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4 희망나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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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3 + 04

the 행복 희망, 인문학에 묻다 우리는 서로의 든든한 동행입니까? 명화 읽기 르네상스 최고의 명작 ‘모나리자’와 세기의 초상화

the 나눔 희망 발전소 병원 리모델링, 시설 업그레이드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 희망 안테나 우리가 바쁠수록 사회가 행복해져요 한국디지털치료레크리에이션협회

the 공감 감성 여행 산동네, 문화가 되고 예술촌으로 거듭나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직장 처세술 김용전의 <직장신공>, 호감의 3대 요소


the 행복

아름다운 동행 용혜원

인생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힘들 때 서로 기댈 수 있고 아플 때 곁에 있어줄 수 있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줄 수 있으니 서로 위로가 될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도 홀로면 고독할 터인데 서로의 눈 맞추어 웃으며 동행하는 이 있으니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사랑은 홀로는 할 수가 없고 맛있는 음식도 홀로는 맛없고 멋진 영화도 홀로는 재미없고 아름다운 옷도 보아줄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독백이 되고 맙니다.

인생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깊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 인하여 오늘도 내일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the 행복

2014. 03+ 04 vol.50 발행일 _ 2 014년 3월 10일(통권 50호) 발행인 _ 이 재갑 편집인 _ 강 윤호 편집위원 _ 윤은중, 권오혁, 김도형, 김보람, 나원석, 박미옥, 정수경, 홍다정, 유시환 발행처 _ 근로복지공단 울산광역시 중구 종가로 340

the 나눔

the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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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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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희망 메시지 ‘여섯 모 난 연필을 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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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의 마음 그림 봄 이야기

06

이철환의 짧은 동화 아픔이 가르쳐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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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새싹이 움트고 봄이 기지개를 켠다 그리하여 다시 시작이다

32

희망 발전소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 “병원 리모델링, 시설 업그레이드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66

감성 여행 산동네, 문화가 되고 예술촌으로 거듭나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직장 처세술 호감의 3대 요소

희망, 인문학에 묻다 우리는 서로의 든든한 동행입니까?

달려라, 희망 보영텐션 정행숙 씨 “체계적인 복귀 준비 덕에 다시 돌아온 일터가 즐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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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78

컬처 노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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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읽기 르네상스 최고의 명작 ‘모나리자’와 세기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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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안테나 한국디지털치료레크리에이션협회 “우리가 바쁠수록 사회가 행복해져요”

80

멘토 스쿨 세상의 속도를 앞지르다, 디지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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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동행 ‘놀라온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서희태 “클래식과 즐겁게 놀며 나눔 바이러스 퍼뜨려요”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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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열전 왜 사극 열풍일까?

희망 지킴이 현대무용가 조현상 “예술인 산재보험, 제 자신에게 한 유일한 선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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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건강 하우스 알레르기 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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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근로자문화예술제, 산재근로자 대학학자금 융자사업 등

96

하트&하트 독자 유지희 씨의 해피 투게더

100 나의 버킷 리스트 나의 빛나는 미래를 결정하는 단서

기획 편집 디자인 _ 더북컴퍼니 <희망나무>는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 홍보마당과 애플리케이션 ‘희망나무’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www.kcomwel.or.kr

102 희망 물음표 104 희망 뉴스 108 알립니다


the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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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짧은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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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가르쳐준 것들

“약 먹는 일 이외에 어떤 것들이 도움이

많은 사람에게 부와 명예와 권력이라는

되나요?”

것이 봄날의 꿈처럼 부질없는 것이라는

글 이철환(소설가) 일러스트 조성흠

“감정에 솔직해지는 게 중요합니다. 화나면

위로도 주었을 겁니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참지 말고 화를 내세요. 울고 싶으면 실컷

유명인의 불행이 대중에겐 위로가 될 때도

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몇 년 전 다이애나

있으니까요.”

왕세자비가 죽었을 때, 영국에서 우울증 환자가 급격히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의사는 알쏭달쏭한 웃음을 짓다가 잠시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씁쓸한 표정으로 햇볕 내려앉은 창가를

의사가 목울대를 깊이 삼키며 물었다.

바라보았다. 처방해준 약을 받아 들고

“다이애나의 죽음이 슬퍼서 사람들이 많이

힘없이 병원을 나왔다. 정오의 햇살이

오래전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다.

“여담입니다만, 나팔꽃 많이 보셨죠?

울었기 때문인가요?”

눈부셨다. 나와 세상이 일치하지 않을

깊은 우울증이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나팔꽃이 해바라기를 향해, 기다란 끈만

“맞습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때보다 나와 ‘내 안의 나’가 일치하지 않을 때,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있으면 자기도 해바라기처럼 높이 자랄 수

체내에 카테콜아민이라는 해로운 호르몬이

나는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을 우울증을

끔찍한 시간이었지만, 아픔은 내게 진정으로

있다고 큰소리쳤습니다. 하지만 나팔꽃은

만들어지는데, 눈물은 이 호르몬을 우리

앓으며 알게 되었다. 핏발 선 눈으로 수도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혼자 힘으로 기다란 끈을 만들 수 없습니다.

몸 밖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눈물은

누군가 기다란 끈을 만들어주어야만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선물입니다. 그런데

날이 환하게 밝아오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높은 곳으로 덩굴을 뻗어나갈 수 있는

영국 사람들의 우울증을 감소시킨 것이 단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었다. 많이 우울했고,

거지요. 건강한 사람들의 오만도 나팔꽃의

눈물만은 아닙니다. 왕세자비의 죽음은

불안했고, 밥도 먹기 싫었다. 원고도 쓰기

오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건강하다고

영국 사람들에게 큰 슬픔이었지만, 어쩌면

싫었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싫었다. 일주일

큰소리치는 사람들보다 가끔씩 아픈

동안 잠을 거의 못 자고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이 더 오래 삽니다. 아프고 나면

뒤에야, 집에서 멀지 않은 신경정신과 병원을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까요. 우울증은

찾아갔다.

정신과에선 아주 흔한 병입니다. 통계에

“우울증입니다.”

의하면 성인 10명 중에 1명은 우울증을

우울증이 어떤 병인지 정확히 몰랐지만,

앓아본 경험이 있으니까요. 약 드시면

예상하고 갔던 터라 의사의 말을 담담히

반드시 좋아집니다. 길고 긴 인생길에서 잠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앉아

동안 길 안내를 받는다고 생각하세요.”

있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의사가 웃으며

의사의 따뜻한 위로에 눈물이 나올 것

말했다.

같았다.


the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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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오직 아픔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교양일 것이다. 내가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것들이 있었다. 오직 가난을 통해서만 알게

사랑할 수 있었던 건, 삶의 순간순간 소리

되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없이 보여주신 아버지의 곡진한 사랑 때문이었다.

우울증을 앓았던 그해 겨울, 온종일 눈이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은 회복되었다. 오랜

내리던 날이었다. 앞산의 나무들이 보이지

시간 나를 괴롭히던 아픔을 떨쳐낸 날,

않을 만큼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창문

세숫대야에 물을 떠다가 어린 딸의 발을

밖 멀리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는

씻어주었다. “…아빠가 너무 미안해….”

눈사람이 되어 빗자루를 들고 우리 집 고물

그러고는 어린 딸 앞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차 위에 쌓인 눈을 걷어내고 있었다. 한

소리 없이 울었다. 아픔을 떨치고 일어설 수

시간쯤 지나 차 위에 눈이 또 쌓이면 다시

있었던 건 가족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눈을 치웠고, 한 시간쯤 지나 또다시

소리 없이 내 곁을 다녀가신 하나님의 사랑이

눈이 쌓이면 다시 나와 눈을 걷어냈다.

있었기 때문이다. 아픔은 길이 돼주었다.

아버지는 밤늦도록 몇 번이고 차 위에 쌓인

아픔은 나를 낮추는 시간이었고, 아파야만 보이는 길이 있었다.

없이 병원을 드나들었고, 가끔씩 자살 충동에

없었다. 함께 놀자고 조르는 어린 딸의 손을

눈을 치웠다. 아픈 아들의 손을 한 번도

시달리기도 했다. 죽음은 존재 저편의 추상이

냉정하게 뿌리치기도 했다. 어찌 살아가야

잡아준 적 없는 아버지는 그렇게 아들의

아니라, 누구든 건너갈 수 있는 인생의

할지 막막했고, 막막한 순간마다 잘못 살아온

손을 잡고 있었다. 아버지의 사랑은 언제나

나를 버리지 않고는 한 움큼의 진실도 얻을

질서였다.

지난날이 아프게 지나갔다. 아픔과 불안과

말이 없었다. 아버지의 사랑은 소리 없는

수 없었다. 나 하나만을 위해 살지 않겠다고

절망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갔고, 우울증은

배려였다. 교양이란 타자에 대한 배려일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좋아졌다.

것이다. 타자를 이해하는 배려가 아니라,

지금껏 노력해왔다.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타자를 인정하는 배려 말이다. 생각에

것은 내 손을 잡아주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머물지 않고 손과 발에 생각을 담는 힘이

사랑하는 일은 나를 사랑하는 일이었다.

온종일 어두운 방에 누워 지냈다. 세수도 안 하고 머리도 안 감고 수염도 깎지 않았다. 새벽에 눈을 뜨면, 천장 벽지에 피어 있는

캄캄한 방에 누워 소쩍새 울음소리와 풀벌레

수많은 꽃송이가 불덩이가 되어 내게로

울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나를 들여다볼 수

날아올 것만 같았다. 아내의 위로도 귀에

있었다. 밤하늘 은하수를 건너는 별빛의

들어오지 않았다. 아내는 체념과 연민의

노래를 들으며, 언어의 이면을 타고 흐르는

눈빛으로 내가 하는 양을 지켜보기만 했다.

생(生)의 시원(始原)과 경이를 짐작할 수

깊은 우울증을 앓으며 나는 외로운 섬으로

있었다. 고통의 섬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떠 있었다.

나를 볼 수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글쓴이 이철환은 소설가다. 작품으로는 430만 명의 독자가 읽은 <연탄길 1·2·3>과 <행복한 고물상>, <위로> 등 총 20권이 있다.

심한 어지럼증으로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고통의 섬에서 나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2000년부터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 작가의 작품 중 총 9편의 글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고, 뮤지컬 <연탄길> 대본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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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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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약속

새싹이 움트고 봄이 기지개를 켠다 그리하여 다시 시작이다 글 양인실

봄은 땅과 약속을 했다. 나무와도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싹을 틔웠다. 작은 열매를 위해 바람과 햇빛과도 손을 잡았다. 비 오는 날은 빗방울과도 약속을 했다. 엄마가 내게 준 작은 약속처럼 뿌리까지 빗물이 스며들었다. - 노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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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품고 뭔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라고 괴테는 말했다. 봄은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자신 안의 거인을 깨운다. 봄 햇살은 능력을 밝히는 조명이다. 봄바람은 기적을 캐라고 등을 두드린다. 봄에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진짜 봄을 기다린 이유는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봄은 위대하다. 가장 혹독한 계절을 견딘 후에야 움트는 새싹은, 터지는 꽃망울은 하나의 경이다. 나무 등걸에 붙어 고개 내민 이끼꽃이 어찌 감동스럽지 않을까? 살랑이는 봄바람은 생명을 잉태한다. 봄은 메시지다. 치열한 고통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빛나는 별이 된다. 깊은 울림이 된다. 그는 이미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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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인문학에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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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든든한 동행입니까? 글 최진기(인문학자, 강사)

몇 년 전부터 ‘인맥 관리’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인맥 관리를 도와주는 소프트웨어가 있으며, 온라인상에서 관계를 맺는 SNS 서비스도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세계 최초의 인맥 관리 인터넷 서비스라고 알려진 싸이월드도 그렇고, 하버드대 학생끼리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 만든 페이스북도 이 목적에 부합한다. 각종 처세술 책도 여러 가지 인맥 관리 방법을 조언하기도 한다.

우리는 매일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고, 그 관계 안에서 살아간다. 사람이란 그런 존재다. 무리에서 고립된 인간은 외로움에 지쳐 쓰러진다. 배가 난파해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 이의 악전고투를 그린 영화 <캐스트 evronphoto/Shutterstock.com

어웨이>에서도 주인공은 배구공 윌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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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인맥 관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할 때 불필요하게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이를 깔봐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자신에게나

세일즈맨이 고객 명단을 관리하는 것은 인맥

대한다면 그 관계는 일단 실패라고 단언할 수

타인에게나 일단 정직해야 한다. 그래야

관리라기보다는 판촉 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먼저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할 것이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런 활동으로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입고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진지함이다.

있는 옷, 타고 다니는 자동차, 졸업한 학교, 또 인맥 관리 소프트웨어를 잘 쓴다고 해서

다니는 회사로 그 사람의 특징을 잡아낼

그 진지함은 관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인맥을 잘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수는 있다. 그러나 가진 것만으로 그의

말한다.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어야만

주소록 명단이 길다고 해서 인맥을 잘

격을 평가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가 가진

한다거나 웃고 떠들면 안 된다는 말도

관리하는 것도 아니다. 이는 단지 사업상

것들을 보면서 그의 취향이나 개성을 알 수는

아니다. 진지한 태도로 타인을 대해야

얼마나 정을 쏟던가? 그는 코코넛과 게를

필요해서 사람들의 명단을 잘 정리하고

있으나, 그것으로 서열을 형성하려고 한다면

한다는 말을 아주 쉬운 말로 하면, ‘예의를

잡아먹으면서 육체적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달리 말해

그 관계는 실패가 예정되어 있다. 많이 가진

갖춘다’라고 할 수 있다. 에티켓을 잘 알아야

있었지만, 배구공 윌슨 덕분에 정서적으로

그것이 그 사람의 진짜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이 앞에서 주눅 들 필요도 없고, 적게 가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사람이

것은 아니다. 물론 사람들끼리의 관계가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그야말로 한 사람이

늘 숭고한 것은 아니다. 주고받음이 깔끔한

존재하는 이유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관계도 소중하고, 우연히 한두 번 만나고

그렇게 생각하면, 인맥 관리란 참 중요한

끝날 것이 분명한 관계도 마찬가지다. 꼭

일이다. 인간관계야말로 사람이 존재하는

평생 이어가는 관계만이 전부라는 식으로

이유라고 한다면, 인맥 관리가 얼마나

미화할 일은 아니다. 다만 어떤 목적으로

중요한 것이냐는 말이다. 딱 한 가지 문제만

사람을 만나든 분명한 사실이 있다. 바로

제외하면 말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관리할

정직하고 진지한 관계가 진짜라는 것이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직함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인맥 관리란 허상이다. 사람끼리의 관계는

자신을 정직하게 드러내고, 타인을 정직하게

관리할 수 없는 것이다. 억지로 관리한다면,

바라보는 것이다. 자신을 과대 포장할 필요도

관리를 당하는 사람은 어떻게 느끼겠는가?

없고, 타인이 가진 것으로 그 사람의 인격을

아, 세일즈맨에게는 필요한 부분이 있겠다.

