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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6 02
민우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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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스케치
12
민우칼럼 창
14
생생한 시각
˙ 2012 산부인과 바꾸기 프로젝트 ˙ 아날로그 방송 종료되면 텔레비전 못 보나요? ˙ 추행의 ‘고의’는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 영화 <하모니>를 보고나서 드는 생각 ˙ 최근의 진보정치를 바라보는 여성주의자의 마음 ˙ 폭력, 그 공포와 고독에 대처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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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가 “함여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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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노출이라 쓰고, ☐☐라고 읽는다 ˙ 여름날의 커리어우먼 코스프레 ˙ 노출, 메시지를 담다
* ‘함께가는 여성’의 필자명은 실명과 필명을 함께 씁니다. (단, 필명만 있는 것은 필자의
˙ 노출, 노출, 노출! ˙ 두리반은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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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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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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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람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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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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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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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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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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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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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알림
˙ 다른 감각과 소통의 세계, 지구의 현실과 만나기를 ˙ 뭐 신나는 일 없을까? ˙ 나의 ‘방’을 생각하다 ˙ 페미니스트 수달, 담양댁의 느린 하루 ˙ 행복 중심 생협, 새로운 발돋움에 박수를 ˙ 새로운 공간, 새로운 꿈
요청에 의한 것입니다.)
발 행 처
한국여성민우회
발 행 인
김인숙 박봉정숙
편 집 인
주현정
발 행 일
2012년 5월 31일 통권 209호
편집위원
강나영 강선미 김현진 노재윤
02
문지은 배범호 오영식 주
소
전
화
02.737.5763
전
송
02.736.5766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이 메 일
minwoo@wonenlink.or.kr
디 자 인
문화지형연구소 CTR
40
21 1
민우ing
2012 산부인과 바꾸기 프로젝트 정슬아(여경鏡)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회원팀
産 낳을 산 婦 며느리 부 人 사람 인 科 과목 과
없다는 간단한 코멘트,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금액의 청구서
아, 이름부터 거리감 돋는 [산ː-부인과]여. 내 그곳을 처음
를 받았다. 결과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검진을 받았을 때는 문
갔던 기억을 떠올린다. 스트레스가 만발하던 고3, 일 년에 생
자로 띠링! 하고 통보 받았고, 나의 걱정과 불안, 궁금증은 해
리를 서너 번 밖에 하지 않고(이게 웬 축복! -_-;) 생리통이 심
소 되지 않고 기억 너머로 사라지곤 했다. 또다시 비슷한 증상
했던 시절 엄마의 이끎에서였다. 병원에서는 성관계 경험이
이 찾아오기 전까지 말이다.
없어(없긴 했지만 묻지도 않았다) 좀 곤란하다며 항문으로 검
산부인과는 그 이름에서 추측되듯 ‘가임기 여성 혹은 성숙
사하겠냐고 물었는데 무서워서 그냥 나왔다. 그 와중에 섹스
한 부인’을 중점으로 두는 진료를 하는 곳이라 여겨진다. 그래
경험이 생기면 엄마랑 오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시간이 흘
서 특별한 증상이 없을 경우에는 산부인과를 잘 찾지 않는다.
러흘러 그곳을 다시 찾게 되었을 땐, 섹스 경험이 ‘있고,없고’
굳이 이유 없이 일찍부터 찾을 필요는 없지만 위에 언급한 것
를 떠나 결혼했으면 떳떳한(그것이 임신˙출산을 위한 것이 아닐지라도) 방문과 그렇지 않은 미/비혼자가 겪게 되는 타인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들이 전해지고, 그 경험들이 쌓여 심리
에 의한 가족계획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되었다. 더불어 예비부
해도 그곳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되곤 한다. 여성들만이 가지
모가 즐비한 대기실에서 “나는 ‘낙태’수술하러 오지 않았단”
는 신체 기관에 대한 관리와 치료를 하는 곳인데 이렇게 접근
걸 보여주기 위해 여유로운 표정과 몸짓 등 표현할 수 있는 방
하기 힘든, 불편한 공간이 되어버린 이유는 뭘까?
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장벽으로 굳어졌다. 이는 질병임이 확실
법을 총동원하기도 했다. 내던져진 진료실에서는 더욱더 쪼그 라들어 진료하기(보기엔 이상하게) 좋게 다리를 벌리고 앉아 기다렸다. 그리곤 훅- 들어오는 차가운 초음파 기계와 별문제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 <2012 산부인과 바꾸기 프 로젝트>1)다.
1) 내부 기획회의를 거쳐 4월, 여성학자(민우회 정책위원 전희경), 산부인과 의사(고경심), 여성건강연구자(민우회 이사 백영경)와 여성건강팀이 모여 본격적 인 기획회의를 진행하였다. 본 사업은 산부인과의 접근성을 1)지식정보 2)문화 3)사회경제적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고자 한다. 현재 산부인과 진료 경험에 대 한 좌담회, 에세이 수집이 진행되었으며, 실태조사를 위한 설문지가 완료되었다. 이후 사업일정에 대한 내용은 본문 말미에 기재되어 있다. 2
산부인과,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가?
산부인과와 진료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다들 경 험하는 당혹감에 대한 이야기(진료 세팅이 주는 거부감, 비싼 진료비 등)외에도 다양한 결들이 있다. ‘산모’가 아닌 존재로 분류되는 비혼, 성소수자, 청소녀 등의 경험이나 임신˙출산 의 경험을 환영받는 ‘나이 어린 결혼한 여성’ 이외의 존재들에 이야기가 있다. 완경기 여성에게 당연하게 권장되는 호르몬 치료 혹은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되는 여성에게 치료법 으로 제시되는 자궁적출술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최근 들어 깔대기처럼 환원되는 자궁경부암 백신접종
홍대 카페 다락방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눈 우리는 서른 살에 이미 ‘노산’이니 빨리 애를 낳으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성정체성에 대 한 고민이 있을 때쯤 한 난소수술 후 불임이 될 수 있으니 빨리 남자 친구를 만들어 애 낳으라는 얘기를 듣고 앉아 있어야 했으며, 결혼 하지 않았는데 질 초음파 검사 괜찮겠냐는 말에 온 힘을 다해 “괜찮 은데요?!”를 외치기도 했고, 7-80명이 모여 앉은 대기실에서 “성
의 권장, 소음순 성형(이쁜이 수술), 처녀막 재생수술, 태반주 사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마주하게 되는 상황들이 생겨 났다. 이는 산부인과가 저출산을 이유로 산과 진료 이익구조 가 깨진 후 시작된 새로운 행보가 원인이다. 온라인에서의 병 원 홍보뿐만 아니라 병원 내에서 비치되어 제공되는 정보들
경험 있으세요?”란 질문과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고, ‘낙태’하러
까지 점령하여, 여성들에게 제공되는 정보를 불균형하게 만
온 게 아니라 검진 받으러 온 거라는 걸 온몸으로 표현하느라 쎄가
들어내고 있다.
빠지기도 했다. 물론, 굴욕적인 진료의자에 다리 벌리고 앉아 ‘내가 입고 있는 이 치마는 빨기는 한 걸까, 저기 저 검사 도구는 깨끗하겠
출산이후 요실금이 생겨 인터넷으로 상담을 했는데 “출산이후에 늘
지, 이건(질 초음파 도구) 또 왜 이리 차가운 거야’란 생각과 함께
어난 질 때문에 질염에 노출이 되기 쉽고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기
[좌담회] ‘굴욕적인 의자에 앉는 것도 그렇지만…’ 후기
도 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 은 후 질축소 수술을 받으시면 되는데 이런 수술을 이쁜이 수술이라
“성생활을 하십니까?”에 대해서 파트너의 성별이 여자인지 남자인
고 합니다.”란 댓글이 달렸다. 닉네임은 ‘00산부인과’였다. 전문의
지를 말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되었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
수술을 권하며 탄력 있고 수축성이 좋은 질로 만들어준다. 질염, 요
만 처음 갈 때는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가 가장 고민이 된다.
실금 그 외 관계 시의 성감문제가 해결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산부인과 진료경험 에세이 1
포털사이트 인터넷 게시판 글 2
진료실 들어가서 의사한테 방광염 같아서 왔다고 하니까 다짜고짜
제일 고민이 되는 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다. 실제 찾아보면 접종
“나이(만 18세)도 얼마 안됐는데 벌써 했어요? 이게 초짜들이 잘
시기를 살짝 지나친 거 같기도 하고, 안 맞아도 되는 거 같기도 한
걸리는 거야. 너무 많이 해서 그래. 어이구 피임약도 먹어? 도대체
데, 아무튼 맞아야만 할 거 같은 압박이 있다.
얼마나 많이 하길래 그래?” 라고 말했다. 생리주기 맞출 겸 피임도
맞자니 이 부담스러운 가격은 또 무언고? 해서 아직도 병원엘 못가
확실히 하려고 경구피임약 복용 중이었다. 먹는 거 엄마도 알고 오
고 있는 이 슬픈 진실. 그리고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그래서 뭐 어쩌
히려 피임 제대로 하는 내 자신이 뿌듯했었는데…
라는 건데 싶은 이 짜증나는 진실.
포털사이트 인터넷 게시판 글 1
산부인과 진료경험 에세이 2 3
산부인과, 무엇을 바꿀 것인가 산부인과를 찾아도 되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그 속 에서 소외되는 여성들, 개인의 질병에 대한 치료 외에 강요되
<2012 산부인과 바꾸기 프로젝트> 부기Boogie2) 프로젝트
여자, 몸, 춤추다
고 있는 시술 등은 우리를 그곳과 멀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산부인과 진료문화 점검 실태조사 및 인터뷰 : 5~6월
러한 상황에 대해 제대로 조사된 적은 없다. 이를 위해 민우회
＊산부인과 이용Tip을 담은 소책자 제작 및 의료지침서 개발 및
는 산부인과 이용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려고 한다. 산부
배포 : 7~8월
인과를 찾기 전부터 다녀온 이후까지 시간적인 맥락을 고려
•실태조사 및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소책자 기획
하여 만들어졌다. 나아가 이번 실태조사 결과로 산부인과가
•여성건강전문가 간담회를 통한 정보 취합
바뀌어야 하는 부분을 정리하고, 산부인과 이용TIP과 여성건
•여성들의 불편한 경험을 근거로 한 의료지침서 개발
강 정보에 대한 간략한 Q&A를 담은 소책자도 만들 예정이다. 내가 알고 있는 내 몸에 대한 정보는 한줌이어서 어떤 몸의 증 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야 할 지 말지를 잘 알 수 있도록 하 기 위해서다. 질환과 질병은 결과일 뿐이며 그 결과를 이루게 된 다양한 사회적 환경과 조건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산부인과와 여성’이란 키워드는 다수 여성 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여성들이 일상속에서 느끼고 있는 몸과 건강상의 문제에 주목하여 여성건강 문제를 접근할
＊산부인과 바꾸기 UCC 제작 기획단 모집 : 8월 •실태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산부인과’를 둘러싼 다양한 키워드 UCC 제작 ＊산부인과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 및 문화제 : 9월 •실태조사 연구결과 발표 및 UCC 상영회를 포함한 문화공연 문의 : 여성건강팀 여경鏡, 꼬깜 vesisi@womenlink.or.kr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산부인과 진료문화를 점검하고 바 꾸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건강 활동의 주요 단서와 현실을 드 러내는 것! 이 얼마나 멋진가. 어느새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 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거란 큰 그림을 그리게 된다. 복잡한 말 들을 늘어놨지만 간단하다. ‘생활 속에 여성운동, 참여하는 여 성운동’ 민우회의 모토가 짱이다. 하하. 그런 의미에서 설문조 사 참여 부탁합니다.
여경鏡 ● 자유롭고 아름다운 피조물, 시크하면서 따뜻한데 웃기다고 ‘싱’이 그랬다.
2) Boogie 란 영어로 ‘강하고 빠른 리듬의 블루스’ 혹은 ‘(빠른 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란 뜻이 있다. 산부인과라는 공간이 가진 다양한 맥락을 중심으 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 변화에 기여하여 ‘여자, 몸’이 즐거이 춤출 수 있길 바람을 담았다. 4
민우ing
아날로그 방송 종료되면 텔레비전 못 보나요? 이윤소(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아날로그 방송 종료와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광고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날로그 방송은 뭐 고, 디지털 방송은 또 무엇인지 말부터 어렵습니다. 아날로그 방송이 올해 12월 31일에 종료된다는데 우리 집은 텔레비전이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어떤 조치를 취해 야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그렇지 않으신가요? 지 금부터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궁금증을 쉽고 간단하게 풀어드 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디지털 전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 는 디지털 전환은 지상파 방송의 신호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로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12월 31일 새벽 4시부터는 아날로 그 방송이 종료되기 때문에 문제없이 텔레비전 시청을 하기 위 해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요? 아날로그 텔레비전을 가 지고 계시는 분들은 꼭 디지털 텔레비전을 사야하는지가 가장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여기서 아날로그 텔레비전이란 뒤 가 뚱뚱하게 튀어나온 구형 텔레비전을 말합니다. 물론 디지털 텔레비전을 구매하면 좋은 화질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지만, 구매하지 않아도 계속 시청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아 래 예시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5
. . . 예) 나는 디지털 텔레비전을 사겠다! (두둥) 개인주택의 경우, 디지털 텔레비전을 구매한 후 안테 나(UHF안테나)를 설치하셔야 방송 시청이 가능합니 다. 공동주택의 경우(아파트, 연립주택 등)는 디지털 텔레비전을 구매한 후 관리사무소를 통해 디지털 직 접 수신이1) 가능한 수신 설비가 되어있는지를 확인 합니다. 수신 설비가 되어있다면 아무 문제없이 방송 을 보실 수 있습니다. 수신 설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를 개보수 하여야만 디지털 방송을 보실 수 있고, 개보수가 불가능하다면 직접 안테나를 설치해야 합 니다. . . . 예) 나는 디지털 텔레비전을 사지 않겠다!(두둥) 개인주택의 경우, 아날로그 텔레비전에 컨버터와 안 테나(UHF안테나)2) 를 구입하여 연결하시면 방송을 보실 수 있습니다. 컨버터, 안테나는 현재 우체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지금 당장 구매하진 않더라도 아 날로그 방송 종료 전엔 반드시 설치해야 합니다. 공동 주택의 경우, 디지털 직접 수신이 가능한 수신 설비가 되어있다면 컨버터 구매만으로 방송을 보실 수 있습 니다. 수신 설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직접 안테나와 컨버터를 설치해야 합니다.
1) 별도의 유료방송 가입 없이 KBS1, KBS2, SBS(지역민방포함), MBC, EBS의 채널만 보는 것 2) 컨버터와 안테나의 설치방법은 D텔레비전코리아 홈페이지(http://www.d텔레비전korea.org/)에 가시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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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채널을 이용할 수 있는 유료방송에 가입하셨다면,
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홍보하고 있어 많은 분들이 가입을 하
디지털 텔레비전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시청하실 수 있습
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는 비싼 디지털 상품을 팔
니다. 하지만 문제는 난시청으로 인해 텔레비전이 나오지 않
기 위한 허위.과장영업이고, 지금 당장 고가의 디지털 유료방
을 수 있는 아날로그 케이블 상품에 가입하신 분들입니다. 직
송 상품으로 바꾸지 않아도 텔레비전 시청에는 문제가 없습니
접 수신을 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케이블 방송을 해지하면 좋
다. 정부의 디지털 전환정책은 지상파 방송에만 해당되는 것
지만 안테나 설치, 컨버터 구입과 연결 등 복잡한 것이 너무 많
으로, 유료방송은 아날로그 방송 종료와는 관련이 없는 별개
아 선뜻 내키지 않을 것입니다.
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10~19만 원까지 가구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지금까지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궁금증과 함께 디지털 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구는 고작 5.6%에 불과한 한계가 있
환 정책의 문제점을 알아보았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
는 지원 정책입니다. 안테나를 통해 아날로그로 직접 수신하
운동본부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시청자 중심의
는 가구만 받을 수 있어 오히려 직접 수신을 더욱 어렵게 만들
디지털 전환 정책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사회단
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전환이 되더라도 국민이 체감할
체들과 <D텔레비전 전환감시 시청자연대>를 출범하였고, 직
수 있는 실질적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접수신으로 전환의사를 밝힌 유료방송 가입자에 대한 정부 지
또한 케이블 사업자들의 허위 영업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피 해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시청자 행동요령 제공 및 시청자 지 원센터 운영, 직접 수신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토론회, 기자 회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 지상파 디지털방송 상용화로 인해 현재 송출되고 있는
아날로그 종료, 디지털 전환까지 불과 6개월이 남았습니다.
