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기술 ∞ 창의적 공간
4차 산업혁명, 스마트 시대에 문화예술교육공간의 나아갈 방향
과학기술과 예술 그리고 창조적 문화예술교육공간을 위한
2018. 11. 15. - 16. 10:00 - 16:0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아트팹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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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글
로봇과 인공지능, 바이오와 디지털, 인간과 기계가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으며 4차 산업혁명이 유행어처럼 회자되고, 각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문화예술 분야 역시 과학기술과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담기 위해서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급변하는 시대, 다가올 미래사회를 위해 문화예술교육공간의 변화를 선도하고자 과학기술과 예술 그리고 창조적 문화예술공간을 위한 【오픈 토크】를 개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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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예술과 기술의 현재 그리고 문화예술교육공간 】 1일차에는 “예술과 기술의 현재 그리고 문화예술교육공간” 이란 주제로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에 대한 현재를 짚어보고 과학기술이 결합된 예술교육과 교육공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오늘날 문화예술에 미친 영향과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문화기반시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 2일차: 새로운 미래, 문화예술을 위한 창조적 공간이란? 】 2일차에는 “새로운 미래, 문화예술을 위한 창조적 공간이란?” 주제로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창조적 공간은 무엇이며 우리는 과연 그런 공간에 살고 있는지? 다가올 미래,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문화예술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 미술관 교육공간을 디자인 해보는 ‘창조적 딴 짓’ 특별한 워크숍의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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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2018. 11. 15. (목)
예술과 기술의 현재 그리고 문화예술교육공간
주제 및 세부내용 등 록
10:00 - 10:20 10: 20 - 10:30
환영사 및 인사말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강승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양현미
새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4차 산업혁명, 시작된 미래 사람이 답이다.
10: 30 - 11:10
사회현상 개념정리
기조연설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
미래사회를 바라보는 문화예술교육의 시선
11 :10 - 11:50
◦영국 상상력 연구소 톰 도스트 (*순차통역 진행)
점심시간
11: 50 - 13:30 세션1
14:00 - 14:30
15:50 -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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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 기술 + 교육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교육연수센터 신예린
발제 1
과학기술과 예술의 상생과 공유 공공 미술관의 실험과 실천은 가능한가? ◦백남준아트센터 이채영 학예팀장
4차산업혁명시대의 예술창작과 교육 ◦이화여자대학교 여운승 교수
발제 2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통한 문화예술공간의 변화와 움직임 - 아트랩과, 제로원 사례를 중심으로 ◦현대차 아트랩 이대형 팀장
데이터 미학과 인공지능,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대구가톨릭대학교 이준 교수
휴 식
14:30 - 14:50
14:50 - 15:50
세션2
국립현대미술관 아트팹랩 정은주
진 행
13:30 - 14:00
예술 + 기술 + 공간
라운드 토크
문화기반시설에서의 예술과 기술 그리고 공간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 공장 신윤선 대표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장 박주용 박사 ◦미디어 아티스트 황주선 작가
정 리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의 예술과 기술 그리고 교육
◦디지털 리터러시교육협회 김묘은 공동대표 ◦부개여자고등학교 장재성 교사 ◦사진 분야 정윤기 예술강사
2일차 ]
2018. 11. 16. (금)
새로운 미래, 문화예술을 위한 창조적 공간이란?
주제 및 세부내용 등 록
10:00 - 10:30
미래를 위한 창조적 예술공간이란? 우리는 과연 창조적 공간에 살고 있는가?
10: 30 - 11:10
창조적 예술공간
기조연설
4차 산업혁명, 스마트 시대에 문화예술공간의 방향은?
11 :00 - 11:40
◦ 영국 상상력 연구소 톰 도스트 (*순차통역 진행)
점심시간
11:40 - 13:00
13:00 - 13:50
특별강연
창의적 사람을 위한 창조적 공간이란? ◦ 포스텍 박주홍 교수
휴식
13:50 - 14:00
14:00 - 16:00
◦ 메타기획컨설팅 최도인 본부장
특별워크숍
나는 창의적인 사람인가? 잠자는 머리를 깨우기 위한 특별한 워크숍 미술관 교육공간을 디자인 해보는 ‘창조적 딴 짓’ ◦ 크리베이트 박성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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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GRAPHY
최재붕 교수는 현재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 대학 스마트융합디자인연구소 소장, 국회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자문위원, 이마트 사외이사, 삼성리서치 자문교수, 이마트24 편의생활연구소 자문교수로 활동 중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손꼽히는 전문가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진화와 스마트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탄생, 4차 산업혁명은 인류와 공존하며 새로운 미래, 사람이 주인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
사회 혁신가인 톰 도스트는 16년간 교육, 디자인, 문화 분야에서 어린이, 청년, 가정, 학교,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창의적인 다자간 합작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제공해왔다. 사회 행동 단체 ‘인비전(Envision)’을 창립했고,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런던의 자선 기업 ‘네스타(Nesta)’와 함께 문화예술계 리더 양성 프로그램인 ‘클로어 리더십 프로그램 (Clore Leadership Programme)’의 2013년 회원(Clore Fellow)이였으며,
공적 영역에서의 신체 활동에 초점을 맞춘 건강 및 웰빙 프로그램 ‘팝업 파크(Pop up Parks)’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영국 상상력 연구소
톰 도스트 (Tom Doust)
현재 톰은 런던에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주요 문화공간 ‘상상력 연구소(Institute of Imagination)’의 ‘경험과 학습 디렉터(Director of Experience and Learning)’이다.
그는 이곳에서 예술, 과학, 디지털기술에 관한 각종 이벤트와 워크숍이 개최되는 알버트 임뱅크먼트(Albert Embankment: 런던 탬즈강 남쪽 강변 지역)에 위치한 약 1,115㎡ 크기의 창고형 공간 ‘상상력 랩(Imagination Lab)’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채영은 미디어아트 전문 공간 일주아트하우스 큐레이터로 2000년에서 2005년까지 근무하였으며,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백남준아트센터, 2015년에서 2017년까지 경기도미술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였다. 2017년 봄부터 백남준아트센터 학예팀장으로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프로젝트를 총괄 진행하였다. 기획한 주요 전시 및 퍼포먼스 프로그램으로 〈배영환 개인전-유행가 II〉, 〈임흥순 개인전-추억록〉, 〈오버 뮤직〉(기획), 〈TV 코뮨〉, 〈x-sound: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공동 기획), 〈리듬풍경〉, 〈사월의 동행〉(세월호 참사 2주기 추념전), 〈비상한 현상, 백남준〉(공동 큐레이팅), 〈#예술 #공유지 #백남준〉(공동 큐레이팅) 등이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른 미디어환경과
백남준아트센터
예술, 인간, 자연의 관계,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술관 안팎에서
이채영 학예팀장
벌어지는 문화기획의 복합적이고 실험적인 기획의 가능성과 관객의 참여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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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시스트,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컴퓨터 음악 연구자로,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음악 박사학위 취득 후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재직하였고 2014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시청각 예술, 알고리즘 작곡, 음악 인터페이스, 모바일 미디어, 오디오 신호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소리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학술논문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의 다양한 공연 및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여운승 교수
이대형은 21세기 예술이 어디에 거주할 지 고민하고 있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큐레이팅의 영역을 환경, 커뮤니티, 기술, 미래 등으로 확장시키는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카운터밸런스〉를 통해 얻은 기부금을 모아 베니스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으로 발전시켰다. 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로서 국립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 LACMA, 블룸버그, 아트유니온 등 미술관을 넘어 큐레이터, 작가, 평론가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모션 플랫폼을 기획·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아트랩을 이끌며 제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될 미래 환경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현대차 아트랩
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이대형 팀장
이준은 직업과 취미 그리고 분야를 구분하지 않는 중첩적인 예술가, 디자이너 그리고 교육자이다. 2009년~2012년 문학과지성사와의 협력을 통해 『도축된 텍스트』 시리즈를 연속 발표함으로써 문학과 다른 장르와의 중첩적 관계에 대해 실험해왔으며, TransLife 국제뉴미디어아트트리엔날레 (국립중국미술관, 2011),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서울시립미술관, 2012), xLoop(대안공간루프, 2013), 살롱 드 세흐부(스페이스 캔, 오래된 집, 2014), 예술가의 명상법(사비나미술관, 2018) 등의 주요 그룹전시에 참여하였고, 서울스퀘어(2010-2012)와 대구문화예술회관(2016) 등의 다수의 대형 미디어 파사드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이준 교수
영상과 게임 작업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최근 물고기, 기계, 데이터, 그리고 게임을 이용한 작업에 집중하며, 2015년 페리지갤러리에서 개인전 『즉흥환상곡 - 魚』 를 선보인바 있다. 학부에서 시각디자인과 컴퓨터공학을, 석사과정에서 음악공학을 전공하고 조형예술 및 음악 그리고 디자인과 기술의 통섭을 추구하면서 문화기술학(Culture Technology)으로 공학박사를 받았다. 현재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및 공진화를 통한 인간과 예술의 변화에 주목하며 창작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홍익대 예술학, 동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후 예술의 사회적 참여와 다장르가 공존하는 문화예술기획자로 활동해오고 있다. 2004년 프레파라트 연구소라는 독립기획공동체를 설립한 후 《프레파라트-어머니 지구》(2004), 《디제잉 코리안 컬쳐》(2005)를 거쳐 4개국 (불가리아, 덴마크, 터키, 한국)이 참여하는 미디어아트 국제 교환 스크리닝 프로그램 《커피 위드 슈가》 (2007-2009)를 기획했다. 최근에는 ‘지속가능성’이란 결국 끊임없는 변화로부터 출발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2014년 12월부터 주 무대를 홍대 앞이 아닌 성수동으로 옮겨서 예술과 기술의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 공장
신윤선 대표
결합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현하는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을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다. 예술+기술 플랫폼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은 잠시 휴지기를 가지고 새로운 모색 중이며, 청소년 메이커스 교육 〈ART+TECH 상상공장〉, 장소 특정적 공공예술 프로젝트 〈만아츠 만액츠〉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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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은 ㈜메타기획컨설팅의 소속으로 현재 메이커시티 세운의 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의 소장으로 있으며, 메이커 스페이스를 주제로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메이커에 대한 연구와 메이커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메이커 문화, 메이커 산업, 메이커 교육에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3년 전부터 서울시의 세운상가 활성화 연구와 메이커 교육과 관련된 ‘메이커교육실천’이라는 자원봉사 단체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장
박주용 박사
황주선은 조소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으며 디지털정보융합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예술가와 메이커를 비교 연구하고 있으며, 〈손에 잡히는 프로세싱〉 등의 역서를 출간했다. 2회의 개인전을 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현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전문위원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인터랙티브 키네틱 아트, 디지털 미디어, 인터랙션 디자인 등을 강의하고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황주선 작가
김묘은은 현재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의 대표이다. 그녀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과학, 인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공감·소통능력, 창의력을 갖춘 문화예술 애호가의 성장을 목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미술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사)한국과학문화교육단체연합 부회장,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이사, ㈜ 마르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교육협회 김묘은 공동대표
장재성은 행정학, 일반사회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부개여자고등학교 일반사회 담당 교사로 재직 중이다. 인문 창의체험부와 인지과학 중점반 기획 담당, 로봇동아리 및 방과 후 코딩 수업을 담당하며 과학·기술 교과와 예술 교과 간의 융합에 집중하고 있다.
