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학교 이야기 제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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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판예비학교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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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늦여름에 만들다

출 판 학 교 이 야 기 1 3 11 17 21 25 40

발행인사 작지만 강한 출판사? 작지만 ‘부유한’ 출판사! 천년의 상상 출판사 선완규 대표 인터뷰 조동아리 -핫윙과 이상의 <날개> 낭만서평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다시 찾아온 바빌론」 서울출판예비학교 합격 수기 -마케터 반 편 파도타기 -출판학교 사람들의 릴레이 인터뷰 웹진후기


SBI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출판학교 이야기」 제2호를 발행하며 SBI 서울출판예비학교 양성과정 10기 학생들의 웹진 「출판학교 이야기」 두 번째 호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추석 전에는 반드시 내겠노라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지만 10월 2일로 성큼 다가선 발표회 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인지(핑계처럼 들리겠지만 핑계가 아닙니다, 믿어 주세요) 원고 하나 하나에 더 정성을 들이다 보니 그런 것인지, 아무튼 생각보다 늦어졌습니다. 늦은 만큼 제1호보다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어째서 매번 ‘작지만 강한 출판사’냐, ‘작지만 부유한 출판사’는 안 되냐”며 매력 넘치는 문제 제기를 해 주신 천년의 상상 선완규 대표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부유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 ‘부유함’의 의미에 초점을 맞춰 읽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1호와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제2호의 디자인을 눈여겨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파도타기’ 코너의 디자인을 보고 편집 팀 두 사람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출판학교 이야기」 제2호를 발행해 놓고 나서도 아직까지, ‘SBI 서울출판예비학교가 뭐 하는 데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는 강력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준비했습니다. SBI 서울출판예비학교, 이런 곳입니다.

SBI 서울출판예비학교 양성과정 SBI는 서울북인스티튜트(Seoul Book Institute)의 약자로 2005년 개원 이래 지난 8년 동안 180여 명의 전문 교수진이 9,000명에 달 하는 수강생을 배출한 출판 전문 교육기관입니다. SBI의 교육 과정은 신규인력양성과정, 재직자직무향상과정, 일반과정, 이렇게 세 가지 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중 신규인력양성과정은 출판계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무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능력 및 기 초 지식ㆍ기술ㆍ기능을 6개월간 습득시켜 우수 출판신규인력을 공급 하는 과정입니다. 바로 이 신규인력양성과정이 ‘서울출판예비학교’가 되겠습니다.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출판학교 이야기」 서울출판예비학교는 이런 곳이다, 10기 학생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하는 것을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웹진 「출판 학교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먹고, 놀고, 공부합니 다.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도,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녹취록을 작성하 기도 하고 저자(!)로부터 원고를 받아내기 위해 달달 볶아대기도 하 면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지만, 이렇게 세상에 내놓고 나니 출산의 고통(?)은 다 잊히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예쁘기만 하네요. 「출판학교 이야기」의 걸음마, 엄마 미소, 아빠 미소로 지켜봐 주시고 무럭무럭 잘 자랄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3호도 많이

서울출판예비학교는 편집자반, 마케터반, 디자이너반으로 구성되어

기다려 주세요.

있습니다. 2006년에 1기 학생들의 입학과 수료가 있은 뒤로 매년 졸 업생들을 배출해 현재 2014년 10기가 출판계로 나가기 위해 교육을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천년의 상상 출판사 선완규 대표님과~

받고 있습니다.

출판 매체 이해, 출판 프로세스 기초, 출판 역사, 출판편집자

출판 이슈와 트렌드, 엑셀, 어문규범, 출판 제작, 출판 분야 분석, 출판 디자인, 출판 마케팅, 6개월 동안 디자인반과 협업 통해 책 한 권 완성 출판 영업의 역사, 마케터의 자세, 비전 등, 출판

출판마케터

분야별 트렌드 이해, 저작권·편집·디자인 등의 출판 실무, 시장 분석·판매 기획 등 마케팅 개론, 마케팅 실습 등 출판 소양, 컬러 매니지먼트·출판 제작 등의 디자인

출판디자인

소양, 전자 출판 방법론 훈련 등 출판 실습, 디자인 툴, 기초 디자인, 캘리그래피 등의 디자인 실무, 6개월 동안 편집자반과 협업 통해 책 한 권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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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 기 서울출판예비학교 교육발표회

제 10 기 서울출판예비학교 교육발표회 어느덧 10기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발표회를 마련하였습니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경쟁 속에서 선발된 69명의 10기생들이

Book Editor

6개월 동안 배우고 익힌 것들을 내보이는 자리에 출판인 여러분 의 응원과 참여를 기대합니다.출판계의 희망, 보고 싶으신가요?

Book Designer 서울출판학교 원장

Book Marketer

김학원

2014

일시 2014년 10월 2일 금 13:00~17:00 장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2길 44 한국출판인회의 (홍대역 도보 10분, 합정역 도보 10분) ● 지하철 이용시 2호선 합정역에서 하차 (2번 출구 이용) ● 버스 이용시 서교동예식장타운 정류장 하차 간선버스 271, 760, 602, 603, 604 지선버스 5712, 5714, 6716, 6712, 7612 광역버스 6002, 3000, 3100

한국출판인회의

2014 한국출판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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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출판사? 작지만 ‘부유한’ 출판사! 천년의 상상 출판사 선완규 대표 인터뷰

창업한 이래 줄곧 인문학 서적, 그것도 한국 저자들과 함께 작업한 ‘기획서’만을 고집스레 출간해온 출판사가 있다. SBI 서울출판예비학교 학생들의 엄청난 인기와 사랑을 누리고 있는 선완규 대표의 ‘천년의 상상’ 출판사다. 어째서 작은 출판사들을 이야기할 때는 ‘작지만 강한’이라는 수식어만 붙는가, ‘작지만 부유한’ 출판사는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유쾌하고 매력 넘치는 선대표를 만나 보았다.

느슨한 인문학 커뮤니티를 상상하다

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 그것의

모여 있는 아주 느슨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이 인문학 관련 책이

싶어요. 인문학 하는 분들이 되게 개별성

먼저, ‘천년의상상’ 출판사를

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먼저 책으로 그 커

이 강하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누가 리

소개해 주세요.

뮤니티를 만들려고 이제 시작을 한 거죠.

더를 한다든지 누가 이끌어간다든지 이런

그런 커뮤니티를 만들려면 10년 정도는

게 아니라 그냥 각자가 여기 모였다가 저

천년의상상은 자랑할 만한 것이 별로 없

가야 하지 않을까. 일단은 그 책이 100

기 모였다가, 마치 밴드를 만들 듯이 하죠.

어요. 아직까지는 인문학 책을 내고자 하

권 정도는 되어야지 저자들도 많이 모이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책도 이야기를 하

는 몸짓, 제스처라고 할까, 몸짓을 하고

고 편집자들도 많이 모이고, 그리고 독자

고, 그런 것들을 이제 이 테두리 안에서 한

있는 정도.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인문

(들도 모이겠죠). 애독자지 애독자, 청년

번 해 보고 싶은데 안 되면 말고요. (웃음)

학 관련 책들을 펴내면서 인문학을 좋아

의 상상 애독자지, 북클럽이죠. 이런 것들

안 되면 할 수 없지 뭐. 근데 실패가 아니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어떻게 만들어

을 10년 동안 책을 펴내면서 만들어 보는

라 그렇게 애썼는데 안 됐어, 그럼 말지

볼 수 있을까, 뭐 이런……커뮤니티라고

거죠.

뭐. 인정하면 되는 거지. 안 되면 말고.

모여 있는, 주변에서 웅성웅성 어기적어

최종적으로는 출판사를 통해서

작지만 강한 출판사? 작지만 부유한

기적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

인문학 커뮤니티를 꿈꾸시는

출판사!

런 커뮤니티죠. 그래서 독자들도 있을 거

거죠?

해 봐야 뭐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천년의상상’의 지향점이 그런

고, 연구자들도 있을 거고, 편집자들도 있 을 거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이야

예, 최종적으로는. 인문학 안에서 먹고 자

커뮤니티라고 하면 그와 관련해서

기할 수 있는 그런 공간. 이런 것들이 있

고 노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어째서 작지만 강한 출판사냐, 3


작지만 부유한 출판사는 안 되는

서 여러 가지를 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중

거냐’고 문제 제기를 해 주신 적이

요한 일은 팀장님이 해. 그런 게 어디 있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들려 주시면

어요. 아무튼 중요하고 좋게 보이고 이런

좋겠습니다.

것들은 높은 분들이 하죠. 그리고 낮은 사 람들은 한없이 작은 것들만 해요. 근데 이

출판사 자체를 키워서 거기서 북클럽 만

게 2-3년 정도 흘러가면 짜증나는 거야.

들어 관리하고 이런 것은, 지금 시대에는

이게 디자인만이 아니라 편집 영역도 마

또 다른 운영 방식이거든요. 그러니까 불

찬가지예요. 중요하고 돈이 되는 영업들

과 2000년도 즈음에, 10년 전만 해도 성

은 윗분들이 해.

장 중심의 출판사들이 활발하게 운영되었

난 그런 것은, 좀, 복불복이어야 된다고

죠.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출판사

생각해요. 배려가 아니라, 하다가 일손이

운영 방식을) 심플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

없어, 그럼 그 사람들(낮은 직급의 사람

하거든요. 규모도 되게 심플해야 되고. 왜

들)이 하는 거야. 그리고 팀장이나 관리자

냐하면 이게, 내가 많은 경험을 하진 않았

들은 이 사람이 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

지만 출판사가 커지게 되면 매너리즘 같

줘야 돼요. 아무튼 이런 부분들에서 직원

은 게 생겨요. 매너리즘이라는 게 뭐냐 하

들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없애기 위

면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거야. 그냥 하

해서는 작은 출판사가 대단히 프로페셔널

는 거죠. 이번 달 매출이 이만큼이니까 막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회사가 지금

만들어서 내보내고, 내보내고 하다보면

세 명이잖아요. 그런데 많아 봤자 다섯 명

거기서 아주 좋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이거든요. 디자인하시는 분 한 분 정도 있

사람조차도 그냥 기계적으로 책을 내는

으면 돼요. 나머지는 다 편집자면 돼요.

거야. 결국 노동에서 소외되는, 이런 일들 이 빈번하게 발생하죠.

마케터는요?

디자인 하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처음 디자인 할 때는 책의

편집자가 마케터를 해야죠. 마케터와 편

저자, 콘셉트, 분야, 이런 것들을 다 생각

집자는 동급이에요. 나는 똑같다고 봐요.

한다고. 시안도 두세 개 딱 만들고. 근데

어느 시기 시기마다 계속 변신만 해주면

일이 막 쌓여 있어. 한 달에 서너 개씩 해

돼. 이제는 편집자와 마케터라고 하는 이

야 돼. 책임 팀장님이 계시고 팀장님 밑에

런 구분은 상당 부분 사라질 거예요.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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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까? 편집자가 사라지는 걸까? 마케

내야 되지?’ 이런 고민들을 죽을 때까지

터가 사라지는 걸까? 새로운 출판사에서

해야 되거든요. 마케터는 편집자가 되어

새로운 직군이 생길 거예요. 둘 다 가능한

야 하고 편집자는 마케터가 되어야 돼요.

사람이 필요한 거지.