아날로그 방송이 향후 중단됨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텔레
민우회원 여러분들도 디지털 전환이 되었을 때 혼란이 없도록
비전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 설치 작업 차 방문하였으나…
준비를 하시길 바라며, 미디어운동본부에서도 국민들이 디지 털 전환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직접 수신
| 디지털 방송의 원활한 시청을 위해 ○○○에서는 무상으로 디지털 전환 설치 및 신규 가입 신청을 받습니다.
제고를 위한 법 개정, 직접수신 환경 점검 활동 등을 펼쳐나가 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위와 같은 문구가 적힌 디지털 방송 광고 전단 지를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앞의 질문처럼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거나 가입하라는 전화를 받으신 적도 있으실 겁니다. 이처럼 케이블 방송사는 당장 디지털 상품으로 바꾸
윤소 ● 일주일에 3번 한 시간씩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너무 더워졌다는 핑계로 계속 텔레비전만 보는 중. 역시 텔레비전은 내 운명. 7
민우ing
추행의 ‘고의’는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 상담소의 사건 지원 이야기 최김하나(하나)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상사로부터 추행과 부당행위를 겪어 이를 처벌하고자 고소하였지만 상사의 행위에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1,2심 모두 무죄 판결이 나왔다면? 게다가 상사는 사건 당일 당신이 결근했다고 주장하며 근태일지를 조작해 증거로 들이밀고, 주변인과 함께 위증을 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30대 후반의 여성인 영이씨(가명)는
있을 때 갑자기 모씨가 영이씨 옆에서
2010년 가을, 제빵 기술을 배우고자 학
넘어지는 척을 하며 영이씨의 다리 사이
결국 입사한지 한 달이 채 못 되어 영
원 등록과 함께 A라는 인력 파견 업체
로 손을 밀어 넣어 엉덩이에 닿는 일이
이씨는 B제과점으로부터 근태가 불성
를 통해 B식품회사 제과점 제빵 보조로
발생했다. 당시 제빵실에는 영이씨와 모
실하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게 되
취업 했다. 그런데 입사 초반부터 제빵
씨 둘 뿐이었고 이를 목격한 다른 사람
었고, 그 후 약속된 날짜에 급여 지급마
실 내 직속 상사인 제빵사 모씨(가명)가
은 없었다. 당황한 영이씨가 무어라 말
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더 이상 참
제빵 기술을 가르쳐주겠다는 명목을 내
할 새도 없이 모씨는 재빨리 몸을 일으
지 않고 모씨의 행위를 B제과점 본사와
세워 개인적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하고,
켜 제빵실 밖으로 빠져나갔고 당장의 문
경찰에 알리고 고소했다.
영이씨 옆을 지나갈 때마다 영이씨의 엉
제제기를 하기엔 자신의 위치가 불리하
영이씨는 당연히 모씨가 잘못한 행위
덩이 부근을 손끝으로 스치며 지나가곤
다고 생각한 영이씨는 일단 참고 넘길
에 대해 정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 생
했다. 처음엔 ‘실수로 스쳤겠지’라고 생
수밖에 없었다.
각했지만 뜻밖에도 1심 재판부는 ‘피해
각했던 영이씨도 모씨의 행동이 반복되
며칠을 고심한 끝에 영이씨는 A파견
자(영이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
업체 담당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모
로 보이지는 않지만 피고인(모씨)에게
입사한 지 5일째 되던 10월 6일, 영
씨의 추행을 비롯한 부당행위를 언급했
추행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씨가 작업대에 서서 빵 포장을 하고
고, 담당자는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별다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자 불쾌한 감정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8
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성추행 사건은 이렇다 할 증거가 남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당사자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영이씨는 1심 판결 직후 상담소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영
이미 재판부의 판단에 의해 배척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이 모
이씨의 말처럼 판결의 요지는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
순된 판결의 논리대로 라면 모씨의 ‘고의성’은 대체 무엇에서
었습니다. 재판부는 1) 제빵실이 비좁아 실수로 스칠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것일까요?
2) 실수를 가장한 고의적 행위라기엔 추행 내용이 이례적이
이에 상담소는 영이씨를 법적 지원하기 위해 자문 변호사에
며, 3)피고인 모씨가 추행의 성향을 의심할 만한 특별한 정황
게 항소심에 대한 법률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단체 의견서를
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처럼 정말
작성하여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하였습니다. 또한 전국성폭력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면, 비좁은 공간에서 모씨는 이미 반복
상담소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수사/재판 과정상의 디딤돌/걸
적인 신체접촉이 있었으므로 훨씬 더 조심했어야했고, 우발적
림돌’에 해당 판사를 걸림돌로 추천하여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상황에서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제빵
그리고 영이씨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재판 과정을 주시하
실은 신체가 닿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비좁지 않았으며, 무엇
였지요.
보다 ‘이례적이지 않은 추행 행위’나 ‘추행의 성향을 의심할 특
그런데 설상가상 모씨는 단순히 자신의 추행 혐의를 부인하
별한 정황’이라는 것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잘못된 성
는 것을 넘어 사건 당일인 10월 6일에 영이씨가 결근했다고
폭력 통념이 형사재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여실히 보
주장하며 조작한 근태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기까지 했습니다.
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지요.
영이씨가 알아본 바로는 이 일을 문제제기 했을 무렵, 사건 당
대부분의 성추행 사건은 이렇다 할 증거가 남지 않는 특성
일 매장에 있던 다른 직원과 모씨의 이야기를 들은 점장이 전
으로 인해 당사자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해자들
산 기록을 결근으로 수정했다는 것입니다. 영이씨는 우선 피
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기 때문에 누구의 진술을 더 신뢰할
해 당일 출근 시 이용한 교통카드 기록 등을 반박 증거로 제출
것인가의 여부로 판결은 달라집니다. 재판부가 ‘피해자가 거
하며 모씨와 그 주변인들이 위증과 증거조작을 하고 있으니 이
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것은 다시 말
를 주목하여 판결을 해달라고 2심 재판부에 진정서를 제출했
해 추행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모씨
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2심 재판부 역시 위증과 증거조작 혐
는 진술에서 추행의 고의가 아닌 행위 자체를 전면 부인하였
의는 고려하지 않은 채 ‘1심 판결을 뒤엎을 만큼의 증거가 부
습니다. 그렇다면 모씨의 진술은 ‘고의성’을 판단하기 이전에
족하다’는 이유로 다시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영이씨도 본 9
상담소도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재판부가 인정한
을 때 영이씨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내가 비정규직의 나
추행의 사실 조차 부인할 뿐만 아니라 증거조작까지 하며 적
이 많은 여성이라고 우습게보고 이런 행동들을 함부로 하는 것
극적인 허위진술을 하고 있는 모씨의 행동이야말로 추행의 고
이 아니겠나. 내가 끝까지 싸우지 않는다면 나와 같이 약자인
의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러한 판결이야말로
다른 사람이 또 비슷한 일을 당할지 모를 일이다. 내가 바라는
사법체계가 성폭력 문제에 있어 여전히 가해자의 입장에 우
것은 그저 자신들이 한 행동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
호적임을 보여주는 ‘고의성’ 짙은 판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끔 인정받는 것이다. 어떤 결과든 끝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로써 이 사건은 발생한 지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 검사의
을 하겠다.’ 라고요. 내가 경험한 부당함에 끝까지 맞서 싸우
상고로 대법원의 3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영이씨와 함께 해
는 것, 그 자체가 나의 존엄과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
야 할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대법원이 원심 파기 결정을 내릴
는 가장 정확한 길임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구
수 있도록 고의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것을 적극 주장하는
체적으로는 모씨와 그 주변인들이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
한편, 모씨와 관련자들의 위증과 증거조작에 대해서도 별도로
지 못하게 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겠지요.
대응을 해야 합니다. 모씨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 중이고, 근무 내역을 함부로 수정한 B업체에 대한 노동청 진 정도 검토 중입니다.
성폭력 사건에 있어 법적 해결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이지만 그마저 공정치 못하게 처리될 때 성폭력 피해
사실 수 십 개월에 걸쳐 사법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그리
경험자들의 사회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성폭력 사건에 있어 피해를 인정받고
본 상담소는 법 제도의 불합리함과 가해자의 뻔뻔함에 맞서 싸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스스로 발 벗고 뛰어다닐 수
우는 영이씨의 싸움을 열심히 지원할 것입니다. 민우회원 여
밖에 없도록 만드는 현재의 법 체계에 많은 문제점이 있지요.
러분의 지지와 응원을 바랍니다!
그 과정에 상담소의 지원이 영이씨의 의지를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영이씨에게 이 싸움의 목표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설정해 보고, 무엇을 성취함으로써 만족을 얻을 수 있겠는지를 물었
하나 ● ‘지치기 전에 살아나기’와 ‘끝까지 살아남아 이기기’는 결국 이어져 있네요.
*이 글은 본 상담소에서 현재 상담 지원 중인 성폭력 사건의 내담자와의 협의에 의해 작성되어 수록됨을 밝힙니다. 10
민우스케치 연대 | 1018차 수요시위
연대 | 잘가라! 고리 1호기!
성명 | 철도민영화를 즉각 중단하라
정신차려! 원자력안전위원회!
현재 서민가계는 치솟는 물가상승율과 이에 못 미치는 임금인상 탓에 많은 어려움을 겪 고 있습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 수도•가스와 철도 등의 공공요금이 버팀목 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아무런 사회
이번 수요시위는 민우회의 주관으로 열렸습니
적 논의나 합의도 없이 ‘KTX민영화 정책’을 발
다. 여경 활동가(여성건강•회원팀)가 사회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 고리 1호
맡고, 썬 활동가(성폭력상담소) 가 성명서를 낭
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로입니다. 이미
독했습니다. 고양파주여성민우회 회원들로 구
설계수명 30년을 넘었고, 각종 사고와 사고
성된 풍물패 ‘함께누리’의 공연도 함께 하였습
은폐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자로 폐
니다. 이날 참석한 많은 분들은 자유발언과 손
쇄 대책 없이 십 년 연장이 결정됐습니다. 원
수 만든 피켓으로 일본정부의 사과와 반성을
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고리 1호기 폐쇄’를
촉구하였습니다. 그리고 한일정상회담에서 일
민경제를 외면하는 철도민영화를 반대합니다. 서민가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철도민영화 중단을 촉구합니다.
5월 8일
후기 |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 바질을 심었어요!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펼쳤습니다. ‘탈핵사
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전달 하라는 기자회견도 진행되었습니다.
표하였습니다. 정부가 경쟁체제를 운운하며 서
회’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필요
합니다.
4월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앞
4월 11일 일본대사관 앞
후기 | 여성영화제에 민우회가 떴다!
논평 | 문화체육관광부의 연예매니지먼트산업 선진화 방안 발표
신입회원 민들레, 해라, 지니님. 그리고 신입 활동가이자 신입회원이기도 한 제이, 눈사람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 여성영화제에 민우 회가 함께하였습니다. 부스를 설치하여 다양 한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3. 8 여성영화 제 때 진행한 ‘이상향 월드컵’, 식당여성노동 자의 새 이름 ‘차림사’로 삼행시 짓기, 임신 중절을 둘러싼 Q&A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날 여섯 분이나 회원가입을 해주셨습니다. 부스를 찾아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 4월 20일 신촌 아트레온 앞
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푸른 5월을 앞두고 최근 연예산업 내 여성연예인지망생을 대상
바질 씨앗을 심으며 ‘봄’을 주제로 도란도란 이
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
야기 나눴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는 바질처럼
다. 특히 연예산업 내 여성연예인들의 인권침
여성주의 감수성도 자라길 바라며 즐겁게 마
해와 성폭력 사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하지
무리 하였습니다.
5월 18일 원경선홀
만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선안은 연예인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과 실행 내용 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에 민우회 여성연예 인인권지원센터와 여러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신규 정책에 대한 감시와 모니터링을 해나갈 것입니다.
5월 8일 11 11
민우칼럼 창
영화 <하모니>를 보고나서 드는 생각 조인섭
한국여성민우회 정책위원
얼마 전, <하모니>란 영화를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볼만 한 프로가 없던 차에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던 중 텔레비전에 서 하고 있기에 보게 되었다. 영화가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 었지만 너무 많이 울게 된다고 하여 보지 않았었다. 이미 본 사 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줄거리는 청주여자교도소의 재소자들이 합창대회에 나간다는 것이었다. 줄거리도 훌륭하거니와 합창대 회를 통해 그들의 상처가 치유받는 모습도 좋았다. 그렇지만 영 화를 보고 난 이후 한동안 나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장면들은, 영화 <하모니> (2009년)
그녀들이 왜 그곳에 가게 됐는지 였다. 영화에서 한 여인은 임신한 상태에서 남편의 극심한 가정폭 력에 시달리다가 방어하기 위하여 남편을 밀게된다. 남편과 함 께 유리탁자 위로 넘어지게 되고 우연히 남편은 죽게 된다. 다른 한 여인은 의붓아버지로부터 오랜 기간 성폭행을 당해오다 저 항하는 과정에서 의붓아버지를 살해하게 된다. 변호사인 나로 서는, 그 사람들이 저지른 죄에 비하여 그곳에 있어야 하는 기 간이 너무 긴 것처럼 보였고, ‘정당방위가 아닌가? 과연 유죄인 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
영화 <도가니> (2011년) 12
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이 아
사회가 많이 변했고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어났고 남녀평등이 많이 이루어졌다지만 아직 저 깊은 곳에서의 근본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닌, 현실 사건에선, 이런 사건에 대하여 정당방위를 주장하면 많
사회가 많이 변했고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어났고 남녀평
은 사람들이 “그래도 사람을 죽였는데...” 라고 말하거나 “그럼
등이 많이 이루어졌다지만 아직 저 깊은 곳에서의, 근본적인 변
남편을 죽여도 된다는 말이냐”는 반응을 먼저 보인다.1)
화는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도 큰 사건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이 세상에 한 가지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변하지
“어떻게 성폭행을 해 놓고 그 정도 형 밖에 안받지 않는거냐?”,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일테니, 우리가 꿈꾸는 세상으로의 변화
“형량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여러 차례 법개정
를 기대해본다.
이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실제 사건에 들어가면 “그 정도 죄를
그래서, 아직 민우회가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진 걸로 그렇게 오랫동안 감옥에 있으라는 거냐?” 혹은 “그럼 (가해자의 인생)은 어떻게 되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러 한 반응은 일반인 뿐만 아니라 법조인에게서도 나오곤 한다. 텔레비전을 보면 알파걸이니, 딸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느 조인섭 ●
니, 여인천하라느니 등의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실제 생활에서 는 ‘육아’와 ‘가사’는 여전히 여자의 몫이고 명절 때마다 며느 리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직장 여성들은 일과 육아에 허덕이
2004년부터 변호사로 활동 해왔습니다. 이혼 등 가사사건과 성폭력 사건 등에 대한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으며, 민우회와는 2006년부터 인연을 맺어 왔고,
며 살아가는 등 가부장적인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민우회의 정책위원으로 있습니다.
