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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amdozine.com
March & April
통권 제 3호
남도요리 레시피
봄철 웰빙 먹을거리 ‘해남 세발나물’
무형문화재 로드맵
참빗, 고운 사람을 만들다
혼자 떠나는 남도여행 강진 편 산 넘어 산에 봄 맞으러 가자!
다도해 섬 이야기 신안군 안좌도 천사의 심장이 부르는 노래
등록번호 전남 아 00149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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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원에서 '마음의 가족'을 기다립니다 7명의 아이에서 시작한 공생원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려 4천여 명이 넘는 아이들의 집과 가족이 되어 주었습니다. 현재에도 한국 사회복지의 근간을 이루며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사랑이 있는 한 인간의 내일은 걱정이 없다.” 이 한 마디를 좌우명으로 삼아 지금까지 공생원은 걸어 왔습니다. 여전히 공생원에는 갈 곳 없는 74명의 아이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꿈을, 인정을, 사랑을 가르쳐주세요. 아무리 작은 후원이라도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는 커다란 기쁨과 희망이 됩니다. 현재 공생원에서는 배려와 관심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미래를 열어 주실 '마음의 부모'를 기다립니다.
후원문의
061) 242-7501~2
www.mksw.org
'공생원'은 1928년 윤치호 선생님께서 설립한 사회복지재단입니다.
후원금 입금안내 국민은행 552801-04-010538 기업은행 191-040915-01-013 농협 653011-51-012142 우리은행 389-182687-13-001 우체국 503508-01-000628 조흥은행 704-01-04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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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숭실공생 복지재단
목/포/공/생/원
빛과 바람, 아이들이 즐겁게 재잘거리는
돌배 나무 놀이터 빛과 바람, 아이들이 즐겁게 재잘거릴 수 있는 건강한 놀이터입니다. 순수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들 곁으로 불러오는 푸근한 이야기꾼입니다.
왜 ‘돌배나무 놀이터’ 인가요? 어린 시절 돌배나무는 산과 들, 골목길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정다운 존재였습니다. 동네 코흘리개들은 한참을 뛰어놀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면 얼른 손 을 뻗어 돌배를 따먹었습니다. 또 심심할 때면 나무에 올라 키득키득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돌배나무는 그렇게 아이들 곁에서 언제나 아낌없이 자신을 내 어주었습니다.
구입 및 제작 문의 Tel_070.8600.1254 ㅣ E-mail_mycrefun@gmail.com 돌배나무 놀이터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 동화책 / 동요(국악) / 오디오 북 형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린이 뮤지컬과 공연 등 다양한 문화상품으로 개발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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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나무 놀이터' 어플리케이션 아이콘
Contents
3월ㆍ4월호
Vol.3
12 산 넘어 산에 봄 맞으러 가자! 『강진』 동녘에서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에 몸도 마음도 들뜨는 순간. 한층 가까이 걸어온 봄을 따라 산 넘어 산에 있는 고을, 강진 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만난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08
남도소식 남도를 찾는 그대에게 다시 돌아온 축제의 계절, 봄! 봄이 제일 먼저 찾아오는 남도에서 3ㆍ4월을 맞아 열리는 즐거운 축제를 소개한다.
12 22
혼자 떠나는 남도여행 산 넘어 산에 봄 맞으러 가자! 『강진』 남도요리 레시피 봄에 제일 먼저 만나는 우리 땅의 채소, 세발나물 봄바람에 섞여온 춘곤증에 지쳐 나른하기 짝이 없는 지금. 온몸을 번쩍 일 으킬 비타민 충만 세발 나물 요리를 소개한다.
30
특별기획1 천사의 심장이 부르는 노래 『신안 안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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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책 소개 흩날리는 봄볕 아래서 이야기에 젖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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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천사의 심장이 부르는 노래『신안 안좌도』 1004개의 섬을 간직해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전남 신안군. 그 중심에 자리한 ‘안좌도’. 검게 윤나는 갯벌 위에 펼쳐진 섬 사람들의 일상과 세 개 섬을 하나로 잇는 ‘천사의 다리’를 거 니는 1박2일 여행 스케치.
봄이 시작되는 지금. 설마 길고 긴 늦추위에 감성마저 얼어붙어 있지는 않았을지. 그런 그대를 위해 흩날리는 봄볕을 가득 담은 천연색 이야기를 준비했다.
참빗, 고운 사람을 만들다
전남무형문화재 15호 참빗장 인터뷰
대나무 향을 은은히 간직한 ‘참빗’. 4대째 담양에서 참빗을 만들어 온 참빗 장 고행주 선생. 참빗을 통해 한 올 한 올 정갈히 빗어 내린 그의 삶을 들여 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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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2 모래섬으로 산다는 것 『여수 사도』
48 모래섬으로 산다는 것 『여수 사도』 푸른빛이 넘실대는 여수 바다. 그 바다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섬 ‘사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지중해를 닮은 그 섬에서 봄볕 가득한 쉼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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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DOZINE' Digital Magazine APP
내 손 안의 남도 디지털 매거진으로 언제 어디서나 남도를 더욱 가깝고 흥미롭게!
(주) 크레펀 CREFUN. co.,Ltd 남도진 종이책을 디지털 매거진으로 보세요. 남도진의 모든 콘텐츠와 어플리케이션은 (주)크레펀에서 직접 제작합니다. TEL. 070-8600-1254 | FAX. 061-283-1254 | E-mail. namdozine@gmail.com
2013 다도해 명소화 사업
숨겨진 아트 아일랜드
섬을 열다!
‘신안 안좌도’를
찾아 떠나는1박 2일 섬 여행
2013.3.30(토)~3.31(일)
수화 김환기의 '고향의 봄' 느끼기 체험
isLand
안좌 선착장
아트
isLand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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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리 갯벌 체험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갯벌 위에서 장화를 신고 섬사람들의 고기잡이 방 식을 배우는 색다른 경험을 즐긴다. 갯벌 너머로 보이는 사치도의 ‘사치분 교’는 농구공 하나로 드라마틱한 승리를 일궈낸 섬소년들의 이야기가 깃들 어 있다.
수화 김환기의 예술세계 고향 안좌도의 풍경을 그림이라는 색채의 시들로 노래한, 화가 김환기. 화 가의 열정 가득했던 일생과 작품을 연구해온 오남석 교수. 그의 특별한 동 행으로 수화 김환기 선생의 예술혼을 느끼며 아련한 섬을 향해 한 걸음 다 가선다.
천사의 다리 천개의 섬을 간직한 신안. 그 섬들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안좌도. 세 개 의 섬(두리-박지도-반월도)를 잇는 목교 ‘천사의 다리’를 걸으며 바다 위 산책을 즐긴다.
한운리 독살
음식
isLand
천사의 다리
3.30(토) (1일차)
3.31(일) (2일차)
안좌도ㆍ반월도 밥상 맛보기 썰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안좌도’와 ‘반월도’의 사 람들이 간직한 특별한 '섬 밥상'을 맛본다. 풍부한 웰빙 해산물을 다채롭 게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오전
◎ 출발- 서울 강남역 9번 출구 ◎ 버스 이동간 - 「섬개구리 만세」영화감상 ◎ 압해도 점심식사
오후
◎ 고대 바닷길의 거점 읍동리 고분ㆍ방월리 고인돌 ◎ 한운리 갯벌체험 ◎ 섬사람들의 삶과 신앙
저녁
◎ 안좌도 밥상체험 ◎ 강강술래- 안좌면 부녀회 ◎ 수화 김환기 선생의 예술과 안좌도(특강:오남석)
오전
◎ 수화 김환기 생가방문 ㆍ 예술의 거리산책 ◎ 천사의 다리 산책과 갯벌 관찰하기
오후
◎ 반월도 밥상 체험
문의ㆍ예약 1588-3925(N-tour 여행사) http://islands.mokpo.ac.kr 6 안좌도 벽화
주최_
주관_
58 토요일에는 운림산방으로 가요! 누가 예술품 경매가 딱딱하고 고루하다고 했던가! 매주 토요일 11시, 진도 운림산방에서는 우리가 가 진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신나는 경매가 열린다. 예 향 남도의 새로운 문화 부흥을 꿈꾸며 시작된 ‘진도 토요 예술품 경매’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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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빚어낸 그들만의 특별한 앙상블 여수 오카리나 동호회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고 맑은 소리가 여수 골목골목을 누빈다. 늦장부리는 봄볕을 대신해 제일 먼저 여수에 온기를 전해준 연주를 따라 여수 오카리나 동호회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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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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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머그의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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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는 운림산방으로 가요!
새로운 삶을 찾아 남도로 온 젊은 두 부부. 아내 ‘미영 씨’는 카페에서 벌어지 는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고, 남편 ‘승탁 씨’는 봄날과 잘 어울리는 커피를 추 천한다.
숲을 푸르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68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남도 곳곳을 찾아 알뜰살뜰 병든 수목을 돌보는 ‘나 무병원’. 순수한 동심에 자연을 선물하는 ‘숲유치 원’, 희귀 버섯을 키워내 지역 주민들의 살림살이를 넉넉하게 하는 ‘버섯연구가’를 만났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주전부리 원정대 남광주 『전집』 지난 30년 동안 남광주 시장을 지켜온 명물 중의 명물, 수수부꾸미. 지난 세 월 ‘전집’이 지켜온 고소한 비결을 묻고자 언제나 활기찬 남광주 시장을 두드 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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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에 취하다
임금께서 드시던 술, 문화재로 남다
한 때는 조선 팔도를 호령하던 임금님이 드시던 술, 한 때는 밀주단속을 피해 음지에 숨어 만들던 술, 하지만 이제는 전라남도 대표 문화재가 된 술, 진양 주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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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동화 비하인드 스토리 ‘하늘하늘 초록 꿈이 우러나요!’
82 ‘하늘하늘 초록 꿈이 우러나요!’ 어린 찻잎이 한 잔의 녹차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남도동화 ‘하늘하늘 초록 꿈이 우러나요!’. 보성을 알릴 동화를 제작하면서 느꼈던 감회, 생각거리, 보 람을 담았다.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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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4월 신년호
VOL. 3 정기구독 안내 남도만의 남도가 아닌 '우리의 남도'를 함께 누릴 정다운 벗을 기다립니다
정기구독료 1권 5,000원 × 6개월 = 1년 구독료 30,000원
결제방법 예 금 주 (주) 크레펀 외환은행 630-007700-233 신 협 131-015-593154
신청방법 정기구독을 원하시는 분들은 정기구독료를 입금하시고, '남도진 홈페이지(www.namdozine.com)'에 접속하신 후 안내에 따라 정기구독 코너에 게시물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단, 인터넷 사용이 여의치 않는 분들은 전화 (070-8600-1254) 혹은 팩스 (061-283-1254)를 이용해 책을 받으실 주소, 입 금하신 분의 성함을 알려주세요! * 주소 변경 신청은 매월 15일까지입니다. 잡지는 격월 21~27일 사이 배송됩니다.
발행인 편집장 취재팀장 취재기자 미디어팀장 디자이너
이길찬 Lee, Kil Chan 이길찬 Lee, Kil Chan 박혜미 Park, Hye Mi 정종균 Jung, Jong Gyen 최지훈 Choi, Ji Hun 김현주 Kim, Hyeon Ju
남도진 등록번호 : 전남 아 00149 ISSN : 2234-1234 취재 070-8706-0513 미디어 070-8706-0514 디자인 070-8706-0515 독자제보 +82 70-8600-1254 광고 +82 70-8600-1254 Fax +82 61-283-1254 인쇄 동양인쇄 주식회사 02-838-3311 www.namdozine.comwww.facebook.com/namdozine www.twitter.com/namdozine E-mail : namdozine@gmail.com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1970번지 (재) 전남 문화산업진흥원 F-101호 JCIA F-101, Namak-ri, Samhyang-eup, Muan-gun, Jeollanam-do
'남도진'은 모아진(전자잡지 포털 사이트), 전국 60여개의 대형서점, YES24 온라인 서점 등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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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나 들이 햇살은
향기로운 꽃송이 되어 세상에 내려앉고
강물은
잠든 생명들을 일으켜 세우며 흘러간다, 따사로이
너에게로 가는 길 환한 설레임으로
깃털처럼 가벼운 걸음걸음으로
표지이야기 벚꽃이 아름답게 핀 목포시 용해동
다시 되돌아 올 길을 아득히 잊은 채
나는 너에게로,
너에게로만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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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를 찾는 그대에게
남도소식 축제의 계절인 봄이 돌아왔습니다. 봄이 가장 먼저 오는 남도에서 봄맞이 나들이를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3월과 4월에 열리는 남도의 봄 축제를 소개합니다.
< 유달산 벚꽃 > 10
01
02
03
05 04
06
01 제14회 구례 산수유꽃 축제
03 2013년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 05
구례 산동면, 봄을 맞아 활짝 피어난 산수유꽃이
땅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고을 광양 땅에 이번 언제나 목포 시민 속에 자부심으로 남아 있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축제는
에도 역시 봄을 알리며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 는 유달산에 싱그러운 봄이 찾아왔다. 노적
산수유로 만든 구례의 특산물을 맛보고 체험할
다. 섬진강을 따라 피어난 연분홍빛 매화의 색채 봉 중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체험들이 지금
샛노란 산수유꽃 아래에서 펼쳐지는 추억
광양, 선비의 꽃으로 물들다!
2013년 목포 유달산꽃 축제 봄에는 유달산을 걸어요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준비되었다. 꽃피는 춘삼월
는 절경 중의 절경! 다가오는 봄에는 선비의 꽃 여행객의 발걸음을 기다린다. 이제 만연해진
에는 봄볕보다 따스한 향기를 따라 샛노란 산수
매화에 파묻혀 흥겨운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 봄 향기를 즐기고 싶다면, 가족과 함께 목포
유꽃이 피는 고을, 구례로 향해보자.
떨까?
유달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장소 |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 일원 기간 | 2013년 3월 29일 ~ 2013년 3월 31일 개최 | 구례군
장소 | 전라남도 광양 섬진마을 기간 | 2013년 3월 23일 ~ 2013년 3월 31일 개최 | 광양시
장소 | 목포 유달산 기간 | 2013년 4월 13일 ~ 2013년 4월 14일 개최 | 목포시
02 2013 영암 왕인문화 축제
04 제6회 신안 튤립 축제
벚꽃이 필 때 영암을 찾아주세요!
1004의 섬에서 펼쳐지는 튤립의 향연
왕인박사가 태어났던 백제 땅 영암에서 벚꽃 피는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임자도에 봄을 맞아 3백만
4월을 맞이해 흥겨운 축제를 개최한다. 올봄 벚
송이가 넘는 튤립이 일제히 꽃봉오리를 터트렸
꽃 필 무렵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영암
다. 지평선 너머까지 뒤덮인 이색적인 풍경 속에
왕인 문화축제로 향해보자! 번쩍이는 퍼레이드와
서 신안군이 준비한 체험 및 문화행사가 관광객
흩날리는 벚꽃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을 기다린다. 올 봄 드넓게 펼쳐진 튤립 밭에 서
장소 | 전남 영암군 왕인박사유적지 기간 | 2013년 4월 5일~ 2013년 4월 8일 개최 | 영암군
특별한 추억에 안겨보길. 장소 | 전남 신안군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기간 | 2013년 4월 19일 ~ 2013년 4월 28일 개최 | 신안군
06 제35회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 펼쳐진다!
21세기 진도에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이 일
어난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며 국 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널리 알려진 이 길 위 에서 흥겨운 축제 한 마당이 열린다. 이번 봄, 바다가 만들어낸 신비한 길을 직접 걸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장소 | 전남 진도군 회동리, 의신면 모도리 기간 | 2013년 4월 25일 ~ 2013년 4월 28일 개최 | 진도군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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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가 좋다
풀과 나무들은 저마다 자기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누구도 닮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풀이 지닌 특성과 그 나무가 지닌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눈부신 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숲나들'은 천연 대나무를 활용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죽공예 전문 수제공방입니다. 대나무 산지로 유명한 담양에서 직접 만드는 대바구니는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수공예 제품입니다. 담양에서 60년 넘게 죽공예 외길을 걸어오신 남상보 어르신의 손길을 통해 전통 대바구니가 탄생됩니다. 그해에 자란 대나무만을 골라 한줄 한줄 줄기를 벗겨내고, 매끈하게 다듬고, 격자로 짜맞추어 만든 대바구니에는 전통의 멋이 살아있고 장인의 정성이 가득 깃들어있습니다. 대나무향이 살아 숨쉬는 수공예품을 통해 우리의 전통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고자 합니다. 자연의 재료를 이용해 만든 바구니와 다양한 소품을 통해 전통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천연 대나무의 향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선물을 전할 때, 음식과 재료를 보관할 때, 차와 다과를 내놓을 때 등 다양하게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숲나들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내다길 55-3 Tel_070.4110.7903 Mobile_010.9160.5705 죽공예 전문 쇼핑몰 www.ecohands.kr
지금으로부터 900년 전에 빚어진 푸른 꽃잎. 비록 만들었던 이도, 기억하는 이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지만 바래지 않는 그 맑은 향기는 깨진 꽃잎 사이에서도 영롱하게 빛난다. 청자양각연화문접시, 12세기 고려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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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나는 남도여행 - 강진 봄맞이 길
산 넘어 산에
봄 맞으러 가자! 3월의 문턱을 넘자 산 넘어 산에서 봄이 한층 가까이 걸어왔 다. 텃새부리는 꽃샘추위 탓에 아직 쌀쌀한 바람이 가시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계절이 돌아왔다는 사실 덕에 벌써부터 마음 이 들뜬다. 지금 이 순간 봄볕에 취해 있을 그대를 위해 특별 한 이야기가 가득한 고을, 강진을 소개한다. 글|사진 에디터 정종균
고려청자도요지
영랑생가
백련사
통일신라시대 때부터 고려 말까지 청자가 빚어졌던 강진군 대구면에 문을 연 테마 박 물관. 우리에게 친숙한 고려청자를 비롯한 3만여 점의 청자 유물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청자 경매나 청자 빚기 체험 등 관광 객을 위한 체험 활동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문의 및 안내 | 강진군 고려청자 사업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시로 우리에 게 친숙한 영랑 김윤식 선생이 머물렀던 생 가. 문인이자 독립 운동가였던 그의 흔적 과 시문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다산 선생이 다산 초당으로 떠 나기 전 머물던 사의재가 있다. 위치 | 전
통일신라 말에 세워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사찰. 사찰 입구부터 시작된 동백 숲과 유 형 문화재 제136호인 대웅보전으로 유명 하다. 사찰에서 맞이하는 조용한 아침을 꿈 꾸는 이들을 위해 템플스테이를 운영 중이 다. 홈페이지 | www.paengryontemple.
남 강진군 강진읍 영랑생가 길 15
or.kr 전화 | 061-432-8037
소 : 061-430-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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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푸른빛으로 피어난 꽃송이에 담아 마시는 그 한 잔은 어떤 맛이었을까. 청자상감모란국화문탁잔, 13세기 고려.
2 3
2. 프랑스 유명 도예가 쟝 지렐의 작 품. 청자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청자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3. 청자 위에 번쩍 든 집게발이 사뭇 진지하다. 게 무늬 병, 중국 작가 협 진의.
천 년의 푸른빛을 간직한 그곳,
강진 고려청자 도요지
강진을 찾던 날, 천 년을 품은 푸른빛을 찾아 제일 먼저 청자 도요지로 향했다. 청자 도요지가 있는 강진 미산마을에 도착하 자 고려청자만큼이나 푸른 하늘이 낯선 여행객을 반겼다. 강진에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0여 년 전인 8~9세기 통일 신라 말부터 청자가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송나라에서 기술을 전해 받았으나, 이후에 독자적인 기술과 예술로 지금의 고려청 자를 탄생시켰다. 고려청자 도요지가 있는 강진 대구면은 지반 에 청자의 재료인 고령토와 규석이 풍부해 청자 문화가 부흥했 다. 그런데 재밌게도 흔히 비색(翡色)이라 불리는 고려청자의 푸 른빛은 안료에서 얻은 것이 아니다. 고려청자에 쓰이는 유약 성분에는 3% 정도의 철 성분이 들어가는데, 1,300도 이상의 고열에서 장시간 구워내면 철이 산화되면서 녹변현상을 일으 켜 우리가 보는 은은하면서도 신비로운 푸른빛이 완성된다. 우 리가 극찬하는 푸른 빛은 고열 속에서 철이 찬란히 불타오르며
남긴 흔적이다. 유리창 너머에서 만난 고려청자는 여전히 불 속에서 영근 자 신의 색과 빛을 끌어안고 있었다. 긴 시간을 지나쳐 오면서 자 신의 빛 한 점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투명 하게 빛나는 그 광택은 ‘시간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비록 천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고려는 멸망하고 청자를 빚던 이들도 잊혀 졌지만, 눈부실 정도로 투명하고 맑 은 푸른빛은 조용히 자신이 빚어졌던 시대를 추억하고 있는 듯 하다.
say · 고려청자 도요지 내에 있는 청자 박물관 입장료는 어린이 1,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1,500원, 어른은 2,000원이다. · 강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마량행 버스를 타고 미산마을에서 하차하면 된다. 마량행 버스는 한 시간에 두 대 정도 오간다.
