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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나루살롱 | 네모칸(정준영)
네모펜스튜디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 넷의 아빠이자 프리랜서 만화가입니다. 네모난 종이위에 상상의 날개를 펼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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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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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 9월의 나루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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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기록되지 않는 것은 기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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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 나루의 발견 #45. 온기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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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6. 팔레트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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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7. 광진구마을자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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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나루의 발견 #48. 강재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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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어슬렁 마을산책×광진마을자치센터
지역문화 진흥사업 – N개의 서울 지원사업 <2020 광진 문화연구소> 나루사이 프로젝트 발행처
(재)광진문화재단
발행인
김경남
편집/총괄
임숙자, 문지은
기획/취재
김민희, 이슬기, 최윤아, 조주현
디자인
A32
사진
이기완
주소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76 4층
전화
02-2049-4700
홈페이지
www.naruart.or.kr
발행일
2020. 9
본 출판물의 저작권은 (재)광진문화재단에 있습니다. 본 출판물에 실린 글과 사진에 대한 권리는 필자와 저작자에게 있으며, 전체 또는 일부를 발행인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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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소소한 기록 속, 소중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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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 이달의 영화×KU시네마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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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 이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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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ender | 광진구 문화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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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광진문화재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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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Letter
매 달 발간되고 있는 나루사이의 시작은 ‘내가 발견한, 나만 알고 있는 광진구의 문화 공간과 예술가를 모두가 알게 할 순 없을까?’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에서 시작된 나루사이는 어느새 17호까지 발행되며, 지역의 변화를 고스란히 간 직한 월간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공간을 나루사이 4호에서, ‘광진구에도 이런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 광진구에 이 분야 예술가는 없을까?’라고 느꼈던 갈증을 나루사이 10호에서, 나루사이 8호에서 가졌던 고민의 해답을 나루사이 15 호에서 찾으며 기록의 가치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번 17호의 주제가 ‘기록’이여서 그럴까요. 이번 호에는 나루사이와 결을 같이하는 분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10년간 지역을 기록하고 있는 분의 이야기부터 손 편지, 사진, 동네를 통해 지역을 담아내는 분들의 인터뷰까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17호를 마감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폭염, 태풍. 유난히 힘든 2020년 을 견디고 있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나루사이가 작은 위로와 따뜻함이 되길 바래봅니다. 문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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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기록되지 않는 것은 기억되지 않는다 정지연 | <스트리트 H> 편집장·공동발행인
<스트리트 H>는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다. ‘로컬 매거진’이라는 말보다 조금은 소박해서 마음에 든다. 얼마 전, EBS 라디오에서 만난 신예희 작가는 “겨우 동네 문화 잡지가 아니라 홍대앞 아카이빙 그 자체가 아니냐”고 했다. 고마운 일이다. 2009년 6월 창간 하여 매월 무료로 배포되는 <스트리트 H>는 ‘홍대앞’이라는 공간을 ‘동네’로 인지하는 사람들이 만들고 읽는 잡지다. 여기서 ‘홍 대앞’은 홍익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 아니라 홍대로 통칭되는 음악, 미술, 출판, 디자인 등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하나의 ‘신 (scene)’으로서 동네를 말한다.
<스트리트 H>를 만들고 동네를 기록하는 이유
왜 <스트리트 H>를 만들었을까.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뉴욕에 장기 체류한 적이 있다. 그 시절에 <타임아웃 뉴욕>, <L매거진>, <빌리지 보이스> 같은 뉴욕의 로컬 매거진들을 발견했다. 잡지엔 종종 특집이 실렸다. ‘숨겨진 뉴욕’, ‘당신이 뉴욕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101가지’ 같은 기사에는, 그 도시의 면면을 만들어낸 오래된 공간과 인물과 역사가 촘촘히 얽혀 있었다. 그런 것들이 부러웠 다.
마침 홍대 카페에 대한 책을 쓰며, 90년대 후반 안상수 교수와 금누리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던 ‘전자카페’ 일렉트로닉스에 대한 사 진 자료를 찾다 보니 더 그랬다. 당시엔 사진을 찾을 수 없었고, 나중에야 연락이 닿은 안상수 교수는 해당 공간을 소개했던 잡지의 기사를 스캔본으로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런 아쉬움이 <스트리트H>를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스트리트 H> 2주년 기념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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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H> 5주년 기념 전시회
잡지를 창간하고 2년 후 자료를 수집하고 싶은 차원에서 ‘90년대 홍대앞’ 전시를 준비할 때도 그랬다. 모던록의 성지와도 같았던 스팽글, 라이브 클럽쌤, 고급 예술서점 아티누스의 1층 카페 리브로, 런웨이 같은 무대 위로 찌그러진 맥주캔이 날아다니던 ‘발전 소’, 한 시대를 풍미한 ‘황금투구’와 ‘언더그라운드’ 같은 록카페들…. 인디문화의 발현지와도 같았던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자료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적었다. 있다 해도 어딘가에 흩어져 있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기록’과 ‘아카이빙’을 우리 잡지의 기본으로 잡았던 것은 우리는 우리가 애정하고 아끼는 홍대앞이라는 동네의 면면을 잘 기억하고 싶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건축가 알도 로시는 “기억은 장소와 연결되어 있으며 도시는 집단적 기억의 장소”라고 말한다. 우리의 기억은 특정 장소와 결합돼 있으며, 도시는 이처럼 그곳에 살았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기억과 얽혀 집단적 기억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식민지 치하 청년들에게 명동 ‘은성’이 그랬고, 50년대생들에게 종로의 쉘부르, 대학로 학림다방이 그랬듯이.
그러나 이 ‘집단적 기억의 장소’라는 측면에서 보면, 서울은 불행한 도시다. 서울이 “유래 없이 젊은 도시” 이기 때문이다. 6백년 도읍지라는 서울에 있는 건물 75% 이상이 1980년 이후에 지어진 것들이다. 50년이 넘은 건물은 2.43%에 불과하다. 부동산 광풍 과 재개발 붐은 낡고 오래된 것을 가치 없다고 규정짓고 가차 없이 부수었다. 그리고 새롭되 정체불명의 건물을 쌓아올렸다. 이경 훈 교수가 서울을 ‘기억 상실의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다.