1) 지난 5월 16일에는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여성폭력 피해자의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토론회’가 있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 학원 교수는 “가정폭력에 대한 사법절차, 시민의식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어난 가해자 공격은 높은 수준으로 방어권을 보호해줘야 한다”며 “정당방 위냐, 살인이냐의 이분법으로 보면 안 된다. 이들은 가정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은 사람의 감각과는 다른 ‘피해자 감각’을 갖고 있다. 피학대여성증후군이란 병적 증세에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생존의 의지와 트라우마의 결합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남편 살해 정당방위 인정해야 - 여성신문 (2012.05.18) 기사 발췌 13
생생한시각
폭력, 그 공포와 고독에 대처하는 자세 - 수원에서의 외로운 죽음을 위로하며 최현정
임상심리전문가/트라우마치유센터 <사람.마음>
폭력 경험에서 가장 오래도록 남는 기억은 가해가 이루어진 신체적인 고통의 순간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고통스럽게 남는 기억은, 고통에 빠져있을 때 아
상을 주고, 책임감이 많은 사람들을 앉히겠다고 한다. 의구심 이 든다. 폭력의 본질과 폭력에 대면한 사람의 반응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기억, 아무도 나를 도울 수 없었
나는 그동안 강의나 글을 통해서, 매일 고통을 직접 겪어야만
다는 절대적인 절망감이다. 어떤 경우에는 도와주기는커녕 외
하는 사람들이 고통에 익숙해지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면당했다는 배신감이다. 공포의 체험은 고독과 뒤엉켜 괴물같
도 한다는 것과 고통을 잠시 참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
이 달라붙는다. 훗날에 나를 지독하게 괴롭히는 것은 바로 이
기도 하며, 어떤 경우는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는 과
뒤엉킴이다.
정에 대해 말해 왔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들을 도와주는 임무
절대적 고독에서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하는 아주 먼 길에서,
를 맡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추가하고 싶다.
지난 4월 초, 우린 또 다른 누군가가 고독 속에서 죽어갔다는
몇 해 전에 나는 매우 무딘 사람이 될 위기에 처했었다. 매일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수원에서 전해진 죽임에 관한 소식이
듣는 이야기가 아픔이니, 아픔을 새롭게 느끼기가 점점 어려워
다. 그 소식에 또 다른 누군가는 며칠동안 기억의 괴물과 함께
졌던 거다. 타인의 고통이 내 안에 차고 넘쳐 더 이상 받아들일
싸워야 했을지도 모른다. 자신도 그러한 냉랭함 속에서 죽어갔
수 없는 먹먹함. 심지어는 상대의 아픔이 최고조에 달해 그것
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더 아팠을 것이다. 세상은 별로 안전
을 보듬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더욱 더 무뎌지려 애쓰는
하지 않으며, 아무도 나를 도울 수 없다는 고독의 기억을 이 사
‘나’를 발견했다. 끔찍함이 익숙해졌다. 아마도 익숙해야 내 몸
회는 씻어 내주지 못했다. 세상이 안전하기만 할 수는 없다. 하
이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겠다.
지만 고독과 공포의 뒤엉킴만은 겪게 하지 말자. 이번 수원 사
고통이란 것이 그렇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고통으로부터 자
건에 대해 경찰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신을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마음의 작동이 있다. 그 때
런저런 뉴스를 보아하니 새로운 인력을 배치하고, 일 잘하면
내가 살아남으려면 더 이상 타인의 고통을 고통스럽게 받아들
14
이지 않는 것이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더
변의 생명에게 막대한 고통을 초래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때 우
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하려면, 느끼기를 멈춰야 한다. 그리고 내
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을 굳건히 걸어 잠가 어떠한 위험도 발들이지 못하게 해야
나는 우리 사회가 폭력과 고통의 본질에 대해, 폭력과 고통
한다. 물론 내게는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더
에 대한 사람의 반응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큰 위기였기에, 그 상황을 타파하고자 애를 썼다. 다행히 나는
그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면 무뎌지고
적절한 도움을 받았고, 고통을 담아내는 단단한 두 발이 때로는
둔해지기 마련이다. 새로운 인력도, 상 받으려던 사람도, 책임
까치발을 들어 희망을 볼 수도 있어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
감 많은 사람도, 무뎌진다. 무뎌지고 메말라서 그 자신의 생생
나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다.
한 인생마저 딱딱해져버리고 만다. 타인의 고통이 가벼운 껍질
사람의 죽음이 슬프지 않은 의사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이 되어서 대수롭지 않아진다. 가벼워지지 않는다면 그 자신이
들어왔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 직업인데도 죽음을 가까이 해야
소진되고 말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진을 방어하는 그 사람을 도
만 하는 의사들에게 죽음을 숭고히 여기는 장의사처럼 굴라고
덕적으로 비난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그건 그는 고통 속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 자식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의사
남겨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폭력에 대한 사람
라면 멱살이라도 잡겠지만 그 주치의가 내 자식이라면 너무 많
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무시한 채 폭력에 대한 모든 책임을 그에
이 슬퍼하지는 않았으면 좋지 않은가.
게 지울 수 없다. 우리가 손 봐야 할 것은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그렇다면 매일 폭력의 현장을 대면하는 경찰들은 어떠할까. 매일을 죽음과 폭력에 맞서야 하는 사람들에게 매번 죽음과 폭
나 그 고통을 도와줄 임무가 있는 사람에게 모든 짐을 얹어버리 고 마는, 폭력의 본질에 무지한 체계에 있다.
력을 생생하게 느끼라 말할 수 없다. 사람은 본인이 살아남기
폭력 앞에 사람은 취약하다. 경찰 체계는 이를 알고 있어야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들이
한다. 폭력을 반복적으로 목격하는 것은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자신의 본분을 지키지 않을 지경이 되어, 하나의 생명과 그 주
치명적이다. 무뎌지는 것은 그 후유증이다. 100년 전에는 전 15
쟁터에서 후유증을 보인 군인들에게 의지박약이라 비난하면
이어 나도 용기 내어 나 자신의 초라함을 보듬어 줄 수 있게
서 불명예를 가했다지만 지금은 후유증에 대한 원리와 대응책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다. 내 가슴에서 느껴
이 충분히 밝혀져 있다. 사람의 고통 앞에 생생하게 대응할 수
지는 따뜻함으로 다시 사람을 믿을 수 있게 되었음을, 내 단단
있는 경찰이 되려면 경찰들이 겪게되는 소진과 스트레스에 대
하게 굽은 등허리에 의지할 수 있었음을 그들이 알려주었기 때
한 대비책이 체계 안에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가벼운 껍질로
문이다. 만남을 통해서 사람들도 나도, 서로 조금씩 더 강해졌다.
고통을 축소하는 태도를 꼬집을 수 있는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
그렇지만 세상이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 또한 우리가 얼마나
다. 이러한 대비와 이해가 부재한 경찰이 폭력에 맞닥뜨린 시민
무력할 수 있는지도 이미 목격하였다.
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을 리 없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세상이란 보이는 대로 잠잠하지만은 않다.
나는 매일 사람들이 겪은 고통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를
때로는 평소보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인내해야만 몸과 마음의
나누며 그 아픔 속에 같이 머물러 있는다. 나와 함께 보다 생생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와중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앞으로
하게 그 아픔을 나누도록 하여, 나 없이 혼자 있을 때에 다시 그
남아있는 나의 인생은 조금 더 안정하고 조금 더 평화로울지 모
이야기가 떠올라도 예전만큼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아
른다는 약간의 기대와 희망이다.
픔을 함께 나누는 동안, 서로에 대한 믿음과 감사가 감동을 줄 때도 있다. 겪을 이유가 없었던 참혹함을 겪었음에도 희망을 떠
때론, 세상에 대한 믿음을 회복해 가는 심리치료의 과정이
올리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자
참 무색하기도 하다. 세상이 당신을 혼자 죽어가게 내버려 두지
신이 얼마나 취약한 인간이었던가를 겸허히 받아들인 뒤에 용
않을 것임을 실제로 보여 주기를 희망한다.
기 있는 발걸음을 떼는 사람들도 보았다.
최현정 ● <사람.마음>은 가정폭력, 성폭력, 공권력 폭력, 학교 폭력, 범죄피해, 급작스러운 상실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트라우마 생존자와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사람들을 위한 전문 심리학적 치유서비스와 인권 옹호 활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우리의 미션은 폭력과 차별을 근절하고 생존자들이 유대 속에서 내면의 힘을 발견하여 삶을 회복하는데 있습니다. TEL : 02-747-1210 http://traumahealingcenter.org connect@traumahealingcenter.org 16
생생한시각
최근의 진보정치를 대하는 한 여성주의자의 마음 최은경(토리)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활동가
진보정치의 위기와 복잡한 마음
요즘 한참 진행 중인 한 진보정당의 내분과 폭력 사태 등이
4.11 총선을 지나고 난 후 진보정치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어느 정도 결론이 나야 분노와 허탈감이 잦아들겠지만, 분노와
속내는 허탈하거나 복잡할 수밖에 없다. 4.11 총선에서 진보
허탈감이 진보정치에 대한 냉소로 이어질 것 역시 우려스러운
정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통합진보당, 진보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전후 자민당과 대등한 세를 구
당, 녹색당을 지지했다. 총선 직전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이
축했던 일본 사회당이 전공투1) 이후 세가 약화되어 오늘날 중
들 진보정당과 함께 성소수자 인권 과제 실현을 위한 정책 협약
앙 정치에서 존재감이 미미해진 경로를 그려 왔던 것과 유사하
식을 맺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책협약을 맺었던 정당 중 일부
지 않냐는 시각이 있다. 진보정치가 더 이상 회생이 불가능한
는 지지율이 낮게 나와 정당 등록이 취소되었으며, 일부는 현
상황에 봉착했냐는 시각도 있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재 진보정당으로서는 상상키 어려운 극심한 부정과 패권, 폭력
민주노동당이 창당한 2000년 이후 근 10 여년간 이어져 온 진
사태가 벌어지면서 그 존재 가치가 회의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보정치 1시즌이 막을 내렸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간 진보정치의 성장을 바라고 꾸준히 지지해 왔던 이들에게
그러나 진보정치가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거나 그 길이 더
는 거의 최악의 위기 상황과도 같다. 실제로 한 진보정당의 부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진보정당이 잘 발달한 서
정, 내분과 폭력 사태가 계속 언론 지면에 등장하고 있는 요즘
구와 남미의 사례를 보더라도 진보정당이 집권했던 시기에 복
극심한 분노와 허탈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
지나 평등, 사회권이 신장한 경우가 많다. 물론 보다 평등한 사
게 찾아볼 수 있다.
회를 이룩하게 된 데에 진보정당이 충분조건인 건 아니겠지만,
1) 일본의 좌파 학생운동이 <전국학생공동투쟁연합>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쟁을 벌이고 야스다강당 사건, 신주쿠 소란 등을 벌였다. 이들의 모험주의적 투쟁 에 질린 일본 국민들이 자민당에 표를 몰아주고 자민당 55년 체제 강화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17
최소한 필요조건으로 작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진보정당의
하고 정파 및 계파 중심 조직 운영이 진보정치의 쇠락을 가져
성장은 사회적 약자들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왔다고도 한다. 혹자는 대기업 남성노동자 중심의 민주노총에
자리잡았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사회 변화의 기회가 늘어난다
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진보정당이 노동자 일반의 대표성을 가지
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정당의 성장은
기 어렵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비판들은 나름 다 근거가 있겠
거대 보수 야당의 이권에 따른 정치가 아닌 가치와 이념, 연대
지만 여성주의의 입장에서 성찰을 해내는 것은 여성주의자의
에 따른 정치로의 이전을 의미한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진보정
몫일 것이다. 특히 진보정당을 지지하거나 그 속에서 활동해 왔
당의 존재와 성장에 기대하게 되는 것은 진보정당이 아니고서
던 여성주의자들의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는 기존 보수 정치에서 배제된 이들-노동자˙여성˙사회적 소
혹자는 진보정치의 위기와 여성주의 정치가 무슨 상관이냐
수자 및 약자들-의 목소리가 대변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어
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간 진보정당의 위기에 관
렵기 때문이다. 여성주의 운동 역시 가치에 기반한 운동이라면
한 논의에서 여성주의 입장에서 근거한 진보정치 위기론은 거
가치에 기반한 정치를 표방하는 진보정당과 직간접적인 연관
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진보정당과 여성주의 정치는 상
을 맺을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호 별개의 것으로 여겨지거나 거리 간격이 큰 느낌을 받고 있 는것이다.
여성주의의 입장에서 바라본 진보정치의 위기
여성주의 의제에 대해 진보정당이 추구하지 않았다고 보기
그러므로 진보정치의 역사가 쇠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여
는 어렵다. 낙태 합법화나 동성파트너쉽 인정 등의 입장을 견
분노하거나 허탈해하고 절망하는 것보다 진보정치가 왜 어긋
지하고 있는 것도 진보정당이며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여성할
난 경로를 걷게 되었는지, 새롭게 다시 진보정치를 세워나가려
당제를 도입한 것도 진보정당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진보정
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당을 여성주의 가치가 살아 있는 정당으로 보지 않아 왔던 것이
혹자는 명망가 위주의 정치가 진보정치의 위기를 가져 왔다고
사실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여성주의가 진보정당의 주요한
18
여성주의가 정당 내 성폭력 관리 원칙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현상은 진보정당 내 여성주의가 화석화된 이념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념이자 가치로서 근간을 이루거나 기존의 가치와 융화/연대
새롭게 가치 지향의 정당, 사회 운동과 호흡하는 진보정당을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며, 여성주의의 입장이 진보정치의 주요
고민할 때 여성주의와 진보정치의 관계부터 고민하게 되는 것
의제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은 이러한 까닭에서이다. 여성주의 운동의 가치와 진보정당운
그 결과는 진보정당 뿐만 아니라 여성주의의 입장에서 사실
동의 가치가 어떻게 맞닿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평등과 사회
좀더 뼈아프다. 그간 진보정당 운동 초기부터 많은 여성주의자
정의로서의 여성주의 운동의 가치를 진보정당 운동을 부문화
들의 노력으로 반성폭력 규정 등이 운동 사회 내 제도로서의 성
하거나 하나의 의제로만 여기지 않고 진보정당 운동의 근본이
과를 내고, 안착화 되었으나 많은 경우 이들 제도가 성폭력 의
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제를 관리하는 기능으로만 머무르고 있다. 여성주의가 정당 내
또한, 여성주의 운동도 사회전환의 이념으로서 여성주의를
성폭력 관리 원칙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현상은 진보정당 내 여
내걸며 정치세력화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여성주의자들,
성주의가 화석화된 이념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성주의에 관심 있었던 진보정치 운동가들이 여성주의와 진
최근 한 진보정당이 단순히 노동운동의 정치적 대리기구가
보정치 운동의 결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기이다.
아니라 노동운동이 표방하는 가치를 사회 속에서 구현해나가 는 존재여야 했고, 지금의 실패가 이 같은 지점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여성주의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 며, 여성주의가 하나의 대중운동 뿐만 아니라 가치 지향 운동 으로서 정당 운동과 어떤 파트너쉽을 가질 것인가 하는 문제로 돌아온다. 그러한 점에서 진보정당 위기에서 여성주의 정치의 위기가 진단조차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진보정당에 몸담았던 필 자로서는 큰 공백처럼 느껴진다.
토리 ● 과거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활동 현재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 19
독자평가
서선희 ● 부천시 거주/사회복지사
지난 함여에서 좋았던 꼭지는?
성아 ● 안녕하세요^^ 가방 속에 함여를 꼭꼭 챙겨다니는 빵쟁이
지난 함여에서 좋았던 점은?
선희: ‘한미FTA 폐기만큼은 날치기로
성아: 다른 회원님들을 볼 수 있는 ‘모람
하지 말자’-남희섭(변리사) 코너가 인
풍경’ 꼭지가 참 좋아요! 다른 회원분들
상적이였어요. FTA에 대해 일상에서 잊
은 활동하는 내용을 보면 몸은 멀~리 있
고 있었는데 현재 상황에 대해 조금이라
지만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신~신
도 알게 되었고 관심갖게 되는 계기가
난답니다. 자주 나오시는 분들은 얼굴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읽고, 함
낯이 익어 꼭 오래 만난 사람 같이 반갑
여를 다시 한 번 보게 됐어요. 좋은 취지
다니까요. 으히히.
의 좋은 코너라 생각합니다.
다음 함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다음 함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성아: 여성주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창
선희: 최근 영화 <코리아>로 재조명 받
구가 참 적어요. 저에겐 함여가 가장 큰
고 있는 대한항공 탁구단 현정화 감독의
창구입니다.^^ 지금까지도 한 꼭지 한
인터뷰가 이뤄지면 좋겠어요. 사실 현정
꼭지 정성스럽게 작성해 주신 글들 덕
화 감독이 보육학과 전공이고, 탁구선수
분에 여성주의에 소외되지 않고 끄트머
를 은퇴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선수촌
리라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 앞으로도
내에 여성 선수들의 자녀들을 위한 어린
좋은 정보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활
이집을 세운 것이라고 들었거든요. 여성
동가분들이나 회원님들 얼굴도 많이 실
으로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느꼈을 감동
어 주세요.^0^
과 어려움을 듣고 싶네요. ^^;
성아 입니다. 호호아줌마가 되는 꿈을 가지 고 살고 있답니다.
