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 매거진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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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 매거진

성북 마을 2


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 매거진 성북마을 vol.02

성북띵동 04 세대를 넘나드는 마을공동체 이야기, 꽃할매 수다방 & 극단 화요일 04 우리 가족, 우리 마을은 내가 지킨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야기 10 새로운 삶을 스스로 찾다! 자활기업 명인C&M & 성북지역자활센터 16 함께 모여 외치는 NO GMO! 북부두레생협&서울아이쿱생협&한살림 22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크라우드펀딩, 오마이컴퍼니 30 안녕하세요! 새내기예요! K2인터내셔널 코리아 & 라운드키친7 35

성북사람 40 꿈이 현실이 되는 집 '몽당', 이혜원 대표 40 된장녀 편집장이 슬로라이프 실천가가 되기까지, 최영미 대표 46 성북잇슈 50 성북구 지역기금, 지금 왜 필요할까? 50 주민의 삶과 환경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 54 동선동에는‘북적북적’주민이 모인다, 테마가 있는 동선나누장 58 엄마들의 수다 / 옥시 사태 이후……. 엄마들은 어떻게 변했나? 62

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 매거진 [성북마을]은 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의 활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입니다.



김순례 어르신 방에 둘러앉아 수세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성북띵동

세대를 넘나드는 마을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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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꽃할매 수다방 & 극단 화요일

글 최정운

주민들의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에서는 지 난 2월, 2016년 마을공동체 활성화 주민참여사업을 공고했다. 주민참여사업은 소소한 모 임을 진행하거나 마을의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10대 청소년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참여하 고 있다. 화창한 6월의 어느 날, 선정된 모임 중 꽃할매 수다방과 극단 화요일을 찾아갔다.

꽃할매 수다방 수다 모임에서 나누는 모임으로 독거노인 언제까지 혼자여야 할까? “어느 시골 경로당 할매들이 가족처럼 함께 산다고 하 는데 시골만 가능한가요? 우리도 함께 모여 서로 의지하며 힘을 내려고 합니다. 배움은 아 이들만 하나요? 할매들도 배우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도 우리 동네 주민입니다.” 그래서 시작했다. 꽃할매 수다방은 정릉 3동 6번 종점 주변 독거 및 조손 가정(조부모와 손주로 구성된 가 정), 저소득 어르신들로 구성된 자조모임에서 시작했다. 자조모임이란 공통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목적을 위하여 자발적인 비전문적 활동을 함으로써 집단 구성 원 개개인이 도움을 얻는 모임을 말한다. 첫 번째 자조모임을 하던 날, 어르신들은 같은 동 네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서로의 사정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렇게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던 모임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일을 했으면


받은 것에 감사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누는 모임이 되면서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원예 교육을 받

하며 나보다 어 려운 이웃과 나 누고, 감사하며 또 나누고. 이것

아 마을을 예쁘게 꾸며 보고, 손뜨개 수세미를 만들어 지역 사회의 이웃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 주로 집 안에서 생활하던 어르신들이 정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외출도 하고, 교육도 받으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좋아하신다. 무엇보다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 눌 수 있어 더욱 소중하다.

자원봉사자 도움 없이 한코한코 수놓고 있는 김순례 어르신

이 바로 꽃할매 수다방이 지속 되는 힘이다.

부침개 판매금 기부로 가장 큰 보람 느껴 꽃할매 수다방 활동에서 보람 있었던 일에 대한 질문에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의 더하기(더 불어 하나되는 지역 사회 만들기) 행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행사에서 꽃할매 수 다방 어르신들이 먹거리 부스를 맡았다. 유난히 더웠던 5월의 어느 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부침개를 부쳐서 얻은 수익금 전체를 저소득가정에 기부했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도, 걸음 이 불편한 어르신도 모두 함께했다. 더운 날씨에 연로하고 몸이 불편한 분도 있었지만, 만 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던 부침개에 그저 힘이 났던 날. 어르신들은 ‘나도 도움이 될 수 있 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낀 그날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 손뜨개 교실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강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마침 그때 한 어머니가 오셔서 매번 도움만 받고 살았는데 본인이 만든 수세미를 후원해도 되 는지 물었다. 수세미 후원을 감사히 받고, 혹시 어르신들을 위한 손뜨개 강의를 해주실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흔쾌히 허락했고, 어르신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손뜨개 교육을 맡아


주었다. 따님도 함께 와서 손이 불편하거나 시각 장애가 있는 어르신의 손에 매니큐어를 발라주었다. 받은 것에 감사하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감사하며 또 나누고. 이것 이 바로 꽃할매 수다방이 지속되는 힘이다.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나는 모임 꽃할매 수다방에서는 손뜨개 교실에서 만든 수세미로 나눔을 준비하고 있다. 또 원예 교 실 수업을 통해 기른 상추를 나누기도 했고, 다른 채소들도 나눌 예정이다. 대부분 연세가 많고 장애가 있는 분들이 있어 거동이 쉽지 않다. 고령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 날도 있다. 하지만 꽃할매 수다방에서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매 수업마다 다양한 자원봉사자 들이 함께해 주고 있어 모두가 더욱 힘이 난다. 이들은 어르신들과 함께 우리들만의 여름 휴가도 계획하고 있다고 살짝 귀띔해 주었다.

대부분 연세가 많고 장애가 있 는 분들이 있어 거동이 쉽지 않 다. 고령이기 때 문에 병원에 가 는 날도 있다. 하지만 꽃할매 수다방에서의 웃음소리는 끊 이지 않는다.

수세미를 완성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극단 화요일 연극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친구가 되어 극단 화요일은 개인이 갖고 있는 삶의 문제와 욕구를 연극을 통해 풀어보고자 만든 모임 이다. 이들은 2015년 시민연극교실에서 만나 비슷한 연령대와 연극이라는 공통의 관심사 로 친구가 되었다. 친분을 쌓은 사람들이 서로의 지인들을 소개하면서 사람이 늘었고, 서 로 이야기를 즐기다가 결국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뚜렷한 목적이 생겼다. 주부들이 많이 참여하는 이 모임은 서로의 속내를 꺼내 보이는 힐링 공간이 되기도 한다. 화요일에 모이 게 되어 ‘화요일’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극단 화요일. 무심해 보이지만 독특하고 쉽게 잊혀 지지 않을 이름이다.

극단 화요일 단원들이 의상을 확인하고 있다

연극과 함께하는 이웃사촌

주부로 엄마로

극단 화요일에서는 연기 수업을 통해 오픈마인드에 집중하고 있다. 오픈마인드는 새로운 캐릭터를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는 것을 말한다. 발성과 호흡 교육, 감정

만나다 보니 정 겹고, 창피해서 못할 말도 없다.

을 끌어내기 위한 즉흥극 등 연기 수업을 하고 있다. 또 작품의 인물 분석, 대본 각색 등에 대해 토론하며 연기의 전반적인 분야를 접하고 있다. 이들은 주부로 엄마로 만나다 보니 정겹고, 창피해서 못할 말도 없다. 그래서 숨길 것도 없고 뽐낼 것도 없는 진정한 이웃사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극단 화요일 하종민 대표는 “우리는 오늘날 갈등과 경쟁이 팽배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공연은 연기라는 매개체로 뭉쳐서 협력해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기에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상도 이렇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달걀 까먹기라고 한다. 조금은 엉뚱한 답변일지 모르지만 모일 때마다 간식을 싸 오는데 항상 빠지지 않았던 것이 삶은 달걀이라고 한다. 삶은 달걀 을 까먹으며 도란도란 나누는 나, 그리고 인생과 연극의 이야기. 이들에게 삶은 달걀은 곧 연극이고 인생이고 추억이다. 모임을 하면서 힘든 점은 주부다 보니 아이들을 돌봐야 해서


“극단 화요일의

항상 시간에 쫓긴다. 활동 시간이 부족해 때로는 답답하고 서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돌아 올 만남을 기다리며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활동을 통해 많 은 사람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 다.’는 사실이 알 려지기를 바랍 니다.”

찾아가는 연극, 사람들과의 소통을 꿈꾸다 극단 화요일은 6월 24일~26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연극 「잘 생긴 여자」를 공연했다. 「잘 생 긴 여자」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1957년 제1회 미스코리아 대회가 열리기 전에 시험 삼아 실시했던 미인대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대표는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찾아가는 연극, 사람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 오픈 마인드 프로그램을 연기와 접목시켜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어떤 상황이나 캐 릭터를 설정하고 즉흥극을 해 보는 것입니다. 거창한 꿈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극단 화요 일의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했다. 연극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시작하여 이제는 마을 사람들을 치유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 력하는 모임, 극단 화요일을 응원한다. 화요일에 모여 ‘화요일’이 된 것처럼 앞으로 ‘월요 일, 수요일, 목요일…….’ 모임이 계속 생겨나기를 바래본다.

극단 화요일 하종민 대표


손만세 회원 이진희 님(우), 최이분 님(좌)


성북띵동

우리 가족, 우리 마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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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킨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야기

글 이선영

최근 옥시 사태로 인해 대안 생활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북구에 오 래전부터 내 가족, 내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해서 찾아가 보았다.

손끝으로 만드는 세상 내 가족을 위한 위대한 시작 첫 번째는 월곡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민모임인 ‘손만세’이다. ‘엄마가 바뀌면 세상이 바 뀐다.’라는 생각으로 활동 중인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들은 씻고 바르는 거의 모든 것들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세숫비누, 빨래비누는 기본 이고 바디클렌저, 샴푸, 린스, 치약,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등의 세정제 종류에 서부터 스킨, 로션, 바디로션, 핸드크림, 립밤 등의 피부 보습 제품, 향수, 방향제, 섬유탈 취제, 제습제 등의 기능성 제품까지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지인이 핸드메이드 화장품을 선물해줘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원래 피부가 좀 건 조하고 자주 당기는 편이었는데, 아무리 좋은 시중 제품을 써 봐도 별 효과가 없었다. 선물 받은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피부가 한결 좋아진 걸 느끼게 되었다. 딸도 아토피가 있는 편 이서 보습 제품에 신경 쓰고 있었고, 친정어머니도 건선이 심한 편이라 내 가족들의 피부 를 위해 핸드메이드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직접 만들어 사

직접 만들어 쓰는 것에 대한 믿음과 확신 아토피가 있는 딸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용해 보면 내손 으로 내가 만든

눈에 띄게 아토피 증상이 줄어들었다. 친정어머니도 많이 좋아지고 피부도 깨끗해졌다. 건선은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도 피부에 자국이 남게 마련인데 건선의 흔적조차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좋아진 상태라고 한다.

것들이 훨씬 믿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녀들은 재료나 도구 준비 때문에 쉽사리 시작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음이 가고 좋다

법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 필요한 도구 몇 개만 준비하면

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만들어 보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간단한 방

그다음은 별다른 것이 없다. 도구들도 그냥 집에 있는 도구를 쓰면 된다. 처음부터 사기 힘 들거나 얼마나 잘 활용할까 싶은 도구나 재료들은 서로 나누어 사용해 보고, 필요한 것들 은 을지로4가에 위치한 천연재료상가에 직접 가서 구매한다. 굳이 힘들고 귀찮게 만들어서 쓰느니 완제품을 사서 쓰겠다는 주변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보면 훨씬 믿음이 가고 좋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편리함과 맞바꾼 내 가족 건강과 환경에 대한 생각 처음 시작할 때 비용이 좀 들지만 시중 제품을 구매해서 쓰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 려 더 적게 든다고 볼 수 있다. 똑같은 오만원짜리 로션이라 해도 판매하는 제품에 들어있 는 성분과 내가 오만원의 재료비를 주고 만드는 로션의 성분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진짜 이 성분이 들어있을까? 정말 이런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심은 안 해도 되니까.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피부가 다른데 어떻게 획일화된 제품이 모두에 게 좋을 수 있겠나? 나에게 좋은 제품을 찾아서 나만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데 의의가 있다. 처음에는 손만세를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했다. 내 아이, 내 가족을 위한 일이었으니까. 직 접 만들어 사용하다 보니 효과가 좋아 자연스레 주위에도 권하게 되었고, 하나둘 생활 습 관이 바뀌다보니 환경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피부 질환 때문에 비누와 로션을 바꿔야지 생 각했는데, 이제는 질병들이 생긴 원인을 없애기 위해 환경 변화를 고민하게 되었다.

엄마가 바뀌면 세상이 변한다 ‘편리한 생활 → 화학제품 개발 → 사용 → 환경변화’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건 바로 엄마들 이다. 엄마의 습관, 엄마의 생활이 바뀌면 세상이 변한다. 세제 대신 물에 분해되는 탄산수 소나트륨 - 중탄산소다(베이킹소다로 알려진)으로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한다. 거기에 쌀 뜨물로 EM 발효액을 만들어 수질 오염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내가 만든 세제로 씻고, 내


가 만든 로션을 바르며, 내가 키운 재료로 음식을 해 먹으면 우리 삶에 더 이상 ‘합성’이라 는 단어가 주는 위험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바뀌고 주위 사람이 바뀌고 마을이 바뀌 면 세상도 바뀔 것이다. 내 아이가 살아야 할 세상, 또 그 아이의 아이들이 살아야 할 세상 이다. 그거면 조금 귀찮더라도 감수할 만한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M은 만능이에요. 생활 곳곳에 안 쓰이는 곳이 없어요. EM에 설거지를 담가놨다가 소다 로 세척하고, 빨래도 EM에 담가놨다가 소다와 과탄산으로 세탁하고, 헹굴 때도 EM으로 해요. 비누 만들 때, 샴푸 만들 때도 사용하고 청소할 때도 여기저기 뿌려 놓았다가 청소해 요. 심지어 냄새나는 신발, 음식쓰레기통에 탈취제마냥 뿌려 놓으면 냄새가 없어지고 벌레 도 안 생겨요. 변기 주변이랑 하수구에도 뿌려 놓으면 비오는 날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악취도 없답니다. 화초에도 희석해서 주면 영양제가 필요없고요. 이파리를 닦으면 반짝반 짝 윤이 나요. 거울 닦을 때, 손 때묻은 냉장고 손잡이 닦을 때도 쓴답니다. 돈 안들이고 쉽 고 간단하게 우리 가족도 지키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게 바로 EM이죠. EM을 사용하면 수 질 오염 개선에도 아주 효과적이에요.” 손만세의 그녀들이 말하는 EM 활용법이다. 이야기를 들으니 EM을 사용하면 환경뿐 아니 라 가계 절약에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내 아이가 살아 야 할 세상, 또

천주교 장위동 성당 환경분과 모임 환경을 위한 성당으로의 발걸음 장위동 성당 1층 출입구 한 켠에는 EM 발효액 무인판매대가 위치하고 있다. 누군가가 쓱

그 아이의 아이

들어오더니 장바구니 한가득 EM 발효액을 담고 돈통에 돈을 넣고는 총총 사라진다. 장위

들이 살아야 할

십여 년 전부터 장위동 성당에서는 EM 발효액 무인판매대가 운영 중이다. 성당이라니 엄

세상이다.

