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 Korean Language Arts: Collection of Literary Works (G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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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 2016 The 4th Edition

APIS Korean Language Arts Program Collection of Literary Works Cover art: Jae Min Kim (Grade 10)



Asia Pacific International School

2015-2016 I know what it is to be in need, and I know what it is to have plenty. I have learned the secret of being content in any and every situation, whether well fed or hungry, whether living in plenty or in want. I can do everything through him who gives me strength. Philippians 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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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4 OF THE APIS KOREAN LANGUAGE ARTS PROGRAM COLLECTION OF LITERARY WORKS WAS PUBLISHED BY THE KOREAN LANGUAGE ART CLASS WITH THE HELP OF MANY STUDENTS, TEACHERS, AND STAFF MEMBERS IN SEOUL, SOUTH KOREA, IN THE YEAR 2015


Artistic Achievement Award and Dedication to the APIS Community as Artist for the APIS Korean Magazine Cover Contest

Grade 12 서지희 Ji Hee 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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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Artistic Achievement Award and Dedication to the APIS Community as Artist for the APIS Korean Magazine Cover Contest / 서지희 • 3

시작하는 글 Principal of school / Mr. Bruce Knox • 10 학생대표 인사말 / 장승빈 • 12 졸업생 축사 / 김현준 • 14

7학년 영원한 행복 / 김종서 • 18 엄마의 이름은 고래 / 김태준 • 19 바다의 눈물 / 조나단 • 20 사라진 흔적들 / 송재민 • 21 그리스도의 죽음 / 김혜린 • 22 암흑 같은 바다에서 / 김선우 • 23 빛 없는 별 한 개 / 정강인 • 24 바다의 제왕 / 박주혜 • 26 나를 바꾼 노력의 성과 / 곽리안 • 27 자유 / 김규리 • 29 할아버지 / 박혜진 • 31 사랑의 체험 / 김재인 • 33 우리 선생님의 이름은 Ms. Pendleton / 왕지나 • 37 마지막 캠프파이어 / 김애린 • 38 고단한 노력, 승리의 기쁨 / 오수진 • 40 미안해, 고마워 / 정지원 • 42 새로운 것에서의 기쁨 / 정재희 • 45 바이, 뉴질랜드 / 김시연 •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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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학년 살살 녹는 솜사탕 / 홍성재 • 50 팥빙수 같은 / 김윤지 • 51 친구의 강시 춤 / 이채윤 • 52 온기가 있는 밥 한 그릇 / 이승민 • 53 엄마의 따뜻한 밥 / 오형근 • 54 매일 먹는 밥상 같은 / 윤병우 • 55 가을 / 김상인 • 56 나의 친구 / 이승원 • 57 사슴벌레 사육하기 / 최현욱 • 58 게임 시간 조사 보고서 / 김수아 • 60 수면 시간에 관한 조사 / 이지용 • 62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을 하나요 / 하대호 • 64 운동 시간 및 종목에 관한 조사 / 이재우 • 67 할머니의 반찬 / 박준하 • 70 내 인생의 비타민 / 황수윤 • 71 늑대소년 다루 / 김건 • 73 초정리 편지 / 이진균 • 74 잔인하고 무거운 세계, 28 / 오승민 • 75 전쟁 속에서 발견한 빛 / 박정연 • 77 배낚시 / 권애나 • 80

9학년 가을 / 이수빈 • 86 눈 / 김혜민 • 87 미래 / 나혜준 • 88 봄 / 배승수 • 89 기다림 / 최서원 •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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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 권진아 • 91 사랑하는 어머니께 / 유승민 • 92 어떤 책을 읽어야 되나 / 박세은 • 93 교복은 학생의 상징이다 / 서희원 • 95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윤추구 / 구동수 • 97 김치녀들의 메갈리아 / 윤수빈 • 99 나에게 독서란 삶의 일부이다 / 이규현 • 102 나에게 독서란 도피처이다 / 오주현 • 103 나에게 독서란 등산이다 / 남윤준 • 104 나에게 독서란 친구이자 선생님이다 / 정현욱 • 105 나에게 독서란 꿈이다 / 박지훈 • 106 나에게 독서란 소통이다 / 김여민 • 107 내 삶의 변화들 / 서대원 • 109 하늘을 향해 훨훨 / 장영재 • 111 즐기며 사는 삶의 기쁨 / 조민수 • 113 내가 원하는 세상 / 김규한 • 114 경험으로 만드는 나 / 강응준 • 116 감사하며 살아가기 / 노성헌 • 118 행복한 삶을 위하여 / 이진성 • 120 현재 우리는 디스토피아 속에서 산다 / 김도현 • 122 바보 / 김주성 • 125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 사랑은 단백질 / 윤지민 • 127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 박서정 • 130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 최사라 • 133 선생님들의 진심 / 김선주 • 137

10학년 가시고백 / 이규영 • 142 펜의 느낌 / 장유섭 •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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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 유유진 • 145 마녀 사냥 / 오지원 • 146 씨앗그물 / 이건 • 147 두 손 / 이민정 • 148 청춘 / 강민정 • 149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 신성진 • 150 맏형이 걸어가야 할 길 / 홍성욱 • 152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 / 조남형 • 154 축구 포지션과 그 역할 / 김예담 • 156 김치 / 김정우 • 158 개와 고양이 / 이연재 • 160 한국과 미국의 서로 다른 화장법 / 신수지 • 162 차별 없는 사회 / 이은혜 • 164 행복한 대한민국 / 이소형 • 166 ‘집단주의’의 문제점 / 이승빈 • 168 한국인들의 하이라키 (Hierarchy) / 박성규 • 170 세월호가 남긴 의미 / 김도윤 • 172 부정부패 병(病) / 강지승 • 174 한국의 학벌주의 / 김재홍 • 176 좋은 친구에 대한 정의 / 최민서 • 178 사랑하는 오빠에게 / 손주현 • 180 독서란 무엇인가 / 김영민 • 182 APIS 청소년 수면 시간 / 김현지, 김유정 • 184 ‘우아한 거짓말’을 읽고 / 김서윤 • 186 ‘사파리 사이언스’를 읽고 / 김노아 • 189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을 읽고 / 전시현 • 191 인생의 ‘위로자’, 정호승의 시를 읽다 / 정예진 • 193 다른 관점, 안도현을 읽다 / 홍혁준 • 196 희망의 시인, 도종환 / 최진이 • 201 Food Chain / 김재형 •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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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박정훈 • 207 우리는 팀이 아니야 / 황윤하 • 208 겨울, 원미동 / 차성호 • 209 우리네 이야기 / Grade 10 Inter Class • 210 행복을 가져다 주는 쿠키 / 김지아 • 214 다시 돌아온 목걸이 / 이승호 • 219 10년의 의미 / 신유진 • 222 목걸이의 결말 / 조소연 • 224 언제나 빈 마음으로 욕심 없이 살아가라 / 김현지, 조은솔, 김태환, 권재은 • 227

2014-2015 백일장 수상작 다섯 명의 아이들 / 이송원 • 242 5월의 벚꽃 / 박성환 • 244 새벽 다섯 시 / 김영은 • 247 올해도 오래도록 / 김지원 • 250 그저 다섯 손가락 / 유석훈 • 253 다섯 시 / 오승민 • 255 오만 가지 생각 / 유유진 • 256 사라진 지문 다섯 개 / 김유리 • 258 다섯 가지의 추억 / 채수민 • 258 못생긴 손가락 / 김리아 • 263 압구정 5번 출구 / 조세용 • 265 AP 5점 / 정승혜 • 266 시인(時人) / 정예진 • 269 5빠 / 윤세라 • 272 다섯 손가락에서 배운 교훈 / 석민 •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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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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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for opening this book! What you hold in your hands represents an enormous amount of work from a considerable number of people, and it is something I hope you take time to explore and enjoy. Having been a teacher of writing for many years myself, and having worked with teachers of writing for many more, it is amazing how powerful a “published book” can be for young writers. The idea of opening a book and reading a story they have written is a very powerful motivator. It creates an opportunity for young writers to take their good ideas and turn them into great stories, great poems, great biographies. It creates an opportunity for young writers to imagine you - the reader - sitting somewhere with this book in hand, reading their work. It creates an opportunity for young writers to imagine themselves as something more than just a writer. They begin to imagine themselves as “authors”, and this, more than anything, is a magic ingredient in turning good stories into great stories. And this is one of the reasons why so many people devote so much effort to produce this book. As you read through this edition you will meet young authors who are on their journey from good to great, some closer to one end than the other, but all of them on the journey. As the reader, you now have a role in helping these young authors take their next step in their own writing journey by giving them feedback. Just as the “book” is a powerful motivator, “hearing from the reader” is similarly inspiring. If you have a chance, please let these young authors know that you have read their work, and take a moment to let them know what you thought of their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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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honest. Comment on their choice of words. Share a particular sentence you enjoyed. Wonder how a more vivid description of a character would have helped your imagination. Simply share that as you read their story you couldn’t help but smile. There are many ways to inspire young writers to become great young writers. This book is one of those ways.

Enjoy.

Bruce Knox Principal Asia Pacific International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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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the president of APIS for the 2015~2016 school year, I am especially determined and resolute. First, I would like to thank all of my fellow students who supported and enabled me to devote myself to the important matters of the school. Furthermore, I feel honored to take part in the development of our school. Later in my life, I would like to able to look back and be proud of my role in helping make happy and valuable experiences and memories for students and teachers alike. With APIS, I have grown and matured over the past nine years. The high emphasis on learning Korean at APIS has allowed me to stay in touch with my Korean heritage. In addition, learning Chinese has better prepared me for the up and coming pacific century. I feel certain that all of my friends in APIS will value this moment as a great opportunity to learn and to develop as global leaders. Under persistent progress towards its ultimate goal, APIS is where unlimited possibilities are provided to its students. I truly hope that every student would cultivate their academic strength and develop their self-identity as they strive for success. As I sincerely hope that we will produce more meaningful and valuable work in the future, I would like to thank the Korean Department Faculty for collecting our best writing into this book. APIS 학생회장을 맡은 올해 2015년, 나의 마음은 어느 해보 다 벅차고 비장하다. 우선 학교의 중요한 일들을 대표하여 일 할 수 있도록 나를 지지해준 학우들에게 고맙다. 더불어 많은 분들의 권익 과 학교의 발전에 동참 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영광인지 모른다. 사 랑하는 후배들과 동기들 그리고 선생님들 모두, 이곳 APIS에서 누구 보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올 해 나의 자랑이자 힘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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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년 동안 나는 APIS와 함께 성장했다. APIS의 시작과 성장에 내가 함께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나도 동시에 성숙해 갔다. 무엇보다 세계 언어인 영어뿐만이 아니라 모국어인 한국어에 능통해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부상하는 동아시아의 언어인 중국어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나의 가장 큰 행운이자 기회였다. 세계 곳곳으로 나아갈 우리 APIS의 친구들 모두, 이 배움의 기회와 주어진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신감을 다 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세계 곳곳에서 APIS의 동문 들이 하나 둘씩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그 날을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학생회 구성원들 하나하나가 그 시작이자 모델이 되고 싶다. APIS는 발전하고 있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이 배 움터에서 모두가 하나 되어 실컷 배우고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며 누구보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며 자신이 누구인 지의 그 정체성을 잘 확립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앞으로 쓰게 될 삶의 기록들은 지금 여기에 담긴 내용보다 훨씬 더 의미 있 고, 가치 있기를 바라며, 그 역사의 주인공들이 쓴 글들을 한 권의 책 안에 담아 주신 한국어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5년 겨울 APIS 학생회장 장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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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보내는 작은 인사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 올 해로 벌써 네 번째로 발간하게 되 는 APIS 한국어 문집을 통해 다시 한 번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갑 습니다.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각은 밤 12시, 미국 메릴랜 드 주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 홉킨스의 도서관입니다. 침묵이 흐르니 고독하면서도 나름 많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묵상의 시간이 저는 참 즐겁습니다. 작년부터 APIS에서 한국어 수업 때 한국 역사에 대한 교육 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역사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참으로 반갑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APIS를 다녔을 때 한 국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쉽네요. 그래도 지금 여러분에게 배움의 기회가 있으니 정말 다행인 것 같습 니다. 외국은 항상 중세사, 유럽사, 미국사 등 큰 나라 위주로 역사 교육을 하는데, 세계사에서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잘 다뤄지지 않습니 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우리나라에도 화려하고 숭고한 5000년의 역사가 있는데 말입니다. 제가 2015년 7월에 한국 중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중국 만주 땅에 갔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기마민족이었던 고구려 유적, 발 해 시대 유적, 항일 광복군을 기리는 전적비, 시인 윤동주의 생가, 그 리고 우리 민족의 발원지인 백두산을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한반도 를 넘어 중국 대륙에까지 우리나라는 광대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 땅을 잃고 분단의 아픔이 있지만, 후배 여러분, 우리나라의 위대한 역사를 공부하고 잊지 말며 늘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배운 지식과 함께 우리나라의 위상을 고조선과 고구려의 영 토처럼 넓혀 갑시다. 온 세상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 를 널리 알리며 자부심을 키워가기를 바랍니다. 제일 중요한 건, 역사를 잊지 말자는 겁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에 히트 친 영화 ‘암 살’에도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독립지사 김원봉이 독립 직 후 백범 김구 선생에게 ‘이제 저희는 잊혀지겠지요?’ 라고 하며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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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바라봅니다. 역사는 곧 우리의 자부심이자 정체성입니다. 이를 잊는다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필요가 없고 의미가 없죠. 역사가 있기 에 우리의 정체성 또한 존재합니다. 저와 제가 쓴 글 자체는 잊으셔 도 문제는 없지만, 부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잊지 말아주 십시오. 2011년에 작고하신 제 외할아버지께서는 늘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지금 여러분 중 대다수는 사회단 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 사와 문화를 기억하고 전하는 것도 사회에 대한 봉사이고 나라에 대 한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에 관련된 글을 쓰는 학생, 역사 교육 을 받는 학생, 또한 이를 가르치는 선생님, 모두 다 사회봉사를 하며 애국을 하는 겁니다. 이러한 모습을 하늘에서 지켜보는 제 할아버지 와 우리나라 역사의 한 줄기를 숭고하게 이어가려 애쓰고 헌신하신 분들 모두가 흐뭇해하실 겁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저도 매우 감사하 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을 위하여 항상 기도합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기 회를 주신 김은주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드리고, 지금 대학 원서를 쓰 느라 바쁜 제 형제 함제호, 제게 동생처럼 가까운 김채화, 그리고 볼 때마다 항상 즐거운 대화를 나눈 Lina에게 특별히 깊은 응원을 보냅 니다. 화이팅!

2015년 9월 10일 존스 홉킨스 대학교 2학년 김현준 (2014년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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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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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영원한 행복 Grade 7 김종서 John Kim 푸르고 푸른 바다에 노래하는 고래 한 마리 시원하게 분수 뿜고 마음껏 헤엄치네 이 때, 자유로운 고래 보고 심술이 난 작살 한 대 고래한테 화, 풀, 이 등 한 대 찌르더니 성을 내며 물러간다 그럼에도 고래는 행복을 잃지 않았다 그저 구름 사이로 헤엄치러 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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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엄마의 이름은 고래

Grade 7 김태준 Edward Taejoon Kim 나의 엄마 고등어 아가씨도 아니고 연어 할머니도 아니고 조기 아줌마도 아닌 우리 엄마 알만 낳고 도망가지 않는 내 고아 친구들의 알 수 없는 엄마도 아닌 내 엄마 항상 내 곁에서 나를 지키시고 젖을 짜다 주시고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주신 나의 특별한 엄마,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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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다의 눈물 Grade 7 조나단 Nathan Cho 푸른 바다 고래 온다, 고래 온다 바다 왕, 고래 온다 찬란한 바다 기뻐하라, 기뻐하라 참된 복, 기뻐하라 던져진 그물 닦여지는 내 마음 낚여지는 백성들 언제든 울리는 풍악소리 뒤로하고, 멀리하고 가여워라, 내 백성들 어찌하랴, 내 자손들 간다 간다, 고래 간다 바다의 왕, 고래 간다 떠나 간다 떠나 간다 핏빛 뒤로 한 채 잠잠한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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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라진 흔적들 Grade 7 송재민 Jae Min Song 한 땐 넓디 넓고 하늘같이 푸른 바다에 고래들로 가득했었지 하지만 점점 사라져 가는 웅장하면서도 어여쁘게 생긴 고래 한 줄기의 물을 뿜는 분수대처럼 물을 뿜는 모습도 거대한 몸을 지니고 웅장하게 헤엄치던 모습도 이젠 사라지고 없다 이제 우리와 함께 남은 건 고래들이 아닌 고래들이 다친 흔적들 우리와 남은 또 다른 것은 희망 다시 한 번 고래들로 꽉 찬 바다를 만나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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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리스도의 죽음 Grade 7 김혜린 Helen Kim

깜깜한 바다 속에 피가 흐른다 왕의 거친 등에 작살이 박혀 있다 그 크다란 몸이 바다 밑에 가만히 떠다닌다 심연의 바다 속에 눈물이 흐른다 왕의 강한 심장에 칼이 박혀 있다 그 강인한 자의 안으로부터 정신이 떠나간다 차가운 바다 속에서 왕의 영혼이 흐른다 물고기들은 왕의 피 냄새를 맡아 도망간다 왕이 눈을 감은 순간, 미움은 바다 멀리 떠나갔다 마지막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가쁜 숨을 내뱉는다 그 위대한 왕의 몸속에서 생명의 꽃이 흘러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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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암흑 같은 바다에서 Grade 7 김선우 Sun Woo Kim

고래들이 숨 쉬는 바다는 전진한다 하지만 검은 연기가 있는 푸른 바다는 고통을 느낀다 이젠 서서히 침묵의 바다가 된다 고래들은 안간 힘을 써서 도망가고 푸른 바다는 눈을 감고 고래들은 이제 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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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빛 없는 별 한 개 Grade 7 정강인 Bryan Khang-in Jung

어릴 적부터 몸집이 작았던 엄마 고래 친구 하나 없던 엄마 고래 꿋꿋하게 걸으면 친구들은 비웃었지 엄마 고래를 이해해 주는 건 오직 아기 고래 한 마리 세상이 등을 돌리고 어두운 밤이 찾아 올 때 달빛 대신 별 한 개, 다가왔더랬지 아기 고래 한 마리 밤을 밝혔고 작고 여린 두 팔을 벌려 주었지 하지만 어느 날, 흐려진 별빛 아기 고래가 말했지, “엄마, 엄마, 엄마는 왜 이렇게 작아?” 울부짖는 아기 고래, “엄마, 엄마, 친구들이 엄마는 고래가 아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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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움직였던 두 개의 시계 이제는 멈춰버린 하나의 시계 아기 고래 앞에 멈춰버린 하나의 시계 홀로 남겨진 고래 주인 잃은 강아지처럼 갈길 없는 어린아이처럼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후회하면서 오늘도 영원히 멈춰버린 시계를 붙들고 있네 빛 하나 없는 조그마한 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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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다의 제왕 Grade 7 박주혜 Ju Hye Pak

바다의 왕은 구름 위로 올라갔다 그것도 아주 편안하게 바다의 왕은 부름에 따라갔다 그것도 아주 감사하게 푸른 바다에 앉아 모두들 바다만큼 푸른 눈물을 흘려 보낸다 바다의 왕은 꽃들을 뿌리며 갔다 그것도 아주 사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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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를 바꾼 노력의 성과 Grade 7 곽리안 Rian Kwak “엄마 나 이 축구화 사 줘! 응? 제발.” 나는 엄마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그럼 너, 곧 있으면 수학 시험 보지? 그거 100점 맞아오면 내가 사 줄게.” 엄마는 조건을 말했다. 나의 결심, 그래 축구화를 사기로 했다. 하 지만 아주 어려운 조건, 곧 다가올 시험에서 100점을 받아야 된다. 시험이 아무리 쉽다고 해도 나 같은 유형의 사람은 쉬운 문제에서도 어이없게 틀려서 100점을 항상 놓친단 말이지. 나한테는 제일로 어려 운 시련, 이 조건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그래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각오를 가지고 나는 주말 아 침부터 책을 펴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교과서에 어려운 부분은 빨간 색으로 밑줄을 치고, 이해가 되는 부분은 노란색, 그리고 애매한 부분 은 파란색으로 줄을 그었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고작 이 정도의 공 부로는 100점을 꿈꾸는 것이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 하면 나는 이렇게 4년쯤 공부해도 100점은 단 한 번도 받지 못해서 였다. ‘나는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라는 의지를 가져도 수학 시험 에서의 100점은 정말 무리수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공부법과는 조금 다르게 해야 할 지를 나는 깊이 고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떤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친구한테 전화 를 걸어 애매하고 모르는 문제들을 물어 보았다. “어.. 이 문제는 식에 분배법칙을 대입해서 푸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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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나에게 다정하게 가르쳐 줬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꼭 자 기 혼자서만 하지 말고, 질문이 있으면 누구에게든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엄마한테도, 수학 선생님한테도 질문을 했다. 나는 이렇 게 공부를 해서 빈종이 열 장을 다 채우고 시험을 볼 준비가 되었다. 시험 당일이 되었다. 시험이 시작하기 30분 전. 나는 만찬을 준비 하기 위해 여태껏 준비한 쉐프의 마음가짐이었다. 나는 친구들하고 놀기는커녕 귀신처럼 조용히 복습하고 있었다. 드디어 시험이 시작됐다. 나는 차근차근 문제를 읽으며 풀고 45분 의 시간을 모두 쓰고 시험지를 제출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공책을 열어서 틀린 문제가 있나 없나 다시 확인 했다. 그러나 나는 또 손톱 을 물어뜯는 불안증세가 생겼다는 것을 금세 느꼈다. 사흘 뒤, 나는 드디어 내 시험 점수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수업 시 작 전에 선생님은 나에게 시험지를 내어 주었다. 나는 바로 시험지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점수는 100점이 아닌 98점이었다. 나는 절망했 다. 정말 말 그대로 엄청 절망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서 나는 깨달은 점이 있다. 이렇게 최선을 다 해서 공부하며 공부의 참 재미 를 맛보고 축구화를 산다는 의지를 버렸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축구 가 아닌 공부를 하며 나를 극복해 가는 것이 더 재밌다는 것을 깨달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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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자유 Grade 7 김규리 Joan Kim 현관문이 잠기는 순간마다 들리는 ‘삐빅, 삐빅’ 소리가 서서히 사라 져 갈 때, 난 이미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들을 노래 를 고르고 있었다. 아! 스피커와 내 핸드폰의 블루투스를 연결하는 게 먼저이구나. 음악을 듣는 용도로 쓰는 멜론 앱에서 스마트폰 홈 화면 으로 바로 나갔다. 조금은 급한 내 성질 때문인지, 이리저리 설정을 재빨리 찾아내려 했다. 홈스크린에서 왼쪽으로 터치 화면을 돌리니, 설정이 달력 앱 바로 옆에 있었다. 아이콘을 누르자마자 바로 작동되 는 것을 원했던 나는 핸드폰이 내 마음 같지 않았을 때 연신 아이콘 을 눌러대며 보챘다. 그때 와이파이 싸인과 데이터, 블루투스 싸인이 나란히 있었다. 드디어 난 블루투스와 ISX - B820 야마하 스피커로 내 핸드폰과 스피커를 연결, 성공. 핸드폰에는 블루투스 싸인이 떴고, 난 다시 멜론 앱으로 들어갔다. 이전 곡 목록 중엔 내가 좋아하는 팝송 몇 가지, 박재범, 로꼬, 그레 이, 그리고 기리보이의 노래들. 조금 더 들어가 보자면 프라이머리, 자이언티, 그리고 또 크러쉬의 노래들로 내 스크린은 가득 차 있었다. 무슨 노랠 틀지 고민하던 난, 더 많은 곡들을 검색했다. 첫 노래를 틀자마자 커다란 반주가 나오고 난 내 방으로 돌진. 뛰 어가면서 난 단 한숨에 침대 위로 점프하듯 누웠다. 방까지 들리게 음악을 크게 틀어놓곤, 방에서 난 내 핸드폰을 가지고 놀았다. 심심했 으니, 할 것도 없는 핸드폰만 쳐다보았다. 계속 화면만 보던 나는, 뒤 늦게 핸드폰에는 이제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걸 눈치 채고. 그냥 침 대 위에 큰 대자로 자릴 잡았다. 그냥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기분 이 이상했다. 내가 집에서 혼자 노는 게 처음이었을 때인가 보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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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아무렇지도 않았을 그 때는 진짜 자유로워진 느낌이었다. 엄마, 아빠 모두 다 밖으로 나가시고, 오빠도 없고, 집에 나 혼자인 적이 거의 처음이었을 때, 난 처음으로 자유로움을 느꼈고, 그 느낌은 어색했지만 나쁘지만은 않았다. 마치 이제는 어른이 된 느낌. 방에서 내가 정해 놓은 플레이 리스트만 듣자니 영 심심해서 난 또 다시 할 일 없는 거실로 나간다. 돌아다녀봤자 심심한 것은 똑같은데 그땐 그 냥 그러고만 싶었다. 내가 혼자서만 갖게 되는 이 시간을 숙제만 하면서 낭비하고 싶지 는 않았다. 그런 얄궂은 핑계를 대고선 난 일요일이었던 그 날, 숙제 를 일부러 미뤄뒀다. 나의 자유로운 영혼이 떠돌아다니던 순간, 그래, 이 순간 따분한 숙제를 하며 보내고 싶지는 않아. 노래만 듣기 심심해서 난 크게 소리 내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뭔가 형식이 있어서가 아닌, 그저 아무 뜻 없이 뛰어다니면서 혼자 재밌게 노는 법, 난 그 날 처음으로 자유라는 것을 만끽했다고나 할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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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할아버지 Grade 7 박혜진 Jeany Haejin Park 어젯밤 나는 할아버지와 함께 오붓하게 사진을 찍었다. 할아버지는 환하게 웃으시면서 내 손을 잡아 주셨다. 나도 언제나처럼 할아버지 께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할아버지는 나의 소중한 존재다. 할아버지는 나의 선물이다. 참 고마운 가족이다. 나는 할아버 지를 사랑했고 할아버지도 나를 사랑했다. 나는 할아버지께 인사드리고 즐겁게 집을 나섰다. 차에 타자마자 눈이 감겨졌다. 할아버지와 즐겁게 노는 꿈을 꾸었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처럼 즐겁게 놀았다. 그러던 중, 꿈에 저승사자가 나타났다. 무섭 게 눈을 떴다. 하지만 일어나자마자 꿈이라는 걸 알아챘다. 안심했다. 오히려 꿈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때 갑자기 엄마한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시자마자 깜짝 놀라시며 엄마는 울음을 터뜨리셨다. 나는 엄마의 떨리는 손을 잡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며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만 가득했다. 모두 숨을 죽이며 가만히 앉아있었다. 무슨 일이지, 갑자기 엄마는 울 음을 멈추시더니, 내 이름을 부르며 조심히 입을 여셨다. “혜진아, 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단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충격을 받았다. 나는 무서웠고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나는 깊게 생각을 했다. 나는 엄마의 장난인 줄 알았다. 엄마가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엄마가 분명히 장난 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엄마는 곧바 로 방에서 나오시더니 차 키를 들고 까만색 옷으로 갈아 입으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가족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모두 다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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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이 컸지만, 나는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어느덧 시간이 지나자, 장례식장으로 조금씩 들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손을 떨며 할아버지가 계신 곳을 찾아 나섰다. 나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할 지를 몰랐다. 나는 혼자 발버둥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할아버지한 테 빨리 가고 싶은데 어디 쪽인지를 몰라 허둥지둥거렸다. 어디에선가 카메라 소리가 들려 왔다. 기자들이 장례식장에 줄을 서 있었다. 나는 조금씩, 조금씩 걸었다. 어떤 벽 앞에 부딪혀서 도저 히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게 힘이 들 정도였다. 기자들이 줄을 선 장례 식장으로 들어가자 울고 계시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바로 옆에는 할 아버지가 웃고 계신 사진이 보였다. 할아버지 사진을 보자마자 나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다리의 힘이 빠졌다. 심지어 서 있는 것도 힘이 들었다. 혼이 나가듯 나는 멍해졌다. 할아버지의 웃고 계신 사진을 보자 나 는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울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찍고 있는 기자 들한테 화가 났다. 하지만 나는 참았다.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는 소 란을 피우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꿈에 나온 저승사자가 생각났다. 저승사자가 원망스러웠다. 할아버 지랑 나랑 놀 때 저승사자가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저승사자가 내 꿈 에 안 나왔으면,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놔두고 이렇게 떠나 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핑계를 대는 것 같아서 마 음이 무거웠다. 나는 길을 찾고 있었다. 그 중 하나를 선택을 하였다. 할아버지도 나랑 똑같이 길을 찾으셨다. 하지만, 나랑 정반대의 길이었다. 나는 다른 길을 선택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슬픔이 더욱 더 컸다. 나는 할아버지랑 있었던 행복 했었던 기억을 찾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할아버지랑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나는 할아버지께서 떠나시 는 마지막 날에 할아버지 곁에 나와 할아버지랑 행복했었던 사진들을 같이 묻었다. 할아버지랑 함께 했었던 행복했던 기억을 평생 간직하 고 싶었다. 나는 할아버지를 영원히 잃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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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사랑의 체험 Grade 7 김재인 Charissa Juun Kim “재인아, 안 자고 뭐 해! 빨리 자!” 아빠가 나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셨다. “저, 지금 숙제하는 중이에요.” 내가 대답했다. 열심히 숙제를 하고 있는데 빨리 자라고만 하시는 아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말대답 하지 말고 얼른 자기나 하라고!” 아빠는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버럭 버럭 소리를 지르고 계셨다. “그럼 숙제는 언제, 어떻게 하냐고요?” 너무 황당해서 나도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누가 아빠한테 이렇게 소리를 질러? 빨리 안 자니? 몇 번 말해 줘야지 알아듣는 거야?” 나는 한숨이 나왔다. 아빠는 손가락으로 침대를 가리키며 나에게 잔소리를 멈출 줄 모르셨다. 나는 아빠가 이렇게 괴이한 모습을 보여 줄 때마다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을 뿐이었다. 나는 깊은 한숨을 쉬 고 나서는 내 몸을 억지로 침대 위로 던졌다. 나는 아빠에게 조금이 라도 변화가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어느새 잠이 들었다. 나와 동갑인 사촌이 3년 만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나 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어쩔 줄을 모르고 발만 동동 굴렀다.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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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엔, 난 내 사촌 손을 꼭 붙잡고 다 같이 오션월드를 향해 출발했다. 나는 사촌을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신난 나머지, 매일매일 반드시 발 라야 하는 썬 블록을 깜빡 잊고 안 가져왔다. 내가 그렇게 중요한 걸 바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빠는 이내 폭발하셨다. 아빠는 내 팔뚝을 꽉 붙잡고 나서는 조용한 곳으로 끌고 가셨다. “아빠… 왜요?” 나는 아직도 나의 실수를 알아채지 못한 상태로 아빠에게 물었다. “지금 제정신이니?! 아빠가 특히 이렇게 더운 여름날에는 반 드시 썬 블록 바르라고 말 했어 안 했어?!” 아빠가 팔짱을 끼신 채 서 있었는데, 나는 아빠의 화가 얼마나 부 글부글 끓는지 알아챘다. “죄… 죄송해요… 제가 너무 신나서 깜빡 했네요… 지금 바 로 바를게요.…” 나는 우물쭈물 거리면서 내 잘못을 이내 인정했다. 하지만 아빠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화가 전혀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신났다고 이런 걸 까먹으면 어떻게! 정말 답답해, 멍 때리 고 서있지 말고 어서 발라!” 나는 고개를 숙이며 얼굴에 썬 블록을 발랐다. 오랜만에 사촌이랑 함께 놀게 된 날에는 잔소리를 최대한 안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 로. “헉…헉…” 나는 한참 동안 놀고 난 뒤, 잠깐만 쉬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 다. 의자를 향해 걸어가는데, 바로 그때였다. 나는 앞에 몰려오는 엄 청나게 큰 파도를 봤다. 나는 궁금해서 조금 더 가까이 가 봤다.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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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보니, 한 튜브에 세 명 정도 타서, 큰 파도가 끊임없이 몰아치고 있었다. 알고 보니까, 커다란 파도가 올 때마다 튜브의 손잡이를 꽉 잡는 재미가 있는 거였다. 나는 그걸 보자마자 너무나 타고 싶었다. 나는 천천히 아빠를 향해 걸어갔다. 툭 하면 화를 버럭 내시는 아빠 가 과연 허락 하실까? 나는 손에 힘을 주고 긴장한 채 말했다. “아빠, 저기 있는 거 너무 타고 싶은데, 태워 주시면 안 돼 요?”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뭐? 지금까지 계속 놀았잖아! 에구, 나도 이제 모르겠다. 그 래, 타러가지, 뭐.” 처음에는 잔소리를 하셨지만, 한 번에 허락해주신 아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감사합니다!” 나는 웃으면서 사촌의 손을 잡고 달려갔다. “재인아, 저기 봐! 으악!” 사촌은 나에게 그 소리를 반복했다. 나는 너무 재미있었다. 한 반쯤 탔을 때, 사촌은 특별히 겁먹은 목소리로 나에게 뒤를 보라고 외쳤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말도 안 되는 큰 파도가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놀라서, 그만 튜브에 있는 손잡이를 놓아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당시에는 내가 수영을 전혀 할 줄 몰랐 다. 나는 몸만 요란하게 흔들면서, 점점 더 갈팡질팡 해지고

있었다.

차가운 물이 귀와 코와 입에 치솟아 들어 왔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 었다. 나는 계속 가라앉으면서, 희망을 잃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발을 더 세게 찼다. 나는 어떤 사람의 다리가 느껴졌 다. 나는 다리가 끊어질 정도로 차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 사람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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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물에서 건져내는 걸 느꼈다. 하지만, 나는 그게 누구였는지도 몰랐 다. 나는 기침을 하느라 바빴기 때문이었다. 나는 한참 기침을 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알고 보니까, 나를 건져내 주고 들 어 안고 계시는 분이 바로 우리 아빠였다.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 었다. 하루도 안 빼놓고 나한테 잔소리를 하시는 아빠가 직접 튜브에 나와서 나를 찾으러 오신 거다. 나를 항상 당황하게 만드는 아빠가 걱정으로 가득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계셨다. 나를 의자에 앉히고 난 뒤, 물었다. “재인아, 너 괜찮니? 아빠가 얼마나 놀랐는지…” “저는 괜찮아요. 물에서 날 건져주셔서 고마워요.”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손을 꼬옥 잡으셨다. 그 이후로는, 아무리 때로는 아빠가 나를 속상하게 만들지라도, 아 빠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았다. 그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하나님이 나에게 세상 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은혜로운 가족을 주셨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해 야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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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우리 선생님의 이름은 Ms. Pendleton Grade 7 왕지나 Chih-Yuan Wang 나는 미술 시간이 제일 좋다. 그림 그리기를 제일 좋아하기 때문이 다. 지금 스케치를 하고 있다.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 는 Thumbnail Sketch 라는 것을 하고 있다. 그 노래는 신나서 나는 폭포와 꽃을 그렸다. 원래 그 프로젝트는 두 그림을 표현해서 다른 색깔로 표현하는 것이다. 나는 미술 시간이 그래서 좋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원하는 것은 다 그릴 수 있다. 선생님 말씀만 잘 따르면 말이 다. 우리 선생님의 이름은 Ms. Pendleton 이다. 선생님은 정말 친절하 시다. 우리 선생님이 좋은 이유는 매일매일 교실에 올 때, 무료로 페 퍼민트 사탕을 한 개씩 가져가게 한다. 달콤한 향이 입에 맴도는 맛, 오, 멈출 수가 없다. 그리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내가 힘들고 무 서운 생각이 들면 선생님이 붙들어 주신다. 예를 들어, 소방훈련 때, 내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불이 난다는 상상만 하면 무서워했다. 하지만 선생님이 나를 침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 서 조금 나아졌다. 우리 선생님의 방은 아주 복잡하다. 하지만 재미있기도 하다. 신기 한 것들이 너무 많다. 만져보고 싶지만 선생님이 안 된다고 하셨다. 사실 조금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이해했다. 우리 선생님의 방은 다른 선생님의 방 보다 훨씬 복잡하고 크다. 카드보드가 사방에 있고, 서랍 은 온통 먼지투성이다. 그래도 나는 이 방이 재미있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그리면 그림도 예쁘게 나오는데, 아주 심술부리고 안 좋은 마음으로 그리면 그림도 같이 미 워진다. 나는 그걸 벌써 알고 있어서 맨날 기쁜 마음으로 한다. 그럼 당연히 그림도 나를 따라 한다. 그림은 나의 마음을 표현해 주고, 또 내 생활이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서 아주 어려운 일도 쉽게 해결해 나갈 것이다.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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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마지막 캠프파이어 Grade 7 김애린 Irene Kim

모든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모두 함께 캠프파이어를 하러 나갔다. 마지막으로 하는 캠프파이어였다. 아직은 하늘이 밝아서 불을 피우지 는 않았지만 우리는 동그랗게 앉아 서로 간에 기분 좋은 이야기를 나 눴다. 우리는 울고 웃었던 한 주 동안의 일들을 차례차례 이야기했다. 약한 불 위에서 달콤한 마쉬멜로우를 굽고, 사탕도 굽고, 이것저것 가 져와서 구워댔다. 밤이 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이 짧은 순간이 우리가 앞으로 같이 있을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하면 아쉽기만 했다. 날이 밝아오면 우리는 각자 서로의 갈 길을 떠나고, 이제는 다 같 이 모일 일이 없다는 건 너무나도 슬픈 사실이었다. 고작 일주일만 함께 하였지만 그 시간은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여기서 만난 나의 친 구들은 학교에 있는 친구들과 똑같다. 나는 거기서 시간의 길이는 그 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고작 일주일 정도 함께 했다지만, 사실 나의 5년 6년 친구들과도 같은 깊은 인연을 맺었다. 그래서인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믿고 싶지도 않았다. 하늘이 깜깜해질 때는 우리는 타오르던 불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앉 았다. 돌아가면서 우리들의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천천히 한 명 씩 자기의 고민이나 힘든 일을 공개했다. 말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은 안 해도 됐지만, 모두 다 자기의 고민을 솔직하게

말해줬

다. 어떤 애들은 공부가 힘들다고 말했고, 또 다른 어떤 애들은 친구 랑 싸운 게 고민 된다고, 또는 가족과의 어려운 갈등이나 문제 등을 알려줬다. 나 또한 오빠들이 미국으로 떠나서 없는 그 빈자리가 요즘 슬프고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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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앉아 있던 친구는 한참 머뭇거리다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마음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나와 나의 다른 친구들은 조용히 그 친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녀는 우리에게 이 이야길 전에 해 줬었지만, 모든 사람들 앞에서 했었던 적은 없었다. 우리는 불에 타오르는 나뭇가지들을 우리의 힘듦과 고민으로 표현 했다. 그날 밤 우리의 고민과 걱정들은 불에 타 올라 없어진 것과 마 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하루를 마치려 했지만 너무 아쉬워서 우리는 그대로 기숙사로 가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우리는 이 밤을 즐겁게 끝내려고 마음먹고는 그렇게 ‘사르딘즈’라는 게임으로 마 지막 날을 보냈다. 그 게임이 재미있든 재미없든 간에 말이다. 그렇게 캠프파이어의 불꽃은 아침에 떠오르는 붉은 해로 다시 바뀌는 듯 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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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고단한 노력, 승리의 기쁨 Grade 7 오수진 Suejin Oh 손가락을 꼽아 가며 이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 왔다. 영원히 안 올 것 같은 날이었지만, 이제 그 떨리는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 다. 바로 학교를 대표하는 ‘School Representative Instrumental Competition’, 피아노 연주 대회였다. 우승의 결과는 학교를 대표하 는 피아노 연주자로 발탁 되는 자격을 부여 받는, 그래서 모두에게 굉장히 떨리는 대회였다. 연습을 쉬지 않고 해왔지만, 그래도 내 만족 감을 채우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영광스러운 순간을 기대하기에는 오히려 그만큼의 부담감을 가져야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큰 경연 대 회는 난생 처음 참석하는 거라서 연습만이 살 길이라 생각했다. 연습할 때는 그렇게 충만했던 내 자신감은 언제 왔다 갔는지도 모 른 채 어느새, 두 손 가득 삐질 삐질 흐르는 땀방울을 가득 쥔 채, 내 차례가 오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차라리 얼른 하고 끝내는 게 낫겠지’ 라고 생각하며 시계 바늘만 무엇엔가 홀린 듯 뚫어지게 응시 했다. “틱 톡, 틱 톡.” 내 차례가 오는 것을 알리듯 재촉하는 시계 바늘 소리가 양 귓가를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돌았다. 내 차례를 기다리는 순간마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침은 마치 독사의 독처럼, 말벌의 가시처럼 톡 쏘며, 쓰고 마르게 느껴졌다. 참가자가 많은 만큼 길고 끝이 안 보이는 철도 길처럼 기다림은 지루했다. 드디어 방문이 끼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작고 나직한 발자국으로 피아노가 있는 방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무슨 뜻인지 모를 표정의 심사위원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 무겁게 앉아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두 손을 이끌어 흰 건반 위에 열 손가락을 살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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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렸다. 옆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역시나 하나같이 자기 차례를 기다 리는 굳은 표정들만 눈에 띄었다. 다수의 알 수 없는 긴장된 눈동자 들은 나를 향해 집중되어 있었다. 도망치듯 돌아서고 싶은 마음은 정 말 굴뚝같았지만, 이젠 포기하기엔 너무 멀리 온 것만 같았다. 아주 큰 호흡과 함께 내 연주는 결국 시작이 되었다. 끝내, 멜로디에 잔뜩 심취가 된 채, 넋을 놓고 한 음정씩 차분차분 치며 무사히 잘 지나갔다. 내 마음은 아슬아슬하게 고공훈련을 하는 것처럼 긴장이 되었었다. “다음 순서!” 굵은 한 마디로 마침내 나는 그 방을 떠났다. 하지만 대회가 끝났 는데도 난 안심을 할 수가 없었다. 만족감 대신 무언가 불안하고 찝 찝한 느낌만 계속 들었다. 나 하나 때문에 넘어질 수도 있고, 또 승리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은 내 뒤를 계속 따라왔다. 결과를 매일 매일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 뒤로, 학교에서 난 교장 선생님의 호출로 교실을 방문하게 되었 다. 난 그 오묘한 표정의 의미를 알리가 없었다. 뒤 돌아서더니 종이 한 장을 내게 건넸다. 내 손에는 크고 두꺼운 종이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다른 게 아닌, School Representative 피아노 대회 1등(영 어)이라는 상장이 내 손에는 쥐어져 있었다. 정말 꿈만 같았다. 놀라 움과 동시에 그 동안 내가 해 왔던 혹독하고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 아주 강하게 느껴졌다. 내가 쉬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던 지난 날들이 새록새록 머리에 떠올랐다. 난 그 때 처음으로 아주 거대한 승리의 기쁨을 알고, 누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상을 받은 것 이상으로 난 자신감을 끝까지 잃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게 후회가 없고 뿌듯하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 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 경연 대회 덕분에 인생에 아주 크고 뜻 깊은 선물을 일석이조로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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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미안해, 고마워 Grade 7 정지원 Alina Chong

