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i Magazine April 2021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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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Q Lim, Daniel J Edwards, Joomin Hwang, Lina Rose Lee

APRIL 2021 Vol.247

헤어, 메이크업: Tie the Knot 유해경 장소 : 맘앤아이 스튜디오

Happy Hour Talk

Artist Interview

In the Kitchen

Daddy&I

“My Way, Broadway!” 브로드웨이 한인 뮤지컬 배우들이 터놓는 삶과 뮤지컬

뉴욕의 만물 박사 피가로, 바리톤 유영광

봄철 입맛 없는 우리 가족을 위한 색다른 레시피

대디 유투버, "뉴욕 키다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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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브로드웨이를 무대로 ‘꿈’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 한인 현역 뮤지컬 배우 임규진(Q.Lim), 다니엘 에드워드(Daniel J Edwards), 황주민(Joomin Hwang), 이리나(Lina Rose Lee) 글 및 사진

편집실 표지모델 임규진(Q.Lim), 다니엘 에드워드(Daniel J Edwards), 황주민(Joomin Hwang), 이리나(Lina Rose Lee)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4월의 맘앤아이 커버는 브로드웨이를 빛내고 있는 한인 현역 뮤지컬 배우 4명이 환히 장식했다. 아름다운 드레스와 멋진 슈트를 갖춰 입은 스타들이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마치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장으로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한 착각 을 불러일으켰다. 뮤지컬 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상 최초로 한국인으로서 주연에 발탁, 현재도 브로드웨이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임규진(Q.Lim),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이자 성우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다니엘 에드 워드(Daniel J Edwards),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토종’ 한국인 남성가수이자 할리우드 영화계까지 진출한 황주 민(Joomin Hwang),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댄서와 가수로서 넘치는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있 는 이리나(Lina Lee). 오로지 가슴에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하여 그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 하여 뮤지컬의 본향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별처럼 빛나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뮤지컬 배우들! 전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인하여 평범했던 일상이 우리의 바람이 되어버린 요즘, 뮤지컬 공연의 재개를 간절히 기다리는 뮤지컬 팬들 과 소통하기 위해 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꿈을 현실로 이뤄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러 가보자!


편집실 노트 Managing Director Grace Kim

시작이라는 말과 가장 어울리는 계절, 봄이 왔다. 3월에서 4월로 숫자 하나 바뀐 것뿐인데 부쩍 따스해진 햇살과 곳곳에 피어나는 푸른빛도는 새싹들을 보면 만물의 이치가 더 없이 신비롭다. 몸과 마음이 들뜨는 4월이 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치 겨울을 사는 것 처럼 잔뜩 움 츠려 있다. 벌써 일년이다. 가족을 잃거나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운영하던 가게를 닫아야 하는 고통을 우 리 주변에서 자주 보고 듣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긍정적인 에너지를 우리 안에서 꺼내어 보는 것은 어떨까. 맘앤아이는 이렇게 세상과 단절된 채 고통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많은 우리 이웃들에게 힘이 되고자 코로나 19 로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빠지지 않고 매월 발간을 해왔다.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면, 이런 와중 에도 많은 분들이 발간을 위해 도움을 주시고 힘을 보태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따스한 날씨만큼이 나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따스한 마음을 나눠줄 수 있도록 이번 맘앤아이 4월호도 열심히 성의껏 준비해보았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함께 겪고 이겨내고 있다는 것을 우리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우리 모두가 안전해 지고, 회복되어 정상적인 일상으 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맘앤아이 잘 보고 있어요. 어려운 상황에도 매월 잡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독자의 단순한 감사 인사였는데 나에겐 큰 위로가 되는 한마디었다. 항상 애독해 주시는 독자들이 있어 우리는 존재한다. 그 사랑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Grace Kim


2021년 4월호 제247권 www.momandius.com Publisher Mi Kim Publishing Director Tae Hee Sa Managing Editor Leticia Moreinos Schwartz Digital Div. Executive Producer Julian Kim Assistant Project Manager Zachery Wilks Managing Director Grace Kim Art Director Sunyoung Ha Chief Copywriter Soo-Crystal Lee Editor Hyangil Kim, Hyeonin Yang Reporter Windy Lee, Jieun Choe Digital Div. Editorial Coordinator Jieun Choe, Jamie Noor Translation Hyangil Kim, Hyeonin Yang Philadelphia Branch Manager Simon Shim Philadelphia Branch Editor Sooji Ko Shim Digital Div. Marketing Manager Howard Lee Art& Culture Director Nino Macharashvili Event Director Soolim Seo Event Coordinator Lai Won Chi Executive Video Producer Youngsam Yoon Producer Seungho Park Photographer Zinno Park, Eugen Do, Moim Studio, Serry Park Junior Reporter Soojin Kim Global Reporter Mina Kim Intern Joanne Chung Columnist Hae Kyung Yoo, Paul Han, Jennifer Cho, Hyosook Park, Joanne Rhee Jiwon Yoon, Jinkyu Joo One Fine Social Dining Creative Managing Director Hyunwook Ham Legal Advisor John Han Esq. New Jersey 2029 Lemoine Ave, Suite 202 Fort Lee, NJ 07024, Tel. 201.224.7500 editor's desk : editor.momandi@gmail.com general : momandiusa@gmail.com / advertising : momandiu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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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21 [VOL.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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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OUR TALK “My Way, Broadway!” 브로드웨이 한인 뮤지컬 배우들이 터놓는 삶과 뮤지컬 ARTIST INTERVIEW 뉴욕의 만물 박사 피가로, 바리톤 유영광

Clinic

34

MEDICAL COLUMN I 자궁내막증 by Dr. Jennifer Cho

37

MEDICAL COLUMN II 코로나19 후유증 by Dr. Paul Han

38

FINANCE GUIDE 일반 건강보험과 치과 보험의 다른 점 In the Kitchen

40

봄철 입맛 없는 우리 가족을 위한 색다른 레시피

44

영양만점 브런치, Garden Veggie Egg Bake

Education

46

육아가이드 4월은 세계 자폐증 인식의 달입니다.

49

SCIENCE COLUM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날까?

50

HEALING COLUMN 책 육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51

이수정작가의 글쓰기 강좌 글을 쓰는 목적은 전달하고 소통해서, 행복해지기!


COUNSELING COLUMN 말이 늦어요

LEGAL COLUMN 케이스가 끝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요? 2부 – Litigation Prodecure

JUNIOR REPORT 효과적으로 책 읽기

52 53 54

BOOKCASE

56

특별연재컬럼-조석희 교수의 영재교육

58

저명한 인물들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Living&Culture LIVING IN NATURE 소교의 영국 시골살이/ 봄편 봄의 향기 따라 꽃산책 가요!

WEDDING STORY

60 64

주을량의 Korean History Fun Facts 4부

68

대디 유투버 뉴욕 키다리쌤

70

WE LOVE OPERA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Carmen)

72

SPIRITUAL EDU 바보 같은 진리

74



My Way, Broadway! “브로드웨이 한인 뮤지컬 배우들이 터놓는 삶과 뮤지컬” 게스트 임규진(Q.Lim)∙ 다니엘 에드워드(Daniel J Edwards)∙ 황주민(Joomin Hwang )∙ 이리나(Lina Rose Lee) 진행 심혜진∙ 황은미 헤어, 메이크업 Tie the Knot 유해경 원장 글,정리 양현인 에디터

코로나 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브로드웨이 역사 최초 전례 없는 휴지기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 당당하게 올라 꿈을 펼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인 배우들의 빛나는 열정과 도전은 팬데믹도 막을 수 없는 것 같다. 창간 21주년을 맞이해 전격 문을 연 맘앤아이 스튜디오에 ‘별’처럼 빛나는 꿈을 이루고 있는 브로드웨이 스타들이 모였다.

* 본 촬영은 뉴저지주 행정명령에 따라 촬영 장소 소독을 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


심혜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국 인으로 브로드웨이를 당당히 빛내고 계 신 뮤지컬 배우분들을 이렇게 한자리에 서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먼저 대 표작과 함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 리겠습니다.

임규진 뮤지컬 ‘판타스틱스 (Fantasticks)’ 의 주인공이자 브로드웨 이 ‘왕과 나(The King and I)’에서 주역 으로 공연한 현역 뮤지컬 배우입니다. 이외에도 한국인 최초로 디즈니 뮤 지컬 뮬란, 쟈스민, 포카혼타스 역을 맡 아 열연했습니다. 옆 자리에 있는 다니 엘 배우와는 부부입니다. 다니엘 뮤지컬 배우이자 성우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유희왕과 포켓몬 등 수 많은 애니메이션에서 등장인물들의 목 소리를 연기했습니다. 브로드웨이 ‘왕과 나(The King and I)’의 전국 투어와 토 니 상 수상작 ‘애니씽 고우즈(Anything Goes)’의 단원으로도 활동하였습니다.

이리나 뮤지컬 ‘애니띵 고우즈(Anything Goes)’에 출연하였고 ‘미스 사이공(Miss Saigon)’에서 ‘미스 차이나타운’ 역과 뮤지컬 ‘그린카드 (Greencard)’에서 주인공 한의 엄마 역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뮤지컬 배우입니다.

황주민 ’더 프롬 브로드웨이(The Prom Broadway)’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뮤지컬 배우입니다. 또한 영화로도 활동영역을 넓혀 영화 ”어쩌 다 로맨스(Isn't It Romantic)’와 올해 여름 개봉 예정인 뮤지컬 영화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에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황은미 말 그대로 품은 꿈을 현실에서 이루고 계신 멋진 분들이라는 생 각이 듭니다. 언제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꾸시게 되셨나요? 아주 어린시절 부터 배우를 꿈꾸신 분도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다니엘 네. 저는 정말 어린 시절부터 배우를 꿈꿨어요. 5-6살쯤에 오 래된 텔레비전 뮤지컬 버라이어티 쇼인 ‘로렌스 웰크 쇼(The Lawrence Welk Show)’를 보게 되었어요. 그 쇼에는 ‘아서 던컨(Arthur Duncan)’ 이라는 대단한 탭 댄서가 출현했는데요. 그의 놀라운 리듬감과 움직임을 24 PEOPLE

보았을 때 마치 그의 춤이 저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뮤 지컬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임규진 전 처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 꾸지는 않았어요. 발레리나가 되고 싶 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중학교 때 발목 을 다쳤어요.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다 는 것을 알고는 한동안 꿈을 찾지 못했 습니다. 그러다 진로고민에 여념이 없 던 고3시절 어느 날, 어린시절 본 뮤지컬 ‘42번가’가 생각났어요. 춤과 노 래 연기를 하며 무대에 서는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이 새로운 꿈으로 다시 가슴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리나 어릴 때 저는 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했어요. 그 때 동화구연을 하 게 될 기회가 있었는데, 연기를 하며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신이 나서 연기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실장님께서 ‘리나야 너는 뮤지컬 배 우를 하는게 어떠니?’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마 그때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를 꿈꾸게 된 것 같아요. 저를 알아봐 주시고 큰 꿈을 심어 주 신 엄정화 실장님께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황주민 저는 원래 브레이크 댄서였습니다. 어린시절에는 내성적인 아 이였는데 춤을 추며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춤 추는 것을 좋아하는 이 유는 춤을 출 때는 정말 시공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에요. 브 레이크 댄서로 활동하던 중 런던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를 봤는데 극중에서 빌리가 ‘춤을 왜 추니?’ 라


Mom&i _ HAPPY OUR TALK _ APRIL 2021 는 질문에 저와 같이 ‘춤을 출 때면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몸에 전기 가 흐르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거에요.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멋 지게 연기도 하며 노래까지 하는 ‘빌리’에게 반한 것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입니다.

심혜진 정말 드라마 같은 이야기네요! 어릴 적 가진 꿈을 차근히 현실 로 이루어 낸 분들도 계시고, 또한 원래는 다른 꿈을 꾸었지만 예상치 못 하게 마주한 여러가지 상황이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더 멋 진 꿈을 향하여 도전하여 끝내 꿈을 이루어 내신 여러분들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줍니다.

황은미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자신 이 세운 목표에 차질이 생겨 조금은 힘이 빠진 많은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 는 출연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볼게요. 황주민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브로드웨이 데뷔작인 ‘더 프롬 브로드 웨이(The Prom Broadway)’인 것 같아 요. 춤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노래와 연 기는 늘 어려운 숙제와 같았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부하 지만 실력은 원하는 만큼 늘지 않는 것 같아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어 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이 작품으로 꿈의 무대인 브로 드웨이에 데뷔했을 때는 정말 모든 것을 보상받은 것과 같은 기분이었 어요.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임규진 ‘판타스틱스(Fantasicks)’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비교적 늦 은 나이에 뮤지컬을 전공하게 되었다 보니 미국에 처음 오게 되었을 때 는 영어와 노래에 자신감이 많이 없었어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피 나는 노력을 했고 졸업한지 얼마 안 되어 동양인 최초로 이 작품의 여 주인공으로 발탁되었어요. 저에게 많은 자신감을 준 소중한 작품입니 다. 또한 오랜 꿈이었던 디즈니 크루즈 라인에 합류하여 뮬란, 재스민 포카혼타스 등의 타이틀 롤을 연기했을 때에도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다니엘 뉴욕으로 이주하여 처음으로 한 브로드웨이 공연 ‘애니씽 고 우즈(Anything Goes)’가 생각납니다. 이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뮤지 컬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또한 와이프인 임규진 배우와 함께 출현한 ‘미스 사이공(Miss Saigon)’과 ‘왕과 나(The King and I)’는 배우 부부가 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특별하고 소중한 작품입니다. APRIL 2021 25


HAPPY OUR TALK Mom&i _ HAPPY OUR TALK _ APRIL 2021

이리나 저는 미국에 와서 처음으 로 했던 뮤지컬 ‘정글북(The Jungle Book)’이라는 작품과 최근에 한 공연 ‘가이즈 앤 돌즈(Guys and Dolls)’ 라 는 작품을 꼽고 싶어요. 특히 ‘가이즈 앤 돌즈(Guys and Dolls)’는 저의 교 수님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었던 큰 행운이 따라준 작품이에요. 스승과 함 께 공연을 하게 되다니, 그동안 배워 온 것들을 실제 무대에서 관객 여러분 께 함께 선보일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황은미 이렇게 다양한 작품 속에서 우리 한인 배우들이 주역이 되어 브로드웨이 무대를 빛내고 있다니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심혜진 정말 멋집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오디션’ 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지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오디션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임규진 저는 오디션을 앞두고 많이 긴장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실수한 적이 많은데요. 특히 아직 배우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에는 새벽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침 일찍 진행되는 오디션에 가야하기도 했어요. 잠을 너무 못 잔 탓인지 수천번도 넘게 연습한 노 래가사가 현장에서 갑자기 기억나지 않았던 경험이 생각납니다. 참 많이 속상했지만 이로 인해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 요. 그리고 오디션을 두고 긴장을 하지 않는 남편 다니엘의 조언이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리나 저는 ‘미스사이공’의 오디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 저는 아직 배우협회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았어요. 미국의 오디션은 한국과 는 차이가 있어,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는 오디션 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오디션은 정말 보고싶었어요! 그러던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되는 오디션은 협회 가입자가 아니 어도 참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비행기표를 끊어 샌프란시 스코로 향했어요. 그런데 수백번도 넘게 연습한 곡의 가사가 갑자기 기 억나지 않는 거에요. 먼 걸음을 하여 최선을 다해 준비해간 오디션인데 26 PEOPLE


기량을 못 펼쳤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해서 오는 비행기 안 에서도 마음을 달랠 길 없었던 그 순간이 떠오르네요.

황주민 저는 정말 많은 오디션을 봐 왔는데요. 6개월동 안 약 300회 이상의 오디션에 참가한 것 같아요. 리나씨가 말씀하신 것 같이 미국의 오디션은 한국의 오디션과 차이 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 오디션이 진 행되는 형식이라면 미국에서는 협회에 등록된 배우들이 먼저 오디션을 보고 만일 시간이 허락될 경우 현장에서 선 착순으로 이름을 적어낸 배우들에게 기회가 주어집니다. 당시 저도 협회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잡기 위하 여 새벽 5시에 현장에 가곤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장상황에 따라 오디션조차 보지 못하는 나날들이 이어지 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디션 줄에 서있는 것조차 영화의 한 장면 같고 꿈을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습 니다. 저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스스로를 틀에 가두지 않 고 성역 없이 여러 작품과 장르에 도전하게 한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심혜진 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피나는 노력과 뜨거운 열 정으로 더 큰 꿈을 향하여 당당히 나아가시는 여러분을 진 심으로 응원합니다.

황은미 요즘 코로나로 인하여 뮤지컬을 포함한 공연예술 계가 힘든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데믹 상황 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신 지 말씀해 주세요. 다니엘 배우로서 바뀌어 가는 공연 환경을 나날이 느끼 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로서 이러한 환경에서 어떤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해나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뜻 깊은 시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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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세니케어에서 제공하는 친환경 UVC 소독 서비스로 촬영 때마다 진행하고 있다.

