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2011. 5∙6 www.womenlin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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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육아휴직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산정, 제발 법대로 하자! �단단한 일상 속 호박 넝쿨 같은 회원 인터뷰 � ‘지하철 2호선’혹은‘project line2’ 기획 버지니아울프, 70주기를 추모하며 2011년“자기만의 방”
표지이야기
“모람 마음 들리니?” 각종‘만들기’ 시간으로 재편된 소모임 <작심삼일>의 회원들이 2회의 모임에 걸쳐 사랑과 수전증을 친구삼아 만든 클레이아트 작품입니다. 세여소가 제안하는 분홍색 소설책, 설로우고고의 친구 장구, 카메라로 상징되는 요망스런 요망단, 코드명 치명적! 명치의 기타사랑, 민우회의 든든한 빽! 다소, 놀고먹자 마인드 작심삼일, 그리고 비정기적이고 유동적 멤바로 구성된 숙취조장 곱창모임까지! 7월에는 새로운 모임도 생긴다 하니, 기대만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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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5�6 02 민우ing
�육아휴직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산정, 제발 법대로 하자! �단단한 일상 속 호박 넝쿨 같은 회원 인터뷰 � ‘지하철 2호선’혹은‘project lin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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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스케치
12 민우칼럼 창
�2011 여성회의에 다녀와서
14 人터뷰
�다큐멘터리 감독 [기:잉]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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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여성운동, 너와 나의 만남으로 새로운 시작을!
생생한 시각
�인터넷신문/포털사이트의 부적절한 광고에 대한 불편한 시선 23 기획
�버지니아울프, 70주기를 추모하며, 2011년“자기만의 방” �우리는 매일 아침 능�에서 눈을 뜬다 �내 방 이야기 들어볼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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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간 짚더미와 라디오 33 독자인터뷰 n문n답 / 이 아이는 누구일까요?^^ 34 문화산책
�그 시절, 일일 드라마에는‘가족’ 이 있었다.
36 모람풍경
�모람 VS 모람 ; 설고 VS 명치
38 마포나루에서
�나는 요즘 �에 꽂혀 있다!
40 나의 삶 나의 이야기 �슛돌이의 도시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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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생협이야기
�10대 성장기 아이에게 꼭! 필요해요
44 9개의 시선
�육아에서 길을 잃다
46 지부소식 48 민우알림
� ‘함께가는 여성’ 의 필자명은 실명과 필명을 함께 씁니다. (단, 필명만 있는 것은 필자의 요청에 의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발행처 한국여성민우회 발행인 김인숙 박봉정숙 편집인 주현정 발행일 2011년 5월 31일 통권 203호 편집위원 故김가영 김민균 김희영 노재윤 배범호 이인화 임정우 조성아 디자인 일탈기획 031-771-8447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전화 02-737-5763 전송 02-736-5766 이메일 minwoo@womenlink.or.kr
민우ing
육아휴직 끝내고 돌아오니 연차유급휴가가 없다고요? Oh~No!
육아휴직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산정, 제발 법대로 하자! 이소희(바람)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5월의 시작, 어린이날과 주말 그리고 석가탄신일 등 빨간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그녀의 응답, 열정적인
날의 적절한 집합으로 연차휴가를 잘 활용하면 연속 6일을
그녀답다.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쉼에 대해 이미지로 말하였
쉴 수 있는 징검다리 연휴를 얼마 전 맞이하였다. 난 징검
다.“옥상, 커피, 하늘, 담배.”그리고 또 어떤 이는“내게
다리 연휴 동안 9일 날 연차휴가를 내고 하루는 바다에 다
쉼은 제 정신을 찾는 시간.” 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녀오고, 하루는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근심걱정 없이 잠도
이는“다른 일, 다른 것.” 이라고 말했다. 간단한 설문 내용
푹 잤다. 그렇게 쉬고 오니 생의 에너지가 가득 충전된 느
을 일반화 할 수 없지만‘쉼, 휴식’ 이라는 것은 지친 삶을
낌이 들었다.
위로하고 마음의 안정을 전해주기도 하고, 내가 잘 살아가 고 있는지 점검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새로운 것,
끊임없이 일하는,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쉼’ 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른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처럼 끊 임없이 일하고, 활동하는 사람에게‘쉼’ 은 반드시 필요한
문득 사람들에게‘쉼’ 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
것이다.
다. 민우회 활동가들에게 간단 설문을 해보았다.“쉼은 어
이런 의미와 맞닿아 근로기준법 제4장 근로시간과 휴식이
떤 의미야?”어떤 이는 마음의 안정이라고 말했고, 어떤 이
라는 장에서는 노동자의 연차유급휴가에 대해 명시하고
는 모순적인 것이라고 했다.“왜 모순적인 것이야?” “음-
있고, 1년 동안 8할 이상 출근한 노동자는 15일의 연차유급
쉬고 있으면 마음이 편한데 그러다 보면 내가 막 놀고 있는
휴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제60조) 법에서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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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노동을 위해‘이것만은 꼭 지켜야한다는 최소 규
육아휴직을 다녀 온 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산정은 무엇을 근거로?
정’ 인 것이다. 그런데 이조차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여
육아휴직자의 연차유급휴가 산정을 민우씨의 사례를 기반
기 있다.
으로 한 번 따져보도록 하자. 육아휴직기간은 적법한 쟁의
시하고 있는‘쉼’연차유급휴가, 이 15일은 노동자의 지속
행위 기간과 마찬가지로‘노동을 제공해야하는 의무가 정
육아휴직 끝내고 돌아오니 연차유급휴가가 없다고요?
지되는 기간’ 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육아휴직기간을 제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에서는 한 해 동안 받은
했다면 민우씨에겐 15일의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한다. 그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여성노동자의 삶이 어떻게 구성되
런데 노동부는 여기에 행정해석을 덧붙여 휴직을 하지 않
고, 어떤 사안에 집중해야 할지 일 년에 한 번씩 상담경향
은 다른 노동자들의 근로일수에 대한 민우씨의 근로일수
을 분석한다. 2010년 우리가 주목했던 사례 중 하나는 육
를 비교하여, 비율적으로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아휴직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산정에 관한 것이었다. 육
육아휴직 기간을 제외한 민우씨의 근로일 수는 1월부터 4
아휴직이 끝나고 돌아온 노동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월까지 4개월이고 다른 노동자들의 전체 근로일수(12개월)
이유로 현저히 적은 연차유급휴가를 지급받거나 휴가를
의 1/3만 일했기 때문에 연차유급휴가도 15일의 1/3인 5일
하나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히 있었다. 이런 현상에 주
만 발생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외한 1월부터 4월까지 민우씨가 결근 없이 8할 이상 출근
목하여 4월 한 달 동안 고용평등상담실에서는‘육아휴직 끝내고 돌아오니 연차휴가가 없다고요?’ 라는 제목으로 임 신, 출산, 양육을 이유로 직장에서 겪는 부당한 처우에 관 한 상담을 집중적으로 하였다. 집중상담 기간 중 임신, 출 산, 양육을 이유로 한 고용 차별에 관한 상담은 전체상담 중 38%였고 육아휴직자의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상담은 6%를 차지하였다.
작년 5월부터 12월까지 육아휴직을 하고 올해 복귀를 했는 데 회사에서 저의 연차휴가는 5일이라고 하네요. 그전에는 15일을 받았거든요. 기존에 받았던 휴가보다 절반이나 줄 었지만 아예 없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 로는 아이가 아직 어려 병원갈 일, 휴가 쓸 일이 많이 생길 텐데, 나도 좀 쉬고 그래야 될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 솔직 히 5일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1년 4월 21일 민우씨의 상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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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산정, 법대로 하자!1) 근로기준법은‘1년 간 8할 이상 출근’ 하면‘15일 의 유급휴가’ 가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노동부에서는 법률상의 권리 발생 요건이 갖춰졌 을 때 그대로 권리를 발생하게끔 하는 것이 아니 라 행정해석으로 제한규정을 두어 육아휴직자의 연차유급휴가가 현저히 적거나 아예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권리발생 요건이 갖춰졌을 때 발생 하는 권리를 제한하려면 분명 제한규정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근로기준법에는 별도의 제한규정이 없다. 설
마지막으로 육아휴직과 달리 산전후휴가기간은 출근한 기
사 별도의 제한규정을 만들고자 한다 해도 이는 국민의 힘
간으로 간주하고 있어 연차유급휴가 산정 시에 그 어떠한
으로 구성된 입법부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지 행정부(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육아휴직은 직장과
동부)의 역할은 아닌 것이다. 즉 육아휴직자가 육아휴직기
가정의 양립을 도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된 제도임
간을 제외한 기간 동안 8할 이상 출근하여 법률상 요건을
에도 불구하고,‘육아휴직을 다녀왔다’ 라는 이유로 휴직자
충족하였다면 그 누구도 발생한 권리를 추가적으로 제한
들이 돌아와 연차유급휴가 부여에 있어 부당함을 겪고 있
할 수 없는 것이다. 노동부의 행정 해석은 단지 법을 해석
으니 이것은 노동부 행정해석이 모순적이라는 것을 여실
하는데 그쳐야 하는 것이지 결코 법을 창설하는 행위가 되
히 증명하는 것이다.
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동부는 일개 행정해석을 앞세워 육아휴
오랜 시간 관례로 굳어져 요지부동의 행정해석으로 자리
직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행하고 있다. 또한 2006년 서
잡고 있더라도 이것이 잘못된 행정해석이고, 이로 인해 누
울중앙지법에서는 육아휴직기간과 똑같이‘노동을 제공해
군가가 부당함을 겪고 있다면 이러한 행정해석은 반드시
야하는 의무가 정지되는 기간’ 인 적법한 쟁위행위 기간에
정정되어야 마땅하다. 이에 우리는 지난 집중상담 기간동
대한 연차유급휴가 비율적용이 부당한 행정해석이며, 법
안 들어온 생생한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당
대로 온전한 유급휴가를 노동자에게 부여하라는 판결을
당하게 외친다.“노동부, 제발 법대로 해라! 아니 법은 최소
낸 바가 있다.2)
한의 약속이니 그 보다 나은 태도를 보여라! 제~발!”
이소희(바람) ● 상황을 넓게 바라보고 예리한 판단을 하며, 주1) 매일노동뉴스 [노동사건 따라잡기-판례리뷰] 노동부, 최소한 판례대로만이 라도 하자 연차유급휴가 산정 시 근로일수 비율에 따른 비례공제는 위법하 다.(박성우, 2010.818) 주2) 서울중앙지법 2006.9.28 선고, 2006나658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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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실천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기입장을 가져야 할 텐데. 그런데 난 워낙에 무념무상의 인간형이라, '허.허.허' 난감한 순간이 항상 닥친다. 생각하며 살자.
민우ing
단박인터뷰를 앞두고서! 김인숙(멍군) ●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단단한 일상 속 호박 넝쿨 같은 회원
인터뷰
드디어 광주를 끝으로 지부 간담회가 끝났다. 고양에서 시
있는가 하면, 회원성장 프로그램이 부족한 문제, 온전히 아
작해 광주까지. 보름상간의 시간에 지역 운영위원들이 총
이양육에 몰빵하게 하는 여성현실을 분노하다보니 민우회
출동하고 본부 지역팀과 두 대표가 함께하는 간담회를 진
가 지역 내에서 이런 문제의 해답을 찾는 여성단체 본연의
행했다. 마지막으로 광주를 갔던 날은 새벽 4시 반에 일어
모습이길 기대하게 되더라는 운영위원도 보게 된다. 지역
나 준비시작, 집에 돌아오니 새벽 12시 15분. 바쁜 일정을
의 주요 활동층이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지적이 있자, 예전
소화하고 나니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에는 30대가 아동양육문제로 직장과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지역에 머무는 주 활동층이었다면, 만혼으로 이
우리는 어쩜 이렇게 다양한지
것이 40대로 옮겨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참 타당한 지적
민우회로 묶여있지만 각 지역민우회들마다 색채와 에너지
도 있었다. 우리가 어느새 보수화된 것은 아닌지, 새로운
가 형형색색 천차만별이다. 왁자지껄 수다판인 듯도 하고
생각과 새로운 그룹에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
흉보는 듯도 하지만 서로에 대한 진한 애정이 느껴지는 이
하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보수화된 것인가라는 지적들
상한 반어법의 소유자들, 진주. 감동으로 눈물이 울컥하게
까지.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들을, 회원을 만나는 것은
만드는 스토리텔링에 능란한 잔잔한 감성 소유자들, 동북.
그들의 삶과 그 삶 속에서 얻게 된 지혜를 만나게 되는 일
운동체로서의 자기 역할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게 다가오
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내게 깨달음과 성찰의 시간을 의
는 고양. 고요히 멈춘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효율적 움직임
미하는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을 기획하고 있는 군포 등. 우린 어쩜 이렇게도 다양한지. 참 재미지다는 말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우리 지부들은 지역 주민과 밀착된 생활운동을 펼
진솔한 대화 속에서 지역들마다 고민의 편린들이 드러난
치는 것과 동시에 지역정치에 대응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다. 유식한 여성들만의 모임으로 보여 문턱이 높다는 오래
지역자치 역할을 모두 잘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고민해
된 이미지가 아직도 우리를 옥죄고 있는 현실에 대한 토로,
왔다. 그런 가운데 최근 몇 년 간 풀뿌리 여성운동에 대한
내부 활동에만 치중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의식이
관심과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것이 성차별, 성평등 2011. 5∙6 5
민우ing
의 문제와 어떻게 엮일 수 있는지가 고민이고, 또 한편으로
성조건의 열악함을 넘어서는 여성현실에 대한 구체적 질
는 지역에서 젠더 관점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급진적 운동
문들이 필요한 순간이다.
으로 보이는 것 아닐까 걱정이 있기도 하다. 이렇게 지역의 이슈를 여성주의로 보고 풀어내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한
지역의 삶에 대한 질문
편으론 재정 및 중간 활동가의 약화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
여느 해와 다르게 올 상반기에 발 빠르게 움직여 각 지부와
무로 보이기도 한다.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정말 우리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 고 우린 무엇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것인가?” ,“우린 우
사실 이런 문제는 우리 내부만의 문제라기보다 한국여성
리의 힘과 한계를 무엇이라 규정하고 있는 것인가?” 에대
들의 현실이 많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을 둘러싼 주
해 가볍지만 진솔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었고, 그 속에서 여
변 환경이 변하고 그에 따라 생각과 욕구와 꿈과 희망이 변
성현실의 변화와 그 변화를 극복할 힘을 찾을 수 있다는 확
했음이 분명하다. 지금이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인 것은 감
신과 당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기도 하다. 사라진 여성운
지하지만 누구와, 어떻게 호흡하며 어떤 변화를 만들 것인
동을 찾아오는 방법으로‘단(단한 일상 속, 호)박(넝쿨 같은
지를 찾아내는 문제는 만만치 않음을 직감한다. 여성운동
회원) 인터뷰’ 라는 제목으로 지부, 본부를 망라해 전면적
계 전체에서도 여기저기서 운동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인 회원 심층인터뷰에 들어가려 하는 이유이다. 질문은 개
“여성운동의 이슈가 사라지고 없는 것이 아니냐?” ,“뭐 하
인 삶의 변화를 묻는다. 여성으로서의 삶을 묻는다. 그리고
는지 모르겠다.”등 여성운동의 분발을 촉구하는 목소리들
지역의 삶에 대한 질문들이다. 지역이란 지부회원만을 의
도 들린다. 하지만 어떤 운동의 변화를 얘기하는 것인지 그
미하지 않는다. 일터가 어디이던, 지역에 사는 지역여성으
구체적 내용은 아직 말하지 않는다. 각종 통계로 보이는 여
로서의 정체성이 있건 없건 간에 내가 머물고 있는 나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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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워진다. 어쨌든 내가 이렇게 고백할 수 있는 것은 내 이 웃도 서민으로 이 시절을 살아내는 일이 힘든 일인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강력한 운동을 만든다는 강박보다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것을 우선한다면 조직적 힘으로 엮어 지고, 힘이 모이고, 그러면 운동은 저절로 만들어지리라는 확신을 가져야 이 일은 시작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회원 조사는 우리 운영위원과 핵심활동가들이 직 접 나선다. 우리가 지역간담회를 통해 운영위원 한 분 한 분의 진솔한 이야기로 감동했듯이, 운영위원과 핵심활동 가들이 직접 회원을 만나며 개인 삶 하나하나를 만나는 감 동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서로의 존재로 위안이 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운동과제, 새로운 동력을 발견하려는 결심 으로 나선다. 참 쉽지 않은 노정이 되겠지만 의욕은 넘쳐 금자리 주변 환경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개인 삶에의 영향,
보인다. 예견되는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우선은 인터뷰로
여성의 삶에의 영향과 변화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우리 여
만난 결과를 정리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일을 어찌 다 할 수
성들이 가지는 다양한 삶의 변화된 지점, 지점을 읽어내는
있을지 막막해진다. 20-30명의 심층인터뷰를 진행하고
일들 속에서 우리의 고민에 대한 해답이 나와 줄 것을 확신
그것을 해석하는 일을 1년 사업으로 진행하던 여느 연구조
하기 때문이다.
