 그 마르고 고통스러워하며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는 내게 ‘땡큐 디어, 땡큐! 하 면서 눈물을 보였다. 시니어 간호사가 내게와서 나를 와락 안아주었다 “너 대박이야 정 말”. 그녀가 안아줘서 고맙긴 했지 만, 키 작은 뽕남은 그녀의 겨드랑 이 냄새를 참아야 했다. 때마침, 마취과 의사가 심폐소 생술 방으로 돌아왔다. 시니어 간 호사는 호들갑을 떨면서 뽕남간호 사가 정맥 주사를 허벅지에다 놨 다며 빨리 통증약을 오더를 해달 라고 말을 했다. 마취가 의사는 놀

라면서 “어떻게 찾아낸 거야?” 하 고 물었다. 뽕남은 대답했다. “그저 럭키 했 을 뿐이야” 마취과 의사 로버트는 “굿좝” 이 라고 엄지를 올려주었다. 당연히 이일은 소문이 났고 의사 들과 간호사들이 잘 못 놓는 정맥 주사는 뽕남에게 의뢰가 전부 들 어 왔다. 한국에서 정맥주사 퀸 이 였던 뽕남은 호주에서는 ‘정맥 주 사 레젼드’라는 별명을 얻었다. 어느날 점심시간에 베프 호주간 호사인 린다가 질문했다. “넌 왜 그렇게 주사를 잘 놓는거야?” 전자렌지로 끓인 라면은 먹던 뽕 남은 젓가락으로 가는 면발 한줄 을 들어올리며 대답 했다.

“그건말야? 우리는 이렇게 젓가락을 쓰는 민 족이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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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HANHO KOREAN DAI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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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사랑한 대통령’ 제퍼슨, 불모지 미국에 씨앗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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퐎핆 샎���옇, 헪큶 제퍼슨이 와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감 별 능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알려주는 증거가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등급체계인 보르도 그랑크뤼클라세 1855 와인 목록이다. 이 등급체계는 1855년에 만들어졌다. 당 시 라피트(현 라피트 로칠드), 마고, 라투르, 오브리옹 등 4개 샤토(와이너리)의 와인이 1 등급에 선정됐다. 제퍼슨은 이 공식 등급이 만들어지기 70년 전 해당 와인들을 1등급으 로 꼽았다. 2등급의 첫째 브란느 무통(현 무 통 로칠드)과 유일하게 특1등급으로 지정된 소테른의 화이트 와인 샤토 디켐도 이미 그 가 극찬했다. 이 외에도 그는 론 지방의 화이 트 에르미타주도 높게 평가했다. 샴페인, 마 데이라, 말라가, 라인, 셰리, 샹베르탱, 몬테 풀치아노도 그가 즐겨 마신 와인이다. 제퍼슨이 언급했거나 그와 작은 인연이라 도 있는 와이너리들은 오늘날에도 ‘대통령’ 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엮어 홍보한다. 제퍼 슨은 미국에서 존경받는 대통령이기도 하지 만,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와인 애호가 이자 자타공인 와인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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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보르도 공식 등급 만들어지기 전 해당 1등급 와인들 꼽을 정도로 자타공인 ‘와인 전문가’로 불려 ‘어떻게 하면 좋은 와인 생산할까’ 자신의 땅에 포도나무 재배하고 자작농 중심 농업경제를 강조해 세계 4위 와인 생산국 기초 다져 제퍼슨 소유 추정 ‘라피트 1787’ 경매에 나와 2억원에 낙찰됐지만 결국 가짜로 판명되는 소동도

▼ 토머스 제퍼슨의 사저인 몬티첼로. 미국 버지니아주 샬로츠빌에 위치한다. 그는 미국에서도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농장에 포도나무를 심고, 특히 이탈리아 이민자인 필리포 마제이에게 부지를 내줘 유럽종 포도나무를 재배했다. 사진 가운데 사각형 모양의 밭 2개가 현재 포도밭이다. 몬티첼로 트위터 캡처

