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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과정 학제간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이상선 김수찬 서성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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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답교실 516

이상선 김수찬 서성은 지음


노답교실 516 2017년 2월 23일 초판 인쇄 2017년 2월 28일 초판 발행 서명 노답교실 516 | 학부과정 학제간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지은이 이상선, 김수찬, 서성은 펴낸이 이경선 2016 융합교육 교수자 이상선 | 디자인학과 김수찬 | 전기전자제어공학과 서성은 | 미디어문예창작학과 2016 융합교육 수강생 강현준, 고성태, 권수혁, 김기원, 김동용, 김모애, 김민주, 김범수, 김수정, 김영범, 김예선, 김주영, 김현준, 노 아, 민예원, 박선진, 박세리, 박세아, 박태환, 성한들, 신지원, 안윤석, 오가영, 오효재, 유수경, 윤덕상, 윤예진, 윤이나, 이소현, 이시은, 이예람, 이재국, 이종훈, 이주미, 임재균, 정영만, 조은애, 조현수, 최다현, 최지원, 한다영, 홍윤기, 황지운, 황진철 편집 디자인 김민주, 이시은, 조은애 표지 디자인 조은애 기록 권수혁, 윤이나, 이주미 교정 이병안, 한호정 취재 김예선 인쇄 (주)나우커뮤니케이션 전화 02-2268-7172 발행처 세이프티플레이북 주소 우) 456-749 경기도 안성시 중앙로 327 전화 031-670-5354 등록 2011년 8월 8일, 제 2011-000008호 Copyright(c) 2017 by Sangsun Yi, Soochan Kim, Seongeun Seo All rights reserved. ISBN 978-89-969337-9-3


학부과정 학제간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노답교실 516

이상선 김수찬 서성은 지음


머리글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요즘입니다. 언론에서는 연일 불확실한 미 래에 대한 전망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오류가 아닌 불확 실성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해석하는 틀을 원하고, 이에 각계각층의 저명한 인 사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4차 산업 시대의 본질을 해석하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담론 속 에 어떤 글은 뜬구름 같고, 어떤 글은 눈을 번쩍 뜨게 합니다. ‘플랫폼(platform)’이라는 키 워드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플랫폼’만큼은 이미 시작된 미래입니다. 아시다시피 플랫폼은 승강장입니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타고 내리는 공간입니 다. 의미는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반이 되는 구조, 무대, 시스템, 인프라, 생태계 등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같습니다. 플랫폼은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는 연결고리 입니다. 전체이면서 부분이고, 부분이며 전체입니다. 결국 플랫폼은 서로 다른 것들의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며,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는 공간입니다. 더 이상 단일 상품으로는 살아 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 하는 시대, 플 랫폼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학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지식 이 재화가 되는 시대가 아닙니다. 하물며 세상과 연결되지 않은 단일 전공 지식은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종 학문과 이종 산업을 연결할 줄 아는 플랫폼형 교육, 플랫폼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노답교실’은 국립 한경대학교 융합수업의 이름입니다. 2015년에 수행한 네 번째 융합수업을 책으로 펴내면서 처음 사용한 바 있습니다. 문제 기반 학습(PBL)으로 진행 되는 융합수업에서 학생들이 느꼈던 당황스러움과 재미, 기존의 정답 맞히기식 수업은 더 이상 안 하겠다는 선생들의 의지와 패기를 버무려 지었습니다. 그 후로 꼭 일 년이 지 난 지금, 다섯 번째 융합수업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름하여 <노답교실 516>. 5 는 우리 대학에서 실시한 다섯 번째 융합수업을, 16은 수업을 진행한 연도를 의미합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I ‘티칭 포트폴리오’에는 융합수 업 교수자의 교육 철학, 학습자 분석, 교수 계획과 실행 과정, 학습 성과, 교수법 성찰을 꼼꼼하게 담았습니다. 여기에 2016년 융합수업에 참여한 교수자들의 ‘썰전’을 부록처럼 덧붙였습니다. ‘독한 혀들의 전쟁’이라는 해당 프로그램 부제처럼 융합수업의 공과를 냉철하게 돌아보기 위해 마련한 대담 코너입니다만, 결국 상호 칭찬과 격려, 존경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Part II ‘필드노트’는 2016 학제간 융합수업의 현장 기록입니다. 봄부터 시작된 수업 준비부터 겨울 종강까지, 수업의 전 과정을 시간순에 따라 기록하였습니다. 스토리텔링 전공자가 대표 기술하였으나, 다른 참여 교수와 학생들의 반응을 주석으로 함께 엮었습니다.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는 융합수업에 참여한 마흔네 명 수강생들의 결과물을 요약한 것입니다. 정답없는 교실에 서 응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 수강생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Part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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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수업 후기’는 학생들의 목소리입니다. 2016년 융합수업에 참여한 학과별 대표 학 생들의 체험기와 5~6년 전 초창기 융합수업에 참여하고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된 졸업 생 취재기를 함께 실었습니다. 2016년도 학제간 융합수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본교의 태범석 총장님을 비 롯하여 김상훈 교무처장님, 이택기 공학교육혁신센터장님, 이창희 미래인재개발원장 님, 안재근 전통시장 대학협력사업 총괄 교수님, 장수빈 공학교육혁신센터 선생님, 그 리고 학내 여러 교직원 분들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안성시장 활성화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에 참여해 주신 안성시장 박대진 상인회장님을 비 롯 여러 상인회 분들의 협조에 대한 고마움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교수자의 무지를 일 깨우고, 교수법에 대해 의문이 있을 때마다 지도해 주신 신라대 이은화 교수님과 미래 인재개발원의 박경문 교수님, 먼길을 마다치 않고 방문하여 놀라운 ‘브랜드 커뮤니케이 션’ 특강을 해 주신 GS칼텍스 박준완 팀장님, 프로젝트 심사에 참여하여 날카롭고도 따 뜻한 지도를 해 주신 SK텔레콤의 안남무 팀장님, 김우용, 안지숙 매니저님께 큰 고마움 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2016학년도 2학기 동안 교육의 주체가 되어 함께 공부한 44명 의 수강생 그리고 3년 동안의 융합수업 경험을 통해 이제는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생각 을 헤아릴 수 있게 된 소중한 동료 교수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머리말을 쓰는 지금은 새 학기를 열흘 앞둔 시점입니다. 사실 융합수업을 하는 것만도 힘든데, 수업이 끝나자마자 방학 내내 책을 쓰고 만드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저희들 스스로도 왜 이렇게 계속 고생을 사서 하는지, 다음번엔 꼭 서로 말리 자며 다짐하곤 합니다. 그런데 아마도… 노답교실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노답교실 618, 노답교실 719, 노답교실 820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재미있게 참 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책 노답교실도 계속 쓰이길 바랍니다. 힘 들어도 계속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학제간 융합수업이 전공을 넘어, 대학을 넘어 점 점 더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융합은 연결입니다. 이 책이 서로 다른 전공 의 학생과 교수, 교수와 교수, 학생과 학생을 연결하는 작지만 강력한 플랫폼이 되었으 면 좋겠습니다.

2017년 2월 이상선, 김수찬, 서성은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7


목차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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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융합수업의 교육 철학

12

2. 학습자 특성 및 과제 분석

20

3. 교수 계획

28

4. 교수법

38

5. 학습 성과 자료

56

6. 교수법 성찰

64

7. 교수자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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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96

0. 봄부터 수업 준비

98

1. 위대한 여정의 시작

104

2. 현장은 언제나 옳다

108

3. 수업을 바꾸는 서비스 디자인

110

4. 스토리로 텔링하자

116

5. 오! 메이커 워크숍

120

6. 30초 안에 상대를 유혹하라

124

7. 중간 발표

128

8. 헤쳐 모여! 분반 수업

130

9. 프로토타입 워크숍

132

10. 형용사 전쟁-그래픽 워크숍

134

11.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특강

136

12. 단체로 영화 데뷔

138

13. 밤샘을 버티는 힘

144

14. 최종 발표

146

15. 아무상 대잔치

150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154

1. 소셜미디어 | 시장온 안성댁

156

2. 라이브 액션 공포게임 | 로스트 플로어

174

3. 미디어아트 | 새품속에 푸슴푸슴

192

4. 브랜드 필름 | 계단분식 썸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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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 시장학교 나도람

226

6. 청년 창업 카페 | 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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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V 융합수업 후기

258

1. 수강생 이야기

260

2. 졸업생 이야기

264

3. 기록팀 이야기

282

4. 출판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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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티칭 포트폴리오는 교수자로 하여금 학습자를 이해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교수자 자신의 신념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티칭 포트폴리오의 적절한 활용은 교수자로 하여금 자신의 교수 활동에 대해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하며, 교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1) 본 장은 2016년 2학기에 한경대에서 수행한 학제간 융합수업에 대한 티칭 포트폴리오의 주요 내용이다. 교수자 스스로 자신의 교수 활동을 돌아보고 향후 교수 전략 수립을 위해 한 학기의 성과와 한계를 충실히 기록하였다. 학제간 융합수업 설계에 관심있는 동료 교수자들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1) 조용개, 이은화, 심미자 저, 티칭 포트폴리오의 이해와 실 제, 학지사, 2011.


1 | 융합수업의 교육 철학

12

이상선 (디자인)

6 | 교수법 성찰

64

수업 회고 일지를 통한 교수 실행 분석

김수찬 (공학)

객관식 강의 평가 분석

서성은 (인문학)

서술형 강의 평가 분석 디자인학과의 입장에서 본 융합수업 성찰

2 | 학습자 특성 및 과제 분석

20

학습자 특성

공학의 입장에서 본 융합수업 성찰 인문학의 입장에서 본 융합수업 성찰

프로젝트 유형 선정 사전 조사와 팀 빌딩 과제 요구 분석: 안성시장

7 | 교수자 썰전

프로젝트 수행 및 교육 예산 이해관계자 3 | 교수 계획

28

수업 개요 설계 대학생 핵심역량 강화 주차별 수업 개요

15주 상세 수업 계획 차시별 수업 운영 교육 공간 4 | 교수법

38

프로젝트 중심 학습

MOOC의 활용과 효과 학습 포트폴리오 디자인 씽킹을 도입한 활동 중심 협동 학습 현장 조사 5 | 학습 성과 자료 수강생 과제물과 기록 팀별 토론 보고서 프로젝트 결과물 프로젝트 평가 성적 산출 결과 및 성적 분석 핵심역량에 관한 자기성찰

56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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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수업의 교육 철학

1-1 이상선 (디자인) 왜 학제간 융합수업을 하는가? 학제간 융합수업을 통해 ‘헤아림’에 대한 실천적 교육을 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지도 하는 교과목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사용자의 불편과 욕망 을 헤아려 사용자에게 더 만족스러운 유형, 무형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학제간 융합수업을 하는 교수자와 수강생은 이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동료, 팀 원, 사용자, 고객, 커뮤니티 구성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해 극단적인 ‘헤아림’의 국면에 맞닥뜨리게 된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서 다루는 사용자 조사 방법은 사실 사 용자를 헤아리는 방법을 체계화한 것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가장 효과적이고 실 천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이 학제간 융합수업일 것이다. 융합교육은 디자인 교육을 위한 ‘맥락’을 제공한다. 디자인은 인적, 물적, 공간 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도적 조형 활동이다. 경험 디자인은 조형적인 측면뿐 아니라 경험까지를 포괄한다. 바람직한 경험 디자인은 디자인할 대상의 맥락이 가진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이에 합당한 디자인 방안을 맥락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프로젝트 기반의 학제적 융합수업은 교수자와 수강생에게 학습할 대상에 대한 입체적인 맥락을 제시해 준다. 융합교육은 교수자인 나 자신의 성장에 큰 기회가 되며, 나는 이 경험을 학생 과 공유하고자 한다. 나는 지난 5년간 다른 교수자와 함께 융합수업을 준비, 수행, 정 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어떤 경험보다 가치 있는 성장을 경험했다. 다른 지적인 배경을 가진 전문가와의 소통은 내 생각의 지평을 넓혀 주고, 내 전공의 깊이를 더하도록 해 준다. 함께 융합교육이라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리더십, 파트너맨십, 팔로우십을 배웠다. 또한 다른 교수자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들의 장점을 배우는 것과 동시에 학 생 체험을 통해 나의 강의를 성찰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융합수업을 함께한 교 수자와는 모두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융합수업은 내가 경험한 이 모든 성장의 기회를 학습자에게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학생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학습자에 대한 나의 인식은 교육의 ‘수용자’에서 ‘학습 주체자’, ‘학습 동반자’로 변화 하고 있다. 2004년 대학에 부임했을 때 나는 학습자를 내가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에 대한 ‘수용자’로 보았다. 그러나 2011년 교수법 컨설팅을 받으면서, 교육의 주체는 강 의를 잘하는 교수자가 아니라 학습자가 되어야 하며, 교수자의 역할은 학습자의 변 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는 점을 배우게 되었다. 컨설팅을 받은 이후에, 나는 학습자 를 ‘학습 주체’로 참여시키기 위해 교수법에 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이후 2012년 융 합수업을 진행하면서부터 학습자에 대한 나의 관점은 ‘학습 동반자’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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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간 융합수업의 학습자 중 다른 전공의 학습자는 해당 전공 부분에 대해서 교수자 인 나보다 전문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이 학습자에게 해당 전공에 대해 배우 고 협력해야 한다. 학습 동반자는 함께 배우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이루어 낸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나는 각각의 수강생에게 개별화된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융합수업 을 하기 전, 나는 한 교실에 있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명의 학생’을 따로따로 바라보고, 신뢰와 애정에 바탕을 둔 ‘학습 동반자’ 로서 수업에 임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지난 학기를 통해 학생에 대해 알게 된 점, 학기 초에 학생들이 작성하는 자기소개서, 학생과의 개별적인 면담을 통해서 학생의 관심, 장래의 희망, 처한 상황, 학업 성취도, 건강 상태 등을 이해하고자 애쓴다. 이러한 이해 를 바탕으로, 나는 개별화된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나의 교 수 태도는 함께 융합수업을 하면서 만난 다른 교수자의 교수 태도를 보면서 배운 것 이다. 나는 수강생 각자의 자기주도적 학습과 메타 인지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구 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나는 수강생이 자신의 관심에 따라 프로젝트 유형을 선정 하게 하고, 개별적인 학습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도록 독려한다. 또한 수강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관심에 따라 개별화된 교육 목표를 수립하게 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동 안 배운 것, 조사한 것, 익힌 것, 만든 것, 질문, 성찰 일지 작성을 통해 자신의 지식 체 계를 스스로 구축하는 것을 촉진하고자 한다.