방법은, 둘 다 할 줄 알아야 돼요. 어느 한

한 사람은 독자에 대한 감각이 있는 거

쪽이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죠. 그러니까 마케터는 독자 중심이죠, 시

실질적으로 그 사람이 자기 성과들을

장 중심이고. 편집자도 독자나 시장 중심

낼 수가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옛날에

으로 가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저자 쪽

오프라인만 있을 때하고는 전혀 다른 세

에 많이 기울어요. 그건 존재 조건상 그럴

계거든요. 온라인이라고 하는 세계는, 오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원고도 생산해야

프라인과는 진짜 질적으로 다른 것이기

하고 그것을 파악해야 하고 그 원고를 어

때문에 그래서 가능하단 거예요. 오프라

떻게 코드 변화 시켜서 독자에게 전달해

인과 온라인이 계속 공존할 거거든요. 온

줄 것인가, 하는 그런 고민들을 해야 하니

라인이 등장한 초기에는 온라인에서 (오

까요.

프라인) 서점을 따라 했어요. 지금은 오프

이게 지금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

라인이 온라인을 따라 해요. 그러다 각자

차원의 벽)’이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

자기 길 가는 거야 이제. 그래서 앞으로는

데 내가 해보니까 아니야. 이건 ‘넘사벽’

오프라인 서점들이 더 강력한 플레이를

이 아니라 (편집자와 마케터가) 서로 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제 둘

랐던 거야. 서로에 대해 신경도 안 쓰는

다를 알기 시작하는 거야. 하여튼 내년에

거예요. ‘책이나 잘 만들지’, 이런. ‘뒤지

는 시장 환경이 또 변할 거예요.

게 못 팔아’, ‘제목이 이게 뭐야’, ‘뭐 어때

그래서 이제 나는 작은 출판사들이 충분

서’ 하는 식으로요. 회의석상에서는 외교

히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적인 언어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애써

는 큰 출판사들에 대한 기대를 버렸어요.

주십시오’ 하고 말하기는 하지만 실질적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매출, 매출’, ‘성장,

으로는 몸으로 좀 기억을 해줘야 돼요. 책

성장’, 이런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거든요.

을 만드는 사람들이 시장을 몸으로 기억

그래서 주로 검증된 저자들을 스카우트해

하고. 그럼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탁탁탁

서 ‘베스트’, 큰 것들을 만들어 내는 데 더

들어와요. 움찔, 하고 정신 차리는 거지.

노력을 하고. 형국이 그렇잖아요. 그러면

‘이런 콘셉트는 안 될 거야.’ ‘이 책을 왜

거기에 막대한 돈도 투여가 되어야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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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다른 방식으로, 나는 이제 작은 출

고. 그런 거잖아요.집 사야될 거 아니야.

판사들이 저자들과 강력한 스킨십을 해야

그치. (웃음) 10년 후의 그림을 그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뒤지게 강력한 스킨십

회사는 건물을 짓거나 하면 안 되는 거지.

으로 가줘야 돼. 그냥 딱정벌레, 딱 달라

그게 부유함인 거죠. 회사는 전셋집을 전

붙어서. 작은 출판사들은 스킨십을 더 강

전긍긍하는 거야. 왜냐하면 슬림해야 되

력하게 해서 저자들과 더 강력한 파트너

니까. 건물 짓고 땅 사고 이러면 목돈 들

십을 만들어야죠. 큰 출판사에서 할 수 없

어가고, 2-30억이 금방 들어간단 말이에

는 것까지, 그러니까 예를 들면 그 저자의

요.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직원들을) 착

박사 논문까지 읽는 거야. 그래서 그 지적

취해야지.

인 궤적을 쫙 그려내는 거야. 이 선생님의

(전셋집을 전전한다고 해서) 그렇다고

책을 내가 내는데, 이 선생님의 지적 여정

회사가 가난하느냐, 아니에요. 그냥 전세

을 내가 쫙 그려내는 거야. 그렇게 되면

있으면 되지 회사가 뭐 그렇게 중요해요.

저자들 중에서도 나 같은, 우리 같은 편

앞으로는 제주도 가서 한 달 근무하고, 3

집자들을 콜 할 수 있죠. 작은 출판사들

명이면 가능하죠. 온라인으로 주문 넣고.

이 그렇게 가면 매출이나 이런 것에 대해

그렇잖아여. 아니 한 달 갔다 오는데 뭐

서 좀 자유로워질 거예요. 자유로워진다

가 문제가 돼. 그래서 한 달 정도 밖에 있

는 게 돈이 많다는 건 아니고. 자유로워진

다가 일 보고 다시 돌아와서 전셋집에서

다는 건, 그만큼 슬림하게 전체를 움직여

일하고. 10년 동안 회사는 계속 전셋집이

내는 거죠. 그래서 기본 매출만 있으면 실

고, 하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집을 사

험적인 시도도 할 수 있고 새로운 저자들

야 하고, 그런 거죠. 아니, 발상 자체를 바

을 발굴해낼 수도 있어요.

꿔야 돼요. 우리는 대부분 고정비를 줄이

부유한 출판사라는 게, 지금은 ‘부유하

기 위해서 건물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

다’는 개념이 월급을 많이 받고 연봉을 많

는데, 고정비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전

이 받는, 그리고 회사가 자산이 많은, 이

세예요. 집을 사면 대출을 받아야 되고 고

걸 안정이라는 척도로 부여하고 있잖아

정비가 똑같이 들어가. 전세를 해서 고정

요. 그런데 부유라는 게 꼭 그것만은 아닌

비를 딱 줄이고, 그 다음엔 네트워크지.

것 같아요. 부유하다는 건 뭔가 충만해야

우리는 네트워크화한다고 얘기하면서 자

되고, 기본적인 선은 지켜줘야 하죠. 같이

기 일상을 네트워크화하지 않아요. 어쨌

일하는 분들이 10년 안에 집도 사야 되

든 간에 눈에 보여야 돼. 아날로그야. 눈


에 보여야 일하는 것 같고 눈에 안 보이면 일 안하는 것 같고. 이게 아날로그식이지. 그런데 디지털식이라면, 안 보이는 게 일 하는 거고 보이는 게 일 안 하는 거야. ‘부 유하다’는 의미는 “회사는 슬림하게, 일하 는 사람은 좀 더 많이.” ‘좀 더 많이’라는 게 돈뿐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 을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환경까지 포함해 서죠. 그렇게 되면 일하지 말라고 해도 일 해요. 재미있으니까.

작은 회사만의 강점 좀 더 자기 역량을 키우는 게 신입사원의 일인데, 신입사원에게 있어서 작은 회사와 큰 회사의 장단점이 있다면 뭘까요? 그렇죠. 큰 회사와 작은 회사는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는데, 큰 회사 같은 경우 사무 기기에 능숙해야죠. 신입사원들이 인터넷, 컴퓨터, 복사기 등등에 대해 편하게 사용 할 줄 알아야 되는데, 큰 회사 같은 경우에 는 그런 잡무들도 많고, 인간적인 부분에 서 많이 힘들어요. 사람과의 관계. 예를 들면 이런 거지. 큰 회사는 팀 안 에서도 두세 명의 사람들이 있어요. 만약 디자인팀이다, 그러면 디자인팀에 팀장님 이 계시고 사원이 있고 과장급도 있죠.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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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있을 때도 있고 세 명 있을 때도 있고.

제 어시스턴트로 붙는 거지. ‘아, 힘들어,

마케팅 팀도 팀으로 묶이고, 편집자도 문

도와줘’ 이러면 어시스턴트가 붙는 거고

학1팀 2팀, 뭐 이런 식으로 팀별로 묶여

이런 거거든요.

있어서 작은 회사보다 훨씬 더 폐쇄적인

작은 회사가 잘 되려면 투명해야 돼요.

부분이 있어요. 팀 안에서만 이야기가 이

우린 컴퓨터에서 다 공유해요. 심지어 통

루어지거든. 이렇게 (편집자, 마케터, 디

장 잔고까지. 그러니까 이제, ‘아, 주간님,

자이너가) 다 같이 모일 때가 상대적으로

어떡해요, 다음 달에 어떻게 살아요’, 이

적어요. 큰 회사는 그래서 되게 섹트가 있

런 이야기를 할 때도 있어요. 그리고 결산

어요. 팀 하나가 패밀리야. 그래서 어떻게

할 때도, 우리 혜정 팀장님이 도서 결산

보면 큰 회사일수록 몰 개성화 된다니까

을 하고 보람 씨가 입출금 결산을 하거든

요. 패밀리 안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요. 그럼 나는 옆에서 돕죠. 이렇게 같이

가 없어요. ‘전 그게 아닌데요’ 하는 식으

해야지 내가 돈을 뒤로 안 빼돌리고. 그렇

로. 왜냐하면 팀 간에 대결국면이 생긴단

잖아요. 서로 제어를 해주지 않으면 안 되

말이에요. 대결국면이 생기면 팀 안의 같

는 거거든요. 나는 돈만 보면 욕심이 생기

은 멤버들은 한 목소리를 내줘야 되는 서

거든. ‘10원이라도 어떻게’, 돈을 보면 사

글픔이 있어요. 다른 팀 사람들과 함께 서

람은 그렇게 되어 있어요. 그 사람이 질이

로 논리적 싸움도 하고 이런 걸 해야 되잖

좋건 나쁘건 간에 돈만 보면 환장하게 되

아요, 그러기 위해 연합을 한단 말이에요,

어 있거든. 그 환장하는 것을 제어해 줄

이 팀이. 그래서 개성이 없어요. 큰 회사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이

는 그런 것들이 좀 생기는 거죠.

나한테 ‘(금액이) 비네요’, 이런 이야기를

그런데 작은 회사 같은 경우에는 다 개 성이 있어야 돼요. 여기에서 ‘패밀리’가

할 수가 있어요. 그럼 나는 ‘네가 그때 갖 고 간 거 아니야 그거’, 이런 식으로.