솒 빦줂 킺몮 퐎핆 켎얺 잚슲몮 그는 버지니아주 부농 집안 출신으로 청 년 시절부터 여러 와인을 접했다. 이런 환경 덕에 자연스레 와인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스물여섯에 직접 설계한 집(몬티첼로)을 지 을 때 와인 셀러를 가장 먼저 지었을 정도 다. 두꺼운 이중벽에 길이 5m, 폭 4.5m, 높이 3m에 이중 잠금장치를 달아 와인을 안전하 게 보관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은 와인 생산국이 아니 라 그의 셀러에는 수입 와인만 가득했다. 보 기만 해도 ‘배부를’ 와인을 보며 제퍼슨은 무 슨 생각을 했을까. 셀러에서 꺼낸 와인 한 병 을 잔에 따라, 테라스 흔들의자에 앉아 석양 을 즐겼겠다. 미국에서도 와인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꿈을 꾸면서. 제퍼슨은 꿈만 꾸지 않았다. 1771년 자신 의 농장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이탈리아 이 민자인 ‘필리포 마제이’에게는 땅을 내주고 유럽산 포도나무를 재배하게 했다. 하지만 포도나무를 재배하기엔 날씨가 혹독했다. 게다가 유럽산 포도나무는 필록세라 등 포 도나무 전염병에 저항성이 약했던 탓에 재배 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그는 희망의 싹을 살 려 갔다. 1775년엔 버지니아 대표로 대륙회의에 참 석하고 이듬해엔 독립선언문 기초위원으 로 선발돼 선언문 초안을 작성했다. 북아메 리카 영국 등 13개 식민지 대표들이 모여 독 립선언문을 낭독하고 포르투갈산 마데이 라 와인으로 건배했다. 독립전쟁 중인 1779 년에는 버지니아 주지사가 됐다. 이 시기에 그는 와인 안목이 더 높아졌다. 보르도, 부 르고뉴, 독일산 리슬링, 샴페인의 공식 재고 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그에게 생겼기 때 문이다. 앟큲 뫃칺 캫, 풂졓헏 잚빶 이후 여러 이유로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미국 몬티첼로로 향했다. 그런데 생활은 녹

록지 않았다. 아버지와 외가에서 거대 농장 과 200여 명의 노예를 유산으로 받았지만 막대한 빚까지 상속받은 탓이다. 설상가상 으로 독립전쟁 전에 팔았던 토지대금마저 인 플레이션으로 가치가 뚝 떨어졌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컸던 데다 배우자마 저 세상을 떠나자 제퍼슨은 힘든 나날을 보 냈다. 은퇴 생활은 우울하기만 했다. 그러다 곧 기회가 찾아왔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후 임으로 제2대 주프랑스 미국 공사로 임명된 것이다. 몬티첼로를 떠난 그는 1784년부터 1789년까지 프랑스에 머물렀다. 제퍼슨에게 프랑스 공사 생활은 와인의 안목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공사 임무에 충실한 가운데 그는 와인 공부를 게을리하 지 않았다. 여러 와이너리를 탐방하고 사람 들을 집으로 초대하거나, 프랑스인들의 초 대를 받아 함께 와인을 마셨다.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미국에서도 좋은 와인을 생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줄곧 맴돌았다. 제퍼슨은 와인 산지를 두루 다녔다. 자신 의 신분을 숨기고 부르고뉴에서 론을 거쳐 프로방스, 랑그도크, 보르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까지 여행했다. 포도나무 재배법에 서부터 와인 양조와 유통에 이르기까지 면 밀하게 조사했다.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 사한 그는 인건비와 와인 가격이 어떻게 책 정되는지 등 미국 와인 산업에 도움이 될 만 한 것이라면 꼬치꼬치 캐물어 세세하고 꼼 꼼하게 기록했다. 당시 유통 과정은 오늘날과 사뭇 달랐다.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병에 직접 담지 않았 다. 와인을 오크 통째로 중간상인에게 넘기 면 그들이 병에 와인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와인에 물이나 품질이 상이한 와인을 섞기도 했다. 심지어 넣으면 안 되는 물질을 첨가하 는 경우도 있었다. ‘짦슪킪 쪟펞 퐎핆 샂팒 쫗삺않’ 힎옪 틂 훊줆 와인 유통 과정을 파악한 제퍼슨은 와이 너리에 특별 주문을 했다. ‘반드시 와이너리 에서 직접 병에 와인을 담아 밀납으로 봉해 달라’고 말이다. “만약 와인이 귀하의 영지 내 에서 병입되고 포장된다면 의심할 바 없이 진품이며…” 그가 라피트 주인에게 와인 250 병을 주문하면서 쓴 편지글이다. 프랑스혁명이 발발한 해, 제퍼슨은 프랑 스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갔다. 혁명이 끝난

