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ME 00 NUMBER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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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 SUMME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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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ISSUE 01 JAN/MAR 2011 U S : $8.95 INC GST UK : $9.50 INC GST KOR : 6,000 INC GST PRINTED IN TH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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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Hammock 숲과 친밀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 ‘해먹’ pho t o / w ri t ing B Y j un j in w oo place k orea yeong - w ol eolayeon
“남아메리카에 아마존 강가에서 사는 인디오들은 해먹을 즐겨 씁니다. (중략) 해먹에 누워서 흔들거리며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해먹에 누우면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올라가 보면 그토록 편안하고 기분 좋은 것이 또 없습니다. 잠이 저절로 옵니다.” 사토우치 아이 <모험도감> 중 일부.
숲에서의 편안한 시간을 원할 때, 해먹은 아주 그럴싸한
추길 기다렸다가, 또 한 번 자세를 바꿔 다시 흔들거리
장비다. 잘 다져진 땅도, 땅 속에 박아 넣을 기다란 못도
는 것이다. 몇 번이고 반복한다. 누군가 멀리서 이 모습
필요 없고 그저 튼튼한 나무가 두 그루 있으면 된다. 은신
을 지켜본다면 어딘가 불편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생각
처 같은 울창한 숲에서도, 병들었지만 여전히 신비한 도
할지도 모르겠다.
시 근처의 숲에서도 해먹을 걸어 놓고 그 안에 누워 있으 면 기대 이상의 안락함을 느낄 수가 있다.
해먹은 장난감이 아니어서 어느 정도는 조심스런 태도가
그것은 우리 각자의 익숙한 침대와는 또 다른 안정감을
필요하다. 날카로운 물건을 조심하고 반드시 튼튼한 끈을
준다. 생각해 보면 얇은 끈에 매달려 있는 모양이지만 전
사용한다. 그네를 타듯 너무 심하게 흔드는 것은 나무에
혀 불편하지가 않다. 적당히 몸을 감싸주는 느낌은 오히
게 미안한 일이다. 나무가 없으면 해먹은 제 기능을 할 수
려 몸에 잘 맞는 니트나 어렸을 때 항상 덮었던 부드러
가 없고 해먹이 없으면 우리는 숲에 폭신하게 안길 수가
운 이불을 떠올리게 한다. 자세를 바꿀 때 생겨나는 반
없다. 그러니까 끝으로 포인트는, 해먹이라는 장비가 숲
동은 움직임을 멈춘 뒤에도 어느 정도 지속되는데, 나는
과 가까워지기 위한 도구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 느낌을 매우 좋아한다. 가만히 누워서 추 운동이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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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I ns t all a hammoc k 해먹 설치 과정
1.나무를 찾는다
나무 사이의 거리, 나무 두께를 관찰한다. 가시나무나 소나무(송진이 묻는다)는 일단 피하고, 어쩔 수 없을 경우 끈과 나무 사이에 종이나 천을 끼운다., 두꺼운 나무에 걸어야 해먹에 누웠을 때 보다 안정감이 있다.
2.나무에 끈을 걸고, 해먹을 펼쳐서 내려 놓는다
매듭법 1, 매듭법 2 해먹을 잘 펼쳐 놓는다
3.해먹을 건다
4.튼튼하게 설치 됐는지 조심스럽게 앉아 본다 앉았을 때 엉덩이가 땅에 닿는지 나무가 힘들어 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H ammoc k lying 해먹에 눕기
1.의자에 앉듯 엉덩이부터 앉는다.
2.신발을 벗고 몸을 돌려 다리를 해먹 안에 넣는다
3.눕는다
4.편한 자세를 찾아 몸을 움직인다 (“비스듬하게” 편한 자세에 대한 그림을 이때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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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Wi t h a hammoc k 해먹과 함께 챙기면 좋을 소품들 소개
읽을 거리 – 평소에 잘 정리되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책을 가져가는 것도 좋고, 역시 평소처럼 가벼운 내용의 책도 좋다. 적요한 숲은 집 중을 돕는다. 그 외에 숲에서의 활동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챙기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사토우치 아이 <모험도감> 이라든지.
담요 – 해먹 위에서 잠이 드는 일을 막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 니다. 한 번 잠에 들면 순식간에 체온이 내려가니 항상 몸에 두르고 있 거나, 바로 꺼내 덮을 수 있게 근처에 둔다. 동대문 원단시장에 가면 많 은 종류의 담요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끈 – 해먹 위에서는 완벽한 자세라는 것이 존재한다. 절대로 움직이 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을 위해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필요한 것들을 걸어 놓자. 물이라든지, 책이라든지, 추울 때 덮을 담요 를 걸어놔도 좋다. 청계천 만물 시장에 가면 갖가지 패턴과 두께의 끈 을 구할 수 있다. 너무 짧은 단위로는 팔지 않으니 넉넉히 사두고 오 래 쓰도록 하자.
마실 것 – 물은 여유 있게 가져가고, 보온 병에 커피를 담아가면 좋다. 맥주는 가져갈 때 무겁지만 도착하자마자 마시면 굉장히 만족스럽다. 빈 캔은 꼭 챙겨서 나오자.
칼 – 숲에서 칼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복잡하게 엉킨 끈을 자르고, 과 일을 먹기 좋게 조각 낼 수 있다. 주변의 나뭇가지들을 깎아 필요한 용 도로 쓸 수도 있다. 추천, ‘OPINEL’의 모든 칼.
램프 – 숲에서는 나무들 때문에 더 빨리 어두워지는 느낌을 받게 된 다. 그럴 때 램프에 불을 붙이면 모두가 안정감을 느낀다. 가스램프의 경우 위험하지 않은지 집에서 여러 번 확인한다.
라디오 – 예상 못한 음악이 갑자기 흘러 나올 때,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을 느낄 수 있다. 차분한 라디오 디제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도 즐 거운 일. 추천, 소니에서 나온 ‘ICF-F10’
카메라, 필기도구 – 자발적으로 찍은 사진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으로 적어 놓은 글들은 나중에 우연히 보게 됐을 때 커다란 자극을 준 다. 하지만 꼭 기록할 필요는 없다.
편안한 옷차림과 신발 – 불편한 옷을 입으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 는다.
나침반 – 방향만 알아도 오래 길을 헤매는 일은 없다.
먹을거리 –신선한 제철 과일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우리 는 치즈와 빵, 토마토와 자몽 등을 가지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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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 o l a y e on 숨쉬기 좋은 봄날의 숲 영월, ‘어라연’ pho t o / w ri t ing B Y j un j in w oo place k orea yeong - w ol eolayeon
우리가 찾은 곳은 강원도 영월읍 거운리에 위치한 ‘어라
‘어라연’은 ‘물고기가 비단결처럼 떠오르는 연못’이라는
연’이라는 곳이었다. 거운분교 맞은편으로 나있는 좁은
뜻이다. 청록색의 수면 위로 햇살이 비추는 모습이 아주
길을 따라 걸으면 보통 30~40분 정도 후에 어라연에 도
아름다운 곳인데, 그 강 바로 옆으로 숲과 함께 걷기 좋은
착할 수가 있다. 걷는 내내 길의 오른쪽으로는 폭이 넓은
길이 맞닿아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걷다가 나
강이 흐르고 있고, 복잡한 숲이 또 다른 쪽에 우거져 있
무가 적당이 우거지는 곳에 멈춰 섰다. 그 곳에서 한나절
다. 이곳은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이지만 아름다운 ‘
을 보낼 계획이었다.
동강’ 때문인지 유독 여름에만 붐비는 곳이다. 봄과 가을,
숲에서 한 일은 대부분 익숙한 것들이었다. 언제나처럼
특히 겨울엔 사방이 조용하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무언가를 먹고, 걷거나 눕고, 멍하
고요한 숲은 의외로 생명력이 넘친다. 더운 한철, 피서객
니 앉아 어딘가를 바라보고, 그러다 잠에 빠져 버렸다. 그
들의 소음과 장마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있다가 가을과
게 전부였지만 만족스러웠다. 전혀 따분하지가 않았다.
겨울을 통해 긴 회복기를 갖는 것이다. 우리가 그 곳을 찾
그 이유를 어떻게든 설명할 수 있겠지만, 말을 많이 할수
았을 때, 사람들은 전혀 없었지만 소란스런 와중이었다.
록 점점 잘못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쨌든 숲에서
흙이 뒤집히는 중이었고, 뿌리에서 가지로 달콤한 물이
빈둥거리는 시간은 좋은 것’이라고 짧게 말하는 편이 좋
오르는 중이었다. 숲은 부르르 떨며, 깊은 숨을 끊임 없이
을 것 같다. 하지만 소리에 관해서는 꽤 확실한 이유가 있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안에서는 덩달아 우리도
다. 깊은 숲에서는, 도시에서 영원히 들어야 하는 미세한
숨쉬기가 아주 좋았다.
진동소리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나무와 풀들이 울창하
물론 평소에도 우리는 무리 없이 숨을 쉬며 지내지만 숲
지만 어떤 소리도 부딪히거나 막히지 않고 멀리까지 나아
에서의 호흡은 정말 특별하다. 풀잎에서 나는 쌉쌀한 향
갔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흩어져버렸다. 우리는 그 적막
과, 축축한 흙의 냄새. 서로 엉켜 있는 나뭇가지들에게서
을 귀에 가득 넣고, 지독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맡을 수 있는 시원한 냄새도 있다. 수많은 것들의 냄새가
이지 ‘쉬고 있구나’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섞여있다. 그리고 이 모두가 서로의 호흡을 돕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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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u r k e y T r a v e l PHOTOGRAPHY BY SONO - PARK JAEHYEONG WRITING BY YEO SUJEONG PLACE TRUKEY 뻔하디 뻔한 그런 여행이 아닌 색다른 여행을 원하는 당신, 이번 여름 여행은 어디로 떠날 생각인가? 이번에도 역 시 3박 4일로 일본이나 중국? 아니면 일정을 조금 길게 잡아 유럽 여행? 여기, 비행기로 12시간여를 날아가면 아시아의 서쪽 끝에 자리잡은 매력적인 여행지가 있다. 이스탄불의 빨간 노면전차 트램을 타고 달리다 보면 거 리마다 강렬한 색감을 뽐내는 카펫들이 당신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며, 한산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유럽의 노천 카페 거리를 거닐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것이다. 또한 이스탄불에서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카파도키아의 드넓 은 대지는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지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숨막히는 장관을 선물할 것이다. 아직 이번 여 름을 어디서 보낼지 결정하지 않았다면, 유럽과 아시아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터키를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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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ON ESSAY#1 벌룬 에세이#1
“이른 아침부터 계속해서 들려오던 ‘푸쉬익-‘하는, 바람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둠에 잠겼다. 창 밖으로 거대한 물
그 상태로 창밖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다 어느 순간 정신
이 새는 듯한 소리에 결국은 실눈을 떴다. 창가로 빛이 새
체가 지나간 듯했다. 이불 속에서 나와 창가로 다가가니
이 들었다. 그리고는 가방에 들어있던 카메라를 가져와 셔
어 들어오고 있었지만, 아직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것
눈에 들어온 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여기저기서 떠오르
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을 보아 6시가 채 안된 시각이거니 싶었다. 조금 더 자도
고 있는 수십 여 개의 열기구들. 지금껏 어디서도 보지 못
되겠다 싶어 다시 눈을 감으려는 순간, 방 전체가 몇 초간
했던 열기구들의 축제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몇 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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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INFORMATION 투어 정보
카파도키아Cappadocia 는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Ankara에서 남쪽으로 300㎞ 정도 떨어진 기암지대를 부르는 이름으로, 터키 영토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아나톨리아 고원에 자리 잡고 있다. 지도상에 주요 도시로 표기되어 있지는 않다. 즉 지도를 펼쳐 놓고 아무리 찾아 보아도 찾지 못할 거라는 것! 하지만 카파도키아는 다른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광활한 대지 위에 차곡차곡 쌓인 지구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기암괴석으로 여행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관광지이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잡은 만큼, 이 독특한 지형을 제대 로 즐기기 위한 다양한 투어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그린투어, 레드투어, 로즈밸리투어, 그리고 벌룬(열기구)투어. 열기구 투어를 제외한 나머지 투어는 모두 트레킹 코스 trekking course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코스는 다음과 같다.
