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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INTERVIEW ART & SOUL — P˚23
FLEA MARKET REVIEW — P˚28
ISSUE NºØ1 WINTER 2012 누보매거진 제 1호
I T P L AC E × G U I L L AUM E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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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 N T E N T S
TA B L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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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 LO P H O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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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D I TO R I A L
N U VO CO L L E C T I O N N 1 O ANDO ANDO
L E A R N TO D. I . Y ! THREAD BASKET
JIMIN HAN C H E O LG I M I N
노끈으로 바구니 만들기
낮호랑이
DESIGN & ART DIRECTION
시우터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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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BIT MIN U N I Q U E E S S AY FA S H I O N E D I TO R 김 미 강 ARTIST 강재오 PÂTISSIER GUILLAME P˚17 P˚54
A R T I S T I N T E RV I E W 길종상가 김다만 유익점 박가공
N U VO N E W S ARTSHOP & CAF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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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I A N G G A L L E RY
T Y P E FAC E S
OPTIMA B RYA N T SM 순명조 J굴린그래픽 A R I TA - D OT U M PRINTING
S U N G WO N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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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U 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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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 L L E C T I O N N ˚ 2 STREET ARTIST I N T E RV I E W A R T AND S O U L 서 정 은
돌고래의 따땃한 작업실
EDITION
D+D STUDIO SO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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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VIEW 홍대 예술시장 삼청동 아트마켓 대전 비엔날레
CO N N E C T W E B X N U VO. CO M FAC E B O O K FAC E B O O K . CO M / N U VO. K O R E A T W I T T E R T W I T T E R . CO M / N U VO _ K O R E A E - M A I L S U P P O R T @ X N U VO. CO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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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 P L AC E G U I L L AU M E 북촌떡볶이
IN
청담
누보는 손으로 만든 모든 것들을 사고파는 자유로운 온라인 핸드메이드 오픈마켓입니다.
N U VO M AG A Z I N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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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2012 N U VO M AG A Z I N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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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VO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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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N D OA N D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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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RIEL 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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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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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
OA N D OA N D O & 낮 호 랑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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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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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U VO CO L L E C T I O N I N F O 열정으로 가득한 한양대학교 Erica의 금속공예과 학생의 학 회 . PA R T S R I N G & PA R T S BROOCH는 2012년도 부학회 장 윤병선作으로 실제 프라모 델의 파츠를 이용하여 제작되 어 디테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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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의 따땃한 작업실 낮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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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빚고 핸드프린팅 후 시
핸드메이드 캔들브랜드샵.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다'
유한 세라믹 소품샵. 독특한
콩 으 로 만 든 S o y Wa x 를 사 용
시들기 바로 직전의 식물을
스토리를 바탕으로한 세상에
한 OandOandO의 캔들은 이
말려 압착하여 만든 핸드메이
단 하나뿐인 아이템.
산화탄소와 그을림이 적고 녹
드 문구샵.
는점이 낮아 아로마향이 부드 럽고 넓게 퍼져 장시간 연소 가 가능하다. 100% Essential Aroma Oil을 베이스로 하였 으며 수축방지제, 보강제, 이형제등의 화학성분이 일체 함유되지 않아 영유아 혹은 반 려동물이 함께하는 공간에서도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다.
D+D
STUDIO-SO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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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Design. '당신만을 위해서 꿈꾸고, 디
흙으로 빚고 시유한 도자기 세
자인한다' 기하학적인 이미지
라믹 소품샵. 잔잔한 표정과
를 형상화한 독특한 주얼리샵.
색감으로 따뜻함이 느껴지는
'단순하다, 단순하지 않다.'
핸드메이드 소품.
가장 단순한 형태위에 결코 단 순하지 않은 패턴의 접목을
S I U T E R FAC TO RY
통해 새로운 개념의 화려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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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한 패턴 반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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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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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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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IN A R TE T RV IS T IE W
종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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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상가는 ‘현실과 가상 사이에 존 재하는 상가’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101 호의 ‘한다 목공소’, 203 호의 ‘밝다 조명’, 211 호의 ‘꿰다 직물점’, 502 호 의 ‘있다 만물상’, 604 호의 ‘간다 인력 사무소’, 701 호의 ‘걷다 사진관’으로 구 성된 이곳은 박가공과 김다만, 그리고 유 익점 이라는 세 명의 인물들이 꾸려나가 고 있다. 이태원 소방서 뒤쪽 골목 위 이 슬람사원을 지나 300미터쯤 더 들어가면 보이는 길종상가. 사실, 누구라도 이 상가 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으면 머리속에 물 음표가 수없이 그려질 것이다. 게다가 실 재하는 길종상가와 가상공간의 길종상가 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도대체 이들은 무 엇을 하는 사람들이며 이곳은 무엇을 하 는 곳인가?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가공, 김다만, 그리고 유익점이 만들어나가는 ‘길종상가’ 라는 세계는 새롭고 흥미롭다는 것. 길종 상가 만물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다만과 직 물 점 의 유 익 점 을 만 나 이 야 기 를 나 눴 다 . 누보 만물상의 김다만씨가 올해 상가 번영 위원장을 맡았다고 들었다. 길종상가에 대 해 소개를 부탁한다.
길종상가 길종상가는 2010년 12 월 24 일 상가 전체관리인 인 박가공씨가 우연 한 계기로 시작하였 다. 박길종씨가 지 인을 통해 온라인 사이트 계정을 받게 되었고, 박가공이라 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가상의 공간 ‘길종상가’ 를 홀로 시작했다. 박길종씨 가 가구를 만드는 목공소를 비롯한 다양한 작업을 하던 찰 나, 우리(김다만과 유익점)를만났고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어쩌다 보니 함께하게 되었다. 올 4 월 이곳에 이렇게 실제 가게를 오픈했고 세 명의 멤버가 각자 맡은 역할 을 수행하며 ‘길종상가’라는 이름 아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길종상가는 ‘상가’ 이외에도 전시, 번영회 등 다양한 일들을 진행한다. 누보 박가공, 김다만, 유익점. 이름이 독특하다. 가명을 쓰는 이유와 의미에 대해 알고싶다. 길종상가 현재 우리는 각 자가 맡은 역할이 라고 해야 할까? 각자가 가진 능력에 따른 가명을 지어 활동하고 있다. 많 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명에 대해 의아 해 한다. 지금처럼, 왜 가명을 지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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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상가
지 , 의 미 는 무 엇 인 지 묻 곤 하 는 데 , 사 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목적에 충실한 이름 이라 기억하기도 쉽고 재미있지 않은가? 그게 전부다. 누보 확실히 기억에 남는이름이긴 하다. 유 난히 호기심이 많이 생기는 상가가 있다. 604호 간다 인력사무소다. 사이트에 보면 갑자기 급한일이 생겼을 때, 일손이 부족 할 때 적절한 금액으로 믿고 맡기실 수 있 는 서비스라고 소개되어있다. 정말로 ‘적 절한 금액’이면 어떤 일이던지 믿고 맡기 면 되 는 가 ? 실 제 로 의 뢰 가 들 어 오 는 가 ?
이 외에도 여행을 가느라 집을 비운 사람이 집 열쇠를 주고 고양이를 돌봐 달 라는 의뢰를 한 적도 있었다. 시간맞춰 그 집에가서 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똥도 치워 주 고 했 다 . 조금 더 ‘아무거나’ 의뢰해 주셨으면 좋겠다. 혼자 밥먹기 싫을 때 밥동무가 되 어달라던지 설거지를 해달라던지. 밥을 해 달라는 것도 좋다. 의뢰만 들어오면 뭐든 지 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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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상가 정말로 의뢰가 들어온다. 부동산 관련 한 의뢰가 많다. 집을 알아봐 달라거나 집을 보러 같이 가 달라거나 하는 것들말 이다. 가구를 고치거나 전구를 갈아달라는 일도 있었다. ‘적절한 금액’ 은 꼭 금전적인 의미만이 아 니다. 따뜻한 밥한끼라던지 물물교환이라던 지, 말 그대로 일에 맞는 적절한 대가면 된다. 누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의뢰가 들어왔으면 하는 일이 있다 면 어떤 것이 있나? 길종상가 박길종씨의 이야기다. 문풍지를 붙여달라는 의뢰 가 들어와서 정성스럽게 문풍지를 붙여줬는데 알고 보니 의뢰인이 팬티회사 사장님이었다고 한다. 그래 서 일한 대가로 그 회사 팬티 서른장을주셨다는데, 박길종씨는 당분간 팬티 걱정은 없을 것이다.
