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한류현황 분석
2022 지구촌 한류현황 상세 분석보고서
Key Findings
1. 한류를 즐기는 다양한 방식 • 〈2022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한류 동호회와 동호인의 수는 모두 증가해서 각각 15% 정도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구체적으로 한류 동호회 수는 220개(15.0%) 증가하였다. 한편 한류 동호인의 수는 2220만명(14.2%)가량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동호회 수의 성장세와 상당히 흡사한 비율로, 기존 한류 팬덤의 추세가 동호회 수는 감소하고 동호인 수는 증가하는 형태의 동호회 통합형 성장을 보였다면 2022년은 동호회의 성격이 다양화되면서 한류 팬덤 규모 자체가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한류 팬덤의 변화가 기존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까닭은 두 가지 정도로 추측된다. 첫째,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그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로 오프라인 동호회가 활성화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커뮤니티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달리 물리적 거리 및 공간의 구애를 받기 때문에 동호인 수와 함께 동호회 수가 함께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둘째로 주로 소비되는 한류 콘텐츠가 다각화·세분화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류 콘텐츠 팬덤은 특정 연예인이나 콘텐츠를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인물이나 작품들이 인기를 끌게 되면 동호회 수 자체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2021년과는 달리
동호인과 동호회 수가 함께 증가한 양적 팽창은 이러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2. 한류 성장의 동력은 여전히 K-팝 • 2022년은 〈오징어 게임〉 등 많은 한류 콘텐츠들의 가치가 부각된 시기였기 때문에 한 해 동안 배우, 영화, 드라마, 그리고 예능프로그램 등의 대상을 중심으로 팬덤이 성장했을 것이라고 기대되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드라마와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호회의 수는 2021년 169개(11.5%)에서 2022년 180개(10.7%)로 수 자체는 증가했지만, 전체 한류 관련 동호회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전체 한류 팬덤의
있는 스토리라인을 지닌 작품은 그 상영이 끝나면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의 동호회 활동은 개별 콘텐츠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K-드라마, 한국 영화라는 하나의 장르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크다.
반면 K-팝에 대한 선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호회의 규모는 2021년 966개(65.94%)에서 2022년
1131개(67.2%)로 증가했는데, 이는 규모 면에서도 절대적인 증가세일 뿐 아니라 전체 한류 팬덤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K-팝 팬덤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들은 계속하여 활동하며 일상을 영위하고, 이에 따라 팬덤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생산된다. 이들은 장르 자체로 묶이는 것보다 개별
연예인에 따라 인물 혹은 그룹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되며, 연예인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유대감을 느끼고
한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한류 팬덤의 양과 질 모두가 강화되는 현재 추세에 맞추어 한류 전체를
견인하는 원동력으로서의 K-팝 성장세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재의 발굴 지원 및 활동 보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3. 한류의 텃밭 아시아, 미답의 유럽
• 2022년 기준으로 한류 동호회나 동호인의 수 둘 모두에서 가장 큰 규모를 보이는 지역은 아시아 대륙이다.
아시아의 한류 동호회 수는 596개로서 전체의 35.4%에 해당하지만 동호인 수는 약 1억 3000만여 명으로 전체의 73.4%에 달한다. 이는 2021년과 비교했을 때 양적인 증가는 있었지만 전체 한류 팬덤 중 차지하는 비율이라는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았다. 문화의 전파는 문화적 거리감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먼저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불교문화 등 특정한 문화를 공유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한류 콘텐츠에 더 친숙하게 반응한 것일 수 있다. 아시아는 현재 한류 팬덤이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류를 전 세계에 확장시키기 위한 전략의 개발이 요구된다. 반면 2021년과 비교하였을 때 전 세계 팬덤 중 규모 면에서나 점유율 면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은 2022년 기준으로 509개의 동호회 및 약 1320만여 명의 동호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각각 전년에 비해 동호회 수는 37.6%, 동호인 수는 37.1%가 증가한 결과이다. 또한 전 세계 한류 팬덤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동호회 수 30.2%, 동호인 수 7.4%로 전년에 비해 각각 동호회 점유율 19.6%, 동호인 점유율 20.06%라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유럽이 지닌 잠재적인 한류 수용력을 보여주는 결과로서 향후 한류 확장을 위한 교두보는 유럽의 국가들이 될 수 있다. 4. 기성의 페이스북, 성장의 인스타그램 •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한류 동호회들이 활동하는 매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페이스북으로 밝혀졌다. 2022년을 기준으로 754개의 동호회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소통하며, 이는 전년도의 805개에 비해 51개(6.3%)가 감소한 값이다. 전체 동호회 활동 매체 중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55.0%에서 44.8%로
대폭 감소하였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들이 페이스북의 주된 사용 연령층이며, 20대 초반
여성들은 전 세계 페이스북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현재까지는 매체 점유율이 페이스북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기준 406개의 동호회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2021년의 242개에 비해 67.8% 증가한 수치다. 그뿐 아니라 전 세계 한류 동호회 중 인스타그램 기반 동호회가 차지하는
비율은 16.5%에서 24.1%로 증가하였다. 전 세계에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인구 중 과반이 30대 초반 이하의
젊은 연령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대 초반의 여성 비율은 17%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인스타그램 사용
인구가 페이스북 사용 인구보다 더 젊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신세대일수록 페이스북보다는 인스타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글 위주의 페이스북보다 사진이나 동영상 클립 위주의 인스타그램이 트렌디한
감수성을 어필하는 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향후 한류의 흥망성쇠는 MZ세대를 넘어 알파세대, 즉 더 어린
세대를 대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류의 전파 측면에서도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를
주목해야 한다. 5. 지금 세계는 위드 코로나
• 2021년과 2022년은 똑같이 코로나19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지만, 그에 대처하는 국가들의 정책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2021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영국,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으며, 2022년 말에는 중국까지 위드 코로나 정책에 참여하였다. 위드 코로나로 인한 특징적인 변화는 오프라인 활동을 포함한 형태의 동호회가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동호회 활동의 성격이 오프라인
