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본부 메르스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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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 | 김태훈/노동자운동연구소(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 발 행 |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발행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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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병원 노동자에게 메르스 백서가 감염예방 안전지침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정현 |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본부장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전국의 도시를 마스크 도시로 만들던 메르스가 발생한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메르스 종식 선언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 응급실 입구에는 아직 메르스 선별진료소 천막이 휑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메르스가 우리에게 남긴 모습이 바로 텅빈 천막모습 그대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메르스는 '별것 아니다.'라며 숨기고 축소시킨 정부 때문에 메르스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전 국민을 벌벌 떨게 만들었습니다. 매일매일 증가하는 메르스 확진환자, 늘어나는 접촉자, 사망환자로 지난 6월은 공포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메르스로 인해 모든 국민이 두려움으로 움츠려든 상황에서도 병원노동자들은 확진 환자들과 의심 환자를 치료하고 간호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병원은 병원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지침을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혼란했습니다.


6월 그 더운 날씨에 우주복 같은 방진복을 입고 온몸이 땀범벅이 되면서 환자를 치료해야 했고, 집에도 마음대로 갈 수 없고, 가족을 만날 수도 없었던 노동자들이 메르스 환자를 간호하는 노동자들의 예방관리 수칙과 지침을 직접 만들어 내었습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메르스에 전염될 수도 있다는 위험과 두려움에 떨면서도 직업의식과 노동자의 자존심으로 그 어렵고 힘든 시간을 버텨냈습니다. 메르스 정국에는 많은 언론이, 심지어 정치권조차도 ‘당신들이 진정한 이 나라의 영웅입니다' 라며 격려가 이어지고 보건의료 체계의 많은 문제점들에 대한 의견과 관심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치권의 많은 관심으로 곧 개선책이 나올 듯 했습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처음 발생한 후 수개월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텅 빈 메르스 천막처럼 되어있습니다. 우리 노동자에게는 메르스가 텅빈 천막처럼 되지 않도록 지난 6, 7월 우리가 겪은 메르스와의 투쟁을 하나하나 그대로 담아내었습니다. 병원마다 노동자들이 직접 경험한 것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제들을 백서에 담아서 감염 예방 안전관리에 생생한 지침서가 될 수 있으면 합니다. 백서에 많은 내용과 의견을 주신 현장간부님들 그리고 전국 병원을 다니며 백서를 준비해주신 본부 현지현 조직부장, 김태훈 정책위원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015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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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병원 현장 메르스 대응 백서 ····················································································· 5 1. 들어가며 ··············································································································· 6 2. 서울의료원 ········································································································· 12 3.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 21 4. 서울대병원 ········································································································· 28 5. 경북대병원 ········································································································· 51 6. 충북대병원 ········································································································· 60 7. 강원대병원 ········································································································· 72 8. 나가며 ················································································································ 76

2장 의료연대본부의 대응 경과 및 평가 ········································································· 77 1. 대응 경과 ··········································································································· 78 2. 대응 평가 ··········································································································· 80 3. 주요 사업 목록 ·································································································· 81 4. 자료(성명·기자회견문·보도자료 등) ···································································· 82

3장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한국 의료의 문제와 노동조합의 과제 ······························· 122 1. 정부의 미흡한 후속대책 ··················································································· 123 2. 병원 감염관리 체계 개선, 노동자와 환자의 안전을 동시에 지키는 길 ··········· 126 3. 인력에 대한 투자, 병원 감염관리에 필수적이다 ··············································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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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병원 현장 메르스 대응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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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백서의 취지 메르스 사태는 부끄러운 한국 의료의 현실을 낱낱이 드러냈다. 공공의료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책임 방기가 국가방역체계의 문제점을 가져왔고, 메르스 확산 의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또한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개별 병원들이 그동안 전염성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 준비도 되지 않았고, 장비도 충분 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인력에 대한 대비가 없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평소 에도 인력은 부족했기에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노동강도는 더욱 강화되었 고, 일상적인 교육과 훈련 등 행정적 준비도 부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간호사를 포함해 병원의 노동자들은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메르스 환자를 치료 하는 데 뛰어들어야 했다. 메르스 확진자 중 병원 노동자가 21%를 차지했다. 일부 언론은 간호사의 헌신, 사명감을 강조하면서 병원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조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도의 개선과 현실의 변화 없이 병원 노동자의 희생을 당 연시한다면 병원 방역은 향후에도 계속해서 뚫릴 것이다. 이렇게 메르스 사태는 한국 의료의 문제를 보여준 한편 의료연대본부가 그동안 요구해 온 ‘의료공공성 강화’가 진정 환자와 노동자가 모두 건강한 사회를 위해 서는 절실히 필요한 과제라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파업 투쟁을 진행하면서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라고 주장 했던 것은 지금의 사태를 예견했던 것과 다름없었다. 노동조합은 그동안 영리병원 허용 등 의료민영화는 병원이 더더욱 돈벌이에 치 중하게 만들어 수익성이 낮은 필수 의료서비스를 소홀히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또한 의료민영화는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복기해보면서 메르스 위기 당시에 어떤 문 제의식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했으며, 그 요구는 얼마나 받아들여졌고, 그 결과 가 무엇인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의 과제를 확인하고 노동조합의 사회적 의무와 역할을 재확인하 고자 한다. 의료연대본부 산하 지부, 분회는 지역주민의 편에서,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병원 내 감염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내부적으 로 감시하고 고발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고, 메르스 사태와 같은 비상 상황이 발 생했을 때 현장을 지키는 현장전문가로 활동해야 한다. 감염관리는 환자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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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위한 것이며 동시에 병원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간호 인력 확대, 간병 사회화 등 인력제도 개선 및 병원 내 감염관리를 포함한 병원 노동자 안전보건의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메르스 백서는 이를 위한 의료연대본부 내부의 기초자료가 되고자 한다.

조사방법 병원 현장 메르스 대응 백서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산하 지부 및 분회 중 메르스 확진환자가 입원한 병원을 대상으로 메르스 사태의 경과를 정리했다. 조사대상이 된 각 병원마다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 졌는지, 그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노동조합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중점으로 확인했다. 조사 방법은 자료조사 및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우선 병원 혹은 노동조합에서 작성한 문헌 자료를 수집했다. 요청 자료는 다음과 같다.

1) 메르스 관련 분회 간부회의 내용 2) 노사협의회, 노동안전회의 혹은 실무회의 자료 및 그 결과 자료 3) 병원 메르스 대책진행 전체상황 및 병원 대책팀회의 자료 - 공간 격리 계획, 음압격리병상 현황, 보호장비 준비현황 등이 드러난 자료 4) 메르스 환자 직접치료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를 정리한 자료 5) 메르스 관련 조합원 지침 및 선전물 6) 기타 메르스와 관련해서 기록에 남겨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 모든 자료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노동조합 간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서에는 인터뷰 내 용을 그대로 기록하지는 않고, 시간 별로 새롭게 재구성을 했다. 간부 인터뷰를 통해 메르스 사태를 재구성한 이유는 현장에서 발생한 생생한 갈등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노동조합이 주목했던 측면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메르스 사태의 모든 사실과 정보를 담는 것은 이 백서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 백서가 주목 한 것은 현장 노동자의 시선에서 바라보았을 때만 보이는 메르스 사태의 진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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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동조합의 입장에서도 메르스 사태는 생소한 사건이었다. 사스, 신종플루 등이 유행한 적은 있지만 메르스의 경우는 사스와 달리 환자가 많았다. 또한 신 종플루와 달리 치사율이 높은 병이면서 병원 내 감염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가 되어 상당한 혼란과 공포를 가져왔다. 정부의 초기 방역 대응이 실패하고 어이 없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도 사태의 크기를 키웠다. 백서 제작을 위한 인터뷰는 8월-9월경에 진행되었지만 6월 당시의 사건과 혼란들을 간부들이 비 교적 자세히 기억하고 생생히 서술이 된 것도 그만큼 메르스 사태가 특별했던 것을 의미한다. 간부 인터뷰 문항은 아래와 같다.

1) 유행시작과 사전 대비 과정 - 메르스 유행 이전 일상적인 감염 관리 수준은 어땠는가? : 감염 예방 관련 교육, 훈련 횟수 : 관련 단협 조항 - 5월 20일 메르스 index case 발생 이후 각 병원의 사전 대비가 있 었는가? : 이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가? - 각 분회는 어떤 활동을 했는가? 2) 유행확산과 메르스 환자 진료 과정 - (모든 병원 대상) 유행이 확산되고 사회적 논란이 되기 시작한 이후 병원은 어떤 대응을 했었나? : 환자안심병원 지정 관련 조치 (병원 방문자 모니터링, 호흡기 질환자 격리조치, 선별진료소 설치 등) : 메르스 환자 입원 준비 관련 조치 (입원준비 했던 병원만 해당) - (환자 입원한 병원 대상) 첫 환자 입원 전 준비를 어떻게 진행했는 가? - (환자 입원한 병원 대상) 환자 입원 수속 및 진료는 어떻게 이루어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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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진료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점 : 노동조합의 대응 - (환자 입원한 병원 대상) 병원 내 감염 예방 조치, 병원노동자 안전 보건을 위한 조치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 행정적 조치, 보호구 및 장비 조치 등 3) 메르스 환자 퇴원 후 후속 조치 - (환자 입원한 병원 대상) 메르스 환자를 담당했던 의료진에 대해 환 자 퇴원 후 후속 조치가 있는가? (휴가 및 포상 등) 담당하지 않은 다른 노동자에 대해서는 후속 조치가 있었는가? 환자 진료 과정에서 자가 격리되었던 노동자에 대한 후속 인사조치 및 보상은 어떻게 이 뤄지고 있나? - 병원의 수익 감소는 어느 정도였나? 임금·고용에서 불이익이 발생했 거나, 그러한 시도가 있었나? : 노동조합은 어떤 요구를 했고, 어떻게 대응했는가? : 메르스 사태 이후 현장에서 변화된 것이 있는가? 또한 메르스 환자를 직접 간호한 간호사를 인터뷰했다. 물론 메르스 환자를 직 접 대면한 것은 간호사뿐만이 아니다. 간병인, 미화원, 영상기사 등 다양한 병원 내 직종이 메르스 환자를 직접 대면했다. 그러나 간호사를 중심으로 인터뷰한 것은 이번 백서의 목적인 ‘현장 노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메르스 사태’를 가장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각 병원의 격리병실의 시설 및 구조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입원 이후 진료과정 전반에 관여하면서 정부 와 학계의 가이드라인과 실제 현실의 괴리를 겪고, 환자의 건강과 인권에 대해 환자의 입장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던 것이 메르스 환자를 직접 간호한 간호사라고 판단했다. 간호사 외 다른 병원 인력의 관점에서 메르스 사태를 조명하는 것은 사실 메르 스 사태 당시부터 공공운수노조의 핵심적인 정책 사업이었다. 따라서 2장의 참 고자료로 첨부한 의료연대본부의 기자회견문과 3장에서 인력 문제와 관련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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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제로 대신하도록 한다. 메르스 전담 간호사 인터뷰 문항은 다음과 같다.

- 메르스 유행 이전 어떤 근무를 했습니까? - 5월 20일 메르스 index case 발생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첫 환자 입원 전 준비를 어떻게 진행했는가? - 환자 입원 수속 및 진료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 환자 진료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점 : 노동조합의 대응 - 병원 내 감염 예방 조치, 병원노동자 안전 보건을 위한 조치는 어떻 게 이루어졌나? : 행정적 조치, 보호구 및 장비 조치 등 : 자가 격리 조치 등에서 발생한 고충 및 갈등 등

백서의 구성 이 백서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이 이번 백서의 주요 주제인 병원 현 장 메르스 대응 백서다. 2장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 대응 경과 및 평가 를 정리해보았다. 3장은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한국 의료의 문제와 노동조합의 과제다. 1장 병원 현장 메르스 대응 백서는 병원 별로 구성되어 있다. 확진 환자가 먼저 입원한 병원부터 순서대로 정리하였다. 확진환자가 언제 입원했는지 정확히 확 인하지 못한 강원대병원은 가장 나중에 정리했다. 병원마다 특징적인 부분을 앞 부분에 정리했다. 각 병원 별로 1) 메르스 유행의 시작과 사전 대비 수준 2)유 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3) 사태 종결 이후 후속조치 4) 노동조 합의 역할 순으로 정리했다. 특히 2) 유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이 핵심적인 본론을 차지하는데, 특징을 좀 더 구분해서 파악하기 쉽도록 소제 목으로 나눴다. 이 중 ‘병원노동자와 환자의 고충’ 부분은 메르스 전담 간호사 인터뷰 내용을 많이 참고하였다. 2장 의료연대본부의 대응 경과 및 평가에서는 메르스 사태 당시에 노동조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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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책사업을 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평가 부분은 내부 간부 중심의 평가를 바탕으로 외부 시민사회단체의 평가를 포함하여 재정 리하였다. 3장은 향후 정책과제에 대해 정리해보았는데, 백서가 목표로 하는 ‘사 건 경과의 총정리’라는 목적을 넘어서는 부분이 일부분 있다. 그러나 백서를 정 리하는 과정에서 간부 인터뷰를 통해 노동조합의 과제에 대해 일부 토론을 진행 했고, 메르스 사태 이후 노동조합의 태세도 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대부분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정책 과제를 정리해보았다. 대부분의 내용은 의료연대 본부에서 주최했거나 참가했던 토론회의 내용을 많이 참고했다.

인터뷰 조사 대상자 인터뷰 조사 대상자는 다음과 같다. 병원 별 간부 인터뷰, 메르스 전담 간호사 인터뷰 외에도 의료연대본부의 사업을 평가하고 정책과제를 고민해보기 위해 추 가적인 인터뷰를 하였다.

대상 병원

인터뷰 대상자

노조간부인터뷰 새서울의료원분회장 담당간호사인터뷰 간호사(5년차, 특실근무 중 차출) 노조간부인터뷰 동국대병원분회장 동국대경주병원 담당간호사인터뷰 간호사(81병동, 감염관리실) 노조간부인터뷰 서울대병원분회 사무장 서울대병원 담당간호사인터뷰 38병동 간호사 및 간부대의원 노조간부인터뷰 충북지부 사무국장 충북대병원 담당간호사인터뷰 간호사(입사 13년차, 75병동) 노조간부인터뷰 경북대병원분회 사무차장 경북대병원 담당간호사인터뷰 간호사(5년차, 내과중환자실) 노조간부인터뷰 강원대병원분회 부분회장 강원대병원 담당간호사인터뷰 간호사(6년차, 소아병동 근무 중 차출)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기획실장, 기타 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 간호사 서울의료원

일시 8/26 8/25 9/14 8/19 9/21 서면 8/25 전화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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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의료원

“ 서울의료원의 메르스 대응과정은 공공병원의 의미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는 예상보다 길었고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행 앞에서 임시로 차출 된 인력은 2교대로 일을 해야만 했다. 노동조합의 끊임없는 문 제제기로 메르스 사태 종식 후 전담 인력은 2주간의 유급휴가 를 받는다.

” 1) 메르스 유행의 시작과 사전 대비 수준 서울특별시 중랑구 신내동에 위치한 서울의료원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대표적 인 공공병원이다. 2003년 사스(SARS) 지정병원으로 선정되었고, 이후에도 서울 시의 전염병 대비 계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08년에 국가지정 입 원치료병상(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23병상(음압격리 5, 비음압격리 18)을 지정 받았다. 서울의료원의 격리병상은 시설면에서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병원 본 건물과 별도로 병동 시설을 구축해, 감염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2층은 2인 실 8실, 1인실 2실로 18개, 3층은 1인실 5실로 이뤄져 총 23개의 전문음압병상 이 있다. 상시에는 활동성 결핵 및 공기주의 환자의 진료가 가능하다. 이번 메 르스 사태에는 2, 3층을 모두 운영했다. 서울의료원은 신종감염병 유행 및 환자 발생에 대비해 신종감염병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표준운영지침, 2014.8.). 대책위원회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 신종감염병과 관련된 종합적이 고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한다. △ 신속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실무전담팀을 구성한다. △ 국가지정격리병상의 활성화 연락을 받 으면 24시간 이내에 병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상시 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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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운영지침에 따르면 년 1회 위기대응훈련 및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훈 련에는 운영팀 뿐만 아니라 2배수의 대체인력이 함께 받고, 질병관리본부, 서울 시, 보건소관계자, 응급이송 119 담당관, 타병원 관계자가 함께 훈련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지침에 맞게 교육을 하지는 않았다. 서울의료원은 주로 행정팀과 수간호사가 이런 훈련과정에 참여했다. 그런데 사 스, 에볼라와 달리 메르스는 기간이 길어지고, 환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이전에 훈련을 받지 않은 인력들이 투입되고, 비정상적인 2교대 근무를 하게 된다.

2) 유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① 경과 서울의료원은 5월 26일 첫 확진환자를 받기 시작해, 7월 12일 마지막 환자가 퇴원할 때까지 총 23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186명 중 약 12.4%를 치료한 것이 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방문과 병원 시설에 대한 언론 공개 등으로 서울의료원 은 메르스 대응의 최전선에서 헌신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초기에 는 많은 혼란이 있었다. 초기에는 환자가 왔다고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지역에 살다보니 서울의료원에 환자 왔다는 소문이 저절로 지역사회에 퍼졌고 병원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간호부장 회의에서 환자안심병동 정책 등으로 겨우 입원환자수가 일정 수준에 올랐는데, 다시 환자 떨어지면 어떡하냐는 걱정도 오 갔다고 한다. 또한 언론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진료부장이 단체 전자우편을 통해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29개 병원으로부터 환자 이송을 원칙 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하게 진료를 해야 할 경우에는 자신과 반드시 상의하 라"는 지침과 함께 병원 명단 리스트도 함께 첨부했다고 한다. 서울의료원은 개 인의 의견일 뿐이라는 해명을 하며 6월 11일에 진료부장을 보직해임한다. (그러 나 진료부장이 병원장과 상의 없이 이러한 지침을 내렸다고는 상식적으로도 이 해할 수 없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한 뒤로 태도가 돌변했다. 서울의료원이 메르스 중심병원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게 되었고, 상황실을 운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6월 10일 서울시장이 병원을 방문하고 언론에 서울의료원의 격리병상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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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대응 과정 시설과 입원 과정 서울의료원은 별도 시설에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준비하고 있었고, 사스와 에볼라 등 대응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환자를 입원시키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환자를 이송하는 앰뷸런스는 응급실로 가지 않 고 전용 입구로 들어와 바로 격리병상 환자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3층 전 문음압병상으로 올라간다. 환자를 이송한 의료진을 제외한 의료진은 별도로 의 료진 전용 계단,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의료진구역으로 가서 탈의, 전신보호구 착용을 거친 뒤 병실로 입실한다.

인력배치와 장비 초기에는 에볼라 대응 훈련을 받은 감염전문간호사만 투입되었다. 과거 사스 (SARS) 때 수간호사중심으로 투입하여 다른 병동의 인력 부담에 큰 무리없이

서울의료원 음압격리병실의 구조, 환자출입동선과 의료진출입동선이 분리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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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갔던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메르스 역시 사스와 별반 다르지 않을꺼라는 전제하에 사전교육을 받지 않은 수간호사를 투입하게 된다. 그러나 환자가 예상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또다시 추가 인력이 필요했다. 121병 동(호스피스 병동)은 환자를 다 퇴실시켜서 폐쇄하고 131병동(특실 병동)은 이 동식 음압설비를 가져와서 의심환자 격리병동으로 운영했다. 이렇게 환자를 뺀 두 병동 간호사들 중에서 연차가 높은 순으로 메르스 병동에 배치되었다. 여기 에 중환자실 간호사까지 차출된다. 원하지 않으면 빠져도 된다고 했지만 대부분 차출되어서 메르스 진료를 맡게 된다. 근속 3년차 이상 간호사들은 대부분 차출 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 때 차출된 간호사의 경우 사전에 교육된 바가 없었고, 사후 조치 및 산재 처 리 방침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받지 못했다. 다만 증상이 있으면 감염관 리실에 연락을 하라는 말을 들었고, 출퇴근 할 때 체온 검사 및 증상 점검 등을 했다. 근무 당일 날 메르스 간호를 하고 있던 수간호사로부터 오리엔테이션 식 으로 교육을 받았다. 간호과정에 대한 특별한 설명은 없었다. 감염내과 전문의, 3층 중환자실 전공의가 상주하면서 진료했다. 호흡기내과도 같이 진료했다. 중환자실이 있는 3층은 수간호사와 중환자실 간호사가 주로 맡 고, 2층은 새로 투입된 간호사들이 맡게 된다. 2층 병상은 병실이 10개이므로 환자가 많을 때는 10명이 가득 차 있었다.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3층으로 올라 갔다. 근무는 2교대로 돌아갔다. 음압병실로 밖에서 한 사람이 대기하면서 필요 한 물건을 조달해주었다. 최대한 병실에 들어가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아침식사 를 줄 때, 주사나 약 같은 처방을 동시에 처치했다. N95마스크 안에 핏이 되도록 하는 마스크를 2중으로 쓰고, 레벨D 보호복을 입 었다. N95를 처음 쓸 때는 힘들었다. 교육받고, 입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사 진도 있었지만 실제로 착용하는 과정은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다. 고글에 안개가 껴서 처음에는 혈액 채취가 어려웠고 이는 의료진에게도 위험한 거 아니냐고 문 제제기를 해서 그 후 안티포그를 지급받기도 했다. 병실에 폐기물 통을 넣어두고 뚜껑을 닫아두고, 그것이 차면 간호사들이 비웠다. 청소도 간호사들이 직접 했는데, 침구는 자주 갈지는 않았다. 혼자 있으니까 간 병 업무도 간호사들이 다 했다. 폐기물 수거해 가는 것은 시설팀 직원들이 했다. 쓰레기통이 작아서 식사만 하면 꽉 찼는데 자주 폐기물 수거를 했다. 양말의 경우 땀도 많이 나고 아무래도 찜찜하니까 어떤 사람은 양말을 안 신기 도 했고, 신었던 것을 버리기도 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보호구가 부족했다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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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에 눈치를 주거나 억제했던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 다.

