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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TANTO

자연과 더불어 사람이 사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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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이야기

귀농인의 집이란 귀농이나 귀촌을 희망하는 분들이 일정 기간 동안 귀농예정지에 머물러

해당 지역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시설로 귀농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농촌으로 가는 길에서는 귀농귀촌인 여러 분에게 도움을 주고자 진안군의 모든 지역으로 접근이 용이한 진안군 읍내에 귀농인의 집을 조성하였으니 많은 이용바랍니다.

년 겨울 통권 33호

20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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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 세대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구조로 기초적인 가재도구 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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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IC(진안방면)-진안로터리(중앙로)-관산 1 길-대괭이길 40-37 ● 주소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하리 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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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유형

기준인원

문간방 안방 사랑방

명 4명 6명 3

숙박요금

박 ~1 개월(단기) 1박 1 일 추가요금 30,000 원/일 10,000 원/일 40,000 원/일 12,000 원/일 50,000 원/일 15,000 원/일 1

¹à × ®Ç 063-432-0604

Fax. 063-432-0607

http://www.refarm.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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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6 개월(장기) 원월 350,000 원/월 450,000 원/월

30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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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지원사업정보

년 겨울 통권 3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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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의 귀농 / 귀촌 정책

I.

민관협력 추진체계 구축, 기초조사, 홍보 1) 귀농귀촌활성화 센터 활동 지원 2) 귀농귀촌인 역량 DB 구축 3) 소규모전원마을 입지 DB 구축 4) 귀농귀촌 매뉴얼 제작 및 배포 5) 귀농 1 번지 홍보 6) 홈페이지 유지 및 관리 7) 농촌공사 포털 지자체판 제작

1.

Ⅱ. 지역과 함께하는 진안의 다양한 교육

환경농업대학 : 2001 년 개설 2) 한방약초 벤처대학 : 2007 년 개설 3) 아토피제로학교 : 2008 년 개설 4) 마을숲해설사 : 2008 년 5 월 개설 5) 마을만들기대학 : 2008 년 6 월 개설 6) 향토사해설가 : 2009 년 1 월 개설 7) 소규모 창업 컨설팅 교육 : 2009 년 5 월 8) 공동체라디오.인터넷방송 : 2009 년 6~7 월 9) 초보농군 농기계 교육 : 2009 년 11~12 월 10) 로컬푸드, 약선요리 학교 : 2009 년 11~12 월 11) 어른들의 공부방 : 2010 년 2~6 월 (농촌창업 : 약선요리, 대안여행, 공예공방) 1)

농촌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 8) 귀농귀촌활성화센터 전담컨설팅(상근) 9) 마을간사 제도 확대 실시 (별도 예산) 10) 마을조사단 사업 확대 실시 (별도 예산) 11) 사회적 일자리 발굴/모니터링 연구용역

2.

표지사진 _ 권오룡

진안군 동향면 학선리 새울터 잦나무 숲에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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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여는글 정말? 귀농하려고? 테마기획Ⅰ 귀농인의 지역에서의 역할 ? 선배에게 길을 묻다 귀농인의 지역에서의 역할 ? 행복한 노인학교를 뒤돌아보며 테마기획Ⅱ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무식하면 용감하다 행복하려거든 떠나라 농촌에서의 아이들 교육 부러우면 지는 것? - 귀농과 목공 전원주택과 겨울철 난방 나의 시골살이

귀농·귀촌 정보 안내

귀농·귀촌 싸이트 안내, 진안군 귀농·귀촌 지원사업정보

발행일 년 월 일 / 통권 호 발행처 (사)농촌으로가는길 발행인 성여경 편집 홍희경 디자인 김원희 삽화 최영 주소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한방약초센터 층 호 전화 팩스 홈페이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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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43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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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efarm.info

도시민유입 촉진 프로그램 개발 및 실시 12) 귀농귀촌학교 개최 13) 귀농귀촌설명회 개최 14) 전국 귀농귀촌박람회 개최 15) 마을체재 귀농귀촌 체험 프로그램 운영 16) 출향인 대상 고향사랑 프로그램 운영

3.

E-mail gofarm@hanmail.net

귀농귀촌 연착륙 지원 17) 마을 이장 및 지도자 교육 18) 귀농귀촌 멘토링과 클럽 운영 19) 창업 및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 공모사업 20) 귀농귀촌인 이웃주민 초청 프로그램 운영 21) 귀농귀촌인 읍면 만남의 날 행사 22) 귀농귀촌인 주민 한마당, 직거래 장터 운영 23) 귀농귀촌인 생활문학상 공모사업

Ⅲ. 기타 지원 사업 1.

4.

정책전문성 강화 24) 전문가 컨설팅 및 모니터링 지원

5.

2.

귀농인 영농 자금 융자 귀농인 영농자금 융자로 소득사업 지원 기존 소득금고 사업에서 귀농인 부분을 별도 할당 1 인당 2 천만원 상한, 5 인을 심사 선정 지원 (상하반기 2 회) 귀농인의 특수성 고려하여 기존 기준보다 강화하여 심사 귀농인 영농 자금 융자 4 가구 이상의 소규모 집단 이주에 대한 지원 (수요 반영) 사업당 1~2 억원의 기반시설 비용 지원 (사업 착공 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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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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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귀농 하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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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농촌으로가는길 대표 성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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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줄에 들어선 인생이라고 했나 이래저래 가을걷이를 대충 마무리하고 이 제야 소식 전하네 자네도 잘 지냈지 마음이 콩밭에 있어 한동안 일이 손에 안잡혔었 네 하하 콩밭이 무에냐고 요즈음 내 마음의 콩밭은‘곶감만들기’였네 겨울철 막걸 리 안주이기도 하면서 다음날 숙취해소에도 효험이 있는 곶감을 만들어 보려고 마음 을 먹은 순간 다른 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곶감 생각만 하고 있으니 집사람이 빨 리 해버리라고 채근을 하더라고 어디 날 위해 그러겠나 얼른 해치우고 머슴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라는 거겠지 후후 암튼 곶감 만들 감을 찾아 나섰지 그동안은 귀농 선 배들한테 알음알음으로 조금씩 사다 먹었었는데 막상 내가 만들어 먹으려니까 감의 원형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더라고 이것 저것 기웃거리다 한 어르신한테 여쭈어 봤지 영감님 왈“지 집 감나무 감이 젤 좋아 ”하시데 “어르신… 집에 감나무가 없 어서 사려고요 ”했더니“제일 작고 못난 감으로 만드는 거야 크고 튼실한 놈들이야 굳이 곶감으로 안 만들어도 달고 맛있어 모두가 좋아하지만 작고 떫은 놈은 아무도 찾질 않기에 곶감으로 만드는 수고로움을 더해야 사람들이 비로소 찾게 되거든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거야 자식도 마찬가지고 ”가슴 한쪽이 먹먹해 지는 걸 느끼며 우리 토종 감이라는‘꾸리감’을 개 그냥 홍시로 먹을 요량으로 대봉 개를 사 가지고 왔지 곶감걸이 개와 함께 하나씩 날름 먹기는 쉽지 않나 왜 곶감 빼먹듯이 라는 말이 있다는 거 자네도 알지 않나 근데 만들라니까 이게 참 절대 쉽지 않더구만 크 크 일단 감을 하나 잡고 예쁘게 깎았지 감자 깎는 걸로 글고 또 하나를 깎아서 턱 곶 감걸이에 걸으려는데 아차 감 하나가 꼭지가 없는 거야 내가 사온 걸이는 감꼭지가 있어야만 감을 걸 수가 있는 거더군 원 참 기가 막히더군 다시 꼭지 있는 놈을 찾아 서 정성을 다해 깎고 걸이에 걸으려는데 툭 힘없이 부러지더군 나 얼척이 없더라고 꼭지 없는 애덜을 다 골라내고 꼭지 부러진거 내려놓고 나니까 감 걸이에 걸린 것은 겨우 개 사분의 일 밖에 못한 거야 참으로 난감하더군 감 말랭이로 말려도 그만 이지만 오기가 발동해서 감꼭지 없어도 걸 수 있는 핀을 사서 끝까지 해볼 생각이라 네 감과 씨름하며 한 가지 생각이 났어 ‘보면 하찮은 일도 내가 하려면 엄청난 일이 구나’농사가 꼭 그렇듯이…… 내려오시게 곶감이 기다리네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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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를 생각하면 행복한 자네 친구 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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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

선배에게 길을 묻다

취재 홍희경

진안군 동향면 학선리 봉곡마을에 귀농하신 이재철·박후임 부부와 귀농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인 터뷰를 진행했다 .

이재철 님과의 인터뷰 귀농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2005 년 9 월부터니까 벌써 7 년차가 되어가네요. 내년엔 안식년을 가지려구요. 귀농을 결심하게 되신 계기가 있었나요? 계기라기보다는 집사람과 제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같았습니다. 종교적인 내용이 강한데 집사 람은 목회를 17 년간 해왔었고, 저또한 교회에서 준목까지 하다가 종교간 대화나 시민단체쪽 활 동을 하다가 자연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신교내에서의 수도원 영성과 같은 것 으로, 침잠하면서 땀과 함께, 노동과 함께 신에게 가까이 가는 방법으로 귀농을 결심했고, 2004 년경부터 목회를 그만두고, 2005 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큰 테마는 귀일(歸一)로 < 하나로 돌아간다 > 는 그런 뜻입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거 죠. 다음 카페의‘하늘소리 땅울림’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내가 귀농하는 10 가지 이유를 써 놓았습니다. 결국은 하늘이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안을 귀농지로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빈집이 있어서요. 하하……. 사실 그해에 굉장히 여러 곳을 돌아다녔어요. 화천부터 하동, 전 라남도 함평, 제 고향인 제천, 봉화도 갔었고, 지리산쪽에도 가보고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진안 이었습니다. 아는 지인들이 이곳에 귀농하고 계셔서 올라가는 길에 그 사람들 보러 왔다가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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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귀농한 열 가지 이유 1. 2. 3. 4. 5. 6. 7. 8. 9.

