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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겨울올림픽 D-14

이 섹션은 <로시스카야 가제타(Rossiyskaya Gazeta), 러시아>와 중앙일보가 협력해 제작발간합니다.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제15239호

소치를 향한 무한질주 러시아 루지 대표선수 타티아나 이바노바가 지난해 개장한 소치의 로자후토르 리조트의 ‘산키’ 루지 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로이터]

르포 - 8년의 준비, 그날 기다리는 소치

러시아 인사이드

야자수 해변 지나면 설국, 겨울올림픽의 혁명 도미니크 바술토, 리차드 윈터보톰(자원봉사자)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은 올림픽 사상 가장 비 싼 올림픽이다. 8년간 준비에 500억 달러 이상 이 들어갔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7일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140억 루블(약 63 억 달러)이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경기 장 등 올림픽 자체를 위한 것이다. 나머지 돈은 소치의 인프라 건설에 들어갔다.). 2008년 베이 징 올림픽보다 60억 달러, 2010년 런던 올림픽 보다 210억 달러 더 투입됐다. 그 덕분에 2월 7 일 세계인들은 TV로 개막식을 시청하면서 놀 랄 것이다. 바다 옆에 자리 잡은 미래풍 최신 경 기장들, 만년설을 이고 있는 캅카스 산맥의 세 계 정상급 스키장들을 둘러싼 숨 막히는 경치, 아열대 야자수들에 둘러싸여 굽이굽이 뻗어 있는 새로운 올림픽 파크들…. 모든 일이 계획 대로 진행된다면 ‘새로운 러시아’를 강대국으 로서만 아니라 현대적 경제 국가로서도 전 세 계에 공식적으로 선보이게 될 웅대한 사업이다.   지난 10일 소치를 찾았다. 국내외 관광객들 로 떠들썩했다. ‘올림픽 파크’ 기차역에는 오 륜링이 자랑스레 걸려 있고 2개 언어로 된 표

500억 달러 투입 가장 비싼 올림픽 신축 경기시설 규모 상상 초월 실내 빙상장은 흑해 해변과 조화 고속철 개통  도로는 막바지 공사

열대의 야자수에 눈이 덮인 소치의 2013년 2월 풍경.

[미하일 모르다서브]

지판이 거리마다 설치돼 있다. 밝은 옷을 입은 자원봉사 무리도 눈에 띈다. 도시가 아직 북적 거리며 개막식에 맞춰 막판 작업이 한창이지 만 경기장과 대부분의 호텔은 준비를 마쳤다.   새로 들어선 경기 시설들은 규모가 엄청나 다. 소치 중심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있 는 아들러 단지의 유선형 아이스 스포츠 경기 장들은 흑해 해변에 아름다운 고리 모양으로 건설돼 있다. 예쁜 조명이 켜지는 밤에는 더욱 인상적이다. 그런데 아들러 단지와 새로 건설 된 올림픽 파크 기차역을 잇는 인도와 차로는 아직 공사 중이다.   소치 시내도 크게 바뀌었다. 소치 대학교 밖에 설치된 ‘춤추는 분수’와 사람 크기의 올 림픽 마스코트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소 치 주변의 몇몇 중요한 지점에 있는 2014소치 올림픽 ‘라이브 장소(live sites)’도 마무리 작 업이 진행 중이다. 설치된 대형 스크린은 스포 츠 경기를 방송하고 무대에서는 문화 공연이 열릴 것이다.   2014 소치 올림픽 마크를 단 버스들은 이미 새 단장한 올림픽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다. 올림픽을 대비해 건설된 철로를 따라 현대적

이고 편안한 ‘라스토치카(제비)’ 고속열차도 싼 운임으로 경기 단지와 교통 허브 사이를 오 가며 운행 중이다. 가장 인상적인 교통인프라 는 스노 스포츠와 산악 스포츠가 열리는 크 라스나야 폴랴나로 통하는 길이다. 아들러 역 에서 기차로 10분 걸린다. 3번 터널을 지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아들러 역을 떠나면 야자수 의 해변가를 지나 눈 덮인 산 속으로 들어가 는 이국적 경험을 하게 된다.   어쨌든 소치가 2014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선택된 것은 겨울올림픽의 전통적인 모델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올림픽이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 열릴 때는 검증된 겨울 휴양 지역 을 고른 뒤 현대적 요소를 일부 가미해 말끔 히 단장만 하고 강설 여부와 같은 다른 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달랐 다. 이렇다 할 만한 알파인 스키 전통이 없는 도시에서, 그것도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러 시아 리비에라’의 여름철 휴양지로 더 잘 알 려진 도시에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 이었다. 소치의 아열대성 기후 때문에 소치에 정말로 눈이 내릴지는 여전히 전 세계적 추측 거리다. ▶R4에 계속

다음호는

2014 소치 겨울올림픽 2월 7~23일

소치는 벌써 육해공 철통 경계 중 >> R3

맨땅에서 이룬 꿈  소치의 야심찬 변신 >> R4~5

3월 28일 발행됩니다

경찰 3만 명, 소방관과 인명구조대원 1500명, 헬리콥

소치의 변신이 눈부시다. 10년 전 세계 수준 스키장이 한 곳도 없

더 4대와 선박 5척 ….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소치 올

던 곳에 이미 11개의 스포츠 시설이 개장했다. 올림픽촌은 대회를 마친 후 명

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역사상 가장 안전한 올림

품 주거단지가 될 전망이다. 가을에는 포뮬러1 대회도 열린다. 겨울올림픽을 계기

픽이 되게 하겠다고 장담한다.

로 소치는 국제적 관광레저 도시로 변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이 더 뜨거운 사람들 두꺼운 패딩을 입었지만 살을 에는 추위가 뼛속을 파고든다. 그런데 얼 음을 깨고 강물로 뛰어드는 사람들 이 있다. 겨울수영 애호가, 일명 바 다코끼리들이다. 추위를 추위로 이 기려는 사람들. 러시아에 공식 등록 된 겨울수영 애호가는 150만 명 이 ▶R7

상이다.

Economy

분배 정의 목소리 세진다 러시아 정부가 올해부터 고급차에 세 금을 부과한다. 9만 달러 이상의 고 급차가 대상이다. 세수 증대가 목적 이 아니다. 공시주택가 900만 달러 이상 주택 소유자들도 세금 폭탄을 맞게 된다. 세르게이 샤탈로 프 재무차관은 사치세 부과는 사회 정의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 한다. 러시아에서도 분배 정의를 요구하 는 목소리가 힘을 얻 고 있는 것이다. ▶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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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포커스 ┃ 2014 소치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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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4일 금요일

제스처로 본 올림픽 지휘자의 생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에 공을 세운 외국인이 있다면, 그가 “매우 영리하고 능력 있는 학생이었다”고 말하는 호주 출신의 신체언어 권위자인 앨런 피스일 것이다. ‘미스터 신체언어’로 유명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앨런 피스가 장래의 러시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은 1991년. 그해 크렘린은 그를 초청해 푸틴 등 유망 정치인들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당시 39세의 KGB 장교 출신 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청에서 대외관계와 외국인 투자 촉진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AFP PHOTO, ITAR-TASS]

푸틴, 연설회의 때 잦은 합장 모습  은연중 자신감 표현 아나스타샤 브르카

피스는 “TV에서 더 친근하게 보이고 거친 몸짓들을 자제하는 법을 그들에게 가르쳤 다.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보좌관이 었던 푸틴은 매우 영리하고 능력 있는 학생 이었다”고 회상한다.   푸틴이 권좌에 있던 지난 13년간 러시아 정치 연구자와 외국 정부는 물론이고 일반 인들에게도 핵심 과제는 푸틴의 생각을 꿰 뚫어보기 위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파헤 치는 것이었다. 프라이버시 보호 욕망이 강 한 것으로 유명한 푸틴은 표정이 무뚝뚝한 데다 손동작도 거의 없고 시선도 엄격하고 날카로워 찬탄과 동시에 비하의 대상이 되 기도 했다. 그러나 피스는 2013년 11월 보로 네시에서 세미나를 주재하다 푸틴과 만난 기억을 떠올리며 그의 몸짓과 표정에 찬사 를 보내면서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자리에 서는 메시지의 60~80%가 신체언어를 통해 전달된다고 말했다. 스타일 1 구두 벗어 단상 내리친 흐루쇼프   피스가 푸틴에게 제일 먼저 가르쳐준 것 은 옛 소련 시절 정치인들이 선호한 거친 몸 짓들을 버리는 법이었다. 팔을 휘두르고 주 먹을 치켜세우는 것 같은 몸짓은 니키타 흐 루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원조다. 그

옛 소련 정치인 스타일 버려라 세계적 신체언어 권위자가 레슨 회담 때도 고개 끄덕여 대화 유도

는 1960년 유엔 총회 연설 당시 감정에 북받 친 나머지 구두를 벗어 단상을 내리쳤는데 그 때문에 전형적인 소련 지도자의 모습 중 하나로 가장 잘 기억되게 됐다.   피스는 대신 “양 손바닥을 펴보이거나 합 장하듯 모아 세워 ‘뾰족탑’으로 불리는 손동 작을 보여줘야 한다”며 “두 경우 모두 자신감 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공개연설 때나 크렘린궁 회의석상에서도 이 두 가지 몸짓을 주로 사용한다. 피스는 푸틴 대통령이 2000년대 한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합장하는 듯한 ‘뾰 족탑’ 모양의 손동작으로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피스는 “푸틴 대통령과 비교할 때 부 시 대통령은 태도엔 심각하게 문제가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뾰족탑’ 모양으로 양 손바닥 을 합장하듯 하며 조용하면서도 자신 있게 행동했다”며 “그는 심지어 그 순간에 낚시 생 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피스는 푸틴 대통령이 다른 세계 정상들

과의 일대일 대화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 는 또 하나의 ‘황금률’을 소개했다. 고개를 기울이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고개를 한 쪽으로 약간 기울이며 대화 상대에게 고개 를 끄덕여 보인다. “당신이 세 번 연속 고개 를 끄덕여 보이면 대화 상대가 계속 말을 하 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상대는 당신이 대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간주한다는 것 이다.” 피스의 말이다. 스타일 2 미소 대신 입술 깨무는   피스는 푸틴을 평가하면서도 그가 절대 바꾸지 않는 특징 한 가지를 1991년 세미나 에 가져왔다고 말했다. ‘소련식 표정’이다.   “러시아 사람들, 그중 대부분 남성의 얼 굴에 나타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 사 용하지 않는 신체언어 특징이 있다. 소련식 무뚝뚝한 표정이 바로 그것이며 푸틴의 특 징이다.” 피스의 말이다.   그는 “러시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

록 이런 표정을 더 자주 짓는다. 유럽이나 미 국 사람들처럼 미소를 짓는 대신 입술을 꼭 다물고 찡그리며 ‘안녕하세요, 저는 당신의 친구입니다. 저를 믿으셔도 됩니다’고 말한 다”며 “사실은 그런 표정으로 자기 감정을 감추는 것인데 이해할 만하다. 과거에는 거 리에서 자기 감정을 드러내 보이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많은 문화에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무 뚝뚝한 표정을 짓지만, 그 외에도 또 다른 형식의 고유한 신체 언어를 갖고 있다. 그러 나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에 걸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면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몸 짓들이 비슷해졌다. 손바닥을 펴 보이고 미 소를 짓고 눈썹을 깜박이는 것이다. “왜 그 럴까? 어른들은 할리우드 영화들을 보고 아 이들은 자국산 만화보다 미국산을 더 선호 하는데, 바로 이런 데서 신체언어를 배워 그 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피스의 씁쓸한 결론이다.