사사업의 경험으로 보면 참 엄청난 수의 결과물을 정리하 는 일은 막막하다. 이럴 때 또 드는 생각, 우린 비빌 언덕들
위안이 되는 운동을 위해
이 많다. 우선은 지역의 운영위원과 활동가들을 믿고 진행
또 그것을 파악하는 과정도 중요하리라. 과정 속에서 우리
한다. 거기에 든든한 지역여성정책위원회 위원들(이숙진,
회원 하나하나가 자기문제를 내놓고 자신이 공동해결의 주
박기남, 하승수, 김정민)이 발심을 해 주셨으니 진행하는
체라는 인식과 힘을 가지게 되는 경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
것에 용기를 내게 된다.
하리라. 그것이 민우회다운 운동을 만드는 방식이다. 설문
중간 중간 어려움이 없겠냐만 여러 힘들이 보태지는 것을
의 결과로 새롭게 여성이슈를 제기하고 여성운동에 드라이
보면 지금 이 시점에 이 사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증
브를 거는 것과 동시에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작업 속에서
거! 이젠 각자 한사람, 한사람을 정말 열린 마음으로 자-알
여성민우회가 여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위안이 되는 조직
만나는 것이 남았다.
이라는 것을 회원들로부터 확인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 그런 조직이면 좋겠다. 고백하자면 현실을 산다는 것이 나는 힘들고 각박하다. 연일 우리가 다루어야 하는 운동사 안들이 각박한 한국사회를 말해준다. 고민의 무게가 점점
김인숙(멍군) ● “(……)하기사 내게도 지난 50이란 세월 속에서 내가 항상 절치부심한 것은 증폭을 감소시키는 일, 즉 나를 인정하려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 민우회 블로그 <대표적으로>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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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ing
‘지하철 2호선’혹은 ‘project line2’ 정슬아(여경鏡)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성형OTL사업을 준비하며, 세 번의 집담회를 가졌다. 다이어트와 외모 가꾸기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과 실 제 자신의 모습에서 갈등하는 여성주의자, 취업을 앞두고 스펙 쌓기의 일환으로 신뢰감이 드는 또렷한 인상을 갖기 위해 성형을 고민하는 여학생, 일하는 공간에서 외모 가꾸기를 강요당하거나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레 몸 관리를 위해 애쓰고 있는 직장여성 들. 저마다의 다르면서도 같은 이유들로 성형을 비롯한 몸 관리를 향한 끝없는 고뇌를 경험하고 있던 이들은 성형(몸 관리)여부를 넘어 다양한 아름다움을 찾는 것, 쏟아지고 있는 성형에 대한 정보의 접근, 한국사회의 성형 산업의 구조에 대한 이야기하길 원했다.
요즘, 한국의 성형산업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외국인이 2009년 6만 명에서 2010년엔 대폭 증가해 20만 명을 기록했단다. 이에 발맞춰 한국의 성형외과에서는 특정국가와 결연 을 맺기도 하고, 리무진 택시를 준비하며, 전문 통역사 를 둔다. 또한, 해외환자들은 병원이 제공한 게스트 하 우스에서 묵으며, 여행가이드의 안내를 받기도 한다. 성형과 관광을 한 번의 방문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 점이 있다고 내세운다. 뛰어난 한국성형의술에 찬사 를 보내며 언론은 이를 부추기고 있다. 8
미용성형을 목적으로 방문을 하는 관광객유치를 위해 국
료법에 저촉되는 행위다. 많은 논란을 일으킨 성형외과 홍
가와 의사들이 움직일 줄은 몰랐다. 이러한 생각은 지난 4
보방법은 할인쿠폰뿐만 아니라 환자의 동의 없이 수술전
월에 있던 (가)한국성형관광협회 발기인대회1) 기사를 접하
후사진을 홍보에 사용해 문제가 되기도 하며, 개인운영 성
며, 씁쓸함을 더했다.“중간에 에이전시들이 마진에 따라
형정보 사이트인 줄 알았던 곳이 병원에서 개설한 브로커
서 제대로 되지 않은 병원에 환자를 소개해주는 사례가 있
들의 홍보의 전당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어 이것들을 제지할 것이고 불만이 생겼을 경우 공동으로 대처해 주는 기구의 역할도 할 것입니다.” 라고 포부를 밝
과다한 경쟁 속에서 성형외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병원
힌 발기인들은 강남지역 성형외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을 홍보한다. 이중에 또 하나의 방법이 옥외 광고물이다.
동안 관광 에이전시에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의 해외환자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는 것에서 제외되어 있기
유치 시장의 모순을 개선해 당사자인 의사들이 해외환자
도 한 각종 홍보물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시장의 주도권을 확
성형전후사진의 과도한 이미지 수정은 집중단속을 통해
보하겠다는 것. 물론, 무리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소개업자
문제가 됐고, 이제는 실사가 아닌 세련된 이미지와 카피들
들의 횡포를 막고, 수술 후 생기게 될 문제점을 직접 나서
을 담는 등 마케팅도 변화하고 있다.
서 해결하려는 의지는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성형수술이 더 이상 환자의 건강
우리는 지하철 2호선을 탔다.
이 아닌 수입을 위한 수술이 되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드
그렇게 성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광고에 관심을 두게
러낸다고 할 수 있다.
되었다. 강남구에만 1,000개가 넘는 성형외과가 밀집되어 있다는 기사를 보고는 지하철 2호선에 있는 광고들을 찾아
해외환자 유치뿐이랴. 국내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리무
보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다. 홍대, 신촌, 강남역 등 2
진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마찬가지이고, 각종 이벤트를 걸
호선에 성형광고가 많을 것 같다는 거친 생각에 근거한 움
어 성형수술비를 지원하고 병원 광고를 위한 모델로 삼기
직임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지하철 2호선을 탔고, 우리들
도 하며, 공동구매를 통해 반값할인 서비스를 하는 소셜커
의 이름도‘성형OTL_지하철 2호선’ 이 되었다. 7명의 실천
머스에서 성형수술비용 할인쿠폰이 버젓이 팔려나가고 있
단이 구역을 나누고 성형광고 찾기에 돌입했다.
다.“라식 수술 70% 할인!” “쌍꺼풀 수술 64% 할인!”이라 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병원 시술쿠폰은 광고비를 아껴
명확하게‘성형외과’ 광고는 차라리 쉬웠지만 치과에서 하
시술비를 깎아주는 것인 만큼 의료서비스 질에도 문제가
는‘치아성형’피부과에서 하는‘보톡스와 필러’시술 등
없다고 얘기된다. 하지만 이 같은 의료 쿠폰 판매행위는 의
은 어떻게 봐야하는 걸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전체 광고개
주1) 이번 창립 발기인대회에는 성형외과 전문의 40여명이 참가했으며 성형관광협회의 출범은 오는 6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2011. 5∙6 9
민우ing
선 역사의 광고물 부착가능 장소의 개수자 료를 받게 되었지만 말이다.
단 두 개의 역에서 150개 정도의 성형광고를 만났다. 실천단 사이에서 성형광고 포인트 지점이라 예상되던 교대~구의까지에서 찾아진 광고 물 속 병원의 위치가 3호선 압구정역과 신 사역이기에 그곳으로 향했다. 전철에서 내 리자마자 스크린도어에 떡하니 성형외과 광 고가 있다. 출구로 향하니 계단 하나 올라갈 때마다 두세 개의 광고판이, 하나의 출구에 수 대비 성형개수를 파악하기 위해 광고판을 세다가 비어
20여개의 성형광고판이 있었다. 단 두 개의 역에서 150개
있는 곳, 지하철 공사나 정부부처에서 하는 캠페인성 광고
정도의 성형광고를 만났다.
물은 어찌하면 좋겠냐는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광고물 의 크기와 종류는 또 얼마나 다양한지. 잔잔한 내용의 시를
아름다움의 날개를 날고, 성형외과 의사 당신의 이름을 광
담고 있는 작은 액자 밑에 있는 레스토랑의 광고는 고개를
고할 수밖에 없다는, 가슴골이 부각되는 포즈를 취한 여성,
갸웃하게 했고, 광고물이 없는 줄 알았던 디지털 뷰(인터넷
성형외과의 지원을 받아 수술한 사람들의 성형전후사진을
을 사용할 수 있고, 전화도 걸 수 있는)를 가만히 보고 있자
내세운 광고, 각종 이모티콘으로 표현되는‘│.│ → ) . ( ’
니 광고물이 시간을 두고 회전되고 있었다. 언제 기다려서
일자인 허리가 잘록한 허리가 되는 광고, 사각턱의 식빵이
몇 개의 광고물이 들어 있는지 보고 있지? 등. 많은 고충을
울고 있는 광고, 자유의 여신상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늘씬
겪었다.
한 다리를 보이고 있는 광고 등 성형광고는 변화를 겪으며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규제가 없는
결국, 담당팀이 조사를 하던 그 날짜를 기준으로‘상업’ 광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하철 광고 등 의료광고심의규
고물이‘개제’ 되어 있는‘B4’ 이상의 사이즈 광고만을 세
정을 살펴 성형광고의 심의기준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기로 했다. 2인 1조를 이뤄 왼쪽 담당 오른쪽 담당을 나누
활동하려 한다.
고 스크린 도어와 벽에 부착되어 있거나 벽면에 있는 성형 광고를 찾아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했다. 몇 개 까지 셌지? 우잉? 하는 순간을 마주하기를 몇 번, 익숙해지 고 나니 그나마 좀 나았다. 결국, 서울메트로에 요청해 2호 10
여경鏡: 오르락내리락- ● 지하철 2호선을 곳곳이 돌고 출구까지 가보자는 야심찬 계획덕분에 운동한번 기똥차게 했다.
민우스케치
� [거리캠페인] 여성영화제, 차도녀를 만났습니다!
� [여휴인] 식당여성노동자의 휴식을 꿈꾸는 여휴인 실천단
4월 8일~9일 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
첫 모임이 있었습니다!
제에서 21세기 회원확대캠페인‘차도녀
여휴인의 첫 만남에서는 식당여성노동자
가 되어주세요!’ 를 진행했습니다. 차도녀
인권적 노동환경 만들기 영상물을 보고,
는 차별에 눈감지 않는 도시여자라는 뜻
설문지에 대한 이해와 식당여성노동자의
으로, 새로운 민우회원의 정체성입니다.
목소리를 어떻게 하면 잘 담을 수 있을
활동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식당여성노동자의
지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권적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차린 밥상, 낙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자신의 지역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담아보겠다는 이야기, 설문과정에서
체크리스트, 성폭력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혹은 은연중에 습관이
식당여성노동자와 좀더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 공유, 주변의 경험을
된 어떤 생각들에 대한 질문. 차도녀 캠페인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입니
나누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습니다. 여휴인은 이번 실천들이 식당여
다. 민우회 주사위는 차별에 눈감지 않는 도시여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
성노동자에 대한 관심을 사회적으로 널리 퍼뜨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
다. 다음에 길에서 만나면 반갑게 주사위를 던져주세요! 당신, 차도녀이
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5월 11일, 나루 교육장
신가요? ^^ 4월 8일, 신촌
� 또다시 발생한 공직자 성폭력, 성역 없는 수사를 실시하라! 한국여성민우회를 포함한 여러 여
� 핵으로부터 안전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여성, 생명, 평화 마당
성단체들은 지난 5월 11일 발생한
4월 9일 더불어여성모임, 여성환경연대,
국민권익위원회 4급 공무원 성폭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홍대 걷고싶은
력 사건에 대해 5월 13일 성명서를
거리 열린무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발표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
핵 없는 세상을 꿈꾸는 그림 카드 전시,
습니다. 이번 사건은 음주를 핑계로 직장 상사가 동료 여성에게 성폭력
김혜정(환경운동연합)님의 길거리 강연
을 저질렀는데 막상 가해자 공무원의 구속영장은 기각되고 말았지요. 이
등 다채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핵의 위
에 이번 성명서를 통해 검찰과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의혹없는 투
협을 다시 한 번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위험한 핵발전소 대신 에너지
명한 수사를 할 것, 국민권익위원회는 사건의 재발방지와 피해자의 권익
절감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발표할 것, 정부는 공직자 성폭력 사건 재
4월 9일 홍대 열린무대
� 공공형∙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 폐기 촉구 기자회견
발방지를 위해 즉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 2011 EBS<지식채널e> 시청자 공모 UCC 장려상 입상
5월 5일 민우회를 포함한 여성단체
5월 12일, 식당여성노동
들은 자율형 어린이집 사업의 폐기
자를 주제로 민우회가 제
와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을 촉구
작한 영상, “여기, 없는
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지
사람” 이 EBS<지식채널e>
금 시급한 것은 다양화∙특성화한 보육서비스라는 미명하에 보육료를
시청자 공모 UCC에 장
몇 배 올리는 것이 아니라,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보육시설입니다. 최
려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번 공모전은“2011년, 내가 꿈꾸는 세상은?”
소한의 서비스 질이 가능하도록 보육교사, 사무직, 청소직 등 인력을 확
이란 주제로 기획되었으며,“식당 여성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 만들
충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보육시설의 생존과
기”사업 진행 과정에서 촬영한 영상을 지식채널e의 구성 방식으로 제작
이윤을 보장하는 보육정책에서 보육공공성을 실현하는 보육정책으로 전
하였습니다. 이 영상은 향후 민우회에서도 상영할 예정입니다. 영상의 짧
환해야 합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보육공공성 파괴하는 공공형∙자 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 폐기, 국공립보육시설 50%까지 확충, 초과보육 중단, 보육시설 인력 충원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5월 5일, 능동 어린이대공원
은 기획의도를 전합니다. “가깝고도 먼 식당 ‘아줌마’ . 많은 사람들이 매일 찾는 식당에서 문득, 서빙 하는 아줌마들이 흑백에서 컬러로 다가왔습니다. 이 영상은 흑백이 컬러가 되는 그 짧은 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5월 12일, 광화문 씨네큐브 2011. 5∙6 11
민우칼럼 창
2011 여성회의에 다녀와서 정영애 ● 한국여성민우회 이사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살 수 있는 많은 기회와 유 혹을 버리고 여성운동 을 하는 이들이 좌절하 지 않도록 위로하고 지 원하는 일은 여러 모로 절실하다.
12
지난 4월말 한국여성재단이 주최한
기시되는 사회 속에서‘초록상상’ 이
‘2011 여성회의’ 가 아름다운 소나무
나‘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로
와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 강원도 한
단체의 명칭이 바뀔 수밖에 없는 코
국여성수련원에서‘여성운동, 새로
메디같은 현실들에 대해 들으며 피상
운 전환의 모색’ 이라는 주제로 2박3
적 담론과 주장들이 손에 잡히는 현
일 동안 개최되었다. 170여명의 여성
실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였다.
운동가와 여성연구자, 그리고 여성문
바깥 세상에서는 모두 자신의 이익을
화예술인들이 함께 모여 서로 소통하
위해 남을 짓밟고, 경쟁에서 이기는
고 힘을 준 활기차고 의미 있는 시간
것이 유일한 목표이고, 승리한 자의
이었다.
논리가 진리가 된다는 부추김에 갈피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내 안의, 우리
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는데, 그 곳에
안의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면서” ,
모인 사람들은 자신보다 다른 이를,
자신을“바위 앞에서 웅크리고 앉아
내 가족보다는 이웃과 사회를 염려하
통곡하는”존재로 묘사한 다른 활동
고 발전시키기 위해 힘을 모으고자
가의 어깨에 손을 얹어 주면서, 여성
애쓰고 있었다. 오랫동안 여성운동을
주의자로 살기로 선택한 삶이 행복하
하다 보니 어느 새 운동이 자신의‘직
기 어려운 현실의 모순에 공감하면
업’ 이 되었다고 관성화된 자신을 눈
서, 그동안 이러한 만남이 얼마나 절
물 속에서 성찰하는 한 여성운동가처
실했던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럼 자신이 하는 일의 방식이 조금이
대학생 후배들은 여성주의가 식상해
라도 타인을 대상화하거나 수단화하
가고 있는 학교 내 현실 속에서 자신
지 않도록 염려하고 반성해 가면서.
을 지켜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평소에 상처도 주고, 받고 했지만,
를, 청년유니온을 조직한 장(기)미(취
여기 와서 보니 서로의 존재 자체가
업)족 후배들은 자신들의 삶이 결코
고맙고 힘이 된다” 는 한 참가자의 소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
감처럼 눈시울을 적시며 서로 공감하
고‘여성’ 도‘환경’ 도‘연대’ 도다금
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 속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런 기회들이 많
제시해 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귀중한 경험이었다.
이 필요할 것 같았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의 이야기들을 상징화해주고,
돌아와 얼마 후에 민우회 한 신입활
서로 깊이 연계되어 있는 여성운동가
공감을 이끌어내고 한 방향으로 모아
동가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자
와 연구자가 서로에게서 에너지를 얻
주는데 여성문화예술가들도 매우 중
세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이
으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회의, 그리
요한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공연하러
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위로와 공감
고 무엇보다 여성주의자들이 서로를
온 초대 손님이 아니라, 시종일관 함
의 자리들이 좀 더 자주, 그리고 가까
긍정하고 격려하면서, 서로의 모습을
께 자리하는‘우리’ 가 되었다는 사실
이 있었으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보는 것으로도 한동안 힘을 받아 신
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였다. 각자 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안위를
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모임의 기회
있는 자리는 다르지만, 모두 한 뿌리
위해 살 수 있는 많은 기회와 유혹을
가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지면 좋을
에서 나온 가지이고 잎이고 꽃이라는
버리고 여성운동을 하는 이들이 좌절
것 같다. 행복한 여성주의자들, 여성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하지 않도록 위로하고 지원하는 일은
운동가들의 모습이 바로 여성운동의
그러나 동시에 이 회의는 한국의 여성
여러 모로 절실하다. 현재 조직 차원
대중성을 확산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운동도 연령과 세대 뿐 아니라, 관심
에서 활동가 재생산의 어려움은 여성
큰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야나 일하는 방식, 지향하는 바도
운동의 재정확보와 함께 가장 중요한
그런데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서로 다른 다양한 차이들이 존재하고
과제의 하나이다.