신에게 귀일 歸一 하는 첫 걸음이라 생각하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뜻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자연은 나에게 힘을 주기 때문에 때에 맞추어 살기 위해 도시는 시간 대낮 피곤 만유 萬有 위에 만유 안에 만유를 통해 흐르는 신의 깊은 뜻을 헤아리기 위해 삶이 버거운 이들에게 쉼터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산과 들과 하늘의 별이 보고 싶어서 자본의 논리 속에 생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수도자적 삶을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하늘이 그렇게 이끌고 있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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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을 소개시켜줘서 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보통 귀농하시는 분들은 마을에 함께 사시는 분들 마을과 떨어져 사시는 분들 공동으로 하나 의 마을을 만든 분들 등 여러 가지 형태가 많은데 우리가 마을 한 가운데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아무것도 몰라서 한 년 가량 마을에서 이것저것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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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후회하신적이 있나요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살면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겠지만 내려와서 후회는 하지 않 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탁구를 좋아하는데 탁구 칠 곳이 별로 없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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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분이 생활하시는데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시나요 첫해(2006 년도) 농사를 지었는데 남는 게 없었어요. 멧돼지가 고구마를 다 먹고. 뭐 수확량이 거의 없었죠.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던 그해 겨울에 자급자족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요.‘농촌에서 우리 두 사람(아이가 없기 때문에)이 경제적으로 얼마면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 을 해봤는데 한 50 만원이 현금으로 있으면 살 수 있겠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래서 < 더불어 식구 > 라는 것을 고민하게 되었죠. 도시에서 매달 2~3 만원 가량의 회비를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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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가구 정도의 회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가장 만만한 가족들부터 섭외가 되었겠지요 집사람이 남매입니다 우리집도 있고…… 하하 그렇게 해서 가구가 더불어 회원이 되었고 이분들에게는 그때그때 생산되는 농작물을 보내주는 겁니 다 등가의 개념이 아닌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가 생겼고 제 철마다 감자 마늘 야콘 고추 등 신선한 농작물을 보내줘요 그렇게 생활비를 조달하게 되었죠 그 것 말고는 생활비 외에 큰 돈이 들어갈 일도 있으니 하나의 작물을 생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미자를 특화작물로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미자는 차 생산물이 아닌 차 가공을 해서 효소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밭은 오미자만 평이고 그 외의 것들을 합치면 총 평 정도 됩니다 물론 풀밭이 많죠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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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식구’에게 농산물을 보낼 때 수확이 없는 달엔 어떻게 하시나요? 우리 식구들에겐 등가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많이 보낼 수도, 적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매달 나오지는 않습니다. 수확이 많을 때는 넉넉하게 보냅니다. 우리가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것을 알고 믿어줍니다. 믿고 사는 소비자 회원이라고 봐야죠. 30 가구 이상 넘어가면 좀 힘들 것 같습니다. 귀농하시고 좀 늦게 집을 짓게 되셨네요? 저희는 귀농 중간세대입니다. 귀농 1 세대가 IMF 이후에 오신 분들인데 그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죠. 저는 1 세대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그래도 편하 게 정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친환경을 한다고 하면 빨갱이 소리를 들었다고 해요.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죠. 2005 년도라 우리는 중간위치 정도 되고, 그 후에 귀농하시는 분 들도 생기셨고, 귀농이나 귀촌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했죠. 원래는 이곳에서 땅을 살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정착할지 안할지 결정을 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섣불리 땅을 사지는 않았습니다. 땅을 사면 묶이게 되니까. 2007 년 쯤 농사짓고 있는 땅을 마침 교회의 아는 분들께서 권유를 하시고 싸게 주셔서 사게 되었습니다. 그 땅에 이제야 집을 짓게 됩니다. 집을 지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지역사회에서 하시는 일들이 많으시죠?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마을박물관, 교회에서 하는 행복한 노인학교, 마을 영농회장, 새마을 지 도자, 농촌개발사업 공공부문 부위원장, 정보화센터,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있습니다. 즐겁게 하 고 있는 일들이 여럿 있고, 직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도 있습니다. 뭐 참여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으시네요?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워낙 사람들이 없어서 중복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농 사는 동향의 친환경 작목반 총무를 맡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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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들이 귀농을 해서 꼭 농사로만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렇게 권유하지 않아요. 농촌 의 사회도 온전해 지려면 농사를 짓는 사람만으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 다. 하지만 조금은 농사를 지어봐야 하 지 않나 싶어요. 농사를 지어봐야 농심 을 알 수 있고, 자연과 땅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재철·박후임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마을박물관에 귀농하시는 분들이 농사를 짓는다고 도시에서 견학온 가족의 모습 하면 땅도 없고, 기계도 없고, 사실 어 렵죠.‘귀농해서 몇년만에 얼마를 벌었다’는 사람들을 보면 평생 농사를 지은 분들에 대한 모독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지역사회에서 풀어낼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 는 게 과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에서 귀농인들이 융화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귀농인들이 살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지역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 지고 있고, 사실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지키고 계시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죠. 일단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마을 한가운데에 살면서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마을 안에 살면 농촌마을이 갖고 있는 문화를 이해해야 하죠. 농경문화와 도시문화의 차이로 2 년 동안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회의다운 회의를 해 보는 게 소원일 정도로 회의를 하다 보면 술 드시고 오셔서 10 년 전, 20 년 전 이야기도 하시고, 그러 다보니 회의가 합리적으로 결론이 도출되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는 이런 문화를 고쳐보고 싶었 어요.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게 되고, 갈등도 생기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죠. 마을을 위해 일을 한다, 마을 만들기를 한다, 살기 좋은 마 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것들이 오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땅의 문화가 1~2 년된 귀농 인들이 들어와서 바꿔놓는다는 것이 될 리가 없죠. 수백년 동안 내가 없어도 이 마을은 존재해왔 고, 과거에도 현재에도 살고 계신 분들이 계신데 수많은 전통과 이 땅을 지켜왔던 사람들을 인정 하지 않고 변화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오만이라는 것을 깨달은 거죠. 그때부터 내려놓게 되었어 요. 뭘 해야겠다는 것보다도 나도 이 마을 안에서 같이 끼어서 생각하고 있다 보니 모든 일들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가더라구요. 도시문화와 농경문화는 다릅니다. 도시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 합리적, 계획적, 논리적, 객관적인 잣대를 따진다면 땅의 문화는 다른 것 같아요. 좀 더 감성적, 정서적인 면들이 강하고, 논리보다도 정(情)에 의해 움직이고 풀어가니까. 왜 이럴까 생각을 해보니 땅은 움직이지 않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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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박물관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이재철·박후임 부부

것이더군요 마을 사람들끼리 싸워도 서로 품앗이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마음에 안들면 이사 가면 되지만 이곳은 땅을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 라 개념적인 차이가 있죠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 곳에서의 생활이니까 다를 수 밖 에 없어요 한 가지 예로 부부가 교회에 오면 남자 여자 따로 앉아 계십니다 그런데 귀농인들 부부가 같 이 앉아 있거나 아이들과 함께 앉아 있는 것이 처음에는 흉이었는데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입 니다 그렇다고 그분들이 남녀가 함께 앉느냐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문화와 문화가 만나니 까 처음에는 갈등이 생기다가 이제는 다른 문화가 있다는 것을 이분들도 받아들이게 되는 것처 럼 우리도 그래야 되죠 저도 이제는 회의하다가 딴소리도 하게 되고 그러니 결론이 여전히 안날 때도 많고 결론이 났어도 그 다음날 바뀌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그래도 시간에 얽메이지 않고 이제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내려놓음…… 그것을 배우게 되는 거죠 텃새라는 것은 어느 모임이나 단체나 있습 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가 똑같은 마을 사람이 된다거나 똑같은 대우를 받 으려고 하면 어려워지죠 달랐던 서로의 문화가 흡수되는 과정들을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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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기까지는 얼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한 2~3 년 정도……. 3 년은 버텨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경우에도 살아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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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하시려는 분들께 조언이나 당부를 하고 싶으시다면 새로운 사연,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귀농을 하거나 귀촌을 하는데 있어서 너무 주저하지 말았 으면 좋겠어요. 이리 재고, 저리 재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고 해도 막상 내려와 보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자꾸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 현재를 많이 못 사는 것 같아요. 귀농을 결정했다면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니까요. 생각하는 것보 다 행동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지 않나싶습니다. 자신의 바람이 있다면 그 바람을 실천했으면 좋 겠고, 부부가 같이, 가족이 함께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박후임 님과의 인터뷰 귀농하시고이점은정말좋다 이부분은아직도힘들다고생각하는것이있을까요 ‘참 좋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해질 때죠. 그럴 때면 잘 내려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호미질 하거나 낫질을 할 때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머리가 복잡해지지 않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낌과 어느 때든지 하늘이 있다는 그런 느낌이 좋아요. 도시에 있을 때도 분명히 하늘이 있었을 텐데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자연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때 좋아요. 좀 불편한 부분은 농촌 사회가 갖는 가부장적인 문화죠. 여자에 대한 인식이 아쉬워요. 여자들 스스로도‘남자가 대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농촌사회가 힘 중심인 일들이라 그런 사회 속에서 자연스럽게 남성 위주의 문화가 형성되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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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하시는 일이 많이 있으시잖아요 소개좀 부탁드려요 행복한 노인학교에서 교감선생님을 맡고 있어요. 요즘은 마을학교에서 한글반을 맡게 되어서 하고 있는데 너무 좋아요. 한글 공부를 하면서 제가 할머니들께 더 많이 배워요. 일주일에 한 번 2 시간 가량 하고 있는데 할머니들 열의가 대단해요. 잘 안된다고 하면서도 이름이라도 배우시려 고 열심히 나오세요. 먼저 이름부터 쓰는 법을 배우고 ㄱㄴㄷ을 배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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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집을 내신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그게 뭔가요 노인학교에서 이야기반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글을 모르시는 분들과 연세가 80 세가 넘으신 분들이 모여서 지나온 세월에 대한 옛날 이야기를 하는 반이지요. 이야기반을 할 때 원래 할아버지들도 계셨었는데 그러다보니 할머니들께서 말씀을 조심스럽 게 하시고, 할아버지께서 중간에 끼셔서 말씀을 하시게 되면 입을 다무셔서 안되겠다 싶어 할머 니들만 이야기반을 운영했더니 말씀을 잘 하시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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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입장과 여자들이 살아온 이 야기들 빨래비누는 언제부터 나왔는 지 옛날 어르신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가 궁금했어요 팬티는 언제부터 입었 을까 머리는 뭐로 감았는지 아기는 어떻게 낳으셨는지 시집은 언제 가셨 행복한 노인학교 이야기반에서 2010 년 발행한 이야기집 는지 시집살이는 어땠는지 등…… 이 「왜 나를 심을 데가 없어 여기다 심어 놨나」 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몰랐던 것들을 많이 배웠어요 특히 아기 낳는 이야기 를 하면서는 할머니들이 많이 우셨어요 옛날엔 아기를 낳고 잃는 경우가 많았대요 아기를 열 넷을 낳으신 할머니가 계셨는데 그 중에 넷만 살았대요 그것을 표현하시기를‘넷을 잡았다’고 하시더라구요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남아 있는 것을 내어놓게 하고 싶은 마음에 이야기반을 시작했는 데 욕심이 생겨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옛날 문화들 삶의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싶어요 참 의미 있고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행복한 노인학교에서 이야기반은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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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하시려는 분들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조언이나 당부가 있다면 해주세요 도시에 살았을 때는 지역사회에 대한 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에 대한 개념이 없었어요. 시골에 와서 마을공동체에서 마을 사람으로 있는 것을 새롭게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도시 는‘마을 사람’이 아니에요. 도시에서는 일이니까 했지, 내가 지역 사람으로 그 사람들과 마을의 일원이 된 느낌이 없었는데 여기에서는‘마을 사람’이 되는 과정인 것 같고, 지역 사회에 대한 역할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마을에 나눠지는 것이죠. 저도 마을 사람들에게 받는 게 더 많아요. 서로 주고받는 거죠. 내가 한글을 가르치지만 나는 한글을 가르치고, 할머니들이 알고 계신 것을 내가 받고. 귀농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 부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마을 사람’이 되는 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일, 그게 가장 쉬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귀농하신 분들은 도시에서 오신 분들이라 한가지 씩의 기능이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그냥 두지 말고 마을에 살고 있는 분들께 내어 놓으면 좋겠죠. 그러면 그게 뿌리가 되어서 마을 사람들로부터, 또는 마을에 있는 것들을 자기가 받아서‘마을 사람’으로 되는 시간 이 빨라질 것 같아요. 저에게 시골 어르신들은 주는 것이 먼저였던 것 같아요.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마루에 호박 한 덩이, 장도 있고, 고추도 있고. 시골 어르신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생활 속에 있으신 것 같아요. 절대 받기만 하시지 않죠. 우리가 무엇을 주면 반드시 무언가가 와 있어요. 주 고받고가 정확하시죠. 도시에서 처럼 등가의 원칙은 아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어르신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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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느끼게 되요 어르신들이 가지고 있는 나눔은 놀라운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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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를 한 날 저녁이라 바빠서 밥도 안드셨다는 두분을 붙잡고 진행한 인터뷰였는데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응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그 날은 무척 추워서 코가 시릴 정도였는데 두 분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내 마음은 따뜻해져 왔 다 앞으로도 두 분의 아름다운 행보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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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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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아이를 시골에서 키우겠다는 생각 하나로 진안으로 무작정 귀촌하여 살고 있다 어릴 시절 많이 놀아본 아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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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

