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가는 여성 2013 겨울 2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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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기를 모아 철도파업 지지합니다! 민우ing

기획 _ 우리는 이별을 다뤄야 한다

엄마도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해

이별이라는 벤치

시간제일자리로 여성의 ‘경력단절’, 해결할 수 있을까?

사진으로 직면하는 이별의 순간들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5인분의 이별

‘낙태’, 남성에 의한 협박의 도구가 되다 외모 ‘밖의’ 외모 이야기 – 다르니까 아름답다 캠페인을 하며



www.womenlink.or.kr

2013 겨울 민우ing

엄마도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해 • 02

시간제일자리로 여성의 ‘경력단절’, 해결할 수 있을까? • 06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 09

‘낙태’, 남성에 의한 협박의 도구가 되다 • 12

외모 ‘밖의’ 외모 이야기 – 다르니까 아름답다 캠페인을 하며 • 15

민우 스케치

소풍 등 • 18

민우칼럼 창

조직문화, 평등한 소통이 답이다! • 20

人터뷰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의 저자 김현아를 만나다 • 22

기획

소개 : 우리는 이별을 다뤄야 한다 • 25

1 : 이별이라는 벤치 • 26

2 : 사진으로 직면하는 이별의 순간들 • 28

3 : 5인분의 이별 • 30

모람활짝

발랄한 퀴어 액션을 꾀하다 - 소모임 일이삼반 인터뷰 • 32

당신의 책꽂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거부당한 몸>으로 come on! • 35

문화산책

윤태호 작가의 만화 <미생>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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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비혼 사이 따로 또 같이 살기 • 38 나의 노동 이야기 예술로 돈 벌기, 예술가로 살아내기 • 40 활동가 다이어리 반아 활동가가 전하는 2013년 활동가 단신 늬우스 • 42 아홉 개의 시선

아따 겁나게 잘 나간당께 - 응답하라, 광주여성민우회! • 44

지부 소식

• 46

민우 알림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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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 한국여성민우회 발행인 김인숙 박봉정숙 편집인 주현정 발행일 2013년 12월 31일 통권 216호 편집위원 김희영 노재윤 류형림 배범호 육진아 디자인 디자인이즈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6길 39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전화 02-737-5763 전송 02-736-5766 이메일 minwoo@womenlink.or.kr


민우ing

엄마도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해 권박미숙(먼지) | 성평등복지팀

그 사소한 15분 가장 사소한, 하지만 가장 절실한. 양육자들은 아이 키우는 일상의 고충을 이렇게 표현한다. 9시까지 출근하려면 8시 15분에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어린이집은 8시 30분에 문 을 열 때, 사실 그 사이의 15분은 아주 사소한 시간이다. 하지만 양육자들은 바로 그 사소한 15분 때문에 삶이 바뀐다. 그 15분 때문에 직장을 어린이집 근처로 옮기고 학 원을 도와줄 친정엄마가 있는 동네로 이사하기 위해 대출을 받기도 하고, 이도저도 안되면 결국 (엄마의 경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 그리고 몇 년 뒤 아이가 어느 정 도 크고 다시 취업을 하려면 이제 갈 수 있는 직장은 지난 경력과 전혀 상관없는 콜센 터나 마트 캐셔 뿐임을 확인한다. 이 모든 일이 바로 그 15분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였다. <2013 민우회 성평등복지프로젝트: 보육, 현실이가 제도씨에게 묻다>1에서 진행한 양육자들의 릴레이 수다회를 <가장 사소한, 가장 절실한>으로 이 름 지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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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육, 현실이가 제도씨에게 묻다>는 본부지부 공동 사업으로 진행되어 고양파주, 남서, 동북, 원주, 인천, 진 주, 춘천 지부가 함께 지역별 수다회와 캠페인, 강의, 토 론회, 말하기 대회 등을 열었다. 본부에서는 양육자들의 릴레이 수다회(5~10월), 여성주간 거리캠페인 <애 키우 기 힘든 덴 다 이유가 있다>(7월 첫 주), 수다회 분석결 과를 담은 정책토론회(11/18), 모성신화를 넘어선 대안적 양육서 발간(11/18)을 진행했다.


아이 키우는 현실이들의 일상다반사 수다회는 총 7회, 19명의 양육자들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다르지만, 또 어딘가 비슷하던 그 많은 이야기들을 ‘현실이가 제도씨에게 묻다’라는 슬로건에 맞춰 ‘현실이의 양육기’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2

2)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민우트러블 (http://womenlink1987.tistory.com/)에 연재된 수다회 후기를 참고

여성친화 인증 기업을 다니며 두 딸을 키우는 현실이. 말이 여성친화기업이지 애 키우는 사람은 늘 눈칫밥이다. 연년생으로 임신을 해서 지난해에 입었던 임부복을 다시 회사에 입고 출근을 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상사들마다 “1년에 9개월만 일하고 참 좋겠어~.”라며 비아냥을 아끼지 않았다. 둘째 낳고 육아 휴직을 쓴 직후에 “세살까지는 엄마가 아이를 돌봐야 아이 정서에 문제가 없다”는 말을 100번쯤 듣고, 어린이집 급식은 빵 쪼가리뿐이라는 둥, 애들을 그냥 방치한다는 둥, 각종 어린이집 괴담들에 불안에 떨다가 결국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시겠다고 해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친정 근처로 이사를 갔다. 하지만 퇴근 후엔 다시 육아는 온전히 현실이의 몫. 더구나 종일 아이 둘을 건사하느라 지친 친정어머니의 기분까지 보살피기란 쉽지 않았다. 이건 퇴근이 아니라 제2의 출근인 셈. 그러다 친정엄마가 아프시자 다시 대책이 없었다. ‘니 애 봐주느라 우리 엄마가 몸까지 상했는데!’ 라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남편을 쳐다봐도, 애는 역시 여자가 잘 본다며 한발 뒤로 빼는 남편이 답이 될 리가 없었고, 여성친화기업이라 직장어린이집이 있지만 본사에 딱 하나 뿐, 지점에 다니는 현실이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다행히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신청했던 어린이집에서 드디어 자리가 났다며 연락이 왔다. 사실 그나마 믿을만하다는 국공립에 보내고 싶었지만, 민간이라도 자리 난 게 어딘가. 원래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아침 7시30분~저녁 7시30분. 야근이나 회식만 눈치껏 피하며 버티면 그럭저럭 해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웬걸. 8시 30분에 가도 일찍 왔다며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고, 아이가 힘들어 한다고 5시 전에 데리러 오라는 연락을 받기가 일쑤. 그래도 아이가 힘들어한다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려 직장 동료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뒤로 하고 칼퇴근 후 어린이집에 달려가 보면 여기저기 불 꺼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는 지친 얼굴로 청소를 하고 남은 아이 몇몇이 TV를 보는 풍경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애를 두고 일을 하나’ 자책감에 마음이 와르르 무너진다. 알바 사이트에 어린이집 등·하원 알바가 돌아다닌다던데 농담이 아니었구나 싶었던 순간. 또 어린이집에서는 간식을 해오라, 휴지를 사오라, 보육비 외에도 달라는 게 어찌나 많은지. 그래도 하루하루 어떻게든 버티는 사이 직장에선 이미 찍혔고, 당연히 중요한 일들은 ‘야근 불사 회식 필참’ 남자직원들 몫이고, 일에 치이고 육아에 치이다 보니 정작 아이에게는 짜증만 늘고…. 둘째가 3살이 되던 해, 현실이는 결국 일을 그만두었다. 현실이를 아끼던 선배는 ‘니가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서 팀장 자리를 놓치는 거’라고 했지만 더 버티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십년 넘게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나니, 이번에는 내 반쪽이 사라져 버린 듯한, 온전한 내가 아닌 듯한 허전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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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엄마도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해

현실이에게, 제도씨가 대답해야 할 것 야근이 당연한 직장과 믿을 수 없는 어린이집 사이에서 고군분투 하며 살고 있는 현실이들. 수다회에서 이 현실이들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아이 키우면서 가장 간절 한 것’을 물었다. 대답은 ‘자기만의 시간’. 어떤 현실이는 이렇게 말했다. “음식물 쓰레 기 버리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유일한 나만의 시간이니까. 엘리베이터 를 안타고 아파트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가서 버리고 와요.” 자기만의 시간에 대한 요청은 단지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시간’이 휴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자기만의 시간인 이유는 아이와 분리되어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시간은 수많은 ‘나’ 중에 서 양육자인 ‘나’만 남은 일상에 대한 갑갑함의 표현, ‘양육자가 아니기도 한 나’를 확 보하고 싶은 욕구의 표현이다. 친구를 만나는 나, 야근도 불사하며 승진에 매진하는 나, 혼자 여행을 떠나는 나, 분명 ‘나’였던 이 모든 순간들이 엄마가 되면 다 사라지고 오직 ‘엄마인 나’만 남는다. 결국 다른 ‘나’들을 희생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밖에. 이런 일상, 이런 양육은 행복하지가 않다. 양육자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요청하게 되 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그런데 왜 양육자가 되면 ‘양육자’라는 이름에 다른 ‘나’들이 희생되는 걸까? 현실 이들의 이야기에 제도씨가 답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많은 양육자들이 양 육을 ‘희생’으로 느끼는 이유는 희생할 수밖에 없도록 양육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 문이다. 양육 전담자(전업주부 엄마)가 있는 아동을 기준으로 운영되는 보육제도, 아이는 안 돌보는 남성 노동자(생계부양자 아빠)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노동환경, 그 리고 이 두 가지 모두를 지탱하는 배경인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성 역할 고정관념 때문에 ‘양육은 엄마의 희생’이 되어버린 것이다. 희생이 아닌 양육이 가능하려면 보육제도와 노동환경의 전제 자체를 바꿔야한다.

3) 표준 노동자 상을 ‘일만 하는 인간’이 아닌 ‘관계를 돌보는 인간’으로 바꾸는 제도들. 특히 남성육아휴직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통해 남성의 육아 경험이 일반화되면 전사회적으로 ‘애는 엄마가’라는 모성신화가 그저 통념일 뿐임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로 수다회 중 남성육아휴직 경험자들은 ‘아이가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불렀다’, ‘엄마랑 아빠가 있으면 아빠가 재워줘야 잠을 잔다’ 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전했으며, 아이가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에 육아휴직을 하고 양육을 전담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가능했다 고 전했다. 4)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보육제도의 기본 중의 기본인데, 한국의 보육제도에는 이 기본이 갖 추어져 있지 않다. 또 아이가 아픈 상황도 양육자라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상황이니 보육제도가 보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마땅 하다. 5) 현재 어린이집은 문 밖에서 초인종을 눌러 현관에서 아이를 만나 데려가게 되어 있다. 범죄자 등 낯선 이의 침입을 막기 위해 어린이집 관리감독 기준으로 규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절대 들여다 볼 수 없는 공간에 누가 아이를 신뢰하며 맡길 수 있 을까? 신뢰 회복의 첫 걸음은 어린이집에 양육자들이 들어가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안전 부분은 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6) 수다회 영상과 토론회 자료집, <괜찮아> e-book은 민우회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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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이 아닌 양육을 위해 이런 현실이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고하고, 제도씨 에게 묻기 위해, 11월 18일 <보육의 오늘을 말하다, 내일을 그리다>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남 성육아휴직 일반화를 위한 적극적 조치, 점심시간 유급화와 휴가확대3, 어린이집 입소대기문제 해결, 보육시간 편법운영을 막기 위한 기준보육시간제 도 입, 보건소 거점의 아픈아이돌봄센터 만들기4 어린 이집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양육 자들에게 여는 정책5 등이 제안되었다. 또 토론회에 다 담지 못한 수다회의 이야기들을 담아 <당신을 응원하는 책, 아이보다 엄마가 더 중요 한 육아서: 괜찮아>라는 소책자를 만들었다. 소책 자는 ‘뽀로로에서 김후라이, 수족구까지’ 애 키우는 현실이들의 일상다반사를 키워드로 정리한 [2013 양육생활백서], 애 좀 키워본 언니 들의 육아 상담실 [괜찮아], 남편과 육아나누기 4단계프로젝트 [암호명 팀플레이], ‘전업맘 아이가 직장맘 아이보다 안정되어 있다 카더라’ 등 양육에 대한 통념들을 전 문가 자문단이 검증하는 [Dr.보육]으로 구성되었다. 양육자들의 수다회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이렇게 '현실을 담아 근본을 바꾸는 정 책들'과 '공감과 지혜를 담은 대안적인 육아서' 로 갈무리되었다. 애 키우는 사람들은 정말이 지 바빠서 한 데 모여 수다를 떨 여유 내기도 쉽 지 않다. 모이기 어려웠던 만큼 한 번 모인 그 자 리의 힘은 세고 따뜻했다. 이 결과물들을 통해 그 힘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래 본다.6

먼지 이제 2014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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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일자리로 여성의 ‘경력단절’, 해결할 수 있을까? 강선미(폴) | 여성노동팀

정부가 발표한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 올해 6월 정부는 현재 60%에 머물러 있는 고용률을 올린다는 목표로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이하 로드맵)>을 냈다. 로드맵 상에서 주요하게 고려한 대상은 ‘경 력단절’ 여성이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에 높아지고 30대에는 낮아졌다가 다시 40-50대에 높아지는 M자 커브형으로 그려진다. 30대에 낮아지는 이유는 보통 임신· 출산·양육 때문이라고 분석되어 왔다. 정부 로드맵 역시 이러한 분석과 상황을 반영 하여 일도 하고 아이양육도 병행할 수 있도록 시간제일자리1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여성들이 임신·출산·양육 때문에 ‘경력단절’되는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다 면 무엇 때문인지 그리고 정부에서 제시하는 시간제일자리가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 거나 메울 수 있는 방안으로 효과적일지 의문이 들었다. 정 말 정부가 상정한대로 여성들이 양육 때문에 노동시장으 로 진입하기 어려워서 시간제일자리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 인지 살펴보고자 ‘경력단절’이전부터 재취업 현실까지 여성 들의 일 경험을 들었다. 이를 통해 여성노동의 현재를 파악 하고 시간제일자리, 노동시간단축 등 정부 로드맵 상의 문 제와 여성노동권의 방향성을 토론하는 자리 <‘경력단절’ 여 성은 누구인가? 현실과 어긋난 정부정책의 방향키를 다시 잡다>2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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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제일자리는 ‘시간선택제일자리’로 불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시간제일자리가 부정적 어감 때문에 이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며 ‘선택’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드러내어 사용하고 있다. 현재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등 노동권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현실 속에서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자발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 기존의 시간제일자리와 다른 지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선택제가 아닌 시간제일자리로 본 글에서는 표기한다. 2) 박봉정숙 공동대표의 사회로 ‘경력단절’ 경험을 가진 여성들 19 명의 목소리를 담은 분석보고(강선미 여성노동팀 활동가)와 원주춘천지역 ‘경력단절’ 여성의 일욕구와 여성재취업기관의 교육 및 일자리연계 현실을 드러낸 분석보고(정유선 원주여성민우회 대표) 를 하고 정부 로드맵 비판은 김원정(한성대 여성학 강사), 시간제일 자리에 대해서는 장지연(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간단축 방향성은 박제성(한국노동연구원)님이 주제별 발표를 진행했다.


시간제일자리, 과연…? 토론회에서 중요하게 던져지고 이야기되었던 질문은 ‘경력단절’의 대책으로서 정 부가 내세우는 시간제일자리의 문제점과 시간제일자리로 과연 여성고용률이 높아 질지에 대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토론회 당일에 고용노동부에서 시간제일자리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며 ‘경력단절’ 여성층에 무게중심을 두어 집행할 것을 발표했다.3 이에 발맞추듯 대기업들과 은행권에서도 시간제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 고 최근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나서서 ‘경력단절’ 해결의 “가장 유력한 대안4”이라 면서 시간제일자리와 여성을 연결 짓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번 토론회에서 3) <[시간제 일자리 대폭 늘린 다] 전체 60~70% 경력단절 여 성 선발>, 서울경제, 2013.11.13 4) <방하남 장관 “시간선택제 일 자리는 경력단절 여성 중심”>, 파이낸셜뉴스, 2013.11.19 5) 월임금은 전일제 일자리의 26%, 최저임금 미만으로 받는 경우도 30%, 사회보험가입률은 10%인 현실. 적정임금수준 및 보험가입 여부를 고려한 양질의 시간제일자리는 현재 5%에 불 과하다.

