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이리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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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입니다. EGG IN WONDERLAND / 그림. 안경미 같은 : [愛] / 사진. 황예함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 글. 사진. 이강희 회사옆 미술관 / 글. 사진. 강세기 극장으로 달아나다 / 글. 하태주 그때, 그때 / 그림. 한큐 어느날 불시에 가방검사 / 글. 사진. demian K 세계의 직업 / 그림. 왼손이 독후소설 / 그림. 황은정 글. 김종소리 생활 속 ‘GREEN’ / 글. 안언주 SEED- TO- CUP / 글.사진. 안대민

흔적 도감 / 글. 그림. 왼손이 부산 오뎅 이야기 / 글. 사진. odeng INTO THE JAZZ / 글. 사진. 이상준 빵 / 글. EXXX 바다비 일요시극장 광고 이리카페 전시 안내문


마감이란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사람 찾아서 혼내주고 싶은 사람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해가 갑질 중입니다. 해에게 대들어서 좋을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밤중에 찾아가서 혼내주려 고 해도 이거 원 너무 멀어서... 해는 나무와 싸우게 두고 나무 그늘로 고개숙여 피신하는 굽신거림을 배 웁시다. 그렇게 실컷 싸우고 나면 나뭇잎은 다 타들어가고 해는 기운을 잃 고 여러분은 허리 쭉 펴고 사실 가을이 올겁니다. 이달에는 황예함 님의 사진 작업이 새로 연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7 월호를 끝으로 타할 님과 박정은 님의 연재가 종료되었습니다. 그동안 바 쁘신 와중에도 연재 해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항상 좋은 일 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 후로 모든 복싱 선수는 다 우러러 보 는 중 입니다. 평생에 거의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열심히 노력해서 어느 비오는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동네형들을 급습해 보려고 합니다. 열심히 거울 속의 저에게 주먹을 뻗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처럼 뚜렷한 목 적이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8월, 해가 좀 기운을 잃기까지 뭘 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 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덥던 초여름 저희 아버지께서 수업을 듣 고있던 저에게 보냈던 문자를 남깁니다. [exxx야 덥다. 대충해라.] 월간이리의 공식 트위터는 @postyri 이고 온라인 페이지는 postyri.blogspot.com 입니다. 이곳에서는 컬러 PDF 파일과 바로보기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월간이리에 연재를 희망하시는 분은 언제든 편하게 공식 트위터로 멘션을 주시거나 월간이리 기고 안내문으로 검색하시면 잘 정리되어 있으니 편하 게 연락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안경미 www.lostinmirage.com



그 대 의 온 밤 내 뜨 겁 게 토 해 내 는 피 가 되 어 꽃 으 로 설 것 이 다 . 기형도 <꽃>



사진. 황예함




진. 강세기 관 글. 사 술 미 옆 회사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일탈의 순간을 만끽 할 때가 있으니, 나름 “점심투어”라고 이름 지은 자체 갤러리 투어 프 로그램이다. 점심시간에 버스타고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를 슥 돌고 들어오는 것 가지고 일탈이라고 까지 한다는 게 좀 오버스럽기는 하다만, 단조로운 회사생활에는 이런 작은 이벤트도 활력소가 된다. 좀 일찍 사무실을 나와 부리나케 마을버스를 타러 남대문을 향했다. 서울의 다양함을 짧은 시간에 보고 싶어 하 는 사람들에게 삼청동 가는 마을버스 11번을 추천하고 싶다. 서울역에서 삼청동 금융연수원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의 다양한 면모가 오롯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적대는 서울역, 옛 삼성 본사를 비롯한 비즈 니스 거리, 그리고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을 노니는 사람들 (상대적으로 서울역 앞에서 본 사람들에 비해 여유로 워 보인다)을 훑다보면 어느덧 버스는 넓은 도로를 벗어나 삼청동 금융연수원을 향하는 좁은 차도로 들어간다. 옹기종기 붙어있는 예쁜 가게들을 정신없이 보다보면 어느덧 버스투어는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정독도서관에 내려 갤러리 투어를 시작한다. 물론 시간이 허락된다면, 마을버스 종점 앞에 있는 아이스크림 와플 집을 들러도 좋으련만, 갈 길이 바쁘다. 오늘은 아트 선재에 가는 날이다. 이곳은 볼 거리가 많아 한번 들어가면 점심투어는 끝났다고 보면 될 정도다. 1층 매표소 옆에 책 코너로 직행했다. 이곳에서 아트 선재의 그간 전시 도록이나, 아티스트 단행본 또는 미술잡 지를 들춰보기만 해도 1시간이 훌쩍 간다. 서울 시립미술관의 자료실과 달리 규모 미술 잡지들을 만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사무소(samuso.org)라는 동시대 미술전문 에이전시의 창간 저널과 정림 건축이 발행한 ‘건축신 문’을 신선하게 읽었다. 이렇게 쫄깃쫄깃한 매체들이 넓은 테이블 위에 펼쳐져 읽어줍쇼 하는 이 광경,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불광동 토템-면접”

“약수”

그러나 1층은 아주 짧게 지나칠 수밖에 없다. 김상돈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번 서울 시 립미술관에서 열린 “SEMA 청년기획전-2012 열 두개의 방”에서 그가 출품한 “불광동 토템-면접”을 보고 피식 피식 웃었던 일이 있었다.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마치 내가 면접을 보러 들어가는 것처럼 세 개의 면접관을 형상하는 의자와 바로 마주하 게 된다. 그 순간 나는 면접을 보러 다닐 때 면접장이 주는 특유의 긴장과 불편함을 여실 없이 느낄 수 있었다. 첫 면접이었다. 한 건설 회사였는데 10명 정도가 한조를 이뤄 일렬횡대로 놓인 의자에 차례로 들어가 앉아야했 다. 하필이면 우리 조에서 제일 앞에 섰던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들어가 보이는 의자에 사뿐히 앉았다. 그런데 나를 보던 면접관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는 게 아닌가. “이거 뭐하는 놈이야”하는 듯 한 표정으로. 다른 사람 들은 면접관이 앉으라고 할 때까지 자신의 의자 앞에 서있었던 것이다. 대여섯명의 면접관이 나를 쳐다보는 그 1초간의 정적에 밀려 결국 나는 쭈뼛거리며 일어났고, 면접 대상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같은 동작으로 앉 았다. 나는 그 회사 면접 직후 취업스터디에 가입을 했다. 물론 지금은 다른 회사에 다닌다. 말하자면 그런 불편 함이었다. 남보다 먼저 앉은 게 좀 그렇긴 했어도, 그게 그렇게 똥 씹은듯 쳐다볼 만한 행동이었나 하는 불편함. 만약에 대학을 갓 졸업한 상태에서 이 전시를 봤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전시를 보고 웃음이 나왔던 이유는 면접장과, 면접스터디를 오갔던 때와, 면접자의 진지함 모두 덧없는 또 하나의 오바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돈의 면접관 의자에서는 면접대상자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100% 갑’이라는 면접관의 허영심과 알량한 권 력의식이 베나오고 있었다. 그때에는 절대 권력의 소유자로 보였던 면접관의 권력은 알고 보면 저 의자처럼 화 려하지만 촌스럽고 가소로운 것이었다, 10분간만 딱 주어지는 이 권력을 누리고 면접장을 벗어나면, 그는 위에 서 치이고 밑에서 치이는 아저씨에 불과한데 말이다. 당시 무소부위의 그 면접관이 지금 나와 일하고 있는 실장 이라 생각하면 참... 그때 왜 그렇게 쫄았는지 억울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그때는 엄청난 일이었지만 되돌아보면 어처구니 없는 경험을 떠올릴 때 나오는 실소가 계속 새어나왔다. 성경 구절 외듯이 읇조리고 또 답변을 연습했던 소위 ‘예상 질문들.’ 면접대상자들은 그 질문을 외우면 취업이 되는 것처럼 외우고 또 연습했고, 마치 종교처럼 그 질문을 믿었었다. 면접관들은 화려한 답변과 스펙이 일을 잘하 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본인이 얼마짜리라고 생각하세요” 따위의 질문이나, 이력서를 신 봉하는 모습들. 그렇게 보면 김 작가는 미신을 의미하는 “토템”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기가 막히게 넣은 셈이다.


