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말하겠다,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_ 뮤리엘 루케이저
침묵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 _ 시릴 셰퍼드
입술을 열어라… 어떠한 매듭과 고리도 우리의 소통을 멈출 수 없다. 우리들 사이에 있는 집은 벽이 없다. _ 루스 이리가레이
탈출구는 말하는 것! 우리에게 한 행동을 말하세요! 부당함을 말하세요! 우리의 영혼에 가해진 폭력을 말하세요! _ 샬롯 피스 베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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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상반기 민우ing
(중세)국가수준의 성교육 표준안 • 02
따로, 또 함께 : 1들의 연대를 꿈꾸며 • 04
성희롱 문제제기를 막는 불이익 조치! :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 07
‘꼬마숙녀’를 위한 여성건강 첫걸음=“자궁경부암” 백신? • 11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언론이다 • 14
기획
<말하겠다,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17
“멈추지 않을 거예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 18
페미니스트의 삶은 흐른다 • 21
우리의 이야기가 계속 되어야 하는 이유 • 27
민우 스케치
2016년 상반기 사업 총화 • 30
HOT! 민우회 인기트윗 BEST3 • 32
모람활짝
나에게 맞는 모임을 찾아봐요 • 34
회원이야기
'해보면' 기획단, 해보니 달라져요! • 36
문화산책
시대의 불온함 속 구원의 순간 : 영화 ‘서프러제트’ 리뷰 • 38
8 17
나의 노동 이야기 여자라서 안 된다고? 해내겠어, 바꿔놓겠어 • 40 활동가다이어리
비록 사람이 한 개 섬이라고는 하지만 • 42
아홉 개의 시선
광주여성민우회가 달려온 봄 • 44
지부 소식 • 46
44
민우 알림 • 48
발행처 한국여성민우회 발행인 박봉정숙 김민문정 편집인 최진협 발행일 2016년 6월 30일 통권 221호 편집위원 홍문보미 정슬아 김진선 서지영 표지디자인 편집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6길 39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전화 02-737-5763 전송 02-736-5766 이메일 minwoo@womenlink.or.kr 북디자인 디자인이즈
민우ing
(중세)국가수준의 성교육 표준안 신혜정(은사자) | 여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성교육 표준안에 맞춰서 수업 해주시나요?” 작년 n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예방교육을 하기로 했던 학교로부터 한 통 의 전화를 받았다. “혹시 교육 할 때 동성애 관련 내용을 다루나요?” 해당 학교에서 하 기로 했던 교육은 성적 의사소통에 관한 것이었기에 따로 다루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성소수자와 관련해 질문한다면 이야기 나눌 수도 있다, 라고 답변 하였고 곧이어 학교 로부터 교육을 취소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후로도 성교육을 진행하기로 한 학교들로 부터 몇 번의 전화를 받았다. “성교육 표준안에 맞춰서 수업 해주시나요? 동성애, 자위 이런 건 안 하시는 거죠?”
성교육 표준안이 뭐길래 2015년 2월 교육부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이하 표준안)을 ‘국가 수준’의 성교육표준안 으로 발표했다. 이 ‘국가 수준’의 성교육표준안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홈페이지 (www.schoolhealth.kr) 학교 성교육 자료실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 활용가이드>에서는 “한국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성을 가르치는 일에 대해 소홀 했다. 성교육을 어떻게 학습하고 내재화 하느냐는 청소년들의 미래 삶과 연결 되어 있 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좋은’ 취지로 만들어졌다는 표준안은 안타깝게도(?) 그 내용 에 있어서 문제가 많다. 우선 교육 내용이 청소년의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성교육 표준안은 청소년 들의 성을 통제하려 하고, 성 관계에 대한 내용은 오로지 '임신 예방' 차원에서만 등장 한다. 여성의 성은 임신·출산을 위한 것으로만 서술되며, 여성 에게는 태교와 모성을 강조한다. 이것은 성별 고정관념과 성 역할을 강화하는 성 차별적 내용이다. 또한 표준안은 우리 사 회의 '중립적 가치'에 초점을 둔다며, 성소수자에 대해서는 아 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다룰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육을 받게 될 청소년들 중에서도 분명히 성소수자 는 존재하고, 이런 식의 교육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끊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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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배제되는 경험을 남길 뿐이다. 표준안이 등장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를 살펴보면, 왜 이렇게 엉망진창의 내 용이 등장했는지 알 수 있다. 교육부는 표준안을 만들기 위해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 식의 교육이 필요할지 의견을 모으거나 공론장을 마련한 적이 없다. 그렇기에 교육 대 상자인 청소년의 의견도 당연히 반영되지 않았고, 표준안은 비현실적인 금욕을 강조하 며* 청소년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당당한 성, 안전한 성, 즐거운 성 성교육 현장에서 직접 청소년들을 만났을 때 이전에 성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무 슨 내용의 교육이었는지 질문하면 돌아오는 답은 항상 같다. 난자와 정자는 어떻게 만 나는지, 임신 몇 주차에 태아의 손발이 생기는지, ‘낙태’가 얼마나 나쁜지, 2차 성징은 무엇인지… 학생들에게 성교육은 잊을만하면 일 년에 대여섯 번 돌아오는, 그저 재미없 는 동영상만 틀어주는 시간일 뿐이다. 실제 성교육 현장에서 학생으로부터 “교육이 이 성애 중심적이다.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는데 듣지 못해 아쉽다.”라는 피 드백을 받은 적이 있다. 청소년들은 본인이 궁금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을 받 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현행 표준안과 표준안 활용 지침은 그러한 권리를 박탈하는 것 이고, 다양한 내용의 교육을 불가하게 한다. 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2001년 ‘당당한 성, 안전한 성, 즐거운 성’(이하 당안즐)을 이 후로 2007년까지 꾸준히 개정 작업을 거쳐 가며 당안즐을 발간해왔다. 당안즐은 단순 히 ‘가해자와 피해자 되지 않기’ 수준의 소극적 문제의식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느낌 과 의사를 존중하는 법을 알고 성적 자기결정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 있다. 마지막 개정 작업 후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당안즐은 유효하다. 사회는 여전히 청소년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이미 다양한 성적 실천을 하고 있음 에도 청소년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퇴행적인 정부 표준안에 대한 대응 중 하나로 당안즐 개정 작업을 준비 중이다. 몸(월경, 제모, 보지 워크샵 등)과 성역할 고정 관념, 성적 의사소통, 성폭력 등 표준안에서 다뤄지지 않았거나, 잘못 다뤄졌던 부분을 보강할 것이다. 설명하거나 가르쳐주는 방식이 아닌 현실에서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워 크북 형태로 개정하여 일상 속의 섹슈얼리티를 살펴 볼 수 있게 구성할 예정이다. ** “건전한 성 욕구 해소 방법은 무엇인가-이성과 단 둘이 있을 때 성적 충동이 일어나면, 화제를 갑자기 바꿔봄. 이성과 단 둘이 만나기보다 는 여러 사람이 함께 만나면서 이성교제를 하는 것이 좋음” - 성교육표준안 고등 16차시 성욕과 성욕구의 해소 내용 중
※ 추신 개정 작업을 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궁금하고, 더 알고 싶고, 필요하 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일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 누려합니다! 청소년, 비청소년이더라도 성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은 02-739-8858로 연락 주세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
신혜정(은사자) 인생은 적립식 순환 덕질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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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따로, 또 함께
1들의 연대를 꿈꾸며 최원진(눈사람) | 여는 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혼자산지 10년이 넘었다. 20대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자취’라고 이름 붙였다. 하지만 이제는 임시적인 느낌 이 아닌, 다른 단어가 필요하다. 30대가 된 지금, 사람들은 내가 ‘왜(굳이) 혼자 사 는지’, 궁금해 한다. 나는 사람들의 질문에 가장 무난한 대답을 고른다. “본가가 지 방이에요.” 물론 이 대답은 내가 혼자 사는 이유 모두를 설명하지 않는다. 1980년대 5%에 불과하던 1인가구는 2015년 기준 27%로,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35년에는 35%로, 전체 가구의 가장 다수를 차지하게 된 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20년 사이, ‘혼자 사는 사람’이 이토록 많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제도의 붕괴? 개인고립의 심화? 사회적 관계 단절? 많은 이들이 1인가구의 증가추세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표한다.
노년, 또 다른 기회의 시간 민우회는 2015년 ‘할머니 프로젝트’(할 수 있는 것이 많고 머니 걱정 없는 노후를 상상하다)를 통해 40~60대 여성들을 만났다. 현재 법적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20년 후 노년기에도 그럴 것이라고 답한 이는 극소수였다. 대부분 혼자 혹은 가까 운 친구와 함께 살 것이라고 가정했고, 이미 가족, 혈연을 넘어선 새로운 관계를 맺 어가고 있었다. 가족보다는 친구를, 돌봄보다는 공부와 독립이란 키워드가 더욱 절 실했다. 노후를 막연하거나 불안하게 여길 것이라는 예상과 달랐다. ‘개인’으로서 온전히 삶을 영위하지 못한 여성들이 나이 듦을 또 다른 기회의 시간으로 여긴다는 것은, 더 이상 원가족-결혼-가족이라는, 삶의 형태가 ‘보편’이 아님을 뜻한다. 이 는 1인가구가 독거노인이나 젊은 세대의 비혼과 같은 비자발/자발적 선택 이상의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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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으로 가구를 구성하는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현 상이 아니라 오히려 전 연령대에서 나타난다. 혼자 사는 삶의 양식은 더 이상 결 혼을 거부했거나 결혼하지 못한 젊은 세대의 특유한 문화가 아니다. 그것은 생애 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전 생애적 현상이다. -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저
1인 가구, 양 극단에서 문제는 이러한 1인가구의 증가를 사회가 해석하고 바라보는 시각이다. 1인 가구 에 대해 검색하면, ‘늘어나는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 1인 전용 메뉴 개발 불 붙어’, ‘싱글족 생활소품 뜬다’, ‘혼자서 밥 먹고, 술 마시고, 커지는 1인 시장’, ‘고독 사 위험군’, ‘복지 사각지대’ 와 같은 타이틀을 단 기사를 볼 수 있다. 미디어 속에 비 친 1인가구는,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화려한 싱글이거나 혼자라서 외롭고 가난한 노인이라는 양극단에 위치해 있다. “여자 혼자 살면 위험해.” “외롭지 않아?” “결혼은 해야지.” “혼자 사니까 남자가 좋아하겠네.” - 1인가구 설문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던, 혼자 사는 여성이 흔히 듣게 되는 말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의 경우 ‘범죄의 표적 1인가구’, ‘혼자 사는 여성 노려’와 같은 기사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위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보호해야할 존재로 여겨진다. 또한 ‘골드미스’로 대표되는 결혼‘안’하는 여성들로, 가족보 다는 자신을 더 중요시하는 이기적인 존재로 그려지기 일 쑤다. 정부 역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원인을 ‘만혼’ 과 ‘비혼’으로 지목하는 등, 홀로 독립한 여성들에 대한 사 회적 낙인찍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가족 내 여성의 돌봄 노동으로 복지를 지탱해 온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독립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여성에게 독립이란 이슈가 강화될수록 결혼 ‘못’한 남성이 증가된다는 사회적 불안은 출산의 도구로서 여성을 위치 짓고 여성을 배제한 제도를 손쉽게 구상한다. 하지만 민우회 ‘할머니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년여성들의 이야기에서 보았듯, 1인 가구는 더 이상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다. 복지제도가 탄탄하 기로 유명한 스웨덴 스톡홀름의 1인가구 비율이 60%이상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 할까?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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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1들의 연대를 꿈꾸며
1들의 파티, 1들의 연대 2016년 민우회는 이러한 문제의식과 질문 속에서, 1인가구 여성의 경험을 통해 1 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복지 시스템의 필요성을 알려내고자, ‘1인가구여성, 여기 있다 전해라: <100%혼자, 100%함께>’를 시작한다. 그 첫 번째로 1인가구로 살아가고 있는 20~90대 여성들과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6월에는 <1들의 파티> 라는 제목으로, 100명의 1인가구여성들이 모여, 서로 질문 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따로 또 함께 잘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 다. 이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삶의 결을 담은 대안과 제도를 구체적으로 제안하 고자 한다.
서로에게 묻고 답해야 한다 첫 문단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은 나(당신)에게 묻는다. “왜 혼자 사나 요? ” 어떻게 답할 것인가? 선택일 수도 있고, 어쩌다보니 혹은 어느새 인가 일 수 도 있다. ‘보편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삶의 형태는 항상 유동적이고, 그 유동성 안에 서 누구나 언젠가 혼자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혼자 사는 것이 고립이나 비참함 으로 연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화려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 역시 마찬가지 다. 어떤 삶이 더 행복하거나, 낫다는 전제는 관계의 폭을 좁히고, 불안함을 강화시 킨다. 그래서 되묻고 싶다. “왜 같이 사나요?” 우리는 따로 또 함께 잘살 수 있는 방 법이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답해야 한다. 최원진(눈사람) 6월이 두렵지만 지나고 나면 좋을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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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성희롱 문제제기를 막는 불이익 조치!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계속 된다 류형림(모구) | 여는 민우회 여성노동팀
“도저히 참고 넘길 수가 없어서 회사에 성희롱 신고를 했는데 자꾸 덮으려고만 해요. 저는 성희롱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만둘 생각까지 했는데.” “면담에서 이사님에게 성희롱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저보고 회사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너무 억울해요.” “제 자리도 뺏겼어요. 하루 종일 저만 혼자 회의실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요.” “성희롱 신고했더니 제 발로 회사에서 나가길 원하나 봐요. 제가 그동안 하던 업무 말고 공통 업무만 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몇 년간 제가 열심히 일한 경력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됐어요. 이건 너무 부당하잖아요.” “회사에서 다른 직원들한테 저랑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지시했대요. 저한테 말 거는 사람도 없고 밥도 혼자 먹어요.”
민우회 일고민상담실*로 들어오는 상담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건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상담을 하는 내담자 중에서도 위의 말들처럼 회사로부터 불이익 조치를 겪은 내담자가 많다. 그 비율은 30%가 넘는다.