누보 구 서울역에서 길종상가의 전시가 있 었다고 들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 같 다. 길종상가의 전시는 개개인의 전시가 아 닌 그룹의 전시로 생각하면 되는가? 길종상가 전시는 길종상가가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 중 하나이다. 현재는 구 서울역사에 서 길종상가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번이 우리의 두 번째 전시인데 일반적으로 생 각하는 ‘보고 느끼는’ 전시와는 조금 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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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듣말마’라는 기획이 포함되어 있다. ‘듣거나, 말하거나, 마시거나’라는 의미다. 밴드와 요리사가 함께한 이벤트로 사지타 밴드가 공연을 하고 박가공씨가 토크쇼를 진행하고, 장진우 식당에서 음식을 파는 행사다. 공연토크쇼라고 설명하는 것이 좋 을 것 같다. 일방적인 시각전시가 아닌 누 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행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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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보 그렇다면 길종상가가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에는 전시말고 어떤 형태가 있는가? 길종상가 마스터바캉스 코리아, 상가 번영회, 이동식 길종상가, 직업학교 등이 있다. 마스터 바캉스 코리아는 지난 여름 양일 간 개최되었던 길종상가의 여름시즌 행사로 바캉스 아이템 특집판매와 게임 대회, 전단지 찾기 이벤트 등으로 구성되 어 진행되었다. 상가 번영회는 다양한 내용으로 하는 행사다. 식목일 기념 분갈이 행사도 하고, 번영위원장 투표를 할때도 있었고 서른명 쯤 되는 다양한 출처의 젊은이들이 모여 등산을 하기도 했다. 이동식 길종상가? 일종의 컨셉이다. 이 공간을 벗어나 다른 공간에서 다양한 활 동을하기위한. 어쩌면 전시도 이동식 길종 상 가 의 범 주 안 에 들 어 갈 지 도 모 르 겠 다 . 직업학교는 우리가 가르쳐 줄 수 있는 소소한 기술들을 알려주는 행사로 조만간 서울역에서 직물점의 주최아래 실로 뭔가 를 만드는 수업 ‘실로몬’이 열린다. 누보 길종상가는 ‘신선하다’는 표현이 딱맞 을것같다. 흔하디 흔한 ‘상가’ 라는 공간 안에서 ‘상가’가 하는 정말 보편적인 일들 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일들이 왠지모르 게 예술이라는 경계를 스치듯 오가고 있다 는 느낌이 들어 신선하고 흥미롭다. 사실,
아직도 정확히 잘 모르겠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자. 길종상가를 꾸려나가고 있는 세 인물. 박가공, 김다만, 유익점. 이전에는 어떤 일 을 하는사람이었나? 길종상가 우리 셋 모두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박 가공씨는 회화를, 우리는 둘 다 조소를 전 공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너무 급 작스럽게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리더라. 난감하고 어려웠던 시기다. 서로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우연히 모 여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 어 냈고 그게 바로 길종상가다. 하지만 그 동안 해왔던 ‘예술이라 칭해지는 것’을 도 구로 먹고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길종상가 를 하게 된 것은 아니다. 차라리 그냥 단 순히 돈을 벌어야 먹고사니까 각자가 가 진 기술을 가지고 돈을 벌자는 것이 길종 상가의 가장 주된 목적이라고 말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그러나 아무래도 예술을 전 공한 사람 셋이 모여 만든 진행하는 일이 니 만큼 보는 은근히 그런 예술가적 성향 이 묻어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순수예술과 순수미 술, 전시와 갤러리 이런 것들에 회의를 느 낄 때가 많았는데 지금 하는 것들이 이런 범주에 완벽히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오히 려 제약이 없고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도 여전히 전시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은가. 작업을 하 는 작가로서의 전시와는 다르게 길종상가 의 전시는 재미있고 통쾌하다. 누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길종상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계획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다만 길종상 가의 이름으로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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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상가
길종상가 <인생사용법>, 문화역 서울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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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를 할 것이다. 이동식 길종상가의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말이다. 조만간 신사동 가 로수길에서 길종상가 팝업스토어가 열릴 예정이고 위에서 말한 ‘듣말마’는 계속 이 어나갈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길 종상가는 ‘주먹구구식’으로 많은 일들을 실현시킬 것이다. 장난삼아 했던 얘기들이 어쩌다보니 실제로 진행될 때도 많다. 가 장 중요한 것은 상가일을 하면서 우리 모 두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길 종 상가. 분명히 이 태 원 에 한 구 석 에 자리잡고 있는 좁은 상 가 한 켠 이 지 만 이 들 이 만들 어 나 가 는 이 야 기 는 참 으 로 제 한이 없다. 길종 상 가 는 공간 이 아 닌 박 가 공, 김 다만, 유익점 , 이 세 사람 의 자 연 스 러운 일 상이라는 생각 이 든다. 일 반화 된 범주 를 미 세하게 벗어난 이 들의 스 토 리 . 그 냥 말 그 대로, 장사 를 하 는 게 목적 이 라는 길종상 가 . 예술 하는 작가 라고 표 현 되 고 싶 지 않다지 만 이들 을 설명 하는데 이 것 만한 말 이 없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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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상가 세모 듣.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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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OUL N U VO M AG A Z I N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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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 ET ARTIST INTER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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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비치는 오후 아트 앤 소울(ART AND SOUL)의 서정은 작가를 만났다. 형형색색의 독특 한 캔버스 파우치를 시작으로 필통, 롤케 이스 등의 여러 작품을 누보에 선보이고 있는 아트 앤 소울. 프린트된 패턴이나 일러스트가 한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 는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생활 소품에 감각적인 유머를 선사하는 아트 앤 소울 의 작품만큼 유쾌한 서정은 작가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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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보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브랜드 명인 ‘아트 앤 소울’은 어떤 의미가 있는 지 궁금하다. 아트 앤 소울 처음 누보에 나의 작업들을 올릴 때,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될 줄 생각도 못 했는데, 아무튼 이런 자리가 머쓱하기도 하지만 영광이다. 나는 실크스크린 기법 을 이용하여 다양한 소품과 액세서리를 만 드는 아트 앤 소울의 서정은 이라고 한다. ‘ Art and Soul’ 은 내 가 감 명 깊 게 읽 은 책 의 제목이다. ‘예술과 영혼-포스트모던 시 대 예술의 역할과 예술가의 소명’이라는
책인데, 예술의 개념과 세계관에서부터 예 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종교적인 입장까 지 세밀하게 다뤘다. 종교와 예술이라는 영역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법이랄까. 나 에게 정말 많은 의문과 생각거리를 남긴 책이다. 아트 앤 소울, 예술과 영혼. 제목 자체도 참으로 탁월하지 않은가. 누보 역시 그냥 지어지는 이름은 없나 보다. 이유를 듣고 나니 왠지 모르게 훨씬 더 와 닿는다. 아트 앤 소울. 그럼 언제부터 지금 과 같은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아트 앤 소울 얼마 안 되었다. 새내기 브랜드다. 사 실 그래서 누보의 아티스트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잠시 고민했다. 내가 과연 인 터뷰란 것을 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준비기간은 길었지만 2012년 올 해 6월쯤 아트 앤 소울 이라는 이름의 브 랜드로 작업을 시작했다. 누보 그럼 아트 앤 소울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아트 앤 소울 나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전공을 살린 일을 하지는 않 았다. 미술학원 선생님도 했었고, 잠시 모 패션회사에 다니기도 했다. 졸업 후 꽤 오 랜 시간 동안 뒤늦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다. 오춘기 정도 되려나. 나는 뭘 좋아 하는가, 나는 뭘 하면서 살아야 할까. 이런 고민들을 했다. 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뭔지 알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더라.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서는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고민 끝에 문득, ‘다른 모든 것들 에 미련을 버리고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 자’ 라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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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AND SOUL
누보 역시 누구나 어떤 결정을 내리기까지 는 여러 가지 고충이 따르기 마련인가 보 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은 지금 하는 작 업인가? 아트 앤 소울 지금 하는 작업이 결론적으로 찾은 ‘내 가 좋아하는 일’인 것 같다. 나는 원래 그 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러스 트 관련분야로 일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 는 것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무언 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좋다. 내 손으로 직 접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데서 굉장한 기쁨 과 즐거움을 느낀다. 내가 만든 것에 그림 까지 그려 넣는 것. 그게 바로 정답이었다.