학생에게 어떤 교수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닮고 싶은 선배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다. 경청하 는 태도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었고, 겸손한 태도로 항상 배우려 했던 선 배로 기억되고 싶다. 또한 학습 동반자로서 학습자와 함께 고민했던, 원칙과 약속을 잘 지켜 모범을 보인 교수자로 기억되고 싶다. 아울러 수업에서 했던 여러 가지 교육 활동을 통해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 줬던 교수자로 기억되고 싶다.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13


1-2 김수찬 (공학) 왜 학제간 융합수업을 하는가?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고 싶다. 하나는 학습자의 관점에서, 다른 하나는 교수자의 관점에서이다. 학습자의 관점에서 보면 학습 성과(Program Outcome, PO) 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공학 교육에서 요구하는 대표적인 학습 성과는 아래의 10 2)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공학교

가지이다.2)

육인증기준 2015

PO1) 수학, 기초 과학, 공학 지식과 정보 기술을 공학문제 해결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 PO2)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어진 사실이나 가설을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능력 PO3) 공학문제를 정의하고 공식화할 수 있는 능력 PO4) 공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신 정보, 연구 결과, 적절한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PO5) 현실적 제한조건을 고려하여 시스템, 요소, 공정 등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 PO6) 공학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팀의 구성원으로서 팀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 PO7) 다양한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 PO8) 공학적 해결 방안이 보건, 안전, 경제, 환경, 지속 가능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PO9) 공학인으로서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PO10) 기술 환경 변화에 따른 자기 계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

이 학습 성과를 모두 만족하는 교과목은 4학년 1학기와 2학기에 진행되는 ‘종합설계

(Capstone Design)’이며, 이는 공학 교육에서 학습 목표의 성취도를 평가할 때 높은 비중으로 다루는 교과목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종합설계에서는 대부분 동일 학과 의 학생들이 2~3명 정도의 인원으로 팀을 이루어 참여하기 때문에 학습 성과 PO5,

PO7, PO9, PO10를 충분히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융합수업에서는 실제 상황을 최 대한 반영하여 주제를 선정하기 때문에 PO5가 자연스럽게 만족되고, 각 전공별로 2~3명의 학습자들이 모여 6~8명이 한 팀을 이루어 진행하므로 전문 용어의 사용부 터 의사 소통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정보 전달 능력과 협업의 중요성을 경험하게 되 어 PO7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양한 학습자들로 인해 지금껏 크게 인식하지 못했 던 새로운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PO9에 대해서도 폭넓게 고민해 볼 수 있 고, 학과 내 전공에 머물러 있던 좁은 세계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영역에서의 자신의 위 치를 인지하게 된다. 또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기 계발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고 자 기주도학습 능력 PO10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교수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나 스스로의 학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너무나 도 열정적이고 훌륭한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을 매주 보면서 겸손을 배우고,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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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하고 다독거리는 긍정의 에너지를 경험한다. ‘공항 테러범과는 협상이 되지만 교 수와는 협상이 안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수자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개별 연 구실이라는 담장으로 서로 막혀 있다. 혹평일 수도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날 까. 열려 있는 문과 닫힌 문은 큰 차이가 있다. 융합수업을 진행할수록 마음의 벽이 사 라지고 열린 마음으로 타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나는 교수자 인 동시에 학습자가 된다. 그리고 함께하는 교수자들의 강의 방법 등을 참조할 수 있 어 교수법에도 도움이 된다.

나에게 학제간 융합수업이란 ?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굳이 말하자면 “소통을 통해 서로가 배우는 과정”이다. 강의(講義)라는 것은 제자가 스승에게 자기 의견을 말한다는 ‘강

(講)’에 스승이 그 말을 듣고 옳고 그름을 가려 준다는 뜻의 ‘의(義)’가 합쳐진 것이다. 스승이 말하고 제자가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와 스승이 서로의 생 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강의를 통해서 얻어 내야 하는 것이라 믿는다. 요즘 시대에는 강사나 교수는 있으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다고 하지만, 융합수업에서는 이런 구분을 할 필요가 없다. 누구나 스승이 되고 누구나 제자가 된다. 교수자와 학생과의 소통, 학생들 간의 소통, 그리고 교수자와의 소통의 시간(다양 한 팀 활동)과 소통 공간(수업 시간 외에도 온라인 카페, SNS 등)이 많다. 아래의 그림은 매 학기 첫 강의 때 학생들에게 보여 주며 소통을 강조하는 데 활용하는 그림이다. 왼쪽 은 교수자가 학습할 내용을 밋밋한 설명만으로 전달하는 주입식 수업을 도식화한 것이 고, 오른쪽 그림은 각자 학습할 내용을 말 그리고 눈과 귀뿐만 아니라 도구와 활동을 통 해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에 활발히 소통하는 수업을 나타낸 것이다. 융합 수업에서는 동일 전공자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전공자 간의 소통도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학습자만 공부하는 수업이 아닌 교수자들도 공부하는 수업이 된다. 이것이 내가 융합수업을 하는 이유인 동시에 목표이다.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15


그림1 소통 없는 일방적 주 입식 교육(좌)과 소통이 원활 한 교육(우)에서의 교수자와 학습자의 관계도 (출처: Karl

Smith 교수의 Innovation Story, Lila M. Smith, 1975)

학생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학생들이 존경스럽다. 난 지금의 학생들처럼 할 수 없으리라. 문서 편집기는 아래한글 만 사용해도 되었던 시절에 공부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글, MS word, 파워포인트 등 다양한 툴을 배워야 하고, 그것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새로운 버전이 나온다. 학습할 내 용은 늘어났지만 신청할 수 있는 과목 수는 줄어들었다. 공부하면서 참고할 자료도 책 몇 권에서 인터넷 전체가 되었다. 등록금과 대학 생활비 등 물가가 높아져 아르바이트 를 해야 하고, 모든 학생이 높은 학점을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성적 장학금 받는것은 어렵다. 일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 기는 어렵고 취업을 하더라도 평생 직장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하 루하루 생활한다. 그래서 존경스럽고 이런 사회를 만든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 처음 학교에 임용되었을 때는 학생들이 동생처럼 생각되었다. 지금은 조카처 럼 생각된다. 아마도 시간이 더 흐르면 자식처럼 느껴질 것 같다. 학생들은 분명 내가 지나온 세월과 같은 길을 걸어오고 있지만, 그때와는 분명 다른 상태의 길이고 나보 다 더 오랫동안 걸어야 하기에 나라도 꼰대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3) 바다에서 가장 빠른 물고기로 최고 이동 속도는 약 110km이다.

바다의 돛새치3)다. 다만 그들은 지금 바다가 아니라 육지에 있어 숨쉬기조차 어렵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도드라지지 말라는 간섭과 제약 때문에 최고 속력을 내지 않고 있 을 뿐이다. 현재 학생들의 모습도 좋지만 그들이 미래에 훌륭하게 성장한 모습을 상상 한다. 나는 그들을 이끌기보다 자유롭게 나아가는 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고 싶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여러 사람 앞에서 혼자 서는 것은 언제나 어색하다. 어떤 이는 여러 사람이 자신만을 바라보며 자신이 하는 말을 듣는 것이 흥분되고 재밌다고 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 매 16


학기마다 새로운 학생들에게 하는 수업은 언제나 긴장되고 익숙해지지 않는다. 학생 들의 이름도 모르고 얼굴이 낯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하는 말 하나하나를 귀 담아 듣고자 집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큰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학생 들은 배려심이 많고, 상대를 존중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자기 주장을 세우는 힘 이나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것 이 좋을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끌어 주는 것이 좋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라슬 로 폴가4) 자녀들의 예를 보듯이 학습자의 능력을 신뢰하고, 학습자가 직접 보고 따라 할 수 있도록 행동에 모범을 보이고, 호기심을 자극하여 동기를 유발하고,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누구나 다 능력 있는 인재가 되리라 본다.

4) 후천적인 교육과 훈련에 의해 서 아이들은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3명의 딸들에게 체스 를 가르쳐 그들을 모두 세계 챔

무엇이든 잘 기억하고, 빨리 이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것 같다. 잘 기억 못

피언으로 키워 냈다.

하면 메모를 하면 되고, 빨리 이해 못하더라도 천천히, 정확하게 이해하면 되지 않을 까? 부족한 것과 문제점을 인지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고 싶다.

학생에게 어떤 교수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나로 인해 인생에 있어 긍정적인 변곡점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사람은 살아가다가 누 구를 만나서 그 사람으로 인해 인생의 큰 변화를 경험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를 얻는 경우가 있다. 내게도 그런 분이 여럿 있다. 선배, 후배, 친구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은 선생님이다. 지금의 학습자들도 이 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더욱 조심스럽다. 학교에서 창업을 외치면서 실제 창업하는 교수자는 별로 없고, 창업을 하였더 라도 성공한 교수자는 더더욱 찾기 어렵다. 똑같은 말을 해도 법정 스님이나 간디와 같 이 언행이 일치하거나 직접 경험한 사람의 말과 쉽게 말을 바꾸는 정치인의 말 중 누구 를 더 신뢰하고 따르겠는가? 가능한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추측하여 말하지 않고, 본 것이라도 한 가지 관점만 맹신하지 않는 그런 교수자가 되고 싶다. 결국 학생들에게 본이 될 만큼 학문적으로 능력이 있는 교수자이면서 인간적 으로도 완숙한 교수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희망 사항이고 능력과 인간성 이 떨어지더라도 노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공감’이 아닌가 한다. 공감이 결코 쉽다 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의 지식에 대한 갈증, 미래에 대한 고민, 삶에 대한 방황을 해결 해 주기는 어렵더라도 모르는 것은 함께 찾아 보고, 고민은 귀담아 들어 주고, 방황할 때 토닥토닥하면서 자존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17


2

학습자 특성 및 과제 분석

2-1 학습자 특성 수업 개시 일주일 전에 수강 신청한 학습자의 특성, 연락처, 상담을 위한 정보를 파악 하기 위해, 모든 학습자가 온라인으로 간단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교수자 는 자기소개서에서 학습자의 사적인 내용을 뺀 후 연락처, 팀장 희망 의사, 통학 여부, 아르바이트, 자신에 대한 자랑 등을 수강생에게 공유하였다. 이와 같은 학습자 사전 조사 및 정보 공유 과정을 통해 교수자와 학습자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진 상태로 수업에 임할 수 있게 하여 팀장 선정 활동, 팀원 간 상호 이해를 촉진하고자 했다.

수강생 자기 소개서 질문 수강생에게 공개되는 내용

• • • • • • • • • •

소속 학과 / 소속 팀 성명 / 학번 / 성별 모바일 번호 / 이메일 주소 SNS 및 블로그 주소 수강 이유 팀장 의사 (5점 척도) 1인 1봉사 선택 (항목 중 선택) 통학 시간 학기 중 주당 아르바이트 시간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나의 자랑

수강생에게 비공개되는 내용

• 학비 조달 방법 • 상담 주제 객관식 • 상담 주제 주관식

5) 수강생 자기소개서 질문 링크

https://goo.gl/9dOx05

학습자에 대한 자기소개 자료5) 는 상담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학습자는 약식 자기 소개서를 통해 통학 및 아르바이트 시간, 경력, 생활 태도, 대인 관계, 가족, 건강, 경제 적 문제 등에 대해 객관식으로 응답한다. 아울러 학습자가 교수자와 상담할 때 의논 하고 싶은 내용을 적도록 한다. 학습자 자신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교수자는 학습자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다. 교수자는 학습자의 응답 내용을 보고, 상담의 우선순위, 개별 상담, 그룹 상담을 정하는 데 활용했다.

20


팀장 기피 24.4% 도전 희망 13.3% 팀장 절대 기피 6.7%

11

6 25

상관없음 56.6%

3

그림2 팀장 역할에 대한 의사

2-2 프로젝트 유형 선정 사전 조사와 팀 빌딩 프로젝트 유형은 수업 개시 전에 교수자 간 협의를 통해 세 개의 전공을 살리면서 협 업을 통한 학습 효과를 도모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것으로 정했다. 수강생은 2 학기 개강 1주 전에 프로젝트 유형 선정을 위한 온라인 설문6) 을 통해 관심 있는 프로 7)

젝트를 선택했다. 수강생은 자신이 관심 있는 프로젝트를 모두 선택한 경우와 한 개

6) 융합수업 프로젝트 사전조사 https://goo.gl/OY1Gpb

만 선택한 경우에 대해 응답했다. Media Art

10

IT & Service

9

영상/영화

7

BX

7

게임

6

IoT기기

5

7) 가장 관심 있는 프로젝트를 1개 선택한다면?

그림3 가장 관심 있는 프로젝트를 1개 선택한다면?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21


2-5 이해관계자 본 학제간 융합수업을 수행하는 데에 관여된 이해관계자는 수강생과 교수자 외에도 학내로는 산학협력단, 공학교육혁신센터, 미래인재개발원이 있었으며, 학외로는 안 성시장상인회, 안성시청, 사용자, 특강 강사, 심사위원 등이 있었다. 각 이해관계자에 대한 설명은 다음의 표와 같다.

구분

역할 및 이해관계 수강생

교수자 학내

공학교육혁신센터

학업 수행의 주체로서 학제간 융합수업을 통해 다른 학과와 소통하면서 학 제간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새로운 교육을 체험함. 이를 통한 성장을 기대 학습자의 교육 목표 달성을 위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이자 학 습의 공동체로서 본 수업 을 통해 향상된 교육을 수행하기를 기대 공학 전공 학생들의 공학 교육 및 융합 역량 강화 지원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의 운영 주체로서 본 융합수업은 해당 사업의 세

산학협력단

부 과제를 주제로 다루고 있음. 행정적 지원과 시청 및 시장과의 소통 창구 역할

미래인재개발원 안성시청

학외

안성시장 외부 전문가 사용자

표5 학제간 융합수업의 이해관계자

26

교수자 지원, 융합교육 지원 및 확산 전통시장 대학협력사업 발주자로 시장 활성화를 통한 지역 발전 및 시 민의 삶의 질 향상 기대 교육 공간, 주제, 특강 등을 제공하고 본 사업을 통해 청년층이 유입되 어 시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 산업 현장과 실무 차원에서의 자문 시장 상인, 시장 방문자들로 조사 대상이자 동시에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ICT 융합교육

- 전공 교육 및 융합교육 - 시장 환경 조사

· 이해당사자 간 공동 연구를 통한

- 서비스 요구 사항

사용자 현지인 외부인

- 사용성 테스트

- 사례 조사

ICT 학과 공학교육혁신센터 미래인재개발원 산학협력단

수강생의 창업 소양 향상 도모

- 사용자 조사 협조

- 사용자 조사

대학

안성시장 활성화 콘텐츠 개발 · 방문객의 체험의 질 및

- 해결 방안 제안 - 사업 계획서 제안

시장

- 사업적 요구 사항

상인회 행정가 IT기업

- 시장 관련 지식 공유

- 환경적 제한 요인 - 조사 협조 - 공동 해결 방안 모색

외부 전문가

+ 지역/시장 전문가 + IT 기업 전문가

+ 안성시청 행정 전문가 + 특허 전문가

그림4 학제간 융합수업의 이해관계자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27


3

교수 계획

3-1 수업 개요 설계 본 학제간 융합수업은 하나의 교과목을 여러 교수자가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각의 교수자가 별도의 과목을 개설하고, 합반과 분반을 통해 융합수업을 운영하는

Connected Class 모델8)로 진행했다. 2016학년도 2학기의 전공 구성은 공학 분야에서 는 전기전자제어공학과, 인문 분야에서는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예술 분야에서는 디 자인학과가 함께했다. 경영학은 융합교육에 참여하는 수강생들이 자신이 맡은 전공 부분에 매몰되지 않고,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와 같은 종합

8) 이상선, 서성은, 노답교실, 한 경대학교 출판부, 2016, p.33. 이 와 같은 방법은 기존 학과가 연 계하여 학제 간 융합하여 수업 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학사 시 스템의 변경 없이도 융합수업을 수행할 수 있고, 산업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 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의 융합 교육 모델을 Connected Class 모델이라 명명한 바 있다.