일에 치여 항상 쫓기며 사는 여성운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공
비록 이번 여성회의가 빡빡한 일정에
동가들이 과연 일에서부터 해방되어
감과 연민을 차별화하고 표현할 수 있
비해, 그리고 던져진 많은 화두에 비
몇박몇일의 모임에 쉽게 참여할 수
는 영 페미니스트들의 똑똑함과 욕심
해 충분한 결실을 이루지는 못하였지
있을까? 아니면 여비조차 걱정되는
도 함께 부대끼면서 둥글어져야 할 것
만, 그리고 의도만큼 여성운동가와
우리 어린 후배들을 어떻게 적극적으
이고, 모던과 포스트모던, 우리의 구
여성연구자들이 물리적 만남을 넘어
로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다람쥐
체적 현실과 거대담론을 함께 아우를
유기적, 화학적으로 잘 연계되고 통
쳇바퀴같은 이 상황을 어디에서부터
수 있게 되어야 할 것이다. 또 자신들
합되어 공통의 아젠다들을 발굴해 내
변화시켜나가야 할 것인가?
의 운동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에도
지도 못하였지만, 첫 번째 작은 한 걸
정영애 ●
여유로워져서 이러한 차이들이 결국
음을 내딛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이러
서울사이버대 교수
여성주의라는 더 큰 연대의 기반이 될
한 한계조차도 앞으로 나갈 방향을
2011년 새롭게 선출된 뉴페이스 이사님, 자주 뵙고 싶습니다!
2011. 5∙6 13
人터뷰 203호부터 <人터뷰>꼭지를 신설했습니다. <사람>을 향해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과 이면을 지면에 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혹시‘이 사람, 필히 함여에서 인터뷰해야 한다!’ 는 분은 민우회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완전 환영합니다. [편집자주]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것, 그게 이 모든 문제를 심화시키는건 아닐까. 다큐멘터리 감독 [기:잉]을 만나다 ● 함께가는여성 편집팀
● 사진 : 평화
14
2009년 화제의 다큐 <개청춘>을 만든 손경화 감독을 만났다. 그녀
농담으로라도 듣고 싶지 않았다. 없어 보인다는 말.
가 2011년, 여성영화제에도 출품된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이 하‘그자식’ )이란 다큐를 들고 나왔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
<개청춘>을 만들고 <그자식>을 만들었는데 문제의식에서
뷰에서 쉴 틈 없는 수다가 계속되었다.‘가난’ 과‘청춘’ 은 이번 인
연결된 지점이 있었나.
터뷰를 꿰는 주요한 키워드이자 그녀의 고민을 압축하는 단어일
지금 인생의 긴 길을 그림을 그리고 가기 어렵지 않나.(맞다, 내일
것이다. 편집자의 최후의 미션은 이것이다. 그녀의 매력 1%라도
도 모른다) 하지만 내 고민이니까 연결되고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
전달할 것.
이다. 사실 <개청춘>도 20대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회의 가진 것 없고 힘없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친구들이 20대
왜 패배적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어.
일 뿐이다. 20대 중에서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하 고 싶었지 좋은 대학 나오고 잘 나가는 사람들까지 우리가 이야기
예전에 영화 <개청춘> 제목 듣고 참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좋다 싶었다. 젊은 친구들은 다 좋아한다. 근데 나
“가난은 선택 가능한 범주에 있을 때 긍정할 수 있다.
이 든 사람들은 욕이라고 싫어하더
그게 아니라면 가난은 반드시 벗어나야 하는 괴물이다. “
라.(웃음) 제목이 너무 패배적이라고.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나레이션 중)
근데 솔직히 나는 왜 패배적이라고 말하는지 이해는 못하겠더라. 사실
<그자식>은 가난한데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개’ 라는 단어가 강조하는 접속사이
이다. 나는 가난하기 때문에 사회활동을 하는데 아버지는 왜 가난
기도 하지 않나.‘개 같은’청춘이라
한데 보수정당을 지지할까. 그게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이
는 의미도 분명 있다.
라고 생각했다.‘강남좌파’ 의 경우에는 자기 계급을 배반하는 거니
개청춘이란 영화는 깅을 비롯해 3명이 함께한 모임 <반이다>가 만
까 고마운 일인데 가난한 사람이 보수정당 지지하는 것은 논리적
들었다. <반이다>의 의미는 무엇인가.
으로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고민 속에 <그자식>을 시작하게
“시작이 반이다” 의 반이다. 사회에서든 어디서든 막 시작하는 사람
되었다.
들의 고민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다큐 하는 우리 입장 에서도 일단 시작하고 보자 이런 느낌으로.(얼마 전에 박명수가 해
어릴 때 나는 가난했기 때문에 그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피투게더에서 시작은 시작이라더라.) 맞다. 그것도 사실이다(웃음)
항상 필요했다. 중고등학교 때 아무리 짱구를 굴려 봐도 지금 내가
개청춘이란 영화가 20대의 고민을 당사자가 대변하는 최초의 영화
떼돈을 벌어서 가난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고, 부모님이 아무리
라고 들었다. 영화 제작했을 때가 20대였는데 지금은 30대다. 혹
일해도 지금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 답답함
시 지금 생각이나 상황이 바뀐 것 같나?
을 가지고 있을 때 원망의 대상은 아빠, 엄마 개인에게로 가는 거
크게 바뀌진 않았다. 영화 만들 때도 지금의 20대가 어떤 것 같다는
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것, 그게 이 문제들을 심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것이 세대일 경우) ‘우리’ 는 어떻다 증명
화시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아무리 사회운
하기 힘들지 않나. 물론,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이 있으면 모르겠지
동에 관심이 있고 일을 해도 나도 없어 보인다는 얘기를 농담으로
만. 지금 20대에 대해 무기력하고 패기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
라도 듣고 싶지 않았다. 잘 사는 사람들 만나면 주눅이 들고 그럴
런 사람이 한 두 명이라면 그렇다고 하겠지만 전체 세대가 그렇다면
때마다 나는 (당신들과 달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을 강
그것은 사회의 문제이지 않나. 그 세대를 길러낸 부모세대, 기성세대
조하고, 내가 무능력한 게 아니라고 어필한다. 그러면서 내
의 문제인 것이지 젊은 세대의 탓이라고만 몰아 부칠 수 없다. 20대
가 가난에 대한 콤플렉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도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존재하는 모순적인 태도들 2011. 5∙6 15
을 보면서 노골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하찮게 보는 이 사회의 시
가장 큰 피해를 보지 않나. (변화
선이 쉽게 변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 그런 내 안의 문제의식이 이
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정당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을 지지하는 것이 납득이 되더 라.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아버지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다큐멘터리/2011/감독 손경화
가 모순이고 아버지가 뭘 모른
아버지의‘가난’ 과 딸의‘가난’ 은 다르다.(……) 자신에
다고 생각을 했는데 경험적으로
게“가난은 긍정할 수 있는 선택이었지만”아버지에게
축적된 삶의 맥락에서 본능적으
가난은 떨칠 수 없는 숙명이었음을 깨달은 딸은 더 이상
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인 것 같
아버지의 삶이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마법은 아버
았다.
지에게도 일어난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살아가기로 맘 먹은‘빨갱이’딸에게‘보수꼴통’아버지는 의도치 않은
작고 밀도 있는 관계에서 변화는
격려와 조언을 들려준다.“부를 공평하게 누리면서 다
가능하다.
같이 행복한 사회가 틀림없이 올 것” 이라고. (씨네21, 이영진)
자기 표현의 다양한 방법과 매체가 있을 것이다. 시민단체 활동가 가 되기도 한다든지 회원활동을 한다든지 등등. 영상을 택한 이유
좌절과 두려움의 연속이다. 가난하다는 것은.
가 있다면?
자본주의 쇠뇌 시스템 속에서 20년 넘게 살다가 돈이 행복의 전부
사실 방송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
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허무하다. 돈이 주는 행복이 큰 게 아니
도 충족이 되고 뭔가 만들 수 있는 창작에 대한 욕구도 충족이 되
라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를 설득해내야 하고, 그래서 이번 다큐는
고. 그러다가 우연히 나한테 맞는지 확인하려고 독립다큐제작과정
부자들의 논리를 싫어하지만 가난을 부끄러워하고, 가난을 극복하
을 듣게 되면서 다큐멘터리에 대해 알게 되었다. 강의 들었던 내용
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그것
인데, 어떤 사회문제에 대해 똑같은 영상을 가지고 TV와 작은 상
은 매일 싸워야 하고 특히 2년에 한 번씩 이사할 때 극도로 서러워
영관에서 상영을 했단다. 근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진다.
실천 현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작은 상영관에서 본 사 람들이라는 것이다. 정말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어쩌면
집 구하려고 부동산 돌아다니는 길목이 젤 외로운 순간이다.
좁고 밀도 있는 관계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런
맞다. 부모님에게는 절대 손도 못 벌린다. 손 벌리는 순간‘거 봐
변화를 원한다.
라. 니가 하는 일 제대로 먹고 살지도 못하면서 뭘 하겠냐고’바로 나오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돈이 없고 가난하고 다음 날 식비가 없
민우회에 대한 평소 이미지는 어땠나.
다 하더라도 손 못 내민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민우회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른다(웃음). 그리고 여성주의에 대해서도. 처음 인터뷰 제안 왔을 때 조금 당혹
답을 찾았나.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스러웠다.(웃음) 여성주의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내가 부족한 것 같
처음에는 모순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빠를 만나서 얘기를 듣다보니
다. 쑥스러운데 또 여성주의자라는 호명에 망설이면 여성주의에 대
까 납득이 되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당장 내일 먹고 살 게
한 편견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는 않다. 배울게 많다.
없는데 지금의 정권이 최악이라도 그나마 유지가 된다면 다음에 어떤 일이 있을지 예측은 가능하지 않나. 힘들지만 내일이 예상가
성차별에 반대하고 여성연대를 꿈꾸면 여성주의자다(웃음)
능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잘 모르는 진보 정당이 집권했을 때의 변
그럼 나 여성주의자다. 앞으로 고민도 공부도 더 많이 할 여성주의
화를 두려워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쟁이든 뭐든 힘없는 사람이
자라고 써 달라.
16
생 생한
시각
대학 내 여성운동, 너와 나의 만남으로 새로운 시작을!
지난 겨울 쌀쌀했던 어느 날, 오랜만에 보는 친구와 함께 밥을 먹었다. 그 친구는 나와 같은 학교 학생으로, 여성위 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던 친구였다. 밥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여위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요즘 여위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물어보았 다. 우리가 너무 오랜만에 만난 탓일까. 그 친구는 여위
평화 ● 한국여성민우회 자원활동가
활동을 하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그리 고 그 친구가 여위에서 나올 당시 여위에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두 명밖에 없었다고, 그래서 취업 준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위를 탈퇴하면서도 마음 속 에 무거운 부채감이 남았다고 그 친구는 말했다.
대학 내 여성운동, 안녕하십니까 요즘, 대학 내 운동이 위기라고 한다.‘20대의 무기력함’ , 혹은‘20대 운동권의 위기’ 라는 말이 주위에서 많이 오간 다. 실제로 학내 운동판에서도 단위 운영을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함께 활동할 사람을 모으기가 어렵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고, 소위 운동권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의 무관심을 이겨내지 못해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대중 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물론 ‘운동’ 이라는 것은 대중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무력감 을 자신감으로 바꿔내는 일이지만 과거에 비해 대중들의 무관심과 무력감이 더욱 심화된 지금의 현실은 많은 운동 권 학생들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기에 이 위기는 여성주의 운동 에 더욱 크고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소위 NL계열, PD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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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라 불리는 자치단위들은 학내 언론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자주 발표 하고 세미나 혹은 강연회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그들이‘늘 학교 안에 있다’ 는 느낌을 준다. 반면, 상당수의 여성주의 언론들 은 폐간 되었거나 폐간 위기에 처해 있고, 여성주 의 자치단위나 연대체의 경우에도 옛 이름과 활 동 흔적만 유물처럼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로 지난 수년 간 서울대 관악여성모임연대, 페미 니스트 웹진 달나라 딸세포, 대학여성주의자네트 워크, 여성주의 자치언론 쥬이쌍스 등 여러 단위 들이 활동을 중단하였다. 여성주의 자치단위들은 다른 운동판 단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동이 침체되어
기로 다짐한 학생들은 학기 중에도 상당한 시간을 돈을
있으며, 어떤 사업을 계획하거나 실행하더라도 그것이 밖
버는 데 쓴다. 이렇듯 먹고 살기 팍팍함은 또한 진로에 대
으로 드러나거나 이슈화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즉, 여
한 걱정으로 이어진다. 졸업 후 넉넉한 수입과 안정된 일
성주의 자치단위들은 생동감을 상실해버렸다.
자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고학점을 유지하고 스펙을 쌓는 데 엄청난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이다. 여
대학 내 여성운동의 위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성운동에 별 관심이 없는 학생도, 혹은 지대한 관심을 갖 고 있는 학생도 우리가 두 발 딛고 서있는 현실인 자본주
위와 같이 많은 여성주의 자치단위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
의의 늪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단위들로 하 여금 활동을 중단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게 한 원인들에는
위처럼 경제적으로 팍팍하다는 점 외에도 문제는 있다.
무엇이 있을까? 먼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끝없이 치솟는
우리에게 없는 것이 두 가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등록금이 제대로 한 몫을 할 것이다. 감당이 불가능할 만
적과 보상이다. 우리에게‘적’ 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참 아
큼 비싼 등록금은 학생들에게 시간의 여유나 마음의 여유
이러니하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러니함은 현재 학내 여성
를 가질 틈을 주지 않는다. 학자금 대출로 인해 어마어마
운동의 위기와 관련하여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을 듯하
한 빚을 지게 된 학생들, 등록금으로 인한 부모님들의 경
다.“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라는 어구를 말머리에
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다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되어버린 지금, 다시 말해 여성
하는 학생들, 혹은 용돈만이라도 자기 힘으로 벌어서 쓰
주의가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알아두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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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처럼 되어버린 지금, 학내에서는 과거와 달리 가시적
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
인 투쟁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언어로 여성인
요하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서로의 상황에 더욱 잘 공감
권에 대해 말하면 그것은 당연하거나 혹은 식상한 것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자의 욕구를 나누
인식될 뿐이다. 투쟁의 대상이나 이슈가 구체적으로 존재
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들의 삶 속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하지 않는다는 것은 운동의 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들의 이슈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만남’ 과‘대화’
의미한다. 두 번째로, 적이 없다는 문제는 자연스레‘보
는 우리에게 운동의 동력, 새로운 자극, 그리고 서로 힘을
상’ 에 대한 문제로 이어진다. 투쟁의 대상이나 이슈가 명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제공해줄 것이다.
확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주의 자치단위들은 대중을 강하 게 설득하거나 하나로 단결시키지 못하며, 같이 운동할
덧붙여,‘대학 내 여성운동의 침체’ 는 20대 활동가들만의
수 있는 동지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또한 운동을 통해 현
고민거리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20대 활동가들만이 풀어
실 상황을 눈에 보일 정도로 개선하는 성과를 이끌어내지
야 하는 숙제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대학 내 여성운동 역
못한다. 이처럼 운동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얻지 못한다
시 전체 여성운동의 역사적 맥락‘사이’ 에 존재하고 있기
는 점은 자치단위 활동가들로 하여금 낙담하게 만들고 학
때문이다. 20대의 욕구와 지향을 반영하는 새로운 언어와
내 여성운동에 대한 회의감이 들도록 만든다.
