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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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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참 좋다! 발행일 | 2017년 2월 25일 펴낸곳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펴낸이 |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 편집 총괄 | 이로운넷 기획 위원 | 이현숙・백선기・김경하・김은남・이경숙 편집·제작 | (주)에이지이십일 문의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주소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1동 1층 전화 | 02-353-3553 팩스 | 02-383-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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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게임의 법칙을 바꾸는 새로운 경제 유전자•

사회적경제 참 좋다!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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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박원순 서울시장

‘모두를 위한 경제, WEconomics’는 가능합니다.

왜 성장은 늘어가는 데 우리의 삶은 행복해지지 않는 것일까? 왜 대학을 나오고도 일자리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인지? 돈을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인지를 묻는 ‘불평등의 시대’입니다.

시장이 되기 전부터 저는 이런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 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두를 위한 경제, WEconomics’에 대한 꿈을 꿨습니다. 그래서 자원순환 사회적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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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공정무역을 하는 ‘아름다운커피’, 리사이클링을 하 는 ‘에코파티메아리’ 같은 사회적기업을 직접 만들어 운영했습니 다. ‘다른 결과를 원하면서 같은 방법을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 이다’는 말처럼 제게 ‘사회적기업’은 다른 결과를 만들기 위한 다른 방법입니다. 그간의 사회적경제가 만들어놓은 다른 결과를 실감나 게 이야기해준 ‘사회적경제 참 좋다!’가 출간되어 정말 기쁘고 반갑 습니다. 책을 낸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은 2013년 2월 창립 때 시장이 아 닌 사회적기업가 자격으로 강연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창립 후 꾸준히 활동해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갖는 전현직 언론인 회원수가 30명을 넘어섰다니 든든합니다. 이 책은 포럼의 회원들이 각자 서 울의 30개 사회적경제 기업 현장을 탐방하고 몬트리올, 런던 등 세 계의 사회적경제를 둘러본 노작입니다. 전현직 언론인, 출판인이 자발적으로 사회적경제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는 사실 자체가 대안 으로서 사회적경제가 지닌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 다. ‘모두를 위한 경제, WEconomics’는 가능합니다.

시장에 취임하면서 서울을 ‘사회적경제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 서울시 주도로 국제사회적경제 포럼GSEF을 열면서 ‘서울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 선언문은 “사회

추천의 글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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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경제는 그동안 충족되지 못한 필요needs를 사회 구성원의 협동으 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 고 명시했습니다. 또 “어느 한 나라도 홀로 해결할 수 없는 인류 공 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자간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공 동체와 국가를 포괄하는 글로벌한 사회경제적 연대를 구축하자” 고 제안했습니다. 이 정신은 2014년에 1차 총회, 2016년 2차 총회 로 이어졌습니다. 2차 총회가 열린 몬트리올에는 62개국 330개 도 시에서 1,500여 명이 참가해 ‘몬트리올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몬트 리올에서 여러 사회적경제 활동가와 도시 지도자를 만나면서 우리 의 꿈은 결국 현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서로 다질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경제·사회·정치 활동의 중심에 놓는 경제개발 모델은 실 현 가능하다”는 사회적경제의 꿈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사회적경제 수도, 서울’의 꿈이 옳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제를 살릴 대안, 지금과는 다른 삶을 꿈꾸는 분 께 사회적경제 교과서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시장을 위해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한 시장이 됐을 때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가 실현될 것입니다. 죽어가던 마을을 서커 스로 살린 캐나다 기업부터 프랜차이즈로 잘 나가던 사업을 공유 한 서울 기업까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읽으면서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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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과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는 저작권 공 유를 통해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이메일레터 세 모편지, 임팩트스토리텔링 사회적기업 이로운넷 사이트 등 여러 경로로 무료 배포된다고 하니 여러분도 공감 가는 이야기가 있다 면 널리 퍼트려주세요.

서울은 공개하고, 시민은 공유합니다.

추천의 글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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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그렇습니다. 사람이 먼저 났습니다. 돈은 나중입니다. 동서고금 의 긴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우리의 삶을 지배한 가치는 ‘사람이 만 물의 척도’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경제의 영역도 별반 다르지 않았 습니다. 서양 중세의 대표적인 경영체인 길드 또한 사람을 중심에 둔 협동의 경제 조직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인간을 희생하는 생산 (경제)’이란 황금만능주의가 확산된 것은 불과 300~400년 사이, 산업

혁명이 일어난 뒤의 일입니다. 그렇게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온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 이 힘을 합쳤습니다.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사업 등 이른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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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적경제의 태동을 알리고 전파해온 언론인들입니다. 2013년 초 에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을 만들어 매달 한 차례 현장을 찾아가고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이어왔습니다. 이 책은 그 작은 열매입니다. 따로 놀기 좋아한다는 기자들의 꾸준한 협동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소중한 성과물이라 자부합니다. 이 책을 집필한 동료 기자들이 생활에서 사회적경제를 실천하고 그래서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자부하고 싶습니다.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회의가 들게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 이 야기의 전달자에 머물러 있다는 허전함. 내가 쓰는 이야기가 과연 바르고 가치 있는 일인가에 대한 자신 없는 두려움에 빠져들곤 합 니다. 집필 기획을 총괄한 이경숙 머니투데이 기자는 ‘이로운넷’이라 는 사회적기업의 CEO도 맡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의 초대 대표를 맡았던 저는 열여섯 가족의 협동조합 방식을 도입해 은퇴 뒤 삶터를 시골마을에 마련했습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 센터에 이 기획을 제안한 이현숙 현 대표(한겨레)는 김은남 기자(시사 인),

박란희 기자(조선일보 더나은미래) 등 다른 포럼 멤버와 함께 국내

사회적경제를 개척하고 발전시켜 가는 언론계의 대들보입니다.

얼마 전부터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

서문 김현대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 초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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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적경제란 말이 우리한테 익숙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의 생활공간에서 사회적경제가 잘 굴러가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집필한 목적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기자들이 직접 찾 은 국내외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의 다양한 현장 모습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애썼습니다. 봉착한 어려움까지 가감 없이 제시하고 그 해결책에 대한 고민도 담고자 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경제민주화 논의와도 교차로에서 만나게 됩니다. 제가 이해하는 경제민주화란 과도하게 절대 권한을 행사하는 대주 주의 전횡을 막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바로잡자는 것입니다. 결국 가장 적극적인 경제민주화의 대안이 사회적경제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은 노동자와 고객이 주인(조합원)이고, 1인 1표의 민주주의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 형태 입니다.

이 책이 나오는 데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도움이 절대 적이었습니다.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을 대표해 큰 감사를 드립니 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서울시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적 경제의 개척자라는 점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이 책이 사회적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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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참고할 수 있는 핸드북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사회적경제 현 장이나 지원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 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 초대 대표, 한겨레21 편집인 김현대

서문 김현대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 초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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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추천의 글 - 박원순 서울시장 04

서문 - 김현대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 초대 대표 08

1장

사회적경제, 세 도시 이야기 1. 왜 사회적경제인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 2. 서울의 사회적경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2 3. 몬트리올의 사회적경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9 4. 런던의 사회적경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46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1. 함께 모여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58 오요리아시아 59 | 해피브릿지 69 | 도우누리 78 | 세움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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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장에 윤리의 씨앗을 심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98 아이쿱 99 | 한살림 108 | 행복나래 116 | 아름다운가게 125

3. 장애인에서 장인으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32 삼성떡프린스 133 | 웹와치 141 |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152 | 리드릭 162

4. 혁신 성과를 공유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1 다솜이재단 172 | 에이컴퍼니 181 | 트리플래닛 191

5. 청년, 뭉치면 성장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2 십시일밥 203 | 롤링다이스 212 |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221

6. 괜찮은 일자리로 사회 통합 이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29 잉쿱 230 | 한국택시협동조합 237 | 카페오아시아 246 | 빅이슈코리아 255 | 커피

창고 263

7. 상생의 사회적 가치, 해외로 뻗어간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73 아름다운커피 274 | 그루 283 | 트래블러스맵 294 |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302

8. 아이디어와 참여로 도시재생 길 연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12 공무점 313 | 선랩 건축사무소 321

부록 사회적경제 법·제도 용어 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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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사회적경제인가 (이현숙) 2 서울의 사회적경제 (박기용, 이수연) 3 몬트리올의 사회적경제 (김종철, 정혜아) 4 런던의 사회적경제 (박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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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회적경제인가? -이현숙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 대표, 한겨레 서울& 기자 겸 지역네트워크센터장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경제

2016년 가을 한 권의 책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은 대전의 빵집, 성심당의 얘기를 담 은 책이다. 성심당은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한다’는 사명 으로 60년이란 긴 세월을 이어왔다. 이제 성심당은 대표 상품인 튀김소보루를 하루에 1만 개 판매하 는 전국 3대 빵집으로 꼽힌다. 60년은 사람에게나 기업에게나 한결 같기는 쉽지 않은 긴 시간이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노점 찐빵 집으로 시작했다. 그동안 아무리 어렵더라도 직원을 줄이는 구조

1장 사회적경제, 세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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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을 하지 않았다. 힘들수록 오히려 직원들에게 더 좋은 일터가 되도록 애써왔다. 창업 때부터 이웃에게 빵을 나누는 일도 거르지 않고 이어왔다. 가게 앞 포장마차들에게 물을 제공하는 등 이웃 상 인과도 공존하고 있다. 성심당은 400명이 함께하는 지역 내 기업으 로 성장했고, 사회적기업이 함께 깃드는 사회 플랫폼으로 진화하 고 있다. 성심당은 기업이 사회적경제의 주체가 되어 사회문제를 개선하 며 성장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경쟁과 물질 만능의 자본 주의 대안 담론으로 시민경제를 제기하고 있는 로마 룸사대 루이 지노 브루니Luigino Bruni 교수는 성심당도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 을 위한 경제’의 한국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새로운 경제사회 모델 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불평등 심화는 사회 전체의 침몰로 이어져

정부는 수십 년간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펼쳐왔다. 대기업이 잘 되어 수출도 잘하고 돈도 많이 벌면 국가 전체가 좋아진다는 낙수 효과가 근거였다. 정부는 대기업이 잘되면 일자리가 늘고, 중소기 업에도 도움이 될 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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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엄청난 이익을 내더라도 국민의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 았다. 대기업은 국내에서 고용을 늘리기보다 해외로 생산 거점을 늘렸다. 국내에서의 일자리 질도 사내 하청, 비정규직 등으로 더욱 나빠졌다. 불평등한 성장은 극심한 소득 격차를 낳았다. 경제협력개발기 구OECD의 2015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 평균 소득이 하위 10% 평균 소득의 10배를 넘었다. 이러한 소득 격차 흐름은 1993년 6.8배에서 외환위기 이후 9.4배까지 치솟았다가 지속적으로 확대 되어 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의 대가> 에서 불평등은 결국에는 사회 전체를 침몰시킨다고 경고했다. 불 평등이 시장경제의 역동성과 효율성, 생산성을 마비시켜 파멸적인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글리츠에 따르 면, 불평등은 시장경제의 작동을 위한 필요악이 아니라 갖은 노력 을 기울여 고쳐나가야 할 걸림돌이다.

사회적경제로 새로운 해법 찾기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세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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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의 지속성과 건전성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00년대 중반 부터 포용적 성장을 새로운 대안 모델로 제기하고 있다. 포용적 성 장은 성장의 과실이 사회에 골고루 갈 수 있도록 경제와 사회의 조 화로운 발전을 강조하는 경제모델이다. 포용적 성장은 우리나라에 서 사회적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이런 맥락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의 사회적경제에서 포용적 성장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이윤 추구 외에 다른 동기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상호성, 협력, 이타심, 공유 같은 동기가 사회적경제를 움직인다. 사회적경 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경제, 나아가 지역경제와 맞닿아 있다. 여기서 더불어 행복한 경제를 상상하고, 그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공동의 이익을 목적으 로 생산, 소비, 분배가 이뤄지는 경제 시스템이다. 사회적기업, 협 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조직은 영리기업과 다르다. 사회 서비스의 질 개선,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 지역 공동체 재생 등 다양한 사 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한다. 경쟁과 효율 중심에서 벗어나 협동과 연대를 지향하는 사회적경제는 우리에게 닥친 불평등의 문제를 풀 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와 환경, 사회 분야에서 삼중의 위기를 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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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에게 경제적 지렛대가 되어 주고, 사회적 재분배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되는 사회적경제 조직이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중국 작가 루쉰의 <고향>과 미국 시인 프로스 트의 <가지 않은 길>에서처럼 길은 원래 있던 것이 아니다. 걸어가 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희망 역시 길처럼 만들어 가 는 것이다. 협력과 연대로 희망은 생겨나고, 그 희망이 또 다른 희 망을 키워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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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사회적경제 -박기용 한겨레 토요판 기자, 이수연 서울시 사회적경제담당관 주무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서울의 사회적경제

‘모두가 행복한 건강 한 끼, 열린밥상.’ 광진구 아차산 사거리에 서 구의 사거리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 있는 식당이다. 2016년 10월 개점했다. 영양사가 영양을 챙긴 7가지 반찬이 나오는 한식 뷔페이 다. 한 끼 식사 가격은 6천 원. 맛도 좋고 가격도 적정하여 개점한 지 두 달 만에 벌써 일평균 이용자 수가 250여 명에 달한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는 점심시간. 식당 안을 둘러보니 근 처 사무실의 젊은 직장인도 눈에 띄지만 연세 지긋한 어르신도 삼 삼오오 또는 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알고 봤더니 65세 이상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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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신에게는 한 끼 4천 원! 지금은 점심과 저녁 식사만 제공하지만, 앞으로는 식당 공간을 이용해서 지역 노인을 위한 문화 및 정서 치 유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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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시작하는 돌봄 공동체 만들기

들으면 들을수록 일반 식당은 아닌 것 같다. 이곳의 정체는 무 엇일까? 동사무소나 종교법인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지 시설일까? 이 식당의 운영자는 ‘광진구 사회적경제 특구 추진단’이다. 사회적 기업 복지유니온,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사회적기업 인스케어 코어 등과 광진구청, 광진구 사회적경제 조직의 협의체이자 중간 지원 조직인 광진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추진단의 구성원이다. 한마디로, 동네의 사회적경제기업들과 구청이 운영하는 식당인 셈 이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사회적경제를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려 는 민관협력 사업을 자치구 단위로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이 사 업의 이름이 바로 ‘사회적경제 특구’며, 광진구의 경우 ‘지역 기반 노인돌봄 종합 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을 진 행 중이다. 노인들이 요양시설에 들어가지 않아도 자신이 살던 동 네에서 편하고 자연스럽게 노후를 맞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에, 노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광진구 내 사회적경제 기업 이 뭉쳤다. 주축 기업인 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은 보건복지부가 인가한 국내 최초 돌봄 분야 사회적협동조합이며, 중랑시립요양원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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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시설을 처음 위탁 운영한 사회적협동조합이기도 하다. 또 한 노인용 영양식을 개발하여 공급해온 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 주택 청소 및 위생 관리를 해주는 사회적기업 인스케어코어 등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특구 후보지로 선정된 첫해인 2015년, 광진구 사회 적경제 특구 추진단은 우선 지역 노인 및 노인을 부양하고 있는 가 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조사를 진행했 다. 그 결과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 식사 문제였다. 젊은 사람도 매 끼 식사를 직접 챙겨먹자면 번거롭기 마련이다. 홀로 지내거나 혹 은 부부 단둘이 지내는 노인 가구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매끼를 사먹자니 가격이 부담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동네 식 당인 ‘열린밥상’이다. 우선은 4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영양을 갖춘 식사를 제공하고, 식당에 찾아오는 노인을 대상으로 청소, 간 병 등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준다는 계획이다. 사회적경제기업들 은 지역사회에 공헌하면서도 자신의 시장을 창출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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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마포

마포

홍대 앞 문화예술 특화 비즈니스

성북

마을사회적경제 융합 도시재생

노원

되살림사업연합으로 자원순환 마을 만들기

광진

노인돌봄 서비스 클러스터

성동

소셜패션 생태계

관악

마을이 아이를 키우는 서로돌봄

성북 광진

성동

관악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 현황, 2016)

6개 자치구에서 지역 특색 살린 ‘사회적경제 특구’ 추진 중

현재 광진구 외에도 성동구, 성북구, 노원구, 관악구, 마포구 총 6개 자치구에서도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세한 봉 제업자와 수제화 제조업체가 많은 성동구에서는 사업자들이 협동 조합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자재를 구매하고, 공동으로 일감을 수 주하는 방식을 도모하고 있다. 나아가 외부 대기업 등의 임가공 수 주 차원에서 한 단계 나아가 자체 상품을 기획하고 지역 내에서 디 자인-생산-판매의 선순환이 일어나도록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패션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디자이너를 발굴 육성하는 소셜 패션social fashion 디자인 공모전과 소셜 패션쇼도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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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는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인 소규모 주택 밀집지역인 장위 동을 기반으로 하여 주민이 조합원 과 노동자로 참여하는 지역관리협 동조합을 만든다는 계획을 추진 중 이다. 지역관리협동조합에서는 주 택 및 주차 관리, 청소 등 지역 주거 환경 정비 업무를 기본으로 하여 동 네에서 주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를 제공할 예정이다. 노원구는 지 역 내 물품 재이용 가게와 네트워크 가 많이 있다는 특징을 살려 ‘되살 림 가게’라는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물품 재이용과 이를 통한 기부 문 화와 자원 순환 시스템 확산을 추

성수 소셜 패션쇼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 담당관)

구하고 있다. 마포구는 홍대 앞 문 화예술인들에 의한 대안적 문화산업 모델을, 관악구에서는 마을이 아이를 돌보는 육아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기반 으로 한 다양한 분야가 ‘사회적경제 특구’라는 이름으로 서울을 변 화시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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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되살림 가게 (출처 : 서울시 사회적지원센터)

‌ 지난 5년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달려온 서울시 사 회적경제 정책

서울시가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 한 것은 2012년부터라 볼 수 있다. 그 이전까지는 고용노동부의 사 회적기업 육성 및 지원 정책을 위임받아 추진하는 것이 중심이었 으나 2012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적경 제로 폭을 확장하고 정책 방향도 개별 기업 지원에서 전체 생태계 조성으로 전환했다.

이렇게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서울 사회적경제 부문 의 민관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2012년 담당부서가 만들어질 때부 터 민간의 사회적경제 주체들로 구성된 ‘사회적경제정책기획단’이 서울시와 함께 정책을 논의하고 수립해왔다. 현재까지도 서울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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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정책의 비전과 목표

비전

지속 가능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

추진 목표

사회적 경제 비중 GRDP 대비 2% 전체 고용 대비 8%

중점 분야

추진 기반

체계적인 중간지원시스템 구축

성장단계별 맞춤형 종합지원

지역공동체에 기반한 시민주도 방식

공공부문 소비시장 확대

지역사회 중심의 협력적 생태계 기반 구축

협력과 소통의 민·관 네트워크 체계 구축

(출처 : 서울시, 2012년 사회적경제 종합지원계획, 2012)

매월 1회씩 사회적경제 민관정책협의회를 개최하여 정책 및 예산 에 대한 논의를 민관이 함께하고 있다. 2012년 생태계 조성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후, 2013년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년 서울시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와 같 은 중간지원 조직을 개소하고 기업에 대한 직접 재정 지원(인건비, 사 업비)

외의 교육, 공공구매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시장 확대, 컨설팅

등 사업 서비스 지원, 사회투자기금을 통한 금융 지원을 4대 축으 로 간접지원을 확대 추진했다.

1장 사회적경제, 세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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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 구분

내용

2009. 5. 28.

서울시 사회적기업 육성에 관한 조례 제정·시행

2009. 7. 1

서울시, 서울형 사회적기업 육성 계획 추진(발표)

2009. 10. 19

서울시, 사회적기업 무료 컨설팅 지원 창구 개설

2011. 10. 26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2011. 11.

사회적기업 청책

2011. 12. 6.

서울사회적기업민간협의체 발족

2012. 1. 2.

서울시, 경제진흥실 일자리기획단 내 사회적경제과 설치(행정1부시장 직속)

2012. 4. 5.

서울시,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경제 종합지원계획 발표(매년)

2012. 6.

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 사업 시작

2012. 6. 14.

사단법인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설립

2012. 7.

서울시 사회적경제정책기획단 발족(현 서울시 사회적경제민관정책협의회)

2012. 7. 7.

서울시, “협동조합도시 서울”비전 선포

2012. 7. 30.

서울특별시 사회투자기금의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 제정·시행

2012. 11. 1.

서울시 협동조합상담센터 운영 개시(4개 권역)

2012. 11. 1.

서울시 공정무역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 제정·시행

2013. 2. 13.

서울시, 협동조합 활성화 기본계획 발표

2013. 3. 8.

서울시 마을기업협의회 창립

2013. 3. 28

서울시협동조합활성화지원조례 제정·시행

2013. 4. 11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개소(1. 23 설립)

2013. 6. 27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출범

2013. 11. 5~7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2013) 개최

2014. 2. 1.

서울시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 운영 개시(4개 권역별 상담센터 통합)

2014. 3. 20.

서울시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시행

2014. 3. 21.

서울시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 개소(현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2014. 5. 14.

서울시 사회적경제 기본조례 제정·시행

2014. 11. 19.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창립

2015. 4. 25

서울시 마을기업 연합회 창립

2015. 5. 19.

서울시 자치구 통합 지원 체계 구축 지원 종합 계획 수립

2015. 7.

서울시 자치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 운영 시작

2015. 7. 3.

서울시 사회 가치 공공조달 MOU 및 공공조달 핵심 과제 선포

2015. 7. 17.

서울시 사회적경제 특구 육성 추진 사업 계획 수립(2015~2018)

2015. 8.

서울시 자치구 사회적경제 인큐베이팅 사업 개시

2015. 8. 23.

서울시 마을기업 중간지원 기관 변경(마을기업사업단→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10.21~23

서울시, 사회책임조달 박람회 개최

(출처 :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서울시 25개 자치구 사회적경제 정책실태조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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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원체계 및 생태계 조성 4대 주요 부문 시장 형성

사업서비스

• 사회적경제지원센터

• 사회적경제지원센터

→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 공공구매 2012~2015년 누적 구매 2,601억 원 → 상설장터 운용 및 박람회 개최 2013~2015년 누적 매출 1,324억 원 • 온라인쇼핑몰 ’함께누리몰’ 서울산업통상진흥원(위탁) → 2013~2015년 누적 매출 8억 6천만 원

(사)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위탁) → 부문별, 업종별 네트워크 구축 지원 → 지역생태계조성사업 지원 및 특구 육성 → 경영 컨설팅, 마케팅, 법률, 회계 등 일반 사업 서비스 → 지역 허브 공간 조성(11개 자치구) • 협동조합지원센터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위탁) → 협동조합 설립 상담 및 운영 멘토링 → 홍보 및 대외협력 지원 • 신나는조합 고용노동부 지정 서울권역 중간지원 조직 → 사회적기업·협동조합 설립 상담 및 운영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 진행 → 혁신형 사회적경제 기업 지원

서울시 사회적경제 민관정책협의회 [사회적경제 조직, 자치정부, 시민사회 민관 거버넌스] 서울시

• 사회적경제지원센터(위탁)

사회적경제과

• 협동조합지원센터(위탁) • 20개 자치구 사회적경제협의회

자치구

• 6개 자치구 지역생태계사업단(선정)

사회적경제

• 8개 자치구 통합지원센터(선정)

담당부서

부문별·업종별 민간 네트워크

인재 양성 및 교육 •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 → 인재 육성 로드맵 구축 → 교육 교재 개발 → 성장 단계별 경영 지원 →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등 교육 지원 • 협동조합지원센터

기금 • (재)한국사회투자(위탁) → 사회투자 기금 조성 557억 원(시 526억 원, 민간 31억 원) 사회적경제 기업 융자 사업 • 자치구 사회적경제 기금 조성 → 성동구, 성북구, 은평구

→ 협동조합 설립 필수 교육 및 전문 교육 • 각 대학 학과개설 및 산학협력 성공회대학교, 한신대학교, 이화여자 대학교,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출처 :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서울시 25개 자치구 사회적경제 정책실태조사, 2016) 1장 사회적경제, 세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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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2년 819개였던 서울시 사회적경제 기업(사회적기업, 예비 사 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생활협동조합 포함)은

2016년 9월 말 기

준 3,377개로 약 4배 늘어났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2012년 6,870 억 원에서 2015년 1조 4,600억 원으로 약 2배 늘어났다. 고용 역시 2012년 기준 9,300명에서 2015년 17,400명으로 늘어났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중간지원 조직 현황 구분

사회적경제 기업 전반

협동조합

기관명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울시 협동조합지원센터

운영 근거

서울시 사회적경제 기본조례 제10조

서울시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조례 제8조

수탁 기관

(사)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개소일

2013. 4. 11

2014. 3. 21

위치/규모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1동, 906㎡

서울혁신파크 1동 1층 일부, 36.8㎡

주요 시설

카페형 오픈 오피스, 공동교육장, 사회적경제 매장, 프로보노실 등

상담 및 사무 공간

기능 및 역할

서울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및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허브

서울시 협동조합 전문 지원 기관

운영 인력

정원 21명 ▶

네트워크 구축

·‌ 부문별 공동지원 사업, 사회적경 제 허브 운영 등 ▶

주요 사업

생태계 조성

·‌ 공공구매 지원센터 운영, 소셜 프 랜차이징 모델 개발, 성장 단계 별 경영 지원 ▶

인재 양성

·‌ 인재 육성 로드맵 구축, 교육 교재 개발, 학습 동아리 지원 ▶

‌ 정책 개발 : 통계 관리, 조사 및 연 구등

정원 8명 ▶

상담 및 기초교육

·‌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 상담 ·‌ 협동조합 기초 교육(센터 내 및 방문 교육) ▶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 지원

·‌ 협동조합 설립 필수 교육 ·‌ 전문 분야 및 운영 이슈 교육 ·‌ 협동조합 설립 컨설팅 및 운영 멘토링 지원 등 ▶

홍보 및 대외 협력

·‌ 센터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등 운영

(출처 :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서울시 25개 자치구 사회적경제 정책실태조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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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회적경제 기업 현황 구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9월)

합계

718

819

1,766

2,497

3,054

3,377

사회적기업

475

532

433

374

433

433

인증

147

169

212

231

260

265

예비

328

363

221

143

173

168

협동조합

-

16

1,007

1,772

2,267

2,602

마을기업

67

76

108

125

119

106

자활기업

149

167

188

194

201

201

소비생협

27

28

30

32

34

34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 담당관, 2016. 9월 말 기준)

서울시 사회적경제 기업 증가 현황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비생협

합계

4,000

4,000

3,377

3,500

3,054

3,000

3,000

2,602

2,497 2,267

2,500

1,766

2,000

2,500

1,772

2,000 1,500

1,500

819

718

1,000 500

475 -

149

2011

532

16

167

2012

1,007 1,000

433

188

374

194

433

201

433

201

500 -

2013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담당관, 2016. 9월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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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

2014

2015

2016.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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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시 사회적경제의 가치 창출 개요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대화 보고서, 2016)

하지만 25개 자치구에 천 만의 인구를 가진 서울시가 단일한 정 책과 중간지원 조직으로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에는 한계가 있 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울시는 ‘사회적경제의 지역화’라는 이름 으로 각 자치구 단위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체계 와 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한 사업 방향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사실 사회적경제 자체가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중시하고, 신 뢰와 협동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결합하여 발전하는 것이 필수적이기도 하다. 자치구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은 지역의 사회적경제 주체를 모 으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의 자원과 문제를 조사하고, 공유 자산을 형성하며, 공동의 전략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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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초기 3년 동안은 서울시가 사업비를 전액 지원해주면서 지역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사업단을 운영한다. 매년 심사를 통해 사 업 내용을 평가받고 3년의 기간을 무사히 졸업하면 자치구 예산을 추가하여 공식적인 자치구 사회적경제 중간지원 조직을 설립하여 운영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자치구청과 지역의 사회적경제 민 간 주체들이 계속해서 접촉하고 공동의 사업을 추진하면서 협력의 경험을 만들어간다.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 사업 개요 협력주체 형성

공유자산 구축 SE내부 협동 협력의 구심

거버넌스 구축 정책 지원

공유 인프라 조성

자치 단체

인재양성

SE 네트워크

사회적합의 SE참여

시장 활성화

시민 사회

돌봄

봉제

재생

지역전략사업 추진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사업 성과보고서,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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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지역화 후 자치구 변화상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대화 보고서, 2016)

자치구 생태계 조성 사업을 통해 지역 내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 되고, 역량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발굴되고, 지역 조사도 완료하 고, 자치구청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높아진 자치구 가 다음 단계로 도전하는 것이 사회적경제 특구다. 지난 5년 간 자 치구 생태계 조성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은 추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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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사회적경제의 다음 도전은?

앞으로 각 자치구의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 되면 사회적경제가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사 회적경제와 시민의 삶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정부와 시장에 맡겨놓았던 노인 복지, 아이 돌 봄, 영세 자영업자 지원 등의 문제가 사회적경제 기업이라는 새로 운 주체의 등장과 성장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경제는 시민에게 인정받으면서 자신들의 시장 과 고객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기 서울의 사회적경제는 중간지원 조직을 중심으로 판 로, 금융, 교육, 사업 서비스 등의 기본적인 인프라 조성 기반을 마 련해왔다. 또한 민관협력이라는 새로운 정책 수립과 추진 방식을 실험해왔다. 그 결과 사회적경제 기업의 수와 역량이 성장했다. 또 한 사회적경제 특구의 사례와 같이 서울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 결하는 사회혁신의 주체로서의 가능성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2017년부터 2021년의 향후 5년 동안 사회적경제 활 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이다. 지난 시기 닦아놓은 기반 들을 통해서 사회적경제가 사회혁신의 주체로 본격적으로 등장하 는 시기를 만들어가기 위한 정책들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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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국제 연대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

서울은 세계 사회적경제 역사에서 보자면 신진 주자다. 사회적경제의 선진 사 례로 이야기하는 캐나다 퀘벡, 이탈리아 볼로냐, 스페인 몬드라곤 등은 짧게는 50여 년에서 길게는 몇 백 년에 이르는 사회적경제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 이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세계 사회적경제 연대와 협력을 이 야기함에 있어서 서울을 빼놓을 수는 없다. 2013년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을 개최하여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들 을 사회적경제를 통해 해결하고 있는 국가, 도시, 단체들이 모이는 자리를 마 련했다. 이후 2014년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를 개최하고 의장 도시로 서 서울에 사무국을 유치하고, 23개 지방 도시 및 사회적경제 기관들을 연결하 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총회에서는 사회적경제 분야의 지식 전수 및 교 육을 위한 국제기관으로서 국제지식전수센터를 캐나다 몬트리올에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2014년부터 아시아청년사회혁신가국제포럼(ANYSE)을 매년 개최하여 아 시아 지역 청년들의 사회혁신 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5년에는 사회적 경제의 이론을 제공해준 학자 칼폴라니의 이름을 딴 칼폴라니연구소 아시아 지부를 서울에 유치하여 다양한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청년 사회적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국제노동기구(ILO)와 함께하는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국제 칼폴라니 학회 등을 국내 최초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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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의 사회적경제 -정혜아 뉴스1 기자, 김종철 오마이뉴스 경제부장

‌ 캐나다 사회적경제의 상징, 인서테크와 라토후

캐나다 몬트리올 시에서 유명한 사회적기업 중 하나는 중고 컴 퓨터를 기증받아 분해·수리하고 다듬어 쓸 만한 재생 컴퓨터로 되 파는 ‘인서테크’다. 인서테크는 1988년 설립됐다. 비행 청소년이나 학교 중퇴자 등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의 사회 복귀를 돕는 기업이다. 우선 심리상 담사와 사회복지사, 훈련교관이 힘을 모아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 에게 직업 교육을 실시한다. 청년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주 35시 간씩 26주간 교육을 받는다. 이후 여기서 얻은 경력을 바탕으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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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거나 학교로 돌아간다. 설립 후 1000여 명의 청년이 인서테크에서 교육을 받았다. 재취 업률이 75%에 이른다.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경쟁 강화 등으로 생겨난 소외 청년에 대한 사회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고 있다. 인서테크는 사회문제 해결뿐 아니라 수익을 내며 몬트리올의 경 제에 이바지하고 있기도 하다. 2015년 5000여 건의 중고 기기를 수 리하고 3,000만 캐나다달러(한화 250여억 원)의 수익을 냈다. 인서테크가 입주한 산업단지 ‘테크노폴 앵귀스’ 안에는 이외에 도 수십 개의 중소 규모 사회적경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일종의 사 회적경제 기업 단지로 약 1500명의 지역주민을 고용하는 등 지역 사회와 상생하고 있다. 100여 년 전 지어진 거대한 철도 공장이 문을 닫은 후 한동안 방 치되어 있었는데 1989년 뼈대를 그대로 둔 채 내부를 개조한 후 테 크노폴 앵귀스가 탄생했다.

‌ 전 세계 수억 명의 열광, 태양의 서커스의 성공 비결

몬트리올 시에서 유명한 사회적경제 기업에는 ‘라토후’도 있다. 우리나라 난지도와 같은 쓰레기 매립지 생미셸 위에 자리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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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라토후는 이익 창출보다 인간을 생각하며 더 나은 지역주민의 삶을 목표로 한 사회적기업이다. 시작은 이 지역 출신의 한 여성 무용가의 아이디어였다. 몬트리 올 시는 이 여성 무용가의 아이디어를 받아 매립지를 포함해 60만 평의 땅을 사들여 단계적으로 친환경 공원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이윽고 떠돌이 서커스단이던 ‘태양의 서커스’를 지역 산업으로 유치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서커스 산업 인재를 양성할 국립 서 커스 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서커스 전용극장도 지어지면서 이 지역의 재생을 위해 지역 활동가들과 태양의 서커스, 국립 서커스 학교가 중심이 되어 2004년 사회적기업 라토후를 만들었다. ‘서커스, 환경, 커뮤니티’ 세 가지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라토 후는 무엇보다도 생미셸 지역주민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꾸 준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에 신경을 썼다. 때문에 무대에서 공연하는 예 술가뿐 아니라 무대 예술가, 극작가, 조명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등은 물론 공연장, 연습장, 숙소 등과 관련한 서커스 사업 관련 다 양한 일자리가 있다. 이를 위한 직업훈련 역시 주목할 만하다. 쓰레기 매립지인 빈민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열등감을 가지고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 은 청년들에게 3개월간 예술 교육을 한다. 이를 통해 자기에게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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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교육을 골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울러 라토후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기 울이고 있다. 2004년 문을 연 이후 921회의 서커스 공연을 주관하 고, 353개의 무료 공연과 행사를 선보였고, 71개의 전시회를 열었 다. 때론 지역주민만을 위한 무료 공연을 만들어 초청하기도 한다.

‌ 세상을 바꾸는 퀘벡의 ‘조용한 혁명’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있는 퀘벡 주. 790 만 명에 달하는 인구 가운데 프랑스계 사람이 80%에 달한다.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다. 이들은 스스로 ‘퀘벡인’이라 불리길 원한다. 영 미계 중심의 사회 문화에 반대해온 이들은 1960년대 이후 ‘조용한 혁명’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들에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힘은 사회적경제에서 나온다. ‘라토후’와 같은 사회적기업은 주거, 의료뿐 아니라 서비스 분야 등에서 다양하다. 여기에 금융을 비롯한 소비, 농업 등 다양한 협동조합도 존재한다. 시민사회 단체 도 주민의 복지를 위해 제 목소리를 내고 정책에 반영된다. 퀘벡을 중심으로 정부와 협동조합,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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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거대한 사회적경제를 수십 년에 걸쳐 운영해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들 사회적경제가 힘을 발휘하게 된 계기는 경기 침체 때 문이었다. 1980년대 초 캐나다의 경제위기 때 기업은 파산했고, 퀘 벡 주의 실업률은 치솟았다. 주 정부는 고용 안정을 위해 퀘벡노동 자연맹 등과 함께 노동연대기금을 만들었다. 노동자들 스스로 저 축한 돈 일부를 내놓고, 정부도 매칭펀드 형식으로 참여했다. 주 정 부는 기금에 참여한 노동자에게 세금 감면 등의 혜택도 줬다. 실제 퀘벡 주 연대기금을 통해 만들어진 기업만 따지면 2008년 말 1,880여 곳에 달했고, 12만 6,000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이후에도 연대기금을 통한 창업 분위기는 여전 하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풍부한 사회연대기 금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기업과 시민사회 단체, 협동조합 등이 주 정부와 긴밀하게 서로 연결돼 있다”면서 “이들의 연결 통로인 샹티 에Chantier라는 조직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적경제의 거대한 실험장, 경제위기를 극복하다

샹티에는 퀘벡의 사회적경제를 상징하는 조직이다. 프랑스어로 ‘작업장’이라는 뜻의 샹티에는 1995년에 만들어졌다. 협동조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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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환경과 노동 등 각종 시민단체의 연대와 협력을 위한 조직이었다. 당시만 해도 캐나다의 경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 다.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고용 감소, 재정 적자 등 경제위기 우려가 컸다. 1996년 퀘벡 주의 실업률이 12%에 달하자, 주 정부는 다시 고민 에 빠졌다. 재정 위기와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샹티 에 쪽에 요청했다. 이어 ‘퀘벡의 경제·사회 미래에 관한 연석회의 Summit on the Ecomonic and Social Future of Quebec’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부

뿐 아니라 협동조합, 노동조합, 기업, 시민사회 단체 등 퀘벡의 정 치·사회·경제 주체가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연석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낸시 닌탐 씨는 그해 10월 ‘자, 연대로 나아가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주 정부에 제출했다. 연석회의는 퀘벡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의부터 각종 사업 프로젝트 등 구체 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보육과 주거, 환경, 문화 등에서 각종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설립 등을 적극 지원했다. 샹티에의 실험을 통해 캐나다에선 탁아 등 사회 서비스를 통해 2만 5,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1 만 호가 새롭게 지어졌다. 쓰레기 재활용 등을 위한 사회적기업 수 십여 개가 만들어졌고, 이 과정에서 실업자 등 사회적 약자의 취업 도 이뤄졌다. 각종 문화 사업을 위한 협동조합 등도 생겨나면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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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역시 크게 늘었다. 단순한 연대조직에서 출발한 샹티에는 한 시적인 사회연대회의 기구였다가 이제는 정부 내 상설기관으로 자 리를 잡았다. 퀘벡의 상티에를 통한 실험은 사회적경제가 일자리 창출과 경 제 발전에 도움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 같은 실험은 캐 나다 연방정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2004년 폴 마틴 당시 총리 역 시 사회적경제를 핵심 사회정책으로 삼겠다고 할 정도였다. 물론 이후 보수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015년 캐나다 국민은 진보 정권을 다시 선택했다. 퀘벡에선 사회 적경제가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1. ‌ 옛 퀘백 시내의 한 모습. 도로 표 시판뿐 아니라 각종 가게 간판 등 도 불어로 되어 있다. 캐나다 퀘백 주는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쓴다. 캐나다에서 영어가 공용어가 아닌 유일한 주다. 프랑스계 사람이 대 부분이며 캐나다 연방에서도 독자 적인 민족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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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사회적경제 -박란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편집장

‌ 사회적경제의 성지순례지

영국 런던은 사회적경제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성지 순례지’ 와 비슷하다. 그만큼 사회적경제의 역사와 정책 방향, 현장 사례 등 이 풍부하고,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이 많다. 2015년 국내에서는 ‘사회적경제 기본법’ 통과를 둘러싸고 때 아닌 이념 논 쟁이 벌어졌다. 일각에서 이 법안이 자유시장 경제 체제를 부정하 는 사회주의 경제 기본법이라고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논 란을 접하면서 커다란 궁금증이 일었다. 왜 영국에서는 보수당인 캐머런 정부가 앞장서서 수년째 사회적기업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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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일까. 인터뷰와 현지 방문취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세계적 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크게 성장하는 분야’라 는 것이다. 영국 사회적기업 대부분은 3~5년 된 신생 기업이라는 것만 봐도 이 분야가 얼마나 빠르게 커져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영국 ‘제3섹터청The Office of Civil Society’에 따르 면, 사회적경제 조직은 195,000개로, 23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흔히 ‘채리티Charities’라고 불리는 자선단체는 총 17만 개로, 82 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 둘을 합한 제3섹터 고용 인원은 무려 310만 명에 달한다. 피터 홀브룩Peter Holbrook 소셜엔터프라이즈 UK 대표는 “사회적경제는 영국 전체 GDP의 4%, 일자리의 5%를 차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이처럼 자선단체, 사회적경제, 자원봉사, 공익재단, 기업 사회공헌 등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 으며, 그 뿌리에는 시민사회에 대한 오랜 전통과 신뢰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영국문화원의 글로벌 사회적기업 고문을 맡고 있는 ‘폴 라 우드먼Paula Woodman’은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설명했다. “영국의 사회적경제 분야는 정부나 민간(기업) 섹터에 비해 대중 으로부터 폭넓게 신뢰받고, 가치 있는 브랜드 파워로 여겨집니다. 영국 국민 5명 중 한 명은 사회적기업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일반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전국 규모 로 사업을 확대하는 사회적기업도 생겨났습니다. 사회적기업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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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념일인 ‘소셜 새터데이 캠페인Social Saturday Campaign’도 대중의 인 식을 높인 계기가 됐지요. 공정무역 인증마크를 알린 것과 마찬가 지로 사회적기업 인증마크를 계속 알린 것도 주효했습니다.”