사실 불광동 토템에서 받은 감명이 커서 그런지 이번 ‘약수’는 마음속에 큰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정성들여 제 작했겠지만 사진이나 인화가 좀 엉성한 듯 한 느낌도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진 상이 선정 한 작가의 사진이 이 정도냐며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시각”이라는 반증이 아닐 까 싶다. 이번 전시로 확신한 것은 누구나 보지만 아무나 보지 못하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긴장관계를 김상돈 작가만큼 예리하고 정확하게 표현해 내는 작가는 없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빠듯했지만, 아트 선재에서 나와 갤러리 선컨템포러리로 향했다. 시간은 열두시 오십분을 향하고, 지금 버스를 타고가도 빠듯했지만 본능에 충실하게 향한다. 그곳에선 평소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던 강유진 작가의 신 작이 걸려있는 게 아닌가. 흥겹고 자유롭게 캔버스를 노니는 물감들이 빛어 내는 그루브는 여전했다. 가격을 슬 쩍 물어보니 재작년보다 1.5배정도 더 올라있었다. 선 컨템포러리를 훑고 나니 한시가 다 되었다. 등 뒤의 국제, 학고재, 갤러리 현대가 나에게 러브콜을 보내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마을버스 11번에 다시 올 라탔다.

이상하게 회사로 돌아가는 마을 버스에서는 서울 구경이 되지 않았다.


당신 인생의 마지막...선택할 수 있을까

극장으로 달아나다.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원치 않는 황혼 흔히 ‘아름다운 후반’정도로 여겨지는 황혼은 누구에게고 얼마든지 끔찍해 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게 다가 미국인의 경우 얼마나 근사한 황혼을 꿈꾸며 지내는가. 젊은 날 열심히 노력하여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 고 적당한 부를 축적하여 여유롭게 즐기며 인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물론 이 나라에서는 이제 그 런 청운의 꿈을 꾸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지만) 하지만 어디 인생이 늘 내 맘 같던가. 인도에 있는 메리골드호 텔을 찾은 이 노년의 미국인들은 모두 전혀 예상치 못한 황혼을 맞아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지나온 인생에 대한 일종의 배반감을 간직한 채 인도행을 결심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모든 것이 온전히 즐거웠거나 예상을 벗어 나는 것이 아니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결심을 말이다.

그들 각자의 드라마 어쨌거나 인도 즉, 메리골드 호텔로 향하는 여섯 명의 미국인들. 그들은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다. 퇴직금을 날린 부부, 줄곧 남편에게만 의지해 평생을 살아오다 남편이 죽으며 엄청난 자신은 전혀 모르던 빚을 남겨 살던 집까 지 처분해야 하는 사람, 옛사랑을 찾아 어릴적 살던 인도로 돌아 온 사람, 싼 값에 빨리 수술을 받기 위해 할 수 없이 인도에 온 인도를 불신하고 심지어 혐오하는 사람, 그리고 새 애인을 만나기 위해 온 사람. 그리고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자신들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인도의 모든 것은 예상을 빗나가고, 심 지어 도착한 메리골드호텔역시 그들이 보았던 것은 허위 과장광고였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말하자면 더 이상 갈 곳도 없는 이들이 두 번이나 배신을 당한 셈이다.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절망하고, 또 어떤 사 람은 다투고, 또 어떤 사람은 적당히 만족하고...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그들은 메리골드호텔을 그리고 인도에 서의 삶을 받아들인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생. 내가 선택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 번번이 빗나가는 예상. 그것도 인생의 황혼에 찾아 온 이런 결과 앞에서 나는 과연 삶을 긍정할 수 있을까. 하지만 여전히 또 무언가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적어도 어떤 태도를 말이다.

그래도 여전히 ‘사랑’ 모든 ‘인생’의 영화는 언제나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이제는 사랑이나 어떤 열정의 단계는 이미 지나갔 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하며, 앞으로는 평안이나 안정을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여겨지는 황혼에 다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그들 각자의 사랑을 통해 끊임없는 생의 배반으로부터 구원받는다. 사 람은 결코 다른 인간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타인을 통해 구 원받는다. 다시 말해 개인의 구원은 결국 스스로를 구원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내 인생에 관 여해 나를 구원했다기보다는 내가 상대를 내 인생에 편입시키고 연결 지으면서 스스로 어떤 구원의 상태에 이 르는 것이다. 이 영화 속 인물들도 각자 자신의 사랑을 이룬다. 어떤 사람은 옛사랑과 재회하며, 또 어떤 사람은 헤어지고 분리 되며, 또 다른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찾으며..그렇게 사랑을 이루어 가고 그렇게 구원받는다.


인도 나는 영화에서 가끔 인도 사람들을 등장시킬 때 터무 니없이 밝은 캐릭터로 지정하는 것이 조금 못마땅하 다. 특히 <three idiots>의 ‘All is Well’같은 마치 열반 을 코스프레하는 것처럼 위장하지만 결국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그냥 뭉개고 마냥 긍정의 어떤 에너지 를 뒤집어씌우는 것 같아서 이상하다. 어떤 부분은 상 식의 수준을 아주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 사람들 을 바보 취급하는 것만 같다. 사실 이제는 인생의 어떤 국면에서‘인도로 떠난다’는 발상만으로도 충분히 식상 하고 유치하지 않은가. 그런 느슨한 고리가 전체가 조 밀하게 연관되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근간을 멍청 하게 보이게 한다. 내가 어떻게 계획하고 조성하려 애쓰는 인생은 될 대 로 되라는 식으로 굴러가는 것 같다면, 그래서 끝내 내 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마주하는 태도뿐이라 면 나는 마지막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과연 그것이 선택지로 주어진다한들 제대로 선택할 수 있는 걸까..

