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KU 10월호

Page 1

SPORTS KU 2010 KOREA-YONSEI GAMES REVIEW

MONTHLY SPORTS MAGAZINE 2010.OCT.VOL.20. 고대저널

고대 야구의 레전드

선동열 진갑용 세계를 정복한 스포츠 클라이머 김자인 50년 야구인생 '영원한 현역' 이광환 비룡을 이끄는 총사령관 SK wyverns 민경삼 단장

2010 고연전 리뷰

MONTHLY SPORTS MAGAZINE 1


2 SPORTS KU


승리를 믿는자여, 나를 따르라 9월 11일 목동축구장에서 열린 정기 고연전에서 정재용(체교 09)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이 날 경기는 우리학교가 연세대를 3-0으로 꺾었다. 사진 이정민

MONTHLY SPORTS MAGAZINE 1


2 SPORTS KU


리바운드! 9월 10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정기 고연전에서 김태홍(체교 07)이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이 날 경기에서 우리학교는 경기 내내 접전을 벌였으나 67-74로 아쉽게 패했다. 사진 박인철 MONTHLY SPORTS MAGAZINE 3


SPORTS KU October 2010

EDITOR’S COLUMN Editor In Chief 편집장 김세호 (영어영문학과 06) ㅣ kimseho@korea.ac.kr

You will never walk alone

Editorial Director 취재부장 이혜진 (보건행정학과 08) ㅣ adsldd@korea.ac.kr

이번 고연전을 앞두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일기예보대로

비는 밤부터 계속 왔고 경기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막식

Editor 취재기자

까지 내리던 비는 첫 경기인 야구를 앞두고 감쪽같이 그쳤습니다. 둘째날도 마찬가지

박영미 (사회학과 05) ㅣ bbadda09@korea.ac.kr

로 밤새 내리던 비는 아침이 되자 맑게 개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희재 (가정교육과 07) ㅣ hee7296@hanmail.net

이렇게 하늘은 고연전을 허락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연세대편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손기석 (중어중문학과 06) ㅣ navy1354@korea.ac.kr

이번 고연전에서 1승 1무 3패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건희 (언론학부 08) ㅣ lghjazzzz@naver.com

최윤진 (체육교육과 08) ㅣ bobos101@hanmail.net

너무 아쉽습니다. 우리학교 운동부 선수들이 고연전 하루를 위해 일년동안

흘린 땀과 노력을 가까이서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이 한경기의 패배로

백수진 (불어불문학과 08) ㅣsj412@naver.com

인해 빛을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의

송지현 (국어교육과 08) ㅣmarsh1004jh@hanmail.net

서포터즈들은 경기때마다 ‘You will never walk alone’를 부른다고 합니다.

이윤빈 (사회학과 07) ㅣ bluehn75@korea.ac.kr

유럽내에서도 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리버풀팬들은 이 노래를 목놓아 부르며 경기장

김소연 (노어노문학과 08) ㅣ aesso@korea.ac.kr

에 있는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절대 혼자 뛰는 것이 아닌 우리와 함께한다고 말합니다.

이승하 (노어노문학과 08) ㅣcahira@korea.ac.kr

박노준 (체육교육과 10) ㅣ pnjune@naver.com

우리도 고연전의 승리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됩니다. 대학스포츠 선수들은

아직도 성장하는 단계입니다. 우리도 선수들에게 승리만을 원하는 것이 아닌 그들과

권민수 (정경학부 10) ㅣ kms1990227@naver.com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고연전이 끝난

최윤진 (물리치료학과 10) ㅣ setialy@naver.com

지금도 우리 선수들은 U리그와 각종 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관중

박상조 (사회체육학과 05)ㅣ park7845@gmail.com

하나 없는 경기장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뛰고 있습니다. 그들이 혼자 걷지 않도록 도와

민슬기 (사회학과 06)ㅣtoheaven05@nate.com

주십시오. 그 길을 SPORTS KU가 함께 하겠습니다.

이영규 (심리학과 06)ㅣearvin32@naver.com

편집장 김세호

Photographer 사진기자 이정민 (기계공학부 04) ㅣ zentic@naver.com 박인철 (기계공학부 07) ㅣ angel216@nate.com 김원범 (영어영문학과 05) ㅣ kim7585@hanmail.net

앞서가는 대학 스포츠 문화 월간지 SPORTS KU! 여러분들이 내주신 정기구독비는 잡지 제작에 소중하게 쓰여집니다.

Newcomer Editor 신입기자 김회훈 (사학과 06) ㅣlpjyoon@naver.com

정기 구독 방법

엄주현 (경영학과 10) ㅣ sllove4u@naver.com

1년 정기구독 30,000원(배송료 포함, 입금 확인 후 발송)

최재연 (영어교육 10) ㅣ deborah1220@naver.com

정기 구독 신청시 고려대학교 야구부 핸드폰 액정 크리너를 보내드립니다. 송금 계좌번호ㅣ하나은행 391-910592-69107(예금주 : 김세호) (송금 후 이름, 주소, 연락처를 sportsku@naver.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신선경 (국제어문 10) ㅣ rmagh121@naver.com 김혜진 (국제어문 10) ㅣ kimhyejin11@korea.ac.kr 성현준 (기계공학 10) ㅣ upon_the_sky@naver.com

문의전화ㅣ010-2278-5374

Designer 디자이너 정은솔 ㅣ binoche_@naver.com

스마트폰 QR코드로 SPORTS KU 블로그를 만나보세요. Daum code, Code Scan, QRcode, QrooQroo 등 리더기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창간 2008년 4월 1일 발행 SPORTS KU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안암동5가 고려대학교

메일 블로그 미투데이

sportsku@naver.com http://blog.naver.com/sportsku http://me2day.net/sportsku

트위터

@sportsku

전화 010-2278-5374

이 책의 저작권은 SPORTS KU에게 있으며 무단 복제와 전재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사 및 사진 등 이 출판물의 모든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4 SPORTS KU


국보급 투수 선동열을 만나다 지난 11일 대구구장에서 선동렬(경영 81)감독이 SPORTS KU 기자들의 포즈요청에 혼쾌히 응해주고 있다. 사진 이희재 MONTHLY SPORTS MAGAZINE 5


October 2010

CONTENTS

12 KU STARS 고대 야구의 레전드 선동렬, 진갑용

한국 프로야구 굴지의 명문구단 삼성 라이온즈에서 덕아웃과 홈을 지키는 선동렬(경영 81)과 진갑용(체교 93)이 처음 부터 파란 유니폼과 인연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감독은 해태

유니폼을, 안방마님은 OB 유니폼을 먼저 입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둘 다 그 이전에 고려대 유니폼을 입었다는 변치 않는 사실. 허나 그들의 스무 살 젊음을 수놓았던 붉은색은 이십여 년의 세월 이 지난 지금도 색이 바래지 않고 있을까? 혹여 고려대의 명투수, 명포수 시절의 추억이 긴 프로 생활과 몇 번의 우승 속에서 잊혀지고 있지는 않을까? 당시를 잊지만 아니하면 지금 입은 유니폼이 푸르면 어떻고 또 붉으면 어떠하리. 유난히도 하늘이 푸르던 날에 붉은 고려대 유니폼을 품에 안고 대구구장을 찾았다.

18 COVER STORY

44 RISING STAR

고연전 리뷰 하늘도 울고 우리도 울었다

20 BASEBALL 24 BASKETBALL 28 ICE HOCKEY

스포츠클라이머 김자인 고대를 넘어 세계를 정복하다

48 LEGEND STORY

‘영원한 현역’ 이광환,

그의 50년 야구인생

31 RUGBY

52 JOB

34 SOCCER

비룡을 이끄는 총사령관

SK wyverns 민경삼 단장

38 MVP

62 MTW

6 SPORTS KU

고연전에 제안한다 2부 주인공이 사라진 축제, 선수들의 고연전


KOREA UNIVERSITY

ICE HOCKEY TEAM

TIGRIS

고려대학교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동아리 TIGRIS에서 신입부원 및 매니저를 모집합니다. 매주 2회 고려대학교 아이스링크장에서 훈련 및 게임 정기 고연전 아이스하키 오프닝 경기 출전 학번, 연령, 성별, 졸업여부 관계없이 고대인이라면 가입가능 서울시 동호회 리그 참여 및 타 대학 팀과 교류전 골리 지원자 회비 무료 및 장비 지원

가입 및 문의 www.kutigris.com 재학생 부주장 이상영 010-8967-0605


October 2010

CONTENTS 40 SPORTS IN 고연전 그리고 어울림

42 CLUB YT, 그라운드를 빛내는 하얀 옷의 젊은 호랑이

54 CLASSROOM 내 몸은 내가 지킨다! 호신술 체험기

56 HEALTH&LIFE HOW TO CHOOSE A BICYCLE?

58 CCP LET’S PLAY 학생선수, 제대로 놀아보자

60 LETTER 내 남자친구는 농구선수

8 SPORTS KU


MONTHLY SPORTS MAGAZINE 9


Weightlifting

NEWS

장미란, 세계 역도 선수권 3위에 올라 장미란(체교 05)이 세계 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미란은 25일(한국시간) 안탈리아 암파스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국제역도연맹 세계 선수권 대회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에서 종합 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2005년 카타르 도하 대회부터 이어온 세계 선수권 연패 행진은 아쉽게 끝났지만 종합 3위의 성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장미란은 인상에서 130kg을 들며 3위, 용상에서 179kg 을 들며 2위에 올라 합계 309 kg을 기록, 3위에 올랐다.

Basketball

대학농구리그 후반기 대도약 노리는 고려대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 속에 2010년 홈&어웨이 대학농구리그 전반기를 10위로 마무리했던 우리학교가 정기전 이후 벌어진 4경기에서 3승을 추가하며 후반기 반격에 나섰다. 정기전의 아쉬 운 패배가 조직력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소감처럼 선수들은 전반기보다 가벼운 몸놀림 을 선보였다. 9월 14일부터 나흘간 한양대, 동국대, 경희대와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도 2승 1패를 기록한 우리학교 농구부는 9월 27일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단국대와의 대학농구리그 16차전 경기도 승리로 이끌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승리를 거둔 세 경기에서 58점을 몰아 넣으며 경기당 20점에 가까운 활약을 보인 유성호(체교07)를 비롯해 주전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보이며 앞으로 남은 후반기 전망을 밝게 했다. 단국대전 승리로 단독 7위에 오른 우리학교는 약 한 달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10월 22일 상명대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8강 플레이오프 진입을 위한 승 수 사냥에 나선다.

스마트폰 QR코드로 ‘SPORTS KU 블로그’를 만나보세요. Daum code, Code Scan, QRcode, QrooQroo 리더기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Soccer

2010 U리그 수도권 A리그 3위로 마쳐 우리학교 축구부가 22전 14승 1무 7패의 성적으로 수도권 A리그 3위를 기록하며 2010년도 리그 일정을 마쳤다. 마지막 라운드였던 서울대와 홈경기를 2:0의 승리로 장식한 축구부는 이로써 10월 말부터 열리는 왕중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리그 상위 32개 팀에 출전권이 주어지는 왕중왕전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뤄진다. 우리학교 축구부는 10월 22일 낮 12시 용인축구센터에서 성균관대와 의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 두번째 우승을 노린다.

10 SPORTS KU


Short track speed skating

이은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1차 대회 종합 1위 제 25회 전국 남녀종합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전이 9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성남 빙상장에서 열렸다. 2010-2011 시즌 국가대표 선발을 위한 1차 관문인 이 대회에 서 우리학교의 이은별(사체 10)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상위 24위 안에 든 선수들은 2, 3차 대표선발전 참가 자격을 얻는다. 우리학교에서는 이은별과 최정원(체교 09, 종합 21위)이 다음 대회에 진출했다. 이들은 태릉에서 10월 3일과 4일, 13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타임 레이스를 치른다. 타임레이스는 선수들 간의 ‘짬짜미 파문’이 일면서 올 해 처음으로 도입 되는 방식이다. 500m와 1500m(2차), 1000m와 3000m(3차) 네 차례에 걸쳐 개인 기록을 재고 모든 순위의 합이 가장 낮은 남녀 각 네 명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반면 남자부의 유동균(체교 09)과 김윤재(체교 09)는 1차 대회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Asian Games

박희성, 김현수 아시안 게임 대표로 뽑혀 우리학교 축구부의 박희성(체교 09, FW)과, 럭비부의 김현수(체교 07, No.8)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다. 지난해 U-20 세계 청소년 월드컵에 주전으로 출전한 바 있는 박희성은 이번에도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박희성은 23명의 아시안 게임 대표팀 선수단 중 유일한 대학선수다. 한편, 대학럭비 중 최고의 에이스로 꼽히는 김현수는 청소년시절부터 꾸준히 국가대표로 선발된 실력파. 김현수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에 이어 이번 아시안 게임 대표 예비 엔트리에 들면서 그 명성을 입증했다. 엔트리는 한차례 합숙훈련 후 10월 중순경 확정될 예정이다.

Baseball

임치영 대륙간컵 야구대회 국가대표 선발 우리학교의 사이드암 투수 임치영(사체 08)이 국제야구협회(I.B.A.F)가 주관하는 2010 제 17회 대륙간컵 야구대회(Intercontinental Cup)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번 대회는 아마추어 선수보다는 프로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대표팀이 구성되었다. 김정택 국군체육부대(상무)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다. 대학선수로는 원광대 포수 3학년 김민식과 임치영 단 두 명이 뽑혔다. 우리학교의 우완 오버 투수 윤명준(체교 08)도 예비 엔트리에 있었지만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이 임치영을 최종 엔트리에 올려놓았다. 올 한해 한미야구선수권대회와 세계대학야구선수권에서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임치영 이지만 프로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은 처음이다. 임치영은 “프로선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한 경기라도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회를 잡기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 일본, 쿠바를 비롯 10여개 국가가 참가하는 이 대회는 10월 23일부터 31일까지 9일 간 타이완 타이 중시와 원린현에서 개최된다. 임치영은 14일부터 대표팀에 합류하여 21일 타이완으로 출국한다.

MONTHLY SPORTS MAGAZINE 11


KU STARS 고 레

야 전

의 드

선 동 열 진 갑 용


한국 프로야구 굴지의 명문구단 삼성 라이온즈에서 덕아웃과 홈을 지키는 선동렬(경영 81)과 진갑용(체교 93)이 처음부터 파란 유니폼과 인연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감독은 해태 유니폼을 (주니치 유니폼은 파란색이라 해도), 안방마님은 OB 유니폼을 먼저 입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둘 다 그 이전에 고려대 유니폼을 입었다는 변치 않는 사실. 허나 그들의 스무 살 젊음을 수놓았던 붉은색은 이십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색이 바래지 않고있을까? 혹여 고려대의 명투수, 명포수 시절의 추억이 긴 프로 생활과 몇 번의 우승 속에서 잊혀지고 있지는 않을까? 당시를 잊지만 아니하면 지금 입은 유니폼이 푸르면 어떻고 또 붉으면 어떠하리. 유난히도 하늘이 푸르던 날에 붉은 고려대 유니폼을 품에 안고 대구구장을 찾았다. 백수진 이건희 기자 / 사진 이희재


Korea-Yonsei gamesGSa

고려대 출신 선수들을 하나로 묶기에

Olleh!

한 통신사의 광고를 통해 ‘Olleh’라는

Rivals

‘선동렬의 라이벌은 누구인가?’라는

고연전만한 주제가 또 있으랴. 12년의 학번 차이에

감탄사가 사람들의 언어습관에 녹아들었다. 만약

질문을 받는다면 열에 아홉은 최동원이라고 답할

도 불구하고 고연전을 회상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Wow’보다 강력한 이 최고의 감탄사를 그 때도

것이다.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프로

무척이나 닮아있었다. 고연전에 대한 이야기를

알았더라면 ‘Olleh!’를 외쳤을 순간은 언제일까.

선수 시절 총 세 번의 맞대결에서 1승 1무 1패의

하면서 81학번 선동렬과 93학번 진갑용에게서

두 사람에게 고려대 재학 시절 중 가장 기뻤던 순간

무승부를 기록한 두 선수는 아직까지도 인구에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1965년 이후

을 물어보았다.

회자되는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그러나 최동원이

취소된 총 여섯 번의 정기전 중 두 번을 선동렬과

선동렬은 완봉승을 기록한 두 번의 정기전을 꼽았

선동렬보다 4학번이 높기 때문에 대학시절에는

진갑용이 각각 83년과 96년에 경험한 것이다.

다. 82년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예상했는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대학시절의 라이벌을 묻는

선동렬이 정기전에 출전한 것은 두 번 뿐이다.

데, 의외의 답변이었다. 세계야구선수권 한일전도

질문에 선동렬은 연세대 윤학길(LG 트윈스 투수코

3학년 때는 경기가 취소되었고 1학년 때는 마운드

야구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기이긴 하지만, 세계

치)을 떠올렸다. 선동렬이 출전하지 않은 1학년

에 오르지 못했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실력이

대회 우승을 능가할 정도로 정기전의 의미는 엄청

정기전에서 고려대는 윤학길에 0-3 완봉패를 당했

안돼서 못 뛰었지” 라며 웃었다. 당시 고려대에는

나다고 했다. 세계야구선수권 MVP에 빛나는 선동

다. 그러나 그 다음해 정기전에서 2학년 선동렬은

양상문(체교 79), 박노준(경영 80)과 같은 쟁쟁한

렬은 2학년 때 처음으로 정기전 마운드를 밟았다.

선발 투수로 올라와 지난해의 굴욕을 그대로 갚아

투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새내기로서 크게 두각을

“첫 정기전 때는 한일전보다도 더 긴장됐어. 공을

주었다. “스코어도 똑같이 3-0이었지. 말 그대로

나타내지 못했던 그는 선배들에 밀려 등판 기회를

어떻게 던졌는지 기억도 안나. 이래서 선배들이

딱 받은 만큼 돌려준 거야.”

잡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선동렬 재학 중에

고연전 타령을 하나싶었지. 첫 정기전을 완봉승하

진갑용은 고등학교 때부터 멀리서 경쟁하던 장성국

고려대가 패배했던 유일한 정기전이 바로 그가

고, 4학년 때 마지막 정기전에서도 완봉승하면서

을 이야기했다. “그 친구랑 나랑 고교 1,2등 포수

뛰지 않은 81년 정기전이다. 2학년과 4학년 때에는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 가장 좋은 기억이야.”

였어. 장성국은 서울에서 잘 했고 나는 부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각각 3-0과 6-0 완봉승을 거두었

진갑용은 재학 당시 고려대 야구부의 전력이 워낙

이름 좀 날렸지.”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로 진학한

다. 진갑용은 4학년 때 한총련 사태로 정기전이

강해서 모든 대회를 무조건 우승한다 생각하고

두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다시 만났다고 했다.

취소되는 바람에 총 세 번의 정기전을 치렀다.

뛰었다. 93학번은 4년 동안 총 8개의 대회에서

장성국은 사정상 선수생활을 일찍 그만뒀지만

그는 1학년이었던 93년 정기전을 가장 인상 깊은

우승했는데, 그 중에서도 진갑용은 본인이 결승타

진갑용에게 아마추어 시절부터 은근한 라이벌

정기전으로 꼽았다. 바로 故최남수 감독의 영전에

를 치고 우승했던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의식을 자극해온 묘한 인연이다.

극적인 역전승을 바친 날이었다. “그 때 정말 난리

했다. “한양대랑 결승전이었는데 내가 연장전에서

났었지. 학생들도 다 울고 선수들도 울고…”

끝내기 2루타를 쳤어. 무슨 대횐지 좀 찾아봐.”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진갑용은 “라이벌 같은 게

당시 최남수 감독은 추계리그 영남대와의 경기 중

그래서 찾아봤다. 바로 94년 전국대학선수권대회

어디 있어. 자기만 잘 하면 되는 거 아냐?”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다. 조성민(경영 92)이 선발 등판했지만 컨디션

라며 장난스럽게 반문하고는 우문현답을 냈다.

정기전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감독님을

난조로 난타당하며 3회까지 6실점을 했다.

“우리 팀 후배들도 다 라이벌이지. 서로 경쟁하는

잃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정기전에 임한 선수들은

0-6 상황에서 손민한(체교 93)이 마운드를 이어받

관계잖아.” 다른 구단 포수와 ‘최고의 포수’

선취점을 내주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은 이후 8-8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한 고려대는

라는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거라면, 같은 팀 내에

3-2 역전승을 이뤄냈다.

연장 10회말에 진갑용의 우익선상 2루타로 짜릿한

서는 ‘주전 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누군가

역전승을 거뒀다. 이 대회에서 진갑용은 무려 7할

가 자리를 잡는다면 누군가는 물러나야 하는 냉정

의 타율(20타수 14안타)을 기록하며 타격상을 거머

한 프로의 세계에서 라이벌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쥐었다.

14 SPORTS KU

프로 8개 구단 포수 중에서는 누가 라이벌이라고


Era

선동렬은 80년대를, 진갑용은 90년대를

Alumni

국내에서 딱 여덟 명밖에 할 수 없는

대표하는 고려대의 야구의 간판스타다. 10년이면

직업이 있다. 바로 프로야구팀의 감독이다. 현재

강산도 변한다는데, 80년대의 고려대 야구부와

여덟 명의 감독 중 고려대 출신 감독만 세 명이다.