* 일하다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좀 더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상담 창구가 되기 위해 여성노동상담실에서 일고민상담실로 이름을 변경 했습니다. 일하다 떼인 권리 찾고 싶을 때! 일고민상담실로 연락주세요. 오전 10시 ~ 오후 5시 (전화 : 02-706-5050 / 메일 : eq5050@ womenlin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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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계속 된다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지나온 시간 민우회에서 2013년부터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 롱 사건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집약적으로 나타난 대표적인 사례 다. 상사와의 면담에서 성희롱에 대해 이야기하자 상사는 피해자에게 퇴직을 종용 했고, 이후 공식적으로 인사팀에 성희롱을 신고 하자 피해자에게 업무배치 전환, 부당 징계, 직 무 정지, 대기발령, 최하위 인사고과 등의 불이익 이 주어졌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도운 동료직원에게도 징계, 대기발령, 직무 정지 등의 불이익이 있었다. 사내에서 사건이 해결될 여지 가 없어 결국 민사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고용노 동부 고소·고발을 하게 되었다. 민우회는 여러 단 체들과 함께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 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기자회 견, 토론회, 온라인 캠페인, 기획기사 연재 등을 통해 사건 해결을 위한 과정을 만들어나가며 피해자를 지원해왔다. 성희롱 사건을 제대로 해결해야할 역할과 책임이 있는 회사가 오히려 문제제기를 막기 위해 불이익 조치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불이익 조치 를 인정한 판례가 많지 않고 불이익 조치에 대한 판단 기준도 명확히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15년 12월 18일에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판결에서 르노삼성자동차가 피해자에게 행한 불이익 조치 중 일부를 인정받았다. 회사는 이 에 불복하여 상고하였고 대법원에서 다시 한 번 판결을 받게 되었지만, 이번 판결이 앞으로 수많은 성희롱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선례가 될 판결이기에 판결의 의미와 한계를 전한다.
직장 내 성희롱, 회사의 책임과 역할을 원칙적으로 인정한 판결 2014년 12월 18일에 있었던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손해배상 청구소송 1 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성희롱 가해자의 불법행위는 인정했지만 회사의 책임은 부 정하였다. 가해자의 성희롱뿐만 아니라 회사의 불이익 조치에 대해 법적으로 인정 받기 위한 소송이었기에,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재판부는 항소심 판결에서 가해자의 성희롱 행위에 대한 회사의 사용자책임이 있 음을 명시하였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많은 가해자가 상사인 자신의 지위를 이 용하여 성희롱을 행한다. 피해자는 자신의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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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 문제제기하기 쉽지 않고, 문제제기 이후에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회사의 책임이 부정된 판례가 많았다. 이번 판결은 “부하직원의 업무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급자가 그 부하직원 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경우에는 그 자 체로 직무위반행위”라고 해석하여 직장 내 성희 롱에 대한 회사의 사용자책임을 좀 더 폭넓게 인 정하였다. 이는 ‘직장 내 성희롱’이 개인 간의 일 이 아니라 회사가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대처해 야할 일임을 분명히 하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 미가 크다. 직장 내 성희롱이 만연한 현실에서 여 성 노동자가 좀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직장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조와 문화를 항상 점 검해야하는 사업주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불이익 조치를 인정한 판결, 그렇지만 남아있는 과제들 민우회 일고민상담실 상담 사례 중에도 성희롱 피해를 회사에 알리자 피해자를 입막음하기 위해 회사가 해고, 징계, 전직 등으로 피해자를 압박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현재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남녀고용평 등법 제14조 제2항에 근거하여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인정한 판례는 많지 않다. 이번 판결에서는 피해자가 기존에 수행하던 전문 업무에서 공통 업무로 전환하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에 해당하는 불리한 조 치로 판단하였다. 성희롱 문제제기 이후 회사의 불리한 조치를 불법행위로 인정한 이번 판결은 이후 성희롱 피해자들이 부당한 조치를 행하는 회사에 맞설 때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크지만, 앞으로 해석을 확장해야 할 지점도 남았다. 재판부 는 피해자를 도운 동료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다루지 않았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피해자와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피해자를 도운 동료에게 불이익을 주 는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문제로 받 아들여 함께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불이익 조치의 대상에 제3자도 포함되어야 한 다. 불이익 조치에 대한 판단 기준도 좀 더 확장되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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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계속 된다
의 조치에 대해 피해자를 입막음하기 위한 것이었는지가 아니라 회사가 제시하는 사유가 성희롱 문제제기 이전에도 존재하는 것이었는지를 핵심적으로 봤기 때문에 불이익 조치의 범위를 협소하게 판단하였다.
최하위 인사고과,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불이익 조치 항소심 판결에서 불이익 조치 중 일부를 인정받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는 여전 히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 피해자는 2012년에는 인사고과로 최고 등급을 받았으나, 성희롱을 문제제기한 2013년부터 하위 등급을 받았고, 2015년 인사고과 는 최하위 등급이었다. 고용노동부가 ‘저성과자’를 합법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절차 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는 이러다 정말 해고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상담과정에서 해주신 “성희롱 피해자이지만 저 정년 퇴직까지 회사 다니고 싶어요.”란 말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정말 정년퇴직까지 회사 다니실 수 있도록,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수많은 성희롱 피해 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민우회도 끝 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지난 3월 10일에 고용노동부에 최하위 인사고과에 대 해 추가로 고소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앞으로는 대법원에서도 의미 있는 판 결을 받을 수 있도록 항소심 판결의 의미와 한계를 짚어보는 판례 평석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류형림(모구) 노동권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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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꼬마숙녀’를 위한 여성건강 첫걸음 =“자궁경부암” 백신? 서지영(쎄러) | 여는 민우회 여성건강팀
보건복지부는 6월 중순부터 ‘꼬마숙녀를 위한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추진하 여 만 12세 청소녀를 대상으로 ‘표준 여성건강 상담’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서비스를 무 료로 지원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가 자궁경부암 무료검진 연령이 종전 30세 이상에서 20 세 이상으로 낮춰졌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이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통상 스무 살이 된 여성들에게 해당 백신의 첫 접종을 권해왔었다면 사업대상이 만12세로 지정되면서 백신접종의 연령은 낮아지고 한층 더 넓어졌다. 국가예방접종사업 시 행의 영향으로 백신의 효과와 필요성만이 강조되면서 해당연령 이상의 여성들 역시 더 늦 기 전에 맞아야 한다고 권유받거나, 예방접종이 ‘필수’처럼 확대 해석될 우려도 크다. 하지 만 사실상 백신에 대한 논의 자리는 산부인과 의사 등이 모인 자리 말고는 어디에도 없었으 며, 여전히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 문제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맞아야 할까/말아야 할까’의 물음 이외의 한국에서 이 백신이 어떤 맥락 안 에서 홍보되고 있으며, 여성들이 어떻게 백신을 ‘선택’하고 있는지 등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 한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민우회 여성건강팀에서 지난 6월 2일, ‘HPV 백 신을 질문하다’ 포럼을 열었다.
HPV백신은 어떻게 ‘자궁경부암 백신’이 되었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정식 명칭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백신 이다. 이 백신은 전체 HPV(인유두종바이러스) 중 암 발생 위험도가 높은 16, 18형의 HPV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이며, 이 두 유형은 전체 자궁경부암의 원인 중 약 70~80%를 차 지하고 있다.* 따라서 백신 접종으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는 예방이 가능하지만 30% *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국가건강정보포털 참고 작성. 이후 아래의 백신에 대한 설명은 이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음. (출처:http://terms. naver.com)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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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꼬마숙녀’를 위한 여성건강 첫걸음 =“자궁경부암” 백신?
는 백신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하며 이를 일으키는 원인 역시 밝 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산부인과를 비롯한 피부·비만 클리닉, 미 디어 등의 HPV 백신 홍보에서는 마치 ‘주사만 맞으면 자궁경부암 이 100% 예방’ 되는 것처럼 과대광고하고, 백신 효과 지속 여부 및 HPV 바이러스의 보유여부와 이에 미치는 영향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백신에 대한 광고들은 하나같이 ‘무시무시한 HPV바이러스’, ‘여 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의 메시지를 사용해 여성들에게 “자궁 경부암”이라는 질병의 위험성을 각인시켜 불안감을 조성하였다. 동 시에 ‘잦은 성관계를 통해 HPV바이러스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는 식의 정보가 유통되며 여성들은 성관계 자체를 위험하게 여기게 되었고 자궁경부암은 피해갈 수 없는 질병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정부기관 및 제약회사는 TV 공익광고, SNS 캠페인 등 연예인을 통한 지속적인 미디어 홍보를 통해 백신에 대한 인지 도를 확산시켰다. 대학가에서는 산부인과와의 연계를 통한 대대적 인 할인접종 행사와 예방홍보 캠페인을 벌였으며, 20대 대학생에
“무시무시한 HPV 바이러스! 예방이 중요 합니다” (2013, 대한부인종양학회 예방캠페인 내용 중)
게 이제 백신은 ‘졸업하기 전에는 (꼭) 맞아야 하는’ 것으로 자리 잡 게 되었다. 이에 여성들에게 HPV백신은 ‘맞아도/안 맞아도’ 찝찝 한(?) 것이 되었으며, 여성들은 예방캠페인과 광고를 통해서 ‘자궁 경부암’을 인지하고 이 프레이밍 안에서 백신을 사고하게 되었다.
백신접종은 ‘자궁건강’을 위해서? 여성건강을 위해서 해야 할 질문들 그동안 정부의 홍보, 제약사의 마케팅 대상은 “여성”으로 한정 되어 왔다. ‘현명한 여성이라면 선택’ 해야 하는 것으로 백신을 홍 보하고, ‘암’을 강조하며 여성 스스로의 몸에 대해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느끼도록 만들었다. 동시에 딸의 자궁을 책임져야 하는 위 치로 엄마의 역할(광고에서 부모의 역할로 백신접종을 이야기하지 만 결국 엄마의 역할만 강조된다)이 주어졌다. 이렇게 암으로부터 의 ‘건강한’ 자궁보존은 여성 전 생애에 있어 중요한 임무가 되었다.
"여자라면 알아야하는 자궁경부암"(2014, 한국건 강증진개발원 예방캠페인 포스터 내용)
보건복지부는 앞서 언급한 ‘꼬마숙녀를 위한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의 목적으로 사춘기 여성청소년에게 건강 상담과 진찰, 예방접종 서비스 ** 백신의 효과는 6~8년 정도 지속되고, 그 이후의 지속 여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보는 백신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더불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약 2년 뒤 80%의 여성의 경우 자연치유 되기 때문에 감염이 되었다 고 꼭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백신의 효과를 중심으로만 정보가 유통되고 과대홍보 되며 백신에 대한 다른 기본적인 정보는 제공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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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을 통해 건강한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나아가 ‘저출산 극복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여성 건강이 국가정책 하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 면이다. 여성의 몸을 출산의 기능을 하는 몸으로만 보고, 이를 위 한 관리·통제·보호의 측면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위 정책의 상담내용 역시 우려스럽다. 보건복지부는 여성건강 상담의 내용으로 ‘정상 성장발달 상태 확인, 초경여부, 월경 관련 증상’ 등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 ‘정상기준’에 맞춰 이루어 지는 상담에서 각기 다른 성장 발달 시기에 대한 고려 없이 상담이 이루어지지는 않을지, 이에 청소녀들이 몸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불안감을 갖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상담이후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시스템 상에서 사실상 백신 접종 선택이 불가능 한 문제 역시 질문이 필요하다. 더불어 왜 여성 몸은 출산의 기능 보건복지부 ‘꼬마숙녀를 위한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 홍보 포스터
을 하는 몸으로만 관리 받고 보호의 대상이 되는지, 여성건강을 이 야기하는데 있어 질병에 대한 불안을 강조하고, 의약품에 대한 의 존으로만 이어지게 하는지 등 백신에 대한 다른 질문과 이야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NIP(국가예방접종사업) 시행 전에 정부가 답해야 할 것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6월 HPV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시행되어야 하지만 7월 에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의 기사를 보았다. 납품가격·납품물량에 대한 정부와 제조사 간의 이견이 있는 것이 이유였다. 제약사 측의 의견은 다른 백신사업들은 적어도 1년간 의 시간을 두고 진행됐지만 HPV 백신의 경우 그 과정이 너무 촉박했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빠르게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시행되었는지, 정책시행 준비과정의 문제와 안정 성·효과성에 대한 검토는 충분이 이뤄진 것이 맞는지, 왜 청소녀들의 건강이 HPV백신 접종으로 귀결되는 것인지 여러 걱정과 의문이 남는다. 이에 민우회는 정책시행 준비 과정 및 집행체계 등에 대한 질문을 담은 정보공개청구와 더불어 현장에서 어떤 상담 내용과 과정으로 사업이 진행되는지 현장 모니터링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백신의 효과 위주의 홍보에 가려져 있던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 고 여성의 몸-건강을 이야기할 때, 불안/공포 등의 감정만을 재생산하는 방식의 이야 기가 아닌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들의 백신 ‘선택’의 의미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서지영(쎄러) ‘이렇게살면기분이조크든요’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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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언론이다 이윤소 | 여는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5월 17일 발생한 ‘강남 여성 살인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사건이 처음 보도되었던 5월 17일부터 24일까지 KBS, MBC, SBS, TV조선, JTBC, 채널A는 총 70건의 관련 보도를 하였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은 무 엇인지, 추모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지 등의 보도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대부분 의 보도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현상만 나열할 뿐 여성의 시각으로 이를 분석하지 못했다. 자세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정신질환 범죄’? 5월 22일 경찰은 이번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정신질환 범죄’라고 발표했 다. 경찰은 “여성혐오 범죄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가치관이라든지 기준이라든지 직 접적인 (여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야 하는데 이 범죄자한테 그런 것이 나타나진 않습니다.”하였다. 그러나 가해자가 “여성이 무시해서”라는 발언을 한 것이 바로 ‘가 해자의 가치관과 기준’이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혐오 범죄’라는 것이 성립한다고 보 여 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은 경찰의 발표를 비판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받아쓰 기’식으로 보도하며, 이번 사건을 ‘정신질환 범죄’로 단정 짓는 경찰의 발표에 동조 하였다. 또한 이 사건에서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여성혐오 범죄’인지 ‘정신질환 범죄’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닌,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여성 혐오와 공포, 폭력에 놓 여있고, 이러한 경험들이 밖으로 표출되었다는 점이다. 분석 대상 중 JTBC의 <여 성에 대한 피해망상 ‘묻지마 범죄’>만이 사건 이후 '여성 혐오'의 문제를 지적하는 분 석이 나온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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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없는 대책에 대한 무비판적 보도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범행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는 반강제로 입 원시키는 행정입원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부추 기는 인권침해적인 대책임에도, 언론은 이를 무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정신 질환자’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 는 것이 필요하지만, 언론은 이러한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또한 언론은 ‘공용 화장실’을 개선하는 것을 범죄 예방 대책으로 바라보고 있었 다. ‘공용 화장실’이라는 것이 여성과 남성에게 모두 불편하고 불안한 공간이고, 실 제로 범행의 장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공용 화장실’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 없다 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본질적인 예방책은 ‘공용 화장실’ 개선보다는 여성에 대한, 나아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이고 혐오가 만연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사회 전체의 노력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책을 다룬 보도 중 이러한 시각 갖춘 보도 는 많지 않았다.