임규진 코로나 시국을 맞게 되며 세웠던 두 가지 목표는 첫 째로 유튜브 채널을 통한 소통과 둘째로 ‘티칭(Teaching)’이 에요. 유튜브 채널 ‘큐 방 티브이(Q Bang TV)’를 통해 뮤지컬 배우 지망생 및 팬들에게 뮤지컬 정보와 영어 발음 교정 컨텐 츠를 공유하며 또한 노래로 소통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티 칭(Teaching)’을 통해 코로나로 인하여 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긴 아이들에게 연기의 즐거움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또 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도 하게 되었는데요. 장애 를 가진 아이들이 연기수업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진 재능을 보일 때면 저 역시 열정이 샘솟더라구요. 다 양한 이들에게 연기, 노래, 뮤지컬, 영어와 발음교정 등 다양 한 분야의 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리나 케이팝 댄스 커버와 뮤지컬을 주제로 유튜브 채널 리나 로즈 리(Lina Rose Lee)를 운영하고 있어요. 환경 탓을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하며 보다 넓은 분야에도 도전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 니다. 유튜브 영상 촬영과 아이디어 제작회의는 황주민 배우 님이 열정적으로 도와주고 계십니다. 황주민 네. 하하. 최근에는 이리나 배우님과 함께 주로 유 튜브 제작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종종 새로운 작품 오디션을 보기도 하며 최근에 입양한 강아지 뽀뽀와 함께 즐 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심혜진 이 팬데믹 기간을 새로운 기회의 시간으로 삼으신 여러분들의 쉬지 않는 뜨거운 열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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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뮤지컬공연의 재개를 기다리고 계신 관객분들께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니엘 먼저는 모두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또한 뮤지컬 공연이 다시금 활기차게 재개되기를 함께 염원하며 더 욱 적극적인 노력으로 함께 공연예술계를 지켜 나갔으면 좋겠 습니다.

임규진 팬데믹을 비롯하여 많은 사회적 사건 사고가 있었 던 2020년을 돌아볼 때 뮤지컬 배우로서 예술계가 큰 타격 을 입게 된 것이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현실로 닥친 많은 어 려움 앞에서 예술은 때로는 보다 중요하지 않은 영역으로 밀 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술은 우리 삶에 있어서 반드시 필 요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사랑하 는 마음을 모아, 함께 더 멋진 예술활동들을 꿈꾸며 지속적 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나가면 좋겠습니다. 이리나 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공감이 되는 정말 좋은 말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들을 지켜 나가기 위해 서는 뮤지컬 팬 여러분의 많은 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연장에서 관객 여러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소통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진심으로 빕니다. 황주민 앞서 언급된 이야기들에 깊은 공감이 됩니다. 라이 브 공연만이 가진 벅찬 감동이 너무 그립습니다. 만일 뉴욕 에 거주하지만 아직 뮤지컬 공연을 관람한 적이 없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돌아올 브로드웨이에서 그 진한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길 기원합니다!


호스트 프로필

심혜진 Hyejin

Shim

황은미

대학에서 영어학을, 대학원에서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94년, 케이블TV 현대방송 공채 MC 로 데뷔해 광고모델과 잡지모델로 활동했다. SBS드라마 ‘파트너’, ‘모델’ 등에 출연했고 MBC 생 방송 ’인기가요 베스트 50’의 MC로도 활약하였다. 98년 가수 윤상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 을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해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남편이 버클리 음대와 뉴욕대학에 유학 오 면서 동반, 현재 뉴저지에 거주하며 슬하에 부모에게서 빼어난 재능과 외모를 그대로 물려받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Eunmi Hwang

한국에서는 연출을 전공하였다. 대학을 졸업하는 해 기회로 주어진 교환 연 수 프로그램을 계기로 미국땅을 처음 밟았다. 뉴욕 브로드웨이를 보고 가고 싶 다는 열망으로 뉴욕에 방문하게 되었고 뉴욕에 온 한국 연극팀에 합류해 함 께 공연하기도 하였다. 이후 오랜 시간 배우로 연출자로서 삶을 살았다. 2005 년 도미 후 시러큐스 대학의 로스쿨을 마치고 현재 포트리에 위치한 Maggiano, Digirolamo & Lizzi P.C 로펌에서 한인사회가 보다 수준 높은 법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변호사로서 활약 중이다.

배우 프로필 임규진 Q.

Lim

링컨센터 제작의 '왕과 나(The King and I)'에서 주역 '텁팀(Tuptim)'으로 데뷔, 한 국인으로서는 20년 만에 브로드웨이 에 입성했다. 토니상 수상자인 브로드 웨이의 거장 감독, 배우들과 함께 꾸준 히 활동 중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 상 최초로 동양인으로서 '판타스틱스(The Fantasticks)'의 여주인공에 발탁되었으며, 매년 열리는 '브로드웨이의 떠오르는 스 타들(Broadway's Rising Stars)'에서 AMDA 대표 솔로이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한국인 최초로 디즈니 크루즈에 합류해 쟈스민, 뮬란, 포카혼타스와 등 디즈니 의 타이틀 배역을 모두 연기하였다. 최근 뮤지컬과 영어 발음 교정에 대한 지식을 한국 관객들에게 공유하기 위하여 유튜 브 채널인 QBang TV를 시작했다.

다니엘 에드워드

Daniel J Edwards

뉴욕에서 활동 중인 뮤지컬 배우이자 성우이다. 뮤지컬 ‘미스사이공(Miss Sigon)’에서 열연하였으며 뮤지컬 '왕과 나(The King and I)'의 첫번째 전국 투어 와 ‘애니씽 고우즈(Anything Goes Broadway Revival)’에서 오리지널 단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유희왕(Yu-Gi-Oh!)’과 ‘포켓몬(Pokemon)’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에서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연기하여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danieljedwards01

@q_lim www.youtube.com/channel/ UCYR_uc0vKSROmuGCfkHyR7g

황주민

Joomin Hwang

1947년 이후 토니상 시상식에서 공연한 최초의 토종 한국인이다. 12살 때부터 브 레이크 댄서로 활동하였으며 댄스 코미 디 쇼 '브레이크 아웃(BREACK OUT)'을 공 연했다. 오프 브로드웨이쇼 KPOP에서 주 연 티미 엑스를 연기했으며 2017년 루 실 로텔 시상식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수상했다. '더 프롬 브로드웨이(The Prom Broadway)'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하였으 며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유일 한 한국계 남성 가수이다. 최근 영화로 활 동 영역을 넓혀 할리우드 영화시장에 진 출하였으며 올해 여름 개봉될 워너 브라 더스에서 제작 뮤지컬 영화 ‘인더하이츠 (In The Height)에 출연 예정이다.

이리나

@joominhwang www.joominhwang.com

Lina Rose Lee

롱아일랜드 파이브 타운스 대학(Five Towns College)에서 뮤지컬 시어터를 전공 한 후 ‘애니씽 고우즈(Anything Goes)’로 오프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한데 이어 뮤지컬 ‘그린카드(Greencard)’로 오프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뿐만 아니라 TV 드라마 시리즈 ‘마종(Mahjongg)’에 출현하였고 이외에도 뮤지컬 ‘더 정글북’(The Jungle Book), ‘미스사이공(Miss Sigon)’, ‘가이즈 앤 돌스(Guys and Dolls)’등 수많 은 무대에서 열연했다. 현재는 케이 팝 댄스와 뮤지컬을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리나 로즈 리(Lina Rose Lee)’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linarose.lee

www.youtube.com/channel/UC9ibSzjQ3GvkVJf2chk4IkQ


Mom&i _ ARTIST Interview _ APRIL 2021

뉴욕의 만물 박사 피가로, 바리톤 유영광 인터뷰, 글 김향일 에디터 사진 유영광

한국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 월드클래스 특집편에 출연한 오페라 가수 유영광을 만나 봤다. 전액 장학생으로 뉴욕 맨해튼 음악대학과 보스턴대학 음악 대학을 나와 뉴욕을 중심으로 17여편의 유명 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해 온 세계적인 바리톤 유영광,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만물박사 이발사였던 피가로처럼 그는 뉴욕의 피가로가 되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ARTIST INTERVIEW

그의 화려한 경력과 타고난 재능을 봐서는 어느 유명한 성악가나 음악가 집안을 배경으로 두고 있을 것이란 상상도 해 볼 법 하지만 그는 평범한 목회자 가정에 서 자란 그저 노래를 매우 좋아했던 사람이다.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하셨어요. 아버지께서 목소리가 좋다는 말씀을 많이 들으셨는데 아마 두 분께 재능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부모님이 클래식 중에서 도 특히 성악에 관심이 아주 많으셔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Three Tenors’ 공 연 영상과 음악을 많이 들려주셨어요. 그의 남동생 역시 테너 가수로 독일 국립오페라단 멤버로 들어가 활동하고 있다. 전 그냥 다른 친구들보다 노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린이 합 창단이나 교회에서 계속 노래도 하고 뮤지컬도 했었는데 제가 중학교 3학년 쯤 돼서야 다른 사람과 달리 노래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길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본격적으 로 레슨을 받고 보니 점점 더 흥미가 생기고 가슴이 뛰는 것 같아서 이 길로 마 음을 굳혔습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실기 수석으로 합격한 유영광은 2014년 뉴욕으로 유학 을 온 후 뉴욕 맨해튼 음악대학과 보스턴대학 음악대학 오페라 전문과정을 모두 전액 장학금으로 다니면서 미국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특히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당당히 유명 오페라들의 주역을 맡으면서 미국 진출 10년도 안돼 오페라 가수로서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군대도 늦게 다녀오고 유학도 남들보다 늦게 왔지만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하 게, 정말 성실하게 살려고 무던히 기도하며 노력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게 되어서 정말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재능은 하늘이 제게 주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 개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 라고 생각해요. 연주 스케줄만 소화하는 오페라 가수가 아니라 저의 삶이 담긴 이 재능을 최대한 많이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분들 이 한결같이 하신 말씀이 본인들에게 갚을 생각 절대 하지 말고 나중에 제가 도 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갚으라고, 그게 자기한테 갚는 거 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제가 지금 나눌 수 있는 것은 들으시는 분들께 위로와 사 랑과 힘이 될 수 있도록 성실히 노래하는 것입니다. 오페라 가수가 되기 이전 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된다면 오페라 무대에서도 그 마음이 전 달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바로 코로나 19 팬데 믹으로 전 세계뿐 아니라 뉴욕 공연계도 모든 공연이 취소되면서 더 이상 무대에

APRIL 2021 31


설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뉴욕의 만물박사 피가로가 아니던 가. 세상 듣도 보도 못한 유튜브를 통한 오페라, 즉 웹페라(Webpera) 를 상표권 출원까지 하고 세계 최초의 온라인 기반 오페라를 기획하 게 된다.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주제로 곡들을 골라서 약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길이의 콘서트를 열고 있습니다. 격식을 차린 연주회 가 아닌, 그저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토크 콘서트이기 때문에 많 은 분들이 부담 없이 들어오셔서 즐기고 계십니다.

원래 사람들이 공연을 찾아오는 게 당연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그 런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공연하는 사람들이 반대 로 관객들을 찾아가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 었죠. 완전한 영상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했어요. 생각 해보니 저 조차도 예전에 어떤 정보를 찾을 때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해서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정보를 주로 찾았다면 이제는 그냥 유튜브로 검색을 하거든요. 여러 가지 이런 생각들이 유튜브로 공 연을 하는 것에 힘을 실어준 것 같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알려진 건 한국의 방송을 통해서다. MBC의 간판 예능인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가수 성시경 씨가 군 복 무 당시 참가했던 세계 군악 대회 일화를 소개하면서 유영광의 이야 기를 한 것이다. 당시 성악병이었던 유영광도 그 대회에 참가했고 그 대회 마지막 무대에 그가 섰던 것이다. 전 세계 군악대 중 딱 세명이 마지막 피날레 무대에서 Amazing Grace를 파트를 나눠 자기 나라 말로 각자 부르는 것이었다. 한국 군악대 대표로 무대에 선 유영광은 세명 중 마지막으로 나서서 한국어로 Amazing Grace를 불렀고 그 가 성악가라는 사실을 몰랐던 관중들은 그의 노래가 나오자 감동의 박수갈채를 보냈던 것이다. 그는 최근에는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도 출연해 큰 관심을 받았다.

유영광은 본인이 속해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음악 재단 카메라타의 조경희 대표, 총 음악 감독 이병현 지휘자, 그리고 오페라 카메라타 소속 가수 테너 김성욱, 베이스 바리톤 서대원과 함께 웹페라 팀을 꾸 리고 ‘모든 사람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오페라’라는 모토로 웹페라를 기획 했다. 그래서 이들의 웹페라는 우리가 평소 느끼던 어렵고 지루 한,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 못할 기존의 오페라와는 다르다. 드라마 형식으로 다양한 카메라 앵글을 사용해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볼 법 한 재밌는 자막부터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내용의 자막까지 짧지만 눈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을 담아 제작해 누구나 보면 쉽게 빠져 들 수 있는 오페라다. 오페라가 서양에서 시작된 음악이고 또 한국 분들께는 익숙하지 않 다 보니 진입장벽이 많이 높은 게 사실이라 어떻게 대중들에게 조 금 더 친숙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어요. 그런데 첫 작품으 로 “사랑의 묘약”이라는 아주 유명한 오페라를 웹페라로 제작 했고 주변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습니다. 공연을 직접 찾아가 보셨던 분들은 기존의 콘텐츠에 만족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꽤 많은데 개인 취향에 따라 원하는 사람의 원하는 노래들을 마음껏 찾아보시고 들 을 수 있기 때문에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목소리와 음악, 삶의 이야기들을 많이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생겨서 구독자 도 꾸준히 늘고 있고 또 팬카페도 생겼어요. 앞으로도 더욱 성실하 게 삶을 담아서 노래로 이야기 나누는 바리톤 유영광 되겠습니다. 유영광은 매달 개인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토크 콘서트를 열고 팬들 과도 소통하고 있다.

32 PEOPLE

사실 그렇게 무릎팍 도사에서 나간 것을 계기로 처음에 스타킹에 서 연락이 왔었고 이후 매 해 두세 번씩 방송 섭외가 들어오곤 했었 습니다. 개인적인 사정들과 또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오페 라 스케줄들로 섭외에 응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공연계가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공연 스케줄이 전부 취소되었거 든요. 그렇게 어려운 시기를 계속 지내고 있었는데 때마침 두 군데 의 방송에서 섭외 연락이 왔어요. 그중에 제가 1회부터 즐겨봤던 유 퀴즈에 출연을 하기로 했죠.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정말 실감 났 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정말 진솔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덕분에 KBS2TV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 생방송도, MBC 라디오 잠깐만 캠페인도 하고 오랜만에 한국에서 오페라와 콘서트들도 하고 왔습 니다. 정말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유 퀴즈는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방송이 될 것 같아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는 유영광, 그가 만들고 있는 그의 인생이라 는 무대에서 그는 또 수많은 기회들을 만나고 있다. 오페라 가수로서 준비된 사람이기도 하지만 사람 사이 벽이 없고 솔직한 그의 품성과 매력이 어쩌면 그런 기회를 줄 만한 사람들을 반대로 끌어들이고 있다 는 생각이 든다. 만나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사람 유영광, 그것이 바로 그가 가진 무대 위의 힘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의 변하지 않는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특별


ARTIST INTERVIEW 히 제게 주어진 노래라는 달란트로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오페라가 대부분 하나의 언어로 지어진 것이 아 닌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의 많은 언어로 지어지 고 불려지지만 언어와 상관없이 전달되는 것이 있다는 것 을 많이 느낍니다. 특별히 저는 연주 스케줄로 도시들을 다 니면 그 도시에 있는 한인 교회나 한인회에 연락을 꼭 하거 든요. 오페라 가수로서 극장에서 오페라만 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민 생활하시면서 바쁘신 한인 분들께 먼저 찾아 가서 삶이 담긴 음악으로 위로와 힘을 전해드리는 일을 계 속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분들께 이런 마음 을 전해드리고 싶기 때문에 좀 더 큰 극장에서 노래할 수 있 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더 바빠지고 제가 방문 할 수 있는 도시들이 더 많아져서 지금까지 만났던 분들보 다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바리톤 유영광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실기 수석 - 뉴욕 맨하탄 음악대학 전액 장학생 - 보스턴대학 음악대학 오페라 전문과정 전액 장학생 -오 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피가로), 피가로의 결혼(백작), 라 보헴(마르 첼로), 사랑의 묘약(벨코레), 카르멘(에스카미오), 돈 파스콸레(말라테스 타), 나비부인(샤플레스), 루이자 밀러(밀러), 리골레또(리골레또), 오라 토리오 카르미나 부라나, 메시야, 포레 레퀴엠 등등 뉴욕을 중심으로 주 역 가수로 활동 중. -뉴 욕 타임즈, 오페라 뉴스, 클리블랜드 클래식 등 미국 저명한 매스 컴의 극찬 리뷰. - 미국 CNN, 영국 one news, 두바이, 폴란드 뉴스에서 소개됨 -뉴 욕 SAS 콩쿨 1위, 뉴욕 메트로폴리탄 국제 콩쿨 1위, 맨하탄 국제 콩쿨 2위, 오사카 국제 콩쿨 1위

-뉴 욕 카네기홀, 링컨센터, 워싱턴 DC 케네디센터, 보스턴 심포니홀 데뷔 - 미국 뉴저지 문화 발전 공로상 수상 - 카메라타 뉴저지 소속 오페라 가수 - Scott Levine Management 소속 오페라 가수 - t vN 유퀴즈 온 더 블럭 “월드클래스”편(12.02.2020), KBS2TV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12.08.2020), MBC 라디오 잠깐만 캠 페인(12.21-27.2020), FM 뉴욕라디오 코리아(01.01.2021, 01.28.2021) 등 출연 www.youtube.com/glory0691 팬 카페 : www.cafe.naver.com/gloryu www.facebook.com/youngkwang.yoo.5 www.instagram.com/youngkwangyoo glory0691@gmail.com

APRIL 2021 33


자궁내막증 글 의학박사 제니퍼 E 조 , 미국 산부인과 학회 회원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의 약 10%에서 발생되는 질환이며 주요 증상으로는 골반 통증과 불임 등이 있습니다. (1) 발병률이 증가하 고 있다는 데이터는 없으나, 진단과 치료를 받는 환자는 늘고 있습 니다. 자궁내막증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 중요한 몇 가지 요점 사 항을 다뤄보겠습니다.