Green tour 그린투어 파노라마-데린쿠유 지하도시-으흐랄라 밸리-셀리메 수도원-피죤 밸리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전망대에서 출발하여 로마의 박해를 피해 온 초기 기독교인들의 은신처가 되었던 데린쿠유 지하도시, 그리고 웅장한 협곡을 이 루는 으흐랄라 계곡, 카파도키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한 동굴 수도원 셀리메를 거쳐 피죤 밸리까지 트레킹하는 코스. 그린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피죤 밸리는 카파도키아에 은신하던 수도사들이 비둘기를 사육하기 위해 바위를 파서 만든 사육장 같은 개념으로, 마치 비둘기들의 아파트를 보는 듯하다.
RED tour 레드투어 괴레메 야외 박물관-차우신 올드빌리지-파샤바-데브란트 밸리-우치사르 Uchisar-우르굽-아바노스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데린쿠유 지하도시와 마찬가지로 기독교인들의 은신한 곳으로 당시 세운 교회와 수도원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동굴 내부에 남아 있는 프레스코 벽화는 일부 가 훼손되어 아쉬움을 남긴다. 현재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과거 주택 지구였던 차우신 올드 빌리지, 예부터 요정이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버섯 모양의 바위들이 빼곡히 들어선 파샤바, 여러 가지 모습의 바위들이 보는 이의 상상력에 따라 보인다는 데브란트 밸리(상상 계곡), 우뚝 솟은 바위 요새가 파노라마를 선사하는 우치사르를 경유한다. 그리고 주요 관광 마을 인 우르굽과 아바노스에서 마무리하는 코스.
Rose Valley tour 로즈밸리 투어 해질 무렵 2~3시간 정도 로즈 밸리 트레킹
로즈밸리는 연분홍빛을 띠는 계곡을 따라 트레킹하는 코스로 괴레메의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 것이 로즈밸리의 백미. (지구별여행사, 투어야 홈페이지 참고+에디터가 정보 수집 후 설명 추가)
Balloon tour 벌룬 투어 카파도키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열기구 투어는 1~2시간 정도의 코스로, 가격은 100~200유로 사이. 이른 새벽부터 벌룬 위에서 바라보는 괴레메의 모습은 트레킹하며 보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열기구를 조종하는 비행사의 경력에 따라 탑승 시 느끼는 스릴감에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숙련된 비행사들은 암벽에 스칠 듯한 저공비행으로 관 광객들의 탄성을 끌어낸다. 암벽에 비치는 벌룬의 그림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긴장감이 느껴진다. 투어가 끝난 후에는 투어를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 같이 샴페인 한 잔씩을 드는 것이 관례이다. 다 같이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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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BALLON ESSAY#2 벌룬 에세이#2
“이른 새벽, 아직 덜 깬 몸을 픽업 차량에 싣고 투어 회사
복을 달래고 있자니, 관계자인 듯한 아저씨가 문을 열고
다. …벌룬이 땅에서 멀어지기 시작하자 흥분과 불안감
의 사무실로 이동했다. 바깥은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
들어오신다.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이 뒤섞인 묘한 감정이 솟아났다. 그리고 잠시 후 하늘
은 시각. 사무실에 들어서니 테이블에는 쿠키와 빵, 그리
있던 일행 들과 열기구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 곳에
에서 바라보는 카파도키아의 파노라마는, …가슴이 벅
고 커피와 차가 마련되어 있다. 따뜻한 차 한 잔으로 공
선 열기구들이 부풀며 조금씩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웅장함에 할 말을 잃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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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E S S A Y 사람 에세이
“여행에서 돌아와 시간이 지난 뒤에도 기억에 남는 것은
통하지 않지만 그 자리에서 몇 분 간 그녀와 대화를 나
느껴졌다. 남매의 엄마인 듯했다. 내가 들고 있던 카메라
여행지에서 보았던 풍경,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눴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그녀의 친구들도 소개받았는
를 쳐다보시기에 사진을 마음대로 찍은 것에 대해 죄송하
목적 없이 렌트한 차를 몰고 가다 조용한 마을을 발견했
데, 그 답례로 사진을 찍어 선물했다. 사진에 담긴 그녀
다는 듯한 몸짓을 해 보였는데, 오히려 웃으시며 더 찍어달
다. 차에서 내려 마을 구석구석을 한참 동안이나 구경했
와 그녀의 친구들은 하얀 머리의 할아버지와 아기 고양이.
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그리고서는 아이들에게 주려고 막
다. 조금 언덕진 골목을 올라가다 보니 집 앞 의자에 앉
사오신 빵을 봉지에서 꺼내내게도 건네주셨다. 단지 빵 한
아 계신 할머니가 보였다. 그녀도 나를 보았고 활짝 웃으
언덕의 끝에 다다랐을 때, 위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
봉지였지만 그 빵을 건네 받았을 때 느꼈던 ‘따뜻함’은 잊
며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그 골목길은 유독 인
어보니 옥상에서 두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
혀지지 않는다. 다음에 다시 그 곳을 찾아가, 내가 받았던
적이 드물었는데, 그래서 사람이 반가웠던 것일까. 말은
습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인기척이
따뜻함에 대한 답례로 꼭 사진들을 전해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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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ou t A vanos village 아바노스 마을 소개
‘이름 모를 마을’은 괴레메 마을에서 차량으로 10분 정
리 알아보고 가길.
라곤 전혀 없는 듯 모여 있는 집들, 그리고 유난히 거리에
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Avanos(아바노스) 마을. 아바노
또한 아바노스에는 터키에서 가장 긴 강인 Red river가
많이 보이는 정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사람 사는 냄새
스는 도자기로 유명하다. 아바노스에서 생산되는 도자기
흐르는데 그 주변 풍경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여유가 있
를 물씬 풍긴다.
들은 흙을 빚는 것에서부터 문양을 새기는 것까지 장인의
다면 강가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시간적 사치를 누려보
손길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만큼 가격이 있는 편이
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강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정겹
지만 이스탄불에서도 만날 수 없는 품질의 도자기들이니,
고 소박한 느낌이 드는 아바노스 마을을 찬찬히 돌아보길.
기념으로 한 두 개 정도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
괴레메와는 사뭇 다른 아바노스는 마치 한국의 달동네를
한 몇몇 공방에서는 직접 체험도 가능하니, 원한다면 미
옮겨다 놓은 듯한 착각도 든다. 낮은 언덕 위에 거리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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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I s t anbul Tourism 이스탄불 관광 정보
터키의 수도는 아니지만, 터키를 대표하는 도시라고 보아
른 계열의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블루 모스크’라 불리기
불의 항구를 지키기 위해 세운 것으로 이스탄불 갈라타 지
도 무방한 터키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 중•고등학교 세
도 하는 이 건물은 터키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전망대로 일
계사 시간에 수도 없이 들었던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
슬람 사원인 만큼 그 웅장함은 사진으로 볼 때와는 비교할
반인에게 개방되고 있는데, 이 곳에 올라서면 유럽과 아시
탄티노플Constantinople’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게
수 없을 정도이다.
아를 가르고 있는 보프러스 해협과 이스탄불의 시내를 한
느껴진다. 그만큼 다양한 역사 유적지를 보유하고 있는 도
아야 소피아 성당은 블루 모스크와 함께 이스탄불을 상징
눈에 볼 수 있다.
시. 대표적인 곳으로는 술탄 아흐메드 자미(블루모스크)
하는 대표적 유적지이다.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2세
술탄 아흐메드 자미, 아야 소피아, 갈라타 타워가 과거의
Sultanahmet Camii(Blue Mosque) 사원과 아야 소피
때 세워진 성당으로, 남아 있는 비잔틴 양식 건축물들 중
이스탄불을 보여주고 있다면 탁심 광장Taksim Square
아 Ayasofya Muzesi 성당, 그리고 갈라타 타워 Galata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건축될 당시에
은 그에 비해 좀더 현대적인 이스탄불을 보여준다. 각 국
tower 등이 있다.
는 그리스도교의 성당으로 지어졌으나, 아흐메드 2세가
의 대사관, 상점, 호텔이 밀집해 있는 이스탄불의 주요 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뒤 첨탑을 세우고 성당 내부의 모
광/상업 지구로, 우리 나라 관광객들에 사이에서 흔히 ‘터
이스탄불을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물로 꼽히는 술탄 아흐
자이크 벽화는 석회를 발라 덮어 이슬람 사원으로 재탄생
키의 명동’으로 불리곤 한다. 그만큼 활력이 넘치는 곳으
메드 자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스만투르크의 14대
시켰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 미술
로, 벤치에 앉아 광장을 지나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
술탄인 아흐메드 1세가 세운 이슬람 사원이다. ‘자미’는
사적으로도 가치 있는 유적지로 인정 받고 있다.
