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섭
현: 초빙교수 이영미
현: 교사
한걸음 발행일 2020년 07월 09일 지은이 최완섭 이영미 펴낸이 변지숙 펴낸곳 북퍼브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56-13 동보빌딩 이메일 bookpub78@naver.com 전화 070-4269-9223 팩스 02-383-9996 홈페이지 www.bookpub.co.kr ISBN 979-11-90724-82-1 이 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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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비가 온다. 어느 노래의 가사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처럼 내리는 비를 보며 즐거워하던 M 과의 이야기를 시간이 흐른 후 꺼내본다.
M과 숨가쁘게 달리며 행복했지만 현실의 높은 벽에 때로는
슬프고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의 높 은 벽 앞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때의 시간이 풍요 로운 지금에 꺼내보아도 아름답다.
2020년 7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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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4
1. 만남
…6
오월의 만남
…9
새로운 감정
…13
결혼할 거지
…21
아직은 어색 가을에 결혼 삼화 고속
집으로 초대 현실의 벽
이성보다 감정
마음의 표현 상처의 표현 감정의 파도 M과 재회
점근적 자유성 상 견례
추억 만들기
…33
M의 반응
…37
장미 다섯송이
…41
…49
…19
M의 고백
…29
부족한 신랑감
혼수 이야기
갑작스런 변화 설렘과 긴장
…25
…42
…11
M의 놀람
…17
2. 진행
M에게 연락
…15 …23 …27 …31 …35 …39
…45
좋은 신랑감
…47
…53
이성과 감성
…55
언어의 유희
…57
나의 연인
…61
여름 휴가
…65
가족의 차가움
…69
마음의 끈
…73
추억 만들기 4
…51
…59 …63 …67 …71 …75
3. 준비
…76
평행 세계
…79
함께 라면
…81
방어하는 나
…87
벌써 가을
…89
따뜻한 마음 떠남과 만남
…83
나의 사랑
…91
전화를 기다림
어머니의 순두부 …95 초라한 기분
…99
상대 속도
…107
사소한 행복 믿음과 열정 M을 기다림
4. 결혼
결혼 일주일전
10월의 씁쓸함 나의 사랑
…103
자연스런 우리 나비 효과
…111
차가운 계산
…115
아파트 계약
…118
…105 …109 …113
…117
…129
결혼식
…131
자취 분위기
…139
초보 부부
…147
…133
427호
M의 울음
…141
서운한 마음
비가 내리고
…101
…123
신혼 여행
다른 시각
…97
결혼 반지
…125
굿 모닝
…93
…121
새로운 생활 야외 촬영
…85
결혼을 앞두고
…137 …145 …149
시간이 흐른다
5
…127 …135
…143 …151
1.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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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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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만남
5월을 어떤 시인은 “방금 찬물로 세수한 맑고 산뜻한 얼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 5월에 M을 처음 만났다.
카페로 들어오는 M은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나 첫 모습에 나의 마음이 설레지는 않았다.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M과 취미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눈 후 형식적으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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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에게 연락
나는 마음이 설레지 않는 상대방에게 다시 연락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M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상태로 일주일이 지나 간다.
연락을 하지 않는 내가 답답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어머니가 “어떻게 한번보고 판단하니 적어도 두번은 봐야지” 하신다. 이전까지는 이런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어머니 말을 듣고 연락을 할까 하지 말까 고민이 된다. M에게 연락을 하니 저녁에는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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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정
토요일 저녁 채플린에서 M을 기다리고 있다. 친구들과 운동을 마친 M이 들어오는데 분홍 가디건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있다.
맑고 산뜻한 모습의 M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전의 만남에서 인지하지 못한 M의 모습에 마음이 설렌다.
설렘 때문에 조금 긴장한 것 같다. 긴장한 상태로 매운 음식을 먹으며 땀을 흘리는 모습이 우스운지 M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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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놀람
두 번째 만나 M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시간이 안되면 짧은 시간이라도 만나고 싶어 늦은 밤에 M을 만나고 있다.
M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니까 "네에?" 하고 놀란다. M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M을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오면서 혹시 성급한 고백에 부담을 느껴 M이 만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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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어색
M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이틀이 지난 후 M의 반응이 궁금하여 연락을 하였다. 직장 근처의 백화점에서 만나자 한다.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었지만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긴장되었던 마음이 조금은 풀어진다.