중심이거나 혹은 최소한 이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형태인 동호회 수는 2022년 기준 726개로서 전년도의 571개에 비해 155개 증가하였다. 이는 26.8% 증가한 수치로 전체 동호회 규모가 15.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 이렇듯 한류 동호회의 규모가 증가한 데에는 오프라인 활동을 포함한 동호회의 역할이 상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전체 동호회 유형 중 오프라인 활동을 포함한 동호회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39.0%에서 43.0%로
증가하였다. 여전히 온라인을 통해서만 활동하는 동호회가 과반을 차지하지만 전 세계 한류 팬덤은 점차 위드 코로나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하는 동호회의 특징은 온라인 위주의 동호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공간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동호회가 세분화되며, 한 장소에 많은 인원이 수용되기도 어렵다. 따라서 향후 한류와 관련한 사업의 경우 오프라인 팬덤의 성격 중
공간적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6. K-팝? K-드라마? K-에브리띵! • K-팝이나
거리감을 낮추어 다시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수용되기 쉽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선순환의 기제가 된다. 동호회 활동의 성격이 한 가지로 규정되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영역을 중심으로 복합적으로 수행되는 수가 2021년 212개에서 2022년 256개로 증가하였다. 한 해 동안 44개의 동호회가 증가해 그 성장률이 20.8%나
되었다. 전체 동호회 중 복합적 활동의 동호회가 차지하는 비율은 14.5%에서 15.2%로 소폭 증가하였다. 한류
콘텐츠 선호에 따른 관심 영역의 확산은 향후 한류 관련 사업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일면이며, 이에
발맞춰 특정 콘텐츠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 그 자체가 브랜드파워를 지닐 수 있도록 꾀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2022 지구촌 한류현황 상세 분석보고서
세계한류학회
Ⅰ. 총괄
1. 조사 개요 2022년은 한류가 세계를 향해 더욱 발돋움했던 한 해였다. 넷플릭스를 위시한 초국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하 OTT)의 발달은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문화권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회의 문화도 손쉽게 접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2022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작품 중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다. BTS(방탄소년단)와 블랙핑크의 지속적인 인기, 그리고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흥행 등이 시사하는 바는, 한류 콘텐츠가 언어 장벽이라는 큰 장애물을 극복하고 전 세계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세계 속에서 한류가 지닌 위상을 포착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을 발행하여 왔다. 이는 구체적으로 전 세계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한류의 규모와 분포, 그리고 추이 등을 파악해 관련 학술연구나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구축한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2022 지구촌 한류현황
표 1. <2022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의 조사 항목
국가명, 인구, 면적, 종교, 시차, 언어, 1인당 GDP(달러), 우리나라와의 교역
CIA 〈The World Factbook〉, IMF·한국무역협회
발표한 공식 자료 활용
내 전반적 한류 현황 재외공관에서 현지 조사를 통해 정성 기술
분야별 현황 방송(드라마, 예능, OTT), 영화, K-팝, 한식, K-뷰티(화장, 패션, 스타일 등), K-스포츠, E-콘텐츠(게임, 웹툰), 기타산업
분석〉은 2022년 11월부터 3개월간 109개국의 국가별 한류 동호인 및 동호회 수 등의 현황 및 활동 현황 등을 조사했으며, 구체적인 조사 항목은 〈표 1〉과 같다. 이 조사는 한류현황에 대해 다루는 여타의 문헌들과 달리1 콘텐츠 자체가 아닌 콘텐츠를 향유하는 팬덤에 대해 분석하는 ‘사람 중심’의 조사라는 차별적인 특장점이 있다.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발행되며 방대한 자료를 축적했지만, 그간 일반에 제공되는 자료의 수단이 종이책과 PDF의 형태로만 국한되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KF는 2021년부터 ‘KF 통계센터(www.kf.or.kr/koreanstudies/koreaStudiesMap.do)’를 새롭게 구축하고 각종
시각 자료와 통계 데이터를 수요자에게 직접 전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1년부터 변경된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의 조사 방식 및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류 동호회의 활동 현황을 조사하기 위한 대상의 선정 기준이다. 조사 대상은 온라인상에서 웹페이지를 개설, 운영 중인 한류 관련 커뮤니티와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한류 관련 동호회로 특정하였다.
명목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질적인 활동이 없는 경우는 대상에서 배제하였다. 예를 들어 온오프라인상에 존재하는
커뮤니티라고 하더라도 2022년 한 해 동안 실질적인 활동이 없는 경우 조사 대상에서 배제하는 식이다. 또한 한류와 관련된 굿즈 등의 상품을 판매하는 커뮤니티는 한류 팬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취급한다는 점에서 한류 관련 커뮤니티로 간주하였다. 이에 반해 한국의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커뮤니티는 한류 팬이 아닌 일반 사용자도 이용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류 관련 커뮤니티에 포함하지 않았다. 기관이나 특정 개인이 주도적으로 개설한 커뮤니티라고 할지라도 그 내용이 한류 콘텐츠를 다루거나 한국어 배우기 등을 다루고 있을 경우 한류 팬들의 소통과 교류가 주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기에 한류 동호회로 간주하였다.
둘째, 단일 동호회가 SNS에서 여러 가지 플랫폼을 운영하는 경우 이를 하나의 동호회로 간주하고 그중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지닌 동호회 채널만을 조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2 2020년까지는 단일 동호회가 다수의 채널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경우 이를 중복하여 집계하였으나 2021년 이후부터는 이 중 최다 이용자가 있는 채널만을 조사 대상으로 한정하여 조사의 정확도 향상을 모색하였다. 이는 동호회 회원의 경우 하나의 동호회에서 운영하는 여러 플랫폼을 망라하여 중복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며, 동호회원 수가 과다 추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이 방식은 플랫폼마다 다른 사용자의 인구사회학적 분포를 배제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이후의 조사는 과소 추정보다는 과다 추정이 지닌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는 향후 한류 관련 사업이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보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동호회의 성격을 주요 활동이나 관심사에 따라 구분함으로써 한류 팬덤의 관심 영역이 다양해지는 현실을
1) 예를 들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발간하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는 어떤 한류 콘텐츠가 주로 소비되는지 등 콘텐츠 중심의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2) SNS 채널별 회원 수 집계 기준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팔로워’, 유튜브는 ‘구독자’, 기타 채널은 회원 수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좋아요’와 ‘팔로워’ 중 더 많은 수를 기준으로 하였다.