90년대의 야구부는 얼마나 달랐을까? 또 지금과는

이는 고려대가 야구계에서 갖는 위상을 단적으로

어떻게 다를까? 시대가 변하면서 함께 달라졌을

보여준다. 야구인으로 살면서 고려대 동문이라는

야구부의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이 갖는 가치는 분명 남다르다. “대단한 가치

진갑용은 당시 야구부를 딱 한 마디로 정리했다.

지” 잠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던 두 사람이

선 동 후

열 배

진 고 이

갑 려 야

“많이 맞았지.” 전력이 좋았기 때문에 더 심했다

이 질문에서는 입을 모았다. 진갑용은 “대학야구

고 한다. 강상수(체교 90), 조경환(체교 91), 심재학

에서야 물론 명문팀이지만 프로에서도 고대 라인이

(체교 91), 조성민, 손민한….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최고야.” 라며 학교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최고의 멤버들이었기 때문에 어떤 시합이든 지고

많은 선수들이 고대 출신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를

나면 분위기가 살벌했다. “감독님한테도 맞고

부러워하고 심지어는 일본인 코치들 사이에도

선배들한테도 맞고, 지금 애들은 상상도 못 할거

정평이 나있단다. 진갑용은 그 끈끈한 유대를 만들

야.”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당시의 무서운 군기

어나가는 선두주자다. 포수를 볼 때 타석에 후배가

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80년대 초반의

들어서면 장난을 치기로 유명하다. “후배들 만나

야구부와는 어떤 점이 달라졌냐고 묻자 “80년대

면 반갑지. 그래서 인사도 하고 그랬더니 애들이 집

랑 90년대는 똑같이 무서웠어. 2000년대 들어와서

중을 못하더라고(웃음)”

많이 달라졌지.”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의 지명을 받은 신인 임진우(체교 06)

역시 12년 선배의 생각은 달랐다. “갑용이하고

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투수랑 야수는 훈련을

나하고 벌써 띠가 한 바퀴 다르니까 차이가 나긴 나

따로 하지만 볼 때마다 좋은 얘기 많이 해주려고

지. 야구를 하는 건 똑같은데 생각하는 게 많이 달

하지.” 삼성과의 경기에서 정현욱과 상대해 싹쓸

지금까지 이런 질문은 어디에도 없었다!

라. 우리 때는 선배가 말을 하면‘네 알았습니다.’

이 2루타를 친 적 있는 홍재호(체교 06, KIA 타이거

붉은 정열의 호랑이에서

진갑용 때는 ‘예 알았습니다. 근데 왜요?’ 이랬

즈)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 때는 걔가 고대

푸른 피의 사자로 다시 태어난 그들에게

어.” 확인할 길은 없지만 81학번 선배님의 의견은

인지 몰랐어. 인사를 안 하던데?” 홍재호 선수,

던지는 양자택일 질문!

이렇다. 분명한 사실은, 정도는 달라도 10년 전이나

이 잡지 보시면 선배님께 어서 인사 올리기 바랍니

20년 전이나 야구부의 기강은 확실했다는 것!

다. 선동렬은 야구인이 아니더라도 고려대를 나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 다. “어떤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선배들이 후배들 을 대하는 게 다른 대학과는 비교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각별하다”는 그의 말은 더 이상의 부연설

Red or Blue? 선: 빨간색을 좋아하긴 해.

명이 필요 없었다. 시즌 막판의 순위 싸움 와중에도

근데 계속 입다보니까

후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터뷰에 응해준 선동렬

파란색도 괜찮은 거 같은데?

감독이 바로 ‘후배에게 각별한 선배’의 살아있는

대 기

갑: (에이 요즘엔 그런 거 없는데~ 라며 고민하다가)

예가 아닌가. 평소 언론에서 학교 이야기를 좀처럼 꺼내지 않는 선동렬의 애교심을 확인할 수 있는 귀

태극 마크. 빨간색이 위에 있잖아.”

중한 시간이었다.

Tiger or Lion? 갑: 나 범띠거든. (짧지만 의미 있는 답변!) 선: 나도 범띠야. 호랑이랑은 굉장히 인연이 많아!

(호랑이 사랑을 숨기지 않던 선 감독은 뒤늦게

‘사자랑 호랑이랑 비슷한 거 아니에요?’ 라며 수습)

MONTHLY SPORTS MAGAZINE 15


Legend

감 선 선 진

동 갑 -

독 렬 수 용

삼 성 라 이 온 즈 이 야 기

박찬호는 2007년 뉴욕 메츠에서 방출

Ideal

팀의 사령탑으로서, 최고참으로서 머릿

될 당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설의 주인

속으로 그리는 팀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공이 계속 전설을 이어갈 수는 없다. 끝이 있기 때

만들어나가고 싶은 이상적인 팀의 모습은 무엇일

문에 전설이다. 나의 전설은 이제 끝났지만 다른 선

까? 투수 출신인 선동렬은 아무래도 투수에 더 애

수들이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 갈 것이다.” 한국 야

착이 간다고 했다. 처음 삼성에서 맡은 보직도 투수

구는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러 ‘전설’과

코치였기 때문에, 감독이 된 이후에도 투수들에게

도 같은 선수들 덕분에 이만큼 발전해왔다. 선동

애정을 가지고 팀을 만들어 왔다. 타격의 팀이었던

렬과 진갑용이 생각하는 한국 야구 최고의 ‘레전

삼성이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가 된 것도 선동

드’는 누구일까 ? 선동렬은 82년 프로야구가 출

렬의 노력 덕분이었다. 선동렬이 삼성을 맡은 지 6

범하고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준 선배

년 째. 삼성은 선동렬이 원하는 팀 색깔을 갖추었고

들의 모든 족적이 전설과도 같다고 했다. “나보다

이제 2005년 우승 멤버들이 아닌 새로운 선수들로

더 위에 있는 초창기 선배들이 해줬기 때문에 지금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 “1~2년 뒤에는 더 좋은

의 선수들이 이처럼 좋은 여건 하에서 야구 할 수

팀이 되어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는 선동렬 감독.

있는 거야.” ‘살아있는 전설’ 선동렬에게 프로

그가 맡은 또 다른 5년간의 삼성이 기대된다.

야구의 전설을 묻는 질문은 다소 짓궂을 수도 있었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삼성에 있으면서, 진갑용은

다. 혹시 본인을 지목하는 위트를 발휘하지 않을까

수많은 스타플레이어와 함께 뛰어왔다. 그러나 팀

싶었지만, 선동렬은 그보다 훨씬 진지하고 또 겸손

이 스타를 가졌다고 우승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했다. “그 선배들이 없었으면 나도 없었지.” 이는

깨달았다. 각 포지션에서 필요한 능력을 발휘해 줄

선동렬이 처음 프로야구가 생길 당시의 우여곡절을

선수들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의 삼성이 그런 점이

누구보다도 더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똑같은 질문

잘 이루어지고 있다며, 조화로운 팀의 모습을 강조

을 진갑용에게 묻자 “뭐 우리 팀에 양준혁도 있지

했다. “지금 2위 자리에 올라온 것도 선수들이 개

만… 국보급 투수 선동렬 감독 아이가? 다 부럽다,

인 성적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서 노력하기 때문

다 부러워. 일단 우리나라에서 최고지, 일본에서도

이야. 개인 타이틀 랭킹에 올라간 선수는 없어도 팀

인정받았지, 감독도 잘하지. 나무랄 데가 없어”라

순위는 좋잖아?” 페넌트레이스는 경기 수가 많기

고 말하며 선배이자 감독인 선동렬에 대한 무한한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꾸준하게 잘 치러나가는 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중요하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해 주는 선수들이 있기에 삼성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 는 것이다. “올해의 삼성은 멤버가 아주 완벽한 건 아니지만 분명히 좋은 팀이야.” 라고 말하는 진갑 용의 눈빛은 자신감과 믿음이 가득했다.

후배 갑용이에게. 팀의 제일 고참으로 올 한해 정말 잘 해주고 있다. 나와 어린 선수들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맡아주어서 고맙다. 감독인 나에게 넌 참 고맙고 자랑스러운 후배야. 나는 아직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네가 부럽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중에 돌아보면 역시 선수 생활 할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야. 선수생활이 길고 보람찼던 만큼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정말 중요해. 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 좋은 모습으로 계속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계속 하게 되겠지만, 그 때에도 선수생활 했던 만큼만 열심히 한다면 잘 해나갈 거라고 본다. 앞으로 남은 시즌도 잘 부탁한다. 16 SPORTS KU


National Athlete

Opportunity

인생은 기회의 연속이다. 하늘이 내려

모든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라는 타

Samsung

사실 이 기사를 기획하면서 이니셜에 맞

준 기회라는 이름의 동아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성

이틀은 언제나 가슴 뛰는 이름이 아닐 수 없다. 한

는 키워드를 떠올리느라 머리가 꽤나 아팠다. 그러

공의 비결이 아닐까. 그들의 야구 인생에서, 지금

국을 대표하는 포수인 진갑용은 물론, 국보급 투수

나 마지막 S는 주저 없이 ‘Samsung’으로 결정

의 선동렬과 진갑용을 있게 한 가장 큰 기회가 무엇

선동렬은 선수와 코칭스태프로 수차례 국가대표 유

했다. 삼성은 두 사람의 현재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

이었는지 물었다. 요즘은 많은 선수들이 젊은 나이

니폼을 입었다. 그들의 기억 속에 가장 깊이 새겨진

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고려대 출신’이라는 사

에 해외로 나가지만, 선동렬은 서른여섯의 나이로

국제대회의 기억과 에피소드를 들어보았다.

실은 잠시 잊고, ‘삼성의 감독과 선수’로서 남은

일본무대에 진출했다. 적지 않은 나이였고 이미 한

선동렬은 역시 82년도 세계야구선수권 우승을 이

시즌 각오를 들어보았다. 선동렬은 지난해 포스트

국에서 최고의 투수로 인정을 받은 그였지만, 일본

야기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대회라 세간

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아픈 기억을 먼저 떠올렸다.

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또 한 번의 기회였다. 그러

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지만, 기존의 대표선수들

“올 시즌 초기 목표는 단순히 4강안에 들자는 거

나 첫 해에 5점대 방어율을 찍으며 부진하면서 한

이 당해 출범하는 프로야구 팀에 합류하기 위해 대

였어. 상위권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도 젊은 선수들

국의 팬들과 일본 구단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거 빠져나간 열악한 상황이었다. 10개의 참가국들

에게 좋은 경험을 주고 세대교체를 확실히 하자는

야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

이 풀 리그제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었지만, 일본

거였지” 그러나 팀은 감독의 기대 이상으로 선전

때 내가 야구를 좋아해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

과의 마지막 경기는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그 경

을 해주었다. 올 시즌을 통해서 완성하고자했던 젊

했지.” 이미 많은 것을 이룬 그가 일본까지 건너가

기에서 선동렬은 완투승을 거두며 한국의 첫 세계

은 선수들이 이미 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것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야구에 대한 애정이 있기

야구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프로 와서는 8번 정

다. “그런데 2위를 하고 있네.”라며 미소를 지은

때문이었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

도 우승을 해봤는데, 세계선수권에서 아마추어로

선동렬은 좋은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하는게 목표

데, 결국 극복해야 할 시련인거야.” 선동렬은 그렇

서 경험했던 우승은 의미가 남달랐어.” 진갑용은

라며 포스트 시즌 각오를 다졌다. 정규시즌 1위 욕

게 첫 해의 부진을 씻어내고 이후 3년 간 주니치 드

“뭐 다들 아는 얘긴데….” 라면서 쿠바와의 결승

심은 없냐는 질문에 진갑용은 일단 2위를 굳히는

래건스의 철벽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일본프로야

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정대현을 직접 추천했다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답했다.(인터뷰는 아직 순위

구 통산성적은 162경기 10승 4패 98세이브 평균

에피소드를 꺼냈다. “난 어디 가서 얘기한 적 없는

가 확정되기 전에 이루어졌다.) “일단 한국시리즈

자책점 2.79. 그가 좌절감에 일본에서의 기회를 저

데, (김경문)감독님이 언론에 말씀하셔서 퍼졌어.”

올라가게 되면 SK랑 재밌는 승부를 할 것 같은 느

버렸다면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별명도 존재하

불과 1점을 앞서고 있는 9회말 1사 만루. 그 아찔

낌이 들어.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우승해야지. 작년

지 않았을 것이다. 진갑용은 아마추어 당시 화려했

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야구팬은 없을 것이다.

에 못 한 거 다 이뤄야하지 않겠어?” 역시 작년에

던 명성에 비해 처음 프로에 입단할 때 상황이 좋

포수 강민호가 심판의 석연치 않은 퇴장 명령으로

5위에 머물렀던 기억이 크게 아쉬움으로 남은 듯

지 못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진갑용에게 삼성

홈플레이트를 떠나면서 부상 중이던 진갑용이 포수

했다. 그리고 진갑용은 이렇게 덧붙였다. “삼성이

으로의 트레이드는 큰 기회였다. 그러나 당시 최고

마스크를 써야했다. 지친 류현진을 내리고 위기상

월드컵 있는 해에 우승하는 징크스가 있어.” 과연

의 포수였던 김동수가 FA로 삼성에 오면서, 자리를

황을 막아줄 투수를 선택하기란 감독으로서도 어려

삼성의 4년 주기 우승설이 효력을 발휘할지. 올 시

잡아야 할 시기에 너무 큰 벽이 생겨버렸다. “거

운 결정이었을 것. 불펜에서 전화를 받은 진갑용의

즌 프로야구의 최종 순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궁금

의 포기 단계에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표현한 진

“대현이가 좋습니다”라는 한 마디가 베이징의 여

해진다.

갑용은 2000년 삼성 배터리코치로 부임한 조범현

름을 금빛으로 물들일 지 누가 알았겠는가.

(KIA 타이거즈 감독)을 만났다. “그 때는 진짜 죽 었다 생각하고 운동만 했지. 지금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덕분에 그는 포수로서 크게 성장 했고 마침 선배의 부상이 찾아왔다. “동수선배가 부상을 당해서 마스크를 쓰게 됐는데, 그 때 잘 했 지.” 그 이후 김동수가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당시 김용희 감독이 계속 진갑용을 기용했다. 김응룡으 로 감독이 바뀌고 나서는 동등한 입장에서 다시 경 쟁을 시작했지만 진갑용이 선택되었고, 결국 김동 수가 SK로 팀을 옮겼다. “삼성으로 온 이후로 기 회의 연속이었어. 나는 삼성이 나를 구했다고 생각 하지만 팬들은 내가 삼성을 구했다고 해주더라고. 그럴 때마다 힘이나.”

선동렬 선배님께. 사실 감독님은 굉장히 냉정하십니다. 후배라고 봐주는 거 없이 필요할 때에는 따끔하게 주의를 주곤 하시는데, 젊은 나이에 감독을 시작하셔서 이만큼 성공하신 데에는 그런 카리스마가 한 몫 했지 않나 싶습니다. 감독님은 선수들이 말을 듣게 하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야구장에서는 엄하지만 야구 외에 모든 것을 최상으로 제공해주시는 감독님의 배려 덕분에 저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편안하게 야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야구인생을 진행 중인 감독님이 저는 참 부럽습니다. 감독님이 삼성에서 좋은 투수들을 많이 길러낸 것처럼, 저도 지도자가 된다면 저만큼 할 수 있는 포수를 키워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감독님 밑의 선수로서, 또 학교 후배로서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배워가겠습니다. MONTHLY SPORTS MAGAZINE 17


COVER STORY 18 SPORTS KU


2010 정기 고연전, 총 전적 1승 1무 3패

하늘도 울고 우리도 울었다 사진 김원범

MONTHLY SPORTS MAGAZINE 19


20 SPORTS KU


01 BASEBALL

패배보다 쓰라린 무승부 고려대 4 - 4 연세대 백수진 기자 사진 SPORTS KU

지난밤부터 부지런히 내린 비 덕분에 잠실구장

관중석에 앉기 위해서는 몇 차례 물기를 닦아야 했다. 잠시 그치는 것 같았지만 개회식이 진행되는 내내 다시 비가 내렸다. 1루와 2루 사이에는 깊은 물웅덩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정말 경기를 시작할 수 있을까? 우천 시에도 경기를 진행한다는 학교 측의 친절한 문자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이때만큼은 연세대의 응원가인 해야를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개회식이 끝나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그라운드를 정비하고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몇 차례 다시 비가 내리긴 했지만 다행히도 경기는 시작되었다. 만약 우천으로 정기전이 취소된다면 돔구장 건설을 촉구하는 칼럼을 기고하겠다며 열을 올렸던 필자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작가의 예고편 없는 드라마 그러나 임치영이 최재원(09)과 이성곤(10)에게 연속 안 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3-3 동점이 되고 말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드라마였다. 무사 1,2루의 위기를 떠안긴 했지만,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점을 내주는 것은 평소의 임치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포수 김민은 “이상하게 공이 느렸다. 평소엔 140km/h 초반대가 나오던 투수가 133~135밖에 나오지 않으니 곧잘 갖다 맞추더라. 컨트롤은 나쁘지 않았는데….”라 며 아쉬워했다. 양승호(사회 79) 감독은“밸런스가 좋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지난 5월 비정기 고연전에 서 선발로 나와 6과 1/3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으며 연세 타선을 꽁꽁 묶었던 임치영이었다. 그런 임치영으 로부터 동점을 이끌어낸 연세대의 사기는 하늘 높이 치 솟았다. 임치영은 3실점 후 땅볼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겨우 잡아낸 뒤 문승원(사체 08)으로 교체되었다. 문승원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길었던 7회초를 마무리 했다. 경기 후반에 극적인 동점. 일방적이던 경기가 재미 있어졌다. 정기전 당일 예상치 못한 활약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 이철우(체교 08)

누구냐. 나를 예상선발 라인업에서 빼놓은 녀석이.

어긋난 예상 선발 잠실 전광판에 양교의 라인업이 떴을 때, 야구팀 기자들

맞는게 있는데 그날 나랑 잠실 마운드가 잘 안 맞았다.

이철우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

은 속으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우리가 예상한 임치영

그래서 스피드보다 컨트롤로 승부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자마자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펜스를 바로 맞추는

(사체 08)과 김병승(연세대 09)이 아닌 윤명준(체교 08)

그게 잘 먹혔다.” 그날의 환상적인 투구는 연세대 선수

큼지막한 2루타를 쳐냈다. 이후 희생번트 작전이 나왔지

과 나성범(연세대 08)이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

들을 철저히 연구한 포수 김민(체교 08, C)의 리드와

만 나성범의 실책으로 이철우가 그대로 홈을 밟으며

이다. 아주 제대로 빗나갔다. 지난 2년간 정기전 완투를

윤명준의 노련한 제구력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다시 4-3으로 달아났다. 3타점에 이은 1득점. 고려대의

한 나성범이 또다시 선발로 나오지는 않으리라는 예상

고려대 타선은 3점을 먼저 뽑아내며 역투하는 윤명준의

모든 점수를 이철우가 만들어낸 셈이다. 첫 타석에서

이 지배적이었지만, 우천 콜드로 경기가 일찍 끝날 것에

어깨에 힘을 실어주었다. 3타점은 모두 이철우(체교 08,

볼넷을 골라 나갔던 이철우는 그날따라 나성범의 직구

CF)의 방망이로부터 한꺼번에 터졌다. 이명진(체교 09,

가 빠르게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나성범의 직구

CF)을 예상 선발 라인업에 올린 기자들을 비웃듯이

는 대체로 143~144km/h를 기록했고 이날의 최고

이철우는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4회 말 2사 만루

구속은 9회말에 찍은 145km/h 였다. 140 후반대를

상황에서 나성범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시원하게

펑펑 쏟아내던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초구에 직구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만들어낸 것! 0의 균형이 깨지는

가 들어올 때는 망설이지 않고 휘둘렀고 초구를 노린

대비해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려는 계산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예상외의 나성범 선발을 조용히 기뻐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학교의 선발투수 윤명준이다.“정기 전 일주일 전쯤 코치님으로부터 내가 선발이라는 말을 들었다. 작년엔 내가 졌기 때문에 제발 올해에도 성범 이가 선발로 나왔으면 하고 바랐다. 근데 정말로 전광판 에 이름이 뜨니까 흥분도 되고 긴장도 되고…. 올 해에 는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윤명준과 나성범은 지 난해에도 선발대결을 펼쳤다. 정기전 결과는 우리학교의 역전승이었지만, 윤명준이 만루를 채우고 3회에 강판된 데 비해 나성범은 완투하며 선발대결에서는 승리했었다.

귀중한 한 방이었다.