장지연님은 정부의 시간제일자리 정책에 대해 큰 물음표를 던지며 시간제일자리의 허와 실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먼저 현재 여성노동자 5명 중 1명이 시간제로 일하고 있지만 여성고용률이 오랜 시간동안 제자리걸음인 상황과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 는 기존 시간제일자리의 열악성5에 대해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노동자 본인이 권리 적 차원에서 일하는 시간을 실제로 ‘선택’ 가능해야 양질의 시간제일자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지금의 정부정책으로는 오히려 나쁜 시간제일자리만 늘어날 수 있음 을 지적했다. 이어서 김원정님은 로드맵 상에서 여성을 유휴인력으로서 가사와 병행하는 특수 집단으로 상정한 것을 지적하며 여성고용정책과 관련해서 지난 15년 동안 나왔던 정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이전 정책들이 목표달성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 에 ‘경력단절’ 여성과 시간제일자리를 연결한 현 정부정책 역시 마찬가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경력단절’ 여성의 케이스를 일반화하여 시간제일자리를 ‘여성직군’처럼 분리해서 매칭하는 정책으로는 지금의 여성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어 렵고, ‘경력단절’을 포함하여 여성노동을 보는 프레임 자체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 을 강조했다. 정부의 시간제일자리확대 발표 이후 한국여성민우회를 비롯한 여성·노동계는 이 흐름을 막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기자회견을 열었 다. 현 정부의 ‘공공부문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과도 다른데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근로조건이 열악한 일자리만 양산될 수 있음을 우려하 고 있다. 70%라는 수치에만 급급하게 목표를 두고 불 안정한 시간제일자리에 여성을 ‘활용’하여 고용률을 올리려는 정책으로는 여성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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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시간제일자리로 여성의 ‘경력단절’, 해결할 수 있을까?

여성노동을 바라보는 프레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토론회에서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해서 ‘시간제 일자리’가 아니라 다른 대안과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여기에 서 다른 대안이라 함은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여성노동을 바라보는 관점, 프레임의 전환을 뜻한다. 그간 여성노동정책으로 대표적인 일·가정양립제도의 패러 다임을 여성에만 초점 맞추지 않고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제 집행이 될 수 있도 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성별임금격차를 줄이고 고용 상 성차별부터 없애는 등 만연한 여성노동문제부터 해결되어야 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여성 ‘경력단절’의 이유로 알려 진 임신·출산·양육이 표면적인 계기였을 뿐 다른 이유 들도 ‘경력단절’에 작용하고 있음이 보고되었다. 여 성들의 일 경험을 들어봄으로써 알게 된 ‘경력단절’ 의 구체적인 이유는 직장 내 성차별, 비정규직 계약 만료 등으로 불안정한 여성노동문제로부터 기인된 것이다. 기존의 여성일자리가 탄탄하고 ‘비전’이 있다 면 일과 양육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노동자의 경력 과 일 경험이 현재와는 달랐을 것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여성들은 ‘시간제일자리’보 다는 지속가능한 노동,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 정책이 가야할 방향은 단일한 틀이 아닌 보다 다각적인 차원에서 여성노동문제를 이 해하는 것이다. 여성노동자의 현실과 노동 욕구를 제대로 읽어내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하게는 기본적으로 여성노동권이 실질적으로 보장 가능하도록 정책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정부정책의 방향키는 숫자로 목표를 삼을 게 아니라 현실 속 의 여성노동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폴 정오와 새벽 6시가 마침내 만났고 어느 때보다 기꺼운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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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이소희(바람) | 여성노동팀

‘지금’ 백화점 판매노동자에게 집중하는 이유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판매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는 기 사를 세 번이나 접했다. 수 백 가지의 물건이 화려하게 전시되고, 판매되는 백화점의 이면에는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백화점 판매노동자의 고충이 숨어 있었다. 백화점 판매노동자들이 벼랑 끝에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기사를 접한 후 노동팀 활동가들은 머리를 맞대 모았다. “기사 봤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 뭔 가 해야 하지 않을까?” 백화점 판매노동자를 지지하는 스티커를 제작할까, 위장취업을 통해 백화점 현실 을 고발할까 등의 아이디어를 모았다. 실제로 백화점에 취업하기 위해 지원서도 제출 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면접을 보러 오라는 곳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을 만나보기로 하였다. 과거에 일 경험이 있거 나 현재 일을 하고 있는 10명의 백화점 판매노동자를 만났다. 화장품, 의류, 잡화, 식 품, 문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 속에는 공통 의 단어가 있었다. 바로 스트레스이다.

판매의 굴레? 악순환의 굴레! 매출압박에서 시작된 모든 것들. 백화점 판매노동자의 아침은 백화점 측 담당자의 판매실적 잔소리로 시작된다. 전 년도 판매실적을 비교하고. 다른 매장과의 실적도 비교하고, 구성원간의 개인 실적 을 비교하기도 하면서 작년보다 올해,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팔기를 강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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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매출에 대한 스트레스가 알바생인 저한테도 오죠. 매니저님이 매 일 “아, 오늘 못 팔아서 어떡하니. 매출을 올려야하는데. 아 짜증 나.” 이러면 저도 듣는 귀가 있잖아요. 나한테도 전달이 되고 나도 어떻게든 팔아보려고 안달이 나요. 실적을 채워야하는 스트레스 가 만만치 않아요. 그거는 직원들은 더 심하죠. 어떤 분들은 자기 카드 긁어서라도 매출을 올리는 분들도 있어요. 어느 정도 매출 이 되면 나중에 결제를 취소를 하는 모습이 반복돼요. 백화점에는 매장이 다 붙어 있잖아요. 고객이 이쪽 매장과 저쪽 매장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면 직원인 우리는 본능적으로 고객 쪽 으로 향해요. 내가 팔아야겠다는 그것 때문에. 그러면 옆 매장 직 원이 여기에서 물건을 다 보고 있었는데 네가 왜 손님을 뺐냐? 이 런 식으로 싸우기도 해요. 자리싸움도 많이 하고. 행사 때 고객 유 치하려면 좋은 장소에, 넓은 장소에 행거를 진열하고 싶잖아요. 그러다보면 오픈 전에 서로 머리채 잡고 싸우죠.

하나라도 더 팔아 매출을 올려야하기 때문에 다른 매장 직원은 물론 같은 매장 직 원들 사이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들끼리 어려움을 토로하고, 위 로하고, 연대를 만들어 가기 어려운 곳이 백화점이었다.

친절을 가르치고, 연기하고, 평가하는 백화점 혹시 ‘미스터리 쇼퍼’라고 들어보셨나요? 백화점 판매노동자는 일을 시작하면 바로 교육을 받는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왔 을 때, 물건을 소개할 때, 퇴장할 때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응대해야할지를 배운다. 한명은 고객, 한명은 판매직원이 되어 역할연기도 한다. 입사 후에도 서비스 교육은 정기적으로 지속된다.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는 연기자가 된 것 같다 고 말하며 연기에 따른 즉자적인 평가를 부담스러워했다.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일 하는 노동자는 매출을 내기 위해 백화점은 특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서비스를 점점 더 강화하는 원리에 대해 씁쓸해 했다. 그리고 그녀는 어떻게든 고객에게 특별 함과 만족, 친절을 주는 점원이 되기 위해 교육받은 대로 매뉴얼대로 움직이려고 노 력했다. 그러다보니 매뉴얼이 옷이 되고 그것대로 움직이는 스스로가 로봇이 되어버 린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백화점 판매노동자들은 지속되는 교육만큼 스트레 스를 받는 것이 감시·평가하는 수많은 ‘눈’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백화점에서는 CS(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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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만족)평가를 한다. 이것은 미스터리 쇼퍼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기도 한다. 미스터리 쇼퍼가 뜨는 날에는 다들 긴장해요. 인사도 더 열심히 하고 저쪽에서 부르면 바로 멘트하고 원래도 친절하지만 그날은 더 친절해야 되요. 마지막에 갈 때 인사도 꼭 하죠. 이거를 자주하고 그러니까 누가 미스터리 쇼퍼인지 잘 모르니까 평소에 잘하다 가 괜히 한번 인사를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걸려요. 이름표가 삐뚤어져 있어도 체크 사항이 되는 거죠. 재수 없게. 그럴 때는 스트레스 받죠.

백화점에서는 1년에 두 번인데 뭘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한다. 하지만 백화 점에서, 해당 브랜드 업체에서, 노동자가 속한 파견업체 등 다양한 곳에서 고객을 가 장한 미스터리 쇼퍼를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상태를 항상 유지할 수밖에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옷차림, 표정, 행동 등 모든 사항에 대해 평가를 하고, 점수를 매긴다. 일정 기준 이상 점수가 나오지 않는 노동자는 욕도 먹고, 특별 교육 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백화점은 ‘쓰리아웃 시스템’을 두고, 일정기준에 세 번 이상 미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내거나 백화점을 나가게끔 하기도 한다.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솔직히 고객들은 직원이 무조건 나한테 협조해주기를 바라죠. 그런데 저는요, 그 바 람도 바람이지만 고객들이 ‘내가 기분 상하게 말해서 저 직원이 기분은 상하지는 않 았는지….’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주면 좋겠어요. 이런 게 없으니까 힘들어요. 고객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직원은 영원히 힘들어요. 한 두 사람만이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직원전체가 바뀌어도 백화점 전체가 바뀌어도 바뀔 수 없어요. 고객이 같 이 바뀌어야 해요.

이처럼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바꾸기 위해서는 판매노동자가 끊임없이 대면하고 있는 시민의 변화가 동참되어야 한다. 고객은 판매노동자의 중요 한 노동 현장이며, 고객의 역할에 따라 판매노동자의 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는 ‘물건’에서 ‘사람’으로 시선을 돌려 백화점 판매노동자의 인권적인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액션들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서비스 · 판매직노동자의 인 권적 노동환경 만들기 -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우리 ‘함께’ 만들어 가볼까요? 바람 나는 언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사유하자. 정리하자. 실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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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협박의 도구가 되다 정슬아(여경) | 여성건강팀

‘낙태’상담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한 여성이 격앙된 목소리로 “낙태상담이 가능하냐”는 전화를 해왔다. 그 녀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임신중절을 이유로 협박받고 있으나 도움을 구할 곳이 없 다고 했다. 이미 몇 차례 ‘여성긴급전화’에 전화를 해봤지만 임신중절은 불법이기 때문 에 이로 인한 스토킹 피해를 입고 있어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고 했다. 형법상 낙태가 불법인 한국에서 이에 대한 상담지원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 이 있다. 소위 ‘도울 수 있는 것’이 없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이 출산여부를 결정 하기 위한 정보제공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 유럽국가도 많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몇 가지 예외조항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낙태가 불법이기 때 문에 기관에서 운영하는 ‘위기임신’에 대한 게시판 상담 답변내용을 보면 출산여부 를 고려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기보다 “낙태는 엄연한 살인”이라는 말과 함께 출산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거나 “정 키우기 어렵다면 낳아서 입양을 보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던 그녀 들은 민우회로 전화를 걸어왔다. 민우회는 2010년부터 임신중절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어느새 4년째다. 보건복지 부 역시 같은 해부터 ‘보건복지콜센터 행복전화 129’를 통해 “불법 인공임신중절 예 방을 위해 위기임신 상담 및 불법 인공임신중절 광고 시술기관 신고”를 받았다. 2011 년에는 공공기관에서 처음으로 ‘불법낙태 시술 병원’을 고발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낙태고발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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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불법낙태에 대한 단속 조치가 본격화된 때, 민우회는 시술 병원을 문의하 거나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 낙태를 강요받고 있는 여성, 남성 파트너에게 본인 동의 를 받지 않고 낙태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여성 등의 상담전화를 받았다. 이 러한 상담은 계속 이어져 올해만 12건의 상담이 있었다. 이전에는 수술이 가능한 병 원, 비용을 문의하던 것이 주요내용이었다면 최근에는 ‘낙태죄’를 빌미로 한 상대남 성의 협박 및 스토킹 관련 상담이 주요한 경향이다. 12건의 상담 중 10건(2012년 총 3 건)이 이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남성들의 협박의 이유는 주로 ‘관계유지’와 ‘금전적 요 구’이다.

이별, 어느새 ‘사건’이 되다 상담이 들어온 사건들은 실제 경찰조사가 이뤄지기도 했고,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 본 포럼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민우회 공동주최로 개 최됐으며, 총 3차례에 걸쳐 모자보건법 상의 ‘배우자 동 의’ 항목, 형법 ‘자기낙태죄’의 문제점, 실제 법 개정을 위한 세부적 논의 등의 주제로 진 행될 예정이다.

했다. 민우회는 경찰조사와 재판동행을 하며 상담사례를 모아 형법에서의 ‘낙태죄’ 악용사례, 실질적 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11월 7일 <‘낙태 죄’ 법 개정을 위한 연속포럼* 그 첫 번째, 모자보건법 상의 ‘배우자 동의’ 항목의 현 실>을 열었다. ■ 4월, 20대 여성(재판동행, 의견서 제출, 공동변호인단 지원) 연인사이였던 남성과 결혼식을 올렸으나 파혼한 상태. 연애과정에서도 음주 시 폭언, 기물파손 등이 있었으나 아이를 잘 키워보자는 결심을 하고 식을 올림. 하지만 반복되는 폭언, 폭행 등을 이유로 임신중절을 결정하게 되고 이에 대한 동의내용에 각서를 작성하였고, 여성은 이를 근거로 수술진행. 이후 결혼 준비과정에서 든 비용에 대한 금전적인 문제로 법적다툼이 시작 됨. 이 과정에서 남성이 불리해지자 낙태수술에 대해 고소함. 재판결과 남성은 낙태방조죄로 여성은 낙태죄로 의사는 업무상 낙태죄로 기소되었으나 1심 최종 판결에서는 피고인 여성 벌금 200만원. 의사 징역 6월 및 자격정지 1년. 의사 징역형은 집행 유예함. 남자 무죄. 현재 항소진행 중. <민우회 2013 임신중절 상담사례 중>

위 사례는 언론에서도 많이 노출된 사건이다. 현재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는 건으로 첫 번째 연속포럼의 주제이자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을 ‘협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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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낙태’, 협박의 도구가 되다

모자보건법 상의 ‘배우자 동의’ 항목의 문제점을 여실 히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올해 접수된 대부분의 남성협박은 이 사례처럼 결 혼을 약속했으나 헤어지게 되는 경우에서 발생한 문 제들이었다. 하지만 ‘낙태죄’는 남녀 둘의 관계유지, 여성의 임신유지가 지속되지 못한 원인이 남성의 폭 력, 집착, 스토킹 등에 있더라도 어느새 남성이 여성 을 고소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게 한다. 법은 남성 의 ‘동의’여부만을 두고 법적 처벌을 할 뿐 남성이 여성의 임신유지에 어떠한 영향력 을 행사했는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여기서 배우자의 ‘동의’는 말이 ‘동의’이지 실제 ‘허 락’의 의미이다. 민우회는 여성의 재생산의 맥락에서 섹스, 피임, 임신, 출산 혹은 중절, 양육 등 단 계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으로 임신중절을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렇기 에 재생산 과정 중 하나인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고 처벌하는 ‘자기낙태 죄’ 조항 삭제를 운동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임신중절에 대한 여성들의 처벌조항 을 삭제하는 것은 긴 호흡으로 가져가야하기에 실제 여성들이 계속해서 남성에 의해 협박당하며, ‘피고인’이라는 이름으로 법정에 서게 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배 우자 동의’ 항목의 현실을 첫 번째 주제로 선택했던 것이다.