‌ 직원 1000명 둔 운송 사회적기업 HCT, 매출 수직 상승의 비결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경제라는 틀 안에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경제 조직이 다수 포함되어 있듯이 영국 또한 비슷하다. 기존 사회복지 역할을 하던 비영리단체가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의 이유로 기업으로 전환한 형 태도 제법 많다.(영국에서는 사회적기업 인증제도가 없다) 런던에서 접한 사회적기업 ‘해크니 커뮤니티 운수HCT·Hackney Community Transport

그룹’도 이 같은 사례다. 이 기업은 500여 대의 차량

을 운영하고, 종업원만 1,000명, 연간 4,420만 파운드(약 650억 원) 매 출을 올리는 중견 운송회사다. 첫 시작은 1982년 미니버스 2대와 직원 2명만 있던 비영리단체였다. 런던의 대표적인 슬럼가로 손꼽 히는 해크니 지역에서는 당시 대처리즘으로 인해 공공지출 삭감이 줄을 이었고, 그 여파로 버스 노선이 사라진 것이 이 단체의 탄생 배경이다. 낙후된 지역에서 교통 약자를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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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비영리단체의 드라마틱한 성장 뒤에는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 이 숨어 있다. 다이 파웰 대표에 의하면, HCT는 1995년 사회적기업 으로 전환한 후 매년 매출액이 20~25%씩 수직 상승하고 있다. “지자체 보조금이나 외부 후원금에 의지하던 비영리 운영 방식 에서 벗어나 기업 형태로 자립하기 위해 갖은 진통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의 다국적기업과 경쟁해서 버스 노선 입찰을 따낼 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고품질 서비스로 살아남았습니다.” HCT는 런던 시가 운영하는 버스 노선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14 개 민영기업체 중 하나다. 경쟁 입찰로 이 계약을 따냈다는 것은 영 리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런던에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사회적기업이 많 다. ‘피프틴Fifteen 레스토랑’은 유명 셰프인 제이미 올리버가 15명의 청소년을 모아 꾸린 레스토랑이다. 평범한 청소년이 아니라 가출 이나 알코올·마약 중독, 실직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16∼24세 젊은이들이다. 훈련생의 65%가 셰프로 사회에 진출한다. 이 식당 은 평일인데도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붐볐다. 음식도 꽤 훌륭했다. 매니저는 “런던에서도 비싼 축에 속하지만 주말 예약의 경우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귀띔했다. 1991년 창간된 대중문화 잡지 ‘빅이슈’ 또한 노숙인의 자립을 돕 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고, 여행지에서 빼놓지 않고 들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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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관광명소인 ‘에덴 프로젝트’는 과거 채석장이었던 고령토 웅 덩이를 세계 최대 온실로 변모시킨 사회적기업이다. 런던과 영국 전역에서 사회적경제가 붐을 이루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금융’과 ‘제도적 지원’이라는 두 축이 버티고 있기 때 문이다. 우선 영국에서는 2조 5,000억 원 규모의 사회투자라는 든 든한 신뢰 자본이 사회적기업의 성장 단계마다 뒷받침하고 있다. 폴라 우드먼 영국문화원 사회적기업 프로그램 고문은 “2002년 설 립된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인 언리미티드UnLtd,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2년 조성된 빅소사이어티캐피털BSC 등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 명했다. 언리미티드는 복권 기금 1억 파운드(1,500억 원)를 투입, 빅소 사이어티캐피털은 휴면예금계좌 4억 파운드(6,000억 원)와 민간은행 4곳의 2억 파운드(3,000억 원) 등을 투입해 사회적경제 지원에 쓴다. 알래스테어 발렌타인Alastair Ballentyne 대외협력 이사는 “빅소사이 어티캐피털은 ‘사회투자 도매상’으로, 사회적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채리티 뱅크Charity Bank 등 금융기관이 자금을 집행하도록 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모금원도 창출하고, 적절 한 금융상품도 개발하며, 모범사례를 대중에 알리고, 사회적기업 에 정부 정책을 공유하는 등 사회투자 시장의 맏형 격이라고 한다. 2015년에만 1조 원가량의 투자금이 모였고, 이중 3분의 1이 사회적 경제에 투자됐다. 정부 보조금과 사회투자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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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유연성’이다. 특정 목적에 써야 하는 보조금과 달리 사회투자 기금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에 유연하게 사용되고, 또 회수된 자금이 재투자되는 장점도 있다. 이 돈은 어떤 결과를 나을까. 대표적인 사례가 ‘좋은 집Homes for Good

프로젝트’다. 월 평균 임대료가 220만 원이 넘는 런던에서 빅

소사이어티캐피털은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활동하는 혁신적 사 회적경제 조직 45곳을 발굴해 1,5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그 결과 저소득층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주택 425곳이 마련됐고, 청년 노 숙인 900명이 살 곳을 찾았다. 한편 런던에는 사회적기업의 성장 단계별, 종류별 인큐베이팅이 나 지원도 다양하다. 기술에 기반을 둔 사회적기업을 키우는 인큐 베이팅 기관 ‘캐스트CAST’의 키에론 커클런드Kieron Kirkland 공동디렉 터는 “기업마다 성장 단계별로 투자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구간이 발생하는데, 우리는 그 갭을 매워준다”고 말했 다. 화가 났을 때 호흡 조절을 통해 진정시키는 모바일 게임, 고령 의 부모와 떨어져 사는 자녀를 연결시키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등이 캐스트가 투자한 사회적기업이다. 베스널 그린 벤처스Bethnal Green Ventures는 아예 초기 단계 소셜 벤처 65개 팀을 지원하는 투자기관이다. 비키 기번스Vicki Gibbons 매니저 는 “사회적기업 창업 초기에 15,000파운드(2,200만 원)를 운영 자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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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투자하고, 3개월 동안 사무 공간, 멘토링 등을 제공한다”며 “주 요 투자 분야는 보건, 지속 가능성, 교육, 민주주의·사회 분야 기 업”이라고 말했다. 전기 에너지를 공유하는 플랫폼 기업 ‘오픈 유틸리티Open Utility’,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구매를 도와주는 기업 ‘포 지션 다이얼position dial’, 노동 착취를 하는 광산이 아닌 윤리적인 부 품으로 만들어지는 스마트폰 기업 ‘페어폰Fairphone’ 등이 대표적 투 자기관이다. 비키 씨는 “페어폰은 매주 100만 파운드(17억 원) 정도 판매되고 있는데, 아직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며 “향후 10 년까지는 수익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년 후를 내다보는 엄청난 ‘인내 자본’인 셈이다.

‌ 사회투자라는 금융 자본, 정부의 제도적 지원 ‘든든’

한 축이 사회투자라는 ‘금융 자본’이라면, 다른 한 축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다. 사회적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법 적인 기반을 마련해주고 판로를 개척해주는 매우 디테일한 뒷받침 을 해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05년 마련된 ‘지역공동체이익회 사CIC·Community Interest Company’라는 독특한 법인격이다. 한마디로 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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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단체도 영리 활동이나 수익 사업을 할 수 있고, 주식 발행을 통한 투자 유치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다만 공동체를 위해 설립된 회 사가 맞는지에 대한 까다로운 심사, 일명 ‘공동체 이익 심사’를 거 쳐야 한다. 이걸 입증하기 위해 ‘자산 동결asset lock’을 약속해야 하고, 한 해 이익 중 35%까지만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분배 가능하고 나 머지는 공동체 목적에 맞게 쓰이게끔 했다. 해산할 때도 공동체에 양도되도록 못을 박았다. 2005년 200개에 불과하던 ‘지역공동체이 익회사’는 2016년 5월 무려 12,000개를 넘어섰다. 이뿐 아니다. 피터 홀브룩 영국사회적기업협회 대표의 말을 들 어보자. “2013년에는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외주 사업이나 물품 조달에 서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적가치법Social Value Act’이

발효되었습니다. 크나큰 전기가 마련된 겁니다. 영국 정부는

43% 정도가 공공조달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는데, 사회적가치법은 사회적기업 육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제 사회적경제는 공공조달을 넘어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사 업을 대신하는 역할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명 ‘사회성과연계채 권Social Impact Bond, 이하 SIB’이다. 개념은 이렇다. 지역아동센터나 종합 복지관 등 정부를 대신해 공공 서비스를 하는 비영리단체가 정부 로부터 위탁 선정된 후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시행하는 기존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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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바꿔보자는 취지다. SIB는 성과Outcome에 기반 해 투자가 이뤄진 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아동 돌봄, 무주택자, 실업 문제, 노숙인, 재 범률 증가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경우, 투자된 자금 을 정부가 보존해주는 방식이다. 2010년 영국을 시작으로 5년 만 에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 11개국 45개 프로젝트로 확대됐고, 지 난해 4월 서울시도 그룹홈 내 경계선 지능 아동 100명을 대상으로 3년간 교육 사업을 진행한 뒤 대상자의 34% 이상이 정상 범주로 올 라오면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SIB를 시작한 바 있다. 현 재 영국에선 ‘제3섹터청OCS’을 통해 총 32개의 SIB가 진행되고 있 다. 3년간 325만 파운드(50억 원)를 투자해 맨체스터 지역의 교육환 경이 열악한 아동 1,300명에게 자존감과 성취감을 높이는 SIBTeens ans Tobbler를

진행했는데, 그 다섯 배인 1,550만 파운드(250억 원)의 사

회적 비용을 절감한 성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해보자. 런던의 사회적경제를 꽃피운 건 ‘대처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보수당 캐머런 정부였다. 늘어나는 복 지 예산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민관이 함께 사회문제를 풀어보 고자 선택한 것이 사회적경제였다. 1997년 노동당 소속 토니 블레 어 총리에 의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시작됐지만, 이 후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사회적경제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양당 은 사회적경제를 영국의 주요 성장 분야로 여기고 있다. 질 낮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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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서비스를 혁신하고, 소외 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공동체의 회복을 이끌어내며, 창업 문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2016년 초에는 빅소사이어티캐피털의 투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거부권을 없애는 등 자율성과 독립성까지 높였고, 10월에는 사회투자에 참여한 기 관 및 투자자에게 최대 30%까지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도 시작했 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좌우 이념 논리를 하는 우리나라에 대해 폴 라 우드먼 고문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적기업의 56%가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냈는데, 이는 일반 중소기업(43%)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입니 다. 일반 중소기업 매출이 29% 성장할 때, 사회적기업 매출이 38% 나 증가했다는 최근 자료도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일반 영리기 업에 비해 성장과 미래 전망이 훨씬 낙관적입니다. 더 혁신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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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함께 모여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 2 시장에 윤리의 씨앗을 심다 3 장애인에서 장인으로 4 혁신 성과를 공유한다 5 청년, 뭉치면 성장한다 6 괜찮은 일자리로 사회 통합 이끈다 7 상생의 사회적 가치, 해외로 뻗어간다 8 아이디어와 참여로 도시재생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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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여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 오요리아시아 | 해피브릿지 | 도우누리 | 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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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G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 :

오요리아시아 -박형영 사회적협동조합 사다리 이사장

100인의 미식가가 평가한 코릿KOREA+EAT 랭킹 톱10, 호주, 두바 이, 스페인 등 해외 유명 레스토랑 출신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 는 곳, 유명 정치인, 기업가, 외국 대사가 즐겨 찾는 고급 음식점…. 서울 북촌에 자리 잡은 스페인 레스토랑 ‘떼레노’에 대한 수식어다. 이런 고급 레스토랑을 사회적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결혼이주 여성과 학교 밖 청소년이 일하 는 곳이라고 하면? ‘그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사회적기업을 전혀 모 르든지 아주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고, ‘정말?’ 하고 반문했다면 사 회적기업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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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이라고 하면 착하기는 하지만 왠지 상품성은 부족할 것이라는 통념이 우리를 지배한다. 떼레노는 그 통념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떼레노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가 운영한다. 청년들에게 열 정 페이를 강요하는 외식업계 풍토에서 오요리아시아는 인턴에게 도 최저임금 140만 원을 보장해준다. 그것도 부족해 갖가지 교육 훈련과 해외 인턴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외식업계에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미스터리라고 한다.

‌ 네팔과 태국에 카페와 레스토랑 오픈

오요리아시아의 뿌리는 2008년 설립된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 션 요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동대표로 다문화 레스토랑 오요리 를 맡았던 이지혜 씨는 2012년 여성·아시아 사업 부문을 떼어내 오요리아시아를 설립하고 독립했다. 첫 성과는 해외에서 나타났 다. 2013년 네팔과 태국에 잇달아 카페와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결 혼이주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던 오요리는 왜 해외로 진출했을 까. 이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엄청나게 도와주는데 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아무리 일자리를 만들고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도 여전히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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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여성은 가정 내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들이 왜 사랑 없이 국경을 넘어와 결혼했을까? 결국 가장 좋은 해결책은 결 혼이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이주를 하게 되니까요. 우리나라의 문제는 아시아의 문제였던 것이죠.” 2014년에는 홍대 앞 오요리를 접고 서울 북촌에 스페인 음식 전 문 레스토랑 떼레노를 열었다. 오요리아시아를 눈여겨보던 개인 투자자의 힘이 컸다. 이 투자자는 투자 조건에 “취약 계층을 고용 해서 요리사 10명을 배출해낸다”는 것을 집어넣었다. 부족한 역량은 다양한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키웠다. 현재 주방 을 책임지고 있는 신승환 셰프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이때였다. 신 셰프는 남달랐다. 무거운 주방기구를 베트남 여성이 제대로 다루 지 못하자 다른 셰프는 체구가 작은 동남아 여성에게 적합한 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신 셰프는 “기구를 바꾸면 되지”라면서 직접 프라 이팬을 사오기도 했다. 이 대표와 신 셰프는 참 많이 싸웠지만 할 말 못할 말 다하면서 팀워크를 맞춰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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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명을 고용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오요리아시아는 결혼이주 여성과 소외 청소년에게 일자리를 만 들어주는 것을 사회적 목적으로 한다.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만 들어준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정부 지원받아서 고용하는 것이 뭐가 어려운가?”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정부가 할 일을 민간에 떠맡기는 게 옳은 일인가?” 하고 반 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요리아시아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누가 쓰느냐에 따라 같은 예산을 투입해도 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자. “몇 명을 고용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자리를 주기만 해 서는 안 되고 계속 일할 수 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어 가야 해요. 고용 후 어떤 비전을 심어줄 것인지가 문제죠. 교육 훈련을 통해 능력을 개발하고 그에 따라 대우도 좋아져야 합니다.” 오요리아시아는 그래서 교육 훈련을 중시한다. 회의를 하면 30~40%가 직업 훈련에 관한 이야기다. 내부 직원을 위한 프로그램 으로 멘토 제도를 운영한다. 직원들을 1주에 한 번 상담하면서 개 인 목표 등을 점검하고 격려한다. 때로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보내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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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창업을 시킨다. 창업 지원은 매뉴얼에 따라 여러모로 이뤄진 다. 떼레노에서 기부데이를 열어 사업 자금에 보태기도 하고, 메뉴 개발이나 마케팅 지원도 한다. 이런 제도는 고비용 구조의 요인이 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오요리아시아는 2015년부터 학교 밖과 보육시설 청소년을 대상 으로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1일 10시간 외식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단기 인턴십과 주방 업무 전반을 배울 수 있는 3개월짜리 장기 인턴십이 있다. 하루짜리 훈련이라고 해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유니폼도 입고, 요리도 맛보고, 옥상 텃밭에도 가본다. 장기 인턴십을 마친 청소년은 해외 인턴십을 가거나 다른 기업에 취업 한다. 기회가 되면 오요리아시아에서 직접 고용하기도 한다.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3개월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른 사회적기업에 취업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오요리아시아는 자사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매달 지수화해 서 집계한다. 고용을 몇 명 늘렸는지 하는 것뿐만 아니라 창업을 시키면 사회적 효과가 얼마인지 수치화하고 사회적경제 제품을 구 매했을 때 발생하는 효과도 측정한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시 작했는데 이제는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방향타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도 한몫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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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견직 16명을 직접 고용하다

떼레노를 열었던 그해에 오요리아시아는 큰일을 또 한 가지 저 질렀다. 공정여행 사회적기업인 트래블러스맵과 손잡고 서울여성 플라자 위탁 운영권을 따낸 것이다. 대방동에 있는 서울여성플라 자는 대회의장과 최대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춘 다 목적 건물이다. 일반 경쟁 입찰에서 외식·연회업계의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5곳이나 따돌린 것은 의외의 결과였다. 공공조달 시장에서 사회적기업은 우선 구매 제도가 있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 우선 구매 제도는 그림의 떡 인 경우가 많다. 영세한 사회적기업은 자격 조건 자체가 안 되기 일 쑤고, 간신히 자격을 갖춰도 가격을 후려치고 들어오는 영리기업 에 물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심사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에 얼마나 많은 배점을 하는지, 입찰 기업이 그 가치를 얼마나 보여주 는지가 중요한 당락 요건이 된다. 오요리아시아는 추상적인 미사 여구가 아니라 공공성을 높였을 때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수치 로 보여줬다. 예를 들면 경력 단절 여성 10명을 고용하면 1억 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식이다. 실제로 여성플라자는 오요리아시아가 운영하면서 많은 것이 달 라졌다. 제일 먼저 한 일은 파견직으로 일하던 직원 16명을 직접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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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으로 전환한 일이다. 예전에는 파견직이 대부분이었고 직접 고 용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들은 밥도 따로 먹고 회식도 따로 했다. 직원은 파견직을 무시했고 파견직은 수동적이었다. 이런 분위기에 서 협력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처음 몇 달 동안 교육 훈련에 집 중한 결과 이제는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분 위기가 됐다. 오요리아시아는 여성플라자 운영의 모든 것을 오픈한다. 매뉴 얼을 만들어 공개하고 그대로 운영한다. 잘못된 관행도 과감히 바 꿔 나갔다. 예식장의 협력업체로부터 받아온 보증금제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협력업체에게서 보증금을 받으면 그 대가로 거 래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거래 조건이 불리해지는 폐단이 있었다. 연간 5억 원어치의 사회적경제 제품을 구매해서 선순환 구조도 만들었다. 식자재의 주거래 업체는 사회적협동조합 행복도시락과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이고, 소모품은 우리누리, 크린서비스청 등 에서 구입한다. 되도록 생산자와 직거래하고, 친환경 식자재를 늘 리고, 일회용품 사용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또한 결혼식이 부담스 러운 예비부부의 사연을 받아 무료 작은 결혼식을 올려주는 의미 있는 이벤트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발주기관인 서울시여성가 족재단이 서울시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오요리아시아가 벌이는 일은 매번 신선한 충격을 준다.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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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슨 일을 벌여 나갈까? 이지혜 대표는 “또 다른 모델을 만들기 위해 특수목적 법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좀 더 가볍고, 쉽게 배우고, 쉽게 준비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할지 자못 궁금하다.

<기업 정보> 기업명

오요리아시아

대표자

이지혜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센터 미래청 319-A호

홈페이지

www.oyori.asia

대표번호

02-2632-5596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사회적기업(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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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팔 카트만두의 카페 미티니

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있다. ⓒ오요리아시아

◀ ‌ 떼레노 내부에서 맛볼 수 있는

스페인 음식. ⓒ오요리아시아

▶ ‌ 결혼이주 여성이 음식 세팅을

하고 있다. ⓒ오요리아시아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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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여성플라자 식당 모습. ⓒ오요리아시아

◀ ‌ 오요리아시아 이지혜 대표.

ⓒ오요리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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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 선후배들, 직장인의 판타지를 만들다 :

해피브릿지 -이경숙 머니투데이 쿨머니팀장, 이로운넷 공동대표

평생직장을 꿈꿀 수 있던 20세기 직장인의 판타지는 일본 만화 <시마 과장>이라고 한다. 정규직조차 되기 힘들어진 21세기, 취업 준비생의 판다지는 웹툰 <미생>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직장인 판타지’를 일으키는 회사가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다.

‌ ‘평직원에서 이사장까지’ 직원이 주인인 회사의 동력

이들이 주는 판타지는 시마 과장, 미생보다 매력적이다.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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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평생직장의 꿈’이다. 이 업체는 직원으로 입사한 후 3년 이 지나면 출자 기회, 즉 조합원이 될 기회를 얻는다. 노동자협동조 합의 조합원이 된다는 건 사업이 망하지 않는 한 조합 내 어떤 자리 에서든 노동자로서 일할 권리가 생긴다. 평생직장을 보장하면 뭐하나. 회사가 망하면 그만인데. 하지만 이 업체는 외환위기 때보다 힘겹다는 불황기를 거치면서도 2016년 에만 500억여 원의 매출을 냈다. 사업이 성공하면 뭐하나. 과실은 다 오너 것이 되고 말 텐데. 하지만 이 업체는 직원이 오너다. 선배 직원, 즉 창업자들이 주식회사를 협동조합으로 바꿔 지분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했다. 이만하면 시마 과장, 미생을 능가하는 직장인 판타지 아닌가? 이들이 뿌리는 판타지를 전편으로 즐기고 싶다면 해피브릿지 산 하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가 스페인의 몬드라곤 대학과 함께 만 들고 있는 각종 교육 과정에 참여하길 권한다. 만약 외식 프랜차이 즈나 식품 관련 사회적경제 조직을 창업했거나 창업 준비 중이라 면 해피브릿지 소셜비즈니스센터와 협업을 도모할 수도 있겠다. 노동자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노동자자주관리기업이라면 ‘일 하는 사람들의 협동조합’ 워커쿱연합회에 가입해 해피브릿지뿐 아 니라 컴윈, 우진교통 등 ‘꿈의 직장’을 꿈꾸는 다른 업체와 교류할 수 있다. 물론 해피브릿지에 취직해 구성원이 되는 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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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지면 제한이 있으니 에피소드 두 개만 전하겠다. 약육 강식,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기업계에서는 어지간해선 일어나지 않 을 법한 일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10년 부장’이던 김 부장이 40 대 중반에 기업 이사장이 된 이야기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20배 가 치로 키운 기업의 주식을 동료와 후배들에게 나눠준 1990년대 ‘장 그래’들의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 2016년 12월 해피브릿지 임시총회에서 ‘이사장’, 즉 조직의 최고 리더로 선임된 김철환 이사장은 아직도 몇몇 직원 한테 ‘부장님’이라고 불린다. 그의 말로는 그가 해피브릿지에서 ‘김 부장’을 제일 오래했기 때문이란다. 그는 2000년부터 부장으로 살 았다. 이사장이 됐다지만 그의 외양도 ‘김 부장’ 시절과 크게 달라 지지 않은 것 같았다. 이 회사는 어떤 곳이며, 이 회사 이사장은 어 떤 자리기에 직원과 이사장이 이렇게 지내고 있을까. 이 대목에서 해피브릿지가 어떤 회사인지 살펴보자. 이 회사는 국수나무, 화평동왕냉면, 도쿄스테이스, 하늘나무PC방 등 가맹점 을 2016년 기준으로 500여 곳 운영하면서 계열사까지 합쳐 500억 여 원의 매출을 냈다. 직원은 111명인데 이중 74명이 조합원, 즉 회 사의 주인이고 16명이 예비 조합원이다. 프랜차이즈 협회로부터 국무총리상도 받았다. 다른 외식 분야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불황 속에 경영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이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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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에게 비결을 물었다. 그는 “자기 일에서 프로인 사람들 한테 오너십이 생기니 일을 더 열심히 한다”고 답했다. 이 회사 직 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8년, 평균 나이는 30대 중반 남짓이다. 10년 차 언저리 팀장이 많다. 2013년 2월에 회사가 협동조합으로 전환 하던 당시, 이들은 30대 초반에 직장 생활 5~6년차였다. 그는 “30대 초반쯤 보통 회사 생활에 회의감이 드는데, 협동조합 전환으로 우 리는 이들한테 오너십이 생겼다”면서 거듭 ‘오너십’이라는 말을 썼 다. 일반 주식회사가 주인의식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과 대비됐 다. “우리는 실제로 조합원이 오너(주인)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이런 좋은 회사의 최고 책임자 치고는 인터뷰하던 날의 김 이사장 얼굴이 꽤 까칠했다. 이유를 물으니 그는 “술자리를 자 주 한다”고 답했다. 저녁 때 회사 근처로 나가다 조합원을 만나면 “술 사달라”고 부른단다. 한국 사회에서 ‘술’은 소통의 대명사다. 그 리고 소통이야말로 이 회사 이사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노동자협동조합인 해피브릿지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조합원총 회’다.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처럼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종종 ‘회장님’이라고도 불리는 주식회사의 ‘의장’들은 막강한 권한과 지 배력을 휘두른다. 그런데 조합원의 리더인 ‘이사장’ 역할은 주주들 의 리더인 의장과는 다르다. 책임에 비해 권한이 적다. 영예롭지만 고된 자리다. 김 이사장이 선출된 날 총회를 마치고 회식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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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오죽하면 직원들이 이렇게 말했을까. “하세요. 그냥.” 그 말은 김 이사장에겐 ‘힘들겠지만 어쩌겠냐’ 하는 말로 들렸단다. 이유는 이랬다. “일단 이사장이라는 게 사업자등록증에 이름이 들어가니 책임 은 있는 것이잖아요. 근데 해피브릿지 이사장 자리는 다른 대표자 와는 역할이 달라요. 평의회와 이사회, 이사회와 경영회, 경영회와 평의회가 소통하게 돕는 역할이죠. 사업 권한은 경영회에 다 가 있 어요. 경영회가 인사, 재무 전략을 다합니다. 이사회에서 CEO를 선 임하지만, 사실상 해피브릿지는 투톱 체제에요. 이사장과 CEO.” 이런 독특한 권력 분산 체제를 구축하기까지 그 근원에는 선배 세대 ‘장그래’들의 도원결의가 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1997년의 ‘장그래’들이다. 해피브릿지 창업 멤버이자 주식회사 시 절의 주주들은 당시 일자리가 필요했다. 몇 명은 20여 년 전 노동운 동하다 징역을 살았거나 대학을 마치지 못해 번듯한 일자리를 구 하지 못했다. 몇 명은 스스로 창업의 길을 택했다. 당시 20대 후반 이던 김철환 이사장 역시 대기업 정규직이었지만 외환위기를 거친 후 식품 대리점을 창업했다. 1997년 어느 봄 밤, 서울에서 양곡 유통을 하던 박강태, 송인창, 이구승 씨와 대전에서 식자재 유통을 하던 문성환, 한성림, 정민섭 씨가 만나 술잔을 부딪쳤다. “우리 이왕 사업하는 거 다르게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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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다르게 살아보자!” 보리식품 대리점을 했던 이들은 먼저 수도권 사업을 합쳐 해피브릿지의 전신인 푸드코아를 설립했다. 이 과정 에 2000년 김철환 현 이사장 등 청년 대리점주들이 참여했다. 2006 년에는 수도권과 중부 공장을 합치면서 해피브릿지가 탄생했다. 2009년엔 ㈜푸드코아와 해미가 식품이 합쳐졌다. 주식회사 설립 초기에는 직원 등 총 15명이 주주로 참여했다. 회 사 규모가 커지고 직원이 늘자 주식을 가진 직원 비중이 줄었다. 주 식회사로는 ‘다르게 벌어 다르게 살기’ 어렵겠다는 고민을 하던 창 업 멤버들은 2010년부터 사회적기업 등 여러 대안을 모색했다. 답 을 찾은 건 2011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였다. 창업 멤버 중 한 명 이자 송인창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장은 ‘협동조합의 도시’ 볼로 냐를 견학한 후 “바로 이거다” 했다. 그는 거기서 “주식회사의 목표 는 자본 이익의 실현이지만, 협동조합의 목표는 조합원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는 게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를 봤다. 당시 400여 개 의 협동조합이 활동하고 있던 볼로냐의 실업률은 6.4%로 국가 실 업률(10.6%)보다 훨씬 낮았다. 이들은 국내에 있던 다른 주주를 설득해 2013년 2월 주식회사를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시켰다. 연 매출 312억 원에 쌓여 있는 이 익잉여금만 30억 원인 기업, 창업 당시 액면가보다 20배가 가치가 높아진 주식회사를 67명의 직원과 공유한 것이다. 이익 나는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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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협동조합으로 전환시킨 건 스위스 최대 소매기업 ‘미그로’ 외에는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협동조합 분 야의 석학, 스테파노 자마니 볼로냐 대학 교수는 이를 두고 “기적 같은 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또 한 번의 역사는 2016년 2기 이사회를 뽑는 임시총회에서 일 어났다. 주식회사 시절 해피브릿지의 근간을 만들었던 선배 세대 가 대거 이사직을 내놓으면서 후배 세대로 이사회가 교체된 것이 다. 창업 공신이 지분을 내놓은 데에 이어 의사결정 권한마저 내놓 은 건 국내 기업사에서도 흔치 않은 일일 것이다. 해피브릿지 이야기는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회적경제계에 서도 꽤 알려졌다. 창업 멤버들은 워커쿱연합회 등 일하는 사람을 위한 협동조합 운동을 이끌거나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를 통해 해외 협동조합과 교류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의 사회적경제계와 소통하고 있다. 강연이나 조언 요청을 하는 사람들에게 김 이사장이 꼭 들려주 는 말이 있다. 첫 번째, “혼자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으니 내가 갖 지 못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겠다고 맘먹은 사람 들이 노동자협동조합을 해야 한다. 나 혼자 잘살아 갈 수 있다고 보 는 사람은 해선 안 된다.” 두 번째, “일자리를 협동조합으로 만들려 면 먼저 비즈니스 자체에 자립, 자조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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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외부 지원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세 번째, “사업과 조직 운영 에 대해 월화수목금금금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다. 그에게 의 사결정을 위임할 수 있어야 한다.” 혼자 살아보려 애쓰다 지친 이 시대의 ‘장그래’들. 한때 평생직장을 꿈꿨던 ‘시마 과장’들이라면 가 슴에 남을 말이다.

<기업 정보> 기업명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장한로 37 2~3층

홈페이지

www.happybridgecoor.com

대표자

김철환

대표번호

1588-6020

법인 형태

협동조합

인증·등록 사항 ‌ 1999년 5월 주식회사 창업, 2013년 협동조합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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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총회에서 조합원들이 손을 들어 의견을 표 하고 있다. ⓒ해피브릿지

◀ ‌ 송인창

HBM협동조합연 구소장(당시 이사장, 맨 오 른쪽) 등 해피브릿지 리더 들이 2015년 스페인 몬드 라곤 대학과 함께하는 노 동자협동조합 리더 교육 ‘블랑코 교육’을 받고 있 다. ⓒ해피브릿지

◀ ‌ 김철환

해피브릿지협동 조합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해피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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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부터 노인까지 생애 주기별 맞춤 돌봄 서비스 :

도우누리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겸 머니투데이 쿨머니 에디터

2013년의 일이다. 서울시가 중랑구 망우동의 ‘시립중랑노인전 문요양원’을 위탁 운영할 업체를 모집했다. 입찰 공고를 세 차례 냈지만 번번이 유찰됐다. 165명이 생활하는 대규모 노인복지 시설 이었지만 업계 반응은 싸늘했다. 1억 원이 넘는 운영 손실도 모자 라 막 생겨난 노동조합과 운영진의 갈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었 던 탓이다. 모두가 손사래를 칠 때 민동세 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 나섰다. 더욱이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호언장담했다. 2년도 안 돼 그의 장담은 현실이 됐다. 도우누리는 광진구 지역에서 신생아 부터 산모, 노인,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 돌봄 서비스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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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 ‘적자’를 ‘흑자’로 돌린 협동조합의 힘

“국가 시설이라 임대료가 0원이다. 협동조합의 특성을 살리면 얼마든지 살려낼 수 있다고 믿었다.” 민 이사장은 적자의 원인을 방만한 경영 탓으로 진단했다. 그가 꺼낸 해결책은 경영의 투명성이다. 특히 비용 지출 방식의 불투명 성을 바로 잡았다. 1,000만 원이 넘는 지출에 대해서는 100% 공개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절감했다. 3개월마다 재무제표를 공개해 직원들이 볼 수 있게 했다. 그러 다 보니 직원들도 허투루 돈을 쓰지 않았다. 1년이 지난 뒤 지도· 감독 나온 공무원은 민 이사장의 연간 업무 추진비 3만 원 기록을 보고 ‘당신 일 안 했느냐’고 반문했을 정도다. 흑자로 돌아서자 직 원들에게 성과급을 나눠주고 환경 개선 예산과 운영 충당금 명목 으로 시설 적립금도 비축해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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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품질 서비스는 근로자의 행복에서 출발

도우누리는 2006년 서울 광진지역자활센터 안에 설치된 ‘늘푸른 돌봄센터’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신생아와 산모 위주의 돌봄이 었지만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도우누리는 현재 중랑요양원을 비롯해 재가 돌봄 서비스를 제공 하는 ‘늘푸른돌봄센터’와 장애아동의 정서적 치료를 돕는 ‘광진아 동청소년발달센터’ 등 3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3개 기관의 2015 년 연 매출은 71억 원에 이른다. 직원 수는 290명으로 이 가운데 127명이 취약 계층이다. 조합원 수는 192명으로 이들 중 요양보호 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많다. 도우누리의 사명은 좋은 일자리를 통해 바른 서비스를 제공하 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팍팍하다. 국 내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대략 170만 명으로 이 가운데 30만 명이 활동 중이다. 경쟁은 치열하고 처우는 열악하다. 도우누리는 이런 요양보호사 직업을 괜찮은 일자리로 탈바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좋은 서비스는 좋은 근로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권은자 씨는 도우누리에서 활동하는 8년차 요양보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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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관에 몸담고 있는 요양보호사 가운데는 4대 보험은커녕 근로계약서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습니 다. 도우누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도우누리 직원 모두는 파견이나 일용직이 아니라 직접 고용된 근로자다. 4대 보험 가입과 근로계약서 작성, 그리고 안정된 일자 리를 위해 퇴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대목은 상 대적으로 높은 임금이다. 하루 4시간씩 일하는 재가요양보호사의 경우 시급이 많게는 타 기관보다 700~800원이 더 많다. 시립요양원을 인수할 당시 적자 를 탈피하기 위해 원장을 포함해 관리직의 급여를 대폭 삭감했지 만 요양보호사의 급여는 업계 최고 수준인 170만 원 선을 유지했 다. 2016년 임금 협상에서는 기본급을 월 180만 원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의료수가가 워낙 낮아 만족스런 급여를 지급하는 데는 경영상 한계가 있다. 임금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없다면 다른 형태 로라도 만족을 줘야 한다. 도우누리가 선택한 방법은 교육을 통한 자기 성장과 소통을 중요시 하는 직장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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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성장의 기회 제공, 자신감과 직업 만족도 상승

도우누리에서는 5명 이상이 모여 소모임을 만들면 개인당 월 1 만 원씩 활동비를 지급한다. 댄스 모임과 노래 교실, 컴퓨터 교실, 영화 모임 등 다양한 동아리가 생겨났다. 동아리 제도는 힘겨운 감 정 노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 이 있다. 또 직원들끼리 유대감을 쌓아 협동조합에 자발적으로 참 여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2015년부터 1년에 한 번 1박 2일 전체 워크숍을 진행해 소속감과 연대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김미선(가명) 씨는 1년 전만 해도 도우누리의 요양보호사였다. 지 금은 전업해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회사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을 배려해주었어요. 책을 살 여력이 안 되는 걸 알고 교재를 프린트할 수 있도록 도와주 고 도서상품권을 넌지시 건네며 격려해줬습니다.” 그는 자격증 취득 후 마침 도우누리에서 사회복지사를 채용한다 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다. 민 이사장은 “내부에서 성장하는 사람이 눈에 보일 때 조직에 대 한 충성도가 높아진다”며 “처음엔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돈 벌러 왔다가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 켜보는 것이 큰 기쁨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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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보다 ‘미래’에 방점을 둔 발달장애 아동 교육

도우누리는 이 밖에 발달장애 아동의 정서적 치료를 도와주는 ‘광진아동청소년발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0여 명의 아이 가 이용하고 있다. 서비스는 유료로 국가바우처가 가장 많다. 발달 장애 아동을 위한 사설기관은 많다. 하지만 비싸다. 교수급이라면 1시간에 50만 원에서 100만 원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발달 장애는 저소득층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들에게는 넘기 어려 운 벽이다. 광진아동청소년발달센터는 사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치료사들이 도우누리가 추구하는 취지에 공감해준 덕분 이다. 도우누리는 당장의 치료 효과보다 미래 설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갈 데가 없다. 부모와 함께 졸업 후의 아이들 일자리 문제와 생활 문제를 어릴 때부터 준비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 조합원 스스로 돕는 소액 대출 사업 올해 시행

도우누리라는 이름 앞에 유달리 ‘1호’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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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다. 도우누리는 국내 최초로 국공립 사회복지 시설의 수탁운영 을 맡은 사회적기업이자, 보건복지부 인증 1호 사회적 협동조합이 다. 지역자활공동체로 출발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첫 사 례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표창과 서울시장, 기획재정 부장관, 노동부장관의 표창도 받았다. 돌봄 서비스와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도우누리의 실력을 인정한 셈이다. 도우누리는 조합원 소액대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월 330만 원씩 조합원 증자 운동을 펼치고 있다. 민 이사장은 “현재 출자금은 7,000만 원으로 불어났다”며 “2017년에 1억 원이 모이면 바로 대출 사업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란 취지를 살려 지역 네트워크의 활성화 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은 한 조직이 다 만들 수 없습니다. 연대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이 중 요합니다.” 도우누리는 올해 지역사회에 협동기금과 복지기금에 1,000만 원 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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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가와 시설 서비스 간 벽 허무는 요양원 건립이 목표

민 이사장은 서울시립요양원 운영을 맡으면서 깨고 싶은 장벽이 있었다. 재가와 시설 서비스 간에 벽을 허무는 일이다. 가장 이상 적인 돌봄 서비스는 집에서 서비스를 받다가 상태가 나빠지면 시 설로 가고, 시설에서 호전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재가 서비스는 일 4시간으로 한계가 있고, 시설은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벽을 깨면 사업자에게는 불리하다. 재가 서비스 를 받던 어르신이 시설로 들어가면 요양보호사가 그 기간에 일자리 를 잃는다. 시설 입장에서는 어르신이 재가 서비스로 돌아가게 되 면 공실이 발생해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 몰린다. 사업자 주체가 다르다 보니 서로 끝까지 돌보겠다고 우기는 부작용이 일어난다. 2013년 요양원과 재가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하는 기회를 얻으 면서 이 벽을 허물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걸림돌이 있었 다. 재가 어르신을 시립요양원으로 보내려 해도 대기자 적체가 많 아 제때에 넣어드릴 수가 없었다. 서울에는 시립요양원이 단 7곳으 로 대기자가 200~300명이나 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대기자 명단 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정도다. “포기할 것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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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꼭 필요한 것인데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희생을 감수하 고라도 뛰어들었어요. 그런 무모함이 모여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하루 빨리 협동조합의 규모를 키우려 합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요양원을 건립하려고요.” 민 이사장은 돌봄 사회 서비스란 사유재가 아니라 공공재라고 믿는다. 이 가치를 지켜내려면 협동조합 방식이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최초로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노인 전문 요양원의 탄생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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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

대표자주소

민동세

주소

서울 광진구 능동로 53 3층 (자양4동 508-1)

홈페이지

www.gjcare.net

대표번호

02-497-8373

법인 형태

사회적협동조합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0), 사회적협동조합(2013)

수상 내역

2009.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 공헌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제67954호) 2012. 노인돌봄(종합) 서비스 유공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제80903호) 2014. 사회복지의 날 기념 서울시장상 표창(제1698호) 2015. 기획재정부 협동조합 유공자 표창(제2015-713호) 2015. 고용노동부 일자리창출 노동행정유공 표창(제2015-513호) 2016. 서울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 인증(제2016-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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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원

투표. 도우누리 는 사회적 협동조합으 로 중요한 의사결정은 조합원의 투표 과정을 거친다. ⓒ도우누리

◀ ‌ 민동세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이 사. ⓒ도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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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

치료 수업. 시립중랑노 인전문요양원에 입소한 어르 신들이 원예 치료 수업을 받 고 있다. ⓒ도우누리

◀ ‌ 발달센터

놀이 치료 모래. 광 진아동청소년 발달센터는 장 애아동에게 언어 놀이와 미 술 심리 치료로 재활을 돕고 부모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 다. ⓒ도우누리

▶ ‌ 늘푸른돌봄센터. 재가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늘푸른

돌봄센터는 산모와 신생아 돌봄 서비스를 비롯해 노 인 종합 돌봄, 가사 간병 방문, 장애인 활동 지원 등 다 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준다. ⓒ도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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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일터로 발달장애인 자립 돕는다 :

세움 -이현숙 한겨레 서울& 기자 겸 지역네트워크센터장

도봉구청 1층의 카페 ‘화음’은 발달장애인에게는 아주 좋은 일터 다. 탁 트이고 밝아 일하기 좋고, 구청에는 늘 사람이 드나들어 사 회 적응 훈련도 자연스레 할 수 있다. 화음 카페에는 발달장애 청년 3명이 바리스타이면서 고객 서비스도 한다.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세움)’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만든 사회적기업 이다. 화음은 세움이 두 번째로 연 카페이다. 2010년 주식회사 세움이 만들어진 후 다음 해 4월 방학역 건너편 2층에 세움 카페를 열었다. 2014년 2월 말 임대 계약이 끝나면서 세움 카페는 문을 닫고 다른 공간을 찾아야 했다.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1년 넘게 수소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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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 제도, 구청 협조, 주민 후원이 큰 힘

다행히 2015년 4월 서울시 공모사업에 참여해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기업 유휴공간 지 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도봉구 여성 건강 카페 ‘화음’을 열 수 있었 다. 인테리어 비용도 지원받아 큰 도움이 됐다. 도봉구청의 담당과에서 평소 장애인과 부모들이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극적으로 도왔다. 구청은 1층을 근린생활 공간으 로 변경해 영업 허가를 내주었다. 사회적기업 지원 제도를 활용해 건물 청사 관리를 맡고 있는 시설관리공단과 매년 50만 원의 임대 료로 5년간 계약을 맺었다. 발달장애 청년이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 셈이다. 사회적기업 세움의 본사는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도깨비 시장 안에 있다. 본사에는 제빵 공방이 있다. 세움의 빵 공방과 카페 운 영에 지역주민은 힘을 보탰다. 주민은 카페를 모임 장소로 이용하 고 후원도 해줬다. 초기 세움은 엄마들이 무급 봉사로 만든 빵과 쿠키로 유지할 수 있었다. 2011년 4월 도봉구 마을기업으로 선정되어 매니저 인건비 지원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되었다. 2년 뒤 지원금이 끊겼지만 복지 관, 지역 단체 등에서 바리스타 체험 교실을 운영하면서 유지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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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2015년 도봉구청 1층에서 화음 카페를 열기까지는 시설과 장비를 지역복지관으로 옮겨 카페에서 일했던 발달장애인들의 훈 련을 이어갔다. 그들이 그동안 배운 기술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서였다.