아차, 난 오늘 친구 수진이랑 약속이 있었다는 걸 금세 잊었었다. 늦잠을 자고 만 것이다. 일어나보니 11시. 약속 시간은 5분 뒤. 곧바 로 씻고 나갈 준비를 해도 한참 늦었다. 수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내가 좀 늦을 것 같아. 음… 한 11:40분 쯤에 도착할 것 같아.” “그래… 괜찮아.” 수진이의 목소리는 괜찮지 않았다. 목소리에서 화가 난 것 같은 느 낌이 들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뛰어나갔다. 버스를 기다렸지만, 기다리고 기다려 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10분 뒤 겨우 타게 된 버스, 가슴이 콩당콩 당 뛰었다. 시간은 11:25분. ‘15분 남았다!’ 약속 장소에 도착 했을 때는 이미 11:37분이었다. 난 버스에서 내 리자마자 바로 놀이공원 쪽으로 뛰어갔다. 표를 끊고 입구 쪽으로 가 고 있을 때였다. 전화가 왔다. “야! 너 지금 어디야?!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아직도 안 왔냐 고?!” 전화를 받자마자 수진이는 냅다 소리쳤다. “아… 미안… 지금 들어가고 있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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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무 미안해서 대답도 잘 하기 어려운 목소리로 답했다. “아, 그래? 난 지금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벤치에 앉아 있 어.” 수진이는 아까보다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들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고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그때 저 멀리에서 수진이가 눈 에 들어왔다. 수진이도 날 본 것 같았다. 난 손을 흔들었다. 수진이는 날 보고만 있었다. 한참 삐진 모양이다. “미안. 내가 늦잠을 자서…” 난 솔직하게 사실을 말했다. “그랬어? 괜찮아.” 수진이는 내가 용서를 빌자마자 받아줬다. 우린 같이 놀이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바이킹이었다. “야! 우리 이거 타자!” 난 수진이에게 말을 걸었다. “응... 그래.” 수진이는 내가 귀찮은 듯 대답했다. 수진이는 날 용서 했지만, 기분 이 아직도 안 좋나 보다. 내가 늦어서 아직도 화가 나 있는 것 같았 다. 우린 바이킹을 타는 줄 쪽으로 갔다. 그런데 아무도 줄에 서 있지 않아서 쉽게 바이킹을 탔다. 우린 맨 뒷 칸에 앉았다. 조금씩 시동이 걸리더니 하늘 높이 올랐다가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바이킹의 흐름에 우리는 몸을 던지듯이 신나게 소리쳤다.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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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느낌이었다. 수진이는 내리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내 팔에 팔 짱을 끼고 다른 놀이기구 쪽으로 갔다. “야, 우리 이번에 저거 타자!” 수진이는 날 이끌고 아트란티스 쪽으로 데려갔다. “응 그래!” 난 바로 좋다고 말했다. 줄을 십 여분 동안 기다린 후에 입장하자 마자 우린 맨 앞줄에 앉았다. 그리고는 우린 서로에게 한 가지 미션 을 주었다. “넌 떨어질 때 안전바에서 손을 떼.” 수진이는 나에게 말했다. “응! 그럼 넌 떨어질 때 소리를 아주 크게 지르렴.” 나도 질세라 한 가지 미션을 말했다. 우린 둘 다 서로의 미션을 받고 서서히 출발했다. 맨 위에 도착했 을 때 우린 모두 서로에게 약속한 미션을 수행 했다. 난 양손을 하늘 높이 올렸고 수진이는 옆에서 소리를 지를 준비를 하고 우린 세차게 땅 아래까지 곤두박질치며 떨어졌다. 옆에서 수진이의 괴성이 들렸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나 역시 손을 들고 소리를 있는 힘껏 내질렀다. 한참을 놀다가 시계를 보니 밤 9시. 놀이공원에서 수진이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뛰놀다보니 집에 갈 시간이 되었지만 우린 둘 다 집 에 가기 싫은 마음에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더 놀고 싶었다. 같 은 마음이었다. 다음에 또 놀기로 약속하고 서로의 손을 꼭 잡고는 놀이동산을 나왔다. 나는 다음 약속에는 반드시 안 늦을 거라는 약속 도 했다. 수진이는 괜찮다고 하면서 더 예쁘게 웃어줬다. 그 웃음 안 에서 수진이의 착한 마음을 읽었다. 수진이와 함께여서 더욱 신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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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새로운 것으로부터의 기쁨 Grade 7 정재희 Ryan Chung

6학년 때부터 갖고 싶었던 컴퓨터가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좋은 컴퓨터가 이미 있는데, 왜 또 사고 싶은 거냐’고 말씀 하신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컴퓨터가 너무나 사고 싶었 다. 하지만 7학년 1학기가 끝날 때쯤 아버지께서 “이제 너도 7학년이 됐으니까 좀 좋은 컴퓨터를 하나 더 사줄까?” 하고 물어보셨다. 나는 좋은 컴퓨터를 드디어 가지게 되어서 기뻤다. 나는 6학년 때 컴퓨터 전원 키는 게 느려서 선생님들한테 혼나기도 참 많이 혼났다. 하지만 그 컴퓨터는 그냥 커버를 열기만 하면 컴퓨 터 실행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컴퓨터는 정말 가볍고 키보드 소리 가 꽤나 괜찮았다. 새로운 컴퓨터 덕분에 나는 영어 타자가 훨씬 빨 라졌다. 그리고 일기나 수필을 쓸 때 훨씬 편하고 빨라졌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많이 아쉬운 점은 한국어 단어가 키보드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끔씩 한국어를 잊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요즘 나는 너무나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생각하고 영 어로 쓰기 때문이다. 소중하게 느끼는 한국어를 잊지만 않는다면 난 새로운 컴퓨터 덕분에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만 같아 기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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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바이, 뉴질랜드 Grade 7 김시연 Justine Kim

나는 한국이 싫다. 정말 정말 싫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봤 다. ‘넌 한국인이면서 왜 그렇게

한국이 싫은 거니?’ 라고. 그래서

난 오늘 내가 왜 이토록 한국을 싫어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자 한다. 내가 처음으로 뉴질랜드에 갔을 때 난 고작 아홉 살이었다. 그때만 해도 난 한국이 뉴질랜드보다 훨씬 좋았다. 뉴질랜드는 그저 모든 것 이 무서울 뿐이었다. 모든 것을 영어로 듣고 말하며 공부하는 학교가 나에겐 설레는 대상이면서도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학교 가는 첫 날 아침, 난 머리를 단정하게 묶으며 엄마에게 말했 다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한 마디도 못하면 어떡하지…” 난 궁시렁 궁시렁 엄마에게 이런저런 질문들을 쏟아 내었다. 하지 만 나의 머릿속을 맴돌던 걱정들은 미소를 띠면서 사라졌다. 걱정거리였던 학교에 도착했다. 교실 문을 처음 여는 순간, 아이들 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따뜻하게 날 받아주는 아이들이 있 는 그런 아이들이 있는 학교에 온 게 천만 다행이라 생각했다. 공부 를 잘 하는 아이들 위주로만 수업 분위기가 돌아간다든지, 미술 시간 에 아이들이 그린 각자의 개성과 실력을 존중해 주지 않고, 판에 박 힌 그림만을 강요하듯 그리라고 하는 정말 이상하고 개념 없는 선생 님들과 아이들이 있는 학교를 다니던 나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지기까 지 했다. 정말 뉴질랜드에 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절실히 느껴졌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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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의사소통은 잘 되지 않았지만 뉴질랜드에 있는 학교를 다니며 행 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렇게 벌써 3년이 지났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한국에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까지 놓였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내 마음 속에선 이미

천둥번개가 치고 있었다. 정말 정말 싫었다. 그냥 아빠와 엄마를 계속 못 보더라도 뉴질랜드에 있고 싶었다.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 평소에 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떼를 썼다. 그만큼 나의 조국 인 한국이 싫었 던 것일까… 뉴질랜드에 있는 학교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나의 표정은 하루 종일 펴지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조국보다 좋아하는 나라를 떠나라니…’ 학교가 거의 끝나 갈 때쯤 같은 반 아이들, 선생님 그리고 한국에 서 사귀었던 친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둘도 없는 소중한 나의 친 구 Claudia 와 Katie가 나를 위해 깜작 이벤트를 해 줬다. 정말 행복 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아마 그 날이 내가 12년이라는 삶 을 살면서 가장 슬프면서도 행복했던 날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한 채 뉴질랜드를 떠났다. 나에게 가 장 큰 행복을 준 뉴질랜드를… 뉴질랜드를 떠나고 난 한 달 동안 학 교를 다니지 않았다. 단지 텔레비전을 보면서 집에 있기만 했다. 가끔 씩 조용히 잘 때 뉴질랜드에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눈물 몇 방울을 떨어트리곤 했다. 뉴질랜드를 그리워하는 마음이었을까.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 다시 돌아갈 거니까. 비록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뉴질랜드 보다 좋은 건 아니지만, APIS라는 학교를 다니며 나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뉴질랜드 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난 지금도 언제나 마음 속 넓 은 바다를 바라보며 외친다. “바이, 뉴질랜드” 이 말이 좋은 건 아니 지만 그래도 외친다, 바이라고 외치는 날이 있으면 하이라고 외치는 날도 분명히 온다고 믿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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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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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살살 녹는 솜사탕 Grade 8 홍성재 Jay Hong 그렇게 큰 이유 없이 싸움하다가 비행기처럼 우정이 날라 갔다 친구도 많이 화났는지 나에게 말도 건네지 않았다 흥! 난 안 아쉽다 하나도! 답답한 느낌이 계속 내 가슴을 찌른다 모든 것이 다 날아간 것 같다 신나게 놀아도 계속 마음속에 답답한 이 느낌 나 홀로 남았다 흑! 친하게 지내야 되는데 어느 날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친구랑 난 어색 순간 친구는 미안하다는 듯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손을 내밀었다 나는 친구 손을 잡고 솜사탕이 녹듯이 화난 게 싹 녹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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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팥빙수 같은 Grade 8 김윤지 Ella Kim 하루에도 몇 시간씩 보는 내 친구 매일매일 재밌게 놀았고 같이라면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우리 그런데 왜 이렇지? 이 차가운 마음 왜 내 마음도 이렇게 슬프다 매우 슬프다 외롭다 매우 외롭다 힘들 때는 옆에 있던 하나 밖에 없던 친구 팥빙수같이 차갑게도 얼어버렸고 따뜻했던 그 마음은 어디로 떠난 걸까? 따뜻한 팥도 꽁꽁 얼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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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의 강시 춤 Grade 8 이채윤 Lucy Lee 내가 제일 싫어하는 월요일이지만 친구 덕분에 웃을 수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쉬는 시간에 친구 덕분에 웃을 수 있다. 어느 때와 다르지 않은 방과 후 엄마 기다리는 시간 갑자기 춤추는 내 친구의 모습 강시처럼 슝슝슝 뛰면서 슝슝슝 세상에서 가장 엽기적인 춤 코딱지 맛 젤리처럼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친구의 모습 숨도 못 쉴 정도로 웃긴 새로운 친구의 모습 그 때만 생각하면 웃기고 그 동영상만 보면 웃기고 친구만 보면 웃기다 이런 게 친구의 소중함 친구와의 추억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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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온기가 있는 밥 한 그릇 Grade 8 이승민 Kate Lee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서 먹는 따뜻한 어묵 국물같이 눈 오는 날 먹는 고구마같이 집에 들어온 순간 엄마의 음식 냄새가 나를 반기네 식탁에 앉자 밥에서 피어오르는 온기 온기에서 느껴지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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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엄마의 따뜻한 밥 Grade 8 오형근 Francesco Oh 내가 집에 오면 엄마가 있다 엄마는 밥을 한다 엄마의 세계처럼 부지런한 엄마의 삶 아침에도 밥을 해주는 엄마 엄마는 밥처럼 따뜻한 것 같다 매일 나를 챙겨준다 매일 매일 엄마의 마음 어묵 국물처럼 따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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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매일 먹는 밥상 같은 Grade 8 윤병우 Philip Yoon 매일 밥상, 정말 평범한 집밥 학교에 가면 평범한 친구들 평범한 밥, 하지만 다양한 밥 다양하고도 영양 만점 평범한 친구들 하지만 다양한 친구들 다양하고도 영양 만점 친구들과 싸우면 맛이 없어지지만 친구들과 화해하면 맛있어 진다 영양 만점 친구들, 평범하지만 평범하니까 너무나 편하다 밥을 먹고 영양분을 갖듯이 친구들과 우정을 맺는다 매일 먹는 밥상 같은 나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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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을 Grade 8 김상인 Jacob Kim 아침 일찍 일어나 테니스 칠 준비를 했다 라켓을 들고 뛰어 나가 오랫동안 못 느낀 시원한 바람을 느꼈다 이 시원한 느낌, 이 밝은 날, 난 행복했다 테니스를 열심히 치고 땀도 펄펄 난다 바람이 날 또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그네 타기, 축구하기, 또 고구마 먹기 난 가을의 재미를 실컷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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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의 친구 Grade 8 이승원 Justin Lee 별것도 아닌 일에도 친구가 좋다 친구는 소중하다 친구는 사랑이다 별것도 아닌 일로 싸우고 빨리 화해하는 게 친구다 친구와 같이 피시방 갈 때 친구랑 같이 게임할 때 시간이 5분 남았다 돈은 없다 어떻게 하지 친구가 나선다 야, 오늘 내가 쏠게 이 말이 제일 좋다 이게 바로 친구다 어떤 시 구절처럼 친구는 오래봐야 좋다 친구는 계속 봐야 더 좋다 그게 바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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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

사슴벌레 사육하기 Grade 8 최현욱 Matthew Choi 사슴벌레를 집에서 키우는 사람으로서 사슴벌레를 키우는 방법은 다른 애완동물보다는 쉽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필요한 용품은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고, 방법도 간단하다. 집에서 사슴벌레를 사 육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슴벌레 사육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사슴벌레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등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딱정벌 레이다. 크기는 5~12cm 크기이고, 우리나라만 해도 넓적 사슴벌레, 왕 사슴벌레, 애사슴벌레, 홍다리 사슴벌레 등 약 10가지의 종이 산 다. 세계적으로 약 65종 가량이 있다. 사슴벌레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에서 산다.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가 대표적이고 수액이 나오는 나무도 좋아하는데, 그 예로는 버드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이 있다. 사슴벌레가 산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은 썩은 참나무, 그들 의 음식인 나무의 수액이다. 수액이 없는 경우에는 과일을 먹는다. 사 육하는 경우에 필요한 것은 사육 통, 매트로 쓸 수 있는 발효톱밥, 과 일, 또는 벌레용 젤리, 그리고 산란용 나무, 놀이나무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사슴벌레의 먹이는 사과, 복숭아, 바나나, 참나무 수액 등이다. 사육할 때는 사육 젤리, 또는 바나나, 사과, 복 숭아 등을 먹고 이런 것들이 사슴벌레의 건강에 가장 좋다. 수박과 멜론은 당분이 너무 많으므로, 안 주는 것이 좋다. 과일을 줄 경우에 는 초파리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신문지나 방충시트를 사육통과 뚜껑사이에 끼워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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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할 때에는 사슴벌레를 임시 공간으로 옳기고, 오래된 발효 톱밥을 갈아내고, 새로운 톱밥의 깊이가 4-5cm 이상 되도록 다시 넣 는다. 온도는 약 25도 정도를 유지하면 좋다. 사슴벌레는 빛을 싫어 하므로, 그늘진 곳에 사육 통을 두고, 물은 이삼 주에 한 번씩 50ml 이하를 부어주면 된다. 톱밥이 건조하지 않은지 늘 주의해야 한다. 천하의 사슴벌레도 천적들이 있다. 그 천적들은 진드기, 기생충, 새 등이다. 집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체액을 빨아먹는 벌레인 진드기 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며, 만약 생겼을 경우 수돗물을 약하게 틀 고 솔로 살살 문질러 떼어 내어야 한다. 애벌레는 자연 상태에서 2-3년이면 성충이 되는데, 집에서 사육할 경우 따뜻하게 해주면 겨울잠을 안 자게 되어 기간이 단축된다. 그래 서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면 성충이 된다. 애벌레의 먹이는 발효톱 밥이고, 배설물 때문에 자주 청소를 해 주어야 한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사슴벌레는 집에서도 쉽게 사육할 수 있는 애완동물이다. 톱밥의 수분과 청결, 먹이에 신경을 쓴다면 2-3년 정 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여러분도 한 번 키워보길 바란다.

<참고 문헌> - 장영철 감수, ‘장수풍뎅이 vs 사슴벌레’, 예림당 - 엔하키미러 https://mirror.enha.kr/wiki/%EC%82%AC%EC%8A%B4%EB%B2 %8C%EB%A0%88 - 대구 곤충농장 http://www.bugsplay.co.kr/story/0603.php?PHPSESSID=a925c20 c8427a5b309f2611c242e0530 - 농업유전자원정보센타/한국의곤충자원관 http://www.genebank.go.kr/pb/jw/bug_0101_a.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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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게임 시간 조사 보고서 Grade 8 김수아 Joshua Kim (1) 조사자 : 김수아 (2) 조사목적 : APIS에 있는 학생들은 게임을 많이 한다. 어떤 게임은 잔인하고 어 떤 게임은 그렇지 않다. 우리한테는 재미있는 게임도 사실 학생들에 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7학년 학생들이 즐겨 하는 게임의 종류를 알아보고 게임을 안 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조사를 했다. (3) 조사 대상과 방법 : 이 보고서에서는 APIS에 다니는 7학년 학생들이 하는 게임과 게임 에 대한 느낌을 중심으로 조사를 했다. 2015년 4월 13일부터 2015년 4월 20일까지 조사를 했다. 게임을 하는 학생들은 12명이었다. 총 17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였는데 그 중 12명이 게임을 한다고 했다. 게임을 한다고 답한 12명의 학생들에게 게임에 대한 느낌과 그들이 하는 게임의 종류를 조사를 하였다. 조사 절차는 다음과 같다. APIS 7학년 학생들에게 질문 ↓ 어떤 게임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를 공책에 적기 ↓ 공책에 적은 후에 분류 ↓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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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과 분석 1) 하루 중 게임 시간 7학년 학생들 중에는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학생부터 3시간 이상 씩 하는 학생들까지 있다. 4명은 하루에 게임을 30분씩 하고 1명은 한 시간씩 게임을 한다. 1시간 30분 동안 게임을 한다고 답한 학생은 1명, 2시간동안 게임을 한다고 답한 학생은 4명, 3시간동안 게임을 한다고 답한 학생은 1명, 그리고 5명은 게임을 안 한다고 답했다. 분 석한 결과 게임을 안 하는 학생들은 주로 여자들이었다. 주로 남학생 들이 게임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 게임을 안 할 때 드는 느낌 7학년 학생들은 게임을 안 할 때 드는 느낌이 다 다르다. 비슷한 답변도 몇몇 있었지만 대다수의 답변이 다르게, 다양하게 나왔다. 2 명은 게임하는 것이 그냥 그렇다고 했다. 그렇지만 5명은 좋다고 하 였고, 9명은 상관없다고 하였다. 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많은 7학년 학생들은 아무 느낌이 안 든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7학년 학생들이 게임하는 시간을 분석하여 통계를 내면 다음의 [표1]과 같다.

[표1] 하루에 게임을 하는 시간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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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수면 시간에 관한 조사 Grade 8 이지용 Eric Lee 아이들은 몇 시에 자야 할까요? 얼마나 자야, 몇 시에 자야 아이가 피곤하지 않은 삶을 살며 푹 잘 수 있는 것일까요? 2015년 4월, 저 는 7학년, 14살에서 15살 사이의 학생들의 잠드는 시간, 일찍 자거나 늦게 자는 이유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이 설문 조사에는 저를 포함하 여 12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이 글은 APIS 7학년의 평균 수 면 시간과 실제로 우리 나이에 얼마나 자야 하는지를 알려 줄 것입니 다. APIS 7학년을 대상으로 조 사한 결과, 75 퍼센트의 아이 들이 11시부터 1시 사이에 잠이 들었습니다. 8.3 퍼센트 가 9시에서 10시 사이에 잠 이 들었고, 16.7 퍼센트가 10 시에서 11시 사이에 잠이 들 었습니다. 대부분의 APIS 7학 년 아이들은 11시를 넘겨서야 잠에 들었습니다. 10명 중 7, 8명이 11시를 넘겼고, 2, 3명만이 11시 전에 잤습니다. 참고로 저는 11시부 터 1시 사이에 잠이 듭니다. 많은 아이들이 늦게 잘 거라는 것을 예상하고, 저는 다음 질문으로 “12시를 넘긴다면, 무엇 때문에 늦게 잡니까?” 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 결과, 4명은 숙제로 인하여, 또 4명은 게임하느라, 그리고 3명이라 도 다행히 12시를 넘기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1/3명은 할 수 없이 숙제로 인하여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또한 1/3명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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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노느라 잠에 늦게 들었습 니다. 이렇게 되면 피곤함으 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가 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 업과 주변 상황에 대한 이해 능력이 떨어지면서, 다소 폭 력적인 언어와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럼 실제로 잠은 몇 시에 자야 할까요? 실제로 언제 자야 하는가 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4살에서 15살 사이의 아이들 이라면 최소한 8시간에서 9시간은 자야 피로가 완전히 풀립니다. 잠 은 뇌의 음식입니다. 즉, 잠을 자지 않으면 우리 뇌는 쉬지 않고 일만 하게 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피곤함과 스트레스, 그리고 폭력적인 언어와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심각할 경우, 자신의 이름, 주변 사람들, 중요한 것들을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치매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지금 현재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청소년들 중, 15퍼센트의 청소년 들만 8시간 이상을 잡니다. APIS의 많은 7학년 아이들이-내 자신을 포함해서- 6시간에서 7시간밖에 자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더 일찍 자야 하고, 더 많이 자야 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비로소 행복하고 건 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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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을 하나요? Grade 8 하대호 Dae Ho Ha 머리말 1. 조사 목적 APIS에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다른 학교랑 경기를 하기 도 하고, 축구부, 배구부, 농구부 등 스포츠 팀도 많이 있다. 나는 우 리 학교 7학년 학생들이 무슨 운동을 얼마나 하는지 알고 싶어서 이 런 조사를 했다. 이 조사를 하면 어떤 운동이 제일 인기 있는지, 그 운동을 얼마나 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 조사 대상과 방법 이 조사는 APIS 7학년 학생들이 무슨 운동을 하는지, 운동을 하면 몇 시간을 하는지 살펴 볼 수 있다. 조사 대상은 APIS 7학년 학생들 이다. 남자 12명 여자 4명이고 설문조사를 통해 남여 모두 무슨 운동 을 하는지, 운동을 하면 몇 시간을 하는지 살펴 볼 것이다. 본문 1.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을 하나요?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자의 6.25%가 하 루에 10분 운동을 한다고 답했다. 4시간 운동을 한다고 답변한 사람 의 수와 같았다. 한두 명 정도가 하루 30분 동안 운동을 한다고 답변 하였다. 그 다음으로 4시간 이상, 또는 2시간 운동하는 결과가 똑같 았는데 각각 3명이 4시간 이상, 또는 2시간 운동을 한다고 답을 했 다. 다음으로 6명의 학생들이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고 하였는데 한 시간 운동을 하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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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문조사 결과 APIS 7학년들을 전체적으로 볼 때 운동을 많이 하 긴 하지만 그중에서 운동이 부족해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루에 1시간 동안 운동을 해야 건강에 좋은데 3명의 학생이 1시간 이하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해 서도 안 된다. 4명의 학생이 4시간 또는 4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고 답변했는데 그것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

3. 위의 표를 보면 7학년 학생들은 수영과 배구를 하나도 안 하고, 축구와 농구, 그리고 야구만 한다. 7학년 모두 다 운동을 오후에 하 고, 밤, 오전, 새벽에는 하지 않는다. 사실 아침에 운동을 하면 건강 에도 좋지만 오후가 딱 좋은 날씨 때문에 오후에만 하는 경우가 많 다. 사실 운동을 언제하든지 자기 마음이고 자기 스타일이다.

4. 조사 결과 총합 분석 지금까지 APIS 7학년 학생들이 무슨 운동을 하는지, 운동을 하면 몇 시간하는지를 분석해 보았다. 조사 결과 APIS 7학년 학생들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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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운동을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하고, 축구, 농구, 야구를 한 다. APIS 7학년 학생들은 모두 오후에 운동을 하고 다른 시간에 운 동을 안 한다고 한다. 맺음말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운동을 안 하는 학생들이 많을 줄 알았는 데, 결과는 나의 예상과 달랐다.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APIS 7학년 학생들은 운동을 매일매일 비교적 적당하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하 지만 안타까운 것은 모두가 1시간 이상 운동을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루 1시간 정도 하는게 좋기 때문이다. 조만간 모두가 하루 1시간 이상 운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참고 문헌> - “10대 청소년 운동 부족 ‘심각’” 미주중앙일보. N.p., n.d. Web. 27 Apr. 2015. - 정, 김 효. “운동부족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1년에 무려 530만 명!” N.p., n.d.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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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운동 시간 및 종목에 관한 조사 Grade 8 이재우 Jaewoo Suzuki

머리말 1. 조사 목적 이 설문조사의 주요 목적은 7학년들이 운동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슨 운동을 하는지, 누구와 함께하는지, 무슨 운동을 가장 좋 아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 설문조사를 하 게 되었다. 2. 조사 대상과 방법 이 설문조사의 조사 대상은 전체 7학년이었다. Survey Monkey를 통하여 4월 13일 부터 4월 20일까지 설문조사가 이루어 졌고, 총 14 명의 설문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결과가 이루어져 있다. 조사 결과 는 다음과 같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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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은 7학년 학생들이 중심적으로 하는 운동을 조사해 보 았다. 14명 중 7명(50%)이 축구라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 5명 (35.71%)이 농구라고 답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2명 (14.29%)은 기타 라고 답을 하였다. 기타 중 한 명은 태권도라고 답을 하였고, 또 다른 한 명은 다른 것이라고 답하였다. 기타에서의 한 명은 농구라고 답하 였기 때문에 농구에 포함을 시켰다.

두 번째 질문은 1번에서 선택한 운동을 누구와 함께 하는지를 물어 보기 위한 설문조사이다. 3명(21.43%)은 가족과 한다고 밝혔고, 12명 (85.71%)은 친구들과 함께 운동을 한다고 밝혔다. 친구와 함께 운동 을 한다고 답변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또한 3명(21.43%)은 축구부나 야구부에서 운동을 한다고 하였다. 기타에서 2명 중 1명은 아는 형과 그리고 다른 1명은 혼자 한다고 한다. 세 번째 질문은 좋아하는 운동의 순위이다. 축구를 1위로 둔 학생 들은

9명(64.29%)이며,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다수 였 다. 그 다음으로 야구였다. 3위로는 농구, 4위로는 육상, 그리고 마지 막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이었다. 7학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축 구이며, 가장 싫어하는 운동은 웨이트 트레이닝인 것으로 확인이 되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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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질문은 1번에 택한 운동을 하루에 몇 시간 일주일에 몇 번 하나를 조사하기 위한 질문이었다. 답이 너무 광범위해서 가장 많은 답은 하루에 1시간, 일주일에 5번이었다. 그리고 가장 적은 답은 하 루에 4시간 매일이었다.

맺음말 7학년들이 가장 중심적으로 하는 운동은 축구이고, 그 외에 다른 운동으로는 야구, 육상,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이 있었다. 1번에 선 택한 운동을 주로 친구들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동아리끼리 가장 적게 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7학년들이 가장 좋 아하는 운동은 대부분이 축구를 1위로 뽑았고 그 다음이 농구, 그리 고 야구로 결과가 나왔다. 또한 웨이트 트레이닝를 하는 학생이 적었 듯이 좋아하는 운동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가장 적은 관심을 보이 고 있다. <참고문헌> - 성장기 아이들, 허리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 주의해야 (기사) -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청소년 운동부족 증상! 해결이 어렵다면 평 소 성장발달에 도움 되는 어린이 비타민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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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할머니의 반찬 Grade 8 박준하 Cole Park 지난해 여름 갑자기 엄마께서 전화를 받으시더니 허겁지겁 짐을 챙 기시며 말씀하셨다. “준하야, 너도 빨리 준비해.” “왜요?” 엄마께서는 시골에 빨리 가야한다고 하셨다. 엄마와 나는 버스를 타고 시골에 갔다. 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시다고 했다. 엄마는 얼굴 에 걱정이 가득하셨다. 우리가 시골에 도착했을 때 할머니께서는 집에 계셨다. 움직이질 못하신다고 하시며 누워 계셨다. 그래서 엄마와 나는 빨리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병원에서는 근육통이라고 했다. 심각한 병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너무 배가 고팠다. 엄마께 서 서둘러 밥을 챙기셨다. 난 배가 너무 고팠지만 밥상에 손이 잘 가 질 않았다. 밥상에는 내가 좋아하는 반찬도 없고 할머니께서 끓여놓 으신 된장찌개에 나물 두 가지뿐이었다. 눈 씻고 찾아보아도 내가 좋 아하는 고기반찬은 없었다. 내가 투덜투덜하니 엄마께서 계란을 구워 된장찌개와 나물, 계란을 넣고 비벼주셨다. 정말 싫었다. 하지만 배가 너무 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었다. 먹다보니 자꾸 손이 갔다. 맛이 있 었나보다. 난 나물 반찬 정말 싫어하는데... 할머니께서는 혼자 사시다 보니 음식도 잘 안 해 드신다고 하셨다. 할머니가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기분이 좀 그랬다. 하지 만 나는 변변찮은 음식에서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프시지만 엄마와 내가 간다고 된장찌개에 나물 반찬을 해 놓으신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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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내 인생의 비타민 Grade 8 황수윤 Soo Yoon Hwang 벌써 학기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나려 하는데 나는 여전히 시간에 적응을 못 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려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 피곤함은 오후까지 가서 다시 집에 돌아올 때쯤 다시 몰려온다. 하지만 요즘 문제가 이 하나만이 아니다. 성적과 시험, 숙제 등의 학 업 스트레스도 쌓인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취미를 찾아야 된다. 대부 분 사람들은 먹을 것이나 오락, 또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나는 운동으로 푸는 사람인 것 같다. 축구, 배구, 농구와 야구 같은 많은 운동을 좋아하지만 그중 딱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축구를 선택하겠 다. 축구는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냥 공놀이라고 하기 에는 너무나 큰 부분이다. 내가 물론 축구를 잘하지는 않지만 축구를 하는 시간 동안만큼은 정말 재밌다. 단순히 공을 차고 골을 넣거나 공을 막아서 재밌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멋진 팀플레이를 하고 경기 의 결과가 기대 되어서 이다. 하지만 내가 축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내가 골키퍼를 보 며 경기에만 완벽히 집중할 때이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면, 내가 머릿속에 공과 상대의 움직임만을 넣을 때 다른 것들은 모두 잠 시 잊게 된다. 그 짧은 순간에는 마음 속도 텅 비고 머리도 텅 비는 느낌이다. 가끔은 내가 너무 힘들어서 이런가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 다. 하지만 아니다. 그 순간만이라도 몸과 머리는 공부와 성적을 잊고 축구를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물론 원할 때마다 집중이 되는 건 아니다. 압박감과 ‘이것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잘된다. 하지만 여기서 또 스트레스를 조금씩 받기도 한다. 경기 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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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내가 실책을 하면 쉽게 자책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형들이 위 로를 해주면 바로 잊고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나 집중한다. 나는 축구를 언제나 힘들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이랑 동네 축구도 하고 몇 번은 실제 경기에 가 봤다. 그때는 우리학교에 ‘축구 부’ 라는 단어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에 APIS에 왔더 니 전혀 다른 시스템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희망자 모두가 등록 기간 동안 신청하면 축구를 할 수 있었다. 나한테는 꿈만 같은 일이 였다. 나는 축구부에 들어가서 선배들이 축구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 을 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형들이 차는 공을 막을 때면 무서웠지만 얼마 후 적응하여 정말 재미있는 축구를 하였다. 그냥 패스하고 프리킥을 차기도 하는데 공을 찰 때마다 걱정거리가 싹 없어 지는 것 같다. 특히 신기하게 많이 휜 공들을 볼 때마다 뿌 듯한 느낌이 들어 기쁘다. 하지만 경기 후, 축구 할 때 느꼈던 감정들 은 선수들과 헤어지면 얼만 안 가 싹 없어진다. 다시 시험공부와 성 적이 내 신경을 괴롭힌다. 하지만 잠이 들면 모든 걱정이 다시 없어 지고 일어나면 다시 힘든 하루의 시작이다. 학생의 의무를 무시할 수 는 없지 않은가. 내 인생에 운동이 없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상상도 못하겠다. 앉아서 게임하는 것과 그냥 자는 것보다는 몸을 움직여줘야 마음이 풀린다. 공부와 성적 스트레스를 영원히 피할 수는 없겠지만 잠시만 이라도 잊고 운동을 하고 싶은 것이 나의 마음가짐이다. 그만큼 운동 은 나에게 인생의 큰 한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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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문>

늑대소년 다루 Grade 8 김건 Danny Kim 캠핑카에서 지내는 것은 환상적일 것 같다. 하지만 거기서 1년 내 내 지내는 다루와 세미한테는 지루함밖에 없다. 그들은 엄마를 잃고 아빠랑 캠핑카에서 지낸다. 아버지는 아이들한테 미안한 마음밖에 없 다.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최고의 환경에서 살게 해 주고 싶은데 고 작 캠핑카에서 생활하니 죄책감이 든다. 어느 날 그들은 설악산을 오르다가 강아지 ‘케르’를 발견했다. 처음 엔 아빠는 아이들이 케르를 차 안에서 기르는 걸 반대했지만 결국 허 락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들은 케르에게 정이 든다. 케르가 어느 날 유해를 발견하여 그로 인해 가족들은 돈도 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우리도 찾기 힘들 어하는 유해를 케르가 냄새만으로 찾는 것이다. 개의 후각은 인간보 다 최소 100배 더 월등하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의 뛰어난 후각능력을 이용해 유해를 찾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책의 주제는 동물에 대한 사랑이다. 책에서는 주제가 무엇인지는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동물에 대한 사랑을 계 속 느낄 수 있었다. 동물도 사람처럼 잘 보살펴 줘야한다. 우리는 알 아듣지 못하겠지만 그들도 그들만의 생각과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 그들의 상황과 언어를 이해하고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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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문>

초정리 편지 Grade 8 이진균 Jin Lee 나는 원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책이라면 잘 만지지도 않는 것들 중 하나이다. 이 책도 처음에는 국어시간에 독서를 해야 하는 시 간이 있어서 억지로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의외로 책이 재미없지 않았 다. 처음에는 이 책이 한글에 관련된 책인지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 읽다 보니 흥미로워져서 계속 읽게 되었고 한글과 세종대왕에 대한 책이라 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 안에는 한글과 세종대왕에 대해 많 은 설명이 들어있다. 딱딱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 이러 한 설명이 다 들어있는 것이다. 이 책은 주인공 장운이가 우연히 비밀리에 밖에 나온 세종대왕을 만 나게 되고 그러면서 조선 땅 최초로 한글을 배운다는 내용으로 구성되 어져 있다. 책에 계속 등장하는 ‘토끼눈 할아버지’가 사실 세종대왕이 라는 사실은 나는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장운이는 가난하고 집안 형 편이 좋지 않아 글을 배울 수가 없다. 하지만 토끼눈 할아버지라는 이 름을 가진 세종대왕을 만나 한글을 쉽게 쉽게 배우게 되는데 이 장면 을 보면서 새삼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께 감사를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배울 수 있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은 장운이의 삶을 보고 그를, 또는 그와 같은 많은 백성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한글 을 가르쳐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조선 최초로 한글을 배운 장운이는 다 른 사람에게도 한글을 알려주고, 가르쳐 주고,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같이 편지를 주고 받는다. 한글 창제 초기의 모습이 많이 들어있는 이 책은 사람들에게 다시금 한글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일깨워 주는 책이다. 나도 느낀 점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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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문>