1)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이경훈 7
그런 점에서 보면, 홍대앞의 우리는 겹으로 불행한 존재다. ‘단 한 번도 불이 꺼지지 않은 부동산 광풍의 메카’인 홍대는 끊임없이 기억과 연결된 공간들을 지우고 부수어왔으니까. 그렇게 제로시어터가 사라졌고 살롱바다비가, 클럽 타가 사라졌다. 공간이 사라 지면서, 그 공간을 운영하던 주체도 떠나가고 그 공간에 쌓인 의미 있는 활동과 가치와 멋진 이야기도 사라져버렸다. 젠트리피케이 션으로 인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잡지를 통해 지금 현재의 중요 공간들을 기록하고, 동시에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공간들을 계속 호명하기 위해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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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측면에서 조금 더 얘기하고 싶은 것은 지도 작업이다. 우리는 매달 지역을 돌아다니며 없어진 공간과 새로운 공간을 파악해 지 도를 업데이트하는데(요즘은 조금 게을러지긴 했다.) 그 이유는 어떤 공간이 ‘여기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보통 어딘가를 찾아갈 때, 즉 위치 정보가 필요해서 지도를 본다. 그러나 <스트리트 H>는 지도가 갖는 존재 정보에 주목한다. 어떤 공간이 ‘여기 있었다.’라는 팩트에 주목한다. 1년이면 12장의 지도, 10년이면 120장의 지도가 나온다. 시간성을 가지고 공간 정보가 쌓이면 그 시간의 레이어(layer) 속에서 의미가 생겨날 수 있다. 홍대에 있는 공간 전체를 마킹하진 못하기 때문에 한계는 있겠지 만, 이런 레이어를 통하면, 2000년대 초반 카페의 확장, 그리고 상수나 당인리, 합정과 같은 특정 지역의 개발을 읽어낼 수 있을 지 도 모른다. 이런 양적 성장에 대한 기초 데이터가 쌓이면, 누군가는 다른 눈으로 홍대앞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공동체가 되었다
이렇게 한 호 한 호 잡지를 만들고 이 동네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면서,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겨났다. 가장 큰 변화는 누군가는 그 저 술 마시고 공연 보러 오는 동네일지 모를, 이 홍대앞을 바로 나의 동네로, 공동체로 느끼고 응원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난 이곳 을 더 나은 동네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문화예술가 이웃, 동료 시민들, 네트워트 속에 속해 있고, 그 사실이 뿌듯하다.(나는 실제로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잡지를 통해 지금의 홍대앞을 만들어온 예술가와 취향생산자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지역사회에서 그들의 삶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기획을 만들고 실천하는 기획자들과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리도록 마이크를 쥐어준다. 그렇게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 를, 제로 웨이스트 카페를, 홍대앞의 1인 책방들을 찾아서 기록한다. 서교예술실험센터가 문 닫아야할 지도 모른다고 할 때, 당인리 문화발전소가 생긴다고 할 때, 홍대를 예술관광특구로 지정한다고 할 때, 이 모든 동네의 이슈에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타자가 아 니다. 기계적 중립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서 잡지를 만드는 중간 중간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던 독자들, 오랫동안 잡 지를 만들어왔음에도 잘 보이지 않던 독자들의 얼굴이 비로소 잘 보이게 되었다.
올해 <스트리트H>는 11년째를 맞이한다. 시작할 때 ‘적어도 10년은 채우자’라고 했던 약속을 이렇게 지킨 것이 놀라우면서 한편으 로는 놀랄 만큼 덤덤하기도 하다. 쏜살 같이 흘러간 시간이었다. 때론 고단하고 때론 지지부진하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꽤나 즐 겁고 멋졌던 10년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여전히 <스트리트 H>를 만들고 있을 것 같다. 왜일까? 그 질문에 대 한 답은 이 글의 제목으로 대신할까 한다.
정지연 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잡지계와 출판계에서 일했다. 홍대앞 동네잡지 <스트리트H>를 통해 홍대앞의 변화상을 기록하고, 홍대 앞 문화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면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소소북스라는 이름으로 여러 공공기관과 콘텐츠 기획 및 제 작, 출판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9
Society | 나루의 발견 #45 온기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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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 나루의 발견 #45
'가을에는 편지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을 맞이하는 요즘, 왜인 지 이 노래가 입가에 맴돈다. 누구나 버리지 못하는 몇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분명 서랍 속의 빛바랜 편 지가 아닐까. 이따금 꺼내 읽으면 흐릿해져 가는 추억에 먹먹해지고, 풋풋한 우정을 나눴던 옛 친구들이 문득 그리워진다. 이제는 손 편지보다 스마트폰 메신저가 더 편한 세상이지만 우리는 이따금씩 손 편지로 추억을 소 환한다. 광진구에는 꾹꾹 눌러쓴 아날로그의 기록으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들이 있다. 익명의 고민에 손 편지로 답장을 보내는 ‘온기 우편함’이 그 주인공이다. 따뜻한 마음과 함께 실어 보내는 손 편지만큼 온기가 넘쳤던 ‘온기 우편함’ 운영자 ‘조현식’님과의 이야기를 지금 들여다보자.
먼저 ‘온기 우편함’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
‘온기 우편함’을 운영하기 위한 여러 공간 중 특
다. 포털 사이트에는 ‘온기 제작소’라고도 나오던
별히 광진구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있는지
데 정확한 명칭도 궁금하다.
처음에는 공간을 만들 여건이 되지 않아 카페를 전전
‘온기 제작소’로 처음 시작을 했고 정식 명칭은 ‘온기
하며 활동을 했다. 이후 서울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
우편함’이다. ‘온기 우편함’은 익명의 고민 편지에 손
다 비교적 월세가 저렴해 광진구 군자동에 자리잡게
편지로 답장을 해주는 손 편지 상담소라고 할 수 있다.
되었다. ‘온기 우편함’에서는 자원 봉사자를 ‘온기 우체
누구든지 고민을 편지에 적어 온기 우편함에 보내면
부’라고 부르는데 광진구는 ‘온기 우체부’분들이 쉽게
‘온기 우체부’들이 손 편지로 답장을 전해드린다. 우편
모일 수 있는 중간 위치기도 했다. 살짝은 다른 이야기
함의 이름인 ‘온기’는 따뜻한 진심을 전달하자는 의미
지만 (웃음) 우리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린이
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따뜻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우
대공원이 있는데, 어린이대공원을 찾는 가족들의 표정
편함 색도 노란색으로 맞추었다. (웃음)
을 보면 내 마음까지 따뜻해질 때가 있다. 이런 모습에 반해 (웃음) 어린이대공원에 ‘온기 우편함’을 설치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싶었었는데, 실제로 이번 달에 어린이대공원에 우편함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않나
을 설치하게 되었다. (웃음) 설치되면 모두들 꼭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
‘온기 우편함’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베스트셀러인 <나미야 잡화점의
광진구에도 ‘온기 우편함’이 생긴다니 무척 기대
기적>을 읽고 영감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다. 워낙 유
가 된다. 설치되면 꼭 보러 가겠다. (웃음) ‘온기
명한 소설이라 모두 내용을 아시겠지만, (웃음) 이 책
우편함’에서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쓰는 편지를
은 과거로부터 고민이 적힌 의문의 편지가 도착하고,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에 대해 현재를 사는 주인공이 답장하는 이야기이
‘온기 우편함’ 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
다. 책을 읽은 후 우리 사회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
한 것은 ‘진심’이었다. 손 편지에는 이러한 진심이 담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
겨있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SNS의 발달로 사람과 사
들이 있는데, 누군가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람이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이 보다 쉽고 빨라졌지
것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곳이 있
만, ‘과연 그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
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않나.
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속도는 느릴지라도 나의 진
‘온기 우편함’이 외로운 타인을 위로하는 좋은 방법이
심이 전해지는 소통의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고, 그 해답을 손 편지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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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 나루의 발견 #45
앞선 질문에 ‘온기 우편함’ 자원봉사자들을 ‘온기
답장할 때 꼭 지켜야 하는 규칙 중 하나는 고민에 대한
우체부’라고 부른다고 하셨는데, ‘온기 우체부’ 모
‘정답’을 드리지 않는 것이다. 삶에 정답이 없지 않나.
집이나 활동하시는 분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부
고민 편지를 보내는 분들도 정해진 답을 바라고 편지를
탁드린다.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고민에 대한 정답보다는 자신의
처음 모집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했었다. 활동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가 필요해서가 아닐까라고 생
을 계속 하다 보니 언론 보도를 통해 자녀를 둔 어머님
각했다. 그렇기에 ‘온기 우체부’들 모두가 고민에 대한
들도 오시고, 그 분들의 지인들도 오시고 계속 연결되
답을 드리기보다 최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와
더라. 편지를 보낸 분들이 ‘온기 우체부’가 되기도 하고.