부개여자고등학교 장재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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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기는 사진영상전공 석사를 취득하고, 사진분야 예술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레드민트 스튜디오 대표, 비주얼마인드 협동조합 이사로도 활동 중이며, 배재대학교 광고사진영상학과에서 드론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최근 ‘Human and Nature, arte21’, ‘Photoworkd in Modern, ustory’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며 예술 창작에도 열의를 다하고 있다.
사진 분야 정윤기 예술강사
예술과 건축을 통한 사회의 점진적 발전을 지향하는 문화기업인 METAA (Metabolic Evolution through Art and Architecture, 1989년 설립)에서 문화적 공간과 환경, 지역의 독창성(고유성)과 문화적 성장,
창의성에 기초한 산업생태계 등에 대해 리서치, 컨설팅, 기획 등의 작업을 통해 도시와 문화, 지역과 산업생태계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왔다. 도시의 제반 문제에 대해 해답을 찾는 과정은 끝이 없는 심층적 연구와 영역간 연결과 사고의 확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실천적 작업에 임하고 있다.
메타기획컨설팅
최도인 본부장
2015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대표적 도시재생지인 세운상가군의 산업 비전 수립을 위한 컨설팅 및 거점공간 운영을 총괄(세운협업지원센터 공동센터장)하면서 ‘도심 창의•제조 산업생태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박주홍 교수는 현재 POSTECH 창의IT융합과에서 Design Thinking 과 Creative Making (Digital Fabrication)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POSTECH Design Intelligence Lab. 연구소 소장이며,
The Center for Computational Design Thinking 센터장이다. Harvard University 에서 건축학 석사를 MIT 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University of Miami 건축대학 교수로 있었으며, 주요 경력으로 MIT Media Lab. 연구원, 네델란드 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OMA) 및 오스트리아 Coop Himmelblau 에서 건축가로 뉴욕 Cline Bettridge Bernstein Lighting Design
포스텍
(CBBLD) 에서 조명디자이너로 활동하였다.
박주홍 교수
아이디어 컨설팅 회사 크리베이트(CREVATE) 대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믿는 그녀는 창의, 혁신 전도사이다. 창의적 생각을 도와주는 툴인 아이디어 카드, 혁신의 툴인 7type innovation 등을 활용해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와 같은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으며 유수 기업과 학교, 단체들의 창의적 역량을 끌어내는 창의력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컨셉을 도출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두가 CREVATE(Create + Innovate)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크리베이트
박성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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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술의 현재 그리고 문화예술교육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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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5. (목)
1일차
새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
4차 산업혁명, 시작된 미래 사람이 답이다. 기조연설
1. 인류의 진화와 스마트신인류, Phono Sapiens의 탄생 2. 포노사피엔스가 이끄는 시장의 혁명 3. 자본의 선택과 미디어산업 변화로 읽어보는 혁명시대 생존 전략 4.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열어가는 큐레이션 서비스 시대 5. 비즈니스 모델 혁신 – 킬러콘텐츠와 다양해진 소통 플랫폼 6. 4차 산업혁명시대, 사람이 답이다
시장은 혁명적 변화에 진입했다. 세계 1위에서 7위의 플랫폼 기업들 (애플, 구글, MS,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은 디지털문명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이다 .축적된 자본은 5천조에 달한다. 이들은 G2라고 불리우는 미국과 중국 시장을 혁신하며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글로벌 시장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혁명의 출발점은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인류는 급격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일으켰고 소비심리, 소비 행동의 변화를 보이며 시장 생태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 새로운 인류가 바로 혁명의 주인공, 포노 사피엔스다. 지금 시장은 바야흐로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사람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5천조의 자본은 거대한 혁명을 시장의 전 분야로 확산시키고 있다. 미디어산업, 통신, 유통, 금융, 제조 등 전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며 시장의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대한 문명의 교체가 이미 시작되었다. 인류문명의 변화, 이것이 혁명의 본질이다. 이제 모든 비즈니스 모델은 새로운 인류, 포노사피엔스 문명이 기준이다. 새로운 인류는 하루 수백번의 선택을 통해 데이터를 남기고 이 데이터는 새로운 시대 비즈니스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것이 빅데이터 산업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마무리한 기업들은 각각의 소비자에 대응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위해 인공지능 (Machine Learning)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으며 이것이 유통과 서비스 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제조에서도 제품의 지능화와 제조의 지능화가 전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팩토리에도 많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혁명의 본질은 문명의 변화다. 디지털 커넥터를 손에 든 인류의 변화는 정치, 경제, 사회의 변화를 촉발했으며 특히 시장경제에 혁명적 변화를 초래했다. 5천조의 축적된 자본은 이제 개인에게 또 기업에 이렇게 묻고 있다. 어떻게 혁명의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있는가, 달라진 인류, 포노사피엔스 시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이것이 혁명의 메시지다. 본 강의는 이 답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변화의 방향과 전략을 제시한다. 13
미래사회를 바라보는 문화예술교육의 시선
영국 상상력 연구소 톰 도스트
기조연설 1일차
Tom Doust
4차 산업혁명, 스마트 시대에 문화예술공간의 방향은? 기조연설 2일차
‘상상력 연구소(Institute of Imagination)’에 대해 ‘상상력 연구소’는 상상력이 혁신 주도, 미래 핵심 기술 개발, 전 세대의 웰빙(well-being)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조하고 확대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런던에 세계 수준의 문화공간인 ‘상상력 연구소 캠퍼스(Institute of Imagination Campus)’를 조성하여 핵심 미래 기술을 지원하고, 다양한 학문 분야 간의 학습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며, 인류에 있어 상상력이 근본적으로 어떠한 중요성이 있는지를 세계적 수준으로 연구한다. 상상력 연구소 캠퍼스는 아이들과 가족을 중심에 둔,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우리의 동기는 무엇인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보고서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에 따르면 인공지능, 나노기술, 3D프린팅 기술 발전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이 향후 5년간 비즈니스 모델과 노동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기술에는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현재 5세 아이들의 65%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미래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은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 그리고 혁신의 초석이다. 상상력 연구소의‘상상력 랩(Imagination Lab)’ 우리는 런던 중심지에 ‘상상력 랩’이라는 약 1,115㎡ 규모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간은 참가자들이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학습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연구하고 다양한 참가자들과 협업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4만 명 이상의 사람들과 모든 세대를 위한 혁신적인 워크숍과 이벤트를 운영해왔다. ‘상상력 랩’의 프로그램은 런던 주요 기관 및 단체들과도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다. 예술, 창의력, 그리고 기술 우리는 서로 다른 주제들을 결합하여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학습을 장려하는 다원적(interdisciplinary)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현재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과목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는 이 과목들을 예술 분야와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 리는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접근을 통해 새로운 사고와 아이디어가 창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혁신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은 사람의 창의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14
사람의 창의력은 급속한 기술 발달로 강화되고 있다. 다양한 신기술로 소비자 콘텐츠가 생산되었지만, 더 흥미로운 기술 분야들은 바로 본인만의 콘텐츠를 생각하고 만들어낼 수 있게 하는 키트(kit)가 제공될 때 비로소 나온다. 우리는 사람들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이자 ‘메이커’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예술과 기술은 오랜 역사 동안 서로를 보완해왔다. 항상 도안과 미술품을 토대로 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창의력부터 오늘날 풀뿌리(grassroots) 예술가 혹은 기술자들이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이는 ‘메이커 페어 (Maker Faires)’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실험과 경험을 통한 학습 등과 같은 예술창작의 원칙들이 오늘날 기술 세계에 투영되고 있다.
미래학습을 위한 전용 공간 조성 우리는 소비자를 공간의 중심에 두며, 학습이 가능하도록 특별 제작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사물이나 예술품을 구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아이디어를 끌어내도록 돕는다. 아이디어는 혁신을 장려하고, 실험과 학습을 위한 도구를 제공하는 환경이 제공될 때 생겨난다. 우리는‘상상력 랩’에 미래를 위한 학습 환경을 만들었으며 이는 아래와 같은 공간이다.
결과를 미리 정해 놓지 않고, 참여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공간.
참 여자들이
다양한 자재를 활용하여 주제를 연구하고 이에 대해 실험할 수 있는 장소 제공. 그리고
물리적 제작과 디지털 제작이 모두 환영받는 곳. 아이들이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활용한 놀이와 창작을 통해 배우도록 했던 마리아 몬테소리
(Maria Montessori)와 같은 교육자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장소.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도구들을 제공하고 다양한 자재의 활용을 장려하는 곳. 참 가자들이
공간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곳. 참가자들의 활동 참여, 아이디어와 작업물을
공유할 수 있는 지원이 제공됨을 느낄 수 있는 곳. 다양한
학습자와 프로그램의 수요에 따라 조정 가능한 가구들의 배치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유동적인 환경.