아트 앤 소울 누 보 ( xnuvo.com) 에 서 판 매 하 고 있 는 필통, 파우치, 롤케이스가 있다. 요즘은 새 롭게 액세서리를 만들어보고 있다. 털실 이나 면 소재를 뜨개질 하여 만든 액세서 리 말이다. 그래서 대바늘 뜨기나 코바늘 뜨기 등의 기술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독 특한 ‘아트 앤 소울’만의 느낌이 살아있는 뜨개질을 활용한 액세서리를 만들고자 노 력 중이다. 누보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만드는지 궁 금하다. 손으로 만들었다기에는 프린트나 마감의 퀄리티가 남다르다. 아트 앤 소울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하나하나 처 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만드는 것이다. 바 탕이 되는 케이스는 최대한 심플하고 실용
누보 정말 대단하다. 실크스크린 자체도 혼자 독학하기 쉽지만은 않다고 알고 있는데, 감광기까지 직접 만들었다니 신기할 정도다. 무엇보다도 그 열정이 참 아름답다. 아트 앤 소울의 아이덴티티는 분명히 독특한 패턴에 있는 것 같다. 다양한 패턴 을 디자인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패턴디자인을 위 한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가 그리 고 작업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다면 말 해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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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보 지금 만드는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적으로 만들고 패턴이나 이미지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리고 실크스크린 기법 을 이용하여 찍어낸다. 처음에는 이걸 하 나하나 손으로 그려야 할지, 다른 방법을 연구해 봐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전사지 를 이용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나는 회화가 아니라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정식으로 실크스크린 기술은 배운 적이 없 었다. 그냥 오다가다 들어 봤을 뿐. 혹시 나 해서 이것 저것 자료들을 찾아봤다. 전 문 서적도 찾아보고, 유투브 동영상도 많 이 뒤져봤는데, 알면 알수록 참 매력 있는 작업이 바로 실크스크린이더라. 한번 도 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서 모은 자료로 차근차근 시도해봤다. 원 리 자체만 보면 정말 간단하다. 패턴을 뜨 고 감광한 다음, 잉크를 묻혀 찍어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세세한 과정들이 까다 롭고 일단, 감광기가 정말 비싸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모아놓은 자료들을 보면 서 밤낮으로 작업했다. 모든 과정을 혼자 서 해내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수없이 실패를 반복했다 그러다 드디어 직접 만든 감광기로, 내가 디자인 한 패턴을 완벽하게 찍어내는데 성공했다.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이렇게 실크스크 린 기술을 터득하고 나서는 작업과정이 훨씬 수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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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앤 소울 나는 웹 서핑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해 외의 수많은 사이트와 블로그를 끊임없이 돌 아 다 니 면 서 눈 을 자 극 한 다 . 엣 시 (etsy. com) 도 즐 겨 찾 는 편 이 다 . 매 거 진 이 나 이 미지북도 열심히 본다. 확실히 시각적인 자극을 꾸준히 주는 것이 작업에 도움이 많이 된다. 마음가짐이나 목표설정에 대한 자극은 브랜드 스토리에서 얻는다. 캣스 키 드 슨 ( Cath Kidston) 이 라 는 영 국 브 랜 드 를 정말 좋아한다. 언젠가 그 브랜드 창립 자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분 은 꽃무늬 패턴을 좋아해서 작업을 시작하 게 되었다고 하더라. 하나 둘 만들던 작품들이 점점 입 소 문을 타면서 인지도와 인기를 쌓았고 결국 지금과 같은 세 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이제는 명실공히 영국을 대표 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된 캣 스키드슨도 ‘패턴’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말해도 과 언이 아니다. 패턴을 이용하 여 온갖 생활용품들을 다 만 들어내니 말이다. 참 멋지다. 나도 그런 작업을 하고싶다 는 생각을 한다.
다. 예를 들어 나이에 따라서, 기분에 따 라서, 계절에 따라서 말이다. 어떤 특정 색 깔에 끌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때그때 자신에게 필요한 색이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끌리게 되는 것이다. 몸의 리 듬이라고 해야할까. 현재 자신에게 어떤 색의 기운이 필요한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색’을 가장 중 요하게 생각한다. 질감의 경우 피부에 닿았을 때 촉감이 좋은 패브릭을 선호한다. 내가 만드는 것 들은 대부분 생활과 밀접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로 캔버스 천이나 옥스퍼드
누보 아트 앤 소울도 그렇게 되 리라 기대해 본다. 작업을 하 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뭔지 궁금하다. 아트 앤 소울 작업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세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색감이고 그 다음 이 질감, 그리고 패턴이다. 사 람마다 좋아하는 색깔이 있 다. 하지만 선호하는 색깔은 여러가지 이유로 달라지곤 한 N U VO M AG A Z I N E
ART AND SOUL
천을 이용한다. 합성섬유보다는 천연섬유 를 쓰려고 하는 편이다. 닿았을 때 기분이 좋은 것도 있지만 잉크의 흡착력 때문이 다. 합성소재는 흡착력이 약해서 세탁시에 프린트된 잉크가 쉽게 떨어져 나간다. 하 지만 천연섬유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 오 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패턴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패턴은 아트 앤 소울이 앞으로도 계속 끌고 나가야 할 문제이다. 유니크한 패턴을 통해 서 한눈에 봐도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느껴 질 수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누보 아트 앤 소울의 작품을 보면 미소가 지 어진다. 유머러스하기 때문인 것 같다. 패 턴 이 외 에 도 ‘ 너 는 아 름 답 다 ’ 나 ‘ call your mom’ 같 은 심 볼 릭 한 텍 스 트 가 들 어 가 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누보 갑자기 떠오른 질문이다. 요즈음 개인 적으로 끌리는 색은 뭔가. 아트 앤 소울 최 근 에 는 피 콕 블 루 ( peacock blue) 와 레 드 브 라 운 ( red brown) 컬 러 에 꽂 혔 다 .
누보 마지막 질문이다. 아트 앤 소울 이라는 브랜드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치가 뭔지 궁금하다. 아트 앤 소울 사람들이 좀 더 재미있고 유쾌했으면 좋겠다. 사는데 좀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 다는 말이다. 사실, 지금 나에게 정말 필 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점점 유머를 잃고 각박해져 간다는 생각이 든다. 별 것 아닌 일, 웃고 넘길 수 있는 일에도 가끔은 그러 지 못하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잦아진 다. 그럴 때마다 정말 슬프다. 사소하더라 도 좀 더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아 트 앤 소울의 색감과 패턴, 이미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하고 싶다. 색 감이 주는 에너지, 소재에서 오는 기분 좋 은 촉감, 그리고 유머러스한 패턴으로 문 득 마음이 따뜻해지는 행복과 유머를 담 은 그런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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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앤 소울 그 텍스트는 모두 정말 주관적으로 느 낀 감정에서 왔다. ‘너는아름답다’는 ‘나 는가수다’라는 프로에서 가수 이은미씨가 부른 노래 제목이다. 우연히 TV를 보는데 그 노래가 나왔다. ‘그 누구도 너보다 빛 날 수는 없단다. 지금 너의 모습이 너여서 아름답다’ 이런 가사의 노랜데, 정말 가슴 에 와 닿았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 인가. ‘ Call your mom’ 의 경 우 는 나 자 신 에 게 하 고 싶은 말이었다. 언젠가부터,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거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나 같은 자녀들이 많을 것 같다. 모두에게 전 하고 싶었다. 엄마한테 전화 좀 하라고.