행복한 노인학교 4 년을 뒤돌아보며 김현자

어느덧 행복한 노인학교가 학기를 보내었습니다 일 년에 학기를 하니 년이 된 것이지요 처음 시작할 땐 걱정스러운 마음이 많았습니다 과연 이 산골짜기 시골에서 노인학교가 가능 할까 평생 일만 하시며 사셨던 분들이 여가를 활용하고 배움의 시간을 갈망하기나 할까 호응 이나 해줄까 그러나 이런 생각은 첫 학기부터 산산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겨울인데도 많은 분들이 첫 개강식에 참석을 했습니다 다행히 농한기인 겨울과 여름에 학기를 열었기 때문인지 마을의 많은 어르신들이 노인학교에 등록을 했고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을 했습니다 물론 처음엔 호기심과 권유에 의해서 마지못해 찾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많은 분들이 열심히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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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교의 희노애락 물론 어려운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요 작은 오해로 인해 한 마을의 어르신들 전체가 무단 결석을 하기도 했고 밥 먹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못가겠다며 나오려하지 않는 분들도 있었습니 다 또 어떤 분들은‘늙어서 주책없이 공부하러 다닌다’며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노 인학교 못다니겠다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을 모두 일일이 찾아 다니며 설득하고 이해 시켜서 다시 노인학교에 나오게 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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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모이는 학교이기 때문에 노인들의 안전이 가장 걱정이 되던 차에 드 디어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학교 현관을 나오던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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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계단에서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뒤에서 서둘러 나오던 다른 할머니가 밀어서 넘어진 것이라며 서로 싸우기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자녀들에게까지 알려져 서로 불편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왜 노인학교를 해가지고 이런 일을 만들었냐’며 원 망의 소리를 퍼 붙기도 했습니다 이 일로 서로 원수가 되어 버린 두 분 앞에 무릎 꿇고‘잘 돌보 지 못한 저희가 잘못이라’며 용서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서야 마음들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 했고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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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즐겁고 재미있었던 일도 많았습니다 전체 강의를 통해서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경험을 하시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 웠습니다 태어나 처음 영화관을 찾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는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흥분을 하며 영화를 봤고 몇 번을 통해 같이 떠났던 여행들을 통해 하나 되는 기쁨도 맛보았습니다 회에 걸친 동향면 게이트볼 대회를 열어 더 많은 분들을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하게 해드린 것은 참 잘 한 일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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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글을 전혀 모르셨던 분들이 한글 반에서 열심히 공부를 해서 백일장 대회에 나가 상도 타고 방송에도 출현하여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하루하루 일기를 쓰며 글 쓰는 실력을 길러왔던 할머니들이 드디어 신문 기자단이 되어 일주일에 한 번씩 기사 글을 써서 지역 신문에 연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일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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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얼마 전에는 연극반으로 활동하던 분들이 제 회 진안군민의 날 및 제 회 마이문화제에 초청을 받아‘심청전’연극을 많은 군민들 앞에서 공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졸업식을 기념하 기 위해서 무대에 올렸던 심청전이 군수님의 배려로 초대를 받아 더 넓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된 것이지요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먼저 공연을 하 신 분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 글도 모르던 분들이 한글을 배워 대본을 읽고 칠순이 넘은 나이에 무대에 섰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던 것이지요 또 한 이 연극 공연을 통해 주민이 참여하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길이 열렸다는 평을 받 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연극을 보고 제 회 진안군 마이문화제에 초청받아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심청전’을 공연하고 있는 장면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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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다? 이렇게 여러 사건과 사고 그리고 에피소드를 남기고 드디어 올 여름 졸업식을 하게 되었습니 다 마을축제와 더불어 준비한 졸업식은 학생들의 작품전시회도 겸하여 준비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방문했고 칭찬들을 남겨 주셨습니다 학사모를 쓰고 가운도 입고 많은 사람들의 축하 가운데 멋지게 졸업식을 했습니다 군수님을 비롯해 많은 기관장들과 축하객들을 모시고 작지만 행복한 졸업식을 거행했지요 졸업생 모두에게 일일이 졸업장도 수여하고 졸업앨범과 꽃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습니다 축하 공연과 함께 마지막으로는‘심청전’연극 공연을 해서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자녀들이 많이 와서 부모님들을 축하해 주었고 고마움의 인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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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졸업을 했다고 노인학교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좋은 모습으로 준비해서 새로운 옷 을 입고 다시 노인학교는 시작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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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행복한 노인학교는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나려고 준비 중 입니다 행복한 노인학 교는 앞으로‘행복한 마을학교’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고 합니다 노인과 젊은이 그리고 이 지역에 많아진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배움과 나눔 그리고 삶을 함께하는 학교로 새롭게 태어 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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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선리 마을박물관을 통해 그 희망을 보았습니다 어르신들의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들을 모아 놓았더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 들과 아이들이 찾아와 소중한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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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초등학교 학년부터 칠순이 넘은 할아버지가 모여 서각을 배우면서 마을학교의 방향을 찾았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손자가 한 공간에서 만나 대화를 하며 무엇인가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곳 작은 시골마을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행복한 노 인학교는 이런 모습으로 변화해 갈 것입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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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묻습니다 ‘행복한 노인학교’는 뭘까 이 작은 산골 마을에‘행복한 노인학교’는 어떤 의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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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자단 활동을 하는 세 할머니의 기사글을 보았습니다 하늘나라에 계시는 당신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신 내용이었지요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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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항상거립습니다……. 아버지이재내가글배아서아버지생전에못불러바서글로썹니다. 그리고아버지, 아시욱개도내동반자가이세상을떠났습니다. 하지만걱정하지마세요. 저는행복한노인학교에다니면서재미있게삼니다.’ 이 할머니 한 분만 계셔도 앞으로 행복한 노인학교는 계속 될 것입니다 이분들의‘남은 행복’ 을 위해서 변함없이 행복한 노인학교 문을 열어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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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자

년 월 진안 봉곡교회에 부임한 남편을 따라 귀촌 한 달 뒤 셋째 아들을 출산하고 인학교를 섬기며 지내고 있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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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부터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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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그 사람들의 이야기 ?