호수비가 낳은 흐름의 전환 6회 말, 김상호(체교 08, 1B)가 2사 후 2루타를 때려내 며 또 다시 찬스를 만들었다. 3-0에서 4-0으로 도망가 는 점수가 만들어진다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셈이었다. 대타 조윤성(체교 10)은 0-2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

윤명준과 이철우, 투타에서 기선을 제압하다

을 놓치지 않고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2

임치영이 기다리고 있는 윤명준과 혼자서 경기를 끌고

어가는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것. 이 호수비 하나가

나가야하는 나성범의 심적 부담의 크기가 달라서 일까. 나성범이 매 이닝 위기를 자초하고 실책과 폭투 등으로 무너진 반면, 윤명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3, 4, 5 6회는 퍼펙트로 막았다. 경기 결과에 상 관없이, 본인이 그렇게 바랐던 나성범과의 재대결에서

루를 지난 조윤성은 환호하는 대신 허탈하게 헬멧을 벗 어 던졌다. 중견수 전준수(연세대 07)가 자신의 키를 넘 흐름을 연세대 쪽으로 가져왔다. 이어지는 7회초, 완벽 한 모습을 보이던 윤명준이 갑자기 흔들리며 나성용(연 세대 07)과 유민상(연세대 08)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왜 갑자기 밸런스가 무너졌냐고 묻자, 윤명준은 5회가 끝나 고 이미 종아리에 쥐가 났었다고 대답했다. 공격시간동 안 마사지를 받고 테이핑을 한 뒤 마운드에 올랐던 것.

윤명준은 완승을 거두었다. 사실 윤명준은 컨디션이 좋

“솔직히 더 던지고 싶었는데… 치영이를 믿었지.” 그

은 건 아니었다고 했다.“투수마다 마운드랑 잘 맞고 안

렇게 마운드는 임치영이 이어받았다.

22 SPORTS KU

두 번 다 2루타를 기록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

패배만큼 쓰라린 무승부

9회초, 마지막이 되어야 할 연세대의 공격이 시작됐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마치 이긴 것처럼 기뻐하는 연세

그러나 이성곤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폭투로 2루까지

대에 비해 고려대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당연히 이길 줄

진루하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문승원은 이성곤을 2루에

알았던 경기를 놓친 선수들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묶어둔 채로 오윤석을 번트실패, 이승원을 중견수 플라이 로 잡아냈지만 전준수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2루 수 글러브 끝에 걸렸다가 빠져나가는 통한의 동점타였다. 우리에겐 9회말 공격이 남아있었지만 역전당한다면 심리 적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교체된 강석훈(체교 07) 과 대타 윤종현(07)의 승부가 1-1로 접어들 무렵, 1루 주자 전준수가 뛰었다. 그러나 김민의 날카로운 송구를 받은 유격수 문상철(체교 10, SS)이 2루에서 기다렸다가

대체 무엇이 우리학교의 발목을 잡은 것일까. 나성범의 공은 예상만큼 위압적이지 않았다. 나성범은 정기전날 자신의 투구에 70% 정도밖에 만족하지 못한 다고 했다. 우리학교 타자들도 나성범의 공에 대해 하나 같이 “칠만 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우리학교는 2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가 출루해 나성범을 괴롭혔 다. 그 중 1회와 5회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주자가 스 코어링 포지션에 들어갔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SBS 스포츠의 중계방송을 다시보기로 본 필자는 “사

번번이 찬스를 날리고 말았다. 양승호 감독이 승리를 놓

이좋게 비겼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는 중계진의 말

친 원인으로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도 적시타의 부재였

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는 정기전의 의미를 이해하지

다. 상대투수의 공이 아무리 쉬워도, 필요할 때 안타를

못하고 하시는 말씀! 승패가 갈리더라도, 승자와 패자

설마가 사람잡네

뽑아내지 못한다면 이길 수 없다.

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가 바로 정기전이다. 비기

이 날 잠실야구장을 찾은 조성민(경영 92, XTM 해설위

는 것이 사이 좋은 결말이 될 수는 있겠지만 승부를 가

운명의 9회말이 찾아왔다. 우리학교는 이미 투구수 120

원)에게 무승부에 그친 원인을 묻자 투수출신답게 마운

리기 위해 땀흘려온 선수들에게는 아쉬운 결과일 수밖

개를 넘긴 투수를 상대로 1점만 뽑으면 이기는 상황이었

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답은 단 두 글자였다.“볼

에 없다. 올해 우리학교의 주축 선수들 중에는 08학번

고, 연장전이 없는 규정 상 연세대는 비기는 것이 최선인

넷.” 윤명준이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던 것도 7회 노

이 참 많다. 윤명준, 임치영, 문승원 투수 트로이카는

상황이었다. 설마 이대로 끝날까 싶었다. 선두타자

아웃 상황에서 주자 두 명을 볼넷으로 내보냈기 때문이

물론, 박세혁, 김상호, 이철우 등 주력 타자들이

조윤성이 볼넷을 얻어 출루하고 대주자 윤석(체교 08)으

었고, 9회초 4-3 상황에서 동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도

내년이면 4학년이 된다. 그리고 4학년 정기전 때에도

로 교체되었다. 이철우와 김민의 진루타로 아웃카운트를

이성곤에게 내준 볼넷이었다. 포수 김민은 “연세대 타

선발 투수로 나오고 싶다는 연세대 나성범. 앞으로 1년

하나 남기고 주자 윤석이 3루에 들어갔다. 나성범은 과감

자들은 워낙 자주 보기 때문에 답이 나와 있다. 그러나

뒤 서로 얼마나 발전된 모습으로 잠실에서 다시 만날지.

한 승부를 하지 못하고 볼카운트에서 밀리기 시작하더니

이성곤, 오윤석 등 처음 보는 선수들은 공략하는 데 애

벌써 내년의 9월이 기대된다.

만루를 채웠고 타석엔 대타가 들어섰다. 청소년대표시절

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결승 한일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대통령기 16강전에서

주장 김남석은 수비와 주루에서 사소한 실수가 거듭되

대타 만루 홈런도 날린 적 있는 김경도(체교 10)였다.

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초반엔 쉽게 이길

잡아냈다. 호수비로 흐름을 가져가고 동점타를 날리더니 도루실패로 이닝을 종료해준 전준수 선수. 이날 정기전의 숨은 지배자였다.

그러나 결과는 4구 삼진. 한 번도 방망이가 나가지 못했 다. 네 시간 가까이 지켜본 드라마치고는 맥없는 엔딩이 었다. 주장 김남석은 “내가 들어갔어도 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후배를 감쌌다. “연장전이 없기 때문에 나성 범에게는 경도가 이러나저러나 마지막 타자였다.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기 때문에 지쳐있는 상황에서도 초인 적인 힘이 발휘된 것 같다.” 이 멋진 선배가 김경도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어이없는 실수가 나와서 불안 했다. 그래서 이기고 있을 때에도 선수들에게 후반에 위기가 한 번 올 거라고, 실수를 조심하라고 당부했 다.” 그리고 말은 씨가 되었다. 이처럼 정기전과 같은 큰 경기는 부담과 긴장으로 인한 실수 하나하나가 승패 를 좌우하곤 한다.

매일‘삼진 경도’라고 놀린다는 사실은 비밀이다.

Behind Story

“이철우 미쳤나봐!” 이철우의 안타쇼를 지켜보던 누군가의 한마디. 큰 경기에서는

02

한 명씩 ‘미친 선수’가 있게 마련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올 해 정기전은 이철우가 미치는 바람에 많은 이들이 즐거웠다. 덕아웃의 수많은 선수들 중 누가 이 말을 했는지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후배는 아니길 바란다. “우리가 이기고 있으니까 말도 안 시키던데요.” 우리학교의 4번 타자 김남석과 연세대의 안방마님 나성용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인사하고 말을 걸던 친구가 3-0으로 고대가 앞서고 있을 때는 아무 말이 없었다고. 01 고려대 슈퍼스타 김상호는 프로필 사진도 남달랐다.

사진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02 1점 앞선 9회초 2사, 동점 주자가 2루에 있었지만 타석의

01 03

전준수는 볼카운트 2-2로 몰려있었다. 임경모(체교 09)는

아이스박스에서 물병을 꺼내 동기들에게 나눠주며 물병

세리모니를 준비 했다. 그러나 이내 전준수의 동점타가

터졌고 선수들은 제자리로…. 얘들아 그 물은… 마셨니?

03 LG에 지명된 김남석의 응원 피켓을 만들어온 LG팬 발견!


24 SPORTS KU


02 BASKETBALL

통한의 마지막 3분 승리의 여신은 고대를 외면했다. 고려대 67 - 74 연세대 손기석 기자 / 사진 SPORTS KU

우리학교는 지난달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

정기 고연전에서 연세대가 자랑하는 김승원(체교08, C)과 김민욱

2Q 10점 차를 뒤집는 괴력을 발휘

(체교09, C)의 더블 포스트를 막지 못하고 67-74로 패했다. 지난해에 이은 2연패였다. 하지만 경기 결과만으론 확인할 수 없는, 역전과 재역전을 오가는 명승부였다.

1Q 이민형 감독의 깜짝 카드(정범수 & 박재현)

2쿼터 시작과 함께 김승원이 자유투를 성공하며 연세대는

4점차로 달아났다. 이후 연세대의 3~4점차 리드가 계속되었다. 일 진일퇴의 공방이 지속되던 2쿼터 3분경, 상대의 공격을 막던 정창영 (체교07, PG)이 거친 몸싸움에 밀려 넘어졌다. 우리학교 벤치는 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대학농구리그 1라운드에서 정창영의 부상으로 고

경기 직전 전광판의 라인업에 낯선 이름이 떴다. 4학년

전을 면치 못했던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정창영은 이내 몸을

정범수(체교07, SF)였다. 초반부터 3점 슈터를 기용해 경기 흐름을

추스르며 일어섰지만 선수들의 얼굴에선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끌어올 생각이었을까? 기자의 예상과 달리 정범수는 공격보다 수비

기운이 빠진 탓일까? 우리학교는 두 차례의 손쉬운 공격을 실패하며

에 치중했다. 경기 초반부터 연세대 이관희(체교07, SF)를 거칠게

이관희에게 연이은 골밑 돌파와 3점 슛을 두개나 허용했다. 어느덧

압박한 것. 그러나 이관희는 정범수의 마크를 뚫고 손쉽게 골을 성공

스코어는 27 -37로 10점차까지 벌어져있었다.

시켰고, 연세대는 1쿼터 초반부터 우리학교에 4-8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결국 경기시작 3분 안에 정범수는 벤치로 물러났다.

지난해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방학 동안 꾸준히 연습했던 수비

곧바로 투입된 선수는 1학년생 박재현(체교10, G). 또 한 번 예상을

가 효과를 발휘하며 3분간 연세대 공격을 무득점으로 막은 우리학교

뒤집는 깜짝 카드였다. 박재현은 투입 직후부터 활발한 몸놀림을

는 김태홍(체교07, SF)의 3점슛과 골밑슛이 연거푸 들어가 4점차까

선보이며 연세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박재현의 돌파에 이은 어시스

지 따라붙었다. 연세대는 우리학교의 공세를 잠시 멈추려는 듯 작전

트가 빛을 발하자 우리학교는 단숨에 6점을 올렸고 첫 번째 역전에

타임을 불렀다. 하지만 한번 불이 붙은 호랑이의 질주를 막을 순 없

성공했다. 스코어는 10-8. 이후 양교는 차곡차곡 득점을 성공시키며

었다. 우리학교는 연세대의 작전타임 이후 계속된 경기에서 2차례의

승부를 이어나갔다. 1쿼터 2분여를 남기고 21-18로 앞선 상황에서

호수비가 나오며 38-38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 양 팀 모두

계속된 우리학교의 공격. 그러나 시간제한에 쫓겨 급하게 던진 슛은

한 차례씩 공격을 성공시켜 동점인 상황에서 홍세용(체교07, SG의

림을 외면했고, 곧바로 김승원의 골밑슛에 이은 연세대의 외곽포가

역전 3점포가 작렬했다. 43-40. 패색이 짙던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

불을 뿜었다. 21-23, 2점차 뒤진 상황에서 1쿼터가 끝이 났다.

는 순간이었다.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안암골 호랑이는

MONTHLY SPORTS MAGAZINE 25


Half Time

게 성공시키며 시소게임을 계속했다. 그러나 김승원과 김민욱을 앞세운

전문가 실시간 관전평

얻은 마지막 자유투마저 놓친 우리학교는 55-56, 1점차 리드를 당한 채

연세대의 공격은 손쉽게 우리학교의 골밑을 공략했다. 3쿼터 종료 직전 3쿼터를 마쳤다.

경희대 최부영 감독은 경기시작 전부터 우리학교 벤치 뒤를

지켰다. 대학농구리그에서 상위권을 다툴 우리학교와 연세대의 전력분석

4Q

을 위한 방문이었다. 경기 전부터 최부영 감독은 연세대의 우세를 점쳤다.

통한의 마지막 3분

그러나 1쿼터 초반 우리학교가 앞서 나가자 “오늘 고대가 준비 제대로 해 왔네. 연대 수비가 약해”라고 평했다. 우리학교 벤치 뒤에는 삼성 썬더스 이규섭(체육교육과 96)도 함께 했다. 이날 어린 아들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은 이규섭은 경기 내내 후배들을 독려하며 자리를 지켰다. 홍세용의 3점슛으로 43-40으로 역전한 2쿼터 종류 후에는 “2쿼터 후반 역전으로

4쿼터 첫 득점은 유성호(체교07, C)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양 교 모두 두 차례씩 공격을 실패한 4쿼터 2분경, 노승준의 긴 패스가 유성호에게 연결 됐다. 공중에서 공을 받은 유성호는 환상적인 슛을 성공시켰다. 57-56, 장내엔 다시 한 번 뱃노래가 울려 퍼졌다. 연세대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 다. 연세대는 이관희의 개인기에 이은 골밑 돌파와 김승원의 큰 키를

기세를 탄 고대가 끝까지 승리할 것 같다”며 정기전 승리에 대한 염원을

이용한 1:1 공격이 성공하며 57-61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또

밝혔다.

다시 4점차까지 벌어지며 승부의 추가 기울려는 순간, 김태홍의 3점포가 불을 뿜으며 스코어는. 60-61.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연세대가 골고루 선수들을 기용하며 체력을 비축해둔 반면, 우리학교는 교체선수가 부족

3Q 일진일퇴의 공방

연세대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이관희의 골밑 돌파가 성공하며

했다. 선수들의 얼굴엔 지친 표정이 역력했고, 이는 곧바로 플레이로 연결됐다. 실책 그리고 또 실책. 4쿼터 종료 3분 40초 전 61-65로 뒤진 상태에서 김승원에게 허용한 바스켓 카운트는 지친 선수들의 몸을 더욱

1점차로 따라붙었지만, 우리학교는 곧바로 노승준(체교08, PF)의 3점슛

무겁게 만들었다. 경기종료 2분을 남겨두고 스코어는 61-69. 승리의

으로 응수하며 46-42, 4점차 리드를 지켜나갔다. 그러나 10점 차를 뒤집

여신은 끝내 우리학교를 외면했고,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최종스코어

느라 체력을 소진한 탓인지 이어진 2차례의 공격에서 박재현의 어이없는

67-74.

실책이 이어졌고, 연세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김현호(체교07, PG)를 필두로 한 연세대 가드진은 2분간 우리학교의 공격을 무득점으로 봉쇄하 며 단숨에 8점을 올렸고, 46-5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시 한 번위기가

After

찾아왔다. 두 번째 위기에서 고려대를 구한 남자는 노승준이었다. 3쿼터

경기 종료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연세대 선수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외쳤

초반 3점슛으로 슛 감각을 조율한 노승준은 4점차 뒤진 상황에서 또 한번

다. 반면 우리학교 선수들은 그대로 코트에 주저 앉았다. 끝까지 명승부

3점슛을 성공시키며 연세대를 압박했다. 이어진 연세대의 공격이 실패로

를 펼친 선수들이었지만 아무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여름방학 동안 흘린

돌아간 후 노승준은 골밑슛으로 다시 한 번 연세대 골망을 갈랐다. 51-50,

땀방울이 뜨거운 눈물이 되어 정창영과 홍세용의 뺨을 적셨다. 그들은

재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양 교는 이어진 한 차례의 공격을 깔끔하

오래도록 코트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26 SPORTS KU


뜨거웠던 농구코트, 그 뒷 이야기 이영규 기자 / 사진 박인철

정상적으로 하면 연대가 이겨 경기가 시작되기 전 우리학교 벤치 뒤편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농구계 인사들이 속속들이 모이고 있었다. 고대 쪽 벤치 뒤였기에 경기 전망 을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에 대부분의 농구인들은 고대의 승리를 확신하였으나 단 한 분만이 연대의 우위를 점쳤으니… 26년간 경희대 감독자리를 지키고

이민형 감독“졌지만 잘 싸웠다.”

계신 최부영 감독 이었다. 하지만 초반 기세 싸움에서 우리학교가 밀리지 않고

1. 경기 패인은? 경기는 잘 풀어나갔다.

바뀌었다.

앞서나가자 최부영 감독의 말은 “어?! 오늘은 고대가 준비를 잘 해왔네”로

다만 높이가 약해 결과적으로 패한 것 같다. 2. 경기 전 선수들에게 주문한 점이 있다면? 경기를 즐기라고 말했다. 훈련을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즐기면서

어, 조성원이다 비록 야구 중계 이후 이어진 중계이긴 했지만 농구 경기시작 전부터 SBS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말했다.

스포츠 해설진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늘의 해설을 맡은 사람은 현역시절

3. 경기 중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캥거루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조성원. 고대, 연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기

김승원을 막지 못했다. 골밑에서 쉬운 슛을 많이 허용했고, 높이의

때문에 공정한 해설을 기대하고 SBS에서 해설을 맡겼겠지만 그의 옆자리에는

부족을 메우기 위해 선수들이 더 많이 뛰어야 했다. 초반엔 괜찮았는데

NBA 해설로 익숙한 고려대 출신의 이동준 아나운서가 자리하고 있었다.

뒤로 갈수록 체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4. 정기전이 끝났다. 후반기 라운드 전략이 있다면? 패하긴 했지만 정기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름훈련을 충실히 했다.

방금 왔어요. 치열했던 전반전이 끝나고 벤치 뒤에서 취재거리를 찾던 기자가 또 한 명의

10월이면 이정제와 최형석도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와는

고대출신 스타를 만났다. 정기전을 대비해 8월 12일 연습경기를 가졌던 삼성

확연히 다른 모습 보여드리겠다.

썬더스 소속의 차재영(체교04). 차재영은 전반전 경기 어떻게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방금 와서 보지 못했다는 대답으로 멋쩍은 웃음을 지었으나 이내 고대 가 이길 것으로 확신 한다는 얘기로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관희 복근에 빨래하자 프로농구장에서 볼 법한 플래카드가 정기전에도 등장했다. 플래카드의 주인공 은 연세대의 주 득점원 이관희. 이관희가 득점을 올릴 때마다 어쩔 줄 모르던 이 여성분은 경기장에서 참 행복해 보였다. 고대의 선수들도 부럽지 않았을까. 내년 정기전에는 우리측 응원단에도 선수들의 힘을 북돋을 수 있는 플래카드가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홍세용“아쉽고 아쉽다.” 1. 경기가 끝난 후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지난 비정기고연전에서 1점차로 아쉽게 지는 바람에 이번에는 정말 이기고 싶었다. 아쉽고 아쉽다. 그냥 아쉬울 뿐이다. 2. 경기 내용을 돌아본다면 체력부담이 컸다. 상대의 높이를 막기 위해 더 많이 움직였는데 그게 4쿼터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졌 다. 쉽게 들어갈 골이 안 들어갔고, 연세대는 상대적으로 쉬운 골이 잘 들어갔다. 운도 없었다. 3. 남은 후반기 일정 각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겠다. 대학농구리그도 남아있고 아직 경기는 많다. 연세대랑 원정경기도 있고… 정기전은 비록 졌지만 방학 동안 열심히 준비했으니 2학기 대학농구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MONTHLY SPORTS MAGAZINE 27


03 ICE HOCKEY

연세대라는 그 무서운 이름 아래, 恐延症(공연증) 고려대 1 - 8 연세대

1-8. 최근 20년 정기전 역사상 가장 큰 점수 차로 진 경기. 망연자실한 선수들의 눈길은

자연히 관람석으로 향했다. 연세대의 응원소리가 귀에서 요동치는 그 순간, 우리 응원석에는 응원할 힘도 남아있지 않은 듯 자리에 앉아있는 몇몇 학우들만이 경기를 끝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1985년 정기전에서 연세대에 2-11로 패한 이후 최악의 결과, 13년간 정기전 무승의 기록(1998년 이후 13년간 3무 9패. 2007년 미개최)을 남기게 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송지현 이윤빈 민슬기 기자 / 사진 엄재용 강승민

28 SPORTS KU


설렘, 그리고 두근거림 정기전 준비 과정에서 우리학교는 실업팀을 포함, 연습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 력을 보였다. 안양한라와의 경기 후 신상우(체교 06)가 “오늘 경기 하는 것을 보고 후배들 실력이 많이 발전한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올해는 왠지 고대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부할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았다. 러시아 하부리 그팀인 프리모리에와 와세다 대학과의 교류전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를 했기에 ‘올해는 기필코’라는 승리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현실과 가깝게 느껴졌다.

