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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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ran



Mutual Metaphor.63x93cm.Photo,Mixed Media.Epoxy.2012


Mutual Metaphor.83x83cm,Photo.Mixed Media.Epoxy.2013


Mutual Metaphor.71x71cm.Photo,Mixed Media.Epoxy.2012


Mutual Metaphor.83x83cm,Photo.Mixed Media.Epoxy.2013


Mutual Metaphor.83x83cm.Photo,Mixed Media, Epoxy.2013


Mutual Metaphor.83x83cm.Photo,Mixed Media,Epoxy.2013


Mutual Metaphor,93x63cm.Photo,Mixed Media,Epoxy.2013


Metaphor.71x71cm,Photo,Mixed Media.Epoxy.2012


Mutual Metaphor.83x83cm.Photo,Mixed Media,Epoxy.2013


Metaphor.93x63cm,Photo,Mixed Media.Epoxy.2011


Metaphor.62.5x92.5cm Photo,Mixed Media, Epoxy.2011


Metaphor.85x85cm,Photo,Mixed Media.Epoxy.2011


Metaphor.90x90cm,Photo,Mixed Media.Epox y.2011


Metaphor.85x85cm.Photo,Mixed Media.Epoxy.2011


Metaphor.85x85cm.Photo,Mixed Media.Epoxy,2011


Metaphor.85x85cm.Photo.Mixed Media.Epoxy,2011


Metaphor.93x63cm.Photo.Mixed Media,Epoxy.2010


Metaphor.63x93cm.Photo,Mixed Media,Epoxy.2010


Metaphor.85x85cm.Photo.Mixed Media,Epoxy.2010


Metaphor.83x83cm.Photo,Mixed Media.Epoxy.2010


Metaphor.90x90cm.Photo,Mixed Media.Epoxy.2010


Metaphor.80x120cm.Photo,Mixed Media.Epoxy.2010


Metahor.90x90cm.Photo.Mixed Media,Epoxy.2010


Metapor.127x53cm,Photo,Mixed Media,Epoxy,2009


Metaphor.63x93cm,Photo,Mixed Media.Epoxy.2009


Metaphor.85x85cm,Photo,Mixed Media.Epoxy.2009


Metaphor.93x63cm,Photo,Mixed Media.Epoxy.2009


Metaphor.85x85cm,Photo,Mixed Media,Epoxy,2009


Metaphor.123x95cm.Photo,Mixed Media,Epoxy.2008


Metaphor.135x95cm.Photo,Mixed Media,Epoxy,2008


Metaphor.90x90cm.Photo,Mixed Media,Epoxy.2008


Metaphor.80x120cm.Photo.Mixed Media.Epoxy.2008


Metaphor.90x90cm.Photo,Mixed Media,Epoxy.2008


Metaphor.120x80cm.Photo,Mixed Media.Epoxy.2008


Metaphor.57x127cm.Photo.Stone Modeling.mixed media.Epoxy.2007


Metaphor 146x77cm.Photo,Mixed Media. Epoxy.2007


Metaphor.126.5x104cm Photo,Mixed Media.Epoxy.2007


Metaphor.147x77cm. Photo,Mixed Media,Epoxy.200


Metaphor.80x57cm.Photo,Mixed Media,Epoxy.2007


Metaphor.135x92cm.Photo,Mixed Media.Epoxy.2007


Metaphor.79.5x56.5cm.Photo,Mixed Media.Stone Modeling,Epoxy.2007




-김 영 란의 전시에 부쳐-

상반된 것의 화해 김 광 명(숭실대교수, 예술철학)

