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이리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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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입니다.

영화로 읽는 시공간 - 아가씨: 다하지 못한 이야기 / 글. 곡주대비 영화수업 - 방학 특선 / 글.김 지진파 - 투명사회 뼈와 살들 - 글. 그림. 준가 옆사람 인터뷰 - 프랑스로 / 글. 정리. 이내 도토루의 하루 - 그림. 호지 Daily Archive - 이카루스 프로젝트 / 글. 김혜미 의미 없는 이야기 / 그림. 글. 철민 경계인 - 8화. 혼돈과 질서 / 글. 스푸트니크 한 쪽 눈으로 바라본 세상 - 8. 치매 / 글. exxx


휴가들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전국이 뜨거워 어디로 갈 수가 없을 지경인걸 알면 서도 참으로 뻔뻔한 인사말입니다. 트위터에서 겨울이 좋은지 여름이 좋은지 투표를 하는 분이 계셨는데, 저는 여름 이 좋습니다. 늘 반팔티만 입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게 어린시절부터 가져온 저 의 오랜 꿈이기 때문입니다. 역대 가장 덥다는 올해의 여름을 생각하면 제가 잘 결 정내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철회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추우면 죽는 사 람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곡식도 잘 안자라고.. 월간이리는 도시를 중심으로 운용되지요. 아마 대부분의 독자도 아스팔트를 밟으 며 살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혹시 그렇지 않은 분이 계시면 저에게 연락을 좀 ... 도시를 벗어난 필자도 필요하답니다. 한곳에 있다보면 소중함을 모르는 것도 있지만, 견문이 좁아지는 단점도 존재합 니다. 그렇다고 이 더위에 돌아다니는 일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적은 독 자를 소중히 대해야지요.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다양한 디자인에 관한 글을 쓰셨던 김성연 님의 연재가 마 무리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우리가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글을 쓸 만한 여유시간이 얼마나 주어지는 지를 생각해보면 그간의 연재만으 로도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해가 됩니다. 늘상 주장하지만 책의 가장 큰 적은 여가시간의 부족입니다. 진짜라니까요. 여러 분이 시간이 남아돌아야 저희 같은 잡지도 한번쯤 펼쳐보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진심으로 모든 사람들의 근무시간 단축을 기원합니다. ps. 월간이리 페이스 북이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 걱정을 해 드렸으니 오셔서 여러 분도 저희를 좋아해 주십시오! plz

월간이리 exxx 드림

공식트위터 @postyri


< 아가씨: 다 하지 못한 이야기 >

글.

곡주

대비

지난 호에 아가씨에서 등장 했던 세 개의 섹스신을 들여다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프리퀄’ 에 이 은 못다한 이야기, 즉 본평을 풀어보고자 한다. 지금쯤이면 독자들 대부분이 알고 있을 영화, 아가씨는 핑거스미스, Fingersmith (소매치기, 혹 은 레즈비언이라는 속어), 라는 영국소설이자 텔레비전 드라마 3부작을 기반으로 한 한국 장편 영화다. 한국 버전은 배경이 일제 강점기로 바뀌고, 히데코 라는 막대한 재산을 상속 받게 되어 있는 아가씨의 재산을 숙희 라는 거리의 소녀와 그녀를 조종하는 (사기꾼) 백작이 합세하여 뺏 고자 하는 공모로부터 시작 된다. 숙희는 하녀로 위장하여 히데코에 집에 입성하게 되고 사기꾼 역시 백작으로 위장하여 히데코의 미술 선생으로 들어가 히데코와 사기 결혼을 하기 위한 작전 을 펼친다.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은 히데코를 (혹은 숙희를?) 속이는 과정에서 히데코와 숙희가 사랑에 빠진 다는 것이다. 이 때부터 영화는 케이퍼 장르에서 러브스토리로 축을 틀기 시작한다. 영화는 동일한 사건을 시점에 따라 세 파트로 나누어 보여주는데 첫 번째 파트는 하녀의 시점으 로, 두 번째 파트는 아가씨 히데코의 시점 그리고 마지막 파트는 하정우가 연기하는 백작의 시점 으로 그려진다. 시점에 따라 동일한 사건이나 대사가 다른 맥락으로 비추어지고 해석 되면서 영 화는 꽤 흥미로운 분열점 들을 만들어 낸다. 가령, 히데코가 숙희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에게 내 가 백작과 결혼했으면 좋겠냐는 마음에도 없는 질문을 했을 때 숙희는 그렇게 되면 행복하실 것 이라는 역시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한다. 이 두 소녀의 첫 번째 갈등 지점인 셈인데, 이 들의 속 마음은 시점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드러난다. 즉, 히데코 파트에서는 히데코의 속마음-하녀가 나 를 말려주었으면 좋겠다, 숙희 파트에서는 숙희의 속마음-마지못해 하는 말 일 뿐이다, 라는 것 을 보여줌 으로서 관객에게 특권을 주는 셈인데, 이러한 구조가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 인물의 대사와 행동에 주목하게 되는 효과를 낸다. 다만, 동일한 사건이 세 명의 화자에 의해 각기 전개 되면서 영화가 늘어지게 된다. 144분이라 는 긴 러닝타임에서 거의 절반 이상이 반복되는 (다른 시점이지만) 이벤트를 설명하는 것으로 사