병원 노동자와 환자의 고충 메르스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과정에서 서울의료원 간호사들은 어떤 고충을 겪 었을까. 메르스를 직접 담당한 간호사의 증언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환자를 보기 전에는 간호사도 일반 시민과 다르지 않았다. 내 문제가 아닌 것 처럼 생각하며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뉴스를 중심으로 정보를 얻었다. 메르스 환자를 담당하기로 결정하고 난 뒤 공포가 커졌다. 가족에게는 알렸지만, 학교 때문에 따로 살고 있는 동생에게는 공부에 지장을 줄까봐 말을 하지도 못했다. 막상 메르스 전담 병동에 들어간 이후에는 공포가 조금 줄었다. 그러나 친구들 에게는 알리지도, 만나지도 못하고, 그냥 혼자 그렇게 지냈다. 가족들은 자랑스 러워하기도 했지만, 걱정하기도 했다.” 환자를 간호하는 과정에서도 공포와 불안은 계속 되었다. 서울의료원에서는 4,5 명의 사망 환자가 발생했는데, 환자가 사망한 날에는 공포가 더 심했다. 사망환 자 관리지침에 따르면 환자가 사망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격리해야 하고 특히 폐 에 있는 공기가 배출될 위험성까지 있기 때문에 환자의 기도에 달린 인공호흡관 과 혈관에 정맥관 등을 그대로 꽂아둔 채로 비닐로 감싸야 한다. 장례 절차도 없이 바로 화장터로 보내진다. 게다가 화장터 역시 감염 예방을 위해 메르스 사 망환자를 가장 마지막인 오후5시에 받기 때문에 오후3시에 출발해야 하는데, 만 약 저녁에 사망하면 다음날 오후3시까지 병동에 그대로 방치가 되었고 간호사 들은 그 상황에서 근무했다. 사망환자 관리 지침만 봐도 두려운 데, 직접 사망 환자를 경험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더욱 컸다. 특히 함께 지내는 가족을 생각하면 그 불안은 더욱 컸다. 인터뷰를 했던 간호사 의 경우 어머니랑 함께 사는데, 자신은 괜찮아도 어머니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 정도 했다. 2주 정도 일을 한 날,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서 근무를 바꿔서 쉬고 있는데 본인은 소화가 안되는 증상이었지만 어머니가 열이 의심되었다. 37.5도 정도로 약한 감기 증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딸이 메르스 환자를 간호하고 있다 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그 고통은 훨씬 심했다. 바로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모녀가 함께 와서 검체를 체취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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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를 했다. 다음 날 바로 음성 결과가 나왔지만 2주 간 쉬면서 출근 때까지 3 번을 검사 받았다. 주변에서 과잉반응 식으로 눈치를 주지는 않았다. 실제로 감 염이 되었다면 근무할 때는 큰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근무에 빠질 때쯤 환 자가 줄어들어 부담이 준 측면도 물론 있다. 서울의료원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의 면회는 일절 금지되었다. 메르스 전담 병동 이 별도의 시설로 되어 있어서 보호자의 출입자체를 금했다. 필요한 물건은 가 족들을 통해 받을 수 있게 하고, 핸드폰 통화는 할 수 있게 했다. 환자들은 대 부분 무섭고, 답답하고, 외로워했다. 간호사가 들어가면 반가워하는 사람들도 많 았다. 환자의 고립감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3) 사태 종결 이후 후속조치 7월 12일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퇴원했다. 전원 퇴원 이후 담당했던 인력들은 14일 동안 유급 휴가를 받았다. 포상의 의미도 있으나, 메르스 잠복기를 고려하 면 적절한 감염관리조치라고도 볼 수 있다. 일한 날의 숫자에 따라서 하루 2시 간 씩 시간외 수당을 책정해서 지급하는 것도 노조와 병원이 협의하고 있고, 병 원 차원에서 여행을 갈 계획도 있다고 한다. 서울시에서도 포상할 계획이 있는 데 범위와 방법에 대한 논의가 보직자들 내에서 진행 중이다. 메르스 이후 서울시는 감염전문병동과 병원 본관으로 이어지는 연결통로와 검사 물 및 의료품이 전송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후 전문병동을 운영 하려 계획하고 있다. 최근 감염 전문 의사를 추가 채용할 계획은 구체화되었으 나, 아직 간호사 인력에 대해서는 병원 차원의 논의는 없는 상태다.

4) 노동조합의 역할 5월 26일 첫 환자가 입원했지만, 사스 때처럼 빨리 사태가 종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6월로 접어들면서 감염확산이 되고 사태가 심각해지는 것을 깨닫고 6월 11일 경 부원장과 면담을 하게 된다. 그 이전에 인의협에서 주최한 비공개 회의 에 참여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듣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것도 도움이 많 이 되었다. 그 이후에는 실무 담당자와 만나는 방식으로 병원과 소통했다. 실무 담당자와는 일주일에 1-2번 만났다. 쟁점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메르스 사태가 종결된 뒤에 간호사들이 바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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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병동에 투입되면 위험하다, 잠복기를 고려해서 14일 휴가가 필요하다고 요구 했다. 둘째, 메르스 전담 간호사들이 대부분 가족 한두명과 같이 살고, 애기들이 있는 경우 더욱 불안해하고 있으니 전용 숙소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셋째, 12시간 맞교대로 근무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오히려 맞교대를 좋아한다. 오프가 더 많아진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실 그만큼 인력 이 준비되어 있지도 않았고, 새로운 인력을 더 배치할수록 기존 인력이 그 인력 을 교육해야하는 부담도 있었기 때문에 병원이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도 15일 이상 근무시키지 않고, 2시간 이상 환자를 대면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들 이 있다고 해서, 중환자 담당 간호사들은 7, 8시간씩 일을 시켜서 문제제기를 했다. 맞교대 문제는 계속 해결이 안 되어서 성명서를 냈다. 12시간 맞교대 할 때 낮 근무하고 바로 다음 날 낮근무를 하면 16시간 휴게시간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 다. 그래서 16시간 휴게시간 보장하라고 요구했는데 7월 이후에 낮근무-밤근무 -오프 방식으로 번표를 짰다. 오프를 더 많이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주 36시간 만 근무시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12시간 맞교대 근무가 해결되지 않아 서울시 에 메일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항의를 했다. 그게 7월이라 이후 메르스 사태 가 정리가 되면서 저절로 마무리되었다. 7월 2일 노사협의회에서 전담 간호사 전원에게 14일 오프를 주는 것을 합의했 으나 시간외 수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그 이후에는 만난다고 해도 진전이 없을 것 같아서 실무자 면담은 진행되지 않았다. 전용 숙소 문제는 끝까 지 해결되지 못했다. 시간외 수당의 경우 하루에 2시간씩으로 계산해서 책정하 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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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료원의 전 직원용 메르스 감염감시 관찰기록지. 정규직부터 파견, 용역, 입점업체 직원까 지 모두 대상으로 관찰 기록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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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과 7월 서울의료원 격리병동의 근무표 비교. 6월에는 낮근무(S12)-낮근무(S12)-밤근무(N12) 번표가 있었으나 노동조합의 문제제기로 7월부터 전원 낮근무(S12)-밤근무(N12)-오프(F)로 근무 가 짜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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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동국대경주병원은 경주와 포항 등 지역사회에 필수적인 공공의 료서비스(예, 응급센터)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사태 때도 다른 공공병원보다도 초기에 환자를 받았 다.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실이 사전에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병원경영진의 전반적 대응은 미숙했다. 병원에 대 한 유언비어에 적극적 대응도 하지 못했고 병원 직원들에게도 정보를 주지 않았다. 직원들은 불안과 감염위험에 노출되었고, 직원 가족들은 지역사회 내 낙인에 시달렸으며, 사태 이후에는 환자 감소로 인한 임금체불 걱정까지 해야 했다.

1) 메르스 유행의 시작과 사전 대비 수준 경상북도 경주시 석장동에 위치한 동국대학교 경주병원은 1986년 학교가 설립 된 후에 1991년 개원했다. 2011년부터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병동은 병원의 8층에 위치한 81병동인데 평소에도 호흡기 내과 소속의 공기 격리 환자를 받았다. 동국대경주병원의 경우 81병동 바로 옆에 감염관리실이 있 다. 현장과 감염관리실이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다. 국가지정격리병상의 지침에 따라 병상운영조직은 매년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감 염관리실, 81병동, 관리팀, 응급의학과가 연계해서 보호복, 보호구 착용과 모의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 환자 이동이 어떤 순서로 조치가 취해져야 할지 확인했 다. 작년 에볼라 때도 환자를 받을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보호구 물품은 충분했 다.

2) 유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①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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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확진환자 2명이 입원했다. 6월 4일에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신체검사 를 받았던 의심환자, 6월 21일은 3번째 확진환자가 입원했다. 마지막 환자가 퇴 원한 날은 6월 22일이다. 초기에 직원들에게 제대로 정보를 알리지 않다가 6월 4일이 되어서야 전 직원 교육을 시작했다. 6월 17일에 청소, 간병인력 등 하청 노동자에 대한 교육이 진행된다. ② 대응 과정 시설과 입원 과정 81병동에 국가지정격리병상은 모두 38병상이다. 이중 음압격리병실은 총 3개로 1인실 1개, 2인실 2개, 총 5병상이다. 나머지 비음압 격리병실은 7인실 4개, 5 인실 1개로 총 33병상으로 이뤄져있다. 병원 입구 앞에 환자를 이송하는 보건 소 차량이 오면 81병동 간호사와 행정팀에서 환자를 받았다. 엘리베이터 1개를 전용 엘리베이터로 설정해서 미리 격리를 시켰다. 환자가 들어오는 병원 입구에 서 엘리베이터까지 이동경로, 즉 복도와 엘리베이터 내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서 81병동까지의 복도를 전부 비닐로 포장처리 했다. 양면테이프 같은 방식으로 벽에 붙이는 비닐이다. 에볼라 때 연습한 방식인데, 이후에 보호복을 입고 포장 을 처리하고, 락스 소독하고, 환기한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 격리해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포장작업은 관리팀(기계실, 전기실)에서 수행했다. 경주시 시청 직원(보건소 공중보건위기과)이 평택에서 환자를 이송해왔는데 감 염관리실에서 그 직원과 통화해보니 그 직원은 설명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전혀 교육이 되어 있지 않았다. N95마스트, 레벨D 보호구가 뭔지도 몰랐고, 환자 상 태가 어떠냐는 질문에 인공호흡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코삽 입관(nasal cannula)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환자를 받으려면 준비를 해야 되어 서 미리 대구 톨게이트를 지날 때 연락하고 시간을 계산해야 되는데 이런 것을 왜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스스로도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있 었다. 또한 81병동 스테이션 등 비음압병실의 모든 장비를 비닐로 포장했다. 81병동 의 수많은 기구들을 2중으로 다 비닐 포장했는데, 81병동 간호사들은 그 과정 이 힘들었다고 호소한다. 사실 환자가 들어가는 입구가 의료진이 들어가는 입구 랑 별도로 분리, 격리되어 있다면 하지 않아도 될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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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본원 건물에 격리병상을 설치하다보니 발생하게 된 한계다. 실제로 건물을 신축한 서울의료원, 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에서는 별도의 입구가 있어서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력배치와 장비 81병동 간호사 13명 중 미숙한 신규간호사(근무 3년차 이하) 5, 6명은 빼고 나 머지 간호사들이 음압격리병실로 들어가서 간호를 했다. 의사는 호흡기내과, 응 급의학과 전문의와 레지던트 1명을 지정했다. 간호사는 2교대로 일했다. 듀티 당 3명이 일하면서 1명은 밖에 있고, 2명이 들어갔다. 환자가 적었기 때문에 가 능했다. 따로 마련된 숙소는 없었기 때문에 일이 끝나면 집으로 갔다. 결혼을 한 사람이 없어서 대부분 부모님과 같이 살거나 자취를 했는데,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않기도 했다. 환자 1분은 기저질환으로 치매가 있어서 욕창위험이 있었고, 한분은 우울 증상 이 심해서 질문에 대답도 안하고, 식사도 스스로 하려고 하지 않고 자살위험이 있었다. 간호사들은 동시에 2명이 같이 들어갔는데 한번 들어가면 2시간 정도 들어갔다. 감염관리실이 바로 옆에 있으므로 전실에서 옷 갈아입을 때 감염관리 실에서 직접 관찰하면서 똑바로 입고 벗는지, 장비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 다. 폐기물 처리로 곤란을 겪었다. 폐기물 업체에서 안 가져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국가지정병상은 고압멸균 장치를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 지원을 받지 못 해 구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궁여지책으로 엘리베이터 하나를 지정해서 야간에 환자가 없을 때 검사실로 가져가서 검사실에서 소독멸균을 거치는 과정을 폐기 물 업체에도 확인시킨 뒤 폐기물을 폐기했다. 검체의 경우에도 진단검사의학과 에서 보호복을 입고 검체를 가지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처음에는 검체 이송 요 원도 레벨D를 입다가 나중에는 1회용 가운으로 교체했다. 어차피 접촉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는 점도 있었지만 누가 보면 문제가 생길까봐 바꾼 것도 있었다. 동국대경주병원은 2011년부터 의욕적으로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해오고 있어 서 마스크나 보호복, PAPR 등은 충분했다. 그리고 감염관리실에서 직원 교육도 여러차례했다. 환자가 온다고 한 당일 날에는 간병, 청소 인력에게도 교육을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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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했다. 설명을 하면 확실히 불안과 공포가 줄어들었다. 감염관리실에서는 마스 크를 부서별로 달라는 대로 줬다. 가끔 잘 모르다 보니까 왜 레벨A를 안주고 레 벨D를 주느냐 같은 항의가 들어오기도 하고, 환자가 없는 일반 병동에서도 N95 마스크를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병원 경영진이었다. 병원 경영진의 관심은 병원의 감염관리가 아 니라 오직 비밀을 유지해서 병원 수입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감염관 리실에서는 일반 수술용 마스크나 N95를 달라는 대로 줬다고 하지만, 정작 환 자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외래나 원무 부서에서 수술용 마스크를 쓰면 병원 사 무국장이 “마스크 왜 쓰는데? 환자들이 불안해하잖아”라면서 눈치를 줬다.

병원노동자와 환자의 고충 동국대경주병원은 비교적 일찍 확진환자를 받았다. 수도권 병원들과 달리 경북 경주는 초기에 환자가 발생한 곳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도에 환자를 입원 시킬 수 있는 음압병실이 포화상태가 되어 비교적 일찍 입원하게 된 것이다. 초기 경 기도에서 감염된 환자들을 굳이 메르스가 발생하지 않은 경북과 같은 다른 지역 으로 보낸 것은 그만큼 정부가 사전에 전염병 대처를 위한 공공의료 투자를 소 홀히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는 당시에도 제기되었고, 향후에 반드시 대 책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고 18일이 지난 6월 7일이 되어서야 발생 병 원을 공개했기 때문에 동국대경주병원에 환자가 처음 입원한 5월 29일은 국민 들이 극도로 불안하고 공포스러워 했던 시기이고, 유언비어도 많았던 시기다. 그런데 입원과정에서 설명했듯이 입구를 봉쇄하고,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복도를 포장하고, 보호복을 입고 움직이니까 병원 내에서는 소문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소문이 경주 지역 사회 전역에 퍼져서 병원 노동자들은 부당한 낙인과 차 별에 시달려야 했다. 병원으로 택배나 음식 배달도 오지 않고, 택시도 동국대 경주병원에 가기를 거부하기도 했고, 자녀들도 부모가 동국대경주병원에 다닌다 면서 따돌림 당하거나 어린이집 등에 등교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처음 환자가 왔을 때, 병원에서는 직원들에게 동요되지 말고 동국대경주병원에 는 환자가 없다고 말하라고 문자 지시를 내렸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외부 연락이 오면 대답은 무조건 ‘모른다’였다. 노조가 교섭 때 문제제기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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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6월 4일에 전직원을 모아놓고 설명을 했다. 환자가 2명 있다고 인정을 했는데, 병원 내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경주에 호흡기 환자가 많은데, 이런 환자 들이 응급실로 들어오면 방역망이 뚫릴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할꺼냐, 잠복기가 있는데 열만 체크한다고 되는 것이냐 등의 질문들이 의사들 사이에서도 오고가 고 토론이 발생했다. 그 당시까지도 정확한 매뉴얼이 없었던 것이다. 동국대경주병원은 보호복을 입고 면회를 시켜줬다. 한 환자의 경우 심질환을 기 저질환으로 갖고 있는데다 혈압까지 떨어지면서 사망할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큰아들을 보호복을 입혀서 병실로 들여보내 큰절하고 인사하도록 했다. 다행히 환자는 회복해서 퇴원했다. 또한 보호자들이 바깥에서 CCTV로 환자를 모니터 링하기도 했다.

3) 사태 종결 이후 후속조치 응급실에서 발열 모니터링은 지속하고 있다. 병원 로비에서 모니터링하고 방문 자 체크하는 것은 중단하고 열감지 카메라로 알람이 울리게만 해놓고 있다. 메르스 전담했던 인력에게는 5일 휴가를 줬고, 음압병실에 들어가 환자를 직접 간호했던 81병동 간호사에게는 30만원, 음압병실에 들어가지 않은 81병동 간호 사에게는 20만원의 포상이 있었다. 포터블 엑스레이를 찍은 방사선사도 30만원 포상이 있었으나 휴가는 주어지지 않았다. (인터뷰 과정에서 담당 간호사는 이 사실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했으나, 이미 노동조합이 이 사실을 알고 있어서 기 록으로 남긴다. 담당 간호사가 비공개를 요청한 이유는 병원의 지침으로 예측된 다. 노동조합이 교섭 과정에서 병원장에게 사후 포상에 대해 물었을 때 병원장 은 “얼마 되지 않아 말하기가 그렇다”라는 식으로 숨겼다. 노동조합에서는 다른 직원들을 통해서 어떻게 포상했는지 파악했다. 숨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이 다.)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이후에 병원 외래, 입원환자가 줄었다. 그러면서 임금이 체불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일반병동 환자가 줄었을 뿐 오히 려 환자들이 병이 더 심해진 상태로 병원에 와서 중환자실, 응급실은 더 바빴다. 그래서 해당 부서의 직원들은 만약 임금이 체불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분위 기였다. 게다가 노조에서도 사측 담당자에게 임금 체불하면 고소할 것이라고 압 박했다.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돈을 빌려왔다는 말이 있다. 분회장은 평소 같았 으면 1주 정도 체불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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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동조합의 역할 환자가 입원한 뒤 노동조합은 병원에게 직원용 대응 매뉴얼을 요구했고, 유언비 어로 인해 직원들의 가족들이 피해 받고 있으므로 오히려 병원이 선제적으로 ‘메르스 환자들이 있지만 격리병동에서 안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혀서 지역 주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당한 요구였지만 병원에서는 관련해서 준비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답을 회피하고 시간을 끌었고, 기자회견이라도 하라 고 요구하자 ‘우리도 하고 싶은데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야 한다’고 답변하 기도 했다. 분회장은 감염관리실장을 찾아가 문서를 요구했는데 문서는 거절하 고 구두로 상황을 설명해주기만 했다. 교섭기간이었기 때문에 교섭 때 원장을 압박했다.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던 것에 대해 문제제기했고, 서울의료원에서 휴가를 14일 준 사례 등을 제시하며 전담 직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사후 포상 등이 빠르게 조치될 수 있도록 사 측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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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경주병원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록.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노동조합은 인력 충 원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없는 보호, 사후 보상 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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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울대병원

국립대병원이면서 중증환자를 책임지는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이 지만, 메르스 대응은 서툴렀고 안일했다.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하기보다 재벌병원과의 환자 경쟁, 수익 경쟁에 매몰된 서울대 병원의 현실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관리자들은 전문가라는 권위를 통해 현장의 불안을 무시하고 요구를 억눌렀다. 그러나 메르스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전문가들은 정작 현장에 없 었다. 메르스를 직접 담당하는 간호사들은 스스로 살기 위해 매 뉴얼을 만들었고, 대책을 만들어 갔다. 가족과 떨어져 머물 수 있는 숙소도 마련했다. 노동조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 메르스 유행의 시작과 사전 대비 수준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이면서 이번 메르스 유 행의 진앙지였던 삼성서울병원처럼 소위 ‘빅5’ 병원으로 분류된다. 한국에서 병 상 수, 진료인원, 매출 등에서 일반적인 상급종합병원과 다른 수준의 규모를 가 지고 있고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3차 병원인 상급종합병원도 치료가 어려 운 고도의 전문성과 장비가 필요한 희귀난치성 질병을 가진 고도 중증 환자들이 와서 4차 병원으로서 기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역시 평소 감염관리와 전염병 유행에 대한 대비는 소홀했다. 평소에 감염 예방을 위한 교육이나 훈련, 장비 지급이 부족했다는 사실이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예를 들면 환자안심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방사선사가 격리환자의 엑스레이를 찍는 경우가 있었는데, 감염관리실에서 보호 구를 입으라고 지시를 했다. 그런데 그 보호구가 레벨D가 아니라 일회용 VRE 가운이었다. 알고보니 격리환자는 메르스 환자가 아니라 단순 폐렴환자였다. 그 래서 오히려 단순 폐렴환자인데 왜 VRE가운을 입고, 장갑도 하고, N95도 해야 되냐고 물으니 원래 이렇게 해야 하는 거라는 대답이 왔다. 즉, 방사선사는 그 동안 원래 해야 하는 것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조에서도 현장에서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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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잘 모르고 있었다. 간병이나 청소 등 하청 직원들의 경우 여태 한 번도 마스크를 지급 받아본 적이 없었다. N95같은 특별한 보호구가 아니라 일반적인 수술용 마스크 같은 것도 한번도 지급받거나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간병인에 대한 마스크 지급을 요구하니 병원에서는 각 병동 스테이션에서 받아서 사용하라고 얘기했지만 병동 에서는 여태 간병인에게 준 적도 없고, 모든 간병인에게 다 줄 수도 없다고 얘 기가 엇갈렸다. 간병인들은 어쩔 수 없이 직접 사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대병원은 2009년 11월에 국가격리병동을 개소했다. 국민건강증진기금 13억 7,000만원이 투입되었다. 총 26병상으로 비음압 격리병상 20병상(4인실 2실, 5 인실 1실, 6인실 1실)과 음압격리병상 6병상(1인실 2실, 2인실 2실)을 운영할 수 있다. 지원해서 온 것도 아니지만 39병동 간호사들은 메르스 환자가 오면 당연히 자 신들이 간호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다. 그러나 메르스 환자가 입원하기 전 까지 사전에 관련한 교육이나 훈련은 전혀 받지 못했다. 처음 병동에 배치 받을 때 오리엔테이션에서 잠깐 설명을 받고, 병동 매뉴얼만 교육받았을 뿐 음압격리 병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기 흐름은 어떤지 등은 전혀 교육받지 못했다. 감 염관리실에서는 처음 배치될 때 결핵검사, 엑스레이만 찍고 39병동에 배치했고, VRE 경우 접촉격리 모니터링을 했다. 감염병동이라고 따로 교육받은 것은 없었 다. 신종플루 때 인공호흡기, 에크모(ECMO)와 같은 기기가 들어왔으나 한번도 쓴 적은 없었다. 지난 해 에볼라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자원자들 중심으로 레벨D 보호구 입는 훈 련 정도만 했다. 당시 병동 간호사들은 에볼라를 보려고 온 것이 아니라 로테이 션 되어 배치되었기 때문에 에볼라는 지원자를 받으라고 거절했다. 자원자는 대 부분 수간호사, 간호과장이었다. 39병동 간호사도 레벨D를 입어보는 교육을 받 기는 했지만 스케쥴이 맞지 않아서 절반 정도만 받았다. 근무 외 시간에 감염관 리실에서 병동으로 와서 30분 정도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메르스가 발생한 직후 메르스가 확산된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병 원 내에서는 서울대병원에 환자들이 오는 것은 아닐지, 그렇다면 준비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인력을 어떡할 것인가 등이 걱정되어서 수간호사와 면담을 했다. 수 간호사는 ‘우리(서울대병원)는 메르스 환자가 10명이 넘으면 그 이후부터 받는 다. 아직 환자 3명이니까 시간적 여유가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바로 의심환자가 입원했다. 접촉력과 증상이 있는 환자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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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메르스 확진자일 수도 있었던 환자였다. 그리고 2일 뒤 확진환자가 입원 했다. 사실 초기단계 간호사들의 요구는 별게 없었다. 메르스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여 건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의료인력의 준비가 감염병 관리의 핵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간호사 중에는 만성폐쇄 성폐질환과 심장질환의 하나인 심방세동을 가진 사람도 있었고, 자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호흡기계 증상을 주의해서 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간호사도 사람이고 가족의 일원이기에 무조건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라고 하는 것도 적절 치 않다고 생각했다. 또 환자를 돌보던 의료인이 감염에 노출되었을 경우 병원은 책임을 질것인지 궁 금해 했고, 아무것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비정규직을 업무에 투입시켜서는 안된 다고 생각했다. 인공호흡기나 에크모를 가지고 있는 중환자가 있을 경우 현재의 인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므로 인 력은 마련되는지 알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요구들은 전부 묵살 당했다. ‘왜 벌 어지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냐, 병원이 알아서 할꺼다’라는 답이었다. 방호 복 입고 벗는 것도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림보고 입고 벗으라는 게 전부였다.