작가의 작품의 향방을 알려주는 것은 예술의지 혹은 예술의욕이다. 그렇다면, 한 작가에게 있어 예술의지 혹은 예술의욕을 가 늠해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는 그것을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으나 이를 압축해놓은 것이 흔히 무제(無題) 라고 내건 타이틀을 포함하여 작품의 모든 주제일 것이다. 근자의 전시에서 김영란이 다룬 주된 주제는 <진공묘유(眞空妙有)>(2002, 9), <존재, 비존재>(2005, 5), <異而一>(2005, 10) 이다. 평자가 보기엔 매우 의미있는 주제라 여겨진다. 비어있으면서도 은밀하고 묘한 무엇이 있다는 것, 존재와 비존재, 그리고 다르면 서 동시에 하나인 것이다. 이는 작가 자신의 예술관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무엇이 비어있으며 묘한가? 무엇 이 존재이며 동시에 비존재인가? 무엇이 다르면서도 동시에 하나인가?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작품으로 표상된 이러한 의 미를 찾아보기로 하자. 김영란은 손에 잡히지 않는 그 무엇을 파악하려 애쓰며, 이를 여러 가지 무의식의 기호로 나타낸다. 때로는 수의 나열로 보이기 도 하고, 마치 퇴색한 화석처럼 어떤 희미한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는 운명적인 것에 접근하여 본능이 어떻게 억압된 정 서의 형태로 구체적인 표현을 얻게 되는가를 살핀다. 그는 일상의 것이 지닌 적나라한 표출을 통해 점잖은 규칙, 올바른 규칙에의 집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언젠가 뉴욕 맨하튼 에서 행해진 이른바 게이(gay) 축제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남녀의 구분이 없는 게이들의 페스티벌을 보며, 축제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전혀 즐겁기는 커녕 오히려 역설적으로 처절한 기분을 맛보며, 그들만의 절규를 느꼈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것 의 이면에 감춰진 인간의 깊은 정서를 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김영란은 여성에게 제도적으로 가해진 억압을 자신의 처지에 이입하여 자 기 자신의 것으로 육화하여 이를 표출 하려고 시도한다. 여성적 의미를 가슴으로 상징화하여 여성의 욕망과 욕구를 바라본다. 거기에 장식된 진주목걸이, 몸에 걸친 모 피, 또는 담배를 피우는 모습 등을 통해 시대적 제도적 편견에 대해 도전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의지를 부분적 인 사진작업을 통해 영상이미지로 담아내고 있다. 때로는 시계로 표현된 일상의 시간적 배열, 질서, 규칙 등을 암시하고 있다. 김영란은 사회적 제도에 대해 다중적 인 혹은 다층 적인 태도를 취한다. 특히 일련의 작품 <존재, 비존재>, <異而一>은 갈등과 모순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미지가 뒤얽히고 혼재되어 있지만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 때로는 힘든 고통과 가학적이기도 하고 피학적이기도 한 양가감정(兩價感情)이 병행하지만 이 것이 즐거운 고통이 되어 화해되고 승화된다. 김영란의 작업과정에서 소재를 다루는 테크닉과 기법이 점차 원숙해지고 있거니와 여러 가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다 더 새 로운 의미를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중에 앞서 말한 복합적인 양가감정이 긴장관계를 이루면서도 화해를 향해 다 가간다. 이처럼 상반된 것의 화해가 김영란의 작품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일 것이다.


-김 영 란의 전시에 부쳐-

사진 혹은 회화에 투영된 욕망의 시선과 권력 이 승 훈 (사이미술연구소)

