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202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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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or.kr/NEWS 커버스토리 2023 08 ISSN 2765-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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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숨죽이게 하는 시험’과 교육의 미래

유네스코뉴스 2023년 8월호

UNESCO News vol.806

목 차 Contents

숨죽이게 하는 시험’과 교육의 미래

10 위원 칼럼

12 이슈분석

미래 교육의 방향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 의미

14 인터뷰

제22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수상자 박현성 교수

16 신규등재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 동학농민혁명기록물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 4 19혁명기록물

20 현장스케치

유네스코독일위원회 방문기

22 창립 70주년 기획 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➎

24 주재관 서신 주재관의 ‘왓츠인마이백(What’s in my bag?)’

26 ESD 공식프로젝트 산이골마을학교

28 지구촌 교육나눔 후원자 인터뷰

30 단신

32 기금보고

34 세계 기념일 세계 청년의 날(8월 12일)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 ·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해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유엔 전문기구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954년 설립된 기관으로

‘유네스코 활동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네스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발간일 2023년 8월 1일 창간일 1964년 1월 10일 등록번호 서울 라08043

발행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발행인 한경구 편집 김보람, 노지원, 최연수

편집디자인 수카디자인 인쇄 형우디앤피

대표전화 02-6958-4100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유네스코길) 26

기사관련 문의 /구독신청 및 변경 news@unesco.or.kr

*『유네스코뉴스』는 교육부의 지원으로 발간됩니다

*『유네스코뉴스』의 글에 담긴 필자나 인터뷰

대상자의 의견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표지 이미지: 큰 강당에
마련된 어느 시험장의 모습 (Shutterstock.com) 04 커버스토리 ‘모두를
대한민국

줄 세우기만이 유일한 정답일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문화권, 특히 중국의 유구한 관료제와 그 선발 방식을 도입한 나라에서

과거시험과 같이 출세의 길목이 되는 시험은 흔히 ‘등용문(登龍門)’이라 불립니다 ‘용으로 올

라가는 문’이라는 글자 그대로, 통과하기만 한다면 출세의 길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뜻입니다.

아마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시험에서 합격하기만 한다면, 몇 등 안에만 든다면, 이제 꽃길을 걷

게 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시험에 응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입니다 학력고사든 수능이든, 아

니면 각종 ‘고시’든, 우리에게 시험을 등용문, 즉 선발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익숙하다

못해 자연스럽기까지 한 일입니다

얼마 전 수능 ‘킬러문항’을 두고 벌어진 사회적 논쟁 역시 시험이라는 도구의 신뢰성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믿음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등용문으로서의 시험은

반드시 공정해야 하고, 그래야만 모든 이가 평등하게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오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가뜩이나 교육에 관심이 많은 우리 국민 모두를 ‘시험 전문가’로 만들었

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누구는 킬러문항의 존재 자체가 불공정이라 말하고, 다른 누

구는 적절한 변별력이야말로 공정이라 말하며 한 마디씩 거듭니다.

하지만 시험이 곧 등용문이며,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공정한 시스템이며, 그

러니 모두의 앞에 평등하게 놓인 사다리라는 사실에는 정말 의심의 여지가 없을까요? ‘공부한

걸 확인하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더 나은 교육을 위한 피드백을 확보하는 것’이 시험

의 본래 목적임을 떠올려 본다면, 수능을 둘러싸고 반복되는 논쟁은 어쩌면 우리가 교육의 본

질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는 형태로만 시험을 활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3 UNESCO News vol.806 편집자 노트
중심으로
달 커버스토리에서는 오로지 경쟁과 배제를 위한 ‘고부담 시험’의 시대를 넘어, 협력과 연대를
우리 교육을 다시 상상해 보고자 하는 유네스코의 목소리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4 유네스코뉴스 2023 08 커버스토리 Shutterstock.com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모든 학생을 줄 세우는 지금의 시스템은

과연 공정한가’라는 의문은 우리의 입시 제도, 나아가 교육 제도의

개선을 논할 때마다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위를 향해 뻗어있는

사다리 앞에서 한가롭게 ‘경쟁과 배제 대신 협력과 연대’를 주장할

수 있는 여유는 여태껏 아무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유네스코는

21세기 대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교육의 모든

주체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김보람 『유네스코뉴스』 편집장

5 커버스토리 UNESCO News vol.806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있는 형제의 상 근처의 오후 풍경 전쟁을 경험한 세대보다 그렇지 못한 세대가 더 많아진 세상에서, 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또 잊어야 할까
‘모두를 숨죽이게 하는 시험’과   교육의 미래

모두에게 익숙한 과거와 현재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 중에 시험과 관련한 ‘11 월(혹은 12월)의 추억’을 하나쯤 갖고 있지 않은 이는 별로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된 지는 벌써 30년이 됐고, 그 이전 세대들도 ‘학력고사’ 또는 ‘대학 입학 예비고사’라

는 이름으로 시험일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한파 속에 서 긴장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모를 떨림과 함께 시험지

를 받아들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많은 한국인에게 이

시험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성공과 실패의 극명 한 갈림길이었다 이 고비만 넘기면 원하는 대학에 가서 공

부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십대 시절의 거의 전부를 책상 앞

에서 보내며 꾹꾹 눌러 참아야 했던 모든 일들을 하게 되리 라 기대했다 반면에 여기서 실수라도 한다면? 일 년 더 ‘이

짓’을 반복하고 내년에 다시 시험을 보거나, 내가 원치 않았

던 곳에서 20대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극명한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에서 부담을 짊어지는 것은 오직 수험생만이 아니다. 친구

들과의 모든 인간관계나 여행, 집안 대소사에 참여하지 않

더라도 무조건적인 배려를 얻을 수 있는 ‘고3엄마(혹은 아

빠)’라는 타이틀에서도 볼 수 있듯, 이 시험은 집안 전체의

시험이며 나아가 사회 전체의 시험이기도 하다. 수능 듣기

평가 시간에는 전국 공항에서 비행기 출도착이 잠깐 멈추

고, 이 날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도 늦춰지며, 주요 관공서뿐

만 아니라 주식시장까지 한 시간 늦게 문을 연다. 우리에게

는 익숙하다 못해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 연례행사는 외신

들에도 종종 흥미로운 기삿거리가 된다 『BBC』는 2018년

‘수능, 한국이 침묵에 빠지는 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능을 “학생이 입학할 대학을 결정지을 뿐만 아니라 직장, 소득, 나아가 주거지와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 험”이라 묘사하기도 했다. 힘들지만, 그럼에도 신뢰할 수 있는

을 걸듯 매달리고, 사회 전체가 막대한 자원을 소모해 가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모든 구성원의 합의와 지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교육열이야 이미 전 세계적으로

도 많이 알려진 현상이지만 고부담 시험1에 대한 이와 같은

광범위한 자원 투입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 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교육과정의 일

부로서의 평가 수준을 넘어 ‘시험문화(culture of testing)’

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시험의 위상과 부담이 높은 국가들

의 이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유네스

코 방콕사무소는 『시험문화 :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배

움의 사회문화적 영향에 관하여 (The Culture of Testing: Sociocultural Impacts on Learning in Asia and the Paci c)』

라는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교육개발

원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설문과 심층면담을 통해 이 연구에 참여했

고 그 결과를 『유네스코 참여연구: 한국의 시험문화와 학

습자에 대한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따로 펴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시험

의 필요성 , 혹은 중요성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믿음은

확고하다 설문 응답 학생의 82%와 학부모의 83 9%가 학

습의 일부로서 시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일

반적인 시험의 목적에 대해 학생과 교사 , 학부모 대부분

은 “배운 것을 점검하고 스스로의 수준과 위치, 부족한 부

분을 파악하는 데 있다”고 이해했다. 이와 달리 수능과 같

은 고부담 시험의 목적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가 ‘배운 것

을 평가하기 위해’(56 8%), ‘상위 교육 단계로 넘어가기 위

해’(54 9%),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31%)의 순으로 답했지

만, 세부적으로는 학생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부담 시험

을 상위 교육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실용적 도구로 보는 시

각이 높아졌고(초6 45 6%, 중3 60 8%, 고2 65 8%), 그와 반

비례해 ‘배운 것에 대한 평가’라는 응답은 낮아졌다. 전체

적으로 응답자들은 학업의 성실성과 인내심을 키우기 위

세상 모든 일엔 원인과 배경이 있다 수험생과 가족이 목숨

1 일반적인 정의에 따르면 시험이란 ‘개인의 지식이나 능숙함의 질 또는 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절차, 학습자를 평가하는 행동’이며, 고부담 시험(highstakes testing)이란 ‘진학, 입학, 채용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되어 시험자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험’을 말한다

6 유네스코뉴스 2023 08 커버스토리

모든 한국인에게 익숙한 수능 시험일의 풍경 수험생과 가족, 나아가 전 사회가 숨을 죽이게 되는 이 고부담 시험의 교육적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은 지금 꼭 필요한 일이다

해서 반드시 시험이 필요하며, 시험은 변별력과 공정성을

두루 갖추고 있으므로 학업수준을 평가하고 인재를 선발

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의 의미나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있으면서도 학

생들은 시험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전체 학생의 69.1%가 “시험과 학업성취에 대한 기대가 학