글. 하태주 Hatez




어느 날 불시에 가방검사

글.사진. Demian_K

회사원 K의 가방 속 20120713 회사원 k의 가방 안에는 맥주 캔 한 박스와 쥐포 두 개, 커다란 수박 한 통과 파일, 수첩과 메모지가 들어있었다. 인터뷰 차 외근을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그녀의 가방 속. 이토록 더운 날, 명랑하고 원활한 취재를 위해선 맥주 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회사원 K 주변으로 파리와 개구리들이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핫식스 캔과 담배 꽁초가 눌러 붙은 쓰레기통 옆으로 그녀가 인터뷰 차 찾은 가평의 한 캠핑장 운영자들이 둘러앉았고, 이들은 내 리 꽂히는 더위를 쫓아내듯 모기를 떨쳐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에…. 그리하여 최근 캠핑 문화가…..” 읊조 리던 회사원 K는 결국 잠시 쉬어가자며, 맥주를 한 캔 따 목을 축이기 시작했다. 매미가 어지러이 울고 물소리 만 끊임없이 조잘대던 날이었다. 그녀의 인터뷰는 원활하게 진행됐지만, 그들이 둘러앉아 쏟아낸 캠핑과 여행 이야기는 회사원 K로 하여금 모종의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했다. 그녀가 야외용 외근 필수품으로 꼽은 맥 주 여섯 캔은 과연 탁월한 선택이었다. 취재를 마치고, 마지막 맥주 한 모금을 들이킨 후, 그녀는 다음 번에는 꼭 이 곳에 손님으로 다시 오리라 결심하며 회사로 돌아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나는 언제나 타인의 가방 속이 궁금했다. 지하철에서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간 저 사람의 가방 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까?

회사원 D의 가방 속 20120718 ‘파릇한 절믄이’ D의 가방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성대 모습과 발성법이 그려진 악보였다. 오래 전부 터 노래를 했고, 바이올린과 피아노, 기타를 수준급으로 연주하는 D의 정체는 놀랍게도 프로그램 개발자. 실제 로 이성적인 것과 감성적인 것 양 극단에서 번뇌하고 있음을 고백한 회사원 D는 특히 춤과 음악을 하고 싶은 욕 망과, 개발자로 성공하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스’와 ‘코어’를 중요시하는 개발자적 성향은 춤 하나를 배우더라도 모든 춤의 베이스로 귀결된 ‘발레’를 선택하게 되는 등 그의 일상 생 활방식에 극렬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낮에는 인정받는 개발자로, 밤에는 흰 색 타이즈를 입고 발레를 하던 회 사원 D가 최근 빠진 것은 요가. 그는 언젠가 두 다리를 머리 뒤로 감고 동그랗게 몸을 굴리는 요가 자세로 노래 를 하는 뮤지션이 되지 않을까 진지하게 설명했으며, 또한 환경이 파괴된 요즘 건강한 먹거리와 채식에 많은 관 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그 가방 속에 튀어나온 ‘파릇한 절믄이’라는 종이 몇 장은 그가 커피숍에서 잡지를 보다 우연히 뜯겨 있는 것을 가져온 것인데, 자가 재배, 스스로 만들어 먹고 사는 법, 풀과 고기에 관한 전반적 고찰이 쓰여 있는 것이었다. 그 외 가방에 들어있던 것은 헤드폰이 담긴 주머니와 아이패드, 최근 읽고 있는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 그는 이렇듯 음악과 프로그램이라는 양 극단의 성향이 주는 개인적 의문과 목 마름을 풀기 위해 올 해 말 꼭 인도로 떠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이 달의 선정 도서 『일방통행로』, 발터 벤야민, 조형준 역, 새물결, 2007 일반적인 정의와는 다른,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라. 사물들과 관념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 그 정의들에 의해 ‘자신만의 시각’이 생긴다. ‘자신만의 시각’을 가진 자는, 그 어떤 새로운 것이 다가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어설픈 정의는 금물이다. 쉽게 공격당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고를 들인 정의라 해도, 그것이 어설픈 정의라면, 어설픈 시각을 가지게 되고, 오해와 아집만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누구보다도 견고하게,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라. 단단한 ‘자신만의 시각’을 가져라. 책을 읽고 나니, 이런 얘기를 들은 것 같았다.

일반적인 정의와는 다른 ‘자신만의 정의’.

- 엄마와 아들 입학식을 앞둔 어느 중학교. 입학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수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학교를 찾았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온 김에, 아이의 교복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포스터가 학 교 입구에 붙어있었다.

‘교복 공동구매. 1층 과학실.’

옳거니. 학부모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얘. 학교 온 김에 교복도 보고 가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로 구분됐다. “여기? 싫어. 나 엘리트 사줘.” 라며 인상을 쓰거나, 아니면, “응. 교복. 교복!” 하며, 신이 나서 까불어댔다.

그 중에 눈에 띄는 모자가 있었다.


포스터를 본 엄마는 아들을 붙잡고 손으로 포스터를 가리켰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어딘가 들뜬 느낌 이 들어, 기분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잘 분간이 가질 않았다. 아들은 엄마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소 를 짓고 말했다.

“일단 입학서류부터 내고 가요.”

둘은 교무실로 가 입학서류를 낸 뒤 과학실로 향했다.

과학실은 싼 가격에 교복을 사러온 학부모와 아이들로 북적였다. 둘은 조용히 자신들의 차례가 되길 기다렸다. 이윽고, 차례가 되자 엄마는 판매원을 보며 이런저런 손짓을 했다. 아들이 옆에서 말했다.

“엄마께서 교복 사주신다고 하셔서요. 얼마죠?”

“한 벌에 이십만 원이야.”

판매원이 답했다. 그러자 엄마가 또 이런저런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아들은 엄마의 손짓을 쳐다보다, 이내 손 짓이 끝나자 판매원에게 말했다.

“와이셔츠 하나 더 하면요?”

“와이셔츠는 하나에 만 원이야. 그럼 이십일만 원.” 엄마가 아들을 향해 입을 뻥긋거렸다.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입어 봐도 돼요?”

“응. 너 정도면 칠십 입으면 되겠다.”

“그럼 그걸로 한 번 입어볼게요.”

판매원이 교복을 챙겨 아들에게 건네주었다.

아들은 탈의실로 가 교복을 입고 나왔다. 엄마는 아들의 옷매무새를 만지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리곤 아들 을 쳐다보고 소리 없이 바쁘게 입을 뻥긋거렸다.

“네.”

아들은 엄마를 쳐다보며 대답한 뒤, 다시 탈의실로 들어가 교복을 벗고 나왔다. 그리고 다시 판매원에게 다가 가 교복을 건넸다.

“이거보다 한 치수 큰 걸로 주세요. 엄마께서 큰 걸로 사라고 하셔서요.”


“그래. 그럼 칠십오로 줄게.”

판매원은 칠십오 사이즈 교복을 내주었다.

“여기.”

“감사합니다.”

아들은 다시 탈의실로 가 교복을 입고 나와 엄마를 향해 섰다. 엄마는 아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다 시 판매원에게 다가갔다.

“이걸로 주세요. 와이셔츠도 하나 더 주시고요.”

“응.”

판매원은 자켓과 바지, 그리고 와이셔츠 두 장을 쇼핑백에 담아 아들에게 건넸다. 그러자 엄마가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 한 장씩 정성껏 세기 시작했다. 아들은 엄마의 손을 바라보았다. 판매원도 엄마의 손을 바라 보았다. 만 원짜리 지폐가 한 장, 두 장, 천천히 넘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스물한 번째 지폐가 넘어가고, 엄마는 판매원에게 돈을 넘겨주었다. 판매원은 두 손으로 공손히 그 돈을 받았다. 그리고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그러자 엄마가 고개를 숙였다. 아들도 엄마를 따라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판매원을 보곤 이렇게 말했다.