성아에게 함여란? 성아: 민우회에 가입도 하고 관심도 많 이 있지만 참여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 서 늘 속상한 회원입니다. 그래서 함여 를 통해 민우회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다른 회원님들은 어 떻게 지내시는 지- 등등 간접적으로나 마 빼꼼~히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20
기획
어린시절 배운 것 중 하나. 곤충의 몸은 “머리, 가슴, 배” 세 부분으로 나눈다고 배웠다. 몸이 2차성장을 지나 차츰 자라면서 알게된다. 몸을 “머리, 가슴, 배”로 나누는 건 곤충만이 아니구나.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오고, 교복치마가 아닌 치마를 입고, 민소매를 입은 팔과 팔 사이에 가슴골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들은 여성의 몸을 “얼굴, 가슴, 다리”로 나누기 시작한다. 여름마다 겪는 지루한 편협한 시선들과의 줄다리기 전에, 미리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해보자. 그들은 대체 “노출이라고 쓰고 뭐라고 읽고 있는지” 말이다. 대체 왜 입고 싶은대로 입을 수 없는지.
그리고 잊지말자. 이 숨 고르기는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는 내 안의 눈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라는 것을. 내 목소리로 “나의 노출과 여성의 몸” 을 말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말이다. 21 21
기획 노출이라고 쓰고 ☐☐ 라고 읽는다
여름날의 커리어 우먼 코스프레 쿠나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후덥지근한 여름밤이었다. 터덜터덜 걸어 집으로 향하는데 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길 한쪽으로 옮겨 걷고있는데, 차가 좀 더 바짝 다가오는 느낌이 들어 걸음을 멈췄다. 더 비켜 설 곳이 없는데, “주차라도 하려는 걸까?” 싶어 뒤돌아 본 순간 바로 옆까지 정지해 있었다. 날은 어두워져 얼굴도 보이지 않 는 운전자는 “어디까지 가요? 태워줄께요.” 라고 말했다. 옆에 는 차가 바짝 붙어있고, 반대쪽은 벽이라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에 태워준다는 말은 제안이 아니라 협박같이 느껴져서 소 름이 돋기 시작했다.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아 고개를 가로저었고 그 사람은 한 번 더 물어왔다. “어디 살아요? 태워다 줄께요.” 모기만한 목소리로 싫다고 두 번인가 얘기 했더니 운전사는 그제야 알겠다고 하며 사라져 갔다.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집이 그렇게 멀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점심, 가깝게 지내는 직장 내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 <물구나무
1)
선 검은 나나 1965년 作>
를 꺼내자 “어쩐지 어제 치마가 너무 짧더라.”라는 대꾸가 돌아 왔다. 황망한 표정을 수습할 새도 없이 이어 날아온 말은 “이제 그런 어두운 길로는 다니지 마. 거기 술집 많잖아.”
1) 프랑스 조각작가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의 작품. 그녀는 서구 남성의 미의식과 비정상적인 욕망, 은폐된 폭력성에 작품으로 저항했던 작가다. 작 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나나’ 시리즈다. 풍만한 몸에 원색의 화려한 장식을 하고 있는 뚱뚱한 여인을 형상화한 조각이다. ‘나나’는 프랑스어로 ‘계집아이’ 라는 뜻으로 인종이나 체형, 사회적 지위에서 자유를 획득하고 진정 삶을 즐기고 향유할 줄 아는 여성을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나나는 춤을 추고, 공 놀이나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코르셋, 다이어트, 예의범절과 같은 사람을 옥죈 제도와 인습에서 벗어나 삶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22
자, 오늘도 (회사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인가 심심한 누군가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 옷차림인가.
짦은 순간의 공포에 대한 공감과 위로가 필요했는데 왠 걸,
둔하거나 나이들어 보이지 않기 위해 살이 쪄서는 안된다.
무신경하게 짧은 치마를 입고 밤길을 혼자 돌아다닌 여성이 되
다리와 겨드랑이에 털은 깔끔하게 제거되어야만 한다.
어 꾸중을 들었다. 이 자체만으로도 충격을 받았지만, 동시에
맨 발톱이 드러나는 것은 지저분하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의 ‘평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느낌
일주일에 한 번씩은 손질을 하고 페디큐어를 해주어야 한다.
에 더욱 어지러웠다. 그 후엔 당시 직장 상사가 대놓고 얘기하
발이 드러나는 신발을 신을 때에는 발 뒤꿈치도 매끈해야 한다.
지는 않았지만, ‘자유분방’한 내 옷차림을 못마땅해 한다는 것
땀냄새가 나지 않기 위해 데오드란트를 사용해야 한다. 등등.
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들었다. 그 후론, 마지못해 패션의 이중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매일 출근하기 전, 바쁜 와중에도 발
생활을 시작했다. 취향과는 전혀 무관하게, 적당히 단정하면서
끝부터 머리 끝까지 자동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거울 앞에 서서
도 여성스러운 옷들을 계절별로 몇 가지 구비해서 직장인 코스
바라본다. 자, 오늘도 (회사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인가. 심심
프레를 하는 것이다. 코스프레를 하고 부터는, 꾸중을 들을 필
한 누군가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 옷차림인가.
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
그러나 24시간 중 직장에서의 8시간 외에 시간들은 어떻게
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지도
지내나? 출근길 지하철은 아무리 냉방을 가동해도 무수한 사
모른다. 처음 만났을 때 ‘도대체 당신은 여기서 뭐하는 사람이
람들의 열기로 끈적이기 마련이다. 소위 ‘커리어 우먼’용의 옷
요?’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는 이제 아무도 없다. 위 아래
에는 날씨에 대한 배려란 눈꼽만큼도 없는 듯 하다. 속옷이나
로 흝어보는 시선도 사라졌다. 그 위에 겉옷을 하나 걸쳤으면
다리가 비치지 않아야 하므로 아무리 시원한 소재라도 비치지
좋겠다는 상사의 ‘조언’도 듣지 않게 되었다. 살을 조금 덜 드러
않게 속옷 받쳐 입어야 한다. 땀이 나는 몸에 척척 감기는 옷
내고 약간의 소매가 달린 윗옷을 입은 것 뿐인데. 달라진 것은
들의 감촉. 게다가 브래지어도 신경쓰지 않으면 끈이 보인다
전혀 없는데, 어엿하고 성숙한 회사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던가 색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를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들을
더 심각한 상황은 옷 외에도 갖추어야 하는 항목이 열 손가
수도 있다.
락으로도 부족하다는 것. 직장에서 비난받지 않고, 눈에 띄지
아무리 많은 시간을 보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여름용이라
않는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검열하고 판단하고 손
고 나온 신발의 엄지발가락이나 측면이 뚫린 정도로는 통풍은
질 해야 한다.
어림도 없다. 퇴근 후에는 공연을 보러 갈수도 있고 한강으로 23
산책을 하러 갈수도 있다. 이때야말로 더욱 직장인 코스프레는 활동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공연이나 모임에라도 정숙한 차림은 재미없고 따분하다. 바닥에 앉을 수도 없고 꽉 조이는 소매가 터질까봐 몸을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소리 지르고, 뛰고, 춤추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지해 있다. 최대한 옷 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꼼지락 거릴 뿐. 여름을 사랑한다. 뜨겁고 강렬한 햇빛. 입고 싶은 만큼만 입 고 훨훨 다니고 싶은 계절이다. 그리고 노출은 이런 마음에 자 연스러운 표현방식이다. 직장에서 목까지 올라오는 셔츠를 입 으라던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으라던가, 소매없는 옷 을 입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훨씬 더 무섭게 내 목 을 옥죄고 땀구멍을 막고 있는 것들이 최소 수 겹은 되는 듯 하 다. 계절에 맞게 입으면서 ‘그들’이 볼 때 아름답게 노출하는 여 름이 벌써 여러 해 지나고 있다. 상식적인 직장인으로 보여지 기를 요구하는 일터, 그런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 는 시선들, 그리고 그 속에서 인정받고 살아남고 싶어하는 욕 구.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의 표현 방식을 점검하는 나. 이 연결고리들을 끊어내지 않는 이상, 진정한 여름의 자유로움 은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쿠나 ● 언젠가 남쪽 나라에 여성 전용 게스트하우스와 클럽 운영의 꿈을 줄창 꾸면서도 여즉 대도시 직장인 코스프레를 10년 가까이 해내고 있는 여자. 24
기획 노출이라고 쓰고 ☐☐ 라고 읽는다
노출, 메시지를 담다 김레이나
글쟁이
중학교 때, 가슴이 갓 봉곳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 그러니까
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성’이라는 편견 속에 살아왔었다. 심지
아직 브래지어 다운 브래지어를 착용기엔 이른 때였다. 아빠 동
어 실제로 성폭력을 당했을 때는, “내가 행실이 나빠서 성폭력
창회 체육대회를 따라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아빠의 선배라는
을 당한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그 남자와 섹스를 한 거야” 라
분이 나를 발견하고는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때
고 합리화 하는데 급급했다. (물론 그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터
까지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안아보시겠다며 나를 번쩍 들어 올
놓을 수가 없었다.)
리셨다. 안아올리면서 가슴과 손이 맞닿게 됐고, 그 사람은 그
부모님의 의도는 ‘노출이 많은 옷을 입으면 성폭력을 당하
걸 노린건지 안아 올리자마자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너무
기 쉽다’라고 말하고 싶은거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노출이 많은
놀란 나머지 비명을 “꽥” 지르며 발버둥 쳤다. 아빠의 선배라는
옷을 좋아했다. 바지 보다는 치마, 반팔 티셔츠 보다는 민소매
분은 당황해서 나를 내려놓으셨다. 나는 울기 시작했고, 엄마와
를. 부모님은 단 한 번도 치마와 민소매 옷을 사 주신 적이 없었
아빠가 나를 찾아 자리로 데리고 돌아왔다. 계속 울면서 집에
고, 스무살이 되어 독립을 하던 해에 처음 구입 한 내 옷은 ‘치
가자고 떼를 썼고, 결국 아빠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
마’였다. 서울에서는 치마를 입는다고 ‘헤픈 여자’라며 비난 하
다. 돌아가는 길에 엄마가 무슨 일이냐고 물으셔서 그 아저씨가
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치마를 입지 않으면 여성스럽지 못하
내 가슴을 만졌다고 울며 토로하고 말았다.
다는 비난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지만 나의 옷을 보고 쏟
나는 적어도 엄마가 놀란 내 가슴을 진정시켜 주시거나, 괜찮
아지는 비난들은 오롯이 받아내기엔 버거운 것이었다. 치마를
다고 그 아저씨 나쁘다고 말해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에게
입어야 여성스럽고 예쁘다면서, 치마를 입었기 때문에 네가 강
돌아온 싸늘한 한 마디.
간을 당한 거야, 라는 비난에 어떤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그러게 왜 그렇게 헤프게 돌아다녀!”
여성주의 공부를 시작하고, 슬럿워크 팀에서 활동 하면서 나
그 말에 울음을 그치고 멘붕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의 경험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노출이 절대로 성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어째서인지 항상 가해자가 나쁘다
폭력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며 이 모든 폭력은 가해자의 잘못이
는 얘기보다는 ‘피해자가 그럴만한 행동을 하고 다녀서’라는,
라는 것을 확신 할 수 있었다. 원래 치마 입는 것을 좋아하고, 노
피해자를 향한 비난이 많았다. 살인 사건을 향해서는 피해자가
출이 많은 옷을 좋아하지만 그건 남성에 대한 섹스 어필을 위
죽을 만 했다는 말은 하지 않으면서 어째서 성폭력 범죄에 대해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말을 하기까지가 참 오래 걸렸다.
서만 이토록 피해자에게 많은 비난이 가해지는지.
여성의 노출 많은 옷차림은 어째서 항상 섹스어필을 위한
어려서부터 ‘여자는 정숙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꾸지람 속에
것이라는 해석이 달리게 되는가. 그건 절대 정치적으로 여성
자란 덕분에 성폭력 피해를 당하는 ‘여성’은 ‘정숙하지 못한/
을 억압하기 위한 기제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복장에 대 25
한 자유를 억압하고, 등급을 나눠 경쟁하게 만들고. 사회는 그
드러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거기에 달린 댓글들도 기사와 다
렇게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폭력을 당하는 것이 바로 그런 ‘노
를 바 없었다.
출을 한 여성의 탓’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까지 한다.
특히, 행사 당일에 있었던 J모 일간지 기자의 취재 행태는 행 패에 가까웠다. 애초에 우리의 기조, 참여하게 된 경위나 슬럿
남성들이 반바지를 입었다고 해서, 유두가 드러나는 민소매
워크의 메시지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왔다고 보기엔 너무 황
만 입고 다닌다고 해서 성폭행을 당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성폭
당했기 때문이었다. 노골적으로 가슴만 집중해서 찍어가더니,
행을 당할까 전전긍긍하며 숨어다니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여
아니나 다를까 나온 기사는 다른 어떤 기사들보다 편협한 시선
성들에게는 이러한 복장의 억압부터 성폭력의 피해 책임까지
으로 다루고 있었다.
고스란히 따라붙는다. 이런 이중 잣대가 바로 폭력이다.
그런데 이 기자의 행동과 기사들이 바로, 사회가 슬럿워크와
여성의 노출은 구설수에 많이 오른다. 그리고 쉽게 자극적인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에게 던지는 시선·잣대라는 생각이
가십거리가 되어버린다. 작년 7월 16일 (나는 참가하지 못했
들었다.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는 “벗으려면 다 벗지 어정쩡하
1)
던) 첫 슬럿워크 때부터, 올해 5월 1일 프레카리아트 총파업
게 이게 뭐냐”는 이중잣대가 그대로 드러나있었다. 만약, 슬럿
에 있었던 잡년행동2)의 퍼포먼스까지 이어지는 미디어의 저열
워크 팀에서 정말 다 벗었다면 이런 비아냥대는 댓글을 달지 않
함과, 그 미디어 기사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조야함이 나를 계
았을까? “한국 정서에는 좀^^;;” 이렇게 말이다.
속 ‘벗게’ 만든다.
J모 일간지 기자 역시, 슬럿워크 퍼포먼스에서 가슴이 노출
그날 우리는 강요된 꾸미기 노동, 과도하게 부과되는 감정노
있었든 없었든 남녀 성대결을 촉발시키는 기사를 썻을 거라는
동/가사노동/돌봄노동을 거부했고, 우리의 몸이 우리의 의지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어쨌든 여성이 권리를 주장하는 게 불
는 배제된 채 성적대상화 되는 것에 반대하며 퍼포먼스를 준비
편하니까. 그냥 권리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야하게’ 주장하니
했다. 행사 당일에는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까 더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거다.
그동안 미디어가 잡년행동의 활동들을 자극적인 가십으로
난 야하게 입은게 아니라 단지 입고 싶은 옷을 입었을 뿐인데!
