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읽고 삶의 희망을 주는
커버 특집
노아 홍수와 마지막 심판의 날 노아의 때와 같이 / 노아의 희망
10 sijosa.com
권두언 가을의 하늘 • 시대의 징조 교황의 역설 • 시조 시론 홍익인간과 하나님의 형상 • 문화탐방 마량진 사람 사는 이야기 남자 테레사 수녀 • 생활 속 경영 이야기 새로운 취업 진로 • 영혼의 양식 나누는 것의 행복!
|권 두 언|
가을의 하루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작품들을 전시한 ‘이효석 문학관’을
리운 시월의 달 그림자를 보며 지난 여름날을 추억하였고 조용
찾았습니다. 그의 작품 가운데 <낙엽을 태우면서>에는 가을에
히 제 삶을 관조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날은 달 대신에
읽으면 정말 큰 감동을 주는 글이 가득합니다. “가을이 깊어지
밤하늘의 별을 보고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면 나는 거의 매일같이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 된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
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덧 날으고 떨어져서 또
일 듯합니다.”로 시작하는 시인 윤동주(1917~1945)의 ‘별 헤는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 수효보다
밤’을 읊조리며 가을의 감성을 즐겼습니다.
많은가 보다. 30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 이 *조련치 않다. (중략) 가난한 벌거숭이들의 뜰은 벌써 꿈을
가을 단상(斷想)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
가을의 하루는 시시때때로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기
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와 같은 주옥같은 글을 읽
에 숨어 있던 감성을 일깨우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가을이
으며 깊은 공감을 하였습니다. 가을이 되면 누구나 시인이 되
되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가을은 땀 흘려 부
고 싶어 하고,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
지런히 일한 결과를 기대하는 계절이며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
았습니다.
해야 하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심판의 계절’입니다. 부지런히 일한 농부는 수확의 기쁨을 누릴 것이며, 게으른 농부는 차갑
가을 들판의 석양
고 혹독한 겨울을 염려할 것입니다.
프랑스 화가 장 프랑스와 밀레(1814~1875)는 그의 작품 ‘만
지혜자 솔로몬은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종(晩鍾)’을 통해 신성한 노동, 고요한 정적과 평화 그리고 감사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가을날의 새벽 숲길
한낮의 가을 풍경
를 한 폭의 그림에 표현했습니다. 어슴푸레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전도서 3장 1, 2절)라며 세
몇 해 전, 초가을 *효단(曉旦)이었습니다. 청년 수련회 모임
경기도 여주에서 한 농촌 교회를 맡아 목회한 적이 있습니
멀리서 교회 종소리가 들리자, 부부는 잠시 일손을 멈추고 지
상 모든 일에는 그 때가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이 있어 북한강변에 자리한 한 펜션에 묵었다가 동틀 무렵이
다. 현관문을 열면 바로 눈앞에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줄지어
나간 여름날들을 돌아보며 거칠어진 두 손을 고이 모아 간절한
예수께서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언젠가 끝이 이를 것이라고
되자 창가에 지저귀는 새벽 새소리에 잠이 깨어 눈을 떴습니
늘어서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눈부시도록 노랗게 물든 아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이들의 진지하고도 경건한 모습은 이
말씀하셨습니다(마태복음 24장 <재림의 징조> 참조). 이와 같
다. 제법 쌀쌀해진 새벽 바람에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서 흐르
름답고 고운 은행잎은 절로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집을 나서
작품을 보는 이들의 가슴속 깊은 곳을 울립니다. 사방이 어둑
은 맥락에서 사도 요한도 요한계시록에서 예수께서 세상을 심
는 강물을 뒤로 하고, 산허리를 감싸 안은 자욱한 새벽 안개를
조금 발걸음을 옮기면 나지막한 동네 뒷산인 ‘대명산’에 이릅니
어둑해질 무렵, 가을걷이에 바쁜 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판하시기 위하여 오시는 장면을 가을 추수장(秋收場)으로 묘
가르며 숲으로 난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다. 논밭길을 따라 산기슭을 향해 걸으면 눈이 시리도록 새파
뉘엿뉘엿 해가 서산에 걸리니 가을 들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하였습니다. “또 내가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사람
촉촉한 낙엽을 살포시 밟으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영롱한 새
란 가을 하늘에 풍성한 뭉게구름이 두둥실 바람에 실려 가
손길은 더욱 바빠집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지를 붉게
의 아들과 같은 이가 앉았는데 그 머리에는 금 면류관이 있고
벽이슬을 잔뜩 머금은 풀잎 사이를 스치듯 걸었습니다. 부끄러
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솜사탕 같은 하얀 구름 조각들
물들이는 석양을 등지고 볏단을 묶는 구릿빛 농부의 얼굴에
그 손에는 이(利)한 낫을 가졌더라”(요한계시록 14장 14절). 악
운 듯 들릴락 말락 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곁에 안고 사색
이 *민천(旻天)을 도화지 삼아 아름다운 그림들을 그리면, 아
는 수확의 기쁨으로 인해 피로를 잊은 듯 함박웃음 꽃이 피어
한 자를 심판하시고, 그의 백성을 구원하시러 이 땅에 다시 오
을 즐기며 하루의 첫 단추를 꿰었습니다. 청량하고 선선한 아
이들과 함께 높고 푸른 창공을 넋을 놓고 우러러보았습니다.
납니다. 만일 누군가 이 농부들에게 펜을 쥐여 준다면 그들도
시는 그분은 한 손에 날카로운 낫을 들고 추수장(秋收長)의 모
침 공기가 코끝에 닿아 물씬 가을 내음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
논밭 위로는 고추잠자리가 떼 지어 날아다니고 있었고, 뙤약볕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로
습으로 오십니다. 그리고 그의 백성을 영원한 하늘 곡간에 들
습니다.
에도 불구하고 우스꽝스럽게 팔을 벌리고 서 있는 허수아비는
시작하는 체코 출신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이기 위하여 곧 이 땅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 깊어 가는 가을!
새 떼와의 일전(一戰)을 다지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가을날’이라는 시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천하에 범사(凡事)가 기한(期限)이 있음을 깊이 묵상하는 일은
어느덧 하얀 입김이 눈앞에서 잠시 춤을 추고는 금세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오래지 않아 숲 속 작은 옹달샘에 이르렀
이 가을에 생각해 볼 가장 소중한 ‘명상의 주제’입니다.
산기슭에 이르자 가까스로 나뭇가지를 붙들었던 고엽(枯葉)
습니다. 맑고 투명한 옹달샘의 물 표면이 바람에 일렁이자 물그
은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낙엽이 되어 바스락거리며 발아래서
깊어 가는 가을밤, 호숫가에서
림자 진 제 모습이 흔들거리며 일그러졌습니다. 숲 속의 자그마
부서졌습니다. 산 중턱에 걸터앉아 아이들과 함께 한여름의 햇
불암산 자락에 자리한 삼육대학교 캠퍼스를 지나, 호젓한 숲
한 빈터를 발견해 잠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
살을 가득 머금은 과일들을 베어 물고 있으면, 어느새 먼 데
길을 따라 올라가면 ‘제명호’라는 작은 호수가 나옵니다. 지금
✽ 효단(曉旦) : 새벽 동 틀 무렵
니다. 귓가에 윙윙거리는 풀벌레의 날개짓 소리를 제해 놓고는
서 계곡을 타고 가을 바람이 솔솔 불어와 이마에 송글송글 맺
은 안전을 위해 야간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여러 해 전
✽ 민천(旻天) : 가을 하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기도를 통해 신령한 하늘의 분위기
힌 땀방울을 식혀 주었습니다. 오곡백과(五穀百果)가 무르익은
만 해도 깊어 가는 가을밤에 홀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
를 맛보았습니다. 여명이 밝아 오는 새벽은 영성(靈性)이 깨어
가을 들판을 바라보는 일과 만산홍엽(滿山紅葉)을 이룬 가을
해 그곳을 즐겨 찾았습니다. 호숫가에 앉아 휘영청 밝은 가을
나는 시간입니다. 가을날의 새벽 숲길은 그렇게 사람들의 발길
절경을 감상하는 일은 덤이었습니다. 올여름 휴가 때였습니다.
달빛이 물 위로 찰랑찰랑 걸어오는 모습을 맞이하는 풍경은
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강원도 평창을 지날 즈음, 예정에도 없이 <메밀꽃
깊어 가는 가을밤에만 누릴 수 있는 장관입니다. 호숫가에 드
심판의 날이 이르기 전,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조련하다 : 만만할 정도로 헐하거나 쉽다.
박재만 editor@sijosa.com 본사 편집국장
2014·10 3
시대를
읽고
삶의
희망을
Global Note _ 글로벌 노트
주는 시대의 징 조
時 兆 ▶ OECD 회원국 주요 국가 근로 시간
2014 • 10 Since 1910 _ Vol. 1,133
출처 : OECD 2013년 근로 시간 조사 결과
1위
멕시코
2,237시간
2위
대한민국
2,163시간
11위
미국
1,788시간
16위
일본
1,735시간
10 책 사잇길 자유를 갈구하는 한 사람의 영향력 _ 안상원
30위
프랑스
1,489시간
12 Editor’s Note 세상 것들을 사랑치 말라 _ 김해성
34위
네덜란드
1,380시간
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Perspectives 02
권두언 가을의 하늘
_ 박재만
05 글로벌 노트 종교별 진화론을 믿는 정도 _ 편집실 06 시대의 징조 교황의 역설 _ 박성하 08 시조 시론 홍익인간과 하나님의 형상 _ 유동기
평균 : 1,770시간
커버 특집 Cover Feature
노아 홍수와 마지막 심판의 날
13
14 노아의 때와
▶ 종교 인구, 20년간 어떻게 변했나 ● 불교 ● 개신교 ● 천주교 ● 원불교
같이 _ 제해종
17 노아의 희망 _ 클리포드 골드스타인
단위 : % / 출처 : 통계청
23.2
22.8
평균
19.7
18.3
종교 없음
사람, 신앙, 삶 이야기 People, Faith, Life Story 20 성경 진리 탐구 어느 날에 예배드리든 상관없는가?
▶ 종교별 진화론을 믿는 정도 조사 출처 : 코리아리서치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 대상
_ 로버트 존스톤
23 문화 탐방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 마량진 _ 편집실 26 사람 사는 이야기 남자 테레사 수녀 _ 심명희
19.9 16.1
10.9
28 건강한 삶 성공적인 다이어트와 식욕을 정복하는 비결 _ 양일권 30 생활 속 경영 이야기 새로운 취업 진로 _ 김재완 32 영혼의 양식 나누는 것의 행복! _ 서동빈
6.6
62.2% 69.9%
불교
68%
천주교
4.6
83%
34 Happy Nature Story 나비 _ 박영욱 36 어린이 창작 동화 해님이 들려준 이야기 _ 이대호
0.2
0.2
0.3
1985년
1995년
2005년
개신교
39.6%
38 Family Cartoon 불멸의 스타들 _ 이혜진
나누는 희망 Sharing Hope 40 성경에 답을 묻다 너무 못생겨서 _ 하홍팔 인쇄 - 2014. 9. 18.│ 발행 - 2014. 9. 25.│ 등록 - 1960. 7. 1.│등록번호-(서울 라-09730) 월간 교양지 (재)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연합회 유지재단│ 발행인 김대성
41 독자의 글 중국 나환자촌을 다녀오다 _ 이재원
편집인 박재만 │ 인쇄인 박광수 │ 편집장 김해성(sijo@sijosa.com) │ 취재,
42 희망의 시조 보내기 운동
교열 강선철 │ 디자인 임춘길 │ 발행·인쇄처 시조사 :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 로 1길 11 │ 대표전화 (02)3299-5200 │ 주소변경·독자문의 (02)3299-5317~9
43 신조어로 본 세상 / 퀴즈 (틀린 그림 찾기)
구독신청 (02)3299-5311~3 │ 내용, 투고 문의 (02)3299-5322│ 팩스 (02)960-
44 말씀이 생각나는 풍경
0848│ 지로번호 3005963│ ISBN 2233-7490│ 1년 정기 구독료 - 38,000원 본지는 한국 간행물 윤리 위원회의 윤리 강령 및 실천 요강을 준수합니다.
4
Signs of the Times
2014·10 5
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시대의 징조 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안감”이라고 지적했다.
일으키며 공산주의를 몰락시켰으며, 1984년 1월 10일 미국과
당시 우리 국민은 불과 4개월 전 일어난 세월호 참사와 무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곧이어 3월에 레이건 대통령이 미
교황의 역설
력하기만 한 정부 시스템에 절망하고 있었다. 우리는 해방 후
의회의 승인을 받아 윌리엄 A. 윌슨을 주(駐) 바티칸 대사로
부터 지금까지 친일과 반일, 좌우 대립, 남한과 북한, 산업화
임명하자 여러 나라들이 뒤따라 교황청과 외교관계를 수립함
와 민주화,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 성장과 균형, 노동과 자
으로 “온 땅이 이상히 여겨 짐승을 따”(요한계시록 13장 3절)
“그의 머리 하나가 상하여 죽게 된 것 같더니 그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으매
본, 개발과 보존, 안보와 인권 등으로 끊임없이 분열하고 충돌
를 것이라는 예언이 성취되고 있다.
온 땅이 이상히 여겨 짐승을 따르고”(요한계시록 13장 3절).
해 왔다.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정치나 종교 어디를 둘러봐도 이러한 갈등과 분열을 수습할 지도자는 보이
■ 배지의 파격
지난 8월 23일, 보스턴 글로브(The Boston
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아왔다. 그는
가난하고, 박해받고, 소외되고, 상처 받은 영혼들에게 다가
Globe)의 존 엘런(John L. Allen)은 ‘한국에
한국에 도착해 가장 먼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새터민,
가 낮은 자세로 배려하고 공감하며 위로와 희망을 선사한 프
서 두 개의 배지 착용으로 보여 준 교황의 방식
장애인, 이주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만나는 것으로
란치스코 교황의 행위는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교황
(Two pins in South Korea show a pope doing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의전차량(포프모빌)으로 기아자
이 착용한 두 배지의 놀라운 파격에 주목해야 한다.
it his way)’이라는 글에서 “그 ‘배지의 경우’ 스스
동차 ‘쏘울’을 선택했다. 대전을 갈 때는 헬기가 아닌
로를 낮추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시대의 높이
KTX를 탔다.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는 78세의
솟은 역설을 뒷받침한다.”라고 지적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50여 분 내내 선 채로
엘런은 “교황이 방한 중 부착한 배지는 세월
“칼에 상하였다가 살아난 짐승을 위하여 우상 을 만들”(요한계시록 13장 14절)고, “짐승
장애 아동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몇이든지 다 죽이게 하더라”(요한계시 ‘배지 사건’은 그 자체로
■ 성경의 예언
하면서, 교황이 부착한 노란 리본은 “한국인들
여러 성경주석가들은 요한계시록
의 마음속에 단순한 위로의 표현이 아니라 특별
13장 1~10절의 예언을 교황권에 적용
법 제정을 압박하고 정부의 비협조에 대한 분노
하고 있다. 1798년 2월 15일, 프랑스 혁
에 연대하고 있음을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
명정부의 지시에 따라 알렉산더 베르띠
다.”라고 분석했다.