기만 해도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터키어로 이슬람 사원을 뜻한다고 한다. 사원의 내부가 푸
갈라타 타워는 비잔틴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이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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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C a t s E ssay 거리의 방랑자
터키의 고양이들은 느긋하다. 거리에서, 골목에서, 그리고 바닷가에서 고양이들과 마주쳐, 사진을 찍고자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는 것이 처음에는 이상했다. 오히려 카메라를 의식해 포즈를 잡아주듯이 렌즈를 가만히 응시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고양이들이라면 으레 사람이 한 발자국만 다가가도 재빨리 몸을 피하기 마련인데. 그래서 만나는 고양이마다 그 뒤를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그 여유로운 뒷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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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 di t or says 에디터 이야기
Sono(님)가 터키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을 때마다 한 편의 짧은 영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터키의 강렬한 햇볕 아래 카메라 여러 대를 주렁주렁 메고 열심히 사진을 찍는 그의 모습이라던가, 그가 렌즈에 담아내는 풍경, 이를테면 나무 아래 자리잡고 앉아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는 할아버지들이나 파도가 치는 바닷가를 바라보는 사람들, 또는 지구 밖 어 느 행성과 같은 카파도키아의 계곡들과 같은 것들이. 아마 그가 찍어 온 사진이 그 장면들을 상상하기에 충분할 만큼 많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터키는 에디터의 상상을 자극하 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 터키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기에 아는 것 또한 전혀 없었다. 물론, 지금은 이번 여름에 가고 싶은 여행지 1순위가 터키 일 만큼, 그 매력에 사로잡혔다. Sono(님)는 빡빡하게 계획되어 있는 일정에 따라 유적지와 유명한 장소들을 찾아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보니, 여행지에서도 차를 렌트해 운전하다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멈추고, 한참을 사진 찍는 데 몰두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사진들은 터키에 다녀 온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은 찍었을 법한 사진들보다는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 사진이 유독 많다. 또한 즉흥적으로 내린 곳이기에 정확히 알 수 없는 길가의 풍경들도. 그리고 이번 여행은 그런 본인과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행 스타일이 비슷한 지인과 함께 한 여행이기에 더 편하고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그 말을 들으니, 여행은 어딜 가는 지도 중요하지만 함께 가는 사람도 꽤 중요하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마음 맞는 사람과의 여행은 언제나 즐겁기 마련이니까!
Who is S ono 박재영
26살 때 누나에게서 로모 카메라를 물려 받았다. 그것이 필름 카메라와의 첫 만남. 몇 번 찍다 보니 필름 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이후 많은 카메라들을 사용해 왔지만 로모 는 여전히 여행을 할 때마다 꼭 챙기는 카메라. 여행 시 주로 챙겨가는 카메라는 롤라이플렉스, 콘탁스 G2, 그리고 로모. 혼자 사진을 찍으러 다니기도 하지만 필름 카메라에 입문하면 서 가입했던 사진 동호회, 스타일 임팩트(S.I)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자주 출사를 나간다. 터키는 작년 여름, 가깝게 지내는 형과 함께 6박 8일 동안 여행한 것. 가장 기대했던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투어는 생각만큼 멋진 광경을 선물해 주었고, 괴레메 마을에서 묵었던 숙소 의 사장님이 이것저것 친절히 도와 주셔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자동차와 스쿠터를 대여해 터키의 곳곳을 돌며 눈에, 카메라에 그 풍경을 담았다. 현재 블로그 ‘Happy Go Round’를 운영 중이다.
25 AROUND
FEATURE
B u s h Cra f t dra w ing / w ri t ing B Y j ung g w ngsoo
비행기 사고나 배사고로 무인도에 갇힌다면, 등산을 갔다가 우연히 길을 잃고 산에 고립된다면, 갑자기 전쟁이 난다거나 좀비 혹은 외계인이 습격하여 우리가 이제껏 누리던 문명이 파괴된다면!!! 누구나 이런 상상을 한번씩 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소재들은 최근 영화나 만화, TV 드라마 속의 아주 인기 있는 소재들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최소한의 대처 방법을 알고 있는가? 혹은 문명 없이 살아가 는 방법들을 알고 있을까?
26 AROUND
FEATURE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세대의 생활방식만으로도
유행하는 호텔 객실 수준의 럭셔리 캠핑이다. 이 같은 여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다. 불을 피우고 불씨를 관리하고
러 수요를 충족하는 다양한 캠핑 종류가 생겼다. 그런 와
산 들에서 나는 먹을 수 있는 나물들을 가려낸다거나 과
중에 이런 이지캠핑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캠핑
일, 버섯, 곤충들도 먹거나 구별할 줄 알며 동물, 생선들
족 들의 관심사가 있는데
을 잡아서 손질하는 것이나 간단한 도구들로 집도 수리
그것이 바로 부쉬크래프트 라는 것이다.
하고 나무그릇이나 사다리 등의 도구들도 만들던 시절 인 불과 몇 세대 전에만 해도 그것이 우리의 생활방식이
프랑스에서 여행을 다닐 때 항상 미국 해병대 군화를 신
었다. 문명이 너무 급격하게 발전해 온 탓에 아주 오래 전
고, 기름 라이터, 레더맨(일명맥가이버 칼의 한 종류),
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요즘은 시골
GPS 나침반과 간식거리, 응급약들을 항상 챙겨서 다녔
집들도 밖은 시골집처럼 보이더라도 안은 아궁이를 쓰
다.
는 곳이 별로 없고 가스레인지며 보일러, 에어컨을 사용
타지인 데다가 초행길을 다닐 때는 걱정과 불안함이 생기
하는 곳이 많다.
기 마련이다. 언어도 만만치 않은 곳이라, 혹시나 하는 마
이와 같은 생각을 할 때 부쉬크래프트 라는 말은 BUSH
음에 꼭 챙겨 다녔는데 영화에 나올 법한 위기의 상황이
는 사전적 의미로 관목 ,덤불, 미개간지, 크게 오지 정도
있지는 않았지만 이렇게만 챙기고 다녀도 최소한 며칠은
로 볼 수 있고 CRAFT는 특정활동에 필요한 기술, 공예 등
버틸 수 있으리라는 마음이 생겨서 늘 든든했다.
을 말한다. 합쳐서 자연에서의 생활방식, 기술들을 표현
그런 생존 장비들에게 큰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 점
하는 말이며, 자연에서의 생존법, 오지에서의 생활법 자
점 챙기고 싶은 물건들이 많아지고 있었고, 반면 장거리
연을 이용한 야영기술 등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를 여행 다닐 때는 짐의 무게와 경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
불붙이기, 사냥하기, 채집하기, 전통도구의 사용, 주거지
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었고 이
구축, 등이 있고
리저리 알아본 결과 부쉬크래프트에 이르게 되었다. 생존
자연에서의 생존이 곧 장기적으로 생활이 되었고 거기에
의 기술들, 자연 생활의 기술들을 익히고 주위 환경에 관
필요한 기술들이 곧 생활 양식이었을 것임으로 오랜 생활
심을 더 가지게 되면 백팩킹시 짐의 무게와 장비나 숙박
양식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는 의미다. 국내에
에 지출할 금액을 아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여
서의 부쉬크래프트는 캠프와 접목이 되어 고가의 장비나
행시 큰 도움이 되었다.
다 갖춘 캠핑을 지양하고 자연에서 활용 할 수 있는 기술
귀국하여 서울에 상경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심지
들을 배우고 활용하여 가진 도구들을 최대한으로 사용함
어 홍대를 나갈 때에도 군화를 신고 레더맨 과 나침반을
으로써 자연과의 공존과 유희의 균형을 맞추는 행위로 볼
챙겨 나가서 친구들에게 밀리터리 오덕후 라고 핀잔을
수 있다. 비록 외국에서 알려진 개념이지만 우리나라 역
듣기도 했지만,
시 우리의 전통 생활 양식들이 있고 우리의 자연환경이 따로 있기 때문에 , 국내에서의 부쉬크래프트 역시 열정
부쉬크래프트는 직접 불을 피우고, 고가의 바비큐 그릴
적인 부쉬크래프터들의 활동들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없이도 음식을 요리하고나만의 멋진 잠자리도 만들수 있
나가고 있는 중이다.
으며 위기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헤쳐갈 지식을 가짐과 동 시에 아주 재밌다,
최근 몇 년 동안에 걸쳐서 우리나라에 캠핑의 인기는 아
현재 국내의 캠핑의 인기는 엄청나다. 그 인기에는 TV
주 높아졌다. 친구나 가족, 연인들과 함께 자연에서의 휴
프로인 야생버라이어티가 모토인 ‘1박2일’이란 프로그
식과 여행을 하고자 하면서 캠핑의 종류도 다양해져 갔는
램의 공이 크다. 1박2일이란 프로그램이 국내의 수많은
데 좀 더 편한 캠핑을 위해 값비싼 텐트와 장비들을 찾는
여행지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캠핑하며 웃고 즐기는 모
사람들도 있고 팬션 수준의 캠핑장을 찾거나 자동차를 이
습이 지금의 캠핑붐을 일으키는데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용한 오토캠프를, 아예 텐트 없이 캠핑카를 렌트 하거나
그 1박2일에서 강호동씨가 무인도에서 디스커버리 채널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자연은 좋지만 불편한 것
의 ‘MAN vs WILD’ 라는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패러디를
은 싫은 현대인을 위한 글램핑(glamorous+camping)
하여 큰 웃음과 함께 프로가 이슈가 된적이 있었다. 그때
새로운 캠핑도 생겼는데 캐나다나 유럽쪽의 상류층에서
그 프로의 주인공인 영국 특수부대출신의 베어 그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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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B ear G rylls
라는 인물은 국내
공 남미 같이 거대
에 알려지게 되었
한 자연을 같이 가
고, 국내에서 생존
지고 있는 곳 에서
왕 이라는 별명과
는 이미 많은 마니
함께 수많은 패러
아들을 가지고 있
디와 함께 서바이
고 그 관심들이 영
벌 이라는 것을 각
화나, 드라마, 다큐
인시키는데 큰 몫
등의 여러 매체들
을 하였다. 물론
로 인해 국내에도
베어그릴스의
큰 바람을 일으키
송에서
방
고 있다.
보여지는 캠핑하
최근 TV에서 큰 관
는 사람들이나 일
심을 받고 있는 김
반 사람들도 알고
병만의 ‘정글의 법
할 줄 안다면 도움
칙’이라는 프로그
이 될 수도 있겠으
램은 더욱이나 부
기술들을
쉬크래프트에
나, 국내는 지형상
더
그 정도로 험한 지형이 많지 않고 몇몇의 지식들은 미심
욱 가까운 프로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글의 법칙에서 그
쩍은 것들도 있고 스턴트에 가까운 행위들도 있어서 사
들이 불을 붙이기 위해 몇 시간 동안 고생하는 모습과 먹
람들의 흥미만 유발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가 항상 강
을 것 들로 고생하는 모습과 더불어 그 아름답고 웅장한
조하던 물과 기본도구, 불을 피우는 여러방법, 지형과 방
자연 속 에서 아름다운 만큼 가혹한 환경을 보고 느끼면
향 대한 정보, 체온조절, 영양관리 등은 보았던 사람들에
서 문명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편안하게 살고 있는가에
게 큰 인상을 남겼고 그런 관심들이 더욱이 앞으로 소개
대한 고마움과 문명 속에서의 답답함과 탈출하고 모험하
할 부쉬크래프트에 이를 수있겠금 안내의 역할을 하는데
고 싶은 욕망 또한 느끼게 된다.
