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글 _ 딸기 + 한상욱
사람이 있다, 봄바람이 잇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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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사람이 있다, 봄바람이 잇다
매일의 기록 _ 딸기 모음 정리 글 _ 한상욱
47 40
*총일정_47일(3월15일~4월30일) *순례일 _ 40일
38 95 *38개 지역, 95개 현장 방문
4 *4가지 주제
지금당장 기후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430
1500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행진&문화제 참여인원 1,500명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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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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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지도
지금당장 기후정의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출발 선언문
천만 비정규직의 시대,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 기후위기로 생태계 균형
이 흔들리는 시대, 평화보다는 전쟁을 연습하는 시대. 누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을 위기의 시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 습니다. 가장 힘없는 곳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공항 또 짓는
다고 갯벌을, 섬을 파괴합니다. 서울에 더 많은 전력을 보내기 위해 시골 마을 은 온통 송전탑에 둘러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무너지
고,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들이 거리로 나앉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외침에는 여전히 ‘나중에’라고 합니다. 기후재난으로 위협받는 사람 들의 권리는, 기업의 이윤 앞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국방비는 최고치를 경신해 55조에 육박하고 세계 6위의 군사력을 자랑하며 분쟁지역에 무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위기는 가까이 있는데, 정치는 너무나 한가하게 서로 를 헐뜯는 것에만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누가 덜 나쁜가를 두고 서로 경쟁할 뿐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외침에 화답하는 정치는 잘 드러나지 않 습니다. 그러나 위기의 시대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틔우며 다른 세상을 향해 값 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를 내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위기가 불평등하게 도래할 때 그 불평등을 깨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만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지 않습니다.
위기를 직면하고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다른 세상을, 그리고 먼 저 온 미래를, 지금 여기서 살며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찾고자 합니다. 노동
의 존엄을 찾는 사람들, 차별을 넘어 온전한 나 자신을 찾는 사람들, 인간과 자
연의 연결을 회복하려는 사람들, 경제 성장이 아니라 삶의 성숙을 일구는 사람 들, 전쟁연습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하는 사람들, 기후위기 현장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투쟁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며 멈추지 말고 만나 보자고,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가 권력을 잡든 대리 권력에 우리의 힘을 맡겨 두고 요청하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 각자가 삶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힘을 스스로 실천하며 다른 세 상을 선언하려 합니다.
3월 15일 제주에서 출발해 4월 30일 서울로 향하는 그 길에 함께 해 주시길 바 랍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지금 당장
기후 정의
온실가스의 약 70%는 세계인구의 20%인 선진국들이 배출하지만,
2000년에서 2004년까지 해마다 평균 개발도상국주민들의 19명 중 1명이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기후변화의 피해는 온실가스의 약 3%만을 배출하는 저위도 개발도상국의 10억명이 겪고 있다.
OECD 국가의 경우 피해자는 1,500명 중 1명뿐이었다. - UN기구 (UNDP,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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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1
3/15
@제주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출발 제주해군기지 앞 기자회견 고용보장 없는 제주 칼호텔 매각반대 투쟁 연대 방문
봄바람 순례단이 4월 5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몽곡마을에서 ‘산업단지 농촌마을’ 간담회를 마친 뒤 직접 만든 손팻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360도 카메라 촬영. 예산/한겨레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제주 군사기지화 저지. 제주해군기지 폐쇄 고용보장 없는 칼호텔 매각 저지
다시 길을 떠납니다.
평화바람이 반전평화를 외치며 전국 유랑을 했던 것이 벌써 20년전 입니다. 군산- 광화문-대추리-용산-제주강정-군산.
빼앗기고 절망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 온 시간이었습니다.
평화가 무엇인지를 세상에 물어온 시간이었고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긴 여정 이
었습니다. 우리는 평화가 무엇인지는 알게 됐지만 평화를 이루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는 몰랐습니다.
그래서 평화바람은 다시 길을 떠납니다.
자본과 권력이 자연과 인간을 파괴하는 위기의 시대에 존엄과 생명, 평등과 평화를 위 해 고군분투하는 현장을 찾아갑니다. 작은 연대의 힘이나마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서 로를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는 전국의 투쟁하
는 사람들을 만나려 합니다. 20년전에는 평화바람이 혼자 떠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봄바람은 여러 길동무들이 함께 합니다.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함께 외치고 길을 만들어 갑시다.
제주 해군기지에서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4월 30일 서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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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2
3/16
@제주
핫핑크 돌핀스와 함께 하는 제주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촉구 행동
제주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하라
오늘 재미나게 보내셨나요?
순례단은 봄바람답게 따뜻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언제나 새롭고 짜릿한 투쟁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이름도 쨍한 바다의 친구들 '핫
핑크돌핀스'와 함께 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남방큰돌고래 보호운동과 수족관
에 갇힌 돌고래류의 해방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남방큰돌고래는 현재 120 여마리의 개체만이 남은 보호종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듯이 세상의 모든 돌고래들도 각 자의 생활방식이 있다고 해요.
제주남방큰돌고래는 주로 연안(육지와 가까운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데요, 지난 30
년간 제주 바다는 축구장 189개에 달하는 면적이 매립되었다고 합니다. 왜? 해안도로 와 제주해군기지 같은 해안선 개발 때문입니다.
개발로 인해 서식처 자체가 밀려나는데다 하수처리 능력을 뛰어 넘는 오폐수의 유입
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낚시줄, 폐어구 등이 고래의 몸에 걸려 고래 들이 지느러미나 꼬리가 잘려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안 가까이 세워지는 풍력 발전 역시 돌고래들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돌고래를 가까이에서 보겠다며 관광 선박들이 돌고래 서식처에서, 근접 거 리에서 돌고래들을 쫓아다니고 있답니다. 이에 대해서 조약골 활동가는
“누군가 내가 살고 있는 집 안방을 지켜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겠어요? 관광선박 은 돌고래들에게 그런 존재에요. 내 허락도 없이 우리집을 빤히 들여다 보는거죠.”
제주남방큰돌고래는 돈내고 배타고 나가지 않아도 바닷가에 나가면 잘 볼 수가 있어 요! 저희도 오늘 돌고래가 수영하는 모습을 몇번이나 볼 수 있었어요. 돌고래도 말을
할 수 있다면 인간들에게 뭐라 말할까요. 모두가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파괴하는 인간들에게 돌고래는 무슨 말을 할까요.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마음. 돈때문에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비정규직으 로 내모는 마음과 돈때문에 자연을 파괴하고 난개발을 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죽이는 마음은 어쩌면 꼭 닮아 있는게 아닌가요.
순례단들은 이런 답답한 마음도 있었지만 카약을 타고 바다에 나가서 함께 소리도 치
고, 해양 쓰레기도 치웠습니다. 무엇보다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의 뜨거운 환대와 정 열적인 모습은 저희에게 큰 힘을 주었어요. 감동적인 비건 테이블 밥상 못잊어! 오늘로 제주 일정을 마치고 내일은 부산입니다. 아~ 육지에선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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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3
3/17
@부산
가덕도, 새만금, 제주2공항 3개 신공항 반대 기자회견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 현장 답사 탈핵부산시민연대와의 간담회 가덕도 신공항 반대 목요행동
가덕도 신공항 당장 철회하라
바람이 많이 부는 가덕도 대항 전망대에서 부산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분들과 새만금, 제주 제2공항, 가덕도 신공항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없는 기자회견이었어요. 부산 활동가들이 울분을 토합니다. 지역에서 겪을 어려 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었어요.
온갖 정쟁으로 뉴스가 가득 찰 때 우리의 삶과 뭇 생명들의 삶터를 파괴하는 일들은 전혀 들리지가 않죠.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오늘 당신에게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가덕도를 방문했습니다. 입이 떡 벌어지네요.
너무나 아름다운 섬. 바로 옆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낙동강 하구 철새 도래지. 그보 다 놀라운 것은 가덕도가 러일전쟁의 최전선이었다는 사실.
부산에서 갑자기 왜 러시아? 일본을 보호하려고 부산 가덕도를 병참기지로 만든 것이
죠.생전 처음 보는 포진지를 둘러보는데 그 고즈넉한 마을이 국방부 소유라 일제시대 에 만들어진 그 모습 그대로 지붕만 씌운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제시대에 주민을 쫓아내고 일본군 진지를 만들 었으면 해방후 주민들에게 땅을 돌 려줘야지 왜 지금까지 국방부가 가지고 있나? 쉽게 땅 뺏으려고 하는 건가?
삶의 터전이 뺏기는 것이 무색하게 해변 옆으로는 새로운 카페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 서고 있습니다.
너무 이상한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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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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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아프가니스탄 난민 울산 정착 관련_차별금지법 제정연대와의 간담회 불법파견, 범죄집단! 현대건설기계 기소 촉구! 검찰 규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이엔지 노동조합과 함께하는 약식 집회와 연대 방문
불타는 금요일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은 오늘 울산에서 신나고 즐거운 세상을 만나 고 왔습니다.
오전에는 울산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울산 정착과정에 서 겪고 있는 일들을 이야기 듣고 오후에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이엔지 해고노 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이슬람 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 잘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낯설음이 지역사회에 어 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런 긴장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
검찰은 불법파견 현대건설기계를 기소하라. 불법파견 중단하라
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앞두고 그것을 회피하기 보다 적극적으로 대 화의 자리를 만들고, 가능한 지원책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
었습니다. 무엇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들을 이웃으로 만나야 한다는 확신이 이 야기를 나눠주신 전교조 선생님들, 시민사회인권단체 활동가들의 이야기 속에서 느껴
졌습니다. 난민 인정 비율이 1%정도밖에 안도는 한국 사회에서 울산의 시민사회의 움 직임이 혐오와 차별에 맞서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현대중공업의 사내하청, 불법파견은 새로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많은 대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양산합니다. 노동부에서 대법원에서 불
법파견 판정을 받아도 재벌들은 그 판정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오늘 만난 서진이엔 지 노동자들도 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었습니다.
긴장됐던 검찰청앞 집회에서 처절함보다는 발랄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율동패는 포크레인, 춤 이름은 지게차춤. 자신들이 만들던 중장비 기계들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 처럼 쓰는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다섯명의 조합원 모두가 율동패가 되어 보여주는 몸 짓 속에 비참함을 거둬내는 인간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고되었지만 다른 직장에 가기 보다 내가 겪은 부당함에 맞서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 더 적은 수입이지만 덜 쓰면 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 우리들이 멈추지 않고
싸워서 이겨야 불법파견으로 일터에서 차별받는 울산의 더 많은 노동자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세상을 더 많이 알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 갈 때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다면 지역과 나이와 국적과 문화에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씽씽 찬바람 부는 울산의 하루였지만 많이 웃고 많이 따 뜻해 지는 그런 하루를 보냅니다.
내일은 경산으로 갑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던 시기 고열에 시달려 병원에 갔지만
13번의 코로나 검사만 반복한 채 적절한 의료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결국엔 사망에 이른 정유엽님의 2주기 추모제에 순례단도 마음을 보태고자 합니다. 기억, 애 도, 연대. 함께 마음을 모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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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5
3/19
@경산
코로나 19로 인한 아픔의 추모제 기억, 연대, 애도 _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사망한 정유엽 2주기 추모식
코로나19 의료공백 진상규명 의료공공성 강화
DAY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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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대구, 경산
월성 원자력 발전소 인접주민 이주대책 요구 출근 투쟁 연대와 간담회 대구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민간위탁 폐지! 정규직 전환 쟁취! 기자회견과 지지방문 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한 연대 문화제
월성원전 인접주민 이주대책 마련하라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민간위탁 폐지하고 정규직 전환 쟁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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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없는 캄캄한 터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내 몸에 방사
능이 있는데. 우리 손자가 다섯살에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나왔어요. 그 손자가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 됐는데. 아무것도 해결이 안됐습니다. 우리도 사람인데 사람 취급 을 안합니다. 하루종일이라도 말할 수 있어요. 너무 갑갑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황분희)
“사람을 제물로 바친거 아닙니까. 우리식구 세명 갑상선암 걸렸습니다. 우리집이 핵
발전소에서 3km 떨어져 있고 우리집 위로는 고압송전선이 지나갑니다. 전기를 만든 다고 사람을 제물로 쓰면 되겠습니까.”(오순자)
아침 6시 새벽밥을 먹고 대구에서 두시간 거리에 있는 경주 월성원자력 발전소 앞으
로 왔습니다. 상여를 끌고 가는 출근 투쟁 후에 간담회에서 주민분들의 답답한 심경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전기를 만드는 공장인줄만 알았는데 후쿠시마 사고 나는 걸 보면서 우리 집 앞에 있는
원전을 다시 생각했다고 합니다. 물, 땅, 몸 모든 곳에서 삼중수소가 나왔습니다. 한수 원은 기준치 이하여서 괜찮다고만 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핵발전 소를 공격한 것을 보며 월성지역 주민들은 또다른 우려를 합니다. 자연재해뿐 아니라 혹시라도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폭격이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입니다.
원전은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위험하고 수십만년이 지 나야 없어지는 물질인데 이 위험을 멈추지 않는가?' 반문합니다. 전기를 만들수록 폐 기물이 계속 쌓이는데 하루라도 빨리 닫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70을 넘어 산 자신들은 이제 죽어도 되지만 이 위험한 것을 자식들에게 물려준다는 것만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괴롭다고 합니다.
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세워진 원전 때문에 형광등도 함부로 켜지 않는 시골 어르 신들은 위험과 괴로움에 떨고 있습니다.
터가 안좋다고 청와대는 털썩 옮긴다면서 7년이나 싸우는 이 주민들의 외침에는 왜 답이 없는 것인가요.
왜 원전 인근에 사는 사람만 두려움과 괴로움에 떨어야 하나요. 전기를 쓰는 우리 모 두가 책임져야할 문제가 아닌가요.
“저희는 너무 애가 타고, 더이상 어떻게 할지를 몰라서 이렇게 하고 있는데 저 높은
분들은 이 마음을 알지 모르겠어요. 하루 파업하면 7만원을 못벌고, 그게 없으면 당장 집값, 애들 학원비 어떻게 하나 걱정되는데 그거 포기하고 점거 농성을 하는 거예요. 근데 이사장님은 시장가서 과자사먹고 맛있다고 sns에 올리더라고요.”
“우리는 직원이 아니라고 못들어 간대요. 그래서 로비에서 농성 하는 것도 불법이라
고 하고 나가면 못들어가고 그런 내용을 공문으로 받았을 때 좀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우리가 전화 받을 때 ‘한국장학재단 ㅇㅇㅇ입니다’ 이렇게 받아요. 우리가 장학금을
지원하는 업무니까 신청하는 사람의 민감한 개인정보나 소득정보같은 서류를 다루거 든요. 재단은 고객들의 이런 민감한 정보를 위탁업체에 맡기는 건 괜찮고 우리가 로비 에서 농성하는 건 위험하다고 하는 거잖아요. 그게 정말 이해가 안돼죠.”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업무를 말하는 목소리가 단정하 다.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그 후에 장학금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까지 이들의 업무
는 국가장학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그녀는 자신이 상담을 해 누군 가가 대학에 가서 꿈을 펼치게 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그것을 소명으로 살아간다.
자신들이 업무를 하지 않으면 누군가 대학에 가서 꿈을 펼치지 못할까봐 파업도 미뤄 졌다고 했다.
한국장학재단의 이사장은 정대화. 소위 진보적 학자라고 한다. 정대화 씨가 재단 이사 장이 됐다는 소식에 주변에서는 다들 정규직이 될 거라고 축하해 줬다고 한다. 그런데 천막농성 117일, 로비농성 7일이 됐다.
말이 로비농성이지 들어간 사람은 나올 수 없고, 한번 나온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 로
비 감금이나 다름없는 농성. 봄바람이 방문한 오늘 7일만에 처음으로 ‘동지’를 만난 조합원들은 눈물을 쏟는다.
이사장은 노동자들을 감시할지언정 와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지는 않는다. 이사장은 노동자들을 로비에 감금시킬 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풍경이 바뀐다고 하잖아요. 정대화 씨가 이사장이 되서 보는 풍경이 바뀌었나봐요. 저희가 그 풍
경을 바꾸려고요.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농성을 끝낼 때. 정 대화 이사장이 보는 풍경이 바뀌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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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7
3/22
@대구
AIG 어드바이저 보험대리점 관리자 갑질 및 부당행위 규탄 선전전과 행진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현황과 혐오와 차별에 대한 간담회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_내일을 여는 극장 with 여성노동자 <평등길1110> 공동체 상영및 간담회
아침부터 대구에서 번화한 범어동 네거리에 모였습니다. AIG 어드바이저 관리자 갑 질을 폭로하고 규탄하는 자리였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이 현장에 함께 하기까지 다툼이 있었어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잘 몰랐거든요.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라는 것도 생소하고 회사를 그만 두고도 고객관리를 해 왔다 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요.
사무실에 CCTV 를 설치했다는 것도 성추행, 폭언 이런 일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안되어서 누군가 정보를 잘못 주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네 명의 보험설계사 분들이 나와서 선전전을 하는데 봄바람과 함께 오늘은 약식 집
AIG보험관리자 갑질 규탄및 부당행위 규탄한다 차별없이 평등하게 무슬림 혐오중단
회도 하고 같이 행진도 했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노동형태도 다양해지니 잘 몰랐던 사례들을 계속 만나게 됩니다.
보험설계사 분들 역시 자영업 등록을 했지만 사실상 보험사의 업무지시와 통제를 받 는 노동자입니다. 보험설계사 노동자가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고 한국에 와서 사람들과도 잘 지내와서 이런 일 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지금은 종교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느끼고 있어 요. 그런데 그게 모든 한국사람이 그런 건 아니죠. 일부가 그렇다는 걸 우리도 알고 있 습니다.”
오전 선전전을 끝내고 쉴 틈 없는 스케쥴이 이어집니다. 후다닥 식사를 하고 짐깐 쉬
면서 바라보니 경북대 서문에 바랬지만 분명한 현수막들이 보입니다. 무슬림 사원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입니다.
경북대학교에는 150여명의 다양한 국적의 무슬림 유학생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공 대에서 석사, 박사, 연구원으로서 학업과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다섯 번 기도
를 하는 신앙생활이 중요한 무슬림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기도소를 만들었습니다. 유학
생들이 많아지면서 무슬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하고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이 미 7년간 무슬림 공동체를 이루고 기도해 왔기에 별다른 걱정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건물 2층을 올릴 무렵 주민들은 노골적으로 무슬림 사원을 짓는 일을 반대했
습니다. 여기저기 현수막이 걸리고 북구청에 민원을 넣자 공사중지 행정 명령이 내려 졌습니다. 공사는 일년 반 멈춰있고 그 사이 공사 자재비는 1억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법원은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공사현장 앞에 천막을 치고 현수막을 걸고 있습니다.
부모를 좇아 함께 들어온 아이들은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골목을 지나 매일 학교를 가 야 했습니다. 그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을 지원하는 경북대학교 교수님들과 학생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있었습니다. 차별이 만연한 것 같지만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이웃을 아끼고 함께 하려 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울산에서도 이곳 대구에서도 무슬림에 대한 차별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이슬람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만들어 졌을까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왜 낯섦이 차별로 이어질까요. 우주를 연구하고 자율주행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에 온 무슬림 친구들이 차별에 맞서 꿈을 펼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 이 무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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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8
3/23
@밀양
단장면에서 101번 농성장이 있던 곳에 세워진 송전탑 둘러보기 봄바람과 함께 하는 밀양 청도 탈핵 탈송전탑 집회
오늘은 여유 있는 하루. 조금 일찍 도착한 밀양 단장면 용회마을 뚝방에 앉아 시간을 보냅니다. 강가 나무들에 물이 올라 새순이 올라오고 잘잘잘 시냇물이 자갈에 부딪히 며 흘러 갑니다.
고개를 들면 마을을 휘감은 송전탑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애써 외면해 보지만 땅만 보
며 갈 순 없는 노릇입니다. 잠시 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남어진 활동가의 안내로 긴 송전선로가 늘어진 101번 송전탑이 멀리 보이는 들판에 섰습니다.
밀양×청도 송전탑 철거로 기후정의 이뤄내자
“저 산 위에 101번 농성장이 있었습니다. 전기도 물도 없어서 산에 오를 때마다 물을
지고 갔습니다. 행정 대집행이 들어올 때 부지에 있던 나무들을 다 베어 버렸습니다.
그러고서는 작은 나무들을 새로 심었습니다. 그 나무들이 벌써 많이 자랐습니다.” (남 어진)
“처음부터 같이 싸우지는 않았어요. 근데 우리마을 할머니들이 너무 당하시는 거에
요. 그걸 보다 못해서 같이 하게 됐습니다. 송전탑 공사를 하는데 헬기로 실어 나르는 데 정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았어요. 정말 억울하고 내가 뭘 잘못했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마을에서도 찬성하는 사람들이 큰소리 치고 너무너무 속상해요. 그 사람들은
우리가 싸웠기 때문에 합의금을 받은거 아입니까. 저는 그 돈을 절대 안받을낍니다.” (권귀영)
저녁, 영남루 많은 주민들이 너무나 큰 환대로 봄바람을 맞아 줍니다. 그리고 봄바람 이 밀양, 청도에 그리고 밀양, 청도는 봄바람에게 말합니다. 당신도 버티고 있었군요. 나도 여기서 버티고 있습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 속에서도 마음 한켠이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들은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 고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빼앗기고 그것을 우리의 힘으로 지키지
못했던 그 순간들이 밀양과 강정에서 또 다른 현장 속에서 끝없이 반복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 일들이 없어져야 할 텐데. 이제는 새로운 송전탑이 봉화, 홍천을 거쳐 가
평으로 이어집니다. 누군가는 또다시 고향을 빼앗기고 눈 앞에 버젓이 서 있는 송전탑 을 마주해야 겠지요.
폭력이 지나간 자리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이 눈 앞에 놓인 폭력의 결과물을 안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울과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공장을 돌리기 위해 이 모든 일이 생깁니다. 너무나 끔
찍합니다. 전기를 눈물을 타고 흐른다고 합니다. 오늘도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다른 누군가의 눈물로 일궈진 결과입니다. 불편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입니다. 그리 고 이 진실을 알게 된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에 있어야만 내가 편리하고 편안해 질 수 있는 이 체제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저녁 문화제에서 함께 읽은 성명서의 마지막 문장으로 오늘을 정리하려 합니다.
“밀양, 청도, 봄바람 순례단은 서로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서로를 보듬고 부추기
며 기필코 함께 다른 세상을 만들고야 말 것입니다. 여전히 밀양, 청도의 118세대가 합의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는 에너지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함께 하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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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9
3/24
@성주
불법 사드기지 공사에 저항하는 소성리 평화행동
소성리에 평화를. 불법 사드 당장 빼라
새벽 4시 30분 누룽지를 끓여먹고, 대구에서 소성리로 향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따뜻했어요. 겨울 추운 날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우리 할 머니들은 딱 버티고 계셨어요. 지금은 주 3회 들어오는데 들어오기 전 날, 나간 다음
날 한 이틀은 정신이 없어서 실제로는 일주일에 이틀정도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주 5일 들어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어요. 이제 곧 일하는 철이 돌아오는 데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불안한 건 사실이에요. 캄캄한 한밤중에 홀로 선 것 같은
기분이에요. 끝까지 싸울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그런 말을 하면 막막합니다.” (임 순분)
소성리에 사드가 들어 오고 문재인정부는 “사드를 빼겠다” 했지만 여전히 사드는 소
성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소성리에 사는 주민들은 오늘도 불법으로 들어와 운영되는 사드를 막기 위해 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사드가 배치되고 레이더의 정면에 위치한 주민 100명이 사는 노곡리에 최근 1, 2년 사
이 아홉 명의 암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 다섯 분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전체 주민의 10%에 급작스럽게 암이 발병한 것인데, 달마산 자락 바로 아래 청청지역 노곡리에 바
뀐 것은 사드 레이더가 마을을 향해 세워진 것 뿐입니다. 어느 정도인지 알 수도 없는
전자파가 사드 레이더 기지에서 방출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과관계를 확인해줄 전 자파 계측이나 관련 연구, 조사조차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한국군인들이 사드 부대를 지키는 일에 배치되어 사주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 부대를 한국군이 지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인데 소성리에서는 그 전례없는 일 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7년을 하루같이 버텨내는 시간입니다. 정치권의 허울좋은 약속 은 지나간 지 오래입니다. 사지가 덜덜 떨리는 신새벽에 희망을 기대하지만 무력함이 지배합니다.
얼음같이 차디찬 맞바람이 가슴까지 시리게 하는 오늘. 당연한 무력감 앞에서도 꼿꼿
이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하루하루를 그저 성실히 살아가는 것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작은 몸 하나를 일으키는 것 부터 우리는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은 마을 소성리의 외침이 당신의 작은 몸을 들썩이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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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0
3/25
@전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과 함께 하는 약식 집회와 행진
DAY #11
3/26
@군산
새만금신공항 예정지 수라갯벌 걷기와 하제마을 미군공여 반대, 팽나무 지키기 팽팽문화제
새만금신공항은 미군기지 확장이다. 새만금신공항 철회하라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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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비가 내린 오늘, 수라갯벌을 걸었습니다. 20년간의 간척사업 와중에도 살아남은 수라 갯벌. 방조제 물막이 공사 후 수년에 걸쳐 조개 무덤이 만들어지며 아무것도 살 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라갯벌은 금개구리, 흰발농게의 서식처가 되었습 니다. 해수유통만 된다면 본래의 갯벌 모습을 찾을 수 있지만 전라북도는 여기에 새만 금신공항을 만든다고 합니다. 현재의 군산미군기지 바로 옆에 말입니다.
군산, 김제, 부안에 걸친 세계 최장의 방조제는 세계 3대 갯벌로 손꼽히던 새만금 갯벌 을 황무지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역발전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갯벌의 생명은 간 단히 돈과 맞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많은 정치인들은 새만금 간척사업을 팔아 권력을 누려 왔고, 토건 기업들 역시 자신들의 배를 불려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탄소를 흡수하고 강 하구의 물을 정화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들의 터전이었던 새만금은 이제 모랫 바람이 날립니다. 권력자들이 약속한 미래는 결코 도 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미래는 기후붕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개발이냐, 보존이 냐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에 우리들은 시급히 움 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권력자들은 개발을 말하고, 성장을 말합니다. 여전히 새만금신공항을 만드는 일은 전북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 절박한 현실에 우리가 버텨낼 수 있는 힘은 함께 하는 동료들입니다. 20년간 새만
금 개발에 반대 해온 동료들과 함께 전주 시가지를 걸으며 우리가 요구하는 다른 세상 을 외쳤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모아 17번째 팽팽문화제에 함께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거대한 미군기지 옆에서, 거대한 개발 사업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막막할 때가 더 많았습니다. 한숨과 눈물, 모멸감의 시간을 버텨야 했습니다.
숨넘어가는 개발의 포화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낸 흰발농게처럼, 마지막의 그 마 지막까지 우리도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입니다. 땅을 일구고 모종을 심고 함께 노래하 고 웃음을 나누며 동료들과 연대하며 최선을 다한 하루 입니다. 다른 세상도 봄처럼 불쑥 다가오길 기대해 봅니다.
“작년에는 한파가 2박 3일씩 세번 왔어요. 팽나무 옆에 대나무가 작년에는 벌겋게 얼
었는데 올해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올해는 한파가 두번 왔거든요. 1박 2일로요. 그 정
도는 견딜 수 있다는 거죠. 대나무 숲에 들어가 봤는데 이미 준비가 끝났어요. 이제 터 뜨릴 준비가 다 됐어요. 봄이 오고 있습니다.”(최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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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봄, 문정현 신부와 평화바람, 길동무들은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여정을 떠났다. '지금당 장 기후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연습말고 평화연습!', '일하다 죽지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 한 순례길이었다. 봄바람 순례단은 3월 15일 제주강정해군기지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부조리한 세상과 맞서는 현 장과 사람들을 만나며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문화제'를 끝으로 마무리 하였다. 봄바람 순례는 비정규 직이제그만공동투쟁, 기후정의비상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기지평화네트워크의 활동가들의 참여와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week 1&2
3/15~3/26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현장 기록 - 1
위해' 길을 떠나자고
봄바람이 되어 다른 세상을 만나러 가는 순례길
했습니다. 3월 15일. 봄이 오는 날, 설레는 마음으로 다른 세상을 만나러 가는 순례길 첫 번째 날입니다. 낮 12시, 첫
봄바람 순례단은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강정해군기지 앞에서
강정마을 밥상
있었습니다. 멀리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어머니와
공동체가 있는 중덕
송경동 시인, 제주지역 농민회와 노동단체, 제주도민 등
삼거리식당에서 종환 삼촌이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을 향해 강정
만들어준 밥을 먹고 첫 일정으로 제주KAL호텔
주민과 평화 활동가들은 따뜻한 마음이 담긴 노래를
노동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KAL호텔 소유주 조원태는
불러주고 편지글도 읽어주셨습니다.
부동산 투기자본에 호텔을 매각하고 300여 명의 노동자를 쫓아냈습니다. 평생을 일한 노동자들에게
5416, 첫 순례를 떠나는 날, 강정 해군기지 담벼락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고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앞에 붙어 있는 숫자입니다. 그 긴 세월 동안 강정은 국가폭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고
KAL호텔 매각저지와 고용보장을 위해 호텔 로비에서
마을 공동체는 갈가리 찢겨졌습니다. 그러나 강정
35일차 농성하는 조합원들을 만났습니다. 삭발한 노조
평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사무장은 자본의 횡포에 떠나가는 동료를 생각하면
무너진 평화를 세우기 위해 그 기나긴 날을 견디며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떤 고통일지 알
살아왔습니다. 그 누구도 평화를 빼앗을 수 없습니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2년째 강정에 살고 계신 ‘길 위의 신부님’은
강정마을을 파괴하고 군사기지가 들어선 것처럼
강정해군기지 앞 기자회견에서 우리와 똑같은 아픔을
자본은 노동자를 내쫓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당하며 전국 곳곳에 있는 '권력과 자본의 폭력에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고 합니다. 자본의 탐욕 앞에
맞서 싸우는 사람'을 만나러 가자고 했습니다. '아픈
노동자는 쓸모없는 폐품입니다. 제주에서 특혜를
사람들끼리 아픈 마음을 서로 나누며 하나가 되기
받아가며 40년 넘게 호텔을 운영하면서 재벌로 성장한
제주
기업이 하루아침에 노동자를 거리에 내모는 일이 아무
죽어가고 있습니다. 바다가 죽어가면 인간의 삶도
일도 아닌 것처럼 벌어지는 것에 우리는 분노합니다.
위기에 빠집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우리는 봄바람이 되어 노동인권을
제주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하수처리장의 용량 초과와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차별에 저항하는 사람들,
오수들이 매일매일 바다로 흘러갑니다. 대정 앞바다의
군사기지에 땅을 빼앗기고 평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남방돌고래는 암에 걸려 입이 기형이 되고 낚시줄에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평화를 위해
감긴 채 고통스럽게 헤엄치고 있습니다. 지느러미가
구석구석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만날 것입니다. 어둡고
사라진 돌고래가 힘들게 움직이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추운 땅에 봄바람이 되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의 시간을 만들 것입니다.
핫핑크 돌핀스 식구들이 마련해준 비건 점심은 아주 인기가 높았습니다. 봄볕 따스한 날, 마당에 옹기종기 모여 팔십이 넘은 흰 수염의 할아버지와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이가 뛰어 놀고 있습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모여 밥을 나누는 풍경은 아름다운 시간이며
제주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하라
평화로운 순간이었습니다.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둘째 날,
점심을 마치고 카약과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제주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활동하는
요구하는 깃발, 플래카드를 트럭에 싣고 대정 해안가로
단체를 찾아갔습니다. 아침 일찍 성프란치스꼬
갔습니다. 순례단은 두 팀으로 나눠 해양쓰레기
평화센터 앞에서 '봄바람 순례단'과 육지에서
수거활동과 해안을 따라 돌고래 보호를 위한 카약
제주까지 온 길동무들, 강정평화 활동가들은 대정읍
시위를 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 해양환경단체를 찾아갔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선박관광 중단하라,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하라"
알려가는 활동’을 합니다.
카약을 타고 대정읍 앞바다를 돌았습니다. 돌고래를 좇으며 구경하는 선박운행으로 남방돌고래는 위협을
대정으로 가는 들판에는 봄의 기운이 파랗게 새록새록
당하고 갈 곳을 잃어갑니다. 우리는 돌고래가 바다에서
올라옵니다. 예쁘장한 돌담길을 따라가니 핑크색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건물의 아담한 핫핑크돌핀스 건물이 나왔습니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라고 해서
활동가들이 손수 오래된 가옥을 수리해 도서관과
학대하거나 마음대로 포획해서는 안됩니다. 인간이
교육실을 만들었습니다.
버린 쓰레기가 바다를 뒤덮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바다, 바다에 사는 돌고래가 위협당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돌핀스 식구들은 순례단이 도착하자 봄의 기운이
원하는 평화입니다.
넘쳐나는 작은 마당에서 기타를 치며 환영의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환대의 따뜻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모르는 작은 시골 마을에 모여 모든 생명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그들은 이미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교육관에 모여 제주남방큰돌고래에 관해 조약골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주는 해군기지 등 군사시설과 신항만 개발,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할 풍력단지가 해변가에 건설되고 대규모 난개발과 넘쳐나는 해양쓰레기로 바다가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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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입니다. 정치적 논리에 의해 국가사업이
가덕도 신공항은 우리의 미래가 아니다 52
수없이 바뀌고 토건세력과 투기세력의 이익을 위해
순례길 3일째, 새벽 일찍 강정을 떠나 김해공항에
혈세가 퍼부어지고 가난한 사람은 땅에서 내몰리고
도착했습니다. 부산의 길동무가 공항로비로 마중을
기후위기는 가속화됩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부산
나왔습니다. '봄바람 불어 온다'라고 예쁜 글씨의 작은
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를 마치고
피켓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어도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함께 전포동 일대를 돌며
봄바람 순례 소식을 듣고 찾아온 길동무의 연대에 힘이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거리를
솟아납니다.
