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헌정사 최초$‘제1야당 대표 영장심사’받은 이재명
지팡이 짚고 느릿한 걸음 ‘묵묵부답’출석 ‘백현동 배임·대북송금·위증교사’혐의 다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형사 법정에 서서, 자신의 인신 구속을 두 고 검찰과 한판 승부를 벌였다. 제1야 당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 질심사)을 받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이다. 검찰과 이 대표 간 치열한 법정 다툼은 일과시간을 훌쩍 넘겨 저녁에 서야 끝났다.
이 대표의 영장심사는 26일 오전 10 시 7분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 담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 임·위증교사 혐의와‘쌍방울 대북송 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적용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1 일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 결된 지 닷새 만인 이날 심사가 이뤄 졌다. 24일 만에 단식을 중단한 이 대

표는 이날 오전 8시 31분 검은 정장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채 회복치료 중 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서영교·천준호·고민정
검사 8명 500장 PPT에$ 이재명, 조목조목 반박

영장실질심사 어떤 말 오갔나 검, 위증교사 혐의 관련 통화 녹음 이화영 접견기록 등 증거 대거 동원 증거인멸 위험성 이유로 구속 주장
검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가 26일 형사법정에서 치열하게 맞섰 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쌍방 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검찰 은“공적 권한으로 사익을 추구한 중 대 비리 사건”이라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는 장기간 단식 으로 건강이 나빠진 상태에서도 변호 인의 주장을 보충하는 등 혼신의 힘
을 다해 맞불을 놓았다.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영남 서울동부지
검 형사1부장(수사 당시 수원지검 형
사6부장) 등 검사 8명을 심사에 투입
했다. 1,500여 쪽의 의견서, 500장 분



량의 PPT에 더해, 위증교사 혐의 관련
통화녹음과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
지사 접견기록 등을 동원했다.
검찰은 백현동 의혹과 대북송금 의

혹을 각각‘권력형 토착비리 사건’과
‘후진적 정경유착 사건’으로 규정한
뒤“중형 선고가 불가피한 만큼 구속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
다. 특히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이 대
표가 지시하고 하급자가 실행한 범행 의 구조, 공범 대부분이 정치적·경제
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점 등을 설 명하면서 증거인멸 우려를 제기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검사 사칭 관련 공
직선거법 위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위증교사 혐의도 비중 있게 거론했다.
도지사직 상실 위기에 처한 이 대표가
‘백현동 브로커’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
기술 대표의 측근에게 허위증언을 시
켜 무죄 판결을 받아낸 사례를 들며, 이 대표와 해당 측근 간 통화녹음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한
이 대표 측 인사들의 구치소 접견 기
록을 제출했다고 한다. 최동순 기자
의원 등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곧장
차량에 탑승했다. 이 대표를 태운 차
량은 예정된 심사 시각(오전 10시)을
넘긴 오전 10시 3분 서울 서초구 서울

중앙지법 서관 후문에 모습을 드러냈
다. 차량에서 홀로 내린 이 대표는 오
른손엔 지팡이를, 왼손엔‘국회’ 마크
가 그려진 우산을 들고 느릿한 걸음으
로 법정으로 향했다. 별도 부축은 받
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앞서 6차례 검찰 출석 때
마다“정치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일
장연설을 한 것과는 달리, 이날은 묵
묵부답이었다. ‘영장심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증거인멸 교사 혐의
를 어떻게 방어할지’ 등 취재진 질문

이 쏟아졌지만, 이 대표는 굳은 표정
으로 일절 답하지 않았다. 내딛는 발
걸음에만 시선을 둔 채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법정 안에선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 측은 검 사 8명이 출석해 구속필요성을 주장 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6명의 변호인 단이 방어에 나섰다.
유 부장판사는 이날‘백현동-대북 송금-위증교사’ 순서로 양측 주장을 듣고 난 뒤 궁금한 점을 묻는 순서로 심사를 진행했다. 이 대표도 일부 직 접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가 장 시간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40분 정도 점심시간이 주어져, 이 대표는 미 음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법정 밖에서도 종일 열띤 장외전이 펼쳐졌다. 법원청사 앞 삼거리에서는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지지자들 과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보수단체가 둘로 나뉘어 각각“민주주의 지켜내 자”“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강지수 기자
321호 법정