‘여/남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는 보도 KBS <“추모 열기, 혐오 갈등 변질은 곤란”>, MBC < “여성혐오 범죄다” 추모에서 갈등으로?>, TV조선 <‘묻 지마 살인’ 촛불 문화제> 등의 보도에서는 추모 현장에 서 벌어진 충돌에 대해 다루었고, 특히 MBC는 그 내용 을 매우 상세하게 다루었다. 또한 KBS는 “그 논란의 불 길이 '여성혐오'와 '남성혐오' 등으로 옮겨 붙으면서 남녀 간의 성대결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 고 있습니다.”라는 코멘트를 하기도 하였다. 추모 현장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 은 충돌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러한 현상이 일 어난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야 한다. ‘여성혐오’를 일삼 고 있는 ‘일베’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되어왔 음에도, 이번 사건 목격된 ‘일베’의 행동에 대해서 언론 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하지 않고 ‘성대결’로 평가하는 것은 ‘일베’의 행동에 동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이에 대해 지나치게 상세히 다루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는 증거이다. 사실 이러한 분석이 없더라도 이번 사건을 다루는 언 론이 대부분 사건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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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언론이다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언론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언론의 태도는 ‘여성혐오’를 심화시킬 것이며, 이번 사건과 같은 사건은 또 반복될 것이라는 비극적인 생각까지 들도록 만들었다.
언론의 역할과 관점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기 사실 ‘언론의 여성 시각 부재’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여성 이슈’는 뉴스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여성의 날에도 외면당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은 가해자일 때도 피해자일 때도 ‘○○녀’라고 이름 붙여졌 다. 심지어 올해 초에 JTBC는 온라인상에서 ‘여성혐오보다 남성혐오가 더 많다’는 말도 안 되는 심층보도를 내놓기도 하였다. 이처럼 언론에서 성차별적인 시각을 확 대 재생산한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폭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너무나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왔지만, 다시 한 번 언론인 교육을 통해 성인지적 관 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부추기지 않는 보도를 위해 필요한 원칙은 무엇인지 언론이 스스로 이것을 정립해 야 한다. 또한 언론이 정기적으로 ‘여성 이슈’를 보도를 했으면 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그저 관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으 로 이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길 바란다. 이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윤소 생각하고 말하고 설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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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소개
말하겠다,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편집팀
혐오범죄 추모 물결 속에서 여성들은 입을 열었습니다. 신촌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강남역 추모 집회에서, SNS와 인터넷에서, 여성이 한국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만난 사건과 감정들이 어떻게 그 비극과 연결되는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목소리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경찰과 정부와 가부장적 권력은 그 사건을 ‘여성혐오범죄’가 아니라 단순히 한 정신질환자의 일탈적 범죄라고 말하며 여성들을 침묵시키려 합니다. 일베를 위시한 여성혐오자들은 추모하고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신상노출과 악성댓글로 보다 직접적으로 위협합니다. 우리는 그럼에도 말해야합니다.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는 발화들이 끝내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하여,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받는 고통을 줄여나갈 것입니다. 이에 <함께가는 여성> 2016년 상반기호를 ‘말하겠다,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라는 제호 아래 기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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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편집자주
“멈추지 않을 거예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_____에 있었습니다 : 여성폭력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 녹취록에서
편집팀
5월 20일 금요일 5시부터 토요일 새벽 1시 30분까지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한국여성민우회 주최 <나는____에 있었습니다 :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가 열렸습니다. 약 50명이 7시간동안 용기있게 릴레이 발언을 하고, 그 말들은 공감과 응원 속에 경청되었습니다. 그 날 발언 중 세 분의 녹취록의 일부를 옮깁니다. 더 많은 분들의 이야기는 민우회 홈페이지 (www.womenlink.or.kr)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후 5시 40분 “대형견을 키우는 한 친구는 목줄 잘 매고 산책을 나가는데도 아저씨들이 그렇 게 참견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큰 개를 공공장소에 데리고 나오면 어떡하냐’며 고함 지르기도 한대요. 저 역시 그런 일을 당합니다. (...) 산책 하고 있는데 모르는 아저씨가 소리 지르더라고요. ‘그렇게 큰 개를 왜 데리고 다니는 거야? 쓸모도 없는 개는 집에다 매어다 놓지, 왜 데리고 다니느냔 말이야. 여기 내가 다 쥐약 쳐 놨어. 오기만 해봐.’ 저는 협박을 들었습니다. 알아채셨나요? 내가 산책을 다닐 때 듣는 이 런 험한 말들을 아빠는 개와 산책할 때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요. (...) 저는 동네에서 평화롭게 산책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나의 개와 함께 두려 움 없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나의 안전을 아빠, 남편, 남자친구, 오빠, 남동생에게 보장받는 삶에서 멀어지고 싶습니다. 우리가 누구건 어디에 있건 어디 를 향하건 모두의 안전이 남성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과 동등하게 지켜 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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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50분 저는… 아동 성폭력의 피해자이자 생존자에요. 그때 12살이었습니다. 더위가 가시기 시작한 늦여름이었어요. 일찍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 평소에 가던 길이 아 니라 좀더 빠르게 가로질러가는 길을 택했는데 그 길이 많이 어둡고 외진 길이었어 요.(...) 집에 와서 제일 먼저 한 것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씻고 긴 팔 긴 바지로 갈 아입는 거였어요. 팔다리에 엄청나게 멍이 들었는데 그거 가리려고. 제가 그때 할 수 있었던 건, 안 죽으려고 발버둥치는 것 밖에 없었어요. (...)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가 시작인데요, 저는 그 뒤에 남들 시선 때문에 여름에 도 긴 바지만 입었고, 어른들이 ‘여자애들은 자기 몸을 조신하게 하고 살아야 한다. 남자애들 아무나 만나고 다니면 안 된다’ 그러는 말에 맞장구치기도 했어요. 왜냐면 ‘나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어른들 말을 잘 들었고, 나는 이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럴 일을 당할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게 절대 아니거든요. 모든 여성들은 약자이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되어 있어요. 저는 그때 어렸고 약했고, 그건 죄가 아 니죠. 그걸 이제는 명확하게 알고 있어요. 지금 해 다 졌죠? 지금 아홉시 이 시간에 여기 번화가에 나와서 인적 적은 곳에 있는 저희 집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고, 빨간 입술도 하고 싶어요. 저는 그 것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고요. 그 모든 행동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허 락이 아니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고 아주 오랫동안 바래왔어요. 그래서 지금 용기를 낸 겁 니다.(...) 지금 저를 봐주시는 시선 안에서 희망을 느껴요. 정 말 간만에. 제 이야기에 박수를 쳐주시고, 저를 똑바 로 봐주시고 (박수와 환호) 저는 피해자로서 안타까움 과 동정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생존자로서 행복하게 살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제 이야기를 어디다 털어놓을 수 없어서 익명의 글 을 올렸는데, 그 글에 댓글이 달렸어요. ‘그러게, 왜 어 두운 길로 다니셨어요. 안타깝네요.’ 그래서 뭐 어쩌라 고요. 어두운 길이 거기 하나밖에 없나요? 우리는 앞 으로 살면서 정말 많은 어두운 길을 걸어가야 해요. 그 런 곳에서 일을 당하면 그게 그 사람 잘못인가요? 우 리는 어두운 길을 다닐 때 우리가 죽지 않을 거라는 믿 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 지금 정말 놀라울 만큼 속이 홀가분하네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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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 “멈추지 않을 거예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사실 조금 더 나아가서 첨언하자면, 여러분들이 뭘 입든, 무엇을 하든, 그건 폭력을 허락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다들 아시겠지만 말씀드리고 싶 어요. 모든 여성들이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입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페미니즘이 라고 생각하고요, 아직 공부가 짧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앞 으로 여러분들과 더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은 바램입니다.”
오후 10시 30분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성들이 겪으시는 일이겠지만, 추행이라든지, 성희롱은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고, 정말 많은 일들을 당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동네 병원에 감기 때문에 아파서 갔는데, 의사한테 추행을 당했어 요. 교복 속 치마 속에 손을 넣고 몸도 만지고 (...) 최근에 시효를 확인해보고 그 의사 를 고소했습니다. (환호) 보니까 상습범이라서 고소하는데 피해자 6명을 찾았어요. (박 수갈채) 병원도 결국 접고, 그게 언론에 나왔는데, 그러니까 온라인에서 피해자들이 더
나오더라고요, 수 십 명은 될 거에요. 나도 그랬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더 자신감이 생기는 거예요, 이런 일에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그 후로 지 하철에서 추행을 당했는데 이 새끼도 바로 신고했어요. 대학교수더라고요. 그래서 무 시당해서 살인했다는 말 안 믿어요. 저 추행했던 그 의사, 진짜 부자고, 자서전까지 있 는 놈이고, 지하철에서 추행했던 새끼도 부자에요. 사회적 지위도 다들 있고. 자기가 무시당해서 그런 게 아니고 내가 여자라서 폭력을 행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저는 멈추지 않을 거예요. 이건 제 일이고, 제 언 니 일이고, 친구 일이고, 제 엄마 일이고. (...) 근데 저 미친년 소리 많이 들었거든요? 별거 아닌 걸로 고소하려고 한다고요. 근데 저도 되게 하기 싫어요. 힘들고 귀찮고, 경찰들도 사실은 결국엔 대한민국에 소속된 사 람들이다 보니까, 여성혐오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그 사람들이 하는 질문들 열 받아요. ‘왜 거기 갔냐’ 이런 말들 해요. 그런데 그동안 미친년으로 못 살았기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착한 여자로 살려면 성격 죽이고 참아야 되고 그러니까, 맨날 트라우마 생기고. 지금처럼 사니까 좀 피곤하긴 한데, 이 땅에서 자꾸 이런 사건이 일어나니까, 착한 여자가 되기를 포기하고 미친년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박수 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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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페미니스트의 삶은 흐른다 편집팀
2016년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세 분의 글을 모았습니다.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 이후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지요. 우리 삶 곳곳에 있는 여성혐오를 성찰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정서를 세 글 모두 공유하고 있습니다. 김승희 시인의 말을 빌자면 ‘길들여진 감옥을 활짝 열고 존재를 샅샅이 뒤져 보’기 위한 이야기를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말하고 나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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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하나만 참으면 어제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아들 둘 가진 엄마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에 숨을 못 쉴 지경입니다. 그 들에게 젠더 감수성을 심어주자는 문제이기 이전에 ‘죽이지 말라’고 애원이라도 해야 할 판입니다. 제가 느낀 여성혐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아직은 제 그릇이 작고 내공도 얄팍하 여, 이 제도에 대한 편협한 증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말하기도 싫고 생각하기도 싫 지만, ‘결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히 ‘결혼’을 말할 때에 ‘한 가족과 또 다른 한 가족이 만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참으로 적절한 말이고, 거기에서 비극은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결혼하겠다’는 선택은 제가 했습니다. 그러나 그 절차나 과정에 있어서 당사자 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두 가족에게 팔이 끌려(어느 애니메이션에 존재하는) 하 이퍼스페이스 같은 제도에 빨려 들어가고 나면, 여성들은 어느 낯선 부엌에 서 있고, 시 댁의 하녀, 남편의 가정부가 되며, 그것을 ‘가족’이라 칭합니다. 이 나라의 가족제도란, 그 안의여성구성원의 피와 뼈를 갈아 넣어 겨우겨우 유지되고 있는 것일 뿐, ‘단란한 가 정’의 꿈이란 그 표면적인 이상입니다. 못 견디겠다, 이렇게는 못 산다는 말을 입 밖에 낸다면, 이제는 친정 부모님과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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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 길들여진 감옥을 활짝 열고