잔인하고 무거운 세계, 28 Grade 8 오승민 Andy Oh 때론 눈 폭풍이 부는 추운 곳, 때론 잠잠하지만 그래도 추운 곳, 상황에 따라서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추운 곳에 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들은 서 있다. 28의 주인공 중 하나인 ‘재형’은 처음엔 동물을 사랑하는 매우 모 범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었다. 어느 날, 썰매개를 쓰는 대회에서 늑대를 만나자 개들을 미끼삼아 살아 돌아왔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그 의 썰매개 훈련을 금지시킨다. 하지만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링 고와 스타라는 개들을 앞세워 썰매개 훈련을 계속 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이곳에 심각한 전염병이 돌게 되며 28의 이야기는 전개된다. “X발! 깜짝 놀랐네,”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주인공들은 예쁘게, 멋있게 포장되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은 ‘나’의 성격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세상을 보 는 시선도 달라진다. 이 두 가지가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웠다. 책의 첫 부분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이 문의를 받고 한 남성의 집으로 들어 갔다가 그 어두컴컴한 집에서 뭔가를 밟는다. 우두둑하는 소리와 끈 적끈적한 느낌. 처음에는 몰랐다가 나중에 주인공이 알게 되는 사실 은 바로 그것이 강아지였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들이 어떤 가감이나 포장 없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는 게 굉장히 놀라웠다. 그리고 자 신이 밟아서 죽인 게 강아지였다는 걸 알고서도 자기 자신의 발에 묻 은 강아지의 시체 잔여물과 집 주인에게 발각될 것에 대해서는 걱정 했으나 자신이 강아지를 죽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슬퍼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들을 서슴지 않고 그냥 그대로 썼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소설에 주된 플롯을 결정짓는 치사율 높은 전염병은 얼마 전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메르스 사태와 비슷했다. 28은 메르스 이전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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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만 마치 미래를 예견 한 것처럼 이야기 속 사람들의 반응과 메르 스 사태를 대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반응은 놀랄 만큼 비슷했다. “어떻게 해결하지?”, “해결 방법은 있나?” 보단 “나도 걸리는 거 아 닌가,”라는 태도가 등장하는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일반적인 책들이라면 주인공들이 마치 영웅인 것처럼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사태를 해결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한 주 인공은 개에 정신 팔려 있고, 나머지는 자기 목숨을 부지하려고 뛰어 다니기에 바쁘다. 28의 저자는 독자가 아니다. 그러니 독자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나 어려운 부분은 분명히 생길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28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었던 점은 왜 항상 이야기를 무거운 분위기로 끌고 가냐 는 것이었다. 물론 영화들도 영화의 장르에 따라서 처음에 평화로운 분위기로 시작하다 중간에 무거운 분위기로 바뀌어서 끝나는 영화들 도 많다. 물론 책들도 그런 책들이 많다. 무거운 분위기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책은 계속해서 무거운 분위기로 가려고 하는데, 등장인물 들의 대사 같은 것이 분명히 피식거리게 만들어야 할 내용인데도 불 구하고 책은 계속해서 독자에게 어두운 긴장감을 요구하고 있다. 보통의 책들은 인물들이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서로 도와준다. 하 지만 28은 자기 자신의 욕망, 혹은 자기 자신의 생존을 목표로 살아 가는 인물들로 가득하다. 책이 시작할 때도 ‘재형’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썰매개들을 늑대 무리한테 넘겨줬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은 어린 강아지의 머리를 잘못 밟아서 으깨 버리고는 들키면 어쩌지 하 는 생각부터 한다. 직장 동료가 신종 전염병에 걸렸을 때는 동료의 건강을 걱정하기 보다는 자기는 전염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이 먼저다. 이 책의 주제는 인간의 이기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기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나 자신의 마 음가짐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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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전쟁 속에서 발견한 빛 Grade 8 박정연 Park Clara “쿵!” 나는 신음소리와 대포소리에 일어났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총알이 날아왔다. 움츠려서 땅에 엎드렸지만 악취가 내 코를 찔렀다. 시체가 거의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여 땅을 가렸다. 내 손을 보니 피투성이였다. 시체들은 거의가 군인들이었다. 무척 싫었지만, 시체의 옷을 가지고 와 입었다. 악취가 심했지만, 나는 그나마 무엇인가를 걸쳤다는 생각 에 안심했다. “Sergeant Grey, you must get out of here!”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한 미군이 나를 뒤에서 잡았다. 그 는 나를 짊어진 채, 미친 듯이 뛰었다. 그의 등에서 멍하니 생각을 하 다 불현 듯 깨달은 사실. 아, 나의 갑옷 때문에 나를 미군으로 생각했 구나! 한참 지난 그 때였다. 그는 나를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나는 미군의 본부에 온 것 같았다. 다섯 명의 미군이 나를 보았다. “He is not sergeant Grey. What are you talking about? He is just another Korean. Ugh, how many times do you have to make a mistake, Edward?” “Sorry, sir.” 나는 그제야 일어났다. 나를 데려온 군인이 보였다. 그는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나 역시 다른 군인의 눈치를 보면서 본부에서 나갔다. 그는 밖에서 무슨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 사진에는, 나만한 남자 아이와 한 여자가 같이 서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가족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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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um...으,음. this 나 가족.” 한국말이 아직은 좀 서툴었다. 그렇지만 나의 말을 알아들은 것 같 았다. 그때 어느 군인이 나왔다. “Edward, go to the village that is about 10km south away from here. Take the kid and the van with you.” 그의 이름이 에드워드인 것 같았다. 에드워드는 손에 쥔 사진을 조 심스럽게 가슴에 달려있는 주머니에 넣었다. 나를 일으켜 세워주면서 다른 군인들과 인사를 하면서 갔다. 나는 그를 따라갔다. 우리는 군인 차를 탔고 우리가 타자 차는 곧 출발했다. 곧 우리는 어느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면서 우리는 무 언가가 잘못된 것을 짐작했다. 그곳에는 북한 군인들이 가득했던 것 이다. 그들은 나와 에드워드를 가두었다. 나는 궁금했다. 나는 이 전 쟁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왜 싸우는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 그것 외에는 내가 아는 것이 없었다. 하 지만 지금은 여기에서 탈출해 나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여기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벌서 희망이 사라진 것 같아 보였다. 모두들 힘없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여기에서 탈출하리라 결심했다. 밤이 되자 나는 에드워드에게 말했다. “에드워드, 탈출.” “타..탈출?”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살펴봤다. 그릇, 숟가락뿐이었 다. 에드워드는 그릇을 가지고 바닥을 긁기 시작했다. 서서히 바닥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를 따라 숟가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우리는 그 구멍으로 밖으로 나갔다. 밖의 밤공기는 맑고 경쾌했다. 감옥 주변에는 숲이 있었다. 우리는 그 숲에서 하루를 자기로 했다. “게 섰거라!” 저만치에서 북한군이 오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에드워드!” 에드워드는 그제야 부랴부랴 일어났다. 우리는 뛰기 시작했다. 하지 만 북한군이 우리에 신발을 가져간 탓인지, 우리는 잡혔다. 우리는 북한군이 시키는 대로 구덩이를 열심히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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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나는 흙인 줄 알고 힘을 모아 삽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나의 삽 위에는 바로 시체가 있었던 것이다. 에드워드는 그 시체를 날려버렸다. “야, 빨리 파.” 북한 군인이 말을 했다. 에드워드와 나는 열심이 땅을 팠다. 한 3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5M 정도 되는 구멍을 팠다. “여기에 서.” 에드워드와 나는 눈치를 보면서 섰다. “총 들어.” 북한 군인들은 우리 앞에서 총을 겨냥했다. 그때였다. “와!” 남한 군인들과 미군이 들이 닥쳤다. 북한 군인들은 총을 남한 군에 게 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남한 군들에게 그다지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미군 본부에서 봤던 군인들이 보였다. 그는 에드워드한 테 싸우라는 표시를 했다. 에드워드는 아무 말도 없이 싸울 준비를 하며 북한군들에게 다가갔다. 그가 가는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누 군가가 나의 머리를 내려 쳤다. 나는 그대로 쓰러졌다. “인석아, 일어나.” 누군가가 나를 흔들었다. 그는 남한 군인이었다. “에드워드...에드워드” 나는 엄마 잃은 아이처럼 에드워드를 찾아 다녔다. 그는 없었다. “아, 그 미군? 에드워드 상병? 아, 미안하다…” 순간 나는 뒤를 돌아보니, 시체를 실어가는 차가 보였다. 그 차 안 에는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에드워드였다. 나는 차와 같이 뛰면서 울 었다. 차 안에 있는 미군도 운 모양이었다. 나는 그와 많은 시간을 같 이 있지는 못했지만, 그는 나를 챙겨줬다. 나는 그의 가족이 생각났 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전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만 죽 인다는 것을. 전쟁은 그냥 사람의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나는 그 를 실은 차가 가는 모습을 울면서 보았다. 나는 에드워드가 오기를 지금까지도 기다린다. 이 사악한 세상에서 그는 나의 생명의 은인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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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배낚시 Grade 8 권애나 Anna Kwon Frankl 오늘은 서현이네 가족이 배낚시를 하러 가는 날이다. 서현이는 알 아서 짐을 싸더니, 자신이 무슨 토끼인 것 마냥 깡충깡충 뛴다. “엄마, 아빠, 좀 빨리 가요. 네? 네?” 서현이의 얼굴은 점점 더 잘 익은 토마토 같이 빨개진다. 서현이는 안절부절 못하면서, 급기야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한다. “알았어, 알았어. 빨리 준비할게.” 서현이 아빠께서는 땀을 흘리며 잽싸게 낚싯대를 들고 차로 달려간 다. 서현이도 얼굴에 미쳐 감출 수 없는 커다란 미소를 띠고 차에 탄 다. “엄마, 빨리 오세요!” 서현이 엄마께서도 방수잠바를 들고 차로 달려온다. 서현이는 신나 서 소리지른다. “출발!” 한 시간 후, 서현이네 가족은 항구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서현이 엄마께서는 서현이에게 방수잠바를 입히려고 하신다. “자, 어서 입어. 나중에 물에 쫄딱 젖긴 싫잖아.” 하지만 서현이는 이 말이 들리지 않았다. 장난감을 본 아기마냥 활 짝 웃더니 고깃배들에게로 달려 나간다. 서현이는 배들을 열심히 살 피더니, 자신이 탈 배로 달려간다. “못 말려…” 서현이의 부모님께서 동시에 말씀하신다. 서현이는 그냥 아무것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마침내 서현이의 부모님께서 배에 타셨다. 서현이 아빠께선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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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지 못하는 서현이가 귀여운 듯 바라보며 질문하신다. “서현이는 물고기 잡으면 뭐하고 싶어?” 서현이는 아빠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본다. 서현이의 그 호기심 으로 가득한 눈은 온 세상을 담고 있을 것 같다. “저는, 물고기로 회 많이 만들어서 먹고 싶어요.” 서현이는 물고기 이름을 구구단 외우듯이 말해 나가기 시작한다. “연어, 고등어, 갈치, 장어, 꽁치, 가자미, 병어…” 서현이 아빠는 웃으시며 고개를 저으신다. 조금 있다가 선장님께서 나오신다. “아, 안녕하십니까요. 아이고, 여기 꼬마 아가씨는 이름이 뭐지?” 서현이는 당당히 대답한다. “서현이요!” 선장님은 반쪽미소를 지으신다. “그렇구나. 서현아, 바다에서는 조심해야 되거든? 잘못하면 상어가 앙! 하고 이 고깃배를 두 동강 내버릴 수도 있어! 아니면 낚싯대를 콱 물어가지고 낚싯줄만 끊어서 가버릴 수도 있거든? 조심해라.” 선장님은 호탕하게 웃으시지만, 서현이는 잠깐 충격에 빠진 듯 언 다. 그러다가 또 선장님께 말한다. “괘- 괜찮아요! 상어 같은 거 한 번 때려주면 돼요!” “하하, 그래? 뭐, 오늘은 상어 걱정 안 해도 돼. 요 근방에는 상어 가 없거든.” 서현이는 다시 미소 짓는다. 잠시 후 배가 출발한다. 배 위로 물방울이 마구 튄다. 서현이 엄마 께선 서현이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계신다. “엄마… 불편하단 말이에요… 네? 입기 싫어요. 목이 빳빳해진 느 낌이라고요.” “혹시 나중에 사고 나면 물에 떠야 살지.” 선장님은 서현이가 구명조끼를 다 입을 때까지 기다린 후 서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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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져온 낚싯대에 미끼를 끼운다. “자, 요놈은 이렇게 끼워서 딱 돌려주는 겁니다. 이렇게 안하면 물 고기가 아까운 미끼만 쏙 빼내서 먹어버려요.” 서현이 아빠께선 선장님의 미끼를 끼우는 그 손놀림을 열심히 봐두 고 있다. 서현이는 첫 번째 낚싯대로 달려간다. 얼른 낚싯줄을 내리고 행복하게 바다를 바라보는 서현이는 무언가 바다에 뛰어들어도 진정 되지 않을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서현이는 옆에서 같이 낚시하는 부모님도 힐긋힐긋 보며 열심히 물고기가 미끼를 물기를 기다린다. 그때, 서현이 엄마의 낚싯대에 소식이 왔다. “여보, 서현아! 걸렸어!” 서현이는 재빨리 그 낚싯대로 달려간다. 자신의 것과 달리 무척이 나 빳빳한 느낌이다. 서현이네 가족이 힘을 합친 결과 마지막에는 멋 진 은색 물고기를 얻게 된다. “와, 벌써 한 마리 잡으셨네?” 선장님이 흥미로운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이 정도면 월척인데?” 서현이 아빠께서 말씀하신다. 그렇지만 선장님은 별 것 아닌 듯 어 깨를 올렸다 내리신다. “에, 뭐, 작은 놈인데, 그래도 나쁘진 않네요.” “이게 작은 놈이라고요?” 한 시간 후 서현이 엄마께서는 물고기를 계속 해서 낚아내신다. 서 현이 아빠께서도 몇 마리 정도 잡으신다. 모두들 물고기를 많이 잡아 낸다. “웃차!” “야, 크다!” “조그맣네요, 뭐.” 뭐, 다들 많이 잡았다. 서현이 빼고. 지금 서현이는 저기 구석에 앉 아서 물고기 한 마리 못 잡은 채로 뱃멀미에 시달리고 있다. “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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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는 손을 꾹꾹 누르면서 뱃멀미가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 보 다 못한 서현이 엄마께서 서현이 옆으로 오신다. “괜찮아? 엄마 멀미약 있는데, 좀 먹을래?” “네…” 서현이는 약을 꿀꺽 삼키고, 챙겨온 간식을 먹는다. 선장님께선 이 런 서현이가 안쓰러운 듯 혀를 끌끌 차신다. “요놈, 고기 한 마리도 못 잡으니까 의기소침해서 요렇게 돼 버렸 네. 일어나봐. 내가 고기 잡는 것 좀 도와줄게.” 서현이는 겨우 일어나서 낚싯대를 잡는다. 선장님이 미끼를 끼워주 시고, 낚싯줄을 적당한 길이로 내려 주신다. “이놈, 미끼를 이렇게 겨우 걸려있게 하면 어쩌라고 이래? 물고기 가 미끼만 쏙 빼먹겠다. 이렇게 복잡하게 끼워야지. 좀만 기다려봐 라.” 선장님이 말씀하시자마자 입질이 온다. “엄마! 아빠! 빨리 와요! 빨리!” 갑자기 엄청 큰 물고기 한 마리가 배 위로 날아오른다. 물고기는 쿵 소리와 함께 서현이 밑에 떨어진다. 서현이는 뱃멀미 따위는 잊은 듯 신나게 뛴다. “히야, 이런 게 바로 월척이지!” 선장님께서 감탄하시며 바라보신다. “회 먹어요, 회!” 서현이는 신나서 조그마한 배가 흔들리도록 뛴다. “요녀석, 회가 그렇게 좋으냐? 그럼 아저씨가 생선 잘라줄게.” 선장님은 커다란 칼을 꺼내시더니 능숙한 솜씨로 물고기를 자르신 다. 가로, 세로, 회로 먹을 수 있는 부위는 조금도 남기시지 않는다. 배 안에 있는 호스로 회를 깨끗이 씻으시더니, 선장실에 가서 초장을 가져오셨다. “자, 맛있게 드세요.” 서현이네 가족은 회를 먹기 시작한다. 하얗고 부드러운 회를 빨간 초장에 찍어먹는다. 서현이는 첫 번째 회는 조심스레 씹어먹고, 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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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초장에 푹 찍어 입으로 직행이다. 선장님은 군침을 꿀꺽 삼킨다. 서현이는 회를 먹다 말고 선장님을 쳐다본다. “아저씨도 좀 드실래요?” 선장님은 잠깐 머뭇거리시더니, 서현이 부모님께 고개를 돌리신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서현이 부모님께선 고개를 끄덕거리신다. “그럼요.” 선장님께서 활짝 웃으신다. 입 안 뒤쪽에 있는 금니 한 개가 반짝 거린다. “아,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 그렇게 네 명은 회를 먹는다. 아무도 말 한 마디 꺼내지 않는다. 주변에 있는 소리라고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와 날갯짓, 그리고 파도 가 출렁거리는 소리뿐이다. 모두 소리하나 내지 않는다. 서현이도 지 금 이 순간만큼은 조용하다. 그저 얼굴에 웃음을 띠고 마지막 회 한 조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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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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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을 Grade 9 이수빈 Claire Lee 왔다, 갔다, 올 땐 갈 땐

갔다 왔다 오는 것 같지 않게 가는 것 같지 않게

예쁠수록 더 빨리 지나가는 가을 겨울이 와야지만 그립고, 나무가 허전할 때만 보고 싶은 것이다 왔다, 갔다, 올 땐 갈 땐

갔다 왔다 언제 갔냐는 듯이 나를 감싸주고, 너무 당연하게 함께 했던 나를 차고 간다

나는 이제 안다 가을이 지날 거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아픔은 피할 수 없다 힘든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데 혹시 겨울이 좋아질까 가을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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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눈 Grade 9 김혜민 Janice Kim 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기다린다 마음이 아플 때 나를 위로해주는 음악과 닮은 그를 기다린다 그 완벽한 순간을 사진으로 잡을 수 없는 시간을 기다린다 어서 그를 만나 다시 춤출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린다 그를 기다리다 잠이 든다 하지만 그는 소리도 없이 나를 만나러 왔다 나는 그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와 함께 발자국을 남기며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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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미래 Grade 9 나혜준 Cindy Rah 기다리는 나의 길은 멀고도 멀고, 애타는 기다림에 시간만 지나간다 일상 생활에 익숙해져 늦잠을 잔 나 자신을 자책하며 버스를 향해 부리나케 뛰어가고, 학교에 도착하면 졸린 눈을 억지로 깨우려 박하사탕을 입에 물며, 점심 시간에는 친구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는 수다를 떨며, 다시 집에 도착하면 책을 펴고 읽다 잠이 든다. 어느새 수만 개의 세월이 흘러간다 흘러가고, 또 흘러가지만 너는 이 세상에 나올 용기는 아직인가 보다 네가 나올 때의 결과물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의 사소한 일들마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온갖 노력을 퍼붓는다 입을 열어 빨리 와 달라고, 지금이 너무 힘들다고, 어서 여기서 탈출시켜 달라고, 온 힘을 다해 외치지만 소리는 나의 일상생활에 묻혀,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에 묻혀 흘러가고 나는 다시 묵묵히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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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 Grade 9 배승수 Owen Bae 기다릴 필요도 없이 매번 확실히 너는 온다 새로운 환경이 주는 낯섦,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는 불편함 나는 힘들고 싫다 어느 날 꽃이 피었다 드디어 오는 너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날씨 그리웠던 너는 마침내 왔다 품에 안긴 듯 부드러운 느낌 먼 곳에서 드디어 오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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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기다림 Grade 9 최서원 Emily Choi

나는 기다린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언젠간 올 거라고 나한테도 올 거라고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일기장 같은, 모든 걸 이해해주는 가족 같은 사람 언제나 내 곁에 있을 한 사람 그 사람을 찾는다는 건, 보물찾기보다 힘들지만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모든 것을 채워줄 그 사람 언젠간 나에게 올 사람에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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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기다림 Grade 9 권진아 Gina Kwon 너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창 밖을 내다보며 네가 오기를 기다린다 구름에 가려져 너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기다리다 지쳐 우산을 펼쳐 너를 찾으러 나선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네가 보일 때까지 그 한 걸음이 몇 시간의 걸음이 되어도 네가 보이기 전까지 멈추지 않는다 너의 모습은 우산 너머에서도 알 수 있다 우산의 색깔이 환해져 올 때면, 너의 빛이 너의 존재를 알리기 때문이다 너는 너무 눈부셔 맞이할 수가 없다 우산을 접어 나의 마음이 채워지기를 바라며 한껏 너를 품에 안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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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사랑하는 어머니께 Grade 9 유승민 Seung Min Yoo