3)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경향이 크다.
반영하였다. 동호회들은 ‘음악’,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관광’, ‘음식’, ‘한국어’, ‘미용’, ‘문학’, ‘E-스포츠’, ‘전통문화’, ‘웹툰’, ‘태권도’, ‘애니메이션’, ‘한류 전반’ 등으로 세분화해 조사했으며, 2021년부터 도입된 이 분류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몇 개의 특정한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향후 자료가 축적됨에 따라 동호회의 성격별 변화 양상까지도 역동적으로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의 조사 자료는 몇몇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 공관마다 다른 담당자가 동호회 현황을 조사하다 보니 성격을 분류하거나 정성적인 자료 구축 등에 있어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관별 자료 취합은 국가별 동호회 현황을 파악하고, 한류의 활동과 한류 확산의 특징을 포착하는 데 있어 국가와 지역마다 다른 사회문화 배경을 이해하고 좀 더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 담당자의 질적 편차로 인한 차이는 조사가 거듭하여 수행됨에 따라 완화될 수 있다.
둘째, 동일한 인물이 여러 개의 한류 동호회에 중복하여 가입하고 활동하는 경우 이를 정확히 집계할 수 없다. 이는 조사 분석단위가 개인이 아니라 한류 동호회라는 단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한계로서, 조사 방식을 한류 동호회원 개개인에 대한 설문으로 변경하지 않는 한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별 설문을 통한 한류 동호회 활동의 규모 파악은 비현실적이며, 모집단을 대표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현 조사 방식은 거시적 수준에서 한류 팬덤 규모를 효율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셋째, 조사 설계 특성상 한류 동호회 활동이 산발적이고도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온라인 활동이 전무한
경우에는 동호회 활동 현황에 대한 수치적 집계가 어려우며, 조사기간 동안 재난, 전쟁 등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발발한 경우 또한 정량적인 데이터 취합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연유로 총 118개의 조사 대상 국가 중 9개 국가를
제외한 총 109개 국가만이 분석 대상으로 최종 집계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한계들을 고려하더라도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은 콘텐츠 중심의 분석을 수행하는 다른 한류
관련 분석들과 차별화되어 전 세계 한류 동호회의 규모, 분포, 그리고 추이 등을 개괄적으로 파악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이다. 따라서 이를 통해 향후 한류 관련 학술연구나 전략 수립을 좀 더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2. 분석
〈2022 지구촌 한류현황〉은 조사 대상 118개국 중 한류 동호회에 관한 정량적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9개국을 제외한
109개국의 동호회 현황을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 국가는 지역별로 아시아 23개국, 미주 21개국, 유럽 35개국, 아프리카·중동 30개국이다.
〈표 2〉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의 한류 동호회 현황을 조사한 결과이다. 한류 동호회 수를 살펴보면 2022년 한 해 동안 220개(15.0%)의 동호회가 증가하여 2019년 이후부터 감소하던 분위기가 반등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부터 변경된 새로운 조사 기준으로 인해 하나의 동호회에서 중복 운영하는 플랫폼을 모두 집계하지 않고 하나만 집계하여 한류 팬덤의
걸쳐 활동하는 동호회로서 이들 중 상당수도 K-팝에 대한 관심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류 열풍을
견인하는 팬덤 중 과반수 이상이 K-팝 팬임을 의미한다.
한편 동호인의 수는 2022년 약 1억 7,800만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2220만명(14.2%) 정도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동호회 수의 성장세(15.0%)와 상당히 흡사한 비율이다. 기존 한류 팬덤의 변화 추이가 동호회 수는
감소하는 반면 동호인 수는 증가하는 양상인 동호회 통합형 성장을 보였다면 2022년에는 동호회 콘텐츠 종류가 다양해지고,
첫째,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와 위드 코로나 정책4의 시행으로 인한 오프라인 동호회 활성화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활동이 강제되던 시기에는 대부분의 팬덤 활동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특징은 물리적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며, 이는 많은 수의 사람이 먼 거리에 걸쳐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특징은 기존 동호회원의
상대적으로 물리적 환경에 구애를 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만큼 많은 사람이 동시에 함께 활동할 수 없고, 인접한 지역이 아닌 원거리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의 동호회로 연합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오프라인 동호회의
재정비와 신생 오프라인 동호회의 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2022년의 동호인 수와 함께 동호회 수가 정비례하여 증가하는 현상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한류 콘텐츠의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새롭게 팬덤을 형성하는 아티스트들이 출현한 것도 동호회 수와 동호인 수의 동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기존 K-팝 팬덤은 BTS나 블랙핑크 등 특정 대형 가수를 중심으로 한 동호회가 주축이었다면, BTS의 해체설에 따른 멤버 중심의
이 두 가지 가능성을 바탕으로 2022년 한류 동호회의 현황을 특징짓는 키워드가 있다면, 내·외연 확장을 기반으로 한 ‘다양화’일 것이다.