판 전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 아빠 없이 자란 것이, 어느 부분에서는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엄마도 옛날 분이시어 아빠에게 순종하며 사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며 컸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엄마는 저를 ‘잘못 키웠다’고 서슴없이 말씀하셨습니다. 남자 를 우습게 본다고요. “너 하나만 참으면, 가족이 다 편안한데” 라는 말은 정말 숱하게 들었습니다. 바로 나 를 낳으신 엄마, 여성에게 말이지요. 엄마께는 당신 자신보다 가정이 더 소중하다는 이 나라의 오랜 신앙이 있었고 저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으셨던 것입니다. 엄마는 항 상 제게 ‘단란한(아빠가 있는) 가정’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계셨지만, 제게 상처를 준 것은 ‘환경’이 아니고, 엄마의 ‘태도’였습니다. (이렇듯 부모와 자식은 서로 생각이 ‘다릅 니다’! 각자가 독립된 ‘개인’이니 그것은 너무나도 분명한 것인데, 부모는 그렇게 생각하 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거듭 다짐하곤 합니다.) 가부장제와 그에 따른 여성혐오는 어느새 우리에게 공기처럼 스며들었고 견고한 벽 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모든 폭풍을 겪고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해서야 알았습니다. 고백을 해야겠습니다. 저도 예전에 ‘역시 집안엔 여자들이 잘 들어와야 되는 것 같아 ~’ 라고 생각한 적이 있고,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고 ‘메릴 스트립이 클린 트 이스트우드를 따라갔다면, 남은 가족들은 어떡하나’ 열 내어 떠들었으며,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복종하는 척하면서 여우처럼 자신의 뜻으로 끌고 가는 것이 현명한 것’이 다, 라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여성으로서 행하는 여성혐오는 연령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안에 무의식 적으로 체(體)화된 여혐이, 저보다 생물학적으로 어린 친구들보다 더 덕지덕지 붙어있 으리라는 절망은, 참 슬픕니다. 그리고 ‘남자’라는 존재가 점점 더 싫어지는데, 아들만 둘이라 병원에 상담이라도 받 는 심정으로 제 발로 민우회를 찾아왔을 때의 고민은 지금 사실, 어느 하나 해결된 것 은 없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제게 ‘너의 생각이 삐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유일하게 말해주었 고, 민우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적어도 그 고민에만 매몰되어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좀 더 큰 스케일 안에서, 보다 근본적인 생각을 함으로써 헤쳐 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조 금씩 마련해주는 느낌입니다. 제가 속한 소모임 <너머>에서 읽은 조안나 러스의 글처 럼, 저는 ‘마음 쓰는 법을 너무 늦게 알았’지만 말입니다. 숨 맘껏 제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 민우회의 모든 활동은 저의 '숨'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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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조심하는 ‘개념녀’였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강남살인남’ 사건이 일어난 지 2주가 조금 넘은 때
입니다. 그 이틀 뒤에 열린 민우회 필리버스터에 앉아 있다가 발언을 결심했지요. 하지 만 일정상 자리를 뜨게 되어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 읽어주실 것을 부탁드리 는 메일을 보냈어요. 그 뒤 원고를 부탁받게 되어 감사하게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아직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일 년 전, 저는 그때도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요, 트위터를 통해 메갈리아 *를 알게 되고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사건의 기사들, 다른 분들의 글이나 칼럼을 읽어보며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기에, 이런 지면에 글을 써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있긴 합니다. 한국에서 살아왔던 제 삶을 돌아보자면.... 필리버스터에서 말하려 했던 내용을 조 금 가져올게요.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뒷골목 바바리맨도, 밤길을 따라오는 낯선 남자 도, 성추행도, 성폭행도 없이 자라났습니다. 어쩌면 언어적 성희롱이나 불쾌한 접촉이 있었는데 제가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들곤 해요. 교복 입던 나이에 우리가 조심해야 한다며 ‘안전하게 밤길 걸어가는 법’ 따위를 공유 하던 저와 제 친구들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이제사 듭니다. 저는 음악을 들으며 걸 어가는 것을 좋아했지만, 어두운 길을 걸어갈 때 절대로 귀에 이어폰을 꽂지 않았습니 다. 제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어른이 된 후 고속버스 안에서 옆자리 남자의 손이 계속해서 제 허벅지를 만지고, 그 남자가 알 수 없는 손짓을 하며 웃어서 한 시간 넘게 공포에 떨었을 때도 사실 운이 나 쁘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조심해서 앞자리에 앉았어야 했는데, 조심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생긴 거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르셋** 을 있는 힘껏 조이고 다니던 저는 ‘개념 녀’*** 이기 때문에 비싼 커피도 마시지 않았고, 양 식당에 가지도 않았습니다. 비싼 가방을 들고 다니 는 여자들을 욕했고, 배낭을 메고 다니는 저를 스 스로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저보다는 제 애인의 기를 살려주는 일이 더 중요했고, 제가 돈을 지불하 더라도 애인의 손에 제 카드를 쥐어줬습니다. 그렇게 남성중심적 사회의 시선에 갇혀있던 제가
* 여성혐오를 혐오하고 페미니즘 정서를 공유하는 네티즌들이 모인 웹사이트.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이들이 처음 모인 디시인사이드 내의 '메르 스 갤러리'와 페미니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따온 것이다. ** 가부장제의 시선에 맞춰 여성이 스스로를 단속하고 통제하는 모습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 *** ‘개념있는 여자’라는 말로, 남성 네티즌들 사이에서 ‘김치녀’의 반대 의미로 쓰인다. 김치녀는 한국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로, 사치스럽고 이기 적인 여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 김치녀 페이지는 김치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책임과 의무를 외면한 채 권리만 타령하는 여자, 자신이 불리할 때만 남녀평등을 외치는 여자, 남자를 돈으로 보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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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 길들여진 감옥을 활짝 열고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가며 조금씩 제 목소리를 내던 때의 반응들은 거의 같았습니 다. “너 이상하다”, “잘못됐다” 또는 “왜 이런 걸로 유난이냐” 같은 말들이었네요. 지금 에 와서는 이 말들이 “지겹다”, “관심 없다”, “이미지 관리 좀 해라”로 바뀌었습니다. ‘잘 못되었다’는 말이 전보다는 줄어들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모 남성잡지에서 여성에게 폭력 범죄를 행하는 ‘나쁜 남자’를 컨셉으로 화보를 구성 하고, 심지어 그 사진을 표지로 실어 논란이 되었던 지난 여름, 이 주제로 이야기를 하 다가 지인과 다툼이 일었습니다. 이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설명을 하는 저에게 그는 “너 그 잡지가 어떤 잡지인지는 알고 얘기하는 거냐”라고 말했습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남 성의 영역’을 알지도 못하면서 말한다는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여성혐오가 정말로 이 사회에 너무 뿌리 깊게 박혀있구나’ 하는 것을 굉장히 많이 느꼈습니다. 자신이 여성혐오를 하고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는 제가 무엇이든 대한민국에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고, 살아남을 여성으로서 여 성혐오가 사라지는 날까지 목소리를 낼 생각입니다. 타인이 우리의 삶을 보고 개념녀니 된장녀니 하며 어떠한 프레임에 넣을 권리는 전혀 없습니다. 물론 성추행도, 성폭행도, 몰래카메라 촬영도, 살인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은 굳이 여기에 쓰지 않아도 당연한 사실이고요. 말하기도 민망할 만큼 당연한 것부터 고 쳐나가야 한다니 솔직히 화가 먼저 납니다. 한국 여성 모두들 자기 자신이 제일 만족하는 삶을 살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렇 게 살면 기분이 조크든요” 하구요.****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 복을 빕니다.
**** 최근 트위터에서 유행한 말. 90년대 X세대 패션을 취재한 영상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지 않냐’는 질문에 ‘아뇨, 저는 신경쓰지 않습 니다.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라고 말한 여성 인터뷰이의 답에서 유래했다.
안예은 ‘K팝스타5 준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한국의 성인 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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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아 살아남은 나는, 인간입니다 먼저 고백을 할게요. 사실 이 지면을 제가 차지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단지 운이 좋아 살아있는 내가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여성/약자들이 계속계속 죽 어 가는데 이렇게 팔자 좋은 내 이야기가 무슨 도움이 될까 고민이 돼요. 그래요, 저는 운이 너무나 좋았어요. 권위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은 아빠, 강요하 지 않는 엄마 사이에서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으니까요. 달동네라서 범죄가 발생하거 나 방치된 아이들이 있곤 했지만, 저는 부모님께 보호와 돌봄을 받을 수 있었어요. 똑똑하고 능력 있는 언니들과 ‘일진’(!) 오빠도 있어서 학교에서 다양한 특혜도 누렸 어요. 하지만 엄마아빠언니오빠가 저를 항상 지켜줄 수는 없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청소시간에 한 남자아이가 제 가랑이를 만지고 갔어요. 어쩔 줄 몰라 가만히 있 었는데, 며칠 후 청소시간에 비명이 들렸어요. 그 놈이 다른 여자아이를 만졌는데, 여자아이가 소리 지르며 운 거죠. 그때야 마음이 다쳤어요. 그리고 알았어요, ‘가만 히 있으면 안 되는 거구나.’ 중학교 2학년 때 전철에서 내가 내려야 하는 출구 쪽으로 자리를 바꿔준 친절한 아저씨가 내 골반을 잡고 끌어당겨 몸을 밀착시키더니 ‘씰룩씰룩’거렸어요. 토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토 대신 침을 모았어요. 문이 열리자 있는 힘을 다해 그 놈에게 침 을 뱉고는 죽을 듯이 달렸어요. 다행히 따라오진 않았어요. 그땐 마음이 다치지 않 았어요. 그리고 알았어요. ‘복수는 바로 해야 하는구나.’ 이후에는 성추행을 당했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타고난 ‘운’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에선 드물게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어요. 가부장적인 남성들에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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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 길들여진 감옥을 활짝 열고
정받기’, 사회적 기준의 ‘성공’, ‘부’ 같은 것 말이죠. 그랬더니 젠더 위계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분노하기보다, ‘못 배워먹어서 그렇구나.’ 생각하며 친절하게 가르쳐 줄 수 있는 내공도 조금씩 생겼어요. 하지만 살아남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해야 돼요. 나를 해치려는 사람을 만났을 때 밀치고 도망갈 수 있도록, 그 놈보다 더 빨리, 오래 달릴 수 있도록 근력운동과 마라 톤을 해요. ‘자기방어 워크숍’ 도 들었어요.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소리 지르고 도망 가는 훈련이죠. 작업실에 혼자 있을 때는 문을 이중으로 잠그고 있어요. 점점 몸매 를 드러내는 옷을 자제해요. 자, 제가 바람직해보이나요?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저도 갑자기 들이미는 칼은 피할 수가 없을 거예요. 갑작스레 내리치는 망치도 피할 수 없을 거구요. 만약 운 좋 게 칼이나 망치로 맞고 살아남았대도, 경찰은 가해자가 ‘조현병’이 있거나 ‘술에 취 해’ 의식이 없었거나 ‘죽일 의도가 없었다’며 선처해주겠죠? 언론은 가해자가 얼마 나 살기 힘들었으면 그랬겠냐고 동정할 거예요. 그럼, 저는 뭐죠? 저는 그냥 밟혀죽 어도 어쩔 수 없는 벌레인가요? 저는 밤늦게 다녀도, 술에 취해도, 혼자 여행 다녀도 안전할 권리가 있는 ‘인간’이 에요. 옷을 어떻게 입든 시선강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어느 화장실이든 두려 움에 떨지 않고 다닐 권리가 있고, ‘여성/약자이니 네가 조심하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듣지 않을 권리가 있어요. 위계 없는 관계를 경험해보지 못해서, 다양성과 비폭력의 가치를 못 배워먹어서 ‘약육강식’의 원시사회를 그리워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좋겠 어요. 강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요. 이런 바람을 위해서 좋은 운을 타고나 운 좋게 살아남은 저는 계속 노력하고 있 어요. 살아남은 우리 모두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힘내요. 화사 성공보다 행복이 중요한, 꼰대가 되지 않고 싶은, ‘나 자신’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픈 여성주의 미술가이자 교육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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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
강혜란 여는 민우회 이사
우리의 이야기가 계속 되어야 하는 이유 강혜란 | 여는 민우회 이사
강남역 10번 출구의 쪽지들, 변화의 길을 열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하여 여성들이 참고 견뎌온 일상적 차별과 폭력, 혐오 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여성들은 피해자의 죽음이 곧 나의 죽음일 수도 있었다는 문제의식으로 강남역을 찾아왔다고 한다. 수많은 여성들이 강남역을 방 문하자 언론은 이 문제가 간단치 않음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이는 여론의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이제 강남역 10번 출 구는 추모의 현장임과 동시에 여성들이 겪어 온 수많은 위협과 위험을 상징하는 장 소가 되었으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이되고 있는 여성혐오의 중단을 경고 하는 메시지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들의 경험과 입장을 드러낸 수많은 쪽지글에서 출발되었다. 어떤 여성은 어린 시절 지나가는 아저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경험으로 인해 여전 히 마음 편하게 밤길을 다니지 못한다고 호소하였다. 어떤 여성은 길거리에서 호감 을 표현하는 남성에게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를 당할 위기 에 놓이기도 하였다고 이야기하였다. 어떤 여성은 자기도 이유 없이 두드려 맞은 적 이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하였다. 어떤 여성은 상습적 성추행이나 스토킹을 신고하 여도 오히려 피해자가 더 고달픈 사회임을 증언하였다. 어떤 여성은 연인과의 이별 을 앞두고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고민해야하는 사회라는 점을 성토하였다. 이처럼 죽음에 이를 만큼 가혹하게 파괴되지 않으면 구조나 관심 따위는 기대하기 힘든 것 이 가부장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여성을 둘러싼 위험을 고발하는 목소리는 늘 존재해왔다. 다만 이는 매우 특별하거나 혹은 사소한 사안으로 다루어짐으로써 사회구성원들의 공감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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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 | 우리의 이야기가 계속 되어야 하는 이유
이끌어내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를 가져왔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인 수많은 여성들의 경험은 여 성을 둘러싼 상존하는 위험을 이해시키는데 큰 기여 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이는 연결될수록 강해지는 사회적 약자 간의 결속과 연대의 힘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 준다. 평범 한 일상 속에서 비롯되는 다수의 경험이 세상을 바 꾸는 힘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수많은 쪽지글은 삼삼오오 토론, 가두집회, 공개토론회, 책자 발간 등으로 이어지면서 좀 더 심화된 사회구성원들의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들 은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되었다. 언론 또한 이를 중요한 관심사로 다루고 있다. 특 히 온라인 공론장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점차 회복되고, 성평 등을 지지하는 관점과 주장이 확산되는 등의 변화가 긍정적이다.