동 성당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다.

숙하고, 교인이 아니면 들어가서는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동네 사람들은 시장 드나 들듯 들락거린다. 이미 EM 발효액의 효과를 봐서일까 아무 거리낌이 없다. “실례합니다만 여기 성당 다니세요?” “아니, 난 월곡동서 왔는디.” 열댓 병 정도 싣고 가시는 아주머니를 붙잡고 물었다. “여기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이렇게 많이 사서 어디에 쓰세요?” “어떻게 알긴. 옛날부터 여기서 사다 써서 알어. 어디에 쓰냐고? 빨래할 때, 청소할 때, 설 거지할 때 뭐 그럴 때 쓰지.” 장위동 성당에는 커다란 EM 발효액 제조기가 있고, EM 발효액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환경분과 모임이다. 환경을 생각하면서 지역 주민을 위해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 벌써 십 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성당 교인들 위주로 사갔는데 사용 해 본 사람들의 입소문 탓인지 장위동에 거주하는 주민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사러 온다.


EM 발효액을 만들기 위해 커다란 통에 원료와 당밀, 소금, 설탕을 비율대로 잘 배합해서 넣고 약 20일 정도 발효시킨다. 기계 한쪽에 온도계가 있는데 발효가 잘 되었는지 온도계 를 체크해가며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원료 배합에, 발효 확인에, 통에 일일이 소분해서 판매대에 올리기까지 여간 손이 많이 가 는 일이 아니다. 이렇게 판매대에 올리는 발효액 한통의 가격은 1,500원. 돈벌이가 되는 일도 아니고, 교인들만을 위한 일이 아닌데 이렇게 번거로운 일을 계속하시는 이유가 궁 금했다. “돈 벌려고 이런 걸 하나? 1,500원짜리 팔아서 재료비도 안 나와. 돈 생각하면 이런 거 안 다 만든 EM 발효액은 무인판매대에서 만날 수 있다

하지. 환경에 좋다니까 힘들고 귀찮아도 하는 거야. 이게 땅에 스며들고, 하수구로 흘러 들 어가고, 또 하천으로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면서 우리 땅이, 우리 물이 깨끗해진다잖아. 나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니고 우리 성당이 있는 이 장위동이, 또 이웃이 사는 어느 동이 깨끗해 진다는데, 큰 힘 안들이고 환경을 살릴 수 있다는데, 못할 이유가 없지. 종교를 떠나서 이 렇게 환경 살리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게 뿌듯해. 아마 이걸 사가는 사람들 도 그럴걸. 성당이고 뭐고 이런 걸 떠나서 시장 드나들듯 아무 때나 필요할 때 와서 사가 지고 가고 그러라고 무인판매대를 만든 거지. EM 발효액을 따르는 날이면 멀리서 와서 몇 십개씩 사가지고 가는 사람들도 많아. 환경 살리자고 그렇게 몇십 개씩 사가겠어? 써 보고 효과가 좋으니 계속 쓰는 거지. 효과도 보고 환경도 살리고. 그게 EM 발효액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이지.” EM 발효액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시는 모습을 보며, EM 발효액 만들어 본 적이 없어 어찌할 지 모르겠는 사람, 아는데 직접 만들기 번거롭고 귀찮은 사람 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이렇게 좋은 EM 발효액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좋을 거란 생각을 해 본다.

EM이란?

EM(Effective Micro-organisms)은 유용미생물군의 약자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많은 미생물 중에서 사람 에게 유익한 미생물 수십 종을 조합, 배양한 것이다. EM은 인간과 환경에 유익한 미생물 80여 종을 배양하여 만든 것으로 항산화력, 소생력, 정화력이 탁월한 유용미생물이다. 자연을 소생시키는 능력을 가진 EM을 생활 곳곳에서 활용하는 것은 생활 터전을 청결하 고 쾌적하게 만드는 일이며 자연을 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위키백과 발췌


“이게 땅에 스며들고, 하수구로 흘러들 어가고, 또 하천으로 강으로 바다로 흘 러가면서 우리 땅이, 우리 물이 깨끗해 진다잖아. 나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니고 우리 성당이 있는 이 장위동이, 또 이 웃이 사는 어느 동이 깨끗해진다는데, 큰 힘 안들이고 환경을 살릴 수 있다는 데, 못할 이유가 없지. 종교를 떠나서 이렇게 환경 살리기에 조금이라도 보 탬이 되고 있다는 게 뿌듯해.” 삼삼오오 모여 EM 발효액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명인C&M 김태원 대표(좌)와 성북지역자활센터 유재균 팀장(우)


성북띵동

새로운 삶을 스스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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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기업 명인C&M &성북지역자활센터

글 강민정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금수저, 흙수저로 대변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개인의 노력보다 과 거 신분 계급이 존재하던 사회처럼 인물의 배경이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고 대물림되 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회에서 한번 낙오되면 다시 전처럼 본인의 위치로 돌아가기 어렵고 계층은 공고화된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강건한 의지와 노력으로 재기에 성공하여 전과 다른 삶을 꾸려가는 이가 있다. 바로 명인C&M의 김태원 대표이다. “그저께는 공장에서 기계 세척 작업을, 어제는 성수동의 모 외국자동차 매장과 지하실, 외 벽 유리창, 주차장 청소를 했죠. 오늘도 이 인터뷰가 끝나면 바로 가야할 작업 스케줄이 있습니다.” 김 대표에게 회사 소개를 부탁하자 자연스럽게 현재 하는 작업 이야기부터 꺼낸다. 명인 C&M은 성북지역자활센터에서 청소사업단으로 시작하여 지난 2014년 7월, 자활기업으로 독립했다. 편의점 GS25 매장 청소를 시작으로 일반 기업의 카펫 전문 청소, 화재 현장 청 소나 전문기기(에어컨·세탁기) 청소, 입주 청소 등 다양한 현장을 누비는 청소대행 전문 기업이다. 청소대행 시장은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운 전국 지점형 업체가 진출하는 등 다수의 공급자 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터에 포화 상태이다.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하청의 하청 이거나 개인으로 일감을 받는 등 입지도 좁아지고 매출 대비 수익이 감소하였다. 김 대표


자활센터에서

명인C&M 김태원 대표

교육을 받으며 청소라는 것이 단순히 쓸고 닦 는 것이 아니라 많은 기술이 필 요한 작업임을 알게 됐다.

는 동종 자활기업과 연대하여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그가 성북지역자활센터(이하 자활센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다. 이전에 10년 넘게 달걀 도소매업을 해오다가 모친의 중병으로 일을 포기하고 어머니 를 돌봤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당시 동사무소 담당자의 소개로 자활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자활센터에는 다수의 사업단이 있었는데, 김 대표는 젊은 나이의 남자로서 본인에게 맞는 청소업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자활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며 청소라는 것이 단순히 쓸고 닦는 것이 아니라 많은 기술이 필요한 작업임을 알게 됐다. “카펫만 하더라도 재질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고, 그 청소 기법도 여러 가지에 요. 화재 현장 청소같은 경우에는 그을음뿐만 아니라 탄 냄새 제거도 중요하거든요. 기술 을 계속 연마해야 해요.” 청소업이라고 해서 쉽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실력이 쌓여야 하고, 기술이 없으면 창업이 불가능하다는 것. 일반적으로 에어컨 청소 기술을 배우려면 고가의 학원비 를 지불해야 한다. 자활센터의 청소사업단에 있으면서 많은 교육프로그램에 파견되고, 여 러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센터에 고마워했다.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와 고된 노동에 힘들다고도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담금질이 지금의 명인C&M을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지금도 센터(담당자)와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상의하 고 있지요.” 특히 잘 몰랐던 행정이나 사무 처리 부분에 도움을 받고, 관공서의 일감은 자활센터를 통해 연락이 오는 편이라고. 명인C&M이라는 상호 역시 청소업의 전문가 [명인(名人) Cleaning & Master]가 되라는 의미로 자활센터 담당자가 지어준 것이다. 김 대표는 요즘 날로 치열해지는 청소 시장에 대한 고민이 깊다. 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단 가를 터무니없이 낮춰 제 살 깎아먹기에 이르는 지경까지 왔다고 한다. 이에 맞서 몇몇 자 활기업들이 의기투합하여 작년 9월 서울시에서 인증하는 광역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서대 문·성동·동작·노원·성북 5개구의 청소 자활기업이 연합하여 각자의 전문 분야를 내세워 큰 단위의 청소 사업을 수주하고 같이 움직인다. 자활기업들의 연대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이 니만큼 공공시장에서 사회적경제 우선구매제도에 의한 입찰 가점 등 실질적 지원을 희망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공공기관 담당자의 무관심이나 제도적 미비함, 자활기업이라 평가 절하 하는 선입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울러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인이지만 그 대 우는 열악한 청소노동자에 대한 처우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어 려운 상황을 극복해낸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자활’이라는 것이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잖아요. 남한테 정부한테 기대지 않고. 저도 기초 생활수급자였지만 사업에 실패하신 분, 건강을 잃은 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활센터를 찾 아옵니다. 이분들이 준비해서 다시 사회로 나아가 경쟁하고 스스로 일어나야 하잖아요. 쉽지만은 않습니다. 마음 고생도 많을 거고 실력도 쌓아야 하고 건강도 챙겨야 하고 할 일이 많아요. 그래도 노 력이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 개발에 매진하고 희망을 잃지 않 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활기업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성북지역자활센터 유재균 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경제 개념이 법제도화(국민기초생활보장법)되면서, 2000년 10월 만 들어진 기관이 자활센터다. 2016년 현재, 전국에 246개 지역자활센터와 13개의 광역자활 센터 및 중앙자활센터가 있다. 성북지역자활센터는 8개의 자활사업단과 7개의 자활기업 이 있으며, 각각 80여 명과 2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노력이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 개발에 매진하 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작은변화라도

성북지역자활센터 유재균 팀장

꾸준히 가질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고 지지 격려하는 역할 을 하고 있습니 다.”

“안녕하세요? 성북지역자활센터 유재균 팀장입니다. 노숙인 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 하다가 2010년부터 6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유재균 팀장은 게이트웨이(Gateway)팀에서 자활센터를 처음 방문하고 프로그램에 참여 하는 주민들의 상담·안내 및 교육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60세 이상의 어르신, 한부모 가정, 신용 불량자, 다문화 가정, 알콜 문제, 우울증, 공황 장애 등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이다. 유 팀장의 말을 빌리자면, 경계선상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자활 사례 관리는 총 6단계로 진행한다. 상담 후에는 사정(査定, assessment)한 뒤 교육 및 자립계획, 실행 및 점검 과정, 평가와 종결 과정, 마지막 사후 관리로 끝난다. 이러한 일 련의 과정은 자활센터 담당자와 참여자가 일대일 매칭을 통해 참여자 맞춤형으로 이뤄지 는 것이 특징이다. “참여자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경제적 자립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심리적인 재활이 꼭 필요합니다.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본인을 돌아보고, 작은 변화라도 꾸준히 가질 수 있도 록 끝까지 지원하고 지지 격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활프로그램 과정을 마치면 자활사업단에 3년까지 자활근로자로서 참여 가능하다. 자활 사업단에서 자활근로를 하다가, 자활사업단이 시장경쟁력을 갖추면 명인C&M처럼 자활 기업으로 독립하게 된다.


초기에는 담당자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자활사업단의 생명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사업 단을 움직인다는 점이다. 참여자들 간에 의견 불일치가 있을 수도 있고, SNS 홍보 관리나 사진으로 증빙하는 등의 실무 역량도 요구된다. 자활사업단의 사업아이템은 담당자들이 논의해서 만드는 편이지만, 참여자 의견도 수렴하 고 전반적인 사회문화 트렌드도 고려한다. 자활센터는 대학이 많은 성북의 특성을 고려한 스팀세차사업단을 만들었다. 스팀세차사업단은 서울시 공유경제정책과 연계되어 사업이 번창하는 중이다. 아리랑시네센터에 입주해 있는 더마실카페도 그런 경우다. 유 팀장이 상담을 통해 처음 만나는 사람은 한 해 약 80여 명. 그중 20%만이 자활사업단에 참여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1~2년 사이에 사회에서 소외당한 사람이 다시 자기 주도성을 회복하기는 어렵다. 정부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금방 효과를 내고 성과지표를 요구하는 현 실이 아쉽다고 한다. 자립자활의 경로는 그보다 섬세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능 한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활(自活)이란, 스스로 혼자서 경제적인 자립을 이뤄내는 것이 기본적인 의미라고 생 각합니다. 많은 참여자들이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사회적으로 도 배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제반 영역에서 자기 자리를 스스로 깨우치고 자립해서 살 아갈 수 있는 경로를 함께 만들어 보고 지원하는 것이 자활센터 담당자들의 역할이겠죠.” 그는 이어서 참여자는 시스템보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지속적인 지지와 격려를 해 주는 가가 참여자의 자립자활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늘 생각은 하는데 업무가 과중하다보 니 한 분 한 분 세심하게 신경 못 쓰는 부분이 아쉽다고도 덧붙였다. 요즘 자활센터는 자활사업을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형태로 설립하는 부분에도 관심을 갖 고 있다. 지역 특성, 사회적경제 서비스 트렌드, 사회 문화 등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자활센 터가 사회적경제 단위의 한 축을 담당하고자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자활사업의 참여자도 정부의 보조금이나 보호된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역 주민으로서 건강하게 지역과 호흡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 팀장은 이 들이 자활센터에서 자기 삶을 헤쳐 나가는 것을 연습했듯이 성북구 주민으로 당당하게 성 장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말을 맺었다.

