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에게 가을이란 >> R8
이 섹션은 <로시스카야 가제타(Rossiyskaya Gazeta), 러시아>와 중앙일보가 협력해 제작발간합니다.
2013년 9월 27일 금요일 제15137호
러시아 인사이드
모스크바 부동산 요지경 모스크바의 내 집 마련은 서울 못지 않게 하늘의 별 따기다. 집도 모자라 고 비싸다. 그래서 웃지 못할 사기도 벌어진다. 자고 있는데 집주인이 들어 와서 “너희는 누구냐” 하는 일도 있 고 결핵환자로 등록해 집을 공짜로 얻겠다는 사람이 있다. 게다가 도심 의 집은 세 놓고 변두리에 살면서 월 세로 사는 사람도 많다. 자연 집 사기 도, 집 얻기도 힘들다.
▶R5
힙스터 성지 고리키 공원 모스크바 강변의 고르키 공원을 가 보라. 서울 홍대 앞 젊은이의 모습을
흑룡의 분노 아무르강의 범람 러시아 극동의 콤소몰스키-나-아무르에서 지난 23일 큰 홍수가 나 지역 전체가 물에 잠겼다. 우리가 흑룡강이라 부르는 아무르강이 범람한 것이다.
[이타르 타스]
그대로 뺀 듯한 젊은이들이 우글거린 다. 꽉 끼는 청바지, 컨버스 운동화, 레이밴 안경. 러시안 힙스터들이다. 서방에서는 진작 나타난 현상이지만
러시아 소비문화 바꾸는 대형 몰
모스크바에선 이제 시작됐다. 그들의
주말마다 온 가족 출동, 쇼핑·레저 원스톱 해결
성지이자 해방구가 바로 고르키 공원 이다. 서울 못지않게 보수적인 동네 가 모스크바인데 옛 소련 세대가 이 장면을 보면 땅을 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예카테리나 아보리나 기자
지난 22일, 일요일 모스크바 북동부 교외의 쿠즈민키 지하철역. 사람들 이 모이기 시작했다. 대형 쇼핑몰인 ‘메가 벨라야 다차(MEGA Belaia Dacha)’행 미니버스가 출발하기 때 문이다. 주말마다 수천 명의 모스크 바 시민이 ‘하루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메가 쇼핑몰을 찾는다. 쇼핑 몰까지는 짧으면 20분에서 막히면 몇 시간씩 걸리지만 사람들은 개의 치 않는다. 기자는 그래서 메가몰이 막 문을 연 오전 10시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 했다. 6500대를 수용하는 대형 주차 장은 아직 비어 있었다. ‘메가 벨라야 다차’는 지상 유리 통로로 연결된 두 개의 몰로 이뤄져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쇼핑 구 역으로 내려가자 눈앞에 ‘분자운동’ 이 벌어진 듯했다. 사람들이 쇼핑 카 트를 끌거나 카트 없이 이 상점 저 상점 마구 뒤엉켜 다니고 있었다. 그 나마 질서는 탈의실 앞 수m 늘어선 대기선에서나 볼 수 있었다. 길고 구
교외 널찍한 터에 자리잡아 매장·푸드코트·극장 등 갖춰 현재 14곳 45곳 하반기 개장
불구불한 통로들을 따라 형형색색 의 옷을 입은 인파가 몰려다녔다. 엄 마·아빠 곁을 벗어나 장난감 말이나 자동차 쪽으로 달려가는 장난꾸러 기 아이가 발길에 차이지나 않을까 주의 깊게 살피며 걸어야 했다. 묵직한 쇼핑백을 들고 화장품 전 문점 MAC을 나서는 다리야(25·여) 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새 러닝화 를 사려고 스포츠 매장에 갔는데 안 샀어요. 가격이 어이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고민하다 아이라이너나 살 까 하고 MAC에 들어갔다가 그만
모스크바의 대형 쇼핑몰 메가 벨라야 다차. 주차장이 만원이다.
[리아 노보스티]
엉망이 돼 버렸어요”라며 “터무니없 이 비싼 운동화 가격을 훌쩍 뛰어넘 는 돈을 쓰고 말았지요”라고 멋쩍게 웃었다. 그런데 그녀의 쇼핑 동선은 사실 정확히 ‘메가 벨라야 다차’가 계산한 그대로였다. 메가(MEGA) 브랜드는 스웨덴 다국적기업 IKEA의 기획에서 비 롯됐다. IKEA는 러시아 시장에 진 출할 때 러시아에 어떤 필수품이든 살 수 있는 상점이나 쇼핑센터는 많 았지만 쇼핑과 유흥이 결합돼 온 가 족이 종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는 곳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침 2000년 대도시 주민의 소득이 안정 돼 가고 쇼핑도 유흥이자 여가로 인 식되기 시작했다. IKEA는 장소도 여느 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택했다. 모스크바 대 형 쇼핑센터의 45%는 지하철역 반 경 1㎞ 내에 있다. 그러나 메가 브랜 드의 모든 쇼핑몰은 도심은 물론 지 하철역에서도 멀리 떨어진 모스크 바 외곽순환도로(MKAD)와 교차 하는 곳에 있다. 그 결과 2002년 모 스크바 남서부 지역에 쇼핑몰과 레
저센터를 독특하게 결합한 ‘메가 초 플리 스탄(Mega Tyoplyi Stan)’이 개장했다. 결국 메가몰의 판단이 옳았음이 입증됐다. 메가몰 주차장엔 빈자리 가 없고 인근 지하철역에서 출발하 는 미니버스들은 늘 승객들로 차 있 다. 러시아엔 지금 대도시를 중심으 로 쇼핑과 유흥, 여가가 결합한 ‘메 가 쇼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에는 메가 몰 세 곳 이 성업 중이며, 러시아의 열 개 다 른 도시에도 추가로 열한 곳이 개 점했다. 각 몰의 쇼핑 공간은 4만 3000(1만3000평)~18만2000㎡(약 5만4000평)에 달한다. 그중 가장 큰 ‘메가 벨라야 다차’는 미국 미 네소타주의 최대 쇼핑몰 ‘Mall of America’와 비교된다. 18세 이상 러 시아인 100명 이상 참여한 로미르 홀딩(Romir Holding)사의 조사 결 과를 보면 응답자의 58%는 쇼핑센 터에서 옷과 신발을 구매한다. 54% 는 식료품과 가정용 화학제품을, 37%는 가정용품들을 쇼핑센터에서 구매한다고 답했다. ▶R4로 계속
▶R6
Culture & Life
신개념 서점 열풍 모스크바가 우울하다면 맞는 말이 다. 그러나 서점도 그렇다고 생각하 면 안 된다. 2~3년 전부터 ‘컨셉트 서점’ 바람이 불고 있다. 이상한 나 라의 앨리스처럼 머리를 조아리며 들어가면 장난감 나라가 펼쳐지는 서점도 있고 카페 분위기에서 고품 격 책들을 파는 서점도 있다. 문화 이 벤트도 종종 벌어진다. 책 안 읽는 풍 토를 개탄하는 뜻있는 사람들의 움 직임이다.
▶R7
R2
Russia포커스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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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7일 금요일
시리아서 피란 온 러시아 여성들이 전하는 내전 참상
“모든 도로에 구급차 전용 차로 등장 낮에도 외출 못해” 시리아 거주 러시아 여성들의 운명 에 전쟁의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시리아의 북서부 항구도시 라타키 아는 전쟁의 와중에도 가장 평화 로운 곳이지만 ‘전화’를 피할 수는 없었다. 시리아인과 결혼해 북서부 항구도시 라타키아에 살다 러시아 로 온 여성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뭔가’를 두려워해 자세한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꺼렸다.
문제르 할룸, 엘레나 김 기자
두 딸의 어머니인 나데즈다의 삶은 전쟁으로 뒤죽박죽이 됐다. 그녀는 “전쟁 전 거기 사는 러시아 여자들 은 아주 많았어요. 대부분 가정주부 인데 할 일도 별로 없어 아침 일찍 바 다로 수영하러 갔죠. 하도 러시아 여 성들과 아이들이 많이 와서 그 바다 는 ‘러시아만’으로 불렸어요. 바다에 안 가면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우거 나…”라고 말했다. 그렇게 바다에서 두세 시간 놀다 돌아왔다. 그리고 저 녁 7~8시면 누군가의 집에서 모여 친 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시리아 사회는 러시아 여성들과 그 자녀들에게 개방적이었다. 어떤 러시아 여성은 이웃집 아랍 여성과 카드 놀이를 했고, 또 어떤 이는 러 시아어를 가르쳤다. 인형극을 만들 어 유치원과 레크리에이션 센터를 찾아 자선공연을 하기도 했다. 전쟁은 이 모든 것을 바꿨다. 나 데즈다는 바다에 갈 엄두를 못 냈다. 그녀는 “매일 뉴스 요약으로 시작해 서 뉴스 요약으로 끝나는 삶을 살아 요. 지금 문제는 생활이 아니라 생존 이에요. 합법적 정권이 무너지면 가 까운 장래에 나도 내 가족도 시리아 국민에게도 미래는 없을 거예요”라 고 말한다. 라타키아에서 살다 러시아에 돌 아온 지 1년이 되는 라리사의 기억도 비슷하다. 두 자녀의 엄마인 그녀는 “전에는 늦은 밤까지, 심지어 심야 에 거리에서 산책해도 무섭지 않았
시리아엔 러시아어를 쓰는 사람이 10만 명 정도나 된다. 대개 시리아인 남편을 따라 온 러시아 여성이다. 사진은 내전 때문에 모스크바로 귀국한 나데즈다(왼쪽)와 딸.
러시아가 시리아 제재 반대 이웃이나 친척들은 호의적 두고 온 가족 생각에 불안 어요. 초저녁 어스름에 산보하는 여 성도 많았고 저녁 운동을 위해 헬스 클럽을 다녀오곤 하는 여자들도 많 았고요”라고 했다. 그런데 전쟁이 시 작되자 밤에는 물론 낮에도 외출하 기가 겁났다. 그녀는 “이제 혼자서는 거리를 다니지 못해요…적어도 수니 파가 사는 지역들에서는 말이죠.”