미국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 (Thomas Jefferson, 1743~1826)은 와인 애호가이자 탁월한 감정가였다. 픽사베이

1985년 크리스티 경매에 나와 역대 최고가인 10만5,000파운드에 낙찰된 1787년산 라피트(Lafitt) 와인의 실물. 이 와인은 후에 가짜로 판명되었다.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2년 뒤에 미국 제3대 대통령이 된다. 그는 프 랑스에 있을 때 와이너리에서 직접 병입한 많 은 고급 와인을 미국으로 보냈다. 대통령 이 돼서도 연간 600병의 프랑스 와인을 주 문했다. 미국 건국 초기 대통령들은 봉급이 없었 다고 한다. 제퍼슨은 사비로 와인 값을 충당 해야 했다. 대통령 퇴임 때인 1809년, 그의 와 인 외상값이 현재 가치로 치면 약 16만 달러 (약 2억 원)에 달했다. 그는 빚쟁이들을 피해 다녀야 했을 만큼 사정이 어려웠다. 당시엔 퇴임 대통령을 위한 국가 지원도 없었을뿐 더러 원래 빚도 많았던 데다 사치스러운 생 활을 한 탓이 컸다. 그 와중에도 그는 버지니아 대학을 설립 하는 등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갔다. 화재 탓 에 사라질 뻔한 의회도서관은 제퍼슨이 헐 값에 처분한 장서 덕에 보존됐다. 여전히 연 간 400병의 와인을 주문할 만큼 와인을 좋 아했지만, 더 이상 고급 와인을 입에 대지는 못했다. 남프랑스나 보르도 스타일의 평범 한 와인을 마시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그 가 세상 을 떠난 지 1 5 9 년이 지난 1985년 12월 5일. 크리스티 경매에 ‘Th. J.’ ‘Lafitte’ ‘1787’이 음각된 와인 한 병이 출품 됐다. 제퍼슨이 구입했거나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1787년산 라피트(현 샤토 라피트 로칠드)였다. 와인을 내놓은 하디 로덴스톡은 유명한 와인 수집가였다. 그가 주관한 여러 시음회 에는 부유한 와인 애호가들은 물론 샤토 디 켐과 와인잔으로 유명한 리델의 사장인 게 오르그 리델, 로버트 파커, 휴 존슨, 잰시스 로빈슨, 제임스 서클링 같은 저명한 평론가 가 초대됐다. 몋잲펞 빦폶 ‘샎���옇픦 퐎핆’ 콚솧 이런 사람이 내놓은 ‘대통령의 와인’이니 세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마스 터오브와인(MW)이자 크리스티 와인 경매 총괄인 마이클 브로드벤트가 진품임을 보 증하고 경매를 진행했다. 경합 끝에 와인은 무려 10만5,000파운드(약 2억 원)에 낙찰됐 다. 경매 사상 최고 액수였다. 브로드벤트도, 낙찰받은 포브스 사주 일가도, 끝까지 경합 한 와인스펙테이터 사주 마빈 생컨도 상상 하지 못한 금액이었다. 이 기록은 22년 뒤인 2007년에 깨진다. 제퍼슨의 와인, 1787년산 라피트. 198년