잊힐 수 있으나 사라질 순 없는 이야기 같은 맥락으로 여성 25명의 임신중절 경험을 담은 인터뷰집 <있잖아… 나, 낙태했 어>가 출판된 지 10개월이 지났다. 처음에 제목을 정할 때만 해도 너무 직접적인 표 현은 아닐지 우려했었다. 서점에서 책을 살 때,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제목 때문에 주저할지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꾸준하게 책이 판매되고, 동네도서관 희망도 서로 신청했던 책자가 대여중이란 사실이 신기하고 가슴이 벅차다. “내가 낙태를 했 다”는 여성들의 고백이 실로 힘을 갖고, 책을 읽는 이와 세상과 닿고 있을지도 모른다 는 신호로 느껴진다. 그래서 더더욱 꾸준하게 활동할 힘을 얻고 있다. 여경 몸과 마음이 말하고 있어요. 한계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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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니까 아름답다’ 캠페인을 하며

외모 ‘밖의’ 외모 이야기 문지은(반아) | 여성건강팀

“왜 이렇게 살쪘어?” 작년, 급격히 살이 쪘다. 살이 찐 이후부터 ‘살’이 들어간 수많은 말을 들었다. 친 구, 애인, 가족들은 “왜 이렇게 살 쪘어?”, “살 좀 빼.” 라는 말을 무한반복 하였다. 달 라진 외모가 “예쁘지 않다”, “건강이 걱정 된다”, “예전에 네 모습이 아니다”며 말이 다. 매일 듣다보니 스트레스도 쌓이고, 살을 빼려고 마음먹으면 더 먹고 싶어지는 악 순환의 고리였다. 어느새 스스로도 “나 10kg나 쪘어. 몸이 좋지 않아.”를 자꾸 되뇌고 있었다. 한 활동가는 “요즘 반아 말 중에 70%는 ‘살’이야….” 라고 할 정도였다. 이 시기에 성형, 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각 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인터뷰이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와 마찬가지로 외모에 대한 온갖 ‘말’이 주는 스트레스로 은연중에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인터뷰이들 은 칭찬도 비난도 모두 독이 된다고 말하며,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의 무례함을 토 로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외모에 대한 ‘말’은 여성건강팀의 화두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나도 누군가에게 쉽게 말하진 않았는지 반성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니 되게 기분 나쁜 말이었네!”라고 불현듯 화가 치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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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외모 ‘밖의’ 외모 이야기

살에 대해 말하지 않기 6월 인터뷰가 끝나고, 외모 코멘트나 노골적인 외모 평가가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은 더 선명해졌다. 외모 스트레스는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와 관계없이 ‘모 두’의 문제였고, 불쾌감을 드러낼 수 없는 이면에는 ‘여 자의 외모관리’는 일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외 모 가꾸기는 자기 관리다”, “너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 다” 등 경계가 애매한 걱정과 무례함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사실, 개개인이 외모 코멘트를 듣는 때마다 불쾌감으로 대응하거나 화를 내는 방 법은 대안이기는 어렵다. 일상적인 외모 코멘트의 배경에는 노동시장의 용모 차별, 성형 산업 등 ‘사회구조적’ 문제가 긴밀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 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의 와중에 우리의 목적과 비슷한 캠페인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End Fat Talk(살에 대해 말하지 않기)”였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Delta Delta Delta Body Image Initiative’에서 시작한 이 캠페인의 목적은 ‘체중(살)에 대한 말이 왜곡된 몸 이미지를 만들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섭식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살에 대해 말하지 않기를 실천하자’다. 많은 대학교나 건강센터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여성건강팀은 “바로, 이거야!” 라고 환호했고, 캠페인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막상 진행하려고 구상하다보니 캠페인 참여자들에게 그저 ‘말하지 않기’만 강조되거 나, 상대방을 비난하는 걸로 느껴지는 건 아닐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살에 대해 말하지 않기” 스티커다. 캠페인 기간에 누 군가 “살 좀 빼.”라고 말할 때, 일일이 대꾸하기보다는 스티커를 이마에 딱 붙인다면? 분위기도 살벌해지지 않고, 할 말은 할 수 있는 비장의 아이템이 될 거라는 아이디어 였다. 스티커 제작을 위한 해피빈 모금함을 열었고, ‘캠페인 내용이 좋다, 동감한다’ 며 조금씩 모금액이 늘어났다. 스티커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전 략보다는 유머 섞인 대응법, 미묘하게 통쾌함을 줄 수 있는 내용을 구성해보았다(아 무리 걸러내도, “내 몸 내가 알아서 할게”, “살 좀 빼 매일 하는 그 질문 작작해요”는 순화할 길이 없었는데, 센스 넘치는 회원 나리맛탕의 일러스트로 공감을 불러일으 키는 귀여운 스티커가 완성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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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캠페인 직접 여성들을 만나기 위한 거리 캠페인도 계획하였다.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은 20대, 30대 여성들을 만나기 위해 대학 내 캠페인을 하기로 했다. 함께 하게 된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 사범대학 학생회, 여학생위 원회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캠페인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았다. 첫째로, 캠페인 취 지에 공감한다고 하였다. 학내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 외모 순위를 매기는 경우 도 있었고, 여자화장실 비밀노트(화장실에 익명으로 고민이나 건의사항을 적을 수 있도록 종이를 붙이는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의 사업)에도 다이어트, 성형 고 민이 많았다고 한다. 또한, 대학 내 여성주의 활동이 반성폭력운동에 머물게 되는 면 이 있는데, 이 캠페인은 또 다른 여성이슈 활동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외모 관리’의 문제가 생활 곳곳에 존재하고, 여성들의 주요 고민거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캠페인은 각 학생회, 동아리 축제날인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었다. 각 학 생회 페이스북 계정에 캠페인 주간을 알리고, 댓글 이벤트로 <뚱뚱해서 죄송합니 까?>를 선물하기로 하였다. 캠페인 부스에서 만난 여학생들은 “맞아요, 맞아…“를 연발했다. 큰 몸짓으로 동의하는 모습은 제작된 스티커를 받은 여성들도 마찬가지였 다. 문구 하나하나 자신의 얘기라고 공감하였다.(스티커를 카톡 프로필용으로도 만 들어 민우회 블로그에 올렸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스티커 제작부터 대학 내 캠페인까지, 우리가 만난 여성들을 보며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다르 니까 아름답다”를 외치는 활동이 얼마나 필요한 지를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다. 인터뷰와 사진을 모아 얼마 전 책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 예뻐지느라 아픈 그녀들의 이야 기>를 출판했다. 이 “뻔한”이야기들이 “뻔하지 않게” 세상에 닿기 위해 앞으로도 관심과 호기 심, 연대와 관심으로 함께해주시길.

반아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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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스케치

후기 소풍

날씨가 끝내주는 토요일, 평화의 공원으로 소풍을 갔어요. 제이, 눈사 람 활동가의 사회로 시작되어 열혈회원 노새가 진행한 알게임으로 긴 장을 푸는 시간을 가졌어요. 점심시간엔 각자 싸온 도시락을 나눠먹 기도 했답니다. 점심시간이 끝난 후에는 나무가 진행을 맡은 빙고게 임, 햇살이 진행을 맡은 OX게임, 수풀이 진행을 맡은 스피드게임이 이어졌어요. 다들 눈을 반짝이며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했어요. 격 렬한 포크댄스로 마무리를 했고요.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 냈어요. 10월 12일 평화의 공원

후기 신입회원 세미나 환절기

후기 열독 <나를 매혹시킨 철학자>

1강은 낸시 프레이저의 정치철학(강사:이현재), 2강은 수잔 웬델의 페 미니즘 장애 이론(강사:전혜은), 3강은 프란츠 파농의 탈식민주의(강 사:정희진), 4강은 미쉘 푸코(강사:박차민정), 5강은 ‘일하는 여성의 건 강’에 대해 연구한 카렌 메싱(강사:정진주)을 주제로 진행되었어요. 매 강의마다 유익하고 감명 깊은 강의였어요. “나와 맞지 않아도, 가진 틀, 주어진 말들에 나를 맞추어 가는 과정은 편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틀에 맞지 않은 잉여들은 떨어져나가고, 나는 그 부산물들을 보며 불편함을 항상 느꼈던 것 같다. 강연을 듣 고 나오며, 내 역사들도, 지나온 사람들과 집단도 내 자리에서 성찰하 고 이야기하는 버릇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쩌면 각자의 자리 에서 우리 모두가 각각의 이야기를 들고 모이는 것이, 정희진 선생님 이 이야기한 해방의 그림은 아닐까한다.” <스머프님의 3강 후기에서>

10월 10일~11월 7일 인권중심 사람

후기 물길 4기 캠프

10월 1일부터 29일까지 해월, 슬슬, 파인, 하티, 진선, 래이, 제이, 눈 사람, 먼지가 모여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었어요. “가만 보면 이전까 지 나는 어쩌면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는 데 이제부터는 조금 더 쉬울 것 같다. 피해의식이나 억울함에서 이야 기하는 여성의 인권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것임을 함께 이야기하면 서 또다시 배우게 되었다. 각자의 삶과 인생의 역사가 다른 ‘사람’들끼 리 모여서 녹아있는 여성의 삶에 대해 경험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은 여러 권의 또 다른 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 또한 갇 혀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어 좋았다. 좀 더 생각이 좁은 상자가 아니라 건강하게 ‘여성학(거 창하게 느껴지지만;)’의 근육이 자라나는 것 같아 좋았다.” <슬슬님의 후기에서>

10월 1일~29일 민우회 회의실

[물, 길] 4기 기획단은 서로의 상황과 욕구를 나누는 회의를 거듭한 결과, 20대 여성주의자들의 네트워킹과 임파워링을 위해 “캠프”를 열 기로 했어요. 첫 번째 프로그램은 여성주의 실천 아이디어를 나누는 PLAN-X였어요. 아이디어를 직접 실천하기 위해 <노브라 클럽>, <‘땡 깡’(깽판대행업체)>, <매체를 통한 여성주의 침투>, <성교육책 제작 (바 른성문화를위한교과서편찬위원회)> 팀이 꾸려졌어요. 이어서 가족방, 퀴어방, 몸방, 쫄지마방으로 나뉘어 이야기를 나누고, 한편에서는 먹 방으로 모여 안주를 준비하기도 했어요. ‘여성주의자’라는 이름으로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새로운 관계, 반가운 이야기로 빼곡한 하루를 채워 지냈어요. 20대 여성주의자로서 맺는 관계를 확 장하고, 못했던 상상을 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11월 2~4일 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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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바라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단체(NGO) 공동 기자회견 지난 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인 국가정보원의 불법행위를 비롯 해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 국가정보원의 국내정치 개입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지난 6월부터 많은 시민들과 야당들이 여러 가지 방법 으로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당과 대통령은 꿈쩍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단체들은 오늘 다시 모여, 아래와 같이 회원단체 각각의 입장을 압축적으로 밝히는 바입 니다. [한국여성민우회] “국정원의 국기문란 사태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선 지 벌써 석 달이 넘었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이미 검찰에 의해 국정원의 불법 행위는 드러났습니다. 국가정보원법 제2 조는 이렇게 말합니다. ‘국정원은 대통령 소속으로 두며, 대통령의 지 시와 감독을 받는다.’ 모든 시민들이 알고 있는 이런 상식 앞에, 대통 령은 단지 국정원으로부터 그 어떠한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국정원 불법선 거운동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개미마이크 twitter.com/womenlink 박근혜정부 시간제일자리를 시간선택제일자리로? 이름만 바꾼 다고 열악한 노동현실 낮은 고용률이 달라지나. 시간제든 전일제 든 정규직화, 적정임금, 고용안정된 일자리여야 하지 않을까?

9월 2일 성희롱 예방교육이 무료라고? 무료를 미끼로 금융상품 광고목적 의 사설교육기관들이 난립하고 있다. 무자격 강사에 의한 부실한 교육 우려. 노동부는 내실있는 성희롱 예방교육 위해 내용과 방 식까지 철저히 감독하라

9월 17일

1. 신의진의원 ‘자녀 전염병시 부모휴가보장’ 입법추진. 수족 구로 아이를 2주나 어린이집 못 보내게 된 A씨에게 이건 희소

9월 12일

식..일까? 당장 급해 요긴해도 막상 신청하면 애 있어서 또 라

성명 국민연금과 연계한 현재의 기초연금 계획안은 전면 부 인되어야 하며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상관없이, 소득과 상 관없이 모든 노인에게 똑같이 지급되어야 한다.

2. 사실 특별한 사정은 누구에게나 있다. 아이가 아플 때, 내가

는 눈총과 낮은 인사고과. 특별 사정 봐주기식 제도의 한계!

분명 대통령이 되면 ‘어르신’들을 위해 기초노령연금을 두배로 늘리겠 다고 했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딱 취임 반년 만에 이를 전면부인하 며 ‘기초노령연금을 소득하위 70%에게 차등지급하고, 국민연금과 연계 해서 차감지급하는 기초연금 도입계획’을 확정하였다. 현재 노동시장에 서의 열악한 지위와 연동되어 수많은 여성들은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 거나 받더라도 노후소득보장이 제대로 되지 못해 여성의 노인빈곤율은 남성에 비해 2배 가까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초연금은 우리나라의 현 실에서 그 무엇보다 우선해 노인빈곤해결을 위한 보편적 복지제도로 추 진되어야 한다. 국민연금과 연계한 현재의 기초연금 계획안은 전면 부인 되어야 하며,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상관없이,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노인에게 똑같이 지급되어야 한다. 노인빈곤을 해결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담아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상관없이, 그리고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초연금을 시행하라.

9월 26일

아플 때, 가족대소사와 사고, 휴식이 간절할 때 등등. 모두의 특 별한 사정을 보편적으로 인정해서, 15일뿐인 기본 휴가 자체를 늘리는 것이 진짜 대안.

9월 23일

정책의지는 말보단 예산으로 증명되는 법. 내년 정부예산에는 무 상보육정책 의지가 없다[http://j.mp/172dAUx:누리과정보육 국고 지원도 무산] 보조금비율 핑퐁외엔 재원마련방안이 진정 없는가? 보육재정불안 조장하며 보육정책의지운운은 어불성설 10월 2일 성폭력전담팀 경찰간부 왈 “이번처럼 제대로 된 대책없이 시행한 것은 처음” 박근혜정부 성폭력 척결한다고 하더니 말만 앞선 졸속전시행정, 전담팀 52개라는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가 필요합 니다.

10월 17일

1. 고용노동부의 시간선택제일자리 인식개선을 위한 공모전에서 당선자직업 중 사무보조, 사서보조 등 말 그대로 보조적인 일자 리가 많다. 과연 정부에서 말하는 양질의 질 좋은 일자리일 수

시국선언 밀양765kV송전탑 건설 중단 시민사회단체 대표 대국민 호소 시국선언 - 밀양 주민들의 가슴을 밟고 건설하 는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중단되어야 합니다. 대체, 주민들의 가슴을 밟고 건설되는 송전탑의 정당성이 무엇입니까. 지난여름부터 원전 비리사건이라 불리던, 핵심부품의 시험결과가 위 조되었습니다. 정확한 검증을 통해 신고리 3,4호기를 건설 한다면 적 어도 1년 이상 준공 시기가 늦춰집니다. 그렇다면 지난 8년 동안 밀양 주민들이 목 놓아 부르짖는 사회적 검증기구 구성을 통한 사회적 협 의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밀양 송전탑 건설의 타당성에 대한 검증입니다. 우리는 밀양 주민의 아픔으 로 정부에 요구합니다. 밀양에 투입된 공권력을 즉각 철수 시키십시 오.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첫 번째 조건입니다. 밀양 주민들 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밀양 송전탑 건설 즉각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사회적 공론기구를 즉각 구성하여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있을까? 2. 시간선택제일자리 공모전에 프리랜서와 같은 특수고 용직노동자도 포함되어 있다. 프리랜서는 자신이 시간을 잘 할애 할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을 시간선택제일자리라고 정부는 규정하 고 있는 거구나~ 아~~ 그런 거구나~ :d

10월 23일

이번에는 무기계약직 새 이름 공모? ‘이름세탁’한다고 노동조건 이 달라지나? 무기계약직, 말로는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 론 정규직과 다른 일자리! 정부는 무기계약직의 근본적인 문제 를 해결하라.

11월 1일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 모두 척결해야 마땅하 지만 똥걸레를 손에 쥐고 설거지하겠다고 나서서야 되겠는가?” 4대악 구호의 공허함에 대한 전우용님의 칼럼이 인상적입니다 http://durl.me/6coapo

11월 9일

10월 8일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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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칼럼 창

조직문화, 평등한 소통이 답이다! 유경희(생기) | 이사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이유는 자신의 활동이 만들어 내는 가치와 의미를 알기 때 문이다. 또한 느리더라도 공유와 소통으로 지금보다 나은 사회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버젓한(!) 직장이라 인정받지 못해도 그 안에 각자의 삶을 충 족시키는 요소들이 충분히 있으며, 구성원들과 더불어 욕구 충족을 위한 의지를 내 기에 힘이 된다. 그런데 때때로 문제가 발생한다. 그 문제는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나, 조직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가 되는 조직문화! 원인은 무엇이고 답은 있는 것인가? “조직문화에 있어 무엇이 문제임을 아는 이들은 구성원 중 소수이다. ‘변화 가능하다’는 답은 있으나, 나서서 그 답을 향해 애써 노력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생각이다.

조직을 구성하는 이들이 있고 조직이 이어져간다면, 축적되는 조직의 활동은 외 부로 선명하게 색깔이 나타난다. 이에 반해 언뜻 언뜻 보이기도 안보이기도 하는 게 조직문화다. 보이든 안보이든 조직문화는 일상적으로 늘 살아있다. 그렇기에 조직문 화가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긍정적인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을 성장시키 고 활동의 의미를 북돋운다. 하지만 안 좋은 조직문화가 자리할 시 언젠가는 문제가 발생하고, 피해자가 생기고, 구성원들은 실의에 빠지고, 조직은 내·외부적으로 상 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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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조직문화의 핵심은 단연코 권위주의적인 위계문화, 보수적인 성역할 고정관념, 남성중심 성차별적인 문화, 잘못된(이중적인) 성문화로 정리된다.