함께 걸으며 연대의 함성은 높아졌습니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다시 묻습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의 회원들이 기다리는 가덕도 대항전망대로 서둘러 떠났습니다. 가덕도의 봄바람이 거세게 불어옵니다. 가덕도 대항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내 삶이 중요하듯 타인의 삶도 중요합니다
있으며 공항 개발에 맞서 외롭게 싸우고 있습니다. 순례길 4일째, 울산으로 가는 길은 봄비가 내립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오전에 울산차별금지법제정연대 주최로 '봄바람과 함께
회원의 안내를 받으며 가덕도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하는 울산지역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공항입지 예정인 가덕도의 대항 포구는 '커다란 목(대항·大亢)'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신공항건설은
최근 울산 동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프간 난민
바로 가덕도의 목을 자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녀 28명이 입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학교 학부모들의 반대로 이주해온 아이들의 입학이
가덕도는 150여 년 수령의 동백 수만 그루가 자생하고
순조롭지가 않습니다. 지배자들이 저지른 전쟁과
있는 섬입니다. 100년이 넘는 숲이 있으며 토종 돌고래
공포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아이들이 처음 보는 낯선
상괭이와 수달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땅에서 겪어야 할 설움이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낙동강 하구
난민도 우리의 이웃입니다. 피부색과
철새도래지의
문화와 종교의 차이가 차별의
핵심축이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전쟁터의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아이들의
가덕도입니다.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누구나
그런데 산을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것과
자르고 바다를 메꾸어
같습니다. 만약 한국인이 외국에서 차별을
공항을 짓는다고 합니다.
받는다면, 외국에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다면 우리는
이미 만들어진 공항도 적자로 문을 닫는데 정부는
분노할 것입니다. 아프간 난민을 차별하는 것 역시
가덕도, 제주 2공항, 새만금 신공항 등 10개의 공항을
한국사회의 또 다른 인종주의입니다.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수가 독점하는 토건세력의 이익을 위해 갯벌을 콘크리트로 메꾸고 산을
간담회에 모인 사람들은 난민 자녀들과 함께 할 수
파헤치고 바다를 파괴합니다. 수많은 생명체를 죽이고
있는 방법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인
콘크리트로 땅과 바다를 덮어가면서 탄소중립을
‘딸기’님은 몇 년 전 제주지역에 온 예멘 난민 이야기를
선언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들려주었습니다. 당시 제주사회는 난민에 대한 반발이
개발이 되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거짓이며
심했지만 평화운동가들이 노력으로 함께 할 수
부산 울산
있었습니다.
하청업체였습니다. 3년 동안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했습니다. 용접을 배워 서진 하청회사에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운동가들은 난민들에게
입사하였고 용접기술이 몸에 익혀질 즈음 해고가
'희망의 학교'를 열었습니다.
되었습니다.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서진 해고자들은 현대중공업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
가졌습니다.
고공농성을 하다가 끌려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이후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지금까지 천막 농성장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성
것이 아니라 서로를
노동자는 용접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인생직업'이라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했습니다.
가졌고 벽이 허물어졌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생각에 머무는
누구나 최고의 '인생직업'을 찾아 꿈을 꿉니다. 그러나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내 삶이 중요하듯
한 여성 노동자의 소박한 '인생직업'조차 자본은 빼앗아
타인의 삶도 중요합니다”
갔습니다. 이 사회가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에 가슴에 쓰려옵니다. 길가 농성장 건너편은 현대중공업의 커다란 건물 벽에 사훈이 보입니다.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길이며 나라가
공장으로 돌아가자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되는 길이다.' 꽃샘추위와 봄비가 몸을 움츠리게 합니다. 오후에는 울산검찰청 앞,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인
1,000만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넘쳐나는 이 나라의
서진이엔지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의 검찰청 앞
재벌이 내세우는 거짓 구호가 기막힐 뿐입니다.
규탄대회에 참여했습니다. 2020년 고용노동부는
저임금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고 해고를 일삼는
원청에 불법파견이므로 직접 고용을 하라는 명령을
그들에게 ‘우리’는 대체 누구인지 묻고 싶습니다.
내렸습니다. 검찰은 차일피일 미루면서 기소를
현대중공업 자본은 하청업체의 뒤에 숨어 최고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 역시 자본의 편입니다. 법이
이윤을 벌어들이며 재벌이 되었습니다. 회사측의
정의롭다면 현대계열사의 사업주는 당연히 처벌을
폭력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싸우는 노동자에게
받아야 하고 노동자는 공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서진 해고노동자들은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찾아주어 "너무
서진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은 597일째 정리해고 철회
고맙다" 연신 인사를 하지만 자신의 권리를 찾기위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서진 노동자들의 몸짓패 이름은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이들에게 오히려 힘을 얻게
'포크레인'입니다. 얼마나 공장으로 들어가길 원하는지
됩니다. 이들을 뒤로하고 떠나는 일이 편치가 않습니다.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길을 떠납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현대중공업 정문 앞, 천막농성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해고자는 비정규직으로 8년을, 또 다른 이는 16년을 일하였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였습니다. 어느 20대 후반의 여성 노동자의 울림이 계속 귀에 남습니다. 그는 20대 초부터 여러 현장을 다녔습니다. 이전에는 현대중공업에서 군함을 제작하는 사업장의 전기 배선반에서 일했습니다. 그때도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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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애도, 연대를 위하여 54
핵발전소 인근 주민은 지금 죽어가고 있다
순례길 다섯째 날, 경산 남매지 호수 앞에서 코로나 19
봄바람 순례길 7일째, 3월 21일입니다. 대구에서
대응지침을 따르다 치료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고
새벽같이 서둘러 월성 원자력발전소로 떠났습니다.
정유엽 군(17세)의 추모제가 있었습니다. '기억, 애도,
동해 바다의 거센 파도를 바라보며 제주에서,
연대' 2주기 추모제가 시작되면서 평소 유엽 군이 자주
가덕도에서, 부산에서, 울산에서, 경산에서 모진 풍파를
불렀다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나지만 그들은 외롭게 현장을 지키며 하루하루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는 "유엽이 기일 때마다 날씨가
살아갈 것입니다.
안 좋은 것은 사회가 아프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은 코로나로 세상을 떠난 모든 분들을
월성원전 앞 천막 농성장 주민들이 순례단을 기다리며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도착하자마자 주민들과 함께 월성 원자력발전소 입구까지 상여시위를 했습니다.
2년 전 고 정유엽 군은 코로나 검사를 14번 받으며,
‘2,766’ 7년이 넘는 세월동안 월성원전 인근의 나아리,
집에 가서 2~3일 동안 기다리고 있으라는 의료기관의
나산리 주민들이 싸워온 날입니다. 원전이 세워진
말을 믿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결국 진료를
후 40년 동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억울한 사연들은
거부당해 세상을 떠나야 했습니다. 고 정유엽 군의
단순히 숫자 하나로 기억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이 의료공백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호소했습니다. 아픈 몸인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바라는 소망은 단 한 가지입니다. 원전이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380킬로미터의 '공공의료 한걸음'
있는 마을에서 피폭으로 더이상 병에 걸릴 수 없으니
도보행진을 했습니다.
이주대책을 세워 달라는 것입니다. 2020년 한수원의 당기 순이익은 6,179억 원입니다. 그러나 원전으로
유엽 군의 아버지는 그동안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피해를 받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외쳤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 했습니다.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회적 요구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침 상여시위 때 힘겹게
"유엽이는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함께 해주어 위로를
관을 끌고 가던
받고 있지만 코로나19로 희생된 가족들은 '죄인 아닌
암투병 중인
죄인'이 되어 아픔을 치유할 기회와 위로도 받지 못하고
한 여성분은
견디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희생자의 이면에는 "의료공백과 낙인, 차별과 배제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있으며 공공의료
"사람을 제물로
확충으로 누구나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바친 거 아닙니까. 나는
찾자"고 했습니다.
갑상선 암에 걸렸습니다. 우리 아들과
참가자들은 애도의 시간, 고 정유엽 군과 코로나로
딸도 갑상선 암으로 생활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집이
세상을 떠난 영정들 앞에 꽃을 바치며 추모의 시간을
핵발전소에서 3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 지붕 위로
마무리했습니다.
8개의 고압선이 지나갑니다. 전기를 만든다고 사람을 제물로 쓰면 되겠습니까?" (주민 오순자) 주민들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원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편하게 전기를 쓰고 있지만 원전 인근 주민들에게 하루하루는 불안과
경산
경주
공포의 시간입니다.
신부님에게 기대어 울음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연대의
누군가는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고 하였지만
손길만이 그들을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을 타고 오는 전기'를 쓰고
그러나 그들은 지금도 용역과 관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 하루를 견딥니다.
"빛이 없는 캄캄한 터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저희는 너무 애가 타고 더이상 어떻게 할지 몰라
하면 좋겠습니까! 내 몸에 방사능이 있는데. 우리
이렇게 하고 있는데 저 높은 분들은 이 마음을 아는지
손자가 다섯 살에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나왔어요. 그
모르겠어요. 하루 파업하면 7만원을 못 벌어요. 그게
손자가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 됐는데 아무것도 해결이
없으면 당장 집값, 애들 학원비 어떻게 해야 할지
안 됐습니다. 우리도 사람인데 사람 취급을 안 합니다.
걱정되는데. 그걸 포기하고 점거농성을 하는 거예요.
하루종일이라도 말할 수 있어요. 너무 갑갑합니다.
근데 이사장은 시장 가서 과자 먹고 맛있다고 SNS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주민 황분희)
올리더라고요." (콜센터 농성 노동자) 대구지역의 노동자 투쟁은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민주노총 경북본부 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한 집회가 경산시청에서 열렸습니다.
콜센터 여성 노동자의 눈물
택시분회, 경산환경지회,수도검침원 분회, 판매연대 서둘러 대구로 돌아와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등 대구 경북지역의 노동자들이 연대를 위해
민간위탁폐지 정규직
이곳저곳에서 모였습니다.
전환 기자회견에
노동자들이 행복한
참여했습니다.
세상은 언제 올까요?
한국장학재단은 국가
권력이 바뀌어도
장학 기금을 지원하는
노동자의 삶은
공공기관으로 콜센터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 상환 등을 상담하는 업무를 하는 곳입니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동안 콜센터 여성 노동자들은 위탁업체 소속으로 최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재단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봄바람 순례 8일차입니다. 아침일찍 대구 범어동
천막농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례단이 도착하자
네거리에서 AIG 보험설계사 노동자를 찾아가
건물안 로비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 유리 창문에
기자회견에 함께 했습니다. AIG 보험설계사들이
서서 순례단을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재단측은
회사내 갑질과 부당노동행위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고
용역직원과 관리자를 동원하여 여성조합원들의
있습니다. 보험설계사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CCTV를
바깥출입을 통제했습니다. 농성하던 한 여성조합원은
설치하고 성추행과 폭언 등이 수시로 벌어지고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왔지만 다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회사측은 설계사들의 산재, 고용보험료를
없었습니다.
중간관리자에게 넘기고 고객관리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부당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순례단은
장학재단 앞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어렵게 로비에
보험설계사분들과 대구 시내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있는 농성장에 들어갔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은 로비에서
어딜 가도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는 노동문제는 끊이지
24시간 농성을 하면서 관리자와 용역들에게 감시당하며
않고 있습니다.
두려운 표정이었습니다. 이들은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오후, 경북대 서문 인근에 있는 공사가 중지된 이슬람
바깥사람들을 만났던 것입니다. 그들은 문정현
사원을 찾아갔습니다. 경북대에는 150여 명의 무슬림
대구
55
유학생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공대에서 석사, 박사, 56 연구원으로서 학업과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금을 하여 이슬람 사원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7년간
평등길 1110, 대구여성노동자회 상영회
무슬림 학생들은 동네에 작은 기도소를 만들고 주민들과 평화롭게 같이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간담회를 마치고 대구 여성노동자회에서 '평등길 1110'
주민들은 무슬림을 혐오세력으로 매도하고 건축을
공동체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평등길 1110은 차별금지법
중단시켰습니다. 이슬람 사원이 만들어지면 동네의
제정을 위해 전국을 도보하며 차별로 고통받고
땅값이 떨어진다는 보이지 않는 이유도 존재합니다.
묻혀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였습니다. 차별에
법원은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저항하는 사람들은 어느 곳에도 있습니다. 자신의
주민들은 공사현장 앞에 천막을 치고 출입을 막으며
존엄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 바로 이들이 봄바람입니다.
공사를 못하게 합니다. 이틀간 대구·경산 지역을 돌아보며 우리는 심각한 '차별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거대한 핵발전소의 그늘에서 피폭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노동권을 잃고 저항하는 사람들, 종교혐오와 인종차별에 절망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차별의 피해자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입니다. 민주주의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차별금지는 곳곳에
민주주의 시작입니다.
무슬림 사원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라는 혐오의 말을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돈만 보는 사람, 연대하는 사람, 돌아선 사람
무슬림 자녀들은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쳐다보며 매일 학교를 가야 했습니다. 그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순례길 9일째, 오늘은 밀양 송전탑이 세워진 마을로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언론은 이슬람을 테러집단으로
갑니다. 2008년 7월 밀양 주민들이 처음 송전탑 반대
묘사하고 부정적 이미지만 생산하고 갈등을
집회를 시작한 지 14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도착해서
부추깁니다.
산수유 핀 길을 따라 걷다 보니 102호 밀양 송전탑이 있습니다. 대책위의 젊은 활동가는 말했습니다.
경북대학교 교수님들과 무슬림 학생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무슬림
"저 산 위에 110번 송전탑 농성장이 있었습니다. 전기도
학생이 말했습니다.
물도 없어서 산에 오를 때마다 물을 지고 갔습니다. 행정 대집행이 들어 올 때 송전탑이 들어선다는 부지에 있는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고 한국 사람들과도
나무들을 다 베어 버렸습니다. 그 자리에 작은 나무들을
잘 지내와서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습니다.
새로 심었습니다. 그 나무들이 벌써 많이 자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종교 차별이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모든 한국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죠. 일부가
2012년, 송전탑을 막으려고 분신한 고 이치우 노인이
그렇다는 걸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살던 보라마을 다리가 바로 뒤에 있습니다. 한 생명이
우주를 연구하고 자율주행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에
사라지자 그때서야 세상은 밀양을 주목했습니다.
온 무슬림 친구들이 차별에 맞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대구 밀양
102호 송전탑에 와서 증언을 해주신던 한 주민은 "노후에
밀양의 주민들과 강정에서 살아온 평화바람 식구들은
행복하게 살려고 밀양 골짜기로 들어왔지만 마을이
같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동병상련입니다. 거대한
쑥대밭이 되면서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고
공권력과 자본에 의해 평화를 빼앗겼습니다. 인간의
울먹입니다. 그분은 "그동안 밀양 할머니들이 경찰에
존엄이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아파하고
당하는 것을 보면서 하도 억울해서 이 싸움을 포기할 수
같이 힘을 냅니다. 봄바람 순례단이 온다는 소식들
없다"고 말했습니다.
듣고 밀양주민들은 집회 장소까지 몸이 힘들어도 서로 만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하루종일 일하다 온 한 주민은
밀양의 산골짜기마다 들어선 765kv 송전탑은 모두
집회 도중 쓰러져 119 구급차로 이송해야 했습니다.
69개입니다. 송전탑을 막기 위해 팔십이 넘은 노인들이
힘들어도 한사람이라도 더 힘과 마음을 모으기 위해
산골에 움막을 짓고 살기도 했습니다. 공사장 자재를
이 자리에 온 곳입니다. 갑자기 '다른 세상을 만난다는
실은 헬기를 막기 위해 밀양 노인들은 매일 높은 산을
것은 무엇일까? 힘들어도 서로가 함께 있는 것'이라는
오르며 처절한 투쟁을 했습니다. 송전탑이 지나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화바람의 한 분이 마지막 인사를
마을마다 암 환자가 발생하였고 그들은 어느 날 영문도
했습니다.
모른 채 세상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밀양이 견디고 강정이 견디고 있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송전탑이 세워지는 동안 마을은 분열되고 무너져
보낸 12년의 시간입니다. 우리는 가난하지만 인간의
갔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송전탑을 막기 위해 애썼던
존엄을 믿기에 싸워갈 것입니다."
분들도 많이 돌아가셨습니다. 코로나는 서로의 연대마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지쳐갔습니다. 사람마저 왕래가 끊긴 마을은 적막했습니다. 사드 없는 세상을 원합니다 송전탑이 있는 단장면 산골은 전쟁 시기 밀양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마을 주민들이 집단학살을 당한
순례길 10일째입니다. 새벽 5시 대구를 출발하여
곳이었습니다. 그때나 이제나 힘없는 자들의 역사는 늘
어둠을 따라 성주 소성리에 도착했습니다. 산골은 영하
반복됩니다.
3도의 날씨입니다. 새벽부터 마을 곳곳에서 등이 굽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이 마을회관 도로 앞으로 한 분
저녁 시간, '봄바람과 밀양·청도가 함께 만드는
두 분 모입니다. 동네 어른들과 문정현 신부님은 서로를
탈핵·탈송전탑' 집회가 영남루 앞에서 있었습니다.
감싸주고 손을 꼭 잡아 줍니다.
불편한 다리로 힘겹게 지팡이를 짚고 오신 부북면 주민은 밀양 송전탑 투쟁을 하면서 세 부류의 사람을 만났다고
사드 배치로 지난 7년간 소성리 주민들의 일상은
했습니다.
무너지고 마을은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사드가 있는 곳으로 오르는 도로 입구는 경찰이 막고 있습니다.
'돈만 생각하는 사람, 참된 마음과 투철한 의지로
도로에 앉아 주민들이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문정현
탈핵반대를 하며 연대하는 사람, 처음에는 송전탑을
신부님도, 동네 어른들도 영하의 추위에 덜덜 떨며 앉아
반대하다가 자기 이익을 챙기고 떠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천민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의
계십니다. 새벽 6시 30분, 사드 배치 공사장으로 올라가는 차량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모인 것입니다. 집회 중에 경찰이 들어와 주민들을 고착하고 끌어냅니다. 힘으로 버틸 수가 없습니다. 노인들은 그런 수모를 매일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세태를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겨울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우리 할머니들은 딱 버티고 계셨어요. 지금은 주 3회 차량이 들어오는데 들어오기 전날, 그리고 차량이 빠져 나간 다음날,
성주
57
이틀동안은 정신이 없어요. 공사를 막느라고 일주일에
앞까지 삼보일배를 했습니다. 문규현 신부님은 당시
이틀 정도밖에 농사일을 못해요. 앞으로 주 5일을
삼보일배에서 "자본에 의해 파괴된 자연과 인간 가치를
들어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어요. 이제 곧 일하는
회복하고 우리의 잘못을 참회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철이 돌아오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불안한 건
20여년이 흘렀지만 한국사회는 생명에 대한 성찰은커녕
사실이에요. 캄캄한 한밤중에 홀로 서있는 기분이에요.
자본의 개발 광풍과 허구적 성장주의에 빠져 가는
끝까지 싸울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막막합니다."
곳마다 공사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58
(주민 임순분) 새만금 사업비는 22조 7,900억 원이며 2021년 말까지 7년을 버텨냈습니다. 사드 기지와 가장 가까운 마을의
8조 4,400억 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입니다. 개발의
거리는 400~500m밖에 되지 않습니다. 노곡리는 사드
이익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배치 이후 주민 100명 중 최근 1, 2년 사이 아홉 명의
재벌 건설업체에게 돌아갔습니다. 국민의 혈세만
암환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다섯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낭비되었습니다.
전체 주민의 10%가 급작스럽게 암이 발병했습니다. 주민들은 사드 레이더가 마을을 향해 세워진 이후
새만금 개발 30년을 되돌아봅니다. 갯벌은 죽어갔고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사드
수없이 많은 포구와 마을이 사라졌습니다. 새만금
배치로 인한 레이저 전자파 측정과 암 발생의 인과
갯벌에 콘크리트를 채워 호텔과 테마파크를 만듭니다.
관계를 확인해줄 연구와 조사조차 전혀 진행하지 않고
새만금 건설은 이제 새만금 신공항으로 이어집니다.
있습니다.
1.3km 옆에 군산공항이, 한시간 반 거리에 광주공항, 무안 국제공항이 있습니다. 이 세 공항은 모두 만성적자
사드 배치는 소성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공항입니다.
우리의 일이며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공항을 건설합니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은
그동안 우리는 분단 체제와 군사주의를 당연한
바로 옆 군산공항 미공군 활주로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국가는 군사주의를 통해
군사적 목적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력과 폭력을 사용하고 일상의 평화를 깨트렸습니다.
개발주의와 군사주의는 작동방식이 같습니다. 부수고
사드배치는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전략의 일환입니다.
쫓아내며 군사기지를 확대하면서 뭇 생명을 죽이는 한
미국과 한국정부는 저항하는 사람이 적고 노인분들이
우리의 미래는 없습니다.
많이 모여 사는 곳에 사드를 배치하고 주민들의 삶을 빼앗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살던 동네에 사드가 들어선다면 서울 한복판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인지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갯벌은 살아있다 봄바람 순례길 12일째입니다. 토요일 오전, 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인 수라갯벌을 답사했습니다. 비가 오고 갯벌은 해무로 가득차 있습니다. 오늘 순례길은
하제마을 팽나무의 외침 '나를 지켜주세요'
멀리 부산의 한진 중공업 노동자들이, 인천에서, 봄바람 순례길 열하루째입니다. 오전에는 민주노총
서울에서, 청주에서 길동무들이 찾아옵니다. 갯벌로
전북본부에서 새만금 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과
들어가려는 입구에 나이 드신 노인 두 분이 서
간담회를 가진 뒤 전북도청 앞에서 새만금신공항
있었습니다.
백지화 반대 집회와 국민의힘 전북당사 앞까지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갯벌이 다 죽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이제 와서
새만금에 대한 처음 기억이 떠오릅니다. 2003년, 문규현
뭐해."
신부님을 비롯하여 각 종단 종교인들은 새만금 간척 개발을 막기 위해 전북 부안 해창 갯벌에서 청와대
노인은 분노와 더 이상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절망적인
전주
군산
목소리였습니다. 평생을 바다에서 생업을 해온
하제마을의 슬픈 역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갯벌을 빼앗은 것은 범죄와 다를바 없습니다.
보호수 팽나무 앞에서는 군산미군기지 반환 운동
봄바람과 길동무들은 우비를 입고 수라 갯벌을
시민단체와 팽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매월 세번째
걸었습니다. 수라 갯벌에 방조제를 만들고 숨을 쉴 수
토요일 축제를 엽니다. 노래를 부르고 농사를 지으며
없어도 해초들은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듯 합니다.
팽나무를 안아주면서 평화의 불씨를 이어갑니다.
갯벌에 자라는 수많은 풀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갯벌
팽나무 앞 문화제를 시작한 것은 문정현 신부님과
한 가운데에 앙상한 가지의 나무 한그루가 외롭게
평화바람 식구들이었습니다. 어느날 하제마을을 찾아온
버티고 있습니다.
사진작가가 팽나무를 발견하고 사진에 담았습니다. 평화바람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전시공간에서 사진전을
수라갯벌은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철새의 서식지이자
열었습니다. 문 신부님은 그동안 군산미군기지
기착지입니다. 흰발농게가 살고 있으며 세계적인
반환운동을 하면서 수없이 하제마을을 지나갔지만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의 집단 서식처라고 합니다.
팽나무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팽나무의 존재를 알고나서 어느날 새벽 팽나무를 찾아가 한참을 붙잡고
생명의 땅을 폐허로 만들고 그 위에 세워진 개발을 히고
울었다고 했습니다. 그 나무가 신부님에게 '그동안
공유자산으로 돈을 벌려는 행위는 기득권의 논리이며
어디 있었어요, 나를 지켜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강자들의 또 다른 폭력입니다. 이들의 거짓 성장 논리는
했습니다.
계속됩니다. 그들의 지배 논리에 속아 돌아가는 세상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팽팽문화제는 봄을 맞이하여 밭을 일구고 상추를 심고 다른 채소도 심었습니다. 하제마을에는 "하제 캠핑촌장"이 있습니다. 촌장님은 평소에 황량한 벌판에 대나무로 만든 비닐하우스에서 손님들을 맞이 합니다. 아름다운 하제마을을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제의 600년 팽나무
오늘 팽팽문화제에서 촌장님이 말했습니다. 사라진 마을, 하제 가는 길에 미군기지가 있습니다. 철책 뒤로 탄약고와 격납고가 보입니다. 미군은 오래전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한동안 하제에 올 수가 없었어요.
기지 안에 커다란 탄약고를 만들었습니다. 하제마을이
작년에는 팽나무 옆에 대나무가 작년에는 벌겋게
탄약고가 되었습니다. 국방부는 2000년부터 탄약고
얼었는데. 올해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올해는 한파가
안전거리 확보를 한다면서 강제로 하제마을 주민들의
두번 왔거든요. 봄이 와서 씨앗이 싹트고 있어요. 저
땅을 수용했습니다. 미군은 최근 국방부에게 하제
씨앗이 터져서 멀리 퍼져나가는 것을 보고 싶어요.
땅을 공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슬그머니
농사를 짓다보면 사람의 손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국가사업이라고 협박하며 힘없는 마을 주민들을 쫓아낸
됩니다. 우리도 한사람, 열사람, 백사람으로 전국
정부와 미군의 행태에 분노가 생깁니다.
곳곳에 씨앗처럼 퍼져 하제를 살리고 싶습니다" (하제 캠핑촌장)
수라갯벌 근처의 교회 어린이집에서 점심을 먹고 하제로 향했습니다. 홀로 하제마을을 지키는 팽나무
팽나무 앞 축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성미산 학생들도
앞에서 17번째 팽팽문화제가 열리는 날입니다.
노래와 율동을 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만들어
주민 없는 하제에는 600년 팽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주었습니다. 팽나무 아래는 평온한 봄입니다. 잠시라도
있습니다. 팽나무 뒤에는 길게 이어진 대나무 숲이
커다란 나무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며 이 땅의 평화가
바람에 흔들리며 절경을 이룹니다. 팽나무의 가지들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얼기설기 엉켜 있는 보면서 수 백년의 세월을 살아온 마을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팽나무의 자태는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하늘을 향해 맘껏 쭉 뻗은 나무는
군산
59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봄바람 순례 길동무 인터뷰 60
만남은 울림이 되고 그 울림이 저를 일으켜 세워요. 이태숙 *인터뷰 _ 오이 *정리_소산
사진 _ 이정용 한겨레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봄바람 순례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재밌는 순간이 많았어요.
오두희의 소개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저는 노동자들,
우리 많이 웃고 다니잖아요. 봄바람순례단을 함께하며
특히 비정규직여성노동자와 돌봄노동자들을 만나는
즐거운 순간들이 있다면?
일을 해왔어요. 이번 4월, 대선 후보들이 지껄여대는
우리 순례단에 함께하고 있는 길동무들과 일상을
것을 보면서 ‘우리 이대로 있으면 안되지 않냐, 뭐라고
나누는 것이요. 몸은 힘들지만 서로에게 큰 힘이
해야 하지 않냐’ 얘기를 했어요. 세상은 변하지 않고
되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무엇보다 현장에서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분노했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가장 큰 힘을 받는 것을 느낍니다.
마침 평화바람이 40일 순례를 조직한다는 얘기를
아픈 현실을 극복하고 처절하게, 꿋꿋하게 투쟁하고
듣고 저도 기꺼이 아주 기쁘게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있는 모습들이 저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해요. 힘든 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와 웃음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면 희망을 갖게 됩니다.
기억에 남는 현장은 어디였나요? 봉화에서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하던 주민분들이 생각이 나요. 특히 예당리 이장님이 해주신 말씀이 제
태숙님이 생각하는 다른 세상이란 무엇인가요?
가슴을 울렸어요. 반대 투쟁하는 주민들이 흩어지고
제가 꿈꾸는 다른 세상은 소외된 사람들이 없는
두 부부가 남아 어렵게 운동을 하고 있으셨나 봐요.
세상, 모두가 강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에요.
눈물을 호소하면서 자신들이 마치 시든 꽃같이
약한 사람들이 약한 모든 그대로 존재할 수 있고,
느껴졌는데 봄바람 순례단이 물을 찾아와서 물을
약한 사람들이 쓰러져있으면 손을 내밀어 주고
주는 것 같다고 말씀하실 때 정말 눈물이 났어요.
천천히 그들만의 속도로 함께 갈 수 있는 세상이요.
가슴이 많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순례단이 잘하고
더이상 일하다가 죽지 않고, 노동조합을 만든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어요.
해고당하지 않고,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장애인들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어디나 갈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 세상은
곳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세상 곳곳에 있어요.
모두에게 따뜻한 봄바람 같을 거예요. 제가 언제까지
농민들, 노동자들, 설악산을 지키기 위해서 힘들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닿을
싸우고 있는 사람들. 석탄발전소가 들어온다는
때까지 그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함께하고 싶어요.
이유로 힘들게 싸우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손잡아주고 마음을 나누는 모든 시간이 보람 있고 뿌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 있으신가요?
이 순례단 여정에 함께 하면서 연대의 의미에 대해서
이번 순례를 통해 문정현 신부님이 얼마나 우리에게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동안 30여년
소중한 선물인가인지를 느꼈어요. 문정현이라는
넘게 노동자 문제에만 관심을 가졌는데 자신의
개인이 아니라, 신부님이 길 위에서 보내왔던
이해관계만 빠지지 않고 통 큰 연대, 함께 손잡고 가는
투쟁의 시간들과 외면하지 않는 마음을 알기 때문에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의
사람들이 신부님을 기다려왔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
생각에도 귀를 기울이며 만나다 보면 그 만남은
있는 사람들이 신부님을 만나 기뻐하고, 손잡고
울림이 되고 그 울림이 저를 일으켜 세운다는 생각이
껴안을 때 우리에게 큰 어른이 계셔서 든든했습니다.
들어요.
바람이 하나 있다면 신부님이 조금 더 오랫동안 아픈 사람들의 곁에서 지팡이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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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끊고
평등 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평등에 관한 법률안) 내용 일부
제1조(목적) 이 법은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며, 차별을 예방하고 실질적 평등을 구현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실현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총칙) 모든 사람은 고용, 재화 용역의 공급이나 이용, 교육, 공공서비스의 제공 이용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없이
성별, 장애, 병력(病歷),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ㆍ유전정보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 성별정체성, 학력(學歷), 고용형태, 사회적신분 등 어떠한 사유로도 차별을 받지아니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와 평등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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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2
3/28
@영광/순천
영광한빛핵발전소 영구폐쇄를 위한 탈핵순례 연대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 불법파견 중단 농성장 지지방문과 간담회
시골의 빈 땅에는 어김없이 무언가 심겨 있기 마련이지만 상생발전이라는 큰 팻말 아래 황량한 빈터는 핵발전이 가져올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43년전 오늘,
1979년 3월 28일 미국 쓰리마일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한 날 봄바람 순례단은 영 광한빛핵발전소 폐쇄를 위한 탈핵 순례에 함께 했습니다.
한빛 1호기 노후 원전 폐쇄까지 남은 시간은 1,366일. 2025년 12월22일입니다. 영광
에서 그리고 가까운 고창에서 핵발전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이 남은 시간을 하루라 도 줄이기 위해 488일째 탈핵 순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순례 입니다.
영광한빛발전소는 부실공사 의혹과 발전소 직원의 피폭문제, 원전 내부에서 발생한 사고 등 끊임없이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수원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원전 가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노후원전 폐쇄라는 당연한 절차 역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김없이 핵발전소 인근으로는 송전탑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발전소와 송전탑의 문 제가 공간을 바꿔가며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옥한 황토흙이 펼쳐진 호남평야 위로도 불안전한 전기는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발전의 불안과 공포는 시골의 작은 마을 주민들만이 걱정하며 감내하고 있
영광 한빛 핵발전소 영구폐쇄하라
습니다. 국가가, 가장 많은 에너지 소비자인 자본이 책임져야 할 문제가 오로지 힘없 는 시골 사람들에게만 전가되는 이 불평등의 고리를 우리가 끊어야 합니다.
고속도로에 큰 철판이 돌돌 말려 트레일러 차량에 실려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오늘 오후에 찾은 현대제철은 큰 철판을 얇게 가공해서 산업용 코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코일은 차량이나 냉장고 등 다양한 상품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업 과정은 다양하지만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일 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한 공장에 5개의 사내하청 회사가 있고 516명이 비정규 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이 투쟁을 시작한 것은 벌써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나 여전히 비
정규직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1년에 시작한 재판은 4년 7개월만에 노동조합이 승소
했습니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157명에 대해 현대제철 직원임을 확인해 줬습니 다. 그러나 회사는 항소했고 1심이 끝나고 3년 7개월만에 다시 2심 재판부 역시 노동
조합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회사측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넘어간 이 사건은 현재까지 약 10년 9개월째 재판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516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지시했지만 여전히 현대제철은 행정명령에 따 르지 않고 있으며 과태료 119억8천만원을 물리기도 했지만 현대제철은 이에 대해서 도 행정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재판만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가 갔던 순천 율촌 산업단지에 수많은 기업들 역시 현대제철처럼 불법파견된 비
정규직 노동자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중 노동조합이 있
는 곳은 오직 현대제철 한 곳뿐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문제가 이리도 풀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현대제철 불법파견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이 사례가 순천 전체, 그리고 전국의 불법파견 노동자들 전체에게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제철 노동자들은 반드시 17년의 투쟁을 정규직 전환으로 끝을 보겠다고 다짐합니다.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이 해고를 감내하고서도 정규직 전환 투쟁을 이어가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자신들의 투쟁이 한 기업 노동자
들의 처우가 나아지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전 사회적 불평등을 끊어내길 기대하는 것 이지요. 우리가 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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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3
3/29
@광주/장성
광주 망월동 518묘역 방문 문정현신부님과 함께 하는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광주 시민사회 간담회 대양판지지회 천막농성장 방문
광주에서의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에 찾은 망월동에서 김순님
의 안내로 열사 묘역을 돌아봅니다. 열사의 삶과 그 이후 진상규명까지. 망월동 묘역 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을 알아가는 일이 한 두시간에 가능하진 않았습니다.
몇번 가본 망월동이었지만 안내와 함께 둘러보니 의미가 깊습니다. 마지막으로 배은 심 어머니를 뵈었습니다. 평생 아들 이한열 열사와 같은 길을 살아오신 어머니는 망월 동 묘역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묻히셨습니다.
작년 가을, 배은심 어머니가 평화바람 집으로 오신 일이 있었습니다. 호남민족민주유 가족협의회 현판을 문정현 신부님께서 서각해 두신 것을 가지러 활동가들과 함께 오 셨습니다. 식사를 하며 오늘의 답답한 현실을 이야기 하시다가 두분이 따뜻한 봄이 되
대양판지는 민주노조 탄압 중단하라
면 여기저기 힘든 곳, 아픈 곳에 다니면서 같이 소리라도 치자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약속한 봄이 왔는데 어머니는 계시지 않습니다.
오후에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기후, 노동, 평화, 퀴어,
페미니즘. 순례단이 함께 하고 있는 이슈들을 두루 이야기 펼치는 자리였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간담회를 했지만, 이렇게 5가지의 주제를 두루 이야기 하는 자리는 처음이
었습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신 지역 활동가들의 준비에 감사했습니다. 다른 세
상을 만드는 것, 서로 잘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배우는 자리 였습니다.