무식하면 용감하다 김웅찬 농업 : 땅을 이용하여 인간 생활에 필요한 식물을 가꾸거나, 유용한 동물을 기르거나 하는 산업

위의 말은 농업의 사전적 정의 네이버 입니다 생뚱맞게 농업의 정의는 왜 언급하냐구요 저는 시골로 내려온 지 년차 년째 밭을 임대하여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비록 놀고 있지는 않 지만 년째 돈을 벌기는커녕 계속 까먹고만 있는 백수 농사꾼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용기 하나 가지고 시골로 내려와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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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년차 봄에 고랑을 만들어 고추 들깨 참깨 홍당무 등을 심고 가을에 배추를 심었습니다 고추는 병에 걸려 다 죽고 깨와 다른 채소류들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배추 또한 그냥 버리다시피 하 였습니다 친환경 무농약으로 한다고 멋만 부리고 올라오는 풀들도 게으름으로 인해 그냥 방치한 결과였습니다 귀농 년차 왜 이리 바쁜지 비 오면 비 핑계로 막걸리 먹고 날씨가 좋아도 이 핑계 저 핑계대며 좋아하는 술자리나 찾아다니고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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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년차 좀 더 농사에 올인하자 라는 각오로 밭도 늘리고 임대 마음 맞는 귀농 후배와 콩농 사도 지어보자며 야심차게 또 한번 도전하였습니다 기계 빌리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돈도 들고 해서 중고 경운기를 구입하였습니다 모판 만들기를 도와주고 얻어온 쟁기 제가 경운기 샀다고 옆 마을 이장님께서 주신 로타리로 중무장한 후 심기만 하면 알아서 잘 클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콩을 심었습 니다 마을분들은 콩은 평고랑에 심으시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두둑 만들고 비닐 멀칭해서 콩 을 심었습니다 이웃분들 이야기로 새 피해 안입고 콩이 잘 올라왔다고 하셔서 한때 어깨에 힘도 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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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들어갔었습니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비 닐 멀칭을 엉터리로 해서 바람에 비닐이 날 려 새 피해를 입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계 절이 바뀌고 밭은 점점 풀밭으로 바뀌어가 고 남들 보기 좋게 가꾸고 싶었던 밭은 마치 경작하지 않는 곳처럼 변해 갔습니다 처음 엔 낫으로 풀을 베다가 예초기도 구입 조금 이라도 풀밭으로 보이지 않게 올라온 풀들 을 잘라주었습니다 한편 귀농 후배와 분식 재산목록 호인 경운기 장사도 시작했습니다 이동차량을 이용하여 닭꼬치 떡볶이 등을 학교 앞이나 마을 축제 등을 돌아다니며 팔았습니다 귀농 년차 역시 왜 이리 바쁜지 사람만나기 좋아하는 백수라 여기저기 불려다니고 놀러다니고 하다 보니 가을이 왔습니다 올해는 콩이 흉작이라 이웃분들 및 마을 어르신들도 콩이 차지 않았다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아 다행이다 ’속으로 외친 한마디 저 많은 콩들을 어떻게 수확하나 걱정했는데 하늘이 도와주셔서 콩을 수확하지 않고 그냥 두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콩 농사도 완전히 망했습니다 다행히 씨 로 심은 콩은 귀농 후배 아버님께서 심으라고 주셔서 돈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두번째 맞는 겨울 워낙 추운 지방이라 보일러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화목보일러를 사다가 혼자서 설치했었는데 보일러는 지하쪽에 방은 층 이상 있는 구조라 보일러 물이 잘 순환되지 않아 보일러 설치하시는 분을 불러 순환모터를 양수기 모터로 교체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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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년차 또 다시 봄이 찾아왔습니다 같이 밭농사하는 후배가 출산 때문에 도시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혼자서 밭을 잘 해보겠노라고 큰소리 뻥뻥치고 밭에 가보았습니다 밭 앞에 떨 어져 있는 많은 담배 꽁초들 갑자기 밭을 빌려주신 분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무렇게나 방 치된 밭을 보고 얼마나 마음 아파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콩을 낫으로 베어 한군데 모아 놓고 비닐 다 걷어내고 작두로 일일이 콩대를 잘라 작게 만들었습니다 오줌 뿌려 퇴비 만들려고 한 군데 풀과 옥수수대 콩대를 모아 놓았습니다 올 해는 고추 농사 잘 지어서 직접 만든 태양초로 김 장해야지 다짐하며 고추를 심어 봅니다 관리기도 꼭 필요한 것 같아 관리기도 추가로 삽니다 작년 가을 심은 양파 마늘을 수확합니다 감자가 재배하기 쉬운 작물이라고 거름 많이 하면 잘된다고 해 서 심었는데 그럭저럭 수확합니다 귀농 년차 역시 무엇이 그리 바쁜지 시간이 후딱후딱 지나갑니 다 여름 끝 무렵 고추밭에 가보니 병이 와서 고추가 다 죽어갑니다 봄에 심은 고구마도 수확량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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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많지 않고 모양도 보기 좋지 않고 길기만 합니다 그나마 길가 밭이라 멧돼지 피해는 입지 않았 습니다 들깨도 베어 말려봅니다 콩도 걷어다가 말려봅니다 내년 수확을 위해 양파와 마늘도 심습 니다 그래도 올해는 수확량이 많지 않아도 밭에 방치하지 않고 일단 거두어 봅니다 농사가 끝난 땅 은 내년을 위해 밭 정리를 마쳐놓으려고 합니다 올해도 김장을 위해 배추를 심고 키우고 있습니다 배추가 속이 차지 않습니다 마을 분들에게 여쭈어보니 거름기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지금은 늦었지 만 고랑에 비료를 뿌려주고 물비료도 조금씩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겨울이 다가 옵니다 화목보일러 시험가동을 마치고 보일러 설비를 점검합니다 추워지기 전에 동파방지 설비를 해야 하는데 맘이 급 해집니다 화목보일러를 쓰는 관계로 나무도 사고 톤 올해는 아시는 분께 나무를 톤가량 얻어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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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내려온 시골 아내에게 처음 년은 그냥 놀면서 무엇을 할지 찾아보겠다 고 말했었습니다 아내가 직장이 있는 관계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 간을 뒤돌아보니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별로 없어 보입니다 재미로 시작한 분식장사 스낵카 사업 구체적인 목표 없이 시작한 농사 완전히 다 망했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 스스로를 채찍질 해봅니다 귀농정착 영농인 교육을 등록하 고 교육 중에 있습니다 강사님 중 한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농업 결국은 돈을 벌기위해 하 는 일입니다 사업계획서 없이 농사지을 생각도 말라고 농사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하나 님과 고스톱치기 해서 이기는 사람이 농사 잘 짓는 사람이라고 물건을 팔아 내 주머니에 돈을 집어 넣어야 돈 번 것이고 공판장 같은 곳도 가보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농산물과 내 농산물도 비교해보 고 직접 느껴보라고 말씀하십니다 농사는 환경이 중요하기에 작물을 선정하고 나서 밭을 임대하라 고 말씀하십니다 작물 선정하는 것도 혼자서 다른 작물 하지 말고 주위 마을분들이 하시는 것과 같 이하면 좋다고 말씀하십니다 같이 출하할수도 있고 기타 여러 이유로 년 전 시골로 와서 농사지으면서도 제가 가끔씩 했던 말 더욱 농사나 열심히 짓자 무식하면 용 감하다고 정말 용감한 저입니다 톱날이 무뎌서 나무가 잘 안잘리는 것도 모르고 비싼 기름 오일 을 써가며 일 동안 열심히 엔진 톱질했던 저 팔뚝은 굵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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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면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통해 조금씩 변하고 있는 저를 바라봅니다 하고자 하는 농민은 방법을 찾고 일하기 싫은 농민은 구실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제는 하나씩 잘못을 깨닫 고 성공을 위해 하나씩 방법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영농 교육 중 들었던 정주용 씨의“에이 안되면 농사나 짓지 ”하는 글로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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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안되면농사나짓지.”하는말

정주용

농사, 그깊은속을어찌다알려고하노 그냥무논에서쓰레질하다가허우적거리며 미처다알지도못하고죽는것 도시에흉년이들면“에이, 안되면농사나짓지.”하는말 참으로겁없는말이다. 진짜무식한말이다 지금네가하는일보다결코쉬운일이아니라는것을 깨닫게될때가바로농사의시작이라는걸 꽃이피고또지는것, 새와벌레로부터 생명탄생의신비와삶의소중함을배우는것 나무와대화하는법과새소리에서도사랑을배우는것 물과흙, 햇빛의위대함, 경이로움을배우는것 태풍과냉해를통하여질서를배우는것 그리하여자연이내스승임을알아가는과정 몸으로체험하며노동의소중함과기다림을배우는미학 내잘못을뉘우치고반성하며부끄럼을하나씩들어내는것 농산물값은너의최소한의자존심이무너지지않게 바늘귀를지나는실에매달려있는것 때론그실낱같은자존심마저끊어져 밭에서트랙터밑에깔려피를철철흘리는것 농사를대충짓는다는것은대충산다는것 그래서내삶의전부인냥목숨바쳐짓는것 그리고결코모나지않는자부심을느끼는것 김웅찬

2009

년 진안으로 귀촌 가족밴드 똘이밴드 결성 단란한 공연을 준비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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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그 사람들의 이야기 ?

