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이리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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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입니다. 비밀동툰 / 글. 그림. BEAMIL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 글. 사진. 아홉시 영화로 읽는 시공간 - 악의 연대기 / 글. 곡주대비 여기 문학이 필요한시간 -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초 / 글. 고수진 작곡가 B의 노트 - 가깝고 먼 사이 / 글. composer B 조선소 노동자 - 그림. Min the Elephant 옆사람 인터뷰 - 교수가 된다는 것 / 글. 정리. 이내 특집 인터뷰 : 생각버스 팀!! / 정리. exxx idology’s pick - 초여름의 일탈 신당동 파르한의 음악소개소 / 글. 신당동 파르한 다른 나라에서 / 글. 황효정 #3B474D / 글. 사진. 김성연 게임 노동 일지 / 그림. 글. 철민 물질과 비물질 - 17. 휴대용 배터리 / 글.김종소리 사진. 황은정 Road - 6. 순대 / 글. exxx


오 메르스 생의 아름다움을 국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메르스 메르스 메르스.. 는 개뿔 정말 짜증나는 일입니다.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백수의 낙이라면 거리를 산책하거 나 공공 교통을 이용한 여가 활용이라 할 수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을 망친 메르스!! 사실 이게 메르스 탓은 아니죠. 메르스가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메르스는 그냥 생존하려고 버둥거리는 미물 바이러스 일 뿐인데.. 나라와 체계가 시스템이 망가진 것을 탓해야 합니다. 메르스를 혐오할 것이 아니라 정부를 탓하고 체계를 다잡아야 한다고 지랄 발광을 할 때입니다. 이달의 월간이리에는 많은 변화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변화의 시기를 결심하 게 된 한달이었습니다. 더위를 맞이하여 그동안 감추었던 성질을 부려보는 건 어 떨까 합니다. 착한 것도 좋지만 때로는 살아야지요. 화를 내야 한다면 바로 지금이 아닌가 합니다. 더위를 핑계삼아 화를 내보는 지혜를 ... 사과는 수박을 싸들고 가 는 매너로 어찌어찌 되겠지요. 7월호에는 분명 변화된 모습으로 만날 것을 다짐하면서 월간이리 이달의 인사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간이리는 여전히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우리은행 : 1002 045 784310

월간이리 exxx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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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밀 동물툰

Animal Toon by BEAMIL

책임감의 무게

* 2015년에도 여전히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나름 위트있게, 뜨끔하게 쓰고 그린 짧은 만화를 기고합 니다. 팩트를 뒷받침하는 기사와 간단한 의견도 함께입니다. 많이 공감해주세요. 제보도 감사합니다. twitter/ _beamilie 기사 원문의 훼손은 없으며, 요약 편집은 있을 수 있습니다.


* 길에서 만난 고양이를 아무런 배경지식없이 주워오는 것은 길에서 동전 줍는 것 같은 횡재가 아닌 어미에게서 아이를 유괴하는 행위나 다 름없어요. 심지어 이후에 잘 보살피지도 못하고 다시 유기하거나 보호소로 보내는 것은 고양이를 두 번 죽이는 것이죠. 요즘의 행태를 보면 사람들이 생명을 마치 패션, 연예, 문화를 소비하는 유행처럼 생각하는 건 아닌지.. 죽을 때까지 함께 하지 못할거면 책임 지지 말아요. 그런데 이젠 ‘구조’라는 명목에 ‘분양’이라는 합리화를 더한 ‘무책임’이 대중화 되고 있어요. 얼마 전 SNS에서는 한 배에서 나온 꼬물이들을 몽땅 동물병원에 데려다주고는 마치 자신이 고양이들을 구한 영웅인 양 행동하는 사람에 대 한 글도 심심치않게 돌았습니다. 보통 아기 고양이들이 모여있을 경우에는 어미 고양이가 아기들을 안전한 곳에 모아두고 먹이를 찾으러 간 경우거든요. 한 마리씩 떨어져 나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백프로 그렇죠. 연락처도 안 남기고 고양이들을 맡기고 간 그 사람은 어미 고양이에게서 아기 고양이들을 유괴한 것이고, 그 상황을 안 사람들은 연락처를 모르는 그 치 때문에 끝내 아기 고양이들을 어미 품으로 데 려다 놓지 못했습니다. 뿔뿔이 흩어질 아기 고양이들의 인생은 누가 책임지나요?

매일신문 ‘냥줍 주의보’ 2014.12.8 [허현정 기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냥줍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고양이를 줍게 된 후기와 사진, ‘냥줍’비결을 묻는 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더욱이 유명인들도 합세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워 온 고양이 사진과 글을 올려 고양이에 관심이 없던 팬들과 일반인들까지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고양이를 데려오는 일이 사고를 당하거나 어미를 잃어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고양이를 구해준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고양이들에 겐 목숨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길고양이를 데려다 키우다 길들이지 않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시 버리면 ‘영역 동물’인 고양이의 습성 때문에 원래 속해 있었던 고양이 집단이나 어미로부터 공격받을 위험이 크다. 고대량 대구동물메디컬센터 과장은 “잠깐이라도 사람의 손길이 닿은 새끼고양이에게서 어미가 사람의 체취를 느끼면 더는 제 새끼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심지어 자기 영역을 침입한다고 생각해 죽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주택가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 다고 무작정 구조하는 것도 위험한 행동이다. 새끼 고양이가 어미를 부르려고 우는 때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전채은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어미 고양이가 먹이를 구하러 가면 하루 이상 새끼를 떠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데려오기에 앞서 하루 정도는 지켜보는 게 좋다. (중략) 가능하면 예방 접종과 치료를 마친 유기동물보호소에 있는 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이 좋다.

매일경제 펫닥터의 조언 | 어미에게 버림받은 길냥이라고요? 글쎄요! 2015.5.27 이누리(프리랜서,냥이+강쥐 반려인) 자료제공 스카이펫파크 펫닥터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80호(15.06.02일자) 기사입니다 모두 버림받은 것은 아닙니다.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만 임신한 어미 고양이가 낳는 새끼의 수는 대략 세 마리에서 다섯 마리 사 이입니다. 사람 통행이 없는 건물 사이, 빈집 귀퉁이, 개인주택의 보일러실 등은 냥이가 새끼를 출산하는 적당한 환경입니다. 고양이는 오로지 어미 혼자 새끼들을 키웁니다. 젖이 잘 나오게 하려면 사냥도 열심히 해야 겠지요. 그런데 ‘마음 여린 냥맘’들이 어미가 사냥 나간 그 새에 ‘새끼 고양이들’을 발견할 경우가 있습니다. 보호 경험 없이 막연하게 고양이를 동경해 온 사람은 당장 녀석들을 데려 가 키워볼까 생각도 합니다만 그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몇 단계 관찰과 친화 단계가 필요합니다.

...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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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화 로 보 는 시 공 간

악의 연대기: 편리한 설정의 전형? 아니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과도한 집착? (스포일러 도배)

간만에 국내 스릴러 영화가 개봉되었다. 손현주 배우를 좋아하는 1인으로 또 스릴러 장르를 찬양하는 1인 으로 망설임 없이 영화를 보았는데… 결론은.. 음. 일단 제목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악의 연대기라 했으니, 악행이 시간을 타고 혹은 세대로 이어지 는 그런 이야기 일까 기대하였지만 그런 설정과는 약간 다르다. 이야기는 의도치 않게 자신이 사용한 청 산가리로 다수의 사람을 독살하게 된 아이가 중심이다. 그리고 정황을 알고 있던 형사들은 이를 묵인하고 그 죄를 뒤집어 쓰고자 하는 아버지를 대신 체포한다. 이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경찰이 되고 어린 시절 자 신의 아버지의 체포에 동참했던 모든 형사들을 하나씩 살인한다. 문제는 이 경찰 무리 중 한 명 이었던 손 현주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어야 하는 대목에서 극구 살아 남으면서 시작이 된다. 복수를 꿈꾸는 (경찰이 된) 아이, 그리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이 모든 것을 은폐하고 살아남고자 하는 손현주. 대충 이런 구조다. 줄거리를 놓고 보면, 악의 연대기가 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린아이의 악행이 성인이 된 그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 아이는 억울하게 사형당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고 이는 그에 게 악이 아닌 필연적인 의무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영화를 복수극으로 봐야 할 것이다. 굉장히 신선하진 않지만, 뭐. 나쁘진 않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딱히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는 그 복수의 동기라는 것이 너무나도 식상하고 또 식 상한 방법으로 재현된다는 것이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장애인 아버지와 아들. 일터에서 오만 핍박을 받는


아버지를 보게 되는 아들. 그의 악의 있는 실수. 이를 덮어주고자 하는 아버지. 그리고 성장한 그의 복수. 왜 대한민국에서 제작되는 수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상당수는 아버지의 복수극이어야만 하는가. 이는 한국 사회에서의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단순한 집착인 것 일까. 혹은 창작의 한계인가. 악의 연대기가 기존 ‘아버지 복수극’에서 좀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면 ‘은유’가 아닌 대놓고 드러나는 동성 애 코드 이다. 복수를 하는 주체는 동성연애자 이고 그를 사랑하는 친구 (최다니엘은 미스캐스팅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는 그와 동반범행을 감행하고 모든 범행을 충실히 마친 친구/연인은 마약으로 자살한다. 여러모로 씁쓸한 영화다. 영화의 포커스가 처음부터 손현주가 맡은 경찰 캐릭터에 맞춰져 있는 터라 말미 에 갑자기 드러난 범인의 정체와 동기가 뜬금없이 느껴지고 (아울러 그와 동성애 친구의 관계까지도) 따 라서 중심이 되었어야 할 서스펜스의 주체가 영화의 결말과 함께 급작스럽게 버무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스릴러나 서스펜스 영화의 묘미인 ‘단서 찾기’ 가 결여되어있고 ‘알고 보니 그런 것 이다’ 라는 식의 편리주의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같은 장르의 좋은 예를 대자면 단연 살인의 추억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진범은 (혹은 아닐지도 모르는) 작 은 점으로 시작해서 그 크기를 더해간다. 처음에는 미심쩍은 점 쯤으로 보였던 박해일 분이 네러티브를 타 고 가면서 점점 설득력 있는 설정과 단서로 큰 원쯤의 용의자로 보이는 것이다. 인정상 악의 연대기의 미덕 하나를 짚고 가자면 단연 손현주의 연기력이다. 티비에서든 스크린에서든 감 을 잘 잡는 배우다. 그는 ‘더’하거나 ‘덜’ 하지 않는다. 클라이맥스와 좁은 감정선을 지극히 상식적인 선으 로 풀어내는 배우다. 영화보다 배우의 필살기가 더 초점인 관객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작품이다. 글. 곡주대비


여기, 문학이 필요한 시간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글. 고수진

시인은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풍경’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그리고 이 시집은 2008 년도에 나온 작품이다. 이 시를 읽으면 슬픔이 차오르는 순간이 느껴진다. 살면서 문득문득 느 껴지는 낯선 풍경, 그리고 지나온 나의 삶에 대해 서글퍼지는 순간의 순간 말이다. 이 작품은 그 순간을 포착하여 꽤나 담담하게 쓰고 있다. 첫 구절 햇볕이 강렬한 것 같은데 옆에 흐릿하게 달이 보이는 그런 낮이다. 그런 낮에 가끔 멍 하게 시간이 흘러간다. 두리번거리니 저만치 길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고, 나는 계속 나이 들 어가고 있다. 나이 들어가며 느끼는 감정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렇게 슬픔이 없이 십오초가 지 나간다. 평화로운 듯 했으나, 역시 이 짧은 생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풍경을 본다. 평화로운 풍 경,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우리들의 운명은 어찌 될지 모르는 삶이다. 언젠가는 끝이 난다. 그 리고 그 끝은 어찌 할 수 없다. 이 시는 화자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서 마침내 화자가 깨달은 생의 깨달음을 조용히 읊어주 고 있다. 삶은 필연적으로 슬픈 걸까?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 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 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 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 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 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그 뒤를 따른다 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있다 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하다 나는 길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다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속 꿈 동산 이제 막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으나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다