영 화 로 보 는 시 공 간 용된다. 물론 같은 사건들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언급 될 때 다소 줄어들거나 생략되긴 하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 지루해지고 지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부분은 원작 핑거스미스에서도 사용 된 기법인데, 원작의 많은 부분이 차용되지 않거나 변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이 버려지 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파격적인 (?) 해피엔딩을 추구한다. 박찬욱 감독이 기에 해피엔딩이 파격적이라고 수식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옳았냐는 것이다. 숙희와 히데코는 백작과 히데코를 옥죄이던 삼촌을 엿 먹이고 일본을 떠난다는 결론인데, 줄거리 만큼 개운하지가 않다. 히데코나 숙희의 감정묘사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그녀들이 서로를 사랑했 던 것은 충분히 영화 속에서 설득력 있게 보여졌다고 여겨진다. 다만 그들의 해피엔딩이 통쾌할 정도로 그녀들은 복수를 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007의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키스 신이, 혹은 다이하드의 엔딩을 장식하는 맥티어넌 형사의 너덜너덜한 미소가 짜릿한 것은 그들 이 악당에게 하는 복수가 그들의 산전수전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즉, 되로 받 고 말로 주는 공식이 해피엔딩을 해피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평생을 삼촌의 고객들의 성노리개 로 살았던 히데코는 (그 마저도) 숙희의 도움을 받아 그의 장서들을 찢어버리는 것쯤으로 복수 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 복수 3부작에서 오만 종류의 현란한 고문들로 이름을 날린 깐느박의 엔 딩으로는 너무 싱겁지 않은가. 물론 3번째 파트인 하정우 시점에서 사기 행각을 들킨 백작이 삼촌에게 고문을 당하는 씬이 있 긴 하지만 이는 오히려 하정우가 지은 죄에 비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 리즈 전작들을 고려했을 때). 결과적으로 아가씨는 세 차례의 전례에 없는 파격적인 섹스신으로만 기억에 남을 125억 짜리 ‘ 귀여운’ 영화가 돼버렸다. 물론 이 부분은 박찬욱의 천재성을 인지하는 1인이기에 느껴지는 불 평일 수 도 있겠다. 아가씨로 인해 나는 박찬욱의 다음 작품이 그 어느 때 보다 도 더 기다려진 다. 이는 올드보이 이후 친절한 금자씨를 기다리던 것과는 다르다. 지금은 채워지지 않은 갈증 으로. 아직도 목이 마르다.


영화수업 방학특선 글. 김 독자들께 정식으로 소개한 적은 없지만 <영화수업>은 글쓴이가 학교에서 공부한 것들을 토대로 쓰는 글 이다. 6월 말에 방학을 한 후 학교와 도서관에 갈 처지가 안 되는바람에 이번 8월호는 방학특집으로 준비했 다. 이름하야 “여름방학특선” 으로 여름방학에 보기 좋은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옛날 영화 보기를 즐기는 글쓴이는 상암동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에 가는 것을 좋아한 다. 더 이상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옛날 영화를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을 뿐아니라 어둠에 경로로도 구 하기 힘든 오래된 한국 고전들과 헐리웃 고전, 유럽 고전 등을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 안 학교에 다니느라 가지 못했던 영상자료원의 시네마테크에서 프랑스 뉴웨이브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프 랑소와 트뤼포 기획전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상영 스케줄을 뒤지다가 8월 초부터 중순까지 반가운 영화들 을 상영한다는 걸 알게 됐다. 기획전 제목은 <아재와 이모를 위한 여름방학 특선>. 1981년부터 1990년 사이에 개봉해 당시 소년, 소녀 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영화 열한 편을 상영한다. 열한 편의 상영작은 다음과 같다. 레이더스 (1981, 스티븐 스필버그), E.T. (1982, 스티븐 스필버그), 그렘린 (1984, 죠 단테), 구니스 (1985, 리처드 도너), 스

탠 바이 미 (1986, 롭 라이너), 로스트 보이 (1987, 조엘 슈마허), 이너스페이스 (1987, 죠 단테), 비틀쥬스 (1988, 팀 버튼), 빅 (1988, 페니 마샬), 배트맨 (1989, 팀 버튼), 불가사리 (1990, 론 언더우드).

(한국 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캡쳐)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글쓴이는 초딩시절 위에 리스트된 영화 중 여섯 편을 봤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채 찍을 휘두르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로 더 잘 알려진 영화 레이더스. 나는 한 때 꿈이 사학자라며 떠벌리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게 다 이 영화 때문이었다. 외계인과 아이들의 우정 을 그린 스필버그의 최대 흥행작 E.T.를 보며 눈물을 훔친 기억도 있다. 부모의 간섭을 받고 싶지 않은 어린 아이가 하루 아침에 어른이 된 후 겪는 성장통을 그린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빅은 글쓴이가 어린 시절 가장 많이 본 영화 중 하나이다. 보물지도를 들고 해적이 숨긴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아이들의 이야기 구니

스도 비디오에 녹화해 놓고 필름이 늘어질 때까지 보고 또 봤다. 영화를 볼 때마다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슬 로스와 뚱보 청크가 함께 먹던 베이비 루스 초코바를 어찌나 먹어 보고 싶었던지! 팀 버튼의 비틀쥬스와 배

트맨은 딱 한 번 씩 봤지만 여전히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인상이 깊었는데, 훗날 미치광이 악령 비틀쥬스와 배트맨의 부르스 웨인을 모두 마이클 키튼이 연기했다는 것을 알고 꽤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영화 구니스의 한 장면)

(마이클 키튼: 배트맨 / 비틀쥬스)

슬로스와 청크가 베이비루스를 나눠먹는 장면 어린 시절 본 저 영화들을 아직도 많이 사랑하긴 하지만, 이 열한 편의 영화 중 “아재와 이모를 위한 여름방 학특선”이라는 주제와 가장 잘 맞는 영화는 역시 1986년에 개봉한 롭 라이너의 스탠 바이 미가 아닐까 싶다.

