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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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or.kr/NEWS 커버스토리 2023 10 ISSN 2765-5350 ‘우리’가
결정하는 AI시대의 미래

유네스코뉴스 2023년 10월호

UNESCO News vol.808

목 차 Contents

‘우리’가 결정하는 AI시대의 미래 10 위원 칼럼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서 미래의 씨앗을 위한

새 물결이 일어나기를

12 현장스케치

• 기록유산의 다양성을 꽃피우고자 하는 의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역량강화 워크숍

• 세계유산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안겨줬던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 전쟁을 멈춰세울 청년의 힘을 생각해 본

제5회 유네스코 토크

18 신간

새로운 유네스코 유산 교육,

『유네스코 유산, 평화를 품다』가 제안합니다

20 유네스코의 한국인

김은송 유네스코 뉴델리사무소 인문사회과학섹터 과장

22 창립 70주년 기획 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➐

24 주재관 서신

세계 문해의 날 맞아 진행된 유네스코 문해상 시상식

26 ESD 공식프로젝트

노을공원 시민모임 ‘평화의 씨앗’ 프로젝트

28 지구촌 교육나눔 유네스코 가치를 현장에서 실천한

2023년 상반기 후원학교 활동 소개

30 단신

32 기금보고

34 세계 기념일 세계 지질 다양성의 날(10월 6일)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 ·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해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유엔 전문기구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954년 설립된 기관으로

‘유네스코 활동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네스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발간일 2023년 10월 1일 창간일 1964년 1월 10일 등록번호 서울 라08043

발행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발행인 한경구 편집 김보람, 노지원, 최연수

편집디자인 수카디자인 인쇄 형우디앤피

대표전화 02-6958-4100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유네스코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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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뉴스』는 교육부의 지원으로 발간됩니다 *『유네스코뉴스』의 글에 담긴 필자나 인터뷰

대상자의 의견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표지 이미지: Shutterstock.com 04 커버스토리

“이 구역의 대장(왕)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나”라고 대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 일까요? 단순하게 말한다면 해당 구역에 대한 정보(자산)와 그것을 마음대로 통제할 결 정권을 갖고 있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인류가 국가의 시대로 접어든 이후 오랫동안 이 둘을 모두 소유한 자는 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규모가 점점 크고 복잡해지면서, 인류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단 한 사람이 정보와 의사결정권을 독점하고 이를 효 율적으로 처리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정보를 분석하는 것도, 적절한 답을 찾는 것도,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 다 그래서 왕이 아니라 각 개인이 주어진 정보를 합리적으로 판단해 생산을 주도하는 시장경제체제가 생겨났고, 마찬가지로 각자의 욕구를 수렴한 의사결정을 통해 국가를 이끌 리더를 직접 뽑는 민주주의가 자리잡았습니다 몇몇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정 보와 의사결정권을 ‘당’으로 되돌려 나라를 경영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결국 오늘날 까지 살아남아 번영하는 국가들은 정보와 결정권이 시민의 손에 고루 분산된 체제를 유 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정보와 의사결정권의 분산이 언제나 중앙 집중형에 비해 효율적이란 법은 없습니다. 민주주의의 승리가 어쩌면 역사적 필연이자 마지막 승리는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만약 막대한 양의 정보를 빠짐없이 살펴보고 경우의 수를 가늠해 가장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언제나 시끄럽고 탈도 많은 민주주의를 대 신해 국가를 이끌 21세기의 왕으로 귀환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실 우리 사회 일부 영역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써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은 인공지능이 모든 정보를 모아 인간 대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 리고 있습니다. 세계적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러한 정보 집중이 심화될 때 파시즘

과 독재의 부활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사회의 시민 으로서 우리는 이를 막아서야 할까요? 인공지능 활용 자체를 막아야 할 이유는 물론 없 습니다 그보다는 인공지능이 정보와 권한을 기업이나 독재자의 사익이 아니라 우리 모 두를 위해 윤리적으로 사용할 길을 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달 커버스토리에서는

2021년 「인공지능 윤리 권고」를 채택한 유네스코와

3 UNESCO News vol.808 편집자 노트
더불어 그 누구보다 앞장서 이 문제 를 고민해 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바로 우리가 이 세상의 주 인으로 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왕’의
세기
귀환과 21
민주주의

교통사고 급증이 걱정된다 해서 모두가 다시 말을

타고 다닐 순 없듯, 컴퓨터와 인공지능으로 집중되는

정보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막대한 양의

정보를 사람이 일일이 처리하는 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2021년 「인공지능 윤리 권고」를 채택한

유네스코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되,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며 윤리적인 활용 방안을 지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김보람 『유네스코뉴스』 편집장

4 유네스코뉴스 2023 10 커버스토리
‘우리’가 결정하는 AI시대의 미래
5 커버스토리 UNESCO News vol.808 Shutterstock.com

인간 능력의 한계와 민주주의

시민들이 자유와 권리를 나눠 갖는 민주주의의 탄생이 오

로지 ‘한꺼번에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는 인간 능력의 한

계’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 것이다 하

지만 엄청난 양의 정보를 각자가 처리하면서 보여준 효율

성이 민주주의만의 장점을 돋보이게 해 준 것만은 분명하

다 2018년 4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테드(TED) 강연에

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파시

즘과 공산주의를 물리친 요인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결정

을 내리기에는 민주주의가 훨씬 나았기 때문”이라고 한 것

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20세기 기술 수준에서는 넘쳐나

는 정보와 권력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지극히 비효율 적”이었다면서 권위주의 정권이 무너진 이유 역시 모든 정

보를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

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 한국의 역사에서도 수긍이 가는 대

목이다 1987년 진실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대학생 박종

철 군이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더라”는 정권의 거짓말을

아무도 믿지 않게 됐을 때, 국민의 입을 막고 홀로 모든 걸 처리하려던 정부는 비로소 시민들에게 권력을 돌려줄 수

밖에 없었다.

각각의 시민에게 정보 접근과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보장한다는 특징은 20세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빛

나는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시장에서는 개인의 합리적인

계산과 판단이 모인 ‘보이지 않는 손’이, 정치에서는 시민

의 지식과 양심적 판단이 모인 ‘투표’가 그 어떤 체제보다

효과적으로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하지만 20세기

에 발명된 컴퓨터의 정보처리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

상되고 21세기 이후 거대한 네트워크가 우리 주변을 빠짐

없이 연결하면서, 정보 처리의 분산화와 중앙집중화 간의

경쟁은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1세기 정보사회에서

매 순간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은 사람‘들’의 두뇌의 합으

로도 처리하기에 버거운 수준이 된 지 오래다 인간의 협업

은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 앞에서 한계를 드러낸 반면, 수많

은 연산 유닛을 인공신경망으로 연결해 마치 하나의 두뇌 처럼 정보를 처리하게 만든 딥러닝(Deep Learning) 모델은

오히려 입력되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성능까지 향상되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근 세계적인 열풍

을 일으켰던 ‘챗GPT’로 대표되는 자연어 처리 모델이다.

이들은 정보가 한 곳으로 모여도 병목현상 없이 더 강력한

결과까지 만들어 낼 수 있게 됐고, <그림1>에서 보듯 세계

주요 테크기업과 연구소들은 최근 몇 년 사이 데이터 집적

도를 엄청난 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집중의 문제, 자율로 해결할 수 있을까?

컴퓨터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네트워크로 연결돼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입력받을 수 있게 된 컴퓨터라도 그 데이터

가 정확하거나 자세하지 않다면 유용한 분석을 내놓을 수

없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우리 각자의 쇼핑 습관과 자주 보

는 영상과 대화 상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스마트 기기, 컴퓨터뿐 아니라 냉장고와 세탁기까지 연결하는 네트워

크, 그리고 막대한 양의 정보를 학습하며 스스로 개선까지

하는 인공지능이 ‘삼위일체’가 되어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

하고 있다. 그 결과 20세기까지 각 동네 슈퍼마켓이나 문구

점 주인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던 동네 제일 ‘핫’한 상품 목

록은 이제 미국의 아마존이나 한국의 쿠팡 같은 거대 쇼핑

업체의 메인서버에 모두 모여 있다 이들 업체는 쇼핑뿐만

아니라 자사 소유의 OTT(인터넷 콘텐츠 제공 서비스)를

통해 구매자의 취향과 관심사, 심지어 정치성향까지 어느

정도 분석해낼 수 있으며,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내놓는

개별화된 추천 품목은 점점 높은 확률로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데이터가 집중되고 이를 인공지능

이 처리하는 상황은 단순히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넘어 우

리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유네스코뉴스』는

그간 ▲인공지능 개발 과정에서 스며들 수 있는 인간의 편

견과 성차별 문제(2019.07)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

한 인공지능 가이드라인(2023 01) ▲인공지능의 데이터 편

향과 다양성 문제(2023 04)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유네스코

6 유네스코뉴스 2023 10 커버스토리

그림1] 각 테크기업들의 인공지능 언어모델이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

(출처: 『Missing Links in AI Governance』, UNESCO/Mila, 2023)

처리 모델 인공지능 개발이 본격화한 2018년 이후 각 기업들이 내놓은 언어모델이 학습한 데이터의 양을 보여주는

그래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GPT-3’(챗GPT의 기반 모델)는 맨 위의 T-NLG보다 다시 10배 더 많은 1750억 개의 파라미터(parameters)를 갖고 있으며, 2023년 기준으로 이는 이미 ‘특별하지 않은 수준’의 양이 됐다

와 여러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인공지능 개발 및 활용 과정

에서의 윤리적인 쟁점을 소개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인공지

능 개발사들을 비롯해 이를 활용하고 있는 업계는 개별 기

업들이 법을 잘 지키며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

면 문제가 없거나 있더라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

장한다 조셉 풀러(Joseph Fuller)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

수는 지난 2020년 하버드대 공식 뉴스매체인 『하버드 가제

트』에서 ‘마치 인공지능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편견을 심어줄 것처럼 공포심을 갖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

라고 지적하며, “정치적인 측면에서나 법적·규제적인 측면

에서, 혹은 윤리적인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선을 고민하지 않는 기업은 규모를 막론하고 이 세상

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답변의 기저에는 20세기에 그

러했듯 개별 소비자들의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자리잡고 있다.