이국적이면서도 동시에 한국적인 컬러라고 해야할까? 말이 너무 모순적인 것 같지만 그렇게 느껴진다. 원주민 색이라고 표현하 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이 두 가지 컬러가 작업에 많이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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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VIEW 삼청동 아트마켓 대전 비엔날레 N U VO M AG A Z I N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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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예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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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 NG DAE FLE A M A R K E T SCENE 0. 매주 토요일 오후, 홍대 놀이터는 사람 들로 가득 찬다.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간 다. 엄마는 혹여 놓칠세라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아버지는 어린 딸을 무등 태워 들어 와 구경한다. 정겹게 팔짱을 낀 연인들은 한 바퀴 둘러보려다 북적이는 인파에 치여 혀를 내두르며 나간다. 좁은 놀이터에 명 동 한복판 마냥 사람들이 모여 불편함을 감수한다. 줄지어 늘어진 탁상들, 바닥에 펴진 색색의 돗자리. 그 위에 벌려진 다양 한 물건들. 어떤 건 은으로 만든 것 같고, 그 옆에 있는 건 돌을 구워 올려놨다. 천으 로 만든 가방 옆에, 오색실로 엮은 팔찌가 진열되어 있다. 보라빛 기린과, 가죽으로 만든 올빼미. 꽃을 말려 노트를 만들고 나무를 깍아 만든 시계. 푸른빛 빗과 그림 을 판 도장. 나무들 사이로 선홍빛 현수막 이 바람에 흔들려 가려진 글씨를 드러낸 다. 여기는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곳. 우리 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핸드메이드 마켓.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이다.
SCENE 1. 마치 미로마냥 좁은 놀이터 속에 테이 블이 늘어져서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갈 라졌다가 합쳐지고, 길인가 하고 가지만 막혀있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복 잡함을 하나씩 더해 잠깐 손이라도 놓치면 찾을 방법이 없다. 혼잡한 공간과는 무관 한 듯 테이블 너머로, 돗자리 너머로 자기 가 가지고 나온 작품을 판매하는 작가들이 있다. 이렇게 동적인 공간에서 이질적으로 보일 정도로 정적인 사람들. 좌판에 놓여 있는 작품들이 다양하듯 작가들의 모습 또 한 그렇다. 의자에 앉아있거나 서있다. 양 산을 이용해 내리쬐는 햇빛을 피하거나 나 무 그늘 옆으로 최대한 붙는다. 무료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핸드폰을 만 지작거리고 애니팡을 한다. 정성스레 티셔 츠에 그림을 그리고 빗에 색칠을 한다. 노 트에 스케치를 한다. 하품을 하고, 물어보 는 손님에게 답하고, 웃는다. 뜨개질을 하 고 캐리커쳐를 그리고 판매를 한다.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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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기게 그려드립니다. SCENE 3. 작가 한 명이 꼿꼿이 서있다. 작가임 을 알리는 이름표를 목에 차고, 야상을 입 고 뒷짐을 지고 있다. 입가에는 살짝 미소 가 걸려있다. 그 앞으로 화려한 색상의 원 피스를 입은 숏 컷트의 금발의 프랑스 여 성이 선글라스를 끼고 지나가다 잠깐 발 을 멈춘다. 작가의 좌판 앞에서 작품들을 구경한다. 설레임과, 기대가 작가의 무표 정 속에 얼핏 비친다. 금발의 외국인이 가
방에서 지갑을 꺼내려는 찰나, 독일 남성 이 다가온다. 배트맨 모자를 쓰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선글라스를 꼈다. 프 랑스 여성을 툭툭 치며 빠르게 말을 한다. 여자는 가방에 넣은 손을 빼서, 독일 남성 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아무일 없었던 듯 지나간다. 작가는 떠나는 커플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돌리지 못하는 시선 속에 조금 의 실망이 담겨있다.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돌린다. SCENE 4. 아이와 엄마가 쭈그려 앉아있다. 인형 을 구경한다. 예쁜 곰 인형이다. 엄마는 가 격을 물어보고, 조금 놀란다. 핸드메이드 라 그런가 비싸다. 아이는 옆에서 엄마 팔 짱을 끼고, 가만히 보고 있다. 조그만 곰인 형에서 눈을 떼지를 못한다. 마음에 들었 나 보다. 엄마는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쳐 다보고선, 슬며시 미소 짓는다. 돈을 작가 한테 건네고, 인형을 아이에게 쥐어준다. 아이 얼굴에 함박웃음이 맺힌다. 엄마를 꼭 안고 애교를 부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고맙습니다 한 마디가 여기까지 들린다. 멍하니 바라보다 주위를 둘러보니 볼만한 정경이다. 작가도 웃고 있다. 마음에 든 작품을 찾은 사람도 웃는다. 친구끼리 재미있는 악세서리를 대보면서 웃는다. 커플들은 그 냥 웃는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홍대앞 행복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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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2. 놀이터 화장실 앞 쪽으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사람들이 넓게 자리를 잡고 테이 블에 앉아있다. 그 뒤 쪽으로는 자기들이 그린 사람들의 얼굴이 붙어있다. 그림 스 타일이 전부 각각이다. 실제와 똑같이 그 린 그림은 없다. 대부분 얼굴의 특정이 극 적으로 강조된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작가들의 반대편에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 는 사람들이 줄 서있다. 가운데에 있는 작 가가 젊은 아가씨의 캐리커쳐를 그리고 있 다. 진지하게 펜을 놀리고 있다. 아가씨는 약간 부끄러운 듯 멋쩍은 미소를 띈다. 기대 반 불안 반의 표정이다.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호기심에 차서 그 주변을 둘러쌌다. 작가의 손과 아가씨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는 모습이 실력을 재는 느 낌이다. 닮았네 닮았어 하면서 입가에 미 소를 띈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있는 사람 모두가 웃고 있다. 작가 뒤쪽에 써있던 ‘소개 글’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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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아트마켓 북악산 남동쪽에 자리한 삼청동. 산과 물이 맑고 인심 또한 맑고 좋다는 데서 유 래했다는 이 유서 깊고 조용한 동네가 어 느샌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가 아니다. 골목골목 빼곡하게 들어선 카페와 공방을 비롯하여 현대갤러리, 국제갤러리, 아트선 재센터 등의 수많은 갤러리로 가득 찬 삼 청동. 그래도 여전히 삼청동 곳곳에는 소 소한 한옥의 미와 고즈넉한 분위기의 옛 것이 남아있다. 방앗간과 쌀집, 그리고 여 전히 따뜻한 인심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 는 관광명소가 된 이곳.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서 특히나 눈에 띄는 것은 바로감고당 길 5 7 th 갤 러 리 앞 마 당 에 서 매 주 주 말 열 리는 삼청동 아트마켓이다. 젊은이들의 스 트릿 문화 정도로 치부되었던 프리마켓이 삼청동 초입에 당당히 자리를 잡은 것. 이 마켓에서는 부부와 연인, 가족, 친구, 가 릴 것 없이 모두가 동화될 수 있다. 연령대 도, 성별도, 국적도 다양한 ‘삼청동 관광 객’들의 흥미까지 잡아 끄는데 성공한 삼 청동 아트마켓. 1년 2개월 남짓된 신 핸드메이드마켓 인 ‘삼청동 아트마켓’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팔찌나 귀걸이,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부 터 가죽공예품, 천연비누까지 판매되고 있 는 작품의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나 된다. 20여명의 선별된 작가들이 넓지도, 좁지도 않은 갤러리 앞마당에 옹기종기 모여 직접 만든 작품을 판매한다. 이곳의 작가와 구매자 사이에는 벽이 없다. 이것은 아마 도 작품의 완성도라거나 수준이 아닌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작가를 선정한다 는 삼청동 아트마켓의 일인 대표 민지훈씨 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
