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2015 하반기
민우ing 가족은 이미 없었다 청년담론 속에서 ‘여성’ 구출하기 몰래카메라, 누가 누구를 바라 보는가 사건 보도 속 인권 침해 실태 성형, 산업을 문제시하다 기획 _ 페미니스트가 알려주는 싸움의 기술 여성들은 왜 싸우는가? 정색해도 괜찮아 페미니스트 & 고수가 알려주는 싸움의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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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하반기 민우ing
가족은 이미 없었다 • 02
청년담론 속에서 ‘여성’ 구출하기 • 05
몰래카메라, 누가 누구를 바라 보는가 • 09
사건 보도 속 인권 침해 실태 • 12
성형, 산업을 문제시하다 • 15
기획
페미니스트가 알려주는 싸움의 기술 • 19
기획1. 여성들은 왜 싸우는가? • 20
기획2. 정색해도 괜찮아 • 24
기획3. 페미니스트 & 고수가 알려주는 싸움의 꿀팁 • 26
민우 스케치
왜냐하면 이건 세상을 바꾸는 • 29
민우회 활동 보고 : 2015년 6월부터 12월까지의 이야기 • 32
모람활짝
NEW 소모임 : 따끈따끈한 신생 모임이에요! • 34
회원이야기
이름하야, 네버 엔딩 페미라이프 • 36
문화산책
SF소설 속의 여성주의 : 우리의 이야기는 단지 공상이 아니야 • 38
3 35
나의 노동이야기 9년 만에 독립해서 프리랜서 되다 • 40 활동가 다이어리 난 개구리가 아니다 • 42 아홉 개의 시선 지부소식 • 46
자립의 식탁 : 여성의 먹고사는 이야기 • 44
42
민우알림 • 48
발행처 한국여성민우회 발행인 박봉정숙 김민문정 편집인 최진협 발행일 2015년 12월 30일 통권 220호 편집위원 김수정 김희영 노재윤 배범호 육진아 이가희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6길 39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전화 02-737-5763 전송 02-736-5766 이메일 minwoo@womenlink.or.kr 디자인 디자인이즈
민우ing
가족은 이미 없었다 최원진(눈사람) | 여는 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항상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 그래서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뭘 원하는지 질문해보지 못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찾아가는 시기다.” “산다는 거 자체가 불안하다. 특히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불안은 이상한 게 아니라 있을 수밖에 없다. 보험을 드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그 불안을 함께 나누고 연대할 때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답은 관계고, 연대고, 운동이다. 오늘 같은 이런 자리가 많아지는 것, 그리고 참여하는 것이 시작이다.” “세월호 집회 때 깽판 치는 노인들은 보면서, 나는 다른 노인이 되어야지 결심했다. 깽판치거나 조용히 늙어가거나 두개의 선택지만 주어지는 현실 앞에서, 함께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고 싶다.” <11월 4일, 민우회 노년문화제에서 나왔던 말말말>
누구나 한번쯤 독거노인의 부고 소식을 접한다 언론은 그 노인이 얼마 만에 발견되었는지, 얼마나 외롭게 살았는지에 대해 집중 보 도한다. 그리고 그 기사를 읽다보면, 나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는 외롭고 초라한 죽음 을 맞이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하지만 그 불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작 노 년이라는 시간 안에 살고 있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없다. 고독하고 비참할 것이라는 추측과 페품수거, 몸빼바지, 할 일 없이 하루 종일 TV만 보는 노인 등 사회가 바라보는 혹은 재현되는 노인에 대한 ‘이미지’뿐이다. 청년기를 지나 중년에 들어서고, 노년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삶과 공간은 그렇지 않다. 내일조차 불안한 상황에서 몇 십 년 후의 삶은 상상조 차 되지 않고, 공간 역시 완벽히 분리되어 20~30대가 있는 곳에 노인은 없다. 자주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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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연장과 같은 장소에서 70~80대의 노인을 만난 경험이 있는가? 그 반대 역시 마 찬가지다. 한편 의료의 급속한 발전은 100세 시대를 앞당겼다. 롤모델 마저 없다는 이야 기다. 이러한 낙차 사이를 파고드는 건 ‘10억 노후’로 대표되는 상업적 담론뿐이다. 누 구나 한 가지쯤의 불안은 안고 산다. 하지만 그 불안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거나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을 때 삶은 잠식당한다. 한국사회에서 노후 불안이 바로 그렇다.
친구, 독립, 그리고 공부 성평등복지팀은 2015년 노년/노후 불안의 실체를 구체화하고, 다양한 삶의 결을 담 은 대안적 담론을 발굴하고자, 40~60대 여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강좌와 워크샵 을 진행했다. 그들에게선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 인터뷰와 워크샵을 통해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친구’였다. 현재 가장 많은 시간 을 보내고, 노후를 함께 고민하는 이. 그래서 노후에 누구와 함께 살고 싶은지 묻는 질 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친구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나왔던 이야기는 ‘독립’과 ‘공부’, ‘사회활동’이었다. 이 때의 독립은 가족으로부터의 독립보다는 ‘가족들의 독립’이 었다. 또한 많은 이들이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라는 질문에 ‘공부’로 대표되는 이 미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계획들을 이야기하면서, 어떤 형태이든 사회활동을 지속적 으로 이어 가고 싶다는 소망을 비췄다. 특히 사회적 활동의 경우 임금노동을 넘어 사회 적 기여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면서 돌봄, 요리, 상담과 같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돈과 불안의 관계 여성들은 가족의 돌봄보다는 친구들 혹은 마음 맞는 커뮤니티와의 노후를 꿈꾸고, 100세 시대 앞에 마냥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나이듦을 또 다른 기회의 시간으로 여 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노동-쉼-이모작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노후 설계 가 여성들의 삶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인상 깊었던 부분 은 경제력과 노후불안의 관계였다. 경제력이 높을수록 불안이 낮고, 그 반대는 높을 것 이라고 예상했지만, 여성의 경우 그 경제력이 스스로의 힘인 경우가 드물 수밖에 없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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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가족은 이미 없었다
문에, 부모나 남편과의 관계가 흔들릴수록 노년에 대한 불안도가 높았다. 반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경우 앞으로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오히려 그 불안을 잠재워 주었다. 여성들의 이야기 속에 가족은 이미 없었다. 이는 부정적, 수동적 의미로서의 가족 해 체가 아니라 이른바 ‘낀 세대’로서 가족 내에서 감당해왔던 노후 돌봄을 더 이상 아래 세대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능동적 수용에 가까웠다. 하지만 공적연금으로 대표되는 복지제도는 가족, 혹은 가족‘안’의 누군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제도가 현실을 전 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단위 복지제도의 부재는 인터뷰와 워크샵에 참가 한 모든 이들이 건강관리를 위시 리스트로 뽑을 정도로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 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려움은 몸의 고통 자체보다는 가족에게 ‘짐’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에 대한 공포였다. 그동안 가족 안에서 돌봄 노동을 수행해왔던 여성들에게 정작 스 스로가 아팠을 때 돌봐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판단도 그 두려움을 보여준다.
그것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 2015년 11월 성미산 마을극장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다양한 연령 대의 여성들이 한 곳에 모인 것이다. 바로 2015년 민우회의 멋진할머니되기 프로젝트 마무리 행사인 <노년상상파티>였다. 뜻밖에 20~30대 여성들의 참여가 활발했는데, 문화제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20대 여성 A씨는 “비혼으로 살겠다 결심했지만 50대 이 후의 삶은 전혀 상상이 가질 않는다.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현재 50대를 살아가 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대안을 고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엄마의 간병 경험을 통해 나의 노년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원가족, 결혼으로 이어진 관계에서 벗어 나 또래 여성들과 공동체를 계획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로서 치열하게 현실에 대해 고 민하고, 쉼이 아닌 공부로 준비하는 노년, 정서적·경제적 독립 뿐 아니라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한 시기라고, 인터뷰와 워크샵에 참여했던 여성들이 직접 들려준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노후 대안은 새로 발굴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조건 속에서 노후를 기획하고 있는 여 성들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또한 노후에 대한 공적제도는 현실에서 변화하 고 재구성하고 있는 여성들의 삶의 결을 담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도를 말한다. 이 제는 복지제도가 가족보다는 개인의 독립에 기반 한 다양한 연대 가능성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재설계되어야 할 때이다. 최원진(눈사람) 운동과 덕질, 일상의 균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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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청년담론 속에서 ‘여성’ 구출하기 20~30대 여성들의 일 이야기 류형림(모구) | 여는 민우회 여성노동팀
열정페이, 무급 인턴, 삼포세대… ‘청년’에게 붙이는 이런저런 말들이 늘어나고, 청년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고발하는 기사가 연일 쏟아진다. 정부도 나서서 청년 일 자리정책을 내놓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괜찮은’ 일자리가 아니다. 인턴, 창업 등 불안정하고 취약한 위치일 수밖에 없는 일자리들을 제공하며 단기간에 고용이 늘었다는 지표를 올리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청년’에 대한 담론이 넘쳐나는 것 같 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여성의 이야기는 없다. 일하는 여성 중 비정규직의 비율이 70%에 달하고*, 정규직 남성의 임금이 100이 라면 정규직 여성의 임금은 66.1, 비정규직 여성의 임금은 36.3에 불과하다**. 여성 이라는 이유로 더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일 가능성이 훨씬 높은 현실이 엄연히 존재 한다. 그렇다면 청년들의 경험도 성별에 상관없이 같을 리 없다.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드러내고자 올해 여성노동팀 활동가들은 일하는 20~30대 여성 20명을 만났다.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먹고 살기는 괜찮은지, 앞으로의 삶 은 어떻게 그려나가고 있는지 속속들이 들을 수 있었다. ‘청년’이자 ‘여성’으로 일하 고 있는 20~30대 여성들의 이야기 속에는 분명히 다른 경험이 존재했다.
* 김현미, 2015. “청년 여성의 일과 이동의 생애사: 해법의 모색” <한국여성민우회 정책토론회 청년 노동, 말하는 대로 – 20~30대 여성들의 일 경험을 중심으로> 자료집. (장지연 2001, 김현미 2015에서 재인용) ** 김현미, 2015. “청년 여성의 일과 이동의 생애사: 해법의 모색” <한국여성민우회 정책토론회 청년 노동, 말하는 대로 – 20~30 대 여성들의 일 경험을 중심으로> 자료집. (김유선 2008, 박옥주·손승영 2011에서 재인용한 것을 다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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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청년담론 속에서 ‘여성’ 구출하기
남자인 게 스펙 인터뷰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남자인 게 스펙”이라 고 말했다. 그녀들은 여성이 ‘제외’되는 경험을 통해 남성보 다 더 독하게 노력해야만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죽 어라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체득하고 있었다. 인터뷰 를 통해 만난 지민은 채용 과정에서 여성이 의도적으로 제외 되는 것을 직접 목격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응시자의 점수만 보고 신입 사원을 채용하자,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이례적 으로 남성 합격자의 비율보다 높았다. 신입 사원 중 여성 비 율이 높은 상황이 되자, 사내에서는 신입 여직원들을 두고 “여학생들 같다”며 악의적인 소문이 돌았다. 이후 채용 과정은 다시 남성에게 유리 하게 적용되었고, 예전처럼 남성 합격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우리 회사는 여자는 승진이 안 된다 20~30대 여성들이 겪은 여성이라서 제외되는 경험은 채용만이 아니라 일 경험 전반에 걸쳐 있었다.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도영은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고 팀에 배치된 첫날부터 “우리 회사는 여자가 승진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에 도 여러 상사들에게 여성이 일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어야했다. 많은 회 사에서 남자는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야 된다는 이유로 임금도 더 주고, 승진도 빠 르게 시켜준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생계를 책임지고, 가족의 생계까지 부담하는 인터뷰이가 다수였지만, 이들 중에도 남성에 비해 더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있었 다. 중소기업에서 일했던 우연은 비슷한 직급, 연차일 때 남성에 비해 여성의 연봉 이 많게는 4~500만원이나 적다는 사실을 인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직접 확인했다 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게다가 팀 내 상대평가에서도 공정하게 평가를 적용하지 않고, 남자들은 나중에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한다며 고과를 더 높게 매겨주기 때 문에 남성부터 먼저 승진이 되는 “이상한” 평가구조도 존재한다고 했다.
기혼자 여성 개발자를 본 적이 없다 많은 인터뷰이가 현재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결혼한다고 일을 그만둘 생 각은 없지만, 언제까지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녀들이 불안 한 이유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라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일하는 여 자 선배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성이 대다수인 IT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 는 태은은 결혼한 이후에도 일하고 있는 여성 개발자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지금 은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지만, 만약 아이를 낳게 된다면 자신도 일을 포기하게 될 6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인터뷰이가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면접을 봤을 때 결 혼, 출산 계획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얼마나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 는지, 해당 분야에서 어떤 전망을 그리고 있는지는 묻지도 않았다고 한다. 인터뷰 이들이 접한 많은 회사에서는 일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을 채용 해서 최대한 많은 업무를 맡기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임신, 출산, 육아를 겪게 될지도 모르는 여성은 능력과 상관없이 일하는 사람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져 배제되고 있었다.