공감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웃음) 그러다보니 현재 90명 정도가 ‘온기 우체부’로
‘온기 우체부’의 연령대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활동 중이다. 아무래도 직접 답장을 받아 봤기에 이 경
데, 각자 경험이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답
험을 다른 분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편지를 받으신 분
장을 쓰고 있다. 답장을 쓰다가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들이 ‘온기 우체부’ 활동을 하려고 많이 오시는 것 같다.
‘온기 우체부’분들이 서로 이야기 나누며 최대한 도움 을 드릴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민에 대한 정답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편지를 읽다 보면 ‘온기 우체부’들만 보기엔 아까
위로가 필요해서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운 내용들도 많을 것 같다. 고민 편지를 따로 보관 하는지, 보관한다면 이 기록들을 나중에 전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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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온기 우체부’ 분들이 답장을 할 때 지켜야
책으로 공개할 계획은 없는지
한다거나 강조하는 규칙이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
고민 편지는 카테고리를 나눠 따로 보관하고 있다. 편
다.
지 공개 관련해서는 사실 손 편지 대부분이 익명이기에
Society | 나루의 발견 #45
오픈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온기 우편함’에서 새
답장 편지를 적어주었다. ‘온기 우체부’님께서 편지 내
롭게 추진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온라인 플랫폼이다.
용을 그 자리에서 읽어 주셨는데 딸에게 자랑스럽고,
손으로 쓴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 플랫폼에 올
정말 사랑하고, 하늘에서 잘 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리면 ‘온기 우체부’가 답장을 주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자녀를 키운 어머님 입장에서 편지를 쓰다 보니 더욱
손 편지 같은 경우 익명이지만 사전에 동의를 받을 수
진심이 느껴져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있어 가능하다면 이를 엮어 책으로 발행하고 싶긴 하 다. ‘온기 우편함’에서 편지를 카테고리별로 나눠 구분
이야기를 듣는데 코끝이 찡해졌다. 답장을 받은
할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사람들의 고민이 대부분
그 분도 편지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 질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훗날 손 편지가 책으로 발행된
문을 광진구로 돌려보려고 한다. ‘온기 우편함’
다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누군가가 이를 통해 위로
혹은 현식님에게 광진구는 어떤 곳인지
받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광진구에서 활동한 지 이제 1년 반 정도 되었다. 서울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다녔지만, 광진구는 활동하기에
그동안 ‘온기 우편함’ 활동을 하며 수많은 편지를
도 지리적으로도 적합하고, 활발하면서도 안정적인 모
받았을 것 같은데, 가장 인상 깊었던 편지가 있다
습이 공존하는 지역인 것 같다. 대학가도 많고 주거단
면
지도 생각 이상으로 많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양면성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는 결혼을 앞둔 30대 여성분이
이 있는 느낌이다. (웃음)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결혼 축하를 받고 싶다는 내용 의 편지였다. 그래서 ‘온기 우체부’로 활동하시는 어머
오늘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인터뷰는 또 처음
님 한 분께서 그분의 부모님이 되어 사랑하는 딸에게
인 것 같다. (웃음) ‘온기 우편함’이라는 이름답 게 많은 사람들에게 온기를 나눠주고 계신 것 같 다. 어느새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 다면 처음 시작했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 주일에 편지가 10통만 와도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하 지만 지금은 70통, 많게는 80통에 편지가 오고 있다. (웃음)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모든 편지에 집중하 기 어려워질 때가 있다. 그런데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정 성스럽게 답변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앞으로도 계속되 었으면 좋겠다. 그게 온기 우편함이 나아가야할 목표 이자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글
최윤아
사진
이기완
주소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15길 26 1층 온기우편함
문의
070-8614-6681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ongi_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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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 나루의 발견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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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 나루의 발견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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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6 팔레트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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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6
기록은 우리의 일상 도처에 존재한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과거의 기록들이 쌓인 결과물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것처럼 짧은 메모부터, 스케쥴러, 매일 쓰는 일기, 이미지, 소리, 영상까지.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 늘을 써 내려가고 있다. 광진구에는 다른 기준과 방법으로 기록의 중요성을 외치는 공간들이 있다. 바로 ‘팔레트사진관’과 ‘광진구마을 자치센터’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추억과 삶의 순간을 담아내는 동쪽의 유일한 필름 사진 현상소 ‘팔레트사진 관’부터 “춤추는 마을, 꿈꾸는 자치”라는 슬로건 하에 주민이 마을의 주인이 되는 그날을 위해 동네를 기록하 는 ‘광진구마을자치센터’까지. 오늘도 의미 있는 기록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두 곳을 만나보자.
먼저 ‘팔레트사진관’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
상이 안되었기에 내가 직접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린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많은 정보
‘팔레트사진관’은 2019년 5월 오픈한 필름 전문 사진
를 얻을 수 있지만 내가 시작할 때는 아니었다. (웃음)
관이다. 주 업무는 필름 현상이지만 서브로 증명사진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과 여권 사진도 촬영하고 있다. 사실 전문적으로 사진
추억과 기록이 날아갈 수 있기에 지금도 항상 조심하
을 배운 적은 없다. (웃음) 원래는 IT 및 게임 분야에서
면서 작업하는 중이다.
근무하는 직장인이었다. 그저 필름 사진이 좋아서 오 랜 시간 찍다 보니 필름 현상까지 다루고 싶어졌고, 독
하나에 몰두하면 굉장히 빠져드는 성격이신 것
학으로 깨우치게 되었다. (웃음) 잠시 직장 생활 휴식
같다. 답변에서 필름 사진에 대한 열정이 느껴
기를 갖던 중 사진 업계에 있는 선배의 추천으로 광진
진다. 사실 저는 필름 사진을 잘 알지 못하는
구 자양동에 덜컥 공간을 꾸리게 되었다.
필.알.못이다. (웃음) 필름 사진의 종류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는지
독학으로 시작해 공간까지 오픈하다니 정말 대단
필름 카메라는 크게 세 가지 종류다. ‘컬러 네거티브’,
하시다.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
‘흑백’, ‘슬라이드’로 나뉜다. ‘컬러 네거티브’ 필름은
다는 말이 사장님을 보니 떠오른다. (웃음) 필름
일반적인 사진관에서도 작업할 수 있지만, ‘흑백’과 ‘슬
사진을 오랜 시간 찍었다고 하셨는데, 사진을 시
라이드’ 필름은 전문 현상소를 찾아야 한다. 수요가 적
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은 것도 문제지만 ‘흑백’ 필름의 경우 어떤 약품을 쓰느
대학생 때 취미로 사진을 찍었다. 디지털 카메라,
냐와 온도에 따른 민감함이 있어 결과물이 천차만별이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이 한창 보급되던
기 때문이다. 현상 시간을 단축하는 여러 방법이 있지
시기였는데, 사진을 찍다 보니 원류인 필름 사진이 궁
만 단축하는 만큼 사진의 질을 포기해야 한다. ‘팔레트
금해졌다. 그렇게 처음 접한 필름이 슬라이드 필름이
사진관’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기본을 잘 지키면
었다. 슬라이드 필름은 현상 후 라이트 박스를 통해 눈
서 퀄리티를 높이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 타 업소
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순간 디지털 카메라에
와 비교해서 가격을 조금 더 받고 있는데도 단골 분들
서 느낄 수 없는 희열을 맛보았다. 동시에 “아! 필름 사
이 많다. 필름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 스스로가 만족
진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웃음)
하는 결과를 얻으면 자연스레 주변에서 인정해줄 것이
그때부터 가지고 있던 DSLR을 다 팔고 필름 값을 충
라 믿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웃음)
당하며 가열차게 필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필름 사진을 촬영하고 맡기는 기다림 자체가 대부분의 필름 현상소는 충무로에 밀집되어 있는데,
디지털이 대체할 수 없는
집에서 거리가 있기도 하고 흑백 필름의 경우 당일 현
매력적인 부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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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6
필름 현상에 온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몰랐
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획했다. 3인 이상 모이면
다. 굉장히 세심한 작업이구나 싶어 새삼 놀랍다.