엇박자로 가는 공권력 안타까운 것은 공권력의 무관심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강남역 살인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특수하고도 일탈적인 행위로 규정하였고, 가해자가 일면식도 없는 상대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와 동일시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해자가 여성만을 표적으로 하였다는 점을 우연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 사건을 여성혐오범 죄로 칭하는 것이 그에 따른 증오범죄를 부추길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고 겁박하기 도 한다. 이미 지난 몇 년간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여성 혐오의 문제는 철저히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수많은 여성들이 왜 이렇게 문제의 식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공감하려는 노력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내놓은 「여성대상 강력범죄 및 동기 없는 범죄 종합대책」역시 엇박자이기 는 마찬가지다. 범죄취약지역에 CCTV를 늘리고 신축건물에 남녀 화장실을 분리하 는 등의 방식으로 여성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다고 믿는 여성들은 거의 없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러한 시설의 확충이 마치 여성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 인 것처럼 보여주기 식 행정에 치중하고 있다. 여성대상 강력범죄자에 대한 가석방 심사 강화, 정신질환자 조기 격리 등의 대책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의 정서 를 소수 몇몇의 일탈적 행위로 치환하려는 무책임에 불과하다. 여성혐오를 부추기 는 문화와 그로 인한 위험의 가시화는 이를 용인하는 사회분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개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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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막으려는 성차별주의자들의 공격 그런데 문제는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집회에 참여하거나 증언한 여성들을 대상 으로 한 성차별주의자들의 공격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여 성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겨온 세력들로 추정된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의 악플과 신상털기를 통해 개인을 압박하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사회를 향해 자신 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들이 노리는 것은 위축효과일 것이다. 두려움으로 인해 모든 행동을 중단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두려움이 다른 여성들에게도 확산되어 모두의 행동이 중단되는 것 말이다. 물론 가부장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관점과 입장, 경험이 존중되는 일은 매우 어려 운 일이다.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한 사회에서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주의를 부추기는 세력은 분명한 실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문제 로 부상하고 있는 여성혐오 현상은 승리한 자만이 대접받는 무한 경쟁의 피로감과, 여성보다 우위에 설 때 남성으로서의 존재감이 확인될 수 있다는 성차별주의의 결 과라는 점에서 그들 또한 피해자이기도 하다. 가부장주의 질서는 여성과 남성 모두 를 가혹하게 파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더 많 은 사회, 더 이상 고용이 창출되지 않는 사회라는 현실로 인해 문제해결이 쉽지 않 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결국 여성을 둘러싼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목소리를 더해 더욱 큰 목소리로 결국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우리의 이야기가 멈추어서는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일 때, 우리가 만들어낸 변화의 가능성을 안착시키지 못할 때 가져올 후유증은 더욱 크다. 그들은 더욱 강도 높은 공격을 통해 우리를 길들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 에 우리는 더욱 크게 목소리를 내어 두려움을 떨치고 연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각 자의 목소리가 더해지기 전까지 우리의 문제는 주변적인 것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강혜란 미디어가 주도하는 여론의 왜곡과 성차별주의 확산을 비판하는 것이 취미이자 관심사. 나머지 시간은 TV를 보면서 멍 때리는 것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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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스케치
4.14
2016. 1~ 6 2.03 4.23
4.28
3일
반올림 120차 노숙농성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이어 말하기 _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17일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발족 기자회견 <기억! 심판! 약속!> _ 서울 프레스센터 24일
국가기관 선거개입 막는 시민감시 캠페인단 출범 기자 회견 _ 광화문광장
2
1
3
7일
5일
•홈페이지(www.womenlink.or.kr) 리뉴얼 오픈 13일
•3·8 세계여성의날 한국여성대회 _ 서울시청 •[우리 동네 마트 액션] 마트노동자에게도 당연한 의자를 _ 서울 각지
•한 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여성계 기자회견 _ 일본 대사관 앞
9일
대형마트
•제 1221차 수요시위 _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
23일
•한국여성민우회 제29차 정기총회 _ 서울여성플라자 1.13
10일
•성폭력피해에 공감하는 첫사람 양성교육 _ 100주년기념교회 교육관 • 부당한 인사고과로 피해자를 압박하는 르노삼성자동차를 노동부 에 추가 고소 기자회견 _ 광화문광장 22일
•3월 신입회원 만남의 날 _ 민우회 교육장(원경선홀) 28~30일
•민우회 여성노동상담원 교육 _ 민우회 교육장(원경선홀) 30일
1.23 3.05
•연 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청소녀 성폭력사건의 제대로 된 재상고심 판결 촉구 의견서 및 서명지 제출 기자회견 _ 대법원 정문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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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11일
• 직장생활 노하우 집담회 무림(武林)고수 특별전 _ 민우 회 교육장(원경선홀)
14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12화 : 싸움의 기술(上)
•6월 신입회원 만남의 날 _ 민우회 교육장(원경선홀) •[포럼] HPV백신을 질문하다 _ 가톨릭청년회관 3층 • [성명] ‘여성대상 강력 범죄 및 동기 없는 범죄 종합대책’ 은 약자에 대한 혐오를 재생산할 뿐 8일
• [교육] 페미니즘 무상교육 : 다시 만난 세계(강사: 김홍 미리) _ 인권중심 사람
• 속이 풀리는 ‘급정색’ 워크숍 [을들의 역습] _ 성미산마을극
16일
•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14화 : 이슈 토크 - 쎄게 나가자
장
11일
•세월호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 _ 광화문 광장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_ 서울시청광장
23일
• [재정사업] 성평등 세상을 여는 나눔바자회 _ 민우회 주차 장, 교육장
27일
• 신입회원 세미나 ‘환절기’ : ‘나쁜 페미니스트’를 읽으며 28일
• [민우특강] 페미니즘vs페미니즘 : 시간을 달려서 _ 서울 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
15일
•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15화 :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 크든요 22일
• [교육] 페미니즘 무상교육 : 다시 만난 세계, 두 번째(강 사: 김홍미리) _ 서울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 30일
• [1들의 파티] 100명의 1인가구 여성, 묻고 답하다 _ 가톨릭 청년회관 5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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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
9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13화 : 싸움의 기술(下) 11일
• [포럼] 후보자 검증과 정책 실종, 20대 총선 보도를 진단한다
_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3층
20일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 _ 신촌유플렉스 24일
• [성명] 응급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어야 - 여성의 건강 권을 제한하지 말라 25일
•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추모 참여자 인권침해 공동대응을 위한 여성단체 기자회견 _ 광화문 이순신동상 26일
• 강남 '여성 살해' 사건 관련 긴급집담회 <대한민국 젠더폭력의 현주소> _ 서울시민청 5.20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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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스케치
HOT! 민우회 인기트윗 BEST 3 여는 민우회 정보홍보팀
“민우회를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트위터요” 지난 해부터 시작된, 민우회원 가입의 새로운 흐름이 있습니다. 어떤 흐름인지 직접 트윗들을 통해 보여드릴게요. 여러분 민우회 가입하세요 가입 확인 전화 하실 때 가입 경위 트위터라고 하면 전화 하시는 민우회 분 도 전화 받는 나도 둘이 같이 흐흐헤헤헣허헣하하하호호호 하고 어색한 공범자의 웃음 터트리는 흐 뭇한 경험이 따라온다고 @fephf 2015년 2월 14일 나도 트위터 때문에 소액이지만 민우회 후원을 시작했는데 전화가 와서 가입 동기를 물을 때 왠지 쑥 스러워서 성폭력 피해자들 지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하게 되었다고 하자 왠지 괄호치고 그러시구나 (트위터 때문인 거 다 알아요) 하는 것 같았다.... @orangegurum 2016년 1월 23일 민우회 가입환영전화하니까 생각나는 거 하나.....민우회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묻길래 트위터요 ㅋㅋ 랫더니 네 저희가 요즘 좀 핫하죠! 라고 하셨음 ㅋㅋㅋㅋ @Rheesy511 2016년 5월 18일
2016년 6월 현재 민우회 트위터 팔로워*수 11,688명. 최근 한달간 트윗 노출도 3,003,240. 지난 일 년간 팔로워 수는 두 배 넘게 늘었고 (2015년 5월 31일 기준 팔로워 수 5,835명) 노출 도는 무려 일곱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015년 5월 한 달 간 노출도 423,153) 또한 팔로워수에 비해 리트윗**과 노출도가 높다는 것, 즉 열혈팬층이 많은 것도 민우회 트위터의 특징입니다.
*팔로워 : 민우회 트윗을 계속 읽는 사람 수로 ‘구독자’와 비 슷한 뜻입니다. **리트윗 : 다시 트윗한다는 뜻으로, ‘공유’한다는 이야기입 니다.
가장 인기있던 트윗은? 그럼 최근 민우회 트위터의 인기 트윗들을 살펴볼까요? 트위터 분석 기간은 최대 3개월이기에 3월 16일부터 6월 14일까지 트윗 중 노출수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1위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 20일(금) 오후5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신촌에서 열립니다. 발언 원하는 분은 신청해주세요. 짧은 발언도 의미있는 행동이 될 것입니다. 5월 19일 리트윗 1998 마음에들어요 320 노출수 168,131 트위터리안들의 반응 정말 필리버스터처럼 한다면 한국이 망할때까지 계속 할수 있을것 같던데. 주변 여자 친구들 키가 크 건 작건, 사는 곳이 어디건, 운전을 하건 대중교통을 타건, 직업이 무엇이건 크고 작은 폭력에 대한 이 야기 한번 터지면 화수분처럼 계속 나옴. @leedsup 2016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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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겪은 일이 보편적 경험임을 너무 늦게 알았고 많은 이들이 이런 일을 겪고있는데도 없는 문제 취 급하는 걸 참을 수 없다 성폭행이나 성추행 경험 필리버스터 참여 가능할 것 같다 저는 과거에 수십번 남자들에 의해 죽었지만 오늘 우연히 #살아남았다 @heungham 2016년 5월 19일 민우회 필리버스터....트라우마의 회복은 결국 노출로부터 온다. 개인의 암묵속에 있는 기억이 아니라 맥락 속에 연결되는 기억으로 소환, 회복, 통합하는 것 @millamant13 2016년 5월 19일
2위
CJ E&M에서 편지가 왔어요. 무엇인지 궁금하여 뜯어봤더니 코미디 빅리그 '충청도의 힘' 폐지 요구에 대한 답 변이네요. 궁금해하실 것 같아 공유합니다 :-) 2016년 4월 15일 리트윗 1,080 마음에들어요 145 노출수 124,488
4월 7일 민우회는 tvN <코미디 빅리그> ‘충청도의 힘’코너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희화화를 계속하는 것과 관련하여, 방송민원을 제기하며 CJ E&M 측에 코너 폐지와 제작진 징계를 요구하는 항의공문을 보냈 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서를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에 공유했습니다. 사진에 실린 답변서 주요 내용은 다음 과 같습니다. “2. (...)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귀 단체의 요구사항 및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입니다 3. 당사는 (...) 코너 폐지 및 출연자 하차를 신속히 결정했으며, 관련자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 중이고, 사 회적 약자에 대한 표현수위 등 자체 심의도 강화할 것입니다. 4. 향후 당사는 귀 단체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사회적 편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트위터리안들의 반응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만들어주셔서, 그리고 업데이트 감사합니다. 언제나 응원/후원하고 있습니다. @privatearchive 2016년 4월 15일
3위
퀴어문화축제를 맞아 민우회 퀴어소모임 ‘일이삼반’이 제작한 카드뉴스 시리즈
트위터리안들의 반응 개 사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우회 @Y2oz_ 2016년 6월 9일 여성민우회의 쿨워터향이 코를 베어갔다 @kimdukhoo 2016년 6월 9일 민우회 멋이라는 것을 매우 뿜는구나!!! @Geeeehae 2016년 6월 9일 민우회 님 좀 짱! 회원인 것이 느무나 자랑스럽고 으쓱하 고, 센스 넘치는 이 문구들 막 설레고 그렇습니다! @wangfei_2016 2016년 6월 9일
6월 9일 리트윗 2,230 마음에들어요 381 노출수 112,509
“왜 민우회에 가입하셨나요?” 이 질문에 한 회원이 답했습니다. “트위터를 보는데 민우회가 모든 필요한 현장에, 필요한 순간에 있는 것 같았어요.” 많은 곳에서 뛰고 있는 민우회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페미니즘에 관련되어 지금 가장 핫한 소식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은 민우회트위터 @womenlink 를 찾아주세요 :D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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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람활짝
NEW 회원모집
나에게 맞는 모임을 찾아봐요 여는 민우회 회원팀
민우회 회원만이 누리는 특권 혹은 재미가 있다면 소모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소모임이 무려 12개나 있는데요. 그 중에서 새 회원을 모집하는 6개의 소모임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서 골라보는 재미! 나에게 맞는 모임을 한 번 찾아볼까요?
<보스턴 모임>
_ 담당: 노새
책 <보스턴 결혼> 세미나에서 시작된 보스턴모임. 지금은 도시에서의 자급자 족력을 높이는 여러 활동을 하는 <자급자족 기술 늘리기 소모임>으로 변신했 답니다. ‘내가 제일 편안해하고 좋아하는 옷 몇 개를 정해서 그것만 입기’, ‘손 바느질로 필요한 소품 만들기’, ‘아무것도 사지 않고 크리스마스 파티용품 만 들기’ 등을 함께 했어요. (지금은 ‘자전거 배우기’ 맹연습 중! 새 멤버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어요~) / 격주 평일 오후 7시 30분
<나를 찾아 떠나는 아침여행>
_ 담당: 시원
민우회의 유일한 낮 모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가끔 마주하게 될 때가 있지요. ‘여성’을 주제로 한 책 읽기, 영화 보기, 그녀가 깃들었 던 곳 찾아가보기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여성’을 만나며 숨겨 진 ‘나’를 발견하는 소모임입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하는 이들 과 함께 하고픈 일을 해 보아요. / 격주 평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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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세미나 ‘순하리’>
_ 담당: 바사
순하리는 여성주의 세미나 모임입니다. 하지만 책만 읽는 것은 아니아니 아니랍니다. 영화, 만화, 최근 사회 이슈 등 여성주의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소모임원들이 함께 이야기 해보고픈 것이라면 무엇이든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 격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퀴어 소모임 ‘돌아온 일이삼반’>
_ 담당: 꼬깜
일반 이반 삼반 모두 환영하는 오픈마인드 퀴어소모임. 고퀄 소책자 <퀴어의 맛> 발 간. 이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재미’. 가끔 의도치 않게 선정성(?)으로 주목받지만 기본적으로 발랄한 퀴어토크가 모임의 핵심입니다. 퀴어한 농담, 퀴어한 세계를 꿈 꾸는 퀴어한 관계를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다른 데 볼 거 없이 일이삼반으로 와요. / 격주 평일 오후 7시 30분
<다큐보기 소모임 ‘본다큐’>
_ 담당: 제이
“다큐는 지루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 당신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때론 너무 리얼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인, 생생한 이야기가 주는 전율, 현 장을 담아내는 시선을 읽는 즐거움. 극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다 큐멘터리를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누는 모임이에요. 언제나 다큐 보기보다 더 즐거운 건 이야기 시간, 그리고 뒤풀이 시간. / 격주 평일 오후 7시 30분
<단기 소모임 '아티스트 웨이'와 함께 하는 창조성 워크샵> _ 담당: 이서 <아티스트 웨이>는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줄리아 카메론이 뉴욕 페미니스트 인스 티튜트에서 연 소규모의 창조성 워크숍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12주간의 워크숍 내용 을 정리한 안내서 <아티스트 웨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내면의 힘과 예술적 창조성을 길렀다고 해요. 이 책을 길잡이 삼아 민우회 회원들과 함께 창조성을 찾는 12주간의 여행을 하고자 합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이 여행, 함께 하실래요? /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해보고 싶은 소모임을 정하셨나요? 회원팀 용가리, 바사, 꼬깜, 눈사람에게 연락주세요!