습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응답했고 “시험 덕

분에 더 많이 배운다고 느낀다”는 문항에 대한 5점 리커트

척도(매우 그렇다 5점, 보통이다 3점, 전혀 그렇지 않다 0

점) 평균은 2 81점에 그쳤다 시험은 학생들의 행복과 정서

적 측면에도 긍정적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학업

성취도에 만족한다”는 문항에 대한 고2 학생들의 응답은

2 58로 전체 학생 평균(3 17)에 비해 훨씬 낮았으며, 시험의

부작용으로 경쟁심과 이기심 등의 심화, 신경질적이고 과

격한 성향 표출 등을 꼽은 교사와 학부모도 있었다. 특히 심

층면담을 통해 생각을 밝힌 한 교사의 다음 말은 고부담 시

험에 대한 교육 구성원들의 감정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만점을 받는 10% 외에는 전부 불행해요. 그리고 만

점 받은 애들도 행복하진 않아요 나만 받아야하는데 그게

아니니까 결국 나만의 백점을 지향해요. ”

모든 개혁이 ‘찻잔 속 태풍’일 수밖에 없는 이유

막중한 부담을 느끼면서도 결국 경쟁의 필요성을 인정하

고 여기 뛰어들지 않을 수는 없는 상태.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교육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실제로는 사회적 신분 상승과 지위를 결정

짓는 선발의 수단으로서 교육에 매달리는 상태 고부담 시

험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이러한 막중한 부담과 굳건한 믿음

은 전체 교육 제도의 변경이나 개선을 더욱 쉽지 않은 일로

만들고 있다 사실 교육 당국은 학생과 주변 모든 관계자들

에게 가해지는 가혹한 부담과 부작용이 사회적으로 주목

을 받을 때마다 제도 개선을 시도해 왔다 수능 기출 내용을

EBS 교재와 연계하고,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화하고, 선택

과목을 신설하거나 출제 범위를 줄이는 등 수능 시스템 자

KIM JIHYUN / Shutterstock.com

한 산악인들이 팀을 이뤄 유럽 최고봉 몽블랑 산을 오르고 있다 ‘내가 먼저’가 아니라 ‘모두 함께’가 교육의 목표임을 느낄 수 있을 때, 지속가능한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우리 안의 협력과 연대의 정신도 더욱 자연스레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체는 끊임없이 변해 왔다 초-중등학교 과정에서도 시험을

아예 폐지하거나 수행평가 제도,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등의 변화를 모색하며 과도한 경쟁과 학습 부담을 줄여 보

고자 했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3년 지금 이 순

간 한국의 학생 대다수는 수능이라는 궁극적인 시험이 주 는 부담으로부터 한시도 자유롭지 못하며, 따라서 배움의

참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나 기회도 갖지 못하고 있

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보고서는 “사실상 이 고부담 시험이

모든 교육의 단계와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

문에, “(앞선 단계에서) 강력한 개선이 일어나도 이는 긍정

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

다 진학과 진로를 결정짓는 시험일이 점점 가까워지는 중·

고등학교 단계에서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학생과 학부모

는 입시에 필요없는 교과목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게 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시험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관심과

개입이 확대되며, 교사는 시험문제의 타당성과 신뢰성에

이의를 제기할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해 대안적 평가방법을

시도할 동기와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

다고도 했다

결국 ‘모두에게 시험의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이를

통해 얻은 점수를 그 학생의 능력으로 단정짓는 것이 현실

적으로 공정한 방법’이라는 믿음이 변하지 않는 한 그 어떤

교육 개혁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해

당 보고서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수

능 체제의 문제점이 드러날 때마다 나오는 ‘차라리 학력고

사가 낫다’는 주장에도, 입학사정관제 등 시험 점수 의존에

서 벗어나 학생을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입시에 도

입하겠다는 말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시험점수가 오히려

믿을 만하다’는 반박에도,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도구로

서 오로지 시험만이 유일하고 공정한 방법인지에 대한 진

지한 의문은 담겨 있지 않다 나아가 점수, 즉 개인의 능력

을 가장 수월한 방법으로 환산한 숫자로만 학습자를 구분

짓고 그들에게 교육 기회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것 자체

가 타당한지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지 않다

Shutterstock.com

공존을 가르치는 교육이 되기 위해

2021년 『경향신문』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공동으로

기획한 특집 기사에서 “‘공정’하게 ‘시험’을 치렀다고 믿는

이상 능력주의는 의심할 여지 없는 불멸의 명제가 된다”면

서, 우리 사회가 “불평등으로 인해 능력에 차이가 생긴다는

점을 도외시하고, 능력의 차이에 근거해 불평등을 정당화”

하고 있는 능력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기사는 “어떤 사람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자신이 3루

타를 친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간다”라는 미국의 대학 미식

축구 감독 베리 스위처(Barry Switzer)의 말을 인용하면서

애초에 출발점이 극명하게 다른 상황에서 드러나는 차이란

결코 공정할 수도, 객관적일 수도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직

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교육을 바

라본다면 최근 ‘킬러문항’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 역시 학

생들을 줄 세워 걸러내는 데만 집중하는 우리 교육의 근본

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사교육을 받고 ‘3루에서 태어난 학생’만 풀 수 있는

킬러문항을 없앤다 하더라도 2루와 1루에서 태어난 학생, 볼넷을 얻은 학생, 처음부터 투 스트라이크를 안고 태어난

학생들이 한날한시에 모여 치르는 단 한 번의 시험이 그 학

생의 인생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윤미 홍익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2016년 『에듀인

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고부담 시험의 무게가 교육 전반을

억누르고 있는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평

가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맹신하는 관점이 문화적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개개인의 맥락

을 중시하는 ‘주관적’ 평가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할 수 있

다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면서 “시험의 결과가 전체를

보여줄 수 없는데도 전체를 본 것으로 간주된다면 그것은

객관적이지도 , 공정하지도 , 과학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

한국교육개발원도 지난 2017년의 보고서를 마무리하면서

“시험문화의 초점을 기존의 신뢰성에서 타당성으로 전환

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시험이 학생의 능력을 계량화하고

서열화하는 기존의 양적 평가 체제 대신 “다양한 학습자의

잠재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성장을 촉진하도록 교

육의 방향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썼다

교육의 질을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데 있어 변별력

과 공정성, 객관성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생략할 수 없는 가 치일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에도 우리 교육이 여전히 ‘자원 혹은 기회의 효과적인 배분 수단’으로만 활용된다면, 이는 교육이 내재하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 중에서 너무 많은 것

을 포기하는 일이 아닐까 2021년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 위원회가 펴내고 지난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한글판으

로 발간한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

로운 사회계약』(교육의 미래 보고서)은 파국을 향해 달려

가는 지구와 인류의 경로를 바꾸기 위해서는 시급한 행동

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교육이 “학생, 교사, 지식, 세계 사

이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생각하도

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협력, 협동, 연대의

원칙을 기반으로 조직”된 교육학을 통해 “함께 공부하며

공감과 연민을 가지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지적 사회

적·도덕적 역량을 함양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

보다 “우리가 배우는 방식은 우리가 무엇을, 왜 배우는지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는 보고서의 문구를 생각해 본다면, 그 저 번영과 성공이 아니라 회복과 공존을 위해 다시 배워야 만 하는 우리가 고부담 시험을 그 정점에 두고있는 교육의

변혁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그

럼으로써 다음 세대는 친구들과 경쟁하고, 그 경쟁에서 이

기는 것만이 목표였던 ‘혹독했던 그 겨울의 추억’을 더는

갖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참고자료]

· 김서영,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이 문구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향신문, 2021 06 23. khan.co.kr

· 서예원 et al, UNESCO 참여연구 한국의 시험문화와 학습자에 대한 영향, 한국교육개발원, 2017

· 유네스코,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유네스코한국위원회, 2022

· 이윤미, “시험은 교육을 어떻게 지배하게 되었나”, 에듀인뉴스, 2018 09 06 최종수정, eduinnews.co.kr

· Hossein Sharif, “Suneung: the Day Silence Falls over South Korea” , BBC, 2018 11 26. bbc.com

9 커버스토리 UNESCO News vol.806
제시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그간 교육이 만들어낼 수 있는 희망을 전 세계에 증명해 온 대한민국이지만, 이제는 21세기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과 제도의 변화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교육의 미래 보고서)가 글로벌한 변화의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한국적 맥락에서 그 논의를 이어나갈

필요성을 강경숙 교육분과위 부위원장이 이야기한다

강경숙 원광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

유네스코는 대전환의 시기마다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제시

해 왔다 1972년 발간된 『존재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be): 교육세계의 오늘과 내일』(포르보고서)는 전 세계가 양

적 팽창을 지향하던 시기에 ‘평생교육’과 ‘학습사회’를 제

안하면서 관점 전환을 선언했고, 지난해 출간된 교육의 미

래 보고서에서는 위기에 처해 있는 인류가 그 경로를 바꾸

기 위해 인권, 포용성과 형평성, 협력, 연대, 그리고 집단적

책임과 상호연결성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회계

약을 요청하고 있다 1972년 포르보고서가 이미 인권으로

서의 교육과 평생학습사회로의 전환을 요청했지만, 50년

이 넘은 지금도 교육체계 개혁은 여전히 우리의 핵심 과제

연대와 협력, 공존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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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과 혁신 필요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방향

로 남아 있다 이는 교육개혁이 교육과정의 개편이나 새로

운 교육공학적 도입 등으로는 가당치도 않는 것이며, 전환

적 개념의 총체적 개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교육의 힘이 심대한 변화

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우리의 변혁

적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에서 정의롭지

못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 교육의 미래 보고서가 말하

는 새로운 사회계약은 인권에 근간을 두고 차별금지와 사

회정의, 생명 존중, 인간 존중 및 문화 다양성에 기초한 사

회 구성원 전체의 새로운 합의를 말한다 또한 돌봄의 윤리,

호혜주의, 연대를 포괄해야 하며, 공동의 사회적 노력이자

공동재(common good)로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서로 경쟁을 부추겨 결국 승자독식이 되는 교육은 야