28

적인 사고를 촉진하기 때문에 융합수업에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 학 기에는 교수자의 사정상 포함되지 않았다. 2학기 수업에 앞서 하계 방학 중에 교수자 가 정리한 2016학년도 2학기의 학제간 융합수업 개요는 다음의 표와 같다.


개설 학과

전기전자제어공학과

미디어문예창작학과

디자인학과

교수자

김수찬

서성은

이상선

교과목

산업의료원

문학과 미디어 2

인터랙티브 디자인 2

전공선택

전공선택

전공필수

시수

실습5

이론2 실습

이론2 실습2

인원

9

14

21

3학년 + 4학년 일부

3학년 + 4학년 일부

3학년

공학 기술을 응용할 수 있고, 자기 계

미디어 스토리텔링 이론의 창의적 활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이론적, 실천적

이수 구분

수강 학년

교육 목표

발 능력을 배양하며 창의적 문제 해결 용을 토대로 학제간 협업 능력과 산업 지식을 획득하고, 사용자와 맥락에 대 현장의 실제적 문제 해결능력을 갖춘

한 이해를 토대로 문제 해결 방안을 제

인재 양성

공하는 디자인 인재 양성

학습 목표

• 센싱 원리 이해 • 신호 계측 및 통신 • IoT 적용(Open platform)

• 미디어 스토리텔링 이해 • 미디어 콘텐츠 기획 실습

• 사용자 리서치 • 서비스 디자인 • Brand eXperience

이론 지식

• 마이크로컨트롤러 • Programming 언어

• 미디어 스토리텔링 기초 •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1학기 학습 내용에 대한 반복 및 팀원

제안된 주제에 대한 문제를 정확히 진

타 전공생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안성시 안성시장을 배경으로 다양한 ICT서비

실천 지식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

지도를 통한 내재화

단하고, 창의적, 객관적, 타당성 있는 문 장 활성화를 위한 ICT 서비스 콘텐츠를 스 개발하면서, 타 전공 전문가와 협업 제 해결 방안을 타 전공자와의 긴밀한

기획하고 세부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을 통한 실천적 지식 습득

소통과 전공의 기술력을 동원하여 구현 P/F평가

• 50% 프로젝트 평가 방법과 • 30% 평소 과제 비중 • 10% 출결 • 10% 포트폴리오 수업 개요 공통 역량

상대평가

상대평가

• 50% 프로젝트 • 30% 평소 과제 • 10% 출결 • 10% 포트폴리오

• 50% 프로젝트 x 기여도 • 30% 평소 과제 • 10% 출결 • 10% 포트폴리오

시장 환경을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이해관계자와 사용자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각 전공과 관련한 지식을 활용하여 학제간 융합적인 ICT 콘텐츠를 개발. 이를 통해 전공 및 융합친화적 역량 강화 핵심역량 중 대인 관계, 자기주도 역량 강화 + 각 전공 능력 강화 활용형 융합 인재:

인재상

융합 인지 능력(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융합 지식 이해), 융합 수행 능력(문제 해결, 의사소통, 협동, 융합 도구 활용), 융합 태도 능력(배려심, 책임감) 등을 고루 갖추고 타 분야의 논리를 창의적으로 차용하여 활용하는 인재

과제 공통 산출물

교수 학습 방법

시간표

안성시장 인식 개선, 역동적 분위기 형성,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한 ICT 콘텐츠 개발 리서치 보고서, 제품 또는 서비스 기획서, 프로토타입, SNS를 포함한 광고, 학습 포트폴리오

• 디자인 씽킹 기반의 프로젝트 기반 학습 • 수업 방법: 인터넷 강의, 현장 강의, 협동학습, 토론, 현장 학습, 학습 포트폴리오 작성 • 활용 기자재: 컴퓨터, 빔프로젝터,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등 • 재료: PPT 자료, 복사물, 화이트보드, 포스트잇, 마커, 테이프 등 목요일 14:00~18:00 (전기전자제어공학과는 13:00~18:00)

표6 학제간 융합수업 개요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29


13) 디자인 다이브, 『 Service

3-3 주차별 수업 개요

Design TOOLKIT 서비스 디자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ject Based Learning) 및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기반으

인 워킹 그룹 방법론 도구 모음』,

2014. https://goo.gl/u2M8wR

로 15주 동안, 자연스럽게 결과물이 도출되도록 수업의 윤곽을 설계했다. 15주의 수업

14) 영국 디자인 카운슬 Double

을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13),14)에서 제안하는 프로젝트 진행의 5단계 즉, 이해, 문제

Diamond Design Process https://goo.gl/xq9I6r 15) 이상선, 서성은(2016), 앞의

발견, 문제 정의, 개발, 전달의 다섯 단계로 크게 나누고, 매 단계별로 적절한 기간을 설정하였다.15)

Define

Develop

Deliver

the area to focus upon

potential solutions

solutions that work

Design Brief

Problem Definition

Discover insight into the problem

Problem

16) https://goo.gl/4gxSDr

Solution

책, p.36.

그림5 서비스 디자인 워킹 그룹 운영 툴킷에서 제시하는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 개요16)

15주 수업 중 전반부는 중간고사 기간까지로 ‘문제’에 대한 확산과 수렴 활동을, 후반 부는 ‘해결 방안’에 대한 확산과 수렴 활동을 수행했다. 수업의 단계를 크게 이해, 발 견, 정의, 개발, 전달의 과정으로 대별하고, 각 주요 단계에서는 수강생들의 산출물을 제시하도록 했다. 다음의 표는 15주 수업 진행에서 각 차시마다의 핵심적인 학습 목 표를 보이고 있다.

32


Problem Phase

Understand

Solution

Discover

Define

Develop

Deliver

회고

구분

1

2

3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활동

강 좌 소 개 / 팀 인 사

안 성 시 장

리 서 치 공 유

지 역 시 장 F T

스 토 리 텔 링

메 이 커 워 크 숍

엘 리 베 이 터 피 치

리 서 치 결 과 발 표

학 과 심 화 분 반 학 습

G U I 워 크 숍

개 발 디 자 인

전 달 단 계

산 출 물 목 록

발 표 준 비 워 크 숍

시 제 품 발 표

수 업 회 고 와 평 가

목표

맥락 이해

문제의 발견

문제의 정의

융합 프로젝트 수행

효과적인 소통 전략과 방법

목표 수립

사례 조사

해결 방안 사례

전공별 자기주도학습

프로토타이핑

팀플 환경 조성

구체적 학습 목표 수립

문제 목록

목표 프로젝트 사례

Rapid Prototype

High fidelity Prototype

포트

리서치 보고서

리서치 통합 보고서

전공별 산출물

Promotion Movie

폴리오

역기획서 초안

역기획서 수정안

SNS Contents

포트폴리오 시작

산출

성찰

Process PT

표9 주차별 수업 개요

3-4 15주 상세 수업 계획 15주 수업에 대한 대략적인 시간 계획을 수립한 후, 매 차시별로 보다 상세한 강의 및 수업 운영 계획을 온라인 공간에서 스프레드시트로 작성하고 공유했다. 아래 표의 스 프레드 시트에서 가로축은 차시를 표현하고 있으며, 세로축은 한 차시마다 소요되는 활동 내용과 시간을 표현하고 있다. 셀의 색상이 다른 것은 수업의 포맷이 다름을 표 현하고 있다. 시간 축에 수업과 활동 내용을 명기하고, 해당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링 크해 두었다. 각 차시의 하단에는 해당 수업을 마친 후 수강생들이 수행해야 할 과제,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으로 학습할 내용의 제목을 명기하고 링크를 걸어 두어, 수강 생들이 한눈에 수업 내용과 수업 후에 수행할 과제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17) 15주 전 체 수업에 대한 상세한 강의 계획을 수업 전에 완료하고, 강의 자료를 작성해 해당 강 의 시행 시점의 셀에 링크로 연결해 두었다. 강의 자료에 대한 접근 권한은 수업이 임 박한 시점에 수강생에게 허용했다.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33


7

교수자 썰전

주제 | 2016 노답교실을 돌아보다 일시 | 2017년 1월 23일 12:00~15:00 장소 | 한경대 제3공학관 712호 진행 | 박경문(미래인재개발원 초빙 교수) 참여 | 이상선, 김수찬, 서성은 사진 | 조은애

박경문 | 일단 제가 드리는 질문은 모든 분들께 드리는 것이고요, 특별한 부가 질문은 성함을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가장 드리고 싶은 질문입니다. 다학제 융 합수업이 과연 어떤 수업인지 돌아가면서 정의 내려 주십시오. 이상선 | 저희가 운영한 다학제 융합수업은 고학년 과목에서 각 전공의 교수자들이 각자의 수업을 열고, 자기 전공에서 다루는 교육 내용을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 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통합해서 운영한 교과목입니다. 김수찬 | 1+1의 답이 2가 아니라 2 이상이 되는 것이 가능한 수업입니다. 서로 다른 전 공들이 모여서 각각의 결과물을 조합하는 1+1을 목표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와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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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전공들 간의 의견이 뒤섞여 더 나은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효과를 얻기 때문입니다. 서성은 | 융합수업이란 여러 전공의 학생이 모여 하나의 교육 목표 아래 통합체적인 학습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공동 강의나 블록 강의와 같이 단순히 타 전공에 대한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전공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통합된 하 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하는 수업입니다. 박경문 |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생각하시는 본 융합수업의 인재상과 가장 중 요한 교육 목표는 무엇입니까? 김수찬 | 가장 크게 본 것이 소통과 자기주도학습 역량이었습니다. 사회에서 인재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기존 지식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보다는 ‘주어 진 문제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성은 | 저희 미디어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는 일반적으로 기획자라고 말하는 직군과 글쓰기에 특화된 시나리오 작가의 직군입니다. 두 직군이 하는 일 모 두 완전히 독립되어 자신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닙니다. 기획자의 경 우에는 전체 프로세스를 알아야 하고, 시나리오 작가도 전체 과정에 대한 이해를 필 요로 합니다. ‘내 시나리오를 막상 영화로 만들어 보았더니’ 또는 ‘내 기획으로 게임 을 개발해 보았더니, 이것은 문제가 굉장히 많은 시나리오였어, 이것은 수정이 필요 하구나ÿ.’ 이처럼 구현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저희 학과 자체의 교과목에서는 이런 경험을 제공하기 어려워서 융합수업을 통해 기회를 제공 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는, IT 쪽은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콘텐츠 담당자들이 정말 많이 싸워요. 특히 개발자는 완전 갑이죠, 개발자가 안 된다고 하면 정말 다 뒤집어 엎어야 하고, 디자이너는 늘 화가 나 있고, (웃음) 그런 상황에서 회의가 끝나면 각자의 사무실로 돌아가서 욕하기 바쁜 거죠. 아휴, 말이 안 통해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여러 직군 간에 말이 안 통하는 상황이 된 이유가 기존 교육 문제 때문인 것 같아요. 4년 동 안 자기 전공만 열심히 공부하고 나가니까. 그래서 융합수업을 통해 말이 통하는 기 획자, 말이 통하는 스토리텔러, 함께 일하고 싶은 인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상선 | 용어가 다른데 내용은 같은 것 같아요. 저는 인재상이나 교육 목표 같은 것을 뭉뚱그려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있어요. 하나는 ‘학습력’입니다. 박 교수님께서 교 육이라는 것이 사람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의도적 활동이라고 가르쳐 주셨잖아요. 제가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학습자의 학습 태도예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 서 길을 찾아가는 ‘학습력’을 의도했다는 것이 하나의 키워드예요. 또 하나는 ‘커뮤니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77