꽃, 꼬맹이, 여자로 호명된다는 것 20~30대 여성들이 괜찮은 직장의 조건으로 꼽은 것 중 하나가 “나를 여자가 아 닌 사람으로 보는 회사”다. 여성들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 동료가 아니라 ‘여자’로 여겨지고 있었다. 우연이 다니던 회사에서 여성 비율이 높은 팀은 “꽃”이라 불렸고, 지연은 남자 상사에게 “꼬맹이”라고 불렸으며, 태은의 회사에서 남자 상사들은 신 입 여직원을 꼭 사장님 옆에 앉혔다. ‘여직원’은 ‘동료’가 아니라 ‘여자’로 여겨지기에 직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니 잘해준 것뿐인데 남자 동료와 친하게 지내면 스캔들이 난다. 그렇다고 여직원 수 가 절대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모두를 경계하고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면 회사 내 인 간관계에서 고립된다. 그래서 태은은 회사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더 “나 대면서” 활발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행동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마주앉아 인터뷰를 하면서 그녀들은 이런 말을 했다.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하겠어요.” 일상에서는 힘들다, 때려치우고 싶다, 결혼해도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주고받기도 한다. 하지만 다들 힘든데 어쩌겠냐는 한숨 섞인 넋두리로 그칠 뿐, 어떻게 해야 나의 상황이 나아질지 길은 보이지 않는 다. 회사에는 내 편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들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힘들어하는 건지, 그런 내가 이상한 건 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 우리에겐 나와 비슷한 다른 이의 존 재를 확인하고 연결되어있다고 느낄 무언가가 필요하다. 인 터뷰에 응해준 그녀들에게 느꼈던 현실을 마주하는 힘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20~30대 여성들이 모여 일하면서 겪은 불안과 빡 침을 한바탕 풀어놓는 말하기대회 <어디 가서 말하겠어> 를 열었다. (더 자세한 내용 : 민우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말하기대 회 <어디 가서 말하겠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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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청년담론 속에서 ‘여성’ 구출하기
다섯 명의 발표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던 말하기대회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공감과 지지를 통해 힘을 주고받 는 짠하고 따뜻했던 자리였다. 인터뷰이 20명의 경험과 말하기대회에서 들려준 참 가자들의 이야기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소책자 <나만 힘든가? - 20~30대 여성들의 일 이야기>도 만들었다. 정책토론회 <청년 노동, 말하는 대로 - 20~30대 여성들의 경험을 중심으로>에서는 연구자, 청년 단체 등 청년들의 노동 현실을 고 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20명의 인터뷰이가 들려준 경험을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어 떠한 대안이 가능할지 논의했다. (더 자세한 내용 : 민우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정책토론회 <청년 노동, 말하는 대로> 자료집)
‘금수저’라도 물고 태어나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없는 계급과 학벌을 기준으로 정 해지는 출발선. 늘어가는 파견직, 계약직 등의 불안정한 일자리. ‘괜찮은’ 일자리를 잡기 위해 스펙을 쌓을 시간도 돈도 없는 청년들. 그나마 간신히 얻은 직장에서는 낮은 임금과 긴 노동시간으로 현재를 저당 잡히며 제자리걸음을 해야 하는 현실. ‘청년 여성’에게는 ‘나이 어린 여자’라는 취약한 위치도 더해진다. ‘청년’ 문제가 지속 적으로 공론화되는 상황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청년’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또 다른 “사각지대”다. 여성이기 때문에 면접에서 탈락하고, 승진에서 제외 되고, 임금을 적게 받고, 성희롱을 당하고, 아이를 낳으면 일을 그만둬야하는 상황 이 멈춰질 때, 그제야 우리는 일할 만하다, 살 만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인터 뷰를 통해 그녀들을 만나면서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지만, 녹록치 않은 현 실을 똑바로 마주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대로는 괜찮지 않다고 힘주어 말하 는 그녀들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길, 우리가 함께 더 나은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 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류형림(모구) 저절로 이루어지는 건 없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숨 쉴 틈 하나라도 비집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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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몰래카메라, 누가 누구를 바라 보는가 서지영(쎄러) | 여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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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역 화장실 안에 나사형 몰카가 있는 것 같다는 글이 해당 화장실 칸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돌아 다녔다. “아 나도 이용했던 화장실인데...” 경찰의 수사 결과 일반 나사못으로 밝혀졌다.
B대학 학술제 홍보물 내용에서는 남자와 여자친구가 카톡으로 대화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없냐’며 시작한 대화는 ‘야동에 네가 나왔다’며 ‘너인 거 다 안다’, ‘세상 남자들이 네 얼굴, 네 몸 다 알텐데 헤어지자’는 대화로 이어진다. 그럴리 없다는 여자친구가 영상을 보내달라고 하자 남자는 B대학교 학술제 동영상을 보낸다. 같이 가려고 했던 학술제 동영상을 보면서 남자는 의심했던 것을 사과하며 둘은 화해한다.
화장실, 공중목욕탕, 워터파크, 모텔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공장소의 몰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퍼지고 있다. 안경, 운동화, 핸드폰 케이스 등의 위 장카메라와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찾아 낼 수 있는 정보들부터 ‘몰래카메라 대응법’ 까지 잠재적 피해자가 되어 먼저 피해를 준비하고,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공유되고 있다. 지나가는 곳마다 ‘여기에도 몰카가 설치되어 있을까’ 하는 의심을 하고 전 애인이 성관계 영상을 혹시나 찍지 않았을까 하는 확인되지 않은 두려움에 ‘잠재적’ 피해 자들에게 ‘조심하라’ 라는 말을 반복한다.
몰래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을 직면하는 방법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상담통계를 살펴보면 2013년 1월 1일 부터 2015 년 9월 30일까지 성폭력 상담은 1,779건(3,199회)이며 이 중 몰래카메라 관련 상담 은 150건(316회)이다. 몰래카메라 관련 피해의 비율은 11.9%로 연도별로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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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몰래카메라, 누가 누구를 바라 보는가
2013년 645건 중 51건(12.6%), 2014년 695건 중 60 건(11.5%), 2015년 439건 중 39건(10.9%)으로 매년 꾸준히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 몰래카메라 관련 피해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영상 유포 및 협박* 이 81건(54%), 몰래카메라 촬영이 35건(23.3%), 동 시** 피해가 34건(22.7%)으로 나타났다. 상담사례에서 영상 유포 및 협박 피해는 실제 영상이 유포되는 경우보다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하는 사례가 다수였으며, 유포 협박의 경우 영상 이 실제로 있는지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협박에 대해 상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해자 가 영상이 있음을 확인한 경우는 35건(몰래카메라 촬영)으로 가해자의 휴대전화나 컴 퓨터 등에 몰래 촬영한 영상을 발견한 경우였다. 가해자는 동영상을 가지고 협박을 하지만 결국은 피해자의 두려움과 수치심을 이용 한다. 몰카가 유포 되었을 때 여성에게 왜 조심하지 않았냐는 피해자에게 그 책임이 돌 아가는 말,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적 시선과 비난과 같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 등이 피 해자를 두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몰래카메라는 말 그대로 상대의 동의 없이 ‘몰래 촬영 하는 것’으로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몰래 찍는 것이기 때문에 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몰카에 대한 두려움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몰카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더불어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고 대응 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두려움에 갇히지 않는 것과 협박에 지지 않는 것이 무 엇보다 중요하며, 우리 모두 ‘피해를 드러내는 것이 대응의 시작’임을 아는 것, ‘여성의 성경험에 딱지를 붙이지 않는 것’이 대응의 첫걸음이다.
보여지는 자와 바라보는 자 몰카 범죄는 여성의 몸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150건의 몰래카메라 피해 관련 상 담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이 96%(144명), 남성은 2%(3명)였고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88%(132명)로 피해자는 여성, 가해자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가해자 성별이 드 러나지 않은 경우가 11.3%(17명)로 나타났는데, 이는 유포에 대한 협박이 없는 상태로 P2P사이트나 SNS를 통해 영상이 유포된 것을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발견한 경우 유 포한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사례들이 있어서이다. 몰래카메라 관련 상담 피-가해자 관계를 살펴보면 150건 중 105건 (70%)이 아는 관계인 (전)데이트, 채팅상대자, 지인, 직
* 영상 유포 및 협박 : 동의한 촬영, 몰래카메라 촬영을 포함한 영상 유포 협박 ** 동시 : 몰래카메라 촬영 피해와 영상 유포 및 협박이 함께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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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계자 등에 의해 발생했다.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는 15건(10%), 관계가 파악 되지 않은(미파악) 22건(14.7%)이다. 특히 전체 150건 중 (전)데이트관계에 있는 상대방 이 몰래카메라 관련 가해를 하는 사례가 49.3%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며, 연애관계 가 종료되는 과정에서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몰래카메라가 있다거나 유포하겠다 는 협박을 시작하는 사례들이 많아 스토킹 등의 중복 피해로 이어진다.
피해에 공감하면 상황은 변할 수 있다 몰카 피해가 공론화 되면서 몰래카메라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들 이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에서는 몰래 카메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스티 커를 제작하여 가해자에게 경고하는 메시지를 공중 화장실에 붙이고 몰래 촬영한 사 진, 영상을 유포, 공유하는 사이트 ‘소라넷’의 폐쇄 청원 운동도 이어지고 있다. 피해의 두려움, 분노에만 사로잡혀 스스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몰래카메라 관련 피해를 중단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가해자에게로 질문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몰래 찍은 가해자에게 그 책임이 돌아가야 한다. 피해자만 타격을 입 는 상황을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들의 몰카 범죄에 대한 인식이 재고 되어야 한다. 동시에 찍고 소비하는 사람들에 의해 몰카 피해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몰래카메라는 영상이 재유포 되지 않아야 피해가 중단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 서 몰래카메라 다운로드와 공유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몰카 찍는 것은 찌질하고 처벌 받아 마땅해”라고 생각하면서도 호기심에 클릭하여 보고 있다면 영상이 유포 확산되어 더 큰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후 “친구가 혹시 그거봤어?” 라며 유출된 00 영상을 카톡을 통해 공유한다면 신고하기 어 렵더라도, 단호하게 “난 볼 생각 없어!”라고 이야기하자. 서지영(쎄러) 정색하는 거 좋아합니다. 급정색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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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사건 보도 속 인권 침해 실태
CCTV 사용과 피의자 신상공개를 중심으로 이윤소 |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다가 ‘박춘풍’의 사이코패스 여부를 가리기 위해 뇌 영 상을 촬영 받았다는 기사를 접했다. 박춘풍은 지난해 11월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 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1심에서 살인의 고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 고받았다. 기사를 읽으며 끔찍한 사건이 다시금 떠올랐고, 1년 전 검거된 그의 이름 과 얼굴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왜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력 범 죄가 일어날 때마다 피의자 신상공개와 관련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04년 연쇄 살인범 유영철 사건을 계기로 피의자 신상공개에 대한 요구는 더 높아졌다. 그러나 ‘공소제기 전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형법 제126조와 ‘수사관계자가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수사과정에서 취득한 비밀을 엄수’해야 하는 형사소송법 제198조 에 따라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10년 국회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강법”이라 한 다)’ 개정안을 의결하고 제8조의2에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이고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 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 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피의자의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 개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이상명, “범죄 피의자의 얼굴공개에 대한 법적 평가” 한양법학 第24卷 第1輯(通卷 第41輯), 2013. 2, p.137 인용 ** 위 글 p.139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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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후 강력범죄 피의자들의 신상을 공개 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이렇듯 강력 범죄의 피의자 신상을 공개 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되었음에도 같은 해 4월에는 법무부가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개정하여 사건 관계인의 초상권 보호 를 위해 수사과정에서 일체 촬영을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며 공인의 경우 에만 예외적으로 소환 또는 귀가 장면에 한하여 촬영을 허용하기로 하였다. 이는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피의자 신상공개와 관련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 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처럼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언론을 통해 이 루어진 피의자 신상공개는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미디어운동본부에서는 2014년 1월 1일부터 2015년 4월 30일까지 16개월간 KBS, MBC, SBS, TV조선, JTBC, 채널A, MBN, 뉴스Y, YTN 등 9개 방송사의 메인뉴스에서 방송된 살인사건, 성폭행 사건 보도의 문제점을 분석해보았다. 가장 큰 문제는 관할 경찰서에서 알아서 판단하여 신상공개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건 마다 기준이 달리 적용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초 세 모녀 살해사건(2015
년), 포천 고무통 살인 사건(2014년), 세종시 일가족 총기 살인 사건(2015년)의 경우 3명 이상 살해 또는 살해 의혹을 받고 있으나 피의자 신상이 공개 되지 않았다. 그 러나 시화호 토막 살인사건(2015), 수원 팔달산 시신 훼손 사건(2014), 인천 가방 속 시신사건(2014)의 경우 피의자 신상이 공개 되었다. 즉, 아내, 딸, 남편, 가족 등 존속살해 이면서 2명 이상을 살해한 사건은 피의자 신상이 공개 되지 않았으나 1명만을 살해한 사건은 죄 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피의자 신상이 즉각 공개되었다. 둘째,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일으킬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2014-2015 살인 사건의 경우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 사건 은 중국동포가 피의자인 경우이다. 물론 한국인이 저지른 사건 도 신상이 공개 되었지만 중국동포가 저지른 살인 사건 중 사 회적으로 주목 받은 사건은 예외 없이 신상을 공개하였다. 이 는 자칫 우리사회에 외국인 특히 중국 동포 혐오를 불어 일으 키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으며 이들에 대한 차별을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셋째, 언론을 통한 피의자 신상공개는 사건 보도의 선정성을 배 가 시킨다. 언론은 강력 범죄의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면서 사
건을 자세히 설명하고, 사건 현장의 혈흔을 그대로 보여주고, CCTV를 통해 범죄를 여과 없이 보여주거나 이를 재연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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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사건 보도 속 인권 침해 실태
한다. 이렇듯 선정적인 보도는 공포를 배가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켜 사회 시스템을 돌아보 거나 하는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피의자를 더 높은 형량으로 단죄하는 것으로만 해결책을 찾게 하는 문제를 가진다. 이처럼 언론이 막연하게 국민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피의자 이름과 얼굴을 공개 하고, 사건을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에 지나지 않 으며, 선정적인 보도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범 죄보도를 이용하는 것은 언론이 제2의 가해자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방송국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범죄보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각 언론사마다 사건보도에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운동본 부의 분석 결과 피의자 이름, 얼굴 공개에 대해 각자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경우 한 언론사에서 피의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경우 다른 언론사의 보도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 언론은 사건보도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모든 언론의 합의를 통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것이 지켜질 수 있도록 구성원 교육을 실시하고,
이 가이드라인이 지켜질 수 있는지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기준을 공표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함께 제정한 인권보도준 칙에 준하여 구성하길 바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피의자 이름과 얼굴 공개에 대 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추측성 보도를 하지 말 것,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사 건 재구성을 제한할 것, 폭력성·선정성이 지나친 CCTV, 블랙박스 화면을 사용하 지 말 것, 불필요하게 상세히 사건내용을 설명하지 말 것 등의 구체적인 금지 항목 을 담아내야 한다. 언론이 범죄보도에서 무엇보다 중점에 두어야 할 것은 범죄해결과 예방이다.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더라도, 흉악범죄는 또다시 발생한다. 이는 피의자 얼굴, 이 름 공개가 범죄예방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를 멈추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윤소 가을이 가는 것이 아쉽네요. 더 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산에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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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성형, 산업을 문제시하다
잊으셨나본데 의료입니다 김진선(제이) | 여는 민우회 여성건강팀
누구나 성형을 선택할 자유? 한국 미용성형 시장의 규모는 약 7조 5천억 원으로, 전 세계 시장 규모의 3분의 1 에 달하며*, 인구 당 성형수술 건수도 압도적으로 많다. 2015년 7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40대 여성 1,000명 중 78%가 성형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 했다. 통계까지 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성형이 평범한 일상의 일부가 되었음을 체감 한다. 고등학교 졸업 무렵 한 반에 절반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점심시간에 직장 동 료와 보톡스를 맞으러 다녀오는 일은 이제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예뻐지고 싶은 것은 당연하고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이 시대에 성형은 이제 ‘내 몸을 사랑하기’, ‘결 점을 극복하고 당당해지기’ 위한 합리적 방편처럼 홍보된다.