대체적으로 심보선의 시 역시 산문적인 경향을 보이지만 생에 대한 깨달음과 관념적인 이야 기를 길게 늘어놓지 않았다. 무척 감각적이다. 한 작품을 더 보자. 시집에서 한 작품을 더 꼽으 라면 ‘식후에 이별하다’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했으니 이제 이별이다 그대여 고요한 풍경이 싫어졌다 아무리 휘저어도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를테면 수저 자국이 서서히 사라지는 흰죽 같은 것 그런 것들은 도무지 재미가 없다

거리는 식당 메뉴가 펼쳐졌다 접히듯 간결하게 낮밤을 바꾼다 나는 저기 번져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질테니 그대는 남아 있는 환함 쪽으로 등 돌리고 열까지 세라 열까지 세고 뒤돌아보면 나를 집어 삼킨 어둠의 잇몸 그대 유순한 광대뼈에 물컹 만져지리라

착한 그대여 내가 그대 심장을 정확히 겨누어 쓴 총알을 잘 익은 밥알로 잘도 받아먹는 그대여 선한 천성의 소리가 있다면 그것은 이를테면 내가 죽 한 그릇 뚝딱 비울 때까지 나를 바라보며 그대가 속으로 천천히 열까지 세는 소리 안 들려도 잘 들리는 소리 기어이 들리고야 마는 소리 단단한 이마를 뚫고 맘속의 독한 죽을 휘젓는 소리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먹다 만 흰 죽이 밥이 되고 밥은 도로 쌀이 되어 하루하루가 풍년인데 일 년 내내 허기 가시지 않는 이상한 나라에 이상한 기근 같은 것이다 우리의 오랜 기담은 이제 여기서 끝이 난다

착한 그대여


착한 그대여

아직도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열을 셀 때까지 기어이 환한가 천 만 억을 세어도 나의 폐허는 빛나지 않는데 그 질퍽한 어둠의 죽을 게워낼 줄 모르는데

이 시를 읽고 있으면 헤어지기 직전의 두 남녀가 밥을 먹고 있는 것 같다. 남자는 아픈 말을 쏟 아내고 있다. ‘내가 그대 심장을 정확히 겨누어 쓴 총알’ 그러나 여자는 그것마저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보며 천성이 착한 그대라고. 시적화자는 아픈가? 뭔가 불편한 상황인가보다. 그러나 남자는 계속 자신의 미래를 암울하게 그리고 있다. ‘나의 폐허 번 져오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라는 표현들이 그렇다. 그리고 이내 곧 시적화자는 사랑이란 늘 허기지는 감정의 고독이란 결론을 내린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간에 이 시의 아름다움은 여기 에 있다. 감정의 점층적 고조와 깨달음. 우리는 평화로움을 지향하지만 근원적인 고독과 외로 움은 어찌할 수 없다. 그리고 결국 이 감정적 궁핍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그 채워지지 않는 감정의 허기를 식후에 느껴진다로 표현하여 아이러니함이 잘 드러난다.

자, 시적화자가 이별했지? 그러니 슬프잖아. 라는 원장님의 수업을 교무실에서 듣고 경악을 했 었다. 저게 뭐야. 왜 슬픈데 그냥 이별했다고 슬퍼? 라고 말이다. (원장 디스.....털ㄴ업)

그리고 나는 절대로 저렇게 수업하지 않겠다 문학만큼은 이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니 그동안 놓쳤던 아름다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문학은 학생들이 힘들고 어려 워하며 가장 큰 문제는 재미없어 한다. 이 결과는 그 작품 속의 감정을 아주 단편적으로 외우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내 경험을 떠올려 보고 그 경험을 짐짓 너스레정도로 다듬어 학생들과 나누니 내 스스로도 즐거워졌다. 그리고 이걸 소개하고 싶어졌다.

이제 다시 「월간이리」 독자로 돌아가서 바쁜 한 해를 잘 넘겨야겠다. 2년 동안 이 페이지를 잘 다듬어 주신 편집장님과 재미있게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1악장. 독후감 ‘작곡가 B의 노트’를 써 온지도 벌써 1년 가까이 되어간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고 7월 달이 되어야 그 ‘1년’이라는 기간을 채우기 때문에 좀 양심에 찔리기는 하지만…. 아무튼 1년을 맞아서 이제는 음악에 대한 나 개인의 생각 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가 있는 보다 다양한 매체에 대해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1) 다시 말해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영화, 도서, 공연, 음반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글 쓸 거리가 늘어서 좋고, 독자들은 더욱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알게 될 테니 나름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작곡가 B의 노트

그 첫 타자는 독후감 되시겠다. 사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도서가

<가장 가깝고 먼 사이>

급증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2000년 전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는

-「마에스트로의 리허설」을 읽고 글.

composer B

서점의 음악 도서 코너가 갖춘 책들은 너무 빤했다. 당시 막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어린 나는 클래식 음악에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거리에

굶주려 있었다. 하지만 비디오나 LD는 그들 나름의 네트워크가 있었던 성인 애호가들이나 가지고 있었지, 나 같은 어린아이가 구하기 매우 힘들었다. 책도 마찬 가지였다. 지금이야 많이 좋아졌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음악가의 생애를 다룬 책이나 명곡·명반 해설서는 일본에서 출판된 것들이 번역되어 넘어온 것이 대부분2)이었고 그나마도 틀린 정보가 실려 있거나 오래 전의 정보가 실린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다양하고 수준 높은 외국 서적들이 번역되어 들어오고 있고, 국내 저자들의 훌륭한 책들도 속속 발간되고 있다. 그래서 이 지면을 빌어 기회가 될 때마다 클래식 음악에 접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책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참고로 말해두지만, 나는 출판사나 저자들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밝혀둔다.

2악장. 지휘자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영국의 음악 평론가인 톰 서비스가 쓴「마에스트로의 리허설」(장호연 옮김, 아트북스)은 저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지휘자 6명3)의 리허설을 참관하고 그들과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보통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규모가 매우 큰 작품이 아닌 이상에는 공연 2~3일 전부터 연습을 하게 된다. 지휘자는 이 과정에서 오케스트라에게 작품의 세세한 면에 대해서 지시하며 큰 실수나 구체적인 앙상블에 대해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뒤, 공연 당일 오후(저녁 8시 공연이라고 한다면 오후 3시~5시 경)에는 1) 라고 쓰여 있지만 ‘소재가 떨어져간다.’라고 읽어도 상관은 없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동림 선생의 저서「이 한 장의 명반」은 국산 음반해설서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훌륭한 책이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책임에 틀림이 없다. 3) 이 책에 등장한 6인의 지휘자는 발레리 게르기예프, 마리스 얀손스, 조너선 노트, 사이먼 래틀, 이반 피셔, 클라우디오 아바도.


총 리허설(이하 리허설4))을 가진다. 바로 톰 서비스는 이 리허설들에 참관한 다음 이 책을 쓴 것이다. 보통 공연 전날의 연습은 연주자들이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부인에게 공개가 되지 않지만 당일의 리허설은 눈치껏 공연장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참관하는데 큰 제약이 없다.

리허설은 어느 정도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기술적으로는 손발을 맞춰놓은 상태에서, 당일 연주 홀의 상황에 적응하면서 전체를 훑어보고 어떻게 해야 실제 연주회에서 가장 큰 연주 효과를 낼지 고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지휘자나 음악가들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자리이다. 내가 6명의 지휘자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지휘자 조너선 노트5)(Jonathan Nott, 1962~)의 연습 풍경이었다. 사실 노트는 책에 소개된 여섯 명의 지휘자 중에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노트가 들려주는 음악에 대한 접근 방식은 그 어느 지휘자보다 생생하며 구체적이다. 저자 톰 서비스는 이 책에서 까다로운 작품으로 소문난 드뷔시의「바다」와 스트라빈스키의「봄의 제전」의 연주를 준비하는 조너선 노트를 취재한다. 저자는 눈높이를 살짝 낮춰서 전문적인 음악 평론가로서의 질문보다는 일반 애호가들이 궁금할 법한 내용 위주의 질문을 던진다. 가령, 100여명 가까이 되는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가야 하는 지휘자들이 정말 작품의 모든 부분을 다 속속들이 외우고 있는 것인지 물어본 뒤, 그것 (암보)이 실제 연주 현장에서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지휘자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인지까지 세세하게 물어본다. 또한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연습현장을 디테일하게 포착한 후기를 덧붙인다. 지휘자가 연습 현장에서 오케스트라에게 지시하는 것들-“목관악기에서 선율파트와 비선율 파트의 사이의 (음악적)공간이 충분하지 못해요”, “D현으로 연주하세요” 등등-을 놓치지 않고 적어놓고, 이러한 지시가 있은 뒤에는 실제로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감상도 적어놓았다.

우리가 흔히 하게 되는 “대체 지휘자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지휘자가 콘서트에서 연주되는 레퍼토리를 선정함에 있어서 청중들에게 어떤 음악적 성과나 일관성 혹은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들로 부터 깊이 있고 친절한 답변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연습실의 풍경을 담아내는 것을 넘어서 한 음악가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대담집으로서도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악장. 그와 그들의 밀당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관계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지휘자가 음악감독(혹은 상임지휘자)으로 부임하기 위해 새로 계약을 해서 오케스트라와 일을 시작하게 되면 그 때부터 ‘있던 자들(단원)’과 ‘온 사람(지휘자)’의 신경전이 시작된다.

물론 지휘자의 성격에 달린 문제겠지만, 오케스트라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고유의 사운드나 단체의 성격을 새로 부임한 지휘자가 조금씩 바꾸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장에서 등장하는 4) 리허설이라고도 하고 ‘프로베(Probe)’라고도 한다. ’프로베‘라는 말은 독일어에서 유래되었다. 5) 영국의 지휘자. 말러를 비롯한 후기 낭만파 음악과 리게티를 비롯한 현대음악이 주특기인 지휘자.


지휘자 사이먼 래틀(Sir Simon Rattle)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관계가 그러하다.