회화를 전공한 민지훈 대표는 작가로 써 작업활동과 생계유지 사이에서 적정선 을 유지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몸소 느낀 사람이다. 민씨가 처음 아트마 켓을 기획하게 된 것은 작업비를 벌기 위 해서였다. 그리고 흔쾌히 공간을 내어준 5 7 th 갤 러 리 덕 분 에 민 씨 의 계 획 이 현 실 화 될 수 있었다. 삼청동 아트마켓이 지금 처럼 고유의 색깔을 갖고 인지도를 얻기까 지 쉬운 일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 마켓 의 작가섭외부터 준비, 홍보, 진행, 마지막 정리까지 모든 것들을 혼자서 꿋꿋하게 관 리해왔으니 물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을 것. 그러나 나름대로의 뚜렷한 예술관을 가지고 아트마켓을 꾸려온 것이 어느덧 일 년이 넘었다. 이제는 수많은 작가들이 이 마켓에 참여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제출 하고 작가선정 공지에 자신의 이름이 있기 를 손꼽아 기다린다. 삼청동 문화를 이끄 는 주역이 된 아트마켓. 이곳을 지나는 많 은 사람들에게 소통의 즐거움과 핸드메이 드의 따뜻함을 선사한다. 삼청동 아트마켓의 주최자로써 언제 가장 뿌듯하냐는 질문에 민씨는 ‘당연히 작가님들이 작품을 많이 팔아가실 때죠. 그때 정말 보람을 느껴요’라고 답한다. 아마도 민씨가 느끼는 책임감과 사명감도 처음 이 마켓을 시작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리라. 삼청동 아트마켓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작가로서의 자기 자신과 작품 자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민씨에게서 마켓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진정한 소통이 이 루어지고 있는 활기찬 삼청동 아트마켓. 매주 토요일, 일요일마다 비가 오지 않는 한 소소한 행복을 나누기 위해 모두를 기 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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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CHUNGDONG ART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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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돌이 랜드와 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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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토 히 코 오 다 니 I N F E R N O, F O U R- S I D E D V E R . 2 0 1 1
꿈돌이 랜드는 사실 놀이공원계 뒤안길로 예전에 사라졌 지만, 이미 대중적으로 검증된 코드들로 꾸며진 이 오락공간 은 대전시립미술관과 어깨를 나란히 엑스포, 수목원을 어느 정도 공유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꿈돌이 랜드의 놀이기구들 은 공간에 물리력을 가함으로써 강력한 쾌락을 제공한다. 또 이 꿈과 사랑의 놀이공원은 관람객의 원하는 바를 즉각적으로 충족시켜주는 체험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것만으로 관객은 환
9월초 개막한 광주비엔날레와 서울에서 개막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 그리고 마지막 주자인 부산 비엔날레까지 이 초특급 미술축제들을 미술전문가들이 소견서 발급하듯 진단 하던 시절은 지나버렸다. 국내 비엔날레의 역할은 동시대 미 술의 최전선에 화두를 던지고, 한편으론 관람이 가능한 축제 를 표방하고 지역문화 행사로써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대 전 역시 첨단과학도시에 어울리는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 전 시 형태인 미디어아트 비엔날레―과학이란 학문을 기반으로 하는―를 내놓았다. 이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덩치 큰 비엔날레들이 전문가와 관람객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이 제아무 리 꼭 맞는 주인을 찾았다 해도, 함께 노미네이트되었던 (아 니면 그 어떤) 다른 작품이 수상을 했다 해도 우리네 관객의 뒷말이 없을 수가 있을까.
PROJ ECT DA EJ EON
이번 시립미술관의 전시공간은 대부분 어둡다. 미디어 비 엔날레라는 특성상 곳곳에서 굉음이 들리기도 하고 체험을 하는 관람객의 소리로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소엔 볼 수 없는 소의 피로 만들어진 벽돌(장지아)이나 만지면 소 리가 나는 식물들(Scenocosme), 숨겨졌던 중력이 지면에 드러나고(세이코미카미+소타이치가와) 생명 없는 아름다운 나비들이 프로젝터와 손전등을 통해 빼곡한 나무 사이로 번 식해나간다.(크리스타조머러&로랑미뇨노) 이 모습을 만들어 내는 장치들은 어두운 조명과 미술관 특유의 엄숙한 분위기 에 어우러지며 특정 감정들을 유도한다. 이라크 전쟁(펑흥치) 이나 남극에 관한 사회적 묵시록(폴디밀러/DJ스푸키), 또는 하데스(Hades)를 만나기 위해 지옥의 물기둥으로 빨려 들어 가는 듯한 공간(모토히코오다니) 등은 관객이 놀이동산에 귀 신의 집 체험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미술관의 전시공간을 둘
경에 참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맥락이나 이해, 또는 적극적 사고가 요구되진 않는다. 그런 곳 옆에 대전시립미술관이 있 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나 보던 미술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 고 그 작품들은 원래 맥락과는 다른 맥락에서 미술관 내(內) 설치된다. 작품들을 파악하는 훈련된 눈을 가진 이에게는 ‘관 람’이 이루어지겠지만 관람에 익숙지 않은 대다수는 어리둥 절해하며 왔다-간다. 오고 (돌아만) 간다면 관람태도의 중간 은 하는 것이고 사실 자유분방한 관람태도에 매일같이 당황 한다. 미술관에 오는 많은 이가 놀이공원에서처럼 즉각적 체 험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 일을 통해 알게 되었다. 더욱 이 이번 전시와 같이 인터렉티브가 가능한 작품이 거의 다라 면 응당 미술관은 그래 줄 수 있는 곳이라고까지 생각하는 관 람객도 있었다. 실은 필자가 일하는 미술관에서 종종 경악하 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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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학예 수습생 강유진
전시엔 굉장히 많은 종류의 관람객들이 있다. 적어도 그들 에게 이번 전시가 재미없지는 않았을 테지만 체험을 넘어 상 징과 맥락을 읽어내는, 다른 층위의 관람을 얼마나 많은 사 람들이 해내고 있을까. 미술관이 앞으로 지향하는 바가 관람 객의 단순 체험이 아닌 ‘과학+예술’의 문제에 천착해 짝수 해마다 개최되고자 한다면―지역색이 거의 없다시피 한 대전 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한 비엔날레를 꾸릴 수 있을지 의문도 들지만― 꿈돌이 랜드에 오는 사람들의 요구도, 예술을 접해 보겠다 큰 맘 먹고 미술관에 들르는 사람들의 요구도 진지하 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존 발데사리가 이야기했듯 정말로 지금 우리 미술은 필연적으로 스펙터클을 향해가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것이 긍정적 방향인지 알 수는 없다만.
덕분에 우리의 몰이해와 관람객의 부담 없는, 그리고 고 삐 풀린 망아지와 같은 체험은 11월 18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는 이 난해한 미디어아트와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 길 잃었던 관객들의 체험은 미술사책에나 나오는 뒷 방 늙은이의 이야기처럼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이들을 능가하는 또 다른 황당무계하고 지루한 예술이 기다 리고 있을 것이다.