행복하려거든 떠나라 황문교

년 월에 귀농했으니 어언 귀농 년차이다 농사에 대한 개념 하나 없이 그냥 산촌이 좋아 귀농한 나는 엄밀히 말하면 귀촌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원래 농촌 태생이어서 농촌의 고단함을 뼛속 깊이 새긴 사람이다 내가 시골에서 절 대 살 수 없을 거라며 귀농에 대해 회의적이며 반대 아닌 반대를 많이 했다 귀농이 별건가 라는 생각으로 철없이 시작한 귀농 새벽녘 하늘을 가득 메운 은하수 저기 산너머 큼지막하게 뜨는 달 뒷산에 오를 때면 야생동물이 걱정되어 깜짝 놀래킬 반자동 우산을 챙긴다든지…… 일상에서 나의 산촌 생활은 나름 아기자기 재 미있었다 봄이면 지천이 산나물이어서 동네 언니들이랑 취나물이며 고사리 쑥 냉이 달래를 캐러 다녔다 여름이면 취미로 시작한 농사일에 조금은 몰두하며 가끔 마을 언니들과 도시의 대형마트로 시원하게 놀러 다니기도 하고 가을은 그래도 조금은 소출이 있어 고구마도 캐고 참깨도 털고 그 중 에서도 가장 뿌듯한 우렁이로 키운 벼 수확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보면 옷깃을 여미는 추위가 일 찍 밀려온다 곰이 겨울잠을 자기 전 신나게 먹어두듯 겨울채비에 바쁘다 산 바로 아래 자리 잡은 해발 에 위치한 우리 마을은 겨울이 매우 긴 편이어서 첫 해 아무것도 모르고 입주해 살다가 추위에 호되게 당한 전적이 있다 그래서 나무난로도 사고 땔감도 단단히 준비해 두어야만 알뜰한 겨울을 날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루베에 현재 원이 넘는 가스난방의 무시무시한 고 지서 폭탄을 피할 수 없다 가격대비 난방능력이 탁월한 보조 난방은 필수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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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대학에서는 철학을 대학원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지만 영화에 더 빠져있었는데 이젠 농사일과 더불어 목공일에 더욱더 깊이 몰두하고 있다 목공일은 마치 전업이 되어버린 듯 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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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행복해보이기까지 하다 우리 가족은 남편과 나 그리고 올 해 살 된 퍼 그 콩이 이렇게 셋이서 조촐하게 살고 있다 귀농 한 다음해 초에 남편은 근교 마을의 간사 일을 할 수 있었고 나는 생명의 숲에서 진행하는 마을조사 일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둘 다 정규직은 아니 므로 딱 개월짜리 일이었지만 한사람의 수입은 모두 저축할 수 있는 소박한 여유가 있었다 주변 에서 듣는 얘기로는 귀농할 때 년 살 수 있는 여 남편의 목공교실 유자금을 챙겨와야 간신히 자리잡는다는 말을 많 이 들었던 터라 달랑 집 한 채 마련한 우리로서는 용기를 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을 주민 몇 가족이 모여 사회적 일자리를 정부로부터 받아 생활이 유지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여 현재까지는 큰 무리없이 살고 있다 마을 주민 몇 가구와 함께 하는 농사를 통해 우리에게 적합한 농사를 찾는 공부를 하고 집 앞에 텃밭을 만들어 제철 채소를 심어 이웃과 도시 가족들과도 조금씩 나눌 수 있고 무엇보다 척박한 땅이 소소한 나의 노동으로 인해 결실을 내어 주는 풍요로운 체험은 정말 신비롭기 까지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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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편은 전라북도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되어 층에 원래는 주차장 겸 창고로 설계된 필 로티를 작업실로 만들어 쓰고 있었는데 물 건너온 제대로 된 기계들을 갖추게 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남부러울 것이 없는 공방이란다 물론 사업자체가 자부담이 들어가 있지만 일부를 지원받는 바람에 훨씬 적은 부담으로 남편에게 꿈의 공방이 생긴 것이 나 또한 얼마나 기쁜지…… 이 사업을 통해 목공캠프도 하고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수익을 내는 구조이니 물론 큰 수익이 당 장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부심 에“진안이 내게 준 선물”이라며 내가 보기엔 아마도 우리 마을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아닐까 싶 다 아직까지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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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는 그리 생산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진 못하다 원래 음반기획 문화예 술 기획일을 했던 터라 오히려 시골생활에 내가 더 장점이 많을 줄 알았다 그러나 정작 지금의 나는 남편의 가장 큰 수혜자로서 살고 있다 내 주 종목은 창작쪽이어서 많이 골똘해지고 예민해져 내 주 파수를 깨는 사람 많은 곳 허공에 빈소리만 가득한 조차 시청하지 않았고 특히 모임을 매우 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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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느꼈다 오랜 시간 그렇게 살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다쳤었다 그래서 그런지 평범하게 살고 있는 지금이 좋은 것 같다 재방송까지 챙겨보는 프로그램도 생기고 아는 연예인이며 가수 요일 별 중요 프로그램들을 모조리 꿰고 있다 작년엔 용감하게 된장 간장도 담그고 햇콩을 타작하며 올 해엔 우리가 농사지은 콩으로 된장을 많이 담가야지…… 하는 야무진 꿈도 꾼다 불혹을 한참 넘 긴 나이에 참깨도 처음 볶아보고 그 향기에 취해 도시의 언니들에게 자랑하듯 한 수저씩 돌리며 검 불도 약으로 알고 먹으라며“무공해야 무농약이야 ”를 외친다 잘못 말린 땅콩에 핀 곰팡이 때문에 속도 상하고 잘 자라준 올겨울 김장배추가 고맙기도 하다 가끔은 지금 내가 이래도 되나 할 때가 있지만 앞으로도 난 이러고 살고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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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란 게 말은 거창하고 뭔가를 많이 포기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며 완전히 새사람으로 새로 나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상 내가 살아본 귀농은 결국 내가 사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미지의 세상에 발을 내딛는 것과 같아서 힘들고 낯설지만 그만큼의 댓가가 꼭 주어진다 짧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안정적인 삶의 자리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떠남의 기회는 그동안 살아왔던 내 과거의 시간과 미래 의 시간을 토막 내어 따로 바라보지 않고 프레이징이 긴 음악처럼 하나의 삶으로 바라보게 한다 단 도시에서처럼 똑같이 살려고 한다거나 한참 성장 중인 자녀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우리처럼 조촐하게 살아보기를 하려 한다면 누구에게나 귀농은 해볼만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큰 욕심 없이 오 늘을 전부로 알고 산다는 것은 사람을 평화롭게 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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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가 훌쩍 지났는데 남편은 아직도 작업중인가보다 공방에 불이 켜 있고 최근에 마련한 스 마트폰에서 박정현의‘소나기’가 울려 퍼지는데 따라 부르질 않는 걸 보니 음… 섬세한 작업 중인 가보다 대패 날을 갈고 있을까 아님 주문받은 장에 열심히 샌딩중일까 오일을 칠하는지도 모 르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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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줌 캐온 가을냉이로 아침에 된장국을 끓였는데 한 번 더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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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하는 심심한 저녁 이 시간이 나는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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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문교 이민가듯 가방 몇 개 달랑 들고 년 월 귀촌했다 이사 온 첫 날부터 아직까지 계속되는 남편의 목공놀이에 살림 늘어가는 재미가 쏠쏠한 뚱땡이 아지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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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그 사람들의 이야기 ?

농촌에서의 아이들 교육 이수경

귀농한지도 벌써 년차에 접어들었다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갔다 우리 가족은 인천에서의 도시 생활을 과감하게 접고 년 월에 생면부지의 땅 이곳 진안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가장 큰 첫 번째 이유는 아이들의 교육이었고 두 번째는 도시에서의 찌든 생활에 염증을 느껴서였다 몸도 마음도 지쳐갈 즈음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홍보 광고에 귀가 솔깃했다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 는 전원마을 훼스티발 그것이 우리 가족을 이곳으로 이끌었다 두려움이 앞섰지만 기대감도 컸다 과연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을지 그렇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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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이 중학교 학년 작은 아들이 초등학교 학년때 학기를 마치고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 렵에 전학을 시켰다 아주 작고 아담한 학교 시설은 도시의 학교 보다는 낡고 보잘것없었지만 체육 관도 있고 흙을 밟으며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도 있다 요즘 도시의 학교는 운동장에 인조 잔디를 깔아 놓아 흙을 밟을 수가 없다 가뜩이나 시멘트 천지인 곳에 그나마 흙을 밟아볼 수 있는 학교 운 동장마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몸에 좋지도 않은 인조 잔디를 깔아 놓고 좋아들 한다 그렇지만 시 골은 온 천지가 흙이다 흙을 밟으며 맘껏 뛰어 놀 수가 있어서 좋다 큰아이는 학교생활에 아주 만족해했다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걸 하며 아쉬워했다 아이들과 아무런 문제없이 잘 적응을 했고 선생님들께서도 친구처럼 아이들을 대해 주셨다 도시의 학교에서 처럼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친구를 친구가 아닌 내가 대학을 가기 위해 밟고 넘어서야 하 는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말 그대로 친구는 친구다 함께 꿈을 키워 나가고 함께 고민하 고 성장해 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친구 말이다 큰아이는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차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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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거리에 있는 인가받은 대안학교인 푸른꿈고등학교 기숙학교 에 진학을 했다 나는 아이가 초등학 교 입학하기 전부터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았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공교육을 시켰던 것이다 아이에게 숨통을 트이게 해 줄 수 있어서 좋았다 나도 중·고등학교를 다 도시에서 다녔다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을 두 개씩 싸들고 무거운 책가방에 보조가방을 들고 힘겹게 다녔다 밤늦게까지 학교 에서 야간 자율학습까지 하고 막차를 타고 집에 오는 생활을 년 동안 했다 내 아이에게 만큼은 이 런 숨 막히는 생활을 하게하고 싶지는 않았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어디에서 살든 상 관이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 이었다 나는 아이들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 대신 집에서 스스로 공부 할 수 있는 훈련을 시켰다 필요한 책을 사서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리고 아이 를 믿고 기다려 주었다 기다려 주는 동안 속이 터지고 잔소리 하고 싶은 적이 많았지만 세 번 할 잔 소리 한번만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 이 되었다 흔히들 고 엄마는 힘들다고들 하지 만 나는 평상시와 똑같았다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수 있게 조력자 역할만 하면 되었으니 까 큰 아이는 자라면서 꿈이 수없이 바뀌었다 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커리큘럼으로 매년 하는 봉 사활동과 학년 때 진행되는 인턴쉽 해보고 싶은 직업체험 을 통해 많은 성장을 하였다 인턴쉽 과 정으로는 환경정의연대에서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고 지금도 멘토들과의 만남을 지 속해 오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꿈을 결정지어준 것은 해마다 간 봉사활동이다 학년 여름방 학 직전에 대구 애망원의 중증 지체장애우 들을 만나고 와서는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평생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피며 살아가고 싶다 한다 가슴 따뜻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준 것이 고 맙다 지금 두 군데 대학에 수시원서를 넣고 합격을 기다리고 있다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 치 않는다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 결정한 자신의 미래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자신의 삶이 아닐까 한다 대학에 목매지 않는다 가도되고 안가도 상관없다 아이도 지원한 대학에 불합격하면 대학은 가지 않겠단다 꼭 그 길만이 정답은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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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둘째 아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한다 둘째는 지금 학년이 되었다 도시에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경험의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겠지 학교에서 체험을 갈 때마다 비용이 들어갔을 것이다 이곳의 학교에서는 우유값만 들어간다 그리고 교육청의 지원금보다 비용이 초과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무료다 또한 도시의 학교는 학생 수 가 많아 선생님의 관심도 제대로 받지 못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물론 도시에서보다 방과 후 수업 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선생님들께서는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신다 매주 금요일이면 수영을 배우러 다닌다 스쿨버스로 통학을 하니 걱정이 없다 여름 방학 때부터는 기타를 배워 학예 회 때 독주도 한단다 학년 때는 과학영재로 뽑혀 차 차 필기시험 차 면접 영재교육도 받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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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분명한 것은 아이가 하고자 한다면 도시보다 훨씬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한 학년에 적 게는 명에서 많아야 명 남짓이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기회가 주어지겠는가 나도 엄마다보니 잔소리도 한다 언제 시험기간인데도 놀기만 할 때 아무리 안한다 해도 시험에 대한 예의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게임을 너무 오래 할 때 인천에서 학교 다닐 때는 가기 싫다고 하는 날이 더러 있 었다 이곳에서는 학교 가는 것이 아주 즐겁다 한다 심지어 놀토 때도 학교에 가서 놀다 온다 도시 에서는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이 걱정인데 말이다 여기에서는 아이가 어느 마을에 사는지 어느집 자 식인지 다 안다 그러니 더더욱 안심이다 나의 교육철학은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되도록 억지로 시키지 않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 서 생각하고 아이와 함께 결정한다 때론 아이가 하면 또는 배우면 아이한테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 어 우겨서 시키기도 한다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조건 하게 한다 물론 속이 터질 때도 있 다 나도 대한민국에 사는 엄마니까 아이에 대한 욕심을 조금만 버리고 기다리고 믿어 주면 내가 편해진다 아이도 스트레스 안 받고 큰아이 키우면서 얻은 결론이다 많이 답답하고 힘들어도 그 자리에서 무조건 믿고 기다려 주니 건강한 정신을 가진 따뜻한 마음을 지닌 아이로 성장해 있었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거름을 아주 듬뿍 주고 믿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어느새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해 줄 것이다 그 리고 어디다 내놓아도 자기일 알아서 척척해 내는 아이로 자라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참 공부 의 기초만 확실하게 잡아주면 나중에 공부 하고 싶어 할 때 덜 힘들지 않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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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엄마 아빠가 너희들 아주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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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년 진안으로 귀농했다 고등학교 학년생과 초등학교 학년생 두 아들을 둔 요리에 관심이 많은 아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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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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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목공

