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openARTs국제레지던스-불이 만드 얼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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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5 프로젝트 소개………………………………………………………………………………………………………04 프로젝트명 :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작가소개 ……………………………………………………………………………………………………………06 레지던스 참가 후기 ………………………………………………………………………………………………11 배시아 ……………………………………………………………………………………………………………12 성 백 ……………………………………………………………………………………………………………20 임태웅 ……………………………………………………………………………………………………………30 지 오 ……………………………………………………………………………………………………………38 현지 활동사진 ……………………………………………………………………………………………………47 결과보고전 ………………………………………………………………………………………………………57 CONTENTS

프로젝트 Project

프로젝트명

- 프로젝트 기간

- 레지던스 장소

- 국가

- 참여작가

- 협력단체

2022 openARTs 국제 레지던스 한국-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2022년 5월 1일 - 7월 30일 Eyrarbakki(에이라바키) 레지던스 아이슬란드

배시아(정재윤), 성백(조성백), 임태웅, 지오(신현주) Vilhelmína Guðmundsdóttir 아트인네이처, 에이라바키 레지던스, 아르네시슬라 문화유산 박물관

전 시 명

- 프로젝트 기간

- 레지던스 장소

- 참여 작가

2022 openARTs 국제 레지던스 - 아이슬란드 결과보고전

2022년 8월 26일 - 9월 11일 openARTs space MERGE? 배시아, 성 백, 임태웅, 지 오

이번 교류 프로젝트는 지난 15년간의 독창적인 국제 레지던스의 위상을 다져온 부산의 �openARTs 국제 레지던스�의 국제적 진출로부터 파생된 새로운 레지던스의 발현이다. �openARTs�는 다원예술을 국제적 용어로 쉽게 표현한 것으로 이 레지던스를 시작한 ARTinNAUTRE의 총괄 감독이자 이번 프로젝트팀의 주요 구성원인 성백 감독의 표현법이다. 이 표현은 실제 레지던스 운 영 및 창작 과정을 그대로 반영한다. 다양한 장르의 다국적 예술가들을 초대해 일정 기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openARTs�를 향해 협업을 진행한다. 장르 간 문화 간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가들은 협업의 창 조성을 향유하며 이전에 만나지 못한 새로운 다원예술의 장을 열 수 있게 한다.

�openARTs 국제 레지던스�는 독창적이고 차별적이다. 개인 작업 혹은 같은 장르 간 작업에 익숙한 예술가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만큼 독특하고 예상을 뛰어넘은 다원예술의 새로운 장을 여 는 기회가 된다. 동시에 이를 가능케 하는 레지던스 운영의 특별한 지원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openARTs 국제 레지던스�의 독창적이고 차별적 운영 방법은 많은 예술가에게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었고, 주요 참여예술가 중 한 명인 아이슬란드의 예술가는 아이슬란드에 또 다른 이름의 �openARTs 국제 레지던스�를 열기에 이르렀다.

아이슬란드에서 시작된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사업, <International Residence and Art Exhibition in Eyrarbakki 2022 _ Hafsjór | Oceanus>에서 한국-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가 진행 된다. 이에 이를 위한 프로젝트팀을 구성, 본 사업을 기획 및 진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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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소개

배시아 Baesia

Contemporary LIFE-ART videography <URBANTAHITI>

동시대 예술가들의 시대정신이 담긴 다양한 시선을 영상언어로 기록 하는 비디오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또한 영상을 기반으로 다 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다원예술을 추구합니다.

BAESIA Jeong youtube

작가이력

<International Residence and Art Exhibition in Eyrarbakki 2022 _ Hafsjór | Oceanus> 참여작가 독립단편영화 <행차> 감독 빛, 색, 공간의 변주전 _ 단체전 참여작가 국악그룹 AMA-C 아트디렉터 및 기록 아직도 슬픈열대전_난초 참여작가 프로젝트 각시놀이_각시아리랑 연출 그냥예술 단체전 참여작가 아직도 슬픈열대전_아트캠페이지 참여작가 노란꽃씨 참여작가

8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2022 2019 2018 2017 2016 2015

조각과 설치 작업을 베이스로 실험적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전위예 술가. 한국 퍼포먼스 3세대 작가로 기록되고 있으며, 2000년 한국 전통 재료인 한지와 먹을 전위적으로 재해석한 퍼포먼스 개인전 '나 비를 기억하며...'를 인터넷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세 계에 알리기 시작하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념 수원월드컵경 기장 야외 조각공원 조성 공모에 선정되어 작품을 설치기도 하였으 며, 2007년 한국실험예술제 ‘한국퍼포먼스 40년 40인’에 선정되어 Internet Live Performance를 선보인 바 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작업 및 조각은 물론 한국화 탁본 등의 전통적인 형의 표현기법을 차용하여 자신만의 전위적이며 실험적인 작품으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예술성을 인정받아 프랑스, 독 일, 아이슬란드 비엔날레, 예술제 등에 초대되었다. 가깝게는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 국내외 예술가들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작품을 발 표하고 있으며, 부산국제행위예술제, 부산국제openARTs프로젝트 등에서 예술 감독 및 문화기획자로서 활동을 겸하고 있다.

문화기획 통영국제 크리에이티브 트리엔날레 전시 감독 24시간 국제 인터넷 라이브 퍼포먼스 '굿모닝 아티스트' 기획 및 예술 감독 세계평화 예술대장정 ARTsBUS World Tour Project 기획 및 예술 감독 복합문화공간 openARTs spaceMERGE? 운영 부산 국제 아트 캠핑 페스티벌 예술 감독 부산문화재단 지원 국제 레지던스 openARTs studioARTinNATURE 운영

개인전

부산 독립예술제 초대 퍼포먼스 설치전 up stair 부산 조각 개인전 '이야기하지 못한 기억' 전 tcc art센타 초대전 서울 퍼포먼스 설치 '이야기하지 못한 기억' 전 플레이스 막 서울 Internet Live Performance 나비를 기억하며... 외 9회

단체전

아이슬란드 oceanus hafsjor 국제 레지던스& 전시 초대 통영국제 크리에이티브 트리엔날레 - 야외조각전 광주 5.18 기념전 레오나르도다빈치 탄생 500주년 기념 이탈리아 CIBART 페스티벌 초대 아이슬란드 Gosloka 축제 Natural Eruption Náttúrulegar Hamfarir 성백&Ásta 2인전 초대 3rd ARTsBIBIM in Indonesia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9

배시아 성 백 임태웅
지 오 성백 Sung Baeg 작가이력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오프닝 퍼포먼스 초대 - 2019 전주국제행위예술제 18th International performance congrès in Berlin 초대 창원조각비엔날레 초대 오프닝 퍼포먼스 퍼포먼스 2022 2021 2019 2016-2022 2012-2017 2005-2020 2011 2011 2011 2000-2010 2022 2019 2017 2019 2018 2017 2016

참여작가 소개

임태웅 Im Tae woong

"재즈스럽지만 재즈스럽지 않게 자유로운 음악 실험가, 재즈 뮤지션"

재즈를 기반으로 작곡과 노래를 하고 월드뮤직, 사운드 등 다양한 장 르를 재즈와 결합하여 새로운 음악적 실험과 자유로운 창작을 하는 아티스트. 우리 주변의 환경, 자연,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말과 몸 짓 등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모든 것들에 귀를 기울이고 영감을 받아 우리 마음에 담긴 깊은 소리들을 연주, 노래한다. 2013년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크리에이티브 캠프를 통해 아티스 트 내면의 소리와 음악 세계를 구축, 현재 경기남부재즈(Southern Gyeonggi Jazz) 리더로 활동 중이며 무용, 행위예술, 설치미술, 영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통해 새롭고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과

있다.