되면 여긴 망해요. 서로 다 달라야 돼. 세

반면에 큰 회사는 일을 체계적으로 천

명 있지만 세 명이 각자 달라야 돼요. 그

천히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작은

리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돼. 주간님이 하

회사들은 일을 무지막지하게 빨리빨리 배

는 말에도 ‘아닌데요, 그걸 왜 제가 해야

워야 하고요. 작은 회사들은 다 몸으로 배

돼요’, 이런 식으로요. ‘그건 담당 편집자

우는 거고, 큰 회사들은 머리로 배우는 거

인 주간님이 하실 일이지’, 이런 식으로

고. 그 차이야. 근데 대게 큰 회사에 다니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돼. 그래야지 이

면 논리적으로 생각을 먼저 하고, 작은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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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들은 몸이 먼저 기억해요. 그래서 무슨

요. 재정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 읽기 편

는 것들을 먼저 보여 줘야 돼요. 그 다음

일이 생기면 몸이 먼저 가. 큰 회사 다니

하고 쉽게 가는 이런 책이 있는가 하면 다

에 (북클럽을) 조직을 해야 되고. 그리고

는 사람들은 ‘이게 왜 저럴까’, 이렇게 생

른 방향성을 가진 곳도 있고. 기본적으로

그것을 감당할 수 있어야 돼. 북클럽을 감

각을 하고, 작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대중 독자들 중에 인문학 독자가 3만 명

당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러려면 어떻게

‘어떻게 된 거예요’, 이런 식으로 바로 확

에서 5만 명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운영할 것이냐, 이 문제야. 북클럽을 운영

인을 하죠. 왜냐하면 우리가 그 메커니즘

어떤 책들은 2천권 팔리고 어떤 책은 3천

할 때 책을 갖고 하면 다 망해요. 우리 책

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이

권 팔리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인문 독자

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가지고 또 책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일단 가서 어떤

들 중에서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 보

을 읽자고? 아휴, 그건 아니야. 북클럽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왜 그런 일

는 거예요. 2천권, 3천권이 팔리기도 하

이런 거죠. 이 사람들은 천년의 상상이라

을 벌이고 있는지 물어보고. ‘왜 이 책은

지만, 어떤 책은 만 권이 나가고 2만 권이

는 출판사의 책을 참 좋아하는 독자들이

메인에 못 올라가요’, 이렇게 가서 이야기

나가고, 그러면 5만 명의 독자들 중에 2

야. 이 사람들을 모으면 책 이야기를 해서

를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내가 뭘 잘못했

만 명이 읽는 거야. 이런 경우는 어느 정

는 안 돼요. 다른 문화적 향유를 할 수 있

길래 공급률이 낮은 거야’, 이런 오만 잡

도 대중성이 있는 경우죠. ‘여기까지를 인

는 것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콘서트에 초

생각을 하지 말고 가서 이유가 뭔지 물어

정하겠다’, 해서 이 스탠스를 계속 밟아

대한다든지, 영화제에 초대한다든지. 이

보면 ‘아, 지금 많이 밀려 있다’든가, ‘그

나가는 거지. 우리 낼 책 중에 5권이 있으

런 문화적인 커뮤니티가 그렇게 만들어지

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거야?’ 이런

면 2권은 5만 명 중에 만 명에서 2만 명

는 거죠. 책이 계속 책으로 가면 나 같아

식으로 가는 거죠.

이 읽을 책을 내고, 이 독자들 중에 오천

도 지겨워질 거야. ‘야, 여기 북클럽 장난

명, 삼천 명만 읽을 책도 내고, 이건 천 명

아니야, 일 년에 한 번 모이는데 가면 장

만 읽어도 되겠다, 그런 식의 배치를 전략

난 아니야’, 그 정도의 체험을 줄 수 있어

적으로 짜야 되거든요. 그런 방식으로 가

야 돼요.

인문학 출판사의 길 인문학 출판사들이 대중적인

게 되면 대중 노선에 있는 독자들이 본격

노선을 취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인문학 쪽으로 옮겨 오기도 하고, 이 회사

분분한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에서 나오는 책들도 읽어 보면서 서로 (경

생각하시나요?

계를) 넘기도 하고요. 그렇게 되어서 천년

서울출판예비학교 10기 학생이

의 상상 북클럽들에 천년의 상상 책이 나

되었을 경우 이건 꼭 해보고 싶다,

자, 그러면 편집자는 스탠스를 어디에 둘

오면 매번 사는 독자들 2천 명 정도가 있

하는 것이 있다면?

것인가, 예요. 여기서부터 에디터십이 나

으면 좋겠어요.

+5가 되는 삶을 위하여

오는 거야. 출판사의 출판 방향이 (대중적

그러려면 우리가 그 독자 분들에게 이

‘모든 선생님들과 밥 먹기’. 그냥 ‘밥 얻어

인 노선으로) 그렇게 가는 출판사도 있어

회사가 참 신뢰감 있고 믿을 만한 회사라

먹기’죠. 밥을 얻어먹고, 거기서 나온 책

9


도 받기. 이 두 가지를 목표로. 밥을 얻어 먹으면 커피도 사주겠죠. 밥값도 아껴, 책 도 얻어, 또 여러 가지 질문도 해야 되잖 아요, 운이 좋으면 예기치 않은 정보들을 얻게 되기도 하고요. 그분들은 이 분야에 서 지식과 성과를 쌓아 올린 사람들이잖 아요. 그런 분들의 생각, 노하우들을 이 렇게 한분 한분씩 들어 보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자산일 수 있어요. 그리 고 또 우리의 특징이 새로운 사람의 이야 기를 들으면 전에 들은 건 다 잊어버리잖

로섬이지만 심리적으로는 +5가 -1의 힘

안 와요. 그런 삶일수록, 우리가 그걸 알

아요. 그걸 기록하지 않으면 다 잊어버려

을 갖고 있는 거야. -1의 힘을 갖고 있는

기 때문에 좀 더 플러스적인 삶을 살아가

요. 일기를 쓰든지 하는 방식으로 기록해

사람에게 안 다치려면 내가 +5여야 된

야죠. 자기 삶에 애정을 갖고 사랑을 하면

야죠.

다는 거예요. 플러스, 마이너스 하면 0이

긍정적이 되는 거죠.

아니라, -1과 +5가 만나야 0이 되는 거

후배들이, 앞으로 출판계에서 일할

야. 긍정적인 사람이 힘이 되게 강해야지

사람들이 이것만큼은 해주었으면

부정적인 사람을 이길 수가 있어요. 내가

하는 바람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1이라면, 똑같은 +1과 -1이 만나면 내 가 지는 거야. 그만큼 마이너스의 힘이 강

나도 그렇지만 우리 편집자들도 그렇고 디

하다는 거예요.

자이너 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마케터 하시

자기 삶을 긍정하게 되면 마이너스인

는 분들, 출판계 있는 사람들이 ‘자기 학

친구들과 만나도 자기 삶이 훼손되지 않

대’가 많아요.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을 수 있어요. 우리 주변에는 플러스인 사

자기 삶을 살아냈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람보다 마이너스인 사람들이 훨씬 많거든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스스로가 알아

요. 어차피 죽을 거, 두 번 사는 사람 있

야 한단 말이죠.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요? 다 한 번 사는데, 좀 늦게 죽는 사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거거든요.

람과 일찍 죽는 사람, 적당히 죽는 사람,

심리학에서 그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

뭐 이런 게 있는데 어차피 한 번이잖아.

요. 플러스, 마이너스가 논리적으로는 제

한 번 사는 삶이고 지금 이 시간은 다신

10


대망의 조동아리 2회 모임

출출인회의-조동아리

핫윙과 이상의 <날개>

모임 날짜 : 6월 27일 모임 장소 : 한강 둔치 기사 작성자 : 김민경 한강으로 향하는 조동아리 총무 김경수씨(28) / 노숙자 아님

마늘 치킨(1) / 네네치킨

배달한 치킨을 수령해 오는 조동아리장 한솔미씨(25) / 치킨 메시아

이상의 날개와 치킨이라니. 다소

인의 무력함. 배움은 충분하지만

아, 어쩌면 이상의 날개와 핫윙.

억지스러운 조합이다. 어쩌면 처

나의 기량을 펼칠 수 없는 사회.

절묘하게 잘 맞는 조합일지도 모

음에는 단순히 치킨이 먹고 싶어

1920년대 이상이 살았던 조선의

르겠다.

서 모임을 기획했는지도 모르겠

지식인들과 2014년 우리 청춘들

다. 고등학교 문학 수업 이후로 처

은 닮아 있었다.

음으로 이상의 <날개>를 다시 읽

그런 생각을 하니 술이 땡겼다.

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와는 달

지난 백수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

리 느껴지는 바가 다른거다. 지식

나갔다.

탁 트인 한강으로 가기로 했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출판예비학 교에 들어오기 전까지 힘들었던 각 자의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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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무력함을 보여준 작가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

에게 소개시켜주는 것도 일종의 자

이상, 그가 살았던 시대와 삶.

에서 뒹굴면서, 축 쳐져 있는 것은 행

학이 아닌가 싶었지.

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솔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경수

저는 이번 기회에 <날개>를 오랜만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

이상 작품 중에 <종생기>도 그런

에 다시 읽었는데 제가 백수 시절

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이상의 연애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요. 예전에 제가 청년실업과 관련

에 겪었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 는 구절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고

저는 백수 시절에 엄마가 저한테

해서 카프카의 <변신>을 분석했던

싶어요.

히키코모리라고 할 정도로 방에만

적이 있어요. 주인공이 경제적인

틀어박혀 지냈어요. 저는 이 작품

상황을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상황

나는 내 방 이상의 서늘한 방도 또 따

을 다시 읽으면서 제 백수 시절이

에서 남자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

뜻한 방도 희망하지 않았다. 이 이상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이상도 나랑

죠. 그리고 주인공의 여동생의 몸

으로 밝거나 이 이상으로 아늑한 방은

똑같았구나... 아, 근데 <날개> 속

을 성적으로 묘사하는 장면이 있어

원하지 않았다. 내 방은 나 하나를 위

화자가 자꾸 이상 본인이라는 생각

요. 저는 <날개>라는 작품도 단순

하여 요만한 정도를 꾸준히 지키는 것

이 들던데, 맞나요?

히 남성이 경제적으로 무력하고 여 성을 성적 돈벌이로 내세운다는 내

같아 늘 내 방에 감사하였고, 나는 또 이런 방을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민희

용이라기보다는 여성이 가계를 책

것만 같아서 즐거웠다.

이상 본인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

임질 만큼 사회적 지위가 성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행복이라든가 불행이

죠. 이상에게 금홍이라는 애인? 동

고 봤어요.

라든가 하는 것을 계산하는 것은 아니

거녀? 가 있었지. 그런데 금홍이를

제가 졸업하고 1년 동안 취업 준비

었다. 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되다고

다른 남자들에게 성적 상대로 알선

를 했는데 제 여동생은 저보다 먼

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하는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

저 취업을 했어요. 게다가 직장을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하더라

다니면서 자기랑 맞는 일을 찾아서

그냥 그날을 그저 까닭없이 펀둥펀둥

고. 나는 이상의 작품을 읽으면 자

지금은 요가 강사를 하거든요. 저

게으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

신을 자학한다는 느낌이 들었어.

랑은 성격이 달라서 적극적이고 자

던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

기 길을 잘 찾는데 그런 여동생을

12


보면서 저는 남자로서 좀 더 빨리

까? 자신이 완벽하게 책임질 자신

한 것 같아요. 자기 파괴적이고. 또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이 없으니까 자유로운 관계로 버려

하나는 장강명의 <표백>이에요.

이 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날개>

뒀던 거지.

이 책을 읽다보면 콱 죽어버리고

도 <변신>도 저에게 공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싶어요. (격양된 목소리로) 대체 청춘, 우리를 안아주었던 책

나는 왜 살지? 나는 왜 살아? 그런 생각이 든다니까요.

민희

때로는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거나

이상은 작품이 기이해서 사람들이

때로는 위안을 주었던 책들

오해를 하는데 의외로 가장으로서

민희 나 이 책에서 감명 깊었던 부분이 있

책임감이 컸던 사람이라고 해. 가

희용

족들의 회고록 등을 봐도 가장으로

다들 백수 시절에 감명 깊게 읽었

서 책임감이 강했다고 하고. 이상

던 책 있나요?

이 다방을 다섯 개 정도 열었다 닫

는데 읽어주고 싶어요. 좀 길지만.

H그룹 인사부 선배는 요즘 대학생들 은 도전 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참

았다 했었다고 하는데 자기 적성에

솔미

늘어놓았다.

