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g Joo Kim 2011
Reconfiguring the Ordinary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 5, 6 전시실 2011. 11. 22 (화) — 11. 30 (수)
전시작품소개 대학원을 재학하는 2년 동안 나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핀, 빨대, 똑딱이, 벨크로, 콩과 같은 재료들을 이용하여 그것들이 단지 사소하고 평범해서 주목 받지 못했던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고 재해 석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를 통해 예술인으로서 나의 근본적인 가치 관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전통 금속 위주의 목표 성취를 목적으로 작업을 해왔던 것과는 달리, 다양한 재료를 통해 예상치 대한민국, 서울 출생의 작가 김용주는 서울
못했던 새로운 발견이라는 목적을 가진 작업방식은 나에게 무엇보다
숙명여자대학교 공예과 학사 학위를 받은 후,
새로운 경험이 되었던 것이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대학교(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주얼리와 금속과정으
하지만 졸업 후 공구와 기구 사용에 제한이 생겼고, 그 제한된 환경
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직후 그녀는 미
의 영향으로 수작업이 용이한 재료를 찾게 되었다. 그렇게 고른 재료
국 펜실베니아주의 현대공예협회가 주관하는
가 회색과 검정색의 벨크로였다. 벨크로는 서로 붙였다 떼었다 할 수
Lydon 신인예술가상(l e a p ) 최종 후보 중 한
있는 특성과 빛에 비추면 부분적으로 빛이 나는 특징을 지닌 재료다.
명으로 선정되었고, 2010년에는 로드아일랜 드주의 예술협회( r i s c a )에서 주관하는 예술
지난 2년 동안 나는 이 단 하나의 재료를 자르고, 쌓고, 말고, 구부
전문발전을 위한 장학금 (p a d )을 수상 받았
리는 등의 단순한 제작법만으로 수십 수백 가지의 다양하고 흥미로
으며, 2011년 최근에는 필라델피아 아트 뮤
운 형태의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나의 작업과정이
지엄 크래프트쇼가 주체하는 섬유부분 대상
마치 생명체들이 오랜 시간과 세대를 거쳐 변화해가는 진화의 과정
(Adrianna Farrelli Prize)을 수상하였다.
과 매우 흡사함을 깨닫게 되었다.
2011년 가을부터 미국 현대 주얼리 부문 최
진화의 과정 중에는 인위선택법 (artificial selection)이란 개념이 있다.
고권위의 오나멘텀(Ornamentum) 갤러리에
이는 즉, 인간의 영향으로 어떤 특별한 종, 또는 유전자가 선택되어
소속되어 있는 그녀의 작품들은 뉴욕, 보스
변이를 만들며, 다음 세대에 그 유전자가 전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턴,필라델피아, 시애틀, 시카고, 마이애미, 시드니, 피렌체와 서울 등 국제적인 도시에서
이 진화과정은 내가 나의 가치관, 미적 견해, 그리고 상상력을 바탕
열리는 박물관과 갤러리에 다수 전시되었으
으로 호감이 가는 재료의 특성을 선택하고, 그 특성을 부각시켜가며
며 현재 뉴욕 아트디자인 박물관(m a d )의 영
작품의 형태를 발전시키는 과정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구소장품으로 선정되어있기도 하다.
이것은 자연의 진화보다 현저히 빠르게 진행되고, 나는 이런 진화의 과정이 제한된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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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jookim
사실에 많은 흥미를 느낀다.
작가 김용주
Reconfiguring the Ordinary에 관하여 작가 김용주는 대한민국의 수도인 대도시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녀는 이런 탐험의 과정을 통하여 사소하지만 아름다운 것들로
많은 이들에겐 단지 아름다운 도시일지 모르나 그녀에게 서울은
이 세상은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런 사소한 것들의 무한한
그 문화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치열한 경쟁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가능성에 흥미가 생기면서 그것들을 사용하여 새로운 무엇인가로
곳이었다.
서서히 발전시켜 나아가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제 그녀가 사용하는
재료들은 더이상 값비싼 금속이 아닌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발견
그러한 환경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만이 그 사회에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 된 것이다.
서 성공할 유일한 방법이라 여기게 되었으며, 그러기 위한 길은 단지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던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 밖에
이렇게 사소하고 간단한 재료들을 자르고, 쌓고, 말고, 조립하고,
없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다.대학에 들어가자,
분류하던 와중 그녀는 예상하지 못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아무리
그녀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이 경쟁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일상적이고 사소한 재료일지라도 그것의 특성을 믿고 탐험의 과정을
되었다. 외적인 아름다움이 더 좋은 직업을 갖게 하거나, 성공한 남편을
겪으면 결국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던 그들의 특성이 발견된다는
찾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녀의 친구들 10명은 성형수술을 받은
사실이다.
것이다. 본인은 두려워 감히 실행하지 못했으나, 그녀는 이를 통해 좋은
직업과 좋은 남편 역시 인정받고 성공하기 위한 방법인 것을 깨달았다.
김용주 작가의 비관습적인 재료 선택과 작업방식은 관습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는 근대 사회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녀의 작품은
이런 외적인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결국 대학시절
우리가 자신의 특성을 믿고 그것을 발견해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그녀의 작품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비로소 경험할 수 있는 숨겨진 아름다움의 발견에서 오는 놀라움에
그녀는 작품을 시작하기 전 뚜렷하게 작품의 완결 형태를 정했고, 완성
의미를 두고 있으며 그녀의 작품을 접할 때 느낄 수 있는 갑작스러운
작이 얼마나 그 목표에 가깝게 도달했는지에 따라 작품의 가치를
놀라움과 예상하지 못했던 깨달음은 우리에게 궁금증, 발견,
정하고 평가하였다. 금, 은과 같은 값비싼 금속을 사용함은 물론이고,
긴장감, 기쁨, 그리고 즐거움을 유발시킨다. 그녀는 이런 경험을
오랜 시간 줄질과 사포질, 그리고 광을 내어 미리 계획한 형태에
통해 작가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혹은
가깝도록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다. 그녀는 이러한 작업과정을 즐기지
이런 순간 순간의 놀라움이 우리에게 더 새로운 놀라움을 찾으려는
못하고 힘들어 했지만 완벽한 아름다움에 도달하기 위한 작은 대가라고
의욕을 제기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하루 하루를 살아가게
생각하며 이겨냈다.
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것은 아닐까?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녀가 미국의 시골 도시인 프로비던스로 유학 을 오게 되면서부터 변하게 되었다. 문화의 차이, 언어의 장벽, 그리고 대학원에서의 쏟아지는 작업량은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현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이라는 신분이 새로운 문화를 보다 자유롭게 탐험해 나아갈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 게 되었다. 또한 점점 그녀의 주변에는 본인의 외모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음을 알게 되었고, 그녀 또한 다른 이들의 외모에서 주위의 환경으로 관심의 눈을 돌리게 되었다.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가방, 악세서리는 그녀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고, 그 대신에 계절에 따른 나무의 변화, 길가에 놓인 아기자기한 빅토리안식 주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완벽한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던 그녀의 욕구는 어느새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고, 이해하고, 체득하며, 공감하려는 욕구들로 채워지게 된 것이다.
평론 임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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