집중화를 우려하는 사람들

시장과 기업의 책임감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고, 따라서 정

부의 과도한 개입은 필요치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에

대해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둘 다 안 될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샌델 교수는 오히려 “빅테크(big tech) 기업들

은 스스로 규제도 하지 않고 있으며 적절한 정부 규제의 대

상이 되지도 않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더 강한 대

책이 필요하다”면서

1 2016년 영국의 정치 컨설팅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을

활용해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를 정치 선전에 활용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에 영향을 미친 사건

7 커버스토리 UNESCO News vol.808
법 적 혹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을 시장에서 몰아내 는 ‘보이지 않는 손’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작동할
“우리가 페이스북 사례 1에서 보았듯 (데이터 파라미터 수) 175억 150억 125억 75억 100억 50억 25억 2018년 4월 앨런 AI 연구소 구글 AI 오픈 AI 페이스북 워싱턴대학교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카네기멜론대학교 디스틸버트 2018년 7월 2018년 10월 2019년 1월 2019년 4월 2019년 7월 2019년 10월 2020년 1월 [
자연어

모든 정보들이 모여있는 데이터센터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점점 많은 전문가들이 데이터의 집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의 결정권 확대가 가져다줄 위험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의 힘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실수”라

고도 덧붙였다.

2018년의 테드 강연을 마친 유발 하라리 교수 역시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은 바 있다 정보의 집중이 다시 독재

와 파시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지금 우리 개

인정보를 통제하고 있는 건 정부가 아니라 거대 기업들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은 하라리 교수는 “기업이든 정부

든 실제로 정보를 통제하는 그 주체가 사실상의 정부”라면

서, “기업이 각 개인을 그 자신보다 더 잘 알게 된다면 적어

도 개인의 깊은 내면의 감정과 욕망을 조종할 수 있을 것이

고, (따라서 소비자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기업을 시장에

서 외면하는 선택을 통해) 독재에 저항하는 것은 이론적으

로는 가능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 대답했다

유네스코 역시 폭발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인

공지능이 단지 기업과 학계의 자율적인 선택을 통해 민주

적이고 포용적인 시대를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그렇지 못했을 경우의 폐해가 너무나 크다고 보고 2021년 인공지능 분야에서 처음으로 합의된 전 지구적 차원의 체

계인 「인공지능 윤리 권고」를 채택한 바 있다 이를 기점으

로 인공지능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믿음하에 전 세계 학계 및 시민사회와 함께

다양한 연구 및 논의도 이어오고 있다 올 4월 유네스코와

퀘벡 인공지능 연구소(MILA)가 공동으로 발간한 『Missing

Links in AI Governance(AI 거버넌스의 빠진 고리)』 역시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당 단행본은 ‘인본주의적이며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AI개발’을 위한 주요 관계자와 전문

가들의 견해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인공지능으로 집중되

는 의사결정과 힘이 야기할 수 있는 우려사항을 지적한 에

릭 브린욜프손(Erik Brynjolfsson)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 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정보 및 표

준의 공유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교육을 통해 AI시대에 맞는 능

력(곧 결정권)을 가진 인적자원을 길러내고 ▲정치적 측면

에서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이같은 탈집중화의 원칙이 국제

적 차원에서 실행되도록 노력함으로써 위험을 방지하거나

최소한 그 피해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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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미래

브린욜프손 연구원 등이 제안한 세 가지 측면에서의 대책

은 상당 부분 유네스코의 「인공지능 윤리 권고」에서 강조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해당 권고는 기술적으로 더 다양

한 주체가 참여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국제적 차원에서 이를 실행하는 것을 아우르는 주요 가치

와 원칙, 그리고 상세한 정책 대안까지 담고 있다 하지만 수

년간의 연구 및 논의를 거쳐 193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권고의 이행은 전 지구적 차원

에서 충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3월에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네스코와 함께 권

고 이행을 위한 제반 사항을 체크해 나가고 있는 국가는 약

40여 개국이다 인공지능 윤리 권고는 참여국이 매 4년마

다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권고 이행 상황 보고서를 제출토

록 하고 있으며, 유네스코는 권고 채택 2년여가 되는 시점

인 오는 12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릴 인공지능 윤리에 관한

유네스코 글로벌 포럼에서 그 중간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

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권고 채택 직후 해당 권고 작

성 및 리뷰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이상욱 교수 등과

함께 국내에서 권고 내용의 법제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촉

진하기 위해 『인공지능 윤리와 법』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으며, 작년에도 ‘유네스코 이슈 브리프’ 시리즈 제2호로

『유네스코 「인공지능 윤리 권고」 이행과 국제협력』을 발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대책들을 바라보

는 기업의 시선은 여전히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정부의 전문가적 역량이 기업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는 혁신 저하를 불러올 수밖

에 없다는 주장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솔깃하게 들리

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유네스코를 비롯해 인공지능 윤

리 권고의 적극적 이행을 고민하는 정부들은 앞으로도 ‘스

스로 잘 할 테니 혁신이 멈추지 않도록 믿고 기다려달라’는

기업들과

있을까? “정보 기술 혁명으로 민주주의보다 독재가

더 높은 효율성을 갖게 되리라는 사실이 오늘날 자유 민주 주의가 직면한 최대의 위험”이라 말한 유발 하라리는 “정보

처리를 분산시키는 것이 정보 처리를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만큼이나 효율적이라는 걸 믿게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킬 최선의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고효율, 고

성능의 인공지능 앞에서 한없이 비효율적이고 때론 퇴행적

으로까지 보이는 민주주의의 분산적인 측면이 여전히 지켜

야 할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결

국 그 일을 할 수 있는 주체는 신기술의 면면을 더 잘 알고,

그것의 함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시민들의 깨어있는 두뇌

와 적극적인 행동일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

고 이해하고 그 결정 과정에 참여할 바탕이 되는 제대로 된

교육을 요청하는 일은 이 낯선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가 요구해야 할 생존권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정의 열풍’

을 불러 일으켰던 자신의 ‘정의란 무엇인가’ 수업에 이어 대

중 대상 하버드대 온라인 수업 플랫폼(Gen Ed)에 ‘기술 윤

리(Tech Ethics)’라는 이름의 강의를 마련했던 마이클 샌델

교수 역시 우리가 민주시민으로서 신기술과 그것의 사회적

윤리적 함의에 대해 스스로를 교육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

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이는 어떤 규제가 필요한지를 우리가 결정하기 위해

서일 뿐 아니라, 거대 기술기업이나 소셜미디어들이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를 다름아닌 우리가 결정하기 위

해서입니다. ”

· “Artificial Intelligence: UNESCO Calls on All Governments to Implement Global Ethical Framework without Delay” , UNESCO, updated 2023 4 20 unesco.org

· Christina Pazzanese, “Great Promise but Potential for Peril” , The Harvard Gazette, 2020 10 26. news.harvard.edu

· Erik Brynjolfsson & Andrew Ng, “Big AI Can Centralize Decision-Making and Power, and That’s a Problem” , Missing Links in AI Governance, UNESCO/ Mila - Québec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 2023

· Youval Noah Harari, “Why Fascism Is So Tempting and How Your Data Could Power It” , TED2018, 2018 04. ted.com

9 커버스토리 UNESCO News vol.808
. 여러
국제기구들이 전문가 및 정부 간 합의를 거쳐 내놓는 이러한 인공지능 윤리 관련
있다
기관과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튼튼히 만들자’는 시민들 의 눈높이를 서로 잘 조율해 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참고자료]
20세기 민주주의에 승리를 안겨주었던 자유로운 개 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가져다준 상대적 효율성은 21세기 인공지능의 절대적 효율성 앞에서 민주주의 퇴조의 단초가 될 수도

미래 생물다양성 보전,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

씨앗(미래세대)들의

씨앗(Seed)보전 운동을 제안합니다

기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우리의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 관념적으로 이야기하던

생물다양성 보전의 필요성은 이제 우리 모두의 생존에 절실한 문제가 되었으며, 그 일환으로

전 세계 야생식물의 종자를 보전하는 글로벌 시드볼트가 지난 2017년 백두대간 산자락에

만들어졌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인문사회 자연과학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유미 원장이 이곳으로부터 환경과 생태의 새 물결을 일으켜 볼 것을 제안한다

이유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사업이사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있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 한국수목정원관리원이 운영한다

10 유네스코뉴스 2023 10 위원 칼럼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생물다양성(Biodiversity, Biological diversity)은 무엇인가?