작품

경기남부재즈 '까투리타령' 싱글 경기남부재즈 정규 3집 '어른이' 발매 경기남부재즈 정규 2집 'Be good' 경기남부재즈 첫 정규 '한량'

공연

국립무형유산원 K-무형유산페스티벌 남산국악당 살롱1890 근대음악축제<재.재.재 : 다시. 또. 한번> 용인시청 멜로디 인 시티 ACC월드뮤직페스티벌 KBS 국악한마당 태화강국제재즈음악제 찰리정트리오 인사동문화축제 '인사운드'공연 잔다리 페스타 클럽투어 '어른이' 공연 전통공연예술진흥원 문밖의 사람들 자라섬 온라인 올라잇 재즈 페스티벌

작업

아이슬란드 Eyrarbakki(에이라바키) 레지던스 참가 <openARTs 국제 레지던스 한국-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싱가폴 교류전 'Media Body'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외교류사업 '감각력의 차원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실험 '동주시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싱가폴 교류전 'Media Body'

10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소통하고
작가이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2021 2019 2018 2022 2021 2020 2021 2020

배시아 성 백 임태웅 지 오

아시아, 유럽 곳곳을 이동하며 진행하고 있는 다국적 다원적 실험 무용 작업 프로젝트는 2010년부터 5년여간 인도의 다국적 춤 리 서치 센터 'Resonance Dance School'에서 연구, 2013년 베를 린의 댄스 컴퍼니 Ten Pen Chii에서의 활동 등으로 본격화되었 고, 현재 실험 무용과 시각, 설치 예술, 영상 언어를 복합적으로 파 고들며 새로운 예술 언어를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International Art Festival 'Oceanus' 레지던스 참여작가 (아이슬란드) Butoh asia 초대 _ 토론/워크숍/온라인 공연 (타이완, Hu Chia theater) 다국적 다장르 온라인 예술 콘텐츠 제작 및 상영 채널 [감각력의 차원들] 개시 및 진행 (Dimensions of sense-ability, 16인 다국적 예술가 초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International Butoh forum – 토론 및 온라인 콘텐츠 제작 시연 (타이완)

International Dance resonance 'Dance by life' 온라인 촉진 제주국제실험예술제 참여 작가 및 국제 교류 팀장 (한국실험예술정신)

Butoh in Wheelchair 워크숍 및 공연 진행(헝가리, Paradance Company 초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 Ozora Festival 공연 (헝가리)

자연 속 예술 레지던스 'Becoming nature' (촉진 및 워크숍 진행, 이탈리아)

Resonance Dance school 정기 수업 진행 및 공연 (인도)

Arnessysla Heritage Museum(아르네시슬라 문화유산 박물관) Summer event

- 레지던스 및 공연 (아이슬란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유럽 4개국, 인도 5개 도시 및 대학(Shive Nadar University, DElhi) 부토 워크숍 및 공연 제주국제실험예술제 초대 작가 및 국제교류 진행 (한국실험예술정신)

퍼포먼스 콩그레스 베를린 참여 (독일) / Artinnature 레지던스 참가 및 공연 (부산)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11

지오 Gio 작가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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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021 2019 2018 2017

참가 후기

레지던스

대장간 체험 중 야외 풍경

북극해를 마주한 민들레 홀씨처럼 끝도 없이 펼쳐진 이끼 밭, 화산재로 뒤덮인 바위산, 북극해로 뻗어나가는 무한한 바다, 그곳의 작은 마을 에이라바키. 행여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겨울처럼 추위가 몰아치는데도 불구하고 노란 꽃들이 지천으로 꼿 꼿이 서 있다. 민들레다. 처음 그곳의 키 큰 민들레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얼마나 튼튼해 보이는지 한국과 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슬란드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질 즈음, 그 작은 생의 생 명력에 자연스럽게 끄덕이게 된다. 북극해에서 몰아치는 찬바람을 이겨내고 또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강해 졌으리라. 그리고 피고 지며 고집부리지 않고 이리저리 흩날리며 대자연의 땅 아이슬란드에서 존재감을 빛 내고 있었으리라. 북극해의 찬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는 가운데 나의 첫 레지던시에서 문득 '나'라는 작품을 되돌아보게 되었 다. 뿌리만 겨우 유지한 채, 찬바람을 피하려 한껏 움츠려있었다. 마주해도 된다. 흔들리며 존재해도 된다. 대자연이 유감없이 솜씨를 발휘한 자연환경과 같은 시공간에서 영감을 나눈 예술가들과의 연결고리 속에서 영감을 주고받으며 멈칫하던 나의 예술 세포들이 안정감 있고 유연하게 깨어나기 시작했다.

14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배시아 Baesia

S#1_Birth

내면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놓기 시작했다. 결코 첫 탄생이 아닌 탄생의 이야기,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결국 스스로에게 생채기만 남긴 잔혹사를 품은 시작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놓았다. 태초의 박동과 마그마가 끓어넘치는 에너지를 바람과 시간이 돌로, 땅으로 물질의 세계에 다시 빚어내듯이 나의 환상곡 또한 예술의 공동체 속에서 예술의 모습으로 안전하게 환원되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줄탁동시처럼 앞서 작업하는 동료 작가들과의 소통과 이끌어줌으로 무대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알을 깨고 나오고자 하는 나의 작가정신과 스토리들을 자연스럽고 밀도 있게 펼쳐낼 수 있었다. 함께한 작가들과 진지하게 창작의 밸런스를 맞추며 오 롯이 몰입했던 뜻깊은 시작의 순간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Gio작가와 영화 콜라보레이션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15

_Ver1. Story 사라진 여성신화를 찾아서

부토댄서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지오작가와 Jaime작가, 그리고 자연을 모티브로 한 의상예술가 Ásta 작가의 미술을 통해 무의식과 몸에서 비롯되는 여성성과 창조성을 영화화한 다원작업을 진행했다. 작품의 모티브는 유대신화에 등장하는 이브보다 앞서는 인류 최초의 여자로 아담의 첫 부인인 릴리트 (Lilith)에서 시작된다. 릴리트(Lilith)는 히브리어로 '밤의 괴물'을 의미한다. 성서의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 로부터 비롯되었으나 유대신화의 릴리트는 아담처럼 흙으로 빚어졌으며 이브보다 앞서는 아담의 첫 번째 아내이자 인류 최초의 여자이다. 음탕하고 사악한 아담의 여자이었기 때문에 신은 아담을 보호하기 위해 순 종하지 않았다는 죄를 물어 악마로 변하게 한 뒤 낙원에서 추방시켜버렸다. 이후 릴리트는 아담과의 사이에 서 낳은 아이를 잡아먹어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는가 하면 홍해로 물러나 살다가 사탄과 관계하여 많은 데몬 들을 낳았다고 유대신화는 전하고 있다.

릴리트를 형상화한 가장 대표적인 회화작품은 낭만파 시인 리츠가 쓴 <라미아>시를 통해 영감을 얻은 존 콜리어는 <릴리트>(1887)이다. 존 콜리어는 작품에서 릴리트가 뱀과 사랑을 나누며 황홀경에 빠진 듯이 묘 사함으로써 사탄의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릴리트는 이후 남자의 욕정을 도발해 파멸시키는 피에 굶주린 요 부이자 잔인하고 위험한 요부, 여성의 파괴적인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로 일컬어지고 있다. 남성의 목소리로 서사된 신화 속 인류 최초의 여성이 마녀화되어 쫓겨났다는 명제를 가지고 여성성이 지닌 생명력, 창조력, 지혜 등 다른 이면에 주목하고자 했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은 '가꾸 어진' 틀을 넘어선 경이로움과 원초적 에너지들로 존재하고 있었고 그 결은 마냥 '순종적'이지 않았다. 수많 은 로케이션의 경관들로부터 깊은 영감을 얻었다. 대자연은 살아있었고 그 속에 수많은 생을 품고 있었다. 버려진 어부의 창고, 마치 화성인 듯 검은 모래로 뒤덮인 산, 얼음장 같은 호숫가, 물미역이 지천에 널린 바 다를 배경으로 지오와 Jaime는 신화를 막 뚫고 나온 듯 했다. 지오작가는 부토의 마스터는 '산파'의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영화에서 그녀는 잉태의 주체이자 탄생의 조 력자로 등장한다. 여기에 Jaime작가의 퍼포먼스 작품인 '시지프스 신화'의 스토리텔링을 더한다. 선악과를 도둑질한 아담의 카르마를 시지프스 신화와 연계해서 죽음과 반복되는 삶, 그리고 타락되었다고 기록되고 사라져버린 여성신화의 시나리오 작업을 발전시켜 이어가고자 한다.

16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17 Jaime작가와 영화 콜라보레이션

_Ver2. Performance

내 몸에는 나의 생의 이야기를 담은 타투가 이곳저곳 심벌처럼 새겨져 있다. '불의 고리, 바람의 통로'라 이 름 지은 팔뚝에 새겨진 붉은 띠의 타투가 있다. 끓어넘치는 마그마처럼, 모든 것을 빠르게 흡수해 혼돈으 로 이르는 블랙홀처럼, 불의 고리 속에 갇힌 것만 같은 지난날이 있었다. 약간의 틈이 벌어져 있는 그 문양 에 성백작가는 그가 알고 있는 내 지난날을 상상해 보았으리라. 혼자서는 들 수도 없는 현무암 무더기를 동 료 작가들과 함께 하나씩 나르며 타투를 닮은 나의 공식적인 첫 무대를 설치해 주었다. 퍼포먼스가 예정된 전날 밤, 나는 공연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리가 성급하게 나설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다. 숙소로 함 께 돌아온 지오작가는 한동안 잠겨있던 내 몸을 건들여 깨워주었다. 척추를 따라 하나하나 조심스러운 터치 에 몸을 조금씩 반응해보았다. 나는 조금씩 잊고 있던 몸의 감각을 찾아가고 있었다. 하루는 아이슬란드의 끝없이 펼쳐진 이끼 밭 가운데 잔잔한 바람에 파동을 일으키던 호숫가에서 Ásta작가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슬아슬했던 내 삶의 고비들을 이야기했고 그녀는 서두르지 않고 자연 안에서의 치유를 이야기 해줬 다. 마음이 통했는지 우리 둘의 눈가는 서로가 알아볼 만큼 조금 젖어있었다. 동료 작가들은 나에게 용기와 응원을 보내주었고 2022년 6월 22일 일요일, 북극해의 매서운 바람이 성을 내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퍼포먼스가 시작되었다. 사운드 아티스트 Anil과 Samantha의 음악이 공기 를 채워가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웠다. 퍼포먼스는 생각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프닝이 벌어졌 고 그것은 순간 내 안에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당황하지 않고 자연 스럽게 다음 상황이 연결되었고 그 안 에서 한없이 평온함을 느꼈다. 성백작가의 에너지와 Ásta작가의 이끌림으로 무사히 바람의 통로 끝에서 작 가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작게 흐느끼는 동안 Ásta의 작은 떨림이 느껴졌고, 동료 작가들이 다가와 따 스하게 안아주었다. 차가운 아이슬란드는 눈을 감고 있는 동안의 태양 빛깔의 움직임과 나를 깨워주기 위해 함께한 작가들의 포근함을 마지막 찰나로 기억될 것이다.