너는 왜 쌍커풀 수술 안 해? 누구나 노력과 투자에 따라 외모를 고칠 수 있으니, 여성들은 외모 압박으로부터 더 자유로워졌을까?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너는 왜 쌍커풀 수술 안 해?’라는 질문이 보여주듯 성형은 자기관리로 일반화되고, 더 나은 외모에 대한 획일적 기준도 강화되었다. 코의 각도와 눈매의 길이, 가슴의 비율 등 그 기준은 더 욱 더 세세해지고, 모양과 수술방식의 유행은 빠르게 변화한다. 3년 사이에 6배가 급증한 성형광고는 쉽고 빠르고 안전한 성형으로 남들보다 예뻐지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한다. 동시에 성형으로 인한 사망 사고, 부작용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성형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일 뿐”이라거나 “‘성괴’가 되지 말고 현명한 선택을 하
* 2014, 한국소비자원, <성형광고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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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성형, 산업을 문제시하다
라”는 말은 이러한 상황을 개인이 감당할 몫으로 돌린다. 많은 여성들이 미용성형 을 하고, 성형을 했든 하지 않았든 압박과 비난, 조롱을 받으며, 성형수술 부작용이 나 의료 사고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분명 문제적이다. 그래서 올해 민 우회 여성건강팀은 이를 ‘성형 산업’과 관련된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았다. 비대해진 성형 산업 안에서 이익을 얻는 주체들이 어떻게 맞물리며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지 를 보다 선명히 드러내고자 했다. 기획단 <성형산업스파이>가 꾸려졌고, 7월부터 10월까지 성형외과 방문상담, 실태조사, 인터뷰를 통해 성형 산업의 구체적인 현실 을 파악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활동을 통해 몇 가지 특징적 문제를 추릴 수 있었다 첫째, 성형 관련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작 믿을 만한 정보는 없다. 기획단이 7월에 조
사한 바에 따르면 성형과 관련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총 109개나 되었다. 일일 이 병원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간편하게 맞춤식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인 듯 보이 지만 어플에 게재된 성형광고 중 상당수가 현행 심의규정을 위반하고 있었고, 등록 된 병원이 믿을 만 한 곳인지, 개인이 작성한 성형 후기가 과연 광고 목적의 글이 아 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실제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 경험자 인터뷰를 통해 출 처 없는 엉터리 정보가 가짜 후기로 얼마나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 었다. 또한 기획단은 9월 1일부터 10일까지 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성형 관련 광고성 기사 282건을 취합하여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신고했다. 시정해나 가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대책 마련은 요원하다. 불필요한 의료를 부추기고 왜곡 된 정보를 전하는 성형광고의 문제는 모두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으나, 제대로 된 규제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성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포켓북 겸 온라인 카드뉴스 <땅콩씨와 함께 떠나는 알듯말듯 성형의 세계>를 제작·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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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성형 산업의 현장에서 성형수술은 의료이기보다는 마치 패션이나 화장품 같은 미용 상품처럼 다루어진다. 기획단은 첫 번째 미션으로 강남, 인천, 홍대 등 크고 작
은 성형외과를 각자 방문하여 직접 상담을 받고 그 내용을 녹음했다. 의사와의 상 담보다는 상담실장과의 상담 비중이 훨씬 더 컸고, 건강 상태나 부작용에 대한 언 급은 없을 뿐더러 혹시 부작용이 있진 않을까 염려하는 말에는 ‘몇 천분의 일의 확 률이니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식이었다. 당사자가 말하지도 않은 부위의 성형을 권유하는 일도 흔했다. 모든 상담에서 당일 수술 예약이나 패키지 수술을 조건으로 수백만 원 단위의 가격 할인이 제시되었다. 상담실장 제도가 의사와 환자 의 소통을 조율하고 지원한다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사실상 ‘고객 유치 실적’을 높이 기 위한 직군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셋째, ‘고객’이던 환자는 여차하면 무력한 ‘비전문가/진상’으로 위치지어진다. 쉽고 간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처럼 포장되던 미용성형은 부작용 피해나 의료과실· 사고가 발생할 때에야 인체에 치명적이고 영구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료로서의 본 질이 드러난다. 기획단은 시술 부작용 경험자 2명과, 강남의 한 병원 앞에서 의료과 실 피해로 1인 시위를 하던 피해자를 인터뷰했다. 문제 상황에서 환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으레 발생하는 경우라는 식으로 무마하려는 병원 측의 태도에 환자는 손쓸 방도가 없었다. 증거도 없고, 법적 공방은 비용도 많이 들거니와 승소 가능성 도 낮고, 도움 받을 만한 기관이나 제도도 없었다. 1인 시위 하시던 분은 민우회와 함께 대응을 모색하려 하셨으나, 결국엔 안타깝게도 병원을 상대로 한 힘든 싸움 을 지속하지 않기로 결정하셨다. 기획단 활동을 통해 성형 문제가 단지 외모지상주의에 경도된 여성 개개인의 문 제, 또는 몇몇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의료인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했다. 특히 성 형외과 전문의, 간호조무사 인터뷰를 통해 영리 추구에 매몰된 의료가 어떻게 여성
지금의 성형 산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이야 기처럼 구성하여 영상 <연필나라 성형산업 탄생기> 기획단 멤버 화사는 기획단의 성형외과 방문상 를 만들었다. 담 녹음파일, 성형광고, 일상 속 외모 지적 발언 들을 활용한 설치미술 전시 <늘 언제나 늘 가까 이>로 성형 권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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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성형, 산업을 문제시하다
건강권을 침해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한국은 민영 의료기관이 전체 의료 기관의 93%를 차지한다. 즉, 병원도 경영과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 비급여 미용 분야에 의료진이 몰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의료 수요를 창출하고, 의사들은 기계처럼 바삐 수술을 하고, 병원 간 광고·가격 경쟁을 벌이는 현상은 의료 공공성 의 붕괴를 방증한다. 기획단이 파악한 모든 문제 상황들은 근본적으로 의료의 지 나친 영리 추구에서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광고 규제나 불법 의료 관행 단속 등 필 요한 조치를 취해야 함은 물론, 의료를 산업이기 이전에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 적 체계로 바라보도록 정책당국 관점의 ‘교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몸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를 기획단 회의 중에 문득, 만약 성형이 위험하지도, 비싸지도, 이윤만 쫓지도 않는 다면 ‘나는 예뻐지기 위한 성형수술을 할까?’라는 질문에 선뜻 '아니'라는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예뻐져야 한다’는 마음은 성형산업 안팎으로 걸 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단지 성형산업·의 료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양한 몸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 기에, 발표회의 2부에서는 몸 다양성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한 상상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우리들의 상상: “누구나 다양한 외모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된 2040년의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외모 자유의 날 국경일 지정, 면접 때 외모 지적질한 회사 벌금으로 도산, tv에 다양한 외모의 사람들 등장 등등. 그리고 상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들: 필터 없는 카메라로 셀카 찍어 올리기, 잡지 사진 포토샵 보정 표기 의무화, 사진 없는 대안이력서 쓰기, 일주일에 한 번은 몸 가 리려 입는 넉넉한 옷 대신 입고 싶은 옷 당당히 입고 나가기 등등. 다양한 상상과 실 천 아이디어들이 모였다. 2040년에는 민우회가 성형산업이나 외모 이슈에 대한 운 동을 할 필요가 없을 거라는 상상도 있었다. 앞으로 15년, 이 글을 읽는 당신과 함 께 해볼 만한 일이다. 기획단이 활동을 통해 축적한 정보와 그것을 토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화되었다. 10월 27일 발표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는 기획단 멤버 들의 발표와 함께, 이 모든 결과물을 총화하여 공유하는 자리였다.** 김진선(제이) ** 기획단의 활동 결과물과 발표회 후기는 민우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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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권의 이름으로 널! 아니라고 말하다
기획
기획 소개
페미니스트가 알려주는 싸움의 기술 편집팀
‘매일 싸우고 다니는 페미니스트.’ 오명이기도 하고 사실이기도 하다. 불가피하기도 하고 피로하기도 하다. 나는 왜 싸우게 되는 걸까? 정색해도 괜찮은 걸까? 불쾌하고도 분노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우리의 불편한 일상을 진단해보고, 다년간 쌓아올린 싸움의 노하우까지 담았으니 공감 하고, 실전에서도 사용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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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여성들은 왜 싸우는가? 김홍미리 |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여성들에게 분노는 허락된 감정인가 ‘여성들은 왜 싸우는가?’는 질문은 ‘여자들은 왜 싸우지 않는가?’ 혹은 ‘여성들에 게 분노는 허락된 감정인가’라는 질문과 겹쳐진다. 남성과 구별되는 여성이라는 젠 더를 기획하고 그들을 타자화함으로써 남성임을 확인받는 오래된 질서는 분명 여성 에게 제2의 성이라는 위치를 부과해왔다. 존엄해야할 인간으로서 스스로 2등 인간 으로 살아가기를 강제 받는 일은 (마땅히) 분노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분 노하기보다 보살펴왔고, 표출하기보다 인내해왔다. 심지어 여성들에게 분노는 두 렵다. 상대의 분노도 두렵지만, 나의 분노도 두렵다. 분노를 다스려야 한다는 강박, ‘나는 화를 내도 될까?’를 둘러싼 (자가)승인 주체의 상실은 여성이 분노와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를 난감한 일로 만들었다. 그런 두렵고 난감한 상황을 피하는 길은 분노를 몸에 가두는 일이다.
살갗에 인내라는 벽을 쌓는다 여성은 화를 내는 사람이기 보다는 화를 받아주는 사람일 것을 기대 받으며 산 다. 종종 남성의 화를 가라앉혀줘야 하는 책무까지 부여받곤 해서 피부 안쪽으로 분노를 가두고, 몸 밖으로 분노가 튕겨나올 일 없도록 살갗에 인내라는 벽을 쌓는 다.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책임은 ‘욱하는’ 남성이 아니라 욱하는 남성의 화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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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지 못하는 여성에게 부과되곤 했다. 그것 하나 받아주지 못하느냐는 비난이 여성에게 몰리는 건 그 다음의 수순이다. 항상 주변을 살피고 분위기를 고려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일은 인간 누구나가 갖춰야할 삶의 태도로 보이지만 성에 따라 사회가 독려하는 장려의 수준은 다르게 나타났다. 웃지 않는 여자, 보살피지 않는 여자, 똑똑한 여자, 무뚝뚝한 여자가 종종 이기적이거나 기센 여자로 읽히는 것과 달리 ‘잘 웃지 않고 과묵하며 똑똑하고 무뚝뚝한’ 남성은 부정적인 평가 대신에 남 자답고 안정적인 사람으로 선호되곤 한다. 이때 배려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한 여성 은 ‘여자답지 못하다’는 평가와 (인격적으로) 미성숙하다는 시선을 동시에 받기 쉬 웠다.
히스테리, 짜증, 민폐 ‘미성숙’하지 않기 위해서 여성들은 분노보다는 인내를 체화해갔다. ‘오빠의 점심 상을 차려주지 않는 일’은 여성성 수행에 반하는 일이자 이기적인 일이며 점심상이 늦는다며 동생을 윽박지르는 오빠의 ‘버럭’은 남자라면 으레 그럴 수 있는 것일 때, ‘애 같은 남자’를 ‘엄마같은 마음’으로 봐준다는 식의 편의적 담론은 여자들이 화를 내지 못하도록 마지막으로 단도리 한다. 몸 밖으로 뿜지 말라는 겹겹의 규범을 넘어 작고 취약해지고 고요할 것을 기대 받는 몸에 분노가 피어날 때, 그것은 ‘히스테리’ 나 ‘짜증’일수는 있어도 (적당히 무게감 있어 보이는) ‘분노’라는 이름을 부여받지는 못했다. 웃찾사 ‘남자끼리’ 코너에 등장하는 여성캐릭터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분 노가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예다. ‘사소한’ 일에 토라지고 주변인들 을 불편하게 만드는 ‘은형은형’은 대표적인 김치녀의 전형이자 민폐 캐릭터로 부상 했다. 여자들의 화는 이렇게 ‘감정적이고 사소하며 유치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 은 ‘불필요’하고 ‘제거’되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철이 덜든, 이기적인, 배려가 없는, 어리석은’ 등은 여성의 화에 뒤따라 나오는 세트메뉴다.
분노에 대한 두려움이 가르쳐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자들의 화를 분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어렵게 표출시키는 분노까지도 사소 화, 희화화 등의 방식으로 수신거부하는 데에는 분노가 변화를 가져오는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사라 아메드의 말대로 분노는 성차별(그리고 인종차별 등)주의에 투자되는 뿌리 깊은 사회적·심리적 영향력에 맞서는 ‘에너지’인 거다. 흑 인페미니스트 오드르 로드(1983)는 분노하기를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식으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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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 여성들은 왜 싸우는가?
를 자신의 삶에 초대해온 과거를 두고, “분노에 대한 두려움이 가르쳐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회고한다. 매일매일이 차별인 세상은 우리를 분노하지 않을 수 없게 하지만 어떤 이들은 과거의 로드가 그랬던 것처럼 그 분노를 감추는 것을 택한다. 앞서와 같은 이유로 나쁜 여자/성숙하지 못한 인격이 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표 출되어도 수취인으로부터 ‘수신거부’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화를 내도 된다 오늘도 분노하는 여자를 향한 마뜩찮은 시선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여 성을 향한 오래된 혐오에 맞서는 메갈리안들이 오늘도 욕을 먹는다. 남자 화장실에 메갈리아 포스트잇이 붙었다는 이유로, 남자들의 전유물이던 비속어를(성기비하 포함) 사용한다는 이유로, 남자들만 알고 있던 비밀 암호(골뱅이@*와 같은)를 캐 낸다는 이유로, 화를 참는 일에 익숙한 이들에게 ‘화를 내도 된다’고 말해주고 그럴 수 있는 방법과 언어를 알려준다는 이유로, 그래서 매우 많은 이들이 드디어 눈치보 기를 멈추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는 이유로 메갈리아는 ‘여자 일베’라는 별칭을 얻었 다. 생각보다 빠르고 ‘당연하게’ 메갈리아를 일베와 등치시키려는 움직임이 진행되 는 것을 보면서, 여성의 분노 표출이 허락되지 않은 한국사회의 단면을 또 한번 마 주한다. 여성의 분노를 낯설어 하는 일은 성별이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차이를 보이 는 것 같지 않다.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를 두고 ‘평화시위’ 운운 댓글에 분노하 며 “폭력시위 운운하기 전에 왜 과격해졌는지 좀 알고 떠듭시다”** 라고 했던 이들 도 여성들이 왜 꼭 메갈리아식으로 응대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갸우뚱한다. 꼭 남 자 모두를 적대시할 필요가 있겠는가, 남성 모두를 잠재적 가해자로 두는 일이 페미 니즘에 도움이 되는가, 폭력적이지 않은 다른 방식은 있지 않겠는가를, 새누리당이 성난 민중들을 준엄히 꾸짖듯, 메갈리안을 ‘꾸짖는다’. 이들에겐 사흘에 한 명 꼴로 살해되는 여성의 현실은 특수한 사건일 뿐이며, 김치녀를 위시로 한 만연한 여성혐 오의 정서도 일부 부도덕한 이들의 일탈쯤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폭력시위 운운하 기 전에 시위가 왜 과격해졌는지 좀 알아야한다고 말했던 이들은 한맺힌 여자들의 분에 대해서는 공감할 마음이 없다.