M이 소개하는 분식집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로 이동해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은 M과 같이 있는 갓이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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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변화
오늘은 M과 만난 지 2주 되는 날이다. 야외 미술관에서 나의 가족들을 만난다고 하니 생각하지 못했던 만남에 M이 당황해 한다.
M은 어색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내색은 안 하지만 불편 한 것 같아 가족에게 일찍 인사를 하고 미술관을 떠났다.
카페에서 마주 앉은 나에게 M이 옆으로 오라 하더니 운다. 갑작스런 변화가 무서웠나 보다. 미안해 손을 내미니 M이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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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거지
M이 큰 언니 부부를 소개한다고 하여 신촌의 한 카페에서 긴장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몇 일전 낯선 공간에 놓였던 M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
젊고 세련된 모습의 부부가 들어오는데 M의 큰 언니 부부다. 대화 도중 자주 만난다고 하니 “결혼할 거지” 물어본다.
M과 만남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는데 결혼이라는 단어가 강하게 다가온다. M과 결혼? 참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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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긴장
M을 만난다는 생각만해도 설레며 만나 대화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M과 만남은 설렘과 편안함을 동반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긴장되고 만나면 어색하여 시계만 보게 된다. 새로운 사람과 만남은 긴장과 어색함을 동반한다.
오늘은 인천의 카페에서 처음으로 M의 부모님을 만난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나를 노출하는 어색하고 긴장된 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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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결혼
나는 출근 시간이 M보다 약간 늦어 출근한 M의 전화를 일어나기 전에 받기도 하였다. 오늘도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
5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에 M이 갑작스러운 청혼을 한다. “우리 가을에 결혼하자”
문득 나의 고백에 부담이되 만남을 거절할까 애태우던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M으로부터 청혼을 받은 가장 행복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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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고백
M은 일주일에 두 번 야간에 수업이 있고 그때마다 나는 M의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수업이 끝나면 만나서 데이트를 즐겼다. 청혼 다음날 나는 평소와는 다른 감정으로 삼화고속 정류장에서 M을 기다리고 있다. 나를 본 M이 웃으면서 다가온다.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던 M이 초콜릿이 담긴 운동화를 선물한다. “당신을 좋아합니다” 고백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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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 고속
M이 야간 수업이 있거나 주말에 서울에서 만나고 돌아갈 때 인천행 삼화고속을 이용했다.
서울역에 있는 삼화고속의 편안한 좌석은 피곤한 우리에게 휴식의 공간과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다.
M을 집까지 바래다 주고 나면 보편적으로 집에 오는 대중교통이 없어서 심야택시를 타고 집에 오면 새벽 1시가 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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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만들기
만난 지 한달이 다 되간다. 추억을 만들고 싶은 우리는 이제까지보다는 좀더 먼 곳으로 여행을 간다.
일요일 영등포역에서 온양행 열차를 기다린다. 처음으로 M이 도시락을 준비하고 함께 하는 여행이라 한껏 들떠 있다.
길고 먼 여행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그 자체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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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초대
나의 집은 내가 어릴 때부터 살아와 오래되어 낡고 남루하여 마지막까지 감추고 싶은 공간이다.
친한 친구 외에는 집으로 초대한 적이 없는데 M이 어머니에게 인사하러 오고 싶어한다.
만난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 M이 나의 집을 방문하는데 낡고 남루한 집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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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반응
양자역학에 물리적 최소단위인 양자는 측정 행위과정에 의해 상태가 사후에 결정된다는 양자 중첩이 있다.
나의 집을 본 M은 어떤 측정 행위과정을 할까 어? M이 평소와 같은데 속으로는 실망하였지만 겉으로 표시 안 한 것 아닐까.
M은 나의 집은 부모님의 결과이고 둘이 열심히 살면 되지 생각하니 낡고 남루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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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벽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단순한 만남보다 결혼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곧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현실의 벽을 자존심으로 포장하여 방어하고 있다.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다 보면 가끔은 방어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M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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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다섯송이
결혼 준비과정에서 경제적 문제는 내게 어려운 숙제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아니 도움을 드려야 하는 나로선 감내해야 할 지출 규모를 생각하면 우울하다.