다산초당
하멜 기념관
설록다원
다산 선생이 강진에 유배된 후 머물며 < 목민심서>를 완성했던 초당. 곳곳에 다산 선생이 남긴 유물이 남아 있어 역사적으 로 가치가 높다. 조금만 내려가면 다산 선 생의 저서와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 전시관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위치
<하멜 표류기>로 역사상 최초로 유럽에 조 선을 알린 헨드릭 하멜을 기념하고자 문을 연 기념관. 그의 고향인 네덜란드를 상징 하는 커다란 풍차로 이름이 높다. 봄이 오 면 1만 5000㎡의 부지에서 피어난 튤립이 절경을 이룬다. 위치 | 전남 강진군 병영면
단일 면적으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다원. 월출산 허리를 휘감은 싱그러운 초 록빛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다원 아래에 있는 다향산방에서는 설록 다원에 서 자란 찻잎으로 만든 차를 직접 마셔볼 수 있다. 위치 |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귤동 전화 | 061-432-0096
성동리 109 전화 | 061-430-3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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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란이 피기 전에
영랑 생가를 찾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영랑 김윤식 선생의 시 <모란이 피 기까지는>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 시는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 실과 독립의 열망을 노래한 대표적인 서정적 문학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강진 군청 바로 옆을 지나치면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저자 영 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에 이른다. 이곳은 영랑 선생이 나고 자란 곳으로 <마당 앞 새암을>과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등 그의 작
품 곳곳에는 이 집에 대한 애착이 녹아있다. 영랑 선생은 1950 년 작고하실 때까지 이곳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86편의 주옥 같은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느린 걸음으로 걸어오는 봄 때문에 아직 영랑 생가에는 모란꽃 이 피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염원했던 봄은 이미 반세기 전에 왔 으니 그것으로 된 게 아닐까. 영랑 생가 앞에 있는 시문을 읊으 며 모란꽃이 활짝 필 봄을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 모란이 피기까지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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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숲을 지나,
차 향기에 기대어 만덕산 백련사 앞에서 내리자 길 양쪽을 에워싸듯 자라난 동백 나무 숲이 펼쳐졌다. 1,500여 그루나 되는 동백나무 군락은 꽃 샘추위 속에서 제일 먼저 푸른 잎을 틔워냈다. 송이송이 떨어진 붉은 동백꽃들 사이를 지나쳐 걸어 올라가면 만덕산 중턱에 있 는 백련사에 이른다. 백련사는 8세기 통일신라 말기에 무염스님이 창건했다. 창건 당시에는 자리 잡고 있는 만덕산의 이름을 따서 만덕사라고 불 렀으나, 역사상 최초의 민간 결사 운동인 ‘백련결사’가 일어나면 서 지금의 백련사로 이름을 고쳤다. 긴 역사를 가진 사찰이지만 산속에 보듬긴 그 모습은 고요하면서도 소박한 멋이 있다. 대웅 전 처마 아래에 서면 저 멀리 강진 앞바다까지 보인다.
다산 선생이 남긴 발자취는 이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백련사 만경루 아래에 있는 찻집에는 그가 학문을 논하며 마셨다는 차 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자신의 호를 다산(茶山)이라 할 정 도로 차를 좋아했던 그는 당시 백련사에서 주지로 있었던 혜장 선사와 교류하면서 틈만 나면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차를 달라 고 부탁했다고 한다. 사찰을 돌아본 후 차 향기에 기대어 잠깐 멈춰 섰다. 앞에 앉은 두 사람은 뭐가 그리 바쁜지 차가 식어갈 때까지 열 띤 이야기를 주고받느라 여념이 없다. 동백꽃이 질 무렵, 이제 막 봄이 오기 전. 백련사의 차 향기는 말없이 깊어만 간다.
다산 선생이 즐겨마셨다고 전해지는
‘백련사의 차(茶)’
지금도 백련사는 그 맛과 향을 잃지 않고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의재에 남은 다산 선생의
첫 번째 발자취
영랑생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조선이 낳은 최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첫 발자취인 ‘사의재’가 남아 있다. 조선 순종 때, 정약용 선생은 신유박해로 유배되어 강진 땅을 밟았다. 하지만 죄인 신분인 정약용 선생과 가깝게 지 내다가 화를 입을까 두려워 강진 사람 모두가 그를 외 면했 다 고 한 다 . 그 런 데 주 막 을 하 던 할 머 니 한 분이 선뜻
자신의 방 한 칸을 내주었고, 정약용 선생님은 그곳에 사의재라 는 이름의 서당을 열어 생계를 유지했다. 정약용 선생의 저서는 대부분 강진에서 쓰였다고 하니, 사의재는 정약용 선생의 실학 저서의 포문을 열었던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날 우리가 강진에서 만날 수 있는 사의재는 2007년 터 위 로 복원을 한 곳이다. 고증을 토대로 다산 선생이 머물던 초가집 을 재현했다. 조선 최고의 학자가 하루아침에 죄인이 되어 강진 의 주막 뒤편에 머물게 되었을 때의 서글픔과 막막함, 그리고 그 것을 딛고 일어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감정이 교차했을지. 한적 한 바람이 불어오는 사의재 대청마루에 앉아 다산 선생이 보았 을 하늘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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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다산초당으로 오르는 일명 '뿌 리의 길'. 자신의 인생 만큼이나 얽 히고 섥힌 이 길을 걸으면서 다상 선생은 무슨 생각에 잠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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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가는 800여 미터의 산길. 봄의 향기가 물씬 밀려온다. 3. 다산초당 전경. 여기서 다산 선 생은 목민심서를 완성시켰다.
다산초당의
제 1경 ‘정석(丁石)’은
자신의 성인 정(丁)자를 따서 새겨넣은 것으로 다산의 군더더기 없는 성품을 그대로 보여준다.
다산 선생을 따라
산길을 걷다
백련사에서 시작된 외길을 따라 산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길 위로 무성히 자란 나뭇가지와 풀잎이 스친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산길은 약 800m 정도로 산 속을 굽이굽이 지나쳐 가는 호젓한 산책길이다. 간간이 들리는 산새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휘휘 걸어가면 금세 다산초당 에 도착한다.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서 마지막까지 머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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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이다. 다산은 앞서 들렀던 사임재에서 나온 후 제자 이청의 집에 잠깐 머물다가 혜장선사의 도움으로 다산 초당에서 지내 게 됐다. 여기서 그는 자연을 벗 삼아 10년을 지내면서 <목민심 서>를 집필했다. 그 당시 다산 선생이 만든 연못이나 돌 탁자들 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다산 초당에 있는 것 하나하나가 전부 귀 중한 유물인 셈이다.
1. 현대식으로 복구한 다산 선생의 초상화. 2. 다산 선생의 친필 서적. 3. 화성 축조 당시 쓰였던 거중기의 설계도. 이를 통해 그의 공학적 지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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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게 보면 잡초 아닌 돌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일이로다. - 목민심서 中
다산 정약용의 모든 것을
눈에 담고
다산 수련원 바로 아래에는 사임재와 다산초당을 잇는 다산 정 약용 선생의 또 다른 발자취, 다산유물전시관이 있다. 지나왔던 곳이 다산 선생께서 머물던 곳이었다면 이곳에는 다산 선생이 직접 쓰신 저서와 친필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다산 선 생의 과거사가 미니어처로 남아 있어 그가 생전에 했던 업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정약용 선생답게 직접 집 대성한 학문의 방대함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화성성역의궤
>를 보면 그의 지리적, 건축학적 지식이 얼마나 상당했는지 알 수 있고, 화성 축조 당시 쓰였던 거중기의 설계도를 보면 공학 자로서의 눈썰미 역시 엿보인다. 이 외에도 시, 문장, 의학, 언어 학, 정치, 유학, 교육, 차(茶) 등 생전에 직접 집필한 저서만 하더 라도 500권이 넘는다. 비록 그는 자신이 집대성한 학문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지만, 후대는 물론 현대의 많은 학자에게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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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병영에 홀로 돌아가는
외로운 풍차 하나
강진 병영 돌담을 따라 걸으면 얼마 안 가 커다란 풍차가 시야에 들어온다 . 여 기는 분명 대한민국 전남 강진 병영이 맞건만 어째서 이역만리 네덜란드에서 돌고 있어야 할 풍차가 여기에 있는 걸까. 이국적인 풍차의 존재에 분명 의아해 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전라 병영성은 ‘하멜 표류기’를 통해 역사상 최초로 유럽에 조선을 소개한 헨드 릭 하멜(Hendrik Hamel)이 1656년에서 1663년까지 약 7년 동안 머물렀던 곳 이다. 그를 기리기 위해서 강진에서는 ‘하멜 기념관’의 문을 열었고 이곳에 홀로 돌아가고 있는 풍차는 그의 고향인 네덜란드를 상징하기 위해 세워졌다. 18세기 동인도 회사의 무역사업이 부흥하면서 전 유럽에는 항해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 당시 23살의 젊은 하멜은 모험심에 이끌려 배에 올랐다. 그가 탔던 동인도 회사의 스페르베르호는 본래 일본 나가사키 현으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항해 중에 풍랑을 만난 배는 제주도 앞바다에서 표류하게 된다. 겨우 목 숨만 건진 하멜을 포함한 36명은 그 당시 조선의 방침에 따라 한양까지 압송된 다. 당시 즉위 중이었던 효종은 조선인들보다 체격이 우람한 그들을 훈련도감 에 배속시켜 친위대로 임명했다. 그러나 고향을 잊지 못했던 하멜과 동료들은 탈출을 시도했고, 결국 붙잡혀 곤장 50대를 맞은 후 전남 강진 병영성으로 유배 당한다. 그는 1668년 탈출할 때까지 총 13년간을 조선에서 보냈으니 표류기간 중 상당수를 이곳에서 보냈다. 강진 병영에 위치한 하멜 기념관에는 그 당시 하멜이 머물렀던 흔적과 기록이 남아 있다. 또한 1998년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호르큼시와 자매결연을 하면 서 기증받은 17세기 유물과 대항해 시대 때 사용된 항해 도구가 전시되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350년 전, 젊은 네덜란드 청년이 배에 올랐을 때, 과연 전남 강진 병영에 그를 기념하는 전시관이 생길지 그 누가 알았을까. 조선을 떠나고자 했 던 하멜의 흔적이 다름 아닌 조선 땅에 가장 진하게 남아있다는 것은 참 아이러 니한 일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 헨드릭 하멜(Hendrik Hamel) 전신 동상
지평선 너머와 맞닿은
초록빛 향기
지금까지 거쳐 왔던 여행지가 조금은 분주하고 사람 냄새 나는 곳이었다면 이제 조금은 조용한 곳을 찾아갈 때다. 강진군 성전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월남행 버스에 몸을 싣고 한 10분쯤 달렸을까, 월출산 허리를 따라 드넓게 펼쳐진 녹차 밭이 두 눈 가득 들어 왔다. 강진 설록다원은 월출산 국립공원을 배경 삼아 자리 잡고 있다. 그 규모가 33헥타르에 이르는데, 단일 다원으로는 한국에서 두 번 째로 큰 크기다. 하지만 관광지로 유명한 보성의 대한다원과 달리 비교적 알려지지 않아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 전 반적으로 조용하며 한적한 분위기가 흐른다. 봄의 문턱에서 만난 차나무들은 아직 겨울의 자취를 떨쳐내지 못해 살짝 갈색 빛이 감돌고 있었다. 마치 파도치듯 언덕 너머로 굽 어진 녹차나무의 행렬은 시야 전반을 감미로운 초록색으로 휘감는다. 사람 그림자 찾아보기 어려운 한적한 산길을 걷는 내내 아직 여물지 못한 싱그러운 향기가 딸려온다. 분주한 도심을 떠나 때로는 조용히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초록 물결이 굽어진 이곳 을 가만히 걸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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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성전 버스터미널에서 월남행 버스를 타고 경포대에서 하차하면 된다. · 성전 -> 월남행 버스 시간표 : 6:50 | 8:50 | 10:40 | 3:15 | 4:20 | 5:40 · 강진 성선 버스터미널에서 차로 운전했을 때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다. · 성전 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면 7,000원 정도로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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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로 떠나는 그대를 위해 강진 사람들만 안다는 시장 골목 맛집, 옥이칼국수
옥이칼국수는 강진 군민들만 안다는 소문난 맛집이다. 주메뉴는 넉넉한 인심을 자랑하는 칼국수. 칼국수에 들어가는 면발은 손으로 직접 밀어 만드는데, 저녁에 반죽해서 하룻밤 정도 숙성을 시켜 놓는 것이 비결이다. 여기에 갖가지 재료로 푹 우려낸 시원한 육수에 오징어, 굴, 새우, 홍합, 바지락 등을 듬뿍 넣어 끓여낸 다. 양이 어찌나 푸짐한지 1인분 그릇이 작은 항아리만 하다. 2인분 이상 시키면 먹다가 지쳐버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손님들 사이에서 절로 오갈 정도다. 주소 :
전남 강진군 강진읍 동성리 326-38 전화 : 061-433-8448 가격정보 : 칼국수 6,000 원 / 시장만두 5,000원
연탄 석쇠구이로 차리는 한 상 가득 전라도 백반 수인관은 병영 오일장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한정식으로 유명한 강진에서도 손꼽히는 이곳은 지난 20년 동안 불고기 백반으로 지역민은 물론 타지인의 발 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탄불에 지글지글 구운 수인관 특제 불고기는 특유의 향과 맛을 자랑한다. 게다가 전라도 음식점 아니랄까 봐 상을 가득 채운 반찬들은 일 일이 다 헤아리기가 어렵다. 연탄불에 구워낸 그 맛에 반해 먹다보면 어느새 기 분 좋은 포만감에 사로잡힐 것이다. 주소 : 전남 강진군 병영면 삼인리 313-1 전화 : 061-432-1027 가격정보 : 2인 기준 20,000원 / 3인 23,000원 / 4인 28,000원
목민정신을 기초 삼아 세워진 다산수련원 다산수련원은 다산 정약용 선생을 기념하는 뜻에서 다산초당 바로 아래에 세워 졌다. 다산 초당 아래로 내려오면 바로 수련원 앞에 도착할 수 있다. 다산수련원 은 본래 수련원으로 쓰이고 있지만, 예약이 없으면 일반 여행객들도 투숙할 수 있다. 2인 1실 기준으로 하룻밤에 20,000원 객실은 웬만한 호텔 못지않게 넓 고 깨끗하다. 무엇보다 백련사와 다산초당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여행지를 둘러보고 넉넉하게 자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홈페이지 : www.ydasan. com 주소 : 전남 강진군 도안면 다산수련원길 33번지 전화 : 061-430-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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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안내
· 강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망호행 버스를 타고 백련사 입구나 다산 초당에서 하차하면 된다. · 버스요금 : 성인기준 1,1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500원
강진 터미널 출발
백련사 도착
6:30 7:35 9:40 10:40 11:30 12:40 14:10 15:40 17:20 18:40
7:00 8:15 10:20 10:50 12:10 13:20 14:50 15:50 18:0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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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제일 먼저 만나는 우리 땅의 채소,
세발나물
요리법 김희숙 요리연구가 글|사진 에디터 정종균
봄, 봄, 봄이 왔어요!
바닷바람 맞으며
겨우내 우리를 괴롭혔던 동장군이 물러가고 반갑기 그지없는 봄이 찾아왔습니다. 바야흐로 산천의 모 든 만물이 길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생명의 계 절 봄. 내려앉는 봄볕을 따라 온 누리에 전에 없던 따사로운 활기가 감돕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때 아 닌 피로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는 겨우내 추위 때문에 줄어들었던 신진대사가 봄을 맞아 다 시 활발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갑자기 3~5배 정 도 급증하기 때문이랍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 수영양분인 비타민이 부족하면 만성 피로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이때 가장 좋은 특효약이 바로 싱싱 하게 자라난 제철 채소입니다. 아직 봄 채소가 나려 면 한참이나 남았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겨울 찬바람에도 씩씩하게 자라난 채소가 있답니 다. 바로 해남 지역에서 새로운 특산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세발나물’입니다.
세발나물은 해남지역 바닷가 근처에서 자생하는 채소입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함초와 달리 짜지 않고 담백하며 산뜻한 맛을 자랑합 니다. 또한 질기지 않고 부드러우며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라 오랫동안 바닷가 마을 사람들이 반찬으로 즐겨 먹었답니다. 10월부터 5월 중순까지가 수확시기여서 지금이 딱 제철인데요, 아직 찬기운이 가시지 않아 봄나물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지 않을 때 가장 먼 저 맛볼 수 있는 우리지역 채소이기도 합니다. 농약을 치지 않고 친환 경적으로 기르기 때문에 얼마든지 안심하고 맛볼 수 있답니다. 세발나물은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노화 방지에 탁월하 고 시금치보다 무려 20배나 높은 칼슘이 들어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식이섬유와 천연 무기질이 풍부해 성인병, 항암효과, 골다공증, 노화방 지, 다이어트, 변비예방에 효과가 있답니다. 무엇보다 봄을 맞이한 우 리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을 잔뜩 함유하고 있지요. 저희 <남도진>에서 는 새로운 계절을 맞아 힘차게 도약할 에너지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영 양이 듬뿍 들어간 봄맞이 세발나물 요리를 준비했습니다. 우리 땅이 키 운 세발나물과 함께 뭉친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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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란 싱싱한 녹색 채소
새콤달콤 아삭아삭
춘곤증아, 썩 물러가라!
세발나물 꼬막 초무침
겨우내 우리를 괴롭혔던 찬바람이 물러가고 봄이 온 것은 좋은데, 달갑지 않은 손님인 춘곤증도 딸려 왔네요. 오늘도 따사로운 봄볕에 취한 채 졸린 눈을 비비는 분들을 위해 잠기운을 확 날려버릴 새콤달콤한 요리를 소개합니다.
요리재료
세발나물 100g, 꼬막 300g, 양파 반 쪽 ,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 설탕 2 큰술, 매실청 1큰술, 식초2.5 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대파 1큰술, 통깨 약간
만드는법
1 세발나물은 여러 번 헹군 뒤 체로 물기를 빼주세요. 2 양파는 채 썰어서 물에 한번 헹궈주세요. 3 꼬막은 보글보글 삶아서 살만 발라냅니다. 4 양념 재료를 고루 섞어 새콤달콤한 양념을 만들어 주세요. 5 볼에 세발나물과 꼬막, 양파를 넣은 후 양념과 함께 무쳐 주세요. 6 마지막으로 통깨를 솔솔 뿌리면 세발나물 꼬막초무침이 완성됩니다.
Tip
ㆍ 소금물에 꼬막을 넣은 뒤 어두운 곳에 2시간 정도 놔두면 자연스럽게 해감이 됩니다. ㆍ 꼬막은 여러 번 헹군 뒤에 소금 반 큰술을 넣고 삶아주세요. 이 때 물은 꼬막이 살짝 잠길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삶으면 질겨집니다. ㆍ 세발나물은 연한 나물이에요. 그래서 너무 힘을 줘서 무쳐내면 금방 숨이 죽어버린 답니다. 세발나물의 아삭아삭한 맛을 즐기려면 조심해서 버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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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로 속을 꽉 채운
동글동글 튼실튼실
세발나물 해물 동그랑땡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 번쯤 편식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채소의 푸른빛만 봐도 질색하며 얼굴 찌푸리는 아이들 때문에 밥상 에 채소 반찬을 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요. 편식만큼 안 좋은 습관도 없지만 억지로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부모로서 이만한 고민도 없지요. 그렇 다면 아이들도 좋아할 영양 만점 세발나물 요리를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요리재료
세발나물 50g, 오징어 1/2 마리, 홍합 살 50g, 조갯살 50g, 청주 3큰술, 부침가루 1컵, 밀가루 반 컵, 청고추, 홍고추, 후추 약 간, 식용유
만드는법
1 세발나물은 여러 번 헹군 뒤 체로 물기를 빼주세요. 2 청고추, 홍고추는 적당한 크기로 어슷하게 썰어주세요, 3 홍합살과 조갯살은 연한 소금물에 헹궈서 물기를 빼주세요. 4 오징어는 채를 썬 후 통통통 다져주세요. 5 볼에 밀가루와 부침 가루와 물로 반죽을 만든 다음, 청주와 후추를 넣어서 간을 해주세요. 6 반죽에 준비된 해물과 세발나물, 청·홍고추를 넣어서 잘 섞어주세요. 7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1큰술 씩 떠내 중약불에 부쳐 주세요.
Tip
ㆍ 세발 나물이 길면 2~3등분으로 잘라 주세요. ㆍ 부침을 할 때 기름을 넉넉히 두르지 않으면 늘러 붙어버리니까 주의 하세요. ㆍ 초간장과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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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스파게티를 만났을 때!
바다내음 스파게티~
세발나물 봉골레 스파게티
세발나물을 바닷가에서 자라는 채소이기 때문에 해물과 조리했을 때 궁합이 잘 맞습니다. 다른 나물보다 풋내가 덜하고 해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아 삭한 식감이 입맛을 돋우어 주기 때문이지요. 특별한 날, 특별한 요리를 꿈꾸신다면 세발나물이 들어간 봉골레 스파게티를 준비해 보세요.
요리재료
세발나물 50g, 스파게티 면 2줌(약 120~160g), 새우 5~6마리, 모시조개 6개, 마늘쪽 3~4개, 홍고추, 청고추, 애호박 1/2개(약 50g), 소금 1큰술, 후추 약간
만드는법
1 세발나물은 여러 번 헹군 뒤 체로 물기를 빼주세요. 2 큰 냄비에 물 8컵과 소금 1큰술을 넣고 팔팔 끓여 주세요. 그 다음 스파게티 면을 넣고 8~10분 정도 삶아 주세요. 3 마늘은 편 썰고, 홍고추와 청고추는 어슷썰기, 호박은 채 썰어 주세요. 4 모시조개는 미리 해감을 시켜 준비해 주세요. 5 새우는 흐르는 물에 씻어서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 주세요. 6 프라이팬을 달군 뒤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아주세요. 7 달궈진 프라이팬에 모시조개를 넣고 볶아 주세요. 8 모시조개가 살짝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준비된 새우를 넣어 주세요. 9 준비된 스파게티 면과 호박, 홍고추와 청고추를 넣고 2~3분가량 볶아 주세요. 10 팬의 잔열이 남아 있을 때, 세발나물을 넣어 볶은 뒤 완성시킵니다.