간략하게 정의하면 지구상 모든 생물과 그 생물을 둘러싼

생태계의 다양성을 총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육상, 해상, 수

생태계 및 생태적 복합체를 포함하는 모든 자원에서 생물

간의 변이, 종과 종 사이 혹은 종과 그 생태계 사이의 다양

성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는 좁은 의미의 종다양성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생태계 다양성과 유전자 다

양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또한 생물을 ‘인간에게 도

움이 되는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자국의 이익을 위해 보

전하려는 논의도 있다 사람을 위한 실제적 잠재적 가치를

포함하는 생물자원(Biological resource)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신약 개발 등에 쓰일 수 있다는

등의 경제적 가치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에너지나 물

질 순환을 통한 생태계의 환경 조절이 실패했을 때 발생하

는 폭우나 산불 등의 재난 방지, 나아가 우리가 생태계로부

터 위로를 받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등의 정신적(사회적)가

치까지 포함한다

생태계에서도 식물은 지구 전체에 발견되는 살아있

는 유기체로서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양분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존재다 먹이사슬의 고리를 떠받치며 생명이 계속

자라게 하고, 매년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며, 질소고정을

통해 생명체 기본 구성 물질인 단백질의 주성분인 질소를

이용하게 해 주고,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며 더없이 아름다

우며 무궁한 존재이기도 하다 식물이 존재하므로 우리도

존재한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러한 식물의 결실이자 시작은 바로 씨앗(종자)이

다 따라서 씨앗은 식물의 미래이자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

도 하다. 씨앗에는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세월 동안 환경과의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유전적 정보가 누적되어 있다 이 정

보는 인류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수많은 가능성을 담

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호프 자런의 소설 『랩걸(Lab

Girl)』의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는 말은 생각할수록 마음에 닿는 문구다

전문가들은 오늘날 기후위기와 전쟁, 분쟁, 산불 등

이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 중요한 식물들

을 안전한 장소에 옮겨 보전하는 방법을 논의해 왔다 가

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식물종과 유전적 다양성을 보

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씨앗(종자) 보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전 세계 식물의 90% 정도는 종자 형태로 장기 저

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농작물과 이

들을 계속 개량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가진 야생식물, 즉 CWR(CropWildRelatives)을 모아 보전하는 ‘글로벌 CWR

프로젝트’가 실행됐다 북극 아래 얼음처럼 차가운 땅인 노

르웨이의 스발바르(Svalbard) 땅 속에, 어떠한 재난으로부

터도 안전하게 종자를 보전할 수 있는 중복저장장소인 스

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SGSV)가 만들어졌다 이어서 지

구 반대편에 농작물 외의 지구상의 야생식물 전체를 대상

으로 한 종자중복보전시설이 마련됐다. 두 번째 글로벌 시

드볼트이자 최초 최대 유일의 야생종자 중복보전시설은

대한민국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들어섰다 2017년 문을

연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는 이미 여러 나라의 수십

개 연구기관에서 야생종자를 기탁했고, 이들 종자는 기탁

자 이외에는 열 수 없는 블랙박스에 담겨 영하 20도 이하의

온도에서 땅속 깊이 안전하게 국가보안시설로서 지켜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지구촌을 위한, 대한민국의 호혜적이

고 자랑스러운 가치를 담은 시설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내년으로 창립 70주년을 맞

이한다. 외부의 도움을 받아 일어선 우리나라가, 모든 가능

성을 담은 생명의 가치인 ‘씨앗’을 주제로 미래세대를 위한

생물종 보전운동을 제안하고 선도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

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전 세계 유네스코 회원 국의 미래

세대들이 자신에게 상징적이거나 의미 있는 식물 종자를

모아 한국에 보내고, 이를 지구의 그 어떤 재난으로부터도

안전한 시설 내에 따로 마련한 ‘유네스코 존’에 각 나라의

이름으로 영구보전하는 ‘씨앗(미래세대)들의 씨앗(seed)보

전운동’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이렇게 상징적이고도

실질적인 생물다양성 보전운동을 펼치면서 그 과정을 각

국 상황에 맞는 단계별 교육프로그램으로 풀어내며, 글로

서가 아니라 실제로 생명을 지키는 일을 실천해 나가는 아

름다운 운동이자 교육이 진정성을 가지고 실현될 수 있도

록 더 많은 생각을 모아볼 수 있길 소망한다

11 UNESCO News vol.808 위원 칼럼

유네스코는 인류에게 가치있는 귀중한 기록유산을

관리하고 보존하고자 세계기록유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록유산 등재 신청단계에서부터 기술적·인적 역량

부족을 통감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이들 국가의 등재신청서 작성을 돕고 체계적인 기록물

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역량강화 워크숍’을 진행해 오고 있다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올해 워크숍에서도 세계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은 기록유산

등재와 관리에 관한 소중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인류 공동의 기억’이라 할 수 있는 기록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데 더 많은 나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노력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역

량강화 워크숍(이하 워크숍)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15

년 동안 모두 74개국이 워크숍에 참가해 자국의 소중한 기

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에 많은 도움

을 받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 워크숍은 그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제도 개편

12 유네스코뉴스 2023 10 현장스케치
작업을 위해 2017년부터 잠정 중단되었던 신규 등재 절차가 올 5월부터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 등재된 64점의 기록물 중에는 이번 워크숍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역량강화 워크숍 기록에 다양성을 더하는 첫걸음 서정수 국제협력사업실 전문관

개최지인 우즈베키스탄의 기록물인 ‘부하라 칸국의 재상, 쿠쉬베기 기록 컬렉션’도 포함돼 있을 정도로, 실크로드의

허브이자 다양한 문명이 거쳐간 장소인 우즈베키스탄은

여러모로 워크숍을 개최하기에 어울리는 나라였다 전문

가 그룹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우즈베키스탄을 개최지

로 선정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우즈베키스탄

위원회와 사마르칸트에 위치한 중앙아시아국제학술연구

소(IICAS)와 7개월간 긴밀하게 협력하며 워크숍을 준비했

다. 보다 다양한 문화권의 기록물 등재를 지원하기 위해 아

시아 태평양, 아프리카, 아랍 지역의 과소등재국을 대상으

로 참가국을 모집했고, 올해 11월 30일까지인 세계기록유

산 등재 신청서 접수 기간을 염두에 둔 여러 국가들이 적극

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혔다 특히 내년에 독일, 영국, 네덜

란드 등과 함께 세계기록유산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

정인 나미비아는 해당 사업에서의 적극적인 활동 역량을

키우기 위해 추가 참가 인원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이번

워크숍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워크숍 규모가 한정적이므로 실무자 및 국제 전문가

들은 열띤 논의 끝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4개국, 아프리카

지역 4개국, 아랍 지역 2개국을 최종 초청키로 결정했다 10개국 12명의 참가자들은 9월 7일에 열린 사전 온라인 세

션과 세계기록유산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온라인 강의를

통해 등재신청 양식을 채워 나갔다 이번에 참가국들이 제

출한 기록유산 후보군은 우리가 평소 ‘기록물’이라고 생각

했던 것들의 범주를 확장시켜 줄 정도로 다양하고 흥미로

운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약 7세기에 걸쳐 방문자들이

벽면에 남긴 1800절 가량의 그라피티 시문(스리랑카)은 기

록유산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들에게도

참신한 형식의 기록물이었으며, 고대근동 지역의 에덴 동

산으로 불리던 딜문 문명의 금석문(바레인), 서아시아 전

체의 이슬람화 과정을 고스란히 기록한 소그드 문자 기록

물(우즈베키스탄) 등도 돋보였다 뿐만 아니라 투르케스탄

지식인들의 계몽정신을 전파한 신문 컬렉션 ( 우즈베키스

탄)과 인공 댐 범람으로부터 야생동물을 구출하는 영상기

록(짐바브웨)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시사점이 많은 후보군

도 있었다

마침내 우즈베키스탄 국립도서관에서 본격적으로

열린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각국의 기록물을 소개한 뒤

전문가들과 일대일로 등재신청서를 면밀히 검토했다. 그

렇게 신청서를 보완한 뒤 워크숍 마지막 날에는 보다 완성

도 높은 최종 신청서를 발표했고, 전문가들은 올 가을에 제

출할 신청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꼼꼼하고 구체적인

논평을 남겼다 공식 일정 마지막 날인 9월 22일에는 우즈

베키스탄 국가위원회의 친절한 협조 아래 알 베루니 동방

학연구소, 국가기록원, 하즈라티 이맘 광장, 그리고 새단장

한 이슬람문명센터를 돌며 우즈베키스탄의 다채로운 역사

와 기록물 관리 및 보존 현황을 살펴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유효한 등재신청서를 작성하려는 소기

의 목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참가자 상호 간에도 깊은

유대를 쌓을 수 있었다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온 참가자들

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기록물의 문화적 차이점을

접하는 한편, 각 기록에 담긴 인류 공동의 기억을 마주하는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모여서 유네스코가

염원하는 ‘문화의 다양성이 인정되고, 인류 화합이 존중되

고, 문화 간 교류의 기반 위에서 한층 강화되는 단결’이 이

뤄지리라 생각하니, 실무자로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마주

했던 어려움과 피로가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번 워크숍에는 올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

진 중인 ‘산림녹화기록물’과 ‘제주4 3기록물’의 소장기관

인 산림청과 제주 4·3 평화재단이 관계자들이 옵서버로 참

여했다. 2022년에 문을 연 유네스코 카테고리2 센터인 국

제기록유산센터(ICDH) 역시 문화재청과 함께 공동주최

기관으로 참여하며 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국제학술연

구소와의 연계를 주선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이토록 다양한 손길과 참가자들의 열정이 모여 열린 올해

워크숍이 기록유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참가국 간 단단 한 협력관계를 다지는 자리로서, 그리고 인류 기록의 다양

성을 더하는 자리로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13 UNESCO News vol.808 현장스케치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우여곡절 끝의 반가움, 그리고 진한 아쉬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뜻하지 않은 유탄을 맞았다. 당초 의장국인 러시아의

카잔에서 2022년에 열릴 예정이던 제45차 세계유산위에

대해 회원국 대다수가 참석 거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러시아가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부의장국 중 하나인 사우디가 자국 유치 의사를 표명했고,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올해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알 파이살리아 타워에서 열릴 수

있었다 어렵게 개최된 만큼 기대도 컸던 이번 회의의 이모저모를 독자들께 전한다

유네스코 문화 분야 업무를 맡으면서 세계유산위원회 개

최 과정을 여러 차례 지켜봤지만, 이번처럼 여러모로 준비

과정이 불안했던 경험은 없었다 보통 세계유산위원회 일

정이 확정되면 관련 의제를 다룬 문서들이 60-90일 전부터

공개되는데 이번에는 개최 한 달 전쯤에야 문서가 공개돼 회의 의제 관련 사항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 했다. 입국 비자가 제때 나오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으며, 회의 개최장소인 알 파이살리아 타워는 사우디가 자랑하

는 랜드마크이지만 숙박비가 지나치게 비싸 각국 대표단

및 관계자들이 외곽 지역 숙소로 몰리면서 그곳의 숙박비

가 폭등하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과 달리 친절하고 밝은

9월 17일 오후에 열린 세계유산위원회

14 유네스코뉴스 2023 10 현장스케치
현지시각
세션에서 한국의 가야고분군 등재 안건이 논의되고 있다
이동현 유네스코의제정책센터 선임전문관

현지인들과 현대화된 리야드 시내의 모습에서는 긍정적이

고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문의사항에 대한 소

극적인 대응, 회의장소의 방만한 운영, 극심한 교통체증과

불안정한 와이파이 문제 등은 리야드가 2030년 엑스포 개

최를 두고 한국의 부산과 경쟁 중인 도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회의에는 필자와 더불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 국내 세계유산분야 전문가인 김영재 한

