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Page 1

안녕하세요, 슈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의 휴가에 대해 궁금해 하시더라. 간단하게 말하자면 많이 걷고 많이 자고 많이 생각했다. 믹스테잎을 작업하기 전 생각 정리를 하고 싶어 여행이 가고 싶었다. 꼭 가야하는 곳도 있었고. 24살 방탄소년단 슈가가 아닌 24살 민윤기로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지금 하는 이야기들은 가수와 팬, 방탄과 아미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들을 대할 때 가장 슬퍼 질 때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대할 수 없는 내 자신을 마주 할 때이다. 누구하나 상처주고 싶지 않은데 그러지 못할 때가 생긴다. 난 아직 한참 부족한 사람인 것 같다. 고베 콘서트 둘째 날… 그날 이후 난 깊게 잠을 자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 때문일까, 항상 잠들면 식은땀과 함께 잠에서 깬다. 이미 한번 무대에 서지 못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줘 본 적이 있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올라가겠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이 말렸다.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 상황에 정말 펑펑 울었다. 울면 지는 건데. 나에게 있어서 나의 슬픔을 참는 건 매우 쉬운 일이다. 하지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슬픈 건 매우 힘든 일이다. 난 다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난 그 날 무슨 일이 있어도 무대에 섰을 것이다. 그래서 가야하는 곳이 생겼었다. 나는 휴가동안 고베를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말렸지만 가지 않으면 내가 나에게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갔다, 고베로. 공연을 했던 공연장을 공연이 끝나고 따로 찾아 간 적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첫 번째는 레드불렛 첫 콘서트를 끝내고 새벽에 찾아갔던 악스홀, 두 번째는 무대를 못섰던 고베 월드 기념홀. 난 무뎌지는 게 너무 싫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이 영광스러운 날들을 당연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무뎌지기 싫었다. 그래서 다시 찾아 갔었던 악스홀, 그리고 고베 월드 기념홀. 난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좋았었고 아직도 좋다 17살 때 난 관객 2명 앞에서 공연을 할 때도 떳떳하게 눈을 마주하고 공연을 했었다. 하지만 데뷔 이후 난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 자신이 부족하단 걸 내가 더 잘 알아서였을지도. 그리고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첫 공연 날. 난 오랜만에 관객들과 떳떳하게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무대에 서지 못했던 고베 두 번째 날, 그날 이후 난 다시 떳떳하게 많은 사람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찾아 간 고베, 그 공연장 난 도착한 시간부터 우리의 공연이 시작하던 그 시간까지 주변을 계속 서성였다. 티켓팅 부스에서 입구 그리고 공연장 구석구석 난 당신들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었다. 많은 감정들을 느꼈다. 기쁨, 공연을 기다릴 때의 설렘, 슬픔, 원망, 분노, 안타까움 등등. 난 당신들을 이해하고, 싶고 이해한다. 그러기에 미안하고 죄송하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라, 나약하지만 강한 척 하는 인간이라. 다시 한 번 난 부족한 인간이라는 걸 느꼈다. 종교는 없지만 그 자리에서 기도했다. 어차피 끝은 정해져 있는 일, 끝이 있더라도 이 감정 이 마음 무뎌지지 말자고. 매순간 혼자이고 싶었던 나에게 여러분들은 참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이와 성별, 국적과 종교, 당신이 어떤 언어를 쓰는지 그건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예상치 못하게 뮤직뱅크 방송이 잡혀 예정보다 하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날, 난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돌아왔다. 다시 한 번 난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며 매순간 감사하며 살아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복받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미. 표현이 서툴러 항상 말은 못하지만, 이렇게 시접잖은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제 생각을 전달하네요. 부족한 인간이기에 매순간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미. - 2016.01.10. 슈가 트위터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