자궁내막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무엇인가요?

우에만 제한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 낭종은 난소

자궁내막증은 일반적인 생리통보다 더 심한 통증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

조직에 침투한 자궁 내막에서 형성되기도 하므로 영상 진단법

습니다. 월경주기가 아닌 기간에도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종종 만성 골

만으로는 다른 난소 낭종과 구분이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초음

반 통증, 원인 모를 복부 경련증, 성관계 중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파나 검사로 자궁내막증을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이 질환의 범위는 다양하며 일부 여성들은 통증 대신 불임 증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치료법은 약물요법인데, 월경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를 안정시

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은 무엇인 가요?

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경구용 복합 호르몬제를 처방합니다. 이는 호르몬 조

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비 호르몬 작용제(GnRH agonist)의 역할을 하는 새로운 약물이 도입돼 황

많은 이론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체 형성 호르몬(LH)과 난포자극 호르몬(FSH)을 억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설로는 월경혈이 역류하여 자궁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게 되

내막과 복막조직에 기질조직이 달

면 통증과 염증이 줄어듭니다. 오를 리사(엘라 골 릭스-GnRH 길항제)라

라붙어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

는 자궁내막증 전용 진통제는 골반 통증 감소에 높은 효능을 보이고 루프

입니다. 또 다른 이론으로는 정상적

론이라는 주사 가능한 GnRH 작용제는 전반적인 성 호르몬 생산량을 감

절에 도움을 주어 염증을 줄여 줍니다. 2018년에는 성선 자극 호르몬 분

월경 주기에 발생하는 호르몬 변화

소시켜 자궁내막 병변과 골반통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GnRH 작

에 의하여 자극을 받은 골반 내 복막구

용제와 길항제 모두 홍조, 땀, 기분 변화 등과 같은 갱년기 증상을 일으키

성 세포가 화생성변환을 일으켜 주변 조

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외과적 수술요법으로 주로 최소한

직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의 절개를 하는 복강경 수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자궁내막 병변을 제거하여 질환의 증상을 감소시키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수술 절차는 외래 시술로

장기화 될 시 어떤 증상을 초래하나요? 자궁 내막 손상은 만성 염증을 일으켜 흉터 조직 형성, 통증 및 불임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증 환자는 월경 주기에 심한 통

도 가능하지만 골반 유착의 경중에 따라 개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자궁내막증 증상이 계속 나타날 수 있나요?

증으로 인하여 직장이나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나팔

네, 수술로 자궁내막 병변을 모두 제거한 후에도 새로운 임플란트와 염증

관이나 난소에 임플란트와 흉터 조직이 많이 발생하게 되면 임신 가능성

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는 경구용

이 떨어집니다. 이외에도 전반적인 골반통이 수반되어 많은 여성들 성생

피임제나 호르몬 억제제를 복용함으로써

활에 불편과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증상 완화를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호르 몬 억제 요법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증상

자궁내막증은 어떻게 진단되나요?

이 재발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자궁내막증 확진은 복강경 수술 절차를 통해 골반 부위에서 떼어낸 조직

만약 자궁내막증이 의심된다면, 담당의에

임플란트 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직접적인 수술 없이 스캔이

게 자세한 진료와 치료 방법에 대해 문의

나 테스트를 통하여 자궁내막증 여부를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하세요.

없습니다. 주로 진단은 임상적 제시나 다른 가능한 진단을 배제하는 것에 서부터 시작합니다. 골반 초음파 검사나 전산화 단층촬영(CT)등의 영상

참고: 1.ACOG Practice Bulletin Number 114,

진단법은 자궁내막 종이나 초콜릿 낭종과 같은 두드러진 병변이 있을 경

July 2010, Reaffirmed 2018.

34 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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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후유증 글 Dr. Paul Han

지난 1년 동안 우리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1천만 명이 코로나 19에 감염됐고, 약 250만 명이 사 망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바이러스는 1년 전처럼 확산되고 있지는 않습 니다. 여전히 위험하지만 새로운 치료법들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백신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대유행의 종말이라는 희망이 우리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사람들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

이나 미열을 겪고 있으며 후

고 있습니다. 완치된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후유증으로 계속해

각을 잃거나 식사를 할 수 없

서 피로감과 무력감을 느끼며, 호흡곤란이나 쇠약으로 인해 간단한 업무

는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설

를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두통 때문에 집중하는데 어

사를 하거나 방광기능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려움을 겪거나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증상들은 주로 '

겪기도 하며, 일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발진이나 탈모 현상을 보이기도

브레인 포그' –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안개같이 뿌옇게 흐리고 생각을 분

합니다.이는 중증 증상을 보였던 환자와 경미한 증상을 보인 환자 모두

명하게 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 - 로 불립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

에게서 나타납니다. 또 주기적 혹은 간헐적으로 증후가 나타나며 또한

해 발생되는 다른 심각한 증상에 비하면 생명을 위협 지는 않기 때문에

단계별로 다른 증상을 보입니다.

경시되기 쉽습니다. 안타깝게도 만성 코로나 증후군은 대부분 치료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코로나 생존자들에게서 아주 흔하게 나타나기 때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이 증상들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에 등한 시 될 수 없습니다. 이런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은 '롱 하울러

몇 가지 사례에서 만성 코로나 증후군은 염증성 질병처럼 작용하는 것으

(Long-Haulers)' - 병환 후 후유증을 오래 겪는 사람-라고 불리며, 의학

로 보여 일부 증상은 스테로이드나 기타 소염제로 치료 가능할 것으로

용어로 이 증상은 만성 코로나 증후군(CCS)입니다.

기대됩니다. 그러나 만성 코로나 증후군이 혈액응고와 국소 빈혈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전문가 의견 역시 존재합니다.

코로나 19의 초기 보고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수일에서 수주일 내에 회복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재 대규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를 겪

위 증상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

은 환자의 80% 이상이 완치 판정을 받은 2개월 후에도 일부 증상이 계

았지만 우리는 코로나를 회복 후 후유

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훨씬 더 오랫동안 만성 코로

증과 계속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환자

나 증후군(CCS)을 보인 환자들은 약 10%에 달했습니다.

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 가야만 합 니다. 환자는 따뜻한 관심과 꾸준한

신경학적 증상 외에도 많은 환자들이 우울, 불안, 정서적 불안

보살핌을 받고 있음을 느낄 때 큰 위

정 등의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으며 코로나를 앓고 난 후 극

로를 받습니다. 또한 이것이 현재의

단적 선택의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호흡곤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

증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이러한 증상은

됩니다.

폐렴이나 섬유증과 같은 다른 심각한 질병과 구별하기 어렵 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의 후기 단계에서 형성될 수 있

글 폴 한 MD

한인 의료 졸업생 협회(AKAM) 회장

는 혈전 증상과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일부 환자는 뚜렷한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활동 중 호흡곤란 증 세를 느낀다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지속적인 심박수의 상승이나 가슴통증을 보이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AKAM(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 Medical Graduates) AKAM, 즉 한인 의료 졸업생 협회는 뉴욕과 뉴저지에 소재한 자원봉사 단체입니다. 우리는 지역 사회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전념합니다. 우리는

만성 코로나 증후군(CCS)은 또한 일반적인 증상과 관련이 없어 보이거

의료에 관심이 있는 의사와 학생들을 위해 자원봉사, 교육, 연구 및 멘토십 에 중점을 둡니다. 자세한 정보는 www.akam.org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 예상치 못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일부 환자는 지속적인 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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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 특별가입 기간 트럼프 대통령 재임 4년 동안 오바마케어를 축소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지만 작년 말에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분위기가 급반전하게 되었다. 그 첫번째 조치로 지난 1월 말 행정명령에 의해 특별 가입기간을 연장하였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글 박제철 _ Financial Advisor, Fordham MBA

원래 특별 가입기간은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가입이 가능한 기간을 말한다. 정 규 가입기간인 1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3개월 기간 동안 가입을 안하고 연중에 가입하려는 사유가 있어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이 가능한 사유란 이사, 결혼이나 출산 등의 가족구성의 변화, 시민권 취득 등 체류신분의 변화, 그 외 여러가지 사유에 의한 기존 보험의 상실 등을 말한다.

☎ (201) 981-0025

백신과 검사까지도 모두 무료로 처리하도록 되어있다. 이는 일반 내과 방문은 물론, 어전트 케어 센터나 병원 응급실과 관련해서도 공통으로 적용되며 진료 비는 물론 검사실로 보내진 혈액 등의 검사비용도 모두 포함된다. 모쪼록 어려운 기간에 제공되는 혜택을 잘 활용하고 변경된 정보를 미처 확인 하지 못해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행정명령에 의해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로 확정된 코비 드-19 특별가입 기간은 코비드-19에 의한 피해 때문에 가입할 수 있게 해 준 것이지만 그 피해가 직접적 피해로 제한되지는 않는다. 그 피해를 상당히 포 괄적으로 인정해 주고, 그 피해를 증명하는 서류 제출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는 ‘특별’ 가입 기간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공개 가 입기간을 더 연장해 준 효과이다. 이 기간 동안 원래 보험가입 기간을 놓친 사 람들은 신규가입을 신청할 수 있고 이미 1월 31일 이전에 가입한 사람들도 가 입한 보험을 변경하거나 치과보험 등을 추가로 가입하는 것도 모두 허용된다. 이 조치와 동시에 코비드-19과 관련한 의료비용에 관해서도 추가 조치가 있 었다. 원래 예방차원에서 받는 정기검진과 백신은 미국 의료법에 의해 무료로 받도록 되어 있다. 무료라 함은 모든 코페이나 코인슈어런스 등의 비용 부담은 물론 디덕터블에도 적용을 받지 않게 되어 있어 가입자의 비용부담이 말 그대 로 ‘$0’라는 의미다. 이번 행정명령은 이에 더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한

38 CLINIC

▲바 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지난 1월말, 행정명령에 의해 오바마케어 특별 가입기간 연장(2월 1일~5월 15일)이 단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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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I CI Design Guide | Basic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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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진행 김향일 에디터, 사진, 레시피 조앤 리

온 세상이 파릇파릇 싱그러운 4월이다. 한국에선 이맘 때 냉이며 달래로 차려진 향긋한 밥상을 마주하겠지만 미국에서 한국의 봄 향기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코로나로 지쳐 바깥 나들이 한번 시원하게 할 수 없는데다 봄이라 입맛 없어 하는 가족들의 건강 챙기

Mom&i _ In the Kitchen _ APRIL 2021

봄철 입맛 없는 우리 가족을 위한 색다른 레시피

기에 분주할 주부들에게 온 가족의 입맛을 한번에 돌아 오게 할 만한 간단하지만 색다른 요리를 준비해 보았다.

베리 크림치즈 스프레드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푸드 중 하 나인 블루베리와 봄철 과일로 으뜸인 비타 민 C가 듬뿍 함유된 딸기로 만드는 건강 베 리 크림치즈 스프레드 1 (8온즈) 크림치즈 1 테이블 스푼 (꿀 또는 메이플 시럽) 1 컵 딸기 1/4 컵 블루베리 노트

●꿀 이나 메이플 시럽 대신 유기농 파우더 슈 가 2 테이블 스푼을 넣어도 됩니다. ●유 제인 크림치즈와 베리류는 가급적이면 유 기농으로 선택해서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 주세요.

40 IN THE KITCHEN


고기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샤부용 돼지고기로 만드는 “돈 초코 크래커”

얇게 썬 샤부용 고기에 밑같 해 주시고 30분 정도 재운 후 전분 가루 골고루 묻혀서 칼등으로 칼집을 넣어 주세요. 튀 기기 전에 전분가루가 기름에 떨어지지 않도록 탈탈 털어 서 소량씩 넣고 바삭하게 구워 내면 됩니다. 초코칩은 유리컵에 넣어 전자렌지에서 30초 씩 나누어 두 번 돌려 준 후 수저로 저어 주세요. 식은 고기 크래커 위에 초코렛 소스를 살짝 뿌려 주면 아이 들을 위한 맛있는 간식됩니다. 초코 소스 없이 그냥 드셔도 좋구요 녹차가루를 뿌려 드셔도 좋습니다.

샤부용 돼지 고기 안심 300g 3 큰술 진간장 3 큰술 맛술 3 큰술 케인 슈가(설탕) 생강편 조금 1컵 전분(녹말) 초코소스

1컵 초코칩

맛있는 사과가 입안 가득 바삭한

치킨 애플 스틱

사과는 껍질을 까고 깍뚝썰어 위의 재료를 다 넣고 중약불에서 수 분이 날아갈 때 까지 조려 주면 맛있는 사과 조림이 됩니다. 사과 컴포트 (Apple Compote)라고 해서 그대로 드시거나 바닐라 아 이스크림과 함께 또는 토스트 위에 잼 처럼 발라 드셔도 좋습니다. 사과조림을 만두피에 싸서 그대로 튀기거나 닭고기를 구워서 프 레서에 곱게 갈은 후 사과조림과 함께 섞어 튀겨 내면 바삭한 사 과 튀김 만두가 됩니다. 구운 닭고기 안심살 사과 조림 만두피나 춘권피 사과조림

후지사과 큰 것 3개 3 스푼 물 3 스푼 설탕 레몬 또는 라임 한개 즙 계피가루 조금

APRIL 2021 41


A - 01

Mam&I CI Design Guide | Basic System

바나나 소고기 말이

샤부용 소고기 300그램 데리야끼 소스 바나나 두개 맛간장 소스

1/2 컵 진간장 1/4 컵 흑설탕 마늘 한톨 (생강도 같은 사이즈로) 1 스푼 꿀 3 스푼 맛술 1/4컵 물 3 티스푼 전분가루

소스 재료들을 모두 냄비에 넣고 잘 섞은 후에 약한 불 에서 4분 정도 끓여 준 후 완전히 식혀서 냉장 해 두시 고 사용하면 됩니다. 바나나 소고기 말이 샤부용 고기에 소금과 참기름, 후추로 밑간 살짝 해 준 후 바나나에 잘 말아 주세요. 잘 말아진 바나나를 후라 이팬 위에서 잘 구워 낸 후 맛간장 소스를 발라 한번 더 구워 주면 맛있는 바나나 소고기 말이가 됩니다. 오븐에 브로일 세팅 후 중간 랙에서 10분 간 구워 내도 됩니다. 참고- 맛간장 소스는 1컵 반 정도 나오는 분량이니 냉장고 에 두고 다양하게 활용해 보세요.

42 IN THE KITCHEN


A - 01

Mam&I CI Design Guide | Basic System

Mom&i _ In the Kitchen _ APRIL 2021

양상추 갈비 한입 샐러드

상큼하고 시원한 양상추에 맛있게 잰 갈비살과 샐 러리, 피망을 곁들여 먹는 깔끔한 핑거푸드에요. 바나나 소고기 말이에서 소개 해 드린 맛간장에 소 고기를 재어서 구운 후 시원한 양상추와 피망과 함 께 드셔 보세요!