26일 오전 10시












실무관 판사석 -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참여관
검사석(검찰) - 김영남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 - 최재순 공주지청장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 부부장)+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검사 각 3명씩

변호인석 - 박균택 변호사 (전 광주고검장·이 대표 법률특보) - 김종근·이승엽 변호사(전 부장판사) - 조상호·전석진·
피의자석 - 이재명 대표
방청석 - 출입 통제 비공개 심문, 321호 법정 앞 의료진 대기
윤 대통령, 전군 앞 “북 핵사용 땐 정권 종식”
10년 만의 국군의 날 시가행진 대통령이 군에‘북 종말’언급한 건 처음 기념사서“한미동맹 압도적 대응”강조 바이든의‘북핵 경고’발언에 보조 맞춰
제75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26일 서울 도심에서 10년 만에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에 대응하기 위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과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한국형 3축 체계’ 무기들을 처음 공 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핵을 사용하면 정권을 종식시킬 것” 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북 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 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 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군통수권자 인 대통령이 육·해·공군 장병들을 향 해‘북한 종말’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압도적인 대응 에 직면할 것”이라던 지난해 기념사보 다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4월 한미 정상 회담 당시의‘워싱턴 선언’ 합의와 지 난달 한미일 정상회의를 차례로 언급 하며“한미일 협력체계가 북핵 억지력 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을 닷새 앞둔 26일 우산을 쓴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와 고위력 탄도미사일‘현무’등 3축체 계 주요 장비를 포함한




윤 대통령이‘북한 정권의 종말’을 언급한 데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 이 미국이나 동맹·파트너 국가들에 핵 공격을 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 종말’을 거듭 경고하고 있다. 지난 7월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


여당“충청 표심 공략”


직접“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 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유엔총회 참석 전 AP통신 인 터뷰에서도“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 도 한미의 즉각적·압도적·결정적 대 응에 직면하고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 로 귀결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념행사에 이어 숭례문~광화문 일 대에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진행 된 시가행진에는 각군 장병 4,000여 명과 장비 170여 대, 주한미군 전투병 력 300여 명이 투입됐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 다.

행진에는 특히 한국판 고고도미사 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불리는 L-SAM과 함께 ‘괴물’이라는 별칭의 고위력 지대지탄도미사일 ‘현무-4’로 추정되는 미사일 등 한국형 3축 체계 의 핵심 무기들이 첫선을 보였다. 또 최근 양산이 결정된 한국형 중고 도무인기(MUAV), 가오리 형태의 소형 스텔스 무인기, 원거리정찰용 소형드 론, 자폭형 무인기 등 미래전 양상에 대비하는 무인 전력도 대거 등장했 다 ‘천무’ 다연장로켓, K2 전차, K9 자 주포 등‘K방산’ 수출 주력무기들도 도심을 누볐다. 해군 최신예 이지스함













겔싱어‘1.8나노’공개 충격…삼성^

TSMC에 선전포고
■‘이노베이션 2023’가보니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 제이에서 열린‘인텔 이노베이션 2023’.
키노트에 선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 자(CEO)는 개발자 행사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프로그래밍 언어‘파이선’ 코드
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486
중앙처리장치(CPU)를 설계한 전설적인

엔지니어라는 근엄한 인상과 어울리지
않게 무대 위에서 푸시업을 하며 인공
지능(AI) 스포츠 분석 시스템‘ai.io’를 소 개하기도 했다.
겔싱어‘파이선’티셔츠 입고 등장 3나노·2나노 소개때마다 환호성 인텔, 4년만에 5단계 공정 도약 EUV도입으로 속도 더 빨라질듯 내년 파운드리 시장 2위 정조준
여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테크 쇼처럼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되던 키노트의 공기는 행사 중반 겔싱어 CEO가 파운드리 사업 진행 상황을 언급하며 급속히 진지해지기 시작 했다.
2010년대 들어 부침을 겪으며‘몰 락한 공룡’ 소리를 듣던 인텔의 미 래가 달린 진지한 사업 이야기가 시 작됐기 때문이다. 겔싱어 CEO가 준 비된 4나노(㎚), 3나노, 2나노 웨이퍼 (Wafer·반도체 원재료)를 들어 올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인텔 이노베이션 2023’ 기조연설 도중 1.8나노(18A) 웨이 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2위인 TSMC와 삼성보다 먼저 1나노대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사진 제공=인텔>
나 예상치 못한 1.8나노(18A) 웨이퍼
의 등장 순간에는 그 충격에 일순 정 적이 흘렀다.
인텔은 행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2
나노 웨이퍼 공개 계획을 알렸지만
1.8나노의 등장은 전혀 예상 밖의