떨어지고 유의미한 미학적 성과로 수긍하면서 장황한 47분 37초의 따분함과 겨루려는 이를 찾기도 사실상 쉽지만은 않 다. 백남준의 스페셜리스트라고 인내심을 가지는 것이 쉽겠는 가. 어찌됐든 2012년의 10월에도 미술관과 작품은 지체 없 이 바쁜 관람객의 걸음을 여전히 주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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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터클이 환영 받는 시대에 회화와 조각처럼 과묵한 예 술은 더는 구원투수가 아니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작품’ 이란 위상은 여전하지만 관람객이 바라는 미술관의 모습은 오래된 기구로 꾸며진 꿈돌이 랜드와 어쩌면 대동소이해 보였 다. 30여 년 전인 1984년은 세계최초로 그것도 새해 첫날 위 성 송출된 비디오 아트,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발 표된 해다. 이 영상작품을 티브이 브라운관을 통해 가정에서 감상한 인원은 대략 2500만 정도로 추정한다. 그러나 <굿모 닝 미스터 오웰>이 어렵고 조금은 지루하다 느낀 데는 전문가 그룹이나 일반 관람자 그룹에 차이는 없다. 대중적 소구력도
러보는 것만으로도 적극적 참여를 할 수 있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미술이 사전 지식이나 사고(思考) 없이도 체 험할 수 있음을 말해주지만 동시에 갈 곳을 잃어버린 몇몇의 특정 관람객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폭군으로 변하기 일쑤 다.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변화와 움직이는 영상들은 관람객 의 말초를 마비시킨다. 맥락의 이해나 사고가 요해지는 미술 관은 체험 그 자체만을 용인하고 삶을 지탱하는 순간의 속도 와 여흥이라는 추상성을 게워내, 자칫 주말의 줄서기 바쁜 놀 이공원과 같은 모습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과학, 예술, 그리고 체험이라는 개념을 풀어 구체화시킨 후 전시 자체와 작품들 을 응시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대전시립미술관이 (첫 전시 치고) 적어도 다양한 볼거리를 던져주며 게임에서 무리 없이 승리를 일군 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전적으로 이건 내가 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관람객들은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처 럼 보였고, 미술관과 관람객이 바라는 각각의 기대치는 좁혀 질 줄을 모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미술-체험장을 나서는 몇몇 의 중고등학생들이 어금니로 씹어 삼키듯 ‘시시하다.’고 뱉어 내는 말이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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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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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떡볶이
이 조금 걸린다’고 하더니 바로 앞에서 튀 김반죽을 묻혀 지글지글 튀겨준다. 튀김이 야말로 신선함이 생명이라 조금 번거롭더 라도 즉석에서 튀겨낸다는 젊은 아저씨의 말.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는 바삭바삭 한 튀김이 나왔다. 떡볶이는 납작한 접시 가 아닌 그릇에 소복이 나온다. 어릴 적, 국민학교 앞에서 먹던 국물떡볶이가 떠오 른다. 짧고 뭉툭한 쌀떡에 납작한 오뎅, 그리고 예쁘게 얹어진 실파 조금.빠알간 게 조금 매워 보여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물었다. 딱 적당히 매콤한 맛. 떡볶이 고 유의 맛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는 젊은 아저씨 의 말처럼, 정말 ‘떡볶이 맛’이다. 자극적으로 맵다거나 하는 독특한 맛이 아 닌, 오랜만에 맛본 진짜 떡볶이의 맛. 열 일곱 가지 종류의 재료를 넣고 매 일 아침마다 새로 끓인다는 오뎅육수는 깊 고 풍부한 맛이 난다. 굳이 표현하자면 오 케스트라의 향연이라고 할까. 부산에서 날 라온 오뎅은 씹는 맛이 일품이다. 젊은 아 저씨 둘이, 음식을 내어주기 전부터 자랑 을 늘어놓는다. 이 우동은 정말 최고일 거 라고 말이다. 오뎅 육수를 베이스로 큼지 막한 부산오뎅 하나, 실한 새우튀김 하나 가 푹 꽂혀 나온 우동. 보슬보슬 올려진 튀 김가루와 파, 그리고 쫄깃한 면발까지. 확 실히 우동이야 말로 여기 ‘북촌 떡볶이’의 비밀병기라는 확신이 든다. 무엇보다도 놀 라운 것은 이 든든한 우동의 착한 가격. 하 지만 서둘러야 한다. 남는 게 정말 없어서 곧 가격이 오를지도 모른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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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 프랜차이즈 참 좋아한다. 동네 분식집까지도 브랜드화 되다니 말이 다. 거짓말처럼,튀김 냄새가 진동하는 분식 집은 더 이상 찾기가 어렵다. 죠스와조폭, 국대가 전국 곳곳에 침투해 버렸기 때문이 다. 한 눈에 내 기분까지 파악하고 토닥여 주는 단골집 ‘이모’의 정겨움은 사라진 지 오래. 프랜차이즈 분식집은 적당한 맛이 보장되는 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어딘가 허 전해 지는 마음만은 어쩔 도리가 없다. 날씨가 좋은 주말, 쏟아져 나온 수많은 나들이 인파를 피해 삼청동에서 한 300 미터쯤 걸어가니 ‘계동’에 다다랐다. 한 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 게 하는 동네. 문득 새로 오픈한 듯 말끔 한 떡볶이 집이 보였다. ‘북촌 떡볶이’. 유 니폼을 잘 차려 입고 일하는 사람들과 예 쁜 로고를 보고 ‘그새 또 새로운 프랜차이 즈가 생겼나?’했는데, 아니었다. 약력부터 심상치 않은 ‘젊은 아저씨’ 두명이 운영하 는 분식점. 이 둘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 교까지 쭉 같은 학교를 나온 일명 불알친 구다.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것까지 같은 이둘. 이쯤 되면 둘 사이가 얼마나 끈끈할 지는 말 하지 않아도 안다. 한 명은 모 패 밀리레스토랑에서 7년동안 요리사로 일했 고, 다른 한 명은 강남에서 이자까야를 했 다. 양식과 일식레스토랑 출신의 디자인을 전공한 요리사가 만들어주는 ‘정통 떡볶 이’. 기대가 커진다. 오뎅과 떡볶이, 튀김, 우동. 이렇게 분 식집의 기본세트를 주문했다. ‘튀김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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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료되었다. 기욤은 현재 명실상부한 한국 의 최고급 베이커리로서 프랑스 제과 제빵 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기욤에 들어서면 쇼케이스 가득 화려한 디저트가 눈을 먼저 사로잡는다. 보기만 해도 황홀하게 느껴지는 달콤함. 그 뒤에 의외로 소박한 모양의 빵이 있다. 뽐내지 않은 모습의 빵들이 바구니마다 소복이 쌓여있다. 억지스럽고 인위적인 윤기가 흐 르지도 않는다. 방사 유정란을 사용한 담 백한 크루아상과 유기농 통 밀가루를 사용한 빵 꽁플레, 천연 발효종을 재료로 하여 소화가 잘 되는 팡 블랑오르방. 호화 롭고 다채로운 디저트와 수수하고 자연스 러운 베이커리. 이것이 바로 진짜 ‘프랑스 다운’ 조화다. 정이 듬뿍 든 한국에서 정통 프랑스 빵과 디저트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서글 퍼 자신만의 베이커리 부티크를 연 기욤 디에프반스.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선 보이는 프랑스의 맛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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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Guillaume’의 대표 기욤 디에프 반스. 그는 2002년 붉은 악마가 시청을 가득 매웠던 그 해 KTX 엔지니어팀으로 한국에 첫 발을 디딘 파리지앵이다. 한국 인의 열정과 뜨거움에 반해버렸다는 기욤 은 2008년 12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프 랑스 정통 베이커리 ‘Guillaume’을 오픈 했다. 기욤의 제품은 특별하다. 단 1%의 한국화도 용납하지 않는 정통 프랑스 베 이커리를 표방하기 때문. 이스트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천연 발효 빵을 비롯하여 바게트, 미쉬와 같은 베이커리부터 가장 파리지앵적인 디저트라고 불리는 ‘오페라 케익’, 겹겹이 부서지는 식감이 일품인 ‘밀페이 로얄’, 그리고 입안에서 사르르 허물어지는 100% 수제 마카롱과 같은 디저트까지. 모든 제품의 원재료 배합부터 만드는 방식까지 진짜 프랑스 빵을 한국 에 소개하겠다는 투철한 사명감이 바탕이 된지 어언 5년. 이미 기욤이 선사하는 리얼한 ‘프랑스 맛’에 수 많은 사람들이
L E A R N TO D. I . 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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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노끈 / 테이프 / 가위
노끈으로 바구니 만들기
종이노끈, 린넨끈, 초록철사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1
1m 길이로 4줄을 잘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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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준비한 끈을 그림과 같이 겹쳐주세요! 바구니의 몸체를 감을 뼈다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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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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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끈이 제멋대 로 움직이니 테이프로 고정 시키고 만들면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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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그
림!