만적이다. 생존을 위해 경제의 수단이 되거나 계층선별 기

능을 수행하는 기능으로서의 교육을 비판한 포르보고서는

교육의 목적은 인간이 그 자신의 존재성을 실현하도록 하

는 것이라고 했다. 능력주의는 기본적으로 불평등을 해소

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의 정당화를 지향하게 되기 때문

이다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엘리트 사회 중심으로 짜인 사

회구조와 분위기는 구조적으로 공정과 양립할 수 없다

적응하지 못하고 공교육 등 제도권에

서 이탈해 학교 밖을 떠도는 위기청소년 문제 외에도 우리

가 일상 속 교실 안에서 살펴야 할 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정서적·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아이, 배움이 느린 아이, 주

의력결핍과잉행동을 지닌 아이, 적대적 반항장애가 있는

아이 등 무척이나 다양하다 이외에도 ‘넷플릭스’나 유튜

브, BJ, 마약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변하는 청소년 하위

문화의 속내를 어른들은 갈수록 모를 수밖에 없다 일탈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블랙박스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다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은 어디에나 있다. 이들이

학교와 삶에서 성공하도록 돕는다면 그 강점을 출발점으

로 삼도록 해야 한다 문제를 문제로만 인식하는 담론을 대

체하기 위해 생물다양성이나 문화적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다양성의 관점을 채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컨대 생태

학적 관점의 ‘신경다양성의 교실’(T. Armstrong)의 접근을

토대로 한 강점 기반 접근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개별 학생

의 독특하고 긍정적인 점을 다루는 교육, 차별화된 교육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인류 시대를 맞아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두려

움을 떨치고, 적응력을 길러나가야 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

가,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고 더불어 사는 길을 보여주는 것

이 우리 시대의 올바른 방향이다 새롭게 재편된 세계를 열

어갈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노정에서 한 사람도 낙오되

지 않는 존엄한 인간 교육,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키우는 교

육! 우리나라가 만든 교육 기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온 유

네스코를 비롯한 전 세계는 이제 우리나라에 기품 있는 성

숙한 교육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경쟁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 공존이 중요하다. 거대

한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 계층 간 격차, 물질만능주의와 환

경파괴로부터 나오는 보이지 않는 불평등, 전 지구적 재난

이라는 폭력 앞에서 낙오되는 아이가 없는 교육,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위해서는 이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다양한 안전망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혁신의 기 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는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지구적 공동재’개념으로 교육의 공공성과 집단적인 글로벌 책무를 강조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국가 지

도자 한 사람에 의해, 혹은 교육계 수장의 뜻에 따라 교육정

책이 널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바라보는 장기

적 틀이 너무 쉽게 바뀌고 무너지기 일쑤인 상황이다

교육계의 모든 전문가뿐 아니라 대통령 직속 국가교

육위원회 등이 정치적 입장을 떠나 초당파적으로 교육의

방향을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네스코의 글로벌

담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우리나라의 독특한 상황에 맞

게 숙의 과정을 거치며, 장기적인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해갈 것을 기대한다 지금이야말로 공동의 사회적 노

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11 UNESCO News vol.806 위원 칼럼
경쟁세계에서

상호존중 통한

‘합의의 리더십’ 기대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 의미 6월 30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열린 제5차 유네스코 특별총회에서 회원국들은 압도적 다수로 미국의 재가입을 승인했다 이후 7월 10일 미국이 유네스코 헌장을 공식 채택함으로써 유네스코는 다시 194개 회원국 체제가 됐다 미국의 재가입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정우탁 교수 (제4-5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장)가 짚어봤다

정우탁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6월 30일에 열린 제5차 유네스코 특별총회 현장 모습 회원국들은 압도적 다수(찬성 132표 반대 10표)로 미국의 가입을 승인했다

12 유네스코뉴스 2023 08 이슈분석
©UNESCO / Christelle ALIX

두 번의 탈퇴와 두 번의 재가입

2023년 7월, 미국이 마침내 유네스코로 복귀했다는 소식을

접한 필자는 만감이 교차했다. 필자가 1982년 유네스코한

국위원회에 입사했던 당시, 공교롭게도 그해 미국은 ‘신국

제정보질서’1 결의안 채택을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한다

고 선언했다. 이후 1984년 미국이 공식적으로 유네스코를

탈퇴하면서 유네스코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됐다 유네

스코는 생존을 위해 스페인 출신의 마요르 사무총장을 선

임하고 신국제정보질서를 폐기하는 등 방향을 선회하였으

나, 2002년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이 재가입할때까지 계속

직원을 감축하고 사업을 축소해야만 했다

2002년 유네스코로 복귀한 것도 잠시, 미국은 2011

년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이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

해 승인되자 ‘미국이 인정하지 않은 정치적 실체(political entity)’가 가입했다는 이유로 다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고,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

국은 다시 유네스코 가입을 검토했는데, 그 배경에는 유네

스코에서 중국이 미국의 빈자리를 대체한다는 판단이 있

었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은 지난 6월에 공식적으로 유네

스코 재가입 의사를 밝혔고, 유네스코는 6월 29-30일 특별

총회를 소집해 해당 안건을 처리하면서 미국은 다시 유네

스코로 돌아왔다

재가입의 의미와 제언

미국의 재가입이 유네스코의 보편성을 강화해서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미국

이 유네스코를 두 번씩이나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했다는

사실은 유네스코와 미국이 앞으로 깊은 성찰을 통해 서로

신중하게 상대방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제 유네스코가 미국 없이

도 생존하는 자생력을 지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비록 국제기구 중에서 유네스코는 아주 가난한 국제기구로

전락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 지정과 인공지능

윤리 규범 제정, 해양학 발전과 언론의

코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에서 성공적인 활동을 펼쳐 왔

다 미국도 이를 인정하고 유네스코를 존중하며, 나아가 보

다 잘 활용하겠다는 외교 정책이 필요하다.

유네스코의 입장에서는, 미국 역시 그동안 유네스코

를 대신할 다양한 카드를 마련했다는 사실을 깊이 성찰해

야 한다. 예컨대 교육 분야의 경우 미국은 유니세프 및 세계

은행과 더불어 유네스코의 ‘모두를 위한 교육(Eucation for All, EFA)’ 6가지 목표 중에서 ‘초등교육 보편화’와 ‘여성’

만을 뽑아 유엔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세계은행은 2002년부터 ‘EFA Fast Track Initiative’를 주관

하면서 초등교육 분야에 전문성을 쌓았고, 이런 전문성을

토대로 2012년경 ‘Global Partnership for Education(GPE)’

이라는 교육분야 다자기구를 설립하고 지난 20년간 약 15

조원의 기금을 모아 최빈국과 개도국 교육을 지원하고 있

다. 뿐만 아니라 2022년에는 ‘International Finance Facility for Education(IFFEd)’ 이라는 또 다른 교육분야 다자기구

가 설립되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새로

운 변화와 흐름을 깊이 인식하여 이들 국제기구와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네스코 모두는 협력하는 것이 장

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미국이 유

네스코를 탈퇴한 이후 중국은 유네스코 사무부총장을 배출

하는 등 다자외교 분야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이 중국의 이

러한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복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제 미국도 국제기구 탈퇴가 결

국 국익을 해치는 일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유네

스코 사무국과 각 회원국 역시 다수결에 입각한 일방적 의사

결정보다는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

와 타협의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제기구에서

가장 좋은 의사결정 방식은 다수결이 아니라 막후 협상을 통 한 합의(Consensus)라는 것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1 신국제정보질서(New World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Order)는

1970년대 제1세계와 제3세계 간의 정보유통 불균형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제3세계 국가들이 유네스코를 통해 제안한 운동으로, ‘자유로운 정보 유통’을

강조한 미국 중심 선진국들과 ‘정보의 균형’ 역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제3세계 국가 간 첨예한 대립을 불러 일으킨 사안이었다

13 UNESCO News vol.806 이슈분석
자유 보장 등 유네스

제22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수상자 박현성 교수

입시가 아닌, 호기심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과학자를 꿈꾸면 좋겠습니다

박현성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오랜 기간 암이나 혈관계

질환 치료법 개발에 기초를 다지는 후성유전학 연구 분야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여성과학자들의 연구환경 개선과

권익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지난 6월 27일, 제22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을 수상한

박현성 교수를 만나보았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후원홍보센터 최연수 전문관, 김태연 인턴

— 이번 수상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먼저 교수님의 연구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처음에 약대에 진학했다가, 당시 태동기 학문이었던 ‘분자 생물학’을 접하게 되었어요 사람의 몸은 ‘수정란’이란 하나

의 세포에서 분화된 약 3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집니다 그

모든 복잡한 절차는 DNA에 저장이 되어 있지요. DNA는 4 가지 염기(A,C,G,T)가 반복되는 4진법의 숫자처럼 1차원

적인 정보인데 어떻게 그 정보가 시간과 공간에 맞게 정확

하게 출력되는지 궁금했습니다. 또한 DNA 정보는 부모님

께 물려받은 것이지만 그 많은 정보 중에 어떤 유전자를 언

제 어디서 얼마나 출력할 것인지는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

다. 이러한 유전자 출력 방법에 관해 연구하는 것이 ‘후성유

전학’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밤에 야식을 먹거나 운동을

안하면 근육을 생성하는 유전자는 적게 만들어지고 지방을

만드는 유전자는 더 많이 만들어져요. 우리의 선택은 곧 의

지이고, 우리의 의지가 유전자의 출력을 결정해서 단백질

이라는 물질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요 정신이 물질을 바

꿀 수 있다는 것이죠. 유전자 출력이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

듯, 우리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우리의 삶, 나아가 사회가 달 라질 수 있다는 점이 세상사와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죠