“엄마께서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그리곤 웃어보였다.

둘은 뒤돌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판매원은 잠시 그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뭔가 이상한 관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아들을 챙기는 게 아니라, 아들이 엄마를 챙기네? 아니야. 엄마가 아들을 챙기긴 하는데 제대로 챙겨주 질 못하는 건가? 말을 못하니까…… 근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건가? 뭔가 연인 같네……“

생각은 이쯤에서 멈췄다. 이어서 찾아온 다른 학부모와 아이를 맞이해야 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할 때,

‘GREEN 속 활 생

위로가 필요할 때,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낄 때. 작은 생명력이지만 큰 존재감을 발휘해 줄 식물들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꽃을 시작할 때 작은 ‘아기별꽃’을 보고 큰 위안을 받아 그 기쁨을 나누기 위해 플로리스트가 된 저 처럼 말입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은 아이들은 한여름 더위를 날려줄듯 한 싱그러운 잎을 자랑 하는 관엽 식물 부터 사무실 책상 위에서도 잘 자라는 작은 다육식물 까지 공간과 취향을 고려한 식물들입니 다.

1.전자파 걱정은 no! 자리차지도 고민 없는 다육식물

작다고 무시 할 수 없는 다육식물입니다. 원래도 다양한 품종에 개량종까지 나오고 있어 종류가 수도 없이 많은 다육식물은 같은 사이즈로도 절대 만 만하지 않은 가격의 희귀종부터 보편적으로 흔히 볼수 있는 다육식물까지 매니아층과 대중들을 아울러 전반 적인 사랑을 받는 식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관리가 편리하고 따로 손질이 많이 필요 없어 식물을 기르기 부담스러우신 바쁜 분들이나 식물을 처음 접하 시는 분들이 기르시기에 좋은 식물입니다. 근래에는 물관리 주기가 비슷하고 특별히 모양변화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는 다육식물을 모아 인테리어 용도 의 디자인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고 모양이 앙증맞다는 장점 외에도 전자파 를 차단해 준다는 좋은 장점을 더하고 있어 컴퓨터 사 용이 잦는 직장인들의 책상이나 학생들의 책상에 두기 에 좋습니다.

물주는 주기는 평균적으로 20일에 1번입니다.


2. 실내 조명만으로도 물관리만 잘해주면 ok! 탁상용 식물 어레인지 요즘같이 바쁜 시기에 보기에 좋고 기르고 싶지만 때에 따라 물을 주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때때로 햇빛을 볼 수 있도록 내어주고 들여오고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인지 최근 많은 손님들이 ‘실내에서도 쉽 게 기를 수 있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식물을 추천 해 달라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제일 먼저 추천하고 고객 분들의 만족도도 높은 식물 중 하나가 바로 사진상의 ‘아이비’입니다. 사계절 실내에서 잘 자라는 이 아이는 일반적인 짙녹색의 아 이비. 하트 아이비, 무늬 아이비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 니다. 요즘같은 여름엔 무늬가 있는 아이비가 계절감에 제일 잘 맞고 다른 종류의 아이비도 화분과 데코레이션 만으로 충분히 계절감을 더할수 있습니다. 길게 늘어지는 형태를 하고 있어 높은 화기에 디자인 하면 좀 더 우아한 연출이 가능합니다. 비슷한 효과로 는 ‘스킨답서스’가 있고요즘 같은 더위에는 ‘형광 스킨’ 이 보기 좋습니다. 강렬한 색상의 화기에 환경과 물주기가 비슷한 식물을 모아심어 포인트가 될만 한 인테리어 탁상용 식물을 만 드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사진상에는 함께 어울려 자랄 수 있을 노란 빛의 크로 톤, 붉은 와인 빛 베고니아 , 깜찍한 붉은 잎을 가진 레 드스타를 함께 디자인하였고 물에 강한 다육식물을 포 트 채 심어 물주기는 다르지만 디자인적인 효과를 더해 보았습니다. 조개껍질이나 이끼 돌 등으로 데코레이션 을 해주시면 더 멋스럽게 연출 할 수 있습니다.

유난히 특정 계절 꽃이 마음에 드신다면, 한데 모아 포 인트를 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대신 식물에 대한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예민 한 식물들 같은 경우에는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고 할 지라도 한데 섞이기를 거부하여 한쪽이 죽을 수도 있 으니 인터넷이나 전문가의 상담을 통하여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한 이후에 모아심기를 하시는 것 이 좋습니다.

이미지 상의 소개된 식물들의 평균적인 물주기는 일주일 1회


3. 작다고 얏보지 마라! 공기청정에도 인테리어로도 효과만점! 작은 사이즈의 관엽 식물

가정 베란다에 그린테리어로 화분 조경을 하거나, 실 내에 인테리어 식물들을 디자인하고 배치해 드릴 때 큰 관엽들은 웅장한 매력이 있지만 그것들만 있을 때 다소 삭막할 수 있어 작은 사이즈의 관엽을 함께 배치 해드리므로 생기를 불어넣어 드립니다 큰 관엽이 없이 식물이 마음에 들어서 보시고 싶으실 땐 작은 벤치나 와인박스 ,의자 등에 올려 키를 높여주시면 더 효과적 인 인테리어 효과를 누리실수 있습니다. 큰 관엽처럼 대가 깨끗하거나 시원하게 곧게 뻗지는 않 았지만 그만의 옹골찬 매력으로 공간을 꽉 매우는 느낌 을 줄수 있습니다.

모던한 하우스에 하나만으로도 포인트가 될 만한 존재 감이 있는 식물배치도 매력적인 그린테리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상의 식물은 ‘애크미아’라는 파인애플과의 식물 로서 흰 분이 내려앉은 잎사귀가 보통의 녹빛의 식물 들과 차별되고, 또 중앙에 아주 사랑스러운 연핑크 꽃 이 피며 후에 보라색 열매가 맺힙니다. 더욱더 매력적인 것은 물주는 방법인데, 따로 흙에 주 지 않아도늘 꽂 대가 있는 중앙에 물이 고이게 두면 됩 니다. 식물 자체가 매력적이라, 화분에 따라 다양한 분 위기가 연출 되니 포인트로 그만인 식물입니다.