아 이디어를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
프로그램 예시 우리는 학교, 교사, 일반 대중, 문화 관련 기관 및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혁신 기술부터 혁신적인 교육방식까지 오늘날 사회에서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를 투영하여 더욱 넓은 세상을 담는다. 우 리는
로봇공학과 컴퓨터 코딩 등의 주제를 적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 워크숍을 기획하기 위해
예술가와 기술자들을 섭외한다. 일례로 ‘로봇 동물원(Robot Zoo)’워크숍이 있다. 이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더 허밍버드(The Hummingbird)’라는 메이커 로보틱스 부품키트(kit)와 공예를 활용하여 동물원의 특정 동물 디자인을 통해 로봇공학을 배울 수 있다. 15
우 리는
다양한 기관들과 파트너쉽을 맺어 혁신적인 대규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일례로 런던 시장과 레고(Lego)의 합작으로 탄생한 ‘리코드 런던(RE:CODE London)’ 이벤트를 들 수 있다. ‘레고 위두(Lego WeDo)’ 세트를 활용하여 레고를 만들고, 태블릿으로 코딩을 하여 연결된 레고를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예를 들면 ‘대기오염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와 같은 사회 문제를 주제로 참가자들이 문제 해결을 하도록 장려한다. 우 리는
대형 기관 및 단체들과 대규모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올해에는 영국의‘테이트 브리튼
(영국 국립미술관)’과 함께, 가족 단위를 위한 예술과 기술(art and technology) 축제를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에서 진행하였다. 갤러리에서는 움직이는 라이브 동영상 제작을 위한 코딩, 드로잉 봇(bot) 만들기, 이미지 잡음이 있는(glitched) 자화상을 만들기 위한 동작 추적, 그리고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전시관에 디지털 사물을 배치하는 등 다양한 체험활동들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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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Arts and Culture Education Symposium Institute of Imagination
About the Institute of Imagination The Institute of Imagination exists to champion and grow the power that imagination has to foster innovation, develop vital skills for the future and support the wellbeing of all generations. We are creating the Institute of Imagination Campus, a new world-class cultural space in London to support vital future skills, connect people through interdisciplinary learning experiences and research imagination’s fundamental importance to humanity on an international scale. The Campus will be a space for everyone, with children and families at its heart. What drives us? The Future of Jobs, a report published by The World Economic Forum, finds that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which includes developments in fields such as artificial intelligence, nanotechnology and 3-D printing, will cause disruption to business models and labour markets over the next five years. This will have an enormous impact on the skills people will need to thrive. The World Economic Forum estimates that 65% of children aged 5 will work in job types that do not yet exist. We believe Imagination is the essential skill needed to help shape this rapidly changing world. It is the cornerstone of creativity, problem-solving and innovation. The Institute of Imagination’s Imagination Lab We are currently operating a 12,000 square feet space in central London called Imagination Lab. The Lab provides us with the opportunity to explore new tools and technologies and work with a range of audiences in immersive learning environments. We have worked with over 40,000 people running innovative workshops and events for all generations. Our Lab programme also works collaboratively with major institutions and organisations in London. Art, creativity and technology We design interdisciplinary programmes to encourage learning across a range of topics, bringing different subjects together. In the UK and USA we are seeing a focus on STEM subjects in education: sciences,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s. We believe it is important to bring these subjects together with the arts. T hrough
creative and artistic approaches, we believe people can generate new thinking and new ideas.
In a rapidly changing world, the ability to think innovatively is driven by our human capacity to be cre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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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ur
ability to be creative is being enhanced by the rapid rise of technology. While we see a lot of new
technology producing consumer content, the more interesting areas of technology come from kit that allows one to create and build ones own content. We believe in people becoming creators and makers and not just consumers. A rt
and technology have a long history of complimenting each other: from Leonardo daVinci’s
inventiveness, which always began with technical drawings and artwork, to modern day Maker Faires, where grassroots artists/technologists showcase their unique work. We believe the principles of artistic creation, like experimentation and experiential learning, are today mirrored in a technological world. Creating dedicated spaces for the future of learning We believe in creating specially curated environments to enable learning to happen, with the consumer at the heart of the space. We are not tied to a collection of art or objects, instead we help to grow ideas. Ideas happen in environments that foster innovation and provide tools for people to experiment and learn with. At Imagination Lab we have created a learning environment for the future. This is a space that: d oes
not set predetermined outcomes, instead encourages participants to learn through
experimentation and the generation of new ideas; c reates
areas that encourage participants to experiment by investigating subject areas and using a
broad range of materials. In addition it is a space where physical and digital making is celebrated; d raws
on inspiration from educationalists like Maria Montessori where children learn by playing and
building with a wide range of tools and materials. We expose participants to tools and invite them to use a range of materials; s upports
participants to make them feel a sense of ownership of the space, enables people to feel
supported and empowered to participate in activity and share their work and ideas; a
fluid environment where the layout regularly changes with furniture that can be reconfigured
and meet the needs of different learners and programmatic layouts.
A space that can support the showcasing of ideas.
Examples of our programmes We run a broad range of programmes working with schools and teachers, the public, cultural institutions and companies. Our project work reflects the wider world by mirroring the rapid change that is happening in society from disruptive technologies through to innovative pedagogical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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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e
devise programmes and commission artists and technologists to devise workshops that bring
large topics, like Robotics or Computer Coding, to life. One example of this work is our Robot Zoo workshop. Here, participants are invited to learn about robotics through the design of a zoo animal using arts and crafts and fused with a maker robotics kit called The Hummingbird. W e
work in partnership with a range of organisations to devise innovative and large scale programmes.
An example is our Recode London event in partnership with Lego and The Mayor of London. Here we utilise the Lego Wedo set which encourages making with Lego then coding through a tablet to operate the connected Lego. The programme sets participants a societal challenge which they must use as a theme for instance ‘how do we combat air pollution’. W e
work in collaboration with larger institutions and organisations to run programmes at scale. This
year, we worked with Tate Britain (the UK’s national gallery of British Art) to run an art and technology festival for families throughout Tate Britain’s galleries. Activities included coding to create live moving visuals, building drawing bots, motion tracking to create glitched self-portraits and using virtual reality to place digital objects in the gall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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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1
예술 + 기술 +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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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예술의 상생과 공유
백남준아트센터 이채영 학예팀장
공공 미술관의 실험과 실천은 가능한가? 발제 1
2018년 10월 8일, 백남준아트센터는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이를 계기로 미래의 미술관의 역할에 질문을 던지고 미술관이 나아갈 방향을 설계하고자 했다. 백남준아트센터 구성원들은 지난 10년간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예술이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과 맺는 관계에 대한 고민 속에서 개관 10주년 사업 모토를 “예술 공유지, 백남준” 1 으로 정했다. 백남준이라는 작가가 추구한 기술과 예술의 공유, 민주적 향유와 사용에 대한 정신에 대한 공감의 차원에서 예술 공유지, 그리고 백남준아트센터가 공공기관을 넘어 시민과 함께 결합하여 실천하는 공유지로서 작동하는 미술관으로 실험하고 상상해 보는 장을 제시해 보자는 취지였다. 사실 이러한 과감한 실험과 논의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자산, 즉 백남준이라는 작가가 지니고 있는 ‘미래를 사유하는 자’이자 ‘비저너리(visionary)’인 백남준의 사유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 백남준은 “DNA는 인종차별주의가 아니다”라는 글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나는 TV로 작업하면 할수록 신석기시대가 떠오른다. 왜냐면 둘 사이에는 놀랄 만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에 바탕을 둔 정보 녹화 시스템에 연결된 기억의 시청각 구조가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는 노래를 동반한 무용이며, 다른 하나는 비디오다… 나는 사유재산 발견 이전의 오래된 과거를 생각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다. 비디오아트는 신석기시대 사람들과 공통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비디오는 누가 독점할 수 없고, 모두가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의 공동재산입니다. 비디오는 유일한 작품의 독점에 바탕을 둔 체제로 작동하는 예술세계에서 힘들게 버텨내고 있습니다. 현금을 내고 사가는 작품, 순전히 과시하고 경쟁하는 작품들로 이루어진 예술세계에서 말입니다.2 백남준은 「글로벌 그루브와 비디오 공동시장」(1970)이라는 글을 통해서, 비디오를 유럽공동시장의 원형처럼 자유롭게 소통시켜 정보와 유통이 활성화되는 일종의 ‘공유지(Commons)’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백남준이 몸담았던 예술 공동체 ’플럭서스‘가 지향했던 예술의 민주적 창작과 사용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된다. 이런 백남준의 유산과 사유를 근거로 우리는 백남준아트센터를 예술과 지식이 지역 커뮤니티와 관객, 예술가, 미술관 노동자와 함께 공유하고 향유하는 “예술 공유지, 백남준”, 백남준의 말처럼 비디오 아트가 지닌 음악과 비디오가 제시하는 공동재로서의 예술에 대한 탐구와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실험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된다. 첫째, 공유지(공유재)는 인류에게 주어진 물과 공기, 산과 바다와 같은 자연 자원에서 비롯하여 공동체가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함께 관리하는 공통재이다. “예술 공유지, 백남준”은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미술관이라는 공공의 공간이 어떻게 공유의 공간-공유지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가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22
둘째, 공유지는 백남준아트센터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미술관의 소장품 그리고 미술관에 축적된 유‧무형의 지식에까지 확장될 수 있다. “예술 공유지, 백남준”은 이러한 공유지를 미술관 노동자와 자원봉사자, 예술가, 관람객 그리고 지역민들이 공동의 규율 아래 함께 사용하고 나누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셋째,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는 백남준아트센터의 건립 미션은 백남준과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지닌 젊은이들이 점유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예술 공유지, 백남준”은 “다중의 목소리와 반대의 목소리가 공명을 이루는 공간”(파스칼 길렌)으로서의 미술관, 공론장으로 기능하는 미술관의 미래가 이러한 백남준아트센터의 미션과 어떻게 조응할 수 있을지 실험하고자 한다. 【예술 공유지, 백남준】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관 10주년 기념전시 《#예술#공유지#백남준》과 예술 공유지 실험의 이론적 실천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 《미래미술관: 공공에서 공유로》, 교육과 퍼블릭 프로그램이 결합한 공동체와 공유지 실험 프로젝트 《#메타뮤지엄 #프로젝트》이다. 【예술 공유지, 백남준】 프로젝트는 공공미술관이 좀더 외연을 확장하고 다수와 협업하며 예술과 일상의 간극을 없애고자 하는 실험이다. 이는 이 시대의 미술관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며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실험들이 미술관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관객, 예술가와 매개자들을 아우르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논의, 불화의 과정을 거쳐 가면서 또 새로운 질문들을 생산할 것이다. 파스칼 길렌은 시민과 공공의 공간이 만났을 때 실천이 일어나고 이 실천과 민주적 접근이 가능한 규칙이 함께 작동할 때 공유지가 생성된다고 말한다. 미래의 미술관에서, 공공의 공간에서 실천과 시민 공동체의 협업이 어떻게 일어나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즐거운 상상. 비디오를 통한 춤과 노래로 ‘글로벌 그루브’한 전 지구적 흥겨움을 꿈꿨던 백남준의 정신과 맞닿은 예술 공유지 실험이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실험의 범위와 수위, 실험을 이끄는 주체,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일어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평가의 주체는 누구인지 역시 우리가 질문해야 할 과제다. 또한 이러한 실험이 미술관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적 역학관계 혹은 정책과 조직구조와 관계에 대한 질문과 비판 역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꼬리를 무는 질문이 대답되고 논의되는 동안 우리는 어쩌면 미술관과 예술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1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프로젝트
2 백남준, “DNA는 인종차별주의가 아니다”
‘예술 공유지, 백남준’
에디트 데커, 이르멜린 리비어 편, 『백남준: 말에서 크리스토까지』,
전시 기획: 이수영, 이채영
임왕준, 정미애 외 역,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2018, pp.107-108.