평가할 필요도 없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세일즈맨들이 열심히 명함을 돌리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누군들 다른 사람에게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나 홍보물을 보내는

잘 보이고 싶지 않겠나? 그러나 상대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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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관리(management)’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것이다. 그런 관계가 사회로 확장된다면

우리는 누구나 예의 없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말이다. 인맥이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얼마나 좋겠나? 꼭 한 번 만난 사람을 평생을

느낀다. 당연하다. 예의 없는 사람은 다른

서로 호감을 나누는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두고 계속 만나야 한다는 법은 당연히

사람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이 인맥이다. 이를

없다. 한 번으로 끝나버리는 관계도 무수히

오로지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넓히고 잘 관리한다는 것은

많은 것이 우리의 삶이다. 정직하지 못하고

자기 감정에만 빠져 있는 사람은 당연히

허상에 가깝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말이다.

진지하게 만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인맥도 형성하지 못할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결국 관계가 망가질 수밖에 없다. 예의 없는 사람, 진지하지 않은

우리는 늘 살면서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을

마당발이라고 소문난 사람을 부러워할

사람의 휴대폰에 수천 명의 인명이 저장되어

찾는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역시나 가족일

필요는 없다. 사실 인간관계가 확장될수록,

있다 하더라도 그는 늘 외로움을 느끼며

것이고, 한 걸음 나아가 여러 친구와 관계를

그 관계가 거래적일수록 관계 맺음에서 오는

살아갈 것이다.

맺는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가 많다.

정성을 쏟는 것이 인맥 관리의 첫걸음이다.

어떻게 그 많은 관계를 ‘관리’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인맥은 관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를 거래 관계로 만나지

또 그렇게 많은 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인생이

정직하고 진지한 태도로 사람 만나는 것을

않는다. 그저 소중한 존재로 서로를 대하는

풍요로워진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앞서 사람은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나 자신의 삶을 충실히 채워가면서 다른

그런데 반대로 말할 수도 있다. 사람은 관계

이들에게 정직하고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는

속에서도 늘 외로움을 느끼며 살기도 한다.

것. 그렇게 만나는 관계 속에서 모두의 삶이

어쨌거나 우리는 스스로 삶을 개척하면서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 그렇게 좋은 관계가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에 더욱 많아진다면, 우리 모두가 좀 더

관계는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면서,

행복에 가까워지는 비결이 될 것이다. 하기야

그 자체에 몰입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 사는 것이 나만 잘해서 되는 것도

나 자신이 사라진다면 타인도 함께 사라지게

아니지 않나. 모두의 건투를 빈다. 내가 좀 더

마련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글쓴이 최진기는 사회탐구 영역 강사로 활동하면서 TV 방송(<공부의 비법>, <최진기의 생존 경제> 등)이나 인터넷(오마이 뉴스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 외부 특강을 통해 학습법·경제·인문학 등 폭넓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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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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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최고의 명작 ‘모나리자’와 세기의 초상화

시대가 남긴 위대한 얼굴들, ‘초상화’와 ‘자화상’

우리가 흔히 초상화라 부르는 유형의 그림은 원래 지배 계층인 권력자들에게서 비롯됐다. 지금이야 사진이 있으니 누구나

글 홍경한(미술 평론가)

타인은 물론 자신의 모습을 자유롭게 남길 수 있지만, 14세기 이후 수백 년 동안 사진 역할을 대신한 건 바로 권력자들(교황, 왕, 성직자, 귀족, 부유한 상인 등등)에 의한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와 바티스타 스포르차’, 47×33cm, 패널에 템페라, 1465~1466년.

‘주문 초상화’였다. 그들은 예술가들의 손을

서양에서 초상화라는 장르가 자리 잡은 건 르네상스 시대 이후부터다. 자화상 역시 15세기 중엽부터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르네상스 3대 거장인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도 자화상을 남겼다. 화가들은 때때로 자신의 감정을 초상에 대입하곤 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대표적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77×53cm, 패널에 유화, 1503~1506년

빌려 스스로 소중하다 여기는 삶의 한순간을

금액으로 환산 불가능한 명작 ‘모나리자’

기록하려 했다. 때론 진실되게, 때론 보이는

역대 서양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하고,

것에 충실하도록 예술가들의 재능에 기꺼이

인류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숭배’되고

재화를 지급한 후 자기 생애의 찰나를

있으며, 현 시점에서 금액으로 환산하기

묘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주문 방식의

불가능한 거의 유일한 그림으로 평가되고

초상화는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고 연출되는

있는 ‘모나리자’(1503∼1506년경)는 세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르네상스 시대 피에로

1m도 채 안 되는 작은 크기의 초상화다.

델라 프란체스카가 이탈리아 우르비노의

유화인 이 그림의 주인공은 라 조콘다(La

군주 부부를 그린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와

Gioconda)로, 이탈리아 피렌체의 부유한

바티스타 스포르차’(1470년경)가 매부리코에

상인 조콘다의 부인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애꾸인 실제 모습을 묘사해 비교적 사실에

보관되어 있는 이 작품은 눈썹이 없는 것과

가깝다면, 헉헉거리며 나귀를 타고 간신히

묘한 미소로 유명하다. 그러면 ‘모나리자’는

알프스 준령을 넘던 나폴레옹을 백마를 탄

왜 눈썹이 없을까? 여기엔 여러 설이 있다.

위용 넘치는 장군으로 그럴싸하게 둔갑시킨

당시 넓은 이마를 미인의 척도로 여긴 나머지

신고전주의 작가 다비드의 ‘성 베르나르

여성들 사이에 눈썹을 없애는 유행 탓이라는

협곡을 넘는 나폴레옹’(1801년)은 거의

설, 애초 미완성 작품이라는 설, 원래는

극화된 그림이라 해도 그르지 않다. 화가들은

눈썹이 있었으나 복원 과정에서 지워졌다는

때때로 자신의 감정을 초상에 대입하곤

설, 오랜 세월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는

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설 등도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대표적이다.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the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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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듯 아닌 듯, 보는 방향과 심리 상태에

도구 역할을 했다. 굴곡진 삶의 여정을 100여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의 알브레히트 뒤러다.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특유의 미소 또한

점이 넘는 자화상으로 남긴 렘브란트가,

그는 1500년 작품 ‘자화상’이나 1526년에

‘모나리자’를 언급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격정의 세월을 40여 점의 얼굴 속에

그린 ‘4성도’ 등의 걸작을 남겼는데, 모두

주요 이슈다. 워낙 애매한 표정을 만드는

담은 반 고흐가, 자신은 미치지 않았음을

농민전쟁과 종교개혁 시대를 살다 간

원인이기에 해석도 분분하다.

증명한다며 단 한 점의 연필 자화상을 남긴

복잡다단한 인격이 반영되어 있는 집단

다만 이 미소가 ‘모나리자’의 신비로움을

우리나라의 이중섭이 그러했다. 이 가운데

초상화와 자화상이다.

가중시켰음은 틀림없다. 특히 다빈치가

자신이 겪은 절망을 담고 있는 반 고흐의

이 중 28세 되던 해인 1500년에 그린

이탈리아에서 프랑스까지 왜 갖고 갔는지

자화상을 보노라면, 과감한 붓놀림으로 마치

‘자화상’은 예술가로서의 자부심이 강한

등에 관한 불분명한 역사적 경로, 도난이나

대상을 불사르기라도 할 듯 왕성한 생명력이

그의 성품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멋진 갈색

약탈 사실, 배경을 어둡게 처리함으로써

꿈틀거린다. 예술이라는 용광로 속에서

의복을 착용하고 곱게 잘 다듬은 긴 머리에

모델을 안개 속에서 드러나듯 만든

고독과 힘겹게 싸워야 했던 인간 드라마가

수염을 기른 뒤러의 자태는 우아함과 기품이

스푸마토(sfumato: 단절된 선이 아닌 어둠

스쳐 지난다.

동시에 묻어난다. 무표정한 얼굴에는 어딘지

혹은 안개 속에 형상이 나타나도록 한 기법)

반면 100여 점에 달하는 자화상을 남긴

모를 아집도 느껴진다.

등이 더해져 ‘모나리자’를 신화적 위치까지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환희와 우울함이

그는 이 그림을 통해 예술가의 권위와

격상시켰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인생의 고비마다 드러나 있다. 패기에 찬

존재성을 강조하고자 했으며, 세상을

젊은 나이의 자화상도 그렇지만 ‘63세의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두려움 없는 자존감을

예술가의 자화상, 삶에 관한 비극적 몸부림

자화상’에서 엿볼 수 있듯, 온갖 삶의 역경을

스스로 부여하려 했다. 예수의 형상과 닮게

그렇다면 초상화와 더불어 또 하나의 ‘얼굴’을

딛고 황혼을 담담하게 맞이하는 늙은 화가의

그림으로써 예술가의 창의력이 창조자인

담은 자화상은 어떠할까? 화가 스스로

얼굴에는 인생의 의미와 더불어 잔잔한

신으로부터 부여된 것임을 암시하려

자신의 얼굴을 그린 자화상은 있는 그대로의

영혼의 숨결이 배어 있다.

했으며, 검은 배경 속에서 얼굴만 유독 밝게

외형과 내적인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자화상은 한편으로 시대와 정신, 삶을 담는

처리한 기법으로 자신감이 예사롭지 않음을

투영되곤 했다. 예술가에게 ‘자화상’이란

그릇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이가 ‘자화상의

증명하려 했다.

한마디로 삶의 연장을 의미하는 비극적 몸부림과 같다. 그들도 사람이기에 현실의 아픔을 잊기 위해, 기쁨과 행복, 슬픔을 드러내기 위해 숱한 자화상을 남겼다. 따라서 자화상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마음의 표상이면서 그림과 자신을 분리하지 않기 위해 벌이는 주술

(위) 렘브란트, ‘63세의 자화상’, 86×70.5cm, 캔버스에 유화, 1669년. (아래) 알브레히트 뒤러, ‘자화상’, 67×49cm, 목판에 유화, 1500년.

★ 글쓴이 홍경한은 미술 전문지 월간 <미술세계> 편집장과 월간 <퍼블릭아트> 편집장을 거쳐 현재 월간 <아티클>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다. 경향신문 고정 칼럼니스트, 네이버 ‘헬로! 아티스트’ 작가선정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온라인 미술관 구축 사업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도 몇몇 대학에서 학생을 지도하고 매일 미술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비평집 <고함>, 미술 평론집 <기전미술> 등이 있다.


the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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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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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즐겁게 놀며 나눔 바이러스 퍼뜨려요 ‘놀라온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서희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연주자들이 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를 연주하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와 그 하모니를 따뜻한 나눔으로 이끌어내는 지휘자 서희태. 성악가로 시작해 지휘자로 변신, 재미있고 달콤한 클래식을 연주하는 그의 나눔 바이러스가 작은 기적을 만든다. 글 권선근 사진 임익순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2월 마지막

“‘놀라온’은 순우리말 ‘놀(놀자)’과

월요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200석은 ‘좀

‘라온(즐거운)’의 합성어로 ‘클래식과 즐겁게

색다른’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로

노는 오케스트라와 콘서트’를 뜻합니다. 흔히

만원을 이루었다.

클래식은 무겁고 지루하다고 생각합니다.

연미복이 아닌 노란색 반짝이 옷을 입고

클래식의 매력을 알면 더 행복해지는데,

흥겹게 몸을 흔드는 지휘자, 검은색 정장이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워 놀라온

아닌 화사한 드레스를 입은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를 만들었어요.”

단원들, 다이내믹한 영상이 어우러진

지휘자로 활동한 15년 동안 관객에 대한

무대장치, 지휘자의 쉽고 유쾌한 해설,

‘서비스 정신’ 없이 음악회를 열었다는

디스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관객들….

서희태 지휘자. 하지만 어느 날 멘델스존의

일반 클래식 공연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한여름 밤의 꿈’을 연주하던 중 등 뒤의

놀라운 장면을 연출한 이 무대는 서희태

관객들이 술렁이는 것을 느꼈다. 트럼펫 3관

지휘자가 이끄는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편성의 다이내믹함을 자랑하는 귀에 익은

‘놀라온 콘서트’ 다섯 번째 무대였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흥겹게 반응하는


the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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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을 보며 ‘그래,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소리, 현란한 기교로 이루어진 나만 아는 멋진 음악보다, 관객이 아는 음악이 더 큰 감동임을 깨달은 것. 보기 드문 클래식 음악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자신의 오케스트라에 독설을 퍼붓던 ‘강마에’(김명민)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서마에’로 불렸지만 ‘놀라온

힘든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조국은 IMF 외환 위기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다. 젊은 음악가 부부에게 녹록지 않은 현실은 큰아이를 기초생활수급자로 만들기도 했지만 꿈이 있기에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어려움과 고통도 참을 수 있었다. 목표를

위기라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모두가 어려울

이루겠다는 집념으로 무작정 떠난 유학

때 음악가 부부를 위해 준비된 일자리는

생활 또한 만만치 않았다. 유학 1년 만에

없었다. 한 학기 내내 추리닝만 입고 다닌

결혼했으니 더 힘들었다.

큰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기초생활수급자

“열흘 내내 값싼 독일식 양배추 절임만

신청서를 써오라고 할 정도로 고단한

사 먹은 적도 있어요. 월세가 밀리는 건

삶이었지만 꿈이 있기에 희망을 잃지 않았다.

다반사고 두 아이의 우윳값도 걱정해야 했죠. 생활이 어렵다 보니 종종 부부 싸움도

큰 기쁨으로 돌아온 재능 기부

했고요. 사실 아이 키우면서 성악 공부까지

네 식구는 15평 연립주택에서 6년을 살았다.

해낸 아내(성악가 고진영)의 고생이 이루

그리고 2004년, 비록 전세지만 조금

열정만 닮았을 뿐, 마음은 ‘까칠함’과는

말할 수 없었죠.”

넓은 다세대주택으로 이사했다. 여전히

거리가 멀다.

하지만 10년의 고단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박봉이었지만 아내는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1997년 귀국한 그들을 맞은 것은 IMF 외한

우리보다 더 고단한 삶을 사는 이웃을 위해

콘서트’ 이후 ‘놀마에’가 되었다. 드라마 속 강마에와는 헤어스타일과 음악에 대한

겨울이면 지휘봉 대신 연탄 나르는 놀마에

아버지는 음대에 진학한 아들에게 모든

그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공연을

지원을 끊었다.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겨울, 가장

했다. 대학생이 누릴 수 있는 낭만은

싼 가격으로 겨울을 날 수 있는 연탄 한 장

사치였다.

제대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지휘봉

누구보다 바쁜 음대생이었던 그는 우연히

대신 시커먼 연탄을 안았고, 오케스트라

학교 오케스트라 연습실을 지나다가

대신 연탄 천사들의 합창을 지휘했다. “제가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하는 소리를 들었다.

연탄은행 이사예요. 매년 겨울이면 5만 장이

영혼을 울리는 베토벤의 선율은 그의 진로를

넘는 연탄을 후원하고 배달 봉사를 합니다.

지휘자로 바꿔놓았다. 인생의 반 이상을

작년에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중계동

귀가 안 들린 채 살았던 베토벤에 반한 그는

백사마을에 온기를 나눠드렸어요. 고생요?

빈으로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꿈을

더한 고생 수도 없이 했는데요, 뭐.”

이루기 위해 공사장 아르바이트, 학습지

꼬불꼬불한 좁은 골목과 가파른 길을 수십

영업 등을 하며 유학 비용을 모았다. 평일엔

번 오르내렸지만 그다지 힘들지 않았던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주말엔 지게를 지고

것은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시절을 견뎌낸

시멘트를 날라도 고단한 줄 몰랐다.