작가 김영란의 작업은 그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몇 가지 중요한 회화적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첫 번째 형식적인 면에서는 그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물어내고 사진적 회화 혹은 회화적 사진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내 용 면에서는 그가 다루는 벗은 몸의 이미지를 보는 시선에 있어서 욕망과 권력의 경계에서의 뒤집기를 시도하고 그러한 시선을 발견하는 구조를 보여주는 것을 통해 새로운 소통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의 발전은 매체와 기술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예술의 역사에서 발견된다. 그 중에서도 사진은 예술이라는 긴 역사에 비하면 200년도 안 되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매체이다. 이렇게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사진은 예술의 지각방식까 지 변화를 주게 되었고, 기술복제시대라는 예술에 있어서 혁명적인 변화의 계기를 가져다 주었다. 사실 사진의 원리는 아리스토 텔레스의 기록에서 언급될 정도로 오래되었다. 예술가들은 이 원리를 이용하여 ‘카메라 옵스큐라’ 라는 장치를 르네상스시대 에 이미 개발하였으며 17~8세기 정교한 정물화가 발전한 것은 이 장치가 소형화 되면서 된 것을 나타난 현상인 것을 보면 사진은 회화의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발명이었음을 알게 된다. 현대에 와서는 이 사진과 회화는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고 심지어 이종 교배적인 혼합 장르의 작품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작업을 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이 작가 김영란이다. 작가 김영란은 이 사진을 매개로 하여 작업을 한다. 그러나 사진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 위에 거친 제스쳐가 드러나는 드로잉적 선묘가 보이기도 하고 오래된 회화작품이 부식된 듯이 칠해진 페인팅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리고 사진적 사실 주의 회화기법이 들어가거나 인상주의적인 점묘기법의 물감이 얹혀지기도 한다. 그런데 작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의 작 업과정을 보면 작품 완성 후에 액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과정에 이미 액자 작업을 하고 여기에 작품과 연결하여 그 위에 표 면작업을 다시 하는 방식으로 적절한 광택과 깊이를 얻어내는 작업까지를 하고 나서야 완성작품을 얻게 된다. 마치 최근의 사진 에서 디아섹(Diasec)이라는 보존처리 기법을 통해 완성된 작품을 보관하듯 그의 작업은 이에 비견되는 과정을 직접 손으로 하여 작품의 표면처리 작업과 보존작업까지를 자신의 작업 영역 안으로 끌어 들인 듯 하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액자와 표면처리 용제 가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는 사진작업과 회화작업이 하나로 밀착되어 붙어있다. 이러한 작업을 직접 해내는 이유는 독특한 화면 분위기가 감지되는 작업 결과물들이 말해주고 있다. 그의 작업은 일반적 사진이나 회화작품에서 보기 힘든 깊은 시각적 깊이가 느껴진다. 그의 작업 내용이나 모티브에서 오는 느낌 도 있지만 오래된 사진이나 유화작품에서 느껴지는 그러한 시간성이 담겨진 듯한 미묘한 광택에서 오는 느낌도 하나의 이유인 것 같다. 요즈음 사진 작업에서 흔히 사용되는 디아섹(Diasec)이 투명도가 높은 재료임에도 아크릴 접합이라는 재료적인 느낌 에서 오는 인공적이고 인스턴트적인 가벼움이 느껴지는 것과는 다르게 그의 작업에서 보여주고 있는 분위기는 빛의 투과가 적 절히 제한되면서도 맑은 느낌을 주는 표면작업으로 인해 그의 작업이 오랜 기간 숙성된 생각이 담긴, 오랫동안 작업한 결과물인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결국 그의 작업은 사진적 이미지들이 전면적으로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진보다는 오일페인팅과 같은 회화 와 닮아있다. 물론 그의 작업이 아크릴릭과 같은 회화작업을 같이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작업과정에서 이미지 를 사진적 작업으로 끌어들이면서도 회화와 사진을 서로 교차시키고 그 위에 회화적 제스쳐를 추가하는 동시에 마치 오일페인팅


