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제주가
사라지고 있다.
2019 제주난개발�맞섬�기록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제주가
사라지고 있다.
2019 제주난개발�맞섬�기록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제주] ‘미디어로 행동하라’는 전국의 미디어활동가들이 현장의 이야기를 다양한 매체(영상, 잡지, 음악 등)로 알리는 공동 제작/배급 프로젝트입니다. 시작은 2014년 삼척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 현장이었으며, 2015년 송전탑이
2019
제주난개발 맞섬�기록
세워진 밀양과 영덕 핵발전소, 2016년 충북 노조파괴 현장, 2017년 사드 배치에 맞선 성주/김천 현장,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에서 행동해 왔습니다.
올해는 왜 제주일까요. 제 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 된 후 지난 3월, 하루 하루 비자림의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있
는 제주에서 연대를 요청해왔습니다. 기록해두고 알려야 할 현장이 많지만 미디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하 다는 이야기에 2019년 ‘미디어로 행동하라’는 제주로 향했습니다.
2015년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한 뒤 서귀포시 성산읍이 부지로 예정되었습니다. 오버투 어리즘과 환경오염문제로 몸살을 앓아온 제주입니다. 국책사업이란 이름 아래 대규모 토건 공사가 시작되었습 니다. 주민들은 천막 농성, 단식, 상경 투쟁 등으로 반대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가동되었지만 유명무실입니다. 공항을 연결하는 도로를 확충하겠다며 시작된 비자림로 확장 공사가 강행되고 있습니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제주>는 6월 11일부터 17일까지 6박7일간 제주 곳곳에 스며들어 영상, 음악, 잡지로 비
자림을 비롯한 제주 난개발의 현장을 담았습니다. 또한 제주의 활동가들이 기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미디어 활 용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발표가 오는 6월 19일 예정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번 미행을 시작으로 제주의 난개발 문제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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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設問大,크게 묻다) 제주 설화에 따르면 태초에 ‘설문대할망’이 탐라를 창조했다.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크고 힘이 센 할망이 벌떡 일 어나 방귀를 뀌니 땅이 요동을 치고, 불기둥이 하늘로 솟았다. 할망이 불을 끄려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날랐으니
그것이 한라산이 되었다. 치맛자락 터진 구멍으로 흘러내린 흙들은 오름이 되었다. 할망의 오줌줄기로부터 온갖 해초와 문어, 전복, 소라, 물고기들이 줄줄이 나왔다. 시원스런 오줌발에 성산포 땅이 뜯겨 나가 우도가 되었다.
할망의 털은 풀과 나무을 이뤘고 탐라 사람들은 할망의 부드러운 살 위에 밭을 갈았다. 설문대 할망은 제주의 뱃
사람들과 해녀들을 보호해주고 풍요를 가져다주는 여신이었다. 지금도 고개 들면 보이는 한라산 둔덕은 마치 거
설문대�할망이 있다.
을 지켜온 설문대 할망은 그간 제주에 흐른 피를 다 지켜보았을 것이다.
땅과 돌이 척박해 물이 귀하고 바람은 거친 제주. 이 모진 땅에서 제주 사람들은 짓밝히면 다시 일어서며 한숨으 로 이 땅을 지켜왔다. 신라와 백제의 간섭을 받아야 했던 삼국시대부터, 제주의 눈물은 시작됐다. 고려시대에는
1백년 가까이 몽고의 지배를 받아야 했으며, 조선시대에는 한양에서 귀양 온 탐관오리들이 백성을 수탈했다. 빨 리 이 섬을 떠나게 해 달라고 임금에게 뇌물을 진상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토지조사 사업으로 토지를 몰수당했으며, 제주 땅 곳곳은 파헤쳐 져 군사 기지나 무기 저장 고로 쓰였다. 수탈이 어찌나 심했는지 해녀 일만 오천 명이 물질을 그만두고 항일운동을 했을 정도였다. 일제 강 점기가 끝나고, 4.3이 있었다.
광복 이후인 1947년 3월 1일, 경찰이 삼일절 기념 만세운동을 하던 도민을 쏘아 죽였다. 이승만 정부와 미 군정 의 강경 진압을 참고 있던 도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남로당과 무장대는 민중항쟁을 시작했고, 이들을 포함해
수많은 제주 사람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은 ‘빨갱이’로 몰렸다. 너는 어느 편이냐는 질문이 제주 공동체를 파괴했 다. 7년간 제주 땅에서 3만여 명이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 제주의 마을들은 집집마다 제삿날이 같다.
이 작은 섬마을은 한 순간도 오롯이 제주 자체로 존재할 수 없었다. 2010년대부터 시작된 저항에도 미군의 해군 기지는 강정 구럼비를, 이 땅의 평화를 파괴했다. 그리고 지금, 제주 2공항이 들어서려 한다. 비자림이 잘리고 있 다. 예래마을에는 쓰레기 산이 있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송악 위에 호텔이 들어서려 한다.
새파란 하늘, 검푸른 바다, 깊은 숲, 너른 바위.. 이 모든 것이 몇 사람의 손 안에서 팔리고 구입되고 사라져가고 있다. 할망의 가슴팍이 헤집어지고 있다.
설문대(設問大) 할망이 크게 묻는다. 제주는 누구의 땅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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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대한 할망이 누워있는 옆모습 같다. 이마와 코, 톡 나온 턱에 부드러운 배가 능선을 그린다. 탐라에서부터 이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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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千十九年 濟州 亂開發 地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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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도청/도의회
맞섬�기록 도청앞천막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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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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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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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미 이진희 + 이상영
2. 선흘2리_ 제주대명동물테마파크�사업
선흘2리제주대명동물테마파크반대대책위원회
4. 비자림로�확장공사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는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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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씨 + 키미
6. 성산�제주제2공항�예정부지
제주제2공항�반대�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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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8. 강정마을�제주해군기지
강정의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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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식당
9.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예래휴양형주거단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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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표
3. 제주�회천쓰레기위생매립장 _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5. 구좌읍�월정리해변 _ 동부하수처리장�오폐수문제
7. 서귀포�쓰레기위생매립장 _ 남부광역환경관리센터
10. 송악산�난개발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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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조약골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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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긴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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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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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앞 천막촌사람들
사진 김수오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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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수오
#제주도청 앞 천막촌사람들
엄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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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사자입니다.
도상희 15년부터 강정마을에 사는 엄문희.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그에게 누군가는 묻는다. 너는 육지것 아니냐고.
제주가 너에게 무어 그리 소중해 밥까지 굶으며 지키고 있냐고. 누군가는 또 소근거린다. 여자가 드세다고.
제주 사람 엄문희가 답한다.
“천막을 치려고”
장 절친한 윤경미에게 전화를 했다. “천막을 치려고!” 윤경
2019년 2월 27일, 제주 도청 앞 천막촌들 가운데 하나. 엄
자.. 다른 이름들 10여동이 하나씩, 하나씩 점차 공항건설
문희가 쓰러져있다. 국토부의 일방적인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착수를 반대하며 42일간 단식을 하던 중이다. 더 이전 에는 해군기지를 막으려 애썼던 그는 14년 4월 16일 이후,
“자신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방관자이자 가해자”였
미는 답했다. “그래, 알았다.” 그리고 활동가, 예술가, 연구
또한 ‘1인 1 천막’ 으로서 연대를 거부했다. 천막의 한 사람
이들이 지금의 천막촌을 이뤘다.
고 싸우기로 했다. 천막 시위를 하는 동안, 도청에서 협상을
래가 너무나 두려워 나섰다”고 말한다. 이렇게 용감한 겁쟁
“내가 ‘당사자’요!”
처음부터 천막‘촌’은 아니었다. 성산 토박이 김경배(38p 인
누군가는 ‘외부인’이 난데없이 천막이냐 하지만 어느 ‘외부
문희는 동료들과 함께 도청 직원들로부터 천막을 지키기 시
엄문희는 소중한 ‘삶터’인 제주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스스
터뷰 참고)씨의 첫 천막이 2018년 12월 29일 세워졌다. 엄 작했다. 그러나 김경배씨의 단식이 시작됐다. 5일이 지날 즈 음, 제주 2공항 검토위원회가 파행됐다. 기본계획이 수립되
인’이 사십일 넘게 밥의 훈기를 등지고 이곳을 지키려 할까. 로 해내고 싶었다. 그간 투쟁을 위한 천막을 점거해온 주체 는 주로 남성이었다. 더 이상은 앞에 나서는 누군가를 위한 돌봄노동 뒤에 숨고 싶지 않았다. 오롯이 ‘나’로 목소리를 내
한 사람이 대표였으면 했기에 ‘당사자’로서 나의 이유를 걸
하자며 ‘대표’를 요구한 일이 있었다. 그때 엄문희는 말했다.
“우리는 대표가 없다. 한 사람을 정해서 당신들과 이야기를
하고 우리에게 전달되는 동안, 그 사람에게는 일종의 권력
이 생긴다. 우리 안에서 조금의 권력차이도 생기지 않았으 면 한다. 여기 둥글게 모여있겠으니, 당신들이 직접 들어와 서 말해라.”
엄문희는 한 집단의 ‘대표’, 한 마을의 ‘당사자격’에 대해 질 문한다. 제2공항 건설과 같은 국책사업이 벌어질 때, 국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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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태가 장기전으로 들어갈 예감이 들었다. 엄문희는 당
했다.
반대라는 뜻 아래 모여들었다. 엄문희는 이들이 “제주의 미
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제주를 향한 개발의 폭력을 가만 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야했다. 이른바 ‘페미니즘 시민 천막’. 여자들의 천막을 시작
사진 김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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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엄문희
문할 권리, 부당함을 주장할 권리를 부여하는 기준은 단 하 나, 주소지다. 토지를 강제 수용당하는, 주소지를 둔 주민정 도로만 상정하여 극소수에게만 주어진다. 그 지역을 얼마나
이해하는가, 혹은 사랑하는가, 혹은 그 곳에 그저 살고 있는 가.. 가 아니다. 엄문희씨와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의 존재는 지워진다.
베어진 나무들을 지나 숲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안
“베어져버린 나무를 다시 붙일 수 있나요?”
어 이어진 것을 보았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 잘려나갈 나
지난 5월 경찰청 인권조사위는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대한 조
다운 붉은 선은 누구의 동의도 없이 어떤 세계를 동강 내고
대 여론을 탄압하고 서로를 계획적으로 이간질했다는 사실이
으로 들어갔습니다. 가늘고 붉은 선이 나무 허리를 묶고 묶
무들의 행렬을 따라 깊이, 깊이,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아름
있었습니다.
- 엄문희, ‘아름다운 붉은 선’ 페이스북 페이지 발췌
“그렇다면 마을은 누구의 것인가?” 그는 2018년 9월, 비자
엄문희의 페이스북 소개글은 ‘사랑하기 때문에’다. 당신을
이 숲의 주민이라고 주장하는 몇몇 주민들이 시민들을 숲에
왜 단식을 하는가? 내가 왜 싸우는가? 단식 41일째, 마음 가
림 파괴가 시작되었을 때 송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자신들 서 쫒았다. 비자림을 지키기 위한 문화재 시작 전, 밥을 먹던
차였다. 덤프트럭 10여대가 사람들을 에워쌌다. 공회전을 하며 경적을 울렸다. 고막이 아팠다. 아이가 먹던 하얀 밥 위 로 검은 매연이 내려앉았다.
그는 ‘개발’이란 언어를 빼앗겼다고 말한다. 왜 콘크리트로
길을 닦는 것, 건물을 세우는 일만 발전이고 개발인가. 엄문 희는 묻는다. “왜 숲을 지키는 것, 강을 정화하는 것, 자연을 더 넓히는 것은 개발이 아닌가?”
“사랑하기 때문에...” 제주도청 앞에서 살기로 한 첫날 아침, 비자림로를 먼저 들
렸습니다. 지난여름 공사를 중단시켰고, 눈물겹게 싸웠지만
결국 봄에 공사를 재개한다는 소식으로 이 겨울을 시작했습
니다. 한동안 가보지 못한 그 잘려나간 숲의 안부가 궁금했
습니다.
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 마을의 반
밝혀진 것이다. 현재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강정은 슬픈 교과서다. 절차적, 민주적 공정성을 지켜야할 국 가가 시민을 저버릴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움직이게 하는 힘을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이기도 했다. 나는
강정 구럼비를 덮은 시멘트를 누가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돌
장 깊은 곳에서 솟은 앙금이었다. 사랑. 인간의 욕망 속에 심
베어져 버린 비자림의 나무를 누가 다시 붙일 수 있을까.
어졌으나 다시 잘려나갈 나무들 속에서 붉은 선을 보았을
려놓을 수 있을까.
때, 그의 가슴은 붉은 선으로 옥죄는 듯 아팠을 것이다.
엄문희는 “훼손된 생태계를 다시 살려내는 것은 인간이 할
보이지 않는 붉은 선을 허리에 묶고 천막에 앉아 있던 1월3
대했다더라, 누구는 뒤에서 찬성했다더라.. 하는 갈등 속에
일, 국토부가 기습적으로 제2공항 기본 계획 용역 착수를 발 표했다. 지난해 7월 입지 선정 타당성을 재조사하면서 사실 상 중단됐던 절차가 6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천막촌 사
람들은 항의하며 도청 계단에 주저앉았다. 도청 공무원들이 무릎으로 계단에 앉은 사람의 등을 내리찍었다.
엄문희가 그 계단을, 천막을, 강정을, 제주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공항을 짓지 말자, 나 사는 작은 집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다. 더 너른 의미의 ‘평화’를 지키고 싶어서다. 그는 강정을 사례로 든다. 강정 싸움이 진 것, 해군기지1)가 들어서
게 된 것은 강정만의 문제가 아니라고는 것이다.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자연 뿐 만일까. 누가 사업을 반 공동체의 맥이 흐르던 마을의 숨길이 끊어지면 이 또한 돌
이킬 수 없다. 붉은 선이 지금, 제주의 나무와 바람과 새, 그 리고 당신의 허리를 휘감아 흐른다.
1) 2000년대 초, 최초 해군기지 예정지였던 화순에 이어 두 번째 예정지인 위
미도 주민의 결사 반대로 논란이 장기화됐다. 이후 2007년, 강정마을 회장과 어촌계 중심으로 모인 87명이 비공개 임시총회를 열고 해군기지 유치 안건
을 통과시킨다. 이후 강정 주민들의 반대투쟁에도 2015년 행정대집행, 2016
년 2월 제주 해군기지가 준공되었다. 이어 3월에는 해군이 주민들에게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청구(구상권)했다. 문재인 정부는 구상권을 철회했으며 2019년 3.1절 특사에 강정주민을 포함했으나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17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입장에서는 피해 당사자가 적을수록 편하다. 국가에게 질
#제주도청 앞 천막촌사람들
윤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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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더라도 싸우다가 져야죠. 도상희 낙관은 쉽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잘 되겠지, 하는 마음은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윤경미는 자신이 비관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작년부터 이어온 제2공항 반대를 위 한 천막촌 싸움이 질 가능성을 늘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더라도 싸우면서 지 겠다고,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그의 웃음이 환했다.