티’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것이에요. 가족, 속한 팀, 학급, 연구 대상, 내가 속한 지 역 등ÿ. 교육이든 나의 역량이든 타인과의 존재 가운데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성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타 전공에 대한 몰이해를 뛰어넘는 것 뿐 아니라 내가 속한 조직과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고, 스스로 잘 자리매김할 수 있는 그런 인재를 양성하고 싶어요. 박경문 |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세 분의 공통점을 보면 ‘의사소통 역량’과 ‘자기 주도학습 역량’을 강조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역량을 강화하 기 위해서 교수님들께서는 어떠한 구체적인 활동을 하셨는지요? 김수찬 | 먼저 서쌤의 말씀에 대해 반박을 하자면, 엔지니어가 갑이라 하셨는데요, 엔 지니어가 갑이 진짜 아니에요. (웃음) 엔지니어는 진짜 죽어요. 요새는 정말 기술이 빨리 바뀌잖아요. 엔지니어 입장에서 말하자면 엔지니어는 기술에 매몰될 수 있거든 요. 그러니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나 기획자와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회의할 때 보면 의외로 기술자들은 들으면서 긍정만 하거 나, 성격에 따라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것에 융통성 있게 대 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이 융합수업의 장점이라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나 자기주도학습의 구체적인 한두 가지 방법이 아니 라 ‘흥미’, ‘동기’, ‘재미’인 것 같아요. 수업에서 수강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문제에 도 전할 수 있도록 학습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먼저 교수님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이 수업을 운영하시고, 칭찬도 아주 구체적으로 해 주셔서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제를 풀어 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교수자가 하라고 해 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학생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끼게 하 는 것이죠. 자기주도학습 방법으로 스스로 모르는 것을 찾아가면서 하다 보니까, 친 구들과 이야기하면서 하다 보니까 ‘이것이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나만의 생각이었구 나’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죠. 서성은 | 3개 학과 전공생들이 하나의 단일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PBL 학습, 이를 위 한 TBL 환경을 도입한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협업하여 하나의 문 제를 푸는 상황에서 타 전공생과의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상선 | 소통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 그 다음에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 을 만드는 것이죠. 아까 서쌤이 말씀하신 TBL 환경 구축이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또 커뮤니케이션을 하더라도 사실 익숙하지 않아요. 회의할 때 토론 이나 논쟁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소통 활동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론을 써요. 6가지 색깔 모자, 브레인 라이팅, 엘리베이터 피치 등. 정교하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 를 경청하고,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생각하고, 말하고, 조율하는 방법을 쓰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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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 그러니까 엘리베이터 피치를 만들더라도 토론 후 한 장의 엘리베이터 피치를 만 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 엘리베이터 피치 초안을 만들고, 이것들을 모두 붙여 놓고, 설 명과 토론을 한 후 투표를 해 보는 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 듣고, 교감과 공감을 통한 합의에 이르도록 해요. 그러니까 모든 구성원이 말을 하도록, 토론에 직접적이고 적극 적으로 참여하도록 소통 촉진에 매 차시 수업을 정교하게 설계해서 운영했어요. 또한 자기주도학습 같은 경우는 저의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인데ÿ. 학기마다 책 과 논문을 쓰면서, 이 과정 자체가 나 스스로 공부를 하는 데 제일 좋은 방법이라는 생 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수업 일지를 쓰면서 이게 굉장히 좋은 공부 방법이라는 생각 이 들더라고요. 저술, 논문, 일지 작성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돌아보는 과정이었어요. 자 신이 배운 것, 익힌 것을 일지로 정리하는 활동이 교육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고, 자 기주도학습에 효과적인 활동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학기에 수업을 하면서 학 습 포트폴리오 작성을 교수법으로 도입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학습 포트폴리오를 처 음부터 쓰라고 하면 굉장히 당황스럽잖아요. 그래서 틀을 잡아서 학생들에게 온라인 으로 배포했어요. 소통 역량은 소통과 관련된 여러 가지의 경험과 다양한 소통 도구 활용으로 그리고 자기주도학습 역량은 학습 포트폴리오로 강화하려 노력했다고 할 수 있겠어요. 박경문 | 그러면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학습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능 이나 항목은 어떤 항목이었습니까? 이상선 | 학습 포트폴리오를 수업에 대한 요약, 수업 후 과제, 성찰과 질문 이렇게 세 부분으로 크게 구성하였는데요. 이 중에서 성찰과 질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 각해요.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며, 교수자와 친구들에게 무엇을 질문하고 싶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79


박경문 | 그러면 PBL은 주로 문제의 발견과 문제의 해결을 모두 포함합니까? 이상선 | 그렇죠. 안성시장이라는 주제에서 물리적인 공간만 정의가 되고, 거기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해서 어떻게 해결할지는 수업에서 풀어내는 거죠. 그런데 예년과 달랐던 것은 교수자들이 먼저 세 가지 전공으로 할 수 있는 ICT 프로젝트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고 6가지 프로젝트 유형을 설정하고 수업에 착수한 점이에요. 브랜드 필름이라든가, 게임이라든가, 서비스 디자인이라든가, 시장학교에서 수행할 내용 등 미리 프로젝트 유형 6가지를 먼저 정하고, 이 틀 안에서 수업을 운영하기로 정했어요. 그리고 학생들의 자원을 받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개 팀은 전전제 학생의 전공 기여의 여지가 좀 없었어요. 그런데 그 경우 전전제 학생이 팀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내서 하더라고요. 예년의 경우에는 전공 기여가 여의치 않은 경우 이 학생들이 뒤로 빠졌었는데, 올해는 교수자의 케어 덕분에 이 친구가 딱 자기 전공이 아니더라 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더라구요. 예를 들면 자신이 사업을 해 본 경험 을 살려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그러더라구요. 김수찬 | 학생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요, 할 게 없어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 라 자신의 의견 반영이 잘 안 될 때도 느끼는 경향이 있어요. 어떤 팀의 경우 아이디 어가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 방향을 잘못 잡아서 교수자가 한두 가지 의견을 제시했 어요. 이때 어떤 학생은 교수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급선회하고, 어떤 학생은 그냥 하 나의 의견으로만 받아들일 때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었어요. 많은 의견 중에서 한 학생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으면, 해당 학생이 소외감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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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문 | 이번에 최종 보고회를 보면서 문제가 너무 크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서비스 러닝이라고 최근에 나온 개념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들어가서, 관찰을 통해 문제를 찾아서, 그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아주 작 은 부분이지만 아주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개발 프로세스 전반을 따라가면서 템플릿을 활용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보다 더 바 람직하지 않을까요? 이번 학기 보니까 재료비는 적고 회의비로 지출이 많은데, 재료 를 사서 만들어 보고 사용해 보는 등의 경험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선 |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라 생각해요. 그게 가능하려면 인문, 공학, 디자인 간의 균형이 맞아야 해요. 2015년과 2016년에 이 균형이 맞지 않았어요. 2015년에는 공학이 빠졌고, 2016년에는 경영학이 빠진 데다가 공학은 인원이 적었어요. 또 하나는 박 교 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례, 그러니까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는 것 과 같은 물건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공학이 들어오게 되잖아요. 공학이 들 어오면 학생들이 수렴적 사고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돼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유형의 물건이 아니라 무형의 상품 개발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예요. 무형의 서비스의 경 우는 재료비를 쓰고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수찬 | 종합설계 쪽에서 그렇게 진행되죠. 융합수업에는 말씀하신 포인트도 충분 히 적용할 수 있지만 교수님들의 전공을 보았을 때 학생들이 큰 그림을 그려 보는 경 험을 가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박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은 종합설계에 딱 맞아요. 3학년 2학기에 융합수업을 하고, 4학년 1학기 종합설계 때에 현실적 제한 요 건을 제시하여 좁은 범위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학제간 융합을 통 해서 해 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어요. 박경문 | 융합수업에 있어서 교수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는 융합수업에서 수업을 운영하고, 강의를 하고, 학생 상담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압니 다. 그런 방식이 아니라 교수님들이 팀을 나누어 맡고 교수님이 중심이 되어 팀 간의 경쟁을 하는 구도로 수업을 운영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팀 프로젝트에서 학생들 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팀장의 역할’인데, 교수자가 회의를 주관하고 프로젝트 관리 자가 된다면 어떻겠습니까? 김수찬 | 저는 융합수업에서 그런 방식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공이 같은 교수님 끼리 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전공이 다른 교수자들이 서로 경쟁을 하는 것은 약간 적 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박경문 |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 목표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이 목표 달성에 유리하다 면 이 방식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85


이상선 | 공대의 경우는 테크니컬 라이팅(technical writing) 포맷으로 배우고, 익힌 것 을 정리하는 습관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서성은 | 저도 좋은 취지였다고 생각하는데 세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하나는 카페와 포트폴리오의 역할이 좀 엉켜 있었어요. 카페에 올린 과제를 다시 포트폴리오에 정 리하는 과정이 굉장히 번거롭고, 학습자에게도 좋지 않은 사용자 경험이었던 것 같 아요. 둘째는 포트폴리오 자체가 또다시 과제 부담을 늘렸다는 점. 셋째는 질문과 성 찰을 유도하는 것을 좀 더 강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포트 폴리오 양식에 성찰이나 질문을 유도하는 박스를 둔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행동을 유 도했으면 좋겠어요. 이상선 | 아, 그런 방법이 있어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행동 유도성을 높이는 디자 인. 좋아요. 다음 학기에 꼭 해 보아야겠어요. 박경문 | 그리고 이번 학기에 플립 러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신 것으로 아는데, 결과 는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서성은 | 저는 작년보다 잘 되었다 생각해요. 학습 포트폴리오 덕분에 학생들이 꾸준 히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작년에 비해서 집에서 보아야 할 동영상이 줄어들었고, 강의 내용이 수업 활동과 보다 밀접하게 연계되어서 작년보다 잘 되었 던 것 같아요. 김수찬 | 학생들은 미리 보고 수업에 참여했어요. 제가 다 꼼꼼히 잘 보지 않아서 피드 백을 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쪽 분량이 이번 학기에 타 전공에 비해 서 좀 많은 편이었죠. 메이커 워크숍 등과 관련해서도 좋은 강의가 많은데요, 그것을 플립 러닝으로 하려면 분량이 많고, 실습도 필요하기 때문에 타 전공 학생들에게 부 담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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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은 | 수찬쌤 생각과는 조금 다른데, UX나 서비스 디자인 수업 내용이 매우 범용 적이에요. 사실 타 과의 경우도 서비스 디자인 기초의 내용은 전공과 상관없이 다 들 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메이커 워크숍도 수업에서 플립 러닝으로 반영하 려면 문제를 더 작게 잡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를테면, 여섯 개 팀 모두 메 이커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자, 이렇게요. 문제를 작게 잡아서 한다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상선 | 교양 과목으로 비공대생 학생만 들을 수 있는 메이커 융합 클래스를 열어서 플립 러닝으로 강의는 사전에 듣고, 수업에 와서는 토론과 만들기 수업을 한다면 재 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수찬 | 좀 더 부연하자면, 서비스 디자인 개론 강의잖아요. 그런데 제 전공 쪽에서는 개론으로 활용할 만한 마땅한 동영상 강좌를 찾기 어려웠어요. 서성은 | 저희 미디어 스토리텔링도 그래요. 영화면 영화, 방송이면 방송 세부 강좌 관 련해서 좋은 강좌가 많은데, 개론 혹은 타 전공자를 위한 기초 강좌는 별로 없더라고요. 이상선 | 예, 그렇군요. 서비스 디자인, UX 쪽은 아주 강좌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수업 에 활용하기가 좋아요. 길이도 그렇고, 배속 시청도 가능하고, 그래서 아주 좋은 것 같아요. 박경문 | 다음으로 이번 학기에 프로젝트의 유형을 다양하게 했는데 이렇게 운영한 것이 어땠는지 이야기 해주십시오. 서성은 | 저는 일단 2015년에 주제 설정 범위를 대폭 열어 놓았을 때, 학생들이 아이 템이 한 번 엎어지면 타격이 너무 컸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프로젝트의 유형을 사전 에 정해서 수업을 운영하는 것에 찬성했던 것인데요. 이쌤의 의견을 여쭙고 싶은 게, 무비팀 같은 경우, 저는 촬영이나 편집 같은 것은 지도할 수가 없거든요. 제가 PD나 감독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요. 그럴 때, 제가 이 팀의 마니또였음에도 불구하고, 후반 부에 제 지도가 좀 부족해서 학생들이 좀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쌤도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말이죠. 그래서 영상 전공 선생님께 따로 지도를 받고 그러 는 것이 좀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상선 | 불만 없던데요? 저는 자원이 없으면 어디서 빌려 오든가 하는 다양한 방법으 로 문제를 풀어내면 된다고 생각해요. 영상 담당 선생님께 미리 말씀을 드려 두었어요. 이만저만한 여건인데, 이 학생들은 진로를 영상 쪽으로 잡은 학생들이니 약간의 과외 지도를 해 달라고 말이죠. 그래서 학생들도 선생님을 찾아 뵙고, 촬영 기법이나 편집에 대해서도 배우고, 장비로 빌리고 했었죠. 저는 수업이 확장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해 요. 대신에 내가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지켜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Part I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 89


Part II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본 장은 2016년 2학기 국립 한경대학교에서 디자인학과, 전기전자제어공학과,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이상 3개 학과가 협업하여 운영한 융합수업의 현장 기록이다. 전체 이야기는 미디어문예창작학과(스토리텔링 전공) 교수자의 시선으로 진행되지만, 다른 참여 교수들과 학생들의 생각을 주석의 메모 형태로 함께 실었다. 본문과 주석의 메모를 함께 읽다 보면 하나의 사실 혹은 이야기가 전공별로, 입장별로 어떻게 서로 교차하고, 충돌하고, 화해하는지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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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강 | 봄부터 수업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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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강 | 프로토타입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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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

그대여 우리 같이 걸어요 융합수업, 교수자 모집이 반이다 안성시장 과연 살릴 수 있을까?

10강 | 형용사 전쟁, 그래픽 워크숍

8/19(금) 회의록 제목-이슈가 백만 개

반가운 얼굴들, 학생 전문가 활용의 좋은 예

1강 | 위대한 여정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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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녀석들

11강 |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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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은 연결이다

Ice Breaking-용사의 탑 12강 | 단체로 영화 데뷔 2강 | 현장은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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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별걸 다 해 봅니다

안성시장 현장 조사 13강 | 밤샘을 버티는 힘 3강 | 수업을 바꾸는 서비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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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최종 발표 일주일 전

이름을 부른다는 것, 학습의 주체화 몸을 쓴다는 것, 생각을 깨운다는 것

14강 | 최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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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강 | 아무상 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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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주제도 커스터마이징 4강 | 스토리로 텔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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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L 촉진의 전략, 학생 전문가 스토리텔링 기초 강의 친화도 분석(Affinity Mapping) 5강 | 오! 메이커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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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수업 역사상 최고의 수업 6강 | 30초 안에 상대를 유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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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아래서 엘리베이터 피치 7강 | 중간 발표

128

8강 | 헤쳐 모여! 분반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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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온 느낌


0

봄부터 수업 준비

그대여 그대여 우리 같이 걸어요 2016년 4월 6일. 2015년 <노답교실>을 펴낸 지 엿새 후. 내 메일함의 두 번째 칸을 당 당히 차지하고 있는 융합수업 폴더에 ‘1’이 떴다. 메일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Fwd:[미래원 교수학습] 2016 교수법연구모임 모집 안내. 보낸 사람 이상선. 함께 받는 사람 김동민, 김수찬. 내용은 길지 않았다. “선생님 우리 이거 신청해서 교수법 공부도 하고, 2학기 융합수업 준비도 하면 어떨까 요? ” 보낸 시각 am. 10:15. 나는 바로 답신을 보내지 못했다.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 했던 것인지 아니면 여느 때처럼 정신없던 아침이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1) 김수찬 교수

와서 돌아보면 아니 벌써?! 하는 심정이었을 것 같다. 직전 학기 수업을 책으로 펴내

메일을 보고 김동민 교수님과

고 먹은 삼겹살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 공부라니! 아~ 못 말리는 우리 선

상선쌤을 생각했다. 연구년 가기 전 2014년도에 두 분과 함께한

배님. 그런데 문제는 그런 선배님이 한 분이 아니라는 것.

융합수업의 경험도 있고 두 분

am. 10:35 전기전자제어공학과 김수찬 선생님 답신 도착.1)

의 학생에 대한 사랑을 이미 경 험한지라 망설임없이 회신을 했 다. 또한 MOOC의 열기는 해외 에서 더 뜨거웠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난 바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메일을 받고 바로 회신하는 편이다. 결정은 머리보 다 가슴으로 하고 싶다.