맞지 않는 다방을 계속 했던 것도

저는 두 가지 책이 떠올랐는데요,

“요즘 학생들 보면 이렇게 패기가 없

경제적 책임감 때문이었겠지. 시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에서

어서야 참 걱정이다 싶을 때가 있어,

적 상황이 아니었으면 더 천재성을

주인공이 <날개>의 주인공과 비슷

세세한 스펙따위 별 상관없으니 거기

발휘할 수 있었던 사람인데 참 안

에 목숨 걸지 말고 큰 꿈을 가져봐.”

타까워. 이상의 <권태>라는 에세이

“그런데 왜 청년들한테 도전 정신이

를 보면 삶에 지쳐서 모든 것을 놔

있어야 한다는 거죠?”

버리고 싶던 심리 상태를 잘 보여

내 물음에 H그룹 과장은 황당하다는

주는 것 같아.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늙은이들더러 도전 정신을 가

지영

지라고 하겠니?”

이상이 그렇게 책임감이 강했기 때

숭배자들-A대학 경영학과 학생들-의

문에 금홍이도 방임했던 것이 아닐

웃음.

13


“도전 정신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젊

전이라는 게 그렇게 수지맞는 장사라

은이고 나이든 사람이고 할 것 없이

면 왜 그 일을 청년의 특권이라면서

다 가져야지, 왜 청년들한테만 가지라

양보합니까? 척 보기에도 승률이 희박

고 하나요?”

해 보이니까 자기들은 안 하고 청년의

“젊을 때는 잃을 게 없고, 뭘 해도 다

패기 운운하는 거잖아요.”

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여러 가지 기

“이름이 뭐랬지? 넌 우리 회사 오면

회를 다 노려봐야 한다는 얘기지. 그

안 되겠다.”

러다가 뭐가 되기라도 하면 대박이잖

그 말을 듣고 나는 빈정대는 말투로

아.”

한마디 내뱉었다.

“오히려 오륙십 대의 나이든 사람들

“거 봐, 아까는 도전하라고 훈계하더

이야말로 인생 저물어 가는데 잃을 거

니 내가 막상 도전하니까 안 받아주잖

없지 않나요? 젊은 사람들은 잃을 게

아.”

얼마나 많은데요. 일례로 시간을 2,3 년만 잃어버리면 H그룹 같은 데서는

일동

받아주지도 않잖아요. 나이 제한을 넘

(감동 받아) 오~

겼다면서.”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경험이 남겠

솔미

지.”

사실 저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보

“무슨 경험이 있든 간에 나이를 넘기

다는 이 책이 더 청춘들에게 맞는

면 H그룹 공채에 서류도 못 내잖아요.

책 같았어요. 지금의 청춘을 보여

저는요, 젊은이들한테 도전하라는 말

주는 장면이 많거든요. 노량진에서

이 젊은 세대를 착취하려는 말이라고

피터지게 공부하는 장면이라던가.

생각해요. 뭣 모르고 잘 속는 어린애

14

들한테 이것저것 시켜봐서 되는지 안

희용

되는지 알아보고 되는 분야에 기성세

나는 <표백>을 대학 시절에 읽었는

대들도 뛰어들겠다는 거 아닌가요? 도

데 그 때가 딱 기말고사 끝났을 때


였거든. 근데 이 책을 읽으니까 내

여러 가지로 나의 미래에 대해서

가 왜 그렇게 기말고사며 대학생활

기대감이 많으신데 사실 현실은 그

에 목을 매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렇지 못한 거야. 그게 나를 더 힘들

현실은 이런데 내가 너무 바보 같

게 했어.

은 것이 아닐까 싶고. 내 현실과 책

그리고 백수 시절에 읽었던 책 이

이 동일시되면서 더 느끼는 바가

야기를 이어서 해보자면... 내가 백

많았어요.

수 시절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 엽 감는 새>라는 책을 읽었어. 이

그리고 백수 시절에 도서관에 다니

책의 남자 주인공이 부인이 집을

면서 <굿바이 동물원>이라는 책을

나가서 행방불명이 되고 암울한 상

읽었는데 주인공이 부업으로 마늘

황에서 스스로 마른 우물에 들어

을 까요. 이 남자가 울고 싶은데 울

가는 장면이 나오거든? 우물 속에

구실이 없으니까 마늘을 핑계 삼아

들어가서 뚜껑을 닫고 빛도 소리

마늘을 까면서 우는 거죠. 그리고

도 없는 곳에서 시간도 모르고 가

나중에 이 남자가 동물원에 취직을

만히 앉아 있어. 근데 자꾸만 그 주

하는데 알고 보니 이 동물원에 있

인공의 모습이 나같이 느껴지는 거

는 동물들이 다 동물 탈을 쓴 사람

야. 시간도 없고 빛도 없는 곳에 끝

들인 거예요. 우리 사회를 동물원

없이 가라앉아 있는 기분. 나의 백

을 통해 단적으로 보여준 거죠.

수 시절이 딱 그랬던 것 같아. 그 때 약간 우울증에 걸려서 방 청소

민경

도 안 하고 하루 종일 멍하니 집에

내가 취업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

서 시간을 보내고 그랬었거든.

들었던 점 중에 하나는 그런 거였 어. 부모님의 기대에 내가 부응하

민희

지 못한다는 부담감이랄까? 난 어

나도 백수 시절에 병원에 갔으면

학연수도 다녀왔으니까, 부모님은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것 같아. 그

15


때를 돌아보면 수면 아래 깊숙이

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

잠겨있는 것 같았어. 나랑 맞는 무 언가를 찾아내지도 못하고 무언가

일동

를 할 용기도 없었던 때였어. 나는

응 나도 행복해.

그 때 책을 읽기보다는 현실을 잊

나도나도

으려고 영화를 많이 봤어. 별 이유

나~는 행복합니다~

도 없이 영화 <신세계>를 다섯 번 본 적도 있어.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정말 아파 솔미

야만 청춘인걸까? 이 아름다운 나

나는 대학 졸업식 할 때까지도 내

날들이 더욱 희망으로 반짝일 수는

가 백수가 된다는 것을 실감을 못

없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 청춘들

했었어요. 근데 졸업장을 받고 집

은 도전할 권리마저 박탈당하고 있

에 딱 돌아오니까 내 미래가 아무

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것도 없다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하지만 그래도 이제 우리에게는 출

계속 취업에 실패하다 보니 취업

판인으로서의 꿈이 있다. 다 같은

준비도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되더라

꿈을 꾸는 친구들이 옆에 있다는

고요. 그냥 지금 상태에 안주하고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아름

싶고. 다시 취업 준비를 시작해서

답지는 않아도 우리의 등에는 날개

거절을 당하고 좌절하게 되는 게

가 돋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보면서

무섭더라고요. 저는 SBI에 합격하

치킨 날개를 마저 뜯었다.

고 정말 인생이 달라졌어요. 목표 가 생기고 미래가 보이더라고요. 날개야 다시 돋아라

민경 그래, 나 요즘 행복해. SBI 들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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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꿀꿀할 때는 맥주 건배


인사동 <낭만서평> (인문학을 사랑하는 동아리)

‘시골빵집’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는다

개인의 실천으로 가능한 대안적 삶

니. 눈길을 끄는 제목의 이 책,

제빵사인 저자는 수련생으로 있

요즘 잘 나간다. 3쇄 찍으면 베

던 빵집에서 과도한 노동에 시달

스트셀러라는 슬픈 전설을 가진

렸다. 또 이윤과 편리를 좇느라

사회 분야에 속하는 책인데, 내가

건강을 해치는 나쁜 재료를 사용

읽은 게 이미 4쇄였다.

하거나, 거대 다국적 기업의 투기 로 재료 가격이 널뛰기 하는 현실

사실 책이 담은 메시지는 크게 새

도 목도했다. 그렇게 그는 작은

롭지 않았다. 스테디셀러인『조화

빵집마저 비정한 경제 시스템의

로운 삶』의 제빵 버전이랄까. 인

‘한가운데’에 있음을 깨달았다.

간과 환경을 파괴하는 자본주의

이내 저자는 시스템 바깥의 삶을

사회를 비판하며 시골에서 소박

상상하게 되었고, 그 상상을 현실

한 삶을 추구했던 니어링 부부.

로 바꾸었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그들이 미국에서 농사짓고, 집 짓

가, 노동 착취 없고 인근 지역 농

고, 메이플 시럽 만들어 파는 대

민이 기른 친환경 재료로 천연 발

신 일본에서 빵을 구워 파는 얘기

효 빵을 굽는, 이윤보다 인간과

라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제빵’

자연을 생각하는 가게를 차린 것

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개인의

이다. 저자는 이 같은 자신의 실

경험과 연결시켜 풀어나가는 저

천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

자의 글쓰기 방식이, 그리 신선하

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더 숲.

글쓴이

이환희

지 않은 재료를 꽤 맛있게 가공해 주었다.

현대인 대부분을 포섭한 임금 노 동 및 소비 중심의 삶과는 다른 길을 제시하고, 그것이 충분히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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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조만간 편집자가 될 사람. 이기적으 로 사는 것이 곧 이타적인 것으로 연결되는 묘한 삶의 방식을 늘 모색하고 있다.


현 가능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 그 안

수성 변화와 그에 뒤따르는 실천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에서 노동자가 비교적 쾌적한 노

이 곧장 사회구조의 변화로 이어

우리에겐 다양한 모습의 삶에 대

동환경을 확보하고 생계를 유지

지는 것도 아니고.

한 욕구와 그 욕구를 실현할 권리

할 합리적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가 있으니까. 하지만 과연 저자가

일할 수 있으려면, 자본가(경영

시스템 안에서 구조적 장치를 견

생각하는 것처럼, 개개인의 실천

자)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

고하게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지는

만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가 좋아

록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을 제대

것이 현실적이고 적절하다. 그리

질 수 있을까?

로 갖춰야 한다. 나아가 이윤을

고 그 구조적 장치가 제 역할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인간과 자

할 수 있을 때, 저자가 강조하는

그러나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

연을 희생시킬 준비가 된 경제 권

소상인이나 농민의 삶도 거대 자

미안하지만 저자의 믿음은 다소

력을 통제할 강한 정당도 필요하

본 및 그와 종종 결탁하는 국가의

낭만적이고 순진하다. 그 순진함

겠고. 불합리한 현실을 향한 불만

횡포로부터 안전할 수 있으며, 임

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생

을 표현하고, 그 현실에 맞서 연

금 노동과 그 밖의 다양한 삶의

산수단을 가지”고 “소상인”이 되

대하며, 그렇게 이루어진 연대가

형태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는 것이, ‘착취’라는 자본주의 사

효과적으로 힘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회의 모순에 대한 “효과적인 해

노조나 정당 같은 구조적 장치가

결책”이 될 거라는 대목(p.185)

없거나 허약하다면 보통 사람들

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모두가

의 삶은 늘 고달플 수밖에.

소상인이 되는 것은 현실화될 수 없는 몽상이고 바람직하지도 않

다양한 삶의 형태가 조화를 이루는

다. 당장 한국 사회를 봐도 절대

세상을 위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임금 노

그 고달픔은 개인이 생산수단을

동을 보편적인 노동 형태로 받아

마련하고 시스템 밖으로 나가는

들이며, 소상인이 되는 건 주로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저자와

임금 노동체제 밖으로 밀려난 사

유사한 삶의 지향을 갖는다고 해

람들이다.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서 누구나 저자처럼 그 지향을 실

사회는 임금 노동을 빼고는 설명

제로 구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할 수가 없다.