2) 유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① 경과 5월 28일 음압격리병실에 의심환자 2명이 입원했다. 외부에서 음성 1회가 나왔 으나 메르스 음성 확진은 48시간 이후 음성 1회가 다시 나와야 함으로 격리관 찰을 위해 입원시켰다. 이 때는 같은 병동 비음압병실에 기존 감염 환자(VRE, 결핵 등)들이 그대로 남아 입원해 있기도 했다. 5월 29일 의심환자 1명이 추가 입원했다. 5월 30일부터 확진환자가 입원했다. 서울대병원 확진환자는 모두 외부에서 확 진을 받고 전원 되어 왔다. 총 의심환자 3명, 확진환자 10명을 치료했다. 림프 종이 있어 면역계가 약화되어 마지막까지 양성이 나오던 환자가 10월 1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가 다시 증상이 발생해 입원했고, 11월 25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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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의 경우 초기에 관리자들이 전문가라는 명분으로 현장의 노동자들을 억압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나 정작 실제 준비는 미숙하고 구체적인 현장의 지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많은 갈등이 발생했다. 현장에 노조 간부 및 조합 원이 있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다른 병원이라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 하고 지나쳤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장의 노동자들은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지 속적으로 확인해서 병원에 문제제기 했고, 병원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스 스로 매뉴얼을 만들어서 스스로를 지키고 환자를 지키고자 했다. 관련해서는 뒤 에서 자세히 서술한다. ② 대응 과정 시설과 입원 과정 환자는 지하1층 입구를 통해 격리된 공간으로 들어와서 전용엘리베이터를 통해 39병동으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는 평소에는 전원을 꺼 놓고, 메르스 환자를 입퇴원시키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비상계획과에서 환자 이송을 돕고, 에스텍(보 안경비) 직원들과 함께 일반인 통제를 위한 차단을 한다. 경환의 경우 휠체어에 반시트를 깔고 나머지 반시트로 환자를 덮는다. 미리 빨간 비닐 2장을 준비해서 환자의 옷이나 신발을 담는다. 환자가 격리병실로 들어간 이후에는 반시트를 빨 간 비닐에 넣어서 폐기한다. 의사와 간호사가 보호장비를 다 착용하고 환자를 이송했다. 중앙출입문은 환자를 입퇴원할 때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열지 않는다. 음압유지 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의료진이 들어가고 나가는 경로는 환자가 출입하는 경 로랑 분리 격리되어있다. 문은 이중, 삼중으로 이뤄져서 음압실 출입구 사용시 들어온 문이 모두 닫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음 문을 열어야 한다. 병원에서는 아무런 지침도 없었다. 그냥 다 괜찮으니까 환자를 받아라는 얘기만 했다. 정작 현장에서는 폐기물이 계속 쌓이는데 어디로 배출해야하고 어떻게 처 리해야 하는지, 옷은 어디서 갈아입어야 하는지.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그래 서 의심환자가 온 다음 날(5월 29일) 간호사들끼리 병동에 모여서 매뉴얼을 만 들었다. 정작 직접 환자를 봐야하는 간호사들은 어떡할지 몰라서 불안하고 두려 워하고 있는데, 간호본부장이 와서 하는 소리가 ‘이걸 너희들이 왜 만드냐’, ‘너 희들은 간호나 해라’였다. 이후에 의사들도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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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이런 우여곡절 끝에 현장에서 직접 만든 매뉴얼은 이후 감염관리실에서도 가져갔고, 이후에 보라매병원, 강릉의료원 등 에서 환자가 생겼을 때 보내주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엘리베이터 작동법, 환자 휠체어 이송법 등을 이렇게 하나하나 사진으 로 매뉴얼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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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 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매뉴얼. 병동구조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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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배치와 장비 28일 이전에 병동 간호사들은 보호복 착용 방법도 모르는 상태였다. 초기에는 에볼라 사태 당시 훈련되어 있던 수간호사가 볼꺼라고 이야기했다. 27일 38병 동의 간호사들이 보수교육을 받으면서 수간호사를 만나 메르스에 대해 질문하니 수간호사는 국립의료원에 자리가 남아 있고 우리병원에 안 올거라고 대답하며 질문을 하면 자세한 답변을 회피했다. 당시 조인식을 마치고 현장 복귀하는 간 부 대의원들이 수간호사랑 면담을 했다. ‘환자가 오는지, 온다면 어떻게 볼건지, 현재 인력도 대부분 로테이션으로 온 거지 자원자 아니다. 환자 중환이면 우리 는 인공호흡기 등은 작동 못한다. 사람 필요하다. 환자 안 빼고는 일하기 어렵 다. 그리고 누가 오더라도 일 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그 때 교수는 수간호사에게 직접 환자가 와도 경환이 올 것이므로 괜찮 다고 대답을 했다. 28일 오전에도 수간호사는 아직 환자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날 바로 의심환자가 왔다. 비음압격리병실에 일반 환자가 있는 상태에서 음압격리병실로 입원했다. 29일 담당 펠로우는 확진환자가 올 것 같다고 전했다. 갑자기 일반 감염환자들을 전동보내거나 퇴원시켰다. 당장 스케줄 문제나 업무 분장, 청소, 동선, 밥 등 모든 것들이 혼선을 빚고 정 리가 안 되어 있었다. 현장 간호사들은 현 상황을 정리하고 공유할 필요성을 느 껴 수간호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할 얘기 없다”였다. 이후 내과 과장이 와서 걱정하지마라, 다 괜찮다는 내용만 전했다. 감염내과 교수가 와서 3차 감염, 4차 감염이 없다. 만약 발생하면 학회에 보고 해야 한다. 걱정 하지 말라고 했다. (이후에 결국 3차, 4차 감염이 발생한다) 숙소를 마련해 달라 고 하니 병실에서 자라고 했는데 병실은 청소도 안 된 상태였다. 경환이 온다고 장담했으나 5월 30일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환자가 입원한 다. 응급중환자실 출신 수간호사가 지원을 나왔다. 당시에는 급한 일이 있을 때 어디에 연락해야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고, 환자가 입원해서 격리되어 있는 병실 에 필요한 물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간호사가 직접 나가서 생수를 사올 지 경이었다. 현장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병원에 그렇게 요구했 으나 “뭘 미리 걱정하냐”고 무시한지 바로 하루만에 그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인력 운영과 관련해서 병원은 환자가 4명인데 듀티(근무조)마다 일반간호사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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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배치되어있다고 답변했다. 처음엔 3명이었다. 인력 요구해서 그나마 1명이 늘었다. 그런데 4명도 부족하다. 바깥 스테이션에 1명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 문이다. 일반 병상 3개와 중환자실이 있는데 각 방마다 듀티당 간호사 1명씩 배 치해 총 4명이 근무하게 되었다. 환자가 점점 더 늘어났다. 서큘레이터 (circulating nurse)를 요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환자가 문제였다. 39병동 간호사들은 인공호흡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므로 다른 중환자실 병동에 에볼라 대응 교육을 받았던 간호사들이 자원으로 차출된 다. 그런데 중환자실 1명에 간호사 1명이 배치되니 그 간호사가 점심시간이나 업무가 있어서 병동을 비우는 순간이 있으면 굉장히 위험했다. 또한 긴급하게 차출하다보니 차출된 병동의 인력 공백을 또다른 병동에서 땜질 하는 방식으로 임기응변으로 운영되면서 병원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다. 아이러 니 한 것은 노조가 있어서 ‘개기는 병동’ (인력 요구하는 병동)은 안 갔는데 평 상시에 노동강도가 높아 못 쉬는 병동은 말도 못하고 지원을 나갔다. 주말에 간 호본부장, 행정팀장이 물품 구하러 다니고, 인력 차출하러 다닐 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자원자를 차출한다고 했지만, 병동에서 찍고, 개인 면담해서 가라하기도 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관심을 보이기도 했는데, 그러면 그것을 캐치해서 종용하는 방식이었다. 본교 출신들을 동문회 식으로 모아서 너희(후배)들이 가지 않으면 우리들(간호과장들)이 가는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흘리면서 은근히 비공식적인 압박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메르스 입원 환자가 줄어들면 다른 병동에서 지원 나온 간호사들은 바로 다시 자기 업무로 복귀시켰다. 잠복기 감시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할 휴가기 간도 전혀 없이. 관리자들은 감염관리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으로 응대했다. 들어 오고 나가는 인력들로 인해 스케쥴이 일주일에 5번씩 바뀐 적도 있다. 관리자들 은 인력을 최소로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환자와 노동자의 안전보다는 병상회전 률, 인건비 등 병원의 수익이 최우선이었다. 서울대병원은 장비도 문제였다. PAPR이 적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에는 중환자 가 많아서, 환자 체위변경, 네뷸라이져, 석션 등 에어로졸이 발생하고 시간도 많 이 걸리는 간호가 많았다. 30분 이상 환자 가래를 빼기 위해 등 두들기고, 네뷸 라이져하는데 N95만 착용해서 초기에는 숨이 차고 구토가 나올 때 쯤에야 병동 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PAPR쓰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병실에서 4시간 넘도록 있기도 해서 일반 병실은 눈치가 보여 쓰지도 못했다. 배터리조차 국내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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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PAPR을 사용하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다. 후드도 에볼라 때는 일회용으로 쓰 고 버렸는데, 이번에는 소독해서 썼다. 그런데 소독하고 나면 후드가 찌그러졌 다. 레벨D도 한 벌에 6만원이라고 부담을 줘서 한번 들어가면 눈치가 보여 최 대한 오래 있다가 나왔다. 또한 장비가 있다고 해도 일하는 사람을 고려한 설계가 아니었다. 간호사들은 보호장비를 단순히 착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착용한 뒤에 격렬한 노동을 해야 한다. 레벨D 보호복은 목 부분이 헐거웠고, 모자 부분도 일하다보면 머리에서 떨어지면서 벗겨지려고 했다. N95 마스크도 제조회사마다 규격이 미세하게 차 이가 나서 어떤 마스크는 얼굴에 제대로 맞춰지지가 않았다. 덧신은 물이 조금 이라도 묻으면 미끄러졌고, 보호복에 소매부분은 일하다보면 장갑에서 삐져나왔 기 때문에 일부러 구멍을 내서 손가락을 걸어서 장갑에서 빠져나오지 않도록 했 다. 그 와중에 장갑은 찢어져서 튼튼한 장갑을 요구하면, 비싼 것 쓰지 말라고 굳이 필요 없다고 일 못하는 사람이 연장탓한다고 나무라기 일쑤였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내 목숨이 1800원짜리 장갑보다 헐값이냐고 대들었다고 한다.

병원노동자와 환자의 고충 서울대병원은 초기에 환자를 받았고, 과거의 가이드라인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려 고 했다. 처음 감염내과 교수는 N95에 장갑만 끼면 된다고 말했다. “N95마스 크만 착용하면 된다” “덧신도 안 신어도 된다” “3차 감염, 4차 감염 절대 없다. 만약 있다면 학계에 보고해야 할 정도다. 나 봐라 마스크도 안 쓰고 다니지 않 냐” “의료인이 일반인처럼 굴지 마라”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펠로우가 에볼라 지웠을 갔던 경험이 있고 에볼라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고, 병동 간호 사들도 교수가 말하는 수준으로는 절대 안 된다, 그렇게 못 들어 간다고 버텼다.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에볼라 수준으로 환자를 보겠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의 행태는 사실 초기의 정부의 방식과 똑같다. 정부는 과도하게 확신 했고, 이전 가이드라인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다가 메르스를 확산시켰다. 비말감 염이고 전염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평택성모병원의 환자들을 제대로 격리시키지 않아서 삼성서울병원으로 확산되고,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의료진들은 N95에 장 갑만 꼈었다. 1번 환자, 14번 환자가 서울대병원에 오지 않았을 뿐 사실 서울대 병원도 다른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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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대응과 과도한 억압은 현장의 불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무런 대비도 되 어 있지 않았고, 현장의 요구에도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았기에 스스로 살기 위해 매뉴얼을 만들었다. 어느 날 의사들이 자기들끼리 인계하면서 병실에 15분 이상 있지 말고, 음압병동에서는 공기흐름이 있으니까 처치를 할 때 화장 실과 환자 머리 쪽을 바라보면서 시행하라고 인계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듣게 된 다. 간호사들은 울분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간호사들은 이런 것을 알지 도 못하고 30분 이상 환자 가래 석션을 하고 있었었다. 대체 우리들은 병원에 어떤 존재인 것인가라는 서러움이 폭발했다.

읍압병동의 공기흐름. 환자에 조치를 취할 때는 이 흐름에 유의하면서 자세를 잡아야 한다. 처음에 간호사들은 이것을 알지도 못했던 것이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인터뷰를 해보면 다른 병원에서는 이런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한 채 메르스 환자를 간호했던 간호사들이 태반이었다.

어떤 교수는 본인은 직접 환자를 보러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덧신은 안 신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환자를 직접 보는 펠로우가 그래도 우리는 덧신을 신자고 해 서 눈치 안보고 신었다. 노조가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 었고, 그나마 요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관리자들은 ‘너네 왜 오버하냐’는 식 으로 대했다. ‘노조가 요구하니까 안 된다’는 대답도 있었다. 숙소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할 때도 똑같았다. 39병동 간호사들은 1, 2명이 미혼 이고 대부분 ‘애엄마들’이다. 아직 어려 면역이 약한 애기들도 많아서 집에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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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치사율이 40%라는 이전 정보에 대한 공포가 컸다. 위험을 감수하고 애들을 마주하느냐 아니면 내가 집을 나와서 아이들과 떨어지느냐, 이 양자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이 제일 힘들었다. 환자를 보 러 처음 근무에 들어가는 선생님들은 다 짐을 싸가지고 나왔다. 여관을 가든 어 디를 가든 애들은 못 보겠다고. 그 땐 숙소도 없었다. 교수가 절대 없다고 장담했던 3차 감염이 발생하면서 그나마 현장 간호사들의 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인터뷰에서는 당시 심정을 이렇게 말햇다. “처음에는 교수들도 집에 안 갔어요. (웃음) 솔직히 의사들이 환자 옆에 머무는 시간보다 우리가 훨씬 많잖아요. 우리는 8시간 일하면 그 중에 반 이상을 환자 옆에 있는 데. 똑같을 수가 없잖아요. 노출시간이. 포터블 기사도 교육을 저희가 시켜줬어 요. 살기 위해서 한 거지. 우리를 우리 스스로 지키려고. 하나하나 우리 손 안 거친 게 없었어요.” 숙소 문제를 결정할 때도 간호본부는 ‘비굴했다’고 한다. 병원 내 대책회의에서 도 수간호사는 다른 간호사들이 짐을 싸와 나온 것을 알면서도 병원에서 제공하 는 숙소를 쓸 사람은 없다고 대답했다. 부원장 직속의 진료지원실이 오히려 대 화가 되었다. 병원 역내에 있는 임상연구동 건물에 임시 숙소를 마련했다. 사실 숙소라 부를 수도 없는 곳이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덜 된 사무실이라 시멘트 바 닥에 돗자리를 깔고 접이식 침대를 하나 놔둔 게 다였다. 환자들은 아무 준비도 없이 입원해서 필요로 하는 것이 많았다. 처음에는 생수 도 사다 논 것이 없어서 사주기도 했는데, 한번은 라면을 끓여달라고 심하게 요 구하는데 병원에서 끓일 수도 없어 곤란했기도 했다. 보호자는 면회가 안 되고, 모니터 상으로도 안 보여줬다. 핸드폰 영상통화만 했는데, 그런 것이 딜레마였 다. 환자들도 가족이 보고 싶을 것이고 가족이 힘인데. 면회를 통제하는 것이 의료진의 편리를 위한 것 아닌가라는 고민도 들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는 책 속에서나 본 전인간호, 심리 적 지지를 실제로 해보는 기회기도 했다.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며, 두려 워 말라고 용기도 북돋워 주고, 함께 있어주고, 양치, 면도, 세수, 목욕까지 해주 며 진짜 가족이 되는 경험을 했다. 밥 두 개 시켜서 같이 먹자던 환자, 씩 웃으 며 “사랑해” 고백하던 할아버지, 처치가 끝난 뒤 간호사가 “이따가 올께요”라고 하니 “뭐 자꾸 나가” “여기 있으라고요?” “응, 나가지마” 라던 할아버지. 유치 도뇨관을 가진 환자를 처치하면서 별 생각 없이 “할아버지 괜찮아요?”라고 묻자 “음. 좋아”라고 해서 당황했던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대책을 나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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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동료들. 이것이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었다.

3) 사태 종결 이후 후속조치 서울대병원은 마지막까지 양성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11월 3일 기준). 10월 3 일 마지막 양성 환자가 퇴원한 후 39병동은 48시간 동안 비우고, 소독 조치하 고 다시 일반 감염환자를 입원시켰다. 그러나 마지막 환자는 10월 12일 다시 검사 결과에서 양성이 나와 입원을 했다. 정부에서는 권역별로 음압병상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이미 발표한 상황인데, 조만간 병상 확장 공사를 할 예정이다. 문제는 정부에서 시설, 장비비는 지원하 지만 이후 운영비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병실이 너무 많으면 병상회전율 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후속 조치로는 간호사, 간호운영기능직 구분 없이 격려금 근무 일수 당 10만원 을 지급하고, 특별 휴가는 없었다. 영상의학과, 의공학과, 하청 청소 근무 일수 당 3만원, 진단검사의학과는 일당 2.5만원, 시설은 일당 2만원 지급했다. 개별적 으로 직원들에 대한 심리치료를 실시하고 메르스 참여 의료진 대상으로 1박 2 일 힐링캠프를 실시했다. 병원 직원 중 메르스 의심환자는 없었지만 격리 대상자는 13명 있었다. 격리기 간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유급휴가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영상의학 과는 정상 출근처리하는 방식으로, 응급실과 간호부는 병가로 처리했다.

4) 노동조합의 역할 메르스 발생 이전에는 노동조합도 이런 보건 위기 상황에서 병원이 어떻게 대처 할 것인지, 그럴 때 인력 배치 및 운영은 어떻게 될 것이고 노동조합은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미리 파악하고 있지는 못했다. 특히 파업이 막 끝나고 취업규 칙 변경과 관련해서 후속 논의가 지속되는 시기라 더욱 대응이 어려웠다. 이런 악조건에도 노동조합은 최선을 다했다. 환자가 입원한 뒤 노동조합은 요구 안을 만들어 6월 11일 노사협의회에서 요구했다. (6월 22일에 병원의 회신공문 을 받는다. 구체적인 요구안과 회신은 별첨한다.) 노조는 메르스 대응팀에 현장 의 의견이 반영되고 효율적으로 대응책을 마련, 실행할 수 있도록 실제 환자를 맡는 간호사 대표를 포함하라고 요구했으나, 병원은 거절했다. 분회 사무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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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과장이 비공식 회의를 지속했다. 총무과장은 숙소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에 자기는 모른다. 진료지원팀이랑 이야기하라고 대응하기도 했고, 보상 얘기가 나 오자 ‘지금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데 노동조합 요구가 너무 과도하 다. 눈치 보여서 이런 얘기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노동조합 간부 대의원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했다. 앞에서 살펴본 현장 의 문제점은 현장 간호사들이 노동조합의 간부가 아니었다면, 노동조합의 조합 원이 아니었다면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지 도 못했을 것이다. 직접 현장 대응 지침을 만들고, 서로 지지가 되어주면서 스 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던 것도 노동조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외에도 하청노동자에 대한 마스크 지급 등 차별 없는 보호를 요구하고, 보라 매병원에 대한 서울시의 올바른 조치 등을 요구하는 등 성명을 발간한다. 또한 노동부의 형식적인 하청 노동자 실태조사를 규탄하는 성명도 발간한다. 산안위 도 했는데 병원장을 제외하면 다 비의료인이라 자기 역할이 아니라는 식으로 책 임을 회피했다. 행정팀장은 바쁘다고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자리를 뜨기도 했다. 노조를 논의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외부 시민사회단체와 토론은 유용했다. 인도주의의사협의회에 연락을 해서 조언 을 구했고, 6월 초에 비공식적인 논의자리에 가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서 울대병원의 경우는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 여러 가지 사실 관계를 확인하 려고 했는데 노조가 공개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혼란스러워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환자의 개인정보인권와 국민들의 알권리를 동시에 지킬 수 있는 길을 향후에는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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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열악했다. 사무실 공간에 집기 드러내고 머리 쪽이 꺼지는 접이식 침대 한 개가 다였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온 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팠다. 시멘트 바닥이라 은박지 돗자리를 깔았고 화장실에는 샤워시설도 없었다. 이런 숙소이지만 고열로 동생 집을 나온 간호사의 거처가 되어주고, 파견 나온 간호사의 잠자리 가 되어 주고, 증상이 있는 직원이 머물 곳이 되어 준 곳. 이것도 노조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 다. 노조를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도록 촉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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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노조 간부가 작성한 현장 일지. 그날 발생한 사건과 문제점, 비고까지 상세히 기록했다. 이러 한 현장일지를 매일 기록했다. 5월 30일은 특히 현장의 간호사들이 직접 매뉴얼을 만들던 날이다. 당 시 관리자들의 행태와 그 행태를 보며 느낀 분노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있다(실명은 편집과정에서 삭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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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부가 병원에 보낸 요구안 공문과 병원의 답변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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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경북대병원

“ 경북대학교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서 공공의료기관이고 대구경북 지역의 최고 수준 의료기관이지만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조차 준비하지 않았다. 사전에 준비 없이 메르스 환자를 갑자기 받게 되자, 환자 이동 과정에서 병원 시설, 인력 배치까지 문제가 가 득했다. 노동조합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경 북대병원은 운이 좋았다. 환자가 늦게 발생했고 1명밖에 없었 다. 이런 행운이 매번 찾아오지는 않는다. 대비가 필요하다.

” 1) 메르스 유행의 시작과 사전 대비 수준 대구광역시 중구 동덕로에 위치한 경북대병원은 국가지정격리병동이 없다. 5월 20일 메르스가 발생한 이후 대구 지역에서는 국가지정격리병동이 대구의료원 밖에 없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병상이 대구의료원에 5개, 경북대병원 과 계명대 동산병원에 각 3개 밖에 없었다. 메르스가 대구에서 늦게 발생하고, 환자도 1명이었던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직원 교육도 에볼라 사태 때 일부 방 호복 교육을 한 것 외에는 정기적인 감염관리실 교육이 전부다.

