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삼한시대 : 소국小國시대의 고창1) 여기에서 말하는 소국시대라 함은 마한시대를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마한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유물과 인접 사료들을 종합해서 이 시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마한은 54개의 소국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 54개의 나라들이 지금의 어느 곳인가를 파 악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고창지역은 모로비리국(牟 盧卑離國)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백제시대에 ‘모량부리(毛良夫里)’가 여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마한의 소국들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기원전 1세기경부터 나타 나기 시작했다고 볼 때 고창지역의 마한 세력은 언제까지 존재하였을까는 궁금한 일이 아 닐 수 없다. 필자의 견해로는 삼국사기에 보이는 369년에 백제가 오늘의 해남 끝까지 완 전 정복한
것을 미루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본다. 330년에 벽골제가 만들어지고 이후로
근초고왕의 남방경략이 가속화되는데 그렇다면 고창의 모로비리국도 이보다 약간 뒤 시기 까지 존재했다고 추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앞에서 언급한 일찍부터 고창 지역에 터 잡은 청동기인들과 뒤를 이은 철기문화 그리고 그 바탕 위에 세워진 마한 54국 중의 하나인 모로비리국은 약 4세기 동안 존재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의 생활은 중국 사서인 위지(魏志)』한전(韓傳) 마한조에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마한의 주민은 농경․잠업․직조 등을 알고 있었고, 각 소국마다 신지(臣智)․읍차(邑 借) 등의 장수가 있어 다스렸고, 그 규모는 큰 나라는 만여 호, 작은 나라는 수천 호에 이 른다고 되어 있다. 여하튼 마한시대의 고창은 초기 농경 소국사회에서 전라북도 어느 지역 보다도 활발하게 성장했던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청동기시대나 철기문화 의 유입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당시로서는 좋은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 고창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