시리아 거주 러시아인은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1년 시 리아에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 람은 10만 명 가까이 됐다. 주로 1950~90년대 남편을 따라 건너온 여성이다. 이들의 남편은 냉전 당 시 소련의 대학에서 다양한 전문 교육을 받았다. 그 시기 ‘시리아인 과 결혼한 러시아 여성들’은 아랍 어 교육 수준이 높아 아랍어를 남
엘레나 포초토바
러시아 여성들은 시리아 사람들 이 활달하고 사교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인구의 3분의 1은 젊은 층이 다. 전쟁이 시작되기 2~3년 전만 해 도 거리의 기념품이나 옷 가게 같은 곳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이 흘렀고 가게 앞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 웃으며 춤을 췄다. 이제 거리엔 더 이상 그런 음악이 없다. 대신 구급차에서 울리는 사이 렌 소리만 더 크게 들린다. 모든 도 로엔 구급차 전용 노선이 등장했다. 역시 라타키아에 살다 러시아로 온 니나 세르게예바 ‘러시아 동포 조
정위원회’ 위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시리아인과 결혼한 러시아 여성들 은 시리아 어디서 살든 지난 2년이 큰 시련이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일 상 생활이 무너진 가운데서도 자신 과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염려했고 제2의 조국인 시리아의 운명도 걱정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인과 결혼해 사는 러시아 여 성들은 전쟁이 나도 자신들을 대하 는 시리아인들의 태도가 크게 바뀌 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리사는 “친척들의 태도는 전
혀 바뀌지 않았어요. 우리 관계는 언 제나 대체로 아주 좋았어요. 시리아 를 떠날 때조차도 모두들 이해해줬 지요. 이웃들과의 사이도 그대로였 고요. 내가 운동하러 다니던 스포 츠 클럽 주인은 시리아 제재 결의안 이 나오는 족족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줬다며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또 내가 러시아 어를 가르쳤던 문화센터에서는 오히 려 깨끗하게 잘 대해줬어요”라고 말 했다. 라리사는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 들이 달라서 일부 지인과는 정치 얘
편보다도 잘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 고 시리아 방언도 자유롭게 구사했 다. 당시 시리아에는 ‘러시아 붐’이 일었고 지금도 그 영향이 남아 있 다. 그런 여성은 민족적으로 러시 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중앙아시 아 출신도 있었다. 당시에는 소련 의 많은 전문가가 시리아를 지원했 다. 소련이 북한을 지원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였다. 시리아에는 러시아 문화센터들
과 러시아 외무부의 동포 지원 프 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 람이 그보다 더 많은 나라는 이스 라엘뿐이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러 시아 출신 유대인과 러시아 이민자 약 100만 명이 있다. 시리아 거주 러시아인들 가운데 특수 계층으로 북캅카스 출신이 있다. 이들은 18~19세기에 이주를 시작했다. 무인 기질이 강한 이들
이어서 시리아군에서 성공적인 경 력을 쌓은 이가 많다. 그렇게 북캅 카스 출신은 시리아 사회에 융화됐 다. 시리아에는 많은 캅카스 사회 조직이 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러시 아 영사관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의 러시아 시민은 7000명이다. 그러나 현대 아랍 국가들의 사회정치 과정 전문가인 아랍학자 블라디미르 아 흐메도프에 따르면 실제 수는 7000
심적인 현대 국제 질서의 하나인 핵 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시하 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NPT를 비 롯한 기타 조약과 협정, 국제원자력 기구(IAEA)의 규정에 기초한 이 체 제는 국가별·대륙별 ‘수평적 확산’은 물론 ‘수직적’(핵무기 제조기술 개 발) 확산에 이르기까지 핵무기 및 그 운송수단의 확산에 장벽을 치겠다 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반영한다. NPT는 핵무기 보유국을 유엔 안 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로 한정했 다. 이들 나라는 회원국에 안전을 보 장하고, 나머지 나라는 대신 비핵화 에 동의한다는 데 기초한다. 완전하 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현 국제 정세에 서 가능한 유일한 시스템인 듯 보이 는 이 체제는 거의 모든 국가를 점진 적으로 합류시켰다. 물론 이 체제는 출범 이후 지속적 으로 ‘불평등하다’는 비판을 받았 다. 왜 어떤 나라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고, 다른 국가들은 안 되느냐 는 것이다. 북한은 여러 번 그런 말 을 했다. 국제사회의 긴 설득 끝에 NPT 가입에 동의한 뒤 1993년 보란 듯이 탈퇴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 위협에 지쳐 남한 일각 에선 핵무기 보유에 대한 의견이 일 기 시작했다. 그 예로 일본 닛케이 신 문의 다카시 스즈키는 남한의 보수 정치그룹의 의견을 인용해 ‘한국 국 민의 66%가 핵무기 보유에 찬성한 다’고 주장한다. 정말 그렇다면 우려할 일이다. 일 본과 대만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 도 핵무기 보유에 나설 것이기 때문 이다. 그렇다고 동북아시아가 더 안 전한 곳이 되진 않는다. 그러므로 NPT체제는 그 모든 비용에도 이런 식의 상황 전개를 막는 유일한 수단 인 것이다. ‘공식 핵 강대국’인 열강 들이 모든 대립과 이견을 무릅쓰고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에 핵 비확 산 정착을 위해 긴 세월 큰 힘을 쏟
기를 안 했어요. 현 정권이 무너지면 우리 가족은 모든 게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이라도 시리아를 떠나 있어 야 할 것 같아요. 남편과 장성한 아 이들이 시리아에 남아 있기 때문에 그곳을 떠날 기회가 또 오기만을 기 도하고 있답니다”라고 말한다. 옐레나는 “택시를 타면 요금을 안 받고 식품점에 가면 물건을 선물 로 주기도 했어요. 시리아인들은 자 신들의 불행에 대해 러시아와 특히 러시아 여성들을 비난하지 않았어 요. 전쟁 뒤 시리아 사람들의 태도 는 내게 오히려 좋은 쪽으로 바뀌었 어요. 내게 ‘러시아가 도와줘서 고 맙다’고 했어요. 물건도 공짜로 주려 했고. 시리아 사람들은 정에 약한 민족이잖아요….” 그녀는 또 “러시아가 거부권을 처 음 행사했던 때 수니파 지역의 한 상 점에 갔더니 젊은 점원이 어디서 왔 느냐고 물었어요. ‘러시아에서 왔 다’고 했더니 ‘하긴…당신이 뭔 죄가 있겠어요’라고 말했어요. 사람들과 사태를 얘기하는데 가끔 언성들이 높아져요. 긴장과 두려움, 고통, 불 확실성이 계속되지만 살아가는 법 을 터득했지요”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걱정한다. 계속 떠나 있 어야 할까. 돌아가야 할까. 옐레나는 “나는 정치인도 아니고 그저 여자이 고 무엇보다도 엄마예요. 가끔은 무 서운 기분이 들어요. 막내아들이 다 섯 살인데, 정권이 바뀌면 아들의 미 래는 없을지도 몰라요. 전쟁이 장기 전으로 이어질 게 뻔해서 그래요”라 고 말한다.
명이 넘는다. 등록하지 않은 사람 도 있기 때문이다. 아흐메도프는 “다마스쿠스 주 재 러시아 대사관에 대한 한 차례 총격을 제외하고 러시아에 대한 ‘박해’는 없다”며 “분쟁이 해결되 면 바로 시리아 내 러시아인들을 통해 긍정적 태도를 복원해야 한 다”며 “이들은 우리 외교의 민간 대사”라고 말한다. 리자 레비츠카야 기자
러시아 전문가의 북핵 전망
북한, 인도·파키스탄 모델 넘봐선 안 되는 이유 블라디미르 페트롭스키 극동연구소 수석연구원
예상대로 북한은 또 ‘아무 선결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 ‘자국의 핵 발전 프로그램’을 논의하겠다고 했 다. 반면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 의제를 ‘북핵 문제’라고 부른다. 단어 의미에만 차이가 있는 게 아 니다. 북한은 앞으로 6자회담에서 핵 폐기가 아니라 이를 유지하고, 심 지어 더욱 발전시킬 조건을 논의하 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주 그랬 듯이 북한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평 화적이고 방어적이며 경제상의 필 요성 때문에 그래야 한다고 한다. 그런 입장에 나름의 근거는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들, 예를 들 어 발레리 수히닌 주 북한 전 러시아 대사는 “북한은 미국의 안전조치가 없는 조건에서 핵실험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국가의
최근 러시아 하산과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 사이에 철도가 연결됐다. 이를 기념해 특 구에서는 기념식이 열렸는데 북한 여성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나타났다. [리아 노보스티]
독립성과 영토보전을 수호하려 했 다”고 지적한다. 그 뒤 수십 년이 흘 렀고 핵 프로그램(최소한 핵 탄두와 운송수단 제작)은 진전을 봤다. 그 렇게 많은 국력과 자금이 투입됐는 데 폐기할 이유가 있겠는가? 북한 주장에 따르면 미국은 여전 히 평화조약과 수교 문제를 논의하 기를 거부하고 있다. 또 식량과 연
료 지원을 대가로 핵 프로그램을 폐 기한다는 이전의 합의, 또 에너지 생 산시설 개발 원조(예를 들어 KEDO 프로그램) 등은 “서방의 잘못으로 여러 차례 파기됐다”고 주장한다. 일견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이런 주장을 국제정치 맥락에서 보면 많 은 의문이 생겨난다. 가장 큰 물음은 북한이 몇 년 전부터 공개적으로 핵
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하일 고르 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와 인접 해 역에 미국 및 소련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도 그래 서다. 바로 이것이 1991년 ‘한반도비 핵화공동선언’의 물꼬를 텄다. 선언 내용을 모든 당사자가 올바르게 이 행했다면 한반도 안보 문제는 진작 에 해결됐을 것이다. 북한은 주권국가에 NPT 가입과 탈퇴를 강요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 나 조약에 가입한 200여 국가 중 한 나라가 이런 길을 택하면 나머지 국 가들에는 불법적 행위로 인식되며 국 제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진 다. 회원국의 호소에도 인도와 파키 스탄은 그런 길을 걸었다. 그러나 누 군가가 NPT체제 위반에 성공했다는 것이 미국·러시아·중국 같은 ‘핵 강 대국’들이 추후 그러한 시도를 용인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주인공이 북한과 남한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2013년 9월 27일 금요일
Russia포커스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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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3
모스크바 시장 선거 ‘나발니 돌풍’이 남긴 것
나발니 큐브, 자발적 후원금 33억원, 자원봉사자 1만5000명 리자 레비츠카야 기자