〈그림 1〉과 〈그림 2〉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지역별 동호회 수와 동호인 수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대륙별
동호회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유럽이 139개(37.6%), 아프리카·중동이 35개(25.0%), 아시아가 69개(13.1%) 증가한
반면 미주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3개(-5.4%)가 감소하였다. 다음으로 대륙별 동호인 수는 모든 지역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이 약 350만명(37.1%), 아프리카·중동이 약 56만 명(24.1%), 아시아가 약 1500만 명(13.4%), 그리고
미주가 약 260만 명(9.0%)이 늘어났다. 즉 동호회 수가 감소한 미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동호회와 동호인이 함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근접하고, 한국 문화와 상대적으로 문화적 거리감이 덜한 아시아 지역은 초기 한류 열풍을
전 세계로 확산하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현재까지도 전 세계 한류 동호인의 대다수가 속한 지역이기도 하다. 다만 몇몇 국가의 한류 동호회 활동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국가별 문화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동호인들끼리만 소통하는 군소 동호회보다는 한류 연예인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한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선호하는 문화가 있다. 감소 수치는 구체적으로 대만이 2021년 약 220만 명에서
2022년 160만 명으로 56만 명(25.4%)가량 감소했으며, 일본이 약 34만 명에서 27만 명으로 7만 2000명(20.8%)
정도 줄어들었다. 이 외에도 중국, 부탄, 캄보디아, 브루나이 등에서는 동호인의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인도(12.0%), 몽골(41.4%), 베트남(223.0%) 등을 위시한 그 외 지역에서 늘어나며 전반적으로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미주는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류 동호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한류 문화의 주된 소비 지역으로 기대가 된다. 2022년 한 해 동안 미주의 한류 팬덤은 동호회 수가 427개에서 404개로 감소한 것과 달리 동호인 수는 약 2900만 명에서 3100만 명으로 9.0%가량 증가하였다.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동호인 수의
증가가 동호회 수 증가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차별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미주 한류 팬덤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특징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살펴보면, 한류 동호인의 규모 증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국가는 캐나다로, 2021년 약 200만 명에서 2022년 500만 명 정도로 약 300만 명(154.0%)이 증가하였다. 이는 미주 전체의 증가 폭인 약 260만 명과 비교했을 때도 상당한
중심지로 떠올랐으며, 향후 한류 문화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미국은 1670만 명 선에서 1620만 명으로 45만 명(2.7%) 가량의 동호인수가 감소하였다.
그 외에도 브라질에서 약 54만 명(37.8%), 페루에서 약 14만 명(11.3%) 정도가 줄어들어 앞으로의 추이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한편 2022년 한
정도가 증가한 러시아, 130만 명(129.2%) 정도가 증가한 튀르키예가 주도하고 있어 카자흐스탄에서 약 46만 명(84.1%)이 감소하고 프랑스가 약 15만 명(25.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증가세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중동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적은 한류 동호인이 있는 지역으로, 한편으론 한류 관련 조사가 어려운 국가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동호회와 동호인 수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은 관찰되어 각각 동호회 수
35개(25.0%), 동호인 수 약 56만 명(24.1%)의 증가를 기록하였다. 다만 높은 증가율과는 별개로 기존의 한류
팬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절대적인 규모 자체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류 동호회의 꾸준한 증가세는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한류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 지역에서의 한류 확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한다. Ⅱ. 지역별 한류 주요 변화 다음은 한류의 확산과 한류 동호회 및 동호인 규모 증가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던 국가들을 위주로 지역별 한류 동향을 살펴보았다.
1. 아시아·대양주
1) 동북아시아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은 한국과 역사적·문화적으로 긴밀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활발하게 교류를 지속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2021년 중국의 한류 동호회 수는 70개, 동호인 수는 약 8500만 명에서 2022년에는 동호회 수 73개, 동호인 수
약 8400만 명으로 동호회 수는 증가하였으나 동호인 수는 약 100만 명(1.1%) 감소하였다. 일본의 경우 50개의 한류 동호회, 약 34만 명의 동호인에서 38개의 동호회, 약 27만 명의 동호인으로 그 규모가 감소하였다.
중국은 전체 아시아·대양주 동호인 규모 약 1억 3000만 명 중 64.2%가량을 차지하는 큰 규모의 한류 팬덤이 형성된 국가로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 K-드라마가 큰 인기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해 촉발된 반한 감정과 한한령이 고착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한류 연예인의 웨이보(중국의 SNS 플랫폼)
계정을 제재하는 등 악조건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정치외교적 갈등의 여파로 중국 내 한류 팬덤은 점점 더 위축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실례로 2020년 BTS의 한미 관계 지지 발언을 필두로 중국 내 팬덤에서 상당한 캔슬5 시도가 있었다.
5) 주로 유명인을 대상으로
그러나 2022년 1월에는 2017년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퓨전사극 〈사임당 빛의 일기〉가 중국의
후난위성TV에서 방영되며 닫혔던 한류의 물꼬가 트이는 듯하였다. 이를 필두로 한 해 동안 다양한 중국 OTT
플랫폼들에서 총 16편의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며,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해 굳게 닫혔던 빗장이 조금씩 열리는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비단 K-드라마 외에도 K-웹툰, K-게임 등 콘텐츠 IP의 수출도 활발하게 재개되는 양상이다.
만화가 조석의 〈문유〉를 각색한 영화 〈독행월구〉가 2022년 중국 박스오피스 2위를 석권하며 K-웹툰의 향후 중국 내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K-게임 또한 녹록지 않은 환경6에서 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하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에서 파생된 프로리그인 LPL, 트위치 같은 플랫폼을 통한 게임 중계방송에서 한국 선수들은 상당한 인기를
그러나 정량적 데이터만을 근거로 하여 일본에서 한류가 약세라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 2020년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전체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인 이후로 〈이태원 클라쓰〉(2020년), 〈오징어 게임〉(2021년)까지 다양한 K-드라마들이 흥행에 성공하였다.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던 〈사랑의 불시착〉이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는 시기를 기점으로 일본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2020년 기준 300만 명에서 500만 명에 달할 만큼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2022년 초에는 일본의 넷플릭스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든 K-드라마가 총 8편이었다.