스탠 바이 미는 스티븐 킹의 중편 소설 모음집인 ‘사계 (Different Seasons) ’1) 중 가을 편인 시체(The Body) 를 영화화 한 것이다. 무시무시한 제목과는 다르게 이 소설은 네 명의 소년들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야 기는 한 중년 남성이 신문에 난 어릴 적 친구의 부고를 보면서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 방학 때 친구들과 함께 시 체를 찾아 떠났던 모험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모두 네 명으로 우등생인 형의 죽음으로 충격받은 부모님으로부터 방치된 고디(윌 휘튼 분)와 알콜 중독에 폭력적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크리스(리버 피닉스 분), 2차 대전 참전 후 미쳐버린 아버지와 함께 사는 테디(코리 펠트만 분) 그리고 소심한 뚱보 번 (제리 오코넬)이다. 늘 나무 오두막에 모여 담배를 피고, 카드놀 이를 하며 어울리던 넷. 어느날 뚱보 번이 마을에서 실종된 소년의 시체가 마을에서 40km 떨어진 할로우 로드 에 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리고, 네 소년은 시체를 찾은 영웅이 되기 위해 길을 나선다. 1) 스티븐 킹의 네 편의 중편 소설을 묶은 소설집. 봄에 해당하는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리타 헤이우드와 쇼섕크 탈출), 여름의 Apt Pupil (우등생), 가을의 The Body (시체), 겨울의 Breathing Method (호흡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봄 편은 영화 쇼섕크 탈출(1995), 여름 편은 스탠 바이 미(1986), 가을 편은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1998)로 영화화 되었으며, 2012년 겨울 편인 호흡법 역시 영화화 된다는 말이 있었으나 아직 개봉되지 않았다.


이 소년들의 모험은 E.T.와 구니스가 주는 종류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다. 스탠 바이 미에서 소년들이 시 체를 찾는 과정은 악당에게 쫓기며 용감하게 싸우거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진감 넘 치는 모험은 없다. 철길을 따라 걸으며 노래를 부르고, 흙바닥에 앉아 친구 얼굴에 물을 뱉고, 서로 놀리며 낄낄대다가 뜬금없이 달리기 경주를 하고, 어제 본 만화영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토론하는 등 아이들의 일 상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아이들을 위한 방학특선영화, 어린 시절에 봤 던 추억의 영화라기보단 아재와 이모들이 소년소녀시절의 여름방학을 추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스탠 바이 미는 이야기 말고도 주목할만한 것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다. 특히 영화가 개봉하기 25년 전 에 만들어진 벤자민 얼 킹의 대표곡 Stand by Me가 영화 의 OST로 사용됐는데, 이 영화와 함께 또 한 번 주목을 받 아 두 주인공인 리버 피닉스와 윌 휘튼이 벤자민 얼 킹과 함 께 출연하는 오피셜 뮤직비디오가 새로 만들어졌다. 또, 테 디와 번이 기찻길을 나란히 걸으며 여성 4인조 그룹 코데츠 의 Lollipop을 부르는 씬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저절로 웃음 이 지어지는, 귀엽고 즐거운 장면 중 하나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sWVPZ59iw8 (PDF 버전을 위한 링크: Stand by Me Official video) 하지만 영화는 마냥 즐겁거나 귀여운 것에서 끝나지만은 않는다.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라는 네 소년들의 고민은 어느 순간 영화를 보며 추억에 잠긴 어른들의 가슴에 훅을 날린다. 죽은 형을 그리워하면서도 부모 님이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슬픔에 악몽을 꾸는 고디, 품행이 단정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벌 어진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는 크리스, 자신을 학대하는 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하는 테디. 정신 없이 노는 와중에도 소년들 각자가 가슴에 품고 있는 상처들은 긁히고 덧난다. 그 과정을 통해 소년들은 자 기의 첫 번째 성장통에 맞딱들이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결말도 희망적이지 않다. 아이들은 시체를 찾았지만 빈손으로 돌아온다. 왔던 길을 다시 걸어 마을 에 도착했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들의 소년 시절은 이렇게 끝이 난다. 마지막에 성인이 된 고디의 나래이션으로 그해 여름방학 이후 다른 친구들의 삶이 언급된다. 너무 평범하거나 혹은 평범에 미치지 못하 는 삶, 아쉽고 안타까움에 가까운 삶들이지만 어린 시절의 친구들을 떠올리는 고디의 기분은 우울하기보단 유쾌하다. 아마도 그 여름 방학 이후에는 다시는 느낄 수 없었던 소년 시절의 즐거움을 그 회상을 통해 잠 시나마 찾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아재 혹은 이모가 되어 있을 수많은 고디, 크리스, 테디 그리고 번에게 (방학이 아닌) 휴가철을 맞 아 스탠 바이 미를 보길 조심스럽게 권해 본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나의 여름방학의 추억들, 그리고 몇 번 을 견뎌냈을 혹은 아직 성장통에 대한 저릿한 기억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다 보면 지금 이 견디기 힘들게 더운 2016년의 여름 한 가운데서 작은 미소라도 지어볼 수 있을 것이다.

Stand by Me상영 일정 및 정보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08/02 (화) 19:30 08/05 (금) 16:30 08/10 (수) 16:30 관람료: 무료


지진파

투명사회 p26:

긍정사회에서 일반화된 판정의 형식은 ‘좋아요’이다. 페이스북이 ‘싫어요’ 버튼을 도입하는 데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것은 주목할 만하다. 긍정사회는 모든 종류의 부정성을 피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부정성은 커뮤니케이션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는 오직 정보 교환의 양과 속도로만 측정된다. 커뮤니케이션의 대량화는 경제적 가치의 증가로도 이어진다. 그런데 부정적인 판정은 커뮤니케이션을 손상시킨다. ‘좋아요’가 ‘싫어요’보다 더 빠르게 후속 커뮤니케이션을 유발하는 것이다. 거부에 담긴 부정성은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용성이 없다.

투명성과 진리는 같은 것이 아니다. 진리는 다른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스스로를 정립하고 관철한다. 그 점에서 진리는 부정성이다. 정보의 증가와 축적만으로 진리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에는 방향, 즉 의미가 없다. 진리의 부정성이 결여됨으로 인해 긍정적인 것이 마구 증식하고 다량화된다. 과다 정보와 과다 커뮤니케이션은 바로 진리의 결핍, 존재의 결핍을 드러낼 뿐이다.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은 전체의 근본적인 불명료함을 제거하지 못한다. 더 많은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불명료함은 오히려 더욱 첨예화된다.