이슈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물론 20대 활동가들의 연대가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겠지만, 지금까지 여성운동의 역
위기를 기회로!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다시 일어서기
사를 만들어온 언니들과의 만남과 연대 또한 굉장히 중요 하다. 하지만 이 때 중요한 것은 그 언니들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가르치려는 언니들이 아니라 같이 머리를
대학 내 여성운동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 우리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여성운동 내 새로운 변화를 갈망
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투쟁 대상으로서의 구
하는 진정성 있는 언니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적이고 명확한 적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혹은 그것이
조건이 갖춰질 때, 그 언니들도 20대 활동가들도 서로 시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대중의 공감을 얻고 지지를 이끌어
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여성주의자들이
내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이슈, 그리고 새로운 언
배경과 조건에 상관없이 변화를 향한 뜨거운 열정, 절박
어가 필요하다. 현재 사용 중인 과거의 언어는 더 이상 대
함, 혹은 진정성만으로 모인 자리에서, 대학 내 여성운동
중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운동의 원동력, 자
의 위기를 여성운동의 도약을 위한 기회로 바꿔낼 수 있
신감, 혹은 흥미마저 상실해버린 대학 내 여성주의 활동
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가들이 다시 한 번 꿋꿋하게 일어서기 위해서는 20대의 언어로 20대의 이슈를 발굴해내야 한다. 그리고 20대의 언어와 이슈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치단위 활동가
평화 ● 중요한 건 눈으로도, 머리로도 알 수 없어요. 가슴으로 느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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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S녀 술 잘 먹는 비결 공개’ ,‘78kg 아줌마→48kg 뱃 살빼기 성공’ ,‘여성이 흥분하는 남성크기’ ,‘여자들이 밝히 는 품절남의 비밀’ ,‘나만 모르는 여자들의 밤일 비법’ …… 이런 글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인터넷신문을 보다 보면
인터넷 신문/포털사이트의 부적절한 광고에 대한 불편한 시선1)
기사들 옆에서 귀찮을 정도로 집요하게 나를 따라다니는 팝 업, 그리고 기사 주변에서 기사를 가릴 정도로 차지하고 있는 여성의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한 사진 속에 어김없이 등장하 는 문구들이다. 아마 인터넷신문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사와 무관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런 광고들로 도배 되어 있는 화면들 때문에 짜증나 본 경험이 한두 번 쯤은 있
최윤정 ●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 수료
을 거다. 언제부터인가 인터넷뉴스나 인터넷포털을 구성하는 화면을 보면서 불편함과 불쾌감을 느끼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기사를 보기 위해 들어가게 되면, 항상 옆에 따 라붙는 성형외과, 다이어트 광고나 여성의 신체를 강조/왜곡 하는 이미지, 그리고 기사 옆 칸에 배치되어‘실시간 핫이슈’ 라는 제목으로 목록화 되어 있는, 기사인지 광고인지 구분하 기 모호한 내용들. 마치 기사인 듯해서 클릭해보면 ��병원 이나 △△의료용품 판매 사이트로 이어져서 결국 광고였음을 확인했을 때 느끼는 실망과 자책감. 이런 것들을 피해가면서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자니 오히려 피곤해지기만 한다. 중앙일보, 동아닷컴 등 보수 인터넷언론이니까 무신경하게 이런 광고를 남발하겠거니 싶어서 한겨레, 프레시안처럼 그 나마 진보적인 언론 사이트로 들어가 보았더니 더욱 가관이 다. 인터넷언론에서의 부적절한 광고들의 등장은 진보와 보 수언론을 아우르며 보편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주1) 이 글은‘이화여대 여성학과 목요밥상 모임’ 과 관련 여성단체들과의 워크숍을 통해 제기된 문제의식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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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인터넷언론사들만의 문제일까 싶어서 뉴욕타임즈, 가디언, 르몽드 등 외국의 언론사를 검색해봤더니 우리나 라처럼 광고들을 남발하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었다. 해외 사이트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선정적’ 인 문구나 이미 지를 사용한 광고들 없이 오히려 단순할 정도로 정보 제공 중심의 기사들로만 배치되어 있을 뿐이다. 이렇듯‘한국 적’ 인 인터넷미디어 환경에서 인터넷 이용자로서 겪게 되 는 우리의 경험들을 이제는 터놓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웹
털에서의 부적절한 광고의 남발이 우리사회의 일상화된
2.0 시대, IT강국을 운운하는 대한민국의 인터넷언론/포털
폭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처음에는 다소 내용
들에서 무차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적절한 광고의 남
이‘민망한’광고들이어서 보기 불편했던 사람들도 비슷한
발 현상에 대해, 독자/이용자로서 우리가 겪은 불편함을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게 되면 점점 자극적인 내용에 대해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 왔다.
무감각해지게 된다. 직접적인 유해 음란물은 아니더라도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는 광고문구나 이미지들 속에
공공성을 담보한 매체로서의 인터넷신문/포털
전제되어 있는 남성중심적인 시선은 강간신화와 성폭력을 재생산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04년 밀양 집단
인터넷시대에 매일같이 늘어나는 인터넷언론의 숫자만큼
성폭행 사건이나 2008년 대구 초등학생 집단 성폭력 사건
이나 우리는 그 속에서 가장 자극적인 이미지와 문구들로
은 인터넷상에서의 음란물 접촉이 청소년 성범죄를 야기
도배된‘광고’ 를 접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광고’ 들이
하는데 일조해왔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인터넷 언론 매체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치, 생산되고 있 다는 데에 있다. 이제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들보다‘네이 버’ 나‘다음’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접속해서 뉴스서비스
정보이용자의‘보지 않을 권리’ 를 침해하는 인터넷상 부적절한 광고
를 검색하거나 각종 온라인 뉴스매체를 통해 실시간 업데 이트되는 기사를 보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처
여기서 일간지의 광고들도 있는데, 왜 인터넷신문이나 포털
럼 변화하는 정보미디어 환경에서 인터넷포털이나 인터넷
상의 광고만을 문제 삼느냐고 질문할 수도 있다. 일간지의
언론 사이트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정보 제공처’
광고는 독자가 알아서 광고지면을 분리해서 원하는 정보를
로서의 공익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성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반면에, 인터넷신문/포털에서의 광고는
지닌 매체로서의 공간에서 기사와 광고를 무분별하게 배
매체의 특성상 독자의 판단여부에 관계없이 의도적으로 독
치해서, 마치 광고를 기사인 것처럼 전달하고 있다면, 과연
자들이 기사를 보고자 하는 행위를 방해한다는 데서 차이가
이 공간에서 요구되는 공익적 역할을 제대로 담보해내고
있다. 즉, 정보 이용자인 독자가 원치 않아도 그 광고가 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게 되는 기능으로 인해 기사를 보고자 하는 독자의 몰입
또 다른 측면에서 공공성을 훼손하는 점은 인터넷언론/포
을 방해하는 것이다. 원하는 기사를 보려고 들어왔던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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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결국 자기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
마련하고 있다. 방송 역시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에 사적으
거나 강요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자의 입장에서
로 사용함으로써 방송의 공익성, 공정성을 침해할 수 있다
볼 때, 기사의 중간이나 옆에 불쑥불쑥 등장하는 부적절한
는 점에서 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는 원하는 기사를 보고자 하는 독자의 권리, 즉‘보지 않을 권리’ 를 침해하는 문제로 접근해볼 수 있다.
책임과 자율적인 규제, 시민사회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때
국민의‘알 권리’ 나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가치이자 권리라 는 입장에서 보면,‘보지 않을 권리’ 를 굳이 주장할 필요가
인터넷포털이나 언론사이트 역시 올바른 정보의 제공을
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보지 않을 권리’ 를 이야기할
위한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터넷이용자의‘보지 않을
때, 자칫하면‘볼 권리’ 를 침해하는 역기능을 유발할 수도
권리’ 를 존중하는 방향에서 무분별한 정보의 남발에 대한
있다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흡연자의
자정 노력과 책임이 요청된다. 부적절한 광고가 직접 게재
‘흡연권’ 보다‘혐연권’ 을 중요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
되는 인터넷포털과 인터넷신문뿐만 아니라 이러한 광고를
터넷이용률이 점점 높아지면서 인터넷상의 부적절한 광고
제작하는 광고업체, 인터넷망 보급자인 KT, 하나로와 같
들로 인터넷언론/포털이 가지는 공익성, 공공성이 저해된
은 ISP 각각의 주체들의 자율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더 나
다는 점에서 볼 때‘볼 권리’ 만큼‘보지 않을 권리’ 도 중요
아가 인터넷 윤리가 새로운 과제로 요청되고 있는 정보화
하게 인식될 필요가 있다. 흡연자의 권리를 강조하기보다
시대에‘보지 않을 권리’ 라는 정보이용자로서의 새로운 권
비흡연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사회구성원의 건강을 지
리를 제기하며, 시민사회 내의 이에 대한 새로운 운동을 제
키는 공공의 이익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회적 공감대와 합
안해본다.
의가 있는 것처럼,‘볼 권리’ 에 앞서서‘보지 않을 권리’ 를 이야기함으로써 인터넷포털/언론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자정노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사실‘보지 않을 권리’ 는 그리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이미 방송 프로그램에서 간접광고(PPL)는 시청자의‘보지 않을 권리’ 를 존중하는 방향에서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범 위에서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2)에 따라 그 허용 기준을 최윤정 ●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으며, 여성문화와 정책에 관심이 많다. 주2) 김재철“시청자의 보지 않을 권리를 존중하자” , 국회보 통권 483호, 2007.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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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과 다문화정책 이슈들 내에서 여성주의 아젠다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기획
버지니아울프 70주기를 추모하며
2011년 “자기만의
방”
● 그림 :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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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자기만의 방
나는 기묘한 무덤에 거주중이다. 부동산 계급사회에 살면서 2년마다 이사
우리는 매일 아침 능陵에서 눈을 뜬다 반지하에 사는 여성들의 모임 ‘반만 올라가면 일층’ 선백미록(신기루) ● 한국여성민우회 반차별회원팀
를 다니거나 혹은 그 보다 못 살고 나오기를 반복해 결국 또 500/30짜리 집을 구하러 다니는 동안 풀이 죽고 쓸쓸했다. 그렇게 불안과 우울 속에 도시빈민의 한이 깃들고 사회안전망도 없이 방치된, 독거인구의 한 부류 에 합류해 반지하에 살게 됐다. 1) “내 인생이 이게 뭐야, 지하에서 깡패랑 술이나 마시고.”
어디선가 초파리가 날아든다. 요즘 부쩍 초파리가 늘었다. 지하세계에 는 이 건물의 모든 하수가 모여든다. 그 물과 배수관이 내는 텅텅꾸르 르 소리, 습기, 냄새, 벌레와 함께 산다. 바람은 절대 불지 않는다. 공 기는 정체되어 있다. 햇볕으로 말할 것 같으면 빛은 겨우 들어오는 구역이 있지만 해를 본 적은 없다. 곰팡이가 걸레로 닦으면 없어 진다는 것을 배운 이사 전날 밤 고개를 270도 꺾으니 달이 보였 다. 지상을 달리는 것들은 오토바이, 자동차를 막론하고 집의 창들을 흔들어 댄다. 내 방 창문 바로 앞에 주차하면서 빨간 빛을 쏘아대고 지축을 흔드는 윗집 사람(그 차)을 노려보는 것은 자다 깨서 하는 짓이다. 이 모든 소리의 팽창과 빛의 차단 속에 서 신경은 날카로워지고 기분은 축축하다. 옆집에 두 남자가 산다는 것을 들은 후로 옆집과 너무 붙어있는 현관을 열 때마다 손이 떨린다. 어느 신경정신과 의사는 반지하 사는 사람들이 햇빛을 못 봐서 우울 하단다. 가뜩이나 인상 우울한데, 낙인만 커져가겠다.“내 인생이 이게 머야?” 라며 지하에서 고양이처럼 웅크린다. 너는 신석기에 생겨 오늘날 도시빈민의 거할 곳이 되었구나 이 땅에 처음으로 반지하가 생긴 건 신석기 시대. 도시에 처음으로 지 하 거주자가 생긴 것은 1920년대 초반 가난한 사람들이 제방이나 강변 등을 무단 점거해 초라한 움막을 짓고 산 것이고 그것은 신석기 시대의 토 굴과 다르지 않았다. 정부의 묵인 하에 건축법은 점점 완화되어 지하 방공호 는 주택공간으로 개조됐고, 단독, 다세대, 연립주택의 지하 곳곳에 반지하 집들 이 생겨났다.2) 200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반지하주택은 58만6649가
주1) 내 깡패같은 애인(김광식 감독, 2010) 주2) 주간경향(201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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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전체의 3%이다. 이 중 94%가 수도권에 살고, 서울인 구 340만 중 36만이 반지하에 산다. 그리고 이들 중 82.7% 가 세를 얻어 사는 이들이다. 2005년 한국도시연구소가 서 울∙경기지역의 반지하주택 표본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반지하 주택의 43.3%가 최저 주거기준3)에 미치지 못했다.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다. 그 중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로울 것이고, 여성들은 그 존재로 인해 드는 생각도 많고 심란할 것 같았다. 하여, C, H, B를 만 났고, 반지하 사는 여성들의 모임.‘반만 올라가면 1층’ 이 시작됐다. 밤의 이야기 수집자들- 기이한 공간, 주인, 변태, 시선 우리의 특징은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로 이주한 자들이었고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변변한 직장 없는 이들이었다. 활동가이거나 비정규직이거나 대학원생. 주거비로 월수입의 30%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물론 타고난 것도 있지만 4명의 지 하생활자는 모두 야행성에 가깝다. 캐릭터는 (반지하에 살면 우울하다는 견해와 달 리) 때로 경박하기까지한 만담꾼들이다. 월세부터 까고 집 구조를 그려가며 이야기는 시작됐다. 4000~5000짜리 집에서 30~40만원의 월세를 내며 살았고, 그 집들은 각기 묘한 군데가 있었다. 좀 나은 반지하 집들은 비탈에 있는 경우가 많아 한 쪽은 지상이다. 그러나 경사가 좀 심한 집에 들어간 B는 집의 바닥 자체가 기울어 있어, 자다가 머리에 피가 쏠려 깬다고 한다. 원래 방은 3개지만 불법증축으로 5개 공간까지 늘어나 화장실이 집에 한 가 운데 있고 어떤 방을 거쳐야만 다른 방이 나온다. 그 방에는 곱등이가 산다. C의 집은 비좁은 화장실에 세탁기를 둘 수밖에 없어 변기와 세탁기가 바짝 붙어 있
우리는...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로 이주. 20대 후반~ 30대 초반. 활동가이거나 비정규직이거나 대학원생.
다. 습습한 화장실에 있던 세탁기는 방전이 됐는데, 거기서 용변을 보던 C는 감
주거비로 월수입의
전이 됐다. 게다가 낮에는 햇빛이 없는데 밤에는 창문을 향해 정확히 내리꽂히
30%이상을 지출.
는 가로등 불빛 때문에 곤욕이다. H의 집에는 낯모르는 대학생이 갑작스러운 방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자기 집 에서 보니, 어떤 남자가 한 달째 H의 집을 들여다보고 있더라는 제보를 했다. 여자들만 사는 집을 지켜본 남자나 제보한 남자나 소름끼친다. 교묘한 돌담 밑에 위치한 창은 누군가 숨어서 은밀하게 지켜보기 좋다. 창을 열어 놓고 살아야 되는 여름은 변태뿐 아니라 침수 때문에 공포이다. 지상에 물이 흐 르고 배수시설이 엉망인 서울에서 여름은 반지하 생활자들에게 초긴장의 계절이다. 게다가 반지하 집들이 많이 잠긴 작년에 100만원씩 나온 보상
주3) 최저 주거기준은 2003년 7월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법제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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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금을 주인들이 가로챘다는 흉흉한 이야기도 나왔다. B는 침수를 겪은 고수였다. 순식간에 무릎까지 물이 차올라 지갑만 들고 나왔다. 말할 것도 없이 천장, 벽 등 집은 엉망이 됐고 거기서 나와 다른 곳에서 지냈다. 그런데 주인은 그 집을 수리하는 2달 동안의 월세를 보증금에서 제했다. 각종 집 수리는 또 어떤가? B가 아주 성격이 강한 언니와 같이 살 때 집주인은 군말 없이 집수리를 해줬다. 그러나 대개의 주인들은 살고 있는 동안에 집에 돈을 안 쓴다. 잠시, C와 나를 설레게 했던 기사 하나는 반지하거주자들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의 경우 월 4만3천원을 주는데 지원대상을 최저생계비의 120%미만인자로 정하고 있다. 그게 63만9100원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당이 안
한국에만 있다는 이 독특한 돈벌이용 주 거공간을 없애고 아파트 값만 걱정하는 정치인들 대신 반지하 주거권에 대한 감
된다. 담당 공무원에게 물어보니 이 기준에도 불구하고 받는 사람이 있단다. 믿을 수가 없다. 이에 우리는 마포구청에 대응하는 것을 첫 번째 액션으로 삼았다. 우리는 직접 꽃을 사러 나가기로 한다. 삶과의 투쟁 없이 평화는 없다.4)
수성 있는 자를 뽑겠다. 우리는 늑대들
국가가 공급하는 집들은 지독한 가족주의에 묶여있다. 신혼부부가 아니거나, 부양
같이 뭉칠 것이다.
가족이 없는 이들은 무릎이 꺾인다. 결국 남자랑 사는 것이 안전하고 더 나은 주
의젓한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위해 나는 이
거환경을 획득하는 길이라면, 계속 결혼을 강요받을 것이다. 가난해도 남자는 덜 위험하다. 여성들이 자기만의 방과 돈을 가지기 위해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때 이다. 내가 스웨덴에 태어났다면 세입자조합에 말해 임대료 협상을 잘 해서 떼어
여자들과 같이 먹고, 놀고, 떠들고……
먹힌 돈이나 집수리 등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살아갈 생각이다.
수준의 임대료만을 내면 되니까, 10만원만 내고 살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만 있 다는 이 독특한 돈벌이용 주거공간을 없애고 아파트 값만 걱정하는 정치인들 대 신 반지하 주거권에 대한 감수성 있는 자를 뽑겠다. 우리는 늑대들같이 뭉칠 것이 다. 주택법 제3조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가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주 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주거가 복지임을 규정하고 있다. 법적 권리도 있 겠다, 의젓한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위해 나는 이 여자들과 같이 먹고, 놀고, 떠들고……살아갈 생각이다.
주4)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1925), the hours(스티븐 달드리 감독 , 2003)
선백미록(신기루) ● 가난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버리지 않겠다. 나만의 방과 피같은 보증금과 정당한 햇빛과 바람을, 자유를 지키겠다. 이 지하의 시간들을 살 때 당신의 팔을 잡고! 온라인 공간은 http://cafe.daum.net/welivei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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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자기만의 방
나, 여자, 내 하루와 내방을, 기억하며. : 내 방 이야기 들어볼래?.jpg 자의반 타의반 독립에 성공한 그녀들의 방을 공개한다. 네모나고 소중하고 고전적인, 그 곳 있다면 먼지도 숨결 같다던 달빛, 꼬깜, 물결, 밈, 용가리의 비밀 같은 <내 방>일기.