Tip
ㆍ 모시조개를 소금물에 담군 뒤 어두운 곳에 2시간 정도 놔두면, 자연스럽게 해감이 됩니다. ㆍ 스파게티 면은 종류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다르므로 제품 뒷면에 적힌 시간을 꼼꼼히 확인해 주세요. ㆍ 모시조개를 볶을 때 화이트 와인이나 청주를 1큰술 넣어주면 좋습니다. ㆍ 세발나물을 넣을 때 불을 끄고 음식에 남은 잔열로만 익혀주세요. 세발나물을 연한 나물이라 열에 닿으면 금방 숨이 죽어 버려 아삭아삭한 맛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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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떨면서 손꼽아 기다리던 봄 언제까지 춘곤증에 젖어 나른하게 보내실 건가요? 비타민 듬뿍 들어간 세발나물 요리로 활기찬 3·4월을 준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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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맞이
'
「남도요리레시피」와 함께한 이들 오염되지 않은 웰빙 먹을거리 길러내다 해남세발나물영농조합(해남군 문내면 예락리 723-4) 해남세발나물영농조합은 지난 2007년 설립됐다. 예락리에 터전을 둔 두 농가가 소규모로 재배해 오다 2007년부터 16개 농가가 참여해 마을 단위 의 작목반을 구성했다. 세발나물작목반의 반장을 맡고 있는 임명식 씨는 “세발나물은 먹고 나도 입이 텁텁하지 않고 개운하다”면서 “지난해는 태풍 과 강추위로 생산량이 줄었지만 올봄 날씨가 풀리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 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물과 유기농 퇴비로만 길러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마을 주민들은 평소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파절이 대신 세발나물을 무쳐 먹는데, 덕분에 느끼하지 않고 담백 하다”고 살짝 요리 팁을 귀띔해 줬다. ㆍ 세발나물 생산지 구입 문의 : 해남세발나물영농조합 총무 010. 2501. 3040 ㆍ 구입 가능한 곳: 해남군청 직영 농산물 쇼핑몰 『해남미소 www.hnmiso.com』
사람과 음식에 대한 의미 찾기
“ 남도를 향한
그녀만의 특별한 레시피
”
김희숙 요리연구가 김희숙 요리연구가는 이번 호부터 야심차게 준비한 남도요리 레 시피의 ‘맛깔스런 손맛’으로 독자들에게 첫 인사를 건넨다. 그녀 는 목포에서 거주하며 남도의 맛과 사람에 관한 흥미로운 작업 들을 해오고 있다. 2010년 목포하당요리학원을 개원한 후 고향 인 전남에서 다양한 맛을 담은 인생의 레시피를 만들어 가는 중 이다. 지난 2011년 완도 해양바이오산업센터에서 수산물과 관 련된 강의를 진행했으며, 2012년에는 목포시 다문화가족지원 센터에서 요리교실을 운영했다. 이외에도 제2의 삶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과 창업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 개선 수업, ‘두 드림 직업체험 프로그램’ 등 음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해오고 있다. ㆍ목포하당요리학원 공식 홈페이지 www.hadangcook.com
목포 역사의 향수를 고스란히 한옥 게스트하우스 ‘목포1935’ 남도 요리 레시피의 촬영 스튜디오로 그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서예와 다도구들,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기품을 간직한 오묘 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목포1935’는 목포에서는 최초로 선보 인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1935’이란 숫자는 건물의 등기년도를 의미한다고. 일본인과 조선인의 거주지가 엄격히 구분되었던 식 민지 시대에 지어졌으며, 해방 이후에는 목포의 초대 시장인 최 섭의 가옥으로도 쓰였다. 또한 1975년부터는 강대권 선생의 ‘춘 화당 한약방’으로 활용되었다. 현재 목포1935의 공간은 본채인 춘화당과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별채), 문화공 간인 ‘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문화공간 ‘봄’은 갤러리와 카 페, 공연장으로 활용되며 가벼운 식사뿐만 아니라, 남도에서 나 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특색 있는 요리도 맛볼 수 있다. ㆍ‘목포1935’ 커뮤니티 공간 cafe.daum.net/mokpo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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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섬을 열다 _ 3월의 섬
마음에 봄, 빛방울 친다. 태양 아래 새로운 건 없다 해도 다시 찾아온 봄, 그 아래서 우리 마음은 여전히 새롭다. 멀리 있어 아득한 섬. 고집스레 솟아난 단단함 속에 누군가의 발길을 고대하는 순박한 섬마을. 봄볕이 바다 위로 날아들 때 우리는 한걸음 또 한걸음, 설렘을 안고 그곳을 향해 나아간다.
천사의 심장이 부르는 노래 신안 안좌도 글|사진 에디터 박혜미
물과 물 사이에 놓여 쉽사리 누군가를 허락하지 않는 완고함. 지나치게 느린 속도. 도시문화와 동떨어진 세련되지 않은 생활상. 사람들은 대부분 ‘섬’ 하면 이런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물론 앞서 열거한 단어들은 여전히 섬이 간직하고 있는 표정의 일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섬에는 지나온 세월과 느리지만 변해가는 오늘의 흔적이 조화롭게 살아 숨 쉰다. 32
팔금도
신안1교
마진리
한운리
안좌주민센터 수화 김환기선생 생가
고인돌 유적
읍동리
방월리
백제고분
안좌도
두리선착장
천사의다리
반월도 반월선착장
남근석 바위
대리
박지선착장
박지도
◀ 안좌도로 향하는 뱃길 위에서 만난 섬과 은빛 수평선
섬들의 정원에 숨은 천사의 심장 신안군과 안좌도 전남 신안군은 크고 작은 섬들이 아름답게 피어난 ‘섬들의 정 원’이다. 실제로는 유인도와 무인도를 합쳐 1025개의 섬들이 존 재하지만, 그중 21개는 생명이 살지 않는 섬으로 현재 공식적 으로는 1004개의 섬들만이 신안군을 대표한다. 덕분에 ‘천사의 섬’이라는 흥미로운 수식어로 불린다. 그 가운데 안좌도는 신안 섬들의 중심, 이를 테면 심장에 비유된다. 신안군 14개 읍면의 중앙에 놓여 동쪽으로는 해남 화원반도를, 서쪽으로는 비금도 와 도초도를, 남쪽으로는 장산도, 그리고 북쪽으로는 팔금도를 거느리고 있다. 이른 아침 목포에서 차를 달려 신안 암태도행 배가 오가는 송공
항에 도착했다. 2월 끝자락, 항구의 바람은 정든 겨울을 떠나보 내기 싫은지 사납게 얼굴을 할퀸다. 오전 10시. 차도선이 1층 갑 판 위에 차량을, 2층 선실에는 뜨끈한 아랫목에 둘러앉은 사람 들을 싣고 목포에서 암태도 오도항을 향해 항해를 시작한다. 카 메라를 들고 층계로 나서자 허옇게 뒤집힌 파도가 재빨리 손을 뻗어 물세례를 보낸다. 성난 파도 탓에 어쩔 수 없이 선실로 되 돌아온다. 따뜻한 공기에 나른해진 승객들이 벽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다. 시계를 보니 시각은 10시 30분. 선내에 두어 번 의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어느새 암태도 오도항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이어진다.
흙에 대한 열망, 그 섬을 낳다 안좌도의 탄생 여행지인 신안 안좌도로 가기 위해 암태도 오도항에 내린 후 승 합차에 올라탔다. 차는 암태도의 아래 섬 팔금도를 연도교로 지 나 또다시 남쪽으로 팔금도와 안좌도를 잇는 신안1교를 통과했 다. 섬과 섬을 잇는 연도교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바람이 차창에 부딪히며 소리를 낸다. 도로 옆으론 봄을 맞이하기 위해 갯벌을 갈아엎는 새우양식장이 보였다. 신안1교를 지나 바야흐로 안좌 도에 접어들자 전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과 밭, 산이 어우러 진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머릿속에 떠올린 바다 한가운데 고 즈넉한 섬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알고 보니 안좌도는 300년 동
안 꾸준히 간척사업이 진행되어 온 곳이란다. 과거에는 북쪽과 남쪽에 위치한 두 개의 큰 섬 ‘기좌도’와 ‘안창도’를 중심으로 작 은 섬들이 점점이 흩어진 형태였다. 하지만 더 넓은 땅을 갖고 자 하는 열망은 섬과 섬 사이에 놓인 푸른 여백을 자갈과 모래로 채웠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10여 개의 섬들은 하나로 합쳐져 ‘안좌도(안창도의 ‘안’과 기좌도의 ‘좌’가 결합된 명칭)’라는 이 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후 들쑥날쑥하던 해안선은 49.7km 에 이르는 완만한 곡선으로 탈바꿈했고, 섬의 면적은 46.29㎢에 달하게 되었다.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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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생가의 툇마루에 걸려 있는 화가와 그의 아내 김향안 씨의 사진 2. 김환기 선생의 생가로 오르는 담벼락에 남겨진 독일작가 8인의 핸드 프린팅 3. 안좌도 곳곳에는 김환기 선생의 작품이 벽화로 남아 있다.
점과 선, 한국적인 시(詩)를 간직한 긴 울림 화가 김환기 생가
낮은 능선으로 이어진 구불구불한 섬 길을 달려 읍동에 위치한 안좌주민센터에 도착했다. 그곳에 잠시 들러 면장님을 찾아뵙 고 안좌도에서 둘러볼 만한 명소를 물었다. 그 물음에 가장 먼저 돌아온 대답은 읍동리 마을 안쪽에 남아있는 화가 김환기의 생 가. 공교롭게도 올해는 ‘김환기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다. 의미 심장한 시기에 우연히 첫 방문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 웠다. 수화 김환기(1913~1974) 선생은 한국 추상미술의 제 1세 대로 불리며 자연과 여인, 전통적인 풍경이 불러일으키는 서정성 을 한국적인 모더니즘으로 풀어낸 작가로 손꼽힌다. 선생의 생 가로 오르는 담벼락에는 인상적인 핸드 프린팅이 남아 있었다. 지난 2009년 김환기국제미술제전에 참여한 독일 작가 8명이 남 34
겨놓은 흔적이다. 국경을 초월해 그를 동경하는 후배들의 감수 성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화가의 생가는 1910년 그의 부친이 백두산에서 나무를 옮겨와 지은 북방식 가옥으로 세월의 은은 한 윤기를 머금고 있다. 아직은 차가운 툇마루에는 화가의 초상 과 아내와 함께 찍은 흑백사진이 두 장의 엽서처럼 방문객을 환 히 맞는다. 현재 생가를 이루는 가옥은 안채와 화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화실은 수화 김환기 선생이 안좌초교를 졸업하고 서 울로 올라간 후 방학 때면 고향에 내려와 작업을 하던 곳이다. 섬에 대한 어린시절의 기억 때문일까. 화가의 작품 속에는 늘 한 반도의 남쪽 섬, 섬들의 어머니인 ‘신안’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 이 차갑지 않은 세련됨으로 그윽하게 고여 있다.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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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월리 들녘, 영원한 잠속에 빠진 옛 안좌도 사람들 의 흔적 2.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칠성바위 중 하나. 전남도 문화재 자료 제 117호 3. 칠성바위 옆 우물. 맑은 물이 여전히 샘 솟는다.
죽음 앞에서 행복한 삶을 기원하다 방월리 고인돌 신안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라선지 안좌도는 쉽사리 바다를 보 여주지 않았다. 암태도의 오도항을 출발해 연도교를 지난 이후 론 계속해서 논밭이 펼쳐졌다. 중간 중간에 덩그러니 놓인 야트 막한 산들은 과거에 섬이 아니었을까 호기심을 자극했다. 화가 김환기의 생가를 나서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청동기 시대의 고인 돌이 남아있는 방월리. 이미 오래전부터 이곳 주변에서는 고인 돌이 발견됐다. 학명으로는 지석묘로 불리는 고인돌 유적은 섬 에서는 드물게 발견되는 장묘문화의 흔적이다. 하지만 안좌도에 서는 이미 5개의 지석묘군 40여기, 3개의 고분군 6기 등이 이례 적으로 발견됐다. 이는 곧 청동기 시대부터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기록인 셈이다. 마을입구에서 몇 걸음 걷지 않아 섬 사람들이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며 당제를 올렸던 지석묘를 만
났다. 원래는 7기가 남아있어 ‘칠성바위’라고 불렀다는데 현재는 2기만이 남아 있다. 2기의 지석묘 중 하나는 지난 1984년 전남도 문화재자료 제 117호로 지정되었다. 둔중한 무게감을 내색하지 않은 채 굳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상서로 운 기운을 풍긴다. 2기의 방월리 지석묘 곁에는 여전히 맑은 물 이 샘솟는 작은 우물이 놓여 있다. 마을사람들이 식수원과 빨래 터로 삼던 우물가에 앉아 가만히 지석묘를 올려보았다. 코흘리 개 아이들이 술래잡기를 하고, 아낙네들이 온갖 근심과 소원을 고백하며, 반백의 노인들이 정성을 다해 당제를 올리는 모습. 다 채로운 옛 일상이 얼어붙은 대기를 비집고 아지랑이처럼 피어오 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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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뒤집힌 배와 반달을 맺어준 큐피드 박지도와 반월도를 잇는 ‘천사의 다리’ 화가 김환기 선생의 어린 시절을 지나 섬이라고는 믿기지 않 을 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논밭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안좌도 에선 처음으로 보는 바다. 안좌면의 끝자락인 두리 해변에는 지 난 2010년 섬 박지도와 반월도를 ‘┌’모양으로 잇는 해상 목교 인 ‘천사의 다리’가 세워졌다. 거꾸로 뒤집힌 배 형상을 한 ‘박지 도’와 반달모양의 ‘반월도’를 잇는 나무데크는 굵직한 축대를 촘 촘히 세워 튼튼하고 균형감 있는 위용을 자랑했다. 2-3m높이의 목교 아래로는 두툼하고 비옥한 갯벌이 가지런히 호흡했다. 원 래 이맘때쯤이면 싱싱한 감태가 초록빛으로 갯벌을 뒤덮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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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봄기운이 약한 탓인지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총길이 1,462m 에 이르는 천사의 다리는 걸어서 왕복하는데 빠르면 1시간 반, 여유롭게 걸으면 2시간 남짓이 걸린다. 목교 중간에 멈춰 서서 섬과 섬을 섬세하게 잇는 매력적인 큐피드를 바라보았다. 섬다 운 섬의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래저래 불 편함을 감수하며 배편을 교통수단으로 삼아온 주민들에게는 천 사의 다리가 정말 천사일 터. 평범한 걷기에 지루해졌다면 천사 의 다리를 찾아 바다 위를 걷는 즐거움을 마음껏 만끽하길.
사치도가 바라다 보이는 한운리 갯벌과 독살
검은 갯벌 위를 농구공과 뒹군 섬 소년들 영화 ‘섬개구리 만세’와 사치분교
첫째 날 일정을 마치고 한운리 민박집으로 향했다. 이날 찾은 민박집은 안좌도에서 유일하게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 유자 씨의 집. 구름도 한가로이 머문다는 한운리. 그녀의 집 마당 에선 바다 건너 사치도가 보인다. 소박하면서도 맛깔스런 저녁 밥을 대접받으며 유자 씨의 남편, 김재광 씨로부터 사치도와 얽 힌 재미난 추억담을 들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1970년대 전국을 들었다 놨던 ‘사치도 섬개구리’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70년대 초 사치분교로 부임한 부부교사는 소년들을 모아 농구부를 결성한 다. 제대로 된 농구시설조차 없었던 소년들은 날마다 갯벌과 모 래밭을 뒹굴며 농구를 배웠다. 허나 그들은 단지 농구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서 제1회 전국소년체전에 전남대표로 참가한다. 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전국체전에서 준
우승을 거머쥔다. 재광 씨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일 덕분에 ‘섬개구리 만세’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졌죠. 그땐 정말 섬 전체가 떠들썩했어요. 하지만 그게 끝이었죠. 고등학교에 진 학하면서 농구를 지속한 선배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계속해 서 재능을 이어갈 기회를 얻지 못한 거죠.” 그의 얼굴에는 씁쓸 함과 안타까움이 배어났다. 사치분교는 결국 섬개구리들의 추억 을 간직한 채 지난 2000년 학교로서의 운명을 마감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아직까지 흑백 영화와 그날의 환희를 경험한 소 년이 살아남아 사치분교의 기적을 여행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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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다? 여근석과 남근석의 전설 ‘’큰마을’이라고 불리는 ‘대리(大里)’. 평범해 보이는 이 마을의 들녘에는 흥미롭게 생긴 바위가 하나 서 있다. 다산과 풍요를 기 원하는 성기신앙의 상징인 ‘남근석’이 그것이다. 안좌면 대리의 남근석은 마을 맞은편 산에 있다는 여근석(여자 성기모양의 바 위)과 얽힌 심상치 않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에 서 마주보는 곳에 여근석이 있는 탓에 동네 아녀자들이 쉽게 정 절을 버리고 바람이 난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여근석을 터부시 했고, 가정에 불운을 몰고 오는 이 해괴한 바위의 존재를 감추고 자 그 주변에 소나무를 심었다. 또한 어느 누구도 그곳에서 나무 를 베지 못하도록 채벌 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 치 않았던지 주민들은 곧 여근석을 마주보는 들판에 남근석을 세우기에 이른다. 남근석이 여인들의 부정을 막아 주리라고 여 긴 것이다. 남근석과 함께 다산을 상징하는 여근석이 다른 의미 로 해석되는 부분이 이채롭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여성의 성 적 욕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투영된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 다. 섬이라는 고유한 공간 속에서 과거 여성들의 일상은 어땠는 지 여근석과 남근석에 얽힌 짤막한 전설은 시계를 거꾸로 되돌 리며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대리의 남근석
겉치레를 하지 않는 안좌의 심장박동 소리 읍동 백제고분
읍동 백제고분 38
안좌도에서의 둘째 날. 여전히 바람이 매섭다. 중년이 된 사치분교 의 작은 소년으로부터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목적지인 읍동 백제 고분으로 향했다. 한동안 바다와 나란히 달리다보니 또다시 평야 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여행의 끝점인 안좌종합고등학교를 찾 았다. 학교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일행과 걷다보니 백제고분인 횡혈식 석실분이 나타났다. 대양으로 뻗어나 가는 요충지인 안좌도를 점령하기 위해 섬에서 일생을 보낸 백제 귀족 또는 토착세력의 무덤이다.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섬을 향 한 역사 주체들의 관심과 욕망의 방증이겠다. 고립과 폐쇄의 이미 지로 다가오는 섬을 소통과 확장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시선. 오늘 날에는 움츠려든 다도해가 어쩌면 오래전 가능성으로 활짝 열린 공간은 아니었을지. 안좌도의 마지막 여행지를 둘러보며 천사의 심장으로 불리기 이전 물물교환의 중심으로서 제 역할을 해냈던 섬의 풍경을 떠올려보았다. 1박2일이라는 길지 않은 여정을 통해 ‘안좌도’라는 섬에 한 걸음 다가선 느낌이었다. 희뿌연 물안개 속 에 잠긴 다도해의 첫 번째 섬, 신안군 안좌도. 땅을 소유하고자 하 는 겉치레 섞이지 않은 순수한 욕망과 다양한 생활상을 간직한 안 좌사람들의 여운이 짙게 남았다.
Info
『섬과 바다를 가꾸는 ‘다도해 명소화 사업’』 다도해를 관광자원으로 가꾸려는 전라남도의 적극적인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 이를 위해 전남도는 올해 (2013년 3월부터 11월까지) 9개의 섬을 선정해 매월 관광객을 모집하는 여행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사업은 전라남도가 주최하고 국내 유일의 섬 연구기관인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이 주관한다. 2013년 한 해 동안 남도진에 연재될 섬 여행 기사는 도서문화연구원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Say
신안농협페리호 운항시간표
항차 도착 출발 도착 출발 도착 출발 도착 출발 도착 출발
1 2 3 4 5
송공발 06:00
암태 신석
6
(북항출발) 07:00 08:00
07:30 08:00 08:30 09:00
7 8 9
09:00 10:00
항차
10:30 11:00
10
도착 출발 도착 출발 도착 출발 도착 출발 도착 출발
송공발
항차
암태 신석
11:45 12:00 12:30 13:10
11:00 12:00
11 12 13
13:10 14:30 15:00 15:30 16:00
14:00 15:00
도착 출발 도착 출발 도착 출발
요금(원)
송공발
암태 신석
16:00
16:30 17:00
17:00 18:30 19:30
18:00
대인
중고생
경로
소아
3,300
3,000
2,700
1,800
*신안 송공항에서 암태 신석(오도항)까지는 30분이면 도착한다.
Say
도선 출발 시간표
박지 ⇔ 두리 ⇔ 반월 박지 두리 07:35 07:40 08:55
09:00
09:55
10:00 10:10
11:55
12:00
12:55
13:00
14:55
15:00
16:55
16:20 16:30
Say 비고
도선 요금 안내표 도선시간 내
도선시간 외
편도 1,000원 왕복 2,000원 5,000원 1인추가 시 1,000원
단, 공영 버스 도착 후 승객 있을 시 추가 운항 Say
쉼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한 TIP
ㆍ 천사의 다리를 걷는 데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들을 위해 추천한다. ㆍ 천사의 다리 주변 부둣가에는 두리와 반월도를 오가는 작은 도선이 운행한다. 단, 공영 버스 도착 후 승객 있을 시 추가 운항
연락처(010-6331-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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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볼래요?
흩날리는
봄볕 아래에서 이야기에 젖어들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조금은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봄을 맞이하자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봄이 가진 순수한 생명력에 초점을 맞춘다. 풀숲을 오가는 작고 여린 생명들부터 천진난만한 동자승, 그리고 수행을 하는 노승까지. 생명을 갖춘 모든 것이 곧 이 영화의 등장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계절의 순환 속에서 만물은 소생하고 또 자연스럽게 스 러져간다. 김기덕 감독은 특유의 감성과 불교적 시선으로 마치 태엽을 감아 놓은 듯 끊임없이 돌아 가는 계절을 한 명 한 명의 삶에 초점을 맞춰 영화를 진행시킨다. 전반적으로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스크린 안에 담긴 4계절의 모습 속에서 한 명의 인간은 태어나고 자라나 늙고 죽는다. 하지만 새로운 봄이 돌아오듯 죽음을 넘 어선 해탈과 깨달음이 조용히 관객의 가슴을 적신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조금은 특별한 마음으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장르_ 드라마 | 국가_ 한국| 감독_ 김기덕 | 등급_ 15세 관람가
MOVIE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 잠들었던 연애 감성을 풋풋하게 일깨우자! 봄은 바야흐로 생명과 사랑의 계절. 들판을 노니는 꽃과 나비가 짝을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 는 시기다. 본디 서로 다른 이성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기본 이 치. 그런데 아직도 늦추위에 몸서리치며 홑몸을 고수하고 있다면, 잠들어 있는 연애감성을 깨울 한 편의 달달한 이야기를 추천한다. 평범한 대학생 츠네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귀가하던 그는 우연찮게 어떤 할머니가 끌고 가던 유 모차를 구해준다. 그런데 놀랍게도 유모차 안에 있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조제. 장애로 걷지 못했던 그녀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유모차를 타고 세상 구경을 하던 것. 이 일을 계기로 조제와 츠네 오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츠네오는 엄연히 여자 친구가 있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삐딱하지만 위트 있는 조제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일본 소설가 다나베 세이코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한 작품. 장애인과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스 토리와 색채감 있는 캐릭터로 멜로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 역시 재밌게 볼 수 있다. 참고로 소설판과 영화판의 결말이 판이하게 다르다. 만약 영화를 보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원작을 한 번 읽어보길 바 란다. 장르_ 드라마, 로맨스 | 국가_ 일본 | 감독_ 이누도 잇신 | 등급_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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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4절기 중 봄이 만연해지는 경칩(驚蟄)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뛰어나오는 날’이라 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드는 의문 하나, 어째서 하고 많은 동물 중에서 하필 개구리인걸까?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비단 개구리만은 아닐 텐데 말이다. 어쩌면 24절기를 만들었던 우리네 조상 들은 개구리가 가진 ‘힘차게 뛰는’ 이미지에 중점을 뒀을지 모른다. 서양 권에서 봄을 ‘뛰어 오르다’ 라는 뜻의 스프링(spring)이라고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겨울이 움츠러들고, 잠들 고, 얼어붙고, 휴식을 취했던 계절이라면 봄은 반대로 뛰어오르고, 녹고, 움직이고, 일어서는 계절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슬슬 물러가는 꽃샘추위에서 힘차게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을 그대를 위해 봄기운 듬뿍 담긴 이야기를 준비했다.