저녁시간을 앞두고 대양판지 노동자들을 만나러 장성으로 향했습니다. 회사 앞 컨테 이너가 농성장인줄 알았는데. 조합 사무실이었습니다. 회사에서 크레인 불러 넣어주
면 되는데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기분이 싸합니다. 아니나 다를 까 민주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회사의 조치는 치졸하고 비겁했습니다. 회사측에서 개 입해서 기업노조를 만든 정황이 드러나 노동부가 기업노조를 직권 취소할 정도 였습 니다. 80명이 일하는 공장에 93대의 CCTV가 돌아가고 담배피는 것, 화장실 다녀오는 것까지 감시해 임금에서 제외를 합니다. 사람이 다쳐도 오늘 물량 얼마나 밀리고 있는 지를 먼저 챙깁니다. 이 모든 일은 민주노총과 기업노조 사이의 차별 속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업노조 조합원이 쉬는 건 괜찮고 민주노총 조합원이 쉬는 건 임금에서 제외하고 작
은 일 하나까지 인사고과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회사의 불평등한 처우에 문제제 기 해 봐도 회사는 복수노조 제도의 헛점을 이용해 교묘히 빠져 나가기만 합니다.
노동조합 때문에 기업하기가 어렵다고 말하지만 하루 5분, 10분의 휴식도 용인하지 않고 사람을 기계처럼 다루는데 기업이 어떤 자유를 더 가져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 다. 조합원들이 그간의 일을 이야기 하는데 하룻밤을 새도 모자랄 정도 입니다. 해는 저물고 가는 시간이 아쉽기만 합니다.
한 조합원이 간담회를 마칠 무렵 말을 전합니다.
“제가 다쳤을때 회사는 물량걱정만 하더라고요. 얼마나 다쳤는지 그런 건 신경도 안 써요. 나를 공정의 하나로만 보는 거죠. 다치고 나서 민주노총이랑 같이 싸우면서 인 간다운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민주노총이랑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입니다.”
“꼭 이겨서 우리가 겪은 거, 우리가 이긴 거 책으로 낼 꺼에요. 꼭 그렇게 할 껍니다.”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월급도 예전처럼 받고, 이런저런 감시에서도 벗어나겠지요. 하지 만 노동자들은 인간이기에, 인간의 존엄성을 찾아가는 험난한 여정 앞에 서 있습니다.
어쩌면 배은심 어머니와 동행했을 이번 순례, 광주지역 활동가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 더 큰 힘을 받고 오늘은 목포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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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4
@진도/목포/무안
팽목항과 목포 신항을 둘러보며 세월호 기억하기 광주 군공항 무안이전 반대 대책위 간담회 목포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이야기 마당 진도 팽목항으로 향하는 순례단의 차 안이 조용합니다. 이른 아침 출발이기도 했지만
세월호를 만나러 가는 오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구불길을 한참을 달렸지만 팽목항 은 나오지 않습니다. 8년전 이맘때 애간장을 녹이며 팽목항으로 향했을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절로 생각하게 됩니다. 꽃도 피고 새파랗게 봄의 기 운이 터져나오는 오늘 우리는 여전히 드러나지 못한 세월호를 만났습니다.
팽목항과 기억의 숲을 둘러봅니다. 8년동안 그곳을 지켜온 고영환, 우재아버님을 만 났습니다. 햇살과 바닷바람에 빛이 바랜 시설물들이 그곳에서의 시간을 짐작하게 합
니다. 가족들이 한참을 애끓이며 서성였을 빨간등대에서 순례단들도 말없이 바다를 봅니다. 국제항을 만들겠다며 포구를 넓히는 공사가 한쪽에선 한창이었습니다.
오드리햅번의 가족들이 와서 나무를 심게 되었다면서 시끌벅적했던 것과는 달리 기
억의 숲에 심긴 나무들은 앙상하고 쓸쓸했습니다. 고 김관홍 잠수사의 동상과 기억의 벽이 그곳에 심긴 나무들의 의미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말끔하게 깎인 아랫쪽 무궁화 동산에 비해 기억의 숲은 잡초가 무성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언제든 진도에 방문해 주십시오. 늦게 왔다고 미안한 마음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렇게 잊지 않고 와 주시는 것이 우리에게는 힘이 됩니다. 오시기만 하면 진도의 아름 다운 곳들, 맛있는 것들 다 소개해 드릴께요. 여행하러 오셨다가 잠시 팽목항에도 들 러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영환님의 말이 마음을 때립니다. 언제라도 늦은 것은 없으니 미안해 하기 보다 연대 의 마음으로 그곳에 기억과 애도, 연대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게 방문하면 좋겠습 니다.
목포 신항 세월호를 보러 갑니다. 거대하고 낡은 배를 둘러보며 정성욱님의 설명을 듣 습니다. 배에서 나온 것은 갯벌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100톤 정
세월호 진상규명 생명안전사회 만들자 광주 군공항 무안이전 반대한다
도의 충격이 가해졌고 그로인해 급격한 변침. 하지만 낡고 구식인 배를 안전규정을 지 키지 않고 운행해서 선체가 급격히 침몰한 것까지가 알게 된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왜’ 침몰 했는지 그 원인을 알기 어렵습니다.
충격이 어디에서 왔는지, 첫날 항적과 공식 발표된 항적은 왜 다른지, CCTV는 왜 없 어지거나 덮어 씌워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침몰의 원인은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사활동도 올해 6월이 마지막이라고합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까요. 아니면 여전히 권력자들의 탐욕으로 이 진실은 밝혀지지 못하는 것인가요.
진도에서는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시설들을 두고 혐오스럽다며, 지겹다며 없애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목포에서는 영정 사진 훼손이 많아 신항 경계선 안쪽으
로 들여 놓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부는 시간이 지나서 바람과 햇살 모욕과 조 롱에 스스로 없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미 지난일이 된 세월호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 참사를 지난 일 로 두고 남은 생을 이어가고 일상으로 돌어가야 할 사람은 유가족들입니다. 하지만 진 실 없이, 정의 없이 가족을 마음에 묻을 수 있을까요.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정의가 아 직 오지 않은 세월호를 두고 우리 사회가 평화를 말할 수 있을까요.
세월호를 만나고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만나러 무안군청에 갔 습니다. 뜻밖의 만남이 있었는데요, 올해 92세가 되신 배종렬 선생님이 저희를 맞아 주셨습니다. 서울에서 집회할 때나 미군기지 문제로 싸울 때 자주 뵈어서 무안에 사시 는 줄 몰랐네요. 무안에서 서울까지 그 먼길을 어떻게 다니셨나 싶네요.
노구를 이끌고 문정현 신부님과 만난 배종렬 선생님은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을 절절 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순례단은 군산 새만금 신공항과 가덕도 상황을 공유하며 군공항 이전이 가져 올 무안의 군사기지화 문제를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목포로 넘어와 시민사회단체와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어려운 시기, 침울한
시기에 순례단을 만난 것에 힘이 된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저희도 덩달아 큰 힘이 납 니다. 국도 1호선의 멋진 노래와 신부님의 ‘부용산’ 열창, 순례단의 ‘평화가 무엇이냐’,
하루종일 일정을 함께 해 준 김관일 님의 노래까지. 신나는 노래와 남도의 맛있는 밥 상이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푹 자고 순례단은 오늘 하동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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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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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하동군청 앞 천막 농성장 방문
지리산 그대로. 산악열차 반대한다
@하동
지리산에 산악열차를 놓겠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지리산에 케이블카 를, 지리산에 댐을, 지리산에 모노레일을. 지리산에 그 어떤 것도 어울리지가 않습니
다. 지리산은 그 모습 그대로 지리산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동군은 지리산을 알프스 처럼 만든다며 산악열차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반대하고, MOU를 체
결한 대기업은 사업수익이 낮다고 판단해 철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동 군수는 여 전히 이 사업을 꼭 이루고야 말겠다고 합니다.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을 준비하는 현 하동군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군청 앞에서 14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를 만나 이야기 를 나눴습니다.
“처음 산악열차 소식을 듣고 10여일간 고민을 했어요. 반대 운동을 하면 현수막도 걸 어야 하고 사람들도 모아야 하고 서울도 가야할 텐데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어
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 혼자 고민할 일이 아니고 지역 공동 체와 같이 이야기를 해야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의논했고 대책위를 만들어 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반대운동을 알리려면 현수막을 걸어야 하잖아요. 한 번 쓰고 버릴 수는 없어서 재활 용 해서 두번씩 쓰고 있어요. 피켓도 딱 한 세트만 만들어서 쓰고요.”
“하동에서 나고 자랐는데 서울가서 살아야 성공하는 줄 알고 서울에 가 있었어요. 그
러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다시 하동에 내려 왔는데. 산악열차를 만든다고 해서 싸 우고 있어요. 제가 하동에서 몇대에 걸쳐 산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나고 자랐고 지금 은 군민이거든요. 근데 군민 아닌 듯 대하고 우리 말을 듣지도 않는 거죠.”
구례에서 생태, 평화적인 삶을 살기 위해 모인 청년들, 하동군민들, 처음으로 연대를
온 사람들. 다양한 분들과 순례단이 동그랗게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두시간 이 어찌 가는지 모르게 각자의 경험과 삶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웃음이 나고 씁쓸하기 도 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배웁니다.
어제는 군청에서 이 작은 천막을 철거하라는 공문이 왔었다고 합니다. 침울한 시점 순 례단의 방문으로 힘이 됐다고 하시니 덩달아 힘이 납니다. 곳곳에서 생명과 평화를 지 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있기에 그나마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동군청 앞에 서 순례단은 오늘도 다른 세상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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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6
4/2
@세종
택시 노동자 완전월급제 쟁취를 위한 고공농성 300일 집회
택시노동자 완전월급제 쟁취하자
아빠는 퇴직 후에 택시 운전을 하다가 삼개월만에 그만 두셨습니다. 운전기록이 다 녹 화 되서 한번만 잘못해도 엄청 면박을 받았다고, 사납금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요.
오늘 택시노동자 희망버스 집회에 함께 하다보니 아빠가 지나가며 했던 말이 떠오릅 니다.
노동자들은 안전하게 운행하고 대중교통으로서 시민들의 발이 될 수 있도록 월급제
를 요구해 왔습니다. 510일의 고공농성을 버틴 끝에 법으로 택시 노동자들의 월급제 를 골자로 한 택시발전법이 만들어졌지만 모든 지역에서 온전히 시행되지 못하고 있
습니다. 명재형 님이 다시 고공농성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법을 지키라고, 법을 지키 지 않는 사업주를 처벌하라고, 온전한 택시노동자 월급제를 시행하라고. 벌써 301일 째 고공농성중입니다.
택시노동자들은 안전한 운행과 택시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월급제는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택시 노동자들은 회사에 일정금액을 납부하고 남는 돈을 인건비로 가져 갑
니다. 하루에 얼마를 벌던 똑같은 금액을 납부 해야만 합니다. 택시노동자들은 이를 두고 ‘삥뜯기’라고 합니다.
회사에 주는 돈, 사납금을 채우고 자신의 인건비를 벌어가자면 한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애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과속, 급출발이 생활이 됩니다. 늦은 시간까지 운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택시노동자의 처우는 곧 택시 서비스와 직결됩니다.
택시는 급할 때, 힘들 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입니다. 노동자들의 안전한 처우가 보장될 때 우리가 사용하는 대중교통이 더욱 안전해 질 것입니다. 명재형 님이 하루빨리 하늘집이 아닌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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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7
4/4
@세종/대전
새만금신공항 반대 선전전 한국전쟁 집단학살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골령골’ 답사와 유족간담회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진상을 규명하라
세종 정부종합청사 인근은 그야말로 북새통입니다. 택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장을 비롯해 많은 현안 문제들이 있습니다. 한바퀴만 돌아도 요즘 무슨 문제가 있나 어렴풋 하게 알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순례단은 대전으로 가기 전에 세종에 갔습니다. 오늘은 새만금신공항에 반대하는 점 심 선전전에 함께 했습니다. 11시 30분쯤이 되자 공무원들이 우르르 빠져 나옵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무심히 지나가는 모습에 화가 납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할 곳이 환경부일텐데 환경부는 개발에 면죄부
를 쥐어 주고 있습니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조건부동의 하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면담요청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벌써 세번째 천막을 치고 환경부에 새만금 신공항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시민들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매일 이야기합니다. 기후붕괴 시대에 신공항은 필요없다고. 당
장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공개하라고.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수라갯벌을 지켜야 한 다고 말입니다.
삭막한 빌딩숲을 봅니다. 온갖 치장을 한 화려한 건물 사이들에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봅니다. 세상의 무관심이 다 이곳 세종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은 625에서 끝났어요. 내가 24개월 때 아버지가 잡혀가셔서 돌아가셨어요. 이 장을 죽였다고 해서요. 할아버지 할머니랑 살았어요. 어머니는 외할아버지가 데리고 가셔서 얼굴도 모르고요. 빨갱이 집안이라 피해볼까봐 어머니를 데려갔던 것 같아요.
동네에서 잘사는 집안이었다고 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집안이 망했죠.
할아버지는 아버지 그렇게 돌아가시고 정신을 놓으셨고, 할머니는 아버지 끌려 갈 때 말리다가 어깨를 다치셔서 평생 팔 한 쪽을 쓰지 못했어요. 11살 때부터 할아버지 병
수발을 했어요. 하루는 학교 마치고 왔는데 동네 애들이 할아버지를 때려서 피투성이 가 된 거에요. 그때부터 학교도 안갔어요.
빨갱이 딸이랑 결혼하면 남자가 아무 일도 못한다고 해서 말도 안되는 집에 시집을 갔 어요. 연좌제라고 하는 게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도저히 살 수가 없고 애들을 키울 수
있는 사람도 아니어서 십년만에 이혼하고 애들 데리고 맨몸으로 집을 나왔어요. 애들
대학까지 가르치고 나서 아버지 돌아가신 것에 대해 귓등으로 들었던 게 생각나더라 고요. 그때부터 아버지가 왜 돌아가셨는지, 어디 계시는지 찾아 다녔어요.
국가기록원에 가서 며칠을 있었는데 꼼짝도 안해요. 그러다가 육군본부로 가보라는 말을 듣고 육군본부에 가서 아버지 재판 기록을 받을 수 있었어요. 민간인인데 육군본
부에 자료가 있을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복사하는데 한 사십분이 걸리는데 기다리 겠느냐고 하대요. 내가 오십년을 기다렸는데 그걸 못기다리겠어요. 기다려서 받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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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거기에 나와 있었어요. 우리아버지가 마을 이장을 죽였다고요.
살았던 동네 어른들을 찾아 갔어요.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절대 우리 아버지가 안
죽인 것 같았어요. 근데 그걸 밝힐 수가 없잖아요. 찾다가 우리아버지가 죽였다는 이
장 딸을 찾았어요. 수소문을 해서 집 앞까지 가긴 했는데 못들어가겠더라고요. 혹시라 도 진짜 우리아버지가 죽였으면 어쩌나 싶어서요. 근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저희 아 버지 사건을 불능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거에요. 억울함을 못 밝히게 되니까 마음먹고 세번째 갔을 때 들어 갔어요.
아버지 이름을 말하고 육군본부에서 받은 판결문을 보여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우리 아버지가 죽인게 아니라고 이야기 해 주셨어요. 이장님은 인민군에 의해 돌아가 셨고 그 따님이 시신을 수습해서 장례를 치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이 하반신이 마 비가 온 상황인데 기어서라도 나가서 보증을 서 주겠다고 하셨어요. 증언을 두번이나
해 주셨죠. 그래서 우리아버지가 억울하게 군사재판 받고 골령골에서 돌아가셨다는 걸 밝혔어요.
처음에는 여기가 개를 키우는 농장이었는데 그 오물들 아래 아버지가 계셨다고 생각 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우리는 하루가 바쁘거든요. 발굴하고 진상규명 해야되잖아
요. 죽일 때는 허락 맞고 죽였나요? ‘발굴할 때는 누구 허락을 받아야 하네, 사유지라 서 안되네’ 그러면서 국가가 뒷짐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막상 발굴이 시작되는데 머릿속으로 상상을 한 것보다 더 비참하게 돌아가신 거에요.
저녁에 잠도 잘 안와요. 너무 억울하고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다 섞여 있어서 여기서 나온 유해가 다 우리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앞으로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한을 다 어떻게 할까요.”(전미경, 유족회장)
대전 형무소로부터 약 8킬로 떨어진 골짜기에 사람들을 싣고 와 총살을 한뒤 암매장 했습니다. 4.3항쟁, 그리고 “동족을 죽일 수 없다”며 제주 가길 거부한 여순 항쟁, 보
도연맹에 얽힌 사람들, 소위 정치·사상범으로 불리던 이들이 수감됐던 대전 형무소, 한국전쟁을 앞두고 진행된 예비검속으로 최소 1천명, 최대 7천명이 이곳 골령골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전국에서 100만명이 한국전쟁 시 민간인학살로 돌아가셨다
고 합니다. 안내를 해주신 임재근 님은 골령골 한 사건이 아니라 7천개의 살인사건이 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을 잔뜩 태워 들어간 트럭이 나올 땐 한 사람도 없었다’고 소문만 무성하던 골
령골 학살은 미국문서를 통해 그 실체가 밝혀졌습니다. 유례가 없이 주한미군이 학살 과정을 사진과 기록으로 남겨 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자료가 세상으로 알려진 것은 국가의 노력이 아닌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한 재미언론인의 노력 때문이었습니다.
발굴이 시작됐지만 중단되고 다시 시작하길 여러번. 국가가 책임지고 발굴을 해야한 다고 주장하면서 현재 1,200여구를 수습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유해들이 나오고 있 습니다. 그중 10세 정도 되는 어린아이들의 치아도 나오고 있습니다. 골짜기 전체가 무덤이 되어버린 이곳. 이곳에서 살아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조차 다 파악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단편적으로 들은 한 여성의 삶은 유족회장님 한분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7천명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100만으로 추산되는 전체 민간인학살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곳까지 가보지 않으면 이 이야기들 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전 국토에 핏물이 스민 이 한맺힌 이야기들에 우리가 귀 기울
여야 하지 않을까요. 맨도롬하게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목구멍에 맺힌 이 말들이 밖으로 꺼내어질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흙 한 삽이라도 떠주는 사람들은 다 우리 아버지 제사상 같이 차려준 사람이
라고 생각을 해요. 너무 고맙죠. 근데 어느 나라가 피해자들이 이렇게 진상규명하라 고 쫓아다닌대요. 국가에서 할 일이잖아요. 평화공원을 조성한다는데 그거는 보고 죽
으려고요. 절대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걸 여길 보는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 요. 절대 전쟁은 안되요. 절대 나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이 더는 생겨서는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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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8
4/5
@천안/예산
천안, 예산/우리의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꺼야_지역의 페미니즘 산업단지 유해시설에 둘러싸인 공장주변 농촌마을 오염문제 천안은 고속도로 휴게소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호두과자나 사먹어 봤지 아는 게 하나
도 없었습니다. 오늘 지역에서의 페미니즘, 유해공장에 둘러싸인 마을에 대해 간담회
가 잡혔는데 주제를 들었을때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순례를 하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궁금증이 해결될 것이라는 걸 알기에 가벼운 마음으 로 ‘평화가 무엇이냐’를 부르며 간담회 장소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름을 만났습니다. 김지은 이었습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 사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이야기 했던 사람. 근거리에서 그녀와 함께 했던 활동가들
이 저희를 만나러 오셨습니다. 좁은 지역사회에서의 어려움, 대법원에서 죄가 확정되 었음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짜뉴스들, 최근 김건희 녹취록 이야기까지 계속 이 어지고 있는 그녀의 싸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서 믿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침묵과 방조 그리고 배제는 김지은씨와 그녀를 도
와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을 위축시켰습니다. 그리고 안희정의 모친상에 보내진 수 많 은 근조화와 정치권의 조문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들었습니다. ‘혁명적’이었던
미투. 그 후에도 지속되는 괴로운 삶 속에서도 꿋꿋하게 김지은씨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유죄 확정된 것뿐 아니라 성폭력 사건이 산재로도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활동가는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우리사 회는 김지은씨의 용기에만 기대어 무임승차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많은 사회적 연대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유독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아니 라 가해자의 편에 서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다른 사회적 이슈에 있어서는 누구
보다 피해자들과 함께 했던 사람들 조차도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는 판단을 유보하거 나 침묵합니다. 세상을 바꿔 온 것은 침묵이나 권력의 입장에 선 사람들이 아니라 오
늘 하루를 권력에 맞서 목소리 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흐름을 다시 예전으로 되돌릴 순 없을 것입니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 2차 가해 중단하라 시골 마을 파괴하는 산업단지 반대한다
빠듯한 시간이 흐르고 예산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천안 시내를 가로지르는데 너무 이
상하네요. 논이 있다가 갑자기 아파트가 나오더니 또 갑자기 공장이 나오고, 공장이 있었는데 갑자기 논이 나옵니다. 예산까지 가는 내내 생경한 풍경이 지나갑니다. 우리 가 찾은 예산군 고덕면 몽곡리는 공장에 둘러 쌓인 마을 입니다. 국가 산업단지가 들 어오면서 부터 동서남북 바람이 바뀔 때마다 악취에 시달립니다. 냄새가 실려오지 않
는 방향이 없어서 서 있을 곳이 없습니다.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 폐기물을 처 리하는 공장들이 사람도 없고 인프라도 부족한 시골마을까지 들어온 까닭은 냄새가 나고 위험하니까 도심에 둘 수 없어서 입니다. 그렇다면 시골에 둔다고 안전한 걸까 요.
이런 식으로 시골마을을 잠식하고 있는 국가 산업단지는 1,246개에 달하고 96개가 신
규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번 공업단지가 들어오면 이미 들어왔으니 더 들 어가도 된다며 사업기간을 늘이고, 추가로 생겨 난다고 합니다.
전체 농지 중 56%가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농 민의 절반 이상은 임대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업이 결정되고 토지가 수용 되기 시작하면 농사를 짓지 않는 토지주는 땅을 팔아 버립니다. 그땅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은 갈 곳이 없습니다. 설사 땅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공익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총
사업 면적의 50% 이상을 수용하면 나머지 땅은 강제수용 할 수 있으니 농민들은 싸워 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 당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강정도, 대추리도, 밀양에서도. 거의 모든 국책사 업이 다 비슷합니다. 주민들 모르게 사업을 결정하고, 마을이 찬반으로 갈라지고, 할
머니 할어버지들은 호소할 곳이 없어 군청으로 시청으로 찾아가도 소용이 없고, 결국
괴물같은 폭력의 결과물과 함께 죽을 때까지 마을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비슷한 일 들이 지역 이름만 바뀐 채 계속 반복되는 비참한 상황입니다. 왜 아무것도 바뀌지 않 나요.
농촌은 안보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군사기지에 땅을 빼앗기고, 국가 경제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각종 유해 공장에 땅을 빼앗기고, 에너지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위험을 떠앉 고 살아갑니다. 손쉽게 돈으로 사서 쓰는 모든 자원들이 작은 시골마을의 안전을 담보 로 고통을 거름삼아 만들어 집니다.
대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고 합니다. 대의를 위해선 언제나 ‘나중에’ 논의되어도 되 는 일들이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이 고통을 외면한 채 어떤 더 큰 뜻을
이룰 수 있을까요. 어쩌면 항상 나중으로 미뤄지던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시한 결과가 바로 오늘의 비극을 낳은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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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9
4/6
@아산/천안
청소년 인권문화네트워크와 함께 하는 청소년과 노동이야기 자가격리가 일상이었던 중증장애인의 삶 충남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다른 세상을 만나는 문화제
청소년 노동권 보장하라
청소년 취업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청소년의 노동, 오랜 역사인데도 청소년을 노동자 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청소년노동상담소를 만들어 청소년노동조례까지 만들었으나
충청남도의원이 빨갱이로 몰아 반대해서 상담소는 만든지 6개월 만에 폐쇄되었습니 다. 그동안 상담 과정에서 청소년 노동은 회사와 근로 계약도 없고 계약을 해도 계약 서를 교부하지 않습니다. 요즘 청소년은 플랫폼 노동 영역에도 많이 진입하는데 SNS
로 청소년 노동자를 모집하고 바로 지워버립니다. 근거를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경험 상 근로감독관도 노동청도 청소년 편이 결코 아닙니다.
이동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 만나고 장애인 활동을 돕는 분들을 만납니다. 장애인의
삶은 곧 싸움터입니다. 싸움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고 있습니다.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지 않는 모두가 존재로서 인정받는 삶을 지향합니다. 장애인 인권단체 (사)한빛 회의 한빛장애인평생교육원 교육장에서 지역의 장애인을 만났습니다. (사)한빛회는
1981년 창설되어 41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사단법인으로서 자립과 교육을 위해 야간 학교 운영도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매번 거부당하는 사람들입니 다.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자체가 희망입니 다. 오빠 결혼에도 숨어있어야 할 지경이었고 거기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활동보조사 선생님과도 절연됩니다. 모든 게 끊긴 상태입니다. 코로나에 걸리면 격리
를 당해야 하고 병원에서조차 비대면으로 대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무도 없이 죽을 것 같았습니다. 밖에 나와 이동하려 하지만 저상버스가 거의 없습니다. 참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 문정현 신부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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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0
4/8
@청주
청주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립 반대 기자회견과 항의 행동 기후정의를 위한 활동가 간담회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다_변희수 하사 봉안소 방문
전체 폐기물 처리량의 14%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청주입니다. 수도 권에서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폐기물 소각장과 매립장이 청주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청주는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후위기,
미세먼지 대응을 말하지만 정작 대기업에서 만드는 발전소는 그대로 강행되고 있습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설 즉각 중단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다
니다.
청주 SK 하이닉스가 공장을 돌리기위해 LNG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이 발전
소가 들어서면 연간 125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는 청주 전체가 발생하는 온 실가스의 10%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뿐 아니라 발전소가 완
공된 후 벌어질 현재의 문제입니다. 청주시는 소각장을 상대로는 소송을 걸지만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설은 주민과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
고 건립을 허가했고 3년간의 반대에도 얼마전 쥐도 새도 모르게 착공을 했다고 합니 다.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 이상이 산업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후위 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산업입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데 기업의 변화가
촉구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기후위기 대응마저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거
나 그린워싱, 겉으로만 깨끗한 척 위장을 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친환경 그룹으로 홍보하는 SK는 청주에 발전소를 세우고 이제는 폐기물 소각, 매립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거대한 SK하이닉스 앞에서 기가 질려 버린 채 청주 무심천에서 잠시 쉬어 봅니다. 고 층빌딩 속에서도 사람들은 꽃을 보러 나옵니다. 결국은 자연을 찾아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인가 봅니다. 한숨 돌리고 이름도 아련한 목련동산을 향합니다.
우리 곁을 떠난 한 사람을 만나러 왔습니다. 변희수 하사입니다. 현역 군인 트랜스젠 더였던 변희수 하사는 부당한 전역에 맞서다 우리 곁은 떠났습니다. 언젠가 뉴스에서
울먹이며 군복무를 하고 싶다고 말하던 그 모습이 전부였습니다. 삼십센치정도 될까 싶은 좁은 공간에 흰 항아리. 그것이 변희수하사의 현재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습 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모습을 찾고자 했던 한 사람이 사회의 차별과 조롱속에 스스
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사회적 차별 속에 고립된 채 막다른
선택을 해야 했던 많은 존재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 모두는 나
다움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성소수자들이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 은 왜 이리 어려운가요.
기후위기를 이야기 하며 우리는 미래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현재를 살지 못하고 죽어
간 고 변희수의 죽음이 반복된다면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할 수 밖 에 없습니다. 오늘을 살고 싶은 한 사람을 지킬 수 없는 사회가 미래를 말 할 수 있을까
요. 미래를 말하기 전에 우리가 사는 오늘이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있고 안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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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1
4/9
@평택
오산 공군기지 신탄약고 걷기 평택지역 평화활동가 간담회_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 평택 미군기지 관련 대시민 거리 캠페인
한미연합훈련 반대한다. 전쟁기지 필요없다
언제나 풍성한 수확을 기대했던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 땅 285만평을 빼앗
아 100년 가는 주한미군 기지를 지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육군부대입니다. 지
평선 그 자체였던 드넓은 옥토를 지키기 위해 “올해에도 농사짓고 내년에도 농사 짓 자”던 외침은 대추초등학교에 씨커멓게 행정대집행이 들어왔던 2006년 5월 4일 만큼 이나 아득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투쟁이 끝났으니 일상으로 돌아가라 말합니다. 하지만 어떤 투쟁은 끝
났다고 여겨지는 그 때 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많은 군사기지들이 그렇습니다. 군사기 지가 운영될수록 문제들이 터져 나오기에 더욱 떠날 수가 없게 됩니다. 평택평화센터
가 그렇습니다. 드넓은 땅덩어리에 들어선 미군기지 감시할 것도, 민원을 넣을 것도 많아집니다. 군사기지에 맞선 투쟁은 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는 것 만큼이나 시시각 각 변화하는 흐름을 알아차리고 그것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늘은 먼지가 풀풀 날리는 오산 공군기지 탄약고에 갔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평택에 있는 기지가 아닌가 싶지만 오산 공군기지는 평택시 송탄읍에 위치해 있지요. 그런데 도 오산기지로 이름 붙여진 것은 미군들이 발음하기 쉽게 바로 옆 오산의 이름을 가져 다 붙였기 때문입니다. 지역 이름도 마음대로 가져다 쓰듯 한국의 모든 것들을 마음대 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이 한국에서의 미군, 한미동맹의 위치일 것입니다.
탄약고 주변 비포장 도로를 전국의 미군기지를 순례하고 있는 자주평화원정단과 함
께 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할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촉발하 는 한미연합 훈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걷기와 간담회 평택역 선전전까 지 쉴틈없는 일정을 마무리하고 군산으로 돌아갑니다.
서해안에 나란히 위치한 군산과 평택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전쟁벨트, 동해안을 따라 쭉 늘어선 원자력벨트. 동쪽과 서쪽 모두 위험천만 합니다. 공식적 통계수치조차 없는 군사분야의 탄소배출은 그야말로 기후위기의 주범입니다. 또한 이미 세계적으로 6위
의 군사력을 갖는 한국은 전세계에 많은 무기를 파는 곳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의 군 사경쟁과 분쟁에 책임이 없다고 말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위기의 시대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하나요. 전쟁을 부추기고, 사람들을 공포에 떨
게하는 무장한 평화가 아니라. 지금당장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비폭력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담대함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불안정한 노동, 인간 존엄을 훼손하는 차별,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약탈, 타인을 공포
로 몰아 넣는 폭력. 일상을 전쟁처럼 만드는 우리 사회의 ‘전쟁’을 끝내야 하지 않을까 요. 우리의 안보가 소성리 주민들의 비명과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눈물과 강정 주민
들의 비통함을 거름삼아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누군가를 가슴 아프게 해야만 누릴 수 있는 평화를 거절하고 다른 세상으로 한걸음 더 나아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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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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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4/9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현장 기록 - 2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도
힘없는 사람들의 절규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있었습니다. 봄바람 순례길 13일째 3월 28일, 영광 한빛핵발전소 영구 폐쇄를 위한 제 488차 행동의 날에 함께 했습니다.
원전 주변 주민들의
오늘도 멀리서 길동무들이 오셨습니다. 서울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보다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의 활동가들과 고 백기완
3배가 높다는 대학 연구기관의 발표가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만들어진 '노나메기' 재단,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들어설 정부는
핵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연대 회원들이 영광군청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을 공약으로
앞으로 모였습니다.
내걸었습니다.
영광 주민들과 원불교 교무님들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탈핵운동에 앞장서 온 원불교는 '덜 개발하고, 덜
핵사고 이후 지금까지 매주 월요일이면 탈핵의 깃발을
만들고, 덜 쓰는' 운동을 통해 핵발전소 폐쇄와 태양과
들고 영광군청에서 핵발전소 앞까지 생명평화 탈핵
바람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로 에너지 대전환을
순례를 이어왔습니다. 그동안 10년이 넘는 세월이
하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바꾸지 않으면
흘렀습니다. 순례단은 탈핵순례 기도회를 마치고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이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핵발전소 앞까지 도보순례를 했습니다.
모르는 일입니다. 영광, 고리, 월성, 울진의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매일 불안한 삶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우리 어리석은 중생은 무지와 탐욕과 오만으로 생명의
핵발전소의 위험을 막고 체제전환을 위한 노력을 하는
존귀함을 망각하고 생태질서를 파괴하며 오직 인간만의
것은 모두가 나누어야 할 사회적 책임입니다.
행복을 추구하여 왔나이다. "꺼지지 않는 불"이라는 통제불능의 원자력은 쓰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이미 인간의 삶 뿐만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생명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릴 수 있는 위험천만한
노동자들에게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한폭탄임을 경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원불교 탈핵
영광을 떠나 오후 늦게 현대제철 순천 냉연공장에서
기도문 중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러 갑습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17년째입니다. 비정규직
핵발전소를 관리하는 한수원의 원전비리와 부실시공은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은 언제나 천막 농성장이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영광핵발전소의
있습니다.
콘크리트 격납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고 철근 노출, 그리스 누유 등 끊임없는 사건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011년 불법파견 소송을 시작하고 2심까지 승소를
설비 운전자들의 판단 오류로 출력이 급상승하는
했지만 아직도 대법원 계류 중에 있습니다. 2021년 3월, 영광
순천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등학생 시절 문정현 신부님을 찾아와 중앙성당에서
고용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사주는 어떤 움직임도
세례를 받은 조성만 열사는 살아생전 사제가 되고 싶은
없습니다.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성만은 신부님에게 가끔 편지를 보내면서 서로 잊을 수 없는 스승과 제자의
검찰은 고발된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관계가 되었습니다.
대표를 한 번도 소환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제철은 오히려 자회사를 만들어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봄바람 순례단은 지난 1월 돌아가신 배은심 어머니의
늘리고 있습니다.
묘지를 찾아갔습니다. 베은심 어머니 묘비의 글씨는 문정현 신부님이 쓰셨습니다. 열사묘역 안내를 해주신
봄바람 순례단은 이번 순례에서 제주, 울산, 대구 등에서
호남민족민주유가족 협의회의 김순님은 배은심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법은 기득권을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군산 하제 팽팽
가진 사람만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문화제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고 했습니다.