소치 성공 위한 푸틴의 뚝심

올림픽에 러시아 위신 달렸다  인프라에 아낌 없이 투자 마리아 오세트로바

소치는 여름 휴양지 비판 일자 해안에는 봄날, 산에는 진짜 겨울 올림픽 때 진짜 러시아 눈맛 자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올림픽 개최 구상에 대해 처음부터 특별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였다. 2007년 과테말라에서 열 린 올림픽 유치 경쟁 도시 프레젠테이션에는 직접 참석했다. 올림픽에 막대한 돈이 들어 가도 세계 지도국가로서 러시아의 위신이 달 린 문제이며 무엇보다 국제무대에서 러시아 의 지위 향상에 중요하다는 점을 숨기지 않 았다. 2010년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있은 ‘소치 2014 발표회’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이 소치 공 항으로 떠날 때 남긴 마지막 촌평이 매우 유 쾌했다”고 고백하며 “IOC 위원들은 러시아 국가의 위력을 모두 봤다고 말했다”고 했다.   2013년 4월 25일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 에서 푸틴 대통령은 “해외에서의 러시아 광 고에는 아예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스포츠 가 국민 건강의 관점에서 긍정적 추세로 이

2013년 5월 1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캐머런 영국 총리(가운데)가 2014년 소치 올림픽 개ㆍ폐막식이 열리는 피슈트 경기장 안에서 경기 장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리아 노보스티]

어지고 인구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개선해주 기를 기대합니다. 이 모든 시설을 둘러보면 서 나 자신도 우리나라와 기술건설 역군들 이 자랑스럽다고 느낍니다. 모든 나라가 이 것을 해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우리 선수들 의 성공도 기대할 겁니다. 이건 중요합니다.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서 성과를, 그들 뒤에 거대한 나라가 있음을 이해할 수 있기를 기 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정 지출과 인적 구조, 기후

조건에 이르기까지 ‘대통령 주도’에 대해 끊 임없이 시비를 걸었다. 사실 소치는 러시아 에서 전통적으로 여름 휴양지이지 겨울 스 포츠 중심지는 아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 은 단호했다. “해안에서는 멋진 봄날을 즐길 수 있고, 동시에 산에서는 진짜 겨울을 맛볼 수 있습니다. 나는 여기서 6~7주 전에 스키 를 탔습니다. 그리고 나는 진짜 눈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2007년 7월 푸틴 대통령의 말이다.   푸틴 대통령은 꽤 구체적인 사례와 자료 에도 정통했다. 2013년 9월 3일 러시아 국영 TV방송 채널 1과 미국 AP통신과의 인터뷰 에서 푸틴은 “우리는 수백㎞의 신규 도로, 수십 개의 다리와 터널을 건설했습니다. 소 치 역내 에너지 공급을 위해 가스관도 추가 로 2곳 부설했습니다. 화력발전소 1곳과 변 전소 17곳도 건설했죠. 의료센터를 새로 건 립했고, 최신식 객실 수만 개를 갖춘 호텔도 43곳 건설했습니다. 저는 바로 이 모든 것이 앞으로도 수십 년간 사람들을 위해 쓰이길 바랍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아깝지 않 아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지 대형 경기 개최만을 위해 만든 건 아니죠. 물론 그것도 흥미롭고 명성을 주겠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Russia포커스 ┃ 2014 소치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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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안전 올림픽 위해 뛰는 소치

2013년 12월 27일. 불을 활짝 켠 소치의 올림픽 공원.

[Newscom]

미사일 방어망 가동, 경찰 3만 배치  물샐 틈 없는 경계 야로슬라바 키류히나

2013년 6월 러시아 이슬람운동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는 비디오를 통해 이슬람 전사들 에게 올림픽을 공격하라고 촉구했다. 바짝 긴장한 러시아 당국은 올해 초 러시아 국내 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행사들의 안전을 공약했다. 그럼에도 불은 소치 겨울올림픽 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소요가 끊이지 않 는 러시아 캅카스 지역 공화국들에서 이슬 람 반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2014 소치 겨울 올림픽이 안전할지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 다. 테러 진원지 바로 옆에서 막을 올리기 때 문이다. 올림픽조직위 측은 국제 스포츠 행 사 사상 최대 규모의 신원확인 절차와 광범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다.   올해 초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장관은 “내부부대 소속 경찰 3만 명 이 상이 소치시 안전과 올림픽 시설 순찰, 도시 진입 차량 검문, 건축 자재 내 폭발물 탐지를 위해 배치된다”고 발표했다. 유리 데셰비흐 비상사태부 감시국장은 “소방관과 인명구조 대원 약 1500명이 헬리콥터 4대와 선박 5척 등 100가지 장비 지원을 받으며 올림픽 참가 자와 방문객들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경제학자 미하일 델야긴은 “소 치 올림픽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예상보다는 5배, 외국 자원봉사자와 스포츠 대표단 전체 인원수보다는 3배 밑도는 1만 5000~2만 명에 그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올림픽 방문객 수가 적든 많든 안전은 안전이다. 그래서 인력뿐 아니 라 정교한 무기도 동원된다.   순항 미사일과 항공기 등 다양한 저고도 비행 목표물 타격용으로 제작된 판치르-S 단거리 대공시스템 6대가 러시아 남부 국경 지대에 배치됐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소 치 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NBC TV와의 인터뷰에서 “소치 겨울올림픽이 역 사상 가장 안전한 올림픽이 되게 하겠다” 고 약속했다. 그는 “조직위원들은 안전이 최 우선 목표라는 점을 처음부터 이해했다”며 “러시아와 미국 당국이 안전 방책 마련에 공 조하고 있고 군 보안대가 제복 대신 행사복 을 입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영국과 조지 아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전문가 일각에서는 “안전대책이 사 실상 반(反)푸틴 시위대를 겨냥한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고, 다른 편에선 “1980년 모스 크바 올림픽 전 소련 당국이 취한 행동”이라

2013년 12월. 라우라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경기장을 지키는 경찰들.

[리아 노보스티]

시설물 270개 테러 대비 리허설 산악 지역엔 실전 경험 특수부대 미국영국과도 공조 체제 갖춰 올림픽 전후 약 석달 간 시위 금지 입장권은 온라인 통해서만 판매 관람객에게도 통행증 착용 며 비난했다. 당시 국가보안위원회(KGB)는 수상쩍은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지 모스크바 에서 쫓아내 버렸다. 러시아 당국은 1월 7일 에서 3월 21일까지 소치 내 집회와 시위를 제 한했다. 그러면서 “이 조치는 러시아의 동성 애 금지법에 항의할지도 모르는 LGBT(레즈 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인권운동가 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엄격한 신원확인은 입장권 구매소부터 시작된다. 올림픽 방문객은 누구나 조직위 에서 온라인으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고 소치 도착 시 당국의 신분확인을 위해 여권 정보와 연락처를 제공하고 입장용 ‘관중 통 행증’을 받아야 한다. 관중은 스포츠 경기 관람 시 신속한 신분확인을 위해 안전통행 증을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 탐사보도 전문기자 안드레 이 솔다토프는 “북캅카스로부터 겨우 100㎞ 떨어진 소치에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들에게 는 이런 조치가 무용지물일 것”이라고 말한 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도 이 문제를 예견하 고 있다. 경찰이 집집이 돌며 신분증을 확인 하고 거주자 조사를 마쳤고, 일부 언론에 따 르면 올림픽 시설물 건설 작업에 채용된 이주 노동자 수천 명도 추방됐다. 이것이 인권단체

들의 비난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이다.   체첸전쟁 참전 특수부대도 수풀이 무성한 소치 산간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 찰과 기타 보안기관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한 훈련을 수십 차례 실시했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소 치-2014’로 불리는 전략 훈련이 270개 소치 올 림픽 시설물을 대상으로 시행된다고 최근 발 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블라디미르 쿨레쇼프 반테러국가위원회 의장은 “올림픽 기간에 총 기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 속했다. 전기충격기, 수갑, 최루탄도 전면 금 지된다. 영국 런던 소재 국제 군사전문지 HI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HIS Jane’s Defence Weekly)에 따르면 주요 올림픽 시설을 겨냥 한 테러 공격 위험성은 낮지만 주요 안전지대 에서 떨어져 있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교통 중심지와 기타 장소들이 더 위험하다고 한다. HI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전문가 매슈 클 렌츠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치 주변 의 안전지대가 흑해 연안을 따라 약 100㎞, 내 륙으로는 40㎞까지 뻗어 있다”고 지적했다.   소치 안전을 담당하는 알렉세이 라브리쇼 프 FSB 직원은 올림픽을 앞두고 소치 시내와 인근 일부 지역(이른바 통제 및 금지 지구들) 출입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방문객이 ‘통 제’ 지대에 출입하려면 입장권과 신분증이 필요하지만, ‘금지’ 지대(소치 국립공원 일부 지역 등)는 역내 업무 관계자들만 출입할 수 있다. 소치 안전지대 외부 차량은 올림픽 전 후 1개월씩 포함해 약 3개월간 안전지대 진입 이 금지된다. 올림픽 지원 차량일지라도 소치 이외 지역 등록 차량도 특별통행증이 필요하 다. 이런 안전대책엔 이동의 자유뿐만 아니라 통신의 자유 제한도 포함된다. 안드레이 솔다 토프와 이리나 보로간 탐사보도 기자는 “올 림픽 기간 중 통신 지원에 나서는 인터넷과 전화, 기타 통신수단 제공업체들은 보안기관 들이 완전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네트 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소치 전역에 폐쇄회로 카 메라 약 5500대를 설치하고 무인정찰기도 투 입하는 등 기타 감시수단들도 동원된다. 이 로써 소치에서 공식 금지된 시위에 나서려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지 즉시 찾아낼 수 있 다. 솔다토프 기자는 이를 두고 “올림픽 역 사상 가장 광범위한 감시”라고 말하면서 미 국 국무부가 자국 시민에게 “노트북이나 스 마트폰이 도청될 우려가 있으니 집에 두고 가는 게 더 낫다”고 권고한 사실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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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포커스 ┃ 2014 소치 겨울올림픽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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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5

휴양도시 소치의 상전벽해 현장

새 건물 360개, 경기장 13곳 탄생  올림픽 뒤엔 G8 정상회의 도미니크 바술토, 엘레나 김

▶R1에서 계속

소치의 변신은 몇 년 전만 해도 이 모든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야심 차다. 2007년 소치가 올림픽 유치권을 따냈을 때 “평창과 잘츠부르크가 더 나은 선택일 것” 이란 볼멘소리가 많이 나왔다. 사실 개막식 과 폐막식이 열리는 피시트 올림픽 주경기장 등 소치 올림픽 시설 중 많은 곳은 새해를 맞 아서도 여전히 막바지 손질을 거치고 있었 다.스키 점프장은 완공이 상당히 지연되고 비용도 많이 초과한 뒤 아주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개장했다.   건설주택공공사업부 미하일 멘 장관은 최 근 “올림픽 개최 3주 전에 360개의 건설물 중 309개 시설물이 개장된다. 그중 ‘포뮬러1’ 경 기 트랙은 올림픽이 끝난 후 사용된다. 13개 스포츠 시설이 건설됐고, 그중 11개가 개장

소치 근처 로자후토르 알파인스키 리조트를 지나는 관광객들.