큰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마치 매운 맛에 중독되어 맵지만 그 고통을 즐기는 것처
부쉬크래프트는 앞서 말한 서바이벌의 의미 또한 품고 있
럼 적당한 고생을 즐기며 현재 삶 또한 즐기게 되는 1석2
는 더 큰 의미이다.
조의 효과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존이 나아가 생활이 되듯 자연에서 살아온 생활의 기술
하지만 부쉬크래프트 에서도 ‘정글의 법칙’에서도 가장
들을 배우고 발전 시켜그것을 응용하여 더욱더 성취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안전이다. 자
느끼고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자연캠핑이다.
연을 즐기기 위해선 자연의 무서움 역시 정확히 인지 하
부쉬크래프트는 꼭 이래야한다. 라는 규칙도 따로 있지
고 있어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그래서 부
않다. 직접 불을 피우는 여러가지 기술들을 알고 있고 할
쉬크래프터들이나 서바이벌 교관들, 김병만씨 역시도 자
줄 안다면 그리고 하고 싶다면 불을 직접 피우고, 그게 번
식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챙기고 좀 더 많은 것을
거롭다면 라이터로 불을 피우기도 한다. 텐트나 다른 잠
익히고자 노력하는 것들이 이 때문이다. 자신이 아무리
자리마련 그외에 것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알고 안하는
자신이 있다고 해도 자연의 두려움을 정확히 모른다면
것과 몰라서 안하는 것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자국의 환
실화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들에서 주인공들은 바로 본
경,식물이나 곤충,동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무턱대고 유명 부
서 자연적으로 환경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
쉬크래프터 들을 따라 하다가 사망한 사례들도 있고, 그
고 집으로 돌아와 편하게 누리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반대로 위기의 순간 유명 부쉬크래프터를 떠올려 살아
다시금 느끼고 하는 것이다. 아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난 사례 역시 있다.
라면 아이들에게도 아주 좋은 교육꺼리다. 야생의 생존, 자급자족과 오지에 대한 환상 그 모든 부쉬 크래프트 적인 관심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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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D i d y ou k no w G i r l s Ca m p ? in t ervie w / w ri t ing B Y oh sunhae
바야흐로 캠핑의 시대가 도래했다.
여성 캠핑 크루가 실재한다니. 이거야 원! 진정 남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너른 대자연의 품 속 어딘가
불문 글로벌 캠핑 붐이 대세던가.
알알이 틀어박힌 열혈 캠핑족들이 심심찮게 출몰하
호기심 증폭 장치를 단 여자 넷이 각기 다른 개성
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속도로 딜레마의 늪에 빠진
으로 똘똘 뭉쳐 한바탕 크게 판을 벌였다니 그녀들
섣부른 자들 역시 사방팔방 즐비하니 오호통재라!
만의 특별한 캠핑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절대 한눈
얘긴즉슨 아뿔싸! 미처 초보 택Tag 뗄 겨를도 없이
팔지 말 것!
너도 나도 온 몸 던져 기꺼이 캠핑 대열에 합류하
눈이 번쩍! 귀가 쫑긋! 감수성 흥건한 좌충우돌 ‘걸
고 만 불특정 다수가 그저 한둘이 아니란 소리다.
스 캠프Girls Camp’ 코이시 유카Koishi Yuka와의
그러거나 말거나. 실제 바다 건너 일본에는 4인조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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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코이시 유카씨, 반가워요! 이거 참 초반부터 무례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분들을 모집해 함께지만 개개인의 자립적인 캠프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다같
묻죠. ‘girls camp’가 뭔가요?
이 캠프를 즐길 수 있는 동료를 모으고자 한 것이 계기가 됐어요. 시작과 제
girls camp(직역, 여자캠프)란, 개개인 스스로가 자립적인 캠핑을 하는 독
안은 모두 저로부터(하하)
립적 형태의 스타일로 이름처럼 여자들만 캠프에 참여할 수 있는 집단을 이 르는 명칭이에요.
2. 듣고 나니 걸스 캠프girls camp 구성 멤버들 역시 궁금하네요. 소개 부 탁해요.
1. 여자끼리 어쩌다 캠프를 시작하게 됐는지?
저희는 ‘걸스 아웃도어 유닛girls outdoor unit’인 ‘mijinco’라 하구요. 각
처음 ‘캠프를 하고 싶어!’ 라고 생각했을 때 정작 주변에 캠프를 하고 있는 친
기 다른 특색을 지닌 4명의 ‘mijinco’ 여러분을 소개할게요.
구가 없었어요. 그래서 여자 혼자서 캠프를 하는 것보다는 인터넷으로 여성
이름:こいっち, こいしゆうか(코잇치, 코이시 유카)
이름:サンダー(썬더)
직업:일러스트레이터
직업:회사원
생일:11월 3일 혈액형:O
The first camp:2008년 8월
생일:11월 3일
The first camp:2009년 9월
From:동경(도쿄)
혈액형:AB From:동경(도쿄)
Favorite word:하면 된다!
Favorite word:우연과 필연
Twitter Account:koipanda
Twitter Account:m__thunder
blog:「여자캠프」 http://groove.naturum.ne.jp/
blog:「무모한 여자캠프」 http://ameblo.jp/camp3/
「개인」 http://honnori.cocolog-nifty.com/blog/
「sugerless girl」 http://msthunder.exblog.jp/
「먹고 자기」 http://ameblo.jp/koicchipanda/
야외에서 먹는 밥이 제일 좋아! 쌀 LOVE
「일러스트레이터 페이지」 http://koipanda.jimdo.com/
아웃도어에 눈을 뜬 것은 기적. 뿌리는 B급 서브 컬쳐를 좋아하는 인도어파
외식과 맥주는 참을 수 없어
덜렁이에 소심하고 낯가림쟁이. 기분파로 오기 가득 심술쟁이. 사실 나도
마음먹은 날이 바로 길일!
날 잘 모르는 듯!
계획 없이 내킬 때마다 충동적으로!
이름:すず(스즈-방울), 애칭은 스즈언니 애견은 뽀무!
이름:아카네
직업:회사원
직업:회사원
생일:1월10일
혈액형:B
The first camp:Natural Hight! 2007
생일:6월 3일
혈액형:A
The first camp:태어났을 때부터
From:도쿄(동경)
From:도쿄(동경)
Favorite word:칠전팔기
Favorite word:情けは人のならず(남에게 베푼 친절은 그 사람을 위한 것
Twitter Account:suzu_sakura
이 아니라, 언젠가는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친
blog:「치와와비요리」 http://ameblo.jp/sakusuzu2001/
절하게 대하는 것이 좋다. 라는 의미)
도라에몽의 스네오(한국명칭-비실이)란 캐릭터와 비슷한 듯!
Twitter Account:없음
동물을 엄청 사랑함(특히 멍멍이)
blog:「밖에서 놀자!」 http://ameblo.jp/honimaha/
실은 동화적인 세계를 엄청 좋아해서 방안이 꽃무늬로 가득(애독서는 빨
여행, 밖, 이동을 좋아함
강머리 앤)
온 세상을 먹어 치우는 것이 삶의 목표 소리를 잘 지름. 행동은 크지만 마음은 소심한 부분이 완전 쟈이안(도라에몽 등장인물로 한국 명칭은 퉁퉁이)기질을 타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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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3. 여자들끼리 girls camp를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와 멤버들과 만나
종 만들어 먹는 오리지널 식사 메뉴 무료 시식, 실제 사용중인 텐트 전
유닛을 결성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알려주세요.
시, 귀여운 아웃도어 잡화 판매, mijinco가 개최할 다음 캠프 이벤트 안
결정적 계기는 2009년 11월 mixi 「여자캠프」 커뮤니티 이벤트에서 비
내, 한정수량 mijinco 오리지널 기념품 판매, 아웃도어 관련 서적 판매
롯됐어요. 「여자캠프 제 1회 오프라인 모임」이란 명분으로 이름도 얼굴
및 상품이 걸린 퀴즈 대회 등이 있었어요. 그 외 여자 캠프 탄생 비화라
도 모르는 4명이 야마나시현[도시(道志)의 숲 캠프장]에서 만나 하룻밤
든지 여자캠프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실제 사용하고 있는 도구와
을 함께 보낸 것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됐죠. 운명적으로 만난 나이도
여자 캠프의 실태를 소개하며 동영상과 사진을 이용한 기획에 관해 두
성격도 혈액형마저도 제 각각인 저희 4명은 함께 캠프를 해나가면서 언
근두근 가슴 뛰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어요. 참가 인원수는 약 80명
제부턴가 ‘mijinco’라고 자칭하게 되었어요.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4. 멤버들끼리 캠프를 가면 각자 맡고 있는 포지션이 뭔가요?
12. 그 밖에 멤버 외 사람들을 모집해 별도로 진행한 행사는 또 뭐가
캠프에서는 각자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기 때문에 특별히 누가 뭔가를
있나요?
맡는다거나 하진 않아요. 담당이 따로 없는 셈이죠.
멤버들과의 캠프 외에도 mixi 커뮤니티 「여자캠프」에서 오프라인 캠프 를 진행하고 있어요.
5. girls camp blog 운영자 코이시 유카씨에게 캠프란 뭔가요?
날짜 별로 정리하면 이런 식이죠.
저에게 있어서 캠프는 생활의 일부나 다름없어요. 특별한 놀이가 아닌
2009.11 제1회 여자캠프 오프라인 모임
공원에 훌쩍 피크닉 가는 기분으로 캠프를 떠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2010.02 제2회 여자캠프 오프라인 모임
캠프랄까요?(하하) 하지만 연휴처럼 긴 휴가 때는 여행을 하기 위한 캠
2010.05 제1회 여자캠프 바이크부 오프라인 모임
퍼가 되기도 해요.
2010.06 제1회 여자캠프 도보부 오프라인 모임 2010.07 제2회 여자캠프 바이크부 오프라인 모임
6. girls camp blog를 운영하는 이유가 있다면?