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자본의 범법 행위가 드러나도 처벌하지 않습니다. 사법부는 재판을 오래
문정현 신부님은 작년 봄, 배은심 어머니가 군산에
끌며 자본 측을 대변합니다. 약한 노동자들에게 이
오셔서 '앞으로 함께 세상 아픈 곳을 함께 찾아
나라의 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니자'고 약속을 하였는데 이제는 지킬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코로나로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노조도 거의 없으며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80년 5월 광주의 열사들은 대동세상을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노동의 평등함 없이 그 어떤 평화도
자신의 생명을 죽음과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여전히 멀기만 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절규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살아남은 자의 몫이 무엇인지, 망월동을 떠나며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오후에는 '봄바람 순례단과 함께 하는 광주 시민사회
살아남은 자의 몫
이야기 마당'이 YMCA 2층 무진관에서 열렸습니다. 봄바람 순례길 14일째, 광주 망월동 5.18 묘역에
광주기후위기비상행동, 광주평통사의 '한미연합
묻힌 열사들을 참배했습니다. 오늘도
전쟁연습의 문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의 '광주의
어김없이 서울과 광주의 길동무들이,
노동 현실', 광주여성민우회의 '선택이 아닌 생존문제-
광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부님과
페미니즘', 천상홍연 프로젝트팀의 '퀴어가 여기 있다'의
수녀님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발제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은
높고 낮음이 없고 차별이 없는 세상, 모든 생명이
망월동 구 묘역에
공존하는 평화만이 다른 세상을 만나는 지름길임을
있는 조성만 열사의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무덤을 찾았습니다. 조성만 열사는 1988년 5월, 명동성당 내 교육관 옥상에서 양심수 석방과 통일을 염원하며 온몸을 던져
우리는 살고 싶다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분입니다. 그를 잘 아는 친구들은 조성만에게 평소 '예수 같은 사나이'라는 별명을
오후에는 대양판지 장성공장 노동자들을 만나러
붙여주었습니다.
갔습니다. 대양판지는 대양그룹의 계열사로 골판지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대양그룹의 이념은
광주
장성
91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나 영산강의 92 지류인 황룡강에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하여 고발을
벽을 따라 빨간등대와 하늘나라 우체통까지 가는 길은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저 사나운 바다에서 사라져 간
당했습니다. 산재가 많은 사업장이며 그동안 노조를
304명의 절규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탄압하고 부당노동행위로 처벌을 받은 기업이기도 합니다.
개발의 광풍은 팽목항 세월호 추모공간마저
대양판지 앞에 도착해보니 봄바람 순례단을 기다리던
비껴가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이 회사 정문 바깥에서 환영을 합니다. 공장
팽목항은 추모의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장 정문 바깥 한편에 덩그러니
공간이 아니라
있는 조그만 컨테이너가 바로 노조 사무실입니다.
국제항 공사와 팽목-
공장 입구에는 '직장폐쇄 철회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제주 쾌속선 취항을 위해 공사판이
있습니다. 지회장님에게 조합 상황을 들었습니다.
되었습니다. 진도군은 추모공간을 비워달라며 압력을 행사하고 불법
"80명이 일하는 공장에 93대의 CCTV가 일상적인
건축물을 치우라며 이행강제금 부과를
감시를 합니다. 담배 피는 시간은 임금에서 제외합니다.
통지했습니다.
여름이면 40도가 훨씬 넘는 고온에서 일하면서 선풍기로 버틴 적도 있습니다. 화장실 다녀오는 것까지 감시를
팽목항을 상징하는 빨간등대에 혐오의 말을 써놓고
당합니다. 조합원이면 특근을 제외시키고 회사가 세운
노란리본 조형물과 영정 사진이 훼손당하기도 합니다.
노조와 차별을 받습니다."(대양판지 노조간부)
국가가 먼저 나서서 사고 현장을 추모공간으로 만들기보다 여전히 이윤을 위한 공간으로, 유가족에게
회사는 다른 제지 회사에서 노조를 파괴한 관리자를
혐오의 말을 쏟아내는 세상의 잔인함에 또 한번
입사시켜 같은 방식으로 조합을 탄압합니다. 대양판지
절망하게 됩니다.
노동자들에게 '노동인권'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딜가도 한국사회의 자본가 수준이
백동재 삼거리에 있는 '세월호 기억의 숲'을
참으로 저열하기 짝이 없습니다.
찾아갔습니다. '기억의 숲'에는 은행나무 304그루가 있습니다. 하늘의 별이 된 304명이 희생자들이 노란 은행잎과 나무로 되살아나 우리와 함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기억의 숲에 걸린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기억의 벽 앞에서 한동안 서 있었습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자식을 잃고 가장 아픈 곳에 있는 유가족이 떠나는 봄바람 순례길을 떠난 지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순례단과 길동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있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갑니다. 청주에서 고 이한빛 PD의
"언제든 진도에 방문해 주십시오. 늦게 왔다고 미안한
어머니인 김혜영님과 길동무들이 먼저 와 있습니다.
마음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잊지 않고 와
세월호 유가족 고영환 아버님을 만났습니다. 세월호
주시는 것이 우리에게 힘이 됩니다. 여행하러 오셨다가
참사 이후 지금까지 컨테이너 가족 숙소에서 홀로
잠시 팽목항에도 들러 주시면 좋겠습니다."
살아가고 있는 고영환님은 '아이들을 기다리던 이 팽목항에 세월호의 추모공간을 만들어야 하기에 떠날
팽목항을 뒤로하고 목포 신항의 세월호를
수 없다'고 합니다.
찾아갔습니다. 정성욱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의 인솔에 따라 세월호를 둘러보았습니다. 배 곳곳이
팽목항 세월호 추모공간은 쓸쓸합니다. 낡아버린
갈라지고 찢어졌으며 처참한 몰골이었습니다. 배에서
세월호 기억관, 회의실, 식당, 성당 컨테이너만 덩그러니
나온 것은 갯벌의 흙 하나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남아 있습니다. 고영환 아버님을 따라 방파제 옆, 기억의
있었습니다.
진도
목포
정성욱님은 세월호에 100톤 정도의 충격이 가해져
참석하셨습니다. 배종렬 선생님은 평생 농민운동과
급격한 변침이 생겼고 낡은 배는 안전규정을 지키지
군사주의를 반대하고 평화 운동에 참여하신 분이며
않아 선체가 급격히 침몰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문정현 신부님과 오랜 동지입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가 무엇에 의해 침몰했는지 그
간담회에서 서해안을 중심으로 미군주도의 군사기지가
원인을 아직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확장되고 군공항의 폐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배의 충격이 어디에서 왔는지, 세월호의 첫날 항적과 공식 발표된 항적은 왜 다른지, CCTV는 왜 없어지거나 덮어 씌워졌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침몰의 원인은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사 활동은
지리산을 '있는 그대로'
올 6월이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목포 신항에 인양된 세월호 앞에
봄바람 순례길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봄이 피어나는
길게 덮혀진 검은 천에는 아이들의 유해가 발견된
꽃길 따라 지리산 하동군청으로 달려갔습니다.
갯벌의 흙이 담겨 있습니다.
하동군청 입구 천막 농성장 지역주민들이 순례단을 환영합니다. 지리산 근처의 5개 시군의 주민들이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에 그대로 멈춰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저항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사회의 모순이 응축된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타살입니다. 그러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는 공공 150억 원·민자 1,500억
검찰은 피의자들을 무혐의로 종결하고 사법부는 해경
원 등 1,650억 원을 들여 화개·악양·청암면 근처에
지휘부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세월호는 아직
무가선 열차 12㎞, 모노레일 2.2㎞, 케이블카 3.6㎞, 호텔
끝나지 않았습니다.
휴양시설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수천년 동안 내려온 지리산과 하동마을에 갑자기 ‘알프스’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단어를 조합하여 돈을 벌겠다는 생태 파괴자들의 상상력이 놀랍기도
광주 군사공항 무안이전을 반대합니다
합니다, 목포를 떠나 무안군청으로 갔습니다. 무안군민들은 광주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 2년간
그동안 군민집회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지리산 주민
광주군공항 이전을 무안공항과 연계해 통합하겠다는
대책위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투쟁으로 대기업 토건 업체인 대림은 최근 사업포기를
무안군에 군 공항이 이전하면 전투기 소음으로 축산,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하동군은
낙농업, 농업인에게 큰 피해와 군민들의 생존권이
새로운 사업시행자를 공모하여
침해당합니다. 무안군의 각 읍면 대책위,
추진하려고 합니다. 대책위 주민들은 지금
이장단, 기관·사회단체 주민들은 평화로운 마을에 군비행장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군청 앞에서 14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대책위 활동가들의 생태적 삶을 들으려니 우리들의 소비적 삶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봄바람 순례단과 주민 간담회 자리에는 올해
대책위 분들은 지리산에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다른
92세가 되신
세상을 꿈꾸며 단순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배종렬 선생님이
사람들이었습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교통수단을
무안
하동
93
사용하는 것도 고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종이 94 한 장을 안 쓰면 나무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위태로운 망루 위에 한 노동자가 아래를 내려 보고 손을 흔듭니다. 노동자들은 망루 위의 농성장을
실천하는 맑은 영혼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봄바람
'하늘감옥'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망루에
순례단은 군청 앞 노상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이야기를
올라 스스로 감옥에 갇혀야 하는 것이 노동자의 비참한
나누었습니다.
현실입니다.
"처음 산악열차 소식을 듣고 10여 일간 고민을 했어요.
며칠 전 택시노동자들은 '희망뚜벅이 행진단'을 만들고
반대 운동을 하면 현수막도 걸어야 하고 사람들도
택시발전법 전국 시행을 촉구하며 세종시 농성장에서
모아야 하고 서울도 가야 할텐데.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청와대까지 400리 길을 걸었습니다.
탄소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 혼자 고민할 일이 아니고 지역 공동체와
이미 2019년, 사납금 폐지와 월급제를 요구하며 510일
같이 이야기를 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동안 고공농성을 한 택시노동자의 힘으로 택시발전법이
의논했고 대책위를 만들어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반대운동을 알리려면 현수막을 걸어야 하잖아요. 한번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시행일을 정해서
쓰고 버릴 수 없어 재활용 해서 두 번씩 쓰고 있어요.
공포하기만 하면 되는데 여전히 미뤄지고 있습니다.
피켓도 딱 한 세트만 만들어서 쓰고요." (지역주민1) 택시사업주들은 노동자들에게 주 30시간 정도만 "하동에서 나고 자랐는데 서울 가서 살아야 성공하는 줄
일하는 것으로 하여 월 80만 원 정도의 열악한 임금을
알았어요. 그러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다시 하동에
지급합니다. 택시노동자들은 코로나로 승객이 감소하고
내려왔는데. 산악열차를 만든다고 해서 싸우고 있어요.
실업급여 신청자 수도 배로 늘었고 생계위협을 받고
제가 하동에서 나고 자랐고 지금은 군민이거든요. 근데
있습니다. 한 시민이 연단에 올라 말했습니다.
군수는 우리를 군민 아닌 듯 대하고 듣지도 않는 거죠" (지역주민 2)
“택시노동자에게 누가 인간 대접을 해주었는가?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택시 노동자에게 존경을
인간의 탐욕으로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등장한
표합니다. 나는 무임승차를
코로나로 심각한 고통을 당하고, 당장 기후위기로
하지 않기 위해 이
고통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성찰이 없는 이 사회가 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 40시간을 당장 이행하는 것과 명재형 동지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우리의
택시노동자에게 연대의 힘이 필요합니다
목적지입니다. 반드시 승리를 봄바람 순례길 4월 2일, 오늘은 세종시 국토부 앞,
믿습니다.” (집회 발언자)
301일차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명재형 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고공농성 300일이 넘어가면서 택시문제 해결
순례길 17일째입니다. 4월 4일, 봄바람 순례단은
촉구와 주 40시간 택시 월급제 시행을 위해 전국에서
오전 세종청사 환경부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새만금
희망버스가 모여 들었습니다. 멀리 한진중공업의
신공항백지화를 위한 천막 농성단 활동에 잠시라도
해고자 였던 김진숙 동지와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연대하기 위해 환경부 앞 점심시간 홍보활동에
산재로 세상을 떠난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님도
합류했습니다.
오셨습니다. 환경부 앞에서 작년 12월부터 '새만금신공항 국토부 앞에는 철근으로 묶어 세워 올라간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부 부동의 촉구'를 위해 농성을
세종
시작한 지 4개월이 넘어갑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
것 같아 꼭 학살현장에 갑니다. 비가 온 지난 일요일,
3월 오히려 '조건부 동의'를 했습니다. 환경부가 오히려
젖은 땅에서 어린아이의 유치를 발견했습니다. 희생자
개발에 면죄부를 주고 자신의 역할을 포기했습니다.
가족들에게 학살의 현장은 과거가 아니라 오늘도
환경부에 ‘환경’은 없습니다.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점심시간에 쏟아져 나오는 환경부 공무원들에게
행정구역에 '골령골'이라는 이름은 없습니다. 그러나
'조건부 동의'를 철회하라고 외치지만 이들은 아무런
후세의 사람들은 이곳을 '골령'(骨靈)이라고 부릅니다.
응답도 없습니다. 바로 옆 망루에서 농성하고 있는
'골령'은 '뼈들의 영혼'이 있는 골짜기라는 뜻입니다.
택시노동자에게 힘내라고 손을 흔들고 다시 길을
뼈가 많이 뒹굴고 있어서 '뼈재'라고 불려지기도 합니다.
재촉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세월을 흘러도 저 아래 땅속에는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인 국가는 아직도 유해발굴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골령골 산기슭을 따라 곳곳에 핀 진달래가 그날의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진실을 기억하고 있을뿐입니다.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6.25 전쟁 시기동안 발생한 대전 산내 골령골의 집단 학살지를 찾아갔습니다. 골령골
지금까지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는 1,250구이며 반경
학살사건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임재근 박사가 당시
1km 지역에 7천여 명의 유해가 묻혀 있는 것으로
상황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추정하고 있습니다. 6.25 당시 작전지휘권을 행사한 미국과 이승만의 지시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지금으로부터 73년 전, 1950년 6월 28일부터 20여 일
사건입니다. 직접적인 가해자는 충남지구 방첩대,
동안 골령골에서 민간인 집단학살이 있었습니다.
헌병대 등 군인과 경찰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대전형무소에 수감된 보도연맹원, 여순사건, 제주 4.3 사건 관련자가 이 골짜기에서
1999년 재미 사학자가 미국
학살당하고 암매장되었습니다.
국립문서보관소(NARA)에서 6.25 전쟁시기 골령골 학살현장의 자료를 찾아냈습니다. 그동안 묻혔던
봄바람 순례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유족회 전미경(75)
비밀이 드러나고 진실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시
회장님과 회원들이 오셔서 환영해 주셨습니다.
영국기자 앨런 위닝턴은 <나는 한국에서 진실을
전미경님은 아버지의 얼굴을 모릅니다. 그의 아버지
보았다>라는 책에서 '민간인이 학살당한 가장 긴 구덩이
전재흥씨는 24살 때 골령골에서 학살당했습니다.
길이가 182m였으며 크고 작은 구덩이는 약 1km까지
당시 두 돌인 딸을 업고 친구 모임에 다니는 자상한
이어졌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골령골이 '세계에서
아버지였습니다. 전재흥씨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지
가장 긴 무덤'이 된 이유입니다.
6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딸은 연좌제로 가족이 파괴되고 온갖 수모를
"1950년 7월 16일 인민군이 미군의 금강전선을
받으며 외롭게 살아야 했습니다.
돌파하자, 남아 있는 정치범들에 대한 학살이 또다시 시작됐다. 이날 무수한 여자들을 포함해 적어도 100명씩
전미경님은 부여에 살고 있지만
트럭 37대, 3,700여 명이 죽었다."(당시 영국기자 앨런
수시로 골령골 학살현장을
위닝턴의 증언)
찾아옵니다. 비가 오면
골령골의 조그만 조립식 사무실 외벽에 걸려 있는
혹시라도 땅에
학살현장 사진은 처참하여 차마 보기가 두렵습니다.
드러난 유골을 발견할 수 있을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남은 생은
대전
95
이곳을 위해 살아갈 것입니다. 여기를 찾아주어 가슴 96 깊이 감사합니다. 지나가다 여기를 쳐다보기만 해
사건들' 안희정 사건 대법원 유죄 선고 이후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으로
주어도 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골령골 이야기를
가해자는 감옥에 갔지만 피해자는 일상으로 아직
알기 바랍니다. 앞으로 이곳에 평화공원이 만들어져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김지은 피해자는 아직도 '온전한
나의 아버지 이름 석자라도 남기는 것이 제 일생의
일상’을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무지에 의한 2차 가해가
소원입니다.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70년 동안 올가미에 묶인 채 살았습니다. 제 일생은 아직도 6.25를 벗어나지 못했어요. 근데 앞으로 남은 제
김지은씨는 현재 가해자와
생애도 못 벗어날 것 같아요. 정말로 전쟁만은 다시는
가해자가 속한 충남도를 상대로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저 같은 사람이 다시는 생겨선
민사소송 진행 중입니다.
안됩니다."( 유가족 전미경님 증언)
재판부는 이미 대법에서 가해자의 성폭행 행위를
해설자는 골령골 민간인 학살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인정하였는데 피해자에게
국가가 저지른 '칠 천명을 죽인 살인사건'이며 이것은
신체 감정을 받아 피해를 '입증'하라고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했습니다.
합니다. 가해자는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범죄의 책임,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분단은 전쟁을 낳았고 전쟁은 학살을 낳았습니다.
없습니다. 발표자는 "편견과 차별이 가득한 한국
평화가 사라진 자리에 독재와 군사주의가 들어섰고
사회에서 자신의 인생을 해체하면서까지 성폭력
우리의 내면에는 증오와 저주가 자리 잡았습니다.
피해 사실을 말하는 이유는 그저 인간답게 살고 싶기
사회는 여전히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7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나라의 자주권은 사라졌고 한반도는 전쟁의 위기에 살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성폭력 문제를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국가는 반공주의를 내세우며 은밀하게, 때로는 희생자
접근하지 말고 사회구조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가족의 삶을 파괴했습니다. 유가족은 진실규명을
공감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요구하지만 여전히 묻혀져 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걸고 사회적 삶과 인생 전체를 걸고 싸우는 것인데
골령골에서 한국 현대사에서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이 사회는 피해자 입장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는
이어져 있는지를 바라보게 됩니다.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발표자는 다른 사회적 이슈에 누구보다 함께 했던 사람들도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판단을 유보하거나 침묵하는 것을 보게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존재를 세상에 보일 수 없다 봄바람 순례길, 강정에서 출발한 후 18일째 입니다. 천안지역 길동무들의 안내로 천안살림교회를
죽어가는 농촌
찾았습니다.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신부님도 참여해 주셨습니다. 종교가 세상을 위로하기보다
천안살림교회를 떠나 산업단지에 둘러싸인 예산군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고덕면 몽곡리를 찾아 주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마을
천안살림교회는 '차별 없는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주민들과 그동안 몽곡리 주민의 환경피해에 연대해온
모토로 성소수자 교인들에게 손을 내미는 교회입니다.
환경단체 회원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홍성에
오늘의 주제는 '지역의 페미니즘, 우리의 이야기가
있는 농촌·농민·농사를 위한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세상을 바꿀거야' 입니다.
활동가도 오셨습니다. 주민들은 농촌지역 개발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천안지역 여성단체 활동가에게 '잊혀진 피해자의
천안
고덕면 주민들은 마을까지 들어온 폐기물 처리장과 공장으로 환경피해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자식들이 농사를 짓고 싶어도 농촌은 어느새 사람이
예산군의 삽교 효림마을의 헬기공장, 대술면의
살 수 없는 땅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채석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이 무너지면 도시도 무너진다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제발 우리 이야기를
봄바람 순례단이 방문한 고덕면은 오래전부터
들어달라고 합니다.
주물단지가 들어서 주민들이 공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고덕면에만 4개의 산업단지와 농공단지가
시골에 저항이 없으니까 산업단지와 유해 폐기물과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예정입니다.
공해산업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농촌의
산업폐기물 처리장이 설치되고 폐목재 처리시설이
희생으로 도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합니다.
증축되고 철강회사가 들어서고 환경오염 시설이 계속
그곳에 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농촌의 현실을
늘어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되고
들었습니다.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의 개발문제가
폭발사고도 발생합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순례단 역시 그 진실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악취가 나고 오염물질이 쌓여 갑니다. 대기 조사를 하면 벤젠과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그동안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고 자신의 목소리를
검출됩니다. 산업단지 안에 어떤 공장이
내기 어려운 분들이었습니다. 마을 분들은 순례단에게
들어오는지 알려고 해도 군은 정보를
와 주어서 고맙다고 하지만 이 연대가 얼마나 힘이 될지
제공하지 않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함께 아파할 뿐입니다. 농촌 역시 우리가 모르는 사이 자본의 이익을 위해 공해로
반대운동을 하느라 농번기 일이
환경파괴와 개발로 심각한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어렵고 공장에 들어서면서
아픔을 모르는 시대
농지가
가난을 모르는 시대
사라집니다.
무슨 외로움이 있어
주민에 대한
한줄 사랑을 얹겠는가?
업주들의 금품 회유와 매수로 마을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읽어주신 김용만 시인의
공동체의 분열과 갈등이 심해집니다. 주민들에게
'지게'라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농촌 공동체마저
협박도 합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20~30년
급속도로 사라져가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동안 들어선 공장으로 마을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던
하는지 다시 곱씹어 봅니다.
동네 노인들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산업단지가 들어설 때 주민 50%의 동의가 있으면
인권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청소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강제토지 수용까지 당하게 됩니다. 이제 농촌의 산업단지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봄바람 순례단은 투쟁현장 만이 아니라 세상의 보이지
인권과 생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않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회에서 배제되고 힘없는 사람들, 잘못된 구조와 제도로부터 소외된 곳을
주민들은 이제 '농촌에 평화는 없다'고 합니다. 그동안
찾아 갑니다.
국가산업이라고 참고 살았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와 억울해서 울화병이 생겼다고
4월 6일 오전 봄바람 순례단과 길동무는 아산시에 있는
합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살던 곳에서 살고 싶다고
(사)충남 청소년 노동인권센터에서 단체 활동가들과
탄식을 합니다.
간담회를 했습니다. 이 단체는 학교 안팎의 청소년을
예산
97
대상으로 노동인권교욱과 현장실습 98 학생의 노동인권 보호를 위해
현장실습은 화장실 청소나 집기 정리, 잡일
일하는 곳입니다.
등 보조적 역할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청소년 노동을 착취하는
2017년 6월, 충청남도와
제도로 악용되고
교육청의 조례로 만들어진
있습니다. 이 사회가
청소년 노동인권센터는 6개월 만에 문을 닫아야
청소년 노동이 겪고
했습니다. 한 도의원이 "센터가 청소년에게
있는 현실에 관심을
'빨갱이 교육'하러 다닌다"는 주장을 한 후
가져달라고 호소합니다.
곧바로 폐쇄당했습니다.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센터 활동가는 학교에서
그것이 바로 청소년 노동인권 단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노동교육에 관한 내용을 전혀
수준이며 현실입니다.
가르켜주지 않으면서 청소년들에게 '너의 목소리를 내라'고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역 시민사회의 청소년 노동인권 지킴이들은 '너희가 중단하라 하면 우리가 직접 한다'며 주저하지 않고
센터의 지킴이들은 다른 직장에서 일하면서 반차, 연차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상근자가
휴가를 내서 청소년 노동교육을 위해 학교를 찾아
줄어들었지만 2명의 센터 상근자와 12명의 지킴이들은
갑니다. 청소년노동인권 센터는 충남에서 사는 고려인
오늘도 청소년 노동인권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청소년 등 타국에서 이주한 청소년을 위한 노동인권 팜플렛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하여 도움을 주고
우리가 만나는 청소년 노동자는 오래전부터
있습니다.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들을 스쳐 지나가는 존재로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입니다. 청소년 노동자에게
봄바람 순례단은 힘든 상황에서도 소신과 열정을
노동법 위반이 현장에서 수없이 발견됩니다.
가지고 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 이끌어 가는 한 사람,
노동인권센터의 상담사례를 보면 체불임금과
한 사람이 있는 한,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사업장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있는 한 그것이 바로 다른 세상의 시작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업자가 CCTV로 감시를 하고 알바에 대한 성폭력으로 피해 청소년이 자살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알바들은 편의점 주인들에게 외모로 평가 받고 절도로 누명을 뒤집어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소년은 나이가 적고
코로나 시대 장애인의 삶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습니다. 오후에는 한빛장애인평생교육원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현장실습 학생들의 경우 안전하지 않은 노동현장에
(사)한빛회는 1981년 천안에서 풀뿌리 운동으로
투입이 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재발 됩니다. 학생들은
시작된 장애인 단체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가장 열악한 곳에서 실제 성인과 똑같은 일을 시켜도
장애인권을 위해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취업을 생각하면 참고 견딥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은 '격리'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지만 청소년 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님은 20년 전 자신
중증장애인은 평생 자가격리의 삶을 살아왔으며 매일
역시 현장실습을 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매일의 삶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장애인 평생교육원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사무국장님은
중증장에인들에게 '자립정책으로 대중으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로 11년째 싸우고
문화로'라는 목표를 가지고 장애인권과 성인 장애인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현장에서 학생들이 겪는
문해교육, 검정고시 지원을 하는 민간단체입니다.
어려움에 대해 공감을 나눌 수 있습니다.
아산
평생교육원 활동가는 우리에게 '봄바람 불 듯이
코로나 시대 장애인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역입니다.
온 사람들'이라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장애인들은
아이가 있는 장애인의 경우 아이돌봄이 너무 힘들어
코로나로 모이기 힘든 현실이며 서로 방문하기가
언제 코로나를 벗어날지 하루하루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렵고 현장까지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정부의 장애인 가족을 위한 보호 정책을 기다리지만
고통스럽다고 했습니다. 장애인 한
당장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분은 '우리는 코로나 이전부터 격리였으며 항상 '타가격리'의
한 장애인은 "나 혼자의 힘으로 바뀌는
삶을 살아 간다'고 했습니다.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비상상황이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생기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산다는 것은 격리와 배제의
장애인들은 누군가의
삶으로 매일 매일 견디는 것이었습니다.
도움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장애를
순례단의 문정현 신부님은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나누었습니다. 1986년 전북 장수군의 장계 성당
이 사회는 관심이 너무
주임신부로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날 구석진 시골
없다"면서 "우리도 똑같이
마을에 갔는데 7살 먹은 아이가 감나무에 묶여
살아가는 사람인데,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
있었습니다. 나무 옆에는 밥그릇이 뒤집어 있었고
않느냐"는 이야기가 계속 귓전에 남아 뒤돌아서기가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렵습니다.
농사를 짓는 부모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돌볼 수
저녁에는 천안터미널 앞에서 충남 민주노총 문화제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열렸습니다. 태안 화력발전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후, 성당의 빈 곳을 수리해서 방을 만들었습니다.
비정규직 투쟁을 하고 있는 아산시립 합창단, 청소년
부모를 찾아가 아이들과 같이 밥을 먹고 함께 하고
노동인권, 여성운동, 환경운동가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싶다고 했습니다. 그 소식이 금새 알려지자 13명의 장애인이 모였습니다. 그 집이 바로 장애인 시설인 '작은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는 새벽 2시까지 일하고 다시
자매의 집'의 시작이었습니다.
새벽 6시 출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앞으로 석탄화력 발전소가 폐쇄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한 회원이 장애 당사자로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
그러면 자신의 가족은 생계가 끊긴다며 막막하다고
했습니다. 코로나로 확진을 받았지만 장애가 있어
했습니다. 현장의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스스로
병원에 갈 수도 없었고 활동지원사와 만날 수도
'암선고를 받았다' 자조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왜냐하면
없었습니다. 그 분은 한동안 격리되어 생존의 위협을
화력발전소 폐쇄가 몇 년 안 남았기 때문입니다.
받았다고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장애인의 사망율이 더 많은 이유입니다.
정규직 발전소 노동자들은 전환배치로 고용승계와 사택까지 제공되지만 비정규직은 고용보장도 없고
간담회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저상버스의 도입이
주거와 자녀교육이 불안합니다. 처음에는 기후정의를
저조하고 기사들의 인권의식을 비판했습니다. 버스
위해 일터를 나와야 한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배차시간은 장애인들이 버스를 안정적으로 탈 수 있는
힘들었지만 서로 만나 이야기하면서 이해할 수
시간이 아니라 비장애인 중심으로만 짜여져 있습니다.
있다고 합니다. 발전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심지어 승객들이 장애인들에게 욕을 합니다. 장애인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열심히 함께 만들어가자고
이동권이 없으면 교육권도 노동권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했습니다. 장애인들은 오늘 열린 간담회 자리에 오는 것조차 큰 결단을 하고 어렵게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천안
99
같은 의제를 고민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청주 SK 하이닉스 LNG 발전소를 반대합니다 100 4월 8일, 봄바람 순례 이십일째입니다. 순례단은 청주
한 지역활동가는 3년 동안 SK하이닉스 발전소 반대
SK하이닉스 공장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공장 앞 바로
대책위 활동을 하였지만 청주는 SK 공화국이라 언론도
건너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고 주변은 상가가 발달한
외면한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점점
도시 중심가입니다. 주민들이 밀집되어 사는 곳에 LNG
더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민간 LNG 발전소 건설은
발전소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주민들의
중단해야 합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전소를 강행하는 SK그룹은 '지구를 지키는 착한 기업'이며 기후위기 해결사라고
봄바람 순례단은 간담회를 마치고 청주시 외곽에
홍보하는 것을 보면 이들의 모순된 행동에 놀라울
있는 목련공원내 납골당에 안치된 고 변희수 하사를
뿐입니다.
찾아가 추모시간을 가졌습니다. 변희수 하사는
SK 하이닉스 반도체공장은 언제 생길지 모르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불확실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만드는 비상용 자가
군인으로 국방부는 이를 이유로 변 하사를 강제전역을
발전소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상용 발전소가 아니라
시켰습니다. 변 하사는 국방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365일 24시간 가동하는 대형발전소이며 이
전역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벌이던 중 1년 전 스스로
발전소가 들어서면 연간 152만톤의
세상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법원은 변 하사가 세상을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이는
떠난지 7개월 후 강제전역 처분이 부당하다는
청주 전체에서 발생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온실가스의 10%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모습을 찾고자 했던 한
LNG 발전소는 발전과정에서
사람이 사회의 차별과
질소산화물과 온실가스 다량 배출과 발암성
조롱 속에 스스로 목숨을
물질이 나옵니다. LNG 발전소는 인구 밀도가
끊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높은 지역에 있고 석탄발전소보다 10년 이상
그 이후에도 사회적 차별 속에
가동되기 때문에 건강 피해가 더 많고 불완전연소로
고립된 채 막다른 선택을 해야 했던
인해 더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나온다"고 합니다.
많은 존재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 모두는 나다움'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청주시 소각시설 용량이 전국의 18%를 차지하고
성소수자들이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은 왜 이리
있으며 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도시로 알려졌습니다.
어려운가요.' (봄바람 순례단 딸기)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폐기물 소각장과 매립장이 청주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2006년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오늘도 제자리입니다.
청주시는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립을 허가했습니다.
성적지향 뿐 아니라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 국가, 민족, 인종, 언어 등 다양한 이유로
오후에는 청주충북 환경운동연합에서 환경운동연합,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일상생활까지 모든
기후위기 비상행동, 생태교육연구소, 생활교육공동체
영역에서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차별금지법은
‘공룡’ 단체가 참여한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인간의 자유, 평등을 위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죽지 않고 행복하게 살 권리를 잃어버린 고 변희수 하사,
간담회에서 한 활동가는 "환경문제는 한 지역의 문제가
그가 있는 목련공원 앞에서 다시 차별이 없는 세상을,
아니라 한국사회의 총체적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성소수자에게 아픔이 없는 세상을 갈망해봅니다.
"앞으로 사회적 문제로 공유하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힘을 모으자"고 했습니다. '봄바람 순례를 넘어서 앞으로 체제전환을 위해 서로 고립되지 않고
청주
환경오염문제. 한국인 피해사례는 알려지지 않고
이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닙니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군기지를 감시하는 일을 봄바람 순례 스물 하루째입니다. 4월 9일, 봄바람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순례단은 평택 대추리 마을로 향했습니다. 이제 순례길도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경상, 전라,
참가자들은 이후 평택역 앞에서 시민들에게 한미연합
충청권을 지나 경기도로 들어섰습니다. 대추리
훈련 반대와 평화 캠페인을 하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
주민들이 새롭게 살아가는 대추리 평화마을에서 환영을
했습니다.
받았습니다. 주민들은 대추리에서 함께 싸웠던 문정현 신부님과 평화바람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순례단을 위해 정성스럽게 점심을 준비하여 주셨습니다. 오랫동안 대추리에서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온 평택평화센터는 체험마을을 만들어 지역에서 평화와 생태, 예술문화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대추리 역사관에서 대추리 마을 주민사진 전시관과 '평화'가 쓰여진 깃발과 당시 대추리 투쟁에 관한 역사가 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미군은 마을을 빼앗았지만 주민들의 쓰라린 기억마저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여전히 사람들은 남아 있습니다. 평화를 원하는 사람은 끝까지 싸웁니다. 그것이 바로 다른 세상의 시작입니다. 점심을 먹고 오산 미공군기지로 향했습니다. 평택에는 오산 미공군기지와 평택미군기지가 있습니다. 오산미공군기지는 259만평으로 미국의 태평양 지역의 최대의 공군기지입니다. 순례단은 전국 미군기지를 순례하고 있는 자주평화 원정단과 오산미군기지 탄약고가 보이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이후 평택 민주노총에서 진행된 간담회에는 봄바람 순례단과 길동무, 평택평화센터, 쌍용자동차 복직자와 자주평화 원정단, 그리고 지역의 평화운동가,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참여했습니다. 한 평택활동가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항상 K-55 전투기 폭음소리를 듣고 살아야 하는 것이 너무 괴롭습니다. 멀리서 연대를 통해 평화의 목소리를 들려주어 고맙습니다. 우리는 미군기지의 폐해를 조사하기 위해 걸어서, 자전거로, 때로 차로 다니면서 주민을 만나고 기록합니다. 미군이 일으키는
평택
101
102
투쟁은 한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과 함께 이뤄진다는 걸 알았어요. 햇살 *인터뷰 _ 오이 *정리_소산
햇살을 소개해주세요.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고민하는 현장에 다녀왔고.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비건에 관심이
현대중공업 불법파견 반대투쟁 현장에 다녀왔어요.
많고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에요.
그리고 오늘은 故정유엽 추모 공간에도 다녀왔어요. 이렇게 오랫동안 낯선 현장에 다니는 것은
길동무는 어떤 계기로 신청하게 되셨어요?
처음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조금 힘들었어요.
부산에서 지내면서 가덕신공항 반대운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텔레그램 방에 봄바람 순례단 소식이
어떤 부분이 힘드셨어요?
들려와서 참여해보고 싶었어요. 원래는 첫 날만
저는 이런 현장에 별로 와 본적이 없어요. 언론에서
참여하려고 했는데 3일이나 함께 하게 되었네요.