Ásta, 성백작가와 퍼포먼스 <S#1 Birth>

18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Fjord는

배우이다. 예쁜 딸의 어머니인 그녀 역시 탄생에 대한 이 야기를 공유하고 몸짓을 영화화하고자 했다. 우리의 작업은 출산을 바탕으로 하는 여성의 몸을 소재로 탄 생의 과정과 신비를 퍼포먼스로 승화해 영상으로 담아냈다. 각자의 이야기가 서로를 끌어당겼던 것일까. 지 오와 Maruska Ronchi가 산파로 함께 등장했고, 서로의 시너지를 나누며 우리는 추위도 잊은 채 몰입하여 아름다운 바다의 씬을 만들어냈다.

Hera Fjord, Gio, Maruska Ronchi 와 콜라보레이션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19 _Ver3. New-birth with Hera Fjord Hera
에이라바키에 거주하는 극작가이자

_Ver4. Re-birth with Maruska Ronchi

Maruska Ronchi는 이탈리아의 부토댄서로 퍼포먼스 <VESPERO>의 영화화 작업을 함께했다. 작품에서 그녀는 흡혈귀로 등장한다. 외부와 단절된 채 부모로부터의 유전으로 원치 않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고 독하고 고통스러운 운명을 끊어내고 스스로가 새로운 삶을 찾아 사라지는 내용의 퍼포먼스는 고전적인 전 통을 간직한 에이라바키의 박물관을 배경으로 영화화되었다.

그밖에 레지던스 기간 동안의 영상기록을 하며 작가들의 세계를 마주하고 성숙한 작업들을 가까이서 직접 공유할 수 있는 뜻깊은 작업들을 이어갔다. 레지던스로 이끌어주고 퍼포먼스를 함께 준비해 준 성백작가님과 자연의 영감을 유감없이 나누어준 기획자 Ásta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한 영화를 통해 부토 세계와의 인연을 맺은 지오 작가님과 Jaime 작가님과의 스토리 작업이 S#1에서 그치지 않고 진행 중으로 발전되길 바란다. 끝으로 이 글에 미처 풀어 내지 못한 나의 깊은 이야기는 아이슬란드에서의 확신을 바탕으로 예술로 끊임없이 이어지며 승화되길 바 란다.

20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Maruska Ronchi와 콜라보레이션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21
22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성백 Sung Baeg 탁본 작업 중인 성백작가의 모습

아이슬란드 불과 얼음의 땅에 도착하다

아이슬란드 곳곳에는 만년설과 간헐천이 공존하고 있고 지금도 몇 년에 한 번은 화산작용을 하는 불과 얼음의 땅이 다. 2014년 겨울 아이슬란드 국제 비엔날레 '신선한 바람'( International Biennale in Iceland 'fresh Winds in Garður')에 초대 되어 겨울의 아이슬란드를 경험하고 이곳에서 만난 기획자 Ásta와의 인연으로 다시 아이슬란드를 방문하게 되었다.

나와 배시아작가는 다른 두 작가(임태웅, GIO)와 달리 경남권에 거주하고 있어 함께 일정을 준비했다. 우리는 헬싱 키와 베를린을 거처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로 향했다. 우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이틀을 보내고 18일 레이캬 비크에 도착해서 유럽 작가들과 이번 레지던스 일정을 함께 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유럽과는 확연히 다른 쌀쌀한 날 씨 탓인지 약 한 달간 유럽 작가들과 다양한 예술적 교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의 탓인지 얼굴은 홍조를 띄 었다. 이번 레지던스에는 10개국에서 20여 명의 작가들이 한 달간 레지던스를 하고 작품을 발표하는 행사이기에 어 떤 작가들과 교류를 할 수 있을까, 나는 또 어떤 작업으로 이들과 교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기대가 되었다.

아이슬란드 에이라바키(Eyrarbakki)의 레지던스 숙소 - 100년 된 기념품 가게

레이캬비크에서 우리를 반겨준 것은 쌀쌀한 날씨와 2014년 처음 만나 지속적으로 교류를 나누고 있는 Ásta가 직접 공항으로 픽업을 나와주었다. 우리는 가볍게 허기를 채우기 위해 핫도그를 편의점에서 사 먹고 작가들이 있는 에이 라바키 Eyrarbakki로 향했다. 우리는 아이슬란드의 신비롭고 생소한 풍광을 가로질러 1시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하 여 먼저 도착한 작가들이 있는 레지던스 작업실로 향했다. 이미 한국 GIO작가가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현지 작가들 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현지 주민들의 게스트룸을 사용했다. 나는 작업실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100년 된 기념품 가게의 2층 다락방을 사용하였다.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23

어둠이 없는 시간 백야 내가 있는 한 달 동안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사용하였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시차 적응과 백야 탓에 컨디션이 좋 지 않았다. 특히 백야는 밤에도 아침의 여명이나 초저녁의 황혼과 같이 밝은 날씨여서 저녁 12시가 되어도 지금 이 몇 시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 덕분에 밤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나는 작은 마을 이지만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느낄 수 있었던 이곳 에이라바키 Eyrarbakki가 마음에 들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가 2019년 7월이었다. 그때 아스타와 2인전을 한 기억이 있다. 익숙한 바다의 짠 내가 코를 자극했다. 아이슬란드에 오기전 두 달가량 통영 크레이티브 트리엔날레 전시 감독으 로 있으면서 통영의 바다 짠 내를 맡아온 터라 꽤나 익숙한 느낌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슬란드에서 백야의 시간은 나에게 흥미로웠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 일정들은 하루 종일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나에게 있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은 이렇게 해외에 레지던스에 가지 않으면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시간들 이기에 더욱 의미있었다. 처음 일주일은 시차 적응과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시간을 보 내었다. 그러던 중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고, 때마침 아이슬 란드가 아직도 화산활동을 하고 있어 이러한 자연의 흔적들이 화산석에 잘 나타나 있었다. 특히 해변의 화산석은 긴 시간 파도와 바람에 깎이고 다듬어져 있어 탁본으로 표현하기가 좋았다.

탁본뜨기 작업 중 과정 일부

기억의 타임머신 화산석 아이슬란드의 국토 면적은 약 10.3만km² 세계 107위이다. 이어서 우리나라가 약 10.04만km² 세계108위이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인구는 35만 명이 되는 않는다. 서울 영등포구 인구가 약 37만 명이니 이보다 작다고 할 수 있다. 인구 밀도가 낮다 보니 사람과 사람들 간의 유대관계와 자연을 대하는 태도들이 우리와는 사뭇 달랐다. 수 천 년 전 화산 작용으로 아이슬란드라는 섬이 생겼을 당시 만들어진 화산석들은 지구의 에너지들이 기록되어 있 는 듯했다. 땅 속 깊은 곳의 수천 도의 뜨거운 들숨과 날숨이 고스란히 화산석에 담겨져 있다. 내가 이곳 아이슬 란드에서 만난 자연의 경이로움 지구 탄생의 비밀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해변의 자연석, 아이슬란드의 화산 석을 탁본으로 남기기로 했다. 탁본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단순한 돌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이 돌들이 만들어질 당시 지구의 뜨거운 심 장의 들숨과 날숨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고, 수백 년 동안 해변에서 풍화 작용으로 표면이 깎이고 닳아, 지금의 모 습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 지구의 에너지와 긴 시간 자연의 힘을 탁본을 통해 담아내고 싶었다. 탁본을 만들기 위해서는 먹물을 묻힌 천 뭉치를 이용해서 수천 번의 두드림이 있어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우주의 이미지 같기도 했다. 아이슬란드가 가지는 자연의 신비로움이 이 작은 화산석 의 표면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그 신비로움을 만들기 위한 탁본의 두드림 소리는 마치 그 옛날 지구의 들숨 과 날숨 심장소리가 되어 작업하는 동안 나의 눈과 귀를 자극하였다. 하루는 근처의 해변을 걸으며 여러 가지 돌들과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탁본 작업을 했다. 해양쓰레기를 탁본 작업하는 것은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작업을 해본 터라 그리 어렵지 않았다. 화산석으로 탁본 작업을 할 때 는 돌의 모양에 집착을 하며 작업을 하였다. 그러나 각기 다른 돌의 모양과 화산석 특유의 숨구멍이 탁본으로 재 현되었을 때 굉장히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마치 우주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고 작은 구멍 하 나하나에 빨려 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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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화산석의 표면을 이용한 탁본 작업