만 다루는 것이, 우리가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야하다고 생각하는 기준도, 그래서 여성의 노출을 정치 언어로
는 반성도 있었던 탓에, 이번 퍼포먼스를 준비하며 우리의 기
사용하기로 (스스로) 마음 먹었다. 일상에서는 억압의 기제인 브
조와 고민이 드러날 수 있는 글도 썼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래지어 착용하지 않기부터, 슬럿워크 행진 때에는 어떤 파격적
정치적 메시지는 여전히 묵과된 채, 성별 분쟁을 조장한 퍼포
인 의상을 입어볼까 하는 고민까지.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
먼스로, 노출하고 싶어서 안달난 미친년들처럼, 미디어는 잡년
든 것이 나를 즐겁게 하지 않을 때에는 하지 않았다. 내가 원해
행동과 퍼포먼스를 가십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명백히
서 입고 싶은 옷을 입고 거리를 다니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이
1) 프레카리아트 총파업: 기존의 노동 운동에서조차 ‘노당’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을 해온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노동자성을 주장하고 파업권을 이야기하 는 총파업. 이날 슬럿워크 역시 여성의 감정노동/돌봄노동/꾸미기 노동 등 사회적으로 억압 기제가 되어온 여성에게 가해지는 노동에 대해 노동자성을 주장 함과 동시에 파업권을 이야기했다. 2) 잡년행동: 캐나다에서 시작한 슬럿워크 운동을 가져오면서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고민, 여성주의적 의제들을 고민하고 반영한 명칭. 슬럿워크는 ‘잡년행진’ 으로 번역해 2011년 7월 16일 첫 행진 때 사용, 이후 행진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여성주의적 고민을 풀어내는 ‘행동’으로 활동을 넓히면서 ‘잡년행동’이름 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6
게 슬럿워크 활동일 때는 정치언어로 읽히고는 한다. (실은 정 치언어로 읽히길 바라고 입는 것도 있지만) 때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하는 일련의 퍼포먼스가 타인으로 하여금 비난의 빌미를 제공한다. 가볍게는 ‘정숙하 지 못한 년’이라는 소리부터 심하게는 입에 담기 힘든 욕까지. 별별 소리를 다 듣는게 슬럿워크 운동이다. 대체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는게 왜 “섹스하고 싶어요”라고 읽히게 되는지는 알 수 없다. 단지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자유롭게 입을 자유를, 폭 력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를 말한 것 뿐인데, 사람들은 메시지 를 읽지 않고 이미지만 받아들인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 잘못이 있던 걸까 하는 고민을 했던 적도 있다. 결론은 이미지만 보는 사람들은 어차피 어떤 퍼포먼스를 해 도 본인의 입맛대로 욕할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무슨 옷을 입고 있든 어떤 화장을 하든, 누구도 내 몸을 허락 없이 만 질 권리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놓고 한 마디 하고 싶어서! 나는 벗는다. 김레이나 ● 잡년행동의 잡년 27
기획 노출이라고 쓰고 ☐☐ 라고 읽는다
노출, 노출, 노출! 알라
출판인
여름이 되면 많은 여성들이 고민에 빠집니다. 한번 시원하게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너나 할 것 없이 노출을 권
지내보겠다고 용기 내어 입은 짧은 반바지, 민소매 티셔츠들은
장하고 있습니다. 섹시하다는 게 여성의 외모에 대한 가장 큰
어느새 사회적으론 “그렇게 입으면 성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칭찬이 되는 이곳에서, 노출을 금지하는 게 여성주의적인 방
어이없는 문구들로 정리되어 버리고, 분명 내가 선택하고 입은
향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몸을 아름답게 해야
옷인데,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야하게 입는 거 아냐?”라며 나
한다는 정언명령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노출을 부정하고,
의 행위주체성은 사라져 버린 채, 대상화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더 이상 아름답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여성의
이런 시선들을 거부하겠다고 결심하고, 겨드랑이 털도 깎지 않
몸을 대상화하는 남성적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효과적인
은 채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으면, 바로 뒷날 인터넷 뉴스 1면에
전략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이런 시도는 1968년 미국에서부
“겨털녀!”란 제목으로 등장하겠죠. 이렇듯 여성의 노출이라는
터 있어 왔습니다. 포르노그래피에 대해 반대해 왔던 안드레
문제는 결코 단순히 이만큼 입고 드러내겠다의 문제는 아닌 것
아 드워킨(Andrea Dworkin) 언니도 자신의 몸과 외모에 전
같습니다. 타인의 시선, 통제, 내면화된 훈육 같은 보다 복잡한
혀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적 규정에 반
문제들이 엮여 있는 듯합니다.
대해 왔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얽혀 있는 가운데, 여성의 노출 문제를 남성
물론 이런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는 무척 큽니다만, 노출에
의 권력적 시선/여성의 성적 대상화로 이분화하기는 어려운
반대하고, 외모에 무관심해지는 것이 정말 여성주의적인 태도
것 같습니다. 이런 이분화는 여성을 피해자라는 프레임에 가
라 할 수 있을까요? 그 와중에도 아름답게 보이고 싶고, 노출이
두어 버릴 수도 있고, 자기 몸에 긍정적인 여성들을 배제시킬
나 화장, 아름다운 옷들을 통해 자신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싶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구도에서 벗어나 좀더 노출을 다르게
은 수많은 여성들은 그렇다면 여전히 가부장제의 덫에 갇혀 아
볼 순 없을까요?
무것도 볼 수 없는 사람들일까요? 아마 그건 결코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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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가 노출하는 여성들을 대상화한다고 해서, 노출하지
을 때, 언니의 등장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습니다. 그녀는 생각
않는 여성들을 그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 못했던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맘껏 과시하고, 노출함으로
오히려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고, 적극적으로 노출하는 여성들
써 남성의 권력적 시선에 저항했습니다. 또한 트로피 와이프
을 “백치미”라며 비하함과 동시에,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
라는 용어가 증명하듯, 성적 매력이 넘치는 여성들이 남성 욕
지 않는 여성들은 아예 가부장제에서 배제되거나 외모로 인
망의 대상이 된다면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성의
해 엄청난 차별을 받을 수 있게 되니까요. 문제는 여성의 노출
몸과 외모는 곧 권력이 될 것입니다. 이때 주-객의 전도가 일
이나 미모가 아닙니다. 여성의 노출을 바라보는 권력자의 위
어납니다. 아름다운 여인에게 욕망할 만한 대상이 되기 위해
치에 있는 남성의 시선이 문제인 것이지요. 2012년 현재 제
남성들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전 재산을 다 갖다 바
가 68년의 미국 언니들의 운동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
칠 것이며, 그녀는 아름다운 몸과 외모를 통해 남성을 지배하
렇습니다. 노출로 인해 대상화된 몸을 거부하는 언니들의 문
게 되겠죠. 마돈나가 남성-여성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수
제 제기는 백번 공감하지만, 과연 성별을 없애 버리고, 여성들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이 갖는 섹슈얼리티를 삭제해 버리는 방식이 과연 대안이었을 까요? 이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앞서 80년대 들어 노출을 과
그렇다면 마돈나와 같은 노출이 우리의 전략이 될 수
감히 즐기면서 여성들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했던 마돈나
있을까요? 오히려 마돈나는 은연중에 가부장적 권력관계에
(Madonna) 언니를 한 번 만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균열도 내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마돈나가 아닌 평범
콘브라, 채찍, 보정 속옷 같은 코르셋을 입고 80년대 팝계
한 여성들은 과연 마돈나가 누렸던 권력을 누릴 수 있을까요?
의 수퍼스타로 떠올랐던 마돈나 언니. 자신의 몸을 그대로 드
노출할 만큼 아름답지 않은 몸을 가진 여성들은 더더욱 배
러내고, 여성들의 성적 욕망을 가감없이 미디어에 보여 주었
제되지 않을까요? 그녀는 남성적 시선-여성의 대상화에 주29
객 전도를 어느 정도 일으킨 것은 맞지만, 정확히 그만큼 다시 여성을 대상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저는) 봅니다. 벗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고, 옷 하나 고르려고 해도 이것 저것 따져야 하는 신세라니요. 어떻게 하라는 건지, 저도 명확 히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 이번엔 베스 디토(Beth Ditto) 를 만나보는 걸로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베스 디토는 정말 그!로!테!스!크!라는 말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몸을 가진 가수입니다. 마돈나처럼 운동과 식이로 다져진 멋진 몸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녀는 타인의 시선에 전 혀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몸을 드러냅니다. 심지어 베스 디토 는 겨드랑이 털도 깎지 않은 채 무대를 활보합니다. 덕분에 그 녀는 노래보다 몸이 갖는 기괴함으로 먼저 명성을 떨쳤죠. 가 부장적 판타지와 거리가 먼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에 숱한 균열을 만들며, 성별이 갖는 정 체성에 질문을 던지죠. 저는 베스 디토가 만들어 내는 이 균열이 어쩌면 우리에게 ▲
그룹 the gossip 의 보컬이자 작곡가 베스 디토(Beth Ditto)가 영국 잡지 ‘LOVE’의 표지 모델을 한 모습.
노출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끊임 없이 규범에서 이탈하는 여성의 몸, 여성의 노출, 남성적 기준 에서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계속 만들어 내고, 균열을 가하는 것, 이런 것들이야말로 노출이 갖는 양가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베스 디토처럼 가부장적 질서에서 이탈하면서 만들어 내는 이미지와 노출이 남성 권력 의 승인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드러나고 움직이 게 하는 것, 이런 것들이 남성적 미에 갇힌 여성들을 해방시킬 수 있진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알라 ●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지만 맨날 여자 마초로 살아가는 딸 바보 아줌마!! 30
人터뷰
두리반은 우리였다 - 두리반 식당 안종녀 사장을 만나다 어느 날 부터인가 트위터나 신문에서 ‘두리반’ 이름이 자주 보였다. 인디밴드 누가 공연을 한다. 누구는 칼국수를 먹으러 간다. 홍대 지하철역 부근에 평범한 칼국수 집이 유명해진 건, 재개발 때문이었다. 가게 보증금과 시설비에 비하면 턱없는 돈 300만원을 주고 나가라고 했다. 어디에서도 다시 칼국수 집을 할수 없기에 떠날 수 없었다. 하지만 집기들은 들려나가고, 주인 부부는 쫓겨났다. 철거되기 직전에 가게에 들어가 소설가 남편은 글을 썼다. 아내는 전국철거민연합회의 회원이 돼서 철거 현장에 함께 싸우며 두리반을 지켜나갔다. 2년 후, 두리반 식당은 새로운 장소에서 다시 시작한다. 주위에선 용산참사와 같은 일이 생길까 봐 걱정 했었다. 하지만 축제처럼 다양한 사건과 사람들이 함께한 이 싸움의 끝은 승리였다.
가게가 아기자기하고 예뻐요. 가게 곳곳에 그림이며 쪽지들이
두리반 식당에선 홍대 인디 밴드들의 공연이 많았어요. 그 외에
많이 보이네요
도 다양한 기획들이 많았는데요. 기억에 남는 공연 있으세요?
벽에 걸린 그림은 (위 사진) 대중이라는 만화가가 그려준거에요.
농성을 하는 상태에선 어떤 게 좋았다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었
농성 초기에 사람들이 돈(권리금) 더 받으려고 그러는 거다, 그
어요. 공연을 하면 지하철 공사로 가게 지반이 많이 낮아져있으
런 얘기들을 했었거든요. 그때 남편이 <아내의 우물>이란 글을
니까 사람들이 뛰어서 무너질까 걱정이고. 처음엔 인디밴드 음
한겨레에 기고 했어요. ‘대한민국은 사막이다. 우리는 네 식구를
악도 낯설어서 괴롭고(웃음) 내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위해서 두리반이라는 우물을 팠는데, 건설사가 물 한 바가지 주
안되는 거에요.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엄보컬˙김선수(2
고 나가라고 하면 말라죽을 거 아니냐.’ 라고 썼죠. 300만 원 받
인조 밴드) 공연이였어요. 용산참사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두리
고 나가라고 했었거든요. 우리가 농성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반에 찾아와 공연을 해줬어요. 그 후로 매주 월요일 마다 공연을
글로 쓴거죠. 그 후로 사람들이 이해를 하고 많이 호응 해주셨어
했어요. 그게 가장 인상 깊고 고맙죠. 그들이 공연을 할수 있는
요. 대중이란 만화가도 그 글을 읽고 이 그림을 그려줬죠.
공간으로 시초를 만들어줬거든요.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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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되기 전날 새벽에 들어가서 그들 말로는 점거농성이 시작 된거죠. 저는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 회원 이라서 집회를 가면 가게를 비우게 되니까 남편이 지켜줬죠. 두 분이 함께 농성을 하셨지만, 처음엔 의견이 다르셨네요. 농성 동안 싸우진 않으셨어요? 끝까지 많이 싸웠죠. 둘이 잘 싸운다고 소문 났어요. (웃음) 인터 뷰 하다가도 싸우는 거에요. 인터뷰하러 온 피디들이 나중에 그 러더라구요. 인터뷰는 좋았는데, 싸우다가 누구 말이 맞냐고 물 으면 무척 곤란했다구요. (웃음) 잘 헤나가기 위한 싸움이지만 작은 용산으로 불리기 전에 두리반 식당은 어떤 곳이었나요?
의견이 안 맞는 거에요. 근데 맞출 수가 없어요. 맞추게 된다면
남편이 글쓰는 사람이니까 직장생활 할 때 말곤 고정 수입이 없
그건 한 사람의 의견에 휩쓸려 가는거지, 내 주장은 없어져 버리
잖아요. 그래서 시작했지만, 내가 가게를 할 수 있는 게 행복했
는 거니까. 그래서 우리는 팽팽하게 같이 갔는데, 끝나고 나서
죠. 먹고 사는 의미도 있지만 내가 일할 수 있는 일터였어요. 먹
주변 사람들이 굉장히 조화로왔다 얘기를 해요.
고 살기 위한 노동 그 이상의 것이었어요. 보통은 급박한 상황에서는 타협을 하거나 싸움은 피하게 되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평화로운 일상이 사라지게 된 거네요.
데. 그 와중에도 팽팽하게 가셨다는 게 재밌네요. ^^
그렇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보증금 내서 계약하고, 합법
굉장히 싸웠죠. 거기다 전 조직에(전철연) 있잖아요.(웃음) 조직
적으로 월세 내고 세금 내면서 장사를 했는데. 내가 계약한 계약
의 싸움 방식을 어느 정도는 따라줘야 하거든요. 강한 발언들을
기간 동안은 보장 받은 기간이잖아요. 근데 그렇게 합법적으로
구호로 외치고, 현수막으로도 만들고요. 근데 남편은 안된다, 그
끌려나갈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그때 자존감이 다 무
럼 일반 사람들이 올수가 없다고 반대를 한거죠. 결과적으론 남
너졌어요. 그게 회복이 안되더라구요. 내가 이 나라에서 쓰레기
편이 하는 방법이 맞더라구요. 전철연이 와서 집회하고 상주하
처럼 폐기처분 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무가치하구나. 그게 굉
는 게 아니잖아요. 보통 사람들이 나이든 사람들부터 청소년들
장한 큰 상처였어요. 나보다 더 심하게 당한 사람들도 많은데.
까지 정말 다양하게 찾아오는데. 한 가지 색을 갖고 가는 게 좋
이 정도로 우울하고 힘들면 안되지 하면서도 나름대로 트라우
지 않겠더라구요. 그래서 남편 말을 따라줬죠. 지금은 전철연에
마가 있더라구요.
서도 굉장히 외롭지 않은 싸움이었다고 말해요. 잘못된 사회, 잘 못된 개발법을 그들과 함께 얘기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받아
철거라는 게 단순히 가게나 집이 없어지는 것 이상인 거 같아요.
들이더라구요.
처음에 남편은 농성 하지 말자고 했어요. 어떻게 해서라도 가게 다시 할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렸어요. 철거민이라는 게 부끄럽
힘든 시간을 버텨내시고, 결국엔 ‘두리반 식당’을 되찾으셨어요.
고 싫었대요. 근데 그때 당시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극
그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단적인 생각 뿐이었어요. 나 하나 죽는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거
그건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다른 철거 투쟁에 비
아니지만 내가 견딜 수가 없으니 거기서 죽든 농성을 하겠다고
해) 빨리 잘된 게 다른 군더더기가 없었거든요. 그동안 영업 못
생각했죠. 그래서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지켜준거죠.
한 피해라던지, 정신적 피해라던지. 이걸 다 내놓으라고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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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고 힘들거든요. 그래서 우리 다 필요없다. 오로지 가게만
었으면 월세가 싸니까 음식값이 더 오르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돌려달라고 했죠. 또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다보니 강제 철
건설사들이 건물을 사면 엄청 비싸게 세를 놓고, 비싼 월세 때문
거도 할수 없으니까 결국엔 합의를 하자고 하더라구요. 합의 과
에 음식값도 오르게 되죠. 건설사가 개발하면서 버는 돈은 소비
정은 반상회를 해서 다 공개를 했어요.몇월 며칠에 두리반 반상
자가 물어야 하는 거잖아요. 결국, 우리들이 지불을 하는건데 일
회를 한다고 공지를 하면 오고 싶은 사람이 오는 거에요. 처음 오
반 사람들은 의식을 못하더라구요. 가게 뿐만 아니라, 주거도 마
는 사람도 있고, 늘 다른 사람이 오는거죠. 그럼, 어떤 이야기들
찬가지에요. 낡은 집들이 없어지면 젊은 사람들이나 힘든 사람
이 오고 갔는지 다 공개를 하고 안건도 받고 의논도 하고 그랬어
들은 무슨 재주로 집을 얻겠어요. 싸게 얻으면 언제 쫓겨날지 모
요. 누구나 다 알게 숨기는 게 없었어요.