전화 02-737-5763 이메일 friend87@womenlink.or.kr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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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
결국, 좋은 질문이란 태도에 달려있다
‘해보면’ 기획단, 해보니 달라져요! 여는 민우회 회원팀
"몇 살이세요?" "결혼 하셨어요?" "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 누군가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혹은 일상적으로 자주 마주 치는 관계에서도 흔하게 주고받는 질문이다. 개인 신상이나 사 생활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는 문화에 너무 익숙해지다보 니, 이러한 질문 없이 대화가 가능한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민우회에서는 2007년 '기꺼이 불편해지기' 캠페인 이후 나이와 학력 등을 묻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어 왔다. 사회적인 조건과 상 관없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 하면서, 사생활을 묻지 않고 대화하는 버릇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되었다. 이제는 개인 신상을 줄줄이 물어보는 질문이 들어 오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다른 질문은 없는 걸까? 얼마 전 길을 가다가 우연히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사람이 가장 처음 던진 질문은 "무슨 일 하세요? "였 다.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뭐야, 이 사람! 왜 이리 훅 들어오지?' 같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그냥 직장인이요."라고 심드렁하게 대 답했다. 굳이 상세한 대답을 할 필요도, 그럴 마음도 안 생기더 라. 어차피 상대도 성의 있게 묻는 게 아닐 테니까. 그 사람이 "여 기는 어떻게 오시게 되었어요? " 라든가 "항상 이렇게 많이 걸어 다니세요? "와 같은 질문을 했다면 내 대답은 조금 달라졌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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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다. 그 이후에 이어진 대화도,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 달라졌을 것이다.
해보면 기획단, 모이다 ‘변화의 시작은 바로 나 자신부터’라고, 불편한 일상을 들여다보고 나부터 바꿔보자고 제안하는 '해보면 캠페 인'. 그 캠페인의 여러 실천 항목 중, ‘호구조사’ 대신 상대 방의 '현재의 안부'에 관심을 가져보자는 제안에 많은 사 람들이 공감한다. 그런데 익숙한 ‘신상 캐기’ 질문을 하지 않고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 지 몰라 난감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적절하게 건넬 말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 하다가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상황을 견디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해보면 캠페인' 기획단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렇다면 우리,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안적 인 질문들을 보여주자!
인생 꿀팁이다 [해보면 기획단이 제안하는 (재미로 보는) 대안 질문] 시리즈로 카드뉴스를 제작했 다. '초면일 때/ 오랜만에 만나 어색할 때/ 일상적으로 자주 마주치는 곳에서/ 정기적인 모임에서' 등 질문이 필요한 상황별로 나누어, 총 네 번에 걸쳐 연재했다. 예상보다 뜨거 운 반응에 기획단 멤버들이 당황할 정도였다. “인생 꿀팁이다”, “나 사실 5년 전부터 혼 자 실천하고 있었다”, “기본적이고도 당연한 건데 이걸 캠페인으로 해야 하다니 씁쓸하 다.”같은 반응들이 이어졌다.
결국, 좋은 질문이란 그런데 기획단 멤버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고민할수록, 처음 우리가 제안했던 내용 으로 결론이 되돌아오는 것을 발견했다. 좋은 질문을 위한 팁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 다. 우리가 제시한 상황별 질문들은 예시이고 재료이다. 아무 때나 일방적이고 기계적 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재료들을 가지고 '좋은 대화'라는 결과물을 만들 어 내려면 평소에도 고민이 필요하다. 상대와의 관계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늘 생각해야 서로 불편하지 않은 대화가 가능하다. 결국 좋은 질문이란, 상대방에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하는 '태도'에 달려있었다. 이제 '해보면 기획단'은 [급정색 워크숍, '을들의 역습']를 앞두고 한창 준비 중이다. 불 편한 상황과 마주쳤을 때, 이제는 당황해 얼어붙거나 쓴웃음만 짓고 넘어가지 않겠다!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해보고 연습해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실행 력으로, 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변화는 가능하다는 희망을 담아. - 해보면 기획단, 나리맛탕, 닷, 써니, 스머프, 퓨리, 햄 모두 멋져요!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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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영화 <서프러제트> 리뷰
시대의 불온함 속 구원의 순간 윤나리 | CGV아트하우스 큐레이터
유페된 미디어 속 여성들
도 민망하게 그녀의 부모는 우울증을 앓거나 사고
“사내들도 못하는 일을 이 년이 한번 해볼까
로 죽었고, 그로 인해 이 여성은 영화 속 그 누구보
합니다” 최근 방영되기 시작한 JTBC의 드라마 <
다 불행하다. 비극을 온 몸으로 발화하며 남성을
마녀보감>에서 염정아가 연기하는 캐릭터 홍주
위해서 예술적 감각을 자극하는 이 여성 캐릭터는
는 이런 말을 한다. 지금껏 영화나 드라마 속 여성
음악의 열기와 별개로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
캐릭터가 얼마나 전형적으로 그려져 왔는지를 아
게 만든다. 미디어를 통해 묘사되는 여성의 이미지
는 사람이라면 순간적인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말
는 기존의 보수적인 영역에서 처참할 정도로 한 발
이다. 나 역시 대단한 호기심과 흥분으로 이 드라
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식상한 난관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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딪히고 말았다. 드라마 속 주인공에 해당되는 남
<서프러제트>의 여성들, 살아나다
성 인물이 대의를 위해 이루려는 일을 가정사로
“왜 이 영화가 이제야 만들어져야 했을까” 사라
인해 망쳐버리는 여성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유사
가브론 감독의 <서프러제트>(2015)를 두고 외국
한 사례를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작
의 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1964년 개
품에서 여성은 상투적인 방식으로 묘사된다. 가정
봉한 <메리포핀스>의 위니프레드 뱅크스 부인은
에 종속되어 소극적인 행동을 하는(조력자가 아니
‘시스터 서프러제트’라는 곡을 부르며 50년 전 여성
며, 일을 방해하고 망치는) 주체적이지 못한 여성.
참정권 운동을 암시했다. 하지만 영화 <서프러제
그만큼이나 자주 왜곡되어온 여성을 뮤즈로 다루
트>는 2010년대에 들어선 뒤에야 만들어졌다. 서
는 영화를 보면 그 답답함은 배가된다. 치명적인
프러제트Suffragette는 1860년대부터 조직적으로
아름다움으로 무한한 영감을 주는 뮤즈에 해당하
등장한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 중에서도 더
는 여성 캐릭터는 쉽게 대상화되고 어떤 서사의 영
욱 급진적으로 운동을 실천해온 ‘전투파’를 지칭한
역도 능동적으로 점하지 못한다. 최근 개봉한 80
다. 여성 참정권 운동의 최초 움직임은 중간계급
년대 레트로 음악의 향연을 보여주는 한 아일랜드
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1832년 선
음악 영화도 마찬가지다. 모델로 등장한 여성은 수
거법 개정부터 시작됐지만, 공동의 문제로 간주되
수께끼처럼 기묘한 캐릭터로 남성들에게 음악적
며 하나의 집단으로서 운동을 본격적으로 드러내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지만 그 작품 속에서 스스로
기 시작한 시기는 1860년대로 기록되어있다. 평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우연이라고 하기
집회나 서명, 청원서를 요청하는 것과 달리 때로는
유리창을 깨고, 폭탄을 설치하고 투옥과 단식 투쟁 을 불사했던 이 운동은 여성 인권운동의 역사에서
변화의 순간- 현재와 과거가, 개인과 사회가 서 로를 흔들 때
기념비적인 시기로 분류된다. 영화는 긴 운동의 역
그렇다면 과거의 역사적 상황이 어떻게 동시대의
사 중에서도 1912년과 1913년, 정부의 대응이 가장
난제를 돌파할 수 있을까. <서프러제트>가 새로운
잔혹한 시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가 국내 관객들을
의미를 획득하는 순간은, 수많은 사회운동 속에서
상당히 동요시킬 거라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100여
‘서프러제트’가 하나의 방식으로 여성 참정운동을 이
년 전의 영화 속 풍경이 국내의 어떤 상황과 견주어
어나간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킬 때이다. 당시
도 과거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
의 여성운동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양성평등의 실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력감보다는 투쟁의 씨앗
현을 추구했다. 다양한 노선이 교차하고 그들의 충
을 볼 수 있으리라 희망할 수 있는 점은 이 영화가 가
돌과 분열의 첨예한 대립은 투쟁의 영토를 확장시켰
공된 방식에 있다. 부분적으로 360도 세트를 만들어
다. <서프러제트>의 북미개봉 당시 한 매체는 영화
역동감을 더한 영화의 연출은 실제 역사적 순간들
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노예가 될 바에야 반란자가
을 대사와 같은 언어로 정돈하기보다 그들의 움직임
되겠다 I'd rather be a rebel than a slave”가 적힌 티셔
을 통해 감지하도록 만들었다. 이 움직임은 설명적
츠를 입게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문구는 에
이지 않은 방식으로 그 순간들이 관객에게 스며들도
멀린 팽크허스트가 직접 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 티
록 만들어졌다. 유사한 방식에서 <서프러제트>의
셔츠에 대한 비판들은, 초창기 이 운동의 중심이 백
가장 큰 미덕은 영화가 스펙터클로서의 폭력을 수단
인 여성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동시대의 또 다
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 중반 서프
른 갈등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게 한다.
러제트의 일원인 에밀리 데이비슨이 여성의 투표권
시대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그 변화의 결에 새겨진
을 위해 소리치며 경마장에 뛰어들었다가 말발굽 아
흔적은 시간의 각도에 따라 다른 형태를 지닌다. 팽
래 치이는 순간이 등장한다, 이 때 카메라는 잔인하
크허스트에게도 이러한 흔적을 발견한 순간이 있었
게 짓이겨진 그의 육체가 아닌 그를 바라보는 사람
다. 그녀는 1860년 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의 반란
들의 표정에 주목한다. 그의 희생이 어떤 시대적 초
사건 이후 피의자들이 맨체스터의 감옥에서 교수형
상이 되어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각인시키는 셈이다.
에 처해진 것을 언급하면서 법이 결코 정의를 실현
이러한 카메라의 움직임은 이 영화가 투쟁을 재현하
할 수 없는 무력한 체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고
려는 단순한 시각적 욕망에 연루되어 있는 것이 아
백한다. 팽크허스트는 하교길 무너진 감옥의 벽 틈
니라, 은폐된 시대의 불온함을 영화적 감각을 통해
으로 교수형의 흔적을 본 뒤, 그 시각적 충격이 그녀
체감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절제된 연출의 미덕을 보
에게 정의를 위한 여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했
여준다. <서프러제트>는 미디어의 자장에서 어떤
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자력도 활용할 수 없는 무기력한 여성의 이미지가 아
운명적인 순간을 요청했음을 알게 된다. <서프러제
닌, 실제 역사 속의 인물이 영화적 생명을 얻어 활력
트>는 개인을 둘러싼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개인의
을 찾을 수 있는 구원의 순간을 만들어 나간다.
세계를 제한하고 균열을 내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게 만드는 변화의 순간이 될 것 윤나리 nari.peace@gmail.com <서프러제트>는 6월 23일 개봉한다.
이다.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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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동 이야기
여자라서 안 된다고? 해내겠어, 바꿔놓겠어 프마 | 여는민우회 회원
‘나의 노동 이야기’에 대한 원고청탁을 받고 처음에는 무엇을 써내려 가야할 지 막막 했다. 오랜 기간 일하면서 무슨 생각을 갖고 일해 왔는지 지난 생활들을 돌아보았다. 지 난 20년간의 노동 경험 중 이슈였던 일들을 떠올려본다.
여자는 안 키운다고? 오기가 생기다 사회생활 초기에는 그저 나의 ‘성장’이 목표였던 것 같다. 토목설계라는 남초 직장에 서 여자 직원의 위치란 그저 남자 직원의 보조역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직업에서 ‘여자는 성장할 수 없다’고들 했다. ‘여자는 키워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성장을 더 꿈꾸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막 입사했을 때는 누구나 그렇듯이 그저 일하고 월급 받는 평범한 사회생활의 시작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차별적인 말들을 듣다보니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 다. 왜 여자는 안 되는 걸까? 같은 일을 하는데도 왜 여자는 인정받고 성장할 수 없는 걸까? 오기가 생겼다. 해내고 싶었다. 보란 듯이, 여자도 잘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노력했다. 내 자신을 더 강하게 무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에 매진하는 노력 끝에 남자 동기보다 먼저 승진했고 그만큼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성장하고 싶었으나, 몇 가지 불합리한 일들을 보면서 그 회사 에서는 더 이상의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새롭게 다른 곳에서 시작했다. 혼자 팀을 만들어서 거의 독학으로 정말 열심히 일만 했던 것 같다. 모르면 이전 직장 의 선배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도움을 청했다. 전화로든 두 발로 뛰어서든 술을 사주면 서든 어떻게 해서든 물어보고 배워가며 거듭거듭 성장을 이어가려 했다. 일 하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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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철야는 밥 먹듯이 했다. 아침에 출근한 그 자
은 회식 후 노래방에 갔는데 어떤 남자직원이 능글
리에서 다음날 해 뜨는 것을 보게 되는 일이 다반사
맞은 상사에게 부르스 추시라며 여자직원을 데려다
였다.
주었다. 그런 모습이 싫어서, 가만히 있으라고, 상 사의 부르스 상대는 내가 지목할 거라고 하고는, 사
여자 담당자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현장 방문
장을 지목해서 두 분이서 부르스 추라고 했다. 회식
남초 집단에서의 사회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어
때 젊은 여직원을 남자 상사 옆에 일부러 앉히는 분
느 정도 일머리를 알고 외부 회의를 참석해야 할 정
위기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했고, 여자라고 연봉이
도의 자리에 올랐을 때의 일이다. 직업이 토목설계
나 입사에서 차별당하지 않도록 했다.