에(Alexander Berthier) 장군은 로마로 진
노란 리본은 방한 이틀째부터 한국을 떠날 때
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는 자는
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과 위안부 할머니 의 고통을 상징하는 나비 모양의 배지였다.”라고
요한계시록 13장은 땅에서 올라온 짐승(11절)이
소소한 것이지만 프란치스코 시대의 뛰어난 역설을 강조한다.
격하여 교황 비오 6세를 생포했다. 당시 80세인
록 13장 15절)라고 예언하고 있다. 이것은 교회가 자신들의 신조를 강 요하기 위해 정부와 연합할 것이며, 그 결과 종교적 자유가 박탈되고 의견 을 달리하는 소수가 핍박을 받게 될 것 을 의미한다. 로마 가톨릭 교리서 816조는 “가톨릭은 그리
스도의 유일한 교회로서…이 교회는 베드로의 후계자와
까지 교황의 제의에 달려 있었고, 나비는 마지막
교황은 시스티나 성당에서 재위 23주년 기념식을 거행하
날에 위안부 생존 할머니들로부터 받아 그 자리
고 있었다. 체포된 교황은 이탈리아와 남프랑스의 여러 곳으
그와 일치하는 주교들이 다스리고 있는 가톨릭교회 안에 존
에서 가슴에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의 이러
로 거칠게 끌려다니다가 이듬해 8월 29일 발렌스(Valence) 감
재한다.”라고 하였다. 즉 가톨릭만이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
한 행보는 미사 때 자신의 주장을 표시하는 것
옥에서 옥사했다. 1870년 신생 이탈리아 통일정부가 교황 국
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톨릭 신앙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을 사실상 금한 가톨릭의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
가를 흡수함으로 교황권은 “죽게 된 것 같”(요한계시록 13장 3
‘이단’이거나 ‘이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가톨릭의 역설이다.
었다. 노란 리본은 한국 정부 그리고 나비 배지
절)이 되었다.
존 엘런은 배지 착용과 관련하여 “아무리 그 대의가 고귀하
는 일본 정부와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는
그러나 1929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와 교황 비오 11세
다 하더라도 이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라는 전문가의 말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당신은 중립을 지
로부터 전권을 이양받은 베니토 무솔리니와 피에트로 가스파
을 인용하고, “하지만 이것 역시 프란치스코는 구애받지 않았
켜야 한다.”라며 그 리본을 떼라고 했을 때, 교황
리 추기경이 라테란 조약(Lateran Treaty)을 체결함으로써
다. ‘배지 사건’은 그 자체로 소소한 것이지만 프란치스코 시대
은 단호히 “고통 받는 인간 앞에서 중립을 지킬
0.44제곱킬로미터(우리나라 경복궁의 1.3배 면적)의 바티칸 시
의 뛰어난 역설을 강조한다.”라고 평가했다.
수는 없다.”라고 거절했다고 한다.
를 교황령으로 하는 교황 국가가 탄생하게 되었고, 교황은 다 시 사제와 군주를 겸한 권력자가 될 수 있었다. “그 죽게 되었
■ 낮은 데로 임한 교황
6
Signs of the Times
던 상처가 나”(요한계시록 13장 3절)은 것이다.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 5일간의 내
1962년 교황 요한 23세(1958~1963)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한(來韓)에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온 국민이
를 통해 가톨릭의 영향력을 크게 회복시켰다. 1980년대에는
열광했다. 한 일간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78~2005)가 동유럽에 자유화 물결을
박성하 kucpsh@hanmail.net 성경 예언 연구 전문가. 성경 예언을 통한 통찰력으로 글과 강연을 통해 시대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오고 있다.
2014·10 7
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시론(時論)
홍익인간과 “하나님의 형상” 10월을 맞으면서 다시 한번 우리 선조들의 홍익인간 사상을 되살리고, 옆에 있는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나의 형제와 자매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10월은 명실공히 본격적인 가을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
것을 부정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말
으면서, 연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
은 그분의 도덕적이고 영적인 속성을 인간도 일정 부분 공유
는 달이다. 일기도 순조롭고 먹거리가 풍부하여, 문자 그대로
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비슷한 의미로, 인간과 다른 짐승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며,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넉넉해진다.
들의 공통적인 부분을 들어내고 남는 것이 하나님의 형상에
올해는 추석이 너무 일찍 와서 9월에 이미 지나간 것이 좀 아
해당되는 요소라고도 말한다.
쉽지만, 학생이나 직장인들이라면 개천절과 한글날까지 들어 있는 10월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이 기록된 것과 비슷한 시대, 가까운 지역의 문헌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신]의 형상”이라는 표현의 용례들을 살펴보
“한 이방인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 때,
그중에서 개천절(開天節)은 우리 민족의 시초를 기리는 날
면 그 말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또 다른 빛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그를 형제로 받아들여 모든 갈등이 소멸되는 그 순간이
이다. <삼국유사>에 들어 있는 고조선 건국신화에는 널리 인
그러한 연구들의 결과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간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사상이 소개
등 성경의 배경이 되는 이웃 지역의 기록에서 “신의 형상”이
되어 있다. 환인(桓因)의 아들 환웅(桓雄)이 세상에 내려와서
라는 말이 나올 때, 그것은 언제나 왕 또는 통치자를 가리킨
나라를 세우고,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을 견뎌 낸 웅녀
다고 한다.
(熊女)와 혼인하여 단군 왕검을 낳는다는 내용의 단군신화는 어린이라도 다 아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얻은 힌트를 가지고 다시 창세기를 보면, 우리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는 말
신(神)과 통치자가 널리 인간의 이로움을 장려하고, 호랑이
은 인간이면 누구나가 “왕”의 수준 정도는 된다는 뜻이다. 계
그 대답들이 흡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답은 “한 이방인
사욕을 채우는 세력들을 볼 때 참으로 개탄스럽고 그 가운
와 곰이 한 굴에 있으면서도 싸우지 않는 모습을 묘사한 우
급과 신분의 차별이 심하던 수천 년 전에 기록된 성경의 창세
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 때, 우리가 그를 형제로 받아들
데 있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리 선조들의 신화는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평화
기가 21세기의 어떤 민주주의 사상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여 모든 갈등이 소멸되는 그 순간이 바로 밤이 끝나고 날이
를 애호하는 사람들이었음을 보여 준다.
없는 인간의 존엄성, 인간 존중의 사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
밝는 순간이다.”였다.
은 참으로 놀랍다 못해 감동적이다. 성경의 창세기는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 “하나님의
8
바로 밤이 끝나고 날이 밝는 순간이다.”
10월을 맞으면서 다시 한번 우리 선조들의 홍익인간 사상 을 되살리고, 옆에 있는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옆 사람의 얼굴에서 이목구비가 구분이 안 되고, 그가 내
나의 형제와 자매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옆에 있는 사람
형제인지 친구인지도 알아볼 수가 없으면, 아직도 어두운 밤
을 돌아다볼 때 그의 얼굴이 사랑스러운 내 형제, 내 자매로
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보이면, 그때가 바로 밝은 새날의 시작이고, 하늘이 열리는
형상”을 따라 만드셨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형상”이 과연 무
파울로 코엘료가 지은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수필집에
엇인가에 대해서는 역사 대대로 수많은 연구와 논의가 있어
는 저자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몬 페레스에게 들은 이야
왔다. 어떤 사람들은 말 그대로 인간의 외형적인 모양이 하나
기 하나가 소개되어 있다. 어느 랍비가 자기의 제자들을 모아
최근 10여 년 동안 몇 차례 정권이 바뀌는 사이에 가장 안
님을 닮았다고 하며, 따라서 하나님도 우리 인간처럼 이목구
놓고 “밤이 끝나고 날이 밝는 정확한 시점을 어떻게 알아낼
타까운 일이 있다면 우리 동포들 사이에 지역과 빈부와 세대
비가 있는 얼굴과 손발을 가진 분일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한 학생은 “양 떼 사이에서 개를 가
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게 된 극심한 분열과 불화이다. 그런
한다.
려낼 수 있을 때”라고 대답했다.
차이가 언제는 없었겠는가마는 근래에 발달된 통신과 정보
날[開天節]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영적이고 초월적인 하나님이 어떻게
또 다른 학생은 “멀리서도 무화과나무와 올리브나무를 구
전달 수단을 통해서 상대편을 매우 모질고 폭력적인 말로 비
유동기 dl3129@syu.ac.kr
인간처럼 물리적으로 제한된 육체로 존재할 수 있느냐며 그
별할 수 있어야” 날이 밝은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랍비는
난하고 공격하는 행태와 그런 상황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리
신학박사. 삼육대학교 신학과에서 신약 영역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Signs of the Times
2014·10 9
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책 사잇길
자유를 갈구하는 한 사람의 영향력 - 노예 12년 오늘, 내 마음을 짓누르게 만드는 문제나 오랜 시간 풀리지 않던
보기 드문 노예 폐지론자의 소문을 듣고 혹시라도 솔로몬을 알
직한 영향력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 각종 강연회에 초대받아
까 하는 마음에 그를 찾아갑니다. 그가 찾아 간 사람은 바로
노예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
편지를 대필했던 배스였습니다. 헨리 노섭은 배스의 도움을 받
습니다. 그가 노후의 안락함을 택하지 않고 한결같이 싸운 이
아 앱스의 농장으로 가고, 그곳에서 일하던 솔로몬은 마침내
유는 무엇일까요? 때로 우리는 스스로가 누리는 자유가 너무
12년 만에 자신의 삶을 되찾습니다.
나 당연해서, 태어날 때부터 그 자유가 우리 손에 있었던 것처 럼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자기 소유의 물건은 가질 수 없고,
괴로움 앞에서 자유를 꿈꾸었던 솔로몬의 삶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 해피엔딩이 아니라 할지라도
좋은 곳으로 옮겨 다닐 수도 없으며, 주인의 이익에 따라 사랑
여기에서 끝났다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었을 것입니다. 그러
하는 가족들과 헤어져야 하는 삶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 여전히 가슴 아픈 사연이 남아 있었습니다. 자유의 몸이 되
자유를 빼앗긴 사람은 자유 없는 삶이 얼마나 괴롭고 서글픈
인들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자유증서와 이름을 빼앗기고 ‘플랫’
자마자 솔로몬은 자신을 팔아넘겼던 사람들을 기소합니다. 북
삶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솔로몬 노섭 역시 그런 사람이었고,
이 되어 노예를 혹독하게 부리기로 악명 높은 루이지애나 주에
부의 자유민들을 납치해 남부로 팔아넘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자유를 얻을 기회를 탐색했습니다. 그 열망이
팔려 갑니다. 솔로몬은 12년간 네 명의 주인을 거치면서 노예로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지만 재판 과정은 공정하지
배스를 움직였고, 노섭 변호사와 수많은 이들을 움직였습니다.
사는 흑인들의 괴로움뿐 아니라 사람을 가축처럼 부리면서 망
않았습니다. 당시 법은 흑인이 백인에게 반하는 증언을 할 수
숨지 않고 용감히 흑인들을 위해 애쓴 솔로몬의 영향력은, 결
가져 가는 백인들의 모습도 날카롭게 조명합니다. 나이 많은 노
없었고 솔로몬의 증언이 있다 해도 기소 취소가
국 오랜 세월 지속되었던 노예제를 폐지하는 마
예를 함부로 때리는 주인집의 어린 아들, 울부짖는 부모와 자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기소된 두 사람은
중물이 되었습니다.
식을 떼어 놓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돈을 계산하는 노예상인
거짓 증인을 내세워 솔로몬이 허위사실을 유포
들, 아끼던 노예였지만 남편의 눈에 들자 어떻게 해서든 그 노
했다고 주장했으며 사람들 또한 솔로몬을 비난
예를 해코지하려는 안주인, 노예 수를 늘리기 위해 여자 노예
했습니다. 이에 대한 솔로몬의 대답은 참 씁쓸
들을 다른 주인집의 남자 노예와 임시적으로 결혼시키는 주인
하면서도 담담합니다.
등. 이들은 흑인을 같은 사람으로 보기보다 자신의 재산이자 그 재산을 불리는 도구로 바라보았습니다.
■ 도움의 손길들 악몽 같은 삶을 산 지 12년째 되던 해, 남부에서는 찾아보
■ 나는 자유인이다 때로는 원하지 않는 문제 앞에 압도되어 눈과 귀를 닫고 희망 없이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내
“인간의 재판은 용케 벗어났겠지만 아직 더
게 주신 구원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고, 나
높은 곳의 재판이 남아 있다. 나는 거짓 증언이
를 내리누르는 문제의 노예로 살아갈 때가 많
전혀 먹혀들지 않을 그 마지막 재판에서 제대로
습니다. 솔로몬의 삶을 읽으며 자신이 자유인이
판결을 받고 싶은 마음뿐이다”(270쪽).
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아마도 솔로몬은 자기 앞에 놓인 삶이 앞으
생각해 봅니다. 자유인이라는 신분을 쉽게 포기
기 힘든 노예제도 폐지론자 ‘배스’와 만나며 솔로몬에게도 희망
로도 평탄하지 못할 것을 예감한 듯합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하거나 운명을 원망하고 타인을 저주하며 살아갔다면 그는 플
이 찾아옵니다. 배스는 당시 솔로몬의 주인이던 앱스와 노예제
법보다 더 큰 하늘의 공의로움을 기대했겠지요. 그 예감대로
랫이라는 이름으로 쓸쓸히 삶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아마 노예
를 놓고 말다툼을 벌입니다. 그리고 우연찮게 솔로몬과 대화를
1857년 이후 그의 행방은 묘연해집니다. 논란은 많습니다만 일
제도는 더 오래 유지되었을 것이며 흑인들은 더 오랫동안 고통
하다가 그가 교육받은 사람인 것을 알고 솔로몬의 사연을 듣고
설에는 노예상인들에게 납치되어 살해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더 나은 삶이 어떤 것인지
그를 도와주기로 결심합니다. 탈출한 노예를 즉결처분 할 수
합니다. 실제로 그랬다면 참 기구한 삶입니다. 1841년부터 1853
알고 있었고 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매일을 자신이 할 수
있는 때에 노예의 탈출을 도우면 자신도 위험할 수 있는데 말
년까지 12년간 노예로 살았던 세월을 생각하면, 행복을 누린
있는 최선껏 살아 냈습니다. 그는 12년간의 괴로움을 동포들을
압도적으로 보이는 일,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어려운 문
입니다. 배스는 솔로몬의 친구들과 직장 동료, 자유증서를 발
시간은 4년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도 거대한 세력과 맞서 싸우
자유로 이끌고, 사람들에게 정의를 외칠 그릇으로 단련하는 시
제, 오랫동안 이어진 불합리한 제도는 사람을 위축되게 합니
부했던 세관 기록을 찾아 솔로몬 대신 편지를 보내고 백방으로
느라 마음 편하기는 어려웠을 테니 말입니다.