2010년에 래틀은 이전까지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 전체에서 홀대받던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면서 단원들을 비롯한 독일 음악계 전체와 맞서야했다. 세계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베를린 필하모닉마저도 래틀 이전에는 시벨리우스의 작품을 매우 뜸하게 연주했었고6), 굳이 이 작품을 연주할 필요성에 대해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반대로 래틀의 고향인 영국에서는 시벨리우스의 작품이 가장 활발하게 많이 연주되는 곳 중 하나였고, 독일의 보수적인 음악인들은 이것을 독일 음악의 전통을 간직한 베를린 필하모닉, 나아가 독일음악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결국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연주는 대성공으로 끝났고 이후에도 시벨리우스의 교향곡은 래틀이 베를린 필에 온지 10여년 만에 남긴 가장 큰 발자취가 되었는데, 단원들의 인터뷰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물론 저자가 영국인7))인 탓에 다른 의견을 더 들어보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이 책의 매력은 음악의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가장 전문적이고 복잡한 부분을 최대한 알기 쉬운 언어로 서술했다는 데 있다. 평소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관계에 대해 궁금했던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6) 전곡 녹음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이 시벨리우스의 작품을 즐겨 연주했었다. 7) 자국 음악가들에게 유난히 후한 점수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선소 노동자 #3 행복한 체조시간

Min the Elephant @mintheelephant


4_ 교수가 된다는 것

옆 사람 인터뷰

새로운 교수님께서 부임하셨다. 생물환경통계학이라는 낯선 교과목으로부터 벌벌 떨던 내 앞에, 나보다는 덜하지만 1_ Granz Globewalker, 여행하며 음악하기 역시 긴장되어 보이는 조시경 교수님이 서 계셨다. 중년의 교수님들 틈에서 젊은 교수님의 등장은 중・고등학교와 별반

같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를 지속할 수 있었던 교수님만의 어

다르지 않게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서툴러 보이지만

떤 의미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따금 비치는 밝고 강한 열정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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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공부라고 하면 아직도 피하고 싶고 그리 반가운 용어가

����� ����� 밤�� �� ��� ���� 결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아닙니다. 그래서 공부만 했던 학창시절 성적이 그리 좋지 않

�� 사람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어디에 가도 있

았나 봅니다. 하하 하지만 지금 제가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

폐기물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처리시공간이 방법이었 는 매년 것은 증가하고 사람이요, 사람으로 펼쳐진

속할 연구라는 것은 새롭고 재밌게 다가왔습니다. 꼭 한번은

던 해양 배출은 금지되었고, 처리하면서 동시에 었다. 내가 만났고 폐기물을 만나고 있는 사람들 또한에 너지를 생산하는 공정이 효율적인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습 아름다운 여행지의 하나였다. 여행을 이야기하 니다. 저는 이 공정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대해 주로 고 싶었으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생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여러 공정의 효율 증대를 위한 미생물 각했다. 사람을 여행해볼 작정이라고. /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연구를 해 보고 싶고, 이런 마음과 생각들이 현재

전공자가 아니라면 어렵게 느낄 수 있겠는데요. 이 분야에 게스트하우스에는 다양한 삶이 오고갔다. 그 대해 일상생활에서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요. 랜트는 미국에서 온 장기 투숙객이었는데, 여

아마도 모든 교수님들이 그러하시듯, 저 또한 교수의 궁극적

행을음식물 온 사람치고는 그의 하루가 꽤 정적이었 여름에는 쓰레기통을 하루만 늦게 비워도 고약한 냄

는 데 노력해야겠습니다.

제가 하는 연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교수가 하는 일은 크게 교육과 연구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 역할은 교육과 연구를 통한 사회 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유능한 학생들을 양성하

다. 그는 공용악취의 공간에서 음식을 이용해서 먹거나 새로 고생하는데요. 원인이편의점 되는 미생물을 비틀즈의 모아수소가스를 놓은 교본을 두고 우리에게 유용한 전곡을 메탄가스나 만들 옆에 수 있습니다.

연구만 하지는 않으시겠지요.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

기타를 치고는 했다. 내가 그의 반려자와 다름 이 원리를 이용해서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유기성 폐기물로부

요.

터 바이오에너지를 것이죠. 없던 기타를생성하는 두 동강 내기 전까지는(당분간

Hey Jude를 배우겠다고 설칠 일은 없으리라). 교수가 되기까지의 길이 쉽지 않았을 텐데, 교수님의 학창시 절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은 그가 의사가 될 것을

기대했지만 6살 때부터 그는 음악을 꿈꾸었다 무엇이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게 무엇인지 몰랐고, 그 고 한다. 소망은 오랜 시간 그대로였으나 대학 렇게 제대로 된 에너지 한번 쏟아 보지 못하고 평범한 학부 을 졸업한 후에야 그는 온전히 음악을 하기로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스펙을 위한 영어 공부 겸 취직 마음을 먹었다. 전 마지막 여행으로 호주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불현듯 환경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원을 가게 되었습 그를 마지막으로 본 날, 직접 녹음한 아홉 니다. 수차례의 갈림길에서 응원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곡이 담긴 CD 한 장을 선물로 받았다. 요즘 나 끝이 없는 게 공부라지만 학문이 곧 업인 경우는 또 다를 것

는 비틀즈와 로드리게즈 만큼이나 그의 노래를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술 한 잔 하는 것이 최고의 여가 좋아한다. 입니다. (혹시나 아내가 본다면 서운해 하지 않기를!) 하지만 각자의 생활이 있다 보니 그런 자리를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로 스포츠 방송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 조금 더 오래 머물 줄 알았는데 시드니에 갔 냅니다. 활동적인 편이 아니라서 아내로부터 집돌이라는 별명 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까지 얻었습니다. 가정적인 남편이라고 받아들여도 되겠죠?

나도 오래 있고 싶었지만 관광비자만으로는 그 교수님이 대학교를 다니던 때와 지금, 10년이 넘는 시간이 럴 수 없었다. 한국에 다시 가고 싶고 그전까 지났는데 그때의 대학생과 지금의 대학생을 보면서 느끼는 지 큰 시드니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비행기 가장 차이는 무엇인가요. 표를 사기 위해 잠시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 여유가 없어지고 너무 열심히 한다고 할까요? 열심히 하는 것


이 왜 나쁘겠냐만, 줄어든 기회와 자리를 차지하고자 1학년부터 앞만 보고 달리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본인의 목표 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대학생 신분으로 누릴 수 있는 젊음과 자유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생들에게 선배로서, 선생님으로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언젠가 손석희의 지각인생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그런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본인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찾았다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기를 바랍니다. 그러 다 보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다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Stupete gentes(사람들이여, 놀랄 준비를 하시라)! 고대 로마어로, 본인의 획기적인 연구 발표를 앞둔 과학자가 대중에게 외 친 말이라지요. 연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짜릿한 순간일 것입니다. 대학의 역할이 교육과 연구, 이를 통한 사회 기여 라는 점을 명심하고, 균형 있는 교육자이자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어색한 꾸밈으로 무장한 새내기 시절, 고등학교 선생님과는 다른 교수님들의 무게는 내가 조금 더 컸다는 느낌과 함께 사회에 대한 거리감으로 이어졌다. 몇 해의 대학교 생활을 통해 그 거리를 좁혀가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조시경 교수님도 그 중 한 분인데, 학생들에게서 찾기 어려운 패기가 교수님에게는 있었다. 초심인지 무엇인지 모를, 아무쪼록 밝은 에너지가 학생들 에게도 이어지고 있다고 믿는다. 교수님의 바이오에너지 연구가 원활히 진행되기를 바라며, 또한 친환경적 삶이 보편화되는 미래가 오길!


특집 인터뷰 : 생각버스 팀! 정리. exxx

월간이리에서는 그간 치켜세우던 생각버스 프로젝트 팀을 드디어 인터뷰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버스 프로젝트 소개 부탁드려요. 생각버스프로젝트는 ‘버스를 새롭게 바라보는’ 프로젝트입니다. 런던에 빨간2층버스가 있다면, 서울에는 4색의 버스가 있잖아요. 서울의 상징으로 버스가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만들게 되었어요. 버스가 갖고 있는 다양한 재미거리와 이야기거리를 모아 소개하기도 하고요.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단순히 교통수단으로써가 아니라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찾기위해 올라타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계속적으로 격월로 발행하고 있고 무가지입니다. 매 호마다 버스노선과 그에 어울리는 키 워드를 정해 함께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중 입니다. 만든지 오래되셨는데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하셨나요? 처음 만든 것은 2012년 9월이었어요. 1호.


시즌 1은 몇 권이 나왔나요?

제 1호는 어떻게 비용을 마련했어요?

2012년 9월 창간해서 2014년 4월 260X벚꽃엔딩

둘이 같이 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만들

을 끝으로 시즌 1을 마쳤어요. 10개. 2달에 한권씩

기로 결심했고 그 시기에 일하던 곳의 사장님에게

1년 반 좀 덜 되게 발행 한 셈이죠. 그리고 1년 쉬고

잘 모르는 부분들도 여쭈어보았어요 그 과정에서

다시 올 4월에 시즌2를 시작했습니다.

판형을 잡고 접지 형식으로 하기로 하고 컬러도 2 도정도 사용하는 방식으로 결정을 하고, 일이 진행

왜 시즌2를 만들게 되었나요?

되는 와중에 사장님께서 기특하게 생각해서 첫 인쇄비용을 내 주셨어요. 그

쉬고 왔는데, 뭔가 성장 했으리라 믿고 다시 시작했

다음부터는 어떻게 어떻게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어요. 그동안 만들면서 아쉬웠던 부분 보완했으면

텀블벅 후원을 진행하기도 했었고요.

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갖고 있는 포멧 안에서 2 달 마다 만들다 보니까 뭔가 새롭게 시도 하기 어려

보통 몇 부 씩 만드셨나요?

웠는데, 쉬는 동안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때 못했던 것들을 보완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주

시즌 1은 회당 1000권정도 만들었어요.

자고 해서 그것들을 반영 한 것이예요. 많이 만드셨구나. 저는 제 개인적으로 가장 높게 꼽는 잡지 중 하나가 생각버스 프로젝트예요. 명확한 컨셉이 너무 좋고

그래도 뭐 1000명도 안보니까. 사실 서울 시민 생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아요.

각하면 그렇게 많지 않죠. 시즌 1의 마지막으로 냈 던 260번 부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후원

흔히 저희와 같은 책들을 독립출판이라고 하는데

을 받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10000부를 찍고 그 중

이런 것들이 명명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절반을 버스에서 배포를 시작했어요.

자기 만족성인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희는 처음 에 만들때 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얼 읽

버스에서 사람들이 가져가는 것을 실감하기도 했

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

었나요?

었어요. 이것을 봤을 때 보는 사람도 즐겁고 만드는 사람도 나 혼자 즐거운 작업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

저희가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랙 같은 곳에 꽂아두

요. 그런 부분들을 많이 생각하면서 처음에 기획했

고 배포하는 방식이었는데, 확실히 서점에서 하는

던 것 같아요. 그리고 버스라는 것이 모두가 타는 것

것 보다는 여러 곳에서 이야기가 더 많이 들려와서

이니까 모두가 읽어도 난해하거나 어렵다고 생각

체감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처음 버스에서 배포

하지 않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

를 시작했는데. 내자 마자 휴식에 들어가니까 아쉽

서 만드는 사람들도 재미있고요

다는 분들도 많았아요. 그 뒤로 이번에 시즌 2 152 번 버스 시작하면서 20000부 찍었고 이번에는 해

집에서는 생각버스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알고 계

당 노선에서 지원을 받았어요. 다른 노선을 하게 되

신가요?

면 그 노선에서 지원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네, 처음에는 이 종이쪼가리는 뭐니? 하는 이야기

비용은 이야기 할 수 있나요? 너무 예민한 문제면

도 하시다가 인터뷰도 하고 꾸준히 만들고 하니까

이아기 하지 않아도 되고요.