빨간 머리 앤 낭만과 꿈에 젖었던 어린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주근깨 빼빼 마른 꼬마 아가씨,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어린 시절 이 노래 한 번 안 듣고 자 라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모종의 실수로 사내 아이 대신 그린 게이블로 오게 된 소녀 앤 셜 리. 평생을 조용히 살아온 마릴라와 매슈는 소녀의 등장에 얼떨떨해 하지만 금세 앤이 가진 독특한 상상력에 반하고 만다. 앤의 시선을 따라 가는 그린 게이블스의 목가적인 풍경은 봄에 어울리는 낭만적인 묘사로 가득하 다. 이처럼 소녀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도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소설 속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이 부딪히며 빚어내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음 한 구석이 절로 훈훈해진다. 사실 빨간 머리 앤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사실 몇 가지가 있다. 일단 애니메이션이나 소설을 보면 앤이 도시에 있는 학교에 진학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사실 그 뒤로 앤이 길버트와 결혼하고 신 혼살림을 차리고 아이까지 낳아 기르는 길고 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물론 소설은 전반적으로 우리 가 아는 앤 특유의 매력이 여전히 빛난다. 어린 시절 추억 속에 묻혀 있는 빨간 머리 아가씨의 후일담 이 궁금하다면, 봄을 맞아 한 번쯤 장편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국가 _ 캐나다 | 저자_ 루시 모드 몽고메리 | 출판사_ 시공 주니어
BOOK
초콜릿을 만드는 여인들 봄날에 어울리는 달콤 쌉싸름한 어드벤처! 설마 아직도 추위를 벗어던지지 못해 방구석에 웅크리고만 있지 아니한가. 자고로 봄은 몸을 일으켜 세우고 산으로 들로 뛰어다녀야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아직도 찬바람이 무서워 미적미적 방안만 지 키는 그대를 위해, 모험심을 번쩍하고 자극할 달콤한 소설을 추천한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생 줄리앙 수녀원. 하지만 화려했던 옛 명성 은 뒤로하고 수녀원은 날로 쇠락해간다. 결국 수녀원은 마지막 수단으로 다시 옛 영광을 부활시킬 최고급 카카오를 찾기 위해 두 수녀, 안느와 자스민을 멀고 먼 콜롬비아로 파견한다. 하지만 두 수녀 는 남미의 밀림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설상가상으로 최고급 카카오를 가로챌 목적으로 초콜릿 업체 에서 고용한 킬러까지 따라 붙으면서 이들의 여정은 점점 산 넘어 산에 이른다. 수녀원에서 노래 부르면서 조용히 지내는 그런 수녀의 이미지는 잊어라. 오직 주님과 초콜릿의 이름 으로 밀림을 종횡무진 하는 안느와 자스민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녀의 모습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이 두 사람이 펼치는 달콤한 모험은 초콜릿처럼 당신의 입가에 진한 미소를 그려줄 것이다. 국가_ 프랑스 | 저자_ 카트린느 벨르 | 출판사_ 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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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로드맵 전남무형문화재 15호_ 담양 참빗장 고행주
참빗, 고운 사람을 만들다 글|사진 에디터 박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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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곱게 매만지던
참빗의 역사 우리나라 빗의 역사는 기원전 1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낙랑고분에서 출토된 것을 가장 이른 시기로 본다. 한편, 참빗의 시작은 조선 시대 관아에 속해 참빗을 만들던 죽소장(竹梳匠)을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대나무로 만든 빗살이 촘촘한 머리빗인 참빗은 크기에 따라 대 소ㆍ 중소ㆍ어중소ㆍ진양소ㆍ화각소ㆍ써울치 등으로 나뉜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영향으로 여인들에게 부덕을 강조하는 엄격한 가부장제의 분위기가 사회를 뒤덮었다. 여인들은 장신구를 통해 자신 의 몸치장을 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복식은 빛깔에서부터 엄격히 구분 지어졌고, 혼례 때가 아니면 일반 아녀자들은 아름답게 자신을 꾸미는 일에 타인의 눈을 의식해야 했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 상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다양한 장신구, 팔찌, 귀걸이, 목 걸이 등은 자연스레 자취를 감춘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여인들의 열망은 살아남아 다양한 머리 장신구를 탄생시켰다. 부와 권력,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조선시대 여성들의 머리 장신구. 여인들의 순수하고 화려한 욕망을 더욱 빛나게 했던 그 이면에는 작고 소박 한 참빗이 있었다. 참빗은 과거 여인들이 곱게 얼굴을 단장할 때 마지막에 가서 입술을 붉게 물들이는 연지처럼 머리단장을 마무리하는데 쓰였다. 성긴 얼레 빗으로 빗어 내린 머리칼을 가지런히 정리하는데 사용했다. 예로부터 영암, 담양, 나주, 남원 등지에서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담양에만 그 명 맥이 남아 있다. 전남무형문화재 15호 참빗장 고행주 선생. 그는 대나무골 담양의 청량한 기운을 담아 작지만 소중한 참빗의 역사를 지켜내 고 있다. 참빗 만드는 일은 언제부터 시작하셨죠?
어느 날 무형문화재로 지정받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증조 때부터 쭉
열 살 때부터 시작했으니 상당히 오래 됐습니다. 70년 가까이 됐어요.
가업으로 내려온 일이라 내 대에 와서 끊기면 조상님들께 잘못하는 거 아니 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참빗은 현대판 물결에는 안 맞아요. 옛것이 돼
듣자하니 아버님께 배우셨다면서요.
서. 만약에 우리 가문이 손을 뗀다면 지구상에서 참빗이 없어지는 거 아니겠
네. 참빗은 가업을 이어오는 작업이에요. 증조할아버지, 아버지, 나, 우리 아
어요? 돈 잘 버는 사람이나 적게 버는 사람이나 많이 벌어서 행복한 건 아니거
들로 이어오고 있죠.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외길로만 참빗을 만들어 왔어요. 내
든요. 먹고 살아야하니까 살지만, 부자들처럼 멋지게 놀지는 못하지만, 조상
가 4대, 우리 아들이 5대, 손자가 있으니까 앞으로 6대가 되겠죠. 아들딸이 8
님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을 내 대에서 끊기도록 놔두면 가문에 욕이 된
명인데 그중에서 큰 아들이 참빗 만드는 일을 배우고 있어요. 나는 전통 참빗
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가업을 잇다보니 어느 날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됐
을 만들고 우리 아들은 현대판 얼레빗을 만들고 있어요.
죠. 앞으로도 어디서 계속 하라고 시키지 않아도 우리 아들한테, 또 손자한테 전해줄 계획이에요.
최근에도 아드님이 와서 아버지께 참빗 만드는 걸 배우시나요? 아드님께서도 아주 어려서부터 보고 배웠을 것 같은데.
참빗만 만들어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가내 수공업이라 내가 우리 아버지께 배운 데로 아들도 내게서 배웠죠. 이 일
여러 가지 직업을 병행하면 살기가 편하겠죠. 하지만 참빗은 가업으로 쭉 내
은 엄하게 가르칠 필요가 없어요. 눈썰미로 하니까요. 아들은 손재주가 있어
려온 일이라 이일 저일 전전하진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살기가
서 스스로 잘 느끼고 만들어요.
고단하죠. 허나 다른 일과 병행한다면 가업을 이어 나온 정신이 흐트러지니 까 살기는 어려워도 꾸준히 지켜 나왔죠.
참빗 만드는 일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국민학교 때 아버지 심부름을 다니면서. 왜 어깨 너머로 배운다는 말이 있잖
아내 분에게 고맙지 않으세요? 이제껏 함께 참빗을 만들어오셨는데.
습니까. 아버지가 일하다가 자리를 뜨시면 그 자리에 앉아 그대로 흉내도 내
고맙기 이전에 고생스럽게 살게 해서 미안할 따름이죠. 애를 써도 돈을 적게
보고. 그렇게 해서 배운 거예요. 어렸을 때는 철이 없어 가업을 잇겠다는 생각
버니까요.
은 전혀 없었어요. 아버지 어깨 너머로 쭉 재미삼아 배우다보니까 이렇게 외 길로 오게 된 거죠. 참빗은 마진이 적어서 그렇지 천한 직업은 아니에요. 하나
최근에는 참빗을 찾는 이들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의 작품을 만드는 거죠. 너비와 길이를 정확히 재서 만들어요. 세심하고 꼼꼼
옛날에는 잘 팔렸는데…지금은 플라스틱 빗이 많이 등장해서 참빗이 잘 안
해야 되죠.
팔려요. 30년 전만 해도 참빗조합이 생겨날 정도로 잘 팔렸어요. 조합이 있어 서 몇 천개씩 도방으로 넘기면 중간상인이 내다팔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
집안의 가업이라서 이어간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인데요.
아요. 옛날에 비해 10에 1할 정도나 팔릴까. 요즘은 전화로 어린애들 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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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행주 참빗장의 아내 분. 가늘게 쪼갠 참빗을 실로 매는 '빗매기' 작업을 하고 있다. 2. 빗매기 작업이 끝난 참빗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고행주 참빗장. 3. 대나무 빗살이 빠짐 없이 촘촘히 엮인 참빗의 모습 4. 빗살 양쪽을 45˚로 깎는 과정 5. 산자주색으로 염색된 참빗(완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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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캐(머릿니)가 생겼다고 연락이 와요. 우리 생각에는 시골 아이들에게서 잘
요즘은 수녀원에서도 참빗을 찾는다면서요? 참빗을 구입하는 사람들과 얽
생길 것 같은데 오히려 도시에서 머릿니가 생겼다고 자주 연락이 와요. 가끔
힌 재미난 이야기는 없으세요?
씩 소장품으로 간직하려는 사람들이 전화로 문의를 하기도 해요. 나이 드신
지금은 참빗이 잘 안 팔리니까 재미나고 재미 없고가 잘 안 느껴져요. 옛날
분들 중에 머리가 가려운 분들도 오셔서 사가시고.
참빗조합이 있고 시장이 형성됐을 때는 참빗을 천 개, 이천 개씩 만들어 팔
한 달 평균 어느 정도로 팔렸나요? 참빗조합이 있던 시절엔.
았어요.
옛날엔 지금 화폐가치로 계산한다면… 잘 팔리던 시기에는 거의 200만 원
지금은 자동차가 있지만 당시에는 참빗 더미를 등에 지고 나가서 팔았거든
이상 팔렸을 거예요. 개수로는 1500개, 2000개. 가격이 딱 정해진 게 아니
요. 다 못 팔고 집으로 돌아오면 살기가 어려우니까 이런 저런 어려움이 많
라, 사러온 사람이 많고 작고에 따라 들쑥날쑥했죠.
았죠. 지금은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특별하게 떠오르는 재미난 이야깃 거리가 없네요.
당시 참빗은 어느 지역으로 팔려갔나요? 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각 도시마다 큰 잡화상이 있었거든요. 그런 곳
참빗을 만들려는 사람은 가끔씩 찾아오나요?
에서 우리한테서 참빗을 사다가 도붓장수들이라고 있어요. 채반에 바늘이
예술적인 감각을 지닌 사람들은 간혹 찾아와서 배우고 싶어 해요. 하지만
며 고무줄 같은 걸 놓고 파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중간 잡화상에서 사다
이 일을 하려면 먹고사는 데 어느 정도 지장은 없어야 해요. 배우고 싶은 의
가 손님들한테 팔면서 소비를 시켰죠.
욕은 있어도 살아가는 데 문제가 있으면 배우러 왔다가도 도로 가버려요.
참빗조합이 있었을 때 동네 풍경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영암 쪽에도 참빗 만드는 분이 계셨던 걸로 아는데, 서로 아는 사이신지.
이 마을에는 농사짓는 땅이 별로 없었어요. 오면서 봤을 거예요. 곡식 심을
네, 잘 알죠. 이식우 씨하고 나는 1986년 11월 13일, 그러니까 26~27년 정
자리가 안 보이죠? 뒤에는 산으로 막혀 있고, 앞으로는 시내가 흐르고. 농사
도 됩니다. 그날 전라남도에서 우리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한다고 해서 같이
를 짓기 어려우니까 참빗을 만들면서 살았죠.
갔어요. 그 분도 참빗장 15호, 나도 15호. 결론적으로 참빗은 같은데 영암과
참빗조합이 있을 당시 동네 분들이 모두 참빗을 만들었나요?
양쪽에서 만드니까 무형문화재로 함께 지정한 거죠.
담양에서 각각 참빗을 만드는 기법은 좀 다릅니다. 문화재청에서는 참빗을 주변에서 말을 들어보면 일본 같은 곳은 1품목으로 분업이 되어 있다고 그 러더군요. 우리 담양은 수백 년 전부터 마을마다 1품목으로 전문화가 되어
영암 참빗과 담양 참빗은 어떻게 다른가요?
있었어요. 우리 마을을 찾는 외지 분들은 요즘도 대바구니, 부채, 죽부인을
결론은 빗은 빗이죠. 그런데 만드는 과정이 달라요. 예를 들어 참빗을 제작
사겠다고 가져오라고 해요. 대나무로 공예를 하니까 이것저것 전부 만들지
하는 기구 명칭도 다르고. 만드는 순서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대나무
않느냐는 거죠. 하지만 그게 아니에요. 우리 마을 향교리는 참빗, 어느 마을
를 쪼개서 3-4센티로 전부 쪽을 놓아가지고 작업을 하는데 영암에서는 쪽
은 대바구니, 어느 마을은 죽부인… 그렇게 나눠져 있어요. 그런데 행정을
을 안 놓고 통으로 있는 것을 그대로 껍질을 벗겨내죠. 완성될 때는 똑같지.
보시는 분들은 그런 사정을 잘 몰라서 지금껏 마을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만드는 과정이 다를 뿐이지.
것 같아요. 지금도 그래요. 참빗 만드는 고행주한테 부채 가져 오라고 하는 분도 있어요.
참빗이 서캐를 없애기도 하지만 아주 먼 옛날엔 시집갈 때 혼수품으로 가져 갔다는데 당시 참빗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한 동네에서 같이 참빗을 만들다가 한 집 두 집 그만 둘 때는 외롭다는 생각
옛날엔 꼭 머릿니를 잡는 데만 참빗을 쓰는 게 아니었어요. 사람이란 미를
안 하셨어요?
숭상하는 동물인지라 머리를 정갈하게 하는데 관심이 많죠. 참빗이 있기 전
외롭긴 외롭죠… 참빗이 한창 전성기이던 시절은 일제 시대였는데, 그때는
옛 사람들은 다섯 손가락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빗어 내리면 고작이었어요.
우리 마을이 100호 쯤 됐어요. 지금은 45호도 안돼요. 참빗 만드는 사람들
참빗은 사실 머리를 곱게 치장하려고 고안해낸 거예요. 옛날 궁중에서 썼다
이 세상을 뜨고 나니 후세들은 참빗을 안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점점 참빗
는 이야기도 있어요. 또 잘 사는 집에서는 딸이 시집갈 때 참빗을 혼수품으
만드는 이들이 줄어들었죠. 참빗 만들던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몇몇만 남았
로 50개, 100개 사서 넣어줬다는 얘기도 있고요. 참빗을 누가 만들었다는
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은 안 했어요.
역사적인 기록은 없어요. 어느 땐가 빗에서 벌레가 나와서 그 벌레를 머릿니 라고 불렀죠. 그때부터 참빗은 머릿니 잡는 빗이 되어 버린 거예요. 애당초
그렇게 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하신 건 무엇 때문이신지.
머리를 곱게 빗기 위해서 만든 것인데 말이죠.
이런 말이 있죠? 최 씨들이 고집 있다고. 우리 고 씨도 한 고집 하거든요. 가 업으로 이어왔으니 나 역시 한 번 고집을 부려보자 해서 지금까지 이어온 거
최근엔 참빗을 머리 빗는데 사용하기보다는 소장하려는 이들이 더 많을 것
죠. 다른 재주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참빗 만든 지 이제 65년도 넘었
같아요. 얼레빗이라고 하나요? 예쁘장하게 생긴 성긴 빗 있죠?
어요. 내가 지금 여든 살이니까.
예전에는 흐트러진 머리를 참빗으로 빗으려면 빗살이 빽빽해서 잘 안 빗어 졌어요. 얼레빗은 성글성글 해서 얼레빗이거든요. 그래서 얼레빗으로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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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손길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 참빗. 옛 여인의 대표 미용 도구였던 참빗은 현대에 이르러 '이'를 잡는 용도로만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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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행주 참빗장과 그의 뒤를 이어 참빗을 만들고
있는 아들 고광록 씨. 참빗의 재료로 쓰인 대나무를 말리고 있는 두 부자의 모습.
빗고 참빗으로는 마지막에 동백기름을 발라 고운 자태를 가꿨죠. 요즘은 대
시간짜리 얘기는 하러 다녀요. 참빗 만드는 거 배우겠다는 데는 아직 없
나무로도 얼레빗을 고안해서 애호가들에게 판매하고 있어요. 옛날 전통 참
고.
빗은 나이가 드신 분들이 많이 찾고, 현대 감각에 맞춘 얼레빗은 젊은 층에
참빗 만들 때 아교를 칠해 빗살을 부쳐서 이불을 덮는다는데 아직도 따
서 많이 찾아요.
뜻한 아랫목은 참빗에게 내주시나요?
참빗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대나무는 어디서 가져오나요?
만 방이 따뜻하죠. 이불을 덮고 옹송그리면서 날 새기만 기다려요. 그런
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시장 규모가 커요. 그런 곳을 찾아가서 필요한 대나무를 구입해옵니다. 대나무 하면 종류가 수 십 종이 있어도 참빗이 나 바구니 만드는 데는 왕대가 최고에요. 우리 참빗은 3년 된 왕대를 주 재료로 씁니다. 대나무가 3년 이상 자라면 질기고 윤기가 없어요. 듣자하니 참빗을 만들어서 직접 머리에 빗어보신다고 들었는데요. 빗어봐야 머리가 잘 빗기는지 알 수 있잖아요. 참빗을 사러 오는 이들한 테도 마찬가지에요. 빗을 사기 전에 한 번씩 머리를 빗어보라고 하죠. 최근에는 하루 혹은 일주일에 참빗을 몇 개나 만드세요? 하루에 한 개를 못 만든다고 하거든요. 왜 그런가 하니 참빗 염색에만 6 시간이 걸리고, 위에 등을 아교로 접착해서 건조시키는데 또 6시간에서 7시간이 걸려요. 이것저것 하면 잠자는 시간은 얼마 안돼요. 그래서 15 일 만에 완성을 할 수 있도록 주문을 받아 단계별로 작업을 해서 500개
옛날에는 살기가 궁해서 아궁이에 땔감을 떼잖아요. 그래서 초저녁에 데 빗 만들 때는 빗은 따뜻한 아랫목에 두고 우리는 차디찬 윗목에서 자 곤 했어요. (웃음) 우리 참빗은 플라스틱 빗이나 서양 빗과 어떻게 다른지 자랑 좀 해주세 요. 참빗은 첫 째, 재료 자체가 신선한 대나무에요. 대나무로 머리를 빗으면 정전기가 생기지 않아요. 모근에 참빗이 닿으면 참 시원해요. 플라스틱 빗으로 머릴 빗으면 느낌이 먹먹하거든요. 참빗의 특징은 화학재료가 전혀 안 들어간 100% 대나무로 만든다는 거예요. 계절적으로는 어느 계절이 참빗 만들기에 좋나요? 가을하고 겨울이 제일 좋아요. 가을, 겨울, 봄까지가 팔리기도 잘 팔리 고. 여름에는 잘 안 팔려요. 참빗을 쓰고 나서는 종이에 말아서 보관하면 되요. 또 계절에 따라 좋은 대나무로 만든 참빗을 구입하면 습기도 먹지
를 만들어요.
않고 좀도 슬지 않아요.
참빗 만드는 건 힘들지 않으세요?
공간이 마련돼서 무형문화재를 꾸준히 소개된다면 전라남도에 대한 시
힘든 건 없어요. 기술로 만들어야 돼서 기술이 필요하지. 참빗 만드는 데는 재료가 간단하니까요. 여름에는 더우면 그늘로 가져가서 일하고, 겨울에는 추우면 따듯한 방에서 일하고. 그래서 작업여건은 괜찮은 편 이에요. 혹시 참빗 강의를 나가기도 하시나요? 조그마한 회사나 단체에서 살아나온 역경 같은 걸 들려달라고 해서 한
선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할 것 같지 않으세요? 참빗을 비롯해 다양한 무형문화재를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요. 위정자들은 앞에 보이는 것만 보지 문화란 건 잘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 요. 화분에 시들어진 꽃을 보면 언제 이렇게 시들었냐 하는 식이에요. 그 래서 대를 이어 문화재를 전수하려는 사람들이 없는 거죠. 만약 그런 공 간이 있다면 참빗 만드는 법을 사람들에게 많이 가르쳐 줄 수 있으니 정 말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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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행주 참빗장이 만든 참빗은 아들 고 광록 씨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고 려공예(cafe.daum.net/korea0art)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참빗은 종류에 따라 한 개당 7 천원~1만 원 정도.
ㆍ참빗 구입 문의: 061-383-3515 48
1588-3925(N-tour 여행사)
예약ㆍ문의 http://islands.mokpo.ac.kr
2013 다도해 명소화 사업_4월의 섬
섬을 열다!
섬이 불편한 곳이라고 말하지만, 섬은 마음에 평화를 안겨 줍니다. 편안한 안식을 줍니다.