지난 8~9월, 러시아의 83개 행정구역은 ‘통합지방선거’ 열기로 끓어올랐다. 최대 관심사는 모스크바 시장선거였다. 세르 게이 소뱌닌(55)과 알렉세이 나발니(37) 의 경쟁은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선거결 과는 51대 27. 서방 기준으론 싱거운 싸 움일지 모른다. 그러나 러시아 정치에 미 친 영향은 크다. 선거운동 방식과 27%의 의미 때문이다. ‘나발니 돌풍’이 러시아 정치에 남긴 흔적을 분석했다. 햇볕이 이글거리던 지난 8월, 모스크바 시내 에서 젊은이들이 사각으로 된 천막을 들고 옮긴다. 가로·세로·높이 각각 2m쯤 되는 천 막. 거기엔 나발니의 얼굴과 각종 선거 이슈, 정책 설명이 간략하게 설명돼 있다. 건물 벽 에 붙이지도 않고 이동도 쉬워서 순식간에 이리저리 이동하고 모였다 흩어진다. 이번 선거에서 나발니 진영이 선보인 최대의 아 이디어 상품 ‘나발니 큐브’다(큰 사진). 인터넷 경제뉴스 사이트 ‘슬론’의 조사 에 따르면 모스크바 시민에게 2013년 모스 크바 선거운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나발니 큐브’다. 선거운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후보의 주요 정책이 적힌 이동식 천막, 즉 큐브를 받았다. 나발 니 진영은 여러 선거 아이디어를 잘 만들어 냈다. 2010년 10월 임명된 세르게이 소뱌닌은 2013년 6월 시장직에서 사임했다. 그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의해 ‘시장 대 행’으로 임명된 뒤 9월의 조기 선거 출마 의 사를 밝혔다. 정치학자 알렉세이 마카르킨 은 “소뱌닌이 시장직에 선출되지 못하고 임 명된 것이라는 사실을 늘 상기할 것”이라며 “소뱌닌은 아마도 (조기 선거를 통해) 자신 의 권한을 공고히 하고, 선거를 통해 정통성 을 높이고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시장 선거 시행이 공표되자 주요 야 권 인사이자 인기 블로거, 반부패 활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즉시 출마 의사를 밝혔 다. 그와 함께 그의 형사 사건에 대한 재판 도 진행됐다. 7월 18일 키로프 시 지방법원 은 이미 입후보해 후보 등록증을 받은 나발 니에게 국영기업 ‘키로블레스’의 자산 49만 5000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징역 5년과 50만 루블의 벌금(약 1400만원)을 선고했다. 나발 니 지지자들은 “사건이 날조된 것이며 정치 적 내막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즉시 항소했다. 며칠 후 징역형은 해외 출국 금지를 조건으로 한 임시 석방으로 바뀌었 고, 나발니는 선거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됐 다. 그렇게 해서 나발니 측은 두 달간 러시아 에서 흔치 않은 방식으로 적극적인 선거운 동을 펼쳤다. 나발니는 국영방송을 활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초기엔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했 다가 점차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운동 방식을 택했다. 국영방송 출연이 안 됐음에 도 여론조사펀드에 따르면 나발니는 7~8 월 사이 인지도를 69%에서 81%까지 끌어 올렸다. 레바다 센터에 따르면 유권자의 69%가 나발니의 선거운동에 관심 을 보였다. 소뱌닌 선거운동에 관심 을 보인 유권자는 61%였다. 나발니의 선거운동에서 ‘전례 없 다’고 꼽히는 부분이 많다. ^309만 달러 (약 33억 원)나 되는 자발적 선거 후원금 ^
지난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알렉세이 나발니를 위해 자원봉사를 한 젊은이들. 나발니 큐브라는 이동식 선전구호 앞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인민통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나발니.
[AP]
이동식 사각 홍보 천막 첫 등장 자동차·가방·자전거엔 지지 스티커 37세 반부패 활동가 신선한 도전 야권 최고 27% 득표율 성과 올려
수많은 자원봉사자다. 모스크바 전역에서 대학생과 예술인, 컨설턴트, 은행가, 심지어 유명 정치가들까지 1만5000명이 자원봉사 자로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러시아에서 유 례없는 일이었다. 전단 돌리기를 맡았던 컨설팅 회사의 비 즈니스 분석가 크세니야(여)는 “선거운동은 즐거웠다”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고맙 다’거나 ‘안 그래도 표를 주려 했으니 전단 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돌이켰 다. 크세니야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자신의 에너지를 전달하고, 미소 짓고, 빨리 표심을 잡아야 했기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으로 힘 들었다. 그녀는 책임을 맡은 사거리를 지나 거나 자신이 탄 지하철 칸에 있는 사람들에 게 전단을 다 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많은 사람은 간접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모스크바 곳곳에서 ‘나발니!’라 쓰인 원형 스티커를 붙인 자동차·자전거·가 방 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어떤 이는 ‘겁 없이’ 베란다에 ‘나발니’라 쓰인 현수막을 걸어놓기도 했다. 나발니도 처음부터 자신을 ‘국민의 후 보’라고 치고 나갔다. 선거운동도 여기에 초 점이 맞춰졌다. 유권자·자원봉사자·기자와 의 지속적인 만남, 소셜 네트워크상에서의 적극적인 활동에서 그렇게 했다. 나발니의 트위터는 러시아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편 에 속했고, ‘키로블레스’사건 선고가 내려진 7월 18일에는 전 세계적으로 그랬다. 나발니 는 젊은 세대가 쓰는 말을 그대로 썼다. 그 런 모습은 자기 일에 열중하는 젊은 피를 가 진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 이 됐다.
[나발니 블로그]
나발니 선거본부는 유세 활동에서도 독 특한 전략을 사용했다. 후보와 유권자 간의 경계를 없애기 위해 호칭을 조정했다. 현수 막과 배너에서 유권자를 ‘너(띄)’라 부르며 ‘러시아를 변화시켜라, 모스크바에서 시작 하라’로 했다(러시아어에서 존칭은 ‘ ’, 경 칭은 ‘띄’를 쓴다). 20대 여성 엘레나는 “나 발니를 지지하진 않지만 이 말은 건방진 느 낌보다 가까운 사람의 충고 같은 느낌을 준 다”고 말했다. 시민에게 유세뿐 아니라 선거 감시단으로 참여해 달라고 적극 요청했다. 나발니가 현 정부를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 로 ‘선거 결과 조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모스크바를 넘어까지 성과가 있었 다. 원내외 정당, 사회 기관에서 25만 명 이 상이 투표소 상황을 감시했다. 그런 협력이 가장 잘 이루어진 곳은 바로 모스크바였다. 선거운동은 젊고 창의적인 지지자뿐 아 니라 ‘잠재적 반대자’를 대상으로도 이뤄졌 다. 모스크바 중심지, 최고급 호텔 중 한 곳 인 리츠칼튼에서 열린 ‘기업가의 만찬’이 그 행사다. 만찬 요금은 7800루블(약 23만원). 초대장에는 ‘만찬 비용은 7800루블입니다. 이 금액은 만찬 참가자들이 지급하며, 선거 운동 자금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만찬 비용은 만찬 당일 리츠칼튼 호텔 측에 현금 이나 카드로 계산합니다’고 쓰여 있었다. 투 자자와 기업가, 은행가들은 나발니의 경제 정책에 관한 세르게이 구리예프의 발표를 들었다. 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러시아 경제 학자 중 한 명으로 프랑스로 이민을 갔다가 선거에 참여했다. 수많은 기업인이 특정 기 업이 나발니를 지지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익명으로 만찬에 참석하거나 대리인을 보냈다. 만찬에 참석한 인사 중에는 정부기 관 관계자도 상당수 있었다. 이날 사회는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 스트’ 모스크바 지부장 아르카디 오스트롭 스키가 맡았다. 그는 세 시간 동안 만찬 참 석자들과 함께 나발니에게 그가 꾸릴 정부, 부패 척결 전략, 당선 시 취할 구체적 행동, 개인 소득, 이해 갈등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 을 던졌다. 유세 기간에 하루 수차례씩 인터 뷰를 하고, 정기적으로 기자들과 회견을 가 졌던 나발니는 모든 질문에 척척 대답했다. 나발니에 투표한 사람은 두 가지 유형으 로 나눌 수 있다. 원래 지지자와 현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나머지 야권 후보들 은 원내 정당 출신인데, 이런 야당은 진정한 야당이 아니라고 간주된다. 크세니야는 “선 거운동에 참여하느냐 마느냐는 고민할 문제 가 아니었다”며 “러시아 정치세력 간에 경 쟁을 조성하고 정권에 좋은 피드백을 줄 기 회가 생겼는데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 유 형 의 지 지 자 들 은 나 발 니에 게 27.24%의 표를 안겼다. 이는 소련 붕괴 이 후 야권 후보자가 얻은 득표율 중 가장 높 다. 소뱌닌은 51.37%의 득표로 승리하긴 했 지만 예상보다는 낮았다. 이 역시 전례 없던 결과였다. 시장 선거에서 집권당인 통합러 시아당 후보가 모스크바 시민에게서 이렇게 낮은 지지를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러시아에서 전혀 새로 운 양상이라고 꼽는다. 나발니 진영 앞에는 새로운 과제가 놓여 있다. 2014년 가을의 국 가두마(하원)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하는 것 이다.
러시아의 선거구 러시아엔 83개 연방주체가 있으며 선거구도 83개다. 연방주체는 주, 지구, 연방시, 러시아인 이 외의 민족 거주지역으로 설정된 공화국, 자치주, 자치구가 있다. 공화국 1 아디게야(아디게) 2 바시키르(바 시코르토스탄) 3 인구세치 4 카바 르디노발카르 5 칼미크 6 카라차예 보체르케스카야 7 마리옐 8 모르도 바 9 세베로오세티야 10 타타르 11 우드무르트 12 하카스 13 체첸 14 추바시 15 다게스탄 16 카렐리야 17 코미 18 알타이 19 투바 20 사하 (야쿠트) 21 부랴트
지구(크라이) 1 크라스노다르 2 스타브로폴 3 페 름 4 알타이 5 크라스노야르스크 6
캄차카 7 하바롭스크 8 자바이칼스 키 9 프리모르스키(연해주)
자치구 1 네네츠 2 야말로네네츠 3 한티만 시 4 축치
자치주 - 유대인 자치주 연방시 1 모스크바 2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오브라스티) 1 아스트라한 2 블라디미르 3 볼고그 라드 4 보로네시 5 이바노보 6 칼루 가 7 케메로보 8 코스트로마 9 레닌 그라드 10 리페츠크 11 모스크바 12
니즈니노브고로드 13 노브고로드 14 오룔 15 펜자 16 로스토프 17 랴잔 18 사마라 19 스베르들롭스크 20 탐 보프 21 툴라 22 울리야놉스크 23 첼랴빈스크 24 야로슬라블 25 벨고 로드 26 쿠르스크 27 브랸스크 28 스몰렌스크 29 프스코프 30 칼리닌 그라드 31 무르만스크 32 트베리 33 아르한겔스크 34 볼로그다 35 키로 프 36 사라토프 37 오렌부르크 38 쿠르간 39 튜멘 40 옴스크 41 노보 시비르스크 42 톰스크 43 이르쿠츠 크 44 아무르 45 마가단 46 사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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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포커스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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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레저·쇼핑 타운 붐
러시아의 쇼핑몰은 오늘날 쇼핑과 오락, 휴식이 겸비된 곳이 되면서 ‘메가 쇼핑’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메가 힘키 몰. 애들은 스케이트를 타고 아빠는 쉬고, 엄마는 쇼핑한다.