명인C&M

성북지역자활센터

주소 서울시 성북구 한천로99라길 2

주소 서울시 성북구 삼선교로4길 47-1

전화 02-910-8743

전화 02-927-2420


정원에 풀내음이 가득한 동다헌에서 생협들이 뭉쳤다


성북띵동

함께 모여 외치는 NO GMO!

23

북부두레생협 &서울아이쿱생협 &한살림

글 김보라

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을 꼽으라면 우리는 단연 의식주를 든다. 이 중에 서도 없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것은 단연 ‘식’, 먹거리다. 넝마를 입 고 하늘을 지붕 삼아 잠자리에 드는 한이 있어도 인간은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때문에 인간의 먹거리는 선사로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해 온 것은 물론, 때로는 세대의 분 위기와 사회적 상황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척도가 된다. 그 척도는 맛, 시각적 효과 등 감각적인 영역에도 있지만, 사실 먹거리에 대한 본질적인 기대는 좀 더 인류의 지속과 번 식에 더 가깝다. 바로 먹거리의 안정성이 그것이다. 여기, 유해한 먹거리를 몰아내고 좀 더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나아가 후세에 더 건 강한 신체와 미래를 건네주기 위해 모인 세 단체들이 있다.

생협이란? 아래 소개할 세 단체는 북부두레생협, 서울아이쿱생협, 한살림으로,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하 생협)이라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형태의 단체이다. 이들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 해서는 생협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전적 의미로의 생협은 ‘생활 필수품 을 직접 사들여 조합원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조합’이다. 생협은 중간 마진을 없애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통해 운영되므로 필수품의 생산 절차나 안정성에 대해 소비


“개인의 건강한

자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소매상을 거치며 붙게 되는 거품이 제거된 채 소비자

삶은 사회와 자

는 것이 장점이다.

연의 환경이 서 로를 살리는 순

에게 제공되므로 한마디로 질이 보장되는 필수품을 싼 가격에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다

위 세 곳의 생협은 생활필수품 중 특히 먹거리에 의제를 집중시켜 발기된 것으로, 명실공 히 성북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

북부두레생협 김현미 이사장

환과 연결로 가 능합니다. 건강 하고 안전한 삶 터를 만들어 가 는 생산과 소비 를 지향하는 것. 두레생협의 소 중한 가치입니

북부두레생협, 서울아이쿱생협, 서울 한살림의 소개 북부두레생협(이하 북) 건강한 먹거리 나눔과 지역생활공동체를 꿈꾸며 성북생협으로 출

다.”

발한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서울북부두레생협으로 종암동에 첫 그루터기(오프라 인매장)를 내고, 미아동에 2호점을 낼 수 있었던 것은 2000여 명 조합원과 지역사회의 협 력 덕분입니다. 개인의 건강한 삶은 사회와 자연의 환경이 서로를 살리는 순환과 연결로 가능합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삶터를 만들어 가는 생산과 소비를 지향하는 것. 두레생협 의 소중한 가치입니다. 서울아이쿱생협(이하 아) 1998년 당시, 지역 생협들은 친환경농산물 직거래단체 정도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경영의 어려움을 겪으며 물류사업의 유지를 위한 물품 판매에 만 집중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현 icoop(당시 21세기 생협-6개 지 역)은 생협이 협동조합체로서 사업의 효율화를 이루어 성과를 거두고, 지역에서 다양한 시 민 사회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출범하였습니다. icoop은 가족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시작하여, 식품안전과 농업.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 적 소비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물품을 소비하느냐’는 우리의 소비 투표가 우리 사 회, 지구 환경과 이어져 있음을 알고 물품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소비 기준을 바꾸는 다 양한 활동과 사업에서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icoop은 83개 생협과 20만 명이 넘는 조합원, 전국 181개의 자연드림 매장과 2500여 명의 직원들로 이루어진 생협입니다. 그중 서울icoop은 본부를 길음동에 두고 7000여 명의 조


“우리 사회의 소

합원과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 기준을 바꾸

‘살림’은 살려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뜻에 담긴 가르침대로 모든 생명을 함께 살

는 다양한 활동

한살림(이하 한) 한살림의 ‘한’은 큰, 하나, 전체, 함께 나아가 온 우주의 생명을 가리키며,

리고자 합니다. 한살림은 먹을거리와 자연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는 농법으로 생산하고, 이렇게 만든 건강

과 사업에서 윤

한 먹을거리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일을 바탕으로 생명살림운동을 펼치고 있습니

리적 소비를 실

1986년 제기동 작은 쌀가게에서 쌀과 계란을 가지고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 한살림. 이

천하고 있습니 다.”

다. 인간 생명의 유지는 밥을 먹는 데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제 전국의 53만 명 조합원님들과 함께 한살림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이쿱생협 강북 · 성북 · 종로 최희영 식생활위원장

“건강한 먹을거 리를 이웃과 함 께 나누는 소중

유전자재조합식품 GMO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먹거리의 가치를 지키고 있던 성북구의 세 생협이 힘을 모으 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유전자재조합식품(이하 GMO)이 확실한 명기 없이 수입되고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것에 대한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먹거리나 농수산물, 축산물 수입 및 수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GMO라는

한 일을 바탕으 로 생명살림운동 을 펼치고 있습 니다.”

이름은 이제는 비단 과학자들만이 아는 특수한 단어가 아니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를 직역하면 ‘유전자 변형 농산물’로 읽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통일된 명 칭조차 아직 없기 때문에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나 위의 표기처럼 ‘유전자재조합식품’ 등으 로 통일성 없이 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생산량 증대 또는 유통 · 가공 상의 편의를 위하 여 유전공학기술을 이용, 기존의 육종방법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 록 개발된 농산물을 말한다. 유전자재조합 기술은 어떤 생물의 유전자 중 유용한 유전자(예 : 추위, 병충해, 살충제, 제초 제 등에 강한 성질)만을 취하여 다른 생물체에 삽입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생태계 전반에 미칠 환경 위해 성 문제로 인한 부작용을 예측 하기 어렵습니 다.”

왜 GMO를 반대하는 걸까? 언뜻 보면 GMO는 매우 합리적인 먹거리이다. 유리한 유전자만을 남긴 식물이라니! 크기 도 크고, 병충해를 입지 않아 생산량도 늘며, 쉽게 상하지 않아 오래 두고 먹기 좋아서 식 료품의 가격 역시 저렴해질 것이다. 그런데 왜 생협들은 이의 위험성에 대해 끊임없이 목 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직접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아 농업은 인간 삶의 근간이며, 농지는 가장 중요한 생활 환경인 자연의 일부이기도 하 죠. GMO는 짧은 시험 재배와 검증기간(6개월에서 2~3년을 넘기지 않음)만을 거치고 상 업적으로 재배되어 재배시 주변 작물이나 생태계 전반에 미칠 환경 위해성 문제로 인한 부 작용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신생단백질 여부와 변형 등 인체에 미칠 유해성의 논

북부교육희망네트워크 정미숙 대표

란이 존재하고 바이오 안전성백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외적으로 GMO가 자연생태계 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표준화된 기법이나 가이드라인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 우리 아이들, 그리고 우리 세대의 몸에 결과를 알 수 없는 실험을 하는 겁니다. 자연 생태계 파괴, 종자 오염, 유전자 조작의 위험성, 농약 사용의 증량, 슈퍼생명체의 등장, 종 족 멸종 등 안전논란이 첨예한데요. 찬성론자들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다수의 동물실험 결 과도 존재하지만 논란종식을 위한 완벽한 검증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죠. 실험 통제 하에 두고 인간 세대 실험을 몇 십 년 간 할 수도 없고, 과학 기술로도 GMO 오염을 막을 방법 이 전혀 없기 때문인데요. 지금은 괜찮지만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 어찌될지 모르는 것이니 까요. 예를 들어 베트남전에서 사용했던 에이전트오렌지(GMO글리세포이트제초제)는 살 아 돌아온 군인들에게 백혈병, 심각한 신경질환 등을 발생시켰고, 자식들에게 질병을 물려 줬죠. 10년에서 30년이 지나 발병했죠. 당시는 동식물만 죽이고 인체에 무해한 줄 알았다 고 했지만, 높은 양반들은 이미 해악을 알고 있었고 일반 군인들과 원주민들이 모든 피해 를 입었죠. 위정자들은 전쟁에 이기고, 군수사업자와의 결탁을 통한 부의 축적을 위해 힘


“세 생협의 목표

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걸었죠.

는 궁극적으로

는 각국의 정부와 정치 세력들이 있고요. 고엽제의 사용 이유와 다를 바가 없고, 이들은 세

는 하나이다. 세 계적인 반GMO

GMO를 찬성하는 쪽은? 당연히 이윤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다국적기업입니다. 그를 돕

상을 널리 이롭게 하려고 GMO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아니죠. 아직도 ‘대기업이, 세계 적인 기업이 왜 나쁜 일을 하겠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 만, 이미 GMO 기업들과 수출입 국가의 일부는 우려스런 결과를 알고 있을 겁니다. 마치 옥시 사태의 원인을 소비자만 모르고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가 바로 그것이 다. 이를 위한

서울북부두레생협 환경교육실행팀 유경미 님

서울북부두레생협 환경교육실행팀 김정원 님

첫단계로 세 생 협은 GMO 완전 표시제를 첫 번 째 과제로 삼고 있다.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먹거리를, 최소 한 소비자가 알 고서 피할 수 있

공동행동의 시작 세 생협의 목표는 궁극적으로는 하나이다. 세계적인 반GMO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한 첫단계로 세 생협은 GMO 완전표시제를 첫 번째 과제로 삼고 있다.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 은 먹거리를, 최소한 소비자가 알고서 피할 수 있도록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다. 현재 2016년 2월 3일 공포된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에 의해 GMO는 원재료 사용 함량

도록 법률을 제 정하는 것이다.”

순위 상관없이 ‘유전자변형식품’으로 표기된다. GMO를 원재료로 사용한 식품은 2017년 2월부터 원재료 사용 함량 순위와 상관없이 모두 유전자변형식품임을 표시, 함량과 무관 하게 모두 표시하도록 확대하였다. 그러나 제조ㆍ가공 후에 GMO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식용유와 간장 등의 경 우는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되어 사실상 소비자는 완전히 GMO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 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GMO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위 면제 조항 때문에 GMO로 만든 대부분의 식품이 표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GMO의 DNA 잔 존 여부가 아닌 GMO 원료 기준으로 표시, NON-GMO(비유전자변형식품) 표시의 비의도 적 혼입치를 허용하는데 유럽 기준으로 비의도적 혼입치의 기준을 3%에서 0.9%로 낮춰 기준을 강화하자는 활동이 그 골자이다.


북 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는 사람들끼리 조용히 알고 GMO 를 피하면 되는 것이 아니므로 더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 이니까. 다른 생협들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였고, 공식화한 실천을 위한 계 획과 공동사용예산이 있다면 서로 힘을 받을 수 있겠다 싶었죠. 성북구에서 사업과 활동 을 하지만 타생협 조합원끼리 만나서 활동을 같이 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워낙 각각 바쁘 고 일정 맞추기도 어렵구요. 공식화한 이상 꼭 수행해야 하는 일이니 서로 책임성을 가지

세상을 좀 더 살

고 진행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이왕하는 것이니 같이 해 보자 한 거죠.

만한 곳으로 바

GMO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꾸는 것은 늘 고

GMO는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GMO가 인류에게 혁신적인 먹거리가 될지, 인류의 욕

매한 위정자들

알 수가 없다. 현재 세대에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GMO에 대해 속단을 내리기엔 인류는

심에 의해 만들어진 기형 괴물에 그치며 후대에 치명적인 병을 대물림하게 될 지는 아직

아직 너무나 갈 길이 멀다.

이나 거대한 자

다만 이 세 생협의 행동이 결코 ‘유난’이 아닌 이유는 분명하다. 안전을 확신하지 못하는 대 상에 대해 정당한 목소리를 내고, 최소한 그것을 피할 수 있도록 하라는 그들의 외침에서

본가들이 아니

우리는 2년 전 ‘가만히 자리에 있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뜬 눈으로 물에 잠길 수밖에 없던

라 우리와 같은

아이들과 ‘서울은 안전하니 피란하지 말고 서울을 지키라’는 말만 믿다 뒤늦게 오른 피란길 에서 다리와 함께 폭파당한 이름도 모를 우리와 같은 이들을 본다.

작고 평범한 이

세상을 좀 더 살 만한 곳으로 바꾸는 것은 늘 고매한 위정자들이나 거대한 자본가들이 아 니라 우리와 같은 작고 평범한 이들이 하나둘 모여 만들어낸 커다란 목소리였다. 세 생협

들이 하나둘 모

의 활동은 지금은 아주 작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만드는 한 걸음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에 보잘 것 없는 나의 응원이나마 보내며 글을 맺는다.

여 만들어낸 커 다란 목소리였 다.

참고문헌

조지 마이어슨, 류승구 옮김, 『도너 해러웨이와 유전자 변형 식품』, 2003 마틴 티틀, 킴벌리 윌슨, 김은영 옮김, 『먹지 마세요 GMO』, 미지북스, 2008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2014 『NEW 경제용어사전』, 미래와경영, 2006


2016. 4.11 - 4.25

GMO에 대한 공동행동 현황

향후 활동 계획

성북구 식생활네트워크 준비위에서 GMO 쌀 실

이와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세 생협은 하반기에도

험재배와 관련, 한국 GMO 심각성과 대안에 대

다양한 반GMO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5월 21일에

한 논의 진행

있었던 반GMO데이 플래시몹의 연장선에서 하반

시민사회 및 생협과 GMO 이슈화 함께 진행에 대

기 집중 공동행동을 논의 중이다.