조앤 리 12년 째 미씨 USA에 기고하고 있는 가족건강 칼럼 “조앤의 홈메이드 맘마”의 칼 럼니스트이자 바른몸 양생운동의 유튜버인 조앤 리는 아프지 않는 바른 몸은 바른 음식과 바르게 정렬된 몸을 통해 이뤄지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믿고 오 랫 동안 라이프 스타일 코치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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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01

Guide | Basic System

영양만점 브런치,

Garden Veggie Egg Bake 집 안에만 있다 보니, 가족과 늘 함께 있다 보니, 매일이 주말 같은 요즘! 바깥 상황은 힘들고 고달프지만 이렇게 가족과 함께라는 사실에 위로와 위안은 받습니다. 이번에 함께 만들어 볼 요리는 사랑하는 가족과 다 함께 만들기도 좋고, 브런치로 좋은 메뉴랍니다. 저녁에 어느 정도 준비해 두셨다가 다음 날 아침에 굽기만 하면 되니 간편하기도 하고, 또 영양도 듬뿍! 집 냉장고에 남아서 돌아 다니는 야채, 치즈 모두 응용해 보세요. 일반 식빵보다는 사워도우나 바게트 등 하드계열의 빵을 사용하시는 게 더 맛있어요. 자, 그럼 함께 만들어 볼까요! 글/레시피 정윤정_베이킹&요리 연구가

9-10인치팬 1개분 사워도우나 바게뜨 깍뚝썰기한 것 2컵정도 리코타치즈 ½컵 치즈 간 것 ½컵 브로콜리 1컵 토마토 다진 것 1컵 아스파라거스 자른 것 1컵 실파 다진 것 계란 4개 휘핑크림 1+1/2컵 중력분 3큰술 소금, 후추 적당량

*간 치즈는 좋아하시는 종류 아무 것이나 사용 가능해요. *집에 있는 어떤 종류든 모든 야채를 활용하시면 좋아요.

*실파 대신, 좋아하는 허브를 어떤 종류든 사용하셔도 좋아요. *야채와 더불어 볶은 소세지나 햄, 베이컨을 구워 넣으셔도 좋아요.


➊ 베이킹용 디쉬에 올리브유를 살짝 바르고 깍뚝썰기한 빵을 깔아 주세요. ➋ 손질한 야채들을 올려 줍니다. ➌ 리코타 치즈도 군데군데 올려주세요. ➍ 계란과 크림, 밀가루, 소금, 후추를 작은 볼에 섞어 부어 주세요. ➎ 갈은 치즈와 실파 다진 것을 뿌려주세요. ➏ 랩 으로 포장해 냉장고에서 1시간 이상 (전날 만들어 다음날 아침에 구우셔도 좋아요)

빵에 계란물이 스미도록 두세요.

➐ 350도 오븐에 35-40분정도 확인하면서 구우세요.

글 정윤정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에서 베이킹&패스트리 아트(Baking & Pastry Art) 를 전공했다. 먹성 좋은 아 이들과 입맛 까다로운 남편을 위해 행 복한 베이킹과 요리를 하는 아줌마. 인 스타그램과 블로그, 유튜브로 맛있는 레시피들을 한국과 미국의 주부들과 활발히 교류 중이다. APRIL 2021 45


4월은

세계 자폐증 인식의 달입니다

매년 4월 2일은 UN이 제정하고 전 세계 및 미국이 기념하고 있는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이다. 2007년에 제정되어 매년 의미 있는 행사와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는 ‘자폐증 인식의 달’을 맞아 ‘함께 사는 시회’에서 자폐증 인식 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살펴 보자. 리서치 및 글

편집실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통계에 의하면, ASD 진단을 받는 아이가 2010년 68명중 1명 꼴이었다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 이고 있다. ASD를 진단받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조기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발달장애 관련 전문가들은 집이나 학교에서 아이의 일상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ASD 증세가 보인다면 최대한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할 것을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 는 무엇보다 ASD에 관해 상식과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보를 기반으로 아이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치료’ 및 ‘치유’를 위한 과정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모든 것의 시작은 ‘인식’, 즉 ‘아는 것’이다. 이런 ‘인식’의 필요성은 비단 자폐증을 가진 사람과 그 가족들에만 국한되 지는 않는다. 유엔이 4월 2일을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로 제정한 취지도 그 때문이다. 자폐증 을 가진 사람과 그 가족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사회 전체가 함께 인식해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루 자는 취지에서다.

매년 4월 2일은 UN이 정한 ‘세계 자폐 증 인식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 로 자폐증을 가진 사람과 그 가족 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나눈다는 취지 로 제정되어 이 날, 전 세계 많은 국가 들과 미국에서는 다양한 행사와 더불 어 ‘푸른 등 켜기’ 캠페인이 펼쳐진다. (사진/ 2018년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에 백악관에서 ‘푸른 등’을 켠 모습 -출 처: www.autismspeaks.org)

46 EDUCATION


What To Do for Autism Awareness Month 자폐증 인식의 달에 할 수 있는 일

*아이들과 모든 가족이 보실 수 있도록 영어를 함께 게재합니다. (출처: www.nytopdocs.com)

Put on the Puzzle! The Autism Awareness Puzzle Ribbon is the most recognized symbol of the autism community in the world. Autism prevalence is now one in every 68 children in America. Show your support for people with autism by wearing the Autism Awareness Puzzle Ribbon – as a pin on your shirt, a magnet on your car, a badge on your blog, or even your Facebook profile picture – and educate folks on the potential of people with autism! 퍼즐 리본을 달아 주세요! 자폐증 인식 퍼즐 리본은 세계적으로 자폐증 커뮤니티에서 가장 널리 인정받 는 상징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자폐증 유병률은 아동 68명 중 1명꼴입니다. 자폐증 인식 퍼즐 리본을 셔츠 에 핀으로 꽂고, 자동차에 자석으로 붙이고, 블로그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 걸어 주세요! 그래서 자폐 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여러분의 지지를 보여주고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의 잠재력에 관해 알려 주세요!

Connect with your neighborhood. Many Autism Society local affiliates hold special events in their communities throughout the month of April. But if you can’t find an event that suits you just right, create your own!

이웃과 연결하세요. 많은 자폐증 관련 단체들이 4월 한 달 내내 그들이 속한 커뮤니 티에서 다양한 행사를 펼칩니다. 만약 본인에게 딱 맞는 이벤트를 찾을 수 없다면, 직 접 의미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세요!

Donate to the Autism-related organizations: Your support can help improve the lives of all impacted by autism with a financial gift. And it can also increase public awareness about autism and the day-to-day issues faced by individuals with ASD and their families. 자폐증 관련 기관을 후원해 주세요! 자폐증에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의 삶을 개선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그리고 ASD를 가진 개인과 그 가족이 직면한 일상적인 문제에 관해 대중 인식을 높일 수 있게 해 줍니다.

자폐증 인식(Autism Awareness )과 관련된 숫자 *2018년 기준(미국) Autism Awareness

1 in 59 1 in 37 1 in 151 4 2~18% 36~95% 28%

ASD 진단을 받은 아이의 전체 수 ASD진단을 받은 남자 아이의 수 ASD 진단을 받은 여자 아이의 수 ASD 진단을 받는 평균 연령 ASD로 인해 지적 장애를 겪는 아이들 비율 쌍둥이 중 한 명이 ASD일 때 다른 한 쪽이 영향을 받는 비율 ASD 진단을 받은 아이 중 자기 위해적인 행동(self-harm behavior)을 하는 비율 ASD 아동 전체 중 심각한 수준의 폭력(bullying)을 당하는 비율 *출처 www.national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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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날까? 글 성기사 Senior Scientist,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명이 안 되는 경우들이 많다. 예를 들어 유전적으로 허약한 체격을 가진 사 람이 수년간 운동과 식단 관리를 한다면 그 사람은 건장한 체격을 소유하 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별 평균 키가 과거와 비교해서 많이 성장한 것을 봤을 때 부모로부터 온 유전자가 어떤 환경에 놓이느냐 에 따라 그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다음 세대 로 넘어가는 유전자들이 개인 간의 큰 차이가 나기보다는 평균적으로 비 슷비슷한 수준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그리고, 유전자는 특 정 조건에서 단백질로 발현이 되고, 수많은 단백질들의 상호 작용에 의해 서 성격이나 외형을 결정짓기 때문에 우리는 그 특정 조건인 주변 환경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살다 보면 문득 아버지와 어머니의 외적, 내적으로 많은 부분이 닮아 있음 을 느낀다. 40대 중반인 내가 어렸을 때 봤던 40대의 아버지와 닮아 있거 나, 가끔 나의 말투나 성격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인간이 만 들어내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신과 같이 무에서 유 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을 조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실제로 정자나 난자는 유전자 재조합으로 인해 다양한 조합 의 근본은 같지만 그 형질이 다른 새롭고 다양한 유전자를 보유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서 수정이 될 때 한 번 더 그것 에 다양성을 부여한다. 가끔 유전과 관련된 인터넷 기사를 접할 때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연구 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 속에 담긴 얘기가 모두 다 진실일까 하는 의문이 든 다. 최근에 아이들의 지능에 유전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 다. 그 기사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에서 2018년에 6000쌍 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로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부분을 70%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70%의 유전적 요인은 지능뿐만이 아니 라 건강, 행동 유형 및 성격 등과 같은 여러 항목들도 해당된다. 아이의 지 능에 유전적인 요인이 70%라면 그 어떤 부모도 아이에게 공부 못 한다고 잔소리를 할 자격은 없어 보인다. 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의 성적이나 지능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대부분 일뿐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이 연구 결과만을 가지고 아이의 지능 이나 성적에 유전적인 요인이 대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래 1981 년의 연구 결과를 보면 쌍둥이와 형제들 간의 지능지수 상관관계를 보면 같이 자랐을 경우와 따로 자랐을 경우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지

결론적으로 여전히 아이들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잔소리를 할 자격은 부모에게 없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 아이가 들어와 있 기 때문에 유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요소 또한 부모의 영향인 것이다. 아이의 성적이 걱정된다면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말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콩 심 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은 나지만 그 콩과 팥은 이전의 콩이나 팥과는 결코 같지 않 다는 것을 알고, 아이가 가지 는 무한한 가능성을 좋은 방 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라 생 각한다.

만, 여전히 유전적인 요인이 지능지수와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능에 유전적인 요인 70%가 아닌 나머지 환경적인 요인 30%의 영향은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수학적으로 보면 70%의 영향 이 30%의 영향보다는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당연히 유전적인 요인이 지능과 성적에 큰 영향 을 끼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 지만 대부분의 과학 분야와는 다르게 생물학은 수학으로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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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사 Scientist 현, Senior Scientist,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2014-2017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2012-2014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University of Pittsburgh 2005-2007 연구원, (주)아모레퍼시픽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이학 학사, 석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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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육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글 윤지원 미술치료사

는 것이 그 나이 때 세상을 배워가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고백하건대 우리 집에도 수많은 전집이 있다. 아이는 일찍 스스로 읽기를 깨쳤고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책을 읽어왔다. 하지만 아이가 글씨를 읽게 된 순간부터 나는 오히려 더 독서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주려 노력해 왔다. 어디서든 발에 책이 치이면 주저 않아 글자를 읽어대는 첫째 아이를 보며 책을 많이 읽는다고 뿌듯해할 이유가 없다. 결국은 독서의 힘이 아니라 생 각의 힘이 중요하고 생각의 힘은 단순한 읽기에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자 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 질문하고 자신만의 사유를 하지 못한다면 안 읽은 것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사유로 나아가는 길은 단순한 다독 에서 오지 않는다.

책 육아가 여전히 유행이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에게 쏟아지는 찬사만 봐도 우리 사회가 독서를 얼마나 숭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독서 열풍에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왜 책을 많이 읽어야 하 는가?' 우리는 '읽다'라는 행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무조건 많이 읽고, 빨리 읽고, 높은 수준의 책을 읽는 것이 정말로 더 좋은지에 대해 좀 더 정확한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는 책 육아라는 말이 없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과정에 책이 등장 할 순 있어도 나의 육아를 대표하는 단어로 '책'을 대대적으로 쓰지는 않는 다. 아이 때부터 집집마다 한두 세트씩은 있다는 몇십 권의 화려한 전집 문 화도 사실은 한국에서만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 렇게 '독서'에 목을 맬까? 어쩌면 주어진 답을 외우고 그대로 써내면 되었 던 암기 위주의 교육, 질문하지 않고 듣기 위주의 교육을 겪었던 이전의 한 국에서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세계를 확장했던 아이들은 학교에서 얻지 못한 자기 주도적 배움을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에 큰 차이를 보였을 수도 있다. 한국의 교육은 그 차이에 주목했고 공교육과 사교육은 앞다투 어 독서와 논술의 영역을 확장해왔을 수도 있다. 똑똑함이 가진 가치가 큰 우리에게는 결국 다독은 아이의 성공과 연결되 는 수단일 수밖에 없는 걸까? 책 육아의 목적은 좋은 대학은 아니라고 말한 다.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가 궁극적으로는 책 육아를 하는 사람들 의 목표라고 알고 있다. 아이가 자신의 꿈을 찾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 부모 가 그리고 학교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들을 책이 채워줄 수 있고 아이의 세 계를 확장해 줄 수 있다. 그러니 책으로 하는 육아가 아니라 육아 안에 책이 해줄 수 있는 영역이 있는 것이다. 책 육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다독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두 권을 읽어도 그 내용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반응하 며 새로운 생각과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그 내용에 반응하고 생각하는 사람, 책이 주는 지식이 아 니라 책이 주는 경험에 반응하는 사람이 독서가 주는 유익을 진정으로 취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읽기, 수학, 과학 등 모든 영역에서 1, 2위를 하는 핀란드의 경우 유치원 단계에서는 문자 교육이 금지돼 있다. " 이 시기에는 집중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데 문자 교육이 오히려 집중력 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이유를 설명한다. 독일에서 시작된 발도르 프 교육에서도 7세 이전에 글자를 가르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아직 뇌가 성숙하지 않은 영유아 아이들에게 과도한 책 읽기나 문자 학습이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 시기의 아이들은 사람들과의 교류와 다양한 감각 을 통해 직접 경험함으로써 배움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자연 과학 전집에 서 자세하게 그려진 나비 그림을 보며 나비 몸의 구조를 배우고 애벌레에 서 나비가 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보다 자연에서 날아가는 나비와 교감하 50 EDUCATION

너무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을 읽어주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 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따라가는 것 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가 좋아한다면 혹은 관심 있는 책이 있 다면 함께 읽으며 즐거운 대화를 가져도 좋겠다. 아이가 책을 유난히 좋아 한다면 막을 이유는 없다. 다만 책을 안 읽거나 안 좋아한다고 하여 조바심 을 낼 이유도 없다. 영유아기 때는 '책을 꼭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담긴 것으로 인식하면 된다. 자기 전에 엄마가 읽어주 는 이야기에 기분 좋은 교감을 하는 매개체이면 되는 것이다. 아이가 학교 를 들어가서 읽기를 배우거나 혹은 그전에 스스로 읽는 법을 터득한다면 독서의 양보다는 아이가 고른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점이 흥미로웠 는지, 더 알고 싶은 점은 무엇인지를 토대로 다음 책을 고르거나 독후 활동 을 후원해 주면 된다. 아이들은 대게는 읽기보다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 들어 내는 것에 재능이 많다. 그렇다면 아이의 엉뚱한 이야기를 잘 들어주 는 것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지금 자신이 무 언가에 관심이 있을 때 그것을 존중해 주고 후원해 주는 부모가 필요하다.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함께 가치를 두고 가는 부모 밑에서 아이들 은 자연스럽게 책 자체가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알게 되고 잘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Jiwon Yoon, ATR-BC, LCPC

•미술치료 석사 과정 졸업 • Chicago Children’s Advocacy Center 성폭행 피해 아동 치료 • 한국 GS Caltex Social Contribution Project와 서울문화재단 미술치료사 • 뉴저지 Center for Great Expectation 약물중독 엄마 치유 • 뉴저지 Hope and Art Studio 미술치료 스튜디오 설립 • 이중문화권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만들기와 상담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 <마이 아메리칸 차일드> 팟캐스트 진행 중 www.hopeandartstudio.com / hopeandartstudio


이수정작가의 [글쓰기 강좌]

글을 쓰는 목적은

전달하고 소통해서,

행복해지기!

▲ 우리는 제한적인 표현 수단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동원해 우리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해야 한다. 소통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함께’해야, 즉 소통해야 행복해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호에서 ‘연결’이 핵심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에서 ‘글’은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소통의 도구라고 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그런 시대에 살고 있고, 하루에도 엄청난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이왕 쓰는 글,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의미 있게 쓰자-. 본 컬럼의 목적과 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2019년에 온라인 작문 서비스 회사인 'TakingDictation.com'의 설립자 완다 티보도(Wanda Thibodeaux)가 경영전문지 'Inc.'에 기고한 글이 있다. '매일 글을 써야 하는 이유(You Should Be Writing Every Day. Here's Why)'가 제목이다. 그 글에서 티보도는, 매일 글을 쓸 때 얻을 수 있는 여섯 가지 혜택에 관해 쓰고 있다.

➊ 자신이 갖고 있는 어떤 일에 대한 콘셉트와 비전을 주위 사람들에게 더 알릴 수 있다.

➋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누군가의 멘토가 돼 조언을 줄 수 있다.

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➍ 대면 소통 능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➎ 자신의 의견을 더 명확하게 전달해 개인적·업무적 일의 생산성이 향상된다.

➏ 기억력이 강화된다.