우울하지만 M에게까지 우울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위하며 현재 내가 M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그래 오늘은 장미로 M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하자. 붉은 장미 다섯 송이로 달콤한 분위기와 사랑을 전하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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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보다 감정
M이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하고 싶어해 카페에서 M의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일부는 초등학교 때부터 M의 친구들 이다.
M의 친구들이 질문을 한다.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떻게 M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내가 왜 M을 좋아했을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의 이성적인 판단이 앞섰던 선택이 아니라 감성적 판단이 앞섰던 선택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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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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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 이야기
M과 만남이 2달 지난 어느 날 M의 집에 초대 받았다. 언뜻 보기에 넉넉하지 않게 생활하고 계신 M의 부모님이 처음 듣는 이야기를 한다
M이 전에 만나던 사람은 Y대 S기업 형은 의사였다고 한다. 혼수로 열쇠 2개를 요구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최근에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왜 나에게 전에 만나던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걸까. 혼수 이야기까지 진행되었다면 혼인이 허락되었던 것이란 생각을 하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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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신랑감
위상학에 얇은 이차원 물질이 보여주는 집단 원자의 특징은 개별 원자의 특징과 크게 다르다. 즉 같은 원자라도 판단 기준에 따라 특징이 달라진다.
M의 부모님 판단 기준에 따르면 Y대 S기업은 좋은 신랑감 형이 의사면 좋은 집안이다. M의 부모님은 나에게 자격이 안 된다는 걸까.
앉아있는 나는 M의 부모님에게 초라하게 보일까 아니면 비굴하게 보일까.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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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신랑감
M의 부모님 판단에는 내가 Y대 S기업이 아니고 집안도 어려워 내가 많이 부족해 보이나 보다.
반대로 내가 M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M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가진 만남들을 거부했었던 나에게 M이 가지고 있는 조건은 매력적이지 않다.
이런 분위기를 느끼며 앉아있는 게 너무 힘들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어나려다 일어날 때 벌어질 상황을 잠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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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유희
바보 같이 앉아 있는 나에게 M의 부모님이 지금은 어려워 혼수를 안 해주는데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집까지 다해준다고 한다.
M이 전에 만나던 사람 이야기는 M의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하니 혼수를 요구하는 실수를 밟지 말라는 표현 인 것 같다.
M을 좋아하여 처음 온 나에게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와 공허한 언어의 유희가 M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첫 번째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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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표현
M의 부모님은 조건이 좋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 측으로부터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왔을 때 M이 다시 그 사람을 만나기를 원했는지 모른다.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는 혼수로 요구했던 열쇠에 대한 묵시적인 양보를 의미하기 때문에 M의 부모님에게는 유혹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M은 부모님의 이야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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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M에게 부모님 이야기를 물어보니 소개로 몇 번 만난 사이 이상은 아니라고 한다. 몇 번 만났는데 혼수 이야기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돼도 감성으로 만난 우리는 감성을 다치지 말아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M의 부모님 이야기는 잊으려 하고 M의 이야기는 믿으려 하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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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표현
충돌이 일어났을 때 받는 충격량은 충돌 과정에서 받는 힘의 크기와 힘을 받는 시간의 곱으로 표현한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도 쌓인 것을 털어 내는 상처의 표현을 많이 할수록 치유의 시간이 짧아진다.
나는 M의 부모님에게 받은 상처를 M에게 표현했고 표현을 들은 M은 나로부터 다른 상처를 받고 있다. 힘들다 무서워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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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인
만난 지 처음으로 맞이하는 M의 생일이다. 생일 선물로 반지를 선물하고 싶었다.
M과 함께 인천의 귀금속 샵에 갔다. M은 넓은 평 반지를 고르고 기쁜 마음으로 M에게 반지를 끼워주었다.
반지 낀 M의 손을 보니 참 예쁘다. M에게 이제는 사랑하는 나의 연인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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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파도
만남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 깊어져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진다.