한 의견 나눔. 공동행동 의견 제의

또한 월 1회 GMO 공부 모임을 가져 정보 공유는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협동조합 협업화 사업

물론 의식 개선을 기대하고 있으며, 격월 2회로 공

공모 지원 논의 - 지속적 지역사회협력 GMO 반

동실천 행동회의를 진행하여 10월에 있을 세계 반

대 공동실천의 확산 및 아동 청소년 실생활 GMO

GMO데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보와 의견 나누기 교육 시작 5.21

세계 반GMO데이 준비 성북구 식생활 네트워크 준비위원회 발족

4.27

협동조합 협업화 사업 계획서 제출

5.12

공동행동 사업계획 회의 및 마을사회적경제센터 컨설팅

5.16

반GMO 데이 세부 실무 논의 및 역할 분담, 지역 사회 참여 독려를 위한 조직활동

5.18 - 19

반GMO 데이 준비 모임- 피켓 제작, 플래카드 디 자인, 선언문, 플래시몹 기획 등

5.21

한성대역 소녀상 앞 공동선언 및 횡단보도 플래시 몹 진행 및 광화문 행진 참여

5.25 - 6.22

월곡 지역아동센터 매주 수, 토요일 총 8회 GMO 와 식생활 관련 아동청소년 교육 진행

6.7

사업 진행 중간 평가 회의 진행 – 공동행동, 아동 청소년 교육

6.20

지역 아동 청소년 지속 교육 관련 논의 (계획, 실 행주체, 실무 등)

북부두레생협

서울아이쿱생협

한살림

주소 (종암점) 서울시 성북구 종암로21길 124 1충

주소 (사무실) 서울시 성북구 삼양로4길 3 한림빌딩 3층

주소 (길음점) 서울시 성북구 길음로 33 길음뉴타운

(미아점)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27길 46 1층 전화 (종암점) 02-924-0450 (미아점) 02-980-0450

(자연드림) 서울시 성북구 길음로9길 40 1층 전화 (사무실) 02-6231-7920 (자연드림) 02-919-8004

8단지 상가 1층 1호 (돈암점)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 31-1 1층 전화 (길음점) 02-942-9933 (돈암점) 02-923-9088


오마이컴퍼니 성진경 대표


성북띵동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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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오마이컴퍼니

글 송선영

오마이컴퍼니란 회사를 처음 알게 된 건 세월호 팔찌 때문이었다. 꽃처럼 예쁜 아이들이 꽃잎처럼 날아간 무시무시한 참사 앞에서 많은 이들이 애통하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당장 내 앞의 현실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때, ‘결코 잊지 않겠습니 다’라는 마음을 담은 세월호 노란팔찌 캠페인을 접했다. 2016년 현재까지 4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세월호 노란팔찌 캠페인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에 참여했다. 펀딩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잊지 않겠다’, ‘꼭 기억하겠다’ 등의 글도 4만여 개가 넘었다. ‘잊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노란팔찌로 이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회적기업 오마이컴퍼니가 있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인 오마이컴퍼니는 2011년 6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첫발을 내디뎌, 2012년 설립됐다. 2014년에는 사 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불특정 다수의 사 람들로부터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접 자금을 모으는 활동을 의미한다. 지난 6월 3일 오전,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오마이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성진경 대 표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곳에 시민들의 자본이 유입되는 채널이 되는 게 우리 의 미션”이라며 오마이컴퍼니가 추구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적기업과 같이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하려는 이들에게 자금뿐 아니라 함


“오마이컴퍼니

께할 지지자를 모으고, 나아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오마이컴퍼니의 목적이 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를 통해 우리 사 회를 건강하게

오마이컴퍼니는 어떤 회사인가? 처음에 회사를 세우면서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조직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채

만드는 곳에 시

널이 되고 싶었고, 그 방법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생각했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

민들이 건강하

회를 보면 정작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돈이 되는 곳에만 돈이 흘러

게 투자할 수 있 도록 노력하고

게 만드는 프로젝트에 시민 자본이 유입되는 채널이 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우리 사

간다. 그래서 오마이컴퍼니를 통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곳에 시민들이 건강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오마이컴퍼니 성진경 대표

있다.”

사회적기업이라는 점에서 이윤만을 추구할 거 같지는 않다.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 가치가 있다면? 다른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뭔가 우리 사회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려는 분들이 항상 부딪치는 게 사실 자금의 문제다. 또, 같이 참여할 지지자를 모으는 것도 어려 운 일이다. 그렇기에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지지자를 모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 가 자원봉사 등 여러 형태가 결합하도록 만드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사실 자금을 주로 모으는 형태지만, 다른 자원도 연계하는 크라우드소싱 등의 모델도 만들어가 고 있다. 세월호 노란팔찌도 마찬가지다. 팔찌를 포장, 배송하는 일을 페이스북을 통해 지 원하신 분들이 모여서 같이 진행한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500여 개 프로젝트가 오마이컴퍼니를 통해 소개되었고, 17억 정도의 자금이 모 였다. 크라우드펀딩이 사회적기업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들었다. 사실 사회적기업은 사회 적 가치를 지니면서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어렵다. 또, 나의 활동이 (다른 이들로부터)


지지 받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는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활동을 알리고 지지자를 모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지금은 좀 힘들지만 그래도 지지 받고 있다.’는 힘을 얻 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되었는데, 이 가운데 기억에 남았던 펀딩이 있다면? 처음 사이트를 오픈했을 당시에는 크라우드펀딩이 아닌 소셜펀딩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했 다. 초창기라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당시 많은 분들이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프 로젝트’에 참여했다. 펀딩에 참여한 분들은 티셔츠를 받았고, 나머지 금액은 역사관 건립 에 지원됐다. 이 펀딩으로 건립 자금 전부를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일조를 했고, 그 결과 지난해 5월 대구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노무현 재단에 연재했던 웹툰인 ‘노공이산’을 책으로 엮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시리즈물을 완성했다. 또 지난해에는 청년들이 제주에 가서 한 주는 일을 하고 한 주는 제 주를 여행하는 청년 제주 워킹홀리데이 프로젝트를 재미있게 진행했었다.

“‘지금은 좀 힘들 지만 그래도 지 지 받고 있다.’는

세월호 노란팔찌 캠페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나서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뭘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동두천 나눔의집 김현호 신부님께서 ‘이 사건은 계속 오랫동안 기억하는 게 좋겠다.’라고 하면서 팔찌를 나누는 운동을 하자고 하셨다. 하지만 그때는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어서 조심스러 웠다. 자칫 펀딩 자체가 팔찌를 파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래서 개

힘을 얻을 수 있

인적으로 아는 분들에게 ‘세월호 팔찌를 제작하려 한다.’고 문자를 보냈고, 모아진 돈 6백

다고 생각한다.”

나눠준다고 신청을 받았는데 3~4시간 만에 모두 마감됐다.

만 원을 가지고 팔찌를 제작했다. 돈 내신 분들께 팔찌를 나눠드리고, 남은 팔찌는 무료로

그 이후 세월호 노란팔찌를 제작하고 나누는 프로젝트를 올렸다. 펀딩 수익금으로 팔찌를 제작하고 신청을 받아 무료로 나누는 활동을 하다가 4.16 연대에서 ‘팔찌가 많이 필요하다’ 는 요청이 왔다. 지금까지 약 80만 개 정도의 팔찌가 제작되었고, 수량 가운데 절반 정도 가 4.16 연대를 통해 전달됐다.

최근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연이 전해 졌다. 관련 이슈가 뜨거운데 이와 관련한 펀딩 움직임은 없나? 사실 오마이컴퍼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우리는 펀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이런 일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 제안을 하셔야 한다. 그 이슈를 봤는데, 기꺼이 참여하시고 자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면생리대 프로젝트와 연계되면 좋지 않을까? 펀딩에 참여하 는 분들께도 드리고, 그 수익금으로 아이들에게 계속 쓸 수 있는 면생리대를 지원하는 게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이런 크라우드펀딩은 개인도 충분히 제안할 수 있다.


10년 뒤, 오마이컴퍼니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것 같다.(웃음) 오마이컴퍼니가 사회적금융 기관이 돼 있지 않 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기회가 되어서 독일로 연수를 갔는데, 독일에 GLS은행이란 곳이 있었다. 이곳은 처음엔 시민단체 형태로 출발해 나중에 사회적금융 역할을 하는 은행 기 관이 됐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가 얼마인지 궁금해 하지만, GLS 은행은 돈을 맡길 때 유기농, 주택, 사회문제 등 어디에 쓰였으면 좋겠는지를 결정해야 한 다. 단순히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까지 시민들이 참여 하는 것이다. 오마이컴퍼니도 시민들의 자본이 우리 사회의 꼭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하는 사회적금융 기관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있지만 (그때가 되면) 투자를 전문적 으로 하는 기관이나 은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금융 기관들의 연합체가 생 겨나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 본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오마이컴퍼니가 돈이 많아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 들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도와주고 함께할 분들이 많이 생겨나더라. 내가 좀 의미 있는 활 동을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뜻을 함께하 는 분들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만날 수도 있다. 개인이든 단체든 충분히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오마이컴퍼니가 돈이 많아서 이 일 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들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도와주고 함께할 분들이 많이 생겨나더라. ”

오마이컴퍼니 주소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녹번동 5번지) 1동 미래청 6층 602호-C 전화 070-4412-2556 홈페이지 www.ohmycompany.com


성북띵동

안녕하세요! 새내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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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인터내셔널 코리아 &라운드키친7

글 정우연

퇴근길 차들로 꽉 막힌 도로를 달려 오늘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그 주인공은 2016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K2인터내셔널 코리아와 라운드키친7이다.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이들을 지원하며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는 K2인터내셔널 코리아와, 반찬가게를 통해 이웃, 지역과의 공유를 실천하는 라운드키친7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K2인터내셔널 코리아, 코보리 모토무 총괄책임자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였던 자신이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자 K2인터내셔널 코리아 코보리 모토무 총괄책임자

부모도 친구도 자기 자신조차도 믿지 못하고 스스로를 작은 방 안 구석에 가둬버리는 젊 은 청춘들. 혼자만의 세계로 도망쳐 사회적·인간적 관계망을 모두 차단하고 자신을 고립 시키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어떤 방법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K2인터내셔 널 코리아가 2012년 11월,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어 3번째 해외 지사로 대한민국을 선택하 면서 하게 된 고민이었다. 이러한 K2인터내셔널 코리아의 목적과 방향성을 알고 있던 코보리 모토무 씨는 자신과 회 사의 생각이 같음을 알게 되어, 즐겁게 총괄책임자로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런 결 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모토무 씨의 학창 시절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었다. 자신도 중학교 시절 사회생활을 거부하고 집 안에서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했다고 한다.


같은 공간에서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은 바로 고립된 젊은이들을 도운 K2인터내셔널 그룹이었다. 한걸음 두걸음 사회를 향한 관

숙식을 함께하 면서 타코야키 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

심과 도전 의식을 심어 준 K2인터내셔널 구성원들의 노력은, 모토무 씨가 학교로 되돌아 갈 수 있게 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되어야 해결책도 나와 K2인터내셔널에서 히키코모리 지원반을 졸업한 모토무 씨는 복학한 후 그룹의 지원에 보 답하고자 또래 히키코모리를 돕는 봉사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런 경험들은 한국에서도 적 용되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활동을 할 기회가 드문 히키코모리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는데, 이 과정에 서 이들은 작은

고집하는 이유도 그중 하나다. 정릉에 자리를 잡고 있는 K2인터내셔널 코리아는 타코야 키 만들기로 히키코모리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숙식을 함께하면서 타 코야키 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은 작은 성공들을 공유한다.

성공들을 공유

일본 요리 중 하나인 타코야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사고, 만드는 과정을 익히고,

한다.

코모리로 오랜 시간을 보낸 친구들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알게 된다.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천천히 같이해 보는 경험은, 히키

“이번 누리마실 축제 때도 우리 타코야키를 많이 팔았어요.”


타코야키 포장

성북구 관내 크고 작은 축제와 행사에서 타코야키로 많은 사람들과 만났던 경험을 신나 서 말하는 코보리 모토무 씨. 그가 지역 행사에 참여하여 타코야키로 사람들과 만나는 이

마차가 만들어 지면 히키코모

유는 우선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타코야키 포장마차가 만들어지 면 히키코모리에게 일자리도 만들어 줄 수 있고, 건강한 시민으로 돌아갈 준비도 돕는 좋 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리에게 일자리

“우리 애들 배 고프겠다.”

도 만들어 줄 수

코보리 모토무 씨는 빨리 쉐어하우스로 돌아가 아이들의 저녁 식사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

있고, 건강한 시

고 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만나야 해결법도 생기고 도울 방법도 나올 수 있으니, 더 많은 자원 활동가와 전문가가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한다. 넘어져 일

민으로 돌아갈

어설 준비가 덜 된 이들의 손을 기꺼이 잡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K2인터내셔널 코리아의

준비도 돕는 좋

따돌림, 가족 해체,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

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넉넉한 마음이 고맙고 감사한 저녁이다.