2010.10 제2회 여자캠프 도보부 오프라인 모임
단순히 여성 캠퍼를 더 늘리고 싶기도 하고 캠프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2010.11 제3회 여자캠프 오프라인 모임
언제라도 간단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여자 캠프 블
2011.02 제3회 여자캠프 도보부 오프라인 모임
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2011.07 제1회 여자캠프 미부(米部, 쌀을 사랑하는 동료가 모여 쌀 과 어울리는 재료로 요리를 하며 캠핑을 함) 오프라인 모임
7. 저 역시 해외 웹사이트(구글)로 캠핑 검색 중 ‘girls camp blog’를
2011.10 제4회 여자캠프 오프라인 모임
알게 됐는데요. 블로그를 쭉 살펴보니 자국 언론 매체에 소개된 적도 있
2012.04 제4회 여자캠프 도보부 오프라인 모임
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캠핑 강좌 및 워크숍을 진행한 사진도 보이던
등등...아, 그러고 보니 2011년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기타카루이자
데 특별히 유명해진 특정 사건이나 시점이 있었나요?
와 스윗트글래스 캠프장에서 ‘Mijinco’ 페스티벌을 개최, 60명 정도의
에이 출판의 [ランドネ-란도네]로부터 채택되어 기사화됐던 것이 가장
참가자와 함께 캠프를 한 적도 있네요!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13. (12번 질문의 연장) 그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이벤트나 특정 캠핑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8. girls camp blog에 종종 등장하는 팬더 일러스트도 인기몰이 중인
제 3회 여자캠프 오프라인 모임 때 40명 이상의 여성들이 각자의 텐트
데 어떻게 이런 마스코트를 그려 올릴 생각을 했나요?
를 가지고 캠프장에 모였어요. 마치 페스티벌 같은 느낌으로 모두가 모
팬더는 어릴 때부터 자주 그렸었고 여자아이보다 그리기 간단한데다
닥불을 둘러싸고 시간을 보냈는데 전원 여성만으로 40명 이상이 모였
귀여워 보여서 정했어요. 특별히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웃음)
던 것은 처음이라 특히 기억에 남아요.
9. girls camp blog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텍스트, 이미지 등이 무척
14. 주로 어디서 캠핑을 많이 하시나요? 특히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재미있고 감각적이라 눈이 즐거워요. 따로 꾸미기 노하우가 있는지?
있다면?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요. 단지 봐주시는 분들이 알기 쉽고 그분들께 감
야마나시(山梨), 치바(千葉), 군마(群馬), 나가노(長野) 근처에 자주 가
각적으로 읽힐 수 있도록 꽤 의식하며 쓰고 있어요.
요. 후모톳빠라 캠프장(ふもとっぱらキャンプ場), 키타가루이자와 스 위트글래스 캠프장(北軽井沢スイートグラスキャンプ場), 나리타유메
11. 최근(2012년 3월 12일) 오다이바 “여자 캠프 봄 공개 강좌”라는
보쿠죠 오토 캠핑장(成田夢牧場オートキャンプ場), 도시노모리 캠프장
꽤 큰 규모의 행사를 진행하셨는데 개최 목적과 주요 내용에 대해 자세
(道志の森キャンプ場)에도 자주 가는 편이죠.
히 알려주세요! 개최목적은 아웃도어 미 체험자 분들에게도 캠프의 즐거움을 전달해드
15. 캠프를 하려면 텐트나 해먹 등 고가의 캠핑 장비가 필요한데 전부
리고 싶어서! 정도. 사실 캠프 강좌라고 해도 아웃도어 놀이에 흥미를 가
개인이 구입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러한 비용적 부담을 줄일 수 있
지고 계신 남녀노소 여러분들과 술 마시고 식사하면서 ‘mijinco’가 지
는 노하우 전수 좀 부탁해요.
금까지 전개한 여자 캠프의 발자취를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는 가벼운 이
장비는 전부 개인적으로 구입하고 있어요. 해외 제품을 직수입할 경우
벤트였달까. 아웃도어 메이커와 캠프장, 그 외 여러 관련 기업에서 협력
에는 운송료 등을 줄이기 위해 공동구매를 해서 코스트를 줄이기도 하구
해 주셔서 말하자면 작은 캠프 페스티벌과도 같았어요.
요. 또 아웃도어 숍에서 판매하는 제품만 고집하기보다 가능한 100엔
주요 행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웃도어메이커 상품 전시, 캠프할 때 종
균일 숍이나 홈 센터 등에서 대체할 수 있는 용품을 구입하는 편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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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16. 일본에는 젊은 캠퍼들이 선호할만한 독특하고 빈티지한 캠핑 용품의 종
Baw-loo에 굽기만 하면 되요. 간단하죠?
류가 다양한 편이라 이래저래 부러울 때가 많아요. 아쉽게도 시중에서 판매
라이스 샌드위치 Baw-loo 위에 쌀을 깔고 우엉조림이나 김, 치즈, 좋아하
되는 한국의 아웃도어 제품이나 캠핑 장비들은 디자인적인 면에서 투박한
는 속 재료를 올린 후 다시 그 위에 쌀을 깔아요. 그 다음 Baw-loo에 끼워
것들이 주를 이루거든요. girls camp blog에 업로드 된 사진만 봐도 예쁘고
넣고 불에 올리는 거죠. 구우면서 솔로 쌀에 간장을 발라줘요. 천천히 구워
감성적인 캠핑 장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제품들은 주로 어디서 구입
쌀이 여우색(きつね色-갈색)이 되면 완성!
하나요? 혹시 협찬을 받기도 하나요?
아보카도 딥(Dip) 아보카도, 크림치즈, 바질, 미니토마토, 올리브오일, 소
추천 드리고 싶은 가게는 [WILD-1]이란 곳인데요. 외국 브랜드의 텐트도 진
금, 후추, 다진 마늘(기호에 맞춰 넣으세요)을 혼합해 프랑스 빵에 올려먹으
열되어 있고 소품도 매력적이라 자주 가요.
면 정말 맛있다니까요!
다음은 [A&F]로 여긴 정말 마음에 쏙 들어요! 갈 때마다 독특한 캠프용품이 잔뜩 놓여 있어서 언제나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협찬은 받고 있지 않아요.
20. girls camp는 보통 얼마나 자주 가는 편인가요? 장거리 캠프를 갈 경 우, 이동 수단과 준비 기간은?
17. 브랜드 외에 키치하고 감각적인 캠핑 소품들을 구할 수 있는 나만의 구
여자들만의 캠프는 보통 2~3개월에 1회 정도 하구요. 일반 캠프는(남자 포
입처가 있다면?
함) 1개월에 2~3회는 가요. 장거리 캠프의 경우 자동차나 전철, 섬일 경우
싸고 감각적인 곳은 [L-Breath]
에는 배를 이용해 이동해요. 준비기간은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반나절이
집 근처에 있고 제품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자주 애용해요.
면 충분하거든요^^
18. 사이트(http://groove.naturum.ne.jp/)를 둘러보니 여성 캠퍼 특유
21. 어라운드 창간호가 ‘여름’에 발간이 되는데요. 여름 캠핑시 특별히 신경
의 감각적인 캠핑 스타일링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캠핑을
쓰거나 주의해야 할 사항이 뭐가 있을까요?
하더라도 옷차림이나 아이템(캠핑 장비를 제외한 외적인 것들)에 많은 신경
여름 캠프는 벌레가 많기 때문에 벌레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게 좋아요. 자
을 쓸 텐데 평소 캠핑 스타일링에 관한 팁이라도.
외선도 강하기 때문에 모자나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는 일도 중요하구요. 사
도심 속에서는 조금 위화감 드는 색이나 디자인의 옷도 자연 속에서라면
람이 많아 혼잡하므로 주위 사람에게 폐가 되는 큰 소리(음악이나 악기, 라
위화감이 없어져요. 거기다 평소보다 조금 화려한 색의 옷을 입으면 기분
디오)를 내지 않게 조심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도 잔뜩 업 되거든요! 그 다음으론 캠프기 때문에 최대한 움직이기 쉬운 복 22. 2012년 예정된 여름 캠핑 계획이 있나요?
장을 갖추려고 해요.
솔직히 여름에는 그다지 캠프를 가지 않아요.(덥고 벌레도 많거든요!) 하지 19. 스타일링 말고도 여자들의 특성상 캠핑 음식에도 많은 신경을 쓰지 않
만 올해는 해변가나 서늘한 산으로 캠프를 갈 예정이에요.
을까 싶은데요. 캠핑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음식의 종류와 레시피도 공유 가능할까요?
23. 마지막으로 한국의 어라운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Baw-loo(빵을 굽는 도구)를 사용한 요리가 유행하고 있어요.
캠프는 일상으로부터 비일상으로 옮겨갈 수 있는 어른의 놀이라고 생각해
그 중 몇 가지만 알려드리자면(아래 참조)
요.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어 마음도 몸도 리프레쉬 할 수 있으니까
핫 샌드위치 빵 위에 베이컨, 치즈, 아보카도 등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서
요. 언젠가 한국에도 꼭 캠프를 하러 가고 싶네요!
코이시 유카Koishi Yuka씨와 활자로 주고받은 일련의 담화는 시종일관 즐겁고 유쾌했다. 부쩍 솟아난 여자들의 유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한 매개체 로 작용해 걸스 캠프Girls Camp의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놀랍도록 세차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단지 캠프를 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똘똘 뭉친 그녀들.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마음 먹은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 그것이 중요할 따름이다. 그들만의 문화를 선도해 나아가는 용기야말로 걸스 캠프Girls Camp 를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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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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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 m B i e i in t ervie w / w ri t ing B Y yeo su j eong
“숲에는 두 갈래의 길이 나뉘어져 있었고, 나는나는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으며, 그것이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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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abou t boo k 책 소개 책은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The
우리는 ‘좋아하는 것은 나중에’라는 잠재적인 삶의 규칙만을 따라 오며 살지
Road not taken)>의 한 구절이자, 동시에 저자인 ‘네버렌(박지영)’이 택한
않았는가 라는 그녀의 질문은 진지하게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삶을 대하는
‘길’에 대한 은유로 시작한다. 그녀는 2010년,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버린
우리의 태도가 어땠는가,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결정을 내렸다. 바로 비에이의 세컨드홈.
그리고 그녀의 비에이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지 않은 집이지만, ‘나의 집’이
2년 전, 저자는 비에이 관광청에서 주관한, 홋카이도 이주 체험을 위한 세컨
라는 사실에 설레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마당 한 켠에 작은 텃밭을 만들고
드 홈 입주자 모집에 지원하였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허가가 떨어졌고, 한
푸성귀와 해바라기를 심고, 저녁에는 텃밭 옆에 캠핑용 의자를 펼치고 식사
달 남짓을 고민한 끝에 비에이를 ‘선택’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비에이
를 한다. 텃밭에서 길러 낸 쌈 채소들을 곁들여서. 장을 보러 갈 때는 자동
로 가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컸으니까. 다니고 있던 회사를
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한다. 언덕이 많아 숨이 가쁘지만, 오르막길
그만 둬야 했고, 실망하실지도 모를 부모님께 그 사실을 말씀 드려야 했다.