내공 덕분이었을까? 음악가의 길을 반대한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the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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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느새 연주곡을 고르고 있다는 놀마에. 이제는 플루트를 전공하는 큰아들과 디자인을 공부하는 막내딸도 공연에 힘을 보태는 든든한 응원군이다. 잊지 못할 또 하나의 공연이 있다. 농아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은 사랑을 나누는 나눗셈이라고 이야기하는 서희태 지휘자.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사랑의 음악회를 통해 작은 기적을 만날 때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초대해 여는 공연이었다. 귀로 듣지는 못하지만 느낌으로 음악을 듣던 아이들이 좋아서 소리를 지르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황한 마음을 추스르며 공연을 마친 그에게 마침 함께 자리한 모 장관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콘서트였다며 감동을 전했다. 이렇게 놀라운 일이 생길

재능 기부를 하자”는 따뜻한 제안을 했다.

맘대로 손뼉을 치는 등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때마다 서희태 지휘자는 감동으로 되돌아

지방대학 교수여서 주말부부로 떨어져

만들기 일쑤다. 그런데 작년에 열린

오는 나눔의 마술을 실감한다.

살았지만 그는 아내의 제안을 흔쾌히

음악회에서는 차분한 모습으로 제대로

자신이 가장 재미있게 잘하는 사랑의 연주로

받아들였다.

공연을 감상하는 게 아닌가! 공감 효과를

세상에 따뜻함을 전하는 놀마에. 소아암

“우리 가족의 나눔 활동은 대부분 장애인에

확인한 그는 가슴에 따뜻한 기운이 차오르는

환자와 장애인 재활, 연탄 봉사 등을 위한

관심이 많은 아내의 제안으로 이루어져요.

것을 느꼈다.

사랑의 콘서트 못지않게 화제가 된 일이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1997년 휠체어로 올 수 있는 공연장에서

팔 없이 태어난 성호(가명)는 음악회가

있다.

것은 나눗셈이라고 생각합니다. 욕심을

아내가 음악회를 열었죠. 그때 초대받은

열리는 날이면 제일 먼저 와서 서희태

2009년에 열린 ‘김연아 아이스쇼’의

더하는 덧셈, 낭비를 부추기는 뺄셈,

장애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마음에

지휘자를 기다리는 아이였다. 기특한 마음에

음악을 연주하며 맺은 인연으로 김연아가

과욕을 불러오는 곱셈이 아니라 사랑을

담아두었나 봐요.”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지윤이는 밖으로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때 사용한

나누는 나눗셈을 말입니다. 나눗셈이 가장

공연 관람은 엄두조차 못 내는 아이들의

나가서 연주회를 보고 햄버거를 먹고 싶어

프리스케이팅 곡 ‘오마주 투 코리아’를 제공한

어렵다지요. 나눗셈이 가장 어려운 이유는

사정을 알게 되면서 인연을 맺은 곳이

했다. 휠체어를 타고 외출하기가 쉽지

것이다. 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많이 해보지 않아서 어려운 것일 뿐입니다.”

장애아들의 쉼터 ‘주몽재활원’. 10년 동안

않았지만 재활원 아이 모두를 초대해 환한

위촉한 ‘100명의 문화예술 명예교사’로서

재미있고 친절한 클래식, 나눔의 의미까지

한결같이 12월이면 이곳에서 여는 작은

조명이 켜진 무대를 구경시켜주었다. 물론

음악 후배들을 만나는 일도 꽤 보람 있다.

스며들어 달콤하기까지 한 ‘놀라온 음악회’

음악회에서 얼마 전 작은 기적을 만났다.

햄버거도 실컷 먹였다. 음악회가 다가오면

그는 미래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초대의 말.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착한 마음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감정 조절하기도

적지 않은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싶은 일을 하라. 열정이 생기고 좋은 결과가

바이러스가 우리 독자들에게도 전염되길

쉽지 않은 아이들은 연주 중에도 돌아다니고

올해는 쉬면 안 될까 싶다가도 맑은 눈빛의

펼쳐질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the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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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희망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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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모 난 연필을 쥐고 연필이 둥글면 구르기 쉬워 책상에서 떨어져 그 심이 부러지고 맙니다.

구르지 않게 하려면 사각형이 제일 좋지요. 하지만 불편하기 짝이 없지요.

구르지 않고 손에 잡기도 편한 것이라면

그래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섯 모로 된 연필이 제일 많습니다.

원과 사각형의 중간, 여섯 모 난 연필이 가장 좋습니다.

둥글게 살면 원만하다고 하지만 자기주장이 없고 자기주장만 하면 모가 나서 세상을 살아가기 힘듭니다. 네모난 연필도 아닙니다. 둥근 연필도 아닙니다.

여섯 모 난 연필로 나의 인생을 써가십시오. ★ 이어령의 희망 메시지는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시공미디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어령 교수가 80년 동안 쟁여둔 생각을 펼쳐낸 이 책에는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감동 메시지, 내 삶과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지혜의 메시지, 번뜩이는 창조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the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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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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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리모델링, 시설 업그레이드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 경남권 최대 규모의 전문화된 치료실을 보유한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가 최근 리모델링을 단행해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산재근로자를 위한 산재병원 외에 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병원 기능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를 찾았다. 글 이선민 사진 신상우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대로에 위치한

경남권 최고 규모로 인력과 시설 모두 자랑할

창원산재병원에 들어서면 환하고 깔끔한

만하다고 덧붙였다. 경관절 수술의 경우 타

로비가 눈길을 끈다. 널찍한 실내와 곳곳에

병원에선 수술 시간이 3시간가량 소요되는

걸린 액자, 적절히 배치된 휴식 공간에서

데 비해 창원산재병원은 1시간이면 될

쉬는 환자들에게서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것.

있는 가운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깔끔하게

“사고 후 치료가 저희의 몫이지만, 치료는

디자인된 창구에서 진료받기 위해 접수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중이었다. 이곳이 대도시 종합병원과 비교해

예방과 재활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손색이 없는 이유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기

그리고 우리 병원은 산재근로자를 위한

때문이다.

것이지만 지역 주민도 책임지는 공공병원

“1979년에 개원한 이래 조금씩 보수공사를

역할도 합니다.”

해왔지만 35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신 원장은 민간 병원에서는 치료 후 재활

환자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과정은 경영에 큰 도움이 안 돼 꺼리기

2011년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해 올해 1월

때문에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 2007년

준공식을 했습니다.”

재활전문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영민 원장은 병실과 외래를 중심으로

이어 전문의와 간호사가 함께 현장으로

리모델링했는데 환자들의 반응이 좋아

출장을 나가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전문센터는

만족도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the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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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직장 복귀를 위한 최상의 능력 강화 프로그램

특히 지난 2007년 개소한 이래 산재 환자의 재활 의지를 북돋아주는 재활전문센터는 창원산재병원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창원시는 공단이 많아서 산재 발생률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낙상, 척추 손상, 신경 손상 등 중증 환자가 많습니다. 신경을 다쳐서 마비 증상을 보이는 분이 많기 때문에 언어, 심리 등 팀 치료는 물론 환자 가족과도 연계해 치료하기 때문에 효과가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원직장에 복귀해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매우 큽니다. 그런 분들은 저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훈련함으로써 걱정을 덜고 원직장에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는 경남권 최고 규모의 물리치료 시설과 인력을 갖췄다. 어깨관절경(회전근개 파열, 충돌증후군, 어깨 탈구), 디스크 고주파 시술(수핵 성형술, 신경 성형술)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이름 높은 정형외과 성현우 과장.

높은 편입니다.” 재활전문센터 정규영 센터장은 건강보험

재활전문센터에는 물리치료사 20명,

비급여 항목도 급여 항목으로 처리해 산재

작업치료사 6명, 언어치료사와 임상심리사,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재활간호사 1명, 사회복지사와 재활의학과

말했다. 이어 재활전문센터는 증상이 심하지

전문의 2명씩 총 33명이 참여해 전문적인

않은 환자의 경우 훈련을 통해 원직장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또 등속성 상하지

복귀에 어려움이 없도록 돕는 작업능력

운동기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 치료

평가 및 작업능력 강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장비를 갖추어 명실공히 경남 최고의

있다고 덧붙였다.

재활전문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원직장에

특수재활요법팀, 보장구재활팀을 비롯해

복귀해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재활치료팀, 심리재활팀, 의료교육팀,

매우 큽니다. 그런 분들은 저희가 진행하는

의료지원팀 등 총 6개 팀으로 세분화해

프로그램으로 훈련함으로써 걱정을 덜고

운영하며, 각 팀별 전문적 재활 치료와 종합

원직장에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평가를 통해 환자 중심의 통합적 관리를

것입니다.”

시행하고 있다. 산재근로자 외에 지역

정 센터장은 훈련 과정을 복귀할 직장에도

주민을 위한 공공병원 역할에 힘을 쏟는

계속 알려줌으로써 피드백을 반영해

창원산재병원이 앞으로 경남 지역을 넘어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산재근로자의

대한민국 최고의 산재병원으로 우뚝 설 날이

조속한 회복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된다.


the 나눔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꿈, 도전!

내 인생의 리모델링을 밝힙니다!

박규태(재활치료실 물리치료사)

지난해 첫째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 계약직으로 일했기 때문에 고용 불안으로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됐습니다. 그런데 창원산재병원 리모델링이 끝날 때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든든한 가장이 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제 꿈을 이뤄보려 합니다. 바로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꿈입니다.

모든 분의 건강을 리모델링하겠습니다

마누라! 오늘 밤도… 달려봅시다. 사랑합니다.

위인찬(재활치료실 물리치료사)

지난해 병원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일 때 전 저의

소중한 인연으로 재도약합니다

건강을 리모델링했습니다. 체지방을 포함해 체중을

김경화(재활치료실 물리치료사)

8kg이나 감량해 전성기 때의 건강을 되찾았지요.

어느덧 12년 차 직장인으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한결 가벼워진 몸과 정신으로 2014년을 인생

즐겁고 보람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어려웠던 적도

후반전을 위해 힘껏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저와

많았습니다.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고 오늘의 제가 있게

인연을 맺은 모든 분의 건강을 리모델링하는 데

된 것은 인생의 선배인 멘토를 만난 덕분입니다. 제가

주력하겠습니다. 오늘도 점핑~ 점핑~

부족하고 힘들 때 숨은 능력을 이끌어내주신 멘토! 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산재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내 인생의 리모델링, 기대가 큽니다

사람이 되어 고마운 멘토에게 보답하겠습니다.

노동희(재활치료실 작업치료사)

창원산재병원에서 새로운 각오로 출발!

2014년은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소주섭(재활치료실 물리치료사)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4년간 열심히 해온 학업에

대구산재병원에서 일하다 얼마 전 창원산재병원으로

잠시 쉼표를 찍는 해입니다. 바쁘게 지내온 그간의

왔습니다. 어떤 운동을 하든 준비 자세가 기본이듯

시간을 되돌아보고 내 인생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새롭게 리모델링한

현재를 즐겨보려 합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창원산재병원 재활전문센터에 걸맞은 새로운 각오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을 함으로써 한 가정의

새 출발하려 합니다. 바로 이 순간, 긍정의 변화를 위한

가장으로서 제 인생을 리모델링하겠습니다.

저만의 리모델링이 시작됐습니다.


the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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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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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복귀 준비 덕에 다시 돌아온 일터가 즐겁기만 합니다 보영텐션 정행숙 씨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정행숙 씨는 사고 8개월 만에 직장으로 복귀해 예전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다. 사고가 났을 때만 해도 앞날이 불안해 치료조차 받지 못하며 두려움에 떨던 정 씨는 근로복지공단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글 이선민 사진 임익순

사는 것이 빠듯하다 보면 몸이 아파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파서 쉰다고 돈을 줄 사람이 어디 있느냐 하는 마음에서다. 대구에서 아들과 사는 정행숙 씨도 그런 경우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정 씨는 이혼을 하면서 갑자기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지인의 소개로 플라스틱 가공 제조업체인 보영텐션에 입사한 것이 2005년이었다. “아무 기술도 없는 제가 직장을 다니게 된 것만

사고 후 어깨가 아팠지만 당장 입에 풀칠하느라 바빠서 치료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어깨 힘줄이 끊어졌다 해도 수술받는 동안 누가 생활을 책임지나 하는 두려움에 치료받기가 겁났죠.

해도 감사했습니다. 집에서 한 시간 반이 걸리는 먼 곳이었지만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어요. 단순노동이지만 즐겁게 일했습니다.” 정 씨가 하는 일은 조립과 포장이다. 보영텐션은 각종 표지판을 제작하는데, 그녀가 하는 일은 완성된 부품을 조립해 포장한 후 박스에 담는 것. 그래서 그녀가 일하는 공간에는 항상 박스가 가득하다. 무게도 제각각이지만 7년쯤 일하니 이젠 웬만큼 무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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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도 너끈히 들어 나른다고. 그러나 방심하면 사고가 나는 것일까? 2012년 12월, 그날 역시 평소 하던대로 작업할 상자를 나르던 중 박스가 쏟아지는 사고가 났다. 혹시나 제품이 망가질까 엉겁결에 온몸으로 막아내던 중 박스 하나가 정 씨의 어깨에 세게 부딪혔다. 눈물이 날 만큼 아팠지만 평소에도 가끔 박스에 부딪히곤 했기 때문에 별일 없으려니 생각하고 넘겼다.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팠어요. 아침에

당장은 먹고살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울증 환자처럼 기분이 오락가락했는데 그때마다 이수진 잡 코디네이터가 직장으로 돌아가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면 팔을 들 수가 없어서 조심조심 움직이다가도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또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원래 무거운 것을 자주 나르기 때문에 어깨가 아플 때가 많아서 이번에도 괜찮아지려니 하고 무시했죠.” 아픈 것을 참아가며 생활하던 중 병원에 입원한 친구를 찾아가게 됐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도 요즘 어깨가 너무 아프다고 했더니 친구가 이 병원에 그런 사람이 많다며 진찰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진찰한 의사가 저를 가만히 보더니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느냐고 하는 거예요. 심하면 팔을

못 쓰게 될 수도 있다고 하니까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그래서 정밀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어요.” 좌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지만 처음에는 수술을 꺼렸다. 입원해 있는 동안 생활을 책임질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의사에게 약물 치료를 부탁했으나 팔을 포기할 것이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하다 다쳤으니 산재 처리가 될 것이라는 지인의 권유로 그녀는 서둘러 산재 신청을 했고, 구정 직전 수술을 받았다. 사고가 나고 거의 두 달 다 되어가던 때였다. “정행숙 씨가 수술을 받은 병원은 일반 준종합병원으로 물리치료 시설이 산재환자에게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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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퇴원 후 대구산재병원에서 전문적으로 치료받도록

“산재보험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수진

권유했습니다. 특히 대구산재병원은 직업재활센터가 특화돼서

잡 코디네이터를 만나면서 모든 회사가

정행숙 씨처럼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분에게 꼭

산재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한다고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했습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 월급을

이수진 잡 코디네이터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정 씨를 처음 만났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외에 미래에 대한

때만 해도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회상했다. 재활 스포츠와

두려움을 덜어주어서 마음의 안정을

물리치료를 받아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고, 나이가 50대였기 때문에

찾을 수 있었거든요. 당장은 먹고살지만

퇴행성으로 진행될까 봐 걱정이 많았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이수진 잡 코디네이터는 정 씨가 산재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들어서 조울증 환자처럼 기분이

본격적으로 받게 함과 동시에 작업능력평가를 실시한 후 워크 하드닝

오락가락했는데, 그때마다 이수진 잡

프로그램을 받도록 했다. 워크 하드닝 프로그램은 산재근로자가

코디네이터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게

기존에 하던 업무로 조속히 복귀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해주겠다고 약속해 치료에만 전념할 수

훈련 과정이다. 예를 들어 정 씨처럼 무거운 짐을 나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일을 하려면 두려움이 클 수 있지만 워크 하드닝 프로그램을

이수진 잡 코디네이터는 정행숙 씨가

받으면 업무 복귀와 관련된 물리치료에 집중함으로써 다시 일했을

대구산재병원에서 집까지 왕복 3시간

때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정 씨는 “물리치료 외에 어깨를

넘게 걸린다며 힘들다고 호소할 때마다

크게 원을 그리며 돌리는 운동을 하라고 해서 힘들게 돌리면서도 왜 자꾸 이런 걸 시키나 했는데 다시 직장으로 돌아와보니 필요한 훈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놓았다.