전시 진행: 이수영, 이채영, 이세정 10주년 아카이브 기획 및 진행: 박상애 심포지엄 기획: 이수영 메타 뮤지엄 기획: 조민화, 김보라 메타 뮤지엄 진행: 조민화, 김보라, 이세정, 황지아, 염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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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통한
현대차 아트랩 이대형 팀장
문화예술공간의 변화와 움직임 아트랩과, 제로원 사례를 중심으로 발제 2
인간 - 예술 - 테크놀로지 - 미래 인간과 로봇은 다르다. 그 차이점은 ‘감정’이라는 영역에서 비롯된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감정▷생각▷행동으로 이어지는 연산 과정을 반복하며 생존해 왔다. 먼저 느껴야 생각의 방향을 구조화할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라서 행동해 왔다. 반면 그와 정반대로 로봇은 행동▷생각▷감정의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먼저 주어진 프로그램 조건 아래 조립과 분류 작업 등의 기계적인 행동을 하다가, AI의 도움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단계로 진입했고, 이제는 어떻게 인간처럼 느끼고 윤리적인 판단을 할 것인가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감정’은 인간에게는 ‘생각’과 ‘행동’의 근본적인 출발점이지만, 로봇에게는 도달하고픈 미지의 목적지이다. 이처럼 출발지와 목적지가 서로 완전히 다른 두 개체의 공생을 위해 어떤 장치가 필요할까? 지난 100년, 인류는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너무나 적게 느껴왔다. 그렇다 보니 미래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동력으로 이성, 논리, 테크놀로지를 쉽게 떠올리며, 더욱더 빠른 속도의 발전을 위해 합리성, 효율성의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그 결과가 가져올 미래에 인간은 어떤 위치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최근 심화되고 있는 AI,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서 그려지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축복”과 “공포”가 혼재된 불확실성의 풍경화에 가깝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그 “공포”가 오히려 인간에 대한, 예술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 예술은 로봇이 따라 할 수 없는 영역, 로봇과 차별화된 인간의 속성, 사회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관점 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자, 이제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해보자. 예술은 어떻게 미래를 변화시키는가? 이를 답하기 위해 ‘인간 - 예술 - 테크놀로지 -미래’로 연결되는 관계도를 그려보았다. 인간을 대변하는 예술과 미래를 앞당기는 테크놀로지가 접점을 가지고 상호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더욱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AI, 디지털, 로봇으로 대변되는 미래와 인간의 관계를 “공포”가 아닌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 이미 전 세계 주요국가, 학교, 기업, 단체들이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그 해결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종결합을 통해 예술이 해야 할 일이란 테크놀로지에 제동을 걸어주기도 하고, 철학적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며, 미래의 중심에 인간이 자리하게 하는 것이다. 즉 ‘발전’이 아닌 ‘방향’ 제시가 예술의 핵심이다. 테크놀로지가 예술을 더욱 필요로 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예술이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리티에 있다. 예술이 표현하고 있는 오리지널리티는 실험실의 테크놀로지처럼 사람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채 동어 방법적 논리에 머물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의 관점에서 시대의 가치를 읽어내고 그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예술이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리티를 분석해서 읽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역으로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기 위한 예술작품의 조건을 분석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24
과거에는 ‘아이디어 - 재료 - 기법 - 작품’으로 이어지는 비교적 쉬운 조건 분석이었다. 그러나 현대미술이 점차 과정 중심, 관객참여 등 다양한 단계를 작품의 주요 요소로 해석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복잡해졌다. 주제가 아닌 관람객의 해석이, 재료가 아닌 재료가 가공되는 기법이 더 중요해졌다. 이를 보기 좋게 도식화하면, ‘주제 - 재료 - 기법 / 테크놀로지 - 네러티브 1단계 - 관람객과의 인터렉션 네러티브 2단계 - 사회적 영향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단계별 오리지널리티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 고민하기 위해 예술가들은 다양한 장르와 협업하고 새로운 기술적인 실험을 감행한다. 머신 러닝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제작하여 실시간으로 관람객들의 참여를 반영하게 하는 식으로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역시 올드 스쿨이 되었다. 기술은 오늘 우리를 놀라게 하지만 내일이면 일상이 된다. 반면 예술은 오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만 내일이면 새로운 의미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인간 - 예술 - 테크놀로지 - 미래’라는 관계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인간을 닮은 예술을 이해했을 때, 미래에도 유의미한 테크놀로지가 탄생할 수 있다. 끝으로 미래 세대에게 당부의 말을 남긴다. “미래를 대비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더 똑똑해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 더 많이 느끼려고 노력하라. 그래야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낼 로봇이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인간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느낄 것인지 그 방법을 모르겠는가? 당황하지 말라. 예술이 그 잃어버린 감각을 깨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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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아이디어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 공장 신윤선 대표
성수동공장 라운드 토크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은 전시, 공연, 미디어교육과 같은 여러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통하여 사람과 기술, 사람과 사람, 기술과 기술이 만나는 신개념의 오픈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원합니다. 또한 매우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삶 속에서 일상화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특정 분야에서만 거론되고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매우 유쾌하고 즐겁게 느껴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디지털 콘텐츠가 인간에게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이 동네의 여러 사회적 기업과의 교류를 이어가는 것을 회사의 방향성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여러 사회적기업과의 교류와 협업을 통하여 빠르게 변하는 성수동을 기록하는 <성수애서>라는 지역 잡지를 만들었고, ‘스트릿성수’, ‘청춘성수’, ‘골목에서 만나요’, ‘성수생 성수작’이라는 제목으로 동네 축제도 여러 회 선보였습니다. 지역 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ART+TECH 상상공장〉이라는 교육 프로그램도 무료로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모두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관계라는 것이 드러날 때는 보잘것없거나 특별할 것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미성 중심의 예술이 이러한 보잘것없는 관계를 아름답게 표현할 때 사람들은 감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대의 예술은 심미성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뿐만 아니라 대부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예술 활동’이 예술의 근간을 형성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동체라는 관계 맺기의 지점이 바로 예술인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저는 ‘개인’, ‘친구’, ‘동반자’, ‘지역’이 곧 예술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에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그들을 위해 공간을 함께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은 무엇인지, 지역과 상생하는 공동체 지향적 도시재생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저는 이러한 고민이 현재의 저와 우리 회사 모두에게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네에 대한 고민과 예술 활동에 대한 고민, 그리고 기술이 어떻게 사람들을 향하여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저의 활동 철학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활동 철학을 갖게 해준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에 감사합니다. 그러나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은 임차료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하여 재계약을 할 수 없었고 현재 공간 운영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장을 나오고 보니 오른 임차료뿐만 아니라 미흡한 저의 경영 방식의 문제도 속속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대적으로 점검하여 하나씩 대안과 방법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공간을 거점 삼아 이어 가던 활동에 제동이 걸린 것은 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피해 갈 수 없는 어려움입니다. 법인명 ㈜유쾌한은 여전히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콘텐츠 기획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부를 신설하여 홀로그램 공연 기술을 자사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6
이로부터 파생되는 3D콘텐츠 관련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또한 <만아츠 만액츠>라는 공공예술 콜렉티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 개의 예술이 만 개의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함께 만들고 함께 만드는 공공예술’이라는 모토를 지닌 새로운 개념의 공공예술 프로젝트입니다.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는 유쾌한은 현재 3개의 공간으로 나눠 근무하고 있으며 【ART+TECH 상상공장】은 구로의 메이커스 공간으로 출장을 가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활동에 있어 공간은 큰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활동을 제약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동네를 거점으로 하는 공간이 지닌 플랫폼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2년 6개월을 마중물 삼아 열심히 공간을 운영했지만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면 주민들의 상실감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수동은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이 화두입니다. 투기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오래된 건물들은 계속 없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건물과 지식산업센터는 계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근무환경으로서는 나쁘지 않겠지만 상승하는 지대와 임차료는 이제는 저희 같은 플랫폼 지향 회사,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으로서 존속하기는 어렵다는 메시지와 같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쾌한 아이디어 성수동공장을 처음 이곳에 꾸릴 때부터 추구했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최근 연구개발부에서 짜온 아이디어를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성수동 내 성덕정길에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곧 사라질 그 동네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VR 콘텐츠로도 기록하는 것을 향후 프로젝트로 구상 중입니다. 기술이 사람을 향하고 동네를 위해 사용되며 기술이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한 개념이 한 공간에서 꾸준히 발현되고 마을 사람들이 오다가다 들를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면 더할 나위 없겠죠. 아직은 미흡한 유쾌한 이지만 언제가 되던 그러한 따뜻한 기술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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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장 박주용 박사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 공간 라운드 토크