“저도 모르게 생태주의자가 됐죠.” 도청 앞 천막촌을 지키는 윤경미는 2015년 가을, 제주에 정착했다. 당시 윤경미는
새로운 삶의 길 앞에 서있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제주에만 있으
면 행복했다. 제주행을 더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처음엔 아는 사람이라고는 게스 트 하우스 주인밖에 없었다. 이젠 엄문희를 비롯해 친구가 많이 생겼다. 직장을 그 만두고 온 이곳에서 윤경미는 그저 “오름 산책하고 음악이나 듣고, 적당히 벌고.. 안빈낙도 하려고” 왔는데 어쩌다 이렇게 생태주의자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너스
레를 떨었다.
“운동은 하지만 1인 텐트는 필요해”
니다. 그는 “누군가의 목숨을 연료로 싸우는 방식은 안하고
윤경미가 제주에서 활동하며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윤경미는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천막촌에서 단식을 한
성과 같이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방식으로 소영웅을 만들어
싸움에 나설수록 ‘외지인이 와서 시끄럽다’는 프레임 속에
영향력이 없는’ 사람으로서 단식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처음에는 상처가 많았다. 사람들은 공항을 못막으면 육지로 다시 갈거냐고 물었다. 그는 답한다. “이 곳에서 평-생 살거
에요. 육지것이라고 손가락질 받더라도 평생.” 제주에서 태
어나지 않은 것이 죄도 아니고, 스스로 콤플렉스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점을 문제 삼는 사람들의 폐쇄성을 도리어 비판하고, 자신은 자신 그대로 당당하게 싸우면 된다는 답이 윤경미 안에서 솟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자연을 지키는 일” 그렇게 씩씩하게 지내며 이제는 제주 전문가가 된 그에게 제주 난개발의 이유를 묻자 윤경미는 ‘국제자유도시’ 선정
을 꼽았다. 국내외 자본이 자유롭게 자본 활동을 할 수 있도
록 하는 게 목표기에 ‘돈을 쓰기 위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는 70만이 안 되는 제주에 1년에 예산이 5 조가 들어온다며 이 돈이 개발을 부른다고 말했다. 화난 음 성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자연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제2공항 건설이 시작되면 10조가 넘는 엄청난 자본이 흘러들어오며 제주를 “싹쓸이” 할 것이다. 윤경미는 육지에 서 살 때는 이렇게까지 생태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가져본
사람들 중 한명이다. 단식을 시작했을 때, ‘유명하지 않은, 지가 궁금했다. 도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단
그래서 처음 제주 도청 앞에 천막을 세웠던 김경배씨가 단
실이 타 지역의 관심과 후원을 불러오기도 했다. 23일간의
돕지 않을거라 마음먹었지만 겨울바람이 매서웠다. 한밤에
순히 천막을 친 것을 넘어 ‘제주에서 사람이 굶고 있다’는 사
단식 후 쓰러졌던 윤경미는 농담처럼 “김영삼은 열흘인가
굶고 선거법을 개정했죠. 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사람은 오 래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윤경미에겐 굶는 일 자체보다도 단식을 하는 중에 응
식을 시작했을 때도 엄문희와 함께 그를 뜯어 말렸다. 그를 가서 천막 치는 것을 막으려는 도청 직원들에 맞서 함께 싸
웠다. 성산 주민인 김경배씨의 단식이 6일째를 넘어가는데
도 도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이거 사람 하나 죽어나가야 관심을 가지겠나” 싶었다. 그렇게 나설 수밖에 없었다.
원하려 찾아오는 사람들과 안부 인사를 일일이 나누는 게
12월 29일 도청행 짐을 쌌다.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굶은 상태로 하루에도 수십 명을 반갑게 맞고 함께 사진을
지였다. 천막을 처음 세울 당시에는 뭔가를 앞으로 기획하
더 힘들었다. 사근사근하기 보다는 말없이 정 깊은 그에게 찍는 일은 고역이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만의 1인 텐트를 만 들어 투쟁했다. 그동안의 점거 투쟁이 ‘연대해서, 서로 다같 은 공간을 점유하며’ 였다 한들 그에게는 그만의 방식이 있 었다. 사람에 부대껴 힘들 때 혼자만의 텐트를 동굴삼아 숨
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윤경미의 ‘1인 텐트’는 ‘일반적인’ 운
동의 방식이 있는가에 대해 질문하게 한다. 오래도록 지속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지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위트있는 형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제주에 내려와 두 눈으로 개발사
“목숨을 연료로 싸우는 방식은 안하고 싶었어요.”
의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윤경미가 처음부터 단식이라는 방식을 택하고 싶었던 건 아
업의 실태를 가까이 보면서 막연한 감수성을 넘어 생활 속
야만 이야기를 들어주게 된 현실이 슬프다는 것.
이 발표될 예정인 6월 19일, 그날까지 몸으로 막겠다는 의 거나 어떤 진영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나 하나라도 더 싸워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남짓 지난 지
금, 하나였던 천막은 10여동이 되었다. 사람이 100명 넘게 모여들던 날도 있었다. 그는 이곳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 로도 유의미” 하기에 사람이 많고 적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곧 제주 2공항의 운명이 결정되는 19일이 다가온다. 공항 건설이 확정된다면, 천막촌의 존재로도 개발을 막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윤경미는 결론이 어떻게 나든,
모두 끌어내어지거나 부수어지지 않는 한 이 공간을 스스로
거두지는 않으려 한다. 어떻게 하면 이곳이 계속 살아 움직 이는 공간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다.
19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제주사람이야? 얼마나 됐어? 어디 살아?” 제주를 지키려
싶었다”고 말한다. 반대의 의미가 아니라, 단식이나 고공농
지난해 12월 19일 제 2공항 예정지 난산리 주민 김경배가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
#제주도청 앞 천막촌사람들
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김경배의 천막을 철거하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
윤여일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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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에 제주녹색당 윤경미와 강정주민 엄문희가 김경배의 단식 천막 곁에서 농성을 시작 했다. 우리는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 중 한 명인 윤 교수를 만나 천막촌 이야기를 들어봤다.
키워드로 본 도청 앞 천막촌
“도청 앞 천막촌” ‘도청 앞’ 이라는 말은 장소의 의미도 있지만 대치하고 있는 상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천막’
은 도청 건물과 대비되는 상징이다. 콘크리트 건물은 경직되어 있지만 천막은 바람에도 움 직이는 변화를 품고 있다. 또한, 긴급의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싶기도 하다. 이대로 흘러가면 제 2공항이 지어지는 것은 뻔하기에 단절의 사건을 일으키고자 긴급하게 구성한 공간이다. 문주현
또한 ‘촌’이라는 말에는 실험적인 공간, 인간의 집단 관계 실험이 이뤄지는 마을의 의미도 담고 있다.
“점거” 운동사를 시기적으로 구분하면 운동의 시작과 끝이 있고, 어떤 운동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이후 운동을 키워드로 보면 점거와 지킴이, 촛불이 눈에 띈다. 2000년 이후 점거운
동이 많았다. 삶의 현장, 일터에서 내몰리고 쫓겨난 사람들이 자신이 살던 곳을 점거했다.
그런 의미에서 도청 앞 천막촌은 점거운동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점거운동과 국책사업 반대 운동이 되살아난 의미도 지닌다.
“촛불운동의 공간” 2016년 촛불은 광장에 모여 대통령을 탄핵했다. 그때의 사람들은 이후 무엇을 하고 있는
가? 다시 관전자가 된 느낌이다. 대부분의 목소리가 청와대 청원의 형태로 나오고 있다. 댓 글도 자유한국당을 몰아내자는 내용이 상당수다. 그런 점에서 촛불운동의 공간을 생각한다.
광장이다. 이 곳에서 ‘공항 말고 합창’, ‘공항 말고 장터’ 등
다양한 실험이 있었고 만민공동회 등이 이뤄지기도 했다.
들을 배제한 것은 제주 곳곳의 추세를 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서로 다른 이질적인 존재들이 모여 변화를 꿈꾸는 실험을
또한 제주의 관광 산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주 제 2공항 반대 농성으로 시작한 공간이 광장으로 확장되
지가 맞지 않다. 점점 노령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 목장
했다. 지난 수개월의 실험을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제 면서 갖게 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변화” 제주의 마을이 바뀌고 있다. 원래 마을은 같이 물을 마시는
공간을 뜻한다. 제주는 특히 용천수 주변으로 마을이 형성 되었다. 마을의 단어적 의미와 비슷하다. 한라산에서부터
바다까지 마을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마을의 공동 목장, 공동 어장 등이 그것이다. 마을은 생계 영 위를 위해 공동으로 자원을 관리하는데 그 단위 공간이다.
하지만 개발이 되면서 달라졌다. 제주의 많은 골프장들은
공동 목장이 팔려나간 흔적이다. 마을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강정마을도 해군기지 저지 운동의 구호 중 하나가 ‘구럼비를 지키자’였는데, 그 공간은 해안가의 풍요로운 생
적 조건의 상징이었다. 구럼비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공간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 공간의 접근권을 잃어버리면서 마을 자체가 변했다.
라는 명칭도 그렇다. 그러나 제주 도민의 상황과 도시 이미 과 숲, 땅은 이용 가치가 사라지고 자산 가치만 남았다. 외지
고 하는 한 방향의 운동이었다. 천막촌의 운동은 다르다. 삶 의 경험이 다르고 처음 만난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어 떻게 무엇을 할 지에 대해서 긴시간을 논의해야 한다. 그래 서 어떤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보면 얼마나 다른 결들의 이야기가 공명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로 나간 자신들에게 돈을 바꿔 주려는 수단으로 인식 변화
그렇게 많은 실험들을 했다. 밖에서 볼 때는 도청에 무엇을
심각성을 느끼고는 있다. 하지만 제주의 다음이 지켜졌으면
공간이기도 하다. 자기 주장을 조금씩 실현하는 몸짓이다.
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난개발 문제는 주민들도 좋겠지만, 우리 땅은 팔렸으면 좋겠다는 이중의 심리 구조 가 존재한다. 그래서 실제 보존 활동이 운동으로 좀처럼 이 어지지 않는 것 같다.
“다시 천막촌 운동” 당면 과제는 제주 제 2공항 저지인데 아직 승리를 못 거뒀 다. 하지만 중장기 과제는 조금씩 성취하고 있는 것이 있다.
요구하는 항의 시위 공간으로 보여지는데 사실 직접 행동의 가령 광장을 만드는 실험은 도로를 점거해서 합창을 하거 나, 장터를 만드는 등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남성이 아니어도 운동을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처음 단식 텐트를 설치한 김경배 이후에 윤경미와 엄문희가
만든 천막은 페미니즘 시민 천막이라고 불렀다. 여성이 이 끌어가는 운동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막촌의 실험은 비 남 성이 대부분 이끌어간다.
삶의 실험과 여러 문제 의식 확산을 뿌리내리는데 역할을
“000 천막”
식 말이다. 천막촌에게 미래는 시간이 지나면 다가오는 장
페미니즘 시민 천막 이후에 원희룡 도지사가 도청 현관을
인가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지금 현재라는 시간에서 실험
바 있다. 그 후에 천막들이 많이 생겼다. 청소년, 청년 천막,
하고 있다. 비자림로 등 제주의 다양한 개발에 대한 문제 의 래의 시점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미래를 어떻게 구성할 것 으로 만들어가려는 미래다.
자연과의 관계가 절연되면서 마을이 바뀌고 주민 관계도 바
“페미니즘 천막”
규정(10년 이상 거주해야 주민으로 인정된다)으로 지킴이
그동안 운동 공간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비슷한 경험을 가진
뀌었다. 주민의 자격이 생겨난 것이다. 강정마을회가 향약
단체에 속한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위해 여러 자원을 가지
점거한 시민들을 반으로 가르고 출근하는 퍼포먼스를 보인 연구자 천막, 예술가 천막 등등 행정의 입장에서 보면 이 천
막촌을 뭐라 규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모여 있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통제도 어렵다. 별자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별 하나 바뀌면 별자리 자체가 바뀌듯. 천막도 마찬가지다.
21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제주는 광장이 딱히 없었다. 그런 점에서 천막촌은 하나의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22
도청 앞 천막촌의 역사 2015.11.10 2019.05.23 현재
2015년 11월 10일
국토부는 제주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내놓으며 성산읍 일원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 12월 19일
제2공항 예정지 난산리 주민 김경배가 제2공항 추진을 막기 위해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2019년 1월 3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영리병원 반대집회 이후 수 명이 제주도청 안으로 들어가 본관의 계단에 눌러 앉았다. 이후 12월 27일 국토
1월 7일
행정대집행으로 제주시청 공무원 삼 백 여명이 동원되어 천막들을 철거하고 사람들을 쫓아냈다. 밤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월 8일
12월 29일
윤경미와 엄문희가 지킴이를 자처해 김경배의 단식 천막 곁에 천막을 세웠다. 페미니즘 시민천막이자 제주녹색당 천막당사였다.
부가 이미 기본계획용역 수립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 자리를 점거하기로 했다. 청청(영리병원 반대하는 청년, 제2공항 반대하는 청소년) 천막이 세워졌다. 멸치 천막이 세워졌다.
1월 10일 방문자환영카페 천막이 세워졌다.
1월 11일 여성천막이 세워졌다. 비무장 평화의 섬 제주를 만드는 사람들 천막이 세워졌다. 1월 13일 예술행동 천막이 세워졌다.
1월 14일 웰컴시티대책위 천막이 세워졌다.
1월 17일 연구자공방 천막이 세워졌다. 비무장 평화의 섬 천막이 식당 천막이 되고, 비무장 평화의 섬 천막이 새로 세워졌다.
윤경미와 엄문희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1월 19일
‘작은 장터’가 열렸다.
1월 18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천막이 세워졌다. 1월 20일 첫 번째 천막촌 전체회의가 열렸다.
1월 21일 성명서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을 무시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제주 국회의원 3인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즉각 중단하라!」를 내놓았다.
1월 23일 도의회에서 기습 피케팅을 했다.
1월 2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문재인 정부는 제주 제2공항 졸속추진을 중단하라」를 했다.