이자 지반 쪽의 일이다 보니 현장 가는 일이 많은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예전의 나처럼 억울한 상
데, 그날은 터널 현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입
황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구에서 거절을 당했다. 여자가 어딜 들어오냐고 문
은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전박대를 받았다. 내가 설계 담당자이고 현장을 답
에서 여성 차별은 팽배해 있다.
사해야만 한다고 설명했으나, 한사코 안 된다는 말
다행히 나는 어릴 때부터 ‘할 말은 해야 하는’ 타
에 결국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
입이었다. 일은 확실하게 하는 대신, 부당한 상황이
다. 다음날 다른 남자 직원이 재방문을 해야 했다.
있을 때는 확실하게 말 했고 ‘쎄게’ 나갔다. 그런 내
그때는 정말 억울하고 서러웠다. 산을 뚫는 터널
경험을 바탕으로 힘들어 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
에 여자는 들어오면 안 된다는 현장 사람들의 미신
다면, 목표를 빨리 정하면 스트레스는 덜할 것이라
탓이라고 넘기고 싶었다. 그럼에도 여자여서 안 된
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고
다는 사실은, 내가 담당자임에도 거절을 받게 되는
당당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 생각과 내 의지를
일은 무척 기분 나빴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주장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커리어의
이렇게 여자라는 이유로 여러 현장과 거래처에서
목표가 생기면 많은 것들을 이겨낼 수 있고, 그래서
거절당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일은 똑같이 하는데
더 당당할 수가 있다.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나아가
왜 여자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는지, 왜 거절당
자!
해야 하는지 억울하고 화가 났다. 이런 억울함은 감 당하기 쉽지 않았다.
지금 와서 뒤를 돌아보니 정말 일만 하고 지냈던 것 같은 서글픈 생각이 든다. 다행히 지금은 편안하 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편히 할 수
차별 받는 후배들이 없도록 하겠다!
있게 되었고 일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 지금 이렇게
그래서 결심했다. 이런 대우를 반드시 이겨내고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그간 고된 생활의 산물
바꿔 놓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꼭 내가 결정권이 있 는 위치에 가서 차별 받는 여자후배들이 없도록 해 야겠다 싶었다. 꼭!!!
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이 직장에서는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차별은 없다. 음하하하!!!
지금 직장에서는 어느 정도 위치에서 여자 후배 들을 입사시키고 이끌어주고 있다. 성차별적 조직 문화가 생겨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상사가 필요하 다고 생각했고, 그런 상사가 되려고 노력했다. 한번
프마 약 20년 가량 토목설계사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는 휴식이 필요한 것 같네요.^^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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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다이어리
비록 사람이 한 개 섬이라고는 하지만 김현지(도미) | 여는 민우회 활동가
내가 무척 좋아하는 섬이 있다. ‘무척 좋아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으니 수십 번 은 가본 듯하지만, 딱 한번 가보았을 뿐이다. 섬의 이름은 '조도(鳥島)'라고 한다. 말 그 대로 ‘새섬’이라는 뜻이다. 섬은 팽목항에서 페리호를 타고 삼십분 가량이면 닿는다.
다시 조도에 갈 수 있을까 4년 전 진도 여행을 하던 날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길바닥에서 시간을 버리기가 아 까워 지도를 보는데, 근거리에 조도가 있었다. 이름부터 무척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 다. 지명들이 대개 그렇듯이 섬도 생긴 모양이나 섬에 사는 것들의 속성에 맞추어 이름 을 짓는다. 엎드려 땅을 파며 일해서 ‘굴업도(掘業島)’, 작은 사슴처럼 생겨서 ‘소록도(小 鹿島)’ 같은 식이다. 그러나 조도는 새처럼 생긴 섬이 아니다. 철새가 많이 오는 섬이라 서 조도인 것도 아니다. 조도, 새섬은 주변에 섬이 ‘새떼처럼 많아서’ 새섬이라고 했다. 선착장에 닿자마자 부랴부랴 차를 달려 조도 전망대에 도착했다. 아, 이래서 새섬이 라고 하는구나. 섬 주변에 펼쳐진 150여개의 섬들은 다도해의 풍경에 그치지 않았다. 하나하나의 섬으로 존재하는 새섬‘들’이 그곳에 있었다. 새섬, 하고 이름을 부를 때마 다 오돌도돌 섬들이 돋아났다. 새섬, 새섬, 새섬. 가만히 부를 때마다 섬들이 “나 여기 있어”라며 손짓하던 저녁나절. 짙푸른 바다와 주변의 가뭇한 섬들과 뽀얀 해무가 온통 조도였다. 나는 그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조도를 다시 만난 건 2년 뒤 지면에서였다. 관광객이 오지 않는 조도의 사정은 이른 바 ‘세월호로 인한 소비위축’의 훌륭한 예시가 되어 신문기사 여기저기를 떠돌았다. 침 몰 당시 어선을 끌고 구출하러 갔던 조도 주민들, 단원고 희생자를 추모하던 조도 고등 학교 학생들의 목소리는 점점 잊혀졌다. 순수하게 애도하지 않은 자, 모두 유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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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월호 2주기를 맞아 팽목항을 찾았다. 바다 앞에 떡과 과일이 놓여있었다. “에고, 안쓰러 워서 어떡하누.” 옆에 선 아주머니가 눈물을 찍어 냈다. 2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사람들의 탄식 이 바다를 덮었다. 아직 건져내지 못한 사람이 있는 한, 조도 앞바다를 오래 바라볼 수도 바다를 건너 조도에 갈수도 없었다.
애도의 정석을 가르치려는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가 세월호다’라고 했다. 단순히 슬픔과 절박함을 표현하는 수사가 아니었 다. 우리가 세월호라는 문장은, 우리가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몰리고 파괴당하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우리는 우리가 약함을 알아서, 서로가 맺고 있는 관계의 끈을 놓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함께 살자’는 인간사회가 성립하기 위한 기본명제다. ‘함 께’에 누가 포함되는가 하는 문제는 늘 변덕스러운 약속이긴 하지만 말이다. 2016년 5월 19일 그날 이후 여성들은 ‘우리 모두 죽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정신장애인의 탓으로, 계급갈등의 탓으로, 화장실의 탓으로 사건의 원인을 돌려도 진 실은 바뀌지 않는다. 강남에서 여성살해의 표적이 되었던 고인이 증명했고, 민우회의 필리버스터가 열리던 날 신촌 여자화장실 앞에 애인을 기다리며 서있었던 남성이 증명 했다. 여성들의 말하기를 애써 외면하고 순수하게 추모하라 윽박지르는 말잔치에, 나 는 세월호 참사를 보며 떠올렸던 구절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 다른 이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우리가 다 른 사람의 변덕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것, 이 모두는 공포와 슬픔의 이유이다. (중 략) 폭력의 순환을 저지하려는데 마음이 간다면 중요한 것은 전쟁에 대한 절규 외에 슬픔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다.(주디스버 틀러, 불확실한 삶)
내가 딛는 삶터가 흔들린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조도를 생각한다. 우뚝 선 섬 하나가 아니라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이름인 섬, 조도를. 요즘 들어 올바른 애도를 가 르치려 드는 사람들에게 조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수면위로 머리 만 내놓고 있는 자잘한 섬들이 땅에서 땅으로 이어져, 바닷물 속에서 서로의 까만 손을 꼭 쥐는 상상을 한다. 보는 자의 시선에서는 결코 보이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는 이렇게 연결되어 살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바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이었나 싶기도 하다. 고 인의 명복을 빈다. 김현지(도미 곰팡이와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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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시선
광주여성민우회가 달려온 봄 김유빈(비누) |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2016 민우 함께 짓는 밥 지난 4월 말, 정신없이 준비했던 후원행사 ‘2016 민우 함 께 짓는 밥’을 성황리에 마쳤다. 우리가 나누고자 했던 따 뜻한 밥 한 끼가 찾아와주신 분들께 얼마나 전해졌을지 모르겠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의 안정적인 공간마련과 반성폭력운동,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기금을 모으고자 하는 자리였다. 성평등한 세상과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는 한 편,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오월 광주, 역사와 여성 바야흐로 5월, 광주의 5월이 다가왔다. 금남로에서 울려 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바뀌어버린 구 전남도청, 힘차게 솟아오르는 도청 앞 분수대 를 보며 광주의 5월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고민하였다. 최근 광주전남여 성단체연합의 주관으로 회원단체들과 ‘세대를 잇는 오월소풍·오월여성제’에 참여하여 피해생존자 선생님들과 함께 5.18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금남로 일대 유적지를 돌았다. 피해생존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그분들께서 「역사의 증 인」의 역할을 우리에게 연결해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 다.”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까. 지금까지 ‘역사’를 만드는 ‘인간’은 ‘남성’이었으나 당시 방 송실에서, 상무관에서, 시장에서, 거리에서, 병원에서 ‘여성’이 주체적으로 서 있었음 을 이제 기억할 때가 된 것 같다.
여성혐오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여우 프로젝트 최근 서울 강남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을 접하며 활동가들 과 회원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사실 우리는 연초부터 3.8광주여성대회에서 “여 성혐오를 혐오한다!”라고 발언 하였고, “여성혐오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여우프로 젝트”라는 주제로 사업을 진행 중에 있었다. 또한 공용화장실에 대한 불편함에 대해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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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가들의 논의가 활발했으며 “이상한 요구? 당연한
한 이미지는 악하
요구!”라는 제목으로 「시민의 소리」에 기고하기도 하
고 무서우며 사람
였기에 본 사건이 더 크게 다가왔다. 우리가 평소 공
도 아니라는 막연
중화장실을 이용하며 ‘무섭다’라는 언급을 자주 했
한 생각이 있었다.
기 때문에 활동가들 개개인 별로 본 사건의 대상이
하지만 최근 상담
‘내’가 될 수 있다는 감정이 올라왔고 심리적 스트레
소의 업무 과부하
스를 심하게 받는 활동가까지
문제로 법원에 선고를 대신하여 법원에 선고를 들으
있었다. 우리는 본 사건을 묻
러 갔을 때 본 가해자는 나와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지마 살인사건이 아닌 명백한
평범한 사람이었다. 수강했던 첫사람 심화강의가 생
여성혐오 범죄로 보고 피해자
각나면서 아직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
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마련에
붙이자면 우리가 알아야 할 가해자는 대답도 잘하
힘썼으나 쉽게 이루어지지 않
고 사지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었다. 선고 후에 필
았다. 우리는 계속해서 여우
자가 가해자와 눈을 안 마주치려고 얼마나 노력했던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여성혐
지! 법정을 나가면서도 후회의 한숨이 아닌 짜증의
오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
한숨을 쉬던 가해자를 잊을 수 없다. 나쁜 놈의 자
다. 아무쪼록 희생당한 피해자분의 명복을 빈다.
식. 진정하고, 광주여성민우회의 또 하나의 부설기 관인 성폭력 피해자 쉼터 다솜누리에서는 피해생존
성폭력 피해에 공감하는 ‘첫사람’
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공부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는 성폭력 피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해자 상담 및 지원과 더불어 ‘첫사람’ 캠페인을 진 행하였다. 「광주광역시 북구청 봄꽃축제」, 「지구의
서로 힘내어 함께 앞으로
날 광주행사」, 「서구 풍암동 인권 문화제」 등 지역사
벌써 5월이 지나가고 있다. 겨우내 냉동창고처럼
회 각지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석해 ‘첫사람’과 관
추웠던 우리 사무실이 이제는 시원한 정도가 되었으
련된 부스를 열고 시민들과 소통했다. 특별하지 않
니 계절이 바뀐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이 글을 쓰
은 사람, ‘첫사람’에 대해 시민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
며 우리가 지금까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못했는지 생
으며, 우리가 첫사람이 되는 방법의 몇 가지 예시 중
각하게 되었다. 앞으로 ‘기꺼이 불편해지기’ ‘안전마
“음란물 SNS에 공유하지 않기!”에 가장 많은 공감
을프로젝트’ ‘성폭력전문상담원 양성과정’ ‘성폭력 피
을 해주었다. 또한 ‘첫사람’ 심화교육을 5월경 이틀
해생존자 치유회복 프로젝트 캠페인-괜찮아, 괜찮
에 걸쳐 시행했다. 가해자를 악으로 규정하면서 우
아’ 등의 여러 사업이 전개되는 만큼 서로 힘내어 앞
리가 놓치는 함정, 가해자는 악마가 아니라 평범한
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사람이며 적절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광주여성민우회에게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리
내용이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말하자면,
며 이 글을 끝마친다.
‘여성단체’에서 활동한지 이제 1년째 되는 신입활동 가로 상담업무나 법률-의료지원의 경험이 아직 없 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가 가지고 있는 가해자에 대
김유빈(비누) 지난 2월부터 광주여성민우회 사무국사무국에서 회계·총무를 맡고 있는 신입활동가 김유빈(비누)라고 합니다.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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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소식 www.womenlink.or.kr
고양파주_여성평화걷기대회사진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여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기억의 공간 마련
군포_민우아카데미
진주_첫사람캠페인
군포여성민우회 민우아카데미 - 공동체를 사유하다
고양파주민우회 사무실 앞에 ‘여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기억의
2012년부터 계속된 「민우아카데미」, 올해는 <공동체를 사유하다>
공간’을 마련했다. 추모 솟대 주위에 여성폭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라는 제목으로 아홉 개의 강의가 진행된다. 지금까지 군포민우회
발언을 쪽지나 리본에 적어 걸 수 있는 공간이다. ‘고통에 연대하
소진형 운영위원의 '정조는 어떻게 사랑받는 왕이 되었나', 성복임
는 여성주의 실천,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는 기치를 떠올리며
군포시의원의 지방자치 생생특강, 서울대 여성연구소 신상숙 부소
여성혐오에 대해 더 예민해지고 더 많이 분노하고 더 많이 실천하
장의 '섹슈얼리티와 문화'에 대한 강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김공
기로 다짐한다.
회 연구위원의 '한국경제의 저성장이야기/경제는 성장해야만 하는
생명 평화 상생의 한반도를 기원하는 2016 여성평화걷기대회 지난 5월 28일 임진각평화누리 공원에서 ‘5.24 평화와 군축을 위 한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여 열린 <전쟁 없는 한반도! 생명 평화
가’ 총 4번의 강의가 열렸다. 6월 25일에는 부경대 강사인 노혜경 시인의 ‘이상한 겨울나라, 북한’이 열릴 예정이다.