모세의 기적과 공룡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1박 2일 섬 여행
‘여수 사도’ 2013. 4.27 (토)
사도밥상
~ 4.28 (일)
시루섬
공룡발자국 화석
주최_
사도-추도 '신비의바닷길'
주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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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섬을 열다 - 4월의 섬
모래섬으로 산다는 것 꽃으로 나무로, 팔딱거리는 물고기로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사람으로 살아가는 오늘의 기분은 복잡다단하다. 어제 의 기분은 일상에 숨이 막혔고, 내일의 기분은 아직 안개 속을 헤맨다. 그렇다면 섬은 어떨까. 그것도 모래섬은. 여수 밤바다에서 잠들고 다시 기지개 켜는 모래섬 ‘사도’를 찾았다. 글|사진 에디터 박혜미
여수 사도 50
섬들로 이루어진 수평선, 그중 한 점을 향해 ‘앞으로’ 사도는 최근 공룡의 섬으로 외부에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곳을 찾는 발 길은 많지 않다. 그만큼 일상을 떠나 고즈넉이 섬과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다. 출항을 앞두고 선실의 승객들을 살펴보는 선장님께 목적지인 사도까지 걸리 는 시간을 물었다. 물론 백야도에서 사도까지 곧장 간다면 얼마 걸리지 않겠지 만, 섬 주민들을 싣는 여객선은 비교적 숨고르기가 긴 편. 백야도를 출발해 ‘개 도-상·하화도-사도-낭도’를 들르는 여객선이 사도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 은 50여분. (만일 백야도선착장에서 출발하지 않고 여수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해 사도까지 가려면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된다.) 여객선의 긴 숨고르기는 목적지로 삼은 섬뿐만 아니라, 인근 섬들을 가까이에 서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물한다. 게다가 사도를 찾은 날은 화창한 날씨 덕분에 선실 밖으로 나와 마음껏 바다를 감상하는 일이 가능했다. 360여 개의 섬들을 간직한 여수의 바다. 사도로 향하는 여수바다 위에 펼쳐진 섬들은 서로 얼마쯤 간격을 두고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마치 섬들로 이루어진 수평선 처럼 느껴질 정도. 한편, 여객선이 첫 번째로 들린 곳은 ‘개도’. 평범하게 보이는 이 섬에는 해발335m의 봉화산이 솟아있다. 산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다. 때 문에 여행자들은 산을 오르며 아름다운 섬들과 조우할 수 있다. 개도를 지나 봄 이면 섬 전체에 진달래꽃과 섬모초꽃이 피어난다는 상화도와 하화도를 만났다. 진달래꽃이 피는 윗섬과 아랫섬은 바다 건너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꽃 화(花)’ 자로 맺어진 두 섬의 혈연관계는 봄이면 바닷바람을 타고 여수 곳곳에 연분홍 꽃향기를 전한다. 드디어 목적지인 사도를 향해 나아간다. 멀리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개성 강한 섬들과 섬을 잇는 해상교가 인상적이다.
백야 선착장에서 가볍게 ‘서성거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항구의 표정은 유리알 처럼 반짝거린다. ‘사도’로 향하는 여객선이 입 항하는 여수 백야도 선착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 반. 백야도 여객선대합실에 들어가 출항 시간을 살펴보니 출발까지는 아직 한 시 간이 남았다. 승선신고서를 작성한 후 대기실 을 나와 포구 쪽으로 향했다. 아담한 포구 주 변으로 자잘하게 부서지는 햇살이 섬세하다. 선착장 언저리에 앉아 물빛과 햇빛을 오래도 록 감상한다. 비록 작지만 한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제 힘껏 바다를 누볐을 어선들이 대견스 럽다. 얼마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이번에는 여 객선 터미널 뒤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백야리 두부집’이라는 입간판이 얼른 눈에 띈 다. 고물고물 피어오르는 고소한 흰 연기를 따 라 골목길로 접어들자 구멍가게만한 작은 손 두부집에 손님들이 시끌벅적하다. 슬쩍 시장 기가 돌았지만 잠시 눈요기만 한 후 다시 걸 었다. 좁은 비탈길을 오르며 집들을 구경하다, 문득 간판도 걸리지 않은 이발소를 발견했다. 희뿌연 유리창 너머로 내부를 들여다보니 시 대극에서나 나올만한 옛 이발소를 쏙 빼닮았 다. 요즘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공간이라 한 참을 두리번거린다. 그렇게 백야도 골목길과 보물찾기를 즐기다보니 어느덧 출항 시간이 가까워진다.
사도행 여객선에서 바라본 여수바다의 풍경 Say
대형카훼리3호 운항시간표
구분 1 2 3 4
항 시간 항 시간 항 시간 항 시간
출발항 백야 07:00 여석 07:30 백야 08:00 낭도 09:40
경유항
종착항
직항 직항 여석 08:25 사도 09:50
모전 08:35 상화 10:00
하화 08:45 하화 10:10
상화 08:55 모전 10:20
사도 09:05 여석 10:30
여석 07:25 백야 07:55 낭도 09:15 백야 11:00
구분 5 6 7 8
항 시간 항 시간 항 시간 항 시간
출발항 백야 11:30 낭도 13:10 백야 14:50 낭도 16:30
경유항 여석 11:55 사도 13:20 여석 15:15 사도 16:40
모전 12:05 상화 13:30 모전 15:25 상화 16:50
하화 12:15 하화 13:40 하화 15:35 하화 17:00
종착항 상화 12:25 모전 13:50 상화 15:45 모전 17:10
사도 12:35 여석 14:00 사도 15:55 여석 17:20
낭도 12:45 백야 14:25 낭도 16:05 백야 17:55
ㆍ 백도-사도 간 승선비 1인당 9천원 ㆍ 기타문의: 태평양해운 061-686-6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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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섬, 추도를 향해 말을 걸다
사도 선착장 입구
공룡발자국 화석
「제공: 여수시」
사도, 7천만 년 전 섬주인들의 발자국 여수시 화정면 사도리에 위치한 ‘사도’는 7 천만 년 전에 형성된 공룡발자국 화석이 천연 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된 곳이다. 낭도ㆍ추 도ㆍ목도ㆍ적금도 등 네 곳 섬들과 함께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유명하다. 사도에서 발견된 755점의 화석을 비롯해 주변 섬에는 총 3,546 점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그 중 추 도는 여섯 마리의 초식공룡이 함께 걸어간 보 행렬(84m)이 발견돼 무척 흥미롭다. 사도 등 지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이곳이 ‘연안사주’의 작용으로 형성 된 섬이기 때문이다. ‘연안사주’란 크고 작은 물결이 해변에 부서지면서 파도가 옮겨온 흙 과 모래가 해안선과 나란히 쌓인 퇴적층을 말 한다. 따라서 7천만 년 전 당시 공룡들이 섬 곳 곳에 찍어 놓은 발자국들은 이러한 영향으로 화석으로서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 사도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 화석은 뒷발이 잘 발달한 초식공룡인 ‘조각류’ 가 전체의 80%를 차지 한다. 이외에도 육식공룡인 ‘수각류’와 나무가 퇴적되어 만든 규화목 화석이 함께 발견돼 풍 부한 먹이사슬을 간직했던 섬의 지난 모습을 짐작케 한다. 52
바다 한가운데 모래알들로 성이 아닌 섬을 쌓는다면?! ‘사도’는 바다 위에 모래 를 쌓아올린 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일합방 이전에는 모래 사(沙) 와 호수 호(湖)자를 써서 ‘사호도’로 불렸다. 사도는 본섬인 ‘모래섬’과 가운데 섬인 ‘간데섬’, 떡시루를 엎어놓은 것 같은 ‘시루섬(증도)’, ‘진대섬(장사도)ㆍ나 끝ㆍ연목ㆍ추도’ 등 모두 7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과 2 월 영등, 4월 중순이 되면 섬을 에워싼 바닷물이 빠지면서 일곱 개 섬을 ‘ㄷ’자 로 잇는 신비로운 바닷길이 열린다. 특히 그중에서 가장 장관을 이루는 것은 사도와 추도를 잇는 바닷길. 두 곳 섬을 잇는 물 갈라짐 현상은 연장 780m, 폭 15m 길을 만들어 낸다. 현재 사도에는 25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반면 추도에는 이제 단 두 가구만 남 았다. 두 가구 모두 연세 지긋한 할머님들로 지금은 모두 섬을 비운 상태. 어르 신들이 키우던 두 마리 개들만이 섬을 지키고 있다. 가끔씩 배를 타고 추도로 건 너가 개 먹이를 챙겨주고 온다는 자상한 사도 이장님. 그는 바닷길이 열리지 않 을 때는 작은 도선을 이용해 추도를 방문할 수 있다고 살짝 귀 뜸 해준다. 사실 사도와 추도는 바닷길 말고도 섬지방의 옛 돌담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 로도 유명하다. 바람 거친 섬마을에서 돌담은 집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채마밭 을 가꾸는 역할까지 도맡았다. 두 섬의 돌담은 흙을 사용하지 않고 돌로만 쌓 아올린 ‘강담’ 양식이라는 점이 공통적이지만, 그 생김새는 좀 다르다. 추도는 성곽을 쌓듯 평평한 돌들을 골라 촘촘히 쌓아 올린데 반해, 사도의 돌담은 좀 더 자유롭다. 돌의 크기에서부터 모양에 이르기까지 자유분방하다.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서로 가까운 섬일지라도 두 섬은 각자 자신만의 미묘한 개 성을 드러낸다.
▲ 사도에서 추도까지 열리는 신비로운 바닷길_「제공: 여수시」 Say
사도에서 추도로 가는 도선비
ㆍ 4인 기준 왕복 2만원.
ㆍ 4인 초과 시 일 인당 왕복 5천원 추가. ㆍ문의 : 장원모 (사도이장) 010-9622-0019
사도가 간직한
바위 이야기 모래섬 사도에는 유독 고유명사로 불리는 바위들이 많다. 물론 어느 명산, 어느 섬에 가더라도 ‘무슨 무슨, 모모 바위들’이 많은 것은 일반적인 일. 사도라고 예 외는 아니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바위들이 있어 몇 곳 소개할까 한다. 사도선착장 옆으로 펼쳐진 사도해변을 지나 시루섬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따라 다리를 건너면 간데섬이 나온다. 또 간데섬으로 향하는 중간에 양면해수욕장이 아담하게 펼쳐진다. 이곳에는 파래와 같은 해초들이 풍부하게 자라고 있어 주민 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양면해수욕장을 지나 수평선을 향해 걸으면 얼굴바 위로 불리는 장군바위와 거북바위, 용미암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그 중 장군바 위는 시루섬에 있는 높이 5m의 큰 바위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하들 6 에게 왜군에 맞설 전술을 지시하고 간 뒤 장군바위로 불렀다고 전한다. 하지만 한편에선 장군바위의 주변에 있는 거북바위와 함께 악귀로부터 용궁을 지키던 두 수호신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외에도 용의 꼬리로 불리는 용 미암은 제주도에서 시작된 용두암이 바다 속을 가로질러 서남해인 사도 해안에 서 끝난 광경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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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에서 맛본 별미 ‘거북손무침’과 ‘고둥무침’
사도 ‘안나네 민박’에서 맛본 음식 중에 ‘거북손무침’이라 는 메뉴가 있었다. 이름에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사실 거북손은 해안가 바위에 붙어사는 따개비류. 우유빛깔 알맹이를 둘러싸고 있는 겉껍질이 거북이의 손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안나네 집에서는 거북손무침을 초고추장에 각종 야채와 함께 버무려낸다. 오들오들한 식감을 지니고 있어 씹는 맛이 뛰어나다. 거북손무침과 함께 탄성을 자아내는 메뉴는 고둥무침. 고둥을 삶아 알맹이를 빼낸 후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기른 상추와 새콤달콤하게 무쳐 낸 맛이 일품이다.
‘안나네 민박’ ㆍ 식사 및 숙박 문의: 010-8833-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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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도 마을 앞에서 바라본 중도와 장사도 등 주변 섬들 2. 거북바위_「제공: 여수시」 3. 장군바위(얼굴바위로도 불림)_「제공: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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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81
우리네 마당에서 세계인의 무대로
갯돌 30년 문화 운동 * 극단 갯돌은 1981년 창단되어 지역의 문화예술 부흥에 힘써오고 있습니다.
■ 극단 갯돌에서는 매년 7월 마지막 주가 되면 한 여름밤의 세계 마당 축제인 "세계 마당페스티벌(www.mimaf.net)"을 목포 유달산 일원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 문의사항 : 061)244-9786 ■ http://www.get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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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오카리나 동호회
흙에서 빚어낸 그들만의 특별한 앙상블 이른 오후 여수 공화동, 굽이치는 골목을 따라 한 줄기의 선율이 타고 흐른다. 산들바람처럼 부드러우면서 도 티 없이 맑은 그것은 회색빛 거리에 따스한 메아리를 남긴다. 그 덕분인지 햇볕도 닿지 못한 그늘진 구석 구석에 이전에는 없었던 활기가 물결친다. 이처럼 늦장 부리는 봄을 대신해 이 거리에 새로운 온기를 불어넣 어 준 특별한 비밀을 쫓아 ‘여수 오카리나 동호회’와 만났다. 글|사진 에디터 정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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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골목을 울리는
잔잔하고 맑은 연주를 따라서 “오카리나는 흙으로 빚은 악기입니다. 그래서 연주를 하면 자연과 가장 가까운 소리가 나지요.” 오카리니스트이자 여수 오카리나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조요 섭 회장은 악기로서의 오카리나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가 연주 하는 오카리나는 두 손바닥 안에 다 들어올 만큼 작지만, 음색 만큼은 여느 악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뚜렷하고 아름답다. 그 자리에서 즉흥으로 곡을 연주하는 그의 솜씨에서 오카리나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저는 98년부터 오카리나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조요섭 회장이 오카리나를 연 주한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 다. 프로 오카리니스트였던 그가 지금의 동호회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올해로 벌써 4년째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여수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여 수에서 저와 함께 오카리나를 연 주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셨 어요. 그래서 뜻이 맞는 몇몇 분들 과 연주 연습을 하곤 했습니다. 그 러던 중 저희에게 오카리나를 배 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한두 분씩 연습에 참여하기 시작하셨죠. 그렇게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지금의 동호회가 완성되 었습니다.” 처음에는 친목 위주의 작은 규모로 출발했지만, 오카리나를 배 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지금은 회원이 15명에 이른다. 함께하는 회원들이 많아지면서 여수시 정식 동호회로 등록 절차까지 마쳤다. 조요섭 회장은 오카리나가 많은 이들에 게 관심을 받는 이유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 다. “오카리나는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악기입니다. 연주 방법이 복잡하지 않고 악기의 가격 역시 저렴한 편입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부담 없이 시 작할 수 있어요. 우리 동호회만 하더라도 유치원생부터 일흔에 이른 어르
신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요섭 회장의 말대로 오카리나는 다른 관악기와 비교했을 때 구조가 제법 단순한 축에 속한다. 흙으로 빚은 원통형 파이프 에 구멍을 뚫고 취구로 숨을 불어넣으면, 숨이 구멍으로 빠져나 가면서 파이프 내부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이때 구멍의 크기 를 조절하면 자연스럽게 음계가 조성된다. 음을 내는 원리가 간 단한 만큼 운지법 역시 어렵지 않아 조금만 노력하면 금세 익힐 수 있다. “현재 저희 오카리나 동호회는 여수 공화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정기 모임을 갖고 있어요. 물론 정기 모임 외 에도 별도로 연습을 원하시는 분 들이 그때그때 소규모로 모임을 갖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습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회원 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우리 동호회만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매달 정기 모임일이 되면 연습실에는 회원들이 빚어 낸 오카리나 연주가 넘실거 린다. 클래식, 동요, 드라마 OST, 인기가요에 이르기까 지 오카리나가 품지 못하는 음악 장르는 없다. 이런 그들의 실력을 입증하듯 지난해에는 평 생학습축제에 전원 참석하여 최우수상을 받았다. “저희는 단순히 모여서 연습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두 달에 한 번 지금까지 연습한 음악을 바탕으로 여수 돌산 둔전에 있는 오카리나 연수 원에서 작은 정규 연주회를 열고 있습니다. 또한 일 년에 한 번 정도 시내 에 있는 청소년수련원을 대관해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축제나 대회, 교류 연주회 같은 대외활동에도 언제나 활발하게 참가하고 있습니다.” 오카리나와 함께하는 즐거움은 오직 연주자들에게만 제한된 것은 아니다. 음악은 듣는 이가 있어야 완성되는 것인 만큼, 여 수 오카리나 동호회는 지금도 크고 작은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의 곁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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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카리나를 시작한 지 이제 1년 정도 됐어요. 그동안 오 카리나를 배워 보니까 이게 참 장점이 많은 악기구나, 하 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피아 노나 기타로 연주하기 어려 운 곡도 오카리나로 연습하 면 상대적으로 쉽게 익힐 수 있거든요. 한 곡 한 곡을 익혀 갈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도 남다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도레미파솔라시 도조차 몰랐어요.” 현재 동호회에서 교육부 장을 맡고 있는 배정숙 회원. 이제 오카리나는 그녀에게 있어 마음을 함 께 나눈 친한 친구와 다 를 바가 없다. “화가 나거나 감정이 상해서 막 소리 지르고 싶을 때가 다 들 있잖아요? 전 그럴 때 오 카리나를 연주하면서 제 안 에 있는 것을 밖으로 표출해 내요. 가만히 오카리나 연주 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차 분히 가라앉고 덩달아 즐거 워지는 것 같아요.” 배정숙 회원은 심적으로 지칠 때, 오카리나가 많 은 위로가 된다고 말했 다. 눈을 감고 오카리나 연주에 집중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어느새 잔잔한 고요함이 떠오른다. 배정 숙 회원은 초보 회원들에 게 오카리나의 기초를 가 르치는 교육부장으로서 ‘무작정 시작하는 것’이 가장 쉬운 길임을 강조했 다.
오카리나로 이어진 그들 의 앙상블은 오늘도 여수 시 전역을 울리고 있다. 나이도, 성별도, 연주하 는 오카리나의 크기와 모 습도 제각각이지만 회원 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데 부족함이 없다. 조요 섭 회장은 오카리나에 대 해서 배우고 싶으면 언제 라도 동호회의 문을 두드 려주길 당부했다.
처음에는
도레미파솔라시도조차 몰랐어요
“악기는 무조건 어려운 것으 로 생각하는 고정관념부터 고쳐야 한다고 봐요. 처음에는 그 무엇이라도 막막한 건 당연한 거예요. 하다못해 영어도 맨 처음에는 ABC부터 시작하잖아요? 오카리나는 배 우기 어려운 악기가 아니에요. 조금만 연습하다 보면 금세 곡 하나를 익 힐 수 있어요. 저는 악기 배우는 것을 주저하시는 분들께 일단 저지르라 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악기 배우는 것을 꿈꾸지만 대부분 시 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만다. 특별히 악기를 접해보지 않은 이들에게 음악은 마냥 어려운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 만 전주희 회원은 막상 시작하다 보면 오카리나의 매력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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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호회는 다음에 인터 넷 카페를 운영 중입니다. 카 페에 가입하신 후에 동호회 쪽으로 말씀만 하시면 누구 라도 함께 오카리나를 연주 할 수 있어요. 회비는 대학생 부터 한 달에 5천원, 직장인 은 만원입니다. 오카리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찾아 오셔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드리니 걱정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따사로운 봄바람이 불어와 본격적으로 마음이 들뜨는 이 순 간, 언제까지 콧노래만 흥얼거리고 있을 텐가. 새롭게 돌아온 계절을 맞아 봄기운에 어울리는 오카리나 연주에 귀를 기울여 보자. 따스하고 맑은 그 음색과 함께한다면 분명 한결 즐거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여수 오카리나 동호회 는 그런 당신을 위해 오늘도 그들만의 특별한 앙상블을 준비 하고 있다.
‘작은 거위’와 함께하는 즐거움
오카리나는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만들기 쉬운 악기 인지라 전 세계적으로 이와 비 슷한 악기가 전해지고 있다. 가 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3세기 잉카 유적에서 출토된 거북이 모양 악기로 지금과 달리 구멍이 2개밖에 없으며 일 종의 주술적인 도구로 쓰였으리라 추측 된다. 우리나라에도 오카리나와 유사한 훈 (塤)이라는 악기가 중국에서 넘어와 고려 예종 때부터 국악기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오카리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악기지만, 전통적인 오카리나는 단순한 구조만큼 이나 모습 역시 매우 단순했다. 지금과 달리 계란과 비슷한 타원형이었으며 ‘오카리나’라는 이름조차 없었다. 흙으로 빚은 작은 도자기에 대강 구멍을 뚫고 일종의 장난감 호루라기처 럼 쓰는 게 보통이었다.
▲ 흔히 '랭글리 오카리나'라고 불리는 O형 오카 리나. 전통적인 오카리나는 이와 비슷한 원형에 가깝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오카리나를 만든 것은 18세기 이탈리아 부드리오 지방에서 태어난 주세페 도나티(Giuseppe Donati)라는 이름의 벽돌공이다. 흙을 구워 오카리나를 만들던 도나티는 원형 파이프를 조금만 변형시키면 전혀 다른 소리가 난다는 것에 착안해 지금의 오카리나 형태로 계량시켰다. ‘오카리나’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거위’라는 뜻인 데, 이 역시 초기 오카리나를 계량했을 때 특유의 독특한 모습을 본떠 도나티가 붙인 이름 이다. 이름 없는 장난감이 오카리나라는 악기로 다시 태어나자 온 유럽은 열광했다. 플롯이나 리 코더, 클라리넷 같은 다른 관악기와 달리 오직 흙만 있으면 얼마든지 제조할 수 있었고, 배 우기도 쉬워서 금세 여러 나라로 보급되었다. 무엇보다 오카리나 특유의 맑은 음색은 사람 의 마음을 잔잔히 울리는 매력이 있었다. 게다가 가볍고 휴대하기 쉬운 덕에 여행자들이 많 이 들고 다니면서 ‘여행자들의 악기’로 불렸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 전해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생소한 악기였다. 하지만 유명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OST가 오카리나 연주곡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본격 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초등학교 악기 교재로 쓰이고 있으며, 강습 교실도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플라스틱으로 대량생산이 가능 해지면서 국내에서 언제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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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문의 ㆍ오카리나를 배우고 싶은 사람 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ㆍ전화 : 회장 조요섭 011-9616-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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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3 진도 토요 예술품 경매
토요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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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림산방으로 가요!