자주 보이는 투쟁현장들을 어떤 이미지로 생각했던
한의학을 공부하고 있어서, 코로나19 의료 정책에
것 같아요. 투쟁가를 부르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지금 정책이 모두 양의학
장면만 상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현장에 가보니
중심이어서 한의계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해서
영화나 드라마처럼 그 장면이 끝나면 끝이 나는 게
대응하고 있어요. 진짜 환자를 위한다면 한의학을
아니더라고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계속 해야 하는
무조건적으로 배제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일이잖아요. 투쟁은 낭만적인 일이 아니고 생각보다
마침 울산에서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돌아가신
더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故정유엽 추모제가 열린다고 해서 참여해보고 싶었어요.
어떤 현장에서 더 그런 것을 느끼셨어요? 울산에서 현장중공업 불법파견 반대투쟁 현장에
함께해주신 일정을 소개해주세요.
다녀와서요. 비정규직 문제는 뉴스에서 오랫동안
처음 합류한 공간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건설
들어왔던 얘기임에도 자주 잊고 지냈던 것 같아요.
반대운동 현장이었고, 울산에 아프가니스탄 난민분
그런데 어제 현장에 다녀와 보니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현실자체, 이 투쟁현장을 당연한 문제라고
다 연결되어있는 것은 맞는데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죠.
생각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제 비가
저는 수천년 전에 몸에 대해 기록한 책이 지금과
왔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모여서 춤을 추며
연결되는 것은 믿으면서, 지금 당장 동시간대에
발언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왜 더 가깝게 느끼지 않을까라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의 말이
생각이 들어요.
생각났어요. “투쟁은 멋있죠. 그런데 투쟁에는 삶의 지긋지긋함이라는 것이 있어요. 언제까지 해야
마지막으로 봄바람순례단에 들었던 인상과 다른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거죠. 너무
길동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세요.
답답하니까.”라는 말이요. 이런 현장에 직접 와보니
제가 스스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한 장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해야 되는
활동하시는 분들은 위계적이고 가부장적일거라는
일이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어서 조금
그 분들이 투쟁공간을 지키면 뒤에서 생계투쟁을
놀랐어요. (그건 우리가 잘해서인 것 같아-딸기)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는 동지분들이 있다는 얘기를
모르는 것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시고, 어리고 일도 안
들었어요. 투쟁 현장뿐만 아니라 뒤에 더 많은
시키시고. 그런 분위기가 편하고 감사했어요.
사람들이 함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저처럼 처음으로 이런 활동에 참가하시는 분들에겐,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더라고요.
이런 현장에 직접 와서 보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투쟁이 한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도 뒤에서 생계투쟁으로 생활비를 마련하신다는
삶과 함께 이뤄진다는 것. 직접 와서 경험하는 것은 더
얘기를 듣고 놀랐어요.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돈을 번 것을 매달 나누는 것은 쉽지 않잖아요. 봄바람의 슬로건인 ‘다른 세상을 만나는’이라는
햇살에게 ‘다른 세상’이란?
말을 실감했어요. 투쟁의 현장에는 정말 다른 세상이
뉴스에서 들은 말이에요. 저는 사회를 조금 더
만들어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하는 모든 노력을 노동으로 인정해주는 세상을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들에게 현장에 함께 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지금은 자본을 위한 노동만이 인정받잖아요. 봄바람
했잖아요. 어떻게 얘기하면 좋을까요?
순례단을 보면서 더 생각이 깊어졌어요. 이렇게
학교의 유일한 언론기구인 학교신문의 편집장을 맡고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하는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의
있어요. 신문에 전하고 싶은 말인데요. 학교에 있으면
노력을 인정해주는 세상이 다른 세상이라고
학교가 전부인 것처럼 느껴져요. 우리가 공부하는
생각합니다.
수천년전의 원전책(한의학 원서)들과 캠퍼스 생활이 유일한 세상 같죠. 설명하긴 어렵고 추상적이긴 하지만 투쟁하는 공간과 우리가 연결되어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어디선가 ‘모든 해방은 연결되어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부산에 살고 있으니 가까운 가덕도신공항문제와는 연결되어있다고 말하기 쉬운데, 사실 다른 지역의 투쟁현장과는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설명하긴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봄바람 순례단을 통해서 각기 다른 지역에서 투쟁하는 분들이 연결되어있고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국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어요. 103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주한미군 전투기지 미국방부 보고서에 명시된 기지 목록 2020년 현황
Bayonet Training Area Camp Ames Camp Carroll Camp Casey Camp Castle Camp Henry Camp Henry - Brooklyn Hill Camp Henry Pier 8 Camp Hovey Camp Humphreys Camp Humphreys (High Point) Camp Humphreys (Richmond) Camp Kwangsa Ri Camp Market Camp Morse Camp Mu Juk Camp Red Cloud - Bullseye 02 Camp Red Cloud - Bullseye 01 Camp Stanley Camp Walker Camp Yongin
Chong Ju Support Annex DRMO APO Fleet Activities Chinhae Gun Training Area H220 Heliport Icheon Sockor K-16 AB Kamaksan ASA Kimhae Storage Annex Koryosan ASA Kunsan AB Kunsan POL Terminal Site Kwang-Ju AB Madison Site Masan Ammunition Depot Osan AFB Osan Ni Ammunition Storage Annex Osan Site 2 Osan Site 3 Pil-Sung Air Range Pohang Pusan Storage Facility Pyongtaek Cpx Area Shinbuk Relay Suwon AB Swiss and Swed Camp Mac HQ Taegu AB Taegu Storage Area Tango Watkins Range Yechon Site Yong Pyong Yongsan Garrison
Californ
2022년 국방비
53.1조원 2022년 주한미군 주둔 지원금 (방위비분담금)
1조 2,472억원 무기수출 (2020년 기준)
8조3,500억원 2017년~2021년 5년간 무기 수출 : 38억 달러
nia State
108
DAY #22
4/11
@삼척
삼척 탈석탄 도보순례와 미사 : 핵발전소 백지화 기념탑-맹방해변-삼척우체국
군산 평화바람 집에서 출발해 꼬박 다섯시간이 걸려 삼척에 도착했습니다. 산넘고 물 건너 강원도 일정을 시작합니다.
삼척은 1982년부터 핵발전소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오랜 투쟁으로 막아냈습니다. 2019년 핵폐기장 역시 삼척시민들이 힘을 모아 막아낸 저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가 바뀌고 또 다시 삼척 핵발전소에 대한 재논의가 나온다니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느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즉각 중단하라
껴집니다.
맹방해변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넓은 수평선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한눈에 봐 도 고운 모래와 깊은 바다색이 명사십리라는 말이 왜 붙었는지 단박에 알게 합니다.
하지만 그 해변에 화력발전소가 들어선다고 한참 공사중입니다. 해변에 인공 구조물 을 세우니 파도의 방향이 바뀌어서 공사 현장에 가까워지자 고운 모래가 깎여 나간 모 습이 선명합니다.
화력발전소를 세우고 이곳에서 쓸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항만을 만든다고 합니다. 제
주 해군기지 공사 때 봤던 케이슨 거푸집이 있습니다. 준설을 하거나 인근 석회암 광 산에서 나온 돌들로 수중 매립을 하면서 짙푸른 바다가 석회와 바다에 퇴적된 뻘들로
뒤덮였습니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이곳의 바다색이 아니라 석회가 퇴적된 결과입니 다. 때때로 누런 황톳물이 오탁수방지막을 넘어 흘러 나옵니다. 함께 동행한 활동가들 이 급히 민원을 넣어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울산은 현대의 왕국, 청주는 SK의 왕국이라고 하던데 삼척은 포스코의 왕국인가봅니
다.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합니다. 애가 타는 사람은 오로지 이 곳에 모인 사람들 뿐인가요. 답답하기만 합니다. BTS의 butter 앨범 자켓을 찍은 곳이 라고 큰 팻말만 요란하고 바로 옆 해변은 속절없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 전기는 수도권과 서울을 향합니다. 그렇다면 또 송전탑들이 쑥쑥 올라 오겠죠. 이 미 백두대간은 송전탑으로 뒤덮힌 상태인데 여전히 전기는 더더더 많이 필요한가 봅
니다. 12킬로의 긴 순례길을 걸으며 선명하게 해변을 장악한 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 에 한숨이 길어집니다. 다 지어진 화력발전소는 탄소 배출뿐 아니라 온배수를 바다에 버릴테죠. 그나마 남은 이 푸른 해변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오늘 삼척은 무척 더웠습니다. 이례적인 무더위라고 합니다. 하루하루 변해가는 모습
이 이상하고 두려운 것은 사실을 아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두려움일 것입니다. 너무나
바쁜 오늘, 빠르게 흐르는 삶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그저 흘려 보내는지
도 모릅니다. 긴 거리를 걸으며 파괴를 절감하는 하루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한 사람이 있기에 우리가 방문하고 마음을 모아 같이 미사를 할 수 있
는 것이겠죠. 얼마나 많은 곳들이 소리소문도 없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지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무엇이 변해가고 있는지 알 아차리는 저녁시간이 되시길요.
순례단은 내일 강릉을 출발해 양양을 거쳐 인제로 향합니다. 긴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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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3
4/12
@강릉/양양/인제
시스포빌 부당해고 투쟁 연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집회와 하부 정류장 예정지 답사 인제 DMZ생명평화동산에서 주민과 함께 하는 간담회 영화상영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_고 이강길감독작품>
노동착취 부당해고 씨스포빌 해운노동자 일터로 돌아가자 설악산 그대로. 케이블카 반대
아침 7시에 강릉 숙소를 출발해 저녁 9시반이 되어서야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합니다. 강릉-양양-인제로 이어진 오늘 시작은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조를 만들
었지만 해고된 시스포빌 해운노조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울릉도로 향하는 배를 운행
했던 노동자들은 하루 14~16시간에 이르는 노동조건 속에서 권리를 찾고자 노조를 만들었지만 돌아온 것은 부당해고였습니다. 오늘로 334일째가 된 노동자들은 “끝까 지 간다”며 힘을 냅니다.
울릉도로 향하는 배가 뱃고동 소리를 내며 멀어집니다. 배를 보내고 함께 손을 모으며 출근 선전전을 마무리 합니다. 짧은 만남에 아쉬웠지만 양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이야기는 저녁에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을 보고서야 양양군청 앞 에서 말씀하신 지난한 시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엎치락뒤치락하며 오늘까지 현재 진행형입니다. 케이블카를 놓고 더 많은 이윤을 내고자 하는 사람들과 설악산을 그대로 지키고픈 사람들의 지난한 이
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산 자체가 천연기념물인 문화재이자 국립공원인 설악산에 케 이블카가 생기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전국의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세워지는 수순 으로 갈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나왔던 지리산이 그랬습니다. 하동, 구례, 남원이 돌아가며 케이블카, 산악열
차를 지겹도록 꺼내놓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끝없이 자연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생 각하는 사회에서 돈이 최고라 말하는 사회에서 자연을 지키자는 말은 허망하기도 합 니다. 하지만 설악산을 빙 에둘러 보며 넓게 끝없이 이어진 능선을 한없이 바라보며 지금 이 모습이라도 지키지 못한다면 어디에 기대어 살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한계령을 넘어 인제로 갑니다. DMZ생명평화동산에 도착했습니다. 3.8선을 머리 위에 두고 있다고 괜히 마음이 조바심이 나기도 했습니다. 막상 들어가 보니 평범한 시골마
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군용차들이 이곳이 어디인지를 알게 합니다. 서화리 마 을 이장님에게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웃으며 이야기 했지만 웃을 수 없는 이야기들 입 니다. 밭으로 만들려 했던 땅에서 타이어가 트럭 10개 분량이 나온 이야기, 폭발물이 돌에 섞여 있던 이야기, 부대에 항의한 이야기.
고성에서 강화에 이르는 접경지역 10개 시군 20만호의 주민들이 겪는 소외와 피해, 외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니지만 드러나지 않기에 잘 몰랐던 이야
기입니다. 이제는 논을 잠식해오고 있는 기업때문에 농촌 풍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국 가안보라는 명목으로 피해를 보고 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며 주민들은 설 자리가 없습 니다. 함께한 채효정님은 도시와 농촌의 연대만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고 말합니다. 여러 지역을 거치며 대도시에 착취당하는 소도시들을 보고 온 터라 결국 은 둘 사이의 연대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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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4
4/13
@인제/춘천
길동무와 DMZ평화길 걷기 유천초등학교 혁신학교 지정 취소 철회 촉구 행동
직접 만나서 보고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배움을 주는지 확인하는 오늘이었습니 다. 인제 DMZ 평화생명동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정말 맛좋은 아침을 든든히 먹고
평화길 탐방에 나섭니다. 경계초소가 있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었는데 3년전 개방되
어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14km가 넘는 둘레길이었습니다. 오늘은 그중 4km 구간을 다 녀왔습니다.
겹겹이 둘러쌓인 산중을 걸어 갑니다. 여느 산이나 다름 없지만 바로 옆 눈앞에 보이
는 산을 넘으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북한땅입니다. 바로 곁에 있지만 결코 가볼 수 없 는 그곳을 상상합니다. 병풍처럼 빙 둘러진 능선을 보며 불과 70년 전 그곳에서 경계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도 평화를 유천초 교사 부당징계 규탄한다. 지키자 학교민주주의
를 두고 싸워야 했던, 또 죽어갔던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능선 위로 당장이라도 사 람들이 빼곡히 둘러설 것만 같습니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맑고 청량한 물소리와 새소리만 가득한, 오로지 자연만이 남
은 그곳에서 막연히 상상했던 DMZ, 접경지역의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기이한 일이죠. 어쩌면 가장 위험하다고 이야기 되는 곳에서 온전한 자연을 느끼게 되니까요.
다시 되돌아 나가 마을로 들어서니 멀리 총성이 들립니다. 사격연습을 하는 소리입니
다. 어쩌면 전쟁은 저 멀리 3.8선에 있지 않고 사격연습을 견디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속에 있는 건 아닌가요. 휴전 후 70년 생생하게 들리는 총성은 오로지 접경지 주민 들만의 몫은 아니었는지 자문합니다.
1박 2일의 일정을 마치고 춘천으로 갑니다.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교육청의 행정폭력 에 맞서 싸우는 유천초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사실 이 선생님들은 강원지역 순례를
시작했던 삼척에서부터 동행을 해주고 계셨습니다. 밝은 에너지로 순례를 함께 채워 주셨습니다.
처음에 유천초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잘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지만 직접 들어보 니 어떤 이야기였는지 이해가 됩니다. 혁신학교에서 혁신을 위해 똘똘 뭉쳐 적극적으 로 활동했던 선생님들이 갑질교사가 되어 다른 학교로 전보되는 징계를 받은 사건이 었습니다. 교사들이 학교 교장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
다. 징계를 받고 학교에서 강제로 쫓겨난 것은 선생님들인데 억울해도 그 결과를 되돌 릴만한 권한이 없는 사람들이 갑질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요.
학교를 보다 민주적으로 만들어갈 책임과 의무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교사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학교는 교장이나 교육청의 것인지 질문하게 됩니다. 학교는 무엇보다 학생을 위한 곳이 되어야 하겠죠. 성적을 잘 받고, 대학을 잘 가기 위
한 곳이 아니라 삶을 함께 살아갈 동료들을 사귀는 인생 첫 공간이 학교가 아닌가요. 경쟁과 폭력, 혐오와 차별에 함께 맞서서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갈 동 료들을 만나는 곳이 학교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끄럽고, 유난스럽고, 밝은 투쟁현장에서 기꺼이 변화를 만들
어가길 바라는 선생님들과 웃고 떠들며 목소리를 냈습니다. 복
종하는 교사가 아닌 변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 나니 마음이 뿌듯해 집니다. 그리고 언제나 어디서나 쨘 나 타나는 십시일반 밥묵차 너무나 맛있는 식사 감사히 먹었
습니다. 너무나 큰 환대에 피곤을 싹 날리고 내일은 홍천으
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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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5
4/14
@홍천
양수발전소 및 송전탑 반대 지역 답사 홍천 양수발전소, 송전탑 반대 백지화 결의대화와 강원생명평화기도회
홍천 양수발전소 송전탑 건설 계획 백지화하라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나 나나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굿모닝하고 인사를 해요. 근데
양수발전이 유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로 인사를 못해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는 모든 의무를 다 했어요. 그래서 권리도 외치려고 하는데요, 들어주지를 않아요. 양수발전이 유치되면 우리는 그야말로 맨몸으로 폭탄
을 맞은 거나 다름 없어요. 그래도 싸우려면 똘똘 뭉쳐야 하는데 한수원 사람들이 동 네 사람들 꼬드겨서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 작은 개울을 메워서 댐을 만든다는
데, 완공하는데만 20년 걸린다는데 나 죽고 나서 완성이 될텐데 절대 운용될 수 없을 겁니다.”(윤정국 대책위원장)
2019년 1월 산자부에서 양수발전 지역을 일방적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홍천군수는 “주민이 반대하면 유치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주민들은 믿었 습니다. 그런데 군수는 그해 3월 홍천군 풍천리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 치신청을 했습니다. 그 뒤로 3년째 싸우고 있습니다.
양수발전은 상부댐과 하부댐을 만들어서 상부의 물을 하부댐으로 떨어트려서 발전을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떨어진 물을 모터로 돌려 상부댐으로 다시 퍼 올려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적자 발전입니다. 물 을 떨어트려 얻는 에너지보다 물을 퍼 올리는 에너지가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전국 7개 의 양수발전소는 매년 1,600억의 적자를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적자 발전소를 운영하는 이유는 너무나 황당하게도 심야에 전기 수요가 적 어지며 남은 전기를 써버리기 위해서입니다. 화력, 원자력 발전소에서 남는 심야 전기 를 쓰지 않으면 발전소 운영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서 그 전기를 쓰기 위해 양 수발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추가적인 원자력, 화력 발전소가 생기지 않는다면 추가 적인 양수발전소 또한 필요하지 않겠지요.
마을이 수몰되고 산 위를 넘는 도로가 만들어집니다. 마침 봄바람 순례단이 방문한 오
늘 도로건설에 대한 주민공청회가 열렸습니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집에서 살고 싶 다”는 애끓는 호소가 한수원직원들에게 가 닿기나 했을까요. 발전소가 생기면 필연적 으로 송전탑이 들어서겠지요. 또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투쟁에 나서겠지요.
그래도 홍천 군청앞에 사람들이 모여 마음을 모아 온 목요 기도회와 행동이 499일째
입니다. 군청앞에는 양수발전과 송전탑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농성장도 여전히 건재 하고요. 이 질긴 투쟁 앞에 우리들은 어떤 책임을 나눠져야 할까요. 먼길을 달려와 연 대를 나누는 ‘십시일반 밥묵차’ 처럼, 봄바람 순례단 처럼 자꾸자꾸 가서 만나고 이야 기 듣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듣고 또 이야기를 전할 때 이 연대도 계속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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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6
4/15
@봉화
동해안-신가평 송전탑 반대 봉화지역 답사 문정현신부님과 함께 하는 봉화지역 시민들과의 만남
“30년동안 포크레인 일하면서 망해보기도 하고 돈도 많이 벌어봤어요. 깨끗하고 조
용한곳에 살고 싶어서 애당리에 왔어요. 우리집이 이 길 끝에 있는데 송전탑이 우리
집 바로 옆으로 넘어가요. 여기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데요. 여기를 지키려고 생 각을 안하는 거죠. 봉화군 인구가 3만명정도 되는데 봉화로 지나가는 송전탑이 83개
고 내가 사는 애당2리에 제일 많은 18개가 지나가요. 처음에는 봉화군에서도 반대를 했어요. 근데 시간이 흐르면서 한전하고 합의를 하고 7개 마을중에 2개 마을이 싸우 고 있어요. 한 집에 2천만원정도 합의금이 되는데요, 저는 이것도 밀양에서 열심히 싸
백두대간 고압송전탑 건설계획 철회하라
워서 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밀양도 가보고 홍천도 가보고 소성리도 가봤는데 소
성리에서 제일 부러운 게 젊은 분들이 같이 살면서 싸우더라고요. 여기서는 뭐를 해도 관심이 없어요. 봉화가 작은 지역이라 사람들도 잘 나서려고 하지 않죠. 겨우겨우 버 티고 쓰러지기 직전이었는데 여러분이 오셔서 물을 주신 거에요.”(송동헌 이장)
경북에서도 가장 오지라는 봉화군 춘양면에 왔습니다. 신한울 3, 4호기가 지어지면 동
해안-신가평 송전선로가 추가로 건설됩니다. 어제 다녀온 홍천도 이 송전선로 건설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장님의 안내로 고선계곡을 따라 갔습니다.
차 한대가 겨우 다니는 좁은 1차선 도로를 따라 들어갑니다 깊은 골짜기 상상하지도
못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너무나 맑고 깨끗한 물이 흐릅니다. 쭉쭉 뻗은 나무가 시원
스럽습니다. 소나무, 진달래, 이제 막 새순이 나온 낙엽송, 산벚나무도 꽃망울을 터트 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여분쯤 들어가서야 차가 멈춥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 역이어서 마을 주민들만 경계를 넘어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곳에 송전탑이 들어섭니다.
봉화군 7개 마을이 처음엔 반대했지만 시간이 흘러 합의한 마을들이 생기고 현재 단
두 마을만 남아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봉화의 주민들이 봄바람순례단 소식을 듣고 많이 오셨습니다. 한 시간 여의 신부님의 말씀속에 “한번도 이겨본 싸움 은 없지만 후회는 없다.”는 말씀이 가슴에 남습니다.
순례단을 집으로 모시고 싶다는 이장님의 간곡한 요청으로 이름도 예쁜 애당2리 참새
골로 들어 갑니다. 저녁이 되어 찬 공기가 가득했습니다. 환대로 가득한 하루를 마무 리하고 생일상 같은 아침상을 앞에 두고 이장님 부부와 긴 이야기를 합니다. 머릿속에 80%가 송전탑 생각이라는 이장님은 체중이 10kg이 빠졌다고 했습니다.
박은자님은 “처음에 유인물 나눠 줄 때는 안 받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는데 지 금은 아무렇지 않게 일인시위를 한다.”합니다. 두분이 마음을 모아 함께 싸우시는 모 습이 멋집니다.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순례단의 경험을 나누며 봉화의 투쟁이 외롭지 않게 서로 힘주 며 함께 하자고 마음을 나눕니다. 출발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아쉬운 마음이 가득합니 다. 폐를 활짝 열어 공기를 마셔 봅니다. 곧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합니다.
이번주 군산-삼척-강릉-양양-인제-춘천-횡성-홍천-봉화 정말 먼 거리를 쉼 없이
달렸습니다. 월요일을 시작하며 이 먼거리를 어떻게 할까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 딜 가든 정말 오길 잘 했다고 느꼈습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골짜기 골짜기 이야기
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다섯시간 넘게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천으로 향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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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7
4/16 부활전야미사
@인천
DAY #28
4/17
@인천/강화
강화도 평화의 길 걷기_한강하구에 평화를!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한다! 지난주 접경지역 7개 시군 중 하나인 인제를 다녀왔고 오늘은 강화에 왔습니다. 직접 보고 나니 ‘손에 닿을 듯 하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이어진 땅이 갈라졌으니
가까이 있는 것이 당연할테지만 마음의 거리가 멀었던 것이겠지요. 썰물이 되어 한강 하구 갯벌이 드러나 걸어서도 북쪽 땅에 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에 고향을 두고, 가족을 두고 70년 넘게 어찌해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기가 막힐 런지요.
가로막힌 철조망은 한국전쟁 직후가 아니라 1967년에 쳐졌습니다. 그 이전에는 눈앞
에 보이는 철조망이 없었다고 합니다. 정전협정에선 한강 하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되 어 있기에 눈앞에 보이는 한강하구에 배를 띄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하 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는 흉물스러운 철조망도 거둬내지 못합니다.
고려천도 공원에서 눈앞에 보이는 북한 땅을 향해 문정현 신부님이 큰 소리로 불러 봅니다. “이보시오. 이보시오. 내 말 들려요.” 누 군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었을까요. 여권만 있 으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지구상에 갈 수 없 는 단 한 곳을 눈에 담아 두고 왔습니다. 금
방 교통체증이 시작되는 도심으로 들어갑니
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분단’의 현실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실감할 수 없는 우리사회의 큰 아픔 입니다.
한강하구에 평화를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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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9
4/18
@의정부/인천
의정부 두레방과 함께 하는 간담회 내일을 여는 극장 <평등길 1110> 상영회
기지촌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마련하라
좁은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자 문이 굳게 닫힌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영어로 써진 빛 바랜 간판들 너머로 좁은 골목이 이어집니다. 의정부 캠프 스탠리 옆에 위치한 두레
방을 찾았습니다. 한때 전국 32개의 기지촌에 19,986명의 여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양공주라고도 불리며 한 때는 국민총생산의 25%, 의정부 경제의 60%에 달하는 달러 를 벌어들였습니다. 생매매는 불법이지만 정부는 정책적으로 ‘미군 위안부’를 만들고 관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미군기지 인근에는 주한미군을 상대로 유흥업을 하는 업소와 사람들 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던 여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누구도 관심 을 갖지 않던 기지촌 마을의 실상은 윤금이 씨가 캐네스 마클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면 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두레방 활동가들은 윤금이 씨가 처음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목을 매
달아 죽고 미군에 의해 살해 당해 죽고 근처 야산에 더는 묻을 수 없을 정도로 이름도 없이 죽어간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기지촌 여성들이 처한 위기 상황에 두레방은 캠프 스탠리 후문에 문을 열고 여성들을
지원해 왔습니다. 한국 여성들에서 이제는 이주 여성들로 기지촌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의정부에 7개 있던 미군기지 중 2개만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 다. 기지촌이 쇠락하고 그곳에서 살던 여성들은 있지만 없는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기지촌을 둘러 봅니다. 미군기지의 후문은 약간 오르막 둔덕에 있었습니다. 미
군들이 월급을 받는 날이면 사람들에 물밀듯이 내려 왔다고 합니다. 미군들은 다닥다 닥 붙은 클럽과 유흥시설을 발아래 두고 내려다 보며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어떻게 봤 을까요. 이제는 쇠락한 이곳은 재개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부에 의해 양산되었던 ‘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군 위안부’ 만큼 논의되고 있지 못
합니다. 어떤 피해는 주목되고 어떤 피해는 감춰지고 있습니다. 한번 빠지면 빠져나오 기 힘들다는 ‘빼뻘마을’은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기록될 수 있을까요. 아무 일도 없던 일 처럼 깨끗하게 지워져도 되는 것일까요. 삭막한 길을 걸으며 고민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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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0
4/19
@인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 출국대기실 분회의 고용승계, 공무직전환쟁취 투쟁 연대방문 영흥도 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기자회견
“법무부에서 한국에 입국하면 안된다고 판단한 승객들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나갈 때 까지 저희 출국대기실에 있어요. 저희는 항공사 하청비정규직인데요, 왜냐면 송환의 의무가 항공사에 있어요. 그래서 항공사에서 출국대기실을 운영하는 거예요. 범죄 이
력이 있다거나 방문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은 법무부에서 판단해서 입국거부를 하죠. 근데 그분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오랜시간 만나는 일들은 저희 비정규직 노동자
들이 하는 거예요. 승객들 대부분이 저희쪽으로 오실 때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시잖아 요. 저희한테 송환 이유가 아주 짧게 오는데 그걸 보면서 가능하면 설명을 하려고 해
기지촌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마련하라
요. 입국 거부가 된 입장에서는 억울하니까 저희랑 다툼이 있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어떤 분들은 고맙다고 들고 오신 것을 다 주고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언제 입국불허 승객에 생길지 모르니까 24시간 교대로 근무를 하는데요, 코
로나 전에는 1년에 5만명 정도가 발생하는데 46명의 직원이 24시간 교대 근무 하면서 다 감당을 했어요. 근데 저희쪽으로 오는 분들은 대부분이 동남아, 중국, 아프리카 이
런 국가의 분들이에요. 소위 선진국 사람들은 거의 없고요. 가끔 있어도 대사관이 직
접 데려가거나 환승 구역인 면세 구역에 자유롭게 있죠. 그러니까 여기서도 차별이 있 는 거에요.”(김혜진 분회장)
오늘 봄바람은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법무부로부
터 입국거부, 강제퇴거를 당하는 이주민들이 가장 마지막에 머무는 장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입니다. 당연히 법무부 소관일거라 생각했는데 출입국법상 송환의 책임이 항공사에 있어 항공사 소속 비정규직 입니다.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모든 절차는 법무부에서 진행하는데 그 결과로 강제로 쫓겨나 게 된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고 그 모든 책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고 있었습니다.
승객의 식사, 쉼, 건강까지 모든 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책임입니다. 신분도 불안하
고 소속이 법무부도 아닌데 모든 책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향합니다. 김혜진 분 회장님은 “공무원들 중 누가 이런 업무를 하려고 하겠냐.”고 말씀 하십니다.
“코로나가 터졌는데 우리는 공사 직원이 아니니까 마스크를 안주는 거예요. 근데 승
객들하고 가까이에서 만나는 건 우리잖아요. 그래서 검역소에서 가지고 오고 그랬어 요. 그러다가 공항공사에서 마스크를 줬는데 대기실에 오는 승객들 주라는 거예요. 밖 으로 문제가 되는 건 싫은데 노동자들은 신경 안쓰는 거죠. 이렇게 조끼를 입고 투쟁 하는 힘을 느껴요. 법무부 소속이 8월 17일부터 되는데 예산 편성이 안 되어 있어서
고용승계를 그때까지 어떻게 해야 하나 싶죠. 무제한으로 무급휴직을 할 수도 없고요. 근데 이제 사람들이 많이 들어 오잖아요. 앞으로 그 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어 요. 끝까지 싸워야죠. 저희 권리도 지키고 승객들 권리도 지켜야죠.”
공항에서 카트를 정리하는 노동자들은 광고업체 소속 하청 노동자라고 합니다. 왜냐 면 카트에 광고판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 속에 같은 공항에서 일하 면서도 여전히 80%는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라
는 큰 과제 앞에 싸우며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노 동자들은 쫓겨나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쫓겨나는 이주민들의 권리가 비정규직 노동자
들의 권리가 함께 지켜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의 고통을 넘어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 는 그 마음이 너무 귀중해 먹먹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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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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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4/19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현장 기록 - 3
아직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갑니다
권력이 들어설 때마다 순례길 22일째입니다. 4월 11일, 봄바람 순례단은
주민과의 약속을
삼척 근덕면 덕산리의 강변의 조그만 공원에 있는
내팽개치는 것을 보면서
삼척원전백지화 기념탑을 찾았습니다. 오늘의 길동무로
대체 국가는 무엇인가
멀리 광주에서 오신 수사님, 춘천에서 혁신학교
절망하게 됩니다. 40년간
취소반대와 부당징계에 맞서 싸우는 유천초 교사들,
주민들은 지쳐갔고 참으로 가혹한
지역본당의 수녀님과 주민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세월입니다.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원전백지화 기념비에 씌여진 글귀입니다.
살아온 우리의 무심함도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다시 모였다. 산자수려한 삶의 터전
지금 삼척과 강릉에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빛나는 역사의 땅 근덕!
있습니다. 석탄화력발전은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
우리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 삼보일배 원전반대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동해안에는
총칼만큼 무서운 저들의 힘
이미 6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지금 삼척은
회유, 협박, 중상모략으로 우리 마을 곳곳이 상처이지만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삼척 블루파워가 석탄화력 발전소
마침내 승리했다. 우리가 이겼다. (2019.8.29)
2기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원전반대 백지화 기념공원에는 두 개의 기념비가
우리가 본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산은
있습니다. 1999년에 세워진 원전 백지화 기념비와 또
흉물스럽게 맨살을 드러냈고 흙더미가 산더미처럼
하나는 2019년에 세워진 원전건설 백지화 기념비입니다.
쌓여 있습니다. 그 흙이 다시 맹방 해안을 메꾸고
1982년부터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에
있습니다. 바다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순례단은 삼척
하나의 기념비가 아니라 두 개의 기념비가 세워져야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투쟁위원회 성원기 대표와
했습니다.
지역주민, 길동무들은 원전백지화 기념탑부터 삼척
한 시골 마을에 탈핵을 위해 40년 동안 싸워왔던 사실은
시내의 우체국까지 12킬로 도보순례를 했습니다. 가는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곳곳, 산과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정부는 두 번이나 핵발전소를
맹방해변은 명주조개가 유명한 5.2km의 긴 해변을
세우려 했습니다. 주민들은 처절하게 싸웠고 정부는
가진 명사십리입니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로 부두와
결국 핵발전소 건설을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방파제가 건설되면서 해변은 오염되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원전을 재추진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모래가 사라지고 흙이 뒤덮혀 가고 있었습니다. 너비
삼척은 다시 긴장감이 생기고 있습니다. 원전백지화는
50m에 이르던 해안이 5m가량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삼척
강릉
청정바다에 황토물이 오탁수방지막을 넘어 흘러
강릉과 묵호항에서 울릉도로 떠나는 씨스포빌
나옵니다. 케이슨 거푸집이 바다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선원노동자들은 작년 5월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오래된 소나무 숲이 사라졌고 그 위에 호텔과
부당전직과 해고로 8개월째 투쟁하고 있습니다.
관광시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회사측이 씨스포빌 선원노동자에 대한 인사발령이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으나 회사는
정부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석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발전을 중단한다고 하면서 다시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며 국민을 속여왔던 것입니다. 포스코의 부실공사를
그동안 선원노동자들은 하루 15시간 이상의 장시간
언론은 침묵합니다. 정부와 언론은 대규모 토건자본의
노동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참고 견디며 일해 왔습니다.
이윤을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도보순례단은 삼척
오늘로 1년 가까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끝까지
우체국 앞에서 삼척 화력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간다'는 구호를 외치며 힘을 냅니다. 해고자들은
거리미사를 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여객선이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출항할 때까지 바라보고 있다가 돌아섭니다. 일터로 돌아가는 것,
오늘은 강릉 바닷가 근처의 집에서 하루를 묵습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견뎌냅니다.
어둠이 내린 바다에는 거센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늦은 밤, 멀리 제주에서, 안동에서 길동무들이 찾아왔습니다. 설악산을 있는 그대로 봄바람 순례단은 서둘러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반대 집회가 열리는 양양군청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간다
설악산은 국립공원입니다. 천연보호구역이고 백두대간 순례길 23일째입니다. 4월 12일, 새벽녘에 일어나니
보전지역이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입니다.
동해의 붉은 해가 저 멀리 수평선을 물들이며 떠오릅니다. 저 아름다운 풍광조차 누구에게는
82년 전두환 정권이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평화로운 아침이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전쟁
계획이 수립된 이후 올해로 40년이 되었습니다.
같은 하루의 시작입니다. 아침 일찍, 바다에서
이명박 정부가 케이블카 설치 규제를 완화하고 박근혜
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러 강릉항으로 갑니다. 강릉
정부는 조건부 가결을 결정하여 재추진 했습니다.