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안타까운 젊은이들. 이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K2인터내셔널의 앞날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라운드키친7, 조재유 대표 누구라도 함께 참여하고 나눌 수 있는 곳 “큰 형! 오늘 반찬은 뭐야?” “오늘 대근이 반찬은 장조림!”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선 대근이가 큰 형이라 부르는 사람은 라운드키친7 공동대표 조재유 라운드키친7 조재유 대표

님이다.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문이 열릴 때마다 “어서 오세요!”하고 인사를 건넨다. ‘남자 가 반찬가게를? 부엌일을? 얼마나 버티겠어?’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던 주변 지인들의 염 려가 무색하게 잘 꾸려지고 있는 반찬가게.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정성이면 성공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뭉친 이들이 바로 라운드키친7의 두 주인공 조재유, 박준형 두 남자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평범한 회사원으로 직장생활도 해 봤지만 남의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는 조 대표. 음식을 통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라 운드키친7만의 새로운 방식은 바로 어머님들의 레시피를 공유해서 판매 이익을 나누는 것이다. 라운드키친7은 2015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해 1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후 열게 되었다. 현재 라운드키친7에 근무하는 어머님들은 두 남자를 도 와 반찬을 만들고 판매를 돕고 있다. 라운드키친7의 운영 방식은 남녀노소, 국적불문, 장애불문 등으로 레시피를 제공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해 어떠한 제약도 두지 않고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진 레시피로 직접 요리를 하고 싶다고 하면 논의를 거쳐 참여할 수 있다. 레시피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라도 요리와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주방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라 운드키친7의 독특한 운영 방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홍보가 되고 있어 함께하 면 행복해지는 공간이 되고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을 지원하기도 해 라운드키친7은 예비사회적기업이어서 지역 주변 상인들과의 관계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반찬가게이니 적당히 하다 말겠지 하는 시선도 있다. 그래서 더욱 고용과 수익이 창출되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지역 상권에서 구입한 우리의 재료로 정갈한 가정식 반찬 을 만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전단지 홍보도 하고, 엄마들이 많이 이용하는 동네 카페에서 무료 시식 품평회도 진행해 보니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같이하면 행복한 일들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 일들 중 하나가 바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을 지원하는 일이다. 반찬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자는 의지를 가지고 삼선동주민센터를 찾았다. 그 인연으로 3가구가 일주일에 2번 라운드키친을 찾는다. ‘음식 을 통해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무엇일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고. 레시피와 주방을 공유하고 맛을 공유하다보면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도 공유할 수 있을 것


이라는 믿음으로 행복해지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는 라운드키친7의 두 주인공과 솜씨 맘씨 좋은 어머님들. 듬직한 큰 형과 꼼꼼한 작은 형이 꾸려가는 라운드키친7의 앞날에 행 복한 공유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라운드키친7의 운영 방식은 남녀노 소, 국적불문, 장애불문 등으로 레시 피를 제공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해 어 떠한 제약도 두지 않고 있다. 또한 자 신이 가진 레시피로 직접 요리를 하고 싶다고 하면 논의를 거쳐 참여할 수 있다. 레시피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 고 있다면 누구라도 요리와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주방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K2인터내셔널 코리아 주소 서울시 성북구 솔샘로15길 59 전화 02-322-5160 홈페이지 www.k2-inter.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K2InterKorea

라운드키친7 주소 서울시 성북구 삼선교로24길 22 석봉빌딩 1층 전화 02-921-7199 홈페이지 www.roundkitchen7.co.kr


꿈이 현실이 되는

카페 한 쪽에서는 바리스타 교육을 한 쪽에서는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집 ‘몽당 夢堂’ 마을공동체 활동 속 연극배우 이혜원 글 천진희

성북사람

40

살림만 하던 엄마들의 끼와 재능을 동네에서 보여 주자

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은 이 대표가 양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지역활동을 열정적으로 계속해 나

성한 바리스타 강사. 이 대표는 커피몽당을 시작한 이후로 재취업

가는 이가 있다. 그는 성북구 동선동에서 커피몽당(夢堂)을 운영하

을 원하는 경력단절여성들을 돕는 바리스타 양성프로그램을 계속

며 카페를 거점으로 다방면의 마을활동을 하는 마을활동가이자 연

운영한다. 현재는 이 대표의 제자가 또 다른 제자를 키우며 끊임없

극배우이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여름날, 가게 앞면을 빠알간

는 배움의 순환을 이어가고 있는 중. “엄마들이 뛰어난 역량이 있

테두리로 장식하여 개성을 한껏 뽐내는 커피몽당에서 깔끔하게 검

지만 살림하느라 놓치는 재능들이 많다.”며 인터뷰를 시작한 이 대

정 앞치마를 두른 이혜원 대표를 만나 마을공동체 활동에 대한 이

표는 “엄마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

야기를 들어봤다.

감을 갖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솔’음 정도의 밝고 듣 기 좋은 목소리다.

바리스타 교육 후 엄마들이 자신감을 갖는 모습에 보람 느껴

오늘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한 박종숙 강사는 “이혜원 대표에게 받

때마침 바리스타 교육이 한창이라 커피 볶는 구수한 냄새가 카페

은 바리스타교육에서 배운 것을 성북구 관내 학교나 주민센터 등

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자, 커피는 볶는 온도와 시간이 대단히 중

에서 강의하며 지역주민과 나누고 있다.”며 “처음부터 강의를 하게

요해요. 볶고 난 후에도 4일 정도 발효 과정을 거쳐야 커피 본연의

될 줄은 몰랐지만 이 대표의 애정어린 독려로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죠.” 진지한 표정으로 바리스타 강사의 한

지금은 재미있다.”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활동의 연결고리가 바

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 수강생들의 열기는 바깥의 뜨거

로 이 대표라면서 고마워했다. 바리스타 교육은 화요일, 수요일 오


으로 몰면서 들어오고, 아이 엄마인 듯한 사람과 통화도 여러 차례. 귀찮아하는 기색조차 없다. 이 대표는 “사람이 모이는 건 뜻있는 일이라 생각되요.”라며 가지런 한 앞니를 드러내며 웃는다. 커피몽당은 세대를 넘나들며 시골의 마을회관처럼 주민들이 모이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이다. 그러 나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가끔 마을활동하는 것에 대해 ‘돈이 잘 벌리나?’라며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세 상이니…….”라고 말끝을 흐린다. “여기로 이사온 게 좋아요. 훨씬 자유롭죠.” 그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서울에서도 공동체가 가능하다 뽕짝뽕짝중창단을 보면 다양한 주민활동을 돕는 이 대표는 매주 수요일 오후엔 동선동주 민센터에 간다. 기자가 도착했을 때 동선동주민센터 3층에서는 중 창단원 예닐곱 명이 둘러서서 화음을 맞추는 노래 연습이 한창이 었다. “올해 안에 자작곡들의 음반을 내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힘 을 모으고 있어요.”라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뽕짝뽕짝중창단, 그 이름만 들어도 어깨가 들썩이는 노래모임이다. ‘나는 아줌마다’라 는 대표곡도 제목부터 아주 직설적이다. 이 뽕짝뽕짝중창단의 구 심점 또한 이 대표다. 뽕짝뽕짝중창단은 성북구에 사는 엄마들이 모여 짬짬이 연습한 후 마을에서 연극 공연이나 합창 공연을 하는 마을예술단이다. 전문 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서투른 초보도 아니다. 2015년에는 전에 열리고 수강생은 대부분 4~50대 여성이다. 참여를 원하면 커

자작곡 5곡으로 단독 공연을 펼치기도 하였다. 어떻게 마을과 예술

피몽당이나 동선동주민센터, 여성구민회관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을 접목시키기 시작하였냐는 질문에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 이가 행복하지 않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취지로 ‘

시골의 마을회관처럼 주민들이 모이는 커피몽당(夢堂)

엄마는 위대하다.’, ‘살림만 하던 엄마들의 끼와 재능을 표출해 보

지역 여성들뿐만 아니라 마을 아이들에게 커피몽당은 방과후에 가

자.’,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

방을 던져놓고 자전거를 타러가거나 친구들과 종알거릴 수 있는 사

했다.”고 이 대표는 회상하며 대답한다. 노래를 함께하는 피아노 선

랑방이자 놀이터이다. 이 대표는 “마을에 아이들이 많은데 마땅히

생님도, 연극을 가르치는 연극배우 선생님도 모두 재능 기부였다.

놀이할 공간이 없어요. 차도에서 놀거나 해서 위험하기도 하고, 이

이 대표를 포함하여 3명이 한 팀이 되어 주민중창단을 기획하면서

지역은 놀이터도 없는 터라……. 토요일 아이들과 이곳에서 책을

시작한 것이 오늘날까지 온 것이다. “그동안 경로당, 노인회관, 마

매개로 연극도 하고 책 읽어주기 놀이도 하면서 동네 아이들과 친

을노래자랑 안 나가본 데가 없어요.” 창단멤버인 서예훈 님은 이렇

해졌다.”며 밝은 목소리로 전한다. 현재는 근처 주민센터에 아이들

게 서두를 떼며 웃음을 지었다. 그 중 가장 기억나는 무대를 꼽으라

프로그램이 개설되면서 토요일 책 읽어주기는 중단되었지만 여전

니 “그때는 주름종이로 빨강, 초록 수박같은 주름치마를 만들어 입

히 커피몽당은 아이들이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참새 방앗간. 이 대

고 나갔었죠.”라며 아껴두었던 핸드폰 속 사진을 꺼낸다. 정말 수박

표는 동네 아이들에게도 아낌없이 공간을 내주었다. 인터뷰 중에

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머리띠도 한올한올 코바늘로 엮어 만든 딸

도 “택배 왔어요?”라며 상기된 얼굴의 아이들이 씽씽카를 카페 안

기 모양 수세미다. 어떻게 종이로 무대 의상을 만들고 수세미를 머


리에 장식할 생각을 했을까? ‘나는 아줌마다’라는 대표곡도 단원들

한 홍보 활동을 한다. 동선나누장은 서로를 모르던 주민들이 교감

의 자작곡. 서예훈 님은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가사를 직접 만들어

하는 자리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대표도 가진 재능으로 힘껏 돕는

더욱 애착이 가는 노래라며 노래도 흥얼흥얼 해 준다.

다.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에 열리는 동선나누장에 참여를 원하는

작곡도 마을활동을 하시는 분의 재능 기부로 만들었다. 중창단원

사람은 동선동주민센터로 미리 예약하면 된다. 동네에 활기를 더

은 각자 직업이 있는 4~50대 주부 1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해준 뜻깊은 중고장터 동선나누장. 이 대표는 앞으로도 주민이 함

마을사람들의 마음과 재능을 십시일반한 주민중창단과 함께하고

께하는 행사를 활발하고 지속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싶다면 카페몽당이나 동선동주민센터로 연락하면 된다. 올해부터

이 대표는 육아로 공백 기간이 생긴 2011년에 뽕짝뽕짝중창단을

는 뽕짝아줌마연희단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하면서 음반 작업과 연

만들고 마을내에서 문화공연을 이어갔다. 2012년 서울시의 시설

극 활동에 더욱 힘을 낼 예정이다. 뽕짝뽕짝중창단은 노래뿐만 아

비 지원을 받아 동선동에 문을 연 커피몽당에서 이 대표는 독거노

니라 연극 무대도 선보이는 만능 재주꾼들이다. “리딩연극도 성공

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연극과 연주회 등 문화 행사를 열어 예술

리에 마친 경험이 있고 여성국극을 시도해 보면 재미있겠다.”며

인들과 마을을 연결했다. 커피몽당은 마을일을 얘기하고 계획하며

“함께하는 활동이 서로를 위로하는 계기가 되고 ‘서울에서도 마을

활동하는 장소가 되었다. 그동안 뽕짝뽕짝중창단을 함께하며 마을

공동체가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 대표는 확신

공동체의 가능성을 본 이 대표는 동네에서 양질의 바리스타 교육을

에 차 있었다.

받아 창업이나 강사로 재취업을 할 지역여성들을 돕는 등 또 다른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14년엔 ‘2014 스토리텔

동선동주민센터에서 ‘반짝단(마을활력소)’으로도 활약중

링 발표대회’에서 ‘꿈꾸는 성북! 꿈을 실현하는 몽당!’이 관객들의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12시, 동선동주민센터 앞 골목은 색동옷을

마음을 사로잡아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기쁨도 있었다. 작년부터는

입는다. 동선나누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동선나누장은 프리마켓과

동선동주민센터에 마을활력소가 생겼고, 이 대표는 서로를 모르던

아나바다장터이다. “이 판매대 지붕과 매대깔개도 재활용품이에

주민들이 교감하는 자리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요. 이웃이 자투리천을 버린다길래 얻어두었다가 재봉틀로 이어붙 여 만들었거든요.” 알록달록 예쁜 옷을 입은 판매대 아이디어도 이 대표가 내었다. 행사장 초입에서 이 대표는 페이스 페인팅을 정성 껏 그려준다. “피카츄가 귀여워서 좋아요. 예쁘게 그려 주셔서 고맙 습니다.”라고 노란 피카츄 페인팅을 받은 아이가 말한다. 행사장 중앙에서는 초록색 인조잔디를 무대로 젊은 음악가들이 감 미로운 선율의 노래에서부터 저절로 몸을 들썩이게 하는 랩으로 한 껏 분위기를 띄운다. 이 대표가 예술인을 마을과 연결하여 재능 기 부 공연을 펼치는 중. “주말이라 나들이 갈 곳을 찾았는데, 작지만 즐거운 행사에 함께하여 기쁘고 매달 장터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서울에서도 마을공동체 가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돈암초등학교 근방에서 왔다는 판매자는 말한다. 동선나누장은 반 짝단(마을활력단)이 마을활력소를 알리고자 뜻을 모아 시작했다. 행정 사무공간이 중심이었던 동선동주민센터 2층, 3층이 우리 동네 를 위한 공동체 공간인 마을활력소로 변신했다. 마을활력소를 관리 하고 공간 운영에 필요한 운영 방침을 공동으로 논의·추진해 나가 는 주민봉사모임이 반짝단(마을활력단)이다. 이 대표도 반짝단원 이다. 반짝단은 동선나누장을 통해 동네 숨은 자원 모으기, 문화공 연 및 전시회, 주민과 함께하는 체험 활동, 자원재활용 활성화를 위

알게 되었다.”는 이 대표는 확신에 차 있었다.