나이가 벼슬인가? 나이 많음을 권위로 방패삼아 자기 목소리를 높인다. 무의식중 에, 때로는 당연하게 직급이 주는 위계를 행사하려 한다.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가를 수평적으로 대하지 않고 중견, 대표의 직함을 누리려 한다. 질서라는 이름 으로. 연대활동의 장(場)도 예외는 아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처음 보는 어린 활 동가들에게 반말을 하고, 심부름을 시키는 일이 정당화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예쁘 다, 섹시하다’는 말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든다. 여성이 성적 대상이 되는 것은 운동 조직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술이 매개가 되는 뒤풀이 문화에서는 어떤가. 분위기를 돋운다는 명목으로 언어적인 성희롱이 난무하고 성폭력이 발생하기도 한다. 더 중요 한 문제는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거는 사람이,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 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지속된다. 나이가 어려서, 년차가 짧아서, 여자니까 감내해야 하는 일이 아님을 알지만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 성폭력을 행하는 문제적인 개인과 그런 행위가 재생산되는 구조적, 문화적 요인이 견고하게 자리하는 한 조직문 화의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문제라고 인식될 때 눈치를 보지 않고 이야기를 공론화할 수 있는가? 이것이 개별 단체 조직문화의 척도이다. 평등한 조직문화는 이상이 아니다. 또한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여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는 평등한 조 직문화의 필요성을 느끼는가? 조직문화의 장·단점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소통의 의지가 있는가? 일상에서 평등한 조직문화 실천 방안을 상상하고 탐색하는가? 조직 내 의사소통의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가? 조직문화를 위한 첫 걸음은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제는 ‘달라져야한다‘는 의 지를 모아내는 일이다. 다음은 평등한 관계를 위한 소통이다. 소통은 사실 어려운 과 제이다. 변하려는 진정성이 뒷받침되어야하며 끊임없는 시도가 뒤따라야 한다. 진정 한 소통은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는 나이나 직급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자신 의 성별고정관념을 알아차리기, 다른 구성원(특히 여성)들의 경험을 귀 기울여 듣고 나누기,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기, 차별과 폭력에 대해 민감해지기 등 여성주의 감 생기 여성주의자로의 삶이 어려움 을 알지만, 그렇게 오늘을 살 아가려 애쓰는 여자. 나이가 들어도 종종거리면서 새로운 도전에 힘을 얻고 동시에 아 파하고 웃는다.

수성을 필요로 한다. 일상에서. 누가 변해야 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고, 알아야 한다. 바로 잠재적인 문제 소유자들 이며, 그들을 수용하는 조직이다. 조직은 ‘변화 가능하다’는 답을 신뢰하자. 그 답을 향한 ‘말하기’에 서로 용기를 내자. 시민단체 조직문화, 평등한 소통이 답이다!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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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편집자 주

책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의 저자 김현아를 만나다

내 DNA속에 얼마나 많은 꿈과 희망과 욕망과 좌절이 있었을까

김현아 선생님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학살이 벌어졌던 마을들을 답사하고 그 결과를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 <전쟁과 여성>이라는 두 권의 책으로 펴냈다.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은 베트남 전쟁에서 벌어졌던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처음으로 한국사회에 문제제기한 책이었다.

인터뷰 : 류형림(모구) | 여성건강팀 ● 정리 : 편집팀

1998년이었다. 소수자집단의 목소리를 통해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 peace boat, 아시아 를 비롯한 지구의 각지 ‘열린 네트워크 나와 우리’가 만들어진 것은. 를 배로 항해하며 교류 하는 비영리NGO * 그리고 우연히 피스보트 에 참여하여 일정 중에 한국군에 의한 학살이 있었던 베트남의 마을에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베트남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만 회자될 뿐, 한국군에 의한 학살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였다. “그 분은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그런데 왜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지?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자”

죽은 사람들 이름하고 나이가 쭉 있었어요. Q 처음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충격적이셨을 것 같아요. A 처음에는 되게 낯설었죠. 충격이라기보다는 ‘뭐지?’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죠. 마을에

들어가면 그 마을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위령비나 증오비가 있었어요. 거기에는 공식적 인 문장으로 몇월 몇일에 한국 청룡, 남조선군대 혹은 박정희군대가 와서 우리 마을에서 몇 명을 학살했다는 말이 있었고 죽은 사람들 이름하고 나이가 쭉 있었어요. 처음에 저는 그것들을 보면서도 ‘왜 죽였지? 이 사람들이 죽을 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 들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끊임없이 질문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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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나에게 보여준 ‘예의’ 같은 것들.

요. 사실 제일 중요한 건 한국에서 읽으면 그냥 ‘그랬

베트남 사람은 굉장히 예의가 있어요. 손님을 대접

나보다’, ‘비겁한 역사가 있구나’ 이런 생각 정도를 하

하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사람들인데. 맨 처음에 할

게 되는데 가서 위령비를 보게 되거나 생존자나 피해

아버지를 만나러 가면 논에서 일을 하시다가 오세요.

자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 굉장히 달라지는 것 같

일단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시고 정갈하게 앉으시

아요. 300명, 68명 이런 뭉뚱그려진 숫자가 아니라 알

고 나서 차를 내오면 이야기가 시작돼요. 저는 그 때

수 없는 폭력에 의해서 휘둘리는 그런 개인의 이야기

기록자였기 때문에 열심히 질문하고 기록하는 일들

를 만나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친구들도 당혹

을 하고 있으면 파파야가 나와요. 파파야를 집어먹고

스럽죠. 실제 겪었던 이야기를 듣게 되면 울기도 하고

나면 손 닦는 물을 가져다주세요. 내가 손을 닦으면

꿈도 꾸고 그래요.

수건을 건네주고. 나는 그게 결국 내가 베트남 일을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우 리 엄마를 죽인 일본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어떤

전쟁이란 게 모두에게 슬픈 건 아니거든요

일본의 낯선 청년들이 나한테 왔다면 나는 어떤 태도

그 사람들한테는 삼십년을 덮어두었던 얘기죠. 너무

였을까 나중에 질문하게 되는 거죠. 나는 처음엔 그

큰일을 집집마다 다 겪었기 때문에 거대한 상처를 누

런 것까지 생각을 못 했지만, 그들이 낯선 방문자한

구 하나 터트릴 수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듣는다는

테 대하는 그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을 봤어요. 더군

것, 누군가가 겪었던 굉장히 참혹한 기억에 깊은 공

다나 한국에서 온 아무것도 아닌 여자잖아요. 기자

감을 하면서 듣는다는 것, 그것은 고통의 연대죠. 다

도 아니고 방송도 아닌데도 마음을 다해 이야기를 들

른 사람의 깊은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오

려줬어요. 나한테는 처음으로 인상적이었던 일인 것

늘날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

같아요. 나중에는 내가 질문을 했어요. “제가 이상하

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참 잘 들

지 않으세요? 저 좀 밉거나 싫지 않으세요?” 그러면

었어요. 정말로 열심히 마음을 다해 들었거든요. 그

아들딸을 다 잃은 할머니가 쳐다보면서 “너는 그때

래서 나는 아이들이 참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물

태어나지도 않았잖아. 네가 밉지는 않아. 그렇지만 당

론 실질적으로 힘이 되는 이런 일들을 하긴 아직 미

시에 한국군이 온다면 물어보고 싶어. 왜 죽였는지.”

미한 나이들이지만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

그런 얘기를 해요. 나한테는 그런 것들이 나를 추동

가 되지 않을까, 고통의 공감과 연대를 할 수 있는 사

한, 움직인 동력이 됐던 거죠. 그들이 보여줬던 인간

람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분

에 대한 예의 같은 것들.

명하게 ‘전쟁은 일어나면 안 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게 되는 거죠. 전쟁이라는 게 모두에게 다

Q 얼마 전에 로드스꼴라(김현아 선생님이 대표교사

슬픈 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돼요. 어떤 사람들한테

로 계신 여행대안학교) 친구들과 함께 베트남에 다녀

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자기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

오셨다고 들었어요. 로드스꼴라 친구들은 어떻게 받아

는 기회, 권력을 쥘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이

들여요?

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고 전쟁이 모두에게

A 지금의 청소년들한테는 3·1운동이나 동학운동

이나 이 일이나 너무 흘러간 과거의 이야기인 거잖아

다 슬픈 거라면 당연히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요. 가기 전에 공부를 많이 했었고 책도 많이 읽었어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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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내 DNA속에 얼마나 많은 꿈과 희망과 욕망과 좌절이 있었을까

김현아 선생님은 베트남 전쟁과, 한국전쟁을 겪은 여

대한 가장 새로운 정의를 할머니들에게 듣는 거잖아

성들을 인터뷰하여 전쟁을 여성의 관점으로 다시 바

요. 그런 것들이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라본 <전쟁과 여성>이라는 책을 쓴 이후에 여성들의 흔적을 찾아 답사하고 그녀들의 삶, 꿈, 성취를 담은

많은 여자들의 등을 밟고, 밟아서 여기에 있다

책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그녀들에 대한 오

Q 여성의 역사와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들이 선생님

래된 농담 혹은 거짓말>을 쓰셨다. 역사 속에서 드러

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나지 않았거나 왜곡되었던 난설헌, 사임당, 나혜석과

A 내 몸에 집적된 기억을 찾아가는 거? 난 정말 그렇

같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여성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

게 생각을 하는데, 우리 엄마의 꿈과 희망이 나였다

는 작업이었다.

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엄마가 나를 낳고, 자기 인생 에서 하고 싶었지만 해보지 못했던 것을 ‘너는 하길

Q 여성들을 만나면서 어떤 감정과 생각이 들었는지

원해’라는 그 꿈과 희망이 나에게로 건네져서 내가 오

궁금해요.

늘날 이런 삶을 산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 엄마

A 나는 재밌었던 게 전쟁이야기를 들으러 갔는데 오

는 우리 엄마의 엄마의 꿈과 희망이었을 거라고 생각

히려 당시의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거 그런 점이었던

을 하거든요. 외할머니가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

거 같아요.

지만 너는 그렇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기

예를 들어서, 50년대에 남편이 좌익 활동을 했는데

딸을 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굉장히

부인이 그걸 몰라. 남자와 여자는 정확하게 자기 역

많은 여자들의 등을 밟고, 밟고, 밟아서 여기에 있고.

할이 있고 남자는 밖에 나가서 뭘 하든지 간에 그걸

그래서 나는 굉장히 잘 살고 있고, 왜냐하면 나는 교

공유하지 않는 거죠. 결국은 남편이 왜 죽었는지 모

육도 받고 글도 쓸 줄 알고 발언도 할 수 있고 내 언어

르는 거예요. 저녁밥을 먹고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와

도 있잖아요. 이건 정말 그 시대에서 열심히 살아줬

도 그러려니 하면서 사는 거죠. 겨우 몇십년 전인데

던, 비겁하지 않고 용감하게 살아줬던 여자들이 있

그 당시 가족이라는 개념이 지금과 얼마나 다른가.

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내 DNA에 그게

그리고 인터뷰가 전쟁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있는 것이고, 나를 안다는 것은 내 DNA를 이해하는

어차피 생애사가 다 나오는 거잖아요. “할머니, 어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내 DNA속에 얼마나 많은 꿈

을 때 꿈이 뭐였어요?” 그런 게 없는 거지. 왜냐하면

과 희망과 욕망과 좌절이 있었을까를 내가 이해하고

우리 동네에 모든 언니들이 열아홉이 되면 시집가서

해석했을 때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되는가에 대한

애 낳고 사는 거야. 다른 롤모델이 별로 없어. 그러니

답이 나온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나한테 그

까 나도 그렇게 하는가보다 하고 사는 거죠. 그래서

작업(여성의 역사와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은 그런

지금처럼 “얘야, 너는 이다음에 뭐가 되고 싶니?”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나는 허난설헌도, 그리고

고 물어보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여성의 역사가 읽혀

나혜석도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녀들을 보

지는 것이 굉장히 난 재밌었어요. “할머니, 키스는 해

는 것, 그것이 나인 것이죠.

요?” 물어보면 “어우, 더럽다. 남의 혀가 내 입에 들어 오는 게 나는 싫다” 이런 이야기도 하시는데 키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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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소개 우리가 이별을 다뤄야한다

살을 에는 추위, 연말이라 떠들썩한 분위기, 이 와중에 문득 가슴 한 구석이 시리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별> 때문일지도 몰라요. 편집팀

이루미들 , “잘 보 자 ’고 나 선 편집 이별을 한번 ‘다뤄 해야만 하느냐”, 싶다”, “이별도 ‘잘’ 이별하는 법을 알고 것 도 이별이지 것이 많다”, “이런 “이별로 부터 배운 요. 지 이야기가 나왔어 않을까” … 여러 가 요? 이별이란 무엇일까 야기하고 싶지는 과의 이별만을 이 흔히 말하는 연인 일상과, 곁에 있던 내 몸과, 평화로운 의 제 어 . 요 어 았 않 별하 고 있 음 을 때때 로 우 리 는 이 시 시 과 건 물 던 사람과, 쓰 보고 싶어요. 느끼고 함께 생각해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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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이별이라는 벤치 안미선(낭미) | 회원

이별은 그냥 와 있다. 이별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용기를 내

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 다는 것, 세상에는 그런 일도 있다는 것, 떠나는 것만이 나를 위해 어쩌면 상대를 위 해 최선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될 때 모든 것이 갑자기 낯설어진다. 오랜 미로 같았던 관계를 끝내고 떠날 때는 부서지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것 같았다. 떠날 수 있다는 건 그래도 마음의 힘이 남아 있을 때 하는 거라고, 지금이 기 회가 아니겠냐고, 마지막까지 망설이는 나에게 친구는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말이 옳았다. 옳았던 것일까, 하고 그 후에 생각한다.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 스스로 되묻는 다. 때론 왜 그 자리에 그토록 오래 머물러 있었을까 의아해한다. 만남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자책한다. 아주 가끔은 그리워하다 소스라친다. 갈팡질팡하는 마 음에 실망한다. 감정이 단색이 아니어서 진이 빠진다. 친숙했던 말들이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혼’이나 ‘한부모’라는 말로 나를 온전히 설

명할 수 없다. “남편은 무슨 일 하세요?” 인사하며 다가오는 이웃 앞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굳이 말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말이 될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 다. 반복되거나 더듬거리며 제자리에 검질기게 맴도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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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고 맞는 계절의 변화는 처음

니다.” 하고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보는 양 새로웠다. 꽃눈을 머금고 있는

남을 돕고 가치 있게 살고 싶습니다.

개나리나 푸릇푸릇한 잎을 아지랑이처

그렇지 않으면 하늘 아래 인(人) 버

럼 피워 올리는 숲이 보였다. 혼자가 된

러지(벌레)로 살다 가는 거밖에 제

것이다. 끊임없이 누군가의 눈치를 보

삶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말한

거나, 내 시간을 얻기 위해 구차한 타협

다. 한 여성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환

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전보다

경 때문에 사람들을 기계적으로 대

돈 걱정을 더 하고, 아이가 놀다가 다쳐

하게 되었다며 자기 일의 의미를 찾

서 오면 쩔쩔매고, 새벽에 깨어 이런저

기 위해 고군분투한다고 했다. 쉰이

런 고민에 우두커니 앉아 있게 될 때 다

넘어 처음 한글을 배우며 살아온 이

시금 혼자가 되었다는 것을 떠올린다.

야기를 쓰는 요양보호사도 만나고 어린 시절 본 학살

헤어지고 나면, 마음속에 있는 그 사람과 다시 이

의 풍경을 잊지 않고 말해주는 나이든 이도 만난다.

별해야 한다. 원한과 분노가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온

죽음의 전날까지도 사람의 영혼은 늙지 않고 삶을 기

다. 싫다. 이제까지의 나는 깡그리 쓰레기통에 처박고

억하고 의미를 되새긴다. 증언하고 싶어하고 미래를

새 삶을 살고 싶다. 떠오르는 것들을 싹둑싹둑 잘라

기다린다.

내고 싶다. 나와 딴 사람들이 다르지 않다는 것, 나 혼자만의

시간이 좀 더 지나 나는 나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아픔인 것 같았던 것을 다른 이들도 겪고 산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한테 그건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

알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힘든 역경 속에서 이타

>가 계기가 되었다. 모든 것이 개인의 탓이거나 개인

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삶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의 변화가 관건인 것이 아니라 우리는 비슷한 고통에

놓지 않고, 나의 시간이 다음 세대와 연결되어 있다

시달리며 아주아주 끈질기게 싸워가야 한다고 했다.

는 믿음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 몫을 다해 살아간다.

‘삶에 의미 따위가 뭐가 있어, 나를 내팽개치며 살았

다시 돌이켜본다. 완벽하지 않았던, 터무니없이 서툴

는데’하고 억하심정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려고 할 때

렀던 나를 용서하고, ‘그건 꼭 내 잘못만은 아니었어,

‘의미’를 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주변에 있었다. 그

이제 난 다른 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라고 생각도 해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믿지 않고

본다. 따뜻한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으면 그렇지, 뛰

는 살 수 없는 게 또 사람인 것 같다.

노는 아이들과 젊은 연인들과 나이든 부부와 노인들

강의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 “선생님, 유복

을 보며 그들 속에 내가 있고, 내가 없어도 그 삶이 그

해 보이시네요.” 부러워하는 싱글맘의 한마디에 “저

대로 흘러간다는 것, 아직은 내가 이 자리에 있고, 아

도 싱글맘이에요.”하고 굳이 하지 않으려던 말을 한

마 무언가 할 것이 남아 있는 모양이라고, 눈을 천천

다. 나와 그가 꼭 같지는 않지만 나는 그가 하는 말

히 떴다 감으며 상상해보기도 하는 것이다.