** 식물의 분류나 생태, 인간 관련 의학, 퀴어 관련, 무속, 종교, 음악, 소설 이나 시와 같은 문학 관련, 사진, 일러스트 혹은 적어놓은 것 이외에도 무언가를 꾸준히 기고하실 분들은 언제든 exxx2x@gmail.com 으로 문의주세요. 정말 친절히 안내해 드리고 있습니다. **


살들 그림 / 준가 junga.pic@gmail.com





17_ 프랑스로 영화제에서 자원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지혜는 우리 팀의 귀 여운 막내였다. 느린 말씨와 진지하면서도 때로 장난스러운

옆 사람 인터뷰

모습, 자기만의 취향이 매력적인 친구다. 꾸준히 불어를 공부 하던 지혜는 어느 날 프랑스에 간다고 했고, 출국하기 며칠 전 오이도에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 이 지나 한국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1_ Granz Globewalker, 여행하며 음악하기 한국에는 언제 돌아왔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 6월 초 입국 비행기를 탔다. 오자마자 부모님 가게 일을 도왔고, 요즘도 일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동안 보지 못 �� ���� ��� ��� ���� ���� ���� ��� 한 얼굴들을 보고 못 했던 얘기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친구들이 2년 동안 변한 게 없다고 하더라. 그러면 나는 슬쩍 웃으면 ����� ����� ��� 밤�� �� ��� ���� 결 서 사실 한국에 숨어 있었다고 대답한다. �� 사람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어디에 가도 있

는 것은 사람이요, 사람으로 펼쳐진 시공간이 었다. 불어를 내가 만났고 만나고 있는 또한 대학교에서 전공하다가 간 거다. 원래사람들 이쪽으로 관심이 있었나. 아름다운 여행지의 하나였다. 여행을 이야기하 고나는 싶었으나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 당시 불어를 한국으로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언어가 생 싫었다기보다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못했던 게 크다. 주위만 맴돌다 한 학기가 끝났고, 다시 여행해볼 돌아가지 않을 마음으로 /휴학을 했다. 조금 마음을 진정시키고 돌아보니 지난 내 반년이 허무하게만 각했다. 사람을 작정이라고. 남았고, 스스로 억지로 버티라고 시킨 것 같아 미안했다. 이도 저도 아니게 도망친 것도 우스웠다. 그래서 한 번만 다시 제대로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언어 공부를 한 게 2013년이다.

게스트하우스에는 다양한 삶이 오고갔다. 그 랜트는 미국에서 온 장기 투숙객이었는데, 여 심야 상영이 끝나고 한적한 거리를 걸으며 고민을 주고받던 날이 기억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행을 온 사람치고는 그의 하루가 꽤 정적이었 었는데 이 고민이 프랑스행으로 이어졌던 걸까. 다. 그는 공용 공간에서 편의점 음식을 먹거나 비틀즈의 전곡을 모아 놓은 교본을 옆에 두고 그 여름이 끝날 때쯤 휴학을 결정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프랑스에 가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학교를 떠나고 일을 하면서 일 기타를 치고는 했다. 내가 그의 반려자와 다름 년 동안은 고독해졌다. 결정과 짊어져야 하는 책임, 그리고 혼자서 하는 일에 익숙해질 무렵 프랑스에 갈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없던 기타를 두 동강 내기 전까지는(당분간 는 비틀즈와 로드리게즈 만큼이나 그의 노래를 무엇을 할지 너무나도 명확해서 갔다기보다 가서 찾았다고 보는 게 맞다. 처음 계획은 1년 어학연수였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 Jude를 설칠 없으리라). 좋아한다. 을 다 Hey 하면서 지냈고, 배우겠다고 마음이 편하다 보니일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은 그가 의사가 될 것을 기대했지만 때부터 그는 음악을 꿈꾸었다 프랑스에서 어떻게 6살 지냈나. 고 한다. 소망은 오랜 시간 그대로였으나 대학

조금 더 오래 머물 줄 알았는데 시드니에 갔 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어학원에서 불어를후에야 공부했고,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하기로 준비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잠도 많이 자고 천천히 걸었다. 취 을 졸업한 그는 온전히 음악을 한 밤들도 많았고 여태 한 번도 한 적 없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좀나도 더 관대해졌고 공유할관광비자만으로는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났다. 마음을 먹었다. 오래 있고취향을 싶었지만 그

럴 수 없었다. 한국에 다시 가고 싶고 그전까 그를 마지막으로 본 날, 직접 녹음한 아홉

지 시드니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비행기


그곳 생활에서 좋은 점은 무엇이고 안 좋은 점은 무엇이었나. 개인차가 있겠지만 내 공간이 생겨서 좋았다.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가끔은 심적으로 크게 올 때가 있다. 언제쯤이면 이 사람들 속에 내가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자주 한다. 8월에 다시 프랑스에 간다고 했다. 2년 간 계속 프랑스에 있었다. 학교에 합격할 때까지 한국에 돌아가지 말자고 생각했고, 사실 이번에 되지 않았다면 그곳에 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왔을 것 같다. 아무튼 동기들은 4학년이 되었고, 나는 올해 프랑스 보자르로 신입학을 하 게 되었다. 앞으로 삶에서 더 고민하고 탐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더 풍부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학교가 미술학교인 만큼 개인 작업을 하게 될 기회도 있을 것이다. 그땐 좋은 작업을 하고 싶고, 나도 그만큼에 상응하는 사람이고 싶다. 글, 정리 : 이내