기존에 있는 끈보다 긴노끈을 준비해주시고 그림과 같이 놓아주세 요. 바구니 몸체가 될부분입니다. 긴끈을 번갈아 가며 위, 아래 로 계속 돌려주 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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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 R E A D BA S K E T
5
원하는 크기와 높이만큼 돌려주신 다음에 남은 끈은 5cm여분을 남기고 잘라주세요! 바구니 바닥을 감은 다음에 옆면을 만드실때는 뼈다귀들을 몸통끈으로 조여주면서 감아주세요!
6
남은 끈으로 잘려진 꼬투리끈들과 테두리부분을 같이 주욱 한바퀴 감아서 깔끔하게 마무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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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없어지기 쉬운 악세서리나 열쇠등을 모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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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QUE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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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QUE PEOPLE
FA S H I O N EDITOR MIKA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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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ISSIER GUILLAIME DIEPV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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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JAY-O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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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패션에디터 김미강
‘유니크하다’라는 말이 이렇게나 긍 정적으로 표현되던 때가 있었던가?
과거 세대가 주어진 환경에 묵묵하게 순응하며 성실한 소처럼 앞만 보며 탄탄 하게 길을 만들어 왔다면, 지금은 길게 뻗 은 길을 이리저리 이탈하거나 조금 꾀를 부려도 신선하고 독특한 발상의 결과물만 보여준다면 모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 는 시대. 신은 애초에 인간을 존재 자체만 으로 ‘유니크’하게 창조했다지만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사회라는 집단에 몸 을 담는 학습과정을 거치며 저마다의 개성 을 조금씩 잃어간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 도 모르는 사이 남들과 융화되며 자연스레 사는 삶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그래야만 ‘그룹’에 속해있다는 일종의 안 도감이 앞으로의 안전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힘을 주니 말이다. 모험을 시도 하는 삶에 에너지를 쏟는 것보다, 만들어 진 시스템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어찌 보 면 덜 힘들고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기 도 하니까. 하지만 개별적인 존재로 창조 된 인간이기에 우리는 마음 속 깊숙한 곳 에 남들과 다르고 돋보이고 싶다는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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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S H I O N E D I TO R
사실 유니크하다는 것은 그 어떤 표현 보다 주관적이어서 사람들의 의견이 모두 천차만별이지만, 한 가지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요즘 사람들은 유난히 시각적인 독 특함에 약하다는 것이다. 깊은 대화를 통 해 의견을 공유하며 느끼는 서로의 개성보 다 한 눈에 들어오는 비주얼로 유니크함
을 판단하는 것이 ‘스마트 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법. 패션지에 몸담고 있는 많은 에디터들을 종종 딜레마에 빠트리는 것 도 바로 이 화려한 비주얼이다. 요즘 폭발 적으로 유행중인 스트리트 패션에 등장하 는, 어찌 보면 삐에로를 연상시키는 난해 한 패션 스타일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 된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 다. 조금 더 튀고 화려해야 차별화된 개성 을 가진 피사체가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 얼마 전 참석한 서울 패션 위크에서 나의 시야를 가장 거슬리게 했던 것은 나르시시 즘에 도취된 화려한 스타일의 패션 피플들 이었다. 젊고 어린 그들이 패션을 사랑하 고 패션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흥미롭게 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남들에 게 보여주기 위한 시각적인 유니크함을 키 우는 데 혈안이 된 나머지 그 외의 모든 것 에게서는 멀어지는,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나약한 부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 없는 걱정이 앞섰다. ‘유니크’하다는 단어 가 ‘외적으로 유별나고 특이한 것’이라는 의미로 국한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한 번 더해졌다. 동시에 주목할 점은 그 누구 보다 튀고 화려하게 차려 입은 그들의 모 습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비슷한 집단처럼 보이는 아이러니함을 발견했다는 것. 물론 ‘유니크하다’는 것은 ‘이 세상에 하나 뿐 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튀고 독 특해야 한다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건 방지게도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조 금 더 넓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유 니크함을 구축하기를 권유한다. 유니크해 지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는 지 금 존재 자체만으로도 특별하지만, 남들과 구분되는 재미있고 알찬 삶을 살길 원한 다면 자신만의 지내온 세월과 인생 철학이 깃든 고유한 방법을 찾아나가는 게 큰 도 움이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그것을 찾아가는 행위 가 당신을 이 세상에 하나뿐인 ‘어떤 것’ 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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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꼭꼭 숨기며 살고 있고, 그 만큼 당당하게 자신의 개성을 어필하는 자가 인 생의 승자가 되기도 한다. 나 또한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자신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북돋은 것은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 는 월급도 아니고, 고된 업무로 만신창이 가 된 후 마시는 생맥주도 아니고, 귀가 쫑 긋해지는 패션 브랜드의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도 아닌 바로 ‘넌 다른 사람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라는 말 한마디였다. 어렸 을 적부터 남들과 똑같이 살기를 죽기보다 싫어해서, 친구들이 에이치오티나 젝스키 스와 같은 아이돌 그룹에 빠져있을 때 나 는 20여년전 희귀음반을 찾아 듣거나 언 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의 음반을 어렵게 구해 들으며 남들과 다른 음악적 취향을 갖추었다는 희열감을 온 몸으로 즐기곤 했 다. 대입을 앞둔 또래 친구들이 학원으로 우르르 몰려가 집단 주입식 교육(?)을 받 을 때는, 혼자만의 공부 법을 찾고 싶다며 이해도 되지 않는 프로이트나 라캉의 철학 책에 밑줄 그어가며 남들과 다른 방법으 로 살고 있다는 뿌듯함과 자아도취에 흠 뻑 빠지기도 했다. (그 해 수능 언어 영역 에 우연히 프로이트의 이론이 출제된 것은 나의 나르시시즘을 극대화시킨 사건이기도 했다.) 그때보다 꽤나 철이 든 지금도 여 전히 ‘남들과 다른 어떤 것’을 갖추는 것이 돈과 명예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그렇게 쌓아 올린 취향과 철학 이 밥 먹여주진 않을지 몰라도, 나 자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일뿐만 아니라 주위에 적 잖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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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가 강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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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의 미술은 모든 지적, 예술적, 문 화적, 시각적, 심지어 윤리적 문제들까지 약탈의 포옹을 하고 있다. 그림 찍힌 인쇄 물들은 범람하고 인터넷에선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이라는 시점 이전에는 보고 느끼는 범위가 특정상황에서만 가능 했을 것이다. 하지만 2012년 현재는 발전 이란 미명아래 본다는 것이 좀 더 용이해 졌고 예술의 양상과 모든 상황들은 아주 변해버렸다. 사실 내 전 남자친구가 트랜 스젠더가 됐다더라, 해도 별다를 것 없이 느껴질 정도니까. 2 그런 의미에서 ‘unique(이하 유니크)’ 에 관한 글쓰기라는 뜻밖의 초대는 놀라 울 일도 아닌지라 기쁘게 받아들였고 곧 장, 그리고 종종, 지속적으로 유니크에 대 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지하철이나 일하는 곳처럼 평범한 일상에서 그리고 가능한 한 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 범주 안에
속한 유니크를 떠올렸고 그것을 ‘남들과 는 다른 점’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유니크한 개체들의 조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소고해보았다. 3 구름은 한 점도 없다.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 아래로 나무에서 떨어진 색 바랜 푸 른 점들만이 바닥에 질척하게 붙어있고 중 간중간 택시, 상가, 그리고 고층 아파트 따 위가 들어찬 이 창문의 풍경은 누가 봐도 아름다운 도시 가을 전형의 모습이다. 우 리 가족 셋―괜찮은 아파트 7층에 자리해 살고 중산층 또는 쁘띠 부르주아로 부모님 두 분은 배울 만큼 배우셨고 나도 배울 만 큼은 배웠다―은 이 가을 풍경에 같은 감 정을 갖고는 꼭 같이 감탄사를 뱉었고, 아 주 잠시나마 비슷한 기류도 흘렀다. 그럼 에도 우리가 입는 옷이나 좋아하는 영화, 음악 같은 취향들은 너무도 다르다. 우리 는 같은 브랜드에서 구입한 침대로부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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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어나 매일 같은 것을 먹고 같은 신문을 보 고 같은 비타민을 챙겨 먹고 똑같이 집을 나서지만 분명히 ‘다르다’. 이렇게 집을 나 선 각기 다른 유니크한 개체들은 서로의 거리를 조금도 좁히지 못한 채 가능한 한 많이 노력해 다름을 쏟아 붓는 것 같다. 4