1월 24일 기자회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원희룡 퇴진을 요구합니다」를 했다. 최성희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원희룡 스트레스 풀어주는 천막요가’를 했다.
단식 38일차에 김경배가 병원으로 호송되었다.
1월 26일 ‘예멘인 자립기금 마련을 위한 작은 장터’가 열렸다. 1월 26일 「계단 위의 여자」 낭독회를 했다.
1월 3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문재인 정부는 5조원 예산낭비를 가져올 제주 제2공항 추진을 즉시 중단하라」를 했다.
2월 1일
제주뜰애와 함께 ‘예멘인 미니 잡페어’를 했다.
3월 11일 '천막촌 라디오-나는’을 시작했다.
2월 3일
강풍과 폭우로 웰컴시티대책위 천막이 파손되어 철거했다.
3월 12일 제주도청이 합의를 파기해 기자회견 「일방독주! 약속파기! 원희룡 도정 규탄」을 했다.
2월 2일 2월 4일
설맞이 제2공항 반대 제주공항 선전전을 했다. 입춘굿 제2공항 반대 퍼포먼스를 했다.
3월 19일
2월 8일
단식 23일차에 윤경미가 응급실로 호송되며
3월 21일 강풍과 폭우로 천막촌 다섯 동이 파손되었다.
보이는 이곳에서 원희룡 도지사에게 외치는 소리」를 했다.
「단식을 멈추며 남기는 윤경미의 입장 -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기본계획수립중단 요청 결의안을 채택하라」를 발표했다.
성난오름투어가 시작되었다.
2월 10일 손바느질 현수막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를 만들었다. 2월 12일 청청천막이 릴레이단식을 종료했다.
2월 12일 성산읍반대대책위, 범도민행동과 함께 첫 번째 공동회의를 했다.
2월 13일 단식자들과 성산읍반대대책위가 공동호소문 「제주는 누구의 것입니까」를 발표했다. 2월 14일 국토부의 주민설명회 저지활동을 했다.
2월 16일 단식 24일차에 최성희가 병원으로 호송되며 「제주도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제2공항(공군기지) 2월 18일
기본계획 중단요청 결의안을 즉각 성사시켜라」를 발표했다. ‘대보름 전야제-대보름 달맞이 걸궁 와수다’를 열었다.
2월 20일 기자회견 「제주도지사가 국토부의 대변인인양 담화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 다」를 했다.
2월 20일 ‘녹식당’을 열었다.
2월 25일
기자회견 「비자림로 공사현장에서 시민모니터링단을 결성하며」를 했다.
2월 11일 도의회 앞에서 피케팅을 시작했다.
비자림로 공사가 재개되자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시민 모니터링단
도청앞 현관을 점거하고 기자회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청정제주, 그 허울 좋은 평화의 섬이
3월 18일
‘설맞이 원희룡 퇴진 윷놀이’를 했다.
2월 7일
2월 9일
3월 12일 낭끼오름에서 ‘걸어온 평화 춤추는 기도’를 했다.
2월 5일
2월 22일 천막촌 첫 번째 뒷풀이를 했다. ‘백인 백배의 날’을 했다.
2월 27일 단식 42일차에 엄문희가 응급실로 호송되었다. 도의회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 요청 결의안이 3월 7일
3월 8일
채택되었다. 도의회 앞 피케팅이 종료되었다. '구럼비 기억행동’을 했다.
제주도청과 합의(고소 취하, 피케팅 자유 보장)해서 현관 24시간 점거를 풀었다.
을 구성해 공사를 감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비자림로에 삼나무오두막집을 세웠다.
3월 26일 ‘비자림로 나무를 안아주세요’를 했다. 3월 28일 ‘공항 말고 합창’을 했다.
3월 28일 ‘천막촌에서 천막촌을 사고하다’를 시작했다. 4월 5일
수산리에서 촛불문화제를 했다.
4월 9일
비자림로에서 ‘걸어온 평화 춤추는 기도’를 했다.
4월 6일
비자림로에서 ‘파괴된 숲에 평화를 심는 사람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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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연구자공방 1차 세미나 ‘기후정의와 공항확장반대운동’을 했다. 4월 12일 ‘2019 텐트워크촙’을 사흘간 했다.
4월 15일 민주노총 천막이 세워지고 농성이 시작되었다. 4월 16일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비자림로 지키기 현장 일인시위가 시작되었다.
4월 21일 도의회가 천막촌에 전기 제공을 중단했다.
4월 23일 국토부의 기본계획 중간보고회에 난입했다. 4월 27일 ‘공항 말고 장터’를 했다. 5월 1일 5월 7일
비자림로 시민모임이 제주도청 도시건설국장과 면담했다.
「보존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 통과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5월 11일 ‘천막촌의 제2공항 반대이유와 대안 문구를 정리하기 위한 집담회’를 했다. 5월 14일 ‘제주지역 여성 병역거부 선언’을 했다. 5월 19일 ‘비자림로 어린나무구출하기’를 했다.
5월 22일 보전지역 관리조례 일부개정안이 도의회 본회의에서 상정 보류되었다.
5월 23일 제2공항 기본계획 반영 과제발굴 1차 공청회에 난입했다. ‘천막촌 뉴스’가 시작되었다.
기록정리 안재홍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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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사진 김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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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명동물테마파크 맞섬
이상영 X 이진희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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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도 반대다, 생태계도 반대다, 테마파크 반대다. 지혜
: 세계최초 람사르습지도시를 파괴하는 자본의 동물테마파크
제주의 난개발은 제주의 유일한 람사르 습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 있는
조천읍이라고 해서 피해가지 않았다. 촉촉한 땅, 자욱한 안개, 7개의 오름으로 둘 러싸여 제주의 다른 지역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 곶자왈작은학교
의 아이들이 자연을 벗삼아 함께 자라는 곳. 이 한적하고 아름다운 조천읍 선흘리 에 들어서게 될 것은 거대 리조트와 글램핑장, 그리고 괴로운 동물들의 울음소리 가 끊이지 않을 사파리 동물테마파크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제주에 내려온 지 2년
이 채 안 된 이진희, 이상영 부부가 <선흘 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 대책위 원회>에서 활동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를 둘러싸고 있는 거문오름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기
들어보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사업 같은데, 동물테마파크 사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특히 고등학교
계 지질지역이고요. 그 중에서도 조천읍은 제주도에서 귀한
상영: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제주도 중산간 지역은 기본적
에 다니면서, 가르치고자 하는 것과 현실 사이에서 갭을 크 게 느꼈어요. 4.16 이후로 심적으로 더욱 어려워지기도 했
고요. 그래서 다른 삶을 살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제주 에 내려오게 됐습니다.
도 해요. 제주도 전체는 기본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세
지형이에요. 왜냐하면 제주도는 지형상 물들이 다 지하수로
으로 대규모 사업이 불가능해요. 오 폐수가 나와서 지하수
않거든요. 그리고 이걸 지키기 위해 주민들이 노력을 해왔
런데 2007년에 다른 사업체가 여기에서 말을 길러 사업할
흘러 들어가는데, 여기처럼 물이 잘 보호되는 지역이 흔치 고요. 이런 것들을 인정받아서 람사르습지도시가 된 거죠.
제주에서의 삶은 어떠한가요?
이곳의 기후가 대명이 들여온다는 사파리동물들에게 적합
민들이 많아요. 작은 규모로 안빈낙도하며 살아보겠다 하는
상영: 전혀 아니죠. 이 곳은 기후가 특이해요. 주변이 오름 7
진희: 이 동네 사람들도 저희 같은 이유로 내려온 소위 이주
생각으로 온 거죠. 지금은 저희가 꿈꿨던 안빈낙도의 삶과 는 거리가 좀, 멀게 됐지만요.
서울은 이미 다 진행된 것들이 여기서 다 시작되고 있더라 고요. 땅값도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건물들을 정말 많이
짓고요. 쓰레기 문제가 이렇게 심한 줄도 몰랐고요. 그런데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게 안타까웠 어요. 생각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모든 게 너무 급하게 속도 붙어 진행되고 있어서 누구도 이 변화들 생각할 시간이 없 어요.
어떻게 보면 서울에서 편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 요. 서울에서 저희는 언제나 연대하는 입장이었어요. 그런
데 여기서는 당사자가 되어 버린 거에요.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삶을 위협받는 당사자가 될 줄 몰랐죠. 여기 조천읍 소개를 부탁드려요!
상영: 조천읍 전체는 세계최초로 람사르습지도시1)로 지정
된 곳이에요. 읍 전체가 보호될 지역이 된 거죠. 그리고 여기
업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던거죠?
한 기후인가요?
개로 둘러싸여 있어서 고립되는 지역이에요. 흐린 날도 낮 은 편이고, 물도 많고 폭설이 엄청나게 내리는 지역이죠. 눈
이 워낙 많이 와서 일반 자동차는 못 들어 올 때도 있어요. 안개가 정말 짙게, 자주 끼는 지역이기도 하고요. 안개가 한 번 지나갈 때는 바로 앞집이 안보일 때도 있어요.
지금 대명이 사자 20마리에 코뿔소 같이 건조한 초원에서 살던 동물들을 데려 온다고 하는데 그들에게는 정말 최악의
로 흘러들어가게 되면 아랫물들까지 다 더러워지니까요. 그 수 있는 등록증을 발급받았는데, 대명이 이걸 인수한 거죠.
그리고는 사업변경 신청을 했어요. 원래 어떤 사업장이 있 으면 7년에 한 번씩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해요. 이 사업이
지속되어도 적합한지 등을 따지는 거죠. 그런데 대명이 7년
이 되기 딱 20일 전에 사업변경신청을 통과해서 환경영향평 가를 피해갔어요. 그러니까 무려 12년 전에 한 환경영향평 가를 가지고 이 테마파크를 정당화 하고 있는 거죠. 그 사이
에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되고, 세계자연유산이 됐는데도
말이에요. 제주도는 환경에 큰 영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도지사 직권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할 수 있어요. 근데 그걸 안하고 있죠.
기후죠. 서울 과천에 있는 동물원에도 사자가 5마리밖에 없
지금 대명이 진행하려고 하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이 어떤 것
리에 낙타, 얼룩말, 기린까지 데려온다고 하니 기가 차죠.
상영: 대규모의 호텔, 대규모의 글램핑장이 2개. 이름은 황
는데 여기엔 20마리씩이나 데려온다고 하고, 호랑이 10마
진희: 그리고는 풀어놓고 자유롭게 사파리처럼 키우겠다고
하는데, 건기에서 살던 애들을 바람이 불어서 비가 가로로 부는 제주도에 풀어놓고 키우겠다는 것 자체가 기만이죠.
게다가 그렇게 동물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사업계획에는 동
물체험을 시키는 프로그램이 들어있어요. 진짜 이게 말하는 것과 영혼이 완전히 분리된 거죠.
이고, 주변 환경에 어떠한 악영향이 예상되나요?
제 캠핑장인가 뭔가 한다더라고요. 그 다음에 사파리가 들 어오는거죠. 그리고 함덕에도 대명 리조트가 있는데, 여기
수학여행 오는 사람들도 많고 하니까 수익성이 충분이 된다 고 생각하고 밀어 붙이는거죠.
진희: 예상되는 악영향은 여러 개가 있는데요. 위에 말씀 드
렸듯, 여기가 중산간 지역이라서 오수관이 연결 되지 않으 면 집도 지을 수 없어요. 오수가 지하수에 스며들면 안되니
27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진희, 상영: 저희는 서울에서 학교교사로 20년간 일했어요.
까. 그런데 대명은 이걸 피해가요. 사업규모가 10만평이 넘
파크 대책위가 연결이 되어서 테마파크 대책위를 하게 됐죠.
마을 주민들의 여론은 어떠한가요?
히려 이런 규제를 면제해줘요. 대명은 자기들이 잘 알아서
대책위는 구체적으로 지금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시나요?
는 강경해요. 이 전에 일부의 개발의원들과 저희 이전에 있
없어서 지하수가 정말 중요한데, 이런 중요한 문제를 사기업
내 22개의 큰 사업장을 조사하는데 그 중에 여기가 포함되
어서요. 아이러니하게도 10만평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면 오 오 폐수가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는데, 제주도는 강이 이 알아서 하도록 두는 게 정말 위험하죠.
그리고 동물 테마파크가 들어오면 마을과 600미터 정도밖 에 안 떨어진 곳에 지어질거에요. 그런데 야생동물들이 한번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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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으면 그 소리가 8키로 떨어진 곳 까지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 소음문제도 심각하겠죠. 배설물처리 문제도 심각
할거고요. 대명은 계속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지만요.
또한 여기는 제주에 남아있는 자연 숲, 곶자왈이 있는 지역
인데 생태계가 파괴될 위험이 높아요. 제주도는 예전부터 맹
수가 없어요. 최고의 포식자가 오소리랑 고양이에요. 호랑이 같은 맹수가 있었던 적이 없어요. 호랑이 같은 맹수들의 냄
새나 울음소리가 나면 기존에 살던 동물들은 다 떠나고 서식 지가 줄어드는 거죠. 초식동물들은 맹수의 낌새가 있으면 번 식을 안한다고 하더라고요.
대책위를 만들게 된 경위는 어떠한가요?
상영: 처음에는 우진산업이라고 매연 배출하는 곳이 있었어
요. 학교가 코앞인데 학부모들이다보니까 뭔가 대책을 세워 야겠더라고요. 그래서 마을주민끼리 모였는데 동물테마파크 가 들어온다는 거에요. 그리고 이 테마파크 건설에 대해서 주 민들은 다 반대하고 있는데 집행부의 일부들이 공사를 진행
하고 있었던거죠. 그래서 이 사안에 대해서도 우리가 뭔가 얘 기를 해야 하나, 생각하는 순간 우진산업관련 대책위와 테마
상영: 제주도의회에서 지금 행정사무조사 기간이거든요. 도 어 있어요. 조사가 7월쯤 끝나니까 도의회를 존중한다는 의
미에서 7월까지는 미뤄지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고요.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어요. 페이스북을 통해서 활 동상황을 알리고 있어요. 1인 시위도 하고 있고요. 도의회 앞 에서 월화수목금 11시부터 1시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래도 저희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아도 선뜻 함께 하자고 해 주시는 단체나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감사 하고요.
상영: 77퍼센트의 주민들이 반대해요. 주민 대부분의 의사 던 대책위 분들이 일부 합의를 했던 상태였어요. 이 사실을
몰랐던 주민들이 화가 나서 저희(새 대책위)가 꾸려졌고, 4
월 9일 날 마을총회를 해서 주민들의 찬반 투표를 붙였어요. 그 때 77퍼센트의 주민들이 반대했죠.