자기 사업이나 귀농귀촌은 성공 하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보통 사람들이 임금 노동

설령 성공하더라도 개개인의 감

18


문학 동아리 <낭만서평>

행복의 시제는 언제나 과거형 소설 같은 인생

시 찾아온 바빌론」의 주인공 찰

피츠제럴드는 그가 쓴 작품들만

리가 돌아온 곳은 그의 과거가 머

큼이나 그가 살아온 일대기 역시

물러 있는 파리다. 술에 취해 방

흥미로운 사람이다. 약관의 나이

탕했던 젊은 시절이었다. 그는 대

이전에 일찍이 사랑에 실패하고

공황 시기에 사업을 말아먹은 무

20대 중반에 부와 명예를 거머쥐

능한 가장이었고, 집 밖에서 죽어

지만 그것도 잠시, 그 이후로 마

가는 아내를 바라보고만 있었던

흔 넷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 전

매정한 짐승이었다. 그랬던 그가

까지 불화와 혼란의 내리막길을

이제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 처

걷는다. 나는 인생 고수 중에 소

형에게 넘어간 딸의 양육권을 되

설 고수는 없다는 말을 믿는 편이

찾으려 한다. 동생을 죽음으로 몰

다. 짧았던 소년 출세에 질서 없

고 간 주정뱅이 매부가 술을 끊

는 여생을 보낸 피츠제럴드의 빛

고 착실한 사업가가 되어 다시 돌

나는 작품들이 그 말에 힘을 싣는

아왔다고 처형을 설득해야 한다.

다.

그러나 지난날의 방탕이 너무 컸

시간

다. 한때 어울렸던 술친구들의 난

순간의 기쁨, 길었던 불행, 영원

데없는 등장 탓에 이제야 품 안에

한 재능의 작가 피츠제럴드의 대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한 딸은 다

표적인 예술적 모티브는 ‘시간’

시금 멀어져 간다.

이다. 더 구체적으로, 흘러가 버

인생의 재설정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린,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시간

낭만적 상상력

이다. 그는 현실에서나 작품 속에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젊은 시절

문학에는 많은 힘이 있다고 믿는 문학 극대주

서나 지나간 과거를 현재로 새로

은 시행착오의 기간이다. 이 시기

의자다. 달리기를 잘하고 필사와 요리를 즐긴

이 되돌리고 싶어 했다. 단편 「다

엔 젊음 그 자체가 진실의 근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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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단편선』 -다시 찾아온 바빌론 외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민음사 글쓴이

김예환

인간은 누구나 태생이 스토리텔러다. 그래서

다.


되고 모자란 분별력은 도전이나

말은 시간의 비가역성이라는 엄

리는 완전한 폐허가 되어버린 ‘바

열정 따위의 수식어 뒤로 영리하

정한 현실에 대한 허무 섞인 재확

빌론’이자 또 하나의 잃어버린 낙

게 모습을 감춘다. 그렇게 멋모르

인이다. ​

원이다. 잃어버린 낙원을 자기 자

고 낮춰 잡은 삶의 난이도는 오류

행복의 시제는 언제나 과거형

신 속에서만 되찾을 수 있다고 말

의 후폭풍을 부르고 그것은 결국

자신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잃어

한 프루스트에게 과거의 행복은

청춘의 꽃놀이가 저물어갈 때에

버렸는지조차 모르고 살다가, 흘

기나긴 정신적 여정을 통해 한 번

야 뒤늦게 감당해야 할 젊은 날의

러간 시간이 그려주는 상실의 윤

쯤은 되살려볼 수 있는 것이지만,

업보가 된다. 문제는 이런 어리석

곽을 어렴풋이 눈치 채고 나서야

회복 불가능한 상실(돌이킬 수

은 시절이 인생의 앞부분에 찾아

뒤늦게 그것의 회복을 위해 뛰어

없는 시간)이 곧 숙명인 피츠제

온다는 것이다. 이제 막 삶이 본

들지만 실패하는 사람들. 피츠제

럴드에겐 잃어버린 낙원 그 자체

궤도에 오르려는 참이고 미래의

럴드는 이런 양상을 사람의 인생

가 진짜 낙원이다. 어쩌면 행복이

밑그림은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에서 하나의 보편적인 형식으로

란 정말로, 오로지 회상의 형식으

과거에 멱살 잡힐 일들은 벌써부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래서 피츠

로만 향유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

터 왜 이리도 많이 생기는지. 이

겠다. 그래서일까. 이젠 시들어버

미 완성된 그림보다 아직 채색도

린 지난날의 영광으로 남은 삶을

안 된 스케치 단계의 습작이 작은

연명할 것이 분명한 찰리의 모습

얼룩에도 크게 흔들린다. 그래서

이 처연하면서도 더없이 사실적

실수투성이 젊음이란 가혹한 운

으로 보인다.

명이다. 후회로 지새는 밤 이불에 하는 발길질은 그 뒤를 잇는 숙명 이다. 이런 인생에도 컴퓨터처럼 리셋 (reset) 버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츠제럴드의 다른 많

▲스콧과 젤다 피츠제럴드 부부

은 작품들이 그렇듯) 「다시 찾

제럴드에게 행복의 시제는 언제

아온 바빌론」​은 인생의 재설정

나 과거형이다. 끝내 양육권을 되

(reset)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찾지 못한 찰리도 예외는 아니다.

낭만적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소

그는 현재나 미래가 아닌, 딸과

설은 그렇게 한 편의 가능성의 장

아내가 곁에 있었던 과거를 영원

으로 호기롭게 시작하지만 그 결

히 살 것이다. 이제 찰리에게 파

20


출판계에서 편집자가 되는 방법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마케터가 되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서울출판예비학교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 때문에 올해로 10기에 이른 출판예비학교 마케터 반 학생들 역시

합격수기 마케터반 편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래서 같은 꿈을 안고 이곳에 올 다음 기수들에게 이런 고민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합격 후기’ 코너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 코너에서는 출판예비학교 마케터 반에 합격하기까지 서류나 면접 준비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어떤 전략이 있었는지 학생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그 대답을 들어 봤다. 우리들의 진솔한 답변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길!

서류전형

옥찬미(28)

김유정(25)

황민(28)

Q

A

A

A

출판 마케터 반에 지원하

자기소개서 질문은 크게 네 가

음, 제 경우에는 하고 싶은 분

저는 이전부터 출판사 쪽에 꾸

고 싶은데, 어떤 내용과

지가 있었습니다.

야가 유아/아동 쪽으로 뚜렷

준히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내

방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출판 마케터가 되고 싶은 이유

했기 때문에 그 분야에 대해

용을 쓰는 것은 크게 어렵지는

와 그걸 위해 어떤 노력을 했

평소 생각을 계속 해 왔던 것

않았어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는지,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같아요.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내용이 무엇인가 하는 것 보다

마케터로서 나의 모습은 어떨

쓸 때 기본을 잡기가 훨씬 수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지,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의

월했던 것 같습니다. 논술 부

라고 생각했어요. 또 자기소개

미 있었던 활동과 성격의 장

문에서 미래에 기획하고 싶은

서 이후에 면접까지 고려를 해

단점 등이요. 저 같은 경우에

책이 무엇인지 서술하라고 나

서, 저의 경험을 가장 잘 드러

는 출판과는 무관하지만 이전

와 있었는데, 직접 유치원에서

낼 수 있는 강조점을 찾고 그

에 직장 생활을 했기 때문에

실습으로 아이들을 가르쳐 본

걸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

그 직장에서의 경험을 참고해

경험을 떠올리면서… (웃음)

냈습니다. 그리고 독서 이력

서 이야기를 풀어 썼구요, 의

저는 최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서는 마케터로서 갖고 있는 자

미 있는 활동은 ‘엄마와 소통

생각을 해 보았던 것 같아요.

신만의 가치관을 드러낸다고

하기’를 주제로 썼습니다. 단

아이의 입장에서 어떤 활동을

생각했기 때문에, 제 경우에는

순한 스펙 나열보다는 굳이 출

좋아하는지, 선생님으로서 책

특정 한 분야에 치우친 사고보

판 관련 전공을 하지 않았더라

을 가르칠 때, 엄마의 입장에

다는 폭 넓은 분야의 책들을

도 얼마나 책에 대한 애정을

서 집에서 책을 읽어줄 때 등

소개했던 것 같아요.

가지고 있었는지, 남들과 다른

여러 상황을 놓고서 자유롭게

나만의 차별성이 무엇인지를

구상해 봤던 것이 많이 도움이

생각하며 작성했습니다.

된 것 같아요.

써야 할지 고민이 됩니 다. 또 독서 이력서와 논 술을 쓰는 부분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21


면접

임지연(26)

김진영(25)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문학과와 국문학과를 복수

대형할인점에서 막걸리 판매

전공하고 중앙일보 인턴, 돌잔치

1위를 기록한 적이 있는

MC, 학원 교사 등 당차게 살아온

귀여움과 섹시함을 동시에

25세 예비마케터. 활동적인

겸비한 예비마케터

성격입니다.

Q

A

A

복장에 대해서나, 면접

일단 복장에 대해 궁금하신 분

면접 당일에 저는 길을 잃어버

당일에 알아두면 좋을 팁

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는 면

릴까봐 집에서 굉장히 일찍 출

이 있나요?

접 볼 때 세미 정장을 입고 갔

발했는데 면접 시간 한 시간

었어요. 검은색 치마와 블라우

전에 도착했어요. 면접장에 관

스로 정성 들여서 입고 갔었

리자분이 계셨고 이런저런 이

죠. 면접장에 온 다른 학생들

야기를 하면서 긴장된 분위기

도 거의 그랬으니 참고하셨으

를 잘 풀어주셨어요. 그런 모

면 좋겠습니다.

습을 보면서 긴장을 풀고, 한

면접 당일에 주의하실 점은 학

시간 동안 면접 예상 질문을

교 위치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

되뇌면서 면접을 준비했었어

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딱 면

요. 면접 예상 질문은 ‘자기소

접시간 정각에 도착했는데 관

개, 독서이력서의 책들을 선

리자분이 하시는 말씀을 보니

택한 이유, 지원 동기, 영업에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생

대한 생각’ 등으로 준비했구

각이 들었어요. 면접 시간 전

요.

에 일찍 가셔서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22


Q

A 임지연

A 김진영

면접은 어떤 분위기로 이루어지고

면접장에서는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계셨

처음에 면접장에서 받았던 질문은 1분 안

어떤 질문을 받았나요?

는데 자기소개서를 다 읽으셨다는 것을

에 자기소개를 해보라는 것이었어요. 순

질문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영문과

서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고 싶

였기 때문에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은 사람부터 하라고 하셨죠. 그때 다른 사

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어요. 그래서 자신

람이 먼저 했는데 갑자기 더 긴장되기 시

있게 의사소통할 수 있을 만큼은 한다고

작하는 거예요. 게다가 처음 받은 개인 질

대답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옆에는 캐나

문은 독서이력서 외에 인문 철학서를 좋

다 교포(요크대 출신)가 있었던 거예요.