— 수많은 선택 중에서 과학자의 길을 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떤 길을 선택할 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와 ‘자 율성’입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가장 행복한 직업인 것 같아요 재밌어서 일 하는 사람은 못 당한다고 하죠? 저에게는 과학자가 된다는

것이 그런 것이었어요 재미와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선택

의 결과가 가치가 있는 것이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필요

하지요. 물론 저 혼자만으로 이런 성과를 이루기는 어려웠

을 거예요 제가 교수로서 이렇게 연구를 할 수 있게 연구비

를 지원해 주고 학생들과 함께 연구할 공간을 마련해 주는

정부와 학교에 감사합니다. 수익 추구와 직접 연결되지 않

는 기초과학연구는 특히 지원이 더 필요한 분야인데, 저는

이런 면에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과학계 내에 성평등과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과학계 내에서 성평등과 관련된 이슈는

과거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과학계에서의 성평등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이

14 유네스코뉴스 2023 08 인터뷰

번 시상식에서 ‘나는 성차별의 경험이 없다’라고 말을 한

수상자도 있었던 것처럼, 제 생각에는 성평등을 바라보는

여성들의 시각은 다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쪽에는 성평

등이나 여성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원치 않아 주제를

기피하는 분이 계실 수 있고, 탁월한 능력으로 성차별의 경

험이 전무한 경우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토큰여성’으로서

남성중심조직에서 상징적 역할을 하는 여성일 수도 있습

니다 다양한 상황에 따라 성차별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성평등이 개선되었다고 느끼

는 것은 참 다행이지만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여성들이 경력

이 단절되고 고위직 승진이 어려운 현상을 보면, 여전히 사

회적 문제들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집단마다 다양한 사

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늦게 변하는 것은 가정에

서의 차별이겠지요 집안마다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여

성들이 가정에서 받는 불이익은 정말 가정에 따라 다르다

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의 인식 변화는 더 오랜 시

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서울시립대 융합응용화학과 초대 학과장을

역임하셨고, 이번 시상식 패널토론의 주제도 ‘과학의 융합에

있어 다양성의 역할’이었습니다. 융합과 포용의 시대에, 과학

교육과 연구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과학과 기술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필연적으로 융합 을 하며 발달했기 때문에 과학 자체가 융합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굳이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붙이려는 트렌드는 오

히려 사회가 과학을 그 자체로 볼 수 있는 소양을 갖추지 못 했다는 뜻처럼 보이기도 해서 아쉬워요 다양한 이론과 기

술을 융합하고 통섭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는 그러 한 프레임보다는 균형잡힌 과학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시에서도 과학 과목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최근의 ‘킬러 문항’과 ‘변별력’ 사이에

서의 논의보다, 오히려 모든 기초 과학 과목을 입시에 도입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학과목은 모

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배워서 장기적으로 시

각을 넓힐 필요가 있으니까요. 또한 과학은 관념적인 학문

이 아니라 실험과 시도를 통해 측정하고 관찰하고 증명을

하면서 개념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는 것이 중요한 학문입

니다. 몸으로 배우는 것이죠. 마음 같아서는 ‘킬러 문항’을

없앤 자리에 실험과목도 늘리고 체력과 정신단련을 동시

에 할 수 있는 체육과목을 넣고 싶지만 이 또한 부작용이 있

을 수 있으니 조심스러워집니다. 내 인생의 학문을 입시선

택으로 정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과학 교육은 반드시 개선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5 UNESCO News vol.806 인터뷰
2019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

, 평등, 인권 향한

민주주의 정신의 기억 저장소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한 유광화(劉光華, 1858-1894)가 1894년 11월경 동생 광팔(光八

2023년 5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조선 후기 민중 속에서 싹튼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갈망이 빚어낸 저항이자, 나아가 대한민국

16 유네스코뉴스 2023 08 신규등재
민주주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이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이병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자유
)에게 보낸 한문 편지인 ‘동학농민군 유광화 편지’ 나라를 침략한 왜군과 싸우는 데 필요한 군자금을 급히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장 , 문화재청 사진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UNESCO Memory of e World)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1894년부터

1895년까지 조선에서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185

건(13,132면)의 기록물을 말한다 2010년에 설립된 동학농

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신순철)은 2015년 6월 2일 각계의

전문가와 유족 등 관계자를 포함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추진 작

업을 시작했고 그 실무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

부가 맡았다. 학술대회와 추진위원회 전체회의, 학술연구

분과회의를 개최하며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범위와 대상

을 선정한 위원회는 2015 년에 문화재청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쉽게도 선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특별전시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세계사적 가치를 부각하는 작업을

지속한 뒤 2017년 6월에 다시 문화재청에 등재신청서를 제

출했고, 이번에는 등재 추진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유

네스코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기록유산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신규 등재가 중단돼 다시 4년을 기다려

야 했고, 올 5월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세계기록유산 등재

가 확정됐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에는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동학농민군의 임명장과 회고록 등 동학농민군 기록, 동학

농민군 진압에 가담한 관료 및 진압군의 공문서와 보고서

등 조선 정부 기록, 민간인의 문집 및 일기 등 민간 진압 기

록, 개인이 동학농민혁명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내용을

기록한 개인 견문 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대부분 종

이 매체(일부 사진 포함)로서 주로 전통 한지에 기록한 문

서 및 책자(공문서, 재판기록, 일기, 문집, 회고록, 임명장)

이며,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을 비롯하여 고려대 도

서관, 국가기록원,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국사

편찬위원회, 독립기념관,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

세대학교 학술정보원, 천도교 중앙총부, 한국학중앙연구

원 장서각 등 11개 기관이 소장·관리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지도층에 저항하고 외세의

침략에 반대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민중이 봉기한 사건이다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동학농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장

1923년 남원지역 동학농민군 지도자인 유태홍의 구술을 바탕으로 해당 시기 동학농민혁명 진행 과정 및 참여자들의 활동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는

민군은 ‘집강소’라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 체제를 설치하

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부패한 관리

를 처벌하고 부당한 관행을 바로잡고자 했는데 , 이러한 형

태의 거버넌스는 신선한 민주주의 실험이기도 했다 19세 기 당시까지 세계 어디에도 이와 유사한 제도는 없었다 따 라서 동학농민혁명은 한국이 번영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발판을 놓았으며, 유사한 외국의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근 대주의 운동에 영향을 주었다 세계사적으로도 동학농민

혁명은 중국군과 일본군이 조선에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 으며, 이로 인해 청일전쟁이 촉발되고 여기서 일본이 승리 함으로써 중국 중심의 오랜 동아시아 질서가 해체됐다 동

학농민혁명기록물은 어떻게 민중이 주체가 되어 역사를

보편적 가치, 즉 평등, 자유, 인권, 정의의 방향으로 전진시

켜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기억의 저장소로서 그 가치와 의 미가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 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추진

해야 할 과제는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이다. 이를 위해 기

념재단은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아카이브 구축, 등재기록물

특별전시, 등재기록물 해제집 발간, 국제학술대회 등의 사

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그

저 반란이나 민란이 아닌,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 편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한 민중들의 고귀한 정신과 노력

의 산물로서 동학농민혁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

기를 바란다.

17 UNESCO News vol.806 신규등재
‘순교약력(殉敎略歷, 1923)’과 ‘종리원사 부동학사(宗理院史 附東學史, 1924)’ , 국가문화유산포털 사진

‐ 4·19

역동적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

「4 19혁명기록물」이 지난 5월 19일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일어나,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속에서

마침내 꽃을 피운 한국 민주주의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이

기록물들의 의미와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이야기해 본다.

이번에 세계기록유산(UNESCO Memory of the World)으

로 등재된 「4 19혁명기록물」은 1960년 4월 19일 한국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시민혁명과 관련된 자료를 말

한다. 여기에는 1960년 2월 28일에 일어난 대구 학생시위

부터 3 15 부정선거에 항의하여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 19

혁명에 이르기까지 원인과 전개 과정이 담긴 기록물, 그리

고 혁명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보상 등 일

체의 기록물이 포함돼 있다 「4 19혁명기록물」은 문헌, 녹

음·영상, 구술, 사진, 수기 및 편지, 일기, 박물, 신문, 정부

공문서, 유인물 선언문 성명서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

다 4 19혁명의 숱한 현장 사진기록과 수기들은 지금도 우

리가 왜 민주주의를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 그리고 민주

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깨우쳐주

는 소중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혁명기록물
자료다 ‘사단법인 4·19 혁명 UN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등재
사진 설명: 1960년 4월 19일에 민주주의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학생들의 모습 오유석 성공회대학교 민주주의연구소 부소장 4 19 혁명 UN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등재 및 기념사업회추진위원회

및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2013년 4월 419명의 발기인으

로 준비위를 구성해 전국적으로 기록물을 발굴·수집했고, 이를 정리해 201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을 결정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네스코가 제도 개선을 위

해 2017 년부터 4 년 동안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중단하는

바람에 2021년 11월 30일에 이르러서야 등재신청서를 제

출했고, 마침내 그 결실을 맺음으로써 이들 기록물에 대한

시민적·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의 토

대를 마련했다.