진희: 주민들도 이제 개발은 더 이상 안 된다고 피부로 느끼 고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여기는 외지에서 온 분들이 많거 든요. 제주의 좋은 자연에서 살고 싶어 오신 분들이 대부분
이죠. 솔직히 다른마을 같았으면 저희 같은 외지인이 대책위 를 하는 건 어려웠을거에요. 여기 사시는 외지에서 온 분들
도 그걸 알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투표하는 날에 비바람
이 불고 날씨가 정말 궂었는데도 130명이나 와주셨어요. 이
저희들은 계속 외부 연대를 주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송
바라는 미래가 있다면?
들이 모두 반대했다는 말을 계속 할 수 있어서요.
장되는 것 같아요.
도로 너무 심해서, 보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요. 정치
마을사람의 입장에서 뿐 아니라, 동물권 보호단체와의 연대 도 생각하고 계시나요?
상영: 동물단체들의 목소리도 분명히 있죠. 저희도 이 목소 리가 분명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어떤 글을 쓸 때 항상 동물 권 이야기를 넣어요. 카라2)랑도 연대해서 뭔가 시도해보려
고 하고 있고요. 그런데 어려운 지점이 좀 있죠. 일단은 마을
악에도 다니고 도청에도 다니고. 그러면서 저희도 점점 확 그리고 이건 필연인 것 같아요. 만약 이곳의 문제가 일단락 정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건 잠시 미룬 것일 뿐, 전체가 해
결 되지 않으면 다음 차례가 또 있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가 잘 일단락 되어서 다른 투쟁 현장에도 연대를 하고
싶어요. 저희는 이게 다 연결된 문제라고 생각해요. 공무원
들은 왜 다 자기 차례가 올 거라는 생각은 안하는지, 그 오만
진희: 제주 난개발이 너무 심해서,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
나 제도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다들 ‘제주도만은 지키자’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
해요. 그래서 대규모 사업이 들어올 때 도의회에게 조사 받
고 허락받으라는 환경보존지역관리조례를 상정하려는 움 직임도 있는데 상정이 안되고 있죠.
아이들에게 미안하죠. 저희가 미래세대의 것을 당겨쓰고 있
함은 다 어디서 오는건지 모르겠어요.
는 것이니까요. 미래세대들은 저희들처럼 이렇게 펑펑 쓸 수
들은 테마파크가 들어서면 소독약을 계속 뿌려야 하고, 맹
제주 난개발 문제에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이 70년대도 아니고, 더 이상
각이시지,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시진 않는 거 같아요.
진희: 제주도에 돈이 너무 많아요. 돈이 많은 건 좋은데 그걸
분들에게 동물권이라는 개념이 좀 낯선 것 같아요. 마을 분 수들이 탈출해서 우리에게 피해를 주니까 안 된다, 이런 생 이건 저희가 넘어가야 할 산인 것 같아요.
제주 난개발이 워낙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 고, 그 중에서도 제2공항이나 비자림로가 비교적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으시는지요?
진희: 전혀요. 동물테마파크는 동물테마파크만의 문제가 아 니라 전체 난개발의 문제잖아요. 대명이 여기에 수익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도 제2공항 생기면 여기 사람들이 오기 쉬우니까 그런거고요. 그래서 비자림로나 도청이 더
관심을 받아서 소외 받는 느낌은 없어요. 오히려 이 사람들
도 우리와 똑같은 이유로 싸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더 제주도 속으로 들어왔다는 느낌도 받고요. 우리 가 서로서로 도우면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을 어른들은 마을 안에서 해결하자고 하시는데, 그럼에도
요?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시작해야하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니까 문제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4·3 의 영향인지 다들 뭔가 따지고 나서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 요. 사람들끼리는 아직도 쎈 사람들은 그때 다 죽었다고 말하
없을 거에요. 그리고 저희들에게 책임을 묻겠죠. 패러다임을 경제 성장 논리로 갈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상영: 좀 불편한 섬, 차로 쉽게 가기 어려운 섬, 걸어야 하는
섬, 그렇지만 불편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섬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제도들 이 마련되었으면 좋겠고요.
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돈이 한번 들어오니까 높아지는 땅
값에 농사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지기도 했고, 사람들 사이에 돈에 대한 욕망이 생기기 시작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들 개발이 안 좋다는 것은 느끼고 있지만, 그 욕망을 포기
하는 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돈이 들어오면 마을은 끝이 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대명이 들어오면 마을에 보상금조로 7억을 준다는데, 그렇게 되면 그걸로 뭐 할건지 싸울게 될 건 너무 뻔한 것 같아요. 그렇게 마을에 돈을 던지고 갈등을 만 드는 사람들은 안 보이는 곳에서 뒷짐 지고 있고.
1 람사르습지: 람사르 협약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 한 협약)에 의해 지정된 보존가치가 높은 습지.
2 동물이 인간의 일방적인 착취와 이용에서 벗어나 존엄한 생명으로서 그들 본연의 삶을 영위하고, 모든 생명이 균형과 조화 속에 공존하는 세상을 지향 하는 동물권 행동 단체 (카라 공식 홈페이지 참조).
29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게 정말 중요했던 것 같아요. 마을 총회를 거쳐서 마을 사람
사진 송동효
비자림로 확장공사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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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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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동효
#비자림로 확장공사 맞섬
그린씨 X 키미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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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 지혜 노루와 새들, 그리고 더 작은 것들이 함께 살아 가던 비자림. 그리고 그 숲을 사랑했던 사람들.
지난 3월 20일, 이들의 목에 둘러진 붉은 끈은 생명을 위협했고, 포크레인이 들이닥쳤다.
시민들은 그 사형집행의 현장에서 무고한 생명을 지키고자 피켓을 만들고, 살려달라 외치고, 오두막을 지었다.
숲을 모니터링 하며 숲의 가치를 증명해 내면 낼수록 마음이 무겁고 고민이 많아진다는 그린씨와
숲에 있을 때 더 인간답고 자기 자신답다는 키미.
숲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라도 한다는 이 시민들은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숲을 지키고 있을까.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는 시민모임
만들었거든요. 저희 한 3명 정도가 계속해서 글을 올리는데,
500미터 안에 서식하고 있어요. 제주도의 서쪽과 남쪽의 생
그: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는 시민모임’이라고
느껴요. 안부전화 해주시는 사람들도 있고, 전문가 그룹 안
생태학적으로 중요하기도 하고요.
고회, 대안내기 등등 정말 할 수 있는 건 뭐라도 해왔어요.
나무이식을 할 줄 알았는데, 나무를 하나도 이식 안하고 다 짤라 버리니까, 나무잡고 울다가, 순애님은 보고서를 뒤져
서 나무 이식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이식 가능한 나 무 몇 그루라도 이식해보고. 저희도 이렇게 뭐라도 하면서, 차례차례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지역사회에서 힘이 좀 있는 사람이 여기 들어와서
운동판을 딱 벌여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렇지만 나중에 는 ‘그냥 시민의 한 사람으로 여기를 시작하자’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한 사람 두 사람 모여서 관계망들이 점 점 두터워졌어요. 박그림 선생님과도 논의를 많이 했고, 키
미도 있고, 순애 선생님도 있고. 그리고 자주 찾아오시는 많
에서도 양심적인, 그리고 현장싸움 같이 해주셨던 전문가분
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그래서 인원이 몇 명이다 이렇 게 숫자로 말하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정확한 인원 보다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주는 가능성이 중요했던 거 같아 요.
현재는 조사기간이에요. 6월 26일에 전문가분들이 이 환경 조사를 바탕으로 총론을 하시고, 28일에 조사내용을 도청
에서 환경청으로 제출해야 하거든요. 이 기간에 학자분들이 정확한 목소리를 내주시지 않거나,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것 이 발견되어야 공사 강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조사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요. 학자분들 중에서도 양심적인 분들 이 오셔서 조사해주고 계세요.
은 분들이 계세요. 오실 때 마다 ‘이렇게 예쁜 투쟁환경이 정
희귀종들만이 숲의 가치를 증명하는 건 아니다
침 새벽 비행기 타고 오셔서 제주도 물 아낀다고 물도 안 쓰
그: 희귀종들만 이 숲의 가치를 증명하는 건 아니에요. 이 삼
오셔서 밀양 얘기도 해주시고, 4대강 얘기도 해주시고, 그러
삼나무 숲을 경계로 안전하게 숲을 오가고 있어요. 그리고
말 오랜만이다, 정말 귀하다’ 말해주시고요. 서울에서도 아
시고 쓰레기도 다 가지고 가시는 분도 계세요. 그런 분들이
면서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죠. 이런 관계망 들이 귀한 것 같아요.
인원은 현재 온라인 대화방에는 70명 정도가 있어요. 이것 도 누가 자기 친구 데려오고, 아는 분 데려오고 해서 이렇게 된거죠. 어떤 일이 생기면 2-30명 정도가 모여요. 저희가 활
동하는 시간이 회사원들은 오기 힘든 낮 시간 인데도요. 뿐 만 아니라 최근에 ‘삼나무 통신’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태계가 개발로 인해 많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동쪽인 성산이
또한 30년간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숲이기 때문에 숲으로서
의 기능을 완벽하게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오가면 식생이 파괴되어서 양치식물이 많이 사라지게 마련인데 이 숲은 그
렇지 않은 거죠.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잘 보존 된 곳은 그 자체로 가치 있게 인정되어야 해요.
키: 처음부터 여기에 이렇게 귀한 종들이 서식하고 있을 줄
은 상상도 못했어요. 처음에는 숲을 지켜야 한다, ‘나무’를 못 베게 해야 한다는 게 중요했죠. 그런데 나무 옆에서 지내 다 보니까 나무에 기대 살고 있는 ‘생태’가 존재 한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여기 와서 이렇게 지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생명들을 조금씩 알아갔죠.
비자림로 오두막에 가면, 기존의 투쟁지역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가 느껴진다. 시민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과 자발적으로
걸어 놓은 현수막들로 가득하고, 그 중에서도 걸려 있는 문
구들이 새롭다. 이제는 비자림로 하면 함께 떠오르는 이 문
나무 숲은 오름 군락의 끝에 있는 숲이에요. 동식물들이 이
장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 구역이 도로의 소음으로부터 완충지 역할을 해서 오름자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
에는 삼나무만 있는게 아니라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류들도
키: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라는 문구를 쓴 건 전데요.
요한 이유는 이런 하부 식생들이 다른 나무들이 자랄 수 있
이 다 베어진걸 보고 너무 놀라고 느낌이 이상해서 오게 됐
연군락지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고요. 또 이 삼나무 숲 안 어마어마하게 많이 분포하고 있어요. 양치식물 분포가 중
는 기반이 되거든요. 대한민국에 분포하는 양치 식물 중 80
퍼센트가 제주도에 있고, 그 중 10퍼센트 이상이 이 숲 반경
일단 저는 여기 사는 사람인데, 단 이틀만에 나무들 이만큼 죠. 강정에 있다가 여기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쓸 것을 들
고 왔어요. 제가 왔을 때는 집행하시는 분들 점심시간 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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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끼리는 부르고 있어요. 기자회견부터 토론회, 결과 보
이 글들을 관심 있게 봐주는 사람들은 3-40명 이상이라고
죠. 점심시간이 지나면 이게 또 다 베어질 거 같은데, 누가
베는 건지도 모르겠고, 목적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너무 혼
란스러웠어요. 그 상태에서 ‘베지마세요,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 이 문구를 적기 시작했어요.
여기를 떠날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그 날 SNS에 도와 달라고 올렸고,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
연스럽게 다들 만나게 됐어요. 또 ‘비자림로를 지켜주세요’, ‘여기는 도로가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라는 문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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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으로 SNS태그도 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문구를 이렇게 쓴 건, 힘은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해서 이기도 했어요. 힘을 가진 저들을 우리가 막아내는 방식이 아니라요.
나는 한 그루 나무에요 그: 나무가 베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그냥 넘기기에는 지금
껏 너무 많은 생태문제들을 못 본 척 했어요. 가까이는 아니
지만 4대강도 있고, 강정도 있고. 이번만큼은 못 본 척 하고 싶지 않아서 한 번 와봤는데, 제가 왔을 때는 나무 사이로 붉
은 선들이 지나가고 있었어요. 가리왕산 평창동계올림픽 원 시림 훼손 할 때 봤던 ‘리본 끈의 사형선고를 받은’ 나무들이
생각나면서, 심장이 너무 아팠어요. 그리고 이 나무들이 30 년 정도 된, 제 나이 또래의 나무다 보니까 감정이입이 됐고
요. 그런데 이 나무를 대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 이 드는 거에요. 그래서, 그렇다면 내가 나무가 되어야겠다,
내가 나무의 대변자가 되어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이 문 구도 나왔고, 나무를 끌어안는 퍼포먼스도 생각하게 됐죠.
그리고 곶자왈작은학교 아이들도 얘기도 하고 싶어요. 저는 선생님 일을 했었는데 곶자왈작은학교에서도 일을 했어요.
그곳에서 오랫동안 일하신 다른 선생님이 계시고, 그 선생
자림로는 제2공항이 건설 될 시 그곳과 이어지는 주요 도로
를 지키고 있으니까 그 선생님도 아이들과 함께 여기 오셨
들을 계속해서 보았기 때문에, 송정리 주민으로서도 이 숲
어요. 아이들이 나.는.한.그.루.나.무.예.요 피켓을 한 글자 씩
들고 와서 같이 자리를 지켜줬죠. 아이들도 선생님과 함께
이기도 하다.) 저는 개발로 인해 마을 공동체가 깨지는 과정 을 지키고 싶었어요.
자주 여기 들러서 있을 만 하냐고 안부도 물어줘요. 이런 경
제주, 난개발
해서 저처럼 이 현장에 집 짓고 살 사람이 될 것이냐, 편하니
키: 이게 아름다운 자연 경관인지, 우리가 사는 자연 환경인
들이 이렇게 오두막을 짓고 숲을 지키는 장면을 한번이라도
종이 유채꽃만큼 많아요. 그래서 누군가는 이것들이 아직
험들이 참 소중하다고 느껴져요. 이 아이들이 나중에 성장 까 도로 내자고 할 사람이 될 것이냐를 생각해보면요. 아이 보고 눈에 담게 되는 거니까요.
무엇보다 서로 다른 지역간의 연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
계가 귀하다는 그린씨. 그리고 제주 사람들의 변화를 기대
한다는 키미.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는 시민모
임’은 제주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 일까.