방앗간(房我間) 나는 네모나다. 내 방이 네모나기 때문이다. 그럼 동그란 방이면 나도 동그랄까? 그것은 아 니다. 내가 네모나니 방도 네모나고, 방이 네모나니 스스로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뿐이다. 네모난 방의 네 귀 퉁이엔 침대, 옷장, 피아노, 화장대를 블록 맞추듯 끼워 놨다. 안정감 있는 구도. TV속 여주인공 방의 고전 적 구조다. 그래. 난 고전적이고 올드한 구조의 사람이라고 느낀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조금은 안정되었다 고도 말하고 싶다. 맥락적으로는 보수적임과 함께하는데, 이게 또 꼭 보수적인 것도 아닌 것이 애매할 때가 많다. 그냥 고전적이라고 해두고 살고 있다.
화이트와 베이비핑크로 발라놓은 방 한쪽 벽에 나란히 줄지어진 분홍색+연두색 꽃벽지로 포인트를 주었다. 어느 정도 충동적임을 의도했지만, 그래봤자 핑크의 연장선상이라 기본 컨셉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어설픈 일탈 본능이다. 안정되고 소용돌이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나는 그 영역이 허락하는 선에서밖에 일탈을 하지 못한다. 포인트인데 도 데체가 포인트가 없다. 포인트를 찾을 수 없으니 임팩트도 미미하다. 내부는 엄청난 일탈 이고 소용돌이인데도 외부는 고요하기만 하다. 그래놓고‘나 이렇게 큰 포인트 벽지가 있 어!’ 하니 알아볼 리 만무하기만 한 소통의 연속이다.
바이엘 상권 32번에서 멈춰진 9살 꼬마의 로망인 삼익피아노와 16년 된 주니 어시절의 하이글로시-시트지로 시간을 덧입힌-옷장과 스물 셋 아가씨의 화장 대를 지나 이제 서른의 허리를 받쳐주는 튼튼한 스프링 침대가 한 공간을 공 유하고 있다. 과거지향적인 나답게 미래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과거의 추억과 시간을 곱씹으며 그 안에서 안정을 느끼며, 미래는 방밖으로 밀어놓고 살고 있다. 달빛 ● 옥상 달빛 맞은 편에 살고 있는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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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며 내다보던 서연이가‘엄마가 기타 치니까, 나무가 춤춘다’ 베란다에 이름 모르는 다른 풀들과 같이 나팔꽃이 산다.
#1. 베란다 피망, 가지, 오이, 상추, 토마토, 고추, 부추, 파 등을 집 앞 텃밭에서 애지중지 가꿔온 경험이 있다. 지금 사는 이 집은 볕이 많지 않아, 예전처럼 먹거리를 심진 못한다. 대신 동네 여기저기서 찜 해 놓았다가 털어 온 나팔꽃 씨를 받 20살이 땡 치면 고시원에라도 나올 기세였다. 가위에 눌리고
아 심고 있다. 올 봄에도 작년에 거두어둔 씨를 받아 심었더니 싹이 예쁘게
악몽을 이 백 개 쯤 꾸어도 혼자 드는 잠이 무서워도 나는 내
돋았다. 여기 저기 씨를 분양했는데 다 싹이 돋았다니 참 기쁘다. (아직 남은
공간이 필요했다. 24살 때 꿈을 이뤘다. 내 첫 번째 방은 모텔
나팔꽃 씨 분양 문의, 환영!)
이 지저귀는 수유리 공기 좋은 방. 가격은 1,000/30. 월세 내
떡잎에서 벌써 덩굴손이 나온다. 좀 있으면 베란다‘쇠창살’ 을 감고 올라갈
다가 허리 휘었다. 방에 불이 켜져 있는지 누가 드나드는지도
테다. 햇빛에 달구어진 쇠창살이 제법 뜨거울 텐데도 돌돌 감고 올라가 꽃을
참견하는 주인아줌마의 등살에 못 이겨 뛰쳐나왔다. 두 번째
피울 거다. 아! 창살에 감겨져 있던 겨우내 마른 작년 덩굴을 걷어내지 말 것
방은 아현동 공포의 108계단. 밤10시만 되도 어둠이 공격하는
을. 괜히 깔끔 떤다고 한 행동이 후회된다. 힝.
그 계단에 설 때면 부모 지붕 없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대해 #2. 욕실
곱씹는다.
화장실이 집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 작년에 만난 세 번째 방은 은평구 증산동. 심란해진 일요일 밤
만큼, 화장실에 창문이 있느냐, 없느냐
에 나가 불광천에서 산책을 하면 머리가 개운해진다. 이곳에서
만큼, 화장실에 욕조가 있느냐, 없느냐
처음 만난 올해 봄, 집 앞 골목에 벚꽃이 피었다. 내 방은 정확
로도, 그 집 규모를 짐작할 수 있지 않
히 TV를 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토요일 아침, 숙취로 해묵은
을까? 올 해 살던 집 전세를 몇 천 올
몸을 뉘일 침대와 대각선으로 위치한 TV만 있으면 나는 50시
려주고는, 플라스틱 욕조를 구입했다.
간 넘게 집에 박혀 있을 수 있다. 2만2천원 짜리 조악한 파란
스스로 집 규모를 늘렸다고나 할까.
색 구름 커튼과 엄마가 선물한‘이부자리’침대보의 색조합이
책 읽기, 음악듣기도 심지어 멍 때리
엉망이다. 자취 생활 최초로 스티커벽지를 붙이는 노고도 마다
기도 욕조에 앉아서 하면 더욱 좋은
않았다. 방을 갖는다는 것은 그런
건 왜일까? 따뜻한 물 속에 많은 것
거다. 내 냄새가 나는 내 방을 내방 TV만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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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깜 ● 가지 말라고 했다. 영혼 같이 마른 사람에게
이 녹아들어 가는가, 물 밖에 나올 때 가뿐해져서 참 좋다.
물결 ●
잘 숨 쉬라고도 했다.
요즘 이소라, 정엽, 에픽하이 노래 덕에
가시 같은 오늘이다.
너무 즐거웁다. 꺄악!
짐 느는 것이 싫어 욕조 구입 을 망설일 때, 등 떠밀어 준 달개비. 그녀에게 첫 입수 전, 욕조 인증샷을 찍어 보냈다.
참으로 난감하다.‘내 방’ 이 없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무슨 이 이번 봄에는, 집 앞 골목에서 흩날리는 벚꽃이 유난히 아름다웠다. 따
야기를 하나. 결혼 9년 차, 4인 식구. 서울 시내 방 세 칸짜리
로 멀리 벚꽃 구경을 가지 않아도 집을 나오며 들어가며 길가에 늘어
아파트에서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운이 꽤 좋은 거다.
진 벚꽃을 감상하자니, 오버를 좀 보태서“신이시여, 제가 이렇게 좋
그러나 정확하게 따져보면, 이 집에 대한 나의 직접적인‘경제
은 곳에 살고 있단 말입니까” 란 탄성이 절로 나오곤 했다. 그 곳은 바
적 기여도’ 는‘0’ 이다. 계속되는 임신, 육아 때문에 기회조차
로 내가 첫 정을 듬뿍 들이고 있는 나만의 보금자리, 스윗 홈이다.
주어지지 않았다. 좀 억울하긴 하지만, 왠지 내방 운운하는 것 은 떳떳하지 못하다고 느껴진다.
작년 이맘때쯤, 뭣도 모른 채 (세상 물정에 어두웠달까) 부모님에게서 독립할 집을 알아본다며 설레고, 또 분주했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 토
잠깐의 여유도 허용되지 않는 숨 가쁜 일상. 가족들이나 TV소
박이인 내가 부모님 집이 서울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게다가“시집
리로부터 분리되어 혼자 조용히 단 5분 만이라도 숨 돌릴 수
도 안 간 다 큰 처녀” 가 같은 서울 하늘 아래로 독립을 한다니, 그 중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늘 불평해왔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간 과정이야 얼마나 유난스러웠을지 설명을 안 해도 예상 가능하지
다. 아이들은 컴퓨터와 책장이 있는 서재를‘엄마 방’ 이라고
않은가. 독립이야말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려서부터 내 삶의 절대불변
부른다. 온 식구가 잠만 자는 안방은‘아빠 방’ 이란다. 항상 아
의 숭고한(응?) 목표였다. 그런 내게 쏟아지던“대체 왜?” ,“고생스럽
빠는 침대에 누워서 잠만 자고, 엄마는 책상에서 공부하기 때
게 뭐하러?”등의 반응은 잠시 날 어지럽게 했지만 언니들의 격한 응
문이란다. 응? 내가 언제? 사실 대부분은 인터넷 서핑 중이었
원과 지지 속에 나는 꿈에도 그리고 그리던“독립” 을 이루게 되었다.
는데, 히힛!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마치 오래전부터 잘 살고 있었던 것 같
어느새 식구들이 모두 내 방을 인정해주고 있었다. 그럼 나만
은 자율적이고 안정된 나의 공간에서,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있다. 내
내 방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네. 목표를 잊지 말고 천천히 준
년 봄, 다시 벚꽃이 흩날릴 즈음에는 그 꿈을 실현하는 과정 중에 있
비해 나가자. 준비된 여성주의자! 언젠가는 내‘돈’ 도 들어간
기를,“아! 멋진 내 인생의 봄날이다.”
진짜 내 방을 갖고 싶다. 밈●
용가리 ●
선천적으로 새가슴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에너지가 너무 넘치는데 쓸 데가 없어.
누가 뭐래도 고집은 참 센 자부심 만땅의 페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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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자기만의 방
[내 마음의 방]
외양간 짚더미와 라디오 임정우(고래씨) ●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1. 한 초등학교 3, 4학년 무렵이었을까? 심심하기 짝이 없는 어느 여름날 오후였던 것 같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렇다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동네 아이들이랑 어울려 놀 의욕도 나지 않았다. 사 실‘심심하다’ 라고 말은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살짝 우울했던 것도 같다. 다만 그것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것일 뿐. 집에는 외양간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늘 보통 한두 마리 소가 매여 있었다. 불을 켜도 어둑하고 공기는 서늘했으며 천장은 높고 당연히 소똥 냄새도 짙게 나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외양간의 절반은 짚더미며 소여물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때 작은 사다리가 눈에 들어왔고, 그것을 밟고 짚 더미 위로 올라갔다. 난 왜 짚더미 위로 올라갈 생각을 했을까? 모를 일이다. 짚더미 위에 올라앉자 세상의 그 어떤 이불보다도 푹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짚이 주는 까슬하고 서늘한 느낌도 참 좋았다. 나중에 삼베라는 천을 알게 되었을 때, 어릴 적 그 짚의 느낌 이 겹쳐지기도 했다. 짚더미 위에서 한잠을 잤던가. 엄마가 날 찾는 소리에 깼던가. 그 후 그곳은 유년의 마지막까지 내 마음의 비밀 참호가 되어 주었다. 읽을거리를 들고 올라가기 도 했고, 낮잠 자고 싶을 때도 올라가기도 했고, 동네 아이들과 놀다가 삐치거나 울적해지는 일이 있을 때도 올라갔고,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고 싶을 때도 올라갔다. 내게는 그만한 둥지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최초의 나만의 방이었지 싶다. 그것도 꽤 근사하고 낭만적인 방. 그 방에는 아 무도 초대한 적이 없다. 초대하지 말아야지 하고 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아마도 무의식 중에 그곳만은 끝까지 비밀스럽고 신성한 나만의 지성소(?)로 엄호해야지 했는지도 모를 일. 그래도 그렇지, 자랑하기 좋아하는 내가 그 방에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다는 점 은 좀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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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 후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읍내에서 자취를 하기 시작했고, 비밀 참호도 자연스럽 게 잊혀져 갔다. 집이 하루에 버스가 두 대밖에 다니지 않는 산골 마을에 있다 보니 중학교를 다니려면 읍내로 나와 자취를 해야만 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이어진 길고 긴 혼자살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허나 어느 방도 어릴 적 외양간 짚더미만한 곳 은 없었던 것 같다. 특히나 학창 시절에 거쳐 갔던 방은 더욱 그랬다. 뭐랄까, 외롭 고 적막하고 다소 궁기도 느껴지고 그랬다. 흔히 어린 나이에 혈육과 떨어져 있었 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과는 무관했던 것 같다. 어렸음에도 혈육과 떨 어져 지내는 것을 그리 애석해하지 않았으니까. 몸집은 작아도 약간 조숙한 구석이 있었던 난 부모님이 내 정서적 보루가 되어 주지는 못한다는 점을 일찌감치 눈치챘 더랬다. 부모님에 대한 기대를 너무 일찍 포기한 아이. 사춘기가 찾아오고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이 되면서 이따금 찾아오는 외로움을 어떻게 무찔러야 하는지가 어린 내게는 최대의 화두가 되었다. 텔레비전도, 전화도, 당시로서는 당연히 인터넷도 없는 적막한 방 안에 홀로 앉아 있다 보면 내리는 비 를 온몸으로 고스란히 다 맞아 내야 하는 그런 기분이 들고는 했다. 피할 여지라고 는 없이. 그에 비하면 물질적 궁색함은,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 또한 절실한 문제였 음에도, 내게는‘화두’ 로까지 다가오지는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가. 가난마저 불편 해하고 미워했더라면 내면이 얼마나 황폐해졌을런가. 또 자신을 얼마나 볶았을런 가. 이는 내가 도시 빈민이 아니라 시골 빈민이었기 때문이 아닐까나 싶다. 시골에 서는 어느 집이나 대개 살림이 고만고만했고, 부자라고 해 봤자 도시 부자에 비하 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여지도 그만큼 적었고, 또한 산과 들로 쏘다니며 자연을 풍성하게 향유하며 자랐던 기 억이 가난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했지 싶다. 당시 내 방에는 둘째 오빠한테서 물려받은 라디오가 하나 있었다. 빨간색에 납작하고 미니멀한 모양의 라디오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대체 어디서 구했나 싶을 만큼 참 유니크하 게 이뻤다. 남루한 무채색의 자취 세간들 사이에서 그것은 제 홀로 튀었고, 당연히 내 방 제일의 간지 품목이었다. 외 로움과 적나라하게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 그것은 라디오를 들을 때 약간은 누그러지는 듯도 했다. 그리하여 조석으로 늘 라디오를 켜 두기 시작했고, 심지어 잘 때도 볼륨을 아 주 작게 해 놓고 잠들었다. 그러면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덜 들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들을 수 없는 노래들이 라디오에서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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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나왔다. 그때까지는 아직 토크가 라디오를 점령하기 한참 전인 데다가, 한쪽에서는 성시완, 전영혁 같은 난다 긴다 하는 무림 고수들이 건재하 고 있을 시절이어서인지 숨은 좋은 노래들이 정말 많이 나왔고, 음악 프로라면 말 그대로 음악에 충실한 편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금 보다는 그때가 문화적으로는 훨씬 다양하고 양질이지 않았나 싶다. 라디오가 내 감수성에 끼친 영향은 꽤나 컸지 싶다. 다소 마이너한 취 향을 갖게 된 것도, 몽상가적 기질이 있는 것도. 얼마 전 MBTI에 관한 책을 보다가 N형과 S형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해 놓은 것을 봤는데, 내 가 N형인 데는 분명 라디오의 영향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S형이 눈에 보이는 구체적 사실, 정확한 것, 현세적인 것을 중시하 고 경험적 사실에 의존한다면, N형은 눈에 보이는 세계보다는 그 이면 에 대한 통찰을 중시하고, 현재보다는 미래에, 경험보다는 상상력에 가치를 둔다는 것이다. 시각적 매체 가 상상력을 현재 보고 있는 것에 가두려는 경향이 있다면, 청각적 매체는 오히려 그것을 해방시켜 주 는 맛이 있는 것 같다. 그리하여 청각적 매체인 라디오는 내게 몽상가적 숨결을 불어넣었을 것이다. 얼마 전 텔레비전을 치우고 대신 옛날처럼 아침저녁으로 라디오를 듣고 있다. 여전히 외로움은 잊을 만 하면 찾아오지만, 나이 들어감의 징표인지는 몰라도(아, 이런 표현 정말 쓰고 싶지 않은데) 약간은 관조 할 수 있게 된 것도 같다. 그럼에도 그 옛날에 그랬듯이 종종 라디오 볼륨을 낮게 해 놓고 잠을 청하기 도 한다. 그러면 마치 어릴 적 외양간 짚더미 위에 누워 있는 듯 어느새 스스로 잠이 든다. 3. 글을 쓰면서 문득 지금의 내 방을 둘러보았다. 서울에 올라와 가장 오래 살았던 방. 남루한 것도, 혼자 사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건만 어째 옛날보다는 덜 적막해 뵌다. 책, 기타, 소나무 좌탁, 라디 오, 해금, 붓, 벼루, 하모니카, 단소, 자전거 등 구석구석 좋아하는 것들이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동무들이 놀러 오면 방이 나와 닮았다고들 한다. 그 사람을 닮은 방. 그만큼 마음이 깃들었던가. 내 방은 특히 비오는 날이 좋다. 옆집 양철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들을 만하다. 어떨 때는 그 소 리 녹음해서 지인들에게 들려주고 싶기도 하다. 그럴 때면 벽에 붙여 놓은 탁본의 구절도 제법 풍치 있 게 다가온다. 청나라 때의 문사인 판교(板橋) 정섭(鄭燮)이 썼다.“집의 아름다움이 어찌 모름지기 큰 데 있으며, 꽃의 향기는 많음에 있지 아니하다(室雅何須大 花香�在多).”그때 한번 방문해 주시길. 임정우(고래씨) ● 스스로‘말’ 과라기보다는‘글’ 과인 인간이라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고쳐야겠구나 했다. ‘말’ 과도 아니고‘글’ 과도 아니면 그럼 무슨 과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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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부터“이 아이는 누구일까요?” 와“독자인터뷰 n문n답” 이 새롭게 신설됩니다. 독자들의 어린 시절이 궁금하고 함여에 대한 속내가 궁금합니다. 회원 여러분, 불현듯 전화 가거든 놀라지 마세요. [편집자 주]
독자인터뷰 n문n답
내가 보고 있는 함여도 희노애락이 있구나 싶었다. 남성으로서 민우회 회원으로 사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한 문장으 로 부탁드린다) _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는 과정. 소통의 힘 을 믿는 나를 발견한다. 함여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_ 이미지나 그림이 더 많이 활용되 면 좋겠다. 텍스트가 많은 느낌이다. 지부소식이 너무 없다. 본부 회원이니까 지부활동이 궁금하다.