르고. 결국엔 다 우리들의 일인거죠.
반상회를 하고 과정을 모두 공유한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철거 이후에 많은 일들을 겪으셨어요. 삶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
두리반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정말 들쭉날쭉 하고 많았지만 모
셨을 거 같아요.
두 ‘내 일’이라고 생각 했어요. 그럴만한 권한을 공유했죠. 농성
변화가 많이 오죠. 가게를 찾는 게 완전한 승리라고 생각했어
하는 동안 밥을 차려서 대접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뭐든 같이
요. 철거를 겪고 나면 트라우마 때문에 새로 가게를 못하는 경
하는 거에요. 저는 그게 상식이라고 생각해요. 다 해서 대접하면
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상징적으로나마 보여주고 싶어서
손님이지 주체가 될수 없잖아요. 나중엔 스스로도 당당해질 수
운영을 하고 살아가기로 했죠.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하고 있지
있는거죠. 같이 했던 친구들을 많이 울리기도 하고, 싫은 소리도
만 굉장히 힘들죠.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들을 보면 ‘그들이 나
했어요. 나중엔 제 뒷담화 하는 모임을 만들어서 친해지더라구
고, 내가 그들이다’ 라는 생각이 확 박히게 되죠. 평범하고 행복
요(웃음) 지금은 그 친구들이 제가 제일 좋대요. 지금도 자주 오
하고 살았는데 그렇게 당하고 나니까 세상이 너무나 거대하고
구요. 같이 지낸 시간들이 쌓이는 거죠.
잘못 된 게 보이는 거에요. 하다못해 강이든 산이든 파헤쳐지는 게 아픔으로 오는 거죠. 세상을 느닷없이 바꿀 순 없으니까 마음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나오셨어요. 그래도 제일 힘들었던 게 있
을 느긋하게 먹어야 하는데 그게 안돼죠. 그러니까 우리가 농성
으셨다면?
해서 많은 사람들 덕분에 잘된 것처럼. 이렇게 모두 모여서 좋게
늘 불안과 긴장이 힘들었어요. 농성 끝나고 제일 좋은 건 긴장감
바뀌어지면 좋겠어요.
이 없는거에요. 밖에서 이상한 차가 보이거나, 용역이 올까 봐 계속 불안 한거에요. 차라리 가게로 들어오면 괜찮은데, 들어오 기 전에 공포가 굉장히 컸어요. 그래서 분노를 늘 갖고 있어야 해
앞으로도 두리반 식당은 열려 있다.
요. 싸움이 길어지다보면 헤이해지고, 약화되면 분노를 놓치게
문을 닫는 일요일엔 인디밴드에게 녹음실로 빌려주고,
되는 거에요. 그럼 그 자리에 두려움, 공포가 들어차는 거에요.
강정마을이나 쌍용자동차 투쟁을 위한
그러니까 매 순간 분노를 갖고 있어야 해요. 분노를 늘 갖고 있
바자회 장소로 빌려주기도 한다.
다는 게 참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마음에 평화를 빕니다.
그렇게 힘들게 다시 찾은 가게! 매상은 어떠세요? ^^ 예전 가게보단 장사가 잘돼요. 그렇지만 월세도 비싸고, 공과금
그리고 당신이 나고, 내가 당신이라는 것도 잊지 마세요. 또 다른 두리반에서도 다시 만나요”
도 많이 내다보니 비슷한 거 같아요. 안타까운 건 예전 자리에 있 33 33
문화산책
다른 감각과 소통의 세계, 지구의 현실과 만나기를 진경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다큐멘터리 <달팽이의 별>은 시청각 중복장애를 가진 영찬
그런데 나에게 개인적으로 제일 애틋했던 장면은 두 사람이
씨와 척추장애를 가진 순호씨의 ‘현재’와 소소한 ‘일상’을 그린
함께 등장할 때가 아니라 영찬씨가 같은 시청각 장애를 가진 친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는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살아가
구의 병문안을 간 상황이다. 영찬씨는 친구에게 어떻게 다치게
는 사랑이야기로 홍보가 되었다. 감독은 기존 미디어가 장애인
된 것인지를 묻고, 친구는 집 앞에 얼음이 얼었는데 보이지 않
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신파적이고 인간극복을 강조하는 것이
으니 미끄러졌다고 이야기하는데 조용한 화면 속에서 손으로
싫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다큐멘터리는 시청각 중복장애라는
점자를 두드리며 대화할 때, 친구가 느끼는 통증과 영찬씨의 안
무거움을 덜어내고 따뜻함과 유머로 화면을 채우고 있다. 감독
타까움이 뒤섞여서 와 닿는다.
의 표현대로 ‘동화’같은 느낌의 다큐멘터리다. 그러나 다큐멘
처음에 이 다큐멘터리의 설정과 줄거리를 접했을 때, 부부가
터리를 보고 나서, 신파도 아니고 동화도 아닌, 그런 다큐멘터
지체장애와 감각장애라는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리일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상황이 더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천장에 손이 닿지 않는 순호씨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영찬씨가 서로 천천히 소통
만 기본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감각과 소
해가며 형광등을 갈아 끼우는 장면이 그러하다. 하지만 기대와
통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접근하고 있다. 손으로 대화
달리 <달팽이와 별>은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
를 나누고, 시각과 청각이 아닌 몸의 다른 감각을 통해 사람과
보다 특별하고 비범한 남편과 그런 남편을 보조하는 부인의 모
세상을 만나는 모습을 담아내는 것에 집중했다. 다큐멘터리를
습이 더 부각된다. 중간 중간 나오는 잠언 같은 영찬씨의 시가
본 사람들 소감을 보면, 대부분이 순호•영찬 두 사람의 관계에
다큐멘터리를 이끌어간다. 오랜 절망의 시간을 견디고 힘들게
감탄하고 두 사람이 함께하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자신의 언어를 찾은 영찬씨
34 34
<달팽이의 별> 중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순호•영찬 부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
부딪치고, 때로는 힘들고 버거울 수밖에 없다.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관계일 때 생길 수 있는 스트레스와 난감함은 잘 드러나지 않고 아름다운 상황들만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다큐멘터리 초반에 학교에서 시험 보는 장면에서 학습 지원 하는 학생이 등장하긴 하지만 순호씨 외에 영찬씨를 보조하는 사람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문득, 두 달 전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이 생각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 물 론 프랑스의 활동보조 관련 제도는 설명하지 않지만, 보조를 하는 사람과 보조를 받는 사람이 맺는 관계의 긴장감과 갈등 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은 돈 많은 남자인데 사고로 인 해 장애를 갖게 되면서 자신을 보조해줄 사람을 직접 고용하고 그 대가로 많은 급여를 지급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만났다 하 더라도 온전히 고용-피고용의 관계로만 엮이지 않고, 사람에 따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생겼을 때 다른 성격으로 관 계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다큐멘터리는 보여준다. 보조 를 하는 것과 받는 것을 금전적 대가와 노동으로만 이야기할 수 없듯이, 반대로 ‘사랑’으로만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 는 자유로운 철학자 혹은 구도자 같은 사람이다. 반면, 순호씨
는 거 아닐까?
는 어떤 사람인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상당히 외로운 삶을 살 아왔고 가끔씩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다는 걸 추측할 수
장애인이 뭔가 부족하거나 불행한 사람들이 아니라 세상을
있다. 그래도 힘든 것을 잘 내색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남편을
‘다르게’ 사는 사람들일수도 있다는 <달팽이의 별>의 관점은
배려하고 아끼는 순호씨는 너무 ‘착한 아내’로만 보인다.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속에 나온 영찬씨의 시
외로운 인생 안에서 자신과 맞는 파트너를 만나길 기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본인의 장애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속도나 방식을 존 중할 줄 아는 친밀한 파트너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자
를 빌리자면 ‘우주만을 읽는 게 아니라, 지구의 현실도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다큐멘터리는 그것까지 나아가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한편으로 ‘지구의 현 실’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원’인지를 다큐멘터리를 보며 다시금 느꼈다. 장애인이 일상생 활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할 때, 사회적인 지원체
진경 ●
계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 가족이나 파트너가 지원체계의 빈자
맥주와 빵을 좋아하고
리를 커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서로
의뭉스러운 얼굴 뒤에 장난기를 숨기고 있다. 35
모람풍경
우선, 체크리스트 유행하는 춤, ○○안무 따라하기 동영상을 클릭! 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곧 현란한 안무에 기죽어 ‘닫기’를 클릭! 그리고 밀려오는 아쉬움 마음을 느꼈다면.
신나는 일 없나?
음악을 들으면 사무실에서나, 집에서나. 혹은 버스,
[슈퍼스타M : 댄스 소모임] 첫 모임 : 6월 12일(화) 담당 활동가 : 민트
지하철을 기다릴 때도, 어깨를 들썩들썩, 발을 까딱까딱 자신의 모습에 놀란 적이 있다면. 어떤 춤을 보면서 한 번이라도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비슷하게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면.
매일 반복되는 돌고 도는 일상에서 지루함을 느낄 때 그냥 막연하게
바로 이런 사람들끼리 모여서 즐겁게 춤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슈퍼스
“뭐 신나는 일 없나?”
타M]! 어려운 동작은 쉽게 바꾸고, 서로 안무를 알려주다 보면 우리들만의 멋진 완성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하고 싶은 게 뭔지, 뭘 하면 재미있는지
한 곡의 안무를 완벽하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 유행하는(혹은 유행했던) 노래들
모르겠지만 그냥 막연하게 말이다.
의 후렴구를 리믹스 하여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봅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춤을
이럴 때,
추며 몸짓으로 풀어보자’는 소박한 꿈을 함께 할 멤버들을 모집합니다! 우리모임의 첫
민우회 소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데뷔(?)는 회원 송년회를 목표로 잡고 시작해 보아요.
그것도 매력 가득한 민우회 회원들과 함께 라니 더욱 흥미롭지 않은가?!
집수리단은 함께 집수리를 해보는 모임입니다.
6월부터 첫 모임을 시작하니 아직 늦지 않았음!
먼저 체크리스트
집에 탈이 날 때마다 낙심하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다
정리
사물의 원리를 탐구하는 활동이 즐겁다 모후아
창의적인 살림살이에 관심이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 . 회원팀) * 지면 관계상 답변 내용을 요약 정리하였습니다.
[집 수리단 : 핸드메이드라이프] 첫 모임 : 6월 14일(목) 담당 활동가 : 먼지
육체노동은 명상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자급자족 비슷한 거 해보고 싶다 혼자 하기 어려운 건 같이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땀 흘린 뒤의 술 한잔이야 말로 여자의 낭만이다
하나라도 체크하셨다면 당신은 이미 ‘집수리단 : 핸드메이드라이프’의 요원! ‘집수리단 : 핸드메이드라이프’는 ① 각종 잔고장난 생활 시설을 최소 비용으로 ② 주변의 사 물을 이용해서 ③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④ 직접 수리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소모임입니다. 수리요청 신청을 받아 2주에 한번 출장 수리를 나가는 것이 집수리단의 주요 활동. 수리완료 후 ‘집수리단:핸드메이드라이프’ 인증 스티커 부착&인증 *집수리 같은 거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는 사람도 대환영. 이런 사람들 모여서 같이 으쌰으쌰하는 기운에 점점 능력자가 되어가는 것이 ‘집수리단:핸드메이드라이프’의 즐거움이랍니다. 36
삼각김밥. 라면. 컵라면. 3분카레. 햇반. 저의 주 식들이었습니다. 간편하고 싸다는 이유로 많이 먹었지요. 그런데 질리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 인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음식일까? 건강하게 잘 살 [잘 먹어야 잘 산다 :
려면(전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고 사
반찬 만들기 소모임]
는 동안 큰 병이나 걸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
첫 모임 : 6월 13일(수) 담당 활동가 : 나은
해요) ‘먹는 것’을 잘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주변에서 많이 듣습니다. 그래요. 열심히 운동도
하고 좋은 생각도 많이 하는데 먹는 게 부실하면 건강 챙길 수 있을까요? 건강한 식 생활을 위해! 나를 좀더 아껴주고 나도 뭔가 할 줄 안다는 자부심을 키우기 위해! 혼 자 살면 밥 해먹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반찬소모임’ 하려합니다. 2주에 한 번씩 모여서 함께 장 보고, 함께 반찬을 만들어서 나눠요. 민우회 사무실에 모여서 만들거예요. 사무실 주방이 아파트만큼은 아니지만, 원룸 주방 정도는 된답니다. 첫 모임 때는 제 마음대로 메뉴 정해서 콩나물 무침 등을 만들 거예요. *레시피? 걱정마세요. 하다보면 꾸준히 내공도 늘 거예요! 그럼 반찬소모임에서 만나요~
“나도 여성학 좀 공부해볼까?” 마음먹고 기웃기웃 하다보면 사람들은 여성학자 들의 이름을 말해줍니다. 듣고 있으면 낯설기만 하 고, 모르면 안 될 것 같지만 국적도 알기 힘든 여성 학자들. 그녀들은 어디서 온 누구일까? [여성학자 백과사전 : 여백] 첫 모임 : 6월 14일(목) 담당 활동가 : 반아
그녀들은 무슨 책을 써서 이토록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여성학자들이 되었을까? 함께 모여 탐구해보는 여성학자 백과사전 세미나 입니다. 텅 비어있던 ‘여백’을 알차게 채워보아요~
함께 모여서 궁금한 여성학자들을 모아봅니다. 그녀들의 전기, 에세이, 대표작을 읽고 탐구해봅니다. (개인사도 조금 조사해보고) 여성들의에 가슴을 뻥 뚫어준 ‘100인의 여성학자’ 만들기를 해봅니다. (100인을 언제 다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요.^^;) 37
마포나루에서
나의 ‘방’을 생각하다 현진(눈사람)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나의 여덟 번째 방. 드디어 그 현관 앞에 섰다. 완강하게 입을 다물고 있는 그 철문 한복판에 도어뷰의 렌즈가 보였다. 안에서는 밖을 내다볼 수 있어도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고안된 것이지만, 그 렌즈에 눈을 가져다 대면 무엇인가 보일 것 같았다. 여덟 번째 방 속에 나의 일곱 번째 방이 있고, 그 속에 다시 여섯 번째 방이, 다시 그 속에 다섯 번째 방이, 그렇게 첩첩이 들어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방들을 역순으로 되짚어 올라가다보면 마침내 스무 살 시절의 나 자신과 조우할 수도 있으리라. 그때가 그리운 것인지 어떤 것인지 지금의 내 심정을 잘은 모르겠으나, 그때의 나를 만나면 할 말이 무척 많을 것 같기는 하다. 일단은 안부부터 물어야겠지만.
김미월의 ‘여덟 번째 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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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스무 살의 나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예전 일기장을 들춰보았다.
잘 지냈니? 잘 지내? 04.6.12 내가 살았던 방을 역순으로 되짚어 가다보면, 나의 스무 살을 만날 수 있다. 20대의 기억 안에 방이 있는 게 아니라, 방 안에 20 대의 기억이 있다. 집을 나오는 것만이 사실상 유일한 꿈이었던 10대 시절. 앞자리가 바뀌면 반드시 집을 나가리라. 여기를 벗 어나리라. 스무 살이 되면, 스무 살에는, 스무 살, 스무 살, 스무 살. 늘 말끝마다 그 놈의 스무 살을 달고 살았다. 그러자 최면효 과처럼 스무 살이 되면 세상이 개벽이라도 할 것처럼 느껴졌다. 개벽은 개뿔. 집에서 나와 산지 횟수로 10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강산보다도 빨리 변하는 게 바로 ‘거처’였다. 스무 살부터 스 물아홉 현재까지 (집이 아니라) ‘방’이 다섯 번 바뀌었다. 2년마다 한번 씩 이사를 다닌 셈이다. 처음 방은 반 지하, 다 음 방도 반 지하. 그 다음 방은 화장실 없는 다세대 2층, 다음은 옥탑. 현재는 서울의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서, 경기도의 조그만 아파트.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위치도 수시로 바뀌었다. 대학생, 휴학생, 알바생, 영화스텝, 작가 시다바리, 그리고 활동가까지. 이렇게 열거하고 보니 나 참 정신없이 살았구나, 싶다. 반지하와 옥탑처럼 나의 20대는 오르락 내리락 했다. 반지하 방의 여름은 비가 새고 곰팡이가 폈고, 옥탑방의 겨울은 유달리 추웠다. 나는 영영 봄이 오지 않을 것처럼 주어 없는 욕을 했다.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웠고, 기침을 달고 살다가, 결국 페렴과 결핵이 겹쳐서 입원까지 했다. 시급은 제자린데 월세는 계속 오 르고, 아르바이트 인생에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한 달이 얼마나 짧은지 월세를 내면서 알게 되었다. 월세를
한 마리의 새가 되고 싶다. 그럼 굳이 뿌리내리려 애쓰지 않아도 좋을 테니.