[Jan Woitas]

10년 전엔 국제 수준 스키장 전무 올림픽촌은 명품 주거단지 부상 가을엔 F1 그랑프리 대회 개최

됐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 경기 를 진행할 수 있는 복합시설물과 점프장 단지 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모든 건설에 문제가 어찌나 많 았던지 푸틴 대통령은 프로젝트 단장을 공개 적으로 질책할 정도였다. 2012년 2월에 점프 장 2개가 완공됐는데 건설이 지체되고 추가 비용도 크게 들었기 때문이다. 2013년 11월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 시설물을 방문해 소치 올림픽 책임자인 드미트리 코작 부총리와 러 시아 올림픽위원회의 알렉산드르 주코브이 위원장과 회의를 하면서 이를 문제 삼았다. 회의가 TV로 방영되고 있었지만 대통령은 “돈이 당초 12억에서 80억으로 늘어났다는 말입니까?”라고 놀라며 “참으로 잘하셨네 요”라고 비꽜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부위 원장이자 해당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북캅 카스휴양지’사의 대표 아흐메드 빌라로프는 두 직위를 모두 잃었고 직권남용으로 형사입

건됐다.   10년 전 소치엔 세계적 수준의 스키장이 한 곳도 없었다. 따라서 소치가 장래 올림픽 개최지가 되리라고 시사해줄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국내외 비판자들은 2014 소 치 올림픽이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위신을 쌓 는 프로젝트이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러시아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웅대한 계획이 라고 주장하곤 했다. 또 다른 이들은 개최 비 용 500억 달러가 고질적인 부패와 구린내 나 는 러시아 관료주의에 의해 불어났다고 비난 했다.   소치 올림픽이 가장 거대하고 가장 사치 스러운 올림픽 가운데 하나가 되리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123일에 걸친 올림픽 성 화 봉송식을 통해 성화가 국제우주정거장에 올라갔다 왔고 활화산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 으며 바이칼 호수 아래로 들어갔다가 오기도 했다. 그리고 올림픽은 올림픽대로 겨울올림

픽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이 쏟아지고 가장 많 은 경기가 열릴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보다 12개 더 많은 98개 메달 세트를 놓고 경 기를 치른다. 2011년 4월 6일 국제올림픽위원 회 집행부가 6개 종목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추가종목은 스키 점프(여자),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썰매 종목 계주, 프리스타일 하프파 이프(남자·여자), 바이애슬론 계주다.   진짜 시험대는 겨울올림픽 이후다. 소치는 과연 올림픽을 잘 마치고 나서 국제적인 관 광·스포츠 명소가 될 수 있을까? 새로 건설 된 경기장들은 올림픽 이후 사용 계획을 갖 추고 있다. ‘볼쇼이’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최 근 소치 국제투자포럼을 개최했다. 흑해 연안 의 올림픽촌은 명품 주거단지가 될 전망이다. 소치의 일부 시설을 ‘선물’로 포장해 다른 곳 에 옮긴다는 계획도 있다.   소치는 또 2014년 6월 차기 G8 정상회 ↗

↘ 의 개최지다. 2014년 가을 개막하는 새로 운 ‘포뮬러원 그랑프리’ 행사 일정도 잡혀 있 다. 피시트 올림픽 주경기장은 2018년 FIFA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열리면 공식 개최 도시 가운데 하나가 된다. 동시에 산악지역에 신축 한 겨울 리조트들도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에서도 방문객 유치에 나설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부터 소치가 러시아 나 머지 지역에 경제 모델이 돼야 한다는 희망 을 피력했다. 최상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소치 의 성공은 시베리아와 극동을 비롯한 러시아 의 다른 지역들로 전파될 수 있다. 서구 투자 자들도 소치의 사례에 고무될 수도 있으며,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뿐 아니라 러 시아 전역에서도 투자에 기꺼이 나설 수 있 다. 이는 러시아 국가경제를 다각화하고 석 유가스 등 천연자원에 대한 러시아의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개막축제 지휘 유리 바시메트

러 최고 예술인들과 서양 음악가 앙상블 한국 공연단도 참가 빅토리야 이바노바

겨울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6일, 소치에서 ‘소련 국민예술가’ 칭호를 지닌 유리 바시 메트(사진)의 지휘로 제7회 국제 예술축제가 시작된다. 소치 예술축제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는 소치 예술축제가 겨울올림픽과 동 시에 열리죠.

“책임감이 막중해요. 우리는 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 죠. 우선은 스포츠에서지만 그 외의 많은 부분에서도요. 얼마나 많은 일들을 했고, 무엇을 건설했는지 말이죠. 이 모든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는 이를 위해 싸워왔 어요. 대규모 행사는 마치 자석처럼 관심과 감정, 돈을 끌어들이게 마련이죠. 저는 국 가의 위상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에요. 국 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거죠. 또 그것이 최상의 모습이기를 바라고요. 이런 면에서 볼 때 연례 행사인 소치 예술축제가 문화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가 될 거예요.”

메달 시상식 도우미 선발대회 르포

키 174㎝ 이상, 옷 치수 S가 기본  미스 러시아급 미녀 즐비 안나 넴초바

올림픽 경기장 전경. 그 뒤로 소치 시내가 있다. 올림픽 2주를 앞둔 소치의 기온은 영상 10도.

[미하일 모르다서브]

소치 주민들이 겪은 명과 암

8년간 공사판→교통지옥정전  이제는 삶의 질 향상 마리나 사부시키나

2007년 7월 4일 저녁, 소치 시내 겨울극장 부 근 광장에는 시민 수천 명이 국제올림픽위원 회(IOC)의 2014년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개 최지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 고 ‘소치’라고 쓰인 흰색 종이가 대형 스크린 위로 클로즈업되어 나타나자 환호가 계속됐 다. 많은 사람이 변화에 기뻐하며 동트기 직 전까지 밤거리를 돌아다녔고 불꽃을 쏘아 올 렸다.   음악가 다리야 아쿨로바는 “그날 밤 친구 들과 함께 광장에 있었어요. 너무 기쁘고 자 랑스러워서 소리를 질렀어요. 어떤 남자가 나를 안고 빙빙 돌렸던 기억이 나네요. 7년 전 우리는 올림픽 준비기간에 무슨 일을 겪 게 될지 상상도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후 생활이 일변했다. 조용했던 휴양지에 800여 개의 공사 현장이 들어섰다. 현대식 스 포츠 단지와 건물뿐만 아니라 도시 자체를 거 의 새로 건설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중 앙아시아 출신 노동자 수천 명이 철근 골조를 짜고 콘크리트를 붓고, 페인트를 칠하고 거리 를 청소했다. 이후 교차로 8곳, 도로 약 400㎞, 터널과 다리 수십 개, 철도 지선들이 생겨났 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은 시달렸다. 뱌체슬 라프 쿠즈네츠(운전기사)는 “운행 노선과 교

숙박 교통 알짜 정보

소치 올림픽 파크에 새로 건설된 호텔.

7분이면 갈 곳 3시간 허비하고 전선 교체하느라 촛불 켜고 살아 주택쇼핑센터 속속 늘어나 통 표지판들이 계속 변했어요. 7분이면 갈 곳 을 3시간에서 3시간 반씩 걸려 갔어요. TV에 서는 이게 다 우리를 위해 하는 일이니 참으 라고 했어요. 어쩌겠어요”라고 말했다.   낡은 전선 교체 때문에 정전도 끊이지 않 았다. 장사를 하는 바실리 톨스토이는 “우리 가게는 지금도 양초를 팔고 있어요. 전기 사 정이 형편없어 그래요. 전기가 너무 약해 램 프도 겨우 밝히고 세탁기나 전기주전자, 드 라이어는 가동이 힘들어요. 전자레인지도 2 년째 쓸모없어 크라스노다르에 사는 친척에

게 줬어요. 거기는 이런 문제가 없었어요”라 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장기 발전에 필요 한 전력이 충분히 확보됐다. 아들레르에 변 전소들과 새로운 화력발전소 한 곳이 건설 됐기 때문이다. 쿠데프스타 지역에 발전소를 하나 더 건설하려고 했지만, 환경평가 결과 지역사회의 반발이 심해 계획은 동결되었다.   도시 중심부에는 고급 고층빌딩과 일반 주 택들이 들어섰고, 교외에는 별장촌이 늘어 났다. 아들러 단지에는 올림픽 자원봉사단과 근무지원단을 위한 미니 거주지가 건설됐다. 올림픽 뒤 아파트들은 일부 소치 시민에게 무 료로 제공된다. 엘레나 마르키야노바(교육 자)는 “올림픽 덕택에 지금 시에서 나눠준 새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새 아파트에 사는 교 사, 의사, 군인, 젊은 가정이 많아요”라고 말 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학교 와 유치원, 병원을 새로 지은 도시는 러시아 어디에도 없다. 소치는 사회시설 대부분을 보수하고 장애물 없는 환경 기준을 도입한 러시아 최초이자 유일한 도시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소치 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됐 다고 할 수 있다. 7년 전만 해도 밤엔 식료품 을 살 수 없었지만 지금은 24시간 운영하는 대형 쇼핑센터들이 들어섰고 극장, 레스토 랑, 카페, 볼링장, 어린이 놀이단지들도 곳곳 에 문을 열었다.

●저렴한 숙박

●중급 숙박

●고급 숙박

●공항에서 도시까지 이동

호스텔 Yozh 소치, Tchaikovsky st., 2 www.hostelsochi.ru 3베드룸 600루블(20달러싱글룸 가능)

호텔 Forsazh 소치, Volzhskaya st., 72A www.forsage-sochi.ru 2베드룸 2000루블(60달러)

그랜드 호텔 앤드 스파 Rodina 소치, Vinogradnaya st., 33 www.grandhotelrodina.ru 2베드룸 15000루블부터(500달러)

Express 열차 비즈니스 클래스 350루블 이코노미 클래스 200루블

펜션 Rodnichok 소치, Vardane square, Lvovskaya st., 38 www.sochi-rodnichok.ru 2베드룸 900루블(30달러)

호텔 Raduzhny 소치, Pirogova st., 34 www.hotel-raduzhny.com 2베드룸 1900루블(55달러)

래디슨 호텔 Lazurnaya 소치, Kurortniy av., 103 www.lazurnaya.ru/ 2베드룸 12000루블부터(400달러)

지난해 11월 말 소치 예술대학의 복도는 미인 선발대회에 출전한 아가씨 수백 명으로 북적 거렸다. 조용하고 수줍어하는 사람도 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옆 사람과 자신의 키와 체형, 사회적 능력이 대회의 요구조건에 맞을지 초조히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선 발대회는 아름다운 외모와 멋진 몸매를 보는 대회가 아니다. 여성에게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인생을 바꿀 기회이자 흥분되는 이 벤트였다. 뽑힌 여성들은 2월로 다가온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시상식장으로 가져 오는 자랑스러운 역할을 맡을 터였다.   치열했고 책임감도 막중했다. 많은 참가자 에게 이 대회는 그들만의 작은 올림픽이나 다름없었다. 무대에 오르기 몇 분 전, 젊은 참 가자들이 자기소개를 어떻게 할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표범 무늬 드레스를 입은 한 참가 자가 올림픽 운영위원에게 물었다. “할 줄 아 는 외국어가 하나도 없는 게 문제가 될까요?” 가녀린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은 한 젊 은 여성도 질문했다. “저는 현재 올림픽 자원 봉사자인데요. 그래도 메달 시상식에 나가는 일을 겸할 수 있겠지요?” 운영위원들은 직접 적인 대답을 피하며 결과는 며칠 후에 발표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핵심, 즉 선발자는 세계적인 올림픽 인사들을 만나고 전 세계에 서 방송하는 소치 올림픽 TV쇼에 나올 것이 라는 점만은 분명했다.   긴장 속에서 대기하던 참가자들은 번호표 를 단정히 하거나 머리를 빗어 올리고, 화장 을 손질했다. 무릎 위까지 올라가는 부츠를 올려 신기도 했다. 거의 모든 러시아 여성은