철저한 기싸움 선수단의 좋은 분위기와 더불어 이번 정기전의 주최가 우리학교라는 점도 승리 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했다. 우리학교에서 주최하는 해마다 연대가 홈처럼 쓰는 목동 대신 우리학교 링크장과 빙질이 비슷한 고양누리마루에서 경기를 치 르기 때문에 올해도 경기장 적응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또한 이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심판문제에서도 양교 간 이견을 잘 마무리 지으며 일본인 국제심판 4명 을 섭외해 공정한 판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렇게 학교측은 선수 들이 혹시나 발생할 불리함 없이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었다.

꿈이 현실로? 다른 종목에 비해 관심도 덜 받는데다 경기장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관중석이 꽉 차는 일이 드물었던 아이스하키 경기. 그러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학우들이 찾아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시작된 경기는 양팀 선수들의 적극적인 바디첵과 활발한 움직임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더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된 1피리어드 6 분경, 주장 김우영(체교 07)이 혼전 상황에서 첫 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이 끌었다. 팀을 이끄는 주장으로서 선취골을 성공시키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통한의 3피리어드 그러나 선취골의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인 7분경, 연세대 주장 김상욱의 동점골 이 터졌다. 오진우의 슛을 리바운드 해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킨 것. 연세대 박태환과 우리 학교 안진휘는 계속해서 상대 골문을 향해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그러나 1피리어드 14분, 우리 팀 골대 뒤에서 수비수들의 미 숙한 퍽처리로 연세대에 역전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퍽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김상욱의 도움을 받아 오진우(체교 10)가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 이후 연세대는 이영준(체교 09)과 이봉진(스포츠레저 10)을 중심으 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2피리어드는 양팀의 빠른 공수전개로 시작되었다. 우 리 학교는 신형윤(체교 09)의 드리블을 앞세워 공격을 펼쳤고 이재욱(체교 08) 도 좋은 슈팅을 보였으나 연세대 골리 박성제(스포츠레저 07)의 수비는 물샐 틈이 없었다. 계속해서 공격에 치중하던 13분경 우리 학교 박진규(체교 10)의 퍽을 가로챈 이용민(체교 08)은 단독 찬스로 추가골을 터뜨 렸고 연세대의 사기는 점점 높아졌다. 한 골 차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에 집중하 던 상황에서 실책으로 오히려 점수가 더 벌어졌기에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 는 셈이 됐다. 3피리어드에는 연세대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루어졌다. 간혹 신형윤이 화려한 드리블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연세대의 골문을 열기에는 부족했다. 이후 연세대는 짜임새 있는 수비와 다양한 공격자원을 앞세워 계속 해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4분 김상욱의 추가골과 12분 조형곤(체교 09), 13분 이영준, 14분 이성준(체교 08), 16분 오진우의 골로 1-8 스코어를 만들 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MONTHLY SPORTS MAGAZINE 29


공격 일변도에 따른 수비 붕괴

예기치 못한 부상

경기 시작 전부터 우리학교의 저돌적인 공격과 연세대의 짜임새 있는 수비가

연습경기 때부터 신형윤과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주었던 한승배(체교 09)는

충돌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예상대로 우리학교는 수비보다는 공격에

정기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힘이 좋아 항상 상대 수비진을 힘들게 했던

무게를 두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선제골 이후에 연세대의 골문은

한승배는 정기전 전날 마무리 운동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불운을 겪은 것이다.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다. 아깝게 골대를 벗어난 몇 차례의 슛을 제외하

파워플레이 상황 시 슛을 담당하던 한승배 대신 디펜스인 조태훈(체교 07)이

고 모든 슈팅은 박성제에게 막히고 말았다. 차세대 국가대표 골리 박성제는 가

그 몫을 대신하게 됐다. 이에 대해 한승배는 “작년 정기전 때 같은 조에서

히 신들린 듯한 선방을 보이며 우리 팀의 공격을 저지했다. 그래서였을까. 신형

뛰었다. 그래서 형을 믿었다.”며 정기전을 못 뛰게 된 아쉬움을 달랬다.

윤과 안진휘를 필두로 공격을 전개하던 우리 학교는 3피리어드가 시작된 후 추

하지만 한승배의 공백은 쉽사리 채워지지 못하며 공격에 있어 신형윤이

격을 위해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인 한대희()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공격력

더 큰 부담을 지게 됐다. 정밀검사 결과 한승배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을 강화했다. 그러나 기존 공격수들이 디펜스를 맡음으로써 수비 조직력이 무

상황일 수도 있어 앞으로 남은 대회 준비에도 비상이 켜졌다.

너지고 말았다. 퍽 경로를 예상하기 보단 퍽을 따라다니는 수비를 하면서 반대편에 있던 상대 공격수들을 놓쳤고 정확한 위치선정을 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연세대 공격수의 슈팅에 적극적인 슬라이딩으로 방어하지 못했고 골리가 막은 슈팅을 리바운드 해내지 못하면서 마지막까지 주 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공격이 계속해서 막히자 약속된 플레이보다는 개인에 의한 공격으로 경기를 풀어가려 했고 이마저 막히면서 상대방의 역습에 이끌려 다니게 돼 1, 2피리어드에서 보여준 조직력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끝이 아니다 정기전은 끝났지만 우리학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시즌은 이제부터가 시작 이다. 10월 27일부터 3일간 열리는 ‘제30회 유한철배 전국 대학 아이스하키 대회’를 시작으로 3개 대회를 통해 이번 겨울을 뜨겁게 달굴 준비를 하고 있다. 주장 김우영은 “정기전 결과로 인해 선수들이 기가 많이 죽어있고 분위기도 쳐져 있다. 그렇지만 고연전은 실수였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분위기 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우리 팀원들이 안 다쳤으면 좋겠고 남은 경기들은 승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다가올 시즌에 대한

계속된 패배로 인해 무너진 정신력

각오를 밝혔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차차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그의 마지막 말에, 쉬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마침내 큰 일을

지난 몇 년간 스카우트에서 연세대에 밀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과

이룰 수 있다는 고사성어 愚公移山(우공이산)이 떠오른다. 길었던 명절연휴

연세대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뒤집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에도 추석 당일만 제외하고 운동에 매진하는 선수들을 보며 ‘옛말은 틀린

오히려 정기전 직전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실력은 충분히 낙관적인 결과를

게 없다’는 그 말을 간절히 믿어본다.

점쳐볼 만 했다. 그러나 12년간 승리하지 못했던 기억은 선수들에게 막연한 두 려움이 되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민우(체교 09)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연세대가 곧 역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으며 주장 김우영은 “4번째 골을 허용했을 때 선수들이 추격할 의지가 꺾인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정기전 같은 단기전은 실력만큼이나 정신력이 중요하다. 정신력이 강하고 이길 수 있다는 의지가 크면 경기 내내 선수들끼리 시너지 효 과를 낸다. 하지만 몇몇 선수의 정신력이 무너지면 팀 전체가 한번에 무너질 수 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학교는 시작부터 경기를 힘들게 풀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연패에 빠진 팀이 아무리 추슬러도 그 악몽에서 벗어나기 힘들 듯 선수들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12년 무승의 기록은 팀 전체에 너무나도 큰 짐이었는지도 모른다.

30 SPORTS KU


04

RUGBY 내년에는 웃자! 고려대 20 - 38 연세대

새벽 내내 거칠게 몰아치던 비바람에 혹시나 경기가 취소되지는 않을까 걱정한 학우

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같이 럭비 경기 시작 전에 빗방울은 잦아들었고, 관중석은 하나 둘 빨간, 파란색으로 채워졌다. 2010년 정기전 첫째날의 전적은 1무 2패. 그 어느 때보다도 승리에 목말라 있던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기다리던 럭비 경기가 시작됐다. 박영미 기자 / 사진 SPORTS KU

고연전, 럭비 너만 믿는다! 아니, 믿었다….

연세대의 깜짝 라인업 변경

다. ‘사실 대학교 2학년 때 양배전(양정고와 배재고 OB

고연전이 지금과 같이 5개 종목의 양교 정기 대항전으

우리학교는 유제민(09), 조은성(07), 최동훈(07), 최민

들의 럭비 경기)에서 양정고 동기인 고려대 서인수(체

로 자리잡은 1965년부터 지난 2009년까지, 첫날 야구,

석(08), 이대희(07), 이학섭(09), 이원태(07), 김현수(07)

교 07, F.B)가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되어 풀백

농구, 아이스하키 이 세 경기로 정기전 총 전적의 승패

가 포워드 포지션으로, 추호영(08), 김민우(07), 유성용

으로 출전한 적이 있었어요. 여태까지는 내내 S.O로 뛰

가 확정된 적은 단 6번 (67,68,74,87년-승/ 85,91년-

(09), 김인규(07), 김남욱(08), 이기태(07), 서인수(07)가

었는데, 풀백으로 뛴 올해 정기전 끝나고서 칭찬을 제

패)이었다. 올해 역시 첫째날 1무 2패의 성적을 거두고

백스 포지션으로 출전하였다. 14번 윙으로 출전이 예

일 많이 받은 것 같아요(웃음)’라고 말하는 이의규다.

맞붙는 둘째날 럭비 경기에 (비록 ‘승리’는 물 건너 갔

상되던 장건일(09)은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다리 부

이 선수는 후반 34분에 연세대에 다섯번째 트라이를

지만) ‘역시 라이벌답군’무승부냐, ‘점점 이겼던 기억을

상을 당해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놀라운 것은 연세대

안겼고, 이날 양교 통틀어 경기의 키 플레이어로 손색

잃고 있다…’ 패배냐가 달려 있었다.

라인업의 깜짝 변화였다. 10번이어야 할 이의규(연세

이 없을 만큼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게다가 축구 경기가 있기 직전, 같은 경기장에서

대 07, S.O)가 15번을 달고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

열리는 터라 럭비 경기의 승패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는 것이다!

축구에 전달되는 부담까지. 결과적으로 올해에도 역시

전반전, (TRY) 기다리다 지친다 초반부터 밀고 당기는 게임이 계속되었다. 우리학교는

럭비의 패배가 1승 1무 3패라는 정기전 총 전적과 같

연세대,‘이의규’ 카드 대~성공!

강한 파워를 앞세워 연세대를 거칠게 몰아 부쳤지만,

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18점차로 크게 진 럭비의 원수

이의규 선수가 풀백 포지션 체인지를 제안 받은 것은

연세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어라, 파워 면에서는

를 축구가 3점차로 크게 갚으면서 그나마 위로 받으며

연세대가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8월이었다고 한

우리학교보다 한 수 아래였던 연세대였는데…? 여름

정기전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다. 연세대 김도현 감독은 S.O 포지션을 소화하던 이의

합숙 중에 특히 힘과 체력을 기르기 위해 열심히 훈련

규에게 ‘좀 더 확실한 하나’가 필요하다며 풀백 자리를

했다고 하더니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가 보다.

제안했고, 그는 한 번 해보겠다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

첫 득점 역시 연세대에서 나왔다. 전반 25분, 최연소 MONTHLY SPORTS MAGAZINE 31


02

01

03

국가대표로 선발된 바 있는 박종열(연세대 09, Prop)이

이어지는 공격에서 차분히 트라이를 성공해냈다. 우리

많이 했다고 하는데, 너무 열심히 훈련한 탓에(!)

120kg이 넘는 체격으로 우리학교의 수비를 무너뜨리

학교에 안긴 첫 트라이였다. 이어진 컨버전 킥 역시 서

체력이 바닥난 걸까? 답은 ‘킥’에 있었다. 우리학교가

며 트라이를 성공시킨 것이다. 이후 주어진 컨버전

인수가 성공시키며 10-12, 단 2점차로 연세대를 따라

거친 몸싸움과 수차례의 스크럼을 통해 연세대 진영을

킥을 이세호(연세대 07, C.T.B)가 성공시켜 0-7이 된

붙었다.

파고들어 인골 라인 직전까지 가면, 연세대는 킥으로 볼을 걷어내곤 했다. 김용회 코치는 ‘이날 연세대의 킥

상황에서, 우리학교의 공격이 번번이 인골라인 직전에서 막히며 기다리던 트라이는 나오지 않았다.

후반에만 5개의 트라이 내줘

거리가 굉장히 길었다. 우리학교가 힘들게 공격을 풀어

전반 35분, 이의규를 대신해 S.O로 출전한 박홍식

김현수의 트라이로, 이제는 페널티 골 하나만으로도

가면서 체력소진이 컸던 반면, 연세대는 킥 한방으로

(연세대 08, Wing)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 골을 우리

역전시킬 수 있는 스코어가 되었다. 학우들의 응원 열

간단하고(!) 쉽게 공격과 수비를 해나갔다. 그러다 보니

학교 전담 키커 서인수가 성공시키며 3-7로 전반을

기는 갈수록 뜨거워졌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와는

마무리 했다.

달리, 연세대는 팀의 장점인 빠른 스피드를 이용하여 우리 진영을 파고들며 압박했고, 결국에는 김광민(연세

우리 선수들의 체력도 그렇고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 았다. 후반 끝날 무렵에는 연세대를 압박해 줄 선수들 이 부족했고, 그로 인해 연속 트라이를 내준 것이 아쉽 다’라며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김현수의 ‘미친 존재감(!)’

대 07, Wing), 황승업(연세대 08, No.8), 이의규, 신영진

후반 초반, 연세대의 저돌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인골

(연세대 07, Prop)에게 차례로 트라이를 내주며 승부를

라인까지 끌고 가는 아찔한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되었

돌이키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연세대는 전통적으로

고, 후반 7분에는 이의규의 돌파에 이어 김지웅(연세

백스 포지션에서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 180cm 이상

이 우리학교에 두 번째 트라이를 안겨 구겨진 자존심

대 07, H.K)이 트라이를 성공시키며 점수를 3-12, 9점

의 신장을 갖춘 선수들이 많고, 스피드 역시 매우 빠르

을 만회했다. 정기전이라는 큰 무대에 첫 출전하여 트

차로 벌려 놓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김현수(체교 07,

다. 그날따라 성큼성큼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연세대

라이를 성공하다니, 앞으로 남은 2번의 정기전에서 최

No.8)가 있었다. 전반에는 여러 차례 독주와 돌파로 학

선수들의 모습이 두드러져 보였다.

목환의 활약을 기대해 볼 만 하겠다. 서인수 선수는 트

우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더니, 후반전에는 눈 깜짝할

자존심 만회 트라이, 그리고 100%의 킥 성공률 후반 37분, 교체되어 들어온 최목환(체교 09, Flanker)

라이 이후 주어지는 컨버전 킥 2개와 상대의 반칙으로

새에 이 쪽에서 공격, 정신차리고 보니 저쪽에서 수비.

킥 한방의 위력

얻어낸 페널티 골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100%의 킥

그라운드를 넘나들던 김현수는 후반 11분, 라인아웃에

우리학교는 전력상으로는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성공률을 보였다.

서 볼을 따낸 이원태(사체 07, Flanker), 재빠른 돌파로

어쩐지 선수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

인골 라인 근처까지 접근한 유성용(사체 09, Wing)으로

같아 보였다. 송추에서의 합숙 동안 체력 훈련을

32 SPORTS KU


“원래 알면서도 당하는 게 스포츠니까…” 김용회 코치 연세대에서 이의규가 포지션 바꿔서 나올 거라는 거 누구도 예상 못한 건가요? 경기 전에 소문이 나서 확실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어 그럼 대비책도 마련하셨던 거에요? 그렇지. 하지만 원래 알면서도 당하는 게 스포츠니까…(웃음)

04 엇갈린 희비

Photo 01. 드디어 나왔다! 우리학교 에이스 김현수(체교

See you again~!

최종 스코어는 20-38. 노사이드가 선언되자 벤치에 있

07) 선수가 우리학교의 첫번째 트라이를 성공시키

던 연세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전원은 그라운드에

고 있다. 이것이 바로 국가대표급 트라이!

경기장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그라운드

뛰어오르며 승리를 만끽했고, 우리 선수들은 고개를 숙

02. 엇갈리는 희비 노사이드가 선언된 후, 경기장

위에서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체구를 자랑하며

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에 있던 연세대 모든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

럭비공을 던지고 있던 두 남자. 뉴질랜드의

선수들도 보였고, 우리학교 김성남 감독, 김용회 코치,

을 나눴다. 허탈한 듯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Gerald(사진 위), Lalo(아래) 코치가 작년에 이어

뉴질랜드에서 온 Lalo, Gerald 코치 모두는 선수들을 격

빠져나가는 이대희(체교 07)선수.

올해에도 정기전 대비 훈련을 위해 일찌감치

려했다. 지난 6월 대통령기에서 연세대를 꺾으며 우승

03. 트라이 찍으러 갑니다 연세대 선수들을 따돌

우리학교를 찾은 것이다. 포워드 코치인 Lalo와

한 우리학교는 분위기를 이어 정기전 승리 의욕을 불

리고 차분하게 인골라인으로 달려가는 최목환(체

백스 코치인 Gerald는 럭비부와 합숙훈련을 함께

태웠지만, 2008년의 패배, 2009년의 아쉬운 무승부에

교 09). 우리학교에 두번째 트라이를 안겼다.

하며 선수들이 경기를 읽는 능력과 전술들을 몸에

이어 3년간 정기전에서 무승 행진을 이어가게 되었다.

04. 당신을 ‘킥인수’로 임명합니다 서인수(체교

익힐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리고 기자에게는

07)선수는 주어진 킥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자신

술자리에서 할 수 있는 뉴질랜드 게임을 혹독하게

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지도(!)하고 정기전 다음날 고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MONTHLY SPORTS MAGAZINE 33


05 SOCCER

이보다 더 완벽한 승리는 없다! 고려대 3 - 0 연세대 이혜진 기자 사진 SPORTS KU

2010 정기전의 결과는 예상보다 참혹했다. 믿었던 야구에서의 무승부 그리고 농구, 빙구, 럭비에 서의 뼈아픈 패배까지. 1무 3패의 결과를 보며 누군가 가 말했다. “다른 건 다 져도 축구만 이기면 된다”고. 그리고 정말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졌다.

선발 라인업의 변화 최후의 일전을 앞둔 서동원(체교 92)코치가 꺼내든 카드는 ‘투 톱’이었다. 거의 변화 가 없을 정도로 4-2-3-1 포메이션을 유지했던 올 시즌이었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베스트 11엔 거의

박희성

유준수

변화가 없었지만 수비력을 지적 받았던 오른쪽 풀백 김남걸(체교 08)을 빼고 미드필드 어디서나 활용 가

유준수 전민관

박정훈 최성근

송원재

박형진

이용

능한 최성근(사체 10)을 오른쪽 측면에 위치시켰다. 전방엔 두 명의 공격수가 자리잡았다. 박희성(체교 최성근

박정훈 송원재

정재용

김동철 노동건

정재용

09)을 투입시켜 유준수(체교 07)와 투톱을 형성함으로써 우리학교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 술이었다. 올 시즌 우리학교의 최전방을 전담했던 유준수를 쳐진 스트라이커로 내리고, 최전방에는 박희 성이 위치했다. 그리고 서동원 코치의 전략은 완벽히 맞아 들었다.

김남걸

박형진

이용

김동철 전민관 노동건

박희성의 존재감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청소년 대표팀에 기용된 데 이어 이번 아시안 게임 대표 팀에 까지 이름을 올린 박희성. 대표팀에 차출될 때 이외에는 U리그에 출전할 만도 하지만, 올해는 잔 부 상에 시달리며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때문에 우리학교 축구 경기에서의 그의 존재감은 미미한 것이나 마 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정기전에서는 우리학교의 매끄러운 공격 전개가 모두 ‘박희성 덕분이다’라

기존 라인업

2010 정기전 선발라인업

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존재감이 대단했다. 박희성은 최전방에서 수비수들과 경합하며 공중볼을 따내 제 공권을 장악한 것은 물론 다른 선수들의 공격 전개를 도울 수 있는 임무를 수행했다. 유준수의 활발한 움직임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박희성 덕분이었다.

34 SPORTS KU


무너진 연세대의 오른쪽 라인

경기보다 더 재미있는 Behind Story

연세대는 최전방에 위치한 김은총(연세대 08)을 공략하며 우리학교에 맞섰다. 최

이희재 기자 / 사진제공 이다영

후방 수비수들이 긴 패스로 한번에 공을 올려주면 김은총이 헤딩을 따내고, 오른 쪽 측면에 위치한 윤승현(연세대 07)의 발재간을 통해 공격을 만들어가는 전략이 었다. 우리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원이 약한 그들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최전 방으로 올라오는 패스는 우리학교의 센터백 이용(체교 07)과 김동철(체교 08)에게 걸리기 일쑤였고, 그나마 ‘믿을 맨’으로 통하는 윤승현이 부진하며 공격 전개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미드필드에서의 빠른 패스를 통해 계속해서 공격 기회를 만 들어냈던 우리학교와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안정된 수비와 막강한 공격력이 만들어낸 승리 우리학교는 이용-김동철이 이끄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 전개를 통 해 연세대의 수비를 무너트렸다. 미드필드에 위치한 송원재(체교 07)와 정재용(체 교 09)이 연세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역할을 제대로 해 내면서 더욱 더 안정된 수 비를 보여줄 수 있었다. 공격진에 위치한 선수들은 누구 하나 빠트릴 것 없이 전부 베스트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였다. 박희성의 투입으로 최전방에서의 역할 부담이 줄어든 유준수가 상대 수비를 헤집고 다니며 좌, 우로 패스를 벌려줬고 측면에 위치한 박정훈(체교 07), 최성근과의 유기적인 패스를 통 해 계속해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갔다. 박정훈의 왼쪽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무뎌진 연세대의 오른쪽 라인을 무너트리기에 충분했다. 정기전 마지막 경기의 승리는 고 려대 쪽으로 점차 기우는 듯 했다.