보시고 이제는 긍정적인 피드백이나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무가지이고 하니까 이야기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 다만 시즌 1에는 접는 것을 다 저희 손으로 했는데, 시즌 2에 들면서 양이 많이 늘 어나고 저희가 소화할 수 없는 분량이 되어서 접는 것을 기계로 하다보니까 단가가 조금 올라갔어요. 온라인으로는 어떻게 확장을 할 계획이 있나요? 그래서 시즌 2에서는 모바일으로도 응용이 가능 하 도록 편집을 했어요. 당장은 아니어도 확장이 가능 하게 생각을 했고요. 웹에서는 버스와 연동이 되어 정보가 움직이면 좋은데, 잡지에서는 그런 것에 한계가 있다보니까 그런 것을 접목해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서 고민은 하고 있어요. 처음에 두분 중에서 어떤 분이 이런것을 만들자고 했나요? 제가 의아했던 것은 다른 인터뷰를 보면 영국에서 버스를 보고와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 는데, 그것으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 는 것 같아요. 버스를 소재로 만들어보자고 처음 제안한 것은 예연이였어요. 공감가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버스에 대해 만들어보기로 하게 된 거죠. 저희 둘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이고 같은 대학교에 들어가서, 한명은 디자인 과 한명은 서양화과로 과는 다르지만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통학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 니 그 이야기를 하다가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둘다 신기하게 지하철 보다는 버스를 좋아했어요. 한명은 분당 한명은 방배동에 살았 는데, 저 같은 경우도 2호선을 타면 쉽게 학교에 갈 수 있지만 돌아가더라도 꼭 버스를 탔었고 이 친구는 당연히 광역버스를 통해서 학교에 와야 했어요. 그렇게 둘 다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을 보니 핸드폰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마침 런던에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 런던의 버스 이야기도 했었어요. 랜드 마크 이야기도 덩달아서 했었는데, 보통 서울의 랜드마크 하면 남산 타워, 한강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는데 그것이 모두가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보였고, 서울의 버스가 4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랜드마크와 같은 상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원까지 담아서 처음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 인터뷰와 별개로 서울 안에서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요? 저는 한강이요. (저도) 보통은 남산타워를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뭐라고 생각하세요? 경복궁? 근데 그런것들은 단순히 건물이잖아요. 하지만 I LOVE NEWYORK 이나 런던버스 같은 것들은 이미지나 심상 이 있는 것 같아요. 런던버스는 어떻게 랜드마크와 같이 되었나요?


런던버스는 사실 도로 자체가 좁아서 수용인원을

같아요. 아직은 서울에서 다뤄야 할 것이 많아서 움

늘리고자 2층으로 올려서 운행을 한 경우에요. 그

직일 계획은 없는 것 같아요.

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인상적인데, 빨간색이라는 강렬한 심볼이 있고 그 옆에 전화부스나 소화전 같

제가 다른 인터뷰를 읽다가 놀란 것이 제작 과정에

은 것들도 어우러져서 약간의 메인 컬러처럼 된 경

서 한 노선의 버스를 타고 내리고 걷고를 반복하면

우라고 생각해요. 전화부스나 소화전 같은 것들은

서 만들었다는 것을 보고 놀랐거든요.

요즘 많이 쓰지 않잖아요. 그래서 없애자는 논의도 있었는데, 시민들이 서명운동 같은 것을 펼쳐서 지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서, 하하. 그 버스 타고 내리

켜냈다는 일화를 들었어요. 그런게 런던 시민들이

고 다시 그 버스를 타고 그랬는데, 그러다 보니 환

느끼는 자부심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고, 도시를

승도 안되고,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비슷한 구간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그것을 도시의 이미지로 생각

을 지나는 것들을 타서 환승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해 관련 기념품을 구입하는 것을 보면서 버스를 보

우연히 취재해야할 구간과 겹치는 곳에 약속이 있

다 매력적으로 보게 된 것 같아요. 서울에서도 그런

는 경우 볼일보다가 취재를 하기도 했고요. 맨 처음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에는 그것말고도 한 버스 노선을 취재하는데 어떻 게 다른 버스를 탈 수 있냐는 그런 마음도 있었던

서울의 경우는 여러 회사가 있잖아요. 00 고속 등등

것 같아요. 약간 찔리는? 마음?

런던의 경우는 그것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나요? 이번 시즌2 152번 버스편을 보고 놀랐던게, 하루에 제가 알기로는 여러 회사들이 다양하게 했었는데,

4만명이 탄다고 해서 정말 놀랐거든요. 막연하게

경쟁과정에서 강렬한 빨간색을 사용한 회사가 있

많이 타겠지 하고 생각하다가 숫자를 보니 정말로

었고 그 회사의 이익이 증가한 이후에 전체적으로

놀랐어요. 몰랐던 정보가 들어가 있어서.. 시즌 2는

빨간색을 사용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 회사

1호와 같은 형식으로 계속 같이 가는 건가요?

나 국가에서 운영 중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어요. 네 포멧은 동일하고 버스만 바뀌는 형태로 진행될 (현재는 런던버스는 준 공영제로 운영되고 있습

것 같아요.

니다. 관리는 런던 교통공사 운행은 대기업 업체들) 그럼 작업하는 입장에서 재미가 덜하지 않을까하 저는 다른 인터뷰에서 런던버스 관련 언급 부분을

는데 어떠세요?

읽었을 때, 서울은 다양한 회사가 존재하는데 런 던은 이게 단색으로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

계속 저희가 해왔던 것을 보여주고 내용이 갱신되

어요.

는 것이니까 딱히 그런일은 없을 것 같아요. 다뤄야 할 노선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 사실 서울도 노선의 차이가 있고 정해진 각 각의 색이 있는 것을 보면 별 차이 없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과 함께 작업했던 일화 같은 것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주세요. 주제가를 만들려고 했다거나

서울이 아닌 다른 곳의 버스를 만들 계획이 있냐는

그런 일이 없었나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질문이 있었는데, 처음에 서울이라는 구획을 둔 것 을 보면 확장의 여지가 많지는 않겠네요.

개인작업을 기반으로 함께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계시긴 했었고요 저희가 너무 빠듯한 시간에 만들

할 수는 있는데, 서울도 버스가 너무 많고, 노선 정

고 컨셉이 명확해서 조율을 하면서 함께 하기 어려

리가 서울 만큼 잘 되어 있는 도시가 많지 않은 것

운 경우가 많아서 잘 진행되지는 않았어요.


한 1년정도 하고났을 때, 단순하게 잡지를 만드는 것 외에도 다른 일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강연 을 하게되거나, 잡지를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상품들을 만들거나, 인터뷰 와 같은 것들이요. 그렇다보니 좀 더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싶어서 새로운 사람들을 증원하여 잡지발행 외의 일을 저희가 할 수 있게 해보자 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블로그 등을 통해 저희가 새로운 팀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었고 놀랍게도 꽤 많 은 분들이 저희에게 연락을 보내왔었죠. 그 가운데에 예연이가 외부활동을 하다 알게된 분들이 계셨는데 저희랑 성향도 잘 맞고, 작업도 좋아서 함께 하기로 결정했던 것이지요. 더욱이 예연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좀 더 편한 분 위기 속에서 작업을 해나갈 수 있었어요. 지금 시즌 2를 진행하면서부터는 다시 예연이와 둘이 하고 있지 만 지금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지내면서 피드백도 받고 자문도 구하고 있어요. 아주 든든한 지원군들이 거든요.

저희와 교류가 있는 뮤지션이 한 분 계신데, 홍대에서 음악을 하시는 분이예요. 가사에 버스가 많이 들어 가는 분이 계셔서 만나서 이야기도 해보고 후원인 행사가 있을때 오셔서 노래를 불러주시기도 했어요. 행 사 하실 때 특히 ‘버스’라는 가사를 강조해서 불러주셔서 (웃음).. 그 외에 주제가 같은 것은 생각은 하고 있 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어요. 후원자 파티가 있었어요? 네 텀블벅 후원을 받았었고 후원해주신 분들을 모아서 어떻게 봐오셨는지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선물도 드리고 그 외에 조그맣게 감사 파티를 열었었어요. 연말에 서교예술문화센터에서 전시를 하기도 했었고 요.


노선 선정은 어떻게? 처음에는 잘 아는 노선을 했어요. 그런데 소재가 금방 고갈되잖아요. 타고다니는 것이 똑같으니까, 그 이 후에는 추천을 받기도 하고 다루고 싶은 주제가 먼저 정해지고 그 주제에 적합한 노선을 찾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벚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으면 벚꽃 여행지를 수렴하는 노선을 찾기도 하고요. 시즌 2는 격월간으로 만들어지죠. 이번에는 전보다 자료 찾을게 너무 많을 것 같은데 힘들지 않나요? 전보다 확실히 자료가 많이 필요해요. 자료를 찾는게 만만치 않고. 이번에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인터넷의 정보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은게 많다는 것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좀 더 어렵기도 하죠. 시즌 2도 정해진 목표 갯수가 있나요 10개면 10개 이렇게? 일단 시즌1도 몇개로 끝내자는 계획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했던 것이라고 시즌 2로 명명을 했던 것이라 딱히 정해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 지금의 판형대로 가는 것으로 정도만 결정해 두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두 분 다 졸업시즌으로 알고 있는데, 이 이후로도 할 것 같아요? 회사를 다니거나 졸업한 이후에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죠. 저는 이것을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매번 밤을 새고 해도 힘들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것 같아요.그렇기 때문에 재미 없어지지 않는다면 아마 계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 각이 들어요. 저도 마찬가지인데, 처음에는 이 생각버스 프로젝트가 커지고 이로 인해서 같이 호흡을 맞춰서 다양한 일 을 해 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것을 얼만큼 하고 어디까지 발전시키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고민이 많아질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건설적인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미련을 버리면서 오히려 생각 버스 프로젝트 자체는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책으로는 만들 계획은 없나요? 기성출판사를 통해서 단행본을 낸 적은 있었습니다. 아주 에세이와 같이 풀어낸 방식이긴 했습니다만. 그 외에, 생각버스의 이름으로 시즌 1을 진행할 당시에 모인 콘텐츠나 정보들을 새롭게 모으고 정리해서 작은 가이드북 같은 것을 만든 적은 있었는데, 아직 더 크게 만들 계획은 세우지 않았어요. 발행 간격을 더 줄일 계획은 없나요? 전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은 지금이 최선인것 같아요. 이번에 시즌 2 하면서 매달 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었 는데, 정말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학교도 다니고 졸업전시도 해야 하니까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해야하는 것이면 처음부터 격월간으로 하는게 낫다고 생각해요.