송정리 주민으로서도 이 숲을 지키고 싶어요 키: 저는 이 마을에 이사오기 전에도 파괴의 순차들을 한번
익혔어요. 그 때 처음 시작이 어떻게 되었냐면, 오름의 한 사
면이 그냥 잘려나갈 위기였어요. 평화로운 고운 잔디 밭이
지에 대한 구분이 모호할 수 밖에 없는 게, 제주도에는 보호 흔하다고 생각하죠. 그렇지만, 더 이상은 물러설 수 없다고
느끼는 게 물이 없어요. 해녀 분들도 똥물에서 물질을 해야 하고요.
그리고 예전에는 제주도 사람들이 집을 2-3채씩 가지고 있 었어요. 제사만 지내는 집을 따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이제 다들 집을 팔게 되고 베란다 같은 곳에서 제사
를 지내게 되니까, 보이는 것들이 많이 달라졌죠. 그리고 집 을 한번 팔면 이제는 다시 살 수 없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고 요.
제주, 4·3을 넘어서
있고 그 옆에 목장이 있었어요. 그곳의 소들이 생활하면서
키: 제주도는 4·3이라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나라가 하는
개발시설이 들어오면서 오름들이 황폐화 되기 시작했죠. 그
항하는 발언들이 옆 사람들을 죽여왔으니까. 그리고 박정희
고운 잔디밭이 가꾸어졌는데, 목장이 망하고 골프장 같은 런데 그 파괴의 순차가 여기에서 한번 더 보이기 시작하는
거에요. 그러고 보니까 이 숲이 사라지면, 이 도로로부터 숙 박업과 요식업이 들어오기 정말 좋겠구나 싶더라고요. (비
일에 저항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운이 강해요. 국가에 저 정권을 거치면서 국가가 하는 일은 재산을 팔아서라도 해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렇게 말하면 반대편 사람들을 옹 호하는 입장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위험한 말이지만,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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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과 아이들과의 관계가 10년이 넘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
건 이해하고 가야 하죠. 그래도 다들 부끄럽고 안 좋다는 것 은 알고 있어요.
그: 그래서 어려워요 제주도가. 어제 어쩌다 보니 수산에 갔
어요. 거기에 계신 분들도 이 많은 부끄러운 일들을 알고 있
더라고요. 그런데 가족 분들에게 ‘너만 나서지 말아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비자림로는 제주도를 한번이라도 거쳐본 사람들, 아름다운 제주도를 본 사람들, 아니면 제주도에 살다가 나갔다가 돌아와서 훼손된
것들에 충격을 많이 받은 사람들 등등에게 많이 얘기가 되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었죠. 그리고 숲에 나무가 잘려나간 항공사진이 너무나 충
격적인 이미지이기도 해서 많이 기억되고 있기는 해요. 많
은 사람들이 외지사람을 데리고 들어오기도 하고, 제주의 젊은 세대들도 변화하고 있는 것 같고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것도 같아요.
제가 이전에 송악산 여성 농민회 였는데, 제가 처음에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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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 그분들이 저에게 ‘너는 송당사람도 아니면서 거기를 왜 들어가고 그러냐’라고 하셨지만, 저는 또 ‘제가 아니면 누
가 싸워요?’ 하면서 들어왔죠. 지금은 오히려 송악사람들이 저희에게 너희 진짜 잘 싸운다는 얘기 해주기도 해요. 서로
의지가 되는 것 같아요. 테마파크랑도 그렇고. 서로서로 네
트워크끼리 연대하면서 의지하고 있어요. 우리가 우리끼리 만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제2공항이고 우리가 테마파크 다, 라는 마음으로요. 만평 고권일
시민운동으로서의 비자림로 지키기 키: 저는 이건 그냥 환경운동이 아니라 (시민들의 존재를 무 시하는 공권력에 대항하는)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시
민운동이 정말 강력하다고 생각해요. 제주가 섬이라서 시민
도 동의해요. 알리지 못하고 사라지게 하는 것 보다는 위험
렇지만 저는 어느 날에는 제주도가 등불처럼 일어나는 그런
<마지막 거인>이라는 책에 ‘무언가 발견한 것을 외부로 송
곳이 되길 바라요. 아픈 사람들만이 갖는 그런 강한 힘이 또 있잖아요. 어쨌든 변화하고는 있는 것 같아요. 시민의식도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소명을 깨닫는 순간 자신
이 영웅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듯이, 제주도 그걸 깨닫는 날이 오길 바라요.
그: 이렇게 싸우는 풍경이, 되게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렸던 풍 경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계속해서 연대해주고, 온 사람을
환대하되, 서로 이 장소를 소중히 여겨서 같이 조심해주는
을 감수해서라도 알리는 게 옳은 것 같기도 하고요.
신할 때 자랑하듯이 말하는 것이 그들과 발견된 생명들과의
관계를 다 훼손할 수 있다’는 대목을 계속 생각해요. 이름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 제주도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 그 방법이 사랑을 줘야 하는 것인지 사랑하지 못하게 해야 하
는 것인지, 저도 왔다 갔다 해요. 이곳에 있으면 있을수록 이 앞의 생명들이 점점 거대하게 다가오니까, 이들을 지키지 못 할 까봐 예민해지고, 힘들어지기도 해요.
그런 관계요.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로 지켜내는 이 활동이
연대하고 싶은 시민들에게
있죠.
키: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함께 해주세요. 저희도 어
제주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
의 시민으로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에요. 싸움보다는 사랑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선례를 남기고 싶은 마음은
그: 여기 이렇게 조사단계에 들어와서 새들을 조사하고 나
무를 조사하면 할수록 더 작은 것들에 눈이 가더라고요. 이 작은 것들이 다 소중한 건데, 내가 희귀종이 있다는 사실에 만 집중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불편했어요. 집행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희귀종을 찾아내야 하는 입장에 있
긴 하지만요. 이 시기, 즉 봄에 공사는 정말 막고 싶어요. 지 금이 번식을 하는 시기인데 얘들이 여기서 안전하다고 느끼 지 않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거든요.
희귀종이 발견될 때 그 이름들과 서식지를 언론에 노출하는
게 부담이 많이 돼요. 희귀종이 산다는 게 알려지면 애호가 들은 분명 달려와서 사진을 찍거나 채집해 갈 거거든요. 그 렇지만 한편으로는 위험을 감수하고 알려야 한다는 의견에
떤 단체나 계획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저희들도 다 한 사람 이 이긴다는 마음으로.
그: 아끼려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전문가가 아니어도 지키 려고 노력하다가 이렇게 되었어요. 단 4일이면 여기 나무들 이 다 잘릴 수 있다고 해요. 그 4일을 하나하나 버티다 보니 저희도 모르게 벌써 81일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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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부족하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인정할 수 있어요. 그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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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성산읍 사진 김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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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수오
#제주 제2공항 맞섬
김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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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 2공항은 제주의 미래가 아닙니다. 문주현
“제 2공항이 생기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지 그들은 설명 해준 적이 있나요?”
제주시 성산읍 난산리에서 만난 김경배는 제 2공항이 삶의 질을 높여 준다는 말에 치를 떨며 말했다. 굴삭기 기사로 일하며 장만한 터전, 제 2공항이 생기면 공항 활
주로가 놓이는 자리다. “활주로 정 중앙이라고 합니다”, 공사판에서 버려진 큰 돌 들을 모아 연못과 야트막한 돌탑을 쌓았다. 30여년을 가꾼 끝에 지금의 아름다운 터전을 만들었다.
돌탑에는 ‘작은 성산’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이 곳에 오르면 한라산과 바다, 크
고작은 오름들과 성산 일출봉이 파노라마처럼 눈에 들어온다. 작은 성산 아래 연 못에는 종종 귀여운 철새들이 찾아온다.
생업도 포기한 5년의 투쟁
국회, 심지어 원희룡 도지사가 국회에 있던 당시 지역구였
햇수로 5년이다. 그가 제 2공항 반대 투쟁을 이어온 것이.
자료를 읽었다. 잠시 노모의 간곡한 부탁으로 일을 하려고
의 필수 조건이 제 2공항 건설이어야 하는지. 관광객의 증가
로 제주는 정말 행복할 수 있는지. 답을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원희룡 도지사를 비롯한 관료들은 5년 동안 같은 답만 내놓
‘제주 제2공항은 제주를 미래로 이끌 제2의 전환점이 될 것'
을요.”
‘제2공항 추진은 도민의 숙원이자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사업입니다’ - 2019년 2월 원희룡 도지사
반대 투쟁의 시작은 도청 앞 일인 시위였다. 아침 8시에 공
고 살았어요. 나이가 들어 살 수 있는 집과 작은 밭, 이 터전
져나왔다. ‘천혜의 자연유산 제주를 지켜주세요’라는 간절
이면 됐어요.” 마을을 둘러싼 크고 작은 오름들이 마치 난을 닮았다고 하여 불린 난산리.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투입되는 예산만 5조원, 제주 역사상 최대의 돈이 들어가는
는 끝까지 그럼 가보자는 결심을 했다.
“곳곳을 다니며 반대 운동을 하면서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종알종알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바라보는 제주는 그에게 행복 그 자체다. “큰 돈을 벌려는 욕심을 가지지 않
부와 제주도청은 기본계획이 완료되었다고 발표하면서 그
고 있다.
- 2015년 11월 원희룡 도지사 제주 제2공항건설 예정지
한 적이 있었다. 1주일을 못갔다. 그것이 2017년 10월. 국토
무들보다 먼저 나와 저녁 8시 공무원들보다 늦게 도청을 빠
한 제목의 글을 담은 유인물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설득도
했다. 인쇄에 부족한 돈을 굴삭기를 팔아 보충했다. 제 2공 항 부지 발표 한 달전에 마련한 굴삭기였다.
알게 되었지요 그들이 주장하는 근거들이 모두 허구라는 것
국토부와 제주도청은 김경배의 질문에 답을 처음부터 가
지고 있지 않았다. 제 2공항이 왜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인 지!!! 상당한 근거들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 김경 배는 단식을 비롯해 끝장 투쟁을 시작했다. 두 차례의 단식 도합 80일(1차 단식 42일, 2차 단식 38일), 17일 동안의 광 화문 거리 투쟁, 두 번의 구속영장 기각.
“부지 발표 당시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공항이라고 했는데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고 보니 다르게 나오는 거예요. 고도
위험으로 오름을 잘라내야 하고, 원래 다른 후보지들이 오
토목 사업이라는 제 2공항. 김경배를 비롯해 난산리 주민들
“개발로부터 제주를 지켜달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굴삭기
게 됐다. “텔레비젼 뉴스를 보고 있는데, 제 2공항 부지로 결
업을 포기했어요. 이제 다른 땅도 필요 없습니다. 지금 있는
<모구리오름 100m, 유건에오름 95m, 낭끼오름 90m, 독
습니다.”
리오름 45m, 대수산봉 40m, 은월봉 40m >
은 제 2공항이 이곳에 건설된다는 이야기를 너무 뒤늦게 알 정됐다는 거예요”, 국책사업인데 2015년 11월 부지 발표
이전에 그 누구도 그에게 말을 전하지 않았다. 난산리를 비 롯해 예정지에 속한 다섯 마을 주민 모두 마찬가지다.
로 땅을 파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생 이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됐
육지로 가 호소도 해봤다. 청와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름 훼손이 되서 성산으로 결정했다고 했거든요.”
자봉, 60m, 대왕산 55m, 후곡악 50m, 통오름 45m, 나시
비행기 이착륙을 방해해 잘라내야 할 오름들의 이름이고 잘
41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반대 투쟁은 곧 질문을 던지는 일이었다. 왜 삶의 질과 행복
던 서울 양천구까지 가서 호소했다. 찜질방에서 글을 썼고,
라내야 할 높이다.제주 오름 368개 중 약 5%에 불과하다고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예측한 제주공항 이용객의 수이다.
지난 지금 그는 제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환
지고 있다. 어느 것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오름이 없다는 것
대한민국 인구와 맞먹는 관광객을 섬 제주는 감당할 수 있
하락. 제주가 가야할 미래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
생각할 지 모르지만, 오름 하나 하나가 역사고 이야기를 가 이 김경배의 생각이다.
을까? 실제로 수요 예측이 맞다고 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경 파괴와 주민 갈등, 과잉관광으로 인한 주민들의 삶의 질
“제주는 현재 포화 상태의 관광객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
이 실제로 맞아도 큰일입니다.”
“어쩌면 우린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은혜를 받은 것인
은 사전 타당성 조사에 제대로 들어가 있지도 않다. 제주도
과잉관광은 이미 곳곳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제주가
려줘야 하는 거에요. 어쩌면 후손들의 것을 빌려 쓴 것이지
야 할 것들이 제대로 검토조차 되지 않았다. 이들 굴들은 추
장에서 처리가 힘든 수준이다. 하수 종말 처리장이 하루에
땅 위로는 오름이지만, 땅 아래도 문제다. ‘수산용암동굴’,
천연기념물로 보존가치가 높은 용암동굴의 가지굴로 여겨
지는 여러 굴들이 공항부지 안에 들어가 있다. 이 가지굴들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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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2020년에는 3,211만명이 이용한 것이라고 봤다.
탄생 설화와 연관이 깊은 혼인지도 마찬가지. 제주가 지켜 후에 공항이 실제 생길 경우, 지반 침하 우려로 안전에도 문 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저어새와 황조롱이, 물수리 등 30여 종 3,000여 마
리의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보금자리인 하도 철새 도래지까 지 위협을 받게 된다.
“공항이 버린 존재들, 김경배가 지켜야 하는 존재들” 제주 제 2공항은 늘어나는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다.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 논란의 중요한 전장이 바로 제 2공항 건설이다.
‘2010년 연간 약 1,500만명이 이용한 제주공항 이용객은 연 평균 11%씩 증가해 2015년 2,500만명, 2030년에는 연 간 4424만명의 항공 수요가 발생한다.’
지 않아요. 연간, 4,000만명의 항공 수요가 발생한다는 예측
수용 가능한 쓰레기 배출양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고, 매립
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있는 그대로 두고 후손들에게 물 요. 제주가 망가지면 무슨 소용입니까?”
처리할 수 있는 오폐수도 한계를 초과했다. 제주 앞 바다 해
김경배는 종종 강정마을을 찾는다. 파괴된 구럼비, 위에 세
고 땅값의 상승과 물가 상승 등 관광객 유입이 되려 제주 도
내비쳐왔던 과거를 보면 강정의 상황이 곧 성산의 미래가
녀들이 오염된 바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리 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폭증할 것이라는 수요 예측도 빗나가고 있다. 2016년 1,500만 명으로 정점을 찍
은 제주 관광객 수는 해마다 소폭 감소하고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워진 제주해군기지. 호시탐탐 공군기지로의 활용 가능성을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하고 있다. (민간 공항으로서의 역할만 한다면 촛불정부가 이렇게 반대 의견을 무시하며 추진하진 않을 것이다) 실제로 국방부는 제 2공항과 연계한 남부탐색 구조부대 창설 관련 연구용역 실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제주에 와서 화려한 건물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잖아요. 그
제주해군기지는 들어왔지만 여전히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는 것은) 제주가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거에요. 관
움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왜 제주가 망가지는 일
건 서울에 가면 더 많이 볼 수 있어요. (관광객이 줄고 있다
광객 2,0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카지노를 짓고, 건물을 올 리고, 대형 휴양시설을 짓는 식의 자연을 죽여야 하는 개발
은 제주와 맞지 않아요. 천혜의 자연, 숲과 오름, 이런 것을 느끼고 싶어서 찾는 건데….”