된 올드 빈티지 와인은 포브스 갤러리에 제 퍼슨의 편지 세 통과 함께 전시됐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보관법을 몰랐던 갤러리 관계자 의 실수로 이 와인은 수난을 겪는다. 밝은 전 등불 아래 와인을 세워 둬 뜨거운 열기에 코 르크가 쪼그라들었고, 와인병 속에 빠져버 렸다. 포브스는 속마음이야 어쨌든,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적인 와인이라 구입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급 와인과 오래된 빈티지 와인 수 집가인 억만장자 빌 코크가 ‘출처가 같은’ 또 다른 제퍼슨 와인을 낙찰받았다. 그런데 그 는 와인 진위에 의심을 품었다. 그의 집요한 진실 찾기에 FBI와 전직 영국 정보요원은 물 론 과학자, 역사학자, 유리 전문가, 서체 전 문가 등이 나섰다. 무려 200년 가까이 된 와 인의 진위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진실은 의 외의 것에서 드러났다. 병에 글자를 음각한 도구가 18세기의 것이 아닌 현대의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포브스의 와인도 가짜였을까. 당시 경매를 진행한 브로드벤트는 자신의 경력에 오점을 남겼음을 인정하며 포브스에 연락했다. 하디 로덴스톡이 “위조한 가짜 와 인”이라고. “퓒큲��� 솓헪쁢 퐎핆춞” 제퍼슨은 자작농 중심의 농업경제를 부 르짖었다. 자국에서도 와인을 생산할 수 있 음을 외쳤다. 그의 바람은 반은 성공한 듯 하다. 그가 ‘애정한’ 와인은 불모지 미국에 뿌리를 내렸다. 미국은 현재 이탈리아, 프랑 스, 스페인에 이어 세계 4위의 와인 생산국 이 됐다. “와인에 사치품과 같이 무거운 세금을 부 과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이는 국민의 건강 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 “와인을 값싸게 구할 수 있는 나라의 국 민은 술에 취하는 법이 없고, 독한 증류주가 값비싼 와인을 대신하게 된 나라의 국민은 깨어 있는 법이 없다. 위스키의 해독제는 와 인뿐이다.” 제퍼슨이 남긴 어록이다. 당시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 각했다. 제퍼슨의 말에는 와인을 좋아하는 한 개인의 마음과, 미국 와인 산업의 미래와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의 마음을 읽을 수 있 다. ‘대통령의 와인’은 가짜였지만, 대통령의 마음은 진짜였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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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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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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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에 청력까지 뚝$ 혹시 메니에르병? “앉았다가 뒤로 눕거나, 누워서 왼쪽 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천장이 나 벽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극심한 어 지럼증을 느낀다. 어지럼증은 1분 이내 에 멈추지만, 머리를 다시 움직이거나 자 세를 바꾸면 증상이 반복된다. 너무 어 지러워 메슥거리고 토하거나 식은땀이 난다.” 이석증(耳石症)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의 30~40%를 차지할 정도다. 이석증 환자 는 2016년 33만6,765명에서 2020년 41 만1,676명으로 최근 5년 새 22%나 증 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젆읺 풎힏핊 쌚잖삲 펂힎얺푾졂 ‘핂컫흫’ 이석증은 귓속에서 평형을 유지해주 는 돌이 제자리를 벗어나 이리저리 돌아 다니면서 발병한다. 보통 며칠 안에 증 상이 저절로 사라지지만, 고령층은 어지 럼증 때문에 낙상 사고를 당할 수도 있 다. 재발이 잦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 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메니에르병은 청력 손실과 이명(耳鳴)까지 동반한다. 이석증 환자의 70%(28만9,661명, 2020년 기준)는 여성이다. 이 중에서도 절반가량이 50~60대 여성이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명 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칼슘 대사에 취약한 탓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변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칼슘대사 이 상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이석증은 중년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 라고 했다

이석증 환자의 70%는 여성 폐경기 칼슘 대사 이상도 원인 보통 며칠 안에 증상 사라지지만 비디오 안진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 오래 지속 저음역대서 난청 증상도 동반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일상생 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하 지만 이석증은 2~4주 정도 지나면 대부 분 저절로 사라지므로 치료하지 않아 도 된다. 다만 어지럼증이 너무 심하거나 잦다 면 낙상 등 안전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석증은 비디오 안진 검사를 통해 진단 한다. 비디오 안진 검사는 환자를 다양 한 자세로 눕힌 후 눈의 움직임(안진)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진단하는 검사다. 후반고리관 이석증이라면 몸을 한쪽으 로 돌려 누운 자세를 취할 때 눈이 위로 올라가며 심한 회전성 안진이 나타난다. 이석증 증상이 급성기이거나 어지럼 증이 매우 심각하면 약물 치료와 이석 치환술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방 법으로 치료한다. 이석이 들어간 반고리 관 위치에 따라 빼내는 방법이 다르므 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시행해 야 한다. 전은주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는 “이석증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즉