인생 바꿀 수 있는 일생일대 기회 6인치 킬 힐 신고 나타난 여성도 심사위원 자신의 스토리 알려라 ‘아름다움’을 숭배한다. 밤거리에 나가 보면 러시아 사람의 인식에 깊이 뿌리 박힌, ‘아름다움은 고통을 수반한다’ 는 프랑스 속담을 체감할 수 있다. 거 리에는 대부분이 평범한 소치 시민 인데도 그중 많은 사람이 마치 늘씬 한 모델 같은 모습으로 활보한다. 6 인치 힐을 신는 사람도 있다. 대회 운영위가 참가자에게 내놓은 권장사 항은 키 1m74㎝ 이상에 옷 치수는 S로, 실제 모델 선발조건과 비슷했다.   모두 자신감에 차 있던 것은 아니었다. 도 트무늬 원피스를 입고 온 장신의 20세 숙녀 타티야나 시델니코바(위 작은 사진)는 곧 울음 을 터뜨릴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시델니코바 의 ‘오랜 염원’은 일본 출신 러시아 대표팀 피 겨선수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유코 가와 구치(러시아식으론 카바구티)를 만나는 것이 다. 시델니코바는 그 순간을 고대하며 일본어 를 열심히 배웠다. 얼마나 존경하는지 유창한 일본어로 직접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보다 더 감동적인 자기소개가 있을까. 게다가 시델 니코바는 5개 국어를 할 수 있고 미국에서의 거주 및 유학 경험도 있다. 지금은 소치 예술 대학의 피아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럼에도 남보다 통통한 편인 시델니코 바는 날씬한 여자들 틈에서 위축됐다. 심사 위원 앞에 서는 게 ‘공포’란다. 예술대학 ↗

●도시 내 이동

마을 버스:19루블 Marshrutka(합승 택시):17 루블

소치 올림픽 자원봉사단은 2만5000명이나 된다. 도우미가 되려면 열심히 공부해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리아 노보스티]

↘ 의 피아노과 교수 마리 나 벨로바가 제자인 시델니 코바 앞에 멈춰 서서 얼음 을 끼얹었던 것이다. 교수는 “너무 뚱뚱해서 통과 못할 거예요”라고 얼음을 던진 것이다. 시델니코바 의 눈엔 눈물이 그 렁그렁했다. 이때 검은 코 트를 입 은, 훤칠하고 잘 생긴 사촌 블 라 디미르 오그네프 가 시델니코바 곁 에서 용기를 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대기실을 박차고 나갔을 거다. 오그네프는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서 네가 가장 아름다워. 내 말을 믿으라니까”라 며 사촌을 달랬다.   경쾌한 음악이 콘서트홀에서 들려왔고 심 사위원들이 다음 지원자 그룹을 입장시켰다. 한 심사위원이 키가 가장 큰 참가자에게 말 했다. “하이힐은 벗어 던지고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실 심사위원에게 가장 중요 한 것은 몸매가 아니었다. 소치 자원봉사발 전센터의 마리나 나자로바 매니저는 “우리는 참가자들이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답게 행동 하는가 평가합니다. 자신의 성격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도 주의 깊게 보고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인 옥사나 푸지나가 우아미 의 살아있는 본보기나 되는 듯이 기자들에게 환하게 미소 지었다. 아름다운 몸매와 단정 한 단발에 몸에 꽉 끼는 샤넬 블랙 드레스를 입고 온 옥사나 푸지나는 유명 대회 어디에 나가도 자랑스러워할 만했다. “저는 소치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2007년부터 메달 수 여식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꼭 선발 되고 싶어요.” 그녀가 미소 지었다.   ‘걱정’은 젊은 여성의 본성인 게 틀림없다. 푸지나는 합격 소식을 듣고 나서 다른 문제 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올림픽 자 원봉사자인데 시상식도 돕게 됐으니 두 역할 이 상충될 게 분명하거든요. 걱정되네요.” 월 요일 푸지나가 인터뷰 중 말했다.   시델니코바의 바람도 이뤄졌다. 피겨 메달 수여식을 돕기로 결정된 것이다. 가와구치 선 수와의 만남이라는 꿈에 한 발 더 가까워졌 다. 1월 초부터는 시델니코바를 비롯한 봉사 자들이 연기와 춤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 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해요. 그런데 실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몸무게도 10㎏ 뺐 어요. 지금 치수는 90-60-90이랍니다.” 그녀 는 이미 자기만의 올림픽 메달을 딴 셈이다.

-예년과 프로그램이 다른가요?

“프로그램 구성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 어가 있었어요. 지난 축제들에서 가장 흥미 로웠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고 일종의 결 산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차이콥스키의 오페라와 푸시킨의 소설이 어우러진 ‘예브 게니 오네긴’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으 로 소개될 겁니다. 성악가들 외에 연극 배 우들도 출연해요. 이번 프로그램에는 데니 스 마추예프(피아니스트)는 물론 니노 카 타마제(재즈 보컬리스트) 등 수많은 아티 스트의 공연이 있어요. 러시아 예술이 자랑 스러워할 만한 최고 수준의 예술을 전부 보 여 주고 싶었죠. 제가 사랑해 마지않고 예 술인으로서 존경하는 두 배우 제냐(예브게 니) 미로노프와 출판 하마토바가 멋진 연 극 ‘슉신의 이야기들’을 보여 주러 옵니다.   이번 축제는 빅토르 트레티야코프(싱어 송라이터), 올가 페레탸티코(오페라 가수), 남성 4중주단 ‘테렘-콰르텟,’ 데니스 만추 예프가 참가하는 러시아식 파티로 시작해 요. 프로그램에는 또 ‘모차르테움’ 기금과 공동으로 준비한 독특한 프로젝트도 있는 데, 모차르트의 음악만 연주될 겁니다.   그 외 바르바라 프리톨리(소프라노, 이 탈리아), 이언 보스트리지(테너, 영국), 파 질 세이(피아니스트, 터키), 올리 무스토넨 (피아니스트, 핀란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재즈뮤지션 브라이언 린치 등 쟁쟁한 해외 음악가들도 옵니다. 우루과이 성악가 어윈 슈로트의 콘서트도 열려요. 모든 콘 서트가 사건이죠. 이 외에 한국 궁궐고수 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이고리 부트만 (재즈 뮤지션)의 공연은 물론 체임버 오케 스트라 이브닝도 열리거든요.”   -몇 년 전부터 전 러시아 청소년 오케스트라 도 모집했죠.

소치 겨울올림픽 종목은 모두 15개다. 스케이트 3종, 스키 6종, 봅슬레이 2종, 컬링, 스노보드, 루지, 스켈레톤이다. 98개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리아 노보스티, AFP PHOTO, Eibner EP]

“이 오케스트라는 올림픽 행사에 참가 해요. 러시아 예술의 정수를 모두 보여 주 려면 존경받는 마스터들만이 아니라 러시 아의 밝은 미래인 재능 있는 젊은이들도 선 보여야죠. 우리가 공연했던 러시아 곳곳의 도시에서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열었어요. 그 결과 32개 지방에서 청소년들을 선발했 죠. 거의 러시아 전역에서 뽑았다고 해도 되죠. 정말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가진 아 이들이에요.”


R4

Russia포커스 ┃ 2014 소치 겨울올림픽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Russia포커스 ┃ 2014 소치 겨울올림픽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R 5

휴양도시 소치의 상전벽해 현장

새 건물 360개, 경기장 13곳 탄생  올림픽 뒤엔 G8 정상회의 도미니크 바술토, 엘레나 김

▶R1에서 계속

소치의 변신은 몇 년 전만 해도 이 모든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야심 차다. 2007년 소치가 올림픽 유치권을 따냈을 때 “평창과 잘츠부르크가 더 나은 선택일 것” 이란 볼멘소리가 많이 나왔다. 사실 개막식 과 폐막식이 열리는 피시트 올림픽 주경기장 등 소치 올림픽 시설 중 많은 곳은 새해를 맞 아서도 여전히 막바지 손질을 거치고 있었 다.스키 점프장은 완공이 상당히 지연되고 비용도 많이 초과한 뒤 아주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개장했다.   건설주택공공사업부 미하일 멘 장관은 최 근 “올림픽 개최 3주 전에 360개의 건설물 중 309개 시설물이 개장된다. 그중 ‘포뮬러1’ 경 기 트랙은 올림픽이 끝난 후 사용된다. 13개 스포츠 시설이 건설됐고, 그중 11개가 개장

소치 근처 로자후토르 알파인스키 리조트를 지나는 관광객들.

[Jan Woitas]

10년 전엔 국제 수준 스키장 전무 올림픽촌은 명품 주거단지 부상 가을엔 F1 그랑프리 대회 개최

됐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 경기 를 진행할 수 있는 복합시설물과 점프장 단지 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모든 건설에 문제가 어찌나 많 았던지 푸틴 대통령은 프로젝트 단장을 공개 적으로 질책할 정도였다. 2012년 2월에 점프 장 2개가 완공됐는데 건설이 지체되고 추가 비용도 크게 들었기 때문이다. 2013년 11월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 시설물을 방문해 소치 올림픽 책임자인 드미트리 코작 부총리와 러 시아 올림픽위원회의 알렉산드르 주코브이 위원장과 회의를 하면서 이를 문제 삼았다. 회의가 TV로 방영되고 있었지만 대통령은 “돈이 당초 12억에서 80억으로 늘어났다는 말입니까?”라고 놀라며 “참으로 잘하셨네 요”라고 비꽜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부위 원장이자 해당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북캅 카스휴양지’사의 대표 아흐메드 빌라로프는 두 직위를 모두 잃었고 직권남용으로 형사입

건됐다.   10년 전 소치엔 세계적 수준의 스키장이 한 곳도 없었다. 따라서 소치가 장래 올림픽 개최지가 되리라고 시사해줄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국내외 비판자들은 2014 소 치 올림픽이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위신을 쌓 는 프로젝트이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러시아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웅대한 계획이 라고 주장하곤 했다. 또 다른 이들은 개최 비 용 500억 달러가 고질적인 부패와 구린내 나 는 러시아 관료주의에 의해 불어났다고 비난 했다.   소치 올림픽이 가장 거대하고 가장 사치 스러운 올림픽 가운데 하나가 되리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123일에 걸친 올림픽 성 화 봉송식을 통해 성화가 국제우주정거장에 올라갔다 왔고 활화산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 으며 바이칼 호수 아래로 들어갔다가 오기도 했다. 그리고 올림픽은 올림픽대로 겨울올림

픽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이 쏟아지고 가장 많 은 경기가 열릴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보다 12개 더 많은 98개 메달 세트를 놓고 경 기를 치른다. 2011년 4월 6일 국제올림픽위원 회 집행부가 6개 종목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추가종목은 스키 점프(여자),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썰매 종목 계주, 프리스타일 하프파 이프(남자·여자), 바이애슬론 계주다.   진짜 시험대는 겨울올림픽 이후다. 소치는 과연 올림픽을 잘 마치고 나서 국제적인 관 광·스포츠 명소가 될 수 있을까? 새로 건설 된 경기장들은 올림픽 이후 사용 계획을 갖 추고 있다. ‘볼쇼이’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최 근 소치 국제투자포럼을 개최했다. 흑해 연안 의 올림픽촌은 명품 주거단지가 될 전망이다. 소치의 일부 시설을 ‘선물’로 포장해 다른 곳 에 옮긴다는 계획도 있다.   소치는 또 2014년 6월 차기 G8 정상회 ↗

↘ 의 개최지다. 2014년 가을 개막하는 새로 운 ‘포뮬러원 그랑프리’ 행사 일정도 잡혀 있 다. 피시트 올림픽 주경기장은 2018년 FIFA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열리면 공식 개최 도시 가운데 하나가 된다. 동시에 산악지역에 신축 한 겨울 리조트들도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에서도 방문객 유치에 나설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부터 소치가 러시아 나 머지 지역에 경제 모델이 돼야 한다는 희망 을 피력했다. 최상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소치 의 성공은 시베리아와 극동을 비롯한 러시아 의 다른 지역들로 전파될 수 있다. 서구 투자 자들도 소치의 사례에 고무될 수도 있으며,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뿐 아니라 러 시아 전역에서도 투자에 기꺼이 나설 수 있 다. 이는 러시아 국가경제를 다각화하고 석 유가스 등 천연자원에 대한 러시아의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개막축제 지휘 유리 바시메트

러 최고 예술인들과 서양 음악가 앙상블 한국 공연단도 참가 빅토리야 이바노바

겨울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6일, 소치에서 ‘소련 국민예술가’ 칭호를 지닌 유리 바시 메트(사진)의 지휘로 제7회 국제 예술축제가 시작된다. 소치 예술축제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는 소치 예술축제가 겨울올림픽과 동 시에 열리죠.