4 19혁명은 우리나라가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15년

이자 6·25 전쟁 종료 이후 7년 밖에 안 된 시점에서 일어났

다. 아시아 최빈국이며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그것도 아래

로부터 일어나 성공한 혁명이었다 1952년 『더 타임스』에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을 구하는 것과 같다”는 발언이 실릴 정도로 당시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차가웠지만, 4 19혁명을 통해 우

리는 그러한 시각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

의 발포로 무고한 학생과 시민 186명이 사망했고 6026명

이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과 일반 시

민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끝까지 싸워서 독재정권을 무너

뜨리고 민주정부를 수립했다.

4 19혁명은 전후 제3세계에서 일어난 최초의 ‘성공

한’, ‘비폭력’ 시민혁명인 동시에, 유럽의 68혁명과 미국의

반전운동, 일본의 안보투쟁(전공투) 등 1960년대를 휩쓴

세계적인 학생저항운동 중에서도 가장 먼저 일어난 것이

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선진국의 민주주의는 부르주아나

노동자 등 계급세력이 이끌었다면 제3세계 국가에서는 학

생이나 지식인 그룹이 주로 민주화를 이끌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4 19혁명 기록물 중 특히 학생들이 남긴 자료에

서 그 이해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 4 · 19 혁명은 헌팅턴이 말하는 ‘민주화의 제 2 차 반

전’ 시기에 도저히 민주주의가 가능하리라고 생각조차 되

지 않았던 불모지에서 일어났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에서

4·19혁명의 성공은 민주주의를 외면하던 제3세계 독재자

들에게 국민이 가진 힘에 대한 두려움을 갖도록 했고, 나

아가 독재자들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철회될 가능성도 보

4 19혁명 당시 부상당한 환자의 인적사항 및

부상 정도 등이 기술돼 있는 부상자 개별기록서

여주었다 4 19혁명은 터키에서의 반멘데르스 시위, 대만

의 지방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고, 남베트남과 인도

네시아 , 대만 등 아시아의 다른 미 동맹국들의 정치에도

간접적이지만 매우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제3세계 독재자들에게 국민적 저항에 의한 정권 붕

괴의 가능성을 보여준 4 19혁명은 전후 식민지에서 독립

한 신생 제3세계 국가들에게 민주화 정신과 저항을 확산

시킨 첫 번째 승리 사례이기도 했다 ‘아시아 최초의 반독

재 민주주의 혁명’이며, 1970년대 이후 제3의 민주화 물결

을 일으킨 제3세계 민주주의 역사의 신호탄이었다

한국에서 4·19혁명에 대한 이러한 기억과 기념은 군

부독재를 붕괴시킨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마침

내 제2의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세계적으로 민주화가 후

퇴하던 2017년에는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통해 현직 대통

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민주정부를 탄생시켰다. 한국에서

더 높은 차원으로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 멈추지 않고 있

으며 , 그것이 늘 비폭력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도 모두

4·19혁명의 역사로부터 기인한다. 즉, 한국과 한국인들에

게 있어 4 19혁명은 늘 진행형이다

이러한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가치를 갖는 「4·19혁

명기록물」은 발발부터 진상규명까지 혁명에 참여한 다양

한 주체들이 생산한 독창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일체의 자

료로써 그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민주주의와 시민혁명의 살

아있는 세계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19 UNESCO News vol.806 신규등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아카이브

유네스코독일위원회

방문기

모든 유네스코 회원국은 자국

내에 국가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국내외 유네스코 활동을

국가위원회는 유엔 기구 중에서 유네스코에만 있는 특수한 제도다 유네스코 헌

장 제7조는 유네스코 각 회원국 내에서 유네스코 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교육·과 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정부 및 유관기관 대표, 지식인, 문화예술인 등

펼치고 있다. 규모 면에서나

적극성 면에서 서로 비슷한 점이

많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독일위원회는 더 깊은 상호

이해 및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양 위원회 간 직원교류를 추진했다

으로 구성된 국가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위원회의 규모는 나라마다 매 우 다양한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는 유네스코 내의 여러 국가위원회 중 에서도 규모가 큰 편이고 그만큼 다양한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 국가 중에 서 한위와 비슷한 정도의 국가위원회를 꼽는다면 유네스코독일위원회(Deutsche UNESCO-Kommission, DUK)를 꼽을 수 있다. 유사한 규모와 형태를 가진 만큼 한위와 독일위원회는 양 위원회의 현황을 서 로 파악하는 한편 상호 협력과 가시성을 확대하기 위해 직원교류를 추진했다 이에 독일위원회 직원이 한위를 2주간 방문하여, 독일에서의 주요 활동을 설명하고 직원 오동준 기획조정실 전문관

20 유네스코뉴스 2023 08 현장스케치
유네스코독일위원회 전경 유네스코독일위원회 홈페이지 ©Deutsche UNESCO-Kommission / Sarah Heuser
더 깊은 이해와 협력의 첫발 되길

들과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나눈 바 있다 이어서 필자가 한

위 직원으로서 독일을 방문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프

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타국의 국가위원회를 방문하는 일은 긴

장과 설렘을 동반하는 경험이었다

독일 본(Bonn)에 위치하고 있는 독일위원회의 첫인상은 서

울 명동에 위치한 한위와는 달랐다. 본은 동서독이 통일되기 전에

서독의 수도였고 지금도 연방정부 일부 기관들이 남아있어서 사

실상 베를린에 이어 제2의 행정수도 역할을 하는 도시다 그 때문

인지 본은 꽤나 조용하고 차분한 도시였고, 독일위원회는 본의 중

심지에서도 벗어난 곳에 단독으로 사용하는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다 물론 첫인상은 첫인상일 뿐,

이후 직원들과 계속된 회의를 통해 양 위원회의 유사한 점과 다른 점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독일위원회의 구성원은 114명에 달한다. 위원장 및 부위원장 등은 모두 총회에서 선출하

며, 연임 제한 규정이 없어서 30년 넘게 위원직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공모를 통해 선출된 자

리이다 보니 위원장과 부위원장도 위원회의 사업에 관심이 많고 그 관여도도 큰 편이다 이번 프

로그램 중에 독일위원회 총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회의에는 위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총

회 본회의 이전에는 특정 주제들에 대한 발표 시간도 있었는데 이는 처음 시도해 보는 일이었다

고 한다 위원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사무처에서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독일위원회는 한국과 달리 대부분의 예산을 연방외교부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한국보다 컸다. 연방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의 특성상 교육 및 문화 분야는 주(Laender) 정

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 많다 물론 사업 분야에서는 유네스코의 국가위원회답게 다수 사업

들이 한국과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AI윤리, 공정문화,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 등의 분야에서

는 양 위원회가 이미 협력을 진행하면서 효과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흥미로웠던

점은 독일위원회가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및 남 북반구 간 격차 완화에 주목하는 사업을 최근 강

조하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이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 이슈이기도 하지만, 지정

학적 특성상 독일에서는 더욱 피부에 와닿는 문제로 보였다.

임직원들이 속한 사무처의 구조와 인원은 양 위원회가 꽤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독

일위원회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직원 규모가 증가하였는데, 내·외부적인 이유로 한국위원회에 비해

직원들의 근속연수는 짧은 편이었다. 직원 대부분이 파트타임 형태로 근무하며, 근무일 중 절반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었다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면서도 가정에서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

는 독일 직원들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가 인상적이었다 직원교류가 진행된 2주는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독일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지

만 아직 서로 궁금한 것들이 남아있다 이번 직원교류가 앞으로 서로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협

력할 수 있는 기회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교류의 가장 큰 수확은 저 멀리 독일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도전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

이다 처음 만난 사이였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유네스코의

가치 안에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1 UNESCO News vol.806 현장스케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➎

숫자로 남은 기록, 마음으로 남은 열정

2024년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가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위가 그 어느 국가위원회보다 활발하게 국내외에서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유네스코의 비전을 실현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도전, 그리고 기억해 둘 만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1부터 70까지, 그 순간들을 기억해 보는 ‘결정적 숫자’ 기획의 다섯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 제2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설립 제안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Asia-Pacific Centre of 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 APCEIU

이하 아태교육원(원장 임현묵))은 국제이해교육을 촉진하

기 위해 한국 정부와 유네스코 간 협정으로 국내에 설립된

유네스코 카테고리2 센터다 1974년 ‘국제이해, 협력, 평화

를 위한 교육과 인권, 기본적 자유에 관한 교육 권고’에 이

어 1995년 제28차 유네스코 총회가 ‘평화, 인권, 민주주의

교육에 관한 선언 및 통합실천체계’를 채택한 뒤, 한국은 제

2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아태교육원 설립을 제안하고 이

후 타당성 조사를 거쳐 1990년 제30차 유네스코 총회에

서 아태교육원의 설립이 최종 결정됐다 이후 2000년 창

립(초대 이삼열 원장)된 아태교육원은 2010년까지 명동 유네스코회관에 머무르다가 당해 7월부터 현재의 구로구 청사로 이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2000년 8월 26-29일에 서울에서 열린 아태교육원 개원식 및 국제 심포지엄