Daily Archive 이카루스 프로젝트 글. 김혜미

1909년에 블레리오(Louis Bleriot)는 영국 해협 횡단 비행을 성공하면서 프랑스의 국가적 영웅 이 되었다. 세계 제 1차 대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가 프랑스의 항공 기술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1920년 이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위의 사진(왼쪽)은 블레리오의 비행기 모델 중 하나인 XXVII Racer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가운데와 오른쪽 사진 속 비행기 모델은 라이트 형제의 Kitty Hawk로 보여진다.) 19세기 말, 사진기사들이 그린 그럴듯한 배경판 앞에서 사람들 은 농담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배경판에 가장 많이 그려진 소재 중 하나가 비행이었다. 흥미로 운 점은 거의 모든 배경판이 실재하는 모델을 바탕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빠르게 발 전되고 새롭게 발명되는 이 교통수단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이 내밀하게 품고 있던 비 행을 경험하고 싶은, 본질적으로는 하늘을 날고 싶은 동경과 갈망이 장난스런 사진을 통해 드러 난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우스꽝스러움을 가장한 이 사진들이 풍기는 묘한 분위기는 대관람차 안의 카프카의 미소가 그렇듯, 비밀스러운 진실이 담겨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분위기는 배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에서 더 깊이 느껴진다. 한 두명으로도 자리가 꽉 차는 가짜 배를 탄 사람은 홀로 도대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어색한 비율과 원근감 때문에 배의 내부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은 초상은 배에 갇혀 영원히 내릴 수 없을 것처럼 보이고, 검고 잿빛을 한 물 은 이 세상의 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당시 사람들은 항공계가 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법과 의례를 개조하여 당시의 삶의 방 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항공 시대를 어둡게 바라보 는 시각도 있었다. 이들은 도래할 기계 중심의 문명은 그것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 온다고 하더라도, 예기치못한 불안한 결과들로 인해 결국 인간성과 결별하게 될 것이라고 보았 다. 이들에게 비행기는, 근대의 상징인 속도와 기술이 자연이 지니고 있는 제약에서 벗어나 새 문명을 가능하게 하고, 미래주의자들에게 사회의 가장 큰 적으로 간주되는 시공간의 제약으로 부터 인류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낡은 욕망을 정복하기 위한 구현물이었다. 비엔나의 저널 리스트인 칼 크라우스(Karl Kraus)는 인간이 정교한 기계를 창조할만큼 숙련되었음에도 불구하 고, 그것을 적절히 사용하는 지성이 결핍되었다고 믿었다. 비행기가 이미 하늘을 점령한 당시 에 그는, 지상이 폭격으로 인해 그 운명이 다해질 미래를 두려워했다. 그의 예견은 전쟁을 통해 어느정도 실현된다.

비행의 실패담은 언제나 만족할줄 모르고 교만한 문명화의 결과(고대 바벨론의 바벨탑에서 부터 근대의 공중전까지)의 대표적인 예가 된다. 그리고 이카루스의 추락은 그 때문에 파멸하 는, 실패한 인간 전형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내가 가장 인상깊에 본 이카루스 신화를 다룬 회 화는 피터 브뤼겔(Pieter Bruegel the older)의 이카루스 추락 풍경(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 1558)이다. 브뤼겔이 시대로부터 구별되었던 점은 우주의 거리에 관한 그의 범상치 않 은 예측과 후에 뉴턴의 제 2 운동법칙(가속도의 법칙, 1687)으로 알려지게 된 것에 관한 직관이 그의 회화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브뤼겔의 친구이자 16세기의 권위적인 지도 제작자였던 오르 텔리우스(Abraham Oertel)는 그가 쓴 ‘친구들의 책(Book of Friends)’에서 브뤼겔의 작품들에 관해 “브뤼겔은 표현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그린다. 그의 작품에서는 자주 그림보다 더 많은 생 각이 존재한다.”라고 썼다. 그는 브뤼겔이 예술의 역할에 관해 공상적이 되어가면서, 예술은 마 젤란과 코페르니쿠스가 그러했듯이 새로운 세계의 법칙을 밝혀야한다고 믿었다고 진술하기도 한다. 1520년 마젤란의 세계일주와 뒤이은 23년 후에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한 지동설로 16세기 후반의 세계는 새로운 우주의 법칙이 적용되어 가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브뤼겔은 다른 궁금증들과 더불어 변화한 우주와 세계의 실제적인 차원을 이해하고 싶어했고, 오르텔리우스는 브뤼겔의 이러한 확장된 선견을 여는데 동조했다.

이카루스의 추락을 묘사한 그림은 이전부터 수차례 그려져왔다. 도상이 되어버린 상투적 표 현에서 이카루스는 태양이 가장 뜨겁게 빛나는 오후, 하늘의 꼭대기(원지점)에서 왁스로 만들 어진 날개가 녹으면서 곤두박질친다. 일반적으로는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그림의 주인공이지만, 브뤼겔은 신화 속에서 부차적인 디테일을 강조하고, 활동적 삶(vita activa)*이라는 인간의 주요 활동을 묘사하는 풍경을 빌려왔다. 이 그림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이카루스의 모습은 이미 바 닷속으로 추락하여 첨벙거리고 있는 두 다리뿐이다. 시간적 배경이 정오가 아닌 해질녘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 부분에서 시공간적 차원에 관한 브뤼겔의 감각이 재치있게 드러난다. 그 림에서와 같이 태양이 수평선 뒤로 넘어가는 시점과 이카루스가 추락하여 바닷물에 빠진 시점 이 근사한 경우, 이카루스의 추락은 오전 나절 혹은 일몰이 일어나기 약 6시간 전에 시작되었다 고 볼 수 있다. 이카루스가 완전히 지평에 닿기까지 하루의 4분의 1 시간이 걸리는 엄청난 거리 에서 추락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그림에서 암시된 브뤼겔의 상상이 이론적으로 실현 가능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속도와 공간과 시간 간의 복잡하고 꼼꼼한 협력관계를 정확하게 는 계산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장면에 뉴턴의 제 2법칙을 적용해보면, 6시간이 넘 는 시간동안 (영하의 기온과 산소와 중력이 부재하는 공간 -성층권, 대류권- 을 거쳐) 브뤼겔 의 이카루스는 약 6,895km를, 더불어 초음속의 종단속도 시간당 약 1,150km로 추락했다. 길 고도 엄청난 추락이다.