4.역시 길고 곧은 멋진 대와 넓은 잎을 보는 재미가 쏠쏠! 대형 관엽

넓은 공간을 더 넓고 시원하게 연출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대가 깨끗하고 키가 큰, 넓은 잎을 자랑하는 식물 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는 훤히 트인 공간이 거실이여서, 거실에 배치하시는 경우가 대부분 이고 그 외에 때에 따라 공간의 포인트로 사용되거나 파티션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많이 보시는 대중적인 관 엽 종류로는 벤자민, 알로카시아, 해피트리, 녹보수, 떡갈나무, 뱅갈고무나무 등이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일주일에 1~2회 물이 화분 밑으로 흠뻑 빠져나올수 있도록 충분히 주시고, 환경에 따른 식물의 변화를 잘 살피셨다가 영양공급, 빛의 양 조절을 잘 해주시면 무리 없이 환경에 적응해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혹시! 요즘 무더운 날씨 속에서 물을 잘 주어도 가정이나 사무실의 식물이 시들하진 않으신지요? -날이 더워지면 해충의 번식력도 빨라진답니다. 진딧물이나 응애, 흰솜깍지벌레 등이 번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 이 좋기도 한 날씨이지요. 식물의 대와 잎 주변 줄기 부분을 잘 살펴보시고 문제가 없는지 한번씩 확인해주세요. 만약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시면 가장먼저는 근처의 식물들과 사람으로부터 격리시키시고 상태를 사진으로 찍 어 가까운 화원이나 샵에 들러 문의하세요. 해충에 대해 검색해보시고 해결방법을 찾아내셔도 좋지만, 근래에는 인체에 무해한 해충약이 많이 나오고 있으 니 민간요법으로 혹시나 더 피해가 커지시는 것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이실 거에요. 해충약은 충분한 설명을 들으시고 물과 비율에 맞춰 희석하시고 흙과 대, 잎의 앞 뒤, 줄기부분까지 충분히 뿌려 주시고 설명서에 나오는 대로 몇 회 지속해서 꾸준히 해주시는 게 좋아요. 아무리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하나 되도록 아래에서 위의 방향으로 분사하지 마시고 의자나 사다리를 밟고 위 에서 아래 방향으로 분사해주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Psyfun flower 안언주


Seed to Cup

싸이펀 커피로의 초대

안녕하세요? 홍대 쏠로포차 옆 건물 2층에 위치한 카페 싸이펀의 안대민입니다. 오늘 이 공간을 빌어 여러분께 싸이펀 커피에 대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싸이펀 커피를 드셔 보신적이 있나요? 하하.. 이 글을 보시 는 당신! “아니오”가 대부분일 겁니다. 마셔보진 못했어도 본 적은 있다는 분은 조금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일단 싸이펀에 대한 정의부터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아래를 봐주세요.

siphon [sáifən] (=syphon) [영어사전] 대기의 압력을 이용하여 액체를 하나의 용기에서 다른 용기로 옮기는 데 쓰는 관 [국어사전] 커피를 끓일 때 쓰는 기구. 플라스크 위에 깔때기 모양의 유리관을 붙인 것으로, 플라스크를 가열하여 열탕을 깔때기에 올려 커피를 끓여 낸다.

자~ 이젠 아셨나요? 싸이펀은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을 정도로 본래 유명한(?) 커피기구라는 사실을요. ^^; 그 래도 어떻게 생긴건지도 모르는데 뜻은 알아서 뭐해? 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미지 및 부분별 명칭도 써비 스로 바로 아래 모십니다.

① 상볼(upper bowl) 또는 로드(rod) ② 여과기(filter) ③ 스탠드(stand) ④ 하볼(lower bowl) 또는 플라스크(flask) ⑤ 온수(hot water) ⑥ 빔 히터(halogen heater) 또는 열원 ⑦ 조절 다이얼(heating dial)

※ 커피는 ②번 여과기를 장착한 후, 위에 분쇄 원두를 담아 커피를 추출합니다.


요렇게 생긴게 커피 추출기구 중 하나인 싸이펀입니다. 이젠 어떻게 생긴 도구인지는 아시겠지요? 이쯤 보시면 “싸이펀 커피가 다른 커피들하고 뭐가 달라?”라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드실겁니다. 자 이제 설명 들 어갑니다. 싸이펀 커피가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아메리카노 또는 드립 커피와 무엇이 다른가 하면 그 첫 번째로, 맛 의 깊이가 다르다~ 이 말씀!! 왜냐하면 필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는 포타필터를 사용한 금속필터 를 이용 9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커피의 성분을 밀어내 추출하지만 에스프레소를 선호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물을 혼합하여 아메리카노로 마신다거나 우유 등을 첨가하여 베리에이션 음료로 즐기곤 합니다. 즉, 원액 을 편하게 즐기기에는 노도가 너무 진하고 여기에 물을 넣은 아메리카노로는 커피 자체의 깊이를 즐기기에 부 족한 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드립 커피는? 드립 커피의 경우는 융드립을 제외하고 모두 페이퍼 필터를 사용하여 추출을 하는데 이 페이퍼 필터의 유일한 단 점이 커피의 지용성 물질들을 흡착하여 추출할 원두 본연의 맛과 묵직함 등을 조금 사라지게 합니다. 그래서 이 런 아쉬움을 달래고자 융드립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드립 커피의 지존도 융드립이라고 하는데 융은 우 리가 아는 플란넬(Flannel)과 같아요. 융드립으로 커피를 잘 추출하면 원두 본연의 다양한 커피맛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지만 융의 세척 및 건조 관리가 어려워 많이들 사용하지 않고 융드립 전문이라고 해도 맛있는 융드립 전문점을 찾기가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싸이펀은 스테인리스제 필터에 융을 감싼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융드립 커피의 맛을 보다 편리하게 즐 길 수 있습니다. 맛의 깊이 또한 확보가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은 드립보다 빠른 레귤러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레귤러 커피 - 각 매장에서 기본으로 삼는 용량과 형태의 커피) 싸이펀은 1인 기준 150mL를 추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5초 이내, 테이크아웃 컵 10온스 기준을 1인으로 잡았 을 때도 추출 시간은 1분 이내로 빠르게 농밀한 레귤러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뜨거운 열과 이에 따른 압력을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드립처럼 모든 부분을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는 것에 비해 시간 관리만 잘 해 줘도 되는 매뉴얼화가 가능한 커피 추출 기구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잠시 커피 사이펀의 역사를 훑어보자면, 커피 싸이펀은 드립 커피 다음으로 등장한 커피도구로 180년이 넘는 역 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하는 커피 싸이펀은 100년 전 즈음 일본에서 유럽의 것을 조금 개조 한 형태입니다. 1950년대 유럽에서 대유행을 했었고, 1960~70년대 미국에서 대유행, 그리고 다시 요즘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 의 재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는 세계 싸이폰 대회가 개최될 정도로 명성과 인기를 쌓고있는 커피 도구입니다. 세계대회의 정식 명칭은 ‘월드 싸이포니스트 챔피언쉽(World Siphonist Championship)’이고 저 는 2010년 대한민국 챔피언으로 세계대회에 참가하여 5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두 번의 도전 끝에 국제 1 호 월드 싸이포니스트 챔피언 쉽 국제 심사위원을 취득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반 강제로..) 취득한 순간 정말 감격의 눈물이 나올 뻔 했지요. 국제 심사위원이 대단한 것인가? 하시겠지만 그간 심사위원들 은 모두 일본인이어서 외국인 최초로 제가 국제 1호 심사위원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최연소 심사위원 합격자 게 다가 국내 1호까지 아직 저변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겠으나 싸이펀 커피가 보급화 되어있는 일본이나 대 만을 생각했을 때는 이것이 얼마나 어렵고 가시밭길인지 겪어보면 아실 수 있을겁니다. 하하. 저도 한 번에 척 붙은 것은 아니고 작년 한 번의 고배를 마시고 올 해 절치부심하여 도전 끝에 합격을 했고, 필