M과의 만남도 일상이 되어 거의 매일 만나고 있다. M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만남이 많아질수록 해결해야 할 문제도 증가하여 M은 갑작스런 날씨 변화와 같은 감정의 파도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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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M과 음악과 여행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했다. 나는 편안하면서 따뜻한 첼로 음색과 새로운 만남과 경험을 주는 여행을 좋아한다.
이번 여름휴가에도 여행을 떠난다. M은 “여름휴가 기간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했는데” 하며 서운해 한다.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하는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 서운해하는 M이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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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과 재회
대만을 일주하며 경험한 우연한 만남과 초대 등 일주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익숙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좀 묘해지며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행복하다.
공항에 도착하니 M이 기다리고 있다. 여행 중 산 시계를 M의 손목에 채워주며 얼굴을 바라보니 M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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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차가움
M의 집을 두 번째 방문했다. 여행 중 사온 패션 커플 시계를 보고 M의 어머니가 "예물 시계를 안 해도 되겠네" 하신다.
M의 부모님이 우리의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족의 따스한 정을 느끼기보다 이해관계가 앞선 가족의 차가움을 만져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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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근적 자유성
양자역학의 점근적 자유성에 의하면 기본 입자인 쿼크는 멀어질수록 인력이 커지고 가까울수록 인력이 약해진다.
서로 가까워지기 전 우리는 만남 그 자체 이상의 바람을 꿈꾸지 않았고 만남만으로도 가슴을 꽉 채울 정도로 행복했다.
많이 가까워진 지금은 우리는 만남 그 자체보다 “뒤집을까” “너무 좋다” 등 현실의 벽이 만드는 감정의 변화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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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끈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도
우리를 둘러 싸고 있는 환경에 힘들어하며 관계를 정리할까 뒤집을까 두렵다 등 심한 감정의 상처를 입어도
작은 선물에 행복해하고 편지를 읽으며 감동하며 서로에 대한 마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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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견례
M과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가족 간의 만남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도 진행되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 2일이 되는 날 꽃 무늬 옷을 입은 예쁜 M과 얼굴이 탄 나는 가족 모임 장소에 있다.
서로의 가족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우리는 만남에 대한 축복과 책임을 동시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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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만들기
가족간의 상견례가 끝나자 우리는 더 가까워졌고 결혼에 대한 책임도 더 커졌다.
추억을 만들고 싶은 우리는 8월 첫째 날 야간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혼자 생활하여 배려를 모르는 우리는 이기적이라는 말에는 씁쓸해하며 서로 맞추고 의지하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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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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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 세계
평행세계를 다룬 영화가 나왔다. 평행세계는“같은 시간과 공간에 다수의 우주가 공존한다”는 평행우주 가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비군 훈련은 내가 경험하는 평행세계가 아닐까. 지루한 시간 삐딱한 행동 군복을 벗으면 경험할 수 없는 세계다.
훈련 휴식시간에 M에게 전화를 하니 지루해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있다고 한다. 훈련의 세계에서 M을 만나는 세계로 이동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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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라면
M이 직장에서 실시하는 목포에서 홍도 흑산도를 둘러보는 2박 3일 합숙 연수교육을 떠났다.
목포에서 홍도 흑산도에 가기 위해서 배를 3시간 타야 하는데 뱃멀미가 심해서 힘이 많이 든다고 한다.
M이 “힘들고 많이 지치더라도 나와 함께라면 좋을 텐데”라고 축 처진 목소리로 전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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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
M과 피자를 먹고 있는 오늘은 M을 만난 지 100일 되는 날이다. M은 미리 준비하고 있던 카드와 케이크를 선물한다.
나는 감성을 챙길 만큼 여유가 없이 살아와서인지 기념일을 챙겨 받거나 챙겨준 기억이 거의 없다. 감성은 나에게 사치라고 여겼었다.
감성에 메말라있는 나에게 M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온다. 생각만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M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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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요즘은 여름휴가 기간이어서 M과 함께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늘어 오늘은 영종도에서 바다를 보고 있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감성이 풍부한 M과 감성이 부족한 나는 생각의 차이로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생각의 차이를 받아들일 줄 아는 M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나의 사랑” 이라며 상처를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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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하는 나
M이 “요즘 왜 이렇게 몸이 힘 드는지 모르겠다”는 감정을 표현하며 짜증을 낸다. 이런 M을 보며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낸다
상대방을 챙겨주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방어하는 법만을 배운 나의 모습을 보고 M은 너무 냉정해졌다고 생각한다.