지금 다음호에 대한 논의는 진행중인가요? 네, 노선은 정해졌고요. 그럼 해당 노선에 대한 트위터 의견같은 것은 미리 받나요? 아니요. 미리 공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미리 홍보를 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본문에 실리는 트 위터의 의견 같은 것들은 미리 검색 같은 것을 해서 동의를 구하고 싣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개인 질문을 하나씩 해볼께요. 각각 두분이 졸업을 하고 나서 미래를 설계하거나 하고 싶은 것 이 있으시면 그런 것들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저는 이예연 이고요. 생각버스에서 디자인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졸업을 하는데, 저의 성향 자체가 미래에 뭔가를 계획을 세우고 그러지는 않는 것 같아요. 생각버스 작업을 하면서 다른곳에서 소속되어서 작 업을 한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고, 그냥 이어지는 개인작업들을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 근에 우연히 친구를 만나게 되어서 스타트업 작업을 함께 하게 되었어요. 그것과 생각버스를 같이 하는 정 도를 계획하고 있어요 저는 이혜림 이고요. 생각버스에서 디렉터와 전반적인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 졸업을 하고요, 생 각버스를 2학년때 시작해서 이것 말고는 많이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외의 것들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생각버스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어 파생된 다른 작업들을 해보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생각버스 프 로젝트 밖에 해보지 않아서 이것이 제가 해야할 일이고 잘하는 것이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검증 도 되지않고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해요. 대학원이나 취직 같은것도 고려하고 있긴 한 데, 성격상 공부는 정말 못하겠어서 얼른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 배우는게 나을 것 같아서 한동안 구직활동 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서양화를 전공했는데 순수예술 쪽은 생각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전혀 없습니다. 하하. 중 고등학교 부터 예술 관련을 전공하기는 했는데, 대학 입학 당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은 좋지만 이것을 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어요. 그냥 예술을 좋아해서 이 분야에 종사하는 정도로 충분히 즐거운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지금은 전혀 없는데 어쩌면 정말 .. 만에 하나?! 작업을 하게 될지도 모르죠 죽기 전 일은 아무도 모르니까.. 저는 잘 하실 것 같은데, 그래도 정말 작가는 3D 업종이어서 자기가 너무 불행해지나요? 고정적이지도 않고 힘든 것 같아요. 이런 저런 이유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작가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이 없 는 것 같아요. 지금도 얼른 즐겁게 작업하고 졸업하고 싶어요.


여러 인터뷰를 했을때 왜 이런것은 안물어보지 하는 것은 없었나요?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 반대로 안물어봤으면 하는게 있는데, 제작비 관련 부분이예요. 제작비를 안물어볼 수가 없는게, 비슷한 것을 해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은 금액을 미리 알고 있으면 이런 것 을 해볼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정보가 되는 것 같아요. 고려를 하는데 무척 중요한 요소인 것 같더 라고요. 전혀 모르는 분들은 기술적인 것 이외에도 비용도 감이 안와서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것 같아요. 그래도 순수하게 제작비이고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비용과 상관없이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데 인쇄비용만 이야기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노력이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인쇄 비용 은 정말 크지 않은것 같아요. 오히려 너무 작아서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요. 저도 처음에 생각버스 프로젝트를 접했을때 딱 든 생각이, 컬러에 페이지수도 있고 해서 이 책을 언제까지 만들려고 하는거지? 비용도 꽤 들텐데 하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책이 잘 나왔다고 생각하면서도 자비로 오랫동안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꾸준하게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 지 몰라요. 저는 이 책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버스는 없어지지 않으니까 계속 나오지 않을까요? 저희는 이런 것들이 궁금해요. 독자 분들이 생각버스 프로젝트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길 바라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혹 시 이 인터뷰를 보시면 저희에게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생각버스 프로젝트가 끝이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의 노선을 다 하고 나면 온라인 혹은 오프 라인으로 연동도 되고 정리도 되면 일차적으로 끝이 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지금의 일정을 생각했을 때, 그게 아주 빠르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 같고 그때까지 지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그동안 학교를 다녀서 지치지 않고 만들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이것이 나의 끝이 아니고 돌아갈 곳이 있다는 마음이 지치지 않게 했던것 같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잘 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초여름의 일탈 : 2015.05.22 by 맛있는 파히타 | 전문 보기 : http://idology.kr/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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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무대에서 제공하는 판타지는 항상 무대 밖 모습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개인적이 어야 할 심야 데이트는 그대로 탑 기사로 실려 어마 어마한 클릭 수를 선사해주곤 한다. 아이돌의 삶은 무 대 밖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TV쇼에 출연할 때도 그 들은 소득과 집, 혹은 연애 등에 관해 집요하게 질문 을 받는다. 사람들은 아이돌이 아이돌이 아닌 시간에 대해 끝없이 묻고, 의심하고, 믿거나 믿지 않는다. 어 떤 면에서 아이돌은 무대 위 판타지만이 아니라 무대 밖의 현실까지도 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샤이니는 소년으로 돌아간 아이돌이다. 이 낯선 곳에 서 이들은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니다. 아이돌이라면 히 치하이킹(!)을 할 수도 없고, 떠들썩하게 여자들과 어 울리거나, 클럽에서 놀고, 술을 마시고, 싸우고, 하룻 밤 사랑을 할 수도 없을 테니. 누군가 종현에게 핸드 폰을 들이대며 사진을 찍으려 하자 그는 정색하며 밀 어낸다. 그리고 이들은 현실을 철저히 도피한다. 이것 은 누구나 꿈꾸는 청춘,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아이돌은 인생을 파는 직업이며 삶 그 자체가 아이돌이 되기까지 한다. 어쩌면 잔인한 처사일지 모 르는 이런 직업을 우러러보는 이들도 있지만, 때론 늘 걱정하고 근심하는 팬들도 존재한다. 또는, 휴식을 주 기 위해서든 다른 목적이든 아이돌을 납치라도 하고 싶다는 팬들도 있다. 아이돌의 현실과 팬들의 판타지 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노래가 끝나고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는 의미심장하 다. 모든 상황은 끝났고 이제는 현실로 돌아온다. 어 쩌면 단잠을 깨우는 알람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봄의 끝자락, 초여름의 청춘 드라마는 이렇게 순식간에 끝 이 난다. 어쩌면 정말로 샤이니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에 납치를 당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술을 마시면서 떠들며 놀고, 하룻밤의 사랑을 나누었을지도 모른다.

RUNAWAY

아이돌의 삶이란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판타지와 리 얼리티의 아주 가느다란 선 위에 걸쳐져 있는 것이리 라. 그렇다면 판타지가 리얼리티인들, 리얼리티가 판 타지인들 어떻겠는가. 나는 진실로 샤이니가 꿈같은 시간을 경험했길 바란다. 다시는 올 수 없는 달콤한 일탈의 덧없음은 곱씹을수록 슬픔으로 다가온다. 아 이돌은 우리에게 젊음을 바치 고 또 우리는 아이돌을 통해서 청춘을 기억하지만, 이들의 청 춘은 어떠한 것인지 미루어 짐 작할 수조차 없다. 이것은 어쩌 면 모든 아이돌의 꿈일지도 모 른다. 그리고 나는 그 판타지가 샤이니 - “View” 진실로 아무도 모르는 리얼리 youtu.be/UF53cptEE5k 티이길 바란다.

마취에서 깨어난 샤이니 멤버들은 낯선 어딘가를 헤 매며 자유를 즐긴다. 이들은 소녀들이 납치범이란 걸, 자신들이 납치당했다는 걸 잊은 것처럼 보인다. 어쩌 면 꿈속일지도 모른다. 뮤직비디오는 태국 방콕의 몇 로케이션에서 촬영되었지만 이 장소의 실마리는 그 리 많지 않다. 게다가 소녀들조차 외국인이라는 것 외 엔 국적을 가늠할 수 없다. 이런 낯설고 모호함은 프 로덕션상에서 다분히 의도된 바이다. 샤이니는 ‘누난 너무 예뻐’의 야외촬영 이래 이제까지 는 늘 스튜디오 촬영이었고 이례적으로 ‘View’에서 다시 외부로 나왔다. 이는 뮤직비디오 내내 느껴지는 어떤 해방감의 근원일지도 모른다. ‘누난 너무 예뻐’ 에서 샤이니가 아이돌이 된 소년들이라면, ‘View’에서

진실과 거짓말, 판타지와 리얼리티


흔들리는 주름치마 자락 : 돌아온 소녀세계

2015.05.22 by 반챠

전문 보기 : http://idology.kr/4296 이 기사는 반챠의 일본어 기고문을 번역한 것으로, 원문은 상큼한 소녀가 좋다! — 긍정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http://bandug.exblog.jp/21779554/

터질 듯한 소녀스러움 가득한 미소와 의상을, 이러한 스타일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아이돌 팬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장식이 적은 제복과 체육복으로 건강한 매력을 제시하는 여자친구. 보다 긴 미니스커트로 ‘문화계’의 지적인 분위기를 지닌 러 블리즈. 건강미와 함께 조금은 더 어른스런 느낌을 주 는 CLC. 그리고 천사처럼 순수한 분위기를 지닌 오마 이걸.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일본에서도 팬이 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앞의 두 그룹은 교복풍의 의상으로 ‘학 교’의 느낌을 주며 뒤의 두 그룹은 사복으로서 ‘학교 밖’의 느낌을 더욱 주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작년 말 러블리즈의 쇼케이스를 보고 많은 일본 케이 팝 팬은 일본의 교복과도 같은 의상에 놀랐다. 아니, 오히려 일본인의 눈에는 너무 자연스러웠기에 이것 이 한국사회에서 ‘일본풍 무대의상’이라고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얼마 동안 알아채지 못했던 사람이 많았 을 것이다. 한편, 이와 같은 ‘일본풍’의 소녀가 같은 무 대에서 힘찬 아카펠라 코러스를 보여주는 모습은, 확 실한 케이팝 아이돌의 본 모습인 것이다. 일본인의 눈 에는 동시에 지닐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 이런 것은 케이팝답지 않아! – 부정 은 모습으로 인식되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반면에 이러한 청순화, 소녀화 되는 경향을 달갑지 않 그 뒤로도 여자친구, CLC, 오마이걸 등 이른바 ‘청순 게 여기는 사람도 많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 함’과 ‘소녀다움’을 어필하는 여성 그룹이 다수 데뷔 의 케이팝 팬에게는 신사동호랭이와 스윗튠, 용감한 했다. 모두 케이팝다운 고난도 기술을 보여주면서도 형제가 레인보우, 티아라, 포미닛 등에게 제공했던 격 10대 소녀의 발랄한 분위기를 진하게 띄고 있다. 그 렬하고 정렬적인 악곡군(이들은 EDM과 가요의 요소 러나 음악 방송에서 그녀들이 보여주는 ‘흔들리는 주 를 훌륭하게 배합하고 있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 름치마 자락’에는 청순함을 요구하는 시선과 섹시함 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새롭게 데뷔한 아이돌의 을 찾는 시선이 뒤얽혀 있다. 이른바 두 개의 시선이 부드럽고 담백한 곡들은 ‘무언가 부족하다’, ‘시시하 교차하는 ‘핫스팟(hot spot)’이기도 하다. 여자친구의 다’라는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서툴고 어려 짧은 스커트와 안무의 선정성에 대한 논의가 그것을 보이는 소녀 스타일을 좋아하는 기호, 다시 말하자면 반증할 것이다. ‘로리콘’ 취향에 대해 비판적인 일본의 케이팝 팬도 다시금 음악적인 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면, 위의 그 당연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한국이 룹 모두 2014년 ‘썸’(소유&정기고), ‘200%’(악동뮤지 일본의 ‘로리콘 병’에 물들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션) 등의 히트로 보다 명백해진 경향을 이어나가고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있다. 케이팝에 있어서 EDM등의 격렬한 전자음에서 벗어나 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음악으로 접근하 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특징은 소녀시대나 카라, 그 앞으로 필자에게 흥미를 끄는 지점은 한국의 청중이 리고 원더걸스를 탄생시킨 2007년으로의 회귀로 볼 소녀적인 풋풋함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있다.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격렬한 EDM’과 적절히 균형 일본인이 케이팝을 사랑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 잡힌 어른스러운 아이돌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케이 돌들의 노래와 댄스의 높은 퀄리티에 있으며 이는 일 팝이 새롭게 노선을 전환하여 ‘로리콘 대국’ 일본으로 본에선 잘 볼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의 아이돌 팬이 처음 케이팝 아이돌에게 느꼈던 위화감은 ‘완성 의 접근을 시작한 것처럼 볼 수도 있다. 도가 너무 높아 아이돌답지 않은’ 점에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아이돌은 풋풋함이 남아있기 때문에 좋 그렇다면 현재 소녀 스타일의 신인 아이돌 그룹들을 다’는 아이러니가 널리 퍼져있다. 앞으로 한국의 팬은 일본의 케이팝 팬들은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아이돌의 노래와 댄스가 풋풋해 보이고 미숙해 보여 일까? 적절한 조사에 기반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도 과연 그들을 사랑해줄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가설로서, 과연 일본에서는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번역 : 김라흐