05.6.4 눈을 감았다 뜨면 서른, 혹은 스물. 퇴화하거나 추락하거나.
06.9.28 이념도 신념도 가치관도 모두 사라진 문명의 폐허 속에서 나는 살아가고 있다.
07.3.22 희망을 버려 그리고 밥을 먹어.
08.2.2 청춘이 뽁뽁이처럼 터진다. 개도 안 받을 청춘.
하하 개도 안 받을 청춘이라니. 개도 안 받을 청춘에게 한번 더 물어보자. “잘지냈니? 잘지내?” 답은 영화 레옹에 나오는 대화로 대신하겠다. “사는 게 항상 이렇게 힘든가요? 아니면 어릴 때만 그래?”
내고 시급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에 대한 관념이 완전히 달 라졌다. 스무 살을 전후로 바뀐 건 세상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
눈사람 ● 뜨거운 눈사람. 깊고도 얕은 인간 오랫동안 순간주의자. 솔직한 동시에 거짓말쟁이 여전히 사랑만이 삶의 이유. 유치하고 조숙한 천상 지구인 39 39
나의 삶 나의 이야기
페미니스트 수달, 담양댁의 느린 하루 페달(박진형)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눈을 뜨다 아침잠이 많은 애인은 창호지에 햇살이 가득한데도 잠에 빠 져있다. 문밖에서 시끌시끌 민박 손님들이 화장실 가는 발소리 에 나도 정신이 번쩍 든다. 귀촌한지 석 달 남짓, 나는 지금 빈도림 생활공방에 있다. 새들도 느릿느릿 날아다니는 이곳은 창평 슬로시티다. 시간 이 멈춘 듯 한 돌담길과 곳곳에 배여있는 마을 주민들의 흔적을 보러 도시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아침 일과는 어젯밤 이 집에서 묵은 사람들을 위해 따스한 아 침 밥상을 차려주는 것이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시골마을에는 생협이 없다. 대신 싱그러운 텃밭과 아침마다 알을 낳는 닭들 의 울음소리가 힘차다. 아직 자급 할 것이 없는 나로서는 택배 로 물품을 받아먹을 수 밖에 없다. 곧 자급자족을 이룰 나를 상 상하며 전날 불려놓은 현미쌀에 물을 붓고 죽을 끓인다. 인심 좋은 옆집 어머님이 한 솥 가져다주신 갓김치와 배추김치로 상 을 차린다. 애인은 어느 틈에 일어나 마당도 쓸고 반찬도 부지 런히 나르며 남은 잔설거지를 한다. 얼마 전부터 싹이 트기 시 작하더니 무서운 속도로 커가는 상추를 따다 샐러드도 만든다. 이 집에 머무는 손님들은 모두 한 공간에서 아침을 먹는다. 서 먹한 밤이 지나고 아침오면 모두가 이웃이 된다. 고개를 돌리면 90년을 피고 진 연산홍이 화려하게 아침빛을 뽐낸다. 40
봄, 햇살에 마음이 익어간다 아침을 조금 분주히 보내고 나면 느린 삶으로의 초대가 시작 된다. 전날 장에 나가 사다놓은 모종들을 둘러보고, 한뼘 텃밭 에 골고루 나눠 심는다. 서울서 내려올 때 가방에 넣어온 마늘 에 싹이 터 옮겨심었더니 제법 길게 자라고 있다. 낯설은 시골 땅인데도 용케 자라는 걸 보며 나도 기운을 얻는다. 툇마루에 앉아 애인과 숨을 고른다. 호미질로 뻐근한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구름 지나는 소리도 듣는다. 생활공방이 있는 방안으로 들 어가면 자연이 선물해준 물건들이 주욱 전시되어있다.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이 곳에 가득 찬 밀랍으로 만든 꿀초, 야 생차, 손으로 만든 면생리대, 컵 주머니, 천연화장품들은 언제
마을 분위기 속에서 40년 동안 바느질을 해 오신 수의 바느질
봐도 기분 좋다. 이 공간에서는 모두가 시간의 주인이 된다. 그
할머니도, 야생화 사진을 찍다가 효소를 담게 되신 야생화 어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누구 하나 재촉하는 이 없고, 조금
니도, 남성들만 가능 하다고 여기는 화덕교육을 받아 장인이 된
서툴지만 제 손으로 함을 미덕으로 여긴다. 애인은 한지를 펼치
어머니도 모두가 주민 교사다. 여성들의 지혜와 삶이 여지없이
고 먹으로 명함을 써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공장에서 찍어낸 반
발휘되는 공간이다. 저녁엔 일주일 세 번 애인과 요가를 배우러
듯함은 없지만 그 안에는 정성이 담긴다.
다닌다. 그 외의 저녁 시간에는 텔레비전도 없는 방안에서 그림
서울에선 발견 할 수 없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뒤늦게 알 게 돼 밤낮으로 그림공부다. ‘강정은 꽃이다, 강정에 평화를 바
도 그리고 책도 읽는다. 출퇴근 거리가 한 시간씩 걸리던 때는 맛볼 수 없는 낭만이다.
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그림을 그려 공방 부엌에 걸어놓았더
불을 끄고 별을 켜면 세상이 고요하다.
니 오고가는 사람들마다 강정의 평화를 이야기 한다. 이만큼
이따금 개구리가 목청을 돋우고, 텃밭에 심겨진 토마토며 상
편한 운동도 없지 싶다. 꿀초를 만들고 싶어 하는 가족이 찾아와 선생님들을 도와 체
추, 고추들이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시골 방안은 창호지 문 사 이로 서늘한 솔솔 바람이 들어와 콧등이 간간히 시렵다.
험준비를 한다. 밀랍을 녹이고 심지를 담금질해 한 자루의 초를
느리지만 제 속도에 맞게 살아가는 이 공간은 꿈이라기 보단
완성한다. 꿀초는 밀랍외에도 시간과 정성이 재료로 들어간다.
현실에 가깝다. 다만 그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
채 굳지도 않은 심지를 재촉해 담그다 보면 결국 밀랍이 녹아버
람들에게만 열려있을 것이다.
려 심지만 남는다. 밀랍통에 심지를 담갔다 뺀 후 소나무 주위 를 돌기도 하고, 하늘 한 번, 나무 위 새 한 번 쳐다보며 천천히
내일은 텃밭에 퇴비를 좀 주고, 창호지를 좀 더 사다 발라야 지 계획을 세우며 까무룩 잠이 든다.
다시 담그는 작업을 해서 밀랍을 겹겹이 입혀 초를 만든다. 개 구쟁이 꼬마 아이들도 꿀초 앞에선 모두 얌전한 동자승이 된다. 오후의 햇살이 그윽해지면 공방문을 닫고 마을 산책길에 오
페달 ● 꿈 맛같은 담양살이에 푹 절여져
른다. 마을 곳곳에는 <수의 바느질 교실> <야생화 교실> <약초
하루하루 느릿느릿 보내지만,
밥상 교실>등의 간판이 붙어있다. 삶의 모든 경험을 존중하는
곧 다가올 혼례에 사실 조금 긴장한 페달 41
생협이야기
행복 중심 생협, 새로운 발돋움에 박수를 김인숙(멍군)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89년 출산 직후 육아의 문제로 심신이 피로함과 동시에 몹 시 인생이 무료하던 시기, 생협이라는 단어와 새로운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을 접하게 되었다. 이 세상을 전달해 준 이는 평범한 주부로, 잡지에 소개되는 생협 설명을 보고 내 게 공동체를 꾸리자 제안해 온 것이었고 이에 응했던 것이었다. 지나고 생각하니, 참 특별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5 명 이상의 공동체 구성이 필수며, 일주일에 한 번 나눔모임 참석 과 토론, 복잡한 생활재 대금 계산 과정의 분담 등. 참 강도 높은 참여활동이었지만 모두들 정말로 열성이었고, 재미있어 했다. 거기다 품질 수준이 표준화되어있지 않은 관계로 불합리해 보 이는 생활재를 기꺼이 소비해주는 자세는 기본인 점까지, 지나 고 생각하니 참으로 훌륭했고 새삼 그 참여의 동인은, 그 열정의 숨은 욕구는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생협설립 초기와 비교해서 조합원 규모나 총사업고 등 통계 적 수치만 보아도 괄목할만한 성장이 있었다. 이런 성장으로 인 해 다양한 사업들의 구상이 가능해졌으니 참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협의 성장은 단순 사업고의 수치를 넘어 농촌환경 의 변화와 유통시장에서의 대안, 부엌에서의 다른 선택과 일상 에서의 다른 가치. 그리고 철학을 만드는 과정을 수반하는 것이 기도 하니, 성장수치는 곧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일구어 왔다는 증거이기도 하여 기쁘고, 칭찬 ‘듬뿍‘을 요청해도 되는 일임은 강조할 필요가 없으리라. 그러나 생협 23년 세월의 종합성적표가 훌륭함에도 불구하 고, 농촌은 더욱 피폐해졌으며, 환경오염은 더욱 광대해지고 있 고, 생협 경영환경은 여성리더십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 기 힘든 도전들일 때, 자신에 차있던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더욱 성장이라는 단어에 집착하게 되기도 하는데, 규모가 전제되지 않으면 대처할 수 없는 급박한 경영환경의 변화 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찌되었건 조직의 규모와 구조의 복잡 함은 새로운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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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생협활동은 한국여성민우회라는 여성운동단체의
역사 속에서 축적되었다는 믿음으로 기쁘게 분리를 공유 할 수
생협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었다. 그 틀을 가지면서 여성들이 꾸
있었다. 물론 그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며 몇 단계의 경로를 거
리는 생협만의 독특함과 리더십과 가치가 만들어지고 유포되
치게 될 것이다. 민우회생협연합회와 행복중심생협, 남서생협
며 생협의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여성들의 세계관을 넓히는
이 각각 한국여성민우회와 지부 조직에서 분리했으니, 그 외 각
역할을 해올 수 있었다. 한편으론 대중여성운동체로서 정체성
지부 부설로서 존재하는 단위 생협들의 분리도 주체들의 합의
을 명확히 한 여성민우회는 생협이란 공간을 우리의 중요한 운
와 준비여부에 따라 다소 시차는 있을 예정이나, 그 경로의 변
동 현장으로 여기고 있었고, 그곳을 통해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경을 의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새로운 조직 명칭이 만들어
환경문제, 먹거리 문제 그리고 대안적 경제체계에 대한 고민을
질 것이고 새로운 가치, 철학을 담은 비전과 이를 이룰 사업들
지속해갈 수 있었으니, 무엇이 우리 운동에 우선이요, 누가 더
이 구상되고 발표되는 일만 남지 않았을까?
주체였는가를 따질 필요가 없다.
며칠 전 한 일간지 기사에서 영국의 생협‘허브’에 대한 이야
그러나 생협 23년, 민우회 25년 역사를 통해 조직의 규모나
기를 보았다. 그 기사에 의하면 도산하는 마을 기업들을 하나,
조직의 형태가 엄청 복잡해져 버리고 말았다. 성폭력상담소, 미
하나 인수하여, 동네 술집(PUB)같은 가게에서 부터 탈바꿈하
디어운동본부, 생협으로 부설과 지부들까지, 운영의 주체들이
여 노인돌봄기관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그 후, 마을 주민을 위
다양해졌고 그 다중심체로서의 복잡함이 생기게 되었다. 각 중
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서비스도 중단됨 없이 제공될 수 있
심들의 주체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이를 조화롭게 소통하고 합
게 되고 무엇보다 새로운 마을공동체적 삶이 만들어지고 있는
의를 만들어내는 일에의 에너지 투여도 만만치 않은 작업임을
데, 그 중심에 생협 ‘허브’의 역할이 있다고 한다. 생협을 시작
확인하게 된다. 하나의 조직 안에서 조직운영과 정체성 통합에
한 89년에 가졌던 나의 바람은 농촌에서 마을 노인들을 돌보
운동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보다는 생협을 인큐베이팅 해냄으
며 우리 옛 마을의 상부상조 삶을 복원해보고 싶은 바램으로
로써 각자의 조직이 자생력을 높이고 특색을 강화함으로써 전
변화했다.
체운동의 역량과 대중적 영향력을 높여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하지만 ‘허브’와 같은 상상이 쉽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때가 온 것이다. 민우회생협 또한 ‘여성단체’ 생협이라는 무거
드는 것은 생협활동의 경험이, 공동으로 뭔가를 만들어 본 경험
운 틀보다 생협운동의 흐름과 방향에 맞게 가볍게 변신하고 전
이 나를 이렇게 희망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안다.
환할 수 있는 조직적 틀거리를 요구하게 되었다.
현실 가능성이 어떻든, 나에게 희망이 만들어지듯 우리 모
그 결과 이번 총회에서 한국여성민우회는 ‘행복중심한국여
두에게 희망을 한 가득 안겨주는 일이야말로 한국사회에서 지
성민우회생활협동조합’의 분리를 회원들께 공유하였다. 이사
금,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민우회’로부터
회, 중앙위원회를 거쳐 여성민우회생협의 독자적 운영이 한국
분리˙독립하여 또다른 생협으로의 새로운 모색과 변화가 더 욱 기대되는지도 모르겠다.
사회에서 여성생협으로서 새로운 주체들을 모으고 새로운 운 영 원리로 발전 전망을 만들고, 성취하며 그래서 한국사회 생
멍군 ●
협의 롤모델이 되는 일이 한국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
몸도 오락가락.
이겠다는 결정과, 훌륭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지난
정신도 오락가락. 43
9개의 시선
새로운 공간 새로운 꿈 김인자
군포여성민우회 대표
이전 사무실을 5년 전에 계약할때만 해도 임대료가 굉장히
이사를 하고 나니, 우리가 가진 적은 돈으로 사무실을 꾸며야
쌌다. 우리가 들어오고 나서 사무실답게 변모되면서 가치가 올
하는데 견적이 만만치 않았다. 북카페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라가게 되었다. 매년 임대료를 20-30 퍼센트나 올려달라고 하
라 더욱 난감하였다. 사무실을 알아봤던 때처럼, 이번에도 좋은
는데 당할 재간이 없었다. 올해 4월이 되면 또다시 올려달라고
이웃들의 많은 도움을 받아 시작할 수 있었다. 정말 군포 활동가
할 텐데 걱정이 앞섰다.
들은 복덩이들만 모였음을 다시 실감했다. 활동가들의 인품을
그래서 작년 운영위원들과 활동가들이 워크샵을 하여 얻은 결론은, 사무실을 옮기고 아름답게 꾸며 누구나 와서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보면서 이웃들이 어찌나 도우려고 하던지. 처음 북카페를 생각했을 때는 자유로운 소통의 장을, 문화 의 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잘 모이지 않는 회원들과 동네 사람
새로운 곳을 찾기 시작하였으나, 적은 예산으로 우리가 원하
들이 와서 모임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서로 삶의 정보도 나눌
는 공간을 얻는다는 것이 무척어려웠다. 공간이 크면 위치가 나
있는 장소. 토론의 장소면서 나눔의 장소이기도 하고, 작은 규
쁘고, 위치가 좋으면 공간이 좁고. 시간은 흘러 3월이 다가오는
모의 공연장으로 특기를 발표할 수 있는 문화의 장소도 되기
데. 그러던 중 부동산 중개업체 지인의 도움으로 좋은 조건의
도 하고 말이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재미있고
건물을 소개 받았다. 공교롭게도 원래 군포민우회가 있던 빌딩
즐거운 장소로 누구나 자주 찾아오고 싶은 친근한 곳이 되기를
의 8층이었다. 사실 우리는 이 빌딩의 외부 환경이나 빌딩 내
바랬다. 이와 더불어 맛있으면서도 저렴한 원두커피를 우아하
의 업종들이 못마땅하여 이사를 가려고 했는데 8층이 괜찮은
게(?)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장소를 만들자는 취지도 함께였다.