어머니, 안녕하세요. 제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다친 데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길러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머니께서 저희 가족 을 위해 늘 수고해 주시고, 애써 주셔서 모두가 사랑하고 일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일곱 살 때쯤인가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등을 다치 신 이후로 가끔씩 아프다고 하실 때마다 제 마음이 슬프고 안타깝습 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등이 아프실 때마다 저를 부르시면, 제가 어 머니께 등 마사지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께서 더욱 건강하셨으 면 좋겠습니다. 저는 동생을 잘 돌보는 장남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 진짜, 진짜,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2015년 10월 29일 학교에서 큰 아들 유승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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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떤 책을 읽어야 되나? Grade 9 박세은 Se Eun Park 집 안에 책이 없는 가정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도서관도 동네마다 있고 서점도 곳곳에 있다.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 그러나 그들에 게 책을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가 읽을 책을 쉽게 고르 지 못하고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다가 힘들게 책 한 권을 집어 들게 된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면 무엇 이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는 엄마들이 그냥 아무 책 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라면 별 제재 없이 읽게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아이들에게 권장도서나 추천 도서를 읽게 한다. 이 시기부터 사람들이 책을 싫어 하기 시작하게 되는 것 같다. 선생님이 권장도서를 권하는 이유는 있 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권장도서는 꼭 읽어야 되나, 아니면 자기가 좋아 하는 책을 나름대로 골라서 읽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어떤 독서가 더 좋을까? 권장도서 선정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이런 책을 읽으면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자기가 주로 읽는 한 가지 종류에 책에서 벗어 나 여러 종류의 책을 맛보는 기회를 얻게 된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어느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자기가 항상 책을 고르는 장르가 있어 좋아하는 책이 있는 방향으로 향한다. 이런 식으로 매일 책을 고르면 같은 유형의 책만 읽게 된다. 책을 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기 때 문에 어른들은 여러 종류의 책이 있는 권장도서를 선정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책을 읽으면 그전까지 읽지 않았던 책을 읽을 기회를 준 다. 그러나 이런 책은 지루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추천도서 를 읽기 싫어하고 책에 금방 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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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추천하기 전에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책을 읽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싫어하고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상태에 좋아 하지도 않는 책을 주면 당연히 거부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이 친근 하게 느껴지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책의 종류를 정하 는 것 보다는 책을 읽을 것이냐 아니면 읽지 않을 것이냐가 문제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재미있게 읽기 시작하면 다른 종류의 책을 자 연스럽게 읽게 될 것이다. 책을 많이 읽게 된다면 다른 종류의 책을 권해 보는 것도 좋다. 사람들이 추천도서 대신 자기가 선택하는 책을 읽는 또 다른 이유는 부담 없이 책을 읽을 경우에는 흥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도서 아닌 책을 읽으면 훨씬 더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있으면 책을 먼 저 찾는 습관도 생기고 나중에는 스마트 폰이나 TV 대신에 책을 더 선호하게 된다. 또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어떤 목적으로 책을 고르느냐에 따라 그전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추천도서를 다양하게 읽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정보를 얻고 이해 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흥미 있게 책을 읽는 것도 좋다고 생각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한 종류의 책만 읽으면 지식의 폭이 좁아진다. 그러나 무조건 추천도서를 강요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느낀다. 지식 만을 넓히고 책을 읽는 즐거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책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다양한 책을 골고루 읽는 게 책을 읽 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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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복은 학생의 상징이다 Grade9 서희원 Hee Won Seo 나라마다 학생들이 입는 옷은 다르다. 한국의 중, 고등학생들은 매 일 교복을 입고 등교를 한다. 교복은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 학 교의 개성을 교복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교복의 역사를 찾아 거슬러 올라 가다 보면 근대식 학교의 탄생과 비슷하게 교복이 탄생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초의 교복은 1886년에 이화 학당 학생들이 입었 다고 한다. 교복은 이렇게 100년이 넘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교복을 입었지만, 여전히 교복착용에 대한 찬반여론은 지속되고 있다. 우선 교복의 장점에 대해서 말해 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교복을 입으면 아침마다 뭘 입어야 할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등교준 비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교복을 입으면서 스스 로가 학생임을 생각하게 만들 수 있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 을 조심하게 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세 번째로는, 교복을 입으면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따돌림을 방지 할 수 있다. 어떤 학생이 유명 브랜드 옷을 못 입는다고 따돌리거나, 좋은 옷을 뺏어 입는 등의 문 제점들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복 구입에 돈을 많이 안 써도 된다. 교복을 한 번 사면 중학교에 다니는 동안, 혹은 고등학교에 다 니는 동안 각 3년 씩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장점이 많은 교복을 오히려 싫어하고 교복 착용을 반대하는 학생들도 많다. 교복이 물론 장점도 많지만, 표현의 자유를 뺏는다거나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없다는 이유로 교복을 반대한 다. 사람의 옷을 통하여 성격을 알 수 있는 법인데, 학생들보고 무조 건 교복을 입으라고 하는 것은 자유와 각자의 개성표현의 기회를 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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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교복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불 만들이 많다. 교복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사복 여러 벌을 살 수 있다 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교복이 불편하다는 점도 생각해봐 야 한다. 여학생들은 치마에 항상 신경 써야 하고, 남학생들도 티셔츠 에 비해 교복 셔츠가 불편하다고 말한다. 넥타이 또한 학생들을 답답 하게 만들 수 있다. 교복은 학생의 상징이라고 말 할 수 있으며 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교복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학생임을 드러낼 수 있다. 비 록 교복이 불편하고 싫어도 나중에 커서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닌 것 이 추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학생이 교복을 입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 <참고문헌> - http://if-blog.tistory.com/2918 - http://cafe.naver.com/running1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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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윤추구 Grade 9 구동수 Daniel Koo 기업은 이윤추구가 곧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 업운영에 있어 이윤추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기업은 영리를 위해 활동하고 재화를 판매하는 조직체이다. 즉 기 업은 이윤이 있기에 존재하는 조직체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기 업이 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업은 항상 사회 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여를 해왔다. 기업이 이윤추구를 하는 것 자체가 곧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먼저 기업은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한다. 우선 직원을 고용해 사회에 일자리를 늘린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실업자와 범죄가 사회에서 줄어 든다. 실업자가 많은 사회에는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 부산일 보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들이 자잘한 절도사건의 피의자를 잡고 보면 대학생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말하길 대학생 범죄가 늘 어나는 이유는 낮은 취업률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한다. 즉, 기업이 이윤을 많이 내면, 기업이 성장하게 되고, 기업이 성장하면 훨 씬 많은 일자리와 밝은 미래를 사회에 제공 해줄 수 있다. 그렇게 되 면 사회에 범죄 또한 줄어들 것이다. 사회적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이지 기업이 책임져야 할 책임 은 아니다. 기업은 정부에게 이윤의 일부를 세금으로 돌려주며 정부 는 그 돈으로 사회를 발전시킨다. 즉, 기업은 사회에 세금을 내는 것 만으로도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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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기업이 이윤추구를 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 사회에 이익으로 돌아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신사의 경우, 통 신사는 돈을 받고 그 대가로 사회에 인터넷과 전화 통화 등을 제공 해준다. 청소 대행업체 같은 기업도 정당한 대가를 받으면서 사회에 기여를 하는 것이다. 즉,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이윤추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된다. 기업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기업은 재화나 서비스의 제공 등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그 이윤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또다시 이 윤창출을 하는 조직이다.’ 즉, 기업의 이윤 추구와 이윤 창출은 기업 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목표이자 책임이다. 기업이 그들의 가장 기본 적인 목표인 이윤창출을 지키지 못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 그들이 그들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때 그것은 곧 사회적 책임 수행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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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치녀들의 메갈리아 Grade 9 윤수빈 Joyce Yoon ‘김치녀’라는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김치녀’는 한국 여성을 비하하며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대응하는 단어로 ‘김치남’이 존재하지 만, ‘김치녀’ 쪽이 ‘김치남’보다 훨씬 먼저 만들어진 단어이다. 별 것 아닌 신조어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여성의 대상화 및 물질화에 대해 무딘 사회현상이나 뿌리 깊은 자국 이성혐오증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 어라는 점에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단어이다. ‘김치녀’ 그 자체로는 공격적인 뜻을 내포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어가 주로 사용되는 문맥과 단어에서 2차적으로 파생한 ‘개념녀’, ‘갓치녀’ 등의 신조어를 떠올리면 ‘김치녀’를 2010년대 여성혐오 신조어의 시작을 끊은 단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치녀’라는 신조어에서도 엿볼 수 있는 ‘여혐(여성혐오)’이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 아닌 조금 더 대중적인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 은 올 여름 전염병 MERS의 확산과 함께 세워진 디씨인사이드 메르 스 갤러리라는 게시판이 생긴 이후이다. 신설된 메르스 갤러리에는 전염병과 관련된 내용이 올라오는 대신 디씨에 서식하던 남성혐오 인 구가 하나 둘 모여 남성혐오에 대한 글이 올라오게 되었다. 규모가 커진 ‘메르스 갤러리’는 상위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로부터 독립을 선 언, 남성혐오를 전면에 내세운 문제적 사이트 ‘메갈리아’를 세우게 된 다. 메갈리아는 지금까지 없었던 과격한 방식의 여성주의 운동을 내 세우게 되고 여러 문제를 파생하게 된다. 메갈리아 문제와 함께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메갈리아를 그토록 문제적인 집단으로 만든 이유는 그들 의 운동 방식인 ‘미러링(mirroring)’이다. 거울로 비춘다는 뜻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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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링’은 여태껏 남성들이 습관처럼 해왔던 ‘여혐’을 똑같이 ‘남혐’으로 반사하는 것이다. 미러링에 대한 관심이 ‘아, 메갈리아를 보니 알겠 다. 여태까지 여혐이 이렇게 심한 문제였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면 분쟁도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폭풍처럼 남혐 을 몰고 온 메갈리아의 무례한 남성혐오 방식은 아무리 ‘미러링’이라 고 하더라도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귀에는 귀, 이에는 이’ 식의 대 응이 미성숙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애초부터 한국의 여혐이 메갈리아의 남혐 같지는 않았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주 작은 꼬투 리만 있으면 여혐으로 몰아간다는 과열 현상이라는 주장도 많았다. 어느 쪽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완벽한 운동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메갈리아의 무례함이 옳지는 않겠지만,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는 점에서 메갈리아는 존재 의의가 있는 집 단이다. 여혐에 대한 대표적인 오류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모든 것이 여혐 같다는 피해망상적인 착각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피해망상적인 사람들뿐으로 여혐의 실제적 성차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착각이다. 자신의 인권이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는가, 그것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의 인권감수성의 수준에 따라 다르다. 인권의 침해를 크게 느껴 보지 않은 사람들, 특히 태생적으로 권력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주 로 남성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인권감수성에는 무딘 편이 다. 반면 오랜 기간 지속적인 인권 침해를 당한 사람들은 인권감수성 이 매우 예민하다. 이들은 서로간의 사고방식에 너무나 큰 차이가 있 어서 다른 견해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일상 속의 예로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나 ‘여성 전용 주차장’ 등 ‘여성 전용’이 사용되는 제도들이 있다. 이런 여성 전용 제도에 대해 인권감수성이 무딘 사람 은 여성우월주의 같다는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인권감 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은 무딘 그들의 여성우월주의 발언에 ‘여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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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프레임을 덮어씌우는 것이다. 그들은 여성 전용 주차장이 여성에 게 혜택을 주기 위한 곳이 아니라 주차장 구석이 여성들에게 안전하 지 못했던 곳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 각을 해볼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그런 그들이 얼떨결에 여성혐오자 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되고, 그들은 다시 예민한 사람들에게 분노 하여 ‘페미니즘’은 쓸데없고 자칭하기 부끄러운 것이라는 인상을 가지 게 된다. 다시 ‘김치녀’에 대해 생각해보자. ‘김치녀’가 ‘김치남’보다 먼저 나 온 신조어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늘 두 단어를 조합한 언어 를 만들 때 조금씩 익숙하거나 우월한 것을 앞에 둔다. 한국과 일본 을 지칭할 때, 한국은 한일이라고 하지만 일본은 일한이라고 한다. 여 남이라는 표현은 없지만 남녀라는 표현은 있다. 반대로 놈년이라는 표현은 없어도 년놈이라는 표현은 있다. 우리는 남사장이나 남가수라 는 표현을 쓰지 않지만 여사장이나 여가수라는 표현은 자주 쓴다. 된 장녀라는 표현은 익숙해도 된장남이라는 표현은 된장녀에서 파생된 2 차적인 단어이므로 된장녀보다 자주 듣게 되는 표현은 아니다. 김치 남 역시 김치녀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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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에게 독서란 삶의 일부이다 Grade 9 이규현 Gyuhyun Lee 나에게 책이라는 것은 삶의 일부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 인생을 살 면서 여러 권의 책을 읽게 된다. 왜 어렸을 때 부모님들께서 책을 읽 으라고 하시는지, 왜 책을 꼭 읽어야 하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으면 인생에 도움이 되고, 지혜 롭게 말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책은 우리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풍부한 지식 또한 준다. 책을 읽을 때에는 일단 독서의 목적을 세우고 책을 통해 나의 능력 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수준을 돌파하고 더 높은 수준의 책에 도전해야 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독서에서 우리의 인생과 닮은 부분이 아주 많다는 것을 발견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노 력을 통해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독서에서도 노력이 필요 하다. 어떤 사람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 다 끝내지 못하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고 만다. 하지만 인생의 굴곡처럼 그 재미없는 부분을 넘고 나면 다음에는 꼭 재미있는 부분이 나온다. 우리의 인생처럼 독서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정하고 낮은 목표를 세 우는 것 보다는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정한다면 이전보다는 더 성 장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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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에게 독서란 도피처이다 Grade 9 오주현 Juhyun Oh 나에게 독서란 도피처이다. 현실이 괴롭고 힘들 때 사람은 누구나 지금의 자리로부터 탈출 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게 된다. 현실에 부 딪혀 도망치고 싶을 때 나에게 탈출구가 되어주는 문이 바로 책이다. 괴로움과 정면으로 맞부딪쳐도 방법을 찾아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사 람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 따라서 현실에서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면 나는 빨리 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어진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있어서 그 도피처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책이다. 책을 읽는 그 시간만큼은 힘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현실 도피가 잠깐의 괴로움을 잊게 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현실에서 도망치는 것에 머물러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서는 가 장 이상적인 현실 도피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에 몰두하면서 모든 스 트레스나 괴로움을 시원하게 날려 버릴 수 있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답답한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답을 책 속에서 찾기도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순간에 내 가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가 풀릴 때가 있다. 그리고 그 길이 나를 다시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되어준다. 뿐만 아 니라 독서를 함으로써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으며 자신이 못해 본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다른 사람의 사 고방식을 접할 수 있는 독서야말로 값진 도피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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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에게 독서란 등산이다 Grade 9 남윤준 Joshua Nahm 나에게 독서란 등산이다. 책은 높은 산과도 같다.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올라가면서 그 높이를 느끼게 되는 그런 산 말이다. 때론 너 무 높다고 느껴져, 끝까지 읽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산을 오를 때 느껴지는 힘듦과 장애물이 있듯이, 책을 읽을 때 나는 잠이라는 시련 과 시간의 부족이라는 장애물 속에서 어렵게 책을 읽는다. 산을 오를 때는 신중해야 한다. 장애물은 없는지, 언덕은 없는지 그 런 것들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 신중해야 한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책 을 읽을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어떤 책을 읽을지, 지금까지 읽은 부 분을 다 이해 한 건지, 그런 것들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 등산을 하며 수많은 장애물을 만나듯, 책을 읽으며 내겐 수많은 감 정이 생긴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며 내게도 즐거움, 기쁨, 슬 픔, 짜증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생긴다. 그 중에서 나는 슬픔에 가장 많이 공감한다. ‘주인공의 삶은 정말 힘들겠구나, 아…… 거기서 그러 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리고 슬픈 책을 읽었을 때에는, 다른 생각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나는 그것을 ‘후유 증’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유증 때문에 일이 집중이 안 되고, 계속 책 생각이 난다. 그래서 한 동안 다른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마치 등산에 서 만난 산의 풍경들이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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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에게 독서란 친구이자 선생님이다 Grade 9 정현욱 Jakin Jeong 나에게 책이란 친구이자 선생님이다. 가끔씩 외롭거나 심심할 때 책은 나에게 흥미와 재미를 선사해 준다. 같이 재미있게 지낼 사람이 없거나 할 일이 없을 때 책을 읽으면 마치 친구와 노는 것과 같은 재 미를 느낄 수 있다. 친구는 있다가 없어져도 책은 언제나 같은 자리 에서 나를 즐겁게 해준다. 그래서 책은 나에게 친구의 개념으로 다가 온다. 또한 책은 나에게 선생님이다.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 다. 많은 책들은 여러 가지 정보를 갖고 있어 그런 책을 읽음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책들은 정보를 가르치거나 전 달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는 점들이 있다. 좋은 책에는 값진 교훈이 나 메시지가 담겨져 있을 수도 있고, 잘 쓴 책 안에는 좋은 문장 구 조나 좋은 단어들이 담겨 있어 그런 것에서도 배움을 얻어갈 수 있 다. 이렇게 책에서 가르침을 얻을 수 있기에 책은 마치 선생님인 듯 한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같이 재미있는 모험을 떠나 는 것 같다. 책의 인물들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 같은 생각을 하 게 되며 공감하며 읽게 된다. 책의 시작은 친구와 함께 떠나는 모험의 시작이고 책의 중간 부분 들은 모험의 과정이고 책의 끝이 모험의 끝이다. 그 모험의 길을 떠 나는 것이 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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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에게 독서란 꿈이다 Grade 9 박지훈 Joshua Park 나에게 책이란 꿈이다. 책을 읽을 때면, 아침에 눈을 뜰 때 이른 아침이 오는 것을 맞이하며 깨기 싫은 꿈을 계속 꾸고 있는 것처럼,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면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나는 많은 책 중에서 특히나 시리즈물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꿈도 나쁜 꿈이 아니면 정말로 오랫동안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긴 시리즈물의 책을 읽을 때면 밖에서 무슨 일이 나는 지 모를 만큼 몰두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이다. 꿈을 꿀 때에는 내가 지금 꿈 속에 있는지 현실에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좋은 꿈을 꿀 때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나만의 꿈의 공간은 누가 방해할 수도 없고, 시끄러우면 그 소리를 저절로 없애면 되니 정말로 평화로운 곳이 된다. 책을 읽을 때,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책을 즐길 수 없다. 책은 천천히 읽으면서 즐겨야 한다. 그렇게 책을 즐기는 동 안 우리는 꿈 속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 현실에는 없는 세상에 갈 수 있다. 왜냐하면 책이란 건 엄청나게 크 고 현실과는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세상이 담긴 책을 다 읽고나면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책을 통해 나는 더 큰 상상 의 세계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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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에게 독서란 소통이다 Grade 9 김여민 Andrei Kim 나에게 책이란 소통이다. 작가들이 쓰는 책들의 종류는 굉장히 많 고 담고 있는 내용도 다르니, 독자가 느낄 수 있는 것도 다양하다. 판 타지 영화를 볼 때,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다른 것을 느끼는 것처 럼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과 무언가를 설명하는 소설을 읽는 느낌도 다르다. 재밌고 스릴 있는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 진짜 책 속 주인공 처럼 생생함을 느낄 수 있고, 실제 인물이 쓴 자서전을 읽을 때에는 작가가 책에 나오는 사건과 상황 속에서 어떻게 무엇을 느꼈는지 자 세히 알아볼 수 있다. 이처럼 책은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다른 세상 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작가뿐만 아니라 책 속에 있는 주인공들과도 소통이 가능하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독자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 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독자들은 책에 있는 주인공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자신의 인생과 관련시킬 수 있다. 독자는 주인공이 느끼고 행동하는 것과 공감하면서 더욱 재미있게 책 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책은 주인공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된 다. 또한 책을 읽으면 독자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책 속의 사건 들을 연관 지을 수 있다. 독자가 인생에서 겪는 고민이나 생각들이 책을 읽으면 정리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어떻게 그 사 건을 풀어 가는지를 보고 독자들이 자신의 인생에서도 배워서 따라 할 수 있다. 반면, 주인공들의 실패를 통해서도 독자는 배워서 같은 실수를 피할 수도 있다. 이처럼 책을 통해 독자는 인생과 소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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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책을 읽는 독자는 또 다른 독자와도 소통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또 다른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이야기하기 쉬울 것이다. 사람들은 책의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책 안에 있는 배경이나 주인공에 대해서도 얘기를 할 수 있다. 이처럼 책은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 소 통을 통해서 나는 더 넓게 세상과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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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내 삶의 변화들 Grade 9 서대원 Daniel Suh 중학교 1학년 때까지의 나는 친구도 없고 잘하는 게 없는 공부벌레 였다. 나에게 중요한 건 좋은 성적뿐이었다. 한마디로 나는 ‘찐다’였 다. 내 삶에 재미라는 건 없었다. 그런 하루하루 속에서 내가 정말 꿈꿔왔던 일이 있었다. 그건 내가 우리 반의 반장이 되는 거였다. 하지만 나의 경쟁상대는 인기도 많고, 운동을 잘하며, 잘생긴 친구였다. 애들한테 불쌍해 보여서라도 이기고 싶었다. 스피치를 하고 투표를 하는데 애들이 날 뽑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투표 결과는... 내가 이겼다!!! 말도 안 되는 것 같 았다. ‘불가능은 없다’라는 명언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반장이 되고 나니 할 일도 많아졌고 그러면서 애들이랑 점점 친해 졌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잘 못하는 것은 너무 많았다. 그중에 정말 로 걱정되었던 것은 운동이었다. 운동을 못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는 아니었다. 나에게 너무나도 힘들었던 것은 내가 운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선배들한테 패스가 오면 항상 실 수를 반복했다. 그게 너무나도 싫었다. 다른 사람이 생각할 때는 그거 별 거 아니라며 비웃겠지만, 나에게 내 인생에서 있어 손꼽힐 만한 큰 도전을 했다. 그것은 바로 축구팀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중학교 팀 이어서 트라이아웃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축구팀에 들어가는 것 자 체가 나에게는 큰 꿈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무서워하지 않고 운동을 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나는 용기를 내서 축구팀에 들어갔다. 선배 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연습을 시작하 자마자 실수를 했다. 선배에게 욕을 먹을 준비하며 눈물을 꾹 참았다. 하지만 선배는 괜찮다며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라면서 나를 위로해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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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는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그 선배 덕분에 축구 시즌을 보내면 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그 자신감이 연말에 ‘가장 많이 실력이 향 상된 선수’로 지명되는 영광으로 나에게 되돌아 왔다. 7학년이 되어서도 운동을 하였다. 이제 내가 후배를 가르칠 수 있 게 되었고 또 다른 운동도 할 수 있었다. 나는 농구를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매일 농구장에도 가서 연습했다. 하지만 나는 농구를 정말 못 했다. 어느 날, 내가 농구를 하는 걸 보고 나를 가르치고 싶다는 형이 있었다. 나는 그 선배와 사이가 안 좋아서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그 선배는 농구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라 망설여졌다. 나는 그날 인생에 서 제일 올바른 선택을 하였다. 그 선배에게 농구를 배우게 된 것이 다. 시간이 흐르고 나도 어느새 농구를 잘하게 됐다. 드디어 8학년이 됐다. 이제 나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돕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나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주신 선배들을 생각하며, 후배 들이 실수를 할 땐 괜찮다고 해주며 운동부를 최선을 다해 이끌었고 축구와 농구에서 ‘주장’상도 받게 됐다. 그 순간 정말 뿌듯하고 좋았 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었다. 내 농구실력을 키워주신 선배가 받으셨던 대상을 내가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었다. 나는 나를 싫어했던 사람들과 나보고 운동은 절대 못 할 것이라고 했던 사람들 에게 내 노력과 능력을 당당히 증명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지금 나는 배구팀에 속해 있는 평 범한 학생이다. 이제 나의 또 다른 꿈은 나의 행복을 찾는 것이다. 사 실 내가 운동을 잘하게 되면서 인지도도 높아지고 사람들이 나를 많 이 좋아해서 참 행복했다. 하지만 행복은 누리려면 그만큼 힘든 시간 도 버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에 나에게 정말 힘든 일이 많 이 생겼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을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 었다. 옛날에 내가 행복했던 것처럼 다시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처럼 열심히 살면 힘든 것들을 모두 극복하고 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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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하늘을 향해 훨훨 Grade 9 장영재 Young Jae Jang 나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한 적도 없었고, 특출나게 잘한 적도 없었다. 이제부터라도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좋은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 좋은 대학에 가서 호텔 지배인이 되어 사는 게 내 목표이다. 나는 어렸을 때 독일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유럽 쪽만 계속 여행을 다녔다, 미국이나 아시아는 여행을 못했는데 그래서 가족과 함께 아시아랑 미국을 여행을 하고 싶다. 더 나아가 전세계를 다 가 보고 싶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두 분 다 직장을 다니셔서 바쁘시다. 옛날 독일에 있을 때도 석사, 박사 학위를 따시느라 항상 바쁘셔서 우리는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늘 삼촌이나 이 모들과 놀았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과 많은 추억을 쌓아보고 싶다. 같 이 놀이공원도 가고 여행도 많이 가고 싶다. 그래도 요즘은 부모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서 좋다. 나는 돈을 너무 많이 쓴다. 그래서 항상 돈이 모자란다. 커서는 돈 을 많이 벌어서 부유해지고 싶다. 사고 싶은 것도 사고, 하고 싶은 것 도 하면서 살고 싶다. 나는 어릴 때 축구와 여행을 매우 좋아했고, 그런 것을 하며 행복 해 했다. 앞으로도 친구들과 축구도 자주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며 지내고 싶다. 어른이 되어서도 조기 축구회에 참여하거나 친구들과 모여서 같이 축구를 하고 싶다. 시간이 날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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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여기저기 놀러 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고 싶다. 또 나는 명예를 얻고 싶다. 나는 옛날부터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게 아니어서 누구한테 인정을 받거나 칭찬을 많이 듣지 못했다. 하지 만 나중에는 훌륭한 호텔지배인이 되어 칭찬도 듣고 돈도 많이 벌고 명예를 가지고 싶다. 내가 가지고 싶은 꿈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5성급 이상 호텔의 총지배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5성급 이상의 호텔들의 총지배인은 모두 외국인이다. 나는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 총지배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한다. 특히 외 국어를 열심히 배울 것이다. 옛날에 사용했던 녹슨 독일어 실력도 다 시 늘릴 것이고, 옛날에 배운 프랑스어도 다시 배울 것이고, 우리 학 교에서 하는 중국어도 열심히 해서 4개 국어 이상의 언어를 할 수 있 게 만들 것이다. 또한 여기저기 호텔을 다니며 포토폴리오도 만들고 싶다. 호텔지배인이 되기 위해서는 호텔관련 대학을 가야 된다. 가고 싶은 대학교는 스위스에 있는 로잔 호텔 학교이다. 작년 겨울 방학에 여행을 겸해서 이 학교에 다녀왔다. 이 학교는 학교가 호텔처럼 되어 있다. 학교에서는 경영에서부터 제빵, 청소까지 호텔과 관련된 업무를 모두 다 가르쳐준다. 그래서 이 학교를 꼭 가고 싶다. 여기서 쓴 것들을 지키고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서 이런 일들을 모 두 할 것이다. 여행도 가고, 로잔대학교도 가고, 호텔 지배인도 되어 인생을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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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즐기며 사는 삶의 기쁨 Grade 9 조민수 Harry Joh 사람들은 각각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있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 는 기준이 다르고 그것을 찾는 방식도 다르다. 내가 살아온 16년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내가 행복하다 생각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았다. 예전에는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몰래 피시방에 가서 같이 게임을 하는 것, 같이 수다 떠는 것 등 평범한 것들에서 행복하다 느꼈다. 요 즘에는 반복적인 생활을 하지만 그 속에서 가끔 새로운 사건들이 생 겨나서 지루하진 않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행복과 재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살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 것이고 그런 후에 삶을 실컷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 사실상 나는 계획을 잘 따르는 사람도 아니다. ‘될 대로 돼라’는 식 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아무렇게나 막 산다는 것은 아니다. 이상한 길로 빠지진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미래 에 대한 큰 걱정은 없다. 돈을 많이 못 벌고 잘 살지 못해도 내가 원 하는 삶을 살면 된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 은, 인생의 초반에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다가 중반부에는 내가 하 고 싶은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고, 후반부에는 취미와 여가를 즐기고 싶다. 악기 하나를 잘해서 연주를 하며 살고 싶기도 하고, 할 수만 있 다면 게임도 계속 즐기고 싶다. 미래의 내 주위에 친한 친구들이 있고, 그들과 언제든 만나서 수다 를 떨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의지하고 기댈 수도 있고 같이 재밌 는 일들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하게 즐기며 사는 인생을 살기 위해 오늘 하루도 즐기며 살아 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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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내가 원하는 세상 Grade 9 김규한 Chris Kim 요즘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내가 매일 다니는 학교도 많이 달라졌 다. 변화하는 세상을 보며, 또 앞으로 계속 변화할 세상을 상상하며 내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은 깨끗하고 쾌적한 세상이다. 지금 지구는 별 로 깨끗하지 않다. 눈이 와야 할 때 눈이 오지 않고, 비가 와야 할 때는 비가 오지 않는다. 자연을 다시 깨끗하게 보존하고, 사람들을 교 육시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지구를 깨끗하게 만 들려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방법 또한 바꾸어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것 중 하나인 전기로 예를 들어 보겠다. 우리는 전기가 있어야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가 종종 일어나곤 한다.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방식을 연구해 전기 생산 방식을 바꾼다면 자연에 피해를 주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은 안전한 세상이다. 안전이 중요한 이유는 우 리를 보호하는 방어막이기 때문이다. 안전은 편안한 삶의 중심이다. 만약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는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안전 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살기 편안하다고 느낀다. 또한 사람들 의 안전 불감증을 고치도록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안전한 삶을 원한다면 평화가 중요하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전 세계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 평화가 유지될 때 국가 간 협력 체계가 온전하게 확립될 수 있다. 지구는 검은색, 빨간색과 안 어울린 다. 지구는 초록색하고 파란색이 어울린다. 우리는 초록색의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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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해야 하고 빨간색의 분노와 피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지 구가 오래 돌아간다. 이 모든 것들이 현실에 이루어지는 그 세상이 바로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런 삶을 살고 싶어 할 것 이다. 지구는 살기 좋고 평화로운 곳이 되어야 한다. 깨끗하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안전한 지구에서 나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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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경험으로 만드는 나 Grade 9 강응준 Aaron Kang 나는 지금까지 매우 재미없는 삶을 살아왔다. 여름 방학마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학원에 다니며, 친구들과 놀 시간을 빼앗겼고, 방 속에 쳐 박혀서 숙제만 했다. 이제 와서 돌아보 니 ‘내가 왜 이렇게 인생을 낭비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왜 사람들은 도전을 하지 않는 건가, 왜 사람들은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는가?’ 하는 의문도 갖게 되었다. 솔직히 말을 하자면 학원에서의 선행학습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선행학습을 하거나 보충을 위해 학원을 가면 학교 공부에 집중을 하 지 못하게 되고, 성적이 떨어진다. 한 마디로 학원이 성적에 역효과를 주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삶을 살 아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런 게 아닌데, 이렇게 하는 것보다 쉬운 방법이 있는데.’라고 어른들한테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바람은 부모들이나 선생님들에게는 무모하고 무식한 소리로 밖에 들 리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삶을 살고 싶지 않지만 내 생각을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꼭 학원에 안 가도, SAT를 잘 보지 못 해도, 행 복해 질 수 있고 성공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을 실현하는 삶이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다. 학교와 학원에서 책에 적혀 있는 정보만 외우는 것은 내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책에 적혀 있는 정보를 외우면서 무언가를 알아내 고 싶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내게 주어진 시간을 이용하여 내 손과 눈과 귀로, 만지고 보고 들으며 정보를 터득하고 싶다. 당연히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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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나는 내가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경험으로 얻고 싶 다. 다양한 것을 느끼며 경험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경험으로부 터 배우며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고 싶다. 책에 나와 있지 않은 것들 을 알아내고 싶다. 더 많은 경험을 위해 나는 지구뿐만 아니라 지구 밖에 있는 곳까지 가보고 싶다. 나는 내 삶을 여행과, 모험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그리고 그 모험과 여행에서 지혜, 자유, 가치와 삶의 의 미를 찾았으면 좋겠다. 이런 모험으로 가득 찬 삶을 계속 살아가고 싶어 하는 열정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고 싶다. 이것이 내가 살고 싶 은 삶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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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감사하며 살아가기 Grade 9 노성헌 Leo Rho 인생을 살아오며 딱히 꿈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었습니다. 왜 냐하면 지금 까지 행복한 가족의 보호 아래 원하는 게 있으면 사고, 먹고, 입고, 좋은 학교를 가고, 원할 때 친구들이랑 놀고, 공부도 한 국 학교 학생들처럼 빡세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PIS에 다니는 것 자체가 저에겐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1년에 3천만 원이나 되는 학비를 내며 부지런히 일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자 주 감명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가끔 원하시는 물건을 사시지만 대 부분 동생과 저에게 필요한 것에 돈을 투자하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조용한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설치거나 시끄러운 아이는 아 니었습니다. 부끄러움도 좀 타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 던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영어도 잘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공부 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였기에 항상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주변 사람들도 저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었습니다. 요즘엔 사춘기라서 친구들이나 운동 선생님과 얘기를 자 주 하지만 집에 오면 그다지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 예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집에서도 가끔 부모님과 대화를 하고 동생과 강아지와 시간을 보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혼 자 공부하거나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내는 게 즐거워졌습니다. 최근에 들어 많은 것이 바뀌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요즘 공부를 하 고,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3년 전 쯤 미국 UN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반기문 사무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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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을 뵈었습니다. 또 그곳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배우고 간접적인 체험을 하였습니다. 비록 짧은 방문이었지만 그것이 저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습니다. 그것은 외교관이 되는 것 입니다. 저는 외교관이 되서 대한민국을 더욱 알리는 일에 힘을 쓰고 싶습 니다. 또 저희 아버지나 어머니 같은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그 단계까지 거쳐야 할 시련들이 많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나 제 동생이 먹고 싶은 것이나 입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바로 부모님께 서 사주시는 것을 보며, 저도 커서 ‘자식들이 원하는 게 있으면 먹여 주고 사주고 입혀줄 것이다.’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안정된 직장에서 돈을 벌며 제가 평생 동안 믿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여 자를 만나서 결혼해 아이들과 오순도순 살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까 지 부모님께 받아온 것과 같이 살고 싶습니다. 저는 돈이나 재물에 탐을 내지 않고 부모님과 부인,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 할 것이고 제 꿈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갈 것 입니다. 저는 미래에 아이들과 자주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 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운동과 게임, 바이올린 등 여러 가지 취 미 생활을 했습니다. 저는 농구, 축구 등, 남자들이 흔히 좋아하는 비 디오게임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시대가 갈수록 과학기술이나 의료 시스템이 좋아져 평균 인간이 사 는 수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건강을 유지해 제 자식들이 대학 을 가고 가정을 꾸리고 손자들 볼 때까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 막으로 제가 제 부모님을 존경하듯이 저도 제 자식들에게 존경 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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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행복한 삶을 위하여 Grade 9 이진성 Joseph Yi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꿈꾼다. 삶에 두는 가치 에 따라 행복한 삶의 정의가 다르겠지만, 대개 행복한 삶은 물질적으 로 풍요롭고 정신적으로도 자유로운 삶이라 할 수 있을 것 이다. 나 역시 꿈꾸는 삶의 모습이 있고 그런 모습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비교적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일 때문에 6살 때 영국에 갔었던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선진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영국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사상과 관념들은 나를 틀에 박힌 사람이 아닌, 조금 더 자유롭고 융통성이 있는 사람으로 바꿔놓지 않았나 싶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을 어렸을 때부 터 만나면서 그들의 생각과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고 세계인으로 나아 가는 발판을 일찍이 마련했다. 영국에서 돌아와서 나는 공부로 유명한 강남구 대치동으로 오게 되 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학원을 다니면서 스스로 느끼기에 과도하 게 많은 양의 공부를 했으며, 2~3년을 선행해서 공부를 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난 대치동의 뜨거운 학습열기 속에서 공부를 했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 이 나에게 뼈와 살이 되는 경험이었다. 대치동에서 보냈던 5년은 나 에게 지구력을 심어주었고 올바른 공부 방법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중학교의 주입식 교육에 많은 불만이 있었고, 결국에 는 현재 다니는 외국인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다. 이처럼 나는 학 생으로서 많은 경험을 해왔고, 남은 학창 시절 동안에도 많은 경험을 하고 사회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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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때 공부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공부의 결과는 곧 인생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 사회 엘리트층 의 대다수가 공부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뤘기에 나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내가 꿈꿔왔던 인생을 살아야 된다고 깊게 믿고 있다. 내 삶의 가장 큰 키워드는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게 되면 남부럽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확 신한다. 미래의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시 가족일 것이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나를 기쁘게 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 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20대 후반에 결혼을 해서 내 경제적 능력 안에서 최대한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 뿐만 아니라 강 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도 키워서 우리 아이들이 동물과도 함 께 있는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 나의 직업으로는 성형외과 의사가 나에게 가장 큰 만족감을 가져다 줄 것 같다. 성형외과 의사는 무엇보다 보수가 좋다. 성형외과 의사에 평균 연봉은 9200여만 원으로 직업군들 중에서 대단히 높은 편에 속 한다. 또한 성형외과 의사가 되어서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에 게 조금이나마 희망과 도움이 되고 싶다. 나는 여행하면서 살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한 곳에만 틀어박힌 삶이 아닌, 여러 곳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삶 말이다. 거창하고 화려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새롭게 가보는 일 만큼 기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가족, 혹은 친구들과 주 기적으로 여행을 다니고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남을 돕는 삶을 살고 싶다. 단지 내 앞에 있는 이 익을 챙기는 것 보다, 내가 조금 더 가지지 못해도 나보다 없는 사람 에게 양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삶, 그것이 진정한 아름답고 이상적인 삶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불우한 이웃, 불행한 아동, 독거노인 등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와줄 때 나도 더욱 보람찬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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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현재 우리는 디스토피아 속에서 산다 Grade 9 김도현 Henry Kim 지금까지의 나는 남의 결정에 의존하며 살아왔다. 바쁘게 살았지만 시간 관리를 잘하지 못했고, 우유부단하고 정리되지 않은 삶을 살아 왔다. 바쁘지만 동시에 게으른 삶을 살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다른 삶을 원한다. 대한민국에서 학생은 자주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 다. 부모의 선택에 달린 인생을 살기 때문에 학생은 ‘답정너(답은 정 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현대인들 사 이에서 결정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선택의 기회가 있어도 모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과반수의 의견을 따라도 친한 친구의 선택과 불일치하면 눈치를 보게 된다. 우리는 수 업시간에 거수 표결할 때 친구들이 무엇에 손을 드는지 보고 그것에 따라 손을 들게 된다. 직장인들도 점심 메뉴 고를 때 혼자만 다른 메 뉴를 고르면 핀잔을 듣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부장, 팀장 등의 높은 직위의 사람들이 먹는 것을 따라 주문하게 된다. 그것이 싫어서 혼자 먹겠다고 하면 더욱 찍히게 된다. 며느리만 눈칫밥을 먹는 게 아니다. 우리 수학선생님께서는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가르치신다. 첫 수 업 때는 무슨 세미나에 온 줄 알았다. ‘첫날이라서 그렇겠지.’ 이렇게 생각하다가 둘째 주도, 셋째 주도, 1쿼터가 끝난 뒤에도 비슷한 형식 으로 수업을 하셨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반의 실력은 다른 반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SAT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업시간 때 최대 한 많은 용어를 습득하는 것이다.’라고 종종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 는 수학 시간에 자주 토론을 하며 용어를 익힌다. 토론하듯이 최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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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으로 많은 용어를 사용해 그 용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SAT랑 ACT 같은 시험들을 대비하는 가 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SAT 학원도 갈 수밖에 없다. 우리 는 입시 준비를 사교육을 통해 한다. 부모님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여유는 은퇴해야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은퇴할 때 갑자기 할 일이 없어서 우울해지기도 한다. 바쁨의 쳇바퀴는 계속 돌 수밖에 없다. 우리 민족은 죽을 때까지 일만 할 수도 있다. 열심히 일 해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맞지만 동시에 한민족에게만 있는 화병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생을 한 번밖에 못 사는데 워커홀릭 인 한민족은 비극적인 삶을 산다. 나는 절대로 위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입시 경쟁은 필연 적인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지 만 이 과정을 결코 즐길 수 없다. 이 과정을 이미 겪었거나 겪고 있 는 인생 선배들은 비웃으며 ‘이제 시작이야.’라고 한다. 한가롭게 사 는 것은 소박한 소원이면서도 이룰 수 없는 큰 소원이기도 하다. 나는 그러면서도 정리된 삶을 살고 싶다. 나는 분명히 인터넷에는 정리되어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정리가 안 되는 것 같다. 구글 드라이 브는 분명히 정리가 잘 되어있다. 하지만 사물함은 전혀 정리가 안 되어있다. 나는 매주 한 번씩 사물함을 정리한다. 1교시 중국어부터 공책이 필요한 5, 6교시 수업들 공책과 교과서를 왼쪽부터 오른쪽으 로 정렬한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내가 정리했던 흔적은 찾아볼 수 가 없게 된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내 정리는 삼일도 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까 언급했던 게으름 때문이다. 공책도 시간 순으로 왼쪽 부터 오른쪽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노트가 아주 정리된 것은 아니다. ‘찾을 수 있고 쓸 수만 있으면 된다.’라는 강한 인식 이 내안에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유토피아적인 삶을 꿈꾼다. 모두가 평등하고 경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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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삶을 꿈꾼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입시경쟁이 적고 정리 된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이건 공상적인 백일몽일 뿐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반면에 모든 게 잘못된 디스토피아는 가능하다. 우리는 어 쩌면 모든 게 잘못된 삶 즉, 디스토피아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달성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누구나 시도를 할 수 있어도 아무나 달성할 수는 없다. 유토피아는 개개인의 만족만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사회와의 융화와 만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 류가 언젠가 유토피아 사회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우리 민족은 모든 사람들이 경쟁심을 내려놓아야 가능할 것 같다. 우리는 살고 싶은 삶 을 살아보지 못하고 일과 경쟁만 해서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하 지만 나는 내가 살고 싶은 그런 삶, 그 삶이 단지 꿈으로만 존재할지 라도, 이루어지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그런 세상일지라도, 그 방향성을 잃지 않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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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바보 Grade 9 김주성 Justin Kim 작가 강풀은 이 책에서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남겼다. 이 책을 읽 으면서 그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이 서평에 담아보 려 한다. ‘이승룡’이라는 아이는 집에서 연탄을 때고 자다가 질식사로 바보가 되었다. 승룡이를 살리기 위해 아빠는 돌아가셨고, 엄마와 승룡이, 지 인이가 생계를 꾸려가게 된다. 얼마 후 어머니 또한 병에 걸려 돌아 가시게 된다. 어머니께서는 세상을 떠나시기 전, 승룡이에게 동생을 지키라고 신신당부 하신 후 토스트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신다. 지 인이는 승룡이만을 향한 부모의 사랑을 질투해 승룡이를 따르지 않으 며 크게 된다. 승룡이는 지인이에게 어머니의 병이 유전된 걸 알게 된 후 지인이에게 더욱 잘하게 되고, 아주 나중에 지인이도 오빠의 지극정성을 알게 된다. 어렸을 때 담배사건으로 문제를 덮어씌운 상 수와 나중에 친구가 되지만, 그 때문에 승룡이가 죽게 된다. 이것이 이 책의 짧은 줄거리이다. 첫 번째로 이 이야기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 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속성의 사랑을 보여주었다. 형제 간 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등이 그것이다. 승룡 이가 죽고 난 후 그 사랑은 더욱 극대화되어 그려진다. 모든 사랑과 관심이 승룡이가 죽은 다음에 나타난다. 지인이는 승룡이의 죽음 이 후 승룡이의 사랑을 깨닫고 후회를 시작한다. 작품에는 지인이 외에 도 승룡이의 죽음 이후 서로 간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표현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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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이 책에서 다루는 중요한 내용은 승룡이의 죽음이다. 내 가 승룡이의 죽음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는 승룡이의 죽음 후 모든 내용이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승룡이의 죽음 이후에 지호가 떨림 없 이 연주를 해냈고, 희영이는 제대로 된 직업을 찾았다. 승룡이의 죽음 이 그냥 그렇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지인이와 가까웠던 친구들에게 는 그의 죽음이 굉장한 충격이었을 것이고, 삶의 전환점이었을 것이 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비극적인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오늘도 일어나 고 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살해를 당하고, 집에서 불 이 번지는 걸 몰라 숨지는 사건들을 접한 적이 있다. 승룡이가 겪었 던 일처럼 이런 사건에도 숨겨진 사연이 있을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팠 다. 그래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사건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관 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을 통해 내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다른 형태 를 가진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인생에서의 큰 사건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살 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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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 사랑은 단백질 Grade 9 윤지민 Jamie Yoon 사람들 살면서 누군가를 밟기도 하고, 죄를 짓기도 하면서 살아갑 니다. 모두가 그러고 사는 세상에서 과연 우리는 서로를 비판할 자격 이 있나요? 작가 최규석이 쓴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라는 책에 속해 있는 모든 이야기들은 여러 방면으로 심오한 느낌을 줍니다. 그 중에 서도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사랑은 단백질’이라는 이야 기 입니다. ‘사랑은 단백질’은 요즈음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치킨을 사 용하여 약자를 밟고 일어서는 사회를 비판하였습니다. 사람들이 포만 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당연하게 다른 생명을 먹고 있다는 현실을 또 한 번 인식 시켜주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고기, 한때 살아있던 생명 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은 남들과는 다르다며 채식 주의자가 되기도 합니다. 육식을 하는 이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우린 동물과 사람이 똑같이 살아 숨 쉬는 존재라고 믿어.’라며 자신을 포장합니다. 이 책은 나에게 어떻게 읽혔을까? ‘사랑은 단백질’을 읽으며 저는 수만 가지의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우선, 항상 논란이 되는 채식 주의자와 육식 주의자들의 싸움이 생각 났습니다. 채식 주의자들은 주로 동물애호가이거나 자신과 똑같이 살 아 숨 쉬는 생물체를 먹는 것에 대해 꺼려합니다. 하지만 고기를 먹 는 육식 주의자라고 해서 양심이 없는 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식 물들도 동물들과 똑같습니다. 식물들도 제대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 하면 죽고, 감정이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세 명의 등장인물 중 치킨 을 먹은 두 명은 죽은 닭을 위해 유골을 빻고 있었습니다. 한 명이 힘들어하자 또 다른 한 명은 힘들면 그냥 밀가루로 대신 하자고 했습 니다. 이에 대해 다른 인물은 ‘넌 참 좋겠다.’ 라고 말했고, ‘왜?’ 라 는 질문에 ‘양심이 없어서.’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치킨을 먹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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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 미안해하며 치킨 유골을 빻는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미안해하고 후회한다고 해서 죽은 닭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서로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 합니다. 개고기, 다른 게 뭘까? 조사를 하는 도중, ‘말복 앞두고 동물애호가-상인들 개고기 전쟁’이 라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가 자신의 애견과 함 께 ‘개고기 10년 안에 금지하겠습니다.’ 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등장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경찰들과 상인들 간의 잔인하고 폭력적인 싸움 이 일어났습니다. 상인들의 심기는 매우 불편했습니다. 이 시장 근처 에 있는 철물점 앞에서 <보신탕>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틀어주었고, 그 영상 속에는 살아있는 채로 뜨거운 물에 빠지는 개들이 비추어 졌습 니다. 영상이 틀어져 있는 곳 근처 철물점 좌판에는 낫, 도끼, 그리고 삽과 망치 등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로 하여금 영상이 주려는 메 시지를 과장되게 했습니다. 폭염 특보가 내려지고 말복이 다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개고기를 사가는 사람들이 손이 나날이 줄고 있었습니 다. 어느 날 시장에 손자, 손녀와 할머니가 함께 들어섰습니다. 여기 서 아이들이 할머니께 닭과 토끼들이 왜 이리 많은지 물어보자, 할머 니께서는 ‘잡아먹으려고’ 라고 답하셨습니다. 이때 아이들이 ‘그럼 개 들은 왜 이렇게 많아?’하고 묻자, 할머니는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동물보호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개고기의 매출은 급격히 떨어진 것으 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동물이라 고 하면 소, 돼지, 오리 모두 포함한 것인데 왜 개고기에만 이렇게 예 민하게 구는 것일까요. 물론 강아지가 우리에게는 접하기도 쉽고 더 정이 가는 애완동물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소 또는 돼지도 진심으 로 사랑하며 키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개를 먹는 것에 동의 할 수 없다면 안 먹으면 됩니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남을 비판할 자격 따윈 없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요리경연을 펼쳤는데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전 라운 드에서 일등을 차지한 참가자에게 상대 참가자가 준비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여기서 혜택을 쥐고 있는 참가자 는 아직 어리고 상대 참가자는 꽤 나이가 있으신 분이셨습니다. 어린 참가자는 우승을 위해 혜택을 사용했고, 손쉽게 우승을 거머쥐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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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심사위원들은 냉철한 판단력과 절심함에 흡족해 했지만, 시청자들 의 생각은 이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시청자들은 어린 참가자가 이기 적이고 배려심이 없다며, 그의 자격 박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자 기 실력이 불안하기에 상대방에게 불합리적인 조건을 주었다고 손가 락질하며 늙은 참가자를 동정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우리가 이런 상 황에 처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자신 실력에 확실하다고 해도 이런 혜택을 그냥 지나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인 간의 본능은 본래 냉철하기에 우리는 더 절실히 그것을 숨기려고 하 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만의 자기 경험 친구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다가 고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 다. 한우부터, 오리고기까지 모든 종류의 육류가 언급되고 있는 가운 데 개고기 또한 등장했습니다. 한 아이가 개고기를 먹어보았다고 하 자, 저희는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그때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한 아이 가 ‘미친 거 아니야?’라며 화를 냈고, 그 말을 시작으로 아이들은 그 아이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물론 귀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 들을 좋아하지만, 화내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도 없었습니다. 본인들은 소, 돼지, 오리 다 먹으면서 왜 개를 먹는다고 그렇게 화를 내는지 납 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사랑은 단백질’이 제게 인상 깊었던 이유는 평범한 일상에서 모두 가 한 번은 겪었을 만한 소재를 사용해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 을 갖게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때로는 스스로도 자각 못한 사이에 당연하게 죄를 저지릅니다. 최규석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죄를 짓는다. 죄의식을 가지든, 그 죄에 무감각하든, 그 사실, 혹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어찌 되었건 단백질, 즉 다른 생명을 섭취해야 한다.’ 굉장히 잔인하고 직접적이지만, 그랬기에 저는 이 말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세요. 모두가 그러고 사는 세상에 서 과연 우리는 서로를 비판할 자격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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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Grade 9 박서정 Seojung Park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이란 책은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다. 단편 하나하나가 청소년들이 들려주는 싱겁지만 또 그렇게 싱겁 지만은 않은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 단편은 우리들이 몰랐던 것들을 작은 상황들을 통해서 알려준다. 이 책 안에 청소년은 어른이 되기 위한 2%가 모자란 그런 존재로 표현된다. 특히 여자 주인공 시은이 가 남자아이와 상점주인 아주머니께 선물을 받았을 때 그것은 더 두 드러지게 나타난다. 주인공이 받은 선물은 유리 꽃병과 유리 꽃이었 는데, 그 두 선물은 예전에 상점 아주머니가 실수로 깨뜨렸던 유리들 을 사용해 다시 더 예쁘게 만들었던 것들이다. 나는 유리들이 마치 청소년들을 뜻하는 것 같았다. 주인공이 가장 힘들던 시기에 유리들 이 깨졌고, 그것을 극복해냈을 때 주인공은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부족한 2%는 그렇게 채워졌다.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 시은이는 삼수생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이유도 없이 그냥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삼수생인 남자아이에게 갈 대학도 다 정해져 있는 고3이 삼수생이라고 말한 것이다. 자신은 나이도 더욱 어린데 적어도 남자 주인공보다 더 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있어서 미안했던 것인지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것 때문에 남자아이랑 더욱 더 친해지는 만큼 시은이는 괴로워한다. 이것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그 리고 어른이 되기에는 2%가 모자란 상태에서 일어난 청소년다운 일 이라고 본다. 사실이 밝혀지고 시은이가 홀가분함을 느꼈을 때, 시은 이는 전보다 더 성숙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시은이가 스스로 자신이 고3이라고 남자아이에게 말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큰 각오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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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지 짐작이 간다. 자기보다 더 나이가 많은 오빠, 그리고 자신이 삼 수생이라고 거짓말을 해서, 친하게 지냈던 사람을 잃을 수 도 있다는 생각 또한 하고 말했을 것이다. 즉, 이 일 자체가 시은이를 더욱 어른 스럽게 만든 게 아니라, 시은이가 사실을 말하기로 결정하는 그 마음 과,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감이 시은이를 더욱 어른스럽게 만 들었다. 잘못된 만남은 없다 나도 시은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처음에 우리가 만났을 때 우리 는 서로가 같은 나이라고 착각을 했다. 동갑이기에 말을 놓으면서 우 리는 점점 친해지기 시작했다. 한 달 동안 우리는 매우 가까워졌고 항상 같이 다니고, 서로를 챙겨주는 그런 친구가 되었다. 그러던 중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내가 나이가 더 어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는 그에게 다시 존대를 시작했지만 너무 어색했다. 우리는 결국 나이 와 상관없이 그냥 친구처럼 지냈다. 그것이 우리의 첫 시작이었다. 우 리가 그냥 평범한 오빠 동생으로 만났었다면, 절대로 지금처럼 친한 사이는 되지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장난치기와 놀리기 좋아하는 나, 그리고 무엇이든 다 웃으며 넘겨주는 그 아이는 지금이 완벽하다. 우리는 청소년이라는 고비를 넘기고서도 같이 서로를 언제든지 기댈 수 있고, 어깨를 내줄 수 있는 그럼 친구로 남았으면 한다. 시은이도 느꼈겠지만, 잘못된 만남이란 없다. 내 친구가 나한테 소중한 것처럼, 시은이에게는 그 남자아이가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다. 시은이가 청 소년을 벗어나 어른이 될 때까지 그녀 옆에서 그녀가 더욱더 어른스 럽고 당당해질 수 있게 도와주는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요 없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DIY는 ‘do it yourself’를 줄인 이 단어이다. 이는 우리가 버리려 고 했던 것, 또는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다시 필요한 물건으로,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보면 다양한 방법으로 우 리가 버리는 물건들을 재활용한다. 더 이상 필요 없는 CD를 부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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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평범한 거울을 꾸미거나, 블라우스 칼라에 붙여 더욱더 예쁘고 독 특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 유리가 깨졌을 때 시은이는 그 유리 조각 들을 버리며 더 이상 쓸모없어 졌다고 했다. 하지만 가게 주인은 이 조각들을 이용해 다시 작품을 만든다고 했고, 나중에 전보다 더 예쁜 작품을 만들어 시은이에게 선물로 주었다. 나는 이 유리가 시은이를 의미하는 것 같았다. 깨진 유리는,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해야 될지 모 르는 시은이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의미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의 도 움을 통해 더욱더 예뻐진 유리의 마음을 뜻한다.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겪는다. 새로운 사람 을 만나든지, 어려운 일을 이겨내든지, 그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욱 더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을 이 작품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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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Grade 9 최사라 Sarah Choi 잘 알려진 요리사란 직업의 가려진 이야기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는 TV나 영화에서 나오는 요리사의 생활 이 아닌 그들의 실제 현실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은 요리사가 실제 로 비춰지는 모습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예를 들어 호텔 요리사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우아하게 음식을 만들고 밤엔 여유롭게 화려한 집으로 돌아가 편안히 발을 쭉 뻗고 자는 것을 상상한다. 물론 이건 나만의 편견, 주관적인 관점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상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 다. 이 책에서는 그런 편견들을 다 들춰낸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독 자들은 요리사들에겐 어떤 고난이 있고, 또 어떤 기쁨이 기다리고 있 는지, 또는 미래 요리사들에게 어떤 기대치와 어려움들이 있을 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선 요리사의 험난한 길들을 알려주고 있지만 또 그것들의 대처 노하우들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오로지 끈기와 체력 싸움…… 장밋빛 환상은 없다” 드라마나 영화들을 보면 요리사는 매우 낭만적이고 여유 있는 직업 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화면에 보이는 요리사는 돈이 많고, 여유 있 고, 또 가끔 연인과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그런 직업과 같이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의 요리사들은 요리를 어렵게 배우며 발전하고 그러다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 현실적인 부분이 매우 인상 깊었 다. 물론 요리사도 나름대로의 즐거움과 장점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 에서의 요리사들도 요리를 하고 싶어 해서 시작한 것이고, 그렇기 때 문에 요리를 할 때 즐겁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 에서 고수가 되기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밋빛 환 상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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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 부분을 쓴 제빵사 김소정 씨는 이렇게 말을 하였다. “드라마 속 제빵사는 내가 봐도 환상적이다. 쾌적한 작업장에서 마 치 요술쟁이처럼 크게 힘들이지 않고 뚝딱뚝딱 빵을 만들어 낸다…… (중략) 사람들은 동경의 눈으로 제빵사를 본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제빵사가 되어 멋진 애인도 만나고 예쁜 케이크도 척척 만들고 싶어 한다. 아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이렇게 직접 당사자가 이야기하니 더 쉽게 현실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는 이런 말도 한다. “현실은 텔레비전 드라마와는 엄연히 다르다. 이 일은 상상을 초월 하는 체력을 요구한다. 제빵사에게는 품위 있는 작업 공간도, 애인 만 날 시간도 여의치 않다. 제빵 일을 시작한 동료, 선후배들이 애인과 헤어지는 일도 종종 보았다. 나 역시 그랬고……” 역시나 제빵사 김소정도 피하지 못했던 이별이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요리를 처음에 시작할 땐 자존심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한 다. 아무리 나이가 많고 좋은 대학을 나왔어도, 요리를 시작할 땐 경 력이 더 많은 사람이 선배다. 어떤 젊은 청년이 요리를 시작하겠다고 한식 전문점을 찾아왔는데, 요리에는 한동안 손도 못 대게 했다고 문 을 박차고 나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어느 레스토랑이나 호텔 음식 점을 가도, 새내기는 제일 간단한 채소 깎기나, 청소로 시작한다고 들 었다. 하지만 이 청년은 자기는 요리를 하러 왔지, 청소를 하러 온 것 이 아니라고 화를 냈다. 하지만 요리를 시작할 때는 잠시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몰랐기에 그는 실패를 하게 되었다. 요리를 하기 위해서, 요리를 하고 싶어서 온 것이라면, 그 만큼이 노력이 들 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눈으로 훔치고 귀로 엿듣고 코로 맡고 입으로 물어보라” 요리사 장미영이 한 이 말은 이 책 전체를 통 틀어 제일 인상 깊고 기억 속에 잘 남는 문장이다. 장미영은 호텔에서 일하는 요리사다. 책 에서 그녀는 자신의 새내기 때의 이야기들과 실수들을 써놓았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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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이 조언은 호텔에서 일하는 새내기들을 염두 해 둔 말이기에 환경 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좋은 문구라 생각한다. 눈으로 훔치라는 것은 선배 요리사들의 노하우들과 기술들, 요리를 어떻게 하는지를 눈치껏 보라는 뜻이다. 귀로 엿들으란 말은 선배들 의 지시나, 툭툭 흘리는 노하우들이나 잔소리들을 들으란 뜻이다. 비 록 자기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도, 잘 들으란 의미 다. 선배들끼리 하는 말 중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할 말들을 건지 라는 소리다. 코로 맡으라는 것은 항상 냄새를 맡아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의 코가 다양한 요리와 양념들에게 예민하게 될 수 있도록 모든 상황에서 늘 냄새를 맡으란 뜻이다. 요리사들은 특별히 후각과 미각 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그러므로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이 처음 요리를 시작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입으로 물어보란 뜻은 여러 가지 의미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장미영이 말하는 ‘입으로 물어보라.’란 뜻은, 항상 물어보란 것이다. 나는 계속 생각하고 자신 의 해결하려 하다, 정 안되면 물어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 만 또 요리의 세계에선 선배들이 꾸물꾸물 거리고 얼쩡거리는 것을 안 좋아할 수도 있기에 경험자의 말을 듣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된 다. “마스터 셰프”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 세계의 특성들은 요리 프 로그램들에서도 보인다. 특히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 셰 프’는 요리계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냉혹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눈에 봐도 엄하고 까다롭게 생긴 심사위원들, 상당한 체력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주방, 그리고 오직 최고의 음식을 요구하는 싸늘한 공기. 시청자들은 그 현장이 엄하게만 보인다. 미션에서 탈락하게 되면 더 더욱 엄격한 장면이 펼쳐진다.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에 비해 이 쇼의 탈락 장면은 냉철하다. “000님, 앞치마를 벗고 마스터 셰프 주방을 떠나주십시오.” 팔짱을 끼고 의자에 앉아있는 심사위원들이 하는 말이다. 알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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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표정을 짓고 가만히 탈락자의 아쉬운 얼굴을 쳐다보기만 한다. 탈 락자가 앞치마를 벗고 주방을 떠날 때 살아남은 동료들은 그를 조용 하고 안타깝게 쳐다 볼 수밖에 없다. 이 세계에서 대중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떠나야 하고, 기대에 부응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 중에서 제일 기억이 남는 장면은 패자들 가운데서 진정한 탈락 자를 가려내는 장면이었다. 그 날 고모와 함께 보고 있었는데, 탈락자 를 가려내는 미션을 공개하려는 찰나에 고모가 미션이 무엇인지 정확 하게 맞혔다. 바로 머랭을 만드는 것이었다. 예전에 빵을 굽는 학원을 잠시 다녔던 고모가 머랭을 만드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다. 매 우 팔이 아프고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고. 역시나 프로그램 안에서 두 참가자들은 용을 쓰고 머랭을 만들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그 크 림을 머리 위로 거꾸로 들게 만들었다. 아쉽게도 통과하진 못한 참가 자는 탈락했고, 요리가 얼마나 힘들지 한 번 더 깨달았다. 책에서 어 마어마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그것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다. “요리만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요리사만 노력과, 시간,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직업 을 선택하더라도 노력과 시간은 중요한 덕목이다. 체력은 직업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더라도 필요한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직업 을 가져야 할지, 그 직업을 갖기 위해 또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고민을 하면서 어떤 직업이든지 힘이 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느 하나 쉽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없다.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가 말하려는 것은 요리사도 다른 직업과 마 찬가지로 고된 직업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현 실을 떠나, 과장된 상상들을 깨려고 한다. 이 책은 여러 미디어를 통 해 요리사가 쉬운 직업이라 생각하고 달려드는 사람들의 생각들을 많 이 바꾸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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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선생님들의 진심 Grade 9 김선주 Grace Kim 많은 학생들은 선생님들을 그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 성적만으로 비교하는 사람 등 나쁜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까닭은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학생 들은 삶의 사 분의 일 정도를 학교에서 보내는데 그 동안 선생님들의 사랑을 한 번도 느꼈거나, 편견을 가지고 마음부터 열지 않았다면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은 특히나 더 이 책을 읽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아 니고, 모든 선생님들이 이 책에 나오는 이 선생처럼 착하진 않다. 그 래도 이 책은 선생님에 대해 우리가 가진 오해를 풀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학생들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공감하였고, 또한 선 생님들의 생각과 고민들을 읽으며 오해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의 진심과 진심 어린 걱정들 ‘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서 고민하고 연구하였을 때 희열과 좌절하는 모습이었 다. 아이들이 천방지축 사고치는 와중에도 선생님은 한 명, 한 명을 이해하려고 하셨다. 그 모습에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학생들이 힘 든 시간을 보낼 때, 선생님은 더욱 더 힘든 시간을 보내며 애쓰셨다. 이 선생님이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다. “간단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어서 기분이 좋 았다.”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아이들 때문에 슬펐다가 기뻤다가 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들을 많 이 사랑한다는 뜻이다. 학교에서 고생하는 사람은 학생들뿐만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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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걸, 선생님들도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위 해 걱정하고 학습과 교우관계 및 사회성 등 여러 면을 지켜봐 주시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더 진지하게 또한, 진심으로 한 걸음 뒤에서 학교를 오래 다니면서 힘든 상황들을 겪고 있는 많은 친구들을 보 게 되었는데 그 중에 왕따 문제로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 친 구는 오랫동안 소리 없이 왕따를 당해왔고, 그 만큼 고통스러워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선생님께서는 아이들 문제라고 덮어두시지 않고 그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더 진지하게 임해주셨다. 물론 이 친구를 대신해 다른 아이들과 싸워주실 수는 없었지만, 옆에서 응원하고 조 언을 해주시며 꾸준히 지켜봐 주셨다. 선생님의 말투와 행동으로 인 해 아이들의 성격이 바뀌기 시작했고, 모든 문제들이 실 풀리듯이, 부 드럽고 자연스럽게 풀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문제 해결을 위해 무 언가 다른 모습을 보이실 때 선생님의 보이지 않는 고민과 노력을 알 수 있었다. 따돌림은 요즘에 흔히 볼 수 있는 학교 문제이다. 흔한 문 제이기 때문에 알아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누 구 한 명의 도움이 더해지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고 또 그것을 일 찍 깨닫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선생님이 존경스러웠다. 선생 님은 아이들에게 해결책을 내어주며 마치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역할 을 해주셨고 아이들도 점점 행동을 하기 전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 다. 선생님들은 우리의 성적과 성장만 보시는 줄 알았는데, 우리의 친 구관계도 연구하시고 문제가 있으면 걱정해주시는 분이라는 걸 깨달 았다. 아이들이 바뀔 때는, 다 이유가 있다. 김원석과 김은희의 작품, ‘여왕의 교실’은 독선적이고 웃지 않는 차 가운 여교사와 학생들의 1년여에 걸친 갈등과 투쟁을 그린 드라마다. 물론 이 선생은 따뜻한 선생님이었지만 비슷한 것은 선생님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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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따끔한 가르침이다. ‘여왕의 교실’에서도 학생들이 따돌림, 괴롭 힘 등의 문제가 나타나지만 마여진 선생님으로 인해 반 아이들이 서 로 이해하고 화해하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 기’와 같았다. 선생님들의 성격은 달랐지만 그 과정과 결론은 똑같았 다. 마여진 선생님과 이 선생님의 비슷한 점은 서로 한 발짝 물러나, 이 모든 상황들을 지켜보며 아이들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러다 학 생들이 서로 이해해주며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은 화해하 는 법과 용서하는 법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이 책으로부터 내가 느낀 것은 학생들의 끊임없는 고통, 이와 함께 하는 선생님들의 끊임없는 걱정과 고민이었다. 이 책의 교훈은 선생 님과 제자 사이의 이해심이 더 깊어져야 하고, 학생들에게 변화를 바 란다면 선생님들의 변화가 먼저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다. 한국 교육 체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있어야 하고, 아무도 그것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이 책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깨달은 것 같다. 물론 그 과정은 항상 너무나도 힘이 들지 만, 조금의 변화가 큰 변화를 갖고 온다는 것도 깨달았다. 선생님께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시면, 기분이 안 좋았던 아이들도 기분이 좋아졌 고, 선생님이 아이들 일에 대해서 걱정하고 신경을 써주시자 아이들 의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이렇게 학생들은 항상 선생님을 보 고 있고, 따른다는 것도 느꼈다. 이 선생과 학생들의 성공을 위해 다 가가는 과정이 너무나 험했지만 아름다웠다. 서로의 노력이 모두의 행복을 가지고 왔고, 그것이 아름다운 감동을 주어서 마음이 따뜻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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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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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시 고백 ‘가시 고백’을 읽고 Grade 10 이규영 Gyuyoung Lee

1 저는 도둑입니다. 남에게 쉽게 상처를 주고, 남에게 쉽게 상처를 받는 도둑입니다 하지만 저는 도둑이란 사실을 잘 밝히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제 마음 깊숙한 곳엔 박혀서 절대 나오지 않는 가시가 하나 있습니다. 그 가시는 지나간 시간들이 새긴 마음의 상처 그 가시로 인해 상처가 더 곪기 전에 저는 이제 그 가시를 빼내려고 합니다 수정란이 부화하는 것처럼 저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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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십대들이여, 혼자 아파하지 말길 차마 고백하지 못해 쑥스러운 십대들이여, 자기 정체성이 흔들리는 십대들이여, 그 원죄의 가시를 곪기 전에 뽑아내기를 십대란 부끄러워 해야 할 시간이 아니니, 뚜렷한 방향성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를 가시처럼 상대에게 상처 입히지 말고 같이 손잡고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무모할지라도 도전을 하고 유정란을 부화시키는 과정처럼 마음과 마음이 수정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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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펜의 느낌

Grade 10 장유섭 Eusup Chang

나, 어떤 생각이 있을 때마다 손과 마음이 움직인다 이 연필을 쓰게 되면 쓰는 소리에 마음이 열린다 손이 바람처럼 그릴 때마다 방에 있는 조용함이 사뭇 편하다 나, 캔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하게 되면 어느덧 내 속에 미소가 감돈다 작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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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이 오면 ‘사투리 귀신’을 읽고 Grade 10 유유진 Sophie Yoo 봄이 오면 찾아주실까 님이 오면 난 한 걸음 물러서서 수줍은 아이 마냥 뒤에 숨어서

봄이 오면 찾아주실까 님이 오면 난 막 핀 꽃잎에 감싸서 은은한 꽃향기에 젖어서

봄에 님이 찾아 온다면 나의 봄은 곧 님의 봄이고 님의 봄은 곧 나의 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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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마녀 사냥 ‘검정새 연못의 마녀’를 읽고 Grade 10 오지원 Josephine Oh 나는 자유로워지리 모든 억압과 편견으로부터 세상이 날 손가락질하더라도 나는 나의 길을 가리 그렇게 생각했건만 왜 다르다는 이유로 나를 배척하나 저주, 마법, 속임수 이 모든 것은 그저 허위이거늘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왜 항상 주술을 읊는 거라고 말하나 내가 소리를 지르면 악마를 소환하는 것이라 여기나 저항을 하면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믿을까 아아, 불꽃은 타올랐지만 이내 사그러지고 한 줌의 재가 되어 바람 때문에 흔적도 없이 날아가는구나, 아주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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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씨앗그물 ‘할아버지의 축복’을 읽고 Grade 10 이건 Tommy Lee 유년기 때 할아버지께서 주신 씨앗 하나 그 땐 이해를 못하고 갸우뚱거렸지 왜 그땐 몰랐을까, 그 흙 밑에는 끝없는 교훈이 담겨 있었다는 것을 그 식물은 내 인생의 거울과 같아 깊은 뿌리로 흙은 인생을 줄기는 삶을 잎은 인생의

인연을 맺어가고 지탱해주는 마음가짐이지 지속시켜주는 희망이야 무한한 가능성과 같지

왜 그 땐 몰랐을까, 할아버지의 자그마한 선물이 내 인생의 표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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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두 손 ‘두근 두근 내인생’을 읽고 Grade 10 이민정 Rose Lee 두 손 잡고 놓지 않기를 손가락질 받아도, 두 손이 힘들어져도 두 손 꼭 잡고 놓지 않기를 두 손 뿌리치고 그 두 손 뒤에 숨고 싶어도 두 손 꼭 잡고 놓지 않기를 두 팔로 감싸 다 잊기를 내 두 팔 안에서 손가락질 막아내기를 흐르는 눈물 멈추고 약한 모습 숨기고 내 두 손 잡아 남은 길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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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청춘(靑春) Grade 10 강민정 Jennifer Kang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났고 오늘일지, 한 달일지 모를 그 시간까지 무엇을, 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돈 많은 자, 어찌 약자를 돌보지 않습니까, 힘 있는 자, 어찌 제 힘을 다루지 못 합니까, 그대는 어찌 꿈꾸는 자를 돕지 않는 겁니까? 세상이 잘 못 되었다 한들 피하기 바쁜 사람들 속에 이상을 꿈꾸어도 무슨 소용이랴 지금의 어른처럼 아이들이 자라난다면, 달라질 것 없는 이 세상 속에 청춘이란, 같은 미래를 짊어질 결코 새롭지 않은 세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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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Grade 10 신성진 Sung Jin Shin

슬픈 구도 신석정 나와 하늘과 하늘 아래 푸른 산뿐이로다 꽃 한 송이 피어낼 지구도 없고 새 한 마리 울어줄 지구도 없고 노루새끼 한 마리 뛰어다닐 지구도 없다 나와 밤과 무수한 별뿐이로다 밀리고 흐르는 게 밤뿐이오 흘러도 흘러도 검은 밤뿐이로다 내 마음 둘 곳은 어느 밤 하늘 별이드뇨 우리 친할아버지(故신석정, 1907-1974)께서는 1939년 나라를 잃은 슬픔과 국권의 회복을 위해 애통해 하시며 이 글을 쓰셨을 것으로 나 는 생각한다. 나는 이에 다음과 같은 화답시를 지어 보았다. 한 번도 살아계신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할아버지의 시를 읽을 때마다 할아 버지가 나라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셨으며 그리고 다음 세대인 우리를 위해서 당시 얼마나 애통해 하셨을 지가 느껴진다. 할아버지를 천국 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나는 꼭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 할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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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뵙고 싶었다고 말이다.