5 평범한 것과 유니크한 것(남들과 다른 것)은 마치 연극과 영화의 관계와 같다. 이 두 가지 사이에는 메우기 어려운, 그리고 대립처럼 보이는 어떤 여백이 존재한다. 각 자의 경우에 대해 미학적 결함이 있든 없 든, 분명 평범한 것과 유니크한 것은 사회 학적으로 확실히 경쟁 상대이다. 한동안 미 술분야에서 유용한 모든 개념들은 궤변의 극단을 치달았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이 고 그 이상도 아니다, 혹은, 그 보완적 사고 방식으로 시는 산문이 될 수도 있고 연극과 영화는 합병될 수도 있으며 때론 음악이 미 술이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식 말이다. 내 관점으로는 유니크해지는 것, 평범 과 유니크의 경계를 짓는 것은 이 미술분 야의 궤변을 가리는 것만큼 어렵다. 하지 만 어찌되었든 우리들에게 유니크한 많은 모습만큼이나 가장 필요한 것은 유니크를 마주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그 것은 복잡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아 마 가장 단순하고 감각적인 무언가가 되어 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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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같은 소규모 집합 말고도 문화 적 다름, 풍습과 양식에 따른 실질적 다 름의 사이도 역시 ‘거리좁히기’란 여간 쉽 지만은 않다. 동유럽 여행 때, 부다페스트 에서 만난 헝가리 친구들은 그들 나름마 다 나를 손님으로, 동방의 이방인으로, 외 국인으로 다루는 방식이 분명히 복잡했지 만 확연하게 모두 달랐다. 허나 이것이 언 어 탓만은 아니었다―물론 나는 이 친구 들이 언어 외에도 나와 여러 측면에서 다 른 관계를 맺고 대했으리라 맹신하는 면 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 차이와 다름은 단지 속도가 느려지고 단순화된 나의 문 장들을 재차 서툰 헝가리어나 영어로 조정 했던 상황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 다. 헝가리에 머무는 동안 가끔 영어를 좀 하는 현지 친구와 이야기를 할 때면 우리 둘 다 어린아이처럼 감각적이고 원초적으 로 말한다고 생각했다. 외국어의 불편함과 어린 아이의 지위를 획득하며 느끼는 구속 감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다른’ 개체를 향 한 자비로운 탐색과 감시도 불편했다. 나 는 늘 안내되거나 도움 받았고, 감시 받고 있었다. 내 현지인 친구나 그 친구의 친구 들이나 잠시 일했던 예술 공간에서 나를 돌봤던 두 명의 헝가리인들은 모두 마치 내 보모처럼 굴었다. 나는 그들 각자의 차 이점을 알아내려 애썼지만 실패했고, 그들 이 남들과는 다른 내 모습과 특징을 몰라
주면 어쩌나 자주 걱정했다. 그들을 기쁘 게 하고 좋은 인상을 주며, 내가 지적인데 다 훌륭하고 적당히 까진 아티스트로 비춰 지길 원해 더 많이 나를 노출시켰다. 그러 다 보니 오히려 나는 여행 말미에 타락한 어린아이같이 느껴졌고 심지어 어느 정도 사기꾼이라고까지 생각됐다. 왜냐하면 나 는 보모가 필요한 어린아이도 아니었고 내 가 그런 척 하면서 만든 행동 공식들이 이 헝가리 청년들에게 단순히 읽힐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유니크해 보이고 싶었던 내 노력은 무지의 소치 안 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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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 little more than a month Guillaume will celebrate its 4 th anniversary. Anniversaries are always a good time to reflect about the past, what has been achieved, what has led us here, and about the future, what are our projects, how do we get there… Authenticity was our motto when we opened our first boutique; authenticity of our breads and pastries against French criteria. Of course our main goal is not to be authentic per se, but truly to bring an alternative to people in the choice of breads and pastries that could be found back then in Seoul. The possibility to people who knew traditional French breads and pastries to find them here in Korea too; an alternative for everyone who feels like trying something else than the toast breads (식빵) or chiffon fresh cream cakes (샌크림 시퐁 케이크) that seemed to be the only options; diversity to all these so-called French bakeries which are nothing else than chain selling points dealing factory-made “breads” and “pastries” and which have nothing in common with authentic French bakeries (except for their name indeed), undeniably much less in common than these small individual bakeries which sell hand-crafted “traditional Korean breads”, and by the way constantly struggling with the opening of one of these chain bakery stores in their vicinity. Indeed these individually owned bakeries are much closer to the French traditional bakeries insofar as the owners are true bread lovers. Our features—French and artisan with a wide range of both breads and pastries—have made Guillaume a
unique place in the landscape of bakeries in Korea, without a doubt. Some people might justly highlight the fact that we are not so much unique anymore. Certainly we are not anymore and I am happy about that. The more, the stronger. Being isolated does not help changing the world. And frankly speaking, we, artisan bakeries are all unique in our own ways: we have different ranges of products and even when we propose the same products, our recipes (technics and ingredients) differ, this is the beauty of arts and crafts in general and artisan bakeries in particular. Actually I believe that this diversity is good for everyone: obviously it is good for customers, who have more choices but it is good for us professionals too. When there is no competition, we—human beings—tend to be a bit lazy and rest on one’s laurel. Competition pushes us to create in order to stay ahead. Why do you think these conglomerates, I am not referring to the bread industry only here, try to kill competitors (big and small players),not—only—to make more money but to make their lives easier by avoiding taking a new look at what they make… Hence, just like being authentic is not a goal in itself, remaining unique is not our plan. What is important for us is to keep being a trend leader on French breads and pastries, constantly bringing new products and maintaining a high level of quality for our customers. Let us not misinterpret here: high quality does not mean unaffordable luxury, it simply means tasty and heal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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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ERSITY Why being authentic? Why being unique? While general public bread would sell more? While in Korea especially it is important to blend and to fit in the pre-defined “casts” of the society?... staying ahead and lead the trend ??? WHAT IS BEING UNIQUE?
Antonymes: commun, différent, divers, fréquent, habituel, multiple, plusieurs, reproduit Being trendy while being popular here is the ???Everyone wants to be unique still most of us buy trendy cloths or trendy technology or furniture from a famous Swedish brand that everyone else has in order to fit in, at school, at work, between friends. Leading the brands themselves to be creative in order to pop out of the ??? and to propose products similar to the competitors in order at the same time. The bread and pastry industry is not spared by ???. Let us take the example of macarons, Being different and being trendy popular that is the paradox When everyone claims they want to be unique, most of us follow the trends, on every domain (fashion, technology) and it is difficult to avoid it in a world which has become faster and faster on every aspect especially on communications and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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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do I want to say? We are unique? We are authentic We are trend leader To show a few examples of our uniqueness/authenticity Real eclairs Real—and flavor—macarons Real bread: crust Real pastry: with textures, good ingredients, and not limited to a wide selection of cakes allegedly all different and still so similar: chiffon fresh cream cake. My speech may not have changed so much over the years, this is exactly because this is what has driven us: bring something different, unique to “consumers” Is it dangerous to be unique? Is it good to be unique? Artisan is different than home style. Artisan does not prevent the use of equipment or being efficient. It is just that the bread is still made by humans (not fully automated) for humans (who beyond the needs of being fed like to enjoy flavor things). Artisan Tlj/pb Create while keeping our roots
AUTHENTICITY unique: abracadabrant, beau, bizarre, constant, curieux, d'exception, excellent, exceptionnel, exclusif, extraordinaire, extravagant, idéal, identique, incomparable, incroyable, individuel, inégalable, inégalé, inimitable, inouï, introuvable, irremplaçable, isolé, mémorable, non pareil, original, parfait, phénoménal, rare, seul, simple, singulier, spécial, stupéfiant, supérieur, transcendant, un, uniforme, univo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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