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A Moment
Kim Soo Hac Solo Exhibition 2012.11.28 WED - 12.4 TUE
표지작품 찰나-4 96x98x45Cm, Aluminum, 2012
Kim-SooHac 찰나 刹那 Kasana a moment
찰나 또는 영혼의 집 서 길헌 │ 조형예술학 박사
그는 작업실 2층에 있는 거실에 앉아 가끔 창밖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물을 흩뿌린다. 물은 일순간 허공에 무수한 물방울
분명히 어느날 문득 감쪽같이 모습이 바뀌어 있다. 그래서 그의 말대로 이 변화는 전체의 맥락이며 바로 순간의 비밀 자체
의 흐름으로 선명한 줄기를 이루며 멈춰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윽고 그것은 순식간에 땅위로 떨어져 사라지지만 그 찰나의
인 것이다. 그러므로 전체는 각각의 순간을 내밀하게 간직하고 있다. 전체는 순간이 되고 그 순간의 비밀이 그의 손끝에서
형상은 작가의 망막에 살아있는 빛의 줄기와 가지들로 남는다.
불에 의해 녹아 흐르는 금속의 물성(物性)을 따를 때 그것은 물줄기의 흐름의 형태로 재탄생한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물줄
딱딱한 알루미늄 금속편들이 그의 손에 쥔 토오치 불꽃 끝에서 액화하여 방울방울 흘러 내린다. 금속의 물방울들은 하나하
기의 선을 되살리고자 하는 무수한 수정과 집중을 요하는 오랜 불의 손질을 통해 더욱 육화된다.
나 서로 붙여지기도 하고 흘러내리며 이어지다 가지 끝에서 맺어지기도 한다. 허공에 물을 뿌리는 한 번의 손짓에서 줄기로
이렇게 이어지는 노동의 시간과 의지는 한발 물러서서 보면 하나의 기나긴 순간이 된다. 그는 이러한 순간을 다시 하나의
태어나는 물의 흐름이 긴 시간을 통해 작가의 손끝에서 다양한 형상으로 재현된다. 금속 방울들이 공중그네를 타는 곡예사
씨앗으로 은유한다. 지난 전시에서 그가 보여준 작업들은 씨앗을 형상화하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씨앗이야말로 순간을 사
처럼 서로 손을 뻗어 가늘고 긴 선형으로 연이어지는 줄기의 행렬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 중에 더러는 마디마다 이슬방울처
유하기에 가장 적절한 화두이다. 씨앗은 곧 기나긴 순간이며 확산되는 줄기의 주름(pli)이다. 들뢰즈(Gilles Deleuze)에 따
럼 알알히 맺혀서 화관의 형상을 이루기도 한다. 이 모든 형상들이 서로 순간적으로 이루는 인연의 띠처럼 하나로 연결된다.
르면 주름, 곧 접혀있음은 변곡선 안의 변곡점과 같다. 그것은 모든 지나간 움직임의 기억과 장차 일어날 폭풍같은 변화와
그에게 순간은 일순간에 머물렀다 사라지는 한 정점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특히 그 찰나는 순식간에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
펼쳐짐의 예지이며 핵이다. 이러한 주름으로서의 씨앗은 태고의 시원으로부터 꼭꼭 간직한 내밀한 이야기를 외부에 펼쳐
주기에 그것은 오히려 전체이다.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전체라는 줄기에서 솟구쳐 오르는 어떤 시적이고 놀라운 한
서 오롯이 전달하고자 하는 우주적 고리와 소통의 의미이기도 하다. 찰나적인 순간성 속에 그것은 전체를 잉태하고 있다.
순간이야말로 전체를 함축하고 포괄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오랫동안 긴 시간과 짧은 순간을 역설적으로 동일시
흔히 삶(生)은 순간, 곧 찰나와 같다고들 하지 않던가. 이때 순간은 다시 한번 씨앗이 된다. 그가 1999년의 첫번째 전시때
하는 동양적 사유에 익숙하다. 김수학에게는 한 순간은 전체에의 경배이다. 그는 씨앗을 한참 들여다보거나 담쟁이 넝쿨이
환기시킨 티베트의 지혜에 따르면 모든 삶의 순간은 환생이다. 삶이 순간으로 재 응축되고 새로운 씨앗이 되어 다시 피어나
자라는 것을 오랫동안 관찰하곤 했다. 한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과거의 모든 생장 정보를 응축하고 있고 동시에 미래의 커
는 것이 환생 아닌가. 이 환생은 지속되는 정신의 순간이다. 그의 정신은 그가 몰두하는 오랜 시간의 노동 속에서 하나의 순
다란 성장을 함축하고 작게 웅크리고 있는 씨앗이나, 느린 움직임으로 자라나는 기나긴 꿈을 꾸는 식물의 뻗어나감이 순간
간이 되는 금속의 흐르는 줄기 속으로 아주 서서히 깃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매순간 이어지는 작업의 연속이
의 직관을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보일 때, 그 순간은 전체를 보여주며 그때의 시선은 이 모든 것을 포용하는 미시적이며 거
종국에는 결코 끝나지 않는 기나긴 순간인 뫼비우스의 띠를 이루며 또다른 삶으로 환생하게 되지 않을까. 마치 다음의 생애
시적인 우주에의 경배가 된다. 그렇다면 그는 지극히 깊고도 커다란 눈을 가진 전지자의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리라.