“MOOC를 활용한 플립 러닝에 대해서 공부해 보자, 구체적인 실례를 만들어야 한다 면 비공학 전공자들도 직접 만드는 것을 배워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방법을 보여 주자. 일단 일정을 잡자. 11, 12, 14일 중에서 11시 30분 어떤가.”

am. 10:37 이상선 선생님 재답신. “4/11(월) 1시 가능. 4/12(화) 불가. 4/14(목) 2시 이전 다 가능. 수찬쌤 아이디어 저는 좋 아요.”

am. 10:58 경영학과 김동민 선생님 답신 도착. 2) 이상선 교수 빠른 답신은 융합수업 교수자의 필수 덕목

“나는 이미 다른 교수법 모임에 속해 있는데 원한다면 같이 하자. 날짜 잡히는 대로 연 락 달라.” 불과 오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세 분 선생님 응답 완료. 가능 날짜 확정.2) 나는 그날 밤 10시 58분, 김수찬 선생님의 독촉 메일을 받고서야 “정신줄을 놓고 있었

3) 김수찬 교수 노답교실이라는 명칭은 내가 빠 진 2015년 융합수업때 만들어졌 는데, 이름이 너무 좋다. 이 이름 을 우리가 계속 사용하고 싶어 원고를 준비하는 중 상표출원

습니다. 존경하는 교수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라는 답신을 홀린 듯이 보 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하루에도 서너 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봄 날이었다. “바람 불면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또 그렇게 융합수업 준비가 시작됐다.

(출원번호: 40-2017-0012572)을 했고, 2017년 2월 현재 심사 결 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융합수업, 교수자 모집이 반이다 교수법 연구회는 우리 학교 교수학습지원 프로그램으로 교수들 간의 자율적인 교수 법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8개월간 50만 원의 회의비를 지원한다. 언뜻 금액도 크지 않 고 제목도 화려하지 않아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프로그램이지만, 주제도 참여자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덕에 참여율이 매우 높다. 특히 같은 학과 교수들을 제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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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는 교류가 극히 적을 수밖에 없는 대학 시스템에서 타 전공 간의 융합을 촉진하는 3)

데 매우 효과적인 환경을 마련해 주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노답교실팀 이 교수법 연 구회 중 한 팀으로 선정되면서 학제간 융합수업을 위한 교수법 연구와 함께 2학기 융

4) 이상선 교수 융합교육의 성패는 모이는 교수 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융합교육에 임하는 교수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합수업 준비도 시작됐다.

개방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다. 이 4)

융합수업 준비 1단계는 무엇보다 교수자 모집이다. 참여 교수가 결정되면 자연스럽게 참여 전공이 결정되고, 프로젝트 주제를 결정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두 가지가 지난 5년간 함께한 동 료 교수에게 가장 크게 배운 점 이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교수자 모집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굳이 4차산업 등 거창 한 이야기를 내세울 것도 없이 요즘 대학 선생이라면 융합형 인재의 필요성에 대해 서는 크게 이견을 달지 않는다. 문제는 정작 필요성에는 공감하는데, 참여는 망설여 진다는 것. 우리 학교에서는 이상선 선생님을 주축으로 최근 5년간 2학기마다 융합 수업이 진행되면서 수업 준비와 운영 면에서는 제법 시스템이 갖추어졌지만, 교수자

5) 김수찬 교수 산업의료원을 제외하고 이미 12 학점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였고,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주제가 선 정된 상태라 공학 전공 학습자 들의 기여도와 학습성과 달성의 의미에 대해서 확신이 없었기 때

모집은 여전히 참여 교수의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문에 고민

교수법 연구회 첫 모임에서는 아쉬운 소식과 반가운 얼굴이 교차했다. 후배 들의 롤모델이자 융합수업의 든든한 기둥이셨던 경영학과 김동민 교수님께서 개인 적인 사정으로 2016년에는 함께하지 못하신다는 것. 그리고 2013~2014년 융합수업 에 참여하신 후 연구년을 다녀오신 김수찬 교수님의 컴백. 나는 2012년 첫 번째 융합 수업에 참여하고, 개인 사정으로 2년을 내리 쉬고, 2015년 다시 합류한 터라 김수찬 교수님을 처음 뵙는 것이었다. 의공학을 전공하신 김수찬 교수님은 그야말로 긍정과 협력의 아이콘이었다. 사실 김 교수님에게 2016년 융합수업 합류는 쉽지 않은 상황

6) 김수찬 교수

이었다. 공학 전공 학생들의 기말 과제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 기획과 디자인 과정이

전공과는 거리가 있으나 디자인

2/3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공학 전공생들의 전공 지식 습득과 활용 문제, ‘산업의료원’

있는 일반적인 과정이다, 이전

교과목의 평가 방식 문제 등 넘어야 될 산이 많았다. 해서 처음엔 일단 교수법 공부를 함께하고 융합수업 합류는 좀더 고민5)해 보겠다고 하셨지만, 연구 모임을 진행하면 서 계속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셨고, 결국 3학년 2학기에서 4학년 1학기로 이어 6)

지는 장기 융합 플랜이 나오면서 전격적으로 합류를 결정하셨다. 6월 21일 교수법

씽킹은 Open problem을 풀 수 융합수업을 들었던 전전제 학생 들은 타 학과 학생 간의 협업 경 험이 졸업 후 많은 도움이 되었 고 후배들에게 추천하는 과목이 라고 말했다. 그리고 함께하는 교수자들이 배울 점이 많은 분 들이기에 참여하였다.

연구회 제4차 모임에서의 일이었다. 이로써 2016년 노답교실의 멤버가 확정됐다. 디 자인학과 이상선, 전기전자제어공학과 김수찬,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서성은, 세부 전 공별로는 UX 디자인, 의공학, 스토리텔링이었다.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99


2

현장은 언제나 옳다

안성시장 현장 조사 오리엔테이션 다음 날 바로 2주차 수업이 있었다. 추석 연휴 등으로 인해 정상 수업이 어려운 9월 일정을 감안해 보강 수업을 미리 하기로 한 것이다. 학생들이 찾은 곳은 강의실이 아닌 안성시장, 강사는 상인회 박대진 회장님. 안성시장 활성화 방안이라 는 문제를 풀기 위해 먼저 문제를 ‘발견’해야 하는 중요한 수업이었다. 학생들은 상인 회 사무실을 찾아 안성시장의 역사와 현황, 문제점 등에 관한 회장님의 설명을 들었 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질문과 회장님의 정성스 런 답변이 꽤 오랫동안 계속됐고, 이후 회장님의 안내에 따라 시장 곳곳을 둘러 보았

16) 이상선 교수 현장 답사를 통해 확인한 것은 전통시장이 시장으로서의 기능 을 다시 회복하기는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제한된 인구, 이들의 구매력, 주변의 대형 마트, 달라 진 생활 방식, 제품의 질, 상인의 운영 방식 등의 문제로 이 전통

다.16) 학교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시장이지만, 처음 와 본 학생들이 태반이었다. 구 석구석 살피는 학생들의 눈빛이 예리하고, 질문은 날카롭다. 강의실 밖에서 본 학생 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크다. 기대보다 늠름하다. 강의실보다 두 배쯤 똑똑해진 것 같 다. 역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강의실이라는 무대식 공간은 아무래도 선생을 빛나

시장이 예전의 영광을 되살리기

게 하는 자리다. 그러나 현장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빛난다. 선생은 촉진자일 뿐이다.

는 어려워 보였다. 현대에서 시

역시 현장은 언제나 옳다.17) 세상이 학교다.

장의 역할은 이미 주변의 대형 마트가 대신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시장 천장 설비, 간판 개 선, 주차 시설의 확충 등 가시적 인 개선만으로 전통시장을 살 리는 방식은 요원해 보였다. 이 보다는 시장이 가진 위치의 장 점을 살리고 소프트웨어 개선 을 통한 집객 유도 방식이 바람 직하다고 판단했다. 수강생들이 어떻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 이에 대한 해결안을 모색할 것인 지가 관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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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김수찬 교수 현장 답사에 참석할 수 없었던 나는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되는 영상을 통해 상인회장님의 시장 에 대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 은 채팅 창을 통해서 질의하여 궁금증을 해소하였다. IT 강국 한국과 SNS의 유용성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 생중계 내 용은 그대로 기록으로 남길 수 도 있어 1석 2조의 효과가 있었 다. 편리한 도구를 최대한 잘 활 용하는 융합수업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09


3

수업을 바꾸는 서비스 디자인

이름을 부른다는 것, 학습의 주체화 오리엔테이션과 현장 답사 등 사전 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됐다. 융합수 업의 첫 20분은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수행한 과제에 대한 피드백으로 구성된다. 주 간 베스트 카페 회원, 주간 베스트 팀, 우수 과제 학생-학습 포트폴리오 우수 과제

(전공별), 데스크 리서치 우수 과제(전공별) 등을 선정하여 포상하는 것이다. 포상은 호명(呼名)이다. 학생의 이름을 불러 주는 것이다. 더불어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고 친 구들의 박수를 더한다. 이것은 이상선 선생님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피드백 방식인데, 효과 만점이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대단히 놀라운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호 명된 학생의 노력에 대한 인정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다른 학생들의 동기를 자극하 는 효과도 탁월하다. 본래 호명은 주체화의 시작이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결국 학생들을 학습의 주체로 세우는 일이다. 물론 우수 학생을 선 정하기 위해서는 과제를 꼼꼼하게 챙겨 보아야 하며 합리적인 이유를 밝혀야 한다. 이 고전적인 방식은 융합수업에서 배워 단독 수업에서도 종종 사용하는데 매우 효과 적이다. 다만 강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 효과가 감소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플러스 알 파를 더하는 등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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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 베스트 팀은 미디어아트(Media Art)팀이었다.18) 지난 금요일 이후 채 일주일 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미디어아트팀의 카페 게시판엔 불이 났다. 안성시장을 다녀 오고 난 후 필드 트립 보고서와 데스크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생긴 각종 물음과 아이 디어를 가감 없이 풀어 놓은 것이다. 팀원들은 열심히 읽고, 또 자신의 의견을 보태고, 다른 팀원이 거기에 다른 의견을 더하고 더하고ÿ. 사실 처음 만난 지 일주일도 채 되 지 않은 때였고, 면대면도 아닌 온라인 소통은 더욱 어색하고 조심스러운 때였다. 실 제로 다른 팀에서는 이 정도의 댓글 놀이가 진행되지 않았다. 미디어아트팀만의 비 결은 뭘까? 댓글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뭔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저도 그렇게 생 각해요.” “좋은 아이디어네요.” “역시 다르군요.” 자신의 의견을 달기 전에 상대에 대 한 칭찬과 공감이 앞서 있다. 칭찬과 공감은 댓글을 부른다. 수업 당일 베스트 팀으로 호명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받는 미디어아트팀 학생들의 표정엔 쑥쓰러움과

18) 김수찬 교수 융합수업을 듣는 전기전자제어 공학과 학생들은 대부분 이전에 내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는 학 생들이다. 왜냐하면 교과 내용 도 특이하고 수업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사전에 학생을 만나 서 수업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디어팀의 현수, 재균, 그리고 종훈은 이 수업을 통해서 처음 만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 무나도 멋진 상남자이고, 재능 꾼들이었다. 이들을 만나서 즐 거웠고, 많이 배웠다. 이처럼 융 합은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뿌듯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과제에 대한 피드백이 끝난 후에는 이상선 선생님의 UX(User Experience)+서 비스 디자인 강의가 이어졌다.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디자인은 그 자체로 디자인, 경 영, 콘텐츠 등 융합 학문으로서의 성격이 강해서 융합수업의 기반 모델로 매우 유용 하다. 교수 강의가 길어지면 팀 활동 시간이 부족해지는 터라 꼭 필요한 내용만을 골

19) 김수찬 교수 타 교수자의 강의, 그것도 명강 의를 들을 수 있는 것은 큰 행운 이다. 이번이 3번째 듣는 강의임 에도 불구하고 들을 때마다 새 롭다. 학생들은 어떨까? 교수자

라 전달해야 한다. 전공 수업에서는 2~3주에 걸쳐 진행하는 내용을 30분으로 압축한

가 학습자가 되어 보는 경험도

이상선 선생님의 수고에 리스펙트! 엄지 척!19)

교육의 참맛

융합수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11


4주차의 팀 활동은 친화도 분석이 중심이었다. 친화도 분석은 그야말로 수많은 정보 들을 서로 친한 것들끼리 묶는 활동이다. 현장 답사와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모은 정 보들을 주욱 나열해 놓고, 비슷한 내용을 유형화하고, 각 유형에 상위의 이름을 붙여 주는 활동이다. 이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 포스트잇이다. 학생들은 포스트잇에 안성시장의 문제점들을 주욱 적고, 화이트보드에 붙인 다음 친화도를 분석하여 그룹 25) 김수찬 교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상황 에 맞는 적절한 도구의 사용은 매우 효과적이다. 생각을 펼칠 때, 생각을 좁힐 때 필요한 이런 툴을 내가 학창 시절에 알았다 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늦 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융합수 업 덕분이다.