극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이석 증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빨리 치 료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시 진단할 수 있고 진단만 정확히 된다면 물리치료(이석정복술 혹은 이석치환술) 로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이석증으 로 인한 어지럼증이라면 병원을 찾아 치 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석정복술은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 인 난형낭 쪽으로 되돌려놓는 방법이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 도로 움직여주는 치료다. 치료 시간은 15분 정도로 짧고 통증도 없지만 시술 도중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90%가량 치료된다.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 리관으로 나올 수 있기에 재발 가능성

이 높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 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고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공원 기구 타기 등을 피해 야 한다. 자가 치료법으로는 이석 습관화 방법 을 사용한다. 우선 앉은 자세에서 고개 를 한쪽으로 돌리고 천장을 보면서 한 쪽으로 눕는다. 천장을 보면서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일어나고 그 반대편을 보고 다시 천장을 보면서 불순물이 가 라앉을 때까지 30초에서 1분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이 방법을 아침저 녁으로 10회 정도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젢삖펞읂쪟, 헎픚펻샎쭎��� 빪��� 어지러운 데다 청력까지 떨어지면 메 니에르병을 의심해야 한다. 원인은 정확 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질환, 알 레르기, 중이염 등으로 인해 달팽이관 안 에 있는 내림프액 분비·흡수 기능 이상으 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석증과 달리 메니에르병에 걸리면 ‘청력 이상’이 나타난다. 달팽이관 속 깊 숙이 있는 액체인 내림프액은 소리 에너 지를 감지해 뇌에 신경신호를 보내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처음에 는 귀가 먹먹하다가 저음역대에서 난청 이 생긴다. 고음역대에서 먼저 청력이 떨 어지는 노인성 난청과 구분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청력 기능 자체가 떨어 지기도 한다. 환자의 20~30%는 먼저 한쪽 귀만 청 력이 떨어지다가 양쪽 귀 모두에 증상이 나타난다. 1분 이내 어지럼증이 사라지 는 이석증과 달리 메니에르병은 이런 증 상이 20분 이상, 길게는 12시간까지 이 어진다. 머리 움직임과는 관계없이 증상이 나 타나는 것도 메니에르병의 특징이다. 이 명과 구토·오심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 성화되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삶의 질이 떨어진다. 메니에르병에 걸려도 사람마다 증상 이 달라질 수 있다. 강우석 서울아산병 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증이라는 동일한 증상을 느껴도 원인이 다양하고 질환마다 치료법이 달라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브란스와 함께하는

어린이 로봇수술 확산 이점 있지만 위험성도 환자 체중 등 고려해야 어린이 로봇 수술은 2005년 세브 란스병원에서 시작해 활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도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기에 몸이 작은 어린이 치료에서 로봇 수술은 더 주목받고 있다. Q. 로봇 수술의 장점은. “로봇 수술은 개복 수술보다 절개 창이 작아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통 증이 적으며 미용상으로도 우수하다.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도 사람 손목처 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7자유도 의로봇팔을 통해 더섬세한 수술이가 능하다.이밖에집도의의손 떨림을 보 정해 주고 더 편안한 자세로 수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 또한 어린이는 어른보다 몸과 장기 가 작아 수술 시 신체 내 공간이 협소 하고 시야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어린이 수 술에 로봇을 활용하면 작은 신체와 장기를 대상으로도 확대된 시야를 바탕으로 정밀 수술이 가능하다.”

턱 당겨서앉고 스마트폰은 눈높이로~ 목 디스크 예방하세요 목 통증은 전 인구의 60%가 한 번쯤 경험하는 증상이다. 일시적인 것은 괜찮 지만, 40대 이상에서 3~6개월 이상 목 통 증이 계속된다면 목 디스크일 수 있으므 로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 화되면서 목 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 증 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비대면 생 활에 필수인 스마트폰·태블릿 등 개인용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난 탓이다. 목에는 7개의 척추 마디와 30개 이상 의 관절이 밀집해 있는데,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 디스크다. 목 디스크가 갈라지고 찢어져서 튀어나 오고 목 관절에 덧뼈가 자라면 목 디스 크 질환이다. 김범준 고려대 안산병원 척추신경외 과 교수는 “목 디스크가 가장 흔하게 발 생하는 연령은 40대 전후 중·장년층”이