창립 기념 회원한마당
상생의 한반도를 기원하는 평화걷기>가 열렸다. 고양파주여성민우
4월 30일 군포민우회 창립 17주년을 맞아 옥상과 민우카페에서 회
회는 간사 단체로 이날의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했다. 남북화해의
원한마당이 열렸다. 옥상에서 축하떡을 커팅하고 삼겹살을 다같이
물꼬를 트고 평화협정을 간절히 기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
구워먹은 후 제기차기와 팔씨름 대회를 했다. 어두워질 때 민우카
해 이 땅에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발걸음을 계
페로 내려와 축하케잌을 앞에 두고 소원을 빌었고, 친환경수세미 를 뜨면서 즐거운 이야기로 군포민우회 생일 저녁을 보냈다.
속할 것이다.
광주여성민우회 여성혐오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여우프로젝트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완경교실 강사양성과정
여성혐오 대응 사업 「여우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5월 21일에
지난해에 이어 진행된 완경교실 강사양성과정에 지역 여성들의 참
는 광주국제교류센터 강당에서 특강 <우리사회 여성혐오, 대놓고
여와 호응이 뜨거웠다. 5월 13일부터 6월 3일까지 총 6회로 진행
이야기하는 특별한 강좌>를 마련했다.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원의
된 이번 과정은 그리다 협동조합 유경희 대표, 생애문화연구소 ‘옥
손희정 연구원과 한국여성민우회의 꼬깜 활동가의 강좌로 구성된
희살롱’ 김영옥 대표등의 강좌를 통해 완경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
이 특강은 많은 시민과 언론의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고, 운동과 먹거리 교육 등를 통해 건강한 중장년기·노년기 삶을
안전마을프로젝트 지난해 화정3동의 「안전마을프로젝트」는 여성가족부 주관 2015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성희롱예방교육 및 모니터링단 모집
아동여성안전지역연대 및 지역안전프로그램 운영 실적 평가에서 '
10인 이상의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성희롱예방교육을 하
지역안전프로그램 운영' 부문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올해 화정
반기에 실시할 예정이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에 관한 모
3동은 이웃간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주민 조직을
니터링단 ‘깨순-깨어나는 순간’을 구성하여 예방교육을 점검하고
통한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 새로 사업이 시작되는 농성1동은 화
설문작업을 진행한다.
정3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 디자인을 시행한다. 이를 위해 마 을주민들과의 간담회, 마을탐방 등이 진행 중이다.
여성안심행복마을 ‘민우연애공작소’ 비혼여성 및 청소년들의 성적자기결정권을 확대하고 성평등 감수 성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 10회와 특강 8회 등을 연중 진행한다. 다 른 방식의 연애를 상상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후 동아리 를 구성하여 여성학공부를 지속하고 성평등문화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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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서여성민우회 생쓰레기퇴비화사업 2013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생쓰레기퇴비화 사업은 음식물쓰레기 를 지역의 퇴비로 전량사용하는 민관협치사업이다. 올해에는 5월 1일부터 양천구 11개 아파트 1천여 세대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주 말농장에 퇴비장 시설을 보완 중이다.
청소년 밥상 사업
나 참여할 수 있는 3회의 열린 강좌와 그에 이은 강사단 활동 지 원자 대상의 9회 강좌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김 홍미리 선생님과 하랑 성평등교육연구소장 강선미 선생님의 강의 로 진행된 열린 강좌는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2회부터 는 인천 풀뿌리여성센터로 장소를 옮겨 진행되었다.
진주여성민우회 공주로 떠나는 한국사 기행
부모님들의 늦은 귀가로 자녀들의 저녁 식사가 너무 늦어진다는
5월 14일 백제의 수도 공주로 한국사 기행을 다녀왔다. 공주 송산
어려움이 아동센터 운영위를 통해 들어왔다. 청소년 밥상 준비팀
리 고분군에서 국립공주박물관과 공산성, 석장리 구석기 박물관,
을 꾸려 주방시설을 갖추고 밥상을 나눌 청소년을 모집하였다. 5
우금치 전적 기념비까지 유적지 일대를 돌아보았다. 이후 여행 참
월1일부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식사를 나누고 있다.
가자들을 주축으로 역사 소모임이 만들어졌다.
반성폭력 평화인권교육활동가 양성과정 “차별과 폭력, 혐오에 저항하는 첫사람” 이라는 이름으로 <반성폭
성 주류화 제도·정책 아카데미 기초과정 & 성별영향 분석평 가 모니터링
력 평화인권교육활동가 양성과정>이 5월 18일부터 6월 24일까지
5월 3일, 10일, 25일 <성 주류화 제도·정책 아카데미 - 기초과정>
매주 2회 총12강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한국여성민우회 김민문정
을 진행하고 성별영향 분석평가 모니터링 실습 모임을 가졌다. 성
대표, 인권교육센터 ‘들’의 한낱과 배경내 활동가 등의 강의로 구성
주류화 제도와 성인지 감수성, 지방행정과 여성정책의 이해 등 이
된 강좌다. 양성과정 수료 후 2016년 하반기부터 지역 내 초중고
론과 실제를 겸한 과정이다. 실습과 함께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진
교, 아동센터 등에 출강을 연계한다.
원주여성민우회 찾아가는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 교육 올해는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 교육> 2년차로 작년보다 더 많은 청소년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5월부터 7월까지 총 55회기 교육을 관내 중학교 및 지역아동센터, 고교청소년 연합동아리 ‘동동주’ 청 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찾아가는 전래놀이 & 놀이 한마당 놀이소모임 ‘어깨동무’에서 4월부터 7월까지 원주교육청 지원사
주시 성별영향 분석평가서와 성인지 예산서의 연계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에 공감하는 첫사람’ 캠페인 5월 31일 경상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성폭력 피해에 공감하는 첫사람’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일상 속 성차별적인 문화가 성폭력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림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한 캠페인으로, 학생들의 참여와 공감도가 높았다.
춘천여성민우회 재.위.따. (재미있는.위험한.따듯한.) 세미나
업인 ‘찾아가는 전래놀이’를 시 외곽 초등학교 중심으로 진행하고
4월부터 9월까지 총 6번의 세미나가 준비되어 있다. 지금까지 노
있다. 5월 21일에는 강원교육청 청소년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으로
혜경 시인의 ‘여성,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 대안교육 전
<얘들아 감영에서 놀자>라는 놀이한마당을 조선시대 관아 건물인
문가 이수광 선생님의 ‘자녀교육의 길을 묻다; 무(舞)관심이 답이
강원 감영에서 개최하여 호응을 얻었다.
다’가 열렸다. 6월 23일에는 평화교육프로젝트 ‘모모’ 문아영 대표
첫사람 대중교육 4월 26일 민우교육장에서 <가해자를 ‘악’으로 규정하며 놓치는 것
의 ‘잔잔하지 않은 평화와 더불어 살기’, 7월 28일에는 노워리상담 넷 윤다옥 소장의 ‘사춘기 자녀와 함께 한다는 것’, 8월 18일에는
들: 일상 폭력 직면하기>라는 주제로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김홍미
출판평론상을 받은 강창래 작가의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리 선생님의 강의를 진행했다.
진실’, 9월 22일에는 한국-베트남 시민연대의 황점순 선생님의 강
인천여성민우회 수다품바 - 수다를 품은 바느질이 만드는 따뜻한 이야기
의가 진행된다.
2016년 민우여행 <문경새재> 4월 14일 회원들과 문경새재로 민우여행을 진행하였다. 신입회원
2016 평생학습 우수 선정 프로그램인 <수다품바>가 4월부터 11월
들도 함께 참여하여 민우회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졌
까지 매달 두 번 진행되고 있다. ‘수다를 품은 바느질이 만드는 따
다. 회원들과 소통을 하며 자연 속에 일상을 잊고 지친 심신을 치
뜻한 세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수다품바는, 회원 뿐 아니라
유 받는 좋은 시간이었다.
인천 지역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하반기부터 만 든 작품은 인천의 지역아동센터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부한다.
성인지아카데미 강사양성 교육 5월 1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성인지 강사양성교육>은, 시민 누구
2016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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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알림
[
한국여성민우회 결산보고서 (2016년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
(단위: 원)
Ⅰ. 수입내역
금액
회비수입
110,927,232
후원금
52,517,254
노동상담사업
11,134,000
사업수입
8,000,760
기타수입
224,576
수입합계
182,803,822
Ⅱ. 지출내역
금액
인건비
117,907,500
복리후생비
532,360
사무용품비
262,000
사무행정잡비
1,656,020
사회보험금비
10,330,200
소모품비
372,030
나루운영비
936,514
연대활동비
743,600
제세공과금
529,180
지급수수료
1,654,010
지급이자
2,179,943
통신비
1,191,031
회의비
965,571
정보홍보사업비
1,056,820
조직활동비
7,197,389
교육사업비
2,230,470
정책연구교육사업
5,389,510
재정사업비
2,704,760
지출합계
157,838,908
Ⅲ. 당기수지차
24,964,914
<2016 성평등한 세상을 여는 희망나눔 바자회>
후원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권혜란 기지영 김꽃비 김다빈 김미애 김보연 김상순 김선용 김세옥 김은미 김자경 김진희 김하나 꼬깜 나무 낭미 너굴 노새 노이 눈사람 다정 둘씨 따우 로이 모영란 박미소 박봉정숙 박사준 박인영 박혜진 박희정 부추 손민원 승아 승아 신지현 신진호 신혜윤 심완선 써니 씽씽이 아이쿠나 엘라 여경 오성희 유은 유인선 유지희 윤소 윤정주 이나 이상민 정다은 이세나 이소희(사랑) 이승휘 이은혜 이혜* 이지윤 임선정 임연재 자두 정경화 정은주 제이 제이미 조고은 조한별 주설령 지윤 채영란 최윤정 최은정 최은지 최은진 최준식 최지아 클로이 프마 한지원 햇살 혜영 호요 홍지은 황신영 까치의료기 네코향기 땅차커피 모다 몽드드 미도화장품 리리 리크린 오르그닷 이솔화장품 와이드블랭크프로젝트 YES24 GS SHOP 팀버라인 플레져랩
바자회에 와주신 분들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바자회 잘 치루어 올 한해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얻었어요. 성평등한 세상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민우회는 계속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알림 <함께가는 여성> 지면은 회원들에게 활짝 열려있습니다! [문화산책], [나의 노동이야기] 등의 꼭지에서 회원님의 글 솜씨를 마음껏 발휘해 보세요! 기고문의 02-737-5763/ minwoopr@womenlink.or.kr
신입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강성윤 강은주 강지혜 강혜리 강호민 곽명철 구현정 국민희 국지혜 권민정 권선영 권율 권주영 기선영 길보라 김귀식 김근이 김나현 김미라 김민경 김민선 김민주 김성하 김세옥 김소희 김솔지 김송 김수원 김수지 김수진 김신정 김영신 김예나 김예슬 김우현 김은실 김은정 김은지 김은하 김은혜 김재민 김지연 김지연 김지영 김지원 김지은 김태연 김태원 김태호 김하람 김혜란 김혜상 김혜신 김혜진 김혜진 나지수 남명화 노소연 노치원 노혜진 류지영 류혜인 문연지 박남희 박소영 박슬기 박슬기 박여은 박예지 박유형 박윤하 박인경 박지수 박지혜 박찬규 박태영 방지선 배다혜 배신광 백수린 백주원 백지영 변양아 변지영 변지은 서미란 서지민 서혜선 성지현 손영옥 송성규 송수정 송아름 신동은 신예은 신현주 안강숙 안보영 안소정 안수현 안창화 안효철 양정민 엄세진 엄윤채 오우리 오인하 우아영 원사임 위영은 유영필 유재선 유제민 유지혜 유지희 유현승 윤세연 윤주희 윤해림 이건주 이경미 이경민 이계은 이다혜 이동구 이두영 이래은 이리화 이서영 이선민 이선용 이세림 이수진 이승화 이연미 이영주 이예정 이예지 이요한 이유선 이은빛 이은주 이은주 이장훈 이정연 이정은 이정현 이지영 이창아 이혜진 임다은 임선애 임은별 임주영 임지선 임해림 장소령 장수경 전수빈 전은선 전이림 전일순 정가영 정규현 정민영 정성문 정성원 정승원 정우경 정윤경 정재민 정지원 정진명 정현수 제한재 조고은 조미숙 조윤이 조은나라 조희령 주영은 지하연 진명화 채희주 최나은 최나현 최다은 최민서 최상율 최소영 최슬기 최승환 최연두 최은지 최은진 최은진 최주연 최지수 최지연 최혜진 편하경 하지은 하현정 한용철 한지우 한지윤 한지희 허남경 홍성주 홍슬기 홍애자 홍주연 홍주은 홍혜은 황금비 황성혜 황소정 황소희 황유경 황지원 황효진
평생회원이 되어주신 회원님 감사합니다! 강경희 이임혜경 전은미
회비 인상으로 함께 해주신 회원님 감사합니다! 강민경 김민주 김영진 김윤주 김진희 노정태 문현주 박현화 성지현 신필규 원순재 이경순 이윤소 이은숙 이재은 이지영 이지원 이찬희 임현주 장윤선 장윤정 전길수 정원경 정진희 정하경주 정희경 지은정 최은미 최은지 최혜진 홍연지
2015년 12월 12일부터 2016년 6월 14일까지 집계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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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여성민우회 창립 29주년 후원의 밤 올해도 민우회는 한해 활동의 밑거름이 될 살림 마련을 위해 후원의 밤을 엽니다 고마운 분들을 모시고 사소한 성찰이 바꾸는 세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사소한 성찰이 바꾸는 세상의 시작은 다름아닌 더 많은 이들의 공감과 연대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민우회가 만들어 갈 약자들의 힘센 연대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홍대정문
푸른소반 당인리사거리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48 로하스타워 B1 (02-325-0700) 광흥창
상수역(6호선) 2번출구
2016년 7월 12일(화) 저녁 7시•푸른소반(상수역2번출구) 문의 : 한국여성민우회 02.737.5763 www.womenlin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