전문적인 재활치료 덕분에 직장 복귀 후 업무에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게 됐다는 정행숙 씨. 제2의 직장 생활을 시작한 만큼 더 오래,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수진 잡 코디네이터 “워크 하드닝 프로그램은 근육을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계적 직업 재활 프로그램입니다. 정행숙 씨는 이 프로그램을

힘을 내라고 격려하였고 3개월간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수진 잡 코디네이터는 회사로 찾아가 정 씨의 원직 복귀에 대해 문의했는데, 다행히 언제든 환영한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수진 잡 코디네이터는 정행숙 씨가 직장에서 동료들과 다시 잘 지낼 수 있도록 직장 동료화합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세심히 배려해가며 직장에 돌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함께 해나갔다. 그리고 2013년 8월 1일, 정행숙 씨는 예전처럼 다시 직장인이 될 수 있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아요. 대학에 다니는 아들 뒷바라지도 해야 하고

통해 원직장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장가도 보내야 하고…. 제 소원요? 그냥 앞으로 힘 닿을 때까지

앞으로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일하는 거예요.”

꾸준히 관리받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죠.”

장해 12등급 판정을 받아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산재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는 정행숙 씨는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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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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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쁠수록 사회가 행복해져요 한국디지털치료레크리에이션협회 레크리에이션을 통한 심리 치료법을 국내에 도입해 그 성과를 키워나가고 있는 한국디지털치료레크리에이션협회. 산재근로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올해로 4년째 진행 중이며, 매년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 비결은 바로 프로그램 개발과 프로그램 이수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다. 글 김인수 사진 임익순

“자음 이응(ㅇ)이 2개 들어가는 긍정적인 낱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이요.” “아이도 좋지만 좀 더 긍정적인 말은 없을까요?” “웃음?” “네, 그래요. 웃음이란 말이 있죠. 잘 맞히셨어요. 상품으로 여기 맛있는 사탕….”

협회 직원은 모두 가족이나 다름없다. 늘 밝은 마음과 분위기를 가져야 산재근로자들에게 그 기운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사가 내미는 사탕에 교육실 안에 흐뭇한 미소가 퍼진다. 산업재해를 입어 몸이 아프고, 그로 인해 마음에도 상처를 입은 이들이 모인 곳. 지역 산재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경기도 파주시 메디인병원에서 열리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희망찾기 프로그램 교육장 풍경이다. 자칫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연상하게 되지만 4년째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는 한국디지털치료레크리에이션협회(이하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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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지 강사는 능란하게 교육장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선 낯선 영역이었죠. 레크리에이션이란 그저 여가 활동이라 여기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본 이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이어졌고, 점차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참여한 이들 모두 프로그램에 큰 만족감을 표시한다.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말을 주고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요. 오늘 강의처럼 가벼운 질문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고요.”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산재근로자들의 회복 탄력성 강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마음을 연 다음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긍정적 마음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이끌어낸 다음 거기에 필요한 대인관계 능력, 직업능력 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단계가 이어진다.

심리·신체·정서치료로 사고 충격에서 벗어나기

물론 산재근로자들의 상태에 따라 프로그램 내용이 바뀐다. 재활 프로그램은 병원 치료가 끝난 이들이나 중증 산재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며,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급성기 상태의 환자에겐 재활보다는 스트레스 해소에 주안점을 둔다. 사고 충격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일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두 다리 절단 수술을

바로 협회장을 맡고 있는 숭실대 채준안 교수이다. 당시 대학에서

“장해를 입거나 어려운 상황에

받고도 장애인 올림픽에서 달리기 세계신기록을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30대의 젊은이였던 채 교수는 레크리에이션을

빠졌다가도 굳은 의지로 극복해낸

세우고 또 패션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에이미

치료 목적으로 이용하는 외국의 사례를 보고 이를 국내에 도입했다.

이들이 세상엔 참 많습니다.

멀린스나 가난한 이혼녀로 아이에게 읽어줄 책을

물론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초기에 채 협회장은 기업은 물론

사줄 돈이 없어 글을 쓴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병원이나 복지관, 각종 재활시설 등을 다니며 치료 레크리에이션을

롤링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고개를 끄덕이며

소개하고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 레크리에이션 치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죠.”

낮아 처음엔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협회는 이미

“우리나라에선 낯선 영역이었죠. 레크리에이션이란 그저 여가

이전부터 이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활동이라 여기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본

있다.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심리적, 신체적,

이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이어졌고, 점차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정서적치료를 도모하는 것이 주된 활동 내용.

레크리에이션 치료가 뿌리를 내리며 그 범위도 점차 확대되었다.

협회가 설립된 것은 1993년으로, 그 주역은

뇌졸중 환자, 치매 노인, 발달 장애아동, 정신장애인, 직장인, 황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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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등 각 세대별로 나타나는 스트레스와 갈등, 정신적 문제 등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밝은 목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피로감이 사라지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 맛에 지금까지 힘들지 않게 이 일을 해오고 있고요.”

모두 대상이 되었다. 그뿐 아니라 협회의 몸집도 커졌다. 몇몇 사람이 모여 시작한 협회였지만 지금은 본부 격인 서울·경기를 비롯해 강원, 대전, 천안 등 세 곳에 지회가 생겨났다. 물론 지회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바로 이 같은 활동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졌다. 2010년 산재근로자를 위해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한 재활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그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다. 근로자 지원프로그램인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서비스를 근로복지공단과 협의해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프로그램이 끝나도 꼼꼼히 중간 점검

현재 협회의 희망찾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산재근로자는 연간 350~400명.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한 사람,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대부분 처음엔 서로에 대해 경계심을 갖는다. 그 마음을 빨리 허물고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긍정적 태도와 자신감을 갖도록

프로그램 운영의 목표다.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우리가 바쁠수록 사회가 행복해진다’가 우리 협회의 모토입니다. 직원들에게도

적힌 일만 해서는 절대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목표를 세운 이가 있으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이 점을 늘 강조하고 있고요. 서류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마음이든 육체든 상처 입고

중간중간 전화로 점검하는 것이다.

힘든 이들을 상대하는 일이잖아요.”

또 걱정되는 이들에 대해서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채 협회장의 이 같은 말은 물론 산재근로자

“전화를 하면 정말 좋아하시죠. 누군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게

프로그램 운영에도 해당된다. 담당자인 이원지

그분들에겐 힘이 되거든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곤혹스러운

강사는 단지 정해진 시간에 충실히 임무를

경우도 많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밝은 목소리를 듣다 보면

다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어느새 피로감이 사라지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 맛에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확인하고,

힘들지 않게 이 일을 해오고 있고요.”

체크할 부분이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이

산재근로자들과의 만남을 단순히 직업상의 일로 여기지 않는다는

끝난 후에도 빠뜨리지 않고 확인한다.

것이 이원지 강사의 말.

예를 들어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하루 1시간

그러기에 지난 4년간 이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운동을 하겠다’ 또는 ‘컴퓨터 자격증을 따겠다’고

한 계속할 생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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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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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산재보험, 제 자신에게 한 유일한 선물이죠” 현대무용가 조현상 때론 격렬하게, 때론 느리고 부드럽게. 아름다운 몸짓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시킨다. 그리고 남는 것은 부상과 고통. 촉망받는 무용가이자 안무가, 또 무용단 대표로 활동하는 조현상 씨는 몸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신에게 한 가지 선물을 했다. 바로 ‘예술인 산재보험’이다. 글 김인수 사진 임익순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옅은 기운, 코끝을 간질이는 따스한 풀 내음. 양재천의 봄 위로 힘찬 몸짓 하나가 비상한다. 세상을 뿌리치고 날아오르는 듯, 날아오르는 듯…. “연습실 바로 뒤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복잡한

“연습실 바로 뒤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복잡한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니까요.”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니까요.” 187cm의 큰 키에 팔자걸음으로 성큼성큼 봄을 밟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 서너 명쯤은 가볍게 상대할 만한 무도인이 연상된다. 하지만 그는 무도인이 아닌 무용가다. 힘으로 사람들을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몸짓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봄기운 가득한 양재천이 ‘밝음’이라면, 천변에 위치한 건물 지하에 자리 잡고 있는 그의 연습실은 ‘어둠’이다. 양재천에서 비상을 꿈꾼다면, 연습실에서의 그는 침잠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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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좇아 움직임에 몰두하며, 그렇게 자신에게 빠져든다. 현대무용가 조현상. 계원예술고등학교와 상명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는 황미숙, 방희선, 이용인 등 국내 유명 안무가들의 작품에 무용수로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학 졸업 후 ‘UBIN DANCE’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틈, 네 개의 시선>, <소녀와 죽음> 같은 작품에서 주역 무용수로 이름을 알렸다. “제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 사촌 누나가 무용을 했어요. 그때 누나의 공연을 봤는데 정말 멋져 보였지요. 관심을 보이자 누나가 무용을 해보라고 권유했고, 그 길로 무용 학원에 달려갔죠. 무용이 뭔지도 모르고, 단지 많은 사람들이 보는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설레었던 거죠.”

무대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한 무용가

그는 비상을 꿈꾼다. 내일은 자신의 발목을 잡는

올해 서른한 살. 촉망받는 현대무용가인 그는 무용가는 물론 안무가,

모든 것에서 벗어나 훨훨 날기를 원한다. 그러기에 오늘 더욱 자신의 몸을 힘들게 한다.

더 나아가 무용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무용단 활동을 하는 동안 자신의 예술 철학을 담은 작품을 만드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로

2010년에는 미국인 발레리나 조슈아 퓨(Joshua

<짤막한 손편지를 보내주세요>를

L. Peugh)와 함께 ‘Dark Circles Contemporary

안무하고 직접 출연해 ‘2009년 베스트

Dance’를 창단했다. 또 직접 안무한 <결정적

안무가 쟁탈전’에서 관객이 뽑은 최고

순간>이 2010년 Dream & Vision에서

안무가로 선정되었다. 안무가로서의

우수작으로 선정되고 창무 국제무용제에도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초청되었으며, 2012년에는 ‘올해의 예술상(포스트 예술상)’을 수상하며 주가를 높였다. 이처럼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지만 그에게 한국은 예술 활동을 해나가기에 만만치 않은 곳이다. 더군다나 현대미술, 현대음악, 현대무용 등의 예술 분야에서 ‘현대’라는 말은 대부분의 일반인에게 ‘거부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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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길임을 알기에 과거와 달리 요즘엔 건강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예술은 하루 이틀 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아무래도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보니 연습, 혹은 공연을 하며

난해하다는 생각에 무조건 고개를 돌리는 것이

이곳저곳 다치게 됩니다. 실수로 다치는 경우도 있지만 나이가

일반적이다. 그러하기에 한창 왕성한 활동을

들수록 피로나 상처가 누적되어 허리 디스크, 어깨 탈골, 십자인대

해야 함에도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아 늘 갈증을

파열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요. 경제적·시간적

느낄 수밖에 없다.

여유가 없으면 치료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다시 무대에 올라가게

가난할 수밖에 없는 예술가로서의 부담,

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점차 악화되어 결국 무대를 떠나게

그 때문에 결혼 적령기인 그의 머릿속에 가정을

됩니다. 실제로 그런 무용수가 많고요.”

꾸리는 일은 자리 잡고 있지 않다. 당분간은

조 대표도 이미 허리 디스크나 어깨 탈골 등의 부상을 입은 전력이

혼자 몸으로, 그렇게 예술에 모든 걸 걸어야

있어 산재보험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산재보험을 들고 난 뒤 마음이

하기 때문이다.

든든해져서인지 그 이후에는 다치지도 않는다며 웃는다.

“저의 유일한 파수꾼이라면

“생각해보면 그간 제 자신에게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오히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통해 가입한 예술인

혹사만 했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이제야 제 몸을 위해

산재보험이에요. 아내가 있다면 몸을

선물한 게 바로 산재보험이에요.”

다치거나 했을 때 돌봐주겠지만 아내가 없으니

그의 설명과 적극적 권유로 10여 명의

산재보험이 저를 지켜주는 셈이지요. 저희처럼

단원 중 현재 5명이 예술인 산재보험에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보험이 있다는

가입했다. 20대의 젊은 단원들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건강에 자신 있어서인지 좋은 제도임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산재보험가입신청서를

인정하면서도 가입은 주저하고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면 더 많은 예술인이

크고 작은 부상에서 내 몸을 지켜주는 파수꾼

있다고. 하지만 그들도 한두 해 지나다

가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술가와 산재보험. 얼핏 연결되지 않는 낱말

보면 가입할 것이라는 게 조 대표의

무용가이면서 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까닭에

같지만 예술인 산재보험은 엄연히 시행되고

생각이다.

그의 시선은 좀 더 멀리까지 미칠 수 있게

있는 정책이다. 2012년 11월 처음 시행되어

“매월 1만여 원에서 5만여 원을 넣고

되었다. 무대 위에서 한순간을 불태우는 데

2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이를 잘 모르고

만약 다쳤을 경우 그 백 배의 보험금을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삶을 길게,

있는 예술인도 적지 않다. 조 대표 역시

받게 되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리고 총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였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를 찾았다가

위에서 내려다보고 아래에서 올려다보아도

그곳에서 우연히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그저 험난하게만 느껴지는 현대무용가의 길.