에 우리가 어떻게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처럼 그는 쉬지 않고 손끝으로 이승과 다음 생의 몸집을
그는 산속에 외따로 지어진 작업실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사방이 산과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기에 그가 늘 마주치고 보게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로서 매번 자신의 영혼의 집을 선택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누에가 다음 차원의 생으로
되는 것은 자연 자체이다. 자연은 서서히 보이지 않게 움직이지만 어느 샌가 현저하게 변하여 있다. 점점 자라서 크기와 외
변태하게 될 자신의 고치를 짓듯이 어렵지만 묵묵히 짓는 일은 행복한 작업일 터이다. 수 많은 손질들, 끊임없는 노동을 요
양이 달라지고 날씨와 절기의 변화에 따라 색이 바뀌면서 자연은 그 변화의 모든 낌새를 사람의 눈에 직접 들키지 않으면서도
하는 작업, 몸을 움직여 벌이는 고단한 사유가 작업이 되는 드문 미덕을 이 작가는 살고 있다.
찰나-5 86x148x51Cm, Aluminum, 2012
찰나-1
32x53x22Cm, Aluminum, 2012
찰나-20 76x88x36Cm, Aluminum, 2012
찰나-9
46x36x35Cm, Aluminum, 2012
찰나-15 46x57x38Cm, Aluminum, 2012
찰나-16 59x77x32Cm, Aluminum, 2012
찰나-8 36x34x21Cm, Aluminum, 2012
찰나-18 101x83x35Cm, Aluminum, 2012
찰나-41 72x27x24Cm, Aluminum, 2012
찰나-19 78x75x37Cm, Aluminum, 2012
찰나-10 56x28x26Cm, Aluminum, 2012
찰나-11 48x66x35Cm, Aluminum, 2012
찰나-3 75x160x56Cm, Aluminum, 2012
찰나-13 54x33x25Cm, Aluminum, 2012
찰나-12 52x51x25Cm, Aluminum, 2012
찰나-17 72x56x38Cm, Aluminum, 2012
찰나-2 83x71x71Cm, Aluminum, 2012
찰나-14 68x36x32Cm, Aluminum, 2012
찰나-44 66x72x36Cm, Aluminum, 2012
찰나-7 128x128x47Cm, Aluminum, 2012
찰나-22 31x26x15Cm, Aluminum, 2012
찰나-23 29x27x16Cm, Aluminum, 2012
찰나-24 33x29x21Cm, Aluminum, 2012
찰나-26 38x27x25Cm, Aluminum, 2012
찰나-25 24x21x22Cm, Aluminum, 2012
찰나-27 22x16x16Cm, Aluminum, 2012
찰나-28 36x27x24Cm, Aluminum, 2012
찰나-30 46x27x24Cm, Aluminum, 2012
찰나-29 29x27x23Cm, Aluminum, 2012
찰나-31 39x24x23Cm, Aluminum, 2012
찰나-32 36x32x18Cm, Aluminum, 2012
찰나-33 59x27x25Cm, Aluminum, 2012
찰나-34 57x27x26Cm, Aluminum, 2012
찰나-36 56x37x31Cm, Aluminum, 2012
찰나-37 28x33x20Cm, Aluminum, 2012
찰나-35 45x31x25Cm, Aluminum, 2012
찰나-38 39x35x32Cm, Aluminum, 2012
찰나-39 26x18x16Cm, Aluminum, 2012
찰나-42 61x55x216Cm, Aluminum, 2012
찰나-40 39x27x25Cm, Aluminum, 2012
찰나-43 56x82x42Cm, Aluminum, 2012
찰나-41 72x27x24Cm, Aluminum, 2012
찰나-44 56x82x42Cm, Aluminum, 2012
김 수학(金 洙學 ,Kim SooHac)
Kim SooHac
1988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88
Graduated from Department of Sculpture,
2004
큐슈 예술공과대학 대학원 예술공학 전공 졸업 2004
Graduated from Graduate School of Design, Kyushu University, Japan (M.F.A.)
College of Fine Art, Seoul National University, Korea (B.F.A.)
개인전 1999
삼정 아트스페이스, 서울
Solo Exhibition
2001
한전 플라자 갤러리, 기획전, 서울
1999
SamJung Art Space, Seoul
2003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일본
2001
HanJun Praza Gallery, Seoul
2004
춘천 미술관, 춘천
2003
“Relation and Understsnding”Fukuoka Asia Musem, Fukuoka, Japan
2006
강원 아트페어, 치악 미술관 , 원주
2004
Choonchun Musem, choonchun
2007 “꿈꾸는 식물”, 관훈 갤러리, 서울
2006
Gangwon Art fair, Wonjoo
2008 “세상의 모든씨앗” 박 수근 미술관 기획 초대전, 양구
2007
“Dreaming Plant”, GwanHoon Gallery, Seoul
2010 “번지다-spread” 인사 아트 센터, 서울
2008
“All Seeds Of the World” Park- SooGun Musem
2012 “찰나-A Moment” 토포하우스, 서울
2010
“Spread” Insa - Art Center, Seoul
2012
“A Moment” Potohaus, Seoul
2007-2008 2008
박수근 미술관 입주 작가
이천 국제조각 심포지움
2007-2008 Park- SooGun Musem Residency 2008 IChun international Sculpture Symposium
현재 한국 미술협회, 서울 조각회, 낙우 조각회, 령 조각회 회원 Address 주소
282 BackYang-ri, NamSan-myun, Choonchun-si
200-914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백양2리 282번지
GwangWon-do, Korea , 200-914
핸드폰: 010-6377-8819
mobile : 82-10-6377-8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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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6 33x54x21Cm, Aluminu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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