게 읽은 것이 뭐냐는 것이었는데 얼버무

다행히 영어를 시키지는 않으셨지만, 경

리다가 대답을 못 했어요. 그래서 저는

쟁자들이 쟁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탈락하겠구나…’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요. 다른 옆에는 시인 등단했던 언니도 있

다행히도 자기소개서에 쓰여 있었던 저의

었어요. 그 외에 성격의 장단점에 대한 질

경험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어요. 제가 돌

문도 받았지만 그렇게 많은 질문을 받지

잔치 행사 진행자를 했었던 경험을 좋게

는 않았어요. 생각해보니 질문을 많이 받

봐주셨던 거예요. 그래서 마음을 그냥 비

았던 사람들이 떨어진 것 같아요. 질문이

우고 제 이야기를 편하게 했어요. 그리고

많았던 이유가 확신이 안 서는 사람을 뽑

마지막으로 나가기 전에 면접관들이 하고

을 이유를 찾기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들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하셨죠. 저는

어요.

이 때 내가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면접관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했어요. “상실의 시대도 마케팅을 하지 않 았다면 그렇게 잘 팔리지 않았을 것입니 다. 다양한 마케팅적 요소들이 책과 함께 할 때 좋은 책이 더욱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마케터 가 하는 이런 일들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꼭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라고요.

23


Q

A 임지연

A 김진영

면접시에 어떤 태도로 보는 것이

저는 면접장에서 계속 웃으면서 대답을 했

처음 면접장에 들어가서 잘 안 풀린다고

도움이 될까요?

어요. 심지어 성격의 단점에 대한 질문을

너무 떨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심호흡을 하

받았을 때도 활짝 웃으면서 말했어요. 그게

면서 가장 인상 좋은 면접관을 바라보고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마음을 편히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분들도 면접 볼 때 밝은 표정으로 대답하시 면 좋을 것 같습니다.

24


파도타기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

고 임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나 . 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

도 못 가서 발병난다 관 . 용은 미덕이다 관 . 용은 미덕이다 황 . 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왜. 사냐건 웃지요 이 . 몸이 죽 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나 . 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관 . 용은 미덕이다 나 . 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이 .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 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

25


편집자 반 - 파도 셋

김솔지 편집자반 파도타기는 깊고 진지합니다.

지난 6월, 편집자반 모두가 단체로 서울

읽은 장르 문학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흡입하는 느낌이예요. 특히 문체가 갈등

국제도서전에 견학을 갔던 날. 이 때 유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이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에 굉장히 비범

독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있었다. 팝

재미있게 읽은 책은 너무 많아서 딱 하

해지면서 좋은 표현들이 많이 나오는데,

업북을 좋아하며 직접 만들기도 하는 편

나만 꼽기는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대신

그런 것들이 하지은 작가님의 가장 큰

집자반의 조용한 능력자, 김솔지. 그날

가장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말씀드릴게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구입한 팝업북을 이리저리 검사하며 흐

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하지은

뭇해하던 그녀의 눈길에는 그 누구의 눈

작가예요. 한국 환상 문학을 쓰시는 분

그럼 솔지씨는 언제부터 장르문학을 읽

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책에 대한 애정이

인데 제가 유일하게 ‘우리 작가님’이라

기 시작한 거예요?

느껴졌다. 그런 그녀를 햇살 좋은 어느

고 칭하는 작가분이세요. 『어름나무 숲』

중학교 때부터였어요. 친구를 잘못 만

날,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라는 책을 냈었고 그걸로 7쇄인가 8

나서… 하하. 그 전까지는 고전 문학 읽

쇄까지 찍은 걸로 알고 있어요. 작가님

는 걸 좋아하는 문학 소녀였는데, 그 친

과 저는 개인적으로 편지도 써주는 사이

구한테 과학 시간에 필기한 노트를 빌려

이기도 해요. 우리나라 작가 분들 중에

주기로 한 게 그 시작이었죠. 그 필기를

서 가장 제가 흠모하는 분이죠.

보여주는 대신에 그 친구가 장르문학 책

김솔지는 어떤 사람인가요? 독특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나 할까 요? 남들 하는 건 하기 싫어하고 나만의 것을 찾고 싶어 하는, 그런 엇나가는 정 신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을 한 권씩 빌려줬는데 그걸 계기로 장 그럼 하지은 작가님의 매력을 하나 꼽자

르 문학에 푹 빠져버렸어요. 시간이 지

면?

나서 그 친구는 이쪽 세계에서 금방 나

솔지씨는 장르 문학을 굉장히 좋아하는

일단 문체요. 소설 자체의 분위기도 상

걸로 편집자반에서 유명한데, 지금까지

당히 잘 뽑아내시고, 읽다보면 독자들을

갔는데, 저는 아직도 여기에 푹 빠져있 네요.

26


그럼 솔지씨도 나중에 편집자로서 만들

을 때 ‘아, 이런 사람하고는 절대 일 못

고 싶은 책이 장르문학 쪽이신 거예요?

하겠다!’하고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이

할 수 있다면야 그러고 싶죠.

그럼 솔지씨가 일하고 싶은 장르문학의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요?

있나요? 아니면 ‘이런 사람하고는 꼭

그럼 솔지씨가 살고 싶은 인생은 어떤

같이 일하고 싶다!’ 하는 사람의 기준이

모습인가요?

있다면? 일단 자기 고집만 부리는 사람하고는

저는 판타지나 SF쪽을 원하는데 사실

같이 일 못할 것 같고, 너무 감정적으로

그 쪽 시장이 굉장히 협소하고, 출판사

대응을 해서 일 자체가 굴러갈 수 없게

도 주로 1인 출판 위주로 출판 시장이

만드는 사람이랑은 일하기가 좀 힘들지

형성되어 있어서 편집자로 그 쪽에서 당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저랑 대화가 잘

장 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

통하는 사람이랑 같이 일하고 십구요.

긴 해요. 그래서 추리 소설 쪽으로 생각

이런 다들 좀 비슷하지 않을까요?

을 하고 있어요. 그럼 무인도에 가야하는데, 딱 한권의 솔지씨가 장르 문학뿐만 아니라 팝업북

책만 가져가 수 있다면 어떤 책을 들고

을 좋아하는 건 편집자 반에서도 이미

가고 싶으세요?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요, 나 중에 편집자로서 팝업북을 만들어 보고

‘무인도에서 살아남기’요. 일단 살아남 고 봐야할 거 아니겠어요?(일동 웃음)

싶은 마음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사실 팝업북은 작가로서 만들

그럼 내일이 지구 멸망의 날이라면 어떻

어보고 싶은 책이 예요. 그런데 한국에

게 지구에서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시겠

서는 팝업북 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어요?

에 안 할 예정이구요. 할 수 있다면 독

일단 집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함께 시

립출판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간을 보내고 싶어요. 고향인 울산에 내

제가 팝업북을 만들 수 있으니까 나중에

려가서 가족들과 산에 올라 지구가 멸망

실력이 더 좋아지면 소량으로 제작해서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둘 것 같아

판매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요. 기록을 남겨야 하지 않겠어요? 후대

그럼 솔지씨에게는 나중에 사회에 나갔

를 위해? 혹은 나중에 지구를 찾을 외계

27

인들을 위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질리지 않게요.


편집자 반 - 파도 넷

문현경 편집자반 파도타기는 깊고 진지합니다.

언제나 핸드폰 배경화면에 귀여운 딸 하

사회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내

사회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담았으면 하

란이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는 그녀, 문

가 가진 능력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는 게 제 바람이에요. 굳이 공부를 많이

현경.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

게 뭘까 생각을 해봤더니 그게 바로 ‘출

하지 않아도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는

나 행복한 미소가 얼굴 가득 드러나지

판 편집자’였어요. 그래서 저는 그런 공

세상을 꿈꾸고 있거든요. 예전에 휴머니

만,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편집자 문형

동체 사회를 구현하는데 도움 되는 책을

스트 김학원 대표님 강의 때 이런 말씀

경이 될 때는 눈빛부터 180° 달라진다.

만들고 싶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입니

을 하셨잖아요?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이제는 하란이의 엄마이자 출판 편집자

다.

있고, 더 많은 저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로서 본인의 또 다른 모습을 찾으려 한

나는 책을 만든다.’ 라고. 자기 삶을 다

다는 멋진 엄마 문현경 씨를 만나보았

그러면 현경씨가 만들고 싶은 책은 구체

시 돌아보고, 생각해보고, 아니면 어떤

다.

적으로 어떤 책인가요?

대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

문현경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항상 인문사회 책을 많이 읽었어

면 누구나 책의 저자가 될 수 있다는 생 각으로 책을 만들고 싶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

요.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그런 책들

을 것 같아요. 엄마가 되고 나니까 우리

을 읽다보면 공감은 가지만 계속해서 마

하란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음 한 구석이 무척이나 공허했어요. ‘정

현경씨를 다음 인터뷰 대상으로 지목한

고 싶은 갈망이 커졌어요. 그런 세상은

의란 무엇인가’나 ‘88만원세대’ 같은 경

게 이환희 씨였는데, 그 이유가 아이를

어떤 모습일까 고민하면서 지금까지 여

우에도 책이 많이 팔리긴 했지만 그 영

키우면서 동시에 어떤 다른 길을 모색한

러 가지 책을 읽었는데 결국 제가 내린

향으로 뭔가가 바뀌거나 한 건 없었잖아

다는 것에 대한 고충이나 고민 같은 게

결론은 태양열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소

요. 그래서 책 이란게 우리 사회를 진단

궁금해서였어요.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해

규모 공동체 사회였어요. 그래서 그런

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좀 더 우리

28


내는 것에 대한 피로 같은 건 없나요?

힘든 일도 많을 것 같지만 그 때마다 초

들이 자라면 그런 가치관을 이야기하게

저도 아직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심을 되새기면서 다시 스스로를 추슬러

되고…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너무 앞

아니지만 지금 상태로 봤을 때 쉽지는

야겠죠. 아무리 힘들더라도 내가 내린

서 나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게 사람마다

결정이니까.

인문서를 보면서 헛헛했던 마음이 어린 이 책에서 치유가 되는 것 같아서 어린

좀 다른 것 같긴 한데, 육아에만 충실 한 게 좋은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만족하

그럼 현경씨가 나중에 편집자로 만들고

고 기쁘고 행복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저

싶은 책은 어떤 책인가요?

이 책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는 딸아이를 돌보면서도 나의 자아를 실

처음에는 인문서 쪽을 지원했는데, 예

그러면 현경씨가 하란이와 함께 읽은 책

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이 있으면 좋겠

전에 어린이 논픽션 수업을 하셨던 김

중에 현경씨에게 제일 좋았던 책 그리고

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거든요. 그런데

수현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어린이

하란이가 제일 좋아했던 책은 각각 무엇

법륜 스님이 『엄마 수업』이라는 책에서

책을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었나요?

