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성실]기회를 주는 나눔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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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교육을 이야기할 때 주인이 말에게 물을 먹이는

상황을 많이 이용합니다. 말에게 물을 어떻게 먹이느냐에 따라 비교육적인 것과 교육적인 것을 구분합니다. 말을 물가로 데리고 가서 먹여주는 경우와 말에게 물 마시는 법을 알려주는 것을 비교합니다. 하지만 이 비유는 말이 물을 마시고 싶다는 것을 가정한 것입니다. 만약 이 때 말이 물을 마시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다른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주인이 말에게 어떻게 물을 먹이느냐로 교사중심과 아동중심을

구분하게 됩니다. 말을 물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없는데 말을 물가로 데리고 가서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을 교사중심

이라고 합니다. 마시기를 강하게 거부할 경우에는 입에 호스를 물려서라도 마시게 하는 것입니다. 이 때 물을 마시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물에 설탕을 타서 말이 물을 마시도록 유도합니다. 그런 경우 말은 물맛을 기억하기보다는 설탕 맛을 기억하게 됩니다. 아동중심은 말을 물가로 데리고 가서 물을 마실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좀 더 아동중심적인 방법은 아동이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물을 마시러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아동중심이라고 하기는 아동의 욕구를 정확히 알지 못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입니다. 아마도 말의 삶을 몰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말들은 각자의 삶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도 다 다릅니다. 하지만 교육을 이야기할 때 말들의 개별적인 상황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만약 말이 경주만 하는 경주마라면 경주를 하는 시기와 훈련을

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먹이를 먹어야 하고 물도 마셔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 마시는 시간이 아닌

시간에 데려가서 물을 마시게 하면 물 마시기를 거부할 것입니다. 또한 경주마가 아니더라도 물을 마시게 하려는 시점에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가 중요해집니다. 만약 열심히 달리다가 잠깐 쉬는 동안이라면 물가로 데려가면 정말 좋아하며 물을 마시겠지만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방금 물을 마셨는데 데려간다면 강하게 거부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공부 하던 패턴이 있는 아이에게 갑자기 이런 방법이 있으니 와서 하라고 한다고 할 아이가 몇 이나 있을까요? 또한 평소 전혀 공부를 하지 않던 아이에게 갑자기 와서 이렇게 공부하면 좋으니 하라고 하면 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획일적으로 하는 게 가장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각자의 욕구에 맞게 교육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말의 주인은 그것을 파악하지 않고 자신이 편한 시간에 물을 마시게 하려고 합니다. 말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럴 확률은 더 많아집니다.

아마도 그렇게 하기 보다는 봉사단체의 욕구가 더 우선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봉사를 하기 보다는

봉사단체가 정해주는 봉사를 하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삶과는 거의 관계가 없는 봉사를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관계맺음이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봉사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이나 봉사나 모두 아이들의 욕구가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 내 삶의 주변을 돌아보고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봉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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