언제든지 오픈할 수 있다. 또, ‘슬라이드 체험 클래스’
그렇다면, 필름 사진이 주는 특별한 매력은 무엇
도 있다. 나 역시 슬라이드 필름에 매료되어 사진에 입
인지 궁금하다.
문하게 되었기에 이 감동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누
같은 필름이어도 사람마다, 필름마다 개성이 각기 다른
고 싶었다.이 클래스는 출사지를 정해 모여서 슬라이드
점이 참 재미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원본이 있다는 점
필름을 받아 촬영하고, 다음날 현상된 필름을 받아보는
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디지털
프로그램이다.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최근에는 홍
카메라로 찍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보나 모집을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 하루빨리 상황이
핸드폰으로 찍는 사진들도 너무나 잘 나오고. 2010년
안정되어 다시 많은 분들과 만나고 싶다.
즈음 필름 사진이 점차 종적을 감춰서 이러다가 없어지 는 게 아닐까 걱정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앞선 질문에 현상소가 주로 충무로에 위치해있다
몇 해 전부터 아날로그 열풍이 불면서 다시 필름을 찾
고 하셨는데, 광진구에 자리 잡게 된 특별한 계기
는 수요가 많아졌다. 필름 사진을 촬영하고 맡기는 기
가 있는지 궁금하다.
다림 자체가 디지털이 대체할 수 없는 매력적인 부분인
처음 지역을 고민했을 때에는 광진구를 떠올리지 못
것 같다.
했다. 필름 현상소가 모여 있는 을지로와 충무로를 고 민하던 중 굳이 포화 상태인 그곳에 가서 경쟁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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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트사진관’에서 필름 관련한 프로그램도 운영
이 맞을까 싶었다. 찾아보니 직접 모든 종류의 필름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다. 어떤 프로그램들인지 설명
작업하는 필름 현상소가 서울의 동쪽에는 하나도 없다
부탁드린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광진구에서
본인이 촬영한 필름을 직접 현상해보는 ‘자가 현상 클
강 건너 위치한 강동구인데, 여러 가지를 따졌을 때 광
래스’를 운영 중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
진구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조건도 알맞다 싶어 자리
하고 난감했던 나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은 실패하
잡게 되었다. 공간을 오픈하고 1년 정도 지내보니 동쪽
Space | 나루의 발견 #46
공간을 운영하면서는 영정사진을 스캔할 수 있냐는 문 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보통 영정사진 스캔은 디지 털 사진을 가지고 오시는데, 그 분은 필름 자체를 스캔 할 수 있냐는 말씀이셨다.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셔 서 급하게 영정사진이 필요하신데 오래된 필름 속 사 진을 인화하고 싶어 하셨다. 여느 때 보다도 더욱 심혈 을 기울였고, 다행히 사진이 잘 나왔다. 그 날의 현상과 인화 작업은 말로 정의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기분이 들 어서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아 있다. 어느새 오늘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이다. ‘팔레트 사진관’이라는 이름으로 나아갈 미래가 궁금하다. 처음 공간을 오픈할 때 구하고 싶은 필름 스캔 장비가 있었다. 그 장비를 구하지 못하면 가게를 차리지 않겠 다고 다짐했다. 운 좋게도 장비를 구하게 되었고, 이 장 비는 한국에 5대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스캔 장비는 세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게 나오는데 수 백, 수 천 번의 튜닝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가게마다 지향점이 다르겠지만 나는 현상소가 자기의 색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팔레트사진관’이라는 이름 답게 다양한 색을 담으며 앞으로도 지금의 초심과 주 관을 잃지 않고 싶다. 손님들이 자신의 기억을 믿고 맡 길 수 있는 가게로 오랜 시간 남고 싶다. 에 필름 현상소가 생겨서 좋다는 말씀을 손님들이 종 종 전하신다. 다행히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다.
글
(웃음)
사진 이기완
이슬기
서울 동쪽에서 모든 종류의 필름을 직접 현상하 는 유일무이한 필름 현상소라는 타이틀이 참 멋 있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혹은 사진을 촬영하시 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언젠가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명을 받아 카메라 하나 달랑 들쳐 메고 강원도로 급히 떠난 적이 있다. 바다가 보이는 한 곳에 삼각대를 올려놓고 밤새 별 사 진을 촬영했는데, 너무 배가 고프더라. 허나 밥을 먹으 러 가려면 카메라를 가져가야 할텐데, 밥 먹는 시간 동
@palettefilmlab
안 촬영 할 수 없다는 점이 아깝더라. 결국 카메라를
homepage
blog.naver.com/palettefilmlab
바다에 두고 헐레벌떡 급하게 밥을 먹고 왔다. (웃음)
주소
서울 광진구 자양번영로 13길 3 2층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찍었 나 싶다. 19
Space | 나루의 발견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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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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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7 광진구마을자치센터 22
Space | 나루의 발견 #47
평소 나루사이에 실리는 ‘어슬렁 마을산책’으로
다. 동자치지원관들이 소속은 센터인데 해당 동 주민
만 활동을 살펴보았었는데, 이렇게 인터뷰로 찾
자치회 사무실에 파견 나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뵈니 기분이 색다르다. 오늘 인터뷰에는 특별 히 윤혜경 광진마을자치센터장님이 함께 해주셔
센터장님의 답변 중 ‘실질적인 도움’이라는 문장
서 감사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책임감이 막중
에 방점이 찍힌다. 그렇다면, 마을을 기록하고 기
해졌다. (웃음) 그럼 먼저 ‘광진구마을자치센터’
억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크게 마을 교육과 마을 모임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광진구마을자치센터’는 2019년 8월 설립된 중간지원
진행 중이다. 마을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올해 상반기
조직으로서 마을공동체활동과 주민자치회를 지원하는
2020 마을 아카데미 <도시에서의 마을 살이>를 운영
기관이다. 동 단위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나 욕구를
했다. 마을지원활동가와 함께 성공적인 사례의 마을극
하나로 모아 마을의 일을 함께 결정하고 실천할 수 있
단 및 마을기업탐방, 미래학교에 대한 상상, 젠더 감수
도록 문제 해결을 돕고 있다. “춤추는 마을 꿈꾸는 자
성 교육 등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도시에 살면서 마을
치”라는 슬로건 아래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위하여 행
을, 공동체를 왜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보고 알
정과 주민들 사이의 ‘조정자’이자 ‘통역가’로서 상호 협
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마을 모임은 이웃에 살며
력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마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의 활 동을 공유하며 관계를 맺는 프로그램이다. 회차별 주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라는 단어를 들어는 보
제를 가지고 지역의 새로운 공간을 찾아가고 있다. 마
았지만 아직은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구체
을공동체에 관심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니
적으로 공간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궁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웃음)
하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주민주권회복’이라고 표현하고
정말 의미 있는 활동들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계
싶다.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다. 우리는 주민들이 마을
신 것 같다. 더욱 많은 주민들이 ‘광진구마을자치
안에서 주인으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도록 방향을 제시
센터’를 통해 지역을 알차게 누리셨으면 좋겠다.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마을공동
위에서 지역의 새로운 공간을 찾아간다고 말씀해
체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에
주셨는데,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월간지 나루
대해 고민하고 필요한 사업들을 스스로 제안하여 실행
사이 ‘Tour’ 코너에서 함께 다루고 계신다고 알
해볼 수 있는 사업으로 필요에 따라 사업 상담과 컨설
고 있다. (웃음) 어떤 활동인지 궁금하다.