해외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openARTs를 실현하다

나는 탁본을 통해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만 나의 작업을 가두고 싶지 않았다. 레지던스 참여 작가들 중 브라질에 서 활동하는 스페인 작가 자이메 마르티네즈(Jaime Martínez)와 함께 퍼포먼스 작업을 하기로 했다. 네팔작가 아닐 수바(Anil subba)는 즉흥 사운드 퍼포먼스를 맡아 주기기 하고 나는 작업을 구상하고 연출하였다. 나는 자 이메Jaime와 아닐Anil과의 협업을 위해 수시로 그들과 작업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작업을 위해 마을 공동창고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막상 현장을 가보니 천고가 5m정 도 되고 약 30평 정도로 제법 큰 공간이어서 혼자서 이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해서 작업의 구상을 처 음부터 새로 해야 했다. 나는 다시 그 공간에 맞는 작업을 구상하고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150 x 800cm 천 위에 화산석을 탁본 작업을 하였다. 탁본으로 이미지화된 화산석의 이미지는 신비하였다. 마치 먼 우주 미지의 공간을 보는 듯하였다. 그리고 그 우주의 이미지는 천천히 굴러가듯 천을 타고 내려오게 하였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그 탁본을 만든 돌과 인간을 연결하듯 서로 번갈아가며 두드린다. 그 두드림의 연속 동작에는 탁본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솜뭉치는 마이크와 연결되어 있어 화산석과 행위자의 가슴 을 두드릴 때마다 화산석이 만들어졌을 당시 지구의 숨소리가 되어 행위자의 가슴에 이미지화하였다. 두드림의 울림은 아닐Anil의 음향기기의 증폭과 변형을 통해 더욱 신비롭게 공간을 지배하였다. 일상의 평범함 (화산석) 속에 숨어 있는 특별함을 끄집어내고 싶었다. 그날의 행위는 화산석 하나의 이미지에서 그 옛날 화산 의 폭발과 지구환경의 급격한 변화, 긴 시간 풍화 작용을 통해 깎이고 다듬어진 시간을 행위예술을 통해 표현 하였다. 사전에 협업하는 작가들과 사전 조율은 있었지만 그날의 행위는 모든 것이 즉흥적이었다. 나와 자이메 Jaime, 아닐Anil과의 현장에서인 교감은 내가 의도한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왔던 과거 인류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우리 현대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고자 했다. 마지막 씬에서 Gio작가의 즉흥적 등장과 천 뒤에서 보이지 않는 움직임은 돌들이 마치 움직이는 듯 연출되어 관람객들에게 더욱 신비롭게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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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of the Earth in Iceland - Breath.05.2022

아이슬란드의 자연은 과거 지구가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어주는 듯하다. 산 정상에는 아직도 만 년설이 있고, 그 산 중턱 여기저기에는 간헐천이 흐른다. 화산이 폭발한 흔적들 사이로 원시 이끼들이 무성하게 자 라고 있다. 이런 척박한 대지에서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왔으며 자아의 발견을 통해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 킬 수 있었을까? 경이로운 일이다. 인류가 최초로 자아를 발견한 순간은 예술적 행위와 함께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 옛날 동굴 입구에 불을 피우고 춤을 추고 알 수 없는 흥얼거림을 통해 주술적 의미들을 만들어 낸다. 동굴 벽 에는 자신들이 잡고자 했던 동물들을 그린다. 그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입에 흙물을 잔뜩 넣어 자신의 손위에 다시 뱉어 내어 만들어 낸 손도장의 이미지는 태초의 행위예술이자 다원예술의 원형을 보여준다. 나는 예 술의 원형을 행위예술과 다원예술에서 찾는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의 원형을 openARTs라고 부른다. 예술은 문 화산업과 예술교육산업에 의해 폐쇄적 장르화가 아닌 세상의 모든 것과 연결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예 술이 여야 한다고 필자는 믿고 있다.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융복합예술’과 예술 장르 간의 결합을 ‘다원예술’이 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다원 예술과 융복합예술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예술 장르 간의 즉흥적인 결합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 예술행위와 주술적 행위를 보여 주는 것이 'openARTs'이다. 'openARTs'는 즉흥적이어야 한다. 많은 시간 연습을 통해 완벽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 간의 즉흥적 교감을 극대화한 예술 행위 그것에는 그 어떤 준비된 기술은 필요가 없다. 오로지 자아의 발견과 행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 있을 뿐이다. 나는 이곳의 자연-바위, 돌, 풀 한 포기, 오랜 시간이 지나 자연의 일부가 된 마을과 그곳의 사람들과 그 흔적들까지 이곳 아이슬란드에서 나의 창작 행위가 자연과 하나가 되길 희망했다. 작업실 전경 사진 - 탁본작업 중

레지던스

- 아이슬란드

2022 오픈아츠 국제
한국
교류 프로젝트 27

자연 + 인간 이야기하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작품 <My Memory in Iceland 052022 - Nature + Humans>에 잘 나타나 있다. 작가들이 작업을 하는 아르네시슬라 지역 문화유 산 박물관의 뒷마당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엉클어진 와이어를 발견한 나는 저 거 대한 와이어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 와이어는 1840년 만들어진 알푸사르브루 (Ölfusárbrú)다리가 1944년 무너지고 거기에서 남겨진 와이어라고 한다. 한때 웅 장하고 아름다웠던 날들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지금은 설명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 르는 고철 덩어리가 되어 버려진 듯 이곳에 쓸쓸히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대자연 을 상징하는 이끼를 품고 있는 화산석을 이 와이어가 받쳐 들고 있는 것처럼 설치 하였다.

그리고 오프닝 당일 나는 이 작품을 배경으로 퍼포먼스를 하였다. 와이어 주변을 걸어 다니다, 관객들에게 이끼를 나누어주고 그 이끼를 화산석 위에 이식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관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관객(96세 여성화가: 아우뒤르 힐두르 하코나르도티르 Auður Hildur Hákonardóttir)에게 흙 한 줌을 입으로 먹어 그 녀의 손에 뱉어주었다. 그리고 이끼 한 줌을 같이 주어 화산석 위에 올려 두게 하 였다. 이는 원로 작가에 대한 나만의 존경의 표현이기도 했다. 이 행위에서는 프랑 스 작가 사만다 클레어 재커리Samantha Claire Zaccarie가 사운드 퍼포먼스는 함께해 주어 현장의 분위기를 한층 신비롭게 만들어주었다.

후담이기는 하지만 96세 여성화가 아우뒤르 힐두르 하코나르도티르Auður Hildur Hákonardóttir는 나에게 따로 인사를 하며 함께 퍼포먼스를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도 하였고 나의 아이슬란드 마지막 환송 행사에 1시간을 직접 운전 해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자신의 건강이 허락하지 못해 끝까지 함께할 수 없어 아쉽고 미안하다는 e-mail을 보내주기도 하였다. 아마 내가 다시 아이슬란드를 방문했을 때 그녀를 더 이상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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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My Memory in Iceland 052022 - Nature + Humans material : tangled wire, Volcanic stone, moss size : 500 x 400 x 150 <My Memory in Iceland 052022 - Nature + Humans> 설치 작업 중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특히 생경한 풍경에서 오는 감동은 남다르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작업은 더욱 그러했다. 백야, 해변의 풍경, 화산으로 생긴 특유의 자연환경 모든 것이 새롭다. 나는 작업실 인근의 잔디 광장의 돌무더기를 발견하였다. 이 돌들을 이용한 설치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며칠을 그 주 변을 산책하며 보냈다. 배시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배작가도 이곳에서 퍼포먼스 작업을 생각하고 있 다고 했다. 배작가는 한국에서 오랜 시간 작가로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러나 늘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 서의 작업이 그를 인정받지 못하는 시간으로 몰아넣었었다. 작가는 이곳 아이슬란드에서 작가로 새롭게 태 어나고 싶어 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나와 배작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함께 협업을 하기로 하고 기본적인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논의를 하였다. 나는 우선 잔디밭에 있던 돌들이 생각났다. 그 돌들을 둥글게 지구와 어머니의 뱃속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설치하기로 하고 화산석과 배시아 작가를 연결하고 연결된 천(자연과 연결된 탯줄을 상징)을 끊어내 이야 기를 만들었다. 적당히 큰 돌을 흰 천으로 감싸고 검붉은 색으로 흰 천 위를 두드리며 화산석 특유의 질감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배시아 작가는 천천히 일어나 자신과 연결된 천을 스스로 끊어내고 Ásta가 새로이 태 어난 배시아 작가에게 베일을 만들어 머리 위에 올려 주고 둥글게 설치된 돌(어머니의 자궁)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가는 퍼포먼스를 연출하였다. 바닷가가 보이는 적당히 넓은 잔디광장에는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동양에서 온 이방인들의 생소한 몸짓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었다. 그들이 얼마나 우리의 작품을 이해했을까? 궁금했다.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왔으 며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이야기했다. 아직도 아이슬란드 대자연이 주는 감동과 그 감동을 자양분으로 만들었던 퍼포먼스는 잊혀지지 않는다.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29
My Memory in Iceland - Birth