실시하는 설명회를 듣고 그 길로 가입했다. 진작

그래도 꺾이지 않고 달려 나가리라 마음먹으며

들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지만 늦게나마 들게

그는 커다란 몸을 일으켜 다시 한 번 공중으로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비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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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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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의 열정과 끼, 근로자문화예술제에서 꽃피우다

근로자문화예술제

■제35회 근로자문화예술제 개최 분야 구분

부문

내용

가요제

독창, 중창, 합창

해외 1개국, 전국 8개 권역에서 음악에 재능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동영상, 전화, 인터넷 및 현장 접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예심 실시 후 여의도 KBS홀에서 본선 및 시상식 개최

연극제

단막극, 기성극, 창작극, 뮤지컬

끼와 재능이 넘치는 아마추어 직장인 극단을 대상으로 대본 심사와 경연 기간 동안 공연장을 방문·심사해 수상자(팀)를 결정하며, 최고상 수상작은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앙코르 공연 기회 부여

미술제

회화, 서예, 공예, 사진

디지털 접수 시스템을 활용한 1차 심사 후 실제 작품을 접수, 본심 및 수상작 결정(수상작 작품집 발간·배포 및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회 개최)

문학제

시, 시조, 소설 (단편소설·콩트·단편 동화), 희곡, 단편 시나리오, 수필

작품을 접수, 예선 및 본선 심사를 거쳐 각 부문별 수상작이 결정되면 결과 발표 후 수상 작품집 발간 및 배포

■제35회 근로자문화예술제 주요 일정 구분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에게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의 장을 마련해줌으로써 근로자의 정서 함양과 삶의 질

가요제

접수

예선 및 경연

본선

발표

2월 1일 ~ 2월 28일

해외 예선 : 2월 15일 / 국내 예선 : 3월 1일 ~ 11일 (서울, 대전, 수원, 전주, 광주, 창원, 울산, 대구)

4월 4일

4월 4일

경연 : 5월 10일 ∼ 6월 22일

-

6월 26일

연극제

향상에 기여하고, 건전한 노동문화 창출로 창의적

미술제

7월 1일 ~ 8월 17일

-

-

10월 1일

여가활용 유도와 근로의욕 증대를 위해

문학제

7월 15일 ~ 8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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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근로자문화예술제를 마련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 KBS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근로자문화예술제는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가 자격은 재직 근로자, 해외 파견근로자,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 산재 요양 중인 자, 산재 장해자 등 근로자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단체 팀의 경우에는 사업주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 가요제와 연극제 모두 근로자문화예술제 홈페이지(www.workarts.co.kr)에서 참가 신청 후 현장 예심으로 진행합니다. - 고광필(임금채권부 과장)

■시상 내역 구분

음악

미술

문학

연극

대통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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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팀) 1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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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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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팀 700만 원

대상

1명 500만 원 (고용노동부)

1명 500만 원 (고용노동부)

1명 500만 원 (문화체육관광부)

1팀 500만 원 (고용노동부)

금상

2명 각 250만 원

4명 각 250만 원

4명 각 250만 원

1팀 300만 원

은상

3명 각 100만 원

8명 각 100만 원

8명 각 100만 원

2팀 각 150만 원

동상

4명 각 50만 원

16명 각 50만 원

12명 각 50만 원

3팀 각 100만 원

특별상

1팀 50만 원

-

-

1팀 50만 원

입선(개인상)

6명 각 10만 원

68명 각 10만 원

20명 각 10만 원

8명

※ 상기 일정은 진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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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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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근로자 자녀를 위한 대학 학자금 지원,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산재근로자 대학학자금 융자사업

2014년 융자 일정

구분 신청 기간

상반기(1학기)

하반기(2학기)

2014년 1월 6일 ~ 6월 30일

2014년 7월 1일 ~ 12월 1일

월 2회 접수 1회(초일~15일), 2회(16일~말일)

월 2회 접수 1회(초일~15일), 2회(16일~말일)

결과 발표 융자 재원/선발 인원

월 2회 발표(각 회차 접수 기간 다음 날) * 접수 기간 마지막이 휴일인 경우 다음 근무일까지 접수 마감일 연장

17억5800만 원 / 618명

11억7200만 원 / 412명

■융자 제외

근로복지공단은 산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대학교 학비 부담을 덜고, 실질적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산재근로자 대학학자금 융자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정택우(재활사업부 과장)

- 융자 신청일 현재 정부 및 공공기관 대학 학자금 융자 신청을 이미 한 경우 또는 이중으로 학자금 융자 후 상환하지 않은 경우 - 학점은행제 교육기관, 대학원 및 외국 대학에 입학 예정이거나 재학 중인 경우 - 같은 학기의 학자금을 이미 융자받은 경우 - 같은 학기에 장학금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경우(단, 일부만 받은 경우는 차액 융자 가능) - 이미 융자 한도액까지 융자받은 경우 - 전국은행연합회의 금융기관 신용정보관리규약에 의한 연체 정보 등이 등록된 경우 등

■융자조건 - 융자한도 산재근로자 세대당 2000만 원 범위에서 실납부 등록금 이내 - 융자조건 거치기간 : 연 1%, 상환 기간 : 연 2% - 융자기간 거치기간 : 융자일 ~ 졸업 후 1년 상환기간 : 4년간 매월 균등 분할 상환 ※ 군 복무 시 거치 기간 연장 신청 가능(최장 3년), 조기 상환 가능하며 조기 상환 수수료 없음

- 보증요건 무담보(공단의 ‘근로자 신용보증 지원제도’ 이용, 보증료 연 0.3% 별도 부담)

■융자대상 융자 신청서 접수일 현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근로자 중 다음 사항에서 한 가지에 해당되고 대학 과정에 입학 예정이거나 재학 중인 학생 - 사망 근로자의 배우자 및 자녀 - 상병보상연금 수급자 본인, 그 배우자 및 자녀 - 장해 등급 1~9급 판정자 본인, 그 배우자 및 자녀 - 요양기간 5년 이상인 이황화탄소 질병 판정자 본인, 그 배우자 및 자녀 ※대학 과정은 신청일 현재 고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학교(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방송통신대학, 기술대학 등)에 입학 예정이거나 재학에 한함.

■신청서 교부 및 접수 학교 소재지 또는 신청인 주소지 관할 근로복지공단 각 지역본부 복지부 및 지사 가입지원부 - 구비서류 학자금 융자신청서, 등록금고지서 또는 납부영수증,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단, 2008년 이전 사망 근로자의 유족은 제적등본) 1부씩 ※같은 해 2회 이상 신청 시 :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제출 생략(미성년자 제외)

- 융자 수속기간 융자 결정일부터 30일 이내 - 융자대행 금융기관 우리은행

■문의처 근로복지공단 각 지역본부 복지부 및 지사 가입지원부 ☎1588-0075 ※ 근로복지공단 각 지역본부 복지부 또는 지사 가입지원부로 문의하거나 공단 홈페이지(www.kcomwel.or.kr)에 접속하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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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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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근로자의 창업, 근로복지공단이 큰 힘이 되겠습니다

산재장해인 창업지원사업

■창업지원사업이란?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회사를 다니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심리적 이유이든, 장해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 때문이든 현실에서는 취업하기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산재근로자가 어려운 취업보다는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창업을 합니다. 하지만 산재장해인이 창업하는 것은 큰 모험입니다. 그럼에도 취업하지 않고 창업을 선택하는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창업! 어려워하지 마세요. 겁내지 마세요. 이런 분들의 직업 복귀 촉진과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창업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 노진경(재활사업부 과장)

- 산재장해인에게 근로복지공단 명의로 점포 등을 임대하여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 임차보증금이 1억 원 이내인 점포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월세가 포함된 점포도 임대가 가능합니다. - 임차계약은 1년 혹은 2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게 되며, 최고 6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 조건으로 연리 3%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달 납부하면 됩니다.

■신청자격 - 산재보험법에 의한 산재장해인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 창업을 희망하는 직종과 관련된 취득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거나, 관련 업종에 2년 이상 종사한 경우에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2013년부터는 사회적 기업 또는 예비 사회적 기업, 그리고 이를 준비 중인 법인도 해당됩니다. - 단, 일을 하고 있거나 본인 및 배우자가 자영업을 하고 있는 경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자영업자금 융자 또는 영업소를 지원받고 있거나 받았던 사람, 유흥, 사행성 업종,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지원 신청이 불가능합니다.

■신청방법 및 절차 - 근로복지공단 지역본부 및 지사를 방문하게 되면 지원가능 여부 등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후 창업을 희망하는 지역을 관할하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방문해서 창업컨설팅을 받은 후 확인서를 발급받으면 됩니다. - 이후 구비서류(신청서, 사업계획서 등)를 제출한 후 1차 자격심사,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결정(창업지원 컨설팅과정 포함)이 됩니다. - 근로복지공단은 매년 약 100명의 산재장해인에게 창원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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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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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험 50년, 사료찾기·체험수기 공모전에 참여하세요

산재보험 50주년 기념사업

산재보험 50년 사료찾기 공모전 ■공모기간 2014년 2월 14일(금) ~ 3월 31일(월)

■수집대상 자료 2000년 이전 자료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산재보험 관련 자료 일체 (영상 자료, 문서 자료, 박물류 등)

■응모서류 출품 사료, 공모전 참가 신청서 1부(신청서는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응모방법 우편 또는 근로복지공단 담당자 메일(sskim@kcomwel.or.kr)로 제출

■시상내역 우수 제출자 50명을 선정해 1인당 10만 원 상당의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증정

산재보험 체험수기 공모전 ■공모기간 2014년 3월 10일(월) ~ 4월 30일(수)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보험인 산재보험제도를 시행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산재보험 시행 50주년을 맞아 <산재보험 50년사> 편찬과 사료찾기 공모전, 산재보험 체험수기 공모전, UCC 공모전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재근로자와 자녀, 사업주를 포함한 많은 분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김정애(미래경영TF팀 대리)

■응모주제 산재보험 가입과 혜택 관련 수기

■응모양식 및 분량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에서 응모 양식 다운로드 후 작성(A4 용지 2~3P 내외)

■응모방법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접수

■시상내역 총 15명에게 총상금 800만 원 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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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의 마음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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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야기 어이쿠! 또 봄입니다….

기나긴 겨울 끝에도 또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리더니 그래도 기어이 봄은 왔습니다!

연초록 세상 꽃들의 합창 속에 지붕 위로 올라간 남자 어울렁더울렁

아름다움에 대하여 살아 있음에 대하여 세상을 향해 열심히 꽃 춤을 추고 있습니다….

★ 이영철 화가는 세상의 작고 여린 곳을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소시민의 사랑과 희망 그리고 너른 들판에 핀 풍성한 꽃 같은 풍요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순수하고 따스한 그의 그림과 글을 보며 마음을 다독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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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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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네, 문화가 되고 예술촌으로 거듭나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가파른 산자락을 따라 알록달록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풍경이 이채롭다. 집들 사이로 구불구불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을 걷다 보면 낯익은 달동네 풍경 속에 설치미술과 벽화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피란민의 고단한 삶을 보듬었던 감천마을이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는 르네상스 지대가 되어 이제, 사람들의 발길을 보듬고 감성을 자극한다. 글 양인실 사진 임익순 일러스트 문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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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을 따라 계단식으로 형성된 마을은 흔하디흔한 풍경이다. 그렇기에 멀리에서도 눈길을 사로잡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산동네가 마냥 궁금해진다. 그런데도 기어이 발길을 정하고야 마는 그곳의 정체는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절로 알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꼭 추천하는 명소로, 미처 몰랐던 이방인에게는 마치 숨은 진주를 캔 듯한 호기로움으로 기억되는 곳, 부산 감천문화마을이다. 피란민이 모여 군락을 이룬 산동네에 이제는 자연스럽게 문화라는 명칭이 붙어 감천문화마을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한국의 마추픽추’ 혹은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국적인 마을의 모습과 골목골목 그려진 벽화들,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예술 작품은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마을의 진화를 보여주는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결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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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네 빈집은 전시관과 창작 공간으로 변신했고, 골목길 곳곳은 벽화와 예술 작품으로 꾸며 마을 전체가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삶’을 거닐다, ‘예술’을 감상하다

감천문화마을이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이 손잡고

감천문화마을의 골목길은 좁고 사방으로 나 있어 자칫 길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하지만 골목길은

마을 곳곳에 예술 작품을 설치하고, 돌담에 벽화를 그려 넣으면서부터다. 4500여 세대 9600여 명의 주민과

신기하게도 막히는 곳 없이 이어져 있고, 물고기를 형상화한 화살표를 따라가면 골목마다 숨겨진 예술품을

예술가, 자치단체가 한마음 한뜻이 돼 현대식으로 재건축·재개발하는 대신 마을을 그대로 보전하되 빈집

감상할 수 있다.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인 감내어울터는 ‘건강탕’이라는 오래되고 낡은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30여 채를 창작 전시 공간으로 꾸미고 골목에는 벽화와 예술 작품을 설치한 것. 이곳은 또한 한국전쟁 당시

커뮤니티센터로 독특한 분위기가 풍긴다. 입구의 매표소에서 졸고 앉아 있는 아줌마의 모형이 웃음을 자아낸다.

피란민들의 집단 거주지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족 근현대사의 고난의 흔적과 기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빈집을 개조한 사진 갤러리, 낙서 갤러리, 작은 박물관, 하늘마루, 어둠의 집, 카페와 맛집, 골목길 투어 안내소도

가파른 산비탈에 파란색, 노란색, 하늘색의 사각형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달동네. 가파른 계단, 공동 화장실,

들어섰다. 그 외에도 생태 카툰, 서양화, 염색, 도자기 작가들의 작업장 겸 체험 공방도 마련됐다. 전영진 작가의

공동 목욕탕, 우물 등 옛 흔적과 주민들의 삶의 향기는 고스란히 관광객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하면서 역사와

‘사람 그리고 새’, 박경석 작가의 ‛꿈꾸는 물고기’, 한 글자 한 글자를 시각화해 도로 벽에 붙인 정지용 시인의

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향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포토 존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 등의 조형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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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 문화마을 찾아가기

푸르고 붉은색 지붕, 노랑과 분홍의 물탱크가 어울려 기하학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오와 열을 맞추어 정겹게 들어선 집들은 마치 성냥갑들이 모여 있는 듯하다.

우리의 정서와 감각이 녹아든 우리의 골목이자 동네 감천문화마을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오래전부터 터를 닦고 살아온 주민이다. 그들 삶의 자취를 자연스럽게 둘러보는 여정이야말로 감천문화마을의 진정한 의미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보면 현기증으로 눈앞에 별이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은 ‘별 보러 가는 계단’을 단지 이방인의 불편함이나 관광객의 색다른 호기심만으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 “여행객이 몰려 불편한 점도 있지만 이제야 사람 사는 곳처럼 생기가 넘친다”고 입을 모으는 어르신들은 마을 해설사를 자청해 관광객을 안내하기도 한다. 주민으로 구성된 ‘기자단’은 한 달에 한 번 타블로이드판 <감천문화마을신문>을 만들어 마을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감칠맛 나게 전한다. 마을주민협의회에서는 커피숍과 맛집, 안내소를 운영하는 등 일자리도 만들었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아닌, 도시 재생 사업으로 다 함께 행복한 마을로 번창하는 방식은 이 마을에서 직접 보고 느끼게 되는 진정한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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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처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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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화를 돋우는 소리다. 누군들 그만둘

공통점을 찾는 일이다. 앞에서 사람은 결국

줄 몰라서 계속 다니겠는가? 다녀야만

서로 다른 개체이기 때문에 모두 다르다고

하니까 다니는 것이다. 고로 직장 생활을

했지만 그 역(逆)도 성립한다. 그것은

힘들어할 때 곁에서 ‘아, 그렇게 힘들면 팍

‘인간’에게는 보편성이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까이에서 비슷한 점을 찾아 공감대를 확장해 호감을 키운다면 전쟁터 같은

그만둬!’라는 소리는 하지 말자.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이분들은 모두

직장 생활이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다. 글 김용전(작가, 커리어 컨설턴트) 일러스트 조성흠

여하튼 이 어머니에게는 3단계의 길이 있다.