간으로 바꾸었습니다. 오늘, 내 마음을 짓누르게 만드는 문제
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의외로 미약한 출발점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배스의 편지를 받은 이들은 솔로몬을
나 오랜 시간 풀리지 않던 괴로움 앞에서 자유를 꿈꾸었던 솔
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그 한 사람의 힘을 이
구하고자 총력을 기울입니다. 변호사 헨리 노섭은 노예가 된
■ 한 사람의 영향력
야기하는 소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국 노예제를 뒤흔든 소
자유민을 구출하는 법령을 찾아내고, 솔로몬의 아내는 탄원서
솔로몬은 침묵하지 않고 흑인 노예제도를 비판하며 자신의
설,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년>(펭귄클래식, 2014)입니다.
를 작성합니다. 탄원서에 마음을 움직인 루이지애나의 상원의
경험을 소설로 써냅니다. 그의 소설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
로몬의 삶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인내하며 자유를 꿈꾼 그의 삶이, 영적으로 무디어진 오늘의 우리 삶을 울리는 경종이 되 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원과 국방부장관, 연방대법원 법관들이 루이지애나 주의 농장
더불어 노예제를 폐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으로 손
■ 솔로몬 노섭이 플랫이 되기까지
주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여기서 또 한번 기적이 일어납니다.
꼽힙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교육받은 백인 소설가의 작
안상원 unrealrace@gmail.com
1841년, 뉴욕 시민 솔로몬 노섭은(뉴욕에서는 당시 노예제
솔로몬을 찾으러 루이지애나에 간 헨리 노섭 변호사는 이름이
품이었다면 <노예 12년>은 최초로 노예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가 폐지되었습니다.) 워싱턴에 일자리를 얻으러 갔다가 노예상
바뀌어 버린 솔로몬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남부에서는
노예제도의 비참함을 생생하게 드러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묵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동 대학원에서 한국현대시를 전공했다. 사람을 읽고 마음을 읽고 글을 읽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삼육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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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2014·10 11
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Editor’s Note
특집 | COVER FEATURE
노아 홍수와 마지막 심판의 날
세상 것들을 사랑치 말라!
세상 삶 속에 하고픈 것이 많다. 견실(堅實)하게 살고프고 아담한 집도 사고프고
노아의 때와 같이 / 노아의 희망 노아 홍수가 실제 사건일까? 할리우드에서 노아 홍수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서 다시 한번 홍수로 세상이 심판을 받 고 방주를 통해 동물과 노아 일가가 구원을 받았다는 성경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지금 세상의 많은 곳에서 마태
약간의 돈을 모아 남들처럼 약간의 투자도 하고프고
복음 24장에서 언급한 재림의 징조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일어나 머리를 들라 너희 구속이 가까
큰 욕심 없지만 튼튼한 새 차를 몰아 보고프고
웠느니라”(누가복음 21장 28절)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노아 홍수의 역사성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자식이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좋은 직업을 가지게 하고프고
- 편집장 김해성 (sijo@sijosa.com)
조금이나마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아 보고프고… 그러나 이러한 삶이 얼마나 부끄러운 삶인가? 이러한 하고픈 마음이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상이 추구하는 이러한 가치들이 개인의 욕망일 뿐이며, 소멸하는 육신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믿음의 사람아! 세상 것을 사랑하지 말라! 세상 것을 가졌음을 자랑하지 말라! 세상 것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기지 못할 것이니… 이세상의 것은 육체의 소멸이요, 하나님의 것은 영원한 생명이다. 이 세상 것을 버림이 곧 하늘의 것을 가득 채움이요, 이 세상 것은 사라지고 이 세상의 모든 욕망도 사라지되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할 것이다. 하나님이시여! 하늘에 속한 자 되게 하소서, 아멘! 어느 가을밤 요한일서 2장 15~17절을 묵상하며…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 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김해성 sda7942@naver.com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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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온 것 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온 것이라”(요한일서 2장 15, 16절).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저희를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마태복음 24장 37~39).
2014·10 13
01
2014년 10월 특집 - 노아 홍수와 마지막 심판의 날
노아의 때와 같이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마태복음 24장 37절).
1
역사 혹은 신화?
고, 지금은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노아 홍수는 결국 성경에만
노아 홍수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이야기
나오는 이야기 아닌가? 많은 지질학자의 주장처럼 과연 지층이
일 뿐 아니라 신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건이다. 예수
생성되는 데 수백만 년의 시간이 소요되었을까 아니면 대격변
는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마태복음 24
을 통해 급작스럽게 이루어졌을까?
장 37절)라고 하시면서 홍수를 역사적 사건으로 보실 뿐만 아니
1) 물의 존재 : 현재 지구 상에 있는 모든 수증기를 다 합쳐서
라 그것을 종말론적 의미를 지닌 중요한 사건으로 다루신다. 왜
지구 전체에 비를 내린다고 가정할 경우 지표면의 5센티미터 정
이 사건이 그렇게 중요할까? 우선 이것이 역사적 사실이 아닌
도를 적실 강우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온 세상을 덮을 정
신화로 이해될 경우 ‘인자의 임함’, 곧 예수의 재림을 통한 종말
도로 많은 물이 어디서 왔고, 지금 그 물은 다 어디로 갔다는
도 한낱 허구로 변모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홍수 사건이 신화라
말인가? 창조주간의 둘째 날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
면 예수가 하신 모든 말씀 역시 역사적 진실이 아닌 하나의 상
다. 창조의 둘째 날에 하나님은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
징이나 신화로 이해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결과적으
로 나누는 일을 하셨다(창세기 1장 7절). 궁창 아래의 물은 한
로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상
곳으로 모여서 바다가 되었다지만(창세기 1장 10절), 궁창 위의
징들로 이해되어야 하고, 최후의 심판이나 구원, 천국, 영생이란
물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이 물은 홍수 이전에 지구 대기권
개념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처럼 홍수의 역사성이 거부된다
을 감싸고 있다가 홍수가 났을 때 “하늘의 창들이 열”(창세기 7
면, 성경 전체도 하나의 신화나 우화집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장 11절)리면서 온 세상을 잠기게 한 바로 그 물이었다. 궁창 위 에 있던 이 물은 홍수 전까지 지구의 생태 환경에 중요한 영향
2
홍수, 역사적 사건
을 끼친 요인이었을 것이다. 빙하로 덮인 남극이나 북극에서 아
노아 홍수 사건이 과연 역사적 진실인지 아니면 신
열대지방에서나 자라는 활엽수 화석들이 발견된다든지, 시베리
화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우선 노아 홍수 이야기를 성경의 다
아에서 매머드 화석이 발견된다는 등과 같은 사실은 지구 전체
른 기자들은 과연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 기후가 온난했음을 입증하는데, 이는 바로 궁창 위의 물 때
신약에서 노아 홍수에 관한 언급이 세 번 나오는데, 이들은 한
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그 많은 물은 다 어디로 갔다는 말인
결같이 노아 홍수를 역사적 사실로 본다.
가? 이에 대한 답변은 거대한 지각변동으로 생긴 깊은 바다와
특히 예수는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
남북극 빙하의 존재가 설명해 준다. 홍수 때 “깊은 샘들이 터”
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마태복음 24장 38절)가는 일
(창세기 7장 11절)지고 거대한 물의 흐름으로 대규모 지각변동
로 분주했음을 지적하면서 홍수를 재림과 연관 지으셨다. 히브
이 일어났고, 그 결과 깊은 바다와 높은 산들이 생겨났을 것이
리서 기자는 “믿음으로 노아는…방주를 예비하여 그 집을 구
다. 따라서 많은 물은 깊은 바다로 가거나 혹은 극지방으로 가
원”(히브리서 11장 7절)하였다고 했고, 베드로도 “방주에서 물
서 빙하가 되었을 것이다.
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여덟 명이라”(베드로전서 3장
2) 성경 외적 증거 : 성경 이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270
20절)라고 하면서 홍수와 방주의 역사성을 확인해 준다.
개가 넘는 대홍수 설화들이 존재한다. 이 설화들은 기본적인
이처럼 성경은 노아 홍수 사건이 죄 때문에 더 이상 희망이 없
구조가 매우 흡사하다. 설화나 전설들은 대개 어떤 특정 민족
던 노아 시대의 인류를 물로 멸망시키고, 또 노아와 그의 가족
고유의 것인데, 이들 설화가 비슷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는
을 실제로 구원한 사건임을 인정한다.
자체가 불가사의다. 예를 들어, 바벨론 홍수 설화가 적혀 있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경우 노아 홍수 기사와 두 곳만 제외하고
3
14
Signs of the Times
홍수의 증거들
거의 일치한다. 또한 미국 인디언들이 남겨 놓은 기와 조각에
예수님이나 다른 성경 기자들처럼 성경을 믿는 사
그려진 그림도 홍수 사건을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하
람들이라면 누구나 노아 홍수를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
고 있다. 네 장면으로 그려진 그림에는 물속에 빠져 있는 사람
받아들인다. 하지만 성경 기자들이 홍수 사건을 역사적 진실로
들, 40개의 네모 칸, 나뭇잎을 문 새, 큰 배, 하늘을 향해 경배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
하는 네 명의 남자, 무지개 등 창세기의 홍수 사건이 그림으로
는 것은 아니다. 홍수와 관련된 질문들은 여전히 꼬리에 꼬리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뿐 아니다. 중국의 한자에서 큰 배를
를 문다. 온 세상을 덮을 정도로 많은 물이 도대체 어디에서 왔
뜻하는 선(船) 자도 노아 홍수 사건을 보여 준다. ‘선(船)’ 자는
2014·10 15
02
2014년 10월 특집 - 노아 홍수와 마지막 심판의 날
더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노아 홍수와 같은 거대한 지층상의 격 노아 홍수의 역사성은 인자가 임할 재림의 때도 분명히 역사 속에
변이 일어나면서 동식물의 종류나 서식처 등에 따라 화석이 갑
서 일어날 실제 사건이 될 것임을 보여 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작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1980년에 일어난 미국 세인트 헬레 나 산의 화산 폭발은 대격변을 통해 지층들이 얼마나 짧은 시 간 안에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노아의 일가족이 대홍수 때 타고 있던 방주를 나타내는 ‘배 주 (舟)’ 자에 여덟을 나타내는 ‘여덟 팔(八)’ 자와 사람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자가 합쳐진 것이다. 이 글자 속에 홍수에서 노아의
4
노아 홍수와 심판
노아의 희망 노아 시대와 같이 우리는 멸망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까?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노아 홍수의 역사성은 인자가 임할 재림의 때도 분
가족 여덟 명이 방주를 타고 구원받았다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명히 역사 속에서 일어날 실제 사건이 될 것임을 보여 주는 중
포함되어 있다. 여덟 명이 탄 배를 큰 배라고 한 이유가 무엇일
요한 근거가 된다. 노아의 때에 많은 사람이 홍수의 심판으로
까? 왜 100명이나 1,000명이 아닌 하필 8명이 탄 배를 큰 배라
멸망당한 이유는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
고 했을까? 이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신비롭다. 그
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갔기 때문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 파
렇다면 어떻게 홍수 이야기가 세상에 만연하고, 또 중국인에게
묻혀서 시대적 상황을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까지 영향을 미쳤을까?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은 이에 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일을 금지
한 답을 준다. 창세기 11장에서 사람들은 홍수 후 다시는 홍수
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것들 때문에 영적 무감각 속에 살지 말
로 멸망받지 않기 위해 바벨탑을 쌓았는데, 하나님은 이때 인
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똑같이 밭일을 하고, 똑같이 맷돌질을
간에게 진노하심으로 언어를 나누시고 사람들은 세계 곳곳으
하지만 한 사람만 구원받고 다른 한 사람은 멸망받았다(마태복
로 흩어졌다. 홍수 직후까지 아직은 수백 년씩 살던 인류는 노
음 24장 40, 41절). 깨달음을 가졌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그의
아를 비롯해서 셈과 함과 야벳을 통해 전해 들었던 창조와 홍
운명을 결정한 것이다. 비를 한 번도 구경한 적이 없는 홍수 전
수에 관한 이야기를 후손들에게 전했을 것이다. 전 세계에 흩
세대에게 홍수를 통해 멸망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상상도 할 수
어져서 조금씩 와전된 채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 것들이 바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노아는 그것이 “아직 보지 못하는 일”
로 홍수 설화들이다.
이었지만 “믿음으로”(베드로전서 3장 20절) 하나님의 명령에 순
3) 지질학적 증거 : 지층의 생성에 관해서는 대개 ‘동일과정설’
종하여 홍수를 통한 심판의 기별을 외쳤다.
과 ‘격변설’이라는 두 가지 이론이 존재한다. 대다수의 지질학자
방주가 다 완성되었을 때 이제 모든 짐승(암수의 야생동물)을
들이 주장하는 동일과정설은 과거의 자연환경에 작용했던 과
방주에 몰아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눈앞에서 믿을 수
정이 현재에도 똑같이 적용됐을 것이라는 가설에 기초하고 있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노아 일가가 잡으러 쫓아다니지도 않았
다. 영국의 찰스 라이엘이 <지질학의 원리>에서 이 가설을 채택
는데, 모든 짐승이 “암수 둘씩 노아에게 나아와 방주로 들어”
하였고, 진화론자 찰스 다윈은 이 책의 영향을 받아서 진화론
(창세기 7장 9절)가는 것이 아닌가! 이 예사롭지 않은 사건 앞
의 교과서가 된 <종의 기원>을 저술했다. 이 가설에 따르면 모
에서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런 신비로운 광경
든 지층이 생성되는 데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며, 각 지층들에서
을 목격하면서도 깨달음이 없었던 사람들은 결국 홍수를 통한
발견되는 화석들은 시대마다 출연한 다양한 생물들로서 진화
심판으로 멸망당했다. 예수 재림의 징조들이 여기저기서 끊임
의 단계를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된다. 동일과정설은 과
없이 일어나는 이 시대에도 동일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거에 지층이 만들어진 시간과 속도가 현재에 흙먼지가 쌓이는
재림의 징조가 온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 시대에 예수는 “일어
속도와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고 믿는다. 하지만 동일과정설이
나 머리를 들라 너희 구속이 가까웠느니라”(누가복음 21장 28
주장하는 대로라면 화석이 생성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 이
절)라고 호소하신다. 지금이 바로 시대적 상황을 인식하고 깊은
는 화석은 급속하게 만들어지지 않는 한 부패해 버리기 때문이
영적 잠에서 깰 때이다.
다. 또한 동일과정설은 여러 지층을 관통한 나무 화석, 전혀 다 른 암석이 다른 지층에 뒤섞여 있는 현상 등에 대한 설명을 해
제해종 jehaejong@hotmail.com
주지 못한다. 지층과 화석의 존재에 대해서는 오히려 엄청난 격
미국 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PhD) 를 받고 삼육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필자는 종교다원주의를 연구했으며 근간으로는 <쉽게 읽는 기독교>가 있다.