6월 16일 oceanus_hafsjor

전시의 시작과 레지던스 작업의 마무리

6월 16일 2시에 아르네시슬라 문화유산 박물관(Arnessysla Heritage Museum) 마당에서 자이메 마르티 네즈(Jaime Martínez)와 마루스카 론치(Maruska Ronchi)의 오프닝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행 사의 시작을 알렸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이번 행사에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방문이었다. 국제 행사였지 만 마을에서 하는 작은 행사에 한나라의 대통령 ‘구스니 토르라시우스 요한네스’ Guðni_Thorlacius_ Jóhannesson의 방문은 놀라웠다. 나는 아이슬란드의 화산석을 탁본으로 티셔츠를 만들었는데, 나의 작품 을 대통령에게 선물하였다. 그는 감사하게 받아주었다. 농담으로 북한에서 온 작가라고 소개하였는데 웃으 며 농담도 받아주고 특별한 수행원의 경호 없이 소박하게 전시장 곳곳의 작품을 감상하던 모습이 인상깊었 다.

아이슬란드 대통령 구스니 토르라시우스 요한네스 (Guðni Thorlacius Jóhannesson)

엉클어진 와이어

이 거대한 와이어는 어떤 기억을 가지고 여기에 이렇게 버려진 듯 서있나? 수십 년 전 거대한 인공구조물(알푸사 르브루 Ölfusárbrú 다리)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 웅장했던 시절의 추억을 아이슬란드의 자랑스러운 자연과 함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설치한다. 와이어를 지지대로 이곳 아이슬란드만의 이끼가 자라고 있는 화산 석이 공중에 떠 있다. 이는 아이슬란드의 대 자연을 상징한다. 대자연에 대한 경애심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을 이 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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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31

임태웅 Im Tae woong

아이슬란드는 나에게 낯설지만 익숙한 나라였다. 2017년 부산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에서 만난 아이슬란 드 작가 아스타와 2019년까지 지속적인 작업을 통해 우리는 많은 교류와 교감을 나눴고 서로에 대한 이해 가 높아져간 만큼 각자의 나라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래서인지 아이슬란드 현지 프로그램 참여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과 적응할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참가 전 교통사고를 당해 개인적으로 일정이 많이 미뤄졌고 중반 즈음 참여를 하여서 많은 아쉬 움이 존재한다.

수려한 자연환경은 공간의 제약 없이 창작과 연습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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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남부 해안에 위치한 에이라바키는 개인적으로 우리의 시골 어촌과 많은 모습이 겹쳐졌다. 부 모님의 고향이 남해안에 위치하여 어릴 적부터 바다와 어촌 마을은 나에게 많은 추억과 성인이 된 지금 정 서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건강 상태로 에이라바키에서 작품 활동은 나 에게 제일 중요한 회복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현재 에이라바키는 바닷가에 위치하지만 수산업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마을에 위치한 어부 동상은 예전의 바다를 향한 이들의 삶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을은 더없이 고요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부대끼는 사물들의 소리가 마을의 정적을 깨었다. 평온하고 고요한 마을에서 개인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이번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기획한 아스타가 경외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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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봄은 긴장을 낮게 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현지는 봄의 풍경이지만 매섭고 차가운 바 람이 공존하여서 낮아질 수 있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거 같다. 이러한 날씨는 개인에 게 국한된 게 아니라 참여한 모든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 중반 즈음 참여를 하게 되면서 현지 상황에 적응하려 시간을 가졌고 주변 예술가들을 많이 관찰을 하였다.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작가들이 오프닝 퍼포먼스와 전시 일정을 맞추어서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작 품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은 중반에 합류한 나에게 많은 영향과 작품 활동에 대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 게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이슬란드 현지 활동 중 최근 나의 작업, 작품 활동은 한국 전통음악에 많은 집중과 관심을 가졌다. 어릴 적 전통음악 교육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하였지만 어느 순간 재즈로 방향을 바꾸면서 전통과는 오랜 기간 단절을 거쳤다. 하지만 경기남 부 재즈를 이끌어가면서 의도치 않게 한국 전통음악과의 교류가 많이 생겼고 최근 5년간 작업과 작품의 방 향성을 많이 정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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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예술을 하기에 현지에서 작품 활동도 중요하지만 사전 준비도 많은 중요도를 차지한다. 참 아이러니하 게 오기 전 교통사고는 이러한 사전 준비기간과 연습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현지 도착한 첫 주 주말 에이라 바키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박물관에서 공연을 가졌다. 이날은 네팔에서 온 사운드 아티스트 안일과 나의 퍼포먼스가 있었지만 공연 이후 폴란드에서 온 피요트로와 한국의 성백의 워크샵도 진행되었다.

2022년 6월 3일 퍼포먼스, 전시 설치 작가들과 함께 박물관은 1800년 중반부터 거주해온 아이슬란드 원주민의 오래된 가옥을 개조하여 박물관의 형태로 사람 들에게 공개되어 전통 아이슬란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지역 거주민에게 많은 상징적 의미가 존 재하는 공간이기에 퍼포먼스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 처음으로 지역 주민들과 참여 예술가 앞에서 선보이 는 공연이기에 개인적인 예술적 성취보다 교감과 교류를 중점으로 모두에게 익숙한 재즈로 퍼포먼스를 진 행했다. 보이스 퍼포먼스와 보이스 컨트롤에 중점을 두어 악기 없이 루프스테이션과 인터액티브적인 합창을 진행했 다. 매번 퍼포먼스에서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소통과 공감 그리고 즐거움을 극대화하여 모두가 웃고 행복함 을 느꼈다고 말을 해주어 개인적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첫 번째 퍼포먼스를 마무리하고 다음날 오랜 시간 동안 감자 저장 창고로 사용된 공간에서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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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 참여 아티스트들은 다양한 나라에서 참가했고 또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혼재되었다. 다음 날 진행한 퍼포먼스는 자유 즉흥 퍼포먼스이었다. 재즈 음악의 강점은 즉흥연주이다. 즉흥연주 안에는 자 유로움도 존재하지만 엄격한 훈련과 연주자들 간의 약속도 수반된다. 오랜 기간 동안 이러한 훈련을 해왔 지만 십여 년 전 처음으로 다른 장르 간의 자유즉흥 퍼포먼스를 경험하였을 때 많은 당혹감과 난처함이 있 었다.

개인적으론 지나친 자유 즉흥과 분위기에 치중하는 연주와 퍼포먼스는 지향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번에 진행된 자유 즉흥 퍼포먼스는 참여 예술가들과 많은 대화와 어느 정도의 형식을 나누고 사전 연습으로 사 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작업을 했다.

참여 예술가는 한국 부토 무용수 지오(신현주)와 이탈리아 부토 무용수(마루스카), 브라질 연극, 퍼포머(하 이메), 아이슬란드 연극, 퍼포머(헤라), 네팔 사운드(아닐), 프랑스 보이스, 퍼포머(사만다) 그리고 나를 포 함 총 7명이 진행했다. 퍼포먼스를 진행한 감자 저장 창고는 참으로 특이한 장소였다. 현재는 이용되지 않지만 오랜 시간 한 가족 의 삶을 지탱해 주었고 아이슬란드 원주민의 삶을 느끼고 경험하게끔 만들어 주었다. 오랜 겨울을 나는 아 이슬란드의 특성상 규모도 크고 옛 방식으로 건물에 흙을 덮어 잔디가 창고를 감쌌다. 내부는 햇빛이 들지 않도록 만들었지만 환기를 위한 조그마한 구멍이 천장에 있었다. 그곳을 통해 들어오는 혼탁해진 빛은 꼭 무대 조명처럼 감자 창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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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를 하면서 참여한 7명 모두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 서로 표현하는 방식과 발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하나의 나무에서 여러 갈래의 가지가 바람에 반응하듯 움직임과 퍼포먼스를 만들어갔다. 퍼포먼스를 하 는 도중 본 관객들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우리들의 움직임과 소 리에 귀를 기울였고 각자만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퍼포먼스에 집중을 했다. 퍼포먼스 후 나는 더욱더 지역민들과 참여 예술가들과 친해지고 유대 관계 를 만들게 되었다. 참여가 조금 늦었지만 사람들은 나의 예술 활동으로 나 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었다.