이외에도 K-팝, 한식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한류는 일본인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앞에서 기술한 사실을 감안할 때 2022년 한류 동호인 수의 감소를 일본 내 실질적인 한류 영향력 약화로 해석하는
것은 속단이 될 수 있으며 수치상의 감소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집계된 한류 동호인 규모의 감소는 일정 부분 일본 내 팬덤 문화의 고유성에 기인했을 경향도 있다. 일본의 경우 동호인들끼리의
교류만 가능한 일본 내 동호회보다는 한류 스타들과의 직접적 소통이 가능한 위버스(Weverse) 같은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선호하며, 이로 인해 많은 수의 동호인은 집계에서 빠졌을 수도 있다. 실제로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관의 조사에 따르면, BTS의 한 일본 팬클럽 동호인들은 자신들의 동호회 사이트에서 활동하기보다는 BTS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과의 정치외교적 상황도 일본 내 한류 열기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일본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할 때, 한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태국이며, 2022년 들어 베트남은 한류 동호인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태국과 유사할 정도의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였다. 먼저 태국은 2021년 동호회 6) 중국 정부의 게임 산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인해, 중국 게임 업체들조차 자국 시장보다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의 이러한 게임 산업 규제로 인해 외국 게임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5개, 동호인 약 1500만 명에서 2022년 동호회 112개, 동호인 1700만 명으로 동호인 수가 약 200만 명(13.8%)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베트남은 동호회 11개, 동호인 약 410만 명에서 동호회 20개, 동호인 약 1300만 명으로 동호인 920만 명(223.0%) 정도가 증가하였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류가 가장 각광받고 있는 국가답게 태국에는 한류 동호인이 제일 많이 포진되어 있다. 이렇듯 한류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태도와 동호회 활동은 한국에 대한 일반 태국인들의 인식 조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태국 마히돌대학교 연구팀이 2022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태국 내 소프트파워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는 한국으로 문화, 패션·라이프, 드라마·영화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다.7 또한 한류
호감도가 높은 만큼 한국어 습득에도 높은 열의를 나타낸다. 2022년 기준 태국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숫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에 속한다. 2022년에도 한류 콘텐츠 소비는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됨과 동시에 입국 규제가 해제되며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 관광객의 숫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호인 수 규모의 증가율 측면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에서는 2022년 한 해 동안 동호인들의 숫자가 기존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으며, 선호하는 주요 콘텐츠는 K-팝과 예능 분야이다.
2020년 초부터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이 베트남 한류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2022년 11월 기준 베트남 넷플릭스 드라마 상위권 5위 안에 K-드라마인
〈슈룹〉과 〈응답하라 1988〉가 포함되어 있었다.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런닝맨〉, 〈슈퍼맨이 돌아왔다〉, 〈K팝스타〉 등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베트남에서는 현재 단순한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상영을 넘어서 한국식 포맷의 저작권을 구매해 이를 현지화하여 방영하는 식으로 응용된 형태의 한류를 선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 베트남의 〈2 Days 1 Night〉8 프로그램은 채널 구독자 수가 37만여 명을 넘을 만큼 상당한 규모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의 경우 2016년 베트남의 언론과 네티즌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부산행〉을 필두로
2019년 〈기생충〉, 2020년 〈반도〉, 2022년 〈육사오(6/45)〉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산업 또한 한국의 영화들을 수입하여 개봉하는 방식을 넘어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게 리메이크된 작품들을 상영하며 관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베트남판 리메이크 영화로는 〈써니〉, 〈과속스캔들〉, 〈극한직업〉 등이 있다.
3) 대양주
대양주의 소수 국가들 중 팬덤 규모와 성장률 모두에서 한류 팬덤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국가는 호주이다. 2021년
동호회
7) Aisylu Akhmetzianova(2022. 9. 13.). “Thais say Korea has ‘biggest cultural impact’ on their culture”. 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 Service(KOCIS). https://www.korea.net/NewsFocus/Culture/view?articleId=220928
8) 한국의 〈1박 2일〉을 포맷으로 제작함.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은 2021년 전 세계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게임〉 덕분이었다. 특히 K-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수의 K-팝 댄스 스튜디오가 개업하였고, 시드니 등 주요 도시들에서는 많은 현지인이 한식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 언론에서도 K-팝뿐 아니라 한식 관련 보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초기 한류
콘텐츠의 주요 소비 계층은 젊은 아시아인들에 국한되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2. 미주 1) 북미 북미에서 한류 팬덤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국가는 거대한 팬덤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과 높은 팬덤 성장률을 보이는 캐나다이다. 미국은 2021년 동호회 46개, 동호인 약 1670만 명에서 2022년 동호회 69개, 동호인 약 1620만
명으로 2.7%(50만 명) 정도 감소했으나, 여전히 미주 전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류 동호인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캐나다는 동호회 28개, 동호인 약 200만 명에서 동호회 14개, 동호인 500만 명 정도로 동호회 수는 절반으로
줄었으나 동호인 수는 300만 명(154.0%)가량 증가하였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소프트파워가 가장 강한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 미국에서도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사회학과 교수 샘 리처드는 “스토리텔링·이슈·주제의 명확함이 K-콘텐츠의 매력”이라고 말하며 4년 전부터 한류의 부상을 예언한 바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미국에는 1600만여 명에 달하는 한류 동호인이 있으며, 이는 미주 전체 한류 동호인 수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대개 문화의 확산은 문화장벽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서구사회에서 이토록 한류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한류의 확장을 가로막는 주요 장벽 중 하나는
언어인데, 한류 팬덤은 자발적으로 가사와 대본을 영어로 번역하며 자막을 제작하는 등 영어권 시청자들이 위화감 없이 한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히트를 치면서 시작된 미국 내 K-팝에 대한 관심은 이제는 ‘열풍’이라고 말할 수준까지 되었다. 특히 BTS와 블랙핑크를 필두로 한 아이돌 그룹들은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21년 BTS의 빌보드 뮤직어워드 4관왕 달성과 함께 한류 팬들은 K-팝이라는 음악 자체를 즐기는 것을 넘어, K-팝 스타들의 인터뷰 영상과 일상 브이로그까지 찾아보며 패션, 메이크업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양식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처럼 열성적인 K-팝 팬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하여 만들어지는 미국 스트리머들의 유튜브
클립도 나날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이들은 K-팝 가수의 영상 시청 후 영상 패러디, 리액션, 립싱크 등 다양한 K-팝
관련 파생 콘텐츠들을 생성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식과 한국 영화, K-드라마 역시 근래 들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는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기생충〉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수상하여 인기를 끌었으며, 특유의 사실적인 계층 묘사로 문화권을 초월해 미국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 뒤를
이어 2021년 영화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 등 미국 안팎에서 91개의 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 2021년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 게임〉의 큰 인기는 한류에 대한 관심이 K-팝뿐만 아니라 K-드라마로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들이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미국 사회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 콘텐츠가 미국 사회에 만연한 계층 분리와 갈등을
사실적으로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미국과 인접한 캐나다 또한 K-팝과 K-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다. BTS와 블랙핑크는
미국에서와 비슷하게 캐나다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계속 확산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식과 한국어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 전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이로 인한
한국 전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형성 등 폭넓은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반영하듯 캐나다의 한류 동호인 수는 2021년 200만여 명에서 2022년 약 500만여 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2
)
중남미에서는 주로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중심으로 한류 팬덤이 형성되어 있다. 전 세계적인 한류 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아르헨티나의 한류 동호인 규모는 2021년 약 430만 명에서 약 510만 명으로 80만 명(18.6%) 정도 증가하였다. 반면 칠레는 기존 110만 명 선에서 1만 3000여 명가량 소폭 감소하였으나 감소율은 약 1% 남짓이다.