어디 사는 누구십니까? _ 경기도 부천 고강동에 사는 회원 수풀
함여를 복지관 사람들에게 전파했다고 들었다. 반응이 어떤가. _
이다.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이다.
대체로 호의적이다. 볼 때는 아무 말도 안하다가 술 먹고 나서는
함여 정기구독은 얼마나 되었나. _ 2년 되었다.
질문하거나 관심 있어 한다.(웃음) 민우회 도대체 뭐하는 데냐고
함여 지난 호(202호)에서 제일 좋았던 글은? _ 폴이 쓴 <모람세
묻는다.
상>꼭지( “나의 찰떡궁합 모람을 찾아서” ) 좋았다. 내가 알고 있는
민우회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_ 함여 글 청탁 제
모람들인데 그렇게 보니 왠지 새롭더라. <민우ING>에서 오이글
의가 들어오면 꼭 써주시길. 쓰고 나면 달라집니다.(시킨 거 아
“정부여 ( 제발, 돈이 아니라 의미를 받아라” )을 보고 많은 생각을
님) 그리고 새로운 회원들을 활동 공간에서 많이 만나고 싶다.
하게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운동하는 것 뻔히 아는데 왠지 처 절하고 슬프더라. 나도 사회복지관에서 일하다보니 정부 대변인 같기도 하고, 또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들이 있는데 내가 처한 어려움에 한탄하고 마는 게 아니라 그것을 이슈화시켜서 하나의 활동거리로 만든다는 것이 새로웠고 나도 돌아봤다.
모든 사람에게는 과거가 있거늘 내가 만난 시점 이전의
지금까지 함여 글 중에 좋았던 글 꼽는다면? _ 200호 특집에 노
당신의 외모가 상상이 안 됩니다. 심지어 당신에게 꼬꼬
재윤님이 썼던 100호부터 200호까지 돌아보는 기획글 좋았다.
마시절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판타지 영화보다 더 판타 스틱한 인생사여, 철학적 화두까지 던져집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아이는누구일까요?^^ 이 사진의 동그라미 속 그녀는 누구일까요? 4살가량 되어 보이는 그녀의 붉은 볼터치가 낯설고, 오른쪽 남 동생의 겁에 질린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너무 쉬운 거 아니냐고요? 왜 쉽다고 생각하셨나요? 얼굴형 때문 에? 미세하게 올린 입꼬리 때문에? 쉽게 단정하지 마세요. 6/30(화)까지 minwoo@womenlink.or.kr 로 주인공을 맞혀주세요. 가장 먼저 맞히시는 분에 게는 소정의 상품과 다음 호에 이 꼭지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드립니다. 각종 오답도 함께 공개될 예정 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2011. 5∙6 33
문화산책
여덟시 반 드라마의 추억 안방 문갑 위에는 오래된 금성 텔레비전이 있었다. 전자레인지처럼 네모 지고 육중한 상자 모양에 볼록한 회색 스크린이 달린 텔레비전이었다. 채
그 시절, 일일 드라마에는 ‘가족’ 이 있었다 최지은 ● 텐아시아 기자
널을 바꿀 때는 리모콘 대신 텔레비전 앞에 바싹 다가앉아 오른쪽 위에 달린 조그만 손잡이를 힘주어 돌리면 뚝-뚝-뚝-뚝 소리를 내며 2번에서 7번, 9번, 11번이 차례로 켜졌다.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말이 하루 종일 쏟 아지던 2번이 AFKN이고 7번은 KBS, 11번은 MBC니 하는 것들을 알게 된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여덟시 반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것은 할머니 때문이 었다. 부모님은 아예 TV란 것을 비행과 성적 하락의 주범으로 여겨 멀리 하는 분들이셨지만 내가 초등학교 입학하던 해 우리 집으로 들어오신 조부모님의 안방은 불가침의 영역이었다. 전기세가 아깝다며 일찌감치 형 광등을 꺼 버리시던 할머니 때문에 컴컴한 방에서 보 는 <전설의 고향>은 한층 더 무서웠고 김수현의 <목욕 탕집 남자들>은 방 세 칸짜리 조그만 아파트에 여섯 식 구가 복닥거리며 살던 우리 집을 보는 것 같아 좋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은 저녁 먹은 뒤, 뉴스 시작하기 전에 보던 일일 드라마였다. 최민수 주연의 사극 <꼬치미>는 아직도 엔딩에서 흘러나오던 주제가가 생생할 만큼 손에 땀을 쥐고 본 드라마였고, 주현과 꼬마 양동근의“그랬 걸랑요” 를 유행시켰던 <서울 뚝배기>부터 쓸쓸하면서도 소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노부부를 그린 <옛날의 금잔디> 까지 저녁 시간대 텔레비전에 는 꼭 세상 어딘가에 진짜로 살고 있을 것 같은 얼 굴들이 많았다. <소문난 칠공주>니 <수상한 삼형
�<10아시아> TV, 영화, 음악,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웹진
제>로 요즘‘막장 드라마’ 의 대명사로 불리는 문 영남 작가의 초기작 <바람은 불어도>가 형제간, 며느리간, 고부간의 소소한 갈등을 얼마나 생생하 게 그려냈고 훈훈하게 풀어갔는지, 아마도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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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은 사람은 믿지 못할 것이다. 그 시절, 일일 드라마에는 ‘가족’ 이 있었다.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시청자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 이 일일 드라마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청자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
그리고 장서희가 눈가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편도 못 알아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에 다니면서 한동안 일일 드라마를
보는 여자로 변신했던 복수극 <아내의 유혹>이나, 남매처럼
보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자라며 사랑에 빠졌던 두 남녀가 부모들의 악연으로 끝없
로는 우리 집에서는 아무도 일일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하
는 복수에 복수를 반복하는 <황금물고기>에 이르자 일일 드
지만 일일 드라마의 시청률은 여전히 높았다. 가진 것 없고
라마는 더 이상 가족극이 아니라 과장된 코믹극의 영역에
가족도 없거나 있어도 없느니만 못한 빚투성이 아버지 때
접어들었다. 요즘 저녁 시간 식당에 가면 십중팔구 보고 있
문에 고생하는 젊은 아가씨, 혹은 미혼모가 우연히 만나게
는 <웃어라 동해야>도 만만치 않다. 주인공이 새벽이에서
된 부잣집 아들과 사랑에 빠지면서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미남 요리사 동해(지창욱)로 바뀐 것만 제외하면 <웃어라
남자의 번듯한 가족구성원으로 편입되는 이야기는 주인공
동해야>는 같은 작가가 쓴 <너는 내 운명>의 붕어빵이다.
이름과 직업만 바뀌며 무수히 재탕된다는 것은 매일 챙겨
어릴 때 사고로 지능이 멈춘 채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엄마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안나(도지원)를 극진히 모시며 악녀인 옛 애인 새와(박정아) 의 갖은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가던 동해는 결국 자신
그 중에서도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한 획을 그은 작품이
이 일하는 호텔의 소유주가 외할아버지임이 밝혀지며 인생
<너는 내 운명>이었다. 입양, 장기 이식이라는 소재와 함께
역전한다. 친아버지 제임스(강석우)와의 징글징글한 엇갈
“편견과 상처를 극복한 새로운 가족의 탄생” 을 그린다던
림, 한 회 만에 들통 나는 새와의 음모, 위기에 몰렸을 때 알
기획 의도는 등장인물들의 핏줄에 대한 집착 앞에 속절없
려지는 여주인공의 임신 등 기계적이고 뻔한 에피소드를
이 무너졌다. 새벽(윤아)이 영숙(정애리)에게 입양되어‘정
반복하며 횟수만 늘려가는 드라마에는‘인간’ 이 없다.
상가족’ 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영숙의 친딸의 각막을 이식받은 인연 때문이며, 부잣집 아들 호세(박재정)와 결혼
혹시 시청자를 만만하게 보기 때문에 이토록 억지스런 이
해 시어머니로부터 갖은 구박을 받던 새벽의‘해결사’ 는
야기를 당당하게 펼쳐놓는 것은 아닐까 가끔 생각한다. 그
미국에서 날아온 부자 친모다. 아무리 예쁘고 밝고 싹싹한
러나 그럼에도, 고된 하루를 보낸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성품이어도‘입양된 딸’ 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던 새벽은
단 30분이나마 현실을 떠나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부자 엄마의 딸’ 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야 든든한
있다는 것 자체를 고맙고 반갑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지위를 얻고, 친모와 시모가 동시에 백혈병에 걸리자 시모
의문은 내게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
에게 골수 이식을 해 줌으로써 딸처럼 핏줄로 이어진 며느
만,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이‘숭악스런’드라마들을 손
리로 인정받는다. 딸이 좋은 집안의 아들과 결혼하기를 바
녀와 함께 보시려 하지는 않았을 거다. 딸로 엄마로 며느리
라고, 아들도 (알고 보면) 좋은 집안의 딸과 결혼하기를 바
로 시어머니로 칠십 몇 해를 사셨음에도 도무지 이해할 수
라며 그것을 위해서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감내하는
없는 그 여자들에게 많이 놀라셨을 거다. 2011. 5∙6 35
모람풍경
모람 VS 모람의 첫 번째 시간. 어떤 모람들일까. 다른 건 다 다르지만 리듬을 탄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모람. 민우회의 떠오르는 유망 모람, 여성풍물패 설로우고고(이하 설고)와 기타 치는 코드명:치명적(이하 명치)을 만나본다! 각 모람에 대한 이야기는 설고는 그루님이, 명치는 윤소님이 들려주었답니다. 정리_폴
모람 VS 모람
설고 VS 명치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풍물패를 만들자 모람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설고는 작년 초 신입 세미나 모임에 함께 하던 그루와 숨이 여성풍물패에 대 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는 9월부터
설로우고고 풍물로 사람들 마음이 하나 되는 게 좋다는 그루. 풍물의 매력을
란다. 일단은“여성만으로 이뤄진 풍물패를 만들자. 향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져있다. 풍물에도, 민우회에도.
에 성별 관계없이 여성주의자로 구성된 풍물패를 생각해
:) 연주말고 풍물악기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는 엉뚱한 질문
보자.”멋진 언니들이 왕창 모여 있을 것 같은 분위기. 드
에도 바로 대답해주었다. 북은 식탁이나 차받침 다과받침용으로.
디어 성산동 민우회에도 풍물 장단에 어깨가 절로 들썩
깨진 징이나 꽹과리는 시계. 장구통은 반 잘라서 커피, 생두 같 은 곡물 보관용으로 사용가능하단다. 오동나무로 만들어져서 통
일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 이런, 예기치 못한 안타까 운 현실. 내 귀에는 좋기만 한 풍물 소리, 크긴 크다, 사무
풍에 굿. ● 그루
실 근방에서 민원이 들이찰 것이다. 사무실로부터 몇 블 록 건너 한 연습실을 대여하여 연습을 이어나가기 시작 한지 이제 반년정도. 첫모임은 11월 8일. 공연 욕구가 다 들 커서 송년회를 목표로 맹연습을 했단다. 생각해보면 송년회 때 설고의 공연은 정말 놀라웠다. 너무나 흥겨워 축제 같은 느낌이 엄청났지.
코드명: 치명적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언제 부를 수 있게 될지 고민하는 명치 초급반의 윤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 날씨가 좋아지면 명치
명치의 데뷔무대는? 여기서 잠깐, 명치의 첫 데뷔는 어땠을까. 명치의 첫 데뷔
사람들과 기타들고 한강에 가서 둘러앉아 기타를 치는 게 바람
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누구는 생협 축제(5/5) 때
이란다. 아 물론 맥주도 같이 마시며. 치고 싶은 곡은, 봄이니까
민우유랑단 활동으로 치기도 하고, 혹자는 민우회 생일파
양양의‘봄봄’ . 다 같이 합주하면 좋겠단다. 봄봄의 한 구절.“이
티 날(9/10)이라 말하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민우유랑단
렇게 가슴이 설레는 걸 보니 봄이 오겠구나.”● 윤소
이라는 이름 아래가 아니라 명치로 활동한 생파 때를 명 치의 첫 데뷔로 공식화 하는 게 맞겠다. 아무튼 명치의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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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 또한 잊지 못할 공연이었다. 회원 모람의 기타 음률, 노
지신밟기로 첫 스텝을 밟은 설고, 명치의 첫 코드가 새겨진
래로 생일 축하를 받는 단체, 민우회뿐이지 않겠는가.
노래는 김창완의‘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라니 참 정겹다.
다시 설고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송년회 이후 1주일에 한
가만, 전에 살림의 코치 하의 명치 첫 연습곡도‘동무들아’
번씩 모였는데, 모듬북을 하니 무릎이 아파서 장구로 바꿨
였다. 사랑 노래도 많은데 명치에서는 우정을 노래한다. 오
어요. 그런데 장구는 집에서 연습하기가 어려워서 실력이
호, 더 괜찮은 걸. 지금 명치의 명강사는 고래씨. 열정적인
생각보다 잘 늘지 않으면 지칠 수도 있고. 차라리 풍물은 잠
고래씨 덕분에 연주 수준이 제각각인 명치 회원들은 수준
깐 쉬기로 했죠.”연습실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1주일에
별 수업을 받는단다. 윤소는 외친다. "완전 좋아요!"
한 번은 설고 정모로 연습하고, 나머지 날에는 아무 때나 연
이쯤에서 또 잠깐. 설고와 명치의 공통점 발견. 명치 또한 안
습할 수 있으면 좋겠단다. 개인연습실 마련하려고 동분서
정적인 연습장소가 없다는 게 난감한 일 중 하나. 지하 교육
주 중인 그루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까삐까삐룸룸- 그
장이 좋긴 한데, 예약이 차 있으면 회의실에서. 그러나 좁고
럼 쉬는 2달의 방학 동안에는 뭐하나? 모꼬지도 가고 면 달
시끄러워서 누구 기타소리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 이럴
거리대 만들고‘이달의 토론’ 도 하고 민요 개사 등 할 거리
땐 정말 하늘공원이 있으면 좋겠다. 이 공원으로 연결된 계
는 많다. 특히 민요 같은 소리 개사. 송년회 때 했던 지신밟
단으로 척척척 올라가서 풍물도 연습하고 기타도 마구 치고.
기1) 같은 경우 성주풀이 사설(가사) 중에 남아선호, 남성 중 심적인 부분을 바꿔 부르는 것. 왠지 기대된다.
귀를 기울이면 공통점 하나 더 있다. 명치의 윤소는 명치 활동으로 기타와
나비효과일까, 도미노현상일까. 방학을 맞이한 설고와 달리,
여성주의를 이렇게 말한다.“귀를 잘 기울여야 한다. 일단 내
한 동안의 방학을 끝내고 돌아온 명치. 3월부터 명치와 함께
기타소리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소리도 들어봐 주어야
하게 된 새 얼굴, 윤소. 윤소는 미디어운동본부 상근활동가.
한다. 그리고 조율을 안 하면 합주도 못하고 합주하더라도
일보다는 명치 모임 오느라 성산동 사무실에 들르는 횟수가
각자 소리가 다르다. 조율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
더 많다.“원래부터 기타에 관심이 있었는데 기타가 없어서
관계와 소통적인 면에서 여성주의가 스며들어 있지 않을까.”
못나오고 있다가 날씨도 좋아지고 가슴이 설레서 기타도 사
설고를 통해 그루가 느낀 것도 비슷하다.“같이 연습하고
고 시작하게 된 거죠.”봄은 윤소를 기타 치(사)게 한다. 이런
뒷풀이하면서 서로 힘이 되어주는 것, 다른 풍물패에서는
마음이 이어지도록 매일 봄이면 좋겠다. :) 사실 기타를 배울
못 느껴봤다. 서로 위해주고 배려해주는 느낌이랄까. 서로
수 있는 곳은 사방에 널려있다. 왜 민우회 명치였을까?“활
의 얘기 경청하고 존중해주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허투루
동가이자 회원이기도 하고 여기서 만나는 이들은 서로 비슷
듣지 않는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것 같
언제일지 알 순 없지만 풍물과 기타의 만남, 이번처럼 함여 지
아서요.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비용부담이 없네요. 사
면에서가 아니라 소리와 리듬에 기뻐하는 여러 얼굴들 앞에서
무실이랑 집도 가까워서 기타메고 자전거타고 모임 와요.”
함께 만나면 좋겠다. 설고와 명치의 조인트 미팅, 회원 커뮤니 티 모람세상에서 일단 접선 시도를 추천한다. 커밍 순-! :)
주1) 정월 대보름에 복을 빌어주는 것. 집집마다 돌면서 복을 빌어주고 액운을 밖으로 쫓아낸다.