기 뿐 아닌 실력 검증을 위해 일본 싸이포니스트 챔피 언 쉽 동경 예선 테크니컬 저지로 지난 7월 24~25일 이틀간 참석했습니다. 24일 오리엔테이션, 25일 본 심사라고 했는데 24일 아 침 비행기로 부랴부랴 바쁘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 회장으로 향했는데 오리엔테이션이 아닌 바로 본 심사 투입! 고온에 눈이 멀어오고 전 날 잠 못 잔 게 비몽사몽 할지라도 이 일정만 두 눈 번쩍 정신 차리면 될 거라는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입장! 심사 및 심사위원 방에 서 다함께 칼리브레이션(조율)! 순간 나는 긴장과 함께 입술이 바싹바싹 마르고 조마조마 하기 시작. ‘얘, 영~ 아닌데?! 또는 이거 심사 조율하기 힘들겠어?’라는 말 이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역시~ 선수 출신이라 잘 하 는데? 바로 투입하기 잘 했어! 심사 잘하네.” 라는 칭찬 이 ^^; 순간 긴장 풀리고 그 자리에서 졸음이 몰려와 잠 들 뻔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은 해도 내일이 본 심 사라 이건 워밍업일거라는 생각에 끝까지 눈이 반짝반 짝하게 꼼꼼히 심사하였고, 이 때문인지 친한 일본 싸 이포니스트들과 이름 있는 싸이포니스트들이 긴장해 서 약간씩 실수하거나 오버타임이 빈번하게 발생했습 니다. 제가 점수가 후한 심사위원이라고 아무리 생각하 여도 선수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았나 봅니다.

심사위원이 되면 무엇보다 좋은 것이 실력있는 싸이포니스트들의 시연을 바로 가까이에서 보고 심사 끝나면 재 빠르게 시연한 음료를 맛보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공부하는 입장에서 눈과 입이 호사를 누리 는 셈입니다. 첫 날 12명의 선수들의 테크니컬 심사를 마친 후, 심사위원장님께서 “9월에 SCAJ 올수 있나요? 9 월에 JSC 결선과 WSC 심사에 참여해줬으면 좋겠어요. 오늘 아주 잘 해줬어요. 내일도 잘 부탁합니다.” 라는 말 로 기운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순간, 싸이펀 커피 하나만 바라보고 왔던 시간과 추억과 기억들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하루가 더 남았습니다. 혹 다른 미션이 있지 않을까하여 걱정도 했었지만 다행히도 선수의 테크니컬 심사위원으 로 참여하고 디테일한 코멘트를 첨부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선수가 스코어 시트지를 받았을 때 힘이 되고 실력 향 상에 도움이 될 만한 코멘트를 적어주는 것은 무척 중요한일입니다. 성심성의껏 작성하고 그렇게 이틀 동안 총 21명의 동경지역 싸이포니스트 출전 선수들의 테크니컬 심사를 마쳤습니다. 사실, 그들이 근무하는 매장을 모두 방문하는 일도 쉽지 않고 그들이 정성껏 준비한 창작음료까지 한자리에서 접한다는 그 자체가 영광이고 프로 선수들의 시연과 테크닉을 가장 근접한 위치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저에 겐 큰 교육이자 수확이었습니다. 이제 9월에 있을 결선 (간사이 지역과 동경 지역 예선에서 상위 6명만 진출)과 세계대회의 심사가 남았습니다. 선수들은 더욱 긴장할 것이고, 더욱 많은 준비와 멋진 음료를 선사할 것입니다. 저는 그저 폼을 잡으며 땀과 노력이 들어있는 그 한 잔의 음료를 평가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의 생각과 준비를 한 그 눈높이에서 바라봐주고 응원해주고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울고 웃을 많을 선수들이 있겠지만 저에겐 큰 가르침이 될 것이고 저의 또 다른 도전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대한민국에 도 매장마다 특징 있는 레귤러 커피를 제공하는 시대가 와 싸이펀 커피 전문점을 지금의 프랜차이즈 카페만큼이 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샵에 놀러 와주세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3-5번지 우도빌딩 2층 싸이펀 / 안대민


왼손이


부산오뎅 이야기 (날카로운 첫 나이키의 추억)

어느 따뜻한 날의 일요일 나는 친구와 예정에 없던 나들이를 하게 된다. 그곳은 ‘파주 아울렛’ 처음 가본 그 곳은 수많은 브랜드가 입점해 있 하루에 꼼꼼하게 둘러보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엄청난 규모였다. 개인적으로 세일 기간의 일반 매장이나 아울렛 매장을 잘 찾지 않는데 왠지 재고처리 하는 느낌도 들고 뒷방 에 신상은 숨겨 놓은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한 바퀴 어슬렁거리며 돌아보는데 사람마다 눈이 다 다르다지만 내 눈에는 내가 생각한대로 별 게 없어보였다. 그러다가 엄청난 규모의 나이키매장을 발견 했다. 나이키에 들어간 나는 온갖 재고 같은 물건들 속에서 진주 를 찾기 위해 돌입했다. 거기서 아무도 안 입을 것 같은 티셔츠를 하나 구입 했다. 그리곤 밖으로 나와 속으 로 나이키를 씹는다. 신상 어쩌구 재고 어쩌구 가격 절씨구 사람이 많아서 짜증이 나네 지화자 뭔 피팅룸 줄이 그렇게 길어 제기랄 그러면서 시장통 같았던 그곳을 빠져나와서 잠깐 상념에 잠긴다. 나이키...... 아 - 나이키 ...


내 인생 첫 나이키.......

거기서 발견한 길거리 표 나이키.

어릴시절, 그닥 부유하진 않았지만 찢어지게 가난하

나는 그 자리에서 딱 멈춰선 채로 이게 진짜 나이키인

지도 않았던 어린 시절.

지 짝퉁인지 나이키가 매장이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 할 가치관도 성립 되어있지 않았기에 극도의 흥분상

누런 봉투에 아버지가 가끔 치킨도 사주셨고 짜장면

태에 빠지며 중학교 올라가면 반에서1등을 하겠다. 효

도 가끔 먹었고 하루용돈100원이던 초등학교시절 아

도 하겠다. 방청소 잘하겠다. 설거지 잘하겠다. 심부름

버지가 술에 취하시면 200~300일 용돈에 해당하는

잘하겠다. 안마 해드리겠다. 6학년이 할 수 있는 공약

금액을 지갑에서 꺼내주시곤 했다 물론 그 담날5000

(?)이란 공약을 즉석에서 생산해 냈다. 무릎도 꿇었

원 권 한 장과 바꾸자는 협상도 가끔 하셨는데 월간

던 것 같은.... 그래서 꿈에 그리던 나의 첫 나이키 운

이리6월호에 실렸던 아버지의 사진(근육질)은 나의

동화 (물론 짝퉁 - 그 당시엔 짝퉁이란 단어가 없었으

초등학교시절 아버지 사진이기 때문에 그 협상을 거

니 길표라고 하겠다.)를 사서 부산 집으로 온 나는 신

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발을 절대 신지 않고 개학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

내가 나온 초등학교는 그 동네 큰 학교의 분교로서 각

학교 다니면서 개학을 그렇게 기다리긴 처음 이었다.

