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토요일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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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봉

종심(從心)의 길 나서기

새벽에 일어나 명상하며 펼쳐 든 페이스 북에 지

인이 올린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일-

지속해서 사랑하는 일, 어딘가로 갑자기 떠나버리

는 일,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일, 오래 간직하고 있던 물건을 버리는 일" 그리고 "서로 마음이 통하는 지음

(知音)의 친구를 얻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글을 읽

는다. 그렇다. 같은 생각이다. 훌쩍 혼자 떠날 여행

을 준비하는 중에 보는 글이라 더 공감한다. 이제는

누가 봐도 나이 든 종심에 이른 탓에 어딘가로 갑자

기 떠나는 일,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

다. 하지만 "해보자!" 힘을 내어 도전을 하기로 했다.

처음 생각은 음악과 동기들과 오스트리아 빈에 사

는 친구를 만나러 가자고 시작된 일이었다. 근데 막

상 가자고 하니 여럿이던 사람이 하나둘 빠져나갔

다. 집안 어른 때문에, 남편 혹은 아내 때문에, 손자

손녀 돌보아야 해서, 혹은 아직도 개인 시간을 낼

수 없는 형편이라는 등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댔다.

심지어는 반려견이 아파서 예약한 항공권을 포기하

는 경우까지 생겼다. 이런 동기들은 나보다 적게는

5년, 많게는 10년씩이나 더 젊은 친구들인데도 톡톡

히 나이 먹은 티를 내며 주저 앉았다. 결국 혼자만 남

게 되었다. 고심 끝에 다른 친구들이야 가든 말든 “

나는 간다!” 하고 날을 잡았다.

날을 잡고 보니 어릴 때부터 꾸던 꿈이 되살아났 다. 10가지 버킷 리스트 중 마지막인 지구를 한 바

퀴 도는, 세계 일주의 꿈이다. 원래는 시간, 장소 정 한 바 없이 여기저기 유랑하다 "세상 구경 다 했네!"

싶을 때에 돌아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무

계획 여행을 실행하기엔 무리인 듯싶어 수정을 했

다. 그러나 어떤 식이든 지구 한 바퀴는 돌아보자고

작정을 한다. 그래서 이번 빈으로 가는 김에 해보자

하고 넉 달 전 편도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그러고

나니 주변에서들 난리다. 특히 딸들이 절대 불가란

다. 아내와 함께 편하게 패키지 여행하는 계획 아니

면 안된단다. 주변 친구들도 혼자서는 위험하다고

말린다. 종심에는 무엇을 해도 마음에 걸림이 없다

고 했는데 걸리는 것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래도 혼

자 배낭을 메고 나섰다. 이 결정에는 반려자인 아내

의 배려와 지지 덕이 크다.

무모해 보이지만 나름 다부진 결심으로 하늘길에

올라 5월 23일 비엔나에 도착하였다. 겨울 궁전과

여름 궁전, 도나우 강변과 공원, 유엔센터, 한국문화 원, 지하호수, 와이너리 등을 나흘 간 훑었다. 차를 렌트해서 5월 27일부터 6월 7일까지 11박 12일 동

안 6개국(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 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14도시와 지역(빈-마리 보르-피란-폴라-리에카-플리트비체-스플리트자바라-두브로브니크-자다르-자그레브-부다페 스트-죄르-브라티슬라바)을 돌며 동유럽 1차 순환

여행을 마치고 잠시 쉼표를 찍고 있는 중이다. 이제 북쪽으로 체코와 독일, 이태리, 프랑스를 거쳐 포르 투갈, 스페인 쪽의 서유럽을 돌고 난 후 뉴욕에 가서 지인들을 만나고 밴쿠버로 가서 태평양을 건너 서 울에 가면 어떻든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셈 아닌가? 길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다시 생각해본다. 60나이 이순에 들며 70, 종심에 들기 전에 해야하고 또 하고픈 일들을 적었었다. 9가지가 되었다. 정년으 로 마치기, 자전거 국토순례하기, 북미 기차횡단하 기 등이었는데 이 가운데 여섯을 하고 세 가지가 남 았다. 1.세계일주 2.아우토반 달리기 3.아프리카 봉 사가 남았는데 어느새 종심이라는 나이

김토마스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기분 좋은 날

풍유(豐裕)한 햇살 받으며 공원 길을 거닐었다

등이 따뜻해 좋았고

스치는 바람도 좋았다

참 좋다고 말하니

그윽한 눈길로 다가선다

살포시 감싸 안으니

아늑해서 좋다

천날만날(千날萬날)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더없이 더없이

정말 좋겠다

지 이미 오래고 무뎌진 가슴과 굳어진 팔다리만 인식될 뿐인 종심이다. 기

환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아 오히려 조금

서글펐다. 하지만 아직은 걷는 데 무리가 없고 줄 대놓고 먹

어야 하는 약 없으니 해보자 했다. 그래서 "낯선 만

남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의 삶 에 대하여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는 것"을 위해 최선

을 다하고 오래도록 버리지 못한 마음의 욕심을 길

에서 버리고 겸허해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 게 비워지는 마음에 지음(知音)의 친구를 얻어 앉힐 수만 있다면 더 말해서 무엇하리. "나그네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에 돌아가 맞을 반가움과 안온함을 마음에 품고 즐겁게 다음 길을 준비한다.