폴(반차별회원팀) ● 회원들을 만나면서 비로소 여성주의가 무엇인지 실감하고, 감동받는 중- :D
2011. 5∙6 37
마포나루에서 바로 며칠 전에, 광주여성민우회와 간담회를 끝냈다. 김인숙 대표와 함께 9 개 지부의 운영위원, 상근활동가 샘들을 만나 활동하면서 드는 고민도 나누 고, 지역여성운동 관련 사업도 나누는 그런 자리. 하지만 딱딱하게 활동 얘 기만 할 수는 없잖은가. 얼굴 자주 보기는 쉽지는 않은 터라 처음에 뻘쭘하
나는 요즘
게 앉아 있으면 어떡하지 싶어서 작은 토크쇼를 미리 준비했다.“요즘 나는
에 꽂혀 있다!
~~~에 꽂혀 있다!”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나는 요즘 회계정산에 꽂 혀 있다.” ,“나는 요즘 김인숙에 꽂혀 있다.”등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네 관심사란 건 그때그때 바뀐다. 민우회 활동가들이야 원래 사 람 붙들고 뭐 하는데 달인(?)들이라 금세 친해지기 마련이지만 이런 주제로 얘길 나눠 보는 것,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꽤 괜찮았다. 그래서 나도 얘기
문성훈(나은)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해 보련다.
나, 춤바람 났다! 올해 들어 나는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되었다. 춤. 다시 생각해도 참 신기한 데, 꼬맹이 시절 개다리춤을 춰 본 이후로 뭔가 춤을 춰 본 기억이 당최 없 기 때문. 질풍노도의 십대 시절, 락 음악에 맞춰 헤드뱅잉을 하고 힙합 비트 에 들썩거려 보기는 해도 본격 춤을 춰 본 적이 없다. 굳이 있다면 집회 나 가서 배운‘바위처럼’율동 정도? 그런 내가 스윙 재즈 음악에 맞추어 추는 사교 댄스(!, 실제로는‘소셜’ 댄스라고 부른다. 이‘소셜’열풍 허허), 스윙 댄스를 배우는 중이다. 원래 나의 취미는 음악 듣기와 자전거 타기다. 음악 듣는 성향은 잡식성인데 비트 있는 음악도 꽤 좋아한다. 그런 음악을 듣다 보면 왠지 몸을 들썩이게 되는 게 있다. 그러다 보니 뭔가 몸이 근질근질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매 일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만 왠지 두 다리만 휘젓는 것 같고 아쉬운 생각이 들던 차, 한 마리 새가 알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듯한 작은 사건 하나가 발생 했다. 바로 작년 시민운동가 대회의“
(몸+마음)의 주파수를 찾아라” 라는
워크샵. 워크샵을 이끌어 주신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참가자들은 평소에 잘 안 쓰던 (활동가들이 원래 입을 주로 쓴다) 몸짓을 해보다가 막판엔 눈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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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상태에서 막춤을 추게 되었는데 나는 이 때 뻥 약간 섞어
이 손을 맞잡고 춤을 추게 되는데, 바로 여기에서 절묘하게
무아지경, 몰아일체의 경험을 했다. 이때부터 마임이든, 연
느낌이 통하고 쫀득한 텐션(작용과 반작용의 오묘한 만
극이든, 춤이든 몸을 움직이는 걸 해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
남?)이 만들어진다. (이거, 요즘 유행하는 광고처럼 참 좋
망이 생겨났다.
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내가 지금까지 활동가 랍시고 주로 말과 글로 사람들에게 떠들어 왔는데, 몸짓과
하지만 본인은 원래 뭐든 눈 딱 감고 바로 들이미는 성격
손끝에서 전달되는 느낌만으로 함께 춤을 만들어간다는
이 못 되므로 시간만 보내던 중, 뉴페이스(신입활동가)들
느낌은 정말 새로운 것이었다. 새로운 소통 방식을 개척한
이 민우회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 중 회원팀에서 새로 활
느낌이랄까?
동하게 된 모후아가 마침 스윙댄서였던 것! 역시 뭘 시작 할 땐 옆에서 바람을 불어넣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모후
이렇게 재미 붙인
아에게 이것저것 스윙 댄스 관련 이야기를 물어 보았고,
나, 왕초보 과정
결국 스윙 댄스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열심히 검색질을 한
은 떼었고, 본격
뒤 나는 작은 스윙댄스 동호회의 강습을 신청했고, 2월부
입문 과정에 들어
터 나는 주 4일 저녁을 스윙댄스에 투여했다. 이틀은 같은
서서 한참 배우는
내용의 수업을 두 번 받고(충실한 예습과 복습), 이틀은 출
중이다. 아무도
빠(실전)를 했다.
없는 곳에서 혼자 스텝을 밟아 보기도 하고, 가끔 모후아에게 과외(?)를 받기
몸짓과 손끝으로 전달되는, 소통!
도 한다. 춤을 추니 생활과 활동에 새로운 기운도 불어 넣
출빠란 무엇이냐. 서울엔 지하철 2호선을 따라 십여 개가
는 것 같다. 덕분에 올해 민우회 3.8 여성의날 행사에서 라
넘는 스윙바(bar)들이 있다. 말 그대로 스윙 춤을 추는 바
인댄스도 흥겹게 함께 할 수 있었다.
들이다. 담배도 피우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으며 오직 널 따란 댄스홀에서 30대를 주축으로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
아마 이 글을 읽으신 분들, 한 번 보고 싶으실 거다. 하지만
여 스윙 음악에 맞추어 춤만 추는 곳이다. 처음 가면 문화
스윙 댄스는 기본적으로 공연과 발표를 위한 춤이라기 보
충격을 느낄 수 있는데, 마치 외국 영화에나 나오는 공간인
단, 빠에서 즐기기 위한 춤이므로. 그럴 기회는 나중에, 언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나는 리더(동작을 제안하고 이끌어
젠가 있겠다. 좀 더 갈고 닦아서 언젠가 보여 드리리다. 자,
가는 위치)를 배우고 있으므로 팔로어(제안에 맞추면서 춤
그럼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을 채워가는 위치)에게 가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살포시 양
“당신이 요즘 꽂혀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손을 내민다. 팔로어가 내민 손에 손을 얹으며 춤을 추자는 제안에 응하면 스윙바에서 틀어주는 음악 한 곡에 맞추어 함께 춤을 추게 된다. 소셜 댄스의 특성상, 스윙도 두 사람
문성훈(나은) ● 단계별 트레이닝을 통한 자전거 여행 소모임 만들까 생각 중. 관심 있는 분 메일 주세요. naaeun@gmail.com
2011. 5∙6 39
나의 삶, 나의 이야기
정영혜(슛돌이) ●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민우회에서 근육의 숨결이라는 여성주의 자기방어 모임을 함께 했던 슛돌 이입니다. 요즘들어 제 모습이 안보이셨죠? 안보였던 동안의 스토리가 담 겨있습니다. 지금부터 한 번 들어가 볼까요? 2011년 1월 11일 신월동에 자그마한 도시락집을 동생과 함께 차리게 되었 다. 자유롭기만 하던 내 삶에 제동이 걸린 순간이었다. 3주가량의 교육을 받고 2달여의 고심 끝에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 이 아니었고, 개업초에는 나 조차도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이 되고 불 안했다. 그러나 곧 나 혼자 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한다 는 사실이 나를 안정으로 이끌었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고, 속으로 삭히는 것도 매일 매일. 사업을 했던 아버지 모습을 먼발치서 보기만 했었던 우리 였기에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어려운 점이 많았다. 세금계산서, 부가 가치세, 세금, 등등 정말이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민우회 활동을 하던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나는 도시락집 개업으로 인해 그 마저도 일단락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점포에서 글을 쓰고 있다. 마음 속에는 항상 민우회, 민우회 활동가, 민우회에서 만난 친구들이 크게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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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지만 마음만을 쓸 뿐 나는 이 이상으로 지금 무언가를 할 수는 없다. 엄두도 낼 수 없다. 하루 14시간. 꼬박 점포에서 고객을 상대하고 거래처를 상 대한다. 사업을 하면서 사생활이라는 것도 없어졌을 뿐 만 아니라, 주말 또한 없어져버렸다. 주말에도 단체가 있거나 바쁘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단 하 루도 맘 편히 두발 쭉 뻗고 자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느 날 한 번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이 들면서 때려치우고도 싶었지만, 사업이든 무엇이 든 내가 한 번 정한 일에 무책임하게 등을 돌리는 것은 나에 대한 예의도 가족 에 대한 예의도 아니기에, 과감히 접었다. 점포에서는 일을 하면 참 별스러운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것저것 따지 고 많이 달라 투정부리고 정말이지 이제 이러한 말들은 애교다. 배배 꼬는 말 들부터 장사가 되겠냐는 말들과 시선. 그런 시선이 없어도 충분히 힘들고 생 각이 많은데, 왜 말로써 그렇게 사람 마음을 뒤집어 놓아야 하나? 서로서로 좋은 말 힘이 되는 말만 해도 힘든 시기인데 말이다. 민우회 활동가에게 이번 글을 제안 받으면서 좋은 이야기들로만 꽉꽉 채워야 겠다 싶었지만 적다보니 그게 안된다. 역시 하소연 할 곳은 이곳, 민우회밖에 는 없나보다. 하하. 잠시나마 함께 했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그때가 그리워진다. 그 때 나와 함께 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 을까. 모두들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어디 있든 우리 모두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웃는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도 도시락집이 자리 잡히고 빚이 조금 청산이 되면 나는 다른 비상을 꿈꿀 것이다. 지금은 힘들기 때문에 옆을 돌아볼 시간도 뒤를 돌아볼 시간도 없지만,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여 큰 날개를 펴고 훨훨 나는 순간을 위해 준비 할 것이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힘들다. 우리가 운영하는 점포는 화곡역에서 가깝다. 어찌 보면 멀 수도? 나를 보고 싶거나, 우리 점포 도시락을 먹고자 하는 분들 은 민우회에 문의하여 놀러오기를 부탁드린다. 왜냐 하면? 위에 다 적혀있다. 그럼 이만 줄인다. 행복한 인생? 여성인 우리가 웃어야 이루어진다.
정영혜(슛돌이) ● 현재 한솥도시락 강서교육청입구점 점장이며, 여성주의 자기방어모임 <근육의 숨결> 멤바였던 슛회원
2011. 5∙6 41
생협이야기
10대 성장기 아이에게 꼭! 필요해요 김현정 ● 한국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편집위원장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복 잡한 심리 상태를 겪으며 나날이 까칠
사춘기 시기에 알맞는 생협 생활재는?
해져 가는 우리 사춘기 아이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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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안 돼” 라며 설득할 나이는 지났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할 시기 인 것 같아요. 사춘기 아이와 여러 상
네 어린 시절은 감성적인 고통으로 사
조합원 자녀들은 생협 생활재로 어린
황에서 부딪혀야 하는 일이 많은데
춘기를 보냈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
시절부터 탄탄한 식습관으로 건강하
가장 원초적인 본능,‘식욕’ 을 절제
세대는 공부, 성적, 미래의 막연한 꿈
고, 튼실하게 잘 자랐을 것입니다. 저
하는 일에서 갈등이 가장 심한 것 같
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더 심한 것
희 집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보다 자
습니다. (특히, 생협 조합원 엄마라면
같습니다. 꿈같은 10대 시절을 장식해
연식으로 먹으며 건강하게 잘 자랐답
더 속상할 일인 것 같아요. 내가 어떻
야 할 인생에서 어른이 겪을 만한 스
니다. 하지만 요즘, 저도 아이들 때문
게 키웠는데…… 별난 엄마, 극성 엄
트레스로 힘들어 하고 있는 아이들.
에 고민이 생겼습니다. 중고등학교에
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먹거리만큼은
게다가 한창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소
가서 급식 비중이 많아지고(화학 조
사수했는데 말이죠.)
가 배제된 음식과 각종 첨가물, 당분
미료는 안 쓴다고 하지만요), 집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이 시기에 집에
이 과잉된 인스턴트식품을 먹으며 불
사용하는 양념류가 달라서인지 각종
서 밥을 잘 안 먹는다고, 조합원 탈퇴
완전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튀김류와 고기 반찬, 소스 등을 먹으
하시는 분들 여럿 보았습니다. 아이
아동기에는 편식을 막아 주고, 바른
면서 입맛이 바뀌었습니다. 자극적이
들이 집에서 먹을 시간 없고, 잘 안
식습관을 들이는 밥상을 차려 주셨다
고, 단맛을 선호하게 되었죠.
먹는다고 생협 밥상을 포기하시면 안
면, 매사에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는 사
심리적인 변화와 함께 친구들과 어울
돼요. 집 나간 아이 입맛 찾아 주는
춘기 시기의 10대 아이들에게는 고르
리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어릴 때
생활재가 또!! 있으니까요.
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고, 정서적
는 잘 안 먹던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오갈 때, 간편
으로 편해지는 음식을 마련해 주는 것
찾네요. 그렇다고 어릴 때처럼“그건
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생협 생
이 좋습니다.
첨가물이 들어가서 나쁜 거야. 먹으
활재로 잘 챙겨 주세요.
뇌 발달에 좋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오랜 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눈이 피로
대추는 불안증, 우울증, 스트레스, 불
현미에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 주고,
할 때 좋은 당근도 성장기 아이들에게
면증을 가라앉히는 진정효과가 있습
신경 전달을 원활하게 해서 불안감을
필요한 식품입니다. 비타민A가 부족
니다. 온종일 학업에 시달리며 스트레
안정시켜 주는 칼슘이 풍부한 멸치.
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병균에 대한
스가 쌓여 있는 학생들의 마음이 편안
이것들과 김, 통깨, 참기름을 넣어 만
저항력이 약해서 여드름이 돋기 쉽고,
해지도록 대추로 차를 끓여 주세요.
든 현미 멸치 주먹밥. 만들기도 편하
잘 곪기도 하죠. 피부 때문에 고민인
생협 생활재‘대추차’ 를 이용해 간편
고, 먹기도 간편해서 아이들이 좋아합
아이들에게는 더욱 좋겠죠?
하게 차를 주셔도 좋겠죠?
니다.
간편하게 청암농산‘당근사과주스’ 나 ‘아침에 야채’주스로 마시게 해 주세 요. 아침밥을 먹기 힘들어 하는 아이 에게 떡과 함께 간편하게 줘도 좋답니
면역력을 키워주는 건강식품,
다. 시중 주스와 비교하면 정말 명품
녹용엑기스와 홍삼엑기스
주스예요.
시험 준비로 잠이 부족한 고등학생 자 녀들에게는 필수 생활재죠. 운동량도 부족하고, 쉽게 지친 체력은 회복이 더디기에 건강식품으로 보조해 줘야 합니다. 국내산 재료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어요. 적극 추천합니다.
고기를 싫어하던 저희 아이들도 사춘 기가 되면서 고기 반찬이 있어야 밥을 먹는답니다. 튀긴 닭요리보다 단백질 이 풍부한 닭가슴살로 각종 쌈채소와 함께 샐러드를 만들어 주세요. 생협 육류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맛도 좋아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고기 반찬을 해주고 있습니다.
김현정 ● 두 아이의 엄마이자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의 든든한 편집위원장. 너그러움과 예리한 눈,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미적 감각까지. 그녀의 열정과 재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2011. 5∙6 43
9개의 시선
“육아에서 길을 잃다” 2011년 동북여성민우회 상반기 민우여성학교 홍문정(룰루랄라) ● 동북여성민우회
난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민우회 언저리를 기웃거리며 아이 둘을 들쳐 없고 많은 이들을 만난다. 항상 아이를 들쳐 업고 다니니 오래된 민
암튼 이제부터의 인생을‘룰루랄라’살고 싶어 닉네임까
우회 선배님은 최근에 나를 보더니‘이 녀석이 셋째지?’
지 바꾼 나의 좌충우돌 민우여성학교 준비가 여기서부터
한다.‘아이구, 선생님 말씀만 들어도 헉~, 둘째예요. 이
시작된다.
제 다 컸지요?’내 대답이다. 그 둘째를 만 2세가 넘기기
‘사교육 절대 안 시키고 내버려뒀더니 서울대 갔다’ ,‘자
무섭게 첫째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게 된다. 이름하야 공
유롭게 방목했더니 자기 스스로 앞길 헤쳐 나가는 독립적
동육아…… 보내기도 전에 입방정을 떨었더니 민우회에
인 아이로 자라났다’ 는 성공담을 부러워하며 그렇게 못하
서 슬그머니 이제 자유니 같이 뭐 좀 해 보잔다.‘아이고
는 자신을 자책하며 지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차라리
제 코가 석자예요. 릴렉스…… 저는 쉼과 자기성찰, 내면
‘내놓고 키웠더니 완전 싸가지 없는 자식 되더라’혹은
의 성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답니다. 시간을 좀 주세요.’