처음에는 활주로가 삼킬 터전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5년이
저항하고 있다. 김경배도 그 모습을 보며 제 2공항 저지 싸 이 도민들의 행복과 연결되는지 국토부와 제주도청은 계속 틀린 답만 내놓고 있다.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도 있고 제
주 도민의 여론도 이제 제 2공항 건설의 정당성에 대해 의심
을 하기 시작했어요. 절대 저는 제 스스로 땅을 내주지 않을 겁니다”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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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수오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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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하지 않아도 맛있는 요리가 있는 곳. 삼거리 식당 박영길
예전에 어머니께서는 식당을 하셨다.
데리구 가다가 지들 문제만 끝나면 세상 동네없는 사람 취급하잖
이해해라. 알았냐...?”
신만의 식당을 차리셨다.
징글하다니깐....”
그렇게 그 겨울 동네에서 사라진 경연이 아버지도, 망해버린 식당
동네였고 결정적으로 너무 시골이어서 장사를 하기엔 그때나 지금
그런 사람이었다. 공인된 동네 하인취급이랄까 ?
머니도 내 기억에서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다.
하루 종일 가게문을 열고 있어도 손님 한 명 없는 가게를 볼 때마다
보니 이런 사람 한 명을 살려내기도 어렵던 동네이기도 했지만, 중
하지만 아마도 그때부터인지 모르겠다.
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지랄같은 동네였다.
아계셔도 어줍잖은 동정심따위를 갖는게 얼마나 멍청하고 위험한
하지만 우리 가게가 있던 동네는 “산너머 마을”이라고 매우 궁벽한 이나 적당하지 않은 동네였다. 어머니께 여쭈어 봤었다.
“이렇게 손님하나 없는데...왜 장사해...?”
어...하여튼 이 동네 사람들은 죄다 사람새끼들이 아녀..하여튼 징글
궁벽한 시골이었고 농삿일 이외에 먹고 살 방법이 없던 동네이다
요한 건 어느 누구도 자신의 가족이외에 누군가를 먹여살려야 한다
“이노무 새끼가...이게 이래봬도 누군가에게는 엄청 중한겨...장사
그렇게 경연이 아버지는 꼭 필요하기도 하고, 없어도 되는 사람으
먹어야 하는 사람이 하나라두 있으면 밥을 해야 하는겨..알았냐..이
어느 겨울, 어머니가 식당을 연지 3년 정도 되던 해의 겨울에, 배 깔
라는게..사시사철 사람 미어 터지는 것두 좋지만...내가 해주는 밥 노무새꺄..”
그러면서 어머니는 진짜로 느닷없이 자식놈 앞에서 펑펑 우셨다.
로 몇 해를 사셨다.
고 누워 책이란 걸 읽던 밤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하셨던 말들.
그렇게 한동안 우리 집은 손님없는 식당을 했다.
“영길이 아부지, 차라리 그 인간에겐 잘 된건지도 몰러. 자식 새끼
생각해보면 우리집 식당에 아예 손님이 없었던 건 아니다.
렇게 지 자식새끼 곁으로 떠나는게 더 편할지도 모르지. 인간이 거
동네에서 주태백이라 불리던 경연이 아버지께서는 거의 매일 우리 식당에 오셨다.
어머니께서 주시던 공짜밥보다는 어머니랑 악다구니 써가며 얻어
만 처먹으면 지랄이니...에휴....근데 솔직히 징글징글한 이 동네 사
람들이 문제여..그렇게 지들이 필요할때는 온갖 사탕발림으로 막
는 무게감, 그 무거움을 알아버린 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 오래된 기억이 느닷없이 마음을 훅 치고 들어왔다. 몸이 움찔하고 식은 땀이 날 정도로 갑자기.
움의 현장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장소이자 거
는데, 에휴....”
당은 그렇게 문을 닫았다.
“저 인간이 술만 안마시면 사람이 참 진국인데..저노무 인간이 술
적어도 나란 놈은 남의 삶, 아니 어떤 사람의 삶이 배인 장소들이 갖
기서는 밥안굶고 잘 살려나... 술 좀 덜 마셔도 참 괜찮은 사람이었
씨. 동네에서는 한창 농번기에는 이 집 저 집 불려가 쉬지 않고 일했 저씨.
것인지를 알아버린 게.
활동가로 살아가면서 전국의 수많은 투쟁현장을 보기도 하고 연대
그 해 겨울 어머니는 식당을 접었다. 아침부터 어머니가 아무리 맛
지만 농한기만 오면 불러주는 곳 없어서 하루 종일 술만 드시던 아
장사 안되어 소위 파리만 날리는 가게에 어머니들이 한숨 쉬며 앉
먼저 보내고 그렇게 산다는게 얼마나 징글징글 맞겠어. 차라리 저
마시려 했던 술한병이 더 중요하셨던 아저씨였다. 어쩌면 우리집 식구만큼이나 어머니가 해주시던 밥을 가장 많이 얻어드셨던 아저
도, 그 날 취하도록 술을 마시며 수많은 말들을 나에게 쏟아내던 어
있는 음식을 해도 찾아올 누군가도 없고, 먹어줄 누군가도 없는 식 그 날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소주를 마시며, “영길아..! 사람은 말여, 꼭 그렇게 잘난 것들만 사는게 아닌겨. 내가 해 놓는 밥이 어떤 놈들에게는 배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거, 그런
게 중요할 수 도 있는겨. 남들이야 못났다, 못났다 지청구들을 해대
도 이런게 좋구 이렇게 살아야 하는 몸인겨. 그니까 우리 아들, 니가
를 통해서 함께 하기도 한다. 모든 투쟁의 현장들은 결국 치열한 싸 주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항상 그런 곳을 방문하거나 찾아뵐 때 최
대한 조심한다. 함부로 그들의 투쟁이나 삶에 간섭하거나 개입하거 니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그 투쟁과 그 현장엔 언제나 그들이 감당해야할 무게들이 있고, 그 들은 그렇게 그 무게들을 견디며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마을에 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삼거리 식당에 왔다.
강정마을싸움이야 이미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다양한 활동들의 공 유를 통해서 알기도 하고 안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직접 찾아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강정마을에 올때부터 나 스스로 가 지게 되는 어떤 부채의식이 있었다. 나는 과연 이들의 싸움을 외면
45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젊은 시절부터 찬모로 생활하시던 어머니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자
해 오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 내가 가진 현장의 중요성이라
에 화가 좀 나셨나보다.
이 있었달까? 이제와서 구구절절이 강정을 이야기하고 그들이 겪
또 나는 그 권유를 흘려들을 수 없었다. 우리가 이 현장에 연대와서
는 핑계들 속에서 스스로 이들을 외면해 온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
은 폭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그들에게, 나에게, 아니 이 시대의 모든 우리들에게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의 결들
을 어떻게 내 활동에 녹여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무거움이 몸에 자 리잡아 버린게 아닌가 싶다.
여하튼 그렇게 강정에 왔고, 아무렇지 않은 듯 며칠을 보내다가 삼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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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식당에 콕 박히게 되었다.
삼거리 식당은 함께 활동하는 설해 샘을 통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를 많이 들어왔던 터이기도 하고, 지난번에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두부콩이니, 들깨니 하는 것들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이번 [미디어 로 행동하라 in 제주] 프로젝트에서 활동가들 식사담당으로 참여하 게 되면서 처음 가보게 되었다.
처음 본 삼거리 식당은 나에겐 어떤 장소적 특별함을 주는 곳은 아
니었다. 보통 투쟁현장의 장소는 당연히 그 투쟁의 배경이 되고 그 투쟁현장을 지켜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거주지가 된다. 그런 곳엔 아주 사소한 것들에도 그 투쟁의 사연들이 깊이깊이 시간의 때처럼
그래서 종환 삼촌이 저녁을 삼거리 식당에서 해먹기를 권유하셨고,
종환 삼촌은 직접적으로 말씀을 하진 않으셨지만 나름 우리가 마을
우리들만의 어떤 색깔들을 드러내기보다는 현장에 자연스레 흘러
감(?) 같은 게 있으셨나 보다.
들고 흘러나오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에 바로 다음날부터 삼거리 식당에서 저녁 요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삼거리 식당에서의 첫 요리는 짬뽕이었다.
비건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있어 짬뽕은 두 종류로 준비했다. 소
위 육지짬뽕이라고도 하는 돼지고기 짬뽕과 버섯과 야채로만 맛을 낸 채식짬뽕.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요리를 하는 내 모습을 보시면서 무언가 짜
하는 것이 마뜩치 않았나 보다. 활동가들이 함께 식사하던 강정마
을의 공동 장소인 삼거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바리바리 짐 싸들고 와서 마치 다른 세상에 속한 사람들처럼 따로 밥해먹는 것
삼촌의 묵언의 몸짓이 내내 마음에 남았는 지도 모른다.
그렇게 술을 마시다보니 점점 더 깊어가는 시간만큼이나 많이 피곤 해 보이던 종환 삼촌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면서 또렷해졌다.
엄청 힘들었지... 아마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는 몇몇 친구들이 없었
신 종환 삼촌이랑 술을 한 잔 했다.
종환 삼촌이 소주 몇 잔을 드시며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시다가 불현 듯 나를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없이 요리하는 걸 보는데...내가 막 화가 나서....아니 왜 처음부터 여
종환 삼촌은 미행팀들이 삼거리 식당이 아닌 현 숙소 식당을 이용
것만으로도 소중해지는 시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종환
서 오신 김상패 감독님과 설해 샘 그리고 삼거리 식당을 지키고 계
행팀들을 위해 저녁 중식당을 마치고 뒷정리를 하며 성주 소성리에
처럼 삼거리 식당에는 지난했던 강정 투쟁의 삶이 묻어났다. 하며 몸과 마음가짐을 조심스레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과 이렇게라도 사람들이 연대 오고 무언가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내가 저 해군 놈들의 공사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파... 저 놈들이
“...아니 왜 요리를 어렵게 해. 응 ? 여기 식당이 여러 활동가들이 함
그래서 더 숙연해지기도 하고 더 조심스럽기도 하고, 아니 더 소중
최근 들어 강정마을이 많이 침체되고 활동가도 많이 지쳐있다는 것
증이 좀 나셨는지, 종환 삼촌은 금세 자리를 비워주셨다. 그렇게 미
박히고 입혀지며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이나 성주 소성리 사드배치 반대 투쟁현장들
에서 무엇인가를 만들고 함께 하는 것들에서 알 수 없는 어떤 기대
께 해온 곳인데 마치 남처럼 그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는 정신 기서 안하고 거기서 하냐구. 내가 화가 나서....”
“ 그냥 있는 것으로 가장 편하게 하는게 내 요리지...왜 내가 요리하
저렇게 이 강정마을을 죄다 파괴하는 걸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게 으면... 아마도 진작에 때려쳤을거야....”
“난 내가 하는게 잘나서... 아니면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여기에
있으니 여기에 살고 있으니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야... 그러니 니들 도... 뭔가 니가 하는 걸 자꾸 특별하게 만들려고 하지말구. 그냥 편 하게 하랑께. 요리란게 별거여..?”
이야기는 조금은 알려진 강정마을 이야기는 옅어지고 종환 삼촌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살짝 살짝 모습을 드러냈지만 삼촌은 딱 거기 까지만 말씀하셨다.
면서 스스로를 달달볶아..그냥 편하게 해. 그렇게 사람이 애걸복걸
“내가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활동하는 누
얼굴보고 서로 힘내구 그러지, 그렇게 불편하고 힘들면 어떻게 살
야 하지 않나 싶다니까. 그 활동가들만 없으면 당장 떠날거야. 이제
요리를 하믄 먹는 사람들이 좋겠어...? 마음이 편해야지 오래도록 아남겠어. 응..?..그러는 놈들이 언제나 지 볼일 보면 떠나는 겨...”
군가가 있어서 적어도 그 사람들 때문이라도 내가 남아서 밥을 해
사람들이 싫어. 아주 지긋지긋해... 그냥 어디 산속에 들어가서 혼자
살고 싶어. 가족이고 활동가고 이젠 다 싫다니까... 벌써 오래전부터
어느 순간 요리를 자꾸 활동의 방식대로 따라가려는 욕망에 사로잡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는 그 친구들 때문에 난 여기서 버티게 아닌가
지만, 내가 불편해도 모두가 만족할만한 어떤 지점으로 요리를, 요
싶어...”
그 순간이었을까 ?
종환 삼촌이 상패 감독님과 설해 샘과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 순간 임에도 퍼뜩 어렸을 때 경연이 아버지 일이 내 마음에서 되살아나 버린 거였다.
너무 오랫동안 활동가라는 삶을, 나 스스로 최대한 이성적이고 객
관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강박을 가지고 지내오면서 나는 알게모 르게 너무 많은 것들을 애써 외면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그냥 편하
게 마음가는 대로 와봐도 되었을 강정마을을 스스로 “내가 강정마
을에 찾아갈 자격이 되는가?” 하는 강박을 심어주기도 하고, 종환 삼촌 말대로 그냥 편하게 삼거리 식당 주방을 함께 하지만 내것처
럼 편히 사용해도 되었을 텐데도 나는 스스로 어떤 벽을 세우고 그 것만이 예의 바르고 옳은 방식이라는 생각을 해온게 아닐까 ?
어머니가 어머니의 방식대로 밥을 하고 누군가와 나누듯이, 종환 삼촌이 삼거리 식당에서 삼촌만의 방식대로 삶을 버텨내며 함께 하 듯이, 나는 나의 요리를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요리와 활동은 엄연히 다르다.
활동이라는 건 어쩔 수 없이 최대한 객관화의 길로 혹은 이성적인
힌게 아닌가 싶다. 굳이 레시피대로 정확하게 계산하려고 하진 않
리하는 나를, 요리하는 내 삶을 재단하고 맞추며, 내가 아닌 방식도 무난하게 받아들이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종환 삼촌의 말씀처럼 편하게 일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특별한 무 언가가 되고자 하며 주변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 해 본다.