2022년 6월 11일 퍼포먼스 중 내가 현지에서 지낸 숙소는 아이슬란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의 구조인 듯하다. 숙소에서는 저녁에 잠을 자는 게 전부이긴 했지만 백야와 추위를 피하기에는 최적화되어있었다. 숙소에서 보통 오전 9시~ 10시쯤 나 와 500m 정도 떨어진 박물관 사무공간이자 전시물 보관 창고로 향한다. 현 지 주최 측에서는 이 장소를 B22라 칭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B22에서 머 물면서 작가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식사도 겸했다. 이곳에서는 많은 일이 있 었다. 각자만의 작업 시간을 가지다가 식사 시간이 되면 서로 같이 요리를 해서 공유했고 다양한 문화의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갔다. 그렇게 아이슬란드와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현지에 적응해가며 한 주를 보 내며 다가오는 전시의 오프닝 퍼포먼스를 준비해 갔다.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37

전시는 6월 11일부터 7월 말까지 진행되며 에이라바키 박물관과 마을의 여러 공간에서 진행된다. 나는 11 일 오프닝에 맞추어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아이슬란드 오기 전에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 개인적으로 참여를 취소해야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일련의 작고 큰 사건 사고 중 개인적으로 작년 12 월 세상을 떠난 반려견에 대한 상처가 나에게는 아직까지도 매우 크게 남아있었다. 나에게 한국에서의 삶은 매우 빠르고 나를 돌볼 시간과 여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현지에서는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과 상처를 보듬을 여유가 생겼다. 그렇기에 떠나간 반려견 나의 여동생을 위해 잘 떠나가라고 퍼포먼스 를 준비했고 나도 이별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졌다. 퍼포먼스의 구성은 우리 전통의 '상여소리'와 '액맥이타령'을 편곡하여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내가 진행할 퍼포먼스에 대해 여러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중 2017년부터 아스타와 같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의 지오(신현주)도 최근 이별에 관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깊은 유대감으로 이번 퍼포 먼스를 같이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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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바로 퍼포먼스의 영향이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깊은 상처는 아무는데 많은 시간이 걸 리겠지만 이제는 나의 상처를 그래도 바라볼 수 있게 된 거 같다. 그리고 퍼포먼스를 통해 지오(신현주)와 깊은 교감을 나눴고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는 알아주었던 퍼포먼 스를 진행하였다. 나 말고도 다른 예술가들도 다들 각자만의 방법과 방식으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예술가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고 많은 영감과 영향을 받아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코로나 시기를 지나 처음으로 참가하는 장기간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이어서 의미가 남달랐다. 아직도 아이슬란드의 봄과 여름의 날씨는 매섭고 한국과 많이 다르기에 나에겐 한국에서 봄이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 진다. 위에서 말했듯 봄에 힘든 시기를 너무 바쁘고 여유롭지 못하게 보냈기에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하라 는 하늘의 계시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도 현지에 머물면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장마의 시작으로 여름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들었다. 내가 아이슬란드 에이라바키에서 어떤 깨달음과 영향을 받고 한국에서 발현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여름의 중간에 들어갈 한국에서 피어날 나만의 꽃이 기대된다.

임태웅 작가의 반려견 '안나'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39 당장은

Intro. 코슬란드, 한국과 아이슬란드 사이 예술적 소통과 협업의 시작. 코슬란드(K0_sland)! 2017년부터 시작된 아이슬란드의 예술가 Ásta Gudmundsdottir(이하 Ásta)와 만 든 단어다. 한국, Korea와 아이슬란드, Iceland를 합친 말. Ásta와 나는 협업 예술 작업을 진행하면서 두 나라 사이 다양한 연결 접점을 찾을 때마다 즐겁게 '코슬란드!'를 외치곤 했었다. 화산섬인 아이슬란드의 자 연적 환경과 유사한 점이 많은 제주의 자연환경 속에서 작업하며 서로 같은 듯, 각자의 독특함을 지니고 있 는 요소들이 창작적으로 얽히고설키며 우리는 새로운 예술 작업의 지점들을 발견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2017년의 부산 꽃마을 레지던스(Art in nature) 작업 과정은 작은 지역 공동체에서 자연과 삶이 자연스럽 게 녹아드는 삶의 예술, 예술적 소통과 융합의 지점들을 다양하게 발견케도 했다. 부산에 '꽃마을'이 있듯 Ásta는 자신이 살고 있던 작은 마을 Eyrarbakki에서 삶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예술 레지던스를 꿈꾸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의 수도 Reykjavik에서 살며 패션 디자이너, 예술가로 서 아이슬란딕 여성 예술가 10여 명과 함께 아트 갤러리 샵을 운영하던 Ásta는 Reykjavik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바닷가 마을, Eyrarbakki의 오래된 작은 집을 샀다. 아주 오래된 이 집은 집 짓는 일을 하는 친척들의 도움을 얻어 시간의 기억을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손님을 맞을 수 있는 공간으로 점점 변신을 해나갔다. 2018년 나는 아이슬란드 레지던스에 처음 참여했는데 이는 같은 마을의 Arnessysla Heritage Museum(아르네시슬라 문화유산 박물관)의 Summer event로 기획된 Ásta의 전시 '바다의 끈'과 함께 공 연을 진행한 것이었다. 그때 Ásta는 조금씩 변신되고 있는 Eyrarbakki의 집을 보여주며 더 많은 예술가 손 님을 맞을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40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지오 Gio

Covid19 상황 속에서도 결단력 있게 준비된 레지던스 축제, Oceanus 2022

2019년 나는 Ásta와 제주에서 만나 '제주국제실험예술제'를 통해 공동 작업을 이어나갔다. 우리는 공동 작업을 통해 춤 퍼포먼스에서 단순한 '의상'의 개념을 뛰어넘는 보다 복합적 의미의 'Body installation movement' 를 구체화시켰다. Ásta는 한국적, 아이슬란드적 다양한 직물과 자연에서 찾아온 재료들을 활용해 몸에 설치 예술 을 진행한다. 나의 몸은 그녀가 설치한 예술을 듣고 느끼며 움직임으로 이어가고 이 속에서 몸과 움직임, 공간 사 이 창작적 소통을 발견하며 관객과 교감한다. 이것이 우리가 이름 붙인 'Body installation movement'이다. 2018년 Arnessysla Heritage Museum(아르네시슬라 문화유산 박물관)에서는 아이슬란드 해변가에서 채취한 미역을 주재료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하는 한편 나는 미역으로 설치한 커다란 외투를 입고 그곳의 바다와 역사가 전하는 삶의 이야기 사이를 움직이고 춤추며 서로의 삶을 연결하는 끈을 찾고자 했다.

그렇게 Ásta와 작업을 거듭하면서 더욱 깊은 창작적 영감이 솟아났지만 안타깝게도 Covid19로 인해 모든 협 업은 중지 되었다. Covid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2021년 온라인을 통한 예술 콘텐츠 협업 제작을 시도하기도 했다. 나는 한국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미디어를 향한 다차원적 감각을 여는 예술 콘텐츠 제작 '감각 력의 차원들'을 개시해 16명의 다국적 다장르 예술가들을 초대했고, 온라인 예술 협업을 진행했다. 이는 일종 의 온라인 협업 예술 레지던스로, 이에 참가한 Ásta도 아이슬란드에서 혼자 카메라를 들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미역을 통한 설치 예술을 만들며 영상 언어로 제작하는 생의 첫 경험을 했다. 다국적 다장르 예술가들과의 협업 에 목말라 있던 우리들에게 이는 또 다른 만족과 새로운 가능성의 기회를 바라보게 한 기회였지만 실제로 만나 고 함께 살고 숨 쉬며 예술 협업을 할 날을 더욱 기다리게 했다. 그 속에서 Ásta는 지역의 박물관 The house of Eyrarbakki의 감독, 큐레이터와의 소통을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와 함께 2022년을 목표로 국제적 예술 레지던 스 축제를 꾸준히 준비했다. 마침내 2022년, '대양의 신'이자 아이슬란드 언어로 무한한 창조적 원천의 뜻을 품 고 있는 Oceanus_Hafsjor의 이름으로 20여 명의 국제적 예술가들을 마을 공동체로 초대해 예술 레지던스 축 제의 첫 발을 내디디기에 이르렀다.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41 #1.
2018년 미역을 소재로 한 전시와 공연