당찬 새내기들의 활약 첫 골은 최성근과 박정훈의 합작품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최성근이 왼쪽에 위치한 박정훈을 보고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박정훈이 논스톱 발리슛

“연세야!” 전반이 끝날 무렵, 우리 진영 왼쪽에서 연세대 풀백 이원규(연세대 07)가 드리블을 하자 벤치에 앉아있던 우리 학교 선수 중 하나가 갑자기 이원규를 향해 “원규야! 연세야!”라고 외쳤다. 도통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덕분일까, 김동철(체교 08)과 이용(체교 07)의 탄탄한 수비벽에 막혀 연세 대의 공격은 무위로 끝났다. 노동건 “나는 한 게 없다” 경기 종료 후 수고했다고 말하는 선수들을 향해, 노동건(체교 10)은 겸손하게 “나는 한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정말 한 게 없을까? 노동건의 두 차례 선방으로 우리 학교는 결정적 위기를 모면하면서 3 대 0 의 무실점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막내답지 않은 침착함과 노련함으로 우리 학교의 골대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노동건! 다음 고연전에서도 그의 활약이 기대 된다. 세 번째 골에 대한 난무하는 추측 박지승? 김경중? 유상희? 대체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쐐기골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결국 그 주인공은 유상희(체교 08)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중(체교 10)이 쏜 슛(이라고 쓰고 슛터링이라고 읽는다)이 유상희에 발에 맞으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 기자들이 있었던 위치에서는 김경중이 볼을 찼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고, 골이 들어간 직후 김경중이 워낙 다이나믹한 액션을 취했기에 김경중이 골을 넣은 것이라 철썩 같이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각종 언론에서는 서로 다른 선수를 마지막 골의 주인공으로 지목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진 판독 결과 마지막 골의 주인공은 유상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13번 박지승(체교 07)은 그저 14번인 유상희와 번호가 비슷하단 이유로 골의 주인공이라는 기분 좋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으로 그대로 골문 안으로 꽂아 넣었다. 골을 만들어낸 두 주인공, 박정훈은 올해 졸업을 앞둔 4학년이고 최성근은 올해 우리학교에 입학한 10학번 새내기 선수이

최승돈 어록

다. 10학번 새내기 선수가 정기전이라는 큰 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은 쉬운

고파스에서 최고로 인기가 좋은 글들만 올라간다는 ‘추천 게시판’. 9월 11일, 그 곳을 점령한 하나의 글이 있었으니..바로 KUBS 축구 중계 에서 불꽃같은 애드립을 선보인 최승돈(영교 87) 아나운서의 어록이었다. 최승돈 아나운서는 연세대 방송국 YBS 출신인 전현무 아나운서를 과거와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정기전에서는 모두 세 명의 10학번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앞서 언급한 최성근, 믿음직한 골키퍼인 노동건(체교 10), 슈퍼서브 김경 중(체교 10)이 그 주인공들이다. 최성근은 중원과 오른쪽 측면을 넘나들며 재치 있 는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노동건은 두 차례의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유망주 골키 퍼의 위용을 뽐냈다. 부상으로 빠진 박희성을 대신해 투입된 김경중은 측면에서의 빠른 움직임을 통해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기도 했다.

현재가 모두 없는 ‘전현무’(前現無)라고 칭하는 한편, 연세대 선수들에 대한 깨알 같은 비방을 선보이며 고려대 학우들의 전폭적인 인기를 얻었다. 어록이 너무 많아 다 소개할 수 없음을 양해 바라며, 축구부의 기분 좋은 승리도 즐길 겸 고파스 ‘미디어’ 게시판에 있는 KUBS 축구 중계 동영상을 틀어 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승리 후반 45분이 채 종료되기도 전에 우리학교 응원석에서는 “이겼다, 이겼다”라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한 치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지 만, 3-0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이 정기전 축구의 승리는 완벽히 우리학교의 것 이었다. “이겼다”라는 연호를 들으며 우리학교의 주장인 이용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모두가 경기장으로 달려 나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직후 만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서동원 코치는 “어느 하나 빼놓 을 수 없이 모든 것이 완벽히 들어맞은 승리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축구 부 선수들은 단상에 올라가 뱃노래를 불렀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학우들과 함 께 승리를 자축했다. MONTHLY SPORTS MAGAZINE 35


01

02

Photo 01 경기 시작 전 박정훈(체교 07)과 유준수

(체교 07)가 손을 맞잡고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03

Interview 박정훈

02 아뵤~ 박정훈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03 김경중이냐, 유상희냐. 골의 주인공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세번째 골 장면.

김경중이 전방을 향해 슛터링(슛+센터링)

을 올렸고, 유상희가 골대로 쇄도하며

골을 만들어냈다.

04 쐐기골의 주인공 정재용이 골을 넣은

직후 보란듯이 운동장을 질주하고 있다.

05 고려대 출신 선수들의 모교 사랑은

SPORTS KU 정기전 특집호 축구 전력분석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주목할 만한 우리학교의 선수로 박정훈(체교 07)을 선정했고, 그 예상은 완벽히 들어맞았다. 그림 같은 첫 골을 넣으며 우리학교의 승리를 이끈 박정훈을 만나 정기전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해 보았다.

계속된다! 쭉~! 정기전 당일, 후배들이

뛰는 목동 주경기장을 찾은 서정원

(경영 88) 올림픽대표팀 코치와

김대의(체교 93) 수원 삼성 플레잉코치.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첫 골을 넣었다.

서동원 코치의 1년 후배인 김대의는 경기

기분이 어땠나.

직후 서 코치와 축하의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또한 경남 FC의 이용래(체교 05),

주위에서 내가 골을 멋지게 넣었다고 했는데,

이경렬(체교 06) 선수와 강원 FC의

권순형 (체교 05) 선수가 경기장을 찾아

학우들과 함께 후배들의 승리를 기원했다.

글 이혜진 / 사진 이정민

사실 나는 그 순간이 잘 기억이 안 난다. 골망이 출렁거리는 것을 보고 난 후에야 골인 줄 알았다. 경기가 끝난 후 총장님께서 역사에 남을 멋있는 골이라고 하셨는데 그제야 실감이 났다.

36 SPORTS KU


03-1

05

05-1

04

정기전에서 이길 수 있었던 이유가

경기 후 4학년들끼리 특별히 나눈

올해가 끝나가는데, 목표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야기가 있나.

정기전이 끝나고 나서야 한 해를 바쁘게 달려

연세대 신재흠 감독님께서 “1,2학년들의 경험이

계속 “해냈다”라는 얘기를 서로 했다.

왔다는 것을 느꼈다.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부족했던 것이 패인이었다”라고 했는데, 사실

이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휴식기간을 가지면서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도 같은 입장이다. 준비한 대로 잘 되어서 승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4학년 선수들이

정기전 특집호에서 주목할 선수로 선정

그러나 프로에 가면 계속 운동만 하게 될 것이기

자기 역할을 너무 잘 해줬다. 연세대는

되었다.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나.

때문에 마지막으로 여가생활도 즐기면서

김동희를 중심으로 하는 빠른 공격과 공중볼에 이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마지막 경

후배들하고 정겹게 지내고, 4학년 동기들과도 좋

어 세컨볼을 이용하는 공격을 하려고 했는데, 우

기인 것처럼 뛰겠다”라고 했는데, 그런 말을 하고

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리가 잘 차단했다. 양 팀 감독님의 지략 대결에서

나니 더 책임감이 커져서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

서동원 선생님이 이긴 것 같다. 유준수

다. 1,2,3학년 때는 정기전 전날 잠이 잘 왔다. 그

졸업을 앞두고 있다. 후배들에게 하고

(체교 07)가 쳐진 스트라이커로 기용되는 것을 경

러나 이번에는 잠이 잘 오지 않았다. 4학년으로써

싶은 말이 있다면.

기 직전에야 알았을 정도다.

내가 뭔가 해내야겠다는 부담감

4학년들이 졸업하면 허전한 느낌이 많이 들 것이

때문이었다. 경기가 잘 풀리도록 골을 넣어야

다. 다 거쳐가는 과정이니 금방 극복할 것이라 생

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도를 많이 하며 잠들었다.

각한다. 개개인의 능력 보다는 서로 친하게 잘 지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성적에 연연

1무 3패의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는데.. 다들 “다른 경기는 다 져도 축구만 이기면 된다”

목동에서 열린 첫 정기전이다. 어땠나.

라고들 한다. 그런 부분이 더 부담이 될 수도

사실 처음 적응훈련을 했을 때는 경기장 규모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전 경기들이 좋은 결과를 내

작고 웅장한 감이 덜 해서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

지 못해 좀 더 홀가분하게 뛸 수 있었던 것

러나 규모가 작은 것이 오히려 응원단과 학우들

같기도 하다. 다른 부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을 많

이 꽉 차 보이는 느낌을 줘서 ‘응원을 열심히 하

이 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졌지만 내

는’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이

년엔 꼭 이길 수 있다고 전해주고 싶다.

겼기 때문에 목동이 좋다. (웃음)

하지 말고 즐기면서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

MONTHLY SPORTS MAGAZINE 37


06 MVP

승리를 불러온 사나이, 서동원 김소연 기자 / 사진 엄재용

무승부와 잇따른 패배.. ‘아, 이번 정기전때는

지고 가는 처량한 연대생에게 뱃노래를 불러줄 수 없는 것인가..’ 하고 좌절할 때쯤. 2010년 정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축구에서, 연대에게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3대 0이라는 퍼펙트한 쾌거를 거두었다. 정기전을 준비한 선수들의 노력도 단연 무시할 수 없지만, 종료 휘슬이 불리기도 전에 ‘이겼다!’를 외칠 수 있게 만들어 준 건 서동원(체교 92) 코치 덕분이었다. 2010 정기전 최고 수훈공신인 서동원 코치를 이번 고연전 MVP 로 선정, Messiah, Victory, Philosophy로 나누어 그를 집중 조명해보고자 한다.

김소연 기자 / 사진 엄재용

38 SPORTS KU


Messiah 1무 3패. 믿었던 야구에서도 9회 말 아쉽게 동점을 허용, 그 외 종목에서도 승전고는 울리지 않았다. 상황은 야구에서 승리를 거둔 상태였던 작년보다 더 심각했고, 선수와 감독이 짊어져야 할 부담감은 가중되었다. 그렇지만 학우들이 잠실을 날려버릴 듯한 기세로 응원하고 있었다. 남은 축구경기만을 위해서. 축구부의 승리를 위해서. 축구부는2만 학우들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고, 따라올 수 없는 점수 차로 연세대를 압도해버렸다. 참 오랜 기다림이었다. 한 줄기 희망의 빛이 고대 진영을 환하게 비추는 순간이었다. 서동원 코치는 꼼꼼한 전술을 바탕으로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냈고 다른 네 개 부가 이루진 못한 신화를 이뤄냈다. 그는 과연 2010 정기전의 구세주였다.

Victory

Philosophy

Scene #1 옛 말에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했다. 아무리 훌륭한 용병들을 갖추었어도 상대를 모른 채 자기 전술 익히기에만 급급하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요, 한강에 돌 던지는 꼴이 되어버린다. 서동원 코치는 올해 연대 선수들의 강점과 약점을 철저하게 분석했 고, 정기전을 충실히 준비,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선수들을 엄하게 가르치는 감독 이전에, 고대의 선배로, 더 나아가 축구 인생의 조언 자로 선수들에 대한 서동원 코치의 애정은 남다르다. 당장 경기장에서만 보여지는 플레이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세상 과 미래를 향한 눈으로 선수들을 보살피고 코치한다. 그만의 지도 철학은 무엇일까.

창과 방패의 승부 연대의 방패 = 탄탄한 중앙 수비수 VS 고대의 창 = 유준수와 박희성의 공격력

서동원 코치 “연대는 이번 리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다가 중앙 수비수 들이 아주 뛰어나다. 그 벽을 뚫으려면 우리도 강력한 무기가 있어야 했다. 그의 무기는 바로 박희성(체교 09)와 유준수(체교 07)를 동시에 기용,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박희성이 올해 초부터 잔 부상에 시달려, 올 시즌 초부터 두 선수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땅치 않았지만, 다행이 정기전 때 선수들 이 기량을 십분 발휘했고, 두 선수의 큰 활약 덕분에 연대를 제압할 수 있었다.” Scene #2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서동원 코치는 과감히 유능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다소 무리 수가 아닐까 싶었지만, 유망한 10학번 선수 들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다. ‘고대’라는 마크를 단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최성근 (이하 체교 10), 김경중, 노동건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서동원 코치 : “이번 정기전에서 어린 새내기들이 활약해준 부분은 분명히 있다. 골키퍼 노동건과 최성근은 좋은 활약으로 보탬이 되었고,김경중은 득점까지 해냈다. 모두 우리나라 국가대표 청소년 팀에 소속 되어 있는 선수들이고, 정기전 경기력만 봐서는 앞으로 그 이상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첫 정기전이었던 만큼 어린 선수들이 긴장을 했지만, 정기전에서 그들의 밝은 전망을 발견했고, 이 선수들이 주축으로 성장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 라 기대한다.”

얘들아, 우리도 세계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 서동원 코치 : “나만의 철학이라.. 모교에 처음 올 때부터 변함없이 마음 속에는 후배들에게 내가 좋은 선배로서 안내를 해줘야겠다, 축구선수로서 후배들 보다 몇 년 먼저 비슷한 길을 가봤기 때문 에 그 길을 안내하는데 용이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선수들을 대한다. 지도라는 게 전에 축구를 해봤다고 해서 이렇게 저렇 게 (내 경험, 내 생각대로만) 하자고 하면 안 된다. 선수들을 위해서 요즘 현대 축구 의 트렌드나 현대축구에 필요한 구체적 요 소들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적용해 본다. 또 언론 축구가 발달해서 질 좋은 축 구를 접할 기회가 많으니까 그걸 보면서 선 수들에게 우리도 세계적인 축구를 할 수 있 다고 북돋우고 구체적인 요소들을 심어주 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기전 출전 전 서동원 코치는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 다’던 약속을 지켰다. 인터뷰를 끝내기 전 서동원 코치는 수고한 선수들을 향해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 벅찰 만큼 선수들 은 그 동안 저와 같은, 아니 저보다 더 많 은 고통과 인내를 겪으면서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선후배 간에 진한 감동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학년과 관계없이 희 생정신을 발휘하고 있고, 주위 선수들을 배 려하면서 팀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매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감 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MONTHLY SPORTS MAGAZINE 39


SPORTS IN

모두가 어우러져 즐거웠던 시간

고연전그리고어울림

차두리(신방 99)는 고연전을 일컬어 ‘전쟁이 아닌 축제’

라고 했다. 비록 경기는 졌어도 승자와 패자가 마지막엔 화합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고연전의 정신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가 끝나면 뒷풀이가 열린다. 올해는 우리학교가 주최하기 때문에 안암에서 ‘기차놀이’가 열렸다. 고대와 연대가 화합 하고 즐기는 축제의 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말 그대로 ‘학번불문, 남녀불문, 노소불문, 국적불문’이었다.

이윤빈 기자 / 사진 교우회 제공

40 SPORTS KU


02

03

04

05

07

06

PHOTO

01

01 고연전이 열렸던 이틀 동안 비 소식에 경기가

이 모여 사진 한 장! 05 ‘너희들만 즐기냐? 우리도

취소될까 노심초사했던 우리들. 그렇지만 굵은 빗방울도

즐겁다!’ 신촌과 안암은 가깝고도 먼 거리. 고연전 뒷풀이

학우들의 응원을 막을 순 없었다. 02 고대와 연대 학우들

가 아니면 안암에 오기 힘든 연대 학우들이다. 경기도

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힘껏 응원을 하고 있다. 승자는 과

이겼겠다, 이참에 마음껏 즐기고 갈 것이라던 연대 학우들

연 누가 됐을까? 03 기차놀이의 백미는 선배들이

이 익살스런 표정을 지었다. 06 말은 안 통해도 즐거운 분

사주시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 재학생과

위기는 퍼지는 법. 난생 처음 경험했을 고연전은

교우가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있다는 것도 고연전의

외국인 학우들에게도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04 고연전 뒷풀이는 교우들이

이다. 07 ‘앗 이분은 총장님?’참살이길에 이기수 총장님이

오랜만에 모이는 장이 되기도 한다. 재학생들을 보며

나타나셨다. 총장님도 우리학교 교우이시기에 축제를 즐기

학창시절을 추억하고 현재의 근황을 주고받는다는 교우들

는데 빠질 수 없었다는 후문!

MONTHLY SPORTS MAGAZINE 41


CLUB

YT, 그라운드를 빛내는 하얀 옷의 젊은 호랑이 모두가 하나되어 즐겼던 정기전, 이틀 간의 대 축제를 위해 남 모르게 여름내 땀을 흘린 이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고려대학교 응원단 기수부 Young Tigers. ‘젊은 호랑이’처럼 패기 넘치던 그들을 만나 보았다. 이승하 기자 / 사진 이정민 김원범

Schedule

방학 중

오전 9시 오후 10시

녹지 운동장 집합 체력 단련 및 동작 연습 점심 식사 동작 연습과 기술 연습 체력 단련 해산

학기 중

오전 7시 30분

녹지 운동장 집합 응원곡 레퍼토리 연습 동작 연습 학교 수업 응원곡 레퍼토리 연습 동작 연습 및 간격 배치 훈련

정기전 당일

오전 6시 30분 오후 9시

잠실 및 목동 경기장 집합 정기전 경기 활동 경기가 끝난 뒤 구장 뒷정리 해산

정기전 시합이 펼쳐지는 경기장 한 쪽에서 하얀 복장에 흰 장갑을

낀 채 힘찬 응원 동작을 취하던 이들을 기억하는가. YT라는 이름으로 학 우들에게 더 친숙한 고려대학교 응원단 기수부 Young Tigers이다. 정렬한 채 깃발을 세차게 휘두르기도 하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사불 란(一絲不亂)하게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입이 떡 벌어진다. 이토록 완벽한 동작을 구사하기 위해 YT 단원들은 모처럼 찾아온 방학의 여유도 반납한 채 그간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했다고. 그 엄청난 스케줄을 여기 공개한다.

잠실에서도 목동에서도 흰 옷자락을 나부끼며 적극적으로 동작을

펼치던 YT 단원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뜨거운 열정을 보다 생생히 담기 위해 정기전 이튿날 당일, 목동 주경기장 북문 근처에서 현재 YT를 이끄는 남정환 학우(국제학부, 09학번 기장)와 김 민 학우(이학5반, 10학번 기장)를 직접 만났다. 조금 전까지도 그라운드 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두 사람은 덥고 습한 날씨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도 무척 밝은 표정이었다.

42 SPORTS KU


Interview 남정환, 김민 학우 YT에 입단하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는지.

활동 중 어떤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남정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학교와 학우들

김민 역시 기수부 활동 자체의 의미겠죠. 응원단이

전체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이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도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엔 학우들이 우리를 보고 응원

실제 활동하는 1년간 딱 여기에만 제대로 임하게 된다

을 따라하거든요. 그럴 때면 우리가 정기전과 학교, 학

는 점에서 끌렸던 것 같아요.

우들을 위해 한몫 하는구나 싶어 뿌듯해져요, 그만큼

김민 원래부터 응원단에 들어가고픈 생각이 있었어요.

더 열심히 훈련을 해서 완벽한 동작을 보여줘야겠단

그러던 중 3월 5일에 있었던 신입생 첫 응원 OT를 갔

생각도 들고요. 네, 아까 정환형이 말했듯이 의미있다

다가 여기로 마음을 확실히 굳혔죠.

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활동을 하며 겪었던 어려움은 없나요?

학우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따로 있나요?

김민 훈련도 힘들긴 하죠. 하지만 그보다동기들 간에

남정환 우리 기수부가 응원단에서 가장 학번이 낮은

틀어지는 일이 생기는게 훨씬 더 힘들고 괴로워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일반 학우들이 볼 때는, 응원단

다만 그런 상황을 말로 잘 풀어 동기들 사이가 전보다

측에서 기수부에 가장 힘든 일을 많이 주고 고생을

더 돈독해지게 되면, 그 기쁨이나 감동은 정말 말로 다

시키는 것으로 보이나 봐요. 새내기들이 워낙 하도 여

표현할 수가 없어요.

기저기 뛰어다니다 보니까. (웃음) 그런데 사실은 그렇 지 않거든요. 우리 응원단 모두가 다 함께 열심히 하고

현재 YT를 이끄는 입장에서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같은데요. 남정환 뭐, 원래 어느 집단이든 장(長)이라는 자리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다면.

자체가 항상 힘든 편이잖아요. (웃음) 맡아서 처리

김민 짧다면 짧은 여름이었네요. 고생이라기보다는 즐

하거나 신경 쓸 일도 많고. 그렇지만 모두 잘 따라주는

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뜻 깊은 경험이었고요. 앞

데다 굉장히 의미 있는 활동이라 생각해서인지 그리

으로도 많은 학우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깊은 이해

힘들게 느껴지지 않네요.