핑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어지러운 정보들이 커다란 몇 개의 덩어리로 수렴되고, 경 중도가 판가름된다. 무엇이 문제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대강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25) 오후 4시 팀 활동 시간이 되자 융합스튜디오는 또다시 북적북적 시장통이 됐 다. 텅 빈 화이트보드는 분홍, 노랑, 연두ÿ 포스트잇 색깔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들로 빼곡하게 채워지고, 와글와글 난상 토론이 한바탕 교실을 휩쓸고 지나가면 어느새 비슷한 녀석들끼리 줄지어 나란히 펄럭인다.26)

26) 김수찬 교수 기존 수업 때는 학생들이 교수자 를 쳐다보고 교수자의 입에서 무 슨 말이 나올까? 어떻게 문제를 풀어 주실까를 기대한다. 융합 수업에서는 교수를 쳐다보지 않 는다. 스스로 답을 찾기가 바쁘 다. 옆에 지나가도 관심도 없다. 그들이 할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사실 팀 회의라고 하는 것이 말이 쉽고, 보는 것이 쉽지, 서로 다른 전공 7~8 명의 학생이 의견을 모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융합수업처럼 너 나할 것 없이 의욕적이고 주도적인 학생들일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개인적으로 친 해서 편하게 말하고 쉽게 사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모아 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갈등, 갑자기 떠오른 꽤 괜찮은 아이디어로 팀원들의 의 견이 순식간에 모아졌을 때 느끼는 희열. 포스트잇 벽보 앞에 선 아이들의 미간에서 긴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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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19


5

오! 메이커 워크숍

융합수업 역사상 최고의 수업 2016년 9월 29일은 융합수업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날이 되었다. 김수찬 교수님의 메 이커 워크숍은 “완벽하게 잘 구조화된 수업으로 지금까지 융합수업 활동 중 최고 (이 상선)”였으며 “올해 융합수업의 꽃 (서성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야말 로 ‘그래, 이것이 융합수업이지’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드는 수업이었다. 메이커 워크 숍은 <스크래치(Scratch)>와 <아두이노(Arduino)> 중심으로 진행됐다. <스크래치

(Scratch)>는 비전문가라도 손쉽게 컴퓨터 프로그램밍의 개념을 이해하고 실습할 수 있도록 레고 블록을 맞추듯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그래픽컬 프로그램 언어이며, <아 두이노(Arduino)>는 해당 프로그램에 따라 실제 동작하는 하드웨어 보드를 가리킨 다. 수강생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스크래치와 아두이노 개발 환경을 만들고, 사용법 을 익혀 작은 전구(발광 다이오드)에 불이 들어오게 하는 것. 수업 시작과 함께 아두 이노 키트를 받아 든 디자인학과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의 얼굴엔 설레는 긴 장이 역력하다. 간만에 좌뇌를 집중적으로 써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컴퓨터 실습실 한 켠에는 학술 대회를 방불케 하는 단 맛 과자들이 준비됐다. ‘공학 수업은 딱딱하고 복잡하고 지루할 것이다’라는 편견은 수업 시작 십 분 만에 깨졌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강의는 예비 디자이너와 문학 청년들의 공학 공 포증을 순식간에 날려 버렸고, 배려 넘치는 진행 속도는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김수찬 교수님을 돕는 아홉 명의 흑기사들은 워크숍 성공의 일 등 공신! 전전제 학생 아홉 명은 이날만큼은 학생 아닌 전공 전문가로서 김수찬 선생 님의 든든한 현장 도우미가 되었다. 강의실 여기저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어려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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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드는 학생들이 있으면 5초 만에 출동하는 모습은 흐뭇 그 자체.27) 그렇게 두어 시 간 정도 수업이 진행되고, “자, 이제 불을 켜 볼까요. 키판의 a를 눌러 보세요.” 김수 찬 선생님이 말씀이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우와~!!” 탄성이 터졌다. 아두이노 키트 에 연결한 꼬마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것이다. “내가 켰다. 내가 불을 켰다!” 물개 박수

27) 이종훈 학생(전전제) 김수찬 교수님께서 준비하신 메 이커 워크숍은 전전제의 존재감 을 확연히 느끼게 해 줬던 프로 그램이다.

를 치며 기뻐하는 학생들. 비전공 학생들을 위해 여름 방학부터 꼼꼼하게 수업을 준 비하신 김수찬 선생님의 노력과 제법 값이 나가는 아두이노 키트를 학생 수대로 제 공해 주신 공학교육혁신센터의 풍성한 지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역사적 인(?) 현장을 페북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이거 무슨 수업인가요?” 타 학교 선생님들 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괜히 한 것 없는 내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 이후 학생 들은 조명의 색을 섞는 기술, 벽돌깨기 게임 제작 등 심화된 내용까지 배울 수 있었다. 네 시간 꽉꽉 채운 공학 수업이 끝난 뒤, 이십 평생 문학도로 글만 쓰고 살아왔던 우 리 학과 여학생은 필자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선생님 아까 수업 시간에요. 김수찬 교수님이 웹캠으로 보여 주신 거요, 어깨로 이래이래 공치는

28) 김수찬 교수

게임ÿ. 그거 만드는 것도 담에 배우나요?”28)

서 있는 몇몇 흑기사와 반짝반

#융합수업 #메이커워크숍 #성공적 #찬블리탄생

미문창 학생들

짝 빛나는 눈을 가진 디자인과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21


10 형용사 전쟁, 그래픽 워크숍

반가운 얼굴들, 학생 전문가 활용의 좋은 예 반가운 얼굴이 함께했다. 2015년 융합수업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능력자들, 디 자인학과 범하영, 유지현 학생이 그래픽 워크숍 강사로 초대된 것이다.45) 상기된 얼 굴로 후배들 앞에 선 하영과 지현은 이내 능숙한 진행으로 워크숍을 이끌어 갔다. 강 의를 위해 자신이 배운 것을 수없이 복기했을 터였다. 동료 튜터링을 넘어 융합수업 을 경험한 선배의 튜터링은 학생 전문가 활용의 또 다른 좋은 사례가 됐다. 형용사 전 쟁! 그래픽 워크숍은 아래 세 단계로 진행됐다.

45) 김수찬 교수 발표 내용뿐만 아니라 발표도

1. Visual Keyword Brainstorming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 준비를

화이트보드에 수십 장의 랜덤 이미지를 붙여 놓고,

많이 한 만큼 수업 진행도 깔끔.

자신의 팀 콘셉트와 유사하면 초록색 스티커,

청출어람청어람. 교수자로서 이 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팀과 반대되는 콘셉트면 붉은색 스티커를 붙이기(10분) 본인이 표시한 이미지에 포스트잇으로 단어(형용사)를 쓰고 이유 설명하기(25분) 반대되는 콘셉트로 표시한 이미지에는 그와 반대되는(우리 팀의 콘셉트에 맞는)단어로 바꿔 주기 비슷한 단어끼리 그룹화하고 상위 단어를 적어 붙이기 2. Service Personality 우리 서비스가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으로 사용자에게 다가갈까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요? 어떤 식으로 행동하나요? 목표(Goal)는 무엇인가요? 네 가지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고 형용사를 적어 내고, 생각이 나지 않으면 예시 단어를 보고 적기 3.Visual Vocabulary 서비스 키워드를 어떻게 디자인적 요소로 나타낼까 도출된 형용사를 가지고 스펙트럼을 만들어서 컬러를 선택하고 그래픽 모티브 찾기

똑똑한, 소통하는, 환상적인, 복고적인, 친근한, 무서운, 신나는, 충실한ÿ. 여섯 개의 화이트보드에는 수십 개의 형용사가 떠올랐다 사라졌고, 추려진 형용사들은 몸에 맞는 색깔과 모양을 골라 입었다.

BX팀은 친근한 복고와 똑똑한 소통, 게임팀은 신나는 공포, 미디어아트팀은 환상적인 홀릭, 서비스1팀은 나눠 주고 도와주는 사람, 서비스2팀은 감각적인 휴식.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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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35


11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특강

융합은 연결이다 강의 계획표상 11주차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수업이었다. 10주차에서 시작 된 브랜딩 작업을 보다 구체화하고, 홍보와 연결시켜야 하는 단계. 그러나 안타깝게 도 참여 교수진 중에 브랜드 전공자가 없었다. 안성시장 사업의 전문가 자문비를 활 용해 외부 강사를 초빙하기로 했다. 경영학과 등 학내를 통해서 수소문했지만, 여의 치 않았고 결국 이상선 교수님의 황금 인맥이 동원됐다. GS칼텍스 브랜드 커뮤니케 이션 박준완 팀장님.

46) 김수찬 교수 명강의를 듣는 즐거움을 또 한 번 만끽. 2시간이 30분처럼 짧

강의 내용을 세세하게 옮길 순 없지만, 슬라이드 장표만 무려 120장. 그러나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유머와 정보들 덕분에 두 시간이 30분처럼 느껴지는 명강

게 느껴졌지만, 메시지는 가슴

의였다. 또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광고쟁이로서의 솔직한 고민과 고민만큼 깊

속 깊이 오래오래 남았다. 특정

은 공부가 빛나는 강의였다.46) 나는 입이 떡 벌어졌고, 김수찬 선생님은 누구보다 열

시각과 프로그램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광고를 노 출할 수 있는 시대는 가고, 광고 도 개인화되는 시대에 대한 얘 기. 현장에서의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공감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호흡을 하는 발 표자의 능력, 몰입시키는 능력 정말 배우고 싶다. 게다가 선물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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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질문했으며, 이상선 교수님은 딱 한마디 하셨다. “강의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나도, 학생도, 융합수업이 아니었으면 결코 듣지 못했을 수업. 감사 했다. 융합은 연결이다. 학과와 학과, 대학과 산업, 수업과 현장,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이다. 이렇게 또 새로운 점 하나와 연결됐다.


이쯤에서 우리 노답교실의 독립군 무비팀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무비 팀은 박준완 교수님의 특강을 듣지 못했다. 중간고사 이후 무비팀은 불과 6주 만에 콘티 작업부터 배우 섭외, 촬영, 편집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 이에 교수진 회의 끝에 무비팀은 영화 제작에 맞춤한 별도의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시나리오가 완성되자마자 학생들은 배우 섭외, 장소 섭외, 무대, 소품, 분장 등 1인 3역을 맡아서 촬영 준비에 들어갔다. 배우 섭외는 인근 중앙대, 평택대, 동아방송대의 관련 학과 학 생을 대상으로 공개 오디션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배우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동아 방송대 남학생(이 사람은 후에 남자 주인공이 된다)의 폭발적인 열정에 되려 감동하 고 왔다. 두 주인공에 이어 안성시장의 실제 상인들을 주요 조연으로 캐스팅한 뒤 드 디어 촬영이 시작됐다. 목요일 촬영이 끝나면 수업 카페에 앞다투어 촬영 일지가 올 라왔다. 그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의 끝판왕들이었다.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37


12 단체로 영화 데뷔

별걸 다 해 봅니다 “이걸 우리 보고 하라구요? 아, 선생하기 힘들다ÿ.” 카톡 대화였지만 이상선 교수님의 음성이 지원되는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ÿ. 애들이 엄청난 씬을 만들었네요. 저도 이 정도일 줄은ÿ.” 무비팀의 ‘계단분식, 썸프로젝트’는 안성시장의 소문난 분식집 계단분식에서 일어나 는 대학생들의 사랑 이야기다. 두 주인공의 사랑 도우미로 안성시장 상인 분들이 직 접 출연하는 것이 재미 포인트. 시나리오가 완성될 때쯤, 나는 무비팀에 한 가지 아이 디어를 제안했다. 프리젠테이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청중들은 수강생과 교수님들이 다. 사람들은 자신이 나오는 영상을 좋아한다. 수강생 전체를 군중 씬에 출연시키고, 교수님들도 엉뚱한 단역으로, 식당 아줌마 막 이런 식으로 나오면 발표 때 재미있지 않을까. 스치듯 제안했을 뿐인데, 며칠 뒤 학생들로부터 “교수님 출연분 대본 보냅니 다! 시안 두 개 짜 봤는데 어떤 게 좋은지 말씀 주세요.”라는 내용의 메일이 왔다. 왜 웃는 거지. 불안해 하며 열어 본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대본이 있었다.

S#25. 계단분식 2층 계단분식 끝 자리에 고개를 숙이고 떡볶이를 조용히 먹고 있는 상선과 성은. 테이블에 똑똑 노크하는 수찬. 수찬: 저기요 고개를 드는 (슈렉 고양이처럼) 상선과 성은. 수찬: 합석해도 될까요? 상선, 성은 고개를 끄덕인다. 수찬,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합석하고. 상선은 계단분식의 거울로 고개를 숙여 옷매무새와 머리를 정리하고 화장을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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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맺어진 후 에필로그처럼 붙는 장면. 작가들의 변은 그럴듯했

47) 김수찬 교수

다. 썸의 성지로서 계단분식이 중년층과 노년층까지 확산되고, 이를 통해 세대 간 어

이때 해 보지 않으면 언제 해 보

울림을 보여 주고 싶었다나 뭐라나. 그래도 그렇지, 단추구멍만 한 눈으로 “슈렉 고양

요하지 않다. 학생들이 원하면

이처럼”을 어떻게 하란 말이냐. 내가 내 발등을 찍었구나. 이상선 교수님은 한숨을 폭

랴. 내겐 잘하고 못하는 것은 중 이 보다 더한 것도

폭 내쉬며 “아, 이젠 연기도 해야 하고ÿ. 선생하기 어렵다ÿ.” 하셨고, 김수찬 선생님 은 의외로 껄껄 웃으시며(역시 찬블리!) “해 보죠.” 하셨다.47) 무비팀 학생들은 수강생 전체 학생들도 출연하는 씬을 만들었고, 결국 11월 17 일 노답교실 팀 전체가 안성시장을 찾았다. 첫 번째 촬영은 “썸의 성지가 된 계단분식, 점심 시간 한경대생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이 부분이었다. 시나리오상에는 단 한 줄 이었건만, 촬영은 준비부터 족히 한 시간은 걸렸다. 단체 촬영이 끝나고, 다른 팀 학생 들은 최종 발표 때 사용할 프로모션 영상을 안성시장 곳곳에서 촬영했고, 이상선 선 생님과 김수찬 선생님, 나는 운명의 25씬을 촬영하기 위해 계단분식 2층으로 향했다. 촬영은 제법 순탄하게 끝났다. 김수찬 교수님은 의욕만큼 열정적인 계단 오 르내리기로48)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고, 이상선 교수님은 의외로 단 한 번의 NG도 없이 발군의 연기력을 뽐내셨다. 제안자인 내가 오히려 너무 웃어서, 라면을 너무 많

48) 김수찬 교수

이 먹어서 NG를 몇 번 낸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메인컷 촬영이 끝나고 무비팀 학

계단 오르기가 참 어려웠다. 어

생들이 진지하게 모니터링을 한다. 은근히 긴장되는 순간ÿ.

워 보여도 막상 하다 보면 쉬운

잠시 침묵이 흐르고, 감독을 맡은 권수혁 학생이 “오케이!”를 외친다. 옷! 괜찮

디를 봐야 할지도 어색했다. 쉬 게 없다. 역지사지의 마음을 느 끼게 한 경험

나 보다? “메이킹으로 괜찮을 것 같아요.” “뭐, 메이킹?” 폭소가 터졌다.49)

49) 김수찬 교수 다들 웃고 있을 때, 난 그러지 못 했다. 메이킹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각자의 분야 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용어임 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역에서는 아주 낯선 용어라 소통의 벽에 부딪힌 예다. 의문은 질문을 통 해 바로 해소되었다. 부끄러움 없는 질문과 소통이 융합 수업 의 힘이다.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39


13 밤샘을 버티는 힘

51) 성한들 학생(디자인)

D-7 최종 발표 일주일 전 13주차 수업에는 최종 발표를 위한 프로세스북의 출력본이 화이트보드에 주르르 붙 었다. 12주간의 피, 땀, 눈물이 맺혀 있는 장표들. 스탠딩 회의가 반복되고, 장표 위에 는 수정해야 될 내용을 빼곡하게 적은 포스트잇이 하나둘 빨간 압류 딱지처럼 붙었 다. 또 밤샘이다.