2024/06/09 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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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도 인생도 무게를 견디는 것…으라차차 힘을 냅시다

【아무튼, 주말】

파리올림픽 한 달 앞두고 만난 ‘역도 영웅’ 장미란 문체부 차관

길에서 마주

은퇴한 지 11년

즐겁기보단 힘든 날 많아 역도보다 무거운 인생 “버겁지만 버텨야 한다”궧

선수촌에서 보낸 청춘

반복하면서 기록이 쑥쑥

올림픽 금·은·동 수확

“한마디로 룰루랄라!”궧

어쩌다 공무원?

尹대통령이 잘한 인사 체육·관광·국정홍보 ··· “책임감은 더 무거워요”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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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장미란도 간단명료했다. 그런데 어떤 말은 날마다 5만㎏씩 들어 올린

묵직하게 들렸다. “은퇴하고 보니 즐거운 날보다 힘

든 날이 많았어요. 참고 참다가 어느 날 감당할 수 없는 일이 터졌지요. ‘

무거운 중량을 드는 게 전문이었지

만 이건 너무 무거운 것 같아요’라고

기도하는데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 다. 그렇게 울고 나서 한결 가벼워졌

어요. 역도도 인생도 무게를 견디며

사는 것이더라고요.”

◇반복하는 것을 좋아했다

장미란은 중3 때 강제 다이어트로

역도를 시작했다. 잘 먹어서 체구가

컸지만 달리기나 멀리뛰기를 잘할 만

큼 운동신경도 있었다. 장미란을 처

음 본 역도 코치는 “어우, 어우, 어우,

너무 좋다”고 감탄했다. -중3 여름방학 땐 울면서 돌아왔고

그해 겨울방학부터 시작했다고요?

“하기 싫은 역도를 시켜서 ‘엄마 혹

시 계모 아니냐’고 울었지만, 저는 부 모 말씀 잘 듣는 착한 아이였어요. 강 원도 원주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그 것뿐이었습니다. 15㎏부터 들었는데 하나도 안 무거웠어요. 자세를 금방 터득했고 기록도 쑥쑥. 1주일 만에 대 회에 나갔어요(웃음).” -인정 욕구가 강했나요. “학교에선 공부 우등생 말고는 칭

찬받을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역도

는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신이 났습 니다. 일주일 동안 계획 세워 운동하

면 다 목표대로 되는 거였어요. 너무

재밌었죠.”

-6개월 만에 전국 대회에서 3등을 했

다고요?

“네. 그다음부턴 계속 1등이었어요.

국가대표로 뽑혀 태릉선수촌까지 갔

지요. 연습량이 많을 땐 하루에 5만 ㎏을 들었어요. 2002년에 들어가서 2012년까지, 스무 살부터 서른 살까

지 태릉에서 청춘을 보냈어요.”

-그 10년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웃으며) 룰루랄라!”

-날마다 무거운 중량을 드는 게 그토

록 즐거웠나요?

“저는 사실 반복하는 걸 좋아해요.

실력이 갑자기 늘 순 없잖아요. 제 장

요. 안 좋은 일은 더 빨리. 1년 365일 중에 기록이 늘고 신나는 날은 사실

65일밖에 안 돼요. 나머지 300일은 장미란도 힘들고 괴롭고 운동하기 싫 죠. 그런데 65일 좋으니 300일을 가볍 게 잊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10년을 반복했습니다.” -벼락같은 깨달음의 순간이라면. “사람들은 자기 한계를 정해 놓잖 아요. 푸시 프레스 최고 기록이 130㎏ 이었는데 전지훈련을 갔더니 중국 선 수가 145㎏을 하는 거예요. 한국 여자 중엔 내가 최고인데 ‘어, 나도 저만큼 할 수 있겠다’ 깨달았지요. 그 전지훈 련 기간에 140㎏으로 늘렸고 나중엔 150㎏까지 갔어요. 깨달음이라면, 한 계에 나를 가두지 말자.” -역시 하면 되는군요. “저는 ‘하면 된다’는 그 말이 좋으면 서 싫었어요. (왜냐고 묻자) 안 하면 안 되는 거니까, 하면 되지만 힘드니 까. 하하. 지금은 웃지만 그렇게 아프 고 고독한 시간들이 다져져야 기록이 나아져요. ‘내가 더 올라갈 수 있구나’ 를 몸으로 배웠어요. 그래서 그 시절 이 ‘룰루랄라!’예요.” -중국의 무솽솽 선수가 라이벌이었 지요? “만만치 않은 존재가 있다는 건 부

누 가 더 노력했는지는 하늘이 알 거야. 그러자 마음이 되게 편해졌어요. 결 국 제가 이겼죠.” -역도란

점이자 단점은 잘 잊어버리는 거예 전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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