머리에는 딸기 모양 수세미. 빨강, 초록 종이 주름치마를 입은 뽕짝뽕짝중창단


연극이 너무 재미있는 배우 이혜원

꿈이 현실이 되게 하는 공동체 활동은 현재진행형

이 대표의 원래 사랑하는 일은 연극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연극

앞으로의 소망을 이 대표는 “동선동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만한 장

「코리아」, 「환타지」, 「모래여자」, 「기차」, 「인어도시」, 「내가 까

소가 없어요. 실외놀이터를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라고 말

마귀였을 때」, 「꿈속의 꿈」 등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연

했다. 각박한 도시 생활 속에서 인정미 넘치는 따뜻한 마을살이

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극배우이다. “연극이 너무 재미

를 향수하는 사람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한 사람 두 사람 늘어나

있는 거예요.”라며 연극배우의 길을 선택한 이유를 분명하

고 있다.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된다했던가. 성북구에서 어울

게 말하는 이 대표. 출연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

려 함께 잘사는 재미를 알고 마을공동체 활동에 진심을 다하는 이

인지 물었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죽음과 마주한 연극

혜원 대표. 이 대표는 마을의 필요를 어떻게 하면 구체화하여 실

「인어도시」와 아베 고보의 소설을 각색한 연극 「모래여자」”라고 말

행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다. “놀이터 만들기 관련한 공모

했다. 그녀의 배우자인 고선웅 님이 연출을 한 작품에 주연으로 출

사업이 있으면 알려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이 대표와 작별

연하여 더욱 애착이 있기 때문이란다. 고선웅 님도 형식과 장르의

인사를 했다.

틀에 매이지 않고 공연 기획에서 제작, 연출까지 다채로운 기량을

며칠 후 다시 찾은 꿈이 현실이 되는 집[夢堂]. 이 대표와 3명의 여

보여주는 연출가이자 연극인이다. 기자가 관람한 고 대표의 연출

성이 테이블에 둘러앉아있다. “애들 놀이터, 어떻게 만들어줄까 얘

작품인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고 대표의 특기인 원작을 비

기하고 있어요.”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법을 찾는 이 대표

틀어 새생명을 불어넣은 공연이다. 125분 동안, 객석을 가득 메운

의 마을공동체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리고 고개를 끄떡이면서 극을 즐겼다. 남편 분은 이 대표가 마을일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재 미있으면 계속하라고 해요.”라며 “가족의 관심과 성원이 큰 힘이 된 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올해 말부터 극단 작은신화의 일원으로 연극 무대에 다시 설 예정이다.

성북구에서 어울려 함께 잘사는 재미를 알고 마을 공동체 활동에 진심을 다 하는 이혜원 대표. 이 대 표는 마을의 필요를 어떻 게 하면 구체화하여 실행 커피몽당 주소 서울시 성북구 동선동3가 130-6 전화 02-924-0939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 람이다.


카페 몽당 이혜원 대표


된장녀 편집장이 슬로라이프 slow life

이 사라지는 것을 몹시 아쉬워했다. 그러다가 1986년 로마 스페 인광장에 들어선 맥도날드를 보고 난 후 친구들과 합심해 더 건강 한 먹거리와 대안적 요리법을 찾고자 협회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 슬로푸드’의 시작이었다. 조금 느리지만 현지에서 직접 키워서 얻 을 수 있는 싱싱한 식재료와 그것을 이용해 만든 건강한 음식 ‘슬

실천가가 되기까지

로푸드(slow food) ’. 슬로푸드는 단순히 건강한 음식에 대한 욕구 뿐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local food)와 지역경제(local business) 등과 결합해,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대안 생

한국의 주디윅스를 꿈꾸는,

태계 운동의 성격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10년 사이에는 한국 에서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영미를 만나다 슬로푸드 실천가를 성북에서 만나다 북한산 자락을 타고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성북구 정릉천. 그 건 글 박혜원

강한 물줄기를 따라 가벼운 발걸음 옮기다 보면 한옥집과 시장이 하나의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는 정릉시장에 도달한다. 정릉시장

성북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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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교 건너 오른쪽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풍채 좋은 한옥카페를 발견하게 되는데, 카페 입구에는 지속가능 한 대안적 먹거리 ‘슬로푸드’의 상징인 달팽이가 먼 길 찾은 손님을 덤덤히 맞이한다. ‘슬로카페(slow cafe) 달팽이’, 이곳을 운영하는 최영미 대표는 2014년부터 꾸준히 슬로푸드에 대한 신념을 지켜오 고 있다. 한때는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잘 나가던 잡지사 편집장이 던 그녀가 평일에는 슬로카페를 운영하고, 주말에는 직접 허브농사 를 짓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그녀는 “저는 슬로푸드를 삶의 태도

기름진 고기패티가 꽉 찬 햄버거, 바삭바삭 고소고소 감자튀김, 그

로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슬로라이프를 실천하며 살고 있

리고 얼음 가득 시원한 콜라 한 잔까지 ‘캬~!’ 바쁜 현대인들이 쉽

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카페는 이런 저의 삶에서 얻은 것들을 소

고 빠르게 즐길 수 있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패스트푸드(fast

개하고 함께하자고 권유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지역 경제(lo-

food)’. 하지만 맛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패스트푸드는 가공육과

cal business)의 중요성을 소개하는 책 「뷰티풀 비즈니스(beautiful

밀가루 등의 식재료와 기름으로 튀기는 조리법 등을 이용하기 때문

business)(2014)」의 저자이자, 직접 지역에서 생산된 유기농 음식

에 건강한 삶과는 거리가 먼 음식이다. 패스트푸드와 밀가루 위주

을 판매하는 미국의 ‘화이트 독 카페(White Dog Cafe)’의 운영자인

의 식사는 각종 성인병과 변비, 소화불량 등 현대인들의 건강에 적

주디윅스(Judy Wicks)가 롤모델이라고 말하는 그녀를 만나, 그녀

신호를 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는 동안 건강한 삶을

의 삶과 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추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점차 전원에서 키운 싱싱한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자연식 요리가 각광받기 시작했는데, 패스트푸드와 반대되는 이른바 ‘슬로푸드(slow food)’가 그것이다.

재테크에 관심 많던 된장녀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잡지사 편집장이던 최영미 대표는 서 른살 때 ‘40대가 되면 치열한 서울생활을 접고 전원생활을 시작하

이탈리아 작은 마을의 식생활 잡지 편집자였던 카를로 페트리니

자’고 계획했다고 한다. 흙과 자연이 있는 전원생활. 어린 시절 농

(Carlo Petrini)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나는 생산물과 전통 요리법

부였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그녀에게는 바쁜 사회생활의 와중에


환하게 웃고 있는 슬로카페 달팽이 최영미 대표


고향의 모습이 더욱 그리웠을 것 같다. 하지만 당시 가지고 있던

가 눈길을 끌었다.

40대 귀촌의 달콤한 꿈은 치열한 30대를 지나오면서 어느 순간 잊

‘슬로카페 달팽이’에서 판매하는 차와 음식들은 모두 최 대표가 전

혀졌다고 한다. “전원생활에 대한 꿈을 잊어버릴 만큼 너무 바쁘게

국을 다니며 찾아낸 깨끗하고 건강하고 공정한 재료로, 최 대표가

살았던 거 같아요. 그때는 직장일도 바빴고, 돈이 모아지면 집 평

직접 재배 환경을 보고 먹어 본 재료들로 만들고 있다. 직접 만든

수를 늘리는 데만 관심이 많았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된장녀

과일청과 유기농 허브티, 꼬박 1년이 걸려 찾아낸 믿을 수 있는 커

같은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차가운 도시녀의 삶을 살던 그녀가

피인 PP커피를 슬로푸드에 대한 그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시골생활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당

가 농부 부모님께 어릴 때부터 배웠던 건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이

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밖에서 식사를 해

었어요. 다시 그런 삶을 살려고 하다 보니까 어릴 때의 배움 중에

결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건강이 너무 안 좋아졌어요. 회사 그만두

버릴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키우는 것부터 소비하는 것까지 책임

고 한 3개월 동안 병원에서 치료했는데도 전혀 나아지질 않더라고

지는 게 건강한 삶이고 슬로푸드라고 생각해요.” 더 이상 누가 키

요.” 병원에서도 건강 악화 원인을 찾을 수 없었던 그녀가 최후에

웠는지 모르는 마트의 가공식품들과 밀가루 음식은 먹지도 팔지도

선택한 것은 잊혀졌던 서른 살의 꿈, 슬로라이프였다.

않는다는 그녀는, 철저한 먹거리 선택 기준을 ‘슬로카페 달팽이’를 찾는 모든 손님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한다.

슬로푸드로 다시 찾은 건강한 삶, 함께 나누고파

최 대표의 슬로푸드 이야기를 직접 들으려면 그녀가 카페로 출근

회사를 그만두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그녀가 찾은 곳은 제주도

하는 주말즈음에 방문하길 권한다. 오랜만에 천천히 음미하며 오

였다. 이곳에서 그녀는 먹거리 선택의 철학인 ‘슬로푸드’에 관심을

랜 시간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가지기 시작했고 느린 삶을 실천해 나갔다. “3개월 동안 병원에 다 니면서도 고쳐지지 않던 병이 이때 몰라보게 좋아졌어요. 제가 직 장 그만둘 때만 해도 80kg이 넘을 정도로 뚱뚱했는데 슬로푸드 실 천 식단으로 바꾸고 나서 20kg 이상 빠지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까 자연스럽게 건강도 돌아오더라고요.” 그녀는 자신의 이런 경험

“제가 농부 부모님께 어릴 때부터 배웠던 건 자연을

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했고 공간 도 마련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2년 반을 살다가 현재는 전라남 도 장흥 유기농 단지 내 황토방에 일주일에 3~4일 머물고, 주말에 는 성북구 정릉시장에 있는 ‘슬로카페 달팽이’로 출근하는 그녀.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힘들이지 않고도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

이해하는 방법이었어요. 키우는 것부터 소비하는 것까지 책임지는 게 건강

다.”며 직접 재배한 허브를 띄운 차를 내밀었다.

한 삶이고 슬로푸드라고 좋은 먹거리, ‘슬로카페 달팽이’를 찾아 주세요 슬로카페 달팽이는 유기농 먹거리만 팔지 않는다. 건강한 문화도

생각해요.”

판다. 카페 벽면에는 우리끼리 마켓, 캔들 나이트에 대한 포스터가 붙어있다.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가와 지역주민을 만나 게 하고, 에너지 절약 운동과 같은 삶을 실천해 볼 수 있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날, 정릉 개울장과 함께 우리끼리 마켓을 진행하고

슬로카페 달팽이 주소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솔샘로 18길 84

있었다. 비록 비는 왔지만, 아담한 공간에 에코백, 소이캔들, 선인

전화 070-8881-0282

장 화분 등이 알록달록 존재감을 빛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끼

페이스북 www.facebook.com/slowcafedal

리 마켓이 열릴 때만 맛볼 수 있는 슬로카페 달팽이만의 식사메뉴

블로그 blog.naver.com/slowcafedal


카페 마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리끼리 마켓


성북잇슈

성북구 지역기금,

글 송선영

지역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성북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육아, 경

왜 필요할까?

제, 먹거리, 교육, 복지 등 당장 우리 앞에 보이는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때로는 마 을공동체의 이름으로, 때로는 협동조합의 이름으로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누리며 ‘함 께’ 살아가는 이들이 지금 우리 주변에 있다. 더 나아가, 성북구 내에는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경제에 가치를 담아 올바 름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회적기업도 있다. 2016년 4월 기준으로 성북구 내에는 29개의 사 회적기업이 있으며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을 포함해 96개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있 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성북구 차원에서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역 문제 함께 해결 위해 ‘공동기금’ 필요 하지만 지역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재원이 필요하다. 무엇보 다 사회적경제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작은 규모로 운영되기에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때때로 정부는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지원하기도 한 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회적경제기업이 정부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질적으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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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사회적경제기금(가칭) 조성을 위한 간담회


성북잇슈

전하기 위해선, 민간 혹은 지역에 뿌리를 둔 공동의 기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 을 얻고 있다. 즉, 지역 공동의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 더 나아가 성북구 내에 있는 풀 뿌리조직,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기업이 올바른 가치를 지니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 적인 재정적 기반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성북구 내에도 지역기금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성북구마을사회적 경제센터 주도로 성북사회적금융연구모임이 시작됐으며, 이후 지역기금조성 공동기획단

쉽게 말해,

회의와 간담회, 워크숍 등 여러 차례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지역기금 사업의 필요

지역기금은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사회적기업,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등이 참여

지역을 변화시

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기 위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으며, 올해에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한 ‘성북공동체기금기획단’이 지역기금 조성을 위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지역기금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키고 혁신하고 자 고민하는 단

지역기금, 어디에 쓰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지역기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사용될 수 있을까. 지역기금은 먼저, 사회적 경제기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사회적경제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경제적

체들의 지속적

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새로운 사업 계획을 추진해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이처럼 어려

인 활동을 보장

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에 긴급 운영 자금과 같은 재정 지원을 함으로써, 지역기

하는 역할을 할

지역기금은 지역을 변화시키고 혁신하고자 고민하는 단체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금이 성북구 내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쉽게 말해,

역할을 할 수 있다.

수 있다.

지역기금은 또 공공 영역의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에 사용될 수도 있다. 현재 성 북구 내에는 ▲공동체 활동가들의 이용 공간 ▲초등학생 대상 방과후 돌봄 문제 ▲중·고 등학생 대상 진로문제 등 청소년 문제 ▲ 독거 노인 문제 ▲저소득층 문제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기금은 지역아동센터 설립 준비 및 지원에 사용될 수도 있으며, 공동체 활동가들이 학교 밖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도움 을 줄 수도 있다.