학년에 3반까지만 있어서 백여 명의 같은 학년은 이 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누가 새 옷

개학날 등교 길.

새 신발 새 가방 새 연필깍이만 들고 와도 순식간에 소문이 났다. 그런 학교에서 당시 딱 한명만이 나이키

나는 지면에 최대한 마찰을 줄일 수 있는 과학적인 발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걸음으로 등교를 한다. 5학년 4학년 동생들의 나지막 한 탄식 “저..형아 나.나.나이키 신었다.” 어깨가 점

그 친구는 전교생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 뒤가 전교

점 올라간다. 드디어 교실에 입장 처음 내 신발을 본

생중 3명 정도가 신는 프로스펙스. 필자도 중산층이라

친구의 괴성

고 생각했으나 나이키, 프로스펙스를 신을 정도는 아 니었는지 신발에서는 거의 서민운동화(?)를 신고 다

“ㅇㅇ이 나이키 샀따. 아아아아!!!!!!!!!!!!!!”

녔다. 나이키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나이

우루루 몰려드는 친구들 3반까지 밖에 없으니 전 학

키가 아닌 신발은 어머니가 사주시면 등하교시간에

년 동급생들이 아는 것도 3분밖에 안 걸린 것 같았다

걸음걸이를 최대한 신발이 빨리 닳을 수 있게 발등부

질문 공세가 쏟아진다.

터 지면에 닿게 한다던가 남의 집 시멘트벽에 밑창을 간다던가하는 방법으로 표출되었다.

얼마냐? 어디서 샀냐?

그래도 나에겐 여전한 서민 브랜드의 신발만 계속 사

진짜냐?

주시는 중산층 부모님.

가짜 아니냐?

나이키 나이키하다 맞은 적도 몇 차례, 요즘세대들은

모든 질문들을 한방에 올킬시킨 단한마디.

처음 들을수도 있는 브랜드. 월드컵, 프로 월드컵, 카 미트, 슈퍼카미트, 까발로, 프로스펙스의 전신인 스팩

서울!!!

스,타이거.....(참고로 타이거는 오니츠카 타이거가아 니다)따위(?)의 브랜드만 신었었다.

뭐? 서울?

그러던 중 초등학교 학년의 마지막 방학의 일이었다.

그 당시 나의 외가가 서울이라는 것을 아는 몇 몇 친 구의 맞장구가 이어졌다.

해마다 외가가 서울에 있어 서울에 들르던 어머니를 따라 동생, 외할머니와 함께 동대문 나들이를 했다.

“그래ㅇㅇ이 외갓집 서울 맞다.”


서울나이키면 모든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나이키가 없어도 서울을 갔다 왔다는 것만으로도 스타가 되 기 쉬운 시대였다. 그러면서 전교에서 유일하게 오리지널 나이키를 신고 있던 철옹성과 같은 TOP1의 자리에 TOP2로 어깨를 나란히 하려했던 나의 꿈은 서울 나이키란 이유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산나이키를 밀어 내고 서울나이키로 새로운 TOP1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것이 내 인생의 첫 나이키 이야기다. (위사건은 100% 사실에 근거하며 못 믿겠다하더라도 80년도 중반 즈음의 일화로서 확인시킬 방법 조차 없다 는 점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 행여나 확인을 하고 싶다면 1970년도 중반이전 태어난 지방출신에게 비슷한 일 화가 있었냐는 간접증언을 듣는 방법도 있다 궁금하지 않으면 말고)

오니츠카 타이거 ( X ) 그냥 타이거 ( 0 )


INTO THE JAZZ 글. 이상준

- La Lanterna Caffe: Bar Next Door -


개인적으로 뉴욕에서 추천하는 3번째 재즈클럽은 La Lanterna Caffe: Bar Next Door이다. 이곳은 6월호에서 소개한 The 55 Bar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도보로 5분정도 떨어 져 있고 주소는 129 MacDougal Street New York이다. 더 자세한 정보는http://lalanternacaffe.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 장소는 Jonathan Kreigsberg이라는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보러 처음갔다. 알고보니 늘 지나다니던 길에 위치해있었고 가끔 낮에 식사도 했던 곳이었다. 너무 나 평범한 곳이라서 그런지 이곳에서 라이브 재즈를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다소 의외였다. 55bar는 반지하이지만 이곳은 지하에 위치해있다. 물론 들어

장소가 작다보니 연주자를 굉장히 가까이서 볼수 있

가는 입구는 반지하 비스므레하지만 반지하라고 말하

다. 처음 Jonathan Kreisberg공연때 내 평생 그렇게

기엔 많이 내려가있어서 지하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

가까이 연주자를 본적이 없었다. Jonathan Kreisberg

릴듯 하다.

가 불과 30센티미터 앞에서 연주했을 정도니까 어느 정도 작은 공간인지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물론 특별

내부분위기는 앞서 이야기했듯 라이브재즈느낌보다는

한 무대도 없다. 그저 작은 테이블 2개만을 치워놓고

전형적인 이탈리안식당에 가깝다. 서버들(웨이터/웨이

연주할뿐이다.

츄레스)들도 제법 옷을 차려입고 일을 하고 매니저 역 시 나름 깔끔하게 옷을 입고 있고 일을 한다. 장소는

입장료는 $12이다. 이곳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은 전에

굉장히 작다. 내가 살았던 밴쿠버 아파트 거실과 부엌

소개했던 장소와 마찬가지로 가장 잘한다는 사람들이

을 합한 공간이다. 55Bar보다 더 작은듯 하다. 30명이

무대에 선다. 아마도 이들을 다른 도시에서 보려면 입

면 꽉 찬다.

장료만 $40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The 55Bar와 마찬 가지로 공연을 보는 동안 음료수 또는 주류 한잔은 주 문해야 한다. 예전에는 2잔이었지만 경기불황탓인지 기준이 1병/잔으로 줄었다고 한다. 가격은 맥주, 와인, 스카치등 종류에 따라 다르며 대충 $5~12 선에서 시 킬수 있다. 입장료와 음료까지 모두$20~25 이면 된다. 이 장소가 어떤 재즈문화적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서는 연주자들 대부분 뉴욕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들이다. 물론 Village Vanguard, Jazz Standard 또는 Blue Note에서 연주하는 사람들보 다는 다소 지명도가 낮을수 있으나 이른바 ‘핫 뮤지션’ 이라고 할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곳 무대위에 선다. 내가 이곳에서 본 Jonathan Kreisberg과 Mike Moreno 비롯 8월엔 Gilad Hekselman 등이 좋은 무대를 준비 하고 있다.