2) 유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① 경과 대구의 메르스 환자는 6월 16일에 처음 발생한다.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고, 어 머니와 누나도 확진환자라는 사실, 게다가 공무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언론에 많 이 알려진 ‘대구 메르스’ 환자였다. 당시 의심환자는 3명으로 대구의료원에 격리 되어 있었다. 6월 16일에 확진을 받은 ‘대구 메르스’ 환자 역시 대구의료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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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해 있다가 폐렴 증상이 심해지면서 경북대병원으로 전원된다. 환자는 6월 19일에 입원해서 1주일 후인 6월 26일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다. ② 대응 과정 시설과 입원 과정 환자는 내과 중환자실(MICU)에 입원하게 된다. MICU에는 음압격리병실이 3개 (모두 1인실)가 있었다. 메르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에 대구에도 메르스 환 자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3개 병상은 비워놓고 있었다. 감염관리실에서 나와서 접촉격리, 방호복 착용 등을 교육하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다행히 메르스가 유 행한 지 1달이 지난 뒤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서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병원의 구조와 시설을 바꿀 수는 없었다. 대구의료원에서 출발한 환자는 6월 19일 오후 3시에 경북대병원 응급실 입구에 도착했다. 간호사와 주치의가 휠체어를 끌고 가서 환자를 이동했다. 문제는 이동과정이다. 환자 이동 경로는 환자가 오기 전부터 가드레일을 쳐서 미리 출입통제 및 격리를 하고 환자가 타 게 될 엘리베이터도 못 쓰게 막아놓았었다. 그런데 응급실 입구에서 엘리베이터 까지 복도가 너무 길었다. 그리고 입구에서 엘리베이터까지 one-way로 된 통 로가 아니라 다른 통로랑 공기가 다 통했다. 출입통제는 했지만 사실 상 공기격 리는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이동경로는 이 외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MICU 음압병실로 환자를 이동할 때 신경외과 중환자실(NSICU)를 지나가야 했다. 만 약 보호자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경악했을지도 모른다. 시설도 문제였다. 음압병실은 복도도 음압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전실 문틈 아 래로 종이가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종이가 들락날락 할 만큼 제대로 밀폐도 되 지 않는다면 충분한 수준으로 음압이 만들어 지는 것인지 의문이다.

인력배치와 장비 메르스 환자가 입원하면서 기존 MICU 환자들은 다른 중환자실로 보내졌고, MICU인력 중에서 10명을 남겨두고 다른 간호인력은 지원인력(helper)형식으로 다른 병동으로 보내졌다. 미혼이 자원하다보니 대부분 연차가 낮은 간호사가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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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스 환자를 전담하게 되었다. 수간호사와 과장은 수시로 확인했지만 음압병실 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최대한 들어가는 사람을 줄여야 하니까 간호사 10명에 의사 1명만 음압병실로 들어갔다. 교수는 외래를 계속 해야 해서 음압방에 들어 가지 않았다. 전담하게 된 간호사 중 10년차가 가장 연차가 높았다. 이전에 경험을 해본 사람 은 없었다. 10명이 3교대로 근무조 당 2명 씩 배치되었다. 2일 근무하고 2일 쉬는 방식이었다. 듀티 당 1번만 들어가는 식이었다. 간호과정이 평소에 하던 것이 아니었다. 청소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다했다. 환자 상태가 좋아서 자가 간호(self care)가 가능했기 때문에 아침에는 주치의 가 아침식사를 주고, 주사약 같은 거 처방하고, 점심은 데이번 간호사, 저녁은 이브닝번, 야간에는 안 들어가고, CCTV로 바이탈만 체크했다. 병원 지침에 따 라 했고, 방호복은 교육받은 대로 입으면 되었는데 폐기물을 어떻게 처치해야 하는지는 잘 몰라서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알레르기 내과와 감염내과 교수, 간호 과장, 수간호사와 소통하고 조언을 받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병원은 초기에는 감염관리실에서 교육도 없고 지침만 문서로 하달하는 방식이었 다. 지침의 내용 중에 외래, 원무과는 마스크를 못 쓰게 하고 있어서 노동조합 에서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간병인에게는 병원이 끝까지 마스크를 안 줬다. 병원에서는 간병협회장에게 메르스 관련 포스터만 줬다. 직접 교육도 하지 않았 다. 하청 직원의 경우 처음에는 안 주다가 노동부에서 실태조사를 한 이후에 줬 다. 응급실의 경우는 의심환자가 오면 N95를 착용하라는 지침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쓰기가 어려웠다. 의심환자가 응급실로 오면 격리 진료실로 보내는데 문제는 그 환자를 본 의사가 다른 일반 환자도 진료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노조에서 문제제기를 했다.

병원노동자와 환자의 고충 대구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에 준비는 했었지만 진짜 환자가 오니 심적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수도권에서는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가 계속 나 오고, 언론에 자주 나온 삼성서울병원 의사처럼 기저질환 없는 젊은 사람도 에 크모 달 정도로 생명이 위독해 질 수 있다고 하니 스트레스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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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1주일 내내 격리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보호만 잘 하면 집에 가도 괜 찮다고 했지만, 병원 차원에서 1인실 병실을 제공해서 거기서 잘 수도 있었다. 집에 가도 가족을 포함해서 사람들을 최대한 안 만났다. 사람들이 자신을 만나 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보였고, 가족들 또한 크게 내색을 하지 않아도 스트레 스가 생겼다. 만약 다시 메르스 환자가 생겨서 환자를 보라고 하면 안 할 것 같 다. 환자는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대구의료원에서 인터넷이 안 되다가 경북대 병원에 와서는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워낙 언론에 노출된 환자다보니 자신에 대한 기사와 악성 댓글들을 보고 기분이 많이 울적해져 있었다. 그래서 정서적 돌봄(emotional care)도 중요했다. 환자가 나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자살이나, 음압장치를 힘으로 열어서 탈원을 할까 걱정이 되었다. 병실 에 들어가면 대화를 최대한 많이 하려고 했다. 퇴원 할 때도 기자들이 와서 퇴원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실 병원차원에서 도 환자의 인권을 생각했다면 환자가 퇴원하는 날을 밝혀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대구시 차원의 전시행정과 병원의 지나친 홍보 욕심이 불러낸 사건이었다.

3) 사태 종결 이후 후속조치 환자가 들어 온 뒤에 소문이 나면서 1주일 정도는 외래, 입원환자가 절반으로 줄긴 했다. 그러나 특별한 임금체불이나 고용상의 문제는 없었다. 대구시에서 9 억 원 정도 지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응급실, 격리병상 등 경북대병 원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꿀만한 예산 수준은 아니다. 응급실 입구에 전자키를 설치해 출입구를 관리하고 보호자를 통제하는 정도만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 로 음압격리병실을 설치하고 과밀한 응급실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응급실 조건을 보았을 때 만약 새로운 메르스 환자가 경북대병원에 온다면 방역망이 뚫 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환자를 보기 전에도 산재 발생 시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 이 없었다. 사태가 끝난 뒤에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환자가 퇴원한 뒤에 2일간 쉬었는데, 특별휴가를 주겠다고 해놓고, 개인휴가 처리가 되어있었다. 2일간 쉰 이유는 노동자들의 휴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MICU를 48시간 동안 출입통제하고 청소와 소독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노동조합이 병원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 므로 부당하다고 문제제기를 했고 복지과장과 이야기했다. 수간호사가 와서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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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휴가를 받을 것인지 격려금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했고 휴가를 선택했는데 그 뒤에도 얘기가 없었다. 메르스 격려 조회에서 원장이 와서 부서 통합으로 50만원을 줬다. 그런데 같이 환자를 본 주치의는 개인 혼자 100만원을 받았다. 주치의가 고생을 많이 했지 만 들어간 것은 똑같고 심리적 고통도 같은데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었다. 노동조합이 산안위 회의에서 문제제기를 했고, 1인당 20만원 씩 나왔다. 경북대병원은 병원장과 감염내과의 쇼맨쉽 같은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병 원차원에서 시설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해서 환자를 1명 받았 고, 환자가 퇴원할 때도 언론에 홍보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 서 환자를 봤던 인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호해주지도 않았고, 그 뒤의 보상도 마찬가지였다. 환자 상태가 좋았고, 환자도 1명에 그쳤기에 망정이지 사실 많이 위태로웠다. 고생은 아랫사람들이 하고, 언론에 나가고 생색내는 것은 다른 사 람들이고, 어쩔 수 없나, 이게 한국 사회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4) 노동조합의 역할 환자가 온 이후 병원차원에서 메르스 대책회의를 매일 하는데 노조에서도 참여 했다. 노조에서 회의에 참여하고 난 뒤에는 그 결과를 단체 채팅방을 통해 공유 했다. 노동조합은 병원 측에 산업안전보건위원회(산안위)를 열자고 요구했는데 보직자가 시간이 안 된다며 피했다. 그렇다면 산안소위라도 하자고 요구해서 6 월 20일에 산안소위를 1번 했다. 대구경북 지역차원에서는 대경보건복지단체연 대회의 차원에서 회의를 하고, 대구지역 메르스 확산방지와 지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요구안 전달 기자회견을 6월 19일에 개최한다. 대구시 차원에서 공청회를 시민사회단체, 노조랑 같이 열었다. 노조가 없었으면 사후 보상조치는 못 받을 뻔 했다. 일반휴가를 줬을 때 문제제 기를 하면서 특별휴가를 요구해 줬던 것이 현장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환자 보 기 전에 아무런 설명도 안 해줬기 때문에 노조가 아니면 얘기를 꺼내기도 어려 웠을 것이다. 한 번 환자를 보고난 뒤에는 신고 있었던 양말이나 샤워한 뒤의 수건 같은 것이 찝찝했었는데 노조를 통해 실무회의에서 논의가 되어서 물품이 지급되었다. 특식이나 간식 같은 것을 이런 시기에 보급해주면 비조합원들에게 도 좋은 인상을 미쳤을 것 같다. 이런 애기를 해서 노조가 접수했는데 다음 날 환자가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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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충북대병원

“ 국가지정격리병상 시설이 준비 중이었으나 정식 가동하기 전에 갑자기 메르스 환자를 받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인력 배치, 업 무분장 등 운영체계는 사전에 마련해 놓지 못했다. 게다가 병원 은 환자가 왔다는 정보를 숨겼다. 노동조합은 산업안전보건위원 회를 개최했고,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메르스 대책회의에 노동 자 대표로 들어갔다. 감염관리는 노동안전보건 문제며, 노동조합 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잘 드러난 사례다.

” 1) 메르스 유행의 시작과 사전 대비 수준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 위치한 충북대병원은 충청북도의 국립대병원 으로 1991년 개원하였다. 새로 완공한 건물인 충청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 (호흡기센터) 안에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할 예정이었고, 호흡기센터는 2015년 6월 20일 쯤 오픈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충청북도가 5월 29일 비상 대책반을 가동하고 충북대병원에 격리병상을 가동할 것을 요청하면서 6월 1 일에 급하게 운영되기 시작한다. 충북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준 비에 병상 내 각종 집기와 의약품 구비가 부족한 것은 물론 환자들을 돌볼 간호인력이 부족한 실정’이고, ‘여유 간호인력조차 없다 보니 메르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간호부장과 과장 등 보직자들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는 병원 관계자의 증언이 있다. (“'메르스 대비' 도내 격리 병상 가보니”, 충북 일보 2015년 6월 1일.) 병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태 이전에는 년 4회 이상 매년 직원공통 교육을 실시했고, 올해도 4월, 5월에 교육을 실시했다. 2014년에는 75병동과 응급실 의료진, 호흡기내과교수, 소아청소년과 교수, 감염관리실 직원이 참여하 여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에볼라 및 신종감염병관련 직원 교육 및 보호복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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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훈련을 시행했다. 올해 2월에 2주기 병원인증평가가 있었는데 이 때 신종전 염병 대응팀을 구성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미리 구성하지 못한 것이 실책이었 다는 감염관리실 내부의 평가가 있었다고 한다.

2) 유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① 경과 6월 1일에 첫 환자가 입원했다. 다른 지역에서 확진받고 이송되어 왔다. 이 후에 충북도 확진자가 입원하게 된다. 6월 8일 옥천 메르스 환자의 경우 사 망했다. 충북도의 메르스 일일상황 보도자료에 따르면 입원자는 6월 11일 5 명에서 6월 13일 7명으로 늘었다가 6월 14일에 다시 6명으로 줄고 6월 18 일 5명으로 유지되다가 6월 26일 2명으로 줄고, 마지막 환자가 7월 1일에 퇴원하면서 상황이 종료된다. 충청북도 차원에서는 충주의료원에 확진환자 가 더 남아있다가 종료하고, 마지막 격리자가 7월 19일에 격리가 해제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호흡기센터 내 6층 63병동이 국가지정격리병상이었다. 원래 4층이 메인 병동이라 가장 먼저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메르스 사태로 인해 63병동이 먼저 오픈한 것이다. 비밀리에 입원했는데 이후에 노동조합 이 현장의 제보로 상황을 파악한 뒤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을 요구하면서 대 책팀을 구성하게 된다. 충청북도는 메르스 지역거점 의료기관으로 충북대학 교병원을 지정해 확진환자를 입원시키고, 노출자 진료병원으로 청주․충주의 료원을 지정해 1차 의심환자를 진료하게 했다. ② 대응 과정 시설과 입원 과정 충북대병원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는 지난 2009년 8월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국비 247억 원 등 총 292억 원이 투입됐으며, 2011년 12월 착공해 2015년에 완공되었다. 지하 1층 지상 11층 규모로 117병상(일반병상 105, 중환자병상 9, 격리중환자병상 3)과 국가격리병상 35병상의 총 152개 병상 으로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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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격리병상 35병상은 6층 63병동이다. 35병상 중 음압격리병상은 10병상 인데, 3인실 2개, 2인실 1개, 1인실 2개로 구성되어 있다. 설계할 때부터 국 가지정격리병상 운영을 위해 환자가 이송되어 오면 별도의 전용 입구로 들 어와 격리검사실을 거치게 되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63병동 격리병상 으로 입원하게 된다. 의료진이나 일반 환자가 사용하는 동선과 분리되어 있 다. 시설 측면에서는 잘 준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 6월에는 아직 호 흡기센터가 오픈하기 전으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되어 점검되던 중이었다. 대표적으로 엘리베이터가 너무 협소해서 환자 침대만 겨우 들어가는 문제로 개선 논의가 있던 중이었다. 이렇게 아직 정식 오픈하기 전에 메르스 사태 로 인해 원래 계획과 달리 63병동을 가장 먼저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인력배치와 장비 비록 시설이 준비되어 있었다고 하나 계획했던 시기보다 더 빨리 환자를 받 기 시작하면서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혼란이 있었다. 인력이 대 표적이었다. 63병동 인력팀이 구성되지 않았으므로 처음에는 간호부장, 간호 과장 2인, 수간호사 2인을 지원받아서 메르스 환자를 처음에 봤다. 첫 환자 는 의심환자로 환자를 격리해 놓고 환자 스스로 자가 간호(Self care)하는 식으로 봤다고 한다. 다음날 바로 음성이 떠서 퇴원했으나, 그 이후에 다른 지역의 확진환자들이 이송되어 입원하면서 본관 75병동의 감염내과 인력이 서관(호흡기센터) 63병동으로 통째로 옮겨지게 된다. 간호사 인력은 수간호사 포함 16명이다. 3교대로 각 듀티마다 3명씩 배치하 였다. 3명이 모두 번갈아 가면서 음압 병실로 들어갔다. 보통 근무할 때 하 루에 2번 정도는 꼭 들어갔고, 중환자의 경우 하루에 4-5회 음압병실에 들 어가기도 했다. 7명이 입원할 때는 상당히 노동강도가 강해서 힘들어 했다 고 한다. 포터블 영상진단장비는 호흡기센터 영상촬영실에 배치된 인력 중 에 1명을 지정했고, 의사의 경우는 감염내과 교수 2인이 음압격리병실로 들 어갔다. 내과 전공의 인력이 부족해 전담간호사만 7명을 뽑을 정도이기 때 문에 전공의는 들어가지 않았다. 추후에 호흡기내과 교수 및 전공의가 배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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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운영 계획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분장 문제로 갈등 이 발생했다. 노조에서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병 원에서 알려준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업무분장 문제로 갈등이 발생해서 노 조로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6월 2일 영양사 직원이 63병동으로 식사를 갖다 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에 이의제기를 하기 위해 노동조합에 찾아왔다. 노 조는 이 때 63병동에 환자가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만큼 병원이 초 기에는 소문이 날까 쉬쉬하며 비밀주의로 일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부서간 오해도 있었고 이런 불만이 노조를 향하기도 했다. 병원이 정보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보호장구도 제대로 안 주고, 교육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 배식의 경우는 영양사들이 1회 용 용기로 된 식사를 병동으로 가져오면 간호사들이 음압병실로 환자들에게 식사를 전달해주었다. 청소는 따로 외주를 주게 된다. 처음에는 총무과 직원 이 하다가 하청 비정규직에게 시키게 되었고 노조에서 반발을 했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이런 것을 맡는 업체랑 계약을 하게 된다. 외주를 섭외하는 과 정에서 하려는 곳이 없어서 처리가 지연이 되는데 현장에서는 쓰레기가 쌓 여서 힘들어했다. 비음압격리병실은 보호장구를 조건으로 하청 비정규직이 투입된다. 또한 환자안심병원 지정이 되면서 비메르스 호흡기 질환자도 격리해야 했는 데 호흡기센터 5층의 53병동을 사용하게 된다. 당시 본관 소아과 입원환자 가 줄어서 5-7명 수준이었는데 환자들을 다른 병동으로 분산시켜 보내고, 소아과 간호인력을 53병동으로 배치해서 문제가 되었다. 다른 병동으로 간 소아과 환자들도 불만이 많았고, 소아과 간호사들은 갑자기 의심환자가 될 수도 있는 호흡기 질환 환자를 봐야 한다는게 부담이 되어서 불만이 많았 다. 또한 소아과 환자를 받은 병동은 인력은 그대로인데 환자가 늘어나서 혼란스러워했다.

병원노동자와 환자의 고충 감염병동 간호사들이 배치되었지만, 이들 역시 이전에는 신종전염병 유행 시 이렇게 갑자기 자신들이 전담해서 환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 이 없었다. 갑자기 75병동에서 63병동으로 배치가 되었다. 비밀리에 병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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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전날 75병동에 입원한 환자들까지도 다른 병동으로 전동을 보내야 했다. 환자를 봐야하는 의료진에게도 근무하는 당 일 날 메르스 환자가 왔다고 통보하는 방식이었다. 배치된 이후에도 근무 당일 경험있는 간호사로부터 배워서 입실을 했다. 중 간에 중환자가 많아져 직원 감염이 우려되면서 감염내과 교수가 보호장치 착용에 대해 교육을 한 번 해준 것이 전부였다. 진료 과정에서 메르스에 전 염이 되면 산재처리가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은 했지만 병원에서 구체적 으로 제반 절차와 기준을 안내해주지는 않았다. 메르스 환자를 맡게 된 초기에는 잠잘 때 열감이 느껴지면 메르스에 감염된 건 아닌지 불안해서 잠을 자지 못했다. 그런 날이 며칠간 지속되었는데, 표현을 잘 하지는 못했지만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가족들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 서 가끔 친구에게 사정을 얘기해주면 지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멀리 하기도 했다. 병원 지침은 메르스 환자를 받는 초기에는 자주 바뀌었다. 특히 환자 사망 시 사후처리 문제, 환자 상태가 악화될 때 대처법이나 환자 검사 결과물(검 체물)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 등에 대한 지침이 우왕좌왕해서 현장에서 혼란 을 가져왔다. 초기에는 병동을 누가 청소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병동 환경 이 청결하지 못했다. 이런 일선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여기서 일하는 우 리는 뭐지?”라는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다. 심지어 63병동이 오픈했다는 사 실도 모르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병원이 비밀리에 일을 진행할 것이 아 니라 최소한 병원 직원들에게라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었어야 했다.

3) 사태 종결 이후 후속조치 마지막 환자가 퇴원한 이후 63병동 인력은 5일간 특별휴가를 받았다. 방문 자 선별 업무를 시행한 의료진에게도 특별휴가를 부여했다. 53병동은 다시 소아과로 돌아간다. 가장 메인 병동인 43병동이 이제 열리고, 63병동도 운 영되는데, 병원에서는 63병동의 병상 수가 적다고 인력을 줄이고, 나이트에 2명만 배치하려고 했으나 노동조합에서 문제제기해서 메르스 환자를 보던 때와 똑같이 운영하게 된다. 환자를 전담한 간호사에게 특별히 다른 보상을 하지는 않았고, 전 직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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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에서 메르스 격려금이라는 명목으로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30만 원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사용)을 지급한다. 메르스 종료 시점 이전에 병원 에서 근무한 직원은 전부 대상이 되었다. 충청북도에서 충북대병원을 금연 병원으로 지정해 산을 개간하여 휴식공간 식으로 직원 복지시설을 건설할 비용을 지원하는데 메르스에 대한 포상 성격도 있는 것으로 짐작한다. 병원 경영에 타격은 있었다. 외래 환자가 30-40% 줄었고, 검사파트의 업무 가 줄었다. 그러나 입원에서는 환자 감소가 크지는 않았다. 사측의 답변자료 를 보면 34억 6900만원의 수익감소가 있었다고 답변하고 있으나 액수만 나 와있을 뿐 구체적인 항목과 기준이 없다. 경영 문제와 관련해 인사조치나 임금 등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4) 노동조합의 역할 63병동에 환자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날인 6월 3일에 실무회의가 있었다. 병원 내부 지침을 만들어라고 요구했다. 정부 지침을 병원 상황에 맞게 다시 만들어라고 요구한 것인데 정부에서도 지침이 바뀌기 때문에 매뉴얼화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 6월 9일 산안실무회의 때 왜 지침 공지가 안 되고 있 느냐고 따졌고, 병원의 메르스 대책회의에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들어가게 된다. 회의는 매일 아침 8시에 개최되지만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현장에서 근무를 해 야 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부담스러웠다. 노동조합 상임간부 역시 교섭 진행 중이라 여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교섭 중이라 실무회의도 많이 하 고, 노사협의회도 중간에 있었기 때문에 다른 안건과 함께 메르스를 계속 다뤘 다. (관련 회의기록은 참고자료 참조) 후속대책과 관련해서는 포상의 경우 실질적인 포상이 아니라, 공공기관 정상화 관련해 임금 합의 변경과정에서 차액분이 발생하면서 그 보전으로 메르스 사기 진작비라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그것이 메르스 격려금이라는 명목으로 전 직원에게 돌아갔다. 또한 노동조합의 문제제기로 63병동 인력을 축소했다. 초기에 병원이 메르스 환자를 입원시키는 과정을 비밀리에 진행했고, 이런 사실 을 노동조합을 포함해 전직원이 모르고 있었다. 당시 현장의 담당 인력들은 많 은 고충이 있었는데 이 때 병원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최소한 직원들에게라도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했었어야 했다고 평 가를 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노동조합이 메르스 대책회의에도 참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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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노조 간 회의체계를 갖출 수 있었던 만큼 향후에도 정부의 매뉴얼을 바 탕으로 사전에 준비하는 체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월 3일 산안 회의록 1면. 전문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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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교육 자료와 6월 23일 교육자료를 대조해보았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장갑을 2중으로 착용하도록 바뀐다. 이미 환자는 6월 1일에 받았는데 6월 3일의 지침은 여전히 부실했던 것이 다. 6월 23일 교육에는 속장갑을 끼고 겉장갑을 끼는 것의 중요성을 따로 설명까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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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자료 요구에 대한 사측의 답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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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강원대병원

강원대병원은 공공병원이지만 국가지정격리병상을 갖추지 못하 고 있었다. 그러나 강원지역에서 환자는 일찍 발생했고 숫자도 많았다. 음압격리병상도 없는 강원대병원이 메르스 치료 거점병 원으로 지정된 것은 ‘엉터리 행정’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강릉의 료원에서는 간호사가 감염이 되기도 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강원도가 재정적자를 근거로 공공의료에 얼마나 소홀했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원대병원을 포함해 강원도 지역의 공공병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근본적으 로 되돌아봐야 한다.