작업의 마무리 과정에서 바니쉬를 칠하여 마무리하듯 표면작업까지를 손으로 직접 완성해 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오래된 회화작품의 원본을 감상할 때 느껴지는 아우라의 잔영이 느껴진다. 사진과 같은 기술복제시대 이후 이러한 아우라에 대한 의미는 붕괴되고 현대인의 지각방식도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작가 김영란은 현대의 변화된 지각방식과 일 회적 원본성이 갖는 아우라 사이의 간극 속에서 현대인의 소통에 적합한 예술적 표현방식을 탐험하고 있다. 기존의 회화가 줄 수 없었던 사진의 강력한 소통력과 표현방식을 취하면서도 동시에 회화만이 가지는 일회적 원본성과 원본이 역사라는 시간 속에서 축적될 수 밖에 없는 회화재료에 남겨진 물리적 궤적을 담아내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원본과 복제 그리고 실제와 가상의 경계지점에서 현대회화 혹은 현대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하면서 이 예술매체의 방법적 실험 속에서 이 시대의 욕망과 권력에 대한 자신의 담론을 적절하게 녹여내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이러한 표현매체에 대한 실험적 시도를 해나가는 것은 가장 적절한 소통매체를 찾기 위함이며 후기 현대사회의 이종 교배 적 시대상황을 드러내기 가장 적합한 표현방식을 찾기 위함이다. 그는 이 시대의 편향된 결정적 구조들, 특별히 젠더(gender)와 같은 문제들이 욕망과 권력의 문제에서 파생된 사회적 선입견들 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사람의 육체를 가려왔던 옷이 벗겨진 상태에서 몸을 보는 방식 혹은 보게 하는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욕 망의 주체와 타자 사이의 경계에서의 미묘한 느낌들을 권력과 힘의 문제로 환원시켜 시각적 긴장감 속에서 변형시켜 표현하고 자 하였다. 그래서 이러한 내용을 강화시키는 시각적 장치로 그의 작품에서는 몸에 걸친 액세서리나 침구, 그 밖에 인테리어 소품이나 꽃과 같은 것들을 등장시키고 있으며, 은은한 광택이 있는 화면속에, 검은 배경 가운데 보여지는 마스터피스에서 느껴질 듯한 오래된 느낌의 장중한 화면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작가 김영란은 회화영역으로 사진을 끌고 들어와 현대인의 지각방식을 바꾸고 아우라를 상실시킨 바로 그 지점에서 회화가 가지는 원본성의 권력을 그 위에 올려 놓은 다음 사진이라는 해체적이고 확산적인 매체와의 혼성, 혼합이라는 방식으로 뒤집기 를 시도하여 기존의 결정적 구조나 관념들을 전복하려는 새로운 회화양식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여기에 자신이 여성으로서 경험하였던 사회적 문제들과 이에 파생된 감정의 뒤엉킴과 같은 여러 가지 복잡한 내용들을 벗은 몸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타 자화 시키고 그곳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욕망과 권력을 자각하고 발견하게 만드는 구조 자체를 보여주는 작업을 통해 자신의 담론이 담기기에 효과적이고, 동시에 현대인들과 대화하기에 적합한 독특한 소통의 체계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예술작품을 통 한 진지한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훈-사이미술연구소


압박된 여자 몸을 구하는 일차 작업, 그리고 치장 섞인 시선 김정현 (미술 담론가)