브뤼겔이 이 그림을 완성한지 402년 후 1960년, 시험 비행사인 조셉 커팅거(Joseph Kittinger)는 뉴 멕시코의 사막에서 기구에 달린 작은 기실을 타고 떠올라 인간이 이전에 단 한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우주의 암흑 바로 바깥에 이른다. 이 상승은 약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렸고, 그가 고도 32km에 도착했을 때, 우주 속으로 발을 내딛었고 땅으로 떨어졌다. 그는 자유낙하(freefall) 로 4분 36초동안 추락했고(시속 600m), 이카루스가 초속 67km로 떨어진 지점인, 6km 지점에 서 낙하산을 폈다. 지평에 닿을 때까지는 8분이 걸렸다. 이 프로젝트(Excelsior 3)는 US 에어 포스 주도하에 이루어진 Project Excelsior 시리즈로 초 고도상에서 우주선이나 비행선에서의 탈출 가능성에 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계획된 실험이 었다. 키팅거는 이 실험을 성공시켰고 덕분에 어떤 장치의 도움없이 초음속을 경험한, 그리고 가장 긴 추락을 경험한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 그의 기록은 50년간 깨지지 않았다.** 키팅거의 추락은 인간의 호기심에 대해, 그리고 초음속 낙하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이것은 이카루스 의 추락을 상기시킨다. 인터뷰에서 키팅거는 머리부터 떨어지는 얼마동안 추락의 느낌을 감지 하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느 시점이 되어 반대로 방향을 바꾸었고, 그때 그의 생리적 인지 는 오로지 부력으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초음속 낙하, 하강감이 없고, 소리도 없으며, 단지 조용 히 가라앉은 비행 뿐이었다. 모순적이게도,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면서 키팅거는 상승감을 느꼈 다고 한다. ‘위를 향한 추락’.

이카루스는 태양 가까이 가면 밀납으로 만들어진 날개가 녹아버릴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락(죽음)을 감수하면서까지 높이 날아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예측 된 실패, 자원한 실패를 단순히 무모한 결정과 교만이 야기한 비극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까.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는 비행 중에 다수의 비행기 불시착과 폭발 사고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비행을 자원한다. 1944년 7월 31일에도 최고령 조종사로 전쟁 에 출격한다. 그의 마지막 비행이 된 이 전투에서 그는 8시간을 버틸 수 있는 연료를 가지고 비 행을 했다. 그러나 8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실종된 항공기 잔해는 60년이 흐른 지난 2004년에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앞바다 해저에서 발견되었다. 그의 시신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개념 미술가, 바스 얀 아더(Bas Jan Ader)은 1975년에 “기적적인 것을 찾아서 (Searching for Miraculous)” 라는 제목의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이 작업의 계획은 Ocean Wave 라고 이름 붙인 초소형 보트를 타고 미국의 케이프 코드(Cape Cod)를 출발하여 홀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것이었다. 그는 항해 중 통신이 두절되었고,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1976년 4월 아일 랜드 해변에서 버려진 보트를 발견했지만 그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전히 그의 행방은 미 스테리로 남아있다. 아더는 중력의 대가였는데, -그의 작업 중 추락 Fall 시리즈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그가 수년동안 연습해온 작업이 곧 운명이 되었다. “ ...그리고 그는 바닷속으로 추락했다.(이카루스 신화 중)”

마지막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 중 일부를 옮기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있잖아요, 비행기의 설계라던지 기계를 설계한 사람들은 어떻게해서든 자기가 하는 일이 선이라고 생각 하고 하더라도 역시 시대의 풍화 안에서 기계 문명 그 자체의 앞잡이가 되어버리니까요. 상처가 없을 순 없지요.


저주받은 꿈인거지요. ( -비행기는 아름다워. -한 대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가기만 할 뿐 돌아오지 않는다라... -비행기는 아름다워도 저주받은 꿈이야. -바람이 분다 중) 애니메이션도 그래요. 저주받은 꿈이랄까... 지금의 인류의 꿈이란 건 전부 저주받은 거예요. 어딘가에서 아름답지만 저주받은 꿈이란 것도 많아요. 돈을 벌고 싶다거나 그런 건 전부 논외죠. 유명해지고 싶다는 것도 논외. 영화는 대단하다. 영화는 정말 대단한지 우리는 모르잖아요. 정말 제대로 생각해보면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건 취미겠죠. 언젠가 당신들이 영화를 만든 적이 있다거나 그럴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영화가 가치있는게 아 니잖아요. 대부분 하찮은거예요. 저희들의 이 세계는. 어렵다...

버스터 키튼(Buster Keaton)의 불운Hard Luck (1921) 중 한 장면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인간의 근본활동을 ‘활동적 삶 vita activa’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노동, 작업, 행위로 구분했다. 노동(labor)은 인간 신체의 생물학적 과정에 상응하는 활동으로 노동에 의해 생산되어 삶의 과정 에 투입되는 모든 활동이다. 작업(work)은 인간 실존의 비자연적인 것에 상응하는 활동이다. 작업은 자연적 환경과 전적으 로 구별되는 인공적 세계의 사물들을 제공해준다. 행위(action)는 사물이나 물질의 매개없이 인간 사이에 직접적으로 수행 되는 유일한 활동이다.

**최근 2014년에 구글 수석 부사장인 앨런 유스터스(Alan Eustace)가 고도 41km 프리폴에 성공했다.


의미없는 이야기 글. 그림. 철민


경 계인

8화. 혼돈과 질서

글. 스푸트니크 (salomet@naver.com) 나는 담백한 것들을 사랑한다. 요거트로 따지면 플레인 맛만 먹고, 이성으로 따지자면 몸매는 마른 근육형에 성격은 과묵하고 군더더기 없는 남자들을 좋아한다. 그에 비해 내 성격은 영 딴판이다. 요즘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과거엔 꽤나 질척거렸다. 사람이 질척거리는 이유는 아마도 첫째는 욕심, 둘째는 자기혐오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그 둘은 서로 밀접하게 맞물려있다. 능력 밖으로 벌여놓은 일들은 많으니 뜻대로 될리 없고, 어두운 터널에서 오랫동안 자기혐오를 품게 되는 것. 당시엔 알지 못했지만, 내가 하던 모든 자기파괴적 행동패턴은 자기혐오가 일정 원인을 차지하고 있었고, 본질적으로 나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는 행동들이었다. 내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던 때이니, 자기통제가 철저한 사람들을 보면 당연히 자석처럼 끌렸을 것이다. 내 우주의 중심이 텅 비어있을수록 용기있게 그 공허와 빈약한 자아에게 관심을 갖고 물을 주어야 하는데도, 불행히도 내겐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없었다. 게다가 어리고 철없어서 날뛰는 호르몬이나 에너지들은 그 혼돈을 증폭시키곤 했다. 그렇기에 단정하고 중심이 잡혀있는 남자와의 연애에 목숨을 걸곤 했다. 플라톤의 향연에서 사랑의 기원은 나의 원래 반쪽을 찾는 것이라고 했듯, 내 연인들은 나의 혼돈과 불안을 잠재워줄 반쪽으로 존재하는 듯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더욱 의존하게 된 것이다. 그게 바로 내 연애들이 실패했던 이유다.