M은 방어 속에 감추어진 나의 허술함을 보지 못한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낸 것을 후회하고 있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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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
아침 저녁으로 느껴지는 선선함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9월이다. 우리의 만남도 봄 여름을 지나 벌써 가을이다.
설레는 봄에 M을 만나 M과 뜨거운 열정의 여름을 보냈다. 쓸쓸할 것 같은 가을에는 M이 있어 좋다.
M은 야간수업을 땡땡이치고 나는 M의 기분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요즘 M이 많이 지치고 힘들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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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과 만남
미시세계에서 운동하는 원자 크기 이하의 입자들은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고 하나의 측정을 정확히 하려면 다른 하나의 측정을 포기한다.
M은 술을 많이 드시곤 취하신 아버지를 보고 “우리 아빠 미안 하기만하다”하면서 가족을 떠남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다.
동시에 M은 나를 떠올리며 “나의 모든 것, 사랑하므로 행복하다”하면서 나와 만남에 대한 행복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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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기다림
만난 지 5개월이 되어 간다. 거의 매일 만나는 우리는 만나지 않을 때는 전화로 만나고 있다.
M에게 전화를 하니 기다리고 있었은 듯 받는다. 전화를 기다리는데 오지 않아서 화났다며 내 목소리가 귀찮은 듯한 목소리 같다고 한다.
나는 “아닌데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섬세한 감성을 가진 M은 작은 일에도 쉽게 오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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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순두부
M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나의 집에 자주 왔다. 보통은 집 근처 쇼핑몰에서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만나다가 늦은 밤에 가곤 했다.
오늘은 어머니가 음식을 해준다고 하신다. 처음으로 M과 장을 보러 가는데 가슴 졸이며 M을 만나던 생각이 오버랩되며 기분이 묘하다.
M이 두부를 좋아하여 두부 위주로 장을 보았다. 집마다 음식을 하는 방법이 다른데도 M은 어머니가 해주신 순두부를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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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씁쓸함
결혼이 많이 가까워졌다. M은 만남 이외의 결혼 준비에 대한 구체적인 진행이 되지 않는 것에 마음이 쓰이나 보다.
결혼 준비를 혼자 해야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서운하다. “혼자 해결하려 들지 말고 나랑 상의하세요”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힘이 들어서인지 M에게 과민하게 반응한다. 이에 M은 “완벽한 것을 요구한다” “힘에 부친다”표현하고 이를 보는 나는 쓸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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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기분
결혼식이 이제 딱 한달 남았다. 지금쯤이면 집이 준비돼 있어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M이 집 문제로 좀 초라하다고 한다. M의 입장에서는 결혼식이 다가오는데 집이 없으니 초라한 기분이 드나 보다.
M의 초라하다는 말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부족한 상태에서 준비를 하다 보니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가슴속에 묻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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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잊고 있던 대학시절 경제적 어려움을 결혼이 다기 오면서 집 문제로 다시 체험하고 있다.
나의 기분을 눈치 챘는지 M이 “비참해진 기분으로 새침한 나의 사랑”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M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나의 사랑은 변하지 않아요” 라는 말로 다시 나에게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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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행복
아직 집 문제가 해결이 안됐다. 표현은 안 하지만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다.
저녁 10시쯤 M을 신도림에서 기다리고 있다. M이 논문 때문에 교육개발원에 들려서 늦게 귀가해서 원래 만남 약속이 없었다.
나의 기다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M은 나를 보고 감동했다며 매우 행복해한다. 미안해 집도 곧 해결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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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런 우리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M은 요즘 내가 다니는 교회에 와서 함께 예배를 본다.
예배를 본 후에는 집에서 쉬거나 음식점이나 근처 카페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
갑자기 M이 “언제나 자연스런 우리”라고 말한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함께하는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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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속도
상대성 이론에 서로 다른 상대 속도로 움직이는 관측자들은 같은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난 것으로 측정된다는 특수 상대성 이론이 있다.
M과 나는 서로 다른 상대 속도로 결혼을 접근하고 있다. 속도가 빠른 M은 짜증부리고 우울해하고 속도가 느린 나는 M에게 미안하지만 서운해한다.