허연 허벅지가 들어난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는 당신이라면 코르셋의 압박을 아는가? 허리라인이 살아나도록 꽉꽉 죄여주는 코르셋의 힘은 왕성한 식욕도 그 압박에 못 이겨 저하될 만큼 강력하다. 지금도 코르셋은 다수에 의해 계승되는 여력을 지니고 있 다. 혹시 그대도 입고 있는가? (코르셋이 여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대는 알고 있지 않은가?) 바로크에서 로코코를 거쳐 빅토리아시대까지 코르셋이 받쳐주어야 비로소 완성되었던 여자의 드레스는 오랫동안 유행에서 멀 어지지 않았다. 로브를 아는가? 어깨는 뒤로 젖혀지고 가슴은 파이고 허리는 조여진 채 풍성한 스커트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궁정 용 드레스 말이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멋, 그리고 사치를 조장하는 힘까지. 여자의 여성성을 극단의 지점까지 밀어부처 포장시켜 놓았을 때, 떠오르는 아이콘 중의 하나가 아닌가? 코르셋과 드레스는 작가가 사진을 찍어 실루엣을 얻고 손으로 그림을 새겨 넣는 과정에서 선택한 소재다. 바람의 스치는 기운 도 누군가의 순간에 의해 제각각으로 기억되듯이, 작가들은 그들마다 세상사의 숱한 사건을 제각각으로 풀어낸다. 김영란 작가 가 찾아 들추어낸 소재는 코르셋과 드레스고 그래서 이 작가만의 풀이가 궁금하다. 현대판 해석에서 패션의 잔혹사에 등장하기도 하는 코르셋이 작가의 작품에 남기는 인상은 이중적이다. 기존의 고급스런 코 드는 작가의 작품 배경에 섬세히 그려짐으로써 동일한 코드를 재생산해낸다. 반면 코르셋 드레스를 등진 여자와 검게 칠해진 바 탕에서 이질적인 코드가 재탄생된다. 여자는 핑크빛의 발그레한 볼을 갖고 있지도 않고, 온화한 미소를 띠지도 않는다. 가끔 진 주 목걸이를 걸쳤을 뿐, 단순한 검정 옷을 입은 여자는 무표정이 압권이다. 루이 15세의 애첩 퐁파두르(Pompadour)의 섹슈얼리 즘이 가미된 우아함이나 빅토리아 여왕이 산업혁명을 등에 업고 자신의 왕권을 치켜세울 때 보여준 위풍당당함은 작가의 여자 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 코르셋과 드레스는 여자의 몸을 자유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가슴부터 배까지 들어찬 온갖 장기들을 뒤틀며, 오로지 여자의 ‘ 어떤 미’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참아낸다. 200여 년 전 코르셋의 유행이 절정을 달했던 시절에는 임신한 여자마저도 코르셋의 압박에 유산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을 꾸역꾸역 만들어낼 정도로 코르셋의 잔혹사는 강력했다. 허리둘레가 아름다움이 되고 권 력이 되는, 당연한 시절. 작가는 당연했던 그 시절의 코드를 동경하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 여과장치를 가지고 있다. 눈 을 통해 세상을 보지만, 오로지 빛을 흡수하는 기계적인 눈으로 끝나지 않는다. 눈은 그 이상이다. 김영란 작가는 화려하고 고급스 럽게 치장한 근대의 코르셋 드레스 코드에 눈의 센서를 작동시킨다. 둘러보아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 어디서든 자신의 작업 테 마를 찾아낸다. 우아함을 사랑하는 일차적인 눈의 감각이 코르셋 드레스를 잡아내고, 거기서부터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각색된다. 물리적으로 작업을 해왔던 시간보다 앞으로 작업을 할 시간이 적게 남아, 지금 시간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는 작가는 시간과 싸 운다. 그 시간에는 의미가 부여된 세월이 함께 한다. 절실함에 작업을 시작하고, 결혼과 출산이라는 근본적인 사회 구조에 가담 하고, 그 속에서 작가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자아의 존재에 대해 끝없이 질문한다. 코르셋 드레스가 그런 작가의 눈에 걸려들었다 면, 그때의 의미망은 어떨 것인가?