국전통문화대 교수(유네스코 석좌)와 신희권 서울시립대

교수(이코모스한국위원회 사무총장)가 참석했다 회의장

에 도착한 13일부터 각국이 제출한 이행경과보고서(SOC;

기존 등재 유산의 보존 · 관리 및 권고사항 이행상황을 담

은 보고서)에 대한 검토와 세계유산 자문기구(ICOMOS, ICCROM, IUCN)의 검토 내용 및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

사항이 담긴 결정문 채택 논의가 시작됐다. 다만 200개가

넘는 보고서를 일일이 검토하고 관련 의견을 듣기에는 시

간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사무국은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

가 상당히 훼손됐거나 이전 회기에서 제기된 문제가 해결

되지 않은 일부 건에 대해서만 토의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조선왕릉(2009년 등재)과 일본의 메이지

산업유산(2015년 등재)은 토의 없는 의제로 분류되어 사무

국이 제시한 결정문 초안이 그대로 채택됐다. 그간 여러 경

로로 관심이 불거졌던 조선왕릉 주변의 아파트 개발로 인 한 경관 훼손 문제, 그리고 조선인 강제징용을 비롯한 전체

역사 설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일본의 메이지 산

업유산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쉬웠다 토의 없이 채택된 결정문에 따라 한국은 조선왕

릉과 관련해 향후 유사한 개발문제로 유산 가치 훼손 논란

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산영향평가를 법제화하고 지역사회

의견을 듣는 상임자문위원회를 설립하고 책임 있는 후속

조치 이행을 확인하기 위한 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본의 메이지 산업유산 관련 결정문에는 그동안 일본이

진행한 일련의 이행조치를 인정하되, 한국 등 당사국과 책

임있는 대화를 지속하고 유산해석전략을 강화할 것을 촉

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계유산위원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신규 유

산 등재 건수도 만만치 않았다 2022년 회기의 27건, 2023

년 회기의 29건 등 50건이 넘는 유산 등재를 한꺼번에 심사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의장과 사무국은 꼭 필요한 안건

외의 발언은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

에도 신규 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분위기까지 막을 수는 없

었다. 한국이 제출한 가야고분군은 12번째 심사 대상으로

17일 오후 세션에서 심사가 진행되었고, 애초 자문기구로

부터도 등재권고 판정을 받아둔 터라 별다른 이견이나 수

정 없이 무난히 등재가 확정됐다. 그순간 가야고분군이 소

재한 지역의 지자체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불렀다 이로써 한국은 2021년에 등재된 서

해안의 갯벌에 이어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목록에

추가했다

근래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자주 목격된 바와 마찬가

지로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서도 자문기구의 유예(refer)

또는 반려(defer)를 권고를 뒤집고 최종적으로 등재 권고 판

정이 나는 상황이 속출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세계유산

제도의 목적과 지향점에 반한다는 자문기구 차원의 문제제

기와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힘이 빠

졌는지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기계적으로 다음 의제로 넘

어가기에 바쁜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아쉬

움이 들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사업은 유네스코 활동의

가시성을 높이고 유산 가치 발굴과 보존 및 활용에 대한 일

반 대중의 관심을 높여 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이 적

지 않다. 그러나 유산 등재라는 당장의 결과보다는 자문기

구의 전문성을 존중하여 유산으로서의 가치와 적확한 보존

관리 방안 등을 찾고 보충하며 연구하는 과정이 세계유산

제도의 본질에 더욱 가까운 일일 것이다. 전 인류에 보편적

인 탁월한 가치를 갖고 있는 유산을 보전한다는 세계유산

의 목적을 상기한다면, 유산을 보유하고 관리해야할 의무

를 갖는 각국 역시 단지 국가라는 인식 범주를 넘어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보편타당한 유산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는 작업에 결코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15 UNESCO News vol.808 현장스케치

제5회

유네스코 토크

‘2023 여름, 돌아온 전쟁과 청년’이란 주제로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짚어보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청년의 역할을

모색해 본 제5회 유네스코 토크가 7월

28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렸다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주체인 동시에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한 청년에게

전쟁은 어떤 의미이며, 평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 전문가와 청년 간의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여러 가지 편견과 오해로 둘러싸인 갈등을 대화로 해결함 으로써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작년부터 유네스코 토크를 진행 해 왔다 작년에는 각각 ‘놀이’, ‘이주민’, ‘AI’를 주제로 세 차례의 유네스코 토크 를 실시했으며 올해에는 ‘청년’을 주제로 세 차례의 유네스코 토크를 진행하고 있

다 6월에 열린 제4회 유네스코 토크에 이어, 7월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정

전 70주년을 맞아 마련한 ‘2023 유네스코 글로벌 청년 포럼’의 마지막 날에 제5회 유네스코 토크가 열렸다.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청년 포럼에 참가 중인 19개국의 유엔 참전국 및 의료 지원국 청년들과 한국 청년 약 100여 명이 참 석했다. 지난 토크와 마찬가지로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간승희 네트워크사업실 전문관

뜨거웠던 논의 내용을 독자들께 전한다

16 유네스코뉴스 2023 10 현장스케치
2023 여름 , 돌아온 전쟁과 청년

30년 동안 6 25 전쟁 피해자를 연구해 온 한성대학교 김귀옥 교수와 20년 넘게 세

계 각국의 분쟁지역을 활발히 취재해 온 김영미 다큐앤드뉴스 대표(분쟁지역 전

문 PD)가 토크를 이끌었다.

토크는 전쟁, 청년, 평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3부로 나눠서 진행되었다

1부는 전쟁의 참혹함과 잔재, 전쟁에서의 미디어의 역할을 다뤘으며, 2부는 전쟁

을 수행하는 군인의 주요 구성원인 동시에 전쟁으로 미래가 파괴되는 가장 큰 피

해자인 청년이 전쟁에 대해 갖는 복잡한 관계성을 이야기해 보았다 3부에서는

평화 체제가 구축되기 위해 청년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토크

와 더불어 대담자와 청년들 간에는 솔직하고 열띤 질의응답이 오갔다. 참가자들

은 남북한의 대치 상황에서 한국 청년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동시에 저 멀

리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서는 청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SNS가 발달하면서 확산된 시민 저널리즘의 양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미 PD는 “청년들의 꿈과 미래를 담보로 걸고라도 해야 하는 전쟁이 과

연 있는 것인지, 오히려 어른들의 솔직하지 못한 변명의 연속이지는 않았는지, 결

국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전쟁이 끝나는데, 청년들의 꿈과 미래를 팔아가면서까

지 전쟁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스스로 분쟁지역

을 다니며 목격한 전쟁 현장과 전쟁에 참여한 청년들을 만난 경험담을 들려 주었

다. 김귀옥 교수는 “입대를 자기 삶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20대

청년들, 가끔 이유나 맥락을 알 수 없이 화를 잘 내는 어르신들, 나의 생존과 돈, 권

력을 위해서라면 남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아직까지도 우리

삶 깊숙이 남아있는 전쟁의 잔재라고 볼 수 있다”며 한국 전쟁과 그 여파에 대해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설명하고,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와의 인터뷰 내용 등을 실 감나게 전달했다

이번 토크에 참여한 청년들은 총성만 들리지 않을 뿐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쟁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고, 미처 전쟁의 영향이라 생각지 못했던 일상적인 부

분마저도 전쟁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또 세계의 주역이 될 청년으로서 전쟁의 참상과 실상을

명확하게 알고 어떤 방향으로 평화와 자유를 수호할 수 있을지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도 밝혔다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오늘날, 갈등을 끝내는 도구로서 전쟁은 과연 유효

한 선택일까? 전쟁은 청년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1 현장에서 토크 패널들에게 질문을 하는 청년 2 한경구 사무총장(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직원들과 이번 토크를 이끈 김영미 PD, 정준희 교수, 김귀옥 교수 (왼쪽 세 번째부터)

17 UNESCO News vol.808 현장스케치
무엇일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혜안과 청년들의 진솔한 마음이 무엇인지 궁금 하다면 이번 제5회 유네스코 토크 영상을 시청해 보길 권한다. 전쟁, 평화, 그리고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제5회 유네스코 토크 현장 영상은 10월부터 유네스코한국 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1 2

우리 모두의 유산, 함께 꿈꾸는 변화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등은 큰

대중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때로 갈등과 오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일선 학교 교사 및 유산 전문가들과

함께 유네스코 등재유산에 대한 자민족 자국가 중심의 해석과

실천을 넘어 학교 현장에서 유산 본연의 가치와 의미를 알릴 수

있는 책인 『유네스코 유산, 평화를 품다』를 펴냈다

고정관념을 깨며 확장하는 유산교육

“유산은 한 나라, 한 민족만의 것인가요?”

“문화는 한 나라가 하나씩만 가지나요? 여러 나라와

민족이 문화를 공유할 수도 있나요?”