을 알아듣는다. 걱정의 말에 공감한다. 씩씩하게 일 을 하고 다른 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모습에 경 탄한다. 강의에서 만난 여든 살, 아흔 살 되는 노인들 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나는 배우고 노력하려고 합

낭미 하나였던 레일이 둘로 갈라져 평행으로 달릴 때 더 많은 풍경이 창밖을 스쳐간다고 믿고 싶은 겨울.

2013 겨울

29


기획2

편집자 주

사진으로 직면하는 이별의 순간들

우리가 직면하는 이별의 순간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편집팀에서 고른 사진을 보며, 잠시나마 이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편집팀

순간 이별의

기 이별하 인과 연 째 있나요 이별해본 적 빗물에 화장을 지워내본 적 첫번 긴 생머릴 잘라내본 적 끊은 담배를 쥐어본 적 혹시라도 마주칠까 자릴 피해본 적 보내지도 못할 편지 적어본 적 술에 만취되서 전화 걸어본 적 (여보세요) 일이 얼어본 적 있겠죠 이별해본 적 사랑했던 만큼 미워해본 적 읽지도 못한 편지 찢어본 적 잊지도 못할 전화번호 지워본 적 기념일을 혼자 챙겨본 적 사진들을 다 불태워본 적 이 세상의 모든 이별 노래가 당신 얘길거라 생각해본 적 _ 에픽하이 ­Love Love Love 중에서

▲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한 장면

애써 현실을 부정해도,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할 때가 오지요. 당신은 어떤 이별에 눈물을 흘렸나요?

하기 한 몸과 이별 두 번째 건강 간 순 의 별 이 건강할 땐 오히려 알지 못했던 내 몸의 상태, 한번 심하게 아프고 나면 그제야 직면하게 되죠. ‘아, 이러다 큰일 나겠구나.’ 평생 안 고 살아야할 병이 생겼거나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지 못할 큰 병에 걸렸다면, 이젠 내 몸이 더 이상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적응해야하는 힘든 과정을 겪게 되지요.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이 버겁기도 하고, 잊고 지내다가도 문득 스트레스가 몰려오 고, 이전과 달리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내 몸 때문에 서글퍼지기 도 합니다. 당신은 지금 건강한가요? ▲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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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기 롭던 일상과 화 평 째 번 세 이별의 순간 느닷없이 우리 동네가 해군기지가 된다면, 동네 뒷산에 고압 송전탑이 세워진다면, 열심히 일하던 일터에서 쫓겨난다면, 하루아침에 평화롭던 일상이 힘겨운 싸움으로 변해버린 사람들이 있어요. 강정마을주민, 밀양주민, 쌍용자동차 해고자, 코레일 철도 노동자. 이들은 평화롭던 ‘나’의 일상을 되돌려놓으라고, 그리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길 바라며 하루하루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습 니다. 당신의 일상은 지금 평안한가요? ▲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별하기 상과 이 번째 세 네 간 순 이별의 조지 버나드 쇼 : 오래 살다보면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지 중광 스님 : 괜히 왔다 간다 헤밍웨이 :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다 일본의 선승 모리야 센얀 :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줘. 운이 좋으면 술 통 바닥이 샐지도 모르니까 조지 칼린 : 이런, 그 사람 조금 전까지도 여기 있었는데 버지니아 울프 : 너에게 대항해 굽히지 않고 단호히 나 자신을 내던지리라 죽음이여! 에밀리 디킨슨 :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다 사람들은 세상과의 이별, 그 마지막 순간의 한마디를 묘비명으로 남깁니다. 당신은 어떤 말을 남기고 싶나요? ▲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

이별하기 섯 번째 이것도 이별의 순간 다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 이별이지만, 사소하지 않아요. 계속 쓰 기엔 헤져버린 칫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볼펜, 이젠 입을 수 없는 작은 옷. 꼬깜은 볼펜을 끝까지 다 쓴 후 이렇게 말했어요. “우와, 볼펜을 끝까지 다 쓴 건 처음이야. 왠지 어른이 된 기분 인걸.” 일상에서의 소소한 이별들, 당신은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 꼬깜의 다 쓴 볼펜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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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편집자 주

5인분의 이별

5인이 전하는 각자의 이별이야기예요. 재밌게 읽어주시길!

어쩌면 매일, 이별한다

이별에 대처하는 나무의 자세

모구 의 1 인 분

꼬깜

분 1인

이쯤 쓰다 보니, 그렇다… 이게 이별을 못 받아들이는 찌질함의 궁극의 모습 이다. 지갑을 잃어버리면 지갑 안의 내용물이 사라졌다는 것보다는 지갑 이 사라진, 통제할 수 없는 변화에 숨이 막힌다.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 았던 과거가 내 발목을 잡는다. 그 과거가 나인데, 거기가 내 현실이라 고 믿는다. 이미 지갑은 잃어버렸으니 번뇌가 시작된다. 점점 걱정과 불안, 초조함과 두려움으로 퍼져나간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고통이 고통 그 자체보다는 과거와 현재, 변화 사이에서 이별하지 못하는 마음의 문제로 보았다. 어쩌면 매일 이별한다. 어제의 나와, 어제 의 누군가와, 어제의 칫솔과 어제의 피부와 어제의 방광과 이별한 다. 모든 것이 내 손 안에서 통제되고 있다고 믿는 마음의 확신이 고통을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별의 의미를 찐하게 체감할 어떤 계절이 도래했다. _ 김희영(꼬깜)

1인

이별은 여러모로 질척여야 한다. 울고불고 부여잡고 매달리고 소리 지르고 토하고 내뱉어야 한다. 쿨 하고 차가운 이별, 합리적이고 냉담한 이별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은 애정관계에서 힘 있는 입장이거나 감정을 유보하는 것이 초라해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기는 자들이라고 생각 한다. 나는 여느 일본 영화처럼 서늘한 이별보다는 서로에게 “이게 네 바닥이야?” 라는 대사와 어울리는 지긋지긋한 한국 소설의 몇 장면이 더 편할 때도 있다.

나무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을 불 러일으키는 이별은 연인과의 이별이었답니다. 그 복잡하고 고통스러 운 감정들을 어찌하지 못해서, 비를 맞으며 한참을 걸었던 적도 있었 고, 차를 타고서 무작정 도로를 달리기도 했었고, 소주를 들입다 병나발 을 불기도 했었답니다. 비가 아주 많이 내리던 어느 날, 차안에서 조규찬의 ‘Thank you’를 틀어놓고 펑펑 울었던 기억도 있네요. 여전히 연인과의 이별 후에는 만만치 않은 감정들이 몰려들지만, 나무에게도 나름 이별에 대처하는 방 법이 있답니다. 이른바 ‘이별에 대처하는 나무의 자세’랄까요? 하나는 지금의 그 이 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그 사람과 나는 이별한 것이라는 걸 인 정하는 것이죠. 또 하나는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감정들을 충분히 느끼되, 그 감정 속에서 허 우적대며 더 크게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이별을 인정하지 못함으로써 하게 되는 생각과 행동들은 스스로를 더 오랫동안 그 상황에 머물게 했었고, 슬픔 혹은 고통 그 자체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허우적대면서 그 슬픔과 고통을 더 처절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곤 했었답니다. 사랑(사람)을 억지로 잊을 수 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툭 털어버릴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어떤 때에는 확 다 가오고, 어떤 때에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감정들을 그만큼 감내하는 수밖에요. 그러다 보면 감내해야하는 슬 픔과 고통의 크기는 조금은 작아질 테고, 기억은 시나브로 희미해질 테니까요. _ 배범호(나무)

윤냥

의 1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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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별로부터 배운 것 “난 못된 년이야”라는 말을 몇 번이나 내뱉게 만들었던 그 이별. 나에 대해 아는 게 그다지 없던, 나를 들여다볼 줄 몰랐 던 스무살에 그 사람을 만났고 열심히 사랑했다. 그렇지만 나는 못되게, 정말이지 못되게 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을 통보하고 연락을 끊었다. 그것도 그 사람에겐 기댈 사람이 절실했던 힘든 시기에. 이별을 결정하기까지 그 시간들은 무척이나 버겁고 힘겨웠다. 그 때는 나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고 그 사람은 위로가 되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이별을 결정하면서 나는 그 결정을 온전히 내 몫으로만 여겼다. 그 사람은 이유를 몰랐기에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고, 어떠 한 준비도 없이 갑자기 이별을 맞닥뜨렸기에 더 아팠을 것이다. 어렸던 나는 사랑의 시작이 그랬듯 이별도 함께 하는 거 라는 걸 몰랐다. 그래서 아픈 상처를 줬지만 이미 이별해버린 이상 그 사람의 상처에 대한 치유는 내 몫이 될 수 없었다. 몇 년이 지났지만 그 사람을 생각하면 여전히 미안함이 가득하다. 그 이별을 겪어내며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만남과 이별을 그저 물 흐르는 듯이 애써 담담하 게 흘려버리고, 어떤 시작이나 끝을 내가 먼저 결정하는 것에는 정말 큰 ‘결단’이 필요하지만 결정한 후에는 뒤돌아보지 않는 게 나란 인간이었다. 이건 정말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이걸 알게 되면서, 다음 이별에는 나도 상대방도 덜 아프도록 함께 이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으니까. _ 류형림(모구)

이토록 철저한 이별 준비

육육 의 1인 분

무라카미 하루키 탓이 아니다. 나는 그가 『노르웨이의 숲』에서 죽음을 알려주는 내내 관심 없다는 태도 를 유지했으나, 끊임없이 계속 찾아오는 밤중에 반드시 치러야 하는 결정적 이별, 죽음에 압도당하게 됐다. 아버지 형제의 죽음을 경험하고 내게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그 우주적 두려움을 달 래준 것은 끈덕지게 삶에 충실한 이들의 치열한 죽음이었다. 평생의 연인이 죽은 다음해 권총 자살 한 프랑스의 작가 로맹 가리가 유서에 남긴 메모는 이러하다. “진 세버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깨 진 사랑 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데 가서 알아보시길.” 진짜 상관이 있건 없건 간에, 나는 그의 시크한 유서 문구가 애써 자신의 삶을 항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니 클립튼’이라 는 가상의 인물로 변신해 ‘진짜는 무엇일까’ 질문하는 실험적인 쇼를 펼쳤던 코미디언 앤디 카우 프만(Andy Kaufman)의 암투병과 죽음은, 여전히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가 없다. 그는 여전히 평생의 꿈인 ‘진짜 가짜쇼’를 어딘가에서 펼치고 있는 것일지도. 삶의 정점에서 죽음을 맞기보다 삶을 늘 정점에서 살다가 죽음조차 생의 감각으로 맞이하고 싶다는 고집은 이런 예시들로 강화 되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이별의 계절에 진심으로 막장 인생 속에 던져진 여러 명 의 전 인생을 그린 미드 <식스 핏 언더>를 추천하고 싶다. 앉아서 맞이하는 탄생과 죽음의 순간이 우리의 2014년 생애와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아주 잘 알려줄 거라 믿는다. _ 육진아(육육)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결국 가장 극적인 이별은 죽음이다. 좀 더 어렸을 때는 그 순간 자체가 두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좀 나이 들면서 살펴보니 문제는 과정이다. 노베르트 엘리아스가 <죽어가는 자의 고독>에서 대략 이런 표현을 썼다. “사람들과의 이별은 훨씬 일찍 시작된다. 노쇠는 그 병약함으로 인해 삶과 다른 것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서서 히 쇠락해간다는 사실이 그 사람들을 삶으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깨달음은 대개 몸에서 시작된다. ‘노 쇠’는 아직 농담이지만, 어쨌든 내 몸의 쇠함을 조금씩 느끼고, 포기하고 떨궈야 할 것들이 그만큼 생겨난다. 50대 후반 의 내 아버지가 읊었던 “이쯤 되니 왠지 센치해져”라는 문장도 이제 약간은 이해할 것 같다. 그래서 삶의 덧없음과 두려 움, 격리와 박탈에 맞서는 유구한 경구를 자꾸만 되뇌었다. 인생 별거 있나, 짧고 굵게, 또는 가늘고 길게, 내가 무슨 영 화를 보겠다고 등등. 그래봤자 한순간. 작은 영화라도 좀 보겠다고 아등바등 전전긍긍하는 게 딱히 달라지진 않는다. 체 감하기 시작하는 두려움과, 언제까지나 팔팔하게 세상과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착각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상태는 오 히려 더 심해진다. 이제 이 글 제목과 같은 책 이야기. 이 책은 내가 갖고 있던 것들과 차츰차츰 이별하고 궁극의 죽음에 가까워지는 과정 은, 그저 연령대에 따른 육체의 물리적 변화라는 걸 건조하게 이해시킨다. 동시에 그 죽음이 나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와 맥락에 놓여있다는 점을 환기한다.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초연함 따위는 생기지 않지만, 나처럼 오락가락하는 사람의 마음은 조금 편해진다. 점점 가까워지는 죽음을 생각할 준비는 됐다는 얘기다. _ 윤냥(노재윤)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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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람활짝

편집자 주

소모임 일이삼반 인터뷰

발랄한 퀴어 액션을 꾀하다

원치 않는 방식으로 성정체성이 밝혀지거나 오해받지 않도록 기존 별칭에 또 별칭을 사용했다. ‘라할’이 아직 도착하기 전, ‘방여술’, ‘앨리스’, ‘미아,’ ‘시안’과 함께했다.

김진선(제이) | 성평등복지팀

여는 한국여성민우회 퀴어1 소모임 ‘(돌아온) 일이삼반’2.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퀴어에 관한 활동을 하는 모임. 올해 4월에 결성. 모이자마자 소책자 <퀴어의 맛>을 창간.

1) 퀴어queer: 원래는 ‘이상한, 기묘한’이 란 뜻으로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의미로 쓰였으나, 동성애자 인권운동에서 자부 심을 담아 스스로를 지칭하는 단어로 사 용하기 시작, 현재는 성적소수자를 이르 는 포괄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여성 주의 운동은 남자 아니면 여자라는 성별 구분이 개인의 삶에 가하는 억압에 반대 하고, ‘정상’과 ‘비정상’으로 ‘차이’를 위계 화하는 사회를 변화시키고자하기에 퀴어 운동과 겹쳐지고 또 연대한다. 2) 6~7년 전에도 ‘일이삼반’이라는 소모 임이 있었다. 2006년 말에 결성, 성적소 수자의 인권과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수다 떨고 토론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 고, 2008년에 해소되었다. 올해 생긴 ‘(돌 아온) 일이삼반’은 민우회 퀴어 소모임의 역사를 잇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를 위한 ‘커밍아웃 노하우’ 설문조사 판넬과 ‘커밍아웃 어워즈’ 트로피도 제작. 사흘이 멀다 하고 번개모임을 하는가하면 엠티를 2박3일로 다녀온다. 놀기만 하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또 <퀴어의 맛> 2호를 떡하니 펴낸다. 대체 그 마력이 뭐길래! 인터뷰를 빙자하여 끼어들어가 보았다.

열정적인 활동이 인상적이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열심히 한다. 대체 왜들 그러는 건가? 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방여술 (지체없이 바로) 앨리스. 소모임 담당활동가 앨리스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서(웃음). 앨리스 모임 생긴지 얼마 안 됐으니까 그렇지. 연애랑 똑같은 거지 뭐. 방여술 재밌는 게, 거주지가 가깝다. 어떤 날은 저녁에 맥주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다음날 아

침 먹었으니까 내친김에 점심도 먹는다. 어차피 할 일 없는 거 다 아니까. 친구가 없었던 게 큰 동력이었던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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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게만 써도 되나?(웃음) 미아 농담이다. 퀴어 모임이라는 것 자체가 동력이 되

방여술 나는 앨리스가 꼬셔서 들어오게 됐는데, 그

는 것 같다. 모임 성격상 밖으로 쉽게 오픈할 수

때 앨리스랑 친하진 않았는데도 단번에 그냥 하

없는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렇게 스스로 고민

겠다고 했다. 민우회에서 퀴어 소모임을 한다

을 많이 했던, 사적인 주제랑 맞물려 가는 모임

는 게 나한테 좀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

이다보니 서로 많이 친해질 수밖에 없다.

우회는 너무 좋은 여성주의 단체인데 퀴어 쪽도

시안 소책자 <퀴어의 맛>이 되게 좋은 게, 퀴어 소모

좀 많이 얘기해주면 좋겠다, 근데 안 해준다’는

임이다 보니 우리끼리 끈끈하게 온갖 얘길 다

생각이 있었다. 근데, ‘퀴어 모임을 한다니?!’ 그

해도 그걸 드러낼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되게

래서 들어왔다.

폐쇄적일 수 있다. 근데 우리가 바깥이랑 소통

시안 예전에 퀴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는 어떤 관

할 수 있는 공식적인 라인이 <퀴어의 맛> 같다.