변에 의해 단기간 내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격변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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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2014·10 17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고대의 홍수 이야기는 오늘날 우
났으며 그때 그것은 거짓된 희망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할리우드에서 세계 종말에 관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비웨
20세기의 낙관주의에 빠졌던 이들의 위대한 후손들이 21세
노아 홍수가 멸망과 형벌만을 의미하는 듯 보이지만
기를 맞이했지만 그들은 더 이상 황금시대가 올 것이라는 환상
노아 홍수가 주는 더 깊은 교훈은 멸망에 더 가까이
에 빠져 있지 않다. 그 반대로 2001년 9월 11일의 사태는 이 세
어 더 브롭(Beware! The Blob to 2012), 컨테이젼(Contagion) 그리고 월드워 Z(World War Z) 등과 같이 영화제작사들은 종
대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상징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이후
다가가고 있는 세상에도 구원의 소망이 있다는 것이다.
로 모든 것이 점점 내리막길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말에 관한 다양한 소재를 영화로 만들고 있다. 노아의 시대에 사람들은 방주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 방주 몇 달 전에 할리우드는 좀 색다른 종말에 관한 스릴러물을
는 세상의 종말로부터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지어졌다. 그러
제작했는데 그것이 러셀 크로우 주연의 ‘노아’이다. 창세기에
나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다.
나오는 노아 홍수의 성경적인 내용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 이
오늘날도 우리는 마찬가지로 근심과 걱정에 둘러싸여 있지
영화는 다가오는 종말을 맞이하는 고대 세계에서 그의 가족
만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방주보다 더
을 구하려는 한 남자의 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
나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님과 그분의 영원한 생
영화의 장점이나 혹은 단점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 영화는 오
명의 약속을 가지고 있다.
늘날 인간의 운명에 관한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세계 인구는 증가하고 있고 천연자원은 고갈되어져 가고 있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돌아가시고 영원한 죽음으로부터
으며 전쟁은 끊이지 않고 대기오염과 기후의 변화 같은 현상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죽은 자들로부터 다시 살아나셨다.
을 경험하면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수많은 도전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살다가 나이가 들어서 평화롭게 죽
직면해 있지 않은가?
음을 맞이하든지 아니면 자동차 사고나 강도 혹은 지진 등으 로 죽든지 간에 예수님은 이 세상의 어떠한 고통과 폭력도 앗
노아 시대와 같이 우리는 멸망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희
아 갈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셨다.
망이 있을까?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예수님에게 자신의 삶을 드리고 그분 안에서 피난처 를 찾는 사람들에게 약속의 말씀을 하신다.
노아 홍수에 관하여 성서적인 해설을 해 봐야 오늘날 대부
“내가 저희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치 아니할 터이요
분의 사람의 인식으로부터 외면당하겠지만 여전히 노아 홍수
또 저희를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0장 28
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노아 홍수가 멸망과 형
절). 그것은 우리가 당하는 필연적인 죽음이나 이 땅에서 무슨
벌만을 의미하는 듯 보이지만 노아 홍수가 주는 더 깊은 교훈
일이 일어나든지와 상관없이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피난처
은 멸망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세상에도 구원의 소망이
를 제공하신다는 것이다.
있다는 것이다. 영화 노아는 성경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한 전쟁, 테러, 오염, 기후 변화 그리고 자연 재앙 등이 끝없이
라”(마태복음 24장 37~39절)라고 하셨다. 이 말씀의 요점은 마
리 소문을 듣겠으나 너희는 삼가 두려워 말라 이런 일이 있어
가지 확실한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가운데 우리는 세상의 미래에 관해 염려하
지막 때가 가까워 오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고
야 하되 끝은 아직 아니니라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
두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여전
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최후의 심판일만을 기다리는 광신
죄도 없는 것처럼 그들의 일상적인 일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라
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마태복음
히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그것은 방주가 아니라 예
자가 될 필요는 없다. 예수님은 노아 홍수 이야기를 사용하시
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노아 홍수가 일어나기 전에도 무슨 일
24장 6, 7절)라고 하셨다.
수님이며 그분이 우리에게 친히 하신 약속이다.
면서 세상 끝 날, 그분이 다시 오실 때가 노아의 때와 똑같을
인가가 곧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를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시길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낙관주의와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으로 가득 찼었다. 수많은 사람이 세상은 과학과 기술의
러하리라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우리 또한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발전을 통해 지상낙원이 만들어지고 황금시대에 들어섰다고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저희를
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경고한 재앙의 징조들을 우리는 지금
확신했으며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모든 사람에게 번영과 평화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분은 말씀하시길 “난리와 난
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곧 1차 세계대전이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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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클리포드 골드스타인 goldsteinc@gc.adventist.org 미국의 작가 겸 편집장. Shabbat Shalom 및 Liberty 편집장 역 임. 재림교회 종말론 연구 학자 중 한 명으로 대총회 안식일학교 장년교과 편집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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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진리 탐구
로마의 교회
어느 날에 예배드리든 상관없는가?
서 바울을 만났다(사도행전 18
바울의 다른 편지들과 달
장 1, 2절). 로마 역사가 수에
리, 로마서는 그가 몸소 세
토니우스(Suetonius)는 약
우지 않은 교회에 보내졌다.
간 왜곡된 방식으로 이때의
바울이 그곳을 방문한 적
일을 우리에게 전한다. 유대
은 없지만, 그리스도인들의
인 공동체는, 어떤 이들은
‘이동’으로 인해 그는 16장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어
인사에 나타난 것처럼 그곳의
떤 이들은 거절한 일로 소동
많은 사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을 겪고 있었다. 글라우디오는
로마에 가서 그 교회와 더불어 교
그리스도인 유대인과 비(非)그리스
제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로마
도인 유대인을 구분하지 않았다. 그의
서 1장 9∼15절). 그가 그 교회에 있는 문 제점들을 알고 있었던 점으로 보아 이 편지는 그
결정은 “모든 유대인은 나가라!”였다. 그러 나 약 6∼7년 후 바울이 로마에 편지를 보냈을 즈
곳에 방문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기록되었을
음 유대인들이 로마로 다시 돌아왔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가
것이다.
이미 로마에 돌아와 있었던 것(로마서 16장 3절)에서 그 사실
로마에 있는 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로
을 알 수 있다.
마에서 온 어떤 사람들이 오순절에 예루살렘에 있었고(사도행
이런 정보를 가지면 역사적 공백을 메울 수 있다. 교회 창립
전 2장 10절), 따라서 그들이 복음의 기별을 가지고 로마로 돌
구성원은 분명히 유대인들이었다. 자연스럽게 그들이 지도자로
아가 전했을지도 모른다. 로마서 16장에서 바울이 거명한 사람
서 교회 직책을 맡았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엔 이방인 신자들
중 누군가가 교회를 세웠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본문을 이해
도 있었다. 유대인들이 로마에서 떠나게 되자 이방인들이 들어
하는 데 중요한 점은 이 교회의 회중이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와 그 공석을 채웠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런 다
구성되어 있어서 서로 잘 융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떤 점
음 유대인들이 돌아왔고, 그들은 비워 두고 떠났던 그 자리를
에서 로마서의 주제는 어떻게 하면 유대인과 이방인이 은혜의
다시 차지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들의 역할을 계
왕국에서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살 수 있는지와 관련되며, 기
속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에 앉
타 모든 것은 그 주제를 지원하는 논증들이다. 유대인이나 이
아 있었다는 것이 큰 문젯거리였다. 전형적인 교회 갈등의 요
방인이나 모두 구원이 필요하며, 모든 사람은 동일한 방법으로
소가 여기 있다. 바로 이런 일이 로마의 교회에서 일어났던 것
구원받는다.
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리스도인 공동체 내에서는 누군가의 직 책을 원해서 우리가 지금 다투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고,
로마의 교회에 있는 문제의 배경
반대편이 이단이라거나 태만하다거나 혹은 행동거지가 좋지 못
로마에 있던 교회 문제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재구성해 볼
하다는 이유로 그들을 비난한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로마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본문이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아무 날에나 예배드려도 상관없음을 말한다고 이해한다.
수 있다. 기원후 49년에 글라우디오 황제가 모든 유대인을 로
서를 읽으면 바울이 논의 중인 본문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그런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예수께서 일요일에 부활하셨기 때문에 일요일에 그분을 예배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마에서 추방했다. 이때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가 고린도로 와
논증을 이끌어 왔는지를 볼 수 있다.
“혹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혹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에 확정할지니라”(로마서 14장 5절).
“성경 및 바울의 가르침에 비춰 유추해 볼 때, 로마서 14장 5절이 레위기의 의식적 제도의 성일들을 언급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약에서는 이런 날들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폐지되었다. …주의 날이나 제칠일 안식일을 이와 같은 범주에 두 는 것은 주석적인 요구조건의 근거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성경 전체의 증거에 배어 있는 원칙들과도 충돌된다”(John Murray, Romans, New International Commentary of the Old Testament [Grand Rapids, MI: Eerdmans, 1965],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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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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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서로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때때로 양편 모두 옳을 수도 있다. 잘못된 점은 자기와 다른 견해를 양심적으로 지지하는 형제를 판단함으로써 하나님의 자리를 취하는 것이다.
여러 문제들
이후 시대의 절기나 수전절(하눅카) 같은 성경 시대 이후의 절
기본적으로, 로마서 14장의 문제는 이렇다. 어떤 신자들은
기도 포함되었다. 또한 음력으로 매월 초하루인 월삭의 준수도
그리스도인도 유대인에게 속한 규례들을 모두 행해야 하는데,
여기 포함될 수 있다. 이 중 어떤 날들은 안식일로 준수되었는
이방인들이 그것들을 행하지 않고 표준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데, 이날들에는 노동은 하지 않았지만 몇 가지 점에서 제칠일
말했다. 이방인들은 그리스도인이 그런 것들로 마음을 괴롭힐
안식일과는 구분되었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가 되는 유대인
그러나 이런 안식일들은 십계명에 지키라고 규정되지 않은 날
에게 속한 것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중 하나는 음식 문제였
들이며, 매주 행사가 아니라 연례행사(월삭의 경우는 월례행사
다(로마서 14장 1∼4절). 그것은 아마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8장
임)였다. 따라서 이런 날들의 준수 시간은 어느 정도 사람의 판
에서 거론한 것과 같은 문제일 것이다. 그는 거기서도 약한 자
단에 달려 있었는데, 지도계층의 사람들이 새달이 보이는 증거
와 강한 자뿐 아니라 형제의 길에 걸림돌을 놓지 말아야 하는
에 기초하여 언제 음력 달이 시작하는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마량진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
아름다운 포구와 우리나라 최초 성경 전래지가 있는 마을 마량포구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 전래지로 알려져 있으며 서해안 유일의 해돋이와 해짐이(석양-필자 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주변에 마량리 동백나무숲과 해양박물관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매년 해돋이 축제에 10만 이상의 인파가 몰려든다는 서해안의 정동진이라 불리는 마량포구를 바라보면서 한국에 성경이 최초로 전래된 의미와 선교의 중요성을 한 번쯤 되새겨보면 어떨까?
것에 관해 말한다. 다른 문제는 특별한 날들에 관한 것이다(로마서 14장 5, 6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만드는 것
절). 그러면 바울은 어떤 날들을 말하고 있는가? 주석자들은
이렇게 결론 내리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바울은 십계명에
상이한 대답들을 제시한다. 어떤 이들은 고대에 일반화된 미
기초하여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위한 성경적 도덕성을 지지
신인 길일과 흉일을 구분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면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존재하는 분리의 감정을 줄여
그러나 바울이 그러한 미신적인 일을 그렇게 부드럽게 다뤘다
그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만들고자 하였다. 이것은 유대
고 믿기는 힘들다. 다수의 고대 및 현대 해석자들은 바울이 어
교의 기본이 되는 표로 여겨지나 아무런 도덕적인 의의가 없는
떤 날들을 금식일로 지키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
유대인의 관습을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음을 의미했다.
다. 바리새인들은 대속죄일과 기타 특별한 경우뿐 아니라 매
식사와 관련된 세칙들 및 유대인의 역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
주 월요일과 목요일에도 금식했다. 이 해석도 개연성이 있기는
을 뿐 아니라 유대인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시켜 주는 여러 절
하지만, 그랬다면 바울이 금식을 직접적으로 언급했을 것이다.
기들이 여기에 포함되었다.
또 다른 해석은 바울이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이와 함께 바울의 주된 요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당시에 식사 규정과 함께 그것이 유대교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이런 관습들을 개인의 선택사항으로 여긴 이방인들이 소위 믿
표지였기 때문이다.
음이 ‘연약한’ 유대인 형제들보다 좀 더 영적으로 진보되었을지
그러나 안식일 준수는 초기 그리스도인 모두가 지지하는 십 계명의 명령 중 하나였다. 사실 구약보다 신약이 십계명에 관
모르나 그들도 자기들 방식대로 사물을 보지 못하는 형제들의 종교적 감정을 고려해야 했다.
한 언급을 더 많이 한다. 예컨대, 바울도 로마서 13장 9절에서
로마서 14장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관용에 관한 훌륭한
십계명을 인용하며, 디모데전서 1장 8∼10절에서는 십계명을
권고를 하는데, 그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필요하다. 서로 의
약간 바꿔 풀어 제시한다.
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때때로 양편 모두 옳을 수도 있다. 잘못된 점은 자기와 다른 견해를 양심적으로 지지하는 형제를
유대교의 특별한 날들
판단함으로써 하나님의 자리를 취하는 것이다.
바울이 유대력에서 제칠일 안식일을 제외한 여러 특별한 날 들을 언급하고 있었다는 것이 가장 적합한 해석이다. 이것들에 는 모세법이 규정한 절기뿐 아니라(유월절, 무교절, 오순절, 나 팔절, 대속죄일, 장막절. 레위기 23장 참조), 부림절 같은 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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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 로버트 존스톤 / 번역 : 성경 난해 문제 해석, 한국연합회 선교전략연구소
2014·10 23
01
영국 함선의 마량진(馬梁鎭) 도래와 기독교적·문화적 의의
것 또한 사실이며, 다만 단회적인 역사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을 뿐이다.
영국 함선의 마량진 도래와 성경 전수: 순조 16년(丙子, 1816년) 7월 19일 병
03
인(丙寅)년에 충청수사(忠淸水使) 이재홍(李載弘)이 충청도 마량진 갈곶 밑에 이양선 2 척이 표류해 온 일을, 다음과 같이 장계로서 보고하고 있다. “1816년 9월 4일과 5일(음 7
성경 전수와 한국 기독교의 출발 19세기에 들어서 몇 차례에 걸쳐 유럽 계통의 개신교 선교사가 한국을 찾
월 18일과 19일), 영국의 함선 알세스트호(함장 머리 맥스웰)와 리라호(함장 바실 홀)가
았다. 1832년 충남 홍주만의 원산도를 찾은 독일인 칼 귀츨라프 목사와 1865년과 그 이
비인현 마량진 앞 갈곶에 도착했다. 이 배는 이해 영국 정부가 중국에 파견하는 사신 암
듬해에 한국에 왔다가 죽임을 당한 영국인 토마스 목사가 그 좋은 예이다. 귀츨라프는
01
허스트(J. win. Am-herst)를 태우고 중국에 도착, 이들 일행을 광동에 내려놓고 대기하
06
1831년 이듬해에 충남 홍성군 고대도에 상륙하여 조선 조정에 교육을 청하였다가 거절
는 동안 본국 훈련에 따라 조선의 서해안 일대를 탐험하면서 해도를 작성하는 중이었다.