물론,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이 여섯 가지만이 아니다. 그 혜택을 셀 수 없을 만큼 많고, 또 개인마다 다르다. 다시 말해, 글 을 쓰면 저마다 다른 무수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티보도가 언급한 글쓰기 혜택을 살펴 보면 그 중 1,2,4번을 관통하는 두 단어 가 있다. 바로 ‘전달’과 ‘소통’이다. 이 두 단어는 바로 언어의 목적이다. 우리는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언어를 만들고 언어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전달하는가? 바로, 당신의 ‘생각’이다. 눈으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당신의 생각 말이다. 우리는 하루에만도 무수한 생각을 한다. 중요한 생각, 사소한 생각, 유익한 생각, 가치있는 생각…. 그 모든 생각은 우리 머릿속에 들어있어 타인은 알 수 없다. 표정 이나 몸짓 같은 바디 랭귀지로 기본적인 전달은 가능하다. 그러나 자세한 전달은 할 수 없다. 아니,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도 자신의 생각을 백 퍼센트 그대로 정확히 전달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의 언어, 단어 또한 제한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은 그 표현수단인 ‘언어’ 를 여러 면에서 뛰어넘는 상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제한적인 수단(단어/언어)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동원해 우리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할까? 그렇 다. 소통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끝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도 듣는, 쌍방의 전달을 위해서다. 소 통 말이다. 우리가 왜 소통을 해야 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하면 지금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 그 방법은 앞으로 찬찬히 나누기로 한다.

강사 이수정 (Soo-Crystal Lee) 글을 다듬고 옮기고 쓰는 사람. 『노인과 바다』, 『땡큐, 스타벅스』 등 50여권의 영미도서 번역. 단편소설 「소리의 군무(群舞)」로 제18회 재외동포 문학상 우수상 수상. 에세이 『내편, 돼줄래요?』 출간. 미국현지 출판사 [StoryBird] 대표&편집장. StoryBirdUS.com 책출간/글쓰기 강좌 문의: ddubugy@hotmail.com soocrystal

APRIL 2021 51


말이 늦어요 글 박효숙 교수

" 육아만큼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요? 아이를 키워 본 부모라면 이 질문에 이견이 없을 거예요. 부 모로서 나는 과연 아이를 바르게 양육하고 있는가? 내 아이에 대해 나는 얼마나 잘 알고 있는 가? 맘앤아이에서는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Q & A 방식으로 소개하며 올바른 자녀 양육의 지 혜를 제시합니다. 이 카운슬링 코너가 어린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에게 유익과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Q A

18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 전업주부입니다. 아들의 눈빛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설 렙니다. 어떤 때는 눈으로 보기도 아깝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말이 느려 마음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엄마”, “물”, “우유”가 전부입니다. 말을 잘 할 수 있

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아기들의 눈빛은 엄마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아기는 신기하게도 엄마( 주 양육자)와 주변의 환경을 통해 말을 배워 나갑니다. ‘말이 느리다’라는 표현은 사실 모호한 말입니다. 이유는 느리다는 기준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18개월이면,

아기가 막 단어 한두 개를 말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아기의 눈을 바라보면서 발음이 조금 서툴더라도 손뼉 쳐주고,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잘했다!” 고 격려해주면, 아기는 신이 나서 “또, 또” 하면서 단어와 문장을 기억하고, 늘려가게 됩니다. 개인 차이가 있지만 보통, 아기들은 첫 돌 즈음이 되면, “엄마”, “물”, “맘마” 하고, 한 단어를 말합 니다. 두 돌 즈음이 되면 엄마 물! 하고 두 단어를 붙여서 말할 수 있게 되고, 차차 “엄마 물 주세 요” 하고 문장을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아기에게 말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엄마가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아기 상어 뚜 루루 뚜루, 귀여운 뚜 루루 뚜루 " 하면서, 따라 하고 싶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면, 아기는 좋아하는 아기상어 노래에 흡 족한 표정으로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말로 조금씩 반응하게 될 것입니다. 언어학자들의 연구 결과, 말하기 능력과 지능은 크게 유관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말이 늦어 지면 답답하여, 성격 형성과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보고 대처해야 합니다. 따라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기를 바라보면서, 아기가 말이 늦다고 걱정하고, 조 바심을 내고 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러한 태도는 아기의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발달단계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글 박효숙 교수 뉴저지가정사역원장 / 목회상담학박사 상담예약 hyosook0510@gmail.com

52 EDUCATION

아기가 말이 늦다고 불안해하시기 전에 청력, 인지, 정서 및 행동 등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아 야 합니다. 별다른 문제가 있기 전에는 모두 정상 범주에 속합니다. 아기가 말하고 싶어지는 최고의 환경은, 잘해 낼 거라는 믿음과 일관성 있는 엄마의 밝은 미소, 따뜻한 눈빛임을 잊지 마세요~!


케이스가 끝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요? 2부 - Litigation Procedure 글 Michael Maggiano, Esq./ 황은미 변호사

든 증거를 공유하여 투명하고 공정하게 시시비비를 다툴 수 있도록 협조 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케이스에 따라 법원은 Discovery 기간을 정해 두고 있으며, 그 기간 안에 양측이 협조적으로 증거수집을 하고 있는지, Discovery 기간의 연장이 필요한지 등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기간에 양측은 합의에 이르기도 하고, 수집된 증거가 재판까지 가지 않 아도 될 때는 담당 판사에게 Summary Judgment라는 판결문을 신청할 수 있으며, 그렇게 케이스가 마무리될 수도 있습니다. ARBITRATION 법원에서 지정한 증거수집절차 (Discovery) 마무리가 되면 대부분의 사고 상해 케이스는 Arbitration이라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재판은 배심원 앞에서 사실관계 및 손해 배상에 대한 다툼을 하는 것이라면, Arbitration 은 Arbitrator 라고 하는 전문가에게 Discovery 동안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 사고 피해자들이 가장 궁금해하지만, 정확한 대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

로 양측의 케이스를 주장하게 됩니다. Arbitrator는 양쪽의 증거와 주장을

입니다. 그 이유는 사고 경위, 상해의 정도에 따라 법적 절차와 치료 과정

취합하여 케이스의 피해 보상금에 대한 의견을 제안하게 됩니다. 만약, 양

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언제쯤 케이스가 마무리되는지에 대한 대답은 “It

측이 Arbitrator의 제안에 합의하면 케이스는 종료되며, 그렇지 않으면 재

depends” 이지만, 사고 상해 소송 진행 절차는 비슷합니다. 지난 칼럼에

판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서 사고 발생부터 케이스가 종료될 때까지 사고 피해자들이 거쳐야 하는 과정 중 ,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Pre-Litigation 단계에 서는 어떤 절차들을 거쳐야 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사 고 상해 피해자가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며 시작되는 Litigation 단계에는 어떤 일반적인 과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COMMENCEMENT OF LAWSUIT

위의 절차들은 짧게 는 1년 길게는 2년, 3년 이 걸리기도 합 니다. 재판 (Trial)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두세 달도 걸리지만, 막상 가장 많은 시간

사고 상해 피해자들의 피해 청구를 위한 민사 소송은 해당 법원에 Complaint

이 걸리는 것은 재판

라고 하는 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됩니다. Complaint에는 고소인, 즉 사고

전 증거수집 기간이

피해자 (Plaintiff)와 피고소인 (Defendant)가 명시되며 사고 경위, 상해 및

라고 해도 과언이 아

피해, 손해 보상에 대한 내용이 포함됩니다. 고소인은 법원에 접수된 소장을

닙니다. 이 기간에 사고 상해 피해자는 (Plaintiff) 직접 서술하거나, 진술해

피고소인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피고소인은 소장에 대한 답변서 (Answer)

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증거 수집 기간이 사고 상해 피해

을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 뉴욕 20일; 뉴저지 35일).

자분들이 “케이스가 끝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요?”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그 대답은 “It depends” 이지만, 사

DISCOVERY

고 상해 소송 절차에 관한 대략적인 이해로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Complaint (고소인의 소장)과 Answer (피고소인의 답변)이 법원에 접수

는 있을 것입니다.

가 되면 사실관계와 피해에 대한 증거들을 수집하고 교환하는 Discovery 단계로 접어듭니다. 증거 수집 절차 기간에는 문서로 질문을 하여 진술 을 수집하는 Interrogatories; 양측 변호사가 직접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대면하여 사고와 관련된 사실관계와 피해에 대해 질문을 하고 대답을 구하는 Deposition; 그리고 사고 상해와 관련된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Production of Documents 등, 법원에서 명시한 절차와 조건에 따라 양 측은 증거를 수집하여 각각의 케이스를 준비하게 됩니다. Discovery시기 에 교환하게 되는 답변서, 구술 진술 (Deposition), 각종 서류는 재판에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진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즉, 거짓 진술을 해

Michael Maggiano, Esq.

황은미 변호사 사고 상해 전문 (버스/트럭 포함) 뉴욕/뉴저지 Maggiano, DiGirolamo & Lizzi, P.C.

201 Columbia Avenue Fort Lee, New Jersey 07024 ☎ 201-585-9111 mmaggiano@mdltriallawyers.com ehwang@mdltrallawyers.com

서는 안 되며, 거짓 진술이 확인되면 위증의 벌을 받게 됩니다. 양측은 모 APRIL 2021 53


효과적으로 책 읽기 한 동안 제 독서 목록에만 머물러 있던 책 몇 권을 마침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책을 읽을 때마다 저에게서 나타나는 반복 되는 현상을 알게 됐습니다. 한 장을 겨우 읽었는데 머릿속은 텅 비어 있고 방금 읽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것 입니다. 아마 많은 독자들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할 것입니다. 이러한 독서 습관이나 경향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만 하는 악순 환을 불러 일으킵니다. 즉, 그저 읽는 것에만 집중하는 소비식 읽기 방법은 읽은 내용을 더 쉽게 잊어 버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생 각과 마음에 남으면서 더욱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 독서 습관 만들기에 도움이 될 몇 가지 팁을 준비했습니다.

#1 : 글의 내용과 상호작용하라! 읽고 있는 글의 내용과 항상 상호 작용 해 보세요. 눈에 띄는 구절에 밑줄을 긋거나 강조 표시를 하거나, 여백을 이용하여 질문이 나 해설을 작성하고, 포스트 잇에 생각과 감상을 적거나, 간단한 그림이나 스케치를 그려 읽고 있는 내용을 시각화 하는 것을 추 천합니다. 이어질 내용을 예측하고 추론도 해보세요. 또한 읽으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나 깨달음을 기록함으로써 독서를 더 욱 매력적인 활동으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2 : 독서 목표를 세워라! 자신만의 독서 목표를 설정해 보세요. 책을 읽는 이유는 개인적이고, 독창적이어야 하며, 자신이 독자로서 지금까지 깨닫고 정립 해 온 자기 정체성에 기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읽고 싶은 책의 장르를 결정하기, 흥미로운 책과 저자를 찾아 희망 독서 목록에 추가하기, 미래에는 더 길고 어려운 책을 읽기 위한 독서 체력을 쌓기 등이 목표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다른 독자와 토론하세요! 책을 다 읽은 후 바로 다시 책꽂이에 꽂으면, 다음날 책의 내용을 다 잊어버리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같은 책을 읽은 친구나 학교 친구 또는 동료와 책에 대해 토론해 봄으로써 책을 통해 배우거나 내린 결론을 온전히 흡수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이러한 활 동은 책을 통해 배운 가치를 더욱 크게 증대 시킬 것입니다.

#4. 한 번 이상 읽으세요! 책을 두 번째로 읽으면 처음 읽었을 때 간과했던 많은 부분을 통찰하게 됩니다. 때때로 책을 읽음 으로써 얻는 가장 큰 가치는 두 번 이상 읽음으로써 얻어집니다.

#5.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해 보세요! 책을 읽고 리뷰나 요약을 작성해 보거나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 달 해보세요. 이렇게 하면 배운 내용을 온전히 소화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 신 만의 통찰력도 생기게 됩니다. 읽고 싶은 책 목록 중에서 다음에 읽을 책을 미리 생각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지 금 독서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수진은 현재 뉴저지 잉글우드 아카데미 10학년 재학중이다. 그녀는 글 읽기, 음악듣기, 사람 구경하기를 즐겨하고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흥미롭고 생각을 자극하는 글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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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Read Books Effectively Recently, I’ve started reading a couple of books that have been on my reading list for a while. However, I’ve noticed an ongoing pattern whenever I read. Often times, when I finish a chapter my brain is blank, and I can’t recall what I just read. Unsurprisingly, many readers experience this. However, these habits and tendencies only contribute to the vicious cycle of excessive consumption, which means that if all you do is consume, you’re much more likely to forget what you read. So, here are some tips on how to be more mindful of your reading habits and how to read more effectively.

#1. Interact with the text! Always interact with the text that you’re reading. You can do this by underlining or highlighting lines and phrases that stick out to you, writing questions and commentary in the margins, jotting down your thoughts and feelings on post-it notes, or even visualizing what you’re reading by making some quick drawings or sketches. Try to make predictions and draw inferences as well. In addition, make note of new realizations and awakenings as you read. This way, you can make reading an engaging activity.

#2. Have goals for reading! Set expectations for yourself as you read. Reading goals should be personal, unique, and dependent on what you have uncovered about your current identity as a reader so far. Example goals might be to determine what genre of books you like to read, to discover more books and authors to add to your reading list, or to build up reading stamina in order to read longer and harder books in the future.

#3. Discuss with other readers! When you finish a book, don’t just put it back on your bookshelf and forget about it the next day. Instead, try to really absorb whatever you learned or concluded from your reading by discussing the book with friends, classmates, or colleagues who have also read the book. This will significantly amplify the value of what you’ve read.

#4. Read a book more than once! When you read a book for the second time, you often discover insights that you overlooked on your first read. Sometimes the greatest value you get from reading a book is by reading it more than once.

#5. Apply what you learn from reading to your life! You can do this by writing a review or a summary of the book or even by teaching what you’ve learned to someone else. This way, you won’t only reinforce what you’ve learned, but you’ll also gain your own insights. You’ll know you’re reading right when you look forward to the next book that’s on your reading list or bookshelf!

Soojin Kim is currently a sophomore at the Academies@Englewood. She enjoys reading, listening to music, and people-watching in her spare time. She hopes to make her writing interesting and thought-provoking for the people who read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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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꽃구경을 가는 것도 가족끼리 유원지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선뜻 나서기 어려워진 시기이지만 그렇다고 다가온 봄의 따스한 기운 을 그냥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예쁜 계절이 돌아왔다. 봄이 아름다운 이유는 추운 겨울을 버텨내고 기다렸다는 듯 활짝 피어나는 꽃들과 다시금 녹색빛을 되찾은 수목들 그리고 본 격적인 새해의 새시작을 알리는 듯한 온몸을 감싸는 따스한 자연의 기운 덕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꽃과 자연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봄과 어울리는 책소개를 준비했다.