“책임감이 막중해요. 우리는 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 죠. 우선은 스포츠에서지만 그 외의 많은 부분에서도요. 얼마나 많은 일들을 했고, 무엇을 건설했는지 말이죠. 이 모든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는 이를 위해 싸워왔 어요. 대규모 행사는 마치 자석처럼 관심과 감정, 돈을 끌어들이게 마련이죠. 저는 국 가의 위상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에요. 국 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거죠. 또 그것이 최상의 모습이기를 바라고요. 이런 면에서 볼 때 연례 행사인 소치 예술축제가 문화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가 될 거예요.”

메달 시상식 도우미 선발대회 르포

키 174㎝ 이상, 옷 치수 S가 기본  미스 러시아급 미녀 즐비 안나 넴초바

올림픽 경기장 전경. 그 뒤로 소치 시내가 있다. 올림픽 2주를 앞둔 소치의 기온은 영상 10도.

[미하일 모르다서브]

소치 주민들이 겪은 명과 암

8년간 공사판→교통지옥정전  이제는 삶의 질 향상 마리나 사부시키나

2007년 7월 4일 저녁, 소치 시내 겨울극장 부 근 광장에는 시민 수천 명이 국제올림픽위원 회(IOC)의 2014년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개 최지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 고 ‘소치’라고 쓰인 흰색 종이가 대형 스크린 위로 클로즈업되어 나타나자 환호가 계속됐 다. 많은 사람이 변화에 기뻐하며 동트기 직 전까지 밤거리를 돌아다녔고 불꽃을 쏘아 올 렸다.   음악가 다리야 아쿨로바는 “그날 밤 친구 들과 함께 광장에 있었어요. 너무 기쁘고 자 랑스러워서 소리를 질렀어요. 어떤 남자가 나를 안고 빙빙 돌렸던 기억이 나네요. 7년 전 우리는 올림픽 준비기간에 무슨 일을 겪 게 될지 상상도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후 생활이 일변했다. 조용했던 휴양지에 800여 개의 공사 현장이 들어섰다. 현대식 스 포츠 단지와 건물뿐만 아니라 도시 자체를 거 의 새로 건설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중 앙아시아 출신 노동자 수천 명이 철근 골조를 짜고 콘크리트를 붓고, 페인트를 칠하고 거리 를 청소했다. 이후 교차로 8곳, 도로 약 400㎞, 터널과 다리 수십 개, 철도 지선들이 생겨났 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은 시달렸다. 뱌체슬 라프 쿠즈네츠(운전기사)는 “운행 노선과 교

숙박 교통 알짜 정보

소치 올림픽 파크에 새로 건설된 호텔.

7분이면 갈 곳 3시간 허비하고 전선 교체하느라 촛불 켜고 살아 주택쇼핑센터 속속 늘어나 통 표지판들이 계속 변했어요. 7분이면 갈 곳 을 3시간에서 3시간 반씩 걸려 갔어요. TV에 서는 이게 다 우리를 위해 하는 일이니 참으 라고 했어요. 어쩌겠어요”라고 말했다.   낡은 전선 교체 때문에 정전도 끊이지 않 았다. 장사를 하는 바실리 톨스토이는 “우리 가게는 지금도 양초를 팔고 있어요. 전기 사 정이 형편없어 그래요. 전기가 너무 약해 램 프도 겨우 밝히고 세탁기나 전기주전자, 드 라이어는 가동이 힘들어요. 전자레인지도 2 년째 쓸모없어 크라스노다르에 사는 친척에

게 줬어요. 거기는 이런 문제가 없었어요”라 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장기 발전에 필요 한 전력이 충분히 확보됐다. 아들레르에 변 전소들과 새로운 화력발전소 한 곳이 건설 됐기 때문이다. 쿠데프스타 지역에 발전소를 하나 더 건설하려고 했지만, 환경평가 결과 지역사회의 반발이 심해 계획은 동결되었다.   도시 중심부에는 고급 고층빌딩과 일반 주 택들이 들어섰고, 교외에는 별장촌이 늘어 났다. 아들러 단지에는 올림픽 자원봉사단과 근무지원단을 위한 미니 거주지가 건설됐다. 올림픽 뒤 아파트들은 일부 소치 시민에게 무 료로 제공된다. 엘레나 마르키야노바(교육 자)는 “올림픽 덕택에 지금 시에서 나눠준 새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새 아파트에 사는 교 사, 의사, 군인, 젊은 가정이 많아요”라고 말 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학교 와 유치원, 병원을 새로 지은 도시는 러시아 어디에도 없다. 소치는 사회시설 대부분을 보수하고 장애물 없는 환경 기준을 도입한 러시아 최초이자 유일한 도시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소치 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됐 다고 할 수 있다. 7년 전만 해도 밤엔 식료품 을 살 수 없었지만 지금은 24시간 운영하는 대형 쇼핑센터들이 들어섰고 극장, 레스토 랑, 카페, 볼링장, 어린이 놀이단지들도 곳곳 에 문을 열었다.

●저렴한 숙박

●중급 숙박

●고급 숙박

●공항에서 도시까지 이동

호스텔 Yozh 소치, Tchaikovsky st., 2 www.hostelsochi.ru 3베드룸 600루블(20달러싱글룸 가능)

호텔 Forsazh 소치, Volzhskaya st., 72A www.forsage-sochi.ru 2베드룸 2000루블(60달러)

그랜드 호텔 앤드 스파 Rodina 소치, Vinogradnaya st., 33 www.grandhotelrodina.ru 2베드룸 15000루블부터(500달러)

Express 열차 비즈니스 클래스 350루블 이코노미 클래스 200루블

펜션 Rodnichok 소치, Vardane square, Lvovskaya st., 38 www.sochi-rodnichok.ru 2베드룸 900루블(30달러)

호텔 Raduzhny 소치, Pirogova st., 34 www.hotel-raduzhny.com 2베드룸 1900루블(55달러)

래디슨 호텔 Lazurnaya 소치, Kurortniy av., 103 www.lazurnaya.ru/ 2베드룸 12000루블부터(400달러)

지난해 11월 말 소치 예술대학의 복도는 미인 선발대회에 출전한 아가씨 수백 명으로 북적 거렸다. 조용하고 수줍어하는 사람도 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옆 사람과 자신의 키와 체형, 사회적 능력이 대회의 요구조건에 맞을지 초조히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선 발대회는 아름다운 외모와 멋진 몸매를 보는 대회가 아니다. 여성에게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인생을 바꿀 기회이자 흥분되는 이 벤트였다. 뽑힌 여성들은 2월로 다가온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시상식장으로 가져 오는 자랑스러운 역할을 맡을 터였다.   치열했고 책임감도 막중했다. 많은 참가자 에게 이 대회는 그들만의 작은 올림픽이나 다름없었다. 무대에 오르기 몇 분 전, 젊은 참 가자들이 자기소개를 어떻게 할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표범 무늬 드레스를 입은 한 참가 자가 올림픽 운영위원에게 물었다. “할 줄 아 는 외국어가 하나도 없는 게 문제가 될까요?” 가녀린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은 한 젊 은 여성도 질문했다. “저는 현재 올림픽 자원 봉사자인데요. 그래도 메달 시상식에 나가는 일을 겸할 수 있겠지요?” 운영위원들은 직접 적인 대답을 피하며 결과는 며칠 후에 발표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핵심, 즉 선발자는 세계적인 올림픽 인사들을 만나고 전 세계에 서 방송하는 소치 올림픽 TV쇼에 나올 것이 라는 점만은 분명했다.   긴장 속에서 대기하던 참가자들은 번호표 를 단정히 하거나 머리를 빗어 올리고, 화장 을 손질했다. 무릎 위까지 올라가는 부츠를 올려 신기도 했다. 거의 모든 러시아 여성은

인생 바꿀 수 있는 일생일대 기회 6인치 킬 힐 신고 나타난 여성도 심사위원 자신의 스토리 알려라 ‘아름다움’을 숭배한다. 밤거리에 나가 보면 러시아 사람의 인식에 깊이 뿌리 박힌, ‘아름다움은 고통을 수반한다’ 는 프랑스 속담을 체감할 수 있다. 거 리에는 대부분이 평범한 소치 시민 인데도 그중 많은 사람이 마치 늘씬 한 모델 같은 모습으로 활보한다. 6 인치 힐을 신는 사람도 있다. 대회 운영위가 참가자에게 내놓은 권장사 항은 키 1m74㎝ 이상에 옷 치수는 S로, 실제 모델 선발조건과 비슷했다.   모두 자신감에 차 있던 것은 아니었다. 도 트무늬 원피스를 입고 온 장신의 20세 숙녀 타티야나 시델니코바(위 작은 사진)는 곧 울음 을 터뜨릴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시델니코바 의 ‘오랜 염원’은 일본 출신 러시아 대표팀 피 겨선수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유코 가와 구치(러시아식으론 카바구티)를 만나는 것이 다. 시델니코바는 그 순간을 고대하며 일본어 를 열심히 배웠다. 얼마나 존경하는지 유창한 일본어로 직접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보다 더 감동적인 자기소개가 있을까. 게다가 시델 니코바는 5개 국어를 할 수 있고 미국에서의 거주 및 유학 경험도 있다. 지금은 소치 예술 대학의 피아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럼에도 남보다 통통한 편인 시델니코 바는 날씬한 여자들 틈에서 위축됐다. 심사 위원 앞에 서는 게 ‘공포’란다. 예술대학 ↗

●도시 내 이동

마을 버스:19루블 Marshrutka(합승 택시):17 루블

소치 올림픽 자원봉사단은 2만5000명이나 된다. 도우미가 되려면 열심히 공부해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리아 노보스티]

↘ 의 피아노과 교수 마리 나 벨로바가 제자인 시델니 코바 앞에 멈춰 서서 얼음 을 끼얹었던 것이다. 교수는 “너무 뚱뚱해서 통과 못할 거예요”라고 얼음을 던진 것이다. 시델니코바 의 눈엔 눈물이 그 렁그렁했다. 이때 검은 코 트를 입 은, 훤칠하고 잘 생긴 사촌 블 라 디미르 오그네프 가 시델니코바 곁 에서 용기를 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대기실을 박차고 나갔을 거다. 오그네프는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서 네가 가장 아름다워. 내 말을 믿으라니까”라 며 사촌을 달랬다.   경쾌한 음악이 콘서트홀에서 들려왔고 심 사위원들이 다음 지원자 그룹을 입장시켰다. 한 심사위원이 키가 가장 큰 참가자에게 말 했다. “하이힐은 벗어 던지고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실 심사위원에게 가장 중요 한 것은 몸매가 아니었다. 소치 자원봉사발 전센터의 마리나 나자로바 매니저는 “우리는 참가자들이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답게 행동 하는가 평가합니다. 자신의 성격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도 주의 깊게 보고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인 옥사나 푸지나가 우아미 의 살아있는 본보기나 되는 듯이 기자들에게 환하게 미소 지었다. 아름다운 몸매와 단정 한 단발에 몸에 꽉 끼는 샤넬 블랙 드레스를 입고 온 옥사나 푸지나는 유명 대회 어디에 나가도 자랑스러워할 만했다. “저는 소치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2007년부터 메달 수 여식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꼭 선발 되고 싶어요.” 그녀가 미소 지었다.   ‘걱정’은 젊은 여성의 본성인 게 틀림없다. 푸지나는 합격 소식을 듣고 나서 다른 문제 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올림픽 자 원봉사자인데 시상식도 돕게 됐으니 두 역할 이 상충될 게 분명하거든요. 걱정되네요.” 월 요일 푸지나가 인터뷰 중 말했다.   시델니코바의 바람도 이뤄졌다. 피겨 메달 수여식을 돕기로 결정된 것이다. 가와구치 선 수와의 만남이라는 꿈에 한 발 더 가까워졌 다. 1월 초부터는 시델니코바를 비롯한 봉사 자들이 연기와 춤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 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해요. 그런데 실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몸무게도 10㎏ 뺐 어요. 지금 치수는 90-60-90이랍니다.” 그녀 는 이미 자기만의 올림픽 메달을 딴 셈이다.