라며 “최근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등으 로 젊은 나이에 목 디스크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목을 과도하게 숙이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목에는 가장 좋지 않다. 목 근 육·인대·뼈는 눈이 쉬지 않는 한 계속 긴 장하므로 수시로 눈을 감고 쉬는 것이 도움된다. 평소 앉은 자세도 중요하다. 허리를 펴고 턱을 당기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스마트폰도 눈높이로 들어 사용해야 한 다. 목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은 수 시로 하는 것이 좋다. 고개를 아래·위·양 옆으로 떨구고 근육이 당길 때까지 늘 여준다. 잠깐만 하면 안 되고 15초 이상 충분히 늘여야 효과가 있다. 박윤관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 는 “거북목 자세나 소파에 비스듬히 기댄 자세에서 무언가 열심히 보면 목 부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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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목 디스크가 생기기쉽다”고 했다. 목 디스크 증상은 크게 세 가지다. 첫 째, 목 통증과 목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운 동 범위 제한이다. 둘째, 척수신경에서 나 오는 가지 신경인 신경근이 눌려 생기는 신경근증이다. 이때에는 어깨·팔·손가락 이 아프거나 저리며 힘이 빠질 수 있다. 셋

째, 척수신경이 눌려 생기는 척수증이다. 팔다리기능과 운동 기능이 떨어진다. 가장 주목해야 할 건 척수증이다. 척 수는 뇌에서 팔다리로 내려오는 큰 신경 을 말한다. 목 디스크 탓에 눌려 제 기능 을 하지 못하면 척수증으로 판단한다. 척수증 증상은 전체 환자의 30%에서만 나타나므로 진단하기 어렵다. 보통 부자연스러운 손놀림과 보행장애 가 공통으로 나타난다. 척수증 환자는 손 을 세밀하게 움직이지 못해 젓가락이나 물 건을 자주 떨어뜨리며 글씨체가 변하기도 한다. 하지의 보행 장애는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들며 다리를 휘청거리기도 하고, 반 대로 다리가 뻣뻣해지기도 한다. 김범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목 건강을 위해 3가지를 강조했 다. ①반듯한 자세 유지다. 고개를 앞으 로 숙이는 동작을 가급적 피하고 가슴

을 쫙 펴고 턱을 살짝 치켜든 자세를 유 지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목 뒤 근육에 힘이 가급적 적게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다. 턱을 당기는 것이 목 건강에 좋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는 경추 전만 곡선을 해치고 목 디스크 에 부담을 주기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 ②목에 좋은 ‘신전(伸展) 운동’이다. 가슴을 쫙 펴고 양팔을 벌려 날개뼈를 뒤로 모은 상태에서 고개를 가볍게 뒤로 젖혀주는 동작을 5~10초간 유지한다. 이 같은 목 신전 운동을 자주 할수록 좋 고 15분에 한 번씩 하는 걸 추천한다. ③올바른 수면 자세를 취하는 것이 다. 천장을 똑바로 보고 누운 상태에서 목 밑에 수건을 돌돌 말거나 얇은 베개 를 목 밑에 덧대 고개를 젖혀주는 자세 에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베개는 푹신한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희소질환 환자 80만명$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헬스 프리즘 ‘흔한 질환과 드문 질환, 급성 질환 과 만성 질환, 진단이 쉬운 질환과 어 려운 질환, 치료법이 있는 질환과 그렇 지 않은 질환, 예후(豫後)가 좋은 질환 과 나쁜 질환 등등’. 병 분류법은 이처 럼 다양하다. 흔히 ‘희소(희귀) 질환’이라 부르는 질환은 여러 관점 중 좋지 못한 면을 골라 지닌다. 낮은 발생 빈도, 진단 어 려움, 드문 치료법과 더딘 연구 단계 는 물론 예후도 좋지 않고 살펴볼 수 있는 전문가도 드물다. 사면초가에다 고립무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환자가 2만 명 이 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환자 수를 알 수 없을 때 ‘희소 질환’으로 분류한다. 전 세계적으로 7,000여 종의 희소 질환 30