M이 상처받을까 봐 서운한 마음을 감추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서운한 마음이 만든 감정의 표현은 M에게는 날카로운 발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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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효과
초기값의 미세한 차이가 발단이 되어 예상치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서운한 감정이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다.
M이 결혼 예복으로 정장 두벌을 맞추었다. 나는 정장에 바바리나 액세서리도 할 줄 알았는데 나의 생각과 다른 결과에 서운한 감정으로 M과 헤어졌다.
M이 걱정이 되어 한 전화를 냉랭하게 받았다. 걱정 때문인지 나의 전화 목소리를 우리 관계의 끝장으로 받아들인 M이 “죽고 싶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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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열정
전화를 끝낸 후 슬픈 감정의 파도에 휩쓸린 M은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어 밤 11시인데도 집 근처로 와 나를 만나고 있다.
아직 서로의 이해가 부족해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더 깊은 곳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열정을 인지한다. “어찌할 수 없는 우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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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계산
M의 부모님이 예복을 사주라고 했다고 한다. M과 백화점 남상복 매장에서 저렴한 기성복 한 벌을 구매했다.
M이 자신의 카드로 지불한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내가 받은 유일한 것인데 그것도 M의 부모님이 아닌 M으로부터 받았다.
M의 부모님은 가족으로 나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차가운 계산을 하고 계셨고 나는 M의 부모님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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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을 기다림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준비를 하다 보니 우리는 “끝장” “죽고 싶다” 등 슬픈 감정의 파도에 지치고 힘들어하고 있다.
힘들어하는 M을 직장 앞에서 기다리는데 나를 본 M은”너무도 사랑하는 S 직장 앞에서 기다려줌” 표현하며 행복해한다.
슬픈 감정의 파도를 스스로 헤쳐나가면서도 서로 느끼는 애틋하고 소중한 감정 때문에 오늘도 우리는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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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계약
결혼 전에만 집을 구하면 되지 생각하던 나는 결혼 10일전 M의 직장 근처에 조그만 아파트를 계약하였다.
사실 공무원 대출 등 조금만 생각을 달리했으면 더 일찍 구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다.
아직 아파트 열쇠를 받지 않아 퇴근 후 M과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는데 집 때문에 상처받은 M의 표정이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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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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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일주일전
계약한 아파트 열쇠를 건네 받은 우리는 처음으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1502호
작은 아파트 이었지만 새로 지은 지 얼마 안되어서 깨끗하고 전망도 좋았다.
단독 주택에 살고 있는 우리는 고층 아파트에 적응이 안돼서인지 허공에 붕 뜬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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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반지
결혼 반지로 평범한 커플 링을 맞추었는데 결혼 4일전 찾아 서로의 손에 끼워주니 화려하지는 않지만 예뻤다.
우리는 이 반지처럼 가끔은 상대방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지만 우리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반지를 보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하고 때로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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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활
내일은 휴가 첫날이라 직장에 안 간다. 마음도 정리할 겸 오늘은 계약한 아파트에 있다.
텅 빈 아파트에 냉장고만 덩그러니 있다. 휴대용 가스버너로 라면을 끓여 먹으며 게으름과 편안함 속에 행복을 느낀다.
M과 200일 동안 153번 만났다. 집을 떠나 M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참 기분이 묘한데 어떤 단어로도 표현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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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가끔은 멈추어 생각해 보았다. M과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잘 가고 있는 건지
가끔은 슬프고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M이 있어 참을 수 있었던 거 같다.
M을 만난 지 202일 만에 결혼을 한다.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한 힘은 무엇일까 이성적인 계산보다 감성적인 마음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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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촬영
M은 7시부터 미용실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결혼식이 늦은 오후에 있어 화장 후 야외 촬영을 한다.
화장이 끝나기 전까지 M을 데리러 가야 한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길이 무척 막혀 2시간 반 늦게 미용실에 도착하였다.
M은 2시간 반을 기다리며 무척 초초했나 보다. 야외 촬영장소로 이동하여 야외 촬영을 시작하는데 모두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인지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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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목사님의 주례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막연히 결혼을 생각하기만 했지 결혼이 현실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M과 나는 모두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 많은 사람은 우리의 결혼을 축하해주려고 아주 먼 곳에서 오기도 했다.