오늘의 별 신성진 저는 오늘과 내일을 향해 살아갑니다 당신의 마음이 독립으로 닿은 것을 아시나요 지금은 여러 송이의 꽃들이 피어나고 새들이 창공과 이 땅 가운데 가득합니다 그리고 미래를 가슴에 안은 자들로 넘쳐납니다 할아버지, 그곳은 편안하신가요 나, 지금 여기, 끝없이 찬란한 내일을 만들어줄 우리들이 있습니다 이젠 더 이상 밀리고 흐르지 않습니다 어둠을 가리키는 그 못된 흐름은 끊겼습니다 할아버지, 혼자 짐을 짊어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립니다 할아버지, 영원히 편안하게 웃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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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맏형이 걸어가야 할 길 Grade 10 홍성욱 Sung Wook Hong

나는 우리 집안에서 첫째이자 장남, 맏형이다. 내 밑으로는 두 남동 생이 있고, 삼형제들 때문인지 우리 집은 하루도 조용한 적이 없다. 우리 삼형제들은 각자 다 개성과 특기가 다르다. 그 것이 우리 삼형 제들만의 매력인 것 같다. 우린 매일 같이 있으면 투닥투닥 싸우기도 하지만 셋이 있으면 그래도 그것대로의 즐거움이 살아 있다. 맏형 노릇을 하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겉으로 볼 땐 아 무나 혹은 아무렇게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하겠지만, 맏형은 정 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도 무척 고되고 힘들다. 내 생각에는 모든 맏 형들은 보이지 않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나 할 머니 아니면 아버지나 어머니의 묘한 기대감과 시선이 느껴진다. 그 리하여 왠지 모르게 무엇이든 잘 해야겠고 실수도 하면 안 될 것 같 고 무엇인가 다른 친구들보다는 아님 가깝게는 동생들과는 무엇인가 달라야 된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게 된다. 지인들이나 다른 부모님들을 만나거나 하면 “역시 넌 맏형이라서 다르구나”하고 말을 건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그리하여 나는 그 말을 들으면 최대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그리고 최대한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 주 기 위해 애쓴다. 동생들은 모두 다 나처럼 형이 되고 싶어 한다, 한 마디로 ‘맏형’이 되고 싶어 한다. 형 노릇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쉽게만 생각하 는 것 같아 속상하다. 뭐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동생들을 부려 먹을 수도 있고 동생들은 마치 내가 독재자나 지배자 같이 보이는가 보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실 뭐, 말하자면 내게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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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들과 다른 특권이 주어진 것은 맞다. 맏형이니까 먼저 선택권이 주 어지거나 아니면 동생들보다 좀더 좋은 것을 하거나 받을 수도 있고 나에게 주도권이 주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형 노릇을 하려면 모든 상황에서나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뚜렷한 책임을 져야 되고 잘못이 라도 하는 날에는 동생들 대신 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동생들의 앞 가림을 철저하게 책임 져야 된다. 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을 알 아야 되고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 우리 동생들이 좋은 길로 나아가 게 이끌 수 있어야 된다. 삼형제란 가족 안에 있는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가족 안 에 있는 사회를 잘 지켜야 나중에 커서 큰 사회에 나가면 보다 더 인 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 에서 맏형 노릇을 잘 해서 인정을 받고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는 좀더 넓고 큰 사회로 나가서도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 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의 동생들한테 사회에서 필요한 질 서를 알려주고 그러한 나의 마음들이 세상 곳곳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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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 Grade 10 조남형 Richard Jo

여러분은 어느 나라 음식을 좋아합니까? 과학 기술의 발달로 사람 들은 세상 모든 음식을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이 여러 나라의 음식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었을 때, 여러 나라의 음식을 먹었습니다. 저는 한국 사람이면서 또 미국 사람 이기 때문에 이 두 나라의 음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은 많이 다릅니다. 음식 재료와 요리방식과 먹는 방법이 다릅니다. 먼저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은 재료가 다릅니 다. 한국 사람들은 밥, 고기와 야채를 주로 먹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외국 음식은 하나나 두 개의 메인 음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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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밥과 국, 많은 반찬들이 나옵니다. 한국은 쌀과 야채를 주 재료 로 쓰고, 미국은 고기와 빵이 주 재료입니다. 그리고 먹는 방법이 다릅니다. 한국 사람들은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합니다. 미국 사람들 은 햄버거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미국인들은 햄버거를 먹을 때 일반 적으로 자신의 손을 사용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나이 많은 사람이 먼저 먹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미국 사람들은 나이에, 관 계없이 준비가 되면 음식을 먹습니다. 마지막으로 요리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한국 음식은 기름기가 적고, 주로 물을 이용해서 요리하지만 미국 음식은 오븐을 사용하거나 기름 을 많이 이용합니다. 저는 팬케이크를 만들 때 가끔 삼겹살 기름에 먹기도 합니다.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에는 이렇게 많은 차이점들이 있습니다. 각 자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인지 저는 한국 음식도 좋아하고 미 국 음식도 좋아합니다. 여러분도 여러 나라의 음식을 즐겨 보세요. 색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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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

축구 포지션과 그 역할 Grade 10 김예담 Donna Kim

축구는 두 팀이 함께 겨루는 스포츠이다. 축구는 국제적인 스포츠 이고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 게임은 90분이다. 축구를 할 때 필요한 것은 공하고 규칙, 그리고 축구 선수이다. 축구 선수들 은 각각 맡고 있는 포지션이 있다. 축구에는 열한 가지의 포지션이 있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와 골키퍼가 그것이다. 축구는 손만 빼고 온 몸을 사용하는 스포츠다. 단 골키퍼만 손을 사용할 수 있다. 공격수 포지션은 위치로 나누면 세 종류이다. 왼쪽, 가운데, 오른쪽 공격수가 그것이다. 더 구체적인 역할이나 이름으로 나누는 종류도 있다. 공격수, 윙, 포워드 어타커와 스트라이커 등이다. 공격수들은 보통 필드 위에 있다. 필드 위에 있으면 공을 먼저 잡게 되고, 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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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기회를 많이 잡게 되기 때문에 공격수는 슛을 많이 한다. 잘하 는 공격수는 공을 잘 다루어야 한다. 미드필더가 공을 공격수한테 패 스하면, 공격수가 빨리 뛰어서 공을 잡고 공을 드리블을 한다. 미드필더도 세 종류의 포지션이 있다. 왼쪽, 센터, 오른쪽 미드필더 가 그것이다. 미드필더는 축구에서 큰 역할을 한다. 미드필더는 공격 수와 수비수를 도와준다. 미드필더는 제일 많이 뛰는 포지션이다. 하 지만 미드필더는 공격수 역할도 할 수 있다. 공도 멀리서 차서 골대 안에 넣을 수 있다. 공을 공격수한테 패스하기도 하고 슛을 하는 것 을 도와주기도 한다. 미드필더가 없으면 공격수는 점수를 내지 못하 고 수비수는 상대 공격수의 공을 막기가 어려워진다. 수비수는 골키퍼를 도와주고 골을 막는다. 공을 미드필드나 공격수 에게 패스한다. 마지막 포지션은 골키퍼이다. 골키퍼는 손을 쓸 수 있어서 골을 손 과 발로 막는다. 골킥을 할 때 공격수나 미드필더한테 패스한다. 축구는 어떤 포지션에서 뛰더라도 혼자서 하지 않고 함께 공을 패 스하고 서로 의사소통해야 하는 게임이다. 축구 선수들은 함께 열심 히 연습을 해야 되고 운동 같이 많이 해야 된다. 축구를 통해 모든 나라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축구는 대단한 스포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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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

김치 Grade 10 김정우 Elliot Kim 김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김치는 배추, 또는 무 같 은 야채를 양념해서 만든 음식입니다. 김치는 깊은 역사와 전통, 많은 종류, 그리고 여러 가지 좋은 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김치는 삼국시대 전에도 있었습니다. 김치가 만들어진 이유는 겨울에 야채를 저장하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만들어진 것입니 다. 삼국시대의 김치는 순무, 외, 가지, 부추, 박 같은 야채들을 이용 해 소금에 절여 먹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고려 시대에 와서 김치가 중요한 반찬이 되었습니다. 이 시대는 조미료가 발전해 김치 를 만들 때 각종 채소에 향신료를 섞었습니다.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 에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조선후기부터 고추를 조미료로써 사용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때부터 김치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김치는 빨간색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김치가 건강 발효 식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세계인의 음식으로 발전하고 있 습니다. 한국에는 많은 종류의 김치가 있습니다. 한국은 봄, 여름, 가을, 겨 울이 뚜렷하기 때문에 사시사철 계절에 맞는 김치를 담가서 먹습니 다. 봄에는 햇배추나 미나리, 얼갈이 배추 등으로 김치를 담급니다. 여름에는 열무나 오이를 많이 이용합니다. 여름철에는 김치의 양념이 적어서 담백합니다. 가을에는 고추나 깻잎을 이용하는 김치를 담급니 다. 마지막으로, 겨울에는 주로 배추와 무를 이용하여 다양한 김치를 담급니다. 겨울철에는 김치의 양념류도 많이 넣고 재료들도 다양합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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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좋은 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겠죠? 김치는 건강한 음식입니다. 김치는 유산균을 생성하는데 유산 균은 장내의 산도를 낮추어 해로운 균을 없애줍니다. 그리고 유산균 은 우리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김치는 저칼로리 식품 입니다. 또 김치는 몸 속의 당류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줍니다. 왜냐하면 김치의 식이성 섬유는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입 니다. 그래서 김치는 당뇨병, 비만 등의 성인병 치료에 도움을 줍니 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 김치는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곁에서 다양한 모습과 여러 가지 좋은 점들로 한국인의 밥상에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우리의 곁에서, 세계인의 곁에서 건 강을 지켜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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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

개와 고양이 Grade 10 이연재 Jennifer Lee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들과 함께 해온 동물인 개와 고양이. 지금은 현대인에게 거의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키우는 애완용 개와 고양이의 서로 다른 점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할까요? 첫째, 개와 고양이를 보면 생김새가 완전히 다릅니다. 고양이는 개 에 비해 얼굴형이 더 날카롭고 이빨도 더 뾰족합니다. 귀도 위로 올 라가 있고 꼬리도 깁니다. 평균적으로 볼 때 고양이가 개보다는 크기 가 대체적으로 작습니다. 따라서 개는 더 크고 듬직한 느낌을 사람들 한테 많이 줍니다. 개는 눈도 고양이보다는 좀 처졌고 귀도 얼굴 옆 에 뚝 떨어져 있습니다. 혀가 아주 길고 코도 더 도톰하고 큽니다. 둘째, 돌보는 방법도 조금씩 다릅니다. 개에게는 운동이 꼭 필요합 니다. 개는 단순히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습니다. 하지만 개가 하루에 필요한 운동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말썽을 피워 스트레스를 풀기도 합니다. 개는 약알칼리성 피부를 가지고 있어서 세균이나 곰팡이 번식이 쉽습니다. 냄새도 냄새지만 건강을 위해 목 욕을 꾸준히 시켜주어야 합니다. 한 달에 3~4회가 적당합니다. 고양이는 산책을 따로 시킬 필요가 없고, 시켜준다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고양이는 분비물이나 더러움을 꾸준한 그루밍을 통해 혼자 서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1년에 1~2회만으로 목욕이 충분합니다. 오히려 잦은 목욕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 어감에 따라 고양이는 점점 움직이지 않으려 합니다. 느긋하게 주위 를 걸어 다니는 것 외엔 다른데 힘을 쓰려하지 않고 놀아주려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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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짜증스럽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셋째, 성격도 다릅니다. 먼저 개는 사회성이 뛰어납니다. 또한 오랜 세월 인간과 같이 살아왔기에 사람의 말도 잘 듣습니다. 개는 호기심 이 많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낯선 것을 싫어하고 위험한 것을 회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는 시력이 좋지 않지만 청각과 후각이 뛰어 나서 그것들에 의존한다고 합니다. 개는 처음에는 육식성이었는데 사 람들에게 길들여지면서 잡식성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반면 고양이는 독립성이 강합니다. 또한 호기심이 왕성해서 새끼 고양이들이 어떤 새로운 행동을 하면 먼저 그 행동을 시도한 친구가 리더가 됩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뜨거운 것을 못 먹습니다. 차가운 것 또한 냄새가 안 나서 안 먹습니다. 고양이는 발소리를 내지 않고 주 로 밤에 돌아다니는 야행성입니다. 이렇듯 개와 고양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상당히 많이 있는 동물입니다. 우리가 동물을 더 사랑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려면 그들 의 성격과 특징을 잘 알고 돌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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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

한국과 미국의 서로 다른 화장법 Grade 10 신수지 Sophia Shin 한국과 미국은 화장품의 종류도 다르고 화장 하는 방법도 많이 다 르다. 한국과 미국의 화장품과 화장 방법의 다른 점들을 설명해 보려 고 한다. 피부, 눈, 입술 화장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피부화장의 다른 점부터 살펴보자. 한국인들은 밝고 하얀 피 부 색깔을 좋아한다. 그런 피부를 얻기 위해 CC크림, BB크림, 또는 자기 피부보다 한두 톤이 밝은 파운데이션을 쓴다. 대부분 한국 여성 들은 파운데이션보다 BB크림이나 CC크림을 쓰는 추세이다. 하지만 여전히 파운데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은 에어쿠션 을 자주 쓴다. 에어쿠션은 촉촉한 피부를 만들어 준다. 특히 한국에서 나오는 에어쿠션은 피부를 더 하얗게 만든다. 하지만 한국 피부 메이 크업 제품에는 어두운 색상이 없어서 어두운 피부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메이크업 제품을 찾기 어러워 한다. 미국사람들은 약간 황갈색 피부 색깔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건강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얀 피부는 병든 것처럼 보여서 싫어한다. 미국에 도 BB나 CC크림을 쓰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파운데이션과 한국 사람들이 절대로 쓰지 않는 브론저를 쓴다. 미국과 한국의 프라이머들도 다르다. 미국 프라이머는 투명하고 자 기 피부색과 같은 톤으로 만들어주지만, 한국의 프라이머는 피부를 더 하얗게 만든다. 또 미국은 음영을 넣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광대뼈에 강조를 한다. 그것을 콘톨잉이라고 하는데 자기 피부 보다 한두 톤이 어두운 컨실러나 파운데이션을 얼굴에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자연스럽게 펴 바른다. 다음은 볼터치, 미국은 블러셔를 쓸 때 보통 핑크 톤을 쓰는데, 한국은 핑크보다는 오렌지 아니면 오렌지 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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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를 쓴다. 두 번째는 눈 메이크업이다. 미국은 아이라이너를 할 때 아이 마카, 리퀴드, 젤, 그리고 펜슬 등을 다양하게 쓰지만, 한국은 사용하기 제 일 어려운 펜슬이랑 젤을 쓴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캣츠아이, 즉 ‘고양이 눈’ 아이라인을 그리는데 한국은 그 반대로 ‘강아지 눈’을 좋 아한다. 캣츠아이는 아이라인 꼬리를 바로 위를 향하게 그리는 것이 고 강아지 눈은 꼬리 라인을 밑으로 향하게 그린 다음에 살짝 올리는 것이다. 아이라이너를 쓸 때 한국은 미국의 블랙 아이라이너를 쓰기 도 하지만 진한 갈색이나 와인 색을 쓰기도 한다. 한국은 아이섀도를 쓰면 하얀 색, 연한 갈색처럼 차분하고 밝은 색을 많이 바른다. 미국 에서는 어두운 갈색이나 검정색 아이섀도를 자주 바른다. 또 다른 아이 메이크업은 한국과 미국의 눈썹이다. 미국은 자연스 러운 눈썹에 조금 덧칠을 해 더 진하게 만들지만, 한국은 눈썹을 일 자로 만든다, 왜냐하면 일자 눈썹이 얼굴을 더 동안으로 만들기 때문 이다. 눈 화장의 마지막 차이점은 애교 살이다. 한국은 애교 살이 눈 을 더 크고 귀엽게 만들어준다고 화장을 할 때 일부러 어두운 아이섀 도를 눈 밑에 발라 애교 살을 만들고, 하이라이트를 애교 살과 그 위 에 바른다. 그러나 미국은 애교 살을 싫어한다. 애교 살이 반대로 나 이 들게 만든다고 생각하고 감추기 위해 컨실러로 커버를 한다. 마지막으로 입술이다. 미국의 입술에 색깔을 넣는 화장품 콜렉션이 다양하다. 립스틱, 립 라이너 등등 화려한 색깔들이 많이 있다. 그렇 지만 한국은 제일 많이 쓰는 립 화장품은 틴트이다. 미국은 전체적인 입술을 립스틱이나 립 라이너로 채우지만, 한국은 입술의 안쪽에 틴 트를 강하게 바르고 바깥쪽에는 아무 것도 바르지 않는다. 한국은 보 라 색, 파란 색, 노란 색 립스틱을 찾기 어렵지만, 미국의 화장품 가 게들에서는 이런 다양한 색깔의 립스틱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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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문>

차별 없는 사회 Grade 10 이은혜 Grace Lee 부조리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대한민국 사회. 외모지상주의로 인 한 차별, 경제적인 문제로 빚어지는 차별 등 여러 가지의 문제들이 요즘 들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차별들 중에 흔하게 발견 할 수 있는 것은 직업 안에서의 차별이다. 보수가 많은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보수가 적은 사람들에 비해 자 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상대방을 돈의 가치로 매겨 만만하게 보는 부류이다. 이로 인해, 상대 방을 홀대하는 태도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어떠한 사람들은 쓰레기 는 당연히 청소부가 치울 거라는 착각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휴지 를 사용한 후 휴지통을 향해 던졌지만 안 들어갔을 경우들이 생긴다. 이럴 때 다시 주어서 휴지통에 다시 넣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주로 사람들은 휴지가 바닥에 떨어져 있든지 말든지 상관없이 그냥 가버린 다. 그럼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청소부라는 직 업이 존재하기에 당연히 청소는 청소하는 분들의 임무라는 생각을 가 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쓰레기들은 청소부가 치워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고정관념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에 대한 서열의식인 고정관념에서도 원인이 있다. 당연히 낮은 직업이니, 막 대하고 차별해도 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들에게 버릇없는 행동들을 하여도 아무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서는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살 펴보면 작은 배려도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휴지는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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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에, 거울 얼룩 지우기 등 여러 가지의 작은 배려가 차별 없는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사실, 잊으면 안 된다. 친절한 대우 와 예의를 갖추는 것도 해결 방안 중에 하나다. 예를 들어, 힘들게 일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식을 드리거나 그 분들께 힘이 될 수 있는 일 들은 바로바로 수용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그 상대방이 차별을 당했을 때의 기분을 알게 되며, 또한 다시는 안 그럴 수 있게 해결 방안을 찾는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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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논평>

행복한 대한민국 Grade 10 이소형 So Hyung Jenna Lee 현재 한국 사회는 사람들의 악행 때문에 병들어 가고 있다. 대부분 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 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타인 을 비방하고 원망하는 것이 일상처럼 되었다. 남의 인생을 함부로 엿 보고, 비난한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 부를 소유한 정도, 나이로 따지 는 위 아래의 질서로만 봐서, 어떤 한 사람을 정해서 흉을 보는 것은 몹쓸 짓이다. SNS를 통해서 본다면 이러한 행동은 비단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 린 청소년들 사이에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런 사회에서 자 라고 있는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들을 보고 배워, 어른 들과 똑같은 행동을 답습하기 때문에, 사회의 잔인함은 멈춰지지 않 는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 그 상처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은 상처를 줄 것이다. SNS와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ask.fm’에 서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있다. ‘ask.fm’와 같은 사이트 에서는 어떤 한 사람에게 익명으로 질문을 할 수 있는데 물론 ‘ask.fm’를 만든 회사는 안 좋은 결과는 염두 해 두지 않았다. 사람 들은 이 사이트를 함부로 이용하며 이 사이트를 통해 남에게 익명으 로 무작정 공격을 한다. 이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도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나도 이 문제를 목격한 적이 있다. 어떤 선배가 외모와 친구 문제 때문에 무자비하게 공격당한 것을 봤다. 하지만, 나는 후배로서, 익명을 풀고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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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배를 지키지를 못하였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후배와 선배’ 사 이의 문제로 연결된다. ‘후배’, 또는 나이가 더 어린 사람들은 ‘선배’,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한국인들은 생각하 는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사회에서는 ‘선배들’이

후배들한테 할 일을

떠미는 경우가 많다. 선배들은 자기가 후배였을 때 이 압박감을 경험 했기 때문에, 그 후배들은 커서 어린 후배들에게 똑같은 압박감을 주 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은 벌써부터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익숙해져 무의식적으로 똑같은 길을 걷는 것 같다. 하지만, 해결 방안 이 아예 없진 않다. SNS에서 악플을 없애 주는 프로그램이나, 캠페 인을 만들어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SNS 문제가 상 당히 줄어 들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에, ‘선후배 사이’의 문제는 해결 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이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옛날부터 있 었기 때문에, 캠페인을 만든다고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각자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야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상당히 해소해야 된다는 것 이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들은 사람들 안에 있는 심리적인 고통으로 빚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 함께 배려와 친절한 마 음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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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논평>

‘집단주의’의 문제점 Grade 10 이승빈 Tim Lee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은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 IMF 등 많은 어려운 일을 겪어 왔다. 전쟁을 통해 하나였던 국가가 나뉘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여전히 가시지 않는 상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을 통해 대한민국은 더 강해졌다. 새 출발을 할 수 있었고, 과거 와 완전히 다른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지난 60년 동안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회사들 이 생겨났으며 경제적으로 선진국을 향해 달려왔다. 또한 가수 ‘싸이’ 의 ‘강남스타일’과 같은 전 세계에 인기몰이를 한 한국의 대중음악마 저 만들어졌다. 이러한 성취는 저절로 온 것이 아니다. 나라를 바꿔야 만 한다는 결심과 변화를 쫓아 달려가는 지도자들과 온 국민들이 땀 과 피를 흘리며 노력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 중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단 점이 있다. 그것은 집단주의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특징들이 창조력을 발휘하며 사회의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집단주의는 사람이 가진 그 특별한 무엇을 발휘하 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 공동체주의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는 표준화 된 기준이 생겨서 아름다움이나 한 사람의 인격 등이 평가된다. 가령, 한국에서는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에게서 특유의 무엇인가 를 알기는 너무 어렵다. 모두 비슷비슷한 차림과 말투, 이야기의 주제 를 가지는 것이 자기만의 무엇을 가지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기 개성을 나타내기를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그것 은 그 비슷함 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또는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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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학교 폭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주류에 속하지 못 하면 차별을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하기 쉽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부딪치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야 하는데, 주류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운동, 게임, 옷차 림, 하다 못해 타고난 각자의 외모까지도 비슷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자기만의 아름다움, 장점을 나타내고 단점까지도 받아들이는 일이 한국 사회에서는 상당히 어렵다.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집단주의가 절대 공동체에 유리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이루는 각각의 구성 원들의 발전을 막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서부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세대가 집단주의의 단점을 극 복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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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문>

한국인들의 하이라키 (Hierarchy) Grade 10 박성규 Maximillian Park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서 비롯되는 서열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전부터 한국 사회에는 선배와 후배 간의 질서가 무게감이 있는 관 계이며, 이는 학교, 직장, 군대 등에서도 중요하고 한국 문화의 일부 라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 관계는 점차 악용 되고 있어서 적잖은 문제가 됐습니다. 제가 APIS에서 몇 년간 지낸 시간에 이런 선후배 관계의 수많은 예를 목격하고 직접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6학년이 었을 때, 나이가 한 살 더 많은 것이 마치 왕과 평민의 차이처럼 엄 격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예를 들자면 나이가 한 살 밖에 차이가 나 지 않았던 사람들이 상급 학년 선배들한테 인사를 깍듯이 하고 존댓 말까지 써야했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나이로 맺어진 서열 관계는 너 무나 심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문제가 많이 줄어들어서 다 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 이런 문제가 여전히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후배 관계가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곳은 군대입니다. 먼저 군대 에 입대 하는 사람들이 선임이 되며, 이러한 사람들이 더 늦게 입대 한 후임들을 마음대로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고쳐져야 합 니다. 최근 ‘윤일병 사건’처럼 군대에서 후임들한테 가혹행위를 당하 다가 죽는 사건들을 뉴스에서 볼 때마다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듭 니다. 전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군대에는 권력, 군기, 계급 등이 더 욱 강조 돼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사람이 죽고 다치고 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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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고치느냐가 상당한 의문입니다. 해답은 쉽게 내려지지 않는데, 이런 일들이 은밀하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발 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둘째 치고, 어떻게 이런 일이 더 이상 일 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적절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 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들이 대처법을 찾아 허 둥지둥 대는 동안, 누군가는 이러한 서열관계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 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이러한 사회적 병폐를 없애 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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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논평>

세월호가 남긴 의미 Grade 10 김도윤 David Kim 부조리는 윤리적 및 도덕적 관점에서 보면 정상적인 삶의 가치나 태도가 비정상적으로 변하여 도덕적으로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 난해 한국 사회를 큰 슬픔으로 뒤흔들었던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 의 총체적인 부조리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 주었다. 세월호 참사 는 독립된 사건, 우연한 참사가 아니라 예고된 ‘인재’라고 표현한다. 세월호 참사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한국 사회의 총체적 부조리와 문제 점을 함축하고 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를 져버린 직업윤리의 부재, 오랜 세월 쌓여온 공직 사회의 잘못된 관행들,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 불 감증, 정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의 허점 등 많은 문제점이 그 실체를 드러냈고, 결과적으로 ‘세월호 침몰’이라는 끔찍한 사고를 야기했다. 한국인의 의식 속에 자리 잡은 조급함과 각박함이 빠른 기간 동안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균형과 절제력 을 잃으면서 한국사회를 조금씩 침식시키는 부식제가 되고 있다. 치 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대접받고, 심지어 왕따와 폭력까지 서슴지 않고 행사하는 학생들, 스승이 제자를 야단치지 못하는 교육 환경, 남을 속이고 모함하는 일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부모 도 재산이 없으면 푸대접 받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사회에서 건 전한 삶과 인격을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 지고 있다. 이런 잘못된 의식 문화와 가치관 속에서 올바른 인성이 형성될 리 없고, 나를 희생해 남을 구하는 숭고한 희생정신이 자라기 힘들다. 나 아가서 세월호 선장과 선원 같은 인격들이 대량 생산될 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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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정부의 무능한 수습과 더딘 구조를 비난하기에 앞서, 선장과 선원 들에게 책임을 묻기에 앞서, 이러한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에서 그 어 느 누가 자유로울 수 있는지 생각하고 우리 스스로도 그 절박한 상황 에서 세월호 선장과 선원이 되지 않을 수 있는지 정직하게 반성해야 한다. 국가 위기에 처했을 때 생명을 걸고 타인의 생명을 지키려는 헌신과 애국심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라의 품격과 정 부 수준은 국민 의식의 실상인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의 결과이다. 이런 사회적 부조리의 요소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도덕심과 양심을 키워주는 바 람직한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세월호 참 사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의식 개조에 동참 해야 한다. 남들에게만 법을 지키라하고 자신은 지키지 않는 편리한 이기심은 버려야 한다. 국민 의식 선진화 운동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 을 바꾸고 사회 부조리를 바로 잡아서 건강한 사회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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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논평>

부정부패 병(病) Grade 10 강지승 Jeeseung Kang 사람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사회가 완벽하길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현실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전혀 없을 수는 없고, 우리 사회도 다른 사회들과 마 찬가지로 문제점이 많다. 그 중에 하나를 꼽아보자면, 사회 전반에 만 연된 부정부패(不正腐敗)를 거론 할 수 있다. 사회의 근간은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서로가 동의한 규범을 존중 하는 것에 있다. 시민은 정부를 믿고 그 권력을 정부에 위임하고, 정 부는 시민이 부여해준 권력을 바탕으로 시민을 위해 사회를 잘 이끌 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이상적인 사회는 신뢰를 바탕으로 전체를 위 한 이익을 위해 서로를 믿고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부정부패가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 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는 상호 간에 대한 신뢰를 끊어뜨린다. 공 권력에 대한 불신, 정치권에 대한 의심은 국민총화를 좀먹고 나라 발 전에 큰 방해가 된다. 정치인들이 뇌물을 받는 행위가 아주 좋은 예 다. 왜냐하면 나라의 결정이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사리사 욕(私利私慾)을 채우기 위해서 내려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국민들에 게 심어주고, 언제든 은밀히 권력이 남용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부정부패는 국민들의 구심점이 되어야할 지도 층에 대한 신뢰를 깬다. 결국 구심점을 잃은 국민들은 타인을 불신하게 되고, 오직 자기 자 신만을 믿게 된다.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불안한 이기주의의 시발점 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듯이, 지도층의 행태가 옳아야 그들 을 지지하고 따르는 국민들도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 부정부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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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로 하여금 공권력과 지도층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게 한다. 결 과적으로 국민과 정부와의 협력이 느슨해지고 국가 추진력이 약화된 다. 결정적으로, 부정부패는 기관과 조직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극도로 낮춘다. 그렇다면 이 중대한 질병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정 치인들 스스로가 행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자기의 정치 인생과 국민의 안녕 및 나라의 발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명심하고 늘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개개인의 양심에 의지하기보다는 제도적으로 부정부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야 하고, 공공기관 과 정책이 어떻게 채택되고 가동되는지 국민 모두가 알기 쉽도록 제 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 모두가 ‘주인의식’ 을 갖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여 국민이 한 나라의 주인 됨을 모두에게 각인시켜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정치 인들이 국민을 무시하지 않고 경건한 마음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게 될 것이며 시민 모두 정치인을 신뢰하여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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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논평>

한국의 학벌주의 Grade 10 김재홍 Jae Hong Kim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학문을 중시해 왔다. 그래서인지 학업의 결 과로 사람들을 판단하는 사회의 성격이 짙다.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 을 보지 않고 학업 결과에 대한 점수를 보고 그 사람이 공부를 잘하 는지 못 하는지, 좋은 대학을 나왔는지 아닌지 등을 판단한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공부를 하루 종일 쉬지 않고 해야 한다. 사실 그것도 부족하다. 그렇게 해도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까 말까다. 나중에 공무 원 시험이나 고시에 응시 할 때도 열심히 공부해도 안 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공부만으로 한 사람을 판단해 차별하는 것은 분명 문제이다. 각자 잘 하는 것은 다르고 모두 공부를 위해 산다면 다양하게 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사람 마다 잘하는 것을 고려하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 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이름 있는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얻고 그 후 인생을 남들보다 더욱 치열하고 복잡하게 사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즐기면서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물론 청소년 시기 때부터 열심히 공부를 잘 해서 상위권의 대학을 졸업하고 연봉이 높은 좋은 곳으로 취업을 한 사람들이라면 학벌주의 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어 릴 때 집안 문제나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공부를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사람들 전체를 공부의 결과로 판단한다는 것은 참 재미없 고 불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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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학벌주의가 한 개인에게 있어서 충분히 잔인하다 고 생각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평생 교육을 하는 고독한 존재이다. 사회가 발전하면 발전 할수록 세상 변화를 더 자세히 알아야 하고 더 깊이 있게 배워가야 한다. 복잡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바로 경 쟁뿐이기 때문일까. 모두가 알듯이 세계에서 한국의 학벌주의가 가장 심하다. 모든 사람들이 공부를 잘하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간다. 만약 우리나라 수준을 전체적으로 조금이라도 낮춘 다면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예 를 들어 회사에서 대학교 졸업장만이 아닌 인성과 그 사람의 숨은 잠 재력, 장점을 발굴하려고 노력한다면 기회가 모두에게 그나마 더 평 등하게 주어질 것이다. 학벌주의 때문에 공부 잘하는 사람, 돈 많은 사람들은 잘 살고, 공부 못하는 사람, 돈 없는 사람은 커서도 사회에 서 돈을 못 벌 것이다. 또한 시골에서 가난하게 자랐다든가 능력이 뛰어나도 돈이 모자라서 대학을 못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회사를 대학 졸업장 때문에 못 들어가거나 사회에서 무시당 하게 된다면 정말 많이 억울할 것이다. 학벌주의가 사회 전반에 퍼진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이나 기업이 사람들의 개인 능력을 일일이 파악하기 귀찮고 어렵게 여기기 때문이 다. 종이 한 장으로 등급을 매기는 것이 도리어 더 쉽고 편하기 때문 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진정으로 훌륭한 인재가 발굴되지 못하고 덜 인격적인 공부만 잘하는 사람들이 소위 상위권 대학만 골라서 갈 것이다. 그러한 인생은 자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일만 하는 개미 같은 삶을 살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삶은 학벌이 한 개인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과 개성을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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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좋은 친구에 대한 정의 Grade 10 최민서 Min Seo Choi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사람들과 갈등한다. ‘좋 은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 한 친구와 평생 가까이 지내는 것이 가능 한 것일까? ‘좋은 친구’가 갑자기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 으로 변할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이런 것들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아직 배워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엄마가 항상 좋은 조언을 해 주 신다. 가끔은 엄마의 조언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늘 ‘엄마 말을 들을걸.’하며 후회하기도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많은 친구들과 ‘두루두루’ 어울려 노는 것보다 한 두 명의 단짝친구와 지내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기곤 했다. 하지만 점 점 학년이 올라 갈수록 나는 더 많은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고 바람대로 한두 명이 아닌 많은 친구들 과 친해졌다. 하지만 다수의 친구들과 잘 지내게 된 후에도 내 곁에 는 항상 자매와도 같은 친한 친구가 있다. 이런 친구들과는 사소하고 큰 싸움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관건이 다. 만약 싸움에서 서로의 감정에 대해 관여하지 않고 다시 화해하려 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이런 끈끈한 자매가 남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아주 친한 친구 사이는 분명히 어떠한 갈등과 의견 충돌을 이겨낸 후 만들어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러므로 좋은 친 구는 이미 서로의 좋은 것들뿐만 아니라 약한 모습들까지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되어 줄 수 있다. 캐나다에 내가 자매로 여겨 왔던 친구들을 뒤로 하고 한국으로 들 어오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캐나다에서 만났던 친한 아이들을 만나지 못 할지도 몰라. 한국에는 나를 이해해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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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없을 거야.’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의 마음에 불같이 번 지며 새로운 학교는 점점 멀리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학교에 등교하 는 첫 날, 나는 많은 포근한 친구들이 날 감싸는 듯 따뜻함을 느끼며 예전의 생각들을 지워 버렸다. 그중에서도 나와 가장 가깝게 연결되는 것을 느꼈던 친구가 있었 다. 그 친구도 나와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 을 읽을 수 있었고 서로의 상황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친구는 지금까지 나와 아직도 자매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떼려 야 뗄 수 없는 친구가 되었다. 물론 이 친구와 나는 여느 친구들과 같이 가끔 사소한 갈등들을 마주하고 가까스로 풀어내지만, 서로와 너무나도 잘 알고, 서로를 정말 자매같이 대하기 때문에 큰 갈등들을 마주해야 했던 적은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는 친구들을 끌어내리려 하는 의지가 전 혀 없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다른 친구들을 좋아하는 마음으로만 대하는 친구이다. 이 말은 ‘내가 그 친구에게서 어떠한 이익을 얻을 수 있냐’라고 생각 하는 사람은 결코 남들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없 다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경쟁이 마음 깊이 박혀있는 친구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믿는다. 내가 지금까지 남들을 보며 느낀 것은 순수한 우정을 원하지 않는, 또는 다른 목적으로 남들에게 다가가는 사람들은 누구도 친구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으로 순수한 친 구같이 보이려 애를 쓰더라도 언젠가는 들통이 나게 된다는 것이다. ‘자매 같은 우정’을 만들어 나가려면 꾸준히 서로에게 불편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솔직히 말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서, 끝까지 쌓아 놓다가 폭발해 버리면 아주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이며 서로의 신뢰를 얻는 것이 아주 중요 하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내 인생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낀 것을 앞으로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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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사랑하는 오빠에게 Grade 10 손주현 Joo Hyun Son

오빠 안녕? 나 줄리야. 미국에서의 생활은 어때? 기숙사에서의 하 루하루가 너무나 궁금해. 그리고 NYU의 Business Program은 재미 있는지, 배우는 것은 힘들지 않은지 정말 궁금하다. 오빠, 그 곳의 날 씨는 춥지 않아? 오빠가 처음 NYU 입학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 실 나 조금은 질투가 났었어. 왜냐하면 나도 빨리 오빠처럼 좋은 대 학에 들어가서 마음껏 공부하고 또 신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거 든. 그래서 어쩌면 지금 난 오빠를 만나면 물어 볼 것들이 엄청 많아. 오빠, 나 이렇게 오빠에게 쓴 편지, 책으로 읽으니까 놀라지 않았 어? 사실, 오빠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게 있어. 뭐냐면 말야, 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오빠가 내 곁에 항상 있어서 그리고 힘이 되어 줘서 너무나 기쁘다는 거야. 우리가 어떨 때는 싸우기도 하지만, 우린 그래도 다시 화해하고 사이좋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남매잖아. 지금 나에게 있어서 오빠는 하늘 위에 가득한 태양 같은 존재야. 따스한 햇볕이 나를 비춰주고 올바른 길을 안내해 주는 나만 의 별 말이야. 매일 매일 오빠가 내 옆에서 마음을 써 주고 도와줘서 너무나 행복해. 세상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 오빠 야... 대학에서 공부는 잘 하고 있는 거지? 오빠가 집에 없으니까 무 척 허전하면서 지루해. 오빠랑 여름방학 때 같이 영화 보고 FIFA xbox 게임하고 같이 축구하는 그러한 순간들이 무척 그리워. 기회가 되면 언제든 다시 또 오빠랑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면서 그렇게 즐거 운 시간을 갖고 싶다. 함께 축구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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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내가 어떨 때는, 그래, 아주 어떨 때, 내 맘이 상해서 삐지게 된다면 좀 너그럽게 봐 줘. 약간은 내가 오빠를 미워할 때가 있어. 한 번은, 내가 같이 놀자고 하면, 오빠가 바쁘다며 친구들이랑 놀러 나가 잖아. 그래, 오빠도 날 가끔은 싫어 할 때도 있잖아. 나도 그래. 오빠 가 나를 괴롭히기도 하잖아. 그런데, 낯설게도 말이야, 진짜로 이상하 게, 오빠가 나를 괴롭히던 그 순간들이 자꾸만 생각 나. 아 맞다! 혹시 내가 어렸을 때 기억나?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우리 모두 미국에 있었잖아, 그때 생각나? 오빠는 귀엽다며 맨날 나 안아 주고 어부바 해줬잖아. 나도 오빠한테 달려가서 볼 뽀뽀해주고 그랬 잖아. 그때가 마치 어제였던 것처럼 느껴진다. 재밌지? 오빠, 내 생일, 11월 27일이 곧 다가 온다! 오빠 없이 생일을 보내 니까 조금은 서운하긴 해. 그렇지만 말야, 겨울방학이 되면 오빠가 한 국으로 오잖아. 오빠 한국으로 올 때 내 생일선물 꼭 챙겨 와야 돼! 내가 뭘 원하는지 알지? 한 번 더 말하고 싶지만. 오빠, NYU에서 대학 생활 화이팅이야, 힘들어도 잘 참아야 돼! 2015년 겨울, 11월 동생 줄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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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독서란 무엇인가 Grade 10 김영민 Justin Kim 독서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의미와 목적을 지니고 있다. 책은 공부 자료로도 쓰이기도 하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 기도 한다. 독서는 나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독서는 내게 둘도 없 는 소중한 친구와도 같다. 나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독서를 하곤 했다. 독서를 하면 감정 을 가라 앉히고 다시 힘을 얻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나는 그래서 내가 경험한 독서의 가치를 더 전하고 싶어졌다. 힘든 친구가 있으면 독서 를 통해 힘든 일을 견뎌내라고 권하는 것이 친구를 돕는 것이라고 생 각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이 다르다. 다른 이들에게 독서를 강요 하지 않고 저절로 독서를 하게 만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 래서 요즘은 나는 재밌는 책을 찾으면 친구들에게 줄거리를 말해주곤 한다. 그리고 만약 친구가 그 책에 관심을 보이면 그 책의 제목을 알 려주며 추천을 해 준다. 이렇게 해서 나는 친구들의 독서를 이끌어내 곤 했다. 더 많은 친구들이 독서를 해 독서의 참맛을 알고 독서의 도 움을 받아 역경을 이겨내거나 그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게 됐으면 좋 겠다. 그리고 독서는 내가 정말 힘들었던 유년기를 넘기게 해 준 유일한 원동력이었다. 내가 처음 외국에 나갔을 땐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 고, 처음이었기에 당연히 친구도 없었다. 이 때 내게 책이 없었다면 아마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아 답답할 때 소통할 수 있는 책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훨씬 더 쉽게 이 기간 을 넘기고 결국 친구를 사귀게 된 것 같다. 이런 사례는 나뿐만 아니 라 다른 사람에게도 매우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독서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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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도 더 잘 알게 되었고 이렇게 힘든 기간을 함께 보낸 손때 묻 은 내 책들은 내게 10년이 넘은 소꿉친구 같은 소중한 존재가 되었 다. 다시 한국에 돌아 왔을 때도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매우 힘들었는 데 그 때도 독서가 아주 큰 힘이 되었다. 내게는 이러한 사실이 잊혀 지지 않고 영원한 은인으로 생각하게 된다. 독서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 람들이 독서의 진가를 알고 그 가치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책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들로 만들 수 있고 옳은 길로 인도해준다고 믿는다. 나에게도 그랬으니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 독서 권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다. 독서를 더 권장하게 되면 더 많은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또 더 나아지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독서가 내 오랜 소꿉친구처럼 느껴지고 이런 독서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 게 독서의 접근성을 높여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독서를 더 권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즐기고 그 가치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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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아시아 퍼시픽 국제외국인 학교 학생들 평균 수면 시간 부족으로 나타나 학업으로 인해 청소년 수면 시간 줄어 Grade 10 김현지 Esther Kim 김유정 Jocelyn Kim 아시아 퍼시픽 국제 외 국인 학교 청소년 평균 수면 시간이 청소년 권장 수면 시간인 8~9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7학년에서부터

12학년

고등학생인 9학년의 평균 수면 시간은 더더욱 까지의 평균 수면 시간을 짧아졌다. 6시간 7분으로 청소년 권장 수면 시 조사한 결과 학년이 올라 간에 2시간이나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갈수록 평균 수면 시간이 9학년인 최진이 학생은 보통 3시에 취침하여 7 줄어들었다. 중학생인 7학 시에 기상하므로 4시간 밖에 취침하지 못한다고 년은 7시간 45분으로 다 하였다. 학교클럽 미팅이나 숙제 및 휴식 등으로 른 학년 수면 시간에 비 인하여 늦게 잠자리에 들 수 밖에 없다고 답하 해 비교적 양호했다. 대부 였다. 일상 생활에는 크게 지장은 없으나 가끔 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피곤하다고 하였으며 성적에는 크게 지장이 없 취침하며 7시경에 일어나 다고 하였다. 10학년의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58분으로 9학년보다 짧게 나타났다. 보통 1시에 윗학년인 8학년의 평균 서 2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고 6시에서 7시 사이 수면 시간은 7시간 28분 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여졌다. 으로 7학년에 비해 살짝 10학년 임나연 학생은 평소 생활에는 별 지장 짧았다. 8학년의 평균 취 이 없으나 시험이 있거나 중요한 날에 졸리거나 침시간은 11시에서 12시 컨디션 조절이 안 된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성적 였으며 기상 시간은 7시 에 지장이 있냐는 질문에는 “있어요, 뼈저리게 였다. 184

있었어요.” 라고 답하였다.