‘사람’이요, ‘여자’다. 자녀가 있다면 다 같은

첫째는 동료 4명 중에서 가장 우호적인

‘어머니’요, 남편이 있다면 다 같은 ‘아내’이고,

사람을 찾는 것이다. 넷이 다 같이 어머니를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마트에서 같은 일을

따돌린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은 서로 다른

하는 ‘미화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개체이기 때문에 다 다르다. 반드시 마음이

힘든 청소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만 하는

호감의 3대 요소 근접성, 유사성, 상호성 현대인에게 직장 생활은 아우성 없는 전쟁터다.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이 충돌하기에 조율의 미학이

존 하워드 페인(John Howard Payne),

서로 다른 객체, 공통점 찾기에서 출발하라

착한 사람, 즉 따돌림에 부담을 느끼는

절실함이 있는, ‘가정 형편이 그리 부유하지

아마도 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 사람을 찾아서

않은 서민’이라는 사실이다. 같은 사람이요,

것이다. 그러나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저희 어머니는 청소 용역 회사에 다니시는

어떡하든 따로 만나야 한다. 이유는 동료들에

같은 여자요, 같은 아내요, 같은 어머니요,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데, 보름 전에 동네 근처의 마트로 발령이

대한 인적 사항을 알기 위해서인데, 특히

같은 미화원이고, 같은 서민끼리 왜 서로를

라는 가사의 노래를 기억하는 이는 많을

났습니다. 그런데 마트에는 선배 아줌마

나머지 세 사람을 이끌고 있는 리더에 대한

힘들게 하는가? 그것은 이런 공통점을

것이다. 그렇다. 존 하워드 페인은 ‘즐거운

네 분이 일하고 계셨고, 모두 전라도

정보를 상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다음 할

진실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의 집’ 가사를 쓴 사람이다.

출신이었습니다. 경상도가 고향이신

일은 이 정보를 토대로 그 리더와 자신의

그렇다면 이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직장신공>에 뜬금없이 웬 ‘즐거운 나의 집’

어머니는 처음 인사하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직장인들이 ‘즐거운 나의 집’을

사투리를 강하게 쓴 게 꼬투리가 되어서

외치는 것처럼 ‘즐거운 나의 직장’을 외칠

작은 실랑이가 있었고, 점차 일이 커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

지금은 네 분이 모두 어머니를 따돌린다고

적어봤다. 사실 인생을 살면서 직장인들이

합니다. 점심도 따로 먹고, 퇴근도 따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어찌

하고, 쉴 때도 따로 쉬다 보니 어머니가

보면 집이 아닌 직장이다. 따라서 인생이

직장 생활이 재미없다고 날마다 한숨을

행복하려면 직장이 즐거운 곳이 되어야

쉬어 곁에서 보기에 괴롭습니다. 힘들면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의

그만두시라는데도 계속 나가십니다. 작가님,

직장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장은 힘들고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괴로운 곳’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 학생이 어머니더러 ‘그렇게 힘들면 직장을

왜일까? 이번 호에서는 그 이야기를 해보자.

그만두세요’라고 한 건 해결책이나 위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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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하면

그리고 심리학자들의 또 다른 연구에서

‘우리’가 될 수 있다

‘우리’와 ‘그들’이라고 편을 나누어서 서로

결과가 좋아서 필자도 기분이 정말 좋았다.

미워할 때 약자 입장인 사람의 증오심이

이 문제를 해결한 비결은 무엇일까?

더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영국을 예로

이론은 아주 간단하다. 심리학자들은

들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로 나뉘어서

‘호감의 3요소’가 있다고 하는데 근접성,

서로 반목하는데 소수여서 더 힘이 약한

유사성, 상호성이 바로 그것이다. 근접성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증오가 더 강하다고

그야말로 가까이 있는 것이다. 유사성은 나와

한다. 이 어머니들의 경우에

비슷한 요소, 즉 직종, 출신지, 학교, 군대,

적용해보면 놀라운 사실을

취미 등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이

알 수 있다. 경상도 어머니가

유사성으로 뭉치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학벌,

피해자라고 하소연했지만 사실 마음속에

지연, 혈연을 따지고 결국 지역 감정으로까지

있는 증오는 전라도 어머니들보다 더 컸던

상대가 아닌 자신이 마음의 문을 더 굳게

할 일은 바로 그 리더를 만나서 이 공통점을

이어지는데, 이 어머니들도 마찬가지였다.

것이다. 이 증오를 본인이 먼저 무너뜨리지

닫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려워하지 말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장소는 회사

어쨌든 마지막 세 번째 상호성은 서로 대화를

않으면 서로 호감을 가질 수 없는데, 다행히

공통점을 찾아라. 공통점은 반드시 있으니

근처가 아닌, 가급적 리더나 이 어머니의

해보고 나서 알게 되는 인간적 공통점이다.

그 어머니는 이를 행한 것이다.

그것을 서로 확인하라. 왜 같은 인간이,

집이 좋다. 어떻게 말문을 열 것인지 걱정할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유사성이

필요도 없다. 누구의 집이든 그 집에

달라도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면 오히려

즐거운 곳이라면 내가 먼저 간다,

즐겁게 지내지 못할까? 이는 공통점이 없는

들어서보면 서로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호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대학생

그곳이 직장일지라도

게 아니라 애써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는 사람이구나’ 하는 공감대가

아들이 사연을 보내왔을 때 근접성은 문제가

이제 결론으로 들어가자. 대부분의 직장인도

그리고 명심하라. 유사성이 별로 없는

밀려오기 마련이다. 리더를 만나려는

없었고(직장이 같으니까), 유사성에서도

이 어머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직장

사람들 사이에 공통점을 발견하면 호감이

용기만 있으면 된다.

어느 정도 비슷한데(같은 미화원), 중요한

생활이 즐겁지 않은가? 싫어하는 누군가가

오히려 더 커진다는 사실을! ‘어? 저 상사,

답신을 보낸 지 일주일, 드디어 그 학생에게

공통점(자녀를 둔 어머니, 부족한 남편을

있는가?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가? 당연히

저 부하, 저 과장, 저 대리 알고 보니 꽤

회신이 왔다. 어머니가 “작가님 조언을

둔 아내, 힘들게 일해야 하는 가정 형편

근접성은 있고, 유사성은 있기도 하고

괜찮은 사람이네!’ 이런 말이 많이 나올수록

따르는 것을 힘들어했지만 결국 그대로 했고,

등)에서 공감대가 없다는 것을 한눈에 알

없기도 할 것이다. 문제는 상호성이다. 서로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일할

둘이 만난 자리에서 서로 붙들고 한바탕 울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공감대를 찾도록 한

대화해서 공통점을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곳은 지금 직장’이라고 외치게 될 것이다.

난 뒤에 지금은 사이가 아주 좋아졌다”는

것인데, 그 자리에서 얼싸안고 울었다는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법이므로

것은 ‘그래, 우리 이렇게 힘들게 사는 아내요,

모르긴 해도 이분들 사이는 근무지가 서로

어머니들인데 그걸 모르고 그동안 괴롭혀서

글쓴이 김용전은 작가다. 현재 KBS 제1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서 그가 맡고 있는 ‘직장인 성공학’은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달라져도 지속될 것이다.

미안해’ 하는 감정이 북받쳤기 때문이다.

행복한 직장인이 돼라” 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서로 <회사에서 당신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는 법>, <직장신공>이 있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서로

★ 않는 그만의 현실적 조언이 입소문 나면서 최장수 인기 코너가 되었다. 특히 누구보다 직장인의 고민을 공감하는 그는 “성공한 직장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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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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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울리는 화가 고흐의 인생과 작품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글 이희숙(안산산재병원 물리치료실 과장)

Vincent Van Gogh

읽으면서 그림들이 한층 가깝게 다가왔다.

고달픔, 나아가 생활의 전반적 특징까지 담고

“밭갈이하는 농부의 사진을 찍는다면 사진

있다. 이는 마치 과거 어렵던 우리나라의

속의 농부는 더 이상 밭을 갈지 않을 게

모습과도 겹치며 아스라함과 가족애를 느끼게

분명하다”라는 말에서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해주었다.

그림에 담으려는 그의 의지를 짐작할 수

사랑의 힘이 위대함을 알았기에 그는 소박한

있었다.

사람들의 영혼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당시 사진술의 발달로 미술계가 위협을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것이다. 우울한 삶

받을 때 인물과 풍경에 대한 그의 진지한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노력한 그를 통해

고찰이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인생의 의미도 되새겨볼 수 있었다. 고흐의

일조했다. 융통성 없는 진실보다 재구성하고

영혼과 소통한 느낌이 들 정도로 그의 편지는

전환해서 그림을 그리려 한 그의 생각을

진솔했고 가슴을 울렸으며 깊은 여운을

평소 나는 가장 관심 있고 흥미 있는 작품을

한 것은 미술에 대한 의지와 신념이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직접 느낀 것은

남겼다. 고흐가 생명을 걸면서까지 그림을

그린 화가로 고흐를 꼽았다. 내가 미술에

부족한 자신도 언젠가는 밀레 같은 거장이

이 책이 나에게 준 큰 선물이었다. 고흐를

통해 소통하는 화가가 되려 한 것처럼 나 또한

소양이 있는 것도, 미술사에 관심이 있는

되리라는 꿈을 위해 쉴 새 없이 그림을 그리는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이

항상 꿈을 꾸며 열정적으로 살아갈 것이다.

것도 아니지만 고흐의 작품은 묘하게 사람의

끈기와 열정은 “꾸준함이 항복보다 낫다”는

‘해바라기’일 것이다. 이 책의 편지에서 고갱이

마음을 끄는 힘이 있다. 사람들은 그를

그의 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의 노력은

아주 좋아했을 정도로 그의 ‘해바라기’는

‘미치광이 천재’, ‘불우한 천재’ 혹은 ‘최고

다양한 습작과 작품에서도 나타나는데,

대단했으며, 고흐 자신도 아꼈다.

가격을 받는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 인식하는

이 책에 연도순으로 나오는 작품은 그의

이 아름다운 ‘해바라기’ 못지않게 내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그가 쓴 편지글

노력과 변화 그리고 발전을 미약하게나마

가슴에 남는 작품은 그의 인물화다.

형식으로 엮은 이 책을 통해 고흐라는 너무나

느끼게 했다. 특히 유화에 대한 애착과 노력은

인물화에서야말로 붓놀림의 생명력을 직접

인간적인 한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가슴 깊이 다가왔다.

느꼈기 때문이다. 그가 쓴 영혼의 편지를

그중에서도 인간 고흐를 가장 절실하게

내가 가장 감동받은 것은 그의 작품에서

읽으면 이 같은 작품의 생명력을 더 잘 느낄

느끼게 한 것은 돈 문제로 항상 자신을

볼 수 있는, 무언가 이질적이면서 인간적인

수 있다.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형의 모습이었다.

점이었다. 그는 사진처럼 사물을 똑같이

우선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감자 먹는

재료비 때문에 동생에게 어렵게 돈 얘기를

묘사하지도 않고 일상적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작품이다.

꺼내는 그는 언젠가는 미술품이 팔려 은혜를

먼 그림들을 그렸다. 고흐의 내면적 사고와

실제 인간 모습을 비례와 해부학적 지식으로

갚을 수 있기를 희망하는 한 소시민이었다.

실제 삶을 알기 전까지는 이러한 것을 단순히

보았을 때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작품 속

이토록 고난으로 힘겨운 삶을 산 그를 빛나게

신기하고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농민들의 식사 시간은 그들의 거친 노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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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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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속도를 앞지르다 디지털 리더 변화를 시작하는 데는 도전과 모험, 용기와 무모함으로 똘똘 뭉친 프런티어가 필요하다.

계산기를 발명한 디지털 혁명의 선구자

파스칼

디지털 시대에도 그 흐름의 중심에 서기 위해 도전과 실패의 역사를 만들어온 혁신가가 있었다. IT 패러다임을 바꾼 리더들의 끊임없는 창의성,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명언은 17세기

굳건한 의지가 세상의 속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봤다. 글 양인실

프랑스 종교사상가 블레이즈 파스칼이 남긴 말이다. 그는 수학자이자 물리학자로도 이름 높았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세계 최초로 계산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세무서장으로 일하던 아버지를 위해 19세의 파스칼은 오차가 전혀 없는 계산기인 파스칼리느를 만들었다. 파스칼은 이후 계산기 50여 대를 더 만들었는데, 그중 몇 대는 지금도 프랑스와 영국 박물관에 남아 있다. 계산기를 발명한 파스칼은 이제 누구나 쉽게 계산을 할 수 있어 지금까지의 마음고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파스칼의 계산기는 여러 개의 회전 다이얼을 갖춘 기계식이다. 이 계산기는 처음 숫자를 나타내는 시스템과 더하거나 빼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는 이 숙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구조 역시 대단히 정교했다. 파스칼이 살았던 17세기는 과학 부흥의 시대였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을 남긴 갈릴레오 갈릴레이, 운동의 법칙과 만유인력 등을 밝힌 아이작 뉴턴이 동시대 과학자다. 과학계에서는 파스칼이 발명한 계산기를 높이 치켜세웠고, 그의 명성은 일반인에게도 널리 퍼져나갔다. 한 세기 뒤 프랑스 철학자 디드로는 이 기계의 훌륭함을 인정해 백과사전에 자세한 구조 도면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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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만으로 인터넷을 제패하다

직접 마케팅으로 PC 시장을 사로잡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 세르게이 브린

델 컴퓨터 창업자 마이클 델

1998년 스탠퍼드대 대학원생

미국 텍사스 의대에 재학

2명이 조그만 차고에서 만든

중이던 마이클 델은 기숙사에서

구글은 현재 전 세계 인터넷

애플 II를 구입해 뜯어보면서

검색 시장의 70%를 장악한다.

PC 구조를 익히고, 사업에

하지만 구글을 단순히 ‘검색

대한 꿈을 키웠다. 1984년

엔진’으로 여긴다면 오산이다.

1000달러의 자금으로 PC 조립

‘전 세계 모든 정보를 긁어

사업을 시작했다. 델 컴퓨터의

모으는 힘’으로 광고, 신문,

탄생이다. 2000년에는

방송, 도서, 번역, 부동산,

인터넷을 통한 하루 매출이

지도 서비스 등 사업 영역을 전 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이렇듯

5000만 달러에 달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델이 ‘PC업계의

구글의 ‘끝없는 혁신’의 중심에는 바로 동갑내기 공동 창업자 래리

제왕’, ‘PC업계의 공룡’으로 불린 이유는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앤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부터

직접 판매로 유통 비용을 줄이고 전 세계 PC 시장을 장악했기

특별했다. 1995년 오리엔테이션에서 2년 선배인 브린이 신입생인

때문이다. 직접 마케팅은 기존의 유통망을 뒤흔드는 혁명적인

페이지에게 캠퍼스를 안내해준 것. 둘은 첫 대면부터 논쟁을

발상이었다. 이로써 기업과 고객 모두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벌였다. 강한 자아와 엘리트 의식을 지닌 두 천재의 충돌이었다.

아니라 소비자에게 직접 주문을 받아 조립하기 때문에 시장의

이들은 ‘디지털 유토피아’를 만들겠다는 꿈을 공유했다.