@exxx2x

이런 이야기 하면 나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좀 그렇지만, 빵은 꽤 비쌌던 것 같습니다. 수퍼에서 파는 빵들은 그 래도 저렴한 편이었는데, 보름달이나 노을 이런것들. 백원 이백원이었습다. 혼자서 빵집 유리문을 밀고 들어갈 용기는 없었고 해서 수퍼마켓을 무척 애용했습니다. 당시 용돈이 하루 오십원이었던가 백원이었던가... 이모 댁에 놀러가면 친척 누나는 빵을 너무 좋아한다며 빵을 사다가 거울을 보면서 뜯어 먹었고, 저는 옆에서예 쁜척을 하는 누나를 구경하곤 했습니다. (실제 누님은 애프터 스쿨의 유이보다 예쁩니다.) 밥을 먹어서 배는 안 고프고 빵은 과자보다 덜 바삭하고 덜 짭짤했기 때문에 어린시절에는 그걸 무슨 맛으로 먹는지 잘 몰랐습니다. 저에게 빵은 밥 과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파리 바게뜨가 처음 생겼을 때 그이름이 신기해 놀랐고, 바게뜨 라는 빵을 처음보고 놀랐고 빵집이 광고에 나와 서 놀랐고 그닥 맛이 없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때의 고정관념 때문인지 그 맛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파리 바게뜨는 잘 가지 않습니다. 서교동에 처음 흘러 들어왔을 때는 리치몬드라는 빵집이 엄청 유명했는데, 작은 과자를 사서 선물 하기 위해 두 어번 들어간 일은 있어도 마찬가지로 그집이 맛있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건 그후 10년이 지나는 동안 도 마찬가지 였는데, 그래서 였는지 리치몬드 제과점이 닫는다고 했을 때 전혀 아쉽지 않았습니다. 맛있다는 생 각을 한번도 해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도 빵보다는 그 폰트와 이름이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빵은 군 시절 섬에서 근무했을 때 먹은 빵입니다. 북한이 바로 보이는 섬에서 두달간 막내 생 활을 하며 밥을 짓던 시절 먹었던 빵이었습니다. 아침 식사 설겆이 마치고 점심 장보러 나와서 사먹었던 크림빵 이 무척 달고 부드러웠습니다. 한개에 600원. 유통기한은 아슬아슬할 정도. 바다를 보면서 먹고 방파제를 거닐 곤 했습니다. 바다가 너무 깨끗해서 빵 봉지는 항상 주머니에 넣어왔습니다. 그 빵을 다 먹으면 어머니에게 전화 를 하곤 했습니다. 무척 달고 맛있던 기억 때문에 지금도 크림빵에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맛있다기 보다 호감. 크림 빵이 객관적으로 맛있는 빵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빵 이야기를... 홍대에는 유명한 빵집이 몇군데 있습니다. <쿄 베이커리>, <퍼블리크>, <폴앤 폴리나>, <김진환 제과점> 일단 많이 이야기 되는 곳이 이정도 인데, 오늘 추천할 곳은 이곳들이 아닙니다. 거의 다 먹어보았는데, 어쩐지 이곳 들은 제가 잘 가질 않습니다. 비싸서 이거나 제가 늙었거나 아니면 유명세 보다 맛이 없거나. 시간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정말 어쩌면 위의 빵집들은 나에게 빵=밥 이라는 이미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 다. 저는 배가 고플때 빵집을 찾고 그럴때 위의 집들에 들어가면 왠지 저만 허기진 사람같은 인상을 받아 조금 은 서글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에게도 단골 빵집이 있습니다. 홍대 정문의 <르방> 과 주차잘 골목 끝 코아 마트 앞의 <이삭 베이커리> <르방> 어느날 갑자기 홍대 정문 오른편에 슬그머니 들어왔는데, 그 가격이나 맛이 놀라운 수준입니다. 특히 소보루 빵 은 아직까지 이곳보다 맛있는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속은 부드럽고 위의 장식은 적당히 구워 갈빛이 돌면서 달 고 바삭합니다. 마음속의 수퍼마켓 소보루 ’노을’을 완벽하게 지워내며 나에게서 빵=밥=노을=소보루 라는 이 오래된 공식의 사실상 깨뜨린 곳입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처음엔 600원이었고 지금은 800원 중간에 밀가루 값 이 널뛰기 하던 시절에 탄력적으로 가격이 움직였던 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빵=밥에 적합한 가격과 맛으로 많 은 홍대생의 허기를 달래주고 있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그간 가본 빵집중에 가장 합리적 가격대 라고 생각합 니다. 소보루와 단팥크림빵, 호두치즈빵, 버섯이나 감자가 올라간 것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은 과자 류와 케익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삭 베이커리> 이곳을 처음 본지는 몇 년이 지났는데 다니게 된지는 3년정도 지났습니다. 늦은 밤 케익을 살일이 있어 (왜 이동 네 생일 잔치는 새벽 2시에 하는지...) 빵집을 찾던 중 고고하게 열린 <이삭 베이커리>에 들러 케익을 샀었는데, 당시 사라져가는 오래된 빵집의 분위기가 저의 관심을 끌었다. 보통 빵집의 빵맛은 소보루로 판단하는데 -_- 추 천하지 않습니다. 그냥 소보루 맛. 가격도 <르방>보다 비싸고, 다만 이곳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시원한 햄버거, 현대인의 건강식 분명 이런 맛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죠, 절대 고급의 맛도 아니지만 가끔 사먹으러 가는 햄버거 그리고 오래된 스타일의 케이크


물론 생크림 케익도 있습니다. 세련되 보이진 않지만..

뻑뻑한 크림이 들어있는 땅콩 크림빵 - 가격이 200원 올랐습니다.


<이삭 베이커리>는 홍대에서 유일하다면 유일하게 정이 가는 곳입니다. 주인이 퉁명스러운 것도 마음에 들고 . 조도나 디스플레이, 가게 크기 게다가 지역특성을 고려한 새벽 2시가 넘는 영업시간까지. 동네 빵집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빵들을 추천하진 않지만 그냥 먹는데도 욕은 나오지 않으리라 자신합니다. 옛 빵의 맛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뻑뻑한 크림이 들어간 땅콩크림빵을 한때 자주 먹었고, 햄버거와 샌드위치용 식빵은 맛있다고 추천하는 편입니다. 햄버거는 포장지 안의 맛을 알고 있고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권 합니다. 왜 햄버거가 차갑냐느니 이 시큼한 케찹맛은 무엇이냐느니 패티는 뭐냐는 식의 질문은 무의미 합니다. 저 봉지 안의 그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위한 빵입니다. 그래도 햄버거 겉면을 이루는 빵도 무척 맛있습니다. 식빵은 3-4가지가 있는데 다른 것은 먹머보지 않았고 그냥 샌드위치용 식빵을 구입하는데, 너무 어린시절이어 서 그런지 모르지만 <김진환 제과점>의 식빵은 먹고 크게 놀란 일이 없는데, <이삭 베이커리>의 식빵은 먹고 놀 랐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먹고 왔으니 분명함.) 부드럽게 찢기고 쫄깃하게 씹힙니다. 두께도 들어간 버터의 정도도 소금도 적당하고 맛있습니다. 잼을 얇게 발라 먹어도 좋을것이고 지하철 이나 버스 정류 장에서 파는 설탕 토스트를 만들어 먹어도 좋을겁니다.

가봅시다 이삭.


바다비와 같은 청량감 일요 시극장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 참가신청은 매월 15일까지 http://cafe.daum.net/badabie


이리카페에서 전시를 희망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안내 글 간단한 포트폴리오와 함께 이메일을 주시거나 직접 방문해 주시면 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먼저 이메일을 주시고 방문 일정을 정하신후 직접 만나 전시 일정이나 방법 등의 세부 조율을 하시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 입니다. 기본 전시기간은 2주, 전 후의 전시 일정에 따라 약간의 조정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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