유천초에서 징계받은 선생님들도 해고된 노동자들과
문재인 정부는 '적폐사업'이라며 케이블카 사업을
연대하기 위해 먼저 와 있습니다.
중단시키겠다고 하였으나 실제 행정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지부진하게 끌고 오다가 대책위와
강릉항에는 울릉도로 떠나는
주민들이 400일 가까이 길거리에서 투쟁한 끝에
씨스포빌(SEASPOVILL)
2019년에 부동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여객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이번에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부동의' 결정에
서 있습니다. 출근투쟁을
하자가 있다면서 다시 결정을 되돌렸습니다. 정부가
하는 노동자가 들고 있는
결정한 일을 다시 번복하며 국민을 우롱합니다.
피켓에 '해운지부! 노조탄압
권력자들이 하는 짓을 믿을 수 없습니다. 강원도지사,
철회 투쟁! 334일 차, 부당해고
군수, 여야 정치인 모두가 오색 케이블카를 추진하려고
철회 투쟁! 114일 차, 강릉·묵호
합니다. 설악산 지키기 국민행동 박그림 대표가 봄바람
출근투쟁 43일차'라는 글씨가 쓰여져
순례단을 환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있습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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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128 삶의 목적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후손에게
평화의 길을 찾아갑니다
물려주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왜 바라보지
설악을 지나 대관령을 넘어오는 산길은 그 자체로
못하는가? 오직 돈으로 매몰된 탐욕의 세상입니다.
절경입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인제 서화리에 있는 한국
국토의 4% 국립공원조차 돈벌이 대상이 되었습니다.
DMZ 평화생명동산(평화동산)을 찾아갔습니다. 전국의
삶에 지친 우리의 영혼은 어디에서 위로 받을 수 있는
길동무들과 함께 평화를 생각하며 쉬어가기 위해 1박
것입니까!"
2일로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전주에서, 김포에서, 서울에서, 청주의 길동무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
평화동산 교육실에서 서화리 이장님과 간담회를
당선인은
가졌습니다. 남쪽의 최북단 지역까지 대자본은 손을
'설악산 오색
뻗치고 있습니다. 이장님은 인제군은 농경지가
케이블카
많은 편이었는데 기업의 자본이 들어서면서 농촌이
무조건
잠식당하고 있다고 한탄합니다. 기업이 대규모
추진'이라는
인삼밭을 운영하면서 농지가 줄어듭니다. 인삼밭이
현수막을
들어서면서 논이 사라지고 홍수 조절기능이 사라지게
걸었습니다. 소수의
됩니다. 양구군 펀치볼 근처는 인삼밭이 80%까지
사업주 이익을 위해 환경을
늘어나 농지를 잠식하였다고 합니다.
파괴하는 일에 앞장서는 정치권 수준이 참 한심할 뿐입니다.
이제는 농촌도 원주민 중심이 아니라 외부자본에 의해
설악산을 지키는 사람들은 “우리는
망가지고 있습니다. 대자본이 들어서면 동네 주민들
다시 일어서 싸울 것입니다.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공동체가 파괴됩니다.
다시 바라보면서 오직 싸우고 막아내고 지킬 것 입니다" 라며 다시 힘을 모읍니다.
군부대가 있는 접경지역 주민은 피해가 많습니다. 군사 훈련으로 사용되는 기름과 포사격으로 주변에
설악산은 천연기념물 제171호라고 합니다. 처음 듣는
중금속 오염도가 높아집니다. 마을 주민들은 1년에
이야기였습니다. 설악산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며
180일 동안 가까이 포사격의 소음을 듣고 살아야
그곳에는 어떤 시설도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돈이
합니다. 포사격으로 화약 냄새가 진동하며 상수원이
눈에 어른거리는 사람에게 산은 돈벌이의 수단입니다.
오염됩니다. 국방부에 사격장 근처의 수질, 토양 검사를
이들에게 생태적 감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요구하지만 답이 없습니다.
주민들은 설악산에 사는 산양을 비롯한 모든 천연기념물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설악산을 있는 그대로’
골짜기에 군대에서
남겨 달라고 호소합니다.
버리는 쓰레기가 묻혀 있습니다. 군부대가
봄바람 순례단은 설악산을 지키는 지역 주민과
있던 자리에 묻힌
함께 오색케이블카 하부 정류장 예정지를 답사하고
폐타이어 쓰레기가
내려왔습니다. 팬데믹 사회의 교훈은 모든 생명과
트럭 10대에 실릴
공존하는 것입니다. 권력과 자본의 개발주의에
정도로 심각합니다.
저항하고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폐차된 군용차량을 땅에
없습니다.
그대로 묻기도 합니다. 전국적으로 DMZ 접경지역 주민들은 약 20만호에 이른다고 합니다. 도시에 있는 사람은 접경지대에 살아가는
인체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모릅니다.
사과 요청을 한 피해자를 징계했습니다. 교육청은 교사들에게 가장 소중한 교권을 빼앗고 학교에서
인제 서화리 사람들은 상수원의 오염을 막기 위해
쫓아냈습니다. 그들이 교사를 빼앗긴 아이들이 받는
싸우고 있지만 도시 사람들은 그들이 지킨 깨끗한 물을
아픈 상처를 알 리가 없습니다.
당연하게 사용합니다. 농촌과 도시는 서로 다른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하나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이 시작될 때 교사들은 교육청 앞에서
도시와 마을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접경지역에 사는
천막농성을
주민들의 피해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도 언젠가
시작했습니다.
겪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도시와 농촌이 서로 손을
오히려
잡는 것이 진정한 연대입니다.
교육청은 농성교사에게
다음날, 봄바람 순례단과 길동무들은 마을 주민
업무방해금지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DMZ 평화의 길'을
가처분 신청과
걸었습니다. 이 길은 분단되기 전에는 마을 사람들이
5천만 원의
모여서 가는 금강산 소풍길이라고 합니다. 분단이라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경계선은 너무 오래되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집회를 하면 매일 100만
세상입니다. 언젠가 저 숲길을 따라 금강산까지
원의 벌금을 내라고 합니다.
평화롭게 걸어갈 수 있기를 염원하며 가던 길을 다시
교육청이 악덕 기업과 똑같은
되돌아 옵니다.
짓을 하고 있습니다. 봄바람 길동무들이 참여한 수요집회에서 교사들은 유쾌한 자리로 만들었고 오히려 참여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감동의 자리였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교사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합니다
‘십시일반’ 음식연대의 밥묵차가 우리를 기다립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생명평화동산을 떠나 춘천으로
누군가의 밥이 된다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은 없습니다.
갑니다. '강원도 교육청 행정폭력에 저항하는
어둠이 내려오고 아직 차가운 봄날의 저녁, 밥묵차가
유천초등학교 공동대책위원회 수요집회'가 열리는
만들어준 따뜻한 국과 정성스런 음식을 먹으며 모두
날입니다. 삼척부터 강원지역 순례에 함께 참여했던
한식구가 된 느낌입니다.
유천초 교사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징계받은 교사들은 혁신학교 취소철회와 부당징계 취소를
부디 교사들이 힘을 잃지 않고 아이들이 있는 학교로
요구하며 176일째 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돌아가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들에게
있습니다.
따뜻한 연대가 지금 필요합니다. 연대만이 교사들이 아이들을 만나는 교육현장으로 돌아가게 하는
강릉에 있는 유천초는 2020년 3월 개교와 동시에
지름길입니다.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교육을 시도했습니다. 기후위기와 채식 교육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세월호 참사에 관한 수업을 했습니다. 그러자 지역 보수세력은 혁신학교가
전국에서 목격한 국책사업 추진방식은 똑같았습니다
전교조 교사들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며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봄바람 순례길 25일째입니다. 순례단은 홍천으로 길을 떠납니다. 홍천은 지금 양수발전소 및 송전탑
교육청은 유천초에 표적 감사를 하였고 혁신학교
건설 반대 운동이 몇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봄바람
지정을 취소했습니다. 교육청은 성희롱 가해자에게
순례단이 그동안 전국 곳곳을 돌면서 목격한 국책사업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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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방식은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며 폭력적인 방법을 130 동원하는 등 그 방식이 똑같았습니다.
댐이 만들어지려면 마을은 수몰 지역이 되며 주민들을 고향을 잃어버립니다. 양수발전소가 생기면 송전탑도 들어설 것입니다.
국가는 힘이 없고 저항이 없는 곳을 찾아 국책사업을 추진합니다. 사람이 많은 도시보다 저항이 적은
댐에 물을 모으려면 3년이 걸려 그동안 수질 악화가 될
시골에, 젊은 사람들이 있는 곳보다 나이가 많은
것이라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양수발전소는 완공까지
분들이 있는 곳을 선호합니다. 고학력층이 많이 사는
12년이 걸립니다. 그동안 산이 파괴되고 마을은
곳보다 저학력층이 높은 곳을 찾아갑니다. 기득권층이
공사장이 될 것입니다. 주민들은 "얼마 안 남은 인생
모여 사는 곳을 피해 힘없고 가난한
편하게 살게 해달라"고 호소합니다,
사람들에게 희생을 요구합니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집에서
국가의 공기업은 자본주의가
죽을 것"이라며 "어디로 가라는
작동하는 논리에 충실합니다.
것"이냐며 항변합니다.
국책사업의 추진방식은
현재 운영 중인 전국 7개의
어디서든 동일 합니다. 처음에는
양수발전소는 가동률이 10%
주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추진하지
수준으로 총 누적 손실은 연간
않겠다며 주민을 안심시킵니다.
1,600억 원이라고 합니다. 1조 원이
그다음에 일부 주민을 돈으로 매수하여
넘는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사업의 최대
분열을 일으키며 마을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수혜자는 대기업 토건 업체입니다.
계속 저항하는 사람에게 협박하고 각개 격파하여 고립시킵니다.
아직 양수발전소 사업 결정도 안 되었는데 마을 한가운데 발전소 건설을 위한 도로를 만든다고
마지막 단계에서 법과 공권력을 동원하여 힘으로
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있는 한수원 주민설명회
밀어붙입니다. 국가사업의 배후에는 대개 재벌이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주민들은 사업설명회에서
운영하는 토건세력들이 숨어 최고의 이익을
격렬하게 항의합니다. 한수원은 아무런 말도 못 합니다.
가져갑니다. 강정에서, 부산 가덕도에서, 월성과 영광 핵발전소에서, 밀양에서, 소성리에서 예산 몽곡리에서,
"맨 처음에 주민이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공사를 안
삼척 덕산에서, 군산 하제마을에서, 오산과 대추리의
한다고 했는데 근데 이게 몇년째인가? 사업 결정도
미군기지 앞에서 봄바람 순례단은 국책사업의 폐해를
안되었는데 무슨 도로를 만드는가? 누가 도로를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끌어들였는가? 우리 주민들은 설명회 필요 없다. 우리는 그냥 이곳에 살고 싶다. 쫓아내지 말고 당신들이
홍천군의 양수발전소와 송전탑 추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나가라." (한수원 주민설명회 주민 발언)
순례단은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반대 대책위 주민들이 모여 있는 풍천2리 경로당은 찾았습니다. 주민설명을
봄바람 순례단은 풍천리에서 강원 NCC와 함께 하는
듣고 양수발전소가 들어설 하부댐 예정부지로
고난의 현장 예배가 열리는 홍천군청 앞으로 갔습니다.
갔습니다. 2019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홍천군 송전탑 반대대책위와 풍천리 양수발전소
홍천군 풍천리를 양수발전 사업부지로 선정했습니다.
건설반대 대책위, 봄바람 순례단이 함께 모였습니다.
홍천군수는 주민이 반대하면 유치 신청을 하지
대책위는 홍천군 24개리에 건설될 송전탑 100여기의
않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백지화를 요구하며 1년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예배에서 풍천리 주민이 말했습니다.
양수발전소는 '남는 전력을 이용해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하부댐으로 물을
"우리 부부는 예전에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일어나는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방식'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굿모닝'하고 인사를 해요. 근데 양수발전소가
홍천
유치되고 된다고 인사를 하는 분위기가 사라졌어요.
'봉화군에 단 1기의 송전탑도 허용할 수 없다'고 하더니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금새 타협을 하고 대책위를 해산했습니다. 이후 애당2리
모든 의무를 다했어요. 그래서 나의 권리를 외치는데
송동헌 이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외로운
이들은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요.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봉화군에는 3개면 8개 리에 걸쳐
양수발전소가 유치되면서 우리는 그야말로 폭탄을
송전탑 80여 기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맨몸에 맞은 것과 다름없어요. 그래도 싸우려면 똘똘 뭉쳐야 하는데 한수원 사람들이 동네 사람들 꼬드겨서
"30년 동안 포클레인 일하면서 망해보기도 하고 돈도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 작은 개울을 메워서
많이 벌어봤어요.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싶어서
댐을 완공하는데 20년 가까이 걸린다는데, 나 죽고 나서
애당리에 왔어요. 우리 집 바로 옆으로 송전탑이
완성이 될 텐데 절대 운영될 수 없을 겁니다."(풍천리
지나가요. 이곳은 산림유전 자원보호구역인데 산을
윤정국 대책위원장)
파괴하고 송전탑을 만들려고 해요. 봉화 인구가 3만 명 정도 되는데 봉화로 지나가는 송전탑이 83개이고 내가 사는 애당2리에 제일 많은 18개가 지나가요. 처음에는 봉화군도 반대를 했어요. 근데 시간이
백두대간 고산계곡 송전탑이 다 망친다
흐르면서 한전과 합의를 하고 7개 마을 중에서 2개 봄바람 순례단 26일째입니다. 4월 15일, 봄바람
마을만 남아서 싸우고 있어요. 봉화가 작은 지역이라
순례단이 강정을 떠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찾아가는
사람들도 잘 나서려고 하지 않죠. 송전탑은 개인의
현장이 늘어날수록 가슴 한구석에 쌓여 가는 무거움도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조상이
늘어갑니다.
되지 않기 위해서 싸우는 겁니다. 겨우겨우 버티고
일상이 무너진 곳에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살아가는
쓰러지기 직전이었는데. 여러분이 오셔서 우리에게
노동자, 개발주의에 파괴되는 산과 바다, 군사주의에
물을 주신 거예요."(송동헌 이장)
무너진 땅과 사람들, 핵발전소의 인근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포, 그러나 곳곳에서 외롭게 저항하며
봄바람 순례단은 '백두대간 송전선로 반대
한점 불씨로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봉화군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안내로 봉화군 송전탑
단 한사람이라도 그들은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건설 예정지인 고산 계곡을 찾아갔습니다. 고산 계곡은
있었습니다.
태백산에서 발원하여 40km 동안 길게 펼쳐지는 계곡이 절경입니다. 이 계곡에 송전탑이 들어선다면 산이
오늘은 강원에서 경북 봉화로 다시 내려갑니다.
파헤쳐지고 백두대간은 잘려나갈 것입니다.
처음 봄바람 순례단이 떠나기 전에 봉화군 송전탑 대책위에서 연락이 왔으며
오후 7시 억지춘양 주민문화센터에서 송전탑
순례 기간중에 꼭
반대대책위 주최로 문정현 신부님의 강연회가
만나고 싶다고
있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이 온다는 소식을
했습니다. 봉화군
듣고 주민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먼저 봉화 주민
춘양면에 들어서자
문화동아리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노래와 연주를
거리 곳곳에
해주셨습니다.
'길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님의 봄바람
신부님은 강연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이겨본 싸움은
순례단'이라고 적힌
없지만 후회는 없다, 옳은 일은 끝까지 지켜야 하며,
분홍색 환영 플래카드가 걸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라고
있습니다.
했습니다. 누군가는 진리가 무엇인지 말해야 합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자연과 인간을 해치는 일에
봉화 송전탑 건설은 2019년부터 6월부터
침묵하고 방관하는 한 우리는 공범입니다. 홍천과
시작됩니다. 봉화 지역의 정치인들은
봉화지역을 다니면서 다시 한번 국책사업의 본질이
봉화
131
무엇인지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132
강화 양민학살사건 동안 아무도 다치게 할 수 없다며 마을을 지키려는 한 사람의 용기로 학살을 막아냈다는 이야기를 해설자가 전해 주었습니다. 평화는 한 사람의
"여보시오, 내가 가고 싶은데 못 가" 어느 신부의 외침
용기로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그동안 제주를 떠나 경상권과 호남,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은 '한강하구 수역은 남북한의
충청과 강원권을 돌아 이제 인천으로 향합니다. 4월
민간선박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라고
16일, 봄바람 순례단은 봉화를 떠나 인천 만석동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시우 선생은 "주한미군을
기차길옆 작은학교에서 부활성야 미사를 드렸습니다.
지원하는 돈도 미국에서 나오고 지휘도 미국이
기차길옆 작은학교는 인천 만석동과 강화에서 '가난한
하는데 유엔사를 유엔으로 볼 이유가 없다. 그저
삶을 지향하며 아이들과 함께 밥, 집, 평화를 나누며
미국기구일 뿐이다. 한반도에서 유엔은 아무런 법적
자립과 생태적 삶'을 일궈 나가는 공동체입니다.
지휘 권한이 없으며 한강하구 민간선박 출입 제한은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강하구와 비무장지대에
문정현 신부님과 평화바람은 기차길옆 작은학교와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토대로 평화를 이행해야 하며,
오랜 친교를 맺어 왔습니다. 기차길옆
통일은 감상적 염원이 아니라 건국
작은학교의 식구들은 언제나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상 아픈 곳을 찾아다니며 위로와 연대를 했습니다.
'평화의 길' 참가자들은
만석동에서 기차길옆
철책선을 따라 연미정까지
작은학교 아이들과 공동체
걸었습니다. 연미정 강 건너
식구가 모여 부활성야 미사는
개풍군이 눈앞에 보입니다. 고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뜻깊은
천도공원 계단에서 눈앞의 북녘땅이
순간이었습니다.
선명하게 보입니다. 문정현 신부님이 소리를 쳤습니다.
4월 17일 봄바람 순례단은 '평화의 길, 강화 순례길'을 걸었습니다. 서울 비정규직 노동자의
"여보시오, 여보시오, 이리와! 이리와! 내가 가고
쉼터 꿀잠 식구들과 인천에서 많은 길동무들이
싶은데 못~가, 내 말 들리지."
참여했습니다. 전쟁박물관 앞에서 김포민예총 회원들의 공연을 보고 평화운동가 이시우 선생의 안내로
간절하게 불러 보지만 메아리는 없습니다. 팔십이
갑곶성지에서 연미정까지 도보로 이동을 한후 고려
넘으신 한 길동무는 "저 강 건너 개풍이 내 고향인데 갈
천도공원을 둘러 보았습니다.
수 없다"면서 울먹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철책으로 가로막힌
전쟁이 만든 철책선 위로 새들은 넘나들지만 우리는
분단의 상처는 오늘도 여전히 계속됩니다. 강화대교
만날 수가 없습니다. 분단 이데올로기는 기득권 체제를
아래로 보이는 절벽에서 6.25 전쟁시기 강화 양민
유지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군사주의를 당연한
학살사건이 있었습니다. 강화 양민학살사건은
것으로 여기며 살았습니다.
우익단체가 주도하면서 강화 전역에서 저질러졌습니다. 제국들에 의해 벌어진 전쟁터의 한 가운데에서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고
섬마을의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가는 모든 길에도 있다'고 한 김남주 시인의 통찰을
죽어가야 했습니다. 국가는 전쟁을 일으키고 죄 없는
다시 되새겨 봅니다. 우리에게도 삼팔선이 존재합니다.
민간인들이 학살되었고 그 후손들은 오늘도 진상규명을
분단과 통일, 군사주의와 평화, 개발주의와 생태적 삶,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 인간과 자연 사이에 삼팔선은 더욱
강화
고착되고 있습니다. 강화 철책선을 따라 걸으며 한반도
봄바람 순례단은 기지촌 여성들이 살았던 빼뻘 마을을
평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색바랜 영어 간판만 남아 있고 상가는
생각합니다.
닫혀있으며 마을은 텅 비어 있습니다. 시간은 정지된 듯합니다. 두레방은 지금 나이가 든 기지촌 여성을 위한 생활
아무도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안정과 의료지원, 장례지원 등 조례 법안 마련과 입법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요원한 상황입니다. 기지촌
봄바람 순례길 29일째입니다. 4월 18일 오전, 봄바람
여성들의 가해자는 분명 국가입니다. 아무도 그들의
순례단은 의정부 캠프 스텐리 기지가 있는 마을의
존재를 쳐다보지 않습니다. .
'두레방'을 찾아갔습니다. 1986년 설립된 두레방은 기지촌 성매매 여성에 대한 성착취 근절과 군사주의
'왜 국가가 나서서 기지촌을 더 활발하게 만들었는가?
반대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 상담소입니다.
안에서는 달러벌이 애국자로, 밖으로는 손가락질 받는 그런 삶을 살아온 우리의 삶이 너무나 억울합니다.'
두레방 소장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두레방
(2017년 12월 21일 미군 위안부 국가 손해배상 청구소송
장소는 기지촌 여성의 성병관리 보건지소였다고
항소심 원고 박 **의 최종변론)
합니다. 두레방은 기지촌에 거주하는 한국 여성들과 E-6 비자로 클럽에서 일하는 필리핀, 러시아 등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법률 및 의료지원, 노동 및 인권침해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차별사회를 벗어나 에서 평등길로
시간을 되돌려봅니다. 50~60년대 전쟁고아로, 식모로,
의정부 빼뻘 마을을 뒤로 하고 인천으로 다시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직업소개소의 덫에
달려옵니다.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자센터에서 '다른
걸려 기지촌으로 팔려 왔습니다. 국가는 기지촌을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in 인천, <평등길1110>'
관리하며 여성들을 성산업에 동원했습니다. 기지촌
영화 상영을 했습니다.
여성들은 '양공주'라는 멸시를 받으며 살았지만 국가는 기지촌 여성들을 달러벌이와 외화 획득의 수단으로
인천지역에서 차별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용했습니다.
분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GM 비정규직 노동자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 지역지부 출입국관리소 지회장,
기지촌 여성은 국가 관리의 대상이었으며 미군에
인천의 이주 난민, 청소년 단체 아수나로 활동가,
의해 맞아 죽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성소수자의 이야기 모두가 절절합니다.
많았습니다. 아무도 이들의 죽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름 없는 여성으로 살아야 했고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입니다. 이보다 더 높은 가치는 없습니다. 그 어떤 이념도 종교도 민족도
무연고자들이
계급도 '인간'을 차별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묻히는 상패
존엄은 곳곳에서 무너집니다. 자신의 존엄을 위해 용기
공동묘지에 이름
있게 싸우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저항하지 않으면
없는 무덤속으로
우리는 한치도 '차별사회'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사라져야 했습니다.
한 하루입니다.
1992년, 미군에 의해 살해된 윤금이 씨도 그곳에 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 30일째, 오전, 인천공항 3층 도로에서 농성하는 출입국 관리소 지회 노동자를 찾아갔습니다. 오늘은 멀리 대구에서 길동무가 찾아오셨습니다.
의정부
133
인천교구 노동자센터 신부님과 활동가, 봄바람 134 순례단이 함께 농성장에서 간담회를 했습니다.
'지금 당장 기후정의' 순례단은 인천공항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출국대기실은 국내와 제3국 입국을 허가받지 못한
떠나 인천 기후위기비상행동과 영흥동 화력발전소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공항 안에 머무르는 장소입니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입국 불허자를 관리하고 송환 처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년 5만여
영흥화력은 인천 온실가스의 45% 이상을 배출하고
명 이상의 외국인이 출국대기실을 거쳐 갑니다.
있습니다. 2020년 인천의 전력자급률은 241.7%로, 국내
출국대기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는
시·도 17곳 중 가장 높으며 서울, 경기지역에 전력을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들은 비정규직이며 그 차별이
공급하는 기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발전소에서
심각합니다.
나오는 석탄분진이 과수원을 덮어버리고 먼지가 심해 주민들은 창문을 닫고 빨래조차 널지 못합니다. "코로나가
영흥도의 아름다운 섬은 미세먼지가 가득합니다.
터졌는데. 우리는
미세먼지는 바람이 불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공사 직원이
계속 반복됩니다.
아니라면서 방역 마스크를 안
그동안 봄바람 순례단이 지나온 곳곳의 핵발전소와
주는 거예요. 근데
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파괴된 삶이 떠오릅니다.
승객들하고 가까이에서
한국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멈춰야 하는 국가이지만
만나는 건 우리잖아요.
오히려 삼척, 강릉에 신규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그래서 검역소에 가서
있습니다.
항의하고 가져오기도 했어요. 나중에 공항공사에서 마스크를
'지금 당장 기후정의' 새로운 대안체제를 만들지 않는 한
줬는데, 문제가 될까봐 대기실에 오는
우리의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 지구는 이 시간에도 붉게
승객들에게 주는 것이라고 하면서 노동자들에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주었어요. 밖으로 문제가 되는 건 싫으니까 노동자들에게 신경을 안 쓰는 거죠. 8월부터 공무직으로 전환되는데 예산편성이 안 되었어요. 무제한으로 무급휴직을 할 수도 없고요. 근데 이제 코로나 19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 오잖아요. 앞으로 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끝까지 싸워야죠. 저희 권리도 지키고 승객들 권리도 지켜야죠."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출국대기실분회장)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은 그동안 코로나 이후 42명의 필수인력 중 반수가 교대로 무급휴직으로 살아가야 했습니다. 공항 근처인 영종도 거주 노동자들은 높은 임대료로 견디기가 힘듭니다. 일용직, 편의점 알바로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은 법무부 공무직으로 전환을 앞두고 인원 감축으로 집단해고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인천
135
일하다 죽지않게
비정규직 없는세상
67
명
2022년 1월 한 달 일터에서 사망
2,000
명
1년 평균 노동자 사망
5
명
매일사망
250
명
매일 산업재해 발생
140
DAY #31
4/20
@서울
다른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기자회견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20주년, 장애인 권리 민생 4법 제개정 결의대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하라 장애인 권리를 권리답게 보장하라
인천에서 삼일밤을 자고 짐을 꾸렸습니다. 오늘부터 서울에 둥지를 틀고 수도권을 오
가게 됩니다. 순례는 오늘부터 딱 열흘이 남았습니다. 삼십일 전 제주 강정에서 시작
한 발걸음은 제주시-대정-부산가덕도-울산-대구-경산-밀양-성주소성리-전주-군 산-광주-순천-목포-무안-하동-대전-천안-예산-아산-청주-세종-평택-삼척-강
릉-양양-인제-춘천-홍천-봉화-인천-강화-영흥도… 먼 길을 돌아 오늘 서울로 들어 갑니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마음이네요.
서울 수도권에서는 한 동네에 사는 사람 수밖에 안되는 3만명이 사는 봉화의 작은 마 을 참새골에서 이 서울/수도권에 더 많은 전기를 보내기 위해 삶이 흔들리는 걸 우리 는 목격했습니다.
인구 4만의 성주군 그 중에서도 소성리가 오늘도 국가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이름으로
절규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만났습니다. 작은 마을들의 사람들이 한국사회의 에너지 정책에 국방정책에 반기를 들어 오늘도 싸웁니다.
여전히 노동조합 할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수 많은 노동자들이 법을 어겨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재벌 권력에 맞서 싸웁니다. 얼마나 더 많이 쥐어 짜야 멈출지 모르 는 탐욕에 맞선 투쟁은 당당하기만 합니다.
공기처럼 주변을 감싼 차별을 뚫고 우리는 갑니다. 큰도시, 작은도시, 장애유무, 성별, 나이, 학력, 성정체성, 국적, 인종. 차이가 차별이 아니라 다양함으로 함께 그저 살아가
기 위해 우리는 나아갈 것입니다. 무엇이 되고자 함이 아니라 듣지 않는 사회의 비좁 은 문을 활짝 열고자 합니다. 여기 목소리들이 있다고. 차분히 앉아 함께 듣자고.
141
142
DAY #32
4/21
@서울/의왕
동국제강 하청노동자 산재사망 고 이동우 분향소 방문과 간담회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반대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농성장 방문 의왕 촛불행동 시민들과의 간담회
산재사망 책임 원청기업 동국제강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문제해결에 나서라 상인들을 내쫓는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반대한다
“쇠를 녹여서 철판이나 철근을 만드는데 철이 무거우니까 공장 위에 있는 크레인으로 걸어서 옮기거든요. 동우는 그 크레인에서 일을 했어요. 20미터 높이의 크레인에 올
라가서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려고 했는데 크레인 아랫쪽에 들어가 있었어요. 그런데 동우가 있는지 모르고 크레인을 작동시킨 거에요. 그렇게 사고가 났어요. 작업장에 가 봤는데 어수선 하더라고요. 5년동안 5명이나 산재로 죽었어요. 그동안은 돈 몇푼 주
고 그냥 넘어간거에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있으니까 싸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과도 받고 재발방지도 해야 되잖아요. 그걸 왜 약속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고 이 동우님 유가족)
동국제강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하던 이동우님이 산재사고로 돌아가신지 32일이 되었
습니다. 포항공장에서 싸우다 본사가 있는 서울에 분향소를 차렸습니다.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해 고인은 포항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동국 제강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8년만에 어렵게 임신을 한 아내는 동국제강 장세 욱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후에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수산시장 상인들을 만 났습니다. 시장을 현대화 한다면서 그곳에서 수십년 장사를 하던 상인들을 쫓아 냈습
니다. 벌써 8년째 싸우고 있는 시장 상인들이 문정현신부님일 만나자 달려와 살려달
라 말합니다. 한바탕 울음이 지나가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힘이 없어 미안하다.” 신부님이 전할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잠실 수협중앙회 본점 앞에서 농성중인 상인들은 수협이 고용한 용역의 폭력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몇년이 지났지만 지워지지 않는 상처는 “평생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트라우마로 남았다” 말하는 명도집행은 용산참사 이후로도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을지로100년 가게, OB베어에 강제집행이 들어왔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드러난 사회의 비극이 오늘도 이어지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하 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떨어진 날벼락입니다. 아직 이런 일을 겪지 않은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것일까요. 반복되어서는 안되는 비극의 고리를 함께 끊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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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3
4/22
@수원
모두가 안전한 일터를 위해, 수원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지금당장 기후정의 시민문화제
13일만에 쉬어가는 일요일입니다. 강원도-인천-서울 사이에 쉼표가 없어 벅찬 2주였
습니다.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20주년 집회에 함께 했습니다. 다양한 몸들의 축제 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지역을 다 돌아다녀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존 재하지만 없어지는 존재들, 다양한 몸이 갖는 속도와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수원을 방문했을 때, 순례단은 안전한 일터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습니다. 비정규직 하 청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사고와 그것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배제되는 유가족들의 이
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지역에서 노동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 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라고 합니다. 위험하고 어려운 일은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에게 외주화 한다는 것인데, 이제는 어렵고 위험한 일은 이주노동자들에 게 외주화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을 옮겨갈 자유도, 노동 자로서의 권리를 찾기도 어려운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DAY #34
4/23
@서울
해방과 해방은 연결되어 있다_IW31+봄바람 간담회 연대의 행진: 성미산마을회관-홍대입구역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앞 집중행동 성미산 공동체와 봄바람의 만남 IW31, 외국인 보호소 폐지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보호소라는 이름의 구금 시설에 감금되었다가 투쟁을 통해 나온
두분과 함께 연대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적, 인종으로 인
한 차별적 대우, 구금 시설에 감금되어서 보내야 했던 기약없는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
가 이어졌습니다. 한숨과 눈물속에 이어지던 이야기들, 그리고 이들의 활동은 모든 구 금시설에서의 해방, 동물들의 해방에까지 확장되어 있었습니다.
주말의 마무리를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의 집회와 함께 하며 차별에 대해 생각해 봅니
다. 차별을 특수한 상황에서 특수한 계층이 겪는 일상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오랜 시간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순례를 하며 작은 마을, 농촌과 도시, 정규직과 비정규직, 장
애, 인종, 나이, 국가, 성별, 성정체성, 학력. 인간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인간이냐, 비인간이냐 하는 것 역시 차 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수원을 방문한 22일이 지구의 날이어서 ‘지금당장 기후정의’ 집회를 했는데 그날 연
대오신 장애차별철폐연대 활동가께서 랩처럼 말씀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장 애인들이 지하철을 탄다고 요즘 엄청 욕을 먹고 있습니다. 근데 민주노총에서도 파업 한다고 하면 욕 많이 먹죠? 동병상련입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한다고 하면 욕 많이
먹죠? 동병상련입니다.” 0000하자고 하면 욕 많이 먹고 계신가요? 모두들 같은 처지 입니다. 내가 누구든, 어디에서 살아가든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다른 사람들, 다
른 존재들로 생각이 확장될 수 있다면 어쩌면 더 많은 세상을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요. 아쉬운 주말을 마감하며, 돌아오는 시간들 속에서도 다른 세상을 만나며 더 다른 이야기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외국인보호소 당장 폐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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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5
4/25
@서울
세계군축행동의날 '군비증강을 멈추고 평화에게 기회를' 기자회견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만드는 Peace Monday거리 서명과 캠페인 청년 기후위기행동 간담회 두산타워 한바퀴 행진 후 마무리 집회
두산은 석탄발전소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보복소송을 멈춰라 기후악당기업 포스코와 삼성 규탄한다 대기업의 이윤말고 에너지 공공성과 정의로운 전환 보장하라 군부지원 중단하라 미얀마에 민주주의를
꾸물꾸물한 월요일 마지막주 일정을 출발합니다. 오늘 첫 시작은 국방부 앞이었습니 다. 세계군축행동의 날 ‘평화에게 기회를’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2 조 6천억달러를 군비로 사용하는 이 세상에서 더이상 전쟁 준비는 필요없다고 외치는
이 목소리가 얼마나 소중한가요. 군사비 지출을 줄이고 사람과 환경의 안전을 위해 적 극 대응하자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올해 예산만 54조가 넘는데 한해만 쓰는게 아니지요. 매년 수십조씩 한국전쟁 후 지
금까지 70년을 이어온 군사적 비용을 생각해 본다면 어마어마합니다. 평화와 협력을 위해, 인간의 안전을 위해 그 돈이 쓰였다면 우리사회는 또 얼마나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까요.
한바탕 움직여 광화문으로 가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에 함께 했습니다. 한시간동안 캠페인 하는데 오늘 총 10명이 서명을 하셨어요. 너무 놀랐습니다. 너무 동참을 안하
시더라고요. 매정하게 보지 말고 함께 하자고 외쳤지만 안되더라고요. 그러면 뭐 어떤 가요. 매주 이렇게 나와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만드는 ‘피스먼데이’를 하고 계시 는 활동가들도 계시는 걸요. 모인 사람들이라도 하고 싶은 말 하고 웃고 떠들면서 선 전전을 마치고 점심을 후다닥 먹고 동대문 역사 문화공원으로 갔습니다.