당했다. 그는 이곳에서 한역성경을 백성에게 나눠 주며 기독교를 전파하려 하였으나 실
이 두 척의 배가 마량진에 도착했을 때 마량진 첨사 조대복(趙大福)과 비인현감 이승렬
패하고, 감자 심는 법과 포도 재배법을 가르쳐 준 뒤, 약 1개월 만에 마카오로 돌아갔는
(李升烈)이 문정(問情)차 두 배에 승선, 검사하고 모두 세 권의 책과 몇 건의 문서를 받
데 이때의 항해경험을 <Journal of three voyages along the coast of China in 1831,
았는데 그 받은 책이 다름아닌 성경이었다.” 부연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832 and 1833>으로 남겼다. 그가 한역 성경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에는 이미
9월 4일에는 노대관 한 사람[조대복]이 몇몇 종자를 거느리고 리라호와 알세스트호를
모리슨이 와서 성경을 한문으로 번역 출판했었기 때문이다. 토마스 목사는 대원군의 쇄
차례로 문정하였고, 그 이튿날에는 새벽부터 어제의 그 노대관[조대복]과 친구 이승렬이
국정책과 천주교 박해 정책이 추진되고 있을 때 두 차례나 한국을 방문, 이 땅에서 피
02
문정했는데 이날 그들은 선실에서 서가에 가득한 책들과 지구의, 천구의 등을 보면서 신 기한 태도를 보였다. 이승렬은 아담하게 정리된 서가를 보면서 그중 책 한 권을 뽑아 갖
07
를 흘린 영국 선교사다. 그는 런던선교회의 파송을 받아 중국 상해로 왔으나 그의 아내 케럴라인의 죽음과 상해주재 선교책임자 무어헤드와의 불화로 런던선교회를 사임, 잠시
기를 원했는데 그것이 바로 대영백과사전 전질 중의 한 권이어서 주지 못하고 그 대신
해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그 뒤 스코틀랜드 성서공회 윌리암슨 선교사의 도움을 받
다른 책 한 권을 주었는데 그것이 성경이었다는 것이다. 해도 작성을 끝낸 이들이 출항
아 1885년 9월 13일 한국에 와서 2개월 반 동안 중국 성경을 나눠 주고 복음을 전했으
하려 할 때 첨사 조대복은 며칠 더 기다리면 조정의 답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며 그 이듬해 1866년 8월 16일에는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에 승선, 향도 자격으로 평
리라호가 이미 출발했기 때문에 알세스트의 함장 맥스웰은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아쉬
양에 들어왔으나 9월 2일 27세의 나이로 대동강가에서 피를 흘렸다. 그는 최후의 순간
워하는 첨사에게 맥스웰은 책 한 권을 선물로 남기고 떠났는데, 그것도 성경이었다. 조대
에 그가 가져온 한문 성경을 한국인에게 전했다고 한다. 그가 한국에 왔을 때엔 중국에
복은 아무런 선물도 받지 않으려 했을 뿐 아니라 이 책[성경]을 주려 했을 때 거절했다.
03
그러나 선실을 떠날 때 맥스웰이 다시 권했더니 사양하지 않고 감사한 표정으로 받았다
08
서는 이미 모리슨 역 성경과 문리 역 성경 등 몇 종류의 번역 성경이 있었다. 그가 죽음 에 앞서 남긴 성경이 그 뒤 선교사의 도래 후에 그 자손들에 의해 선교사 마펫과의 접촉 을 가능하게 했다는 전언이 있다.
고 한다. 첨사에게 성경을 준 장면에 관해 영국 측 기록에는 “그는 어떠한 선물도 받으 려 하지 않았지마는 우리의 친절에 무척 기뻐하고 어느 정도 속이 풀렸다. 우리가 성경 을 그에게 주었더니 감사한 모양으로 받아 가지고 퍽 우정적인 작별을 고하였다.”(한국
한국의 개신교사가 시작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1885년 4월 5일 한국에 입국한 아펜젤러
최초 성경 유입 기념 사업회 발기인대회, <성경유입 참고문헌> 참조)라고 적혀 있다. 그러
와 언더우드 등 복음선교사들에 의해서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의 복음선교사
나 충청수사 이재홍의 장계는 그 표현이 다르다. 두 기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조선
가 도래하기 전에 성경이 한국어로 먼저 번역되고, 번역된 성경이 용감한 한국인 선배
측 자료는 충청수사 이재홍이 두 사람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 책 세 권에 약
신자들에 의해 한반도 안으로 전래되어 개종의 역사가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은 많이 알
04
간의 문서가 있었다고 한 듯하다. 그러나 영국 측 자료는 두 권의 성경을 당시 조대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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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져 있지 않다. 이 역사는 먼저 만주 지역을 통해 일어났다. 만주 지역과 관련해서는 스
이승렬에게 각각 준 것만 밝히고 있다. 당시 영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조선 측이 자기
코틀랜드 연합 장로교회 소속의 선교사였던 로스 목사와 매킨타이어 목사를 잊을 수 없
들이 받은 것이 성경인 것을 알지 못했지만 영국 측 기록에 의해 이때 받은 것이 성경임
다. 그중 로스는 처음부터 만주의 우장·영구로 들어왔고 그 뒤에 봉천으로 옮겨 선교활
을 알게 되었다.
동을 펴면서 한국에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갖고자 동만주의 한만국경지대를 순례하기도 했다. 뒤에 매킨타이어와 합류한 그는 1870년대 중반에 만주에 왔던 이응찬, 백홍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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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진 성경 전수의 역사적인 위치
상륜 등 한국인 청년들을 만나 한국어를 교습받은 한편 한글 성경 번역에 동참시켰다.
1816년 9월 마량진에 일시 정박한 영국 함선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성
18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성경 번역 사업은 1882년 3월에는 누가복음서, 5월에는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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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을 전해 주고 갔다. 그 성경의 전수가 한국사 및 한국 기독교사에서 갖고 있는 역사적 인 위치는 어떤 것일까? 이 점은 한국에 기독교의 전래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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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 그 이듬해에는 사도행전이 각기 출판되었다. 한국어로 번역 출판된 최초의 성경 이었다. 한국 기독교가 세계 선교사상 유례 없는 성장과 발전을 하게 된 데에는, 하나님 의 말씀인 성경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된다. 바로 그런 역사에 마량진 성경 전수
이다. 마량진 사건 이전에 한국에 성경이 전래되었을 가능성과 실제로 남겨진 기록의 유 무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량진 사건 이전에 성경이 한국에 전래되었을 가능성을 전혀 배
01
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성경이 소개되었다는 내용이 기록으로 남겨진 것
마량포 성경 전래지 안내판
06
성경 전래 기념비
사건은 비록 묻혀 있어 큰 빛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거름이 되고 한 알의 밀알이 되었을
02 마량진 진입로
07
성경 전래 기념비의 한글 비문
것임에 틀림없다.
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연구나 기록의 발견으로 봐서, 마량진 사
03 마량포구 마을의 전경
08
아펜젤러 선교사의 동상과 비문
건은 기록으로 확인된 한국 최초의 성경 전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최초
04 마량포구 선착장 전경
09
마량포 해돋이 마을 지석
의 이 성경 전수 사건은 그 뒤에 복음 전파의 열매를 맺는 과정으로 연결되어 갔는가 하
05 서천 해돋이 마을(정보화마을) 입구
1 0 마량리 주민의 쉼터인 정자 모습
는 점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최초의 성경 전수’에 값하는 영예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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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정보 제공자 : 충청남도 서천군청
관련 홈페이지 : 서천 문화관광 http://tour.seocheon.go.kr - 취재 : 편집실 2014·10 25
사람 사는 이야기
남자
테레사 수녀 아주 천천히 나란히 빌딩과 인파 속을 헤치며 느릿느릿 지나가는 그들은 “세상에 이보다 더 거룩한 몸짓이 있을 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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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우루사 하나, 비타오백 하나!” 막 퇴근을 서두
이 몇 달간 계속되었고 결국 안구를 잃었다. 견디다 못해 시설
르는데 굵은 테의 큰 검은색 선글라스로 얼굴을
의 담장을 넘어 탈출했다. 덤불 속에 숨어 공포에 떨다 원장에
반이나 가린 산만 한 덩치의 남자가 불쑥 들어
게 잡혀서 얼마나 두드려 맞았는지 귀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왔다. 이마와 입 주위에 선명하게 난 큰 흉터가
시설을 나와서 부랑인으로 전전하다가 폭력과 절도로 교도소
섬뜩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그의 동선을 주의 깊
를 수없이 드나들었고 결국 살인죄로 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
성전과 예식과 교리보다
게 살폈다.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려고 살며시
다. 그는 교도소를 나온 후 청량리역에서 부랑인으로 지내다가
는 주어진 조건 속에서 생
계산대 안의 동전도 한 움큼 집었다.
어느 날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존과 삶의 의미를 찾기 위
사십 대 중반의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금요일
하반신이 없는 장애인이 고무를 배에 대고 장갑을 낀 두 손
해 발버둥치며 사는 치열
이면 약국에 왔다. 선글라스 뒤에 얼굴을 숨기
으로 수레를 밀면서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질척질척한 바닥을
한 인간의 모습 속에 영성
고, 인사를 건네도 들은 척 만 척, 앵무새처럼
기어 다니면서 노점상을 상대로 자질구레한 물건을 파는 모습
“우루사 하나, 비타오백 하나”만 반복하고 사라
이었다. 우스웠다. 볼 때마다 “병신, 굼벵이, 지렁이!”라고 놀렸
지는 이 단골손님의 정체가 궁금했다.
다. 그런데 남의 가게에 들어가 행패를 부리고 돈을 뜯는 자신
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8월의 저녁 무렵, 바람이 거세고 곧 비가 쏟아
과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비교되기 시작
한다. 어떤 장엄한 오르간 소리보다 엄숙하고, 어떤 크고 멋진
질 기세더니 순식간에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소
했다. 그때 장애인 최 씨가 먼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흉칙한
성전보다도 겸허하게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순간이다.
나기가 퍼부었다. 그런데 캄캄한 도로 한가운데
흰자위뿐인 눈을 감춰야 한다면서 선글라스를 사 주었다. 비록
중세 그리스도교의 영적 거인 마이스터 에카르트는 “심지에
에서 시커먼 물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상해
싸구려지만 생전 처음 받아 본 선물에 마음이 열렸다. 최 씨는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불꽃은 더 어두워지고 흐려진다. 반면에
서 나가 보니 하반신이 없는 장애인이 쏟아지는
그를 동생처럼 감싸 주었고 이곳 양로원의 구석방에 둥지를 틀
심지로부터 높이 솟으면 솟을수록 불꽃은 더욱더 밝아진다.”라
빗속에 엎드린 채 열심히 수레를 밀고 있는 게
고 살도록 주선해 주었다.
고 외쳤다. 즉 종교적인 분위기의 중심부, 성전과 예식과 교리보
아닌가. 수레 속에는 팔다 남은 빗, 목욕수건,
다음 날 나는 장애인 최 씨가 양로원의 어르신들에게 한턱낸
다는 주어진 조건 속에서 생존과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발버
비누, 양말 등 자질구레한 생활용품들이 사정없
다고 주문한 비타민 음료수 200개를 택시에 싣고 건물 뒤쪽에
둥치며 사는 치열한 인간의 모습 속에 영성이 생생하게 살아 있
이 비에 젖고 있었고, 수레를 움직이겠다고 장애
있는 양로원으로 가지고 갔다. 현관에 들어서자 낯익은 사람
다는 뜻이다.
인은 발버둥쳤지만 바퀴가 말을 듣지 않는 듯했
이 눈에 들어왔다. 식판을 들고 가는 하늘색 앞치마를 두른 남
교회사에서 사막의 교부들의 영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이
다. 경비실에는 아무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
자는 선글라스맨이 아닌가! 어르신들의 식사 시중을 들고 약을
유는 모래와 바람뿐인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에서 절대적
어서 급한 대로 약국에서 박스를 가져와 수레를
챙기는 살뜰한 모습이 약국에서 봤던 무뚝뚝하고 살벌한 모습
존재를 가장 내밀하게, 충실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래
덮고 비닐로 그의 몸을 덮어 주었다. 그러고 있
과는 전혀 달랐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입안에
와 바람뿐인 척박한 환경 속에서 절박함을 가지고 진실로 존재
는데 누가 이쪽으로 뛰어왔다. “형님!” 단골손님
사탕을 넣어 주고, 거동을 못하는 할아버지의 기저귀를 갈고,
와 삶에 투신할 때 그만큼 벌거벗은 자신의 진실한 모습으로
선글라스맨이었다.
치매 할아버지가 벗어던진 바지를 입히고, 가글로 할아버지의
진리와 사랑 자체인 신과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건
그는 익숙하게 장애인을 업어서 약국 안으로
입안을 야무지게 닦는 활약상을 펼치고 있었다. “어르신들 이
조하고 뜨겁고 고통스럽기만 한 사막은 인간의 삶의 한가운데
옮겼다. 그리고 비에 젖은 얼굴을 닦으면서 선글
백 명을 돌보자면 테레사 수녀가 아니면 안 돼요.” 양로원의 식
를 상징하는 곳이 되면서 오히려 축복과 은총이라는 역설의 장
라스를 벗는데 오른쪽 눈의 검은 눈동자가 텅
구들은 그를 테레사 수녀라고 불렀다.
소로 변한다.
비어 있었다. 흰자위뿐인 눈을 보고 내가 흠칫
금요일마다 그가 약국에서 가져가는 피로회복제는 불편한
선글라스맨과 장애인 최 씨, 그들은 우리 곁에 사는 작은 ‘성
놀라자 옆에서 장애인이 웃으며 “허허, 귀도 안
몸을 끌고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양로원에 오는 장애인
인들’이다. 여러분이 혹시 여의도에 오신다면 ‘인도에는 여자 테
들려요. 얘가 나보다 더 장애인이지요.” 하는 것
형님을 위한 것이었다. 고아인 두 사람은 금요일마다 양로원에
레사 수녀, 여의도에는 남자 테레사 수녀가 산다.’라는 소문을
이다. 그는 제주도에서 자랐다고 한다. 14살, 입
서 만나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돌보면서 주말을 가족처럼 지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 덜자고 부모님은 그를 부산의 형네로 보냈
내 온 것이다.