지역기금,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현재 성북구 지역기금 조성을 위한 방식으로는 크라우드펀딩과 시민투자클럽을 결합한 방식이 힘을 얻고 있다. 단기적으로 지역 참여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과 시민투자클럽을 결합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를 유치해 지역기금을 조성하는 형태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소셜 네트워 크를 활용해 직접 자금을 모으는 활동을 의미한다. 펀딩 과정을 통해 지역기금 조성 사업 에 대한 지지도 및 참여도를 직접 확인하는 동시에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민투자클럽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시민투자클럽은 프랑스에서 1983년 처음 시작됐 다. 시민투자자들의 모임인 시갈(CIGALES)은 지역 내 연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예금 의 일부를 공동자금으로 지정해 5~20명의 사람들이 모여 투자하는 그룹이다. 시갈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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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기준으로, 약 1,80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회원들은 5년간 매월 1만원에서 65만원까 지 각각 저축을 한다. 이들은 이렇게 모은 자금을 사회적 가치가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 이에 대해 성북공동체기금기획단에 참여하고 있는 오마이컴퍼니 성진경 대표는 “크라우 드 펀딩은 소액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1인이 한 해에 5백만 원, 한 기업에 는 2백만 원을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조합이 결성되면 전문 투자자 가 되어 한도 없이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성북구 내 시급한 지역 문제 가운데 의제를 설정해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주민의 의사를 묻고,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일부 모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사회적경제기업 간 협업을 모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일부는 프로젝트의 필 요성에 공감하는 시민투자자들이 모인 투자 그룹을 통해 기금을 모을 수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기금 규모를 확대해 나가면서 동시에 안정성 있는 기금을 만드는 것 이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내가 사는 지역의 문제를 내가 직접 참여 하고 투자함으 로 인해 사회적 경제가 순환되

지역기금, 나와는 무관할까?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와 함께살이성북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한 달 간 성북구 내 마을공동체 활동가 및 사회적경제 종사자를 대상으로 성북지역 공동체 기금 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총 225명이 참여한 이 설문조사에 응답자의 84%(매 우 필요하다 42%·필요하다 42%)가 성북구의 지역 기금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고 응 답했다. 다소 아쉽게도 현재까지 성북구 지역주민들이 지역기금의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 하고 있는지 확인된 부분은 없다. 어쩌면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사회적경제, 지역기금, 공동체 등 이러한 생소한(?) 개념들이 당장 내가 맞닿아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다른 이들

고, 더 나아가

의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함께 '더불어 사

환되고, 더 나아가 함께 ‘더불어 사는 삶’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

는 삶'에 직접 기

하지만 내가 사는 이 지역의 문제를 내가 직접 참여하고 투자함으로 인해 사회적경제가 순

지 않을까. 이와 관련해 오마이컴퍼니 성진경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경제조직은 상대적으로

여할 수 있다는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기금이 필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은 필요성을 잘

것만으로도 의의

그는 “지역주민들이 우리 지역의 문제, 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풀기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을

모르고 있는 간극이 있다.”고 말했다.

활용하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라며 “더 나아가 이런 부분이 논의되고 활성화 될 수 있도

가 있지 않을까.

록 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성북잇슈

주민의 삶과 환경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 이야기

글 이선영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의 재구성-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 성북구의 한 동네, 장위동에는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있다. 뉴타운사업지역으로 선정 된 후 재개발 사업이 지체되자 주민들 간의 골은 깊어졌고, 뉴타운사업지역에서 해제된 후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뉴타운은 서울시 지역균형발전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하여 소규모 구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개발방식을 적정 규모의 생활권으로 묶어 종합적으로 도시미관 및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도시계획사업이다. 성북구의 대표적인 노 후불량 주택지역인 장위동은, 2005년 서울 최대 규모의 장위 뉴타운으로 지정되었으나 장 위12, 13구역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의 어려움이 발생했다. 2008년 추진위원회 설립과 2010년 추진위원회 승인 취소 후 일몰제(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듯이 법률이나 각 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에 따라 2014년 11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따라서 도시환경개선 및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도 시재생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마을공동체를 복원 하여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015년 3월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개관했다. ‘주민의 삶과 환경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장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에너지 재생에 앞장서는 자연친화 마을 - 친환경 선도 에코타운’, ‘지속가능한 정주환경 중심의 안 전한 문화 마을 - 생활권 중심 컬처타운’, ‘남녀노소 소통하여 함께 만드는 공동체 마을 -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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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장위마을 농부 학교 수료식


성북잇슈

민 주도 커뮤니티타운’. 이 삼박자가 어우러진 주민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마을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곳이 바로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다.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는 개관 이후, 도시 재생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주민설문조사, 주민협의체 위크숍, 마을 둘러보기 등을 진행해 왔다.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수립 시 주민들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센터 직원들이 주민들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재생사업에 관해 자세히 설명 해 주었고, 주민협의체를 모집하여 총 8회차에 걸친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냉랭 한 분위기 속에 참여를 하지 않던 주민들도 센터의 노력이 마을 이곳저곳에 닿으면서 점차 참여자 수도 늘고, 안정화 되어 갔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서 참석하지 못해 도시재생사업이 무엇인지, 센터가 하는 일은 무엇인 지 들어보지도 못하고, 의견조차 낼 수 없었던 주민이 있었다. 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주 민설명회’를 개최했다. 3인 이상의 주민들이 모여 언제, 어느 곳에서 설명을 요청하면 직 원들이 찾아가 도시재생의 개념부터 그동안 추진해 왔던 일들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리고, 주민들이 낸 의견들을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2회에 걸친 홍보부스 운영, 도시 재생 공감 대토론회 개최 등 도시 재생에 관한 주민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다방면으로 활 동하고 있다.

우리 이웃집-장위동 주민 사랑방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는 지난 2015년 주민 모임을 더욱 활성화하고자 장곡시장 어귀에 주민사랑방 역할을 하는 ‘우리 이웃집을’ 개소하여 집수리 지원 상담,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이웃집 달인, 이웃집 영화관 운영) 등 마을주민의 쉼터 역할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주민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전년도에 이어 우리 이웃집 2호점이 4월 중 개소하였다. 우리 이웃집 2호점은 지역관리회사(Community Regeneration Corporation;CRC) 준비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지역관리회사는 말 그대로 지역을 관리하는 회사를 뜻한다. 도 시재생사업이 끝난 후에도 지속 가능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 돌봄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서 비스 제공, 지역 내 집수리업체와 함께 저층 주거지의 다양한 주택 유형을 지키기 위한 집 수리 지원단 만들기 등 주민이 공동 운영하는 지역관리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 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 주민 주도의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뉴타운이 해제된 지금, 13구역은 신축 빌라가 한창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도 장위 도시재 생지원센터의 노력이 녹아들어 있다. 성북구의 대표적인 노후불량 주택밀집지역인 장위 동이 재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여있는 동안, 건물들은 더 낡고 보수조차 힘들게 된 집들이 많았다. ‘에너지 재생에 앞장서는 자연친화 마을 - 친환경 선도 에코타운’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건물을 신축할 때 건축물에 친환경적인 요소들이 자연스레 녹아들게끔 성북구 도시재생 디자인과와 장위 도시재생센터장인 김자영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 가이드라 인을 세웠다. “10년 동안 뉴타운으로 묶여 있었잖아요. 신축 빌라를 지을 때 나무가 도로 밖으로 나와 야 한다던가, 내부 벽은 단열재를 보강하여 열 손실을 줄이고 생활비를 절감하게 하여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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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지 소비를 줄여 친환경적인 삶을 살게 하는 등 여러가지 까다로운 가이드라인이 많았 지만, 오랜 시간 동안 건축 허가가 나지 않다 보니 건물주나 건축주께서 많은 것들을 수용 하게 된 거죠.” 13구역 장위재생지역에 새로 지어진 빌라들을 보면 김자영 센터장의 말처럼 다른 빌라에 서는 잘 보이지 않거나 응달에 조그맣게 있던 나무나 화단이 눈에 띄게 건물과 잘 어우러 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옥상에는 태양광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에너지를 효율적으 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빗물탱크도 의무적으로 설치하여 빗물을 모아 공공수로 활 용 가능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이 밖에도 빌라 외관에 컬러 파레트를 지정하여 그 범위 안

우리 이웃집 2호점에서의 아이들

에서만 색상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친환경적인 건축물을 세울 뿐 아니라 도시 미관상 으로도 조화를 이루게끔 신경을 썼다.

장위1동 녹색장터에서 장위 도시재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주민 주도 커뮤니티타운-소통하여 함께 만드는 공동체 마을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라는 이름만 듣고서 어떤 일을 하는지 짐작이 어렵다. 어떤 일들 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센터장은 답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과의 소통이죠. 주민들이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그걸 최대한 반영하고. 그게 우리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하는 일입니다.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가장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도시재생 사업은 말 그대로 도시를 다시 살리는 사업이다. 기존의 도시재정비 사업처럼 싹 밀고 갈아엎고 다시 세우는 건축이 아닌, 살고 있는 지역 주민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자 생적이고 지속이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사업이든 도시재생 사업이든, 사업의 주체는 그곳에 살고 있는 주 민이다. 뉴타운·도시정비 사업이 실패한 이유는, 주민이 배제된 채 법이 보장해 주었거나 혹은 그럴 듯한 이름의 각종 투기꾼들에 의해 사업이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주민의 목소리 가 반영되지 않고, 공무원, 정치인 등 소위 전문가들에 의해 탁상에서 만들어진 정책은 실 패하기 쉽다. 그것이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사업 실패가 주는 교훈이다. 장위 도시재생센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

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민이 주도하고 서로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주소 서울시 성북구 장위로21다길 53-6

마을이야말로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주민의 마을이기 때문이다. 사무실 책상 위에서

전화 02-912-9102

말로만 하는 재생이 아닌 발로 뛰는 장위 도시재생지원센터, 그리고 그 노력에 믿음으로 답

블로그 blog.naver.com/jangwiur

하고 같이 뛰는 장위동 주민이 있기에 장위 도시재생지역의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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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동에 ‘북적북적’ 주민이 모였다! 테마가 있는 동선나누장

글 김경주 함미라

올해 3월, 성북구 동선동주민센터에서는 주민의 주도로 시작한 동선나누장이 처음으로 열 렸다. 주최를 맡고 있는 동선동 마을활력소 활력단(동동마당 반짝단)은 매달 새로운 테마 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에게 보다 많은 참여와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데 한몫을 하 고 있다.

동선동에 반짝단이 떴다! 동동마당(동선동 동네마당의 줄임) 반짝단이 시작한 동선나누장은 6월에 벌써 4회를 맞이 했다. 반짝단의 발 빠른 움직임에 놀람과 칭찬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반짝단원들은 더 분 발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선동 마을활력소 활력단(동동마당 반짝단)은 성북구에 유일하게 있는 주민자치조직이 다. 2016년 1월에 개소식과 협약식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리고 시작하였다. 반짝단은 일반 주민들이 모여 주민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마을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또한 마을 발전과 마을 활성화를 위한 기획과 운영을 위해 재능 기부와 자원 봉사로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반짝단은 동선나누장을 통해 숨은 자원 모으기, 문화 공연 및 각종 체험 강의, 주민들과 함 께하는 체험활동, 자원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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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月, 주민이 앞장서 시작한 아나바다 장터 지난 3월 26일 토요일, 첫 번째 열린 동선나누장은 아나바다 장터로 주민이 하나가 되는 장 터였다. 반짝단의 열렬한 홍보를 통해 많은 주민들이 참가하였다. 한 주민은 “이런 장터가 동네에서 열린다니 정말 좋은 기회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참여를 할 수 있어서 살아있는 경제교육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말도 덧붙였다. 접수된 품목들은 대부분 집에서 쓰지 않는 중고 생활용품들과 장난감, 도서, 의류, 신발, 가방 등이었다. 판매 후 남은 품목들은 자율적인 기부를 통해 지역복지단체에 기탁했다. 이날 반짝단은 기부 받은 티셔츠와 수세미를 판매하였다. 강원도에서 직접 공수해 온 지역 특산품인 쥐포와 황태포는 시식도 겸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인절미 체험부스에 서는 아이들이 찹쌀밥을 직접 떡메로 쳐서 인절미를 만드는 체험을 하였다. 떡을 쳐서 콩 고물을 묻혀 할머니 입에 직접 넣어 주는 정겨운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장난감을 많이 가지고 나와서 판매하는 한 주민은 “아이가 직접 자기의 장난감을 가격까지 흥정하며 파는 모습을 보니, 나누장에 참여하기를 정말 잘했다.”며 흡족해 했다. 동선나누장을 찾은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아나바다 장터를 통해 공유와 나눔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행사를 격려했다. 또한 주민이 직접 나서서 주민의 힘으 로 나누장을 시작한 것도 의미가 깊지만, 이를 매달 정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반짝단 이지민 대표의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선동에서 새로 시작한 동선나누장에 대해 주민들은 다음번 장터에도 참여하겠다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영임 동선동장 은 반짝단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가운데, 동선동주민센터 주차장을 비워주고 주민센터 1층 공간을 내어 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탰다. 주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반짝단은 더 욱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4月, 색동옷을 갈아 입었네 4월 23일 토요일, 두 번째 동선나누장을 열었다. 이번 동선나누장은 미아리고개 고가 하 부에 위치한 지역재생 공공예술 프로젝트인 <미인도>와 협업을 통해 더 큰 마을행사로 진행했다. 동선동주민센터 앞 통행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녹색 인조잔디를 깔아 공연장과 아이들 놀 이터를 마련했다. 반짝단원의 재능 기부로 설치된 판매대 지붕은, 색색의 천으로 화려하게 장식하여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에 연속으로 참여한 주민은 “판매대도 지난번보다 편리하고 예뻐 져서 물건이 더 빛을 발한다. 판매가 더 잘 되는 느낌이 든다.”며 더욱 뜨거운 반응을 보 였다. 화려한 장터 속 지글지글 부침개 부치는 소리와 매콤한 떡볶이 냄새가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였다. 역시 장터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가 이번 장터에 한자리를 잡았 다. 메뉴는 야채전과 떡볶이, 쿠폰제를 실시하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반짝단은 바 삐 움직이며 끊임없이 북적이는 손님맞이에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한쪽에선 페이스페인 팅 체험이 이루어졌다. 아이들은 자기가 마음에 드는 그림을 선택하여 원하는 곳에 페인 팅을 하며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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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단 이지민 대표는 “주민이 함께하는 행사는 주민이 만족해야 한다는 반짝단의 생각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며 앞으로 더 분발해야겠다고 말했다. “반짝단원들과 함께 더 힘을 모아 풍성한 나누장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내비추었다.