1) 메르스 유행의 시작과 사전 대비 수준 강원도 춘천시 백령로에 위치한 강원대학교병원은 1910년 관립 자혜의원으로 개설되어 1946년 춘천도립병원, 1973년 강원도립의료원, 1982년 춘천의료원으 로 명칭이 변경되어오다가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이후 2000년 강원대학교 병원으로 개설된다. 초기 200병상 수준에서 2015년 현재 572병상으로 증축된 다. 강원도의 가장 대표적인 공공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강원대병원은 국가지정격리병상은 갖추지 않았다. 춘천은 수도권과 아주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충남과 함께 메르스 사태의 영향을 비교적 빨리 겪게 된다. 막 이슈가 되기 시작한 5월 31일 강원대병원 응급실로 강원 춘천시 에 사는 최모씨가 38.3도의 미열과 근육통으로 강원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찾았 고, 최씨가 최근 메르스 환자가 있던 병원(삼성서울병원으로 추측되고 있음)에서 진료받은 사실이 확인되자 6월 1일부터 응급실을 폐쇄하게 된 것이다. 강원대병원 역시 의심환자를 응급실에서부터 안전하게 격리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속히 응급실 폐쇄라는 조치를 취한 것은 적절했으나, 공교롭게도 아직 메르스 환자를 진료받은 삼성서울병원 등은 언론에 노출도 되지 않았는데 강원대병원이 응급실 폐쇄로 먼저 이슈가 되었다. 전염병 대비 음압격리시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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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전반에서 준비가 부족했다. 강릉의료원의 5병상이 전부였다.

2) 유행 확산 이후 확진(의심)환자 진료 과정 ① 경과 이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었으나 강원도 내 의심환자와 확진환자는 비교적 빨리 발생하면서 강원도는 메르스의 또다른 피해 지역이 된다. 6월 9일 삼 성서울병원 감염노출자로 자택격리하던 2명의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고 강릉 의료원으로 입원한다. 11일에 확진자가 추가 발생할 때까지는 강원대병원에 음압격리병상이 없었으므로 강릉의료원으로 입원했다. 그러나 6월 10일 정 부가 지역거점 치료병원을 지정하는데 강원도에서는 강원대병원이 지정된다. 음압격리병상도 없는데 엉터리로 지정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음압병상 없는 강원대병원 치료거점 지정 논란”, 《한국일보》 2015년 6월 11일, “‘음압병상’도 없는데…정부, 지역 거점병원 ‘묻지마 선정’”, 《한겨레》, 2015년 6월 11일.) 강원대병원은 급히 호스피스 병동인 46병동을 비우고, 간이 음압설비를 가 져와서 읍압병실 2병상을 만든다. 경증 환자만 2명을 받고 사태는 종결되었 으나 강릉의료원에서 간호사가 감염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강원대병원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② 대응 과정

강원대병원 46병동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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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46병동을 비우고 메르스 환자 전용 병동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기존 46병동 간호사는 45병동인 재활병동으로 간다. 메르스 환자를 전담하 는 간호사는 각 병동에서 차출된다. 차출 기준은 혼자 살고, 결혼하지 않은 미혼자였다. 자원자가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메르스 환자를 전담해야 했 기 때문에 차출기준을 정해서 차출한 것이다. 차출된 간호사들은 응급실이 폐쇄되었던 6월 1일에 감염관리실에서 전체 직 원 교육을 받은 것 외에는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 없이 배치되었다. 배치 된 이후에는 2, 3번 정도 장비 사용과 환자 케어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교육 때 오히려 병원이 안전하다는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누가 환자인지 아닌지 아니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3) 사태 종결 이후 후속조치 차출의 기준이나 보상에 대한 원칙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여러 가지 말이 왔다갔다 했다. 처음에 차출될 때는 환자 퇴원 이후 2주간 휴가를 준다는 말도 있다가 환자 1명이 3-4일 있다가 퇴원하고 다른 환자는 1주일 정도 입원했다가 퇴원하게 되면서 일이 끝나고 2달 동안 보상에 대한 얘기는 없 었다. 그 뒤에도 병원에 돈이 없다, 미안하다, 금액이 깎였다는 말을 들으면 서 오프인 날을 제외하고 환자가 입원해서 환자를 직접 본 날을 기준으로 일당 7만원을 임금에 가산해서 포상이 되었다. 강릉의료원에 지원 파견을 간 간호사들과 보상이 차이가 나서 논란이 되었 다. 여기도 파견 당시에는 아무런 조건이나 정보를 듣지 못했는데, 이후에 정부와 도에서 따로 보상이 되면서 실제 일은 7-10일 정도 하였으나 보상 은 본원의 간호사들보다 2배 가량 많았다. 명절선물도 받았다. 강원대병원에 서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들의 경우 차별과 박탈감을 느낄만 했다.

4) 노동조합의 역할 6월 1일에 의심환자가 와서 응급실이 폐쇄되었으나 정작 직원들은 그 사실을 병원으로부터 전달받지 못했다. 보호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았는데, 그 다음 주에 산안위가 열려서 보호구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환자를 직접 접촉하는 것은 똑같은데 의사는 N95마스크, 나머지 직원은 수술용 마스크를 쓰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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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를 했다. 병원 차원에서 메르스 대책회의가 있었지만 사내 게시판(BBS)에 제대로 공지조 차 되지 않았고, 회의록의 내용도 중간에 물음표가 있는 등 불확실하고 혼란을 주는 측면이 있어서 노동조합에서 문제제기를 했다. 지침이 바뀌면서 혼선이 계 속 있었고 신종플루 당시에 매뉴얼을 만들었는데 메르스도 병원 자체적인 매뉴 얼을 만들어라는 요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에서 나오는 지침이 도움이 되 었다. 이후에 각 부서별 대표자가 들어가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졌고 여기서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면서 혼란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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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나가며 힘들 때 친구가 진짜 친구란 말이 있다.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메르스 사태라는 위기 상황은 병원의 본색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각 병원이 그동안 공공의료에 대해 평소 준비해온 역량,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고 스란히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드러났다. 병원 현장 메르스 대응 백서를 정리하면서 놀라웠던 것은 병원마다 메르스에 대 응한 방식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달랐다는 점이었다. 우선 시설이 제각각이다. 음압격리병실이 없어 간이 음압병실을 사용한 병원, 중환자실의 음압병실을 메 르스 병실로 활용한 병원, 음압격리병실이 있으나 병원 건물 내부에 있는 병원, 음압격리병실을 별도의 건물로 설치한 병원까지 있었다. 환자를 이동하는 경로 도 다 조금씩 달랐고 문제도 제각각이었다. 특히 전담 인력을 배치하는 방식과 기준, 사후 보상 기준도 병원마다 달랐다. 정부에서 구체적인 지침을 준비한 적도 없고 내린 적도 없으니 일견 당연해 보 인다. 또한 임금이나 노동조건의 차이가 반영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메르스 환자를 간호하는 데 전담 인력의 선정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것은 보건복 지부와 학계 등의 차원에서 분명한 대책이 필요하다. 보상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병원노동자들은 메르스 환자를 간호한 것 을 응당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 이 후 병원장들이 병원의 손해를 이야기하면서 정부에 보상을 강력히 요구할 때 정 작 일선에서 죽음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환자를 봤던 인력에 대한 추후 조치는 정부 차원의 지침은커녕 제대로 된 언급조차 없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의미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메르스 사태가 임단협 교섭 기간과 거 의 가까웠기 때문에, 교섭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사측을 압박하는 역할을 했다. 대부분의 간부들은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음압격리병상 의 확대, 응급실 과밀구조 개선 등 공공의료의 강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해 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지부와 분회에서도 병원 내 감염관리와 병원노동자의 안전보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병원 현장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는 문제의식도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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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의료연대본부의 대응 경과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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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응 경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 메르스 대응 사업은 크게 의료연대본부 자체 사 업, 본조(공공운수노조)차원의 사업, 연대체(무상의료운동본부, 의료민영화저지 범국본)사업으로 이뤄졌다. 5월 20일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후 5월 21일 확진환자는 3명이 된다. 5월 26일 4번째 환자의 발생과 함께 정부의 초기 대응이 실패했고, 방역망이 뚫렸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이후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서울의료 원, 동국대경주병원, 서울대병원에서 의심환자가 입원하고, 곧이어 확진환자도 입원한다.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병원을 중심으로 온라인 상에서 대책에 대한 논의가 오고간다. 의료연대본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논의는 6월 3일 운영위에서 이뤄진다. 각 병원 별 상황 공유 및 대책 논의가 이뤄진다. 6월 첫째주에 노조와 본부 차원에서 동 시에 성명을 발표한다. (“메르스 확산 막기 위해 공공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즉 각적인 보호조치를 요구한다”, “정부는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종합 대 책 및 공공의료 강화 계획을 세워라!”) 메르스 사태 이전부터 6월 4일에 하청노동자 감염 실태조사 결과발표가 예정되 어 있었다. 병원하청노동자의 저임금과 고용불안 문제를 지적하고, 청소과정에 서 발생하는 주사침 사고 경험 비율이 62.5%에 달하고, 후속대책도 제대로 이 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은 메르스 환자를 치료해야 할 국립 대병원에서조차 병원 감염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청노동자에 대한 감염관리가 부실하다는 의료연대본부의 지적은 아산병원 보 안요원, 간병노동자, 삼성서울병원 환자이송요원 등 이후 발생한 하청노동자의 메르스 감염 사태를 예견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공공운수노조차원에서도 인천공 항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있음을 지적하고, 대책을 요구했다. 6월 10일에는 이러한 간접고용노동자들의 감염사태에 대응해 병원 외주화가 전면 중단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6월 11일에는 《삼성병원 비호, 의료민영화 추진, 공공병원 폐쇄 메르스 재앙 확산 박근혜정부 규탄 및 대국민 사과 요구 기자회견》을 의료민영화저지 범국 본 소속 단위로 공동 주최했다. 이후 6월 13일 삼성서울병원 환자 이송요원이 메르스에 감염된 채 9일 동안 근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삼성서울병원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사과하고 삼성서울병원 외래가 폐쇄되는 등 사태가 확산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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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의료연대본부에서는 《구멍뚫린 병원감염, 무엇이 문제인가! 병원노동자 당 사자 증언대회 기자회견》을 독자적으로 주최한다. 7월부터는 평가국면으로 넘어간다. 메르스 사태의 원인을 진단하고 과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갔다. 대정부 차원에서는 정부의 허술한 방역대책과 의료민 영화 정책을 규탄하고, 삼성서울병원의 사과를 요구했으며, 병원 현장과 관련해 서는 하청인력에 대한 차별 없는 보호 및 관리, 나아가 병원인력 외주화 중단 및 직영화를 요구했다. 7월 2일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본 주최의 공동 토론회에 서 토론자로 참여했다(발제: 이정현 본부장). 정책적 요구를 위해 토론회를 연속적으로 개최한다. 7월 9일에는 공공운수노조 부설 사회공공연구원에서 정책워크숍을 개최한다. 공공의료의 쟁점과 과제, 공 공부문 노동조합의 과제에 대해 토론한다. 7월 10일 운영위원회에서 후속 대책 에 대한 내부 토론을 진행한다. 7월 22일에는 간호-간병 인력 개편 방안 국회 토론회, 7월 29일에는 간호사 직업 안전과 감염 예방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진 행한다. 이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간호사 감염예방을 위한 직업안전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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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응 평가 2009년 신종플루 사태가 있었으나 의료연대본부 차원에서 전염성 감염병의 유 행에 대응해 본 경험은 없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경우 독감과 달리 치사율이 높아서 현장의 위기감이 강했고, 노조 차원에서도 의료인으로서 책임감과 동시 에 노동조합으로서 책임감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그러한 차원에서 입장을 발표 하고 지침을 내렸다. 미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은 정부와 다름이 없었다. 지침을 내리기 위한 근거를 확보하고,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내외적으로 노력했다. 전문가, 연대체, 정책위원의 자문을 구하는 한편 서울지부의 현장 지침 등을 공유하면서 대응을 했다.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감염 관리 문제를 빠르게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하청 조직화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쉬웠던 것은 정부의 방역 대책뿐만 아니라 병원 감염 관리의 전반적 문제를 더 전면적으로 제기하지 못했던 점이다. 병원 감염관리는 병원 노동자의 노동안 전보건 문제이면서 동시에 환자의 건강과 안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감염 관리실에 대한 지원 부족 문제도 있지만, 감염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감염관 리위원회의 노동조합 참여와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하는데 감염관리는 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병원 인증평가에서는 감염관리 성과를 경영진 및 관련 직원만 공유한다고 되어 있는 데,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실무적으로는 병원 별 상황 파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보다 많은 현장의 문제를 발굴하고 사회적으로 알려내어 개선할 여지를 찾았어야 했다. 외부에서 요청이 있으면 조사했지만, 본부차원에서 먼저 파악해 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업장별로 대응 역량의 편차가 컸던 것도 아쉽 다. 지금까지 내부적 평가였으나, 외부에서도 비슷한 평가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단 체연합 변혜진 기획실장은 노동조합이 없으면 병원 내부의 감시와 고발자 역할 을 할 주체가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평소 인증평가에서 감염관리 부분에 개입 하고, 감염관리와 노동안전에 대해 평상시에 교육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요구 를 만들어 투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이미 전염병이 확산된 다음에는 늦기 때 문이다. 이는 정책토론회에서도 잘 지적되었는데, 정책적 과제와 관련해서는 3 장에서 다루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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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요 사업 목록 <성명·보도자료> 메르스 확산 막기 위해 공공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조치를 요구 06/02 한다 정부는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 및 공공의료 강화 계획을 세 06/03 워라! 감염위험 키운 병원외주화 중단하라! 병원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없는 대책을 06/10 마련하라! 구멍뚫린 병원감염, 무엇이 문제인가! 병원노동자 당사자 증언대회 기자회견 06/18 문 06/18 보건복지부의 삼성서울병원 원격의료 허용을 규탄한다! 06/22 세계의료노동자들 메르스 사태 해결 촉구(보도자료) 간호사 12시간 근무, 부족한 보호장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는 메르스 잠재 06/25 울 수 없다! <기자회견> 06/04 국립대병원 감염사고와 비정규보호지침 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 삼성병원 비호, 의료민영화 추진, 공공병원 폐쇄 메르스 재앙 확산 박근혜정 06/11

부 규탄 및 대국민 사과 요구 기자회견(의료민영화저지 범국본, 무상의료운동

06/18

본부 주최) 구멍 뚫린 병원감염, 무엇이 문제인가! 병원노동자 당사자 증언대회 기자회견

<정책 토론회>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한국의료 긴급진단 토론회(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본 주 07/02 최) 2015년도 제 2차 사회공공포럼,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 공공의료의 07/09 쟁점 및 과제 (노조 주최) 메르스 사태에서 본 병원간병문제, 이대로 둘 수 없다 – 효과적인 병원 감염 07/22 예방관리를 위한 간호-간병 인력구조 개편 방안(노조 주최) 간호사 사명감만으로 메르스 퇴치 안돼! - 메르스 이후 간호사의 직업안전과 07/27 감염예방을 위한 정책토론회 (의료연대본부 주최)

<지침> 06/08 메르스 감염관련 지침(주간통신 23호 통해 공유) 06/16 메르스 감염관련 공공운수노조 지침(주간통신 25호 통해 공유) 06/22 고용노동부의< 메르스 관련 병원 근로자 감염예방 조치 실태조사> 대응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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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료(성명·기자회견문·보도자료 등) [성명] 정부는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 및 공공의료 강화 계획 을 세워라! 6월 3일 현재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확진자가 30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전염력이 강하 지 않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 ‘3차 감염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현재까지 2명이 사망했으며, 3명의 3차감염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5월 31일에서야 민관합동대책반을 구성하고 ‘3 차 감염 발생했지만 지역사회로의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이미 정부에 대한 신뢰 는 땅에 떨어졌다. 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대응 행태는 총체적 난국이라 할 만하다. 최초 감염자가 메르 스 감염을 의심하기까지 4군데 병원을 돌면서 전염시켰고, 의료진이 메르스 감염을 의심하고 확진 검사를 요청했음에도 질병관리본부를 이를 거부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초기 대응 실패가 메르스 확산의 결정적 원인이었음은 물론이다. 이후에도 메르스 의심 환자가 중국으로 출장을 가는가 하 면, 해당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홍콩으로 재입국해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거나 간병을 하는 등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과 격리에도 실패했고, 그 결과 확진자가 30명에 이르고, 의심환자 1,000명을 넘어서는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정부 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메르스 환자 대응 매뉴얼조차 마련하지 않아 현장에서는 자 체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으며, 다수 의료인과 병원노동자가 감염에 노출되 고 있다. 메르스 확산을 계기로 격리병상 및 음압병실 부족 문제 역시 거론되고 있다. 감염병 치료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17개 병원에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105개가 음압병 상, 나머지 474개가 일반병상이다. 이마저도 상당수가 다인실이어서 실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병상 수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확진자 30명, 의심환자 1,000명에 이르는 현재 상황에서 조금만 더 확산될 경우 격리병상 자체가 부족해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더불어 최초감염 자, 3차 감염을 유발한 16번째 환자 등이 1인실이 아닌 다인실에서 치료받은 것이 감염 확산의 주 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각각 떨어져서 발생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 보건 의료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익성과 무관하게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수행 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의 절대 부족, 수익 추구에 몰두하는 한국 의료공급체계의 상업화 문제에 서 발생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이번 사태에서만 특수하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사스, 신종플루, 에볼라 전염 시에 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고, 문제의 원인과 처방이 수없이 얘기되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부는 단기 처방에만 급급했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대형병원들 이 거점병원 지정 연기를 요청하거나 거부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했고, 격리병상이 확충되어야 함


84 에도 오히려 관련 예산이 삭감된 문제 등이 지적되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공공병원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고, 정책적·재정적 지원에 기반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명 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도 정부의 인식과 대처는 안일하기 짝이 없다. 국민안전처는 어제 ‘메르스 감 염 수준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며, 신종플루 사례를 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300만명 정도 감 염되었을 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반면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은 메르스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는 괴담이나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 도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메르스라는 국가재난 자체에 대한 대응에 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면서 엉뚱하게 ‘괴담 확산’에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몇 달 전 정부는 중동 순방을 통해서 의료수출에 큰 성과를 얻었으며, 의료관광이 국가 경제 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의료를 통해서 국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르스 확산으로 중국, 홍콩 등에서는 한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관광공사는 방 한 관광객 예약 취소가 이미 2,5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의료산업화·의료관광을 아무리 외쳐도 감염병 관리가 안 되고 공공의료가 부실하면 국가 전체에 막대한 손실을 불러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아프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졸속적인 메르스 대응에 대한 사과와 함께 그간 추진해왔던 의료민영화 정책의 실패에 대해서도 진지한 사과를 해야 한다. 또한 이제라도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세우는 한편, 감염병관리체계의 부실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 기 위한 공공의료 강화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2015.06.03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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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국립대병원 감염사고와 비정규보호지침 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 병원 하청노동자의 저임금과 고용불안 그리고 감염사고 실태 여전하다! 정부는 말로만 보호지침 아닌 직접적인 책임자로서 역할을 다하라! 메르스 사태로 확인된 병원 감염 관리 체계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은 하청노동자를 포함하는 총체적 감염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책임을 다하라!

지난 2011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보장 요구 투쟁으로 간접고용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비인 간적 처우와 비참한 노동현실이 알려지고 사회적 관심이 커지자 2012년 1월 정부는 부랴부랴 기획 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3개 부처 공동으로 이른바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제출했다. 정부는 이 보호지침을 통해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고통을 해결하고 하청노동자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하겠다며 커져가던 사회적 분노와 정규직화에 대한 요구를 누그러뜨렸다. 하지만 정부지침이 발표되고 3년이 넘게 지난 2015년 오늘, 과연 정부지침이 쓸모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하청노 동자에게 정말 살맛나는 변화를 가져왔는지 의문이다. 작년 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지침에 따라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하는 곳은 전체 13개 국 립대병원 중 5개 병원, 전체 50개 하청업체 중 절반도 안 되는 24개 업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조사 결과조차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올해 5월 유기홍 의원실과 정진후 의원실에서 국립대병원들의 용역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취합해 확인한 결과 전체 국립대병원의 총 59건의 용역계약 중 정부지침에 따라 원청이 입찰산출원가에 시중노임단가(시급 8,018원) 이상을 적용한 것은 15건(25.4%)에 불과하고 최저낙찰률을 적용한 시급 7,056원 이상을 지급하는 곳도 13건(22.0%)에 그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저임금 미만 지 급으로 법위반이 5건(8.5%), 최저임금만을 지급하는 곳이 21곳(35.6%)에 달한다는 사실이며 여 전히 대부분의 하청노동자들이 저임금의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지침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불공정 조항으로 원청이 하청직원 교체를 요구하는 “경영· 인사권 침해 조항”이 33건(55.9%), 수간호사 등 원청 관리자에 의한 “부당한 업무지시 조항”이 9 건(15.3), 노사분규 등을 사례로 들며 불이익을 명시한 “노동3권 제약 조항”이 18건(30.5%), 거울 보기와 과도한 화장 금지, 밝은 표정 유지, 속옷 청결 유지 등 “과도함 복무규율 조항”이 5건 (8.5%) 확인되기도 했다. 이러한 조항들은 원청인 병원이 사실상 하청노동자들의 노동과정과 인사 에 직접 개입하면서도 노동권을 무력화시키고 책임은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청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역시 여전하다. 작년 서울대병원은 비용절감이란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 률조차 적용하지 않고 도급비를 동결했고 이는 용역업체 변경과정에서 시설관리 하청노동자 집단 해고로 이어졌다. 올해 경북대병원 칠곡병원에서도 업체가 하청노동자를 해고하는 사건이 발생하 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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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은 하청노동자의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이 없고 이들을 비용절감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경영이 어렵다며 용역단가는 동결하면서도 돈벌이를 위 한 무리한 시설확장에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한편 하청업체들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건비가 책정된 용역단가에서는 시중노임을 지불할 여력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하청노동 자와 업체 간 임금교섭은 매년 난항을 겪고 파업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하청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 하청노동자들이 아파하고 있지만 정작 보호지침을 제출한 정부는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이고 가장 큰 책임은 정부 에 있다. 교육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는 국립대병원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인력, 시설 등 병원 운영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도 비정규직 보호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스스로 정부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병원에 책 임을 떠넘기지 말고 직접적인 책임당사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병원 하청노동자의 고통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만 있지 않다. 올해도 병원 청소노동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에이즈 감염 환자에게 사용했던 주사바늘에 찔리는 등 감염사고가 여러 건 발생했다. 공 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올해 병원하청노동자 감염사고 실태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62.5%가 주사침 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2012년 조사 결과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여전 히 병원의 예방관리가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고 후 산재 처리한 경우도 3분의 1 정 도에 불과했다. 특히 사고율이 높은 병원에서 사고 보고율이 낮고 후속 대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병원의 총체적 감염관리 체계가 부실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역으로 원청인 병원이 책임성을 강화해 야 할 필요성을 확인시켜준다. 이전에 비해 최근 병원에서 감염관리를 위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음 에도 이러한 조치에서 하청노동자들은 배제돼 있는 경우가 많다. 올해 에이즈 주사바늘에 찔린 청 소노동자의 사례를 보면 사고 전 예방교육도 없었고 피해자는 사고 후에도 한 참 동안 그것이 에이 즈 주사바늘이었는지 알지 못하다가 우연한 경로로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 청소 노동자들의 감염 사고 문제는 당사자 개인의 건강 및 삶의 질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총체적으로 부실한 한국 병원 감염 관리 시스템 실패의 한 단면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메르스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한국 병원의 감염 관리 시스템은 문제가 많다. 환자들이 병 을 고치러 와서 병원에서 오히려 감염병을 얻어 가는 꼴이다. 국립대병원은 대부분 국가지정격리 병상을 가지고 있는 병원이다. 메르스 확산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때 우선적으로 위험한 감염병 환 자들이 입원하는 곳인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병원은 특히 더 병원 감염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그 런데 이러한 국립대병원에서 병원 청소 노동자들이 주사침 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국립대병원조차 병원 감염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병원 노동자들이 감염으로부터 안전해야 환자들도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연구가 많다. 하청 노동자 들도 예외가 아니다. 하청 노동자들이 감염병에 걸리면 본인도 위험하지만 환자들도 감염 위험이


87 커진다. 감염사고는 노동자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뿐만 병원을 찾는 모든 사람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그만 큼 감염에 대한 총체적이고 일원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병원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책 임이 없다고 회피하고 있다. 병원에서의 노동과정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가리지 않는 협업일 수밖 에 없고 하청노동자들은 병원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데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외주화를 통해 노동과정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인위적으로 분절화하고 있다. 지금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청노동자를 포함한 통합적 관리체계가 없어 방역에 허점이 생기고 하청노동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병원이 책임지는 일원화된 감염 관리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며 근본적으로 국민 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병원에서는 비정규직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절실하다.