‘앙다문 입술, 경쟁하듯 호가를 외치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신경전, 친절하지만 누구보다도 예 리한 시선을 가진 진행자, 그리고 그 사이에서 도도하게 주인을 기다리는 고가의 예술품’……비 록 겪어보지 않았더라도 경매라는 단어를 떠올리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그려질 풍경들이다. 경매 라는 단어는 심심찮게 들어봤을 테지만, 어째서인지 우리들의 생각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귀 부인들이 즐기는 고상한 사치쯤에 멈추고 만다. 하지만 매주 전남 진도 운림산방에는 우리의 고 정관념을 깨트리는 소탈한 경매가 열린다. 모두가 함께 찾아와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는 예술품 경매, ‘진도 토요 예술품 경매’를 소개한다. 글|사진 에디터 정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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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나는 경매 보셨나요? 1. 경매를 진행하는 서신숙 경매사. 친절하고 톡톡 튀는 설명 으로 한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진행한다. 2. 경매에 나온 예술품. 그 아래로 차례 차례 경매에 오를 작 품들이 보인다. 3. 꽃샘 추위 속에서도 운림산방을 가득 채운 손님들. 4. 근사한 서예 액자가 무려 시작가 5만원! 5. 경매에 쓰이는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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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침 보름 때라 찾아 오는 손님을 위해 부럼꾸러미가 준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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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진도 운림산방에 속속들이 발걸음이 모여든다. 남도예술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그림들과 서화들은 경 매에 앞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 위해 진열대에 오른다. 그림의 장르부터 그리는 도구와 방식도 천차만별이지만, 모두 전남 땅 이 키워내고 가르친 예술가들의 손에서 태어났다는 것만큼은 공 통적이다. 비록 경매장에서 직접 작가를 만날 수는 없지만 작품 마다 남겨진 낙관이나 표식은 작품에 담긴 자부심을 대신 증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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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진도 토요 예술품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 경매 진행을 담당하는 남도예술은행 서선숙 경매사의 인사와 함께 이번 주의 토요 예술품 경매가 막을 연다. 뒤따라 커다란 징소리가 울리며 흥을 돋운다. 그런데 경매장에 제일 먼저 오르 는 것은 가야금과 북을 든 고운 한복차림의 명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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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애절하게 부르는 진도 아리랑은 경매장의 분위기를 한껏 아우른다. 그 노래자락에 이끌린 사람들이 하나 둘 경매장 안으로 찾아들기 시작한다. 경매에 참가할 의양이 없 을지라도 얼마든지 경매장 내부를 구경하고 공연을 들을 수 있 다. 국악 공연이 무르익을 쯤에는 경매장의 분위기는 어느새 훈 훈한 마을잔치처럼 변한다. 판소리 공연이 끝나면 이제 본격적인 예술품 경매가 시작된다. 준비된 작품들이 스크린으로 먼저 소개되면서 작가에 대한 소개 와 예술관, 작품의 의의, 설명 등이 이어진다. 미술에 대해 별달 리 소양이 없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설 명은 자세하면서도 친절하다. 경매가 아니라 한 편의 예술사 강 의를 듣는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진도 토요 예술품 경매는 그 누구라도 참가할 수 있는 만큼, 작 품 대부분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매장에 오른다. 작품 들의 경매 가격은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시중가의 30%~70% 정도 할인된 선에서 시작된다. 수백, 수천을 호가하는 다른 예술 품 경매와 달리 토요 경매는 일반인이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 는 점에 중점을 둔다.
할 수도 있으나 토요 경매에 오르는 작품들은 대부분 대한민국 예술대전에서 입상한 이들 중 엄선된 작가들이 출품한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경매 방식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대로 시작가격에 2만원씩 호 가를 붙여 최고 상위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방식이다. 만약 경매 끝에 낙찰자가 나오면, 징을 울려 이 작품이 낙찰되었음을 알린 다. 작품들은 낙찰자가 가져가기 쉽도록 액자에 포장된 채로 경 매에 오른다. 경매가 중간 즈음에 이르자 또다시 국악공연이 시작됐다. 지속 되는 경매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경매장의 분위기를 환기 시 키는 것이다. 때마침 대보름이 멀지 않았던지라 호두, 잣, 땅콩, 은행, 밤 등 먹기 좋게 포장된 부럼 꾸러미가 경매장을 찾는 손 님들에게 돌아갔다. 경매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부럼을 먹으면서 남은 경매 시간을 보낸다. 경매 시간은 총 1시간 남짓. 하지만 중간 중간마다 있는 특별 공연과 서인숙 경매사의 톡톡 튀는 진행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전시된 작품에 마음에 뺏긴 손님들이 차례로 손을 들고, 작품은 경매장을 떠나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다. 이날 열린 경매에서 제 일 먼저 서화 작품을 낙찰한 손님은 무려 청주에서 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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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진도에 등산하러 왔다가 우연히 알게 됐어요. 그 후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경매에 참 가하고 있어요. 부담 없이 좋은 작품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 전남에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 자신이 구입한 서예작품을 든 그녀의 입가에는 금방 웃음꽃이 번진다. 이처럼 진도 예술품 경매에 참가하기 위해 전남은 물론 전국 각 지에서 발걸음이 몰려든다. 심지어 멀고 먼 강원도에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구매된 작품은 의미 있는 선물로 쓰 이거나 집이나 사무실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써도 훌륭한 분위기 를 연출할 수 있어 연신 호평이 따른다. 경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다시 전남의 작가들이 만든 예술품 을 구매하는 데 활용된다. 비교적 활성화 되지 못했던 전남의 문 화산업에 새로운 소비순환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로 진도 토 요 예술품 경매가 가진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지금 100회를 훌쩍 넘긴 진도 토요 경매는 이번 주에도 역시 전남이 가꿔낸 예술 작 품들과 함께 운림산방을 찾는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예술품 경매가 상위층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스러운 취미 활동이 아닌, 얼마든지 대중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문화임을 말 해준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탓에 작품이 가진 예술성을 의심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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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경매장 뒷편에서는 토요 경매에 출품한 작가들의 실력을 두 눈으 로 확인 할 수 있다. 2. 엄마 손 잡고 경매장에 따라 온 아이가 서화 체험을 하고 있다. 토 요 경매에서는 작가들과 함께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3. 경매에 오른 서화 작품. 숲 속에 묻힌 집 한 채가 아련하게 모습을 비친다. 4. 경매가 시작되기 전 열리는 흥겨운 국악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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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토요 예술품 경매가 열리는 운림산방은 어디? 매주 토요일 예술품 경매가 열리는 진도 운림산방은 조선 시대 남화의 대가였던 소치 허련(許鍊)이 세운 곳이다. 추사 김정희의 제 자였던 그는 스승이 죽은 후로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며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고 한다. 운림산방은 허련이 묵으면서 작품에 매진했던 화실과 생가가 아직도 남아 있다. 또한 직접 심은 나무와 손수 파낸 연못이 남아 그 가 운림산방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애착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운림산방이 가진 특유의 운치 덕에 배용준 주연의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의 세트장으로 쓰이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넓은 공원 부지가 조성되어 있어서 나들이 삼아 편하게 오고 갈 수 있 는 여행지다. 여름이 오면 운림산방 연못에 연꽃이 피어나는데, 그게 소문난 절경이라고 한다. 허련의 가문에는 훌륭한 조상만큼이나 우수한 예술인 후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그의 아들인 허건, 손자 허림, 증손자 허문, 고손 자 허진까지 무려 5대가 예술인으로 살면서 무수히 많은 작품을 남겼다. 운림산방 내에 있는 소치기념관에는 허 씨 집안이 남긴 작 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을 따라 5대가 전해온 예술의 감각을 지켜보는 것은 색다른 감회에 사로잡히게 한다.
소치선생께서 말년에 머무시면서 여생을 보내셨던 화실
운림산방에 새롭게 문을 연 남도전통미술관. 여기서 상시로 남도의 예술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소치 선생의 영정을 모셔놓은 사당
소치 기념관 내부에 전시된 터씨 집안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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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부터 카페 머그에 커피와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짤막한 연재 글을 부탁했다. 앞으로 남편 오승탁 씨는 계절이나 날씨에 잘 어울리는 커피 이야기를, 아내 조미영 씨는 카페를 운영하며 겪게 되 는 일상을 남도진 독자들과 함께 나눈다.
카페 머그(mug)의 마법 같은 소소한 이야기 글|그림 조미영(카페‘머그’)
카페라는 공간은 수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커피를 마시며 끊임없이 이야기가 오가는 때로는 업무적인, 때로는 마음속 깊은 속내를 털어놓기도 하는 마법 같은 공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카페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내다보면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사진 첩에 한 장 한 장 늘어가는 사진들처럼 내 마음 속에 추억들이 쌓여 가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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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문득 딴 생각에 잘 빠지는 나로서는 무심코 떠오르는 상황들 때문에 피식 웃음 짓게 되는 문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 또한 일상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마법이다. 이런 즐거움들이 카페를 운영하는 일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건 아닐까? 소소한 이야기들이 쌓이고 쌓여 먼 훗날 카페 ‘머그’ 역시 300년 전통의 포스가 느껴지는 유럽 최초의 카페 <플로리안>처럼 시간을 초월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지 않을까? 소심하게 남몰래 이런 다짐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본다. 긴 생명력을 지닌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손님들에게 한 결 같이 선보이겠다는 우리 두 부부의 약속을 늘 간직한다면 조금은 그 목표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 이렇듯 조금은 거창한 목표를 마음속에 담고서 지난봄 카페를 열었다. 카페를 처음 열고 사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리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상황은 변수가 있기 마련. 전 혀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귀엽고 재미난 손님들의 방문은 무당벌레 꼬마 손님의 깜짝 등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무당벌레를 직접 보는 게 누군가에겐 별일 아니라고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서울에서 나고 자라 도시생활에 익숙한 내게는 일상에서 불쑥불쑥 제 모습 을 드러내는 곤충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건 해충이 대부분이다. 그마저도 요즘은 방제 작업이 잘 돼 보 흔기히 도시의 힘들어졌다. 해충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고 무섭기만 하다. 사실 예전 내게는 곤 충이란 그저 조금 깨끗해 보이는 벌레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울을 떠나 전라도에 내려온 이후 변 화가 생겼다. 곤충이 앙증맞고 귀엽게 느껴졌다. 어느 날 카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남악산을 바라보다 무심코 풀잎사이로 작고 귀여운 꼬마손님을 발견하게 됐다. 빨강 무당벌레 가 분주하게 풀잎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고부터 곤충에 대 한 생각이 달라졌다. 붉은색이 선명하게 예뻐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빵-하고 웃음이 터지곤 했다. 무당벌레는 마치 실수투성이 아이처럼 허둥지둥 거리다 작은 줄기에 목덜미(정말 목덜미는 아니지만)가 걸려 앞으로 갈 수 없자 무척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일상에서 이래저래 잦은 실수를 하는 우리들과 다를 봐가 없다는 생각이 드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카페테라스에 놀러 오는 꼬마손님을 구경하는 쏠쏠한 재미로 따뜻한 봄의 시작을 만끽할 수 있었다. 낯선 손님의 방문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무당벌레를 시작으로 카페에는 뜻밖 그런데 의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호랑거미다. 나 역시 여자라선지 곤충마저 도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은 것에 더 눈길이 갔다. 화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거미 줄이 무척 신기했다. 흰 털실을 사용해 인디안 문양의 뜨개질을 해 놓은 카펫처럼 화려했다. 이렇 게 카페 주변에서 마주치는 곤충들을 신기하게 눈여겨보는 날 보고 어느 날 건축업에 종사하시는 단골손님이 한마디 하셨다. 남악 신도심은 바람이 많이 불어 생존본능으로 거미줄을 더 견고하게 치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래, 생각해보니 이곳은 사계절 내내 바람이 많이 부는 남악이었다. 하지 만 작은 손님들은 봄을 맞는 몸짓을 거두지 않았다. 바람이 모질게 부는 날에도 바쁘게 움직이는 곤충들을 보니 봄이 더욱 기다려진다. 이른 봄부터 우리 카페를 찾아올 더 많은 이색적인 손님들 을 기대하며 오늘은 꽃향기 가득한 ‘예가체프’를 한잔 마셔야겠다.
카페mug_단골손님 '호랑거미'
카페mug_파수꾼 '꿀벌'
머그 mug ㆍ위치_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오룡 1길 42-59번지 1층 ㆍ문의_ 061-287-9943
카페mug_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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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시작과 봄의 시작을 알리는
‘에티오피아 예카체프’ 글|사진 오승탁(카페 ‘머그’)
여러분들은 커피의 기원설을 아시나요? 가장 오래된 설 중 하나가 에티오피아의 ‘칼디의 전설’이랍니다. 칼디의 전설은 이렇습니다. 기원전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산악지대에 칼디(kaldi)라는 목동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목동은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먹고 날뛰듯이 춤을 춰 이상하게 여 겨 그 열매를 먹어보았답니다. 그 열매를 먹고 난 목동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는 승려를 찾아가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하며 열매를 건넸습니다. 승려도 그 열매를 먹어 보고 똑같은 증상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승려는 이를 악마의 열매라고 생각해서 불에 태웠습니다. 그런데 이 열매가 불에 타니 더 좋은 냄새가 났고, 이것을 다시 먹어보니 맛과 향이 정말 좋았다고 하네요. 그 이후로 이슬람권에서는 커피문화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 다. 칼디의 전설은 커피의 기원설로 가장 유명하며 잘 알려져 있 습니다. 여러분도 칼디(kaldi)라는 이름을 쓰는 카페를 많이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커피의 역사를 다룰 때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죠.
봄에 어울리는 커피를 소개하면서 커피의 기원을 설명하니 좀 생뚱맞으시나요? 커피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일반적으로 진갈색의 홀빈(분쇄되기 이전의 커피콩)이 아니면 홀빈을 분쇄한 커피가루 가 떠오르실 겁니다. ‘카페인이 함유된 쓴 음료’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커피는 열매과라서 꽃이 열리고 과일 맛을 내기 도 합니다. 포도와 사과, 오렌지, 레몬뿐만 아니라 초콜릿과 호두, 땅콩 등 수많은 맛을 담고 있죠. 이러한 풍부한 맛과 향 덕분에 커 피는 널리,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음용되고 있습니다. 앞서 조금 길게 이야기한 건 다름이 아니라,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Ethiopia Mocha Yirgacheffee)를 소개하고자 해서입니다. 에 티오피아는 커피가 처음 발견된 곳으로 ‘커피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소개하면서 빼놓을 수 없 는 것이 모카(Mocha)입니다. 여러분도 ‘모카’란 말을 수없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모카하면 얼른 초콜릿이 연상됩니다. 물론 에티오 피아 예가체프의 맛과 향에는 모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과거 서양인들은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커피 유출을 통제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의 예멘 모카항에서만 수출입을 허가하는 등 그 규제가 엄격했죠. 이런 탓에 커피 값은 매우 비쌌습니다. 이렇듯 모카항에서만 커피의 수출입이 가능했기에 당시에는 모든 커피를 모카라고 불렀습니다.
★ M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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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iopia Mocha Yirgacheffee
봄과 어울리는 커피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소개드리는 이유는 예가체프가 봄꽃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예가체프는 ‘봄’하 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담고 있습니다. 꽃내음과 봄에 돋아나는 새싹들에서 나는 풀내음과 딸기와 같은 상큼 달큼한 향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고구마향도 있어 구수한 맛으로 우리 정서와도 잘 맞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카페인도 소량이라 자기 전이 나, 카페인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추천해 드릴만한 커피입니다.
사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에 대한 평은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맛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커피를 어떻게 볶느냐, 커피를 먹기 전에 무엇을 먹었느냐, 오늘 기분이 어떤지에 따라 그 맛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예가체프의 향 미를 봄에 어울리는 네 가지 맛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경험과 조금씩 느낌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는 어려운 대상이 아닌 즐기는 음료랍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즐겁게 봄을 상상하며 예가체프를 마시면서 저처럼 맛에 관한 표를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정말 봄을 담고 있는 지 그 맛과 향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되겠죠?
산 미 과일과 같은 신맛 정도
acidity
바 디 우유같은 물컹함
body
단맛
sweet
쓴맛
bitter
『예가체프에 대한 승탁씨의 커피 평 』
카페 머그(mug)의 편안한 느낌을 지닌 인테리어는 디자인을 전공한 두 부부의 합작품.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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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푸르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전남산림자원연구소」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의 수는 2만 5천 가지에서 3만 가지에 이른다. 또한 지구상의 어 딘가에는 여전히 18세기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폴 린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남아 있다. 그만 큼 무수히 많은 식물들이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것. 하지만 국토 곳곳에 획일적인 도심이 형성되면서 일상에 다양한 생기를 불어넣던 식 물들은 제한된 공간 속으로 밀려난지 오래다. 이 젠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꽃과 나무, 숲을 만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전라남도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의 58%를 차지한다. 숲이라는 공간을 어느 지역보다 더 잘 가꾸고 보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행스러운 것 은 이곳에 숲의 소중함을 알리고, 일상에서 병든 수목을 돌보며, 더 나아가 숲속의 다양한 생물 종을 발견해 도민들의 경제에 도움을 주는 ‘전남 산림자원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꾸준히 숲을 가꾸며 남도의 푸르름을 전하고 있 는 그들과 만났다. 글|사진 에디터 박혜미
<보성 '일림산'>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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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 나뭇가지를 꺾어 병 의 원인을 살펴보고 있는 두 사람(왼쪽/예찰요원 이윤혁 씨. 오른쪽/매화목 주인 홍 덕주 씨.)
나무의사들의 봄맞이 왕진 나무병원과 예찰요원들 전남 나주시 산포면 산제리에 위치한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 소’. 이곳에는 1998년 연구소의 개원과 함께 생겨난 나무병원이 있다. 나무병원은 지난 2012년 전국 8개 산림연구소의 공립나 무병원과 함께 정식으로 개원해 전남 도민을 대상으로 한 수목 피해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병충 해 진단뿐만 아니라 수목관리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 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나무병원에는 6명의 예찰요원들이 활약하고 있다. 한 달 평균 나무병원에 접수되는 의뢰 건수는 10회에서 15회 가량. 최 근 도민들 사이에서 나무병원이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나무의 사’들의 나날은 더욱 분주해졌다. 때마침 출동 준비에 나서는 예 찰요원들을 따라 승합차에 올랐다. 차 안 바닥에는 어지럽게 흙 가루가 남아 있고, 좌석에는 목장갑이 나뒹군다. 2년째 예찰요 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윤혁 씨와 그의 동료를 따라 예찰 현장 을 찾았다. “매화나무가 고약병에 걸렸네요.” 예찰요원 이윤혁 씨는 연구 소 근처 가정집을 방문해 정원수인 매화나무를 살펴봤다. 그는
▼ 나무병원 실험실. 현장에서 채취한 매화나무의 시료를 현미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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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매화나무에서 가지를 조금 꺾은 후 겉껍질을 벗겨냈다. 그 런 다음 휴대용 돋보기로 나무의 속살을 들여다보았다.“깍지벌 레의 배설물 때문에 생겨난 고약병이에요.” 나무병원에 진료를 의뢰한 매화나무 주인 홍덕주 씨는 예찰요원 윤혁 씨의 말에 근 심스런 낯빛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금방 봄이 되고 꽃이 필텐데…” 매화나무의 주인과 예찰요원은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정원에 서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눈다.“고약병이 생긴 매화나무 가지 껍질을 칼등이나 솔로 벗겨낸 후 약을 도포해야 해요. 일반 가정에서는 분무기를, 농촌에서는 경운기에 부착된 기계를 이용 해 살충제를 도포하면 됩니다. 꽃이 피면 비바람에 다른 곳까지 전염될 수 있으니까 그 전에 약을 살포하는 게 좋아요” 예찰요 원의 자세한 설명에 매화나무 주인은 얼굴이 금세 밝아진다. 남 도 전역에 화사한 봄을 선물하기 위해 나무병원의 젊은 의사들 은 한창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Say
수목피해에 관한 진단 및 방문요청
ㆍ 전남산림자원연구소 ㆍ 홈페이지_http://jnforest.jeonnam.go.kr ㆍ 전화_061-336-6300 등을 통한 상시 접수 가능
꽃과 나무, 곤충들과 함께 뛰노는 생태놀이터 숲 유치원 산림자원연구소에는 늘 아이들이 찾아온다.‘산림연구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이곳에 웬 아이들?’이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유가 있다. 바로 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숲유치원’때문이다. 숲유치원은 전남도내 유치원의 6세부터 7 세 아동을 대상으로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숲체험프로그램이다. 해마다 3월이면 전남권의 유치원들로부터 신청 접수를 받아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할 유치원을 선정한다. 그런 다음 4월부터 11월까지 숲해설사와 함께 하는 체험교육을 실 시한다. 교육프로그램은 산림자원연구소와 완도수목원에서 이루어진다. 완도수목원은 당연하다손 치더라도 산림연구소에 서 체험교육을 진행한다는 말에는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림자원연구소는 285ha에 이르는 드넓은 토지 면 적에 산림욕장과 542종의 수목이 자라는 울창한 숲을 간직하고 있어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숲유치원에 참여하는 유치원생들은 연구소 입구에서부터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을 경험한다. 그림책 에서만 나오던 풍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숲에 대해 흥미롭게 배운다. 3명의 숲해설사들은 이제 막 세계에 눈뜨 기 시작한 아이들과 함께 연구소 곳곳을 누비며 숲이 어떻게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내는지, 야생동물들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프로그램은 각각 월별로 새싹체조하기, 풀잎손수건 만들기, 내 친구 벌레 만나기 등으로 흥미롭 게 진행된다. 국내에선 아직 익숙하지 않은 숲유치원은 유럽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럽의 한 연구기관은 숲유치원을 경험 한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모니터링한 결과, 보통의 아이들보다 더 밝고 진취적인 성향을 갖는다는 사실을 입 증해 냈다. 어려서부터 자연과 풍부하게 소통하는 아이들이 보다 균형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의미일 것이다.“유치원 선생님들 말을 들어보니 처음에는 아이들이 숲을 다녀와서 피곤하다며 칭얼대다가도 어느 순간이 되면 또 가자고 조른다는 거예요. 그 런 모습을 보면서 엄마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서로 숲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려고 애를 쓴답니다.”전 남산림자원연구소 오득실 박사는 그동안 숲유치원에 참여한 아이들의 반응을 들려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Say
'숲유치원' 참가단 선발방법
매년 1회 참여단체(유치원, 어린이집) 모집 신청문의: 임업시험과 목재가공연구담당(061-336-6300)
▼ ▶ 숲유치원에 참여한 아이들이 나무껍질을 만져보고,
굼벵이를 신기하게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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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항당뇨
오득실 박사는
효과와 우울증 예방에 뛰어난
참바늘버섯 균을 배양하고 있다.