그러니 종환 삼촌 눈에 내가 그리도 못마땅하거나 불안해 보였던 게 아닐까?
강정마을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고통스럽고 너무나 무거운 투 쟁의 곁에서 아무렇지 않을 리 없겠다 여길 수 있는 삶을 묵묵히 살
아내시는 종환 삼촌이 보시기에 나의 삶이, 나의 요리가 얼마나 불 안불안해 보였을까 ?
종환 삼촌이 술마신 다음날 닭백숙을 해주셨다. 심지어는 소면도 삶아 놓으셔서 닭국수도 먹었다. 소면을 닭국물에 말아먹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행팀 활동가들에게, 아니 나에게 주려는 그 음식 하나하나에는 어쩔 수 없는 아픔보다는 살아내려는 강한 시간의 힘들이 들어 있
는 것은 아닐까? 아니 어쩌면 평범하지만 너무나 특별한 오가피나 무가 들어간 닭백숙은 나에게 입을 다물고 그저 묵묵히 먹어야 하 는 시간을 가르쳐 준 것은 아닐까?'
길로 나아가면서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것일 수 없으며 힘
언제나 그렇듯 그들은 그들만의 삶이, 그들이 지켜내고자 하는 삶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나에게 맞춰지고 내 몸에 맞춰지면서 온전히
도 아닌 절대 “우리들”이라는 익명 안으로 사라져 버리지 않는 오
들어도 누군가와 공유하는 삶이 활동이라 믿는다. 하지만 요리는 내 방식이 되어야만 누군가와 나누며 교류할 수 있는 듯 하다.
이 있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처럼. 아니면 종환 삼촌처럼. 다른 누구 직 그 한 사람의 삶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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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뜰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오미자라구 나랑 마음이 맞아서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최혜영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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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해군기지 공사 전후 사진 _ 전 2012년 / 후 2015년
“강정등대 남단 30미터, 수심 15미터 지점에서 촬영하였다. 이번 촬영 결과, 큰수지맨드라미(사진 좌우)와 감태 군락(사진 후)이 사라졌고, 둔한진총산호(사진 중,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II급)는 각종 퇴적물이 쌓여 앙상하게 골축만 남겨진 상태로 죽었다.”
2012년 강정을 오가다가 다음 해 강정으로 주소를 옮기기
다. 용역과 경찰의 폭력과 욕설에 노출되어 무력감과 수치
우고 수중촬영을 하면서 강정과 제주의 바당(바다) 속의 풍
는 무자비한 공권력의 폭력과 24시간 공사 속에서도 “강정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은 없다고 믿게 되는 무의식 속에서
무거운 공기통을 매고 수중촬영을 하고 그 기록물들을 장기
들을 공유하며 강정마을에 누구라도 한 명 더 오게 하겠다.”
고 있다고 말한다. 해군기지 공사를 전후로 강정등대와 서
아닌 일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해군기지가 있기 전
로 결심했을 때 “이렇게 싸우다가 기지가 완공 되고 나면 그 이후의 삶도 살면서 보여 주겠다”고 생각했다. 또 한편으로 에 폭력과 파괴만 있는 것은 아니니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
며 SNS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에서 ‘쵱혱영’으로 살며 마을
삼촌들에게 얻어먹은 음식들, 눈 뜨면 보이는 한라산과 강 정천, 펑화활동가라 불리며 마을에 사는 친구들과 보낸 시 간들을 이야기했다. 가끔 즐거웠지만 자주 좌절하고 흔들렸
심에 시달리기도 했다.
끊임없이 강정활동을 통해 이곳엔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 건도, 기차바위, 범섬 새끼섬 네 지점을 ‘강정 연산호 모니터 링’으로 매년 촬영하며 기록하고 있다. 기지 방파제가 생기
고 조류의 흐름이 변하면서 천연기념물인 강정의 연산호들
은 종다양성을 잃거나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다이빙을 배
경을 공유한다.
간 모니터링을 위한 자료로 만드는 일은 지루하고 아무것도 의 강정 연산호 상태를 기억하고 그 이후의 상황들을 기록
하며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기지가 어떤 파괴와 생태변화를 가지고 왔는지 지켜보는 것은 중요하다. 새로 산 비싼 수중카메라로 열심히 찍어야지.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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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래휴양단지 맞섬
진경표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시민보다 자본을 우선한 개발 참사 예래휴양단지 개발로 본 JDC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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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문관광단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예래마을 해안가에서 회색 건물들 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올레길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회색 건물 들은 예래휴양단지라고 불린다. 휴양단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가까이 가보면 흉물 처럼 보인다. 공정률 65%. 짓다 만 건물들, 147동.
참사라고 부를만 하다. <미디어로 행동하라>가 찾은 예래휴양단지 건설 현장의
첫 인상이다. 건물 한 채당 약 30억을 호가한다고 한다. 그런 건물 140여채가 짓다
만 흔적 그대로 남아있다. 건물을 지탱하는 구조물들은 녹이 가득하다. 어떤 건물 들은 붕괴가 우려될 정도다.
이곳은 과거 예래마을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땅이다. 주상절리와 조화를 이뤘던
논과 밭이 콘크리트 건물로 바뀐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마을 주민 진경표는 마음이 아프다. 사진 도상희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자본과 손을 잡고 시작한 개발. 참사와 같은 현장에서 피해
지난 5월 7일 진경표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4명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제주공항의 면세점을 독점적으로 운
개발 사업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한다. 유원지로 규정된
대법원이 법적 근거가 없는 개발사업에 제동을 걸었음에도
영하고 있는 JDC는 대형 개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해 안가에서 흉물처럼 보이는 예래휴양단지는 JDC의 첫 번째 사업이다. 2009년 토지 수용이 이뤄졌다.
“JDC가 법적 지위를 가지고 예래휴양단지를 개발을 결정
를 보고 있는 것은 주민들이다. 토지 수용을 당한 주민들은
사업 예정지는 배타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영업 이익이 되는
시설을 지을 수 없게 되어 있다. 7성급 호텔을 비롯해 카지
노, 콘도형 숙박 시설 등을 기본으로 하는 예래휴양단지는 애초 법적 근거가 빈약한 것.
했어요. 그게 2005년 일입니다. JDC의 첫 번째 사업이죠.
주민들의 문제 제기는 2015년 대법원을 통해 정당성을 인
할 수 있고 제동을 걸 수 없지요. 도지사가 거부를 할 수 없
됐다. 부당한 공사를 제지해야 한 제주도청이 침묵한 것. 공
JDC는 국토부 산하 기관입니다. 제주도지사는 사업 허가만 다는 것은 시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만든다. 물론 투표로
정받았다. 하지만 공사는 중단되지 않고 2017년까지 진행
“JDC는 예래휴양단지 사업을 말레이시아 투자 그룹인 버
금인 법인세, 소득세 등을 면제받고 지방세인 재산세를 면 면됩니다. 버자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주민들을 보세 요. 재산권 행사도 못하는데 세금도 다 냅니다. 하다 못해 주
민들이 자본을 모아 어디 투자한다고 해보세요. 세금 면제 를 받나요?”
자야로 넘깁니다. 2009년 투지 수용을 비롯해서 소유권을
국제자유도시를 천명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했다고 자랑을
에 7성급 호텔을 비롯해 각종 레저가 포함된 휴양단지를 개
진경표의 생각이다. 되려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이 피해를 책
확보하고 이 땅을 해외 자본에 넘긴 것이지요. 이들은 이곳 발하겠다고 해요. 하지만 개발이 실패한 상황에서 그들은 주민들을 오히려 외면하고 있습니다.”
터 부당한 개발이라는 답을 얻었는데 공사가 진행되었던 것
도 그렇고… 무엇보다 버자야 그룹은 조세피난처에 자회사 를 두는 등 (자신들의 이익이 우선인 자본입니다.)”
권을 독점하면서 대부분의 수입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투
제받아요. 그리고 각종 개발에 따른 부담금도 10년 동안 감
문제로 시끄러운 헬스케어단지 조성도 JDC의 몫이다.
한 사업에 은행이 거액을 대출한 것도 그렇고, 사법부로부
들은 소유권 이전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없게 되었다.
한 사업 무효 고시를 하지 않으면서 토지를 되찾게 된 주민
한을 행사하면 시민들의 저항을 받는다. 그런 도지사의 권 추진하는 제주 내 개발사업은 5곳을 넘겼다. 특히 영리병원
“공정한 사회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불투명
사람과 자본의 이동을 자유롭게 한다는 국제자유도시 조성
“기업과 자본은 투자진흥지구로 인정되어 개발에 있어 세
한 밖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문제는 그런 JDC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묻고자 한 것.
사는 끝내 은행에서 대출 지급을 정지하면서 중단됐다. 또
선출한 제주도지사들도 개발을 우선으로 해왔다. 하지만 적
어도 이들은 시민들의 감시를 받는다. 그렇기에 함부로 권
제주도청 관계 공무원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실상 이익은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임지는 공공기관은 어디도 없다.
을 목적으로 탄생한 JDC. 그리고 제주공항의 면세점 운영
자했다. 진경표는 “합법적인 땅 투기”라고 표현했다. 지난 15년 동안 면세점 운영권을 쥐고 약 5조원의 매출을 올렸
다. 이 기간 제주도는 과잉개발과 과잉관광으로 신음을 앓 고 있다.
특히 관광 개발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쓰레기 처리와 오 폐수 문제. 교통난은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JDC 해체 없이는 제주의 미래는 없다”
-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제주녹색당
51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밑그림을 그리는 공공기관이다. 국토부 산하로 막강한 개발
#송악산 개발 맞섬
조약골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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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울이’가 ‘송악산’이 되는 날 신인혜
‘이름 따라간다’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그 이름처럼 흘러간다는 뜻이다. 이름 따라가 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절울이’도 그렇다.
‘물결이 운다’라는 뜻처럼 절울이는 긴 세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 노역의 상 처로, 제주 4.3 학살의 비극으로 눈물짓던 절울이는 이제는 자본에 의해 오름이 끊기고 기억마 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절울이에서 송악산으로 그 지명이 바뀐 지 오래. 송악산은 언제쯤 ‘해송 이 많은 오름’이라는 이름처럼 푸르게 그 자리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활동가는 그것이 바로 ‘지금’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2019년 1월 송악산 일대에서 추진 중인 ‘뉴오션타운 개발
조랑 애기뿔소똥구리가 나왔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송악
제’ 때문이거든요. 제주도 입장에서는 중국 자본이 대규모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부지는 송악산의 세 개의 알오름, 그
급인데 실제로 2017년에 제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송
람에게는 영주권을 주는 거죠. 원희룡 도지사가 그 제도를
중에서도 가운데에 있는 셋알오름 일대입니다. 중국 자본인
‘신해원 유한회사’가 이 지역을 매입했고, 460여 실의 호텔
산 일대에 애기뿔소똥구리가 많아요. 멸종위기 야생동물 2 악산에 애기뿔소똥구리가 있다는 걸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과 복합 관광시설을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송악산이 지닌
송악산 일대에 중요한 역사문화유산도 많다고요.
었고, 환경영향평가 심의도 계속 보류됐었는데요. 이번에 5
요. 그게 왜 있냐면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만든 군사시설 때
자연, 문화역사, 지질학적 가치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가 있
번째로 열린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기존의 8층 규모의 호 텔을 6층으로 낮추는 것을 조건으로 통과가 되면서 주민들 의 충격이 컸습니다.
송악산이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들었 습니다.
모슬포 쪽에서 보시면 송악산의 형태가 잘 보이는데 굉장히
특이합니다. 넓게 오름의 전체 모양이 있고 그 위에 오름이
하나 더 있어요. 이게 어떻게 생긴 거냐면 한 번의 화산폭발 이 일어난 다음에 또 한 번의 분출이 생겨서 만들어진 겁니 다. 이러한 이중분화구는 한국에서는 송악산밖에 없고,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희귀합니다. 지질학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자연유산인 거죠. 그래서 2015년에 제주도가 이중분
화구로 가는 길을 막았어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올라가서 이중분화구가 훼손될까 봐요. 2020년까지 못 올라가요. 그
셋알오름을 따라서 걷다 보면 다크 투어리즘 안내판이 나와 문이에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오키나와에서 일본 본 토와 제주 방향으로 올라오는 미군을 막기 위해 송악산 일
대에 알뜨르 비행장, 동굴 진지, 해안동굴 진지, 고사포 진지
등을 만들었어요. 그런 시설들은 제주 도민을 강제 징용해 서 만들었는데, 열악한 장비와 고된 노동으로 인해 사람들 이 정말 많이 희생됐어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제주 4•3 때
주민들이 학살된 장소도 바로 근처에 있어요. 그런데 그곳
그리고 제주도는 ‘국제 자유도시’입니다. 제주도에서 ‘국제
자유도시특별법’을 통과시키고 ‘JDC’라는 공기업을 만들 고 난 후에 난개발 사업들이 계속됐어요. 예래 휴양단지, 신 화역사공원 같은 곳이 다 제주도의 허파인 곶자왈을 싹 밀 어내고 지은 것들이거든요. 그런 사업을 진행한 곳이 JDC
인데, 거기가 가지고 있던 비전이 제주도를 홍콩이나 싱가 포르처럼 만드는 거였어요. 그래서 계속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면서 외국자본에 특혜를 줬던 거죠. 그러는 동안 제주도 는 전국에서 땅값 상승률이 가장 높아졌고, 엄청난 쓰레기 와 환경 오염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쓰레기나 환경문제를 이야기할 때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복됐던 곳이에요. 절대 잊어서도 지워서도 안 되는 역사가
지금 제주도에서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엄청나게 많은데 쓰
의로 인해 고통받았던 곳이고, 그 이후에도 슬픈 역사가 반
남아 있는 곳이죠. 그런데 그런 역사문화유산의 중심에 6층 짜리 호텔을 지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역사는 가려지고, 사
람들은 아픈 역사가 아닌 매끈한 호텔, 관광지구만을 기억 할 거예요.
그런데도 송악산 개발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악산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발견됐다는 이야기
정책적으로 보면 제주도는 기본적으로 중국 자본에 우호적
최근에 비자림로에서 공사 중단이 됐는데, 그 이유가 팔색
오랫동안 시행을 했어요.
이 일본이 만들어 놓은 탄약고예요. 여기는 일본의 군국주
런데 여기에다가 대규모 호텔을 짓는다니 정말 모순이죠.
도 있던데요.
투자를 하면 도의 수입이 늘어나니까 그걸 얻고, 투자 한 사
요?