‘존중해서 키웠더니 손 하나 까딱 않는 기생충이 되더라’
그 당시 내겐 민우회도 버거웠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는 고백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뭘 한단 말인가? 그리고 사실 난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네 자식 교육이나 똑바로 시켜’ ,‘너는 남편, 자식 신경
한 번의 고사 끝에 너의 성찰과 공부에 도움 되는 선배님
쓰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겠다’ 는 비아냥과 힐난
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라는 오경훈 대표의 강력한 훈
속에서도 꿋꿋이 자기 정체성을 지켜온‘그녀’ 들과 만나
수에 운영위원직을 수락한다.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니
고 싶습니다. 그들의 속 깊은 한숨과 눈물을 위로하고, 끝
나의 포지션은 교육기획팀, 가장 큰 사업은 상, 하반기 1
내 주저앉지 않고 오늘에 이르게 된 동력의 근원도 배우
년에 두 번 있는 민우여성학교. 4월 말 상반기 민우여성
고 싶습니다.(기획회의 후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린 기획
학교를 목표로 첫 기획팀 회의를 갖던 날이 아직도 기억
팀 이현숙님의 기사 인용)
이 생생하다. 쟁쟁한 민우회 선배들과 신입이지만 나중
생협 커피와 빵이 함께 하는 브런치 토크쇼!!“아이들 잘
에 엄청난 내공과 필력으로 나를 감동 시킨 현숙님……
(?)키우고 있나요?”개봉박두……
44
나의 첫 토크쇼 사회
‘에미’아닌‘홀로 우뚝 선 나’
지난 4월 28일 목요일 오전 10시 나의 첫 토크쇼 사회가
4월 29일 금요일 강의“페미니스트에게 육아를 묻다”여
동북민우회 교육장에서 막을 올렸다. 토크쇼에 모신 분은
성학자 정희진씨를 모셨다.
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의 김연순님, 우리지역 청소년 문
‘이 얘기가 두 시간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냐’ 며 사회와
화공동체 <품>활동가 유현희님,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신입
본인 소개 시간조차 아끼며 시작한 열띤 강의, 결국 우리
회원 이현숙님 그리고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공동저
가 놓여 있는 육아와 이 교육의 현실이 결국 대한민국의
자 박민희님. 좁은 공간이지만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교
최대 담론인 부동산 문제이며 재보선, 계층, 사회심리문제
육장을 가득 메운 새로운 얼굴들, 우리는 이 새로움에 항
라는 지적.
상 목말라 하지 않았던가? 김연순님의 민우회를 만난 계
‘구조, 체제, 제도, 사회라는 큰 덩어리에 개인은 그야말
기와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나를 잃지 않고 이 길을 걸
로 그 숫자만큼의 반응들이 있을 수 있다. 어떤 경험, 이
어왔는지 담담하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토크쇼답게 초
론도 일반화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다양하고 창의적인 대
보 사회자를 한방 날리듯 객석에서 바로 패널들에게 질문
응이 성공 열쇠인 셈이다.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고 관
을 던지기도 하고 객석에서 서로 질문을 주고받기도 한다.
계를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정희진 자신이 생각하는 폭
초반의 긴장감도 조금씩 풀리고 패널들의 얘기와 객석의
력이다.’
얘기를 들으며 사회라는 사실 조차 잊고 큰 소리로 웃다가
2시간 내내 수없는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한 정희진씨의
눈물도 찔끔 흘리기도 한다. 지역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강의 후 나는 며칠을 멍하니 나를 추스려야 했다. 저 명쾌
20여년을 성장해온 품의 활동가 유현희님의 이야기는 내
한 꿰뚫어 봄은 어디서 나온단 말인가? 그래도 명확한 실
가 어떤 부모인가? 부모이기 이전에 어떤 인간인가? 성찰
마리는 하나 찾았다. 아니라고 계속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하게 했다.
없었던 엄마노릇의 죄책감을 이제 온전히 내려놓을 것이 다. 그리고 나의 온전함을 찾는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그
자칭 슈퍼맘 콤플렉스에 헬리콥터 맘이었던 이현숙님은 이
여정에서 두 아이의‘에미’ 가 아닌‘나, 홀로 우뚝 선 나’
제 19살 딸, 18살 아들의 든든한 친구가 된 듯하다. 그 과정
를 찾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나와 내 아이들의 행복한 삶의
에서 얼마나 쓴 눈물을 흘렸는지 그 자리에 있던 우리는 조
키워드일 것이다.
금은 알게 되었다. 언제든지 젊은 청년 친구가 필요하면 연 락 달라는 멋진 청년 박민희님도 동행한 누나 박지현님도
공간을 가득 메운 여러분과 패널, 그리고 언제나 허를 찌
소중한 경험을 함께 나누어 주었다. 객석의 누나를 소개하
르는 정희진 선생님 강의,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습
며‘오늘 생일이니 생일축하 노래를 함께 불러주면 큰 선물
니다.
이 될 것 같다’ 며 우리 모두 좌담회 도중 생일 축하곡을 부 르게 한 넉살 좋은 친구, 우리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좌담회에 모인 분들 대부분의 질문이나 의견을 이 끌어 냈다. 이만 하면 사회자의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일까?
홍문정(룰루랄라) ● 이번 좌담회 도중 누군가 말했다.‘육아에서 길을 잃는 것뿐 아니라, 삶에서 항상 길을 잃는다’ . 민우회가 새삼 내 인생의 좌표가 된 것 같은 요즘을 살고 있다.
2011. 5∙6 45
�문의 및 접수 : 907-1003
풀뿌리 여성리더들의 조직 및 기획능력 향상
�일시 : 2011년 5월 17일(화),
훈련
5월 24일(화), 5월 31일(화)/
�일시 : 5월 2일~ 7월 18일(매주 월)
총 5강, 오전 10:00~오후3:00
�장소 :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4층
�장소 : 한국마사회 일산지점 군포여성민우회 군포여성민우회 성폭력예방 성매매방지를 위한 “신나는 거리체험한마당”
공정무역커피와 함께하는 민우데이
지부소식
월경주기팔찌만들기, 피임콘돔돋보기, 성매
커피의 역사, 공정무역커피이야기, 커피 만
www.womenlink.or.kr
매NO!, 음란물 바로알기, 나만의 데이트방법
들어보기
등 체험하고 선물도 받아요
�일시 : 5월 16일 (월) 11:00
�일시 : 5월14일(토), 오후2:30~4:30
�장소 : 군포민우회 교육실
�장소 : 라페스타 B동 앞 살맛나는 우리동네 상상 아카데미
고양∙파주여성민우회
고양∙파주여성민우회
2011년 지방자치아카데미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
군포, 안양 성평등 지방정치 아카데미(지방
태극권 수련생 모집
재정, 성인지 예산, 여성정책 등 5회강좌)
�참가비 : 월 3만원 (4회 기준)
�일시 : 5월 25일(화)~6월 8일(수),
�일시 : 매주 금요일 오전 10:00~11:00 �장소 : 함께누리 풍물방
5월 17일(화) 10:00~12:00 예산을 通(통)하라 -지방자치와 예산의 이해, 시민의 역할
활동가 역량강화-ngo아카데미 식당여성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 ‘밥 한그릇에 고마움을 얹어요’
�일시 : 6월 중 �장소 : 군포민우회 교육실
참여가 지역을 바꾼다
상 차리기 스티커 작업, �장소 : 라페스타 B동 앞
-고양시 예산분석 5월 31일(화) 10:00~12:00
걷기 모임 서울의 걷기 좋은 길을 함께 걸으며 서울의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민우회
13:00~15:00 예산을 보면 지역이 보인다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일시 : 5월14일(토), 오후2:30~4:30
예산에도 성이 있다 -여성정책과 예산에 대한 이해
사례청취, 조직화 교육 등
브로셔와 감사명함, 노동인권길라잡이 책자 나누기, 경험하신 분들과의 인터뷰, 인권밥
-참여예산의 이해와 사례, 예산 감시운동
대안운동에 대한 역사적 흐름과 현황파악,
거리 캠페인
13:00~15:00
5월 24일(화) 10:00~12:00
�장소 : 안양시 의회
(백석동 백석마을 7단지아파트 지하상가)
예산을 보면 지역이 보인다 �강의일정
매주 화,수 오후 2:00~ 5:00
매력을 발견한다. �일시 : 매월 마지막 수요일
본부, 지부 간담회 �일시 : 5월 12일(목)
오전 9:00-오후 2:00 �장소 : 서울 성곽, 북한산 둘레길, 남산길 등
�장소 : 광주여성민우회 회의실
예산으로 말하다
예산학교 지역민우네트워크
회원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자치의미
�수강료 : 무료
�일시 : 5월 12일(목)
와 예산바로보기에 대해 공부한다.
�선착순 30명
�장소 : 광주여성민우회 회의실
�일시 : 6월 8, 15, 22, 29일.(수)
- 동네, 여성예산 제안
46
오전 10:00~12:00
�장소 : 원주 중앙동 차없는 거리 밝음신협2층
�장소 : 전교조 양천지부 교육장
�일시 : 5월 20일 오후4:00~6:00 이달의 토론
어린이 녹색장터 ‘환경의 주인은 나’ 라는 참여의 마음들을 모
붙이기 �장소 : 신안∙평거동 학원가
방송사 서바이벌 경쟁프로그램 합격인가? 탈락인가?
알뜰살뜰번개시장
아 자원을 재활용하고 기쁨을 느낀다.
�일시 : 5월 27일 (금) 10:00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 ……
�일시 : 5월 14일, 6월 11일, 7월 9일,
�장소 : 민우회 소모임방
�일시 : 5월 21일, 6월 18일
성교육 전문강사 교육과정
�장소 : 신안주공1차A 앞 분수대
8월 13일, 10월 8일 �장소 : 양천구 양천문화회관 광장
오후2:00~4:00 성평등적 시각에서 건강한 성교육과 올바른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여성학자 정희진과 함께 하는 여성학 강좌
성문화 확산
대상관계부모교육
�일시 : 5월 31일 10:00~13:00
마음편 일반과정 8회기
�장소 : 중앙동 차없는 거리 밝음신협 2층
�일시 : 5월 23일~7월 18일
정희진 선생님에게 여성학에 대해 심화된 강의를 듣고 싶은 분들은 연락주세요.
�장소 : 상담소 교육장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
(총 5강 이상 진행 예정) �장소 :교육장
∙
식생활강사양성교육 춤추는 인형이 찾아가는 성평등세상
바른 식생활 인식 확산
인천광역시 여성발전기금 지원사업
�일시 : 5월 17일~6월 9일
아티스트웨이 모임
�일시 : 5월 3일(화)~7월 21일
나의 잃어버린 꿈과 숨은 재능을 일깨우는
�장소 :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장소 : 주민협의회
한자와 通하다
진주인권학교
매주 화,목 11:00~13:00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샵~ �일시 : 6월 중 �장소 : 교육장
전문한자 강사 양성 교육
미디어와 인권
"여성이 뛴다, 지역이 뜬다" 우리 마을 생활
�일시 : 5월 13일(금)~8월 26일
�일시 : 6월 7일~6월 28일
환경 안전도 모니터 활동을 위한 교육
�장소 :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우리 지역의 생활환경 안전도를 조사할 모
매주 화요일10:30~12:30 �장소 : 청소년수련관
니터단을 모집합니다. 도봉구 지역 주민들이
"여성 글읽기, 살쓰기-�서혁명" 워크샵
생활 공간에서 느끼는 안전도를 파악하고,
�일시 : 6월 25일~26일
상담원 수련회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안전망대책을 알아보
�장소 : 충남 수덕사
�일시 : 6월 17일~6월 18일
기 위한 교육을 합니다. �일시 : 6월 2일(목), 6월 3일(금),
�장소 : 무주 진주여성민우회 진주여성민우회
6월 7일(화), 6월 9일(목) 오전10:00 �장소 : 교육장 원주여성민우회 원주여성민우회
춘천여성민우회 춘천여성민우회 5월회원만남의날 5월애 영화상영과 감독과의 만남
무지개 톡톡!
�일시 : 5월 16일 7시
<캠프 페이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장소 : 엠비씨네
7가지 빛깔, 7가지 이야기 여성의 시선으로
지역여성운동에 힘을 실어주는 '민우밥집'
풀어봐요
원주여성민우회 13년 맞이 후원밥집
성폭력바로알기 캠페인
�일시 : 5월 18일 7:00
�일시 : 6월 17일(금) 12:00~22:00
ox퀴즈. 리플릿 전단지 나누어주기, 스티커
�장소 : 민우회 회원 공간 [다푸리]
2011. 5∙6 47
민우알림 [부고] 故김가영 활동가님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여성민우회 1/4분기 결산보고서 (2011년 1월 1일 ~ 3월 31일)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활동가, 김가영(케이)님이 지난 4월 30 일(토), 세상을 떠났습니다. 열정 많고, 수줍게 웃고, 윤동주 시인을 좋아한 그녀였습니다. 이제는 부디 편안히 쉬길 바랍니다.
“
당신의 이야기가 세상을 깨웁니다
”
2011년, 민우회에서는‘낙태, 여성의 경험으로 세상과 공명하 다’ 라는 사업을 진행합니다. 관념과 추측을 넘어, 여성의 경 험과 삶의 과정 안에서의‘낙태’ 문제를 제기하려고 합니다.
(단위 : 원)
Ⅰ. 수입내역
금액
회비수입
53,480,800
후원금
8,166,440
사업수입
0
기타수입
45,265 수입합계
‘낙태’경험이 있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낙태불법화로
61,692,505
인한 여성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알려낼 예정입
Ⅱ. 지출내역
금액
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실 분들은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인건비
56,845,660
여성건강팀 02-737-5763, kkokkam@womenlink.or.kr
신입회원 여러분 반가워요! 2011년 3월 중순 ~ 2011년 5월 중순
강미순 고나경 권민재 권선영 권수인 권은순 권혜경 김경란 김고연주 김귀옥 김동완 김둘순 김명재 김민경 김상필 김상흔 김소연 김순자 김영지 김옥이 김윤희 김재영 김재천
김정래 김정순 김진홍 김태림(타쿠) 김태은 김현미 김현주 김희경 남윤인순 남은경 노수나 명남순 문영숙 박계은 박명희 박미경 박미량 박수정 박승국 박은주 박지영 박지현 박하늘
방창숙 배연길 백선영(백곰) 백현옥 변현숙 선지은 손기환 손정옥 손혜진 송선희 송순심 송향진(풀진) 송혜정 신봉희 신용근 신유진 신지원 심용섭 양선경(세라) 오상민 오연호 용준식 우대철
유은비 유혜원 육현희 윤수련 윤순금 윤승현 이경일 이경화 이두행 이둘녀 이명신 이병수 이상희 이수진 이승희 이양숙 이영아 이윤미 이정미 이종란 이주빈 이지혜 이현희
장경록 장연우 장현택 전 숙 정승화 정영주 정주영 조혜진 주영기 지선하 차미영 최고봉 최미선 최재근 태희원 한혜균 허 정 현정희 홍미경 홍주연 황영애 황영훈
회비인상캠페인에 함께 해주신 회원님 감사합니다! 2011년 3월 중순 ~ 2011년 5월 중순
김보년
48
복리후생비
573,500
사무용품비
493,900
사무행정 잡비
1,969,380
사회보험금비
4,096,970
소모품비
501,770
연대활동비
1,616,600
제세공과금
1,329,970
지급수수료
570,710
지급이자
3,557,141
통신비
1,519,380
회의비
377,680
나루운영비
1,313,249
정보홍보사업비
8,616,272
조직활동비
8,870,660
정책연구교육사업 재정사업비
347,950 51,000
지출합계 Ⅲ. 당기수지차 ※ 2009년부터 분기별로 <함께가는 여성>과 민우회 홈페이지에 결산 보고서를 게시합니다.
92,651,792 -30,959,287
Korean WomenLink
참여하는여성이아름답다! 여성이웃는다! 세상이웃는다! 고용평등상담 T. 02-706-5050 F. 02-736-5766 미디어운동본부 T. 02-734-1046 F. 02-739-1047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T. 02-739-8858 F. 02-736-5766 상담 02-335-1858 한국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T. 02-581-1675 F. 02-3679-2202 개포매장 T. 02-445-8703 반포매장 T. 02-537-8703 잠실매장 T. 02-417-8703 상암매장 T. 02-304-8703
서울남서여성민우회 T. 02-2643-1253 F. 02-2643-1252 생협 사무실 T. 02-2643-5016 신정매장 T. 02-2643-6060 목동매장 T. 02-2643-6077 방화매장 T. 02-2662-6088 구로매장 T. 02-861-6090 서울동북여성민우회 T. 02-3492-7141 F. 02-3493-9221 생협 사무실 T. 02-3492-7140 방학매장 T. 02-3492-9999 중계매장 T. 02-934-7999 창동매장 T. 02-900-9958
Korean WomenLink (121-847)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Tel 02-737-5763 Fax 02-736-5766 E-mail minwoo@womenlink.or.kr 홈페이지 www.womenlink.or.kr 블로그 http://womenlink1987.tistory.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menlink 트위터 @womenlink
고양∙파주여성민우회 T. 031-907-1003 F. 031-907-5009 상담 031-919-1366 생협 사무실 T. 031-918-9774 주엽매장 T. 031-919-1774 마두매장 T. 031-902-3774 덕양매장 T. 031-938-9774 후곡매장 T. 031-919-9854 광주여성민우회 T. 062-529-0383 F. 062-529-0384 상담 062-521-1366 성폭력쉼터 T. 062-462-1366
군포여성민우회 T. 031-396-0201 F. 031-394-2343 상담 031-396-0236 원주여성민우회 T. 033-732-4116 F. 033-744-0113 인천여성민우회 T. 032-525-2219 F. 032-525-2256 진주여성민우회 T. 055-743-0410 F. 055-746-9771 상담 055-746-7462 생협 사무실 T. 055-746-7925 평거매장 T. 055-746-7077 춘천여성민우회 T. 033-255-5557 F. 033-243-9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