는데 마음을 붙이지 못해 부산역을 떠돌다 시설
요즘 그들이 약국 앞을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
로 끌려갔다. 무늬만 복지시설이지 강제노동 수
전에도 약국 앞을 지나갔을 텐데 그때는 몰라봤다. 아주 천천
용소였다. 그리고 연탄집게로 두들겨 맞다가 그
히 나란히 빌딩과 인파 속을 헤치며 느릿느릿 지나가는 그들은
만 왼쪽 눈을 찔리고 말았다. 고름과 통증, 고열
“세상에 이보다 더 거룩한 몸짓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심명희 smh69@hanmail.net 필자는 노숙인 쉼터 ‘선우경식기념자활터’와 이주 노동자 무료 진료 소 ‘라파엘클리닉’ 그리고 삼육의료원 등에서 봉사하는 약사이다.
2014·10 27
NEWSTART 건강한 삶
먹어야 한다. 고기나 단당류는 칼로리 밀도가 높고, 섬유질이 많은 채소
성공적인 다이어트와 식욕을 정복하는 비결
나 통곡류는 칼로리 밀도가 낮은 음식이다. 거칠거칠한 섬유질은 칼로 리가 전혀 없고 위장에 들어갔다가 그냥 변과 함께 나올 뿐이어서 영 양학적으로 쓸모없는 존재로 생각되어 왔지만, 지금은 식욕을 조절 하고 절제하게 할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조절, 혈당 조절, 독소 배출 등의 역할을 하는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밝혀져 7대 영양소로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그런데 살과의 전쟁을 치
재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잔인한 계절도 없을 것이다. 성공적인 다
영적으로도 성경 말씀 중에는 귀에 거칠거칠한 율법이 있다. 많은 사
이어트를 위해서 식욕을 정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식욕을 정복하기 위해
람이 율법을 우리의 구원에 불필요한 것으로 취급해 왔다. 그러나 “율
서는 의지만 가지고 도전할 때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식욕은 식욕 관련 호
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로마서 3장 20절)라고 기록되어 있다. 율
르몬에 의해서 통제되는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식욕 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식욕 관련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의 정체를 알아야 한
법은 섬유질처럼 우리의 욕망을 조절하고 죄를 깨닫고 회개하게 하는
다. 배가 고프지 않으면서도 다이어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데 필수적인 말씀이다.
식욕 관련 호르몬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통제하라 순간적으로 먹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식사 행위는 식욕 관련 호르
렙틴 호르몬의 저항성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라
몬에 의해서 통제되기 때문에 의지만 가지고는 식사를 절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식욕
렙틴(leptin) 호르몬은 1994년 비만 돌연변이 쥐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
관련 호르몬은 생활습관에 의해서 통제될 수 있다. 부산의대 김형회 연구팀은 2002년 <대
었으며, ‘thin(마른)’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leptos’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배가 부른 느낌’ 즉 포
한비만학회>지에 그렐린의 농도는 식사습관에 의해서 변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식욕 관련
만감의 신호를 전달함으로 식욕을 저하시켜 살이 더 이상 찌지 않게 하는 ‘식욕억제 호르몬’이다. 렙
호르몬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활습관이 필요할까?
틴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며 기본적으로 체지방량이 많은 사람은 렙틴의 생산량도 많다. 렙틴은 지방 조직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굶지 않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그렐린 호르몬은 위장이 비어질 때 분비되기
에서 만들어져 혈중으로 분비, 시상하부에 작용한다. 그리고 시상하부에 도달한 렙틴은 시상하부에게 “우리는 지방이
때문에 굶어서 살을 빼려고 하면 안 된다. 단식을 통해서 위장이 비어지면 식탐 호르몬인 그렐린이 쏟아져 나오면서 폭
충분하니 먹는 것을 중단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식을 하게 된다. 특별히 아침을 거르는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는 습관은 위장이 비어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렐린 호르몬
그러나 실제 비만인 사람 중에 렙틴을 투여함으로써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경우는 5~10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90~95퍼센트의
이 다량 분비되기 때문에 점심 때가 되면 폭식을 하게 되고 결국 비만이 될 수밖에 없다. 저녁에는 일찍 자야 한다. 그렐린 분비는 저녁
비만 환자는 렙틴을 투여해도 전혀 효과가 없다.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대부분의 비만은 렙틴 호르몬의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고, 렙틴
식사 후 최저점에 이르렀다가 4~5시간이 경과할 때 다시 올라간다. 이때가 되면 야식이 생각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
호르몬을 뇌하수체 리셉터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저항성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이 좋다. 또한 야식을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밤에 렙틴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기 때문에 야식의 욕구를 참기 어렵게 되어 비만이
영적으로도 행복은 풍족함보다는 만족한 마음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되기 쉽다.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이사야 58장 11절). 메마른 곳 에서도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영혼이 있으면 행복의 샘이 흘러넘칠 것이다.
영적으로도 한두 번 넘어지더라도 꾸준히 하늘을 향해서 일어나는 신앙습관을 가진 자를 성경에서는 의인이라 부른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인하여 엎드러지느니라”(잠언 24장 16절).
그렐린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지 않도록 하라
근심 걱정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눈을 들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높
그렐린(ghrelin) 호르몬은 일본 심혈관연구센터의 마사야수 고지마(Masayasu Kojima) 연구팀이 1999년에 <네이처>지에 발
은 하늘을 바라보자.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풍성한 말씀들을 먹고 또
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으며, 주로 위장에서 분비되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식탐 호르몬’이다. 식욕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식
먹으면서 마음의 평안과 행복이 살찌어 가는 계절이 되도록 하자. “오직
욕을 증가시키는 그렐린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렐린 호르몬은 위장이 비어 있을 때 분비되도록 센서가 달
너희는 믿음과 말과 지식과 모든 간절함과 우리를 사랑하는 이 모든 일에
려 있다. 그렐린이 과다 분비되지 않으면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칼로리는 적으면서 부피는 많은, 즉 칼로리 밀도가 낮은 음식을
풍성한 것같이 이 은혜에도 풍성하게 할지니라”(고린도후서 8장 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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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양일권 ilkwonyang@gmail.com 연세대학 보건학박사, ALU 한의학박사, SBU 한의대 교수, 국제백투에덴 운동본 부 회장, 미주건강절제회 회장, 여수요양 병원, 에덴병원,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를 설립하고, 30여 개국에서 건강 강의 및 백투에덴 치료 프로그램을 인도함
2014·10 29
생활 속 경영
이야기 갓 취업한 신입 직원들의 일거리도 옛날과 달라진 것 같다. 즉 기존
력적인 소비 행태로 인하여 그간 주춤하던 전자상거래 또는 온라인
의 하급직 업무들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옛날 같으면 신입 직
상거래가 확산 일로의 인터넷을 타고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더욱이
원들에게 적절한 직무연수를 시킨 다음에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주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모바일 상거래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산업 전
었지만 요즘은 기업들이 교육과 훈련 비용을 대폭 아낄 뿐만 아니라
체로 봐도 정보통신 부문과 기술 개발 그리고 자원 관련 산업이 불
단순한 업무들은 대부분 외주해 버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황기에도 활발한 것을 엿볼 수 있다.
경력 사원을 우선 채용코자 하고 신규 구직자들의 취업문은 그만큼
<타임>지(2014년 8월 4일 자)에 소개된 몇 사례를 보면 우선 청바지
더 좁아지게 되었다. 또한 신규 구직자들도 입사 전에 상당한 실무
등 헌 옷과 유명 브랜드 의류의 재고 상품을 염가로 사기도 하고 팔
경험을 갖춰야 하는 부담이 따르고 별도의 인턴 과정을 스펙으로 쌓
기도 하는 TWICE사(m.liketwice.com)가 이미 2천만 달러 이상의
아야 취업에 유리하단다. 이렇게 어렵게 취업한 신입 직원들은 처음
창업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였다.
부터 상당한 수준의 의사결정을 요하는 까다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중고 전자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던 FOBO사(fobo.net)는 90퍼센
된다.
트 이상의 중고 핸드폰들이 사장되는 사실에 착안하여 중고 폰을 중
한편 미국의 통계를 보면 미국인들은 평생에 걸쳐 직장을 평균 6군
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데나 옮겨 다니고 직종도 평균 세 가
40퍼센트 이상이 파기되는 미판매 식
지를 가지고 있다. 노동의 유연성이 우
료품들을 재활용하는 사업도 좋은 창
리보다 훨씬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업 아이템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은 대기업이나 관공서 같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에서 평생 일하기를 선호하는 것 같다. 기업 여건 이 기술 변화라든가 세계화, 사회적 요 인, 무엇보다 근무 연수의 단축 추이 등 빠르게 변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산업 동향이나 소비 동향을 예의주시하면 소자본을 가지고 창업할 수 있는 기회도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새로운
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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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진로
과연 한 직장에서 한 가지 일을 하면
자신을 더 능력 있고 매력적인 인력자원으로 ‘팔기’ 위해서는 새 로운 기술 동향이라든가 사업 기 회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장기 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마땅하다.
YERDLE(yerdle.com)이라는 사이트 는 누구나 안 쓰는 물건을 필요한 사 람에게 공짜로 주는 것을 도와주는 흥미로운 사이트이다. 가령 어떤 사람 이 안 쓰는 유아용품이나 부엌살림이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이 사이트에 올리
서 평생 일할 수 있을까?
면 된다. 국내에도 중고품을 싼값으로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단언할 수 있
중개하거나 파는 사이트들이 꽤 많다.
다. 한때 굴지의 세계 기업들도 지금은
중고품의 전자상거래 확산은 다른 한
적자에 허덕이거나 이미 사라져 버린 예가 어디 하나둘인가? 이럴
편으로 환경 보호에도 적잖게 기여할 것이다.
때 자신을 더 능력 있고 매력적인 인력자원으로 ‘팔기’ 위해서는 새
요컨대 어려운 취업난이라고 말하지만 매달 6천 개가 넘는 중소기업
로운 기술 동향이라든가 사업 기회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장기적
신설 통계를 보면 취업의 여지가 없지도 않은 것 같다. 또한 새로운
으로 대처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특히 우리 젊은이들이 대기
산업 동향이나 소비 동향을 예의주시하면 소자본을 가지고 창업할
업의 월급 사원으로 평생을 보내는 것보다 자신의 사업을 스스로 일
수 있는 기회도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궈 내는 창업에 더 큰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조경
위에 소개한 재활용품 관련 전자상거래 사업들이 인터넷을 잘 다루
제의 관점에서도 창업에 대한 관심과 재정 지원이 강조되어야 할 것
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불황기에 적합한 창업 아이템이라고 생각되어
이다(한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일할 경우 업무 능
소개해 보았다. 전자상거래를 기획함에 있어서 수익 창출 문제를 깊
력이 늘고 창업 기회가 더 많다고 한다.).
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 대하리라”(욥기 8장 7절).
경기가 다소 풀리는 기미가 보인다고 하지만 고용 사정은 여전히 불
요구를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하는 비효과적인 교육과정 때문이라고
경기침체기에 몇 가지 유의해 볼 만한 산업 동향이 있다. 최근 창업
투명한 것 같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여전히 8퍼센트대를 웃돌고, 매
교육기관을 질책하기도 한다.
자들의 상당수가 제품의 생명주기 연장 현상에 착안하고 있다는 사
년 55만 명 상당의 각종 고등교육기관 졸업생들 중 열에 네 명 정도
그런가 하면 우리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없지 않지
실이다. 즉 새로운 제품 생산보다 리사이클링이나 특히 리사이클링
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만 눈높이를 낮춘다면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과 전자상거래를 결합한 소자본 창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
상대적으로 높은 청년실업률은 2008년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생산
일부의 진취적인 구직자들은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로 진출
다는 사실이다. 요즘처럼 가계 소득이 줄게 되면 소비자들은 가격이
김재완 jwkimweb@yahoo.com
활동의 둔화에 주로 기인할 것이다. 교육 당국은 산업 현장의 인력
한 국내 기업들을 찾아가서 현지 취업의 기회를 노리기도 한다.
부담되기 때문에 자연히 저렴한 중고품을 찾게 된다. 이런 가격 탄
경영학박사, 전 삼육대학교 교수
30
Signs of the Times
2014·10 31
영혼의 양식
나 누는 것 의 행복!
주는 것은 사랑의 다른 표현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더
나누는 것은 이러한 욕망의 그릇을 줄이는 연습을 하는 것입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지 더 많이 나누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
니다.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보
다. 또한 그들은 더 많이 가지면 더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곤 합
다 덜 가진 사람을 돌보는 것이 나누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그
니다. 하지만 나누는 것이 없다면 우리는 행복에 도달할 수 없
릇에 담긴 것이 꽤 많음을 깨닫고 만족을 연습하는 것, 그것이
습니다. 왜 이리도 나누는 것이 행복을 위해 필요한 걸까요?
나누는 것입니다. 우간다에서 아마지마라는 NGO 단체를 이끌고 있는 케이티
주는 것은 사랑의 다른 표현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더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지 더 많이 나누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누는 것이 없다면 우리는 행복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첫째, 나누는 것은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기 때문입
데이비스라는 20대의 미국 출신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는 고등
니다
학교 다닐 때, 아름다운 미모, 쾌활한 성격 그리고 뛰어난 성적
나누는 것은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 주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녀에겐 꽃미남 남자친구가 있었고,
이상하게도 상대방의 필요가 채워지는 것을 보면, 나누어 주
노란색 스포츠카를 모는 꽤나 멋진 학창 시절이 있었습니다.
는 사람 또한 행복을 느낍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무언가를 소
그런 그녀가 고등학교를 마치고 우간다에서 3주간 봉사활동을
유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는 결코 깨닫지 못하는 존재의 이
하는 동안 고아들을 돌보고 가르치면서 나누어 주는 행복을
유를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그 순간 나눔의 대상에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간 소중하게 여겼던 모든 것을 내
나는 필요한 존재, 의미 있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려놓고, 우간다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주었습니다. 현재 수백
에게 살아갈 힘과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꽤나 기쁜 일이기에
명의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일을 하며 14명의 우간다 소녀
나 또한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의 ‘엄마’가 된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한 몸을 미국의 가
어떤 사람이 양쪽에 항아리가 달린 지게를 지고 물을 나르
족과 우간다의 가족에게 둘로 나누어 줄 수 없으니 우간다에
는 일을 했습니다. 어느 날 왼쪽 편 항아리에 금이 갔습니다.
있는 내내 한 가족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가끔 그리움이 사
물을 가득 채워 출발하면 집에 도착할 때쯤 물은 반밖에 남
무치지만, 이 일은 정말이지 내 전부를 버리고서라도 달려들
질 않았습니다. 왼쪽 항아리는 미안한 마음에 늘 괴로웠습니
만한 가치가 있다.”