병원은 비정규직 보호지침 준수하라! 국립대병원 이사회 참가하는 정부가 앞장서서 보호지침 이행하라! 총체적 감염관리 병원이 책임져라! 국민 건강 불안하다, 병원의 비정규직 사용 금지하라! 전염병에 대해 하청노동자에게도 동일한 대책과 보호장비 적용하라!

2015년 6월 4일 국립대병원 감염사고와 비정규보호지침 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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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병원은 메르스 전파공간이 아닌 치료공간이어야 한다 병원 노동자 안전 보장은 감염 확산 차단과 환자 치료에 필수적이다 정부는 지정병원 현장에 재정 등 구체적인 지원을 해야한다 메르스 감염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마지막 감염 환자 발생 시기부터 2주 동안 새로운 감염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확산이 중단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는 매일 매일 새로운 환자가 발 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드문 ‘3차 감염자’까지 확산되고 있어 의학적으로도 학회에 보고할 상황 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은 불명예스럽게도 메르스의 전파 경로가 되고 있다. 동네 의원, 2차 병원을 넘어서 수많은 환자가 집중된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에서도 감염이 발생했다. 서울 삼성 의료원에 서 의료진의 감염은 해당 병원과 보건당국이 감염 사실을 빨리 공개 하지 않아 더 큰 문제를 발생 시켰다는 사실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국가지정격리병원을 갖추고 메르스 대응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 은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노동조합은 더 이상의 메르스 감염 전파를 막고, 감염 환자를 돌보 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다음과 같은 요구를 정부와 서울대병원에 요구한다. 첫째,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이 감염 발생지가 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예방 조치를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청소노동자 등 하청 노동자에게도 메르스 예방 지침을 적 극적으로 교육하고 예방 보호구를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 감염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은 응급실 에 감염대책 센터를 설치하지 않고, 외래에 메르스 감염 의심환자 발견 시 매뉴얼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응급실과 외래 진료실은 혹시 모를 감염자를 무방비로 만나는 부서가 된다. 실제 서울 삼성 의료원의 메르스 감염 의사의 경우도, 응급실에서 감염된 경우이다. 따라서 증상이 있거나 감염자 와 접촉이 의심되는 환자는 사전 격리가 필요하다. 응급실을 누구나 바로 출입하지 않도록 센터를 만드는 것은 전염병 대책으로 기초적이며, 외래에서 의심환자 발견 시에 어디로 안내 할지에 대한 지침 또한 당연히 있어야 한다. 보호 장비 지급 또한 단순 지급이 아니라, 올바른 착용법 및 감염 예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병원이 감염 발생지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이 일터인 노동자들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누구보다도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감염 발생 병원과 국가 지정격리병원의 정보가 혼재되어 세간에 떠돌아다니는 상황이므로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이에게 엄벌하겠다는 협박보다는 정확한 정보 전달 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병원 노동자에게 해당 병원의 상태를 공유하는 것이야 말로 공포심을 줄 이고, 예방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89 둘째, 정부는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서 감염 환자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구체적인 지원을 해 야 한다. 안타깝게도 국가 지정 격리병상은 병실과 침대는 있었지만 그 침대의 환자를 돌볼 의료진 은 미리 준비되지 못하였다. 국가 중앙 병원이라는 서울대병원에서도 메르스 감염 확산 사태가 발 생하고 나서야 대응 의료 인력을 모집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염성이 높은 질병에 대해 사전 대응 준비가 되지 않은 의료인을 투입하고, 이들이 겪을 공포심에 대해서는 무시한 채 오직 사명감으로 일할 것을 종용하는 것이 그간 병원의 행태이다. 이런 상황을 계속되는 한 이러한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격리병실에 침대만 있다고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특히 이번 메르스 감염은 지난 사스(SARS)와 신종플루와는 달리 최근 국외에서 감염발생이 대대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에서 감염 이 확산되어버렸다. 즉 초기 대응을 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매우 짧았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감염 확산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치료할 인력과 물품이 지속적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 부에서는 국가지정 격리병원에 인력과 물품에 대해서는 병실 격리 환경 상태 점검보다 더욱 무심 했다. 병실 침상 수는 파악이 되지만, 그곳에 근무할 의사, 간호사 등의 의료진에 대한 점검은 현 재까지도 없는 상태이다. 실제 메르스 발병 이후 확진 환자를 치료하게 된 상황에서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확진 환자를 돌보 는 병원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가진 병 원은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부족한 인력과 시설, 장비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말만 하지 말고, 재정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셋째, 서울대병원은 메르스 환자를 돌보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 메르스 전파경로와 감염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기에 메르스 감염 의심환자라고 해도 전파성이 없다고 확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환자를 돌보는 병동에서 고열이 발생한 간호사가 있었 고, 해당 간호사는 결국 근무를 쉬고 메르스 검사를 받았다. 다행이 음성 판정이 나왔으나, 해당 간호사가 겪었을 불안과 공포심에 대한 치료와 휴식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환 자를 돌보는 병원 노동자의 안전이 보장되고 인사 상 불이익이 없도록 사전에 조치되어야 한다. 그 런 보장조차 없다면 의료인들조차 아파도 아프다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고, 휴식이 필요해도 휴식을 요구할 수가 있겠는가? 이런 상태로는 계속 들어오는 환자들을 제대로 돌 볼 수 없을 것이다. 더 이상의 감염 확산을 막고, 감염 확진자의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서는 정부와 병원의 지침을 실 제로 실행해야 하는 현장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 현장은 예방조치도, 지침에 대한 교육 도 부족하고, 충분한 인력 협조도 없으며, 노동자들의 안전에 대한 보장도 부실하다. 이런 현장의 요구를 전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메르스 발생 이후 병원의 대책회의 결과 를 문서로 요구하고 노동조합의 참여 보장을 요청하였으나, 서울대병원은 문서에 대한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긴급하게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개최할 것과 병원장 면담을 다 시 요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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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부는 감염병 관리를 위한 충분한 시설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의료정책보다는 의료 민영화, 의료관광 정책에 혈안이 되어 왔으며, 서울대병원 또한 의사성과급제 운영, 영리자회사 운 영 등 수익 추구에 앞장서 왔다. 이를 반대하는 노동조합을 탄압했었다. 정부와 서울대병원은 그동 안의 의료민영화, 의료상업화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국가적 재난 위기의 발생을 막 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미 1차 감염에서 2차 감염을 넘어 3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정부 보건당국이 감염 확산 저지선은 하나 둘 무너지고 있다. 더 이상의 감염 확산을 막고, 감염 확진자의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에서의 예방과 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정부와 공조하여 하루빨리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전국의 의료기관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공공병 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2015.06.05. 의료연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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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감염위험 키운 병원외주화 중단하라! 병원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없는 대 책을 마련하라! 이번 메르스로 인해 병원이 감염에 얼마나 쉽게 노출되어있었는지가 드러났다. 10일 현재 메르스 로 인한 사망자가 9명, 확진자는 108명이다. 의심환자는 2469병이며 격리자는 3439명이다. 이 속 에 병원 노동자들이 있다. 비정규직 보안요원, 간병노동자들 등 병원 노동자들의 메르스 확진 판정 은 병원내의 방역체계 뿐 아니라 병원 내 노동조건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병원의 외주하청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정보제공과 필요한 예방조치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는 지 는 4일 의료연대본부 주최로 진행했던 병원하청노동자 감염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미 폭로한바 있다. 이연순 서울민들레분회 분회장은 “환자들이 무서워 한다는 이유로 청소 노동자는 마스크도 쓰지 못한다”, “현재 메르스 병동에는 출입금지 됐지만 결국 환자가 퇴원하면 그 청소는 청소 노동자가 한다”며 “노출이 걱정되지만 병원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감염이 의심될 경우 자가격리를 통해 일을 쉴 수 있어야하는데 하루하루 불안정한 생계와 고용에 시달리는 외주하청노동자들은 그럴 수 없다. 제대로 된 조치에서 벗어나 감염위험에 더 쉽게 노출 되어 있으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 없는 조건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사자의 건강 뿐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까지 위험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병원노동자들은 시시때때로 환자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에서부터 옷가 지나 병실의 물건들 등 모든 것에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메르스 사태에서 병원 응급차량 이송이 외주 하청되면서 환자감염에 구멍이 뚫린 사례까지 나타났고 그 노동자들은 아무런 정보를 가지지 못한채 또다시 메르스 전파 위협이 되고 있다. 핵심업무와 비핵심업무를 가르며 외주화를 진행시 켜온 결과 병원이라는 공간마저 안전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안전 사각지대에 내몰린 병원의 외 주하청노동자들의 증가는 그대로 병원의 안전 사각지대 확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병원자본은 외주하청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리비용 줄이기 위해 응급의료센터 안내요원, 병원안내 콜센터 등에서 외주하청화를 추진하고 있는 울산대병원이 그러하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병원의 모든 업무는 병원의 직접적인 관리와 통제 아래 운영되어야 한 다.

- 병원 외주하청노동자에게 충분한 정보제공 및 안전조치를 제공하라! - 병원을 안전 사각지대로 내모는 확대 병원업무 외주화 확대를 규탄한다! 중단하라! - 병원노동자는 모두가 환자 생명과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병원노동자를 정규직화하라!

2015.06.10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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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외주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감염예방지침 마련하라! 감염위험 키운 병원외주화 중단하라! 삼성서울병원에서 비정규직이라고 9일간 방치! 보라매병원 청소노동자에게 1회용 마스크 1개 주고는 더 이상 주지 않아!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병원이 감염에 얼마나 쉽게 노출되어 있었는지가 드러났다. 14일 현재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15명, 확진자는 145명으로 치사율이 10%이상으로 올라갔고, 의심자는 5,208명이다. 이 속에 병원 노동자들이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 이송 인력이었던 137번 환자 가 용역이라는 이유로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어 아픈 상황에서도 9일간 방치되어 일상 업무를 했다 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정규직 보안요원 및 환자 이송, 청소, 간병노동자 등 많은 병원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로 더욱 더 불안하고 힘들게 일하고 있다. 외주하청 등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정보 제공과 필요한 예방조치에서 소외되고 있다. “환자들이 무서워 한다는 이유로 청소 노동자는 마스 크도 쓰지 못한다”, “현재 메르스 병동에서 환자가 퇴원하면 그 청소는 청소 노동자가 한다”며 “노 출이 걱정되지만 병원은 제대로 조치 하지 않는다.”고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는 증언하고 있다. 감염이 의심될 경우 자가격리를 통해 일을 쉴 수 있어야 하는데 하루하루 불안정한 생계와 고용에 시달리는 외주하청노동자들은 그럴 수 없다. 제대로 된 조치는커녕 감염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 없는 조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병원의 특성상 시시때때로 불특정 다수의 환자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는 당사자의 건강 뿐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까지 위험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병원들이 돈벌이를 위해 의료영리화와 외주화를 진행시켜온 결과 병원이라는 공간을 안전 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안전 사각지대에 내몰린 비정규직 병원노동자들의 증가는 병원 감염과 노동인권의 사각지대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박근혜정부와 병원자본은 의료민영화와 병원의 영리화를 위해 규제완화를 시행하고 있는 것을 즉 각 중단시켜야 한다. 돈보다 생명이 우선인 병원에서조차 의료를 상품화하면서 환자의 생명과 안 전이 위협받도록 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병원의 모든 업무에 대해 해당병원이 직접적인 관리와 통 제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법제도를 바꾸고 적정인력을 정규직으로 충원해야 한다.

- 외주하청 등 비정규직노동자에게 정보제공 및 안전조치와 생계를 보장하라! - 병원을 위험하게 만드는 병원업무 외주화를 철회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라!

2015.06.15.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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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메르스사태 교훈삼아 정부와 제주도는 영리병원 중단하고 공공의료 강화 대책 마련하라! 공공의료 취약이 메르스 국가재난 불러왔다! 메르스사태 교훈 삼아 정부와 제주도는 영리병원 중단하고 공공의료 강화대책 마련하라!

5월20일 메르스 첫 확진이후 6월 15일 현재, 확진환자는 150명, 사망자는 16명, 격리자는 5,000 명을 넘어서고 있다. 전 국민이 메르스 확산에 불안해 하고 있다. 메르스의 진원지는 매우 우려스 럽게도 바로 ‘병원’이다. 병을 치료해야할 병원이 오히려 메르스 진원지가 돼버린 것이다. 특히,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빅5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확산의 최악의 진원지로 전락했다.

대한민국은 왜 전염병 확산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나?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4차,6차 투자활성화대책 등을 통해 의료를 ‘관광의 수단’으로, ‘돈벌이 수단’ 으로 전락시켰다. 그리고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지역거점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에게는 적자를 이유 로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의료원의 재정상태가 심각하다면 민간위탁, 매각, 그 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폐쇄(2014. 1. 진주의료원)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립대병원의 경우 ‘경영평가’를 통해 5년 연속 적자 시 폐업을 시키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정부의 경영평가 기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제주대병원과, 서울대병 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은 폐업해야 한다.

메르스가 주는 교훈은 공공의료 강화이다! 공공병원을 더 이상 경영의 논리로 평가절하 하지 말라!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명확히 확인된 것은 삼성서울병원 등 빅5병원을 비롯한 소위 잘나가는 민간 병원들이 메르스 치료에 적극 나서는 것이 아니라, 찬밥취급을 받던 지방의료원과 국립대학교병원 등 공공병원들이 오히려 메르스환자 치료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인구 ‘1천 명 당 병상 수’가 9.46개로 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많 다고 한다. 그런데 ‘1천 명 당 공공병상 수’는 1.19개로 OECD 24개국 중 최하위라는 것이다. 그러 니 메르스 같은 사태가 발생해도 감염환자들과 의심환자들을 제대로 격리시켜 치료할 병원이 부족 한 것이다. 현재 메르스 의심환자들의 경우, 자가격리 시키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 자가격리라는 것은 결국 병을 가족을 비롯한 타인에게 옮기도록 방치하는 것이지 메르스 확산을 막는 방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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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등 전염병 치료를 위해서는 수익성을 따지지 않는 공공병원이 절대적으로 많이 필요하다. 사스, 신종플루, 에볼라 사태를 겪으면서 전염병 관리 대책을 강화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 지만 제대로 된 격리병상과 음압시설을 갖춘 공공병원이 부족 하다는 것을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 해 온 국민이 다시금 느끼고 있다. 메르스에 대응하는 제주도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메르스 치료병원으로 지정된 제주대학교병원 의 경우 음압병상이 겨우 4개에 불과하고, 메르스 노출자 진료병원으로 지정된 서귀포의료원의 경 우도 10개의 음압병상 밖에 존재하지 않아 사실상 메르스 대응에 역부족이다. 최근 제주도내 한 대형병원은 메르스 의심환자를 이송조치도 않은 채 제주대학교병원으로 내쫒듯 보내버려서 해당 의심환자는 친구들과 함께 제주대학교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메르 스를 대처하는 제주도내 병원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주에 메르스가 창궐하게 된다면 제 주도민 들은 메르스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지금당장이라도 공공병원을 확 대하고 기능강화를 해나가야 하는 매우 절박한 실정이다.

국가재난 속 영리병원 추진은 국민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정부와 원희룡도지사는 제주도에 공공병원 확대강화는커녕 오히 려 공공기능이 하나도 없는 영리병원을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의료원과 제주대학 교병원이 녹지그룹과 MOU를 체결하며 공공병원이 영리병원 사업추진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공공병원의 영리병원 사업 선봉장 역할담당은 공공병원 고유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고 공 공병원이 나서서 국민들에게 영리병원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일 복지부의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 철회 발표 이후, 잠잠하던 녹지그룹이 메르스 사태로 대한민국이 어수선한 틈을 타 또다시 영리병원 사업추진을 계획 중이라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다. 국민 모두가 메르스로 걱정에 빠져있을 때 녹지그룹의 영리병원추진은 불난 집에 오히려 기 름을 들이붓는 행위이다. 현 시점은 공공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확대-강화할 것인지, 공공병원을 얼마나 더 설립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지 추진이 중단된 영리병원을 재추진해야할 시기가 아니다. 사익에 눈이 멀어 국가재난 상태에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몰상식한 행위는 국민들 누구도 인정 할 수 없다. 녹지그룹에 경고한다. 제주도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영리병원을 추진하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진정한 분노를 직면할 것이다. 만약 영리병원 추진이 강행 된다면 우 리 노동조합은 제주도 중국총영사관 앞과 서울 중국대사관 뿐만 아니라 중국 원정투쟁까지 진행하 며 녹지그룹에 대한 전면적 압박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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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근혜 정부와 제주도에 강력히 경고한다. 전염병 하나 제대로 막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에 국민의 비난이 빗발치고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동요된 민심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고자 하는 마 음이 있다면 정부와 제주도는 영리병원추진을 전면중단하고, 지금당장 공공의료 강화계획을 발표 하라!

2015. 6. 17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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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울시의 삼성서울병원 비정규직 메르스 감염 여부 전수조사 환영한다. 서울시는 보라매병원과 시립병원의 환자 이송 업무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서울시가 메르스 감염차단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비정규직 2천944명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기로 한 것은 꼭 필요한 조치로서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는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돕는 이송요원이 메르스 증상이 있었는데, 용역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로 9일간이나 방치된 사실이 확인 된 것이 그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15일 서울시립보라매병원 응급실을 임시 폐쇄하는 사건이 있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환자이송 업무를 하다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 다. 안전 사각지대 키우는 병원 비정규직 메르스가 병원 내 감염으로 전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감 염 전파자가 되도록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에 의해 방치되어 온 것이 밝혀진 것이다. 병원 업무의 외주화, 비정규직 확대는 병원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계속 문제제기 되어왔다. 생 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비정규직은 2년마다 해고되고 또 다른 비정규직이 그 자리를 채우거나 6개 월 만에 해고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환자 이송 뿐 아니라 병원 안내, 보안, 청소, 간병, 시설, 급식 등 병원 전반에 걸쳐 비정규직이 확 대되고 있다. 이런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부분 병원에서 직접 관리하지도 않고 책임 도 지지 않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용역 업체의 일이라는 핑계로 원청인 병원은 다 피해가고, 비 정규직 노동자는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며 고용이 매우 불안하기 때문에 메 르스로 의심이 되는 증상이 발생해도 일을 쉬거나 자가 격리를 보장받기 어렵다. 하루, 이틀이라도 일을 못하면 생계에 지장이 오고, 혹시라도 정말 병이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면 곧바로 해고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결국 병을 숨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삼성병원의 사례는 이러한 비정규직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병원 내에서 어떻게 방치되고 얼마나 소외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그 피해는 노동자 와 환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병원 비정규직 문제는 삼성서울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서울시가 관리하거나 운영하는 시립보라매병원과 서울의료원도 환자이송, 청소, 시설 등의


97 업무에 대해 외주를 주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그 처지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가 삼성서울병원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시립병원의 환자이송부터 정규 직화를 속히 추진해야 한다. 환자이송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질병으로 불안 해하는 환자를 수술장이나 검사실로 옮기는 것을 도와주며 환자들을 위로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는 당연히 병원이 책임져야 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서울시가 나서서 서울시립병원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서울시가 나서서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고, 삼성서울병원 문제를 알려낸 것은다행한 일 이다. 이제 서울시는 이러한 역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서울시가 운영하는 병원에서부터 모범을 보 여야 한다. 삼성서울병원뿐 아니라 서울시 대부분의 병원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라는 것이 확 인된 이상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병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지금 창궐 하는 메르스 뿐만 아니라 이후 상시적인 병원감염 문제 또한 병원이 책임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은 메르스 격리 지정병원과 안심병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시는 메르스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시민의 건강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란다. 또한 서울시립병 원을 서울시민이 믿고 찾을 수 병원, 삼성서울병원과는 다른 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비 정규직 정규직화를 시급히 시행해야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201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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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구명 뚫린 병원 감염, 무엇이 문제인가 구멍 뚫린 병원 감염. 무엇이 문제인가! 병원노동자 당사자 증언대회 기/자/회/견/문