*골뱅이@ : 나이트나 클럽등의 유흥업소에서 술에 취해 정신 잃은 여성을 칭하는 은어 **[출처] 오늘의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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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안에 가둬두었던 것들 마를린 프라이(1983)는 ‘누군가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발화행위와 같다’고 전한 다. 분노도 발화행위처럼 표출되지 않으면 “전달되지 못”하며, 말하기 시작할 때 사 람들이 서로를 향하듯이, 분노도 그것이 표출될 때 서로를 향하게 된다. 물론, 수 취인에 의해 반송될 때 최초발화자가 의도했던 마주봄이나 소통은 단절되지만, 분 노를 표출하지 않는다면 그 대화는 시작될 수조차 없다. 분노하는 여성들이 들고 일어나 일상이 된 범죄인 몰카와 맞서지 않았다면 소라넷의 문제에 귀 기울이는 사 람이 생겨났을 리 없다. 로드의 말처럼 분노는 ‘지금과는 다른 전망과 미래를 만들 기 위해 표출되었을 때 해방적이고 강력한 실천’이 될 수 있으며, 메갈리안의 활동 이 보여주고 있듯이 그때의 분노는 ‘정보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로드, 1983). 분 노는 지금 새롭게 나에게 온 것이 아니라, 내 몸 안에 가둬두었던 것들이다. 그것을 표출하는 일은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거나 보지 않았던 세계와의 마주하는 일이고 불편했던 일상을 재해석하는 일이다. 그럴 수 있는 힘을 갖춰가는 일이고, 타자와 마주하는 일이며, 서로의 영향력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 가는 힘이다. 그러니 분노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힘껏 분노하고 변화를 일구면 된다. 다만 그 분노의 대상을 고정시키지만 않으면 된다. 그리고 대상을 고정시키지 않기 위해 서 서로의 분노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살피고,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갈 다른 세계와 가까워지는 일인지를 점검하는 일에 벽을 쌓지만 않으면 된다. 고로, 우리는 분노하되, 서로에게 열려있으면 된다.
김홍미리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는 말을 품고 풀며 살아가고 싶은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2015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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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정색해도 괜찮아 정하경주(달개비) | 여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을 좋아한다고? 최근 한 모임에 참석했다. ‘00활동을 했고, 00를 좋아하는 000이다’라는 문장으 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한 남성이 여성(주의)을 좋아한다고 적었다. 여성주의를 여 성으로 표기한 것을 재치 있는 행위쯤으로 여기는 듯 남성이 해맑게 웃는다. 여성 (주의)을 좋아한다는 남성의 무맥락인 듯 무맥락 아닌 듯 무맥락적인 발언에 어떻 게 대응해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모 임 참석자 중 그 남성을 제외하고 모두 여성주의 활동가들이었다는 것이다. 남성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여성주의를 여성으로 퉁쳐 버리는 표현 을 서슴지 않을 수 있다니!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겠다는 싸움의 의지를 다지는데, “정색해도 괜찮아”라는 <해보면 캠페인> 문구는 큰 힘이 되었다. 드디어 모임을 마 치기 직전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그 남성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며 여성(주의)을 좋아한다는 표현이 불편했음을 흥분하지 않 으면서 또박또박 말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의 불쾌함의 이유를 남성이 알아듣 지 못했다는 것을 그의 해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본인은 소수자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 여성주의라고 알고 있으며 여성주의를 정말 좋아한다. 여성(주의)이 라고 한 것은 아재개그였을 뿐이다.”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들지 말라는 식의 대꾸가 돌아왔다.
괜한 짓 한 걸까?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찝찝한 감정이 한 가득이다. ‘괜히 정색했나?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걸 그랬나? 친절하고 부드럽게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설명하 는 게 나았을까? 괜히 모임 분위기만 망친 것인가? 다른 사람들이 불편했으면 어쩌 지?’ 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내가 친절하게 설명을 했다고 한들 그 남성이 알아들을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는 상태는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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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정색을 하든 친절히 설명을 하든 나의 반응에 대해서 그대 로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반영할 마음이 그 남성에게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런 태 도는 취하지 않았을 테니까. 다음날 모임에 함께 참석했던 사람으로부터 그나마 나 의 정색 이후 그 남성의 말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괜한 짓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정색 후 멈춰진 시공간을 깨트리기 다음 모임에서 그 남성을 만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와중에 2016 년 민우회 활동 키워드를 정하기 위한 활동가 워크숍이 열렸다. 여경 활동가가 <정 색 후에 나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제목을 보는 순 간, 함께 고민할 사람이 있구나라는 반가움에 든든한 지지자가 생긴 기분이 들었 다. 발표 내용은 대략 이렇다. “여성은 어느 때나 성적대상으로 여겨지거나, 예뻐야 한다고 강요받거나, 승진은 꿈도 꾸지 않고 돈은 적게 받아야 한다거나, 그냥 연애를 할 뿐인데 소라넷이나 일베에 내 이야기가 올라가거나, 화장실을 갔을 뿐인데 몰래카메라 없는지 불안해 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분명히 이런 상황들이 잘못된 것임에도 문제를 일으 키는 사람이 조심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하지 않은 사람(대부분 여성)이 그런 일을 경험할까봐 공포나 두려움을 갖거나 조심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된다. 내 가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불편함을 음미해야 대응할 수 있는 근력이 생 기는데, 공포는 불편함을 사색하는데 큰 장벽이 된다. 그래서 싸움을 하기 위해서 는 공포를 먼저 걷어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싸우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있 다는 것을 확인하고 저마다의 생존 전략, 싸움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공포가 걷 힐 수 있다.”
물론, 정색 이후에 싸해지면서 멈춰진 그 시공간을 깨트리고, 전환할 수 있는 전 략이 이겁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작고 미약하더라도 불편함을 사색하 고 대응할 근력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 환기되면서 ‘정색하지 말걸’이라는 후회는 멈 춰졌다. 다음번 모임에서 그 남성과 어떻게 싸워야 할지 뾰족한 수가 여전히 떠오르 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모임에 빠짐없이 더 적극적으로 나갈 것이다. 그리고 정색 이 필요한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정색하고 불편함에 대해 꼭꼭 씹어가며 말할 것이 다. 아재개그 따위에 여성주의가 여성(주의)이 되지 않도록. 정하경주(달개비) 응답하라 1988 ost <걱정말아요 그대>를 무한 리플레이 중입니다.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2015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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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
페미니스트 & 고수가 알려주는 싸움의 꿀팁 편집팀
성격, 장르, 공간에 따라서 각자가 잘하는 싸움이 있다. 꼰대 할아버지와 잘 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진보 남성과 대적이 쉬운 사람이 있고 지하철 쩍벌남을 압박하는데 내공이 있는 이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싸움은 약자이고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일상성 안에서 다치지 않고 어떻게 이것을 타개할 것인가에 대한 골몰함이자 누적된 경험을 의미한다. 회원들과 활동가들의 다년간 쌓아올린 싸움의 기억을 되짚어 그녀들의 꿀팁을 확인해보자.
Tip 1
회심의 한마디 찾기
셨어요?”에는 “왜요오오?(콧소리) 저한테 관심 있
박봉 : 보기와 달리 겁이 많고 소심해서 싸움을
으세요? 홍홍홍 저도 선생님 괜찮은 거 같긴 한
잘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주변사람들은 그다지 동
데”, 혹은 “(곤란한 표정으로)네…갔다가 왔습니
의하지 않는 듯합니다. 분노는 많지만 겁이 많으니
다.” 이러면 대체로 다음 질문으로 이어지지 않고
화를 내기보다 주로 웃으며 회심의 한마디를 찾는
당황하며 호구조사를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입니다. 15년 전 즈음엔 “결혼하셨어요? ”라는
아이가 몇 살이냐는 질문에는 처음엔 “(좀 슬퍼 보
질문을 많이 들었고 몇 년 전부턴 바로 “아이는 몇
이는 얼굴로) 글쎄요…살아있으면 15살쯤 됐겠네
학년이에요?”라는 질문이 절차 없이 훅 들어올 때
요.”라고 한두 번 했는데 작년부턴 생각나는 사건
가 있습니다. 이런 예의 없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
*이 생겨서 바꾸려고 합니다. “아이를 참 갖고 싶
에게 내 삶의 진실을 구구절절 알려줄 필요는 없
었는데 잘 안 생겨서요…” 특별히 거짓말은 아닙니
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답변들을 합니다. “결혼하 *4월 16일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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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일상에서 풀어보
하고 특히나 대부분 상사인 그들에게 맘 가는대로
는 것으로 연극적 자아를 끄집어내곤 하는데요. 좀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더 자연스런 연기를 위해 연습에 매진해야겠습니다.
<상황1> 지나치게 순진한척하며 질문을 반복하 여 민망하게 합니다. 회식자리에서(대부분 회식은
Tip 2
나만 여자이기 때문에 편들어줄 사람 없음) 차림사
그들의 공격에 수치심 느끼지 않기
를 희롱했던 상사A. "(차림사를 가리키며) 나 오늘
정 : 평소 행색 덕분에 남성들과 시비가 자주 붙
저 여자랑 같이 나갈꺼라니까" 다들 상상이 안가겠
는 편이에요. 그때마다 “너는 남자냐, 여자냐?” 하
지만 이런 미친 소리를 합니다. 그럴 때는 "차림사님
는 시비를 거는 것은 아마 그네들이 여성의 몸에 갖
에게 그런 무례한소리를 하는 것은 저와 저분을 희
는 알량한 통념 때문일 겁니다. 그런 질문이 저에게
롱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해도 못 알아듣기 때문에
수치심을 주리라는 이상한 생각 때문이기도 하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질문을 합니다. “네?
요. (허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자에게 타격을 줄
어딜 나가요? 밖에를 나간다고요? 왜요?! 앗, 무슨
순 없지!) 어쨌거나 ‘여성’으로 교육받고 자랐다면 여
뜻이지? 나만 모르는 거예요? (옆 사람에게 묻듯이)
기에 잘 대처할 수 있는 훈련과 경험이 부족한 것 같
저분하고 왜 나가요?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
아요. 그러다보니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진상들에게
정도하면 오히려 상대방이 민망해서 나에게 제발 그
몸이 움츠러들고 굳는 것이 사실이고요. 그러나! 겁
만하라는 신호를 보내더군요.
먹지 않아도 됩니다. 그걸 기억하세요. 저들에게 우
<상황2> 진지하게 그 사람을 생각해주는 척하며
리 또한 완전한 타인이란 사실요. 네가 모르는 모양
티 안 나게 조언합니다. 남직원 왈 "아, 진짜 여자들
인데, 나도 보통 진상은 아니란 걸 보여주면 됩니다!
은 왜 만나면 가방 사달라고 하는지 몰라요. 여자
진상들의 “너, 밖으로 나와!”하는 말, 이미 이 자리
들은 내 돈도 자기 돈, 자기 돈은 자기 돈이야" 사실
에서 당신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지는 않을 거란
여자가 가방 사달라고 한 것도 모호하고 사줬다면
뜻이기도 해요. 바로 그 자리에서 대응해 싸움을 끝
니가 사주고 싶어서 사준거잖아요! 라고 쏘아 붙이
내고, 안전한 곳으로 신속하게 이동하세요. 이런 시
고 싶지만 역시나 관계를 유지해야하기에 심각하게
비에서 무엇보다도 마음 상하는 것은 나중에 즉시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아… 어떡
대응하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하게 되기 때문이니까
해… 여자는 사랑하면 남자 돈도 아까워하는 법인
요. 그들의 공격에 수치심 느끼지 않기! 그리고 망설
데 그쪽을 사랑하지 않나 봐요. 그리고 연애가 재미
이지 않고 반격하기! 진상퇴치법의 제1원칙을 잊지
가 없나 봐요. 힘내요…" 이정도 말하면 말한 스스
맙시다.
로 여자 맘에 들려고 명품백 뜯기는 찐따가 되어 있 더라고요.
Tip 3
순진한척 질문을 반복하기
여울 : 남초회사에서 9년을 버티고 있는 제가 써
Tip 4
눈을 부라리고 맹공을 퍼붓기
먹는 진상남자 대처법 꿀팁을 알려 드릴게요. 맘 같
꼬깜 : 대학 때 특히 사회과학 전공 남성들, 자신
아서는 멱살 잡고 싸우고 싶습니다만 같이 일해야
은 변혁의 주체이며 약자를 보호한다며 심취해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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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 | 페미니스트 & 고수가 알려주는 싸움의 꿀팁
몇몇 진보 남성들을 대처하는 저의 팁을 말씀 드리
있으니 여기서 그만둬라’는 눈빛과 태도로 상대를
자면요. 사회학 수업을 같이 듣는 모 남자 학우와 식
주눅들게 합니다. 장기전에서 중요한 것은 싸움의
사를 하던 와중 “남자들이 보통 그렇게 생각하잖아.
흐름을 놓치지 않는 감각과 상대의 행동과 말을 사
여자는 산이래(자기 생각이라고는 안하는 비겁함)
소화시켜 스스로를 창피하게 느끼게 하는 기술입니
정복해야 한다고 느끼잖아.” 계급 이야기 할 때는 세
다. 쉽게 터득되는 것이 아니며 상황마다 매우 다양
상 어디에도 없는 급진성을 발휘하다가 여자는 산이
한 대응법이 필요하기에 틈틈이 자신만의 특기를 개
라는 둥 페미니즘 페자도 이해 못하는 그 저열한 감
발해야 하는데요. 단점으로는 실제로 분노가 필요
수성을 마주 보고 있을 때면 지적 허세를 어떻게든
하다고 판단되는 순간에도 분노 게이지가 상승하지
눌러 버리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데요. 방법은 하나
않을 수 있어요. 이때는 즉각적으로 분노를 표출 할
밖에 없습니다. 눈을 부라리고 맹공을 퍼붓는 것.