예술+레지던스! 예술도 함께 삶도 함께, 삶과 예술의 창작적 조합과 협업을 찾는 과정 레지던스 축제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2022년 5월 15일보다 며칠 일찍 도착한 나는 또 다른 참여 작가인 모리 셔스에서 온 마누(Manou)와 함께 다국적 예술가 손님 및 지역의 관객들을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한 달 여간 2-30여 명을 매일 먹여 살릴 식자재를 다양한 지역적 스폰서의 도움을 받아 충당하기 시작했고, 박물관의 작업 스튜디오 공간과 부엌을 참여 예술가들을 배려해 재배치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예술가들이 잘 수 있는 공간을 보다 넉넉히 확보해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박물관 큐레이터 린다(Linda)와 함께 한국으로 보자면 ' 도' 경계의 지역 곳곳을 차로 돌며 축제 포스터를 붙이며 사람들과 소통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한 자 연 경관과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은 그야말로 축복의 시간이었다. 어디를 가나 시원하게 열린 공간 하늘 아래 실 시간으로 드라마틱하게 변형을 거듭하는 구름과 빛, 산과 바다, 이끼와 화산석들, 집과 사람, 꽃, 아이슬란드의 독보적 동물인 양과 말, 수많은 새들의 움직임 등은 쉴 새 없이 탄성을 자아냈다. 레지던스 시간 중간중간 참여 작가들과 함께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탐사한 경험은 우리 안의 순수한 자연의 호흡과 깊은 움직임을 진동시킨 평 생토록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5월 15일이 되자 참여 예술가들이 속속 도착했고 우리는 서로를 포옹하고 함께 밥을 짓고 청소를 하며 예술을 시 작했다. 한 달 여간 매일 아침 함께 밥을 먹고 돌아가며 저녁을 지으며 청소를 하는 시간은, 이러한 활동이 익숙 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고, 창작으로 바쁜 시간 속에 때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상 의 노동을 함께 나누는 과정은 삶의 근본을 서로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을 향해 함께 성숙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과정이었다. 일상적 노동에 대한 겸허한 행함과 나눔은 예술적 창작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 고 있는 나는 한 달 간의 레지던스 운영 및 창작 과정에서 내 마음속 다양한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조 화롭고 발전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삶과 예술의 실험이라는 의미 깊은 시간을 만들었다.

5월과 6월은 아이슬란드에서 서서히 여름이 시작되는 타이밍이다. 여름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햇볕이 쨍쨍한 날 은 아주 드물고 세찬 바람과 비가 왔다 갔다 하는데 참 신비롭게도 우리가 머문 이 시간 동안 꽤 자주, 꽤 오랫동 안 짱짱한 해가 우리와 함께 했다. 지역 사람들은 이를 예외적 축복이라고 했고, 우리는 햇볕이 가득한 날은 저녁 식사 후 늦도록 와인잔을 기울이며 야외에 앉아 삶과 예술을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춤을 췄다. 해가 질 때까지 햇 볕을 느끼며 20여 명의 예술가들은 자신의 예술과 삶을 나눴다. 일몰이 밤 11시 전후로 펼쳐지는 이곳에서 우리 는 육체적으로 꽤나 피곤했지만 심장과 영혼은 보다 따뜻하고 창조적으로 영글고 있었다.

#3. 3년 만에 깊게 누린 창작적 영감과 즐거움, 그리고 관객과 함께한 행복한 예술 소통. 매일매일 굉장히 바쁜 시간이었다. 개인적 창작 작업, 다른 예술가들과 협업 작업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더욱 바쁜 시간이었다. 우리가 작업하는 공동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학생 들, 지역 주민들이 거의 매일 있었고, 그들이 오면 작업 과정을 설명하며 직접 시연해 보기도 했다. 지역의 어린 이,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공식적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나는 그중 하나로 청소년들과 함께 움직임, 춤 워크숍을 진행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른 언어, 국적, 다른 문화와 나이를 넘어 묘하게 소통하고 몸으로 공명하는 절묘 한 기쁨이 있는 시간이었다.

42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2.

개인적으로는 조각천들을 모아 퍼포먼스 의상을 만들며 전체 창작의 컨셉을 잡아가는 동시에 매일매일 혼자서 신비로운 자연 속으로 걸아가 카메라를 매개로 춤을 추고 자연을 느끼며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료들을 모 았다. Covid19 이후 변화한 환경의 영향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관객 없는 퍼포먼스'의 가능성을 작은 카메라와 함께 진행하는 작업에 아주 관심이 많다. 관객과 직접 만나는 대신 예술가는 관객들을 초대하기 힘든 곳에 자유 롭게 들어가 자신의 예술을 들으며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작업 과정은 간소한 카메라 언어로 기록된다. 예술가 는 이른 아침, 늦은 밤, 외진 바닷가, 오래된 집 등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갈 수 있고, 이곳에서 소박하게 기록한 다. 이렇게 모아진 자료들은 미지의 온라인 관객과 만나기 위해 재창조의 작업을 거친다.

개인적으로 이번 레지던스는 이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본 질료 수집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었고, 레지던스 전 과정에서 수집된 이 질료들은 재창작의 시간을 거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서 함께 작업했던 팀의 예술가 Nathan Bartely(화가, 음악, 비디오 예술가/캐나다)와 지난해 온라인과 이번 레지던스에 서 함께 한 예술가 Anil subba(사운드, 비쥬얼 예술가/네팔), 그리고 설치 예술 의상을 함께 고민해 온 Ásta와 온라인을 통한 작업을 이어가며 새로운 온라인 콘텐츠로 완성될 예정이다.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43
Ásta Creative Clothes 콜라보레이션 사진 작가 Samantha Claire Zaccarie

개인적으로 예술가 레지던스 경험 중 이번이 가장 창작적인 시간이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아주 짧게 느껴질 정도로 예술적 소통과 공명은 물밀 듯이 솟구치며 흘렀다. 다양한 예술가가 공존하는 상황은 솔로 작업보다 협업 작업을 할 수 있는 굉장한 기회이고 나는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전시와 축제의 공식 오프닝을 일주일 앞둔 시점,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즉흥 무대는 창작적 협업의 봇물을 터 뜨린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Ásta는 지역에 위치한 오래된 감자 저장 창고를 눈여겨보며 예술적 무대로의 가능성 을 현실화시켰다. 나를 포함한 3명의 움직임 예술가, 3명의 소리 예술가, 그리고 스토리텔링 배우, 설치 예술가의 즉흥적 밀도 깊은 협업을 거쳐 그날 우리는 그야말로 엄청난 무대를 만들어냈다. 예술 극장이 없는 마을에서 일 어난 꽤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행사 당일 날씨는 비바람이 세차 관객들이 어떻게 올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오 래된 작은 감자 저장 창고는 발 디딜 틈 없이 서 있는 관객들, 바닥에 앉은 주민들로 가득 채워졌다. 다양한 국적,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 그리고 관객들은 바다 가까이서 살아가는 삶의 아픔과 희망을 경계를 넘어 예술로 진하 게 소통했다.

Dance Music Story Improvisation (감자 저장 창고의 무대로의 변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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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그리고 일주일 후 오프닝의 시간, 나는 한국의 임태웅작가의 음악 작업과 함께 공연을 진행했다. 이는 서로가 가 슴속에 품고 있는 누군가의 부재로 인한 아픔을 어루만지며 한국의 상여소리로 시작하는 공연이었다. 한국적 소 리, 정서적 한, 우리 안의 개인적 기억들이 어우러지는 영혼의 춤을 추기를 희망했다. 햇살 가득한 오후, 박물관 뒷마당에 가득 모인 관객들은 우리가 서로 공명하며 펼치는 소리와 몸짓에 깊은 공감과 박수를 보내줬다. 많은 이들이 와서 공연을 보며 느낀 점을 이야기해 주었다. 특히 많은 이들이 우리의 공연이 일으킨 어떤 '진동'을 강 렬하게 느꼈다고 했다. 주위를 쩌렁쩌렁하게 움직이며 새로운 땅이 솟아 오른 듯한 환영을 봤다고도 했다. 개인 적으로 너무나 사랑하는 임태웅작가의 상여소리와 그의 감성, 소리의 힘 속에 내가 주로 추는 춤의 방식을 뛰어 넘어 자유롭게 땅과 하늘 사이에서 넘실거렸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국적 요소를 자유롭게 창작하고 소통하는 과정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후속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진 작가_ Samantha Claire Zaccarie 오프닝 둘째 날이자 아이슬란드의 대표적 공휴일인 '어부의 날'에 나는 스페인 출신의 춤꾼이자 연극배우인 jaime martiez의 공연에 함께했다. 아이슬란딕 어부의 옷과 그물망, 지역의 책, 오래된 가구, 그리고 실제 그곳 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흑백 가족사진 등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박물관 앞마당에 창조된 무대는 공연과 실제의 삶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를 연결하는 이색적 공간으로 나타났다. Jaime와 나는 삶의 어떤 시간들을 순방향 혹은 역방향으로 춤추고 걸으며 삶의 고통, 갈등, 기억을 넘어서 또 다른 조화와 더불어 삶의 순수한 공명을 만나고, 삶과 삶으로 포옹하는 공연을 만들어냈다. 또다시 축복처럼 맑은 햇살이 감싸는 오후, 많은 관객들이 함께해 주어 행복했고, 특히 아이슬란드의 대통령과 지 방 자치 단체 사람들도 관객이 되어준 믿기 힘든 상황이 펼쳐졌다. 박물관 감독의 초대로 레지던스 축제의 예술가 들을 만나러 온 대통령은 우리와 눈높이를 맞춰 대화했고, 모든 작품들의 전시를 관람하며 마지막 공연을 서두름 없이 관람하고 소감을 전해줬다. 2018년 같은 박물관에서 여름 이벤트 공연을 할 때 나는 아이슬란드 최초의 여 성 대통령을 만났고 이번에는 현직 대통령과 더 깊게 공명하며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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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통령