조건에 나온 것이다.
인테리어의 방점은 사무실 공간보다는 소통을 위한 카페의
공간 면적이 아주 흡족하지는 않으나 그런대로 괜찮은데다,
공간이 중심이 되면서도 두 공간이 잘 어우러져 사무국과 까페
옥상을 쓸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운영위원들이나 활동가들도
운영이 조화로운 실내구조를 꾸미고자 하였다. 작은 소모임 방
모두 좋다고 하여 이전 하기로 결정 하였다. 또 3층에서 8층으
을 3칸으로 나눠 그 중 한 칸을 사무실로 쓰게 되어 공간 문제를
로 옮겨 가므로 이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일용노동자 두
해결했다. 커다란 책장으로 꾸며진 벽에는 쉽게 읽으면서 교양
분의 도움으로 이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물론, 활동가들의 노
을 얻을 수 있는 책들과 판매할 수 있는 회원들의 작품들을 전시
고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하고, 다른 한 면은 갤러리로 그림을 걸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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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품이 팔릴 때는 일정 수익을 민우회에 후원하기로 하였다) 공사가 시작되고 나니 생각지도 않은 돈이 계속 들어간다. 북 카페를 만드는 데는 공간뿐만 아니라 실내장식과 카페 기구까 지도 구비해야 해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였다. 할 수 없이 운영 위원들 중심으로 회원 누구나 자발적으로 출자하도록 권유하여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로 하였다. (출자금은 2년 안에 원금만 갚 는다는 조건으로.) 다행히 많은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공사를 잘 끝낼 수 있었다. 북카페를 만들고 나니 당장 바리스타 없이 운영하는 것이 문제였다. 당분간은 임금을 주는 바리스타 를 둘 수 있을 만큼 수입이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활동가들과 원하는 회원들이 매일 자유롭게 봉사 시간을 정하여 카페를 운영하기로 하였다. 모두들 시간나는대로 바리스타 공부를 해서 이제는 우리가 정한 메뉴들은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또, 까페 영업 시간이 문제 되기도 했다. 평일에는 오후 8시까지로 하고, 주말은 토요일만 열기로 정하고 한 번 시도하였으나 우리 힘만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지금은 카페가 정상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될 때 까지는 주말 영업은 포기하기로 하였다. 여유를 갖고 즐겁게 해 나가는게 더 중요한 일이니까. 소모임 방까지 갖춘 넉넉한 카페 공간이 만들어지다 보니 수 익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기만 하면 회
아직은 시작 단계라 어려움이 많아 모두가 힘들지만 빠른 시
원 확보도 쉽고, 재정에도 큰 도움 될테니 말이다. 그런데 위치
일 안에 카페 운영이 잘 되어 군포 지부가 자급자족 할 수 있게
가 8층이라는 점이 우려 되었다. 그래서 주변에 입소문을 내서
되기를 희망한다. 많은 회원과 지역민들이 북카페에 모여 서로
모임이 가능한 공간이 있는 카페고, 거기다 커피 가격이 저렴
토론하고 배우면서 여성이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들 날이 오
하고 맛도 좋으며, 정겨운 활동가들이 서비스를 한다고 장점
리라 믿는다.
을 홍보하기로 하였다. 뽕도 따고 임도 보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일석이조! 사실 카페 운영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 없이 ‘무식하고 용감 하게 저돌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많은 문제에 부 딪쳤던 것이다. 한편으론, 오히려 철저히 준비 했더라면 지레 겁먹고 엄두도 내지 못했을지 모른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 고 하지 않던가. 그냥 저질러서 잘 하고 있는지도. ^^
김인자 ● 찻값이 너무 저렴해 후원금을 덤으로 얹어주는 분들도 종종 있다. 이런 마음이 정말 고마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드는 요즘이다. 회원 여러분~ 함께 파이팅해서 멋진 까페 만들어보자구요~^^ 45
· 참가대상: 아이들의 성교육에 관심있는
지부소식 www.womenlink.or.kr
· 참가비: 1회/1만 원
재능나눔 - 민우데이
· 신청: 고양파주지부 사무국
회원들의 재능 나눔 활동 활성화와 회원 간
· 일시: 5월 25일(금)~6월 29일(금)
유대강화
매주(금) 오전 10:00~12:00 · 장소: 민우회 교육장
고양파주여성민우회
군포여성민우회
모든 어른
· 일시: 5월 17일(목) 오후 2:00 · 장소: 군포민우회 교육실
* 신입회원은 1회 무료수강 가능합니다. 초중고 체험식 성교육
성폭력ㆍ성매매ㆍ몰카 추방ㆍ성평등 문화
좋은 길, 작은 길 고양을 걷다 민우올레
체험식 성폭력 예방 및 성교육
만들기 거리 캠페인
고양 들메길을 최경순선생님께서 함께 걸으며
· 일시: 5월~6월
장애인 인권과 인권 개념, 여성주의 성교육, 지적
문화해설을 해 주십니다.
· 장소: 각 학교
장애인에 대한 이해 및 성교육의 필요성, 지적장
· 일시: 6월 19일(화) 오전 10:00~오후 1:00
· 문의: 군포성폭력상담소 031.396.0236
애인 성폭력 예방을 위한 사회 및 교사, 장애 부
· 장소: 식사오거리 일산종합철강앞
모의 역할 등
· 참가비: 5천 원
한부모 비전 메이킹
· 참가비: 10만 원
· 준비물: 간식, 음료
소통과 치유프로그램
· 참가대상: 장애인 성폭력 상담 유경험자,
· 코스: 식사동 오거리 - 영글이산 - 공영왕릉
· 일시: 5월~6월 · 장소: 본회 그룹 홈
종사자 및 성폭력상담원 수료자. 장애인 학부모 및 일반인
- 신원동 청대골 · 정원: 선착순 30명
· 장소: 장항동 라페스타 거리
· 문의: 사무국 031.907.1003
· 일시: 5월 19일(토) 오후 2:00~5:00
* 사전에 접수 받습니다.
서울남서여성민우회 민우 정기 봄 나들이 - 변산 반도 나들이 · 일시: 5월 19일(토)
광주여성민우회
식당노동자 호칭(차림사)확산 거리 캠페인
· 장소: 양천 문화원 지하 주차장 입구
호칭 확산을 위한 ‘차차차’ 시민실천, ‘차림사’ 직 업명 등재를 위한 서명운동, 식당여성노동자 인
민우상담네트워크
아동 성폭력 예방 강사 양성 교육
권개선을 위한 고객 실천 캠페인 등.
성폭력 피해자 치료 워크숍
찾아가는 아동 성폭력 예방 교실을 운영하여
· 일시: 5월 19일(토) 오후 2:00~5:00
· 일시: 5월 10일(목)~11일(금)
여성들이 주도하는 안전한 양천구 만들기
· 장소: 장항동 라페스타 거리
· 장소: 장성 토루
· 일시: 5월 2일~6월 1일 (매주 화,목)
여성주의학교 ‘두드림, Do Dream’
잉어와 함께하는 바자회
내 마음을 두드리다/기존의 신화를 두드려 깨
본회 홍보 및 기금 마련
영화 모임
다/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다
· 일시: 5월 9일(수)~13일(일)
정기적인 영화 모임을 통해 삶의 의미와 폭넓은
· 일시: 5월 10일(목)~ 5월 31일(목)
· 장소: 현대백화점 3층
경험을 갖는 모임
· 장소: 사무국
매주(목) 오전 10:00~12:00 · 장소: 주엽어린이도서관 어울림터
· 일시: 5월 15일(화)/6월 12일(화) 오전 11:00 오월 여성제
· 장소: 목동 CGV
여성과 함께 걷기(5·18유적지 답사), 민우열린성교육
여성계 합동 참배, 여성과 이야기 나누다 등
걷기 모임
성별이 다른 아이와 언제까지 함께 목욕을 해도
· 일시: 5월 17일(목)
우리 고장의 역사를 통해 애향심과 건강을
될까? 이성친구를 사귄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
· 장소: 5·18 망월동 묘역, 5·18 유적지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건강모임
나? 아이들의 느닷없는 질문에 난감한 분들을 위 한 ‘민우열린성교육’을 진행합니다.
· 일시: 5월 25일(금)/6월 21일(목) 오전 10:00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재범 방지교육 · 일시: 5월~12월 · 장소: 보호관찰소
46 46
· 장소: 우장산 숲길(5월)/까치산 숲길(6월)
동북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
식생활 강사 양성교육 · 일시: 5월 10일(목)~6월 14일(목) (총 7강) · 장소: 진양호 지구대 옆 ‘비타민 영어학원’
민우여성학교 후속모임
민우회원 건강검진
김영옥 선생님과 함께 한 사랑에 관한
인천 민우회와 협약 채결을 위한 하이큐 검진
담론 수업 이후 모임
네트워크 방문
창립 15주년 수련회
· 일시: 5월 16일(수) 오전10:00
· 일시: 5월 9일(수)
· 일시: 6월 17일(일) 오전 10:00
· 장소: 민우회 교육장
· 장소: 하이큐 검진 병원
· 장소: 함양 마천 창호마을 (지리산 둘레길 내)
민우회 놀러와~
인천 여성 연대회의
성폭력 가해자 교정ㆍ치료프로그램
한 달에 한 번 민우회 회원들과 즐겁게 만나는 날
· 일시: 5월 14일(월) · 장소: 부평 아트센터
성적의사소통, 비폭력감수성 키우기 등 · 일시: 5월 2일~6월 22일 (매주 수/금)
이번 달은 둘레길 산책하며 숲 해설을 듣습니다. · 일시: 5월 25일(금) 오전 10:30 · 장소: 우이동 솔밭공원 둘레길
5월 저녁 식사 모임 민우회 회원 및 지인
오후 1:00~4:00 · 장소: 진주 교도소
· 일시: 5월 18일(금) · 장소: 민우회 교육장
춘천여성민우회
여성 친화도시 모니터단 모집 도봉구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주민 의견을
<민우청정기자단> 합격자 발표 및 연수
모을 모니터단 모집
지역 사회 시민운동 경험 하기, 민우회 알기,
들꽃 나들이
· 일시: 5월 중
기자로서 마음가짐 교육, 인터뷰 활동 등
문화 커뮤니티 ‘금토’와 함께 하는 봄내길 걷기
· 일시: 5월 4일(토)/5월 19일(토)
· 일시: 5월 19일(토) 오전 9:40
· 장소: 민우회 교육장
· 장소: 소양댐 선착장
visioning 워크숍
한부모 역량 강화 교육 실시
수다 카페 가는 날
· 일시: 5월 말
스피치 강의, 자신감 있는 자기 소개 등
우리를 풀어내는 건강한 수다
· 장소: 바람과 물 연구소
· 일시: 5월23일(수)
· 일시: 5월 31일(목) 오후 7:00
· 장소: 민우회 교육장
· 장소: 민우회 사무국 ‘다푸리공간’
여성건강네트워크 visioning 워크숍 도봉구 여성건강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원주여성민우회 학교 폭력 예방강사 교육 실시
봄내 벼룩시장
민우 시네마 데이
학교 폭력 예방교육 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합니다.
아껴쓰고, 나눠쓰는 환경장터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영화도 보고 얼굴도 보는
· 일시: 5월 1일(화)~7월 14일(토) (총 16회)
· 일시: 6월 2일(토) 오후 2:00~5:00
민우시네마~ 이 달의 영화 <열두살 샘>
· 장소: 민우회 교육장
· 장소: 몸짓극장
· 일시: 5월 22일(화) 오후 4:00
· 대상: 민우회원(초대졸 이상) · 정원: 7명 임시총회 및 회원만남의 날
· 문의: 원주미디어센터
진주여성민우회
대표 선출 및 창립 기념일 회원 만남 · 일시: 6월 11일(월) 오후 6:30
회원의 날 우리 만날 때 되었죠? 기다렸던 회원의 날입니다.
행복한 나들이 - 산청에서 고사리 캐기
대관령 옛길을 걸으면서 우리 회원들 신나게
· 일시: 5월 14일(월) · 장소: 산청
· 장소: 문화 커뮤니티 ‘금토’ 단오 행사
뭉쳐봐요~ · 일시: 6월 9일(토)
가정의달 기념행사 성폭력 예방 인형극
단오맞이 전래놀이(창포 머리감기,
· 장소: 강릉 대관령 옛길
아동성폭력 예방 인형극
부채 만들기, 작명루 만들기)
· 참가비: 2만 원
· 일시: 5월 19일(토) 오후 1:30
· 일시: 6월 21일(목)
· 장소: 신안동 녹지대
· 장소: 달팽이지역아동센터 47 47
민우알림
한국여성민우회 1/4분기 결산보고서 (2012년1월1일부터 3월31까지)
(단위 : 원) 금액
회비수입
51,887,700
후원금
17,0410,850
사업수입
2,122,100
기타수입
1,546,454
수입합계
72,597,104
Ⅱ. 지출내역
금액
인건비
68,336,760
복리후생 비
201,600
사무용품 비
291,000
사무행정 잡비
431,500
사회보험 금비
3,194,690
소모품비
623,530
연대활동비
1,648,930
제세공과금
1,046,610
지급수수료
856,181
지급이자
3,340,372
통신비
1,213,940
회의비
514,890
나루운영비
631,252
감가상각비
0
정보홍보사업비
7,023,860
정책연구교육사업 재정사업비
48
<함께가는여성> 지난 208호 바로잡기
Ⅰ. 수입내역
조직활동비
정정합니다
8,299,330 741,100 158,400
지출합계
98,553,945
Ⅲ. 당기수지차
-25,956,841
지난 호 신입회원 명단에 성함이 잘못 기재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양애리아님 민우회원으로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지부소식 중 동북여성민우회 <신자유주의 시대에 사랑에 대한 담론을 이야기하다> 강좌 장소를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에서 동북여성민우회 교육장으로 정 정합니다. 뒤표지 중
˙서울남성여성민우회를 서울남서여성민우회로 정정합니다. ˙광주여성민우회의 성폭력쉼터 전화번호(062-462-1366)가 누락되 었습니다.
동북˙인천˙남서˙광주여성민우회 및 회원 분들의 너른 양해바랍니다.
향긋한 바질향이 사무실 안에 가득해요 2월과 4월에 있었던 ‘신입회원 만남의 날’ 회원님들과 함께 바질 씨앗을 심었어요. 씨앗과 함께 내 안의 여성주의 감수성도 무럭무럭 자라길 바래 요 ^^ - 회원팀 일동
신입회원 여러분 반가워요!
2012년 3월 중순 ~ 4월 중순
강은아
김남길
김은정
노한재
박정희
엄은정
이새롬
장희순
최순랑
강주혜
김다혜
김일옥
마은주
서보영
오지원
이송이
전경헌
최이열
강판기
김도흥
김정애
모윤숙
서숙희
유경
이연승
정규상
최지선
고순영
김리라
김정희
문수경
선효진
유진숙
이영휘
정남순
한지영
곽경숙
김미선
김진영
문혜선
설상미
윤경미
이예나
정복례
홍부자
권민호
김본경
김진해
박경옥
송민성
윤영덕
이윤정
정재경
홍순영
권지연
김새롬
김창규
박광호
신은수
윤후덕
이은종
정혜령
홍연실
길경미
김석윤
김해랑
박성란
안성미
이경호
이지은
조성남
황미소
길경숙
김소연
김효진
박송명
안승호
이김명란 이창숙
조수행
김경란
김아영
남연희
박우섭
안종녀
이나희
이향자
최규금
김경자
김예나
남유진
박은영
안효선
이문정
이현주
최기숙
김광윤
김은미
노새결
박재련
양정윤
이빛나
장민혜
최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