팅, 회계 교육, 시스템 운영 등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맞다. 야심차게 준비한 코너다. (웃음) 정확한 프로그
자 노력하고 있다.
램명은 ‘어슬렁 마을산책’이다. 일상에서 처음 만나는 공간을 보면 관심도 있고 궁금하기도 한데 선뜻 들어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다
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 곳들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찾 아가 보자는 취지의 활동이라 보면 된다. 마을 구석구
또한, 주민들이 동네 정책과 예산에 대해 실질적인 결
석에 있는 공간들을 함께 방문해보고, 다양한 활동을
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주민자치’는 말 그
경험해보며 마을의 커뮤니티들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대로 주민들 스스로가 동 단위의 일을 논의하는 기구
마음으로 기획했다.
이다. 광진구는 현재 5개 시범 동(중곡4동, 구의2동, 구의3동, 자양4동, 화양동)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직접
7월에는 직접 만든 전통주를 맛볼 수 있는 우리 술 공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계획을 세워보고, 동 주
방 ‘수국’, 8월은 나무로 직접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보
민 센터와 협력하여 계획을 실행해나가는 주민대표 기
는 목공학교 ‘태일공방’을 다녀왔다. 어머니와 대학생
구를 운영하고 있는데 센터에서는 그것을 지원하고 있
아들, 취미를 함께하고 싶은 부부, 동네 친구 모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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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나루의 발견 #47
삼삼오오 모여서 우리 마을 속 새로운 공간을 체험하며
사실 센터장이 되면서 대외 업무가 많아지다 보니 현장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9월과 10월에는 마을예술창작
에 갈 일이 극히 드물어졌다. 센터장이 현장을 자주 가
소를 찾아가 볼 예정이다.
는 것도 좋은 일만은 아니라 생각하고. (웃음) 최근 마 을공동체 기본 교육이 있어서 인사차 들렀다가 맨 뒤에
매 호 사진으로만 봐도 참여 하시는 분들의 표정
앉아 주민들의 뒷모습을 보았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이 너무 밝아 보는 우리까지도 즐거워지더라. (웃
시기에 조심스럽게 만들어진 교육인데, 감사하게도 신
음). 이번 나루사이 17호의 주제가 ‘기록’이다. 최
청하신 분들이 거의 다 참석해주셨다. 강연 내용에 집
근 들어 지역과 동네를 기록하는 활동들이 사회
중하고 있는 주민들의 표정이 뒤통수에서 생생하게 느
전반에 있어서 중요시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껴졌다. 교육이 끝나고는 한 분이 나가시면서 자신이
왜 중요한지 혹은 왜 필요한지, 센터장님의 의견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며 고맙다는 말
이 궁금하다.
씀을 하셨는데, 감동적이면서도 굉장히 보람찬 순간이
우선 기록의 의미 자체가 시대별로 변화하고 있다. 예
었다.
전에는 어느 한 쪽의 시선으로 기록하는 것이었다면 이 제는 다양한 시선과 함께 그 방법도 풍성해지고 누구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광진구마을
나 많은 것을 담고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
자치센터’가 바라보는 광진구는 어떤 의미가 있는
한 시선과 기록이 지역에 존재할수록 동네가 입체적이
지 궁금하다.
고 풍성해진다고 믿는다. 이에 마을자치센터에서 진행
1991년부터 약 30여 년을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다. 한
하는 여러 프로그램 자체가 주민들과 함께하는 기록이
번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자 주민이 주체로서 성장하는 과정이기에 꼭 필요한 일
이 없다. (웃음) 그만큼 광진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이라고 생각한다.
것 같다. 우리 지역 속에서 모든 주민이 나이, 지위, 재 산, 성별, 국적과 상관없이 저마다의 삶의 방식을 선택
다양한 시선과 기록이 존재할수록
하고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
지역과 동네가 입체적이고 풍성해진다고 믿는다.
다.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더라도 주민이 주인 이라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명제를 광진구 안에서 구현
정책 사업이다 보니 어느 정도 설계가 되어 있지만 매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
뉴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장의 상황들이 존재한다. 마 을자치센터의 입장을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다. 사업을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다. ‘광진구마을자치센터’
받아들이는 주민들의 반응이나 이해도 제각기 다르고.
가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지향점은 무엇인지
매 순간 판단하고 선택해야 하는 고민들이 있다. 센터
언젠가 워크숍에서 ‘중간지원조직은 ○○이다.’라는 토
에서는 마을활동과 주민자치회를 기록하는 것 외에 센
론을 진행했다. 그때 거론되었던 단어들이 동네북, 머
터직원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주민, 행정과 소통하고 있
슴, 외줄 타기 등 이었다. 항상 우리의 위치와 역할이
는지를 담아 기록하려고 한다. 다각형으로 바라보는 시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주민들이 스스로 정책의 주체
선들 또한 마을의 이해를 높이는 기록의 중요한 부분인
가 되는 과정에서 행정과 협력하여 주민을 지원하는 긴
것 같다.
밀한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반대로 행정이 주민을 대상 화하거나 일방통행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과정 자체가 기록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나루사이 도 ‘광진구마을자치센터’를 만나고 인터뷰하며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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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역동적인 역할이다. 오랫동안 굳어진 행정을 바꾸 기란 쉽지 않겠지만 주민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여준다
늘도 성장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웃음) 그렇
면 바뀔 여지는 충분하다. 모쪼록 진정한 주민참여 문
다면 화제를 바꿔서 질문하겠다. 프로그램을 운영
화가 실현되는 그 날을 꿈꾸며, 마을생태계가 풍요로워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는 민관협치의 장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
Space | 나루의 발견 #47
광진구마을자치센터 homepage
blog.naver.com/gjmaza
주소
서울 광진구 긴고랑로 41 (4층, 중곡동)
문의
02-6949-6981 25
People | 나루의 발견 #48 강재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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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나루의 발견 #48
나루사이 17호에서는 ‘기록’을 주제로 문자, 기호, 이미지 등 나만의 색깔로 일상과 지역을 기록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광진구에는 일과 작업 사이에서 산골 도서 벽지를 오가며 기록의 끈을 놓지 않은 사진가가 있다. 진심이 담긴 솔직한 사진 한 장을 위해 30년간 전국의 통폐합되거나 폐교된 분교들을 찾아가 촬영하며, 사라진 학교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사진가 ‘강재훈’. 그를 만나 소박하고 정겨운 교실 모습과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기록했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고심 끝에 진로를 결정했다. 실
선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제 3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진기자와 사진가의 삶을 병
1987년부터 신문사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약 45년간 사
행하느라 휴가를 제대로 간 적이 없는 것 같다. (웃음) 바
진을 찍은 셈이다. (웃음) 더불어 사진가로서 여러 개인전
쁜 일상 속에서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지키려면 감
및 단체전을 진행하고 책을 냈으며, 현재 ‘강재훈사진학
내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혹자는 휴가를 못 가서 괴로울
교’ 전임 강사를 맡고 있다. 언론인으로 현직에 있다 보면
수도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내 삶을 스스로 돌아봤을 때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1991년 당시 뉴스를
너무나 즐거운 기억뿐이다.