여자, 몸을 끄집어내다. 몸은 옷과 장신구를 입고 각색된다. 입혀진 몸은 각인된다. 문화라는 동네에서, 몸은 그 창조와 해체 놀이에 동참한다. 그 중 하나가 몸에 가해지는 성(性) 담론이다. 입혀지지 않은 본래의 몸은 성(性)적이다(?) 그렇지 않다(?) 여기서 작가는 몸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다. 예술이 대중성의 코드와 근친하면서 오히려 몸은 섹슈얼리즘을 등에 업는다. 몸의 섹슈얼리즘은 넘치고 넘쳐 우리의 주변에서 파동 친다. 벗은 몸과 입은 몸은 성적인 코드에서 서로 동침한다. 입고도 벗고도, 모두 성적 긴장상태를 멈추지 못하는 몸은 어느 방향으로든 상대적인 존재감을 필요로 한다. 입은 몸은 미지의 감추어진 섹슈얼리즘이 교묘히 부각되도록 끊임없이 거울 반사를 시도하고, 벗은 몸은 그 사이에서 성적 환상을 자극하는 근간으로 작용한다. 입은 몸과 벗은 몸 사이에서, 작가는 각색되고 각인된 몸의 섹슈얼리즘을 걷어내고, 본래의 몸을 끄집어낸다. 사회는 치장이다. 코르셋 드레스는 치장이다. 우리는 치장한다. 당신은 치장하지 않은 적이 있는가? 옷을 입어도 옷을 입지 않아 도 우리의 눈은 어떤 식으로든 사람에 대해 ‘치장 섞인 시선’을 던진다. 입으면 입은 대로 벗으면 벗은 대로, 우리의 시선은 치 장으로 각색되어 본래의 몸이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람을 읽는다. 과연 섹슈얼리즘의 시선을 버릴 수 있는가? 작가는 버렸는 가? 버릴 필요가 있는가? 당신은 어떤 치장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가? 실눈으로 보지 말고, 왕눈 뜨고 똑바로 보라!


김영란의 Mutual Metaphor를 보고:

The Missing Body 은유의 함정 홍진휘

쇠로 만든 코르셋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런데 그것이 한국(혹은, 아시아) 여자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 답할까? 이 질문을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당신은 먼저 그 코르셋을 은유(metaphor)로 해석하려 들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떠올린 그 은 유는 가치적 중립을 뜻하기 보단, 그것이 유발하는 어떤 슬픈 역사적 기억을 끌고 들어올 것이며, 그렇게 채색된 당신의 마인드 는 이 은유야말로 여성의 고통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라고 결론 내린다고 가정해보자. 자, 이제 김영란의 작품을 관찰해보자. 하얀 두 팔을 드러낸 젊은 한국여자 머리 위에 쇠 코르셋 하나가 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여자는 살짝 머리를 옆으로 돌린 채, 허나 강렬한 눈빛으로 당신을 직시한다. 당신은 이 시선이 당신이 앞서 떠올렸던 은유의 해 석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지면을 떠나라. 그렇지 않다면 우린 아직 할 말이 남았다. 앞서 당신이 떠올렸던 은유의 해석을 좀 따져보자. 예를 들어 당신은 쇠 코르셋을 보고 짐승의 우리(cage)를 보았다고 하자. 그 렇다면 그 다음 당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이 여자를 저 우리와 어떻게 연관 시켜야 하는 문제다. 우리 속에? 아니면 우 리 밖에? 다시 그녀의 시선을 만난다. 이 시선이 ‘나는 우리에 갇혀있습니다’라고 하는가? 그런 것 같지 않다. 그럼 반대의 경우는? 그녀의 독립성, 그러니까 우리로부터의 독립성은 확실한가? 그것도 그렇게 확실한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녀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어떤 작위의 틀에 갇혀있지 않다고 말하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과 밖, 둘 중 그녀는 어디 에 속하는가? 잠깐. 왜 이 여자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걱정하는가? 당신이 쇠 코르셋에서 아예 짐승의 우리를 보지 않았다면? 김영란의 작품 대다수는 은유를 미끼로 관람자를 유혹한다. 그러나 그 함정에서 벗어난 소수의 관람자에게 주는 특별한 상이 있 다. 그것은 모호함이다. 이 모호함, 아니 이 모호함의 체험이 그의 작품을 보러 가는 목적이다. 이 체험을 위해 그가 동원한 다 른 대상물들을 열거하자면, 스커트를 부풀리기 위해 입었던 크리놀린(crinoline), 바로크 궁정 드레스, 그리고 중세 갑옷 등이 있 다. 쇠 코르셋과 마찬가지로 이 물건들이 김영란의 세계에서 공유하고 있는 점은 그걸 입는 주체, 몸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냥 오브제일 뿐이며 오브제로서 그들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되어있다. 은유의 함정으로써 말이다. 반복 하건대 이것은 모호함을 체험케 함이다. 이 입장은 사실 초현실주의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며 김영란도 여기서 영감을 받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미지를 볼 때 거기서 통일성과 이성을 찾으려 하기 보단, 모순, 그리고 무의식 세계가 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체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김영란의 작업은 면밀한 노동을 느끼게 하여 자동 기술 법(automatism)과 같은 세계와는 거리가 멀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이 추구했던, 즉 모호함을 통해 진부한 현실을 비판 하는 데 에 있어서는 뜻이 같다. 동시대 초현실주의는 광고에서 표현된다는 말이 있다. 아마 김영란에게 더 좋은 표적이 없을 것 같다. 광고가 관람자로 하여금 모호함을 느끼게 하는가? 아니다. 쇼 윈도우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배경으로 서있는 중세 갑옷을 보라. 둘 다 전시와 소비의 기 호들이다(갑옷도 수집의 대상물로서). 허나 김영란의 손에 의해 재구성되어 모호함을 되찾았다. 이 갑옷을 보며 또 은유의 해석 이 떠오른다면 이번엔 한 번 과감히 지워봐라.