전후 한국 농촌 부흥의 마중물 된 30만 달러

6 25전쟁 중인 1952년에 유네스코는 비록 전쟁중임에도

한국의 교육 현황을 조사하고 교육시스템 재건을 모색하

기 위해 국제연합한국재건단 (United Nations Korean Reconstruction Agency, UNKRA(운크라))과 함께 사

절단을 파견했다 사절단은 6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정리해

「한국의교육 현황 조사결과 보고서」를 냈고, 이는 우리나

라 전후 교육 재건을 위한 최초의 정책보고서로서 교육정

책 수립의 중요한 지침서가 됐다 또한 유네스코가 운크라

의 건의에 따라 지원한 30만 달러를 바탕으로 1956년 서

울대학교 농과대학 수원캠퍼스에는

신생활교육원(Korean Fundamental Education Centre)이 설립됐다 신생활

교육원은 농촌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시설로, 1950년대

유네스코가 제창해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은 ‘농촌지역

사회 개발을 위한 기본 교육’을 국내에 구현하는 사업으로

서 이후 한국 농촌지역사회 발전에 큰 힘이 됐다

사진: 신생활교육원 훈련 모습 (1956년)

22 유네스코뉴스 2023 08 창립 70주년 기획
30 29

32개국의 표심, 유네스코와 한국의 인연을 만들다

한국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 유엔 가입을 추진했지만 첨예한 냉

전구도 속에 소련의 반대로 유엔 가입이 좌절되고 말았다 하지만 거

부권을 따로 두지 않은 유네스코에서는 회원국 3분의 2 득표를 얻으

면 가입이 가능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1950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제5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요르단 3개 국가

의 유네스코 가입 안건을 다루게 됐다 당시 회의 역시 이념 갈등으

로 소련 등 다수의 공산 진영 국가들이 불참했으며, 한국이 유네스코

가입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총회 참가 32개국의 표심을 얻어야 했다

가입 안건이 상정되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이라크, 필리핀 등이 찬

성 발언을 했고, 여러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거수 투표를 진행해 찬성

27, 반대 1, 기권 4로 마침내 한국의 유네스코 가입이 확정됐다.

사진: 1950년에 개최된 제5차 유네스코 총회 현장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35개 학교에서 첫 실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학교 현장에서 국제이해교육을 확산하고

자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1998년부터 ‘외국인

과 함께하는 문화교실(Cross-Cultural Awareness Programme, CCAP)’ 사업 을 실시했다. CCAP는 주한 외국인이 국내 초 중 고

등학교를 방문해 자국의 문화, 역사, 생활, 풍습 등을 소개하는 사

업으로, 21세기 세계화와 개방화 시대를 맞아 국내 학생들에게 국

제이해교육의 장을 마련해 주고, 아울러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주

한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사회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했다 처음에 35개 학교에서 시작된 CCAP 사업은 15년여 동안

2,654개교에서 총 1만 1,834회의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CCAP를

학교 교육과정 내 범교과학습과 연계해 실시함으로써 국제이해교

육 및 다문화 교육의 국내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했다

사진: 1998년 8월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CCAP)’ 시행을 앞두고 열린 사업

설명회 현장

「자연공원법」 제36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도입과 활용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다

유네스코는 지역사회와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의 지질 유산을 활용하여 지역 주민의 사회·경제적 필요를 충족 하면서도 지질경관을 보호하고 정체성을 강화하도록

돕기 위해 세계지질공원제도를 마련했다 이후 유네스 코한국위원회는 지질자원 보전과 활용을 함께 도모하

는 이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협력

했고, 환경부가 「자연공원법」 제36조에 지질공원 항목

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자문 및 지원 역할을 맡았다 이 로써 2012년 국내에 지질공원제도가 도입됐으며, 환

경부는 정기적으로 지질공원위원회를 개최해 국가지

질공원 중에서 빼어난 가치와 지역 주민들의 운영 노

력이 돋보이는 곳을 유네스코 세계질공원 신청 후보

지로 선정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주도(2010년 지 정), 청송(2017년), 무등산권(2018년), 한탄강(2020 년)에 이어 지난 5월에 지정된 전북 서해안까지 모두 5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사진: 2018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23 UNESCO News vol.806 창립 70주년 기획 32 35 36

주재관의

주재관의 가방 속, 그것이 알고 싶다

혹시 아타셰 케이스(attaché case) 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주재관 가방’인데요. 손잡이가 있는 서류가방으로, 각이 잡히고 사이즈가 조금 큰 편입니다. 예전에

주재관들이 서류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반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007 가방’도 아타셰 케이스의 일종입니다 물론 저는 이곳에서 아타셰 케이스를 들고 다니지는

않지만, 길에서 아타셰 케이스를 든 분을 만나면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곤 한답니다

24 유네스코뉴스 2023 08 주재관 서신
이번 호에서는 주재관으로 일하면서 들고다니는 제 가방 안의 물건 몇 가지를 보여드릴까 해요
‘왓츠인마이백(What’s in my bag?)’

대표부 출입증 지난 3월에 대표부가 새 건물로 이사하면서 대표부 출입증도 새로 발급됐습

니다 그 즈음에 유네스코 본부 회의에 참가하고 나서 대표부를 방문한 고등학생들이 이 출

입증을 신기해 하며 사진으로 찍어가서 민망하기도 했어요.

유네스코 본부 출입증 유네스코 본부 출입증은 출입증 발급 사무실에서 사진을 찍고 발급을 받 습니다. 카드에는 프랑스어로 나라명과 대표부라고 적혀 있네요. 대표부 직원용 출입증은 녹색, 유네스코 본부 직원들은 파란색이어서 출입증만 봐도 구별이 됩니다. 출입증이 없는 외부인은 들어갈 때마다 가방 검사를 해야 하고, 때로는 여권을 맡기고 들어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당연 하게도 이 출입증은 주재관 근무 기간에만 사용 가능하니 아쉽지만 귀국 전에 반납해야 합니다

명함지갑 전 세계 직장인들의 필수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네스코 본부 직원 중에는

명함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꽤 있더라고요 프랑스에서는 명함을 제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이유일 것 같아요 한편, 대표부 직원들은 대부분 명함을 가지고 다닙니다 다

른 나라 대표부 직원들의 다양한 디자인의 명함을 받는 것도 작은 즐거움입니다.

유네스코 구내식당 카드 유네스코 구내식당 카드는 충전해서 구내식당과 카페에서 쓸 수 있 는데요 대표부 직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제가 알려드린 적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는 할인 혜택이 없지만 구내 카페에서는 커피에 한해 10% 할인을 받을 수가 있어요 안타깝 게도 여기 커피가 제 입맛에는 그다지 맛있지 않고, 구내식당 음식은 제 입엔 맛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아서 이래저래 잘 안 쓰게 되는 카드입니다 이 카드는 유네스코 본 부 직원과 대표부 직원 모두 같은 디자인을 씁니다 열쇠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열쇠를 사용하는 문이 훨씬 많습니다 저희 집도 건물 입구는 비 밀번호로 통과할 수 있지만, 중문과 현관문은 모두 열쇠로만 열립니다 특히 현관문은 무려 5 중 잠금 장치가 돼 있어서 열쇠를 두바퀴 반을 돌려서 열고 집 안에서도 다시 두 바퀴 반을 돌 려 닫아야 합니다. 우편함과 쓰레기 수거장용 열쇠도 별도로 있어요. 혹시나 열쇠를 분실할 가능성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현지 사람들에게도 열쇠 분실은 큰 골칫거리인지 여분의 열 쇠를 사무실에 두거나 친구에게 맡겨 놓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25 UNESCO News vol.806 주재관 서신

산이골마을학교

함께 나누고 배우며

성장하는 온마을 프로젝트

산이골마을학교는 인천 강화도 양사초등학교 학부모회에서 발전된 마을교육공동체입니다 2017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자 학부모들이 설립한 마을공동체는 이제 마을교육공동체로 성장했고, 이곳에서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배우고 나누며 커 가고 있습니다

강화도 최북단에 위치한 양사면에는 초등학교 하나가 마

을의 유일한 교육 문화공간입니다. 전교생이 50명도 채 되

지 않는 곳이라 유치원생부터 6학년까지 모두가 서로의 이

름을 알고 부릅니다 그야말로 ‘한지붕 대가족’인 셈이지

요. 산이골마을학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크게 네 가지 입니다 강화도라는 지역적인 특색을 활용한 온가족 생태 동아리인 ‘갯벌탐험대’, 학원을 다닐 수 없는 지리적인 취 약점을 보완하여 마을 이모가 가르쳐주는 ‘엄마공부방’, 양 사초등학교만의 방과후 프로그램인 은율탈춤을 졸업 후에 도 연계하여 배울 수 있는 청소년은율탈춤동아리 ‘얼쑤’, 그리고 저마다의 음색을 조화시켜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 주하는 ‘청소년 밴드’입니다

강화도의 자랑, 갯벌 바로 알기

갯벌은 바다와 육지 사이에서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는 아

주 중요한 해양자원입니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삶

의 터전이자 철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고요. 더구나 우

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갯벌이 있으니 그곳에서 서식하는

생물은 무엇이고, 또 생김새는 어떠한지 직접 살피는 것이

야말로 살아있는

중요하지만 강화갯벌센터와 연계하여 전문 강사와 함께 현장에서 설명을 듣고 하나하나 발견하고 만져보고 관찰

하는 건 비교가 안 될 테니까요 갯벌에 다녀온 후, 아이들

은 느낀 점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그 결과물을 강

화도서관 로비에 전시했더니 마치 자신이 작가가 된 것처

럼 굉장히 뿌듯해 했습니다 2년 전부터는 저학년 아이들

위주로 참여하여 생물 도감을 만들고 있는데, 똑같은 생물

을 보더라도 아이들마다 시각이 달라서 흥미롭습니다. 갯

벌에서 만난 생물을 관찰하면서 조금이나마 생명의 소중

함을 깨닫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강화가 얼마나 멋진 곳

인지 흠뻑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 엄마가 공부방 선생님

초등학교 졸업 후, 강화읍에 있는 중학교로 진학한 아이들

은 종종 기초 학력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무래도 읍에

서 학원을 다닌 친구들에 비해 학교 성적이 차이가 났던 모

양입니다 . 그래서 2017 년 한 엄마가 근처에 사는 아이들

몇 명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서 수학이랑 영어를 봐 주게 되

었어요 간식도 먹고 같이 놀면서 공부하니까 아이들은 계 속 오게 되고, 인원수도 늘어나니까 더는 집에서 하기가 힘

26 유네스코뉴스 2023 08 ESD 공식프로젝트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책에서 보는 것도
김혜영 산이골마을학교 아그리젠토 세계어린이민속축제에 참가한얼쑤