통해 시골의 작은 분교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 게 되었다. 안타까움이 컸던 것 같다. 이 마음을 계기로 분
작가님께 ‘사진’이라는 의미는 인생 전체로 보아도
교를 찾아다닌 지 벌써 30년이 되었고, ‘분교사진가’라는
무방하겠다. 작가님이 ‘분교사진가’라는 타이틀을
타이틀까지 얻게 된 것 같다.
얻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30년간 분교를 기록 하게 된 계기와 시작이 어떻게 되는지
45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신 전문가라니 감히 그 세
1991년 당시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에 따라서
월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사진을 처음 시
작은 분교들이 무분별하게 폐교되었다. 그 수가 엄청났는
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데 정부 정책의 근거는 교육비용의 문제였던 것 같았다.
사진기를 처음 접한 것은 1975년 중학교 3학년 때다. 당시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은 출생 인구가 많아지며, 자연스
에는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이라 굉장히 신기해했던 기억
레 학교가 많이 생겼었다.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어느 산
이 있다. 사진을 처음 찍었을 때 피사체들이 온전히 그려
골이든 외딴 섬 오지든 학교를 세워 교육받을 수 있게 했
져 나오는 것이 황홀하더라. 가족과 친구들을 찍어가며 재
었다. 그러던 정부가 경제입국으로 전환하면서 아마도 아
미를 붙였고, 고등학생 때에는 사진동아리 활동도 했다.
이들을 교육하는데 ‘이 정도의 비용까지 들여야 하나?’라
대학은 다른 전공으로 진학하게 되었지만 결국 사진으로
고 생각한 것 같다.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시 돌아와 사진 전공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을 다니
(웃음) 어쨌든 당시 뉴스를 접하며 내가 어린 시절 다녔던
며 사진 찍는 것으로 가장 안정적인 직업이 무엇일까 고
시골 학교가 떠올랐고,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면 안
민하다 신문사 사진기자로 취업하게 되었다.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분교 기록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진기자를 업으로 삼으면서 사진가로서의 예술 활
처음 분교를 찍으러 간 곳은 경상남도 밀양 천황산 사자
동도 놓치지 않으셨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럽다. 두
평 고산 습지에 있는 ‘고사리 학교-사자평 분교’였다. 우
가지 일을 병행하시면서 힘들지는 않았는지
리나라에서 가장 해발이 높은 분교다. 해발 천 미터 고도
사진기자로서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활동하지 못했
에 세워진 학교다. 처음 분교를 마주했을 때는 옛 생각에
다면 사진가로서의 활동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만큼 사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이 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들은 어떻
이라는 영역에 자부심이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전
게 되는 것 인가하는 불안함이 뒤따랐다. 이런 학교들이
공을 사진으로 바꾼 것도 단순히 취업을 위해서만은 아니
천지에 많이 있겠다고 생각했고 마음 바쁘게 찾아다니면
었다. 앞으로 살아갈 나의 인생에서 무엇이 나를 즐겁게
서 지금까지 촬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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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나루의 발견 #48
30년의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분교를 기록하셨을 것
나고 있다. 이제는 20대에서 30대 중후반으로 어엿한 성
같다. 몇 군데를 다녀오셨는지, 촬영하며 마음에 남
인이 되었다. 이렇게 아이들과 만나는 것도 나의 기록 활
아있는 장소가 있다면 어디인지 궁금하다.
동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다닌다고 다녔는데 약 100군데 학교 정도 찾아다 닌 것 같다. 100군데라고 해서 횟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
‘찬 우물에도 눈이 쌓인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다. 그
고 한 학교를 70번 넘게 다녀온 곳도 서너 곳 있다. 전라남
렇다면 화제를 바꾸어 질문하겠다. 작가님이 생각하
도 땅끝마을 해남 장흥부터 강원도 평창 정선은 물론, 제주
는 광진구의 이미지가 궁금하다.
마라도까지 전국을 누볐다. 단순히 들러서 학교만 찍고 돌
1993년 성동구였던 때부터(1994년에 광진구가 신설된 것
아오는 것이 아닌 온전히 공간 안으로 들어가 그들의 생활
으로 알고 있다.)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는 광진구민이다.
과 문화를 기록하고, 삶을 담으려 노력했다.
광진구는 녹지와 강, 산까지 전반적으로 아주 환경친화적 인 곳으로 마음이 참 편한 곳이다. 오랜 기간 이곳에서 지
온전히 공간 안으로 들어가
냈기에 젊은 시절의 추억들이 많다. 초등학생 시절 장한평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기록하고,
배추밭 황톳길을 걸어서 군자교 개울을 발 벗고 건넌 기억
삶을 담으려 노력했다.
이 있다. (웃음) 중학교 1학년 때 ‘어린이대공원’이 개장하 는 날 검정교복을 입은 채 개장 손님으로 갔던 기억도 있
가장 기억에 남는 분교는 경기도 화성 우음도에 있는 ‘우음
다. 지금도 광장동에 살면서 이따금 머리를 식힐 겸 ‘어린
분교’다. 시화지구 간척사업으로 섬이 육지화 되면서 주민
이대공원’을 방문한다. ‘어린이대공원’은 사회적으로도 그
들이 보상금을 받고 떠나기 시작해 폐교가 예정된 학교였
렇고 여러 의미가 깃든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어린이대공
다. 그곳을 찾아갔을 때 이미 학생들이 모두 떠나고 1학년
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포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작업
여학생 한 명이 유일하게 남아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아이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서울 시내 안에 이만한 녹지 공
를 돌보며 함께 있었던 선생님과 그 아이가 지금도 눈에 선
간이 주민들 곁에 있다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동물원이 존
하다.
재한다는 사실도 의미가 크다. 찾아보면 중학생 시절 찍었 던 사진들도 남아있을 것이다. 고등학교나 대학생 때도 정
학생 한 명이 남은 분교라니 그 광경을 기록하시면서
말 여러 차례 사진기를 들고 찾았던 공간이다. 최근에 고
마음이 참 쓸쓸하셨을 것 같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민하는 주제와도 가깝기에 진지하게 고려해보면 좋을 것
작가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같다.
작품 활동을 하거나 사진전을 열 때 항상 갖는 마음이 있 다. 나의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잠시라도 마음이 편해지
어느새 인터뷰 마지막 질문이다. 작가님이 가지고
거나 아주 조금이라도 착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나
계신 사진가로서의 가치관이 궁금하다.
는 사진이 사회적 개념을 담고 있다고 본다. 사진이 누군가
전 국민이 핸드폰을 들고 다니니 아마도 사진을 찍는 인
의 삶에 충분한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찬 우물에도 눈
구가 약 3천만 정도 된다 싶다. 사진을 기록하는 분들에게
이 쌓인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주 미미하지만 지속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남에게 보여줄 사진 혹은 자랑하고
서 끊임없이 행하면 어떠한 방식으로도 결과가 나타난다는
싶은 사진의 유혹을 내려놓고 자신이 이야기가 담기고 진
뜻이다. 분교 촬영도 같은 이치다. 나는 분교 통폐합 정책
심이 담긴 솔직한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다. 사
에 반대 운동을 한 것은 아니다. 그 아이들이 집 앞의 작은
진이 나의 말을 대신한다고 생각한다. 기록한다는 것은 거
분교에서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를 작품을 통해 역설적으로
짓이나 연출이 담겨서는 안 되기에 피사체를 배려하는 셔
말하고 싶었다.