수 있는 사람과 팀을 이뤄야 합니다. 그 팀으로 민우
“당신이 그토록 추앙하는 맑스도 가부장적인 사고
회 사람들은 적절하고 의지가 된다는!(성폭력상담소
는 치명적인 약점이구요. 그나저나 당신보단 맑스가
에서 일하다 보니 싸움의 대상은 주로 가해자를 떠
훌륭한 사람일텐데 동일시 할 시간에 여친이 말하
올립니다.)
는 것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감수성을 고양시켜 보면 어떨까” 느껴야 할 수치심이라면 빨리 깨닫는 게 그분에게도 도움이 될 터. 그 남자 선배는
Tip 6
일단, 싸움을 해보기
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제 말에 부들부들 상처 받
부추 : 싸움을 잘하는 법은, 일단 싸움을 해보는
은 영혼으로 술만 마시면 저 때의 대화를 소환시킵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화내는 여자 되기’
니다. 결혼식 얼마 안남은 그가, 맑시즘 그토록 사랑
를 두려워하는 내 마음에 먼저 말을 걸어야 합니다.
했던 그가 가사노동 분담이나 제대로 할 수 있기를
참다 참다 화냈는데 목소리 삑사리 나기, 지나치게
살짝 기원해봅니다.
화를 낸 나머지 뻘줌해하기, 손은 삿대질해도 다리 는 후덜덜 하기, 돌아선 뒤 걷는 척 하지만 사실 뛰면
Tip 5
서 자리 피하기 등을 거치며 스스로와 주옥같은 대
상대의 말을 사소화 시키기
너굴 : 자고로 싸움은 장기전이며 먼저 지치지 않 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데요. 때문에 순간의 분노
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분노를 적절히 표현하는 근육’이라는 것이 자리를 잡으면, 노하우 는 자기 스타일에 맞게 저절로 쌓일 것입니다.
에 몰입하지 않습니다. 싸워야 하는 상대를 만났
사실 싸우는 게 뭐 좋다고 연습까지 하나 싶기도
을 때 분노하는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주지 않는데
하죠. 하지만 화나도 싸우지 못하는 상태와, 싸울지
요.(실제로 분노하지 않기도 합니다.) 요란하게 돌진
말지, 어떻게 싸울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상태
하는 상대를 무심히 쳐다보며 ‘너의 다음 수를 알고
는 다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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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스케치
왜냐하면 이건 세상을 바꾸는 여는 민우회 회원팀
카운터에서 돈까스 세트를 주문하고 돌아서기 직전, 메뉴를 나가사끼 짬뽕으로 바꾸고야 말았습니다. 알바님은 친절하셨는데 주문 취소를 하는 법이 익숙하지 않으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서 있고, 알바님은 쩔쩔매고, 시간이 흐르고. 그래도 전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근데 느닷없이 등장한 가게 사장. 상황을 보더니 소리 를 지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손님 바쁘신데 서서 기다리시게 하면 어떡하 니! 일단 주방에 주문부터 바꿔 넣어드리고 이건 나중에 처리해!” 그리곤 돌아서 서 온화한 얼굴로 “계산은 나가시면서 할 수 있게 해 드릴게요.” 전 그 가게에서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근데 또 딱히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때 생각났습니다. 가방 안에 있는 해보면 캠페인 스티커. 거기 있는 ‘너무 빠른 세상, 멈추지 않는 노동에 쉼표를’ 스티커! 이걸 붙이고 갈까, 어디에 붙일까, 망설이며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계산을 하는데 사장이 카운터에 있 었습니다. “주문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해요~” 저는 귀찮음을 해치고 나와 용기를 쥐어짜내 보았습니다. 후덜덜한 손으로 사장에게 스티커를 건넸습니다. “괜찮은데 요. 저 이런 캠페인 하고 있거든요.” - 민우회 회원 B의 해보면 캠페인 실천 후기
해보면 캠페인은 한국여성민우회 전국 9개 지부와 21개 회원모임에서 지난 5~7월 에 걸쳐 지금 우리가 성찰해야 할 일상 문화에 대한 워크샵을 진행, 총 83가지 의견 을 모아, 그 내용을 '함께 해보면 좋은' 실천 제안으로 만든 캠페인이다. 회원들의 생 각과 마음과 행동이 재료다. 그러니까 지금, 한국여성민우회라는 시민단체의 활동 을 지지하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싶은 일상의 모습이 여기 망라되어 있는 셈이다. 해보면 캠페인은 세상에, 혹은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 말을 걸게도 한다. 민우회 회원들은 9월부터는 실천을 직접 해보며 이 런저런 실천 후기들을 퍼트리고 있다. 그리고 그 후기들이 ‘지금과는 다른 일상’에 대한 상상력에 깊이와 넓이를 더한다. 예를 들어 해보면 캠페인 중 '외모에 대해 말 하지 않기'를 실천하며 민우회 회원들은 이런 것들을 경험했다.
2015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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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스케치 | 왜냐하면 이건 세상을 바꾸는
뭔가 바꾸고 싶은데, 분위기 상 딱히 정색하기도 어려울 때. 맞다. 우리에겐 이제 해보면 캠페인 스티커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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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롭게 실감하게 된 것 : 사실 가장 많은 외모 지적질은 스스로에게 한다. ‘사진을 확인한 후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안 이쁘다"고 했다. 친구 왈 "사진이 아니면 뭐가?" 난 "내 얼굴이" 라고 답했다. 이런 아차 아차 이번에는 내 얼굴을 가지고 지적질을 해버렸다.'
- 소모임 여백 회원 옥돌
‘실천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하는 외모 품평보다, 오히려 내 자신에게 필터 해 제하고 막 얘기하는 걸 발견해서 놀랐어요. 내 몸인데 뭐 어때? 라고 하기엔 내 자신에게도, 그걸 듣게 되는 가까운 사람에게도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 소모임 작심삼일 회원 호요
2. 실감하게 된 것 또 하나 : 칭찬과 비난이라는 동전의 뒷면. ‘외모에 대해 칭찬하는 것도 상대방에게 '칭찬받을 만한 외모'를 유지해야한다는 압박을 은연중에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소모임 본다큐 회원 라임
‘저는 평소에 외모 지적은 좀 그렇지만, 예쁜 사람에게 ‘예쁘다.’고 하는 건 괜찮 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번에 실천하면서, 그런 발언이 외모 서열을 만드는데 일조 하고 있구나 반성했어요.’
- 소모임 작심삼일 회원 눈사람
3. 그리고 경험한 의외의 효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에게 외모 이야기 말고 어떤 인사를 할지 고민하게 되더라 고요. 그래서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는 관심을 기울이면서 대하 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 소모임 작심삼일 회원 여울
‘화제를 돌려 근황이나 주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니 외모 인사말로 대화를 시작 하는 것보다 더 '가까운 대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 소모임 오리가즘 회원 톼끼
실천할수록 의미는 두꺼워진다. 우르르 모여 노래 부르며 뒹굴뒹굴 큰 눈덩이를 굴리듯이, 겨울 내내 이 실천들을 뒹굴뒹굴 굴려보자. 사실 살기도 바쁜데 시시콜 콜 뭔가 실천해야지 마음먹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그 무시무시한 습관의 힘을 이 기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까 ‘해보면’ 실천은 어려운 일인 게 맞다. 왜냐하 면, 그게 바로 세상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오늘부터 일주일 간 실천 하 나를 정해서 해보면 어떨까 : )
2015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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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스케치
2015 6 ~ 12
1일
제 1185차 정기 수요시위 _ 일본 대사관 앞 2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6회 : 당신의 월요병은 안녕하신가요?(1)
2일
[교육]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 _ 군포여성민우회
6~8일
11일
활동가 워크샵 _ 제주도
[교육]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 _ 춘천여성민우회
15~24일
14일
[교육]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
[간담회] 1인 1연금 어떻게 현실화 할 것인가?
_한국여성민우회 교육장(매주 수,금 총 4회 진행)
_ 시민공간나루 지하1층
23일
22일
신입회원 세미나 환절기
후원의 밤 ‘연결될수록 강하다’ _ 푸른소반
30일
30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7회 : 당신의 월요병은 안녕하신가요?(2)
6
7
8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9회 : 가슴이 작아서 미안해요(2)
9
18일
9일
[단체 상영회] 우리는, 왜 PD수첩에게 등을 돌렸는가? _ 인권재단 사람 2층
퀴어문화축제 개막식 _서울시청광장
26일
10일
해보면 캠페인 : 오픈 워크샵 _ 시민공간나루 3층
[회원대잔치] 네버엔딩 페미라이프 _ 성미산 마을극장 28일
23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8회 : 가슴이 작아서 미안해요(1)
신입회원 만남의 날 _ 시민공간나루 지하1층 28일
9.22
2015 퀴어퍼레이드 _ 서울시청광장 25일
[기자회견] 최저임금 1만원의 바람아 불어라! _ 광화문 광장
26일
[포럼] 저출산을 질문하다 _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 교육회의장 6.9
10.22 7.15~24
[논평] 성매매, 위헌인가 아닌가를 넘어선 공론화가 필요한 때 4월 9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 21조 제1항 위헌 제청 사건의 위헌소송에 대한 공개변론이 진행되었다. 이번 헌법 재판소의 공개변론에서는 성매매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통념들을 확인하며 성매매를 위헌과 합헌으로 나누어 이야기 할 수 없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현행 성매매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매매 여성에 대해서는 비범죄화를, 알선업자와 성구매자에 대해서는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위헌과 합헌의 여부를 넘어서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성매매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논평] 또 계류 중인 스토킹범죄처벌특례법, 그 내용을 살펴봤더니 - 2015년 2월 발의된 스토킹처벌특례법에 대한 실효성 검토를 중심으로 초기 스토킹이 시작되었을 때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강력범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스토킹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스토킹처벌특례법이 필요한 이 유이다. 실효성 있는 법률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해자와 사건을 지원하고 있는 관련 기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법 적용의 효과에 대해서도 꼼꼼
32
5일
[발표회] 노후상상파티 : 멋진 할머니가 되기 위한 밤파티. 노후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꿈꿔보는 시간. _ 성미산 마을극장
11.12
10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11회 : 섹스, 말하고싶다(2) 12일
‘내가 살 집은 어디에 있을까?’ 출판기념 북토크 _ 서울여성플라자 성평등도서관 여기 12일
신입회원 만남의 날 _시민공간나루
4일
20일
'마이 리틀 피임약‘ : 피임약 재분류 임박, 여자들의 수다회 _ 한국성폭력상담소 B1
_ 100주년 기념교회 교육관
10일
26일
푸른미디어 시상식
‘몰카, 씻김굿바이’ _ 성미산 마을극장
10
민우회원 송년회
_ 목동 방송회관 3층 회의장
11
12
1일~29일
신입회원 세미나 ‘환절기’ _시민공간나루 7~28일
10.23
[열독] ‘나를 매혹시키는 여성운동가’ _ 100주년 기념교회 사회봉사관 (매주 수요일, 총 4회 진행) 13일
신입회원 만남의 날 _ 시민공간나루 지하1층 16일
[거리캠페인] 기꺼이 불편해지기Ⅲ : 사소한 성찰이 바꾸는 세상 ‘해보면 캠페인’ 22일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개소 20주년 기념 발표회] : 언제나 첫사람이 있었다 _ 성미산 마을극장 23일
[말하기대회] 어디 가서 말하겠어 : 할 말 많은 2~30대 여성의 일 이야기 _ 성미산 마을극장 27일
10.29
[발표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 성형산업스파이 활동 발표회 + 몸 다양성 상상플랜 _ 성미산 마을극장 28일
해보면 캠페인 _ 중앙대 29일
[정책토론회] 청년 노동, 닥치는 대로 - 2~30대 여성의 일 경험을 중심으로 _ 한국성폭력상담소 B1
29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10회 : 섹스, 말하고싶다(1) 30일
‘갈아마시는 여성혐오’ 티파티 : 물,길 6기 발표회 _ 성미산 마을극장
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입법 이후 스토킹 범죄로부터 피해자를 구제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건을 접하는 검사·사법경찰들의 스토킹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범죄라는 인식전환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논평] 광주고등법원 부부강간 인정판례 환영, 하지만 아쉬운 지점이 있다. 지난 1월 7일 부부강간사건(광주고등법원 제주형사부)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판례가 주요 뉴스로 보도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국제결 혼을 해 혼자 한국에 와 남편 외에는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평소 폭행하기도 했다”며, “거부의사를 표시하는 것 말고는 사력을 다해 반항하는 등 적극적 항거를 시도하기 어려워 보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례를 계기로 앞으로 부부간의 강간을 부부간 허용될 수 있는 일이 아닌 ‘범죄’로서 법원이 인지하고 실질적인 처벌을 해야 한다.
2015 하반기
33
모람활짝
NEW 소모임
따끈따끈한 신생 모임 이에요! 편집팀
민우회에 새로 생긴 소모임이 세 개 있습니다. 그 모임은 <순하리>, <오리가즘>, <너머> 인데요. 올 여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활동이 지속되고 있답니다. 자, 그럼 소모임 담당 활동가들에게 소모임 소개를 같이 들어볼까요?
<순하리> _ 김진희(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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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면? 특징, 분위기가 의 만 임 모 소 1. 우리 요. 자취를 알려주세 2. 소모임의 발 면요? 이나 목표가 있다 획 계 의 로 으 앞 3. 필해주세요~~ 4. 소모임을 어
Q
1. 순하리 소모임의 특징이라면 좌충우돌 개개인의 개 성이 자연스럽게 소모임에 묻어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본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생각을 소모임내에서 책 과 토론 주제 속에서 풀어낸다고 할까요. 그러면서 여 성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생활 속에서 체감하면 서 조금씩 더 알게 되고 배워나간 답니다. 그래서 모두 들 한 입담씩 하신답니다. 하하 :D
시인이라 는 단 어가 들어가 는 지 모 르겠다며 흥 분하기도 했 습니다만.^^;)와 함께 간단한 다 과랑 음료 또는 와인을 준비해서 시낭송도 했었어요.
2. 순하리는 2015년 7월부터 시작을 했고요. 일정이 겹 치면 부득이 날짜를 조절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격주로 매월 목요일 날 만났답니다. 읽은 책은 아직 많지는 않 아요. ‘빨래하는 페미니즘 - 스테퍼니 스탈’, ‘여성혐오 를 혐오하다 - 우에노 치즈코’, 지금은 ‘엄마의 탄생(대 한민국에서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김보성, 김 향수, 안미선’을 읽고 있답니다. 책을 한권씩 읽을 때마 다 작은 책걸이도 했는데요.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여 성시인의 시 한 소절씩 선정해서 낭독하기 (남성시인들 에게는 남성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지 않는데 왜 꼭 여류
3. 순하리의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우선 소소하게는 각 각의 모임원들이 추천하는 책이나 주제를 돌아가면서 함께 진행해보는 거고요. 점차적으로 그 주에 풀어보 고 싶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보기도 할거랍니다. 그리고 여성주의 관련 영화나 만화 등등… 궁금한 것, 재미난 것을 찾아서 탐구해볼 계획입니다. 4. 순하리는 여성주의 잡식 세미나 모임입니다. 어떤 얘 기 한번 나눠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 여성주의가 어려 우신 분들, 모두모두 환영합니다. 함께 느끼고 함께 맛 보고 즐겁게 모임 속에서 녹아들어 보아요.