-예년과 프로그램이 다른가요?

“프로그램 구성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 어가 있었어요. 지난 축제들에서 가장 흥미 로웠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고 일종의 결 산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차이콥스키의 오페라와 푸시킨의 소설이 어우러진 ‘예브 게니 오네긴’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으 로 소개될 겁니다. 성악가들 외에 연극 배 우들도 출연해요. 이번 프로그램에는 데니 스 마추예프(피아니스트)는 물론 니노 카 타마제(재즈 보컬리스트) 등 수많은 아티 스트의 공연이 있어요. 러시아 예술이 자랑 스러워할 만한 최고 수준의 예술을 전부 보 여 주고 싶었죠. 제가 사랑해 마지않고 예 술인으로서 존경하는 두 배우 제냐(예브게 니) 미로노프와 출판 하마토바가 멋진 연 극 ‘슉신의 이야기들’을 보여 주러 옵니다.   이번 축제는 빅토르 트레티야코프(싱어 송라이터), 올가 페레탸티코(오페라 가수), 남성 4중주단 ‘테렘-콰르텟,’ 데니스 만추 예프가 참가하는 러시아식 파티로 시작해 요. 프로그램에는 또 ‘모차르테움’ 기금과 공동으로 준비한 독특한 프로젝트도 있는 데, 모차르트의 음악만 연주될 겁니다.   그 외 바르바라 프리톨리(소프라노, 이 탈리아), 이언 보스트리지(테너, 영국), 파 질 세이(피아니스트, 터키), 올리 무스토넨 (피아니스트, 핀란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재즈뮤지션 브라이언 린치 등 쟁쟁한 해외 음악가들도 옵니다. 우루과이 성악가 어윈 슈로트의 콘서트도 열려요. 모든 콘 서트가 사건이죠. 이 외에 한국 궁궐고수 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이고리 부트만 (재즈 뮤지션)의 공연은 물론 체임버 오케 스트라 이브닝도 열리거든요.”   -몇 년 전부터 전 러시아 청소년 오케스트라 도 모집했죠.

소치 겨울올림픽 종목은 모두 15개다. 스케이트 3종, 스키 6종, 봅슬레이 2종, 컬링, 스노보드, 루지, 스켈레톤이다. 98개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리아 노보스티, AFP PHOTO, Eibner EP]

“이 오케스트라는 올림픽 행사에 참가 해요. 러시아 예술의 정수를 모두 보여 주 려면 존경받는 마스터들만이 아니라 러시 아의 밝은 미래인 재능 있는 젊은이들도 선 보여야죠. 우리가 공연했던 러시아 곳곳의 도시에서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열었어요. 그 결과 32개 지방에서 청소년들을 선발했 죠. 거의 러시아 전역에서 뽑았다고 해도 되죠. 정말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가진 아 이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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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포커스 ┃ 문화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전문가들이 말하는 러시아인, 러시아의 길 최근 러시아인, 러시아의 길이란 책이 발간됐다. 책에는 17명의 고위 러시아인들이 쏟아내는 러시아 자체, 러시아 과거와 미래, 한러관계 등에 대한 깊은 조언들이 들 어있다. 한국인은 잘 모르는 러시아에 대한 자기 평가도 있다. 보통 이런 충고는 귀담아듣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들어보면 쓸모가 많고 러시아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도 준다. 이에 본지는 책에 실려 있는 인터뷰 형태의 조언을 발췌해 소개한다.

러시아인의 모래 같은 특성, 계기만 되면 유리처럼 반짝 뱌체슬라프 니코노프 루스키 미르 재단 이사장

슬라브비잔틴칭기즈칸 문화 섞여

-이사장님께 러시아란 무엇인가요?

호기심 풍부해 언제나 질문 많고

“러시아는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에 가 장 영토가 큰 국가를 세우고 발전해온 문명 입니다. 동서양 교차로에서 사방으로 압력 을 받으며 어려운 지리적-기후적-정치적군사적 여건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대표적 단일민족 국가 중 하나인 한국과 달리 러시 아는 처음부터 다민족 국가였습니다. 러시 아는 엄청난 참을성, 강인함, 단결력을 통해 자국을 보호하고 생존을 위해 부족한 자원 을 모아 집중시켜 생존했습니다.   러시아 문명은 슬라브 문화가 바탕이었습 니다. 처음부터 노르만족을 통해 유럽의 영 향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문화의 기저에는 비잔틴 제국이 있습니다. 비잔틴 제국에서 러시아로 기독교와 건축, 미술, 문자가 유입 됐습니다. 비잔틴 문화는 당시 유럽 문화보

큰 아이디어 없인 움직이지 않아

다 발전해 있어서 러시아 문명의 기반도 높 은 수준입니다. 또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제 국을 세운 칭기즈칸이 250년 이상 러시아를 통치하며 동양의 발자국을 남겨 놓았습니 다. 당시 칭기즈칸이 세운 제국은 몽골뿐 아 니라 오늘날의 중국 지역에까지 뻗쳤고 인 구조사부터 소득세, 역참제 등 제국의 여러 제도가 러시아에 유입됐습니다. 이 모든 것 을 통해 러시아 문명은 독특한 형태를 띠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서구 문명에 편입되지 않 은 탓에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러시아 통치 자들은 로마에서 왕위를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가톨릭교도가 되지 않았어요. 러시 아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은 우리가 16세기 초 몽골-타타르의 멍에에서 벗어나면서 생 겨났습니다. 당시 러시아 모스크바 대공인 바실리 3세는 분리된 러시아 교회를 로마 가 톨릭의 영향력 아래 편입시키려고 노력했지

만 러시아는 거부했습니다. 서구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러시아는 그 몇 년 사 이에 지금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그게 지금까지 죽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현대 러시아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평범한 보통 사람이지요. 러시아인과 한 국인을 가장 잘 이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아 십니까?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층이 많다 는 것입니다. 현대 러시아인은 질문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호기심이 많고, 말로는 아무 것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지요. 일차적으로 는 역사적 이유 때문에 러시아인은 체계적 인 활동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날이 추워 경 작기간이 길지 않고,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을 해야 하지요. 그 때문에 러시아는 짧은 기간 에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지만 체계적으로 매 일같이 하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지요.   또 러시아인은 항상 큰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뭔가를 그냥 하지 못하고 그

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큰 아이디어로 영감 을 받을 때는 큰 산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없을 때는 혼란에 빠져서 길을 못 찾기도 하지요.   현대 러시아인은 개인주의자입니다. 두 명의 러시아인에겐 세 개의 의견이 있다고 합니다. 또 역설적인 민족입니다. 큰 문제의 해결엔 단결하지만, 일상 문제에선 뿔뿔이 흩어지기도 하지요. 다양한 그룹으로 나뉘 어 대화조차 나누지 않기도 합니다.   제 지인인 일본의 정치학자 시게키 하카 마다 교수는 이렇게 말했어요. 서구 문명은 돌 혹은 벽돌의 문명이고, 동방의 문명은 진 흙의 문명이다. 진흙은 부드러워서 모양을 만들어 구울 수 있다. 그런데 러시아 문명은 모래의 문명이라는 것입니다. 동의합니다. 압력이나 온도가 높으면 모래로 유리를 만 들어낼 수 있지만 보통 모래는 흩어져 있습 니다. ”

한중일 기술력, 우리 자원과 만나면 서로 이득 블라디미르 미클루셉스키 연해주 주지사

한러 합작 차 공장 솔러스 생산성

-최근 러시아의 극동 외교정책은 이웃 나라와

러시아 평균보다 16배 높아 경이

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왜 그 렇습니까?

삼성LG, 연해주에도 투자하길

“첫째, 세계 발전의 중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앞 으로도 유지될 거예요. 둘째, 러시아는 극동 지역의 발전 속도를 더 높여야 합니다. 셋째, 협력은 서로에게 이득을 가져다줍니다. 러 시아는 동남아시아가 필요로 하는 천연 자 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심(深)가공 제품 형 태로만 가능합니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데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일본·중 국과의 지리적 인접성이 연해주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기업들을 연해 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혜택과 우대, 보장 이 있어야겠죠. 현재 이런 부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지자체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러시아 연방의회 상원 의장

러시아 프로젝트에

-연방회의(상원) 의장으로서 러시아 국가·정치

더 적극 참여했으면

시는지요?

체제 내에서 상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

“러시아는 연방국가입니다. 기독교·이슬람 교·유대교·불교 등 모든 주요 종교를 대표하 는 150개 이상의 민족이 공존하고 있는 러시 아의 역사 그 자체가 이러한 국가 형태를 지 지하고 있지요. 수백 년에 걸친 우리의 역사 적 경험은 연방제만이 러시아의 사회·정치적 안정성과 영토적 통일성을 적절히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연방회의는 입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하원(국가두마)이 채택한 법안에 대한 승인 및 부결권을 가지며, 자체 법안을 발의할 권한을 갖습니다. 상원은 러 시아연방 구성주체 지역의 경계를 변경하는 문제에 관한 결정권, 국가 비상사태 선포 및

-어떻게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있습니까?

“조세 혜택을 도입하고 산업단지를 조성 하고 있어요. 투명하고 장기적인 규정을 만 들어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있고요. 기업들 은 예측 불가능성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연 해주의 매력은 자원, 특히 재생자원입니다. 예를 들어 목재가공 분야에는 노동생산성 이 높은 일본의 첨단기술 투자가 이미 진행 되고 있지요. 그러한 사례 중 하나가 테르네 이레스 목재가공 공장입니다. 이 공장은 7 명이 교대로 관리하는데 그중 5명은 고장을 수리하는 기능공이고, 나머지 2명만 실제로 운영을 담당하는 기사입니다.   솔러스(한·러 합작 자동차 공장)도 그렇습 니다. 이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올해 연해주 평균보다 16배나 높습니다. 16이란 무척 큰 숫 자입니다. 이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며, 모든 여건도 갖춰져 있습니다. 자동차 조립공장과 전력기기 공장은 이미 있습니다. 전자제품 분

선전포고권, 검찰총장 임면권, 사법부 고위 기구 구성에 관한 대통령령의 승인권 등 다 양한 권한을 행사하지요. 하원과 달리 상원 은 해산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 헌법이 존재 하는 한 상원도 마찬가지지요. 따라서 상원 은 권력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국가의 일 관성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했고 얼마 전 승인된 새로운 상원 구성 절차에 관 한 법은 이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겁니다.”   -탈냉전기 한·러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시는 지, 그리고 앞으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과제 는 무엇입니까?

“1990년 국교 수립 이후 20년 남짓한 기간 에 양국관계가 비약적 진전을 이뤘다는 점 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양국은 현재 사실상 거의 모든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지요. 이는 견고하고 동등하며 호혜적이고 생산적인 협 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야도 할 수 있습니다. 삼성과 LG는 러시아 유 럽지역의 공장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우리 쪽 에 투자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중국·러시 아 극동지역 및 동시베리아로 가는 모든 운송 로가 연해주를 통과합니다. 시장 크기는 러시 아 유럽지역보다 작지만, 여기도 중요한 시장 입니다. 러시아 동부와 우랄산맥 사이에 사는 인구는 2000만 명이나 됩니다.”