터를 누르길 바란다. 부디 길가의 풀 한 포기가 되었건 돌 부리가 되었건 사진기가 폭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으면
사진은 태생적으로 기록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어떠한 기
좋겠다. 언제나 사진보다는 사람이 먼저다. 좋은 사진은
록을 남길 것인지, 어떠한 이미지로 남을 것인지가 가장 중
나 혼자만이 아니라 누가 봐도 좋은 사진이 아닐까? 모쪼
요하다. 분교 촬영을 통해 연을 맺은 아이들과 지금까지 만
록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 글 이슬기 사진 이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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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나루의 발견 #48
강제훈 작가
e-mail kangkhan77@naver.com 29
광진구마을자치센터 <8월 어슬렁 마을산책 > 일 시 2020. 8. 8(토) 13:00 ~ 17:00 장 소 태일공방(광진구 영화사로 59,B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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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어슬렁 마을산책 X
8월 두 번째 어슬렁 마을산책은 원목을 활용하여 다양한 생활 소품들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목공방 ‘태일공방’ 에서 진행되었다. 우드스피커를 직접 만들어보며 목공방과 가까워지고, 나무를 매개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 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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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어슬렁 마을산책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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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어슬렁 마을산책 X
"어느 날 마주친 마을 공방들을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소소한 취 향을 발견하게 되고, 이는 일상에 지쳐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깨워 줍니다. 태일공방은 진한 나무 냄새, 곱게 사포질되어 보드라워진 나무의 촉감, 나무스피커가 가지는 묵직한 소리로 우리의 감각을 깨워주었습니다." 이영선(광진구 마을자치센터팀장)
광진구마을자치센터는 마을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마을 공간들을 주민에게 소개하고, 공간의 활동을 탐방하여 주민들이 산책하듯 들릴 수 있는 <어슬렁 마을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33
Tour | 어슬렁 마을산책 X
광진구마을자치센터의 <어슬렁 마을산책>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2-6949-6981) 혹은 블로그(https://blog.naver.com/gjmaza)를 통해 문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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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어슬렁 마을산책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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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소소한 기록 속, 소중한 기록들 홍석민
자양 3, 4동 사이에는 학창시절 우리들의 비밀 놀이터가 있었다. 더운 여름날이면 물을 내뿜던 배 모양의 분수대. 어렸을 적 친구들과 함께 자주 그곳에서 놀곤 했다. 지금 그 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오로지 기억 속에만 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그 배의 모습도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면 그 배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주위에 많은 것들이 변해 있었다. 저녁에 학원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반갑게 인사해 주시던 치킨집, 놀이터에 삐거덕 거리 던 그네, 친구들과 소꿉장난하던 아파트 뒷마당 놀이터. 없어지고 새로 생기 는 것에 익숙해져, 오래된 것들이 사라져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사라진다는 것은 앞으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 며, 기억 속에만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말하거나 끄집어내지 않으면 영원히 잊혀진다. 나는 기억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모든 기억이 소중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 슬펐던 기억, 부끄러운 기억, 쓸모없는 기억과 같이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기억이 소중하다는 것은 기억 하고 싶든, 기억하고 싶지 않든 지나온 ‘나만의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서 ‘나’라는 고유한 존재를 만들기 때문이다. 마치 영 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쁘고 슬픈 기억이 어우러져 하나의 자아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좋았던 기억, 슬펐던 기억 모두 나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기억이다. 때문에 마을에서(혹은 동네에서) 내 기억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친구들과 뛰 놀던 놀이터, 자주 가던 식당과 같은 공간들이 사라지며, 그와 관련된 나의 기억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이 마치 나의 일 부가 잊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친구들과 함께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자양동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동네의 모습을 사 진과 영상으로 기록하였다. 기록한 자료들을 한데 모아서 이야기도 나눴다. 잊을 뻔했던 나의 기억들을 다시 마주하는 것 은 물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내가 예전에 살던 아파트인데 어렸을 때는 되 게 크고 웅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담벼락이 내 가슴까지 올 정도로 작다고 느껴지네.”, “우리 동네에 이런 오래된 간판을 가진 가게가 있었구나!”, “이 건물은 처음 봤어!” 무심코 스쳐 지났던 간판, 벽돌, 건물 색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로 보게 되었던 마을 곳곳에 누군가의 기억이 메여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기억들을 찾아보고, 또 기록하고 싶었다. 이는 자양동과 이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어나가는 ‘자양5동’의 활 동의 계기가 되었다. 하루는 동네 이발관 사장님을 만나 뵌 적이 있다. 사장님께서 요즘 젊은 이발사가 없는 이유, 기억에 남는 손님, 마을에 있 는 다른 이발관, 가지고 계신 오래된 이발 도구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다. 그분에게 마을이라는 공간은 이발관과 관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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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으로 메여 있었다. 사장님은 마을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과 달리 이발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계셨다. 고추 방앗 간 사장님도, 어라운드 자양 사장님도 모두 마을이란 공통된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기억을 가지고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만의 소소한 방식으로 마을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우리 이웃들만의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 소중한 기 억들이 담겨있었다. 어쩌면 잊힐 수 있던 그 기억들을 듣고 기록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느 동네든 정겨운 이발소, 맛있는 식당, 평범한 아파트, 나무들과 꽃이 있다. 하지만 이 모습들은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억되어, 서로 다른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자양5동에서 나만의 소소한 방식으로 마을의 모습과 일상사 를 기록해왔다. 자양동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만들어내는 것도 맞지만, 쉽게 사라지고 변형되는 공간과 함께 잊힐 수도 있 었던 이웃들의 일상적이지만 소중한 기억들이 나의 소소한 기록 속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소소한 기억 속 소중한 기억들, 이런 소중한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게 지켜내고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석민 자양5동 (인스타그램 : @jayang.5dong) ‘자양5동’은 어렸을 때부터 자양동에서 살고 있는 세 친구가 모여 시작한 마을청년 문화예술그룹입니다. 지금까지는 변해가는 우리 마을 자양동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현재는 함께 고민하고, 활동하는 자양동 청년예술인들의 모임으로 발전하기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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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 이달의 영화
소년 아메드
(2019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장르 : 드라마)
<소년 아메드>는 이슬람 이민자의 가정에서 생활하는 주인공 ‘아메드’에게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이슬람 근본주의가 유럽 의 개인과 공동체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종교와 인간 사이의 윤리적 물음을 던지는 영화이다. 다르덴 형제의 11번째 장 편 극영화인 <소년 아메드>는 다르덴 형제의 기존 영화들처럼 사회적으로 불완전하고 소외 받는 계층을 통해 인간성에 대 한 의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열한 번이나 비슷한 주제로 영화를 찍음에도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매번 남다른 울림을 주는 이유는 미학적 성취감은 물론 윤리적인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진지하고 진실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거나 눈썰미가 좋은 관객이라면 <소년 아메드>에서 나타나는 다르덴 형제의 ‘핸 즈헬드’ 촬영 방식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손으로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하는 이 방식을 통해 다르덴 형제는 ‘아 메드’의 거침없는 행동부터 촬영 현장의 소음까지 그대로 담아냈다. 카메라의 심한 흔들림이나 촬영 중 들려오는 음악에도 개의치 않고 말이다.