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그는 주인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 다. “주인님, 저 때문에 항상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
성경은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
서 죄송해요. 금이 간 나 같은 항아리는 버리시고, 새것으로
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누가복음 6
바꾸세요.” 그러자 주인이 항아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
장 38절)라고 말합니다. 진실되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은 값
다. “길 양편을 보거라. 오른편은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지만,
으로 따질 수 없는 보상을 넉넉히 돌려받습니다. 2,000년 전
왼편은 아름다운 꽃이 많이 폈지? 네가 금이 간 것을 알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나눔을 몸소 실천하였습니다. 아픈 사람을
도 바꾸지 않은 것은 네가 흘린 물로 인해 생명이 자라났고
치료하여 주고, 죄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주었습니다. 또한 그
그것이 나를 즐겁게 해 주기 때문이란다.” 비록 금이 가고 불
는 행복의 바른길을 가르쳐 주었을 뿐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어
완전한 항아리였지만 나누어 준 물로 인해 아름답게 핀 꽃들
생명의 길을 보여 주었습니다.
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설명해 주었고 주인과 자신을 행복하 게 해 준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 준 나눔의 모본은 삭막해져 가는 세 상에 반드시 필요한 사랑의 공과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나눔을 실천하여 보십시오. 그러면 더없는 행복을 경험하는 하루하루
둘째, 나누는 것은 욕심을 버리는 연습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딸아이가 너무나 맛있게 요거트를 떠먹고 있기에 한 가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저 어린것의 마음에 아빠를 생각하는
행복은 욕망이라는 그릇을 채우는 행동에서 오는 것이 아니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을까? 자기의 소중한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이 있을까? 너무 궁금하여 조금 달라고 이야기를 꺼냈습니
라 욕망이라는 그릇을 줄여 만족하는 상태에서 오는 것입니다.
다. “예나야? 아빠 조금만 줄 수 있니?” 그러자 아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 숟가락 크게 뜨더니 아빠에게 건넵니다. “자! 아~
사람은 본성적으로 끝없는 욕망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어린아
해 봐.” 아이가 싫다고 답할 줄 알았는데 너무 놀라 다시 질문하였습니다. “너 이 요거트 맛없니?” 그러자 아이는 “아니, 진짜 맛있
이가 끊임없이 자신의 필요를 채워 달라고 요구하듯이 태어날
어! 근데 아빠가 좋아서. 자! 아~ 하라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전 그때 먹은 요거트를 잊을 수 없습니다.
때부터 우리는 받는 것에 익숙하고 나누는 것에는 서툽니다.
32
Signs of the Times
가 될 것입니다.
서동빈 dongbin0320@gmail.com 홍콩 - 마카오합회의 목사로 마운틴뷰 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다.
2014·10 33
✣ Happy Nature Story
성장과 아름다운 변신을 위해 껍질을 벗는다
나비
호랑나비과의 긴꼬리제비나비
네발나비과의 긴은점표범나비
부전나비과의 귤빛부전나비
번데기를 찢고 나오는 왕오색나비
번데기의 껍질을 찢고 나온 왕오색나비
흰나비과의 큰줄흰나비
팔랑나비과의 산수풀떠들썩팔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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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오색나비 수컷
많은 곤충이 있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곤충을 꼽으라면 단
다섯 가지 구분은 도감을 조금만 살펴보아도 쉽게 나눌 수
각지 않습니다. 그러면 나비의 한살이를 살펴볼까요!
이 실을 토해 자리를 만들어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습
연 나비를 첫째로 칩니다. 꽃밭에 날아와 나풀나풀 날아다
있습니다.
나비는 알에서 깨어나면 자기가 먹어야 할 식물의 잎을 갉
니다. 그리고 마지막 허물을 벗으면서 번데기가 됩니다. 그
니며 꿀을 빨아먹는 모습을 자주 본 때문인지 나비는 다른
나비는 여느 곤충처럼 다리가 세 쌍이며 두 쌍의 막질 날개
아먹으면서 자랍니다. 암컷이 알을 낳을 때 먹어야 할 식물
렇게 번데기가 되어 꼼짝하지 않고 죽은 듯 짧게는 1~2주,
곤충과는 달리 친숙하고 가까이하고 싶은 곤충입니다.
를 가지고 있는데, 날개 윗면에는 인편(비늘가루)이 빽빽이
에 알을 낳기 때문에 먹어야 할 식물을 찾는 데는 그리 어
길게는 겨울을 보낸 후 때가 되면 껍질을 찢고 나옵니다.
먹는 것은 꽃의 꿀이나 나무의 수액, 땅바닥의 미네랄이 섞
배열되어 있어서 아름다운 무늬와 색깔을 띠고, 각도에 따
렵지 않습니다. 알에서 깨어날 때는 깨알보다 작아 눈앞에
말라 죽은 것처럼 꼼짝 않고 지내던 번데기에서 아름다운
인 물 조금뿐인데 얼마나 힘차게 날아다니는지, 자기 몸에
라 다른 색깔로 보이기도 합니다. 나비의 날개가 빗물에 젖
두고도 찾기 힘들지만 허물을 벗으면서 몸집이 점점 커지
나비가 나오는 장면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비해 아주 넓은 날개를 아래위로 움직이며 날아다니는 나
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인편을 현미경으로 보면 하나
는데 종류에 따라 세 번에서 다섯 번 정도 허물을 벗습니
나비의 삶을 살펴보면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교훈이 있지만
비는 언제 봐도 아름답고 신비롭습니다.
하나가 얼마나 정교하게 잘 배열되어 있는지 하나의 예술
다. 허물을 벗어야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 나비가 허물을 벗어야 성장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나비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날개가 크
품 같습니다.
만약 허물을 찢고 벗어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자라지도 못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도 삶을 가두고 있는 환경
고 화려한 호랑나비와 제비나비 등을 포함하는 호랑나비
사람들이 나비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책의
하며 허물에 갇혀 죽고 맙니다. 부전나비와 팔랑나비 종류
의 틀, 생각의 틀, 구조의 틀을 계속해서 깨어 벗어나야 성
과, 밭에 심어 둔 배추에 알을 낳는 하얀 배추흰나비와 노
영향인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으로부터 거
의 애벌레는 1~2센티미터 정도까지 자라지만 네발나비나
장하고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랑나비 등의 흰나비과, 크기가 엄지손톱 정도로 작지만 아
의 모든 책에 아름답고 이로운 곤충으로만 나와 있기 때문
호랑나비 종류는 5센티미터가 넘게 자라기도 합니다.
름다운 색깔을 가진 부전나비과, 표범나비나 줄나비를 비
에 나비에 대한 감정은 다른 곤충들과 다릅니다. 그런데 대
몸집이 최대한 커지면 번데기가 될 장소를 찾아 자리를 잡
롯하여 많은 종류가 있는 네발나비과, 언뜻 보기에는 나비
부분의 사람이 나비는 좋아하면서 나비의 어린 시절은 징
습니다. 종류에 따라 나뭇가지에 매달리기도 하고, 바위에
처럼 보이지 않아 나방으로 오해받는 팔랑나비과입니다. 이
그러워 가까이하기도 싫어하는 애벌레였다는 사실을 잘 생
붙기도 하고, 낙엽 아래 자리를 잡기도 하는데 모두 한결같
Signs of the Times
박영욱 bird0933@naver.com 자연생태연구가. 자연은 선물(www.gocreature.org) 운영. 자연을 통한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부모들을 위한 자녀교육과 학생들을 위한 인성교육, 가정회복에 관심 을 갖고 활동한다. 저서로는 <행복한 자연 읽기>가 있다.
2014·10 35
창작 동화
♥ 엄 마 랑 함 께 해 요~ 동화도 읽고, 맞춤법도 익히고
을 열었습니다. “영원히 죽지 않고 오래오래 살아갈 수 있는 게 바로 영생이란다.” “에이,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어요.” 개나리나 무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는 듯, 한마디로 딱 잘랐습니다. 그러
해님이 들려준 이야기
자 해님이 개나리나무와 나팔꽃을 향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너희 혹시 하늘나라에 누가 계시는지는 알고 있니?” 개나리나무가 얼른 대답하였습니다. “그야 물론 하느님이 살고 계시잖아요?” 그러자 해님이 인자하게 미소 띤 얼굴로 다시 알 려 주었습니다. “하늘나라에는 하느님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단 다.” “네에?
하느님(*)이란 말은 가끔 들어 봤지만 하나님(*)
이란 말은 처음 들어 본걸요?” 이번에는 나팔꽃이 해님에게 물 었습니다. “그럼 하나님이 계시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어요?”
예쁜 보라 색깔의 나팔꽃 덩굴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울타리
“그래, 쉽게 믿기란 어려운 일이지. 하루살이가 내일이란 말의
위로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개나리 나뭇가지를 꼭 잡고 요리조리
뜻을 이해하지 못하듯 그리고 나팔꽃인 네가 내년이란 말을 모
덩굴손을 뻗어 가며 부지런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울타
르는 것과 마찬가지란다. 또한 개나리나무가 고작 수십 년을 살
리 중간쯤 올라갔을 때였습니다.
다가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존재를
“우와! 얘들아, 이리 와 봐. 이 꽃 정말 예쁘게 생겼다.” “히
믿지 않는다면 누구나 영생의 길이 있다는 것도 믿기 힘든 거란
야, 정말 이렇게 예쁜 꽃은 머리털 난 뒤로 처음 보는걸.” 어디선
다. 하하하!” “…?” “…?” 나팔꽃과 개나리나무는 해님의 이야기
가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팔꽃은 문득 소리가 들려오
야 할지 몰라 한동안 생각을 하다가 천천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
얘길 했나 보다. 반면에 너 덕분에 올해는 참 즐거운 나날도 되
를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해님은 나팔꽃과 개나리나무의
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습니다. 어느 틈에 왔는지 시커먼 구름
습니다. “이제 조금 뒤에 금방 해가 지고 나면 캄캄한 밤이 온단
었단다. 하하하~!” 마음씨 좋은 개나리 아저씨는 오히려 얼굴 가
그런 모습이 몹시 귀여워 못 배기겠다는 듯 조금 전보다 더 밝고
떼처럼 생긴 것들이 몰려와서 나팔꽃 주위를 빙빙 돌고 있었습니
말이야. 그리고 그 밤이 지나면 다시 날이 밝게 되는데 그게 바
득 너털웃음까지 지어 보였습니다. “네? 즐거우셨다니 그건 또 무
환한 빛을 그들을 향해 듬뿍 뿌려 주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
다. 어찌나 빠르게 공중에서 빙빙 도는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로 내일이야.”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어디 있다니? 내
슨 말씀이세요?” “아암, 너처럼 곱고 아름다운 꽃이 또 어디에
습니다.
가 없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너희는 누구니?” 어리둥절해진 나
말을 그렇게 못 믿겠어?” “우린 오늘 하루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
있겠니? 난 이른 아침부터 활짝 핀 너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
팔꽃이 낯을 찡그리며 물었습니다. “하하하, 아직도 하루살이를
에 내일이란 말을 정말 모른다니까요.” 나팔꽃은 그제야 이해가
로도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단다.” 나팔꽃과 개나리는 어느새
모르세요?” “뭐어? 하루살이?” 나팔꽃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사귀던 친한 친구처 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하루살이라는 이름은 난생 처음 들어 보았기 때문입니다. “네, 그
※ 알쏭달쏭 우리말 익히기
렇다니까요. 그런데 아가씨는 누구세요? 우린 아가씨처럼 예쁘고
어느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나팔꽃은 여전
그렇게 즐거운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얘, 이제 우
아름다운 꽃은 처음 봤거든요.” 나팔꽃은 예쁘고 아름답다는 말
히 개나리 나뭇가지를 타고 부지런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리 그만 헤어지고 내년에 다시 만나서 노는 게 어떻겠니?” 그 말
에 금세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밝은 미소까지 지어 가면
하늘 끝까지라도 올라가고 말겠다는 듯 열심히 올라가고 있었습
에 서운해진 나팔꽃이 다급히 되물었습니다. “내년이라니요? 그
예문 - 하나님께서 마귀에게 악행을 허락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서 상냥한 목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호호호! 내가 그렇게 예뻐
니다.
게 무슨 말씀이세요?” “뭐어? 너 내년이 무슨 말인지 모르니?”
더하게 하는 기회를 만들려고 하실 때뿐이다.
♣ ‘하나님’과 ‘하느님’ ※ 하나님 : ‘여호와(Jehovah)’를 개신교에서 이르는 말.
보인단 말이니? 난 나팔꽃이야. 나팔꽃!” 나팔꽃과 하루살이들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얘야, 위로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이거
“네, 전 한해살이 꽃이거든요. 그래서 내년이란 말을 처음 들어
※ 하느님 : 우주를 창조하고 다스린다고 믿어지는 초자연적인 절대자. 종
금방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같이 또또따따 노래도 부르고 이
목이 죄어서 어디 살 수가 있겠니?” 개나리나무가 소리쳤습니다.
봤어요.” “아하, 그렇구나!” 개나리나무는 그제야 이해할 수 있다
교적 신앙의 대상이 되며, 종교에 따라 여러 가지 고유한 이름으로 불린다.
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
“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팔꽃이 깜짝 놀란 얼굴로 개나
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예문 - 기도 끝에 하느님이 감동하셔서 어머니 병이 빨리 나은 것 같다.
습니다.
리나무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이런 답답하기는…. 네가 이렇게
그러다가 해가 질 무렵이 되자 나팔꽃이 말했습니다. “얘들아, 오늘은 그만 놀고 내일 다시 만나서 노는 게 어떻겠니?” 그러자
내 몸을 칭칭 감고 있으니까 어디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가 있 어야지.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고….”
그때였습니다. 개나리나무와 나팔꽃의 이야기를 가만히 엿듣고 있던 해님이 빙그레 웃는 낯으로 슬그머니 끼어들었습니다. “얘들
하루살이들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렇게 되어 되묻는 것입니다. “내
개나리나무는 자신의 몸에 칭칭 감겨 있는 나팔꽃 덩굴을 드러
아, 너희 혹시 영생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있니?” 개나리나무
일이라니요? 그게 뭔데요?” 이번에는 나팔꽃의 두 눈이 둥그렇게
내 보이며 여전히 퉁명스럽게 대꾸하였습니다. 나팔꽃은 민망스러
와 나팔꽃의 표정이 어리둥절해지고 말았습니다. 영생이란 말을
되고 말았습니다. “뭐어? 아직도 내일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모
움에 금방 얼굴이 벌겋게 물들고 말았습니다. “아저씨, 정말 죄송
난생처음 들어 보았기 때문입니다. “영생이요? 그게 무슨 말인데
른단 말이니?” “그렇다니까요.” 나팔꽃은 얼른 뭐라고 대답을 해
해요. 전 그런 줄도 모르고…. 어쩌면 좋죠?” “아니다. 내가 괜한
요?” 개나리나무의 물음에 해님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다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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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이대호 daiho35@hanmail.net 동화작가. 단편 및 장편 동화집 20여 권 집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 일간지 및 월간지에 고정 집필 활동. 현 월간 ‘어린이 마당’ 편집자문위원
2014·10 37
Family Cartoon 역사의 밤에 빛난 • 글, 그림 : 이혜진 • 참고 : E. G. White’s The Great Controver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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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s of the Times
불멸의 스타들 34
환난의 때
2014·10 39
| 독자의 글 |
성경에 답을 묻다
중국 나환자촌을 다녀오다
인생의 물음에 상담하고 성경으로 답하는 지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질문과 고민을 수시로 접수합니다. E-mail : sijo@sijosa.com 우편 :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로 1길 11 시조사 <시조> 편집실
Q A
너무 못생겨서 저는 너무 못생기고 뚱뚱한 것 같아요. 이 세상에 저보다 못생긴 사람은 없는 것처럼 보여요. 왜 하나님은 저를 이 렇게 태어나게 하셨나요? 아무도 저를 사랑해 주지 않아요. 스스로 거울을 봐도 못생기고 뚱뚱해요. 하나님은 너 무 불공평하신 것 같아요. 성형수술을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왜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걸까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처음으로 중국 나환자촌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살지 말고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세요.”라는 내용이었
내 생애에 한 번도 나환자를 본 적이 없었고, 다만 성경을 통해 이들의
다. 딸의 충고에 몹시 부담스럽기도 하고 한편 믿음의 충고도 되었지만
이야기를 접할 수가 있었기에 두렵고 맘에 큰 부담을 가진 게 사실이
여전히 미국의 가족들은 딸의 맘이 변해 돌아오기를 바랐다.