[로리]
중저가 브랜드 찾는 중산층 주 고객 과소비 부작용도 예카테리나 아보리나 기자
옷·신발·식료품 주로 구입
▶R1에서 계속
신용카드·할부제도 이용 늘어
두 아이의 엄마 예브게니야(36)는 쇼핑몰 에서 ‘어어’ 하다 산 것도 없이 큰돈을 써서 속이 상한다.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쇼핑센터에 갔다 가 돈을 쓰지 않고 떠나기란 정말 어려워요. 한 애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고, 다른 애 는 맥도날드에 가야 하지요. 또 이 매장에서 는 스카프를 사게 되고 저 상점에서는 수제 비누를 사게 되죠. 그러다 보면 돈이 많이 나가게 돼요. 생각 같아서는 이 돈으로 뭔가 중요한 것, 예를 들어 옷 같은 것을 살 수 있 었는데도 말이죠”라고 말한다. 이런 소비 행태는 소련 시절과 확실히 다 르다. 그 시절 쇼핑은 실용적이었다. 찾던 것 을 발견해 사면 그것으로 족했다. 하지만 상 품들과 살 곳이 부족하던 시절 성 장한 사람들은 소련 붕괴 이후 새로운 소비 문화 대열로 기꺼 이 뛰어들었다. 메가몰 매장은 이런 ‘성향’을 활용했다. 특징 은 더 정신없게 만든다는 것 이다. 각 메가몰에는 IKEA 가 구 와 가 정용 품 수퍼 마켓, DIY(Do It Yourself, 자신이 직접 만들어라) 개념의 수퍼 마켓(독일 OBI 또는 프랑스 Leroy Merlin), 대형 전자 제품 매장, 수많은 의류 매 장(Zara, H&V, TopShop, B enet t on , Ma rks a nd Spencer, Adidas), 스포츠 하이 퍼마켓과 식품점 하이퍼마켓
매장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충동구매로 이어지기 쉬워
아샨(Auchan)이 입주해 있다. 대형 푸드코 트와 커피 체인점은 의무 사항이다. 이곳에 는 상점, 커피점과 함께 아이스링크, 암벽 등 반장, 미니 골프장, 회전목마, 어린이 놀이 터, 영화관도 있다. 이는 스포츠-유흥 프로 그램 속으로 몰 방문객의 욕구를 충족시키 려는 것이다. 시내 쇼핑센터들과 달리 메가몰들은 고 급 브랜드를 소량만 들여오려 한다. 따라서 마케팅의 핵심 비중은 중가 상표의 대량 판 매에 있다. 인접한 베드타운과 교외 지역들 에 살면서 초고가 상품을 살 여력은 없는 중 산층이 메가몰 방문객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몰 구조는 소비를 조장한다. 계획 구 매를 고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련 시절 사람들에게 익숙한 백화점에서는 잡 화, 여성의류, 신발 매장 등으로 명확히 구 분돼 있었지만 오늘날 몰의 구조는 무질서 하다. 신발 매장이 전자제품이나 향수 매장 과 이웃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공간 구조에서는 계획하지 않은 구매가 늘어나게 된다. 몰 입구에서 만 난 다리야도 이런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으 로 볼 수 있다. 어떻게 쇼핑몰에서 펑펑 돈을 쓸 수 있을 까. 소비력을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저축 문화가 거의 없고 ^소비 욕구 충족 을 위해 돈을 쉽게 빌려 쓸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전러시아여론조사센터(VTsIOM)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32%만 저축 할 뜻이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연금생활자 와 재정 지식 수준이 높은 꽤 부유한 사람 들이다. ‘그렇게 못 하는’ 나머지 사람들에겐 상 반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한쪽은 안정된 경제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든다. 다른 쪽은 당장 필요한 식료품 구입비, 자녀 교육비, 의 약품 구입비, 공과금에 지출되기 때문에 저 축할 여력이 없다. 특이한 점은 러시아 사람 들에겐 큰돈을 한꺼번에 ‘펑펑’ 쓰는 것보 다 같은 액수의 돈을 조금씩 쓰는 성향이 있 다는 점이다. 두 아이의 엄마 예브게니야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은행 카드 이용자 수가 증가한 것도 소소 한 지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태도를 여 러모로 부추기고 있다. 많은 기관과 조직에 서는 월급을 현금으로 주지 않고 직원의 급 여카드로 이체해주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
들에게 돈 쓰기를 더 쉽게 여기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2013년 8월 레바다-센터 여론조 사를 보면 응답자 1600명 가운데 절반 이상 (52%)이 은행 카드를 갖고 있으며 적극 이 용한다고 대답했다. 또 최근 러시아 사람들은 신용 서비스를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2013년 6월 자료 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네 명 중 한 명은 상 품을 신용 구매한 적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있다. 상점에서 곧바로 상품을 신용 구매하 는 것도 은행 카드만큼이나 인기가 있다. 러 시아 사람들은 다른 상황에서는 살 수 없을 수 있는 눈앞의 상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이 두 가지 방법을 적극 활용한다. 신용 구매는 가전제품, 컴퓨터와 노트북, 전화기와 모피 코트나 가죽 외투 같은 고급 의류로 몰린다. 29세의 사진작가 필립은 신용 경험을 이 렇게 털어놨다. “내 작업에는 강력한 최신 형 노트북이 있어야 했어요. 하지만 필요 한 2000달러는 없었습니다. 친구와 가족에 게 빌리기도 싫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로 했지요. 그 은행은 소득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나는 프리랜서로 혼자 일 하기 때문에 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할 수도 있었거든요. 은행은 할부금을 꼬박꼬박 내 기만 하면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 군요.” 그렇게 그는 컴퓨터를 샀고 잘 쓰고 있다. 로미르홀딩사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옷신 발가정용품 외에도 응답자 31%는 화장품과 향수를, 이와 엇비슷한 29%는 선물과 기념 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쇼핑센터에서 수 요가 가장 적은 상품으로는 여행사 서비스 상품과 은행·보험 서비스 상품인 것으로 나 타났다. 이들 상품에 관심을 보인 응답자는 각각 2%와 4%에 그쳤다.
인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대형 쇼핑센터가 이윤을 남기려 면 인구 최소 100만 명 지역에 위치해야 한 다는 데 있다. 따라서 필요한 소비자 유동성 을 쇼핑 단지에 보장해줄 수 있는 대형 쇼핑 센터를 연해주에 건설할 경우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지점이 교차로가 될 수 있는 데,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가 만나 는 중간 지점인 크네비치 공항이 이에 해당 한다. 러시아 국내외 대형 소매기업 유치를 위 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로는 물 류 문제를 들 수 있다. 현재 러시아 극동과 중부 지역 사이를 이어주는 조정 작업이 교 통 체계 미비로 매우 복잡한 상태여서 연해
주 지역 도시로의 화물 배송이 크게 방해받 고 있기 때문이다. 연 해 주 변 강 주 에 서 는 대 형 소매 기 업 가 운데서 다 국적 소매기업 Me t r o Cash&Carry가 선구자로 나설 것 을 약속했다. 연해 주 주지사가 이 회 사의 러시아 지사 대표와 협정에 서 명했지만, 이 회사 하 이퍼 마켓들 이 QR 코드를 스마트폰 앱 으로 스캔하면 멀티미디 언제 개장할지 정 어로 만들어진 뉴스를 확한 일자는 아직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알려져 있지 않다.
[Corbis/Photo SA]
지방으로 영토 넓히는 복합몰
지갑 두둑해진 예카테린부르크 등 대도시 눈독 하반기 개장 45곳 중 절반 해당 연해주는 교통 나빠 아직 입질만 현재 러시아의 최신 쇼핑센터 중 19%는 모 스크바에 있지만 쇼핑센터는 지방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2013년 하반기 러시아에 쇼핑 센터 45곳이 신규 개장되는데 그 절반 이상 은 인구 100만 명 이하 도시들에서 문을 연 다. 그렇게 되면 2013년 러시아 도시들의 쇼 핑 공간은 39억㎡가 된다. 지방 쇼핑센터 건설이 느는 이유로는 수 도의 쇼핑센터가 포화 상태에 있고 이용 가 능한 토지도 줄어들고 있는 데다 러시아 전 국 소득 수준 증가로 지방 주민의 구매력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 다. 물론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역마다 소득 수준이 다르지만, 여기서도 긍정적 경향은 찾아볼 수 있다. 2000년부터 국민 1인당 평 균소득 변동계수가 45~46%에서 28%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소득 증가 선두를 달리는 지역은 중앙연방관구와 우랄연방 관구, 극동연방관구다. 우랄 지역 중심지이 자 러시아에서 넷째로 큰 도시인 예카테린 부르크는 경제와 문화가 성장세여서 러시 아 국내외 개발업체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상업 공간 이용성 면에서 예카테린부르 크 시장이 모스크바를 앞질렀음에도 불구 하고 2012년 미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스
랑라살(Jones Lang Lasalle)사의 조사 결 과에 따르면 질적으로 새로운 쇼핑센터들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 다. 현재 예카테린부르크에는 쇼핑센터 30 곳이 운영 중이다. 2020년까지는 18~20곳이 더 들어설 계획이며, 신규 쇼핑센터들에서 는 유흥 요소가 강조될 것이다. 그러나 극동 지역 상황은 다르다. 개발업 체들은 극동 지역 주민의 소득 수준 덕분에 소비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도 연해주 시장 개발을 서두르지 않는다. 블 라디보스토크에는 쇼핑 공간이 풍부하지만 현재 쇼핑과 레저를 접목한 쇼핑센터들은 없다. 이처럼 대형 소매기업들의 연해주 시 장 진출이 가로막히고 있는 데는 객관적 요
2013년 9월 2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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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부동산 요지경
모스크바 남부 ‘부토바 제2공원’ 지역의 아파트 건설현장. 모스크바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내 집 마련은 전쟁이다. 평생 벌어도 못 산다는 말이 나오고 그래서 부동산 사기도 종종 벌어진다.