아시아 지역에 석탄발전을 수출하는 두산을 규탄하는 자리였는데요, 청년활동가들이
두산을 규탄하기 위해 분당 신사옥에 페인트를 뿌려 1,8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 했다고 합니다. 오늘 그들을 만나서 순례 이야기도 하고 청년 기후 활동가들의 이야기 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구의 위기를 자신들의 위기로 생각하는 진지한 모습에 주변 의 시끄러움에도 아랑곳 없이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에요. 경찰들은 울타리 같은 것을 쳐 놓고 모인 사람은 한 삼십
명도 안되는데 경찰은 한 200명이 왔더라고요. 할 일도 정말 없나봐요. 아니면 두산 자본이 이렇게 힘이 쎈지.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과잉 대응에 한껏 화가 났습니다.
사실은 오늘 하루 화가 많이 나더라고요. 생명이 하나도 없는 죽은자들의 도시를 다니
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이렇게 관심이 없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서울시 한 구의 인
구가 지방 소도시 전체 인구에 해당하는데요, 서울을 지탱하기 위해 전국의 소도시들
이 몸살을 겪고 있는데요, 선량한 서울 시민분들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요.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이 도시의 시스템속에서 주변을 돌아볼
짬이라도 있을까요. 이 틈바구니에서 꿋꿋이 활동하는 친구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 지기도 합니다.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니는 서울/수도권 순례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겨우 월요일 인걸요. 자고 일어 나면 또 호랑이 기운이 솟아 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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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6
4/26
@서울/안산
월담노조와의 간담회 및 선전전 중서부 건설지부 간담회 세월호 기억교실 둘러보기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주거권 투쟁대회 봄바람 순례단과 청년학생 간담회
안산에서의 숨가쁜 일정이었습니다. 오전에 반월시화공단에서 월담 노조를 만났습니 다. 공단에 입주한 기업의 80%가 50인 미만의 소규모 영세 사업장이어서 노동기본권 은 물론 마땅한 휴게실조차 없다고 합니다. 월담 노조는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권리를 알리고 노동자 쉴권리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간담회 후 공장을 둘러 봤습니다. 작은 구역에 회사가 10개씩 있습니다. 노동자, 공장 을 떠올리면 큰 공장의 노동자들이 먼저 떠오르는데 많은 사람들이 오늘 가본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 곳 건너 한 곳이 유해물질 취급 공장입니다. 서 울, 수도권에서 약간 떨어진 이곳 역시 유해물질이나 냄새가 나는 공장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공장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면 절대 걸을 일이 없는 길을 걸었습니다.
안산에서 건설노동조합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1994년 통계를 시작한 이후 매년 500명 이상이 건설현장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매년 500명 이상이면 12,000명 이상
이 건설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세상을 떠난 셈입니다. ‘이판사판공사판’이라는 말이 이 승과 저승 사이에 공사판이 있다는 것이라며 웃으며 말씀하셨지만 뼈가 있는 말입니
다. 도급에 도급에 재도급을 거쳐 가장 싼 값에 공사를 맡기는 구조 때문에 산재가 발 생해도 원청업체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아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사람이 죽어도 꿈쩍하지 않는 국가 권력과 자본입니다.
안산 마지막 일정은 416 기억 교실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나서서 많은 시민들의 연대 속에 하나하나 지켜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416을 잊지 않기 위해 가족들은
오늘도 싸워 오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제 그만 하라고 하지만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 벌도 아무것도 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가 사면된 날 가족들은 가슴이 꽉 막혔다고 합
니다. 가족들은 의미 있는 장소에 작더라도 기억 공간에 마련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국가 기관은 자신들의 편의만 생각합니다. 가족들은 여전히 인양되지 못한 진실을 밝 히고자 합니다. 그러나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올해 6월 조사가 종료 됩니다.
김용균재단의 김미숙님은 “이렇게까지 밝혀지지 않는 것은 뭔가 유착이 많이 되서 밝
히지 못하는 것일텐데 그래도 함께 힘내서 이런 일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싸우자.”고 힘주어 이야기 하십니다. 가족들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여전히 위로보다
는 함께 싸워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리들에게 중요한 과제 입니다. ‘평화는 정의의 결 과’이기 때문입니다.
안산을 돌아 서울로 가는 차 안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사회, 세월호의 진상을 규명하 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답답함을 나눕니다. 순례가 더해 갈수록 고통의 이야기가 쌓
입니다. “근데 이런 얘기는 우리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야 하는 거 아냐?” 라 는 말이 불쑥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정마을 주민회가 보낸 감사 편지에 바로 답장을 보내 관함식 협조에 감사 인사를 보낸 적 있습니다. 관함식이라는 행사 때문
에 엄청난 갈등과 반목을 재경험하게 된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말입니다. 하
지 않아도 될 답장은 제때에 잘 보내는데 정작 응답이 필요한 곳에는 묵묵부답 아닌가
요. 결국 아픈 사람들끼리 서로의 처지를 알아주고 서로를 안아 줍니다. 산재피해자가 족네트워크 ‘다시는’에서 정순규씨 유가족, 김태규씨 유가족 그리고 김용균씨 유가족 김미숙님이 함께 해 더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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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7
4/27
@서울/인천
GM 정리해고 하청노동자, 쿠팡지회 간담회 부평역~GM 부평공장 정문까지 행진 다른 세상을 만드는 427 행진 <용산에 불어라 평화의 봄바람>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 보시는데요, 왜 힘들지 않겠습니까. 벌
써 순례는 38일차를 넘어가고, 가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 어느새 430을 앞두고 있습
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서울 수도권에서 투쟁하는 많은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한국 GM 비정규직 노동자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 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들. 많은 분들이 거리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투쟁은 어
쩐지 젊은 노동자들의 투쟁인줄만 알았는데 정년이 다 되어가는 노동자부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노동자까지 비정규직의 다양한 얼굴을 만나게 됩니다.
2차, 3차 도급 업체를 끼고 있는 한국GM은 5월 1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합니 다. 대우자동차에서 GM으로 매각되고 그 과정에서 이미 많은 상처를 받은 노동자들
은 다시 해고의 위기에 몰립니다. 삼성, 현대 다음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는 쿠팡 은 80%이상이 비정규직, 일용직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추울 땐 추운 곳에서 더울
땐 더운 곳에서 일하며 휴대전화를 가져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일터 괴롭힘이 만 연합니다.
사학 재단인 세종 대학이 소유한 세종호텔은 한때 250명에 달하던 정규직 직원들을
여러차례 구조조정, 비정규직, 외주화를 단행했고 이번에는 코로나를 핑계로 엄청난 자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를 단행했습니
다. 금호 아시아나 굴지의 대기업에서 운행하는 항공사에서 기내 청소 업무를 하는 아
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 역시 코로나로 인해 해고되고 오늘로 벌써 714일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불법해고라는 판정을 받고도 두 노동자가 정년이 다 될때까지 문
우리가 한국전쟁을 끝내자 전쟁연습 중단하고 남북합의 이행하라 용산 미군기지 오염 문제부터 해결하라 군비증강을 멈춰라
DAY #38
4/28
@서울
세종호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와 간담회 세종호텔-서울지방노동청-금호아시아나본사-SK본사 행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의 간담회 가덕도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중단 긴급 농성 연대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노조파괴 중단촉구 연대 현장미디어프로젝트 ‘봄바람’ 상영회 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옛날 뉴스에나 나왔어야 할 노조탄압 이야기는 한국의 가장 크고 좋은 병원이라 불리는 연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병원의 청결 즉 안전을 담당 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이야기 하자면 밤을 새고 해도 모자랄 이야기입니다. 해고가 된다는 것, 해
고될 위험을 감수하고 싸우는 것, 일터의 괴롭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큰 용기 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싸우는 이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이유 가 있습니다. 부당함에 대해 정의를 찾는 것, 앞으로의 세상은 조금이라도 달라졌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이 달라졌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노동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 었습니다. SK 가습기 살균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도 그렇게 바라고 있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뉴스가 처음 나왔을 때 워낙 많은 주목을 받아서 여전히 싸우고 있을거 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11년째 싸우고 있습니다. 왜 유해한 물질로 제품을 만들고 판매했는지,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진상규명은 물론 책임자 처벌,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치료와 배상은 여전히 되지 않았습니다. 천막을 치고 단식을 하며 호소하지만 빌딩 숲 사이로 흩어져 버립니다.
오늘 내가 살아서 집에 도착한 것은 내가 운이 좋아서 였을까요. 산재로, 사회적 참사
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노동자에게 살인과 같은 해고 통보가 떨어집니다.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고, 해고되지 않은 오늘이 운수 좋은 날인가 봅니다.
세종호텔 코로나 핑계 표적 정리해고 당장 철회하라 아시아나 케이오 부당해고 해결하라 SK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져라 원하청 공모 노조파괴 세브란스병원은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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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운이 나빠도 언제든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비정한 사회를 바꾸고 싶습니다. 농 성장을 집으로 삼아 살아가는 많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조금더 귀 기울이고 용기내 만
나고 연대하며 얼음장같이 차갑고 위태로운 이 사회를 조금씩 녹여 갔으면 좋겠습니 다. 얼음같은 무관심이 녹아내리다 보면 어느날인가는 강고하게 쌓아올린 권력과 자 본도 무너져 쏟아질 때가 오지 않을까요!
금요일은 파리바게트의 노조파괴에 맞서 단식 농성을 하는 임종린 지회장을 만납니 다. 기후위기뿐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나쁜 기업 포스코-삼성 항의 시위와 행진을 합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박 2일 투쟁의 시작에 함께 합니다.
숨가쁘게 돌아가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며 순례 마무리를 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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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9
4/29
@서울
단식 33일 노조파괴 중단 파리바게트지회 간담회 기후위기 나쁜 기업 행진 포스코~삼성 비정규직 이제 그만 1박2일 투쟁
빌딩이 가득한 서울에도 나무들은 어김없이 새순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봄을 깨우는 꽃들이 지고 이제 새로운 잎들이 기지개를 피며 완연한 봄을 느끼게 합니다. 꽃을 보
며 시작한 봄바람 순례길에 이제는 꽃이 지고 새순이 납니다. 오늘 40일의 긴 여정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처음 봄바람 순례를 기획할 때만 해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일정이 다 만들어 지기도 전에 답답함과 간절함에 짐을 챙겼습니다. 노골화된 이윤 추구로 사람과 자연 의 위기가 오고 차별은 일상을 전쟁으로 만드는데 자본과 권력을 소유한 사람들은 서
슴없이 나오는대로 말하며 누가더 나쁜 사람인지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뭐라도 해보 자. 되던 안되던 사람들을 만나보자.”고 무작정 떠났습니다.
매일의 여행은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소중한 순간들 이었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농성장에서 꽃피운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다음 일정으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 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파헤쳐지고 무언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풍경들이 고통스러웠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은 지구의 껍질을 벗긴 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에너지와 자원, 국가안보와 국책사업의 결과가 서울을 향하고 있었습니 다. 서울의 화려함, 편리함, 안전함을 유지하기 위해 정말 많은 지역의 크고 작은 마을
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남 테헤란로에서 한낯에도 번쩍이는 전광판을 보며 원자 력 발전소가 늘어날까봐 형광등도 잘 켜지 않는다는 주민분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화려한 도심 속에 초라하게 차려진 노동자들의 농성장이, 철거민의 농성장이, 쫓겨나
고 배제된 사람들의 농성장이 있었습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농성장만 은 시간이 멈춰 있었습니다. 아무리 외쳐도 듣지 않는 무감각의 사회에서 얼마나 더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즉각 중단하라
4/30
DAY #40
@서울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행진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문화제 /
많은 시간을 버텨야 할까요.
40일의 순례길을 통해 싸우는 우리 모두가 친구가 되고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며 나아 가는 시간들을 상상해 봅니다. 친구는 뻘짓을 해도 좀 이해해 줄 수 있고 무슨 말을 하
는지 잘 표현하지 못해도 알아줄 수 있잖아요. 서로 외치는 구호도 다르고 알고있는 것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성별, 성정체성도 다르고 몸도 다르고 인종도 국가도 다르
지만 이 세상이 무언가 잘못 되고 있다는 것, 이윤보다 인간이,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은 공통점이 아닌가요. 그런 우리가 서로 만나고 친구가 되어서 인내
있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때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기꺼이 내 의견을, 내 삶의 방 식을 바꾸고자 하는 용기도 생기고요.
투쟁하는 전국의 많은 사람들. 이제는 선명한 얼굴로 기억될 많은 친구들이 지역에 고
립된 채, 사업장에 고립된 채, 혐오와 배제 차별속에 고립된 채, 외롭게 투쟁하지 않도
록 부지런히 얼굴을 맞대고 함께 싸워 가면 좋겠습니다.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은 다 른 세상을 만나는 것입니다. 용기내서 한발 더 다가갈 때 이미 다른 세상은 내 앞에 다 가와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가진 소중한 삶의 여정 속에서 만날 많은 존재들을 사로 귀하게 여기며 그 누구도 폭력 앞에 쓰러지지 않도록 붙들고 위로하면서 함께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불쑥 전화 하고 다짜고짜 만나자는 연락에 기꺼이 시간을 내 주시고 환대해 주신 분들
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봄바람 순례단의 길동무가 되어 현장에서, 또 연대의 마 음을 나눠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현장을 지키는 한 사람이 있기에 연대할 수 있었습니 다. 오늘도 현장을 지키는 모든 분들께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지금당장 기후정의 /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 /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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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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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4/30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현장 기록 - 4
있었습니다.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기자회견
극우세력의 봄바람 순례단 31일째, 4월 20일, 봄바람 순례단과
소리가 더
길동무들이 드디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요란합니다. 일본
순례단은 경남권, 호남권, 충청권의 각 지역을 순례하며
정부는 지금까지
모두 예순한 번의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 문제에 관해 사죄를 하지
곳곳에서 아픈 사람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참 많이 보고
않고 역사를 왜곡하고
들었습니다. 매 순간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있습니다. 소녀상 앞에 모인
현장에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모습을 뒤로하며 돌아설
극우세력은 일본군 성노예제
때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피해자들에게 모욕을 주고 있습니다.
분명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재촉하며
이들의 행태를 교묘히 이용하는 정치세력이 득세하고
서울까지 도착했습니다.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세력을 바라보면서 분노의 마음을 참기 어려운 하루입니다.
서울일정을 시작하며 청계광장 앞에서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조직위원회' 주최로 기자회견을
봄바람 순례단은 '장애인차별철폐 결의대회'가 열리는
했습니다. '장애인차별철폐,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을
여의도 이룸센터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매년 4월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20일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며 올해는 20주년이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세대론 무대를 거부하고
되는 해입니다. 많은 장애인들과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평등의 봄바람을'이라는 주제로 시민사회단체 각
장애인은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
대표자의 '외침'을 들었습니다.
권리를 가진 당당한 시민입니다. 국가가 장애인의 시민적 권리를 보장하기는커녕 차별과 배제로 권리를
봄바람 순례단은 서울 첫 일정으로 1,540차 일본군
침해하고 있습니다.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요시위는 그동안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히려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요구를 정치인이
일본대사관 앞은 극우단체가 집회장을 점거하고
조롱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이동할
방해를 하면서 수요시위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권리, 교육받을 권리, 노동할 권리, 지역사회에서 함께
없었습니다. 이들은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욕설과
살 수 있는 탈시설 권리 등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는
고성을 질러댔습니다. 결국 도로에서 수요시위
것은 사회적 책임이며 헌법적 권리입니다. 누구나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야 했습니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수요시위에서 봄바람 순례단의 문정현 신부님 발언이 서울
싸우고 있습니다. 평생 수산시장에서 일한 분들이라
일하다 죽지 않는 현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나이가 드시고 몸도 아픈 분이 많습니다. 투쟁 과정 21일 오전, 봄바람 순례단은 을지로에 있는 동국제강
중에 한 상인이 세상을 떠났고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산재 사망 하청 노동자 고 이동우님의 분향소를
쫓겨났습니다.
방문하고 유가족을 만났습니다. 고 이동우(38)님은
봄바람 순례단이 도착하자 상인들은 신부님을 보자마자
지난 3월 21일, 동국제강(주) 포항공장의 크레인 기계
울부짖습니다. 상인들은 그동안 수협에서 고용한
보수작업 중 사고를 당해 병원 후송 중 사망했습니다.
용역들에게 폭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고인의 처와 가족들이 검은 상복을 입고 동국제강 건물
"농성하는 상인들이 문정현 신부님에게 다가가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고인의 부인은
손잡고 우는 모습에서 그간의 외로움과 억울함과
임신 중이며 암투병 중인 장모는 지친 몸으로 그곳에 서
원통함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많이 못
있었습니다.
가서 미안했는데 더 송구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더 연대하며 서로의 힘이 되고 의지가 되어야겠다
모든 현장은 '크레인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다짐해봅니다. 봄바람 순례단의 의미를 또 느낍니다.
안전대의 착용 상황을 감시'하도록 안전규칙을 정하고
수협의 부동산투기에 상가와 일터를 빼앗겼으나 제대로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산재 사고는
된 시장이어야 수산물을 팔 수 있기에 타협하지 않고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싸우는 여러분을 지지합니다. 새삼 서로의 존엄을 지키는 분들에게서 또 하나의 인권의 씨앗 얻어
" 현장에서 철이 무거우니까 크레인으로 걸어서
갑니다."(인권활동가 명숙)
옮기거든요. 동우는 크레인에서 일을 했어요. 20미터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가서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려고
봄바람 순례단은 저녁, 의왕촛불행동의 초대를 받아
크레인 아랫쪽에 들어가 있었어요.
간담회를 했습니다. 의왕촛불행동은 지역의 다양한
그런데 동우가 있는지 모르고
주민들이 모인 풀뿌리 조직입니다. 풀뿌리 공동체는
크레인을 작동 시킨거에요. 그렇게 사고가 났어요.
희망의 씨앗입니다. 이번 순례에서 느낀 점은 어느 지역이든 공동체가 살아 있는 곳은 여전히 다른 세상을 꿈꾸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작업장에 가봤는데
의왕지역의 시민들도 각자의 조건에서 일하며 공동체적
어수선하더라고요.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간절히 바라며 움직이는
동국제강 현장에서
사람들이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지역시민들과
5년 동안
그동안 각 지역에서 만나고 보고 느꼈던 이야기를
5명이나 산재로
나누며 연대와 공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죽었어요. 그동안은 돈 몇 푼 주고 그냥 넘어간 거예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켜져야 해요.
위험의 외주화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회사에 사과를 받아야 하고 더 이상 산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하잖아요.
4월 22일 봄바람 순례단은 수원에 있는 민주노총
그걸 왜 약속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고 이동우님
경기도본부 사무실에서 산재피해 유가족, 다산인권센터,
유가족)
한국보건안전연구소 등 수원 시민사회단체와 '건강하게 일할 권리'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오후, 봄바람 순례단은 잠실 수협중앙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는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반대' 상인을
수원지역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가 직업병으로
만나러 갔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은 8년째
숨진 고 황유미님의 죽음 이후 반도체 산업의 직업병
의왕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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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사회적
정순규님의 아들 정석채님이 증언을 했습니다. 건설사
울림으로 만든
측은 사고 직후 폴리스 라인을 무너뜨리는 등 사고
'반올림' (반도체
현장을 훼손했습니다. 유가족의 마음은 "노동부가
노동자의 건강과
해체되었으면 좋겠다"며 "이 사회가 산재문제에 관해
인권지킴이)
제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습니다.
활동이 시작된
간담회를 마치고 봄바람 순례단은 수원역 광장 앞
곳입니다.
'지금당장 기후정의' 시민문화제에 참여했습니다.
사무실
순례단이 지나가는 곳마다 오래전 만난 지역의
입구에는 최근
길동무들이 찾아옵니다.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산재 사고로 사망한
봄바람 문화제에 만날 것을 약속하며 다시 서울로
노동자의 영정과 분향소가 차려져
향했습니다.
있습니다. 우다야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경기도에 이주노동자가 가장 많으며 영세업체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가
내 이웃을 가두지 마라
내국인 노동자보다 3배 이상 높다'고 했습니다. '위험'이 '외주화' 되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정규직 보다 하청업체
4월 23일 오전 성미산 마을회관에서 '외국인 보호소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에게 산재 사고가 더 많습니다.
폐지를 위한 물결' IW31(International Waters 31)
코로나 19 이후 이주노동자의 상황은 더 위태롭습니다.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외국인 보호소는 '죄 없는 자들의 감옥'입니다. 외국인 보호소에
산재로 세상을 떠난 고 김태규님의 유가족인
구금된 사람들을 '움직이는 경계와 장소를 상실한
김도현님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3년전, 스물네살 고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김태규씨는 5층 높이의 문 열린 화물용 승강기에서
자유롭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근거도 없이
떨어져 숨졌습니다. 그는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안전화·
타의에 의해 구금된다면 그것은
안전모· 안전벨트를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누구에게나 감옥입니다. 간담회는 외국인
"처음부터 경찰은 사건조사도 없이 태규의 개인과실인
보호소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헛소문을 냈습니다. 핸드폰을 보다 그랬다고
인권침해와 고문을
했고, 술 먹고 실족사한 것 아니냐며 유가족에게 상처를
당한 피해자들, 이들을
주었으며 우울증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도 했습니다.
조력하는 활동가들이
그래서 할 수 없이 추락사한 동생을 부검했습니다. 부검
다수 참여했습니다.
결과 알코올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보호소는 주 2회만 이렇게 경찰이 회사 말만 듣고 노동자의
가능한 30분 야외 운동시간,
책임으로 모는 사이 증거는 사라졌습니다.
외부와의 연락 통제, 부당한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정확한 조사조차 하지
통제에 저항하는 이주민에 대한
않았습니다. 회사는 증거를 은폐하려고 현장을
고문 등 인권침해가 빈번히 일어납니다. 심지어
다 바꾸었습니다. 장례를 마치고 유족이 현장을
보호소에서 무권리 상태로 4년 넘게 구금된 경우도
찾아가서 태규의 피묻은 안전모를 찾았습니다."
있었습니다.
(유가족 김도현씨의 증언) 서아프리카에서 온 25살의 젊은 청년의 모습을 잊을 수 부산 경동건설 아파트 현장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고
없습니다. 2년 동안 외국인 보호소에서 구금되었던 그는
서울
간담회에 참여한 사람들 앞에서 한동안 눈물만 훔칠 뿐
마을의 시작된 유래와 주민들이 성미산을 지켜온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역사를 들었습니다. 개발로 파괴된 성미산을 기억하기 위해 사무실에 사진을 걸어두었습니다. 그동안 성미산
누군가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해 대신 말해주었습니다.
공동체는 마을 주민들의 힘을 모아 숲을 지키며 마을
그는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일하며
공동체를 만들어 왔습니다. 성미산 지키기에 참여한 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학생이 말했습니다.
여권을 잃어버리고 비자 연장을 하지 못해 보호소로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대사관이 없어서 여권을
"땅에는 주인이 있어도
잃어버려도 다시 발급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생명에는 주인이 없어요."
그는 억압적인 보호소 생활 동안 받은 상처와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학생의
지난 후 그는 감정을 추스르고 "고맙습니다"라는
말대로 모든
한마디의 말을 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말했습니다.
생명은 그 존재 자체로 지켜져야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구금당하는 것은
하며 누군가의 소유
부당합니다. 인간의 권리 없이 노예 취급을 당하는 나의
대상도 착취의
친구들이 아직 보호소에 있습니다. '자유와 정의'를 위해
대상도 아닙니다.
함께 싸우주십시오. 우리를 도와주지 말고 함께 싸워
성미산 학교에 다니는
주세요."
한 친구의 글로 성미산 공동체를 소개할까 합니다.
만일 내가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갇혀 있다면, 이주민이라고 모독과 신체적 위협을
안녕하세요. 성미산학교에 다니는 ○○○입니다.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되묻고 싶습니다. 인권은
학교에서 기후위기, 전쟁과 평화, 사회적 소수자들에
국가, 종교, 인종을 넘어서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
대해 공부하고 활동했습니다. 암울한 현실과 미래를
가치입니다. 간담회를 마친 후 성미산 마을회관에서
마주하였고 더욱 공부할수록 우리는 이 시대와 이
'외국인 보호소를 폐지하라' 구호를 외치며 홍대역까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질문이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우리의 외침이 사람들 마음속에
생겼습니다.
닿기를 소망하면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오롯이 감당하고 정의롭게 바꾸어 나가는 것은 혼자서는 벅차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봄바람 순례길은 거리행진을 마치고 '차별금지법 4월
우리에게 미래는 위험이고 현재는 위기입니다. 결론이
제정 쟁취 집중문화제'에 참여했습니다. 지금 국회 앞의
뻔한 시나리오를 앞에 두고 우리는 절망하고 냉소할
평등 텐트촌에는 미류, 이종걸 두분의 인권운동가들이
것인가, 헛된 희망을 기대할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13일째(4월 23일)의 단식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혐오의
우리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저항하고
사회에서 고르게 존엄한 사회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연대하며 우정을 나누는 관계를 만드는 것에서 찾기로
소망이며 연대의 이유입니다.
했습니다. 지난 여름 선배들이 군산 평화박물관 오픈하는 날 축하하는 마음으로 찾아가 문정현 신부님의 서각이 담긴 작은 현판 하나를 얻어, 교실에 잘 보이는 곳에 두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꿈을 꿉시다"라는 글귀를
나의 성미산, 우리의 성미산
마음에 품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다시 성미산 마을회관으로 돌아와
우리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진실을 마주하며
마을 공동체 주민과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성미산
정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서울
163
지는 싸움을 알면서도 끝내 가만히 있지 않은 아름다운 164 사람들, 다른 세상을 만나기 위해 평화를 지키는 순례단
군비축소를 통한 실질적인 평화가
여러분과,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IW31 친구들
오기를 간절히
곁에서 다른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여러분들로부터
소망합니다.
용기와 사랑을 배웠고 정의를 실현하는 싸움을 배웠고 존엄과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다시 새로운
국방부 앞 캠페인
세상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후, 봄바람 순례단은
박노해 시인은 "우리가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광화문 사거리에서
희망이 우리를 만들어낸다"라고 했습니다. 이말은
매주 열리는 '전쟁을
같은 의지를 가지고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서로 이끌려
끝내고 평화를 만드는
'우리'가 된다는 말 같습니다.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는
월요일(Peace Monday)'
우리의 의지와 희망이 우리를 이렇게 만날 수 있게 한 것
서명운동에 참여했습니다.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은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국내외의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국제캠페인입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은 많아도 서명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평화는 누구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일입니다. 우리는 평화의 길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평화는 우리가
'군비증강 STOP, 평화에게 기회를'
공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4월 25일, 봄바람 순례단은 용산 국방부 앞에서 열린 2022 세계 군축 행동의 날 '군비증강 STOP, 평화에게 기회를'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조용하고 느린 학살, 석탄발전 중단하라 '세계 군축 행동의 날'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서 매년 세계 군사비 현황을 발표하는 동시에 전
봄바람 순례단은 오후, 청년기후행동 활동가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평화 캠페인입니다. 2022년
동대문역 앞 두산 타워가 보이는 도로앞에서 이야기
한국의 군사지출비는 세계 10위이고 국방비는 54조가
마당을 진행하고 동대문 일대를 거리 행진했습니다.
넘었습니다.
'조용하고 느린 학살 석탄발전 중단하라' 'SHAME ON DOOSAN'(부끄럽다 두산)이라고 쓰여진 피켓이 눈에
2018년 남북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군사적 신뢰
들어옵니다.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을 합의하였지만 군비증강은 계속되었습니다. 군축 없는 평화는 거짓입니다. 무기를
현재 두산중공업은 베트남에 붕앙2 석탄발전소를
내려놓지 않으면 평화는 오지 않습니다. 70년 이상,
짓고 있습니다. 기업은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남북은 군비증강으로 전쟁연습을 반복하며 아직도 냉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는데 최소한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윤리적 책임감도 없습니다. 오로지 이윤만을 위해 다른 나라까지 진출해 발전소를 짓습니다. 지구는
봄바람 순례단이 지나온 전국 곳곳에서 전쟁기지는
하나입니다. 기후위기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제주 제2공항, 새만금신공항,
지구라는 ‘공동의 집’의 생존의 문제입니다.
가덕도 곳곳에 미 공군기지의 터가 들어서려고 합니다. 강정에는 핵 항공모함이 드나들고 성주의 사드 등
작년 2월,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들은 분당
군사기지는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평화캠페인
두산 사옥에 있는 조형물에 초록색 스프레이를
참가자들은 국방부 건너편 전쟁기념관 횡단보도에서
뿌리는 행동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피켓을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전쟁을
두산기업은 활동가들에게 손해배상으로 1,840만원을
기념하는 냉전적 사고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청구했습니다. 이야기 마당은 기후악당 기업이 '친환경
서울
에너지기업'이라고 거짓 선전하는 것을 규탄하는
된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자리였습니다.
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주도에서부터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노동법에서도
기후위기 시대의 책임은 누가 지고 있는가를
배제됩니다.
생각했어요. 수도권에 세울 수 없는 유해공장, 발전소, 쓰레기처리장은 농촌에 지어지고 있고, 마을 주민들은
이들에게
아픔을 겪고 있었어요. 수도권에서 쓰는 에너지는
휴게시설은
어디에서 오는지,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지를 알지
없습니다.
못하면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심시간이면 그늘을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 딸기)
찾아 쉽니다.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는 이 길거리 쉼터에도 사업주 눈치가 보여 마음대로 앉아서 쉬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점심시간에
월담으로 벽을 허물자
공단을 돌며 작은 공장 노동자에게 월담노조 소개 4월 26일 봄바람순례단은
홍보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서울에서 반월시화공단에 있는 월담노조를
노조가 없다고,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영세
찾았습니다. '김용균
사업장이라고 차별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 벽을
재단' 이사장인 김미숙
넘기 위해 월담노조는 10년째 걸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어머니, 산재사고로
언젠가 반월시화공단의 노동자들도 그 세월의 깊이만큼
세상을 떠난 고
변화가 올 것이라는 그 희망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김태규님의 가족이 함께 했습니다. '월담노조'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이승과 저승 사이에 공사판이 있다
때 공단 안에 사업장에 있는 어느 노조사무실을 생각했습니다.
순례단은 전국건설노조 경기중서부 건설지부로 가서 간담회를 했습니다. 20~30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일해온
그러나 월담노조는 길거리 담벼락에 있습니다. '월담'은
나이 든 노동자를 만났습니다. 건설현장은 산재가 가장
'담을 넘어서'라는 뜻입니다. 쉴 공간이 없는 작은
많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수십 층 높이로 올라가는
공장의 노동자들이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파라솔과
작업현장은 위험합니다.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의자, 음료수 몇 병이 있는 길거리 쉼터입니다. ‘길거리
않습니다. 13년째, 매년 500명 이상의 건설노동자가
쉼터’는 작은공장 노동자들이 현실이 어디에 있는지를
산재로 사망합니다.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설노동자들은 스스로 '이승과 저승 사이에 공사판이 있다'고 자조적으로 말합니다. 제발 안전한 작업공간을
'공장과 공장 사이, 담벼락을 넘어 함께 모이고 뭉쳐서
만들라고 요구 하지만 사업주와 국가는 근본적인
공단과 지역을 바꾸자', 바로 월담 노조의 목표입니다.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서 산재사고는 세계
서로를 가르는 경계의 시대에서 담벼락을 허물고 차별
1위입니다.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에 급급한 것이
없는 노동을 만드는 사람들의 지역노조입니다.
대한민국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 일터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월 시화공단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80%가
건설노동자들은 말합니다.
안산
165
"짧은 시간에 이윤을 확보하는 게 건설자본의 166 전략이에요. 노동자들이 천천히 일해도 충분히 이윤을
"길 가다 마주치는 시민 중 절반 이상이 세입자인데도 불구하고, 서울은 다른 어떤 곳보다 세입자에게
벌 수 있을텐데 공사현장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가혹합니다. 서울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보통의
산재 사망자가 단 한번도 매년 500명 밑으로 내려가지
노동소득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집들이 늘어만
않았어요. 산재를 은폐하고 위장하는 경우도 많아요. 더
갑니다. 요즘 청년들이 영끌해서 집 산다고 하지만, 월급
많은 노동자가 현장에서 죽어 나가고 있어요. 단순히
모으고 대출 받아 보증금 마련하기도 바쁜 사람들에겐
사고가 아니라 탐욕스런 건설자본에 의한 죽음입니다.
그저 먼 얘기입니다.
그 죽음 뒤에는 도급노동이 있어요. 도급노동을 끊어야 죽음의 행렬을 끝장낼 수 있습니다." (건설노동자 증언)
서울시 역세권청년주택만 해도 그렇습니다. 보증금이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지만 건설산업의 특성을
1억을 훌쩍 넘습니다.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청, 재하청 회사의
임대사업자의 수익을
아무런 권한도 없는 사람들이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보장해줘야 하기
건설노동자는 발주자와 설계·시공 등 건설 주체가
때문입니다. 시세
책임지는 건설안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95%로 나온 집을
건설업체의 반대로 여전히 법 제정이 안되고 있습니다.
공적임대주택이라고 하는데, 정말 말도 안
봄바람 순례단은 건설노동자 간담회를 마치고
되게 비쌉니다.
안산의 4.16 기억교실을 찾았습니다. 2014년 4월 16일로 시간이 멈춰진 교실 곳곳을 보았습니다. 4.16
용산역 바로 뒤에, 무려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희생자 가족들과
50만㎡에 이르는 100%
함께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성역 없는 진상 규명,
공공부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책임자 처벌, 피해자의 권리 회복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공공임대주택 짓고 그 안에 다양한 주거취약계층이
않고 있습니다.
살게 하면 될텐데, 공공부지인 이 땅을 다시 기업에게 팔려고만 합니다.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공공부지는 기업에게 팔고, 역세권 청년주택은 땅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모순 덩어리입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 봄바람 순례단 서울 일정은 빡빡하게 진행됩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서울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봄바람 순례단. 길동무,
시청 앞, '2022년
서울지역 청년활동가와 만남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없는 서울대행진'
쉼터 '꿀잠'에서 '세대론 무대를 거부하며 평등의
오세훈 시장
봄바람을'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계급,
주거·개발정책
젠더 및 주거 및 노동 등 지금 여기에서 청년으로
규탄 문화제에
살아가는 이들이 당면한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를
참여했습니다.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입니다'
쿠팡 비정규직 노동자는 쉼없이 일합니다
우리는 지금 투기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한
4월 27일 봄바람 순례단은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청년이 말했습니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에서 쿠팡 노조. 한국GM
서울
비정규직 노동자와 간담회를 하고 부평역에서 한국GM
자본과 권력의 중심부 서울 도심은 하늘 높이 치솟은
비정규직 지회 농성장까지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화려한 빌딩 숲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울은 오로지 앞만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차가운
한국GM 비정규직 부평, 창원 공장 노동자 350여명이
도시처럼 보입니다. 바로 옆에서, 뒤에서 쓰러져 눈물
노동절을 앞두고 GM 하청회사로부터 4월 30일
흘리는 사람들이 보일 리가 없습니다.