아이는 적어도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

들었어요. 왜냐하면 하란이를 키우면서

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걸 읽고 저

4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본 책이

는 생각했죠. 하란이를 3살까지는 내가

어린이 책이니까… 그리고 아이를 키우

최선을 다해서 키우고 그 이후에는 나의

면서 계속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어린이

길을 모색해보자고. 그리고 이제 하란이

책을 만들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가 5살이니까 이제 슬슬 나도 나만의 길

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문사회과학 서

을 걸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적 쪽에서 내가 느꼈던 공허함이 어린이

어서 이렇게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되었

책 분야로 가면 좀 더 채워지지 않을까

던 거예요. 편집자 일을 하면서 앞으로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나 그림책 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이 항상 보 게 되는 책이잖아요? 그런 엄마들이 바 뀌면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요? 저는 항 상 엄마들을 위한 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게 그림책으로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환경이나 인

하란이는 아직 5살이라서 주로 그림책 을 읽고 있어요. 제가 좋았던 건 예전에 SBI에서 발견했던 그림책이었는데 제 목이 『채식은 사랑이다』였어요. 그리고 『콩이네 유치원 텃밭』이라는 책도 굉장 히 좋았어요. 하란이가 지금 유치원에서 텃밭을 키우고 있거든요. 그 책을 읽으 면서 땅 속에는 뭐가 있고, 식물들이 어 떤 방식으로 자라나는지 훨씬 쉽게 알려 줄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하란이는… 요새 『종합병원』이라는 책 에 푹 빠져있어요. 동물 마을에 새로 생 긴 병원 이야기인데 병원에 대한 무서운 이미지들을 없앨 수 있어서 저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 책이기도 해요.

권, 어떤 인물들에 대한 생각이 그림책 을 보면서 바뀌면 거기에 대해 끊임없이 아이에게 이야기해주고 그걸 듣고 아이 29

그럼 내일 지구가 멸망해서 오늘 책을


딱 한권만 읽을 수 있다면 현경씨는 어

집이 너무 딱딱해서 부서질 수도 있잖아

떤 책을 읽고 싶으신가요?

요. 그러니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유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 권정생 선생

하게 받아들이되 나의 가치관이나 철학

님의 『우리들의 하느님』이라는 책이에

자체가 흔들리거나 더 쉬운 길을 찾아서

요. 권정생 선생님의 산문집인데 본인이

더 힘든 길을 버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생활하시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제 삶이 변질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속에서 ‘아, 이건 아닌 것 같은데’하는

나중에 이 글을 보고 있을 내가 만약 힘

모습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놓으셨어요.

들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꼭 흔들

예를 들어서 선생님은 ‘목사들이 종교적

리지 말라고, 너의 신념을 지키라고 이

인 교리를 설파한답시고 이런저런 일들

야기해주고 싶네요.

을 벌이고 다니지만, 진짜 하느님이 계 시다면 그 분은 십자가가 아니라 똥지게 를 지고 농사꾼의 모습으로 나타나실 것 이다’라고 이야기하세요. 즉 ‘하느님은 높이 계시는 게 아니라 인간이 정말 인 간답게 살면 그게 바로 하나님이고 예수 님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거죠. 저 는 지구에서의 마지막 날 이 책을 읽고 싶어요. 그리고 이 책을 들고 죽을래요.

그럼 현경씨는 앞으로 편집자로 살아가 면서 어떤 편집자로 살아가고 싶으신가 요? 아직 편집자로서 일을 시작도 안 해봐 서 잘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이 변화하되 변질되지는 말자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 고 있어요. 고집을 가지고 있다는 건 좋 은 일일 수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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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반 - 파도 넷

엄근희가 인터뷰한

김예진

마케터반 파도타기는 전前인터뷰자가 인터뷰하는 식으로 이어갑니다.

이번 주 마케터반 인터뷰 대상자는 수

어떤 책을 좋아하시는지 책 취향을 알려주세요.

줍고도 부드러운 얼굴의 그녀, 김예진

그동안은 문학 위주로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소설, 산문, 시를 좋아했어요.

양입니다.

요즘엔 인문 분야에도 관심이 많이 생겨서 챙겨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에

인터뷰어의 귀찮아하는 버릇으로 조

읽은 책은 이화열 작가님의 산문집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이네요. 깊게 관

금 늦게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기

찰하고 찬찬히, 자세히 쓰시는 서술 방식이 정말 좋았습니다.

다림에 지친 그녀는 ‘드디어!’를 외치 며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임해주셨습니

좋아하는 작가와 출판사는?

다. 화사한 미소가 예쁜 그녀를 만나러,

소설가는 김영하와 폴 오스터. 시인은 진은영을 좋아합니다. 제 책장에 많이 꽂혀

GoGo SSing~!

있는 게 ‘문학동네’ 책이 많은 걸 보니… 전 ‘문학동네’를 좋아하나 봐요. ‘마음산 책’, ‘문학과 지성사‘도 좋아합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다!’라고 할 수 있겠네 요.

왜 출판 마케터가 되려하시나요? 출판 이전에 줄곧 관심 있던 분야가 광고여서, 자연스럽게 마케터에 관련된 직무로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지인들에게 책 선물하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가 까이는 만만한 남동생부터, 친구들, 선배들 까지 책 추천이나 선물을 해주게 됐죠.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좋아할까, 그 책을 읽었다면 이번엔 이런 책을 선물로 해주 는 건 어떨까’ 같은 사소한 고민들이 굉장히 즐거웠고, 책 잘 봤다고 말해주거나 서 평까지 남겨주는 지인들을 보면 뭔가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어요. 이렇게 좋은 책을 31


더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서 출판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주변에 책을 선물하고 무척 기뻐한다면 분명 보람 있는 일이네요.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봐요?

국문학과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책 선물을 싫어했던 사람은 없었어요. 어느 순 간부터 책이 정말 좋아졌고, “이렇게 좋은 건 함께 나눠야지!” 라는 마음으로 선물 을 해왔던 것 같아요. 읽어보고 좋았던 책을 선물하기도 하고, 영화표나 음반이랑 같이 관련 도서를 선물하기도 하고, 자기 계발서만 읽는 사람에게 다른 장르의 책 을 추천하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제 마음대로 선물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주로 언제, 어디서 책을 읽나요? 집이랑 지하철에서 자주 읽어요. 한 권의 책만 집중해서 읽기보다는 2- 3권을 동시 에 읽는 편인데, 장소에 따라 읽는 책이 좀 달라요.

나, 사랑, 우정, 인생, 행복에 대해 5글자로 표현한다면? 나 ▶ 낙비주의자 낙관적 비관주의, 비관적 낙관주의 줄임말이에요.

▼ 여행을 좋아하고 바깥 생활을 주 로 하는 저를 잘 나타낸 사진입니다.

사랑 ▶ 이해하는것 우정 ▶ 애정의연대 인생 ▶ 있다없는것 행복 ▶ 상대적인것 주말엔 뭐 했나요? 주말만큼은 저를 위해서 보냅니다. 토요일에는 남자친구를 만나서 카페에서 얘기 도 하고 산책하면서 데이트를 하고, 일요일에는 늦잠을 자요. 최대한 빈둥거리다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꼭 시청합니다. 이휘재 씨의 쌍둥이 서언이, 서준이를 보는 게 낙이에요. 귀여운 아가들을 너무 좋아합니다. (웃음) 저녁 때 쯤에는 ‘어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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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잡지를 봤어요. 주말에는 과제를 하지 않아요…과제는… 급하게, 마감 직전에 합니다.

남자친구가 있어요? 이제 사귄지 1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마케터반 언니들이 두부를 닮았다고… 저처럼 동글동글한 평범한 청년입니다.

우정은 ‘애정의연대’, 사랑은 ‘이해하는것’이라고 답했네요? 5글5글… 정말 오글오글… 우선, 우정은 잔잔한 애정으로 연결된 관계라는 느낌을 받아서 그렇게 적었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 건 세상에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고 그 런 이해를 쉽게 포기하곤 하잖아요. 하지만 사랑의 경우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도, 그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이해 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서요.

인생은 ‘있다없는것’?! 무슨 뜻인지? 음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제가 좋아하는 아가들을 보면서 가끔 하는 생각이에요. 저렇게 어릴 때에도 혹은 바로 1~2년 전에도 분명 나만의 세계랄까 그때마다의 어 려움, 행복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흐릿해서 아쉬울 때가 많아요. 그래서 각 나이마다 느낄 수 있는 느낌, 고통 이라든가 행복 같은 것이 있다고 생 각하곤 합니다. 그런 어려움과 행복이 반복되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게 인생 아닐까 싶어서요.

지적인 이미지와 함께 사골처럼 진중한 매력을 동시에 지닌 마케터반의 “막내지만 ~ 막내 아닌~ 막내 같은 너어어~” 예진이와의 달콤한 인터뷰였습니다. 마지막으 로 예진양이 귀여워하는 쌍둥이 사진을 투척하면서, 즐거웠던 인터뷰는 여기서 마 감하겠습니다. 예진이가 생각한 것보다, 기대한 것보다 앞으로 훨씬 더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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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반 - 파도 다섯

김예진이 인터뷰한

신희용

마케터반 파도타기는 전前인터뷰자가 인터뷰하는 식으로 이어갑니다.

이젠 분신과도 같은 스타벅스 콜드컵을

요즘 무슨 책을 읽나요?

들고 환하게 웃는 그녀

『상실의 시간들』이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남겨진 가족들이 ‘상실’을 받아들

특유의 웃음과 유머로 옆에 있는 사람

이는 일상을 담은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 엄마를 정말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내용

마저 웃게 하는 유쾌한 그녀

이 더 무겁게 다가와서 진도가 팍팍 안 나가고 있어요. 며칠째 이 책을 붙잡고 있어

“질문 재미없으면 안 할 거야” 새침한

요.

으름장을 놓았던 그녀

제가 평소에 느끼기에도 언니는 엄마와 사이가 정말 좋아 보여요.

마케터 반 신희용 양을 디토에서 만났

엄청나게 좋아요! 내 친구! 베프!

다.

평소에는 어떤 분야의 책을 읽나요? 빈도수를 보자면 한국문학을 좋아하는 것 같고, 인문사회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어 려워서 많이 읽지는 못해요. 가끔 외국소설을 읽고, 요즘은 시를 읽으려고 노력 중 이에요. 그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와 출판사가 있으신가요? 평소에 어떤 작가나 출판사만을 정해두고 책을 읽지는 않아요. 다만, 무거운 이야 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작가를 좋아하는데, 저는 좀 찌질 한 캐릭터를 좋아해 요. 우리 삶은 사실 좀 찌질 하니까. 출판사는… 아무래도 문학책을 많이 읽으니까, 문학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집에 많이 있어요. 요즘 집에 있는 책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꽤 많은 출판사의 책을 읽어왔다는 생각에 놀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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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출판업에 관심을 두게 되었나

론 머리가 아플 테지만, 공부를 할 때마

싶어요. 골프, 테니스, 사격… 좀 동적

요?

다 내가 점점 더 전문적인 출판인이 되

인 취미를 시작해보고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책이 포함되어

어 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드디어! 오글오글 5글5글입니다. 나,

있었고, 책을 최고로 좋아하는 건 아니

SBI에 들어오기 전에 꽤 오랫동안 역사

사랑, 우정, 인생, 행복에 대해 5글자로

지만 내 성향과 출판계의 성향이 꽤 잘

박물관 도슨트 일을 해왔다고 들었어요.

표현한다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

도슨트일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

나 ▶ 김포흥사장

고 이걸 SBI에 와서 더 느끼고 있어요.

지 꼬박 서 있어야 해서 정말 힘들었어

사랑 ▶ 모르겠지만

왜 출판 마케터에 지원을 했어요?