메르스 환자 발생 한 달째가 되고 있다. 확진환자만 165명, 사망환자 23명, 격리자는 이미 누계로 는 1만명을 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목격하고 있다. 정부는 초기 확진도 늦었고, 확진이후 접촉자 관리 조치, 병원 역학검사 및 방역조 치도 허술했으며,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삼성서울 병원에서 대규모 감염 확산이 일어났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부분 폐쇄되기에 이르렀다. 메르스 확산의 주된 요인인 병원 내 감염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감염 발생 초기에 병원들은 감염병에 대처할 인력, 시설과 장비, 대응 체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병원, 국내 ‘빅5’ 병원인 삼성서울병원마저 추가 감염사태를 발생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환자도, 노동자도 위험한 병원 현장의 현실 한국의 급성기 병상 당 간호사수는 0.32명이다. OECD 평균이 1.1명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 다. 현재도 격리병동에서 메르스를 전담하는 간호 인력이 부족해 각 병동에서 임의로 차출해 배치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료원의 격리병동은 간호 인력이 부족해, 일반병동을 폐쇄하고 그 곳에 서 일하던 간호사들을 격리병동에 배치했다. 감염자를 격리하고 있는 병원 노동자들은 12시간 노 동의 극심한 노동 강도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병원은 그동안 부족한 인력을 어떻게 해결해왔는가.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일임에도 병원은 병원 업무를 계속해서 외주화 시켜왔다. 병원의 외주화는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지고,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되는 현상을 불러왔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병원업무의 외주화 확대는 병원 내 감염관리체계에 또 다른 구멍을 만들 었다. 삼성서울병원 환자 이송 요원으로 일하다 확진판정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증상이 나타 난 뒤에도 9일간 계속 일하면서 계속 일하면서 병원 내 감염위험을 높였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 는 “협력업체 직원이라 근무를 못하면 월급이 줄어들 걸 우려해서 그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감염이 늘고 있는 간병노동자들도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차별받고 있다. ‘감염된 이후로도 10여 일간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되었던 간병노동자’, ‘지금 이 순간에도 하청노동자들은 손세정제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청소노동자에게 1회용 마스크 하나를 주며 버티라고 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도,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불안감이 커져갈수록 비정규직이라는 나의 현실이 서글프다.’며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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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불안정한 생계와 고용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의 제대로 된 조치에서 벗어 나 감염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아플 때는 그 아픔을 드러낼 수 없는 조건에 놓 여있다. 환자들과 마주하고 있음에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감염 차단 장비와 대 응 매뉴얼을 교육하지 않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감염위험이 있는 접촉자인데도 제대로 관리조 차 하지 않았다.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된 병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증가는 병원을 위험한 공간 으로 만들고 있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병원들은 의료진이 사용할 보호 장비마저 부족한 처지이다. D등급 방호복을 착용하고 메르스 환자를 돌보다 간호사가 감염되었으나, 일부 병원만 C등급을 사용할 뿐, 정부는 D등급을 보급했 다. 또한 다른 병원에서는 방호복 내 공기를 순환해주는 장치나 보호구 등도 일회용품인데다가 해 외에서 수입해야해 부족한 상황이다. 일선에서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조차 불안에 떨어야 한다면 누가 지금의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겠는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병원의 모든 업무는 병원의 직접적인 관리와 통제 아래 운영되어야 하며, 지금 당장 병원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제공과 교육, 보호 장비들이 제공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공공의료체계가 뚫렸다 이런 현장 문제의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국회에서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삼성병 원이 뚫렸다는 질타에 ‘국가가 뚫렸다’고 말한 바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책임 떠넘기기나 할 때가 아니다. 국가도 뚫렸고, 삼성서울병원도 뚫렸다. 정부는 돈이 되지 않는 필수의료, 특히 질병예방이나 감염병 관리에 소홀했다. 국가지정격리병상, 음압 병상을 충분히 준비해두지 않았다. 또한 수익성이 낮은 필수 의료를 책임져 온 공공병원을 ‘애물단지’ 취급해왔다. 국립대병원에 경영평가를 도입하면서 공공병원에 돈벌이를 강요하고, 진주 의료원처럼 적자를 빌미로 공공병원은 폐업시키기도 했다. 메르스가 발생하자, 정작 정부가 메르 스 치료 지정병원으로 활용한 곳은 공공병원이었다. 공공병원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도 부실하다.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과 부족한 간호인력으로 인해 간병비는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했고, 보호자, 가족들이 간병을 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되었다. 또한 정부는 병원의 설립과 운영을 시장에 내맡겼다. 1차 의료에서 2,3차 의료로 이어지는 의료전달체 계가 붕괴되어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으려 병원을 떠돌아다니게 했다. 환자들은 자 신이 메르스인지 모른 채, 격리되어야 하는지도, 격리하는 방법도 모른 채 병원을 떠돌아 다녔다.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로 인해 환자들은 수도권 ‘빅5’‘ 병원에 몰렸다. 전국의 환자가 몰려있는 삼성 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가 다시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국민들이 신종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죽어가는 지금 이 시간에도 새누리당과 정부는 원격의료가 필 요하다며 의료민영화를 들먹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자본은 외주하청화를 추진하고 있


100 다. 현대자본의 울산대병원은 경비절감을 위해 권역별 응급센터 안전요원을 외주하청화 시키고 있 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병원 비정규직 확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병원 업무 외주화를 중단하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조치를 강화해야 한 다. 더 나아가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공공병원부터 지역 보건소에서 지방의료원, 국립대병원간 진 료 의뢰· 협력체계를 갖춰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 방역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해 충 분한 필수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국내외 유행 감염병에 대한 감시, 조사, 매뉴얼 생산을 철저히 해 야 한다.

- 병원 외주하청노동자에게도 충분한 교육 및 안전조치를 제공하라! - 병원을 안전 사각지대로 내모는 확대 병원업무 외주화 확대를 규탄한다! 중단하라! - 병원노동자는 모두가 환자 생명과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병원노동자를 정규직화하라! - 의료진들이 치료와 간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을 배치하고 안전한 보호 장비를 제공하라! - 메르스 사태로 황폐된 환자와 병원노동자 인권을 보장하라! -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를 중단하고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의료체계 재정립하라!

2015.06.18.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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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보건복지부의 삼성서울병원 원격의료 허용을 규탄한다! 정부의 삼성 봐주기가 도를 넘어섰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삼성서울병원은 감염지의 한 가운데 있다. 감염 의료진을 비공개하며 감염을 늘렸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하여 또다시 감염 위험을 확대했다. 부실한 역학조사로 인해 감염에 노출된 사람들이 자신이 격리 대상 자인지도 모른 채 전국을 돌아다니게 만들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시작한 감염은 그렇게 전국에 확산 되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삼성서울병원은 정부의 통제에 완벽하게 벗 어나고 있었다. 정부는 삼성이라는 재단을 등에 업은 삼성서울병원을 통제할 힘도, 의욕도 없음을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서 증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금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국가로 돌렸다. 국가가 뚫렸다며 뻔뻔하게 이야기했 다. 그리고 그 뻔뻔함은 원격의료까지 손은 뻗쳤다. 지금의 상황을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메르스 사태의 큰 책임자인 삼성서울병원이 병원을 폐쇄하면서 병원 이윤에 손실이 나자 원격의료를 도입 해 계속해서 이윤을 낼 수 있게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는 이번에도 삼성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대한민국의 무너진 의료전달체계이다. 1차병원, 2·3차 병 원으로 이어지는 전달체계가 무너지면서 의료쇼핑, 재벌병원만 남게되고 공공의료는 보장되지 못 했던 상황이 이번 사태를 더욱 심화시켰다. 하기에 지금이라도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하고 공공의료를 확충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실천에 옮겨야한다고 각계각층에서 한 목소리로 얘 기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모양이다. 원격의료는 법으로도 금지 되어있을 뿐 아니라 그 효과와 안정성마저 인증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또 다시 재벌병원이 의료시장을 장악하는 발판이 될 것이며, 원격의료는 의료 상업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원래 삼성서울병원에 다니던 환자들을 위해 한시적인 대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 원에서 진료를 받던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 거부당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문제는 원격의료라는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미 다른 병원과 협진할 수 있도록 법으로 명시되어있으며 메르스로부터 안심할 수 있도록 안심병원을 정부 스스로 모집하고 지정하지 않았는가. 위기는 기회라고 정부의 삼성서울병원 원격의료 허용은 이전 부터 추진하려 했던 원격의료서비스, 의료상업화 정책을 이번 기회에 밀어붙이는 것으로 밖에 보 이지 않는다.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몇 명이 아파야, 몇 명이 불안에 떨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정부와 삼성 재단은 지금의 사태를 제대로 직시하고는 있는 것인가. 정부는 원격의료 운운할 것이 아니라 일선


102 에서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병원 노동자들, 병마와 싸우며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고 있는 환자들, 감염의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똑바로 바라봐야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보건복지 부의 삼성서울병원 원격의료 허용을 규탄한다! 그리고 다시 요구한다. 이윤을 중심으로 하는 돈벌 이 의료를 중단하고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의료체계를 재정비하라!

2015.06.18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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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동부는 메르스 관련 실태조사를 제대로 하라! 계속되는 병원노동자 감염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라! 메르스 점검표에 근로자대표 서명은 유명무실, 노동부의 비밀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6월 19일 공문(산업보건과-1773)을 통해 메르스 관련 병원 근로자 감염예방 조치 실태조사를 긴급하게 실시한다고 하였다. 실태조사는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근 로감독관의 현장 방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 노동부는 전국적으로 메르스 확진자(격리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과 메르스 치료 거점병원 의 협력업체를 포함한 근로자 감염 예방관리 실태를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병원종사자들의 감염예방 관리를 촉진 - 조사결과 나타난 문제점 등을 토대로 향후 제도개선 및 병원종사자 보건관리 매뉴얼 마련에 참고. □ 실태조사의 구체적 방법은 메르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 점검표를 가지고, 병원내 모든 노동자 들에 병원체에 의한 건강장해와 보건조치를 하도록 하고, 사업주 및 근로자대표에게 서명을 받 도록 하였다.(메르스 관련 병원 근로자 감염예방 조치 실태조사 지침 참조) □ 그러나 노동조합이 확인한 결과 노동부 서울지청은 서울대병원에 대해 근로자대표의 확인서명 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노동부는 노동조합에게 실태조사를 왔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이러 한 문제는 서울대병원뿐 아니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사업장내에 해당 병원 중 단 2곳만 근로자대표 서명을 받았을 정도이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노동부는 380여개(6월 18일 기준) 병 원에 대해 협력업체와 간병인까지 감염예방을 위한 관리를 점검하겠다고 하였으나, 정말 실태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 계속되고 있는 병원노동자 메르스 감염에 대해서 노동부는 메르스 감염 관리에 대한 책임을 져 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태조사 조차도 뒤늦게 시작하였고, 그마저도 부실한 실태조사를 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노동부는 2인 1조로 조사반(근로감독관 1명과 안전보건공단 1명)을 구성하여 불시조사를 한 후 7월 7일까지 미이행 사항 시정결과를 확인하겠다고 하였다. □ 우리는 이번 메르스를 통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는지를 경험하였다. 세계보건기구의 ‘감염병 발생시 소통 가이드라인’에도 감염병 발생 시 주요 원칙은 신뢰, 빠른 공개, 투명성, 대중의 참여라고 하고 있다. 즉 감염병 발생시 소통의 최우선 원칙은 대중과 신뢰를 쌓고, 유지하고, 회복하는 방 법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노동부는 보건복지부에 이어 또다시 이런 불신을 야기하려고 하는 것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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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의 신뢰를 잃을 경우 그 결과는 건강, 경제, 그리고 정치적으로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지 금이라도 노동부는 실태조사에 노동조합 및 노동자 대표들을 참여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공개 하여 제대로 된 치료 및 예방조치를 하여야 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삼성병원 등 병원노동 자의 감염에 대해 노동부의 적극적인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2014. 07.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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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메르스 감염관련 지침(주간통신 23호를 통해 공유) ■ 메르스 감염관련 지침 1. 0603_운영위 논의 결과 정부책임 추궁 : 국가지정격리병원 운영상태, 병원노동자들에게 대한 대책 요구 (공공 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병원 요구 사항 : 산업안전위원회 혹은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환자지침, 내부 의료진 과 직원용 대응 지침 요구 환자정보는 병원노동자 스스로 엄격히 보호할 것 병원별로 은폐 사례와 병원 노동자들에 대한 조치 등 병원이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언 론 보도하기 질병관리센터가면 의료진 개인별 지침이 있음. 미국, WHO 지침 등을 참고 2. WHO(세계보건기구) 메르스 보건의료노동자 보호조치 권고 - 감염방지와 통제조치는 의료기관내의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의 가능한 확산을 방지 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 다른 호흡기 질환가 마찬가지로, 메르스의 초기증상은 비특이적이기에 메르스 환자 를 초기부터 특정하는 것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다. - 따라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은 환자들의 진단과 무관하게, 모든 환자를 볼 때 항상 표 준적 예방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 급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표준예방조치에 더하여 비말(droplet) 예방조 치가 취해져야만 한다. - 메르스 의심환자 및 확진환자를 돌볼 때에는 접촉 예방조치 및 눈 예방조치가 더해 져야만 한다.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처치를 시행할 때에는 공기감염 예방조치가 더 해져야 한다. 3. 정부 발표한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 운영과 관리(안) o 직원 감염관리 프로그램 수립 - 환자로부터 병원 직원에게, 또는 병원 직원으로부터 환자에게 감염성 질환이 전파될 위험성을 최소화함으로써 직원과 환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함. - 직원 감염관리 프로그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야 함. ・ 건강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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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교육 및 안전교육 ・ 예방접종 프로그램 ・ 직무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대책 ・ 위험에 노출된 직원에 대한 사후 대책 ・ 직무와 관련된 감염 위험에 대한 상담 ・ 직원 건강관리 기록의 유지 관리 등 o 특수한 상황의 직원 관리 - 직무와 관련된 감염이 임신한 여직원에게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함. - 임신의 상황이 감염병에 더 취약한 것은 아니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여직원에게 는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도록 강력히 권고함. 4, 공공운수노조 지침 o 증세 발현자가 발생할 경우 증세발현자가 근무하였던 부서를 포함한 인근 부서의 작업 중지 요구 - 작업 중지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혹은 노동자대표가 요구할 수 있음(사업주가 이를 묵살할 경우 관할 지방노동청에 직접 신고 가능) o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혹은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하여 전 직원에 대한 증세 확인 및 추적 관리 요구 - 확진자 및 격리환자와 접촉하였거나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경우에는 관련 노 동자의 명단을 작성하여 관할 보건소에 제출하여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 - 치료 및 격리 대상자로 되었을 경우 이에 소용되는 비용의 지원 및 근태처리 요구 (사업장 내 감염 가능성 있으므로 업무상 질병으로 간주하고 직장 내 확산 방지를 위해 유급으로 치료와 격리 보장) - 고용, 인사 상 불이익 금지(진단과 격리 시간 등 보장) - 고용상의 차이로 인한 차별 금지(비정규직, 용역 등 간접고용에도 동일한 조치) - 메르스 관련 대책 수립 및 시행 시 노동조합 참여 요청 o 감염 예방을 위해 면역력 약화 방지 필요. 이를 위해 휴식/휴게 시간 확보 및 연장/ 야간 근무 축소, 현장 인력 일시적 확충 요구(불가능 시 지원인력의 일시적 현장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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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요구) o 대면노동자 혹은 직접 서비스제공 노동자의 경우 가림막 혹은 차단막 설치를 요구 하거나 기 설치된 경우 반드시 사용 o 적절한 보호구 지급 요구 - 일반 마스크, 장갑은 감염 및 확산방지에 효과가 없으므로 효과가 확인된 보호장구 구입 o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위생 조건 강화 요구 - 작업복 세탁 및 일회용품 재사용 금지 - 작업복을 입고 출, 퇴근 행위 일시적 금지 - 세안, 손 씻기, 샤워 등 설비 점검 및 보완 요구.

06/16 메르스 감염관련 공공운수노조 지침(주간통신 25호 통해 공유) 메르스 감염관련 공공운수노조 지침 1. 메르스의심 증세(고열,기침,설사등) 발현자가 발생 경우 1) 증세발현자가 근무하였던 부서를 포함한 인근 부서의 작업 중지 요구 - 작업중지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혹은 노동자대표가 요구할 수 있음(사업주가 이를 묵살할 경우 관할 지방노동청에 직접 신고 가능) 2)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혹은 노사협의회 개최 요구 3) 전 직원에 대한 증세 확인 및 추적 관리 요구 - 확진자 및 격리환자와 접촉하였거나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경우에는 관련 노 동자의 명단을 작성하여 관할 보건소에 제출하여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 2. 치료 및 격리 대상자로 되었을 경우 1) 소요되는 비용의 지원 및 근태처리 요구 - 사업장 내 감염 가능성있으므로 업무상 질병으로 간주하고 직장 내 확산 방지를 위 해 유급으로 치료와 격리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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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용, 인사 상 불이익 금지(진단과 격리 시간 등 보장) 3) 고용상의 차이로 인한 차별 금지(비정규직, 용역 등 간접고용에도 동일한 조치) 3. 사측이 메르스관련 대책수립및 시행시 노동조합 참여 요청 1) 감염 예방을 위해 면역력 약화 방지 필요. - 이를 위해 휴식/휴게 시간 확보 및 연장/야간 근무 축소, 현장 인력 일시적 확충 요 구 (불가능 시 지원인력의 일시적 현장 배치 요구) 2) 대면노동자 혹은 직접 서비스제공 노동자의 경우 가림막 혹은 차단막 설치를 요구 하거나 기 설치된 경우 반드시 사용 3) 적절한 보호구 지급 요구 - 일반 마스크, 장갑은 감염 및 확산방지에 효과가 없으므로 효과가 확인된 보호장구 구입 4)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위생 조건 강화 요구 - 작업복 세탁 및 일회용품 재사용 금지 - 작업복을 입고 출, 퇴근 행위 일시적 금지 - 세안, 손 싯기, 샤워 등 설비 점검 및 보완 요구.

■ 메르스환자 직접치료부서 (격리병동, 중환자실, 음압병동등 ) 근무직원 보호 지침 (요구안) 1) 메르스 환자 근무당 인력요구 ① 메르스 환자 1명당 간호사 1명이 전담한다. ② 별도로 간호사 1명이 상주 하도록 한다. ③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추가할 수 있다. - 중환자일 경우, 인공호흡기를 연결한 환자는 2명의 간호사가 돌봐야 함. - 무거운 보호구(PAPR)를 착용하고 중환자실 여건도 갖추어 지지 않은 곳에서 응급상 황에 대처하기 매우힘든 상황임. - 격리병실의 특성상(이중문) 병실과 전실 사이의 문이 닫히지 않으면 전실 밖에서 들 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음. - 인력이 없으면 혼자 격리병실에 들어 가야하고 위협을 가하거나 난동을 피우는 환 자의 대처가 어려운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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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경우는 2인이 함께 병실에 들어가는 것이 의료진의 안전을 담보하는 방법일 수 있음 2) 메르스 환자 지원인력 모집관련 원칙 ① 지원으로 인한 타부서의 인력 공백에 대한 대책을 미리 제시 하여하 한다. ② 단기간 지원인력이 아닌, 장기적으로 격리병동에서 근무 할 수 있는 지원자를 모집 할 것. ③ 이 때 지원자의 병력 등 건강상태를 고려 할 것. ④ 특수한 상황 발생 시 당사장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한다. 3) 메르스 전담 직원 안전 대책 ① 메르스 환자 전담인력에대해 면역력 강화를 위한 충분한 휴식을 보장 ② 시간외 근무 등을 최소화 하며 근무시간이 단축 될 수 있도록 한다. ③ 격리병동 근무자가 일상적 업무로 복귀 시 원활한 복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④ 의료인이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숙소 요구 시 그에 따른 제반 사항은 병원이 마련 하되 운영과 관련해서는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한다. 또한 숙소 배정 시 유증상자와 무증상 자가 구분될 수 있도록 한다. ⑤ 안전한 보호구를 부족함 없이 지속적 지급 한다(N95마스크, 보호복, PAPR: 방역복 속에 공기순환 해주기는 기구 등). 보호구 부족으로 인해 일회용 장비를 소독하여 재사용하게 하거나(후드, 고글 등),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Surgical glove 등) 보 호구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하지 않는다. ⑥ 메르스 대책과 관련하여 모든 의사소통이 민주적이고 긴밀하게 될 수 있도록 한다. - 메르스 대응팀에 현장(격리병동)의 의견이 반영되고 효율적으로 대응책을 마련, 실 행하기 위해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 인력(수간호사 등의 관리자가 아니라 실 제 환자를 맡는 간호사 대표)이 포함되도록 한다. ⑦ 업무를 하다 발생한 증상 및 질병에 대한 모든 치료비 및 요양비는 병원이 부담한 다. - 불가피하게 질병에 노출되었을 경우 어떤 과정과 절차를 거치게 되는지 전 직원에 게 공지 한다. - 치료 및 격리대상자로 되었을 경우 소요비용은 병원이 부담하고 근태는 유급특별휴 가로 처리하고 개인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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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역학상 직원으로 인해 직원의 가족이 질병에 노출되었을 경우 병원이 책임진다. ⑨ 비정규직 및 비숙련인력은 업무에서 배제하되 불가피할 경우 정규직과 차별 없이 모든 조건을 적용한다. 4) 전직원에 대한 안전대책 및 추후 감염대책 ① 이상의 안전대책은 병원의 전 직원(비정규직, 직원 신분을 가지지 않는 실습사, 연 구원 등 상주하는 모든 인력)과 하청업체 직원, 간병인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고, 병 원에서 일하는 자가 제외되지 않도록 한다. ② 전 부서에 해당 부서에서 노출 가능한 경우를 교육하고 해당 부서에 맞는 관리 지 침을 공지한다. - 특히, 환자이송, 급식과 등 개인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부서는 온라인이 아니라 직원이 반드시 인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지한다. - 새로운 지침 발행 시 발행일 당일에 공지한다. ③ 이후 전염병 전파 시를 대비해 전담인력을 배정하고 정기적 훈련과 교육을 통해 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

06/22 고용노동부의<메르스 관련 병원 근로자 감염예방 조치 실태조사>대응 지침 2. 대응 지침 1) 조사단 파견 유무를 확인하고 조사단이 정부가 제출한 방침대로 제대로 조사를 진 행하는 지 모니터링. 2) 정부의 조사서를 노동조합이 작성하여 취합 후 정부 조사결과와 대조 - 실태조사 계획서에 있는 조사서(2종)를 제시된 방식에 따라 작성하여 취합(확인 가 능한 만큼 작성하고 정확하지 않은 내용은 ‘추정’ 등으로 표시) - 시기 : 6월 23일(화)까지 - 대상 : 정부 제출 명단의 병원 사업장(의료연대본부 산하 대상 사업장 - 서울대학교 병원, 청구성심병원, 서울의료원, 서울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강 원대학병원, 울산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계명대학교동산병원, 칠곡경 북대학교병원, 동국대 경주병원, 포항선린병원, 포항의료원, 서귀포의료원, 제주대학교병원, 한마음병원, 충북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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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합처 : 본부메일(bonbu2011@gmail.com) - 문의 : 양치상 조직국장 - 조사서 : 1) 병원체(메르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 점검표 2) 협력업체 실태조사 (메르스 감염예방 조치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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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한국 의료의 문제와 노동조합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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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의 미흡한 후속대책 2015년 9월 1일 정부는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한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24시간

긴급상황실(EOC;

Emeergency

Operations Center) 운영 즉각대응팀 구성 및 현장방역본부 전결권 1

초기 즉각 대응 체계 구축

부여해 즉각대응 체계 구축 위기관리소통 강화 방역직 신설 및 국제공조· 출입국 검역강 화 중앙 및 권역별 감염병 전문치료병원 지 정(음압격리병상 300병상 이상 목표) 국가지정격리병상·응급의료센터 1인 음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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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진단, 격리 및 치료체계 구축

병실 확충 및 임시격리시설 사전 확보 신속 진단체계 위한 진단실험실 확충 감염병 R&D 강화 응급실 선별진료 의무화,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입원대기시간 평가 및 비응 급환자 이용부담 확대 입원실 환경개선 및 포괄간호서비스 추진 (상급종합병원 감염관리 분야 중심)

3

병원감염 방지를 위한 의료환경 개선

감염관리실 대상 병원 단계적 확대(200병 상 -> 150병상) 및 인력기준 상향조정, 감염관리 평가 및 감염방지용품 건보 적 용 추진 진료의뢰 수가 마련, 진료협력 활성화, 입 원실 면회시간 제한 등의 가이드라인 시 행 질병관리본부의 자율성, 전문성 강화