들어졌지요 그래서 다른 엄마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과

목을 나누고 엄마 선생님이 많아지니 더 많은 아이들이 공

부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면사무소의 배려하에 주민자치

센터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시기에는 온라인 수

업도 실시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인근 하점면에 산이골

마을학교만의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여 현재는 초등학

생부터 중학생까지 정해진 요일에 따라 영어와 수학 수업

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친구끼리 서로 가르쳐주는 ‘ peer-

teaching’을 통해 배움을 나눌 줄 아는 너른 마음으로 성장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 탈춤, 얼쑤!

은율탈춤 전수학교인 이곳을 졸업하고 나면 아이들은 어릴

적 배운 우리 문화를 더는 익힐 기회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2019년 겨울,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청소

년은율탈춤동아리 ‘얼쑤’를 만들었습니다 얼쑤는 폴란드

국제민속축제에 초대받기도 했는데, 하필 당시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때문에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그런 시기에

도 얼쑤 구성원들은 연습을 쉬지 않았고 인천광역시 청소년 대표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및 훈련 활동을 증진하고 다양한 한국형 ESD 실천사례를 발굴하고자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ESD한국위원회 위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ESD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모범적인 프로그램들을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남 공주에서 열린 오프라인 경연에서는 전승상을 수상했으 며, 올 3월에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의 아그리젠토에

서 열린 제20회 세계어린이민속축제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

여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흥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왔습니다. ‘꼬레아’를 외치는 수 천 명의 관객들 속

에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한껏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음색 맛집, 청소년 밴드

초등학교 자율 동아리에서 시작된 키즈 밴드는 중학생이 되

면서 청소년 밴드로 거듭났습니다 학부모 재능기부로 시작

되었던 밴드부는 학교 동아리 시간뿐 아니라 주말에도 아이

들이 각자 따로 시간을 내 연습하고 합주하는 등 남다른 열

정을 보여준 프로그램입니다 하나의 악기만 고집하지 않고

연주곡이 바뀌면 다른 악기로 포지션을 바꿔서 연주할 수 있

도록 지도해준 선생님 덕분에 해마다 아이들은 다양한 장르 의 곡을 접하고 시도해가며 즐겁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는 산이골의 자율 동아리로서 팀의 리더를 선정하고 연습곡 과 연습 일정까지 스스로 소화해내고 있는 명실상부한 순수

청소년 동아리입니다 오는 가을,

27 UNESCO News vol.806 ESD 공식프로젝트
년간 한국민속예술제에 참가했습니다. 지난해 충
3
어떤 곡으로 사람들의 마 음을 움직일지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입니다. 강화도의 보물인 갯벌을 아끼고 공부하는양사갯벌탐험대
산이골페스티벌에서공연중인청소년마을밴드

후원자 인터뷰

후원이요?

안 할 수는 있어도 한 번만 할 순 없는 것 아닐까요

인터뷰 진행 및 정리 후원홍보센터

18년째 여의도 국회를 출입하고 있는 유광준 매일신문 기자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배운 것은 무엇일까? 사실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호감을 사고 있는 집단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곳이 “누구보다 많이 베풀고

나눠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유권자의 표가 정치인의 팔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서 일하며

받은 선한 영향력 때문이었을까? 유광준 기자와 그 가족들은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교육 나눔

사업을 후원해 오고 있다 그에게 나눔에 대해 물었다

작년 6월 25일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 찍은 가족의 셀프 카메라 (왼쪽부터 부인 신유경씨, 유신혜(태명 제콩이), 유광준 기자)

28 유네스코뉴스 2023 08 지구촌 교육나눔

― 안녕하세요. 저희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의 교육 나눔 사업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후원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딸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였습니다. 성탄절이 다가왔

고 할 수 있다면 좀 더 의미 있는 선물을 두 사람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기부약정서를 담을 수 있는 큰 양말을 샀고 왜

이 선물을 선택했는지 이유를 적은 편지도 동봉했습니다

성탄절 아침 머리맡의 양말을 열어본 부인이 흐뭇한 표정

으로 ‘고맙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렇게 우리 세 식구의 후

원이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는 아이의 성별을 몰랐기 때문

에 태명인 ‘제콩이’를 기부자 이름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렇

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 의미 있는 선물과 함께 쓴 편지 내용이 궁금하네요.

선물 선택의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셨는지요?

딸아이의 탄생은 당연히 우리 식구나 친인척에게 크나큰

기쁨인데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구 저편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에게도 큰 기쁨이 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새로 태

어난 아이와 함께 세 사람이 가정을 이루는 과정이 자연스

럽게 누군가를 돕는 결과로 귀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

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누군지는 모르지만 한위의 도

행운을 정말 간절히 빌어주지 않을까요. 저희가 행복하면 후원 역시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 테니까요. (웃음) ― 구체적으로 교육사업을 후원키로 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교육받아 깨달은 사람이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는 세계에 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우리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제2, 제3의 한강의 기적이 세계

곳곳에서 또 일어나면 좋겠어요 그렇게 큰 것을 바라지 않

더라도, 작게는 제대로 교육받은 한 사람이 자기 집안을 일

으켜 세울 수도 있어요. 더 많은 사람이 성실한 노력을 통해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 본인에게 나눔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때 ‘내가 지은 복은 자녀에게 돌아가

나니 애쓰고 또 애써 나누며 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

니다 함께 행복해야 진짜 행복하다는 의미로 곱씹습니다

후원이요? 안 할 수는 있어도 한 번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닐

까요! 안으로부터의 뿌듯함이 넉넉한 자존감으로 연결되

거든요 다만 구체적인 방식은 후원금 자동이체 설정을 해

29 UNESCO News vol.806 지구촌 교육나눔
움을 받는 이 가운데 적어도 세 사람은 우리 가족의 건강과
두고는 후원사실을 잊고 살면 어떤가 합니다. 초심은 늘 아 름다우니까요. 가정을 이루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돕는 결과로 귀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화, 4년 만에 일본교직원 한국방문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화’의 일환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개최한

‘2023 일본교직원 한국방문 프로그램’에 따라 네기시 가즈나리 단장 (미야기현 가미 농업고등학교장)을 비롯한 일본 교직원 총 30명으로

구성된 방한단이 7월 16일부터 21일까지 한국을 찾았다 7월 17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개회식 및 워크숍에 참석한 일본 교직원들

은 유네스코학교인 서울문성초등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함께 문화교류

수업을 진행한 뒤 파주 문산수억고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세계시

민교육 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정전 70주년을 기념하여 파주지역 비무 장지대(DMZ) 생태탐방을 통해 지난 70여 년 동안 자생적으로 회복한

DMZ의 생태적 가치를 살펴보고, 연천지역 생물권보전지역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도 찾아 평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았다

제22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에 참가한

학술진흥상 및 펠로십 수상자 및 관계자들

제22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로레알코리아 ( 대표 사무엘

뒤 리테일)가 후원하고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회장

이주영)이 주관하는 ‘2023 제22회 한국 로레알-유

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이 6월 27일 세빛섬에

서 열렸다 뛰어난 성과를 이룬 여성과학자에게 시

상하는 학술진흥상은 암 및 혈관질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는 후성유전학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 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 박현성 교수가

서울 문성초등학교를 찾아 일본 명절놀이를 소개하는 일본 교사들

수상했다 이와 더불어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신진 여성과학자에게 주어지는 펠로십 부문에서는 ▲박 한슬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 조교수 ▲윤이 나 (재)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 선임연구원 ▲김

자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조교수 ▲

김민경 경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시스템학부

조교수가 수상했다 학술진흥상 및 펠로십 수상자

에게는 상장 및 상패와 함께 연구지원비 3천만원과

500만원이 각각 수여된다

「2023 브릿지 워크숍 보고서」 발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한 브릿지 협력 기관 초청 연수인 ‘2023 브릿지 워크숍’의 결과보고서(영문)를 발간했 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개도국 교육소외계층 대상 비형식 문해교육 및 평생교육 지원사업인 브릿지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운영에 도움이 될 실무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브릿지 워크숍에는 14개 브 릿지 사업 국가 및 관심 국가의 담당자 18명이 참가했다 보고서에는 참 가자들의 생생한 학습 및 논의 현장이 담겨 있으며, 아울러 개발협력 전

공 청년들의 사업 제안이 담긴 ‘국제개발협력을 청년하다: Youth Talks

BRIDGE’ 공개행사에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도 포함돼 있다 동 보고서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30 유네스코뉴스 2023 08 단신