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열심히 페달을 밟던 발을 멈추고, 핸들을 잡고
그러나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다. ‘지금 내가 처한 환경에서 원하는 것을 이
있던 힘이 잔뜩 들어간 손에도 잠시간 힘을 뺀다. 그리고 눈 앞의 내리막길
룰 수 없다면 과감히 그것을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일이 더 이상
을 즐기는 것.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세상이 그녀에게 준 선물’을 그녀는 충
자신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돈도, 명예도, 꼭 필요한 것
분히 즐기고 있었다.
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람에겐 큰 위로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여 지금까지
abou t biei 비에이 비에이는 일본의 4개 섬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의 중심부에 자리
절 내내 다른 느낌을 자아내며 한결같이 언덕 위에 우뚝 서 있을 그 모습을.
잡고 있다. 좀더 정확하게는 아사히카와와 후라노의 사이. ‘美瑛미영’이라고
하늘을 담고 있는 에메랄드빛 호수, 아오이이케는 마치 요정이 나올 것처럼
도 불리우는 비에이는 번역하면 ‘아름다운 옥빛’이라는 의미이다. 도쿄시의
신비롭다. 시키사이노오카의 드넓게 펼쳐진 대지 위, 빼곡히 들어찬 꽃들의
면적과 맞먹는 비에이 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푸른 언덕들을 ‘옥빛’에
향연은 또 얼마나 황홀할지. 매년 7월 24일에 열리는 불 축제를 즐기는 저
비유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비에이’ 하면, ‘언덕의 마을’이라고 대답
자를 보며, 활활 타오르는 횃불처럼 뜨거운 축제의 열기를 직접 느껴보고 싶
할 정도로 비에이에 넓게 펼쳐져 있는 언덕의 비경은 유명하다. 그래서 이웃
은 욕심이 든다. 길거리의 포장마차에서 팔고 있는 간식을 한 손에 들고 축
마을 후라노와 함께 매년 많은 수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 아름
제의 거리를 노닐고, 금붕어 잡기 게임(킨교 스쿠이)을 즐기는 아이들을 구
다운 풍경은 비에이를 찾은 유명한 사진가들의 카메라에 수도 없이 담겨 왔
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싶다.
다. 그리고 이 언덕들에서는 비에이 농부들의 땀이 서린 감자, 사탕무, 토마
비에이의 슬로 카페Slow cafe들은 어느 하나 끌리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
토, 옥수수, 아스파라거스 등이 재배되고 있다.
인상적이었던 카페는 ‘버치’. 비에이에서의 삶을 즐기는 주인부부가 운영하 는 카페로, 뒷마당에는 인디언들의 이동식 집이었다고 하는 원뿔 모양의 티
언덕 위의 나무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실제로 나무가 서 있는 풍경을 상상하
피tepee 텐트가 놓여 있고, 그 옆에는 밤하늘의 별을 누워서 감상할 수 있는
게 만든다. 부모와 자식이 서있는 듯한 모습의 ‘부모와 아이의 나무’, 옆으로
받침대가 있다. 겨울에는 그 곳에 이글루도 만든다고! 또 한 번 삶의 즐거움
살짝 기울어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철학의 나무’, 그 외 다른 나무
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들. 직접 눈으로 보는 나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떠올려 본다.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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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C amping L ife & N a t ure 책 속의 캠핑 라이프 & 자연
에디터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에이의 ‘자연’이었다. 살아있는 자
등 조금은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기꺼이 감수하고도 남
연 속에 있는 저자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차가 다니는 도로에 종
을 만큼의 낭만과 정취를 선물해 주기에 우리는 오늘도 텐트라는 보잘 것 없
종 산책 나오는 여우와 사슴들, 그리고 그 자체로 ‘살아있는 자연’인 그들과
이 불안정한 집 한 채를 지어 놓고 굳이 캠핑을 즐기는 것 아닐까.’
의 눈맞춤. 한참 동안이나 동그란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슴의 눈에 비
288P. 2010년 7월 12일 일기
춰진 사람들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숲 속 의 이야기’를 담은 그 눈을 보며 저자가 느낀 그 감동이 에디터에게도 직접
그녀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에디터는 그녀에게 캠핑의 이런저런 불편한 점들
전해지는 듯했다.
에도 불구하고 캠핑을 계속 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고자 네버렌이 택한 것은 ‘캠핑’이었다. 그녀는 자연
연을 느끼고, 사색하고, 되돌아보고, 고마움을 알고, 그 안에서 인간다움이
을 즐기는 캠퍼다. <비에이로부터>를 처음 읽을 당시에만 해도 에디터에게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이 캠핑이라고 대답했다.
캠핑은 아직 낯설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에디터에게 <비에이로부터>는 온갖 장비를 다 갖춰야
캠핑은 또한 사람들의 소통이 오가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화장실
만 가능한 캠핑이 아닌, 잠깐 놀러 나가는 ‘피크닉 캠핑’을 보여주었다. 가깝
과 개수대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마주침, 인사, 자연스럽게 건네는 말
게는 현관문을 나서면 보이는 마당이 캠핑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캠핑용 테
한마디에 새로운 관계’가 맺어지는 곳이 캠핑장이다. 실제로 필자도 얼마 전
이블과 의자 하나면 충분히 캠핑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으니까. 또 캠핑장에
다녀 온 ‘AROUND 캠핑’을 통해 따뜻한 온정의 교류란 것을 체감했기에 저
서도 편의점에서 사온 라면과 도시락으로 간단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은 ‘
자의 말에 더욱 공감한다.
캠핑 음식=바비큐 파티’라는 공식을 깨뜨려 주었다. 그녀의 캠핑은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교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실제로 저
‘날씨가 너무 좋아 간만의 야외 식사를 즐기려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 옆 텐
자는 <비에이로부터>에 ‘캠핑’이라는 주제를 일부로 할애하여 자연의 풍요
트 아저씨가 부는 하모니카 선율이 감동적이어서 먹으려고 사 온 삶은 타라
로움을 느낄 수 있는 홋카이도의 개성 있는 캠핑장들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바 게를 조금 나눠 드렸더니 고맙다며 찾아 오셔서 위스키 한 잔 따라 주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레토코 라우스의 온천
다. 그 길로 합류하여 같이 신라면도 나눠 먹고 술도 마시면서 저녁 식사를
야영장에서의 캠핑이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라우스 온천 야영장의 매력으
마친 뒤에도 모닥불 피워 놓고 한참이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하모니카를 불
로 사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텐트 앞에서 풀을 뜯고 있는
며 밤을 맞이하였다. 캠핑은 교류라는 아라키씨의 정의에 깊이 공감한다.’
사슴을 보고, 아기 사슴과 눈을 맞추는 일은 놀랍기도 하지만, 경이롭기까지
288P. 2010년 7월 12일 일기
했다고 한다. 실제로 저자는 그 아기 사슴과의 눈맞춤이 너무나도 신비로웠
‘회사에서 정리해고된 뒤 여행을 다니면서 모처럼만의 자유를 만끽하고 계
고, 지금까지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캠핑에서의 추억이라고.
시더군요. 드디어 자유인의 몸이 되었다며 기뻐하시던 그분의 얼굴이 가끔 ‘새벽에 깨어 화장실 가려고 텐트 밖으로 나왔을 때 가지런히 벗어 놓았던
떠오릅니다.’
286p.
내 슬리퍼 한 짝을 저 멀리 옮겨다 놓은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텐트 옆에 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던 저 녀석이 아니었을까.’
굳이 옆 텐트의 새로운 인연이 아니더라도, 캠핑은 같이 간 사람들과의 교류
251P. 2010년 7월 5일 일기
의 장을 마련해 준다. 같이 텐트를 세우고, 밥을 짓고, 테이블에 마주 앉아 같 이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하고. 또 밤에는 모닥불 앞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
‘더하여 캠핑은 평소 우리가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여 안락함을 추구하는 동
누다 보면 그만큼 더 깊어지는 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안 경험하기 힘들었던 자연을 매 시각 느낄 수 있다. 그로 인해 비바람, 벌레
41 AROUND
FEATURE
S mall t o w n in Japan 일본의 작은 마을 디저트의 천국 혹은 쇼핑의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 최근 몇 년 동안, 아기자
된 거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여유로움을 좋아하고, ‘지도 체질’이
기한 잡화를 좋아하고 예쁜 카페를 찾아 다니는 재미를 추구하는 여성들을
아닌 그녀에게 딱 맞는 여행 방법은 발길 닿는 데로 걷는 여행, 그리고 여행
겨냥한 일본 여행 서적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 책들을 읽고 있자
지는 작은 마을! 그녀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고, 해야 할 일도 별로 없
면 예쁜 물건들에 눈이 돌아가고, 페이지를 넘기는 손에는 점점 가속도가 붙
는 조용한 마을에서는 이리저리 마음 가는 대로 발걸음 닿는 대로 여유를 부
는다. 책을 덮는 순간에는 갖고 싶은 것들과 가고 싶은 곳들이 너무 많아 현
릴 수 있고, 언제든지 쉬어갈 수 있다’며, 스스로 작은 마을 여행이 체질적
기증이 날 정도.
으로 맞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 이러한 책들이라면 꼭 소개할 만한 유명한 곳만 피해 여행한
저자를 따라 곳곳에 숨어 있는 일본의 작은 마을의 구석구석을 걷다 보면, 마
한 여자가 있다. 바로 <일본의 작은 마을>의 저자인 ‘서순정’이다. 그녀는 알
치 ‘추억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가본 적도 없는 곳을 ‘추억’으로
아주는 길치임에도 불구하고 지도를 한 손에 펼쳐 들고 지금 서 있는 위치
포장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직접 읽다 보면 에디터가 왜 이런 표현을
와 지도를 비교해 가며 길을 찾아 다니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부
사용했는지 공감할 것이라 믿는다.
지런을 떠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일본을 여행하고 책까지 내게
42 AROUND
FEATURE
고카야마&시라카와고
서 산 편지지에 편지를 써서 쓰마고의 우체통에 넣는다. 55p. 우편 마을의 낭만적 정취에 젖다
일본 열도 중 가장 큰 섬인 혼슈의 중앙, 동해와 맞닿아 있는 도야마현에 위 치한 고카야마와 시라카와고.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갓쇼즈쿠리’라는 특
Tip. 한겨울에는 마을이 거의 텅 비다시피 한다. 주민들조차 추위를 피해 다
이한 가옥 구조를 여전히 고수해 오고 있는 마을들이다. 예부터 사방이 산으
른 곳에서 지낼 정도라니 한겨울은 피하는 것이 좋다.