‘핸즈헬드’ 방식을 고수하는 다르덴 형제의 독특한 연출은 <소년 아메드> 속 ‘아메드’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저지르는 끔찍한 일들과 이로 인한 내면의 변화를 리얼리즘으로 결합시켜 실제 현장 르포를 보는 것 같은 몰입을 관객에서 선사한다. 특히 주제와 미학적인 특징이 극에 달하는 영화 최후반부에는 종교와 인간에 대한 고찰, 우리들에게 필요한 가치 등을 보는 이로 하여금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단 한 편의 영화로 사회와 인간에 대해 생각하며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하 고 값진 경험일 것이다. 문화 생활 자체가 단순히 소비되고 휘발되는 지금. <소년 아메드> 영화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깊은 울림을 느끼고, 생각을 환기했으면 한다.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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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 이달의 책
도시 공간에서 여성들의 기록, 마을의 기억으로 남다 도시와 지역에 관한 정보와 기록들은 단순하게 공적인 자료들로만 존재하지 않 는다. 통계학적 수치들과 사건에 관한 단순한 사실들의 나열은 명확하게 ‘있었던 일’로 계속 남겨지겠지만, 그곳에서 숨을 쉬던 사람들의 온기는 쉽게 묶여 있지 않다. 지역 내에서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아카이브를 제작함에 있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페이퍼백컴퍼니에서 펴낸 『여자들의 도시 아카이브북 : 서울의 기억』은 도시라 는 공간에서 살아 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직접 담고 있다. 여기의 이야기들은 그 렇게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기억하는 서울 곳곳에서 한 개인으로서, 그 리고 여성으로서의 경험은 그렇게 사소하기만 한 이야기들이 아니다. 충분히 그 시대와 그 공간을 담아내고 있으며 지금은 사라져간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의미 있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위명 / 페이퍼백컴퍼니)
여성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이 프로젝트는 여자를 위한 여행커뮤니티인 ‘여행여 락’에서 진행하였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성들이 각자가 서울이라는 도시에
서의 기억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보편적이지 않을지라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넘기며 좋았던 부분이 바로 이러한 분이다. 프로젝트 소 개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이상적이고 보편적인 도시를 보여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든 이들을 위한 도시는 존재하지 않기 때 문입니다.’ ‘도시’라고 하면 떠오르는 보편적인 모습들은 여기서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여성으로서 말할 수 있는 도시와 지역 의 또 다른 이면들도 분명히 있었다. 각자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서울, 기억, 여성에 관해 쏟아지는 이야기들은 서로 모여 서울이라는 거대 한 퍼즐을 맞추고 있었다. 책에서는 다섯 명의 기억이 서울 곳곳을 비추고 있다. 광진구와 가까운 장안동에서 시작하는 첫 번째 기억은 70~80년대 서울의 부동산과 ‘집’에 관한 기록들을 읽을 수 있으며 동시에 ‘빨간 바지’라고 불리는, 글쓴이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부동산 시장의 일원이었던 여성들에 관 한 기억도 읽을 수 있다. 두 번째 기억에서는 남성이 부재했던 여성들 골목인 무악동에서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세 번째 기억은 나루사 이 16호에서 소개한 『마을 학교』의 배경인 성미산 마을 속 여성들의 주도로 자리를 지켜온 공간인 마을카페 ‘작은 나무’에 대한 소회를 밝 히고 있다. 네 번째 기억에서는 남편의 유학이 끝난 뒤 집이라는 공간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여성의 합정동 모임 참여 기록들을 다루고 있 다. 마지막 기록은 은평구에서의 작은 서울 지도를 그려나가는 지역 아카이빙 작업들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지역 곳곳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쓴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잘 몰랐던 서울이 보인다. 과거와 지금이 보이고, 후에 여기가 기 록되어 있을 미래도 보인다. 독립출판 서적 중 임채희 작가의 『동네와 이별하는 법』이란 책과 박지현 작가의 『나의 포근했던 아현동』이란 책이 있다. 이 두 책 또한 실제 개인이 한 지역의 곳곳에서 느꼈던 미세하고 여린 감정들을 한 장 한 장 켜켜이 쌓아놓았다. 책에 아카이빙 된 지역들의 기억을 읽으면서 지금 사는 주변 지역을 한 글자 한 글자 담아보자. 이런 행위 하나하나가 지역의 기억을 의미 있게 보관하는 일일 것이다.
글 박광택
동네책방 생산적헛소리 전 책방지기 현재 부산에서 독립영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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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광진문화재단 소식
‘클래식 샹들리에 in 나루’
광진문화재단 상주단체 클래시칸이 <클래식 샹들리에 in 나루>로 나루아트센터에 찾아온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회 관연합회에서 주최하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 공감'의 일환으로 사업비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받아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7월부터 11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된다. 매회 다른 주제 아래 유명 협연자를 초청해 다채롭고 풍 부한 클래식 경험을 제공할 <클래식 샹들리에 in 나루> 공연에 많은 관심 바란다.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지침’에 따라 <클래식 샹들리에 in 나루>는 거리두기 객석제(띄어 앉기)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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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 ~ 11월
장소
나루아트센터 전시실
관람료
전석 20,000원
관람연령
36개월 이상
문의
02)2049-4700
안내사항
관람객분들 모두 발열 체크, 손 소독, 문진표 작성, 마스크 착용 후 입장 가능합니다.
News | 광진문화재단 소식
광진문화재단 청년·신진 작가 전시 지원사업 - 릴레이 전시 ‘나루의 발견’ <집에서 즐기는 보물찾기>
‘나루의 발견’은 광진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신진 작 가의 예술계 진입을 지원하고, 광진구 시각 예술 활성화를 위 해 마련된 전시 지원 사업이다. 2020년은 ‘나루의 발견’ 지원 첫 해로 4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하울과 미오의 그림 여행>, <작가 판타지>, <보물찾기> 전시가 8월 1일부터 나루아트센 터 전시실 및 광진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나루TV’를 통해 진 행되고 있다. <집에서 즐기는 보물찾기>는 광진문화재단 청년/신진 작 가 전시 지원사업 ‘나루의 발견’의 세 번째 전시 ‘보물찾기’를 주제로 한 전시 키트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전시장을 찾 을 수 없는 관람객들을 위해 준비했다. 해당 전시 키트는 광진 문화재단 홈페이지 공지사항 및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인스타그램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한편 ‘보물찾기’ 전시를 준비한 이희원 작가는 광진구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듯 광진구의 15개 행정동 곳곳을 다니며 찾아 낸 요소를 시각적 이미지로 담아냈다. 평소 일상에서 찾아낸 요소를 새로운 생명체나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이희 원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광진구 속 나만의 보물을 찾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나루의 발견 유튜브>
<보물찾기 전시소개>
<이희원 작가 인터뷰> 43
Review | 독자 후기
1. <나루사이>를 어디서 만나셨나요? 날일달월 2. <나루사이> 16호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콘텐츠가 무엇인가요? 네모펜 스튜디오. 광이진이 캐릭터를 만든 분들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3. <나루사이>에서 다뤄주었으면 하는 내용이나 하고 싶은 말씀을 적어주세요! 엽서를 보내려고 했는데, 우체국 찾기가 너무 힘들어요ㅠㅠ
Review | 편집 후기 문지은 4년간 저를 스쳐간 수많은 나루사이 인터뷰이 여러분. 사실 저도 광진구에서 태어났어요, #문지은연어설 김민희 시간 순삭 흑흑 작당모의 2분기도 잘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저리가 이기완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보고, 듣고, 느낀 순간들과 많은 분들의 내력을 제가 표현해 낼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담아보았습니다.
이슬기
최윤아
조주현
나 때는 말이야 마스크도 안 쓰고 다니고,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니 그리웠던
작당모의 아이스브레이킹 요정은
사람들이랑 같이 부대끼며
이들이 생각납니다.
언제 컴백 가능할까요?
작당모의도 즐기고 그랬어
다들 안녕하신가요? 모두 건강하세요!
(작당모의 여러분 보고싶어요) 다시 만날 그날까지...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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