‌ 장애 부모 네트워크, 일 경험 토대로 카페 창업

세움의 든든한 버팀목인 강미경 팀장이 그 길에 함께했다. 강 팀 장은 교육과 훈련, 카페 운영 총괄을 맡고 있다. 그는 2008년 방학 골 복지관에서 두레비전학교 장애인 직업 훈련 프로그램 진행을 하면서 세움의 부모, 청년들과 인연을 맺었다. 세움 부모들은 아이 들이 특수학교를 다니면서 1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사이였다. 성년을 맞은 발달장애인의 60%가 장애인 학교를 졸업하고 오 갈 데가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실제 서울시 성인 발달장애인 10 명 가운데 6명은 일자리는커녕 갈 곳조차 없다. 함께가는서울장애 인부모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서울시 성인 발달장애인 18,600명 중 5,000여 명(27%)만이 주간보호시설이나 장애인복지관 등을 이용 한다. 취업자를 뺀 61%는 오갈 데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강 팀장과 부모들은 발달장애 청년이 개별적으로 일자리 찾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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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기에 공동체 일터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아이템을 고민한 결과 카페를 만들기로 했다. 토 요일마다 오전에는 요리 활동, 오후에는 바리스타 교육을 시작했 다. 3년간 장애 청년들과 부모들이 같이 교육을 받았다. 8명의 부 모 가운데 2011년 마지막까지 남은 4명이 500만 원씩 출자금을 모 았다. 바자회 등에서 모은 수익금을 보태 카페 사업을 시작했다.

‌ 보호 대상에서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2016년 현재 화음 카페에서 일하는 3명의 발달장애인은 주 5일 하루 6시간씩 일한다. 최저임금 기준으로 월급을 받으며 2만 원씩 식대를 따로 받는다. 고객 응대를 맡은 이가영(28) 씨는 손님이 오 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주문받은 음료를 손님에게 내놓으 며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 고 목소리가 작아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는 예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지적 장애가 있는 이씨는 특수학교 전공과(전문대 과정)를 졸업한 뒤 지역 보호 작업장에서 2년 일했다. 손아귀 힘이 약한 그에게는 집게 만들기나 박스 접는 일조차 힘들었다. 그가 일할 수 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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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엄마와 함께 여기저기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던 중 두레비 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똑바로 걷지 못하고 아귀 힘이 약하지만, 표정이 밝고 인사도 잘해 고객 응대 일을 배웠다. 이씨는 카페 일을 하면서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사람들과 눈 도 못 맞추고 늘 자신감이 없었던 그가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피곤하고 몸이 아파도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한다. 집에 가서는 허리 아프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카페에 서 반나절 줄곧 서 있어도 군소리 없이 참아낸다.

‌ 바리스타로 자리 잡자 성격도 바뀌어

자폐성 장애인 김정애(30) 씨 역시 바리스타 일을 무척 좋아한 다.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만들 때 그의 표정은 무척 밝다. 특수학교 를 졸업하고 김씨는 장애인복지관을 다녔다. 그곳에서 취업 준비 훈련을 받으며 나사 조립과 박스 접기 등 단순 작업을 2년 동안 했 다. 그는 언어 장애로 표현을 잘 못하고 폐쇄성도 있어 거의 혼자 지냈다. 감정 기복도 심했다. 두레비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해 과일 깎기를 잘하는 능력을 찾 아냈다. 주스 만들기를 반복 훈련했다.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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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배웠다. 스스로 ‘바리스타’라고 말하는 김씨는 자주 오는 손님 을 알아차려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있 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변화에 예민하고 가끔 하던 문제 행동도 일하면서 많이 줄었다. 임사인(28) 씨도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다. 예전에는 맘대로 안 되면 가슴을 치기도 하고 의사소통을 잘 못하기도 했다. 힘 조절을 못해 세밀한 일을 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화음에서는 기억력이 좋 고 규칙이 정해지면 잘 지키는 장점을 살려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 다. 정해진 규칙을 바꾸면 받아들이는 데에 대개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렸던 임씨는 이제 거의 바로 적응한다.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방 법이 조금씩 달라져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 장애인 일터의 지속적인 운영 위한 제도화 필요

부모들은 세움의 든든한 기둥이다. 사실 부모들도 세움을 만들 어 카페를 열 때 지원이 없으면 유지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 런데 1년 넘게 독자적으로 꾸려보면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딸 이 카페 일을 하면서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김종옥 씨는 힘이 절 로 난다. 김씨는 “경증이라도 장애인이 취업해 적응하기가 쉽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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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요. 일반 학교에 다녔던 장애인도 3개월을 넘기기가 어렵죠. 성 인 장애인에게 공동체 일터 같은 좋은 일자리가 필요해요”라고 말 한다. 이씨의 어머니 윤경희 씨는 손재주가 좋아 제빵제과 자격증도 땄다. 처음 세움을 설립하고 카페를 만들어 운영이 힘들 때 열심히 빵과 쿠키를 만들어 힘을 보탰다. 이제 두 번째 카페가 자리를 잡아 가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고 한다. 게다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 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즐겁다. 부모들과 강 팀장은 이들의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지속해 나갈 지 늘 고민이다. 세움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윤씨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이직 없고 퇴직 없는 좋은 일자리를 세움이 지속적으로 만들 어 가기 위해 지원 사업이 끝난 뒤 어떻게 운영해갈지 고민스럽다” 고 말한다. 성인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일터가 복지와 일자리 가 결합한 노동 통합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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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주)세상을움직이는힘(세움)

대표자

윤경희

주소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656 도봉구청 1층

대표번호

070-4251-4264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5)

◀ ‌ 세움이

2015년 도봉구청 1층에 연 카페 ‘화음’은 3명의 발달장애 인 청년에게 소중한 일터이며 사 회와의 소통의 장이다. ⓒ장철규 서울& 기자

▶ ‌ 윤경희(왼쪽)

대표는 딸 이 가영(오른쪽) 씨가 도봉구청 화음 카페에서 일하면서 훨 씬 건강해졌다고 말한다. ⓒ 장철규 서울& 기자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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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윤리의 씨앗을 심다 아이쿱생협 | 한살림 | 행복나래 | 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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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던 지역 생협 6곳, 국내 최대 생협되기까지 :

아이쿱생협 -차형석 시사IN 취재1팀장

iCOOP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아이쿱생협)은 한살림, 두레생협과 더불어 대표적 생협으로 꼽힌다.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85개 회 원조합, 사업액(매출액) 5,256억 원에 이른다. 조합원 숫자는 23만 명 을 넘어섰다. ‘자연드림’이라고 이름 붙인 아이쿱생협 매장이 전국 적으로 180여 개에 달한다. 아이쿱생협은 1997년 6월에 여섯 개의 생협(부평생협, 부천생협, 안산 생협, 수원생협, 대전한밭생협, 볕내생협)이

모여 탄생한 연합 조직이다. 이

들 지역 생협들은 짧게는 3~4년, 길게는 7~8년 동안 독자적으로 활 동해오던 지역조합들이었다. 그때 상황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했다. 6개 지역조합의 연매출은 15억 원 수준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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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당시 이들 지역조합의 누적 적자 총액이 5억 원에 이르렀다. 1990년대 초반에 출범했던 생협의 60퍼센트가 파산할 정도로 상황 이 나빴다. 이들 6개 생협도 마찬가지였다. 언제 문 닫을지 모르던 지역 생협이 ‘마지막 승부수’로 힘을 모은 게 아이쿱생협이었다. 망해가던 6개 지역 생협이 모여 어떻게 지금의 성과를 이루었을 까. 그 변화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오늘은 수많은 어제가 쌓인 결과물이고, 과거의 상황과 선택이 이어진 게 지금의 모습이다. 몇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아이쿱생협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았다. 아이쿱생협에는 ‘조합비’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협동조합을 가입할 때는 출자금 말고 한 달에 한 번 조합비를 낸다. 왜 이런 제 도가 생겼을까? 아이쿱생협은 이 조합비 제도의 시행을 ‘위기 탈출 넘버원’으로 꼽는다. 조합비 제도를 시행한 것은 1997년이었다. 당 시 아이쿱생협에서 간부들의 고민은 ‘왜 이렇게 생협이 힘들까’였 다. 조합원에게 전화를 해 물품 구매를 권하는 이른바 ‘모니터링’이 주요 일과 중 하나였을 때였다. 초창기 아이쿱생협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노동운동, 지역운동의 방편으로 생협을 선택한 이들이 많 았는데, 생협의 경영난 때문에 활동보다는 ‘물품 판매’를 더 고민해 야 할 지경이었다. 그때 타개책으로 등장한 게 조합비 제도였다. 설명하면 이렇다. 협동조합도 조합 운영비, 인건비 등 재정이 필요하다. 보통은 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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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팔 때 마진을 붙이고 이중 일부를 재정으로 활용한다. 조합비 제 도는 생협 재정을 만드는 방식을 바꾸어보자는 취지로 도입되었 다. 가령 조합이 물품을 1만 원에 사왔다면 조합원에게 1만 원에 공 급하자. 대신 조합 재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조합원이 n 분의 1로 내게 하자는 것이다.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은 그렇지 않 은 조합원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조합비 제도를 도입하고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이쿱생 협 초창기에 지역조합인 부천생협에서 시범적으로 3개월가량 조 합비 제도를 운영해 보았다. 당시 조합비를 월 25,000원 정도로 책 정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이전보다 2.7배 정도 1인당 이용률이 높 아졌다. 조합비를 낸 조합원 입장에서는 많이 구입하면 구입할수 록 자기가 낸 조합비 이상의 이익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물품 이용 을 더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아이쿱생협 매장인 자연드림 영수증 을 보면 일반가로 샀을 때의 가격과 조합원 가격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적혀 있다. 일정 이상 물품을 구입하면 일반가로 구입하는 것보다 조합비를 내더라도 조합원 가격으로 구입하는 게 이익이 다. 1인당 물품 이용률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조합비 제도는 조합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먼저 조합비를 걷 으면서 조합 재정이 안정화되었다. 또 조합의 활동 방식에도 영향 을 미쳤다. 신성식 아이쿱생협 경영대표의 말이다. “예전에는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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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나오면 매일 조합의 재정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 면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까 고민했다. 매출이 조합 재정을 좌지우 지하니까. 그런데 조합비 제도를 도입하면서 고민의 지점이 달라 졌다. 조합 활동가들이 예전에는 물품 판매를 고민하다가 이때부 터는 조합원을 한 명이라도 늘리는 쪽으로 고민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교육과 홍보에 주력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조합원 리더들 이 생협의 정체성을 정립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업 은 연합조직에서 주로 하고, 지역조합은 조합원을 조직하고 교육 하는 식으로 역할이 자연스럽게 분리되었다. 초창기 아이쿱생협 리더들이 조합비 제도와 더불어 중요하게 여 겼던 게 ‘물류 혁신’이었다. 처음에는 각 지역 생협이 매장과 창고 를 갖고 있었다. 6개 조합의 누적 적자가 5억 원대로 무척 좋지 않 았을 때였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꼭 필요했다. 당시 아이쿱생협은 물류 단계를 줄이는 선택을 한다. 지역조합이 운영하던 매장을 없 앴다. 예전에는 생산자가 물건을 물류창고로 보내고, 다시 지역조 합의 작은 창고로 보내고, 거기에서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 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지역조합에서 주문받은 전표를 모아서 연 합조직 물류센터에서 직접 가정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나중에는 인터넷 주문 방식을 도입했다. 지역조합의 창고와 매장 을 없애 인력과 비용을 절감한 것이다. 그렇게 10년가량 지나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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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의 경영이 안정기에 들어서자 ‘자연드림’이라는 이름으로 매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후 매장은 그 자체로 홍보 창구가 되 었다. 조합원 가입이 늘어났다. 아이쿱생협에도 큰 위기가 있었다. 2000년 12월 27일 아이쿱생 협의 시흥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창고 두 동 가운데 한 동 이 전소했다. 공식 집계액이 1억 7,000만 원. 당시 아이쿱생협의 공 급액이 53억 정도였으니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았다. 출범 3년차 아이쿱생협의 최대 위기였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2억 5,000만 원이 넘는 돈이 필요했다. 방안을 놓고 논의하다가 “협동조합인데 협동 조합 방식밖에 더 있습니까”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당시 정기 예금 이자가 7~8퍼센트 대였는데, 1년 후 10퍼센트 이자 중 5퍼센 트는 조합에 출자하고 나머지 5퍼센트를 원금과 함께 현금으로 찾 아간다는 조건으로 조합원 모금을 시작했다. 모금액이 1억, 2억이 넘어갔다. 최종적으로 모인 금액이 2억 8,600여만 원이었다. 화재 사건 이후 그 극복 과정은 아이쿱생협 조합원에게 감동으로 남았 다. 당시 아이쿱생협 초대 회장을 맡았던 신철영 클러스터추진위 원회 위원장(현재)은 “조합원에게 돈을 꿔 물류센터 화재를 복구한 경험은 우리 조직의 저력을 확인한 것이다. 또 이후 ‘돈이 필요하면 조합원으로부터 모아서 쓴다’는 아이쿱생협의 전통이 생기는 계기 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쿱생협은 구례에 있는 자연드림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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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와 괴산 클러스터를 만들 때도 ‘조합원 차입’을 했다. 2004년 6월 더불어식품 사건 등 몇 차례 물품 사고는 아이쿱생 협의 자체 인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품 공급자가 우리밀 제품이라고 해놓고 여기에 미국산 밀을 섞는 식으로 ‘혼입 사건’을 몇 차례 겪었다. 생협은 조합원의 신뢰가 중요하다. 일반 마트에서 식품 사고가 나면 소비자는 대개 생산회사를 문제 삼지 유통처인 마트를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생협에서 물품 사고가 발생하면 조합원은 생협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된다. 생협은 조합원의 신뢰에 기반을 둔다. 아이쿱생협은 철저한 정 보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또 아이쿱생협은 몇 차례 물품 사고를 겪 으면서 유통 과정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강화했고, 자체적으로 인 증센터도 만들었다. 구례, 괴산에 들어서는 클러스터는 물류비용 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식품 창고를 통합 관리하면서 ‘혼입 사건’을 원 천적으로 막는 부수 효과를 가져왔다. 아이쿱생협은 2007년에 자신들의 핵심 정체성을 ‘윤리적 소비’ 로 정했다. 초창기에는 그야말로 언제 망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통의 이념이나 가치를 정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10년 가까이 되면서 공통의 정체성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고 여겨 조 합원의 토론을 통해 ‘윤리적 소비’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아이쿱생 협 조합원은 일상 속에서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여 도농이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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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농약과 화학비료, 식품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한 식품을 이용함으로써 친환경농업과 환경 보호를 실천한다. 또한 생산자와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의 가치를 보 호한다.’)

아이쿱생협의 초창기를 떠올려보면 지금 아이쿱생협의 성장은 ‘기적 같은 일’이다. 작은 지역 생협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다른 협동조합이 참고할 만하다. 신철영 클러스터추진위원회 위원 장이 했던 다음과 같은 말처럼 말이다. “조합 간부에게 말할 기회가 있으면 이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작고 초라하게 시작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사실상 다 망한 조직들 이 차마 깃발을 내리지 못하고 모여들어서 시작한 게 아이쿱이었 다. 지금 협동조합이 많이 생겼는데 대체로 시작한 후가 어렵다. 그런 작은 조직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주고. 다 찌그러져 가던 생협들이 저렇게 컸구나. 우리 (작은 협동조합)도 저렇게 될 수 있다고 하는 가능성을 갖고 힘을 좀 얻

게 하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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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iCOOP생협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로 62길 1

홈페이지

www.icoop.or.kr

대표번호

02-2181-7900

법인 형태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인증·등록 사항 ‌ 2008년 사단법인 창립, 2012년 생협 등록

▲ ‌ 자연드림

매장. 아이쿱생협은 ‘자연드림’이라는 브랜드의 매장 180여 개를 전국에 두 고 있다. ⓒ아이쿱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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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흥 물류센터 화재 현장.

2000년 12월 27일 물류센 터 화재 이후 ‘조합원 차 입’은 아이쿱생협의 전통 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 쿱생협

◀ ‌ 구례

자연드림 파크 사진. 아이 쿱생협은 물류 혁신, 식품 안전 강화 등을 위해 구례, 괴산에 클 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아이 쿱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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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 자본주의를 넘어 새로운 사회를 열다 :

한살림 -김종철 오마이뉴스 경제부장

‘한 그릇의 밥이 한울과 자연의 젖이요, 이웃들의 땀인 줄 안다면 한울과 땅, 그리고 이웃의 고마움을 알고 되갚을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1989년 10월 29일 ‘한살림 선언’의 한 구절이다. 국내 대표적인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자리 잡은 한살림이 올해로 30년을 맞았 다. 1986년 작은 쌀가게에서 시작한 한살림은 2015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22개의 회원 생협과 60여만 세대의 소비자 조합원을 갖고 있다. 전국에 생산자 회원만 2200세대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전 국에 걸쳐 있는 매장 수만 200여 개, 조합원에게 매일 친환경 물품 을 공급하는 직거래 규모만 보면 연 3,600억 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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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 척박한 협동조합 환경과 경제위기 속에서 그들 은 묵묵하게 자신들의 길을 걸어왔다. 자연생태계 파괴와 인간 소 외, 시장 만능과 천민 자본주의에 반기를 들고 생명의 순환과 공생 을 외쳤다. 그리고 이제 그들 스스로 성장을 넘어선 성숙된 새로운 사회를 고민하고 있다.

‌ 장일순과 박재일

‘한살림’의 ‘한’은 큰, 하나, 전체, 모든 생명을 말한다. ‘살림’은 살 려낸다, 산다는 뜻이다. 이 두 말을 합친 ‘한살림’은 모든 생명이 한 집에서 살림하듯 함께 살자는 뜻이다. 한살림 운동은 현대 자본주 의 사회가 낳은 생태계 파괴와 생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생긴 시 민운동이었다. 생명에 대한 존엄과 귀함, 순환과 공생, 자립을 소중 히 여겼다. 이런 한살림 운동의 정신적 뿌리는 원주 대성중고등학교 설립자 인 고故 무위당无爲堂 장일순 선생이다. 사실 그는 우리나라 협동조 합 운동에서 사상적인 큰 스승으로 통한다. 리영희를 비롯해 김종 철, 김지하, 김민기, 김성동 등 당대 지식인이 존경했던 재야의 어 른이었다. 하지만 장일순 선생은 자신이 두드러지는 것을 원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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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고, 스스로 낮은 곳에 두면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사상적인 큰 스승이면서도 책 한 권 쓰지 않을 정도였다. 그가 남긴 “나락 한 알 속에도 우주가 있다”, “밥이 곧 하늘, 모든 생명은 하나”라는 말은 생명 사상을 상징했다. 아주 사소한 생활 속에서부터 함께 일하고 더불어 나누며 서로를 모시는 일이 생명 사상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또 장일순 선생의 공동체 운동은 자본 가의 약탈에 대한 대항 수단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존재 법칙을 실 현하자는 것이었다. 상호 대립이 아닌 상호 공생을 추구한다는 것, 한살림 운동은 이런 생각을 구체화한 것이다. 장일순 선생과 국내 친환경 농업과 생협 운동의 기초를 다진 사 람이 또 있다. 고故 인농仁農 박재일이다. 그는 1960년대 학생 운동 을 하다 옥살이를 하고, 1969년 장일순이 있는 원주로 내려가 사회 개발위원회 등에 참여했다. 1980년대부터 장일순과 지학순 주교 등과 함께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넘어 시장 논리와 산업주의의 한 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1986년 12월 서울 제기동에서 한실림 생협의 모체가 된 쌀가게 ‘한실림 농산’을 열었다. 도시와 농촌이 모두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한 생명 중심의 사회운동이었다. 그의 운동 은 생협 운동과 친환경 농업의 확산 등으로 이어졌고, 국내 협동조 합 운동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 8월 19일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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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순간까지 ‘한살림’으로 살았던 그였다. 그 한살림이 30세를 맞았고, 60만 세대 소비자 조합원과 2,200가구의 농민 생산자 조합 원을 거느린 거대 생협으로 컸다.

‌ 30년 쌀 한 톨의 신뢰,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만들다

한살림의 성장에는 생명 사상에 바탕을 둔 소비자와 생산자의 믿음과 신뢰가 깔려 있다. 이 같은 신뢰의 바탕에는 1989년 10월에 만들어진 ‘한살림 선언’이 있다. ‘한살림 선언’에는 세 가지 운동이 들어 있다. 하나는 밥상 살림 운동이다. 자연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먹거 리를 생산하고, 이웃과 건강한 먹거리를 나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농업 살림 운동이다.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친환경 유 기 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만드는 것. 이를 통해 죽어 가는 땅 을 살아 숨 쉬는 땅으로 되살려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 이다. 마지막으로 생명 살림 운동은 생명의 가치를 두고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시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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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운동 철학은 실제 물품이 만들어지는 현장부터 소비하 는 매장과 조합원의 실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물품에는 엄 격한 취급 기준이 적용되고, 산학 협력으로 세워진 식품분석센터 에서 방사능, 잔류 농약, 항생제 잔류 검사 등이 실시되고 그대로 공개된다. 또 소비자 조합원이 참여하는 가공품위원회와 농산물위 원회 등에서 물품을 직접 심의한다. 곽금숙 한살림연합 상임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생산자와 소비 자가 직접 만나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왔다”면서 “2015년에만 13,000명의 소비자가 886회나 생산지를 방문해서 자신들의 먹거리 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박근모 한살림연합 과장은 “소비자가 한살림을 찾는 이유는 물 품에 대한 신뢰와 함께 투명하고 합리적인 가격 구조도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살림 물품은 같은 제품이라도 대형 마 트보다 가격이 대체로 싸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거래하는 방 식을 취하는데다 가격 역시 함께 정하기 때문에 가격 자체가 합리 적이다. 농산물의 경우 파종 전부터 가격과 생산량, 생산 면적 등을 미 리 정하고, 계획된 생산량을 모두 소비한다. 소비자는 시장 가격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가격으로 물품을 제공받고, 생산자 입장에서도 적정한 소득을 보장받고, 친환경 유기농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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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박한 시장 만능주의를 넘어 새로운 사회를 열다

이뿐만이 아니다. 먹거리를 통한 생명 운동부터 삶과 사회를 변 화시키기 위한 운동도 펼치고 있다. 미래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탈핵 운동부터 유전자 변형 제품GMO 반대 운동, 병 재사용 운동,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 등 다양한 영역으 로 확대되고 있다. 곽금숙 상임대표는 “친환경 생활의 실천과 마을공동체 회복, 지 구 환경보호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밥상과 에너지, 지구환 경의 위기를 극복하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더 나은 세상을 만 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15년 전 한살림 유기 농산물을 구입한 이후 한살림과 인연을 맺 었다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희망을 일 구어온 것은 ‘거대한 서사’보다 이타적인 ‘작은 손보기’ 같은 의미 있는 실천”이라고 말했다. ‘한살림 30주년 기념 대화마당’에서 특별 강연을 했던 김 명예교수는 “한살림은 중요한 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회운동의 일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생산과 분배에서 정의를 확보하고, 인간 소외를 최소 화할 수 있는 사회를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자본주의의 문 제점을 고치고 새로운 사회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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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했다. 작은 실천과 꿈은 중요한 인간의 발전이고, 한살림은 그러한 작고 큰 작업의 일부라는 것이다. “한살림은 완성된 게 아니라 생활하는 사람들이 하루하루 삶을 통해서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거지요.” 박재일 선생의 말이다. 그가 30년 전에 세운 쌀가게 한살림은 많이 변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시 작이다. 지속가능하고 새로운 사회라는 그와 우리의 꿈은 생활 속 에서 작은 실천과 함께 이뤄질 것이다.

<기업 정보> 기업명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대표자

곽금숙

주소

서울 서초구 서운로 19 서초월드 4층 (서울사무소)

홈페이지

www.hansalim.or.kr

대표번호

1611-0800, 02-6715-0800

법인 형태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인증·등록 사항 ‌ 1986년 한살림농산 창립, 1988년 소비자협동조합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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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6년 12월 서울 제기동에 한살림생협의

모체인 ‘쌀가게’ 한살림 농산. ⓒ한살림

▲ ‌ 인농 고(故) 박재일 선생. 1985년 원주소비자

협동조합을 만들어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고, 1986년 한살림 농산을 열었다. 생명 중심의 사회운동을 통해 생협과 친환경 농업 확산에 기여했다. ⓒ한살림

◀ ‌ 2014년 쌀 관세화 시장 개방 반대에 나

선 한살림 조합원들이 ‘쌀’ 글자 만들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한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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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70억 사회적 선물 품은 ‘큰 날개’ :

행복나래 -배현정 한경 MONEY 기자

사회적기업 이든밥상의 문덕암 대표는 2015년 12월 은혜로운 선물을 받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꼬박 석 달을 준비하면서도 긴가민가했어요. 정말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대표 상품인 ‘자연산 치즈 돈까스’가 홈쇼핑에서 처음으로 방송 되며 1억 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연매출 6,000만 원을 단 1회 방송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문 대표는 전문 경영인이 아닌 목사다. 지역아동센터의 결식아 동을 돕다가 ‘아이들 학비라도 보태고 싶다’는 생각에 돈까스 사업 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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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원금이 끊기면 10명 남짓한 직원 월급을 어떻게 줄지 걱정했 다. 그때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 행복나래가 이든밥상의 ‘동반자’가 돼줬다. “행복나래에 돈까스 판매를 문의했는데 홈쇼핑 방송에까지 출 연하게 됐어요. 홈쇼핑 관계자 미팅에서 제품 준비, 납품까지 너무 막막했죠. 경험 많은 행복나래가 하나하나 챙겨줬기에 가능한 일 이었어요. 만일 그때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요? 성공 적인 방송 이후 자신감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 대기업·납품업체의 ‘갑을 관계’에서 생태계 동반자로

아름다운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의 수호천사 역할을 자처 한 행복나래는 SK그룹의 구매전문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판로를 열어주는 것을 비롯하여 홈쇼핑 등 외부기 관과의 협업도 지원한다. 이든밥상과 같은 행복나래의 사회적기업 협력사는 232곳(2016년 10월 기준)에 이른다. 이문근 행복나래 SE마케 팅팀 팀장은 “행복나래의 지원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성공 경험을 쌓은 사회적기업이 더 이상 지원받지 않아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 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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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래는 SK그룹의 영리기업이었던 MRO코리아가 2011년 사 회적기업으로 전환 선언을 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기업으 로 탄생했다. 대기업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문제의 해 결사로 팔을 걷어붙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수익 전액 사 회 환원’으로 사회적기업을 돕는 행복나래는 2014년 사회적기업의 날에는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시작은 마냥 꽃길이 아니었다. 당시는 대기업의 MRO 사업이 ‘그 룹의 뒷주머니’ 논란에 휩싸였던 때였다. 이로 인해 회사들이 규모 를 축소하거나 아예 사업을 접는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SK그룹은 이례적으로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택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수익 환원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넓혀 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공룡 회사’가 고만고만한 사회적기업이 활동하는 사회적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것은 아닌지, 사회적기업으로 돈 벌어 다시 영리기업 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가 따랐다. 2012년 사회 적기업 인증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2013년 비로소 사회적기 업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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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민 은행의 유누스 박사가 반한 비즈니스 모델

빈민을 위한 소액대출 은행 ‘그라민 은행’을 설립해 노벨평화상 을 수상한 유누스 박사는 2013년 방한 당시 행복나래의 사회적기 업 전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 20만 가지의 품목을 사고 파는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대기업과 영세 사회 적기업을 잇는 상생 플랫폼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행복나래는 구매 전문업의 특성을 살려 매년 사회적기업 제품의 구매를 늘려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 전환 선언 직후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700여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후보 700여 기업 중 2012년 1차 협력사 로 선정된 곳은 32개에 불과했다.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하는 품목 이 커피, 과자, 종이, 장갑 등 매우 제한적이었고, 행복나래에 납품 할 정도의 역량을 갖춘 곳도 적었던 탓이다. 사회적기업의 문호를 넓혀주기 위해 사회적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우선 구매 제도를 도입했다.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사회적기업에게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지 원한다. 이를테면 행복나래의 지원금을 받고 울샴푸를 개발한 한 사회적기업의 경우 소비자 평가를 거쳐 다시 행복나래에 납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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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렇게 행복나래와 협력 관계를 맺은 사회 적기업은 해마다 쑥쑥 늘어나고 있다. 2013년 54개, 2014년 98개, 2015년 187개, 2016년 10월 기준으로는 232개에 달한다. 이들 사회 적기업에게서 우선 구매하는 제품 액수도 2012년 17억 5,000만 원 에서 2015년에는 272억 2,000만 원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외에도 홈쇼핑을 연계하고, 명절에는 사회적기업 판촉전을 마 련하는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군산의 사회적기업 아리 욜수산의 윤병근 이사는 “우리 영업사원들이 뛴다 해도 문전박대 를 당하기 십상인데 행복나래가 대기업 구매 담당자 앞에서 판촉 을 벌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성과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주어 혁신을 유도 하는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와 세계 최초의 풀타임 사회적 기업 MBA 코스인 ‘KAIST SE MBA’에도 장학금을 지원한다. 2016년 에만 SPC 지원에 30억 원을 후원했고, KAIST SE MBA에는 18억 원 을 지원했다. 그렇다면 행복나래는 어떻게 이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을까. 백낙 현 행복나래 SE혁신센터장은 ‘다른 사회적기업을 돕기 위해서는 행 복나래부터 경영을 잘하는 것이 기본 미션’이라고 말했다. 고객사 와 최고 품질 자재와 서비스를 제공해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높여 가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이를 발판으로 협력사가 더 많은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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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실제 행복나래는 사회적기업 전환 후 재무적 가치를 높였다. 2015년 매출액은 2,716억 원이다. 2012년 1,543억 원에서 3년 새 무 려 2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순이익 역시 급증세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기 전인 2010년 순이익은 5,000만 원 수준이었으나 2015년 에는 순이익이 41억 2,000만 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회적 기업 전환 후 내실이 더 단단해진 것이다. 글로벌 모델로의 성장 가능성도 탐색 중이다. 2013년에는 중국 에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회적기업 제도가 제대로 뿌리를 내 리지 못해 이들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은 어려운 형편이다. 대신 중 국 법인에서 거둔 수익을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에 쓰도록 지원한 다. 2015년에는 북경SK행복공익기금회에 4억 원을 후원했다.

‌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다

변화는 외형적 성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직 문화에 자부심 이 넘쳐나는 것이 무엇보다 값진 소득이다. 신규 채용 시 경쟁률이 뛰었을 뿐 아니라 이직률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2010년 사회적기 업 전환 이전만 해도 124명 직원의 연간 이직률이 29%나 됐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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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전환 발표를 한 2012년에는 15%로 뚝 떨어졌고, 2013년 이후 에는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기업 미션을 기존의 영리 목적에서 사 회적 목적으로 변경한 뒤 구성원의 자긍심이 높아진 것이다. 백 센 터장은 “우리를 통해 자립의 길로 나아가는 사회적기업이 많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는 행복나래 내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 위로 점점 전이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중고 휴대폰 재활용 사업을 하던 T에코센터를 2013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했고, SK이노베이 션은 2012년 페루 액화천연가스 유전 개발 지역에 ‘SK야차이와시’ 를 설립했다. 행복나래의 영리기업 협력사도 사회적기업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가구 제조 및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동연디자인은 2014년 9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행복나래는 사 회적기업 전환 경험 및 조직 문화 형성을 조언해주고 일부 설비도 지원했다. 이후 동연디자인은 더 ‘잘나가는’ 회사가 됐다. 2013년 92억 원이던 매출은 2015년에는 159억 원으로 상승했고, 2015년에 만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10명의 근로자를 더 채용했다. 함께 협력하면 사회적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작은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진정성을 전한다면 ‘이로운 날갯짓’이 생태계에 큰 변화의 바람으로 전파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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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행복나래

대표자

김태진

주소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89-31

홈페이지

www.happynarae.co.kr

대표번호

02-2621-4875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3)

▲ ‌ 홈쇼핑 판매 모습. ⓒ행복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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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나래와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벤치마킹 투어. ⓒ행복나래

▲ ‌ 명절 카탈로그. ⓒ행복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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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나래 크라우드 펀딩 ⓒ행복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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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윤리의 씨앗을 심다 :

아름다운가게 -김종철 오마이뉴스 경제부장

“아무리 봉사활동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받는 게 더 많아지더군요. 그러면서 웬만한 어려움은 저절로 포용이 되던 데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이 넓어지고 있었던 거죠.” 차명욱 씨 이야기다. 그는 부천 중동의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한 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원봉 사다. 지난 2002년부터 올해로 14년째다. 시간으로 따지면 1만 시 간이 훌쩍 넘는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분야 에서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연구해보니,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피나는 노력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차씨는 “아들이 입시를 준비하고 있을 때 아름다운가게 일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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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했다”고 했다. 아들의 대학 입학 이후에도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 다는 생각이 오늘날 차씨를 만들었다고 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는 차씨와 같은 자원봉사자를 ‘활동 천사’라고 부른다. 전국 매장에 서 매년 7400여 명의 ‘천사’가 판매원으로 일한다. 사실 이 같은 천사들은 아름다운가게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존 재다. 단순 판매원뿐 아니라 ‘나눔과 재사용’이라는 아름다운가게 의 목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실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리고 이들과 함께 14년을 버텨온 ‘아름다운가게’는 한국 사회에 새 로운 소비 문화뿐 아니라 기부와 나눔을 통한 사회 개혁의 장을 열 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 아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

2001년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 사무실 앞 길거리에서 알뜰시장 이 열렸다. 활동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집에서 쓰다가 버리기 아 까운 물건을 들고 나왔다. 그들뿐 아니라 주변 시민도 참여했는데 반응은 뜨거웠다. 물론 이런 시장은 이미 예전부터 우리 동네 주변 에도 있었다. ‘아나바나 운동’이나 교회, 학교 등에서 진행해온 알 뜰장터, 바자회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들 행사들은 대체로 소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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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단순 일회성 이벤트로 끝 내지 않고 지속가능한 운동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아름다운가게’도 기업이다. 물론 우리가 그냥 일컫는 주식회사 와 같은 기업은 아니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 법인인데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된 다. ‘나눔과 자원의 순환운동’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다. 단지 쉽게 소비하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쓰고 나눠 쓰면서 우리 환경과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기업 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기업이 과연 자본주의의 치열한 시장 경쟁 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름다운가게’는 시민이 기증한 헌 물건을 판매하고, 그 과정에 서 발생한 수익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단순한 구조다. 쉽게 말하 면 평소에 잘 쓰지 않으면서 갖고 있는 물건을 기증받아서 이를 되 팔아 이익을 얻는 형태다. 수익은 소년소녀 가장뿐 아니라 소외 계 층, 제3세계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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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과 자원 재사용만으론 안 된다? 시민과의 소통, 상품의 혁신성

가게 구조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들 역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만만치 않다. 대체로 기증받은 물건을 되팔아 수익을 올리 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디자이너가 참여해 완전히 새로운 상품 을 개발하기도 한다. ‘에코파티 메아리’는 아름다운가게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재활용 디자인 브랜드다. 주로 헌 옷이나 소파 가죽, 공사장 가림막 등 쓰 레기로 버려지는 소재를 이용해 개성 있는 패션 용품으로 다시 만 들고 있다. 주로 가방을 비롯해 완구, 사무용품, 문구 등이 판매되 고 있다. 에코파티 메아리는 국내에서 재활용 디자인 상품을 단독 브랜드로 발전시킨 첫 사례다. 2009년 초에는 뉴욕의 현대미술관 MOMA에

상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또 물건을 기증받거나 자체 개발도 하지만 다른 공익적 제품을 발굴해 팔기도 한다. 2010년부터 판로가 없어 제대로 팔 수 없었던 공익 상품이 전국 아름다운가게 매장 진열대에 올라와 있다. 공익 상품은 주로 사회적기업이나 공정무역, 자활·장애인 단체 등이 개 발한 것이다. 2011년부터는 공익 상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인 ‘뷰티 풀마켓’을 열었고, TV 홈쇼핑을 통해 판매를 개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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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가게의 14년, 한국 사회를 바꾸다

이들의 나눔과 순환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해외로도 눈길을 돌리 고 있다. 공정무역을 통해 저개발 국가의 농부와 노동자의 수익을 보 장해주는 것과 함께 인도와 네팔 등 갠지스 강 유역의 상습 수해 지 역 주민을 도와주는 ‘나마스떼, 갠지스!’라는 사업도 계속되고 있다. ‘굿모닝 베트남’ 프로젝트의 경우 2009년부터 베트남 소수민족 어린이의 교육 기회를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또 현지 베트남 교사 의 인식과 교습 방법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밖에 네 팔과 필리핀 등에서는 ‘아름다운 도서관’ 프로젝트를 통해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를 파는 ‘아름다운 무역’은 제3세계 커피 원두 생 산 농가의 경제적 자립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국제 시세와 상관없 이 일정 금액을 하한가로 정해놓고, 커피 원두를 사들인다. 판매가 의 20% 이상이 제3세계 생산자에게 되돌아간다. 2016년 12월, 아름다운 가게의 수익 나눔액이 400억 원을 넘어 섰다. 일반 기업으로 따지면 매출인 셈이다. 또 2016년 한 해 동안 의 기증품 수가 1억 점을 돌파했다. 차명옥 씨와 같은 자원활동가 는 매년 7,000명이 넘고, 차씨는 누적 활동 시간만 1만 시간을 넘기 기도 했다. 전국에 걸쳐 120여 매장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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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년 동안 ‘아름다운가게’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사회운동 모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단순 기부와 나눔을 넘어서 좀 더 다 양한 사회적기업과 제품, 혁신기업가들이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나오고 있다. 홍명희 아름다운가게 이사장은 “우리는 누구도 혼자 서는 살아갈 수 없다”면서 “자원을 아끼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나의 시간과 노력을 나누는 것에서 우리는 서로의 연결고리를 더 튼튼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정보> 기업명

아름다운가게

대표자

홍명희

주소

서울시 성동구 천호대로 362 (용답동)

홈페이지

www.beautifulstore.org

대표번호

1577-1113, 02-3676-1009

법인 형태

재단법인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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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가게 내부 모습. ⓒ아름다운가게

▲ ‌ 아름다운가게 외부 모습. ⓒ아름다운가게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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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서 장인으로 삼성떡프린스 | 웹와치 |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 리드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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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송편만 3톤 빚는 ‘조용한’ 떡집의 비밀 :

삼성떡프린스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겸 머니투데이 쿨머니 에디터

추석 대목에만 3톤의 송편을 빚는 떡집이 있다. 많을 때는 7톤이 나 된다. 송편 7톤의 무게라면 1톤짜리 트럭 2대를 꽉 채우고도 넘 치는 분량이다. 영세한 떡집이라면 최소 10년에 걸쳐 판매하는 양 이다. 그 어마어마한 양을 소화해내는 곳은 사회적기업 ‘삼성떡프 린스’다. 삼성농아원 법인 산하 장애인보호작업장 떡프린스는 청각장애 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0년 컴퓨터 기술을 가르치 는 훈련장에서 떡 만드는 사업장으로 전환했다. 7년이 지난 2017 년, 3년 연속 서울시가 선정한 안심 떡집이자 동작구의 유일무이한 우수 사회적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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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아원에서 우연히 찾은 남다른 재주꾼들

동작구 양녕로 30길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면 삼성농아원 입구에 아담한 카페가 보이고 그곳에 떡프린스가 있다. 당일 제조, 당일 배 송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이른 아침부터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 알 록달록한 떡이 손님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기계음만 요란할 뿐 사람의 말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곳 에서 일하는 직원은 대부분 청각장애인이다. 대화는 수화로 이뤄 진다. 작년부터 지적장애인도 몇 명 합류했다. 이들 중 가장 솜씨 가 뛰어난 김창수 씨. 그는 7년 전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후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이곳에서 열심히 기술을 익혀 지금은 떡의 달인이 됐다. 2016년 봄에는 함께 일하는 동료 선익 씨와 혼례를 치러 새 가정을 꾸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른 시설에 있던 동생 도 이곳으로 데려와 형 노릇도 척척 해낸다. 이 들 세 사람의 재기를 도와준 건 사회복지사이자 떡집을 책임 지고 있는 최종태 원장이다. “청각장애인은 기술이 없다 보니 3D 업종에 취업합니다. 조립하 거나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이직률도 높습니다. 7년 전 농아원 거 주 시설에서 떡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아주 잘 만들더라 고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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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는 않았다. 사회복지사인 최 원장부터 떡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강사를 초빙하고 유명 떡집 을 돌아다니며 어깨 너머로 배웠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버린 쌀 가루의 양 만해도 15킬로그램짜리 50포대가 넘는다. 설탕 대신 소 금이 들어가고 빠지기도 했다. 찌는 과정에서 떡이 쩍쩍 갈라지기 도 했다. 그럴 때마다 최 원장은 직원들 앞에서 보란 듯이 떡을 내 동댕이치고 모두 폐기해 버렸다. “당시 1포대에 6만 원 정도 했으니까 없는 살림에 적지 않은 타 격이었죠. 그래서 첫 해는 납품을 하고도 전혀 수익이 나지 않았습 니다. 그래도 완벽을 기해야 했어요. 실수를 눈감아주다 보면 거기 에 익숙해지니까요.”