조원희

진안과 인연을 맺은 뒤부터 맞이하는 계절 중 올겨울이 네 번째 인가보다 진안군의 동북쪽 끝자 락 무진장 그러니까 무주·진안·장수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동향면 숲속마을 새울터가 우리 가 족의 인생 후반전을 꾸려나가게 될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후반 전술이 서 있지 않다 큰 대의적인 삶의 모토라고나 할까 자연과 더불 어 사는 건강한 삶 느리게 사는 삶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자급자족하며 이웃과 나누는 삶 등 붙일 수 있는 제목들은 여럿 있지만 딱히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며 살아가리라 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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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의 목공과의 인연은 여기서 부터였을 것이다 농촌 출신이지만 농사에 대해서 그리 많은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나에게 년전 귀농이라는 큰 숙제를 던진 아내는 천진난만한 표정이었으나 나에게 첫 번째 들었던 생각은‘이사람이 도대체 뭘 알기나 하고 하는 말인가’였다 삶의 밑천이라고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라는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겠으나 것이 전부였던 부부가 연고도 인연도 전혀 없는 낯선 곳으로 가서 새로운 삶을 꾸려 나갈 결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귀농을 결심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막연하지만 모든 일들이 잘 풀려나갈 것 같은 그런 기대감이 두려 움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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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이사를 올 때 우리집은 가구가 없었다 다섯차례 정도의 승용차 운반으로 살림은 다 옮겨 졌다 생활에 필요한 것을 새로 다 마련하고자 했기 때문에 이사온 뒤부터 우리집은 본격적인 살림 장만이 시작된 것이다 층의 필로티 공간을 이용하여 맨 처음 만든 것이 조그만 의자다 지금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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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글씨 수준의 작품이지만 원래 시작이 미약한 것이 나 중에 더 기쁨을 동반하는 법 아니던가 아무튼 나의 목공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아무런 준비없이 맞이한 첫해 겨울 시공사가 남기고간 많은 폐 자재들을 이용해 나는 좌탁과 의자와 책꽂이 선반 등을 만들었다 남들 이 보면 재료비가 들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도무지 수긍할 수 없는 물건 들이지만 나름 만족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아내의 인내와 격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무모한 도 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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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만든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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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안정성과 모양을 갖춘 물건들을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가능해졌다 그 러나 언제까지나 이런 습작의 수준에서 만족할 수는 없었다 인터넷의 목공 관련 까페에 가입해서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습득하고 실력을 쌓아갔지만 누군가의 실질적인 도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나사못과 싸구려 목재로만 만들어지는 나의 가구들은 그저 더 좋은 작품을 갈망하게 만드는 부채질을 가슴속에서 열심히 해댔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 마을 첫 번째 열에 사시는 이웃 한분께서 천정 가림막을 나무로 짜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아직 실력도 안 되고 본인의 집에 배 치할 물건들이라면 좀 삐뚤고 문제가 있다고 해도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지만 남의 집에 내가 만든 물건을 보내는 것은 조금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쉽게 그분의 의뢰를 수락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만들 어 보기로 했다 진안으로 귀농할 때 마음가짐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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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정은 수작업인 톱질과 끌질로만 이뤄졌다 그동안 인터넷을 통하여 습득한 모든 기술 예를 들면 노끈을 이용한 사각집성이라든가 한지를 나무 격자에 덧붙이는 일 을 써 먹을 수 있는 좋은 기 회였다 전혀 새롭게 시도한 방법도 있었다 아무튼 긴장과 의구심의 주일이 지나고 개의 독립된 한옥 문 모양의 가림막을 완성한 순간 뭔가 제대로 하나를 해냈다는 흥분이 다가갔다 다행히 의뢰 했던 그분도 큰 기대 를 하지 않으셨다가 생각보다 괜찮은 물건이 배달된 것을 보고 좋아하셨다 드디어 본격적인 목공의 길이 시작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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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가 되기 전 마지막 월에 제대로 된 목공 기술 습득을 위해 큰 금전적 댓가를 희생하 면서 대전에 있는 유명한 공방에 등록하였다 그동안 온라인상으로만 봐왔던 다양한 목공 기술을 실 제로 연습하고 적용해 가면서 실력있는 초보 목공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귀농인 정착 지원 사업에 목공으로 응모하여 당선이 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되었다 그 지원금을 받아서 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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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남부럽지 않은 목공 기계를 우리집 층 필로티에 마련하였다 지난봄에 뿌린 고구마 콩 나락을 갈무리하느라 한동안 공방출입을 못하고 있고 아직 제대로 된 공방 간판도 내걸 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은 온통 공방에서 올 겨 울을 어떻게 재밌고 보람차게 보낼지 행복한 고민 중에 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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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전문직 남자의 로망이 자신의 작업장 을 가지고 목공일을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 오 랜 직장과 사회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나무를 소재로 하여 스스로 창작하고 만들어내는 일은 작지 않 은 소망이다 그런데 나는 귀농까지 하였으니 남들이 보면 굉장히 부러운 사람에 속할 것이다 공방에서 작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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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골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평생 먹고 남을 재산을 모은 것도 아 니요 그렇다고 부모님께서 땅을 물려주시지도 않았다 맨몸으로 부딪히는 농사일은 온갖 시행착오 가 빈번하고 들인 만큼의 돈을 버는 것조차 빠듯하다 진안의 귀농한 첫해 간사활동과 다음해의 사 회적 일자리를 통해 년을 버텨왔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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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에서 목공방을 운영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고 또 얼마나 생계에 도움이 될지 본인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지금 하고 있으니까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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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

년 진안으로 귀촌 취미로 해온 목공일을 본업으로 삼아보고자 매일 대패를 갈며 아내와 강아지 콩이와 단란하게 살고 있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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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그 사람들의 이야기 ?

전원주택과 겨울철 난방 권오룡

주말용인가 살 집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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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든 귀촌이든 농촌으로의 이주 계획을 세우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떠올리는 것은 편 안하고 정겨운 집과 마당 논과 밭 등을 떠올릴 것이다 주말에 잠깐씩 여행 온 기분으로 지내는 전 원주택이라면 멋과 낭만으로 집을 지으면 되겠지만 정착하여 오랫동안 살 생각이라면 반드시 따져 보고 고민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아늑하게 겨울을 보내기 위한 난방 대책이다 나는 어린 시절 농촌 에서 지낸 경험과 전라북도 진안으로 이주한 년차의 경험으로 난방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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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겨울나기를 고민해야

도시의 주거 생활에서는 도시가스나 열병합발전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겨울 난방을 해 결할 수 있다 물론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이곳 진안은 월부터 시작해서 다음해 월까지 난방을 해야 한다 도시와 같은 수준으로 난방을 한다면 그 비용은 도시의 몇 배 이상으로 많은 지출을 차지 하게 된다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그 지역의 겨울철 기후를 감안하여 단열과 구조 방향을 신경 써 야겠다 당연한 얘기지만 남향을 선택하고 나무 그림자가 집 쪽으로 생기지 않도록 식수한다 가급 적 창문은 작게 만들고 단열은 최소 이상으로 하고 내부단열도 신경 쓰면 좋다 천장은 난방 공간을 줄이기 위해 낮게 만들고 다락방을 만들어 완충지역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 다 바닥과 천장 단열이 가장 중요하니 꼭 챙기도록 하자 그럼 난방에는 어떤 방식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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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아마 전원주택하면 떠오르는 난방 방식은 벽난로와 전통 구들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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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에는 벽난로를 검토하여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하고 벽난로 벽난로 전시 장 및 건축박람회를 방문하여 장단점을 문의도 하고 체험을 해보았다 상세하게 검토해 본 결과 우리집과 같은 구조에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층집 이라면 몰라도 우리집은 층을 들어 올려 창고나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층에는 거실과 방 층에는 방 개 층에는 다락방으로 구성된 층 건물로 벽난로를 거실에 둘 경우 거실과 다락방은 따뜻하지만 나머지 방의 난방은 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우리는 벽난로가 주는 멋과 낭만을 포기했다 벽난로 설치비 용도 비용이지만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나의 게으름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벽 난로는 나무를 구해서 자르고 잘 마르게 보관하고 벽난로에 넣고 재를 치우고 청소하고 할 일이 많으니 한마디로 게으른 나의 성격과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벽난로 난방을 하려는 분들은 본인이 부지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하는 게 좋을듯 하다 올해 나무 구입비용은 한 트럭에 만원 나무 자르는데 만원 정도 들었다고 하고 년에 대략 한차 정도를 써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 보조난방 비용과 온수 사용 비용을 추가하면 대략 난방비를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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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 ,

시골은 보통 기름보일러를 쓰는 가정이 많다 연세가 많아서 나무를 해 오기도 어렵고 처치하기 도 어려워지니 그래도 편리한 기름보일러를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기름 값이 많이 올라 경제적으로 는 부담되는 방식이다 그래서 보통은 전기장판으로 버티다가 가끔 기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지만 치솟는 유가에 맘놓고 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시골의 아파트나 전원주택 단지들은 가스로 난방을 하 는 경우가 많은데 가스로 난방을 하는 집들은 도시처럼 도시가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니 가 스보일러를 사용해야 하는데 주기적으로 가스를 채워 넣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처음 우리집 주 난방이 보일러였는데 실내온도를 도 도로 조정하고 조금씩만 보 일러를 돌렸는데도 만원이 훌쩍 넘었다 비용은 비슷하지만 보일러 보 다는 기름보일러가 더 편한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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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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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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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L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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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보일러 화목보일러 ,

상대적으로 연탄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보통 한 장에 원정도이며 평정도의 집에 난방을 한다면 한번에 장이 들어가는 연탄보일러를 사용 하게 된다 대략 계산하면 한 달에 장 정도 사용하게 된다 보일러 값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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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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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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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편이다 물론 온수용은 별도로 계산해야 된다 하루에 두 번 연탄을 갈아주는 수고로움 연 탄가스 냄새 배관 교체 재처리 등은 부수적으로 따르는 문제이다 장 되는 연탄을 보 관할 창고도 필요하다 화목보일러는 벽난로와는 달리 바닥 난방과 온수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지 만 나무를 사용하는 벽난로의 단점은 고스란히 갖고 있고 나무도 많이 소비한다 화목보일러 판매 업체에서 부지런하지 않으면 화목보일러 놓을 생각도 말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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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판넬 심야전기 ,