500만여 명의 동호인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국가 중 가장 급속하게 한류 팬덤이 성장한 국가 중 하나이다. 언론을 통해 K-팝, K-드라마, 한국 영화, K-푸드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보도되고 있으며, 이에 덧붙여 게임이나 화장품 등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K-팝을 필두로 하여 한국 영화가 팬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K-팝을 살펴보면 2000년대 말부터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의 영향으로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원더걸스, 샤이니 등 한류 스타들의 인지도가 차츰 늘어났다. 또한 2008년 중순부터 도입된 최초의 아시아 채널인 아리랑TV가 현지인들로 하여금 한국을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이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본격적인 K-팝의 발전을 견인했고, 2022년 현재는 BTS를 위시로 한 본격적인 K-팝의 전성기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 영화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예술주의 감독들이 국제영화제에서 이름을 알리면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후 코로나19의 확산과 OTT 플랫폼의 발전은 한국 영화와 더불어 K-드라마의 흥행을 만들어내는
SM타운 콘서트 등을 통해 슈퍼주니어, 씨엔블루, 샤이니 등 K-팝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매년 끊임없이 개최되었다. 특히 2022년 말 ‘한-칠레 수교 6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뮤직뱅크 월드투어 콘서트’에 (여자)아이들, 엔시티 등 다수의 인기 그룹들이 칠레를 방문하여 현지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를 토대로
3. 유럽
유럽에서 가장 강하게 한류 팬덤이 형성된 나라는 러시아, 튀르키예, 이탈리아 등이다. 러시아는 2021년 한류
동호회 수 84개, 동호인 수 약 570만 명에서 2022년 동호회 수 132개, 동호인 수 약 792만 명으로 동호회(57.1%)와
동호인(39.0%) 모두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의 한류 팬덤은 동호회 19개, 동호인 약 100만 명에서 동호회
56개, 동호인 약 230만 명으로 동호회(194.7%)와 동호인(129.2%) 모두에서 큰 양적 팽창을 이루었다. 이탈리아는
동호회 11개, 동호인 약 75만 명에서 동호회 13개, 동호인 약 87만 명으로 변화하였으며, 동호회 수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동호인 수(14.8%)에서 약간의 증가를 보였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상당히 이른 시기에 한류 문화에 익숙해진 국가 중 하나이다. 동유럽 국가들 중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인터넷 환경은 러시아 내 K-드라마와 K-팝이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되었다. 한류 팬들이 SNS를 활용해 러시아어 자막 생성이나 K-팝이나 K-드라마 관련 소식들을 신속하게 공유하면서 러시아 내 한류의 양적 확산과 질적 성숙에 기여한 것이다. 러시아 한류 팬들은 〈킹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스위트홈〉 등을 즐겨 보았고,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러시아 시청률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또한 〈헤어질 결심〉은 2022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영되기도 하는 등 한국 영화들이 러시아 내에서 인지도를 높여가는 추세이다. K-팝 가수로는 BTS, 블랙핑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아 한류 팬들은 한국에서 개최하는 K-팝 커버댄스 경연대회나
자국의 한류 축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2022년 후반기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철회되면서 학생들을 위시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카페나 학교 등에서 개최되는 K-팝 커버댄스 행사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평소 한국에 대한 강한 호감을 지니고 있는 나라로 유명하며 이에 걸맞게 유럽에서 손꼽히는 큰 한류 팬덤 규모를 자랑한다. 눈여겨볼 점은 동호인 수가 증가한 것 이상으로 동호회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이들은 주로 K-드라마와 K-팝을 위주로 활동을 한다. 튀르키예인들이 K-드라마를 처음 접한 것은 2005년 튀르키예
국영방송인 TRT에서 한국 드라마 〈해신〉을 방영하면서부터이다. 이후 현지에서는 사극뿐 아니라 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까지 선호의 대상이 되었다. K-팝의 경우 10대와 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연예인
팬클럽이 늘어났으며,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의 영향으로 주부들을 비롯한 가족 단위 한류 팬도 증가하였다.
2011년 수도 앙카라에서 개원한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의 역할도 컸는데,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한국 문화 행사 및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K-팝과 K-드라마, 한국 영화를 비롯한 전통음악과 전통무용, 한국어, 서예, 한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관심이 형성되면서 한류 동호인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었다. 이런 경향은 한-튀르키예 수교 60주년을 맞은 2017년,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이 되는 2021년, 한-튀르키예 수교 65주년인 2022년에 많은 한국 관련 문화 행사가 개최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특이하게도 일반 대중은 한류 콘텐츠보다 월드컵을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축구이다 보니,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이탈리아 격파 소식은 이탈리아인들에게는 큰 충격이자 동시에 한국을 깊이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한류 콘텐츠 장르 중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한국 영화이다. 뛰어난 예술성을 지닌 한국 영화들이 베니스 국제영화제나
학교는〉, 〈수리남〉 등이 방영되며 K-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한류 훈풍은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의
유튜브 구독자 수 증가 추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초 200여 명에 불과했던 구독자 수가 2022년 말 기준 2만 2000여 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4. 아프리카·중동
아프리카 및 중동은 전 세계 모든 지역을 통틀어 가장 적은 수의 한류 동호인이 있는 지역이며 또한 한류 콘텐츠의 파급력이 가장 약한 지역이기도 하다. 중동 지역에서 한류 팬덤이 가장 강력하게 형성된 국가는 요르단과 이집트이다.