‌ 맛있는 떡의 비밀은 기다림? 따뜻함?

떡프린스의 성공 비결은 맛과 정직함이다. 전통 제조 방식을 고 수하고 방부제나 유화제 등 인공 첨가물을 섞지 않는다. 국내산 쌀 과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겼다. 덕분에 유명 프랜차이즈 떡집 두 곳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완제품과 장식용 재료를 납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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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은 국내산 쌀 100%로 만들어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미각 을 돋우는 화려한 색상도 호박, 쑥, 흑미, 자색고구마로 만들었다. 최 원장은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마다 추석 때면 단골손 님의 단체 주문으로 평균 3톤 이상의 송편이 팔린다”며 “특히 2015 년에는 큰 기관의 대량주문으로 7톤의 송편이 팔렸다”고 자랑했다. 떡프린스의 사계절 인기 상품은 전통 제조 방식인 순막걸리로만 발효시킨 증편이다. 몸에 좋은 복분자, 쑥, 호박, 망고로 맛을 더했 다. 전통 제조 방법으로 빚은 증편은 상온에 이틀 정도 두어도 원래 의 촉촉함이 그대로 유지된다. “순막걸리로만 발효하려면 꼬박 하루가 걸립니다. 시중에 이스 트 등 다른 첨가물을 넣은 증편이 많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증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먹어 보면 금세 알아요. 첨가물이 들어가면 마치 조미료가 든 음식처럼 뒷맛이 깔끔하지 않거든요.” 최 원장은 처음에는 장애인이 만든 떡이라는 걸 일부러 내세우 지 않았다. 장애인이 만들었다고 하면 뭔가 부족할 거라는 선입견 을 부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롯이 맛으로 정면 승부수를 띄웠고 성공했다. 이후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떡집이라는 스토리가 입혀 지니 소비자가 더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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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살자고 돈 벌지 않는다

한 달 평균 매출액은 3,000만 원이다. 2015년에는 연매출 5억 원 을 달성했다. 위기의 순간도 많았지만 최 원장은 “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 같다”고 웃어넘겼다. 공공기관과 군부대 납품이 그 예다. 군부대 납품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군인을 위해 만든 특 별 생일 떡케이크이다. 수익금은 100% 장애인 복지로 돌아간다. 재료비를 뺀 나머지는 모두 장애인 급여와 보호작업장 원생들의 교육과 외부 활동 프로 그램으로 쓰인다. 회사의 목적이 이윤보다는 한 명의 장애인이라 도 더 고용해 그들의 자립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훈련원생들은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과정을 거치면 평가를 통해 근로자로 채용될 수 있다. 현재 떡을 만드는 직원은 12명이다. 급 여는 기술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4대 보험에 가입되고 기술이 좋은 청각장애인은 최고 150만 원쯤 받는다. 떡프린스는 올해부터 교육 분야로 수익사업을 다각화하고 있 다. 한 달에 서너 차례 떡 체험 교육을 실시한다. 전통 떡을 빚는 기 술을 널리 알려 우리 문화를 계승하고 진로 체험의 기회를 주기 위 함이다. 떡프린스는 동작구 내 중학교 1학년을 위한 진로 체험 교 육기관으로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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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장애인들의 자존감 회복에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떡의 달인 창수 씨는 떡 체험 시간에 보조교사로 나선다. 그는 “처음엔 무척 떨리고 겁이 났지만 끝나고 나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열심히 익혀 보조가 아닌 주 강사로 나서라는 최 원장의 말에 “자신 있다”고 대답했다.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를 가르치고 도움을 주는 색다른 경험이 가져다준 변화다. 탁연주 본동종합사회복지관 차장은 “떡 체험교실은 일반인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이 같은 기회 를 많이 넓혀가려 한다”고 의미를 덧붙였다. 1년 전 창수 씨와 선익 씨가 한창 열애할 무렵, 그들을 인터뷰했 을 때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특별한 꿈이 없다는 공허한 답이 돌 아와 허탈했다. 최 원장은 “청각장애인에게 꿈을 물으면 한결같이 없다”고 말한다며 “그 부분이 가장 가슴 아픈 일이다”고 했다. 1년 후 다시 작업장을 찾아가 물었다. 그 사이 결혼해 부부의 연 을 맺은 두 사람에게 물으니 이번엔 답이 왔다. “예쁜 딸을 낳아 알콩달콩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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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삼성떡프린스

대표자

최종태

주소

서울시 동작구 양녕로 30길 19-4

홈페이지

www.ddprince.co.kr

대표번호

02-823-2230

법인 형태

삼성농아원 법인 산하 장애인보호사업장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3)

▲ ‌ 2016년

결혼한 김창수(왼쪽) 씨와 김선익(오른쪽) 씨는 삼성떡 프린스에서 함께 일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이우기 작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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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프린스는

전통 제조 방식 과 당일 제조·당일 판매의 3원칙을 고수해 맛과 영양 을 자랑한다. ⓒ이우기 작 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 센터

◀ ‌ 복지와

행정 파트를 제외한 직원 모두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익금 100% 가 장애인 복지 기금으로 쓰 인다. ⓒ이우기 작가, 서울 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 ‌ 최종태

삼성떡프린스 대표. ⓒ이우기 작가, 서울시 사회 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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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서 장인으로 :

웹와치 -김경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

“로.그.인.입.니.다.” 이경욱(시각장애 3급) 씨가 왼손으로 키보드 탭Tab 키를 3번 누르자, ‘스크린 리더(컴퓨터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에서 소리가 흘러나 왔다. “어떤 홈페이지는 로그인 메뉴가 이미지로만 만들어진 경우 가 있어요. 그러면 시각장애인은 ‘로그인’ 메뉴를 인식하질 못해요.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이 홈페이지처럼 웹사이트 코딩 과정에서 이미지 파일을 대체하는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지요.” B사 홈페이지 ‘회원가입’ 메뉴에 탭 키를 두드리자, 또박또박 소 리가 들렸다. “회.원.가.입.입.니.다.” 다음 페이지로 이동해 첫 번 째 항목에 탭 키를 누르자 ‘이름’이란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성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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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표시하는 항목에서는 ‘성별, 성별’이라는 소리만 들렸다. “여긴 잘못됐어요.” 이씨가 말문을 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선 시각 정보를 청각 정보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홈페이지에서 는 남성도 여성도 ‘성별’이라고 소리가 나죠. 이런 웹페이지가 바로 웹 접근성이 떨어지는 겁니다.” 이씨의 일과는 웹페이지 화면을 분 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웹 접근성은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게 아니에요. 상지장애인(어 깨에서 손에 이르는 부분의 장애)일

경우 마우스 사용이 힘들고, 비장애인

도 환경에 따라서 키보드만 사용할 경우도 있지요.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영상에 자막을 달아야 하는 것이 의무고요. 장애 유형과 경증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홈페이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리의 업무입니다.”

‌ 우리도 네티즌이고 싶다

이씨의 일터는 웹 접근성(모니터링) 전문 사회적기업 ‘웹와치’다. 이곳은 대표를 포함한 직원 25명 중 장애인이 14명이다. 게다가 11 명은 중증 장애인이다. 누구나 장벽 없이 웹페이지와 모바일을 이 용할 수 있는지 웹사이트를 평가하고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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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2010년 국내 IT 분야 사회적기업 1호로 첫 발을 내디뎠다. 2015 년 매출은 18억 원이다. “처음에는 장애인 운동 차원에서 접근했어요. 도스 운영체제에 서 윈도우로 바뀌면서 정보화 사회에서 장애인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이범재 웹와치 대표, 지체장애 2급) 2006년 웹와치의 모 법인인 사단밥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은 시 민단체 최초로 국내 주요 사이트 1000곳의 웹 접근성 실태를 조사 했다. 이중 웹 접근성이 우수한 10곳에 시상을 했다. 장애인의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활동’이 비즈니스의 토대가 됐 다. 2007년부터는 접근성이 잘 갖춰진 우수 기업이나 단체 홈페이 지에 자체 제작한 ‘WA인증마크Web accessibility’를 부여하고 수상했다. 2008년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것이다. 기업이나 단체가 홈페이지를 제작 할 때 웹 접근성을 지켜야 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법안에 포함 됐다. 초기에는 방송 사업자에 해당되는 사항이었지만 공공기관, 특수학교,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2009년) 등 해마다 법안의 적용 범위도 늘어났다. 웹서비스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웹 접근성 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시대적 요구를 파악한 장애인인권포럼은 2009년 웹 접근성 진 단 및 인증 업무를 전담할 ‘웹와치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이듬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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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주식회사 형태로 ‘웹와치’를 설립하고, 2010년 12월에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특히 공공기관에서 문 의가 빗발쳤다. 이 대표는 “홈페이지가 웹 접근성을 갖춰야 하는데 개발자가 어떻게 할지 몰라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 다. 사업 초기부터 2011년까지는 적자였지만, 전문성을 살려 컨설 팅 업무를 시작하면서 2012년부터는 영업이익도 냈다. 2014년 1월 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지정 국가공인 인증기관 중 한 곳으로 선정 됐다. 현재 국가가 공인한 웹 접근성 품질 인증기관은 웹와치를 비 롯해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3곳이다.

‌ 장애가 아니라 ‘경쟁력’입니다

이 회사를 견인하는 힘은 ‘장애’다. 현재 25명 직원 중 14명(60%) 이 시각·지체·청각장애인이다. 이들은 장애인, 노약자, 시력 저하 자 등 인터넷에서 소외됐던 사람들 모두가 편리하게 웹과 모바일 에 접근할 수 있도록 웹 접근성 품질 인증 심사 항목(22개)에 맞춰 검 사한다. 웹사이트의 오류를 수정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반복해 불 편함이 없다고 판단되면 우수 사이트 인증을 준다. 박종혁(뇌병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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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2급)

씨는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낙방하곤 했는데,

내 능력을 값지게 써주는 회사에 와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 다. 웹와치에서 모바일 접근성 관련 진단 업무를 맡고 있는 명승현 (시각장애3급)

씨도 “장애 당사자가 아니고선 불편함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사용자 입장에서 여러 가지 고려를 하고, 진단과 컨설팅을 진행한다는 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라고 설명 했다. 임원을 뺀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3,000만 원 선. 직급에 따른 차 이만 있을 뿐 장애 여부가 급여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매달 전 직원에게 출퇴근 비용 6만 원을 지원하고, 체력단련비와 악기 등을 배울 수 있도록 문화지원비도 준다. 1인당 연간 복리후생비는 410 만 원 정도. 웹와치의 평균 근속년수는 4년 이상이다. 일반 기업에 서는 장애인이 평균 1년도 일하지 못한다. 특히 2014년부터 2016년 까지 3년간 이직한 장애인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만큼 장애인 직원의 만족도가 높다. 법인 정관에는 장애인 전문 사회적기업임 을 명확하게 밝혔다. 장애인만 대표를 할 수 있으며, 이사회의 50% 이상이 장애인으로 구성돼야 한다. 의사 결정에서 장애인이 주도 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2016년부터는 모바일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제2의 도약 을 시도하고 있다. 2015년 모바일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10%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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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했기 때문이다. 이범재 대표는 “모바일 분야 매출을 기존 웹 수 준과 비슷하게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건강한 사람은 건 널목에 턱이 있건 없건 상관없어요. 하지만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 용하는 사람이나 노약자는 작은 턱 하나에도 예민하죠. 접근성은 바로 그런 거예요.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손이 마음대로 안 움직 이거나, 귀가 잘 안 들리게 된다면 갑자기 넘지 못할 장벽이 앞에 나타납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생기는 보이지 않는 정보 접 근성의 장벽을 제거하는 데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웹와치의 또 하나의 미션이다.

‌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2, 제3의 웹와치 만들고파

아직 장애인 기업의 형태는 제조와 판매에 국한되는 것이 사실 이다. 1000여 개의 인증 사회적기업 중에서 공공구매 종합정보시 스템을 통해 확인한 장애인 기업은 41곳.(2015년 6월 기준) 이들의 사 업 내용을 보면 25곳(60%)이 제조와 판매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청소 7곳(17%), 집수리·인테리어 5곳(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웹와치는 사회적기업이자 장애인 기업으로서 장애인의 ‘경쟁력 있 는 일자리’ 만들기를 새로운 과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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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관련 예산 중에 중증 장애인 활동 보조 서비스가 가장 비중이 커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합치면 7,000억에서 8,000억 정 도 됩니다.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은 6만 명, 활동 보조 노동자는 5 만 명 정도로 추산해요. 장애와 관련된 큰 사회 서비스인 셈이죠. 그런데 이 활동 보조인을 교육하고 매칭하고 평가하는 부분에서 장애인의 역할이 있어요. 일종의 사회 서비스 중개기관인 겁니다.” 우리나라는 사회 서비스 산업의 고용 비율이 5.4%로, OECD 평 균 10.2%의 절반에 그친다. 이범재 대표는 “높은 실업률과 고용 문 제를 사회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 확대로 풀 수 있다”면서 “사회복 지 서비스는 전산업, 제조업, 보건의료 등과 비교해 취업유발계수 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재화를 10억 원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직접적인 취업자 수 및 타 부문에서 간접 적으로 고용되는 취업자 수의 합을 말한다. 이 대표는 장애인 관련 사회 서비스 문제를 사회적기업 방식으 로 풀겠다는 포부다. 대표적인 장애인 사회 서비스 전문형 사회적 기업으로는 특수점자책 기술을 개발하는 ‘스마트코어’가 있다. 이 곳은 얇고 투명한 점자를 활자와 함께 책에 인쇄하는 기술을 특허 출원한 기업으로, 투명 점자가 덧붙여 인쇄된 책을 판매하는 사업 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과 노인이 책에 표시된 음성인식 코드를 통 해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음성 인식 단말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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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코어 임직원의 60%가 장애인이다. 웹와치는 이미 2015년부터 장애인 관련 사회적기업 6곳을 인큐 베이팅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초·중·고등학생은 1년에 한 번씩 장애인 인권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해요. 그렇다면 저 희가 잘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셈이죠.” 2015년에 웹와치는 자사 보유의 10억 원과 사회투자기금 및 시 중은행 대출을 통해 지하 1층, 지상 6층짜리 건물(시가 41억 원)을 매 입했는데, 사옥 5층에서 장애인 서비스 전문형 사회적기업을 전문 적으로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 장애인 인권 관련 교육 과정을 개발해 초·중·고교나 대학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장애인아 카데미’, 재직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상담하는 ‘한국장애인심리지원 센터’, 장애인의 자기 주도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장애인 건강지원센터’, 루게릭장애인과 가족을 지원하는 ‘ALS사회적협동 조합’, 장애인·노인·여성 등 누구나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 는 보편적 디자인을 확산하는 ‘유니버설디자인협회’, 장애인도 편 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주택을 공급하는 ‘유니버 설하우징협동조합’ 등이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향후 장애인의 체 육 활동, 식단 등 장애인 건강 관련 산업 등 전문화된 서비스 케어 분야의 사회적기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장애인 일자리는 단순 생산직이었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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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접근성처럼 장애 관련 서비스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장애인도 전문성을 살린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으로 봅니다.”(이범재 웹와치 대표)

<기업 정보> 기업명

웹와치

대표자

이범재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 143 ABLEHUB 6층

홈페이지

www.webwatch.or.kr

대표번호

02-2678-0078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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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와치 직원이 웹사이트

를 확인하는 모습. 60% 직원이 장애인 당사자 다. ⓒ웹와치

◀ ‌ 이범재

웹와치 대표 ⓒ웹

와치

◀ ‌ 장애인의

인터넷 사용을 도와주는 도구들. 웹와치 는 이러한 도구를 통해 웹 사이트를 이용할 때 어려 움은 없는지 진단한고 평 가한다. ⓒ웹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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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와치로부터 인증받은 웹 접근성 품질 인증 사이트 현황. 인증 유효

기간은 1년이며, 유효 기간이 만료되거나 웹사이트를 개편할 때 갱신 해야 한다. ⓒ웹와치

▲ ‌ 2016년

3월 웹와치 상반기 워크숍 단체 사진. 2015년부터는 전 직원이 소아암 돕기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웹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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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통하는 특별한 안마 받아 보실래요? :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황세원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우리끼리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일해 봅시다!” 다섯 명만 모이면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하고, 이미 1만여 개의 협동조합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 그리 특별하게 들리지 않는 말 이다. 그러나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장승연 이사가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그 의미는 남달랐다. 시각장애인이 된 뒤로 처음 들어본, 누구에게 종속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일깨워준 말 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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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들 힘으로 세운 참손길지압힐링센터

서른아홉 나이에 갑작스레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장 이 사는 가정주부로만 살아온 아내, 사춘기 두 아들에다 25개월 된 늦 둥이 딸까지 둔 가장이었다. 보통 중도 실명자는 다시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5년 이상이 걸린다고 하지만, 그렇게 손 놓고 있을 수 없 는 처지였다. 그에게 주어진 거의 유일한 선택지는 서울맹학교에 입학한 것 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보호된 직업인 ‘안마사’가 되기 위해서 였다. 2년간 안마·마사지·지압 지식과 기술은 물론 해부생리, 병리, 보건, 한방, 침구 지식까지 공부한 끝에 국가공인 안마사 자격증을 땄고, 전문성을 더 갖추고 싶어 전공과 3년 과정까지 밟았다. 방과 후 교사로 혼자 생계를 부담하는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아내도 “기 왕이면 제대로 배우라”고 격려했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안마사로서 돈을 벌게 됐을 때 “이제 가족을 부양할 수 있구나”, “다시 사회인이 됐구나” 하는 기쁨이 클 줄 알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일할 수 있는 곳이 성매매업과 결탁한 안마시술소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맹학교 시절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맞닥뜨린 현실은 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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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비참했다. 5년에 걸쳐 배운 전문지식은 성매매에만 관심을 둔, 주로 만취한 상태의 손님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이때 맹학교 후배인 정 이사장이 찾아와 건넨 “우리끼리 해봅시 다!”는 말은 한 줄기 빛이었다. 협동조합이 뭔지도 몰랐지만 다른 길이 있다는 자체가 기적처럼 여겨졌다. 서울 사당동, 지하철 4호선 사당역 인근 건물 3층에 위치한 ‘참손 길지압힐링센터’를 찾아갔을 때 의외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방의 창으로 넉넉히 드는 햇빛과 녹색과 나무색이 주를 이룬 인테리어 로 훨씬 밝고 산뜻한 분위기였던 것이다. 벌건 네온사인 간판이 달 린 안마시술소와는 전혀 다른 곳이리라는 것을 이미 생각하고 왔 음에도 그 느낌의 차이가 놀랄 정도로 컸다. 내부의 여러 공간을 안내해주는 정 이사장은 얼핏 정안인(시각장 애인이 아닌 사람)처럼

보인다.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한쪽 눈은 완전

히 실명했지만 다른 눈에는 시력이 남아 있다고 했다. 남보다 더 노 력하기만 하면 정안인과 다름없이 살 수도 있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서울맹학교에 들어간 것은 작은 지압 침술원을 차리 고 싶은 꿈 때문이었는데, 2년간 선후배 동료와 함께하면서 그 꿈 은 크게 선회했다. “필경사(글씨를 전문으로 쓰는 사람) 한 명은 필요하겠 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시각장애인이 시험을 볼 때 필경사가 구술 을 받아 적어주어야 하는 것처럼 도움을 주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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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다는 뜻이었다. 법적으로 안마사 국가 공인 자격증이 시각장애인에게만 허용된 이상 정안인이 종사하는 안마, 스포츠 마사지, 태국 마사지 등의 업 소는 모두 불법인데도 이런 곳은 건전하고 건강한 업소로 인식되 고 시각장애인이 일하는 곳은 불법 퇴폐 업소로 인식되는 모순된 실태. 이에 대한 분노가 정 이사장을 팔 걷어붙이고 나서도록 한 원 인이기도 했다.

‌ 법인은 안마원 개설 불가, 협동조합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 다. 사회적기업으로 안마원을 설립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본 정 이 사장은 법인이 아닌 개인 사업자에게만 안마원 개설을 허용하는 법적 제한 때문에 한 차례 좌절을 맛봤다. 정안인의 대형 자본에 시 각장애인이 예속되지 않게 보호하려는 법률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정 이사장은 “결과적으로 성산업 자본이 침투하는 것은 막 지 못했고, 여기 예속된 시각장애인은 명목상의 대표일 뿐이므로 이 규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문제는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시도하는 데도 똑같이 장애가 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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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2013년 서울시 마을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돼 1억 원의 공간 임대 보증금과 5,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은 덕분으로 1호점인 사당점을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안마원 운영 주체가 ‘법인’이 아닌 ‘개인’이어서 지원 대상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아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에서 대출받아 공 간 임대 지원금 일부를 상환하려 했으나 임대차 계약서상의 사소 한 문제로 보류되기도 했다. 또 하나 어려운 점은 홍보와 마케팅 부문이다. 정 이사장은 “안 마원들이 개업 한 달도 안 돼 폐업한 경우를 수없이 봤기 때문에 무 작정 시작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사방으로 재능 기부자를 찾던 중 다행히 ‘기업가 정신 실천을 통한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대 학생 국제 비영리단체인 ‘인액터스’의 서울대 지부 학생들과 연결 될 수 있었다. 인액터스는 2013년 7월, 협동조합이 지원받은 보증금과 지원금 으로 안마원 장소를 찾는 시점부터 함께했다. 적당한 공간을 찾아 내고, 젊은 세대와 여성의 취향에 맞게 꾸미고, 홈페이지를 개설하 고, 온오프라인 이벤트와 쿠폰 등을 구상해 알리고, 정부 및 기업의 공모전, 지원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응모해 자원을 끌어오는 등 인 액터스 학생들이 해준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다만 3년의 기 한을 둔 도움이었기에 2016년 8월 인액터스가 철수했고, 그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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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조합 스스로 이 모든 일을 해야 했다. 정 이사장은 “많은 곤란을 겪었다”는 말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2016년 말 현재는 사회적기업 을 운영 중인 한 활동가가 반 상근 직원으로 일하면서 홍보, 마케 팅, 행정 업무 등을 맡아 보고 있다. 그러나 홍보 활동에 매출이 크 게 영향을 받는 편이어서 정 이사장은 “장기적으로는 협동조합이 필요로 하는 공통 업무를 담당해주는 지원기관이 만들어지면 좋겠 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어려움은 또 있었다. 처음 조합 설립과 직영점 개설 당시 사용한 ‘맑은손공동체협동조합’, ‘맑은손지압힐링센터’ 명칭을 쓸 수 없게 된 일이다. 조합원이 자기 자본으로 프랜차이즈 영업점을 낼 수 있 도록 ‘프랜차이즈 등록’을 하려다 보니 기존에 다른 지역에 존재하 던 ‘맑은손’ 명칭의 동종업종 상호와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이 때 문에 ‘참손길’로 협동조합과 영업점 명칭을 바꾸는 데에 시간과 비 용이 소요됐다.

‌ 고비고비 넘어가며 꾸준히 성장 중

이렇게 보면 계속 역경만 있었던 것 같지만, 그렇게 한 고비 한 고비 넘는 과정이 곧 결실이기도 했다. 2015년 10월에는 SK행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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눔재단에서 2,000만 원의 시드머니 지원을 받고 대출과 출자금을 합쳐서 직영 2호점인 서울 선릉점을 열었다. 이후 수원, 청주, 인덕 원에 프랜차이즈 영업점 3개가 더 개설됐다. 그러는 사이에 처음 10명이었던 조합원은 3년 만에 24명으로 늘 었다. 처음 사당점을 낼 때 “1인당 월 150만 원은 꼭 벌어야 한다” 는 결의를 다졌었는데, 현재 평균 소득은 월 220~230만 원 선이다. 물론 장애인고용장려금과 근로지원제도 등을 적극 활용한 결과로 아직 영업이익이 남을 정도로 궤도에 오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협 동조합의 설립 취지는 이미 충족하고 있다고 정 이사장은 평했다.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우리 힘으로 일한다”는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가기 위해 직영점을 더 내는 것, 프랜차이 즈 영업점을 잘 관리해서 확대해 가는 것, 안마사의 기량 향상과 재 교육을 위해 평생교육원 또는 안마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것 등 앞 으로 해야 할 일을 헤아리는 정 이사장의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역사회 봉사를 위한 계획이다. 지금도 조합원들이 사당점에서 가까운 ‘문화날개장애인자립자 활센터’에 매달 한 번씩 안마 봉사를 나가고 있지만 더 기회를 찾고 있다고 한다. “저희 3대 미션 중 하나가 ‘지역사회에 안마 봉사로 답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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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안마 아카데미 설립 못지않게 중요 한 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의 배려와 지원이 있기 때문 에 저희가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 으로 보답해야지요.” 장 이사의 늦둥이 딸은 이제 어엿한 중학생이다. 그렇게 보면 많 은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지만 그 사이 장 이사의 삶에는 많은 변 화가 있었다. 물론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 협동조합의 시도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러나 장 이사는 밝은 표정으로 “우리는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 고 있으니까요. 맹학교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꼭 성공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잘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안마 시범을 보이던 장 이사는 “제가 손도 작 고 본래 체력도 강한 편이 아니어서 만일 눈을 뜨고 있었다면 이렇 게 안마를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눈을 잃지 않았다면 맹학교에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 았을 것이고, 가족이 그렇게 고마운 존재인지도 몰랐겠죠.” 사진 촬영을 마치겠다고 하는데도 장 이사는 안마를 멈추지 않 았다. “아, 하던 건 마저 해야죠. 한쪽만 안마해서 몸이 짝짝이 되면 어쩌누?” 이 말에 한꺼번에 터진 웃음이 안마실을 가득 채웠다. 창 으로 비쳐드는 햇살만큼 밝고 따뜻한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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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대표자

정경연

홈페이지

www.chamsongil.com

주소/대표번호

[사당점] ‌ 서울특별시 동작구 동작대로 71 (태농빌딩 3층) /

1600-3175 ‌ [선릉점]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70길 10 (동헌빌딩 3 층) / 1599-3175 ‌ [수원역점]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덕영대로 905, 아이메카빌 딩 10층 1003호/ 031-258-7555 ‌ [청주상당점]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산성로 112번길 24,3 층/ 043-293-432 ‌ [인덕원점] 경기도 안양시 관악대로 480 우정타운 6층 601 호/ 02-1522-8622 법인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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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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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승연

이사(앞)와 정경연 이 사장(뒤)이 서울 사당동 참손 길지압힐링센터에서 안마 시 범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 ‌ 참손길지압힐링센터

서울 선 릉점 실내 모습. ⓒ참손길협 동조합

◀ ‌ 참손길지압힐링센터

서울 선 릉점 실내 모습. ⓒ참손길협 동조합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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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일자리 만드는 ‘혁신’ 셈법 :

리드릭 -배현정 한경 MONEY 기자

인쇄 및 복사용지를 생산하는 ‘리드릭’에서 일하는 지구성 주임 (지적장애 3급, 복사용지사업팀)은

일 잘하기로 소문난 인재다. 용지를 재

단하는 것부터 지게차를 이용한 운반까지 두루두루 복사용지 생산 공정에 필요한 역할을 거뜬히 해낸다. 생산팀장이 부재중일 때는 척척 알아서 생산 공정을 살피기도 한다. 6년 전 여자 친구의 소개로 리드릭에 왔다는 지 주임은 그전에 다양한 제조업 공장을 거쳤다. “예전에 형광등 조립 공장에 다녔는 데 한 달이 지나도 월급을 안 줬어요. 항의했더니 ‘법대로 하라’고 하더군요. 리드릭에 와서 좋은 건 열심히 일하면 월급도 오르고 승 진도 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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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사 때보다 월급이 40만 원이 넘게 올랐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꾸준히 저축해서 차도 사고 결혼도 하는 것이 그의 소박한 꿈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리드릭에 오래오래 다니고 싶 다는 그다. “직원들이 잘해줘요. 농구 같은 체육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리드릭에 뼈를 묻고 싶습니다.”

‌ 인권운동에서 일터로

리드릭은 장애인들에게 인기 높은 직업재활시설이자 사회적기 업이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서울시 우수 사회적기업으로 선정 됐다. 현재 리드릭의 직원 80명 가운데 청각·지체·지적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69%인 55명에 이른다.(2016년 10월 기준) 특히 고용시장에서 외면받는 지적장애인이 42명이나 일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 재활법 시행령 4조의 중증 장애인 기준에 맞는 장애인을 우선 고용한다. 리드릭 외에도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장은 많지만 중증 장애인이 중심인 사업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회적기업 리드릭이 특별한 이유다. 출발점도 남다르다. 장애인 차별에 반대하는 인권운동에서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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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10명 중 4명(39%)은 급여가 월 10만 원 미만이며, 평균 월급 도 24만 원에 불과하다.(장애인직업재활시설 보고서, 2014년)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직업재활시설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중증 장애인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꿀 해법을 찾고자 나선 곳이 장애우권익문제연 구소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인 복지법 개정(1989년)을 비 롯해 장애인고용촉진법, 장애인차별 금지법 제정 등에 크게 기여 한 단체다. 장애인 인권 운동을 고용 차원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 가 리드릭의 시발점이다. 리드릭이라는 명칭도 ‘장애우권익문제연 구소RIDRIK·Research Institute of the Differently Abled Person Right in Korea’ 영문 이름의 약자에서 따왔다. 지난 2006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산하의 사업 단으로 출범해 2008년에는 직업재활시설 설립 및 인가를 받고, 노 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지적장애인 고용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것일까. 김 정열 리드릭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장애인 법을 연구하고 정책화하면서 유독 한계에 부딪힌 것이 지적장애 부문이었어요. 장애인 의무고용제도(1991년)가 도입된 지 20년도 훨씬 넘었지만 지적장애인은 여기에도 해당이 안 됩니다. 고용 시장에서 가장 소외돼 있는 지적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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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먼저 인쇄 사업에 뛰어들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988년 부터 잡지 <함께걸음>을 발행해온 경험이 있었다. 인쇄 사업에 익 숙했던 만큼 디자인과 인쇄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사회 적응 훈련과 직업 기술 훈련을 시행하며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정교한 작업이 중요한 디자인과 인쇄 분야에서는 지 적장애인의 고용이 쉽지 않았다. 사업 영역의 다각화가 필요했다. 현재 리드릭의 사업 영역은 주력 사업인 출판 인쇄와 복사용지 판매, 그리고 부수적 사업인 우편물 DM 발송(직접 발송 Direct Mail, DM), 단순 조립(콘센트 조립 등 임가공) 등으로 나뉜다. 지적장애인은 단순 조 립부터 복사용지 운반 및 포장, 인쇄물 포장 등의 업무에 장애 수준 과 직업 재활 훈련을 고려해 배치된다.

‌ 느리지만 여럿이 함께 간다

흥미로운 점은 따로 있다. 출판 인쇄와 복사용지 판매에서 99%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지만, 단 1%의 매출도 올리지 못하는 DM 사 업과 단순 조립 업무에 20명이 넘는 장애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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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 발송 사업 분야의 연 매출이 1,600만 원 수준인데 직원 월급은 그 20배 규모죠.”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방식이 리드릭이 추구하는 ‘혁신’이란다. 같은 맥락에서 2016년에는 복사용지 배송팀을 2인(장 애인 1인, 비장애인 1인)

1조에서 3인(장애인 2인, 비장애인 1인) 1조로 바꿨다.

비용은 더 들더라도 직원의 수고를 줄여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근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다. 복사용지 생산 공정도 그렇다. 현재 리드릭의 복사용지 생산 시 스템은 반자동 시스템이다. 복사용지를 자르고, 나르고, 포장하는 데 수작업이 필요하다. 만약 자동화 기계를 들여오면 복사용지 생 산량은 당장 10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수익 창출이 아 닌 장애인 고용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만큼 당장은 자동화할 계획이 없다. 일반 기업이 어떻게 하면 전 공정을 기계화하고 24시 간 돌려 생산량을 확대할까 고민한다면 리드릭은 거꾸로 기계 공 정을 줄이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작업을 연구한다. 리드릭의 2015년 매출은 70억 원. 매출 규모는 중소기업 수준이 지만 80명의 직원을 고려하면 생산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 중증 장 애인 생산품 시설로 공공기관 우선 구매 제도의 보호를 받는다. 김 대표는 “일반 직장에 비해 생산성이 낮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수익이 외부에 배당되지 않고 생산 공동체 안에서 재분배되는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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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서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차별, 야간 근무, 정년 없는 ‘3無 직장’

야근도 없고 정년도 없다.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디자인이 장애 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편리한 것처럼 리드릭도 장애인 직원뿐 아니라 비장애인 직원에게도 매력적인 요인이 많다. 그래서인지 장기 근속자가 많다. 현재 리드릭에는 환갑을 훌쩍 넘은 직원이 이미 2명 있다. 장애인 근로자 중에도 6~7년 이상 근 무한 직원이 많다. 일반 직원과 마찬가지로 근속 연수에 따라 주임, 대리로 승진한다. 멀리 경기도 양주에서 서울 영등포까지 출근하 는 장필원 주임(지적장애 2급)은 2008년에 입사하여 복사용지 생산팀 에서 근무 중이다. 환경미화 일을 하는 70대 노모와 생활한다는 장 주임은 “얼마 전 어머니께서 청소 도중 어딘가에 부딪혀 몸에 멍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 열심히 일해서 어머니 용돈도 드리고 저축도 하는 것이 보람이다”고 말했다. 노년이 되기까지 성실히 일해서 장 애인과 노숙인이 모여 살 수 있는 큰 집을 짓는 것이 그의 꿈이다. 2009년에 입사한 하늘 주임(지적장애 3급)은 “그룹홈에서 독립해 집을 장만하고 싶다”고 했다. 이곳 장애인 직원의 급여는 많게는 13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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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내외이며, 평균 급여는 80만 원에 가깝다. 중증 장애인 직원이 많음을 고려하면 비교적 후한 수준이다. 디자인과 인쇄 직종의 전 문가는 동종업계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리드릭은 앞으로 사회적기업의 성공 모델로 리드릭 공동체를 전 국적으로 넓혀 가는 꿈을 꾼다. 김 대표는 “중증 장애인의 노동 효 율성이 갑자기 향상되기는 어렵기에 이들을 고용한 사회적기업에 는 기간 제한 없이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일 리드릭이 문을 닫는다면 아마도 장애인 직원의 절반 이상 은 생활시설로 가야 할 겁니다. 생활시설에 가면 1년에 몇 번이나 바깥에 나가볼까요. 하루 종일 벽이나 TV를 보는 삶이 아닐까요.” 생활시설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붓는 대신 사회 취약 계층을 고 용한 사회적기업에 지원한다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 다. 평범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어쩌면 정말 위대하고 행복한 삶일 수 있다. 대표적인 장애인 직업 재활의 성공 사례를 묻는 질문에 김 대표 는 우문현답을 내놨다. “장애인 직원 가운데 상당수는 집안의 가장 이기도 해요.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이 장애인 직원의 취업 덕분에 다시 모인 경우도 있었죠. 자립을 꿈꾸는 42명 모두가 다 성공 사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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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리드릭

대표자

김정열

주소

서울 영등포구 양산로 96

홈페이지

www.ridrik.com

대표번호

02-2269-1919

법인 형태

사단법인 사업단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07)

▲ ‌ 복사용지 생산 장면. ⓒ리드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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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릭 공장. ⓒ리드릭

▲ ‌ 2015년 직원 워크숍. ⓒ리드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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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성과를 공유한다 다솜이재단 | 에이컴퍼니 | 트리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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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 간병이 꼭 필요할까요? :

다솜이재단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겸 머니투데이 쿨머니에디터

빛고을 전남대병원 61병동 68호실. 입원 환자 사이에 ‘좋다’고 소 문난 병실이다. 수술이 잡히면 환자들은 앞다투어 이 병실로 들어 오려 한다. 왜일까. 사회적기업 ‘다솜이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 기를 보면 답이 보인다. “지난 번 수술 땐 대기자가 너무 많아 못 들어갔어요. 개인 간병 을 쓰느라 비용이 엄청 들었죠. 이번엔 달라요. 부모님은 수술 경 과만 지켜보시고 바로 부산으로 내려가셨습니다.” 이 병실은 ‘공동간병제’란 독특한 형태로 운영된다. 6인실 병실 에 4명의 간병사가 3교대로 24시간 돌봐주는 형태다. 서비스 요금 은 평균 5~6만 원 선. 1대 1 간병에 비해 40% 저렴하다.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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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이 소홀할 것이라는 염려는 내려놓아도 된다. 10년 가까이 축 적된 노하우와 표준화된 업무 분장 시스템으로 촘촘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간병제를 도입한 병원은 전국 30개 병원 550여 병상에 이르고 있다.

‌ 봉사단에서 사회적기업으로

다솜이재단은 2004년 교보생명의 ‘다솜이간병봉사단’에서 출발 했다. 저소득층 환자에게 무료로 간병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회 공헌 사업이다. 2007년 재단법인으로 재출범하면서 공동간병 전문 업체로 재탄생했다. 다솜이재단은 그해 국내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안재웅 다솜이재단 이사장은 “양질의 사회 서비스와 품위 있는 일자리 마련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재 단의 미션이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에서 7년 넘게 일하고 있는 배인경 간병사는 60대다. “교대 근무라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4시간 일하다면 집안 대소사도 챙기기 어렵고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 지속적으 로 일하기 힘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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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제노동기구가 추산한 국내 간병인 수는 약 50만 명이 다. 이중 81.7%가 용역이나 알선을 통한 일용직 방식이다. 4대 보 험, 퇴직금, 산재 등 보호 장치는 먼 나라 이야기다.