"주민이 함께하 는 행사는 주민 이 만족해야 한 다는 반짝단의 5月, 차 없는 거리 공유한마당과 동선나누장

생각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 갔다."

5월 21일 동선나누장은 동선동에서 주최하는 차 없는 거리 공유한마당과 같이 진행했다. 장소는 성신여대 앞 사거리에서 돈암성당을 잇는 일방통행로였다. 중앙에는 공연마당이 마련되어 있어 시간별로 댄스와 마술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공연이 이루어졌다. 다양한 체 험부스와 여러 기관의 홍보부스도 펼쳐진 가운데 나누장이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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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이른 더위에도 불구하고 공연과 나누장에 참여한 청소년, 데이트를 즐기는 커 플, 엄마 손을 잡고 구경 온 꼬마,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장 구경을 나온 상인까지 다양한 계층들이 나누장 곳곳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불어넣었다.

5월의 이른 더위도 이겨낸 활기 넘치는 주 민들의 동선나 누장이었다.

갑작스러운 더위에도 지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자전거 페달을 돌려야 만 먹을 수 있는 솜사탕! 아이들은 열심히 페달을 돌려 만들어 먹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 다. 반짝단이 선보인 예쁜 그림의 틀에 적당량의 물감을 찍어서 그려야만 나오는 스텐실 손수건 체험부스에 참여자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천연화장품 만들기, 부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부스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었다. 6월 나누장에서는 더 많은 체험행사를 선보 일 것이라고 반짝단원들은 말했다. 5월의 이른 더위도 이겨낸 활기 넘치는 주민들의 동선 나누장이었다.

6月, 새로운 문화 체험현장! 6월 25일은 체험이 있는 나누장으로 진행되었다. 동선동주민센터 밖에서는 아나바다 장 터와 프리마켓, 실내에서는 다양한 체험위주로 운영했다. 체험은 도자기와 스텐실, 창의 과학 만들기 등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28일에 있었던 마을계획단 총회 및 반짝단이 운영 하는 여름 특강 프로그램 홍보도 동시에 진행했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열리는 동선나누장을 찾는 동네 주민과 장터판매자들은 늘어나고 있다. 행정적 주도가 아닌 주민자체 행사의 하나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앞으로 도 동동마당 반짝단은 새로운 테마가 있는 나누장으로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것 이다. 오는 7월과 8월에는 폭염과 휴가로 인하여 야외 나누장은 잠시 쉴 예정이다. 대신 주민센터 실내에서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9月, 휴가를 다녀온 생기발랄한 나누장을 기대한다. 9월에도 동선동주민센터로 모두 GO~GO~~!

동선동 마을활력소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로26길 27 동선동 주민센터 2층 전화 02-2241-5080


엄마들의 수다

옥시 사태

글 송선영

266명.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숨진 이들의 숫자다. 이뿐 아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이후……. 엄마들은 어떻게 변했나?

1,848명이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봤다는 신고(또는 조사)가 접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 다. 독성물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도 ‘아이에게도 안심’ 문구를 써 온 옥시, 컴퓨터기기 세 척제용으로 수입한 독성물질을 인터넷을 보고 졸속으로 만든 세퓨 제조업자. 그리고 11년 전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 경고를 무시했던 환경부까지. 이 때문에 어떤 아빠는 태어난 지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소중한 아이를 잃었고, 어떤 남편은 어여뻤던 아내를 잃어버렸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소중했던 부모를 떠나보냈다. 그래서일까. 요즘 화학물질(chemicals)이 들어간 제품을 거부하고 대체 제품을 직접 만 들어 사용하는 노케미(No-chemi) 족이 생겼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분노를 넘어 직접 대안을 찾아 나선 적극적인 행보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화학물질에 대한 관심 이 많아졌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쉽지 않다. 치약, 샴 푸, 세제, 비누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 속에도 다수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북구에 살며 성북마을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4명의 엄마들이 기존 에 흔히 사용하던 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 대신 생협에서 만든 대안생활제를 사용하는 ‘실험’에 직접 나섰다. 정우연·이선영 님은 청소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화학물질 포함 제품 대신 생협이 만든 다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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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이선영 님

“애기들 키우는 집은 감기 걸리 면 무조건 가습 기를 틀어야 한 다고 교육 받지 않나.”

적 세정제를 사용했으며, 천진희·최정운 님은 섬유 탈취제로 많이 사용하는 P&G의 페브 리즈 대신 생협의 섬유탈취제를 사용했다. 그 후, 4명의 엄마들은 지난 6월 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있는 한 카페에 모여 ‘엄마들의 수다’를 진행했다. 먼저, 이날 모인 엄마들 가운데는 옥시에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직접 사용한 엄마도 있었 다. 정우연 님은 “아찔하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우연 “94년도에 큰아이가 태어났는데 당시 가물어서 서울에 단수가 시작됐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사이에 열병이 돌기 시작했고 천식, 아토피 등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프다 보니 당시 여유 있는 집은 옥시에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애 기들 키우는 집은 감기 걸리면 무조건 가습기를 틀어야 한다고 교육 받지 않나. 당시 제일 좋은 게 옥시 제품이었다. 옥시가 3천 원이었다면 다른 회사에서 만든 제품은 천 원밖에 하지 않았다. 우리집도 가습기 살균제를 많이 썼다. 아무 의심 없이. 대기업에서 만 들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고, 그들도 안전하다고 했으니까. 가습기를 써 보면 알겠지만 물 때가 안 빠지지 않나. 그래서 당시에는 가습기 살균제가 획기적이었다. 최근 그 사건을 접하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우리는 가습기를 켜 놓고 도 항상 창문을 열고 잤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했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우리 아 이가 계절성 아토피가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더 악화되었나 싶기도 하다. 당시 가 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많이 사용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엄마들의 수다

성북마을기자단 정우연 님

“씻고 입고 바르 는 것들을 손수 만들기 시작했 다. 그 이후에는 정말 많이 좋아 졌다.” 이날 모인 4명의 엄마 가운데 이선영 님은 다른 이들과 사뭇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시중에 팔고 있는 일체의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12년 째 치약, 샴푸, 세제 등 모든 제품들을 손수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자연주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이런 삶을 택할 수밖에 없 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선영 “아이의 아토피가 얼마나 심했냐면 병원에서 심한 아토피 사례 사진에 나오는 그 런 환자와 비슷할 정도로 심했다. 아토피 때문에 먹는 것부터 먼저 고쳐야겠다고 생각했 다. 그런데 평소에도 항상 음식을 만들어 주고, 부모님들이 손수 농사 지으신 농산물을 먹 이는 데도 낫지 않았다. 그래서 문제가 다른 데 있구나 싶었고, 씻고 입고 바르는 것들을 손수 만들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보면서 옥시 제품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느꼈고, 단지 이 사태 때문에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불거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생활에서 생활 화학제품은 세제뿐 아니라 먹는 것에도 많이 들어있다. 또 본인이 사용하는 치약, 샴푸 등 도 성분을 확인하지 않고 사용하는 게 실상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겪으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화학제품 대신 친환경제품으로 눈을 돌 리는 사람들도 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생협에서 만든 섬유 탈취제와 다목적 세정제 등 친환경 제품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던 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과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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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최정운 님

“생협 탈취제의 경 우 무해하다는 느 낌을 받아 좋았다. 냄새가 덜 가시더 라도 아이가 있으 니까 낫지 않을까 먼저, 생협에서 만든 섬유 탈취제를 쓴 엄마들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천진희 “운동화에 뿌려봤다. 한쪽은 페브리즈를 뿌리고, 다른 한쪽에는 생협에서 만든 섬 유 탈취제를 뿌렸다. 하루가 지나고 냄새를 다시 맡아봤는데 페브리즈를 뿌린 쪽에는 운 동화 냄새가 나지 않고 페브리즈 특유의 향이 나더라. 하지만 생협 섬유탈취제는 발 냄새 가 남아있었다. 사용법대로 흠뻑 적실 정도로 뿌렸는데 크게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페브 리즈와는 달리, 용기 안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훤히 보이고 무색이라는 점이 좋았다.” 최정운 “나 역시도 페브리즈, 이마트 퍼퓸 탈취제, 그리고 생협 섬유 탈취제를 각각 운동 화, 이불, 겉옷에도 뿌려봤다. 페브리즈와 퍼퓸 탈취제는 소량만 뿌려도 퍼퓸 냄새가 강했 고 탈취가 잘 되는 느낌이 있었다. 생협 탈취제의 경우, 냄새가 없어져야 하는데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좀 아쉬웠다. 하지만 생협 탈취제의 경우 무해하다는 느낌을 받아 좋았 다. 냄새가 덜 가시더라도 아이가 있으니까 낫지 않을까 싶었다.” 다목적 세정제를 사용했던 엄마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선영 “생협 제품에는 다른 일반제품에 비해 적긴 했지만 들어가지 않아도 될 성분이 두 세 가지 정도 들어 있었다. 내가 만든 세제, 그리고 생협의 다목적 세정제를 똑같이 오염 된 부분에 뿌려봤다. 생협 세정제는 세정이 잘 되지 않았고 냄새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싶었다.”


엄마들의 수다

성북마을기자단 송선영 님

“전 성분이 표시 돼 있어 뭐가 들 어갔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소비자 들에게 기회를 줬다는 점을 장

다른 일반제품과는 달리 화학성분이 덜 들어가 있고, 전 성분이 표시돼 있어 뭐가 들어갔

점으로 꼽고 싶

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기회를 줬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싶다.”

다.”

정우연 “생협의 다목적 세정제를 화장실 타일과 곰팡이가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뿌렸다. 제품 설명서에는 30초 뒤에 물로 닦으라고 돼 있었는데, 그걸 못 믿겠어서 30분을 그냥 뒀 다. 그런데 잘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지우고 싶은 부분에 흠뻑 뿌린 뒤 하 루가 지나고 봤는데, 여전히 그대로 (곰팡이가) 있더라. 기존 내가 쓰던 제품은 거품이 나 던 세정제였는데 이 제품은 닦으면 뽀득뽀득 때가 잘 닦였다. 하지만 생협의 다목적 세정 제는 때는 지워지지 않았지만 독하지 않았고 락스의 느낌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환경 에 덜 무리가 간다는 점에서)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세정제의 느낌이었다.” 이처럼 생협의 친환경 세제를 사용한 4명의 엄마들 모두 “제품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 다.”고 한 목소리로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다소 기능이 떨어지긴 해도 강한 향과 강한 세정력을 보이는 기존 화학제품과는 달리 전성분이 표시되어 있고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 에서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을 꼽기도 했다. 더 나아가 엄마들은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고, 쓰 는 제품의 성분 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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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님

“옥시 사태로 환 경에 대한 생각 을 다시 하게 되 었다.”

먼저 정우연 님은 (앞에 있는 무지개 색깔의 조각 케이크를 바라보며) “옛날 같으면 ‘색깔 예쁘다.’로 끝났을 건데 지금은 ‘진짜 먹어도 되나?’하는 의심병이 생겼다.”며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들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고, 옥시 사태가 이런 부분을 더 깊게 생각하 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천진희 님은 “아기를 키울 때 (친환경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잠시 잊어버렸다가 옥시 사태로 환경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정운 님은 그동안 먹는 것에만 신경을 썼을 뿐 흔히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거의 생 각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세제는 잘 닦이는 걸 좋아했고 상쾌한 냄새를 좋아했다. 청소용 물티슈 가운데서도 깨끗하게 닦이는 것을 좋아했지만 (요즘 들어) 내 몸에 점점 가려운 게 생기고 아이의 손 에 무언가가 올라오고 가라앉지 않는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관심을 가지려고 하 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번 사태가 (제품 등에도) 관심을 갖고 성분 에 대해 알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선영 님은 “그럴 줄 알았다.”는 한마디를 던졌다. 옥시와 같은 회사들이 독 한 화학물질을 포함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언젠가는 이같은 사태가 벌어 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었다는 의미에서다.


엄마들의 수다

그는 “아이 때문에 제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게 되었는데 ‘엄마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굳이 독한 세제, 락스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겠구나’를 경험으로 알 게 되었다.”고 말했다. 모든 제품을 친환경으로 만들어 쓰면서 아이의 아토피는 눈에 띄 게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또 “화학제품을 안 쓸 수는 없기 때문에 대신 줄여서 쓰라고 말하고 싶다.”며 “직접 제 품을 만드는 것이 조금 번거로워 그렇지 힘들지 않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물건을 만들고 팔면서도 소비자들의 건강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이윤’을 택 했던 양심 없는 기업들. 이들 때문에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겪으며, 엄마들은 스스 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는 걸 몸소 깨닫게 됐다. 더불어 이를 계기로 비록 늦었지 만 건강하고 안전한 것들을 찾아 나서는 대안(代案)을 향한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시작되 고 있다. 모든 것을 빨리 해결하려고 하는 요즘 시대에 대안을 추구한다는 건 어쩌면 무모 한 도전같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삶 가운데서 조금 불편하고 늦되더라도 올바른 가치 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것 하나만으로도 그 삶은 이미 충분히 값지고 의미 있는 삶 이 아닐까.

엄마들이 모여 대안생활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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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때문에 제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게 되

었는데 ‘엄마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굳이 독한

세제, 락스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겠구나’를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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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편집위원 성북마을기자단

2016.7

<마을사회적경제분야>

김보라, 박혜원, 송선영, 이선영, 정우연, 최정운, 천진희 발행처

<찾아가는동마을복지분야>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김경주, 함미라 강민정

주소 (02803) 서울시 성북구 종암로25길 29 3층

편집디자인 전종원

홈페이지 www.sbnet.or.kr

교정교열 최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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