김윤하 : 지난 3년간 이들의 컴백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이들이 가슴 에 품었던 갖은 기대에 단호하게 찹쌀떡 콩가루를 뿌린다. 세계를 무 대로 활동하는 톱스타나 힙의 최전선으로 여겨지는 자신들의 기존 이미지를 끊임없이 비틀고 뒤집는다. 그것도 아주 유머러스한 방법으 로. 앨범과 비디오 곳곳에서 자기전복적으로 사용되는 멤버들의 면면 은, 뒤이어 그동안 의지해온 지드래곤이라는 원심력에서 벗어나 다섯 으로 힘을 분산시키는데 일조하며 앞으로의 팀의 방향성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보탠다. 힙스터에 의한, 힙스터를 위한 영화의 등장인물 소개 같은 ‘LOSER’의 뮤직비디오나 반복 없이 멤버 한 사람 한 사람 이 순서대로 테마를 이어나가는 ‘BAE BAE’의 구성을 보라. 이것이야 말로 그동안 사장님이 통성기도처럼 외쳐온 ‘즐겨라’의 성공적 체현 이다. 빅뱅 - M YG 엔터테인먼트 2015년 5월 1일

빅뱅 - “LOSER” https://youtu.be/1CTced9CMMk

맛있는 파히타 : 나에게 빅뱅의 가장 큰 강점을 묻는다면 서정성이라 고 대답할 것이다. '거짓말', '하루하루', 'MONSTER'와 같은 곡들로 이 어져 온 드라마틱한 서정미를 지닌 곡들은 이번 싱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패배의식과 허무주의를 빅뱅과 같은 탑 아이돌이 노래한다는 것은 일견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일관성을 본다면 그것이 큰 놀 라움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젊은이들의 좌절, 패배, 상처, 저항 등을 가장 잘 다룬다는 점에서 본다면 YG는 한국에서 '반항아'를 가 장 잘 표현하는 기획사가 아닐까. 록 음악도 자생하고 있지 않으며, 메이저 씬에서 발라드조차 자취를 감춰버린 시점에서 빅뱅은, 그리고 YG는 대중음악 씬의 가장 큰 니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묘 : 90년대 얼터너티브 분위기 물씬 풍기는 분위기 속에 갑자기 가 요적인 멜로디가 삽입된다든지, 후반의 "찹쌀떡"부터는 사실상 다른 곡을 갖다 붙이다 만 것처럼 마감했다든지 하는 점까지, 무국적의 맥 락 속에서 무국적을 희롱하는 메타-케이팝이다. 아마도 'Fantastic Baby' 때부터 빅뱅은 일단 당혹감을 안긴 뒤 그것을 무시무시한 설득 력으로 뒤바꿈 해 보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이 곡만큼은 후자에 연연함 없이 마음껏 '끼를 부려' 놓는다. T.O.P의 어린이 얼르 는 듯한 "특이해 특이해~"만으로 이미 더 바랄 게 없다.

빅뱅 - “BAE BAE”

박준우 : 높은 수준의 비주얼이나 오브제를 통해 담아내는 은유(라 쓰 고 섹드립이라고 읽자)는 멋있다. 특히 자비에 돌란을 연상할 수밖에 없는, 힙한 정도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면 거의 최상에 근접한 의상 이나 색감은 (특히 옛 한국영화 포스터를 그린 티셔츠)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하다. 여전히 쿨한 모습을 보 여주지만, 음악을 놓고 봤을 때 ‘LOSER’라는 곡이 가진 무던함, ‘BAE BAE’가 가진 ‘예쁜 병맛’ 코드는 보는 이에 따라 관점이나 평가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런 곡들이 메인스트림에서 선보여지고 좋은 흥행을 거둔다는 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빅뱅은 빅뱅이다. https://youtu.be/TKD03uPVD-Q

별민 : 단 두 곡뿐인 이 음반에서는 분명 빅뱅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느낄 수 있고, 이것은 때때로 음악 위 에 빅뱅이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네 번의 연작으로 등장할 전체 “MADE” 앨범의 시작을 여는 곡으로는 더없이 적절하다는 인상이 있지만, “M”이라는 음반 자체만으로 의미가 발생하려면 역시 빅뱅의 이름을 빌려야 했겠다 싶다. ‘LOSER’는 편곡은 트렌디하되 멜로디나 감성에서 왠지 빅뱅 초기의 발라드곡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빅뱅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스트릿 시퀀스 중심의 뮤직비디오는 더 욱 그렇다. 유제상 : ‘커리어의 절정을 넘어 이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장 솔직한 고백이다. ‘LOSER’는 빅뱅을 흉내 내는 위너를 흉내 내는 빅뱅 같기도 하고, ‘BAE BAE’는 기존 빅뱅 타이틀을 의도적으로 느리 게 재생한 듯 지루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두 곡 모두 귀에 쏙쏙 들어오는 ‘대박 칠’ 멜로디를 가지고 있 지 않다. 그럼에도 이 싱글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쏟아 부어 유려하게 만들어진 결과물임을 누구든 느낄 수 있도록 ‘친절하게’ 고안되었기 때문이다. 느린 템포 의 멜로디는 끈적하게 귀에 남고, 농담은 더 능글맞아졌으며, 성적인 은유는 더 진해졌다. 이 모든 요소는 ‘아, 빅뱅은 지쳤구나, 인제 그만 봐도 되겠다’라기보다 ‘오, 갈수록 느는구나, 다음 이들은 무엇을 할까’라 는 안전한 기대감을 만들어낸다. 인생은 길고, 트렌드는 짧기에 이들의 이번 선택은 귀감이 되리라.


미묘 : 선명한 임팩트보다는 우아한 완결성과 품격이 두드러지는 음 반. 보아 작곡의 전작들도 그러했고, 이 음반의 보컬은 '보아 모창 가 이드'라 해도 좋을 만큼 보아 보컬의 특징들을 뚜렷하게 강조하고 있 어서, 그런 밋밋함 역시 "이것이 나다"라는 선언처럼 들린다. 퍼포머+ 송라이터+프로듀서로서의 보아의 정체성을 잡는 과정이라 할 수 있 고, 그것에 밋밋함이 포함된다는 것은 용기 있는 선택이며, 그 결과물 이 이처럼 웰메이드인 것은 대단한 성취가 아닐 수 없겠다. 아티스트 로서의 훌륭한 행보라면, 향후에는 "이게 나인데?"에서 조금 더 나아 간, 그 '밋밋함'이라는 아티스트 정체성에 대한 존재증명도 읽어볼 수 있길 기대한다.

보아 - Kiss My Lips SM 엔터테인먼트 2015년 5월 12일

보아 - “Kiss My Lips” https://youtu.be/YR92tv29pFU

박준우 : 보아는 자신이 얼마나 우아하게 보일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고 그 우아함을 표현할 줄도 안다. 끊임없이 절제하면서도 흘리듯 터뜨리는 가운데 인상 깊었던 것은, 다양한 장르를 가져오는 듯하지 만 그것마저 과하지 않게끔 표현하는 점이다. 보아가 지금까지 지나 온 결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착실하게 쌓아온 음악가로서의 노 하우와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멋지게 나이 먹는 음악가의 모습을 봤다 고 하면 너무 과찬일까. 별민 : '아시아의 별' 보아가 만든 앨범은, 그러나 춤 잘 추고 끼 많던 '소녀 가수' 보아 시절에 불렀던 노래들을 많이 닮아 있다. 기존 앨범 에 비해 힘이 빠진 듯한 모습에 조금 갸웃하는 팬들도 있는 것 같지만, 보아 스스로 보아가 가장 사랑스러웠던 시절을 기억해내고 그 때의 자신의 모습을 '정체성'으로 여긴 듯해 오히려 반가운 지점도 있다. 물 론 보아 특유의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가 없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 이긴 하다. 미묘 : 이 음반은 로커가 만든 댄스 가수 음반의 티를 숨기지 않는다. 그것이 'Alive'의 딱히 필요하진 않은 피치쉬프트와 오토튠 같이 조금 민망해지는 순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넬 음악을 미디로 '번역'한 것과 같은 양상이다. 그리고 그것이, 넬이 갖는 찬란함과 처연함의 매 력을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 넬을 좋아하지 않는 나의 취향을 전제한다면 "넬을 들으면서 감동하는 나"에 대한 자괴감 과, "울지 않으면 이런 매력이 있군" 하는 발견을 동시에 안긴다. 김성 규가 넬의 '성공한 덕후'라고 한다면, 정말 여러 가지로 성공했다.

김성규 - 27 울림 엔터테인먼트 2015년 5월 11일

김성규 - “너여야만 해” https://youtu.be/R1DiozFguJg

별민 : 김종완 솔로 앨범이 나온다면 이랬을까 싶은 앨범이 나왔다. 아이돌은 물론이고 주류 가요 시장에서 이런 색채를 띤 앨범이 거의 없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달까. 김성규의 소속 팀 인 인피니트의 가장 큰 미덕이란 언제나 '돌직구'보다는 완곡한 '은 유'에 있었다고 보는데, 그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난 앨범이 바로 "27" 아닐까 한다. 윤상의 'RE:나에게'(2014)에서도 성규는 스물여섯 청년이었지만 가사와 창법을 통해 '청년 시절'을 직유하고 있었다면, "27"의 성규는 갖고 있는 가장 다양한 보컬 톤을 선보이며 바로 지금 의 '스물일곱의 성규'를 보다 입체적으로 은유했다. 앨범 가득 넘실대 는 신스 음은 지금 이 순간 반짝이는 청춘을 그대로 표현해내고 있으 며, 어딘가 간절해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는 나타나지 않은 가사는 뭇 청춘들이 흔히 가질 법한 막연한 불안감을 포괄하고 있다. 앨범 프로듀싱을 김종완에게 일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성규로 서의 진정성이 묻어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리라. 오요 : 넬의 김종완이 전곡에 작사 및 작곡으로 참여하고 프로듀싱까 지 맡은 음반. 넬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고 말하는 성규에겐 참 으로 벅차고 뜻 깊은 음반일 테다. 다만 이 음반이 넬의 또 다른 음반 으로 들리는 점은 아쉽다. 성규의 다음 음반은 청출어람이라 말할 수 있기를.


신당동 파르한의 음악소개소

1. 덤벼라 - 럭스

2. U&I - 57

3. Satellite - 다이얼라잇

[좆같다 덤벼라](2015)

[57](2014), 1

[Satellite](2014), 4

<덤벼라>는 1999년 발매된 럭스의 싱글과

젊은 멜로딕 펑크 밴드 원톤의 두번째 EP.

<Satellite>는 기타와 드럼 연주만으로

이후의 1집 수록곡을 새로 녹음한 곡이다.

드럼 필인으로 시작하는 이 곡의 정확하고

시작하다 베이스와 함께 강렬한 연주를

특히 2015년 버전에는 원곡에 참여했던

명쾌한 드럼 연주가 마음을 움직인다.