최근 세계적으로 메이커 문화가 급격히 퍼지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는 비교적 발 빠르게 메이커를 미래산업의 역군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방식의 지원뿐만 아니라 메이커의 제작환경 측면에서도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제작환경을 대표하는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는 메이커로 불리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협력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도록 환경적 지원을 하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공간 구축에 있어서 산업적 가능성이라는 측면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지만, 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로 세계적 명성이 가장 높았던 테크샵은 작년에 최종부도가 났으며 아직까지는 테크샵의 비즈니스 모델은 산업적 역할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이런 국가적 전략의 관점에서 사람들은 종종 ‘세운에 메이커 스페이스는 몇 개나 있느냐?’ 혹은 ‘세운에 산업을 위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을 한다. 물론 세운에 시제품의 제작과 테스트를 해보기 위한 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가 있다면 매우 활용도가 높을 것임에는 의심할 바가 없다. 하지만, 사실 세운은 그 자체로 이미 메이커 스페이스의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 것을 고민하기보다는 세운 자체의 활용성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가 혁신성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장비와 공간적 효용성보다는 메이커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의 구성과 그 구성원들이 가진 지식과 노하우의 자발적 공유와 확산이 우선적이다. 커뮤니티가 생기면 그들의 공통적인 문제의식이 도출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면서 혁신은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운은 이와 같은 조건을 가진 공간인가? 세운상가는 1957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집을 잃은 빈민들이 점유하고 있던 판자촌을 밀어내고 지어진 건물로, 완공 초기에는 당시 최상류층의 문화적 중심지의 역할을 하였다. 당시 전쟁을 겪은 지 오래지 않은 한국은 산업기술이라 할 만한 것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그 당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들었던 첨단 수입전자제품의 수리를 통해 전자기술을 포함한 여러 기술이 세운으로 모이게 했다. 이와 같은 기술의 집적을 통해 당시 기술자들의 현장성 있는 기술학습 및 기술유통의 플랫폼으로서의 조건을 갖추게 되었으며, 한국형 해커의 양성소 역할을 하고 그들의 일터가 되었다. 최근 세운상가는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위치를 갖게 되는 모양새이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여타 문화공간과 다른 특성을 갖는다. 세운은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이다. 산업이 돌아가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약육강식의 야생이다. 이런 야생에서 도심제조업은 각각의 업체가 생산하고자 하는 제품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28
제품의 오더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새로운 공정의 컨베이어 벨트로 재구축되어 생산 프로세스의 효율을 극대화하며 경쟁력을 갖는다. 이처럼 빠르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유기적 컨베이어 벨트는 생산에 있어서 기동성이 필요한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생산방식이다. 이렇게 신속하고 유기적인 작동이 중요한 방식이기 때문에 그중 하나의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업체들이 사라지기라도 하면 이런 유기적 생산은 불가능하게 되며, 더 나아가서는 제조생태계는 도미노처럼 차례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런 프로세스에서는 각각 업체의 역할 수행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므로, 내적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꼼꼼한 동료평가가 일어난다. 또한 도심 산업이 있는 곳(세운, 동대문, 문래동 등) 에서는 이 동료평가를 통해서만 이들의 산업 생태계에 진입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도심 산업은 일종의 산업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커뮤니티 안에서는 공통적인 문제의식과 해결해야 할 목표가 이미 매우 강력하게 존재한다. 더불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유와 협력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세운의 산업적 특성도 역시 지역 중심의 인간적 관계, 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적 생태계로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세운이 가진 기술은 최첨단의 하이테크 기술은 아니다. 최근 세운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것들은 아티스트의 작품 제작이나 프로토타입 제작 혹은 소량 생산이다. 일반적으로 아티스트 혹은 프로토타입은 팔기 위한 것이기보다는 소통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세운은 과거에도 이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는 매우 최적화되어 있었으며, 현재에도 여전히 그 부분이 강점임에는 틀림이 없다. 현재 세운은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의 산업적 특성을 유지하며 커뮤니티를 재생하고 브랜드를 재구축하는데 엄청난 리소스와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세운에서 업을 지속하고 있는 여러 주체가 한데 힘을 모아, 현재의 세운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창의성 속에서의 효율을 추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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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작업장,
미디어 아티스트 황주선 작가
스마트하게 작업하기 라운드 토크
들어가며 지난 9월 말, 작업실을 계약했다. 그리고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작업실은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태다. 그 와중에 어떤 학생들은 매주 주말 드로잉 로봇을 제작하러 오고 또 다른 학생들은 졸업 작품을 만들러 오며, 나는 나대로 이런저런 작업을 진행하곤 한다. 작업실 정리가 더딘 이유는 있다. 여러 일들 덕분에 바쁘고, 정리할 물건의 범주와 종류는 많고, 작업실의 용도가 부분적으로 미정인 면도 있고, 아직 작업실 공간을 충분히 익히지 못했고, 이 공간을 분석, 또는 그 안에서 휴식하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해서다. 한편, 작업실 사용자 그룹이 여럿이다 보니 대처해야 할 상황들이 생겼다. 사용자 그룹에 따라 작업대의 배치나 공간 분할을 유동적으로 바꿔야 하고, 다른 그룹의 일이 섞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룹에 따라 다른 재료, 부품, 도구 등을 신속하게 전개-정리할 필요도 생긴다. 그리고(그래서) 되풀이하는 질문들이 생겼다. “좋은 작업실(작업장)의 조건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스마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경험한 작업장들과 인상들 그동안 미술 대학의 실기실, 대학원의 랩실, 그리고 여러 동료의 작업장을 사용하거나 구경했다. 특히, 국립과천과학관의 무한상상실, 부천아트벙커B39, 판교 ICT 문화융합센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국립현대미술관 아트팹랩 등에서는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워크숍에 참가했다. 이 장소들은 각각 독특한 특징과 장단점이 있는데, 나는 지리, 공간, 장비, 사람 등의 요소를 평가 기준으로 꼽아봤다. 지리 요소는 작업장에 대한 접근성, 주변 자원(가령, 부품이나 도구를 구할 수 있는 판매점과의 인접성 등), 문화적 환경(가령, 문화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전시장이나 작업장이 주변에 있는지의 여부)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에 비해 공간 요소는 작업, 강의, 회의, 휴식 등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가에 따라 평가한다. 장비 요소는 수공, 전동, 전자, 제조 등의 분야로 구분하여 구비 여부를 보고, 사람 요소는 관리자의 전문성과 지원 여부, 작업자의 활성화, 일반 방문자(관람객)의 존재-부재(친밀감) 등으로 파악한다. 요즘은 한 가지 요소를 더 고려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 작업장”이라는 요소다. 스마트 작업장, 스마트하게 작업하기 소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됐다고 일컬어지는 기술들이나 혁신들은 작업 환경, 작업 과정, 그리고 작업자의 인식에도 매우 흥미로운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구와 작업장의 지능화, 개인 맞춤화, 탈 장르적 제작 환경 등은 작업자의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여주고, 작업자의 역량을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전문가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작업 공간의 활용도를 최적의 상태로 끌어올릴 수 있게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30
그러나 작업자들이 작업장에 기대하는 바가 생산성 향상에만 머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작업장을 매개로 더 쉽게 더 많이 보고 보여주고, 연결하고 이어지고, 나누고 공유하는 사회적 관계의 향상 또한 생산성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다. 아트팹랩 한구석의 칠판에 낙서처럼 쓴 문구들은 이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보인다. 맺으며 아트팹랩은 창작자, 참가자, 관람객에게 친화적인 공간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나 문화적 환경이 좋다. 나아가 친절하고 전문성 높은 관리자분들이 다정하게 맞아주고 유사한 관심사를 갖고 활동하는 분들을 만날 수도 있다. 나아가, 작업장이 스마트해질 수 있다면, 그래서 보다 스마트하게 작업할 수 있다면 아트팹랩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아트팹랩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로서, 예술의 토대 위에서 동시대의 기술과 혁신을 조망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고, 만들기를 통한 창작, 감상, 학습, 실천, 유희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곳 중의 하나이기에 앞으로 더욱 활발한 융합의 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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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2
예술 + 기술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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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의
이화여자대학교 여운승 교수
예술창작과 교육 발제 1
예술과 과학·기술은 서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예술은 매체 없이는 완성될 수 없고, 다양한 매체의 개발과 활용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과학·기술의 발달이 예술의 발전과 변화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던 첨단 기술이 서서히 인간의 사상과 감정 표현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우린 그것을 특별하고 놀라운 장치가 아니라 예술 창작 과정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모든 기술은 궁극적으로는 어떠한 형태로든 예술 활동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은 가상·증강현실, 사물 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 빅 데이터,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의미하며, 정보기술 산업을 넘어 사회·문화 전반의 여러 영역에서 우리의 삶을 서서히, 그러나 근본적으로,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예외 없이 일어나고 있다: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표현이 가능한 무한대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3D 프린팅은 누구나 높은 수준의 정교함을 가진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다. 빅 데이터 또한 새로운 예술 표현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예술가 또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우리는 이런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표현의 확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단순한 도구로서의 기술 활용을 넘어, 이제까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창의적”인 작업이 차츰 컴퓨터에 의해 수행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바흐(Bach) 또는 베토벤(Beethoven) 등의 음악 스타일, 렘브란트(Rembrandt)의 화풍과 같이 위대한 작가들의 특징을 간직하면서도 분명히 전에 없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도 충분히 “듣기 좋은” 음악을 온전히 새롭게 작곡하고, 사람들이 세계 곳곳의 여행지에서 촬영하여 올린 커다란 파노라마 사진 속에서 가장 “보기 좋은” 구도를 스스로 잡아내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물의 수준 또한 매우 높아, 인간의 작품과 쉽게 구분하기 힘든 정도에 이르고 있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이와 같은 컴퓨터의 창작 능력에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느낀다. 예술 창작에 필요한 “표현 기법”에 있어서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면서도, 창작의 주체 또는 “창조성”이라는 면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무엇보다 인공지능 기술의 획기적 발전과 이를 통한 데이터의 재발견일 것이다. 바둑에서 인간을 앞지른 알파고(AlphaGo)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공지능은 반복적인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한다는 기존 컴퓨팅 패러다임의 한계를 넘어, 고도의 논리적인 판단력과 직관적인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도 대단히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4
오랜 시간동안 예술은 “인간의 창조적 활동(human creativity)”으로 이해되었다. 예술은 이 세상에서 오직 인간이라는 존재만이 접할 수 있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며,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오랜 시간 수련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알고리즘과 같은 논리적•구조적 사고와 절차를 바탕으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예술 창작과 같은 창의적 활동을 구현하려는 계산 창의성(computational creativity) 분야의 성과는 인간이 없이도 예술 창작이 이루어질 수 있고, 나아가 예술 창작의 주체로 인식되어 온 인간이 정작 그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제, 우리는 이제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차원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예술이 더 이상 인간 고유의 영역이 아니고, 창의성이 더 이상 인간만의 능력이 아니게 될 시대에, 창작 과정에서 인간의 존재가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로 대체될 수 있다면, 우리는 앞으로 예술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스스로 작품을 만드는 대신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공급하는 작업만 하게 된다면, 인간의 역할은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미래의 예술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본 발표에서는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의 시대에 새롭게 인식되는 인간의 능력과 창의성의 본질에 대하여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 개념을 가다듬으며, 궁극적으로 예술가의 위상과 역할을 다시 정립할 필요성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논의의 핵심은 “온전히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준비”일 것이다: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을 알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는 없겠으나, 새로운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예술창작 패러다임의 전환 및 다양한 영역에서의 파급효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대하여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하려 한다.