“유산이 우리를 지켜주기도 할까요? 아니면 유산은

우리 보호를 받는 대상일 뿐일까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기획하고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유네스코 유산, 평화를 품다』를 만든 10명의 집필진

은 이런 ‘고정관념 깨는 질문’에서부터 내용을 구성해 나갔

다. 이번 책은 유네스코 등재유산을 한국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기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처음으로 기획한 지 도서로, 우리는 무엇보다 단순히 ‘유산은 이런 것’이라는

파편적 지식 전달 교육을 넘어서고자 했다. 고민 끝에 탄생

한 것이 바로 비판적 사고역량과 능동적 시민의식을 키우

기 위한 ‘고정관념 깨는 질문’ 던지기다 책 맨 앞에 총 14가

지의 ‘고정관념 깨는 질문’을 제시하고, 그 질문들이 이 책

의 주요 내용(총 8가지 주제의 활동지)과 어떻게 연결되는

지를 보여 주었다 책 뒷부분에는 본문과 연결되는 ‘더 읽을거리’를 넣

어 질문을 깊게 파고들도록 해 준다. 예를 들어 “유산은 한

나라, 한 민족만의 것인가요?”라는 질문은 본문의 5번(김

치와 문화 포용성), 6번(여러 나라의 단오 문화), 7번(유산

공동등재 해보기) 활동지와 연결되고, 이는 ‘더 읽을거리’

에 있는 “국가와 국민과 민족: 복잡한 관계”, “‘나와 우리 나

라’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다양한 가치의 존중으로”, “유산

의 ‘기원’보다 공동체가 부여하는 ‘가치’가 더 중요합니다”

와도 연결된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풍부한 내용을 통해

유산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과 현실적 갈등을 이해하고 스

스로 독자적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국민국가 중심 인식을 넘어서는 보편성 지향하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그동안 제공하던 유산교육 교재

는 약 20년 전의 유네스코 본부 교재를 번역한 것이었다

그 사이 현실적 상황뿐 아니라 유산에 대한 관점도 많이 바

뀌었고, 변화를 반영한 교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번

책이 기획되었다 특히 한중일 중심으로 동아시아에서 유

산을 둘러싼 갈등과 오해가 종종 생기는 현실에서 단순한

‘보존’의 대상으로, 그리고 각 나라의 배타적 소유물로 유

산을 바라보는 인식을 극복하고 ‘우리 모두의 유산을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관점을 키우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18 유네스코뉴스 2023 10 신간
시점이었다. 이 책은 ‘나와 우리 지역에 소중한 유산’을 함께 토론
유네스코 등재유산 교육용 책 『유네스코 유산, 평화를 품다』 장정아 인천대 중국·화교문화연구소장, 중어중국학과 교수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처음으로 직접 기획해 선보이는 유네스코 등재유산 교육용 책인 『유네스코 유산, 평화를 품다』는 ‘고정관념 깨기’에서 출발해 해당 주제와 관련된 활동 및 심화 학습을 도와주는 구조로 짜여 있다

하며 선정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학생과 시민들이 자기 주

변에서부터 유산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동시

에 국민국가 중심의 인식을 넘어서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

하며, 유산에 대한 최근의 이론적 경향, 유네스코의 관점 변

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담아

냄으로써 시대적 변화를 반영했다

천천히 함께 만들어갈 변화

책의 첫 번째 주제 활동지 ‘울룰루-카타추타 국립공원’은

평화와 문화다양성, 지속가능성 등 우리 책이 다루는 유산

의 가치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그 외에도 여러 주제의 활동지와 ‘더 읽을거리’를 통해 독

자는 아름답고 위대한 것만이 아니라 불편한 것도 유산이

될 수 있음을 보게 되고, 유산을 둘러싼 갈등이 꼭 나쁜 것

만이 아니라 토론과정에서 함께 평화를 만들어나가기도

함을 알게 된다. 여러 나라의 단오 문화를 알아보며 공동의

단오 축제를 상상하고, 전 세계에 열려있는 김치공동체에

대해 배우며 문화는 특정 국가가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것

이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유산의 의미는 고정되지 않고 우

리가 만들어 나간다는 사실, 유산은 보호의 대상일 뿐 아니

라 우리를 지켜주기도 한다는 사실, 그리고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만들어가야

하는 것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누구든지 교양 도서로 읽을 수 있지만, 이 책을 주로

활용할 교육 현장에서는 순서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주제

를 선택해 가르치며 역사탐방이나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

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학생들은 나만의 ‘팔라우 서약’을

만들기도 하고, 디지털 유산관광을 체험해보기도 하며, 공

동등재 큐레이터가 되어볼 수도 있다

평화, 문화다양성,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어떤 이

에게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기존의 관념을 뒤집으며, 바로 그 익숙함과 ‘진부

함’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스스로 찾으며 세계관을 바꿔나

가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출간은 시민과 함께 만

드는 유산교육의 새로운 출발이다 여러 집단이나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는 현 시점은 어느 때보다 민간의 만남이 절

실한 상황이다. 유산 교육을 통해 세계관을 바꾸며 여러 나 라 시민이 만나는 일은 결코 쉽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 지만, 천천히 함께 그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이 책이 기여 하기를 우리 집필진은 간절히 희망한다.

19 UNESCO News vol.808 신간

유네스코의 한국인

김은송 유네스코 뉴델리사무소 인문사회과학섹터 과장

도전, ‘구체적인 경험’에서 시작하세요

고려대학교에서 국제학을 공부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비교사회정책(Comparative Social Policy) 석사를 마친

후 유네스코에 입사한 김은송 과장은 본부에서 성평등 및

교육 관련 업무를 수행한 뒤 현재 유네스코뉴델리사무소에서

인문사회과학섹터 사업을 관할하고 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해 온 김은송 과장의 이야기를

청년기자단이 들어보았다

서지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

— 안녕하세요. 먼저 유네스코와의 첫 인연부터 현재

계신 기관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공공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석사 졸업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프로젝트에 참여

하면서 제가 잘하는 분야, 좋아하는 분야, 그리고 돈을 벌 수 있는 분야가 겹쳐지는 영역이 ‘국제개발협력’임을 깨

닫게 되었습니다 . 이전까지 양자 간 사업만을 주로 진행

해야 했던 것에 아쉬움을 느껴서 JPO(Junior Professional

O cer)에 지원하며 국제기구에 진출하게 되었고, 당시 여

러 JPO 공고 중에서 유네스코 양성평등 부서의 직무가 제

경력 및 흥미와 가장 잘 맞았던 것이 이렇게 유네스코와의

만남을 가능케 했어요 이후 유네스코 본부와 네팔 지역사

무소 등을 거쳐 현재 유네스코 뉴델리사무소에서 인문사

회과학(SHS) 섹터의 과장(Chief)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정규직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꿀팁’이 있다면 살짝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자신의 모든 경험을 큰 자산으로 여기고, 그로부터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JPO가 국제

기구에 들어가는 가장 좋은 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계약

직이라는 불안함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게는

그 불안함이 오히려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하게 만든 원

동력이었어요. 체계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은 새로운 포지션

에 지원하겠다’ 라는 저만의 계획을 실천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노하우를 터득해 나갔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제기구의 업무 특성상 여러

국가와 부서를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때 대인관계를 잘 쌓

는 것 역시 팁이 될 수 있겠습니다 저는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늘 받았습니다. 이번에 뉴델리사무소

에 지원했을 때의 채용 매니저도 제가 유네스코 본부 양성 평등부서에서 일할 때 처음 만난 분으로, 이후 몇 년간 성평

등 관련 사업이 있을 때마다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었기

에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게 참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다양한 섹터와 프로젝트를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오시기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유네스코 네팔사무소에서 진행했던 ‘유네스코 소녀교육’

20 유네스코뉴스
10
2023
국제기구
나오는 용기와 도전정신으로 꾸준히 여러 곳에 지원할 수 있는 체
계를

사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네팔 여성들을 중심으로 가

족 및 교사에게 포괄적 성교육을 하는 사업이었어요. 네팔

은 성, 카스트, 종교 등 다양한 층위의 차별이 존재하는 나

라고, 어린 시절부터 성별 간 교류가 매우 적어서 성교육 프

로젝트를 진행하기에 까다로운 점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으로 일을 처리해야 했던 점,

사업 지역이 매우 낙후된 지역이었다는 점 역시 어려운 부

분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잘 마무리하면서 그 어떤 프로젝

트보다 제게 큰 자양분이 되었던 프로젝트라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 현재 맡고 계신 인문사회과학 섹터는 AI윤리부터

스포츠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중 가장 마음이 가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 이유와 함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스포츠 사업(Leveraging sports for social good)’

을 들고 싶어요 스포츠를 통해 유네스코가 궁극적으로 중

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성평등과 존중, 다양성 등을 배우도

록 하는 사업입니다. 인도는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다양성과 관련해 예민한 부분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입니

인터뷰를 진행한 한위 직원 및 청년기자와 함께 선 김은송 과장(가운데)

다. 따라서 대놓고 전하기는 어려운 유네스코의 이슈를 스

포츠라는 매개통해 전할 수 있어 마음이 많이 가는 것 같습

니다 성평등 사업의 일환으로 ‘Transforming MENtalities’

라는 남성성에 대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평

등에 대해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고, 자

칫 메시지가 오해를 사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이 역시 마음이 참 많이

가는 프로젝트예요

— 마지막으로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국제기구 안에는 매우 다양한 업무가 있기 때문에 인턴십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최대한 구체적인 경험을 해보는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국제기구에서 일한다는 것은

194개 회원국에서 모여든 동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오

픈마인드’을 갖추고 3-4년에 한번씩 로테이션을 다니는 것

에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해요 이런 현실적인 것들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국제기구 업무에 뜻이 있고 즐거운지 ‘구 체적으로’ 경험해 보고 고민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21 UNESCO News vol.808 유네스코의
한국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숫자로 남은 기록, 마음으로 남은 열정

2024년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가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위가 그 어느 국가위원회보다 활발하게 국내외에서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유네스코의 비전을 실현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도전, 그리고 기억해 둘 만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1부터 70까지, 그 순간들을 기억해 보는 ‘결정적 숫자’ 기획의 일곱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 고유종 47종의 보금자리인 갯벌,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2021년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 순천 등 4개 지역에 걸친 연속유산인

한국의 갯벌은 모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등재 요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전

세계 3대 주요 철새 이동로 중 하나인 황해 지역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을 부양하는 핵심적 장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 다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은 대표적 멸

종위기종인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등을 포함한 멸

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 한국 고

유종 47종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금자리이며, 동아시아와 대

양주 사이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핵심 기착지이기도 하다 등

재 시점 기준으로 갯벌은 한국의 15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이자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한국에서 두 번째로 등재된 자연유산이다

사진: 갯벌이 드넓게 펼쳐진 순천만의 가을 풍경

국내외 청년 49명, 공사 현장에서

‘국제야영봉사(IWC)’ 활동 시작(1966)