The Missing Body: Perils of Metaphoring in Kim Youngran’s Mutual Metaphor Hong, Jinwhi What has the steel corset got to do with Korean (or Asian) women? In answering this question, the first impulse you feel may be a sense of incongruity. If it is that of intrigue, you are a lover of crime thriller. Seriously, let’s say we can go about in one of the following two ways: you can either challenge the premise above (“The corset has nothing to do with them!”) or accept the premise and start a conversation. If you choose the latter (and I hope you have), you are cordially invited to qualify this choice of yours. Let’s say you interpret the corset as a metaphor. I bet the meaning you give to this metaphor is not exactly value-free; you have every reason to feel that way, mindful of the unfortunate historical association it conjures up; and your mind in fact is likely to imagine the plight of women as a necessary condition of this metaphor. Now, observe Kim Youngran’s work showing the steel corset hovering over a bare-armed young Korean woman. You see her looking at you, slightly askance but not without intensity. Would you say that her gaze agrees with the meaning you gave to the metaphor above? Do they both correspond in the way you first imagined? If your answer is yes, you may leave this page; if no, stay on. What metaphor did you see in the corset in the first place? Let’s say you saw “a cage.” Then the next thing you would ask is probably where she should be: inside or outside the cage? So you look again. Does her gaze suggest her being caged? Not really. What about the opposite? Her independence (of the cage) isn’t so clear, either; she could be as staged and “constructed” as what the corset suggests in a way. If you can’t put her inside or outside the cage, where on earth can you put her? Wait. Why should you worry where to put her? Isn’t it because you saw the cage in the first place? Most of Kim’s works seduce you with such a metaphor baiting only to leave you with a sense of ambivalence. And this ambivalence--or experiencing this ambivalence--is what it’s all about. Other objects she has chosen to confront the viewer with include a crinoline, a baroque court dress, and medieval armors (both European and Japanese). Like the steel corset, what they have in common is the missing body. They are empty of the person wearing them; they are strictly objects in themselves; and that way they are meant to serve their function faithfully, which is to bait the viewer. All to make us experience ambivalence. This goes straight into the heart of surrealism, where I suspect Kim has drawn her own inspiration; that we should experience in the image we’re beholding not unity and reason, but contradictions and the unconscious. To be sure, Kim wouldn’t go so far as automatism (she is a fastidious worker conscious of controlling her outcome), but we can certainly see why she has embraced the surreal--ambivalence--as a weapon to fight clichés with. With this spirit in mind, take Kim’s medieval armors set against advertising. It is often said that contemporary surrealism is expressed in advertising. What could be a better target? Does advertising make us experience ambivalence? No. Behind the faceless armor Kim put the images taken from the shop windows. They were both forms of display and of consumption but are now visual constructs rearranged to bring back ambivalence at the hands of the artist. Whatever metaphor comes to mind, try dropping it this time.