4

거버넌스 개편

중앙-지방간 역할 명료화(신종감염병 및 고위험 감염병은 중앙정부, 위험도가 낮 은 감염병은 지자체가 대응)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20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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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은 정부의 미숙한 초기 대응 문제, 부족했던 음압격리병 상 문제, WHO에서 확산 원인으로 지적했던 의료환경의 문제 등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나고 지적되었던 문제들을 모두 망라하긴 했다. 그러나 정작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최소한에 그치고 있다고 할만큼 미흡하다. 대표적으로 감염병 전문 치료병원 계획은 그동안 제시되었던 대안들에 미달하 고, 현장 운영되고 있는 음압격리병상을 확충하는 수준이다. 음압격리병상 확충 은 지난 10년간 계속 얘기되어 왔지만 병원 측은 운영비 부담으로 인해 확대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정부의 지원은 그런 부담을 덜어 줄만큼 충분하지 않아 계 획보다 항상 축소되었고, 지연되어 왔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이런 땜질 식 처방은 여전하다. 또한 병원 감염관리 및 의료환경 개선 대책은 구조적 원인에 대한 해결책이 없 다. 가족 간병 문제는 간호·간병 인력이 부족해서 발생한다. 정부에서는 포괄간 호서비스를 조기에 확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인력기준, 시설기준이 미흡하 며 재원 부담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적용 계획만 밝힌 뿐, 정부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응급실 과밀화, 의료쇼핑은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로 인해 수도권 대형병원에 환 자가 쏠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정부는 환자 의뢰서를 유료화하고, 비응급 환자 의 응급실 이용부담을 확대하는 등 가격을 높여서 환자의 부담을 높이는 방식으 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은 의료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확립하는 방안 이 아니라, 왜곡된 현상을 일부 완화하는 땜질식 처방이다. 게다가 환자 본인부 담을 높이는 방식이라 저소득층에게 차별적이다. 또한 정부 개선방안은 한국 의료체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현상 위주로 분리해 서 기술적 해결책에 그치고 있다. 정부 관료 조직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강화하 고, 긴급 사태 발생 시 대응 체계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정작 정부의 전반적 의료정책 방향에 대한 반성은 빠져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정부 의료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의미한다. 유행 초기에 병 원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고, 삼성서울병원이 뚫리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 었던 것은 정보가 공개될 경우 발생할 민간병원의 경영상 손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벌병원의 병상 확대를 규제해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해결했다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과밀하지도 않았을 것 이고, 메르스 환자들이 전국의 병원들을 돌아다니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는 임기 초기부터 의료민영화를 추진해왔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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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료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의료공급체계에서 정부가 의료기관의 영리화를 부추기면, 방역대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병원마다 충분한 수 준의 감염관리나 환경 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병원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한 데 개별 민간병원의 차원에서 감염관리는 수익을 창출하는 분야가 아니므로 비 용을 최소화하려는 동기가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 감염관리에 수가를 책정하는 등 제도개선과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민간병원의 입장에서는 적절 수준을 둘 러싼 갈등은 피할 수 없다. 병원 감염관리의 개선은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총체 적 접근과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의료민영화 정책을 중단하고 공공 의료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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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병원 감염관리 체계 개선, 노동자와 환자의 안전을 동시에 지키 는길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한국의 병원 감염관리 체계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 났다. 병원 내 감염 예방이 부실하다는 사실은 메르스 사태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었다. 질병관리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병원 내 다제내성균 감염 신고가 급증 했다. 2011년 2만3천여 건에서 2012년 4만5천여 건, 2013년 8만1천여 건으로 늘었다. 다제내성균 감염이란 원래 쓰던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돼 새로운 항생 제를 투여해야하는 경우를 말한다.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 발표된 한국보건 의료연구원의 ‘이용자 및 종사자의 병원안전 인식도 조사연구’에서도 병원 종사 자의 21.9%가 병원 내 감염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응답했고, 43.4%가 ‘높다’고 응답했다. 병원감염 예방은 의료인과 의료기관 제1의 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의료법 제4조 의료인과 의료기관 장의 의무에는 1항으로 ‘의료의 질을 높이고 병원감염을 예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200병상 이상 병원과 종합병 원은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을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 지식이 부족한 환자들보다 의료인들이 더 많이 경각심을 가져야 하고, 예방의 책임도 의료인들이 가질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 역시 그러한 책임주체의 일부분이다. 병원의 감염관리는 병원 인력의 안전과 건강에 직결되어 있다. 또한 병원 인력의 안전과 건강은 한 국가의 의료 체계가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번 메르 스 사태에서 병원 내 감염을 통해 전파된 메르스 확진 환자 186명 중 병원 관 련 종사자가 39명으로 21%를 차지한다. 실제 노동조합의 참여, 병원 내 민주주의의 심화와 확대는 위기 관리에 있어서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위기 는 갑자기 발생하고, 급속히 확대되는 등 환경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중앙 집권적인 관료제 방식으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현장 대응 중심으로 분권화 된 목표지향적 조직구조를 가지면서 상호작용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시스템이 구 축되어야 한다. 필요한 일을 그냥 나누어 맡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이 목표에 따라 더 잘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동조합은 현장의 의견과 요구를 전달하고 실제로 문제해결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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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병리학적 문화

관료주의적 문화

생성적 문화

알려 하지 않는다.

찾으려 하지는 않는다.

적극적으로 찾는다.

정보전달자(경고신호

자기까지 오면 정보전달자

정보전달자를 키우고 상을

제공자)는 제거된다.

얘기를 듣는다.

준다.

책임을 회피한다.

책임은 세분화되어 있다.

공동으로 책임을 진다.

잘못을 징계를 받거나

잘못이 발생한 부분은

잘못이 발생하면 관련된

숨긴다.

고친다.

부분을 전부 고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나서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종종

새로운 아이디어는 항상

막는다.

문제를 야기한다.

환영을 받는다.

다양한 문화에서 안전관련 정보를 다루는 방법(론 웨스트럼)

병원의 감염관리에 대해 노동조합은 어떤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고, 향후 어떤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인가? 우선 하드웨어, 즉 시설의 문제다. 시설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사태가 발생한 뒤에는 대책이 없다.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간이 음압시설을 운영한 병원 도 많았고, 심지어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설치 운영하는 병원에서도 시설 조건은 다 달랐다. 음압격리병상의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며, 단순히 확충만 될 것이 아 니라 모든 음압격리병상이 질병관리본부의 국가지정 격리병상 시설기준에 맞춰 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감시를 동시에 요구해야 한다. 또한 시설은 주기적으로 점검되어야 한다. 2013년 질병관리본부 《국가지정 밀 폐음압 입원치료병상시설의 안전관리 기준 연구》에 따르면, 음압격리병실은 음 압구역의 밀폐 완전성(음압구역 내 바닥, 벽체, 천장 등의 누기 여부, 인터락 설 정 등), 급·배기 공기조화시스템의 완전성(환기 횟수가 충분한지, 공기흐름이 역 류되거나, 헤파필터 유닛이 검증 가능한 구조로 구성되었는지), 자동제어시스템, 폐수처리시스템, 운전적격성평가(검증)의 주기적 수행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한다. 국가지정격리병상 시설의 적절성을 노동조합이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것은 불가 능하다. 그러나 시설에 대한 점검이 주기적으로, 독립적으로 적절히 수행되고 있는지 감시할 수 있고, 점검 결과를 노조에 알리고, 병원 전 직원에 공개되어 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소프트웨어, 운영을 감시해야 한다. 격리병동의 운영을 포함해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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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의 감염관리 체계에 대한 주기적 감시 및 평가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교육 훈련, 보호장비의 구비, 전문역량의 강화, 병원행정 지원 등이 모두 포함된다. 국가지정 격리병상의 경우 감염관리위원회 등 감염관리조직에서 총괄하되 격리 병상 운영팀을 사전에 구성해서 환자진료, 감염관리, 행정지원, 진료지원을 하도 록 규정하고 있다. 격리병상 운영팀은 환자진료반(내과, 소아과, 영상의학과, 진 단검사의학과, 간호부, 중환자실, 환자이송 담당자), 감염관리반(감염관리실 등), 행정지원반(총무과, 시설과 등), 진료지원반(소독, 청소, 세탁, 식사 담당자) 등으 로 병원 실정에 맞게 구성해서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 타 병동에서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되어야 하고, 격리병동 의료진 중 유사증상자 발생 으로 인한 결원을 고려하여야 한다. 실제 서울의료원의 경우 2014년 표준운영지침에 따르면 년 1회 위기대응훈련

신종 감염병 대책팀 구성 및 업무(예시)

및 교육을 시행하는데 질병관리본부, 서울시, 보건소 관계자, 응급이송119 담당 관, 타병원 관계자(서울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운영팀 뿐만 아니라 2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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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대체인력이 함께 대응훈련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가지정격리병실은 격리병실 내 환자 및 의료진 이동경로와 환자와 관련 된 모든 제반 사항(검체, 식당카, 린넨 운반카 등)의 운반경로를 미리 설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상시 긴급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도록 20%의 병상을 구 비해놓아야 한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고 이런 격리병상 운영 지침들이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노동조합은 각 병원이 병원 실정에 맞는 격리병상 표준운영지침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그것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표준운영지침이 잘 지켜지는지, 현실과 부합하는 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병원인증평가에 대한 개입도 가능하다.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였던 삼성서울병원 이 지난해 말 감염관리 평가의 ‘감염관리체계’ 7개 항목과 ‘부서별 감염관리’ 9 개 항목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이번 메르 스 최대 감염지로 드러난 응급실은 의료기관 인증 평가에선 감염관리 평가대상 에서 아예 빠져 있었다. 인증체계에서 첫 번째가 안전보장활동이고 여기에는 환 자안전, 직원안전, 화재안전이 포함된다. 성과를 경영진과 ‘관련 직원’에게 공유 한다고 규정되어있는데, 노동조합과 공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감염관리를 병원 노동자의 직업안전보건 문제로 인식하고 노동조합 의 참여와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 WHO는 보건의료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은 응급 상황 대응과 대비, 강건한 보건의료체계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의 핵심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에볼라 유행 시 병원 노동자의 안전과 건 강에 대한 WHO의 권고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고용주는 적절한 정보, 포괄적 지침과 필요한 훈련을 제공할 책임이 있으며, 작업과 관련된 직업안전보건 측면 에 대해 노동자의 의견을 청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직업병 사례에 대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 는 위험이 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을 경우 즉각적으로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적절한 해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일을 강요받지 않아야하며, 작업을 중 단할 권리도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전염병 유행 사태에서도 노동자의 건강할 권리는 지켜져야 하고 이러한 기본적인 감염 예방 조치가 지켜질 때 감염관리도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산안법 상에도 사업주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산업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 8 장(병원체에 의한 건강장해의 예방)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병원체에 노출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경우에 △ 감염병의 종류와 원인 △ 전파


131

및 감염 경로 △ 감염병의 증상과 잠복기△ 감염되기 쉬운 작업의 종류와 예방 방법 △ 노출 시 보고 등 노출과 감염 후 조치에 대해 근로자에게 알려야 한다. 산안법 상의 조치는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점을 간과 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예방조치를 마련하고, 실질적인 예방의 효과가 나타나는지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이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단체협약’이 있을 수 있다. 단체협약을 통해 구체적 예방 조치를 정하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상시적인 감시와 견제를 하는 것이다. 또한 병원감염관리지침, 직업안전보건 지 침 개발 시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감염관리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132

3. 인력에 대한 투자, 병원 감염관리에 필수적이다 병원감염관리의 문제는 노동조합이 지속적으로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인력 문제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보건의료 인력 체계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메르스 확진자 중 환자의 가족, 보호자, 방문객의 비율은 35%, 병원 종사자는 20%를 차지한다. 병원 종사자에는 의사, 간호사, 간병인, 기타 병원인력까지 포함되어 있다.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보호자, 간 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메르스에 노출되면서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되었 다.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인력문제를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인력부족이다. 현재 한국 병원의 간호사 인력 수준은 OECD국가 평균의 3 분의 1 수준이다. 2013년 기준으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일본은 7명, 미국 은 5명인데 한국은 15-20명 수준이다. 특히 급성기 병상 1개당 간호사 수는 0.28명으로 OECD 평균인 1.13명의 4분의 1 수준이다. 인력이 부족하므로 노동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간호사의 업무만족도를 떨어뜨려 높은 이직률 과 낮은 근속연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병원 간호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병원급 이상 간호사의 평균 근속년수는 8년에 불과하고, 이직률은 16.9%에 달한다. 부족한 간호인력과 높은 노동강도는 병원 감염률을 증가시킨다. 간호시간이 부 족하면 감염관리 절차를 미준수할 위험이 높다. 시간적 압박 속에서 손 위생, 무균술, 격리, 보호구 착용 등의 감염관리 절차를 준수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업무량은 피로와 소진을 발생시켜 집중력을 감소시키고, 주의력이 분산 되어 감염관리 절차를 미준수할 확률을 높인다. 실제 이를 증명하는 다수의 국 내외 연구가 있다.1) 노르웨이 오슬로 3차병원에서 2002년 구조조정 이후 간호사 1인 Andersen,B.M.등(2009)

이 맡는 환자수가 30% 증가하고, 이후 2007년까지 5년간 병원감 염률이 현저히 증가

Blatnik, J. 등(2006)

외과계 중환자실 간호사의 업무량이 증가할수록 MRSA감염률 증 가

1) <효과적인 병원 감염 예방관리를 위한 간호-간병 인력구조 개편 방안 토론회(2015.7.22.)> 의 이상윤의 발제문에서 인용된 논문을 다시 정리했다.


133

Hugonnet, S.등(2007)

Virtanen, M 등(2009)

중환자실 간호사가 부족할 때 병원감염률이 50% 이상 상승 노동시간이 길어지고, 직무스트레스가 증가하며, 의료인간 협업이 깨질수록 병원 감염률이 증가

표 28 병원 인력과 병원감염률의 관계

두 번째 문제는 비공식적 간병노동의 문제다. 부족한 간호인력으로 인한 간병서 비스의 공백은 환자의 가족이 대신하게 되거나 특수고용 노동자인 간병인이 담 당하고 있다. 입원환자의 간병인 고용비율은 2012년 19.3%로 가족에 의한 간 병까지 포함하면 환자의 53.1%가 병원인력 외의 일반인에 의한 간병 중이다. 간병비 부담은 전액 환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의 또 다른 원인이 된다. 보호자 및 비공식 간병 인력에 의한 간병은 환자, 보호자, 의료진 간의 상호 교 차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감염 예방을 위해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관련된 지식, 기술을 교육, 훈련받고 환자를 돌보는데 여기에 비공식 인력이나 보호자가 끼어 들게 되면, 병원 감염 관리를 위한 연속성과 완결성이 깨어진다. 또한 이번 메 르스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방역을 어렵게 한다. 병동, 병실에 보호자, 비공식 간병인 등이 존재하게 되면 전염병 유행시 조기 발견, 격리, 추적 관찰해야 할 대상자가 그만큼 증가하게 되고 방역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포괄간호서비스를 조기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병원의 간호인력을 대폭 확충해서 입원환자가 간병이 없이도 치료받 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 전국 시행을 목표로 2016년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관건은 인력수급이다. 정부는 그동안 부족한 인력을 해결하기 위해 간호대학을 증설했으나 실패했다. 한국은 간호사 면허 소지자 중 활동 간호사 비중이 59% 에 지나지 않는다. 간호 면허가 있어도 간호사로 활동하지 않는 것은 간호사 일 자리가 임금도 낮고, 3교대 등으로 노동강도가 높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괄간호서비스를 하려면 인력을 늘려 1인당 환자 수가 줄어야 하는 데 현재 정부 지침 인력기준은 선진국에 미달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인력 수급 문제의 해법은 간호인력개편과 야간전담간호사 확대다. 간호인력 개편방안은 간호조무사를 1급·2급 간호지원사로 전환하고 1급 간호지원사를 병원에서 간호사를 대체하는 인력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134

다. 공급을 늘림으로써 수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본 방향이 간호대 정원 확 대와 같으며, 병원 간호인력의 교육·훈련 수준 저하로 인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 및 노동조건 악화의 위험도 존재한다. 야간전담간호사 확대는 포괄간호서비스와 관련하여 야간전담간호사를 많이 쓸수록 병원에 더 많은 수가 보상을 해주는 방 안이다. 야간전담간호사는 의료서비스의 질과 무관하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더 많은 수가를 보상해줄 이유도 없을 뿐 아니라, 간호인력 전반의 노동유연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이렇게 비공식 간병 문제의 해결책으로 정 부가 추진하는 포괄간호서비스는 조기 도입이 어려운 고질적 인력문제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일자리는 늘어나도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를 가 지고 있다. 세 번째, 병원의 외주화 문제다. 병원에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고, 이직률이 높 아지면 미숙련 인력이 많아진다. 의료기관의 비정규직 실태는 제대로 된 조사도 없는 실정이나,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비율만 해도 25%에 육박한다. 최근에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 부문 인력에서 계약직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비정 규직 규모는 더욱 확대되어 가는 추세다. 민간 의료기관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정규직이 증가하면 잦은 인력 교체로 업무 숙련도가 저하되고, 의료팀 내 혹은 의료팀 간 의사소통 부족 등이 발생해 의료 사고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는 시설, 급식, 진료 보조 등의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형병원들은 이런 업 무들을 비용절감을 위해 ‘비핵심 업무’라는 근거로 외주화한다. 그러나 병원이라 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 상 이런 업무 역시 환자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메르스 사태가 이 사실을 낱낱이 증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청원경찰은 마스크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를 안내하다가 감염이 되었고, 대전대청 병원의 파견직원은 외주 업체 직원이라 추적관리하는 명단에서 누락된 채로 지 내다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의 환자 이송요원은 아픈 상황에서 9일 간 방치되면서 일상 업무를 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서울병원이 부분 폐쇄되기에 이르렀다. 환자가 아파 병원에 이송돼 와, 응급실에 들러 병동에 입원을 하고 치료식이나 병원급식을 먹고 퇴원할 때까지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환자이송, 보안(안내)요원, 치료보조노동자, 급식노동자,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을 안 거칠 수 없다. 병원 감 염관리는 통합적이고 일원화돼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촘촘해야 한다. 그리고 이 런 통합적이고 일원화된 관리는 특히 병원인력 감염관리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135

병원 내 업무가 외주화 되면서 이들에 대한 감염관리가 이원화됐던 것이 이번 메르스 감염을 확산시킨 원인이 됐다. 마지막으로 병원인력의 안전보건 문제다. 병원 노동자들은 근무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두통, 수면장애, 소화성 궤양 등), 물리적 요인에 의한 부 상(요통, 주사바늘 찔림사고, 관절통 등), 피부질환(습진, 라텍스 알레르기 등), 감염성질환, 임신, 출산관련 부정적 경험(자연유산, 조기진통 등) 등을 겪는다. 메르스 역시 전염성 감염병이면서 병원노동자의 직업병이었다. 취약한 공공의료 체계, 허술한 병원감염관리로 인해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고 간호해야 할 의료진, 병원 노동자들이 오히려 환자가 되어버렸다. 병원 종사자가 메르스 확진자의 20%나 차지했다. 이번 메르스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들의 경우 불안과 공포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 스가 컸을 뿐만 아니라 실제 간호과정에서 육체적 부담도 컸다. 방호복과 고글 을 끼고 길면 3시간 정도 일하기도 했는데 땀이 굉장히 많이 흐르고, 고글에도 땀이 차고, 옷의 구조상 목이 말라도, 허기가 져도 참으면서 일을 해야 했다. 이 런 상황에서도 중증도가 높은 환자의 경우 밥 먹이기, 대소변 치우기, 체위변경, 목욕, 양치질까지 전인간호를 해야 하기도 했다. 여론은 간호사들의 헌신성을 칭송했지만 실상은 그만큼 안전하지 못하고, 건강을 위협하는 노동조건에 간호 사들이 방치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대부분의 병원이 음압격리환자를 입원시켜 치료할 준비를 하지 않았고, 설사 준 비를 했어도 예상 이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게 되면서 전담 인력 문제는 발생 하기 마련이었다. 병원은 메르스 환자를 전담할 간호사를 급작스럽게 차출해서 배치했다. 의료연대본부의 설문조사는 병원의 조직적 체계적 대응이 얼마나 취 약했는지 보여준다.

충분한 교육과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훈련을 받았는지

7(3%)

71(27%)

148(57%)

5(13%)

자신의 감염의심

전혀 모른다

모르는 편이다

아는 편이다

매우 잘 알고 있다

1(1%)

32(12%)

188(72%)

40(15%)

요청할 수 없는

요청할 수 있는

당연히 요청할 수

편이다

편이다

있다

34(13%)

137(52%)

89(34%)

증상시 취할 조치를 알고 있는지 자신의 감염의심 증상시 적절한 관리를 요청할 수 있는지

전혀 요청할 수 없다 1(1%)


136 감염병 예방관리에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36(14%)

114(44%)

95(37%)

15(6%)

예방보호구를 충분히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갖고 있는지

13(5%)

121(46%)

105(40%)

21(8%)

간호사 감염예방을

전혀 준비되어 있지

준비되어 있지 않은 편이다

약간 준비되어 있다

매우 준비되어 있다

위한 보호조치가

않다

준비되어 있는지

17(7%)

83(32%)

138(53%)

23(9%)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2(17%)

3(25%)

6(50%)

1(8%)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었는지

확진환자 담당 간호사 대상 설문결과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정확히 알게 되었는지 확진환자를 간호하는

있었다

없었다

8(67%)

4(33%)

있었다

없었다

7(64%)

4(36%)

동안 추가인력 지원이 노동간도 완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근무시간 조정이 근무 중 휴식시간을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충분히 보장했는지

1(8%)

6(50%)

4(33%)

1(8%)

스트레스, 불안, 공포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4(33%)

4(33%)

4(33%)

-

가족을 안심시키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위한 조치를 했는지

6(43%)

7(50%)

1(7%)

-

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했는지

이런 문제는 이번 백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배치기준도 제각각이었고, 불 합리한 측면도 있었다. 어떤 병원은 연차가 낮은 간호사는 숙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외시킨 반면, 어떤 병원은 연차가 높은 간호사는 가족들과 같이 살기 때문에 제외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차출되어 배치되는 과정에서도 병원에서는 추후 보상방안이나, 산재 시 처리방안 등 노동자들이 궁금해하고 불 안해하는 문제에 대해 전혀 답해주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통해 위험한 간호에 대해 자발적 지원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 밝 혀졌다. 향후에는 고위험 부서(응급실, 중환자실, 격리병동, 인공신실, 감염내과 병동)의 공식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고위험 부서의 인력확보수준, 인력의 교육훈 련, 보호구 및 물품지급 규정을 마련하고, 준비되고 유능한 간호사를 배치해야 한다. 또한 병원 간 간호사 파견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이는 적절


137

한 간호인력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인력문제는 그동안 노동조합이 꾸준히 문제제기 해 왔고, 일차 적으로 책임지고 풀어야 하는 과제였다. 이번 사태를 통해 노동조합의 요구가 얼마나 절실했던 요구인지, 국민의 건강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확인한 만큼, 향후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효과적인 병원 감염 예방관리를 위한 간호-간병 인력구조 개편 방안(2015.7.22.)》자료집 《메르스 이후 간호사의 직업안전과 감염예방을 위한 정책토론회(2015.7.27.)》자료집 안형식·김현정, 「입원환자에 대한 포괄간호서비스 제도 도입을 위한 과제」, 병원경영정책연구 제 4권1호, 2014. 이상윤, 「병원 인력 확충: 환자 안전 증진을 위한 최우선 과제」, 사회공공연구원 워킹페이퍼, 2015.5.7. 홍진관, 『국가지정 밀폐음압 입원치료병상시설의 안전관리 기준 연구』, 질병관리본부,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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