리서치 및 글 양현인 에디터

꽃을 기다리다 황경택의 자연관찰 드로잉, 두번째 이야기 글그림_황경택│도서출판가지 일본어과를 졸업했지만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저자는 만화가로 데뷔. 이후 숲에 빠져 생태 만화만을 그려왔다. 자연의 변화를 관찰 하고 그림으로 기록하는 삶을 택한 저자는 책머리에서부터 우리에 게 ‘우리는 왜 계절의 변화를 느낄 때면 바깥에 나가 자연을 관찰하 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지, 그리고 특히 이럴 때면 그 중 꽃을 바 라보게 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어 ‘꽃은 대체 무엇인지, 무 슨 이유로 피는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존재의 이유를 묻는다. 그 리고 친절하게 답을 알려준다. 이는 식물이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중 요한 순간을 맞이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모든 성장을 마친 식 물은 그 결실인 ‘씨’을 남기기 위해 꽃을 피운다. 즉 식물은 자신 인생 의 ‘마지막 업적’으로써 온 힘을 다하여 꽃을 피워 내는 것이다. 추운 겨우내 에너지를 모으고 새잎과 줄기를 간신히 만들고 그저 주어진 환경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안간힘을 쓰며 끝끝내 피워내는 한송이의 꽃. 아마 우리가 계절의 변화에 꽃을 찾는 이유는 우리의 삶의 새 페이지로 넘어가려는 그 순간 꽃이 주는 그의 열정적인 생명 력에 위로 받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생태를 더 잘 관찰하기 위해 서 그림을 그린다는 저자가 보여주는 자연관찰 드로잉 북. 무엇보다 생명의 중요성을 곱씹게 된 이시기, 꽃이 보여주는 눈부신 삶의 아름 다움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가이드 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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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츠지 히토나리 저│김훈아 역│소담출판사 이 책의 저자는 두명이다.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의 러브스토리를 공지영 작가와 츠치 히토나리가 한권은 한국 여자의 입장으로 다른 권은 일본 남 자의 입장으로 각권으로 담아냈다. 책의 스토리는 이렇다. 출판사를 경영하 는 집안의 장녀 ‘최 홍’은 어학연수로 간 일본에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4 월의 도쿄 한 공원, 가난한 소설가 지망생 ‘준고’와 마주치며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여느 사랑처럼 목조이는 현실과 그 위에 더해진 문화 차이, 거기에 젊음이라는 위태로움이 공존한 그 불안한 시간 위에 둘은 결국 각자의 길 을 택한다. 이야기는 7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김포공항에서, ‘준고’가 마 침내 꿈을 이뤄 한국에서까지 출판하게 된 그 날, 순수했던 시절 많은 생채 기를 남긴 옛사랑을 기억 저편으로 보내려 노력하던 ‘홍’이 일본 유학을 했 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출판사에 책을 낸 여느 일본인 작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통역’으로 기다리며 시작한다. 한국과 일본. 말그대로 가깝고도 먼 나 라. 많은 게 닮았고 참 많이도 다른 나라. 진정한 우호를 위해, 먼저 사랑하 는 사이에도 발생하는 문화와 언어 그리고 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오해들을 다뤄보고 싶었다는 마음이 모아져 탄생한 이 책. 이 봄, 진정 한 ‘용서’와 ‘포용’ 그리고 ‘사랑’이란 무엇인지 ‘홍’과 ‘준고’와 함께 찾아 나서 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 12년 전 갑작스레 잃은 아들, 그동안 흘렸던 눈물은 결국 꽃이 되었다! 이광기 저 │다연 하늘아래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 위대한 사랑이 또 있을까? 이 책 은 신종플루로 인해 7살난 아들을 하루아침에 잃은 탤런트 이광기가 12 년만에 쓰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살아있었더라면 지금쯤 대학입 시에 여념이 없었을 장성해진 고3아들을 상상하며, 성인이 될 아이의 새 출발을 위해 함께 애태우는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여기 없는 아들의 공백 을 다시금 느끼며 책은 시작한다. 아들을 낳고 나서야 비로소 생명이라 는 귀한 축복을 실감했다는 저자는 아들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었다. 그 리고 시들어버린 가슴을 붙잡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다 한 날, 아버지는 아들을 가슴에 묻은 자리만 빙빙 돌며 그저 메말라 있을 것 이 아니라 ‘꽃’을 틔워낼 용기를 내기로 다짐한다. ‘슬픔을 사랑으로 꽃피 우리라, 내가 흘린 눈물만큼 타인의 눈물을 닦아 주리라’ 굳세게 마음먹 는다. 이유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 석규에게 ‘멋진 아버지’이고 싶기 때문 에. 세상을 향한 원망을 멈추고 방향을 바꿔 감히 엄두내지 못했던 나눔 과 기부를 실천함으로써 흘린 눈물을 사랑으로 승화해내는 저자가 선물 같이 왔다가 별이 된 아들에 보내는 편지. 아니 아직도 귀한 삶의 교훈을 매일같이 전해주는 언제나’ 선물 같은 내 아들’에게 보내는 이 책을 꽃피 는 이 봄 함께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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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맞아 맘앤아이가 St. John’s University에서 정교수로 재직 중인 조석희 교수의 ‘영재교육’ 컬럼을 연재합니다

저명한 인물들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글 조석희_St. Johgn’s Univ. 교수

1960년대 이후 많은 연구에서 뛰어난 지능은 창의적 성취에 있어 필요 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며, 지능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다른 요인 들이 더 많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 중 일부 예를 든다면, 시카고 대학의 교수였던 벤자민 블룸(Benjamin S. Bloom, 1985)은 여 덟 가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취를 이룬 사람들, 총 125명을 대상으 로 그 부모, 교사, 본인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여 『Developing Talent in Young People』이라는 책을 썼다. 서보트닉과 자빈은 2005년에 줄리 아드 음대 졸업생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적인 연주가로 성장하는 지에 대한 논문을 냈다. 저자는 한국에서 1987년에 전국에서 발굴되었 던 신동 144명을 18년 후 추적연구한 결과로 2008년에 논문을 냈고, 최근에는 한국 과학고, 영재학교 졸업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재능 을 확인하고, 계발했으며,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를 연구했다. 미국 심리학회 영재교육정책 분과의 르나 써보트닉 (Rena Subotnik), 노스웨스턴 대학의 폴라 올제우스키 쿠빌리우스 (Paula OlszewskiKubilius), 버클리 대의 프랭크 워렐(Frank Worrell) 교수는 2011년, 재능의 계발에 관해 이루어진 방대한 연구들을 분석하여, 영재가 저 명한 인물로 성장하는 과정과 그 메커니즘에 대한 ‘재능계발의 메가모 델’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전 생애에 걸쳐 각 발달 단계별로 더 결정적 으로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제시했다. 이 모델에 따르면 발달 초기 에는 재능의 발굴에 중점을 두지만, 중간 단계에서는 계획적이고 의 도적인 훈련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는데 중점을 두고, 마지막 단계에 서는 창의성 계발에 중점을 두어야 저명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 생애에 걸친 재능의 발달 단계별 특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갖게 해주어야 한다. 자신감이 충만한 아이들은 이로 인해 다양한 학 습 전략을 구사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키워 나 가고 싶은 열망이 생기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나타내는 흥미, 호기심, 질문 등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함 으로써, 격려를 해주고, 흥미를 보이는 분야의 활동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자기가 흥미와 호기심을 갖는 분야에 대한 활동 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주의 집중을 더 오랫동안 할 수 있게 되고, 따 라서 과제집착력도 대폭 증가하게 된다. 강력한 자신감과 과제집착력 은 후기 단계에서의 재능 발달에 매우 결정적으로 필요한 특성이다. 이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을 아이 본인들은 공부라고 인식하 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저 재미있는 놀이다. 이 시기에 어떤 재능 분야 의 기술을 공부시키려 한다면, 이는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재능 분야에 따라, 재능이 발굴되고, 재능의 발휘가 피크에 이르고, 더 이상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시기가 다르다. 수학, 체조, 피겨스 케이팅, 바이올린, 피아노 등의 재능은 일찍 발굴 가능하므로, 해당 분 야의 경험에 일찍 노출될수록 재능 계발이 잘 이루어진다. 이에 비해, 팀 스포츠, 사회과학 분야의 재능은 신체발달, 사회적인 경험 등이 있 은 후에 드러나게 된다. 그 전까지는 스포츠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운 동, 사회과학 분야의 경우에는 넓고 깊은 독서가 도움이 된다.

첫째 단계 : 재능 발달의 아주 초기에는 잠재력의 단계로 아이의 재능 분야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시키는 단계다. 아이가 보 여주는 흥미, 호기심을 따라서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 의 활동과 재능 분야에 아이가 노출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때 아이 들은 자기의 주변 세계를 탐색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가끔 모 험도 시도해 보면서 자신감을 발달시켜 나간다. 이때는 아이가 한 재 능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능을 배우는 것보다는 흥미와 자 신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나, 교사는 아이들이 보이는 흥미, 호기심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격려해줌으로써, 아이가 높은 자신감을 58 EDUCATION

재능발달단계에서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에게 실패나 어려움을 성장의 기회, 발달의 기회로 볼 수 있게 안내해 주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은 스스로 본인 자신의 재능계발의 책임을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이 지게 되 는 때라는 것이다. 영재들은 지도교수의 소개로 학술대회나 경시대회 등에 서 같은 분야의 다른 학생들이나 유명 인사들을 만나게 된다.

둘째 단계 : 잠재력이 성취로 발전되는 단계다. 이 시기는 의도적이고 계 획적인 훈련, 연습, 학습을 많이 해야 하는 단계다. 잘 배우기 위해서 아이 들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모든 일이 자 기 뜻대로 되어야 하는 고집 센 아이들은 이 단계에서 성장을 멈추게 된 다. 성취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의 눈에 뜨일 정도로 나타나려면, 해당분 야에서 폭넓은 기술을 배우고자 그 분야에 전념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어떤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는데 전념하게 되는가? 해 당 분야의 활동을 재미있어 하는 아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싶은 아 이들이다. 이 두 가지, 즉 재미를 느끼며, 외부의 인정도 받고 싶은 아이 가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저명한 인물들 중에는 학교 다니는 동안 대회에서 입상하거나, 학교 선생 님에게 서 칭찬을 받거나, 상을 받는 것을 계기로 자신이 특정한 분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회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사나 부모는 재능이 있는 아이가, 해당 재능 분야의 활동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재능 분야의 활동으로 대외적 또는 공식적인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에 수시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재능을 갈고 닦는 일이 외부의 인정이나 부모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되지 않아야 한다. 이 시기에는 재능계발을 자신의 주요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매우 중요 한 과업이다. 이 시기에는 더 높은 도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가져야 하고, 도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을 때, 이를 더 열심히 배울 기회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배워야 한다. 항상 일등만 하던 학생이 대회에서 탈락을 하거나, 어려운 과목에서 요구하는 것을 따라가기가 어려울 때, 자 신감이 낮아지게 되어 포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날 수 있다. 이 때, 부모와 교 사들이 실패나 어려움을 성장의 기회, 발달의 기회로 볼 수 있게 안내해 어 려운 시기를 잘 견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도 전을 받아들이고, 자신감으로 이를 극복하며, 다양한 학습 전략을 배워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지나치게 1등, 100 점을 요구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어 도전을 피하려는 성향으로 성장이 멈출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미래 목표(예: 과학자가 되겠다)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각 순 간마다 요구되는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해 나가려는 끈기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와 부모들은 학생이 지금 해야 하는 과제와 자신의 장기적인 목표 간의 관계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시기 동안,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 분야와 점점 더 밀착된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 해 가는 과정 중에 있다. 또, 친구들로부터 인정받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시기이므로, 같은 분야에 재능과 흥미를 보이는 친구들이나 전문가와 의 교제와 지지가 있어야 그 분야의 재능을 계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 하고 전념할 수 있다.

세째 단계 : 뛰어난 학생에서 전문가로 옮겨 가는 단계로, 해당 재능 분야의 기초 실력을 닦는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자기 재능 분야 중에서도 더 특수 한 분야를 찾아내어 재능을 갈고 닦으며, 그 분야의 다른 전문가, 멘토, 학생 들과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간다. 영재 개인들은 자신의 재능 분야와 자신을 확실히 동일시하게 되는 단계이지만 이들이 연습, 경험, 학습의 기 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멘토가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전과 다른 점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훌륭한 교수를 찾고 지도를 요청하는 법, 주요 대회에서 입상하는 방법, 최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방법, 연구비를 신청해 서 받기, 평생을 함께 할 멘토 찾기, 좋은 문제를 찾아내는 법, 해당 분야 의 권위자들에 대해 알고 그 분야의 문화를 알게 되는 것 등을 배워 나가 게 된다. 이 단계에서 성공의 열쇠는 자신을 홍보하고,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고, 피드백을 얻고, 지지를 받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뛰어난 재능 이외에 사회심리적인 능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 즉, 동료나 멘토로부터 신뢰를 얻고, 교제를 통해서 서로 도움 되기, 다른 사람들의 비판에 적절 하게 대처하는 능력 등을 필요로 한다. 학업적 성취로부터 전문성으로 옮 겨가는 단계에서 외부적•내부적 보상이 모두 중요하다. 영재들은 자기 의 표현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지적•심리적 긴장감을 가지 고 있다. 심리적인 긴장은 자신만의 고유한 분야, 개인적인 스타일, 방법, 응용 분야를 찾아내고자 하는 과정에서 해당 재능 분야에 더 깊숙이 파고 들어가는 경험을 하는 동시에 자신을 교사, 부모, 멘토와는 별개의 존재 로 여기기 시작하는 데서 발생한다. 영재 개인들은 자신의 흥미 분야 또는 자신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일과 자신을 더 동일시하게 된다.

네째 단계 : 전문성에서 저명으로 이동하는 단계는 분야에 따라 약간씩 다르긴 해도 대체로 성인기에 이루어진다. 전문가가 된 영재들은 이 분야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게 된다. 이들은 과거 자신의 지도교수나 교사와는 이제 동료가 되고, 강점을 최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이 단계에서 전문가 개인들이 경험하는 도전은 지속적으로 생산적이고 창의적이며 고착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추구하는 분야 의 문화와 암묵적 지식을 아는 것, 동료들과 협동하고 지지를 받으며 네 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계속 중요한 부분이다. 재정적인 독립, 명성, 해 당 분야에 대한 기여와 영향 등은 외부적 동기를 부여하지만, 많은 전문 가들은 그 일에 대한 사명감,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 그 일 에 대한 개인적인 비전과 같은 내재적인 동기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일을 하게 된다. 이 시기의 또 다른 도전은 한 분야의 개척자로서 일을 하면서 동료나 해당분야의 다른 권위자들에게서 거절을 당하거나 강한 비판을 받을 때 발생하는 긴장을 이겨내는 것이다. 비판을 적절하게 다루고, 부 정적인 평가나 거절을 딛고 다시 일어나 동기와 생산성을 다시금 회복하 는 능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 네 단계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 분야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과 제집착력을 보이며, 외부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각 단계별로 다 른 것도 있다. 재능계발 초기에는 부모나 교사의 책임이 더 크고, 재능계발이 이루어질수록 영재 본인의 책임이 더 커진다. 아직 재능이 충분히 발현되기 전에는 다양한 활동에 노출시켜 재능 분야를 발굴하고, 사회가 가치있게 여 기는 분야에 대한 흥미, 그 분야에 전념하고 싶은 동기를 키워주는데 주력한 다. 일단 재능 분야가 다양한 경로와 방법으로 확인이 되거나 정해지면, 해당 분야의 재능을 계발하는데 적절한 내용과 방법으로 훈련과 교육을 제공하 여 지식과 기능을 습득, 숙달시켜 준다. 해당 분야의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고 숙달하여 기초가 마련되면, 멘토는 이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내고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전문가로 서 자신감을 갖고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글 조석희(Seokhee Cho)_St. John’s Unive. 교수 1986-2006년까지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 소 장으로 20년 간 재직하며,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시스템 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2007년부터 뉴욕 Queens 소 재의 St. John’s University에서 정교수로 재직중. 2010 년-2022년 동안 미국연방정부로부터 세 번에 걸쳐 지원 받은 연구비로 뉴욕시와 롱 아일랜드 소재 초등학교의 이 민자 자녀 중 K-2학년의 영재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수학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Chos1@stjohn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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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교의 영국 시골살이 / 봄편

봄의 향기 따라 꽃산책 가요! 글 정소교

산사꽃 꽃들이 만발한 사월에는 바람결에 스치는 달콤한 향을 따라 산책길을 나선다. 돌담 길 아래로 코를 박고 킁킁대는 무수리만큼 나와 딸, 루나의 코도 바빠진다. 희미하게 왔다가 금세 사라지는 달콤한 향기에 발길을 멈추고 사방 을 둘러보며 꽃나무를 찾는다. 양 떼 목장 입구의 야생 장미 꽃망울은 아직 터 지지 않았고 앙상한 가지 위로 올망졸망 피어난 산사꽃은 아주 가까이 코를 대봐야만 겨우 눈치챌 수 있는 정도-.

꽃사과 그네 따사로운 햇살에 창을 열면 집 뒤를 에워싼 언덕 가득 피어난 꽃사과의 여린 꽃잎이 봄바람에 하얗게 흩날린다. 정원 한 편 사과나무에 매달아 둔 그네에서 힘차게 발 을 굴리는 딸의 웃음소리 위로 우수수 떨어지는 향긋한 사월의 눈송이를 쫓아 강아지, 무 수리도 깡충깡충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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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벨 영국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다는 블루벨 꽃은 사월에서 오월 초순까 지 영국 전역에 걸쳐 피어난다. 전 세계 블루벨은 반 이상이 영국에서 자라지 만 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오래된 숲 속에 야생하기에 숨은 꽃밭을 찾는 재미가 있다. 숲 속 가득 깔린 보랏빛 카펫을 발견하면 한아 름 꺾어 물병에 꽂아 두고 싶 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야생 블루벨은 법으로 보호받는 종 이다. 일 이주면 모두 사라질 예쁜 꽃망울들에 부지런히 눈 도장을 찍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블루벨 꽃밭 은은한 꽃향기의 근원을 찾아 코를 따라 걷다 보면 갈림길 끝 한편으로 자작나무 숲이 이어진다. 매일 걷다시피 하는 산책로이지만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일은 드물다. 빽빽한 나무 사잇길보다는 반대편 개울물을 따라 다리를 건너가는 것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월은 다르다. 나도 루나도 개울길 대신 숲길을 향해 종종걸음을 친다. 보랏빛 종들이 조롱조롱 요정 모자처럼 매달린 블루벨 꽃밭을 찾고 싶어서다.


산마늘 꽃밭 블루벨 꽃들이 질 즈음 다시 나의 코가 바빠진다. 하루가 다르게 강해져 가는 알싸한 마늘향을 따라 가보면 그늘진 비탈길에 핀 산마늘 군락을 만날 수 있다. 어릴 적 울릉도 외삼촌께서 보내주시던 추억의 특산물 명이나물이 이 곳 웨일스 지천 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나는 산삼을 본 심마니처럼 환호했었다. 다행히 상업 목적이 아닌 수렵채집은 합법 이라 하얀 꽃대가 피기 전 여린 잎들을 따다 페스토 소스에 바질 대신 넣어 먹거나 장아찌를 담가 일 년 내내 두고 맛있게 먹는다.