축하 속에서 행복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M과 항상 함께라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 약간은 떨리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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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여행
공식적인 결혼식이 끝났다. M과 함께한 시간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무대가 끝난 후의 느끼는 허전함도 느낀다.
결혼식 후 M과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M은 결혼 예복도 아직 갈아입지 않은 옷차림이다.
처음으로 M과 긴 6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이제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지 않고 많은 시간과 추억을 공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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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호
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아키하바라 근처에 있는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하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호텔에서 배정해준 427호 객실로 M과 함께 들어가 차를 마시는데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다.
많은 변화에 조금은 어색하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던 변화로 그 변화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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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모닝
얼마 전과 너무 다른 변화다. M과 함께 아침을 규동으로 먹으며 오늘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여행의 특별한 일정은 정해오지 않았다. 전체적인 큰 일정은 있으나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일정을 조정했다.
따라서 5일간의 숙소가 매일 변했다. 매일 색다른 경험을 한 것인데 일부 자료는 실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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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분위기
휴가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는데 M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만 변했다
11월 마지막 날 집안의 모든 물건을 정리한다. 거의 모든 물건이 M이 사용하던 것으로 공간의 이동만 일어났다.
신혼 분위기보다 학창시절의 자취집 같다. 첫 출발하는 우리에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M이 상처를 받을까 봐 표현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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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울음
M의 친구 신혼집에 초대받았다. 결혼을 비슷하게 한 M과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했던 친구다.
우리집과 크기는 비슷하고 잘 꾸미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구 컬러부터 소품까지 자취집 같은 우리집과 많은 차이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 속이 상했던지 M이 운다. 우는 M을 보며 기분이 우울하지만 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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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한 마음
자취집 같은 우리집도 익숙해졌다. 잘 꾸민 친구들의 신혼집을 보며 초라해지지만 M과 열심히 살면 되지 스스로 위로한다.
M의 어머니가 몇 번 오시더니 한 달을 참기 어려우셨는지 결혼하고 2주 지났을 때 말을 하신다. . M이 결혼 전에도 생활비를 감당했고 딸도 자식이니 결혼 후에도 생활비를 달라고 하시는데 M의 통장에 잔고가 없는 이유가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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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각
M의 어머니가 요구한 생활비를 다른 시각으로 보는 우리는 저녁을 먹으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너무 다른 생각이 부딪치자 M이“부딪침을 앞으로 감당해낼 수 있을지”한다. 나는 M의 어머니 요구를 수용하면서 상처를 받는다.
사실 M의 부모님은 생활비를 드려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도 아니어서 이해가 더 안 된다. M의 부모님에게 M과 나는 어떤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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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부부
12월이 들어서며 날씨기 매우 추워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수도가 안 나온다.
복도식 아파트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겐 생소한 경험이다. 수도계량기가 동파한 것이다.
보수업체에 수리를 부탁하고 근처 사우나에서 샤워를 하고 출근한다. 불편하지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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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고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는데 10일이 남았다. 퇴근하고 M과 집 근처를 산책한다.
산책을 하던 중 재래시장에서 쇼핑을 하는데 갑자기 내라는 소낙비를 보며 M이 즐거워하고 있다.
부딪치는 많은 갈등도 이겨내며 미래를 꿈꾸는 아름다운 우리 비가 내리면 행복했던 오늘을 생각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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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다
이틀 뒤면 새해다. 10시가 다돼서 돌아온 나에게 M이 나뿐 XY라고한다. 그러나 즐거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흐른 후 가슴속에 남아있던 행복했지만 때로는 슬프고 지치고 힘들던 이야기를 꺼내본다.
숨가쁘게 달리며 너무 없어서 많은 갈등을 했던 그때의 시간이 풍요로운 지금에 꺼내보아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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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어떤 시인은 “방금 찬물로 세수한 맑고 산뜻한 얼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 5월에 M을 처음 만나
숨가쁘게 달리며 현실의 높은 벽에
때로는 슬프고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때의 시간이 풍요로운 지금에 꺼내보아도 아름답다.
M과의 이야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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