이 공연들은 개인적으로 예술적 창작적 성취감과 내 안의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킨 아주 의미 깊은 시간들 이었다. 더불어 공연 형태가 아닌 다양한 협업 작품들도 놀라도록 자연스럽게 서로를 듣고 지지하며 함께 진 행되었다. 한국의 성백작가의 화산석 탁본 작업은 새로운 디자인의 예술 옷을 탄생시켰고 한국적이면서도 심 플한 예술 상품의 가능성을 함께 보기도 했다. 한국의 배시아작가와 춤의 언어가 담긴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마을 곳곳, 자연 곳곳을 다니며 협업을 진행하며 내 안에 숨은 다양한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온라인 콘 텐츠를 고민하던 나에게 영화적 언어에 능숙하며 아름답게 순간을 포착하는 그녀의 카메라는 새로운 창작적 가능성과 조우하게 했다. 프랑스의 퍼포먼스 작가이자 사진가인 사만다(Samantha)와 관객 없는 퍼포먼스로, 오래된 어부의 집에서 사진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아이슬란드의 사진 작가 크리스틴(Christine)도 함께 아이슬란드의 순수 자연 속으로 나 가 자연과 움직임, 사람의 몸 사이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 모두 Ásta의 설치 예술 의상을 창조적으로 활용하 는 중요한 시도이기도 했고, 이 속에서 창작된 재료들은 새로운 콘텐츠로 재창작되는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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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아이슬란드 최초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의 방문 예술 소통

마치며... 끝나지

삶과 예술의

한 달은 짧았다. 긴 길 위에서 아주 잠시 만나 서로를 포용하고 함께 호흡하는 아주 짧은 꿈같은 시간 이었다. 그 시간 동안 밀도 깊게 시행된 결과물들은 더 큰 창작물로 가기 위한 중요한 원동력, 질료가 되었다. 장 기적 관점에서의 단계적 온라인 콘텐츠, 디지털 자료 제작은 물론 아이슬란드를 비롯해 프랑스 등 유럽과 모리셔 스에서의 가까운 시일 내 후속 작업을 논의하며 우리는 헤어졌다. 특히 Eyrabakki 현지에서 살며 예술을 하는 배우 헤라(Hera)와의 작업 역시 아주 특별했다. 그녀는 개인적인 출산의 경험을 자신의 몸을 듣고 예술을 통해 승화시키는 기회를 함께 만들 것을 제안했다. 나는 그 작업에 함께했고, 여성으로, 엄마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을 예술로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경험했다. 그녀는 마을에서 극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고, 나는 곧 다 시 아이슬란드를 찾아와 그녀와 함께 실험적 극단을 만들며 작은 공연을 기획하기로 했다.

이번 레지던스를 통해 경험한 것들이 나날이 새롭게 메아리가 되어 창작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 성과들을 바탕 으로 새롭게 창작될 디지털 작품들을 세계의 관객과 함께 나눌 날을 고대함과 동시에 다시 직접 만나 작업을 이 어갈 날을 기다린다. 시공간을 넘어 시작된 우리의 창작적 교류의 바이브, 진동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고요하게 창 작의 물결을 일으키며 현재를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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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끈 그곳에서의
Fishermen's House Story & Images Work 사진 작가 Samantha Claire Zaccarie

현지 활동 사진

50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현지 활동 사진 아르네시슬라 문화유산 박물관에서 박물관에서의 오프닝데이오프닝 퍼포먼스 촬영 중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51 이른 아침 식사와 작가들과 수다 박물관 입구에서 참여 작가들과마을 박물관 Lýður Pálsson 관장이 작품 소장
52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멩기(Mengi)에서 일본 부토 무용수와 아이슬란드 뮤지션과의 퍼포먼스 멩기(Mengi)에서 솔로 퍼포먼스아이슬란드 자연에서의 작업 현지 활동 사진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53 전체 퍼포먼스 행사 홍보를 위한 사진 작업 퍼포먼스 전 대통령과의 만남 _Photo
by Samantha
Claire 아이슬란딕 조각천을 활용한 업사이클 의상 제작
54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현지 활동 사진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55
56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현지 활동 사진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57
결과보고전 언론 및 보도자료
60 2022 openARTs International Residence Korea - Iceland Project 결과보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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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Hafsjór Oceanus2022아이슬란드 국제 아트페스티발에 한국 작가 참여 성백, 배시아, 지오, 임태웅 등 openARTs오픈아츠 작가 참여 2022.05.28 02:18 / 문화뉴스openARTs

이재웅 기자 dlwodnd333@naver.com

'아이슬란드 Eyrabakki에서 국제 아트 페스티발이 열려' 한국 작가 성백, 배시아, 지오, 임태웅 등 한국 작가들을 비롯 스페인, 독일, 네팔, 케나다, 몰타, 아이슬란 드 등 7개국에서 20여 명의 작가들이 길게는 2달 여간 레지던스를 기반으로 작품을 발표한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Eyrarbakki 지역 유산 박물관은 Eyrabakk의 역사를 보여주는 마을 박물관이 다. 박물관과 아스타Asta가 기획자로 참여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한국 작가 4명이 모두 아스타와 한 국에서 부산국제openARTs레지던스에서 만난 인연이 있다. 이 두 행사 모두 지역의 커뮤니티에 기반 을 두고, 시각예술에 그치지 않고 전위 무용, 실험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원예술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기획자 아스타Asta의 경우 2014년부터 2019년 까지 부산국제 openARTs레지던스를 비롯한 제주국제실험예술제 등에 초대되면서 5번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이 러한 경험이 이번 'Hafsjór Oceanus2022아이슬란드 국제 아트페스티발'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과 유럽에 위치한 아이슬란드 간의 민간 문화교류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전시는 6월 11일부터 7월 10일 까지 한달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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및 보도자료

아이슬란드 국제 레지던스 결과 보고전 ʻ불이 만든 얼음의 땅’展 부산 장전동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머지에서 열려 2022.09.03 11:52 / 뉴스N연합

박진경 기자 artinnature@naver.com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국제 레지던스 파견 사업 결과 보고 ‘불이 만든 얼음의 땅’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5월 15일부터 7월 30일까지 아이슬란드 에이라바키Eyrarbakki 지역 유산 박물 관에서 진행된 국제 레지던스와 전시의 한국작가들의 결과 보고전 성격이다. 레지던스에 참여한 한국작가 는 성백(시각예술, 퍼포먼스) 배시아(영상, 다큐멘터리) 임태웅(음악) 지오(부토, 현대무용) 네 명이다. 각 자 장르가 다르다. 이러한 특성상 이번 전시에는 성백 작가의 시각예술 작품과 배시아 작가의 영상 기록 다 큐멘타리가 주를 이룬다. 국제 레지던스 파견 사업의 주 기획자인 성백 작가는 아이슬란드의 화산석을 탁 본 작업을 하였다. 아이슬란드의 지연 환경 중에서 가장 큰 특징은 화산작용으로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아 직도 섬 곳곳에서는 간혈천이 흐르고 화산 활동으로 용암이 분출하고 있는 활화산 지역이다.

말 그대로 '불이 만든 얼음의 땅'이다. 작가는 이러한 아이슬란드의 자연환경에 매료되어 화산석을 탁본으로 만 든 작품을 선보였다. 이러한 전통적인 표현 기법은 행위예술이라는 현대적인 장르를 통해 재해석 되었다. 작가 는 스페인 출신 자이메 마르티네즈Jaime Martínez(부토)와 네팔 작가네팔작가 아닐 수바Anil subba(전위음 악)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행위예술로 표현하였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배시아 작가는 영상작업을 통해 다큐 멘타리 형식으로 기록하였고 본인도 퍼포먼스 작업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임태웅, 지오작가는 공연 중심의 레지 던스 창작 활동을 하였기에 배시아 작가의 영상기록물 안에서 아이슬란드에서의 예술 활동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이번 국제 레지던스 교류 프로젝트가 기획되기까지 부산국제openARTs레지던스에 초대되었던 아이슬란드 작가 ASTA의 역할이 컸다. 작가는 한국 부산에서의 특별했던 경험을 살려 아이슬란드에서 국제 레지던스와 전시 를 기획하였다고 한다. 한국 부산에서 시작된 openARTs의 개념이 해외에 전파된 것이다. 이러한 경험과 기억으로 시작된 국제교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제 레지던스 파견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2022 오픈아츠 국제 레지던스 한국 - 아이슬란드 교류 프로젝트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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