단정한 사람들이 남기는 상처란, 내가 애초부터 갖고 있던 상처에 정제된 소금이 닿는 고통이었다. 내 존재가 무너지는 경험을 여러번 겪고도 아직 잘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 그러나 그런 쓰라린 시절에서도 건질 것들은 있었다. 그것은 그만큼 생판 타인들의 삶에 깊이 관여한 댓가이자 명예훈장일지도 모른다. 그들과 지지고 볶고 싸우며 내 자아에 각인된 새로운 삶의 흔적들은 어떤 경험도 가져다줄 수 없는 지각변동 그 자체였다. 스물 넘게 쌓아온 내 삶의 패턴을 그래프로 그리자면, 편차가 아주 커서 때로는 서로 양극단에 존재하는 불연속적인 점들의 집합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멀리서 보면 점진적인 상승을 그리나 코 앞에서는 절대 기울기가 변하지 않는 고요한 직선같은 삶을 살던 사람이었다. 변증법이라는 말은 들을 때마다 너무 어려워서 별로 쓰고 싶지 않지만, 결국 당시의 연애란 것은 나의 혼돈과 그들의 질서가 부딪히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정반합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조금씩 닮아간달까. 그들은 떠났지만 삶의 변화는 내 자아의 일부가 되었다.


1. 군더더기 쳐내기

그들은 공통적으로 짐이 많지가 않았다. 유학을 하던 친구들은 큰 트렁크가방 하나에 모든 짐이 다 들어갔고, 신발갯수가 3개가 넘는 친구가 한명도 없었다. 처음에는 신발 밑바닥이 반으로 갈라져도 너덜해져도 신고다니는 걸 보며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꼭 저렇게까지 궁상맞게 살아야하지? 알고보니 그 심리 기저에는 새로운 선택과 탐사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자신이 새로운 소유물이나 일정을 들여놓을 때, 그것이 완벽하게 통제하던 일상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 결국 나도 모르는 새 닮아가긴 했지만 때론 영화 레인맨에 나오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주인공이나 통제광(control freak) 처럼 느껴지는 그들의 행동패턴에 진절머리가 날 때가 있었다. 비슷한 예로, 너드 (nerd)천국 미국시트콤 ‘빅뱅이론’의 주인공 쉘든은 월화수목금토일에 먹을 식단과 동선, 할일등을 공식의 상수마냥 고정해두었다. 그래서 만약 예상 못한 변수가 출현할 경우, 안절부절해하고 제대로 생활을 할 수가 없을 정도. 시트콤이니만큼 그러한 쉘든의 모습은 폭소를 자아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혼돈으로 매일을 탕진하던 내겐 그런 극약처방이 매우 효과가 있었다. 이른바 루틴routine이라고 부르는 일상을 단단하게 정립하면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음은 직관적으로도 명백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계속 지켜나가는 관성이 곧 내면의 힘을 기르는 힘임은 경험을 하지않고는 절대 깨달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루틴을 지키기 위해서는 애초에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일을 가지치기하면서 계획을 잡아야 하고, 시간의 한계와 희소성에 더욱 민감히 반응하게 마련이다.

2. 기분이 중요하지 않아졌다.

워낙 감정적 표현들을 잘 하지 않는 사람들과 있다보니, 감정에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비생산적인가를 깨달았다. 그렇다고 감정을 완전히 억누르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지만, 고삐풀린 감정이라는 것은 실체도 없이 시간을 잡아먹는 주범이기에 버트런트 러셀이 ‘행복의 정복’에서 알려준 팁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고민이라는 과정 속에는 구체적 해결책 모색이라는 원래취지 만큼이나 걱정을 재생산하고 확인하는 악순환도 초대되기 마련인데, 러셀은 전자의 과정에 정신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해봐야 1시간 정도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당면한 고난이 있을 때, 그것을 고민할 때는 1시간을 정해두고 완전히 몰입하라고 했다. 그 후에 도 그 문제를 붙잡고 있다면 그건 단순히 고민하고 싶어서 고민하는 격이라는 것. 불안과 우울도 중독이라는 생각을 하면, 내가 해야 할 많은 일들을 놔두고 기분 탓을 하며 미루는 것이 결국 내 스스로 나를 망치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3.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

앞의 1번을 위해서는 사실 많은 사회적인 활동들을 포기해야 한다. 우선 갑작스런 약속은 쳐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감당하지 못할 인맥은 애초에 만들지 않는다. 한달에 한번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루틴에 들어갈 다른 항목을 비워야한다. 또한 불필요한 소유물을 쉽게 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일정노력을 포기해야하는 것이니까. 그렇다고 꼭 지저분하게 입고다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정말 마음에 들어하는 몇벌만 놓고 깔끔하게 빨고 다려서 입고 다니면 되니까. 예전에도 얘기했다시피, 나는 혼자 있으면 외로움 때문에 인터넷중독에 걸리기 쉬워서 인터넷서비스를 해지했었다. 스마트폰도 중독증세가 있어 2년동안 2G폰을 썼었다. 옷도 디자인만 살짝 다른 흰 셔츠 몇벌과 검정색 바지를 매일 입고다녔더니 물론 주위에서는 너무 극단적이지 않느냐, 좀 이상하게 보이면 어떡하냐며 말리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내 시간이고 내 삶의 질이니까, 남의 시선을 어느 정도 무시하고서 얻는 내 마음의 안정이 크다면 괴짜라는 말을 듣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히 단행할 만하다고 느꼈다.