꽃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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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바늘버섯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임업시험과 오득실 박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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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 중인 참바늘버섯 종균
작은 꽃망울처럼 자라난 꽃송이버섯
버섯학교 선생님의 꽃처럼 피어난 열정 버섯 연구가 ‘오득실 박사’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는 나무병원, 숲유치원 말고도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다. 버섯 재배에 관심이 있는 사람 들을 대상으로 기초지식부터 균배양 등의 실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는 ‘녹색산림버섯학교’다. 산 림자원연구소는 최근 작고 강한 농업이라는 뜻을 지닌‘강소농’을 추구하며 버섯재배를 통해 도민들의 수익 증 대를 돕고 있다. 버섯학교는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선보여 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오득 실 박사는 버섯연구가로, 지난해 버섯학교 입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했다. 현재 그녀는 산림자원연구소에서 꽃송 이버섯과 참바늘버섯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오 박사는 꽃송이버섯 연구로 산림청이 주관한 산림과학기술분 야의 ‘올해의 논문상’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하는 한편, 국제약용버섯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inal Mushrooms·SCIE급)에 관련연구 성과를 게재하는 등 그 열의와 능력을 인정받아 농림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기 도 했다.
Q. 꽃송이버섯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Q. 최근에는 어떤 버섯을 연구하고 있는지.
꽃송이버섯은 원래 석사학위 논문 제목이었어요. 일본에서는 굉장히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도통 관심이 없는 버섯이에요. 국내에선 꽃송이버섯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까 당 연히 배양할 균을 구할 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죠. 심지어 버 섯분류학자들마저도 이 버섯을 실제로 보면 굉장히 운이 좋다 고 여길 정도니까요. 그래서 저 역시 균을 구하는 게 쉽진 않겠 구나, 라고 여기고 외국 문헌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참바늘버섯이라는 버섯이 있어요. 참바늘버섯은 우리나라 사 람들에겐 꽃송이버섯보다 더 생소한 버섯이에요. 일본사람들 은 건강을 중시하기 때문에 버섯연구자들이 많아요. 그래서 일 본잡지를 많이 참고하는데, 어느 날 잡지를 넘기다보니 참바늘 버섯이란 게 있는 거예요. 참바늘버섯은 일본에서도 가을철에 만 주문을 받아 재배할 정도로 귀하더라고요. 그런데 알고 보 니 이 버섯이 항당뇨 효과가 뛰어나고 우울한 사람들이 먹으면 기분을 상승시켜주는 도파민 방출 효과가 있더군요. 그걸 보 고 앞으로 약학 치료제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꽃 송이버섯은 그나마 진뱅크(산림유전자원)에서 균주를 분양받 을 수 있었지만, 참바늘버섯은 국립산림과학원이나 농진청산 림뱅크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야생버섯을 채취하는 분들께 전부 이메일로 참바늘버섯 사진을 보냈어요. 그중에 서 최관우 씨라는 분에게서 연락이 와서 그분 도움으로 다행히 버섯을 구했죠. 그분과 함께 오대산 월정사에 가서 버섯을 채 취했어요. 원래 이 버섯은 야생에서 10월말 정도에 나는데 지 나가면 굉장히 향긋한 냄새가 나거든요. 그래서 그 향기를 맡 고 버섯을 찾아갔죠. 헌데 이 버섯을 발견하고도 배양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야생에서 자란 터라 버섯에 세균이 많 아 순수분리가 쉽지 않았어요.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세균을 억제하고 참바늘버섯 곰팡이균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었죠. 덕분에 균 분리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그땐 정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어요.
Q. 그럼 어떻게 꽃송이버섯 균을 구한 건가요? 문헌을 찾아보니 낙엽송 임지에서 많이 자란다더군요. 낙엽송 은 한대성이거든요. 그래서 지리산 즈음에 가면 있겠구나 싶어 구례의 성산재 주변에 갔었죠. 이쯤 가면 버섯이 있겠다, 했는 데 정말 그곳에 버섯이 있는 거예요. 3개 정도 발견했어요. 그 리고 그곳을 시작으로 강원도까지 15개소 정도를 찾아다녔어 요. 덕분에 꽃송이버섯이 잘 자라는 생태조건을 알게 됐죠. Q. 산림연구소에서 운영한 녹색산림버섯학교에서도 꽃송이버 섯 재배를 배울 수 있나요? 물론 꽃송이버섯을 재배하고 싶어서 오신 분들도 있어요. 하 지만 꽃송이버섯은 재배가 쉽지 않아요. 균사 배양기간이 길기 때문에 오염될 확률이 높아요. 교육생 분들은 전문가가 아니 기 때문에 재배했을 때 실패할 확률이 높죠. 버섯학교는 윤병 선 소장님께서 버섯을 키우려는 농민들은 많은데 가르칠 교육 장소가 없다며 안타까워하셔서 연구소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농민들의 열의가 굉장했죠. 한사람도 수업에 빠지질 않았어 요. 무료교육이긴 했지만 매번 출석 체크도 하고 시험도 봤는 데 20명 중에서 16명나 되는 교육생들이 높은 점수로 모두 합 격 했어요.
Q. 앞으로도 희귀버섯 연구를 지속할 계획인가요? 제가 이제껏 연구해온 버섯을 가지고 이제는 상품으로 산업화 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에요. 꽃송이버섯이나 참바늘버섯을 어떻게 하면 쉽게 농가에 보급해 도민들이 수익을 내도록 도울 지 고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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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추억 고소한 추억을
한 입 가득 깨물다
한 입 가득 한 입 가득
글|사진 에디터 정종균
남광주 시장 전집의
‘수수부꾸미’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남광주 시장. 입구에 들 어서기 무섭게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과 흥정하는 사람 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기 그지없다. 봄추위가 장독 을 깬다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곳은 언제나 와글와 글하다. 그런데 이처럼 분주한 남광주 시장 가운데 딱 한 곳, 바쁘게 오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는 곳이 있다. 두 평 남짓한 작은 좌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플라 스틱 의자, 단출하게 ‘전집’이라는 두 글자만 올라 있는 간판을 봐서는 쉽게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 만 이곳의 비밀은 불판에서 고소하게 익어가는 수수부 꾸미에 있다. 쫄깃하고 고소한 그 맛으로 광주 시민에게 30년 동안 사랑받아온 명물, 남광주 시장 수수부꾸미 에 대해 이야기한다. 76
터줏대감
30년간 남광주 시장 입구를 지킨 맛있는 터줏대감
30년간
“남광주 시장 입구를 수수부꾸미 하나로 30년 동안 지켜냈지요.” 30년간 한결같은 맛과 인기를 자랑하는 전집의 이정례 사장님. 달궈진 불판에서 순식간에 수수부꾸미를 부쳐내는 손길에서 지난 세월 동안 쌓인 내공이 엿보인다. 차곡차곡 쌓인 수수부꾸 미는 부쳐내는 그 즉시 팔려나가기 바쁘다.
“우리 집 수수부꾸미에 들어가는 재료는 모두 국산이에 요. 반죽도 직접 했지요. 안에 들어가는 팥도 모두 제가 삶 았어요. 국산 재료를 쓰지 않으면 맛이 없거든. 한국 음식 은 한국에서 나는 재료로 부쳐야 하지 않겠어요?” 사장님께 수수부꾸미의 맛의 비결을 묻자 당연하다는 듯 재료 의 선택을 강조했다. 시장판에서 파는 음식이라고 대충 만들 것 으로 생각하면 큰일 날 소리. 재료 하나하나에도 남다른 정성과 눈썰미가 깃든다. 물론 30년간 이어온 사장님만의 비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수부꾸미의 맛의 비결을 좌우지 하는 것은 바로 반죽에 들어 간 수수에 있다. 수수는 현대에 이르러 잡곡으로 취급받고 있지 만, 우리가 흔히 먹는 밀가루보다 훨씬 더 차지며 끈기가 있다.
시중에서 파는 수수 반죽 음식들은 대부분 색만 그럴듯하게 내 기 위해 소량 넣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남광주 시장 수수부꾸 미 반죽에는 수수가 아낌없이 듬뿍 들어간다. 그래서 반죽이 탄 력 있고 씹을 때마다 쫀득쫀득 달라붙는다. 거기에 안에 든 팥 소의 포슬포슬한 단맛이 더해지면 입가에는 자연스럽게 빙그 레 미소가 떠오른다.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강하며, 무엇보다 담백해 쉽게 물리지 않는다. 양도 푸짐해서 하나를 먹으면 속이 절로 든든하다.
“80년도에 대학 다니다가 여기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 후로 광주에 올 때마다 잊지 않고 꼭 여기를 들러요.” 전집 좌판에 앉아 맛있게 수수부꾸미를 맛보던 말쑥한 양복 차 림의 신사는 순천에서 이 맛을 잊지 못하고 여기까지 찾아왔단 다. 사장님은 자신의 수수부꾸미는 전국구를 대상으로 한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순천뿐만이 아니에요. 여수, 영광, 목포, 서울……우리 집 에서 맛본 수수부꾸미를 잊지 못하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와요. 다들 그때 먹었던 수수부꾸미 맛이 지금도 달라 진 게 없다는 거야.”
1 이제 막 만들어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수부꾸미. 2 수수부꾸미를 먹기 위해 순천에서 오셨다는 손님. 80년대부터 이 집 단골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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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또한 수수부꾸미 역시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췄다. 지금은 수수부꾸미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본래 아주 오래전부 터 우리 민족이 즐겨 먹던 주전부리였다. 조선시대 요리책인 <조 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수수로 반죽을 해 소를 넣어 지지는 ‘북꾀미’라는 음식이 나오는데 지금의 부꾸미와 유사하다. 하지 만 수수가 신석기 시대부터 한반도에서 재배되었던 작물인 만큼 훨씬 그 이전부터 만들어졌으리라 추측된다.
“예전만 하더라도 수수부꾸미를 많이들 부쳐 먹었지요. 하 지만 지금은 찾아볼 길이 없어요. 이제 광주만 하더라고 수 수부꾸미를 전문적으로 부치는 곳은 우리 집이 유일할 거 예요. 요즘 사람들이 수수부꾸미가 뭔지 알기나 하려나.”
전집이 수수부꾸미 좌판을 열었던 80년대 당시에는 박정희 대 통령 산하에서 혼식장려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 때문에 쌀 대신 콩, 수수, 보리 같은 잡곡 소비가 활발했다. 수수부꾸미 역시 그 시대를 살던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었던 얼마 없는 주전부리였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밀과 쌀 의 소비가 높아지면서 잡곡인 수수를 재배하는 농가는 줄어들
남광주 시장 수수부꾸미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4~50대의 중장 년층들이다. 다들 아직도 수수부꾸미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신 기해하거나, 혹은 반가워한다. 역동의 시대를 넘어온 세대들에 게 있어 수수부꾸미는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는 구심점인 셈이 다. 이처럼 시대의 과거를 잊지 않고 향수에 이끌린 이들의 발걸 음으로 남광주 시장 전집은 언제나 북적인다.
애환의 눈물 애환의 눈물을 닦고, 역동의 시대를 넘어 역동의 시대 이처럼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남광주 시장의 수수부꾸미.
서 장사를 하면 이윤이 제법 남는다는 거야. 그래서 나도 여기에 자리를 잡아야겠다 싶었지요.”
이제 누군가는 맛을 쫓아, 또 다른 누군가는 추억을 쫓아 남광 주 시장 전집을 찾는다. 하지만 지난 시간 동안 이점례 사장님 에게 있어 수수부꾸미는 단순히 돈벌이 수단만은 아니었다. 수 수부꾸미 좌판을 막 열었을 때를 묻자, 사장님은 가만히 눈시 울을 붉혔다.
처음에는 사장님 역시 남들처럼 떡을 팔 생각이었다.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신참에게 장사는 마냥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 었다. 막상 좌판을 열자 주위의 견제와 텃세 때문에 이렇다 할 이득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고민하던 중에 시댁에서 부쳐 먹던 수수부꾸미에 생각이 미쳤다.
“30년 전에 남편 먼저 보내고 혼자가 됐어요. 슬픈 것은 둘 째 치고 앞으로 우리 애들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 하니 그저 막막했어. 그래서 살 도리를 찾으려고 젖먹이인 막둥이를 업고 무작정 남광주 시장으로 갔어요. 그런데 보 니까 어떤 할머니가 떡을 팔고 계시거든. 물어보니까 여기
“원래 수수부꾸미는 제사상에 올리려고 시부모님이 빚으 시던 음식이었어요. 그걸 어깨너머로 보고 배워서 대강 부 칠 줄 알았지요. 그런데 보니까 남광주 시장에서는 수수부 꾸미를 파는 곳이 많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수수부꾸미를 부치면 이건 좀 팔리겠구나 싶었죠. 처음에는 한 개당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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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에 팔았는데 30년 동안 물가가 점점 오르면서 가격을 올려 지금은 하나에 1000원씩 받고 있어요. 그러다가 반죽에 쑥도 넣어서 부쳐보고, 파전이랑 김치 전도 같이 하게 됐지요.” 다사다난한 시장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장님이 고안한 것은 다름 아닌 차별화 전 략이었다. 시댁에서 먹었던 그 맛을 떠올리며 수수부꾸미를 부쳤다. 결과는 대성공. 손재주가 좋았던지라 금세 시부모님이 빚어내던 그 맛을 재현할 수 있었다. 쫀득쫀 득하고 고소한 그 맛에 반한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금세 손님이 불었다. 생계에 대한 고민으로 막막하기 그지없던 사장님에게 수수부꾸미는 어렵게 찾은 희망이었 다. 허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 30년 동안 걸어온 길이 마냥 평탄치만은 않았다.
“말도 말아요. 혼자 된 게 얼마나 서럽던지. 시장판에서 지금까지 버티는 동안 눈물도 꽤 흘렸지요. 언젠가 내가 장사가 잘되니까 어떤 부부가 똑같이 수수부 꾸미 좌판을 열었어요. 그런데 자기들 손님이 죄다 나한테로 오니까 분통이 터 지거든. 그래서 날 어떻게든 쫓아내려고 부단히도 괴롭혔어요. 물론 결국에는 내가 이겨서 자리를 지켰지만 말이야.” 남광주 시장에서 수수부꾸미를 파는 지난 30년 동안, 사장님의 인생은 눈물로 얼룩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 홑몸으로 살림을 꾸려 나가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 랴. 그러나 아이들을 책임져야 할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사장님에게는 모든 것을 가 능케 한 위대한 모성애가 있었다.
“이젠 자식들도 다 컸고 다 결혼해서 가정도 이뤘지요. 그 만큼 나도 많이 늙었 어요. 주위 사람들은 수수부꾸미는 이제 그만 하라고 많이들 그래요. 하지만 여기에 이미 자리를 잡았는데 어디로 떠나겠어. 이렇게 간간히 잊지 않고 찾아 오는 사람 있으면 그냥 반가워요. 그 사람들 만나려고 장사 계속하는 거야.” 오늘도 추억을 쫓아 남광주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을 위해 수수부꾸미는 30 년 동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수 반죽과 함께 빚어진 훈훈한 인심은 덤이다. 만 약 봄볕을 쫓아 남광주 시장에 들르게 된다면, 지난 세월 동안 시장 손님들의 입맛 을 사로잡아 온 포근하고 든든한 그 맛을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찾아오는길 전남대병원 제봉로
전집 전집 남광주시장 남광주역 남광주천
· 전집은 전남대 병원 뒤편에 있는 남광주 시장 입구, 튀김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 수수부꾸미는 하나에 1,000원. 10개를 사면 1개를 덤으로 준다. · 수수부꾸미 말고도 파전과 김치전도 함께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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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께서 드시던 술,
문화재가 되어 남다 혀에 닫는 순간 밀려오는 누룩의 짙은 향 찹쌀 경단을 한 입 가득 깨문 것 같은 고소함 먼 옛날, 임금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을 한 잔에 함께 담아 마시는 술 글|사진 에디터 정종균
진양주를 담아낸 잔_고슴도치 도예가 '한갑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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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에 남은
궁중 어주(御酒)의
마지막 뿌리
예부터 우리 민족은 술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생일이나 혼례, 제사, 굿판 같은 일상의 크고 작은 일은 물론 나라의 대소사에 술이 빠지는 일은 없었 다. 오죽했으면 주내백약지장(酒乃百藥之長)이라 하여 술을 백 가지 약 중 에 으뜸으로 여겼을까. 극심한 흉년이 있었던 때를 제외하고는 우리 민족은 언제나 상하의 귀천 없이 술을 즐겼다. 술을 죄악시했던 서양 문화와는 사 뭇 대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술에 대한 사랑은 지엄하신 나라님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었다. 조 선 역대 왕 중에는 애주가로 이름난 사람이 많았으며 이에 관련된 기록 및 야사들도 심심찮게 전해오고 있다. 또한 송강 정철이나 신숙주, 윤회처럼 조선 시대 활약했던 문인이나 학자들도 주당으로 이름이 높았다. 이와 같은 술 문화를 배경으로 궁중은 물론 조선 전역에 술을 빚는 기술이 융성하게 발달했다. 조선 후기에는 무려 전통주가 500여 개가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술 문화는 급속하게 쇠락의 길을 걸었고, 국내의 내 로나 하는 주당들의 눈가를 꽤나 적셨다. 하지만 전남 해남군 계곡면 덕정마을, 산허리가 곱게 내려앉은 이곳에는 세 월의 풍파 속에서 아직도 맥을 이어오고 있는 조선 시대의 술이 남아 있다. 맑고 샛노란 빛깔과 감미로운 향취로 오래전부터 극찬을 받아 온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5호 진양주다. “우린 자그마치 6대를 이어왔어. 지금은 아내가 술을 빚고 있지 만, 그전에는 어머니가, 그 이전에는 할머니가, 그리고 그 이전에는 증조할머니께서 빚으셨지. 증조할머니는 친정 할머니에게서 술을 배워 오셨는데, 술 빚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던 할머니는 본래 궁궐 에 계셨던 분이셨어.” 진양주의 전수자인 최옥림 씨의 남편이자 현재 제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 종모 씨는 진양주의 원류로 조선 궁중을 지목했다. 말 그대로 현재 임 씨 집 안에서 대대로 지켜온 진양주는 평범한 가양주가 아니다. 과거 궁궐에서 빚 어져 임금께 진상했던 어주(御酒)다. 어떻게 궁중에서 빚어졌던 술이 전남 해남군까지 이어져 왔을까. 여기에는 진양주가 가진 독특한 역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지금의 진양주 비법을 민간에 전파한 것은 약 200여 년 전 조선 헌종 때 살았던 궁녀 최 씨다. 최 씨는 본래 궁궐에서 어주를 빚던 궁녀였으나 퇴궁을 한 후 사간 벼슬을 지 낸 김권의 후실로 들어갔다. 최 씨는 자신이 궁궐에서 익힌 주조 방법을 김 권의 집안에 가르쳤고, 최 씨에게 술 빚는 법을 배운 김권의 손녀 김재희가 해남 덕정리 임씨 집안에 출가하면서 지금의 진양주가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다. 궁녀 최 씨가 모셨던 헌종은 풍류를 좋아하는 애주가였을 뿐만 아니라 독 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던 왕이었다. 재위기간에 창덕궁 건양재 동편에 일종 의 주막인 기정(旗亭)을 설치한 뒤, 궁녀를 주모로 삼고 외모가 뛰어난 규수
들을 모아 반월(半月)이라 이름 붙인 뒤 시중을 들게 했다. 그리고는 심심할 때마다 일부로 남루 한 차림을 한 채 기정을 찾아 술을 마시면서 일종 의 주막놀이를 즐겼다. 비록 헌종은 23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마셨던 술은 한 궁녀의 손을 거쳐 지금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옛날 궁중의 주조 방법을 그대 로 쓰기 때문에 진양주에 특별히 들어가 는 재료는 없어. 오직 찹쌀과 누룩과 물, 딱 이 세 가지만 들어가.” 진양주 특유의 감미롭고 깊은 단맛은 바로 해남 덕정리 땅에서 길러지는 찹쌀과 물에 있다. 기름 진 토양과 풍부한 강수량이 일궈낸 곡기는 그 질 부터 다른 곳과 비교할 수가 없다. 거기다가 덕정 리에서 솟아나오는 우물물이 더해지면 진양주의 향과 맛이 빚어진다. 실재로 다른 곳에서 진양주 빚는 법을 배워갔지만 덕정리 우물물을 쓰지 않 아 진양주의 제 맛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진양주는 다른 청주와 달리 밑술을 만들 때 고두 밥을 짓는 대신 찹쌀로 죽을 쑨다. 그리고 찹쌀죽 을 누룩과 잘 섞어 발효시켜 밑술을 만든다. 그다 음 찹쌀로 고두밥을 지어 밑술에 섞은 다음 2차 로 발효를 시킨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온도인 데, 25도를 넘으면 술이 아니라 식초가 되어 버린 다. 온도를 알맞게 맞춰 발효를 시키면 천천히 술 이 우러나온다. 이것을 곱게 걸러내면 우리가 마 시는 진양주가 완성된다. 쉽게 보일지 몰라도 이 과정은 무려 한 달이나 걸린다. 인고의 시간과 과정을 거치는 동안 술에는 누룩 이 가진 순수한 향과 맛이 밴다. 이게 과연 딱 세 가지 재료만 넣어서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윽하고 달콤하다. 과연 궁중에서, 임금께서 즐겨 드시던 술답다.