이 있다. 이 중 5% 정도만 치료를 기대 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 내 희소 질환 환자는 8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희소 질환의 80% 이상이 유 전·선천적 질환이다. 특히 희소 질환의 50% 이상이 어린이 환자이며, 1세 이하 에서는 35% 넘게 사망한다. 희소 질환은 대부분 복합적인 증상 과 함께 신체 기능이 퇴보한다. 진료가 어려워 여러 임상 진료과와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가족들도 환자를 돌 보는 데 몇 배나 더 어려움을 겪는다. 필자가 주로 돌보는 미토콘드리 아 질환이나 근육병 환자 진료는 소 아청소년과를 중심으로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신장내과, 안 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의료진이 펼치는 고도화된 통합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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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이뤄진다. 어린이 환자 가족들은 식 이·배변·재활 등 일상생활 유지에 항 상 긴장을 늦추지 못하며 생업을 포기 할 정도로 돌봄에 집중하는 일이 매우 흔하다. 이렇듯 치료·돌봄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희소 질환에 대해 국가·사회·의 료계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함은 너무 도 당연하다. 먼저 정부는 의료 제도 를 보완하고 지원 범위를 더 넓혀야 한 다. 현재 ‘산정 특례 제도’를 통해 희소·

난치 질환 환자의 진료비 본인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부족한 것 이 현실이다. 희소 질환은 5% 정도만 치료법이 있 지만 그마저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가 매우 어려운 게현실이다.희소 질환 치료 제는 비용 효과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 거 수준이 높지않다는 이유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어렵기때문이다. 사회는 더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살펴야 한다. 희소 질환자에게는 관심 이 필요하다. 사회가 희소 질환자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 환자의 일상은 유지되고 그 가족들도 희망의 끈을 놓 치 않을 것이다. 의료계도 더 용기를 내야 한다. 전문 가 그룹의 희소 질환 관련 관심과 인 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드문 분야이 지만 선구자적 노력으로 학문적 완성

도를 이루려는 용기가 필요하고, 낮은 확률을 극복하는 과감한 연구 접근도 필요하다. 희소 질환 진단·치료법 개 발을 위한 노력은 의료산업 분야에서 도 병행되어야 한다. 어려운 일을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용기와 흘린 구슬땀 은 반드시 가치를 인정받는 풍토가 이 뤄져야 한다. 희소 질환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원 치 않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관심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이 순간에도 사 명감을 갖고 희소 질환 진료·치료에 매진하는 의료진과, 사랑과 정성으로 환자를 돌보는 가 족분에게 깊은 감사 와 응원을 보낸다. 이영목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로봇 수술 장면.

세브란스병원 제공

Q. 우리나라 어린이 로봇 수술 수 준이 높다는데. “소아외과에서는 2000년대 중반 부터 로봇 수술을 활용하기 시작 해 2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 다. 국내에서 어린이 로봇 수술이 많 이 시행되고, 특히 로봇을 이용한 총 담관 낭종 수술은 술기와 예후에 대 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 많은 해외 의료진이 한국을 찾아 이를 배우고 있다.” Q. 주로 적용되는 질환은. “총담관 낭종 수술에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다. 어린이 환자일 경우 총담관 낭종수술을 하려면 5㎜ 정 도의 작은 담도와 공장을 문합(吻 合)해야 하는데, 로봇을 활용하면 어 린이 환자의 작은 조직도 세밀하게 수술할 수 있어 췌장 내 담도를 제거 하는 데도 복강경보다 더 유리하다. 이 밖에 어린이가 앓고 있는 복잡한 장문합술, 양성 종양 질환, 열공성 탈장 등에서도 로봇 수술이 적용되 고 있다.” Q . 어린이 로봇 수술에 주의 할 점은. “어린이 몸체보다 큰 로봇 수술기가 사용되고 신체 내 공간도 어른보다 좁 아 의료진 숙련도가 수술에 매우 중요 하다. 로봇 수술은 모든 어린이환자에 게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어린이 환자의 몸무게 및 해부학적 구조 등에 따라 로봇 수술 시장점과 위험성에 차 이가 크므로 어린 이 로봇 수술 경험 이 많은 의사와 상 의해 정하기를 권 한다.” 홍영주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


B28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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