<오리가즘>
_ 이가희(달래)
1. 모임이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여기서 나온 이 야기들을 외부로 발설하지 말자는 서약서를 작성했어요.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모임의 편안한 분위기를 위한 것 이기도 했고, 장난도 섞여 있었죠. 그런데 우려와는 달 리 오리가즘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데 있어 자유로워 요. 일상과 연결되어 있는 성적인 고민이나 분노, 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 보니까 편해진 걸 수도 있어 요.^^
기반으로 하다 보니 그동안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 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활동적인 부분이 아쉬웠는데 내 년에는 외부로 자주 나가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4. 섹스‘토크’ 소모임이라고 꼭 자신의 경험이 많이 필요 하진 않아요. 평소에 이야기를 할 공간이 없어 답답하셨 던 분들~ 혹은 해도 해도 또 이야기하고 싶으신 분들~ 모두 모두 초대합니다. 환영해요!!!
2. ‘자위’를 주제로 한 토크, 섹스토이 샵 방문, ‘몸’에 관 한 이야기, 영국의 성교육 영상 시청 등을 해왔어요. 그 중에서도 ‘은하선’의 빈 공간을 방문 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데요. 걸스 타운의 맛있는 식사와 60여가지의 섹스토이 구경했던 기억이 특별했어 요. 3.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해 보고 싶답니다. 모임이 섹스토크를
<너머>
_ 홍문보미(이서)
1. 너머는 다양한 여성주의 문학을 두루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금까지 영미권 SF를 주로 읽었기에 SF소모 임이나 장르문학 소모임으로도 알려졌지만, 순수문학도 동화도 희곡도 가리지 않고 읽을 예정이에요. 뒤풀이는 거의 언제나 있어요! 술 못 해도 괜찮아요. 찻잔과 술잔 을 함께 두고 늦도록 두런두런. 본모임보다 뒤풀이를 기 대하며 온다는 회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같이 읽는 책도 멤버도 너무 좋다며 라랄라 행복해하고 있어요. 2. 격주마다 단편소설 두 편을 읽고 만납니다. 그러나 상 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어요. 어떤 날은 한 편을 읽 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영화를 다 같이 보러 가거나 토론 회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3. 좋은 작품들을 낭독하는 너머 팟캐스트를 열고 싶습 니다. 워드프레스 기반의 심플한 사이트도 만들면 좋겠 지요. 너머 유닛으로 번역 모임이나 소설이나 시를 쓰는 모임도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분들이 모이면 언제든 유 닛 띄웁니다. 담당 활동가 이서의 꿈은, 모임에서 희곡 낭 독하기. 자기가 선택한 캐릭터의 대사를 돌아가며 낭독극 하듯이 읽는 것이지요. 물론 다른 너머인들의 동의가 필 요합니다만.
4. “저 문학 잘 모르는데요” 괜 찮아요. 비평 모임 아니에요. 재미있는 책 읽고 편하게 같 이 이야기 나누는 공간입니다. “저 문학 좋아하는데요” 바로 여기입니다. 어서 오세요! 극 작가 하이네 뮐러가 말했습니 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유토피아이다. 여 기에서 유토피아가, 무엇보다 유토피아에 대한 의지가 일 상을 통해 마비될 위험에 빠져 있다. 우리는 주의해야 한 다. 그 의지를 앗아가 버리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 다. 필요로 하는 것은, 이미 말했듯이, 더 많은 유토피아, 더 많은 환상, 그리고 환상을 위한 더 많은 자유공간이 다.” 더 많은 유토피아를 만나고 싶은 분들은 너머의 책 장 속으로 함께 길을 떠나요. 너머는 트위터 계정을 갖 고 있습니다. 너머가 읽어온 책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싶 다면 @_whileaway로 들러주세요. 그 밖에 궁금한 점은 whilewaway07@gmail.com 으로 연락주세요 :)
2015 하반기
35
회원 이야기
이름하야, 네버엔딩 페미라이프 스머프(신필규) | 여는 민우회 회원
놀라운 이야기지만 여태껏 나
이 등장했고, 페미니스트가 포
는 사람들이 왜 페미니스트가 되
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
었는지를 질문하지 않았다. 처음
에 오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내가 페미니스트임을 자각한 20
그리고 여성주의에 대한 편견
살에는 주변에 물을 여성주의자
의 뇌관을 터트린 이 사건에 맞
가 없었다. 민우회에 함께 하고
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선
난 다음에는 그 질문이 그다지 필요가 없었다. 그
언이 등장했다. 어쩌면 이미 활발한 여성주의자였
것 말고도 사람들과 할 이야기는 많았고, 무엇보
던 사람들이 이 선언에 동참했을지도 모른다. 하
다 민우회는 페미니스트임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지만 선언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여성 단체에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꺼내지 않는다고 해
가입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때문에 나는 선언을
서, 그 질문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나 20살
통해 페미니스트로서 공동체에 첫 발을 디디거나,
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그랬다. 여성주의자로서 나
혹은 스스로가 여성주의자임을 자각한 사람도 많
름의 가치관과 방향을 설정하기까지, 나는 많은 시
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나는 나의 20살 시절을 떠
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이다. 이럴 때 진솔하게 자신
올렸다. 어쩌면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의 여성주의자로서의 삶을, 생생하고 일상적인 목
여성주의자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페미니스트로
소리로 전달해준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큰 도움
서 자신의 삶에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이 되었을까. 책이나 지면이 아닌, 바로 옆에서 얼
이야기.
굴을 맞대고.
n개의 페미니즘 2015년, 페미니스트라는 키워드
36
마침 그 시기 내가 속한 ‘회원참여기획단 다다다’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말하자면, 아마 올해처럼
에서는 회원 행사를 구상 중에 있었다. 그리고 구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된 적은 없었을
성원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우
것이다. 페미니스트가 싫어서 IS로 떠난다는 남성
리는 다양한 여성주의자들의 삶을 들어보는 자리
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강연을 통해 다른 시
서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는지를 들을 수 있었다. 2
공간의 페미니스트들의 삶을 듣거나, ‘유명한’ 여성
부에서는 발제를 맡은 다른 회원들의 삶을 들을 수
주의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는 다른 자리를 원했
있었다. 한 때는 명예 남성으로서의 삶을 살았지만,
다. 서로 비슷한 위치에 있고 유사한 일상을 살아가
대학에서 여성주의를 접한 이후 페미니스트가 된 고
는 사람들의 이야기. 마치 문을 열고나서면 옆집에
랑의 이야기. 4녀 1남의 가정에서 태어나 ‘격분’이라
살고 학교 동아리방에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
는 이름을 가질 뻔 했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삶을
기. 다만 여성단체와 조금 빨리 인연을 맺은 사람들
살아간 달리의 이야기. 그 날의 행사는 나의 이야기
의 이야기. 우리는 자연스레 다양한 회원들의 여성
를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다양한 삶을 듣고,
주의적 삶, ‘페미라이프’를 나누는 자리를 기획하게
많은 통찰을 ‘얻는’ 자리였다.
되었다. 이름하야 ‘민우회원대잔치 네버엔딩 페미라 이프’.
우리가 만나는 이유
사실 행사에 패널로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아무
다소 고루한 이야기를 하자면 페미니즘은 다양한
런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든 걱정
이야기를 만나고, 그 이야기에 응답하며 뜨거운 역
은, 과연 우리의 이야기가 그렇게 다양할까하는 걱
사를 이어왔다. 인종, 계급, 성적 지향 및 성정체성
정이었다. 물론 100명의 페미니스트가 있다면 100개
등. 지금도 여성주의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원
의 페미니즘이 있다는 말도 있다지만, 우선 나부터
동력의 기저에는, 이러한 역사와 성격이 있지 않을
도 누군가에게 물어본 적이
까. 이것이 여성주의뿐만 아
없지 않은가. 내가 가장 우
니라, 여성주의자의 삶에
려한 상황은, 세 명의 회원
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
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행
각한다. 서로 다른 곳에서,
사가 끝나는 것이었다. 때문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우리
에 처음 발표 내용을 공유할
가 만나, 페미니스트로서의
때, 나는 지난한 수정 작업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 어쩌면 그것이 ‘페미라
첫 공유 이후 내가 받은 연
이프’가 ‘네버 엔딩’이 되게
락은 뜻밖이었다. 너무도 다른 세 개의 이야기가 모
하는 일이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페미니스트로서
여서, 별다른 수정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
의 삶의 원동력을 얻어간 것처럼, 그날 그 공간의 많
기. 때문에 행사 당일 날, 성미산 마을 극장을 향하
은 사람들도 그러했기를.
던 나는 긴장감보다는 기대감에 넘쳤다. 도대체 어 떤 이야기들이 모인 것일까. 그리고 어떤 이야기들 을 더 들을 수 있을까.
스머프(신필규) 안 그런척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새침데기
그리고 행사는 내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1부 프로그램에서 나는 다양한 참가자들과 만났고, 어 떻게 회원가입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여성주의자로
2015 하반기
37
문화산책
SF소설 속의 여성주의
우리의 이야기는 단지 공상이 아니야 로리 | 여는 민우회 소모임 <너머>* 회원
물건을 사라지게 만드는 루
고 있다. 그런 금기나 관습을 깨는 행동을 가리켜
섭외 요청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SF 단편은
마법이라고 부른다면, 대가를 치르더라도 주술사
팻 캐디건의 못말리는 마녀(The sorceress in Spite
가 되고 싶기도 하다.
of Herself)였다. 물건을 사라지게 만드는 특별하고 도 쓸모없는 능력을 지닌 루의 이야기는 여성주의
생리가 멸종된 시대
와는 아무 관계도 없지만, '이보다 더 내 얘기 같을
“다들 네 피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구나.”
순 없다’는 공감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루는
“제 피가 아니에요. 페르디타예요.”
서른 살이 되어서야 욕을 한 마디씩 내뱉을 때마
코니 윌리스의 ‘여왕조차도(Even the Queen)’는
다 주변의 물건이 사라져간다는 인과 관계를 깨달
대부분의 여성이 한 번쯤 상상했던 해방의 시대가
았다. 저주와도 같은 마법에 걸린 여주인공의 절망
도래한 때의 이야기다. 악성 종양 치료약으로 개발
스러운 짧은 이야기를 읽으면 시원하게 욕 한 마디
된 약의 부작용으로 생리가 사라진 시대에, 누군가
를 내뱉고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든
가 다시 생리를 하기로 선택한 소수자들의 복고적
다. 한편으로는 ‘뭐 어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
운동 ‘사이클리스트(Cyclist)’에 가입하기로 하면서
다. 제기랄, 세상에, 빌어먹을, 망할, 이런 한 마디
한 집안에 벌어지는 웃지 못할 좌충우돌 에피소드
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또는 세상에
를 그린 단편이다. 이런 선택을 내린 과감한 여성은
대해 갈기듯 던지면서 사물의 질서를 망가뜨려보
한 가족의 둘째 딸인데, 이런 시대를 역행하는 판
고 싶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금기를 안고 살아가
단을 두고 온 집안 식구들이 긴급히 모인다.
*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여성주의 문학을 함께 읽는 모임
38
모인 식구들은 모두 생리를 하지 않기로 선택한 ‘전환기’의 여성이고, 친할머니, 외할머니, 엄마, 큰
사이클리스트에 가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는데, 그 이유는 직접 확인해 보시라.
언니, 큰언니의 어린 딸이 한 자리에 모여서 갑론을 박을 벌인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너무나 통 쾌한데, 생리가 과거의 유물이 되고 (일단은)선택
“그런 작은 행동 하나가 인생 전체를 영원히 바 꾸어 버릴 수 있을까요?”
할 수 있는 옵션이 된 시대에 할머니들을 비롯한 모
역시 코니 윌리스의 스산한 단편 ‘기회(Chance)’도
든 여성들은 미래 재판소의 판사, 국제단체의 분쟁
기억에 남는다. 마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에 등
협상단 소속 외교관 등 저마다의 능력을 온전히 발
장할 것 같은 여성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박제된 것
휘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점
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남편은 물론 아무에게도
이 그 중 하나다. 작중 엄마인 트레이시의 비서는 남
이해받지 못하는 이 주인공은 과거의 어느 한 순간
성으로 상정돼 있고, 모두가 혀를 내두르는 고집 센
에 몰입해 ‘그럴 수도 있었던’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
시어머니(친할머니) 카렌이 생리 주기를 보존하려
에 매달렸다. 마지막에 가서 그녀가 결국 어떻게 된
는 사이클리스트 모임을 자전거 동아리로 착각하는
건지, 어떤 선택을 한 것인지는 함께 이 이야기를 읽
유머도 들어가 있다. 카렌은 약간 놀라기는 했지만,
은 친구들의 의견이 각각 엇갈렸다.
‘나이가 찬’ 개인의 독립권을 침해할 수 없다고 주장 한다.
그럴수록 가장 필요한 것은
남자가 생리를 한다면 벌어졌을 일을 나열할 때
한 시대가 파멸하고 담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
“분명 진통제 한 알로 모든 부작용이 다 사라졌을 거
하는 한 때 신이었던 주인공이 회고하는 어슐러 K.
야”라는 의견이 늘 빠지지 않는데, 소설에서도 다른
르 귄의 ‘세상의 생일(The birthday of the world)'과,
목적으로 개발된 약의 ‘부작용’이 새 시대의 발단이
본격 SF가 아닌데도 함께 떠오르는 닉 혼비의 단편
었다는 점이 현실적이다.
‘Otherwise Pandemonium'은 디스토피아를 살아가
생리가 사실상 멸종(?)된 시대에 태어난 신세대 손녀와 증손녀는 여성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는 우리들을 향해 그럴수록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 이라고 읊조린다. 대상이 누구이더라도.