근로계약을 종료하겠다는 해고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한국GM을 대상으로 1,719명의
4월 28일 봄바람 순례단은 서울 명동에 있는 세종호텔
비정규직 직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해고 노동자 농성장과 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를
회사는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측은 한국GM
만나러 갔습니다. 두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그동안
1차 하청업체에 속한 비정규직만을 대상으로 260명만
끊임없는 노조탄압과 구조조정에 시달리다 코로나19가
고용하겠다며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시작되자 정리해고 되었습니다. 자본에게 코로나19는 위기가 아니라 노동자를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쿠팡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현장 이야기를
기회입니다.
들었습니다. 누구나 택배를 이용하지만 물류산업 노동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쿠팡은
세종호텔에서 출발하여 아시아나케이오 농성장이
4~5만명이 일하는 한국사회에서 3번째로 고용이
있는 고용노동청을 지나 금호아시아나, SK까지
많은 사업장입니다. 그러나 일용직이 75%이고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SK그룹은 인체 안전성 검토를
정규직은 관리직 중심으로 3%정도로 비정규직이 많은
하지 않고 옥시PB와 홈플러스, 애경산업 등에 원료를
사업장입니다.
판매했습니다.
쿠팡 노동자들은 쉬는 시간 없이 9~10시간을 일합니다.
SK본사 앞에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농성장이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합니다. 과로사도 많습니다.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소비자에게 판매한 기업과
핸드폰 반입도 안되고 군대식 통제가 심합니다.
국가는 책임을 회피합니다. 산소호흡기로 숨을 쉬며
화장실에 갈 때도 보고를 해야 합니다. 그동안
휠체어를 탄 대책위 대표가 문정현 신부님을 만나
노조탄압으로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통곡을 합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11년 동안 병마와 경제적
집수정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용산미군기지
고통과 싸우며 긴 세월을 견디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기름유출로 토양과 지하수 오염 문제가 여전히
피해 피해구제 신청자는 총 7,027명입니다. 생존자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사평 주변의 땅속에서
5,493명이며 사망자는 1,534명입니다. 이들은 오늘도
올라오는 기름 냄새가 올라오지만 미군은 환경오염에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회적
대한 책임과 정화비용을 미루고 있습니다. '용산에
연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불어라 평화의 봄바람' 행진은 형형색색 평화를 상징하는 다양한 소품을 들고 전쟁기념관, 국방부
봄바람 순례단은 세브란스 병원 앞 천막 농성장으로
앞, 남영동 미군기지 캠프 킴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갔습니다. 노동의 가치는 동등합니다. 그러나 하청업체
미군기지 오염문제 해결, 국방비 증액 반대를 촉구한 후
청소노동자는 더 많은 무시와 차별을 받습니다. 많이
하루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배운 것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더 비열합니다. 병원측과 하청업체는 노동자에게 조합탈퇴와 부당노동행위를 했습니다 '다른 세상을 잇는 현장 미디어프로젝트 봄바람
현장미디어프로젝트 상영회는 다른 세상을 잇습니다
상영회'가 홍대 인디스페이스 영화관에서 있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 여정이 이제 마지막으로 향합니다.
그동안 봄바람 순례단이 거쳐온 곳곳마다 각 지역의
인천
167
미디어 활동가들이 만든 기록영상입니다. 미디어 168 활동가들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현장의 이야기를
우리는 모두 '봄바람'입니다
낱낱이 기록으로 담았습니다. 지난 40일간의 기억의
3월 15일 제주 강정을 출발한 지 40일, 다른 세상을
모든 장면이 다시 떠오릅니다.
만나는 봄바람 순례단은 4.30 봄바람 문화제를 끝으로 순례를 마칩니다. 40일간 전국의 총 95곳의 현장에서 이땅의 민중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아파하고 서로를 보듬으며 다시 힘을 내는 귀중한
서울 곳곳에 노동자들은 투쟁 중입니다
시간이었습니다.
4월 29일, 봄바람 순례단은 양재동 SPC 본사 앞
4월 30일, 봄바람 순례단과 길동무, ‘4.30 봄바람
파리바게트 지회장이 단식하고 있는 농성장으로
조직위원회’ 준비팀은 오전부터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
달려갔습니다. 노조탄압과 불법파견, 조합원 탈퇴공작,
모여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어제 비정규직 노동자 1박
직장 내 괴롭힘, 자본의 비열함은 어디서나 똑같습니다.
2일 농성투쟁 현장에서 따뜻한 밥을 만들어준 '우리밥
파리바게트 여성 지회장의 단식이 한 달이 훌쩍
연대' 활동가들이 오늘도 점심을 만들어 줍니다.
넘어갑니다. 평화, 기후정의, 차별철폐, 비정규직 주제에 맞는 간담회를 마친 후 강남 포스코센터 앞에서
상징물이 하나둘씩 도착합니다. 부패한 세력들이
'기후정의를 위한 행진' 기자회견과 집회를 마치고
만든 재앙을 몰아내는 '삼두매', 갈색 도룡뇽 상징물,
삼성타운 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김용균 조형물, 방사능 드럼통, 고깔모자와 참여자들이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만들어 온 천으로 만든 플랭카드, 몸벽보, 손피켓. 깃발,
거짓입니다. 포스코와 삼성은 삼척, 강릉에 신규
찌그러진 냄비와 뚜껑, 숟가락 등 다양한 행진 물품으로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을
화려한 즐거운 퍼레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것이며 송전탑이 산과 산을 이어서 수도권을 향해 올 것입니다.
봄바람 순례단이 지난 40일 동안 각 지역 현장에서 만난 분들을 다시
봄바람 순례단은 '전태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리'에서 열린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대회에
풍물패의 울림으로 시작된
참석을 했습니다. 전국에서
퍼레이드는 서울역을
비정규직 투쟁을 하는
거쳐 세종대로 사거리를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돌아 문화제가 열리는
인수위에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SK본사 앞까지 행진을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비정규직
했습니다. 각지에서 모인
노동자들의 요구안을 전달하려
참가자들은 차별금지와
해도 만날 수가 없습니다. 길가에
전쟁반대, 기후정의와 비정규직
앉은 노동자들은 1박 2일 노숙농성을
노동자들의 산재로 돌아가신 분들의 영정 등
시작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이 돌아본
다양한 상징물을 들고 서울 한복판을 걸었습니다.
서울의 곳곳은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이 들려오고
모두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축제의 행진이었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제주 강정에서, 가덕도 신공항 반대 대책위에서, 월성 핵발전소 피해 이주대책위원회에서, 삼척 화력발전소 반대 대책위와 설악산 케이블커 반대 대책위에서,
서울
소성리에서, 밀양에서, 곳곳에서 봄바람과 만난 분들이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외국인 보호소 폐지 운동과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해 싸우고 있는 활동가의 연설, 그리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20일이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 미류, 종걸 활동가가 연단에 올랐습니다. "세상에서 상처받은 사람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니 가슴이 벅차다"고 말합니다. 봄바람 순례단의 문정현 신부님은 마무리 연설에서 "오늘 힘이 솟는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아픈 곳, 고통받는 곳. 억압받는 곳, 빼앗기는 곳에서 보고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라고 했습니다. "재벌과 권력이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견딜 수 없고 마음이 아팠지만 이제 우리의 힘으로 스스로 해결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다시 봄바람이 되어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가 무엇이냐’를 함께 부르며 문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169
마무리하며 170
농촌은 우리들의 추억이 남아있는 고향이 아니었습니다.
2022년 봄, 우리는 세상 곳곳의 아프고 고통받는 현장을
산업공단과 유해시설이 들어오고 개발로 인해 농촌은
찾아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순례를
해체되고 분열되었습니다. 제주 강정의 남쪽 끝에서
떠났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빼앗긴 사람들의 눈물과
최북단 DMZ 아래의 마을까지, 동해 맹방해변에서
한숨, 외롭게 저항하는 사람들을 매일 매일 만나는
서해까지 곳곳이 분쟁지역이었습니다. 백두대간을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단 한 사람이, 때로는 두 사람, 세
가로지르는 내륙의 오지까지 송전탑이 산을 뒤덮고
사람이라도 그 어떤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지키기
있었습니다. 이 나라 곳곳에서 개발의 광풍이 불고 산과
위해 현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바다가 파헤쳐지고 군사기지 확장으로 쫓겨나고 생명이 죽어가는 참혹한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40일 동안 95곳의 현장을 찾아본 봄바람 순례단은 이 땅의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존재마저 거부당하고
민중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며
있었습니다.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노동의 평등함을 위해,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군사기지에 맞서 평화를 만들기 위해, 인간의 탐욕에 맞서
수많은 사람들이 차별과 고통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기후 정의를 위해, 모든 차별을 반대하는 곳에는 언제나 의로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권력과 자본에 의해
봄바람 순례단의 40일의 시간은 비정규직 문제, 차별과
빼앗기고 무너지는 삶의 현장을 지키기 위해 소수의
불평등 문제, 군사기지 확장과 기후위기의 문제가
힘으로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왜 이 길을 떠나게 되었는가? 일상으로
우리가 만난 모든 현장은 모두 한목소리로 '연대'를
돌아온 후 다시 질문해 봅니다. 우리가 순례길을 나선
호소하고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불의한 권력과 자본의
이유는 세상의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인간의 가치와
교묘한 폭력과 지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평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봄바람 순례단은 각 현장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 위로하고
병든 사회에서 서로 힘을 나누고 위로하며 다시 희망을
함께 연대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찾아 나서기 위한 발걸음이었습니다.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길에서 만난 분들은 우리의 스승이었습니다. 봄바람
그동안 각자가 처한 '상황과 조건이 달라서, 이해와
순례길에서 만난 현장에는 그동안 아무도 알려고 하지
요구가 달라서, 살아가는 공간이 달라서, 운동 의제가
않았고 알지 못했던 현장에서 평생을 바치며 묵묵하게
달라서, 계급이 달라서, 세대가 달라서'라는 이유로 연대가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월성에서, 영광에서
약화되었습니다.
핵발전소 폐쇄를 요구하며 평생을 끈질기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포기하지 않고 10년,
도시와 농촌, 중앙과 지역, 중심과 변방은 각각 존재하는
20년. 때론 40년의 세월을 견뎌냈으며 노년의 나이가
곳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본과 권력이
되었습니다. 밀양과 소성리는 이 시간에도 자신의 몸 하나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 동맹하며 약한 이들을 지배합니다.
거동하기 힘든 노인들이 새벽이면 한명, 두명 집을 나서며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집회장으로 모입니다. 이들에게 일상이 투쟁이었습니다.
연대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로
누구도 알 수 없는 힘든 세월이었습니다.
이어져 있습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주민들의 삼척의 원전 백지화를 위한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투쟁은 30년이 흘렀습니다. 권력이 바뀌어도 결국 변화는
봄바람이 되어 함께 힘을 모아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그
없었습니다. 설악산을 지키기 위해 평생 온몸을 바쳐
어느 곳에서도 나의 존엄, 권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투쟁한 한 활동가는 이제 노년이 되었습니다.
바로 '봄바람'입니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1년이
우리가 바라는 평화, 봄바람 순례길 동안 매일 불렀던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그들은 거리에서 싸우고
평화의 노래를 다시 마음 속에 새겨 봅니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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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봄바람 순례 보고서 조직위 인터뷰 172
고유경 / 기지평화네트워크
안녕하세요. 지난 4월 다른 세상을 만드는 봄바람
곳이었는지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확장된 캠프
조직위원회와 일꾸러미에 참여한 기지평화네트워크
험프리스는 미군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주둔 환경을
운영위원 고유경입니다. 기지평화네트워크는 평택,
제공하는 해외 최고의 기지가 되었습니다.
군산 등 미군기지 주둔 지역 시민단체와 미군기지
그러나 확장된 미군기지와 어쩔 수 없이 이웃하게 된
환경문제를 다루는 단체, 군대와 전쟁의 문제를 다루는
논과 밭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은 분통 터지는 일을 겪게
단체 등이 모여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되었습니다. 기지 철조망을 따라 설치된 가로등이 밤새 켜져 있어서 벼의 알곡이 제대로 여물지 않을 우려가
미군기지 문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 한미 SOFA의
컸습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민들은 벼 알곡이
구조적 문제와 함께 우리 사회속에 뿌리깊은 군사 안보
여무는 기간만이라도 야간에 몇 시간 소등하거나
중심의 사회 문화가 얽혀 있습니다.
가로등 방향을 바꾸거나 가로등 빛의 양을 조절하는
2000년대 초 주한미군기지 재편을 위해 한미 양국은
등 몇 가지 방안을 미군측에 제안해봤습니다. 하지만
평택 팽성읍 미 육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세 배로
그들은 기지 보안에 문제가 생긴다며 어떤 대책도
확장하는 사업에 합의하고 이를 진행했습니다. 두 곳의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농민들의 예상대로 벼 수확이
농촌 마을과 285만평의 논을 강제로 수용하고 경찰과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미군측은 피해 보상 책임을
군인을 동원한 공권력을 행사하며 캠프 험프리스 기지
부인했고, 결국 농민들은 소송을 제기하여 미군측의
확장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쌀을 생산하는 너른 들판을
책임이라는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갈아 엎고 그 위에 다양한 사령부 건물들, 군인 숙소,
과연 저 기지는 누구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요?
가족 숙소, 각급 학교와 병원, 사격장과 훈련장, 골프장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을 위해, 그를 통해
등이 들어섰습니다. 농민들이 쫓겨난 지 15년이 지나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또 그를 통해 우리의 안보를
기지 확장 공사가 마무리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지킨다는 한미 양 정부의 주장은 그에 대한 질문과
크게 기지를 만들어야 했을까, 그 많은 논과 마을 두
그로 인한 책임을 따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곳을 강제 수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을까, 이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이에 도전하며 미군기지 문제점을
큰 기지의 용도는 정의로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알리고 변화를 촉구해왔습니다. 이런 노력의 성과 중
됩니다.
하나로 미군기지 환경오염에 대한 정화 책임을 미군
기지평화네트워크의 참여 단체인 평택평화센터는 주
당국에게 부과하는 제도 개선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1회 미군기지 주변을 걸으며 관련된 문제와 고민들을
용산 미군기지를 비롯하여 반환되는 미군기지의 심각한
나누는 활동을 합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환경오염을 정화해야 할 책임은 그 기지를 사용했던
관심있는 분들은 확장된 캠프 험프리스 주위를 걸으며
미군 당국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용산기지 일부
꼭 그 곳을 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자리가 과거 어떤
개방을 두고 벌어지는 논란에 미군의 책임을 묻는
일은 교묘하게 빠져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무분별한 개발 논리에 발목
밀어붙이는 일에는 민주적인 토론의 과정이 일쑤
잡히지 않고 모두가 공존하는 평화와 평등, 생태가
생략되고 모두에게 이로운 방안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가능한 세상을 찾아가는 공동의 노력이 ‘다른 세상을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습니다.
만드는 봄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기대지 않고 다른 세상을 꿈꾸며 싸우는
기지평화네트워크가 다른 세상을 만드는 봄바람에
이들이 나서자는 제안입니다.
참여하게 된 배경에는 이처럼 권력을 가진 이들이 밀어붙이는 일 중 하나인, 군산 새만금 부지에 새로운
40일간의 다른 세상을 만나는 순례와 4.30 행진과
민간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농사지을
문화제는 기후 정의, 비정규직 없는 세상, 차별금지,
땅이 부족하다며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의 공사가
평화의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는
진행된 지 30년이 지나 이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리였습니다. 서로 연결될 것 같아 보이지만 처음
공항을 짓겠다는 것입니다. 전국 곳곳에 적자를
만나는 사람들이 많았고 서로 배우고 알아가며 일을
기록하는 공항이 10곳이나 되는 데 군산 새만금 신공항
꾸려가는 과정과 시간이었습니다. 매우 짧은 기간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절차도 생략하겠다고 합니다.
준비하게 되어 다급한 마음도 컸고 물리적으로 부담도
새만금에는 철도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철도사업의
큰 일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네 분야의 이야기를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은 0.83
듣고 전하는 4월의 봄바람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수준입니다. 여기에다 공항까지 새로 만들 경우 철도와
이야기들, 그들이 어떻게 싸워오고 있는지 가까이에서
공항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배우고 접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새만금 신공항의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은 0.479 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경제적 이익도
40일간의 봄바람 순례가 만난 현장들의 이야기를
불투명한데, 이 신공항 건설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엮은 <여기, 우리가 있다>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를
탄소중립 계획의 실행이라는 면에서 면밀하게 따져봐야
보면서 각각의 짧은 단편들을 통해 또다른 세상을
합니다. 항공기 운항은 단위별 탄소 배출량이 매우 높아
만나는 남다른 기회였습니다. <여기, 우리가 있다>
세계적으로 비행기 운항을 줄여 탄소배출을 줄여야
다큐멘터리는 이번 여름에 공동체 상영을 통해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18편의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지구의 문제이자 지역의 문제입니다.
있다니 기대됩니다. 4월의 봄바람 행진으로 각각의
게다가 이 신공항은 군산 미공군기지 바로 옆에
목소리를 냈다면, 6월부터 여름 동안 펼쳐질 봄바람
지을 예정이라 활주로 사용에 미군의 통제를 받게
공동체 상영회는 이들을 이어나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될 것입니다. 미군은 미공군기지와 연결하는 도로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오는 9월 기후행동의 날에 다시
건설하여 그들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활주로가
만날 예정입니다. 기후정의를 향한 큰 행진은 탐욕과
바로 옆에 생기는 계획을 찬성합니다. 게다가 신공항과
차별에 마침표를 찍고 평화와 평등을 불러오는 기운찬
미군기지 사이 부지는 오래전부터 미군이 기지를
발걸음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함께 해요~
확장하려고 계획한 곳이기도 합니다. 결국 새만금 신공항은 미군기지의 확장을 불러올 것입니다. 신공항
————
건설은 건설 관련 사업과 관계된 이들에게 큰 이익을
*비용 대비 편익이란?
가져다 주겠죠. 그러나 이 사업은 기후 정의 실현에
비용편익분석(BC분석, Cost-Benefit Analysis) 사업으로 발생하는 편익과 비용을 비교해서 시행 여부를 평가하는 분석 방식. 사업 시행으로 수반되는 장래의 편익과 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뒤, 총편익을 총비용으로 나눈 비율이 1 이상이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등 공공투자사업의 타당성 분석 시 주로 활용된다.
악영향을 끼치고, 미 공군기지 확장을 불러와 주변 주민들의 안전과 생활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에 전북 지역 평화, 환경, 생태, 종교, 주민 등 다양한 단체와 모임들이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을 구성하여 이러한 문제들을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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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봄바람 순례 보고서 조직위 인터뷰 174
민선 / 인권운동사랑방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현장과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배우는
이름, 하고 있는 활동이나 소속 단체, 봄바람에서 어떤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일을 하셨나요?
실무팀으로 함께 하면서는 새롭게 알게 된 분들, 더불어
민선 / 인권운동사랑방
알았지만 같이 활동해본 적 없는 분들과 함께 머리와
실무팀 결합해 기자회견과 집담회 준비 함께 했고요,
마음을 맞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소중하게
길동무로도 함께 하면서 순례단 40일 기나긴 여정 중
생각됩니다. 낯선 만큼 처음엔 조심스럽기도 했는데
아주 일부나마 함께 했습니다.
호흡을 같이 맞춰가면서 함께 도모해가는 시간, 그래서 4월 30일 행진과 문화제를 다 마친 뒤에는 함께
봄바람에 함께 하게 된 계기와 기대는 무엇이었나요?
뿌듯함을 나눌 수 있어서 벅차기도 하고 행복했습니다.
순례 소식을 듣고 처음 들었던 마음은 안도감이었던
잘 마쳐서일까요? 아쉬움으로 떠오르는 게 없네요.
것 같아요. 지난 5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무능과
제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제 주변 동료와 친구들을 더
무책임을 겪었음에도 또다시 보수대반보수 전선에
열심히 조직하지 못한 것 정도가 떠오르고요, 순례가
우리 스스로가 갇히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예상된 대선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결과이기도 했는데요, 막상 결과를 마주하고 덜컥 겁이
연결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가고 힘을 모아갈지가
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당선 이후 이어진 열사 정국이
과제인 듯합니다. 봄바람을 더 크고 너르게 불러일으킬
떠오르면서 앞으로 어떤 고통의 시간을 마주하게 될까
날들을 기대하고 기다리며 저의 자리에서 함께 고민을
두려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봄바람’이라는
이어가도록 할게요.
예쁜 이름으로 현장을 순례한다는 소식은 함께 고통을 겪는 이들을 연결하며 외로움의 시간을 쌓고 있을
나에게 다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이들이 ‘곁’을 지키는 연대의 실천이었어요. 다시
변하는 게 없어 보이고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내일을 맞이하며 버티고 싸울 수 있는 힘을 우리 함께
나빠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
내보자는 말을 온몸으로 건네는 여정이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안에 갇히지 않은 채 ‘다른’
그래서 안도감과 함께 고마운 마음으로 순례 소식을
세상을 바라는 마음을 놓지 않고 꿋꿋하게 꾸준하게
접했습니다.
길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매순간이 다른 세상인 것 같아요. ‘다른’ 세상은 언젠가 갑자기
봄바람 함께 하면서 좋았던 것, 새롭게 얻은 것, 아쉬웠던
도래하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이곳에서 우리가 함께
것은 무엇일까요?
쌓고 있는 시간이고 짓고 있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순례 일정 중반쯤 안부를 물었을 때 “평생 산 것보다 더 많이 살아가고 있다”는 순례단 활동가의 말이
그외 남기고 싶은 소감이나 봄바람 이후에 대한 기대가
너무너무 인상적이고 묵직하게 와닿았어요. 매일매일
있다면?
이어진 만남을 사진으로, 들은 이야기를 글로 올려주는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 끊고 평등으로” “전쟁연습
것들을 보면서 모르는 현장이 너무 많구나, 이미 끝난
말고 평화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줄 알았는데 계속 싸우고 있었구나, 어느덧 이렇게
이 슬로건들이 구호를 넘어 지금 이곳에서 생명과 평등,
오랫동안 싸움이 이어지고 있었구나 이렇게 저마다의
평화와 존엄을 함께 새기고 세우며 우리가 더 커지고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음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단단해지는 시간으로 ‘이후’의 만남 그리고 여정이
매순간 최선을 다해 만나고 듣고 얼굴을 새기는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시간을 쌓고 있을 순례단이 너무 고마웠고, 그렇게 지금 살아가고 또 싸우고 있는 현장과 현장이, 또
이사라/노동문화기획자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연결되며 서로를 확인하고 함께하는 첫걸음이었다고
이름, 하고 있는 활동이나 소속 단체, 봄바람에서 어떤
생각합니다. 그 중요한 물꼬를 순례단이 터주셨습니다.
일을 하셨나요?
전국에서 다른 세상을 꿈꾸고 만드는 많은 이들이
이사라 /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비없세)
430 행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외치고 함께하는
집행위원, 노동문화기획자
모습에서 봄바람 순례단이 정말 많은 이들에게
30여년 가까이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집회와 문화제를
힘을 주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획하고 있습니다.
상징물과 화려하고 신나는 행진은 봄바람 순례단의
봄바람에서는 4월 30일 진행된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기조였습니다. 그 마음들을 잘 담아내기에는 많이
대회] 전체 프로그램 기획을 맡았습니다.
부족했지만 짧은 준비기간에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봄바람에 함께 하게 된 계기와 기대는 무엇이었나요? 저희 비없세가 기획했던 희망버스를 비롯해서 항상 더
나에게 다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하셨던 문정현 신부님과
어렵네요...
평화바람의 길에 함께 해야 했습니다.
‘평화가 무엇이냐’ 의 가사가 정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 모든
무대를 준비할때 무대의 마이크보다 무대밑의 목소리가
독점과 특권, 차별이 근절되는 세상을 꿈꾸는 모든
잘 들릴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들이 비없세가 함께 하고자 하는 바램이기에 이번에
더 나은 세상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하나씩 바꿔야
진행된 다른 세상을 만드는 봄바람은 함께 해야 하는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선 해고되고
사업이었습니다.
있는 비정규직과 노동조합의 울타리도 없이 내몰린 수많은 노동자과 약자들은 악소리도 내지 못하고
봄바람 함께 하면서 좋았던 것, 새롭게 얻은 것, 아쉬웠던
그 피해를 온전히 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바뀌었고
것은 무엇일까요?
코로나19의 통제가 약해졌지만 지금도 거리와 현장의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습니다. 할 수 있을까? 4가지
농성장에서는 많은 노동자, 민중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주제를 담는 것이 가능할까? 여러 걱정과 우려가 있어서
들어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에 마이크를
선뜻 기획초안을 낼 수 없었습니다. 30년동안 기획을
쥐어주는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왔지만 생소한 분야의 내용들을 담아내는 것이 많이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답해줄 수 있는 사회가
걱정되었습니다.
되기를 바랍니다.
순례길에 함께하면서 배우고 내용을 고민해 보려고 했는데 초반에 코로나19 확진으로 어려웠어요.
그외 남기고 싶은 소감이나 봄바람 이후에 대한 기대가
430 대회는 40일동안 순례단이 걸으면서 만났던 많은
있다면?
이들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담아내야 하고 왜 우리가
문정현 신부님과 순례단을 비롯해서 함께 외치고 함께
순례길을 나섰는지를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투쟁하는 이들이 모두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기를
자리였습니다.
바랍니다.
비정규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과 평화 기후위기를
봄바람이 시작하고 더 많은 이들의 더 큰 바람으로
고민하고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많은
나아갈 수 있는 길에 조금이나마 함께 할 수 있도록
이들의 목소리를 조금더 고민하고 접할 수 있어서
노력하겠습니다.
좋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막혔던 실천과 투쟁들의 소리가 175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봄바람 순례 보고서 조직위 인터뷰 176
황인철/기후위기비상행동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이름, 하고 있는 활동이나 소속
기후운동 단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단체, 봄바람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이름은 황인철입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이라는 기후운동연대기구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나에게 다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봄바람 조직위원회와 일꾸러미 방에서 함께 4.30을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의 삶이 존중받고 지켜지는
준비했습니다.
세상. 뭔가 거창한 것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소소한
봄바람에 함께 하게 된 계기와 기대는 무엇이었나요?
일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3월 초, 평화바람 중심으로 순례를 진행하는데,
생각합니다. 지금 현실은 이런 작은 일상을(일상조차)
순례단이 기후위기 관련한 공부를 하려고 하니,
빼앗긴 이들이 너무도 많죠. 차별과 혐오로, 산업재해와
간단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강의
노동탄압으로, 전쟁과 기후위기와 핵사고 위험으로,
후, 그 자리에서 기후, 노동, 차별철폐, 평화를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일상’이
의제로 한 여러 단체들이 함께 순례와 4.30대회를
무너지다보니 ‘비상’한 행동이 필요하게 됩니다. 결국
기획 준비해보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 후
누구나(사람+모든 생명이)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 자격으로 초동논의에 참석하게
존엄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바로 제가 꿈꾸는
되면서,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조직위 제안단체가 되고,
‘다른 세상’입니다.
기획팀에서 실무 준비도 함께 하게 되었죠. 봄바람 함께 하면서 좋았던 것, 새롭게 얻은 것, 아쉬웠던
그외 남기고 싶은 소감이나 봄바람 이후에 대한 기대가
것은 무엇일까요?
있다면?
서로 다른 4개 운동 의제가 서로에 대해 더 이해를
세상을 바꾸는 건, 논리와 주장이기보다, 기세와
하고 연대할 수 있었던 경험이 좋았습니다. 비정규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4.30 행진 때 보수집회를
노동운동 하는 분들이 “이번에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게
지나쳐갈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되었다. 처음으로 핵발전소 지역을 가서 많은 것을
태극기집회에서 나오는 혐오의 부정적 에너지와 우리가
배울 수 있었다”는 이야기할 때 인상 깊었습니다. 또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며 만들어낸 긍정의 에너지는
기후활동가가 차별금지법 집회에 가고 해고 노동자를
사뭇 달랐습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그런 힘과
만나면서, 우리가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가고
에너지를 발견하고 만나고 자라게 할 수 있었으면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활동가들과
합니다. 9월 기후행동이 봄바람의 에너지가 다시 모이는
인간적인 신뢰와 관계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순례단이 보여주는 (야생의) 에너지, 기운, 흥으로부터
마지막으로 봄바람 순례길을 시작해주신 순례단 모든
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편 개인적으로 (코로나 확진 등의 영향으로) 더 많은 순례현장을 함께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기후운동 진영 안에서 이번 봄바람의 의의가 충분히 공유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기후운동 성격 상, 노동, 평화, 차별금지 등의 의제와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함에도, 봄바람 기간동안
황철우/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이름, 하고 있는 활동이나 소속
그외 남기고 싶은 소감이나 봄바람 이후에 대한 기대가
단체, 봄바람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있다면?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소집권자 황철우입니다. ‘430
오두희 선배님이랑 약속한 게 있습니다. 일회성
봄바람’ 조직기획팀장을 맡아서 활동했습니다.
행사라면 하지 않겠다는 거죠. 어렵게 4개 주제를 하나로 묶어서 해낸 실천의 성과가 사라지지 않도록
봄바람에 함께 하게 된 계기와 기대는 무엇이었나요?
‘봄바람’이 지속되길 바랍니다. 다른 세상을 만나는
대선 전 평화바람 오두희선배님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길에 주저 없이 앞장서 주신 문정현 신부님에게 깊이
되었습니다. 대선 결과가 눈에 보이는 상황이었죠.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전국 곳곳에서 아파하고 저항하고 투쟁하는 노동자ㆍ민중을 직접 만나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순례'가 될 것 같아 좋았습니다. 특히 평화ㆍ평등ㆍ기후위기ㆍ비정규직의 4개 주제를 하나로 묶어 실천하는 첫 계기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습니다. 봄바람 함께 하면서 좋았던 것, 새롭게 얻은 것, 아쉬웠던 것은 무엇일까요?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좋습니다. 주로 비정규직 활동만 하다 보니까 만나는 사람들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다른 활동가를 알 수 있었고 그분들의 고민과 실천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소하지만 새로웠던 것은 회의 때 쓰는 용어와 호칭, 회의자료 정리 등이 생소했습니다. ‘동지’라는 호칭을 자연스럽게 쓰는데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끝으로 너무 짧은 시간에 만나서 사업한 게 아쉬웠고 수도권 일정이 빡빡해서 ‘봄바람순례단’에게 부담을 준 것 같아 미안했습니다. 나에게 다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다른 세상은 ‘자본’이 아닌 ‘사람’이 우선인 사회겠죠. 우리가 내걸었던 4개 주제는 서로 연계된 이 땅의 주요모순입니다. 하지만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자본’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거대한 벽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지치지 말고 흩어지지 않고 함께 한다면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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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당장 기후정의 4.30봄바람 선언
제주를 출발한 봄바람이 전국의 투쟁하는 현장을 돌아 오늘 40일의 순례를 마 무리 합니다.
제주강정-제주시-대정읍-부산가덕도-울산-경산-경주-대구-단장-밀양-성
주소성리-전주-군산-영광-순천-진도-목포-무안-하동-세종-대전-천안-아 산-예산-청주-평택-삼척-강릉-양양-인제-춘천-홍천-봉화-인천-강화-의 정부-인천공항-영흥도-의왕-수원-안산-부평-서울.
삶의 위기, 지구 공동체의 위기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
기에만 급급한 권력과 자본에 맞서 투쟁하는 현장을 만났습니다. 한반도 동쪽
으로는 핵발전소와 그 전기를 실어 나르는 송전탑이, 서쪽으로는 평택-군산성주-제주를 잇는 전쟁연습이,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에는 폐기물 처리장이,
농촌 곳곳에는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지구의 껍질을 모두 벗겨내는 개발 의 실체를 만났습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연은 물론 인간들 역시 온전할 순 없었습니다. 살아남 은 것이 기적일 정도로 비정규직 천만시대의 노동은 불안정합니다. 오늘도 누 군가는 일을 하다 죽어갑니다. 나이, 성별, 장애유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고 용형태, 출신국가, 지역 등 인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차별의 조건이 되
고 있는 오늘,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차별의 문제는 소수자의 문제가 아니었 습니다. 공기처럼 차별이 스민 세상에서 전쟁은 저 멀리에 있지 않고 이 사회를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의 삶과 일터 속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나 하루를 십년처럼 온 힘을 다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 다. 국가안보와 국책사업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에 저항하며 작은 마을은
오늘도 맨몸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차별을 부수고 평등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 롱과 멸시를 딛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더 이상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고 노동의
존엄을 찾겠다는 다짐이 이어집니다. 기후위기와 생태위기 앞에 지금 당장 체 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핵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는 지금 당장 시작되어 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투쟁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연대의 사 회, 조금 더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왔습니다.
풍요와 성장만을 쫓아온 궤적이 지금 누군가의 삶을 고통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각각의 투쟁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함께 저항의 책임을 나누겠
습니다. 미래의 안전과 비전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오늘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는 수많은 존재들과 싸워갈 것입니다. 삶과 일터를 절망으로 내모는 권력자 들에게 맡기지 않고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연대로 투쟁하는 다수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저 장벽을 거둬냅시다. 기후, 평등, 평화, 노동의 위기를 걷어내기 위 해 더 자주 더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맞대고 함께 투쟁하며 평등, 평화, 생명의 세상을, 다른 세상을 우리의 힘으로 열어 갑시다.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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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봄바람 행진과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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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_ sang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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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센터 노동 자의
기 넘어서 / 밥과 탑 / 제로섬게임 이야 사람 / 삼척화력발전소 - 석탄을 #1. 기후위기의 시대 _ 원전 말고 동물 리산 /지
#2. 빼앗 긴노 동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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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세상 !
기 1. 백 말하 의료공 나19 / 코로
비정 규직
지호 라데이 & 스텔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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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봄, 40일 간의 순례길에서 만난 현장이야기
봄날
운 스러 혐오 #5. 평화 연습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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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기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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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영화 보며 이야기 나누고 9월 기후정의행진 함께 해요! 봄바람은 계속 된다~! 상영 문의
봄바람 프로젝트
<여기,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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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낸날 2022. 7. 15 펴낸곳 다른 세상을 만나는 봄바람 기획
다른 세상을 만나는 봄바람
사진
박상환 백소아 신유아 이재각 이정용 장영식 정택용 한경아
디자인 사과나무
다시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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