[리아 노보스티]
집주인 휴가 간 틈에 아파트 임대, 계약금 가로채 줄행랑 모스크바의 가을은 비와 낙엽만의 계절이 아니다. ‘아파트 사냥’이 시작되는 계절이 다. 방학이 끝나고 업무와 학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학생·외지인·외국인 모두 살 곳 마련에 한창이다. 특히 월세나 전셋집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지만 자기 집 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결과 부동산 시장에선 별별 일이 다 벌어진다. 요즘 풍 속도를 들여다본다.
아나스타시야 스트로키나 기자
니즈니 노브고로드 출신의 안드레이(29)는 최근 기가 막힌 경험을 했다. 10여 년 전 모 스크바로 유학 온 그는 대학 시절엔 기숙사 생활을 했고, 졸업 후에는 집을 얻어 살기 시작했다. 그는 그 길로 모험이 시작됐다 고 말한다. 그는 몇 년 전 친구와 함께 방을 얻고, 부 동산 중개인과 주인에게 돈을 주고 이사했 다. 그런데 일주일 뒤 혼비백산해서 잠에서 깼다.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열쇠로 문을 열 고 들어온 것이었다. 놀라기는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낯선 부부는 자기가 주인 이고 휴가에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집을 내놓는 것은 생각도 안 해봤다고 했다. 안드 레이는 바로 부동산 중개인한테 전화를 걸 었다. 전화기는 꺼져 있었고 계약서를 만든 회사는 유령회사였다. 안드레이는 전부 사 기였어요. 그날로 쫓겨났고 우리는 돈만 날리고 끝난 겁니다라고 허탈해했다. 안드레이만 이런 사기를 당한 것일까. 그 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러시아에서 부동산은 ‘스보이 우골(자신 의 공간)’이라 불리는 아주 귀중한 재산이 다. 러시아처럼 내 집(그것이 어떤 집이든)이 행복한 삶을 위한 유일하거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생각하며 신성한 의미를 부여하 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집 사기가 너무 힘들다 보니 자연히 집을 둘러싼 온갖 현상이 벌어진다. 우선 모스크바 아파트는 비싸다. 아파트 ㎡당 가격이 모스크바의 평균 임금보다 3배
집값 비싸고 담보대출 이자 살인적 부동산 사기 행각 끊이지 않아 이중 계약에 독거노인 주택 강탈도
높다. 물가가 최소 1~2%, 최대 10%까지 하 락했지만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커 지고 있다. 모스크바 근교에서는 35㎡ 이하 방 한 칸짜리 아파트를 550만 루블(17만 달 러) 이하론 찾을 수가 없다. 예나 지금이나 방 한 칸짜리 아파트는 공급보다 수요가 넘 쳐나기 때문이다. NDB-부동산에 따르면 2013년 원룸에 대한 수요가 2012년보다 20%나 올랐다. 원 룸은 주로 서민층의 수요가 몰린다. ‘비즈니스 라이프’ 자료에 따르면 평균 소 득 러시아 최고인 모스크바 시민의 월평균 수입은 5만 루블(약 140만원). 그 월급의 일 부를 20~25년간 모아야 집 한 채를 겨우 장 만할 수 있다. 수입을 모두 내 집 마련에 쏟는 다면 약 8년이 걸린다. 그러나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먹고살 다른 수입이 필요하니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이야기다. 매년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이면 부동산 시장 분석가들은 예상이 얼마 나 정확했는지, 또는 얼마나 달랐는지를 분 석하고 현 상황을 평가한다. 한 포털사이트 ‘루스이포테카(러시아 모기지)’에 따르면 거시경제 변화에 따라 올해 러시아 주택시 장은 스테그네이션에 빠져들었다. 모스크바 최대 부동산 회사 ‘인콤’의 분 석팀장 드미트리 타가노프는 “세계 경제위 기를 야기한 미국 및 유럽발 위기 요인이
사라질 때까지는 시장의 균형 상태가 유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2008년 위기가 10~15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도 그렇게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5~10년 간 부동산 시장은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가노프가 말하는 ‘시장의 균 형’은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음을 뜻한다. 이 때문에 이론상으론 소비자의 심리나 구매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보통 사람들은 실제론 이번 가을에도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다.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은 다양하다. 몇 년 전 가격 상승의 주 원인은 신규 건설이 저조해 빚어진 주택 부족이었다. 반면 오늘 날 가장 큰 위험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 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장 요인도 있다. 신축 공사가 늘면서 환 율과 공사 비용, 부대 서비스 비용이 덩달 아 상승했다. 이뿐만 아니라 금리와 아파트 가 ㎡당 가격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 분 석센터 ‘부동산 시장 지표’에 따르면 올가을 초 모스크바 아파트 ㎡당 가격은 5062달러 였다. 이미 몇 년 사이 ㎡당 건설비 5000달 러를 기준으로 10% 선에서 오르내렸다. 그 러나 이런 지표는 소득이 높지 않은 일반 주 택 구매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내 집 마련 환경이 열악하 다 보니 집을 갖고 재미를 보거나 사기를 치
엄마를 따라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온 꼬마가 모형 아파트를 보고 있다(왼쪽). 부동산 중개인이 손님들에게 집을 보여주고 있다.
[이타르 타스]
는 범죄행각이 나타난다. 마리나는 “200만 루블(약 6000만원)에 방 한 칸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중개업자들이 내 이름을 결핵환자 목록에 넣었죠. 법에 따라 결핵환자들은 무료 아파트를 제공받기 때문 이에요. 그렇다면 나는 이미 아파트를 받았 어야 하는데 2년 넘게 아직 말 뿐이에요”라 며 “그 사기꾼들을 이제 믿을 수가 없어요” 라고 한숨을 쉬었다. 마리나는 자신이 피해 자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그 역시 사기에 가담했다는 의심이 생긴다. 그래서 부동산업자들은 이렇게 가끔 사 기를 치고, 이미 계약이 된 집이 다시 나오 기도 한다. 까다로운 주인은 하루 건너 한 번 씩 고장 내지 않는지 감시하러 온다. 있지도 않은 아파트를 낀 사기 행각, 이중 계약, 독 거 노인의 아파트 강탈 등 다양한 범죄가 기 승을 부린다. 정상적으론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은 사람 에게 담보대출이 있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대출받기도 어렵거니와 13%라는 엄청난 이 자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열차 객차 건 설 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람은 “담보대출을 갚으려면 가족 수입의 70%를 부어야 하기 때문에 저축도 안 되고 휴가비를 모을 수도 없다”며 “휴가를 언제 갔는지 생각도 안 난 다”고 말했다. 그는 “강하고 건강하며, 밤낮 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나 긍 정적인 사람들에게만 대출을 추천하겠다” 며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 고 답했다. 이런 사람을 위해 전문 융자 브 로커도 있다. 게다가 대다수의 모스크바인은 아파트 전·월셋값으로 먹고산다. 원룸 월세 최저가 는 3만~3만5000루블(1000~1200달러)이니 방 두 개 아파트면 발 펴고 살 수 있다. 기자 가 직접 20명의 ‘임대로 사는 사람’에게 “왜 임대를 주느냐”고 물었다. 5명은 자녀를 대 학교에 보내기 위해, 3명은 외국에 살기 때 문에, 1명은 노부모 봉양, 2명은 유럽의 병원 비 지불, 6명은 은행 대출 갚기, 나머지는 여 행하기, 옷 사기 같은 것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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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7일 금요일
모스크바의 ‘힙스터’ 성지
스키니 진 입고 레이밴 쓰고 고리키 공원은 그들 세상 24일 오전. 모스크바시 중심에 가까운 옥탸브리스카야 지하철역에서 모스크바강을 가로지르는 크림 다리까지 1.5㎞ 구간의 도로 양쪽과 보도에는 수백 대의 자동차가 빽빽이 들어차 있다. 사실 이곳은 주차 금지구역이다. 그래서 비상등을 켜놓은 차가 많다. 잠깐 자리를 비운 다는 뜻이다. 그러나 차 주인은 금방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 주인은 이 름하여 ‘고리키 공원’을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시민이라면 고리키 공원이 요즘 젊은이들, 특히 힙스터의 성지라는 것을 다 안다.
러시아 힙스터는 누구
이리나 쿠로파트키나 기자
몇 년 전만 해도 고리키 공원은 모 스크바의 침울한 놀이공원이었다. 소련 시절의 낙후한 놀이기구, 금방 이라도 무너질 듯한 롤러코스터와 함께 방치된 곳이었다. 그러나 2011 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마친 뒤 특히 젊은 층을 위한 공간으로 거 듭났다. 공원 입구는 거대한 아치형 석문 이다. 양쪽 기둥엔 망치와 낫 문장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고, 중심을 거대 한 돌기둥들이 받치고 있다. 각 기둥 은 큼직한 금빛 화환 모양으로 장식 된 육중한 철제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소련 시절에 지어진 건물이 으 레 그렇듯 고리키 공원의 아치 석문 은 공원으로 가볍게 산책 나온 소심 한 사람들을 약간 주눅 들게 한다. 하지만 이 아치 석문을 지나면 새 세상이 펼쳐진다. 화려한 옷을 입은 유쾌한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무리 를 이루고, 이들이 근심걱정 없이 떠 드는 이야기 소리가 공원을 가득 채 운다. 그 가운데는 전형적인 힙스터 차림이 있다. 힙스터 전문기자인 크 세니아에 따르면 힙스터는 대략 35 세 이하인데, 스스로를 ‘창조적 계 급’이라 여긴다. 꽉 끼는 청바지에, 컨버스 운동화, 브랜드 있는 셔츠에 나비 넥타이, 레이밴은 필수다. 풀밭 위에는 이런 차림의 젊은 커 플이 누워 있다. 길에선 자전거, 킥 보드, 스케이트보드, 세그웨이, 외 발자전거, 점핑부츠, 자전거마차 등 모든 탈것을 볼 수 있다. 아이를 데 리고 나온 부모,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외지인과 외국인들은 무리 지 어 다니며 여러 언어로 이야기를 나 눈다. 웃음소리와 지적인 토론, 언성 을 높이지 않고 아이를 가르치는 소 리가 들린다. “왜 이곳으로 올까. 자유롭기 때 문이다”라고 사회학자 이리나는 말 한다. 그녀는 “여기서 잔디에 누워 책을 읽어도 ‘나가라’고 하지 않고, 강변에서 춤을 춰도 ‘이상한’눈으로 보지 않으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 다”고 덧붙인다. 게다가 힙스터의 특 성은 ‘다른 사람과 절대 다르게 하 는 데’ 있다. 너무 그래서 우습거나 멍청하게 보일 정도다. 힙스터들은 고리키 공원의 무료
고리키 공원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젊은이들. 유모차를 모는 젊은 엄마도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광경은 모스크바에서 볼 수 없었다.
