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복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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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한복으로 이어지는 근대와 미래 한국 고유 의복인 한복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한 <2011 한복페스티벌> 행사 내 용을 정리해 도록으로 펴냄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그동안 다양한 전시와 기획을 통해 전통과 현 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특히 <2011 한복페스티벌>에서는 전 통과 신문물이 공존하고 새로운 문화가 태동하던 근대를 ‘한복’이라는 키워드 로 살펴봄으로써 근대와 현대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고, 이를 확장해 다음 세대 에 전할 오늘의 유산을 찾고자 했습니다. 또한 이 행사는 ‘구 서울역’이라는 근 대 건축물을 배경으로 함으로써 그 뜻과 의미가 한층 깊어졌습니다. 근대의 한복은 신문물의 유입과 파격적인 시대 감각이 더해지면서 한복이 진 화한 과정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여성이라는 근대의 상징을 따라가 며 근대를 새롭게 인식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신진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복을 재해석함으로써, 근대 모던걸과 모던보이를 재현하는 동시에 그들이 품고 있 던 가능성을 꽃피우고자 했습니다. <2011 한복페스티벌>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배우는 소통의 장이자, 상상력의 작은 씨앗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씨앗들은 다음 세대에 전할, 전통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꽃피울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복과 전통문화, 그리고 디자인과 공 예에 대한 여러분의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리며, <2011 한복페스티 벌>에 참여하고 성공적인 개최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국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최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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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의 MUST HAVE ITEM 2011년 10월 21일(금)~30일(일), <문화역서울 284> 2층 다목적홀
개화의 바람은 학교에서 시작했다. 서양 교육을 받은 신여성들은 전 통 가치관과 마찰을 빚었지만, 동시에 일반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주 며 새롭고 모던한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시하는 근대화의 상징으로 떠 올랐다. 신여성들은 한복 차림에도 서양 장신구를 착용하는 등 전통 과 새로운 양식을 자연스럽게 혼용하면서 근대 패션에 혁명적인 변 화를 이끌었다. 1920년대에 이르면 단발머리에 흰 저고리와 짧은 치 마를 입고, 양산과 핸드백을 들고, 하이힐을 신은 모습은 신여성의 상 징으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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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납풀납풀할 때에는 읏전지 귀염성 잇서 보히고 더 애 뙤고 젊어 보히고 가무수룸한 머리가 듀 뺨을 가리울 때는 혹 시 광대뼈 나온 이는 그것도 가려지고 그럿치 안은 이도 검은 것과 흰 것이 대조로도 그러커니와 얼굴 긔리를 중간을 타서 머리를 잘너 내려띄리면 엽흐로 보기에도 그러커니와 압흘 보 기에도 얼골에 모든 구조라든지 잘 정돈된 것 갓고 또는 뒤로 보기에도 깡동 자른 머리 아래로 갸름한 목이 흘너내려간 것 은 누구나 볼 때에 신션한 늣김을 줌니다.” ─ 안석주, <단발을 햇스면>, 《신여성》 192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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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신여성의 상징, 단발머리
여성들의 근대화는 머리를 자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신여성을 ‘모단(毛 短)걸’ 혹은 ‘모던(modern)걸’이라 부를 정도로 단발머리는 여성들에게 새로 운 문명을 받아들이고 근대적 자아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1920년대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이들에 의해 시작된 단발은 전통사회에서 비교적 자유 로운 신분이었던 기생이나 여배우들이 제일 빠르게 수용했고, 부녀자들 또한 자발적으로 가세하면서, 1930년대 후반까지 신여성들 사이에서 하나의 개혁 처럼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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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만남, 교복 2011년 10월 21일(금)~30일(일), <문화역서울 284> 2층 다목적홀
