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찾아온 해외봉사의 계절, 앞으로의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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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의 시즌이 다가왔다. 금년 겨울에도 많은 청소년, 대학생들이 배낭여행, 국제교류, 단기선교, 해외봉사 등을 위해 해외로 출국할 것이다. 해외로 가는 것은 단순히 젊은이들만의 현상은 아니어서,

우리나라가 한해 출국자 수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미 10년 전의 일이다. 지난 금융위기 때도 1,000만 명 선을 지켰고, 지금은 1,500만 명 시대로 가고 있다.

현지에 어떤 형태든지 기여를 하려는 ‘해외자원봉사자’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활동이 명분 있는 활동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여행이 현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하다고 본다.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우리가 우리 자신의 활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짐작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불행하게도 여기에는 신뢰할만한 통계가 거의 없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2007년 기준으로 교회에서 보내는 단기 선교 팀을 제외하고 기업, 대학, NGO등에서 보내는 단기해외봉사팀이 1년에 약 1만 명 정도일 것이라고

추산한 적은 있다. 몇 명이 나가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영향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객관적인 논의를 힘들게 만든다. 데이터도 없고 아무도 조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 활동의 결과에 관심이 없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단기해외봉사단만 본다면, 지난 10년간 최소 10만명 이상의 청소년, 대학생들이 ‘해외봉사’라는 명목으로 우리보다 가난하다는 나라들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이들이 쓴 돈은 1,000억원 이상으로 본다. 이 정도면 거대 규모의 봉사프로젝트라 할 만한데, 그 결과 봉사를 당한(?) 가난한 나라의 상황들은 바뀌었을까?

확실한 것은, 한국 쪽에서는 정부, 기업, 대학, NGO 할 것 없이 해외자원봉사가 붐이 되었고,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은 갔다 와야 하는 과정처럼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반면 실제 현지에서의 봉사효과는?

‘글쎄다’. 이와 관련된 조사도 찾기 힘들다.


- 여러 해외봉사단이 환경 관련 자원봉사를 하지만, 사막화 대응

나무심기나 적정기술의 현지적용 등의 특정목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활동내용은 환경캠페인이나 환경교육 등 현지에 환경에 관한 선진의 의식을 심어준다는데 맞춰져 있곤 하다. 그런데, 봉사단의 활동이 아무리 훌륭하다해도 봉사단이 일으키는 환경상의 부정적 영향들(탄소배출, 현지 쓰레기 발생 등)을 그대로 안고 있다면 현지인들 입장에서는 한국인들이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셈이다.


위 질문에 대한 통계도 찾을 수는 없었다. 우리나라의 연간 해외 여행객이 매년 인구 40~50만 도시 하나의 연간 쓰레기량

정도는 가뿐히 만들어서 해외 현지에다 버리고 들어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정밀한 통계가 아니더라도 20~30명의 해외봉사단이 현지에서 버리는 생수병, 물티슈, 물품포장용지 등의 쓰레기에서부터,

현지인들보다 더 많이 쓰는 물, 에너지 등을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누가 따져만 들어도 우리가 위선적이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된다.


- 몽골에서 국제개발사업 할 때의 경험을 단편적으로 정리하면,

한국에서 대학생들이 한국에서 대부분의 봉사활동물품을 구입한 다음, 한국 국적기를 타고 몽골에 와서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이용하여,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숙박하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필요한 것을 구하는 등 우리 돈이 지역 경제와 만나는 지점에 대한 고민을 크게 하지 않는다. 20~30명 규모의 1주일 짜리 단기 해외봉사단을 보내기 위해서는 총비용은 2~3천만원 이상이 들기 마련인데,


그 돈 중 비행기 값 주고, 현지에 가서 우리 봉사단 먹고, 자고,

노는데 쓰고, 그나마 봉사물품들도 대부분 한국에서 사가지고 가면 순수하게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돈은 미미하게 된다. ‘관광학’에서는 관광객이 현지에서 쓰는 돈이 해외로 유출되는

비율을 ‘누수율’이라 한다는데, 우리 봉사단들의 누수율은 일반 관광객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다른 여지를 찾기는 힘든 것 같다. 불행하게도 뿌린 만큼 거둔다고 현재 제주도에서 중국관광객들이 하는 방식과 이와 같다고 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공정여행’, ‘착한여행’, ‘책임여행’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대안적인 여행은 없을까?’

라는 고민과 실천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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