자연에 둘러 쌓인 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나의 삶을 비춰보게 된다. 황홀한 보랏빛으로 가슴 설레게 하는 블루벨에는 독성이 있 다. 산마늘의 하얀 꽃망울이 터지면 눈이 내린 듯 아름답지만 잎이 질겨진 다. 가시가 너무 억새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금작화에서는 놀랄 만큼 달콤 한 향기가 난다. 어떤 꽃은 눈을 뚫고 올라오고 어떤 꽃은 밤에만 핀다. 저 마다의 다양한 모습으로 생명력을 자랑하는 꽃들을 보면,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한순간 화려하게 피다 가는 꽃과 있는지 없는지도 모 를 만큼 은근히 피고 지는 꽃, 잘못하면 독이 되는 꽃과 잘 쓰면 약이 되는 꽃-. 어느 쪽이든 우리는 세상에 하나뿐인 꽃으로 찾아온 존재들이다. 피는 시기와 향기, 품은 씨앗도 모두가 다르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각자의 삶이 모여 하나의 큰 자연을 이룬다. 아름다운 선율처럼 어우러진 우리의 삶 속에서 오늘은 어떤 향기를 맡게 될까? 천천히 깊은 숨을 들이쉬며 한 걸 음 한 걸음, 나는 또 꽃산책을 나선다. 가시금작화 연중행사 같은 산마늘 채집이 끝나면 이제는 좀 여유가 있다. 두꺼 운 장갑에 바구니를 들고 진한 코코넛 향기를 따라 설렁설렁 걷는다. 산등성이 나 호숫가, 바닷가 절벽에 이르기까지 자라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흔한 샛노 랑 꽃나무는 가시금작화이다. 향긋한 꽃잎을 말려 차로 마시거나 와인을 만드 는데 이름처럼 가시가 가득해서 맨손으로 따다가는 억센 가시에 찔리기 십상 이라 반드시 두꺼운 장갑을 낀다. 어느 날 꽃을 따다가 남편이 말했다. "When gorse is out of bloom, kissing is out of season.” 가시금작화 꽃이 지면 사랑 의 계절도 끝난다는 뜻의 영국 속담이란다. 하지만 생명력 강한 가시금작화는 사계절 내내 꽃을 피운다는 ‘반전’이 있었으니! 이는 곧 영원히 지지 않는 사랑 을 말하는 것이라고-. 정말 그런지 산책 길마다 유심히 살펴봤는데 가시덩굴만 남은 듯 보이던 한겨울에도 군데군데 숨어있는 꽃송이를 보니 영락없는 사실 이었다. 너무나 흔해서 누구도 관심 있게 보지 않는 가시금작화지만 조용하고 은은한 사랑을 일 년 내내 품고 있었던 것이다.

정소교 한국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자연에서 나는 음식 을 먹어야 입덧이 가라앉는 바람에 자연의 소중함 을 절감하고 시골 행을 결심, 200년 전 웨일즈 풍 을 그대로 간직해 문화재로 등재된 작은 시골 마 을로 들어갔다. www.youtube.com/c/SOKYO소교 APRIL 2021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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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사진 커플스 득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았어요. 수익만을 생각하면 남편 비즈니스를 돕는 것이 더 현실 적이겠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본인도 몰랐던 장점을 찾아주고 용 기를 북돋아 줄 때 가장 행복하더군요. 그래서 2013년에 ‘커플스’를 창업 했어요. 커플매니저를 하며 남들은 스트레스 받는다는 상황이 저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올 때 ‘천직’이라고 느낍니다.

커플매니저로 활동하시며 특별히 기억나는 커플이 있나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가치관은 변화한다. 결혼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장기 화되는 경제불황과 전통적 가족관의 붕괴로 인해 ‘필수’였던 결혼이 ‘선택’ 의 문제가 되더니 이제는 ‘비혼 선언’이 유행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러 나 여전히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은 가졌지만 아직 인연을 만나 지 못한 미혼 남녀 역시 많다. 조지아 아틀란타에 본부를 분 결혼정보회사 ‘커플스(Couples)’의 이선화 대 표는 스스로를 결혼을 인륜지대사로 여기는 보수적, 전통적 사고의 소유자 라고 소개한다. “한인2세들의 배우자 선택에 도움을 주고 올바른 가정문화 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그녀. 동부 지역 사업 확장을 위해 뉴욕과 뉴저지를 찾은 이선화 대표를 만나보았다.

꽤나 눈이 높으신 까다로운 남녀회원님이 계셨어요. 두분 다 눈이 상당히 높으셨고 여성분은 자존감이 약하셔서 혹여나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 되는 분이셨어요. 두 분을 매칭해드렸는데 만나다 헤어지기를 수차례 반복하셨 고 결국 헤어지셨어요. 그런데 저희가 주최한 이벤트 ‘스타강사 김미경’ 강 연장에 두 분이 오시게 되었어요. 강연 후 강연자께서 두 분과 상담을 하셨 고 이 일을 계기로 다시 연락을 하게 되며 결혼을 하셨답니다. 인연이란 참 대단하고 묘한 인생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결혼' 이란 무엇인가요? 자신과 맞는 사람을 만나 함께 노력하는 것 아닐까요? 한쪽만 잘해서는 관 계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결혼생활을 잘 이어왔다면 그건 양쪽 이 함께 노력한 결과입니다. 또한 누구나 자기와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있어 요.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편안함을 주는 사람과 함께 노력해 나가는 관계 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고객이 한인 2세인 이유가 있나요? 열심히 살아온 착하고 바른 2세 들이 정체성의 혼란이나 언어와 문화 환경의 차이 등을 이유로 자 신에게 맞는 인연을 잘 찾지 못하 는 경우가 많아요. 과학적인 데이 터 베이스와 매칭 전문가들을 통 해 시간과 경험이 부족한 2세들 에게 좋은 인연을 찾아주는 것이 한인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일이 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며 그녀가 윤리적인 직 업관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대표의 어린시절 꿈은 여군 장교였다. 지성과 인격, 체력을 고루 갖추어 야 하는 군인의 필수 덕목에 반해 군인이 되어, 군인과 결혼하는 것이 꿈이 었다. 대학 시절에는 군인하고만 소개팅을 했을 정도로 군인에 대한 호감 이 유별났던 그녀는 대학 졸업 즈음 당시 군인이던 남편을 만났다.

“ 처음엔 서로 다른 사람이 생길 때 까지만 사귀자고 한 부담 없는 만남이 었어요. 군인은 정말 가족과 같이 느껴졌거든요. 남편은 저의 그런 편 안함에 반해 결혼 확신을 하였다고 해요. 저 역시 남편의 자상함과 책 임감에 결혼을 결심해서 먼저 날짜를 잡자고 했어요. 제 인생에서 제일 큰 행운은 바로 남편을 만난 것이에요! " 이 대표의 남편은 현재 성공적인 사업가로 아틀란타를 중심으로 200여개 의 프랜차이츠 업체 '아메리칸 델리'를 운영 중이다.

‘자신의 가정은 엉망이면서 다른 이의 가정을 위해 일하는 것은 모 순과 위선’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무엇보다 자신의 가정의 화목을 위 해 가장 많이 노력한다. “ 일을 통해 깨닫고 반성하는 바가 많다 보니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매 순간 느낍니다. 원하는 일을 하며 제 가정의 발 전까지 도모할 수 있다니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 람입니다!"

여러 비즈니스 중 결혼정보업체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군인의 꿈이 좌절된 후 미국에 와서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웨딩 매니저로 활동했습니다. 정착하기까지는 정신없이 일만 하고 지내다가 어느 날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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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4-889-5898 APRIL 2021 63


California에서 자란 신부님이 3년 전 NYC로 직장을 옮기면서 신랑·신부 자매들의 주선으로 지금의 신랑을 만났다. 만남을 가 진 후 2년 동안의 연애 끝에 COVID 동안에 약혼을 하였다. 늘 화창한 날씨의 California웨딩을 생각해 왔던 것과는 달리 눈이 뒤덮여 있는 겨울 풍경의 NY웨딩이었지만, 식구들과 가까운 친구들의 축하속에서 너무나도 예쁜 스몰 웨딩을 할 수 있었다. 심플한 전체 레이스의 fit&fitted 드레스에 루즈한 트위스트 로우번 업스타일에 장미와 리시안셔스로 홑겹 베일과 로우번 위쪽에 포인트를 주고 그윽한 눈매를 강조한 네츄럴 메이크업으로 청초한 신부님의 스타일링을 완성해 주었다. 글 유해경 웨딩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사진 제공 CLY by Matthew 글 유해경

사진 제공 CLY by Matth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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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들이 한국사에 대해 좀 더 알려줄 수 있도록 Fun Facts 시리즈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최근 계속되는 발 굴과 연구를 통해 한국사 교육 내용이 많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아빠들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아빠가 먼저 읽고 아이한테 얘기해주거나 나란히 앉아서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빠들이 읽어주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시작합니다. 글 주을량 Digital Producer

11 팔만대장경과 직지 경상남도 합천에 해인사라는 절에는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 또는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 Tripitaka Koreana)이라 불리는 대장경의 경판이 보관되어 있어. 대장경은 불교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모아놓은 것이고, 이것을 나무에 새겨서 종이 찍어낼 수 있게 만든 목판을 경판이라고 부르지. 팔만대장경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려 80,000장이 넘는 경판으로 구성되어 있어. 경판들을 모두 층층이 쌓으면 백두산보다 높은 3,200미터에 달하고 그 무게는 285톤이 넘는다고 해. 가장 큰 코 끼리의 무게가 7톤이 안되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어마어마하지. 불교를 나라를 다스리는 원칙으로 삼았던 고려는 나라에 위기가 오면 부처의 힘을 빌어 그것을 극복 하고자 여러 가지 활동을 했어. 1011년 거란이 침입했을 때는 초조대장경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최 초의 대장경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1087년이 되어서야 완성했지만 1232년 몽골군의 침입으로 불타 버렸다고 해. ◀ 1371년 제작된 팔만대장경 인쇄본 일부 (출처: Wikipedia)

▲ 팔만대장경

▲ 합천 해인사

초조대장경을 불태워버린 몽골군의 침입으로부 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려는 다시 한번 부처 의 힘을 빌고자 1236년 새로운 대장경을 만들기 시작하고, 총 16년의 작업 끝에 1251년 팔만대 장경이 완성되지. 이렇게 만들어진 팔만대장 경은 지금 전 세계에 남아있는 대장경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일 뿐만 아니라 체재와 내용도 가장 완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서 2007년 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어. ▲ 대반야바라밀다심경 팔만대장경 판본 (출처: 국가기록원) 사실 팔만대장경이 8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 는 것에는 많은 과학이 숨어있어. 먼저 경판은 3년간 바닷물에 담갔다가 다시 소금 물에 삶아 그늘에서 말린 목판을 사용하여 뒤틀림을 막았고, 글씨를 새긴 후에는 옻나무 염료로 칠을 하여 벌레와 습기로부터 보호하였지. 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 건물도 큰 역할을 했는데, 4개 동의 장경판전 건물에는 불교의 108번뇌를 상장하는 108개의 기둥과 함께 독특한 설계의 창들이 건조한 공기가 건물 내부에 잘 순환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해. 68 DADDY&I


◀ 해인사 장경판전 내부 (출처: Wikipedia)

이렇게 나무 판에 글을 새기고 거기에 먹을 칠해 종이에 찍어내는 방 식을 '목판인쇄'라고 하는데 여러 대장경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의 목판인쇄 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수준이었어. 이후 책을 찍 어내는 방식은 전체 페이지를 한 판에 새기는 방식에서 글자를 하나 하나 만들어서 필요에 따라 조합하는 '활판인쇄'방식으로 진화하게 되는데, 단단하고 잘 닳지 않는 금속에 글자를 새겨 찍어내는 '금속활 자'가 사용되면서 크게 발전했지.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라는 독일의 금세공업자가 1440년대에 금속 활자를 제작해서 성경을 인쇄했는데 이 가운데 1453년에 만든 것이 아직 전 해지고 있어서 이것이 오랜 기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로 알려져 있었 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찍어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 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줄여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 節) 또는 직지(直指, JIKJI)라고 불리는 이 책이 1972년 파리에서 공개되기 전 까지 말이야.

1900년 무렵 대한제국의 초대 프랑스공사로 파견되 었던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 가 두 권으로 알려진 책 가운데 하권을 프랑스로 가져 가게 되는데, 그는 이미 이 책의 가치를 알고 표지에 "1377,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이라는 메모를 적었다고 해.

1377년 금속활자를 이용해 찍어냈다는 '주자인시(鑄字印施)' ▶ 내용이 포함된 직지 마지막 페이지 (출처: Wikipedia)

물론 지금까지 전해지는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은 고려에서 만든 직지이지만,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술 도입은 당시 엄청난 가격으 로 인해 특권층과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책, 즉 지식의 대중화와 보급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높이 평가받아 마땅해. 그래서 아직도 많은 인쇄 관련 분야에서 그 이름이 사용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무료 전자책의 제작과 보급 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합동 프로젝트에는 아예 구텐베르크 프로젝트(Project Gutenberg)라는 이름을 붙였어. ◀ 드 플랑시의 메모가 선명한 직지 표지 (출처: Google Arts &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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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조회수 ‘1천만’ 달성한 미국생활 정보 채널 ‘뉴욕 키다리 쌤’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 집집마다 어른, 청소년, 아이 불문하고 방송 장비를 갖추고 유튜브 방송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만큼 대중화되다 보니, 한편으로는 ‘성공’ 유튜버가 되기는 쉽지 않기도 한데, 뉴저지 집에서 미국 생활 정보 채널을 열어 누적 조회수 ‘1천만’을 기록한 유튜브가 있다. ‘뉴욕 키다리쌤’ 채널의 1인 크리에이터 제임스 킴(James Kim)이 그 주인공이다. 하루에만도 3만 명의 방문자가 다녀가는 ‘핫’한 정보 채널, ‘뉴욕 키다리쌤’을 대디앤아이가 직접 만나 보았다. 기획 및 취재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뉴욕 키다리쌤’ 이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1인 크리에티터 제임스 킴(James Kim) 이라고 합니 다. 2018 12월부터 영상 업로드를 시작했고, 현재 약 500 편 준비해서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어떤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글쎄요, 제가 직업적으로 지난 30여년간 기업 마케팅, 기업 광고 컨설팅 분야를 하고 있다 보니, 많은 분 들을 대하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미국 생활 관련 질문을 받고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습니다. 제 자신도 미국에서 유학하고 취업하고 또 개인 사업을 해오면서, 미국 생활이 어느덧 26년차로 접어들었 습니다. 지난 시간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생생한 경험으로 쌓은 정보를 방송으로 만들어 나누 면서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채널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한 인 분들이 이민생활을 하시면서 누구한테 묻기 힘든 일들을 겪기 마련이지요. 그런 분들을 돕고 싶은 마 음에, 인터넷과 주변 매체를 통해서도 얻기 힘든 정보, 삶, 우리의 모습을 담고자 시작한 일이 어느덧, 2 년 시간이 되었습니다.

채널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마음으로 지인들과 가족에게 의도를 말하면서 조언을 구했을 때, 단 한 사람도 동 의하거나 조언해 주지 않더군요. 응원해 주는 이가 없어 참 힘들었습니다. 제가 젊은 나이도 아닌데 시 작해도 좋은지, 과연 인정을 받을 수 있을 지가 고민이었는데요, 인정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으니 시 작할 때 자신이 없었지요. 그런데 지금 ‘뉴욕 키다리쌤’의 누적 조회수가 1천만 정도 되었으니 얼마나 감 사한지 모릅니다.