‘청년은 사회 변화의 주체이자 성인의 동반자’라는 유네스

코의 청년관을 공유하고 있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여러

제약이 있었던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외 청년들의 교류와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유네스

코한국위원회는 창립 첫 해인 1954년부터 1956년까지 ‘유

네스코학생건설대’를 추진하며 청년 사업의 첫 발을 내딛

었고, 1960년대 들어서는 유네스코 학생회(KUSA) 창설

을 주도하고(1965년) 국제야영봉사(International Work Camp, 현 유네스코 국제워크 캠프)를 개최하면서 더욱 본

격적으로 청년 사업을 펼쳐 나간 바 있다 특히 해외여행은

커녕 일반인들로서는 외국과의 교류 자체가 쉬운 일이 아

니었던 때인 1966년에 국내외 청년 49명이 공사 현장에

서 시작한 국제야영봉사는 1979년부터 직접적인 노력 봉

사 대신 국제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둔 ‘국제청

년야영(IYC)’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이 사업은 이후 한국이

국제자원활동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바탕이 되기도 했다

사진: 1966년 국제야영봉사에 참가한 청년들

22 유네스코뉴스 2023 10 창립 70주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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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Heritage Promotion Team of Korean Tidal Flat

창립 70주년 기획

유네스코의 50만 달러로 설립된 중앙직업기술학교, 과학기술발전의 산파 역할

경제 성장을 위해 온 나라가 힘을 모으던 1960년대의 한국은 양질

의 기술 인력을 길러내고 학생들이 올바른 직업관을 기르고 능력

과 적성에 맞는 길을 찾도록 해줄 직업기술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

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이에 유네스코와 운크라(United Nations Korean Reconstruction Agency, UNKRA; 국제연합

한국재건단)는 1961년 공동으로 50만 달러의 원조를 제공해 인천

인하공과대학에 중앙직업기술학교를 설립했다. 한국 직업훈련사

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 배출된 기술자들은 산업 현장 곳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제 발전의 바탕을 닦았다

사진: 1964년 중앙직업기술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업기술훈련을 받고 있다 (유네스코본부 촬영)

한국의 53개 도시,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로 활약 중

유네스코는 교육이 단지 학창시절뿐만 아니라 누구

든지 전 생애에 걸쳐 언제, 어디서든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의 개념을 확산

시키는 데 앞장서 왔으며, 유네스코 카테고리1 센터

인 유네스코 평생학습원(UIL)를 통해 지역 차원의 평

「문화재 불법 밀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유네스코 협약」에 51번째로 가입(1983년)

해외로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

약인 「문화재 불법 밀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유네스코 협약」(1970년 협약)이 1970년 11월, 제16차 유네

스코 총회에서 채택됐다 일제 강점기, 6 25전쟁을 거치며 수많은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된 한국 역시 이 협약에 관심을 갖고 있었

고, 1982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주도로 사상 처음으로 해외 유출

문화재 실태 조사에 나서는 등의 제반 준비를 거쳐 1983년에 회

원국 중 51번째로 이 협약에 정식 가입했다. 이후 한국 정부와 유

네스코한국위원회는 문화재의 불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국제사

회와 긴밀히 공조했으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일본 소재 우리

문화재 반환등의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진: 태국 왓차이왓타나람 사원의 훼손된 유적들

생학습 증진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진하고 있다. 그

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네스코 평생학습원은 2015

년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GNLC)를 출 범시켰다. GNLC는 도시 차원의 평생학습 증진을 위 한 지식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협력하기 위한 도시 간 플랫폼으로, 인적 자원과 사회 경제 문화 인프라가

결집된 도시가 모든 시민을 위한 양질의 교육 및 학습

제공의 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강

조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76개국의 294개 도시가

GNLC에 가입해 있으며, 한국에서는 2016년에 35개

도시를 시작으로 현재 53개 도시가 가입해 있어 평생

학습의 확산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GNLC 가입 후 2020년 제5차 학습도시 세계회의를 개최한

인천 연수구

23 UNESCO News vol.808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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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su-gu Shutterstock.com

세계 문해의 날 맞아 진행된 유네스코 문해상

시상식

세상을 읽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들

지난 달 유네스코 본부에서는 오랜만에

9월 8일 세계 문해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두 개의 유네스코 문해상 시상식

소식을 현장에서 여러분께 전합니다

홍보강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

문해(literacy)는 지식과 기술을 익히기 위한 필수 요소로,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과 포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달성할 목표로 정 한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교육)의 세부목표 6번에 명시되

어 있기도 합니다. 유네스코는 초창기부터 꾸준히 문해 관

련 사업을 추진해 왔고, 1967년부터는 9월 8일을 세계 문해

의 날(International Day of Literacy)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올해 문해의 날 기념행사는 오랜만에 유네스코 본

부에서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팬데믹이 심각했던 시기에

는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고 작년에는 코트디부아르에서

사진 설명: 한국과 중국의 주유네스코대표부 대사들인 박상미 대사와 진양 대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종문해상과 공자문해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열렸는데요 . 이번에는 ‘변화하는 세상을 위한 문해 증진

(Promoting literacy for a world in transition)’을 주제로 여

24 유네스코뉴스 2023 10 주재관 서신

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앞으로의 문해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습니다

하루 종일 개최된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유네스

코 문해상 시상식이었습니다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두 개

의 문해상인 세종문해상(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 과 공자문해상 (UNESCO Confucius Prize for Literacy)의 수상자 6명이 무대에 올랐고, 문해상을 지원하

는 한국과 중국의 유네스코대표부 대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수상자 중엔 비자 문제로 파리에 오지 못하고 온

라인으로 참가한 분도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세종문해상은 한국이 지원하는 최초의 유네스코 상

으로 1989년에 제정되었습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의 뜻을 기려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 및 기관 3곳을 선정

하는데요 특히 모국어 문해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나

랏 말싸미 듕국에 달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할쎄”

로 시작하는 훈민정음 서문이 바로 떠오르는 , 너무나 잘

기획된 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에는 ▲ 14 개 언어

로 제공하는 게임기반 문해교육 프로젝트인 그래포게임

(GraphoGame, 핀란드 ) ▲커뮤니티 기반의 모국어 문해

교육을 펼치는 히말라야 문맹퇴치 네트워크 (Himalayan Literacy Network, 파키스탄) ▲아프리카 전자도서관 프로

젝트를 운영하는 스냅플리파이(Snaplify, 남아프리카공화

국)가 수상했습니다

중국이 지원하는 공자문해상은 2005년부터 수여되

고 있는데, 농어촌 성인 및 학교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문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세종문

해상과 마찬가지로 3 명의 수상자를 선발하는데요 올해

에는 ▲지방 커뮤니티 수해(numeracy) 교육을 하는 프렌

즈 프로그램(Friends Programme, 방글라데시), ▲온오프

라인 독서교육을 하는 드림 프로젝트(Dominican Republic Education and Mentoring Project, 도미니카공화국) ▲지방

의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한 우간다 국립 셀프

애드보커시(Uganda National Self-Advocacy Initiative, 우 간다)가 수상했습니다. 각 문해상과 수상기관 및 활동에 대

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네스코 홈페이지(unesco.org/en/ prizes/literacy)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작년 10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찾은 2022년도 유네스코 세종문해상 수상자들

유네스코 문해상 시상식은 프랑스 주요 주간지의 기 자가 사회를 맡는 등 다른 세션과 구분되도록 신경을 쓴 점 이 눈에 띄었고, 무엇보다 수상자들이 직접 발언할 기회가

많은 점이 좋았습니다. 수상자들이 단지 상을 받고 기념사

진을 촬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마치 영화제에서 수상한 배 우들처럼 멋진 수상소감을 전해 주었는데요 각자의 자리 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수상자들이 전하는 감사의 인

사에 저도 다른 청중들과 함께 열심히 박수를 치며 호응했 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수상자들은 각자의 사업과 문 해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세션에 참석해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문해교육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최신

연구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활용한다’는 수상자도 있었고, 기관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특정한 운영방식을 채택

한다든지, 사업비 마련을 위한 현실적인 노력 등 구체적이

고 다양한 사례들이 나와서 흥미로웠습니다

세종문해상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상금 외에도 한

글날 즈음에 한국 방문의 기회도 주어집니다. 이때 한글날

기념행사 참석뿐 아니라 여러 관계 기관도 방문할 예정입

니다 작년 10월에 마스크를 쓰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찾은 수상자들이 방문 예정 시간도 넘겨가며 열정적으로

사업 소개를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수상자들은 한국

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네요 부디 수상자

들이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앞으로도 문해 교육에

기여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25 UNESCO News vol.808 주재관 서신

노을공원 시민모임 ‘평화의 씨앗’ 프로젝트

‘1천 개미’와 함께

‘1002(

遷移

)숲’ 만들기

우리는 누구나 평화의 씨앗을 품고 태어난다 내가 품은

씨앗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 씨앗을 숲이 될 나무로

키워간다. 전쟁도 평화도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유네스코의 생각처럼, 노을공원 시민모임의 ‘평화의 씨앗’

프로젝트는 자신이 품은 평화의 씨앗을 기억하고, 씨앗은

숲을 품은 생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내기를 바라며 옛 쓰레기 매립지를 평화의

씨앗부터 키워서 천이(遷移)숲 만들기

옛 쓰레기매립지인 난지도는 매립 종료 후 풀도 자라기 어

려울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천

이(遷移; 오랜 시간에 걸쳐 숲을 구성하는 식물들이 바뀌어

가는 것)가 가능한 숲을 꿈꾸며 13년째 ‘씨앗부터 키워서

천이숲 만들기’ 활동을 해오고 있다 우리가 숲을 만드는

방법은 네 가지다. 직접 씨앗을 심기도 하고, 흙이 부족한

쓰레기산에 흙을 보태며 씨앗을 심기도 한다 직접 참여가

어려운 사람은 집에서 씨앗을 키워 돌려보낼 때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안한 ‘집씨통’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나무자람터’에서 여러 해 키운 나무를 쓰레기가 드러난 사