요. 하지만 제가 겪은 첫 사회 경험으로

우정 ▶ 노력이필요

외향적인 성격 때문에도 그렇고, 아무래

써 조직에 들어가서 나의 소임을 다하는

인생 ▶ 책과음악들

도 마케터 일이 더 재미있어 보였어요.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 일이기도 해요.

행복 ▶ 사소한일상

새롭고

사람들이 박물관에 오는 이유도 알게 되

엄마 ▶ 지금의나를

뭔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생각하는 것이 좋았어요.

고, 전시물을 꼼꼼히 보고 알아가려는

SBI에서의 생활은 만족하고 계시나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

네. 꽤 만족하고 있어요. 저는 어디에 있더라도 잘 적응하는 편이긴 하지만, 여기에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아주 좋

런 분들을 위해 저도 더욱 열심히 공부 하게 되고요.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언니를 보면

나에게 우정이란? 노력이필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나랑 똑같지 않은 것,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 까지 이해해주는 게 우정인 것 같아요.

고,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다재다능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후에

것이 즐거워요.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분

취직하더라도, 꾸준히 지속하고 싶은 취

위기?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한다는 사

미나 새롭게 시작해 보고 싶은 것이 있

이에요.

실이 못내 아쉬웠는데, 다시 열심히 뭔

나요?

나에게 인생이란? 책과음악들

가를 배운다는 것이 좋아요. 들었던 강의 중에 인상적이었던 강의가

나에게 사랑이란? 모르겠지만 모르겠지만, 언젠가 알게 될 것 같은 것

저는 책과 음악 안에 우리 인생이 있는 요즘 마케터 반 사람들과 밴드를 하고

것 같아요. 실제로 저는 책과 음악을 통

있다면요?

있잖아요. 이 밴드를 정말 꾸준히 하고

한 ‘간접 경험’으로 인생을 많이 배웠

요즘 배우고 있는 한겨레 출판 조재성

싶어요. 동아리 활동으로 드럼을 치는

고, 타인의 인생에 대한 이해의 폭 역시

본부장님의 수업이요. 기존에 있던 것

것이 제겐 삶의 활력소가 되어요. 새로

넓어지는 것 같아요.

말고, 자유롭게 새로운 생각을 해보는

운 건… 아무래도 음악에 관심이 있다

나에게 행복이란? 사소한일상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편집의

보니까, 우쿨렐레 동호회에 들어가서 우

이해도 재미있었어요. 깊이 들어가면 물

쿨렐레를 배워보고 싶고, 운동도 배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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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곤 하니 까.


나를 표현하는 다섯 글자는? 김포흥사장 우선 저는 제가 나고 자란 김포를 사랑하고요. 후에는 사업을 하고 싶어요. 제 사업 을 하면서 주체적이고 동적인, 흥이 많은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제 별명이 흥뇽 이기도 하구요. 5글5글 이렇게 끝나면 아쉬우니까. 하나 더 하죠! 언니에게 더없이 소중하신 엄 마! 나에게 엄마란? 지금의나를 엄마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장본인이에요. 성격이나 생활 방식 등, 제가 엄마의 영 향을 받지 않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항상 엄마를 떠올 리게 되고, 엄마는 그런 저를 항상 응원해줘요.

“질문 재미없으면 안 할 거야”라는 새침한 으름장에도 그냥 웃어버리고 마는 것은 유쾌함 속에 자리 잡은 그녀의 따스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는 넉넉한 마음과 웃음을 가진 그녀는 언제나 사랑받을 ‘흥뇽’이라는 걸. 이번에 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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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반 - 파도 넷

이예하 디자인반 파도타기는 짧고 굵게 진행됩니다.

인천에 살고 있는 디자인 반 막내 이예

용이지만 촬영 방식에 반했어요. 다른

요즘에는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고요.

하.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감성을 느낄

그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훌쩍 떠나고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 뒤로 완전히

싶을 때. 그럴 때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

팬이 되었죠. 한국 감독 중에는 이창동

서 달래고 있습니다.

왜 북 디자이너가 되려고 했나요? 고등학교 때 진로를 결정할 무렵 디자인

감독을 좋아해요. 최근 관심사는 뭔가요?

5글5글

다가 시기를 놓쳤습니다. 대학교 때 출

한꺼번에 영화를 몰아서 보고 싶어서,

자신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판 관련 학과에 진학해 공부하던 중 북

앞으로 볼 영화 목록을 작성하고 있습

아직잘모름

디자인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좀 더 배

니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타인의

우고 싶어졌어요. 서울출판예비학교에

삶>, <브리짓 존슨의 일기>, <인사이드

들어오기 전에는 출판사에서 인턴을 했

르윈>, <오아시스>, 우선 이 정도를 모

고요. 그러다가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았어요. 앞으로 (목록을) 더 모아서 부

싶은 마음에 출판예비학교에 들어오게

산 국제영화제에서 3일 내리 밤낮으로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영화만 보는 것처럼 혼자서 나만의 영화

제대로 배우고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제를 열어 볼 계획이에요. 진짜 부산 국

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이것저것 고민하

좋아하는 작가나 감독이 있나요? 미셸 공드리 감독을 좋아해요. 특히 <이 터널 선샤인>을 좋아합니다. 내용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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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화제는 친구랑 갈 생각입니다. 좋아하는 책 장르가 있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좋아해요.

사랑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아직잘모름 우정 5글자로 표현한다면? 나의반쪽임 행복5글자로 표현한다면? 북디자이너


디자인 반 - 파도 다섯

채은아 디자인반 파도타기는 짧고 굵게 진행됩니다.

채: 채은아는

아이언이 부른 노래 <독기>에 빠져 있습

5글5글

은: 은으로 만든

니다. 그의 인생을 노래했으니까.

자신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아: 아이

좋아하는 책 장르는?

꾸러기대표-디자인반의 숨겨진 리더입

제 이름의 뜻입니다. 은‘은’에 아이‘아’

소설. 소설을 읽으면 현실과 다른 곳에

니다.

입니다. 요즘 <쇼 미 더 머니>를 보며

있는 인물과 만나 그들과 공감할 수 있

사랑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습니다. 그들이 처한 그 상황이 제 현실

김규한여자

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정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부쩍 행복을 느끼는 채은아입니다. ‘아 이언’에 빠졌습니다. 저에게 힙합이란 인생. 힙합은 마이라이프.

불구하고 현실을 잊기 위해 소설을 읽기 도 해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소설이 라면 모두 좋습니다.

왜 북 디자이너가 되려고 했나요? 책은 채은아와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 니다. 그래서 책을 디자인해야겠다고 생 각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나 감독은요? 요즘은 박민규. 그 사람은 천재예요. 웃

지윤이송영-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이에 요. 행복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책읽는오후-백수시절 오후 2시에 버스 에 앉아 목적지 없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때가 행복했어요. 그때를 다시 즐길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행복해 질 수 있 을 것 같습니다.

음 속에 눈물이 있는 작가입니다. 최근 관심사는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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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반 - 파도 여섯

배종수 디자인반 파도타기는 짧고 굵게 진행됩니다.

징그럽고 기괴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감독은 표현을 적나라하게 하는 점이 가

같은 거예요. 아스테리오스 폴립 같은

좋아합니다. 반면에 동물들도 굉장히 좋

장 좋습니다. 세련된 표현을 하지 않는

색감이 좋아요.

아해요. 얼마 전 새끼 길고양이를 데려

것이 더 세련되어 보인다고나 할까요.

와 ‘계피’라고 이름 짓고 키우고 있습니 다. 출판학교에 와서 현실과 타협하면서 제 그로테스크한 감각을 좀 자제하고 있 습니다.

그 투박함이 사나이답고 멋있습니다.

5글5글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자신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라는 밴드의 음

생각안해봄

악이 정말 좋습니다. 작년에 처음 들었 을 땐 그냥 흘려들었어요. 전 여자 친구 가 그 멤버들이 섹시하다고 해서 질투가

왜 북 디자이너가 되려고 했나요?

났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올해 우연히

사랑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만나면좋아 우정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재밌게논다

재밌을 것 같았어요. 이게 생업이 되더

듣게 된 그 밴드의 노래가 정말 좋아서

라도 고통스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공연에 갔는데

그런데 지금 서울출판예비학교에 들어

정말 최고였어요. 임병학이라는 형님이

계피봉숙이-키우는 고양이 강아지 이

온 지 4개월 사이에 3킬로그램이나 빠

특히 멋있는데, 출판예비학교 앞 편의

름. 봉숙이는 부산에 있어요.

졌어요.

점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용기가 나지

좋아하는 작가나 감독이 있다면?

않아서 아는 척을 못했어요. 아직도 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좋아합니다. 그

회되네요.

의 영화는 모두 다 좋아하지만 특히 <거

좋아하는 책 장르가 있다면?

친 녀석들>을 가장 좋아해요. 타란티노

그래픽 노블. 쉽게 말하면 외국 만화책

39

행복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박수미

장다솜

이재은

마케터반

편집자반

디자인반

25

24

25

벌써 웹진 2호가 나왔네요. 이번 호에서도 별 도움이 못 된 것 같아 다른 편집위원들에게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도와주신 분들, 이쁘게 봐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해요!

선선한 가을 바람을 타고 웹진 2호가 도착했습니다! 정신없이 질주하는 시간의 끈을 군데군데 붙잡아두고 단단히 매듭을 지어 이번에도 꽤나 읽을만한 2호를 만든

졸업 전시 준비와 2호 웹진 준비가 겹쳐서 정신 없었지만, 1호보다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이번에도 애써준 우리 웹진 편집위원들 고마워 ♡

것 같습니다. 벌써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출판학교 생활을 애달파하며 이제는 3호를 준비해야겠지요. 항상 수고해주는 웹진팀

어윤지

감사하고 우리 웹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고은애

사랑합니다!

편집자반 26

마케터반 26

조정은 디자인반

2호 웹진을 내려고 하니, 어느덧 제법

25

공기도 선선한 가을이 다가왔네요. 곧

가을입니다. 출판학교에서 보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그래서 웹진 2호가 더 아쉽고 더 정이 가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선완규 대표님과

있으면 졸업도 코 앞이라 다들 정신 없이

출판학교 친구들, 1호보다 더 예쁜

바쁜데도 2호 웹진을 내기 위해 두 배

벌써 웹진 2호가 나왔네요! 1호에서 미흡한

세 배 애써 준 편집위원회 친구들. 다들

디자인을 선보여준 디자인 팀, 발표회

부분을 고쳐나가면서 좀 더 정리되고 깔끔한

너무 고생했고, 수고했어요. 앞으로 남은

준비 회의를 열심히 취재해준 마케팅반

웹진을 선보이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기간에도 끝까지 지치지 않고 완주할 수

친구들, 열심히 취재하고 교정한 편집자반

이번 달도 다음 달도 화이팅 ^^

다솜이까지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늘

있도록 힘냅시다. 파이팅^^

물심양면으로 뒤에서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옥란쌤 대웅쌤 우진쌤 광욱쌤 사랑합니다♡ 발표회도 다같이 화이팅해요!!^^

항상 단체 사진 찍는 SBI 건 물 앞에서 다같이! 감기 걸려 서 못 온 다솜이는 예쁜 얼굴 만 합성. 다솜아 감기 어서 나 아. 다같이 치맥 먹으러 또 가 자. 2014. 9. 19.

3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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