수업이 끝난 후, 학생회관 705호

발표 날이 가까워지면서 학생들의 팀별 카톡방은 수정해야 될 내용과 챙겨야 될 소품

에서 팀원들과 밤 늦게까지 회

들, 인쇄물 출력을 의논하는 카톡으로 연일 시끄러웠고, 어느새 제3공학관에 위치한

의했던 모든 목요일. 힘들었지만 팀원 한 명 한 명의 작은 생각들 을 모아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 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또, 맛 있는 음식이 함께해서 더 즐거 웠습니다. 52) 윤이나 학생(디자인) 광대가 아프도록 웃었던 적이 많은데 막상 적으라고 하니 어 떤 순간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 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도 밤을 새서 다들 정신이 반쯤 나가 있 는 상태로 머리를 거르지 않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 었을까 한다.

53) 이재국 학생(미문창) 의견이 모였을 때랑 회식할 때, 농담 날리면서 놀 때 재밌었습 니다. 서먹서먹하고 조용했던 첫 주랑은 달리 어느새 농담도 하 고 장난도 치면서 밤샘을 하면 서도 피곤함 다음으로 웃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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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학과 실습실 한 켠은 융합수업 학생들의 차지가 되어 버렸다. 하상욱 시인은 단 편 시집 <시험공부>에서 “시작이 밤이다”라고 노래했는데 이건 시작도 밤이고 끝도 밤이고,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ÿ. 회의 또 회의, 야작야작야작야작야작ÿ. 드디어 최종 발표 하루 전. 테이블에는 각종 에너지 드링크와 과자, 컵라면이 쌓이고, 화장 대신 생얼, 렌즈 대신 안경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최후의 밤샘을 버티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54) 이예람 학생(디자인)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와 마지막 발표 전날이 가장 힘들었다. 시 뮬레이션을 위해서 많은 시간 을 들여서 연습을 했음에도 불 구하고 생각보다 미숙했던 점이 계속 발견되어서 여러모로 곤란 했었다. 들인 노력에 비해 공간, 시스템, 참여 인원 모든 것들이 조금씩 아쉬웠다. 55) 조은애 학생(디자인) 시간 맞추기가 가장 힘들었다. 다들 워낙 열심히 사는 사람들 이라 수업 외에도 하는게 참 많 았다. 인터랙티브 과제를 진행하 기 위해서는 팀원들을 만나야 하는데, 처음엔 구글 시트와 카 페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지만 후 반부로 갈수록 구체화해야 하는 내용이 많아 온라인으로 한계 가 있었다. 결국은 시간이 비는 주말을 이용하거나 밤샘 과제를 진행해야 했다.

56) 박세아 학생(미문창) 맛있는 것 사와서 같이 먹으면 서 야간 작업할 때가 가장 좋았 다. 불족발에 콜라! 다들 불족발 에 콜라를 좋아해서 기분 좋게 잘 먹었다. 최종 발표 전날에 6시 까지 밤샜는데…. 그날이 마침 동용이 생일이어서 케이크 사 와서 다 같이 생일 축하 노래 불 러줬다. 밤샘 파티 하는 기분이 어서 재밌었다.

Part II 융합수업 필드노트 - 145


Part III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본 장은 2016년 2학기 국립 한경대학교에서 디자인학과, 전기전자제어공학과,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이상 3개 학과가 협업하여 운영한 융합수업의 결과 보고서이다. 마흔네 명의 학생들이 희망 주제에 따라 6개 팀으로 나뉘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과 그 결과물을 요약하여 담았다. 지면 관계상 팀당 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실제 보고서를 전부 싣지는 못했지만, 짧은 글과 한 컷의 이미지에도 수강생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들이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낯선 문제를 만나서 당황하고, 고민하고, 밤새워 토론하고, 결국 저마다의 역량을 살려서 나름의 해결점을 찾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1


1 소셜미디어 | 시장온 안성댁

156

프로젝트 개요

5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 시장학교 나도람

226

프로젝트 개요

문제점 도출

문제점 도출

프로토타입

프로토타입

홍보 방안

홍보 방안

서비스 제작 에피소드 6 청년 창업 카페 | 쉬장 2 라이브 액션 공포 게임 | 로스트 플로어

174

244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 개요

문제점 도출

문제점 도출

프로토타입

프로토타입

홍보 방안

홍보 방안 클로즈베타 테스트 후기 3 미디어아트 | 새품속에 푸슴푸슴

192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 기획 과정: 알을 깨기 프로토타입: 북새의 날갯짓 사업 제안과 홍보 방안: 북새의 노래 4 브랜드필름 | 계단분식 썸프로젝트

210

프로젝트 개요 문제점 도출: 기획 과정 프로토타입: 시나리오와 촬영 홍보 방안 글로 쓰는 메이킹 필름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 2


2

라이브 액션 공포 게임 로스트 플로어

팀장

2-1 프로젝트 개요

M 안윤석 팀원

D 김모애 D 민예원 D 박태환 D 이예람 M노 아 E 김기원 E 김범수

원고 정리

D 이예람 M 안윤석

브랜드 로고 안성에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호러 라이브 액션 게임을 ‘lost

floor’라는 제목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되도록 로고를 보고 한 번에 분위기를 예상하게 끔 하는 방향으로 로고를 제작하 고자 하였다. 폰트 선택은 곡선보 다는 각지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 폰트를 사용해서 공포 영화, 공 포 게임을 연상하도록 했다. 팀 컬러를 기본적으로 빨간색을 주 된 색으로 하여 하얀색과 검은색 을 바탕으로 사용하였고, 빨간색 단색이 너무 강렬하고 선명할 수 있기 때문에 파란색을 겹쳐서 제 작하였다.

174

즐길 만한 콘텐츠가 없는 안성시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젊은 학생들을 위해 우리의 제품/서비스는 인근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놀이를 경험할 수 있는 퍼즐과 공포 체험이 합쳐진 라이브 액션 게임입니다. 이미 있는 인근 지역의 문화콘텐츠와 달리, 우리에게는 접근성이 높고, 비교적 비용이 저렴하며,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10~20대 젊은 세대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안성시장 홍보와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안성시장의 2층은 을씨년스럽다. 전체 상가 건물이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상인들은 주 로 1층만 점포로 이용하고, 2층은 몇몇 주거용을 제외하고는 방치된 상태다. 미로 같 은 골목과 열악한 조명 탓에 환한 대낮에도 어쩐지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 ‘로 스트 플로어’는 안성시장 2층을 무대로 펼쳐지는 라이브 액션 공포 게임이다. 모두가 시장 2층을 외면할 때 우리는 이곳이 오히려 공포 게임의 천연 세트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사용자들은 안성시장 2층에 진입하여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서비스 시나리오 안성시장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실종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야심한 밤을 틈타 시장에 잠입한 신입 기자, 바로 당신. 하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시장에 갇히게 되고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되는데ÿ 시장 곳곳에 도사린 함정을 피하고, 각종 미션을 수행하여 실종 사건에 대한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 최종적으로 무사히 탈출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

사용자 체험 동선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 175


오감상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직 손의 감각만으로 상자 안의

숫자를 맞혀라! 바닥에 널브러진 수많은 잡동사니 중에서 문제에

내용물을 꺼내라! 상자 안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지 모르니 주 맞는 물건만 찾아서 미션지에 적힌 계산식대로 계산해야 한다. 하나 의할 것.

라도 틀리면 전혀 다른 답이 나오게 되니 각별히 주의할 것.

거짓말쟁이 찾기 6개의 문제 중에서 거짓말을 하는 문제가 있다! 새장 안의 핸드폰 자물쇠로 채워진 새장 안에 시장의 비밀을 풀어 문제를 차근차근 읽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피해 진실을 알아내야 낼 단서, 기자의 스마트폰이 있다. 앞에 있는 3개의 미션에서 자물쇠 한다.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미션이니 정신 똑바로 차릴 것.

를 열기 위한 비밀번호를 찾아내 자물쇠를 풀자. 3가지 모두 풀지 못 하면 새장을 열 수 없으니 신중히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정체불명의 존재 당신이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이 존재는 시장의 함정 임무 수행을 방해하기 위한 함정도 주의할 것. 곳곳에 설치 침입자를 곱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빛과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니 된 함정은 임수 수행을 방해하고, 정체불명의 존재의 주의를 끌기 각별히 주의할 것. 이 존재에게 잡혀 버리게 되면 게임이 종료되니 도 한다. 잘 도망다녀야 한다.

176


2-2 문제점 도출 이 문제에 주목한 이유

안성시장에는 자랑할 게 없어. 그게 문제라니까요… 시장에 옷밖에 안 파는데 여기를 누가 와요? 나부텀도 안 올 텐데… 사실 회장직도 내가 하면 안 돼요. 젊은이들이 회장 맡고 총무 하고 끌고 가야지, 우리 같은 늙은 사람들이 하면 안 돼… 안성시장상인회장 인터뷰 中

위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안성시장의 소비 위축은 현직 종사자들도 체감할 만큼 심각한 문제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팀에서 주목한 것은 ‘안성시장을 대표

1) 문화콘텐츠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 등

하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지역의 유명 재래시장은 대부분 그 시장 을 대표할 만한 문화콘텐츠가 있었다.1) 안성시장에도 시장을 대표할 만한 독특한 문 화콘텐츠를 만들어서 시장 자체의 인지도와 유입 인구를 증가시킨다면 조선 3대 시 장으로서의 옛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해관계자 맵

협력

지원

시장 건물주

안성시

협조

노점상 한경대

시장 상인들

한국산학

안성시장

연합회

2층거주자

경찰(안전)

안성시장 PC방 단순 통행자

이마트 노래방

관광객

시내 이용객

카페 인근 중고등학생 중앙시장

중앙대

영화관 동아방송예술대 하나로마트

경쟁 상대

외국인

타깃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 177


진행이 가능할 것도 같았다. 여기서 NPC의 연기력이 뒷받침이 잘 되어야 할 텐데. ÿ이번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미흡했던 부분, 구성물(오브젝트) 문제. 현장에 가서 이러쿵저러쿵할 게 아니라 따로 정교하게 만든 다음, 제대로 돌아가는지 몇 번 시뮬레이션 돌려 보고 그 다음에 실제 필드에 적용될 때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파악해야 할 것 같다. ÿ(중략)ÿ 아주 거친 방식이지만 시작을 알리는 1차 시뮬레이 션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2차 시뮬레이션에서는 타임 세트와 NPC 의 동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동선 안내 프로토타입

182


사용자 안내 수첩

포토존

2-4 홍보 방안 페이스북 페이지 10대 학생들을 겨냥한 재미있고 쉬운 이벤트를 통해 ‘좋아요’ 클릭과 ‘공유하기’를 유 도한다. 콘텐츠에 대한 인지도를 증가시키고, 참여를 활성화한다.

‘로스트 플로어’ 페이스북

facebook.com/lostfloor1/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 183


‘로스트 플로어’ 홍보 영상

http://bit.ly/2myFUwt

홍보 영상 30초 정도의 짧게 제작된 홍보 영상으로, 영화로 치면 티저 영상의 역할을 한다. 게임의 내용을 전달하기보다 시선을 끄는 용도로 제작한 영상으로, SNS 등으로 공유, 유포할 수 있고 영상을 보는 시간이 짧아서 호기심을 일으킬 수 있다.

제작 영상 약 2분 남짓 분량의 홍보 영상에는 게임 방식, 체험자 인터뷰, 제작 과정(구성원 소개) ‘로스트 플로어’ 제작 영상

http://bit.ly/2lT5Zt3

등을 담았다. 주로 체험 위주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영상을 이용해 어떤 과정으로 시 뮬레이션이 진행되었는지를 알려 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와 같이 구성하게 되었다. 실제 안성시장을 방문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게임 동선과 더불어 영 상을 통해 어떤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지 알게 되고, 체험자들이 체험 직후 남긴 후 기들로 게임의 흥미도가 생긴다.

186


굿즈 굿즈를 만들 때 두 가지 방향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현실감을 살리는 것이었다. 그 를 위해 기자가 등장하는 미디어를 참고했다. 특히 기자증 같은 경우는 실제 국제기 자증을 참고 자료로 사용했다. 또 다른 방향은 실용성을 살리는 것이 있었다. 재미삼 아 구매한 물건이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두고두고 쓸 수 있는 물건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은 물건이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적으로는 무난한 머그컵과 후드티가 선택되었다.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 187


빛으로 다 풀었어요. 원래 그렇게 하는 거예요? (웃음)

Q. 귀신의 연기는 어땠습니까? A. 그ÿ 칼 너무 무서워요. (질문자: 진심입니까?) 아, 그럼요. Q. 귀신의 콘셉트 자체는 어떻습니까? A. 마스크ÿ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적당히 무서워요. 귀신? 귀신ÿ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Q. 게임 외적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A. 기다리면서 느낀 건데, 게임을 기다릴 수 있는 의자라든가. 대기실처럼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Q.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A. 수고하셨습니다. 꼭 출시해 주세요!