대다수 사람들의 양장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을 때 제일 먼저 서양과 조선의 복식을 융합하기 시작했던 곳은 여학교였다. 서양식 교육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적절한 기회를 제공했고, 전통적으로 교육을 중 시했던 조선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먼저 입기 시작했다는 점은 한 복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용성과 활동성을 강조한 여학교 교복에서부터 한복의 단점을 보완한 개량 한복과 서양 스타일이 등장했고, 그것이 일반에 전해지면서 한복의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졌다. 1907년 일본 유학생 최활란이 짧은 검 정 통치마를 입고 귀국한 이래로 여학생들이 점차 흰 저고리와 진한 색 짧은 치마를 입기 시작했고, 이것은 1920년대가 되면서 여학생, 즉 신여성을 규정하는 하나의 코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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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동덕여자중고등학교 (구 동덕여자의숙) 한복 교복에 더해진 양장의 디테일 동덕여자중고등학교은 1908년 춘강 조동식이 설립한 동원여자의숙에서 출발 했다. ✽ 동덕여자중고등학교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립 초기의 교복을 보관하고 있으며, 초기 교복을 보면 하복은 광목 소재의 흰색 저고리와 검정 치 마, 동복은 검정 저고리에 검정 치마 차림이었다. ✽ 동덕의 초기 교복에서 가 장 눈여겨볼 점은 한복이되 양장의 요소를 취했다는 점이다. 하복의 경우 블라 우스에서 모티브를 얻어 긴 고름을 없애고 간편한 매듭으로 여밈을 했고, 동복 은 치마 밑단에 물결무늬를 덧대 장식성을 더한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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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대문 앞에서 2. 체육시간 3. 동덕여고 교복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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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한복디자이너 선정(2008) |‘韓,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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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근대 한복의 화려한 재탄생 2011년 10월 21일(금) 오후 5시, <문화역서울 284> 중앙홀
김영진 | 차이 아르떼 대표 | 전 루이비통 RTW 팀장 | 보그코리아 ‘5인 한복디자이너’ 선정(2008) | ‘韓,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를 만 나다’ 전시 출품(2011) 김진선 | 프리랜서 디자이너 | 한스타일 패 션쇼(2007) | 37 ─ 졸업패션쇼(2009) | 동양과 서양의 만남 류정 민 | (사)한국궁중복식연구원 소속 | 세계의상페스티벌 한복패션쇼 (2007) | 경기국제관광박람회 패션쇼(2007) | (사)한국궁중복식연 구원 30주년 기념 패션쇼(2008) 박선옥 | 한복예술 여백 대표 | 서 울시 무형문화재 박광훈(예명:박선영) 사사 | 국악, 클래식 등 각종 공연 및 TV, 영화, 광고 의상 디자인 | 제시카 고메즈 등 유명 연예인 및 모델 화보 진행 에스더리 | 에스더리 한복 대표 | 제7회 국회동심 한마당 전통의상 패션쇼(2011) | 장학기금 마련 패션쇼 ─ 승국문 화재단, 여성CEO협회주관(2006) | 홍콩 월드부티크 패션쇼(2003) 조진우 | 한국의상 백옥수 이사 | KBS 아트비전 의상실 근무 | 한복 사랑페스티벌 조연출(2008) | 포멀협회 G20 First Ladies Gala 패션 쇼 참가(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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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디자이너 김영진 신여성들이 꿈꾼 벨 에포크 La belle époque
김영진 | 차이 아르떼 대표 | 루이비통 RTW 팀장 역임 | 보그코리아 5인 한복디자이너 선정(2008) |‘韓, 스와로브스 키 엘리먼츠를 만나다’ 전시 출품(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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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와 함께한 근대는 이 땅의 백성들에게 결코 행복하거나 화려했던 시절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두운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평화롭고 풍요로웠던 시절을 그리워하 고, 아름답고 낭만적인 한 때를 추억하며 희망을 세운다. 엽서로 남은 1930년대 기녀 의 사진을 보며, 그 시절 신여성들의 마음을 짐작해 보았다. 시절은 하 수상하지만, 어 느 때고 계절은 바뀌고, 꽃은 피고, 또 누군가는 사랑을 했을 것이다. 근대 한복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되 밝고 강렬한 색감을 강조함으로써, 흰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의 신여 성이 아닌,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절의 그녀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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