면에 심고 돌보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숲 만들

기에 참여한 ‘1천개미’들과 함께 『씨앗부터 키워서 천이숲

만들기』(2023,목수책방)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천 명의 나무 심는 개미들

모으고 기르는 씨앗은 토종으로 다양하

게 갖추려 한다 . 외래종을 배척하려

는 게 아니라 내가 사는 곳에서 잘 자

라는 생물을 지키면 전 지구적으로

더 다양한 생물을 지킬 수 있다고 생

각하기 때문이다 씨앗을 모으면 종

묘상에서 팔지 않아도 우리에겐 필요

한 나무를 심을 수 있고, 씨앗부터 키우면 유전적 다양성도

확보된다 차근차근 자신의 세계를 펼치는 씨앗의 성장에 서 자신의 힘을 바르게 아는 이가 가진 자애로운 자신감을

엿볼 수도 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같이 씨앗을 키워 숲을

만들 사람을 모시고 있다 ‘1천 명의 나무 심는 개미들’이

되고 싶다면 여기 있는 QR코드로도 신청 가능하다

숲과 숲을 잇는 개미숲 만들기

숲 만들기는 2011년부터 매립지 곳곳에서 이루어졌다 미

처 썩지 못한 쓰레기 속에서도 새로 심은 나무가 자리잡으

며 또 다른 동식물이 살게 되고 흙이 건강해졌다. 생명의 원

26 유네스코뉴스 2023 10 ESD 공식프로젝트
천 명의
‘개미’들이
숲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김성란 (사)노을공원 시민모임 운영위원 ‘1천 명의 나무 심는 개미들’에 합류하기
영국 대원들과 함 께한
2023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참여한
쓰레기매립지를숲으로만들어줄나무심기활동

활동에 꾸준히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펴낸 『씨앗부터 키워서 천이숲 만들기』

이 커지며 이곳저곳에 만들어진 숲의 기반은 서로 연결되

기 시작했다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는 동물이 씨앗

을 물어 나르며 건강한 군락지가 생겼다 그 변화를 보며 쓰

레기 매립지도 천이가 가능한 숲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드러난 모습이 망가져 보인다 해도 내면에 품은

생명의 힘은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

다. 우리 인간도 이 땅의 겉모습에 흔들리지 말고 더 믿어주

고, 기다려주고, 정성을 기울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천이

가 가능한 숲을 꿈꾸며 숲으로 나아가는 걸음을 지도에 표

시하다 보니 그 모습이 꼭 개미집처럼 보였다. 그래서 ‘숲

과 숲을 잇는 개미숲 만들기’라는 별칭을 붙이고 함께 하는

이를 ‘개미’라 부르기로 했다 개인을 대상으로 매달 여러

차례 이루어지는 ‘1천 개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씨앗부터

시작해 나무를 심고 돌보는 법을 한 사람 한 사람 잘 알려주

고 싶기 때문이다 모두가 나무를 심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무를 심기로 선택했다면 정성을 다해야

한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자신의 선택을 자각하고 정성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및 훈련 활동을 증진하고 다양한 한국형 ESD 실천사례를 발굴하고자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ESD한국위원회 위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ESD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모범적인 프로그램들을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기울일 수 있다면, 그렇게 씨앗이 품은 숲을 볼 수 있다면, 누구도 존재와 삶을 소홀히 여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숲

이 될 나무를 씨앗부터 키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생명의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씨앗이 품은 숲과 만나려면 지속적으로 힘과 정성을 기울

여야 한다. 차근차근 힘을 들이고 정성을 기울여 씨앗이 품

은 숲과 만나는 순간, 생명의 힘은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결

코 무력해지지 않으며, 정성의 씨앗은 반드시 그에 어울리

는 결실을 가져온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된다. 스스로 참뜻

을 깨달은 앎은 실천하려 애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삶의 태

도가 된다 지식이 지혜가 되는 것이다 쓰레기산에서 이루

어지는, 행위와 마음이 만나야만 가능해지는 ‘씨앗부터 키

워서 천이숲 만들기’ 활동으로 내가 품은 평화의 씨앗, 모두 가 품은 생명의 힘을 스스로 바르게 깨닫고 조금씩 더 지혜

로운 우리가 되면 좋겠다. 함께 해 준 모두에게 참 고맙다.

활동 모 습

개미집처럼
’들의활동지도 27 UNESCO News vol.808 ESD 공식프로젝트
숲이곳저곳을연결시켜 마치
보이는 ‘1천개미
쓰레기매립지를숲으로
만들자는 야 무진 꿈을 실천하는 ‘ 1
천명의나무심는개미들’들의

2023년 상반기 후원학교 활동 소개

어느 때보다 빛나는 ‘함께’의 가치

학습뿐만 아니라 공존과 나눔, 소통과 협력을 배우는 장소로서의 학교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는 요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보는 학교들의 유네스코 활동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기, 올 상반기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유네스코의 가치를 현장에서 실천했던 학교들을 소개합니다

백승현 후원홍보센터 선임전문관

도초고등학교 문성초등학교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도초고등학교에서는 2022년에 세계 보건

의 날과 세계 해양의날, 세계 문해의 날 등 국제기념일을 기념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추진하였습니다 특히 세계 문해의 날에는 창체시간을

활용하여 문해와 관련된 영화를 함께 보고 유네스코와 관련된 퀴즈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내 행사인 금성제 기간에는 관련 부스 를 운영해 마련한 수익금을 전 세계 비문해 인구가 교육을 받아 읽고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했습니다

문성초등학교는 유네스코학교에 가입한 이래 매년 세계 책과 저작권 의 날을 기념하여 ‘500원의 행복 & 한 권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해 왔 습니다 이 행사는 문성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집에서 더 읽지 않는 책

두 권을 기증하면 그 책을 읽고자 하는 다른 학생이 구입하고, 그 수익

금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올해는 ‘실천하는 세계시민어린이 여권북’을 만들어 학생들이 문해교육을 받

는 전 세계 학생들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를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2023년 상반기 후원학교 명단 (2023년 1월 1일~7월 31일)

초등학교 감물초등학교 도마산초등학교 문성초등학교 서울송전초등학교 합천가야초등학교

중학교 간재울중학교 구룡중학교 늘푸른중학교 세화여자중학교 하늘빛중학교

28 유네스코뉴스 2023 10 지구촌 교육나눔

태전고등학교

태전고등학교는 지난 5월 10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한 행사를 진행했습

니다 학생들은 각자 감명 깊게 읽은 책과 추천하고 싶은 책을 기부했고,

기부자의 정성스런 추천평이 담긴 책을 판매하였습니다 또한 책을 구입

한 학생에게는 장미꽃과 책갈피도 증정했습니다 학교 내에서 따뜻한 마

음과 책을 함께 나누면서 마련한 수익금은 개발도상국의 학교 밖 학생들

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했습니다

하늘빛중학교

경기도 김포시의 하늘빛중학교에서는 세계시민성과 평화의 문화, 지속

가능발전, 문화 다양성과 같은 유네스코학교의 주제들을 다양한 동아

리 활동을 통해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동아리들의 관심을 담아 전교

생과 학부모, 지역공동체가 함께 ‘Dream 드림 캠페인’을 추진하였습

니다 연합동아리와 전교생이 여러 종류의 마켓 활동에 참여하였고, 이

런 활동을 통해 모인 하늘빛중학교 세계시민들의 마음을 유네스코한국

위원회의 지구촌 교육 나눔을 위해 전달했습니다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유네스코학교인 미림여자고등학교에서는 매년 5 월 마지막 주를 유네스코 주간으로 지정하여 기후변화 캠페인이나 지속가 능한 장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유네스코 주간에도 지속가 능한 장터를 운영하여 학생들이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을 서로 나눠 쓰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장터 활동을 통해 마련된 수익금은 개발도상 국 학교 밖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했습니다

미림여자고등학교 구룡중학교

구룡중학교에서는 특수 학급의 방과 후 학교에서 만든 한식 디저트를 활용해 유네스코 ‘Dream 드림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특수 학급 학 생들과 동아리 글로벌 리더반 학생들이 함께 ‘평화사회 카페’를 열어 직 접 만든 한식 디저트를 판매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모두를 위한 평화’라는 유네스코의 중요한 가치를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전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마련된 수익금은 전 세계 소외된 사람 들의 교육을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했습니다

29 UNESCO News vol.808
지구촌 교육나눔
특수학교/기타 덕수학교 고등학교 김해율하고등학교 도초고등학교 마산여자고등학교 미림여자고등학교 인천초은고등학교 진량고등학교 진접고등학교 충남여자고등학교 태광고등학교 태전고등학교 함안고등학교

김수현 신임 유네스코방콕사무소장 부임

58 개 유네스코지역사무소 중 가장 규모를 자랑하는 유네스코방콕사

무소의 신임 소장으로 한국인 김수현 씨가 부임했다 2000년 외무고

시에 합격해 10 년간 외교부에서 근무하다 2010 년 유엔으로 자리를

옮긴 김수현 소장은 유엔개발기금 (UNDP),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UNOCHA), 유엔인구기금(UNFPA) 등 다양한 유엔 기구에서 시리아, 네팔, 차드 등의 개발원조 업무를 맡아왔다 10월 1일부터 사무소장으로

서 태국 미얀마 라오스 싱가포르 유네스코 대표로 활동할 김 소장은 지 난 2008년부터 8년간 방콕사무소장을 역임한 고(故) 김광조 사무소장 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7년 만에 유네스코방콕사무소장을 맡게 되며, 이 는 현재 유네스코 내 한국인 직원 중에서 가장 높은 직급이다

김수현 신임 유네스코방콕사무소장 약력

2019 유엔인구기금(UNFPA) / 정무 전략과 / 정무 기구 간 대화 담당관(D-1)

2016 유니세프 서울사무소장(P-5)

2016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요르단 지역사무소 / 조정협력팀장(P-4)

2014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 인권전문관(P-4)

2010 유엔개발기금(UNDP) / 정무전문관(P-4)