계에서 퀴어라는 공통점이 제일 큰 것일 줄 알았

멤버들이 엄청나게 열심히 하는 걸 보면, 그런

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상대방이 똑같은 퀴어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바깥에선

라고 다 잘 맞는 것도 아니고 감수성이 너무나

못하니까 우리끼리 모였고, 막 얘길 하고, 그럼

다를 수 있더라. 난 제일 편했던 게 여성주의, 그

또 그걸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퀴어의 맛>. 그

것도 사실 다 다르지만, 민우회가 갖고 있는 여성

래서 책자 내용도 내가 생각했던 ‘찌라시’보다

주의 입장이라든가 감수성이라는 공통점이 있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나오게 되는 것 같다.

고, 거기에 플러스 퀴어니까. ‘이거다’ 했던 거지.

<퀴어의 맛> 참 재밌더라. 만드는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하나 공개해 달라. 시안 2호엔 수다회가 실려서 사실,

굉장히 날것으로 다 들어갔 다.

3) 온라인 회원 커뮤니티 <모람세상> www.womenlink.or.kr/ moram 민우회원이면 누구나 온라인 회원가입 후 글을 읽고 쓸 수 있다. 4) 부치는 레즈비언 커플 중 남성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을 지 칭, 팸은 여성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을 지칭한다.

방여술 얘기가 많아서 늘 잘리긴

한다. 술자리 얘기가 진짜 재

냐. 여기 와서 또다시 두 가지 정체성 중

밌는데 모람세상3에도 못 올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 같다, 강요된

려서 아쉽다. 시안 근데 모람에도 못 쓰는 얘기이니 함여에는 더

선택지 같다’라는 의문을 표해 왔다. 미아 의문이 아니라 포효였어, 포효.

실을 수가 없다. 이번에 ‘서자부치’라는 말을 만

시안 우리가 그런 과정을 거쳐서 알고 있고 <퀴어의

든 건 진짜 재밌었다. 우리가 드디어 용어사전

맛> 이번 호가 거의 다 나왔을 때쯤, 회의를 하

에도 한 건 올리는구나.

는데 내가 ‘그래, 내가 부치라는 것을..’ 아니, 부

방여술 그게 뭐냐면, <퀴어의 맛> 이번 주제가 ‘부치

치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내가 그것이라는 것

와 팸4’이었다. 그때 시안이 와서 ‘그게 대체 뭐

을 인정했어.’라고 되게 힘들게 얘기했다. 그랬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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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발랄한 퀴어 액션을 꾀하다

더니 그때 방여술이 ‘왜 말을 못해! 왜 니가 부치

하고…’라는 뜻. 지금도 내가 왜 부치임을 말할

라는 것을 인정을 못하니!’라고 말하며 탄생한

수 없다고 느꼈는지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용어가 ‘서자부치’다. ‘부치를 부치라 부르지 못

중이다.

<일이삼반> 자랑을 해본다면? 앨리스 난 <일이삼반> 하면서, 내가 되게 솔직할 수

앨리스 술 마시면서 했던 얘기가 다음 번 소책자의 주

있는 공간을 찾았다.

제가 된다든가 우리가 만들 영상

시안 난 처음에 이 사람들 미친 사람들

의 컨텐츠로 이어진다. 주로 수다

인 줄 알았다. 미친 여자들이다,

를 떨지만, 소모임 활동 전반에는

왜 친구 없는지 알겠다(웃음). 근

공유된 목표가 전제돼 있다. 민우

데 요새는 그네들이 하는 말이 뭔

회 안에서라도 우리가 퀴어에 대해

지 알 거 같다. ‘야 이 얘기 딴 데

서 얘기를 좀 해야 한다는 거다. 소

서 어딜 가서 하냐’ 이 말이 이젠,

모임이기 때문에 작은 일이지만,

‘아, 이건가? 이 느낌인가?’(웃음)

중요한 일이고, 파장이 있을 거라

방여술 실컷 ‘부적절’할 수 있어서 좋다.

고 생각한다.

그리고 퀴어 커뮤니티가 각 세대

미아 자기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

끼리 단절이 좀 있는데 여긴 다양

거나 퀴어에 대해 궁금하다면 문

한 세대가 있다는 거. 그건 진짜,

을 두드려보시는 걸 추천한다. 근 데 강한 정신력은 필요로 한다(웃음).

엄청난 강점이다. 시안 사실 퀴어는 일상에서 롤모델이라는 걸 갖기 힘

방여술 신입멤버 와야 하니까 뒷말은 빼 달라(웃음).

든 면이 있다. 가끔 10년 후, 20년 후의 내 삶이

미아 50대 부치 회원을 원한다.

어떨까를 생각하면서 그런 모델들을 찾게 되는

앨리스 급구, 급구. 열렬히 환영(웃음). 농담이고, ‘일

데, 일이삼반에서도 지낼 때는 다 친구처럼 지

이삼반’이란 모임 이름처럼 이성애자, 동성애자

내지만 한편으론 선배 퀴어로 보게 되는 것도 있

등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있

다. 그것도 되게 긍정적이다.

다. 누구에게나 오픈된 곳이다.

여기 못 담은 재밌는 얘기가 많지만 심의에 걸리므로 필자 혼자 간직하기로 했다. 인터뷰 후 일이삼반은 민우회 송년회에서 상영할 단편영화 <여자끼리 뭐 어때?>의 시나리오를 검토하느라 왁자지껄했다. <퀴어의 맛> 3호도 벌써 기획 단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퀴어의 맛>은 민우회에 오면 받아볼 수 있다. 내년,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할 일이삼반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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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벌써 연말이라니, 맙소사. 매년 이런데 매년 놀란다. 올겨울을 엄청 잘 보내고 말겠다는 욕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의 책꽂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거부당한 몸>으로 come on! 하이디(김희정) | 회원

내 방 책꽂이에는 습기를 먹어 퉁퉁 부은 책들이 있다. 그 책들은 그야말로 집에서 한가로이

<거부당한 몸>은 ‘누가 장애인인가’라는

반신욕을 할 때 읽는 책들. 그야말로 반

질문으로 시작한다. 장애의 사회적 구성

신욕을 하는 30분이라는 시간에 가볍

과 해체, 질병과 장애의 상징적 의미를 타

게 읽는 책들이다. 그 중 어울리지 않게

자화의 결과로 재해석하는데 저자의 뛰

붓기가 있는 책이 수잔 웬델의 <거부당

어난 통찰력과 위트는 마음이 몸을 극복

한 몸>이다. “장애여성들의 경험과 통

한다는 통제의 환상을 발동시키는 기제

찰로부터 배우는 몸으로 사는 삶의 경

를 가리킨다. 그리고 가장 센세이션했던

험에 대해 말하는 책”이라는 표지를 보

건 고통 받고 제한된 몸이 간직한 통증의

고 선뜻 뽑아든 책 <거부당한 몸>. 하지만 웬걸 30

협상력과 저자의 경험이 빛나는 ‘초월’이란 개념이

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20p를 읽기가 힘든 책이었

었다.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장수할지 모른다는 두

다. 반신욕을 하는 인내가 필요한 시간에 가볍게 읽

려움을 안고 사는 나에게 질병 없이 비장애인으로

힐 줄 알았던 책의 배반과 장애여성학에 무심했던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해

무지가 정독을 하게 만들었다. 부어버린 책의 외형

주었다. 이 책을 구입하면서부터 경계지었던 비장

만큼이나 읽었던 부분을 다시 곱씹어 읽고 생각하

애인이 장애인을 이해하려했던 동기는 장애의 영역

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이 넓어지고 분리가 모호해지기를 상상하게 만든

여성학자인 저자가 몸이 아프면서 시작된 고민이 정치적인 발견으로 발전한 장애여성학의 초석이 된

다. 거부당한 몸이란 사실은 내 몸에 대한 이야기이 기도 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반드시 고통 받는 몸, 고통 없이는 인식되지 않는 몸, 또한 상반되는 감정 없이 단순하게 찬양하기 힘든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만 한다. 그러면 우리는 몸에 대한 논의에 초월의 일부개념이 들어올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수잔 웬델 <거부당한 몸> 마지막장

하이디 민우회와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고 있음. 맘만 먹으면 걸어서도 민우회에 올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움.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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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윤태호 작가의 만화 <미생>*

일 하나 하면서 무슨 일씩이나 하는 사람이 되려고 했을까 데이지 | 회원

“이건 일이야.”

* 웹툰 미생은 누적 조회수 6억 건 을 넘겼다. 미생(未生)은 말 그대로 ‘아직 살아 있지 못한 돌’을 의미하 며 바둑용어이다. 바둑에서 집을 짓 지 못한 돌을 가리킨다. 바둑 입단 에 실패한 주인공 장그래가 회사에 입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노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한마디에 두 가지 의미가 공존하고 있음을 안다. 가령 이런 것. 1. 너무 애쓰거나 감정을 투여하지 말 것. 어차피, 그래봤자, 그나저나 등의 부사와 함께 쓰임 (활용 예시1, ‘어차피 일인데 너무 맘 쓰지 말자.’) 2. 사적인 것이 아니라 공적인 관계이므로 긴장, 목표의식, 계획 등이 요구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의 부사와 쓰임 (활용 예시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니까 긴장하자.’)

두 가지 의미는 갈등적으로 보이나 노동이란 두 글자에 기대어 살고 있는 생활 세계 안에 서는 꽤 현실적인 문장이다. 또한 <미생>에서의 각 인물들의 갈등과 분열, 고민과 일상을 녹 여내는 주제의식과도 닿아있다. <미생>은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의 인턴 장그래가 속한 영업3팀을 배경으로 노동이 가진 본래적인 의미와 성취, 갈등과 의미를 탐구한다. 그 속에서 일에 ‘의미부여’하고 매달렸던 사람들을 다룬다. 웹툰 1부의 마지막은 오과장이 장그래를 데리고 쌍용자동차노조의 거리분향소를 찾는 장면이었다.

노동과 ‘복기’ 10월 내내 미생 얘기만 하니 오죽하면 팀 회의 때 “기승전미생이야”라는 말까지 들었다. 빨리 보면 허전하고 아까울 것 같아 아껴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내 모종의 피로를 느끼기도 했다. ‘아. 나만의 고민이 아니구나’란 생각과 더불어 ‘만화를 보면서 일 생각이 나니까 힘들 다’는 마음 말이다. 윤태호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바둑과 노동의 관련성을 바둑의 ‘복기’라는 과정에서 찾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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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한다. 바둑은 승패가 끝내고 꼭 이긴 자가 진 자가 왜 졌는지를 복기시키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노동의 과정에서도 승패라는 프레임으로 보기 어려운 일 상적인 ‘복기’의 과정이 있다. 일을 배우는 시기, 선배를 만나는 시기, 후배를 만나 는 시기, 그리고 어느새 나를 만나는 시기… 일상적으로 귀가 길에 찾아오는 후 회, 성찰, 반성, 억울함, 분노와 일요일이면 젖어드는 두려움, 다짐, 낯섦 같은 감 정의 고리들이 바둑의 복기 과정과 어떻게 닿아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향은 곧 길이고, 그 길을 걸을 뿐인 누군가는 길의 끝에서 거울을 마주하게 된다. 그 거울에서 소박하게 만족한 미소를 띤 누군가가 서 있을 수도, 괴물이 되어 있는 자신을 만날 수도 있다. - 216p, <미생> 8권

여성 노동자를 그리다 장그래의 동료 인턴인 비범하고 천재적인(!) 안영이 캐릭터나 육아와 남편과 일 사이에서 고군분투 하는 선차장, 항상 웃는 표정으로 상대의 수에 흔들리지 않 는 부장 등 여성 캐릭터를 그리는 방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미생>은 여타 의 만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여성 캐릭터를 ‘게으르게’ 그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만화 속 여성이 주인공을 보조하거나 수동적이고 도구화되는 반면 <미생>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은 꽤 현실적이다(성희롱예방교육 장면도 있다). 작가 주변 남성들이 ‘안영이’ 캐릭터를 가장 싫어 한다는 말을 건네니, 직장 생 활 중인 여동생이 “그거 남자들 열등감 때문이야”라고 일갈한다. 동생은 안영이 캐릭터가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직장 생활 다녀보면 소위, “여자가 훨씬 이 성적이고 똑똑한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지독한 가난으로 어렸을 때부터 박탈감 과 열등감이 자신을 설명하는 키워드라고 말한 작가의 인터뷰를 보며 사람에 대 한 통찰의 시작이 어디부터였는지 느껴졌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결국 자신의 경 험을 어떻게 연대하고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과 힘이기도 한 것이다. 미생을 완독하고 완생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은 걸까. 미생의 마지막회 대사처 럼 “일 하나 하면서 무슨 일 씩이나 하려고 했던” 무수한 사람들. 그 속에 내가 포 함되어 있다는 것이 순간 허탈하고 뭉 클해졌다면 실마리 정도는 찾은 건지

데이지

도 모르겠다.

생존은 기본적으로 모든 ‘돌’의 명제다. 199p, <미생> 7권 중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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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비혼 사이

따로 또 같이 살기 김은아(은아) |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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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누가 해요?”

따뜻하고 낯설게 보기

내가 결혼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이다.

나 스스로 자신을 며느리에 가두지 않고자 했으

“아침은 안 먹고, 저녁은 먼저 귀가하는 사람이 하

나 시어머니가 음식을 할 때 엄마가 음식을 할 때처

는 거죠”라고 답하면 그게 누구인지 다시 묻는다.

럼 편히 앉아 있기 어려웠다. 쉰다섯 젊은 엄마에

내 파트너의 회사는 집에서 자전거로 5분 거리다.

비해 열 살이 더 많은 시어머니의 나이와 왜소한 몸

반면 나는 회사에서 집까지 30-40분 남짓 걸리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평소 음식 만들기에 소질이

보니 내가 집에 도착할 때면 창문 너머로 도마질 소

있는 내 파트너는 명절이나 제사 때 음식 준비를 함

리가 들린다. 파트너는 요리하는 것을 즐기고, 먹고

께 한다. 시아버지도 밤 치기와 청소 정도는 알아서

싶은 것도 매우 구체적이어

하고, 손위시누이도 제 몫

서 메뉴 제안을 주로 한다.

을 한다. 나는 마치 “문화인

나는 먹성이 좋아 특별히 먹

류학자”처럼 내 파트너의

고 싶은 게 없다면 파트너의

집 문화를 낯설게 받아들

제안에 따르는 편이고, 파트

이는 중이다.

너는 필요한 식재료를 시장

그런데 하루는 시어머

이나 마트에서 사온다. 가끔

니가 “네 집에서는 나물을

밥하기 귀찮은 날은 매식을

이렇게 무치나?”라고 질문

한다. 뉴스를 틀고 저녁을

했다. “아, 그게 엄마가 하

먹으며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대화를 나누

는 거 많이 보긴 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시어머니

고, 뉴스에 나온 사건 사고 소식에 함께 분노하고

는 간이 어떤지 항상 맛을 보게 했고, 나에게 뭘 더

정치인들을 비판한다. 함께 살면서 즐거운 순간이

넣을지 의견을 물었다. 시누이 역시 내가 좋아하는

바로 이 때다.

꽃을 선물해주거나 나와 파트너가 즐겨보는 만화


책을 챙겨주고 초콜릿 같은 먹을거리를 챙겨준다. 시

라고 누군가 물었다. 참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돌이

아버지는 처음엔 내가 전화 안 하는 것을 좀 서운해

켜 보면 내가 받는 것이 너무 당연해서 파트너가 뭐든

했지만 이제는 나에게 전화를 먼저 걸어온다. “은아

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하고 화가 났다. 관계는

니? 잘 있었어? 니들만 행복하면 돼. 아빠는 아무 걱

상호작용인데, 나를 떠받들어주기만을 바랬던 것 같

정이 없다.” 그래, 나 혼자 애쓰는 것은 아니었다. 그

다. 내 역할은 생각하지 않았다. 내 안의 어떤 심리적

들도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따뜻한 손짓을 했다.

기제가 작용했는지는 계속 탐구할 부분이다. 그렇게

그리고 내 엄마를 다시 보게 되었다. 엄마가 뭘 좋

지지고 볶고 싸우고도 힘이 남았는지, 나는 파트너와

아하는지 어떻게 요리를 하는지 너무 익숙해서 지나

함께 상담을 받았다. 내 맘을 다독이고, 사람을 존중

쳤던 것을. 엄마에 대해 나는 참 몰랐구나. 안에 있을

하는 것, 배려하는 것에 대해서 새로 배웠다. 바르게

때 보이지 않았던 것이 조금씩 보이기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내 느낌

시작한다. 아직도 내가 밖에 있으면

과 판단을 구분하고 겉으로 드러난

“박서방 밥은?”이라는 질문을 빼먹

욕구와 진짜 욕구를 찾는 것, 부탁

지 않는 엄마에게 “내가 밥 해주려고

하기까지.

결혼했어?”라고 꽥 소리 지르는 대

누군가와 함께 살면 부딪히는 것,

신, “응. 자기가 알아서 잘 챙겨 먹는

갈등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사람이잖아. 걱정 안 해도 돼.”라고

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조정하는

말하는 여유가 생겼다.