요구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바로

1998년 기존 질서를 뒤엎은 ‘구글’의 등장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연결되기 때문에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델은 직원들이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는 비단 ‘검색의 품질’ 때문만이

고객의 전화를 친절하게 받도록 교육했고, 고장 신고를 받으면

아니다. “사악하지 말라”는 사훈은 신선하고 공정한 기업으로서

지체 없이 달려가서 수리해줬다. 델은 전자 판매가 지니는

구글의 이미지를 부각한 것. “최종 사용자에게 봉사하는 것이

신속성에 초점을 맞췄다. 고객이 인터넷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최우선 과제”라는 창업자의 메시지 역시 구글 마니아를 양산한

바로 PC를 조립해 36시간 안에 배달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

요인이었다. 또 수평적이고 혁신적인 구글의 근무 여건 역시

인터넷 직판은 세계적으로 히트했다. 이제 후배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델 컴퓨터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큰 이익을 내는 지혜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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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하는 엔지니어

한국의 마크 주커버그로 통하다

바이두 CEO 리옌훙

눔 대표 정세주 중국 최대의 검색 엔진 바이두 창립자

워크스마트랩스가 국내에 알려진 계기는

리옌훙은 31세에 한 허름한 호텔 방에서

구글이 이 회사를 2009년과 2010년에

바이두를 창립했다. 이후 6년 만에 나스닥

연이어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았기

상장이라는 쾌거를 이뤘고, 중국 기업

때문이다. 직원 4명으로 시작한 이 작은

최초로 나스닥 톱 100에 진입했다.

회사를 창업한 사람이 바로 정세주 대표다.

현재 바이두는 구글, 야후와 함께 세계 3대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대학도 졸업하지

검색 엔진이자, 중국에서는 80%에 이르는

못했지만 오직 열정만 가지고 미국으로

압도적인 점유율로 ‘검색 공룡’ 구글을

건너가 워크스마트랩스를 창업했다.

멀찌감치 따돌렸다. 세계 IT업계가 불황에

그는 2006년부터 2년 동안 할렘의 허름한

빠진 시기에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10평짜리 방에서 앱을 개발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바이두를 창립해 세계적인

마침내 2008년 말, ‘카디오 트레이너’를

기업으로 키운 리옌훙은 현재 중국 청년들이

출시했다. 앱 출시 이후 안드로이드 마켓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롤모델이다. 바이두 설립 당시 리옌훙이

헬스 분야에서 1위를 달렸다. 카디오 트레이너는 휴대폰을 몸에

중국의 인터넷 시장을 꿰뚫지 못했다면, 또 2002년 대대적으로

지니고 운동하면 알아서 거리, 속도, 경사도, 칼로리 소모량

기술 개발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바이두는 그저 그런

등을 측정해주는 앱이다. 이어서 출시한 ‘칼로리픽’이라는 칼로리

기업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리옌훙은 자신만의 경영 전략과

관리 앱도 출시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2011년에는 카디오

중국 실정에 맞는 전략으로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트레이너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기술과 칼로리픽의 식단 관리

물론,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게 한 주역이다.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다이어트에 필요한 모든 트레이너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 혼재한 인터넷 사업 분야에서 바이두는 오직 검색

‘눔 다이어트 코치’를 선보였다. 미국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끈

엔진만을 고수하며 시장을 개척하고 중국어 검색 분야에서

뒤 정세주 대표는 회사 이름을 ‘눔’이라고 바꾸고 한국 시장에도

절대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바이두는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진출했다. 그의 꿈은 눔을 최고의 앱 회사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끈질기게 검색한다는 의미인데, 이 집중력과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세계인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끈기야말로 리옌훙과 바이두를 성공으로 이끈 가장 큰 무기였다.

도와주는 최고의 회사, 최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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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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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극 열풍일까?

사극은 더 이상 중년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에 목숨 거는 왕이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시대가 됐다. 정통 사극에서 퓨전 사극, 픽션 사극까지 사극의 장르가 세분화되면서 시청자층도 넓어졌다. 사극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거기에 ‘팩션’이라는 설정을 덧붙이면 얼마든지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글 김헌식(문화 평론가)

사극,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다

<개콘> ‘뿜엔터테인먼트’의 김지민에게 사극 대본을 주면 어떨까?

왜 사극 열풍일까? <정도전>, <기황후>, <역린>, <명량-회오리바다>…

예전 같으면 그 자리에서 화를 낼지 모른다. 자기를 뭘로 보고 사극을 시키느냐고 말이다. 그럼 김지민이 사극을 거부하는 이유가 살이 찌기 때문일까? 아니다. 오히려 사극을 찍으면 살이 쫙 빠진다. 왜냐하면 사극 촬영은 강행군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바람의 나라> 촬영 초기, 송일국의 얼굴은 보름달 같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날렵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사극 촬영은 고생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사극은 배우들이 기피하는 장르다. 사극은 다른 일반 드라마보다 지방과 야외 촬영이 많고, 야간 촬영도 잦다. 물론 식사도 밖에서 해야 한다. 배우들은 지방 촬영을 할 때 아예 그 지역에 숙소를 정하기도 한다. <불멸의 이순신>처럼 육지가 아니라 물 위에 떠 있는 배에서 촬영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힘들다. 또 위험하기도 하다. 무술 장면이 많으면 칼과 창을 들고 말을 타야 하기에 안전사고가 일어난다. 특히 여성 연기자들은 더욱 그러해, 채시라나 문근영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또 전통 의상은 방한이나 방서가 안 돼 폭염이나 장마, 한파와 대설 시 배우들을 괴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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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극 열풍일까?

내용도 지금 시대와 맞지 않고 옛 이야기를 담아내다 보니 공감하지

모은 문근영은 <불의 여신 정이>에, 김태희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못할 것이다. 더구나 사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매우 심각한 고민에

출연했다. 뮤지컬 스타 조승우는 <마의>에 출연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빠지곤 했다. 사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인기가 없는 이들이거나 한물간

이런 사극 붐은 드라마만이 아니라 영화도 마찬가지다. 2013년 영화

배우라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사극이 나이 많은 남성들이나 보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할리우드 스타가 된 이병헌을 내세워 1000만

장르라는 인식도 한몫한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정작 인기를 끌지

관객을 돌파했고, 영화 <관상>은 이 시대 최고의 배우라는 송강호

못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주연으로 900만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면서 관상 열풍을 낳기도 했다. <건축학개론>의 조정석은 이 영화로 스타 자리를 확고히

배우, 스케일, 소재… 다양해진 스펙트럼

다졌다. 이런 사극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2014년에도 여러 편의 사극

하지만 이제 사극은 고리타분한 장르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현빈은

예컨대 드라마 <대장금>의 이영애는 이 사극 한 편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복귀작으로 조선을 배경으로 시대적 풍운 속에 놓인 정조의 감성을 담은

수십 개국에서 슈퍼스타가 되었다. 이요원과

영화 <역린>을 선택했다. 최민식은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엄태웅이 주연한 <선덕여왕>은 스타

<명량-회오리바다>에서 그간 구축한 하드코어 스릴러 캐릭터에서

고현정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고, 지금 뜨고

벗어나 역경을 극복하고 난국을 타개하는 실존적 이순신으로 변신했다.

있는 스타나 과거 인기 있었던 스타들이 한

이 영화를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최종병기 활>을 연출해 747만 명의

단계 발돋음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관객을 동원했었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개성파 저널리스트 앵커

<해를 품은 달>은 김수현이라는

역을 맡았던 하정우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 삭발을 하고 출연,

꽃미남 스타를 탄생시켰고, <성균관

<전우치>의 강동원과 맞짱을 뜬다.

스캔들>에서는 아예 꽃미남이 무리를 지어 등장해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정통부터 팩션까지, 호기심 자극하는 현실과 가상의 조합

현재 방영 중인 <기황후>도 고려 시대를

그렇다면, 대중은 왜 이렇게 사극을 선호하는 것일까. 사극이라고

배경으로 하지원과 주진모가 주연해 높은

다 같은 사극이 아니라, 요즘 사극은 기존 사극과는 다른 점들이 있기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하지원은 드라마

때문이다. 기존 사극은 주로 정극 스타일인 데 비해 요즘 사극은 퓨전

<다모> 이후 <황진이>, 영화 <형사>와

사극 양식이다. 퓨전 사극은 정극과 달리 역사적 고증에서 좀 더

<조선미녀삼총사> 등 사극에 빈번하게

자유롭다. 사실에 충실할수록 재미가 없어지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출연하고 있다. <바람의 화원>으로 인기를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퓨전 사극에는 폭넓은 설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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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극 열풍일까?

가공의 흥미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의상과 소품 역시 고증과 관계없이 현대적인 스타일이 가미된다.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특수 효과와 컴퓨터 그래픽도 적용된다. 배경음악은 더 이상 국악에 국한하지 않고 현재 대중이 즐기는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사용한다. 또 무엇보다 대중적인 무협물의 요소를 더한다. 무술과 활극이 편집과 특수 연출을 통해 실감 나게 표현되고, 등장인물들은 정극보다 단순해 극 중 인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진다. 소재는 정치·사회적 영역에서 벗어나 일상생활과 문화 영역으로 확장했다. 의학, 수사, 도예, 그림, 음식, 음악, 패션에 이르기까지 사극의 소재가 무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장르는 판타지, 로맨스, 스릴러, 액션을 불문한다. 여러 장르가 융합되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고 사랑과 성공을 여주인공에게 투영하는 방식을 주로 쓴다. 그들은 정치는 물론 기방이나 수라간, 장악원, 혜민서, 도화서,

이는 시청자나 관객들의 흥미와 몰입을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 고금을

포도청에 몸담고 있었다. 또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추리 기법을

관통하는 진실을 부각한다. 이러한 방식을 팩션(faction)이라고 칭하기도

더 강화한다.

한다. 팩션이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하는 방식이라고 보는 견해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무엇보다 주인공들은 역사 속의 인물이 아니라 우리와 동시대인이다. 특히 주인공인 리더들의 고민은 현재 관객들의 고민이다. 현대인들은 모두 리더의 위치에서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실존적인 존재다. 따라서 사극 속 인물들은 나이며, 내가 그들이다. 왕일지라도 그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거나 가족을 염려한다. 성공을 열망하지만 실패하고, 여러 관계에서 상처받아 괴로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사극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고 현재의 이야기면서 미래의 이야기다. 요즘 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과거를 통해 미래로 투영하는 것이 사극이다. 이에 부합할수록 더 큰 인기를 끈다. 앞으로도 이런 맥락에서 사극은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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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건강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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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이라면 계절과 관계없이 먼지가 많은 곳에 가면 증상이 나타난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 주의, 10년 새 5배 증가

알레르기 비염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재채기를 할 때 연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재채기는 대개 “에취~” 한 번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에취~ 에취~ 에취~” 하고 연속하거나 약간의 시간 간격을

알레르기 비염 환절기, 코에 찾아오는 불청객

맑은 콧물이 계속 흐르고,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발작성 재채기에 코까지 막혀 숨 쉬기 힘들고, 자주 가렵다. 이러한 증상들은 날씨가 건조하면서 꽃가루가 날리는 봄에 더욱 심해진다. 알레르기 비염은 전체 인구의 10~30%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이상기후와 환경오염 등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고, 발병 연령 또한 낮아지고 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알레르기 비염을 잡는 방법을 알아본다. 글 류용석(근로복지공단 인천산재병원 내과 과장)

알레르기질환은 면역 체계와 관계가 깊다.

두고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외부의 수많은 균과

필자도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환절기마다

독성 물질에 노출되는데 이로부터 우리 몸을

고생을 하는데, 이 발작적 재채기 때문에

지키는 체계가 면역계다. 외부에서 균이나

주변 사람들한테 민망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바이러스 등이 들어오면 면역계에서 이를

그리고 대개 코 가려움증과 함께 재채기를

인식해 항체를 만들고, 이 항체로 항원을

연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코 가려움증이

공격해서 무력화시킨다. 또 이 항원을

알레르기 비염의 특징 중 하나다. 그리고

기억해 추후 같은 항원이 들어오면 항체와

콧물이나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낮보다는 늦은

방어 물질을 재빠르게 생산하는데,

밤 혹은 아침에 심하고, 코막힘이 한쪽보다는

이 과정이 과도하게 일어나 나타나는 국소

양쪽으로 생기는 경우 알레르기 비염을

혹은 전신 질환을 알레르기질환이라 한다.

의심해볼 수 있다. 또 단순한 감기처럼 며칠

그중에서도 주로 비염 형태로 나타나는

내에 좋아지지 않고 몇 주 이상 지속되며,

것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이는 특정 시기에

하루 종일 다량의 맑은 콧물이 흐른다면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연중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시기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알레르기 비염은 유병률이 25%에 이를

비염’으로 나누는데, 대개 알레르기를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있으면 천식 발병률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꽃가루 등이 원인이라면 주로 봄철에

2~3배 높고, 천식과 비염이 같이 있는

알레르기가 심해지고, 집먼지진드기 등이

성인의 경우 80%에서 비염이 먼저 발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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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보면 알레르기 비염을 단순히 감기의

사용해 예전에 비해 부작용 사례가

일종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심각할 수

줄어들기는 했지만 개인차가 있으므로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만약 약을 먹고 졸리다면 약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 이후로

알레르기, 면역력 높이는 게 최상의 방법

간헐적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은 과거 치료력 등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더 높으므로 증상이

환자 혹은 보호자에게 얻은 병력에 대한

싶으면 꾸준히 복용할 것을 권한다.

정보와 임상 증상, 신체 검진 소견과

면역요법은 원인 물질을 희석한 뒤 피하

각종 진단 검사 결과 등을 근거로 한다.

혹은 구강, 비강 등으로 꾸준히 투여해

알레르기 비염은 대개 특징적인 임상

원인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이 없어지도록

증상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다른 알레르기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질환, 기관지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을

이는 약물 치료와 달리 알레르기 반응을

고려한다면 피부 단자 시험을 받아보는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치료지만, 시간과

것이 좋다.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좋은

비용이 많이 들고 장기간 치료해야 하며,

치료법은 원인 물질을 찾아 그것에 노출되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않는 것이다. 하지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많다. 또 과민성 쇼크(아나필락시스)

물질이 대개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같은 치명적 부작용도 동반할 수 있기에

있는 것들이라 그것들을 완전히 차단하는

알레르기 내과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것은 영화 <그래비티>의 스톤

안전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목숨을 앗아갈

박사처럼 우주에서 떠돌지 않는 한

정도로 치명적 질병이지만, 계절이 바뀔

불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때마다 따라다니며 완치하기 어려운 ‘불편한’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크게

질병이다. 하지만 그 특징을 잘 알고 제대로

약물요법과 면역요법으로

대처하면 얼마든지 불편하지 않게 조절할

나누고, 약물요법으로는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주로 항히스타민제를

콧물이 줄줄 흐르거나 주변에서

사용한다. 항히스타민제의

쳐다볼 정도로 심하게

대표 부작용이 졸음인데,

재채기를 연발한다면 휴지만

요즘에는 주로 졸음이 적게

찾지 말고 내과 전문의와 꼭

오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상의해 볼 것을 권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는 착한 수칙 발효 음식을 먹자 알레르기 비염에는 발효 음식이 좋다.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된장과 청국장, 간장, 김치는 숙성되면서 생성된 발효 물질이 혈관에 쌓인 찌꺼기를 분해한다. 그리고 인체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이 비염에 효능이 있다. 그 외에도 비타민과 섬유소·칼슘·칼륨· 철분 등의 무기질을 함유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비롯해 현미·보리·율무·수수·콩· 조 등의 잡곡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강, 코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대추, 알레르기를 억제해주는 성분과 체내에 축적된 유해 물질·중금속을 배출하는 녹차가 좋다. 실내 온도와 습도, 체온 유지에 신경 쓰자 • 실내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은 기본,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 대부분의 병은 손을 통해 옮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적당한 외부 활동과 비타민 D 섭취도 필요하며,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호흡이 원활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낀 나머지 찬 음식이나 찬 음료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습관은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려 오히려 비염이 악화된다. • 비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 유지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체온을 높이는 것도 좋다. 특히 기온 변화에 민감한 아이의 경우 외출 시 마스크나 온도 조절용 여분의 옷을 꼭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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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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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익어갈수록 아이들의 우정은 더 깊어질 거예요” 독자 유지희 씨의 해피 투게더 산골 학교 아이들의 공부방에 오븐이 도착했습니다. 유지희 씨가 독자 소원 이벤트를 통해 보낸 선물입니다. 아이들은 오븐을 보자마자 밀가루에 코코아 가루를 섞어 쿠키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전교생이 친형제자매처럼 어울려 크는 산골 학교 아이들. 아이들 사이에 달콤한 우정이 가득합니다. 글 이나영 사진 임익순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별빛산골교육센터’

지내야 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고

독자 유지희 씨는 주말부부다. 남편과

말한다. 유 씨에겐 송유찬, 송유현, 송유나

세 자녀는 춘천에 있고 유 씨는 주중에만

삼 남매가 있다.