요르단은 2021년 한류 동호인 수 약 100만 명에서 2022년 약 140만 명으로 47.9% 증가하였다. 이집트는 동호인 수
약 56만 명에서 49만 명 정도로 12.3%가량 감소하였다.
요르단에서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위성방송인 KBS WORLD와 아리랑TV를 통해 제한적으로 한국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넷플릭스와 유튜브, 다양한 SNS 등을 통해 K-팝, K-드라마 및 한국 영화 등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2021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시작으로 2022년 〈지옥〉,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수리남〉 등 다수의 인기작들이 요르단 내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또한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BTS 등 K-팝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이들은 Jordan K-pop Lovers 등과 같은 한류 동호회를 기반으로 팬덤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요르단 다음으로 큰 규모의 한류 팬덤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는 2004년 한국 드라마 〈가을동화〉를 시작으로 K-드라마 및 한국 영화, K-팝,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어 교육 및 한식,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한류가 확산하고 있다. 2021년 주이집트 대한민국 대사관이 이집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한국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집트인의 90% 이상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응답도 상당해서 한류 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Ⅲ. 세계 속의 한류, 한류 속의 세계
이제 한류는 더 이상 낯설거나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에서 시작된 한국의 문화콘텐츠 소비 열풍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로 번졌으며, SNS나 OTT 플랫폼 등의 발전된 기술에 힘입어 유럽, 미주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류(hallyu)’라는
되었다. 한때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기도 했고, 혹자는 한류를 두고 일시적인 유행에 불과하다고 평했지만 한류는 아직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기에 “한류는 확산하고 있다”라는 단순한 기술적 보고는 새로운 발견이 아니게 되었으며,
한류의 확산에 따른 영향과 여파를 탐구하는 것이 진정으로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되었다.
1.
한류의 산업화와 경제 한류
이미 잘 알려진 바처럼 최근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여태껏 없었던 수준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는 〈오징어 게임〉의 선풍적인 인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류 열풍은 흔히 음악이나 드라마, 영화 등과 같은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선호의 확산 현상이라고 여겨지지만, 문화콘텐츠 소비가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져 한국의
경제 상품들에 대한 선호로 연결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이어져 왔다. 최근 들어 한류 현상은 K-팝이나
K-드라마에 대한 선호를 의미하는 문화 한류와 화장품, 패션 등과 같은 한국의 생산품에 대한 선호를 의미하는 경제 한류로
음식, 뷰티, 패션, 게임, 출판물, 애니메이션, 그리고 음악의 모든 다채로운 영역들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상승세가 시사하는 바는, 문화콘텐츠에 대한 선호는 곧 그와 관련한 상품에 대한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류 문화콘텐츠는 다양한 문화산업 분야에서 협력과 융합을 촉진하고 있는데, 주로 K-패션과의
융합, K-뷰티와의 융합, 그리고 K-푸드와의 융합 등이 있다. K-팝 스타들이 착용하는 의상이나 사용하는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모방하려는 팬들에 의해 패션 및 뷰티 산업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든가, K-드라마 혹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먹방’에 노출되는 한국의 음식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식을 찾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K-푸드
레스토랑의 경우 K-팝 팬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는 등, 산업 분야별 융합이 이루어지는 추세다.
실질적인 예로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20년 넘게 고수해온 ‘No 모델’ 전략을 폐기하고 2018년부터 배우 송혜교를 광고 모델로 선정해 글로벌시장에 뛰어들었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팬이 된 소비자들은 ‘송혜교처럼 화장하는 법’, ‘송혜교가 쓰는 화장품’ 등에도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K-드라마에서 비롯된 한류 팬덤이 실제 화장품의 소비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맥도날드는 전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BTS 세트’를 판매했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파가 몰려 매장 10여 곳이 영업을 중단했을 정도로 판매 대란이 일기도 하였다. 이러한 융합은 새로운 산업 분야를 창출하며 한국의 문화산업을 뒷받침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한류 콘텐츠를 제작할 때 문화콘텐츠의 질적인 향상과 함께 그로 인한 부가가치로서 경제 상품의 개발과 홍보를 위한 복합적인 시도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2. 글로컬 문화로서의
‘세방화(世方化)’라고도 불리며, 문화가 지닌 세계적인 요소와 지역적인 요소가 결합된 것을 의미한다. 원래는
맥락에 적응하고 접목되기 위하여 현지화를 거쳤다. 이 과정은 한류 상품의 콘텐츠와 스타일을 현지인들의 선호와
취향에 더 잘 맞게 바꾸는 것은 물론, 한류 콘텐츠에 현지 요소를 접목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어필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한류의 글로컬화를 보여주는 한 예로, K-팝 업계가 자신들의 음악과 공연으로 특정 국가와 지역을 공략하는
것을 들 수 있다. K-팝 그룹들은 종종 그 나라 팬의 입맛에 맞추고자 그들의 언어로 된 버전의 노래를 발표하기도 한다. 전통의상이나 춤 스타일과 같은 지역화의 요소들을 뮤직비디오와 공연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EXO(엑소)는 중국 팬층을 겨냥해 히트곡 ‘으르렁’의 중국어 버전을 발표했고 이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BTS의 ‘Dynamite’ 또한 글로컬화의 좋은 예시다. 영어로만 이루어진 가사를 통해 영어권 청자들에게 언어적 장벽 없이 다가갈 수 있으며, 미국 남부를 연상케 하는 야자수 등의 뮤직비디오 배경과 빈번하게 노출되는 도넛 가게의 이미지는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BTS가 누리고 있는 인기의 비결이라고 회자된다.