‌ 노무 혁신으로 양질의 사회 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다솜이재단은 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간병업계 최초로 근로 기준법 준수를 통한 안정적인 근로 조건을 제공했다. 정년도 60세 에서 63세로 늘렸다. 2년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원하면 누구나 정 규직으로 전환된다. 직원들은 4대 보험과 연월차 휴가는 물론 안 전사고에 대비해 상해보험과 배상책임보험에도 가입돼 있다. 평균 급여는 170만 원. 동종업계에 비해 높은 편이다. 공동간병 시스템을 첫 도입해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온 다솜이 재단은 이번에는 ‘병동간병’이란 새로운 혁신 모델을 들고 나왔다. 돌봄 단위를 병실에서 병동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2016년 8월 현재 전국 12개 호스피스 병원에서 100% 병동간병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병동간병은 ‘헬로우케어서비스앱’이란 IT 기술 덕분에 가능했다. 앱에 접속하면 환자가 어떤 상태며 어떤 서비스를 받았는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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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 검색이 가능하다. 도움이 필요할 때면 간병인을 호출하는 기 능을 담아 공동간병의 범위를 병실에서 병동 단위로 확대할 수 있 었다.

‌ 호스피스 완화의료도우미제도 건강보험 적용 새 시장 열려

간병사 경력 10년차인 김갑순 씨는 완화의료도우미다. 완화의 료도우미란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병인에게 붙여진 새 이 름이다. 그는 대구보훈병원에서 다솜이재단이 파견한 23명의 완화 의료도우미를 총괄하는 리더를 맡고 있다. 이 병원 31병동에서는 20병상Bed을 23명의 다솜이 소속 완화의료도우미가 병실을 넘나들 며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이선화 대구보훈병원 호스피스 병동 수간호사는 특히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보호자 분들이 환자 곁에 꼭 붙어 있어야 하면 일상적인 생활 을 하기 힘듭니다. 병원에는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도와주고 계 시지만 2~3시간씩 머물다 가기 때문에 밀착 돌봄에는 한계가 있지 요. 보호자 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저희 역시 간호 업무 에 집중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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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2015년 7월 15일부터 전국 60개 병원을 지정해 완 화의료도우미(호스피스 간병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운영되는 곳은 약 30군데다. 일반 호스피스 병동에서 개인간병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한 달 약 200만 원이 소요된다. 그 러나 의료보험이 적용되면 환자가 서비스 요금의 5%인 하루 4,000 원만 내면 된다. 대구 파티마병원, 보훈병원(서울·대구·대전·광주), 가 톨릭병원, 동산병원, 경기도 안양샘병원 등이 대표적인 병원이다. 완화의료도우미의 건강보험 적용은 다솜이재단에게는 큰 기회 였다. 다솜이재단은 12개 병원에 247명의 완화의료도우미를 파견 하고 있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45%를 차지하는 숫자다. 1년 동안 다솜이재단은 완화의료도우미 분야에서만 50억 원의 매출을 올렸 다. 덕분에 2016년 매출은 140억여 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서연 다솜이재단 사무국장은 “연간 3만 명이 넘는 환자를 돌 보는데 사건사고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 건은 50만 원에 불과하다” 며 “이는 거의 무사고에 가까운 것이다”고 평가했다. 비결은 교육이었다. 간병사들은 최소 매년 20시간의 교육을 받 는다. 위기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를 위해 관계 전문가들끼리 모여 30여 차례 사례 회의를 하고 여기 서 도출된 결과를 간병사끼리 공유하도록 한다. 일종의 모의훈련 을 치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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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양성이란 공장에서 빵을 찍어내듯 속성으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왔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 할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가 소비자를 만족시켰다고 봅니다.” 2015년 4월에는 하나은행 하나카드랑 업계 최초로 ‘하나 Sync헬로우케어’라는 제휴카드도 발매했다. 카드를 발급받을 때마다 하나은행 하나카드가 휴먼케어서비스 발전을 위한 기금을 적립한 다. 다솜이재단은 이 카드로 결제 시 요금을 할인해준다. 이로서 간병 요금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 10년 동안 취약 계층 21만 명에게 무료 간병 서비스 제공

다솜이재단은 간병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2016년 8월 말 현재 다솜이재단에서 활동 중인 간병사 는 578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10명이 여성 가장, 고령자 등 소위 사회 취약 계층이다. 2012년부터는 6개 병원에서 지적장애 인 12명이 간병보조사로 일하고 있다. 업무를 세분화해 장애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선별한 덕분이다. 다솜이재단은 지난 10년 동안 취약 계층 22만 명에게 일대일 무 료 간병 서비스를 제공했다. 10년에 걸쳐 155억 원을 기부한 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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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도움이 컸다. 최근에는 일명 ‘한 침대Bed 나누기 운동’을 펼 치고 있다. 공동간병 병실에 빈 침상이 생기면 취약 계층에게 24시 간 돌봄이 가능한 무료 간병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1,118명 이 무료 간병 혜택을 입었다. 다솜이재단이 2015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보고한 경영공 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일궈낸 사회적 가치를 화폐적 가치로 환 산해보니 48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근거로 ▶공동간병서비스 이용을 통한 간병료 절감 ▶저소득 층 환자를 위한 무료 서비스 제공 ▶간병 부담을 가지는 가족원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가구의 소득 증대 등이다. 특히 환자 가족이 일할 기회를 얻어 지난 10년간 벌어들인 소득은 53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2014년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근석 씨는 다솜이 간병사를 ‘어머니’라 불렀다. “복지시설에서 자란 탓인지 저를 친아들처럼 돌봐주시고 사랑 해주셔서 매우 고마웠고 좋았어요. 그래서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 었습니다. 퇴원 후에도 가끔 생각날 때면 ‘저 근석인데요’ 하며 전 화를 하곤 합니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임종을 앞둔 한 할머니는 완화의료도우미의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했다. “이 말만은 꼭 하고 싶었어요. 그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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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마웠습니다.” ‘다솜’은 순 우리말로 사랑이다. 참 어울리는 이름이다.

<기업 정보> 기업명

다솜이재단

대표자

안재웅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5길 25 (동교동, 유남빌딩 3층)

홈페이지

www.dasomi.org

대표전화

1644-6269

법인 형태

재단법인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07)

수상 내역

2010.1. 피터 드러커 혁신상 ‘사회적기업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3.12. 일자리 창출 유공자 정부 포상 단체부문 대통령상(고용노동부) 2016.7. 사회적기업 유공 정부포장 사회적기업가부문 안재웅(다솜이재단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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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솜이재단은

국내 사회적기업 1호 로 간병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켰 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우기 작 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 ‌ 공동

간병이란 간병사 3-4명이 다 인실에서 3교대로 근무하는 형태로 1인당 간병 비용을 낮추고 간병사 의 근로환경도 개선됐다. ⓒ다솜이 재단

◀ ‌ 헬로우케어란 앱 덕분에 공동 간병의 범위를 병실 단위에

서 병동 단위로 확장됐다. ⓒ다솜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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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통하는 다리를 놓다 :

에이컴퍼니 -황세원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저희 비즈니스 모델이 뭐냐고요? 그림을 파는 거죠.” 그림. 그것도 국내 젊은 작가가 그린 순수미술 작품을 파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인 기업이 있다. 얼핏 생각하면 그 일만으로 수익을 남길 수나 있을지 의문이 들지만 이 기업, 에이컴퍼니는 정말 그 일 자체로 수익을 낼 뿐 아니라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해 오고 있다.

‌ 무이자 10개월로 해볼까, ‘생애 첫 그림 구매’

에이컴퍼니가 운영하는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인 서울 이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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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하우스.’ 뜰로 통하는 접이식 문을 열어젖힌 직후여서 그런 지 공간 안팎의 공기와 색깔들이 막 섞여 들고 있었다. 아직 손님이 차기에는 이른 오전이라 카페 곳곳에 걸린 작품, 공간 여기저기 센 스 있게 배치된 소품과 벽화 등을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눈길을 붙잡는 그림이 있다. 여느 곳에서라면 잠시 바라 만 본 뒤 발길을 돌리겠지만, 여기서는 그림 아래 붙은 가격표를 들 여다볼 필요가 있다. 의외로 지갑을 열 만한 가격일 수 있기 때문이 다. ‘신용카드 무이자 10개월 할부 가능’ 조건을 떠올리면 더욱 그 렇다. “한번은 카페 문 닫을 시간인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에 한 남자 분이 헐레벌떡 들어오셨어요. 의사 선생님이셨는데 다음 날 친구 병원 개업식에 가져갈 선물로 그림을 사러 오셨더라고요. 그 시간 에 그림을 파는 곳은 ‘미나리하우스’밖에 없는 셈이죠.”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는 카페 한쪽에 가지런히 꽂힌 ‘포트폴 리오’들도 펴볼 것을 권했다. 그동안 에이컴퍼니가 발굴한 작가 40 여 명의 작품이 페이지마다 빼곡했다. ‘팔렸음’ 표시가 붙은 그림도 꽤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 용기를 내서 ‘생애 첫 그림 구매’를 한 모 양인데, 그렇게 생각하니 팔린 그림이 더 특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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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앗긴 미술 시장을 작가와 대중에게로

이 공간에서 그림이 얼마나 팔리느냐고 묻자, 정 대표는 최근 두 달의 실적을 꼽아보더니 30여 점이라고 했다. 그림은 여기서만 팔 리는 것이 아니다. 2012년부터 개최해온 전시회인 ‘브리즈 아트 페 어’에서는 전시 작품의 30% 이상, 때로는 절반 가까이가 팔린다. 2016년 9월 행사 때는 120여 점이 8,000여만 원에 판매됐다. 이런 성과를 만드는 포인트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작품 가격이 보 통 30만~40만 원 선이고, 비싼 작품도 최대 500만 원 이하이기 때 문에 그림을 ‘구경’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입’할 수 있다는 가 능성을 품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여기서도 ‘무이자 10개월 할부’의 이점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보통 미술 전시장 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공간에 와 있는 듯한 불편함이 없다. 작가로부터 직접 그림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전시장 에서는 흔히 겪을 수 없는 일이다. 작가들이 이 일에 선뜻 나서는지 궁금한데 정 대표는 “의외로 작가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다른 전시에서 구매자는 ‘이 작가 어느 대학 나왔느냐’, ‘어디서 상 탔느냐’, ‘이 작품 얼마까지 오르겠느냐’ 하는 것을 궁금해하니까 작가에게 직접 물어볼 필요가 없지요. 브리즈 아트 페어에 오신 분 들은 ‘이 그림은 어떤 의미로 그린 것이냐’라는 것을 주로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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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작가들도 직접 설명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그림을 선택하는 이유도 거창한 것이 아니고 ‘그냥 좋 다’라든지,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 그림을 골랐다’, ‘우리 집 거 실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식이다. 그런 이유로 작품을 산다고 하 면 작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정 대표는 “투자용으로 팔리는 경 우보다 더 뿌듯하게 여긴다”고 했다. 그렇게 에이컴퍼니는 그냥 그림이 좋아서 사고 싶은 사람과 그 렇게 팔고 싶은 작가를 연결해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 대표가 찾아낸, 예전까지 국내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비즈니스 모델이 었다. 에이컴퍼니는 2013년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 고, 같은 해 서울시에서 혁신형 사회적기업에 선정됐다. 사회적기 업 ‘스타 사회적기업상’ 수상(2013), 현대차그룹의 H-온드림 디벨로 핑 부문 수상(2014), 카이스트창업투자지주 투자 유치(2015), SK 사회 성과 인센티브 대상기업 선정(2015) 등으로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그렇지만 한때는 “순수미술 작가를 위해 작품을 파는 것이 무슨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인가?”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정 대표는 “그 때문인지 사회적기업 인증 심사에서 두 번 떨어졌다”면서 “미 술 분야는 사회적 지원 대상이 아니고,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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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좋아서 하는 일일 뿐이라는 인식이 지금도 여전하다”고 했다. 미술 작가 중 절대 다수가 작품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 고, 4대 보험 중 아무런 혜택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며, 창작을 위 한 장소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작품을 겨우 완성해 판매하고도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정 대표는 단언한다. “미술 전공자가 한 해에 100명 졸업한다고 하면, 5년 후에는 한 명도 작가로 남아 있지 않는다고 해요. 그 한 명조차도 자기 작품 가격이 어떻게 매겨지고 어떤 경로로 팔리는지 거의 몰라요. 작품 하나가 1,000만 원까지 매겨지는 작가라면 1년에 몇 작품만 팔아도 먹고살 텐데, 신기하게도 거의 가난하게 살아요. 정당한 몫을 받지 못하는 거죠.” 그러는 사이에 우리가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이란 고흐, 샤갈밖에 없는 줄 알고 살아간다. 정 대표는 “이 상태를 그대로 두 면 50년, 100년 후가 되어도 우리 후손은 역시 고흐, 샤갈밖에 모를 것”이라고 했다. 즉 에이컴퍼니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극소수 투자자와 최상류층의 전유물이 돼 버린 미술 시장을 다시 보통 사 람들과 작가들의 것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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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사고 싶은 사람에게만 팝니다

정 대표는 어쩌다 이 일에 뛰어들게 됐을까? 그 계기가 아이러니 하다. 정 대표는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미술계에 아는 사람도 전혀 없던 공학도 출신의 금융회사 직원이었다. 미술 분야에 대한 관심 과 동경을 간직해오던 차에 ‘미술 경매사’로 일하는 여성의 인터뷰 를 접했고, 그때부터 미술 분야의 일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게 됐다. 그러다 찾아낸 자리가 경영 컨설팅 회사의 ‘뉴비즈니스팀’ 소속의, 미술 분야에 사업 가능성이 있는지 시장 조사하는 일이었다. 정 대표는 “1년 반 동안 신나게 공부하고, 세미나와 포럼 찾아다 니고, 작가들과 갤러리 대표들 만나서 인터뷰하면서 지냈다”고 했 다. 그 결과는 ‘사업 가능성 없음’이었다. 유능한 경영 컨설턴트들 이 정 대표가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회의를 거듭한 결과 내린 결론 이었다. 팀장은 “이제부터 출판 시장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 다. 그런데도 정 대표는 포기할 수 없었다고. “이성적으로는 접는 게 맞는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그간 해놓은 작가 인터뷰가 아까워서 이거라도 알리자 하는 마음 에 ‘아티스트 팬클럽’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열고 연재하기 시작했 어요. 그랬더니 반응이 보이고, 작가들과 대중들 사이에 다리를 놓 아줄 필요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본격적으로 창업을 고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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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됐죠.” 바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 열이면 열 “절 대로 잘될 리가 없다”면서 뜯어말렸기 때문이다. “창업하느니 차라 리 놀아라”는 부모님의 권유로 뉴질랜드에 사는 동생 집에 가서 9 개월 동안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에도 확신은 점점 커졌다. 마침 한국에서는 사회적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정 대표는 2010년 사단법인 씨즈의 ‘체인지메 이커’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것이 에이컴퍼니의 시작이었다. 에이컴퍼니의 사업은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 다. 국내 신진 작가들과의 네트워크를 이만큼 구축한 곳이 드물기 때문에 미술을 매개로 한 사업 제안이 에이컴퍼니로 모여드는 영 향이 크다. 그중 하나가 전시가 가능한 공간을 아예 맡아서 운영해 달라는 요청이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IT업체 휴맥스 사옥 2층의 전시 공간 ‘휴맥스 아트룸’은 에이컴퍼니가 2015년부터 2년째 위탁 운영하고 있다. 작품이 기업의 상업 광고, 제품 디자인 등에 이용되도록 매개하 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런 일은 작가에게는 작품 자체를 파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수입원이 될 수 있다. 정 대표는 “작가들이 경험 이 없다 보니 기업의 요청을 받고 무료나 다름없는 조건에 사용 허 락을 하는 경우가 많고, 기업도 이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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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에이컴퍼니는 지금까지 인연을 맺은 작가들과 정식 매니지먼 트 계약을 체결하고 이런 상업 계약을 대행한다. 단순히 금전적인 조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디자인에 어떤 작가 의 어떤 작품, 어떤 부분을 사용하면 좋을지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 할도 한다. 정 대표는 “앞으로 ‘아트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YG 같은 회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또 다른 꿈은 대한민국 작가들의 작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기업 이 되는 것이다. 런던 등에 ‘미나리하우스’를 열고 국내 작가의 작 품을 상시 전시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에이컴퍼니가 해온 사업과 행사 등은 다 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모든 일은 결국 ‘그림을 파는 일’ 한 가지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어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 림을 사고 싶어서 사는’ 사람들에게 파는 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 사이에서 길을 잃곤 하는 사회적기 업들이 정 대표와 에이컴퍼니를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다. “미술 작가들의 생계가 어려우니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고, 그래 서 이 일에 사회적기업이 나서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이렇 게 어려우니까 그림 사주세요’라고 한 적은 없어요. 그림을 정말 사 고 싶어 하는 사람, 작품의 디자인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 기업에게 다리를 놓아줄 뿐이죠. 그 역할을 잘하는 기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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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에이컴퍼니

대표자

정지연

주소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1동 405호 에이컴퍼니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 9-14 미나리하우스 홈페이지

www.acompany.asia

대표번호

070-8656-3303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3)

◀ ‌ 이컴퍼니가 서울 이화동에서

운영 중인 카페 겸 게스트하 우스 ‘미나리하우스’ 내부 및 전시 작품들. ⓒ에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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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

ⓒ에이컴퍼니

▲ ‌ 정지연

대표가 미나리하우스 내 에 위치한 전속 작가 작업실을 안내해주고 있다. ⓒ에이컴퍼니

▲ ‌ 미나리하우스. ⓒ에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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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개국에 숲을 :

트리플래닛 -김경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

한 부산 소년은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었다. 내셔널지오그 래픽 팬이었던 소년은 환경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면서 성장했다.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청소년 단편영화 제작 동아리 활동을 했고, 열일곱 살이 됐을 무렵 직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리고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소년이 카메라 속에 담은 것은 ‘사 라져 가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무가 사라지는 이유 중 하나 가 묘지를 만드는 것인데, 수목장으로 대체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었다. 환경 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면 친구들은 지루해했지만, 영화나 다큐로 풀어낸 이야기에는 관심을 보였다. 영상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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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한동대 언론정보학에 입학해 영 상 제작을 계속하던 소년은 영상의 한계에 부딪혔다. 사람들의 몰 입과 공감을 이끌어낼 수는 있었지만, 직접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 어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김형수 씨는 말했다. “군대에서 텃밭을 가꾸는 일을 했어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터라 애정을 가졌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더 많은 사람이 재미있게 나무 를 심을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가 게임으로 나무를 심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군인이었던 김형수 씨는 부대 내 독서실에서 사업계획서를 쓰 고, 휴가를 나와서도 앱 개발자나 투자자를 찾으러 다녔다. 그리고 전역 후 2010년 중소벤처창업경진대회에서 아이디어를 인정받으 면서 군 동기였던 정민철 씨와 함께 ‘트리플래닛’을 창업했다. 창업 아이템은 기발하면서도 단순 명료하다. 게임에서 심은 나무가 실 제 숲이 된다는 것. 기업들을 방문하며 게임 내 광고를 유치하면서 3개월 동안 1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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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심기 게임을 하면 진짜 나무가 심겨요!”

2013년 세계은행이 발간한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 화로 기온이 2도 오를 경우 20~30년 내에 심각한 식량 문제와 기후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는 2030∼2040년까지 지구온난 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농경지 40 ∼80%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태국 방콕이나 베트남 등 동남 아시아의 경우 2040년에는 해수면이 30센티미터 상승해 홍수가 일 어나거나 주요 도시 및 농경지가 물에 잠겨 농작물 수확량이 11%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뿐만 아니다. 매년 지구온난화 때문에 남극해의 얼음이 녹는 양만 690억 톤에 이른다.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폭염 현상과 이 상 기후변화 현상을 생각해보면 절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슈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다. 첫째, 정부와 기업 정책 차원에서 온실가스,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 는 행동을 취해야 하며, 둘째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를 적극적으로 심어야 한다. 트리플래닛 게임을 하면 누구나 쉽게 나무 심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 게임 속 아기 나무 캐릭터에게 물, 비료 등 아이템을 사용해 성장시키면 된다. 농작물 게임 등 일종의 소셜 게임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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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은 게임으로 심은 나무가 실제 중국, 몽골 등 사막화 지역에도 심겨진다는 것이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까. 한화, 현대자동차 등 기업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숲 조성 비용을 후원하고, 해당 기업의 로고가 게임 내 아이템에 등장한다. 사회공 헌과 브랜드 광고,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는 숲 조성 부지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주체 가 협력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이다. 트리플래닛은 퍼네이 션(fun+donation, 재미있는 기부)의 선발 주자로서 창업 첫 해에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공식 앱으로 선정됐고, 2011년에는 Global Social Venture Competition 세계 3위, 2011 Korea Mobile Award 광 고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5년 말 ‘트리플래닛’ 모바일 게임 시 리즈를 통해 국내외 100만 명 이상이 43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트리플래닛의 발랄한 아이디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번 째 버전은 바로 ‘스타숲’ 만들기. 팬심을 자극해 환경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활용한 것이다. 2012년 최초로 조성된 스타 숲은 아프리카 남수단 지역의 ‘투애니원2NE1’숲이다. 투애니원 팬클 럽이 단체로 이 지역에 1500그루의 망고나무를 심었다. 이어 한국 에도 ‘신화숲 1, 2호’, ‘로이킴숲’ 등이 조성됐다. 한류 열풍이 가속 화되면서 ‘소녀시대숲’, ‘김수현숲’, ‘EXO숲’ 등 스타의 이름으로 한 국, 중국, 캄보디아 등의 국가에 80여 개의 스타숲이 조성됐다.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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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숲 프로젝트 전체 참여자의 40%가 중국, 프랑스, 멕시코 등 해외 팬이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스타의 팬들은 고가의 선물 대 신 스타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숲을 선물하여 스타의 이름을 기억 할 수 있다”면서 “또한 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스타숲 조성의 혜택을 나눌 수 있기에 더 가치 있다”고 강조했다.

‌ 기억해야 할 이슈를 숲과 연결시키다

누군가의 이름을 딴 숲을 만드는 것, 누군가를 기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김 대표는 기억해야 하는, 잊지 말아야 하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숲 만들기를 결합했다. 2015년 트리플래닛은 세월 호 참사 1주기를 기리며 진도에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오드리 헵번의 첫째 아들이 션 헵번의 제안으로 시작 됐으며, 4.16가족위원회, 진도군과 파트너십으로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후 1년간 비공개로 준비하던 프로젝트는 정확하게 1주기에 맞춰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격적인 홍보를 펼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는 3000여 명이 참여하면서 2억여 원이 ‘숲 조성 기금’으로 모금됐다. 오드리 헵번협회의 명예회장인 션 헵번은 “세월호 사건으로 안타깝게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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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잃은 아이들의 산증인으로 영원히 남아 있어 줄 숲이 필요하 다고 생각했다”면서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 2016년에는 경기도 파주 도라산 평화공원에 ‘연평해전 영 웅의 숲’,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등 추모의 의미를 담은 숲을 조성했다. ‘소 녀들을 기억하는 숲’에 참여한 대학생 이상아 씨는 “나와 같은 나이 에 성 노예로 고통받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억하고 추 모하기 위해 숲 만들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비틀즈 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 공연을 기념하며 DMZ 지역에 평화 의 의미를 담은 ‘스타 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런 ‘추모 숲’ 조성 프 로젝트는 2016년까지 4,000여 명이 참여하여 총 3억 3,000여만 원 이 펀딩됐다. 숲 만들기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풀어낸 의미는 무엇일까. 기업 과 기관 중심이던 숲 만들기에 대중의 참여까지 확대한 것이다. 창 작물, 창작 프로젝트 관련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는 여기저기 생겨 났지만, ‘숲 만들기’만을 위한 전문 플랫폼은 없었다. 2016년에 진 행한 ‘네팔 커피나무 농장 조성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트리플래닛을 통해 조성된 숲으로 지진 피해로 무너진 네팔 커피나무 농장 복구를 지 원했다. 트리플래닛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농장 조성 펀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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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딴 농장이 생겼고, 네팔 커피를 리 워드로 받았다. 커피나무 농장을 통해 창출된 커피 판매 수익은 다 시 농장에 재투자되면서 기부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이 런 방식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아프리카, 캄보디아 등 저개발국 에 과실수 41,000주를 심어 3000가구, 2만여 명의 기아를 해소하고 소득 증대를 도왔다.

‌ 트리플래닛이 환경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다윤이의 첫 생일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 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 이 숲을 만들었습니다. 다윤아, 네가 성인이 되었을 때 이 나무들도 맑은 공기를 내뿜는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있을 거야”(트리플래닛 ‘탄생 기념의 숲’을 조성한 정민 주 씨)

2016년 다윤 양의 엄마 정민주 씨는 딸의 첫 돌을 맞이해 트리플 래닛을 통해 숲을 조성했다. 2015년까지는 기업이나 단체 단위의 숲 조성 프로젝트가 주를 이뤘다면, 2016년에는 가족이나 개인 단 위의 숲 만들기가 시작됐다. 포항의 산불 피해 지역에 결혼 기념 숲 을 조성한 신혼부부의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생일 축하, 프러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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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다양한 목적의 숲이 조성되고 있다. 숲 조성 신청자의 목적에 따 라 도시 공원, 휴양림, 치유림, 자연보호림 등이 대상지로 선정되 며, 숲 관리 및 관광과 연관된 지자체, 기관 등과 협력해 프로젝트 가 진행된다. 2010년부터 2016년 9월까지 트리플래닛이 심은 나무는 62만 그 루. 중국, 케냐, 네팔, 미국 등 세계 12개국에 129개 숲이 조성됐다. 이는 매년 약 16,000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킨 것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45억여 원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2020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 목 표”라고 강조한다. 그는 “갈수록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면서 “직접적으로는 중국과 몽골 등지에 숲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시민이 일상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다양한 액션 아이디어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한 여성 앵커가 제작한 스모그 다큐멘터리가 있어요. 이 영상에는 베이징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의 폐암 수술 장면이 담겼 는데, 의료진들은 원인을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으로 추정해요. 본 인을 비롯한 주변 가족조차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이 앵커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딸이 양성 종양으로 태어난 직후 수술을 받으면서부터였어요. 그 원인을 스모그 등 대 기오염에서 찾고 있지요. 이 다큐가 중국에서는 60만 개가 넘는 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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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달리면서 핫이슈가 됐죠. 저는 안타까운 것이 이제 원인은 다 안다는 거예요. 지금 필요한 건 솔루션이죠. 미세먼지, 스모그 등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해답도 트리플래닛이 만들어내야 할 과제라 고 생각합니다.”(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기업 정보> 기업명

트리플래닛

대표자

김형수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88 노벨빌딩 4층

홈페이지

www.treepla.net

대표번호

02-499-2461

법인 형태

주식회사

수상 내역

2011년 글로벌소셜벤처대회(GSVC) 3위 2013년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본상 2014년 서울혁신상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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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플래닛이

2010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심은 나무는 62만 그루에 달한다. ⓒ트리 플래닛

▶ ‌ ‘세월호

기억의 숲’ 프로젝트 에 참여한 시민의 모습. ⓒ트 리플래닛

▶ ‌ 세월호 ‘기억의 벽’ 현장. 진도

에 조성한 ‘세월호 기억의 숲’ 가운데 설치된 ‘기억의 벽’ 안 쪽에는 가족과 친구들의 메 시지가 기록되어 있어, 숲을 찾는 사람이 조용히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트리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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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부터

크라우드 펀딩형 숲 조성 플랫폼을 개발했다. 예전까 지는 기업, 기관 중심의 숲 만들 기였다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이 개발되면서 대중의 참여가 활 발해졌다. ⓒ트리플래닛

▲ ‌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진행한 현

장. 한화 그룹은 나무 심기뿐만 아 니라 태양광 발전 설비까지 지원했 다. ⓒ트리플래닛

▲ ‌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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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뭉치면 성장한다 십시일밥 | 롤링다이스 |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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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청년들 :

십시일밥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겸 머니투데이 쿨머니 에디터

한양대학교 대학생 최소라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오전 수업이 끝 나기 무섭게 달려가는 곳이 있다. 바로 학생식당이다. 끼니를 때우 기 위해서가 아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긴 고무장갑을 낀 채 설거지 대에 손을 담근다. 시간이 좀 지나자 땀이 비 오듯 하더니 금세 화 장이 얼룩졌다. 일주일에 1시간. 그는 수업과 수업 사이에 빈 시간을 활용해 학 교 식당에서 일하고 시급 7,000원을 받는다. 이 급여는 최씨 호주 머니가 아니라 십시일밥 중앙 사무국에 전달된다. 그는 학교 식당 에서 봉사하고 취약 계층의 학우에게 식권을 기부하는 ‘십시일밥’ 의 핵심 멤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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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흘린 땀이 내 곁의 학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쁩니 다.” 그의 봉사는 벌써 2년이 넘었다. 한양대학교에는 최씨 말고 140 명의 학생이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과 땀을 친구를 위해 기쁜 마음 으로 내어 주고 있다.

‌ 십시일밥이 뭐길래

십시일밥을 창업한 이호영 대표는 2013년 어느 날 학생식당에 서 마음 한구석이 시린 장면을 목격했다. 한눈에 봐도 단짝처럼 보 이는 두 명이 식권 하나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중 한 친구 는 함께 온 친구가 먼저 식사를 하고 난 뒤 공기밥을 리필 받아 끼 니를 해결했다. 그가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이었다. 학교라는 한 울 타리에서 생활하지만 어렵게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이듬해 2월 이 대표한테 불현듯 좋은 해결 방법이 떠올랐다. 수 업 시간표를 짜다 보면 중간에 비는 시간이 생긴다. 이를 활용하면 별도의 시간을 내지 않아도 봉사가 가능하다. 소수의 사람에게서 많은 시간을 요구할 게 아니라 다수의 사람에게서 짧은 시간을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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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것이 지속가능한 모델이다. 봉사 장소는 학생식당, 기부금은 식권으로 정했다. 십시일밥의 목표는 단지 식권을 기부함으로써 친구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데에 있지 않다. 캠퍼스 안의 빈부 격차 해소가 궁극적 목 표다. “취약 계층 학생은 남들이 스팩을 쌓고 학원을 다닐 시간에 식비 를 벌기 위해 한 달에 10시간씩 일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지 못한다면 불공정한 게임이죠. 공강 1시간씩을 모으면 친구의 알바 10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10명의 대학생이 1시간씩 십시일반으로 봉사하면 모두가 공부할 수 있는 셈이죠.” 이 대표가 십시일밥을 창업한 진짜 이유다. 그의 뜻의 동참하는 대학생은 삽시간에 불어났다. 2년 6개월이 흐른 지금 서울의 건국 대,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를 비롯해 경기도 가천대, 경북 대, 충북대 등 전국 29개 대학으로 퍼져나갔다. 그동안 참여한 봉사 자 수는 2,529명, 식당 수도 51개로 늘었다. 이들이 나눠준 식권 수 는 41,203장으로 2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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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 사각지대의 청년을 품다

한양대학교에서 시작한 십시일밥은 전국 규모로 성장했다. 이 대학 재학생인 이 대표는 동문 후배를 위해 학교와 선배 창업가가 마련해준 창업 공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십시일밥을 더 많은 대 학에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십시일밥은 봉사자들의 시급에서 17.7%를 떼어내 유니폼 제작과 학생 보험료 등 운영비를 충당한다. 신입 대학교는 운영비를 거두지 않는다. 기 부금액이 적어 학생들에게 전달할 충분한 식권 마련이 어렵기 때 문이다. 십시일밥은 한 달 단위로 식당에서 급여를 받는다. 이 가운데 운 영비를 뗀 금액으로 식권을 구매해 한 학기에 두 번 학교 복지 팀을 통해 전달하거나 등기우편으로 직접 발송한다. 대상자는 매 학기 마다 선정된다. 재학증명서랑 기초수급가구확인증 또는 국가장학 금신청확인증을 제출해야 한다. 이 밖에 증명서가 없어도 이메일로 식권이 필요한 이유만 써내 도 심사 대상이 된다. 실제로 형편이 어렵지만 증명할 수 없는 경우 가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체 지출 가운데 10%는 이들을 위 해 쓴다”며 “국가가 끌어안을 수 없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 을 돕겠다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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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은 두 달마다 등기우편으로 수혜자에게 직접 전달된다. 1회 에 5만 원(학기당 10만 원) 상당의 식권으로 그동안 1800여 명이 혜택 을 받았다.

‌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기부 모델

십시일밥이 빠르게 성장하는 비결은 서로에게 유익한 공생 전략 이다. 학생식당은 점심시간인 12시부터 1시 사이가 제일 붐빈다. 학교 내외부에 식당이 여럿 있다 보니 서로 경쟁도 치열해 서비스 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 손님을 빼앗길 수 있다. 그렇다고 그 시 간만을 위해 사람을 채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이 문제를 십시일 밥이 해결해주었다. 더 매력적인 건 바로 시급으로 지출한 인건비 가 식권으로 되돌아와 식당 수입을 증대시키는 효과다. 다른 기부 가 부의 이전이라면 십시일밥은 부를 창출한다. 식당은 수익의 일부를 나눈다. 학생들이 봉사가 끝나면 무조건 한 끼를 식당에서 먹고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로서 십시일밥 은 운영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봉사자의 식대를 해결 했다. 십시일밥은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기부 모금액과 지출 내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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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이런 조직 체계를 갖추는 데는 이 대학 경 영학과 예종석 교수의 도움이 컸다. 이 대표는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예 교수를 찾아가 멘토가 되어 줄 것을 요청했다. 예 교수는 흔쾌히 제자의 요구를 받 아들였다. 매주 컨설팅을 해주었고 지금까지 대학생 비영리단체 ‘십시일밥’의 이사장직을 맡으면서 배후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다

십시일밥은 봉사자들의 시선을 자신만의 세계에서 주변으로 확 장시켰다. 힘들게 일하는 식당 아주머니의 삶을 들여다보았고 그 분들과 눈을 맞추며 가까워졌다. 생일이면 서로 케이크를 나눠 먹 으며 축하를 해주고 직장을 떠나시는 분과는 아쉬움의 술잔을 기 울이기도 한다. 십시일밥은 다양한 형태로 대학가에 새로운 기부 문화를 불러왔 다. 한양대학교 도서관의 책 기부 모금 캠페인인 ‘십시1권’이 예다. 또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를 개설하는 ‘십시일교’, 갑자기 휴가가 필 요해진 직장 동료에게 휴가를 모아 선물하는 십시일휴,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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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쉼터와 사료를 제공하는 십시일냥 등 의 시리즈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기부 문화는 대학 캠퍼스라는 울타리도 넘었다. 십시일밥은 사 단법인 푸른나눔과 손잡고 매월 격주 토요일에 모여 반찬을 만들 어 서초구 방배동 인근에 거주하는 소외 계층에게 배달한다. 이른 바 ‘십시일찬’이다. 십시일밥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 대학생 2500 여 명을 대상으로 봉사자를 모집하는데, 평균 경쟁률이 3대 1에 이 를 만큼 치열하다. 푸른나눔은 그 대가로 매회 100장의 식권을 십 시일밥에 기부한다. 십시일밥의 열혈회원인 한 학생은 자신의 페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지금 비록 우리가 하는 일이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세상의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거라고 확신합니다. 끝까 지 함께하면서 세상을 바꾸어 봐요.” 전문대를 포함해 전국 300여 대학에 십시일밥이 자리 잡으면 연 간 100만 장(35억 원)의 식권은 거뜬히 모을 수 있다고 한다. 작은 날 갯짓이 변화의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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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십시일밥

대표자

이호영

주소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학교 한양종합기술연구소 B221호

홈페이지

www.tenspoon.org

대표번호

010-9284-1163

법인 형태

비영리법인

인증·등록 사항 ‌ 서울시 비영리 민간단체 제1936호

수상 내역

2014년 고용노동부 장관상(소셜벤처 경연대회), 딜로이트 사회공헌 특별상 2015년 서울시 혁신상 서울 시민의 삶을 바꾼 단체 2위 서울특별시장상 2016년 APA 선정 올해의 청소년 필란트로피스트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최 우수상, 한국 사회적기업진흥원장상

▶ ‌ 십시일밥

봉사자들은 식권 판매부터 배식, 잔반 처리, 설거지 등을 하며 업무에 따라 시급 최고 7,000원을 받는다. ⓒ이우기 작가, 서 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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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영

십시일밥 대표. ⓒ이우 기 작가, 서울시사회적경제지 원센터

◀ ‌ 십시일밥

봉사자들은 한양대 학교에서 39명으로 시작해 2년 반 사이 29개 대학 2529명으로 늘었다. ⓒ이우기 작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 ‌ 십시일밥에

동참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매월 격주로 서초동 인근의 독거 어르신을 위 해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십시일찬’ 봉사활동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십시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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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함께 굴리는 저 주사위처럼 :

롤링다이스 -김은남 시사IN 기자

롤링다이스는 2012년 만들어진 협동조합이다. 전자책에 특화된 콘텐츠를 기획, 출판, 유통하겠다며 출발했다. 출범 당시 롤링다이스의 미래를 낙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 자책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는 있다지만 한국에서는 그 성장세가 워낙 더디기 때문이다. 사무실이나 직원도 두지 않은 채 조합원 각 자가 자기 생업을 하면서 짬짬이 전자책을 내겠다는 구상도 수상 쩍었다. 사생결단하고 덤벼도 될까 말까 한 요즘 출판계에서 저런 자세로 살아남겠나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롤링다이스는 그 일을 해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협동조합’이라고 스스로 전제를 달기는 하지만 4년 넘게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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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롤링다이스는 활동 또한 왕성 하다. 본래 전자책 출판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들 은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오늘날 롤링다이스는 스스로를 ‘전 자책 출판 협동조합’이라기보다 ‘지식 나눔 협동조합’이라 소개한 다. 전자책 출판은 기본. 여기서 나아가 이들은 사회적기업, 협동 조합, 비영리조직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을 위해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연례포럼인 ‘롤링펀나 이트’를 비롯해 세미나와 집담회도 수시로 조직한다.