생리를 하는지 전혀 모른다. 다만 딸들을 낳은 후에
우리가 바라는 세계는 결코 오지 않을 것 같기도
신세계를 맞이한 엄마 트레이시는 생리가 얼마나 끔
하면서 동시에 바로 다음 순간에 있다. 성소수자가
찍했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아홉 살짜리 증손
자유로운 세계, 여성 혐오가 없는 세계, 직장 내 성
녀가 생리는 얼마나 오래 하는 거냐고 묻자 트레이
희롱이 없는 세계, 갈등과 차별이 없는 세계가 상상
시는 “영원히.” 한다고 대답하며, 벌써 자식을 둔 큰
바깥에 존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는 민우회
딸 비올라는 “늘 여행을 떠나는 날에 시작하는 특성
회원들의 감상과 해석이 너무나 기대된다. “빌어먹
이 있다.”고 꼬집는다. 생리가 사라지면서 여성이 여
을”이라고 중얼거리면 생리가 사라져 버리는 마법도
성성을 거세당하고 가부장제에 세뇌돼 버렸다고 주
생겨날까?
장하는 사이클리스트들도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정작 문제의 당사자인 둘째 딸은 스스로의 판단으로
노동자 로리 아름다운 것을 좋아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2015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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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동 이야기
9년 만에 독립해서 프리랜서 되다 육육 | 여는 민우회 회원
상사와의 관계는 좋은 편이었다. 그만둘 때 나는 대학원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 고, 실제로 지금쯤 대학원 원서를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미래 계획이 그 러하듯, 나의 계획은 9년 다닌 회사를 그만 둔 지난 5월부터 월단위, 일단위로 바뀌 고 있고 나는 대학원 원서를 쓰지 않았다. 9년 동안 한 직장에서 글과 사진으로 이뤄진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했다. 내 직함 은 기자이거나 에디터였고, 내 일은 기획/계획/취재/원고/디자인 기획/팀관리로 이뤄져 있었다. 그렇다고 오늘의 노동일기에서 이미 그만 둔 일에 대해 쓰려는 건 아 니다. 오늘은 회사를 그만둔 후 프리랜서가 된 이야기를 하려한다.
시간은 나를 배반하지 않았다 애초부터 영화 연출의 꿈을 가지고 자라난 아이었던 나는, 텍스트가 아니라 움 직이는 이미지를 만들 생각이었고, 엄청나게(!) 학구열을 불태우기 위해 고정적 수 입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돈이 내게 해 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소박한 욕구 충족, 더 미래지향적인 계획들을 위해서 프로젝트 별로 일을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건 바로 내가 프리랜서가 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9년의 시간은 나를 배 반하지 않았다. 동료들과 후배들, 이전 상사가 함께 일을 하자고 손 내밀어줬고 나 는 회사에서 배운 몸에 밴 업무 태도와 능력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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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에게 시간은 돈이다 처음엔 시간 조절이 힘들었다. 초보 프리랜서들이 겪은 일반적인 이슈인데, 몰려 오는 프로젝트를 다 받아서 회사 소속일 때 보다 더 빡쎄게(!)일을 할 것이냐, 아니 면 나만의 시간을 확보할 것이냐, 라든지 그렇다면 나만의 시간을 얼마나 확보하며 그 시간대는 오전/오후/저녁 중 언제가 될 것이냐 등등의 문제다. 선배의 금쪽같은 조언에 따르면, 프리랜서에게 시간은 곧 돈이다. 클라이언트를 위해 쓰든 나를 위해 쓰든 그것은 월급이라는 보장된 고정의 가치로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가장 잘 쓴 시간들이 곧 내가 확보할 수 있는 가치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일을 하는 삶’이라는 것은 회사 생활과 다르지 않았다. 물론 아침 7시가 아 닌 7시 5분에 일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아침 내내 쫓기는 생활을 해야 한다거나 오후 3시, 너무 졸린 시간이 도래했을 때 등을 붙이고 잘 수 없는 고통을 극복해야 하는 경우의 수는 줄지만 원하는 수익을 얻기 위해선 딱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내년 12월에 나는 일이 없어 돈을 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사표 는 살짝 넣어 두시라고, 나는 늘 말을 하고 다닌다.
‘지속 가능한 일’ 이란 숙제 초보 프리랜서 기간을 벗어나며 영화 공부를 위한 시간을 더 확보하자고 결심을 하고 프로젝트의 수를 줄였다. 여전히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은 프로젝트 업무 에 쓰지만 해가 뜨거나 해가 지는, 혹은 개와 늑대의 시간 같은 매직 아우어에는 영 화 공부를 한다. 나는 사무실을 얻을까 생각을 하다가 9년 동안 소홀했던 가족들을 곁에 두고 보고 싶어 내 방을 사무실 복합 공간으로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고, 집중 이 안 될 때는 좋아하는 커피숍들을 돌며 시간을 쓰기도 한다. 딱 이 정도가 프리랜 서로 독립하고 좋은 점들이다. 엄청나게 자유로움과 행복을 느끼지 않냐고 묻는 후 배들에게는, 일이란 인간의 숙명이고 회사가 아니라 너의 일 안에서 자유와 행복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여 말해주고 있다. 회사를 관두 후 기간 동안 쓴 일기에는 ‘지 속가능한 일’ 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다. 모두들 내 인생 속에서 지속가능한 일을 찾 았으면 좋겠다.
육육 9년 동안 잡지를 만들다가, 이제는 영화를 만들려고 애쓰는 사람. 극부정과 초긍정 사이에서 매일매일 적당한 긍정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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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다이어리
난 개구리가 아니다 정예원(로이) | 여는 민우회 활동가
넌 털이 부끄럽지도 않아? 그 일이 있기 전까지 난 ‘그들’의 존재를 의식조차 하지 못했다. 아직도 기억이 생 생하다. 초등학교 6학년 같은 반 친구인 슬민이가 내 손을 보더니 ‘예원아 넌 손가 락에 난 털이 부끄럽지도 않아?’라고 물었다. 그렇게 말을 하는 슬민이에게 ‘그걸 왜 부끄럽게 여겨야 돼?’라고 당당히 반문하기는커녕 ‘아! 내 손에 정말 털이 많네! 털 은 부끄러운 건가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때 슬민이의 표정도 기억한다. 마 치 못 볼 것을 봤다는 그 표정. 슬민이가 그렇게 내 털들의 존재를 일깨워주자 털은 내게로 와 근심거리가 되었다. 그때부터 누가 내 손가락에 난 털을 볼까봐 조마조마 했다. 다가와서 ‘넌 손가락에 털이 많네?’라고 할까봐 누가 오기도 전에 손을 감췄 다. 근데 뭐 이건 손가락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팔에도 다리에도 겨드랑이에도. 이 복슬이들을 대체 어쩐단 말인가. 왜 난 이렇게 털이 많지? 부모님 두 분 다 털이 거 의 없으시니 유전은 아닌 것 같고. 원인을 파헤치려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유독 나만 털이 많은 이유는 미스테리였다. 아냐! 원인을 파악하기보다는 대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암!
그렇게 나의 제모역사는 시작되었다 온갖 방법을 다 시도했다. 도구가 없을 땐 손톱으로도 뽑고, 무난하게 시도해보 는 면도기, 아빠의 전동면도기, 그 다음엔 좀 더 정교하고 오래 가는 족집게로 뽑 기. 많은 사람들이 족집게로 뽑는다고 하면 미간부터 찡그린다. ‘뽑으면 안 아파?’ 백 번도 넘게 들어본 질문이다. 그런데 많이 뽑다보면 모공에 길이 터져서인지, 아 픔을 느끼는 감각점들이 지쳐버린 건지 아프지 않다. 눈 똑바로 뜨고도 뽑을 수 있 다. 이렇게 나는 제모에 있어서는 12년차 고수였다. 고수는 하루도 수련을 거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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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법!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하며 정성스레 털들과 작별하는 의식을 치렀다. 잘 가라 빠이빠이. 심지어 겨울에도 거르지 않는 대단 한 일관성도 있었다. 고수의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결심한 것은 올 2월 이었다. 민우회에서 활동가로 일하면서 익숙한 것들에 물음표를 맘껏 던지게 되었다. 그 탄력을 받아 ‘어떻게 하면 제모를 더 잘할 수 있을 까’에서 ‘왜 난 제모를 하지?’로 물음이 바뀌게 되었다.
저항의 펀치를 날리다 그동안 해야만 한다는 압박 속에 다른 선택지 없이 했던 것들에 대해 저항의 펀 치를 날려야겠다는 마음이 한껏 차올랐다. 그리고 난 실행에 옮겼다. 매일의 제모 의식을 멈추자 샤워시간이 엄청 단축됐다. 7분 정도면 거뜬히 샤워를 하게 됐다. 그 뿐만 아니라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잘 때 거추장스럽게 챙겼던 면도기를 더 이상 챙기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No제모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는데 두려운 마지노선은 있었으니. 바로 다리털이다. 제모안한 다리로 외출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 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털이 있는 게 당연하다. 내가 개구리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 려 제모가 더 자연스럽지 않은데! 여기서 포기할 수 없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여름 과감히 도전했다. 스타킹 없이 치마를 입고 맨다리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하철 에 입장했다. 어라? 출근하는 길에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고 내 다리털에 관심 을 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시도해보기까지가 어려웠지 막상 해보니 사람들의 시선 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금세 사라졌다.
털들아, 이제 빛을 보렴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동안 떠나보낸 털들에게 미안함도 든다. 태어나 한 번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 보지 않았던가. 더 이상 털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지 않아도 되니 나를 한결 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기분도 든 다. 이제는 귀여운 구석도 보인다. 팔에 난 털들을 잘 쓰담쓰담 하면 물결 무늬도 볼 수 있다. 추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찬바람 불면 일사분란하게 허리를 펴서 날아가려는 온기를 붙잡아 줄 나의 털들. 올 겨울은 사랑스런 털들이 나를 포근하게 지켜주겠지? 내 복슬이들과 함께라면 찬바람도 두 렵지 않다! p.s. 미스테리는 결국 풀리긴 했다. 그것은… 바로 엄마가 이미 오래전 영구제모를 하셨다는 것이었다고라고라.
정예원(로이) 늘 달라져야한다고 스스로에게 외쳤던 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부디 달라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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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시선
자립의 식탁
여성의 먹고사는 이야기 권순현(다람이) | 고양파주여성민우회 활동가
매년 고양시에서 주최하는 양성평등주간 행사 중 하나로 고양파주여성민우회는 격년으로 고양여성영화제를 주관한다. 올해의 주제는 ‘여성과 일’ 이었다. 상반기에 메르스의 여파로 일정이 연기되는 바람에 하반기에 진행하게 되었는데 여느 해보다 영화제가 성공적이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득, 경력단절 여성은 몇 퍼센트나 될까? 영화제 프로그램으로는 ‘자립의 식탁, 여성의 먹고사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토 크콘서트를 열었다. 경력단절 여성과 시간제 계약직 일자리를 갖고 있는 여성, 자영 업을 하다가 파산하고 어려움을 겪은 여성 등 4명의 패널이 각자의 경험을 진행자 와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참여자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도 함께 쉬이 하기 어려운 말들을 꺼내놓는 시간이었다. ‘할 이야기들 이 많았던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이 사회에서 경력단절 여성이 전체 여성의 몇 퍼센트나 될까 생각해보 니, 어쩌면 거의 대부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슈를 굳이 드러내려 노력 하지 않아도 우리의 이야기가 곧 그들의 이야기였던 거다. 나를 비롯한 패널들은 지극히 평범한(그러나 개인적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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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평범하지 않은) 경력단절을 겪은 보통의 여성들 이다.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을 수 없었다 이야기를 모으다 보니 경력단절은 가볍게 치부될 문 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경력단절을 한국사회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통의 삶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수많은 여성문제들에 비하면 그 고통의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은 사회 문제로 말이다. 그러나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주부에게도 때로는 돈벌이가 생존이 된다. 생계뿐만 아니라 존중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고, 당당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러니 돈을 구하는 마음이 속물적인 것이라 인간의 가치와 전혀 상관없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토크콘서트에서 내가 만난 한 관객은 직장을 잃고 재취업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하여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밥을 먹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랫동안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꿈들이 좌절될 때 우리 세대의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꿈을 갖고 자란다. 번듯한 직장과 이루고 싶 은 소망, 행복해지고 싶은 바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며 때론 이기적이기도 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평생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몸을 움직였으며, 가장 늦게까지 일을 했다. 이 꿈들이 내 탓이 아닌 이유로 좌절되리라곤 상상도 못한 채 말이다. 경력단절 여성은 루저가 된다. 김여사가 되고 맘충이 된다. 정말 억울하다. 나는 남편이 있다. 지금은 ‘김여사’고, ‘맘충’이지만 그를 놓으면 아마도 ‘거지’가 될 거다. 하지만 내가 차린 자립의 식탁에 앉아서 느긋하게 먹는 밥은 영혼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자립이 불가능하고 의존이 불가피한 밥상에서 먹는 밥은 영혼으로 통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는 재생산을 해주니 당당하게 숟가락을 들어야 한다지만 그 말이 큰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토크콘서트는 참여자와 관객의 마음에 돌멩이를 던졌다. 돌멩이를 던지는 일은 파문을 만든다. 그 파문이 언젠가 파도를 일으켜 여성들이 ‘자립의 식탁’에서 마음 껏 식사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권순현(다람이) 다람이는 고양파주여성민우회 5년차 활동가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육아문제로 퇴사 하였는데 한동안 취업이 안 되서 방황하다 민우회의 늪에 점점 깊게 빠져들면서도 발을 빼지 않는 믿음직한 활동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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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소식 www.womenlink.or.kr
진주_도지사주민소환서명
군포_예산 속 여성 찾기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성인지아카데미’와 ‘여성네트워크 공감’ 열다.
남서_지지고강연회
군포여성민우회 ‘예산 속 여성 찾기’ 토론회 개최
그간의 여성운동을 통해 제도화된 각종 여성이슈가 제대로 운영되 기 위해서는 젠더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어왔다. 이에 <고 양시 찾아가는 성인지아카데미>와 <고양시 여성네트워크 공감> 운 영은 주민자치위원부터 각종 위원회 및 여타의 지역 활동가들을 대 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통해 성인지 정책발굴과 기존 정책 개선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소소한 일상의 여성운동으 로 접근하였다. 여기에는 성평등교육팀과 참스 소모임원들이 이끔이 로 참여함으로서 여성주의관점으로 시민들과 만나는 장이 되는 효 과도 있었다.
지역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군포시민, 시의원과 함께 모니터링단 을 구성하여 군포시 예산과 여성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바탕으 로 ‘성주류화 추진을 위한 군포시 정책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 제와 사례발표를 진행하였다. 여성이 예산과 정책의 중심에 위치하 기 위해서는 젠더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 었다.