부탁 드려요. (웃음) 감사합니다.

MONTHLY SPORTS MAGAZINE 43


RISING STAR

SPORT CLIMBER

김자인 44 SPORTS KU


김자인, 고대를 넘어 세계를 정복하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인공 합판이나 건물 벽면에

온식구가 클라이머

구멍을 뚫거나 인공 손잡이를 붙여서 만든 인공 암벽을 기어오르는 레저 스포츠다. 비교적 일반에 잘 알려진 종목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 하고 있는 추세라 서울시 곳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실내 암벽등반장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스포츠 클라이밍 종목에서 한국인으로서는 당당히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이가 있으니 바로 김자인(체교 07)이다. 올해만 해도 벌써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그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한창 시즌 중이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녀를 SPORTS KU에서 만나봤다.

김자인의 가족은 클라이밍으로 똘똘 뭉쳐있다. 김자인의 부모님은 산악회 활동을 인연으로 결혼에 골인했고, 특히 어머니인 이승형씨는 현재 대한산악연맹 1급 심판으로 활동 중이다. 두 오빠인 김자비, 김자하 역시 함께 같은 팀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자인은 “가족 모두가 클라이머다보니 어렸을 때부터 가족끼리 암벽등반장이나 산에 놀러가는 일이 많았다”며 자연스럽게 클라이밍을 접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자인이 정식으로 클라이밍을 시작한건 초등학교

박노준 이건희 기자 / 사진 이희재

6학년 무렵의 일이다. 먼저 선수 생활을 시작한 오빠들처럼 김자인 역시 클라이밍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것이다.

학업과 훈련, 둘 다 놓칠 수 없어 오빠들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김자인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이미 중학교 1학년 때 청소년부 우승을 차지했고 2학년 때부터는 일반부로 참가할 만큼 일취월장이었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경쟁자가 없었고 16살에 이미 아시아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다.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학업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김자인은 다른 학생선수들과는 달리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 훈련을 했다. 개인 종목인데다 가족이 함께 운동을 하다 보니 훈련 시간 조절이 가능했던 것. 본가인 일산에서 훈련장이 있는 영등포까지 먼 길을 달려가야 하는 일상의 반복이었지만 클라이밍의 재미에 푹 빠져 힘든 줄도 몰랐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대회 기간이 아니면 학교 수업은 되도록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김자인은 도리어 “별로 힘들지 않았다”며 밝은 얼굴이었다.

MONTHLY SPORTS MAGAZINE 45


작은 키를 극복하게 한 열정 김자인의 키는 152cm. 일반적인 클라이머들에 비해 큰 키는 아니다. 사실 김자인에게는 이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다. 다른 선수들은 간단하게 닿을만한 거리도 그녀에게는 훨씬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자인은 신체적 한계에 좌절하기는커녕 더 열심히 연습에 매진했다. 처음에 오빠들과 함께 훈련할 때는 항상 뒤처지던 그녀였지만 어느새 남자 선수들 보다도 빠르게 암벽을 탈 수 있게 됐다. 그녀는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지금의 실력이 된 것 같다.

고려대의 문을 두드리다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밝게 웃었다.

우리학교의 수시 2학기 체육 특기자 전형은 거의 5개부

11월까지가 시즌이다. 비교적 시즌이 길기 때문에 선수들

종목에 치중되어 있어 개인종목에 배당되는 인원은

의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김자인은 다른

대부분 한자리수다. 국가대표 경력은 물론이거니와 특출난

선수들에 비해 1년에 20개 정도로 많은 대회 일정을

성적이 없으면 선발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소화해야한다. 외국 선수들은 종목별로 세분화가 잘 이루

김자인 역시 개인 종목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고려대의

어져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선수 숫자가 적어 한 선수가

문은 좁아 보이기만 했다. 게다가 김자인의 두 오빠 역시

몇 가지 종목을 동시에 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학교에 지원했다가 탈락의 고배를 마신바 있어 그녀

김자인 역시 주 종목인 ‘난이도’ 종목뿐만 아니라 ‘볼더링’

역시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결과는 당당히

종목에도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참가 대회 수가 많은

합격이었다.

편이다. 이를 위해 비시즌인 겨울 방학 때는 주로 웨이트

“중앙대와 숭실대도 지원했었는데 중앙대에 떨어졌거든요.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 위주로, 시즌 중에는 컨디션

그래서 고려대는 안 되겠다 싶어서 두 오빠들이 다니는

유지에 초점을 맞추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숭실대로 가야겠구나 마음먹고 있었는데 합격 발표가

안전하다고는 해도 클라이머 역시 부상을 피해갈 수 없다.

난 거에요. 운이 좋았나 봐요.(웃음)”

김자인은 “클라이밍이 정말 섬세한 운동이라 이틀만 쉬어

김자인은 현재 우리 학교 체육교육과 3학년에 재학 중이

도 감이 떨어지는게 느껴진다”라며 부상당했을 때의

다. 그녀는 “학교에서 스포츠 경영, 스포츠 심리와 같이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김자인은 2008년 휴학계를 내고

배우고 싶었던 것을 공부할 수 있게 되서 좋다”며 학교

독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하지만 오히려 독일에서 어깨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우리학교에

부상을 입으면서 4개월 정도 암벽에 오르지 못했다.

서 개설한 교양체육 수업 중 ‘암벽등반’ 수업에 보조 강사

다리 부상을 당했을 때는 한발로라도 암벽에 올랐던 그녀

로 참가하기도 했다. 김자인은 “(정식은 아니었지만) 학우

지만 어깨 부상은 연습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힘든

들에게 클라이밍을 가르쳐본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시간이었지만 김자인은 이를 악물고 암벽에 다시 올랐다.

답했다.

46 SPORTS KU

스포츠 클라이밍은 일반적으로 봄에서 가을 즉, 4월에서


기쁨의 순간, 춘천 세계 월드컵 우승

알 수 있도록 한국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을 알리는 전도사 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답했다.

김자인은 올해만 네 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순항을

“스포츠 클라이밍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

계속하고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에 대해 묻자

요. 떨어지면 죽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

김자인은 춘천시에서 열린 세계 월드컵을 꼽았다. 그녀는

시구요. 그런데 스포츠 클라이밍은 정말 안전한 운동이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 대회여서 부담이

요. 매달려 있을 때의 짜릿함은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느낌

많이 됐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김자인은

을 다들 한번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평생 스포츠

“예선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스스로가 이렇게

클라이밍의 팬이 되실 겁니다.”

까지 긴장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김자인은 인터뷰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암벽

베테랑답게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자신을 되찾고 즐겁게

등반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암벽을 타는 그녀는 세상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고 결국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가장 행복한 표정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클라이머 김

거둘 수 있었다.

자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세계 를 무대로 활약할 김자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클라이밍 전도사가 되는 것이 목표 이미 클라이밍 난이도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반열의 오른 김자인.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묻자 “그냥 부상 없이 클라이밍을 오랫동안 즐기고 싶다”고 답했다. 세계 1위답지 않은 대답이었지만 그만큼 클라이밍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나의 목표는 세계 1위가 아니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클라이밍의 매력을

MONTHLY SPORTS MAGAZINE 47


LEGEND STORY

‘영원한 현역’

이광환, 그의 50년 야구인생

골목대장 야구를 만나다

대구국민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 눈에 띄어서 야구를

시작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야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 그 시절 한국의 경제도 어려웠고 보릿고개도 있었고 어려웠을 때었지. 그런데 운동부는 옥수수빵을 주고 그랬었거든. 어렸을 때니깐 그런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어. 아동심리가 뭐 그런 거 아니겠어? 뭐준다 그러면 좋아서 생각 없이 그냥 하게 되고 그런 상황이었지.

90년대 초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10년쯤 되었을 때

고교시절 야구를 그만 둘 생각을 하셨다고 하던데

우리 땅에‘미래의 야구’를 선보인 감독이 있었다. 시행착오

그때 부장선생님(체육선생님)이 감독을 하겠다고 기존 감독을 쫓아

도 있었지만 결국 그 감독은 LG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그 후

냈어. 내가 1학년 때였는데 우리학년이 13명이었고 주전으로 시합에

현재의 프로야구는 그가 선보인 것들을 필연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내고 프로야구 4개 팀에서 감독

나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또 내가 예전부터 앞장서는 것을 좋아 했고 아닌 것은 절대 못 참는 성격이었거든. 결국 3학년들은 졸업하니 까 군말이 없었고 2학년은 3학년이 되니까 설득당한 거고, 난 죽어도

생활을 하였으며 현재 그를 나타내는 직함만 5개이다. 그 이력

야구 안하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나는 절대 야구를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현재 서울대 야구부 감독이란 직함이다.

포기하면 안 된다 그러고 그만둔 감독님이 보니깐 안타까웠던 거지.

여기서 느낄 수 있듯이, 그 화려했던 감독은 현재 양지가 아닌

그때 그분하고 중앙고 감독님하고 친분이 있으셨나봐. 그래서 중앙고

음지에서 유소년 야구와 여자야구 등 야구저변확대에 노력하고

로 전학을 가게 되었지, 그때 야구를 그만뒀으면 아마 건달이나 되어

있었다. 그가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서울대

있었겠지. 내가 사는 동네가 우범지대였는데 거기서 골목대장까지

체육관에서‘행복한 야구인’이광환(경영 67) 감독을 만나고 돌아왔다.

했으니.(웃음)

대학시절 얘기도 좀 들려주세요

그 시절 한·일 관계로 시위를 많이 할 때 인데 학생들이 많이 다치고

박상조 기자 / 사진 이윤빈

피도 흘리고 이러는걸 보니까 나도 모르게 앞장서게 된 거야. 그렇게 돌을 던지다 보니 내가 잘 맞췄나봐. 아무래도 야구를 오래 했으니 일반학생들 보단 잘 던졌겠지.(웃음) 경찰서에서는 내가 체포 대상 1호로 명단에 올라가 있었는데, 신설동로타리에서 버스 타러 가다가 잡혀가게 되었지. 그래서 한참을 유치장에서 못 나왔어. 다른 사람은 다 훈방이 되는데 나는 훈방이 안 되는 거야. 그런데 그때 정기전이 얼마 안 남아서 총장님이 경찰서로 찾아오셔서 간신히 날 빼내 주었지. 그때 경찰서에서 너무 많이 맞아서 실신도 하고 고생도 많이 했지. 유치장 생활도 해보고. 지문 찍는 것도 한두 번 찍은 게 아니어서 외국 나갈 때 마다 신원조회가 걸리는 거야. 요즘 같으면 적색군자였지.(웃음) 정치적인 것 보다 그때 혈기로 같이 가담 했던 거 같아.

감독님은 실업팀에서 은퇴 후 이듬해 모교인 중앙고등학교

감독으로 부임 하셨고, 故최남수 감독님은 고려대 감독으로

부임 하셨는데

은퇴 후 대리 시험에 합격하고 은행의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 어. 중앙고가 평준화 되면서 학교가 어려워져 예산도 없고 야구부가 해체 위기에 있었어. 그래서 도와주기로 마음먹었지. 고려대 감독직에 대한 욕심보다 고등학교가 더 급해서 선택하게 되었어. 은행에 다니면 서 겸직으로 하고 있었거든. 무보수로 도와주면서 오전엔 은행근무하 고 오후엔 학교를 봐주고 그런 식이었지. 고대는 故 최남수 선배가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었어. 48 SPORTS KU


선진 야구 시스템을 도입한 선구자 아니거든. 강요해서 되는 거면 프로라고 할 수 없어. 프로란 기본

프로에서 첫 지도자 생활은 언제였나요

철학이 자기가 노력하고 스스로 깨우치고 연마해서 자기기량을 높여

고등학교 감독 할 땐데 프로야구가 이제 출범한다는 거야. OB베어스

가고 그게 프로지 남이 시킨 대로 하는 건 프로가 아니야. 어느 정도의

가 창단되고 감독직은 김영덕, 코치는 두 사람 밖에 없었어. 투수코치

틀 속에서 그 사람의 창의성을 발휘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하거든.

는 지금 SK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이 맡게 되었고 타격, 주루, 수비 등

첨엔 모두가 힘들어 했지. 아무도 그 말뜻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거

나머지 부분들은 내가 다 맡아서 한 거야. 그렇게 시작 된 거지.

든. 선수들도 힘들어 했고 맨날 끌고 다니던 애들을 내버려두니 어찌

해야 될지 스스로도 판단이 안 된 거야. 결국 지금은 다들

일본과 미국의 연수 후 감독님이 생각하시던 야구에 대한

영향이 있었나요

그렇게 하고 있지만 그때는 힘들었지.

큰 변화가 있었지. 그전까지만 해도 순수한 아마추어 스타일이었 . 유

프로에서 마지막 감독직이었던 넥센에 대해 아쉽거나 섭섭

니폼과 이름만 프로야구지 모든 시스템이나 훈련방식, 경기운영 방식

했던 부분은 없으신지

은 아마추어에서 그대로 넘어 간 거야. 특히 미국을 다녀오고 나서 더

섭섭하고 그런 건 없었어. 중요한건 그때 프로야구 한 팀이 없어질 뻔

크게 느꼈지. 그 당시만 해도 외국에 유학나간 지도자가 없었어. 내가

했다는 거야. 현대가 부도났고, 인수 할 팀을 못 찾고 있을 때였지.

젤 먼저 보고 왔지만 이건 완전 아닌 거야. 그래서 거기 시스템을 여기

야구팀은 8개로 짝수 팀이 되어야 하는데 위기였거든. 그때 박노준 단

로 도입하려고 했고 사회적으로 자율이란 표현을 썼는데 그냥 내버려

장이 애를 많이 섰어. 결국 늦었지만 센테니얼에서 인수해줬는데 그게

두는 것이 아니라 선진 야구 시스템을 도입했지. 지금은 다 그렇게 하

고마운 거야. 박노준 단장이랑 우리가 힘을 합쳐서 살려야겠다고 생각

고 있지만 선발투수 예고제와 투수 분업화 같은 것은 그 당시에 상당

하고 돈 욕심도 없었지. 전 직원이 연봉도 전부 반이였거든 그때 팀이

히 저항이 많았어.

없어 졌음 지금의 히어로즈가 없겠지. 성적은 중요한 게 아니었어. 팀

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게 큰 문제였지. 2월 중순에 팀을 맡았는데 다른

프로 출범 후 줄 곧 ‘관리야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팀들은 전부 스프링 캠프 가있는데 나는 선수들 얼굴, 이름도 다 모르

‘자율야구’의 등장에 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고 시간도 없었고 성적이 나올 수가 없었지. 어쨌든 팀이 존재하기 때

오히려 미국이 더 관리적이고 합리적이야. 우리나라는 관리가 아니라 그냥 묶어 놓는 것뿐이야. 미국은 합리적으로 시스템화 되어있거든. 강요가 아닌 관리적으로. 어차피 프로야구는 강요해서 되는 것이

문에 거기에 만족하는 거야. 인수해준 센테니얼도 야구 전체를 보면 고마운 거야 욕할 것이 아니고. 욕을 하려면 부도를 낸 현대를 욕해야 지 인수해준 센테니얼이 아니지.(웃음) MONTHLY SPORTS MAGAZINE 49


‘원로 야구인’과 ‘아름다운 꼴찌’의 만남

현재 베이스볼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계신데 서울대와 관계

때문에 야구부 감독을 자청하신건가요

그건 아니야. 베이스볼 아카데미 때문에 여기 왔고, 여기 와서 애들이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깐 도와주기로 결정 한 거야. 그런 데 사람들이 자꾸 서울대 감독이라는 걸 앞세워서 얘기하는데 사실 따 지고 보면 두 번째인거지. 베이스볼 아카데미가 먼저니깐. 지금 야구부

애들이 중학교 1학년 팀하고 연습게임을 해. 실력이 동아리정도밖에

‘영원한 현역’

안 되거든. 고대도 동아리 많이 있자나 그 정도 수준이라고 보면 되는 거야. 여기서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봐주고 있는 거니깐

보통의 야구 지도자들과 다르게 편한 사무실이 아닌 아직도

그 정도로 보면 될 거야.

현장을 중요시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올해는 야구장에 가면 감독관 제도가 있는데,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공식경기 57연패, 통산전적 1승1무 256패. 대학야구

맡기로 되어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베이스볼아카데미가 큰 이슈가

최약체팀인데 무엇을 가르치고 싶으신지

되어가지고 이리 오게 된 거야.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보람도

여기는 야구 선수를 키우는 학교가 아니고 인재를 키우는 학교잖아.

있겠지만 너무 힘드니까 안하려고 하다가 잡혀가지고 여기로 왔지.

앞으로 사회 지도층 인사가 많이 나올 텐데 그런 사람들이 야구를 좋아

(웃음) 지금 베이징올림픽과 WBC 등 국제대회를 통해 프로야구 인기

했고 좋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은 그런 생각이야. 여기 애들은

가 많아 졌지만 언제 또 감소 할지 모르거든. 결국 우리나라엔 야구

학교분위기가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고대 애들 보다 단체정신은

인프라나 저변확대에 부족한 부분이 많아. 그래서 여자야구단과 국민

부족한 거 같아. 고대는 단결력이 좋잖아. 그런 고대정신을 심어주고

모두가 할 수 있고 어릴 때부터 야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티볼’

싶은 게 커. 요즘은 애들 데리고 회식 할 때 소주는 안 먹고 막걸리만

을 보급하고 있는 거지. 지금 ‘티볼’이 초·중·고 스포츠 과정에

먹어.(웃음)

들어가 있으니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도 같아. 여자도 쉽게 할

수 있고 스포츠 중 유일하게 남녀혼성팀이 가능한 것도 상당히 매력적

어떻게 보면 서울대 학생들은 아마추어선수이고 대부분의

인 부분이지.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으니깐. ‘티볼’은 야구의 씨앗

대학들은 엘리트선수인데 여기에 대해 앞으로 대학 스포츠가

같은 존재야.

나가야될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양쪽을 다 생각 하면서 균형을 잡아나가야 될 것 같아. 엘리트선수가

어릴 때부터 교육의 기능으로서 스포츠가 중요하시다고 말씀

없어지면 당장 국제대회 나가면 메달도 못 따게 될 거야. 그러나 엘리

하시는데 야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트선수도 공부를 너무 안해선 안 되지. 서울대 같은 경우 내신 5등급

꼭 야구만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장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거야. 어릴

안에 들어오면 특기생으로 몇 명 정도 들어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때부터 규칙을 지키는 습관과 단체정신도 기르며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다고 해.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들은 실력만 가지고 입학시키는데 여기

많아. 정치하는 사람들이 어린 시절 야구를 했더라면 달라졌을 거야.

에 문제점이 있다고 봐. 공부를 안했기 때문에 프로에 지명을 못 받게

(웃음) 일본사례를 보면 조직에 대한 충성심, 국가에 대한 희생, 단체

되면 아무것도 안 되는 거지. 이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야.

에 대한 희생, 이런 걸 어릴 때부터 해왔던 야구를 통해 많이 배우거든.

고대나 연대도 야구선수를 뽑더라도 적어도 내신 6~7등급이나 수능

어린아이들에겐 두뇌개발에도 좋거든. 미국의 경우 아이들에게 전략적

성적을 어느 정도 반영해서 뽑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해. 내

사고를 키우게 하기 위해 야구와 미식축구를 많이 가르치거든. 단순이

가 학교 다닐 때는 수업도 다 듣고 일반학생들처럼 생활을 다했어. 지

땀만 흘리고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생각하는 스포츠의 기능, 그런 것

금 선수들은 학교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고 수업도 안 들어가고 대

을 말하고 싶은 거야.

학생활도 없을뿐더러, 야구만 하는 기계일 뿐이야. 난 이런 건 반대야. 고대, 연대만큼은 다른 학교랑 달라야해. 대학야구의 선두주자로서 모

범을 보여야해. 타 대학들과 똑같이 그러는 거 보고 있으니 내가 못 마

고대는 고대만의 이념과 철학이 있어. 오랫동안 형성 되어 있는 고대

땅한 거야. 두 학교라면 달라야 한다 이거지. 고연전 이기기 위해서 스

문화가 있고 이런 것들이 변함없이 사회적으로 인정해주고 아주 좋은

카우트도 하고 두 학교가 죽기 살기로 하잖아. 예를 들어, 두 학교가 우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변질되어서는 안 되는 거야.

리는 내신 6등급 이하는 선발하지 않겠다든지, 합의해서 적정한 기준

예전 것이라고 해도 좋은 것이라면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하거든. 그런

을 세워서 선발 방식도 달라져야 할 거야. 대학야구 그거 지면 어때. 명

것들이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 고대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 사학이면 이렇게 해서 이겨야 멋이 있는 거지 다른 대학들처럼 죽기

장점이거든. 예전부터 고대라는 이미지가 좋잖아. 이런 것들을 계속

살기로 스카우트해서 이긴들 무슨 의미가 있겠어. 고연전은 우리만의

잘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야. 야구부 후배들은 선배 야구인들이

축제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데려와 가지고 할 필요가 없고 순수를 더

그랬던 것처럼 학교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애교심과 스스로에

가미해야 한다는 거지. 명문사학이면 적어도 대학야구를 올바르게 인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해. 그리고 항상 타 대학 출신 야구인들 보다

도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봐.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슴에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어.