글로컬화의 또 다른 예는, 외국인 시청자들이 더욱 몰입해서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랫폼에서
각 나라에 맞는 자막 및 더빙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배우들을 캐스팅해 그 나라만의 정서에 맞게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태원 클라쓰〉는 전 세계 사람들을 잠재적 시청자로 염두에 두고 영어를
위시한 많은 언어로 된 자막과 더빙을 포함해 넷플릭스 시리즈로 기획되고 방영되었다. 또한 이 드라마는 동명의 웹툰인 원작의 내용과 달리 ‘김토니’라는 이름의 아프리카계 한국인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써 인종차별 등의 문제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스토리라인을 추가하였다. 이러한 각색을 통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현지 관객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식의 현지화는 한류가 현지 상황에 적응하는 또 다른 사례이다. 한국 음식은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었고, 현지 식당들은 현지인들의 입맛과 기호에 맞게 한국 전통 음식을 각색하였다. 예를 들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가 즐겨 먹었던 한국의 프라이드치킨은 많은 나라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 되었고, 현지 식당들은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독특한 소스와 맛을 개발하였다.
수용자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 콘텐츠는 언어적·문화적 장벽을 넘지 못하고 인기를 구가하기 힘들다. 반대로
설령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한국적 맥락이 부재한 콘텐츠는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기가 힘들다. 글로컬화가 현지화, 동시에 세계화와 근본적으로 차별화되는 점은 그 시도가 현지 적응과 동시에 우리의 문화를 전파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친근하게
수 있는 전략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한류의 문화 산업화에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몇몇 한국 드라마는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고, 현지 제작사들은 이러한 추세를 이용해 한국 드라마를 현지 관객들에게 맞게 각색하였다. 예를 들어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일본, 중국, 베트남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현지 배우들과 콘텐츠 제작자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또한 〈1박 2일〉과 같은 예능프로그램도 베트남 등지에서
리메이크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는 당장의 수익은 발생시킬 수 있어도 한국 문화 그 자체에 대한 선호로 연결되는 효과는 덜하며, 문화 한류에서 경제 한류로 이어지는 상승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원작으로 한 한국판 〈꽃보다 남자〉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판 리메이크작에서는 일본과 관련한 내용이 일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의
다른 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제고나 일본판에서 등장하는 OST 및 PPL 상품들에 대한 홍보 효과도 상대적으로
미미하였다.
그 정도에 있어서는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과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이는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지니고 있는 이미지에도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한류의 계속되는 중흥을 위해서는 문화콘텐츠를 제작할 때 한국의 색깔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다른 문화에도 수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BTS이다. BTS는 영어권 팬덤을 위해 영어 곡들을 발표하는 한편, ‘IDOL’이라는 노래에서는 “얼쑤, 지화자 좋다” 등 한국의 전통적인 추임새를 넣어 외국의 팬들에게 한글 가사를 받아적고 한국어를 따라 흥얼거리게 하였다. 또한 그들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사랑’이라는 글자는 해외의 팬들에게 한글이라는 문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한국어 및 한글 공부를 장려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러한 한류의 글로컬화는 한류 팬덤이 단순한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한국 그 자체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할 폭넓은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한류 콘텐츠를 제작할 때 한국의 맥락과 세계의 환경을 조화롭게 반영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어
2012년 처음으로 한류 동호회의 현황 조사가 시행될 당시 조사 국가는 총 85개국으로, 아시아·대양주 19개, 미주 21개, 유럽 27개, 아프리카·중동 18개였다. 11년이 지난 2022년 조사된 국가는 24개국이 늘어나 총 109개가 되었다.
2012년과 비교하면 아시아·대양주에서는 4개, 유럽에서는 8개, 아프리카·중동에서는 12개 국가가 새롭게 조사에 포함되었다. 조사 국가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한류 동호 활동을 포착할 수 있는 행정적 기반이 갖춰졌음과 동시에 한류가 지리적·문화적으로 끊임없이 외연 확대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2012년과 2022년 동호인 수를 비교하면, 2012년 926만여 명 대비 약 19배가 증가하여 전 세계 한류 팬은 1억 7800만여 명이 되었다. 전 세계 동호회 수도 함께 증가하였다. 직전 연도인 2021년과 비교해봐도 동호회의 수는 15.0%, 동호인의 수는 14.2%의
유사한 정도로 증가했으며, 이는 한류 팬덤이 확대됨과 동시에 두텁게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류라는 현상 자체에 대한 의혹이 즐비했던 과거와 달리 한류는 더 이상 증명해야만 하는 무언가가 아니게 되었다. 향후 중요하게 논의될 것은 실천적인 측면에서 무엇이 한류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지, 앞으로 한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찰일 것이다. 다양한 한류의 영역들이 한국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은 채 문화적·경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 것을 지속하려면 온오프라인상에 존재하는 한류 팬덤의 유지와 결속을
방해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들에 대해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알파세대의
특성을 포착해 향후 한류 팬덤의 세대교체에도 대비해야 한다.
백범 김구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한국이 군사력 혹은 경제력을 갖춘 부강한 국가가
이미 어느 정도 그 소망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더 강해진 소프트파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시민의식과 이로 인한 성공적인 공공외교가 요구된다. 구체적으로는 효과적인 공공외교를 위한 교육이나 인력 및 인프라의 확충이 필요하다. 한류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그 나라 문화를 한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제도적 조치를 통해 기존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한류의 일방적인 하향식 전파를 지양하고 쌍방향적 교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류가 한국의 문화로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한국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에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류의 확산과 지속성 유지란 관점에서 한류 팬덤을 연구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다. 근래 KF 통계센터는 지난 10여 년간 각국의 재외공관이 현지의 문화·사회적 배경 및 한류 현황을 취합하여 만들어낸 자료들을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한류 연구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 전 세계 한류 팬덤의 동향을 포착할 수 있게 하는 값진 자료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학문 분야들 간 협업과 연구들이 활성화돼 효과적인 실천적 제안이 제시되기를 바란다.
사단법인 세계한류학회는 국제협회연합에서 인정하는 전 세계 유일의 한류국제전문 기구입니다.
매년 개최하는 한류국제학술대회’는 전 세계한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가장 대표적인 행사로 인정받고 있으며, 제 10회 한류국제학술대회는
2023년 10월 26일~27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