미국, 유네스코 재가입 절차 마무리

유네스코는 6월 30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제5차 특별총회

를 개최, 미국이 제출한 유네스코 재가입 제안서를 승인했다 유네스코

역사상 다섯 번째로 열린 이번 특별총회에서 회원국들은 미국이 재가입

의사 표명과 함께 제안한 체납금 분할 상환 약속 및 회원국 주요 권리 회

복 등을 검토해 압도적 찬성 의사를 표했으며, 이로써 유네스코 복귀를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한 미국은 7월 9일 미국 국무부 장관이 유네스코

헌장 수락 문서에 서명했음을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알

림으로써 가입 절차를 완료했다. 해당 문서는 유네스코 헌장을 보관하

고 있는 영국과 북아일랜드 정부에 정식으로 기탁됐고, 2023년 7월 10

일자로 미국은 다시 유네스코 정회원국이 되면서 유네스코 회원국 수는 총 194개국이 됐다

정부간수문프로그램(IHP)한국위원회 총회

개최

2023년 정부간수문프로그램(IHP)한국위원회 정 기총회가 7월 10일 세종시에서 열렸다. IHP한국위 원회는 우리나라가 IHP 아태지역 운영위원회 의장 국으로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공유했으며, 2024년 한국에서 열리는 아태지역운영위원회 회의 준비에 위원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아울러 환경부가 유네 스코와 공동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반의 글로벌 물 평가’ 연구 현황도 공유했다. IHP한국위원회는 그 간 환경부에서 사무국을 운영하다가 2022년 법인 을 설립하면서 독립 사무국을 운영 중이며, 사무국 은 대전에 있다

유네스코 특별총회 회의장에 마련된 미국 대표부 좌석

무형유산협약 20주년 기념 글로벌 회의 개최 및 서울 비전 선포

유네스코가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협약 (Convention for the Safeguarding of the Intnagible Cultural Heritage, 이하 무형유산

협약)를 채택한 지 20주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 외교부(박진 장관)와

문화재청(최응천 청장)은 7월 25-26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지속가능

한 발전과 평화를 위한 무형유산의 영향력 제고’를 주제로 글로벌 회의를

열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취싱 유네스코 사무부총장,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박상미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

부 대사 등 국내외 관계전문가들이 모인 이번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무

형유산과 지속가능한 삶 ▲무형유산과 자연 ▲무형유산과 양질의 교육 ▲디지털 환경 속 무형유산을 주제로 세션별 토론을 통해 우리가 보호하

고 있는 무형유산을 회고하고, 미래 무형유산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뒤 이를 정리한 ‘서울 비전’ 선언문을 채택 선포했다.

우경식 위원, 대한민국학술원 신임 회원으로

선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인문사 회자연과학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경식 강원 대 명예교수(해양지질학)가 7 월 14 일 대한민국학술원 총회에서 대한민국학술원 신임회원으로 선출됐다 우경식 위원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전문가로서 다양한 유네스코활동을 수행해 왔다 학술회 회원은 ‘대한민국학술원법’에 따라 평생 지위를 누리고 연구 활동에 필요한 지원 을 받으며, 회원 정원은 인문사회과학부 75명, 자연 과학부 75명 등 총 150명이다.

31 UNESCO News vol.806 단신
©UNESCO / Christelle ALIX

Reading the Word and the World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입니다.”

후원전화 1800-9971

2023년 6월에 모아주신 후원금 34,139,875 원은

개발도상국 교육지원을 위한 브릿지 사업 등 유네스코 교육 및 문화 사업에 사용됩니다.

일반대중/학교 후원금

후원계좌 국민은행 375301-04-106542 (예금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기업

/고액후원

정기후원

기업/단체 (주)김치빌리아드 김종율 (주)어반비즈서울 박진 (주)영진제어 이욱한 (주)오오씨엘코리아 김현정 (주)워킹피컴퍼니 연제창 (주)유니크테크노 양원준 (주)중앙전자통신 장세일

희망나눔가게 (주)제스아이티(서울특별시 용산구) 장석오 금산주유소(경상남도 양산시) 안준용

(주)커피비평가협회 박영순 (주)케미원 박세형 (주)코젠바이오텍 남용석 경기대학교UN청년연합회 강동렬 남영산업 정종관 디자인벽지(주) 남영식 류와건축사사무소 류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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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식당 안양점(경기도 안양시) 김흥숙 대흥포장(주)(전라북도 전주시) 이주봉

링즈영어학원 김정희 변호사이동환법률사무소 이동환 삼광씨앤비주식회사 고시웅 상신정보통신(주) 송진규 세무법인 비전 대전지점 이재우 세무사 이행종사무소 이행종 순복음좋은교회 문종명

크라운호프 운서센트럴시티점 권재홍 태웅건설주식회사 홍채현 ASPIRE고려대학교지부 강동렬

32 유네스코뉴스 2023 08 기금보고
“글을
개인
유네스코 교육 및 문화 사업 (87%) 29,701,691 원 모집경비 및 행정비 (13%) 4,438,184 원 신규 정기후원 신청자 (2023
6 30) 김현아 이재호 감도경 강경숙 강군석 강규한 강대성 강대용 강대중 강동진 강문선 강미리 강미숙 강미영 강민선 강병규 강보성 강상규 강상원 강성원 강영옥 강영희 강윤서 강은희 강자청 강준호 강지성 강지원 강지유 강지호 강춘근 강형빈 강혜경A 강혜경B 강혜린 강혜영 강효정 계세협 고건우 고남균 고미정 고민정 고민준 고승용 고영권 고영수 고예지 고옥선 고유경 고윤서 고윤철 고지숙 고진아 고태완 고행오 공남희 공성필 공유훈 곽미진 곽병준 곽상우 곽재윤 곽진 구기현 구동관 구영미 구정일 구진곤 권다윤 권도형 권묘정 권미숙 권미희 권부연 권소연 권오규 권오묵 권은주 권의재 권정란 권진숙 권진택 권태현 권혁연 금나영 기미라 김가비 김가희 김강자 김건 김건호 김건희A 김건희B 김경범 김경섭 김경진 김경철 김경희A 김경희B 김광호 김교정 김궁희 김귀배 김근희 김금슬 김금준 김기찬 김기태 김기홍 김기환 김길원 김길현 김나라 김나연 김나윤 김남규 김남수 김남춘 김다솜 김다영 김다현 김대복 김대식 김대왕 김대현 김덕훈 김도진 김도훈 김동균 김동선 김동철 김동현 김동호 김동희 김두례 김두용 김두준 김두현 김마로 김만석 김면수 김명국 김명삼 김명신 김문원 김문정 김미성 김미손 김미연 김미영 김미원 김미정A 김미정B 김미현A
6 1 ~

열정과 가능성의 상징인 청년 . 유네스코는 청년의 연령대를 15

세에서 24세 사이로 정의합니다 유네스코의 정의에 따른 청년

은 현재 12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합니다 지속

가능발전목표(SDGs)를 이루고자 하는 2030년까지 청년의 수

는 7% 증가하여 거의 13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네스

코는 1962년 제12차 총회에서 청년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자 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1964년 국제청년회의를 개최한 이 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청년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유네 스코는 청년이 잠재력을 실현하고 창의성과 혁신으로 미래의 변 화를 주도할 지도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지정 기념 일이 된 세계 청년의 날의 올해 주제는 ‘청년을 위한 녹색 기술: 지 속 가능한 세상을 향하여(Green Skills for Youth: Towards a Sustainable World)’입니다 지난 2021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에서 발간한 『청년이 생각하는 2030년의 세계 설문조사 결과보

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세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우리

나라 청년의 61%가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손실’을 꼽았습니다

전 세계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의 지구 환경에 대한 청년

들의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녹색 전환에 기여할 새로운 기술에

청년들이 관심이 많은 이유입니다. 비록 고용과 빈곤, 세대 갈등 등으로 현 사회의 청년들은 여러 도전과제를 안고 있지만, 유엔과

유네스코가 바라보는 청년은 잠재력을 가진 ‘오늘의 주역’입니다

변화의 주체로서 청년들이 주체성과 탄력성을 갖고 긍정적 기여

를 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의 능동적인 참여도 절실 합니다 청년을 위해, 그리고 청년과 함께하는 세상이 되기를 청년

으로서 기대해 봅니다

34 유네스코뉴스 2023 08 세계 기념일
일) International Youth Day 손효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 8월 9일 세계 원주민의 날 8월 12일 세계 청년의 날 8월 23일 세계 노예무역 철폐 기념의 날 9월 8일 세계 문해의 날 9월 15일 세계 민주주의의 날 9월 20일 세계 대학 스포츠의 날 9월 21일 세계 평화의 날 9월 28일 세계 보편적 정보 접근의 날 8 월의 세계 기념일 9 월의 세계 기념일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세계 청년의
(8
12
Shutterstock.com 추석
광복절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역학습센터를 지어줍니다.

“ ”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 희망을 갖는 것이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교육만이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글을 알면 질병을 이길 수 있고

기술을 배우면 일이 생기고

책을 읽으면 꿈이 생기니까요.

희망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후원안내

전화 홈페이지

일시후원

1800-9971 peace.unesco.or.kr

무통장입금(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민은행 375301-04-106542

QR코드로 간편하게 후원하세요!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아시아 브릿지 프로그램”

선생님을 파견하여 글을 읽고 쓰고 기술을 익혀 자립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교육에 필요한 책과 학습기자재를 지원합니다.

Peace for all, leaving no one behind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평화

미래 교육

공존의 과학

문화의 다양성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사업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해 주세요!

후원문의: 1800-9971

http://peace.unesco.or.kr

© Monkey Business Images /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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