현재 ‘뉴욕 키다리쌤’의 인기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구독자 수는 56,000 여명이고 하루 방문자 수가 35,000명에서 50,000명 정도 되며 미국 내 4개 미 디어 회사에서 제 채널을 고정으로 소개해 주십니다. 이 모든 게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채널을 주로 방문해주시는 성별로는 남녀 비율이 반반이고요, 연령층은 30대에서 80대가 제일 많습니다. 토 요일에는 실시간 방송을 하는데, 그때 방문해 주시는 분들은 평균 50대~70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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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공히 성공 유튜버로서 앞으로 유튜브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초보 유튜 버를 위해 조언을 주신다면요? ‘성공’이라 말하기는 많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재방문과 함께 응원 댓글을 많이 주시는 것에 힘을 얻고, 감사한 마음을 항상 담고 영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시도해보 고 싶으신 분들께는 적극 추천 드립니다. 휴대폰과 나름의 콘텐츠만 있 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는 분야이고, 트렌드니까요. 유튜브를 시작하는 초기 초보 유투버들께는 이 말씀을 제일 먼저 드리 고 싶습니다. 기대치를 너무 높게 갖지 마세요-. 현재 주변 지인 다섯 분 을 지원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갖는 생각이 있더군요 그리고 실망도 하시고요. 유튜브를 시작해 영상 한 두 개 올려 놓고 순 식간에 구독자 수나 ‘좋아요’가 급속도로 높아질 거라고들 생각합니다. 저마다의 개성이 돋보이는 흥미로운 영상의 빈도와 지속성에 구독자가 늘어나고, ‘좋아요’가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꼭 잊지 않고 시작하시면 좋 겠어요. 자신의 기호에 맞게 눈높이와 기대치를 갖고 꾸준히, 지속적으 로 영상을 올리면 구독자는 늘어난다고 봅니다. 유튜브를 시작할 때 가 장 중요한 부분은 선명한 주제를 정하는 것입니다. 유튜브가 ‘당신(You)’과 ‘텔레비전(Tube)’이 합쳐진 거잖아요. 그러니 ‘ 당신’만 가진 분명하고 확실한 주제를 확보하는 게 관건입니다.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리려면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를 선정해야 하고요. 지치 지 않고 꾸준한 시간을 들일 때, 가장 높은 만족감과 기대감의 결과를 가 질 수 있는 게 유튜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뉴욕 키다리 쌤’을 통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뉴욕 키다리 쌤’을 방문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더 세세하고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채널로 성장시키는 게 우선적인 계획입 니다. 그리고, ‘ 뉴욕 키다리 쌤' 외에 2개의 또 다른 콘텐츠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충실히, 성실히 준비해서 준비된 1인 크리에이터가 되려 노 력하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성장 하는 뉴욕 키다리쌤 채널이 되겠습니다. 맘앤아이에서 ‘뉴욕 키다리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DADDY&i YOUTUBES _ APRILL 2021 APRIL 2021 71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Carmen)

글 이병현 / Ben Byung-Hyun Rhee

조르주 비제 (Georges Bizet; 1838~1875) 프랑스의 작곡가. 일찍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여 1848년 10세 때 파리음악원에 들어가 유명한 음악가들에게 음악 교육을 받았 다. 1856년 칸타타 ‘다윗(David)’을 로마대상 작곡 콩쿠르에 제출하여 입상하고, 1857년에는 칸타타 클로비스와 클로틸드로 로마대상을 받아, 관비로 3년 가까이 유학했다가 파리로 돌아와서는 그때부터 오페라 창작에만 주력하였다. 1863년 이국 적인 선율의 3막 오페라 《진주조개잡이》를 작곡하였는데, 이 작품은 오페라 작곡가로서의 비제의 최초의 중요한 작품이다. 1875년 메리메의 소설에 의한 가극 <카르멘>을 완성, 그 세계적 대성공을 알지 못한 채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페라 카르멘의 줄거리 자, 이제 카르멘의 세계로 한 번 흠뻑 빠져볼까요? 이국적인 매 력이 넘치는 집시 카르멘(Carmen:  Mezzo soprano)과 의 리와 정조를 중요시하는 돈 호 세  (Don Jose: Tenor)가 주인 공입니다. 돈 호세의 연적 투우 사 에스카미요(Escamillo: Baritone), 돈 호세의 약혼녀 미카 엘라(Micaela: Soprano), 그리 고 카르멘의 집시 친구들, 프라 스키타(Frasquita: Soprano)와 메르세데스(Mercedes: Soprano), 밀수업자들인 레 단카이레 (Le Dancaire: Baritone)와 레 레 맨다도(Le Remendado: Tenor) 가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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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교본 같은 오페라!  전세계 오페라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부동의 1위!  어디선가 들어봤을 아리아들이 차고 넘치는 오페라!  프랑스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오페라 [카르멘 Carmen]을 소개합니다.  베르디, 바그너와 함께 후기 낭만주의 오페라를 대표하는 3대 작곡가 중 한 사람인 비제는 아 마추어 음악가인 아버지(헤어디자이너, 가발 제작자)와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외아들로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에 천재적인 소질을 보인 비제는 9살에 최연소로 파리음악원에 입학하고 17살에 첫 교향곡을 단 한 달 만에 작곡합니 다.  당시 천재음악가들에게만 허락되는 상이라 알려진 로마대상을 19살에 받을 정도로 촉망 받는 작곡가였습니다.  콩쿠르의 부상으로 로마 유학을 가게 되고, 그 후에는 오페라 사랑에 푹 빠져 오페라 곡만 작곡했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제는 오페라 카르멘 초연 3개월 만에 37살의 나이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요절하고 맙니다.  평소 많은 흡연이 원인이기도 했지만, 그의 야심작 오페라 카르멘이 초연에 서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하자 충격과 스트레스를 못 이긴 것이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곡을 작곡하지는 못했지만, 오페라 카르멘 하나로 오페라 계를 완전히 평정한 비제! 히포 크라테스의 말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가 가장 어울리는 음악가가 아닐까요? 초연에 실패 한 오페라 카르멘은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스 밖 외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으며 지금은 전 세계 오페라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부동의 1위 오페라가 되었습니다. 오페라 카르멘은 드라마를 구성하는 4대 요소인 ‘사랑’, ‘배신’, ‘복수’, ‘죽음’이 촘촘히 잘 버무 려진 작품입니다. 음악이면 음악, 대본이면 대본, 의상이면 의상, 무대면 무대! 그 모든 것이 완 벽하고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죠. 자유의 상징인 집시 여인 카르멘과 보수의 상징인 명문 바스 크 족 출신 남자, 돈 호세와의 파격적인 사랑, 카르멘의 배신 그리고 돈 호세의 살인까지…. 그 들의 숙명적인 만남과 사랑 그리고 죽음을 다루고 있는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오페라입니다.


세빌리아의 한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점심시간에 담배 하나씩 입에 물고 불량스 럽게 걸어 나오는데, 제일 뒤에 동네 남자들의 인기와 구애를 한 몸에 받는 최고의 인기녀 카르멘이 거만하게 등장합니다. 이 집시 여인 카르멘은 자기에게 무관심한 돈 호세를 유 혹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감히 내게 무관심해? 부숴버릴 거야.”하면서 기선 제압이라도 하는 양, 첫 번째 아리아(사랑은 들에 사는  새, 아무도 길들일 수 없어요/L'amour est un oiseau rebelle)를 부릅니다. 과연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던 돈 호세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이런! 카르멘의 치명적인 매력에 견 디지 못하고 그녀에게 홀딱 빠져버립니다. 게다가 직장동료와 거칠게 한판 싸우다 잡혀 온 카르멘 을 대신해 감옥에 까지 갇히는 완전 반전 캐릭터!   돈 호세가 감옥에 가 있는 사이, 세빌리아가 자랑하는 최고의 투우사 에스카미요가 일 명 ‘투우사의 노래’로 잘 알려진 ‘여러분 축배를 듭시다(Votre toast)’를 부르며 카르멘 을 꼬시려 하지만 ‘의리녀’인 카르멘은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 아리아는 관객들이 오페 라 카르멘 공연이 끝난 후 집에 가는 차 안에서 휘파람으로 가장 많이 흥얼대어지는 곡이라 합니다. 그야말로 최고의 ‘씬 스틸러’인 셈입니다.

얼마 뒤 감옥에서 풀려난 돈 호세를 위해 춤과 노래로 갖은 애교를 부리며 사랑을 표현하는 카르멘!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부대 복귀 나팔소리가 들려오자마자 돈 호세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복귀 준비를 합니다. 이를 본 카르멘, ‘썩소’를 날리며 “다 필요 없어.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꺼져!”라고 싸늘하게 말합니다. ‘순둥이’로만 알았던 돈 호세, 갑자기 ‘빡쳐’ 한 마디 합니다.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데,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라며 최고의 테너 아리아 중 하나인 일명 ‘꽃 노래’, ‘당신 이 나에게 던져준 꽃 (La fleur que tu m’avais jetee)’을 열창합니다. 주머니에 고이 간직해 온 카르멘 이 던져 준, 이제는 말라 비틀어진 꽃을 보여주며 말이죠. 하지만 정작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 국 부대 복귀 명령을 어기게 되고 탈영병이 되어 카르멘과 밀수업자들과 동행 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병현 / Ben Byung-Hyun Rhee 이스트만음대 재학 중 지휘자로 데뷔, 맨하탄음대 대학원 수료 후 충남 교향악단 상임지휘자와 뉴저지주립오페라단 부지휘자를 거쳐 테네시 주 내쉬빌심포니 지휘자를 역임했다. 브루노발터 지휘자상, 프리드만 지휘 컴퍼티션 연주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카메라타뉴저지문화 재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 있다. * 카메라타뉴저지문화재단 홈페이지 https://www.cameratanewjersey.org * 이병현 지휘자 유튜브 채널 ('뉴욕휘자오빠'로 검색) https://www.youtube.com/channel/UCNSm7dpnzSb_ NLeaRr085YQ?view_as=subscriber

시간이 흘러 카르멘과의 즐겁던 유랑생 활도 서서히 지쳐갑니다. 그 때 약혼녀 미카엘라가 어머니의 위중한 병환 소식 을 가지고 밀수꾼 무리를 찾아옵니다. 카르멘과 마 주치기가 두렵지만, 용기를 내기 위해 ‘난 두려울 게 없다고 나 자신에게 타일러야 해(Je dis que rien ne m’epouvante)’, 순정만화 여주인공이 부를 듯한 애 틋한 아리아를 부릅니다. 미카엘라의 간절한 호소에 결국 마마보이 돈 호세는 “엄마에게나 가보시지?”라 고 비아냥거리는 카르멘을 뒤로 하고 “두고 봐! 우 리 다시 만나게 될 거야!”라고 외치며 고향으로 돌 아갑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아직도 카르멘 을 잊지 못해 다시 카르멘을 수소문해 찾 아온 돈 호세. 새로운 연인 에스카미요 의 팔짱을 끼고 있는 카르멘을 발견하지만, 꾹 참고 자기에게 돌아와 달라고 애원합니다. 하지만 카르 멘은 “너와는 다시 시작하지 않을 거고 죽어도 에스 카미요를 사랑할 거야.”라고 차갑게 말하고는 예전 에 돈 호세에게 받았던 반지를 야멸차게 집어 던지지 요. 질투에 불타오르는 돈 호세, 꾹 참았던 마음을 폭 발하고 맙니다. 숨겨온 칼로 그녀를 찌르고 “제가 이 여자를 찔렀어요!”하며 슬픔의 절규를 하는 돈 호세 의 모습 위로 막이 내려옵니다. 아, 치명적인 팜므파 탈 여주인공 카르멘! 순간의 감정에 충실했던 그녀이 기에 죽음까지도 숙명으로 의연하고 멋있게 받아들 이지 않았을까요? 오페라 카르멘은 가장 프랑스적인 선율과 화성, 그리 고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의 색채가 가미된 작품입 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 은 없다는 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 ‘카르멘’을 인생에 한 번은 꼭 라이브로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APRIL 2021 73


바보 같은 진리 글 주진규 목사

한국에 살 때 이모와 가까이 지냈다. 어릴 적 한집에 함께 살던 적도 있어 서 정이 많이 들었다. 이모가 호주의 사는 막내 딸의 어린 손주들을 돌봐 주기 위해 떠나고 난 후 그분을 많이 그리워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성 인이 되어 미래를 꿈꾸며 호주로 유학을 하러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 이모와 이모부님은 많이 연로해지셨고 약해 보이셨다. 이모부님 건강이 안 좋아서 건강 검진을 받고 담당 의사와 면 담을 하게 되었는데, 영어 소통을 위해 이모부님과 함께 병원에 갔었다. 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환자에게 말해 주어야 하냐고 의사에게 물었 더니 동서양 문화가 달라서 가족들과 의논해서 결정하라고 했다. 일단 은 진단 결과에 대해서 말을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를 못 알아들으시는 이모부님께서 의사와 대화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느닷 없이 저에게 한마디 던지셨다. “의사에게 암인가 물어봐라!”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하고 사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자기의 잇속 을 차리기 위해 남을 속이는 새빨간 거짓말도 있고, 남을 배려하고 생각 해 주는 선의의 거짓말, 자신의 진심을 감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하는 “ 나 외롭지 않아, 슬프지 않아”하며 속마음을 숨기는, 우아한 거짓말이라 는 것도 있다고 한다. 폐암 말기인 할머니를 위해, 조카의 가짜 결혼식을 만들어, 세계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인다는 “페어웰 Farewell”이라 는 영화가 있다. 중국계 미국 이민자인 빌리 가족, 일본에 이민 간 빌리 의 큰 아버지 가족들이,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은 중국에 있는 할머니 집 에 모두 모여 (가짜)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따뜻하 게 그린 영화다. 자신이 말기 암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할머니는 오랜만에 모인 자녀들 손주들과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 내게 된다. 그런데 결혼식도 끝나고 가족들이 다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영화가 끝났는데도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마지막 자막이 올라오는 도 중에 할머니께서 아직 살아 계시다는 비디오 클립이 잠깐 등장한다. 영 화는 룰루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인데, 사실 Farewell 이 라는 제목도 거짓말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4월 1일은 만우절이다. 만우절에 한 두 번쯤 속아서 허탈한 웃음을 짓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재미삼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도가 지나치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분노를 사기도 한다. 만우절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버전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프랑스에서부터 온 이야기이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양력 (그레 고리력) 이전 달력이 있었는데 양력 3월 25일에 신년이 시작되고 4월 1 일까지 춘분제라는 축제를 벌였었다. 그러다 1564년 당시 프랑스의 왕 인 샤를 9세가 달력 계산법을 그레고리력으로 바꾸면서 신년이 3월 25 일에서 지금과 같은 1월 1일로 바뀌게 된다. 통신과 교통이 발전하지 않 았던 당시로써는 역법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나라 구석구석까지 알리려 면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 여전히 4월 1일을 신년 축제의 마지막 날 로 생각하던 사람들은 그날 신년 선물을 교환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었 다. 이렇게 소식이 늦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놀림의 대상이 되었고, 4월 1일이 신년 축제인 것처럼 장난을 치고 놀렸던 것이 지금의 만우절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만우절의 영어표현은 April Fool’s Day이다. “4월에 바보 되는 날”쯤으로 직역해 볼 수 있겠다. 거짓말에 깜빡 속아서 잠시 바보같이 되는 상황 때 문에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재밌게 한번 웃고 넘어 갈 수 있는 날이다. 신 학교 다니던 시절 주변 다른 대학들과 콘서시엄을 맺어 학점교환을 할 74 DADDY&I

수 있도록 하던 제도가 있었다. 다른 대학 분위기도 궁금하고 새로운 교 수님들에게 배워보는 신선함도 느끼고 싶어서 한두 과목 수강을 했었다. 수업 중 토론을 하다가 그곳 대학 소속의 학생들이 우리 학교 학생들을 놀라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니, 성경을 그대로 믿는다고?” 그들에게 성경은 연구나 분석의 대상일 뿐, 자신의 삶과는 전혀 무관한 “고문서” 에 불과했다. 성경을 진리로 믿고 있던 우리는 수업 중에 바보가 되었다. 이미지 메이킹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온갖 신경을 쓴다. 외모를 바꾸고, 차 를 바꾸고, 주거지를 바꾸고, 학력도 위조하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 다면 무엇이든지 다 바꾼다. 한가지 바뀌지 않는 것이 있는데 내 속의 마 음이다. 사실, 그것이야말로 좀처럼 바뀌지 않는 나의 진짜 모습이다. 그 런데 정작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인지 모른다. 세상에는 멋지고 매 력 있는 것이 많은데 그중 속이는 거짓이 많다. 반면, 겉으로는 어리석고 바보같이 보이지만 사람들을 살려내는 진리도 있다. 4월엔 특별한 날이 하 나 더 있다. 만우절과는 정 반대개념의 날이다. 진리를 말하지만, 오히 려 많은 사람들로 하여 금 바보 취급 당하는 날 이다. 예수님께서 인간 의 죄를 대신해서 죽으 셨다가, 다시 사신 부활 절이 올해는 4월 4일이다. 크리스천으로 회심 후 유럽전역을 다니며 복 음을 전하던 사도 바울은 당시 분위기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 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 한 (foolishness) 것이로되,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 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고린도전서 1: 22-24) 당시, 로마제국 등 오랫동안 주변 열강들에게 나라를 잃고 식민지로 살아오던 유대인들은 자기들을 구원해 줄 메시아 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스라엘을 외적의 손에서 구해낼 수 있는 힘 있는 구원자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기력하게 십자가에 죽임을 당 한 자가 메시아라니... 유대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십자가에 달 렸던 그리스도를 믿고 복음을 전하러 다닌 사도들의 말을 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보 같은 (foolish) 이야기로 무시해 버렸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보처럼 보이는 십 자가를 진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신다. 바보 같은 십자가 가 능력임을 보여주셨다. 많은 사람이 거짓을 벗어내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진리를 분별할 줄 아 는 은혜의 4월이 되길 기원한다. 글 주진규 목사 •맨하탄 GCC (Gospel Centered Church, 복음으로 하나되는 교회) •https://www.facebook.com/ Gospelcenteredchurch •https://www.gcc-ny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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