50 SPORTS KU

끝으로 고대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광환 (경영 67) 1948년 3월 8일 출생 대구초 - 대구중 - 중앙고 - 고려대 1977 - 1980 중앙고등학교 감독 1988 - 1990 OB 베어스 감독 1991 - 1996 LG 트윈스 감독 2001 - 2002 한화 이글스 감독 2002 - 2003 LG 트윈스 감독 2008 넥센 히어로즈 감독 2010 ~ 서울대 야구부 감독 베이스볼아카데미 원장 한국여자야구연맹 부회장 한국티볼협회 고문 한국야구발전연구원 명예 회장

MONTHLY SPORTS MAGAZINE 51


CLASS ROOM

내 몸은 내가 지킨다!

호신술 체험기

세상이 각박해짐에 따라 우리학교 주변에서도 흉흉한

소문들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위험이 닥쳤을 때 무기를 사용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 간단하게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법 하나쯤은 알아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내 몸 하나쯤은 스스로 지키는 방법! 교양체육 호신술 수업에서 그 기술을 배워보자.

호신술수업을 직접 체험해보기 위하여 목요일 6-7 교시 권순재 강사의 수업을 직접 청강해 보기로 했다. 수업은 화정 체육관 지하에 있는 체조실에서 열렸다. 수업에 들어가 기 전 지도 강사를 잠깐 만났다. 어떤 학생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하냐는 물음에 대해 ‘신체가 약하거나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학생들, 특히 여학우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한다‘고 했다. 지난 학기에는 총 30명정도의 수업에서 무려 25명이 여 학우였다고. 하지만 공격방어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수업에서 남녀 성비가 5:5가 적당하다고 하니 남학우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송지현 기자 / 사진 김원범 본격적인 수업시간. 지난 시간까지 이론수업을 했었 고 기자가 청강한 수업이 마침 첫 번째 실기 수업이었다. 때문 에 기초적인 손동작을 배울 수 있었다. 체조실에 들어서자 이 미 남학생 몇 명이 들어와 몸을 풀고 있었다. 수업시간이 가까 워지자 점점 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이 날 수업에 참 여한 학생은 여학생이 11명 남학생이 7명으로 여학생이 약간 더 많은 비율을 보였다. 52 SPORTS KU


손목빼기 기술 출석을 부른 후 둘러앉아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 다양한 과가 모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이내 남녀 짝을 지어 이름, 과, 이 과목을 듣게 된 이유 등을 소개하면 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권순재강사는 이 수업이 기본적으 로 스킨쉽을 동반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서로 부끄러워하지 않도 록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며 자기소개 분위기를 고조시켰 다. 수업에 들어 온 학생들의 대부분은 호신술이 어떤 수업인지 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수업을 듣게 되었다고 했다. 이승규(수학 과 06)학생은 자기 방어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이 수업을 신청했 다며 앞으로 수업에서 배울 호신술에 대해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보미(교환학생)학생은 수강신청 할 때 호신술이란 수업을 알게 되었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가지고 이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자기방어 기술을 알아놓는 것이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기소개가 끝난 후 몸을 다치지 않기 위해 손목, 발목, 어깨, 허리, 목 등 전신 스트레칭을 하고 본격적인 호신술을 배우 기 위한 실전 기술을 배우는 수업에 돌입했다. 첫날이라 가볍게 손목을 잡혔을 때 빼어내는 방법 4가지와 손목 꺾기를 배웠다. 강사님이 시범으로 보여줄 때는 굉장히 쉬워 보였는데 기자가 직접 해 보니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손목만 자꾸 더 빨개지고 손이 잘 빠지지 않았다. 비록 손목이 잡혔을 경우의 상황을 가정 한 것이었지만 일단 손목을 잡히고 보니 빨리 손을 빼야겠다는 생각에 자꾸만 힘을 써서 상대 남학생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려고 만 했다. 보다 못한 강사님께서 몇 가지 TIP을 알려주셨다. 호신술 에는 기본적인 원리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인 내가 다치지 않아 야 한다는 것! 힘을 써서 손을 빼려고 하면 나보다 강한 상대방에 게 오히려 끌려갈 수 있기 때문에 몸을 굽히고 오히려 상대방 쪽으로 손을 밀었다 빨리 빼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절대로 당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들 처음에는 기술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서 어려워 했지만 파트너를 바꿔가며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점점 능숙하게 동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강윤희(중어중문 09)학생은 수업하는 내내 흥미로웠고 상대방을 급소를 공략할 수 있는 기술 등 앞으로 도 많은 기술을 배우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 시간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렵지 않으면서도 유용한 기술들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알찬 수업이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학생 들은 호신술수업에서 멱살방어, 어깨방어, 머리방어, 안겼을 때 빠져나오는 방법, 하단방어 기술등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을 대비하여 교양체육 시간을 이 용하여 호신술을 한번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학점도 따고 내 몸도 지키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호 신술 수업. 하루 동안 직접 수업을 체험해 본 SPORTSKU기자가 적극 추천한다. 끌리면 신청하라!

치한에게 손목이 잡혔을 경우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에는 간단하게 옆으로 빼기, 위로빼기, 앞으로 빼기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기본적인 요령은 동일하다. 가장 간단한 옆으로 빼기 기술로 기본적인 4가지 포인트를 기억해보자.

01 손목이 잡혔을 경우 먼저 당황하지 않는다. 02 손을 쫙 펴서 상대방이 잡은 손에 틈이 생기도록 한다. 03 쫙 핀 손의 엄지손가락이 상대방의 벌어진 틈 사이로 오도록 한다. 04 마지막으로 상대방쪽으로 손을 뻗어서 내 몸쪽으로 당긴다.

01

02

03

04

손 꺾기 기술 손목만 뺐을 경우 2차적으로 가할 지도 모르는 상대방의 공격에 대비 할 수 없기 때문에 손목을 뺀 후 손목을 꺾음으로써 상대방이 재공격을 할 수 없게 막는 기술이다.

01 잡힌 손 이외의 반대쪽 손으로 상대방이 잡고 있는 손의 검지와 중지 사이를 움켜쥔다.

02 잡힌 손으로 상대방의 손목을 잡는다. 03 내 손을 빼어낸 후 상대방의 손목을 꽉진다. 04 두 손을 이용해 상대방 손목을 꺾는다.

01

02

03

04

MONTHLY SPORTS MAGAZINE 53


JOB

한국의 빌리 빈을 꿈꾸다.

비룡을 이끄는 총사령관, SK wyverns

민경삼 단장

Who is 민경삼

G.M (General Manager) 흔히 프로스포츠 단장(General Manager)이라고 한다면,

출생 1963년 3월 24일, 서울

가끔씩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는 구단의 ‘얼굴마담’으로 인식하는

소속 SK 와이번스 (단장)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단장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학력 신일고- 고려대학교

감독과 선수들을 지원하는 프런트(Front office)의 수장인 동시에, 선수 계약, 신인지명과 방출, 트레이드와 같은 선수들에 대한 포괄적인 업무를 비롯해 감독과 코치진 등 현장 조직을 구성하는 일을 하는 구단의 중심적 존재이다. 바로 그 단장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비룡호’를 이끌고 있는 SK의 민경삼 단장을 만났다. 현재 유일한 선수출신 단장인 민경삼 단장에게 G.M에 대해 직접 들어보자.

경력 MBC 청룡 (1986 ~ 1989) LG 트윈스 (1990 ~ 1992) LG 트윈스 매니저 LG 트윈스 코치 SK 와이번스 운영본부 본부장 SK 와이번스 단장

54 SPORTS KU

권민수 기자 / 사진 이윤빈 사진제공 SK wyverns


선수에서 코치, 그리고 단장으로 감독에 비해 단장(General Manager) 이란 직책은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데요. 단장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구단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이 있다면

원칙을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죠. 선수들의 신상

민경삼 단장에게 묻는다 SK의 스포츠 이벤트는 여타 다른 구단 보다 화려하고 다채로운데요 SK만의 엔터테인먼트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hynews

단장은 쉽게 말해 야구단을 운영하는 일을 하는

필벌을 명확히 해야 해요.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사람이에요. 선수 계약, 신인 지명과 방출, 트레

정확히 해야, 구단운영에 잡음이 없어요. 또

이드와 같은 선수들에 대한 포괄적인 업무를 비

첫 번째는 벤치마킹을 많이 하는것입니

연봉고과를 매길 때도 선수단의 불평이 없고.

롯해 감독과 코치진 등 현장 조직을 구성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단장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포용’할 줄 아는 것입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 언론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많은 것을 수용할 줄 알아야 좋은 단장이 될 수 있겠죠.

다. 국내외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하는 일을 합니다.

선수와 코치로 활동했고 일본(주니치 드래

곤즈) 에서 코치연수도 받으셨는데요. 지도 자(Coaching staff)가 아닌 프런트(Front office)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SK와이번스 사장님과 함께 1년에 두세 번씩 미국으로 가곤 해요. 주로 한국과 여건이 비슷한 트리플A를 보고 오는데, 문학구장의 잔디밭, 바비큐 존 등이 그런 벤치마킹의 사례라고 볼

마지막으로 단장님의 올 시즌 목표와 최종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수 있죠. 두 번째는 대학생 인턴십을

에서 매니져 일을 했어요. 매니져를 맡는 동안

선수와 회사 중간에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먼저 단장부임 첫 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기쁨

는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한데요.

지 알게 되더군요. 그 후 코치를 하다가,

을 선사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

학생들의 참신하고 기발한 생각들이

앞으로 운동선수 출신이 프런트에 들어가야

고 싶습니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과 코치들이

마케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비전(Vision)이 있고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

있었기에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대단한

는 생각이 들었죠. 2001년도에는 미국에서 프런

성과를 이룰 수 있었어요.

트 연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제 올 시즌 목표는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는 것입

선수출신으로 단장까지 오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전 별난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친구 사귀는 것을

니다. 실력 있는 명문 팀으로 올라서서, 많은

좋아해서 주위에 운동하는 친구뿐만 아니라 공

좋은 롤 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메이져리그

부하는 친구들도 많았죠. 그 친구들이 저에게 많 경향이 있는데, 전 대학시절에 수업에 참여하려

에서 선수출신 단장으로 유명한 ‘빌리 빈’( 現오 클렌드 어슬렉티스 단장, 2007년 포브스지 선정 최고의 메이저리그 단장)이 있잖아요. 저 또한

고 노력했고. 또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했습니

빌리 빈처럼 성공한 선수출신 단장으로서 모범

지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어야 한다는

다. 그런 점들 덕분에 단장까지 오를 수 있지 않

이 되고 싶어요.

것이에요. 감독님을 곱지 않은 시선으

선수생활 끝내고 2년 반 정도 LG 프런트

은 영향을 줬어요. 운동선수들은 한 우물만 파는

팬들을 경기장에 오게 하고 싶어요. 음.. 최종 목표는 선수출신 GM으로 오래 남아 후배들에게

활용 하는 것이에요. 마케팅 분야에서

SK야구의 평은 극과 극으로 갈릴 때가 많은 데요.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sinji6 사실 성적이 좋아도 욕을 먹는 게 SK팀 이에요. 하지만 김성근 감독님은 남들 이 뭐라고 해도 자신만의 야구 철학을 지키는 분입니다. 감독님의 야구철학은 바로 이기는 야구를 하는 것, 그리고

았나 싶어요.

로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한

단장님이 느끼신 프런트(Front office)와 코칭스태프(Coaching staff)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한 해의 성적에 중점을 두는 코칭스태프와 다르

평판을 불식시키고 좋은 점을 부각하면 서 이 두 가지를 조정하는 것이 우리 프런트가 하는 일이에요.

게, 프런트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해요. 한마디로 팀 전체의 비전(Vision)을 생각해야 하 죠. 따라서 프런트를 총괄하는 단장은 포괄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사이의 소통은 잘 이루어지는 편인지요

현장에서 일하는 코칭스태프와 이를 관리하는 프런트는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먼저 하기 쉽죠. 한국 프로야구가 30년, 600만 관중의 시대를 열었지만 야구문화 는 아직 제자리걸음이라고 봐요. 저와 같은 코치 출신의 프런트가 점차 늘어나면 서로의 생각의 폭도 넓어질 겁니다. MONTHLY SPORTS MAGAZINE 55


HEALTH & LIFE

HOW TO CHOOSE A BICYCLE ?

step 2.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자

광고나 드라마 속의 연예인이 타고 나오는 예쁜 자전거에서부터 길을 가다

용도를 정했다면 자신이 쓸 수 있는 예산의 최대한도를

한 번쯤은 눈에 들어왔음직한 특이하게 생긴 자전거까지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정하자. 사람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이 그렇듯, 자전거

대부분 ‘나도 한 번 시작해 볼까?’ 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역시 비쌀수록 좋다. 하지만 대학생의 신분으로 수 백

하지만 단순히 ‘자전거를 구입해서 타겠다.’ 라는 마음으로 기본 정보 없이 무턱대고

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자전거를 구매하기에는 상당한

자전거 가게를 방문했다가는 상냥하게 다가오는 직원의 알아듣기 힘든 전문용어와 상상을 초월하는 자전거의 가격에 압도당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자전거 의 구실을 하면서도 너무 비싸지 않고 디자인도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자전거를 구입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부담감이 따른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의 대중화로 비교적 싼 가격에도 괜찮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자전거들도 많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이제 막 자전거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20~30 만원대의 자전거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 생활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자전거 이외에도 전조등, 후미등, 헬멧, 장갑과

이영규 기자 / 사진제공 이경록

같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 장비들이 필요하다. 이것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step 1.

사람들의 안전까지도 보호해 주는 도구들이다.

step 3.

용도를 정하자 먼저 자전거를 사기 위해서는 어떠한 목적으로 자전거를 구입할 것인지 용도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자전거는 일반적으로 용도에 따라 크게 로드바이크, 하이브리드, MTB, 미니벨로 네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가급적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한다 용도와 예산을 정했다면 인터넷으로 자신이 원하는 모델 을 검색해보자. 비슷한 가격의 자전거가 많아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선택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자전거 전문 카페 (네이버 - 자출사)나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로드바이크 인간의 힘으로 낼 수

이다. 우리학교 내에 자전거 동아리는 없지만 고파스 커뮤

있는 스피드의 정점에 서 있는 자전거

니티 ‘꼬꼬마 바이크’에서 자전거와 관련한 유용한

다. 전문가들의 전유물에서 점차 일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자전거는 한 번의 조임에도 민감하

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추세다.

게 반응하는 예민한 기계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집에서

다만 최소 80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

가까운 곳에서 구매한 후, 자신의 몸에 맞게 피팅도 받고

이 흠이라면 흠이다.

몇 개월간의 무상 수리 혜택도 받는 것이 좋다. 인터넷으 로 구매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들고 갔을 때 드는

하이브리드

비싼 가격 때문에

자전거 구입을 망설이는 일반인들을

비용을 따져 보아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보고 구매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위한 자전거. 걷기에는 멀지만 자전거로 는 갈만한 거리, 한강 자전거 도로를 이용한 운동이 목적이라면 중저가 하이 브리드가 가장 괜찮은 선택이 될것이다.

미니벨로 성능보다 디자인에 더 관심을 둔 학우라면 바퀴가 작아 아기 자기한 맛이 나는 미니벨로를 고려해 볼만 하다. 장거리 주행을 하지 않는다 면 미니벨로도 좋은 이동 수단이 될 수 있다.

MTB

step 4. 멀리 높이 더 빨리 그리고 바르게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구입했다면 자전거를 즐길 준비가 끝난 셈이다. 물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전조등 과 후미등, 헬멧은 필수다! 자전거 구입 후 가게에서 피팅을 맞췄더라도 평소에 자전거를 타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한 시간도 못 가 온몸에 통증이 올라올 것이다. 자전거타기는

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지형을

하체를 기반으로 한 온몸 운동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주행 법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면 MTB를 추천

이 중요하다. 발은 되도록 11자를 유지하고 발바닥의 앞쪽을

한다. 제대로 된 입문용을 사려면 로드

페달에 올리고 1시에서 3시 방향으로 미는 듯한 느낌으로

바이크 만큼 비싸지만 자전거 가게에서

가볍게 페달링을 시작 한다. 또한 상체는 ㄱ자를 45도 정도

유사 MTB의 형태로 많이 찾을 수 있다.

굽힌 모양의 자세로 취하고 힘을 빼준다. 처음 자전거를 탈 경우 팔목이 저릴 수가 있는데 이는 몸의 무게 중심이 앞쪽 으로 쏠려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핸들은 놓치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쥐고 가급적 무게중심을 뒤로 옮겨주자.

56 SPORTS KU


SPORTS KU가 추천하는 자전거 코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안전!

우리학교는 언덕 지형이 많기 때문에 자전거로 학교를

평균적으로 시간당 약 500Kcal를 소모하는 자전거

둘러보려면 약간의 땀방울이 필요하다. 가파른 언덕이 계속되는

타기는 운동량이 상당한 스포츠다. 항상 자전거 타기 전 무릎

법대 후문에서 시작하는 개운산-북악산 코스는 여러 자전거

과 발목 관절을 중심으로 충분히 몸을 풀어주자. 스트레칭을

동호회에서 애용하는 인기코스이고, 교외로 눈을 돌린다면 학교

올바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장에 올랐다가는 얼마 안가

에서 가까운 북서울 꿈의 숲 코스와 용두동 홈플러스를 거쳐

다리에 쥐가 올라오는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강 도로

나가는 중랑천 코스가 무난하다.

가 아무리 좋아도 ‘45분 라이딩 15분 휴식’규칙을 꼭 지키자. 15분간의 휴식 동안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보충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01 학교 - 종암경찰서 - 종암로 - 미아사거리에서 우회전

시야 확보가 쉬운 낮 시간대의 라이딩에서는

- 북서울 꿈의 숲 도착 (왕복 10Km)

상대편 자전거와의 충돌 위험이 덜하지만, 야간 라이딩에서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원으로 두 세번 정도의 언덕

는 전조등과 후미등을 점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가벼운

제외하면 짧은 거리이므로 어렵지 않게 도착 할 수 있다.

레져에서 전조등의 기능은 시야 확보 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데

02 학교 - 경동시장 - 용두동 홈플러스 - 고산자교 밑 청계천

자전거 도로로 진입 - 중랑천 - 잠실 방향과 잠수교 방향의

갈림길에서 잠수교 방향 - 강변북로 자전거도로 따라 5Km

주행 - 잠수교 도착 (왕복 30Km)

저녁 시간대에 출발한다면 한강의 멋진 야경과 잠수교에서

벌어지는 레이저 분수 쇼를 볼 수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이어지는 만큼 평탄한 지형이 대부분이다.

있다.

03 학교 - 신설동역에서 동묘앞 방향 - 동묘앞역에서 신당역

방향으로 좌회전 - 길을 따라 버티고개역까지 이동 -

해오름 극장 쪽으로 진입 - 남산 도착 (왕복 12Km)

평지가 계속 되는 한강이 질린다면 일명 라이더들의 성지라

불리는 남산을 정복해보자. 약수터부터 남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1,6Km 구간의 언덕을 한 번도 쉬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자전거인이다.

04 학교 - 청량리 기차역 - 중앙선 이용 - 덕소역

하차 - 도심역까지 이동 후 북한강변을

따라 라이딩 - 팔당도착 (편도 20Km)

주말을 맞이해 맑은 가을 하늘이 보고

싶다면 번잡한 서울을 벗어나 교외로

가보자. 자전거를 타는 동안 북한강이

눈에 들어와서 지루하지 않게 탈 수 있다.

돌아오는 길은 팔당역에서 바로 중앙선으로

돌아 오는 길과 덕소까지 왕복 라이딩 후 돌아

오는 두 가지 길이 있다.

MONTHLY SPORTS MAGAZINE 57


CCP

LET’S PLAY 학생선수, 제대로 놀아보자 글, 사진 이희재 기자

못하도록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학생선수’라 불리는 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일반학생’들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가게 된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학생선수들은 공부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각자 종목에서 ‘체육특기자’로 입학하기 위해 전국 대회에서 입상해야만 한다. 가시적인 성적을 내기 위해 코치, 선수, 학부모 모두가 학생선수를 수업에 참가시키지 않는 ‘편법’에 암묵적으로 동의 한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수업에 참가하지 않은 학생 선수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다른 학생들에 비해 일반적인 지식이 다소 부족할 수밖에 없다. 2008년 국내 주요 언론에서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학생선수의 평균 석차 백분율은 중학교 때는 100명 중 79등, 고등학교 때는 100명 중 82 등

학생 선수, 좀 더 즐겁게 할 수 없을까?