다. 그곳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희생적인 선교사의 정신이나 호기심에
어느 날 아내의 권유로 나 혼자 딸이 봉사하는 곳에 다녀오기로 하였
서 찾아간 것이 아니라 그 열악한 환경에서 봉사하고 있는 나의 용감
다. 무엇보다 딸의 안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중국을 출발하
한 딸을 설득해 데려오려는 의도에서였다. 나의 둘째 딸 그레이스는 어
기에 앞서 아내는 딸에게 전화를 했다.
릴 때부터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고, 2년 전에는 한국삼육대학에
“아빠가 처음으로 시간과 돈을 들여 중국을 방문하는데 네가 힘들지만
서 영어교수로 근무했었다. 그레이스는 외국인 전용 아파트에 거주하면
시간을 내서 유명한 만리장성을 비롯해 관광지를 좀 안내하도록 해라.”
서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 외에도 아파트에 학생들을 불러모아 영어로
“엄마, 관광 다니는 생각은 하지도 마세요. 지금은 그렇게 한가한 때가
성경 공부도 지도하고 직접 요리를 해서 학생들을 대접하는, 착하고 신
아니에요. 하늘나라에 가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우주 세
실한 매우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안전한 대학의 교수요 대학과 한국 생
계를 여행할 텐데. 이 땅의 것들은 죄의 흔적이 남은 보잘것없는 곳이
활에 잘 적응하며 지내는 딸에게 너무도 감사했었다.
잖아요. 아빠가 이곳을 방문하시면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게 되실 거예
그런데 어느 날 딸로부터 충격적인 전화가 걸려 왔다.
요. 봉사를 하시다 보면 예수님을 닮아 갈 거예요.”
“아빠, 나는 하나님이 내가 꼭 있기를 원하시는 곳에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신통한 딸의 말에 관광은 생각지 않고 중국으로 갔다. 여러 시간
“아니, 그게 무슨 말이냐 갑작스럽게.”
을 걸려 중국의 6백 곳이나 되는 나환자촌 가운데 딸이 봉사하는 곳에
“이곳은 너무 평화롭고 안락하고 좋은 곳이에요.”
이르렀다. 나는 생전 첨으로 대면한 나환자를 보고 숙소로 돌아와 울고
“그런데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니?” 나는 딸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또 울었다. 이런 감정은 평소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나환자들의 처참한
감이 잡히진 않았지만 심상치 않은 예감이 스쳤다.
모습과 나 자신의 이기심에 대한 자괴감에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레이스는 아침 5시면 일어나 기도와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6시에
딸아이도 내가 큰 충격을 받을 거라는 생각에 매우 고민스러워하는 듯
봉사자들이 아침 식사를 끝내면 각자 맡은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떠나
했다. “아빠 생각은 지금 네가 있는 그곳이 바로 너를 필요로 하는 곳
는데 나는 그레이스와 한 팀이 되어 처음 나환자를 만났다. 한쪽 눈알
이라 믿는다.”
이 없고 입과 두 개의 콧구멍만 보이는 형체가 일그러진 환자를 보았
“아니에요. 이곳은 제가 아니어도 학생들을 가르칠 분들이 무척 많아요.”
을 때 몸서리칠 만큼 무서웠다.
나는 딸이 뭔가 굳은 결심을 하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무
“아빠, 저도 첨엔 무서웠는데 이젠 너무 사랑스러워 보여요.” 하며 두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외모에 자신이 없었습
를 소유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원래부터 그랬는지 아니면 성형수술
니다. 우선 머리통이 남들처럼 둥글고 반
의 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거의
듯하지 못했습니다. 햇빛에 비췬 제 머리
외모만능주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통 그림자를 보면 균형이 안 잡힌 것 같았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아름다움인가 하는 것입니다.
습니다. 이마도 좁지 않고 좀 넓었으면 했
6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지금, 한때 외모와 관련하여 고민했던
고 이도 좀 가지런히 났으면 했습니다. 한
젊은 시절을 되돌아봅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
번은 이가 덧나 그것을 제때에 빼지 못해 다른 이가 옆으로 도드라
기가 결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나는 그렇지 못한가에 대
졌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뺀 채로 내버려 두었더니 치아가 한쪽으로
한 자괴감(自愧感)이 저를 괴롭혔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제가 신기
쏠려 얼굴 모양도 좀 비뚤어졌습니다. 나중에 이는 교정을 했으나
하게도 제 자식이 남의 자식보다 좀 못생겨 보일지라도 절대로 남
약간 나을 뿐 별 진전은 없었습니다. 이목구비가 잘 갖춰진 사람을
의 자식을 더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하나님
보면 부럽기 한이 없습니다.
도 나를 이렇게 사랑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를 보면 일본 사람이냐, 심지어는 독일 사람이냐고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
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일본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
니다. 뚱뚱한 것은 식사 조절과 운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
슨 결심을 한 것인지 묻고 싶지 않았다. “그럼, 기도 많이 하고 결정해
팔로 감싸 안았다. 나환자들과 침식을 함께하는 어떤 봉사자를 보고는,
습니다. 사람의 외모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선 자신감이 생기는
다. 살을 빼면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혹 혐오감을
라. 후회하지 말고.” 나는 딸의 전화를 받고 좋은 직장을 그만두면서까
히브리서 11장 38절에 “세상이 감당치 못할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형수술을 해서라도 예뻐지려고 하는 게 아
주는 부분이 있다면 성형도 한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걱정과 충격에 빠졌다.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목숨을 내어 주는 사랑이라니. 내가
닐까요.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이 저를 참으로 사랑하신다는 것과 저에게도
그해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딸 그레이스는 큰 배낭 하나에 간단한 짐
얼마나 위선자인지, 나환자보다 더 가증한 영적 문둥병자라는 사실을
태어나는 것은 나의 선택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빼어난 외
아름다움의 순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로는 외모가
을 꾸리고 2년간 근무하면서 저축한 약간의 돈을 가지고 미련 없이 대
깨닫게 되었다. 죽음의 절망뿐이던 나환자촌이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사
모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에 비하면 억울한 면도 많습니다. 나는 왜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저는 진정한 의미
학을 떠나 자기를 필요로 한다던 그곳, 중국 나환자촌으로 떠났다. 딸
랑과 복음을 통해 슬픔과 탄식 소리가 사라지고 찬송과 기도의 소리로
이렇게 태어났을까? 나는 왜 못생겼을까? 나는 왜 남들처럼 날씬
의 아름다움을 지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만 넷인 평화로운 우리 집에 둘째 딸의 돌출행동으로 평화가 사라지고
진동하고 있었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게 하실 수 있나이다.”라는
하지 않고 뚱뚱한 것일까? 나는 왜? 등등의 헤아릴 수 없는 탄식
비밀을 말하노니…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되리니”
온 가족이 불안과 절망의 늪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나의 부르짖음에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라는 부드러운 예수
이 응어리져 터져 나옵니다. 예뻐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일 것
(고린도전서 15장 51절).
왜 하필이면 그레이스가 그 많은 선교지를 놔두고 나환자촌을 선택했
님의 음성이 들렸다. 그리고 나는 사랑하는 딸을 남겨 두고 가벼운 발
을까? 딸을 타일러 보기도 하고 꾸짖기도 하였지만 결심을 바꿀 수는
걸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입니다. 군대에 있을 때 한 흑인 병사의 절규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그는 “나도 희다. 나도 희다.”라고 끊임없이 말하였고, 그러면서 거 울을 보고 얼굴을 닦고 또 닦았습니다. 일본에 와 보니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본보다 훨씬 더 뛰어난 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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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홍팔 hpha@saniku.ac.jp 신약학(PhD)을 전공하고 다년간 교수와 목사로 봉직하였으며,
없었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 봉사하면서 한마디 불평도 없이 아빠 엄 마에게 권고하는 전화가 간혹 왔다. “말씀에 순종하는 삶, 자신을 위해
- 이재원 애쉬빌 상록원 원장,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지금은 일본삼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4·10 41
보내기 운동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0부=1구좌)
희망의
SIJO WORLD
SIJO QUIZZ
신조어로 본 세상
[ 틀린 그림 10가지 ] 를 찾아 메일로 응모해 주세요. 추첨을 통해 시조사 신간 서적을 상품으로 보내 드립니다.
✣ 로커보어(Locavore) 영어의 지역(local)과 라틴어의 먹다(vore)의 합성어로 ‘지역 먹거리주의자’를 말한다. 김광순(60부)
김길중(10부)
김용철(10부)
김현구(10부)
송범호(10부)
엄의용(10부)
이충엽(10부)
(주)한국하우톤 회장 서울시 동작구
변호사 서울시 마포구
한진식자재 대표 경기도 남양주시
(주)영현전기 대표이사 경기도 포천시
(주)메트로소프트 대표이사 경기도 안양시
엄정형외과 원장 대전 대덕구
사장 부산 사하구
이 신조어는 지난 2006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2007년 옥스포드 사전에 등재되었다. 우리말로는 신토불이라는 말과 가까운 번역이 될 수 있는데 신토불이와는 그 개 념이 조금 다르다. 이 신조어는 지난 2013년 10월경에 언론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고 최근 먹 거리 문화의 변화를 통해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이 신조어는 자기가 사는 지역과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사육한 먹거리를 즐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훈(10부)
차기선(10부)
추재천(10부)
최충순(10부)
채영란(10부)
한길수(10부)
현삼식(10부)
창성염직 대표 부산시 사하구
세무법인두례 경기도 수원시
우진켐텍 대표이사 경기도 부천시
(주)화성메이저 대표이사 서울시 용산구
학원연합회 충남 서산시
스튜디오 앤콕 동해점 대표 강원도 동해시
양주시청 시장 경기도 양주시
우리의 신토불이는 우리 땅에서 난 것을 먹는다는 의미 가 있지만 로커보어는 같은 땅이라도 10킬로미터 정도 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대량 생산이나 판매를 이용
박석순(31부)
이경희(30부)
이동규(30부)
최은미(20부)
박순정(15부)
이봉순(14부)
김기석(10부)
김미순(10부)
하지 않고 아파트 베란다 등에서 손수 재배하거나 텃밭
명작소컨설팅 대표 충남 홍성군
(주)민족통일건설 대표이사 서울시 동대문구
목화산부인과 원장 경기도 남양주시
광시교회 집사 충남 예산군
(주)대영금속 대표이사 인천시 서구
소망쉼터 충남 당진군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서울시 강남구
(주)백제 사장 충남 홍성군
에서 재배한 식품을 먹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다르다
김성종(10부)
김욱수(10부)
김천추(10부)
박경재(10부)
박성수(10부)
박수영(10부)
박종갑(10부)
유시훈(10부)
(주)대일랩서비스 대표이사 서울시 구로구
(의법)건양의료재단 관리이사 서울시 영등포구
(주)세방 본부장 서울시 강남구
(주)일진PMS 대표이사 서울시 중구
(주)신공항하이웨이 대표이사 인천시 서구
SK텔레콤 수도권 본부장 서울시 관악구
평택항만공사 본부장 경기도 평택시
(주)세일공조 대표이사 인천시 서구
윤병수(10부)
이강문(10부)
이병국(10부)
이성용(10부)
이종민(10부)
정준근(10부)
정진희(10부)
조태희(10부)
리가 짧을수록 수송용 연료 사용이 줄어들어 지구온난
충남 서산시
(주)금호오랄택 이사벨팜 대표이사 서울시 강남구
당진농장 사장 충남 당진시
동광산업사 회장 서울시 용산구
이화여성병원 원장 충남 천안시
(사)한국철도차량엔지니어링 수원시 장안구
KSP테크 대표 대전시 대덕구
노은교회 담임목사 대전시 노은동
화 문제와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운반거리를 줄여
고 할 수 있다. 또한 로커보어는 단순히 신선한 식품을 먹자는 취지를 넘어 환경운동과도 직결된다. 즉 생산된 식품의 이동거
신선한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가 늘어나는 데다 지역
“주의 날에 내가 성령에 감동하여…나팔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계 1:10).
지난 호 정답, 당 첨 자 및 응모 요령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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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먹을거리에 관해 많은 고민 을 하고 있다. 환경오염에서 오는 불안감을 먹거리에서 보상받고 치유하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유기농식품을 사고 환경을 보호하려고 가 까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로커보어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역 생산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취지를 넘어 아예 도심에서 먹을거리를 직접 길러 먹자는 운동 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골목상권 보호, 소상공 인 보호 등 지역 투자 활성화를 장려하는 로커베스팅 (Locavesting)이라는 또 다른 신조어도 생기게 되었다. - 조명신 (mscho@sijo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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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첨자 : 축하합니다~ 김영진, 라우진, 이강훈, 정장철, 황정화 정답과 함께 주소, 이름, 전화번호를 당월 10일까지 sijo@sijosa.com으로 보내 주세요. 당첨되신 분에게는 추첨을 통해 시조사 신간 서적을 상품으로 보내 드립니다(구독 소감을 함께 보내 주시면 채택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풍경
마치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 As if it had not been!
가을에는 조화가 있고 그리고 가을 하늘에는 광채가 있다. 이는 여름 내내 듣거나 볼 수 없던 것이다. 마치 그럴 수 없는 것처럼, 마치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 - 퍼시 셸리 -
There is a harmony in autumn, and a luster in its sky, which through the summer is not heard or seen, as if it could not be, as if it had not been!
│통권 103권 10호 제1,133호│ 노아 홍수와 마지막 심판의 날 │ 2014년 9월 25일 발행│1960년 7월 1일 등록(서울 라-09730)│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100년 전통의 대한민국 최장수 월간지 SINCE 1910
말씀이 생각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