전기로 난방을 하는 방식은 다른 방식에 비해 편리하다 전기 판넬은 일반전 기를 사용하므로 누진세 때문에 장시간 사용하기가 힘들어 넓은 면적에는 사용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 정도 잠깐 사용하는 정도라면 나쁘지 않다 심야전기를 이용하는 축열식 보일러는 심야에 전기를 이용하여 큰 용량의 난 방수 탱크의 물을 데워놓고 주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심야전기 비용 이 저렴하여 많이 사용하였으나 점차적으로 비용이 올라가서 비용측면에서의 장점은 많이 사라진 상태이며 지금은 난방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전기 용량이 줄어 점차적으로 설치 가구 수가 줄어가고 있다 참고로 우리집에는 심야전기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으며 난방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난방이 되므로 가장 편한 난방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겨울 동안 가장 많이 요금이 나오는 때는 월로 올해 월에는 만원 정도가 나왔다 우리집은 보 통 도 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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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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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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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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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가격도 싸면서 편리하고 매우 따뜻한 난방 방법은 아직까지 없는 듯하다 본인이 좋아 하는 방식으로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불편하지만 저렴한 방식으로 할 것인가 편리함을 추 구할 것인가 낭만과 멋을 선택할 것인가 많은 분들은 전통 구들을 놓고 황토흙집을 짓고 살고 싶 다 하신다 가끔이라면 몰라도 나같이 게으른 사람에게는 매우 힘든 방식이다 월부터 다음해 월까지 거의 매일 불을 지핀다 나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지만 부지런한 사람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 을까 시골에서의 겨울 난방은 다양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고 결정해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 로 살아가는 게 가장 좋은 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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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룡

2008

년에 진안으로 귀농하여 사 농촌으로가는길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는 전직 프로그래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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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그 사람들의 이야기 ?

나의 시골살이 홍희경

시골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램 하나로 왔을 뿐 주변 사람들이 결단이 부럽다 나도 그러고 싶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 말들을 해도 별로 감흥이 없었다 내가 결단을 해서라기보다 아이를 자연에서 키우면 좋다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 일이니 일단 저질렀을 뿐이고 시골생활을 크게 걱정하거나 고민하지 않았다 추진력과 결단력은 있지만 계획적 이지 않은 무모한 사람들은 직접 몸으로 겪어가며 배우는 편이라 처음보다 나중이 어렵다 시골로 온지 년이 되어가는 요즘이 처음보다 더 많은 문제들에 싸여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은 이곳에 와서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좀 더 끈끈한 가족이 된 느낌 이 든다는 것이다 가족이 든든한 지원군이고 친구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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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야기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남편은 대전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나는 이곳으로 이사오는 것을 반대 했던 남편이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전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을 정도 의 거리가 되는 이곳 진안으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개월을 열심히 다니던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니 어느 날 사표를 썼 다 물론 그전에 남편이 그만 다니고 싶다고 했을 때 뭐… 당신이 힘들면 그렇게 하자 적게 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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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적게 쓰면 되고…… 시골에서 사니까 괜찮다는 말을 귀담 아 듣지 않길 바라면서 했을 뿐인데 진짜 그럴 줄이야 시골에 온지 개월만에 남편과 세끼 밥을 함께 먹으며 지 내야 되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은퇴남편증후군은 대 여자들이 겪는 일인 줄만 알 았는데 아직 대 후반인 내가 벌써 은퇴남편 증후군을 겪을 줄은 몰랐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말 라는 말을 여러 번 되뇌이며 허벅지를 찌르는 날이 많았다 처음에는 하루종일 잔소리하는 남편의 모습도 나는 집안 일에 바쁜데 한가한 남편의 모습을 보는 일도 시에 일어나 서 아침을 먹고 시에 점심을 먹겠다는 삼식이 남편을 이 나의 절친 남편과 사랑스런 두 아이 해하는 일도 너무 힘이 들었다 그런 일들이 익숙해지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지 금은 남편과 하루 종일 있어도 괜찮다 물론 일이 있다고 가끔 밖에 나가는 남편을 배웅하는 나는 그 어느때보다 상냥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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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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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한가해져서 좋은 점도 많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 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쁜 아빠 얼굴보기도 어려웠던 도시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들 은 아빠와의 시간을 많이 보낸다 나도 남편과 공유하는 일들이 많으니 대화도 많아지고 몰랐던 부 분도 더 많이 알아가는 것 같아서 좋다 요즘은 남편이 나의 절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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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교육이야기 살 아들과 살 딸이 벌써 살 살이 되었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시골에 왔는데 사람들은 아이들 교육을 어쩌려고 하느냐며 걱정들을 한다 자연이라는 큰 스승만 철썩같이 믿고 왔기 때문에 아직은 괜찮은데 본격적으로 아이들에게 꿈이 생기고 공부를 하겠다는 다짐이 들 때 어떻게 지원을 해줄 것인지에 대해 아직은 모르겠다 팔랑귀인 나는 도시 엄마들과 통화를 하다 보면 그렇지 않아도 얇은 귀가 간지러워 학교에서 돌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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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아이를 붙잡고‘영어 공부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누구는 영어로 일기를 쓴다더라’‘넌 는 다 뗀거냐’고 다그치다가 귀가 조금 두꺼워질 때쯤엔 다시 잠잠해진다 그러다가도 아이가 과학자가 되겠다는 말을 할 때면 과학고에 보내려면 지금부터 고등학교 수학 문제집을 풀어야 한다는 인터넷 검색 글들이 머리를 스치는데 구구단 자랑하며 눈을 빛내는 아이를 쳐다볼때면 여전히 혼란스럽다 하지만‘따라 하면 지는 것’이다 누구나 가는 길은 당장은 마음의 위안이 되겠지만 나중엔 비슷 비슷한 사람들끼리 경쟁도 심해지고 차별화되지 않아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년후 년후의 세상에선 지금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들보다 시골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이 창의력도 있고 리더쉽도 있지 않을까 “우리 아이는 블루오션이야 ”그런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 진다 나는 잘 모르고 부족한 엄마지만 촉은 뛰어나니 다르게 자란 우리 아이가 커서 제 할 일 잘 하는 어른이 될꺼라는 무조건적인 확신과 응원으 로 버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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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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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에 대하여 하는 작은 노력은 책을 많 이 사주는 것이다 낱권으로 한권씩 사주면 좋다 고들 하는데 나의 귀차니즘으론 하기 어려워 전 집으로 사주는데 이미 읽은 책들은 중고로 팔고 다른 책을 중고로 산다 읽지 않는 책이 보이면 아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놓고 나도 읽을 책이 마을에서 뛰어놀고 있는 두 아이 있을 땐 꼭 아이들이 보이는 곳에서 읽는다 다행 히 딸아이는 책을 아주 좋아해서 방바닥에 책을 깔아놓고 뒹군다 그 책을 다 읽었는지는 모르나 새 로운 책들이 방바닥에 깔리는 걸로 보면 딸아이에게 책이 좋은 친구가 된 것만은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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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무언가에 빠져 있을 때가 많다 한동안은 실뜨기를 배우고 싶다고 책을 사달라고 해서 사 줬는데 둘이 하는 일반적인 실뜨기가 아닌 혼자서 사다리도 만들고 동물모양이나 탑을 만드는 놀이 라 복잡하고 어려운데도 잘 해내서 거의 따라올 아이가 없을 정도다 가족 캠프에서 전통놀이를 할 때 강사로 초빙을 하기도 했다 요즘은 종이접기에 빠져 드래곤접기를 하느라 바쁘다 인터넷 검색 으로 유투브를 보며 접곤 하는데 제법 잘 접어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재미를 붙여 매일같 이 접는 통에 우리집엔 종이 드래곤들이 날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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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주부에게 시골살이는 훨씬 어렵다 오죽하면 아내들이 귀농하는 남편을 따라오지 않으려 하는 집 이 많겠는가…… 처음엔 가까운 도시로 마트나들이를 자주 갔었다 쉽게 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은 물건을 재놓게 했고 냉장고 사이즈를 키웠다 그렇게 한참을 보내다가 점점 시골살이에 적응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진안에 나갈 때 장을 봐 오거 나 영 없으면 그냥 참기도 하고 택배로 시키며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이젠 갑자기 손님이 온다고 해도 겁을 내지 않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대충 해먹기도 한다 물이 며칠동안 나오지 않은 날도 있었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날들도 있었 고 비바람으로 가 나오지 않는 날 정전이 된 날도 있었다 도시에서는 겪지 못하는 일들을 시골에서는 겪게 된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냥 버틸 수 있다 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생수 리터짜리 한 두 개는 비치해두게 되었고 랜턴도 가까운 곳에 두고 양초의 위치도 확인해 둔다 그리고 김장은 항상 여유있게 해 놓고 쌀도 넉넉하 게 둔다 고립이 되어도 한참은 버틸 수 있게 말이다 생활이 그렇다 보니 오래먹을 수 있는 반찬들에 관심이 많아져서 장아찌 만드는 일에 재미를 붙였 다 취나물 오이지 우엉 표고버섯 깻잎 매실등 장아찌를 담아 먹었었는데 내년에는 항아리를 많 이 준비해서 좀 더 다양하게 담아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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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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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왔으니 농사도 지어 봐야겠기에 농사 모임에 들어가서 함께 농사도 지어보고 집 앞에 이 것저것 심어도 보고 가꿔보았지만 천성이 게으른데다 도시에서도 화초를 죽이는 일엔 따라올 자가 없었던지라 농사는 어렵기만 하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 그 일이 얼마나 전문 적인 일인지 알고 있어서 나는 농사라면 겁부터 난다 농업은 전문직이다 할 일 없으면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짓고 살아야겠다는 말은 정말 멋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자식을 농사에 비유했을까…… 아이를 키우는 일도 얼마나 많은 고민과 때에 맞는 적절한 민감성과 인내가 필요한지 그리고 나 만 잘 키운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환경의 영향은 또 얼마나 많은지 한 두명 키우기는 것도 힘 이 들어 헉헉대는데 그 많은 농산물들을 자식처럼 키운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농사는 내 분야가 아닌 것 같고 산으로 무언가를 채취하러 다니는 일은 재미도 있고 활동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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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격에도 맞는 것 같아 약초를 배워서 산과 들을 쏘다니며 약초나 산야초를 채취해 효소를 담는 일을 좀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자기가 잘 하고 재미있어 하는 분야에 몰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 나는 이런 일을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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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지고 있는 재주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컴퓨터 강사를 년 가량 했으니 필 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 달려가야겠다고 시골에 오기 전부터 마음을 먹었었다 그곳이 보수를 주 든 주지 않는 곳이든 말이다 그동안 근처의 고등학교에서 인턴교사로 컴퓨터를 가르쳤고 우리 동네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컴퓨터 교 사를 했고 진안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에게 컴퓨 터를 가르쳤다 또 지역 동아리에서 실시한 농한기 컴퓨터교육도 했다 우리 동네 노인학교에서도 어르신들 컴퓨터를 가르쳐드렸고 지금은 매주 한 번 마을학교에서 어르 신들 컴퓨터를 가르쳐드리고 있다 부끄럽고 작은 재 노인학교에서 컴퓨터 강좌 중 주이지만 이곳에서 쓰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상담 공부를 어느 정도 마치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상 담을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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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귀촌에 대한 생각과 사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어떤 분들은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생태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삶의 위치만 바꿔서 도시처럼 시골에서 사는 사람도 있고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도시처럼 이곳에도 삶의 방식이 다양하고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귀농을 목적으로 시골에 오지 않았고 여전히 농사로 먹고 살겠다는 생각도 없는 사람이지 만 나같은 방식으로도 시골에서 살 수 있다 도시에서 겁이 나서 못 오는 사람들에겐 희망을 주는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꼭 땅을 갈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야만 농촌에 오는 것은 아니다 사 실 이곳엔 욕심을 많이 내지 않으면 일자리는 충분히 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오는 것이 정착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아이들 키우기에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아직 많 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이곳 생활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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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고 살지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리라 생각된다 사람은 자기 먹고 살 것은 가지고 태 어난다 는 말이 있다 요즘 굶어 죽는 사람이 없듯 시골에 와도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 다들 몇 년 만 버티면 각자 살아 갈 방법이 생기고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도시에서의 생활처럼 화려하지 는 않겠지만 좀 불편하고 힘들어도 이곳은 이곳 나름의 멋과 생활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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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의 시골살이가 어떻게 이어지게 될 지 직접 부딪쳐야만 알 수 있는 나는 여전히 모른다 시골살이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일단 저지르는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망설이다 아무일도 안되는 것보다는 일단 저지르면 반은 시작을 한 셈이니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이고 어디서든 쓰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부족한 나도 이곳에서 잘 사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되리라 믿고 지금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저질러 보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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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년 아이를 시골에서 키우겠다는 생각 하나로 진안으로 무작정 귀촌하여 살고 있다 어릴 시절 많이 놀 아본 아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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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정보 안내