‌ ‘2년 시한부 프로젝트’로 협동조합을 만들다

정해진 규율도 짜인 위계도 없는 조직. 그렇다고 일반 모임이나 동호회와는 다르게 분명하게 목적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조직. 롤 링다이스는 어쩌다 이렇게 독특한 형태의 협동조합으로 탄생한 것 일까? 롤링다이스 조합원들은 본래 한 출판사의 독서 모임에서 만났 다. 일반 직업인, 출판인, 대학생 등으로 직업은 다양하지만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엮인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10여 명이 2년가량 독서 모임을 이어가다 보니 동력이 약간 떨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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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우리끼리 해볼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라고 롤링다이스 초대 이사장을 지낸 제현주 씨는 말했다. 그런데 때마침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면서 ‘협동조합을 한번 해보자’는 쪽으로 얘기가 모아진 것이다. 책을 매개로 만난 사람들 인 만큼 사업 아이템은 자연스럽게 출판 쪽으로 정해졌다. 단 사업 의 전제 조건은 ‘고정비를 들이지 말자’는 것이었다. 사무실도 운영 하지 않고 직원도 따로 두지 않으면서 최소한도로 일을 벌여보기 로 한 것이다. 출판도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에 집중하기로 했다. “종이책을 내게 되면 권당 천만 원 이상 비용이 든다. 그러다 보면 돈 잃는 것에 연연해하게 될 것 같았다”라고 제현주 씨는 말했다. 당시 이들에게 협동조합은 ‘2년짜리 시한부 프로젝트’였다. 잘되 면 좋고 안 돼도 그만. 출자금은 날리겠지만 ‘우리끼리 재미있는 일 한번 해봤으니 된 것 아니냐’ 하고 훌훌 털어 버리자는 가벼운 마음 가짐으로 일을 저질러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협동조합을 구상하고, 창립총회를 연 것이 2012년 5월 30일이다. 100만 원씩 출자금을 낸 조합원 8명의 전원 합의에 따라 이름은 ‘롤링다이스’로 정했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 했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주사위를 던졌을 때 뭐가 나올지는 모르 겠지만, 일단 던져보기 전에는 더더욱 모른다는 주석이 조합원들 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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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과 실용서로 실험해본 ‘책의 미래’

이름이 운명을 결정한 것일까? 롤링다이스의 지난 궤적은 그야 말로 ‘데굴데굴 구르는 주사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사위가 펼쳐 놓은 변화무쌍한 패들로 채워졌다. 처음부터 일이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 롤링다이스는 인 문사회 분야 전자책을 출판하는 데 전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이것만으로는 의미 있는 매출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이 명확해졌다. 이에 눈을 돌린 것이 실용 분야 책이었다. 실용서 라면 누구나 가볍게 출퇴근 길에서도 전자책으로 펴볼 수 있을 터. 그렇게 기획된 첫 책이 <불량헬스>다. 평소 운동에 관심이 많던 조 합원이 이쪽 분야 전문 사이트에서 인기리에 연재되던 한 헬스 트 레이너의 칼럼을 단행본으로 내보자고 제안한 것인데, 이 책이 속 된 말로 ‘대박’을 쳤다. 출간 2주 만에 <불량헬스>가 주요 전자책 서 점에서 베스트셀러 3위권에 오른 것이다. 현재도 롤링다이스는 실용서 라인 목록을 꾸준히 늘려가는 중이 다. 그렇다고 기획회의라 할 만한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조 합원들이 생활 주변에서 안테나를 좀 더 예민하게 가동해 아이템 을 길어올 뿐이다. 운전면허는 있지만 실제로 도로에 나갈 엄두가 안 나 고민하던 조합원이 인터넷 서핑을 통해 알게 된 ‘도로 연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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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고수’를 필자로 제안하는 식이다. ‘책의 미래’는 이 과정에서 롤링다이스가 보다 심층적으로 고민 하게 된 주제다. 롤링다이스 2대 이사장은 정동윤 씨. 한 대형 출판 사에서 전자책 사업 분야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그는 전자책의 미 래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 시장이 확장되는 데는 여전 히 한계가 많지만 그렇다고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 처할 수 있다는 전자책의 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롤링다이스는 다양한 전자책 실험을 벌이는 중이다. 유유출판사, 메멘토 등 1인 출판사의 전자책 출간을 대행 하는 서비스가 한 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전자책으로 일차 성 공한 콘텐츠를 종이책으로 재출간하는 프로젝트도 성공리에 진행 한 바 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주사위는 또 한 번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굴러갔다. 2015년 말 롤링다이스가 서울시 산하 서울혁신파크에 서 진행되는 ‘비:파크 프로젝트’를 수행할 파트너 단체로 선정된 것 이다. 여기에 참여하게 되면서 롤링다이스는 서울혁신파크에 있는 야외 도서관의 전시·운영을 담당하는 한편 책을 매개로 한 교육 프 로그램 등을 운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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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리막 시대’, 협동조합을 다시 주목하다

이쯤이면 남들 보기에는 성공한 협동조합이다. 그러나 롤링다 이스는 새로운 고민에 직면해 있다. ‘책의 미래’와 함께 롤링다이스 가 천착해온 또 하나의 주제가 ‘일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일과 놀 이의 양립, 이는 롤링다이스가 처음 생겨나면서부터 일관되게 추 구한 가치였다. 그런데 일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놀기는커녕 ‘성 장 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조합 정신이 흔들릴 지경에 이르 렀다는 판단이 섰다. “일반 회사는 매출이 줄면 망하겠지만, 우리 는 일하기 싫어지면 망하는 구조”라고 제현주 씨는 말했다. 그런 만큼 앞으로 매출이 줄더라도 일을 줄이자는 쪽으로 조합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중이란다. 누구는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괴로운 판에 이게 무슨 배 부른 소리냐고? 제현주 씨 말마따나 지금의 2030세대는 본능적으 로 알고 있다. 남들 보기에 아무리 번듯한 직장을 가졌다 해도 그것 이 영구적인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니 설사 자신 의 일을 사랑하더라도 거기에서 끊임없이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이 것이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내리막(저성장)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자식 세대가 처한 딜레마라는 것이다. 롤링다이스가 협동조합에 주목한 것은 이런 모순으로부터 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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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 형태가 협동조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대체 못할 인력은 없다는 식으로 운영 되는 것이 자본주의 기업 시스템이다. 하다못해 스티브 잡스가 사 라져도 애플은 굴러간다. 그렇기에 기업은 늘 사람의 값어치를 동 일한 방식으로 평가하려 든다. 이런 기성 패러다임에 맞서 고용 계약으로 묶이지 않은 조합원 ‘들’이 ‘다름’을 기반으로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제현주 씨는 말한다. 그러자니 ‘1인 1표’로 함께 일 하고, 함께 경영하며, 함께 책임을 나눠지는 협동조합 모델에 매력 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롤링다이스가 노동을 평가하는 방식은 일반 기업과는 다 르다. 상근, 비상근 직원 두 명을 제외한 롤링다이스 조합원 대다수 는 각자 생업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생업을 하고 남는 자투리 시 간에 롤링다이스와 관련된 일을 한다. 이들은 이렇게 조합을 위해 일한 시간을 매주 내부 통신망에 알아서 기록해둔다. 1주일에 5시 간 이하로 일했으면 1구간, 5~10시간 일했으면 3구간이라고 적어 두는 식이다. 이렇게 합산된 노동 시간에 기초해 분기별로 수익을 배분한다. 어떨 때는 한 사람에게 조합 일이 몰리기도 하지만 이로 인한 마찰은 거의 없다. “이곳에서는 일에 투입한 시간이 적다고 자신이 대체될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 또한 없다”고 제현주 씨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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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일반 기업과 협동조합의 가장 큰 차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동윤 씨에게 롤링다이스는 “나의 노후”다. 노후 생계를 책임져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만이 아니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서 스스로를 인정받으면서 일을 놀이처럼 즐기며 살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와 조합원들이 함께 꿈꾸는 미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조차 합세해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 협동조합이 새삼 필요한 이유를 롤링다이스는 이렇게 발굴해내고 있다.

<기업 정보> 기업명

롤링다이스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센터 미래청 404-A호

대표자

정동윤

홈페이지

www.rollingdice.co.kr

인증·등록 사항 ‌ 협동조합(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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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용 분야 전자책을 내면서 롤링다이스는 새로운

실험을 마음껏 벌여보았다. ⓒ롤링다이스

▼ ‌ 놀듯이

일하고 일하듯 놀자 는 것이 롤링다이스 조합원 의 모토다. ⓒ롤링다이스

▶ ‌ 롤링다이스

전직 이사장인 제현주 씨와 현직 이사장인 정동윤 씨(왼쪽부터). ⓒ롤 링다이스

▶ ‌ 롤링다이스는

수시로 세미 나와 강좌 등을 기획한다. 2016년 여름에 열린 ‘여성 의 일 새로고침’ 집담회 현 장. ⓒ롤링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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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중심의 비영리 주택 임대업자 :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정혜아 뉴스1 기자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330-28번지. 빨간 벽돌로 지어진 주택 사이에 위치한 크림색 단아한 육각형 모양의 4층 건물이 유독 눈에 띈다. 일반 주택과 생김새만 다른 것이 아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거주인 구성도 독특하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전혀 모르는 청년 14 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살고 있다. 한 층당 3~4명의 청년이 거 실과 주방, 화장실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이 조성한 ‘달팽이집’이다. 상대적 으로 낮은 임대료로 청년 1인 가구의 주거 부담을 덜고 공동체 형 성을 통해 삶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 현재 달팽이집은 6호까지 만들어졌다. 2014년 8월 서울 서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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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남가좌동에 달팽이집 1·2호가 조성됐다. 2% 이자율인 사회투 자기금으로 대출받은 5억 원에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창립 멤버 의 출자금 8,200만 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의 달팽이기금 1억 원을 더해 보증부월세(1호)·전세(2호) 계약을 했다. 이를 청년들에게 저렴 하게 임대하며 달팽이집 1·2호를 운영했다. 이후 2015년 3호, 2016년 4·5·6호가 조성됐다. 내년에는 서울 강북구와 경기도 부천시에 달팽이집 7·8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에 따라 약 120명의 청년이 달팽이집에서 살게 된다.

‌ 수요자 중심의 비영리 주택 임대업자

달팽이집의 시작은 ‘청년의 주거 부담 덜기’였다. 전라남도 순천 에 살던 권지웅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이사장은 대학에 진학하며 2007년 서울로 이동했다. 권 이사장은 “당시 대부분의 월세가 40만 원 수준이었다”며 “부담되는 액수였다”고 회상했다. 고민을 이어가던 권 이사장은 ‘월세 40만 원을 내고 있는 청년 20명이 함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권 이사장은 “추 정해보니 이들이 20년 동안 내는 월세는 19억 원이나 되더라. 당시 19억 원이라며 서울 서대문구 외곽 지역에 20명이 들어가는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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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채를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라리 집을 사는 것이 나을 수 있 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권 이사장은 뜻을 같이하는 사 람들과 2014년 3월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을 만들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현재 달팽이집의 임대료는 40만 원을 넘지 않는다. 달팽이집 2 호의 임대료는 월 23만 원이다. 이는 주변 시세의 50~80% 수준이 다. 본인이 원할 경우에는 달팽이집에서 계속 살 수도 있다. 주택 임대차보호법이 2년간 주거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보통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고려하는 상황에 비하면 주거가 안정되는 것이다. 거주하는 사람을 위한 집. 이것이 달팽이집의 기본 모토다. 살고 싶은 집이 아니라 사고 싶은 집. 이는 주택의 ‘공급’에 초점을 맞추 던 것의 전환을 의미한다.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수요자 중심 의 비영리 주택 임대업자’를 자청한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삶의 토대기 때문에 살 사람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청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터 무니없이 높아진 주택 가격으로 평생을 세입자로 살아갈 세대가 탄생한 사회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청년 주거의 안정화를 바 탕으로 보편적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안적, 사회적 주택을 공 급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사람들. 민달팽이 주 택협동조합을 설명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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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가 아닌 여럿이

2016년 11월 어느 날 달팽이집 4호에서는 집들이가 열렸다. 달 팽이집 4호에는 통기타 공연을 하고 앨범도 내는 직장인, 노조간 부, 문화해설사, 연극배우 겸 우쿠레레 강사, 만화가 등 다양한 사 람이 모여살고 있다. 덕분에 집들이는 오프닝 공연 등 다채로운 프 로그램으로 채워졌다. 보통 집들이는 새로 이사 갔을 때 하지만, 이 날 집들이는 교류를 위한 시간이었다. 이처럼 달팽이집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는 삶을 기반으로 하 고 있다. 어떤 개인이 고립되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 때문에 갈 등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실제로 2인 1실이던 달팽 이집에서 코고는 소리로 갈등을 겪던 입주자가 결국 나가겠다고 선언한 상황이 있었다. 이때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상근자가 자 리를 마련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 대안을 낸 적이 있었다. 공용 냉장고에서 음식이 사라지는 경우, 적정 실내 온도에 대한 의견 차 등 소소하지만 삶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갈등을 해결 한 사례도 많다. 아울러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집을 빌려주기 전에도 적극성 을 요청한다. 현재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달팽이집은 예비 입주자 교육을 2회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입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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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함께 모여 커뮤니티 및 살림살이 워크숍도 진행한다. 권 이사장은 “입주자 분을 많이 만난다”며 “요즘 가족을 제외하 고 누군가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상황이 많지 않다. 그러나 달 팽이집에서는 예기치 않게 사람을 만나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눌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홈페이지에는 ‘함께 산다는 것은…’이란 제목의 장문도 게시되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함께 산다는 것은 우연적인 것을 긍정하는 것입니다. 우연적이라 함은 자기 마 음대로 되지 않음을 말합니다. 이는 부정적인 동시에 살아 있음의 본질입니다. 자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며, 혼자서 깨달을 수 없는 어떤 것에 자신을 두겠다는 의지입니다. 이는 특별해 보이지만 특별하지 않기도 합니다. 살아 있는 개체의 일반적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사는 것을 긍정한다는 것은 서 로에게 스스로가 할 수 없었던 경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입니다. 이때 경험은 성장, 다른 인식, 실질적 도움 등을 포함합니 다. 우리는 함께 살면서 서로를 성장시키거나 발전시키거나, 혹은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역설적 편안함을 만들어 나갈 생각입 니다. 이는 다른 인간에게 이해됨으로써 편안해지는 복잡한 편안 함, 누군가의 표현으론 ‘집다움’을 말합니다. 우리는 이 ‘집다움’을 만들어가는 것을 같이 산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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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인 가구 증가와 마을 공동체가 붕괴된 사회문제를 해결하 는 대안으로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청년 1인 가구를 넘어 전 세대 대안주택 공급자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권 이사장은 말을 골랐다. “2인 가구는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민 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설립 후 3~4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함께한 입주자, 조합원이 결혼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권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이렇게 다양한 유형의 입 주자를 포용하다 보면 2인 가구는 물론 4인 가족 등 모든 유형의 입 주자를 위한 대안주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 산의 유형이 아니라 삶을 영위하는 공간으로써의 주택의 새로운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민달팽이 주협동조합과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뜻을 함께하 는 방법으로는 조합원과 후원 회원이 있다. 조합원은 기본 1계좌(5 만 원)

이상 출자와 매달 운영비(최소 1만 원)를 낸다. 조합원은 주거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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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서비스, 공인중개 서비스, 룸메이트 매칭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6계좌 이상 출자 시에는 향후 지어지는 민달팽이 주택의 입 주 우선권이 주어진다. 후원 회원은 출자는 하지 않고 매달 운영비 를 내는데, 조합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후원 회원의 운영비는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의 운영에 쓰인다.

<기업 정보> 기업명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대표자

권지웅

주소 ‌ 서울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1동 1층 청년허브 내

미닫이사무실 홈페이지

www.facebook.com/minsnail.housingcoop

대표번호

070-4148-9120

법인 형태

협동조합

인증·등록 사항 ‌ 주택협동조합(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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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어느 날 열린 달팽이집 4호 집들이. ⓒ민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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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일자리로 사회 통합 이끈다 잉쿱 | 한국택시협동조합 | 카페오아시아 | 빅이슈코리아 | 커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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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교육으로 교육 격차 해소 나섰다 :

잉쿱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 전 경향신문 기자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이 판치는 나라. 한 해 사교육비 규모가 18조 원에 이르는 나라. ‘집안의 경제력이 대학 입학 경쟁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된 나라.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려운 가 정 형편으로 학원 문 앞에도 못 가보고, 집에서도 봐주는 사람이 없 어 점점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안타까워하는 이가 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 윤모린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남편 의 뒤늦은 유학으로 10년간 미국 생활을 하다가 2010년 귀국한 ‘유 학파’ 엄마다. 그는 살림살이에 보탬이 될까 해서 영어 과외를 하며 대한민국의 뒤틀린 교육 현실을 체감했다. “과외를 받은 아이는 영어를 더욱 잘하게 되고 그렇지 못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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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더욱 뒤처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이건 아니다’고 판단했 어요. 배움에서조차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지요.”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무료로 가르치고자 했다. 마포 구 지역주민센터의 소개를 받아 그룹홈의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 했다.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나서면 좋겠다 싶어 유학생을 둔 엄 마들의 카페인 ‘미시USA’ 귀국 엄마들 코너에 ‘함께 영어를 가르치 며 교육 격차 해소에 나서보자’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무려 24명의 엄마들이 곧바로 회신이 왔다. 한 명 한 명 만나보고 여건이 되는 10명을 모았다. 장기간 해외 생활로 영어가 익숙한 엄마들도 귀국 하면 경력 단절로 인해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10명은 그런 엄마들이었다. “영어가 익숙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교육 봉사를 하며 재능 기 부도 하고 일자리를 갖게 된다면 사교육이 팽배한 교육 시장에서 공정교육을 실천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 협동조합 방식으로 공정교육 모델 구축

영어 교육 봉사 커뮤니티로 출발한 이들은 재능 기부보다 더 체 계적인 틀의 필요성을 느꼈다. 윤모린 씨는 2012년 9월 지인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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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로 김기태 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을 만났다. 협동조합 강의를 듣 고 ‘이게 우리가 갈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2012년 12월 1일 드디어 잉쿱 협동조합이 출범했다. 잉쿱은 ▲ 소득에 따른 영어 교육 격차 해소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 ▲영어 교육의 협동조합식 대안 제시 ▲협동조합의 지역 공헌 사 업 모델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조합원이기도 한 엄마 영어 강사들 은 ‘누구나 공정한 교육을 받고 차별 없는 꿈을 꾸는 세상을 만들자’ 는 데 공감했다. 윤모린 이사장, 안미하 경영 대표, 김영정 이사의 틀을 갖추고 ‘엄마 영어 강사’를 본격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영어 강사 프로 그램은 영어 및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이 주를 이룬다. 주 2회 10 회 과정을 마치면 수료증을 받고 교육 희망 지역을 적어낸다. 잉쿱은 영어 강사, 학부모, 지역아동센터 운영자, 후원 회원들로 구성된 다중 이해관계 협동조합이다. 주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무료로 교육하는데, 영어 강사의 강사료는 후원 조합원의 지원으 로 충당한다. 2016년 들어 잉쿱의 조합원 수는 40명, 그중 영어 강사는 20명이 다. 잉쿱은 2012년 출범 이후 250여 명에게 무료 교육을 실시했다. 2016년 12월 현재 100여 명의 취약 계층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윤모린 이사장도 현재까지도 현장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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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아이는 2013년에 만났던 초등 6학년인 창윤이(가명)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처음 창윤이를 만났을 때 창윤이는 A, B, C조차 못 읽는 수준이었다. 학교 생활이랑 영어 수업 시간이 얼마나 힘들 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일주일에 2번씩 찾아가 가 르친 결과 1년 후 영어 읽기는 물론 한 줄짜리 영어 작문도 할 정도 로 실력이 늘었다. “한부모 아이들 경우 또는 조부모와 사는 아이들은 가족이 공부 를 도와줄 수 없지요. 이런 아이들에게 기초적인 것을 가르쳐 최소 한 학교 공부는 따라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저희 목적입니다.”

‌ 지속가능성 위한 공익 학원 개념의 잉쿱 교육센터 설립이 꿈

‘교육 격차 해소’의 울림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2013년 7월 에는 한국전력 협동조합 모델 발굴 지원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12 월에는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선정하 는 협동조합 운영 우수 사례로 잇달아 뽑혔다. 주위에 입소문이 나 면서 2014년 소셜벤처파트너스서울SVPS 투자 협력처로 선정돼 사 업비를 지원받게 되면서 더욱 튼실하게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잉쿱이 이렇게 공모전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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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영어 강사를 지원하며 아이들에게 무 료 교육을 제공해주기 위함이다. 잉쿱은 소셜벤처파트너스서울의 사업비 지원금으로 간절한 꿈 중 하나였던 자체 영어 교재를 만들었다. “기존의 영어 교재 중에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 처를 줄 수 있는 내용이 있어요. 예를 들면 ‘오늘은 우리 가족 모두 놀이동산에 갔습니다.’ 이런 예문이지요. 아이들의 현실을 감안한 우리만의 영어 교재를 만들자고 했는데 그것을 실현할 수 있었던 거지요.” 엄마들이 만든 제1권은 ‘창의적 영어 글쓰기’ 기초 단어 편이었 다. 이 책은 한 권에 1만 원에 판매했는데 한 권을 사면 또 한 권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탐스 신발의 ‘1+1 판매’ 형식을 취해 엔젤북이라 불렀다. 놀랍게도 1000권을 찍 은 엔젤북은 주위의 입소문과 기부에 동참하는 사람들 덕분에 완 판을 기록했다. 교육비가 떨어질 만하면 고맙게도 새로운 기회가 왔다. 2015년 에는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 H-온드림 펠로우에 선정되어 그 상 금으로 엔젤북 제2권 기본 숙어 편을 만들었다. 잉쿱의 당면 과제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재능 기부와 상 금만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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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목표를 하나 정했다. 공익 학원 개념인 잉쿱 교육센터를 만드는 것. 이것이 2017년 잉쿱의 꿈이다. “학교 공부조차 못 따라가는 아이들이 서울에만 있는 건 아니죠. 잉쿱의 무료 교육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 격차 해소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내 아이 챙기기도 바쁜 세상에 이웃의 아이까지 더불어 챙기는 잉쿱 엄마들의 열정은 협동조합의 지역 공헌 사업의 모델이 되고 있다.

<기업 정보> 기업명

잉쿱

대표자

윤모린

주소

서울시 양천구 목동동로 81 양천해누리타운 8층

홈페이지

www.engcoop.com

대표번호

02-584-7424

법인 형태

협동조합(2013)

수상 내역

2015년 고용노동부 주최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대회 최우수상, 사회적기업 가 페스티벌 우수창업팀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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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잉쿱 영어 강사 양성 아카데미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생각 모으기’ 프로 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잉쿱

◀ ‌ 윤모린 이사장이 2016년 10월13일 북부

여성센터에서 센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운영 어떻게?’란 주제로 강연 을 하고 있다. ⓒ잉쿱

▶ ‌ 잉쿱이

자체 개발, 제작한 영어 교재 ‘창의적 영어 글쓰기’ 제1권과 제2권. 입소문과 기부만으로 1000권을 완판시 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잉쿱

▶ ‌ 잉쿱 이사진. 잉쿱 창립 때부터 만난 안

미하 경영 대표, 윤모린 이사장, 김영정 이사(왼쪽부터). 이들은 최소한 학교 교육을 못 따라가 배움을 스스로 포기 하는 아이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잉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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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막장’ 택시기사의 역전 :

한국택시협동조합 -김희정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부 차장

주황색 택시들 사이에 유독 노란 택시가 눈에 띈다. 일반 택시가 맞나 싶어 갸웃하던 시민도 이제 입소문을 믿고 탑승한다. 택시기 사 개개인이 회사의 주인이라 그럴까. 친절하고 밝다. 사납금이 없 는 국내 최초 협동조합택시 ‘쿱택시coop taxi’ 얘기다. “예전 법인택시를 운전할 때보다 근무환경이 확실히 좋아졌죠. 급여도 매월 50만 원 이상 높아졌고요. 마음이 쫓기지 않다 보니 더 친절해지고 그만큼 사고 위험도 줄었어요.” 한국택시협동조합 김 정식(가명) 씨의 설명이다. 2015년 7월 서울에서 처음 출범한 한국택시협동조합은 1년 반 만에 대구, 광주, 포항, 경주 등 5개 조합에 500여 명의 조합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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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 중견 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쿱택시의 마법은 어떻게 가능했 을까.

‌ “사납금 대신 배당 있다”, 노란 택시의 마법

설립 과정은 한마디로 절박했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계동 한국택시협동조합 이사장은 선거에서 낙마한 후 생계를 위해 택 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때의 경험이 택시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 졌다. 생활인으로서 마주했던 택시업계의 환경이 그만큼 열악했기 때문이다. 일반 법인택시 기사는 하루 12시간 일하고 회사별로 125,000원 ~145,000원의 사납금을 납입한다. 만근을 할 경우 한 달 월급은 120만 원 안팎. 장시간 노동인데 반해 최저생계비는 물론 최저임금 에도 못 미친다. 사납금은 일정 금액을 못 채우면 모자란 액수만큼 자비로 납부 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사납금을 채우려고 분초를 다투는 기 사들은 신호 위반, 과속 운전, 승차 거부 등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연히 승객에게 불친절해진다. 여기에 접촉사고로 인한 차량 부품 파손 비용도 기사에게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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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고에 대한 보험 처리 비용도 전부 또 는 일부를 기사가 부담하고 있다. 월급은 적고 들어갈 돈은 많다. 교대 없이 종일 운전하거나 휴일에도 근무하는 살인적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막심 고리키는 일이 즐거우면 인생이 낙원이지만 일이 의무이 면 인생은 지옥이라고 했죠. 택시기사들이 사업주의 ‘선이익 보장 제’와 다름없는 사납금제에서 해방되면 그것만으로도 택시기사라 는 직업의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 사채 빚 수십억 원에 서기운수를 인수하다

협동조합을 꾸리기 위해 택시회사 물색에 나섰다. 2014년 11월 17일자 일간신문에 공시된 서기운수의 법원 M&A 방식 매각 공고 를 접하고 사적인 거래보다 안전하겠다 싶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입찰 금액 40억 원 중 계약금 4억 원을 선예치하고 잔금 36억 원 에 대한 잔고증명서와 통장사본을 제출해야 했다. 계약금 마련을 위해 박 이사장은 눈물을 머금고 집을 팔았다. 한국협동조합연대 이사진도 힘을 보탰다. 잔금 납입 기일을 이틀 앞두고 청천병력이 떨어졌다. 돈을 빌려주기로 했던 대주貸主가 정치인에게는 돈을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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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주지 않겠다며 말을 뒤집었다. “소식을 들은 아내는 충격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예순 넘은 나이에 알량한 재산마저 홀랑 날려먹고 알거지가 되게 생겼 으니 버틸 재간이 없었던 거죠. 은행, 저축은행, 캐피털, 대부업 할 것 없이 모두 찾아다녔지만 돈은 냉정했어요.” 은행은 담보 없이 단 한 푼도 빌려주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 로 인수 자금의 상당액을 사채 시장에 의존해 간신히 잔금을 냈 다. 이틀 만에 36억 원이라는 거액을 마련하면서 끊었던 담배를 다 시 피우게 됐다. 2015년 1월 한국협동조합연대는 서기운수의 법원 M&A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본 계약 체결을 마쳤다. 남은 숙제는 살 인적 고금리와의 전쟁. 최단 기간에 출자 조합원을 모집해야 했다. “전단지를 들고 택시기사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어 요. 서울역과 서부역에 늘어선 택시들, 그리고 김포공항의 국제선 과 국내선, 삼표 에너지, 연일 가스 등의 가스충전소 등에서 택시기 사들에게 홍보 전단지를 나눠줬죠.” 박 이사장은 열흘 동안 157명의 조합원 가입신청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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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자본을 고용한 한국택시협동조합

하지만 조합 가입 희망자 상당수가 신용불량자나 대출이 불가 능한 저신용자였다. 현금 출자가 가능한 사람은 전체의 5%에도 못 미쳤다. 또다시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밤잠을 설치는 나날이 계속 됐다. 서울보증보험에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택시회사나 택시기사에 게 보증을 해준 적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서기운수는 법 정관리 상태에서 40%대의 가동률만으로도 흑자를 내고 있었다. 또 협동조합 출자금은 조합이 관리해 원리금 상환에도 문제가 없었 다. 서기운수의 재무제표와 각종 자료를 동원해 설명했다. 결국 한국택시협동조합과 서울보증보험, 하나은행 간 3자 협약 이 성사됐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기 위해 조합의 추 천을 받은 자에 한해, 출자금 2,500만 원을 6개월 거치 5년 균등분 할상환 방식으로 신용등급 7등급 이상인 경우 전원 대출이 가능해 졌다. 그래도 문제가 남았다. 신용등급 8~9등급과 신용불량자에게는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 신용불량자가 취업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택시업계다. 서울시 사회경제과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신용보 증재단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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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에서 신용불량자를 외면하면 의사가 돈이 없어 죽어 가는 환자를 외면하는 것과 같아요. 서울시마저 이들을 외면하면 곧바로 빈곤층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누차 강조했죠.” 중소기업지원자금 8억 원을 한국택시협동조합에 지원해주면 조 합이 저신용자와 신용불량자에게 다시 대출해주는 방안을 문의했 다. 우여곡절 끝에 보증이 가능한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졌다. 자본 이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사람’이 자본을 고용한 셈이다.

‌ 기업형 협동조합의 성공, 쿱택시의 마법

2015년 7월 14일 서울광장은 한국택시협동조합 조합원의 눈물 글썽이는 얼굴로 가득 채워졌다. 노란 쿱택시의 트렁크가 일제히 열리면서 알록달록한 희망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조합의 출범 을 알렸다. 출범 첫 달 첫 배당이 이뤄졌다. 조합원에게 기존 월급 보다 55만 원이 많은 배당금이 주어졌다. 한국협동조합택시에는 사납금 대신 월수입 계산을 위한 기준 금 액만 있다. 기준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전액 기사의 몫이다. 하 루에 번 돈을 모두 조합에 납입하면 조합의 공통 비용과 경비 등 을 제외한 이익 모두를 조합원에게 추가 배당한다. 택시 가동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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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를 넘으니 기존 회사택시 월급에 70만 원의 추가 배당이 가능 했다. 초과 수입이 많을 때는 4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조합원 도 생겼다. 사납금을 통해 기존 택시회사가 강제로 달성해온 성과 목표를 가동률 제고와 충분한 휴식을 보장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달성했다. 이를 위해 택시 1대당 기사 수를 기존 택시회사보다 많은 2명 이상 으로 늘려 가동률을 높였다. 2016년 말 한국택시협동조합의 택시 가동률은 83%. 근무일수는 일반 택시회사보다 하루 적은 월 25일 이다. 협동조합의 마법은 곳곳에서 탐지됐다. 서기운수 시절 한 달에 7~10건씩이던 교통사고가 협동조합이 인수한 후에는 한 달 반 동 안 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 조합이 출범하고 기존 노동조합이 해산 하자 노조에 들던 경비가 연간 1억 원가량 절약됐다. 서울시 포상 금 8,000만 원과 보험료 절감액 1억 원 등 총 3억 원의 개선 효과도 모두 조합원에게 추가 배당으로 돌아갔다. 기존 회사택시 기사들은 사납금을 내고 남는 돈 몇 만 원을 그날 밥값이나 담뱃값으로 쓰게 돼 돈을 모으기가 어려웠다. 한국택시 협동조합은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월 정산을 원칙으로 50만 원의 복지카드를 조합원에게 지급한다. 사고 처리 비용은 전액 조합에 서 보험으로 처리한다. 이 같은 근로 환경과 월수입에 대한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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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퍼지자 조합원이 되겠다는 대기자가 줄을 섰다.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두고 지속가 능하지 않은 기업을 나랏돈으로 연명시킨다, 좀비 기업을 양산한 다는 비판이 있어요. 쿱택시의 성공이 협동조합에 대한 우려를 가 진 사람들에게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으면 해요.”

<기업 정보> 기업명

한국택시협동조합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암로 136 한국택시협동조합

대표자

박계동

홈페이지

www.coop-taxi.kr

대표번호

070-5101-0070

법인 형태

협동조합(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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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계동

한국택시협동조합 이사장이 쿱택시에 탑승해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 ‌ 서울 마포구 성암로에 위치한 한국택시

협동조합 택시 정차장에 노란 택시가 일렬로 서 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 ‌ 2015년

7월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출범식 현장. 조합원들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쿱택시의 성공적 운영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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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CSR을 만났을 때 :

카페오아시아 -박형영 사회적 협동조합 사다리 이사장

바야흐로 카페의 전성시대다. 대로변이건 뒷골목이건 카페는 익숙한 풍경이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카페는 인기 아이템이 다. 마을카페, 장애인카페, 다문화카페, 자활카페, 북카페 등 다양 한 주체가 다양한 콘셉트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 프 랜차이즈에 맞서 영세 카페가 살아남기는 녹록하지 않다. 수많은 카페가 우후죽순 나타나고 사라진다. 힘없는 자가 살아남기 위해 서는 힘을 모으는 수밖에 없다. 연대만이 살길이다. 카페오아시아 사회적협동조합 정선희 이사장은 국내 최초로 사 회적기업 관련 책을 써서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소개한 사회적 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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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정 이사장은 소셜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회적기업 성 장 모델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했다. 소셜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 가 가맹점을 소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맹점이 가맹본부를 소유하 는 프랜차이즈 방식이다. 사회적으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한창 문제되던 때였다. 그때 영세한 소셜 카페들이 눈에 들어왔고 본격 적으로 관계자를 만나고 다녔다. 그렇게 해서 카페오아시아는 2013년 초 국내 제1호 사회적 협동 조합으로 설립됐다. 조합원 카페 9개로 시작해서 2016년 11월 현재 본사와 16개 조합원사가 30개의 카페를 운영한다. 고용 인원은 40 명에서 100명으로 늘었다. 이중 취약 계층은 75%에 이른다.

‌ 영세 카페들 소셜 프랜차이즈로 뭉치다

카페오아시아 탄생과 성장의 밑바탕에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CSR이

있다. 카페오아시아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이 적절한 솔

루션과 만났을 때 어떤 힘을 발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특히 포스코는 카페오아시아의 설립과 운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포스코가 지정기탁금으로 기부한 1억 원이 시드머니가 됐고, 설립 후에도 포스코는 매년 1억 5천만 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런 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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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보다 더 효과적인 지원은 포스코센터를 비롯한 주요 시설 내 에 카페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사옥 안에 입점하면 인테리어나 임 대료 부담도 없고, 고정 고객도 확보된다. 도랑 치우고 가재 잡는 격이다. 포스코의 지원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사업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카페오아시아는 소셜 프랜차이즈라는 새로 운 사업 모델이라는 점과 국내 1호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점 때문 에 처음부터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새 로운 시도를 하면서 뉴스거리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포스코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의 성공에 힘입어 카페오아시아는 주로 공공기관 청사에 카페를 입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본격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기관 입점이 어려워졌다.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검증받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2015년에 처음으로 로드숍 서교점을 개 점했다. 로드숍은 피 말리는 전쟁터였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이 과정을 견뎌내면서 급격하게 역량이 늘 어났고 이후 로드숍을 하나둘 늘려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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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으로 시작해서 창업까지

2016년 여름 카페오아시아는 특별한 매장 신대방점을 개점했 다. 결혼이주 여성 직원이 창업해서 독립한 것이다. 카페오아시아 가 2년 전부터 도입한 경력 개발 모델의 성과였다. 누구나 성실하 게 근무하면 “인턴 → 어시스턴트 → 부점장 → 점장 → 창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2016년 11월 현재 결혼이주 여성 점장 2명이 탄생 했고, 2명은 독립해서 창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창업 지원은 다각도로 이뤄진다. 포스코에서 창업 자금 2천만 원과 인테리어 설비를 지원한다. 카페오아시아 본사에서는 ‘신나 는조합’에서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빌려준다. 창업 도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한 곳은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다른 한 곳은 실패 로 끝났다.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도전이 계속되면 성공 확률도 높아질 것이니까. 카페오아시아는 취약 계층, 특히 결혼이주 여성에게 양질의 일 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사회적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카페오아시 아 조합원이 되려면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 적 카페이거나 다문화 여성을 고용하든지 취약 계층이 직접 운영 하는 카페여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무엇인가. 정 이사장은 “안정적인 고용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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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급여, 다양한 복지 혜택뿐만 아니라 직원이 능력을 개발하 고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혼이주 여성이 일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대개는 식당에 서 허드렛일을 하며 뼈 빠지게 일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쉴 때 쉬 면서도 수입이 더 낫다. 큰 빌딩의 멋진 카페에서 일한다다는 만족 감도 적지 않다. 더구나 바리스타라는 전문직이 되지 않았는가. 일 반적으로 한국인이 카페에서 받는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고 한다. 아직 점장은 한국인이 주로 맡지만, 바리스타는 100% 취약 계층이 다. 전문성을 키울 수 있고 점장 승진, 나아가서는 창업까지도 가능 하다는 기대가 있기에 그들은 꿈을 키워 간다. 근무 조건은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한다. 아이들이 있으니 결근 도 사유가 있으면 인정해주고, 근무 시간도 조정해준다. 그렇다고 근태 관리가 느슨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무단결근, 위생, 서비 스에는 가차 없다. 승진에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근무한 지 3 개월이 지나면 업무 관련 용어와 레시피로 시험을 본다. 이를 통과 해야 비로소 정규직이 되어 월급제 적용을 받는다. 이런 엄한 규율 덕분에 카페가 제대로 운영되고 개인도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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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구매로 원가 절감 톡톡히

고군분투하던 카페들이 서로 손을 잡고서 달라진 점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힘을 발휘한 것은 공동구매다. 처음부터 조합원 모두 가 기대했던 것도 공동구매였다. 그러나 공동구매는 설립 2년이 지 나서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었다. 회원사가 기존 거래처를 바꾸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원재료나 부 자재를 저렴하게 공급해줘서 그 효과는 크다. 이를테면 매일유업 은 시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저가에 우유를 공급한다. 공동구매할 때는 이용고의 3%를 수수료로 내놓으면 된다. 이중 절반은 출자금 으로 적립하고 나머지는 운영비에 충당한다. 그 밖에도 본사는 조합원 카페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본사 가 개발한 디자인 물과 메뉴 레시피를 조합원에게 공유한다. 인테 리어, 입지 선정 등 초도 컨설팅도 무료로 해주고 홍보·운영 매뉴 얼 등도 제공한다. 점장 교육, 협동조합 교육, 리더십 교육, 노무 교 육 등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본사의 몫이다. 조합원은 출자금 50 만 원에 연회비 10만 원만 내면 이런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온 갖 명목으로 돈만 챙기고 지원은 나 몰라라 하는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의 갑질은 여기서는 딴 세상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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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개점한 신촌점부터는 이주 여성의 장점과 다양성을 카페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근무하는 직원 모국의 특징을 나타냄으로써 다문화 카페의 고유 색깔을 찾아 나 가려는 것이다. 이는 차별화 전략인 동시에 한국인이 생활 속에서 다문화를 접할 기회를 넓히려는 목적도 있다. 메뉴나 인테리어에 다문화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주 여성의 모국어로 인사말 안내판을 만들기도 한다. 손님이 직원의 모국어로 인사를 나누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데 도움이 된다. 카페에서 외국어 강좌를 열 계획도 있다. 카페오아시아는 2016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이후 유통사업 을 시작했다. 공공기관 우선 구매 제도를 활용해서 공공기관에 커 피와 관련 용품을 공급한다. 이렇게 유통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카 페 사업이 가지는 한계 때문이다. 특히 카페는 고용 창출 효과를 내 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정 이사장은 “카페 하나 오픈하는 데 평균적으로 5,000만 원이 들어가지만 고용 창출은 많이 일어나 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기업은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대적 조건과 사회 적 목적을 실현해야 한다는 태생적 사명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살 아남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사명을 저버리면 살아남을 이 유가 없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한 활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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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되는 것이다. 카페오아시아의 새 로운 도전이 그 묘수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업 정보> 기업명

카페오아시아 사회적협동조합

대표자

정선희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48, 4층

홈페이지

www.cafeoasia.org

대표번호

070-4365-7498

법인 형태

사회적협동조합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협동조합 겸 사회적기업(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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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년

기념 바리스타 대 회. ⓒ카페오아시아

▶ ‌ 바리스타

교육. ⓒ카페오

아시아 ◀ ‌ 신촌점

다문화 인식 개선 캠페인 사진 전. ⓒ카페오아시아

◀ ‌ 정선희

대표. ⓒ 카페오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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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자활의 꿈 담은 잡지 :

빅이슈코리아 -김준영 세계일보 기자

장맛비가 내리던 2016년 7월 어느 날 임진희(49) 씨는 두 손으로 빅이슈 135호를 들고 서울 송파구 잠실역 8번 출구를 지나는 시민 에게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직장인이었던 임씨는 회사가 부도나 직장을 잃고 3년 가까이 고 시원, 찜질방 등을 전전하다가 2011년 2월부터 빅이슈 판매원(빅판) 조끼를 입었다. 안암역을 시작으로 강남역, 왕십리역을 거쳐 2016 3월부터 잠실역에 터를 잡았다. 2013년 5월부터 권당 5,000원이 된 빅이슈 판매 수익의 50%는 빅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 돈을 저축해 보증금 150만 원을 마련하면 장기임대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조건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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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넘게 성실히 일한 임씨도 2015년 3월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2010년 빅이슈코리아가 창간한 뒤 활약한 빅판은 총 815 명(2016년 12월 기준)으로 이중 66명이 임씨처럼 임대 주택 입주에 성 공했다. 이들 덕분에 빅이슈 한국판의 누적 발행 부수도 200만 부 를 넘어섰다. 빅판의 주요 업무는 당연히 빅이슈를 열심히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판매에만 열중한다고 매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 희망의 잡지 빅이슈입니다

“빅이슈입니다”라고 말하는 중간중간에 “엘리베이터는 저쪽으 로 돌아가시면 있습니다”, “저녁에는 비가 더 많이 온다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등 질문에 답도 하고 인사도 건넨다. 단골을 위해 과 자나 사탕도 마련했다. 빅판에게는 성실한 세일즈맨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켜야 할 10가지 수칙이 있다.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고 수 익의 50% 이상을 저축하는 것, 손님을 향해 미소를 잃지 않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임씨에게서 빅이슈를 구입하는 단골은 어림잡아도 100명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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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다. 20대 여성이 대부분인 대학가에 비해 직장인이 많은 잠실역 의 고객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과 성별에서 비교적 고른 분포 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빅이슈가 2015년 말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약 200명 대상)에 따 르면 독자의 80% 이상이 여성이었고, 연령별로는 70.5%가 20대, 25.6%가 30대였다. 20대 여성의 열독률이 높은 셈이다. 이제 단골 중에서는 음료수는 물론 반찬도 싸다 주는 시민도 있 다. 잠실역 일대에 40∼50대 여성 직장인이 많은 덕분이다. 임씨는 “희망적이고 좋은 내용이 가득한 빅이슈를 사람들이 많이 읽도록 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파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이 자리에 서는 임씨는 보통 오후 3시 부터 7시간 동안 근무한다. 유동 인구가 많이 몰리는 시간을 고려 한 업무 시간이다. 계속 서 있다 보면 다리가 아프고 여름이나 겨울 에는 날씨로 인한 고충도 있지만 “안녕하세요”, “힘내세요” 등 시민 의 인사에 피로를 잊곤 한다. 보금자리 마련으로 1차적 자립에 성공한 임씨의 다음 목표는 작 은 카페를 개업하는 것이다. 임씨는 “카페를 열면 빅이슈 매대도 설치하고, 빅판과 빅돔(빅이슈 도우미)이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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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 지원이 공동체 회복으로 이어져

노숙인Homeless을 대할 때 ‘노동 능력이 있으면서 왜 노숙을 할까’ 라며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가족이나 학교, 지역 등 일반적인 사 회 환경을 거쳐 성장한 사람에게는 이러한 의문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의지할 친지도 없이 홀로 자라거나 지병, 혹은 장애를 지닌 경우라면 얼마든지 사회 취약 계층으로 전 락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보에서 소외되고 인간 관계가 단절되는 등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기본적으로 경제적 소외나 가족으로부터 소외로 시작되지만 이는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하기 힘든 정보 소외를 거쳐 결국 사회 전반에서의 소외로 이 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굴레에 한번 빠지게 되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빅판 으로 활동 중인 A씨의 사례를 살펴보면, A씨가 맨 처음 빅이슈를 알게 된 것은 2015년 1월로 우연히 길을 지나다 TV에서 방영된 다 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해 ‘일 자리’나 ‘지원’ 등의 키워드를 입력해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2015년 2월 빅판이 된 A씨는 9개월간 고시원에서 생활하다가 희 망원룸(빅이슈코리아가 고시원을 개조해 만든 주거 시설로 복지시설 등에서 자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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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있는 노숙인을 추천받아 면접 등을 거쳐 제공)을

거쳐 2016년 9월 임대 주

택 입주에 성공했다. 임대 주택에 입주한 뒤 A씨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일단 하 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 됐다. 누군가 무엇인가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내 집’이 생긴 것이다. 덕분에 ‘임대주택 마련’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A씨는 이제 또 다른 목표를 세우게 됐다. 바로 가족과의 재회다. A씨는 “10년 넘게 떨어져 산 가족과 함께 살 날을 꿈꾸며 좀 더 큰 임대 주택에 들어왔다”며 “가까운 시일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꼭 가족과 함께 식 사할 수 있는 집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A씨의 사례를 살펴보면 직업 지원으로 시작된 자활이 주거 마련 및 삶의 의지 회복 등을 거쳐 공동체 회복까지 이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빅이슈코리아와 같은 자활 체계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노숙인에 대한 단순 지원이 아닌 자활, 자 립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주에서는 2010년부터 여성 노숙인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 록 빅이슈 잡지 포장 및 우편 발송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다. 호주에 서 진행된 이 사업은 단순히 일자리 제공 차원이 아니었다. 매일 밤 거리에서 지내는 여성이 46,000여 명에 달하고 노숙인 보호소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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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중 여성의 비율이 40%를 차지하는 등 여성 노숙인에 대한 실태 분석을 토대로 했다. 여성 노숙인이 발생하는 데에는 가정 폭력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는 원인 분석이 선행됐음은 두말할 나위 가 없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정서적, 육체적 상처에 시달리는 여 성 노숙인이 거리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도 가 혹하다는 이해도 더해졌다. 빅이슈코리아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사업을 2016년 시작했다. 아직은 예산상의 한계 등으로 여성 노숙인 B씨 1명에 대해 사업이 시작됐다. 우편물에 표식을 붙이고 발송하는 등 단순 작업이고 사 업 초반이기 때문에 이 업무 자체가 자활에 직접적인 지렛대가 되 기는 힘들다. 그러나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해당 사 업의 궁극적인 목표기 때문에 시설과 연계해 미술, 음악, 종이접 기 요법 같은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과 직업 재활 프로그램이 함께 이뤄진다. B씨는 “거리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렇 게 일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자립할 수 있도록 건강 에도 더 신경 쓰고 저축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고 말했다. 1991년 영국에서 창간된 대중문화 잡지인 <빅이슈>는 여러 유 명 스타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지며 현재 11개국에서 15종이 발행 중이다. 사회 구조로 인한 빈곤 문제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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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자 노숙인 등 주거 취약 계층에게 잡지 판매권을 부여한다. 단 순히 살 공간이나 생활 자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직업을 갖게 하고 여러 능력을 훈련시켜 스스로 돈을 벌고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 도록 자생력 형성의 바탕을 마련해주는 셈이다. 빅이슈코리아는 이 밖에도 홈리스 월드컵과 스트릿 사커 등의 체육 활동이나 각종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다른 성원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각종 프로그램 을 마련하여 진행 중이다.