위의 변화들이 내 인생에 도입되자, 내 인생은 조금 단조로워지긴 했지만 갈팡질팡하며 매일매일의 변수에 반응할 일이 없어졌기에 안정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규칙 안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너무 먼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당장 닥친 나의 임무들을 때로는 기계적일 정도로 처리하면서 너무 예민했던 신경도 가라앉고 내면을 들여다볼 용기도 생겼다. 그렇게 내 우주가 조금씩 자라는 것이 느껴지면 선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사랑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나의 약점도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몇번의 장거리 연애를 통해서 연인의 부재시에 내 일상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면, 이제는 혼기를 훌쩍 넘어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몇년간은 내 일에 온전히 집중할 자신이 생겼다. 예전처럼 내가 모자란 것을 남이 채워주길 바라며 절박하게 남을 찾을 이유가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론은 루틴이 힘.


한 쪽 눈으로 바라본 세상 / 8. 치매 글. exxx

외할머니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내가 만든

않는다. 초기에는 성당에 나가기도 했지만 요

노래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외할머니는 16세

즘에는 기도 드리는 방법도 잊으시고 늘상 앞

에 시집을 와서 6남매를 낳았고 그 중에 둘을

에 앉아 기도를 드리던 성상을 두고도 이렇다

먼저 보내셨다. 외할아버지는 젊어서 속을 썩

할 감정의 변화가 없으시다. 오히려 최근에는

였고 나이들어서도 딱히 나아지지는 않았던 것

맥심 모카커피를 한 모금 들이킬 때 더 행복한

같다. 99세가 되어 거의 죽기 전까지 술을 드

표정을 지으신다.

시고 큰 소리로 화를 내는 분이었다. 할머니는 60세가 넘어 천주교에 귀의해서 그 후로는 거

할머니의 치매는 점차 깊어졌고 들일을 하던

의 하루도 빼지 않고 묵주기도를 하곤하셨다.

버릇이 있어서 자꾸 들로 나가려 하셨다. 한번 은 모셨던 요양원을 탈출해서 집으로 오는 길

나는 외할머니와 지낸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

의 중간에서 발견되기도 하였다. 요양원 근처

에 늘상 할머니의 기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었

에 가면 정신이 보다 선명해지고 영리하셔서

다. 할머니는 내가 본 모든 사람들 가운데 가장

강한 탈출의 열의와 영리함 그리고 실행력이

담담하면서도 정성스럽게 기도를 하는 사람이

합쳐져 탁원한 결과물을 낸다는 이야기를 우리

었다. 이제는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는 웃으면서 한다.

할머니는 치매가 온 이후로는 기도를 드리지

할머니는 여러 손자 손녀들을 두고 증손자 증


손녀를 두었지만 나와 오래 지내서인지 나를 잘 잊어버리지는 않는 편이어서 조금 있다가는 까 먹어도 보통 만나는 순간에는 꽤 빠르게 나를 알아보곤 하셨다. 최근에 요양원에 모시던 날도 그 랬다. 느즈막히 내가 요양원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는 나를 알아보았다.

요양원은 겉으로 보기에는 허름해서 무척 놀랐지만 같이 여러 요양원을 알아보던 친척 어른들은 그래도 여기가 제일 낫다고 이야기 하였다. 다른 곳과 달리 독실 구조로 되어있고 화장실도 따로 사용하는 원룸 같은 구조였다. 옷장과 TV 이외에는 가구가 없어서 딱히 좁다고 느껴지지 않기 도 했다. 할머니가 그 방안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누워서 주무시 게될 메트리스를 한번 꾹 눌러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요양원 시설을 구경하는 척 하면서 방 밖 으로 나섰다. 방마다 어르신들이 누워 계셨다. 요양원의 일정표를 보고 식단을 보고 복도를 걸 어다니며,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반복해서 이게 맞는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하 기 시작했다. 학원이 늦게 끝나는 날이면 골목 앞 전봇대까지 나와 나를 기다리던 할머니셨다.

큰 외삼촌은 마을의 이장일을 하고 그동안 외할머니를 모셔왔지만 더이상 할머니를 모실 수 없 다고 했다. 할머니 곁에 하루종일 있을 사람이 없는 것과 할머니의 오랜 습관으로 인해 더운 여 름에 비닐하우스에 오래 앉아 있기라도 하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여러모로 요양원으로 모신 것은 모든 자식의 의견이 담긴 최선의 결정이었던 것이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어머니는 할머니가 식판을 받자마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셨다고 한다. 분 명 자신을 떼어놓고 가려는 것을 직감하셨을 것이다. 어머니는 그 모습이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 지 저녁 내내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셨다. 나도 그 모습을 봤다면 마음에 상처로 남았을 것 같 다. 하물며 손자가 이런데 자식의 마음은 어땠을까. 듣기만해도 속이 상한다.

치매는 기억과 관련된 장애를 일으킨다. 그렇다고 정확하게 장애로 판정되지는 않는것 같다. 치 매는 보통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되고 가장 최선의 결정은 이번과 같이 요양원으로 결론이 나는 듯 하다. 안전을 위해서 격리를 하고 효율을 이유로 가능한 다인실의 단체 생활을 한다. 우리가 청소년기에 자기만의 방을 갖기를 원하고 또 지켜나가는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나이가 들어 가족을 이루고 또 이것을 지켜나가는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등을 생 각해보면 치매 환자들에게 주어지는 최선의 생활환경이 얼마나 우리가 지향하는 것과 다른것인 지 한번 쯤 생각해 볼만 한 문제이다.

세상에 치매를 겪고 있는 사람은 아마 할머니를 제외하고도 엄청나게 많은 숫자일 것이다. 우리 도 치매를 겪을지도 모른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현재의 요양 시설이 최선이라 하더라도 보다 더 나은 환경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멈추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치매 뿐만 아니라 모든 요양 시설에 대해서 말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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