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와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기에 지금까지도 전통을 그대로 지켜올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산지에 들어서 있는 산골 마을이라
후라노&비에이
서 인지, 마을에 들어 서면 저자의 표현처럼 마치 숨어 있던 스머프 마을을 발견한 듯하다. 혹은 <해리 포터Harry Potter>시리즈에 나오는 해그리드의
서순정 저자 역시 <비에이로부터>의 저자인 네버렌이 보았던 ‘여름’의 후라
오두막이 잔뜩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이렇게 지붕의 경사가 심한 독특
노와 비에이를 찾았다. 같은 계절에 같은 곳을 여행한 두 저자가 풀어 내는
한 가옥 구조는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이 지역의 기후를 이겨 내기 위한
후라노와 비에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며 읽어 나가는 것도
선조들의 지혜가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지켜내고자 한 마을
쏠쏠한 재미가 될 수 있겠다.
사람들의 노력이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된 마을을 만들어 냈다.
‘후라노’ 하면 역시 넓게 펼쳐져 있는 색색의 꽃밭. 라벤더로 유명한 ‘팜 도
저자를 따라 시라카와고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산책로를 올라가면 각쇼즈쿠
미타’를 찾으면, 보랏빛 물결을 드리우고 있는 라벤더 꽃밭의 오묘하고 신
리 촌락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일본
비로운 색상에 한 번 취하고, 바람을 타고 코를 찔러 오는 향기에 두 번 취한
여행 서적에서도 이런 마을을 보여 주진 않았다.
다. 내리쬐는 해가 더 강렬해지고 라벤더가 시들어 갈 즈음인 8월에는 샛노 란 해바라기가 후라노와 비에이의 언덕을 가득 채운다.
Tip. 접근이 까다롭고 외부와 단절된 산골마을의 특이한 집에서 하룻밤 묵
비에이를 여행하며 저자는 자전거를 타지 못함을 무척이나 아쉬워한다. 자
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마을에서는 연중 크고 작은 행사가 끊이지 않
전거를 타고 비에이의언덕을 달리는 이들을 부러워 하면서. 그만큼 비에이
는다. 밤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므로 안내소에서 야간개장에 대
의 풍경은 여행자로 하여금 그 모습을 기억 속에 천천히, 그리고 완전하게
한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
담고 싶은 욕심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저자는 비에이를 ‘부지런한 마을’이 라 말한다. <비에이로부터>를 미리 읽은 독자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비
쓰마고&마고메
에이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 위치한 카페들도 일찌감치 문을 닫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에이의 밤은 고요
고카야마와 시라카와고의 남동쪽 내륙에 위치한 쓰마고와 마고메 역시 전
하며 개구리가 우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비에이에 있는 내내 고요한
통을 지키고 마을을 보존하고자 하는 마을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현재
밤이 심심하게만 느껴졌는데, 마지막 밤은 아쉽기만 하다는 저자의 말에 읽
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수 있었다. 에도시대부터 존재하던 우편 수송로가
는 이가 다 아쉽다.
지나던 마을, 그리고 그 때의 모습을 여전히 품고 있는 이 마을들은 ‘우편 마 을’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정감 있는 나무로 지어진 집들 사이로 나 있
Tip. 후라노에서 비에이 지역을 함께 돌아보려면 자동차가 있어야 한다. 자
는 언덕길을 따라 우편 배달부가 자전거를 타고 내려는 모습이 상상된다. 집
전거를 탈 수 있다면 한나절 정도는 비에이 역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자전거
집마다 걸려 있는, 들꽃으로 예쁘게 단장한 우편함들은 보면, 지금이라도 골
를 빌려 비에이의 초원을 달려보는 것도 좋다.
목 사이로 나 있는 계단에 걸터 앉아 누구에게라도 편지를 써야 할 것만 같 다. 그래서 서순정 저자는 우편함들이 권하는 대로 쓰마고의 우체통에 펜으
(이 외에도)벌써 추억이 되어버린 인기 만화, <슬램 덩크>의 배경이 된 마을
로 꾹꾹 눌러 쓴 편지를 넣었다.
‘가마쿠라’는 주인공들의 뒤로 보이던 마을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라 반갑 기까지 하다. 주제가가 흘러 나오며 전차가 지나간 건널목에서 주인공들이
애초에 ‘우편 마을’이라는 낭만적인 타이틀에 이끌려 시작한 여행인 만큼 우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 것만 같은 것은 비단 저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편과 관계 있는 것들 것 유독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 쓰마고와 마고메의
붉은 지붕, 그리고 개방되어 있는 돌담을 두른 작은 마을 ‘쿠다카지마’의
나카센도에는 우체국은 물론이요, 집집마다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치장해
집들은 우리의 ‘제주도’를 떠올리게 한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걸어놓는 우편함이 있다. 색이 고운 감 두 알, 햇살을 받아 더욱 눈부신 들꽃
탁 트인 바닷가 풍경, 하얀 백사장과 맑은 바닷물마저 제주도와 닮아 있다.
으로 치장한 우편함이 있는가 하면 짙은 나무색의 집, 그 색 그대로 있는 듯
이 외에도 저자는 일본의 작지만 아름다운 여러 마을들을 소개한다. 페이
없는 듯 걸려 있는 우편함도 있다. (중략) 우편함을 보고 있자니 설레는 맘이
지를 넘겨 가며 저자를 따라 작은 마을들을 그녀처럼 여유롭게 산책해 보
절정에 이른다. 이 마을에서는 꼭 편지 한 통을 써야겠다는 마음에 마고메에
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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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e t again in w in t er , H o k k aido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앞서 소개한 두 권의 책이 공통적으로 홋카이도의 여름
자가 겪은 에피소드와 당시의 생각과 감정들, 그리고 직
풍경을 담고 있다면, 에디터가 이제 당신에게 건네고자
접 담아 낸 홋카이도의 사진이 어우러져 있다. 교통이나
하는 책은 홋카이도 설원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여름의
숙소 등의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 가이드 서적을 기
파란 홋카이도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온통 하얀 눈으로
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불친절한 책이라며 실망할지
뒤덮인 겨울의 홋카이도를 보지 못했다면 온전히 홋카
도 모르겠다.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는 그보다는 여
이도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
행 에세이나 여행 산문집에 가깝다. 그저 편안히 홋카이
하면서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낸 저자 윤창호가 스칸디나
도의 너른 설원을 지나는 기차에 몸을 실은 그의 이야기
비아에 이어 두 번째 ‘겨울 시리즈’로 낸 책, <다시 만난
를 들어보길 바란다.
겨울, 홋카이도>는 홋카이도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저
46 AROUND
에필로그에 대하여
인물은 하코다테의 작은 카메라 수리점을 운영하는 하얀 머리의 할아버지, 미즈코시 씨. 필요 이상의 수리비를 마다하며 작은 여행 선물까지 챙겨 주던
저자는 ‘그리움’이란 감상으로 책을 시작한다.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은 분명 행복한 여행이다.
‘나는 나의 감상을 그리움이라고 부르고 싶다. 내 가슴에 흔적을 남기고 떠
료칸(여관)
난 사람과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 말이다. 그런데, 그 그리움의 감정은 자연 의 형상 있는 것들이 일시적으로 소멸해 버리는 겨울에, 비어 있는 풍경 속
‘나는 오래전부터 료칸을 좋아했다. 대학생 시절, 겨울 방학이 되면 혼자 짐
에서 항상 그 싹이 더욱 무성하게 자라곤 했다. 그리고 비어 있는 그곳에 내
을 꾸려서는 미리 정해 둔 곳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떠돌아다니곤 했다. 그럴
리는 눈은 그리움의 배경 음악과도 같은 작용을 했다. 그 떠나간 시간과 사
때면 늘 비즈니스호텔보다는 차라리 허름한 료칸에서 머무는 걸 좋아했다.
람들을, 어느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라
아늑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와, 목재와 다다미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향기
고 딱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다. 떠나가는 것들은 아프지만 또한 아름답다.
가 말할 수 없는 편안함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특히나 눈 오는 날 장지문
그리고 그 아름답다는 사실에 힘들어 하는 것이다.’
너머로 내리는 눈을 보며 따뜻한 녹차 잔을 두 손에 감싸 쥐고 보내는 시간 은 그 무엇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197p
에디터는 그의 첫 몇 마디에 이미 깊이 공감했기에 금새 책에 빠져들었는지 도 모르겠다. 이미 다 져 버리고 푸릇한 잎사귀가 돋아난 벚꽃나무들도, 여 름의 눅눅함이 조금씩 느껴지고 있는 이 즈음의 공기도, 담장마다 빨갛게
료칸은 ‘여관’의 일본식 발음이다. 일본의 전통적인 숙박 시설로 넓진 않아
늘어져 있는 장미들도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 1년이란 시간을 기다려
도 다다미가 깔린 방이 정감 있다. 정원 쪽으로 창이 나 있는 방이라면 흩날
야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답고 또 그만큼 헤어짐이 아쉽다. 몇 발자국
리는 눈송이를 감상할 수도 있으니 기를 쓰고 비즈니스 호텔을 찾아 갈 필
이면 볼 수 있는 집 앞의 풍경도 이렇게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는데, 먼 곳에
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일본인들의 생활 공간이 되는 료칸에서 하루쯤 지내
있는 풍경이야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이러한 그리움이 그를 겨울의 홋카
는 것도 그 곳을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람에게 쉽게 마음
이도로 이끌었다.
을 열지 않는다 한 저자가 료칸에 정을 준 것을 보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홋카이도 일본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섬인 홋카이도는 뚜렷한 사계절에 따라 표정을
비에이의 눈 내리는 언덕에서
바꾸는 때묻지 않은 ‘자연’으로 유명하다. 여기저기 빛나는 간판이 가득하 고, 사람과 자동차로 북적거리는 도쿄나 신주쿠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다. 이
여전히 종이 위의 비에이긴 하지만, 하얀 비에이는 아름다웠다. 7-8월의 청
러한 홋카이도만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홋카이도를
량감이 어린 비에이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른 계절, 다른 저자가 바
찾는다.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세워진 ‘야생 불곰 주의’ 혹은
라 본 비에이는 새로웠다. 나무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지만 모든 것
‘잦은 사슴 출몰, 속도를 줄일 것’ 등의 표지는 첫 방문객에게 아직 생소할
이 달라 보였다. 눈으로 뒤덮인 고요한 비에이, 그 풍경을 보기 위해 저자는
지도 모르겠다. 심지어는 저자가 겪은 것처럼 선로를 지나가는 사슴들을 위
홋카이도로 날아 갔고, 에디터는 책을 펼쳐 들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여름
해 열차가 멈춰 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홋카이도에서는 매우 자연
의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눈 덮인 비에이의 언덕은 이와
스럽고 당연하다. 그리고 당신 또한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하는 홋카이도 사
이 슌지 감독의 오래 전 영화 <러브 레터>의 한 장면, 여주인공이 ‘오겡끼데
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이에 공감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
스까’를 외치는 장면이 절로 생각나는 풍경이었다.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한
을 것이다. 곧 여유롭게 도로 위를 걸어가는 여우를 위해 잠시 차를 세우는
참을 걷다 눈밭에 누워버린 저자처럼 그렇게 그 언덕을 걸어보고 싶었다.