190


Part III 프로젝트 보고서 - 191


Part IV Part IV 융합수업 후기 본 장은 노답교실 학생들의 이야기다. 2016년 노답교실에 참여한 각 학과 수강생 대표들의 이야기, 2012~13년 융합수업 초기에 수업을 듣고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된 졸업생들의 이야기, 노답교실의 순간순간을 멋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숨은 공로자 기록팀의 이야기, 끝으로 <노답교실 516> 출간을 위해 겨울방학을 통째로 반납한 출판팀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담았다. 노답선생들을 따라 ‘체감 학점 9학점’, ‘선배들이 말리는 수업’을 자원하여 수강한 노답학생들. 소문난 15주를 체험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258


1 | 수강생 이야기

260

디자인학과 3학년 신지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4학년 김예선 전기전자제어공학과 4학년 김기원 2 | 졸업생 이야기

264

디자인학과 강가람 미디어문예창작학과 박미리 전기전자제어공학과 오상봉 3 | 기록팀 이야기

282

윤이나 사진 기록 이주미 사진 기록 권수혁 동영상 기록 4 | 출판팀 이야기 이병안 교정 한호정 교정 김예선 취재 김민주 편집 디자인 이시은 편집 디자인 조은애 표지 및 편집 디자인

284


2

졸업생 이야기

2012년부터 시행된 이래 갈수록 더해지는 한경대 융합수업의 명성! 하지만 험난하기 로도 유명하다. 놀라운 것은 융합수업 초기에는 수강 인원이 무려 80명에 달했고, 당 시 총 6개의 앱을 개발하는 미션이 주어졌다고 한다. 한 학기 동안 살인적인 커리큘 럼을 견뎌 냈던 선배들은 어느덧 사회인이 되어 한경대 융합 인재의 진면목을 톡톡 히 보여 주고 있다고 하는데ÿ. 그 1세대, 2세대 융합수업 선배들을 5세대 재학생 후 배들이 만났다. 첫 만남이 어색할 법도 한데, 융합수업에서 겪은 속내를 털어놓다 보 니 어느새 서로 공감하고 말이 물 흐르듯 트였다는 후문. 고난을 앞서 견뎌 낸 선배들 은 졸업 후 자신이 꿈꾸던 터전에서 융합수업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디자

정리 김예선

인학과 강가람 동문, 미디어문예창작학과 박미리 동문, 전기전자제어공학과 오상봉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디자인학과 | 강가람 팀원들은 나의 애인! 사랑꾼 팀장

성명

강가람

전공

디자인학과

융합수업 연도 1) <서울 시티 투어 버스>웹 앱 http://notefolio.net/_kkr/7490

융합수업 프로젝트 소속 주요 업무

264

2012 <서울 시티 투어 버스> 웹 앱1) NHN Entertainment 디자이너

인터뷰 일시

2017-1-20

진행

김민주, 조은애


지옥에서 나의 재능을 발견하다 민주 |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배님. 가람 |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을 텐데 괜시리 미안하네요. 민주 | 아니에요! 선배님을 만나고 인터뷰하는 게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찾 아뵌 건데요. 은애 | 저도요. 무려(감탄) 융합 기술 중심의 첨단 기업들만 집약되어 있는 판교 테크 노밸리에서 근무를 하시잖아요! 저희에겐 고생이 아니라 이득이죠. 민주 | 여기 야경이 장관이네요. 이런 멋진 곳에서 선배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 합니다. 가람 | 저는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페이코는 간편 결 제 앱 서비스예요. 저는 페이코의 전반적인 서비스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 | 사용해 본 적이 있어요. 카드나 계좌 등 여러 결제 수단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으니 굉장히 편리하더라고요. 그 장본인이 여기 계시다니!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 신 건가요? 가람 | 애플리케이션 화면을 그리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UI 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생각했었죠. 서비스 하나에 제대로 집중하고 싶어서 여기서 한 우물을 파고 있습니다. 은애 | 2012년도, 벌써 5년 전인가요? 그때도 선배님께서 <서울시티 투어버스> 앱 서 비스를 개발하셨다고 들었어요. 제작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

대학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 적용하다 가람 | 아이디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자인까지 많은 참여를 했습니다. 아직도 생생 하게 기억나요ÿ. 아주 지옥 같은 수업이었죠. 그런데 당시에는 지옥 같았지만 되돌려 보면 주옥같이 남은 값진 경험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디자인 업계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면 우리 학교만큼 GUI, UX 쪽으로 잘 가르치는 곳은 없어요. 굉장히 감사하죠. 유일 하게 현장 실습을 하고 실무에 대한 예습이 가능한 수업이거든요. 학생 때 벌써 그런 걸 배웠냐고 부럽다는 얘기 많이 들어요. 대학에서 배운 걸 실무에 써먹는 게 요즘 시 대에 어려운데, 학업으로 습득한 지식을 현장에 적용한 케이스가 바로 ‘나’인 거죠. 민주 | 어찌 보면 고생을 미리 한 것이 후에 현장에서 도움이 됐던 거군요. 융합수업 이 시행된 첫 해에 수강을 하셨던데, 사전 정보가 없는 강의이다 보니 수업에 임하는 각오가 따로 있었을 것 같아요. 가람 | 이상선 교수님 수업이라 믿고 수강했고, 실제로 뭔가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수 업이다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들었죠. (장난)고생길이란 걸 모르고ÿ. 막상 타 과 와 모여서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여섯 팀 중에서 제일 잘하고 싶은 마음

Part IV 융합수업 후기 - 265


팀원들을 여친이라고 생각하라! 은애 | 계속 언급이 되어서 죄송스럽지만(웃음), 아까 융합수업이 지옥 같다고 하셨 잖아요. 어떤 부분에서 가장 지옥 같다고 느끼셨나요? 가람 | 세 과의 학생들이 같은 말을 서로 다르게 이해하곤 해요. 때문에 소통적인 면 이 제일 힘들었어요. 그 가운데서 팀장이 갈등을 조정하는 게 중요하죠. 하지만 어떻 게 보면 융합수업에서 회사라는 조직 생활의 축소판을 예습한 거죠. 회사에서도 융 합의 팀장 같은 수장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경험해 볼 만한 일이었죠. 은애 | 선배님은 디자인학과이다 보니 아무래도 본 전공의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진 행하게 되지 않았나요? 가람 | 만약 제가 일반 팀원이었다면 디자인적 시선으로만 편향되게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팀장이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 노력했어요. 개발을 맡은 쪽에서 한계가 있다고 하면 상황에 맞춰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 고ÿ. 그때 그 경험이 지금 보면 되게 소중해요. 저희 회사 팀장님을 보면 지금 딱 그 입장이시거든요. 팀장님 컨펌을 들어 보면 무조건적으로 디자인적인 시선으로 본다 기보단 사용자의 입장에 중점을 두시더라고요. 큰 그림을 보시는 거죠. 그래서 저도 지금은 그냥 팀원이지만, 팀장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요. 은애 | 이후 융합수업에서 팀장이 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 으세요? 리더의 역할 혹은 수업을 잘 들을 수 있는 꿀팁이라도 좋아요. 가람 | 우선 욕심이 있다면 힘들 것을 각오하고 팀장에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누군가와 연을 끊을 수 있다는 걸 각오하고.(장난) 사실 팁은 따로 없어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아, 예전에 멘토 세미나에서 뵌 분이 팀 플레 이가 힘들고 소통이 안 된다고 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분한테 여자 친구 있냐고 물어 봤었어요.(웃음) ‘마치 여자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 주듯 팀원의 말을 들으라’고 말해 주었어요. 여자 친구 얘기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열심히 듣고 까먹지 않고, 이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골몰하는 사람이 좋은 남자 친구잖아요. 팀장이라고 리드만 해 서는 안 되거든요. 들어 주는 능력이 중요하고, 상대방이 주절주절 말하더라도 핵심 을 파악해서 들어야 해요. 그러면서 내 의견을 말하는 거죠. 자신의 의견만 관철하려 는 사람은 팀장으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할 수 있어요. 민주 | 협업을 위해서는 경청이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포용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 이 될 것 같아요. 오늘의 주제는 소통과 경험으로 정리되네요. 가람 | 그래요. 여러분도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은 솔로가 아닌 거예요.(장난) 팀원들 이 다 남자 친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은애, 민주 | 선배님 너무하십니다. (일동 웃음)

268


미디어문예창작학과 | 박미리 융합수업 2관왕에 빛나는 핵 융합 인재

성명

박미리

전공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융합수업 연도 융합수업 프로젝트 소속 주요 업무

2012, 2013 <닥터 스캔>3) 웹 앱 (공휴일에 문 연 병원을 찾아 주는 앱)

3) <닥터 스캔> 웹 앱

<re:spain>4) 모바일 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의자

https://youtu.be/Md_NHrfrfVI

스마일게이트 프로젝트 매니저 (PM)

인터뷰 일시

2017-01-19

진행

김예선, 이시은

4) <re: spain> 웹 앱 goo.gl/OoCSVW

융합수업 2회 수강! 두 번째는 무려 디자인학과 청강생으로 미리 | 이 먼 데까지ÿ. 아이고, 다 예쁘시네요. 시은 | 선배님이 가장 아름다우세요.(웃음) 미리 | 별말씀을요.(훈훈) 예선 | 미문창 여학생들은 예쁘다고 소문이 났죠. 그중에서도 서성은 교수님께서 원톱. 미리 | 제가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이죠. 융합수업을 들었던 것도 서성은 교수님을 따 라 간 거고. 예선 | 저도 그런 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서성은 교수님 강의를 청강했던 적도 있어요. 선배님께서는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으로 융합을 수강하셨다고 들었어요. 두 번 째 강의는 무려 청강하셨다는데ÿ. 왜 고생을 사서 하셨어요.(장난) Part IV 융합수업 후기 - 269


내 인문 사회관 안에서만 생활했었는데, 융합수업으로 인해 3공학관에 처음 들어가 봤어요. 그때 팀원들과 디자인학과 과방에서 꼴딱 밤을 새서 작업하고, 아침에 카페 에서 수다 떨고 그랬던 기억이 지금 되게 소중하게 남아 있어요. 그런 지지고 볶는 경 험을 대학 생활 어디에서 느껴 보겠어요.

예선 | 지지고 볶다 보니 맛난 음식이 나온 거군요. 그렇게 지지고 볶는 팀플을 했던 경험이 지금 하시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미리 | 아시다시피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발생 될 수밖에 없어요. 미스는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발전하고, 부재는 프로젝트의 손실 이 되죠. 때문에 PM(프로젝트 매니저) 직군이 부상하고 있어요. 저는 게임 회사 스마 일게이트의 서비스 PM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어떤 한 팀을 가정이라고 친다면 가장 은 PD, PM은 잡다한 일을 하는 엄마와 같은 존재예요. 가족들을 서포트해 주고 무엇 이든 잘해야 하는ÿ. 예선 | 저는 팀장을 했었는데, 팀장이 하는 일과 비슷한 것 같아요. 힘들어 보여요ÿ. 미리 | 그렇죠. A부터 Z까지의 일을 도맡아 해요. 프로젝트의 살림살이를 책임진달까 요. 주 업무는 각 팀 간 커뮤니케이션 중재, 작업 배분이고 크게는 팀의 장기적인 플 랜도 짜고 개발까지 하죠. 그래서 시장 동향을 빠르게 파악해야 하고, 기획적인 역량 도 갖춰야 해요. 나무와 숲을 동시에 봐야 하는 직책이다 보니 업무량이 다른 사람들 보다 1.5배 정도로 많죠. 그런 PM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에 요. 융합수업에서 바라는 인재상과도 결부되는 측면이 있죠. 융합수업은 타 학과 학 생들과의 소통 창구였고, 그곳에서 저와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웠으니까요. 하하, 아무튼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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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수업은 혁신자 육성 센터다 시은 | 그렇다면 융합수업은 선배님께 큰 의미로 남았을 것 같아요. 그 의미를 넣어 ‘융합수업은 OOO다’ 라고 정의해 본다면요? 미리 | 음ÿ. (고민) Innovation Seeds요! Innovator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센터라 고도 생각해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잠재성을 발견하게 해 줘요. 저 같은 경우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받았고요. 그게 다른 수업에서는 맛볼 수 없는 융합수업의 고유한 가치죠. 예선 |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융합수업을 또 듣게 되더라도 열심히 하실 것 같아요. 미리 | 역할 놀이 하듯이 제 전공을 좀 더 잊고 타 전공에 심취해 보고 싶어요. 물론 죽 어라 해야겠지만?(웃음) 그런데 그 죽어라 하는 과정 속에서 내 잠재 능력을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삽질할 거예요. 내가 잘하는 것을 내세우기보다는 내가 못했던 것들을 배워 가며 해내고 싶어요. 나는야 프로 삽질러ÿ! (일동 웃음) 시은 | 본 전공을 잘하는 걸 넘어서 다른 전공에까지ÿ!(엄지 척) 개인적으로 책에 싣 고 싶은 말이 특별히 있나요? 미리 | 융합수업을 통해 저 자신이 120%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한 명의 Innovator로 거듭난 거죠. 이 융합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융합에 미 쳐서 본인의 가치를 발견했으면 해요. 예선 | 그럼ÿ, 나도 다시 한 번 미쳐 볼까ÿ. 시은 | 예선 선배, 정신 차려요ÿ.

전기전자제어공학과 | 오상봉 융합의 정상에 오른 자칭 타칭 산악인 성명

오상봉

전공

전기전자제어공학과

융합수업 연도 융합수업 프로젝트 소속 주요 업무 인터뷰 일시 진행

2013 <Walkchecker>5) 모바일 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신발6) 동우옵트론(주) 개발자 2017-01-25 김범수(전전제), 김예선(미문창) 5) ‘Walkchecker’ https://youtu.be/emmlSAdUTjg

나이스! 프로 도굴꾼 범수 | 안녕하세요, 형. 예선 학우 혼자 미문창이라 어색하시겠어요.(장난)

6) 스마트 신발 goo.gl/0HnDSB

상봉 | 범수랑 같이 수업하셨었어요? Part IV 융합수업 후기 - 275



노답교실 516 학부과정 학제간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2017년 2월 23일 초판 인쇄 2017년 2월 28일 초판 발행 서명 노답교실 516 | 학부과정 학제간 융합수업 티칭 포트폴리오 지은이 이상선, 김수찬, 서성은 펴낸이 이경선 2016 융합교육 교수자 이상선 | 디자인학과 김수찬 | 전기전자제어공학과 서성은 | 미디어문예창작학과 2016 융합교육 수강생 강현준, 고성태, 권수혁, 김기원, 김동용, 김모애, 김민주, 김범수, 김수정, 김영범, 김예선, 김주영, 김현준, 노 아, 민예원, 박선진, 박세리, 박세아, 박태환, 성한들, 신지원, 안윤석, 오가영, 오효재, 유수경, 윤덕상, 윤예진, 윤이나, 이소현, 이시은, 이예람, 이재국, 이종훈, 이주미, 임재균, 정영만, 조은애, 조현수, 최다현, 최지원, 한다영, 홍윤기, 황지운, 황진철 편집 디자인 김민주, 이시은, 조은애 표지 디자인 조은애 기록 권수혁, 윤이나, 이주미 교정 이병안, 한호정 취재 김예선 인쇄 (주)나우커뮤니케이션 전화 02-2268-7172 발행처 세이프티플레이북 주소 우) 456-749 경기도 안성시 중앙로 327 전화 031-670-5354 등록 2011년 8월 8일, 제 2011-000008호 ISBN 978-89-969337-9-3

nodabgyosil@gmail.com 본 서의 무단 복제를 금하며 파본은 교환하여 드립니다. Copyright(c) 2017 by Sangsun Yi, Soochan Kim, Seongeun Seo All rights reserved.


‘노답교실’은 국립 한경대학교 학부과정 융합수업의 이름입니다. 2015년에 수행한 네 번째 융합수업을 책으로 펴내면서 처음 사용한 바 있습니다. 문제 기반 학습(PBL)으로 진행되는 융합수업에서 학생들이 느꼈던 당황스러움과 재미, 기존의 정답 맞히기식 수업은 더이상 안 하겠다는 선생들의 의지와 패기를 버무려 지었습니다. 그 후로 꼭 일 년이 지난 지금, 다섯 번째 융합수업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름하여 ‘노답교실 516’. 5는 한경대학에서 실시한 다섯 번째 융합수업을, 16은 수업을 진행한 연도를 의미합니다. 융합은 연결입니다. 이 책이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과 교수, 교수와 교수, 학생과 학생을 연결시키는 작지만 강력한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중에서

ISBN 978-89-969337-9-3 9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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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788996 933793 KYOBO교보문고 온라인서점 https://goo.gl/1dq8mx

\ 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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