선보이는 곡이다. 항상 다이얼라잇의 드럼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이주현씨가 참여해

강렬한 연주와 ‘Tell me why my dream

연주가 궁금했었는데, 곡을 듣자마자 아주

더 즐거워졌다. 이 곡의 뮤비를 오랫동안

is getting smaller’와 같이 공감되는

강하게 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hearts,

기다려왔는데

뮤비를

가사들이 참 잘 어울린다. 목소리와 연주가

dry, always, thirst’와 같이 단어를 나열하는

보며 ‘조선펑크란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처음부터 하나인 듯한 것이 멜로 펑크의

식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그 점이 오히려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곡과 같이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 원톤의 노래를

곡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곡들을 많이

들으면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신선했다.

만나고싶다.

드디어

공개된


이번달에는 오랫동안 좋아하던 펑크 밴드들의 음악과 함께, ‘서프록’, ‘얼터너티브’, ‘개러지’와 같이 저와 친숙하지는 않지만 아주 멋진 음악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신당동 파르한 (@chungchoon98)

4. 달데이트 - 이채언루트

5. 내를 델따주오 - 노브레인

6. To Be Wise - 세이수미

[Madeline](2015), 4

[인디 20 : 인디 20주년 기념 앨범 -

[We’ve Sobered Up](2014), 1

DISC 2](2015), 1

이채언루트는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와

개인적으로 노브레인의 <청춘 98>과 <바다

세이수미는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4인조

베이시스트

이루어진

사나이>같은 곡들을 좋아하는데, 이 곡은

밴드이다. 최근 세이수미의 공연을 보고서

밴드이다. 바이올린과 베이스라는 흔하지

오랜만에 그때와 같이 스카의 느낌이 나는

이들이 말하는 ‘서프록’이 무엇인지 알 수

않은 조합의 밴드인데 노래를 듣자마자 ‘

곡이라 반갑다. 기타 연주는 컨트리 음악을

있었다. <To Be Wise>는 그런 세이수미의

정말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를

생각나게 하면서 ‘내를 델따주오’라는 제목과

곡들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고, ‘바다’와 ‘

치듯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그 연주와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찬바람 불어도 마음

맥주’가 느껴지는 시원한 곡이다. 가사들을

목소리가 하나인 듯 한 것이 인상적인데,

시렵지 않은 따뜻한 남쪽 내고향’이라는

담담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매력적인데,

특히 수록곡 중 유일하게 한국어 가사로 된

가사가 참 와닿는다.

개인적으로는 ‘How should I live’를 부를

권오경으로

이 노래에서 그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다.

때가 정말 마음에 든다.


새벽 2시 53분. 악몽을 꾸다가 깼다. 악몽 내용이 뭐였더라. 기억났다. “효정아

너 왜 이렇게 살쪘어?!”같은 말을 수차례 듣는 장면이었다. 이거야말로 내가

거식증, 영양실조, 기절, 빈혈, 생리불순, 탈모 등을 견뎌가며 마른 몸을

쫓았다가 반대로 폭식증에 걸려서 엄청난 속도로 몸무게가 불어난 일이

에 서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다.

있었다. 다이어트에 목숨을 걸었던 이유는 살면서 몸매부터 시작해 얼굴, 패션스타일 등 외모로 당한 차별들 때문이었다. 미국에 오니 일단 누구도 겉모습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는 게 좋았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왕왕 인종차별을 당했다. 모든 민족의 용광로라는 미국에서도 특히 선진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뉴욕에서 말이다.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동양인 비하 욕설을 들은 그런 적도 물론 있지만, 진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알게 모르게 차별 당한 경험들이다. 화장품 상점에 들어섰다. 나를 신경쓰기는커녕 직원들은 저들끼리 잡담하기에 바쁘고, 나는 혼자 열심히 상점 안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손등에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윽고 백인 손님 한 명이 상점에 들어왔다. 백인에게는 직원들이 너나할 것 없이 먼저 다가간다. “찾는 제품 있으세요?” 상냥한 어투.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스터디 모임. 나와 백인 여성 두 명을 포함 모두 그 날 처음 보는 사이였다. 두 명은 내가 말을 건넬 때면 결코 무시하지 않고 잘 들어주었지만, 내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무조건 서로를 향해서만 몸을 돌리고 대화를 나눴다. 나를 향해 한 번 눈길을 돌리지도 않았다. 명백한 차별들이었다. 그러나 암묵적이다. 누구도 나를 향해 욕을 하진 않았다. 결코 노골적이지 못하다. 외모, 인종, 성별, 성적 취향, 장애… 한국이든 미국이든, 그곳이 얼마나 선진화가 됐든, 어디에서든지 차별은 존재한다. 요즘은 혐오주의, 극혐이라고 표현하던데.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다른 점은 그 차별이 누군가의 단순한 가치관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차별하는 그 누군가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혐오할 권리도 있다”고 외치는 이들을 혐오하는 것이다. 미국 내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그 인종차별을 ‘말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자신의 차별주의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순간 사회적인 질타를 받고, 그걸 넘어서서 범죄자 취급을 당하기까지 한다.


평소에 못생기고 뚱뚱한 사람, 아시안, 여자, 장애인, 동성애자들에게 어떤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해도 그 생각을 함부로 단어로써 밝히기 어려운 것이 미국 사회다. 사회적으로 자신이 되려 잘못된 사람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뉴욕 지하철 안에서 어떤 남자에게 “눈 찢어진 이 비취야 중국으로 꺼져”란 말을 들을 때, 모두들 내가 아닌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별로 상처받지 않을 수 있었다. “중국이 아니라 한국사람인뎁쇼”라고 여유롭게 받아 치진 못했지만 어쨌든. 상처는 안 받았다. 그 순간 나는 상처가 아닌, 차별이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사회를 느꼈다. 당사자가 자의로 선택할 수 없는 특성, 그러니까 성별, 성적 취향, 장애, 외모, 인종 등에 대해 타인 중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권리는 없으며, 여기에는 어떠한 전제조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한국에 있었을 때까지만 해도 차별을 하면서 나는 그게 차별이라는 것도, 잘못된 행위라는 것도 깨닫지도 못했다. 립스틱 색을 잘못 선택해 이상해 보이는 친구한테 “토인같다”는 말을 막 해댔고,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개방적인 사람, 가치관이 열린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지식인’ 취급하면서 “이해한다”는 표현을 썼다. 뚱뚱한 사람에게 ‘자기관리’와 ‘건강문제’라는 잣대를 들이댔다.

황 효 정

이곳에서 나는 인종적 소수 계층이다. 외국으로 나올 계획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내가 이 입장에 설 줄은 사실 꿈에도 몰랐다. 앞으로 더 살이 찌고 못생겨질 수도 있다. 나이가 점점 더 들어가니까 돈과 시간을 외모에 쏟아 붓지 않는 이상은 자명한 미래다. 앞으로 여자를 사랑하게 될 수도 있다. 평균수명에 따르면 앞으로 60년은 거뜬히 더 살 텐데 여인 한 명쯤 에로스적으로 사랑할 수도 있고 말고. 또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냥 덧붙여서 한 가지 사실을 고백하자면 요즘 좀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세상을 더럽히려는 악의가 있거나 하는 부정적인 의도는 전혀 없는 그런 감정이다. 아름다운 감정이고 그 상대가 전과 다를 뿐이다. 아무튼 아무튼. 꿈에도 모를 앞날을 위해서 나는 차별이 차별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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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완성의 네가지 유형

(1) 개인/개인의 DB 개인에게 적용되는 자동 완성 기능인데, 평소 개인이 자주 쓰는 단어들의 목록을 프로그램이 학습해서 데이터로 구축해 놓은 것이다. 두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한 사람은 ‘기타’, 다른 한 사람은 ‘기차’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두 사람의 프로그램에서 ‘기’를 입력했을 때, 서로 다른 단어가 자동완성된다. (2) 개인/집단의 DB 개인에게 적용되는 프로그램이며, 여러 사람이 모아놓은 데이터를 적용 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많은 사람이 ‘기타’라는 단어를 쓴다고 치자.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개인은 ‘기차’라는 단어를 많이 씀에도 불구하고, ‘기’라는 글자를 입력했을 때, ‘기타’라고 자동완성된다. (3) 집단/개인의 DB 네이버 검색창과 같은 집단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에서 어느 한 개인의 데이터를 가지고 자동 완성을 해주는 기능이다. 만약 생소한 분야의 용어를 검색하고 싶을때 그 분야에서 이름난 사람이 구축한 DB 를 빌려 쓰면 된다. (4) 집단/집단의 DB 집단이 모은 데이터를 집단이 공유하는 형태이다. 예컨대 포털사이트 검색창과 같은 것이다. 데이터가 유동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사람들이 ‘기차’라는 단어보다 ‘기타’라는 단어를 많이 검색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지난달에는 ‘기’까지 썼을 때 ‘기타’라는 자동완성 기능이 제일 첫 번째 순위에 노출된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기차’라는 단어가 상위에 노출될 수도 있다. 따라서 당시의 이슈나 관심사, 주요한 정보를 반영하여 수시로 변화할 수 있다.


빗나가는 의도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는 집단이 공유하는 언어 DB인 ‘랑그’와 그것을 사용하는 개인의 언어 습관인 ‘파롤’의 구별을 강조했다. 하나의 모국어를 공유하는 개인은 사회적 지위나 처한 맥락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개인이 언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발음이나 주로 사용하는 단어들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는 내 경우 ‘절개’나 ‘배농’과 같은 의학용어들이 자동완성 DB에 등록돼 있지 않은 것이다. 아래 웃지 못할 상황들은 스마트폰의 자동완성 기능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단어가 선택됨으로써 대화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러한 대화의 전복은 사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기 전에는 겪을 수 없었던 새로운 징후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가시화되지 않던 개인과 집단의 서로 다른 언어 습관이 빚어낸 실체가 미디어의 발달로 시각화되는 것이다.

오토마티즘과 오토코렉트 오토마티즘은 다다에서 발전한 초현실주의에서 창안한 기법이다. 의식이나 의도가 없이 세계를 무의식적 상태로 대할 때 거기서 솟구쳐 오르는 이미지의 분류를 그대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합리성에서 벗어난 단어들의 결합으로 인해 솟아오르는 전혀 새로운 의미들은 모더니즘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여기서 우리는 20세기 아방가르드가 19세기와 완전히 절연한 활동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구태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에 있어 오토마티즘은 아방가르드의 중요한 툴이었던 셈이다.


오늘날 자동완성기능은 특정 예술가들의 무의식 대신 개인과 집단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낸 마술이다. 내 생각을 앞질러 추천되는 단어들은 미디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언어습관을 길러낸다. 머릿속이 아닌 인터페이스에 의해 단어들이 조합되는 것이다. 이렇게 동일한 인터페이스에 의해 길들여진 사람들의 언어습관은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점이 있다. 위 이미지는 최근 내가 채팅한 사람들 몇 명의 대화창을 캡처한 것인데, 모두 문장의 끝이나 중간에 ‘ㅋㅋㅋ’를 붙였다. 내 경우도 ‘ㅋㅋㅋ’를 즐겨 쓰는데, 이것은 자동완성기능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 짐작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damnyouautocorrect.com’에 등록되는 사연들처럼 맥락을 파괴하는 단어들이 채팅창에 난립하는 것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시스템과 개인의 부조화에서 비롯된 희극이기 때문이다.