자신들만의 패션·문화 즐겨 파티하기 좋은 스트렐카 바 솔랸카 클럽에도 자주 모여
지난 9월 1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자전거 경주에 참가한 힙스터들. 운동복을 입지 않은 차림인데 힙스터는 그렇게 ‘튀게 입는 것’이 원칙이다.
[리아 노보스티]
[리아 노보스티]
요가 교실, 목제 마루, 무료 와이파 이 네트워크 시설을 마음껏 즐긴다. 게다가 그곳엔 공개강연도 있고 야 외 시네마도 있고 겨울에 운영되는 유럽 최대의 아이스링크, 새로 정비 한 공원을 구불구불 지나는 수㎞ 자 전거도로가 있다. 예전에는 꿈도 못 꾸던 것들이다. 모스크바 힙스터가 모여드는 또 다른 장소로 스트렐카 미디어·건축· 디자인 전문학교가 있다. 비영리 교 육기관인 스트렐카 전문학교는 진 보적이고 협력적인 형태의 대안적 고등교육기관을 표방한다. 스트렐카의 설립 목적은 “지식 생산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 및 실현”이다. 전문학교의 ‘스트렐카’ 라는 명칭은 주민들이 이 지역을 부 르는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스트렐 카란 두 강이 만나는 지점을 의미한 다. 스트렐카 전문학교는 유명한 볼 로트니 섬에 위치한 옛 초콜릿 공장 ‘크라스니 옥탸브리(붉은 시월)’ 건 물을 쓰고 있다. 스트렐카 전문학 교는 건축이나 디자인, 지속 가능한 디자인 등을 주제로 공개 강연을 마
련하고 뜰에서는 정기적으로 공개 콘퍼런스를 열고 대안 영화를 상영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드는 시간은 밤이다. ‘스트렐카 바’에 가기 위해서다. 이윤 전액이 스트렐 카 전문학교의 운영비로 쓰이는 스트 렐카 바는 모스크바에서 가장 유명 한 파티 장소 중 하나이자 러시안 힙 스터를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러시안 힙스터가 즐겨 찾는 곳으 로 나이트클럽 솔랸카도 빼놓을 수 없다. 톱스타 음악가들이 자주 드 나드는 곳으로 유명한데 문화잡지 도 발간하며 강연도 열고 패션 부티 크와 레스토랑도 운영한다. 그뿐만 아니라 모스크바 혹은 국외 예술가 들과 예술 및 음악 컬래버레이션(협 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저 녁마다 입구에서 용모 검사가 이루 어지고, ‘힙스터답지 않은 사람’은 예외 없이 골라낸다. 차림새가 ‘보 통 힙스터’ 수준이어야 한다. 실내장 식은 화려하지만 색유리 덕에 안락 하게 느껴지고, 창밖에 항상 해가 떠 있는 듯하다.
러시아 힙스터는
절반만 서구적…충동적인 패션 피플을 지칭하기도 크리스 플레밍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인문학부 소통예술학과 부교수
러시안 힙스터는 누구인가? 서양 힙 스터의 아류나 한 종류인가 아니면 이름만 같은가. 20세기의 거의 모든 반문화적 요소를 하나의 스타일, 때 로는 한 의상으로 융합해 표현하려 는 노력을 기울이는 부류. 이것이 서 양의 ‘정통 힙스터’에 대한 최신 정의 다. 힙스터는 시공간을 압축해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다 해진 카디건을 훔쳐 입고 비틀스 특유의 더벅머리인 몹톱헤어 스타일에 밥 딜 런의 웨이파이어 선글라스를 쓰고, 1970년대식 콧수염을 기른다. 아니면 할머니 스웨터나 팔레스타인의 상징 인 두건 케피예를 걸친다. 아이폰으 로 셀카를 찍고 프랑스산 지탄 담배
를 피우며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가 그려진 키치한 가방에 체 게바라 전 기를 쑤셔 박고 다닌다. 달리 표현하 면 힙스터는 지난 50년간의 TV쇼를 섭렵한 사람과 TV를 구경도 못한 사 람 사이에 위치한 부류라고 할 수도 있다. 힙스터 스타일은 유행할 게 틀 림없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80년대 말 경제학자와 사회이론 가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 방화(localization)’를 섞은 기괴한 합성어 ‘세방화(glocalization)’에 푹 빠졌다. 이 어색한 용어를 러시아 에 적용할 수 있다. 러시안 힙스터의 정체성은 분명 절반은 서구적이다. 물론 단지 서양 문화 제국의 연장이나 그 아류로 볼 수는 없다. 아직은 대중 브랜드의 저 속함에 당황하지 않는 러시안 힙스 터는 서양 힙스터보다 훨씬 자주 스
타벅스에 간다. 서양 힙스터가 소비 자체를 부정 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중문화와의 관계와 이에 따른 문화 브랜드 형성 에 더 민감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의 첫 세대인 러시안 힙스터는 자본주의와 함께 성장했고 서양 힙스터가 그토록 소 중히 여기는 ‘브랜드 다양화’라는 난해한 개념을 이어받지 않았다. 아 마 앞으로는 이어받게 되겠지만 말 이다. 근사한 엔터테인먼트 잡지와 웹 사이트 ‘아피샤’의 유리 사프리킨 전 편집장은 2003년 러시아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힙스터’란 단어를 접했다. 처음에는 주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스타일에서 살짝 비켜 간 패션에 중점을 둔 용어였다. 그러 나 몇 년 후 이 말은 경멸의 뉘앙스
도 띠게 됐다. 언론에서만 이런 뉘앙 스를 사용하는 게 아니다. 공개 시위 나 야권 인사의 지지 집회에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힙스터 자신에게도 해당한다. 러시아 언론은 힙스터의 이런 활 동을 ‘정치적 신념이 아닌 멋져 보인 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운동에 참 여하는 충동적인 패션 피플의 퇴폐 적인 행동’이라 주장한다. 더 심하면 자유민주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아를 잃은 사람을 의미하는 ‘뎀 시자(민주주의와 정신분열증 합성 한 러시아어)’란 무서운 부류로 힙 스터를 정의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 장 흥미로운 부분은 몇몇 러시아 언 론인의 머릿속에서 ‘힙스터’가 우스 운 사람으로 굳혀질수록 힙스터 스 스로 본인이 힙스터라는 사실을 부 정한다는 점이다.
2013년 9월 27일 금요일
Russia포커스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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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7
모스크바에 ‘신개념’ 서점 열풍
동화처럼 ‘별천지’ 꾸며놓고, 마음에 드는 책만 판다 알료나 트베리티나 기자
규모 작고 독특한 인테리어 모임·만남·강연도 이루어져 책 찾아주는 ‘탐정’ 서비스도 ‘도도 서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로 즈데스트벤스키(크리스마스) 거리에 서 길을 잘못 들어 작은 처마 밑의 작 은 문을 지나쳤다. 골목엔 이렇게 작 은 문이 수백 개 있었으니까. 2009년 문을 연 ‘도도’의 입구는 마치 이상 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 같아 머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그곳엔 책도 책이지만 어 른·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할 만한 장난 감과 토베 얀손의 동화에 나오는 무민 트롤 모양의 가구들, 재밌는 포스터, 수제 인테리어 소품 같은 신기한 것들 천지였다. 여기 책방 맞아? 기껏해야 15㎡에서 50㎡밖에 안 되는 아담한 공간, 눈길을 사로잡는 분위기, 풍부한 문화적 요소가 곁들 여진 요즘 신개념 서점들. 그곳은 이 미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 모임·강연·만남이 이루어지고 생각 을 나누는 공간이 됐다. 중요한 것 은 주인의 취향이다. 분위기도 그가 결정하고 책도 마찬가지다. 베스트 셀러 대신 잘 팔리지는 않지만, 미 학적·학술적으로 가치 있는 책들이 쌓여 있다. 요컨대 ‘가치 있는 책’에 ‘상업적 문학’이 밀려나는 것이다. 좋은 일이다. 그런 책방 중 하나인 ‘포드피스니 에 이즈다니야’의 미하일 이바노프 사장은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독 자에게 가장 좋은 지식서를 판매하 려고 한다. 대중시장을 상대하긴 하 지만 더 좋은 책을 엄선해 모두가 책 을 더 찾도록 하자는 게 사업 철학”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책방 ‘매직 북룸(Magic Bookroom, http://www.dodospace.ru/)’. 2009년에 만들어진, 크 지는 않지만 잘 알려진 네트워크형 서점인데 루이스 캐럴의 작품을 주 로 다룬다. 공간이 아담하다. 이 서 점의 공동 창시자이자 저명한 모스
서점 도도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작가들. 좁은 골목의 작은 서점이지만 가치를 판매하려는 책방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컨셉트 서점 ‘프세 스보보드니’에서 포즈를 취한 주인 부부. [Press Photo]
크바 출판업자 샤쉬 마르티노바는 “우리가 바라던 대로 스노비즘과 허 식에서 벗어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은 과학·예술·공예·기술 등 책 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 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의 중심지 이기도 하다”고 자부한다. ‘매직 북 룸’에선 작가와의 만남, 강연, 마스 터 클래스 이외에도 루이스 캐럴의 동화와 스토리텔링 기법을 모티브 로 한 ‘도도 파티’도 열린다. 시내 불바르 순환도로의 치스티 프루드에서 멀지 않은 포크로브카. 그곳의 작은 2층 건물엔 작은, 오래 된 궤짝같이 생긴 서점 ‘호다세비치 (http://xodacevich.ru/)’가 있다. 넓이는 15㎡(약 4.5평) 정도. 주인 스 타스 가이보론스키는 “가끔 우리 책방을 유럽에서 제일 작은 서점이
라고 소개한다”며 웃는다. 책은 책장 외에 창가에도, 바닥 에도 쌓여 있다. 한번 뒤지기 시작 하면, 재미있는 물건 보듯 끝도 없이 뒤지 게 될 것 같다. 직원들은 요술 지팡이 같다. 폐지로 공책을 만들기 도 하고 코딱지만 한 공간을 책나라 로 만든다. 책방은 2012년 문을 열었는데 헌 책도 볼 수 있고, 몇 코페이카(몇십 원)짜리 혹은 공짜 책들이 잔뜩 쌓 인 상자에서 책을 고르는 특별 서 비스도 한다. 2개월·6개월·1년 단위 회원권도 발행하고 월 250루블(약 8000원)만 내면 모든 책을 10일간 대출받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출판 된 책은 모두 찾아내 주는 ‘책 탐정’ 이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가이보 론스키에 따르면 ‘정말 구하기 힘든 책’은 서비스료가 30~45달러다.