일인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내 욕구 를 분명히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삶의 주파수를 맞추고 조율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하는 것이 필요했다. 나는 점차 내

결혼을 결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나는 누구의

스스로 욕구를 충족하고 있고, 그래서 쓸쓸하지만

아내로, 며느리로 살고 싶지 않았다. 결혼이라는 것

더 행복하다. 배가 고프면 내가 어떻게 챙겨 먹을지

이 너무 후져보여서 도무지 결혼을 내 인생에 포함시

궁리하고, 집이 더러우면 치우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킬 수 없었다. 한편 오순도순 사는 스위트홈 신화를

내 몫을 한다. 그리고 파트너가 무언가 할 때 고맙다

욕망했다. 이런 모순도 없다. 그러던 중, 지역사회에

고 표현한다. “맛있게 밥 해줘서 고마워”, “산책 함께

서 활동하는 40대 언니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그

해서 즐거워”, “청소하니 집이 깨끗해서 좋다”고 구체

유쾌함과 내공을 느끼고, ‘그래 결혼해도 괜찮아’라

적으로 얘기한다. 어떤 것도 당연하지 않다고 세뇌하

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또, 파트너와 1년을 살아보니

고 있다. 파트너가 내가 요청한 어떤 것을 거절할 때

꽤 즐거웠고 쿵짝이 잘 맞았다. 뭐 결혼하면 달라지

도 화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는 게 있겠지만, 그래도 서로 조정할 수 있겠지 기대

나는 지금, 파트너와 ‘따로 또 같이’ 산다.

했다. 참 잘 지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파트너와 피 튀기게 많이 싸웠고 서로 상처도 깊게 냈 다. 결혼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나는 이혼을 진지하게

은아

생각했다.

자전거 타고 마을 모임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일 하는 사이사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 놀이를 하고 있다.

“왜 그렇게 싸우니? 그렇게 싸우면 힘들지 않아?”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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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동 이야기

예술로 돈 벌기, 예술가로 살아내기. 최혜영(혜영) |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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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동에 공감해주길 바라며

너무나 부당했던 그 경험들

나는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다양한 창작활동에

혼자서 익히던 사진에서 부족함을 느껴 학교공

관심이 많다. 그것으로 돈도 벌고 놀기도 하고 관계

부를 통해 사진의 전문성을 쌓아가는 과정을 가졌

도 맺고 활동을 넓히고 때로는 끊어나가며 살아간

다. 그 과정에서 후회 없이 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다. 사람들에게 이런 나를 소개할 때에 예술가라고

나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정작 졸업시즌에 진로상

말하고 싶지만 무언가 서로 어색하고 불편해 하는

담을 하면서 수업 시간과 과제 수행에 소홀했던, 내

기색이 느껴져 그 말을 아낀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가 보기엔 그저 힘만 좋았던 남자 동기생들이 교수

말하는 ‘예술’에서 그 입지와 예술을 바라보는 사회

님들의 호출을 받고 하나 둘 스튜디오로 취업이 되

인식을 확인하며 스스로에게 예술의 정체를 묻기

는 걸 지켜보며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후에

도 한다. 예술계에서 지금까지 활동한 경험들을 이

도 한동안 사진계에서 진취적으로 활동을 해나가

야기하려니, 어째 즐겁고 좋은 이야기보다는 지금

려던 꿈은 당구장 죽돌이들에게 어김없이 내어줘

까지 이어지고 있는 불편하고 부당한 경험들이 왜

야 했다. 이것이 내가 느낀 첫 번 째 부당함. 그 경험

나의 동력이 되었는지를 나열하게 될 것 같다. 이

을 통해 남성들이 대부분인 사진계에 여성사진가

글을 읽는 이들이 내가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나의

들이 발을 들여놓고 활동을 넓혀가기란 얼마나 험

노동에 의미를 묻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지금도

난한 것인지 느끼게 되었다. 또한 이후에도 그 쪽으

왜 이렇게 어렵기만 한 일인지 함께 공감해주길 바

로 취업한 친구들이 노동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라며 글을 써나간다.

않은 채 주말·휴일, 야근할 것 없이 적은 월급으로


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도저히 그 쪽으로 발을 들

예술가의 권리가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바란다

여 놓을 자신이 없었다. 결국 사진시장에 발을 들여

나는 여전히 사진을 찍는다. 방향을 찾고 있고 소

놓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다.

심하게 의미를 물으며 게으름을 합리화하려는 체력

그러다 기회가 생긴 것이 미술관. 좀 더 폭 넓게 예

을 탓하면서. 최근에 느끼는 부당함을 ‘고백’하자면,

술계를 조망하고 창작자들을 만나 나의 작업에도 영

디지털화된 이미지시대에 흔하디흔한 것이 사진이지

향을 미칠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미술관에

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진’을 찾아나서는

서 일하기 위해선 적당히 순종하고 치열하게 경쟁하

사람들에게 나의 사진작업물이란 것이 자신을 꾸미

며 ‘괜찮은’ 학교 출신, 어느 정도의 외모 가꾸기가 따

기 위해 사용권을 묻지 않고 쉽사리 이용되거나 공적

라주어야 수월한 직장생활이 가능했다. 여기에 뭐 하

취지로서의 재능기부를 요구받기 일쑤라는 것. 이 현

나 따라주지 않는 나로선 끈질긴 버티기와 좋은 성격

상을 많이 고민하고는, 얼마 전부터 최소한의 ‘예술가

으로 대신해야 했는데 이조차 되지 않아 직장생활에

의 권리’를 조심스럽게 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개

서 ‘나의 소신’이란 것은 늘 질문이 달려야만 했다. 청

사용권을 묻거나 기부 의뢰를 하는 곳은 곤궁한 사정

바지를 입으면 예의를 갖추지 않은 깡패 코스프레로

을 고려하기 충분하므로 ‘같은 사정에 놓인 나의 가

지적을 받았다. 주말근무를 한 이후 평일 휴무를 갖

난을 함께 이해해 주겠지’라는 기대감을 갖고 이 내

는 건 이기적인 행동이 되었다. (대부분 여성들로 이

용을 전하지만 결과는 때때로 석연치 않은 반응으로

뤄진 미술관에서)남자직원을 기다리지 않고 정수기

돌아오기도 한다. 이 때 함께 하고자 했던 의지는 공

물을 채우거나 목소리가 큰 것은 동료들을 위협하는

적취지를 이해 못한 이기적인 예술가가 되어 기회를

행위였고, 팀장님 눈치를 살피지 않거나 시키는 대로

잃고 관계가 소원해져 그대로 기운을 잃는다. 지금도

하지 않는 건 치명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이었다.

아쉬움이 크게 남는 몇몇 건이 머리를 맴돈다.

나는 찍힐 대로 찍힌, 이상하고 말 안 듣는 직원이었

그러면서도 나는 ‘예술가의 권리’에 대해 계속 말하

던 거다. 그리고 예술로 돈을 버는 상업공간인 미술

고 싶다. 예술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지만 좀 더 나

관은 스스로 벽을 높이고 일부만을 위하는 향유처라

은 사회를 만들 수는 있다는 믿음이 여러 영역에서

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것이 사람들이 어려워하

쓰이기는 참으로 쉽지만 어째 예술가들의 노동은 여

며 불편해 하는 예술의 이면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 계

전히 거론되지 않고 소외된 영역에 놓여있는지 모르

기. 그리고 나의 두 번 째 부당한 경험이었다. 이 경험

겠다. 헝그리정신의 치열함으로 예술이 탄생한다는

을 통해 내게 있어서 예술은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기

풍토가 이제는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 다시금 용기가

대할 수 있는 무엇이기를 바람으로써 그 현장이 어디

필요한 나의 권리 주장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치열

인지, 나의 역할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찾았던 것 같

함은 예술과 예술가를 보호하지 못한다. 이제 나는

다. 그 시작이 장애여성공감에서 성폭력 피해여성들

예술가로 살아가는 나의 노동권이 보장받을 수 있는

의 사진전에 전시기획으로 결합했던 경험이었다. 부

사회를 바란다.

족한 소통과 경험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고 기대해 준 사람들과 예술로 결합하고 의미를 확장하 고 즐거움을 찾는 성과는 이후 나의 활동 지향에 있 어서 여러 번 곱씹으며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혜영 하루 빨리 독립해서 광명 찾고 싶은 혜영. 최근 만기된 적금으로 새 카메라를 샀다. 언젠가는 작은 사진관을 열고 싶다. 누구든 찾아와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은밀한 동네사진관을.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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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다이어리

편집자 주

반아 활동가가 전하는 2013년 활동가 단신 늬우스 문지은(반아) | 여성건강팀

독특한 웃음 세계와 짤방*을 모으는 취미로 주변 이들에게 ‘저 아이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활동가 반아가 괜히 사무실에 잠입취재해서 모아본 활동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다지 궁금하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왠지 그녀가 제기하는 의혹의 세계로 함께 가보시죠~ *'짤림 방지'의 줄임말. 사진이나 동영상 게시판에 사진 이나 동영상이 아닌 글을 올릴 경우 삭제되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내용과 아무런 상관없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 리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글에 첨부된 이미지를 통칭 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안녕하세요. 민우통신 반아 기자입니다. 오늘은 성산동에 위치한 민우회 사무실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몇 가지 의혹을 전달해드릴까 합니다. 사무실이 늘 열려있는 공간이라고 알고 계시죠. 일면 사실입니다만 그 안에서는 많은 비밀과 의혹도 함께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럼, 제보와 잠입취재로 알아낸 몇 가지 단신 뉴스 함께 보시죠. 1. 바람활동가 일개미설 먼저 전해드릴 소식은 다소 황당한 내용인데요.

요일 사무실 청소 시간에도 복도의 쌓인 짐들을 솔

바람 활동가가 일개미라는 설입니다. 평소 바람활

선수범 하여 정리하는 모습이 과자 조각을 하루 종

동가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일 나르는 일개미로 연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

아침엔 화분에 물주기, 점심 먹고 산책 가기, 출근

니다. 누가 제보했는지 알 수 없으나, 의혹이라기보

해서 퇴근 할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하기 등… 매주 월

다 미담에 가까운 이야기네요.

2. 성폭력상담소 ‘평화’운동설 성폭력상담소에서는 월경주기팔찌를 판매 하고 있는데요. 월경주기팔찌는 수작업으

아 생각)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에서 과연 일상

로 이루어지고 갑자기 주문이 오기 때문에

의 평화란 무엇인가를 떠오르게 합니다. 월경

일손이 때때로 필요한 일인데요. 팔찌 부속

주기팔찌를 만들며 작은 고민을 나누는 모습

품인 구슬, 고무줄을 포장하는 노동입니다.

도 목격되었습니다.(고민 내용 있으면 금상첨화)

사무처 활동가들도 쉬기 위해, 일손을 돕기 위해

이렇듯 월경주기팔찌 포장 작업은 바쁜 와중에

상담소의 팔찌 제작에 합류하곤 하는데요. 민우회

활동가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는 시간이 되고 있

활동가들이 포장 작업을 돕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

습니다. 상담소는 반성폭력 운동과 더불어 사무실

다고 합니다. 단순 노동을 하며 바쁜 업무에서 한숨

내 평화에도 기여하고 있네요.

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는데요. 삼삼오오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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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한담은 ‘한가한 농담’의 줄임말입니다:반


3. 폴 ‘노는 언니’설 이번 의혹은 믿기 힘든 소식입니다. 폴 활동

와 폴 활동가는 길거리에서 회식팀으로 추정되

가의 평소 모습과 상반된 제보인데요. 폴활

는 일행을 마주치게 되었는데요. 당시 상황은 남

동가는 평소 반려견 ‘코난’을 끔찍이 아끼는

성들이 여성들에게 “노래방에 가자”며 종용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자리

그러나 의혹을 제보한 꼬모활동가(떠먹는 요구르

를 뜨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이 모습을 목

트 이름 아닙니다)에 따르면 “그녀에게는 파이터의 피

격한 폴 활동가는 “가지 마요! 노래방에서 성희롱 제

가 흐른다”, “그녀의 불같은 모습에 한두 번 놀란 게

일 많이 일어나요”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폴 활동가의

아니다”라며 강력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

외침에 남성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녀가 전하는 일화를 들어보면 단순히 의혹이라고만

그녀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일화는 계속 전해지

할 수 없겠는데요. 대표적인 일화로는 망원역 인근에

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노래방에 가자고 강요하는 남

서 만난 한 회식팀과의 마찰이 있습니다. 꼬모 활동가

성 동료들, 민우회에 제보해주시길 바랍니다.

4. 여성건강팀 디씨(dc)설 유머사이트로 유명한 dc인사이드를 줄여서 dc라고

기로 한다는 여경 활동가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네요.

부릅니다. dc에서는 이용자들이 온갖 짤방으로 자신

이들의 무모하고 황당한 배틀은 한동안 격렬했지만

의 글을 부각시키기도 하고 현재의 감정을 사진 한 장

지금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일각에서

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여성건강팀과 dc는 무슨

는 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팀장 꼬깜의 ‘센스’라고

관계일까요? 이 의혹이 시작된 곳은 꼬깜 활동가의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음모론에 따르면 그저 웃기고

‘짤방 배틀’이었습니다. 평소 팀 카톡방에 짤방을 남

싶었다, 반아를 이기고 싶었다는 것이 내부 찌라시에

발하는 반아 활동가를 보다가 배틀을 제안하게 되었

의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결국 개그 욕심과 경쟁심

다고 하는데요. 알려진 바로는 꼬깜 활동가는 전광렬

이 그녀를 새벽녘에 정색하며 전광렬 짤방과 추사랑

이 출연한 드라마에서 캡쳐한 짤방을 주무기로 하고

(추성훈 딸)짤방을 모으게 내몬 것일지도 모릅니다.

요. 반아활동가는 온갖 종류의 강아지 사진을 주무 이외에도 민우회에는 많은 의혹들이 있습니다. 특

별칭을 둘러싼 의혹도 반복되고 있는데요. 꼬깜

히,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의혹이 있는데요. 바로,

활동가의 별칭 뜻이 “꼬마 깜찍이의 줄임말”이냐는

“멍군(김인숙 상임대표)의 목은 파이프관이 아니냐”

의혹. 반아 활동가를 “반야!”라고 부르며 종교가 불

는 의혹입니다. 회식 때마다 맥주 500cc를 2~3회 만

교냐고 묻는 의혹 등입니다.

에 마시는 모습 때문입니다. 맥주를 막힘없이 마시는

지금까지 황당무계한 의혹 들어주셔서 감사합니

놀라운 속도는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 힘든데요. 목

다. 꾸준한 짤방과 잠입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마지

격한 활동가들은 입을 모아 “어떻게 맥주를 막힘없이

막으로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마십쇼!

삼킬 수 있느냐” “맥주를 흡입하고 있다”며 놀라워했 다고 합니다. 멍군에게 맥주 500cc 마시기는 요구르 트 한 병 마시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반아 꺄르르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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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시선

편집자 주

응답하라, 광주여성민우회!

아따 겁나게 잘 나간당께 편집팀

Q 광주여성민우회를 꾸려나가는 활동가들은 어떤 분들인지 궁금해요.

A 10명의 활동가가 광주여성민우회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백희정(날다, 대표) : 실물보다 사진이 훨~씬 낫다는 평이 있어요. 최희연(몽실, 사무국장) : 사무국장일보다 시나페 연극 활동을 더 재미있어 해요. 민경선(향기, 회원담당) : 손재주가 많아서 앞으로 실력발휘할 기회가 많을 것 같아요. 김춘희(캔들, 성폭력상담소장) : 민우회 대표스마일이에요, 긍정 대마왕. 오은영(한음, 상담원) : 민우회 활동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다는... 김미화(마중물. 상담원) : 문학소녀마냥 감성 충만... 허정순(자유, 다솜누리원장) : 요즘 진정한 자유를 꿈꾸고 있음. 박도야(모모, 상담원) : 전라도 사투리는 나한테 맡겨라(강진사투리) 김의영(보통, 상담원) : 보통이 보통이 아니어요. 조미순(가을, 상담원) : 민우회에 가을에만 찾게 되어서 별칭이 가을이라네요

Q 광주여성민우회, 자랑 좀 해주신다면?

A 일단 첫 번째 자랑거리는 정원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자그마 한 정원이 있어 오시는 분들이 “아~ 사무실 참 이쁘네요. 좋네요” 하십니 다. 정말 자~알 활용하는 좋은 정원이에요. 정원에서 회원들이랑 함께 장터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고 했네요. 두 번째 자랑거리는 명랑소녀극단 ‘시나페’의 맹활약이지요. 시나페는 활동한 지 7년차 된 연극 모임입니다. 든든한 연출가님과 단원들이 광주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12월에만 4차례나 외부 공연이 잡혀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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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캠페인 차 광주여성민우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낮술은 진리여! 라며 술잔을 건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서울보다 광주의 햇볕이 따뜻했고, 넓은 정원을 보며 질투심이 났더랬어요. 광주여성민우회의 2013년은 어땠는지 함께 만나보시죠^^


Q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몸, 나쁜 몸, 이상한 몸>을

임없이 노력하면서 자신을 부정하는 모습을 그려봤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셨다고 들었어요. 설문조

어요. 2장은 <관객모독>, 관객들에게(세상의 여성들

사도 하셨다던데 결과가 궁금해요!