⑴ 네이버지식백과 [오토마티즘] ⑵ 네이버블로그 [김학성심리공학 연구실] ⑶ 임근준 [오래된 것의 충격]

clichecliche@naver.com


게임 노동 일지

글. 그림. 철민



뭐야? 벌써 5퍼센트 밖에 안 남았어? 어쩌지? 편의점? 아냐, 아냐. 그거 기다릴 시간 없어. 근데 이러다 꺼지면 어쩌지? 곧 전화한댔는데……. 아, 씨발. 어제 충전하고 잔다는 걸. 아, 씨발, 병신. 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뭐해. 일단 가자. 가서 만나는 건 할 수 있으니까. 일단 만나고, 이거 끝내고 나서 생각하자. 저번에도 그랬잖아. 5퍼센트가 생각보다 꽤 오래 갔었어. 일단 밝기부터 줄이자. 그러고 보니 모레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뭐였지? 생각해보자. 가는 길에 계속 생각이 안 나면 그때 캘린더를 보는 걸로 하고. 근데 뭐 타고 가지? 노선도. 음. 그러고 보니 오랜만이네. 노선도로 버스 찾는 거. 뭔가 좀 웃기다. 아련한 느낌? 추억을 떠올리는 그런 느낌이랄까? 어쨌든, 어디 보자. 동대문, 동대문 가는 게. 2112번, 103번. 오케이. 이거 줄 중에 하나 타면 되겠네. 어? 왔나? 에이, 메일이네. 스팸메일 알림 따위로 배터리를 쓰다니. 아깝다. 일단 오늘 가서 할 얘기를 생각해보자. 일단 일정부터 이야기하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거 마무리하고 나서 시작하자고 해야지. 그리고, 컨셉. 컨셉은 뭐 알아서 이야기해줄 테고, 참여자들 정보 받아야 되고, 또, 그, 그거 뭐냐? 그 오픈 준비? 그것도 얘기해야 되고. 그건 그렇고, 다음에 진행할 것도 좀 얘기해야 되지 않나? 어? 왔다. 일단 타고 생각하자. 펜이랑 종이가 있나? 없네. 아, 근데 어쩌지? 일정 확인을 못하잖아. 핸드폰 없으면 안 되는데. 일정 겹치면 또 연락해야 될 거 아냐. 일정 안 정하고 그냥 할 일들만 정리하면… 그럴 거면 오늘 뭐 하러 만나. 혹시 그 사람들 중에 충전기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없으면 어쩌지? 아, 그냥 늦더라도 충전을 하고 가야겠는데? 근데 그걸 언제 기다리고 있어. 그래! 어디 충전기 파는 데 없나? 생각해보자. 프리스비는 없고. 대리점? 대리점에서 충전기를 파나? 블로그 검색을… 아니야. 그러다 꺼지면 어떡해. 아, 진짜 씨발 존나 짜증나네. 어제 충전만 했어도 이럴 일 없잖아. 저번에 그거 뭐냐, 그거. 휴대용 충전기? 배터리? 아무튼 그거 사자고 할 때 살 걸. 솔직히 예쁘긴 예뻤는데 좀 비쌌어. 근데 그거 샀었어도 오늘 들고 나왔겠어? 그럴 리가 없지. 그걸 충전해서 가지고 다닐 놈이었으면 어젯밤에 핸드폰을 충전해놓고 잤겠지. 아, 진짜 병신. 그래. 어차피 충전을 해야 되니까 일단 지금 충전기를 살 수 있는 곳을 검색해서 동대문 도착하면 바로 산 다음에 그 사람들을 만나자. 그럼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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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망했어. 꺼졌네. 어쩌지, 어쩌지……. 아, 씨발. 핸드폰으로 메일을 보내면 되잖아. 캘린더 캡처해서. 아, 왜 생각 못했지? 멍청하게 충전기 살 데 없나 검색이나 하고. 충전기 사면 뭐 어쩔 건데? 어차피 충전하는 데 시간 들잖아. 그럼 일단 다른 사람 걸 빌려서. 아 씨발!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아, 짜증내봤자 뭐해. 일단 충전기를 사자. 아니다. 그냥 거기 가서 잠깐 충전해서 쓸까? 그러다 또 꺼지면? 그래. 일단 가는 길에 계속 들려보자. 편의점. 편의점에서 왠지 팔 수도 있을 것 같아.

“저기, 여기 충전기 있어요?”

“충전기요?”

“네. 아이폰 충전기요.”

“아니요.”

“네.”

저기 편의점 또 있다. 저기 가자.

“혹시 여기 아이폰 충전기 있어요?”

“네? 잠시만요. 오빠, 저희 혹시 아이폰 충전기 있어요?”

“아, 죄송한데요. 저희는 없습니다.”

“네.”

아, 어쩌지. 편의점 또 없나? 없는 것 같네. 없네, 없어.

망했다. 아, 그래. 그럼 일단 거 뭐냐. 카페에 가서 잠깐 충전을 해서 켠 다음에 달력을 캡처해서 메일로 보내는 거야. 그래, 그럼 되겠네. 오케이.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그 사람한테 메일로 보내야겠다. 내가 연락한다고 하면 되겠네. 아, 씨발 존나 스마트하네. 스페셜 스마트구만, 씨발.


Road - 6 (순대) 글. exxx 오늘의 주제는 순대다.

현대 한국에서 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두 말할 필요도 없이 한 가지 문제로 귀결되니 오늘의 이야기도 그곳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너는 막장을 찍어 먹느냐, 소금을 찍어먹느냐?

오늘의 주제도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소금을 찍어먹는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막장을 찍어먹는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막장을 찍어먹는 것이 분명 맛으로 보아도 낫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것이 한 고을 단위의 괴식이 아니라 여러 고을에 고르게 분포된 것을 보면 분명 설득력을 가질 만한 맛의 지분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평소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어왔고 먹는다고 이야기 해 왔지만 사실 소금이야 치킨도 찍어먹고 삼겹살도 찍어먹고 소고기도 찍어먹기 때문에 어쩐지 1:1 매치의 순수함도 떨어지는 듯 하여 막무가내로 주장하기에 겸연쩍은 구석이 있다. 어찌 세상 여러 음식에 고루 쓰이는 소금을 순대의 유일한 짝꿍이라고 우기기가 쉽겠나 말이다. 나는 그렇게 뻔뻔한 사람이 못된다. 순대는 양념 소금이 아니냐고 우겨 봐야 소금 + 고추가루 정도 섞인 분식집의 싸구려 소금만을 경험해온 수가 대부분일 것이기에 순대에는 소금을 찍어먹는 것이 ‘최선’ 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장이 정말로 맛있다고 이 자리에서 선언하기에는 나에게 딱히 경험이 없기 때문에 ... 쩝, 진퇴양난의 상황인 것인 것이었다. 두둥!

그래도 글은 열었고 읽을 사람들이 있으니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를 짚어야 할 것아닌가.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순대를 찍어먹는 막장은 고추장과 된장, 쌈장과도 다른 그 무언가의 만드는 법이 있다고 한다. 다진 마늘이나 미숫가루 사이다 등이 들어가 맛의 복잡도를 한껏 끌어올린단다. 인터넷 상에서 몇몇 제조법이 있긴 하지만 딱히 만들어 본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다들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통일된 표현은 “조금 달짝 지근한 맛도 있고 조금은 습윤한 기운도 있는 그것”

나도 한 번은 서울에서 막장을 찍어 먹어 본 경험이 있긴 한데, 워낙 미맹 시절의 이야기인지라 그 아리 까리 했던 막장의 외형만 떠오를 뿐, 맛을 묘사할 수준의 기억은 담아두지 못했다.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래서 뭐가 맛있냐고 물어볼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이곳에서 결정적으로 소금이냐 막장이냐의 승패를 가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것은 언젠가 만나서 경험해 보고 각자가 가늠할 문제이다. 하지만 막장에 대해서 싸잡아서 희귀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오늘 짚고 가련다.

먼저 순대가 돼지고기와 그 부속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을 생각하면 돼지+고추장 양념, 돼지+된장 양념, 돼지+달콤한 양념 등이 제육볶음, 수육, 족발 등에 두루 존재하니 그 맛 조합 (시도)는 무척 합리적일 수 있다. ‘ 합리’에 밑줄 그어 놓자. 그렇다. 막장이라는 것이 그 제조법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해도 고추장과 쌈장 된장의 그


어느 지점을 적절하고 습윤하게 버무린 것이라면 돼지의 피와 창자 등을 조합해 만들어 내는 순대라는 요리에 이미 그럴듯하게 어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오히려 순대를 찐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육에 소금을 찍어먹지 않았던 것처럼 막장이 더 효과적인 맛을 이끌어 낼 여지마저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들 막장이니 소금이니 할 때 이런 생각은 안해봤나 모르겠다. 대체 순대는 왜 순대인가!!!???

오늘은 이것을 좀 더 정리해보려고 한다. 먼저 순대의 종류를 이야기 하자면 일반 순대, 암뽕 (막창)순대, 오징어 순대, 찹쌀 순대, 명태 순대 등등 이 존재한다. 순대의 원리와 완성형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동물성 피로 빚은 만두라고 생각하면 좀 간단한 부분이 있다. 물론 만두는 잘라 놓지도 않고 선지가 들어가지도 않지만... (선지가 들어간다는 것은 순대의 무척 중요한 요소이다. 색의 대부분이 선지에서 나오기 때문에)

위에 적어 놓은 것 처럼 세상에는 여러 순대가 존재한다. 순대와 관련한 고조리서의 기록에 의하면 ≪규합총서 ≫에는 쇠창자찜, ≪시의전서 是議全書≫에 어교순대와 도야지순대 만드는 법이 있다고 하는데, 쇠창자찜은 쇠창자에 소를 넣어 창자 양끝을 실로 매어 쪄서 익히는 것이고, 어교순대는 민어 부레에 소를 넣어 삶아 익히는 것이며, 도야지순대는 돼지창자에 돼지피·숙주·미나리·무·두부·배추김치 등을 섞어 만든 소를 넣어 삶는 것이다. 여기서 쇠창자 찜은 따로 창자찜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 + 순대에는 피가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아 높은 확률로 생선류 보다는 돼지류에서 먼저 발달했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돼지의 창자를 이용하고 속을 넣어서 만드는 것을 순대라 칭하고 여기서 응용과 변환이 일어나 명태순대 오징어 순대 등이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것이 설득력있다.

하지만 이것이 왜 순대인지를 밝혀 주지는 않는다. 여기서 좀 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혹시 순과 대에 어떤 이름의 어원이 있지 않을까?

巡 : 돌(순) - 돌다, 순행하다, 따르다. 紃 : 끈(순) - 끈, 줄, 좇다. 帶 : 때(대) - 띠, 뱀, 띠를 두르다.

그럴 듯한 것들을 찾았다. (그럴 듯한 것뿐이니 전적으로 재미로 읽어야 한다) 자 어떤가. 끈 모양의 음식. 순대다.

현대에 와서는 시장에서 파는 간식으로 독특한 재료 보다는 당면이 주로 들어가 있어 어딘지 모르게 요리 자체의 품격이 떨어진 것 같지만, 정성을 들여 만든다면 재료부터 제작 과정 어디를 살펴봐도 무시할 수 없는 요리임이 분명하니 순대 무시할 일이 아니다. 분식집에 파는 순대라고 하대하지 말아라. 너는 언제라도 속이 꽉찬 인간인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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