11학년의 평균 수면 시간은 다른

평소 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가끔

학년에 비해 더더욱 짧았다. 보통 12

면역력이 떨어져서 체력이 약해지고

시에서 2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고 6

자주 아프다고 답변하였다. 하지만, 면

시에서 7시 사이에 일어나는 것으로

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하여, 성적

보여졌다. 11학년 장승빈 학생은 숙제

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였다.

로 인하여 늦게 잠자리에 든다고 답변

이처럼 학년이 올라갈수록 늘어나는

하였고 숙제로 인하여 평소 피로하다

학업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수면 시간

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짧은 수면 시

이 줄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면 부족

간으로 인하여 시험을 잘 못 보게 된

현상은 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

다고 답하였다. 그것으로 인하여 성적

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는

에는 크게 지장은 없지만, 가끔 시험

물론 피부 노화와 집중력 저하를 불러

점수 때문에 성적에 영향을 조금 미치

올 수 있다. 수면 부족이 방치되고 심

는 부분은 있다고 답하였다. 또한, 12

해질 경우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

학년의 평균 수면 시간은 보통 2시에

아진다. 또한 만성피로의 가장 큰 원

잠자리에 들고 6시에서 7시 사이에

인이 된다.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2학년

수면 부족은 다방면에서 청소년들

박종찬 학생에 의하면, 숙제, 게임,

의 건강을 위험에 노출시킨다. 이를

SNS로 인하여 늦게 잔다고 답하였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찍 자고 일찍 일

일상 생활에는 별 큰 지장은 없고, 성

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청소년

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권장 수면 시간인 8~9시간 가까이 자

하였다. 다른 한 12학년 학생인 권세

려 노력하고 깊게 수면을 취하는 것이

희 학생은 숙제, SAT, 또는 대학 입

수면부족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

시 원서로 인하여 늦게 잔다고 하였

다.

다.

김유정 김현지 기자 185


<서평>

‘우아한 거짓말’을 읽고 Grade 10 김서윤 Julia Kim 영화로도 만들어진 김려령의 책 ‘우아한 거짓말’은 2009년에 쓰인 작품으로 ‘가시고백’,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기억을 가져온 아이’, ‘요란요란 푸른아파트’, ‘완득이’ 등과 더불어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 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제목부터 ‘우아한 거짓말은 무엇이고, 거짓말 이 우아한 것이 가능이나 한 일일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며 관심 을 집중시킨다. 그 대답은 각자 읽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14살이라는 어리기만 한 나이에 스스로 세상과 이별한 아이 ‘천지’가 청했던 수많 은 도움들과 또 기어코 떠난 후 남겨둔 수많은 힌트들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은 첫 장부터 독자의 심장을 ‘쿵’ 내려놓게 한다. ‘내일을 준비하 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라는 책의 첫 대목은 그녀의 자살이 절대 예 고된 것이거나, 그 누가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임을 알 린다. 사람의 인생을 100년으로 본다면 이제 겨우 삶의 1/10을 갓 넘긴 나이, 어린 천지는 왜 목을 매달아야 했을까. 그 답은 단박에 알 려주는 듯 하면서도 언니 만지가 찾아다니는 다섯 개의 털실 속 실마 리를 통해 그 실체를 서서히 밝혀 나간다. 천지는 어디서나, 심지어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왕따’ 였다. 통칭적으로 왕따라 표현하지만 천지는 청소년 용어로 은근히 따돌려지는 아이, ‘은따’에 더 가까웠다. 여중을 다니는 천지의 인간 관계는 예상대로 단순함 그 자체였다. 엄마, 언니, 자신의 친구이면서 도 친구보다도 못한 존재인 화연, 친구인 줄만 알았는데 결국엔 방관 자로 끝나는 미라, 그리고 재밌는 아저씨 ‘추상박’. 그녀를 향한 주변 의 평 또한 ‘얌전하다, 조용하고 싹싹하다’ 등으로 나쁠 건 없었다. 어찌 보면 오히려 행복하고 평화로웠을 것만 같은 그녀의 하루를 감 정적으로 고립시키며 소외감을 안겨주는 요소들로 가득 찬 마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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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주범은 친구 ‘화연’이였다. 생일파티에 한 시간 늦게 부르기, 가장 널리 퍼져 있는 SNS ‘카톡’에 천지만 제외시켜 놓 기, 천지만 빼놓고 선물 돌리기, 그리고 다른 아이들에게 천지 가족사 등에 대한 거짓소문을 부풀려 퍼뜨리고 뒷담화하기 정도가 그 끝이 다. 그 옆의 아이들 또한 조용한 천지보단 돈 많은 화연의 편이었고, 화연의 속마음을 알면서도 착한 천지를 우습게 보며 함께 놀리는 편 을 택했다. 화연의 ‘은근히 따돌리기’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그 유치함이, 가해자 본인은 일말의 죄책감조차도 느끼 지 못하며 내뱉는 말들이 털실이 되어 털 뭉치로 쌓이고 쌓여 천지의 목을 졸랐다. 저자 김려령은 작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로 우리 사회를 뼈있게 비판하고 있다. 넓게, 넓게만 짜던 붉은 털실을 굵고 길게 짜며 자신 의 죽음을 준비할 때까지 구경꾼들은 무얼 했고 가해자는 어찌 하였 는가에 대해, ‘그냥 장난이었어요’라는 답은 빠져나갈 구멍이 되지 못 한다. 책을 읽으며 답답함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맞받아치지도 못 하고 당하기만 하니까 더 그러지. 굼벵이도 밟으면 꿈틀거리는데 바 로 죽음으로 향하나?’ 천지의 자살은 그 이유를 알게 된 후 조금은 극단적이지 않았나하는 느낌을 주기야 하지만 우리 현실을 그대로 반 영하고 있다. 뉴스에 보도되는 사건만이 전부가 아닌, 초등학교, 중학 교, 고등학교 가릴 것 없이 일어나는 왕따 문제는 분명 우리 사회의 큰 이슈이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만지가 화연을 용서하는 과정은 답이 없는 문제의 결과를 정확히 보여 준다. 사실 상 용서 말고는 방법이 없다. 천지는 이 세상에 없으 니 천지에게 용서 받을 기회조차도 잃은 화연을 용서할 수밖에 없는 건 천지의 하나뿐인 언니였다. 천지의 엄마 또한 말한다. “사과할 거 면 사과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할 때 하는 겁 니다. 받을 수 없는 사과를 받으면 억장에 꽂힙니다. 더군다나 상대가 받을 생각 없는데 하는 일방적인 사과, 그거는 저 숨을 구멍 슬쩍 파 놓고 장난치는 거예요. 나는 사과했어, 그 여자가 안 받았지. 너무 비 열하지 않나요?” 피해자가 없어져 버릴 지경이 되어 버린 상황이라 면, 그 집은 온전히 그 주위 사람들에게 평생 싫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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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근인 천지 아빠의 자살 소식을 퍼뜨리는 천지의 학우들은 자연스레 그걸로 인해 천지가 음침한 것이라 몰아가며 천지에게도 조 금의 책임을 나누어준다. 그러나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말은 그저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 양식을 정당화할 뿐인 어처구니없는 소리이다. 커 가면서 우리는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들 을 가려내고, 보고, 듣고, 읽은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배우며 소문 등 에서 유추해 낼 수 있는 사실들을 백 퍼센트 받아들이지 않고 걸러내 는 능력과 장난이고, 장난이 아닌 것의 수준과 정도가 어디쯤인지 배 워간다. 이 과정에 몇 명이나 희생이 돼야 하는 것일까. 왕따의 존재 이유가 뭘까? 단순하다. 두 명 이상의 인원이 친목을 다지기 위해 한 명을 공략해 욕하며 더욱 가까워지는 것, 혹은 아무 생각 없이 한 장 난일 뿐 이었다며 내빼는 것. 설사 못된 친구 하나가 다른 친구를 욕 보인다 하더라도 내가 동참할 이유는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 람은 분명 나 하나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따는 많고 많다. 친구가 없는 것과 왕따인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의견이지만 친구가 없는 사람이 왕따가 되는 것은 그저 순서일 뿐 다를 것이 없다. 친구 가 없는 아이가 우리 반에 속해 있다면 과연 나는 먼저 다가갈 수 있 을까? 미라처럼 아는 체 했다가 돌아서는 것은 도리어 천지를 두 번 죽였 다. 왕따를 없애기 위한 글쓰기 대회, 친목을 다지기 위한 행사들, 참 여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왕따를 위한, 왕따의 편에 선 목소리는 높 다. 그런데도 우리 주위에 왕따건 은따건 소외감을 껴안고 털실을 만 지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의 우아한 거짓말들이 그들을 오히 려 죽음으로 더욱 몰고 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 나도 겉과 속이 다른 우아한 척 따위나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극단적인 표현과 사건들로 공감을 사기 위한 부분들의 공감도가 떨어지긴 했지 만 그걸로 인해 더욱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저자 의 다른 작품들인 ‘가시고백’과 ‘완득이’ 등도 읽어본 독자로서, 그녀 는 분명 청소년들과 그들의 작은 사회 속에 우리 사회 전체의 큰 문 제들을 녹여내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이다.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 는 청소년 문학이니, 다들 쉬이 한번 읽어 내려가며 내가 그랬듯 자 신들을 뒤돌아볼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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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파리 사이언스’를 읽고 Grade 10 김노아 Noah Kim ‘사파리 사이언스’는 2008년에 출판된 조수영 작가의 아프리카 여 행기를 담은 과학 서적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아프리카의 신비로 운 세계를 유머와 함께 전달해 주고 있다. 특히 눈 여겨 볼 수 있는 점은, 작가가 실제로 직접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쓴 글로, 일반적인 여 행 체험을 담은 글과는 차별화가 되어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저자 가 한 달 동안 아프리카 동남부 지역을 돌아보고 난 경험담이지만 단 순한 여행기와 구별되는 점은 일단 생동감 있는 설명에서 찾을 수 있 다. 아프리카의 명소를 직접 눈에 담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장소가 어떠하였는지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직접 찍은 사진까지 실려 있어서, 마치 독자가 그 장소에 가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작가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악마의 봉우리에 올랐을 때 흔들리는 케이블카가 어떠했는지, 높은 지대에 서식하는 동식물이 무 엇인지, 그리고 변덕스러운 날씨는 어떠했는지까지 기록되어 있다. 또 이 책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아프 리카 공화국의 ‘마마 아프리카’ 클럽에서 춤을 춘 기억, 한 백인이 코 카인을 건네서 줄행랑 친 경험과 같은 소소한 체험들 속에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리고 아프리카 여행의 핵심! 바로 ‘사파리 투어’에 대한 작가의 세세한 경험담을 이야기 해 준다. 이 책은 동물 이야기에 특히 비중을 두고 있어,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한다.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들이 자유롭게 뛰어 노는 모습을 눈앞에서 본 경험을 이야기 해 주기 때문이다. 동 물들의 생김새, 태도까지 전문 과학 잡지 못치 않게 자세히 해석해 준다. 게다가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저자 특유의 유머까지 녹아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 가서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 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거친 바다에서 스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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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다이빙을 한 경험담을 이야기 해 준다. 바다 거북과 같이 수영을 한 이야기, 다양한 동식물과 경치까지 실감나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이렇듯 많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고 보여준다. 하 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설명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이 책은 작가의 아프리카 여행의 값진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지나치게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주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단점이 될 수 있다. 독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는 좋은 취지가, 오히려 독자들의 집중력을 분산 시킬 수 있 기 때문이다. 이 책이 정보를 제공하려고 쓰여진 것인지, 작가의 여행 경험을 보여주려고 한 글인지 헷갈리게 할 때도 있다. 이 책은 문학적인 의미를 얻거나 무엇을 비판하기 위해 쓰인 책은 아니다. 독자들에게 아프리카 여행 경험을 나누어 주고, 다양한 정보 도 제공하면서 재미를 주기 위한 그런 도서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피부가 왜 까맣게 생겼는지, 기린의 목이 어떻게 길어졌는지, 그리고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펭귄 등, 재미있는 상식을 제공해준다. 아프리카 여행을 위해 알면 유익한 정보도 추가함으로써 책의 재미를 더한다. 치안 상태가 좋지 않은 거리들과 강도와 만났을 때 대처 하는 방법, 여행 가이드를 잘 구슬리는 법까지 알려준다. 가장 흥미롭게 읽을 만한 부분은 사파리의 동물과 교감하는 작가의 경험담이었다. 조수영 작가는 집채 만한 코끼리가 사파리 차량 앞을 지나갈 때, 땅에서 지진이 난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 리고 사자들이 늠름하게 그늘에서 쉬고 있는 모습, 그리고 하마들이 게을리 강에서 수영하고 있는 장면들처럼 사진과 함께 사파리의 진정 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파리 사이언스’는 짧은 시간에 아프리카에 대한 많은 정보와 재 미를 얻을 수 있는 이 책은 생동감 있는 장소 묘사와 흥미로운 작가 의 여행기를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묘미가 있는 것 같다. 여행과 동물 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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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을 읽고 Grade 10 전시현 Jenny Jun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 (2005)’은 앞으로 더욱 더 밝은 미 래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10대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이 책의 저 자 숀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의 아들로서, 아버지가 직접 가르쳐 준 ‘7가지 습관’을 실제로 자신이 삶 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체험을 통해 10대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10대들에게 청소년 시기에 길러두면 좋은 습관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크 게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기초 다지기, 개인의 승리, 대인 관계의 승리, 자기 쇄신에 대해 10대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구체적 으로 서술하고 있다. 숀 코비는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을 통하여 10대들에게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습관들을 가르쳐 준다. 대한민국에 서 살고 있는 많은 학생들은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학원이나 공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더 알아가고 자기의 인격을 좀 더 성숙하게 바꾸어 가며,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이 책 에서는 공부 습관이 아닌, 사람의 됨됨이가 잘 형성되기 위한 7가지 습관을 알려준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 이 시대의 아이들은 너무 공부 에만 집중해서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너무 공부를 하다 보면 시간 이 없어서 밖에 놀러 나가지 못한다거나 자기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 는지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이 이 책을 꼭 읽어 보았 으면 좋겠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통해 공부 말고도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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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더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물론 공부를 잘하고 똑똑해야 미래 에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인격이 성 숙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 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7가지 습관은 다음과 같다: 습관 1)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습관 2) 끝을 생각하며 주도하라. 습관 3) 소중한 것 을 먼저 하라. 습관 4) 승-승을 생각하라. 습관 5) 먼저 이해하고 다 음에 이해시켜라. 습관 6) 시너지를 내라. 습관 7) 끊임없이 쇄신하 라. 이 일곱 가지를 생각하고 살다가 보면 삶에 참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어른들 뿐만 아니라 10대들도 너무 바쁘고 험한 세상을 살고 있다. 자유는커녕 어린 나이에서부터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다. 왜 10대들이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걸까? 누가 10대들의 세상 을 이렇게 만든 걸까? 한참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인데 왜 공부에 목매여 살아야 하는 걸까? 학업에 쫓겨 시간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10대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걸까? 그래서 그들은 자 기가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 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더더욱 모른다. 그러다 보니 자기 자 신에 대해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멀어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차근차 근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습관도 지금부터 쌓아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10대인 지 금부터 이러한 습관을 길러간다면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 을 것이다. 공부의 습관이 아닌 어떻게 내 자신을 좀 더 사랑하면서 좋은 사람 이 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책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 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은 10대들 말 고도 10대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읽어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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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詩評)>

인생의 ‘위로자’, 정호승의 시를 읽다 Grade 10 정예진 Yejin Chung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람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정호승의 시 ‘봄길’ 중에서

1970년대에 급속도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산업화, 그 빛에 가려진 그늘과 어두운 현실을 잘 반영하는 정호승의 ‘봄길’이다. 힘든 상황은 항상 영원하지 않고 언젠간 끝이 나게 되어있다고, 노력과 땀은 늘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고된 일 끝에는 언제나 희망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봄길’에서 정호승은 읽는 이에게 작은 희망 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해 준다. 이 시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서로 정반대의 감정이 느껴질 때에 읽더라도 알 수 없는 희망이 솟아나는 느낌이 든다. 슬플 때에는 절망을 흐릿하게, 그리고 기쁠 때에는 좀 더 높은 희망을 만들어주는 정호승은 시인이자 이 시대 최고의 ‘위로 자’라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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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을 배반하지 말라고 그분이 당신의 가난한 마음의 발을 고이 씻어드리지 않던가요 사람은 누구나 눈물과 결핍으로 만들어집니다 저와 함께 새벽 미사를 마치고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골목으로 리어카를 끌고 빈 종이박스를 주우러 다니시는 할머니의 종이박스가 되어드려요 지게에 장작을 지고 장터로 가신 아버지도 평생 장작이 무겁지 않았습니다 죽기에 참 좋은 날이 있다면 살기에도 참 좋은 날이 있을 겁니다 - 정호승의 시 ‘자살하는 이에게 바치는 시’ 중에서

위의 시 ‘자살하는 이에게 바치는 시’는 정호승의 시들 중 나에게 제일 와닿는 작품이었다. 부드러운 ‘위로자’의 면도 있는 반면,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로도 위로하는 정호승이다. 말할 것도 없이,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시이 다. 자살하는 학생들과 직장인들… ‘자살하는 이에게 바치는 시’는 사 람은 누구나 힘든 일을 겪고 가시밭길을 걸을 때도 있지만, ‘죽기에 참 좋은 날이 있다면, 살기에도 참 좋은 날이 있다’라고, 읽는 이에게 함부로 자살을 저지르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새벽부터 종이박스를 주우러 빈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가족의 기둥이 자 생계를 책임진 아버지와 어머니도 아무리 힘들 때에도 자살을 하 진 않았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나 삶을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자살 같은 일을 절대로 저지르진 않았다. 정호승은 이렇게 ‘자살’과 같이 무거우면서도 슬픈 주제로 자주 시를 쓰는 경향이 있어, 문학계 에서 ‘슬픔의 시인’이라고도 불린다. 아직 어린 나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저지르고 싶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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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해 보지 않았지만, 이 시를 읽으며 주위에 한두 번쯤 죽음을 생각 해 본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시의 내용에 공감하곤 한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 정호승의 시 ‘수선화에게’ 중에서

마찬가지로 이 시도 ‘자살하려는 이에게 바치는 시’와 ‘봄길’처럼 비슷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시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나 저질러 진 일을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고, 다시 굳세게 일어나 하던 일 을 계속하고 쭉 나아가라’를 의미하는 시이다. ‘눈이 오면 눈길을 걷 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는 말은 즉,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상황에 맞서 싸우거나 즐기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특히나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뿌옇게 희미한 앞길이 좀 더 밝아지는 느낌이 마음 에 새겨지는 듯하였다. 특히 학생인 나는 아무리 공부나 시험이 힘들 어도 학생의 도리로서 무조건 해야 하는 것들 중 하나이므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를 마음 속에 기억하며 내게 주어진 일을 해 나가 면 좀 더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정호승 시의 미학은 바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따뜻한 한 마디의 말 같은 위로와 충고의 마지막 감상에서 찾을 수 있다. 정호승의 시들을 스케치북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온통 검정색으로 칠해 놓은 바탕 위에서, 밝고 푸르게 빛나는 빛깔의 색을 뿜어내는 한 마 리의 작은 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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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詩評)>

다른 관점, 안도현을 읽다 Grade 10 홍혁준 Huck Jun Hong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스며드는 것’ 전문(全文)

대체 누가 이런 관점으로 간장 게장을 바라 볼 수 있겠는가, 나는 이 시를 읽고 간장 게장에 감동을 받아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것을 기 억한다. 간장 게장을 먹을 음식으로만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안도현의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에 실린 이 시는 게의 모성애,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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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으로 숨 막혀 죽을 때까지 아이들을 안심시키는, 죽음이 닥쳐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진정한 모성애를 표현한 다. 이렇듯 사람들의 보통 관점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시인 안도현, 그의 삶은 1961년 12월 15일, 경상북도 예천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 아했고, 원광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였으며, 1981년 매일신 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당선되어 처음 문단에 나왔다. 몇 년 후 1984년 작품명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 면서 점점 시인의 삶을 살기 시작하였다. 1997년이 되던 해에는 교사 직과 모든 일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서 시 창작과 동화 창작을 본격 적으로 시작하였다.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어두운 청과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 철야농성한 여공들 가슴 속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면사무소 앞에서 가난한 양말에 구멍난 아이 앞에서 비탈진 역사의 텃밭 가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 있는 곳에서 모여 있는 곳에서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얼음장이 강물 위에 눕는 섣달에 낮도 밤도 아닌 푸른 새벽에 동트기 십분 전에 쌀밥에 더운 국 말아 먹기 전에 무장 독립군들 출정가 부르기 전에 압록강 건너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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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른 그들 잠들어 있는 시간에 쓸데없는 책들이 다 쌓인 다음에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언 땅바닥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훅훅 입김을 하늘에 불어넣는 죽음도 그리하여 삶으로 돌이키는 삶을 희망으로 전진시키는 그날까지 끝까지 울음을 참아내는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한 그루 향나무 같다 - ‘모닥불’ 전문(全文) ‘모닥불’과 같이 안도현이 1980년대에 발표한 시집들은 민중들의 곤궁한 삶에 대한 시들이 대부분이다. 안도현의 낭만주의적 상상력은 모닥불과 같이 사람들의 삶에 계속 있는 존재들을 그 누구도 생각하 지 못한 내용으로 바꾸어 버린다. 안도현의 시 ‘모닥불’은 동일하고 유사한 시행을 반복하며, 운율 형성, 각운, 의미 강조를 더한다. ‘어두운 청과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 철야 농성한 여공들 가슴 속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면사무소 앞에서, 가난한, 양말에 구멍 난 아이 앞에서, 비 탈진 역사의 텃밭 가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 있는 곳에서, 모여 있는 곳에서’는 모두 빈곤층, 즉 힘겹게 살아가는, 하지만 착한 사람 들이 있는 곳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함을 전달해주는 희망의 모닥불을 상징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는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빈곤층들의 모 습을 상상 할 수 있었다. 또한 안도현의 모닥불은 가난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 접 목 시키며 그들에게 어둠을 밝힐 희망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한 그 루 향나무 같다’는 특히 희망적 존재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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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너에게 묻는다’ 전문(全文)

이 유명한 시를 처음 발표한 1994년 안도현의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안도현에게 중요한 전환점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전 시 집에서 1980년도의 절망과 암울한 현실에서도 미래의 희망과 동료애 를 잃지 않던 낭만주의적 시점을 가졌던 것과 달리 ‘외롭고 높고 쓸 쓸한’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질책하고, 새롭게 나아갈 길을 찾아보 려는 반성적 관점의 시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 ‘우리가 눈발이라면’ 전문(全文) 이 시도 ‘연탄재’와 마찬가지로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한번 되돌 아보고, 새롭게 나아갈 길이나 결심을 찾으라는 의미, 즉 반성적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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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을 담았다. ‘사람 사는 곳, 가장 낮은 곳’에 가서 사람들을 돕고, ‘마치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 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처럼 사람들을 도우며 새로운 삶을 시작 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안도현 시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들이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못 한 누구나 겪는 사소한 것들로부터, 깊은 감동과 삶에 대한 교훈을 준다는 것이다. 그의 시에는 유난히 빈곤층, 즉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시들, 또한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시들이 많다. 안도현의 시는 읽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해지고, 새로운 생각과 삶을 돌아본 후 탄성 을 지르게 하는 마법과 같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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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詩評)>

희망의 시인, 도종환 Grade 10 최진이 Jinny Choi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이 시는 도종환 시인의 시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이다. 왜 냐하면 이 시를 읽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다 극복 할 수 있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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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도종환 시인은 간결한 시어와 진솔한 비유 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데, 이 시에서는 노력하는 사람들을 ‘담 쟁이’에,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벽’에 비유했다. 최근 학기가 마 무리 할 시간이 다가오니 시험이나 과제가 늘어서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는데, 이 시를 읽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겨났다. 그 리고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담쟁이가 증 명해 주는 듯해서 좋았다. 도종환 시인은 이 시를 힘든 시절 현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고민 하고 있는 도중에 우연히 창밖에 있는 담쟁이를 보고 썼다고 한다. 담쟁이는 맞은편 담벼락에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어려움 을 극복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게 깊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일을 할 때에 의지만 있다 면 목표는 어떻게든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대 부분의 사람들은 벽을 넘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한다. 말로만 넘 고 싶다고 하지 실제로 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나 역시도 때때로 벽을 넘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 이유는 벽이 너무 높아서 못 넘을 것만 같고, 벽에 부딪히면 아플 것만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쟁이의 연약한 듯 조용히 벽을 넘는 모습을 읽으니 더 이상 내 앞에 있는 벽을 오르기 무서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묵묵히 하루에 한 발자국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다짐 하게 만드는 시다.

여백(餘白)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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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이 시를 첫 번째로 읽었을 때는 아름답고 푸른 언덕 위에서 곧게 자란 나무 몇 그루를 상상했었다. 나무 사이에 시원한 여백을, 그리고 나무 위에는 파란 하늘도 그려보았다. 너무나 보기 좋은 풍경이다. 이 풍경에서는 나무가 핵심이다. 그런데 그 핵심을 핵심으로 만들어 주 는 것은 여백이다. 여백 덕분에 나는 핵심을 쉽게 그릴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이 시를 읽어보니 내가 중학생이었을 무렵 수학 문제를 풀 때가 떠올랐다. 나는 수학 문제를 풀 때에 연습장을 최대한 아끼 려고 연습장 한 쪽 끝에서 다른 한 쪽 끝까지, 그리고 맨 위쪽 끝부 터 맨 아래쪽 끝까지 빽빽하게 문제를 풀었었다. 정말 하얀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숫자 하나를 더 적어서라도 한 페이지 전체를 검 정색으로 물들이고 나서야 다음 페이지로 넘겼었다. 그런데 당시 선 생님께서 그런 나를 보고 “진이야, 수학은 여백의 미가 있어야 멋있 는 거야.”라고 하셨다. 나는 그 뜻을 시험기간이 돼서야 이해할 수 있 게 되었다. 나는 내가 푼 문제들을 복습하려고 문제들을 다시 풀었다. 그러다 보니 한 문제가 정말로 어려워서 전에 어떻게 풀었는지 보기 위해 연습장을 폈다. 그런데 연습장이 너무 빽빽하게 채워져서 내가 찾고자 하는 문제 풀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부터는 수학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노트를 정리할 때에 여백의 미를 명심하고 한 페이지를 채울 때에 나중에라도 보기 좋게 정리하게 되었다. 그렇 게 정리하고 나니 노트를 볼 때에 핵심이 눈에 확 들어오고 내가 찾 고자 하는 부분을 빨리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여백의 미는 정 말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예전에 걸어온 걸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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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도 노트 정리와 마찬가지이다. 세상이 아름다우려면 여백이 필 요하다. 특히,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와 ‘비어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라는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만약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다 화려했다면 결국 아무도 화려하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를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여백은 그 화려한 사 람보다 어떻게 보면 더 아름다운 것이라 할 수 있는 것 같다.

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인생을 살 때에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벗인 것 같다. 사람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현재 농구와 축구 팀에 속해 있는데 쉬운 게임이든 어려운 게임이든 게임을 할 때마다 팀의 필요성을 느낀다. 혼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하고 아무리 잘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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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가 있다. 그런데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이라는 구절에서 나온 것처럼 누군가와 함께라면 한계를 넘을 수 있다. 이 시를 읽는 내내 나도 이런 벗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이런 벗이 생기게 된다면 내 인생에서 가장 값비싼 재산이 될 것이다. 나는 지금 친구가 많이 있지만 진정으로 서로를 위하는 친구 는 아직 찾지 못했다. 언제쯤 이런 벗을 찾을 수 있을까? 사실 유치 원 시절에 나에게 정말 가족 같은 친구가 있긴 했다. 그런데 그 친구 역시 크면서 다른 학교에 가고 다른 곳에 살면서 멀어지고 말았다. 나는 그 친구가 종종 그립다고 느끼는데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그 친 구가 그리운 게 아니다. 나는 그 시절 우리의 추억들이 더 그리운 것 이다. 앞으로 그 친구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다. 정말 진정으로 서로를 위하는 벗 을 찾고 싶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그런 벗 말이다. 그리고 나 역 시도 그 누군가에게 이런 벗이 되어주고 싶다. 도종환 시인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가지 비유와 상징을 이용하지 만 그런 비유들이 학생들도 이해 할 수 있을 만큼 어렵지 않다는 점 이다. 게다가 특별히 어려운 시적 장치도 쓰지 않고, 오히려 조금 더 가볍게 와 닿기 때문에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삶의 이야기에 더 공감 할 수 있는 것 같다. 또, 이해하기 어렵진 않지만 얼마나 깊게 생각하 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깨달음도 준다. 도종환 시인은 어려움을 극 복하고자 하는 정신, 여유를 갖고자 하는 자세,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희망적인 시를 쓰고, 그러한 주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 하게 하는 희망의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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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원미동 사람들 부제: Food Chain Grade 10 김재형 Jeff Kim

슬금슬금 먹이가 나온다 하나, 둘 사냥꾼이 온다 서로서로 싸운다 먹이가 도망친다 도망치다 하나 더 사냥꾼이 온다 사냥꾼이 강력하다 둘이 협력한다 그 힘에 져 사냥꾼은 죽는다 또다시 서로 싸우다 먹이가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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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원미동 사람들 부제: 삶 Grade 10 박정훈 James Park

태어나는 순간 나는 경쟁을 배웠다 주먹을 쥐고, 세상을 향해 울었다 턱에 수염이 나기 시작한 나는 나의 아들에게 경쟁을 가르친다 ‘너와 나의 이익은 무시해라 나의 이익만을 바라봐라 다른 강자가 나타날 때까지 사람들은 앞을 못 본단다, 얘야.’ 강자를 물리치고 싶다면 서로 어깨를 걸고, 허리를 감싸 안아라 강자가 사라지는 순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앞을 다시 못 보게 되는 보아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언제쯤 눈을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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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원미동 사람들 부제: 우리는 팀이 아니야 Grade 10 황윤하 Jeff Hwang

내 앞에 놓인 하나의 적 매일 매일이 경쟁이다 강력한 적이 나타났다 어제의 나의 적과 동맹을 맺었다 ‘힘을 합쳐야 한다’ 어제의 나의 적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매일 매일이 싸움이다 우리 앞에 놓인 적이 마침내 물러갔다 그 적이 물러나간 다음 날 어제의 적과 나는 다시 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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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원미동 사람들 부제: 겨울, 원미동 Grade 10 차성호 William Cha 경기도 수원시, 원미구 원미동 23통 5반 겨울 낡은 테레비 앞에 앉아 연탄이나 태우며 아이들은 눈싸움하자, 떠들며 경호네, 김 반장의 시끌벅적 억척같은 사람들의 냉소와 이기적인 경적이 흐르고, 결국 주저앉는 사람들 왜 이렇게 사나들? 겨울 원미동 23통 5반 경기도 수원시, 원미구 잘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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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우리네 이야기 김 반장과 경호네의 갈등 중재안 Grade 10 Intermediate Class All ‘원미동 사람들’ 속에는 1980년대 경기도 부천에 있는 원미동에 사 는 평범한 이웃들의 삶을 배경으로 만든 이야기다. 하루하루 소박하 면서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우리네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던 세 상살이다. 갈등의 시작은 김포 쌀 상회의 확장 개업으로 서로 가까운 구역에 서 이웃하던 형제슈퍼와 가격경쟁을 벌이게 된다. 서로 취급하는 품 목이 같고 둘 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경호네: 아니 보소! 장 사를 할 때는 상도덕이 란게 있는 거여. 버젓이 내 여기서 먼저 장사하 는데 똑같은 품목을 길 건너 팔면 어쩌란 겁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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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아이고, 서로 힘든 건 다 똑같은데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어떨까요?

김반장: 왜요? 내가 장사하는 것도 아저씨가 장사하는 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나 도 우리 가족 부양하고 돈 좀 벌자고 장사판 벌렸소!

성욱: 지금 문제가 정확히 뭔데? 석민: 서로 경쟁이 붙어서 결국엔 제살 깎아 먹는 거지. 경호네: 김반장 저 자식이 우리 가게 바로 옆 길에서 똑같은걸 파니 까 그런 거 아닙니까! 유섭: 그럼 가게를 합치는 건 어떤데요? 이익을 나누자 이겁니다! 김반장: 우리 가족 부양할려면 그걸론 안된당께! 경호네: 우리도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은혜: 자자, 진정하시고. 그러면 서로 가게 영업시간을 나누는건 어떨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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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 겹치는 시간이 없으면 경쟁도 없어지 겠지. 석민: 예를 들자면,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은 김반장의 오전 개장, 화요일, 목요일 토 요일은 경호네가 오전 개장을 하는게 나을 지 싶은데. 경호네: 왜 우리가 하루 더 적지? 게다가 가장 잘 팔리는 일요일은 언급도 안됐잖아. 김반장: 그리고 오후는 어쩔껀데요? 성욱: 아, 그냥 할 것이지. 김반장: 한 번 해보자 이겁니까? 은혜: 그럼 지금 가격을 동결해서 서로 본전이라도 건지는건 어떨까 요? 김반장: 그럼 이참에 같이 가격을 올릴까요? 경호네: 오, 그럴까? 고흥댁: 뭔 소리 지껄이는겨! 그게 바 로 담합이라는겨. 확, 마, 공정위에 신 고해뿔라마. 성욱: 그냥 가위바위보해서 한 사람이 이 마을은 떠나는 거 어때요? 김반장: 맞을래? 제니: 애초에 문제가 서로 같은 품목을 취급한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서로 파 는 걸 달리하는 건 어때요? 지승: 그러면 서로 파는 게 달라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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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도 나뉘지 않고 경쟁 할 필요가 없어질 거예요. 유섭: 예를 들자면 경호네는 과일을 팔고 김반장은 과자를 파는 거지. 석민: 요컨대 갈등의 원인을 제거 하는 거지요? 김반장: 흠, 좋은 생각인거 같은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경호네: 서로 겹치는 게 없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닌가? 그렇게 합시다. 김반장, 경호네: 짝! (하이파이브)

경호네: 그라믄, 는 쌀과 과일을 니, 니는 연탄과 부리들 파는건 소?