이었어요. 사드가 터지기 전까지는요. 제주도에 중국 자본
으로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진 데가 많은데 그게 ‘투자이민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레기, 하수, 교통난, 그다음 중요한 게 땅값 상승이에요. 제
주도 사는 사람들은 땅값이 오르니까 계속 고통을 받아요. 육지에 비하면 수십 배씩 오르니까요. 소수의 부자야 뭐, 호 재죠. 하지만 평범한 일반 도민들한테는 상당한 부담이에
요. 예를 들어 우리가 땅을 판다면 어디 가서 또 땅을 살 수 있겠습니까. 값이 너무 올라서 살 수가 없어요. 계속해서 오
르는 땅값이나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나오는 거고요. 송
악산도 호텔부터 시작해서 복합단지가 지어진다는 건데 땅 값이 오르고 사람들이 떠나는 건 뻔한 일이죠.
53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는데요.
송악산 뉴오션타운이 만들어지면 현재의 대정하수처리장 으로 오•폐수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여기는 대정하수처리장으로 오•폐수가 모이는데요. 지금 들 어오는 오•폐수 용량이 한계 용량인 90%가 넘어요. 그런데 그러면 안 되거든요. 평소에 오•폐수 용량이 80% 이하여야 비가 많이 오거나 성수기일 때 버틸 수 있어요. 지금 현재 영 어교육도시, 신화역사공원에서 나오는 오수들이 다 대정하
수처리장으로 오는데 하수처리장의 용량이 안 되니까 계속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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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거죠. 넘치면 어떻게 하느냐? 하수처리장이 터지면 안 되니까 그냥 바다로 내보내요. 대정읍 하모리 해녀들이 제주도청에서 시위한 게 뭐였냐면 ‘바다가 죽고 있다, 오수
가 바다로 나가고 있다’라는 거예요. 성게를 풀어놨는데 다
폐사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또 대규모 호텔을 짓고, 쇼핑몰을 짓는다? 그건 돈 때문에 제주도의 자연은 중 요하지 않다, 그런 거죠.
송악산 지역의 개발문제는 뉴오션타운 뿐만이 아니라고 들 었어요. 송악산 앞바다에 해상풍력단지를 확대한다는 이야 기가 있던데요?
제주도에서 지금 해상풍력단지를 짓는데 바로 돌고래 서식 지 한 가운데거든요. 해상풍력단지가 여러 군데서 지어지고
있는데 지금 송악산 앞에 대정해상풍력이 있고, 한동평대해
처고 국립고래연구센터가 수행한 보고서에도 거기가 돌고
대정읍이 제주도 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에요. 제주도를 보
이 안 되고 있는데, 한동평대해상풍력은 진행 중이거든요.
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돌고래가 없다고 말하는 거죠. 왜냐
주도에서 개발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은 대정
상풍력이 있어요. 대정해상풍력은 저희가 막고 있어서 추진 거기 시행자가 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한동리, 평대리
지역에는 돌고래가 안 산다, 1년 동안 모니터링을 했는데 돌
고래를 못 봤다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2016년에 제주도가 진행한 보고서에는 거기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
래의 주요 서식처라고 나와요. 그런데 사업 시행자가 진행 하면, 거기에 돌고래가 있으면 사업 수행을 하는 데 지장이 있으니까요.
송악산 앞바다가 돌고래 떼로 유명하더라고요.
시면 아시겠지만 다른 지역은 개발이 너무 많이 됐어요. 제 읍 쪽뿐이에요. 대규모의 관광시설이 없고, 해안가에 있는
건 양식장 정도가 전부거든요. 그러다 보니 관광객들이 상 대적으로 적은 거고, 자연스럽게 제주도 전역에 살던 돌고 래들이 이쪽으로 쫓겨 온 거죠.
현재 송악산 난개발을 막기 위해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송악산 일대의 자연적, 역사적, 지질학적인 중요성을 봤을
때 뉴오션타운이 당연히 안될 거로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오
니까 대정 주민들이 서명운동을 시작했어요. 대정 오일장에 서 서명을 받았는데 보수나 진보를 떠나서 이건 진짜 잘못
된 거라는 반응이었어요. 한 달 만에 천명의 서명을 받았는
데 그걸로 안되니까 사단법인 올레에서도 서명을 받고, 천 주교 제주교구에서도 각 지역의 성당에서 서명을 받고 해서 만 명이 넘는 서명지를 모아서 냈어요.
뉴오션타운 사업이 철회되려면 도의회가 부동의를 해야 하
는데요. 현재 도에서 의회로 안건을 올리지 않은 상태고 언
제 올라갈지도 몰라요. 도민들이 뉴오션타운 사업이 잘못된 거라고 하면, 도가 마음대로 도의회에 안건을 올릴 수 없을
거예요. 이제는 그렇게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 래서 앞으로 계속 송악산 개발에 반대하는 도민들의 의견을 모아 전달하려고 합니다.
현재 송악산 앞바다에 있는 돌고래 개체 수는 얼마나 되나
국에서는 여기 밖에 없어요. 원래 여기에는 돌고래가 많이
제주 전역에 있는 돌고래가 120마리 정도인데, 대정읍에서
여기보다는 한림, 구좌 쪽에 더 많았죠. 그건 논문에도 나오
요?
떠나지 않는 개체 수가 약 스무 마리 정도고요. 나머지 100 마리 정도가 여기를 계속 오고 있어요. 물때나 먹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30마리에서 50마리 정도는 늘 볼 수 있어요.
맨눈으로 일 년 내내 육상에서 돌고래를 볼 수 있는 곳이 한
없었어요. 제주도 전역이 돌고래 서식 조건이 됐으니까요.
는 얘기입니다. 2012년까지는 그랬는데 그 이후부터 이쪽
으로 내려와 있어요. 현재로서는 대정읍 앞바다가 돌고래들 의 마지막 남은 서식처에요. 그래서 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주도가 과잉관광, 난개발, 군사주의로 고통을 겪고 있는
데요. 만약에 10년 전에 제주 도민들에게 지금 2019년의 모
습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살 거냐고 물었다면 아무도 찬성 하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가 제주도에서 1년, 2년만 살고 말
거냐고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여기에서 수십 년, 수백 년을 살아야 해요. 그렇다면 선택해야 하는 거죠. 콘크리트를 택 할 것인지, 아니면 이 아름다운 자연을 택할 것인지를요.
55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송악산 난개발을 막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2019 제주 난개발 맞섬
END CREDIT 영상1팀
영상2팀
영상3팀
영상4팀
아직 오지 않은 날들
휴가
제2공군기지
지나가는 숲
언젠가 영영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온전히
년이 넘게 촬영을 하며 살고 있다. 그곳에는
역, 중일 전쟁에 이용한 뒤 폭발, 살해 등 그곳
는다. 숲은 그 자리에 서서 그들에게 베어지
긴수염, 김세영, 나선혜, 박윤진
패형 김지환
이정준 이현주
나예은 박희주 이도연
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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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서서 바라보고 느끼고 있는 제주가 행복할 수 없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지금의 제
주와 그것이 사라진 미래의 제주가 뒤섞였다. 현재와 미래의 간극 속에서 헤매던 우리는 결 국 사라지지 않을 사람들의 곁으로 향했다.
사드가 불법 임시배치된 산골마을 소성리, 2 예전 강정에 서 투쟁하던 친구들이 있다. 그
리고 평화를 외치는 소성리 주민들과 연대하 기 위하여 강정 뿐만 아니라 군산, 오끼나와
등에서도 서로 연대하고 있다. 낯설지 않은 사람들, 짧은 휴가를 함께 한다.
과거 알뜨르 비행장에서 토지 수탈,강제 노 에 살고 있던 주민들에게 많은 아픔이 일어났 었다. 현재 제2공항을 건설하려는 모습도 그 를 닮았다. 이미 가해진 폭력도 있고 앞으로
벌어질 위험들도 근거 있이 기다리고 있다. 과거의 아픔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지나쳐 가는 우리들에게 숲이 울부짖 고, 우리에게 울부짖는다. 자동차 소리에 외 침은 묻히고, 속도에 의해 그들의 모습은 보
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눈을 가리고, 귀 를 막은 채 숲을 지나쳐 간다.
영상5팀
워크숍팀
음악팀
(김지환 퍼포머 참여)
이마리오 제주도
오재환 이형주
최승철 최이정
군소 박배일 비가림 윤경미
권영창 문창현 서이다 여유 예람
운영팀
김설해 박영길 신인혜
인사말
난개발에 맞서고 공동체를 지키는 제주의 활
서이다의 '지나가는 숲'
더 많은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들에 대하여 이미 짐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
있도록, 편집도 배워보고 기획 촬영도 해보는
오재환의 '말하는 것들'
간이었습니다. 올해도 현장을 지켜온 수많은
난개발로 인하여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일
고 쳇바퀴 돌 듯 변하지 않는 일방적인 사업 들이 발생된다는 것은 곧 우리의, 나의 책임
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미 파괴되었거나 파
괴될 예정인 장소들, 그 장소들에서 열리게 될 개업식에 당신을 초대한다.
동가들이 미디어로 소통하고 목소리를 낼 수 미디어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꾸준 히 제작할 유투브 프로그램인 <제주도행 야
간열차>, <도청 앞 천막촌 뉴스>와 <도청 앞 천막촌 TV>
그 첫번째 주제는 개발보전지역관리조례개
정안 상정을 미루는 도의회와 제주 난개발 광 풍의 주범인 원희룡 도지사에 관한 썰입니다.
일상의 투쟁을 이어가는 강정마을의 브이로 그 <12:00>도 만들었습니다
예람의 '새야 울어라'
이형주의 '나무의 키만큼 뿌리가 땅 속에 있다'
는 미행기간동안 뮤지션들이 제주를 느끼고 만들어 낸 음악이다. 서이다는 동 시간대 음
악뿐 아니라 자신의 뮤직비디오도 만들어 냈 다. 늦게합류한 여유의 '초록'이라는 곡을 포 함해 4개의 라이브영상제작을 권영창, 문창 현이 함께 했다.
다섯천재와 두감(독)이의 환상적 콜라보!
기대되지 않는가 음악팀의 세계로 혼저옵서!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보고 움직여 보는 시
존재들의 도움을 받아 미디어로행동하라 프 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이 연결고리가 더 깊 고 넓어지기를...!
2019 제주난개발 맞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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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행동하라 in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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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길 포기한 너희들이 전쟁과 폭력으로 이룬 세계화를 우린 사랑과 평화, 연대라는 무한히 오래된 재래식 무기로 이룰 것이다
이 무기는 너무도 오래되었지만 녹슬지 않으며 작아지지 않으며 무엇도 해하지 않으면서도 평등과 평화, 자유라는 우리 모두의 소망으로 온 세상을 가득 채울 것이다
강정에서 中 / 송경동
사진 김수오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제주 음악팀
잡지팀
권영창 문창현 서이다 여유 예람 오재환 이형주
도상희 문주현 박영길 박지혜 신인혜 이명재 최혜영
워크숍팀 군소 박배일 비가림 윤경미 이마리오 제주도
영상팀 (제주에 도착한 일기) 긴수염 김세영 나선혜 박윤진
(휴가) 패형 김지환
(지나가는 숲) 나예은 박희주 이도연
(제2공군기지) 이정준 이현주
운영팀
(인사말) 최승철 최이정 김설해 박영길 신인혜
후원
강정마을 삼거리식당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서울문화재단
소셜펀치 후원단 인권재단 사람 피스 아일랜드
현장을지키는카메라에게힘을
파트너 강정친구들
도청앞천막촌사람들 비자림로삼나무통신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
함께하신 분들 강민구 강원보 강정연 강한방울 고권일 광대&이름 그레이스 그린씨 기선 김경배 김광종 김미영 김수오 김순애 김재훈 김종환 꼬비 딸기 문정현 박지선 반디 부성필 설빈 송동효 송악산을사랑하는사람들 수리 안재홍 엄문희 예래휴양형주거단지대책위원회 우렁각시 우정태 윤여일 이기철 이진희 정원석 정유진 조앤 조약골 진경표 키미 호수 홍은애
소셜펀치 후원단 316곰나 316언니공동체 soon 가은경 강릉씨네마떼끄 강유가람 강현욱 김다영 김상화 김성연김수민 김슬기 김윤희 남아름 문수자 미디토리협동조합 박소현 보경 성중곤 소성리열매 신두란 신은실 안프로 양선화 오재형 오지수 유현아 윤체연 이길훈 이승민 이진행 장유진 장은경 장희철 전보민 조수진 조은학 조정주 지화자 채형식 최민아 최승철 최정우 최종호 하하아저씨 한비 허철녕 황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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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존재하고 있다
미행이 제주에 온다고 하여 너무 기뻤습니다.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는 제주의 목소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세요. 짧은 시간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쉬워요. 강정마을에 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_ 최혜영
'곁의 곁'이라도 되어보고 싶었습니다. 잠시나마, 제주의 곁에서 이 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곁이 될 수 있 어 감사했습니다. 작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을, 그러나 곡진히 썼습니다. _ 도상희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아픔에 반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눈 16시간!!! 그 뜻깊은 시간을 함께한 미행인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합니다. _ 문주현
한적하고 조용한 섬이라고 생각했던 제주가 사실은 시끄럽게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섬이라는걸 이번
에서야 알게되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시끄러움을 듣고, 함께 행동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 니다. 그리고 5일간 많은 분들께 많이 배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_지혜
하루 이틀 머물다가 떠나는 관광지가 아닌 평생을 먹고 자며 살아가는 집인 제주도에 머물다 갑니다. 자 신의 집에서 머물 수 있도록 선뜻 자리를 내어주신 인터뷰어 여러분들과 제주도민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 의 마음을 전합니다. _신인혜
우리가 머물고 먹고 웃고 떠들고 일하고 노래하며 춤을 췄던 이 곳 제주 강정의 새끼제비가 6월 15일 첫
비행을 했다. 두려움 가득한 세상 너머 자유와 평화 속으로 힘찬 날개짓을 한다. 샬롬! 할망이 미소를 짓 는다. _ 이명재
강정마을에 와서 요리를 했다. 요리는 그저 먹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안에서 나누게 된다고 믿는다. 아마도 한참동안 나에게, 강정마을에게, 강정마을에서 함께하던 이 들에게 어떤 관계였고 무엇을 나누었는지 오래도록 고민을 갖게 될것 같다. _박영길
사진 지혜
낭 할망, 제주를 굽어 살피소서. 강정 넷길이소 서남쪽에서 ‘담팔수’ 할머니를 만났다. 마을 사람들이 오랫 동안 치성을 드려온 500살 된 나무다. 꼭 오색 천 목걸이를 한, 주름이 가 득한 할머니의 옆얼굴 같다.
* 이�잡지는
의�지원으로�제작되었습니다.
사진 _ © 하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