Kim, Youngran Solo 2013 2010 2005 2002

Exhibitions Gallery On. Noam Gallery. 2009 Gallery On-Seoul Gallery Han-Seoul. 2005 Jim Harter Gallery- L.A. Oll Gallery-Seoul

Art Fair 2013 Media Art Fair (Essen. Germany). 2012 Asia Top gallery Artfair(Mandarin Hotel. Hong Kong) 2010 Seoul Open ArtFair(COEX Hall B). 2010 Art Shanghai (Shanghai Mart). 2009 Shanghai Art Fair (Shanghai Mart). 2009“En Route” Laspezia-Italy. 2008 Taipei Art Fair(Taipei World Trade Center). 2007 Art Singapore(Suntec Singapore). 2007 Europ’ Geneve Art (Geneva Palexpo) Group Exhibitions Invitational Exhibition of Posco Gallery (Posco Gallery-Pohang) “Mimic the Ego” Invitational Exhibition (KyoungBook National University Museum -Dae Gu) “Method”Exhibition (3.15 Art Center-Masan) Invitational exhibition of distinguished artist (Galerie Etiennede Causans- Paris, France) After New York exhibition (Gallery Gaia, Seoul) SungNam TanChon Festival-Human,Environment, Culture (SungNam Art Center-Sungnam) DockDo Guerrilla Exhibition (The National Assembly Building, DockDo) A view exhibition (Seodaemoon Prison-Seoul) Invitational exhibition of T’aian City (T’aian, China) Korea-Germany 2005 exhibition (Lu”nen, Germany) GwangJu Biennale (GwangJu) Seodaemoon Prison Installation Project- An account of historical travel (Seodaemoon Prison, Seoul) Commemation exhibition of DaeJeon Art Center (DaeJeon Art Center, DaeJeon) Art festival of 60 person who’s yearning the peace( National Modern Art Center-GwaChon JungBong Culture festival (KimPo) Amity exhibition of Korea-China artist (Sol Gallery, Seoul) Invitational exhibition of Korea-Inner Mongolia artist (Inner Mongolia Museum, Inner Mongolia) Illumination exhibition of Korean artist (Wiesbaden, Germany) Korea, Canada- Proposal to the continent (Pendulum Gallery, Canada) International Flag Art Festival (SangAm Millennium Park) Light of East- Invitation exhibition (Lotte Hotel Gallery, DaeJeon) Invitation exhibition of Eve Gallery (Eve Gallery)


김영란 개인전 2013. 갤러리 온 2010. 노암 갤러리 2009. 갤러리 온 2005. Jim Harter Gallery - L.A. U.S.A. 갤러리 한 2002. 올 갤러리 아트페어 2013. 독일 미디어 아트페어(에센.독일) 2012.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홍콩. 만다린 호텔) 2011. KIAF (코엑스홀.서울) 2011. 서울 오픈 아트페어(코엑스) 2010, 서울 오픈 아트페어(코엑스) 2009. 상하이 아트페어(Sanghai Mart) 2009.“En Route” 이태리 초대전(Centro Allende) 2008. 타이페이 아트페어(Taipei World Trade Center) 2007. 아트 싱가폴 (Suntec.Singapore,) 2007.‘Europ’Art Geneva(제네바 팔렉스포) 2인전 및 3인전 2011.“Between two artists” 반디 트라소스 갤러리 초대전 2000.“1+2인전” 이브갤러리 초대전 주소: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580 광장 12차 현대 홈타운 1202-903. 전화: 82-16-9587-0919 E.Mail:vacancy5708@hanmail.net. www.kimyoungr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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