“APEC 정상회의에 힘입어 교역관계의 많 은 부분에서 큰 진전을 이뤘습니다. 우리는 개최지의 주인으로서 나름대로 이바지했습 니다. 귀빈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블라디보스 토크에서 기꺼이 머무르고 싶어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죠. 나름대로 성공한 듯합니다.   우리 스스로 설정하고 성공을 거둔 두 번 째 과제는 달라진 연해주, 달라진 블라디

보스토크를 선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현대 적 인프라와 도로망, 아름다운 건축물과 바 다가 있는 기꺼이 다시 찾고 싶은 도시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이었죠. 물론 비즈니스 란 실용적인 것이죠. 그러나 개인적인 느낌 과 인상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 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를 방문 하는 사업가들은 전용 비행기를 타고 블라 디보스토크에 와서 러시아에서 마찰계수가 가장 높은 활주로에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를 드러낼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 다. 2013년 9월 APEC 정상회의 이후 1월에 열 린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 아시아태평양에너 지포럼, 고위급 안보회의 같은 행사를 포함 해 40여 개 국제행사를 개최했지만 말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이런 행사와 국제회의 개 최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제가 이끌고 있는 지역이 비즈니스와 학계, 문화 인사들을 끌어당기는 곳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양국 사이의 경제·통상 교류에 만 족하고 있습니다. 2012년 양자 간 무역 규모 는 250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양국이 합의한 한·러 상호 동반자 프로그램에 따르면, 2015 년까지 3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 상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경제협력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판단 하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상호 투자 촉 진, 혁신 분야와 첨단과학 분야에서의 협력 심화, 물류인프라·전력·석유화학·금속·목재 가공 등의 분야 발전을 위한 대규모 산업 프 로젝트의 공동 실현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 한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서는 러시아와 한국 내 지자체들의 더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데 요, 일련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연해주 와 하바롭스크 변강, 상트페테르부르크, 칼 루가 주, 사할린 등지에서 실행된 바 있지요. 관건은 앞으로 협력 메커니즘의 진일보를 통 해 협력의 효율성을 높이고 상호 이익을 더

욱 정확히 평가하는 것입니다. 물론 양국이 고위급 정치 대화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 요합니다. 의회 교류의 역할을 과대평가해서 는 안 되겠지만, 양국 간 협력은 물론 국제정 치 현안 등 모든 문제에 관해 논의할 수 있는 열린 관계가 양국 의회 사이에 형성되어 있 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한국 국회 와의 대표단 교류는 비즈니스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습 니다. 저는 2012년 11월 강창희 국회의 장의 초청으로 서 울을 방문했으며, 불과 얼마 전에는 모스크바의 연방의 회 연방회의 의사 QR 코드를 스마트폰 앱 당에서 한국 의회 으로 스캔하면 멀티미디 대표단을 맞아 접 어로 만들어진 뉴스를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견하기도 했어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가 연해주 대외경제 관계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 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러시아인, 러시아의 길이 인터뷰한 고위 인사들. 책은 이들의 국가관, 미래전략,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시각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실었다. 한러비즈니스협의회와 로시스카야 가제타 공동으로 출간했다.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Russia포커스 ┃ 사회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R7

러시아 익스트림 스포츠 혹한 수영

바다코끼리 150만 명  영하 20도에도 얼음 깨고 물놀이 <겨울수영 애호가>

한 남자가 얼어붙은 강으로 다가가 쇠 지렛대로 얼음을 깨기 시작한 다. 두꺼운 얼음에 작은 구멍이 생기자 그는 수영팬티만 남기고 점 퍼와 모자, 장갑을 천천히 다 벗는다. 얼음 구멍의 물에 발가락을 대 보고 심호흡을 한 다음 구멍으로 뛰어들어 거의 머리까지 물속에 잠 긴다. 자살하려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이 사람은 그저 러시아의 ‘바다코끼리’일 뿐이다. 러시아에서는 겨울수영 애호가들을 이렇게 부른다. 국제 ‘겨울마라톤수영’ 협회 자료를 보면, 러시아에 공식 등 록된 겨울수영 애호가는 150만 명 이상이다.

마리야 오세트로바, 모리츠 가트만

만성피로우울증 치료 효과 가장 추원 1~2월이 핫 시즌 예수 세례날 1월 19일 절정 ‘러시아 바다코끼리’들은 겨울이 지 속되는 4~6개월간 내내 수영한다. 하지만 보통 가장 추운 1~2월을 최 적으로 꼽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날은 1월 19일이라 할 수 있다. 정교 회 공현 대축일(크레셰니에Крещ ение)이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 르면, 예수 그리스도가 이날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잘 알려졌듯이 세례 는 물속에서 이뤄졌다. 해마다 이날 자정 무렵이면 성직자들이 강과 호 수를 축성하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물속에 뛰어드는 바다코끼리가 많 다. 모스크바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 로 떨어졌던 지난해 겨울에도 그랬 다. 모든 예상을 뒤엎고 사람들이 뛰 어들었지만 심각한 사고는 단 한 건 도 없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 급 의료대원도 항상 대기한다.   많은 ‘바다코끼리’가 인정하듯 이런 식의 수영이 만성피로와 우울 증에서 벗어나는 굉장히 즐겁고 훌 륭한 기분전환 수단이기도 하다. 그 러나 단순히 만족감 때문에 물속에 뛰어들진 않는다. 이 특별한 러시아 식 취미는 ‘인간 유기체’가 대기나 물속의 낮은 기온에 일정하게 노출 되면 면역력이 좋아지고 건강 상태 도 전반적으로 강화된다는 ‘신체단 련의학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겨울 수영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바다코끼리가 되기란 간단 치 않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스포츠 (많은 사람이 ‘바다코끼리 수영’을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애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보기와는 달리 겨 울수영 때문에 감기에 걸리고 병이 나지는 않는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수영 전후 반드시 가벼운 준비운동을 해 야 한다. 둘째, 팔다리를 물속에 천 천히 담그려 하지 말고 단번에 뛰어 들어야 한다. 셋째, 수영은 1분~1분 30초 정도만 하고 머리를 물속에 담 그지도 말아야 한다. 넷째, 수영 직 후 건조하고 따뜻한 옷을 입어야 한 다. 또한 얼음 구멍으로 가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어떤 만성 질병이 있으면 바다코끼리 수 영을 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많은 베테랑 바다코끼리의 견해 에 따르면, 한번 얼음 구멍에 들어가 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들어가고 싶 어 한다. 최초의 두려움을 이겨내기 만 하면 그 다음에는 만족이 보장된 다. 거기엔 비결이 있다. 얼음 밑 수 온이 약 영상 4도 수준이어서 추운 날에도 들어가면 오히려 대기 중보 다 훨씬 더 따뜻하다.   신체단련 겨울수영 클럽은 현재 모스크바에만 70개 이상 있으며 가 입자는 6000명이 넘는다. 성별 제한 도, 나이 제한도 없다. 삶의 건강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최연소자들에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 여성이 수영을 위 해 얼음 구멍으로 들어가고 있다.

[리아 노보스티]

2013년 초 발렌티나 클리멘코바가 여덟 살의 딸과 같이 시베리아 예니세이강에서 수영을 한 뒤 나와 다시 눈 마찰을 하고 있다. 이날 날씨는 영하 14도였다.

얼음 구멍에 들어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어린이 클럽도 몇 군데 있다. 겨울수영 애호가들의 특별 경기들 도 해마다 열린다. 예를 들면, 소치 에서는 연례 수영대회가 2014년 1월 열릴 계획이었으나 1월 7일부터 시 행된 전례 없는 올림픽 안전조치로 인해 취소됐다. 그 대신 올림픽 개막 에 앞서 2월 2일 쿠반 겨울수영연맹 이 겨울수영 애호가와 선수들이 참 가하는 ‘아쿠아 아이스 쇼’ 시범경 기를 연다.   겨울수영 신봉자가 날로 증가하 고 있는데도 ‘바다코끼리 수영’이 러시아 사람들의 대중적 취미라고 말할 수는 없다. 러시아인 대다수는 여전히 이것을 익스트림 스포츠로 간주하며 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특 이하다고 생각한다. 바다코끼리 수 영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 다. 철저히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체력을 너무 과대평가한 나 머지 물에 들어가다 폐렴에 걸리거 나 더 나쁜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러시아인 모두가 바다코 끼리 수영을 자신의 취미로 생각하 진 않을지라도 이 특이한 스포츠는 여전히 얼음낚시, 스키 도보, 사우나 와 함께 러시아 전통의 겨울 오락으 로 간주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인 이름에 담긴 사회학

남자 이름 이반, 농민부터 황족까지 수 백년 인기 알렉세이 미헤예프

이름은 그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미 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러시아 부모는 자기 자녀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주며, 이름을 통해 그 사람에 대 한 자신의 태도를 어떻게 표현할까?   외국인이 보기에 러시아를 대표하 는 남자 이름은 이반이다. 수세기 동 안 이반은 평범한 농민에서 황족(예 를 들어 이반 그로즈니 황제)에 이르 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좋아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이반이라는 이름은 불명예를 안겨주 기도 했다.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으 로 자주 등장하는 가족 중 제일 보잘 것없는 막내 아들의 이름이 보통 ‘바 보 이반’이다. 약칭으로는 ‘바보 이 반누시카’. 그러나 이반은 처음에만 바보처럼 보일 뿐 마지막에는 최고 의 행운의 사나이가 된다.   20세기에 들어와 이반이라는 이름 은 인기가 없어져 무식, 저능, 게으름 의 상징(‘이반을 흔들다’는 관용구는 ‘쓸데없는 짓을 하다’ ‘무위도식하 다’는 뜻)이 되었다. 그러나 소련 말기 에 지식인들 사이엔 서민적인 이름이 유행해 오늘날 30대 남자들 사이에 이반이라는 이름이 많게 됐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러시아의 TV 진행자 이름은 이반 우르간트다. 토종 러시 아 이름에 지극히 ‘코즈모폴리턴’적 인 성이 결합된 형태다. 반대로 러시 아 사람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귀족 적이며 서양이름 같다고 여겼던 이름 인 로버트, 앨버트, 에드워드, 엘비라, 크리스티나는 오늘날 시들해졌다. 있 다 해도 시골이나 벼락부자 사이에 서나 그렇지 지식인들 사이에는 값싼 키치로 인식되고 있다.   통계 자료를 보면 2012~2013년 러 시아의 남자아이 이름으로는 알렉 산드르, 막심, 드미트리, 아르툠, 니 키타, 이반 등이 많았고 여자아이 이 름으로는 아나스타시야, 마리야, 다 리야, 소피야, 엘리자베타, 안나 등 이 많았다. 예전에는 베라(믿음), 나 제즈다(희망), 류보비(사랑) 등과 같

국립 트레치야코프 미술관에 있는 빅토 르 바스네초프의 차르 이반 대제(부분).

[리아 노보스티]

바보 같지만 최고의 행운아 외국인에게도 친근한 이름 무식 이미지, 20세기엔 외면 옛 소련 말기부터 인기 회복 대통령 이름 블라디미르는 세계를 가진 자라는 뜻

이 ‘고귀한’ 뜻을 가진 이름이 ‘상위 권’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부분의 이름엔 약칭이 있다. 막 심, 니키타, 베라, 니나와 같이 약칭 없는 이름은 몇 안 된다. 약칭은 보 통 이름의 첫 부분에 지소사(어미) ‘샤’를 붙여 만든다. 즉 미하일은 미 샤, 파벨은 파샤, 마리야는 마샤, 다 리야는 다샤다. 다른 어미가 붙기도 한다. 예를 들어 페트르는 페탸, 류 보피는 류바, 나제즈다는 나댜다.   드미트리처럼 디마 또는 미탸라 는 두 개의 약칭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인기 있는 이름 중에 지소사 자체가 계속 변하는 경우도 있다. 알렉산드 르는 사샤-사슈라-슈라로 변한다. 얼핏 첫 이름과 아무 관계 없어 보이 지만 러시아인이라면 ‘슈라’가 ‘알 렉산드르’의 약칭이라는 걸 안다.