정도로 나타났다. 중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어린 시절을 운동에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

바쳐온 이들에게 남은 것은 오직 운동 분야에서의 전문성뿐이다. 하지만

었다. 1990년대 해태 타이거즈의 4번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호성

이중 직업 운동선수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허락되는 것은 선택 받은

씨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었으며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는

몇 명뿐이다. 그렇다면 직업 선수의 길을 걷지 않는 이들은 어떻게 되는

야구 관계자들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것일까?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이러한 학생 선수들이 직면해야 하는 현실

수사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용의자인 이호성 씨가 변사체로 발견된 탓에

을 애써 외면해왔다. 국위 선양이라는 명목 하에 운동기계만 양산하는

정확한 살해 동기는 알기 어려우나, 경찰에서는 채무 관계에 의한 살인

우리나라의 학교 체육 시스템을 정당화해온 것이다. 고등학생이 돼서 선수

사건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를 그만두려고 해도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이미 오랜 기간 수업에 참가하

가벼운 절도 행위부터 시작해서 폭행, 심하게는 성폭행까지, 우리는 때때

지 않아 진도 쫓아가기도 버거울 정도니 공부로는 다른 학생들을 쫓아가기

로 운동선수들이 불명예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에 힘이 부친다.

지난 해에는 경기지역 모 대학 축구부 학생들이 안산과 수원에서 미용실과 옷 가게 여주인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

양육의 4각 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청소년

다. 물론 일부 운동선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이는 ‘성적지상주의’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

에 빠진 우리나라 스포츠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방을 던져놓고 친구들과 함께 뛰노는 일이 일상적이었다. 때때로 저녁

한창 공부하고 친구들과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을, ‘대회 성적 향상’이라

먹을 시간이 지나서까지 친구들과 놀다가 부모님께 호되게 혼난 적도

는 명목 하에 아예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오후 수업에 들어가지

있다. 하지만 그것도 다 옛날 얘기다. 예전처럼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58 SPORTS KU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다. 학교 수업이 끝나자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0년부터 중학교 체육 과목 정규 과정에 포함되었다

마자 다들 학원에 가기 바쁘니 운동장은 텅 비어있기 일수다. 학원에 다니

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낮 최고 기온이 38℃에 육박할 만큼 더웠지만

지 않는 아이들은 놀 친구가 없으니 집에 가서 컴퓨터를 친구 삼아 게임을

아이들은 두 시간이 넘게 운동장에서 뛰놀았는데도 지친 기색이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2008년 통계청 조사에

없었다. 체육활동을 하기 때문에 남자 아이들이 많기는 했지만 여자아이들

따르면 청소년들의 주말과 휴일 여가활동은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25%),

도 더러 있었다. WILD359ERS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는 Flags 외에

TV시청(23%)에 치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도 ‘Fun-토!’라는 것이 있다. Fun-토!는 매달 새로운 뉴 스포츠를 배우는 활

자신의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스포츠 활동

동을 한다. 대학생들도 처음 접하는 종목을 선정하는 일도 있어서,

의 경우 전체 여가 시간의 4% 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청소년

그 종목에 정통한 지도자를 초청하여 배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듯 굳

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져, 학교 수업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 인기 종목이 아닌 뉴 스포츠를 교육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한 대학생 참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며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중 상당수의

가자는 ‘아이들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스포츠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모가 맞벌이인 탓에 가정 내에서의 정상적인 보호와 양육이 결핍되어

답했다. 모두가 지금까지 경험해온 스포츠 활동과는 무관하게 평등한 위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부모가 학습 및 진로 지도할 시간과 능력이 턱없이

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부족하고, 그렇다고 고가의 사교육의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사회성이 부족하고 자신감이 떨어지며 학업능력이 낮은 특징을

학생선수와 청소년, 재밌게 놀아보자

보이게 된다.

우리의 목표는 와세다의 사례와는 다소 다르다. 우리 대학 스포

츠의 현실이 일본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만큼, 단순한 모방이 아닌 우리 만의 색깔을 찾고자 했다. <대학 스포츠 선수와 저소득층 청소년간의 체육 Mentoring Program을 통한 상호간의 긍정적 여가문화 확립 방안 연구>라는 다소 거창한 주제를 달고 있지만, 사실 결론은 간단하다. 쉽게 말해 ‘학생 선수와 청소년, 같이 재밌게 놀아보자!’는 것이다. 학생선수는 경쟁하는 운동 에서 벗어나서,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나눔으로써 기쁨을 느끼고, 저소득층 청소년은 인생의 선배이자 조언자를 얻고, 운동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단순히 일회성 행사로 끝내자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부터 어려움 이 많았고, 실제 진행과정이 순탄할지도 미지수다.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체육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는 사례는 더러 있으나, 이렇듯 실제 운동선수를

와세다 대학의 ‘Fun-토!’와 ‘Flags’

아이디어의 시작은 간단했다. 대학 스포츠 언론으로서, 어떻게

하면 학생 선수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다.학생들을 섭외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고, 지도자와 장비를 구하기 위해 협회의 문도 두드렸다. 가끔은 일이 틀어지기도 했고 예상치 못한 행운이 찾아오기도 했다. 시작하기 전부터

지난해에 와세다 대학을 방문했던 일이 떠올랐다. 지난 해 11월, 우리학교

예상치 못하게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혹여나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스러운

교수학습개발원이 주최한 CCP(Creative challenge program)에 참가하게

마음이 들기도 했다. 패기와 열정으로 계획을 세웠고 이제 막 그 첫 발자국

된 SPORTS KU는 일본 대학 스포츠 현장을 견학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

을 내딛었다. 앞으로의 항로가 순탄할지,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지 아직은

다. 당시 주요 일정 중 하나가 와세다 대학의 도코로자와 캠퍼스 방문이었

모른다. 하지만 젊음이 좋은 게 무엇이겠는가. 두렵지만 희망을 안고, 우리

다. 와세다 대학의 체육 시설을 견학하기 위해 도쿄에서 사이타마 현의

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도코로자와 시까지 먼 길을 걸음 했던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화려 한 운동기구가 아닌 실내 체육관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뛰노는 초등학교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아이들이었다. 주말이라 조용할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아이 들의 목소리로 체육관은 활기가 넘쳤다. 이들은 와세다 대학 소속의 ‘WILD359ERS’라는 서클의 ‘지역민을 위한 체육 봉사 활동’에 참가하는 아이들이었다. 비록 우연히, 아주 짧은 시간 동안밖에 보지는 못했지만 이 장면은 매우 인상적으로 남았다. 우리로서는 ‘체육 멘토링’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것이 사실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기에, 지난 2월 호에서 ‘재능을 나눕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짧게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의 연구 주제가 ‘대학 스포츠 정상화 방안’이었기에 더 자세히 다루 지는 못했으나, 상당히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그래서 이번 여름, 다시 한 번 와세다 대학을 방문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일본은 여름방학이 한창이었다. 우리는 ‘Flags’팀의 여름집중훈련을 견학했다. Flags는 럭비의 뉴스포츠 형태인 Flag Rugby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Flag Rugby는 럭비 와 마찬가지로 매 공격과 수비시에 경기를 중단하고 작전을 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이 때 잘한 점과 실수한 점에 대한 피드백이 바로바로 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행동 수정이 가능하다. 또한 단체 스포츠의 특성상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에도 적합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그 MONTHLY SPORTS MAGAZINE 59


LETTER

키도 크고 멋있는 우리학교 운동선수들은 어

떤 여자 친구를 만날까? 농구부 노승준(체교 08)과 그의 여자 친구는 소개팅으로 만났다는데..처음 노승준의 여 자 친구 박소월씨는 운동선수와의 연애란 어떤 것일지 상 상도 못했다고 한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 서로에 게 의지하게 된 둘. 남들과는 조금 특별한 남자친구를 가 진 박소월씨와 그녀의 특별한 남자친구 노승준의 편지를 SPORTS KU에서 받아보았다. 정리 최윤진 / 사진 박인철 사진제공 노승준, 박소월

노승준 고려대 체육교육과 08학번 생년월일 1988/10/07 포지션 포워드 백넘버 33 키 196cm 몸무게 95kg 발사이즈 310mm 혈액형 A형 출신학교 계성중-계성고-고려대

60 SPORTS KU


내 남자친구는 농구선수 농구부 노승준과 그의 연인 박소월씨의 서로에게 쓰는 편지

To. 내 남자친구 승준이에게

To. 소월이

승준아 안녕

소월아 안녕?

오랜만에 쓰는 편지라 조금은 쑥스러운 마음을 안고

이렇게 너한테 편지 써보기도 처음이네 아니 태어나서

써본다.처음 만났을 때 운동선수인 널 잘 이해하지

처음으로 편지를 제대로 써봐서어떤 말부터 해야 될지

못한 적도,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내비친

모르겠어.만난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남들 다하는

적도 많았지.그래서 연애초반 이였음에도 우리 참 많이

편지 한 통 써주지 못 해서 미안해..

싸웠지만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니 조금은 이해가 되네. 운동선수랑 만나려면 보고 싶을 때 마음대로 볼 수도 운동선수로 산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 앞에

없고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도 않은데 그래도

서는 일이라, 제 몫을 다하지 못할 땐 질타를 받기도 하고

이해해주고 기다려줘서 고마워. 너도 직장 생활 하느라

반대로 잘 해냈을 땐 거만해지거나 나태해지기 쉬울 텐데..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든 점도 많을 텐데 내가 큰 도움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나,

되지 못하는 것 같아. 하지만 힘든 점 있으면 언제든

좋은 성적으로 칭찬을 받았을 때나 항상 묵묵하게 열심히

얘기해내가 네 스트레스 풀어줄게..ㅎㅎ

하는 널 보면 참 잘 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네가 표현을 잘 하진 않지만 운동을 하면서 드는 회의감이

매번 명절 때마다 부모님 선물도 챙겨주는

나걱정이 너에게도 분명있을 것 같아. 땀을 흘린 만큼 실력

네 모습이 한편으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 마음이

이 늘지 않는다고 느낄 때, 큰 경기를 앞두고 드는 불안감

너무 고마운 것 같아.이번 달에 우리 둘 다 생일인데

과 실수와 부상에대한 두려움.. 그렇지만 난 네가

좋은 추억 만들어보자~ 항상 고맙고 프로가면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_^ 사랑해.

‘재능을 타고난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못 당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서 하는 사람을 못 당한다.’는 말이 있듯이 승패를 떠나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했으면 좋겠어. 남들 다 본 1000만 관객 영화 못봐 도 좋아. 그저 부상 없이 지금처럼 열심히 또 즐겁게 농구 를 한다면, 그게 나한테 가장 큰 선물이야. 곧 우리 생일 인데 맛있는 거 먹고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자^_^

MONTHLY SPORTS MAGAZINE 61


MTW

고연전에 제안한다

이번 호에서는 고연전을 직접 뛰는 선수들의 생각을 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연전은 재학생, 교직원, 교우 등 고려대와 연세대에 적(籍)을 둔 사람이라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이기 때

주인공이 사라진 축제, 선수들의 고연전

문에 특별한 주인공을 규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축제를 더욱 즐겁게 만들거나 때로는 조금 아쉽게 만드는 것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는 있다. 최근 운동 경기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고연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많은 사람 들이 ‘고연전’이라 하면 운동부를 떠올리는 것, 이것이 고연전에

민슬기 기자 / 사진 박인철

서 운동부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루를 위한 1년의 준비

정기전 전의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들은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각

오를 내세운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오직 ‘필승, 전승, 압승’뿐이다. 운동선 수에게 승리는 당연하게 추구되어야 할 목표이고 가치이다. 그러나 승리를 향한 열망이 패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커지는 것은 유쾌하지 못하다. 물론 우리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열정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정기전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그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즐기는 가운데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 승리를 원한다면 그것은 선수들 자신에게 있어 발전의 밑거름이 되지 못한다. 즐기면서 승리하는 것과 패배하지 않기 위해 승리해야 하는것 은 단순히 결과만 같을 뿐 큰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선수단을 둘러 싼 환경은 그들에게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는 다. 선수들은 ‘고려대 운동부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정기전이다.’라고 생각 할 정도로 고연전에 대한 중요성을 느낀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경기라는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부담감속에서 자신이 갈고 닦은 기량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어린 선수들에게는 즐거움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기기 위한 목표 하나에 집중되는 훈련이 반복되 고 그런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도 쌓여간다.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고연전 단 하루를 위한 1년의 준비가 아닌 고연전이 1년 중의 즐 거운 하루가 되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축제가 아닌 전쟁 지난 호 인터뷰에서 차두리(신문방송 99)는 ‘고연전은 전쟁이

아닌 축제’라고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말은 선수들에게 적용되기 힘 들다. 정기전의 승패가 선수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 게 아무리 고연전을 축제처럼 즐기라고 해도 그럴 수가 없다. 정기전의 승 패는 재학 기간 중 선수단에 대한 직접적, 간접적인 대우와 대학을 졸업한 후의 진로에 대해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아이스하키와 같이 비인기종목에 서는 선수들이 실업팀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정기전의 승패가 결정적인 요 인이 된다. 프로팀이나 실업팀으로 진출하는 선수들 이외에도 대학을 졸업하면서 현역 생활을 그만두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에게 고연전은 평생에 남을 커리어가 되기 때문에 평생을 위한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에서 정 기전을 생각할 때 패배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만 남는다면 그것보다 불행 한 일은 없을 것이다. 운동을 계속 하더라도 졸업한 후에 정기전과 같이 많 은 관중 앞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듣지 못하고 경기를 뛰는 선수도 많다. 이 들에게 정기전이 승패에만 집착하는 불편한 기억보다는 열광하고 즐길 수 있었던 유쾌한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이것이 바로 진정한 축제일 것이다.

62 SPORTS KU


[

01. 우리 안의 고연전 02. 선수들의 고연전 03. 우리 밖의 고연전 04. 고연전에 제안한다

MORE THAN WORDS는 대학 스포츠의 현실을 SPORTS KU만의 다양하고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내는 칼럼 코너입니다.

]

<MORE THAN WORDS>에서는 2010년 제40회 정기고연전을 맞이하여 고연전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다. 고연전이라는 현상안에 존재 하고있는 우리와 그 밖에 존재하는 외부인들. 직접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서 고연전을 다시 생각해보고 더불어 고연전이 어떻게 변화 해야할지를 제안한다.

이기고 지는 것은 다음 다음 문제

혹자는 패배를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지만 어린 아

마추어 선수들에게 학교의 명예를 부담감으로 짊어지게 할 필요는 없다. 이겼을 때는 선수들 덕분에 모두가 더 즐거워졌다고 고마워하면 되고 졌을 때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면 된다. 조지훈 선생이 <친선의 노래>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다음 다음 문제다.’라고 말 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말이지 정기전은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경기 가 아니다. 그렇지만 선수들은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감당하고 있다. 재학생 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연전이 끝나고 나면 선수단을 비난 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선수들도 이런 커뮤니티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신들에 대 한 악플을 경험한다.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운동하고 고연전을 준비했는지 알 지 못하는 일부 재학생들은 한 번의 경기를 보고 감정적인 판단을 하는데, 경기 력에 대한 악플과 고연전 폐지에 대한 글들을 보면 선수들은 힘이 빠지고 운동 에 대한 회의를 느낄 수밖에 없다.

서로의 팬이 되도록

지난 호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학생들은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절대

적으로 부족했다. 월드컵이 끝나면 K-리그에 대한 관심을, 올림픽이 끝나면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역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학생들이 평상시에도 운동부에 대한 관심을 가져준다면 정기전의 패배 앞에서도 서로 위로해 줄 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다. 학교 측이 승패에 연연하더라도 재학생만큼은 선수들과 정신적 유대감을 공유해야 하는 지원자가 되어줘야 한다. 정기전을 제외하고도 운동부는 여러 경기를 치른다. 그 경기의 일정 부분은 녹지운동장이나 화정체육관에서 열린다. 가끔씩이라도 경기 를 관람하고 선수들을 응원해준다면 그들은 더 즐겁게 운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고연전에서 패한다고 하더라도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운동부는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목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측은 운동부를 더욱 집 중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운동부 선수와 일반 재학생을 분리시켜 놓았다. 최근 운동선수의 학업능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선수들은 수업 참 여와 대학생활에서 일반 재학생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이들이 재학생들과 친밀해질 수 있는 방안을 만든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될 것이다. SPORTS KU에서 열었던 야구부 선수들이 재학생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 르쳐 주는 어울림 행사 같은 것들 말이다. 재학생들은 운동부 선수들에게 학업 적인 면을 도와주고 운동부 선수들은 재학생에게 자신들의 특기인 운동을 가르 쳐 주는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승패와 관계없이 선수들을 응원해 주는 팬들이 생 기고 고연전에서도 서로가 더 친밀한 선수와 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유행 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친구나 팬이 되는 것은 어떤가. 고연 전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드는 역할은 재학생에게도 있다.

MONTHLY SPORTS MAGAZINE 63


SCORE BOARD

고려대학교 운동부 9월 경기 결과

2010년 정기 고연전

고려대학교 운동부 10월 경기 일정

2010 축구 U리그

제 91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10월 08일

9월 2일

9월 10일 야구

vs연세대 4:4 무승부

VS 아주대(원정)

농구

vs연세대 67-74 패

9월 16일

아이스하키 vs 연세대 1-8 패

VS 선문대(원정)

VS 영남대 (마산구장)

1-3 패

10월 10일 vs 상무 (마산구장) (영남대 경기 승리시)

2-2 무

9월 30일 9월 11일

VS 서울대(홈)

2-0 승

2010 축구 U리그 왕중왕전

럭비

vs 연세대 20-38 패

10월 21일

축구

vs 연세대 3-0 승

VS 성균관대 (용인 축구센터)

제 64회 전국대학야구대회

2010 홈&어웨이 농구

9월 4일

9월 14일

VS 한양대

10월 22일

4-7 패

VS 한양대(원정)

VS 상명대(원정)

88-65 승

9월 16일 VS 동국대(원정)

VS 경희대(홈)

82-65 승

유한철배 대학아이스하키 대회 80-64 패

9월 27일 VS 단국대(홈)

10월 27일 VS 중앙대(홈)

9월 17일

64 SPORTS KU

2010 홈&어웨이 농구

83:71 승

10월 27일 ~ 30일


SPORTS KU 10월호 Quiz

QUIZ

문제가 참 쉽죠? 정답을 모두 찾으신 분은 직접 푼 문제를 핸드폰으로 찍어서 이름, 학과, 연락처와 함께 sportsku@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정답자 중 추첨을 통해 SPORTS KU에서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세로열쇠 1. 하나스퀘어의 줄임말 2. 보성전문학교 출신 1936년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 스포츠클라이밍 여자랭킹 1위. 이번호 Rising Star의 주인공. 4. 삼성라이온즈 주전포수. 이번호 KU STARS의 주인공. 5.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 이름을 조합한 롯데자이언츠 중심타선의 별명. 6. SPORTS KU 고연전 Review 기사의 카테고리 이름. 7.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하는 한자성어. 8. 골프황제. 최근엔 불미스러운 일로 더 유명하죠? 9. 2010 정기고연전 야구경기 극적인 3타점의 주인공. 체교08. 10. 2010 정기고연전 축구경기에서 3:0 완승을 이끈 축구부 코치의 이름은? 11. 고파스(Koreapas) 웃음게시판에 중복자료가 오를 때 어김없이

따라오는 댓글. ○○○○○!

12. 2010 정기고연전 야구경기 두 번째 투수. 고려대 야구부 언더핸드 에이스. 13. SPORTS KU 연재기사 More Than Words의 이번호 제목. 14. 최승돈 아나운서가 과거도 없고 현재도 없다고 말한 연세대 출신 아나운서. 15. 고려대 교양교육원이 위치한 곳. 1학년 교양수업은 주로 이곳에서 듣죠?

가로열쇠 1. 타오르는 ○○, 나아가는 ○○, 솟구치는 ○○. 2. 무한도전 레슬링편을 지도했던 체리필터의 드러머. 3. 웹 상에서 개인 또는 집단이 하나의 노드(node)가 되어 각 노드들 간의 상호의존적인 관계(tie)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관계 구조. 데이빗 핀처 감독의 11월 개봉예정 영화. 4. 농구 1번 포지션. 고려대 농구부 주장 정창영의 포지션. 5. 고연전 농구경기 패배 후 많은 눈물을 흘렸던 백넘버 5인 선수의 이름은? 6. 월간지로 발행되는 본 잡지의 이름은? 7. 일이 뜻대로 잘될 때, 우쭐하여 뽐내는 기세가 대단함을 나타내는 명사. 8. 우사인 볼트에 이은 남자 단거리육상 2인자. 2010년 남자100m 최고기록 보유자. 9. 한국프로야구 전통의 강팀. 투수 선동열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의 이름은? 10. 불교 경전에 보이는 상상의 꽃. 3000년에 한 번 피어난다는 전설의 꽃. 11. 2010년 광저우 ○○○○○. 12. 고려대학교 인근 척추전문병원. 13.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14.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 15. 고려대 운동부 선수들의 숙소. 아이스링크 뒤쪽에 위치한 이곳의 이름은? 16. 2010년 9월 19일 SK전을 끝으로 프로야구를 은퇴한 백넘버 10번의

살아있는 전설. 양神.

17. 풍채가 위엄 있고 떳떳함을 나타내는 명사. 양신(神)의 또 다른 수식어.

말풍선을 채워라! 기발한 아이디어로 말풍선을 채워서 이름,학과, 연락처와 함께 sportsku@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SPORTS KU에서 제공하는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최우수작은 11월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MONTHLY SPORTS MAGAZINE 65


66 SPORTS KU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