귀농·귀촌 싸이트 정보

웰촌포털 농지은행 농촌진흥청 귀농·귀촌 농촌정보문화센터 천안연암대 귀농지원센터 사 전국귀농운동본부 남원시 도시민유치협의회 진안군 귀농일번지 고창군 도시민 이주지원센터 귀농귀촌종합센터 (

귀농·귀촌 교육 기관

www.welchon.com

www.fbo.or.kr

www2.rda.go.kr/go2nong

www.cric.re.kr

www.uiturn.com

)

www.refarm.org

www.agritourist.co.kr

www.refarm1.com

www.mygochang.com

www.returnfarm.com

농업인재³발원 통합농업교육정보시스템 경기도안양시 천안연암대학 귀농지원센터 원예 채소일반 충남천안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 과수분야 경기여주군 농협중Ó회 안성교육원 과수 경기안성 농협중Ó회 창녕교육원 원예 채소 경남창녕 한국농수산대학 산학협ÂÜ 버섯 경기화성시 재 한국농촌문화연구회 약용작물 경기시흥 황토구들마을영농¶합 황토구들방짓기 강원도평창군 농협경주¯경농업교육원 과채류 월 경북경주시 부산귀농학교 산야초 생태집짓기 월 경남거창 사 전국귀농운동본부 귀농귀촌종합 월 전국 사 전국농업기ú자협회 귀농귀촌종합 월 서울 에이¼ËØð 원예 전북정읍 그°õ어Á³Ã 성공사례탕방 경기과천 농어촌 빈집주인£기사업Ü 빈집리모델링 경기화성 í소 생활목공 충남서천 귀농영농¶합ý인 농산물가공 황토흙집짓기 전북완주 농협중Ó회 도시직장인귀농귀촌교육 서울충정로 사 농촌으로가는길 현장귀농귀촌학교 전북진안 www.agriedu.net

,

www.uiturn.com

www.yeoju.ac.kr

cyberedu.nonghyup.com

,

www.nhcnedu.co.kr

www.af.ac.kr

(

)

www.kocra.or.kr

goodeul.go2vil.org

(6~12

,

)

(6~12

www.nhofa.com

)

www.busanrefarm.org

(

)

www.refarm.org(7~11

(

)

(6~10

)

)

www.kafarmer.or.kr

www.farmage.kr

www.okgtc.com

www.cohousing.or.kr

-IMC

www.msim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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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greengrass.kr

www.returnfarm.com

(

38

)

www.refarm.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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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지원사업정보

년 겨울 통권 3 호 |

2011

진안의 귀농 / 귀촌 정책

I.

민관협력 추진체계 구축, 기초조사, 홍보 1) 귀농귀촌활성화 센터 활동 지원 2) 귀농귀촌인 역량 DB 구축 3) 소규모전원마을 입지 DB 구축 4) 귀농귀촌 매뉴얼 제작 및 배포 5) 귀농 1 번지 홍보 6) 홈페이지 유지 및 관리 7) 농촌공사 포털 지자체판 제작

1.

Ⅱ. 지역과 함께하는 진안의 다양한 교육

환경농업대학 : 2001 년 개설 2) 한방약초 벤처대학 : 2007 년 개설 3) 아토피제로학교 : 2008 년 개설 4) 마을숲해설사 : 2008 년 5 월 개설 5) 마을만들기대학 : 2008 년 6 월 개설 6) 향토사해설가 : 2009 년 1 월 개설 7) 소규모 창업 컨설팅 교육 : 2009 년 5 월 8) 공동체라디오.인터넷방송 : 2009 년 6~7 월 9) 초보농군 농기계 교육 : 2009 년 11~12 월 10) 로컬푸드, 약선요리 학교 : 2009 년 11~12 월 11) 어른들의 공부방 : 2010 년 2~6 월 (농촌창업 : 약선요리, 대안여행, 공예공방) 1)

농촌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 8) 귀농귀촌활성화센터 전담컨설팅(상근) 9) 마을간사 제도 확대 실시 (별도 예산) 10) 마을조사단 사업 확대 실시 (별도 예산) 11) 사회적 일자리 발굴/모니터링 연구용역

2.

표지사진 _ 권오룡

진안군 동향면 학선리 새울터 잦나무 숲에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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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여는글 정말? 귀농하려고? 테마기획Ⅰ 귀농인의 지역에서의 역할 ? 선배에게 길을 묻다 귀농인의 지역에서의 역할 ? 행복한 노인학교를 뒤돌아보며 테마기획Ⅱ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귀농, 그 사람들 이야기 ?

무식하면 용감하다 행복하려거든 떠나라 농촌에서의 아이들 교육 부러우면 지는 것? - 귀농과 목공 전원주택과 겨울철 난방 나의 시골살이

귀농·귀촌 정보 안내

귀농·귀촌 싸이트 안내, 진안군 귀농·귀촌 지원사업정보

발행일 년 월 일 / 통권 호 발행처 (사)농촌으로가는길 발행인 성여경 편집 홍희경 디자인 김원희 삽화 최영 주소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한방약초센터 층 호 전화 팩스 홈페이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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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43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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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43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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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efarm.info

도시민유입 촉진 프로그램 개발 및 실시 12) 귀농귀촌학교 개최 13) 귀농귀촌설명회 개최 14) 전국 귀농귀촌박람회 개최 15) 마을체재 귀농귀촌 체험 프로그램 운영 16) 출향인 대상 고향사랑 프로그램 운영

3.

E-mail gofarm@hanmail.net

귀농귀촌 연착륙 지원 17) 마을 이장 및 지도자 교육 18) 귀농귀촌 멘토링과 클럽 운영 19) 창업 및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 공모사업 20) 귀농귀촌인 이웃주민 초청 프로그램 운영 21) 귀농귀촌인 읍면 만남의 날 행사 22) 귀농귀촌인 주민 한마당, 직거래 장터 운영 23) 귀농귀촌인 생활문학상 공모사업

Ⅲ. 기타 지원 사업 1.

4.

정책전문성 강화 24) 전문가 컨설팅 및 모니터링 지원

5.

2.

귀농인 영농 자금 융자 귀농인 영농자금 융자로 소득사업 지원 기존 소득금고 사업에서 귀농인 부분을 별도 할당 1 인당 2 천만원 상한, 5 인을 심사 선정 지원 (상하반기 2 회) 귀농인의 특수성 고려하여 기존 기준보다 강화하여 심사 귀농인 영농 자금 융자 4 가구 이상의 소규모 집단 이주에 대한 지원 (수요 반영) 사업당 1~2 억원의 기반시설 비용 지원 (사업 착공 후 지원)


촌길소식표지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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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3 1:15 PM

G2 TANTO

자연과 더불어 사람이 사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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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이야기

귀농인의 집이란 귀농이나 귀촌을 희망하는 분들이 일정 기간 동안 귀농예정지에 머물러

해당 지역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시설로 귀농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농촌으로 가는 길에서는 귀농귀촌인 여러 분에게 도움을 주고자 진안군의 모든 지역으로 접근이 용이한 진안군 읍내에 귀농인의 집을 조성하였으니 많은 이용바랍니다.

년 겨울 통권 33호

20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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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 세대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구조로 기초적인 가재도구 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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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IC(진안방면)-진안로터리(중앙로)-관산 1 길-대괭이길 40-37 ● 주소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하리 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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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유형

기준인원

문간방 안방 사랑방

명 4명 6명 3

숙박요금

박 ~1 개월(단기) 1박 1 일 추가요금 30,000 원/일 10,000 원/일 40,000 원/일 12,000 원/일 50,000 원/일 15,000 원/일 1

¹à × ®Ç 063-432-0604

Fax. 063-432-0607

http://www.refarm.info

1

박 ~6 개월(장기) 원월 350,000 원/월 450,000 원/월

30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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