정식 이름은 문서나 공식 교류에 사용하고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 는 약칭을 쓴다. 강한 친근감을 나타 내기 위해서는 애칭이라는 다른 형 태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바냐-바 네치카, 사샤-사센카, 마샤-마센카 등과 같다. 부모가 자녀를 부를 때 나 연인들이 서로 부를 때 쓰는데 상 대에 대한 온화하고 긍정적인 감정 을 나타낸다. 이 형태에서 ‘엔’을 없 애고 ‘ㅋ’만 남겨둔다면 애칭이 아 니라 격의 없고 소탈한 표현, 때로는 약간 거친 표현이 된다. 예를 들면 사시카, 마시카, 반카와 같다.   소련 초기 공산주의자들은 새 시 대가 반영된 새 이름을 적극 선전했 다. 이런 이름은 보통 혁명가의 이 름을 축약해 결합한 것이다. 빌렌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에서, 멜로 르는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10월 혁명’에서, 여자 이름 니넬은 ‘레닌’ 을 거꾸로 해 만들었다.   이름은 국제사회에서 이상하게 얽 히는 현상을 만든다. 일부 이름은 보 통명사가 된다. 서구에서는 러시아 인을 보통 ‘이반’이라 부른다. 러시 아에서는 독일인을 프리츠라고 부르 며 터키에서 러시아 여자는 전부 ‘나 타샤’로 통한다. 한국에서도 터키와 비슷한 현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타티야나라는 러시아 여성 이름의 약칭은 타냐인데, 폴란드에서는 이 상하게 들리는 이름이다. 폴란드어 로 ‘타니아’는 ‘값싼’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은 러시아어로 ‘가건물’이라는 뜻이다.   기왕 대통령에 대한 얘기가 나왔 으니 대통령의 이름도 말해 보자. 고 대 루시의 이름인 블라디미르는 두 단어에서 유래됐는데 글자 그대로 의 뜻은 ‘세계를 가진 자’다. 약칭인 ‘보바’는 격의 없는 표현이고, 애칭 인 ‘보보치카’는 말썽꾸러기 어린 학생들의 일화에 나오는 유명한 인 물의 이름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름 앞에 붙는 존경하는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이름과 부칭)는 20 세기 초 유명한 시인의 이름이다.


R8

Russia포커스 ┃ 경제국방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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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퍼지는 분배정의 목소리

눈길 끄는 새 전자 방어망

이동식 크라수하-4

소득 불균형 심화  올부터 고급차에 첫 세금

300㎞ 범위 GPS 교란

예카테리나 드로비니나

러시아가 2014년부터 사상 처음 고급 차에 세금을 부과한다. 사치품 대상 세금으로는 처음이다. 대상은 9만 달러(30만 루블) 이상 모델이다. 세율은 차 가격과 연식에 따라 달 라진다. 고급 외제차 소유주가 추가 부담하 는 세금은 연평균 13만 루블(약 410만원) 정 도다.   세금의 목적이 세수 증대는 아니다. 고급 으로 규정할 수 있는 자동차는 러시아에 그 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우달로프 자동차시장 통계분석회사 ‘아프토스타트’ 최고경영자의 평가에 따르면, 고급 차는 1년 에 많아야 1000대밖에 판매되지 않는다.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기업가연맹 ‘델로바야 로시야’ 회장은 고급 차에 추가 세금을 부과해도 세수가 35억~40억 루블(약 1100억~1260억원)밖에 늘지 않을 것으로 보 고 있다. 고급 차에 대한 사치세가 금액으론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다르 다. 프랑스 경제학자 에릭 피셰에 따르면, 프 랑스에서는 사치세로 매년 25억 달러가 국 고로 들어온다. 러시아 관리들은 사치세 부 과를 통한 국고 충당은 특히 서구 국가들과 비교할 때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 때문에 이번 사치세의 목적은 다르다. 세르게이 샤탈로프 러시아 재무차관은 “사치 세가 무엇보다도 ‘사회 정의’를 위한 조치”라 고 말한다.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국민소득 불균형 문제가 매우 시급하고 중 요하다”며 ‘사치세’ 부과를 허용하는 일련의 법안을 입안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부동산 과세도 대기 중이다. 2013년 러시 아 재무부가 입안한 과세 방안은 몇 년에 걸 쳐 점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세금 규모는 공시주택가에 따라 달라진다. 공시주택가 1 억3000만 루블(약 41억원) 이상인 아파트와 주택 소유자들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된다.   ‘스위스크레디트’ 은행의 ‘2013년 세계

이동식 전자무기 크라수하-4.

안드레이 키슬랴코프

모스크바 크로쿠스홀 전시회에서 방문자들이 고급차를 구경하고 있다. 전시회는 세계 최고 고급제품과 고급서비스를 전시하는 행사다.

세수 증대보다 사회정의 목적 부자 부동산세 도입도 대기 중 푸틴, 지난해 사치세 법안 지시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억만장자 110명이 러시아 전체 부의 35%와 전 세계 부 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그 때문에 사치 세 부과는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 2007년 ‘정의러시아당’은 200만 루블이 넘는 자동 차와 항공기, 요트와 보트, 30만 루블이 넘 는 귀금속과 보석과 예술품, 1500만 루블 이 상의 토지를 사치품에 포함하도록 제안했 다. 러시아인 대다수도 부자세 도입을 지지 한다. 전(全)러시아여론연구센터 ‘프치옴’ 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년 전 러시아인의 70%가 사치세 도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자 신이 부유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 는 절반가량만 사치세를 지지했다.

[게티 이미지]

부유층에 부과되는 특별세 제도가 서구 에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세금을 좀 더 내 자는 제안은 종종 부유층으로부터 나온다. 몇 년 전 유로존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독일 에선 백만장자 50명이 50만 유로 이상 재산 소유자들에 대한 5% 세금 부과를 제안했었 다. ‘세금 인상을 지지하는 부자들’ 운동의 창립자인 디터 렘쿨은 “금융위기 때는 가능 하면 부유층에서 세금을 거두고 인상할 필 요가 있다. 부유세는 백만장자 자신들에게 도 이익이다. 부유세가 국가 복지, 다시 말해 사회 전체의 복지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료체계이자 교육체계이며 정의이 기도 하며 사회 안정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시장에 부는 경제 민주화 바람

3월부터 번호 이동 자유화  대기업 이익보다 소비자 권리 보호 예카테리나 드로비니나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 사람들은 이동통 신사를 바꿔도 전화번호를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공식적으로 갖게 됐다. 그러나 러시 아에서 이동전화 번호 이동성(MNP·Mobile Number Portability) 기준 도입 법은 연방 정부에 의해 발의됐다가 업계의 강력한 반 발에 부딪혀 실제로 이통사를 자유롭게 선 택할 기회는 3월에 가능하게 된다.   이통사들에는 법 시행을 위한 기술 준비 기간이 135일 주어졌다. 즉 3월 1일부터 업 체들은 신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시작한 다. 이후 소비자들이 한 업체에서 다른 업체 로 이동하는 과정은 8일 이상 걸리지 않고 비용은 100루블(약 3만1000원)이 될 전망이 다. 또 이통사들이 자사 고객의 경쟁업체 이 동을 방해하면 재정 부담을 지게 된다. 3월 1 일부터 이통사는 의무사항을 이행할 때까지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무료 제공해야 한다는

휴대전화 통신사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하는 법이 지난해 12월 제정됐지만 업체들 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MCT]

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최근 니콜라이 니키포로프 통신매스컴 부 장관은 채택 법의 첫 성과를 발표했다. 그는 “이미 약 700개의 번호가 ‘이동제한’ 에서 벗어났다”며 “이로써 이동통신 발전 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이바지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통신사 ‘로스스뱌지’ 자료 에 따르면, 6300명 이상이 법 발효 순간부 터 이통사를 바꿀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동제한 폐지가 대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굴복한 사례가 됐다”고 지적 한다.   알렉산드르 좌로프 전러시아중소기업협 회 ‘오포라 로시야’ 대표는 “이러한 상황은 러시아 대기업들이 아직 사회의 자극이 아 니라 권력의 자극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경 향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이 동제한 폐지 조치가 이통사 고객과 시민단 체 대표들에 의해서만 발의됐다면 조치가

시행될 기회는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는 “대기업들이 일반 소비자의 이익을 지향 하는 과정은 긴 여정의 출발점일 뿐이다. 기 업이 소비자를 위해 존재하며 소비자들이 기업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님을 기업 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동제한’ 폐지는 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 이 상부로부터의 압력에 의해 이뤄졌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표트르 셸리시 러시아소비자연맹(CUR· Consumers Union of Russia) 회장은 “기 업들이 자유경쟁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주 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통신 3개사(MTC·빌라인·메가 폰)가 아니라 4~5개사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도시들에서는 통신 서비스 요금이 20% 낮다”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 르부르크도 그런데 페테르부르크에서는 텔 레2(Tele2)사가 추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통신요금이 더 싸다”고 말했다.

현대전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복잡한 전 자장치를 장착한 첨단무기의 광범위한 사 용에 있다. 이런 무기는 주로 공중에서 사 용되는데 그래서 전자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선진국 공군에선 육군·해군과 마찬가지 로 전자무기체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런 무기가 아무리 높은 파괴력을 가졌다 해도 전자장치가 갖는 약점 때문 에 그런 장점은 훼손된다. 약점의 요체는 전자신호가 방해를 받아 차단될 수 있다 는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의 독창적인 전 자무기체계 ‘크라수하-4’가 이런 약점을 크게 보완해 실전에 배치되고 있어 주목 된다.   ‘콘체른 라디오엘렉트론니예 테흐놀로 기(CRET)사는 ‘부분적으로나마’ 방해 받아 차단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부대 배 치가 시작된 ‘크라수하-4’는 적군의 첩보 기와 첩보위성 활동이 특히 활발한 전략 적 요충지에서 사용하도록 제작됐다고 전 문가들은 지적한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작전 범위는 300㎞ 이상이다.   니콜라이 콜레소프 CRET 사장은 “‘크 라수하-4’를 사용하면 적군이 러시아 전 투기를 공격하거나 격추하기가 매우 어 렵게 된다. 99% 불가능하다”며 “‘크라수 하-4’의 안테나는 4륜구동 군용트럭 ‘카 마즈 베즈데호드’에 설치된다. 이 이동식 전자무기는 북극권이나 아라비아 사막에 서도 사용할 수 있다. 영하 50℃부터 영상 50℃에서까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자신 한다. 러시아 접경지역의 현 정세를 고려 하면, 잠재적 적군의 공습에 효과적으로 대항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군용 전자장치 개발 업체인 ‘아비아콘 베르시야’의 올렉 안토노프 사장은 “위성 항법시스템의 전자신호만 방해해도 적군 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 한다. 침투하는 적국 조종사는 위성항법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비행에 어 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에 항법시스템의 신호를 방해하면 비행이 어려워지며 악천 후에서의 조종이나 이륙을 아예 불가능하 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호를 교란해 통신을 끊거나 다른 항공기의 식별을 방 해하고, 정찰기능을 마비시키는 등의 효 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위성항법시스 템을 통해 표적에 조준해야 하는 무기를 조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제작 담당 러시아: 엘레나 김 에디터 한국: 안성규 게스트서브 에디터 russiafocus.co.kr editor@russi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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