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6일 토요일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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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희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까?

누군가 졸거나 술을 한잔한 것이 죄가 될 수 있을

정답은 없다. 세상이 이미 복잡계의 시대로 변화

했기 때문이다. 나만의 의견과 해답이 있다면 맥락

과 상황에 따라 여러 해석이 나올 것이다. 요즘 말로

“그때그때 달라요.“ 하면 무난한 대답이 될까? 그러

나 그런 행동을 금지해야 할 하나의 해석이 있다면

졸거나 술을 마신 경우이다. 나의 작은 잘못된 습관.

과거의 생각 없는 익숙함. 부주의. 이런 작은 나비

의 날개 짓이 살인이라는 결과를 부른다면 이는 생

각해 봐야 한다. 같은 행동이라도 말하는 사람의 위

치와 처지에 따라 책임이 다르다. 같은 말 같은 행동

이라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를 가

져올 수 있다.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속도를 더하며 날로 복잡

함을 더해가는 현대에 폐품처럼 쌓이는 지식과 가

짜뉴스는 매일매일 여기저기서 열매 맺고 터진다.

이러한 혼란과 정보의 바다에서 익사하지 않기 위

해 우리는 수영하는 방법을 연습한다. 관계의 바다

에서 언어로 수영하는 법. 이것을 처세술이라 한다.

이 수영이 서투를 때 관계에서 물을 먹고 코로 물이

들이닥치고 그러다 운 좋게 구조되기도 한다. 그 물

에 빠져 허우적대는 느낌. 물이 코로 들어와 괴롭고

숨이 막히며 나란 존재가 점점 꺼져가는 느낌. 이 느

낌이 관계에서 느끼는 외로움이요 무시의 느낌이다.

자존심을 가진 사람이라는 동물. 호모사피엔스는 관

계에서 무시 받을 때 존재의 죽음을 느낀다. 누군가

말은 상냥하지만 몸짓이 말의 느낌과 일치하지 않고

말이 자주 끊어지며 공백이 될 때 어색함을 느낀다.

이 감정을 자주 느끼면 존재는 무의식적으로 어색함

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대부분이 컴퓨터

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SNS를 하는 요즘은 싫어

도 글을 쓰고 읽어야 하니 문맹이란 어려움은 상상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맹이라는 글자를 상

상력을 발휘해 컴맹. 관계 맹. 소통 맹 등으로 단어를

확장해 보면 타인들에게 익숙한 행위가 나에게는 장

벽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 글자를 몰라 글을 읽고 쓰며 전달하는 행

위가 귀족이나 기득권의 특권으로 느껴지던 시대에

언어의 혜택을 대중으로 확산시킨 때는 19세기 초

나폴레옹이 대중교육을 시작하던 때가 최초이다. 따

져보면 인류역사에서 대충 200년 전의 일이니 서민

이 글을 학습하던 때는 인간의 진화역사를 비교해

볼 때 비교적 매우 최근의 사건이다. 그러니 대화에

서 상황을 언어의 내용으로 이해하기보다 분위기 냄

새 느낌 등의 비언어적인 단서로 상황을 판단하고 상대의 의도를 짐작하는 것은 매우 익숙하고 자연

스러운 현상이 된다. 말의 내용보다 목소리와 소리 의 크기 억양. 말하는 사람의 표정에 더 영향을 받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같은 말이라도 강도가 쓰면 사

람을 해칠 수 있지만 의사가 쓰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이것이 언어의 힘이다.

이런 당연한 언어의 속성에서 무엇을 유추할 수

있는가?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해결이나 섬세한 배 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언어의 정교함과 그 기 량이 많이 필요하다. 호모 사피엔스만이 만든 유연

한 소통방식인 언어활동은 복잡한 상황에서 상대방 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의견이 다른 많은 대중을 하나의 목표에 일치시켜 힘을 모을 수 있다. 언어로

질서를 만들고 약속을 하고 법과 규칙을 만들어 현 실 공동체를 통제하고 조율하며 공동체 미래의 존속 을 기약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언어로 합의를 이루 고 공동체를 조율하는 정치방식이다. 이러한 언어가

현실의 복잡함을 소화하지 못해 소통의 섬세함을 포

기할 때 현실을 통제하여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 힘

과 완력이란 손쉬운 방식에 의지하게 된다. 과정의

지루함보다 결과의 명확함이란 효율성의 유혹을 뿌

리치기 쉽지 않다. 내 언어의 그릇이 현실의 복잡함

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성취하려는 의지가 상대 마 음을 관통하지 못할 때 나도 모르게

들어간다.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며 리듬 을 잃게 된다.

힘이 들어가고 몸에 다른 근육을 쓰게되는 이유는 나도 모르게 힘으로 나의 질서를 만들려는 욕망의 자연스런 표현이다. 하여 언어가

의 폭력이 문제해결의 익숙한 수단이 된다. 이제 고통은 복잡한 현대사회의 일상 아래에 은폐

위해 우리

편안한

매끈하게 포장되어 약자들과 함께 일상에서 숨어 있다. 유려 한 편리함의 가면 안에 눈물짓는 얼굴들이 있다. 나 의 편리함. 유용함이 누군가의 고통의 댓가라는 상 상력이 일상에 감사라는 마음을 깨운다. 감사라는 표현이 언어의 피부라면 사랑은 그 언어 의 속살이다. 그래서 감사는 언어의 용기이고 능력 이다. 그 능력의 뿌리는 타인에게 뻣쳐 있는 관심과 궁금함이다. 나를 넘어서 타인의 입장을 헤아려 보 는 마음. 말과 행동을 남을 배려하는 데 사용하는 것 이 사랑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사랑의 마음. 배려이 다. 나의 위치를 잘 가늠해보고 지금 일어나는 일. 덕

분에 무던하게 넘어가는 일상에 감사를 한다. 배려

의 힘이 나를 벗어나는 능력이다.

한국에 있는 친구가 슬픈 카톡을 보내왔다. 조카

가 아침 출근길 운전에 졸음 운전하는 트럭과 충돌

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단 1명의 청년이라도 귀한 세상. 미혼의 43살 젊은이가 출근 길에 삶을 달리했다. 그 트럭 운전사는 피곤하고 그 래서 운전이 힘들면 운전을 좀 쉬지 못했을까? 친 구 조카의 명복을 빌며 부모님들의 마음 평안을 기 원한다.

임현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가을 항(港)의 여름은

풍요로운 햇살 덕에

하늘빛도

채마밭도

새파랗고

고향을 떠나 뿌리내린 나도

허릿살이 풍성해진다

생의 늦여름에 만났던

낯선 땅 밴쿠버

땡볕에도

나무 그늘엔 만년설 바람 보송한 소소한 풍경마저 그림엽서가 되는

시퍼런 여름빛에 홀렸다

작은 포구에 영근 여름은 바라만 보아도 설레었는데

돛단배 타고 하늘을 날던

그 두근거림은 어디로 갔을까

누릇한 생의 가을 항(港)에서

그리울 일도

기다릴 이도

막배에 태워 보내놓고선

꽃이라 불리던 여름날 애련해

뱃고동 소리 기다려진다

활짝 핀 여름 안에서

그 설렘으로 가는 배표를 예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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