우리 팔테 주전 어떻

김반장: 그렇게 하면 되겠네예. 그리고 가격도 본전은 찾게 적당히 인 상하입시더. 고흥댁: 뭐라고요? 가격을 올린다고요? 하이고야.. 그라믄 안되는데 은혜: 야호, 드디어 해결됐네. 지승: 해결돼서 좋네, 좋네. 제니: 하이고, 보는 내가 다 기분이 좋네. 유섭: 오예~~ 석민: 좋다 좋다, 좋다 좋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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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행복을 가져다주는 쿠키 Grade 10 김지아 Gia Kim 행복이라는 건 과연 무엇일까? 마법같이 행복을 주는 쿠키가 있다면 어떨까? 선 택 하나로 모든 게 달라진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할까? 그렇게 쉽게 행복이 찾아온다면 좋을까? 나는 먹지 않을 것이다. 쿠키는 떨 어 지 고 달라진 것 없는 똑같은 하루가 찾아오겠지만 그 전과는 달라진 느낌 그런 느낌

우리 집 주변에는 할 게 거의 없다. 그저 수많은 카페들이 빼곡히 모여 있을 뿐이다. 아침에도 어두컴컴한 골목이 있는가 하면, 밤이 되 어도 밝기만한 골목도 많다. 슈퍼에 가려면 멀어서 주문을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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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고, 주문 배달이 되는 피자집과 치킨집은 딱 하나씩밖에 없다. 우아 한 식당이 있기도 하고 약간 허름한 식당들이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먹거리가 많은 동네라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식당이 많다 해도 우리 동네는 나에게는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 그냥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 도 않은 미지근한 곳이랄까. 난 그런 우리 동네를 둘러보기로 했다. 머릿속 안에 모든 것들이 꼬인 느낌이라 그런 것일까. 매일 매일 내가 뭘 위해 살아가는지 모 르겠고, 하루하루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려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되면 매일 하루가 똑같이 지나가는 느낌. 뭐 그런 느낌이 마음을 채웠다. 난 그냥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터벅터벅 동네를 걸어 다니다 아무 카페에나 들어가서 음료수를 하 나 시켜 앉았다가, 나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어느 어두컴컴한 골 목에 도착했다. 아직 해는 쨍쨍한데 오직 그 골목만은 어두컴컴했다. 마치 먼지가 쌓인 것 같이 텁텁한 느낌이 들었고, 들어가면 마치 숨 이 막힐 것만 같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갓 구운 쿠키 냄새가 솔솔 내 코 안에 찾아왔다. 난 그 냄새를 따라 어 두컴컴한 골목 깊숙이 들어가고 있었다. 난 어느 가게 앞에서 발을 멈췄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쿠키’ 행복을 가져다주는 쿠키? 가게 문 앞에 깨끗하게 ‘행복을 가져다주 는 쿠키’ 라고 간판이 새겨져 있었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손님이 왔 다는 걸 알려주는 듯 문에 달린 종이 ‘딸릉’하며 울렸다. 가게 안은 향수를 뿌렸는지, 쿠키 냄새인지 몰라도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가게 안은 아기자기한 장식품들로 꾸며져 있었고, 둘러보니 각종 이 름들의 쿠키들이 나란히 있었다. 다섯 가지의 쿠키가 있었다. ‘지혜를 주는 쿠키’ ‘믿음을 키워 주는 쿠키’ ‘행복을 주는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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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 주는 쿠키’ ‘사랑을 주는 쿠키’ 이름들이 참 색달랐다. 특이했던 건 ‘행복을 주는 쿠키’를 빼고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내 코가 막힌 거였을까. 근데 왜 주 인은 이런 사람들이 오지 않는 곳에다가 가게를 차렸지. 왜 이름들이 다 이런 거야. 질문들을 더 생각하려던 찰라 옆에 누가 다가왔다. 어 린아이였다. 꼬마 여자애. 한 여섯 살이나 일곱 살 정도 되어 보였다. 검은 머리는 길었고, 피부는 나와 달리 하얗고, 핑크색 인형들이 입을 만한 아주 어여쁜 드레스를 입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 그거 살 거야?” 꼬마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너? 너라니, 난 너보다 훨씬 언니인데. 난 피식 웃었다. “꼬마야, 너 여기 혼자 왔어? 그거 살 거라니?” 둘러보니 가게 안엔 나와 꼬마밖에 없었다. “너 손에 쥔 거.” 아니 너라니. 꼬마가 참. “난 손에 아무 것도……” 어느 순간 보니 내 손엔 ‘행복을 주는 쿠키’ 라고 써져 있는 쿠키 봉지가 쥐어져 있었다. “너 그거 얼마에 살 거야?” 꼬마는 손을 내밀며 물어보았다. 돈을 달라는 건가? 뭐야, 얘. “야, 꼬마야. 나 너보다 언니거든?” 그랬더니 꼬마는 한번 피씩 웃더니 깔깔거리며 웃었다. 난 눈이 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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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레져서 꼬마를 쳐다봤다. 얘 왜 이래. “아, 배 아파. 야, 내가 너보단 100년은, 아니 200년은 더 나이 많거든.” 그러면서 다시 꼬마는 계속 웃었다. 얘가 미쳤나. 병원에 데려다 줘야 하나. 난 어이없는 표정으로 꼬마를 쳐다봤다. 아니 그렇 게 생각하면 안 되지. 얘도 무슨 사연이 있을 터인데. 그냥 상상력이 넘쳐나는 애라고 생각하자. “꼬마야, 너 엄마 아빠 어디에 계셔? 부모님 걱정하시기 전에 빨 리 돌아가.” “너 자꾸 나보고 꼬마, 꼬마 하는데 그만해라. 아, 너네들은 모조 리 다 왜 그래? 도움을 주려고 해도 시비야, 시비. 야, 너 이럴 거 면 내 가게에서 나가.” “내 가게라니? 그럼 이 가게가 니 거야?” “내 거지, 그럼 누구 거겠어. 여기 다른 사람 보여?”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아니, 꼬마…” 뒤를 보니 꼬마는 없어지고 공중에 파란불이 떠다니고 있었다. 내 가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이제 헛것이 다 보이네. 내가 미쳤지, 미 쳤어. 미쳤네. “야!”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내가 미쳤지, 내가 쿠키 가게에 와서 정신 을 잃어버리네.” “야! 좀 들어봐, 난 너의 천사야.” “어 그래, 나도 천사야, 천사. 내가 얼마나 착한데.” “들어보기나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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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천사님 말해봐.” “난 너의 마음속에 숨어있던 천사야. 믿기 어렵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모두 하나씩 천사가 있어. 한 명의 천사는 1년에 딱 다 섯 명의 사람의 마음 속 안에 살게 되는데 그 사람이 간절히 원할 때 나타나거나 원하지 않는다면 그냥 없어지기도 해. 이제 이해 돼? 난 쿠키로 사람들을 도와줘. 이 쿠키를 먹으면 네가 간절히 원 했던 게 이루어지기도 하지.” “그러니까 네 말은 이 파란 불빛이, 아니 네가 내 천사고 쿠키를 먹으면 뭐 원하는 게 된다고?” “응. 그냥 꿈이라고 생각하고 속는 셈치고 믿어 봐. 난 한 번밖에 나타나지 않아. 다시는 기회가 없다구.” “그럼 이 쿠키를 먹으면 행복해진다는 뭐 그렇다는 거야?” 난 내 손에 쥐어있던 쿠키를 쳐다봤다. “응. 자 이제 넌 꿈에서 깰 거야. 지금 선택해. 그걸 먹을 건지 안 먹을 건지. 안 먹을 거면 손에서 쿠키를 떨어뜨려. 네가 선택하는 순간 이 모든 건 없어질 거야.” “그게 도대체 뭔 소리…” 가게 안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이 쿠키를 먹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 고 했다. 점점 가게의 형태는 눈앞에서 없어지고 있었다. 난 봉지를 빨리 풀어 쿠키 하나를 한 손에 잡았다. 이건 나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그런데 난 내 운명을 바꾸면서까지 행복해 지고 싶은 걸까. 그 냥 나 혼자서 지금부터 노력할 수 있는……. 쿠키 봉지는 서서히 바 닥에 떨어졌고 떨어지는 순간 아주 밝은 빛과 함께 난 눈을 감았다. 눈을 떠보니 난 내 방 안이었고, 내 운명을 바꾼 건 아닌 듯했다. 그렇지만 뭔가 난 내 자신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 아주 조금이지만 분명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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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다시 돌아온 목걸이 모파상의 ‘목걸이’ 그 뒷이야기 Grade 10 이승호 Chris Lee “아아!! 가엾어라! 마틸드! 내 것은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 에 되지 않는…….” “뭐라고? 내가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위해 노력을 한 거지? 아…. 참으로 비참하구나.” “마틸드, 목걸이를 다시 돌려줄게….미안해….” “..........” 르와젤 부인은 목걸이를 돌려받은 후에 집에 돌아갔다. 허탈한 발 걸음으로 보석상에 들러 목걸이를 판 후였다. 집에 돌아온 르와젤 부 인은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천장을 바라보았다. 남편이 돌아온 후, 그녀는 이 모든 사실을 남편에게 털어놓았다. 남편은 넋이 나간 부인 을 위로하며 말했다. “그럼 그 돈으로 집도 사고, 예전의 행복한 생활로 돌아가자.” “이제야 모든 고통이 끝났어.” 그는 혼잣말로 나직이 중얼거렸 다. 그리곤 아직도 넋이 나간 듯한 르와젤 부인에게 말했다. “일단 돈을 은행에 넣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럴게요.” 다음 날, 르와젤 부인의 남편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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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와젤 부인은 돈을 은행에 넣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다. “안녕하십니까? 어떤 일로 오셨나요?” “아, 입금을 하기 위해 왔는데요.” “그럼 통장을 주시겠습니까?” “네, 여기요” “성함이 마틸드 르와젤 씨가 맞나요?” “네.” “그럼 입금할 돈을 주십시오.” “네, 여기요. 어? 잠시만… 돈이 어디 갔지? 잠시만요!” 그녀는 한참동안 주머니를 뒤적거렸지만 돈을 찾지 못하였다. “어이, 아줌마! 뒤에 사람들도 좀 생각해요.” 기다리던 사람들의 원성에 그녀는 혹시 실수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떨어뜨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이 왔던 길을 약 두 시간 동안 찾아보았다. 하지만 아무 것도, 단 1프랑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아...이 얼마나 비참한가… 단 한순간의 실수로 나의 전 재산을 잃 어버리다니 …” 그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결심을 한 듯 집에 돌아갔다. 그녀는 유 서를 쓴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살을 했다. 몇 시간이 흐른 뒤 그녀의 남편이 집에 돌아왔다. 그는 안색이 싸늘한 르와젤 부인을 발 견하였다. 그는 르와젤 부인을 흔들고 뺨을 때렸지만 그녀의 의식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울면서 그녀 손에 들려있는 유서를 읽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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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죄송해요. 또 저의 부주의로 돈을 잃어버렸어요. 물론 제 가 죽는다고 어떤 것도 달라지진 않겠지만……. 이 세상은 제가 살 아 가기에는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저 먼저 떠나요. 그리고 사랑해 요.” 그는 울고, 울고 또 울었다. 며칠이 지난 후 그는 그녀의 장례식을 치르게 되었다. 그는 그녀가 즐겨 입던 옷을 가지고 와서 장미꽃과 함께 관 속에 던지려고 했다. “여기 있어요, 여보. 당신이 좋아했던 꽃이랑 옷이에요. 어? 이 묵 직한 게 뭐지?” 그는 그녀가 입었던 옷의 주머니를 살펴보았다. 그 곳에 바로 돈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나중에는 넋이 나간 듯 웃 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돈을 주머니에 넣은 것을 깜빡한 것이다. “아! 신이시여! 우리에게 왜 이런 벌을 주시나이까? 도대체 저희 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그는 그렇게 말한 다음, 몇 시간 동안 그녀의 무덤에서 울었다. 하 늘도 이것을 알았는지, 비가 매몰차게 왔다. 그 무엇이 그녀에게 이토 록 덧없는 허영심을 불러오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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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0년의 의미 모파상의 ‘목걸이’ 그 뒷이야기 Grade 10 신유진 Claire Shin “아아!! 가엾어라! 마틸드! 내 것은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 에 되지 않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아까운 10년을 내가 그냥 버린 것이었다니… 그 10년과 함께 나의 젊음을 날려버린 것이었다. 머리가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다. 할 말을 다 잃은 듯하다. 누가 내 머리를 한 대 친 느낌이었다. 말이 나오질 않는다. 잔느한테 뭐라고 대답은 한 것 같은데, 내가 정확하게 뭐라고 대답을 했는지도 기억 나지 않는다.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겨 겨우 집을 향해 걸어갔다.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처지가 됐지? 내가 걔한테 목걸이를 그냥 사 준

거랑 똑같잖아!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어쩌다가 내가 이런 처지가 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

겠다. 젊었을 때 자주 갔던 빵집을 지났다. 몇 년이 그렇게 지났는데도 빵집은 여전했다. 빵집 유리창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았다. 피부에는 주름이 깊이 새겨졌고, 다크 서클이 거의 턱까지 내려와 있었으며, 머 리는 윤기를 다 잃었다. 어쩌다가 이런 추한 모습이 되었을까. 빵집 안의 주인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그냥 집으로 가면 내가 더욱 더 초라해 보일 것 같아서 빵집 안으로 들어왔다. 아까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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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트랑 수프를 먹고 싶다고 했었는데, 바게트라도 사가야 되겠다. 유리 문을 열자, 종소리가 울렸다. 아, 이 종소리를 들어본 지 도대 체 얼마나 된 걸까. 바게트를 얼른 사고 밖으로 나왔다. “한 푼 주시오...s’il vous plait…”라고 어디서 여린 목소리가 들 렸다. 두 걸음 밖으로 나왔는데, 어느 거지가 앉아 있었다. 그 거지는 젊 은 여자였다. 얼굴은 한없이 작았고, 그 작은 얼굴에는 촉촉한 구 슬 같은 커다란 회색 눈이 있었다. 체구는 작고 여려보였다. 오랜만에 나는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그녀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은데, 줄 것이라고는 주머니 속에 굴러 다니던 단추, 실과 바늘이랑 내 품에 있던 바게트 밖에 없었다. 일 프 랑도 없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결국에는 바게트의 반을 찢어 그것을 그녀에게 주고 말았다. “죄송한데...줄 게 이것 밖에 없네요...이거라도 받아주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회색 눈을 쎈느 강처럼 반짝이며 진심이 가득한 고맙다는 말을 했다. 태어나서 누군가가 나로 인해 그렇게 행복해 하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집을 향해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 이 계속 생각났다. 그녀는 빵 한 조각만 받았을 뿐인데 어찌 그렇게 행복해 할까. 아! 모두 다 나의 어리석은 모습 때문이었구나. 내가 갖고 있었던 것의 소중함을 몰랐었던 것이다. 감사할 줄 몰랐던 것이다. 오직 내가 갖지 않은 것만 눈에 보였던 것이었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래서 나는 힘찬 발걸음으로 집으로, 나 의 변화된 미래로 향했다. 그 10년은 결코 낭비된 시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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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목걸이의 결말 모파상의 ‘목걸이’ 그 뒷이야기 Grade 10 조소연 Rachel Cho “아아!! 가엾어라! 마틸드! 내 것은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 에 되지 않는…….” 나는 그 목걸이를 갚으려 무려 10년 동안이나 힘들게 일해 왔는데 그게 가짜라니, 그때부터 내 마음 속에는 뜨거운 분노와 슬픔이 뒤 섞여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허름한 집으 로 돌아갔다. 남편은 집 안 한 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예전 에 그에게 있던 신사다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허름한 누더기를 입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은 날 보더니 별로 반가운 얼굴을 하지 않고 나를 무시한 채 방으로 들어갔다. 그럴 만도 했다. 왜냐하면 내가 그 망할 가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려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니. 하지만 나도 그 점에 대해서 할 말이 많았다. 애초 에 남편이 초대장을 안 가져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나는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말해야 할지, 하지 않아야 할지 너무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목걸이를 빌 려 준 포에스티 부인이 원망스러웠다. 왜 애초에 그 목걸이가 진품이 아니라 가짜라는 것을 말해주지 않아서 내가 이 꼴에 이 지경이 되도 록 일을 하게 만들었나. 나는 용기를 내서 남편이 있는 방문의 문을 두드렸다. 남편이 들어 오라고 해서 들어갔다. 남편은 영혼이 없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 다. 나는 주저주저 하다가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 당신에게 말할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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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남편은 나를 쳐다보았다. “그 목걸이… 있잖아요……. 그 왜, 우리 파티 때 빌렸다가 잃어버 린 거 말이에요.” 나는 남편의 눈을 피하며 눈을 꼭 감고 말을 했다. “사실 그 목걸이, 가짜였대요….” 그러자 남편은 앙상한 손으로 내 어깨를 꽉 쥐었다. “그걸 왜 지금 말 해? 응? 우리가 지금껏! 10년 동안 일을 했어! 그 망할 다이아몬드 목걸이 갚는다고! 10년! 그게 얼마나 긴 시간인 줄 알아? 그 목걸이 때문에 우리 인생은 완전히 폐허가 됐다고! 완전히 거지 같이 됐다고! 아니지, 거지지. 우리가 거지가 되도록 일 을 해서 겨우 그 목걸이를 갚았는데! 뭐? 그게 가짜라고?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남편은 나를 앞뒤로 흔들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럼 나더러 어떡하라구요? 이제 그 돈, 그리고 우리 명예는 다 없어졌어요!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니라고요!” “변명이라고 하는 말이 고작 그딴 말이야? 빨리 나가! 꼴 보기도 싫어!” 나는 남편의 방에서 쫓겨났다. 나는 그 후 포에스티 부인을 찾아 갔다. 포에스티 부인은 나를 보며 귀찮은 듯이 말했다. “응, 어쩐 일이야?” 나는 포에스티 부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저기, 그 목걸이 있잖아. 내가 600프랑 줄 테니깐 그 목걸이 나 다시 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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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포에스티 부인은 나를 하찮은 듯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실수 한 건데 왜 내가 너의 실수를 보상해야 되지? 싫은데.” 포에스티 부인은 하인들에게 소근거렸다. 나는 그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포에스티 부인의 집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내 마음 속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떠올랐다. 내가 살 필요가 있나, 내가 왜 그 목걸이를 빌려서 이런 일을 겪어야만 했을까. 집으로 가는 도중 한 다리 위에서 걸음을 멈췄다. 나는 겁이 났지만, 이렇게 살 바에야 인생을 마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눈을 꼭 감고 다리를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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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소설>

언제나 빈 마음으로 욕심 없이 살아가라

Grade 10 김현지 Esther Kim 조은솔 Sophia Cho 김태환 Christopher Kim 권재은 Eugenie Kwon <김현지> 흥부와 놀부는 눈이 감겨가는 아버지를 보고 통곡하며 외쳤다. “아버지!!” “아버지, 이렇게 돌아가시면 어떡합니까!!” 그렇게 흥부와 놀부의 아버지는 두 아들이 보는 앞에서 생을 마감 했고 흥부와 놀부는 엄청난 양의 재산과 함께 남겨지게 됐다. 아버지 의 장례를 무사히 치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놀부가 대 뜸 흥부를 불러냈다. “흥부야” “예, 형님, 어쩐 일로 부르셨는지요.” “미안하지만 너는 이제 이 집에서 나가 주어야겠다.” “예?” “아버지도 돌아가셨으니, 첫째인 내가 재산을 모두 물려받아야 하 지 않겠느냐.” “아니, 그래도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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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말 말고 오늘 안으로 모든 짐을 싸서 나가도록 하여라!” “형님! 어떻게 그러…” “잔말 말고 썩 물러가거라! 여봐라, 어서 이 흥부놈을 끌어내거 라!” “형님!!!” 놀부는 아버지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모든 재산을 자신의 이름으로 넘기고 흥부를 가차 없이 쫓아냈다. 흥부는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한 채 허무하게 자신의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졸지에 갈 곳 없는 나 그네가 된 흥부는 조촐한 봇짐 하나를 매고 하염없이 걸었다. 몇 날 며칠을 걸으며 한양을 벗어났다. 한양을 벗어나 깊은 산골로 들어가 니 조그마한 절이 보였다. 절 주변을 기웃거리던 흥부는 조심스럽게 절 안으로 들어갔다. “어쩐 일로 오셨는지요?” 절에 들어가니 선하게 생긴 스님 한 분 이 흥부를 맞이했다. “아... 저기, 지금 당장 갈 곳도 없고, 잘 곳도 없어서 그러는데 며칠 정도 신세를 져도 될까요?” “아... 사정이 딱하시군요. 마침 빈 방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생 활 하시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흥부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묵을 곳을 찾을 수 있었다. 흥부는 스님이 안내해 준 빈 방으로 들어가 짐을 풀었다. 빈 방 치고는 매우 깔끔했으며 흥부 혼자 생활하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겨우 묵을 곳을 구하니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할지 막막하였다. “하, 이를 어쩐다. 하루 아침에 이렇게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다 니… 형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이렇게 내 쫓을 수 있지. 아니야, 형님을 탓하기보단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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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자. 자, 여기는 깊은 산골이지, 깊은 산골에서 할 수 있 는 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진 흥부였다. 아무리 성격이 너그럽고 심성이 착한 흥부라도 놀부의 행동을 이해하기는 힘 들었다. 아무도 없는 깊은 산골에서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많 지 않았다. “그래! 약초를 캐서 파는 거야. 그러면 나 하나 먹고 살 수 있는 돈 정도는 벌 수 있을 거야. 다행히도 곡괭이를 챙겨왔군.” 약초를 팔아서 생을 이어나가기로 한 흥부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잠 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새들의 노랫소리에 잠을 깬 흥부는 서둘러 곡괭이와 바구니 하나를 챙겨 절을 나왔다. 산골에서 맞은 첫 아침은 상쾌하고 도 시원했다. 콧노래를 부르며 산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약초를 찾 아다니던 흥부는 순간 너무나도 시원한 기운을 느꼈다. 시원한 기운 이 나오는 곳으로 이끌리듯 찾아가니 푸른 샘물이 보였다. 그냥 평범한 샘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 다. 왠지 모를 개운함과 시원함에 이끌려 샘물 앞까지 성큼 다가갔다. 작지만 매우 깊어 물 속에 무엇이 있는지는 보이진 않았지만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한 물이었다. 마침 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약초를 캤던 흥부였던지라 너무 목이 마른 나머지 곡괭이와 바구니를 대충 옆에다 두고 고개를 숙여 두 손으로 샘물을 퍼 입으로 가지고 갔다. 샘물을 입 안으로 쏟아 넣 으니 갈증이 모두 가시고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느낌이 느껴졌다. 흥 부가 두 번째 모금을 마시기 위해 몸을 숙인 순간, ‘풍덩’ 물에 무언가가 빠지는 소리가 났다. 깜짝 놀란 흥부는 옆에 놓여 있던 곡괭이와 바구니를 확인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바구니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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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뿐 곡괭이는 어디에도 놓여 있지 않았다. 당황한 흥부는 물 속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물 속으로 손을 뻗어 보기도 했지만 깊디 깊은 샘물에 서 곡괭이를 건져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은솔> “어! 이걸 어쩌지? 하나뿐인 곡괭인데.” 흥부는 샘물가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남겨진 아버지 의 유품은 그저 쇠곡괭이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 때, 샘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흥부는 자신이 헛것을 본 것이 아닐까 눈을 비볐다. 그 순 간 바람이 불고, 나무가 흔들리며, 샘물에서 ‘펑’ 소리가 나더니 신령 님이 나타났다. “어허, 흥부야, 왜 그렇게 울고 있느냐?” 신령님이 말했다. 아주 낮은 목소리가 샘물 주변을 울리기 시작했다. 흥부는 놀란 마음에 벌떡 일어나 몸을 떨며 신령님을 보았다. 흥부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입을 열었 다. “약초를... 캐다가... 목이 말라 잠시 물을 마시던 중에 곡괭이를... 그만... 샘물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흥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음, 그거 딱하게 되었구나! 잠시만 기다려 보거라.” 신령님은 긴 수염을 어루만지며 흥부의 고민을 들어주었다. 그리곤 샘물로 다시 돌아갔다. 신령님이 샘물 속으로 들어가니 바람이 멈추고, 샘물이 다시 잠잠 해 졌다. 흥부는 순식간에 잠잠해진 샘물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곤 자 신이 꿈을 꿨나 싶어 볼을 꼬집어 봤다.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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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는 자신이 꿈을 꾼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샘물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때 또 다시 ‘펑’ 소리가 나더니 신령님이 다시 나타났 다. 한번 겪어봤음에도 불구하고 흥부는 다시 한 번 놀라 어깨를 들 썩였다. “흥부야, 이 곡괭이가 네 곡괭이냐?” 신령님은 흥부에게 금곡괭이 를 보여주며 말했다. “네? 이 금곡괭이가요? 아, 아닙니다.” “흠, 그래? 그렇다면 이 은곡괭이가 네 곡괭이냐?” 신령님은 이번 에는 은곡괭이를 내밀면서 말했다. “아, 아닙니다. 은곡괭이가 제 곡괭이라니요. 제 곡괭이는 쇠곡괭 이입니다. 제 곡괭이는 아주 오래된 곡괭이라 쇠에는 흠이 많이 가 있고, 나무는 손자국이 많아 어둑어둑한 색깔을 띠고 있습니다.” “쇠곡괭이가 네 곡괭이로구나. 잠시만 기다려 보거라.” 신령님은 다시 한 번 샘물 속으로 들어갔다. 샘물 주변은 다시 한 번 고요해졌 고, 흥부는 잠시나마 긴장했던 몸을 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령님이 또 나타났다. “자, 이 곡괭이가 네 곡괭이로구나.” 신령님은 흥부에게 쇠곡괭이를 건네 주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흥부는 온 마음을 다해 신령님에 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너의 정직함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구나. 네 그 쇠곡괭이와 함 께 이 금곡괭이와, 은곡괭이도 함께 가져가거라.” 흥부는 신령님의 베푸심에 감사해 어쩔 줄 몰라 했다. “보아하니, 아직 혼인을 치루지 못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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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아셨습니까? 네, 제 나이가 이제 서른이 다 되어 가는데 도 아직 부인을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하하.” 흥부는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다면 자네에게 내가 여인을 하나 소개시켜 주면 어떻겠느 냐?” “어찌... 마다하겠습니까.” 흥부는 떨리는 마음으로 신령님께 답했 다. 그 순간 연꽃이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태환> 연꽃이 품위 있게 열리자, 연꽃 안에서 눈이 멀 정도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순간적으로 눈이 먼 흥부는 눈을 감고 조심스레 아리 따운 여인을 기대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빛의 잔상이 없어지자 흥부 는 서둘러 연꽃을 쳐다봤다. “우와! 하늘에서… 아니, 물에서 선녀가 나왔네.” 정체불명의 아리따운 여인이 수면 위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가 볍게 흥부 쪽으로 걸어왔다. “신령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과 동시에 흥부는 금곡괭이와 은곡 괭이를 품에 안고 여인을 데리고 다시 산속으로 돌아갔다. “저기…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건가요?” 여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 었다. “내가 아직 집이 없어, 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흥부와 여인은 절로 돌아왔다. 흥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이불 을 개는 척하며 여인을 꼼꼼히 살폈다. 뽀얀 피부는 가짜가 아닌지, 매혹적인 얼굴은 가면이 아닌지, 믿기지 않아 연신 쳐다보았다. 그리 고 곧 흥부는 이 여인이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고 또한 현명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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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기… 흥부님, 금곡괭이와 은곡괭이를 파는 게 어떨까요? 좋은 값에 판다면 집을 장만할 수 있을 거예요.” 여인은 말했다. “그래, 그거 참 좋은 생각이군요. 얼른 팔러 가요.” “아, 그리고 혹시 모르니깐 금곡괭이와 은곡괭이는 숨겨서 가요. 마음 못되게 먹은 사람들이 훔칠 수 있으니까요.” 흥부는 아리따운 여인과 손을 잡고 흥얼거리면서 시장으로 갔다. 시장에 도착하니 매우 시끌벅적했다. 그리고 시장 특유의 생선 비린 내와 정감 어린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싱싱한 물고기 두 마리에 열 냥이요!” “햇사과! 햇사과 스무 개에 열 다섯 냥이요!” 빈 자리를 찾으러 다니던 흥부와 여인은 뒤에서 정체불명의 남자가 다가오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 그는 다가와서 흥부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봇짐 속에 금곡괭이와 은곡괭이가 있는 것을 알고 있소.” “히익-! 댁은 누굽니까? 도둑놈?!” 흥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지만 여인은 차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 금곡괭이와 은곡괭이를 사려고 하는 거 같은데…” “십 구만 냥에 사겠습니다.” 하지만 여인은 흥정을 할 줄 알았다. “이 곡괭이는 아주 귀한 곡괭이입니다. 십 구만 냥이면 금곡괭이 를 반으로 잘라서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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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그럼 이십 오만 냥으로 전부 사겠습니다.” “좋아요.” 흥부는 놀부한테서 쫓겨난 뒤 정말 오랜만에 찰랑거리는 돈을 만져 보았다.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그 퀴퀴한 금속 냄새를 맡았다. “아, 그쪽 이름은 어떻게 되는지요?” 흥부가 여인한테 물어봤다. “청심이라고 합니다.” “얼굴만큼 이름이 이쁘네요.” “부끄럽습니다. 어서 집을 사러 가시지요.” 흥부는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장만했다. 한편 놀부는 흥부가 자신의 집보다 더 큰 집을 샀다는 소식을 듣고 배가 터질 정도로 아팠다. “아이고 배 아파 죽겠네! 아이고...” 데굴데굴 땅바닥을 구르면서 흙먼지를 다 뒤집어 쓴 놀부는 흥부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놀부가 자신의 집에 찾아온 사실을 알고 흥부 는 놀라 뛰쳐나왔다. “아이고 형님, 잘 지내셨나요?” “그래, 이 집은 네 것이냐?” “아… 예.” 흥부는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얘기했다. 그 때, 청심이 부엌 에서 나오며 흥부에게 말했다. “서방님, 진지 드세요.” 놀부는 아리따운 청심을 보고 놀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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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인은 누구냐?” “제 부인이 될 사람입니다.” “도대체 네가 무슨 힘으로 집과 아내를 얻었다는 게냐, 도둑질을 한 것이냐!” “아닙니다, 아닙니다. 제가 어찌 도둑질을 하겠습니까?” 흥부는 당황하며 놀부에게 그간 일어났던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요…”

<권재은> ‘어허… 이 놈이 산신령한테 곡괭이와 여인을 얻었다고?’ 흥부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놀부는 독기를 품으며 생각했다. ‘그래, 내가 흥부보다 잘났는데 산신령을 못 찾아갈 이유가 있나.’ 흥부가 자신의 소식을 알려 준 그 다음 날, 놀부는 흥부가 머물던 절을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기 전, 놀부의 마음 속엔 흥분과 욕심이 끊이질 않았다. 놀부는 계속 내일 일어날 일을 상상하며 뒤척 이다 밤 늦게야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새벽, 해가 산봉우리 위로 느리게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놀 부는 지난 밤 잠을 설쳤음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났다. 일찌감치 놀 부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의 짐 안에는 곡괭이 몇 개와 점심 한끼 가 들어 있었다. 그는 집을 나서며 한 손에는 지도를 쥐고, 한 손으로 짚신을 신기 시작했다. 준비가 다 된 놀부는 마당을 지나 어느덧 문 앞까지 왔다. “어디 한 번 그 위대한 샘물에 가 볼까?” 놀부는 신이 나서 혼잣말을 했다. 그는 힘차게 산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몇 시간을 계속 걷다가 나무 몇 그루가 보이는 걸로 봐서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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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놀부는 촉촉한 흙을 밟으며 숲 안으로 계속 걷고 있었다. 이제 해가 번쩍 솟아 오른 것을 보면 점심 즈음이 되었을 것이다. 그는 싸온 점심을 커다랗고 평평한 돌 위에 앉아 먹었다. 체할 만큼 빨리 먹은 것을 보면 그만큼 빨리 절에 도착 하고 싶었던 것이다. 점심을 다 먹고 다시 절을 향해 걸었다. 거의 삼 십 분이 지났던가. 그는 절 근처에 도착했다. 놀부는 허둥지둥 스님을 찾았다. “자네… 우리 절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던가?” 갑자기 스님이 놀부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아닙니다. 저는 단지 이 근처 샘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근 처에 왔을 뿐입니다. 샘물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놀부는 말했다. “나도 잘은 모릅니다. 하지만 저기 심어져 있는 큰 나무 두 그루 가 보이시지요? 그 곳을 지나면 샘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님은 답했다. “아, 잘 알겠소.” 놀부는 급한 마음에 대충 인사를 나누고 허겁지겁 뛰어갔다. 얼마를 뛰다 보니 반짝이는 샘물을 발견했다. 놀부 앞에 놓인 샘물 은 두 개의 샘물이었다. 놀부는 샘물이 두 개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급히 자신의 오른쪽에 있는 샘물로 뛰어갔다. “으허허… 내가 이 놈의 샘물을 보려고 새벽부터 찾아 다녔는데 드디어 찾았군. 내가 흥부보다 더 좋은 것을 얻으리라.” 놀부는 들뜬 마음에 혼잣말을 했다. 아침에 가지고 온 곡괭이들을 가방에서 꺼내다가 맑은 샘물을 바라보았다. 그 샘물은 투명하고, 거 울처럼 맑아 얼굴이 반사 되었다. 놀부는 곡괭이들을 잠시 가방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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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넣고, 그 샘물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째 이 샘물은 이리도 깨끗할까.” 놀부는 다시 자신에게 말을 했다. 그러고는 아침부터 씻지 않은 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놀부의 손 은 때가 타고 까무잡잡했다. 놀부는 자신의 더러운 손을 씻기 위해 깨끗한 샘물에 손을 담갔다. 차가운 샘물 안에다 손을 비비적거린 후 에 손을 빼보았다. 아까와는 다르게 손이 한층 환해지고 손의 나이가 어려진 듯이 주름이 없었다. 놀부는 이 샘물의 효능을 보고 놀라워했 다. “방금 전에 더러웠던 손이 어찌 이렇게 깨끗해졌을까.” 놀부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리고 놀부는 곡괭이의 존재를 잊은 채 샘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갖 기 시작했다. 놀부는 짚신을 벗어 까무잡잡하고 포동포동한 두 발을 바라보았다. 놀부는 아까 자신의 손처럼 발도 깨끗해질 거란 생각에 들떠있었다. 발을 샘물에 담갔다 빼었더니 발 또한 손처럼 주름 없이 하얘진 것을 발견했다. “이 샘물은 무엇인가. 내 손과 발은 내 나이답지 않게 젊어졌네!” 놀부는 신기한 듯 계속 샘물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놀부는 갈증이 나기 시작했고 젊어질 수 있다는 생 각에 욕심을 내어 손으로 물을 펐다. 놀부는 손으로 두세 번 물을 마 셨다. 샘물을 다시 바라보았는데 얼굴도 마치 이십 대의 청년으로 변 해 있었다. “이거 참 신기한 샘물일세. 나이도 젊어지고 말이야. 허허.” 놀부 는 기가 막힌 듯이 웃어댔다. “이거 더 마셔 볼까나.” 놀부는 계속 네 다섯 번 물을 마셨다. 놀부의 손, 발은 작고 포동 포동해져 있었고 키나 얼굴이나 모든 것이 눈 깜빡할 사이에 작아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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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놀부는 어느새 옹알이를 하는 아기로 변해 있었다. 좀 전에는 가 방이 더 작았는데 아기로 변한 이후로 옆에 있던 가방이 훨씬 더 커 보였다. 그 샘물 앞에는 사람 한 명 지나 다니지 않아서 놀부를 구하 러 올 사람조차 없었다. 놀부는 얼마 동안 계속 울다가 새근새근 잠 이 들었다. 이틀 후, 흥부는 무언가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형님이 왜 안 오시지? 보통은 오시면 한바탕 시끄러워지는데…. 여보, 어떻게 된 것 같소?” 흥부는 물었다. “글쎄요… 그게 이상하네요.” 흥부의 아내 청심이 대답했다. “제가… 한 번 다녀와야겠어요.” “같이 가요. 혼자 가면 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저도 같이 갈게요.” “아니에요. 집에서 편히 쉬고 있어요.” “같이 가면 안 돼요? 바깥 공기 좀 쐬고 싶어서…” “그럼 같이 갑시다.” 흥부와 청심은 집 밖으로 나와 절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 둘은 놀 부와 달리 헤매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절에 도착했다. “어이. 흥부 자네. 오랜만이오. 그 동안 잘 지내셨나?” 스님이 안부를 물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보시다시피 잘 지냅니다. 스님도 잘 지내셨 죠?” 흥부가 답했다. “그럼. 나야 늘 똑같죠, 뭐... 보니깐 저기 고운 여인에게 장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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셨나봐요?” 스님이 웃으며 말했다. “네, 얼마 안 됐습니다.” 흥부는 말했다. “그럼 나중에 또 뵙도록 하지요. 여기 일이 바빠 가지고…” 스님 이 급히 말했다. “네. 또 들리겠습니다.” 흥부는 인사를 하고 청심이와 샘물 근처로 향했다. 그 둘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샘물에 도착했다. 그리고 샘물 옆에 한 아기가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누가 이 소중한 아기를 버리고 갔을까…” 청심이 아기를 안고 말했다. “그러게 말이오.” 흥부가 답했다. 흥부는 옆에 있던 가방을 보고 골똘히 생각했다. 흥부는 그 가방이 무척 낯익었다. 그 가방을 들고 안을 들여다보니 다 먹은 점심 도시 락과 곡괭이 몇 자루가 있었다. “여기 있는 샘물이 무엇인지 알고 있소?” 흥부가 청심에게 물었 다. “그럼요. 우리가 만난 샘물이잖아요, 왜요?” “그럼 우리 앞에 있는 샘물은 무슨 샘물이오?” “음… 이건 물이 투명하고 깨끗한 것을 보니까 젊어지는 샘물 같 은데요.” 흥부는 한 동안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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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문제 있어요?” “저 봇짐이 우리 형님의 봇짐 같은데요. 저 아기가 형님 같아요.” “설마, 그럴 리가….” “저기 팔 밑에 점이 있는 걸 보니, 확실히 우리 형님이에요.” “그럼 이 아기를 어떡할까요?” “.......” “우리가 이 아이를 기르는 건 어떨까요?” 청심은 조심스레 제안했 다. “그래도 형님인데…” “제가 알기로는 이 샘물을 욕심을 부려 많이 마시면 아기로 변해 서 기억을 잃어버리게 돼요. 어차피 이 아이는 갈 곳이 없어요. 우리가 따뜻한 가정 안에서 돌봐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 둘은 저녁 해가 질 즈음에 아기를 데리고 집을 향했다. 누군가 가 붓으로 하늘을 칠한 듯 저녁 하늘은 몹시 붉었다. 갈매기가 우는 소리만 들릴 뿐 그 둘은 계속 묵묵히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이 아이의 이름을 바꿔주는 건 어떨까요?” 청심은 이 한마디로 침 묵을 깼다. “으흠… ‘늘빈’이라는 이름은 어때요?” 흥부는 물었다. 청심은 만족 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흥부와 청심은 늘빈이를 데리고 꿋꿋하 게 걸어갔다. “언제나 빈 마음으로 욕심 없이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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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 APIS 제 5회 한국어 백일장 ‘다섯. 5’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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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

다섯 명의 아이들 Grade 11 이송원 Shannon Yi 아침 이슬 잔디 위에 송글송글 돋아 오를 때 쯤 졸렸던 새벽 잠 뿌리치고 커다란 잠자리채 손에 쥔 채 어머니가 건네주는 김밥 두 줄 들뜬 마음에 먹지도 못하고 ‘다녀오겠습니다’ 한 마디 외치고 집 밖으로 뛰어나가는 한 아이 산 주변 골목길에 차가운 새벽 공기 들이마시며 형아들은 언제 오나, 손에 입김도 훅훅 불어보고 황토색 흙 바닥에 쓱쓱 도롱뇽 한 마리 낙서해보는 한 아이 이 손에는 물병 한 통, 저 손에는 천조가리 꽉 쥐어들고 길게 늘어진 멜빵바지도 질질 하얀 신발끈도 질질 형아 동생 뒤따라서 산기슭 영차영차 올라가는 한 아이 길고 거친 잡초 사이 짧은 두 다리 가려운지 ‘형아 잠깐만!’ 그 자리 멈춰 서서 양 쪽 다리 벅벅 긁고 자기도 웃긴지 까르륵 웃으며 금방 쫓아가는 한 아이 까만 돌솥같은 바가지 머리 땀에 흠뻑 젖고 새빨간 볼에 흘러내리는 땀방울 닦아도 멈추지 않을 뿐인데 동생들 잃어버릴라 뒤로 봤다 앞에 봤다 바쁘기도 하지, 도롱뇽 잡기는 잊은 지도 오래인 마지막 아이 설레는 마음 모두 하나로 다섯 아이들 산속으로 달리는 모습 저 멀리 들판에 검은 그림자 하나 다섯 아이들 뿔뿔이 흩어져 이리 뛰었다 저리 뛰었다 밤이 오기 전 어둠이 몰려오듯 검은 그림자 하나 어디로 갔을까, 다섯 명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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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ve Boys When the morning dew sets soft on the grass The first boy wakes himself up from his dreams and nightmares, and picks up a net Then rushes past his mother’s snacks, her goodbye kiss, Briskly waves and hurries outside. At the mountain hillside another boy stands, breathing in the early dawn air Wonders when the others will join him, blowing out a gust of cold Picks up a twig, and draws a small salamander beside his feet. Running his small legs through the wild, wild grass, He stops and scratches his scarlet-swollen legs and shouts “Wait up” Giggling to himself, the third boy trots along to the other boys. His bucket of soot black hair damp in drizzles of sweat, His cheeks red and puffed, eyes watering, The fourth boy looks back and forth to check on the boys, His thoughts no longer pondering on catching the salamander. As the naive, foolish five boys ran into the mountain range A dark shadow stood far covering, like an eclipse As the boys ran up and down the hills, under the rocks and over the waters, The dark shadow strode towards, struck his dark, dark blanket over And lulled them into his underground cellar, And the boys were gone for good- or not so good, bad. - On March 26th 1991, five elementary boys aged from seven to thirteen were found missing, after going on their search for a salamander and its eggs. It is recorded as one of South Korea’s three most Permanently Unsolved Events. This poem is a narrative script-poem about the day that the five boys went mis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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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 운문]

오월의 벚꽃 Grade 12 박성환 Harry Park 겨울을 뚫고 꽃샘추위에 얼어 떨어져도 한 낯 철쭉으로 돌아가지 않고 네 따스한 모습 보러 왔다. 외로운 겨울 산천에 봄 불 내주고 네 해맑은 웃음 보러 왔다. 땅과 약속하였다. 돌아오리라고 나무와도 약속하였다. 돌아오리라고 그 약속 지키러, 나 새싹 틔고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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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 운문]

새벽 다섯 시 Grade 11 김영은 Grace Kim 나에겐 사랑이 쉽지 않다 관계를 맺을 때 마다 길고 좋게 끝난 적이 없어서 그렇다 그런 나에게 봄날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12월의 차가운 눈을 벚꽃으로 바꿔준 사람이 있다 나는 그를 새벽 다섯 시라고 부른다 어렸을 때 자주 만났던 우리는 한 명이 다른 나라로 이사 가게 되서 몇 년 동안 서로를 보지 못했다 우리는 그렇게 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나의 수많은 기억들 속에 잊혀지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를 이번 겨울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처음엔 어색함이 우릴 덮었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우리는 옛날처럼 친해졌다 나는 그에 대한 감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의 움푹 파진 보조개와 눈웃음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를 만날 때 마다 헤어지기 싫다는 생각 밖에 안 했다 그렇게 우리는 뉴욕의 차가운 밤거리를 같이 걸으며 우리는 사소한 얘기에 웃음꽃이 폈고 옛날 추억을 되돌리면서 약속 하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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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약속 하나 때문에 나는 새벽 다섯 시라는 시간이 참 싫다 우리는 여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고 그 여름을 기다리는 설렘과 다급한 마음은 나를 매일 새벽 다섯 시까지 눈을 못 붙이게 한다 나는 그럴 꿈을 나는

가끔 잠이 잘 들 때가 있다 때는 꼭 그가 꿈을 타고 나를 방문 한다 꿀 때 마다 너무 현실처럼 느껴져서 또 새벽 다섯 시에 꿈에서 깬다

나는 그를 새벽 다섯 시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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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 산문]