[리아 노보스티]
오락과 책 탐정 서비스 제 공 에 더해 안 락 한 카페 까지 원한 다면 북클럽 ‘기페리온(http:// hyperionbook.ru/)’을 찾으면 된다. 이 서점은 뮌헨에 자매기관인 ‘고로 드(GOROD)’라는 러시아 문화센터 까지 냈다. 신학기에 ‘기페리온’과 GOROD는 교육관광 부문에서 공 동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신개념 서 점이 생겼다. 1호는 2010년 1월 문을 연 ‘포랴독 슬로프(wordorder.ru)’ 이다. 50㎡ 크기 서점의 책꽂이엔 8000여 권이 꽂혀 있고 그중 논픽션 도 많다. 벽에는 강연과 영화상영 날 짜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저명 한 작가나 지식인 또는 연출가들이 출연하기도 한다. 2011년 드보르초바야 광장 근처엔 ‘프세 스보보드니 (vse-svobodny.
com)’가 문을 열었다. “책을 고를 때 저희만의 기준이 있습니다”라고 ‘프 세 스보보드니’ 공동 사장인 아르촘 파우스토가 말했다. 이런 서점은 이름도 독특하다. 예 를 들면 ‘프세 스보보드니’ 공동 사 장 류보비 벨랴츠카야는 “러시아에 선 영화나 회의가 끝나면 ‘프셈 스 파시보(모두들 감사합니다)’, ‘프세 스보보드니(모두에게 자유를)’라는 정해진 표현을 한다. 책방 이름으로 말 그대로의 의미를 가져다 쓴 것” 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내 아르 바트 거리 건물 1층엔 대형 서점이 있는데 이름이 ‘돔 크니기(서점)’다. 책 파는 곳의 이름이 ‘서점’이라니!. 소비에트 시절의 서점 중 하나인 ‘포드피스니예 이즈다니야’는 2012 년에 마치 불사조처럼 부활해 지 금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입구쪽 벽에 4m짜 리 책장이 있고 책장을 따라서 서 점의 하이라이트인 나무 사다리가 있다(4m를 오르려면 필요하다). 나 머지 부분은 적극적이고 활발한 직 원이 아니었다면 아마 너무 심심한 인테리어가 됐을 것이다. 직원들은 계절마다 꽃장식을 바꾸고, 방문객 을 위해서 사과도 준비해 두고, 화 분에 재미있는 이름을 적기도 하 고(‘열매 주렁주렁 미니 오렌지 나 무’ 같은 것), 책 표지에 평이나 메 모를 재미있게 적어놓기도 한다. 얼 마 전 이 서점은 전형적인 페테르 부르크식 말들이 적힌 유머 엽서를 출시했다. 세 명의 공동 대표 중 하나인 미 하일 이바노프는 “인테리어를 아주 다르게 바꾸고 책을 더 늘렸다”며 “처음엔 지식서와 아동문학을 취급 했는데 점차 외국어 번역서들과 예 술·디자인·패션 관련 책들도 추가 로 채웠다”고 말했다. 음악이 잔잔 히 깔리는 서점 안쪽에선 차를 마실 수 있는데 고객이 직접 듣고 싶은 음 악을 틀 수 있다. 얼마 전 서점은 페 테르부르크 공직자들에게 도시 역 사와 개발에 관한 책을 선물하는 행 사를 열었다. 이바노프는 “이분들이 선진 경험에도 관심을 뒀으면 좋겠 다”고 말했다.
공공 도서관 살리기 프로젝트도 한창
모스크바 시내 5곳 리모델링 추진 도스토옙스키 도서관 첫 ‘신장개업’ 엘레나 김, 얀 셴크만 기자
창문의 묵직한 블라인드와 답답한 커튼 사이로 불빛이 희미하게 비친 다. 땅거미가 내릴 무렵 나이 지긋한 여성 사서가 지친 표정으로 책상 위 책들을 수레에 옮겨 담아 열람실로 가져간다. 나무 의자에 앉아 조는 할 아버지와 색 바랜 종이에 요리법을 베껴 적는 백발의 할머니, 그리고 카 펫 가장자리를 툭툭 차는 일곱 살쯤 되는 소년. 사서는 책을 다 꽂은 뒤 폐관을 알린다. 할아버지는 부스스 일어나고 할머니는 짐을 챙겨 훌쩍 떠난다. 소년은? 사서가 데리고 나간 다. 아이는 손자였다. 지난 15일, 모 스크바 북부행정구역에 있는 제150 호 지역 도서관의 하루 중 여섯 시 간을 살펴본 모습이다. 오늘날 러시아에서 도서관은 거 미줄 쳐진 창고 신세다. 이용자는 거 의 없다. 거의 모든 남녀가 직장을 다니는데 개관을 오전 11시~오후 5
새로 단장한 도스토옙스키 지역 도서관. 지금은 산뜻하게 보이지만 전엔 침침하고 책 장은 낡았었다. 모스크바의 개혁 1호 도서관이다.
시에 하니 올 수가 없다. 이용하려면 등록증도 필요한데 모스크바 주민 중 그게 있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 다. 그래서 ‘먼지 쓴 도서관’이 모스 크바에 480개나 있다. 도서관은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 는 과거 위상을 잃었다. 인터넷도, 스 마트폰도, 해외 여행의 기회도 없던 시절 도서관은 정보를 얻고 견문을 넓히며 세상과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 는 곳 중 하나였다. 사람들은 도서관
[루슬란 수후신]
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고, 미래의 계 획을 세우고, 철학과 정치를 논했다. 그런 영화를 되찾기 위해 지금 모 스크바 도서관들은 변신을 진행 중 이다. 우선 도스토옙스키 도서관, 가 가린 광장의 5월 1일 노동절 도서관, ‘브라티슬랍스카야’ 지하철 역 부근 의 제30호 도서관(9월 중에 곧 개관 함), 아르구놉스카야 거리의 제47호 아동도서관, 레닌스키 프로스펙트의 ‘프로스펙트’ 도서관 등 5개가 대상
이다. 프로젝트는 모스크바 도서센 터 보리스 쿠프리야노프 부소장이 발 의한 개혁안에서 시작됐다. 그는 유 명한 출판업자이자 사회평론가이며, 서점 ‘팔란스터’의 사장이기도 하다. 최근 치스티 프루드에 위치한 도 스토옙스키 도서관이 변신 1호가 됐고, 9월 19일 한 번 살짝 열려 현 장을 가 봤다. 입구 로비의 모습이 친근하다. 키 작은 사서 책상이 있 고, 옷과 모자를 걸 수 있는 사물함 도 있다. 복도에는 자판기도 볼 수 있다. 도서관에 음식물을 반입하면 벌금과 함께 도서관 카드도 반납했 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자판기는 혁 명에 가까운 시도다. 복도 끝에는 정 원으로 난 문이 있다. 여름에는 이 정원에 야외열람실을 만든다. 열람실도 더 넓어진 듯하다. 책장 도 커지긴 했지만 눈에 띌 정도는 아 니다. 이게 다 가구를 잘 배치한 덕 분이다. 바로 책을 읽고 싶은 이를 위해 의자 딸린 책상을 뒀다. 건축가
들은 서로 친해지고 교제하라고 마 주 앉게 배치했다. 넓은 창틀 밑에 는 쿠션과 소파도 준비해 두었다. 북 카페 같은 분위기다. 아 참, 창문의 창살이 없어졌고 커튼의 먼지도 털 어냈다. 아래층에는 희귀 서적들을 볼 수 있다. 대여 불가지만 전자책으 로 볼 수 있다. 희귀 서적들은 대부 분 19세기 말 도스토옙스키 작품과 1907년 도서관 개관 때부터 있었던 책들이다. 무인 도서대여 체계도 도입되고 열람 체계도 바뀌어 더 많은 신간을 전보다 훨씬 빠르게 찾아볼 수 있게 된다. 도서관 이용을 신청하거나 보 고할 필요도 없어졌다. 책을 찾고 도 서관에서 바로 읽을 것이라면 기록 을 남길 필요조차 없다. 쿠프리야노프 부소장은 “정보 세 계에서는 길을 잃기가 쉬운데 현재 러시아에는 안내자 역할을 해줄 사 람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도서관들 은 진정한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다”
고 말한다. 회의론자들은 “도서관의 운명은 끝났다”고 주장한다. 전자책 시장이 커가며 종이 책의 비중은 꾸 준히 줄고 휴대전화로 언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데 굳이 도서관에 갈 까. 쿠프리야노프는 “출판업 구조가 변하고 있지만 도서가 양적으론 줄 지 않는다. 40루블(약 1300원)에 다 운받을 수 있으니 책을 안 살 수도 있 다. 그러나 전문 학술자료는 다르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딜레마는 해결이 가능하다. 학술 자료를 합법적으로 내려받을 수 있는 장비를 제공한다 면 많은 독자에게 적법한 독서의 기 회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 타자는 레닌스키 대로 127 번지에 있는 ‘프로스펙트’ 도서관 이다. 이 도서관은 복지형 도서관이 될 것이다. 주변에 병원 등의 의료기 관이 많아 심심한 환자들이 올 것이 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량이나 오토 바이로 책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도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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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포커스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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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7일 금요일
러시아인에게 가을은 무엇인가
600년 이상의 연륜을 자랑하는 볼가강 변의 고풍스러운 도 시 프료스(왼쪽 사진)의 가을 풍경. 유명 화가 이삭 레비탄 이 1895년 도시의 가을을 화폭에 옮겼다(오른쪽 그림). ‘황 금빛 가을’이란 이 그림은 황금빛 노란색이 주를 이루는 러 시아 가을의 특색 있는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이 그림 이 후 도시도 유명해졌다. 사람들이 프료스를 찾아 정취를 현 장에서 음미하고 이 도시에 다차를 짓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림의 분위기를 현장에서 다시 맛보는 여행도 생겼다. [사진=로리/레기언메디아, 그림=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 관/Wikipedia.org]
숲의 결실 거둬들이며, 나의 한 해도 갈무리하는 계절 엘레나 김 기자
켜켜이 쌓인 나뭇잎 밟으며
“가을은 하늘이다. 발 아래서 하늘이 운다.”