서울 친정에서 출퇴근한다. 아이들 교육

“아직 엄마 손길이 많이 필요한 나이죠.

여건상 일부러 서울로 이사를 오기도 하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엄마 없이도

판에 유 씨 가족은 좀 이색적이다.

셋이서 똘똘 뭉쳐 씩씩하게 지내고

“7년 전 춘천지사로 발령 나면서 가족이

있어요. 아이들의 생활에 버팀목이 돼주는

아예 춘천으로 이사했어요. 남편은 귀농해서

별빛산골교육센터 덕분이죠.”

소규모 농사를 지으면서 지역 사회단체 일을

‘별빛산골교육센터’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겸하고 있죠. 지난해 제가 다시 서울 본사로

방과 후 공부방이다. 춘천시 사북면

발령이 나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됐어요.”

고탄리에 위치한 송화초등학교 전교생

유 씨는 부부의 결정으로 주말부부가

51명이 이 공부방을 이용하고 있다.

됐지만, 아직 어린 삼 남매가 엄마 없이

방과 후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시골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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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학교보다 별빛센터에서 더 많은

동네 엄마, 동네 아빠는 돌봄 센터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호칭이다.

별빛센터 아이들은 학업 부담과 경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뛰놀면서 자란다. 친구끼리 서로 돕는 법, 의사소통하는 법,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법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다.

별빛산골교육센터는 전혀 다른 타인이 모여 가족 공동체를 형성하는

마주한다. 그래서 이 마을 아이들은 마치

‘동네 엄마’, ‘동네 아빠’라고 부른다.

익힌다. 아이들은 놀면서 더 많은 것을

경험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집 형제자매 같다. 별빛센터 아이들은

마을 주민이 모두 아이들을 함께 돌보기

배운다는 게 이곳 엄마 아빠들의 생각이다.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프로그램은 바로

마을 어른들을 ‘아줌마’, ‘아저씨’가 아닌

때문이다. 별빛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

그런데 별빛센터가 자리를 잡아나가자

‘요리’다, 동네 엄마 한 분이 요리 선생님을

2004년. 송화초등학교 학생 1명이 방과 후

이 산골 학교로 전학 오는 서울 아이들이

자처해 아이들이 매주 새로운 요리를 직접

학교 앞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마을 내

만들어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일어나자 당시 학부모들이 모여 공부방을

가정에서 하숙하며 산골 아이들과 똑같이

“아이들은 요리를 하면서 서로 교감하고

만들었다.

생활한다. 현재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협동합니다. 제 손으로 만든 음식을 친구들과

지금은 돌봄 센터의 모습을 갖췄지만,

아이(25명)보다 유학을 온 아이(26명)가 더

나눠 먹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정을

처음에는 엄마 아빠들이 자비를 들여

많다고.

쌓아나가죠.”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별빛센터는 유 씨네 삼 남매뿐 아니라 마을 아이들 모두의 요람이다.

방과 후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한 돌봄 센터 만들어

아이들은 방과 후 별빛센터에 모여 함께

방식을 어렵지 않게 보여준다.

놀고, 간식을 먹고, 숙제도 한다. 저녁밥까지 든든히 먹고 난 뒤 아이들이 헤어지는 시간은 저녁 7시. 해 질 무렵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해가 뜨면 다시 반가운 얼굴을

유 씨는 “아이들이 더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공동 육아 개념으로 출발했다. 학교 부설 유치원 내에서 시작한 별빛센터는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요리 시간

있도록 오븐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오븐을

고탄리마을회관을 거쳐 현재의

별빛센터는 매일 저녁 7시까지 아이들을

통해 제 마음의 하트가 아이들의 마음으로

위치(솔다원나눔터)에 둥지를 틀었다.

돌보면서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옮겨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씨의

별빛센터 아이들은 학업 부담과 경쟁에서

운영한다. 월요일 ‘텃밭 농사꾼’, 화요일

바람대로 지난 2월, 별빛센터에 성능 좋은

벗어나 자유롭게 뛰놀면서 자란다. 친구끼리

‘솜씨 뽐내는 요리’, 수요일 ‘꼬마 목수 목공’,

오븐이 도착했다. 오븐을 선물 받은 아이들이

서로 돕는 법, 의사소통하는 법, 자기 일은

목요일 ‘동아리 활동(바느질·자전거·체육)’,

앞으로 더욱 즐겁게 요리를 하고, 더 건강하게

스스로 알아서 하는 법도 자연스럽게 몸에

금요일 ‘자유 놀이’로 하루하루를 소중한

무럭무럭 자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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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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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전을 위한 리스트 업

남과 다른 노력, 어디까지 해봤나?

나의 빛나는 미래를 결정하는 단서

오늘은 미래의 시작점이다. 오늘을 잘 사는 자의 앞날이 알차고 빛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하나하나 짚어보자. 오늘 하루, 나는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어제의 반성, 오늘의 계획, 내일의 완성

든든한 동행이 있어 더욱 알차고 빛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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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희망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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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근 근로자의 영업 활동 중 발생한 사고, 사적 행위에 의한 것이라면 산재보험 적용받을 수 있을까?

보험회사 직원 D 씨는 보험료를 수납하기 위해

사건

지방에 가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D 씨의 사고가 업무와 상관관계 없이 친분 관계에 따른 사적 행위라면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을까?

산재보험법이 정한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 해당 업무로 인해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그러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연관성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한다. 일러스트 조성흠

동년배 여성인 B 씨를 위해 월 보험료가 10만 원에 불과하고

판결 요지

이를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하면 간단히 납부할 수 있기에, D 씨가 새벽에 차량을 운전하면서까지 굳이 B 씨가 운영하는 호프집까지 가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으며, 수금 마감일 이전에 가상 계좌로 정상 입금되어 이 사고 당시 B 씨가 보험료를 미납하거나 연체한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D 씨는 사고 이전 10일간 열네 차례나 대부분 자정 넘어 전화 통화를 했고, B 씨에게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던 점 등을 참작하면 D 씨와 B 씨가 단지 보험회사 직원과 보험 가입자 사이가 아닌, 어느 정도 친분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D 씨가 B 씨의 호프집으로 차를 운전해서 간 것이 업무와 상관없이 B 씨와의 친분 관계에 따른 사적 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보험금 수금이라는 업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11구단2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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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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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뉴스

03+04

2013년 반부패 경쟁력 평가 1등급 기관 선정

공단 직영

최고 등급 ‘매우 우수’ 기관 선정

안산·창원산재병원 리모델링 완공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이재갑)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2013년 반부패 경쟁력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이재갑)은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인천·안산·창원산재병원

평가에서 3000명 이상인 공직 유관 단체 19곳 중 유일하게 1등급(매우 우수) 기관

등 3개 병원에 총 492억 원을 투자해 입원 병동, 외래 진료실, 재활전문센터, 건강

으로 선정됐다.

관리센터 등 진료 환경을 환자 편의 중심으로 개선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였

반부패 경쟁력 평가는 매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각 급 공공기관의 반부패 청렴 활

고, 지난 1월 안산산재병원(원장 임호영)과 창원산재병원(원장 신영민) 두 곳이 먼저

동과 성과를 평가하는 것으로, 근로복지공단은 2012년 Ⅲ등급 보통 기관으로 평가

완공되어 준공식을 열었다.

받았으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 성공 프로젝트’ 컨설팅을 받아 2013년에는 반부

이에 따라 병실당 7~8명의 환자가 입원하던 병실을 5명으로 줄여 환자와 보호자의

패 경쟁력 평가 1위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활동 공간을 확보했고, 병실마다 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해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이재갑 이사장은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고려했다. 또 환자와 가족을 위한 휴식 공간 마련과 외부 주차장 설치 공사 등으로

개선해 국민이 깨끗하고 투명한 공단으로 인식하도록 노력하고, 반부패 청렴에 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함으로써 고객 중심의 첨단 병원으로 진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한 경쟁력도 더욱 향상시키는 윤리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선했다. 이와 함께 55억 원을 투자해 MRI(안산산재병원)와 128채널 CT(창원산재 병원) 등 최신 첨단 장비를 갖춰 보다 정밀하고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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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누리 블로그 대학생 기자단 발대식 개최

안산지역의 유일한

연구개발 등 최첨단 재활 의료공학 연구업무를 수행하

이재갑)은 제4기 희

공공의료기관인 안산

고 있다.

망누리 블로그 대학

산재병원(원장 임호

생 기자단 발대식을

영)이 드라마 촬영장

2월 28일 본부에서

소로 큰 인기를 끌고

근로복지공단(이사장

개최했다. 대학생 15명이 기자로 위촉되었으며, 이들

있다. KBS 2TV 주말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촬영팀

이재갑)은 ‘2014년

은 향후 1년간 고객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운

은 1월 26일 병원 입구와 현관, 응급실, 산부인과 외래

전국 재활보상부장

영하는 공단 블로그 ‘희망누리’에 소개할 다양한 소재

복도, 그리고 새롭게 단장한 영상의학실에서 촬영했고

워크숍’을 2월 24일

를 발굴하고 친화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이를 2월 1일·8일·9일에 3일간에 걸쳐 방영했다. 지

부터 25일까지 이틀

난 2월 16일 종영한 국민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은

간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2014년 도 산재보상 부문 주요사업 추진방향 등을 전파·공유하 고, 재해조사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했다.

03+04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시했다. 재활공학연구소는 선진 재활치료와 훈련기법

근로복지공단(이사장

희망 뉴스

근로복지공단 본부 울산혁신도시로 이전

안산산재병원 드라마 <왕가네식구들> 촬영

이재갑)은 정부의 공 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근로복지공단 대표 블로그(희망누리) 디자인

47.3%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다문화 가정

추진에 맞춰 2014년

리뉴얼 완료

의 휴먼 다큐 프로그램인 EBS <사랑> 역시 안산산재병

3월 25일부터 4월 4일

공단 대표 블로그 ‘희

까지 부서별 순차적으로 울산혁신도시로 이전하여 새

망누리’가 새 단장을

롭게 업무를 시작한다.

마쳤다. 희망누리는

전국 재활보상부장 워크숍 개최

원에서 촬영해 2월 28일 방송됐다.

자기주도 학습기반의 스마트러닝 시범운영 지역본부별 경영 계획 보고회 개최

인재개발원(원장 김

‘희망’이라는 콘셉트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영준)은 유비쿼터스

아래 크게 ‘희망 첫

이재갑)은 핵심역량

교육환경 구축과 수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출발’, ‘희망 웹툰’, ‘희망 돋보기’, ‘근무 중 속닥속닥’으

강화, 고객중심 서비

요자 중심의 다양한

이재갑)은 산재근로

로 카테고리를 분류했으며, 각 카테고리의 콘텐츠는

스 체계강화, 윤리 경

교육 콘텐츠 제공으

자와 가족 간의 갈등

긍정적 메시지와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영 강화 등 2014년도

로 자기계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스마트러닝을 시범

산재근로자 가족화합 지원 프로그램 운영

중점 경영계획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지역본

을 해소해 심리적 안 정을 꾀하고, 재활 의

2013년도 근로복지공단 우수 의사 선정

운영한다.

부별 경영계획 보고회를 2월 19일부터 3월 12일까지

윤운기 동해산재병원장 취임

욕을 높이기 위해 ‘2014년도 산재근로자 가족화합 지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영 대상은 요양 중인 산재

이재갑)은 2013년도

환자 중 희망자이고, 운영 기간은 3~11월이다. 인천산

우수 의사로 인천산

재병원 등 10개 산재병원에서 운영하며, 기본 프로그

재병원(원장 양유휘)

재활공학연구소(연구

원 신관 지하강당에서

램으로는 산재 환자의 심리 안정, 가족 관계 증진, 의

성봉모 비뇨기과과장

소장 문무성)는 인천

제9대 윤운기 병원장

사소통 강화를 위한 집단 상담, 문화 활동 관련 프로그

을 선정했다. 근로복지공단 우수 의사는 공단이 직영

산재병원 내에서 인

취임식을 거행하였다.

램이 있고,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산재 환자와 가족을

하는 10개 산재병원에서 근무하는 170여 명의 의사를

근 부지에 신축한 새

윤운기 병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객중심의 병원으로

위해 힐링 캠프, 리마인드 웨딩, 전통 혼례식 등이 구

대상으로 직원 설문조사와 수공기간 등을 토대로 중앙

청사(인천시 부평구

거듭나며 직종간 화합 및 노사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효

성되어 있다.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발했다.

서울지역본부 등 6개 본부에서 순차적으로 시행했다.

동해산재병원은 지난

재활공학연구소 이전

3월 4일 오후 4시, 병

경인로 10번길 26번지)로 이전해 2월 17일 업무를 개

율적인 경영을 추구하자”고 협조를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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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중구 종가로 340 근로복지공단 홍보부 희망나무 담당자 앞

2014 03 +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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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에서는 우리나라 모든 근로자분을 위해 <희망나무>를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거나 주소가 변경된 분은 독자엽서에 주소를 적어 보내주십시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옆에 (구독 신청), 주소가 변경되신 분은 (변경)이라고 기재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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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호 <희망나무>를 평가해주십시오(내용 구성과 편집 디자인을 종합해).

매우 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2 이번 호에서 가장 좋았던 기사의 제목과 그 이유를 적어주세요.

3 편집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매우 불만족


대전산재병원 재활치료실 유명훈 대리는 평소 조용한 성격이지만 입사 후 남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근면 성실함과 예의 바른 모습으로 신뢰를 쌓아갔다. 그리고 2년 뒤 입사한 이승재 사원은 예의 바르고 성실한 모습이 유명훈 대리의 도플갱어가 연상될 정도로 판박이였다. 사는 곳도 다르고 외모도 많이 다르지만 재활치료실에서 수줍은 듯 따스한 미소로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두 사람은 퇴근 후에도 우정을 돈독히 쌓는 선후배 사이이자 멘토와 멘티다. - 근로복지공단의 멋진 두 남자(이승재 사원, 유명훈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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