본 발제문은 필자의 (출판되지 않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기고문, 그리고 국립 부산국악원 주최 국제 심포지엄의 발표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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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미학과 인공지능,
대구가톨릭대학교 이준 교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발제 2
21세기 문화예술 교육과정을 위한 방법론 설계와 실행 이 발표에서 2018년도 6월부터 진행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프로젝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술창작과 교육 - 데이터 미학과 인공지능>의 교육과정 설계 및 실행에 대한 실제에 대해 논의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새로운 문화예술 교육 및 창작을 위한 4차 산업기술(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의 기초 문해력을 함양함으로써 기술에 의한 문화예술창작 및 교육 현장 적용능력을 제고하고, 이를 통한 창작적, 교육적 방향을 점검하고 조별 활동을 통해 관련 문화예술교육(창작) 프로그램을 제안함으로써 학습 내용의 응용방식을 체험하며, 문화예술과 기술의 융합에 관한 미적, 교육적, 철학적 논의를 통한, 통합 교과적 관점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 최근 기술과 예술의 통합적 교육‧창작 프로젝트들은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참여자 중심의 교육과정개발과 거리가 있는 교육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교육과정 설계와 방법론 설계의 첫 출발이 되었다. 더불어 우리가 다루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나날이 그 변화가 빠르며, 교육 참여자의 요구사항도 다각화되어 있기 때문에 비전문가들인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어렵다는 관점도 있었다. 최근 일반인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창작가들에게도 인공지능은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은 간과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 프로젝트에서 가상증강현실 및 블록체인 등 다른 기술보다도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연계 문해력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문화예술교육 분야에 적합하도록 ‘데이터 미학과 인공지능’으로 그 주제를 좁혔다. 짧은 수행 기간과 낯설고 변화가 많은 주제, 다양한 참여자라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자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과 융통성 있는 방법론 설계에 있었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격언이 있듯이, 새로운 교육과정의 개발은 새로운 방법론에서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는 우리가 대면하는 4차 산업혁명 현상이, 그것이 산업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고정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기존의 교육개발방법론과 ‘변화성’과 ‘민첩성’을 추구하는 사용자중심설계방법론이 모두 요구되는 복합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프트웨어공학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검증된 방법론인 사용자 중심의 설계 방법론을 차용하고 이를 기존 방법론과 연계하는 혼합연구방법론을 중심으로 이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수행하였다. 사용자 중심의 설계방법론은 다양하며 이들을 적절히 통합한 Lean UX 방법론이 기존 방법론 중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 기존의 교육과정개발방법(폭포수개발방법)과 Lean UX 방법론을 결합한 혼합연구방법론을 설계하였다. 폭포수방법론을 적용하여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분명하고 고정된 6단계의 연구 과정을 설계하고 수행하였다. 또한 각 단계에 대응하는 중시적, 미시적 차원의 현상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Lean UX 방법을 변용 적용하였다. 36
이 6단계의 폭포수방법론을 바탕으로, Lean UX 방법론 측면에서, 거의 모든 단계에서 참여자의 의견을 신속하게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최소기능의 교육과정(MVP, Minimal Viable Product)을 설계, 평가하는 빠른 순환반복(iteration)을 수행함으로써 현실적인 교육과정안을 제안, 시행하였다. 이러한 교육과정개발과 실천은 쉽지 않다. 교육 참여자의 적절한 선정을 위해, 사전 연구를 진행,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상 참여자의 페르소나(persona)를 설정하고 1차 최소기능의 교육과정안을 개발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참여자의 심층 선발을 진행하였으나 우리 예상과는 다른 방향의 참여자들이 지원하여 1차 교육과정을 전면 수정하였다. 다양한 교육내용의 풀(pool)을 선정하고, 실제 교육 시행 단계에서 ‘디자인-개발-평가’의 3단계 과정과 이의 순환반복을 철저히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연수 기간 동안 매일 매시간 참여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참여자의 수준을 점검하여 교육 내용을 수정, 변경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한 결과로 전반적인 연수 참여자의 만족도는 높았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의 의문과 교훈을 얻는다. 기술이 결합된 문화예술교육에 있어서, 변화가 빠른 기술성을 도입하고자 할 때,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하는가? 인간을 위한 기술개발과 제품서비스를 디자인하면서 획득해온 사용자 중심의 설계 방법론은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그동안 우리는 교육참여자개발보다는 교육과정개발에만 중점을 두지 않았나 자문해본다. 사용자 중심 방법론의 고객개발(customer development)에서 차용한 교육참여자개발(participant development)은 참여자에 대한 연구와 인간에 대한 연구에서 비롯된다. 결국 우리가 이 연구를 통해서 얻은 것은 새로운 시대의 교육참여자 개발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더불어 사용자(여기서는 교육 수혜자)의 입맛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된 교육은 과연 교육적인가? 이와 관계하여, 교육만족도와 실질교육 효과의 간극은 아직도 측정이 어렵고 해소도 어렵다. 이점에 대한 고민이 추가로 필요하다.
본 발제문은 필자의 (출판되지 않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결과보고서를 중심으로 기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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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교육협회 김묘은 공동대표
예술과 기술, 그리고 교육 라운드 토크
디지털! 문화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전체 인구의 84.8%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을 지니고 생활하는 것이지요. 이와 더불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PC 이용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및 스마트폰 보유율 변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7. 12)
스마트폰은 단순 통화만을 위한 기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생각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표출해 주는 유용한 창작 도구이기도 하지요. 가상공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가상현실로 문화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작곡할 수 있고, 미술 작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기기로 입체 조형물을 만들어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도 있고, 영화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예술 활동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원주민인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에 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쉽게 디지털 도구를 습득합니다. 아이들은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문화예술 활동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또한 어느 정도 퀄리티를 보장합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문화예술 창작물을 잘 만들어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비롯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면 이 차이가 줄어듭니다. 자신도 모르게 문화예술 창작물을 잘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오면 문화예술 창작이 즐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감성을 메마르게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대중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습니다. 38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문화예술 기술은 새로운 장르의 문화예술을 탄생시켰습니다. 비디오 아트도 기술에 의한 새로운 장르의 문화예술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서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빅데이터 융합 기술은 문화예술에 또 다른 장르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곡, 미술작품은 이미 시중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가상현실에 드로잉을 하고 이를 공유하는 VR ART, 현실 세계에 가상의 작품을 제작하는 AR ART, projection mapping, Digital DJing도 조금씩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센서 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는 융합문화예술 활동에 도움을 줍니다. 소리를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고, 움직임을 음원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방대한 빅데이터는 문화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는 소스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선 기술이 사람의 감성을 죽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또 다른 장르의 문화예술을 만들고, 문화예술 대중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디지털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는 미술 활동을 좋아합니다. 반대로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아이는 미술 활동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을 활용하면 달라집니다.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차이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모두 다 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예술교육의 기본 취지는 문화예술을 사랑하게 만들어 문화적인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디지털은 모든 아이가 문화예술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돕고, 그로 인해 긍정적 경험을 주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디지털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디지털 기술을 배우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은 철저한 수단이 되어 상상력을 융합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데 활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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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서의
부개여자고등학교 장재성 교사
예술과 기술 그리고 교육 사례 발표 라운드 토크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추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제시한 핵심역량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면서 당면하게 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하며,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6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역량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융합과 통섭이라는 과정을 통한 통합적 이해의 형태로 나타나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알파고 쇼크 이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징이 돼 버린 인공지능(AI)은 이러한 융합과 통섭의 학문인 「인지과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본교는 인천에 위치한 일반계 고등학교로 진로 설계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인지과학 중점 반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심리학, 논리학, 철학, 정보처리와 코딩 등의 연관 학문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융합하여 다양한 교내대회, 교과 활동 및 동아리 활동의 결과물을 산출해오고 있다. 그런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 중 심미적 감성 역량의 한 부분으로 예술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인지과학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2018년 여름 ArtE에서 진행한 예술교육 전문성 심화 연수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술창작과 교육 ‘데이터 미학과 인공지능’」을 수강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인지과학의 영역에 예술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과 코딩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과제를 교육과정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위해 2학기부터 방과 후 교육과정에 「Processing을 활용한 인공지능과 예술 창작」이라는 강좌를 개설하여 ‘Markov Chain’을 활용한 간단한 코드를 만들어 보고, 웹사이트를 통해 수집 · 분석된 데이터를 시각화시키는 방법을 실습하고 있다. 기존의 코딩 교육의 산출물이 주로 게임이나 문서 등의 형태였다면, 예술작품의 산출은 학생들에게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하였고 창의적인 다양한 산출물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기존에 지도하던 로봇 동아리가 주로 기계적인 메커니즘에 입각한 제어 중심의 코딩을 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아두이노와 라즈베리파이를 사용해 데이터를 시각화하거나 청각화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온도 센서를 통해 무작위로 수집된 데이터를 사운드로 전환하는 코드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존의 C 언어 외에 Processing 언어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2학기부터 시작한 과정이라 아직 진행 중이지만, 학기 말에는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의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예술 교육은 일반적으로 예 · 체능이라고 하는 교과군에 의한 개별 교과 수업의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이런 방식은 예술 교과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을 기르는 데는 유리할 수 있으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심미적 감성 역량’이라는 융합 · 통섭적 영역에서는 그다지 좋은 수업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예술 교과는 다른 교과군과는 별개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취급되어 교과 간 융합에 소극적이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40
최근 4차 산업 혁명을 맞이하여 인문학의 부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인문학 교육과 예술 교육 간의 융합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교육과정 상에 나타나고 있다. 본교에서도 이를 위해 몇 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는데, 사회적 갈등의 문제를 연극을 통해 다루고 공감하는 교육 연극 및 역사적 사실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수업, 창업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Design Thinking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 기술 교과와 예술 교과 간의 융합에는 소극적이었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이전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특히 강조되는 역량이 지식정보처리 역량과 심미적 감성 역량이고, 이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 및 예술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기술 교과군에 속하며, 스크래치나 엔트리 등의 블록 방식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간단한 게임이나 수학적 결과물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적 중 예술 교육과의 융합은 주로 Maker Movement, Digital Literacy의 영역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Maker Movement는 3D 프린터, 3D 스캐너,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메이커 스페이스로써 예술 창작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이러한 장비를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지역의 대학 및 전문계 고등학교, 지역 미술관의 팹랩 등과의 연계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Digital Literacy는 컴퓨팅 사고 능력뿐 아니라 콘텐츠를 발견하고, 평가하고, 이용하며, 공유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말하며 학교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교과 수업을 통해서 학습한 코딩 능력을 예술 창작 및 체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딩 담당교사와 예술 교과 교사가 함께 수업 계획을 만들고 평가를 하는 Co-Teaching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맞이하여 교육의 패러다임도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교육 현장에 쏟아지고 있다. 교육과정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만으로 시대적 흐름을 따라갈 수는 없다. 학생들에게 기술과 예술의 융합 역량을 함양하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사라고 생각한다. 과학 · 기술적 역량을 가진 예술 교과 교사와 심미적 감성역량을 갖춘 기술 교과 교사가 공동 작업을 통해 수업 계획안을 짜고 평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사 및 예술 강사에 대한 연수를 확대하고, 교사 동아리 단위의 활동을 지원하며 학습을 위한 물리적 환경의 구비가 필요할 것이다. ArtE가 기존에 해왔던 예술 교육 관련 연수뿐 아니라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교사 및 예술 강사에 대한 다양한 연수를 기획하고 실행해 줄 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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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의
사진 분야 정윤기 예술강사
예술과 기술, 그리고 교육 라운드 토크
4차 산업혁명, 스마트 시대의 학교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에 눈이 쏠리고 있다. 초·중등 교육 과정에 코딩교육이 필수 과목으로 전환되었고, 학교 현장에는 스마트 기기, 드론, AR, VR 고글, 3D프린터, 로봇 제작 키트와 같은 교보재들이 보급되고 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의 주제로 2주간 교육연수를 진행했으며, 많은 문화예술교육자는 새로운 기술을 교육에 어떻게 적용하고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사진 교육은 드론, VR, AR과 같은 시청각 장치들이 급속도로 발전, 보급됨에 따라 더욱 민감하게 수용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자는 스마트 기술 교육(편의상 신 과학기술들을 통칭하는 의미에서)을 해야 하는가? 학교 현장에는 이미 교사와 외부 전문 강사들이 코딩, 로봇 교육, 드론, AR, VR 등을 교육하는 상황에 굳이 ‘문화예술교육 시간에도 스마트 기술을 교육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에 빠져들게 된다. 간단하게도 해답은 그 질문 안에 있다. 예술 강사는 기술 교육이 아닌 문화예술교육을 해야 한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교실에 갇힌 새 촬영 기술 교육 중 촬영 높이에 따라 사진의 결과가 매우 달라지는 카메라 앵글이라는 기법이 있다. 이는 하이 앵글, 아이 앵글, 로우 앵글로 구분된다. 학생의 빠른 습득과 창의적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애니멀 앵글 촬영 방법’을 활용한다. 학생이 특정 동물이 되어 흉내를 내고, 동물의 시선으로 촬영을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뱀과 같이 바닥을 기어 다니며 낮은 시선으로 촬영을 하고, 쥐와 고양이처럼 좁은 구석에서도 촬영하는 것이다. 새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어떻게 할까? 새의 시선으로 촬영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안전사고 때문에 소극적이다 못해 만류하게 되고 이는 학생들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학생들은 사물함같이 높은 곳을 찾아 촬영하다 보니 대부분 건물 안에서 날아다니는 사진 작품을 찍는 것이다. 이렇게 ‘교실에 갇힌 새’라는 모듈이 탄생하게 된다. 최근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일상의 수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 드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드론 교육을 시작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고, 학생들이 쉽게 사용이 가능한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드론의 등장은 새의 시선뿐만 아니라 독일 작가 얀 폰 홀레벤(Jan Von Holleben)의 작품 패러디와 같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졌으며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책상 위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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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갇힌 새
드론 촬영
얀 폰 홀레벤 작품 패러디
2. 사자 사냥 문화예술교육에서 창의력과 상상력 발달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사진 교육에는 상상 속의 장면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메이킹 포토 제작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각 장면을 연작 사진으로 구현하는 사진 동화 제작이 있다. 여기에는 맹수와 싸우는 기사, 거인, 학교를 파괴하는 장면 등 다양한 스토리가 등장한다. 이 장면들은 어떻게 사진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이러한 장면들은 원근법 착시를 활용하거나 사진 캐릭터를 만들어 구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맹수 촬영을 위한 동물원 방문은 불가하고, 불도저, 갑옷, 마녀 의상, 장미꽃 등 수많은 소품 준비에도 어려움이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그림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높아진 학생들의 기대에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AR 같은 소프트웨어 발전으로 부족했던 많은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다. 기존에 하지 못했던 상황 연출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특수 효과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 가능해진 것이다. 작품은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의 과정이며, 기술은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도와주는 보조적인 역할이다.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기술 지원으로 더 쉽고 완성도 높은 작품 제작이 가능해진다.