<기업 정보> 기업명

빅이슈코리아

대표자

윤유탁(직무대행)

주소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미래청 1동 313-A호

홈페이지

www.bigissue.kr

대표번호

02-2069-1135

법인 형태

사단법인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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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리스 월드컵. ⓒ빅이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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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맺어준 남북 인연 :

커피창고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겸 머니투데이 쿨머니에디터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 공안에 발각돼 세 차례나 북송됐어요. 북송됐을 때 힘든 건 상상을 못하지요. 한국에 와서 제일 좋은 게 뭔지 압네까? 내가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다는 거예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열심히 일했어요.” 커피창고에서 3년째 일하는 이혜영 대리는 지난 추석 때 상여금 을 받고 놀라서 동그라미를 다시 세었다. “추석 물량이 많아 야근을 해 내심 수당을 기대했는데 금액이 적 어 실망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동그라미 하나가 더 붙어 있잖 아요.” 이 대리는 추석 보너스로 100만 원을 받았다. 입사 이래 월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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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0%씩 올랐다. 2012년 그는 여덟 살 딸과 함께 중국에서 베트남을 거쳐 한국으 로 왔다. 첫 직장은 식당이었다. 저녁 늦도록 일하고 공휴일도 쉬 지 못했다. 이 때문에 딸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스트레스가 심 했다. 남북하나재단에서 심리 상담까지 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기업 커피창고 채용 소식을 들었다. 커피창고의 근무 조건은 달랐다. 주 5일 근무에 연월차 휴가를 꼬박꼬박 챙긴다. 엄마랑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딸아이도 대안 학교를 다니다 일반 학교로 옮겼다.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 고 고맙다고 했다.

‌ 새터민의 성실성에 반하다

커피창고는 온라인쇼핑몰www.coffeecg.com을 운영하면서 커피머신 렌탈 서비스, 원두 로스팅 등 커피 전문점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사 회적기업이다. 이 회사와 북한 이탈 주민(이하 새터민)의 인연은 2013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단골 고객이 우연히 커피창고 직원 채 용 소식을 듣고 지금은 대리로 진급한 이혜영 씨(45)를 추천했다. 그 후 4명의 새터민이 이 회사에 입사했다. 그중 채은옥 씨는 수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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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남북하나재단에서 실시한 새터민 창업 지원 대상자로 선발돼 6개월 전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 김유리 커피창고 대표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함께 일해 보니 좋은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예전엔 취약 계층에 대한 인식이 좋았던 건 아니에요. 저를 포 함해 직원들 모두 그랬죠. 이 대리님이 오시고 나서 새터민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어요. 같은 능력이라면 취약 계층을 더 선호하게 됐죠.” 직원들에게 커피 로스팅을 가르치는 양지선 팀장은 새터민 직원 을 가리켜 흰 도화지 같아 가르치는 대로 잘 따라와 준다고 말했다. “이분들은 한국에서 새로 태어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농땡이 부리지 않고 성실합니다. 커피는 식품이라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 는데 정말 잘 지킵니다.”

‌ 기회를 주고 역량을 키워준다

직원은 모두 16명. 이중 절반이 넘는 9명이 북한 이탈 주민과 장 애인, 고령자, 장기 미취업자 등 취약 계층이다. 취업 공고문에는 ‘취약 계층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사업이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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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때마다 취약 계층을 우선 고용해 전체 직원의 90%가 취약 계층 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홈페이지 제작과 SNS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심학수 주임은 왼팔 을 못 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입은 교통사고 후유증이다. 디자인 을 공부했지만 장애 2급 판정을 받고 이렇다 할 직장을 얻지 못한 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커피창고는 그에게 다시 펜을 잡을 기회 를 주었다. 긴 공백 기간으로 녹슨 실력을 연마할 수 있도록 교재와 강의료를 지원해줬다. 불과 석 달 만에 심씨는 쇼핑몰 제작을 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이 향상됐고 자신감이 생겼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팔로워가 886명이나 생겼어 요. 보여드릴까요? 사진에 글씨를 넣는 포토그라피도 회사에서 배 운 거랍니다.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일 이죠.” 커피를 좋아해 하루 5잔을 마신다는 심씨는 회사에서 커피를 공 짜로 맘껏 마실 수 있다는 게 최고의 복지라고 웃었다.

‌ 입소문 타고 매출 연 50%씩 성장

2011년 창업 이후 커피창고는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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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연매출 4억 원에서 2015년에는 10억, 그리고 2016년 3분기 에 15억 원을 달성했다. 커피창고와 거래하는 업체는 전국에 216곳 이다. 이 가운데 현대 계열사와 SM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전국 대학 가에 파고든 CNN 커피숍 등 굵직한 회사가 주 고객이다. 커피창고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좋은 품질과 서비스다. 김 대 표는 계약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국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근근이 연명하는 줄 알아요. 사회적 기업 제품이라면 품질이 떨어지고 맛도 없고 서비스도 형편없을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계신 분이 많아요. 그런 인식을 깨고 싶었습 니다.” 커피창고는 최근 한 대기업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쟁쟁한 일반 기업과의 경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커피창고의 남다른 점은 매달 ‘이달의 커피’라는 이름으로 시중 에 흔히 볼 수 없는 새로운 원두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커피 맛의 신 세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양 팀장은 “커피 시장이 거대한 자본에 휩쓸려 소비자는 값싸고 품질 좋은 원두를 접할 기회를 놓치고 있 다”며 “가성비 좋은 커피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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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커피 문화의 확산으로 가정에서도 유명 바리스타 버 금가는 전문 지식을 갖춘 고객이 많다”며 “SNS를 통해 서로 마셔 본 커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다 보니 소비자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 다“고 귀띔해줬다. 커피창고 쇼핑몰에는 무려 25종류의 원두가 준비돼 있다. 가짓 수만 봐도 보통 쇼핑몰의 2배 이상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5종 류의 블랜딩 커피가 판매되고 있다. 커피창고가 안정된 매출을 올리기까지 시련도 많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 회전이었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커피 머신 렌탈 사 업은 매출에 큰 도움이 됐지만 대금 결제가 길게는 두 달 이후에 이 뤄졌다. 거래가 클수록 운전 자금이 문제였다. 재고 확보용 운영 자금도 부족했다. 이에 숨통을 트여준 건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 였다. 김 대표는 한국사회투자로부터 1억 5천만 원을 저리로 융자 받아 기업의 안정화 기틀을 마련했다. 커피창고는 결제 기일의 시차 문제로 생긴 자금 압박을 덜고 물 류 시설 구축비 마련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었다”며 “생두 를 대량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원가 절감의 효과도 톡톡히 봤 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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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금으로 취약 계층 직업 재활교육

커피창고의 수익금은 취약 계층이나 장애인의 직업 재활교육에 쓰인다. 2013년 지체장애인을 돌보는 하상장애인복지관을 시작으 로 천안인애학교, 송파인성장애인복지관, 청음회관, 서산성봉학교 등 5개 기관에서 진행하는 직업 재활교육장에서 쓰는 원두를 무상 으로 제공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0만 원 상당에 이른다. 하상장애인 복지관 원생들은 2016년 장애인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청음회관에서 재활교육을 받는 원생은 효성그룹과 연계돼 있어 카페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 김 대표는 “우리가 제공한 커피로 실습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연락이 오면 보람되고 뿌듯하다”고 전했다. 커피창고 한쪽에는 복지관에서 받 은 트로피와 감사패가 즐비하다.

‌ 새터민 3만 명 시대, 단골 기업 탐방 코스

커피창고는 3만 명에 이르는 북한 이탈 주민에게는 희망의 기업 으로 손꼽힌다. 일 년에 평균 5회 이상 탈북민을 지원하는 단체에 서 적응 훈련 중인 새터민이 찾아와 전문가로 자리 잡은 선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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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배운다. 취업을 해도 한 직장에서 오래 견디지 못하는 새터민 에게 3년째 즐겁게 일하고 있는 이혜영 대리는 닮고 싶은 롤 모델 이다. 이씨는 월급을 알뜰살뜰 모아 전세금을 마련해 살던 월세 아파 트를 전세로 돌려놓았다. 주일이면 교회도 나가고 봉사도 한다. “커피창고가 번영해야 우리도 마음이 뿌듯합니다. 후배들도 거 리낌 없이 절 찾아오고요. 우리는 빈손으로 왔지만 일자리도 얻고 회사 동료들이 용기를 주셔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대리의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이다. 그곳에 큰딸을 두고 왔다. 통일이 되는 그날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오늘 도 그의 콩 볶는 손길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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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커피창고

대표자

김유리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6길 20-10 1층 커피창고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사기막골로 177 금강하이테크밸리 8

층 801호 커피공장 홈페이지

www.coffeecg.com

대표번호

02-2226-4444(고객센터)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기업 인증(2016)

◀ ‌ 왼팔을

못 쓰는 심학수 주임은 커 피창고에서 웹디자이너로 맹활약 중이다. ⓒ커피창고

◀ ‌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커피창고 공장에서 탈북민 직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커피원두를 볶고 있다. ⓒ커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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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창고로부터

원두를 무상 제공받아 기량을 닦아온 하상 장애인복지관 원생들이 2016 년 전국 장애인바리스타대회 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커피 창고

▲ ‌ 커피창고

직원들은 로스팅에서 품질 평 가, 커피머신 A/S 분야에서 탄탄한 실력을 갖춘 전문 인력들이다. 맨 앞줄 중앙 김 대 표를 중심으로 양쪽 여직원이 북한 이탈 주민이다. ⓒ커피창고

◀ ‌ 김유리

커피창고 대표는 카페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가다. ⓒ커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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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사회적 가치, 해외로 뻗어간다 아름다운커피 | 그루 | 트래블러스맵 |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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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지진의 아픔도 커피 한 잔에 :

아름다운커피 -김경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

2015년 4월 네팔 땅이 순식간에 갈라졌다. 80년 만에 일어난 강 도 7.8 규모의 대지진이었다. 8,000여 명이 죽었고, 16,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도로와 통신은 끊어졌고, 86만여 명의 이재민 이 생겼다. 아이들과 부모는 삶의 터전을 잃었다. 네팔 지진 직후 여러 국제구호 개발 단체가 현장을 찾았는데, 한국의 공정무역 단 체 아름다운커피도 네팔을 찾았다. 아름다운커피는 2006년 공정 무역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출시하면서 네팔의 신두팔촉 지역 의 협동조합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커피 가 네팔 현지의 커피 농가와 협력 관계를 가진 지 꼭 10년째였다. 하지만 네팔 대지진으로 생산지가 파괴되면서 500여 가구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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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중 35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커피 묘목과 농작물은 그야말로 황폐화됐다. “카페 사장님 대부분은 맛있는 커피보다 ‘균일한 맛’의 커피를 선 호해요. 손님이 그 맛을 기억하고 카페를 찾기 때문이죠. 하지만 공정무역 커피는 생산자와 장기 파트너십이 원칙이기 때문에 생산 지 상황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어요. 더구나 일반 무역상이었다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네팔 지역의 커피 원두를 구매하지 않았 겠죠. 원두 크기도 작아졌고 작년보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 니까요.”(배소영 아름다운커피 상상마케팅팀 간사) 아름다운커피는 일반 무역상과 달랐다. 생산지의 ‘눈물’을 외면 하지 않았다. 2015년 9월 아름다운커피는 ‘성거이(네팔어로 ‘함께’) 프 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이 함께 네팔의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뜻 이었다. 아름다운커피는 ‘성거이 프로젝트’로 1억여 원을 모금해 커 피 농가의 자립을 지원했다. 피해 지역 아동에게 미술 치료 프로그 램도 지원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네팔에서 구매한 커피 생두만 100톤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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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한 잔에 생산지의 희로애락이

공정무역은 제3세계의 가난한 생산자를 ‘시장’에서 돕기 위한 사 회적 운동이다. 생산자에게는 정당한 대가를 주고 물건을 사고, 소 비자에게는 유통 과정을 최대한 생략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 도록 노력한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 아가고 있는 ‘비극적인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다. 아름다운커피는 2006년 한국 최초로 공정무역 원두커피인 ‘히말라야의 선물’을 출 시한 국내 공정무역 단체 중 한 곳이다. 다국적기업이 현지 농민에게서 커피 원재료를 싸게 구입해 많 은 이윤을 붙이는 반면, 아름다운커피는 정당한 가격과 임금을 지 불한 후 원재료를 사오고 이윤을 많이 붙이지 않는다. 공정무역 상 품이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다. 또한 원재료를 정당한 가격으로 지 불하기도 하지만, 공동체발전기금(소셜 프리미엄·social premium)을 얹어 생산자 조합도 지원한다. 이 돈은 조합원이 커피 펄핑 머신(수확한 커 피 열매의 껍질을 벗기는 기계)

구매 등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학교를

설립하는 등 지역 공동체 개발에 사용된다. 2015년 네팔 지진이 났 을 때 구호 사업을 진행한 것처럼, 외부로부터 모금을 받아 지역 복 구 사업도 진행한다. 현재 아름다운커피는 네팔 지역에 현지법인 을 설립하고 주재원이 상주하면서 생산 지역을 직접 관리하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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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역량 강화 사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그 외 우간다, 인도네시 아 지역은 영국의 공정무역 전문업체인 트윈을 통해 거래하며, 현 지 방문이나 직접적인 협의는 비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아름다운커피의 대표적인 상품은 원산지의 이름을 딴 선물 시리 즈다. 첫 상품인 ‘히말라야의 선물’(네팔)에 이어 2008년에는 ‘안데스 의 선물’(페루), 2009년 ‘킬리만자로의 선물’(우간다), 2014년 ‘수마트라 의 선물’(인도네시아) 등 생산지를 앞세워 마케팅했다. 특히 2016년에 는 ‘콜드브루(기존 더치커피)’ 상품을 출시하며 커피 시장의 변화에 맞 춰 제품 형태도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 아름다운커피는 경복궁점, 단국대 죽전점, 세정점, 창덕궁 점 등 4곳의 직영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100여 곳의 카페 파트 너에게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서울시청 지하 시민 청의 공정무역 카페인 ‘지구마을’에도 입점해 있다. 2016년 기준 월 매출은 2억 원 정도. 배소영 아름다운커피 상상마케팅팀 간사는 “직영 카페와 직영 쇼핑몰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공정 무역을 인지하는 소비자의 구매가 많은 편”이라면서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에도 입점을 추진해봤지만 공정무역의 특성 상 유효한 상품 유통 채널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고 마케팅 노하 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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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먹거리를 원한다면?

전 세계 149개국에서 판매된 커피, 차, 코코아, 바나나, 설탕, 금, 면화 등 35,000여 종 이상의 공정무역 인증 제품은 2015년 기준 약 9조 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 2016) 이 는 2014년 대비 16% 성장한 것이다. 한국은 2015년에 190억 원의 공정무역 인증 마크 제품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판매량은 공정무역 인증 마크가 부착 된 완제품만 합산한 금액이므로, 아름다운커피를 포함한 개별 공 정무역 단체 공급량을 합할 경우 매출 200억 원을 훨씬 상회할 것 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업계 추산 국내 커피 시장만 하더라도 5조 700억 원 규모(2015년 기준)에 달하므로 한국의 공정무역 수준은 여전 히 걸음마 수준이다. 태동기인 공정무역 시장에서 아름다운커피가 야심차게 내놓는 또 하나의 상품은 ‘초콜릿’이다. 아름다운커피는 2012년 공정무역 초콜릿 ‘이퀄’을 시장에 출시했다. 페루의 나랑히요 조합과 관계를 맺고, 반제품의 초콜릿을 굳혀 가져와 한국에서 재가공한다. 페루 지역은 마약류 코카인을 함유한 ‘코카’ 나무 생산 1위 지역이다. 조 합원 대부분은 수익이 크지만 불법인 코카 사업을 접고, 제2의 인 생을 살고자 결심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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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자신 있는 것은 ‘정직한 원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배 소영 아름다운커피 간사는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초콜릿엔 카카오 함량이 30%가 안 되고, 그 외 설탕과 유화제, 합성 첨가물, 색소 등 을 넣은 ‘무늬만 초콜릿’이다”면서 “카카오 원재료 자체의 맛을 느 낄 수 있고,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초콜릿을 먹일 수 있다”고 말했 다. 공정무역 코코아도 주력 상품 중 하나다. 타사 제품은 코코아 함량이 13% 정도지만, 아름다운커피 제품은 코코아 함량이 41%로 3배가량 더 높다. 식품 구성표에도 코코아 분말과 원당(사탕수수를 화 학 처리하지 않고 제분한 당분)이

끝이다. 가격은 비쌀지 몰라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만을 내세운다.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일까. 아름다운커피는 “소비자의 공정무 역에 대한 이해가 낮은 점”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공정무역 제품 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정무역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대 하는 ‘시민단체’의 역할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2011년에 런칭한 ‘공정무역 시민대사’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공정 무역을 학습한 일반 시민이 강연자가 되어 공정무역을 전파하는 교육 과정이다. 또한 2012년부터는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정무역 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실 프로그램을 시작 한 시기부터 2015년까지 109개교의 8,863명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 했다. 2016년부터는 커피 원두뿐만 아니라 그릇, 인테리어 등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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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구석구석에서 공정무역의 의미를 녹이는 카페 파트너를 중심으 로 ‘아름다운커피 유니온’도 발족했다. “빈곤을 심화시키는 무역을 빈곤을 해결하는 수단으로Changing Trade to change the world.”

아름다운커피의 미션이다. 공정무역을 사용하는 곳이 늘어 나고 있지만, 한국 커피 시장에서 공정무역이 차지하는 규모는 0.2~0.3%, 여전히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공정무역의 퍼스트 펭귄(무리 중에서 처음 바다에 뛰어든 펭귄, 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 전하는 ‘선구자’를 뜻함)의

역할을 해온 아름다운커피, 그들은 아직 “세상

을 바꿀 1%가 되기에는 멀었다”며 갈증을 토로했다.

<기업 정보> 기업명

아름다운커피

대표자

서경표

주소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1동 406호

홈페이지

www.beautifulcoffee.com

대표번호

02-734-1004

법인 형태

재단법인

인증·등록 사항 ‌ 예비 사회적기업(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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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팔의 커피 마을 8곳에

39,000그루의 커피 묘목 을 지원했다. ⓒ아름다 운커피

▲ ‌ ‘킬리만자로의 선물’ 생산자 조합원들. ⓒ아름다운커피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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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커피의

대 표 상품인 선물 시리 즈. ⓒ아름다운커피

▶ ‌ 2016년

신제품, 콜 드블루. ⓒ아름다운 커피

▶ ‌ 2014년 세계 공정무

역의 날을 맞이해 공정무역 인식 캠페 인을 벌이고 있다. ⓒ아름다운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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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집니다, 단 공정하게! :

그루 -주선영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

황금빛 오일이 여성의 삶을 바꿨다. 모로코 남서부 아가디르에 서 남쪽으로 12킬로미터 떨어진 티라니민 지역, 척박한 사막지대 에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선 농사도 불가능했다. 일자리는 없고 사람들은 가난했다. 2007년 ‘글자 공부’를 하러 모인 22명의 여성이 중심이 되어 협동조합을 꾸렸다. 모로코의 ‘공정무역 아르간 오일 생산조합’, 티라니민Tighanimine 조합의 시작이었다. 건조한 사막 땅에도 야생 아르간 나무는 지천에 가득했다. 전 세 계 유일하게 이 지역에서만 자란다. 수백 년간 이 지역 여성은 나무 열매에서 짠 오일을 피부에도 바르고 약으로도 썼다. 티라니민 조 합에서는 대대손손 물려오던 친환경 전통 방식 그대로 열매를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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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고 오일을 생산한다. 생산하는 오일은 유기농 인증에 공정무 역 인증까지 받았다. 프랑스,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거래 하는 국가도 하나둘 늘었다. ‘감히 여자가 나서서 돈을 번다’며 반 대하던 지역 남성도 늘어나는 소득 앞에 조금씩 태도가 달라졌다. 이제는 참여하는 지역 여성만도 60명 이상이다. 들어온 수입으로 는 아이들도 교육시키고 집안 살림도 챙긴다. 함께 모여 글도 배우 고 교육도 듣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 됐다. “아르간 오일이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모 로코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과도하게 열매를 채취해 아르간 숲이 사라지거나, 오일 판매금에 비해 일하는 사람들은 쥐꼬리만한 돈 을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해요. 그런데 ‘공정무역’은 매 단계마다 일 의 양에 비례해 적정한 돈을 받습니다. 조합 전체에서 남은 소득은 조합원과 배분하고요. 여성이 소득을 얻으면 아이들이 달라지고, 집안이 달라지고, 지역 사회가 달라집니다. 저는 거기에 미래가 있 다고 봐요.”(나디아 파트미(Nadia Fatmi) 티라니민 조합 대표)

‌ 좋은 원료·정직한 가격, ‘공정무역 화장품’

‘소비자에겐 건강한 피부를. 여성 생산자에겐 좋은 일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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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여성의 삶을 바꾼 티라니민 조합의 아르간 오일이 한국 소비자와도 만나게 됐다. 공정무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페어트 레이드코리아 그루를 통해서다. 피부에도 좋으면서 ‘공정하게’ 거 래되는 원료는 없을까, 여기저기 수소문하던 이미영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대표에게 모로코의 ‘아르간 오일’이 눈에 들어왔다. 모로코 티라미닌 생산조합을 알게 된 것도 이때다. 그러나 좋은 원료가 있다고 좋은 화장품이 뚝딱 떨어지는 건 아 니었다.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과 손잡고, 수개월에 걸쳐 실험과 임 상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르간 오일에 ‘발효 기술’이 더해지고, 그 밖에 차차 수급한 유기농 원료를 하나씩 집어넣으며 최종 출시까 지 1년 6개월도 넘게 걸린 ‘야심작’이 나왔다. 2015년 더페어트레이 드코리아에서 출시한 아르간 라인 제품은 총 4가지. 평균 90% 이 상 유기농 성분으로만 이뤄졌다. “원료 들여와서 화장품 제형 뽑는 데에만 1년도 더 걸렸어요. 원 료 값이 많이 들었죠. 화학 성분을 넣지 않으니 기본 단가도 높고 요. 그래도 처음부터 ‘어디 내놔도 자신 있는 품질’로 만드는 게 목 표였어요. 함께 개발한 국내 기업이 워낙 기술도 뛰어나고 공정무 역 가치를 잘 이해하셔서 이런저런 실험이 가능했습니다.” 국내 최초, 100% 공정무역으로 수급한 유기농 원료로 만든 화장 품. 시장 반응은 뜨겁다. ‘성분에 민감한’ 아토피나 악건성 고객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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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서 입소문이 퍼졌고, 한번 구매한 이들의 재구매율도 높다. 국 내 고가의 수입 유기농 화장품에 비해 ‘가격도 합리적’이란 평이다. “다른 화장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원가가 비싼 제품”이지만, 유통 과정도 최소화하고 마진을 낮춘 것이다. 화장품이 출시된 해,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 1등 공신이다. 처음 으로 영업이익도 발생했다. “공정무역 샴푸도 막바지 테스트를 마치고 곧 출시될 예정이에 요. 앞으로도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거나 현지의 좋은 원료를 베이 스로 만든 화장품 라인을 계속 늘려갈 거예요. 네팔 산지에서 쓴다 는 ‘치우리 버터’도 너무 원료가 좋아서 화장품으로 개발이 가능할 지 테스트 중이고요.”

‌ 9년, 사람과 사람을 잇다

공정무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시작은 ‘수공예’였다. ‘아시아의 수공예 생산자와 한국의 소비자를 잇겠다 는 것’이다. 2007년 5월 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첫 걸음을 디뎠다. 이 대표는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여성환경연대 등 환경 분야 시민 단체의 활동이 환경과 여성, 빈곤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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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했다. “아시아 대부분의 빈곤층이 여성이에요. 그들 대부분이 수공업 에 종사하고요. 이들이 친환경 재료를 활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제품을 구입해서 생산자에게는 더 나은 소득과 생계를 보장하고, 국내 소비자에겐 좋은 제품을 매개로 윤리적 소비를 넓히는 것이 그루의 미션입니다.”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서면서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닿기 위해’ 제 품은 점점 다양해졌다. 수공예 완제품 수입에서 의류와 액세서리, 리빙 제품, 지난해엔 화장품이 더해졌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소재 와 직조 방식을 고려해 국내에서 디자인해 생산을 맡기기도 하고, 전통 방식으로 제조된 제품을 가져오거나 약간의 ‘변주’를 주문하 기도 한다.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등 함께 거래하는 생산 조합만 도 4개국, 26개 생산 조직에 달한다. “옷이 제일 어려워요. 의복 문화가 다르니까 생산자 입장에선 상 상하기가 힘든 거예요. 여자들이 약간 큼직하게 입는 오버 사이즈 over-size

디자인을 주문하면, 임산부 옷이라고 생각하거나 한국 여자

들이 보통 뚱뚱하고 덩치가 큰가 보다 하더라고요. 제일 처음 겨울 의류 제작을 시도했을 때도 난리도 아니었어요. 화학 성분 소재를 쓰지 않다 보니 코트나 패딩 만들 소재를 찾을 때도 한참 고민이었 어요. 그러다 솜을 누비고 재봉으로 마감하는 ‘솜패딩’을 하기로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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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패딩을 입어본 적 없는 생산자들이 솜을 너무 빵빵하게 넣어 서 울트라 공룡 같은 옷들이 도착한 거죠. 그 밖에도 시행착오나 소 통에서 매번 쉽지 않았죠.” 9년의 시간, 이제는 26개 생산조합 모두가 “생사고락을 함께 넘 어온 동지”다. 쌓인 시간만큼 가정사나 집안 대소사도 오가며 소식 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생산 조직마다 특성을 살려 분업도 이뤄 지도록 했다. 한 곳에선 자수 제품만 생산하고, 다른 곳에선 의류에 집중하게 하는 식이다. 생산자의 전문성을 키우면서 디자인이나 기능, 마감 등 제품의 질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기 위함이다. 눈에 띄 는 변화도 많다. “지난 7월 출장 때 방문했던 한 네팔 생산 조직은 청각장애인을 우선적으로 고용하는 곳이에요. 그때 만난 한 생산자 분은 이곳에 서 재단사로 일하시면서 언니랑 아들까지 부양할 정도가 됐다면서 고마워하세요. 그런데 귀가 안 들리니까 손으로 소통하면서 물건 을 만드시더라고요. 개발도상국에서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가 굉장 히 부족하고 사회적 편견도 심한데, 공동체 안에서 일자리도 얻고, 상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되신 것 같아 우리 일이 참 의미 있다고 느꼈죠.”(전지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무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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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손맛 나는 제품

제품 하나, 소재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패스트 패션’과 달리 생산자가 한 땀 한 땀 소재에서부터 공들여 만 드는 ‘슬로우 패션’의 묘미다. 옷을 디자인해서 주문, 제작하는 데 까지 대략 1년을 잡는다. 내년도 봄·여름 시즌 제품을 올해 봄부터 준비하는 셈. 느리지만 건강하고 단단한 소재에 한 땀 한 땀 애정을 들여 옷으로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네팔에는 사나아스타카라는 생산 조직이 있거든요. 뚫린 도로 가 없어 8시간 걸어야 도착하는 곳이에요. 거기서는 전통적으로 알 로nettle라는, 쐐기풀 일종인 식물을 가지고 실을 뽑아요. 야생의 가시 달린 쐐기풀을 꺾어서 말렸다가, 물에 불렸다 다시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섬유질을 추출해내요. 그럼 그게 강아지풀 같은 모양이 되는데, 마을 여자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면서 털을 꼬는 거예요. 그 실로 직조한 제품은 말 그대로 100% 핸드메이드죠.”(이미영 대표) 인도 여성이 입는 사리를 재활용해 여덟 겹을 손으로 한 땀씩 누 빈 업사이클링 담요나 나무에 문양을 새긴 블록을 만들어 문양 하 나하나를 찍어 무늬를 입히고 색을 더하는 인도의 다부 프린팅 방 식, 베틀 직조로 옷을 생산하는 네팔 생산조합 등 소재부터 직조 방 식까지 매장에 전시된 모든 제품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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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기까지

구매자의 ‘소비’로 세상을 바꾼다는 공정무역. 남아 있는 과제는 어떤 게 있을까. 이 대표는 “아직 국내에선 ‘윤리적 소비’ 시장이 팍 팍한 편”이라면서도 “공정무역 업계에 다양한 주체들이 진입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공정무역’에 관심을 갖는 시나 구 가 늘어나는 것도 반가운 변화다. 2016년 9월 서울 성북구에 ‘페어 라운드Fair Round’ 공정무역 공간이 문을 열었다. 성북구가 갖고 있던 자투리땅에 2층짜리 아담한 건물이 들어섰다. 그루에서 공간 운영 을 도맡았다. 1층은 공정무역을 매개로 요리나 공예, 공정무역 강 좌 등 여러 강의가 이뤄지고 2층은 그루를 비롯해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으로 꾸며졌다. 영화 상영이나 커피 드립 강좌 등 다양한 문화 코드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면서도 좋은 가치를 지닌 제품과의 ‘접점’이 되도록 한 것.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가 앞으로 그리는 그림은 뭘까. 이 대 표는 “느리지만 성장을 멈추지 않고 더 매력적인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공정무역은 기본적으로 ‘슬로우 비즈니스’잖아요. 관계 맺고 소 통하고 하면서 천천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앞으로는 ‘라이프스 타일 브랜드’라는 설명에 걸맞게 완성도 높은 제품을 더 많이 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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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거예요. 기존 ‘그루’와는 타깃 대상이 다른 독립 브랜드도 시작 할 계획이 있고요. 더 매력적이고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의 공정한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지는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기업 정보> 기업명

그루

대표자

이미영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은평로 245 3층

홈페이지

www.fairtradegru.com

대표번호

02-739-7935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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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라니민

조합 생산자 여성이 아르간 열매 껍 질을 손으로 벗기는 모 습. 대대로 물려온 전통 과 친환경 방식으로 오 일을 추출한다. ⓒ티라 니민 조합

▲ ‌ 아르간 오일을 베이스로 한 ‘그루 테

라피’ 공정무역 화장품 모습. 발효 세럼에서 오일, 핸드크림에 이르기 까지 공정무역으로 수급한 원료로 생산했다. ⓒ박창현 작가

▲ ‌ 이미영 대표. ⓒ박창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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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리

원단을 리사이클링한 뒤 손 으로 자수를 박은 팔찌. 인도 콜카 타 ‘사샤’ 생산자 조합에서 만들었 다. 그루의 인기 품목 중 하나다. ⓒ박창현 작가

◀ ‌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의 의류 라인 제품들. 다양한 천연 소재에 각기 다른 직조 방식으로 만들어 진다. 디자인부터 소재를 만들고 마감하기까지, 1년 가까운 기간이 걸린다. ⓒ박창현 작가

◀ ‌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페어라 운드.’ 2층 매장에는 다양한 공정 무역 기업의 상품이 전시되어 있 다. 성신여대입구역에서 5분 거 리. ⓒ박창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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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행 대중화 이끈 사회적기업 최초 공정여행사 :

트래블러스맵 -강미애 전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

2015년 9월 한 홈쇼핑사의 전남 장흥과 강진 여행 상품이 새벽 방송에도 불구하고 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 국내여행은 2~3만 원대 값싼 당일치기 상품만 팔리던 것과 달리, 1 박 2일에 14만 원가량이라는 다소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례적 으로 예약이 폭주했다. 비결은 원치 않던 쇼핑 일정과 가이드 팁이 전혀 없는데다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직접 키운 신선한 농산물로 만든 식사를 하고 지역 토박이가 숨은 명소를 가이드해 주는 꾸밈없는 여행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덕분에 지역민도 새로운 고소득의 부수입원이 생겼다. “50~60대 관광객이 ‘여러 번 이 지역을 와봤는데 이런 여행은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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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라고 놀라더라고요.” 여행을 기획한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 맵’의 변형석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변 대표는 “지역엔 최선의 기 여를, 자연엔 최소의 영향을 미치며 여행자에게 최고의 기회를 제 공하는 것이 공정여행”이라고 했다. “여행 경험이 늘면서 대중도 이제 관광 역시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걸 압니다. 남들이 가지 않 는 차별화된 여행에도 관심이 커지면서 공정여행 개념도 예전보다 훨씬 익숙해졌죠.” 2009년 사회적기업 최초로 공정여행 사업을 시작해 이를 대중 화시키기까지 트래블러스맵의 성장은 곧 우리나라 공정여행 발전 과 맥을 같이 한다.

‌ 6개월 이상 현지 체류하며 지역 파트너십 다지고 공정여행 기틀 마련 유엔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6% 이상이 오로지 여행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또 여행 수익의 60~70%는 거대 기업이 가져간다. 결국 지역민은 관광으로 삶의 피 해만 늘어날 뿐이다. ‘관광지와 관광객이 상생할 순 없을까.’ 고민 끝에 변 대표는 7년 전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을 시작했다. 대 안학교 교사였던 변 대표는 재직 당시 학생들과 세계 곳곳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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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현지인을 만나 교류하고 지역민과 환경을 위한 활동을 하면 서, 공정여행의 가치와 가능성을 알게 됐다고 한다. “지역에 기여 하는 의미도 있으면서 개인에게도 상품 가치가 있을 것 같아 겁 없 이 공정여행을 상품화하겠다고 뛰어들었죠.” 하지만 공정여행 사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장벽은 기존 여행사들이 몇몇 리조트, 렌트카 회사와 가격만 협의해 만드 는 여행 상품과 달리 현지 숙소부터 친환경 활동 등 모든 것을 공정 여행답게 새로 발굴해야 했던 것이다. 개발도상국은 화장실, 상수 도 등 기본 시설 마련은 물론 주민에게 가이드 교육까지 마을 전체 를 바꿔야 했다. 변 대표는 “공정여행지를 만들어가는 건 단기간에 적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한 건 지역주민과의 협업이었다. 그 는 “처음엔 공정여행 모델을 가진 세계 곳곳의 마을을 찾아 설득하 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네팔 한 마을이 길을 돌바닥으로 잘 정비하고 외국인 환대 절차도 체계를 갖춰 10년째 관광업을 꾸 려가고 있었죠. 지역민이 오래전부터 영국 등으로 용병을 많이 갔 다가 유럽인의 마인드와 생활 방식을 익히고 돌아와서 그에 맞게 마을을 관광지로 만들었던 거예요. 그곳을 우리의 첫 여행지로 삼 았죠.” 이후 장기적으로 6개월에서 1년, 길게는 3년까지 현지에 직 원이 머물며 홈스테이 설비를 위한 지원뿐 아니라 주민 교육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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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하며 공정여행지를 하나씩 늘려갔다. 일종의 새로운 형태의 국제 개발을 일궈온 셈이다. 국내에서는 공정관광협회 설립을 주 도적으로 진행해 지역 여행사, 숙박, 체험 활동 사업주 30여 명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개발한 국내 공정여행 상품은 200 여 개나 된다, 해외 상품도 100여 개에 이른다.