삶 돌이켜보고 반성도 하고
러시아 인기 록그룹 ‘DDT’가 부른 노래 ‘가을’ 첫 소절이다. 요즘 계속 가을 폭우가 쏟아진다. 출근길, 얼음같이 차가운 비가 가는 가시처럼 얼굴을 때린다. 비안개가 옷 깃을 파고들며 소매로 스며들어 청바 지 주머니 깊이 찔러 넣은 손으로 타 고 내린다. 조금 굵은 빗방울들은 가 죽 레인코트를 때리며 젖은 아스팔트 위로 떨어져 얕은 웅덩이에 고이면서 얌전히 찌푸린 하늘을 쳐다본다. 가 을은 음울하지만 러시아에서 가장 중 요한 계절이다. 한국의 가을이 울긋 불긋한 단풍, 민족명절 추석과 함께 온화하고 따스하다면, 러시아의 가을 은 비와 상념과 고독의 시간이다. 그렇게 비에 젖은 하루가 지나간 다. 하늘은 회색으로 낮게 걸렸다. 지 하철 안의 뚱한 얼굴들, 흠뻑 젖은 발, 버스에 놓고 내린 우산들. 시간은 막 지나간 여름의 흔적을 지우고 겨 울을 준비하며 그렇게 사그라진다.
러시아인 30% 가을 앓이
매서운 겨울도 준비해야지
러시아인의 가을 취미 ‘버섯 따기’로 모은 버섯들. 스베르들롭스키 구에서 찍었다. [리아 노보스티]
러시아 사람들은 보통 가을에는 미래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무슨 소 용이 있겠는가? “연말까지 기다려 보고 그때 가서 생각해보죠.” 버스 정류장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가을 폭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면서 한 쌍의 젊은 남녀가 한숨을 쉬는 소리 가 들린다. 개인 심리의사 니콜라이 는 러시아인의 30%가 가을 우울증 을 앓는다고 말했다. 원인은 단순 하다. 햇빛이 줄어들고 호르몬에 변 화가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흐린 날만 있지는 않다. 가 을은 버섯 따기의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보다 가을이 숲에서 버섯이나 산딸기를 따는 데 훨씬 좋다. 버섯 따기는 러시아 사람들이 지나칠 수 없는 가을의 전통 행사다. 알렉세이 (운전기사·54)는 “나는 아내와 함께 매년 아슈키노(모스크바에서 북동 쪽으로 35㎞)에 버섯을 따러 갔다옵 니다. 거기에 우리만의 자리가 있지 요. 이것이 우리 전통이랍니다.” 기자도 지난 15일 가족과 교외의 이스트라를 다녀왔다. 교외 열차는 한가했다. 다차 시즌이 절정이던 여 름만큼 사람이 많지 않아 창가의 딱
딱하지만 따스한 나무 좌석에 자리 를 잡았다. 들판엔 가을이 성큼 다 가와 있다. 모스크바 변두리의 단조로운 고 층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더니 곧 사 라지고 음울한 교외 풍경이 시작됐 다. 절반쯤 벌거벗은 나무들이 가을 햇살 속에서 축축한 옆구리를 드러 내며 반짝이고 남은 노란 잎사귀들 은 낯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 몸 을 돌린다. 누구나 나름의 가을은 있지 않은가. 문득 대문호 알렉산드 르 푸시킨의 글이 맴돈다. “울적한 시절이다! 눈들이 매혹되 는 시간이다!/떠나는 그대의 아름 다움에 마음이 흔들린다….” (푸시 킨의 가을 중에서) 드디어 열차가 역에 멈춰 섰다. 가 을걷이를 한 밀밭을 따라 걷다 곧이 어 숲 가장자리로 간다. 숲 속 나뭇 잎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가을 공기는 차갑고 축축했다. 비가 그치고 기온이 급상승한 바로 지금 이 숲의 수확물을 거둬들이기에 가 장 좋은 시간이다. 거기까지 동행한 알렉세이가 “비 가 그치면 바로 숲에 가서 버섯을 따
야 합니다. 버섯은 비가 내린 직후 에 많죠”라고 거든다. 러시아어에는 ‘우후버섯’이란 속담이 있다. 한국 에선 ‘우후죽순’처럼 뭔가가 시간을 다투듯 빨리 생긴다는 뜻이다. 소련 시절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버섯과 산딸기를 따러’ 숲으로 갔 고 버섯은 겨울과 봄의 식량으로 저 장했다. 지금은 상점의 절인 버섯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늘어난다. 가을 은 변치 않아도 사람은 조금씩 변하 는 모양이다. 숲은 참 좋다. 고요함! 빗방울이 나뭇잎과 가지들 어디에선가 후두 두 떨어진다. 숲 바닥은 켜켜이 쌓인 나뭇잎으로 온통 뒤덮였다. 우거진 숲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폭신한 양탄자 위를 걷는 듯했다. 북쪽면 나 뭇잎들은 암녹색 이끼로 덮여 있다. 이끼는 멀리에서 보면 따스하고 포 근해 보이지만, 손으로 만지니 차갑 고 미끈거렸다. 가을 숲은 사람들에 게 도시의 모든 근심을 잊게 하고 자 신의 삶을 생각하고 반성하고 실수 를 인정하게 해준다. 버섯을 얼마나 많이 따느냐는 그 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
기 자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돌아 오는 길 열차에서 사람들은 모두 조 용히 앉아 내면으로 침잠한다. 어떤 사람들의 손엔 버섯 바구니가 흔들 거린다. 며칠 후 비에 젖은 울적한 날이 따뜻한 날로 바뀐다. 바비요 레토 (늦더위)다. 많은 이는 바비요 레토 에 가을의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고 생각한다. 예브게니(34·대학강 사)는 이렇게 말한다. “비가 그치고 쌀쌀한 날씨가 지나면 다시 여름이 습격해 옵니다. 인간은 따뜻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쌀쌀하지는 않은 햇 빛이 비치는 날이 며칠이 될지를 여 름 때처럼 그렇게 간단히 알지 못합 니다. 가을의 차가움 뒤에 오는 이 런 날은 훨씬 더 소중하고 중요해집 니다.” 낮게 드리운 가을 태양은 밝고 높 게 뜬 봄철 태양보다도 더 따뜻하다. 며칠간 그런 따뜻하고 근심 없는 여 름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9월 말께 찾아오는 한기는 훨씬 더 매섭다. 인 간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직장으로 돌아가게 하고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뒤이어 겨울이 찾아온다.
개통 78년 된 모스크바 지하철의 비밀
2차대전 중 태어난 ‘메트로 베이비’가 무려 217명! 엘레나 프로시나 기자
모스크바 지하철은 세계적으로 유 명하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모스크 바 지하철을 탐방했다. 모스크바 지하철 공보실에 따르 면 현재 모스크바 지하철은 규모 면 에서 세계 3위다. 총연장 312.9㎞의 12개 노선 188개 역을 매일 1만 대 이 상의 열차가 운행 중이다. 모스크바 지하철의 하루 평균 통과 승객 수는 700만 명이 넘는다. 평일엔 900만 명 을 웃돌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지 하철 이용객 수 면에서 모스크바 지 하철은 도쿄와 서울 뒤를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한다. 모스크바 공보실의 자료에 따르면 순위는 이렇다. 1. 일본, 도쿄 지하철, 연간 승객 31억 6100만 명, 세계 1위 및 아시아 1위 러시아 지하철은 깊
2. 한국, 서울 지하철, 승객 25억
다. 80m로 가장 깊은
1800만 명, 세계 2위 및 아시아 2위(근
파르크 쿨트르 역의
교 노선 제외)
출근 시간 모습. [리아 노보스티]
3.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승객 24 억9000만 명, 세계 3위, 유럽 및 CIS
가장 아름다은 역 ‘콤소몰스카야’로리. 러시아의 신형 지하철 차량. 드미트리 베르다소프
지역 중 1위
모스크바 지하철은 1935년 5월 15 일 개통됐다. 모스크바 시내 관광가 이드인 바딤은 “대조국 전쟁(제2차 세계대전) 때 지하철은 방공호 역할 을 했다. 연일 공습이 있었음에도 지 하철에서 217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고 말한다. 아르바츠카야 노선(3호 선, 암청색)의 깊이가 깊은 것은 냉 전과 관련 있다. 핵전쟁이 벌어질 경 우 방공호로 사용하려는 목적이 있 었다. 또 환상 노선은 당초 시내 ‘사 도보예 칼초(환상 도로)’ 지하로 건 설한다는 계획이었다. 파르크 쿨투 리 역부터 쿠르스카야(50년 완공)까
지는 계획대로 건설됐다. 그러나 후 에 환상 노선의 북쪽 라인을 사도보 예 환상 도로로부터 1~1.5㎞ 떨어지 게 지어 모스크바 지하철역 9개 중 7 개 역에 접근이 용이하도록 했다. 환상 노선에 관해서는 많은 에피 소드가 있다. 건축·디자인 대학의 건 축과 학생인 스베타는 “교수님이 해 준 얘기”라며 이렇게 소개했다. 어느 날 스탈린이 커피를 마시며 지하철 발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원래 계 획은 환상 노선 없이 방사형 노선과 환승역으로만 이뤄진 지하철 건설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스탈린이 커피잔 을 노선 설계도 위에 탁 내려놓았고,
설계도에는 둥그런 커피잔 흔적이 남 았다. 이를 본 스탈린은 ‘중요한 것이 빠졌군. 환상 노선을 건설하시오’라 는 명령을 내렸다. 이후 스탈린을 기 념하기 위해 갈색으로 색을 정한 환 상 노선 건설이 지하철 건설 프로젝 트에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 엔 모두 12개 노선이 있는데 서울처 럼 노선마다 색을 달리한다. 외국인들이 오면 역의 깊이에 놀 라는데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가장 깊은 역은 아르바츠코-포크롭스카 야 노선의 파르크 포베디(승리공원, 2003년 5월 6일 개통) 역이다. 깊이 가 보통 50m를 넘지 않는데 이 역은 지하 85m에 있다.
제작 담당 러시아: 엘레나 김 에디터 리자 레비츠카야 부에디터 한국: 안성규 게스트서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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