성인지아카데미 9월-11월/여성네트워크 공감 분기 1회
2015년, 올해는 1995년 UN주도 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된 성주류화 추진전략이 각국에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해로써 군 포의 여성정책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는 간담회를 지자체 정책담당 자, 시의원, 민우회 지역자치위원들과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플리마켓 ‘파주’민란’으로 지역과 사람과 만나다 10월 17일 파주운정건강공원에서 플리마켓 ‘파주민란’이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파주와 고양의 각종 시민단체, 모임이 함께 참여하여 업싸이클링 제품부터 책방, 옷방, 꽃차, 어린이장터, 이주노동자의 태국음식, 문화공연까지 다양한 내용으로 행사가 펼쳐졌다. ‘파주민 란’은 회원들이 행사를 만들고 꾸민 것뿐 아니라 플리마켓으로는 처 음으로 파주의 시민단체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이라는 것에 또 의미가 크다. 10월 17일/파주운정건강공원
광주여성민우회 초승달(초경에서 완경까지 건승하기 위한 달거리) 프로젝트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월경프로젝트가 10월 30일(금) 달거리제(완 경파티)를 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상반기에 준비한 월경 체험 수기 가 예쁜 책자로 나왔고 여성들의 월경 경험과 완경을 축하하는 연 극 ‘다시 한 번 트위스트’를 무대에 올렸고 완경파티 행사장은 감동 과 연대와 웃음으로 눈물반 웃음반이 되었다.
봉숭아 물들이기(에코페미니즘 워크숍) 에코 페미니즘을 접하고 이해하며 실천해 보고자 애썼던 프로그램 ‘봉숭아 물들이기’가 4강의 강좌와 1박2일 워크숍을 통해 진행되었 다. 풍암지구 협동조합 까페 ‘싸목싸목’에 모여서 에코페미니즘에 대 한 강좌를 들었고 8월 21,22일(1박2일)에 토종 종자를 간직하고 있 다는 강진 달마지 마을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휴지 덜쓰기, 핸드폰 사용하지 않기, 잔반 남기지 않기 등의 생활 속 인간의 조건을 미션 으로 수행하면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기 위해서 에코페미니즘의 매력속에 풍덩 빠지게 된 좋은 계기가 되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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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18일/군포여성민우회 교육장
베이징+20 군포시 여성정책 미래전망 만들기를 위한 정책간담회
9월 18일/군포여성민우회 교육장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생쓰레기 꽃이 되다. 양천구 1만여 세대 주민들과 음식물 조리 전 생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생활실천 캠페인을 1년 동안 벌여온 것을 정리하며 10월 1일 80여명 의 주민들과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10월 27일 주민대토론회를 거쳐 마무리하였다.
내가 바꾸는 지역사회, 여성이 만드는 나와 이웃 그리고 마 을이야기 ‘지지고(우리지역, 지금 여기 고민들)’ 7~8월에 걸쳐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역 현안 설문조사를 진행 하고 이에 가장 우리 지역의 문제로 꼽은 ‘교육/경제’분야의 전문활 동가의 생각을 듣는 강연회를 2회 진행(11월 4일, 11월 6일)하고 11월 23일 대안점을 찾는 주민대토론회를 가졌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주민 건강 이야기 한마당 방학소생활권 건강생태계 기반조성사업을 도봉보건소와 진행하고 있다. 9월 7일에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건강한 마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라는 주제로 주민이 직접 건강에 대한 안건을 제안하고 해 결방안을 모색하는 <주민 건강 이야기 한마당>을 열었다. 또한 건강 에 대한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참여단 및 주민건강소 모임을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다.
공간오픈식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재단의 공간문화개선사업 후원으로 ‘배우다’교육장 공간과 ‘나누다’ 상담공간이 새로워졌다. 7월에 선정
되어 9월7일부터 9일간 공사를 했고 10월21일 지역 내 주민들, 회원 들과 함께 조촐한 ‘공간 오픈식’을 진행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 하해 주었고, 앞으로 지역여성들의 편안하고 소중한 모임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한다.
<원주여성민우회> 원주여성민우회 새단장 소식 여름에는 무더위와 겨울에는 추위를 통해 온 몸으로 계절을 느낄 수 있었던 원주여성민우회 공간이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 복 지재단의 후원으로 새단장을 하게 되었다. 언제든지 편하게 놀러오 세요~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실태를 파악하고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10여명의 다양한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을 인터뷰하면서 청소년 노동의 심각한 현실과 문제점을 알게 되고 청 소년 노동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데 귀중한 시간을 보냈다. (6월~12월)
찾아가는 외모인식개선교육 외모관리에 대한 고민과 다이어트 성형등을 권장하는 사회에 대한 불편함 인식과 현실에서 여성들이 겪고 있는 외모관리압박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주시 관내중학교와 지역아동센 터를 방문하여 54회 교육을 진행하였다. 교육을 통해 외모중심주의 에 대한 비판 의식과 차이에 대한 존중의식을 길러 더 나아가 성평 등 의식을 강화하였다. (3월~9월)
다함께 신나게 노는 전래놀이 원주여성민우회 놀이 소모임 ‘어깨동무’는 관내 초등학교와 공부방, 지역아동센터, 원주교육청학부모 전래놀이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놀이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보조금사업을 통해 12 월~2월 사이 원주시 초등학교, 원주역사박물관, 1박2일캠프 등의 찾아가는 창의인성놀이를 계획하고 있다.
<인천여성민우회> 양성평등주간행사 부평구 양성평등주간에 ‘다르니까 아름답다’로 부스를 운영했다. 〈렛 미인 시즌 5〉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과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영상을 상영하고, ‘20대 국회, 여성정치인 30% 실현’에 대한 현황과 필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받았다. 대부분 여성정치인이 더 많이 있어야한다는 것에 동의와 지지를 보내주셨다. 9월19일/부평문화의거리
Let 美(미) out - 토크 콘서트 획일화된 미와 날씬한 체형만을 강요하는 외모지상주의에 해법을 찾고자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 예뻐지느라 아픈 그녀들의 이야 기』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부평구성문화센터의 청소년동아리 ‘맘 친’, 10명의 중·고등학생들이 ‘외모와 성형’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토 크쇼와 60대 이후 주부로 구성된 ‘밸리댄스팀-카라’의 공연이 있었 다. 본부의 여경이 패널로 참석해서 『뚱뚱해서 죄송합니까?』의 진행 과정과 심각한 성형실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10월 24일/인천시여성가족재단 소강당
<진주여성민우회> 창립18주년 기념 영화주간 6월 19일 창립 18주년을 맞이하여 일주일간 민우서당에서 여성주의 영화 [와즈다] 상영을 하였다. 자전거를 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우 디 소녀의 이야기인데, 이 영화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들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회원들은 더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하였다. 영화처럼, 비록 작은 변화의 바람일지라도 진주여성민우 회는 여성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 6월 15일~19일/진주여성민우회 교육장
무장애도시-진주 모니터링 9/1~9/17까지 진주시 주민센터 16곳, 업무시설 4곳에 대한 시설모 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출입구의 경우 휠체어가 이동하기 위해 문 폭 이 0.8m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최근에 지어진 건물임에도 화장실 출 입구 폭이 0.67m인 문이 2개나 있었다. 화장실은 전체시설에서 여 성 화장실 대소변기가 남성 화장실의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개수대나 청소도구 보관, 세탁기 등이 여성화장실에 비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진주시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의지를 갖고 시설을 정비해야함을 확인하였다. 9월1일~17일/진주여성민우회 교육장, 진주시 주민센터 및 업무시설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운동 무상급식 중단, 공공의료기간인 진주의료원 폐원 등 홍준표 도지사 의 독단, 도민과의 불통 등을 바로잡기 위한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 환을 추진하고자 경상남도와 진주시의 여러 시민단체들이 함께 뜻 을 모아 주민소환투표 청구인서명을 받고 있다. 진주시민을 포함한 경남도민들의 뜻과 의지를 반드시 모아야 할 때이며, 그 목표가 이 루어 지기를 고대한다. 매주 금요일/진주시 평거동 금요장
춘천여성민우회 민우회와 함께 영화보기 매주 수요일 좋은 영화 한편을 시민 및 회원들과 함께 한다. 첫째 주 흘러간 명화, 둘째 주 페미니즘 영화, 셋째 주 인물을 주제로 한 영 화, 넷째 주 예술작품을 소재로 한 영화, 다섯째 주가 있을 때는 한 국 명화를 상영한다. 독립영화관이 없는 춘천에서 다양한 영화를 함께 보며 깊은 재미를 느끼고 시민들에게 민우회를 알리는 시간이 된다. 매주 수요일/소양도서관 2층 시청각실
여성주의 인문학 매달 셋째 주 화요일 같은 책을 읽고 모여 앉아 진지하게, 때로는 자 지러지게 웃기도 하면서 나누는 시간이다. 책 한권을 가지고 나누다 보면 책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혼자 읽기보다 함께여서 더 즐거운 시간이다. 매달 셋째 주 화요일/ 춘천여성민우회
몸살림제철밥상 제철 음식을 함께하며 우리 건강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여름 밥 상에는 피부가 먹는 화장품을 주제로 화장품 회사가 알려주지 않 는 이야기를 듣고 천연화장품을 함께 만들어 보았다. 가을 밥상에는 가을을 맞아 요가를 통한 근육이야기, 슬로우푸드 메니져와 함께한 전복죽을 진행했다. 7월7일, 9월22일/생협회원공간 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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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알림
[
한국여성민우회 결산보고서 (2015년1월1일부터 10월31까지)
]
(단위: 원)
Ⅰ. 수입내역
금액
회비수입
204,757,600
후원금
121,732,050
노동상담사업
22,200,000
사업수입
14,651,825
기타수입
1,013,231
수입합계
364,354,706
Ⅱ. 지출내역
금액
인건비
217,064,400
복리후생비
2,663,925
사무용품비
87,200
사무행정잡비
788,602
사회보험금비
19,830,380
소모품비
2,183,710
나루운영비
1,928,307
연대활동비
5,555,950
제세공과금
2,861,610
지급수수료
3,146,449
지급이자
5,594,550
통신비
2,659,337
회의비
781,440
정보홍보사업비
7,563,254
조직활동비
11,675,786
정책연구교육사업
5,340,360
2016년을 제 29차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2016년 1월 23일(토) 오후 2시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 (1호선 대방역 3번 출구, 서울특별시 동작구 여의대방로54길 18)
☆ 총회 등록 오후 1시~2시 ☆ 대의원/참관인 신청 문의 : 회원팀 02-737-5763 friend87@womenlink.or.kr
재정사업비
13,723,460
알림 격월로 발행되던 민우회 소식지 <함께가는 여성>이 작년부터 6월, 12월 연 2회로 여러분을
지출합계
303,448,720
찾아가고 있습니다. 발행횟수, 기획, 구성 등 소식지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Ⅲ. 당기수지차
60,905,986
싶습니다. 어떤 의견이라도 좋으니 아래의 메일로 보내주세요~~ minwoopr@womenlink.or.kr
신입회원 여러분 반가워요! 강보민 강유미 강유정 강은구 강주리 강하늬 고도연 고우리 고재경 곽효정 구서경 구소라 김건하 김꽃비 김루리 김미정 김민주 김민지 김민희 김보여 김샛별 김세화 김솔지 김수연 김승경 김승희 김아름 김양선 김연주 김연지 김연홍 김영미 김영은 김예림 김윤주 김익준 김정아 김정애 김지현 김진영 김찬주 김초롱 김현숙 김현진 김형미 김혜민 김혜영 김혜진 김희수 남기은 노다혜 노희수 라용 류연제 문보라 박남미 박내현 박민성 박보늬 박새별 박수완 박신양 박영태 박예진 박유진 박이주 박준서 박지영 박지윤 박진아 박해리 박현화 방채린 배소영 백시화 변정원 서다은 서석빈 선우두빈 성보라 성정숙 송초롱 송혜림 신명순 신미혜 신영민 심미선 심민아 안선덕 안수민 양용석 양지원 여임동 여정민 연광훈 연지혜 영동 오경희 오은주 오지혜 오해미 옥지혜 왕선혜 위정미 유시웅 유은 유인영 유현주 유화정 윤용호 윤은정 이경순 이다민 이도일 이명남 이미성 이범숙 이서영 이성희 이세린 이소라 이소진 이수진 이슬기 이승휘 이시내 이연지 이영범 이영주 이우연 이유리 이윤성 이은주 이인선 이인성 이정은 이정훈 이정훈 이준희 이지숙 이지예 이지원 이지윤 이지혜 이혜림 이혜지 이혜진 이희주 임민아 임소연 임혜정 장선영 장수영 장유현 전수연 전은창 전정은 전지원 전현정 정계원 정다정 정미희 정민규 정새힘 정숙경 정연화 정주리 정주연 정지혜 정호정 조미현 조선영 조용석 조은애 조혜진 주우수 지애니 진소연 차재민 천민지 천송연 최나래 최민영 최빛그림 최선우 최순희 최영수 최영아 최영주 최은정 최의경 최지은 최진아 최태섭 최현숙 최혜원 최희정 한지희 허서현 허선호 허윤민 허지은 홍다원 홍성진 홍세진 황락진 황지현
회비인상으로 함께해주신 회원님 감사합니다! 고영아 김경순 김하늬 김혜민 김홍미리 박현화 백유림 서석빈 이소희 이임혜경 이진이 이한솔 임연재 정봄 최등산 2015년 5월12일부터 2015년 12월 31일 집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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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와 참여연대가 교환광고를 진행하며 서로의 활동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5일 민중총궐기 행진 모습. 사진 ⓒ오마이뉴스
2015년 12월 5일 민중총궐기 행진 모습. 사진 ⓒ오마이뉴스
2011년, 경찰차벽이 위헌임을 밝혀낸 참여연대 2015년 12월 5일 민중총궐기 행진 모습. 사진 ⓒ오마이뉴스
2016년, 보장된 위헌임을 '집회의 자유'를 지켜내겠습니다 2011년,헌법에 경찰차벽이 밝혀낸 참여연대
2016년,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지켜내겠습니다 권력감시단체인 참여연대는 2011년, 경찰차벽이 위헌임을 밝혀낸 참여연대 회원들 덕분에 정부지원금 한 푼도 받지 않고,
권력감시단체인 참여연대는 국가권력의 발동 과정을 엄정히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지켜내겠습니다 회원들 한 푼도 받지 않고, 시민덕분에 여러분,정부지원금 참여연대와 함께 행동해주세요.
회원가입으로 참여연대를 더욱파수꾼 튼튼하게 만들어수행하고 주세요. 있습니다. 국가권력의 발동 과정을 엄정히 감시하는 역할을 권력감시단체인 참여연대는 시민 여러분, 참여연대와 함께 행동해주세요. 회원들 덕분에 정부지원금 한 푼도 받지 않고, 회원가입으로 참여연대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주세요. 국가권력의 발동 과정을 엄정히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회원가입 02-723-4251 www.peoplepower21.org @peoplepower21
시민 여러분, 참여연대와 함께 행동해주세요. 공식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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