‘깜짝쇼’였던 탓이다. 현장에서는 뒤
늦은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나스닥 시
장에서 하락 중이던 인텔의 주가는
상승 전환했다. 행사 막바지 1000
액을 오리건·애리조나·뉴멕시코·
오하이도에 투자 중이라는 도표는
미국의 반도체 리쇼어링 전략이 안 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선언과도 같이 들렸다.
겔싱어 CEO는 “반도체 업계에

는 거대한 회사, 작은 회사, 빚덩어
리 회사밖에 없다는 투자자 격언이
있다”며“인텔은 작은 회사의 포지

션을 취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해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거대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대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 으로 읽힌다. 이날 인텔의 1.8나노 공개는 단
순히 무리한 첨단 공정 자랑이 아 니다.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 (005930)가 초미세공정 파운드리
경쟁을 펼칠 때 10나노 이하로 진
입하지 못하며 낙오됐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2021년 파운드리 복귀

를 천명한 후 미국의 정책적 지원
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격차를 따
라잡고 있다.
미중 경제 패권 격화 속에 반도
체 리쇼어링이 추진되며 미국 대
‘전략자산’으로 지목된 것이다. 이
에 천문학적인 투자로 10나노급에
머물던 공정을 빠른 속도로 미세화
하고 있다.
인텔이 이날 공개한 4나노 CPU
‘인텔 코어 울트라(코드명 메테오레
이크)’는 이미 양산에 돌입해 12월 14
일 출시한다. 연말에는 3나노, 내년
에는 2나노 생산이 준비된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현재 3나노 양산을 시작
한 TSMC와 삼성전자 공정을 따라잡
게 된다.
대망의 1.8나노 반도체는 내년 1분
기 공장에 첫 투입된다. 겔싱어 CEO
는“ARM과 에릭슨 등이 1.8나노 공
정을 활용할 것”이라며 이미 고객사
를 확보할 만큼 공정이 진행되고 있
음을 전하기도 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인텔이 4나노에
서야 삼성전자·TSMC가 사용 중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적극 도입하
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EUV는 기
존 불화아르곤(ArF)보다 파장이 14

분의 1에 불과해 초미세공정 필수
장비로 꼽힌다. 인텔은 그간 EUV
없이도 공정 격차를 좁혀왔다는 뜻
라질 수도 있다. 겔싱어 CEO는“연 말 차세대 EUV 장비를 오리건 팹 에 처음으로 도입한다”며 공정 개선 에 가속도가 붙을 것을 예고하기도 예상보다 빠른 인텔의 초미세공정 돌입에 삼성전자는 발등에 불이 떨어 졌다. 인텔은 내년 삼성전자를 제치 고 파운드리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 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 임자(CFO)는“내년 제조 그룹 연 매 출이 업계 2위 수준이 될 것으로 전 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TSMC는 750억 달러, 삼성 전자 파운드리는 208억 달러의 연 매출을 올렸다. 외부 수주를 감안하 면 인텔 파운드리가 삼성전자를 뛰어 넘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크리스 토프 셸 인텔 최고사업책임자(COO) 는“인텔은 설계와 제조, 패키징까 지 모두 제공할 수 있으며 북미·아시 아·유럽 각지에서 생산의 시작부터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공급망을 지니고 있는 데다 소프트웨어(SW) 플 랫폼 경쟁력까지 갖췄다”며“파운드
리 경쟁사가 가지지 못한 장점”이라 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 반도체를 공정에 투입하겠다는 목표다. <윤민혁 기자>
표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파운드리
으로 앞으로 공정 혁신은 더욱 빨
최근 미국의 제재에도 7나노 양 산 소식을 알린 중국 SMIC 또한 김 이 새긴 마찬가지다. 넓게는 대만과 TSMC를 압박 중인 중국 대외 정책 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업 계의 한 관계자는“설령 대만이 점령 당하더라도 미국이 자체적으로 최선 단 공정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 증한 셈”이라며“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중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윤민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