올해도 오래도록 Grade 12 김지원 Jee Won Kim “어제 저녁 새벽 11시 5분경, 18세 김모 양이 성북남진 아파트 옥 상에서 몸을 던져…” 또 였다. 기사에 뜨든 뉴스에 나오든 매주 빠짐없이 듣게 되는 누 군가의 안타까운 선택에 대한 보도. 누군가는 경제적 압박감 때문에, 누구는 성적 열등감, 또 다른 누구는 따돌림을 통한 사회적 고립 때 문에 자신의 몸을 그러한 문제들로부터 뿌리치고 하늘로 발걸음을 옮 긴다. 듣기에는 안타깝지만 너무나도 많은, 그래서 다양하게 받아들여 지는, 그런 뻔한 이야기들. 학교 쉬는 시간에 잠깐 언급될 뿐인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의 슬픈 선택 그리고 죽음. 나 또한 자살에 대해서 안타깝다고는 매번 생각하였지만 이 이상도 그 이하도 신경 쓰지 않 았다. 그들의 삶과 그 선택은 나와는 동떨어진 일이었고 나에겐 엮이 고 싶지 않아 기피하는 그런 문제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성북남진 아파트, 내가 사는 곳에서 불과 10분 거리 밖에 되지 않는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진 그녀는 나와 친 누나처럼 지내던 교회의 누나였다. 고작 1년 반 전에 만나 막상 친해진 지는 길게 봐야 1년이었지만 그간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다 보니 교회에선 나와 누구보다 친한 사람, 많이 의지하게 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얘기하게 되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물론 친해지게 된 이유에는 그녀의 활발한 성격과 해맑은 웃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웃음이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던 누나의 떠남, 믿기지 않았다. 분명 이번 일요일에도 어김없이 웃으며 말 걸어줄 누나였는데…… 교회 전도사님으로부터 아침 일찍 온 전화를 듣자마자 나는 검은 운동화를 구겨 신은 채 누나의 집 쪽으로 향했다. 전부터 자신의 집 위치를 알리길 꺼려했던 누나라 직접 그 집에 가본 적은 없었지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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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성북남진 아파트 안에 있는 자그마한 놀이터. 분명 그 놀이터의 녹슨 벤치 아래에는 무언가 남겨 져 있을 것이 분명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가려진 벤치 아래에 우리는 자주 이번 한 주도 힘내라는 글귀나 쪽지를 남겨놓곤 했기 때 문이었다. 10분 거리를 5분도 채 안 돼 헉헉거리며 달려온 나에게 그 벤치가 전해준 것은 손바닥 크기의 작은 다섯 개의 쪽지였다. 나에게 마지막 인사의 편지 하나도 없이, 그녀가 남긴 것은 매일매일 그녀가 겪어왔던 일들을 기록해놓은 일기장의 일부였다. 이렇게 나에게 아무 말도 없이 떠난 그 누나가 미웠지만 그 쪽지들을 하나하나 읽다 보니 어느 새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는 눈물을 발견하였다. 그 작은 일기들로 내가 알 수 있었던 그녀의 하루하루는 참으로 비 극적이었다. 첫 번째 쪽지는 그녀가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이혼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에 대한 것이었고, 그 두 번째는 어머니 가 여자를 좋아하시는 새아버지와 재혼 하셨을 때도 아버지가 여자와 술에만 그가 벌어들인 거의 모든 돈을 사용했기 때문에 매일 불어나 는 빚과 전혀 나아지지 않는 환경에서 매일 매일을 살아야 했던 그녀 의 삶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쪽지에 적혀 있던 경제적 문제는 나머지 두 쪽지에 비해 별 볼 일 없는 것일 정도 로 작은 것이었다. 세 번째 쪽지는 새아버지와 함께 온 의붓오빠에 대한 내용을, 네 번째 쪽지는 그 누나의 쌍둥이 동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새로 온 오빠는 여러 여자를 쫓아다니던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서였는지 많은 관심을 요구했고 이는 그 누나와 누나의 쌍둥이 동생을 폭행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오빠는 그 두 쌍둥이에게 매번 조 금씩 받던 용돈을 빼앗았고, 학교에서 맛있는 것을 받으면 먹지 않고 가져오도록 강요했으며, 심심하면 주먹과 발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때렸다. 그랬기에 그들의 몸에는 멍이 사라지는 날이 없었지만 서로 위해주고 대신 맞아주면서 의지했기에 살아갈 수 있었다고 적혀있었 다. 그리고 네 번째 쪽지였다. 네 번째 쪽지는 바로 어제의 얘기가 적 혀있었고 내용은 버티기 힘들었던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조금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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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된 쌍둥이 동생이 어떻게 오토바이를 타다 한 여성을 치게 되었 는지에 대한, 그리고 그 치인 여성이 깨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자 자신의 유일한 지지대였던 동생을 구치소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누나 의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의지할 곳을 잃은 누나가 얼마나 불안했고 두려웠는지에 대한 그런 이야기였다. 이러한 문제들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매번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스 스로 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에게 이러한 어려움을 얘기해주지 않은 누나가 많이 미웠지만 한편으론 이러한 문 제 때문에 속이 썩어가던 누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단 생각 에 너무 미안하고 스스로 화가 났다. 그랬기에 손이 떨렸고 마지막 쪽지를 여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마지막 다섯 번째 쪽지 속에 적 혀 있던 누나의 글에는 교회에서 나를 포함한 여러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매일 다짐해 왔던 글귀가 담겨 있었다. “올해도 오래도록 그래왔듯 오늘처럼” 이 글귀처럼 조금만 더 버텨주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욱하게 올라오는 너무나도 다양한 감정들과 함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물론 쪽지들을 읽으면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세상에서 소외 받아 고통 받고 있는 소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내게 가까운 사람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그래서 아마 누나가 살아있었을 때 내게 이러한 얘 기를 해줬더라면 오히려 당황스러워 누나에게 상처가 되는 반응을 보 였을지도 모르는 것이었지만 벌써부터 누나의 환한 미소가 그리웠다. 이러한 수만 가지의 생각에 잠시 사로잡혀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땅에 널브러진 다섯 쪽지들과 벤치 아래 작게 피어 그 쪽지들을 감싸던 알 수 없는 노란 잡초 꽃이었다. 따스한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던 작은 꽃은 누나의 웃음을 연상시켰는지 다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제 분명 봄이었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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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 산문]

그저 다섯 손가락 Grade 12 유석훈 Nicholas Yu “야, 야! 우리 쎄쎄쎄 하자!” “그래! 푸~른 하늘~” 두 여자 아이가 쎄쎄쎄를 하는데 한 남자 아이가 조심히 걸어왔다. “저… 친구들아 나도 혹시 껴도 될까?” 남자아이가 살며시 말을 건 냈다. “음…” 꽁지머리를 한 아이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 얼굴에 난감한 빛 을 띠며 말을 이었다. “음… 껴주고 싶어도 너는… 손이 하나 밖에 없잖아… 미안” • • • 안녕하십니꺼? 내는 남서 소학교를 다니고 있는 김재준 친구라고 함네다.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3년 전 갓 남조선으로 넘어 왔을 때에 비하며언 많이 좋아 졌다고 제 학급 급우들이 말해 주더군요. 저도 그렇게 느끼고요 하하. 제가 북조선에서 왔다는 것을 빼더라도 이곳 남조선의 급우들과는 다른 점이 많지만 모두 거두절미 하고 가장 중요한 것만 말하자면… 예, 제게는 손이 하나밖에 없슴네 다. 이 곳에서 많은 어르신들과 급우들은 제 손을 보며 안타까워 하 지만 저는 일 없슴네다. 그저 행복하기만 합니다. 이 손을 잃게 된 데에는 조금 가슴 후벼 파고 기나긴 사정이 있습 니다만은 깊게 들어가지 않고 그저 간략하게만 알려 드리겠습네다. 북조선을 탈출해 남조선으로 월남을 하려 저희 가족은 몇 날 몇 일을 걸려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드디어 실천하게 되었습네다. 초승달 에 구름으로 가려져 칠흙같은 어두운 밤에 저희 가족은 다행히 아부 지 동지분의 도움을 받아 쉽사리 빠져나올 수 있었습네다. 그 분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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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전해드릴 말이 없다고 생각합네다. 내 아부지의 계획은 중국으로 가는 길목에서부터 차질이 생겼었습네다. 인신매매범들이었었죠. 정말 끔찍했었죠… 그 때 그들로부터 도망치 려다 저는 제 왼손과 함께 아부지를 잃게 되었습네다. 그때 그 돌부 리에 걸려 넘어지지만 않았어도… 오마니께서는 내를 자책하지 말라 고 하지만 그케 할 수 밖에 없는것 같습네다. 그 후 가까스로 탈출한 오마니와는 이리저리 망명하며 여러 사람들 의 손들을 거쳐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였죠. 그러던 어느 날 우리를 받아 들이셨던 갑부집 동포분께서 오마니를 맘에 들어하시게 되었고, 저를 남조선으로 어떻게 빼어 내준다는 조건 하에 이리로 오게 되었 습네다. 다행히 남조선에서는 아부지의 지인을 뵙게 되고 그 분의 도 움을 받아 오늘 날까지 있을 수 있게 되었죠. 내 그 과거사는 이쯤하고 이제 많은 동지들이 궁금해 하던 내 행복 의 비결에 대하여 알려드리고자 합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손을 보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한숨부터 내쉬고는 내를 애처로운 눈빛으 로 바라보며 손가락, 총질을 합네다. 사실 손이 하나밖에 없어서 불편 한 점들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합네다. 제가 처음 들어보고 그 음색에 매료 된 피아노나 플룻을 배울 수 없다는 점이고, 급우들에게 아직 한창 배우는 중이지만 그 동지들과 전화기로 문자를 할 때면 속도면 에서는 내가 한참 뒤쳐지더군요. 나 참, 급우들은 평생 전화기 타자치 기 연습만 했나 어찌나 빠르던지. 하지만 위 모든 것들을 제외 하고 도 내는 아직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습네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 한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입네다. 일단 아직 연필을 잡을 수 있습네다. 공부를 할 수도 있고 가끔 5 점을 받을 수 있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는 그저 글을 쓸 수 있어 기뿝네다. 오마니께 편지를 쓸 수 있기 때문입네다. 매일 밤 내는 종이 한 장을 공책에서 찢어서 글을 씁네다. 오늘 하루는 어땠 는지, 무엇이 신비로왔는지, 그리고 무엇이 재미었는지. 가끔 내가 너 무 칠칠맞아 종이를 물방울들로 적시기도 합네다. 그러면 내 글씨는 곧 번지지요. 하지만 내는 지우려거나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써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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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 갑네다. 그리고 웃습네다. 아직 웃을 수 있으니까요. 오마니께 편 지를 보낼 수 있으니까요. 오마니의 안부를 여쭙고 오마니와 소통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비록 간간히지만 오마니께 오는 편지를 받 아서 제 손에 들고 읽을 수도 있습네다. 그저 종이 한 장을 손에 드 는 것이지만 내 오른 손에 담긴 그 무게는 내가 들어 본 어떠한 물체 들보다 무겁다고 말 할 수 있습네다. 그리고 내는 내 어머니의 사진을 꺼내 볼 수 있어서 행복하기만 할 따름입네다. 또한 아부지를 뵙고 싶을 때 뵈올 수 있어서 그저 기쁘 기만 합네다.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만, 낡은 사진 두 장이지요. 화질 도 나빠서 그저 넋두리 놓고 바라보게 하는 사진들이지요. 하지만 내 는 그저 좋기만 합네다. 왜냐하면 이 두 사진은 세상에서 가장 값어 치가 나가는, 가장 비싼 사진 두 장이기 때문입네다. 설령 김정은 동 포께서 직접 오셔서 내게 부탁을 해도 내어 줄 수 없는 종이 두 장입 네다.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오직 두 장의 사진이기 때문입네다. 저는 힘이 들 때면 제 다섯 손가락으로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아부 지께 안부를 묻고 어머니를 뵙습네다. 그러면 두 분은 항상 내를 향 해 미소를 짓고 계시지요. 그리곤 내게 속삭이는 듯 합네다. 우리 아 들 장하다고. 우리 김재준이가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두 분을 다시 주머니에 담아두면 추운 겨울에도 그저 따뜻하기 짝이 없습네다. 있죠, 내는 비록 악기를 연주 할 수도 없지만, 전화기와 전자상자를 내 급우들만큼 빠르게 칠수도 없지만, 농구나 배구같은 운동을 못 하 지만, 가방을 매는 데도 그리고 교과서를 가방에 넣는 데도 가끔 학 우들의 도움을 받아야지만, 남들에게 손가락 총질을 받거나 불쌍하다 고 보이는 별 것 없어 보이는 다섯 손가락이지만. 내게는 존재함으로 내 삶의 의미가 된, 행복이 된 이 다섯 손가락 때문에 오늘도 어깨를 펴고 당당히 걸을 수 있습네다. 머리를 치켜 올리며 웃을 수 있습네 다. 아직 살아 있으니까요. 항상 곁에 계셔 주시니까요. 그래도… 어머니… 아버지… 그립습니다… 두 분 다 안녕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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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 운문]

다섯 시 Grade 8 오승민 Andy Oh 해가 곧 지네 곧 밤이 다가오네 나에게 다섯 시는 가장 우울한 시간이자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다 다섯 시는 나를 외롭게 만든다 노란 하늘이 마치 내가 혼자 있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다섯 시는 가장 하늘이 아름다운 시간이다 아침에 뜨는 해, 밤에 빛나는 별 모두 아름답다 하지만 아침에 뜨는 해와 밤에 빛나는 달을 보기 위해선 다섯 시를 거쳐가야한다 하지만 아침에 뜨는 해, 밤에 빛나는 별보다 아름다운 건 다섯 시의 주황색 하늘 한쪽에 내려가는 해와, 한쪽에서 옅게 보이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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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미(美)와, 밤의 미(美)가 만나는 시간, 그게 바로 다섯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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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 운문]

오만 가지 생각 Grade 10 유유진 Sophie Yoo 사진 중에 그런 사진이 있지 않는가 뭔가 시간에 멈춰있는 듯한 그런 사진이 다들 바삐 움직일 때 한 사람이 우두커니 서 있는 그런 사진 그 사람의 시간만이 멈춰 있듯이, 시간이 거꾸로 가듯, 그런 사진 사진 중에 그런 사진을 보면 오만 가지 생각이 매몰아 치는 것이 아 닌가 마음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런 사진 중 홀로 서 있는 한 사람인가 바삐 움직이는 무리에 속한 이인가 또 무엇이 맞는 것일까 그러하지 않는가, 이 오만 가지 생각들을 들게 하는 그런 사진 내 깊숙히 담아두었던 생각들이 봇물터지듯 오만가지 생각들이 나를 일깨운다, 나를 알아간다 모두 다 하나쯤 있지 않는가, 그런 사진이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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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 산문]

사라진 지문 다섯 개 Grade 11 김유리 Stephanie Kim 사고로 인해 나는 몇 주간을 병원에서 지내야 했다. 가스 누출 사 고라고 했다. 사고가 있기 전 아무런 사고의 예상 징후도 느끼지 못 하고 있었던 나는 사고 당일 말 그대로 큰 폭발에 몸 전체가 휘말리 고 말았다. 응급차에 실려가 수술이 끝난 후 그 뒤로 한 며칠간은 계 속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군데군데 여러 화상을 입었지만 나 이외에 도 그 곳에 있던 사람들 중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하니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나름 다행이라고 나 자신을 위로했다. 병실에 가만 히 누워 있어야만 하는 그 침묵의 시간 동안 가족들과 지인들이 나를 보러 왔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병실에 들어서며 제일 처음 내 양손을 가만히 내 려다보더니 이내 동정의 말을 건네거나 울음을 터뜨리거나 했다. 그 도 그럴 것이 본래 열 개의 손가락 마디가 붙어있어야 할 내 손은 사 고로 그 반절이 날아가 양 손 모두 합쳐 총 다섯 개의 손가락밖에는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병실 안에 있을 땐 아무런 내색조차 하지 않았지만 아무도 없는 밤이 되면 밀려오는 상실감과 아픔에 나 는 허공을 응시하듯 바라보며 남겨진 손가락들과 사라진 그것들 사이 의 간극에 조용히 울어야만 했다. 없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던, 한 때 뽀얀 피부가 덮이고 그 아래 따뜻한 혈액이 흘렀던, 단정한 손등의 끝에 연결되어 있던 작은 뼈마디들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손을 조금 구부리자 남은 손가락의 절단된 마디들이 채 구부려지지 못하고 위를 향해 삐죽 솟 아있었다. 손등과 손바닥엔 크고 작은 거뭇한 화상 자국이 아직도 새 빨갛게 남아, 이제 와서는 피부 본연의 색이 무엇이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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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손가락 마디의 주변부들은 수술을 통해 더 다듬어졌는지 절 단면이 깨끗하게 잘려있었다. 왼손은 총 세 개, 오른손은 총 두 개가 남아 신기하게도 양 손의 손가락이 골고루 없어졌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주로 쓰는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가 남아서 웬만한 것들은 오른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받쳐주는 손가락이 모두 날아가 오른손으로는 도저히 글씨를 쓸 수 없었다. 잘 되지도 않는 재활훈련에 지쳐 비정상적으로 짧아진 손가락들을 어루만질 때면 난 또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불길 안에 휩싸였던 사건 의 당일 날을 곱씹고 있었다. 내가 그 곳에 있었던 이유, 그런 사고가 일어났던 이유, 그리고 나 때문에 휘말린 운 나쁜 사람들까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온 몸의 화상을 입고 신체의 일부마저 잃을 정도로 꼭 내가 꼭 그 일을 마쳤어야 했냐고 묻는다면, 아니었다. 하 지만 이제 와서 그 사실을 인정해버리면 꼭 내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에 재수 없게 휘말린 것 같아 전신을 무겁게 짓눌러오는 회의감에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퇴원 후 한동안 간병인과 생활하며 손가락들로 이런저런 실험을 한 나는 이내 사고가 일어나기 전 하던 일을 무사히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오히려 양 손의 지문도 화상으로 전부 사라진 지금 어떻게 보면 상황은 더 나아진 걸 수도 있다. 리움 미술관 사고가 일어나 도난당한 보물 1424호 달항아리의 수 사가 시작 된지 한 달 째, 전시장에서 작은 지문이 몇 개나 발견 되 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지문의 주인공을 아직까지 찾을 수 없었 다. 그러나 지문의 주인은커녕 그 지문이 붙어있는 손가락조차 분명 아무도 영영 찾을 일은 없을 것이다. 운 나쁘게 그 날 그 장소에서 상관 없는 일에 휘말린 피해자로 알려진 나에게 도난물의 행방을 물 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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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 산문]

다섯 가지의 추억 Grade 12 채수민 Robin Chae 사람들이 나에게 어릴 적 추억을 말하여보라 하면 나는 서슴지 않 고 다섯 가지의 고리들을 떠올린다. ‘왕따’였으나 잠시나마 친구가 생 겼던 초등학교 5학년, 미국에 계시는 이모의 지인 목사님 댁에서 지 냈던 겨울 방학, 미국 Quarry Lane School 학교를 다녔던 기간, 목 사님 교회에서 노래를 배우던 순간들, 그리고 KIMEA에서 연습했던 합창단 시절이다. 겨우 5학년인 어린애가 무슨 추억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내 삶에서 꽤나 중요했었던 순간들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 다섯 가지들의 추억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 다섯 가지의 향수를 다 시 한 번 맛보기 위해 지금의 내가 살아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 다. 초등학교 시절, 그렇게 행복 하거나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지는 않 았다. 나는 친구가 그리 많지도 않았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많이 수근 거리곤 했었는데, 그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아마도 내 외적인 모 양에 대해서 인 듯하였다. 늘 들리던 소리는 “쟤는 코 수술 했다면서 왜 바뀐 모습이 없을까?” 혹은 “코 진짜 크다. 이상해 바이러스 옮길 거 같아”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생각 없이 나온 그 말들이 어렸던 나에게는 아마 적잖이 상처가 되었던 것 같다. 4학년이 되던 해에는 그런 말들을 들어도 그냥 유동적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흘러가는 말 이고, 아이들이 그렇게 말한다 한들 달라지는 사실은 아무것도 없었 다는 것을 일찍이 알고 있었고, 이미 수없이 들었던 말들이기에 마치 안 친한 아이들이 예의로 무뚝뚝한 인사를 하는 것처럼, 혹은 다친 지 너무 오래되어 고름딱지가 내려앉고 오랫동안 방치되어 만져도 아 무 느낌 없는 것이었기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5학년이 되 어서도 별반 다른 차이는 못 느꼈다. 그저 아이들이 바라보는 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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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만이 조금 따가웠을 뿐. 하지만 5학년 2학기, 중국에서 한 아이가 전학을 왔다. 그 아이의 이름은 이창희이다. 지금도 떠오른다. “우리 지금 뭐할까?”라고 말하 면서 다가오던 그 아이의 모습을. 나는 그 광경이 너무 낯설었고 적 응이 안 되어서 머뭇거렸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그 아이는 내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서로에게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고, 다른 아이들도 그제야 나를 쳐다보는 모습과 행 동들이 달라졌다. 나는 그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 덕분에 친구가 많이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한 아이를 통해 세상이, 나를 바라 보는 시선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이중성이었다. 하지만 뭔 상관이랴, 그저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제야 나의 얼어 붙고 떨어질 생각을 안 하던 고름 덩어리들이 조금씩 녹아드는 듯싶 었다. 5학년 겨울방학, 나는 미국으로 놀러 갔다. 왜인지는 기억이 안 나 지만, 나는 누나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 누나가 유학을 가기 전 나 는 누나랑 참 많이도 싸웠다. 서로 욕하고 때리고 여차하면 누나가 아끼던 만화책도 찢어버리곤 하였다. 때문에 이모는 나를 이모 집이 아닌 평소 알고 계시던 목사님 댁으로 보내어 겨울방학을 지내게 하 셨다. 목사님은 그때 내가 한국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많은 것들을 이모한테서 들은 상태셨고, 때문에 누구보다 나를 이해 해 주셨다. 목 사님이 나에게 건네셨던 말투나 행동이 너무나도 따뜻해 잠시나마 한 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곤 하였다. ‘미주 한인 섬김과 나눔’ 교회에서 목사님은 늘 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일요일에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한글학교라고 미국에서 태어난 한 인 2세들을 위해서 무료로 한글을 가르쳐 주는 일도 하셨다. 여기서 제일 나에게 와 닿았고, 좋았던 것은 금요일 밤 예배였다. 금요일 예배는 아무도 보지 않고, 교회엔 사람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큰소리로 기도를 하거나 울어도 아무도 신경을 안 쓰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나는 많은 것을 하나님께 말을 할 수가 있었고, 은혜를 받아 나에 대한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많은 상처들이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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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한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나는 나 자신을 더 잃지 않으려고 각 오를 몇 번이고 다짐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덧, Quarry Lane School라는 학교를 발판으로 나의 의미 있던 유학 생활이 시작되었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몇 달 안 되 어 나는 새 학년을 맞이했다. 그 때는 내가 6학년이었고, 그리고 Quarry Lane School이라는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원래 이 학교는 시험을 봐야 들어 갈 수 있는 학교였지만, 5학년 여 름방학 당시 갔었던 Quarry Lane School Camp를 통해 나를 주의 깊게 관찰 했었던 선생님들이 나를 추천해 주셨다. 그 이유는 다른 아이들과 쉽게 친해졌고, 반 안에서 열심히 하려는 성실한 모습 때문 이었다고 한다. 6학년 2학기 조금 지나고 나서 나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Quarry Lane School로 바로 진학 할 수 있었다. 첫 해는 영 어가 자유자재로 잘 되지 않아 많이 힘들고 지쳤었지만, 그 다음 해 많은 아이들과 금새 친해져 있었다. 친한 친구들과 농구팀에 들어갔 고 그리고 재즈밴드에 들어가 기타를 치기도 하였고 그래서 학교를 부모님께 소개하는 날에는 학교 내에 있는 다른 건물에서 공연을 했 고, 때로는 큰 공연장을 빌려 부모님들에게 노래와 연극을 보여드리 곤 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공연한 노래는 ‘Viva la vida’ 라는 노래다.. 재즈 밴드를 지휘해주시던 선생님은 한국 노래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계셨고, 최대한 내가 영어를 못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해주려고 노 력을 많이 하셨다. 나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노력을 했다는 것에 대 해서 너무나도 고맙고, 또한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시려고 했던 거에 대해서도 너무 감사했다. 이 미국과 Quarry Lane 학교는 나에게 많 은 경험과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 주고 내가 새롭게 자리매김을 해주 는 매개체가 돼 주었다. 목사님 댁으로 다시 돌아가 거기서 반년을 지내는 동안 나는 아는 간사님께 ‘노래’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 ‘노래’라는 것은 내 인 생에 전환점이 되기도 하였다. 물론 5학년의 창희와, 겨울방학 때 받 은 많은 은혜들, 그리고 Quarry Lane 학교가 나 자신의 정체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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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디딤돌 역할을 해주었지만 아직 부족한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 은 ‘자신감’이었다. 이 자신감 이라는 것은 어떤 노력을 하여도 쉽게 해결이 되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나는 원래 나를 봐 주시던 분들과의 말다툼과 의견 차이가 있어 집을 옮기게 됐는데, 그 때의 후회가 겹 쳐오던 때였다. 임희철 간사님은 그런 나를 바로 잡아 주셨다. 늘 내가 자신감이 없고 어깨가 굽어져 있는 모습에 불만을 가지시고 일부러 계속 혼을 내셨다. 어느 날 갑자기 간사님은 나를 목사님 방으로 오라고 하더니, “너 노래를 한 번 배워보지 않을래?” 라며 물으셨다. 어떻게 된 일이 었을까, 늘 혼내고 타박하시던 분이 나를 미워하는 줄만 알았던 그 분이 나에게 그 질문을 했다니. 어안이 벙벙했던 나는 얼떨결에 ‘네’ 라고 대답을 했다. 즐거웠다.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고 좋았고, 그래 서 노래만 불렀다. 나의 첫 노래는 소향의 ‘열망의 소망’ 이었다. 처 음으로 연습을 한 노래였고, 그만큼 의미가 있었기에 간사님과 나는 그 노래를 특송으로 듀엣을 하자고 제안을 하셨다. 첫 공연, 그리고 처음으로 남들 앞에서 불러 본 노래, 나는 많이 떨었고 불안했다. 하 지만 잘 끝냈고 몸에 근육이 풀어져 쓰러질 것 같은 느낌으로 내려와 의자에 앉았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평소에 나를 잘 아시던 분들이 었기에 오히려 놀라셨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아직도 성악을 배우고 있고 전공도 음악 쪽으로 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처음 음악의 발 판을 만들어준 계기는 희철 간사님이셨고, 그렇기에 좀 더 임희철 간 사님의 은혜를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올해 처음으로 갔던 KIMEA를 잊을 수가 없다. KIMEA 는 National Honors Festival 이라고 각 국제외국인학교에서 몇몇 아이들을 뽑아 합창단, 오케스트라 그리고 빅밴드를 꾸미고 나서 이 틀 동안의 연습을 한 뒤 부모님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때 당시를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 멀리서 오고 한 번도 맞춰보지 않았던 아이들과의 노래가 그렇게 아름다웠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는 곳이 달라도, 학교가 달라도, 음악 하나로 하 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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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에 임하였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그때 계셨던 지휘자 분도 감 히 잊을 수가 없었다. 하나하나 우리의 장단점을 뽑으면서 많은 습관 들을 없애게끔 하셨다. ‘정말 존경스럽다’라는 말이 모자를 만큼 지휘 를 잘 해 주셨고, 리더십이 있으셨기에 우리가 믿고 의지하면서 연습 에 임하고 콘서트도 잘 끝낼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 만큼 많은 아이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너 무나 많은 아이들이 음악에 열중하고 집중했던 모습이 아름다워 나의 꿈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어 줬다. 이 다섯 가지의 추억들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게끔 한다. 이 다 섯 가지의 추억들이 나에게 아직은 삶이 살만하다고 자극을 주고 살 아가게 만든다. 비록 처음 생각나는 첫 번째 추억은 나빴을지 몰라도 흉터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 또한 내 자신을 발전 시켜주는 다른 계 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을 더 아껴주지 못하고 오히 려 자책을 많이 했었기에, 그리고 초등학교 시절에 내 자신에게 만들 어 주지 못한 추억들이 없어 더 미안하기에 ‘추억’이라는 단어가 좀 더 애틋하고 아련하게 다가오는 게 아닌가 싶다. 힘들었던 시절 도와 주었던 것이 ‘음악’이었고 그 다음에 생겨나기 시작한 ‘친구’였기 때 문에 이 두 가지의 추억들이 갖춰져 있는 이 다섯 가지의 기억들이 내게는 여전히 많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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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운문]

못생긴 다섯 손가락 Grade 11 김리아 Lia Kim 두껍습니다. 짧고 일그러져 있습니다 중지에 혹도 있습니다 똑바로 펴도, 다시 구부러집니다 반지가 안 어울립니다 부끄러워 소매로 가립니다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제 손은 못생겼습니다 더 이상 일어나지 못 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되짚고 일어났습니다 거친 땅이라 흉터가 남았습니다 그래도 오늘 이 순간까지 모든 것들을 기억하게 해주는 제 손은 추억이자 겪었던 수난의 상징입니다 농구를 하다 공을 잘못 받아 비틀어졌습니다 이젠 비틀어진 손가락이지만, 맞은 만큼 강해졌습니다 축구를 하다 공을 잘못 막아 삐었습니다 이젠 안쓰러운 손가락이지만, 승리의 행복을 느꼈습니다 글씨를 씁니다, 마음만큼 연필을 세게 쥐어댑니다 굳은 살이 박혀 온 수고와 노력으로 다른 연약한 것들의 눈물을 이 못난 손으로 닦아주었습니다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제 손은 못생겼습니다만, 보이는 살가죽을 넘어 보이지 않는 뼈 속까지도 제 손이기에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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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제 손은 특별합니다 상처를 디딤돌로 삼아 일어 선 제 손은 특별합니다 피와 땀을 쥐는 제 손은 더 이상 약하지 않습니다 그런 제 손안에 아름다운 세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 인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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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운문]

압구정 5번 출구 Grade 12 조세용 Charles Cho 오늘도 발걸음을 옮긴다 집으로 가는 길은 아직도 먼 듯하다 익숙했던 거리와 나무들을 지나 걸으면 유년시절과 같이 보내버린 놀이터가 나오고 그 길의 끝에는 집이 보인다 집은 더이상 집이 아닌듯 하다 그저 돌아와 잠을 청하는 곳 바쁘디 바쁜 일주일의 5일을 보내고 나면 남은 2일의 고통이 나를 기다려 준다 집은 더이상 쉼터가 아니다 집을 나와서 또다시 거리를 걷는다 나도 모르는 내 발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걷다 걷다 걷다보면 학원이 모여있는 그 거리 압구정 5번 출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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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운문]

AP 5점 Class of 2015 정승혜 Sophie Chung 선생님과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5점만 받으면 돼 5점만 받으면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어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 네 안에 들어올 이 꿈의 학교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5라는 점수는 단지 숫자였다 5라는 점수는 분명히 달콤했다 하지만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찾아주지는 못 하였다. 기쁨은 마치 곧 지는 해와 같이 흔적 없이 사라졌고 대학과 관련된 불안함과 압박감 – 휩쓸려가는 비바람 선생님과 부모님의 말씀들은 설탕으로 코팅되어 듣기 좋은 말들, 베일을 걷는 순간, 보이는 씁쓸한 거짓과 과장 5점을 받는 것은 분명 칭찬하고 기뻐해야 할 일인데 그렇다고 나의 중요한 학창시절을 모두 내주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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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인생의 전부를 5라는 숫자에 집착하였을까 내 인생에 전부였던 5점 막상 고3이 되고나니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아진다 이 세상 그 어느 것 바꿀 수는 없는 내 추억 5점은 노력만 하면 받을 수 있고 기회 또한 많지만 나의 학창시절 –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장난치며 지내던 시절 서로가 서로를 욕하면서도 또 앞에선 언제 싸웠냐는 듯이 서로 단짝이 되는 그런 나이 때론 가식이 거짓과 논란을 낳기도 했지만 힘든 일을 겪으며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나이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잊지 못할 학창시절 추억 학교에 대한 불만 급식의 양에 대한 논의 이 선생님은 착하다 저 선생님은 차별한다 이 모든 말들이 곧 어른이 될 나에겐 너무나도 그리울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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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학창 시절 5라는 숫자에 대한 집착 때문에 나 자신에게 수 없이 미안해지고 끊임없는 후회를 한다 하지만 내가 걸어온 내 길이기에 나는 그 누구도 탓할 수가 없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5라는 숫자를 보면 이렇게 많은 생각들이 잠잠한 파도처럼 머릿속을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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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산문]

시인 (時人) Grade 10 정예진 Yejin Chung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알 수 없었던 그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나 만 혼자 간직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특정한 날의 특정한 시간에 태어난 특정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특정한 사건. 나와 그 사람들, 모두 통틀어 ‘시인(時人)’이라고 부른다. 즉, 시간의 사람… 약속의 시간을 가진 사람. 5월 5일 어린이날의 새벽 5시 55분에 태어난 나, 그 밖에 운수 없 게도 4월 4일 새벽 4시 44분에 태어난 소년, 반대로 운 좋게도 7월 7일 저녁 7시 07분에 태어난 소녀, 등등. 나와 이 특정한 시간에 태 어난 사람들은 하루에 자신이 태어난 시간이 다가오면, 모든 것이 멈 추는 경험을 맞이하게 된다. 나와 이 사람들은 자신을 빼고 주변이 한 시간 동안 얼음처럼 그대로 굳게 된다. 그리고 한 시간 뒤에는 아 무렇지도 않게 일상이 계속된다. 이것이 나에겐 심한 문제가 된다. 학 교에서 집으로 가다가 5시 55분이 되면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사람 들이 다 굳어버리기 때문에 어디 가서 맘대로 먹지도 못한다. 뭐 이 건 훔칠 수도 없고…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른다. 하나의 이상한 과학적 인 현상이라고 믿고 싶다. 마법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무섭다. 마법이란 과학과 매우 달리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냥 가짜로 보인다. 내 일상이 그저 그렇단 말이다. 어찌하든 오늘은 참으로 기대되는 개학이다. 중학교의 첫 단계인 1학년이 되는 날. 처음부터 왕따 같은 하찮은 일을 당하고 싶지 않다. 학교에 한 발짝을 들어선 순간, 눈앞이 아찔하다. 구역질이 나는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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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찌르는 냄새가 나는 듯 했다. 뒤에서 누군가 갑자기 내 얼굴에다 가 검정색 봉지 같은 것을 씌우더니, “입학을 축하드려요.” 라고 한 다. 그러곤 갑자기 내 머리를 세게 때린다. 난 봉지의 색깔처럼 눈이 검어지고 정신이 아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납치당할 때의 기분이라 고 할까. 말 그대로 온 세상이 까맣게 되었다. “정신 좀 드니?” 어떤 여학생이 나에게 살며시 물었다. 봉지를 벗고 고개를 든 나는, 몇 명의 사람과 함께 있었다. 다 내 또래의 아이들같이 생겼다. 그리고 교실 창문은 다 철판으로 덮여 있 었다. 을씨년스럽다. “여긴 어디야? 난 도대체 왜 여기 있지?” “학교지 뭐, 축하해, 넌 우리처럼 처음으로 납치 당했어.” “납치?” “갑자기 팔을 꽉 잡지 않나, 봉지를 씌우지 않나, 때리지 않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당연하지. 자네만 그런 현상을 겪는 게 아니라네.” 아까 그 납치범 목소리다. 뒤를 돌아보니 깔끔한 하얀 양복과 빨간 셔츠를 입고, 뭉크의 ‘절 규’의 가면을 쓰고 식칼을 가져온 한 남성이 아무렇지도 않게 뚜벅뚜 벅 걸어오고 있었다. “무..뭐야..?” “안녕하세요, 학생분들. 여기서 입학식을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학 생들은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모두랑 하모니~ 그러니까 계속 사는 겁 니다!” “네?!” 모두가 소리를 지른다. “여러분은 특별한 시인! 즉,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닌, 약속된 시간을 가진 운명의 사람들! 신기한 여러분들을 관찰해 보기 위해, 연구가 끝 날 때까지 이 학교에 ‘잠시’ 살게 해 두는 겁니다!” “살게 해 둔다고요? 그 연군가 뭐시기가 끝나면 어쩔 건데요?” “죽어야죠! 쓸모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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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도대체 왜 우리가…!” “시인이란, 특정한 시간에 태어난 특정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특정 하고 무서운 일! 아직 성장이 덜 된 청소년에게 특히나 일어나는 현 상이죠. 어른들은 있어도 그것을 극복해 냈기 때문에…후훗.” “거..거짓말.” 어떤 여학생이 소리를 꽥 지른다. 그러곤 그 남자는 여학생에게 식 칼을 던지지만 다행히 옆으로 비켜나갔다. “이게 장난 같나요?” 그러곤 침묵. “자~자~ 여러부운! 여러분이 이 학교가 그렇게 싫으면 이렇게 하 죠! 바로 선생님한테 사형 당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학교 생활이 되도 록!” 그 말만 하고 남자가 나간다. “야 우리 이제 어떡해?” “죽는 거야? 진짜?” 그 때, 어떤 남학생이 조심스럽게 아이디어 하나를 내놓았다. “우리… 저 쌤을 암살하면 어떨까?” “암살? 아직 중학생인데 사람을 죽이라고?” “우리가 살긴 살아야 하잖아. 보나마나 그 사람이 열쇠 같은 걸 가 지고 있을 거 아니야….” 그리곤 ‘시인들의 혁명의 불’이 그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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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산문]

5빠 Grade 11 윤세라 Sarah Yoon 오빠가 보고 싶다. 내 핸드폰 전화번호부에는 내 친 오빠의 이름이 ‘5빠' 라고 저장되어 있다. 오빠한테서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왔을 때, 친구들이 옆에서 그 저장된 이름을 보곤 웃어대곤 했다. 오빠가 미국으로 대학을 가기 전까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화번호도 바 뀌고 서로 연락할 틈도 없어지고 점점 멀어질 즈음, ‘5빠’라는 이름의 전화번호도 없어진 지 오래지만 나는 여전히 ‘5빠’에게 전화를 하고 싶다. 오빠는 재작년 APIS를 졸업하였다. 오빠와 세 살 차이가 내가 드디 어 고등학교로 들어가는 해가 곧 오빠와의 이별의 시작이었다. 나는 자주 생각했다. ‘한 살만 많았으면 오빠랑 수업도 같이 들을 수 있는 건데......’ 다들 왜 오빠가 좋고 사이가 다른 남매들 보다 좋은지 물 어본다. 그야 당연히 오빠가 잘해주니까! 물론 싸우기도 하지만, 3살 차이가 나는 오빠와 여동생이지만 마냥 친구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엄마보다 더 가까운 존재일 수도 있다. 내가 여자, 오빠가 남자라도 가릴 것 없이 다 털어놓았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아 빠께서 밤새 나가 계신다면 나는 마냥 신나서 숙제는 저 멀리 두고 놀 계획이었지만, 그 옆에는 엄마로 코스프레한 오빠가 옆에 떡 하니 서있었다. “숙제 다 했어?” 오빠가 묻는다. “다했어!” “갖고 와 봐!” 하지만 쭈뼛쭈뼛 빈 공책을 내미는 나였다. 엄마도 아니면서 엄마 노릇 하는 오빠가 얄밉고 귀찮았지만 이제는 엄마 못지않은 그 잔소 리가 그리워 미칠 지경이다. 친구와 싸우거나 농구팀에서 속상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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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었거나 시험을 망치는 그런 슬픈 일이 있는 날에는 오빠에게 달 려가 어린아이처럼 울면서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원래 무뚝뚝한 오 빠라 말없이 들어주던 그 모습도 그냥 고마웠을 뿐이다. 신경 안 쓰 는 척하지만, 이상하게도 지하철을 무서워하는 나와 같이 지하철을 탈 때 짜증내면서도 힐끔힐끔 뒤에서 잘 따라오는 지 봐주는 오빠의 모습도 생각난다. 왜 사람은 어떤 사람에게로부터 받은 것의 감사함 이 그 사람이 떠난 후에 알게 되는 것일까? 새로 핸드폰을 사고 친구들과 가족들의 번호를 저장하고 있을 때, 왠지 모르게 고마운 오빠에게는 특별한 이름으로 저장하고 싶었다. 단순한 ‘오빠' 나 ‘brother’가 아닌 이름으로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이름이 ‘5빠'였다. 숫자5로 시작한 그 이름은 덕분에 전화번호부 제일 첫 줄을 차지하였다. 재미있고 뜻 있는 이름을 만들어 낸 뿌듯 함에 왠지 모르게 으쓱해서 오빠에게 얼른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 기 회가 미뤄지고 미뤄져 오빠가 한국에 없을 때까지 결국 못 보여주었 다. 이번 여름방학에 오빠가 왔을 때, 이름을 다시 저장해서 제일 먼 저 핸드폰을 들이밀어 이름을 보여줄 것이다. ‘뭐 어쩌라고' 하고 쳐 다볼 오빠의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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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산문]

다섯 손가락에서 배운 교훈 Grade 10 석민 Kayley Suk 나는 수화를 배우기 시작하기 전에는 청각 장애인의 삶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를 제외하고는 청각장애인을 본 적도 없이 살았다. 내가 살고 있었던 세상과 청각장애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완전히 달랐다. 나는 작년에 수화를 배우기 시작할 때에는 봉사활동을 하러 배워본 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화를 배우게 되면서 이것이 단지 수화만 배 우는 것이 아니라 청각 장애인들에 대해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 닫게 되었다. 수화는 한국어나 영어 같은 언어랑 다른 점이 많다. 우리가 배우는 건 한국 수화라고 부르지만 한국어와는 완전히 다른 언어다. 수화는 목소리를 통해 감정이나 의미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표정이 아주 중요하다. 수화를 하면서 지루한 표정을 지으면 경청자는 심심하다고 이해하고 흥미를 가진 표정을 지으면 경청자는 관심 있다고 이해한 다. 수화를 배우면서 청각 장애인의 생활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청 각 장애인들은 음악을 못 듣고, 춤도 못 춘다. 이런 것은 당연한 것같 지만, 전에는 생각도 못 해본 것이다. 그리고 청각 장애인들 중에 한 국어를 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지 않고, 영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거 의 없다. 이런 언어들은 수화랑 많이 다르기도 하고 쓸 이유도 많이 없기 때문에 많이 배우지 않는다고 한다. 수화를 배우면서 경험한 것 중에 제일 놀라운 것은 청각 장애인들 이랑 만나고 얘기해 보는 거였다. 청각 장애인을 실제로 만나고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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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제일 많이 배우게 된 것 같다. 전에는 상상도 못해본 새로운 느낌을 알게 되었다.—청각 장애인들이랑 있을 때는 나에게 편한 영어나 한국어를 쓰면 그들과 절대로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사실이 아주 새로웠고 동 시에 무서운 느낌도 들었다. 나는 수화를 배우면서 이런 교훈을 배우게 되었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다. 수화를 처음 배울 때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에 대 해 알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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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cover art: Michelle Suh (Grade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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