2000 대한민국 외교부(동유럽과, 인권사회과, 국제개발협력과) 근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동대문구청 및 경희사이버대와

업무협약 체결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8월 28일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동대문구청(구 청장 이필형) 및 경희사이버대(총장 변창구)와 ‘평생교육 및 지속가능발

전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 기관 은 ▲지역 평생교육 및 지속가능발전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평

생교육 접근성 강화, 학습권 확대를 위한 교육 콘텐츠 개발 및 e-러닝 플 랫폼 운영체제 강화 ▲지속가능발전교육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 사업 추진 등에 나서기로 했다

조두원 신임 이코모스 이사(맨 왼쪽 경기문화재단 사진)

조두원 책임학예사 이코모스 이사 선임

조두원 경기도박물관 책임학예사가 9 월 8 일 호

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ICOMOS, 이하 ‘이코모스’) 총회에서 이사로 선출

됐다 한국인이 이코모스 이사에 선출된 것은 이혜

은 동국대 석좌교수 , 한수경 세종사이버대학교 교

수에 이어 세 번째이며, 조 책임학예사는 그동안 세

계유산 관련 실무와 연구,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한

국의 유산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임무를 수행해 왔

다 지난 2010년 독일 밤베르크 대학교에서 문화유

산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조 책임학예사는 문화

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전문위원 이코모

스 한국위원회 이사 이코모스의 학술위원회 중 하나

인 국제성곽군사유산위원회(ICOFORT, 이코포트)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 기념물과 유적

지 보전을 위한 비정부 기구인 이코모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로 ,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와 더불어 전 세계 문화유산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연구하며 지속적으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등재 심사와

보전 관리 상시 점검, 당사국이 제출한 국제 지원에

대한 요청 검토 등에 이코모스 이사회의 권고 사항

이 최종 심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인 이코

모스 이사 선출은 한국 유산의 세계적 확산에 긍정

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왼쪽부터)

30 유네스코뉴스 2023 10 단신

제6회 유네스코 토크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0월 20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제6회 유

네스코 토크를 개최한다 ‘청년, 공존의 교육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가 사회를 맡고 변진경 시사인 사회

팀장, 유성상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정용주 서울천왕초등학교장이 대담

자로 나선다 또한 교육대학 및 사범대학에 재학중인 청년 예비교사들도

패널로 참가해 최근 사회적 조명을 받고 있는 학교 구성원 간의 긴장과

갈등에 대해 현직 교사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해당 토크에

이어 두 번째 세션으로는 2023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ASPnet) 교사

포럼이 열릴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는 유네스코학교 교사들이 유네스코

토크의 대담 내용을 바탕으로 공존의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한다

유네스코 자연과학 인사 유네스코 행사차 한국 방문

안토니오 아브레우(Antonio Abreu) 유네스코 생태지구과학국장과 크

리스토프 반덴베르게(Kristof Vandenberghe)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담당 과장 등이 잇따라 한국을 찾아 유네스코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먼

저 지난 7월 1일자로 임명된 아브레우 유네스코 생태지구과학국장은 9

월 7-8일 제주도에서 열린 ‘2023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에 참석해

공동주최기관으로서 환영사를 했다 아브레우 국장은 생물권보전지역

전문가로서 그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섬연안생물권보전지역네트워

크에 협력해 왔다 이어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담당하는 크리스토

프 반덴베르게(Kristof Vandenberghe) 과장은 9월 19-20일 제주도에

서 열린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 참석, 기후대응을 위한 물분야 협력

에 대해 발표했다 제주개발공사가 주관하는 제주물 세계포럼은 2009

년부터 시작됐으며, 올해 주제는 ‘변화의 노력, 지하수의 새로운 미래’다

제주개발공사는 2018년 유네스코와 협정을 맺어 유네스코 지구과학사

업에 재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유네스코는 이번 포럼을 후원했다.

세계유산 등재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에 등재됐다 9월 10-25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 야드에서 열린 제 45 차 세계유산위원회의 17 일자 오후 세션에서 세계유산목록 등재가 결정된 가야 고분군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 표하는 7개 고분군으로 이루어진 연속유산으로, 7 개 고분군은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 군 ▲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 경남 김해 대성 동 고분군 ▲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 경남 창 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 군 ▲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이다 제45차 세계유 산위원회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 서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 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 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 된다”고 평가했다. 가야고분군의 등재로 우리나라

는 총 16건의 세계유산(문화 14건, 자연 2건)을 보 유하게 됐다

31 UNESCO News vol.808 단신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Reading the Word and the World

“글을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입니다.”

2023년 8월에 모아주신 후원금 31 , 340 , 241 원은

후원전화 1800-9971

개발도상국 교육지원을 위한 브릿지 사업 등

유네스코 교육 및 문화 사업에 사용됩니다.

일반대중/학교 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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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앙전자통신 장세일 (주)커피비평가협회 박영순 (주)케미원 박세형 (주)코젠바이오텍 남용석 경기대학교UN청년연합회 강동렬 남영산업 정종관

디자인벽지(주) 남영식 류와건축사사무소 류종미 링즈영어학원 김정희 변호사이동환법률사무소 이동환 삼광씨앤비주식회사 고시웅 상신정보통신(주) 송진규

세무법인 비전 대전지점 이재우 세무사 이행종사무소 이행종 순복음좋은교회 문종명 크라운호프 운서센트럴시티점 권재홍 태웅건설주식회사 홍채현 ASPIRE고려대학교지부 강동렬

대도식당 안양점(경기도 안양시) 김흥숙 대흥포장(주)(전라북도 전주시) 이주봉

32 유네스코뉴스 2023 10 기금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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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및 문화 사업 (87%) 27,266,010 원 모집경비 및 행정비 (13%) 4,074,231 원 신규 정기후원 신청자 (2023 8 1 ~ 8 31) 정다겸 이승진 남지희 감도경 강규한 강대성 강대용 강대중 강동진 강문선 강미리 강미숙 강미영 강민선 강병규 강보성 강상규 강상원 강성원 강영옥 강영희 강윤서 강은희 강준호 강지성 강지원 강지유 강지호 강춘근 강형빈 강혜경A 강혜경B 강혜영 강효정 계세협 고건우 고남균 고미정 고민정 고영권 고영수 고예지 고옥선 고유경 고윤서 고윤철 고지숙 고진아 고태완 고행오 공남희 공성필 공유훈 곽미진 곽병준 곽상우 곽우실 곽재윤 곽진 구기현 구덕모 구동관 구동현 구영미 구정일 권다윤 권도형 권묘정 권미숙 권미희 권부연 권소연 권오규 권오묵 권은주 권의재 권정란 권진숙 권진욱 권진택 권태현 권혁연 금나영 기미라 김가비 김가희 김강자 김건 김건호 김건희A 김건희B 김경범 김경섭 김경진 김경철 김경희A 김경희B 김고은 김광호 김궁희 김귀배 김근희 김금슬 김금준 김기찬 김기태 김기홍 김기환 김길원 김길현 김나라 김나연 김나윤 김남규 김남수 김남춘 김다현

세계 지질 다양성의 날(10월 6일)

10월 6일은 세계 지질 다양성의 날 입니다. 불과 2년 전 제정된 ‘따끈따끈한’ 기념일이지요 ‘지질 다양성’이란 용어는 아직 낯설 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다양한 지질의 면모는 우리 주위를 속 속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미네랄부터 화석, 흙부터 드넓은 풍경 까지, 광범위한 범위에서 살아있지 않은 모든 부분의 자연을 포함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질 다양성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도 움을 주는지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질 다양성의 확보 는 SDGs 원칙의 실행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토양 의 돌과 퇴적물은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지질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 다. 무엇보다 지질은 우리가 터전을 이루고 살아가는 직접적인 배 경이 되어주기 때문에 공동체의 기반이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이에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지질 다양성을 독려하는 이벤트들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 아일랜드의 쿨리카 호수지대(Cuilcagh Lakelands)는 공원

내에서 하이킹 및 투어, 풍경에 관한 시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고

해요 이처럼 지질 다양성은 지오투어리즘(geo-torusim)을 통해

지역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죠. 가이드와 함께 산맥, 동굴, 해변을 탐험하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하는 여정은 듣기

만 해도 유익하네요! 이파리가 색을 바꾸며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10월, 자연과 인간 사이의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는 지질 다양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34 유네스코뉴스 2023 10 세계 기념일
International Geodiversity Day 심수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 10월 5일 세계 교사의 날 10월 6일 세계 지질 다양성의 날 10월 11일 세계 소녀의 날 10월 13일 세계 재난 경감의 날 10월 17일 세계 빈곤 퇴치의 날 11월 2일 세계 언론인 대상 범죄 불처벌 종식의 날 11월 3일 세계 학교 폭력 근절의 날 (11월 첫째 목요일) 11월 5일 세계 쓰나미 인식의 날 11월 10일 평화와 발전을 위한 세계 과학의 날 11월 16일 세계 관용의 날 11월 17일 세계 철학의 날 (11월 셋째 목요일) 11월 25일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 10월 24일 유엔의 날 10월 27일 세계 시청각 유산의 날 10 월의 세계 기념일 11 월의 세계 기념일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개천절 임시공휴일 한글날 10월 22-28일 글로벌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주간 핀란드
내 페이옌네
Johannes Sipponen / Salpausselkä Geopark
살파우스센케(Salpausselk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päijänne) 국립공원의 호수 풍경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역학습센터를 지어줍니다.

“ ”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 희망을 갖는 것이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교육만이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글을 알면 질병을 이길 수 있고

기술을 배우면 일이 생기고

책을 읽으면 꿈이 생기니까요.

희망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후원안내

전화 홈페이지

일시후원

1800-9971 peace.unesco.or.kr

무통장입금(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민은행 375301-04-106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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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아시아 브릿지 프로그램”

선생님을 파견하여 글을 읽고 쓰고 기술을 익혀 자립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교육에 필요한 책과 학습기자재를 지원합니다.

Peace for all, leaving no one behind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평화

미래 교육

공존의 과학

문화의 다양성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사업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해 주세요!

후원문의: 1800-9971

http://peace.unes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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