‌ 국내엔 공정여행 대중화, 개도국엔 주민 자립 높이는 ‘일석이조’

현재 트래블러스맵의 연간 이용객은 4,000여 명. 특히 여행 만족 도가 높아 한번 이용했던 관광객의 재구매율이 높다. 매 여행마다 15명 정도 소규모로 운영되는데 이중 작년 기준으로 절반 가까이 가 트래블러스맵의 기존 여행자들이다. 나머지 절반도 기존 회원 의 추천으로 트래블러스맵을 알게 됐을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변 대표는 “공정여행에 선입견을 갖고 있던 이들도 한 번 가본 뒤엔 모두 기존 여행 상품보다 ‘편해서 좋다’고 한다”며 흐뭇해했 다. “여행 중 무엇을 강요하는 사람도 없고 본인 시간이 많은데다, 고객 의견을 들으며 계속 상품을 개선해온 덕분에 시설도 4~5성급 호텔 못지않아 팬 층이 두텁습니다. 한 단골 고객은 트래블러스맵 여행 뒤 ‘고맙다’며 직원들 수만큼 선물을 직접 포장해 편지를 써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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냈죠.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죠.” 덕분에 매출도 2010년 9억 원에서 4년간 매년 80% 가까이 성장 했다.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큰 위기를 맞았으나, 내부 인력 구 조조정을 감내한 뒤 마침 국내여행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며 2016년 다시 35억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관광지 마을도 공정여행으로 변화가 크다. 트래블러스맵 과 4년간 협업해온 캄보디아의 ‘반띠아이츠마’ 마을은 관광을 통해 수익을 올린 것뿐만 아니라 관광객 여행 비용당 1만 원을 기부받아 마을 도서관, 화장실 등을 만들며 커뮤니티 전체 삶의 질을 높였다. 일부 개도국에서는 지역민이 트래블러스맵 현지 회사를 직접 소 유, 운영할 수 있게 하면서 주민 자립도도 높이고, 공정여행 판도 키웠다. 변 대표는 “캄보디아와 네팔에 10년간 무이자 대출로 창업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상품 개발, 가이드 교육 등을 한 뒤 ‘맵 캄보디아’와 ‘맵네팔’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여 행 관광 시 한국 직원을 보내지 않아도 돼 인건비를 줄이게 되면서 여행 상품 가격이 50만 원 가까이 낮아진 데다, 언제든 여행지로 출 발이 가능하게 됐다. 변 대표는 “이 같은 현지 회사를 많이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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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직한 여행업 구조 만드는 것, 힘든 서비스업 이겨내는 원동력

최근 트래블러스맵은 수익성이 낮아 주춤했던 국내여행지 개발 에 다시금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강원도 지역. 최근 정선, 태백, 영월, 삼척 지역을 담당할 지점을 내고 이곳을 여행자 센터로 역할하게 하는 것은 물론, 트래블러스맵 이사가 주 3회 현 지에 머물며 폐광 지역의 숙박 시설을 게스트하우스로 새 단장하 는 데에 진두지휘하고 있다. 변 대표는 “지역 활성화를 위해 강원 랜드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지역엔 안마, 전당포 등만 잔뜩 생기고 지역 자체는 죽어가고 있다”며 “숙박 시설이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마냥 여행만 좋았다면 시작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오지 못했을 것 같다는 변 대표. “공정여행사도 여전히 여행객 중 제일 먼저 일 어나 24시간 일해야 하는 힘든 ‘서비스업’이죠. 다만 트래블러스맵 은 여행업 구조가 여행객을 속이고 관광지에 피해만 주는 것이 싫 어서 정직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모였습니다. 회사가 만드는 가치가 우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죠. 계속해 이를 지켜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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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트래블러스맵

대표자

변형석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은평로 245 은평구 사회적경제허브센터 3층

홈페이지

www.travelersmap.co.kr

대표번호

02-2068-2788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0)

▲ ‌ 위기 동물 보호 인식을 위해 코끼리 보호센터를 방문한 모습. ⓒ트래블러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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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달루시아

현지주민의 음악 공 연. ⓒ트래블러스맵

▶ ‌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여행자의 모습. ⓒ트래블러스맵

▲ ‌ 네팔에

설립한 트래블러스맵 현지 회사 ‘맵네팔’ 직원들 모 습. 한국 이주노동자들이었다가 고국으로 돌아와 일터를 찾 지 못했던 이들이 맵네팔 현지 직원이 됐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데다 한국어도 유창해 최고의 관광 가이드로 활약하고 있다. ⓒ트래블러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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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망고로 세상의 빈곤과 싸우다 :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권보람 전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

정수연(가명) 씨는 먹거리에 민감한 편이다. 아이가 심한 아토피 피부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간식으로는 오로지 생채소와 과일만 고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연 씨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이가 선물받은 말린 망고 한 움큼을 집어먹었다. 수연 씨의 머릿 속에는 오만 가지 생각이 스쳤다. ‘색소, 방부제, 산화 방지제, 표백 제….’ 아토피에 해로운 합성 첨가물이 가득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발진은 일어나지 않았다. 놀랍고 기쁜 마음에 제품 뒤에 붙은 회사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처음 보는 이름이었지만, 아이에게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에 꼭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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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받고 직원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이렇게 종종 ‘직접 먹어 보니 차이를 알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가 하 고 있는 일에 뿌듯함을 느끼죠. 공정하게 만들고 유통한 제품이 생 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삶도 바꿔놓을 수 있다는 데서 힘을 얻 습니다.”(이승희 생산지파트너십 부문 간사)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초콜릿, 말린 망고, 계피, 홍차, 캐슈 넛 등을 취급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제품 목록만 봐서는 평범한 수 입 식품처럼 보이지만 성분표를 조금만 자세히 읽어 보면 그 차이 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그 흔한 색소, 방부제 하나 들어 있지 않고 초콜릿처럼 성분이 다양한 식품도 주재료와 부재료의 원산지가 일 치한다. 품질뿐만이 아니다. 그 안에 녹아 있는 가치를 더하면 차 이는 더욱 커진다. 농부가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작물을 가장 신 선할 때 제 값에 사서 공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제품을 사는 것만으로도 빈곤 퇴치에 기여하는 셈이다.

‌ 공정무역, 빈곤과 싸우는 시민의 힘

“세상은 말만 해서는 안 바뀝니다. 우리의 행동과 습관, 나아가서 는 삶의 태도가 바뀌어야죠. 저는 그중 가장 강력한 행동이 ‘소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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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생각합니다. ‘내 돈’이라고 하는 주권을 행사하는 활동이기 때문 입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소비가 투표보다 강하다’라고도 하더군 요. 그만큼 소비가 경제와 사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겁니 다. 우리의 소비를 바꾸는 일, 그로 하여금 세상을 바꾸는 일이 제가 생각하는 공정무역의 초점입니다.”(이강백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 전 세계 빈곤 인구는 8억 명이 넘는다.(2014 세계 식량불안 상황 보고서)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통해 ’빈곤 종식‘을 국제 사회의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빈곤과의 긴 싸움을 끝내는 데 좀 더 효과 적인 방법은 없을까? 좀 더 많은 사람이 빈곤과의 싸움에 참여하도 록 이끌 수 있는 방법은? ‘세계 빈곤 퇴치’를 목표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다. “좁은 농경지에서 온 가족이 매달려 농사를 지어야 하는 빈농은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글로벌 식품회사의 거래처가 되기 어렵습니 다. 설령 거래를 하게 되어도 언제든 매수가 끊길 수 있다는 불안에 떨어야 하죠. 농지와 인력이 있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 유입니다. 공정무역은 이런 소농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개발도 상국의 가난한 가족을 ‘도움받는 존재’로 만드는 단순 원조와 달리, 공정무역은 이들을 거래의 주체로 대합니다. 빈농에게 농사짓고 거래할 기회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자립을 도울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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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색깔, 짧은 유통기한, 높은 가격’, 위기를 기회로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의 경쟁력은 품질이다. 대표 상품인 말 린 망고의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 공정무역 제품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프레다공정무역은 농가로부터 1킬로그 램당 44페소(1,040원)에 망고를 구입한다.(2016년 하반기 기준) 중간 거래 상을 낀 글로벌 식품 기업의 망고 매입가(8~20페소)에 비하면 최대 5 배가 넘는 금액이다. 목표한 품질에 부합하는 망고를 생산했을 때 지급하는 공정무역프리미엄(1킬로그램당 2페소)는 별도다. 망고를 고 가에 구매하는 만큼 품질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망 고 하나하나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렇게 구입한 망고는 프레다공정무역과 20년 이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현지 식품 제 조사 ‘프로푸드’로 옮겨진다. 색소 등 첨가물이 전혀 묻지 않은 전 용 생산라인에서 말린 망고가 제조되면,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에서 이를 한국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말린 망고는 우리가 흔히 아는 노란색이나 주황색이 아닙니다. 오히려 말린 고구마 색에 가깝죠. 색소와 보존제가 들어가지 않으 니까요. 첨가물이 없으니 유통기한도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중량 대비 망고도 더 많이 들어가고요. 70킬로그램짜리 말린 망고 한 봉 지를 만들려면 생망고 3개는 필요합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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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밖에 없었죠. 시장 진입 초기에는 이런 특징이 약점으로 작용했 습니다. ‘제품 색이 이상하다’며 전화를 걸어오는 소비자도 있었고 요. 하지만 요즘에는 직접 제품을 경험해본 사람이 늘어나면서 특 성이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그동안의 약점이 제품의 질을 증 명하는 강점이 된 셈이죠.”(조기수 영업마케팅 국장) 초콜릿은 베트남의 ‘마루MAROU 초콜릿’에서 공수하고 있다. 프 랑스의 유명 쇼콜라티에 사무엘 마루타와 빈센트 머러우가 만든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단일 지역, 단일 품종으로 만든 제품) 초콜릿 브랜드 로 조리 과정이 투명할 뿐만 아니라 뛰어난 맛과 깊은 향을 자랑해 ‘국제초콜릿어워드’에서 금메달(2014)과 은메달(2015)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기수 국장은 “일반 식품 제조 기업에서는 상처 난 카카오 원두 라도 최대한 많이 활용하려고 알칼리(방부) 처리를 하는데, 마루 초 콜릿은 방부 처리를 하지 않은 최고급 카카오 원두를 사용하고 있 다”면서 “특정 농가에서 제조한 와인이 고유 브랜드를 갖고 높은 가격에 거래되듯 마루 초콜릿 역시 싱글 오리진 초콜릿으로 세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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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를 통해 변화하는 세상

공정무역의 진정한 장점은 그 열매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데 있다. 한국의 소비자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 을 구매하는 동안, 생산지에서는 영세 가족농이 자립의 기회를 얻 는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의 망고 상품 파트너인 프레다공정무 역은 필리핀 잠발레스 섬의 아에타 원주민 농가, 민다나오 지역 소 농 등 50그루 이하 규모의 농가로 거래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카 카오 관련 상품 파트너사인 마루 초콜릿은 거래 농가에 개미를 활 용해 해충을 억제하는 방법과 카카오 발효·건조 기술 등을 전수한 다. 새로운 농법과 작물 가공법을 익힌 농가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새로운 농법과 작물 가공법을 익힌 생산자는 시장 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고, 안정적인 매수를 보장하는 파트너 는 내일을 그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사회적 가치로 환원되고 있다. 프레다공정무역의 수익은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성매매, 인신매 매, 마약 거래 등 범죄에 노출된 미성년자를 위한 시설 운영비로 사 용된다. 계피 파트너인 베트남의 ‘반쩐바이오파머스클럽(짜오족으로 구성된 영농조합)’은

공정무역 프리미엄을 축적해 2015년 계피 밭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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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산에서 마을까지 이어지는 오토바이 도로를 닦기도 했다.

‌ 남겨진 과제와 새로운 도전

영국의 경우 공정무역 인증 제품의 시장 규모만 15억 파운드(2조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

가 발표한 회원 단체 전체 매출은 약 114억 원.(2014년 기준) 국내 공 정무역 시장 규모는 2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해외와 다르게 공 정무역 상품이 시장에서 주 소비 품목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문제는 유통채널 확보다. 소비자의 선택 범위 안에 들어가려면 넓은 오프라인 매장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국내 에서는 아직 일부 생협과 온라인쇼핑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해외 농가와 교류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소통이 어렵다는 점도 과제로 남아 있다. 태풍이나 가뭄 등 천재지변으로 생산량에 문제 가 생길 경우 제품을 공수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조기수 국장 은 “일반 식품 기업의 경우 원료가 수배되지 않을 때 농가를 교체하 면 그만이지만, 농가와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정무역 의 경우 갑자기 상품이 품절되는 경우도 생긴다”면서 “상생이라는 고유 가치가 우리에게는 늘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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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이 커피 등에 한정됐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제품군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카카오닙스(로스팅한 카카오 빈 을 잘게 부숴 만든 건강식품)를

출시한 데 이어, 소비자 반응과 시장 상황

을 고려해 우선 스테디셀러인 건과일 제품을 추가 준비 중이다. 생 활 속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쯤 향신료 부문에서도 신규 라인을 런칭한다. “스타벅스 영국에서 판매되는 커피는 100% 공정무역 제품입니 다. 소비자가 ‘공정무역 제품이 아니면 사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장 에 확고히 전달했기 때문이죠. 일각에서는 ‘유럽이니까 가능한 일’ 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 이유를 ‘리에종(연결자)’에서 찾았습니다. ‘공 정무역 제품만 사겠다’는 시민 의식이 있어도, 그 의지를 엮어서 실 체화하는 주체가 없었다면 그렇게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 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사회에서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가 그런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공정무역을 지지하는 개인이 모여 하 나의 소비 문화가 형성될 때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거라 봅니 다.”(이강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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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자

이강백

주소

서울특별시 성수동 성수동1가 668-102 1층

홈페이지

www.asiafairtrade.net

대표번호

070-4465-3340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5)

▲ ‌ 공정무역 제품인 말린 망고.

ⓒ박창현 작가

▲ ‌ 마루초콜릿. ⓒ박창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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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에서 망고를 생산하는 필리핀 생산자 농부.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 ‌ 카카오닙스. ⓒ박창현 작가

◀ ‌ 이강백 대표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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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와 참여로 도시재생 길 연다 공무점 | 선랩 건축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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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임대료 인상 없는 실험 공간 ‘어쩌다 가게’ :

공무점 -이현숙 한겨레 서울 & 기자 겸 지역네트워크센터장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 한적한 주택가에 건물 모양도 이름도 독 특한 ‘어쩌다 가게’ 망원점이 있다. 온통 하얀 지하 2층, 지상 4층의 건물은 계단과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가게가 들어서 있는 열린 구조다. 계단과 복도는 골목길 구실도 해서 이곳을 찾는 사람 들은 가게 앞을 자연스레 지나가게 된다. 2016년 5월 문을 연 ‘어쩌다 가게’ 망원점에는 작은 가게와 공방 11곳, 회사 5곳이 모여 있다. 책방, 밥집, 카페, 꽃집, 공방, 칵테일바 등 개성 있는 가게와 공방이 있고 인테리어업체, 건축사무소도 들 어와 있다. 입주자는 창고, 회의실, 라운지, 마당 등 공간을 공유한 다. 정수기, 프린터, 빔 프로젝터, 냉장고 등 비품도 함께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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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개 가게, 함께 마음 편하게 장사

30대가 대부분인 점주들은 이력이 다양하다. 직장을 다니다 힘 들어도 자기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동네 밥집을 연 최연우 씨, 결혼해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일을 찾기 위해 향초 공방을 하는 이은혜 씨, 느리고 천천히 사는 삶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싶어 꽃 집과 플랜트(식물) 디자인숍을 결합한 안숲 씨, 그리고 서촌에 있던 가게가 너무 잘돼 밀려드는 손님을 피해 여유를 찾아 옮겨온 프렌 치토스트 카페 류길준 씨 등. ‘어쩌다 가게’의 점주들은 한목소리로 5년 동안 임대료 인상이 없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밥집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최연 우 씨는 “돈 들여 인테리어를 했는데 건물 주인이 임대료를 올리면 멘붕”이라며, 임대료가 5년간 확정되어 있어 안심이라고 한다. ‘커 뮤니케이션 디자인’(시각적 표현으로 실용 정보 전달)이라는 새로운 영역 에 뛰어든 안숲 씨가 최소 10년은 내다보겠다고 마음을 먹을 수 있 었던 것도 임대료 인상 걱정을 덜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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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로 또 같이’ 개성과 협업의 공존

이웃이 있다는 것도 ‘어쩌다 가게’ 입주자들이 꼽는 장점이다. 혼 자 가게나 공방을 하는 이들에게 같은 공간을 쓰는 이웃은 큰 힘이 된다. 향초 공방 ‘유어브리즈’ 이은혜 씨는 “가게마다 영업 시간이 다르지만 오픈형 건물이다 보니 오가며 자주 마주친다. 반갑게 인 사하다 보면 한 식구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아이가 어린이집 에 가 있는 시간만 활용할 수 있어 늘 바쁜 이씨가 요즘 가장 가까 이 지내는 친구는 홈패션 공방의 정혜진 씨다. 저녁 시간에 아이를 데리고 건물의 토스트 카페에서 이씨와 차를 마시며 사는 얘기를 나누면 세상살이가 행복해진다. 그래서인지 어쩌다 가게는 오는 손님에게 이웃 가게 홍보도 열 심히 한다. 손님 나누기도 자연스레 이뤄진다. 2층 수입맥주 가게 ‘위트위트’wit wheat에서 맥주를 산 손님은 지하 ‘피P라운지’에서 약간 의 비용을 내고 마실 수 있다. 1층의 식당에 가면 안주만 시켜서 사 온 맥주를 먹어도 된다. 1층 서점 ‘비B라운지’에서는 이웃 공방이나 숍에서 만든 향초나 테라리움(유리그릇이나 유리병 안에 작은 식물을 심어 정 원처럼 꾸밈), 화분 등을 전시해놓고 팔아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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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호점의 실험과 경험 살려 2호점 기획

‘어쩌다 가게’는 홍대 근처에서 ‘건축사무소 사이S.S.A.I’를 운영해 온 두 건축가(박인영, 이진오)의 합동 작품이다. 작은 가게들이 쫓겨날 걱정 없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대안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의기 투합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들은 먼저 ‘함께 만드는 작은 건설사’ 라는 뜻의 ‘공무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안군서 대표가 합류했다. 대학생의 졸업 전시 작품 제목 ‘어쩌다 가족’에서 프로젝트의 이름 을 따왔다. ‘어쩌다 가게’ 1호인 연남점은 2014년 낡은 2층 단독주택을 빌려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증금을 미리 받고, 주주들이 돈 을 내서 마련했다. 헤어숍, 공방 등 가게 8곳이 둥지를 텄다. 이들 은 5년간 임대료 걱정 없이 마당과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하고 싶 은 일을 해가고 있다. 하지만 연남점은 벌써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2018년에 토지 임 대료 인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남동 땅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평당 1,700만 원이었는데 3년 만에 호가가 8,0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사실 연남점은 1970년대 집이라 구조 보강 공사비만 2억 4,000만 원이나 들었다. 5년 뒤 토지 임대 계약 을 연장하지 못하면 적잖은 손실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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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투자기금 도움으로 직접 건물 지어

그래서 ‘어쩌다 가게’ 2호점은 무리해서라도 땅을 사 건물을 짓 기로 하고 진행했다. 대부분의 건축 프로젝트가 그렇듯이 돈을 구 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안 대표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 서울시 사 회투자기금을 알게 됐다. 사회투자기금은 서울시가 2012년부터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 가치 투자 재원이다. 공적 기금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사 회 목적 사업에 지원하고, 대출 금리(2%)도 가장 낮다. ‘어쩌다 가게’ 망원점 프로젝트는 작은 가게들이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대 안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를 인정받아 10억 원을 융자 받았다. 안 대표는 “사회투자기금 덕분에 1년 반 정도 앞당겨 망원점을 낼 수 있었다”며 선한 대출의 힘이라고 말했다. 사회투자기금 대출의 경우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거치 기간과 상 환 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사회투자기금 융자는 1년 거치 4년 분할 상환 방식이다. 안 대표는 “상환 조건이 개선되면 임대료를 좀 낮 출 수 있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망원점을 연 이후 공무점에는 다양한 곳에서 문의가 온다. 자영 업자들이 모여서 공유 가게 프로젝트를 한다면 대안이 되지 않을 까 싶어서인지 생활협동조합 등에서 관심을 보였다. 자치구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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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요청했다. 구청 소유 땅이나 건물 등 공공의 부동산과 사회 투자기금이 잘 연결돼 소상공인 공유 임대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 하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 집, 갤러리 등이 모이고 공유 플랫폼 확산

공무점의 ‘어쩌다’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어쩌다 집, 어쩌다 갤러 리, 어쩌다 라운지(편집 숍) 등 어쩌다 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 쩌다 집’ 1호는 이미 2015년 4월에 만들어 9가구가 살고 있다. 2017 년에는 ‘어쩌다 집 협동조합’을 만들어 이어가려 한다. 예술가들 여 럿이 전시 공간을 쪼개 사용할 수 있는 ‘어쩌다 갤러리’도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결실은 맺지 못하고 있다. “10년 뒤에는 어쩌다 동네 를 만들어보고 싶다. 어쩌다 가게, 집 등이 모여 있으면 자연스레 동네가 달라지겠죠”라며 안 대표는 기대감을 내비췄다. 안 대표는 말한다. 어쩌다 프로젝트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안정 적인 자본 확보가 필요하다고. 특정 개인이나 조직보다는 시민 자 산화 방식이었으면 한다. 예컨대 뜻이 맞는 시민들이 100만 원씩을 모아 만든 재단이 땅을 소유하며 저렴하게 임대료를 받는 것이다. 참여 시민이 가게를 이용하면서 가게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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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도 낮출 수 있다. 공무점은 궁극적으로는 임대 사업이 아닌 플랫폼 만드는 일을 지향한다. 안 대표는 “건물이나 삶의 방식과 태도에 모이고 공유하 는 가치를 집어넣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공共, 만들 공 工,

공공 공公의 뜻을 담은 공무점의 이름처럼 ‘어쩌다’ 프로젝트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두를 위한 모델이 되길 기대 한다.

<기업 정보> 기업명

공무점

대표자

안군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19길 74

대표번호

02-3144-7147

법인 형태

주식회사

수상 내역

2016년 제 34회 서울시건축상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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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점이 2016년 5월 망원동에 직접 지어 문

을 연 소상공인 공유 임대 공간 ‘어쩌다 가 게’ 2호점에서는 16개 업체가 5년 동안 임대 료 인상 없이 맘 편히 장사를 할 수 있다. ⓒ 공무점

▲ ‌ ‘어쩌다

가게’ 2호점 입주자들이 2016년 9월 에 ‘어쩌다 야시장’을 열어 지역주민과 교류 했다. ⓒ공무점

▶ ‌ ‘어쩌다

가게’ 2호점 입주 자들은 2~3평의 가게나 공 방을 갖고, 교육장·회의실 등은 공용한다. ⓒ공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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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풍경한 고시촌을 살맛 나는 청춘들의 공간으로 재생 :

선랩 건축사무소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겸 머니투데이 쿨머니에디터

한 지붕 아래 19명이 산다. 생판 모르는 사람끼리 모였지만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차를 마시다 보니 어느새 마음의 문턱이 낮아졌다. 면접 준비에 끙끙대는 친구를 보면 ‘잘 보라’ 격려해주고 낙방한 친 구에게는 ‘힘내라’ 등을 두드려준다. 관악구 서림길 117. 1인 가구 청년이 모여 사는 셰어어스Share us의 살가운 풍경이다.

‌ 1인 가구 청년 4명 중 1명이 주거 빈곤층인 도시 ‘서울’

셰어어스는 사회적기업 건축사무소 선랩이 낡은 고시원 건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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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한 신개념 공유주거 공간이다. 2015년 11월 첫 선을 보였 다. 이전에는 에벤에셀이라는 고시원이었다. 4개 층에 층마다 11개 씩 무려 44개의 방이 있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44명이 살던 공간에 단 4명만이 살고 있었 죠. 시설물은 낡고 관리가 안 돼 엉망이었습니다.” 현승헌 선랩 대표는 당시 상황을 그렇게 설명했다. 로스쿨 제도 가 도입되고 사법고시가 폐지되자 고시생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 다. 더불어 이들을 상대로 영업하던 복사집과 식당 등이 줄줄이 문 을 닫았다. 텅 빈 고시원은 곧 마을의 문제로 확산됐다. 한때 고시원 생활을 해봤던 경험에서일까. 현 대표는 청년 주거 빈곤층의 상징인 고시원을 리모델링 대상 1순위로 정했다. “주거는 꼭 필요한 공간인데 자본에 제한적입니다. 고시원은 열 악하지만 이미 1인 가구의 주거 형태로 자리를 잡았죠. 어떻게든 이를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꾸고 싶었어요.” 한국사회투자가 밝힌 서울 청년 주택 실태에 따르면 1인 가구 청년 주거 빈곤율은 36%에 이른다. 청년 4명 중 1명은 주거 빈곤층 이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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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 공간 늘리니 사람 냄새 솔솔

셰어어스는 공간을 재생함에 있어 소통과 공동체 복원에 방점을 찍었다. 방의 수를 44개에서 19개로 줄였고 대신 공유 부엌과 거 실, 회의실, 공부방, 발코니, 샤워실을 새로 만들었다. 개인 점유 공 간을 최소화해 주거 비용은 절약하고 생활 공유 공간은 넓혀 자연 스레 교류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주거 형태는 2·3·6인실로 나 눴다. “1인 가구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방식이 새로운 주거 형태로 자 리 잡기 위해 어떤 유형이 맞을지 계속 실험 중입니다. 현재로는 3 인실이 가장 인기입니다.” 입주민은 주로 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이다. 6인실에 입주한 김체 린 씨는 목포에서 상경했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비교해보고 셰어어스로 숙소를 정했다. “타지에서 혼자 지내는 게 싫었거든요. 식탁에서 함께 밥을 먹 으며 수다를 떨다가 공부할 때면 각자 방으로 들어갑니다. 값도 저 렴하고 시설도 좋아 서울에 올라올 친구에게 이곳을 강력 추천했 어요.” 월세는 35만 원이다. 이는 수도권 기준 대학생 평균 월세 42만 원보다 저렴하다. 보증금은 없다. 공과금은 층별 단위로 계산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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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려면 같은 층 사람들끼리 ‘협력’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 반상 회 개념으로 입주자 모임도 연다.

‌ 동네 청년 다 모여라

셰어어스는 지역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동네 주민에게 일부 시 설을 개방했다. 1인 가구가 많을수록 공동체 관계가 느슨해 보안에 취약하고 기반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호준(가명) 씨는 셰어어스를 내 집 드 나들 듯한다. 입주민은 아니지만 월 1만 원을 내고 멤버십에 가입 했다. 회원 자격으로 카페를 겸한 라운지와 공부방을 이용한다. 공 부하다 허기지면 라운지에 마련된 공유 부엌에서 밥도 해먹고 머 리도 식힌다. “독서실보다 좋고 외로울 때 서로 의지도 됩니다.” 그는 월 10만 원의 비용으로 스터디룸에서 밤늦도록 공부하다가 자신이 머무는 고시원으로 돌아간다. 거의 살다시피 하는 탓에 입 주민과도 친하다. 고시원 단칸방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친한 친구도 서너 명 생겼다. 그는 택배 수령을 부탁하기도 하고 라운지 에 비치된 비상약과 공구, 복사기와 팩스를 빌려 쓰기도 한다.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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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네 회원은 17명쯤 된다. 그야말로 동네 사랑방이다.

‌ 사회투자기금 연 2% 저리 대출이 마중물

고시원이 새로운 형태의 공유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약 3억 원이 들었다. 2014년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기업 공모사업 에 선정되면서 7,500만 원을 받아 종자돈을 마련했다. 모자라는 비 용은 연 2% 저리로 한국사회투자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융자받 았다. 건물주와는 5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었다. 주인이 임대료를 신 축 기준 50%로 깎아주는 대신 개보수 비용을 선랩이 부담하는 방 식으로 진행했다. 선랩이 재임대 형태로 거두는 금액은 한 달에 600~700만 원 선 이지만 실험 모델이라 수익이 나는 구조는 아니다. 앞으로 공간 기 획과 운영, 리모델링, 재생 관련 컨설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2장 사회적경제,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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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자재 재생, 비용도 낮추고 환경도 보호하고

셰어어스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자원 재생이다. 선랩은 고시 원 철거 과정에서 재생 가능한 품목을 따로 챙겨뒀다. 라운지의 탁 자 구조물은 고시원 철거 때 뜯어낸 창틀을 활용했다. 상판은 책상 유리를 재가공했다. 식탁 다리도 폐자재다. 책장은 옷장으로 변신 했고 천장의 조명 장식도 문짝을 뜯어 활용했다. 국내 전체 쓰레기 양 중 건축 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 다. 콘크리트 같은 경우 분리 수거해 재가공하면 재생 콘크리트로 활용할 수 있지만 금속을 제외한 인테리어 재료는 거의 버려지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폐자재 활용은 운송비와 새 자재 구입에 따른 원가를 절감하고 환경보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 마을 활동가, 사회복지사가 집 수리 대상자 추천

선랩의 모태는 열린사회시민단체의 집수리봉사단 ‘해뜨는집’이 다. 현 대표는 2006년 자원봉사자로 출발해 관악 지역 봉사사업단 이 존폐 위기에 놓이자 이들과 협업 모델을 꾸리고 2013년 6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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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을 창업했다. 그가 사회적기업가의 길로 들어선 건 2012년 서울시 사회적경 제 아이디어 대회(위키서울) 공모전에 상을 받으면서부터다. 해뜨는 집 봉사활동에서 느낀 ‘사람’ 중심의 건축관을 세상에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라 여겼다. 선랩의 집 수리 봉사는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관악구와 동작구 지역의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매달 한두 가구의 집을 수리해준다. 이때 꼭 짚고 넘어가는 것이 있다. “몇 해 전 지체장애인 아버지와 딸이 사는 집을 두어 차례 수리 해줬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수리가 끝나자 집주인이 세입 자 부녀를 쫓아냈어요. 그 뒤로는 최소 몇 년간 세입자가 바뀌지 않 는다는 조건을 내걸고 시작합니다.” 그는 서류상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마을 활 동가와 사회복지사의 추천을 받아 진행한다.

‌ 셰어어스 2·3호점 2017년 오픈

선랩은 신림동 고시촌에 셰어어스 2호점과 3호점을 준비 중이 다. 2호점은 모집 인원이 21명으로 1호점보다 규모도 크고 계약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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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도 10년으로 더 길다. 두 곳은 모두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리 모델링형 사회주택 시범사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사회주택 시범사업이란 노후한 비주거용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공유 주거 형태의 주거 공간을 청년 등 1인 가구에 주변 시세 의 80% 이하로 공급하는 사업 모델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장기 임대 계약이 끝나면 다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현 대표는 건물주와 지속적으 로 협의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같이 있는 사람들과 경험을 나눈다는 것입니다. 건축가는 공간을 만들어줄 뿐 그 공간을 채워가는 건 ‘사 람’의 몫이죠.” 현 대표는 고시촌을 ‘청춘동’이라 불렀다. ‘청년의 희망이 머무는 살 만한 동네’로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선랩이란 이름에는 ‘해뜨 는 연구소’란 뜻을 담았다. 해가 뜨는 한 만들어낼 수 있는 것, 바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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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 기업명

선랩 건축사무소

대표자

현승헌

주소

서울시 관악구 서림길 117 2층

홈페이지

www.share-us.kr

대표번호

070-8680-3765

법인 형태

주식회사

인증·등록 사항 ‌ 사회적기업(2014)

수상 내역

2013. SK세상 콘테스트 3등상 2013. SVPS 서울의 투자협력처 펠로우 선정

▲ ‌ 5월 입주자 모임. 입주자 간에 친목을 다지는 공유 밥상. ⓒ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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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승헌 선랩 대표. ⓒ이우기 작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 ‌ 라운지에

마련된 공유 부엌. 입주민이 아니어도 월 1 만 원을 내고 회원이 되면 부엌과 복사, 팩스, 인쇄, 공 구, 비상약, 택배 수령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우 기 작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 ‌ ‌ 3인실

내부 공간. 개인 방을 제외 하고 거실, 부엌, 화장실, 샤워실, 발코니를 공유한다. ⓒ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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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자재를 활용해 꾸민 카페 라운지. ⓒ이우기 작가, 서울시사회

적경제지원센터

▲ ‌ 창문틀과

책상 유리를 재생해 만든 탁자. ⓒ이우기 작가, 서울 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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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사회적경제 법·제도 용어 정리 : 이경숙 ‌ 머니투데이 쿨머니 팀장 이로운넷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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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의 개념은 나라마다 제도마다 다르다. 사회적경제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법 혹은 공신력 있는 기구가 정의한 개념을 쓴 다. 그러나 여기에도 공통 원칙은 있다. 사회적경제는 △민주적 의 사결정 △사회적 목적의 추구 △지분에 근거하지 않은 경제적 성 과 배분의 원리 △국가로부터의 독립성을 운영 원칙으로 하는 경 제 주체가 만든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사회적경제를 한마디로 정리한 공신력 있는 기구가 아 직 없다. 이 때문에 국내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각자의 근거 법과 국제 원칙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2016년에 여 야가 각각 발의한 사회적경제기본법안에 등장하는 사회적경제 조 직을 중심으로 핵심 용어를 소개한다. 용어의 정의는 각 조직이 기 반하고 있는 국내법 및 국제기구의 정리를 따랐다.

부록 사회적경제 법·제도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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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경제 ■ ‌ “사회적경제 기업은 다음 각 호의 기본원칙에 따라 행위한다. ①조직의 주 목적이 사회적 가치 실현 ②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의사결정 구조 및 관리 형태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역량강화 ③주로 구성원이 수행하는 업무나 서비스, 활동을 토대로 하는 경제 활동에서 획득되는 결과를 구성원이나 사회적 가치 실현 에 사용하거나 그 수익을 자본보다는 사람과 노동에 우선하여 배분 ④경영의 투명성과 윤리성 준수 등.” -서울시 사회적경제 기본조례 제4조, 2014년 5월 시행. ■ ‌ “양극화 해소,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 지역공동 체 재생과 지역순환경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 등 공 동체 구성원의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하여 사회 적경제 조직이 호혜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사업체를 통해 수행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 -사회적경제기본법안, 윤호중 의 원 및 27인 2016년 8월 17일 발의. ■ ‌ “구성원 상호간의 협력과 연대, 적극적인 자기 혁신과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사회서비스 확충, 복지의 증진, 일자리 창출, 지역공동체의 발전, 기타 공익에 대한 기여 등 사회적 가치를 창 출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 -사회적경제기본법안, 유승민 의원 및 15인 2016년 10월 11일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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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사회적경제 범위와 운영 원칙

조직 범위

스페인

포르투갈

캐나다 퀘벡

협동조합, 공제조합, 어

협동조합, 상호조합, 자

협동조합, 공제조합, 이

업조합, 재단 및 협회,

선단체, 재단, 기타 사

법(기본법)의 원칙에

근로자공동소유기업,

립 지원기관, 이타적

따라 운영되는 단체

취업촉진기업특별고용

목적으로 운영되는 협

센터, 농산물가공업체,

회, 자주적 관리기관,

이 법 원칙에 부합하는

이 법 원칙을 준수하며

노동이민부에 의해 등

사회적경제 데이터베

록된 단체

이스에 등재된 법인격 을 가진 기관

주관 기관

운영 원칙

노동부

사회복지 및 고용 부서

지방자치 부서

민주적 의사결정, 사회적 목적의 추구, 지분에 근거하지 않은 경제적 성과 배분 의 원리, 국가로부터의 독립성

(자료 : 유정규 지역재단 상임이사, 김혜원 한국교원대 교수. 종합 : 머니투데이)

□ 사회적금융 ■ ‌ “사회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사회적 경제 조직과 사회적경제 관련사업에 투자·융자·보증 등을 통 해 자금의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추구하는 금융활동.” -사회적 경제기본법안, 윤호중 의원 및 27인 2016년 8월 17일 발의.

□ 사회적기업 ■ ‌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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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법에 따라 인증을 받은 자.” -사회 적기업육성법 제2조 제1항 ■ ‌ “예비사회적기업이란 제1호의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지는 않 았으나 사회서비스의 제공, 취약계층에의 일자리 제공 등 사회 적기업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제5조에 따라 서울특별시가 사 회적기업으로 전환·육성하기 위하여 선정한 기업.” -서울시 사 회적기업 육성 조례 제2조 제2항 ■ ‌ 사회적기업 인증 7대 요건 (자료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 조직 형태 : 민법에 따른 법인·조합, 상법에 따른 회사, 특별법 에 따라 설립된 법인 또는 비영리민간단체 등 대통령령으로 조직 형태를 갖출 것. -‌ 유급 근로자 고용 : 유급 근로자를 고용하여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할 것. -‌ 사회적 목적의 실현 :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의 실현을 조직의 주된 목적으로 할 것. -‌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 : 서비스 수혜자, 근로 자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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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활동을 통한 수입 : 영업활동을 통하여 얻는 수입이 노무 비의 50% 이상일 것. -‌ 정관의 필수 사항 : 사회적기업육성법 제9조에 따른 사항을 적 은 정관이나 규약 등을 갖출 것. -‌ 이윤의 사회적 목적 사용 : 회계연도별로 배분 가능한 이윤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하 여 사용할 것.(상법 상 회사·합자조합 등)

□ 협동조합 ■ ‌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 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 조직.” -협동조합기본법 제2조 제1호 ■ ‌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 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 -국제협동조합 연맹ICA ■ ‌ 협동조합 7대 원칙 (자료 : ICA) -‌ 자발적이고 개방된 조합원 제도 -‌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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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과 독립 -‌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 협동조합 간 협동 -‌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 사회적 협동조합 ■ ‌ “협동조합 중 지역주민들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협동조합.” -협동조합기본 법 제2조 제3호

□ 소비자 협동조합 ■ ‌ “상부상조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소비자들의 자주·자립·자치 적인 생활협동조합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조합원의 소비생활 향 상과 국민의 복지 및 생활문화 향상에 이바지함.” -소비자생활 협동조합법 제1조

□ 마을기업 ■ ‌ “지역주민 또는 단체가 해당 지역의 인력, 향토, 문화, 자연자원 등 각종 자원을 활용하여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공동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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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화하며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운영하는 기업.”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항 제9호

□ 자활기업 ■ ‌ “수급자 및 차상위자는 상호 협력하여 자활기업을 설립·운영할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8조 제1항 ■ ‌ “법 제18조제3항에 따라 보장기관이 지원할 수 있는 자활기업은 그 구성원 중 수급자가 3분의 1이상인 자활기업으로 한다.” -국 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규칙 제31조 제1항

□ 장애인 표준사업장 ■ ‌ “장애인 고용 인원·고용비율 및 시설·임금에 관하여 고용노동 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장.”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조 제8호

□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 ‌ “일반 작업환경에서는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이 특별히 준비된 작업환경에서 직업훈련을 받거나 직업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 는 시설.” -장애인복지법 제58조제1항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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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협동조합 ■ ‌ “공동유대共同紐帶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협동 조직의 건전한 육 성을 통하여 그 구성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지역주민에게 금융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의 발전에 이 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신용협동조합법 제1조 ■ ‌ “신용협동조합이란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 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을 말한다. 신용협동조합중앙회란 조합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을 말한다. 공동유대란 조합의 설립과 구성원의 자격을 결정하 는 단위를 말한다.” -신용협동조합법 제2조

□ 농업협동조합 ■ ‌ “지역농업협동조합이란 조합원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 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 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 ■ ‌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란 조합원의 축산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 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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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하는 것을 목 적으로 한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03조 ■ ‌ “품목조합이란 정관으로 정하는 품목이나 업종의 농업 또는 정 관으로 정하는 한우사육업, 낙농업, 양돈업, 양계업, 그 밖에 대 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축사육업의 축산업을 경영하는 조합원에 게 필요한 기술·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축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여 조합원의 경 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08조

□ 수산업협동조합 ■ ‌ “업종별 수산업협동조합이란 어업을 경영하는 조합원의 생산성 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수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 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자금·자재·기술 및 정보 등 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함을 목적으로 한다.” -수산업협동조합법 제104조 ■ ‌ “수산물가공 수산업협동조합이란 수산물가공업을 경영하는 조 합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가공품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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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향상을 증대함을 목적으로 한다.” -수산업협동조합법 제 109조 ■ ‌ “지구별 수산업협동조합이란 조합원의 어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수산물의 판로販路 확대 및 유통의 원활화를 도 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자금·자재·기술 및 정보 등을 제 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수산업협동조합법 제13조

□ 산림조합 ■ ‌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원활히 제공하 여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을 촉진하고 산림의 생산력을 증진하 며, 조합원이 생산한 임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의 원활화를 통 하여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산림조합법 제12조

□ 엽연초생산협동조합 ■ ‌ “연초경작자의 조직을 통하여 잎담배 생산력의 증진과 경작자 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담배사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함 을 목적으로 한다.”-엽연초생산협동조합법 제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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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협동조합 ■ ‌ “중소기업자가 서로 힘을 합하여 협동 사업을 추진하는 협동 조 직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중소기업자의 경제적인 기회 균등을 기하고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북돋우어 중소기업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과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 전을 꾀함을 목적으로 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1조 ■ ‌ “중소기업자란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중소기업을 영위하는 자,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말한다. 중소기업관련단체란 구성원의 과반수가 중소기업자로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 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을 말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2조

□ 새마을금고 ■ ‌ “국민의 자주적인 협동 조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상부 상조 정신에 입각하여 자금의 조성과 이용, 회원의 경제적·사 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 지역사회 개발을 통한 건전한 국민 정신의 함양과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새마을금고법 제1조 ■ “금고란 ‌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인 새마을금고를 말한다. 지역금고란 제1항의 금고 중 동일한 행정구역, 경제권 또는 생활권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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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를 말한다. 중앙회란 모든 금고의 공동이익 증진과 지속적 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라 설립한 비영리법인인 새마을금고중앙회를 말한다.” -새마을금고법 제2조

□ 농어업인 등의 일자리 창출 기여 등 단체 ■ ‌ “농어촌의 지역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어업인 등 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거나 농어촌에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민법상 법인·조합, 상법상 회사,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및 제5호에 따른 농어업법인, 그 밖에 다 른 법률에 따른 비영리단체.” -농어업인의 삶의 질 향상 및 농 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19조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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