당신을 보게 될 테니까.
‘아무도 없는 그저 완만한 구릉과 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는 그곳으로 이유
사람
도 없이 걸었다. 딱히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도 뭣도 없었지만 나는 벌 써 두 시간째 걷고 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눈발이 정면으로 휘몰아
그의 여행은 유독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많았다. 호텔 로비에서 만나 커피를
친다. (중략) 얼마를 더 걸어 다니다가 켄과 메리의 나무 밑 눈밭에 털썩 앉
마시고 민속 공연까지 함께 보았던 중년의 여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몸을 눕혔다. 푹신한 눈의 감촉이 등줄기에 느껴진
얼떨결에 같이 드라이브까지 하게 된 구시로 한 선술집 주인 등. 그리고 그
다. 쏟아지는 눈송이들이 볼 위에 떨어지고 문득 이대로 낮잠에 빠져들고 싶
낯선 사람들은 곧 그리운 사람들이 되었다. 에디터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은 충동이 일었다.’
ou t ro 소개를 마치면서 저자는 삿포로에서 짧지 않은 여행을 마무리한다. 벌써 홋카이도의 추억들이 스쳐 지나가 그리운 마음이 든다. 그만큼 아쉽지만 곧 다시 오게 될 거란 예감을 한다. 책을 읽는 독자 또한, 저자와 함께 여행지를 따라 이동하면서도 각 여행지에서 저자가 떠올리는 기억과 생각을 공유했기에 그가 느끼는 그리움과 아쉬 움에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시 찾을 그 때까지 홋카이도는 그의 말처럼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47 AROUND
FEATURE
Wha t ’ s i n y our t e n t i s this? 당신의 텐트 속에는 무엇이 있나요?
“당신은 ‘텐트’에 얽힌 추억이 있나요?” 이 글을 쓰
로 굵은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빗
고 있는 에디터 본인은 ‘텐트’하면, 지금은 돌아가신
방울은 점점 더 굵어졌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며 텐
작은 할아버지와 작은 할머니가 떠오른다. 어릴 적,
트를 격렬하게 뒤흔들었다. 시끄러운 빗소리와 바
날씨가 좋으면 주말마다 작은 할아버지, 작은 할머
람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는데 어찌나 무섭고 조마조
니, 그리고 강아지 ‘다롱이’와 필자의 가족은 텐트를
마하던지… 결국에는 텐트를 접고 집으로 돌아와야
싣고 가까운 계곡으로 놀러 가곤 했다. 작은 할아버
만 했던 기억이 난다.
지를 따라다니면 송사리를 가득 잡을 수 있었고, 흔
에디터의 텐트에 얽힌 추억을 풀어놓은 것은 영화
히 볼 수 없는 하얀 초롱꽃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속 주인공들의 텐트를 소개하고자 함이다. 우리의
또 ‘텐트’하면 떠오르는 것은 폭우가 쏟아지던 캄캄
텐트 속에 추억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그들의 텐트
한 밤이다. 주말을 맞아 가족이 가까운 캠핑장으로
에도 그들만의 의미가 들어 있을 것이다. 함께 들여
떠났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날 따라 날씨가 좋지 않
다 보지 않겠는가?
았고, 모두가 텐트 안에서 잠든 깊은 새벽, 텐트 위
w ri t ing B Y yeo su j eong
48 AROUND
FEATURE
y u k i and n i na 유키와 니나
릴리와 제라드의 텐트가 묘하게 닮은 성인 남녀의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를 보내는 것. 엄마와 아빠의 사진도 담고, 예쁜 목걸이까지 담아 우체
면, 유키와 니나에서의 텐트는 너무도 쉽게 변해버린 남녀의 사랑을 다
통에 편지를 넣고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엄마에게 도착한 편지에는 “
시 회복시키고자 하는 두 소녀의 간절한 바람이 들어있다.
사랑하는데, 왜 헤어지려 하나요? 아플텐데?”라는 물음이 던져져 있다.
유키는 프랑스인 아빠와 일본인 엄마를 둔 9살 소녀. 같은 아파트에 사
영화는 9살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 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
는 니나와 단짝 친구다. 유키는 지금 이 곳, 프랑스에서의 생활이 너무도
의 행동들에 대하여 물음을 던진다. 유키와 니나는 ‘어쩔 수 없다’는 어
좋다. 그런데, 엄마와 아빠의 사이는 자꾸만 틀어지고 결국 엄마는 유키
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랑한다면 조금 더 양보하고 참으면 될
에게 엄마와 함께 일본으로 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유키는 사랑하는 아
것을 왜 굳이 이별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빠, 그리고 니나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 또한 프랑스를 떠나기도 싫다.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다고 해서 어른들을 비판의 끝으로 몰아세
그래서 유키는 니나와 함께 엄마와 아빠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이
우지는 않는다. 유키의 편지를 읽으며 물음에 답하는 유키 엄마의 눈물
벤트를 마련한다. 일명 ‘사랑의 요정’으로 가장해 엄마와 아빠에게 편지
은 그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다.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감
인 모습에 니나는 화를 내며 걸어가 버린다. 그 자리에 서 있던 유키. 니
지한 유키는 엄마와 싸우고 짐을 싸서 자신을 찾아 온 니나와 함께 가
나에게 ‘미안하다’ 말하며 숲 속으로 들어간다. 한 참을 걷다 보니 어느
출을 감행한다. 엄마와 이혼하여 따로 살고 있는 니나 아빠의 집으로.
새 숲 밖으로 나오게 된 유키는 넓은 논이 펼쳐진 마을을 보게 된다. 그
텅 빈 아빠의 집에 도착해 이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거실에 텐트를 세우
리고 자신의 또래쯤 되어 보이는 일본인 친구 세 명. “유키, 빨리 와!”
는 일. 어른들로부터 완벽하게 숨기 위한 두 소녀의 심리가 반영됨과 동
라며 유키에게 손짓한다. 그리고 유키는 그들을 따라 일본식 전통 가옥
시에, 이루고자 하는 소망이 집약된 공간. 그런데 이웃집 아주머니가 인
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경험이 이후 유키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
기척을 듣고 집으로 찾아오게 되고, 두 소녀는 몸을 숨겨 들키지 않지만
치게 될지는 역시, 직접 영화를 보기를 바란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영
왠지 모를 불안감에 다시 가방을 메고 숲 속으로 떠난다.
상미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 본 어른들의 모습이 분명 매력적으
숲 속을 거니는 유키와 니나의 모습은 ‘자유’ 그 자체로 보인다. 하지
로 다가 올 것이다.
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의논하던 중, 유키의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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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 ag l e v s s har k 이글 데 샤크 꽤나 강력한 두 짐승(!)이 만났다. 이 강력한 두 짐승은 바로 주인공인 릴
람은 바로, 매일 정오에 패스트 푸드점 안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 오는 한
리(Lily)와 제라드(Jarrod). 영화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내 여
남자, 제라드. 어렵사리 그에게 먼저 말을 붙이고 서비스로 감자튀김까지
자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라고 고백하는, 실은 고백 장면을 상상하는,
얹어주는 릴리. 그런데 정작 제라드는 릴리에게 그녀의 직장 동료인 제니
릴리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녀 주변에는 그렇다 할 친구도 없고, 일하고
(Jenny)에게 애니멀 파티(animal party) 초대장을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있는 패스트 푸드점의 직원들 사이에서도 무시당하는, 소위 말하는 ‘찌질
하지만 제니는 릴리가 보는 앞에서 그 초대장을 찢어 버리고, 고민하던 릴
이’ 또는 ‘왕따’쯤 되는 캐릭터. 자신감 없는 눈빛, 어눌한 말투와 입 모양
리는 결국 그녀의 남동생과 함께 파티에 참석한다. 상어 복장을 한 채, 독
은 그녀를 더욱 비호감으로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크고 맑은 그녀의 눈망
수리 복장을 한 제라드를 만나러.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
울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다.
지만 제라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독수리인 이유는 복수를 위해 오랜
그녀는 위에서 내려 온 인원 감축 지시로 인해 일하던 패스트 푸드점에서
기간 고통 속에서 살아 온 자신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 발톱을 뽑는
해고를 당하게 된다. 그것도 조작된 추첨에 의해서. 상심한 그녀는 우연히
다는 독수리와 닮아서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결국 영화는 이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고, TV에 나오는 ‘외로운’ 동물인 상어가 맘 붙
글 ‘VS’ 샤크가 아닌, 묘하게 닮은 이
일 데 없는 그녀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의 관심을 끄는 사
글 ‘&’ 샤크, 즉 “릴리’와’ 제라드”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만 하는 릴리는 그의 가족들과 급격히 가까워진다. 그의 아버지와 함께 산
애니멀 파티에서 제라드와 연인 관계로 발전한 릴리는 고등학생 때 자신
책을 하던 중, 그녀는 제라드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보게 된다. 너무
을 괴롭힌 동창에게 복수를 하러 가야만 한다는 제라드를 따라 그의 고향
도 화가 난 그녀는 제라드의 침낭과 텐트를 마구 집어던진다. 그에 대한
으로 간다. 남는 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마당에 세운 빨간 텐트는 릴리와
분풀이었을까, 아니면 더 이상 추억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빨간 텐트
제라드의 방. 여전히 제라드는 릴리에게 무뚝뚝하지만 모두가 잠든 밤, 어
속에는 그녀의, 제라드에 대한 감정 상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두운 텐트 안에서 릴리에게 말한다. “내 손을 잡고 싶으면 잡아도 돼.” 텐
릴리와 제라드의 관계가 어떻게 변모하는지, 제라드의 복수가 성공하는지
트 속에서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둘 사이의 거리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는 직접 <이글 대 샤크>를 보기를 권한다. 이 때, 제라드에 대한 릴리의 순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다음 날, 제라드는 릴리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리
애보적인 감정이 재미있게 표현되는 기법, 가령 먼 길을 돌아 온 사과라던
고 그들의 텐트 안에서 흐느끼는 릴리.. 그녀는 그날 밤 텐트가 아닌 마당
지,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며 꼬리를 무는 침낭이라던지, 을 주의 깊게 본다
구석의 침낭 안에서 잠을 청한다. 덩그라니 남겨진 텅 빈 텐트. 마치 그녀
면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의 허망한 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집에 돌아가려 하지만 버스가 없어 며칠 더 제라드의 고향집에 머물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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