에게) 사람들이 퍼붓는 적나라한 말들을 표현했어

A 자신의 몸에 관한 이미지, 외모에 대한 생각과 견 해, 다이어트와 성형에 관한 인식, 성적 주체의 측면 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몸에 관한 이미지 >부분에서는 응답자들이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었으 나,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보다 날씬하다고 생각 하는 여성이 좀 더 자유로울 것이라는 답변 많았구 요. 기혼보다는 비혼이, 연령이 낮을수록, 학력이 높 을수록 자신의 몸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었어요. <외모에 대한 생각과 편견>부분에서는 ‘나는 한국 사회에서 여자의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는 여자가 외모를 가꾸고 신경쓰는 건 당연하다고 본 다’. ‘나는 여자의 외모가 남자의 외모보다 중요하다 고 생각한다’ 순으로 가장 높은 평가가 나왔어요. < 다이어트와 성형에 대한 인식>부분에서는 ‘다이어트 를 해본 적이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55.7%였고 그 중 27.2%의 응답자가 다이어트 부작용을 경험한 것 으로 나타났어요. ‘앞으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비 율은 58.4%로 나왔어요.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성 형수술은 보편적인 현상’으로 볼수록 성형의 선택과 부작용, 무리한 다이어트에 대한 원인을 개인으로 보 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이는 성형과 다이어트 의 선택과 책임을 ‘사회’보다 ‘개인’에 두는 것임을 알 수 있는 결과였어요. Q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몸, 나쁜 몸, 이상한 몸>을

요. 3장은 <뚱뚱이 쿠데타>, ‘만약 뚱뚱한 여성들이 대접받는 사회가 온다면?’ 재미난 상상을 연극으로 표현했어요. 4장은 <인어공주>, 왕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를 한 인어공주가 재판을 받게 되는 내용이에요.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 을까요? 5장은 <미니스커트>, 외모 콤플렉스로 입고 싶어도 입어보지 못했던 미니스커트를 둘러싼 아줌 마들의 이야기에요. 영상, 음악, 극이 어우러진 연극 이었는데 다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셨다 고 하네요. Q 광주여성민우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열혈회원은 누 구인지 궁금해요! 한분만 소개해주세요!

A 두구두구두구… 광주여성민우회의 열혈회원 ‘이 유미’ 회원님을 소개합니다. 이유미회원님은 현재 명 랑소녀극단 ‘시나페’ 소모임의 핵심단원이시고 부엉 이단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계시는 분이에요. 외모는 보이쉬하지만 내면은 어찌나 여리시고 부드 러운지 엄청난 매력을 갖고 계신분이에요. 2009년쯤 민우회에서 기획한 여성주의 글쓰기강좌에 참여하 시면서 처음으로 민우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지요. 그 때는 회원이 아니었는데, 연극프로그램에 참여해보 면 어떻겠냐는 몽실 활동가의 제의를 흔쾌히 수락하 시더니 지금은 시나페의 주연배우가 되셨어요. 개인 적으로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시는 듯 스포츠 댄

주제로 연극공연도 열렸다고 하던데, 어떤 공연이었는

스, 리듬복싱 등으로 요즘은 음악

지 궁금합니다.

과 함께 신바람

A ‘여성의 외모와 성형’을 주제로 다섯 개의 세션으 로 구성된 연극이었어요. 1장은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 날씬하고 섹시하고 예 쁜 여성이 성공한다는 사회적 메시지에 부응하여 끊

이 나셨답니다. 덩달아 몸무게도 쑤~욱 줄었대요. 에너자이저 이유 미회원 파이팅!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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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소식 www.womenlink.or.kr

원주여성민우회 _ 성평등강사양성과정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한 공연 <청소년이 만들어가는 평화세상> 지난 5월부터 준비하고 진행한 청소년 학교폭력예방사업 <방황해 도, 실패해도, 서툴러도 괜찮아 프로젝트>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공연을 위해 청소년들이 3개월간 풍물, 보컬, 댄스팀으로 나뉘 어 배우고 연습한 실력을 무대를 통해 당당하게 보여줬다. 비록 서 툴렀지만 오히려 서툴러서 더 감동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날 공연 수익금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방문하여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나비기금’으로 전달했다. 10월 29일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

전래놀이와 풍물이 어우러지는 호수가족문화제 <우리동네 함께누리> 해마다 11월 첫째주 토요일에 민우회 풍물패 함께누리에서 진행해왔 던 가을가족굿 행사가 올해는 사회단체보조금 후원으로 진행되었 다. 딱지접기, 소원 한지 등 만들기, 한지 제기 만들기, 장명루 만들 기, 떡메치기, 투호놀이 체험행사와 딱지치기, 제기차기, 게줄당기기, 단체줄넘기 등 전래놀이 4종 겨루기 마당을 사전행사로 진행하였 다. 청소년댄스, 청소년 풍물, 당산굿, 풍물판굿, 개인놀음 설장구로 신명을 돋궜고 중요무형문화제 제34호 강령탈춤(말뚝이춤, 상좌춤, 팔목춤, 사자춤)으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11월 2일 호수공원 내 야외공연장

진주여성민우회 _ 제3회진주여성영화제

위한 캠페인이었다. 이번에는 성강모(성교육 강사들의 학습모임), 너 나울(너 나 우리, 자원상담원 모임) 소모임 회원님들이 참여하여 더 욱 뜻 깊은 캠페인이었다. 10월 30일 광주 북구청 내, 북구청 앞 횡단보도

군포여성민우회 민우 나눔바자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재활용품과 쌀, 그리고 기업의 후원 등이 모여 바자회가 열렸다. 광장에 옷과 생필품, 먹거리 장터를 차 리고 26명의 회원들이 참여하여 모두 열심히 활동해주셨다. 참여하 신 회원들은 “힘들었지만 너무 재미있고 보람이 있었다.”고 이구동 성으로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많은 성과를 올린 바자회였다고. 10월 25일 산본광장

지역자치활동 군포시의 군포문화재단 부당인력채용의 건으로 8월 21일부터 9월 10일까지 매일 2시간씩 지역 내 시민단체협의회와 함께 거리에서 서 명을 받았다. 서명지를 사원에 제출하였고 청구가 받아들여져 조사 가 진행되고 있다. 8월 21일 ~ 9월 10일 군포 거리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아동반성폭력 설문분석 발표회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예방교육 사업 2013년 6월 19일 성폭력 관련법이 대폭 개정 및 강화되었다. 이로 인 해 예방교육의 패러다임과 필요성이 강력하게 인식되면서 하반기 성 폭력예방교육 사업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광주시 교육 청과 여성단체연합단체들이 교육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현재 광주지 역 내 중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성폭력예방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북구청 국화꽃 축제 주간 성폭력 예방 캠페인 ‘함께 만들어요! 성폭력 없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진 행했다. 횡단보도에서 ‘STOP! 성폭력’이라는 문구로 플래시몹을 진 행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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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함께하는 성) 2기 회원들이 9월부터 지역아동센터 6곳에서 교 육을 24회 실시했고, 초등학교 3곳에서 19회 교육을 실시했다. 또 한 3곳을 거점으로 아동안전관계자와 주민을 만나 설문조사활동을 했다. 2013년 반성폭력 교육과정과 설문조사를 분석해서 11월 28일 보고회를 했다. 11월 28일

음식물 생쓰레기 퇴비화 사업 <쓰레기, 꽃이 되다> 민관합동 토론회 환경부가 후원하고 행복중심 서울서남생협이 주관한 음식물 생쓰레 기 퇴비화를 위한 활동이 5월부터 10월까지 추진되었다. 남서민우회 는 참여단체로 함께 했다. 양천구청의 협조와 시범단지 주민의 참여 로 생쓰레기 분리수거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퇴비장이 만들어졌으


며, 2백여 가정의 음식물쓰레기 설문자료를 토대로 민관합동토론회 를 개최하였다. 10월 30일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제2회 도봉여성건강 페스티벌 개최 작년부터 도봉구보건소와 함께 여성건강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지 역의 20여 개 기관. 단체들이 함께 ‘도봉여성건강협의체’를 조직하 여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제2회 도봉 여성건강 페스티벌>을 성대하게 열었다. ‘여성건강과 몸. 마음’, ‘여성 건강과 사회문화’, ‘여성건강과 마을’이라는 주제로 부스가 운영되었 고 전시회, 귀퉁이음악회, 플래시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 다. ‘쉼이 있는 가을소풍’이라는 부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날의 축 제는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축제 진행자들도 함께 쉼을 통해 자신을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10월 19일 서울 창포원

2013 서울동북 민우여성학교 2014년 지자체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함께 풀어보려는 마음으로, 민우여성학교를 2강에 걸쳐 진 행하였다. 하승우(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님이 <정치의 재 발견, 한나 아렌트의 눈으로 한국사회를 본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을 통해 현재 한국사회에 만연한 ‘무사유(생각하지 않음)’와 ‘공론장의 부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우리의 시민권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모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토론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11월 1일, 11월 15일 서울동북여성민우회 교육장

원주여성민우회 2013년 신입회원만남의 날 신입회원들과 기존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민우회를 더 알리기 위해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마련하였다. 낯설던 서로의 얼굴을 익히 고 민우회의 동영상과 단체 소개를 통해 민우회에 대한 궁금증도 풀고 팀별 게임을 통해 20여명의 회원들이 승부욕을 너무나 발휘했 던 신입회원 만남의 날!! 건물이 들썩였다는 후문^^* 9월 10일 민우회 교육장

찾아가는 성평등교실 5월부터 성평등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양성된 강사들이 하반기에는 관내 중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성평등 교실’을 40회기로 진행하 고 있다. 청소년들이 ‘찾아가는 성평등교실’을 통해 각종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성역할 고정관념과 그릇된 성의식을 비판할 수 있는 시각을 길러 성평등 인식 개선과 성평등문화 조성에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10~11월 관내 중학교

인천여성민우회 작은 음악회와 함께 하는 민우희망열기 <합의가 미덕이다> 홍익경제연구소 이석순 과장님의 가곡으로 시작하여 그리움, 어머

니를 연상하는 전효숙 교수님의 바이올린 연주는 참가자들의 눈가 를 촉촉이 적시기에 충분했고 늦가을 밤에 그리움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홍익경제연구소장 하석용 교수님이 대립과 갈등으로 살아 가는 현대사회의 틀 속에 남을 이겨야만 내가 살아 갈 수 있다는 착 각에서 벗어나 남이 있으므로 나의 삶이 의미가 있고 살아가는 가 치가 있다는 내용의 강의를 해주셨다. 11월 22일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인권교육 부내초등학교 6개 학급에서 교육을 진행하였다. 기존의 틀에서 벗 어나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인권센터자람의 교육방법은 초등학생 들의 눈높이에 맞는 활동수업으로 인권의 소중함을 전했다. 향후 인 권센터자람은 인천 지역 전체의 인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지속 적인 교육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9월 27일, 11월 20일 부내초등학교

진주여성민우회 제3회 진주여성영화제 가부장적 가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해가는 싱글맘의 이야기인 <마이 플레이스> 감독과의 대화시간은 자기경험과 치유과정을 나누는 자 리가 되었다. 그리고 여성쾌락에 대한 수상한 과학! 핑크비아그라를 다룬 충격 다큐 <오르가즘주식회사>를 통해 제약회사에서 만든 정 상성이 사람들을 부추기는 과정을 봄으로써 자기다움이 얼마나 중 요한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10월 24일 엠비씨네 10월 31일 진주시민미디어센터

세계여성폭력근절의 날 기념 캠페인 진주성폭력상담소에서는 11월 25일 세계여성폭력근절의 날을 맞이하 여 12월 1일에 진주시 진양호 물 홍보관에서 개최되는 진주마라톤대회 행사장에서 기념캠페인을 실시하였다. 이번 행사에서 진주시 아동·여 성안전 지역연대가 선수들과 그 가족 및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마라 톤대회를 주최하였고, 진주성폭력상담소가 캠페인을 주관하였다. 12월 1일 진주 진양호 물 홍보관

춘천여성민우회 2013년 후원행사 <민우회가 차리는 가을밥상>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 후원밥집을 열었다. 비가 옴에도 점심, 저녁 손님은 만원을 이루었고, 일손으로 힘을 보태어주신 회 원님들 덕분에 매끄럽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날의 마무리는 활동가들의 ‘후원의 배터리’공연으로 후원행사에 흥겨움을 더했다. 10월 8일 대한성공회 춘천교회

지방선거준비모임 ‘시민이 주인인 춘천 만들기’발족식 2014년 6월 4일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춘천의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여 ‘시민이 주인인 춘천 만들기’모임을 구성하였 다. 그 발족식이 10월 29일 춘천명동입구에서 있었다. 민주주의 퀴즈 풀기, 희망나무에 희망 쓰기, 낡은 정치관행 타파 블록치기 등 다양한 활동이 있어서 시민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10월 29일 춘천명동입구 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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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알림

[

한국여성민우회 3/4분기 결산보고서 (2013년1월1일부터 09월30까지)

]

(단위: 원)

Ⅰ. 수입내역

금액

회비수입

156,326,600

후원금

141,035,720

노동상담사업

9,800,000

사업수입

11,163,440

기타수입

1,306,758

수입합계

319,632,518

Ⅱ. 지출내역 인건비

금액 198,839,830

복리후생비

1,811,305

사무용품비

1,165,620

사무행정잡비

1,337,878

사회보험금비

17,108,170

소모품비

3,061,510

연대활동비

2,800,327

제세공과금

3,119,570

지급수수료

2,462,200

지급이자

7,097,487

통신비

4,101,915

회의비

1,170,830

나루운영비

2,671,815

감가상각비

0

정보홍보사업비

19,191,365

조직활동비

9,321,880

정책연구교육사업

6,687,700

재정사업비

'민우회 총회를 다녀와야 비로소 새해를 체감하는 회원님들, 재미와 감동과 연대와 공감이 가득한 시간을 함께 만들어요!'

47,362,000

지출합계

329,311,402

Ⅲ. 당기수지차

-9,678,884

알림 <함께가는 여성> 지면은 회원들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문화산책], [당신의 책꽂이], [나의 노동 이야기] 등의 꼭지에서 회원님의 글 솜씨를 마음껏 발휘해 보세요! 기고문의 02-737-5763 / minwoopr@womenlink.or.kr

신입회원 여러분 반가워요! 가 은 강선양 경혜순 곽슬기 김경미 김경원 김나영 김봉희 김순희 김승상 김용애 김용준 김정자 김진숙 김현지 김효진 문애순 문정숙 박경옥 박미연 박영림 박윤정 박현정 배춘옥 백유림 서미라 서예령 송길예 신수경 신연경 안미정 양성필 유은영 유자영 유현주 윤선영 윤선의 윤수진 윤흥진 이가원 이강자 이관택 이래은 이미자 이미정 이윤희 이은선 이인숙 이지은 이찬빈 이충선 이현미 이현정 이형찬 이혜인 임수현 임영옥 임태용 임홍연 장보현 전순복 전애실 전영자 정유미 정윤미 정현정 조아라 조은주 조익연 조진선 차순분 채송희 채연옥 최금순 최문희 최보배 최외순 최은영 최정임 최정희 하지은 한광희 한재천 홍세미 황은영

박동근 윤인선 임인숙 최영미

회비 인상으로 함께해 주신 회원님 감사합니다! 김황은 성지윤 손은미 이지현 전길수 표혜영 2013년 8월 22일 ~ 2013년 11월 20일 집계 현황

50



평생회원은 1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한 번에 후원하여 ‘평생’ 민우회의 회원이 되는 회원제도입니다.

지금을 지지하는 결의로 평생을 바라보는 신뢰로 민우회 활동을 찐하게 응원해줄 멋진 당신을 기다립니다. 문의_회원팀 friend87@womenlink.or.kr 02.737.5763 후원_[국민]813-25-0011-869 (예금주: 한국여성민우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6길 39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121-847) Tel 02.737.5763 Fax 02.736.5766 E-mail minwoo@womenlink.or.kr 홈페이지 www.womenlink.or.kr 블로그 womenlink1987.tistory.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menlink 트위터 @womenlink 여성노동상담 02.706.5050 미디어운동본부 02.734.1046 여성연예인 인권지원센터 02.736.1366 성폭력상담소 02.739.8858 성폭력상담 02.335.1858 고양파주여성민우회 031.907.1003 광주여성민우회 062.529.0383 군포여성민우회 031.396.0201 서울남서여성민우회 02.2643.1253 서울동북여성민우회 02.3492.7141 원주여성민우회 033.732.4116 인천여성민우회 032.525.2219 진주여성민우회 055.743.0410 춘천여성민우회 033.255.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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