사진 제공 : 전라남도 www.namdo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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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받던
밀주, 전라남도 대표 문화재가 되다
“옛날에는 술이 문화재가 돼서 이렇게 팔 수 있게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지. 집집마다 밀주단속으로 서슬이 퍼랬을 때니 까. 밀주 단속 피하려고 말도 못하게 힘들었어. 하지만 집안 대대로 내려온 건데 그걸 어떻게 포기해.” 60년대 중반에 순곡주 제조 금지령이 시행되면서 집안에서 빚어지는 가양주에 대한 단속이 심해졌다. 그리고 그건 진양주 역시 예 외가 아니었다. 밀주단속반이 들이닥치면 술 단지를 들고 산으로 강으로 숨기 바빴다. 만약 걸렸다 하면 벌금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 만 대대로 빚었던 술을 하루아침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86년에 충남 서천 소곡주가 무형 문화재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술도 문화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지. 그래서 우리 진양주도 문화재로 올리려고 했어. 그런데 문화재로 만들기에 는 너무 인지도가 없다는 거야. 지금까지 밀주단속 피하려고 꼭꼭 숨어 있었는데 시중에 알려졌을 리가 있나. 그래서 진양주 를 전국에 알리려고 무려 10년간 매달렸어. 그래서 겨우 자격을 얻고 문화재 신청을 했지만 3번이나 보류 당했지. 그렇게 고
“
진양주를 전국에 알리려고
무려 10년간 매달렸어. 그렇게 고생 고생해서 진양주가 93년에 문화재로 선정되었던 날을 난 잊지 못해.
생 고생해서 진양주가 93년에 문화재로 선정되었던 날을 난 잊지 못해.”
”
밀주로 단속받던 집안의 술이 전라남도에서 첫 번째로 무형문화재로 등재되던 날, 날아갈 것 같이 기뻤다. 그런데 다시 한 번 법의 단속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제조 허가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술은 문화재로 선정됐는데 빚는 사람이 밀주 단속에 걸리다니 그게 말이 돼? 억울해서 제조 허가를 내러 갔는데, 아니 어 떤 놈이 먼저 진양주로 상표 등록을 해 놓은 거야. 그래서 재판을 신청했지. 99년에야 재판에 이겨서 겨우 제조 허가를 따냈 어.” 현재 진양주는 당당하게 문화재로 이름을 올리고 애주가들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품질과 전통성을 인정받아 남도 전통술 품평회 에 나가 수차례 입상했으며, 이번에 열린 여수 박람회 만찬주로 세계인에게 소개되었다. 진양주는 빚는 데 약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날짜를 맞추지 못하면 제법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온도에 민감한 술이라 본래 여름 에는 빚지 못했지만 지금은 기술의 현대화로 계절에 무관하게 맛볼 수 있다. 500ml 두 병이 들어간 세트는 15,000원, 세 병이 들어 간 세트는 22,000원이다. 전용 잔이 포함된 도자기 특별 세트는 33,000원이다. 직접 제조장을 방문해 구매하거나 팩스나 전화로 택 배 구매가 가능하다. 82
한 잔 후의
이야기
진양주는 16도로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조금 낮다. 가만히 두면 하얀색 침전물이 내려앉긴 하지만 주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니 크게 신경 쓸 것은 없다. 술은 앞서 말했듯 투명한 노란색으로 하얀 잔에 담아 마시면 그 색을 좀 더 짙게 즐길 수 있다. 다른 청주와 마찬가지로 진양주 역시 술 향기가 진하다. 하지만 다른 청주처럼 진한 알코올 냄새는 나지 않는다. 누룩 냄새가 짙게 풍겨 포근한 여운을 준다. 첫맛은 달콤해 부드럽게 마셔진다. 그러다가 혓바닥 가운데에 이르면, 술맛이 강하게 입안을 훑는다. 그리고 응어리진 향취가 입천장을 뚫고 코끝으로 잔잔히 퍼진다. 이처럼 깊은 향과 맛을 가졌지만, 신기하게도 술맛은 목구멍을 넘어가기도 전에 가볍게 흩어진다. 뒤이어 담백하고 고소한 뒷맛이 따라와 혀 안을 개운하게 씻어낸다. 마치 곱게 빚은 찹쌀 경단을 한입 가득 깨문 것 같다. 그래서 연거푸 들이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양주는 여타 다른 안주가 필요 없게 느껴진다. 술에 뒤따라오는 고소한 뒷맛으로도 미각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기름지거나 다디단 안주를 먹었다가는 괜히 본래 맛을 해칠지 모른다. 허나, 다른 애주가의 평에 의하면 묵무침과 궁합이 잘 어울린다고 한다. 진양주는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더운 날 보관을 잘못하면 시어져 버릴 수 있다.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유통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 여름에는 15일, 겨울에는 3개월 정도가 한계다. 그러니 진양주를 구입 했다면 먼 옛날 왕이 되었다 상상하며 아까워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먹는 게 제 맛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술이 담긴 그 한 잔을 왕께서 읊었던 풍류와 함께 마신다면, 아마 그 기분을 조금 더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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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무형문화재 제 25호(최옥림) 소 재 지 전라남도 해남군 계곡면 덕정길 11 (덕정리 431번지) 전 화 061) 532-5745 홈페이지 http://www.jinyang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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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
초록 꿈이 우러나요!
보성 녹차이야기 글| 에디터 박혜미
흔히 ‘보성’하면 구불구불하고 길게 뻗어 있는 초록빛 차밭이 떠 오른다. 차밭은 해마다 몰려드는 인파로 북적거린다. 그 중에는 ‘녹차’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도 끼어 있다. 어른 들도 대부분 녹차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한다. 「하늘하늘 초록 꿈이 우러나요!」는 어린 찻잎이 갖가지 모험을 펼치며 녹 차가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스토리텔링화 했다. 한 잔의 녹차가 우러나 는 과정을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 쉽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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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를 알릴 8편의 동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 했던 것은 ‘무엇 에 대해 흥미롭게 이야기해줄까’였다. 어떻게 하면 지역의 이야기를 재 밌게 담아 아이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전달해줄까 하는 고민이었다. 특 히 보성은 녹차의 고장으로 알려졌지만 보성사람들이 언제부터 차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차밭과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는 전설이나 민담은 무엇인지 문헌자료가 충분치 않았다. 물론 순천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국의 발견, 전라남도(뿌리깊은나무)’를 통해 그 시작을 엿볼 수는 있었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일본인들이 차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차 재배 조건을 갖춘 보성읍 봉산리에 차밭을 일군 것이 출발이 되 었다. 하지만 광복과 함께 일본인들은 이곳에 심은 차를 수확하지 못하 고 떠난다. 이후 땅은 그대로 버려진다. 세월이 흐르면서 일본의 차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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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로부터 녹차에 대해 듣는 어린 찻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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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찻잎, 겨울을 보내고 차나무 속에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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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밭에 몰아치는 천둥번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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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 위를 구르는 어린 찻잎.
출 길을 열려는 정부의 의지로 보성 일대는 다시 차밭을 조성하지만 여 러 차례 고배를 마신다. 그러던 중 1978년에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에 서 ‘대밭골 잎차’와 ‘아흔아홉고개 잎차’를 개발해 전국에 보급하기 시 작하고, 이어 1980년 태평양 화학에서는 ‘설록차’를 보급해 보성을 차 밭의 고장으로 알리는데 기여한다. 2013년. 보성 차밭을 찾는 관광객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 지만, 보성은 여전히 차 재배와 관련된 역사 문화적 고찰이 부족하다. 사람들은 차밭을 걷고 차를 마시는 일을 통해 즐거움을 얻지만, 보성 녹차를 바라보는 그 이상의 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주 단순한 스토 리텔링을 통한 이야기 전달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변화시킬 수 있 을 거라 여겼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보성의 녹차이야기를 담은 ‘하늘 하늘 초록꿈이 우러나요!’라는 동화 어플리케이션으로 탄생했다. 동화를 제작하기 이전에 보성군청과 보성 차밭, 차박물관 등지를 돌며 자료 조사에 나섰다. 그러다 보성에 천 년이 넘은 차나무가 자생하고 있 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천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버텨 낸 차나무를 만나기 위해 여러 곳에 문의를 하다가 한국차박물관 뒤뜰 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성을 상징하는 차나무로 볼 수 있 는 만큼 특별히 보호하려는 의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료 조사에 나선 당시에는 차나무를 만나볼 수 없었다. 옮겨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외부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보성군청의 도움으로 보성 일대의 차밭과 야생차 자생지를 조사 하는 분을 만나 뵐 수 있었다. 그분을 통해 보성 일대 곳곳에 야생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특히 옛 절터나 귀향 온 선비들 이 머물던 가옥 주변으로 야생차밭이 형성되어 있다는 인상적인 이야기 를 들었다. 그 말은 다시 말해 선비나 승려와 같은 특정 계층이 차를 향 유하고 즐겼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었다. 보성 차의 기원을 거슬러 올려가면서 스토리텔링 소재들을 다양하게 발굴할 수 있을 거라는 기 대를 품게 됐다. 하지만 역사적인 고증이 따르는 스토리 라인은 좀 더 구체적인 자료 조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문헌자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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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대로 역사적인 고증이 있는 이야기를 구성하고 싶다는 생각은
린잎. 주인공 찻잎은 마침내 소녀의 찻잔 속에서 향긋하게 우러
했지만 실행은 쉽지 않았다. 소재 발굴은 결코 호락호락한 작업
난다.
이 아니었다. 역사적 자료가 미흡하다면 스토리는 자연스레 빈 약해질 터. 보성문화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녹차와 관련된 문
동화 ‘하늘하늘 초록 꿈이 우러나요’는 목포에서 활동하고 있
헌은 찾기 어려웠다. 따라서 보성 녹차이야기는 역사를 담는 방
는 극단 갯돌 배우들이 성우와 나레이션 녹음에 참여했다. 또한
향에서 선회해 녹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이들에게 교육적으
동화에 삽입된 국악동요는 대인시장의 길거리 공연을 시작으로
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다. 한 잔의 녹차가 만들어
이제는 바닥꼼바니에서 매월 정기 공연을 갖고 있는 인디밴드‘
지는 과정을 그려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바닥프로젝트’가 맡았다. 모두들 지역을 알릴 동화를 제작한다 는데 의미를 두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다. 이외에도 수채화
‘하늘하늘 초록 꿈이 우러나요!’는 찻잎이 차나무 속에서 겨울 잠을 자고 깨어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이후 차밭을 날다
느낌의 그림체는 전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삽화가인 김국화 씨와 손희선 씨가 공동 작업해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를 그려줬다.
멈춰 선 박새에게서 녹차에 대해 전해들은 어린 찻잎은 호기심 을 품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스토리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어
어린 찻잎은 녹차가 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호기심과 두려움을
린 찻잎은 소낙비를 내리는 천둥번개 아저씨가 무서워 바들바들
동시에 느끼지만 스스로 힘든 과정을 잘 이겨내고 마침내 소녀
떨지만, 용감히 빗방울을 맞아야 향긋한 녹차가 될 수 있다는 말
의 찻잔에 담긴다. 스스로 무엇이 되고자 하는 의지는 무엇보다
에 결국 잎을 활짝 펼친다. 그렇게 소낙비를 잘 이겨낸 어린잎에
중요하다. 보성은 드넓은 차밭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곳을 보다
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친다. 배고픈 염소가 질근질근 찻잎들을
깊이 있게 만들어줄 스토리는 부재하다. 물론 전남의 다른 지역
먹어치운 것. 친구들의 아우성에 어린잎도 놀라지만, 염소를 잡
도 마찬가지다. 전남에서 이제 막 태어나 문화콘텐츠 제작회사
으러 온 소녀 덕분에 주인공은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화창
의 길을 걷고 있는 ‘크레펀’은 지역의 빈 페이지들에 주목한다.
한 봄날을 맞아 어린잎은 찻잎을 수확하러 온 아주머니를 따라
음악과 그림, 배우들의 목소리라는 요소들을 다양하게 결합해
까만 솥이 기다리는 부엌으로 향한다. 녹차가 되기 위해 뜨거운
보다 풍부한 문화콘텐츠를 창조하고자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불길을 잘 참아낸 어린잎은 멍석을 구른 후 그늘 속에서 잠이 든
것을 꿈꾸는 활동가들의 집합체인 ‘크레펀’은 이 순간에도 흥미
다. 박새가 말한 ‘녹차’가 무엇인지 궁금했고, 결국 녹차가 된 어
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뜨거운 솥 안에서 용감하게 덖어지고 있는 어린 찻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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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나무놀이터와 함께 하는 2013년 이야기재주꾼 ‘돌배나무놀이터’를 만나는 법 전통을 오늘에 되살려 흥미롭게 만든 ‘돌배나무놀이터(원제:남도동화)’는 폭넓은 확산을 목표로 모 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제작됐다. 애플사(APPLE)의 아이폰(Iphone)과 아이패드(Ipad) 사용자 는 아이폰의 앱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 사용자는 구글의 마켓을 통해 만나볼 수 있 다.(*앱스토어 마켓에서 돌배나무놀이터 또는 남도동화를 검색하면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흥겨움을 선물하다 돌배나무놀이터에서 울려 퍼지는 동요는 국악을 전공한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 만든 ‘국악동요’. 전통악기를 실연주로 녹음해 아이들에게 흥겨운 우리 음악을 들려줘 전통악기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누구든 신나게 뛰놀 수 있는 놀이터 돌배나무놀이터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전체 모음으로 구성된 어플리케이션과 단일 동화로 구성된 어플리케이션 두 종류. 전통을 알리겠다는 첫 마음을 지키기 위해 단일 어플리케이션의 경우에는 동화·동요·애니메이션 등 모음 어플리케이션에 포함된 모 든 구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열어뒀다.(*단, 무료로 제공되는 단일 어플리케이션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만 이용 가능.)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들을 거리 전통을 기반으로 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보다 흥미진진하게 전달하기 위해 지역의 실력 있는 배우들을 모아 오디오북을 완성했다.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 연기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 바쁜 일상에 쫓겨 내 아이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한 부모를 도울 수 있는 흥미로운 들을 거리.
<8편의 동화> 1.달려라, 백구 - 돌아온 진돗개 이야기 2.소금이와 친구들 -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 3.뚝딱뚝딱, 우리는 도깨비 - 못된 어부 만득이를 혼내준 청산도 도깨비들 4.어서 너만의 멋진 날개를 펼쳐봐! - 하늘을 멋지게 날아오른 익룡, 높새 5.삼학도가 된 세 처녀 - 목포 유달산에서 수련을 하던 청년과 세 처녀의 사랑 6. 그리움으로 피는 꽃, 상사화 - 젊은 스님 석이와 분이의 슬픈 사랑 7. 흙말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 - 소년과 흙말이 옛 무덤속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8. 파릇파릇 초록꿈이 우러나요! - 찻 잎이 향기로운 녹차가 되는 과정
남도동화 어플리케이션 지난 2012년 3월 29일은 창조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문화콘텐츠기업 ‘(주)크레펀’에게 첫 번째 도전이 허락된 날이다. 전남문화산 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2년 융합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어 남도를 알릴 동화 어플리케이션 제작에 임하게 되었 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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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이야기 불운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 밖에 없다 - 해리 골든
몸도 마음도 한껏 들뜨는 봄입니다. 봄을 맞아 다들 나들이는 다녀오셨는지요. 사방을 에 워싼 산과 들에서는 초록 잎들이 고개를 내미느라 바쁩니다. 아마 이 땅에 모든 것들은 우 리만큼이나 겨울 추위 속에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시 작하는 3, 4월에도 언제나 기쁜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물병자리 (1월 21일 ~ 2월 18일) ★ 바라는 것은 많으나, 손에 쥐는 것은 적다. 봄을 맞이해 몸도 마음도 들떠서 이것저것 새로 운 시도를 시도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부푼 꿈을 안고 새로운 공부나 일을 시작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때 아닌 문제로 근심걱정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이 기대했던 만큼 실적이 나오 지 않아 실망감과 자괴감에 힘들어 하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봄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원하는 것처럼 행운이나 기적이 짠하고 나타나지는 않겠 지만 적어도 마음만큼은 편할 것이다. 지금은 아 니더라도 후에 다가오는 기회를 노려보자.
양자리 (3월 21일 ~ 4월 20일)
★ 사람들을 만나야 돈이 몰린다 올봄에 남다른 열정과 기획을 품었을지도 모르 겠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은 본격적으로 활약할 때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3, 4월에는 전반적 으로 금전적인 운과 사교적인 운이 활발하게 일 어나는 시기다. 만약 모종의 일로 고민하고 있다 면 비교적 사람을 많이 만나고 야외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라. 사람을 만나야 돈이 모 인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상태를 이루는, 제법 풍족한 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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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2월 19일 ~ 3월 20일) ☆ 힘든 당신, 일단 떠나라 마음의 상처나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을 것이 다. 그래서 그 때문에 지금 일이든 공부든 손에 잡 히지 않고 멍하니 시간만 보내고 있는 건 아닐지 염려스럽다. 하지만 과거의 일에 연연하느라 현재 를 허비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라. 오히려 지금 멍하니 있다가 더 큰 후회 에 사로잡힐지 모른다. 슬픔은 되새김질하면 할 수록 더 깊어질 뿐,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봄볕이 비치는 바깥으로 과감히 나 가는 것이다. 이직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새 로운 것을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상처 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새로운 것을 체험 할 기회가 있다면 당장 붙잡을 것을 추천한다.
황소자리 (4월 21일 ~ 5월 21일)
☆ 한순간의 선택에 모든 것을 좌우지 한다. 심적으로 문제나 걱정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과 거에 있었던 일로 지금까지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를 미 루고 미루다가 결국 직면한 후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이 때 제법 사려 깊은 생각과 신중한 결단이 필요하다. 괜히 기분이 떠 밀려 도망치듯 선택하는 것은 삼가라. 결과적으 로 봤을 때 문제는 일단 끝난다. 다만, 그게 좋은 쪽으로 해결될지는 그쪽의 선택에 달렸다.
쌍둥이자리 (5월 22일 ~ 6월 21일) ★ 설마 아직도 겨울잠을 자고 있나요? 이제 나태함을 내던지고 자리에서 본격적으로 일어나야 할 시간이다. 개구리도 봄이 되면 뛰어 오르는데 당신은 아직도 자리를 미적미적 지키고 있는 건가. 올봄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교적인 활 동에 전념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휴식기였다면, 이제부터는 활동기다. 당신이 가진 힘과 역량을 본격적으로 펼쳐라. 취직이나 좋은 아르바이트 자 리를 생각 중이었다면 괜찮은 일자리가 들어올 수 도 있다. 혹은 직장이나 단체에서 제법 훌륭한 성 과로 많은 이들의 감탄을 받을 수도 있다. 단, 갑 자기 자잘한 문제가 끼어들 수 있으니 모든 일에 만전을 구하자.
사자자리 (7월 23일 ~ 8월 22일) ★ 언제나 조심조심, 일단은 나부터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봄에는 언제나 조심하고 일단 몸을 사리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당신 이 노력 하면서 차근차근 진행하던 일이 한순간의 선택으로 틀어져 버릴 수 있다. 어쩌면 가까운 사 람에게 어려운 부탁이나 난처한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부터 보증 서달 라는 친척은 몽둥이가 답이라고 했다. 이때는 매 정하다 생각하지 말고 일단 본인부터 챙겨라. 전 반적으로 운수는 좋은 쪽지만 괜히 잘못하다가 구설수에 올라 모두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 하라.
천칭자리 (9월 24일 ~ 10월 23일) ★ 고민할 시간에 일단 돌진 지금 이런저런 고민을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 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그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해답은 그 즉시 일에 몰두하는 행동력과 결 단력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직면한 문제는 다 른 누가 아닌 바로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다. 도움 이나 조언을 구하는 것보다는 일단 무작정 달려 드는 것을 추천한다. 결과적으로는 원하는 대로 완만하게 해결될 것이니 너무 걱정은 말라.
궁수자리 (11월 23일 ~ 12월 21일) ★ 어쨌든 이 악물고 버티자 힘든 상황에 눌려 한창 골골대는 중이 아닐까 싶 다. 봄은 왔는데 일은 안 풀리고 왜 몸은 더 무겁기 만 한 건지. 확실히 이번 봄은 많은 부분에서 힘든 시기다. 자신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그 이상 으로 일이 들어온다. 게다가 분란과 분쟁의 조짐 이 보이기 때문에 주위의 도움도 확실히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버티는 자가 곧 승리하는 자임을 기억하자. 당장 힘든 일이 있다고 희망을 잃고 무 조건 포기하는 것은 금물이다.
게자리 (6월 22일 ~ 7월 22일) ☆ 늘 바쁜 당신, 이제 뒤를 좀 돌아봐요 남다른 열정과 패기로 지금까지 힘차게 달려왔으 리라 생각된다. 당신이 누구보다 노력하고 힘써왔 다는 것은 분명 알지만, 너무 급하게 달려오느라 이것저것 놓친 것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아 직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잠시 멈춰서 주위 를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당신의 노력과 재능으로 완성될 것이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자. 당신의 창의력과 남다른 감성 은 분명 인정받을 것이다.
처녀자리 (8월 23일 ~ 9월 23일) ☆ 베풀어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다. 일상에 새로운 변화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학 교에 진학할 수도 있고, 새 직장을 얻을 수도 있 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 면 무슨 일이든지 일단 요행을 바라는 것은 삼가 라. 모든 일에 성실하고 꾸밈없이 대해라.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베푸는 것도 좋다.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지 모르 지만 이것은 곧 훗날 더 큰 보상이 되어 돌아온 다. 너그럽게 마음을 여는 것만큼 사람을 움직이 는 것도 없다.
전갈자리 (10월 24일 ~ 11월 22일) ☆ 5월의 주인은 바로 당신! 이번 봄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기에 딱 좋은 시 기다. 이직, 유학, 진학 등 만약 지금보다 더 크고 넓은 경험을 할 기회가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하 라. 도전 후 조금 힘든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 애운이 굉장히 좋다. 만약 지금 오래 만나고 있는 연인이 있다면 봄이 가기 전에 프러포즈를 시도하 라. 5월의 신랑 신부가 되는 것은 당신일 수도 있 다.
염소자리 (12월 22일 ~ 1월 20일) ☆ 축배를 들 시간이 머지않았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쳐 오지 않았을 까 싶다. 이런저런 일에 치이고 얼핏 주위와 불화 까지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하지 말 라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시간이 본격적으로 끝나는 시기가 다가온다. 고생 끝 행 복 시작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힘들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승리의 축배를 들 날이 머지않았다. 지 금까지 당신의 노력은 분명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마지막까지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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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보성 일림산 커다란 꽃모양으로 펼쳐진 부드러운 능선을 분홍빛으로 에워싼 철쭉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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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시선으로 사람과 사람을 풍요롭게 잇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고자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하며 더 높은 IT기술을 꿈꿉니다
즐거움을 창조하는 종합 컨텐츠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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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1970번지 I 전남 문화 산업진흥원 내 F-101호 Tel I 070.8600.1254 Fax I 061.283.1254 E-mail I mycrefun@gmail.com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