사진 캐릭터_ 사자 사냥
사자사냥 AR
사진동화_100
AR 촬영 장면
진격의 거인
특수효과
스마트 기술에 관하여 예술가는 기술 전문가보다 더 전문적일 수 없다. 이미 학교에서는 스마트 기술교육을 하고 있으므로 문화예술교육자가 여기에 많은 교육 시간을 소모할 필요는 없다. 문화예술교육자는 기술이 최종 목표가 아닌, 지금까지 기술적 한계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새로운 활용 영역을 찾아야 한다. 세상이 바뀌어도 학생들의 예술 체험, 상상과 창의력을 가꾸는 문화예술교육의 생래의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기술과 활발히 교류하며 문화예술교육자는 새로운 시대를 짊어져야 할 학생들에게 융합된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새가 교실 밖으로 훨훨 날아오르게 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자가 해야 할 일이다. 43
새로운 미래, 문화예술을 위한 창조적 공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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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6. (금)
2일차
미래를 위한 창조적 예술공간이란?
메타기획컨설팅 최도인 본부장
우리는 과연 창조적 공간에 살고 있는가? 기조연설
미래를 위한 창의적 문화공간, 그 실험과 실천 - 메타(METAA)의 생각, 그리고 실천 1989년 설립된 메타는 예술과 건축을 통한 사회의 점진적 발전(metabolic evolution through art and architecture)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메타의 뜻은 곧 우리의 미션과 활동, 지향을 담고 있기도 하다. ‘점진적’이라는 것은 곧 우리의 태도이다. 내가 일하는 메타(art)는 건축가들은 아니지만, 또 하나의 ‘공간 전문가’ 들이다. 유력한 문화공간을 만들 때,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공간을 초기 단계 계획하는 파트너 후보자가 된다. 이 공간의 주인은 누구인지, 이 공간은 어떤 도시적 맥락에서 존재하는지/하여야 하는지, 또 이 공간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지, 공간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고, 운영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재무적 타당성은 있는지 등등. 건축가가 설계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리해 주기도 하고, 정책가가 정책적 의사결정을 위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면서 말이다. 그럼 메타가/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 철학’은 무엇일까. 그걸 정리할 수 있을까. 메타가 과제를 풀어가는 방법론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그 공간의 직간접적 주인(우리는 ‘이해관계자’라고 부른다.)들을 ‘집중 인터뷰’한다. 문화공간의 이해관계자는 한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공연장의 경우, 관객도 주인이지만 예술가도 주인이다. 더구나 온종일 그곳에서 일해야 하는 운영자도 중요하다 (운영자의 일은 책상 위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많은 공공 재정이 투입되는 경우 세금을 내는 시민(여론)도 주인의 반열에 오른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녹취록’에 담는다. 어떤 프로젝트의 경우 A4 종이 200여 쪽 이상의 기록이 남는다. 팩트를 읽고 행간을 읽고, 각 이해관계자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보통의 경우, 다른 처지에 있는 이해관계자들은 표면적으로 충돌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조금만 미래로 눈을 돌려보면 같이 공유하는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만들어져야 할 공간에 집중하기 전에, 그 공간이 놓이는 도시적 맥락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도시/장소 맥락 읽기’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태도이자 방법론이다. 지금의 그 도시공간을 이루는 어떤 맥락(역사, 일터와 삶터의 형성, 문화의 형성, 산업생태계 등)을 읽는 것은 당연하지만 내면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흔히 그 도시/장소에 살고 있는 사람도 발견하지 못하는 지점들이 많다.
이번 [오픈 토크]에 메타가 참여한 / 내가 역할을 한 사례, ‘세 가지 주제 속 여덟 가지 실천사례’를 중심으로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한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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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커뮤니티와 삶의 공간] 문화의 집(1996)과 문화파출소(2006) - “무엇보다 친근함(intimacy)”
1996년 문체부는 ‘문화복지’를 선언하며 동 단위에서 접근할 수 있는 ‘문화의 집’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정책을 수립하였다. 당시 메타에서는 모델 개발에 참여했고, 각 도시의 성격에 따른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였다. 당시 생활권 문화공간이 노인정, 어린이집, 독서실 같은 도서관 같은 정도였는데 “내 집보다 더 편한 곳”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을 담았다. 현재는 100여 개의 문화의 집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6년 문체부와 경찰청은 부처협력 사업으로 파출소의 기능이 정지된 곳을 ‘문화파출소’라는 이름으로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마을 치안을 담당하던 파출소 9곳(군포, 대구, 울산 등)을 치안센터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문화공간화하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사례이다. 치안기능과 문화가 공존하는 모델 개발과 운영체계 구상에 참여했고 ‘문화파출소 수유(수유6치안센터)’ 설계를 맡아서 메타건축과 공동으로 리모델링 작업을 수행하였다. 평소에 사람들이 들어갈 일이 없는 파출소 공간에 ‘친근함’을 주는 방법, 프로그램, 운영방식에 대해 고민하면서 ‘나눔부엌’, ‘마음다락방’ 같은 공간과 ‘주민강사제도’ 등을 구상하였다. 현재 지역에 따라 민간 문화예술교육단체, 지역문화재단 등이 지역경찰청과 함께 운영을 담당하며 소규모 지역문화 예술교육 플랫폼의 기능과 문화안전망, 범죄피해자 치유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② [장소의 기억과 전환] 임진각평화누리(2005)와 몽골 문화나담(2008), 노들섬 구상제안(2016) - “상상과 공감의 힘(imaginary)”
2004년 100억 이상 규모의 세계평화축전 계획 구상을 메타에서 맡게 되면서 ‘행사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축제의 공간이 지속적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담는 장소로 전환되는 것을 상상하였다. 임진각 옆 부지에 ‘음악의 언덕’, ‘바람의 언덕’, ‘카페 안녕’ 등을 구상하였다. 버려진 차가운 땅에 인근 파주 LCD 공장에서 나온 대량의 흙으로 자연적이고 부드러운 곡선의 언덕(야외공연장이자 공원)을 조성하였다(당시 설계는 기오헌이 맡았다). 올해 4월 남북 정상의 판문점회담 당시 jtbc 뉴스룸를 현지 진행하여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2006년부터 한국과 북방 아시아 몽골의 민간 문화교류를 구상하면서 역사가 깊은 유목민의 축제인 나담축제에 문화적 구상을 더하는 ‘문화나담(Culture Naadam)’ 프로젝트를 몽골국립예술대학, 몽골예술위원회와 함께 기획하였다. 말 경주가 벌어지는 초원에 축제 사이트를 구상하면서 유목민적 방식으로 자연에 조화를 이루는 원형의 축제 공간을 상상하고 실현하고자 하였다. 이 축제의 공간은 일주일 만에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2016년 서울 한강대교가 놓인 노들섬을 ‘꿈섬’으로 변화시키는 구상을 제안하였다. 2차 공모에서 당선되지는 못하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분주한 도시 서울 속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과 접속을 담은 ‘갤럭시 프로젝트(천체 투영관)’, 시민들이 프로그래밍과 운영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꿈섬 클라우드’ 같은 진일보한 제안을 담고 있다. 이때의 구상이 언젠가는, 어느 곳에든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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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도시 생태계와 공간] 세운상가 거점공간(2015-), 플랫폼창동61(2017), 통영 캠프마레(2018-) - “일터와 삶터, 연결된 공간들의 생태계“
2015년 세운상가의 산업경제 비전을 수립하는 연구에 참여하였다. 당시 서울시는 세운상가 존치계획이 확정되면서 종묘에서 남산에 이르는 세운상가군을 잇는 보행데크 연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었다. 우리는 도심 산업의 미래 측면에서 세운상가가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와 앞으로 존재할 방식에 대해 고민하였다. 세운상가와 인접지 도심산업 생태계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200여 명의 심층 조사를 통해 ‘세운 속 기술문화’의 역사와 현재성을 발견, 확인하였으며 ‘도심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라는 산업 재생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마련되는 공공거점에 메이커스큐브, 세운전자박물관, 세운테크북라운지, 세운베이스먼트(시립대 세운캠퍼스) 등을 조성하여 기존 거주민과 생태계를 존중하면서 열린 문화공간, 개방적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분산/네트워크형 플랫폼(메이커시티 세운)을 조성해 가고 있다. 세운 도시재생의 가장 큰 특징인 ‘세운협업지원센터 기술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창동61은 서울 동북부 지역의 마지막 유휴지인 창동-상계지역의 환승주차장과 창동차량기지를 재생하는 대규모 도시계획의 ‘시그널 프로젝트’로 구상되었다. 대형 대중음악공연을 위한 아레나 구상이 문화인프라에 국한되는 사업이 아니라 ‘음악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구상되어야 한다는 계획을 제안하였고 플랫폼창동61이 이를 실험하는 베이스가 되도록 하였다. 음악특화 공간으로서의 공간 구성과 설비, 협력뮤지션 제도 도입 등 ‘창동과 인연이 없던’ 음악인들이 이곳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도록 프로그램적 시도를 하였다. 2018년 국제공모를 통해 발표된 통영 캠프마레는 LH와 통영시가 국제공모를 통해 신아sb조선소를 재생하는 마스터플랜 프로젝트이다. 메타는 통영지역의 중소형 조선업 쇠퇴에 따른 ‘일자리의 복원과 지속가능성’, ‘산업구조의 전환 문제’에 대한 문화적 해법에 주목하였으며 이를 ‘12 School Project’라는 혁신경제와 공유경제가 순환하는 미래학교 프로젝트를 공간계획과 함께 제안하여 최근 당선되었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일자리, 산업구조, 인구문제 등에서 문화의 역할에 대해 주목하고자 했다. 앞으로의 과제이다. 고전적인 예술 공간에서부터 폐조선소의 재생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공간의 성격과 존재 방식, 운영 주체는 다양하지만 일관되게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의 생각을 파악하는 과정과 노력’의 중요성이다. 창의적 공간은 깊이 있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지금, 여기 우리가 살고, 다루고 있는 문화공간의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다시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의 경험과 생각을 잠시 유보하고 귀를 기울여보자. 우리 문화공간에 함께 살고 있는 운영자들, 이곳을 어떤 목적으로든 찾고 일시적이지만 집중적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예술가와 기획자들, 각자의 집을 나와서 우리의 문화공간이자 일터를 찾는 관람객과 시민들, 그리고 더 먼 길을 떠나온 여행자들, 우리 공간의 주변에 있는 오래된 상점 주인들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기록하여 보자. 우리가 살고/다루고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어감에 있어서 다수/익명의 빅데이터도 중요하겠지만 생생한 감정과 감각을 담은 우리가 직접 만나는 사람들의 스몰데이터가 더 소중할 수 있다는 믿음. 아마 거기에서 미래, 창의적 공간의 해답이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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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사람을 위한
포스텍 박주홍 교수
창조적 공간이란? 특별 강연
간단히 정리하자면 창조적 공간이란 공간과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 형성이 창조적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시선과 공간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투명함(Transparency)이 어떻게 사용자의 작업과 타인 그리고 본인의 인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창의적인 과정이 이끌어내지고 결과적으로 창의성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건축적인 고민입니다. 많이 알려진 창의적인 공간으로 하버드 건축대학원(Harvard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의 건드홀(Gund Hall)과 MIT 미디어 랩(Media Lab)이 있습니다. 우선 건드 홀에 대해 설명해 드리자면 1960년대 하버드에 건축대학이 처음 생길 무렵, 아직 학교 건물이 없어 교수들과 학생들은 하버드 캠퍼스 주변 여러 건물의 빈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교수들이 건축대학 건물을 설계할때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소통하고 아이디어들이 연결되는 것이 창의적인 결과를 이루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고, 건축가 존 앤드류스(John Andrews)는 “하나의 지붕 아래”(“Under One Roof”)라는 개념으로 서랍처럼 생긴 여러 층의 스튜디오 공간을 하나의 지붕 아래에 계단식으로 배치하는 설계안을 디자인합니다.
Harvard University Gund Hall 외부 (좌측) 및 내부(우측). 이미지 출처: 하버드 건축대학원 홈페이지 및 The Harvard Gazette
건드 홀의 인상적인 면은 건축의 외부 형태 때문이 아니라 학생들과 교수들이 이 공간에서 서로 어떻게 영향을 받는가입니다. 수십 개의 건축, 도시, 조경 스튜디오들이 하나의 지붕 아래서 각 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디자인하는지와 각각의 교수가 스튜디오를 어떻게 이끌어가는지가 한 학기 동안 모든 구성원에게 적나라하게 공개됩니다. 다종의 지식이(건축과 조경, 도시와 건축, 조경과 도시 등)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 것은 기본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많은 학생의 책상과 스튜디오 벽들이 스케치와 모델, 그리고 수없이 고민한 흔적들로 가득 48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독창적으로 이끌어 가는 교수들의 스튜디오는 뛰어난 결과물들이 마치 마술처럼 그리고 끊임없이 생산되는 공장과 같은 모습으로 보이게 됩니다. 서로 끊임없이 주고받는 시선 속에 창의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과정의 힘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 된 것이죠. 같은 도시,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 옆에 있는 MIT Media Lab으로 들어가 보면 역시 유사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1980년대에 미디어 랩이 처음 생길 무렵에는 창립자 및 많은 교수가 MIT의 전반적인 캠퍼스 디자인 개념을 공유했던 것 같습니다. 효과적으로 연구하고 뛰어난 결과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동굴과 같은, 외부환경에서 보호되는, 독립적인 연구공간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선호했다고 합니다(한마디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거나 덥거나,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혼자서 집중 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던 거죠). 결과적으로 미디어 랩 구관의 설계는 작은 창이 있는 교수와 연구원들의 연구실과 연구실별로 공유할 수 있는 실험실을 배치하는 내부지향적인, 한편으로 많은 벽으로 만들어진 클러스터 형태의 다소 폐쇄적인 평면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간 상당히 성공적인 연구 결과를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랩의 교수들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폐쇄적인 연구실과 실험실로 인해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 단절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융합적인 연구가 나오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 당시 거션필드 교수(Neil Gershenfeld, Center for Bits and Atoms 연구소 소장)와 레스닉 교수(Mitchel Resnick, The Lifelong Kindergarten Group 연구소 소장)는 지하에 하나의 대형 공간을 함께 공유하면서 투명하게 오픈된 공간의 영향력에 대해 깨닫고 미디어 랩의 신관 설계에서 오픈된 공간과 연구실 간의 벽을 유리벽으로 대체해 내부 공간 전체가 투명성을 가지게 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MIT Media Lab 구관 지하 1층의 공유 연구실 (LEGO Learning Lab, Smart Cities, Computing Culture, Lifelong Kindergarten, 좌측) 및 신관 내부 (우측). 이미지 출처: Shift Boston Blog (좌측) 및 MIT Media Lab.(우측)
이 두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독립적으로(또는 폐쇄적으로) 지식을 생산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 간의 작업과정을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하나의 근접한 공간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는 게 창의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이며, 이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연구집단이라고 알려진 두 학교가 이러한 창의적인 공간을 구성원에게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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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창의적인 사람인가?
크리베이트 박성연 대표
잠자는 머리를 깨우기 위한 특별한 워크숍 미술관 교육공간을 디자인 해보는 ‘창조적 딴 짓’ 특별 워크숍
아이데이션(Ideation)이란 무엇인가? 요즘 들어 심심찮게 듣는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데이션(Ideation)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이 들어 봤는데, 아이데이션은 대체 무엇을 뜻하는 단어일까요?
아이데이션이란? 먼저 단어의 형태를 살펴봅시다. 아이데이션(ideation)은 Idea에 어떤 동작을 명사로 만드는 ation이 붙어 있습니다. 이 조합만으로도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데이션(Ideation)은 아이디어 자체가 아닌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과정(The formation of idea or mental images)에 중점을 둔 개념입니다. 그래서, 그 과정을 행위(action)로 간주하고 이를 명사화시킨 용어가 바로 아이데이션(Ideation)입니다.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먼저 아이디어가 생성되어야 하고, 그 생성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또한 커뮤니케이션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아이데이션이란 단순한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생성(Generating), 발전(Developing),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ng) 과정을 아우르는 단어입니다.
왜 아이데이션이 필요할까? 개인차가 있겠으나 많은 이들이 아이디어 내는 것을 상당히 어려워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발산적인 우리의 뇌는 평소에 우리가 사용하는 정리 정돈, 매뉴얼화, 보고 등에 사용되는 수렴적 뇌와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의 뇌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습관처럼 반복적 사고를 하므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평소처럼 사고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창조적인 마인드로 전환하여 전혀 다른 세팅에서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것이 필요하며 아이데이션은 이 과정을 일컫는 것입니다. 이는 광고, 기획,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아주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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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데이션을 잘하려면? 아이데이션의 여러 단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생성 단계입니다. 이 생성 단계를 도와주는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1.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 알렉스 오즈번(Alex Osborn)이 개발한 사고 방법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발상하고 발언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판하지 않고 조건 없이 수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바탕으로 자유로이 발상하고 그것을 카드에 적는 방법입니다. 말하지 않고 쓰면서 하므로 침묵의 브레인스토밍이라고도 불립니다. 3. 6색 모자 기법(6 HAT) 에드워드 드 보노(Edward De Bono)가 고안한 기법으로 참석자들이 서로 다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각기 다른 색의 모자를 쓰고 자신이 쓰고 있는 모자의 색깔이 의미하는 바대로 사고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백색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은 수치나 정보에 기인해 사실적인 사고를 하고, 흑색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은 실행 불가능한 이유나 부정적인 시선에서 생각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4. 스캠퍼(Scamper) 밥 에벌(Bob Eberle)이 개발한 방법으로 대체(Substitute), 결합(Combine), 응용(Adapt), 변형(Modify)/ 확대(Magnify)/축소(Minify), 다르게 활용(Put to other uses), 제거(Eliminate), 뒤집기(Reverse)의 약자를 따서 스캠퍼(Scamper)라고 불립니다. 일종의 아이디어 창출의 체크리스트로 다양한 발상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5. 아이디어 오프너(Crevate Idea Opener) 크리베이트에서 만든 방법으로 배우고 익힐 필요 없이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만든 아이데이션 전문 툴입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크리베이트가 만든 아이디어 오프너(www.ideaopener.com)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내 볼 예정입니다. 창의도 노력이다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으레 반짝거리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바로 아이디어입니다. 아이디어가 끊임없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 노력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아이데이션 방법론은 그 도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아이데이션 방법들은 저마다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별로 적절한 방법론을 잘 활용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아이데이션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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